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 제기 전통적 인 의미의 언론사 영역을 넘어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전반 의 역사 연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곧 미디어라는 기술적 도구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역사적 연구들, 그리고 미디어와 기술 을 둘러싼 사회적 실천 및 상호작용의 역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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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언론정보연구 53권 2호, 2016년,11 47 http://icr.snu.ac.kr/jcr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DOI: 10.22174/jcr.2016.53.2.11 정치사와 문화사, 테크놀로지와 사회 변동의 교차점 프랑스의 미디어사( 史 ) 연구의 역사적 경과와 쟁점 박진우 건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 jinwoo421@gmail.com 전통적인 의미의 언론사 연구를 넘어서는 미디어사 연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 되고 있다. 이 연구는 1980년대 이후 프랑스에서 전개된 언론사 연구가 미디어 사로 확장된 역사적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 속에서 정치사와 문화사,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역사,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적 상호작 용의 역사에 관한 쟁점들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프랑스의 언론사 연구는 오랫동 안 정치사의 하위 장르로서, 정치와 언론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1980 1890년대부터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는 아날학파와 신문화사 의 영향을 한편으로, 또한 테크놀로지 발전과 이에 따른 사회구조 변동의 역사를 다른 한편으로 포괄하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였다. 그리고 이는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제도적인 정착과 함께 이루어졌다. 이 연구는 21세기를 맞이한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어떤 새로운 연구 분야가 설정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 케이션학의 여타 분야들 및 주변 학문들과의 지적인 교류 관계를 위해 필수적인 주요한 이론적 도구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한다. KEYWORDS 미디어사( 史 ) 사회문화사 프랑스 언론사 미디어 고고학 11

1. 문제 제기 전통적 인 의미의 언론사 영역을 넘어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전반 의 역사 연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곧 미디어라는 기술적 도구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역사적 연구들, 그리고 미디어와 기술 을 둘러싼 사회적 실천 및 상호작용의 역사를 포괄하는 연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관점에서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Pooley & Park, 2008; McLuskie et al., 2011). 그런 면에서 보자면 우리에게도 커뮤니 케이션 역사 연구의 범위와 대상, 그리고 방법에 대하여 새롭게 고민해 야 할 필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 연구는 프랑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유럽에서 미디어사 연구가 진행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랑스의 사례가 유럽 전체의 경험을 물론 포괄할 수는 없겠지만, 이 사 례에 대한 구체적인 탐구는 또한 연구의 유럽적 전통에 대한 보다 넓은 연구를 향한 출발점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언론사 연구는 사실 매우 오래된 것이다. 언론과 정치의 관계를 다루는 정치사의 오랜 하위 분야로 출발한 언론사 연구는 1980 년대 이후 매우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계기가 있다. 우선 전후 프랑스 역사학이 아날 학파에서 심성(망탈리테)사, 그 리고 미시사(micro-history)와 신문화사(New Cultural History) 연구 로 전환되는 것과 보조를 맞추어, 미디어와 문화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동시에 대학의 커뮤니케이션학과들이 제도적으로 정착되 면서 방송과 저널리즘, 그리고 테크놀로지와 사회 변동의 역사와 같은 학문 내부의 세부 영역들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해졌다. 이 연구는 양 자에 따른 변화를 통시적으로 고찰하면서, 정치와 언론 의 역사라는 고 전적인 틀이 미디어사 라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어 나갔던 궤적을 추 적한다. 그 속에서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고민들을 함께 검 토해 보고자 한다.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방대한 작업이지만, 우리에 게 유의미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논의를 최소화시 켜 보고자 한다. 12

되돌아보면 커뮤니케이션학은 20세기 전반기 사회과학의 탈분과 적 학문으로 처음 등장하여, 미국에서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도화 되었다. 이 과정에서 실증적 사회과학의 연구 경향이 지배적인 패러다 임으로 확립되었고, 대다수의 역사적 연구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부차적 인 것이 되어 버렸다. 1 미국 커뮤니케이션학의 영향력이 매우 강력했던 국내에서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많은 나라 들이 일련의 편차를 두고 미국식 커뮤니케이션학 모델을 1970년대부터 서서히 흡수해 나갔다. 그리고 각국별로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독자적 인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전통이 미국식 연구 패러다임과 어떤 형태로든 상호작용 혹은 마찰을 일으키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미국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1960년대부터 언어와 기호, 담론과 정치를 둘러싼 구조 주의 기호학적 연구 경향이 확산되었고, 그것은 전체 커뮤니케이션학 연구에서도 매우 중요한 또 다른 이론적 자원으로 기능해 온 바 있다 (Mattelart & Mattelart, 2013; 홍석경, 2014). 2 영국의 연구자들 역시 독 자적인 노동계급 문화 연구의 전통과 구조주의 기호학의 패러다임을 결합하면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문화 연구(Cultural Studies) 라는 이름 의 새로운 학문 분야를 형성시킨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각 국의 연구자들 모두가 그리 손쉽게 역사적 연구를 커뮤니케이션학의 최 우선적인 과제로 설정하기는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 점을 인식하고 극 1 2000년대 초반 정치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유명 저널의 한 특집호는 역사와 정치 커뮤니케이 션 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정치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효과에 대한 수많은 탈역사적 (a-historic)인 연구들이 커뮤니케이션학의 오랜 전통인 양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심각하게 지적한 바 있다(Ryfe, 2001). 디지털 스마트 모바일 소셜미디어로 이어지는 현재의 미디 어와 기술 환경, 그리고 그것의 이용 형태와 효과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라도 보다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접근은 어쩌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2 기호학적 분석에서 미디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선구적으로 지적한 롤랑 바르트 이후, 다수 의 연구자들-에드가 모랭(Edgar Morin),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 그레마스(A. J. Greimas), 크리스티앙 메츠(Christian Metz) 등-이 참여하여 1961년에 창간된 학술지 코뮈 니카시옹(Communication) 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Mattelart & Mattelart, 2013). 13

복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각국별로 편차는 있지 만-대체로 1980년대 이후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McLuskie et al., 2011).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연구는 유럽 전역의 이와 같은 경험을 전체적 으로 조망하지는 못하는 대신, 프랑스의 사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 이다. 프랑스에서 이와 같은 학문 내적 외적인 변화 속에서 어떻게 역 사적 연구의 흐름들을 만들어 나갔는지를 살펴보고, 이러한 경험이 우리 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2. 언론사와 미디어사 연구: 예비적 검토 1) 언론사와 미디어사: 개념적 차별성의 문제 논의를 위해 우선 여기서 사용하는 언론사 와 미디어사 라는 용어에 대 한 최소한의 언급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 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것으로, 그것을 정교 하게 학술적으로 규정하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일반적인 언론사 의 개념은 언론 현상에 관한 역사이며, 전통적인 미디어인 신문과 방송을 둘러싼 제도와 활동의 역사를 지칭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언론사라는 용어는 커뮤니케이션사 라는 보다 넓은 의미 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학 연구의 일 부분으로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현상과 그 과정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현대 커뮤니케이션학의 탄생에서 매우 중요한 이론 적 토대를 제공했던 시카고학파(로버트 파크(Robert Park))에서 20세기 후반의 마이클 셔드슨(Michael Schudson)이나 제임스 캐리(James Carey) 등에 이르는 일련의 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특정한 기술 혹은 매체를 매개물로 삼아서 사회적으로 이루어지는 넓은 의미의 의미와 상 징의 교류 및 이를 통한 사회적 의미의 맥락의 창출 과정을 커뮤니케이 14

션이라고 정의해 왔다(Pooley, 2007).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사란 이 같은 사회적 의미 창출의 역사적 과정을 통칭하는 말로 이해될 수 있다. 예컨대 시몬슨과 그 동료들(Simonson et al., 2013, p. 14)은 더욱 구체 적으로 다음 4가지 영역이 커뮤니케이션사가 다루어야 할 대상이라고 명시한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역사(communication history) 그 자체와 이 에 관한 문헌들. 둘째,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다루는 역사 문헌들. 셋째, 특정한 기술이나 매체의 역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사 회적 실천 현상과 이를 다루는 역사적 문헌들. 넷째,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관하여 역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이론 적 문헌들. 국내 학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사 라는 용어 대신에 비교적 좁은 의미의 언론사 라는 용어가 더 자주 사용되어 왔다. 이 용어는 한편으로 는 저널리즘의 역사와 그리 먼 거리에 있지 않다. 3 하지만 그보다는 더 넓은 의미망을 가진다. 즉, 언론(인물, 제도 및 실천) 의 역사, 그러니까 인쇄 매체와 방송을 중심으로 그것의 성립과 활동을 1차적인 연구 과제 로 설정하고, 방대한 역사적 문헌과 증언들을 사료로 삼아서 실증적으 로 해당 연구 주제를 규명하는 역사적 연구를 일컫는 말로 해석할 수 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념 규정 방식은 커뮤니케이션사 본래 의 취지, 그러니까 커뮤니케이션학 전반의 다양한 연구 주제들에 대한 역사적 접근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충족시키기 매우 어렵다(강준만, 2007). 3 물론 그렇다고 한국의 언론사 라는 개념이 반드시 저널리즘사 와 일치하는 것만은 아닐 것 이다. 이러한 맥락을 정확하게 지적해 주신 익명의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15

