회사는 없었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여 엔젤투자 결정 2011년 설립된 아산나눔재단은 가장 활발히 벤처를 지원하는 대기업 재단 가운 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창업자의 이름을 딴 정주영창업경진대회 는 2012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으며 참신하고 우수한 벤처 사업가를 발굴하는 대회로 자리를 잡고 있다. 2회 대회였던 2013년, 최우수상을 수상한 팀 이 노바토(NOVATO)였다. 노바토는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수상을 한 게 2013년 8월 30일이었고, 첫 검토를 위해 모인 게 그해 10월 4일이 었으니까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에 검토 작업에 돌입한 것이죠. 카이트창업가재단의 심사역 이야기다. 예비 검토 후 보통은 기업 실사를 진행하 기 마련. 그런데 아직 노바토는 법인 설립 전이었다. 기업 실사 팀은 사업 진행 계 획을 검토하는 문제뿐 아니라 법인 설립 계획까지 체크해야 했다. 그리고 다시 노바토 NOVATO 10일 뒤인 10월 24일 투자심의가 이루어졌다. 투자 여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자 리였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주로 사업성이었다. 서비스가 얼마나 독창적인지, 시장의 파급 효과는 어떨지, 사업화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 예정인지 꼼꼼히 따졌 다. 결과는 만장일치로 투자 적격 판정을 받았다. CEO Product Foundation 강동원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2013년 10월(2014년 12월 말 기업 해산, 판도라TV 흡수합병) 10대 시장이 제한적이어서 수요층은 좁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10대는 다른 연 령층에 비해 몰입도가 높고 사용빈도가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 지요. 물론 서비스의 독창성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회사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디어와 기술, 계획만 보고 투자가 결정되었고, 5천만 원의 엔젤투자가 집행되었다(매칭펀드 5천만 원 별도).
TIMELINE 독창적인 아이템의 완성은, 아프리카TV BJ 활동에서 STATE 6월 팀 빌딩 2013년 10월 카이트창업가재단 투자 0.5억 원 엔젤투자매칭펀드 0.5억 원 노바토 설립 직원 5명 2013년 9명 2014년 1일 평균 메시지 발생 건수 2014년 10월 판도라TV 흡수합병 가입자 40만 명 판도라TV M&A 강동원 노바토 대표는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창업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 었다. 당시는 사업이 뭔지, 경영이 뭔지도 잘 모를 때였다. 마침 카이스트 기술 경영대학원의 송락경 교수는 제자인 강동원 대표에게 더 공부해 보면 어떻겠느 냐 며 담금질을 권유했다. 송 교수는 창업이 국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 창 업 전도사였다. 그의 명함에는 창업보국 이라는 네 글자가 새겨져 있다. 교수님 말씀을 듣고 기술경영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기업가정신이라 든지 창업의 여러 측면에서 송 교수님의 영향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기술경영대학원에 재학하면서 김병준(노바토 기획 총괄) 씨도 만났다. 둘은 2012년 9월에 뜻을 모았다. 말 그대로 뜻만 모은 의기투합 이었고, 아이템은 미 정이었다. 뭘 할까? 둘은 머리를 맞대고 틈만 나면 아이템 탐색에 열을 올렸다. 여러 가지 사업아이템이 물망에 올랐고, 그중에서도 당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 던 모바일 게임 시장과 아프리카 TV BJ들의 홍보력을 매칭하는 사업아이템으 로 중지를 모아갔다. 3개월 뒤인 12월에 5명으로 팀을 꾸렸고, 직접 개인방송 BJ로 활동하면서 모바일 시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송락경 교수의 지원 은 남달랐다. 학업으로 바쁜 카이스트 석사과정의 열정을 헤아려 BJ 활동을 적 극적으로 지원했고, 강동원 대표와 김병준 기획 총괄은 그 길로 아프리카TV BJ 가 되었다. 10대를 대상으로 6개월간 모바일 게임 방송을 진행하면서 모바일 세 상에 살고 있는 10대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다. 400만 건 100% 주식교환 방식 166 노바토 167
익명 SNS와 단체채팅, 그리고 게임 요소의 결합 6개월간의 BJ 경험을 통해 강동원 대표와 김병준 기획 총괄은 2가지 결론에 이 르렀다. 기획 총괄 김병준 첫째, 10대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는 사람 -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을 만나고 싶어 한다. 석사 - 아프리카tv 10대 게임 전문 인간관계는 넓히고 싶은데 부모님이나 학교/학원이라는 환경 때문에 제약을 방송 BJ(6개월) 받고 있는 게 10대가 처한 상황이었다.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아는 사람 중심으 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향이 크다. 반면 10대는 대인관계의 폭이 좁은 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낯선 사람과의 커뮤니케이 션에 관심이 높았다. 이런 인사이트에서 뽑아낸 두 가지 토대가 비(非)지인 기반 과 익명성 이었다. 네이버 밴드라든가 카톡, 라인 등은 아는 사람 중심으로 메시징을 하는 서비 스다.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이 어려운 폐쇄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새로운 만남 을 갈구하는 10대 에게는 뭔가 충분하지 않았다. 