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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전화도 많다. 몸은 1,000년 전보다 진화한 것이 없는데, 처리할 일과 정보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영어가 필요 없는 분야에서까지도 취 업 시험에서 영어 성적을 요구하니, 우리를 필요 이상으로 바빠지게 하는 요인이다. 문자 생활도 우리를 바빠지게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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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외래어 표기를 위한 훈민정음의 능동적인 활용방안- 김재원 건국대학교 1. 들어가는 말 본 연구의 목적은 1933년 10월 한글 마춤법 통일안 을 기점으로 우 리 스스로 잠재워 놓은 우리 옛 글자들 1) 의 소리와 표기방법 2) 을 일깨우 고 단장하여 다시금 세상에 드러내고자 함이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시의 목적, 즉 우리말을 표기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나(China, 支 那 : 즉 中 國, 이하 지나 로 표기함)어와 우리식 한자음을 표기하기 위함이 1) 우리가 궁극적으로 다시 끌어내어 단장하고자 하는 글자들은 훈민정음 창제이후 외래어표기법으로 사용 된 모든 글자들이지만, 본고에서는 우선 ᄫ(순경음 ㅂ), ᅗ(순경음 ㅍ), ᅀ(반치음), ᅙ(여린 ㅎ)과 (아래 ) 정도로 국한시키고자 한다. 2) 표기법은 음절의 분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초성, 중성, 종성의 병서는 물론 연서에 관해서도 언급할 것이며, 아래 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자 한다.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97

었던 창제의 목적과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과 같이 한 나라 안에 여러 언어가 사용되는 때에, 각 언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음으로 해서 생길 수 있는 외국어의 한글 표기와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 등과 같은 여러 문제들에 경계선을 긋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더욱이 수많은 역사의 단절 속에서 불연속적으로나마 힘겹게 지탱해온 우리말 과 글의 뿌리를 복원하고, 잃어버린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지 금의 상황에서는 능동적으로 재고해보아야 할 문제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날 여러 언어가 사용되면서 일어나는 언어활동상 의 여러 문제들이란 무엇이고, 단지 이러한 문제들에 경계선을 긋기 위 해, 잊혀 진 옛글들을 새삼 끄집어내어 본들 무슨 이점이 있을까? 도리 어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그런대로 안정된 한글의 기계화에 오히 려 역행하는 일은 아닐까? 오히려 지금의 한국어체계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러한 조심스러운 질문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논의를 진행 하고자 한다. 우선, 이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 모어를 <국어>가 아닌 <한국어>라 칭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문화적 교류라는 이름아래, 한 국어를 세계 속의 다른 언어와 끊임없이 충돌하는 동적인 장( 場 )속에 놓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놓이는 것이 아니라, 분명 놓고자 함이 다. 여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여유로운 자신감으로 우리 자신의 시각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예전처럼, 밀려들어오는 외래의 것들을 우 98 영상 문화

리의 채로 걸러내기는커녕 받아먹기에 급급했던 그 시기의 우를 또다 시 반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지금의 세계는 <지구촌>이라 불 릴 만큼 국가 간의 거리도 예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 워졌고,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문화적ㆍ언어적 교류와 충돌 은 국경도 없이 급물살을 타고 흐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의 주변국 가로 흐르고 있는 <한류> 또한 그러한 급물살의 한 현상일 것이며, 썰 물은 또한 밀물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밀물을 적어도 음미하며 가려서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두자는 데 있다. 또 누가 알겠는가? 그 밀물이 단절되어 불연속적으로 조각난 우리 것 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문화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득 차 있는 곳에서 비어 있는 곳으로 그저 흐르고 뒤섞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비워져있음으로 해서 채 워지는 타 문화는 우리 스스로 걸러서, 우리의 것으로 소화시킬 때, 비 로소 온전한 우리의 문화로 꽃을 피운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2. 글자체계로서의 훈민정음에서부터 홍무정운역훈 까지 주지하다시피, 훈민정음은 우리말의 표기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지 나어와 우리식 한자음( 漢 字 音 )의 표기를 위해 만들어졌음을 우리는 알 고 있다. 이 창제원리를 기반으로 한자음 체계를 규정한 운서( 韻 書 )들 인, 어제 동국정운( 御 製 東 國 正 韻 ) / 세종 26년(1444년), 동국정운 ( 東 國 正 韻 ) / 세종30년(1448년), 사성통고( 四 聲 通 攷 ) / 세종32년(1450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99

년) 추정, 홍무정운역훈( 洪 武 正 韻 譯 訓 ) / 단종3년(1455) 과 같이 우 리식 한자음은 물론 지나식 한자음 표기만을 위한 노력도 있었음을 잊 어서는 안 되겠다. 바로 지금과 같이, 외교적인 예우의 차원에서, 외국 의 고유명사들을 그 나라의 원음에 가깝게 발음하고 표기해야 하는 상 황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닦아놓은 이 훌륭한 노력들을 기반으로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함으로써 우리말과 글을 더 풍요롭게 하는 기회로 삼아 야 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모름지기 <문자(la lettre, 文 字 )> 3) 란 모든 <문화(la culture, 文 化 )>권에서 소통을 담아내는 꽃과 같은 기능을 하 지만,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되는 어휘로서의 <문자( 文 字 )>와 <문화( 文 化 )>와의 관계는, 서구의 농경과 서민중심의 <문화(la culture)> 4) 와는 달리, 한자문화권에서는 소수의 지배계층과 지식인들의 전유물 5) 이었 던 <문자( 文 字 ) 그 자체> 혹은 <문자화( 文 字 化 )>를 의미하는 <문화( 文 化 )>인 까닭에, 서구의 <문화(la culture)>와 <문자(la lettre)>가 맺고 있는 관계 보다 더 깊숙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동양의 이 <문자( 文 3) 서구의 문자(la lettre) 라는 어휘의 어원적 의미는 책들의 연구가 가져오는 앎, 지식(2 e moitié X e s. letres «connaissance que procure l étude des livres») 혹은 문법, 웅변, 시에 대한 연구(1538 «étude de la grammaire, l éloquence, la poésie») 임에 비해,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의 문자( 文 字 ) 라는 어휘 의 어원적 의미는 형상(문신과 같은)을 본뜬 것 으로 원본을 재현하는 이미지(image<imago)의 어원적 의 미와 일치한다. 4) 서구의 문화(la culture) 라는 어휘는 어원적으로 땅을 일구다, 경작하다 혹은 연습을 통해 형성하다, 발 전하다 라는 cultiver 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농경과 서민들이 그 중심이며, 문자(la lettre) 라는 어휘 와의 관계에 있어 똑 같은 말 뿌리를 갖고 있지 않다. 반면에 한자문화권에서의 문화( 文 化 ) 라는 어휘는 어원적으로 문자화( 文 字 化 ) 를 의미하는 까닭에, 서구와는 달리 소수의 지배계층과 지식인이 그 중심이었 음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 문자( 文 字 ) 라는 어휘와 똑 같은 말 뿌리를 갖고 있다. 5) 특히 문자로서의 한자의 위상은, 훈민정음 반포 시, 글 창제의 이유를 밝힌 글의 행간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소수 지배계층과 지식인의 전유물이자 무소불위의 권력과도 같은 위상을 지닌 것으로, 우리는 그 반포문에서 썩어빠진 사대주의라는 지나(China)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 단물만을 빨고 있던 비굴하기 그지없는 사대부와 선비들의 상징인 이와 같은 한자의 횡포로부터 백성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세종께서 친히 <문자의 혁명>을 일으켰음을 읽게 된다. 100 영상 문화