그렇기에 대안적으로 특정 미디어와 테크놀로지, 그리고 이를 둘러 싼 사회문화적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목적에서 미디어 사회문화사 라는 새로운 개념 규정이 시도되기도 하였다. 이는 기존의 언론사 연구만으 로는 특정 기술이나 매체라는 물질적 기반, 그러니까 의미와 관념들의 생산과 유통의 물질적 기반 이 특정 시대 특정 사회의 가치나 신념 체계 는 물론 문화 전반의 변화와 어떻게 밀접하게 관련되는지에 대해 충실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이상길, 2008, 27 쪽). 4 따라서 이 용어에는 특정한 커뮤니케이션 현상과 그것을 실현시키 는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매체가 사회적인 소통 과정에서 끼치게 되는 구 조적인 영향력에 보다 주목하고자 하는 연구자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유선영 외, 2007; 이상길, 2008). 분명한 사실은 아직도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역사에 대한 명료 한 개념 층위의 설정이 쉽지는 않다는 점이다. 다만, 비록 제한적이지만 여기서 사용하는 미디어사 라는 용어를 이해하는 기초는 어느 정도 마 련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과거의 언론사 개념에서 탈피하려는 과정 에서 이루어진 미디어 사회문화사 의 문제의식, 그리고 넓은 의미의 커 뮤니케이션과 테크놀로지의 역사 에 대한 이해 모두를 담고 있다. 즉, 한 편으로는 물질적인 수단 에 해당하는 개별 미디어 형태 및 그것을 산출 한 특정 테크놀로지를 핵심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다른 한편으로 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전달 공유 보존되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담론 과 의미들의 총체를 또 다른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유선영 외, 2007; 이 상길, 2008; 한국방송학회, 2011). 이는 곧 테크놀로지와 매체, 그리고 정보와 공유된 의미를 통해 구성되는 개인들 간의 상호작용과 그 결과로 이루어진 사회적 변동 및 제도화 과정 전반을 포괄하고자 하는 지적인 야심을 보여 주는 것이다. 4 이상길(2008, 45 46쪽)은 따라서 기존의 정치 경제사 중심의 미디어 역사 연구의 관심 영 역을 사회사 문화사의 이론적 방법론적 대립을 실용적인 수준에서 통합하는 새로운 역사 연구의 오리엔테이션을 제기하였다. 16

이러한 인식을 통해 여기서는 프랑스에서 전통적인 언론사의 영역 이 차츰 확장된 미디어사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커뮤 니케이션학의 주요한 이론적 자원들과 역사적 연구가 결합하는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추적해 보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시대적인 변곡점 을 확인하기 위해 아래에서 제시한 3가지 영역을 (비록 여전히 느슨한 형태이지만) 관찰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첫째, 개별 매체와 테크놀로지를 통해 이루어진 새로운 사회적 커 뮤니케이션 형태의 출현과 구조화 과정에 대한 이론적 실 증적 분석의 확장. 둘째, 특정한 매체나 테크놀로지의 출현 과정에서 야기되었던 사회 적 권력 관계의 변화와 그 산물로서의 특정한 제도화 과정에 대한 분석으로의 확장. 셋째, 커뮤니케이션학의 주요 이론과 개념들의 도입을 통한 분과 역사 연구의 심화에서 차츰 역사적 연구 자체를 통한 커뮤니 케이션학의 이론적 혁신에의 기여로의 확장. 2) 프랑스의 전통적인 언론사 연구: 정치와 언론(신문)의 관계 변화의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프랑스의 오랜 언론사 연구의 전통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프랑스의 학문적 체계 속에서 오 랫동안 언론사 는 결코 커뮤니케이션학의 영역에 속하는 분야가 아니었 다. 오히려 역사학의 오랜 전통 속에서 정치사의 하위 장르이자, 언론 활 동과 관련된 지성사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었다. 클로드 벨랑제(Claude Bellanger)와 그의 동료들이 간행한 프랑 스 신문의 역사(Histoire générale de la presse française) (1969 1976)는 바로 이러한 경향을 대표하는 저술이라 하겠다. 총 5권으로 구 성된 책은 전근대 시대에서 1789년 대혁명과 1814년 나폴레옹 전쟁 (1권), 1815년 왕정복고에서 1871년 보불전쟁과 파리코뮌(2권), 1871 17

년 제3공화국의 출범에서 1940년의 몰락(3권), 1940년 파리 점령에서 해방과 제4공화국 시기(4권), 그리고 1958년 이후의 제5공화국(5권)이 라는 정치사의 일반적인 시대 구분법을 그대로 따른다. 이 책의 초점은 결국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프랑스 정치에서 독립적인 저널리즘의 활동 이 사실상 정당을 대신할 정도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Ferenczi, 1993). 그 속에서 해당 시대의 대 표적인 신문들과 그 발행인들, 이들이 제기한 주요한 정치 논설과 그것 의 영향을 연대기적으로 고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또한 당대 프랑스의 커뮤니케이션학의 영향은 물 론, 당대 역사학의 혁신적인 요구와도 사실 거리를 두었던 매우 전통적 인 형식의 정치사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저널리즘 현 상에 대하여 제기되었던 기초적인 이론적 자원들은 거의 활용되지 않는 다. 대신 대량 인쇄술의 등장과 같은 근대적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언론 시장 내부에 끼친 경제적 영향-출판 시장의 성장, 신문 잡지 자본의 출현과 정론지( 政 論 紙 )적 성격의 탈피, 독자층의 성장과 분화 등-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에 집중한다. 물론 이것 또한 매우 엄격한 실증주의 역사학 의 언어와 방법론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해당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 담론에 대한 분석이 정치권력이나 제도 혹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 한 해명으로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더불어 정치사 지성사 사회경 제사를 통해 동시대 독자들의 심성 구조에 접근하고자 하는 총체적인 역사(histoire totale) 를 향한 당대 역사학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도 별다른 의식이 없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고전적인 정치사 의 범주 속에서 신문 매체의 역사를 다루는 방식을 구현한 거의 마지막 작 품이라고 할 수 있다. 블랑댕(Blandin, 2009)의 평가처럼 프랑스의 언 론사와 미디어사 연구가 기존의 정치사 패러다임을 해체하고 새로운 역 사학적 조류(사회경제사 및 문화사)를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이론적 관 점과 병행하려는 노력은 1980년대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18

3)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역사에 대한 관심 1980 1990년대 프랑스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미디어의 역사를 특정 한 테크놀로지의 도입에 따른 사회구조적인 변동의 일환으로 파악하려 는 시도를 통해, 정치와 문화 의 관계에 치중하던 태도로부터 벗어난 새 로운 움직임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1980년대 이후 본격적인 제도화 과정을 거치 게 된 커뮤니케이션학이 전통적인 정치사 연구에 가한 충격으로 설명되 어야 한다. 신생 분과의 등장은 이제 미디어와 저널리즘,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등의 문제를 어떤 주제에 맞게 어떤 자료와 방법론을 동원해 서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촉발시켰다. 그리고 역사적 접근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차적인 접근의 경로였다. 해당 미디어와 테크 놀로지가 어떤 형태로 등장하고 정착하며 또 발전하게 되었는지에 대하 여 우선 기술되어야만 했던 것이다. 1970년대부터 미주 대륙에서 활동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아 르망 마틀라르(Armand Mattelart)의 작업은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 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전쟁 진보 문화(La Communication- monde) (1991/1999) 및 커뮤니케이션학사에 대한 일련의 저술들(예컨대 Mattelart & Mattelart, 2013(초판 1994))은 미국에서 시작된 커뮤니케이션 연구 의 경과, 테크놀로지 발전의 역사, 그리고 이를 통한 다양한 개별 연구 영역의 등장 과정을 개괄하고 있다. 이러한 저술들이 물론 그 자체로 미 디어사 연구는 아니지만, 새로운 미디어사 연구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레퍼런스 로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였다. 파트리스 플리시(Patrice Flichy)가 쓴 근대 커뮤니케이션의 역사 (Une histoire de la communication moderne: Espace public et vie privée) (1991)는 이 시기에 등장하여 매우 중요한 레퍼런스 로서의 지 위를 갖게 된 저술이다. 이 책은 19세기 서구 사회의 급진적인 변화를 낳 게 된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탄생과 확산을 낳게 된 정치적 사회 적 변화의 역사를 추적한다. 책 속의 시대 구분이 그러한 문제의식을 대 19

