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령사회와 도시정부의 역할 서울의 고령화 현황과 대응방안 윤민석 부연구위원 msyoon@si.re.kr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서울의 인구가 고령화로 인해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는 자료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먼저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를 근거로 서울의 인구성장률을 살펴 본 결과 서울은 지금도 전국 평균에 비해 인구성장 률이 낮은데 2040년까지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 로 예상된다. 인구성장률이란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 로서 지난해보다 얼마나 인구가 늘어나는가를 알 아보는 척도이다. 서울은 2013년부터 인구가 꾸준 히 감소하면서 1,000만 명 이하의 수준이 지속되고 있고 이 추세라면 앞으로 서울시는 1,000만 시민 이 살고 있는 서울 이라는 표현을 다시는 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인구성장률 외에도 장래인구추계를 살 펴보면 서울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40 년이면 9천 2백만 명 내외의 인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 1. 개 요 최근 노인인구의 증가와 저출산으로 고령화에 대한 논의가 활 발하다. 일반적으로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평균수명이 연장되면 서 장수가 축복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노인 들은 노후준비 부족 때문에 경제적 빈곤, 사회적 관계의 단절 외에 도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 표 도시인 서울도 고령화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의 고 령화에 관한 다양한 통계자료들을 통해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예측 하고,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간략히 서술해보고자 한다. 2. 서울의 고령화 현황과 추이 서울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2%인 124만 명이다(서울통계, 2015).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인식하 게 되는데, 서울시는 현재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서 고령사 회(aged society)로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1. 현재 상황에서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들을 부양해야 할 젊은 인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장차 노인을 부양할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고령화의 부정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위 의 그림1의 노인인구, 유소년인구, 생산가능인구의 추계를 살펴보 면 노인인구의 증가 폭은 눈에 띄게 높은데 반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폭이 두드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향후 생산가능인구에 편입되어야 하는 유소년 인구의 증가 폭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 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가능인구의 수는 2012년 7.4명에서 서서히 감소하여 2039년에는 2.0명으로 줄 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현재 7명의 생산가능인구가 1명의 노인 을 부양하고 있다면, 2039년에는 생산가능 인구 2명이 1명의 노인 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추세를 돌이키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 유소년 인구가 증가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 부분을 좀 더 명 확히 살펴보면 아래 그림2와 같다. 서울시의 노인인구와 합계출산 16
서울의 고령화 현황과 대응방안 그림1 서울시 연령별 인구 및 인구비율과 노인부양비율 추이 <연령별 인구 및 인구비율 추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인구 추이> 8,047 (76.7%) 1,368 (13.0%) 1,083 (10.3%) 2012년 7,609 (75.7%) 생산가능인구(15~64세) 1,236 (12.3%) 1,201 (12.0%) 7,340 (단위 : 천 명, %) (단위 : 명) (72.1%) 6,562 7.4 (64.5%) 5,989 (60.1%) 6.2 1,642 (16.1%) 1,193 (11.7%) 노인인구(65세 이상) 2,462 (24.2%) 1,148 (11.3%) 유소년인구(0~14세) 2,946 (29.6%) 1,030 (10.3%) 2016년 2022년 2032년 2039년 2012년 2016년 2022년 2032년 2039년 4.5 2.7 2.0 * 주 : 2012년 자료는 서울시 통계정보시스템(stat.seoul.go.kr)의 서울시 6월말 인구자료, 2016년 이후 자료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시도별장래인구추계 (2012.6)를 반올림 수치로 연령별 합이 전체(계)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 그림2 합계출산율 및 노인인구비율 추이 (단위 : 명, %) 3.05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출생아 명) 2035년 서울 연령별 인구비율은 유소년 인구 10.3%, 생 산인구 60.1%, 고령인구 29.6%로 고령인구가 유소년 인구의 3배이고, 생산인구 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할 전망 29.6 2.28 2.21 노인인구(65세 이상) 비율(%) 2.05 저출산도시 진입 