字 )>는 곧 동북아 <문화( 文 化 )>의 핵심이자 권력이며,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대외경쟁력이기도 함을 우리는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미 우리가 보듯이, 청나라의 몰락과 더불어, 만주글자는 이미 사라져가고 있으며, 6) 현재 200만 인구가 만주어를 사용한다고 하나, 글자를 잃은 언어가 얼마나 존속할 수 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종국에는,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들처럼, 만주족이라는 그들의 정체성 은 물론 그들 민족 역시 역사에서 사라질 수 있지 않겠는가. 글이 사라 지면 곧 언어도 사라지게 되며, 그 종족 또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 훈민정음의 한자음 표기의 변천과 특성 무엇보다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운서( 韻 書 )들을 논하기 전에, 한국 어 전공자가 아닌 프랑스어 전공자로서 우리 연구의 한계, 즉 외국어 의 음가와 음절을 고려한 외국어 소리의 정확한 한글 표기 라는 우리의 연구는 몇몇 국어학자들의 선행된 한국어 연구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훈민정음의 경우에는 권재선의 연구를 기반으로 고찰할 것이며, 한국어 음운론의 경우는 허웅, 이극로, 강옥 미 등의 연구를 기반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우선 앞에서 언급한 4가지 운서들은 한자음( 漢 字 音 ) 체계를 규정한 것이며, 글자체계의 이름으로서의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 은 이 운서들 의 한자음에 대한 한글 표기로서의 글자체계로 마련한 것인데, 흥미로 운 점은 각 운서에 대응하는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 들 가운데 우리말 소 6) 만주어 학습현황을 보면, 현재 한명의 교사가 한 교실만을 운영하고 있는데, 낡을 대로 낡은 책 한 권에 의지해서 가르치는 실정이었다(KBS 다큐먼터리 중에서).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01

리에 사용되지 않는 지나말 소리의 표기를 위해 글자 수를 추가하거나 새로 만들기까지 했다는 점이다. 아래의 도표는 권재선이 예의 네 가지 운서들에 대응하는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 들과 그 운서들에 쓰여 진 각 한자음( 漢 字 音 )의 성격을 구분한 것으로, 우리는 이를 다시 다음의 도 표로 구분 및 정리해 보았다. <표 1> 훈민정음 창제 후 각 운서에 대응하는 훈민정음들과 한자음의 성격 운서( 韻 書 )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 한자음( 漢 字 音 )의 성격 / 기타 어제( 御 製 ) 동국정운 전하여 오는 한자음(우리말 소리와 같음) / 우리말 소리의 훈민정음(세종 25년) : 28자 ( 東 國 正 韻 ) / 세종 26년 소리체계 기호 수정한 우리 한자음(일부를 지나말 소리에 맞춰 수정함) 동국정운( 東 國 正 韻 ) / 훈민정음(세종 28년) : 34자 / 지나말 소리의 표기를 위해 전탁음( 全 濁 音 )-유성유기음( 有 세종29년 聲 有 氣 音 ) 6자 추가 사성통고( 四 聲 通 攷 ) / 세종32년* 훈민정음 개수 (세종 31년*) 지나 한자음 / 치두음( 齒 頭 音 : ᅎ ᅔ ᅏ ᄼ ᄽ) 그리고 정치음 ( 正 齒 音 : ᅐ ᅕ ᅑ ᄾ ᄿ : 현재의 권설음으로 추정) 홍무정운역훈 ( 洪 武 正 韻 譯 訓 ) / 단종3년 언해본 훈민정음 원문 (*단종 2년) 지나 한자음 / 순경음( 脣 輕 音 : ᄫ ᄬ ᄝ)과 치두음( 齒 頭 音 : ᅎ ᅔ ᅏ ᄼ ᄽ) 그리고 정치음( 正 齒 音 : ᅐ ᅕ ᅑ ᄾ ᄿ) * ( )안의 것은 세종 연대를 표시한 것이고 *를 붙인 것은 그 연대를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각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 이 나타내는 한 자음은 훈민정음에 따라서 다르며, 글자의 수나 새로운 글자의 더함도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권재선이 정리한 대로 7), 전체를 관통 하는 다음의 세 원칙에 의하여 글자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 첫째, 우리말에 쓰는(사용하는) 글자는 한자음 표기에 사용하더라도 우리말 에 사용하는 소리로 쓰고(나타내고), 둘째, 우리말에 사용하지(되지) 않는 글자는 지나말 소리( 漢 音 )대로 소리 냄을 목표로 하며, 셋째, (그 7) 이에 관해 자세한 내용은 < 훈민정음의 표기법과 음운-중세음운론-, 권재선, 우골탑 1993> PP 283-298 볼 것. 102 영상 문화

글자를) 지나말 소리( 漢 音 )대로 소리 냄을 목표로 하더라도 우리말에 사용하는 버릇(습관) 때문에 일정한 국어적 제약을 받는다. 8) [()는 인 용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권재선의 인용문에 우리가 덧붙인 것임] 따라서 예의 세 가지 원칙에 따른 각 훈민정음들의 글자 사용은 훈 민정음이 비록 한자음( 漢 字 音 )의 음성기호( 音 聲 記 號 )의 기능을 하지만, 아예 외국어의 소리를 나타내는 음성기호로 만든 것이 아니고, 원래 우 리말을 표기하는 글자로 만들었고 또 우리나라 사람의 한자음 학습에 쓴다는 제약성 때문에, 국제음성기호와 같은 완벽한 외국음 표기 음성 기호가 되지 못한 9) 아쉬움도 있다. (2) 훈민정음의 한자음 표기에서 얻을 수 있는 외래어 표기방식 1) 닿소리( 子 音 )의 경우 여기서는 한자음 표기에만 쓰던 글자를 중심으로 훈민정음을 활용했 던 예를 통해 지금의 외래어 표기에 참고하고자 한다. 권재선의 연구에 따르면, 한자음 표기에만 쓰던 글자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1) 자리를 바꿔 쓰는 글자 (한자음 표기 글자) (우리말 표기 글자) ᅙ 어두 초성 종성 ᅀ 어두 초성 어중 초성, 종성 8) Ibid., p. 284 9) Ibid., pp. 284-285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03