변한다. 비록 서구의 역사적 경험만을 다루고 있지만, 근대 커뮤니케이 션의 1기는 크게 유 무선 전신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군 사적 용도에서 국가 주도로 이용되다가 점차 자본주의적 시장 주체들에 게 주도권을 넘겨주었던 19세기의 전반기(1790 1870)이다. 2기는 축 음기나 영화, 전화와 초기 라디오처럼 공적인 기능 못지않게 사적인 삶 (vie privée) 의 활성화에 매우 크게 기여하였던 특정 유형의 테크놀로 지가 전면에 부상하였던 시기(1870 1930)이며, 3기는 라디오와 텔 레비전이 글로벌한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테크놀로지 로 기능하게 된 시대(1930 1990)이다(Flichy, 1991). 이 책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사회적 삶의 양 상과 직결된 중요한 변수로 직접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특정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역사적 등장과 확산을 당대의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 속에서 체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다. 커뮤니케이션 기술 발전이 미디어 이용의 개인화(individualisation) 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사적인 삶의 주요한 속성-즉각적(immédiate)이면서 미디어화 (médiatisé)된 사회적 삶-을 낳게 된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미디어 기술의 발달에 대한 통사적 접근의 형식 때문에, 또한 시대 구분 을 둘러싼 반론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를 사 회구조적 변동과 결부시키고자 하였던 당대 프랑스 커뮤니케이션학의 관심을 전면으로 다루는 중요한 진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다. 프레데릭 바르비에(Frédéric Barbier)와 크리스틴 베르토-라브니 르(Christine Bertho-Lavenir)가 함께 쓴 미디어의 역사: 디드로에서 인터넷까지(Histoire des médias de Diderot à Internet) (1996)는 조 금 다른 차원에서 이 시대의 연구 경향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저자들은 근대 미디어의 역사에 훨씬 긴 시대를 포함시키면서, 이를 세 시기로 구 분한다. 1기는 제2차 책 혁명의 시대 (1751 1870), 2기는 보편적 미디 어의 시대 (1870 1950), 그리고 3기는 네트워크의 세계 (1950 현재) 가 그것이다. 이 책은 앞의 저술들과는 달리 냉전의 소멸과 세계화라는 20

대외적 환경 변화,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가 출현하였던 1990년대의 맥락에서 이루어진 작업이다. 따라서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보다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저자들은 이제 테크놀로지 가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사용되는 방식이 정치적 사회적 변화와 결부 되는 양상이 미디어 역사 기술( 記 述 )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어야 한다 고 주장한다(9쪽). 5 물론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이 가시화되는 것과는 별도로, 이 시기에 프랑스의 언론사 연구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전 환되었는지를 질문한다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단초들은 서서히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그것의 수용이라는 미디어사 고유의 관점의 역사가 전면화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것은 주요 인물들과 주요 매체들에 대한 전기적( 傳 記 的 ) 연구를 수행하는 전통적인 언론사 연구와는 독자적인 흐름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3. 새로운 영역 분화: 미디어사 연구를 향한 다양한 주제와 대상들 1980 1990년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사 연구의 흐름들이 몇 가지 주요 영역에서 서서히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이 장에서는 그 중에서 3가지 주요한 사례- 독서 혁명 을 둘러싼 역사학계와 사회과학 계의 대화, 저널리즘의 역사에 대한 관심, 그리고 방송과 정치 라는 새로 운 문제 영역의 출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주제들은 모 두 기존 정치사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서서히 탈피하면서 테크놀로지와 5 다만 문제는 이 책이 교재 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각 매체별로 서술의 수준 편차가 조금 나 타난다는 점일 것이다. 저자들의 의도와는 달리 여전히 인쇄매체(신문, 잡지) 중심으로 서술 되고 있다는 점, TV와 인터넷에 대해서는 아직은 개별적인 연구 성과들을 별달리 성공적으로 종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21

사회 변동의 문제를 새롭게 부각시키거나, 커뮤니케이션학의 이론적 범 주들의 적극적인 수용하면서 연구의 폭을 심화시키고, 또한 미디어와 권 력 구조의 제도화라는 새로운 문제 영역을 개척해 나갔던 중요한 사례들 이다. 그렇기에 1990년대 이후 미디어사 연구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충 분히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1) 책과 혁명 에서 독서 혁명 으로: 역사와 사회변동, 정치사와 문화사의 결합 미디어사에서 비록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책 이라는 고 전적인 미디어 형식이 야기한 사회문화적 변화는 그 자체로 중요한 주제 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어쩌면 모든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역사와 사회변 동이 맺는 구조적인 연관에 대한 사례일 뿐 아니라, 그것 자체가 커뮤니 케이션학과 인접 사회과학이 결합하는 학제적 연구의 오랜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르비에와 베르토-라브니르의 저술은 프랑스의 근대적 미디어의 역사는 구체적으로 1751년 백과전서 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Barbier & Bertho-Lavenir, 1996). 이는 백과전서 가 당대 모든 지식들의 총결산이자, 다가올 미래의 진 보를 대중들에게 약속하였던 매우 구체적인 미디어 혁명에 해당하는 것 이기에 근대적 미디어사의 출발점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9쪽). 계몽주의 시대에 책은 지식과 정보 전파의 가장 유력한 문화적 모 델이었다. 그것은 인쇄혁명이라는 테크놀로지 발전과 결합되면서 유럽 전역에 걸쳐 데카르트적인 인식론 혁명을 전파하였던 유력한 매개체였 다. 이와 관련하여 책과 혁명, 즉 인쇄 기술과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하 여 전파된 사상과 이념의 역사는 사회사 정치사의 매우 중요한 관심사 였다(Mornet, 1933/1993). 초기의 연구자들은 책과 신문(잡지, 팜플렛) 의 인쇄업자들과 이들의 유통망이었던 구체제하의 서점들, 그리고 이들 과의 폐쇄적인 시장을 구성하던 유럽 전역의 독자 네트워크에 대한 매우 실증적인 연구들 6 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갔다(Darnton, 1995/2003). 22

하지만 여기까지는 전통적 역사학 내의 이른바 지성사 적 연구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방향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하버마 스(Habermas, 1989)는 근대성의 형성 과정에서 정기간행물의 등장과 공론장(public sphere)의 형성을 언급하면서, 그 속에서 토론하는 시민 들 혹은 토론하는 공중 에 주목하였다.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은 정기간행물과 독자의 등장이 상상의 공동체 로서의 근대 국민국가의 탄생의 기반으로 작용하였음을 설명하였다(Anderson, 1983/2002).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또한 이 시대에 프랑스 학 계에 재발견되었던 중요한 사상가였다. 랑베르티(Lamberti, 1983)의 설 명처럼 토크빌은 이 시기에 근본적으로 사회적 삶의 습속(habits)에 대 한 성찰을 남긴 사회학자로 재규정되었다. 그의 구체제와 프랑스 혁 명 (1856/1989)은 대혁명을 이끌어 낸 정치적 사상이 아니라, 오히려 대혁명이라는 사건을 앞에 두고 치열하게 대립한 여러 담론들, 그리고 이를 이끌어 낸 여론 정치의 메커니즘에 대한 역사적인 설명을 시도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논의들을 자양분으로 삼아서 책과 혁명 이라는 수 단적인 논의 방식은 이제 독서 혁명 이라는 구체적인 실천 층위의 틀로 옮겨가기 시작하였다. 혁명기의 주요 사상가들의 저술에 대한 지성사적 인식보다는 오히려 혁명기의 무수한 신문과 팸플릿들이 시민들의 의견 형성에 끼친 영향력이라는 실천 층위의 관심이 더 중요시된 것이다. 이 러한 인식은 이제 독서하는 개인들과 집단들 의 형성 과정 및 사회적 실 천의 과정, 그 속에서 탄생한 반종교적 반권위적 문필 공동체 의 출현 과정에 대한 보다 정치한 문화사적 분석으로 계승되었다. 로제 샤르티 6 여기에는 특정 출판물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폭넓은 주제의 연구들-예컨대 특 정 신문이나 저술이 끼친 사상적 변화에 대한 지성사적 접근, 특정 작가(샤토브리앙, 발자크, 위고 등)들이 인쇄업자와 맺었던 관계를 통해 특정 작품의 탄생을 추적하는 연구, 인쇄업자 출판인들 자체에 대한 연구(Louis Hachette, Victor Masson, Garnier 형제 등), 그리고 출판 산 업과 기술 발전에 대한 검토 등-이 포함된다. 23

