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2009년 6월 18 일( 목) 오전 10:00 부터 보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개혁이슈 2009-6-18 2009-1호 경제개혁연대는 앞으로 사회적 쟁점인 경제 현안에 대한 논평 이상의 분석을 경제개혁이슈 로 발간합니다. 산업은행 주도 PEF의 동부메탈 인수의 문제점 요 약 김주연( 연구원) 무리한 사업 확장이 부른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 동부한농과의 합병 이후 김준기 회장의 개인담보 일부 해지돼 산은 PEF, 이익은 돌려주고 손실위험만 떠안는 모럴해저드의 전형 최근 동부그룹은 과거 반도체 사업 진출을 위해 금융기관들과 맺은 신디케이트론 약정으로 인해 그룹 전체의 재무적 안정성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임. 이에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은 동부메탈에 대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음.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PEF의 동부메탈 매입으로, 동부그룹이 유동성을 확보, 신디케이트론의 일부를 조기 상환하겠 다는 계획임. 그러나 산업은행이 밝힌 PEF의 구조를 토대로 경제개혁연대가 시뮬레이션 해 본 결 과, 산업은행의 구체적인 손익은 동부그룹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데, 행사가격이 당초 매입가격 수준이면 산업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손해를 면키 어려 움. 반면 여타 이해관계자들은 손실을 입지 않음. 결국 구조조정 PEF는 산업은행을 매 개체로 국민의 세금이 부실기업에 투입되는 유사 공적자금의 수단이 될 것이며, 경영부 실을 초래한 기존 대주주나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기존 채권단에 대해서 는 전혀 그 책임을 묻지 않는 전형적인 모럴해저드의 문제를 안고 있음. 따라서 산업은 행의 구조조정 PEF 는 재설계되어야 함. 향후 위기 시 ( 유사) 공적자금 투입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채권금융 기관을 통한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관행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며,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역할도 재정립 되어야 함. 또한 동부그룹과 같이 계열사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혁은 더욱 가속화되어야 할 것임. 문의: 김주연 연구원 ( 02-763-5052, yeon@ser.or.kr) 경제개혁연대 www.ser.or.kr
동부그룹의 계열사인 동부메탈이 곧 한국산업은행 주도의 사모투자 전문회사(PEF) 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산업은행 과 동부그룹은 6 월 들어 동부메탈 매각 협상을 시작했으며, 6월말까지 가 격협상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은 지난 5월 1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 린 기자간담회에서 동부메탈의 처리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사모투 자펀드(PEF) 를 통해 동부메탈 지분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며 PEF는 향 후 동부메탈 매각이익의 일정 부분을 동부그룹에 되돌려주게 되며, 동부그 룹이 동부메탈 인수를 원할 경우 다른 매수자에 앞서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게 된다 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PEF를 통한 기업 구 조조정은 이미 지난 2월 19 일 정부가 내놓은 기업 구조조정 추진방향과 전략 에서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방식으로 언급됐던 내용이다. 동부그룹은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고 있는 동부메탈의 매각 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여 과거 동부전자( 현 동부하이텍) 가 2004년 산업 은행 및 14개 금융기관과 체결한 원화 1조2천억 원 및 미화 1억5천만 달 러의 제2 차 신디케이트 대출 계약(Syndicated Loan 1) ) 의 조기 상환을 추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12월말 현재 동부하이텍의 당해 대출 잔액은 원화 9,420억원 및 미화 1억5 천만 달러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밝힌 동부그룹 구조조정 지원 방안은 동부그룹이나 PEF를 통한 동부메탈 인수 및 이를 통한 PEF의 재무적 투자자는 향 후 동부메탈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모든 경우에 이익을 얻는 반면, 산업은행의 경우 수익을 얻기 힘든( 손해를 모두 떠안을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기업구조조정 PEF 는 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이 아닌, 또 다른 유사 공적자금의 한 형태에 불과할 소지가 다분하고,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해 구조조정의 의미를 퇴색시킬 것이다. 모럴해저드를 아래에서는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동부그룹의 반도체 산 업 진출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들 ( 동부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와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 합병 과정의 문제점), Syndicate 계약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보다 자세히 짚어보기로 한다. 대출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동부메탈 매각 방안의 1) 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 또는 은행단을 구성하여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 전통적인 은행대출업무와 투자은행의 인수업무기능이 혼합된 융자형태이다. - 2 -