ᄫ 어두 초성 어중 초성 ᄁ ᄄ ᄈ ᄍ 어두 초성 어중 초성 ᄋ 종성 어두초성, 어중 초성 ᅌ 어두 초성 어중 초성, 종성 ㄹ 어두 초성 어중 초성, 종성 (2) 우리말에 쓰지 않는 글자 (초성) ᄝ ᄬ (중성) ᆄ ᆑ ᆅ ᆌ (종성) ᄝ (3) 새로 만든 글자 ᅎ ᅔ ᅏ ᄼ ᄽ(치두음) ᅐ ᅕ ᅑ ᄾ ᄿ(정치음: 오늘날의 권설음으로 추정) 10) 여기서 (1)은 초성과 종성, 어두( 語 頭 )와 어중( 語 中 )의 자리가 우리 말에서는 쓰이지 않는 곳에 쓴 것이고, (2)는 훈민정음의 글자 만듦 규 정에 있는 것이나 우리말에는 쓰지 않는 글자가 한자음 표기 글자로 쓰이는 것이고, (3)은 훈민정음의 원래 글자 규정에 없는 글자를 새로 만든 것이다. 11) 위의 글자들을 살펴보면, 한자음( 漢 字 音 )에서 우리말 소리에 없는 소 리를 표기하는 글자를 만듦에 있어 다음과 같은 세 원칙에 의하였음을 10) Ibid., pp. 285-286. 11) Ibid., p. 286. 104 영상 문화

알 수 있다: 1 우리말 소리에 없는 한자음( 漢 字 音 )의 글자 만듦에서 우리말의 어중( 語 中 ) 소리나 종성에 쓰는 소리를 한자음( 漢 字 音 )의 어두( 語 頭 ) 소리나 초성 소리의 표기 글자로 삼았다. 위의 보기 (1)의 경우가 그러 하다. 2 우리말 소리에 없는 한자음( 漢 字 音 ) 가운데, 겹소리 규정에 의해 서, 우리말 소리에 없는 소리의 글자를 한자음( 漢 字 音 )에 맞춰 더 만들 었다. 위의 보기 (2)의 경우가 그러하다. 3 한자음( 漢 字 音 )이 우리말의 어중음( 語 中 音 )이나 종성에 가까운 소리가 없고 겹소리 규정으로서도 가까운 소리의 글자를 만들 수 없는 경우는 글자를 새로 만들었다. 위의 보기 (3)의 경우가 그러하다. 12) [권재선(1993), PP 285-286] 2) 홀소리( 母 音 )의 경우 한자음 중성 표기에 쓰인 겹홀소리 ᆄ, ᆑ, ᆅ, ᆌ 의 경우, 훈민정음 해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ㅛ 與 ㅑ 又 同 出 於 ㅣ 故 合 而 爲 ㆇ. ㅠ 與 ㅕ 又 同 出 於 ㅣ 故 合 而 爲 ᆑ. 以 其 同 出 而 爲 類 故 相 合 而 不 悖 也. ㅛ와 ㅑ는 또 ㅣ에서 같이 나왔으므로 합하여 ㆇ가 된다. 12) Ibid., p. 286.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05

ㅠ와 ㅕ는 또 ㅣ에서 같이 나왔으므로 합하여 ᆑ가 된다. 그들은 같이 나서 유( 類 )가 되므로, 서로 합해서 어긋나지 않 음이라. [권재선(1993), p.304 재인용] 위의 설명에 대한 권재선의 풀이는 다음과 같다 : <ㅛ>와 <ㅑ>, <ㅠ>와 <ㅕ>가 다 <ㅣ에서 났음>을 밝히고 있다. <ㅣ에서 남>이란 반 모음 / j /와 결합한 소리라는 말이 된다. 그렇게 보면 그 음가가 <ᆄ* [joja]>와 <ᆑ*[jujə] : 여기서 *표는 권재선이 설명상의 편의를 보인 소리임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함>처럼 해석된다. 실제로 소리가 그렇게 나면 두 음절( 音 節 ) 이 될 수밖에 없다(ᆄ[joj#a] : 여기서 #표는 권재선의 음절경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함). 그러나, 이것은 두 음절의 소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ㅛ>의 <ㅗ>는 [o]가 아니고 딸림소리(반모음) [ɥ]이다. 따라서 <ᆄ [jɥja]>가 되 며, <ᆑ>도 마찬가지로 [jwjə]가 된다. [권재선(1993), PP. 304-305] 여기서 권재선의 경우, ᆄ 와 ᆑ 에서 앞의 세 모음(혹은 음소)들(ᆈ [ioi-] / ᆔ[iui-])을 모두 반모음([jɥj- /jwj-])으로 처리하여 ᆄ 와 ᆑ 를 모 두 하나의 음절로 보았다. 이 또한 설득력이 있지만, ㅗ[o] 가 뒤 따르 는 모음과의 충돌을 피해 반모음 [ɥ] 가 된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 다. 왜냐하면, 주지하다시피, 반모음 [ɥ] 는 공깃길 4도의 원순-전설모 음이자 1음절 복합모음(Voyelle orale composée)인 ㅟ[y] 가 뒤에 오는 모음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반모음으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친 김에, 공깃길 5도 반-폐음(mi-fermée)의 원순-후설 모음인 ㅗ[o] 가 반모음화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연구가 먼저 선행되었어야 했고, 그것이 가능했다면 ㅗ[o] 의 반모음을 찾아 새로 정의를 해주었 106 영상 문화

으면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모든 이중-삼중-사중모음 들은 뒤 따르는 모음들과의 충돌을 피해 모두 반모음으로 처리가 가능 하며, 모두가 당연히 1음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문제도 반모음과 이중, 삼중, 사중모음과의 차이를 보다 명확히 정의해주어야 할 문제로 보인다[각주 16) 참조바람]. 아무튼 이를 한글로 표기하는 데 에는 위에서 보듯이 전혀 문제가 없다. 3. 현재의 외래어 표기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고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훈민정음의 한자어표기 방법은 우리말 의 표기방법과는 달리 한자어표기를 위해 새로이 글자를 만들거나, 기 존의 글자들을 우리말에서 허용하지 않은 새로운 조합방식을 통해 한 자어원음에 가깝게 표기했음을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음을 볼 수 있다 : 1 지금의 음운체계보다 훨씬 더 폭 넓은 말소리들을 표기하고 발성 할 수 있음을 볼 수가 있으며, 2 특히 지금의 외래어표기법과는 달리, 음절의 분류가 명확함을 볼 수 있다. 3 여기에다 우리말과 범어( 梵 語 ) 등을 표기할 때 사용하는 초성의 병서방법과 종성의 병서방법 그리고 사이글자의 사용을 첨가 한 다면, 더더욱 음절분리의 철저함은 물론 어원의 추적에도 많은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07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게다가 초성ㆍ중성ㆍ종성 모두 병서와 연서방법을 사용한다면, 말 그대로 전 세계 어떤 언어도 한글로 표기가 가능하며, 나아가 바람소리, 물소리까지 표기가 가능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훈민정음 창제의 목적과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표기방식이 단순히 외교적 예우차원 에서, 외래어의 고유명사표기를 명확히 하고 음절 분리를 명확히 한다 는 자아도취식의 명석함을 탐닉하는 데 있지 않다. 만일 모어를 학습하 는 우리의 아이들이 교실에서[예 : 고문( 古 文 )시간에], 외래어 고유명사 표기에 국한시킨다는 전제하에, 잊혀 진 훈민정음의 옛글들을 소리내 어보고, 그 소리 나는 대로, 우리의 음절법에 맞게 쓸 수 있다면, 역으 로 우리아이들의 외국어 학습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이점을 깊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 언어의 음운체계에서 사용하는 말소리의 영역이 넓으면 넓을수록, 그 소리와 인접해 있는 다른 언어를 학습하기 가 낯설지 않음으로 해서, 학습의 동기부여도 되며, 우리 글자에 대한 자긍심은 물론, 외국어학습에 있어 자신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대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과 같은 외래어 표기법을 고수해나간다면, 우리의 아이들 은 영원히 우리말의 /ㅔ/와 /ㅐ/, 설전음 /r, ㄹ/과 설측음 /l, ᄙ/ 그리고 우리말의 탄설음 /ɾ, ㄹ/에 대한 구분을 물론, 지나어와 영어 그리고 프랑스어 등에서의 /p h /와 /f/, /b/와 /v/에 대한 구분에 여전히 어려움 을 겪을 것이고, 겹자음에 대한 정확한 발음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108 영상 문화