에(Roger Chartier)의 프랑스 혁명의 문화적 기원 (1989)은 그런 면에 서 프랑스 대혁명을 둘러싼 과거의 지성사 연구의 맥락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독서 대중과 여론의 역사로 근원적으로 전도시킨 매우 중요한 저술 이다. 그에 따르면 책과 여론이 혁명을 낳은 것이 아니라 혁명이 책과 여 론의 폭발적인 성장을 낳았고, 이 과정에서 등장한 독서 대중들의 자발 적인 결사체가 정치의 새로운 주체로 부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Chartier, 1989/1998). 샤르티에의 연구는 이후에도 독서 라는 실천의 역사 그리고 독자라는 행위 주체의 역사가 사회 변동과 맺는 체계적인 관 련성에 대한 한층 심화된 독자적 영역을 향하였다(Chartier et Cavallo, 1997/2006). 토크빌과 하버마스, 그리고 샤르티에의 연구로 이어진 문제의식은 결국 미디어사, 혹은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커뮤니케이션사 연구의 과 정이 근대성 자체의 형성과 구조화 과정에 대한 정치학 사회학의 연구 주제와 결합해야 한다는 당위를 새롭게 제기한 것이었다. 이는 앞서 언 급하였던 테크놀로지의 역사와 사회 변동의 구조적 연관성에 대한 문제 의식을 미디어사 연구의 주제로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었던 중요한 지적 변동의 준거였다. 2) 저널리즘과 정치사 연구: 정치사 연구의 확장,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역 사의 결합 1980년대 이후 저널리즘 분야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연구는 다소 양면적 이다. 그것은 기존의 정치사 패러다임이 여전히 작동하는 영역이었지 만, 동시에 저널리즘의 역사 라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탄생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사례들은 궁극적으로 1980년대 이후 프랑스의 대학 제도 속에 정착해 나갔던 커뮤니케이션학과 가 만들어 낸 산물로 평가 해도 지나치지 않다. 7 여기서 전통적인 매스 커뮤니케이션 영역, 특히 저 널리즘의 영역은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였다고 말할 수 있다(Laulan, 2007). 이것이 그 자체로 기존의 언론사 연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종 24

결 시킨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오늘날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의 매우 중요한 기초 저술들을 탄생시켰던 변화의 계기였음은 분명하다. 다수의 연구자들은 우선 19세기 이후 프랑스에서 진행된 저널리즘 현상의 등장, 산업적 변화 및 근대적 저널리스트의 탄생과 같은 주요한 현상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시작하였다. 19세기는 프랑스에서 에밀 드 지라르댕(Émile de Girardin)의 라 프레스(La Presse) (1836년 창간) 와 같은 대중신문이 출현하였던 시대였다. 페렌치(Ferenczi, 1993)의 언급처럼 인쇄 시설이 근대화되면서 대량 인쇄와 대량 판매가 가능해졌 고, 제작비의 절감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신문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광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언론사( 社 )들의 노력도 함께 시작 되었다. 그 결과 르 프티 주르날(Le Petit Journal de Paris) 이나 르 프티 파리지앵(Le Petit Parisien) 처럼 백만 부를 훨씬 넘는 판매 부수 를 가진 상업적 신문도 출현하게 되었다(Barbier & Bertho-Lavenir, 1996). 더불어 1848년 혁명을 거치면서 지나치게 정파성을 구현하는 신 문들이 점차 상업적으로 쇠퇴하는 대신, 문예면 을 위주로 한 새로운 신 문 유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바야흐로 정치 저널리즘 을 대신하 는 문학 저널리즘 의 시대가 시작되었던 시대였다(Ferenczi, 1993). 이 시대의 변화에 대한 역사적 해석은 1980 1990년대 저널리즘 역사 연구의 매우 중요한 쟁점이었다. 이 시기는 분명히 소규모 수공업 적 언론(la presse artisanale)의 정파적 활동 의 시대였고, 따라서 현대 적인 객관주의 저널리즘 과는 분명히 거리가 멀었다. 그 속에서 프랑스 저널리즘이 서서히 문예 저널리즘과 정치 저널리즘의 혼재 를 극복하 고, 영미식의 객관주의 저널리즘 및 전문직 저널리즘을 구현해 나갔던 7 1960년대 사회학자인 조르주 프리드만(Georges Friedmann)의 주도로 고등연구원 내에 설 립된 매스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CECMAS, Centre d Etudes des Communications de Masse) 가 프랑스 최초의 커뮤니케이션학 연구 기관이다. 그리고 1975년에는 EPHE(Ecole Pratique de Hautes Etudes) 내에 정보커뮤니케이션학과 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대학 내 제도화가 시 작되었다. 25

배경과 경과에 논의가 집중되었다. 나아가 현대적인 저널리즘의 발명 (Invention of journalism) 이란 관점, 즉 상업지의 출현과 함께 등장한 취재 보도 및 편집의 독립성과 중립성이라는 새로운 원칙의 등장, 광고 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의 수립, 그리고 새로운 뉴스 수집 시스템의 조 직화 및 취재 보도의 주요 관행 형성을 통해 설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졌 다(Jeanneney, 1996). 샬라비(Chalaby, 1996)가 소위 앵글로 색슨 세 계에서의 저널리즘의 발명 이라고 언급하였던 기준에 맞추어 프랑스의 사례를 설명하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물론 저널리즘의 역사가 과연 커뮤니케이션학 연구의 전체적인 범 위, 그 속에서 언론사 연구의 좁은 범위와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한 논 쟁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저널리즘의 역사는 명백하게 기술과 매체의 발전이라는 넓은 맥락과 관련되며, 그 속에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 화적 제도들과 대중들의 실천과 분리될 수 없다(Hampton & Conboy, 2014, p. 158). 또한 기자와 지식인의 개념이 다소 불분명한 오랜 참여 저널리즘 의 전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던 과거 정치사 언론사의 관점 에 따른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Jeanneney, 1996). 하지만 뉴스 기업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뉴스 생산 및 유통 시스템 확립, 그리고 이에 수반 하는 전문직 언론인과 전문직 규범의 탄생 등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져 갔다(Thoveron, 2003, p. 8). 예컨대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에 프랑스에서 직업적 언론인의 개 념과 전문직주의의 개념이 어떻게 출현하기 시작하였는지에 대한 델포 르트(Christian Delporte)의 선구적인 작업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1880 1950(Les journalistes en France, 1880 1950) (1999)을 우선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들은 1945년 이후 현대 프랑스의 언론 인들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Marin, 1991). 1970 년대 미국의 뉴스사회학 연구의 영향 속에서 전후 프랑스 언론의 편집국 문화에 대한 비교사적 연구(Padioleau, 1985), 혹은 제4공화국에서 현 대에 이르기까지 정치권력이 언론사의 뉴스 생산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뉴스를 통제하게 되는 시스템의 작동 방식에 관한 연구(Lemieux, 2000) 26

등도 미래의 보다 체계적인 저널리즘 역사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1980년대 이후 여론조사 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정치 저널리즘이 등장하여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 함으로써 대중적으로도 매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파트릭 샹파뉴 (Patrick Champagne)의 연구도 언급할 만하다(Champagne, 1990). 3) 방송과 권력, 방송과 정치: 미디어와 권력의 제도적 차원이라는 새로운 문제 설정 방송과 권력, 그리고 방송과 정치 과정에 대한 역사적 연구 또한 결코 빠 질 수 없는 중요한 연구 의제로 등장하였다. 이 분야는 그야말로 프랑스 의 커뮤니케이션학 특유의 연구 영역, 즉 전통적인 정치사 연구의 관심 을 계승하면서 이를 보다 체계적인 이론적 작업과 결부시켰던 분야였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은 바로 프 랑스 학자들이 1930년대 및 1960년대의 프로파간다 연구에 대해 보여 준 관심일 것이다(Proulx, 2007). 이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이 여론의 형성 과정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또한 권력이 어떻게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정치적 지배의 사회적 관계를 재구조화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결부되어 있다. 1958년 드골 대통령이 취임하고 텔레비전을 통 한 정부의 상징 조작이 심화되면서, 당대의 정치학자 및 정치사 연구자 들은 서서히 텔레비전이 정치와 권력과 어떤 관련을 가지는지에 대해 더 욱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Bourdon, 1990). 그 결과 정치학자 및 정 치사 연구자들은 1930 60년대 커뮤니케이션학의 프로파간다 연구 및 효과 이론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이 주제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들이 출현하면 서, 정치사와 커뮤니케이션사 연구는 새로운 접점을 찾게 된다. 제도적 인 측면에서 1951년 설립되어 파리 2대학 산하로 흡수된 프랑스 언론연 구소(IFP, L Institut Français de Presse de l Université Paris II) 는 당 시의 이론적 혁신 과 역사적 접근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1981년에는 방 27