1. 반도체 사업 진출에 따른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 (1) 동부그룹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 동부그룹의 반도체 산업 진출은 1997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부 그룹은 1987년 3 월에 설립되어 운송업 등을 영위하던 계열사인 삼동익스 프레스 의 상호를 1996년 3월 15 일에 동부전자통신으로 변경하였으며, 1년 뒤인 1997년 3월 25 일에 사업목적에 반도체 자재의 제조 및 판매업 및 관련 무역업 을 추가하면서 상호를 동부전자로 재차 변경하였다. 동부전자는 1997년 미국 IBM사와 91억 9900만원에 달하는 기술도 입계약을 맺고 메모리형 반도체 생산을 위한 공장 신축을 시작하는 등 반 도체 산업으로의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였으나, 1997년 발생한 IMF 외환 위기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후 2000년 동부그룹은 돌 연 동부전자의 반도체 생산형태를 비메모리형 반도체 수탁 가공( 파운드리) 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고, 같은 해 7월 3일 일본 도시바사와 334억 4100 만원(2000 년 지급액) 에 달하는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동부전자는 생산라인 확대를 위한 신축공장 부지 대금 등의 용 도로 2001년 11월 30일 11개 금융기관과 총 5,100억원의 대출 약정 (Syndicated Loan) 을 맺는다. 이후 동부그룹은 2002년 7월 동부화재 동 부생명 동부증권 등 그룹 내 금융 계열사와 동부건설을 동원해 당시 비메 모리형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던 아남반도체를 인수 2) 하여 반도체 제품 생산능력의 향상을 꾀한다. 한편, 동부전자는 2004년 4월 산업은행 외 14개 금융기관과 제2차 신디케이트론 약정( 원화 1조 1400억원 및 미화 1억5 천만 달러) 을 맺고, 2001년의 1차 신디케이트론 대출액인 5,100억원을 차환 형태로 조기 상환 한다. 2002년 동부그룹에 편입된 아남반도체는 2004년 12월 동부전자를 흡수 합병하여, 사명을 동부아남반도체 로 변경하고, 2006년 3월에는 사명 을 다시 동부일렉트로닉스 로 변경한다. 동부그룹은 아남반도체 인수, 아남 반도체와 동부전자의 합병 등으로 반도체 부문 생산 능력의 향상을 꾀하였 으나,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실적 부진과 막대한 시설자금 차입으로 인해 재 무적 곤경에 처하게 된다. 결국 그룹 내 건실한 계열사였던 동부한농이 2007년 5 월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흡수 합병하고, 사명을 동부하이텍 으로 2)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이 과정에서 동부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은 금산법 제24조를 위반하여 감독당국의 제재조치를 받게 된다. - 3 -
변경한다.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의 합병 당시 동부일렉트로닉스의 부채는 1조7,000 억원, 당기순손실은 3,000 억원이었다. 이로써 농약, 비료 등 의 농업 관련 제품 생산 업체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 되게 된다. 지난해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사업 부문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 표 1> 동부그룹의 반도체 산업 진출 일지 날 짜 내 용 1997. 3.25 동부전자통신, 동부전자로 사명 변경 및 사업 목적 추가 ( 반도체 제조) 1997.11 동부전자, 미국 IBM사와 기술도입계약 체결 2000. 7.3 동부전자, 일본 도시바사와 기술도입계약 체결 2001.11.30 동부전자, 산업은행 등 11 개 금융기관과 신디케이트론 체결 (1 차) 2002. 7 동부그룹, 아남반도체 인수 2004. 4 동부전자, 산업은행 외 14 개 금융기관과 신디케이트론 체결 (2 차) 2004.12 아남반도체, 동부전자 흡수 합병, 사명을 동부아남반도체로 변경 2006. 3 동부아남반도체, 동부일렉트로닉스로 사명 변경 2007. 5 동부일렉트로닉스, 동부전자를 흡수 합병. 동부하이텍으로 사명 변경 (2)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 불러온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1) 제1 차 신디케이트론 (2001년 11월 30 일) 앞서 설명했듯이 동부전자는 비메모리형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 시설 의 확충을 위해 산업은행을 포함한 11개 금융기관과 2001년 11월 5,100 억원의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한다. 당시 신디케이트론은 3차에 걸쳐 인 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2001년 12월 24일 2,500억원의 1차 대출 금 인출 후 2002년 3월 31일까지 동부전자가 3,500 억원의 유상증자( 외자 유치) 에 성공할 경우 나머지 2,600억원의 2,3차 대출금을 인출할 수 있는 조건으로 맺어졌다. 신디케이트론 대출 약정에는 동부전자의 부채비율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00% 이내로, 2005년부터 계약만료 때까지 100% 이내로 유지하는 등의 재무 약정도 포함되었으며, 1차 대출금은 2005년 12월 24 일에 일시상환하고, 2,3차 대출금은 16회에 걸쳐 균등 분 할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 4 -