이에 관한 몇 가지 실례를 들어 보며 살펴보기로 하자. (1) 훈민정음을 통해 살펴본 ᄫ[β], ᅗ[ɸ], ᅀ[z], ᅙ[ʔ] 13) 의 활용방안 이 닿소리( 子 音 )들은 지나어, 영어, 불어, 아랍어의 표기에 적합할 것 으로 보인다. 1) 순경음 비읍, ᄫ[β]는 V[v]에 대한 표기로 쓸 수 있겠다. 물론 엄밀 히 말해 영어나 불어의 /v/는 윗니-아랫입술 갈이 울림소리(순치음-마 찰음-유성음)임에 비해, ᄫ[β]는 두 입술 갈이 울림소리(양순음-마찰음 -유성음)이므로 조음의 위치에서 단 한 가지, 순치음과 양순음이라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현재 마찰음이 거의 없는 우리말의 음운체계에서 /v/음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2) 순경음 피읖, ᅗ[ɸ]는 F[f]에 대한 표기로 활용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순경음에 대한 사용의 예가 없으므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ᄫ[β] 의 발성에 기대어 볼 때, /v, f/가 짝을 이루는 것처럼 /ᄫ, ᅗ/ 또한 짝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F[f]가 순치음-마찰음-무성음으로서 V[v] 와 짝을 이루듯이, ᅗ[ɸ]는 양순음-마찰음-무성음으로 ᄫ[β]와 짝을 이 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와 불어는 물론 지나어의 표기에도 사용할 수 있다. 13) 이 소리들의 정확한 음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지면관계상 후일로 미루기로 하 고 여기서는 이미 연구되어진 결과물(권재선과 허웅)을 인용하면서 우리의 핵심적 논의를 이 끌어가고자 한다.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09

참고 : <표2> 순경음( 脣 輕 音 )의 음가( 音 價 ) 청/탁 표자 훈민정음글자 우리말음가 한자어음가 한음추정음 전 청 非 아닐 비 ᄫ ß ɸ f 차 청 ( 敷 ) (펼 부) (ᅗ) f 전 탁 奉 받들 봉 ᄬ ß v 불청불탁 微 작을 미 ᄝ ɱ ɱ 위의 음가는 번역박통사노걸대범례( 飜 譯 朴 通 事 老 乞 大 凡 例 ) 를 토대로 권재선 이 추정한 것이나, 현대 지나 학자들의 추정음과는 다르 다 함. ( )로 표시한 글자는 쓰이지 않았음을 보임. [권재선(1993), p.296] 3) 반치음, ᅀ[z]은 Z[z]에 대한 표기로 쓸 때 정확히 일치한다. 예) La maison [ 매 ] 참고로 현재 상당수의 현대한국인들이 우리의 설측음/l/과 설전음 /r/(탄설음/ɾ/)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두음법칙으로 어두 초성에 /ㄹ/을 쓰지 않은 우리의 맞춤법 탓도 있지만, 외래어의 무분별 한 표기 탓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말에서 설측음이 만들어지는 환경을 고려하여 설측음 /l[ㄹ]/를 [ᄙ]로 표기할 것을 제안 한다: 예) KOLON [콜롱] 혹은 [ 롱 혹은 ](장모음을 염두에 두고자 할 경우) : 그러나 코오롱그룹 자체가 코오롱[ko ːɾoŋ] 이라고 스스로 발음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영어의 알파벹 <L>을 설측음 ㄹ[l] 이 아닌 탄설음 ㄹ[ɾ] 로 발음하는 착오현상을 일으키게 되고, 현재의 음 110 영상 문화

운체계에서 종성의 ㄹ[l] 과 초성의 ㄹ[ɾ] 을 구분하기조차 어려워지는 사회현상이 생겨나는 것이다. 따라서 부득이 외래어 표기법에 한해서 초성에 설측음 ㄹ[l] 을 써야할 경우, 훈민정음 창제 시의 의도대로 ㄹ 을 병서시켜(ᄙ) 사용하면 이 문제 또한 해결할 길이 있는 것이다 : 예) long [ ] 또한 현대 한국인들이 /ㅔ/와 /ㅐ/의 구별을 못하는 것은 외래어 가 처음 들어올 때, 표기를 잘못함으로 해서 생긴 영향이 아닌가 생각 한다. 왜냐하면 한국어에서 /ㅔ/와 /ㅐ/의 공깃길(aperture : 혀 표면과 입천장 사이의 틈)의 차이는 프랑스어의 /e/와 /Ɛ/보다 훨씬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허웅의 초기저서에서는 /ㅔ/를 공깃길 5도로, /ㅐ/ 를 6도로 놓았고 /ㅏ/를 7도 놓았던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14) 반면에 구조주의 언어학의 창시자인 Ferdinand de SAUSSURE는 프랑스어의 /e/와 /Ɛ/를 함께 공깃길 5도로 놓으면서 <반폐음/반개음>이라는 구분 을 해놓았던 것은 그 공깃길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 /ㅔ/와 /ㅐ/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ㅐ/는 /ㅔ/의 발음에서 혀의 표면을 조금만 낮추거나(혀 표면이 패이도록),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검지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수 있게 벌려주면 된다. 반면에 /ㅔ/는 검지 손가락이 윗니와 아랫니 사이로 들어가서는 안 되며, 혀가 패이지도 않 음을 거울을 통해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다. 14) 따라서 한국어의 /ㅐ/는 불어의 [Ɛ]보다는 영어의 [æ]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행 의 외래어 표기법에는 [e]와 [Ɛ] 모두를 /ㅔ/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e], [Ɛ], [æ] 모두를 음소로 가지고 있는 영어에 비해 [e]와 [Ɛ], 두 가지 음소밖에 없는 프랑스어를 모두 /ㅔ/로 표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e]는 /ㅔ/로 하되 [Ɛ]와 [æ]를 /ㅐ/로 표기 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11