1.81 2027년 1982년 1.61 20.4 초고령도시 진입전망 (합계출산율2.1 아래) 1.32 65세 이상 인구비율 20% 이상 1.26 1.26 1.20 14.6 초저출산도시 진입 1.10 0.92 0.97 1.06 1.01 0.96 1.02 1.01 10.3 12.3 고령도시 진입전망 1998년 2020년 (합계출산율1.3 아래) 7.1 7.6 8.2 65세 이상 인구비율 14% 이상 8.6 1.8 2.1 2.8 2.8 3.4 4.7 4.9 5.1 5.4 5.7 9.0 9.5 10.0 고령화도시 진입 2.9 2005년 65세 이상 인구비율 7% 이상 1970년 1975년 1981년 1982년 1983년 1990년 1997년 1998년 1999년 2000년 2001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6년 2020년 2027년 2039년 * 주 :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및 시도별장래인구추계(2012.6), 국가통계포털(KOSIS), 서울시 주민등록인구 및 서울통계연보를 활용하여 작성 자료 : 서울시, 2012 율을 2039년까지 추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합계출산율은 1970년 3.05명에서 점차 감소하여 2011년 1.01명까지 낮아지지만, 노인인 구 비율은 점차 증가하여 2039년에 29.6%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서울시의 인구 구성비에서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으 로 예상할 수 있다. 고령화가 수반하는 문 제점은 후반부에 논의하도록 하겠다. 서울의 인구가 고령화로 인해 줄어들 것 이라는 통계는 자료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먼저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를 근거로 서 1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1% 이상이면 초고령사회(Super Aged Society)라고 하는데, 이런 구분이 학문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고,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에서 시작된 구분으로 판단된다(최성재 장인협, 2010). World & Cities Vol.12 17
특집 고령사회와 도시정부의 역할 그림3 인구성장률 추이 0.6 0.4 0.2 0-0.2-0.4-0.6-0.8 (단위 : %) 2013년 2015년 2020년 2025년 2030년 2035년 2040년 그림4 인구피라미드 변화 추이 전국 2013년 전국 서울 자료 : 통계청, 2014 전국 2040년 울의 인구성장률을 살펴본 결과 서울은 지금도 전국 평균에 비해 인구성장률이 낮은데 2040년까지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 된다(서울시, 2012). 인구성장률이란 전년 대비 인구증가율로서 지 난해보다 얼마나 인구가 늘어나는가를 알아보는 척도이다. 서울은 2013년부터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1,000만 명 이하의 수준이 지속되고 있고 이 추세라면 앞으로 서울시는 1,000만 시민이 살고 있는 서울 이라는 표현을 다시는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인구성장 률 외에도 장래인구추계를 살펴보면 서울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 소하여 2040년이면 9천 2백만 명 내외의 인구를 유지할 것으로 예 상된다. 문제는 이런 감소추세를 반등시킬만한 정책적 개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인구를 늘리려는 정책적 개입은 보통 20여 년이 흘러야 효 과가 나타나는데, 서울은 당장 202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4%가 넘는 고령사회에 접어들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 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이 별로 없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저출산 문 제는 출산을 할 수 있는 가임기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서 결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출산을 해야 가능한데 현재와 같은 사회분위기에서는 가임기 여성층인 청년층의 자립이 점점 더 어려워 지기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이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생겨나는 가 장 큰 문제로 인구의 고령화를 들 수 있는데, 이런 걱정은 중위연 서울 2013년 서울 2040년 자료 : 통계청, 2014 18
서울의 고령화 현황과 대응방안 령의 변화만 봐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중 위연령이란 전체 국민의 평균연령을 일컫 는 것으로 고령 인구의 비중이 높을수록 중 위연령은 올라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 래 표1을 살펴보면 2015년 서울의 중위연령 은 40.1세이나, 2040년이 되면 중위연령은 51.1세로 10세 이상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시기 전국의 중위연령은 약 12세 증가하는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전 반적으로 고령층 인구의 비중이 높아진다고 예상할 수 있다. 표1 중위연령 변화 추이 2015년 2020년 2025년 2030년 2035년 2040년 전국 40.8 43.4 45.9 48.5 50.8 52.6 서울 40.1 42.4 44.8 47.3 49.3 51.1 자료 : 통계청, 2014 이런 내용을 좀 더 확실히 살펴보기 위하 여 인구피라미드를 살펴보면 그림4 와 같다. 일반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피라미드의 모양은 위아래가 좁고 가운데가 두툼한 범 종 모양이나, 2013년 전국과 서울의 인구피 라미드를 살펴보면 윗부분은 좁고, 가운데 부분이 튀어나온 모양을 보여주고 있는데, 2040년이 되면 아랫부분은 좁으면서 윗부 분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꽃병 모양 또는 역 삼각형 모양으로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피라미드로 볼 때, 시간이 지날 수록 고령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나, 생산가 능인구의 수가 노인인구의 수보다 적기 때 문에 노인 부양이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고령화로 예상되는 문제점 가. 