< 표 2> 제1 차 신디케이트론 약정 당시 금융기관별 계약 금액 ( 단위: 백만원) 구 분 1차 대출금 (Tranche 1) 2차 대출금 (Tranche 2) 3차 대출금 (Tranche 3) 한국산업은행 171,600 89,200 89,200 350,000 동부화재해상보험( 주) 24,600 12,800 12,600 50,000 국민은행 14,700 7,600 7,700 30,000 동양생명보험( 주) 9,800 5,200 5,000 20,000 금호생명보험( 주) 7,400 3,800 3,800 15,000 동양현대종합금융( 주) 4,900 2,500 2,600 10,000 한국외환은행 4,900 2,500 2,600 10,000 하나은행 4,900 2,500 2,600 10,000 금호종합금융( 주) 2,400 1,300 1,300 5,000 동부생명보험( 주) 2,400 1,300 1,300 5,000 알리안츠제일생명보험( 주) 2,400 1,300 1,300 5,000 합 계 250,000 130,000 130,000 510,000 출처: 동부전자 감사보고서 (2001.12.31) 합 계 그러나 2002년 6월 11일 동부전자와 대주단은 인출기간과 2차대출 금(Tranche 2) 과 3 차대출금(Tranche 3) 을 인출하기 위한 선행조건 중 외 자유치 부분의 기한을 2002년 3월 31일에서 2002년 12월말까지로 연장하 고, 2 차대출금(Tranche 2) 인출조건으로 2002년 말까지 대주주 및 계열회 사가 참여한 500억원의 유상증자 실시조건을 추가하는 대출 계약 변경안에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2002년 11월 22일 아남반도체가 600억원의 동부전 자 유상증자에 참여하였다. 이와 같은 신디케이트론 계약 조건 변경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당시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재벌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으며, 2002년 12월 24일에는 참여연대 명의로 감사 원에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였다. 참여연대가 감사를 청구한 내용 은 동부전자가 외자유치라는 애초의 신디케이트론 계약조건을 충족하지 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계약불이행에 따른 후속조치 없이 지속적으 로 대출계약조건 충족시한을 연장시켜준 행위가 주간사은행 및 주채권은행 으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인가와, 500억원의 국내 유상증자라는 경감된 잔 여대출금 인출조건마저 동부전자가 계열사 간 출자라는 편법을 통해 충족 시키려 하는데 이를 실질적인 외부자금 유입으로 인정하는 것이 적정한가 등이었다. 참여연대의 감사 청구에 대해 감사원은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라 - 5 -
는 이유로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2003년에도 동부전자와 대주단은 대출금의 인출기간을 2003년 말까지로 1 년 더 연장하고, 외자유치 부분을 변경하는 등의 변경 계약을 체 결한다. < 표 3> 신디케이트론 약정 내용 중 2003년 주요 변경 내용 관련 조항 변 경 전 변 경 후 인 출 기 간 2002년 12월 31일 2003년 12월 31일 적극적 준수사항 ( 자금조달의무) 소극적 준수사항 ( 담보제공 금지 예외)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 인출 선행조건 (2 차 대출금) 인출 선행조건 (3 차 대출금) 2002년말까지 USD 350백만 외자유치 공동 선순위 1,450억원까지 (2002 년말까지) - 2005년 말까지 4,540억원의 국내외 유상증자 실시 ( 계열회사 참여분 제외) 공동 선순위 2,000억원까지 (FAB1 건설자금 조달목적에 한함) 2004년 6월 30일까지 아남반도체와의 합병완료 - 아남반도체 부천공장 담보제공 생산능력의 75% 이상 물량에 해당하는 구매주문의 접수 삭 제 출처: 동부전자 감사보고서 (2003.12.31) 2) 제2 차 신디케이트론 (2004년 4월 7 일) 동부전자는 2004년 4월 7일 산업은행 및 14개 금융기관으로 이루어 진 대주단과 제2 차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맺는다. 계약 당시 약정된 대출액 은 총 1조 1,400억원 및 1억 5 천만 달러였다. 동부전자는 제2차 신디케이 트론을 통해 차환 형식으로 제1차 신디케이트론 5,100억원을 조기 상환한 다. 2004년 12월 아남반도체의 동부전자 합병으로 당해 신디케이트론 채무 는 동부아남반도체로 승계된다. < 표 4> 제2차 신디케이트론 세부내역 구분 Tranche A Tranche B Tranche C Tranche D 신용 보강약정 합계 금융기관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 한국산업은행 우리은행외 4 한국 한국산업은행 외 6개 은행 외 6개 개 산업은행 외 12개 대출한도 총 4,550억원 총 미화 총 3,120억원 총 2,530억원 총 1,200억 총 11,400억 150백만불 원 원 및 미화 150백만불 인출기한 최초 인출일로 좌동 좌동 좌동 - 6 -
사용목적 부터 1년이내 기존 Syndicate 대출상환 시설 투자자금 용 사용제한 없음 미화 USD100백만 은 아남반도 체와의 합병 후 인출가능 상환기간 2년 6개월 거 2년 거치후 치후 4년간 3 3년간 3개월 개월 분할상환 분할상환 당기말 인출액 4,550억원 미화 50백만불 기존 Syndicate 대출상환 및 시설투자자금 없음 운영자금 용 시설 투자자금 시설 투자자금 등 2년 6개월 거 1년 6개월 거 치후 4년간 3 치후 1년 6개 개월 분할상 환 월 분할상환 2,480억원 2,530억원 - 9,560억원 및 미화 50백만 불 출처: 동부아남반도체 감사보고서 (2004.12.31) < 표 5> 제2차 신디케이트론 인출선행조건 중 주요 재무약정 구 분 2005년 2006년 2007년 부채비율 270% 220% 170% EBITDA/ 이자비용 1.5 2.0 3.0 출처: 동부아남반도체 감사보고서 (2004.12.31) 그러나 동부아남반도체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자금 조달의 어려 움이 커지자 또 다시 신디케이트론의 거치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변경 계 약이 2005년 12 월 대주단과 동부아남반도체 사이에 체결된다. 2006년 6월 10 일까지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을 통하여 4,000억원의 부족 자금을 조달 할 경우 원화 1조 200억원과 미화 1억5천만 달러의 기 인출된 Syndicate 대출금 중 Tranche D-2의 대출금 1,980억원을 제외한 대출금의 거치기간 을 2 년간 연장해준 것이었다. 