4) 여린히읗, ᅙ[ʔ]은 아랍어의 표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 우리말에는 음소목록에서 제외되었지만, 우리가 흔히 놀랄 때 사용하는 표현 앗[ʔaʔ]! 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을 통해 살펴 본 합용병서( 合 用 竝 書 )와 사이글자 그리고 아래 아( )의 활용방안 초성( 初 聲 )과 종성( 終 聲 )에의 병서( 竝 書 )와 연서( 連 書 ) 그리고 사이 글자의 활용은 영어나 불어에서 하나의 음절 속에 포함되는 겹자음에 대한 표기가 가능하며(병서의 예 : 불어의 pr[ ] 나 -st[ᄹ] ), 우리의 음운체계에 없는 소리들의 조음( 調 音 ) 특성대로 새로운 글자를 만들 수 도 있고(연서의 예 : 불어의 R[ ]) 그리고 특히 불경( 佛 經 )의 번역에서 음사( 音 寫 )한 사잇소리 글자들과도 유사한 불어의 어말에 오는 -e 즉 [ə] 탈락성 닿소리( 子 音 )들의 표기를 훈민정음의 표기방식으로 표기해 준다면, 어떤 언어가 되었든 음절분리의 정확성은 물론 음성-음운학적 차원에서 그 어휘의 어원 추적의 정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불어의 or-teil[ɔr-tɛj]와 or-eille[ɔr-ɛj]에서 -eil 와 -eille 는 국제음성부호로는 똑같이 [ɛj] 로 표기하지만 귀로 들었을 때는 분명 앞 의 -eil[ɛj] 는 종성처럼 발음되며( ), 15) 뒤의 -eille[ɛj] 는 사잇소리처 럼 종성도 아니고 뒤 음절의 초성도 아닌 종성과 초성사이에 놓이는 15) 이는 [ɛ]가 뒤따르는 [i]와의 모음충돌을 피해 [i]가 이탈과도(off glide)로서 반모음 [j]으로 바뀌기 때문에 불어에서 반모음이 곧 자음의 역할을 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사람으로서는 -eil[ɛj]에서의 반모음 [j]는 종성처럼 닫히는 소리로 들리고, -eille[ɛj]에서는 약한 [ə]가 느껴지는 [ɛjə]로 들 리지만 이 약한 [ə]가 따로 음절을 구성하지 않으므로 종성과 초성사이에 놓이는 사이 소리처럼 들린다고 한 것이다. 112 영상 문화

소리[ ]로 다르게 들리기 때문이다. 이때 ㅡ[ɨ] 는 반모음 [ 혹 은 ï](허웅의 표기를 따름) 16) 이다. 그리고 남성형용사 final과 여성형용 16) 대체로 국어에는 반모음 / y=j /와 / w / 2개를 설정하나 학자에 따라 / ï /를 넣어 3개를 주장하기도 한다.( 한국어 음운론, 강옥미, 6. 한국어의 자/모음체계 중 3. 이중모음에서 출전 : http://www.chosun.ac.kr/~ongmi/teaching/phonology/pho0.htm). 그리고 불행이도 이 반모음을 한글로 표기할 수 없어(?) 허웅의 경우는 다음과 같이 3개의 반모음을 만들 어 썼다 : [ j ] 와 [ w ] 와 [ 또는 ï ] 가 그것이다. 물론 음성학자나 음운학자들 만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쓰여 질 일이 없어 우선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손쉽게 만들어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훈민정음 창제 시의 글자 만듦의 정신을 잊은 데서 오는 근시안적인 방법이다. <반모음>들을 위와 같이 /,, /로 쓰게 되면 한글 표기상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즉, 반원 때문에 다른 모음들을 표기할 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음의 된소리(경음 : ᄁ, ᄄ, ᄙ, ᄈ, ᄊ, ᄍ)를 만들 때와 같은 방식으로, [ j ] 는 / /로, [ w ] 는 / /로, [ ï ]는 / /로 그리고 프랑스어의 [ ɥ ]는 / 나 /로 중성에 병서나 연서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것조차 서법 상에 무리가 있다면 각각의 모음에 따로 점을 찍는 키를 자판에 두는 방식으로 반모음 [ j, w, ï, ɥ,]를 /,,, /로도 표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지하다시피, 현대프랑스어에서 특히 발달된 반모음(semi-voyelle)이란(그러므로 우리로서도 프랑스어에 는 이중모음이 없다고 보는 쪽이다) 모음충돌을 피하기(Hiatus) 위한 방편이므로, 반모음 은 자신의 원래 모음들인 이[ i ], 우[ u ], 위[ y ] 가 뒤에 오는 모음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공깃길을 좁힘으로써 자음적 특성[거의 폐쇄에 가까운 갈이소리(마찰음)]으로 변형된 소리들로서 이[ i ], 우[ u ], 위[ y ] 가 [ j ] < / i : pied /, [ w ] < / u : Louis /, [ ɥ ] < / y : lui / 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자음 (semi-consonne)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이런 반모음들의 발화특성은 한국어의 <닿소리(자음) 된소리(경 음) : ᄁ, ᄄ, ᄈ, ᄊ, ᄍ>들의 발화특성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위에서 반모음의 표기방법을 <홀소리(모음)의 된소리(경음)>처럼 쓰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 아직껏 <반 모음(semi-voyelle)>과 <이중모음(diphtongue)> 혹은 <삼중모음(triphtongue : 영어의 our, fire 따위)> 의 차이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내놓은 것이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여기에 <음절구분(syllabisation)>까 지 관여하게 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인지 이에 대한 연구는 오히려 기피하려는 듯한 인상까지 받는다. 더구나 이중모음 혹은 삼중모음 은 모든 언어의 공통현상인 <모음충돌회피현상(Hiatus)>에 정 면으로 위배되는 것일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이중모음 혹은 삼중모음 에 대해 반모음 을 개입시켜 풀어가는 연구들을 가끔 접하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연구에서조차 <반모음>과 <이중모음>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지운 것을 우리는 아직 보진 못했다. 아니면 이에 대한 <구별짓기>가 각 나라의 독특 한 음운체계를 획일화할 수 있는 위험한 시도일 수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러한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우리는 <반모음>과 <이중모음>에 대한 경계를 쏘쒸르 (Saussure)의 공깃길(aperture)을 기준으로 4도에 위치한 모음들, 즉, /이, 위, 으, 우.../ [ i, y, ɨ, u... ]들에만 국한시켜서 그 경계를 구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반모음>들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개가 공깃길 4도의 모음들인 [ i, y, ɨ, u ]가 뒤에 오는 모음들과의 충돌을 피해 [ j, ɥ, ï, w ]로 바뀌기 때문이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13