송의 역사를 정치사적으로 검토하려는 학자들의 최초의 연구단체인 텔 레비전의 역사 연구회(Le Comité d histoire de la télévision) 가 결성되 었고, 제2차 세계대전 및 식민지 전쟁 시기 프랑스 정부의 대외 선전정책 과 그 영향력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다(Mattelart, 1992/1999). 방송과 권력, 방송과 정치라는 새로운 역사적 연구의 쟁점은 이 시 기에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형성되었다. 하나는 정치 과정에서 미디어 (특히 방송 매체)가 행사하는 영향력 문제를 보다 역사적으로 접근하는 조류이다. 정치학자 르네 레몽(René Rémond)이 편집한 논문집 새로 운 정치사 연구(Pour une histoire politique) (1988)는 이 문제를 여 론에 미치는 미디어의 영향은 과연 어떠한 것인가, 그리고 국가 정부 정당 압력 단체들은 어떤 수단을 통해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 침 투하며 이를 통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질문으로 요약한 바 있 다(Rémond, 1988, p. 151). 그러니까 이는 텔레비전이 어떻게 유권자 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는가, 동시에 텔레비전은 어떻게 투표에 대한 반작 용을 동시에 가져오게 되는가(회의주의, 미디어에 대한 불신 등), 그리 고 장기적인 정치적 태도나 정치 문화에 텔레비전은 어떤 결과를 야기하 는가라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정치사 혹은 미디어사의 과제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주목할 대상은 방송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둘러싸고 정치인들 과 권력이 보여 주었던 갈등과 상호작용의 역사일 것이다. 특정 정치인 이나 권력 집단이 특정 미디어와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의 권력을 쟁취하거나 유지해 나갔는가를 둘러싼 역사적 접근은 1980년대 이후 봇 물 터지듯 많은 성과물을 낳았다. 초기에는 제4공화국 시기의 언론(신 문, 라디오)과 정치인들의 관계, 드골 대통령이나 주요 각료들과 방송의 관계에 대한 전기적( 傳 記 的 ) 연구로 시작되었지만, 차츰 1950 1980년 대 전반에 걸친 연구로 확장되어 나갔다. 방송사학자 제롬 부르동(Jérôme Bourdon)의 일련의 연구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드골 치하의 텔레비 전의 역사 (1990)라든가 높은 충성심: 권력과 텔레비전, 1935 1994 (1994)와 같은 저술들은 이러한 정치사적 관점을 명확히 견지하였던 저 28

술들이다. 더불어 1980년대에는 메디올로지(médiologie) 라는 프랑스 특유 의 미디어 연구의 움직임도 가시화된 바 있는데, 이것 역시 미디어와 권 력 의 제도적 차원에 대한 문제 제기와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레 지스 드브레(Régis Debray)의 제안으로 시작된 메디올로지 는 1970년 대 이후 확산된 미국식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반기를 들고 미디어 가 아 니라 매개(mediation) 과정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장한 것이었다. 드 브레는 이를 기호의 생산과 사건의 생산 사이를 중재하는 여러 조직과 과정들의 역동적인 총체를 지칭하는 학문 분야라고 설명한다(Debray, 1995). 그는 여기서 전달(transmission) 과 커뮤니케이션 의 개념을 구 분하며, (커뮤니케이션과는 달리) 전달의 개념은 정치적 차원을 내포하 고 있음을 강조한다. 즉, 하나의 메시지를 네트워크에 유통시키는 것은 물론 메시지 유통의 네트워크 자체를 조직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 자 체가 폭력적이고 권력과 결부된 지배 관계의 (재)생산을 담당한다는 것 이다(Mattelart & Mattelart, 2013).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메디올로 지의 관점에서 미디어와 테크노로지 발전의 역사가 지배와 권력 관계의 재생산과 결부되는 양상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그 외에도 방송과 정치, 방송과 권력의 관계에 대한 역사로부터 탈 피하여 방송 그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역사적인 연구들도 시작되었 다.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한 장르별 역사 및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에 대 하여 시대별로 고찰한 실증적인 연구들이 등장하였다. 방송사학자인 장 노엘 잔느네(Jean-Noël Jeanneney)는 당대의 방송사 연구자들과 공동 으로 프랑스 방송의 역사, 제도, 이념은 물론 개별 방송사, 방송인, 프로 그램 등에 대한 종합적인 백과사전 인 세기( 世 紀 )의 목소리: 프랑스 라 디오 및 텔레비전에 대한 역사사전(L écho du siècle: Dictionnaire historique de la radio et de la télévision en France) (1999)을 편찬함으 로써 이 분야의 후속 연구에 매우 큰 도움을 주었다(Jeanneney, 1999; Blandin, 2010). 최근엔 이를 더 확장하여 유럽 전체의 방송 역사에 대 한 체계적인 서술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르동(Bourdon, 2011/2014) 29

은 유럽 전역의 공영방송의 역사-제도, 정책, 프로그램-에 대한 한층 심화된 연구 성과물을 최근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정치 관련 프로그램들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1960년대부터 정치를 직접적인 소재로 삼은 각종 대담 및 토론 프로그 램이 출현하였던 과정에 대한 분석과 함께, 1980년대의 정치 프로그램 이 일종의 정치 스펙터클 로 변모하는 과정에 대한 역사적인 분석 작업 이 수행되었다(Charaudeau, 2001). 또한 정치 토론 프로그램의 역사만 을 다룬 연구도 있었다. 이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프랑스의 텔레비전 은 평균적으로 점점 더 적은 시간을 토론 프로그램에 할애하고 있으며, 토론 프로그램 속에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출연하는 빈도도 점점 줄어들 고 있다고 한다. 이 연구는 대신 정치인 지식인 관료(테크노크라트) 들에게 점점 더 많은 출연 기회와 시간이 보장되는 역사적인 추세를 실 증적으로 증명한 바 있다(Rouquette, 2002, p. 94). 4. 2 000년대 미디어사 연구의 새로운 전개: 학술지와 새로운 연구 주제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는 한층 확장된 영역에 서 더욱 심화되고 정교한 연구 성과물들을 산출하게 되었다. 이 장에서 는 특히 미디어 역사 연구학회와 학술지 미디어의 시간(Le Temps des médias) 을 비롯한 몇 가지 주요 학술지를 중심으로,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관심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미디어의 시간 은 물론 에르메스(Hermès) 나 레조(Réseaux) 와 같은 학술지들은 현 시기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자들(은 물론 나아가 전체 미디어 연구자들)의 관심과 연구 경향을 가장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속 에서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연구 경향들, 특히 미디어 고고학 을 둘러싼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30

1) 연구 영역의 확장: 프랑스 미디어역사 연구학회(SHM)와 학술지 2000년대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는 근본적으로 프랑스 커뮤니케이션 학 전반, 그리고 역사학이나 사회학과 같은 인접 분야의 조류에 발맞추 어 더욱 다양한 주제와 영역으로 확장되어 나가고 있다. 예전부터 지속 된 전통적인 언론사 연구도 물론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후에 창간되어 지금껏 현존하고 있는 개별 언론사( 社 )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해당 시기의 자료들에 대한 접근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본격화되었다. 크리스티앙 델포르트와 그 동료들(Delporte et al., 2010, pp. 708 712)의 연구에 언급된 사례를 참조하자면 로랑 마르탱(Laurent Martin) 의 풍자지 르 카나르 앙셰네(Le Canard enchaîné) 에 대한 연구, 파트 릭 에브노(Patrick Eveno)의 르몽드 연구, 클레르 블랑댕(Claire Blandin) 의 르 피가로(Le Figaro) 연구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그 외에도 이전 시대 지성사 연구의 영향 속에서 20세기의 주요한 잡지들을 통해 주 요 지식인들의 사상 및 언론 활동을 평가하는 작업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 다. 1853년에 처음 창간되어 현재까지 간행되고 있는 우파 계열의 종합 시사 잡지인 르뷰 데 드 몽드(Revue des deux mondes) 및 레몽 아롱 (Raymond Aron)이 창간하여 지금껏 프랑스 우파 지식인들의 매개체 기능을 수행해 왔던 논평(Commentaire) 지의 역사에 대한 연구가 있 다면, 다른 편에서는 장 그라브(Jean Grave)의 새시대(Les Temps nouveaux) 에서 장폴 사르트르가 창간한 현대(Les Temps modernes) 에 이르기까지 전후 프랑스의 좌 우파 지식인들의 소위 진영 잡지 들의 역사와 구체적인 운영의 문제를 다룬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보다 학제적인 새로운 경향의 연구들이 출현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파브리스 달메이다(Fabrice d Almeida) 가 주도한 정치적 상징과 도상학(iconography) 연구, 19세기 후반 이후 프랑스 사회운동의 전통 속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각종 포스터 및 유인 물들에 대한 로랑 제르베로(Laurent Gervereau)의 역사적 연구, 정치 적 언어의 역사적 변천에 관한 담론 연구, 프랑스 정치에서 사용된 각종 31