익명성의 문제는 비단 10대만의 욕망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10대라는 법적 연령 제한 때문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익명 CEO 강동원 -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성 을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1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도 온라인의 특성상 익 명성 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익명 SNS 를 표 방한 시크릿(Secret) 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SNS로 보낸 익명의 메시지는 상대 석사 - 완소렌즈통, 콘택트렌즈 관 련용품 제조, 유통, 커뮤니티 가 확인한 후 10초 뒤에 자동으로 소멸된다. 이 업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인수 제의가 있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페이스북 역시 익명으로 대표(3년) - 아프리카tv 10대 게임 전문 방송 BJ(6개월) 로그인을 하는 기능을 추가하며 익명 SNS 대열에 합류했다. 흔적이 남는 활동 보다는 흔적을 남길 필요가 없거나 혹은 흔적을 남기더라도 누군지 알 수 없으 168 노바토 169
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욕망이 서비스로 반영된 결과다. 마지막으로 10대의 관계에 대한 욕구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 체채팅을 떠올렸다. 만남을 지속하기보다는 주제에 따라 즉흥적으로 모이고 흩 1.잼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장면(연속동작 1) 어지는 것이 10대의 니즈에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카 페를 분석해 보면 단톡(단체채팅) 이라는 키워드가 2011년 355건에서 2012년 약 3만 건, 2013년 약 8만 건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룹채팅에 대 한 니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물론 비지인 기반 이나 익명성, 단체채팅 은 베이스에 해당하는 것이었고, 그 위에 뿌릴 양념이 필요했다. 그 요소는 게임에서 차용했다. 게임에서 가장 흔한 게 스킬 개념인데 같은 맥락에서 비밀 메시지, 폭탄, 하트 등의 스킬을 게임 처럼 구사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하트는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날려서 관심을 2. 잼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장면(연속동작 2) 표현하는 것이고, 폭탄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게 날려서 상대의 메시지를 싹 지우는 기능이다. 비밀 메시지는 특정 상대만 볼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내는 기 능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결합하여 초기 잼 이 탄생했다. 2013년 정주영창업경진대 회에 참가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카이트창업가재단의 엔젤투자를 이끌어 냈다. 초기 엔젤투자 자금은 잼 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서버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맨몸으로 뛰어든 창업 멤버들의 인건비로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그 자 3.하트를 날리는 모습 금이 없었다면 베타 서비스도, 이후 정식 서비스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강동원 대표의 말이다. 잼이 본격적인 서비스에 진입한 시기는 2014년 7월이 었고,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2015년에 가입자 수는 40만 명을 돌파하며 10대 그 룹채팅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10대가 잼 에 참여하는 방식은 두 가지. 먼저 리더가 되어 주제를 정하고 방을 170 노바토 171
개설하면 희망자나 초대받은 자가 참여하여 그룹을 이루게 된다. 반대로 먼저 개설된 방에 들어가서 멤버로 참여할 수 있다. 서비스에 참여하면 채팅뿐 아니 라 포스팅을 통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그룹마다 다 르게 프로필을 설정하여 자기 이미지를 카멜레온처럼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이다. 잼의 사용자는 10대가 95%이고, 남녀 비율은 4:6으로 여학생이 더 많다. 20대 초반의 여성들도 서비스 애용자로 꼽힌다. 판도라TV와 손잡다 2014년 5월경, 노바토가 창업한 지 7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카이스트 선배 의 소개로 판도라TV 김경익 대표와 만날 자리가 생겼다. 노바토가 정식 서비스 를 개시한 시점은 2014년 7월로 아직 서비스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때였다. 카카오톡이나 라인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10대에게는 늘 불만족스런 서비스였다. 10대에게는 새로운 만 남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메시징 서비스가 필요했고, 그게 잼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노바토와 판도라TV는 궁합이 잘 맞았다. 그들은 한 가지씩 부족한 게 있 었고, 마침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잘 가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강동원 대표가 밝히는 노바토 사정이다. 노바토는 많은 이들이 동시에 접속하여 서로 문자를 주고받는 서비스입니다. 문자를 주고받는 메시징 서비스의 특성상 사용자가 늘수록 안정적 서버 관리 가 중요해집니다. 서버는 단순히 노동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자금이 필 요했습니다. 비용 감당이 어려운 수준으로 사용자가 늘자 투자가 절실해졌습니 다. 마침 판도라TV는 서버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매우 적합한 상대였습니다. 토 종 동영상 서비스업체인데다 관련 노하우가 풍부했습니다. 동영상은 통상 가장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는 매체로 알려져 있죠. 