사 finale 역시 [fi-nal]로 똑같이 표기하지만 귀로 들었을 때는 분명 앞 의 final은 / 날/로, 뒤의 finale은 / 날ㄹ/로, 마치 사잇소리처럼 앞 음절의 종성과 뒤 음절의 초성사이에서 음절 구성을 하지 못하는 소리 로 들리기 때문이다. 또 중성( 中 聲 )에의 병서와 연서는 지나어와 영어에서 하나의 음절 속에 포함되는 삼중모음과 이중모음의 표기에 활용한다면(중성병서 / ᆙ,... /, 중성연서 /ᆃ, ᆓ, ᆕ, ᆖ, ᆇ, ᆠ... /, 중성병서 와 연서 /ᆋ, ᆗ... / 등),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학습자들로 하여금 해당 외국어의 학습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1) 훈민정음 해례( 訓 民 正 音 解 例 )의 합자해( 合 字 解 )에서 ( 地 : 따 지), ( 雙 : 짝 쌍), ( 隙 : 틈 극) 등과 같이 초성에 병서를 할 경우, 영어와 프랑스어에서 흔히 사용되는 겹자음의 발성과 표기 그리고 음 절분리 등에 곤혹스러워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소설가 Marcel(2음절) PROUST(1음절) 를 현행의 표기법으로 표기하자면 마르쌜(3음절) 프루스트(4음절) 가 된다. 우선 음절 상으로도 너무나 차이가 난다. 프랑스어식의 음절 분류는 Mar-cel 다. 그리고 공깃길 0도에서 3도까지가 자음의 영역이고, 3도가 바로 <유음( 流 音 : liquides)>계열의 음들, 즉 [ l, r, ɾ, R ]들이므로, 이렇게 구분 지을 수 있다면, 바로 미국식 영어의 자음 / r /이 역으로 반모음화 (glides)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한 발상이기는 하지만 모든 <반모음> 들은 공깃길 3도와 4도 사이의 음들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이중모음> 들은 공깃길 5도 이상의 모음들로 그 경계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중모음> 혹은 <삼중모음>들을 발화할 때, 우리가 <모음충돌>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은, 대개가 그 모음들의 발 화점(point d articulation)들이 서로 비슷한 구역에 몰려있거나 그 모음들을 연달아 발화하기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 발화특성을 지니기 때문일 것이다. 114 영상 문화

PROUST로서 도합 3음절에 불과 하지만, 현재 우리의 표기법대로 쓰자 면 7음절이 되는데, PROUST에서의 초성 겹자음 PR( )-와 종성 겹 자음 -ST(ᄹ)를 처리하지 못함에서 오는 괴리감이다. 우선 PR-는 겹자 음인 만큼 P[ㅍ]를 아주 짧게 발음하면서 R[ ]로 이어져야 한다. 여기서 는 프랑스어의 [R]발음이 문제인데, 우리의 음운체계에는 없는 유음의 목젖 떨음 울림소리 이므로 그 소리와 유사하게 후두 갈이 울림소리 (후두-마찰-유성음) 인 후두경음 ㅎ [ ]로 연서시켜 만들어보았다. 왜 냐하면 순경음 ㅂ(ᄫ) 은 우리말에서는 갈이소리(마찰음)이자 울림소 리(유성음 : 서울의 옛말 셔 )로 쓰여 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말 의 -ST(ᄹ)는 우리의 종성에 모두 병서시키는 방식으로 표기하거나 마 지막 ㅌ 를 사잇소리처럼 떨어뜨려 놓는 방식으로 표기할 수 있다. 왜냐 하면 프랑스 사람들이 PROUST 를 발음할 때, 마지막의 -T 를 첫 음절의 종성도, 그 다음 음절의 초성도 아닌 상태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미세한 차이를 잡아낼 수 있는 까닭은, 우리말의 조음 방식이 초성을 내기위한 준비단계가 이미 발성에 포함 됨과 동시에, 종성의 경우는 그 소리를 낸 후의 마무리까지를 발성과정 에 넣기 때문은 아닐까 사료된다. 즉 양순-폐쇄(파열)-무성음인 ㅍ[p h ] 의 경우를 초성의 예로 들어보자. ㅍ[p h ]은 그 소리를 내기위한 전단계 로서 우선 두 입술이 폐쇄되어야 하며, 실제로 그 소리를 내기위해서는 두 입술이 터져야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한국어는 영어 나 불어에 비해 준비단계(두 입술 폐쇄) 또한 중시하는지라 엄밀히 말 하자면 한국어는 <양순-폐쇄-파열음>으로 봄이 옳을 것 같고, 영어나 불어는 <양순 파열음>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엄마 를 지칭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15

하는 단어에는 전 세계 공통으로 <두 입술(양순)-닫으면서 터짐(폐쇄파 열)-코(비)-울림소리(유성음)>인 M[m] 음이 사용되는데, 대부분의 언어 들은 M[m] 소리가 터지고 난 후의 소리를 기반으로 [ma-]의 형식을 취 하는 반면, 한국어는 그 소리를 내기위한 전 단계인 폐쇄까지를 고려한 까닭에 엄마[ʌmma]로 발성된다. 17) 종성의 겹자음문제는 한국어의 경우 마지막 자음의 발성과 함께 발 성의 활동이 닫힘에 비해, 불어나 영어는 종성의 개념이 거의 없으므로 마지막 자음을 발성하면서 발성활동을 그치지 않고 열어서 던지듯 이 월시키는 느낌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사이글자처럼 음절사이 에 넣음으로서 1음절로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1음절인 /PROUST/를 4음절인 [프루스트]로 표기할 것이 아니라, 이를 훈민정음 식 표기법에 맞게 표기 하자면 1음절인 < 혹은 >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예) 영어의 strike [stráik] : 이 경우도 1음절인 /strike/를 5음절인 [스 트라이크]로 표기하지 말고, 훈민정음 표기의 방식대로 / 야 할 것이다. /로 표기해 17) 이는 어쩌면 우리 고유의 문화적 요소인 <나이를 세는 방식>과도 관련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즉 한국 의 갓난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간이자,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10달을 포함하기 때문에 태어남과 동시에 한 살을 먹지만, 서구의 갓난아이들은 눈으로 보아 존재하기 시작하는 때를 기준으로 하는 까닭에,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을 기준으로 나이를 세는(우리 기준으로는 만 나이) 방식과도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한국의 사유체계는 서양의 변증법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명확한 이치를 추구하고 자 했던, 즉 명제와 반명제 모두를 만족시키는 합명제로 완성되는, 그 어떤 초월적인(transcendantale) 명 증논리가 바로 이와 같은 시작과 끝을 분명히 하는 사유방식 속에 이미 내재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초-논리적인 명증성이 바로 우리 고유의 전통적 사유방식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116 영상 문화

cf 이때 /ᆡ/는 외래어 표기에서[aj]가 될 것이다. 2) 중성의 병서와 연서 시 아래 의 역할 : 지나어 有 [yŏu(3성) 또는 yòu(4성)]의 예 : 즉 3음절인 [이어우]로 표기 할 것이 아니라 1음절인 [ ]로 표기해야 한다. 아래 의 음가는 대체로 [ʊ~ʌ]로 모아지는 것 같다. 즉 때로는 아 로, 때로는 오 로, 때로는 어 로도 쓰여 진다는 것인데 다음과 같다 : 우선, 허웅은 최현배(<[ㆍ]자의 소리값 상고>, 고친 한글갈 396쪽이 하 또는 東 方 學 志 제 4집)와 이숭녕의 논문(<[ㆍ] 音 攷 再 論 >, 학술원 논문집 제 1집 그리고 朝 鮮 語 音 韻 論 硏 究 제 1집)들과 <훈민정음 해례>를 비교연구하면서, 즉, [ㆍ]를 [ㅏ]와 [ㅗ] 그리고[ㅡ]와 [ㅣ] 등으로 비교연구 한 끝에, 독립 운동가이며, 우리나라 최초 독일대학 박사이 자, 초대 김일성내각의 무임소장관을 지낸 월북학자 이극로( 李 克 魯 )와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 그러면 /ㆍ/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소리였을까? /ㆍ/의 구체적인 소리를 암시해 주는 좋은 예는 제주도 방언의 발음이다. 다른 방언에 있어서는 옛 /ㆍ/ 음에 대해서 특별한 자취를 지니고 있지 않으나, 오 직 제주도 방언에 있어서는, 옛날의 ㆍ 자로써 표기되어 있는 말에 대해서 독특한 소리를 쓰고 있다. 이 극로는 이 소리에 대해서, 그 소리를 내려면 혀는 낮출 수 있 는 대로 낮추고, 뒤로 밀 수 있는 대로 밀며, 입술은 조금 둥글게 하여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17