정치적 이미지들에 대한 크리스티앙 들라주(Christian Delage)의 연구 등이 특색 있는 역사 연구의 성과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1980년대 이 후 미디어 문화 연구의 주요 주제들을 역사적 연구의 영역으로 적극 전 환시킨 사례들도 발견된다. 특히 세대별 문화와 그 시대적 변화, 1960 1970년대 청년 문화와 미디어 문화(방송 프로그램 등) 수용의 과정, 젠 더 관점에서 살펴본 미디어 수용의 계보 등에 대한 관심도 보다 활발해 지고 있다(Vallotton, 2010, pp. 219 223).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한 요인은 물론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프랑스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의 제도적 기반-대학 내의 커뮤니케 이션학과-이 2000년대를 지나면서 사실상 거의 완비되었다. 1990년 대까지 상당 부분 기존 학문 체계-불어불문학, 정치학, 사회학, 법학 등 -내의 세부 전공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던 커뮤니케이션학이 이제는 매 우 강력한 독립 학과로 자리 잡았고, 더불어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의 연구자들을 보유한 세부 전공 영역으로 등장하 게 되었다(Mattelart & Mattelart, 2013). 역사학과 미디어사 연구의 관계 역시 이러한 제도적 변화를 기반으로 차츰 새롭게 정립되어 나갔다. 2000년에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자들이 모여서 최초로 미디어 역 사 연구학회(SHM, la Société pour l Histoire des Médias) 를 설립하였 고, 전문 학술지인 미디어의 시간(Le Temps des médias) 을 창간하 였다. 학회와 학술지는 공통적으로 전통적인 범주의 역사학자 및 언론 사 연구자들은 물론, 역사적 접근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도움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학자들,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인문 사 회과학 분야 연구자들의 본격적인 교류의 장으로 기능하는 것을 근본적 인 취지로 삼았다. 이러한 사실은 2000년대 프랑스 미디어사 연구의 지배적인 흐름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즉, 그것은 전통적인 언론사의 관점을 탈피하여 총체사 로서의 사회문화사라는 역사학 및 역사적 사회과학의 주된 흐름 에 동참하면서, 이를 통해 미디어사 연구의 학제적 틀을 형성시키는 것 을 주된 목표로 삼는다. 더불어 그동안 간과되어 왔었던 이론적 관점들 32

표 1. 학술지 미디어의 시간 의 권호별 주제 구분 기획 테마 구분 기획 테마 1호 (2000). 금지, 터부, 위반의 역사 14호 (2010 봄) 픽션 2호 (2001) 광고의 역사 15호 (2010 가을) 사법부와 정의( 正 義 ) 3호 (2002) 공중(public), 알려지지 않은 존재 16호 (2011 봄) 스파이 4호 (2003) 다른 방식의 전쟁 보도 17호 (2011 가을) 종교 보도 5호 (2004) 쇼아(Shoah)와 집단학살: 미디어, 기억, 역사 18호 (2012 봄) 인터넷의 역사, 역사 속의 인터넷 6호 (2005) 돈과 미디어: 미디어 산업과 자본 19호 (2012 가을) 미디어 속의 사랑 7호 (2006) 정치 캠페인과 미디어 법정 20호 (2013 봄 여름) 세계의 뉴스 8호 (2007 봄) 미디어와 여행 21호 (2013 겨울) 어린이 프로그램 9호 (2007 가을) 스포츠 뉴스 22호 (2014 봄) 음악 프로그램 10호 (2008 봄) 타블로이드 언론과 정치 23호 (2014 겨울) 건강 프로그램의 역사 11호 (2008 가을) 유럽과 문화적 교류의 역사 24호 (2015 봄 여름) 먹방 의 역사 12호 (2009년 봄) 여성의 대의: 미디어 속의 여성 25호 (2015 가을) 미디어 속의 자연과 생태계 13호 (2009 겨울) 방송의 정치적 독립 26호 (2016 봄) 아프리카, 역사와 기억 사이 을 적극 발굴하고 이를 공유 확산시키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부각시키 고 있다. 예컨대 미디어 자체가 단순한 물질적 도구 라는 관점을 넘어서, 디지털 시대의 과학기술의 발전과 미디어 발전의 역사를 후기 산업사회 의 새로운 문화적 사회적 변동과 결부시키려는 과제를 설정하는 것 등 33

이 이에 해당한다. 미디어의 시간 은 미디어사 연구학회의 공식 기관지로 2000년에 창간되어, 2016년 6월 현재까지 총 26호 발행되었다. 8 여기에는 프랑스 의 미디어사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 학자 17명 9 이 편집위원으로 참 여하고 있다. 10 창간부터 2006년(7호)까지는 연 1회 간행되었지만, 2007년부터는 연 2회(봄, 가을호) 발행되고 있다. <표 1>에서는 이 잡지의 창간호부터 지금까지의 기획 테마들을 일 별해 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디어의 시간 이라는 잡지가 추구하 는 보다 폭넓은 미디어사의 주요 영역들에 대하여 대략적으로나마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광고, 뉴스, 검열과 저항, 전쟁 보도, 미디 어 산업, 스포츠 보도 등과 같은 비교적 낯익은 역사적 연구 주제에서부 터 드라마(픽션), 어린이, 인터넷, 정치 캠페인, 여성 문제 등과 같은 보 다 세분화된 영역까지 포괄되고 있다. 나아가 환경, 역사적 기억, 지역 (유럽, 아프리카), 여행, 사랑, 건강에서 먹방 에 이르는 다양한 학제적 연구 영역들도 등장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미디어의 시간 은 현재 프 랑스에서 미디어를 둘러싼 다양한 주제 영역들을 망라하여 연구자들이 서로의 성과를 교류하는 매우 중요한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하겠다. 2) 이론과 역사의 결합: 학술지 에르메스 와 레조 의 사례 미디어의 시간 과 더불어 2000년대 이후 정착 단계에 접어든 또다른 학술지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전적으로 역 8 가장 최근호는 2016년 봄호(통권 26호)이다. 9 편집위원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Pierre Albert, Jean-Paul Bertaud, Christophe Charle, Thomas Ferenczi, Laurent Gervereau, Jean-Noël Jeanneney, Bernard Lauzanne, Marc Martin, Jean-Yves Mollier, Pierre Nora, Christine Pétillat, Jeremy D. Popkin, Daniel Roche, Jean- Pierre Rioux, Jean-Michel Rodes, Jean Sgard, Pierre Sorlin. 10 http://www.histoiredesmedias.com/-le-temps-des-medias-.html 34

사 분야에 한정된 학술지는 아니며, 오히려 현 시기 프랑스 미디어 연구 의 성과를 대표하는 양대 학술지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들을 통해 매 우 수준 높은 미디어사 연구의 성과물들이 남을 수 있었다. 다른 무엇보 다도 이들은 1980년대 이후 프랑스 미디어사 연구의 혁신을 이끌어 내 었던 핵심적인 문제의식-여타 학문 분야와의 교류를 통한 전통적인 문 제 틀로부터의 탈피, 테크놀로지와 사회변동의 구조적 연관성에 대한 관 심, 그리고 미디어와 권력에 대한 새로운 문제 설정-을 공유하고 있으 며, 그 연구 대상을 역사 공간에서 당대 현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설정 하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에르메스(Hermès) 는 국립과학연구소(CNRS) 소속의 미디어학 자 도미니크 볼통(Dominique Wolton)의 주도로 1988년에 창간된 미 디어 연구 전문 학술지로서, 프랑스에서 매우 선구적인 것에 속한다. 에 르메스 는 CNRS 산하에 커뮤니케이션 및 정치 연구실(Laboratoire communication et politique) 이 1987년에 창설되고 볼통이 그 책임자 로 부임하면서 시작되었다. 창간 초기의 연 3회 발행 체제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가장 최근호는 2016년 봄에 발행된 74호이다. 학술지는 출범 초기부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시대적 이 슈들에 대하여 인접 인문 사회과학 분야와 학제적으로 연구하는 무대 임을 천명하였다. 리오타르(Jean-François Lyotard), 하버마스, 알랭 투 렌(Alain Touraine), 에드가 모랭 등과 같은 저명한 연구자들의 기고를 적극 추진하였던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점차 정치 커뮤니 케이션, 영화, 텔레비전 연구, 비디오 게임, 정보화 사회, 문화 다원주의 등의 이슈들에 대하여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다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상대적으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 분야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대 신, 글로벌화와 문화 다양성, 지역 문제에 대한 관심을 늘려 나가는 추세 를 보여 주고 있다. 이 학술지는 무엇보다 새로운 공론장(Le nouvel espace public) (4호, 1989), 공중을 찾아서(A la recherche du public) (11 12호 합본호, 1993), 이미지의 공론장(Espaces publics en images) (13 14 35