서비스가 시작된 지 불과 3개월 만인 2014년 10월 노바토는 이미 누적 다운로 드 30만 건, 1일 550만 건의 메시지 생성으로 서비스가 성장해 있었다. 서버는 포화 상태였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환경이 필요했다. 다음은, 배상승 부사장이 밝히는 판도라TV 사정이다. 판도라TV는 업력이 10년입니다. 사용자층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았지 요. 젊은 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습니다.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노바토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판도라는 메신저 시장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노바토는 대용량 메시지 처리 기술, 즉 다음이 나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에서나 시현 가능한 기술을 갖고 있었지요. 뭔가 궁합이 잘 맞았다. 특히 시대 변화에 대한 생각이 잘 맞아떨어졌다. 앞으 172 노바토 173
2014년 10월 노바토가 판도라TV에 인수되면서 노 바토 인력 역시 판도라TV로 흡수되었다. 판도라TV에 로는 소셜 비디오 시대가 될 텐데 노바토와 판도라TV가 결합하면 완전체가 될 젊은 피가 수혈된 것이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아프리카TV의 미디어 경험, 즉 BJ를 했던 경험을 높이 샀습니다. 앞으로는 소셜 비디오, 즉 개개인이 동영상으로 온라인 생활을 즐기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판도라TV 배상승 부사장의 설명이다. PC에서 모바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고, 모바일의 본질은 메시징이며, 메시 징의 수단으로 동영상이 급부상하고 있는 지금, 판도라와 노바토가 손잡지 않 을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판도라TV가 높이 산 노바토의 장점이 또 하나 있었다. 구독자 수 51만 명을 돌파한 카카오스토리 10대 놀이터 라는 콘텐츠 채널이다. 10대 사이에서는 이 미 입맛에 맞춘 콘텐츠 제공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드디어 2014년 10월, 업력 10년의 기업이 업력 1년에 불과한 기업을 100% 주 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젊은 기업문화 DNA가 유입되었다! 판도라TV 김경익 대표는 노바토 인수의 의미를 한 줄로 요약했다. 2015년 김경익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판도라TV가 재도약의 해 를 맞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인 동영상 어플리케이션 아이앱을 내세워 PC 기반이던 판도라TV의 플랫폼을 모바일 기반으로 옮기면서 유튜브에 빼앗 겼던 1등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노바토 인수 이후, 판도라 TV는 그만큼 바빠졌다. Company History 2013. 6 팀 빌딩 2013. 7 대전 스마트앱 공모전 기획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3. 8 정주영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2013. 10 (재)카이트창업가재단 투자유치 / 노바토 창업 2013. 11 SVI OPEN IR 대회 1위 입상 / 카카오스토리 10대 놀이터 런칭 174 2014. 7 스토리 그룹 채팅 서비스 잼 출시 2014. 10 판도라TV, 노바토 인수 합병 노바토 175
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광고 서비스다. 무엇보다 프리즘은, 단일 플랫폼마다 계 약을 새로 맺어야 하는 기존 광고방식을 버리고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 노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광고 모델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최근 에누리닷컴의 의뢰를 받고 제작한 오바마-김정은 광고는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단일 플랫폼을 쓰는 유튜브에서 51만 명이 시청한 이 비디오는 그러 나 판도라TV의 다양한 플랫폼 노출 전략에 따라 SNS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개되 면서 조회수 800만 건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광고 효과를 창출했다. 서로 절실한 노하우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판도라TV의 노바토 인수는 이제 출 발선에 놓인 셈이다. 판도라TV에게는 비즈니스 확대라는 새로운 기회가, 이제 는 판도라TV에 몸담고 있는 전 노바토 대표 강동원과 김병준에게는 새로운 경 에누리닷컴의 소셜 동영상 광고. 오바마와 김정은이 홍대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광고로 당시 800만 명이 광고를 시청했다. 노바토 인수 이후 판도라TV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험을 축적할 기회가 싹튼 것이다. 시너지가 창출되다 판도라TV의 노바토 인수 후 10대 그룹채팅 서비스인 잼 의 일일 활동 사용자 (DAU)는 1만 6천 명에서 1만 9천 명으로 늘었다.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도 32만 에서 40만으로 상승했다. 올해부터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추가되어 판도라TV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배상승 판도라TV 부사장은 잼 서비스가 2만 명에 육 박하고 있다는 점, 또 유료 아이템 등 다양한 아이템 판매를 통한 수익 기반을 조 성할 수 있다는 점, 나아가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다양한 수익 창출이 가 능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노바토 인수 이후 판도라TV의 두드러진 행보 가운데 하나는 프리 즘 이다. 프리즘은 소셜 비디오 광고로, 기획부터 확산, 분석에 이르기까지 통 176 노바토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