이후 2007년과 2008 년에도 동부일렉트로닉스(2006.3 동부아남반도 체 사명 변경, 현 동부하이텍) 는 대주단과 신디케이트 대출금(2006년말 현 재 원화 9,420억원과 미화 1억5 천만 달러) 의 거치기간을 5년간 연장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한다. 단, 동부일렉트로닉스는 2008년 6월 10일까지 3,400 억원을, 2009년 12월 31일 까지 최소 5,600억원을 각각 조달하여야 한다는 선행조건이 추가되었다. 최근 동부그룹과 산업은행 간 동부메탈 매 각 협상은 이 선행조건의 충족과 신디케이트론의 일부 조기상환 등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 7 -
(3) 2002년 아남반도체 인수 과정의 문제점 2002년 7월 동부그룹은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해 아남반도체 를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2002년 7월 5일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아남반도 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9.52% 의 지분을 확보하였으며, 이어 7월 10일 에는 동부건설이 당시 아남반도체의 대주주였던 Amkor Technology의 지 분 16.14% 를 양도받아 총 25.83%( 보통주 기준, 동부증권 0.16% 포함) 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2002년 1월 개정된 공정거래법상의 계열금융기관 의결권 제한( 제11 조) 완화조치를 악용하여 보험계약자의 저축자금을 계열 사 확장에 사용한 것이었다. 재벌소속 금융보험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 계열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던 공정거래법 제11조가 2002 년 초 임원임면, 정관변경, 합병 및 영업양도 등 이른바 경영권 변동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개정되자 동부그룹이 바 로 이를 악용한 것이다. 그러나 2003년 7월 3 일 금융감독위원회( 현 금융위원회) 는 금융산 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 이하 금산법) 위반을 이유로 동부화재와 동부 생명, 동부증권이 2002년 7월 인수한 아남반도체의 지분 600 억원(9.68%) 중 5% 초과분을 매각할 것을 명령하고 회사에 대해 기관 문책경고, 대표이 사에 대해 주의적 경고 조치를 내렸다. 당시 금감위의 결정은 1997년 제정 된 금산법의 제재 규정을 처음으로 발동한 사례였다. (4) 동부일렉트로닉스( 구 동부아남반도체, 동부전자) 와 동부한농 합병의 문 제점 동부한농은 1953 년 한국농약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1997년 동부화 학 인수, 1999년 동부건설의 합금철 사업 부문을 양수받아 사업 영역을 확 대하였으며, 2007년에는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흡수 합병하여 현재 반도체 사업 분야까지 영위하고 있다. 을 변경한다. 합병 이후 동부한농은 동부하이텍으로 사명 애초 농업 관련 제품의 제조에 주력하던 동부한농이 동부일렉트로닉 스를 합병하게 된 것은 앞서 살펴본 동부전자 동부아남반도체 동부일렉 트로닉스 가 금융기관과 맺은 신디케이트론의 재무약정 사항 준수를 위한 - 8 -
것으로 보인다.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외부감사인의 평 가를 받고, 적자투성이에 1조원이 넘는 채무까지 지고 있는 동부일렉트로닉 스를 동부한농이 흡수 합병한 것은, 정을 할 수 있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동부한농의 이사회가 독립적인 의사결 결국 동부한농과 동 부일렉트로닉스의 합병은 동부일렉트로닉스를 살리고자 하는 동부그룹 차 원의, 특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결정이라는 것이 당시 시장의 평가였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김준기 회장이 동 부일렉트로닉스의 신디케이트론에 대해 상당한 금액의 지급보증을 하고 있 었다는 사실이다. < 표 6> 2006년말 김준기 회장의 담보제공 현황 ( 단위: 백만원) 제공받은 내용 관련차입금 구 분 제공자 물건또는 내용 종 류 금 액 담보권자 특수관계 자 김준기 김준기 외 관계회사 김준기 김준기 김준기 김준기 김준기 외 관계회사 김준기 연대보증 동부일렉트로닉스( 주) 주식 34,118,060주 동부건설( 주) 주식 2,389,521주 동부제강( 주) 주식 1,572,891주 동부정밀화학( 주) 주식 147,000주 동부증권( 주) 주식 963,621주 동부한농( 주) 주식 7,102,930주 동부화재( 주) 주식 6,372,000주 장기차입금 (Syndicate 대 출-유동성장기 1,246,940 부채포함, 신용 보강약정포함) 회사채 한국 산업은행외 80,000 한국산업은행 출처: 동부일렉트로닉스 감사보고서 (2006.12.31) 합병 이후 2007년 12월 동부하이텍은 2,000억원 상당의 자산을 매 각하여 차입금을 일부 상환한다. 로닉스의 차입금을 상환한 것이다. 기존 동부한농의 자산을 팔아 동부일렉트 그런데 이 과정에서 차입금의 담보로 잡 혀있던 김준기 회장 보유 동부화재 주식의 일부(200 만주) 에 대한 담보 설 정이 해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7년 12월말 동부하이텍의 감사보고서 에 김준기 회장의 동부화재 주식 4,375,000주만이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표기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동부하이텍은 2008년 1월 김준기 회장으로부 터 동부화재 주식 200만주를 빌려서 연 1%(10 억원 상당) 의 차입수수료를 김준기 회장에게 지급하고, 이를 담보로 4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하였 - 9 -