[ㅗ]보다도 더 많이 입을 벌리며 연구개는 위로 쳐들게 된다. 그런데 간단히 말하면[ㅏ] 혀와 [ㅗ]입술로 된 단음( 單 音 )이다. 그래서 어떻게 들으면 [ㅗ]와 같고, 또 어떻게 들으면 [ㅏ]와 같다. 라 하고, 이 소리 가 바로 한글을 처음 만든 그 때의 /ㆍ/ 소리인 것이라 하였다(국어학 논총 17, 19~20쪽). 필자(허웅)가 듣기로는, 이 소리는, 거의 서울말의 어머니 의 [ㅓ]와 비슷한 것으로 들린다. 제주도 방언의 /ㆍ/의 기술 로 보면 이 소리는 /ㅗ/에 가까우면서 그 공깃길은 /ㅏ/에 가까이 켜 지는 것으로 생각되니, 이것은 훈민정음의 설명에 매우 가까운 소리 라 할만하다. (...) /ㆍ/는 혀의 모양은 거의 /ㅗ/에 가까우나 다만 입술의 둥글음은 /ㅗ/ 보다 덜한 소리이다. 바꾸어 말하면, 안둥근 /ㅗ/소리, 곧 [ʊ] 또 는 [ʌ]에 가까운 소리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 [ʊ~ʌ]는 조금만 입을 더 벌리면 /ㅏ/가 되는 것이며, 여기 입술 둥긂을 더하게 되면 /ㅗ/가 된다. ( 국어 음운학 - 우리말 소리의 오늘 ㆍ 어제 -, 허 웅, 샘 문화 사, 서울, 1985, PP 343~344) 결국 허웅의 견해에 따르면, 아래 [ㆍ]의 정확한 소리는 [o](오)의 입술 안둥근 소리인 [ʊ](<오>와 <어>의 중간소리, 그러나 공깃길은 좁 은 5도)와 [ɔ](<오>와 <어>의 중간소리, 그러나 공깃길은 넓은 5도)의 입술 안둥근 소리인 [ʌ](<어>와 <아>의 중간소리, 공깃길은 5도와 6도 사이)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소리가 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여기서의 / /에 대한 고찰이 그 음가를 정확히 밝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소리가 나는가? 에 있다. 118 영상 문화

그렇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여러 가지 소리가 나는 이유인데, 지나어를 배우는 한국인들에게는 바로 이 아래 가 지나식 한자음을 우리글로 표기할 때 참으로 유용하게 쓰여 진다는 점 이다. 특히 서법에 있어 탁월한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예를 들어, 지나어에서 有 [yŏu(3성) 또는yòu(4성)]는 지금의 표기법 으로 쓰면 [이어우]가 되므로 3음절이 되지만 지나어에서는 1음절이다. 따라서 훈민정음의 표기법대로 쓰자면/ᅾ/[jʌu]나 / /[iʌu] 혹은 / /[iʌu]가 될 것인 데, 한글표기에 있어 중성에서의 병서가 많아질수록 한글 서법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점을 피하기 위해, 즉 중성에서의 병서와 연서를 적절히 안배하기 위해 이 아래 아[ ] 가 여러 가지 소리를 내게 된 것은 아닐까? 즉 / /로 표기하기 보다는 / /로 표기하는 것이 훨씬 서법상의 안정감이 있다. 게다가 /ㅣㅓ/와 /ㅐ/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도 /ㅓ/를 /ㆍ/로 처리해 주는 것이 아 주 바람직하다.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현재 한 글의 음운체계 내에서 모음의 구개 도를 그려보게 되면, 불어나 영어에 비해 하나의 모음이 빠져 흉물스럽 기 그지없다. 바로 공깃길 5도의 반 개음 [ɛ](전설모음)에 대응하는 후설 모음([ʌ]나 [ɔ])이 마치 앞니 빠진 호랑이마냥 빠져 있음을 우리 모두는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19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재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이 아래 아[ㆍ] 의 부활 을 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이 /ㆍ/를 부활시켜 모음의 사각 구개도 속에 위치시켜 본다면 왼쪽의 그림처럼 바로 [ɔ]의 자리 부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 /ㆍ/가 [ㅏ]로 발음될 경우도 전설모음[a] 보 다는 불어의 후설모음인 [ɑ]에 가까움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삼국 유사 에 등장하는 우리의 고대국가인 < 桓 國, 桓 因, 桓 雄, 桓 儉 ( 檀 君 )>을 글로 표기함에 있어 <환국, 환인, 환웅, 환검(단군)>이냐 <한국, 한 인, 한웅, 한검(단군)>이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이를 < 국, 인, 웅, 검(단군)>으로 표기함으로써 그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아래 아 : [ㆍ]>는 이중모음이나 삼중모음 속의 /아/, /오/, /어/를 모두 /ㆍ/으로 표기함으로써 서체법상 무리가 없게 하는 특징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한국어의 모음 구개도를 완성시켜주 는 역할을 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함을 볼 수 있다. 4. 맺음말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한글은 자음뿐만이 아니라 모음체계에서 도 천지인( 天 地 人 ) 삼합( 三 合 )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이 삼합의 원리는 우리가 아는 한, 전 세계 어떤 언어에서고 볼 수 없는 그야말로 독특하기 그지없는 우리문화의 원형이다. 게다가 훈민정음에서 하늘을 상징하는 이 /ㆍ/는 사람을 상징하는 /ㅣ/와의 결합을 통하여 /ㅓ, ㅕ, 120 영상 문화