노동인구의 감소 일반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생산능력이 있는 인구보다 노인 인구가 많아져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즉, 국가나 도시에 존재하고 있는 일 자리를 채워서 일할 수 있는 인구가 부족해지면 해당 산업시설들을 유지 운영할 수 있는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도시 내에 서 생산 활동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경제가 침체된다. 이런 악순환 은 국가 및 도시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서울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기 때문에 노동인구의 감 소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수도 권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늘어남으로써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 이 필요할 수 있다. 나. 부양해야 하는 노인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현재 사회에서 노인인구가 많아지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보는 이 유는 바로 노화로 인해 노인에게는 부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균 수명의 증가로 건강한 노인이 많아지는 것은 축복일 수 있다. 왜냐하 면 은퇴 이후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면서 노인들이 가지고 있 는 사회적 경험이나 지혜를 청년층에게 전수해주면서 나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은 언젠가는 노화로 인해 여러 가지 질환으로 고통을 받게 되면서 세상과 이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때 부양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 다. 즉 노인 혼자서 자신의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일상생활의 지속이 불가능할 경우 이러한 노인을 부양해야 할 인력과 비용이 발생한다. 일부에서는 노 인의 부양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분야라고도 하지만, 지금까지 노인부양과 관련한 일자리들 은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으로 매력적인 일자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노인이 한 번 부양의 손길을 받기 시작하면 사망할 때까지 지속 적인 관심이 필요한데 이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 World & Cities Vol.12 19
특집 고령사회와 도시정부의 역할 그림5 고령가구 증가 추이(좌) 및 2015년 고령자 가구 비율(우) (단위 : %) 45.0 고령화 가구 1인 가구 부부가구 35.1 40.5 2015년 고령자 가구 30.0 15.0 0.0 29.5 24.0 20.6 17.8 15.2 15.1 13.0 11.9 8.8 7.4 6.1 13.1 5.1 11.7 3.9 9.7 9.7 6.0 6.8 3.7 4.9 2000 2005 2010 2015 2020 2025 2030 2035 5가구 중 1가구(20.6%) 자료 : 통계청, 2015 다. 노인에게 부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생 하는 사회적 비용은 추정하기도 어려운 문제 이며, 여기에 고령화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 이 있다. 물론 이렇게 노인가구가 증가하면 지역사회가 노인가구를 중심으 로 구축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젊은 사람이 없 는 도시는 결국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 특히 일 본은 신도시들이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유령도시로 변하고 있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서울도 예외는 아닐 수 있다. 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도시의 활력 저하 도시의 특성상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1 인 가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노인가구 증가 의 문제를 걱정할 수 있다. 2015년에 발표 된 통계청 고령자 통계를 보면 고령자가 가 구주인 가구의 비중은 20.6%로 매년 증가 하는 추세이며,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4.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 고령화와 관련된 해결책은 도시차원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 해야 한다. 여기서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에서도 활용 가능 한 해결방법을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홀로 사는 독거노인 가구의 구성비는 7.4% 에서, 향후 2035년에는 15.4%로 지속적으 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통계청, 2015). 즉 현재도 5가구 중 1가구는 고령자 가구라고 볼 수 있다. 가. 노인기준연령 조정 현재 우리나라 법규정 어디에도 노인은 몇 세부터 라는 규정은 없다. 물론 우리나라는 노인복지법에 지하철의 무임승차 연령이 65 세 이상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 부분을 근거로 65세 이상을 노인으 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들이 급격히 20