호 합본호, 1994), 커뮤니케이션과 정치(Communication et politique) (17 18호 합본호, 1995) 및 여론: 영미권의 연구 시각(L opinion publique: Perspectives anglo-saxonnes) (31호, 2001)과 같은 초기의 정 치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획들을 통해 프랑스에 여전히 극히 일부만 알려 져 있던 영미권 정치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다양한 흐름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하였던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더불 어 우리의 연구 주제와 관련하여, 커뮤니케이션학사에 관한 기획들- 커뮤니케이션학(Les sciences de l information et de la communication) (38호, 2004) 및 커뮤니케이션학의 망각된 기원(Racines oubliées des sciences de la communication) (48호, 2007)-을 통해 연구자들 에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이론적 자원들을 발굴하여 널리 공 유한 바 있다. 레조: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사회(Réseaux: Communication -Technologie-Société) 는 미디어 테크놀로지 분야의 연구자인 파트리스 플리시(Patrice Flichy)와 폴 보(Paul Beaud)가 공동 편집장 을 맡아서 1982년에 창간된 매우 유서 깊은 학술지이다. 네트워크 를 뜻 하는 제목 자체가 드러내듯이, 이 학술지는 1980년대 초반부터 커뮤니 케이션 연구의 영역 전반은 물론 특히 텔레커뮤니케이션 영역의 주요 이 슈들을 논의의 장 속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았다. 격월간 으로 발행되던 초기의 발행 체제는 현재까지 유지되며, 가장 최근호는 2016년 여름호(197 198호 합본호)이다. 이 학술지에서 미디어사 영역을 직접적인 기획 주제로 삼은 것은 49호 텔레커뮤니케이션의 역사(Histoire des télécoms) (1991년 4호) 가 유일하다. 그렇지만 이 학술지는 미디어와 테크놀로지 영역에 걸친 매우 중요한 이슈들을 다루면서, 매우 심도 깊은 역사적 시선을 담은 연 구 논문들을 지속적으로 출간하고 있다. 학술지 출범 초기에는 1970년 대 말부터 프랑스 사회에서 정책적 드라이브가 걸렸던 정보화 사회 의 다양한 이슈들이 주로 다루어졌다. 11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프랑스의 미 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특히 텔레비전과 영상 매체를 중심으로 한 기 36

표 2. 학술지 레조 의 권호별 기획 주제 (2011년 이후) 2016/3 4 (n 197 198) Crime en ligne (온라인상의 범죄) 2016/2 (n 196) Lieux et création (장소와 창작) 2016/1 (n 195) Topographies/topologies: Langages spatiaux, spatialités, espaces (토포그래피/토폴로지: 공간의 언어, 공간성, 공간들) 2015/6 (n 194) La communication à travers les écrans (스크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2015/5 (n 193) Autour d Axel Honneth: Reconnaissance et communication (악셀 호네트 연구: 인정과 커뮤니케이션) 2015/4 (n 192) Cultural studies et économie politique de la communication (문화 연구와 커뮤니케이션 정치경제학) 2015/2 3 (n 190 191) Nouveaux regards de la recherche (새로운 연구 관심) 2015/1 (n 189) Protéger la vie privée à l ère numérique (디지털 시대의 사생활 보호) 2014/6 (n 188) Méthodes digitales (디지털 연구 방법론) 2014/5 (n 187) Le travail politique par et pour les médias (미디어에 의한 그리고 미디어를 위한 정치적 작업) 2014/4 (n 186) Déconnexions (디커넥션) 2014/2 3 (n 184 185) Trente années d une revue (학술지 30주년) 2014/1 (n 183) Évaluations profanes: le jugement en ligne (세속적 평가: 온라인상 에서의 재판) 2013/6 (n 182) Le sujet et l action à l ère numérique (디지털 시대의 주체와 행위) 2013/5 (n 181) Militantisme en réseau (네트워크상의 저항) 2013/4 (n 180) Varia (연구논문) 2013/2 3 (n 178 179) Sociologie des bases de données (데이터베이스의 사 회학) 2013/1 (n 177) Politique des algorithmes (알고리즘의 정치학) 2012/6 (n 176) Internet et pluralisme de l information (인터넷과 정보 다원주의) 2012/5 (n 175) Industries culturelles et Internet (문화 산업과 인터넷) 2012/3 4 (n 173 174) Les formes ludiques du numérique (디지털의 유희적 형 태들) 2012/2 (n 172) Musique et technologies numériques (디지털 음악과 테크놀로지) 2012/1 (n 171) Le travail ordinaire de la sécurité (안전의 일상적 작업) 2011/6 (n 170) Actualités et citoyenneté à l ère numérique (디지털 시대의 이슈와 시민성) 2011/4 5 (n 168 169) Pratiques culturelles et enfance sous le regard du genre (젠더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화적 실천과 아동) 2011/3 (n 167) Données personnelles et vie privée (개인 정보와 사생활) 2011/2 (n 166) Revisiter Adorno (아도르노 재독해) 11 예컨대 도시 정보화(4호, 1984)나 비디오텍스(6 7호, 1984), 원격회의(téléconférence) (10호, 1985) 등과 같은 주제들이 초기에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7

획 논문들이 간행되었다. 예컨대 텔레비전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텔 레비전 뉴스와 여론(21, 22호, 1986), 방송 시장 독점과 경쟁 정책(23호, 1987), 케이블 정책(27호, 1987), 텔레비전 수용자(39호, 1990) 등-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이후 레조 는 프랑스 텔레콤(France Telecom) 연구 랩 등과의 협력을 통해 차츰 정보통신기술(TIC, Technologies de l Information et de la Communication) 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 전 문적 성격을 한층 강화시켜 나갔다. 1996년에는 정보 고속도로와 인터 넷 도입에 관한 이슈들(77호, 78호), 1997 1998년에는 무선전화에 관 한 이슈(82 83호 합본호, 90호)가 다루어졌으며, 디지털 네트워크 사 회의 주요 이슈들-디지털 저작권(110호, 2001), 디지털 격차(127 128호 합본호, 2004), 인터넷과 일상생활(123호, 124호, 2004), 디지털 방송(139호, 2006) 등-은 물론 블로그(138호, 2006), 스마트폰(156호, 2009), 웹 2.0(154호, 2009), 온라인 팬덤 현상(153호, 2009) 같은 새로 운 주제들 역시 큰 관심을 끌었다. 2010년대 이후로는 디지털 모바일 사회의 새로운 이슈들-데이터베이스, 알고리즘, 정보 다원주의와 정보 격차, 디지털 음원, 네트워크 사회운동, 온라인상의 여론 재판 등은 물 론 공간과 장소성 등-에 대한 연구로 기획 주제를 확장시키고 있다. 프 랑스 텔레콤 연구 랩과의 협력은 한층 강화되었고, 이를 주도한 새로운 세대 연구자들의 출현을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매개체로 여전히 기능하 고 있다. 3)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고고학: 역사적 방법론의 새로운 혁신을 준비하며 미디어 고고학(media archaeology) 이라는 이름은 1980년대 이후 유 럽, 특히 독일어권 및 북유럽 지역의 미디어사 연구자들이 제기하고 있 는 일련의 연구 프로젝트를 지칭한다. 이들은 이미 영화와 방송, 그리고 뉴미디어의 역사 분야에서 결코 무시하지 못할 이론적인 성취를 올리고 있으며, 이제 그 영향력이 영국이나 프랑스에도 미치고 있다. 38

오늘날 이 연구 그룹들은 매우 다양하고, 또 그들 간의 동질성이 반 드시 높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으로 이들은 커뮤니케이션학의 역사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들-여기에는 초창기 시카고학파와 로버트 파크 (Robert Park)의 사상, 캐나다 학파(Harold Innis, Marshall McLuhan), 제임스 캐리(James Carey)의 커뮤니케이션학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물론, 존 피터스(John Durham Peters)의 커뮤니케이션 이념과 사상의 역사에 대한 연구까지 포함된다-에 대한 재 고찰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과 역사 연구의 새로운 관점을 확립하고자 한다. 또한 이들은 독일 학파 -특히 키틀러(Friedrich Kittler)-의 미디어사 연구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를 미디어 스스로가 가진 물질성(materiality) 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한다. 즉, 미디어는 특정한 기계 혹은 기술적 매체라기보다는 오히려 일체의 물리적 경로(physical passage) 혹은 공간(space)으로서의 미디어라는 개념으로 해석된다(Parrika, 2013).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언급한 고고학 적 연구 방 법 역시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푸코의 담론의 질서 (1971)는 연속적인 역사(histoire continue)와는 대비되는 새로운 시간성과 역사성의 요소 로 불연속성(discontinuité), 물질성(matérialité) 및 우연성(hasard)을 강조한다. 이러한 견해들은 공통적으로 미디어의 역사를 단순히 특정 기술과 특정 미디어 형식이 보다 나은 기술이나 미디어 형식으로 대체되 어 왔던 것으로 미디어사를 바라보는 선형적이고 연속적인 역사관을 비 판한다. 대신 이미 지나간 과거의 기술들이나 마이너 한 매체들이 기술 의 진보와 지배적인 매체의 확립 과정에서 끼친 영향에 대하여 복원적 인 분석을 가하고자 한다(Huhtamo et Parikka, 2011). 이처럼 새로운 미디어사 연구의 경향들은 몇 가지 중요한 인식론적 기반을 공유하고 있다. 요약해 보자면 그것은 첫째는 역사적 맥락의 독 특성(singularity)에 대한 인식, 둘째는 방법론적인 절충주의, 셋째는 아 카이브 연구의 강조, 넷째는 데이터베이스 및 양적 연구 테크닉의 활용, 다섯째는 미시사 및 제도사 연구에 대한 관심, 여섯째는 국제적 비교 사적 시각의 확장, 일곱째로는 역사학 및 여타 사회과학과의 활발한 교 39