다. 경영자( 지배주주) 가 회사를 위해 담보를 제공하면서 회사로부터 수수료 를 받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경우이다. 결론적으로,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의 합병이 동부일렉트로닉 스의 차입금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자는 김준기 회장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제공했던 주식을 보전할 수 있었으며, 당시 합병의 최대 수혜 두 회사의 합병으로 본인이 담보로 동일한 단기차입금을 만기연장의 형 태가 아닌 상환 후 다시 차입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담보로 제공하였던 주식의 일부에 대해 담보를 해지하고, 이를 다시 회사에 빌려주어 연 1% 의 수익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의 합병 및 이후 차입금 상 환 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08년 9월 동부하이 텍 이사회 앞으로 비공개 질의서를 보냈으나, 변도 하지 않았다. 동부그룹 측에서는 어떠한 답 2. 산업은행의 기업구조조정 PEF의 문제점 최근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 를 매각하는 경우 PEF 를 통해 이를 매입해주고, 몇 년 후 해당 회사를 되 팔아 수익을 내겠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산업은행 측은 PEF를 통한 대기업 의 계열사 매입 과정에서 해당회사의 사장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입해주고, 향후 PEF가 해당회사를 매각할 때에도 원 소유주였던 대기업 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무모한 사업 확장 등의 경영 실패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계열사를 매각하는 그룹에 그 어떤 책임 도 묻지 않고 계열사를 인수해주는 방법으로 해당 그룹에 유동성을 공급해 주고, 나중에는 돌려주기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모럴해저드 의 전형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앞으로 동부그룹 외에 다른 대기업그룹이 구 조조정을 위해 내놓을 계열사나 자산을 사주기 위해 대로 키울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한 類 似 PEF 규모를 수조 원 결국 말이 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이지 공적자금 투입에 다름 아닌 것이다. (1) 기업구조조정 PEF의 구조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주도로 설립될 기업구조조정 PEF - 10 -
는 부실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를 매입하고, 부실기업은 매각대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여 부채를 상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PEF에는 산업은 행 외에 다른 재무적 투자자들도 참여하게 되며, PEF는 재무적 투자자들에 게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함으로써 재무적 투자자 모집을 용이하게 할 것이 라는 것이다. 한편, PEF는 매입 대상 회사의 시가에 20~30% 의 경영권 프 리미엄을 얹어 인수하고, 매각기업에게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추후 시장상황이 좋아지면 매각기업이 자회사를 되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 고 한다. 만약 매각기업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PEF가 매입한 회 사는 제3 자에게 매각하고( 상장 등), 공유한다는 것이다. 매각에 따른 이익은 당초 매각기업과 이와 같은 구조조정 PEF 가 실제 설립된다면, 산업은행을 제외한 모 든 이해관계자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가 된다. PEF의 재무적 투자 자는 수익률이 보장되고, 매각기업( 기존 주주) 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하는데다, 이후 콜옵션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산업은행만이 매각기업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의 수준과 매각이익의 공유 여부 및 그 비율에 따라 손익이 판가름 나게 된다. 이하에서는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의 구조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 하에서 3 년 후(2012 년) 매각시점에서의 기업가치 변화에 따른 산업은행의 수익률을 계산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예시하였다. 시뮬레이션의 기본가정은 다음과 같다. 매각대상 자회사의 현재 시가 또는 공정가격은 1조원 20%( 즉 0.2 조원) 의 경영권 프리미엄 인정, 따라서 매입가격은 1.2조원 PEF 내 산업은행과 재무적 투자자간 비중은 50:50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3년간의 최소 수익률 10% 보장 따라서 산업은행과 재무적 투자자는 2009년 현재 각각 0.6조원씩 출자하여 PEF 를 설립한 후, 매각대상 자회사를 1.2 조원에 인수( 시가 1.0 조원 + 경영 권 프리미엄 0.2 조원) 3 년 후(2012 년) PEF를 해산할 때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최소 0.66조원의 원리금 상환 보장( 원금 0.6 조원 + 10% 의 수익 0.06 조원), 초과수익이 발생 할 때에는 산업은행과 재무적 투자자가 50:50으로 배분 - 11 -