서울의 고령화 현황과 대응방안 증가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노인의 기준연령을 올리는 방안이 있다. 실제로 일본의 몇몇 자치단체는 재정적인 문제로 인 해 노인의 지하철무임승차 제도를 없애거나 기준연령을 75세로 조 정한 바 있다. 나. 정년제도 폐지 또는 연장 노인들이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도록 정년제도를 폐지하는 방안 도 있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사회에 진출하는 연령이 늦 은 편이기 때문에 정년을 없애고 은퇴시기를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할 경우 그에 따른 재산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인의 빈곤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하고 싶은 노인들 이 연령 등의 이유로 차별을 받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권리를 보장 하는 방안도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사용자 와 노조 간 어느 정도 합의가 필요한데 이 부분의 합의를 이루는 것 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다. 은퇴연령과 연금수령연령 일치를 통한 실질적인 노후준비 보장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고령화와 관련된 다른 문제는 노인빈곤 문제로 은퇴연령(평균 55세)과 연금을 수령하는 연령(현재는 60세 이나 점진적으로 늘어날 예정)이 맞지 않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 득이 없는 소득절벽 구간이 생겨 노인들이 빈곤한 상태로 추락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노인의 역할 부재와 여가에 대한 사회화가 안 되어서 은퇴 후에 생긴 여유시간을 보낼 줄 모르는 것 도 문제다. 라. 저출산 해결을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 시행 이외에도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하여, 출산을 할 경우 경력단절이 없는 육아휴직이나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 또는 남성에 대해서도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아무런 제약 없이 일정 기간 제공하는 방 법, 그 외에도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근로시간의 유연성 확보 와 재택근무 기회 보장과 같은 방법도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아이 를 마음 놓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실 제로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은 출산 및 육아를 위한 휴직을 보장 하고 있으며, 근로시간을 준수하여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분 위기를 만들어가면서 가족 중심으로 개인 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권리차원에서 제 공하고 있다. 마. 외국인 이민자 유입을 통한 인구유지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외국 인을 이민자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사회 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기존의 일자 리가 채워지지 않거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실 현재도 3D업종과 같 은 저임금 근로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들 이 활용되고 있지만, 이들에게 국적을 부여 하는 것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력을 모두 이민자로 받아들 여 국적을 부여하고 세금을 내도록 할 경우 저출산에 따른 부양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다. 위에서 제기한 내용들은 단기간에 도입 하거나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자 세한 논의는 다음 장에서 추가로 설명하도 록 하겠다. 5. 고령화에 따른 문제 해결이 어려운 이유 가. 사회 제도 변경의 어려움 사실 지금의 고령화와 관련된 이슈는 아 주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 제이다. 그러나 사회제도 전반을 개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 으로 개입하거나 개선되지 못했다. 예를 들 어 지금처럼 노인인구가 늘어나서 일할 사 World & Cities Vol.12 21
특집 고령사회와 도시정부의 역할 람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할 경우, 직장에서 정년을 연장하거나 폐 지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년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여러 이익집단과 꾸준한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 과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의 경우 5년 뒤부터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 어나지만,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시간은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과거 국민연금의 지급률을 70%에서 60%로 낮추는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기간 이 10년이 걸렸던 과거의 경험에서 보면, 지금 논의를 시작해서 합 의를 이끌어 냈을 때는 이미 고령화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져서 타 이밍을 놓칠 수 있다. 