류 및 대화이다(Thibault & Trudel, 2015, p. 11). 여기서 새로운 미디어사 연구의 전반적인 논의 현황이나 흐름, 혹 은 내부적인 다양성을 개괄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미디어 고고학이 그동안 제기해 왔던 다양한 문제의식과 이를 통한 성과들을 평가하기에 는 사실 매우 이르다. 미디어 고고학은 어떤 형태로든 미디어와 기술의 사회사 문화사적 전통에 속하는 한편, 미디어가 가지는 고유한 물질성 을 구현하는 다양한 담론적 형태에 관심을 기울이는 매우 복합적인 해석 의 전략을 취한다. 물론 이것이 프랑스의 오랜 역사적 전통과 어떻게 교 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12 또한 프랑 스에서 아직 이 분야에서의 의미 있는 연구 결과물들이 산출된 것은 아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문제의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몇 가지 인식론적 관점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째, 미디어 고고학의 주장은 다른 무엇보다 우리가 그동안 미디 어 에 대하여 특정 기술이나 기술적 장치를 중심으로 생각해 왔던 기존 관념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볼프강 에른스트(Wolfgang Ernst)는 이에 관하여 미디어는 그 자체로 고고학적인 것 인데, 이는 미 디어가 자신 속에 기재된 기억들로 구성된 물질적인 형식 때문이라고 주 장한 바 있다. 그는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용어를 활용하여 기입 된 과거는 일종의 지연된 현재(le passé qui est inscrit est une forme de présence différée) 라는 말로 이를 정식화한다(Ernst, 2013, p. 49). 그것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기술 형식이나 기계 장치와는 다른 형식의 기억의 쓰기(écriture) 의 형식들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우리의 지각 과 인식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 둘째, 이들은 기술과 미디어의 선형적인 전개와 발전이라는 기존의 지배적인 역사적 관점으로 미디어사에 접근하지 말 것을 주장한다. 때 12 물론 몇몇 프렌치 이론(French Theory) 과 내재적인 동질성을 가진다는 점은 분명히 지적 되고 있다. 40

로는 과거의 망각된 무언가가 어느 날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단절적인 역사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지 미디어의 역사 가 아니라 오히려 미디어의 시간성(Zeitigungen von Medien; temporality of media) 일 수 있다. 에른스트의 견해처럼 시간성이란 서 로 다른 시간적 형상들을 통해 파악될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이 자신의 모 습을 드러내는 역사적인 시간성-혹은 시간의 알고리즘 -이 존재한다 는 것이다(Ernst, 2013, p. 81). 그러니까 미디어사 연구자들은 푸코의 언급처럼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미디어 형식들, 혹은 너무 비중이 작거 나 무시당할 만한 미디어 형식들을 역사적 지층 속에서 새롭게 발굴해 냄으로써, 이들 미디어의 물질성 자체가 새로운 지식을 조직화하거나 혹 은 이끌고 가게 만들어야 한다(Thibault & Trudel, 2015, p. 15). 그 과 정에서 죽은 미디어(dead media) 의 개념을 통해 역사적으로 소수화되 었거나 잊혀진 미디어 형식을 환기시키거나, 현재까지 작동하고 또 사용 되고는 있지만 사실상 잔여적(résiduel) 인 것에 그치는 잔여적 미디어 의 영역을 발굴하거나, 아니면 특정한 과거이 미디어 형식을 새로운 미 디어 형식 속에 그대로 차용하여 통합한 재매개(remediation)의 과정을 명료하게 밝히는 것 등이 모두 이러한 작업의 구체적인 사례에 포함된 다. 초기 영화에 대한 영화사 연구자들의 관심이 곧장 디지털 시대의 영 화의 존재론으로 연결되면서, 필연적이지 않은 역사적 존재 형태로서의 영화에 대한 단절적이고 불연속적인 접근을 강조하는 신영화사(New Film History) 연구의 성과물들 역시 이러한 관점의 구체적인 적용 사 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Elsaesser, 2004, 2016).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의 존재론을 둘러싼 다수 의 논의들 역시 미디어 고고학이 제시하는 인식론의 범위 속에 있는 것 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미디어 고고학의 주장은 결국 미디어사를 목적론(teleology)적 관점에서 탈피시키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시 대가 도래하면서 존재하는 모든 기술과 매체 형식들은 그 자체로 지속적 인 발전의 산물이기보다는 여러 가지 기술과 매체 형식들이 서로 공존하 면서 발전과 후퇴를 반복해 왔던 결과물로 바라보는 관점이 절실히 요청 41

되기 때문이다. 그 형식들 속에는 특정한 기기나 기술, 그것을 이용한 주 체 및 이로 인해 야기된 특정한 실천의 형태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 (Friedberg, 1994). 그러므로 현재 를 연속성 과 단절 이 동시에 나타나 는 결과물로 파악하고, 단순한 직선적인 연대기만으로 설명되었던 기술 과 미디어의 발전 과정을 재배치 하면서 이들 상호간에 어떤 영향을 주 고받는지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5. 결론 및 함의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프랑스에서의 사례를 통해 전통적인 언론사 연 구가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미디어사를 향한 확장된 연구의 영역으로 나 아가고 있는지를 개괄해 보았다. 프랑스의 언론사 연구는 원래 역사학 내의 하위 분과이자 정치사의 영역으로 한정된 매우 좁은 의미의 연구들 이었다. 이러한 연구 경향이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의 커뮤니케 이션학의 급속한 성장 및 역사학 등의 인접 학문들이 보여준 시대적 변 화 때문이었다. 정치사를 탈피한 사회경제사에 대한 관심, 미디어 테크 놀로지에 대한 관심, 그리고 문화 영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서 보다 복합적인 층위의 미디어사에 대한 문제 설정도 지속적으로 이루 어졌다. 이 연구에서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독서 혁명을 둘러싼 역사학 과 사회과학의 학제적 접근, 저널리즘의 역사에 대한 관심 속에서 증대 된 커뮤니케이션학의 지적 도구들과의 결합, 그리고 방송 분야에서의 역 사적 연구의 주요한 경향들을 살펴보았다. 21세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이와 같은 미디어사 연구 범위의 확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미디어역사 연구학회(SHM)가 창설되고 학술지가 창간되면서 이제 미디어사 연구자들은 물론 인접 인문사회과 학 연구자들과의 교류의 장이 마련되었고, 그 결과물은 지속적인 형태로 제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프랑스의 미디어사 연구는 사실 지금까지 살펴본 정도의 42

범위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21세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역 사 인식의 방법론, 즉 단선적이고 연속적인 역사의 진보를 상정하는 역 사관에서 탈피하여 미디어와 기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새로운 연구 오리엔테이션의 보급 및 확산이라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 연구에 서는 그것의 이론적 원천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고고학의 논의 들을 살펴보았지만, 사실 그 속에는 방대한 철학적 인문학적인 영향력 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니체, 푸코는 물론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새로운 역사철학 인식론이 큰 영향을 주었음은 매우 명백하다. 그런 면 에서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사 연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 어 나가고 또 이에 접속하려는 시도들은 향후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추 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에게는 한국의 미디어사 연구의 새로운 단계를 설정 하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을 시작해야 할 당위성이 강하게 주어지고 있 다. 10여 년 전에 시도되었던 미디어 사회문화사 이후 별다른 이론적 방법론적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새롭게 미디어사의 연 구 범위와 인식론적 토대에 대하여 함께 토론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이 과제 속에는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기술 및 매체 중심적인 인식론, 기술의 단선적인 진보에 대한 믿음과 새 것 에 대한 강 박관념, 그리고 기술과 매체를 활용한 사회적 실천이 산출해 내는 새로 운 제도적 장치들에 대한 관심과 같은 커뮤니케이션학의 중차대한 과제 가 함께 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미디어사 연구의 새로운 인 식론을 통해 역사와 비역사적인 경험적 사회과학 의 대립, 커뮤니케이 션학과 인접 학문들과의 대화라는 오랜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지 혜를 찾아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 이 연구의 사례들이 조그만 지침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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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stract Crossroad among Political History and Cultural History, Histories of Media Technology and Social Transformation The Progress of Media History Studies in France and Related Issues Jin-Woo Park Assistant Professor, Dep. of Mass Communication, KONKUK University Today, more and more researchers pay attention to the study of media history in general beyond history of the press in a narrow sense. This kind of study aims to describe in detail historical processes in which, from the 1980s, the study of press history practiced in France has expanded to the media history in general. Media and technology, its social practice and the history of interaction have raised some theoretical issues which will be examined here. The study of press in France, considered for a long time as a sub-genre of the political history, tended to focu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politics and press. However, from the 1980s and under the influence of New Cultural History of the Annales School, the press history has been progressively expanded to the study of socio-cultural history and history of mentality, covering regimes and social practices related to the media. The study of media history in France in the 21st century is now facing a new intellectual vague known as media archeology. Through these inquiries, we will examine the possibility of setting up the media history as a new domain of research ; and we will argue that theoretical tools are necessary to establish an intellectual relationship with other domaines of communication studies and related research fields. KEYWORDS Media History Socio-Cultural History French Press History Media Archaeology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