A) 산업은행의 손익 시뮬레이션 1 : * 가정: 매수청구권 행사가격 = 당초 매입가격, 즉 1.2조원으로 고정 1 경기회복으로 기업가치가 1.5조원으로 상승하는 경우 ( 기업가치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높으므로, 매수청구권 행사) 연도 산업은행의 현금흐름 내용 금액 계산 2009년 자회사 공정가액 지급 0.5조 1조 x 50%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0.1조 1조 x 20% x 50% 2012년 재무적 투자자 수익 지급 0.06조 1.2조 x 50% x 10%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 수익률 0.6 x (1+R)3 = 0.54 R = 3.45% (3년간 10.0%) 0.54조 1.2조 0.6조 - 0.06조 ( 매수청구권 행사가격 1.2조에서 재 무적 투자자의 원리금 0.66 조 상환) 2 경기가 전혀 회복되지 않아 기업가치가 그대로 1조원인 경우 ( 기업가치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으므로 매수청구권 행사 포기, 시장가격 * 1.0조원으로 제3 자에게 매각) 이하에서는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과 수익률만 표시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 수익률 0.6 x (1+R)3 = 0.34 R = 17.25% (3년간 43.3%) 0.34조 1.0조 0.6조 - 0.06조 ( 시장가격 1.0조에서 재무적 투자자 의 원리금 0.66 조 상환) 3 경기가 더 악화되어 기업가치가 0.5조원으로 하락하는 경우 ( 기업가치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으므로 매수청구권 행사 포기, 시장가격 0.5조원으로 제3 자에게 매각)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 0.16조 수익률 0.6 x (1+R)3 = 0.16 R = 164.37% (3년간 126.7%) 0.5조 0.6조 - 0.06조 ( 시장가격 0.5조에서 재무적 투자자 의 원리금 0.66 조 상환) 결국 시뮬레이션 1 에 따르면, 3년 후 기업가치가 어떠하든 간에 산 업은행의 수익률은 (-) 를 기록하게 된다. Heads you win, tails I lose. - 12 -
B) 산업은행의 손익 시뮬레이션 2 : * 가정: 매수청구권 행사가격 = 당초 매입가격 + 기업가치 상승분의 50% 1 경기회복으로 기업가치가 1.5조원으로 상승하는 경우 ( 기업가치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높으므로, 매수청구권 행사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1.35 조원 = 1.2 + (1.5-1.2)*50% 연도 산업은행의 현금흐름 내용 금액 계산 2009년 자회사 공정가액 지급 0.5조 1조 x 50%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0.1조 1조 x 20% x 50% 2012년 재무적 투자자 수익 지급 0.06조 1.2조 x 50% x 10%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 수익률 0.6 x (1+R)3 = 0.645 R = 2.44% (3년간 7.5%) 0.645조 (1.35조 0.06 조)*50% ( 매수청구권 행사가격 1.35조에서 재 무적 투자자의 확정수익 0.06조를 제외한 매각수익을 반분) 2 경기가 전혀 회복되지 않아 기업가치가 그대로 1조원인 경우 ( 기업가치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으므로 매수청구권 행사 포기, 시장가격 * 1.0조원으로 제3 자에게 매각) 이하에서는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과 수익률만 표시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 0.34조 수익률 0.6 x (1+R)3 = 0.34 R = 17.25% (3년간 43.3.0%) 1.0조 0.6조 - 0.06조 ( 시장가격 1.0조에서 재무적 투자자 의 원리금 0.66 조 상환) 3 경기가 더 악화되어 기업가치가 0.5조원으로 하락하는 경우 ( 기업가치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으므로 매수청구권 행사 포기, 시장가격 0.5조원으로 제3 자에게 매각) 수익률 최종 자회사 매각 수익 0.16조 0.6 x (1+R) 3 = 0.16 R = 164.37% (3년간 126.7%) - 13-0.5조 0.6조 - 0.06조 ( 시장가격 0.5조에서 재무적 투자자 의 원리금 0.66 조 상환)
기업가치 상승분의 50% 를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에 반영하는 시뮬레 이션 2 의 경우에도, 기업가치가 대폭 상승하지 않는 한 산업은행의 수익률 은 (+) 를 기록하기 어렵다. 또한 매각이익이 시현되는 경우에도 그 이익을 원래의 매각기업 및 재무적 투자자와 공유하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수익률 은 높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기업구조조정 PEF의 문제점 이상 시뮬레이션의 결과 채권단( 산은 제외) 과 PEF의 재무적 투자자 들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고, 기존 주주( 동부하이텍) 는 상당한 이익을 얻으 나, 산업은행만이 손실위험을 떠안는 구조인 것이다. 산업은행의 구체적인 손익은 우선매수청구권의 행사가격에 따라 결 정되는데, 시뮬레이션 1 에서와 같이 행사가격이 (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당초 매입가격 수준이면, 산업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손해를 면키 어렵다. 행사가격이 추후 기업가치 상승에 연동되어 초과 매각수익의 일부를 산업 은행이 공유하는 시뮬레이션 2 의 경우,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산업은행도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되지 않았을 때는 시뮬레이션 - 14 - 경기가 회복 1과 마찬가지로 큰 손실을 볼 위험을 안고 있다. 결국 산업은행이 참여하는 PEF가 동부메탈을 매입하는 것은 산업은 행의 손실 인식 시점을 미룰 뿐, 기존의 차입금을 회수하는 대신 새로운 이다. 동부하이텍의 기존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PEF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되는 것 반면 산업은행을 제외한 동부하이텍의 기존 채권자들은 동부그룹이 동부메탈 매각대금으로 신디케이트론을 상환할 경우 손실을 피하게 될 것 이며, 이 경우 동부하이텍의 차입금에 담보를 제공한 김준기 회장 역시 자 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산업은행 주도의 PEF에 동부메 탈을 매각하여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사람은 김준기 회장이 된다. 