표2를 보면 노인인구 비율이 7%에서 14%까 지 증가하는데 선진국은 평균 71년이 소요된 반면, 우리나라는 18 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노인인구 비율이 14%에서 20% 까지 도달하는데 선진국은 평균 26.4년이 소요되는데 우리나라는 단 8년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2 주요 국가별 인구고령화 진행현황 비교 국가 도달 연도 증가 소요연수 고령화(7%) 고령(14%) 초고령(20%) 7 14% 14 20% 한국 2000 2018 2026 18 8 일본 1970 1994 2006 24 12 프랑스 1864 1979 2018 115 39 이탈리아 1927 1988 2006 61 18 미국 1942 2015 2036 73 21 스웨덴 1887 1972 2014 85 42 자료 : 통계청, 2006, 장래인구추계 이러한 소요기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소요기간이 길수록 사회 경제적 제도 변화를 위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논의기간이 길어 점진 적인 제도변화를 유도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고령화에 걸리는 기간이 짧을 경우 충분한 준비 없이 초고령사회를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 인구문제 정책효과 확인의 어려움 고령화와 관련된 또 다른 어려움은 인구정책의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구정책은 출산을 조절하는 방법과 이민을 받아 들이는 방법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출산을 조절하는 것은 예측이 불가능한 측면이 많 고, 이민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 다. 또한 출산율을 조정하거나 장려하는 정 책은 그 효과를 판단하는 데 한 세대가 필 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나 서울처럼 5년 뒤 에 인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오는 상황에 서 당장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결되는 문제 는 아니다. 다. 유교주의 및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 문제 필자가 오랜 기간 노인복지를 연구하면 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노인 을 공경하거나 보호해야 하는 대상자로 생 각한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 은 법으로 노인의 사회 활동에 차별을 두는 것을 금지하거나, 자신의 의지만 있으면 일 하거나 사회활동을 하는 데 나이가 큰 문제 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노인을 사회에서 물러나야 하는 대 상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남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은퇴를 하지 않고 현역에 남고 싶은 노인들에게 이제 그만 쉬어야 한다는 말로 퇴직을 종용하는 등 노인에 대한 다양한 차 별이 벌어지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 는 국가들에서는 노인의 경험이 사회적으 로 매장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면서, 노인계층이 어떤 식으로든 사회생활을 지 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는 반 면,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들은 생산성이 낮 기 때문에 젊은 사람보다 일을 못하고, 노 22
서울의 고령화 현황과 대응방안 년기를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에서 보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가 노인을 사회적으로 배제시키는 기제로 작용하여 사회적으로 적 절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6. 맺음말 지금까지 도시, 특히 서울에서 고령화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다. 미래의 일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미래학자 들은 고령화가 도시의 과밀문제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부 역 할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견해도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 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노인의 역할에 대한 적절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고령화를 긍정적인 것으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재 상태에서 볼 때, 은퇴한 노인들을 어 떻게 부양하느냐보다 이들을 어떻게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 도록 하느냐에 고령화 논의의 초점을 맞추면서 사회제도를 변화시 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긴 호흡을 가지고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고령화에 대비하여 소득 보장이나 정년제도와 같은 제 도적 개입이 어렵겠지만, 노인 여가나 일자리 분야에서 노인 차별 을 줄이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책적 수단을 활용할 능력 이 있다. 이처럼 서울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분야 를 발굴하여 점진적으로 정책을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 서울시, 2012, 서울 노인통계 - 서용석, 2015, 인구구조변화와 미래세대 간 격차, 2015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추계학술 대회 및 연수교육 자료집 - 최성재 장인협, 2010, 고령화사회의 노인복지학, 서울대학교 출판부 - 통계청, 2015, 고령자통계 2014, 장래인구추계-시도편 2006, 장래인구추계 World & Cities Vol.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