결국 구조조정 PEF는 산업은행을 매개체로 국민의 세금이 부실기업 에 투입되는 유사 공적자금의 수단이 될 것이며, 경영부실을 초래한 기존 대주주나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기존 채권단에 대해서는 전혀 그 책임을 묻지 않는 전형적인 모럴해저드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이처럼 수익 향유와 손실 부담의 구조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는 자기책임의 원칙 하에서 합리적인 인수 매각가격을 발견 하는 자생적 인 구조조정 수단의 발전을 저해하는 역효과도 우려된다. 국책은행이 모든 손실부담을 떠안아주는 환경에서 민간주도의 구조조정 시장이 조성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은행의 기업구조조정 PEF의 문제점은 미국의 공적자금 을 통한 부실자산 처리 방식인 민관투자프로그램 ( 이하 PPIP; Public Private Investment Program) 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따라서 스티글리츠 교수, 크루그먼 교수 등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제기했던 PPIP에 대한 비 판 3) 이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이사회(FRB) 는 공 동으로 지난 3월 23일 PPIP 를 발표하였다. PPIP는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 자산의 성격에 따라 부실대출(legacy loans) securities) 해소 계획 등 두 분야로 나뉜다. 해소 계획과 부실증권(legacy 이 중 부실대출 해소 계획 (The Legacy Loans Program: LLP) 은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가 운영하며, 민간 투자가와 함께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채권을 매입하게 된다. 민간 투자가가 경매절차를 통해 원금이 100달러인 대출채 권을 84달러에 매입하면 재무부와 민간투자가는 각각 6달러씩 지분 출자를 하여 12 달러를 마련하고, 나머지 72달러는 FDIC의 보증 하에 부채 자금을 조달하여 마련( 자본대비부채비율 1:6 까지 허용) 하는 것이다. PPIP의 부채를 FDIC가 보증해주므로 결국 민간투자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이득을 보는 반 면, 손실이 나는 경우 그 대부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구조가 된다. PPIP 참여자들의 손익구조와 이에 따른 인센티브구조의 왜곡 효과는 산업 은행의 구조조정 PEF 와 사실상 동일하다. 미국의 PPIP는 국민으로부터 은 행의 주주와 민간투자자에게로 부를 이전시키는 구조이며, 조정 PEF 산업은행의 구조 역시 국민으로부터 매각기업의 대주주와 재무적 투자자에게로 부를 이전시키는 구조인 것이다. 3) 미국의 PPIP에 대한 비판으로는 Dennis Snower 교수의 글 http://www.voxeu.org/index.php?q=node/3593; Joseph E. Stiglitz 교수의 글 http://www.nytimes.com/2009/04/01/opinion/01stiglitz.html?_r=1 ; Jeffrey Sachs 교수의 글 http://voxeu.org/index.php?q=node/3339 ; 및 Paul Krugman 교수의 글 http://krugman.blogs.nytimes.com/2009/03/23/geithner-plan-arithmetic/ 등을 참조 - 15 -
3. 맺는 말 동부그룹의 동부메탈 매각에 대해 산업은행이 제시한 조건들은, 리 선제적 구조조정, 아무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등의 미사여구로 포장한다고 하 더라도, 결국 납세자의 돈을 부실기업에 무상 지원하는 유사 공적자금, 모 럴해저드, 관치금융의 본질을 숨길 수 없다. 동부하이텍, 나아가 동부그룹 전체가 작금의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 것을 단순히 시장 환경의 외생적 변화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가 반도체 산업으로의 진출을 발표한지 룹의 반도체 사업은 정상궤도에 올라서지 못하였으며, 동부전자 10년도 더 지난 현재까지도 동부그 계열사들이 반도체 사업의 부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룹 전체의 재무적 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금산법 제24조 위반으 로 제재를 받기도 하였으며, 지배주주의 개인담보를 해지하고 오히려 수수 료까지 지불하는 등의 부당거래 의혹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도 또다시 구조조정 PEF를 통해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에 막대한 특혜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합리화할 수 있는가? 더군다 나 산업은행은 동부하이텍이 금융기관들과 맺고 있는 신디케이트론 약정의 주간사은행임에도 동부그룹의 부실심화와 부당거래 의혹을 방치해왔는데, 또다시 동부그룹의 구원투수가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부 실그룹의 지배주주 일가와 채권단이 부담해야할 손실을 메워주는 격이다. 한편 최근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되는 SPC의 재무적투자 자에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PC의 재무적 투자자에 동부그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두산그룹의 채권자 인 산업은행이 참여했다면, 최근 신선하고, 기발한(?) 구조조정 방법으로 칭 송받고 있는 두산그룹의 경우 역시 동부그룹의 경우와 하등 다를 것이 없 다. 또한 만약 산업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지 않는 대신 국민연금이 참여한 것이라면, 이는 국민의 노후 자금을 담보로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이익을 지켜주는, 유사 공적자금, 관치금융의 또 다른 예시일 뿐이다. 관치금융을 통해 모럴해저드를 조장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현재 모습 이 과연 민영화를 통해 글로벌 CIB(Corporate Investment Bank) 로의 발 전을 지향한다는 산업은행법 개정의 취지와 부합하는 것인가? 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약 169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의 엄 청난 비용을 치르면서도 우리는 경제질서 개혁을 위한 소중한 기회와 교훈 - 16 -
을 얻었음을 위안거리로 삼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10 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경제위기 국면에 대처하는 기업과 정부의 행태를 보면, - 17 - 과연 과거 로부터 교훈을 얻기는커녕 과거의 실패경험을 기억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와 관치금융의 낡은 관행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고,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및 기업평가 능력이 전혀 진전되지 못했음을 반증하고 있다. 에, 다시 한 번, 10년 전의 외환위기와 작금의 경제위기가 주는 교훈을 되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채권금융기관 및 시장을 통한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발전시 켜야 한다. 위기가 터진 이후에 사후 약방문 격으로 ( 유사) 공적자금을 투입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채권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그리 고 시장의 다양한 구조조정 수단을 통해 부실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상시적 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관행을 발전시켜야 한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은 국민경제의 동태적 효율성을 제고하는 핵심적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위기 시 정부의 최종대부자 기능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즉, 지급불능의 부실기업을 지원해서는 안 되며( 역선택의 문제 해소), 지원을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도덕적 해이의 문제 해소), 야 한다. 또한 지원 조건에 대한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해 그러나 유사 공적자금에 의한 관치금융은 이러한 원칙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서, 정부의 자의적 개입이 시장의 발전을 억압함으로써 또 다른 위기를 야기할 뿐이다. 나아가 구조조정 비용은 사회화하는 반면, 그 성과는 기득권층에 의해 사유화 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 장경제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붕괴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함을 잊지 말 아야 한다. 셋째,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민 영화를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마당에 산업은행이 또다 시 관치금융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난센스일 뿐이다. 구조조정기금 및 금융 안정기금 등의 공적자금은 그나마 최소한의 법적 통제 장치가 마련되어 있 으나, 산업은행, 기보 신보 등의 금융공기업을 통한 유사 공적자금의 집행은 그 어떠한 통제장치도 작동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공기업의 투명성 과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와 관행의 진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 한 의미에서 산업은행 민영화의 방향 및 시점을 재검토하여야 하며, 특히
산업은행 주도의 기업구조조정 PEF 구조는 반드시 재설계되어야 한다. 넷째, 금산분리 원칙을 흔들림 없이 유지 강화하여야 한다. 동부그룹 의 경우를 보더라도 재벌의 계열금융기관은 총수의 사금고라는 사실을 다 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으로 세계 각국이 금융 규제감독체계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을 무시한 채, 금융 부문을 산업육성정책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낡은 인식이야말로 금융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다. 다섯째,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혁은 더욱 가속화 되어야 한다. 동부 한농의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작동했다면, 그 부실을 그룹 전체로 확대시킨 반면, 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합병함으로써 총수에게는 부당이익을 안겨주는 거 이러한 구태는 한국의 재벌개혁이 여전히 미완성의 과제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외이사 제도의 개선, 이중대표소송 제도의 도입 등의 내 외부 규율을 강화하고, 법기구의 법집행의 엄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감독기구 및 사 끝. -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