ㅏ, ㅑ/를 만들어 냈고, 땅을 상징하는 /ㅡ/와의 결합을 통하여 /ㅗ, ㅛ, ㅜ, ㅠ/를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조합(조화)의 신이나 다름없었다. 이 렇게 이 아래 아[ ] 는 한글의 모든 모음들을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 고, 자신은 무지몽매하기 그지없는 후손들의 손에 의해 1933년 10월 한글 마춤법 통일안 이라는 된서리를 맞고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 진 것이다. 그리고는 마침내 삼성전자 핸드폰의 한글입력버튼을 간소 화하려는 시도에서 한 연구원의 기막힌 발상으로 부활하게 된다.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으며, 지금까지 너무나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천지인( 天 地 人 ) 타법>이 그것이다. 천지인 타법의 핵심이 바로 아래 아 ( /ㆍ/)가 아니고 무엇인가? 결국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우리의 글은 결코 V+C(모음+자음) 로 구분되는 이분법의 논 리가 적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글을 기계화 할 때부터, 이미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말이 된다. 즉 이벌식타자 는 우리의 글 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미 우리는 국어학자도, 컴퓨터 전문가도 아니었던, 공병호박사라는 한 안과 의사 의 숭고한 < 글사랑>이라는 산고의 자식인 훌륭하기 그지없는 <삼벌 식타자>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초성-중성-종성>을 구분하는 키를 따 로 만들어 18) 병서와 연서를 시킴으로써, 바람소리 물소리까지 표기가 가능하다 는 훈민정음 창제 시의 그 말씀 그대로 우리 후손들은 따라 18) 현재 이 아래 아 / /[ ] 덕택에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핸드폰의 자판배열처럼, 만일 이 를 컴퓨터 자판에 사용한다면, 모든 모음의 자판배열은, ㅣ, ㅡ 세 기본 모음만으로도 충분하므로, 그 동안 모음들이 차지했던 자판들은 초-중-종성의 병서와 연서는 물론 반모음을 표기할 수 있는 자판에까지 충분히 그 숫자를 할애하고도 남을 정도로 자판의 수는 여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21

야 할 일이다. 그 말씀이 바로 글의 세계화(Globalisation)이자 소리 와 문자와의 괴리감으로 인해 고통 받는 모든 지구촌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나인들은 오죽이나 그 메울 길 없는 괴리감 으로 괴로웠으면 그리도 오랫동안 사용해오던 그들의 문자를 쉽게 버 리고 현대 백화문( 白 話 文 )에 기초한 보통화( 普 通 話 )의 간자체( 簡 字 體 ) 를 사용하며, 그 글자의 소리를 표기하기 위해 맞지도 않는 서구의 알 파뱉을 사용하겠는가. 우리는 이미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로 우리 글을 채택하였고, 우리 한글이 그 부족( 部 族 ) 의 문자로 제공되면서 잊혀진 순경음 비읍 /ᄫ/ 이 되살아났음을 알고 있으며, 지금도 만주( 滿 洲 )에 사는, 문자 없는 소수민족들을 위해, 우리 의 눈 밝고 속 깊은 젊은 한국어학자들이 우리의 글을 보급하기 위해 소리 없는 봉사를 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이런 선각자들 을 위해 그리고 현행 한글로는 표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음운체계를 지 닌, 글자 없는 설움으로 사라져가는 소수민족의 언어를 위해서라도 우 리는 우리의 옛 글, 훈민정음의 글자 만듦의 정신과 백성들로 하여금 한문이라는 무소불위의 글자 권력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어진 세종 의 배려 섞인 아래의 말씀을 늘 마음속에 두어 귀 기울이며 되새겨야 할 일이다 : 國 之 語 音 異 乎 中 國 與 文 字 不 相 流 通 국지어음(이) 이호중국(하야) 여문자(로) 불상유통(할세) 나랏말 미 中 國 ( 귁)에 달아 文 字 (문 )와로 서르 디 아니, 122 영상 문화

나라의 (여러) 말소리가 서울(즉 한양)의 말소리와 서로 19) 달라 문자로 씀에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故 愚 民 有 所 欲 言 而 終 不 得 伸 其 情 者 多 矣. 고(로) 우민(이) 유소욕언(하여도) 이종부득신기정자 다의(라) 19) 현재 이 國 之 語 音 異 乎 中 國 의 풀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 대개 두 가지 해석이 있는 데, 우선 예전에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이 <중국( 中 國 )>을 오늘날의 <China>로 풀이하여 나랏말이 중국( 中 國 )과 달라 문자로 서로 통하지 않아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라는 해석이 있다. 나머지 하나는 최근 일각에서 대만의 사학자 심건덕( 沈 建 德 ) 박사가 쓴 논문을 인용하며 제기하는 것으로, < 中 國 >이란 한 나라의 이름이나 지리명사가 아닌 한 나라의 수도를 일컫는 경사( 京 師 : 서울)임을 인용하며, 오늘날 <서울지방>과 같은 뜻으로 풀이하여 우리나라의 여러 말, 즉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함경도, 평안도 등에서 쓰는 말이 중국, 즉 수도인 한양의 말과 달라서 서로 의사소통하지 못하므로... 로 해석하 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 역시 15세기 훈민정음 창제 시(1443년)에 오늘날 <China>의 국가 명칭이 된 <중국( 中 國 )>이라는 명칭이 없었음에 유의하여 이 설을 따라, 나라의 (여러) 말소리가 서울(즉 한양)의 말소리와 서로 달라 로 해석하였다. 심건덕( 沈 建 德 )의 인용문은 다음과 같다: 中 國 一 辭 在 西 周 初 年 出 現, 當 時 是 指 首 都, 是 地 區 名 辭 而 非 地 理 名 辭. 毛 傳 : 中 國, 京 師 也, 是 最 好 的 註 腳. 1912 年 孫 文 創 立 中 華 民 國 之 後 中 國 才 有 近 代 國 家 正 式 名 稱 的 意 義, 是 政 治 名 辭 也 是 地 理 名 辭. 清 末 很 多 國 家 在 非 正 式 場 合 稱 滿 清 為 中 國, 但 在 正 式 文 書 上 仍 稱 清 國, 例 如 馬 關 條 約 日 文 版 第 二 條, 清 國 將 左 記 土 地 主 權 ( 遼 東 半 島 台 灣 澎 湖 ) 及 其 上 的 城 壘 兵 器 製 造 所 官 有 物 永 遠 割 給 日 本 所 以, 古 時 的 中 國 是 指 其 古 都 河 南 的 洛 陽 地 區, 中 國 人 是 指 洛 陽 地 區 的 住 民, 也 就 是 漢 人, 黃 帝 的 子 孫. 因 為 傳 說 中 的 黃 帝 就 是 在 洛 陽 盆 地 建 國. 洛 陽 盆 地 就 是 中 國 固 有 領 土 的 全 部, 它 的 面 積 比 台 灣 小 很 多, 所 以, 台 灣 國 的 固 有 領 土 比 中 國 的 固 有 領 土 還 大. [' 中 國 '이란 말은 西 周 初 에 출현한 것이다. 당시의 수도를 가리키고 지역이름이며 지리명사가 아니다. ' 毛 傳 '에 " 中 國 은 京 師 다"라는 것이 가 장 적절한 주석이다. (경사( 京 師 ): 한 나라의 수도를 말함.) 1912년 손문이 중화민국을 창립 한 이후 '중국'은 근대국가의 정식명칭으로서의 뜻을 가지게 되었고 정치명사이며 지리명 사다. 청말에 많은 나라가 있었고 정식은 아니지만 만청을 합해 중국이라 했다. 다만 정식 문서상의 이름은 '청국'이었다. 예를 들면 '마관조약' 일문판 제2조에 "청국은 장차 아래 토지주권(요동반도, 대만팽호) 및 그 위의 성루병기제조소관물을 영구히 일본에 떼어준다" 라고 하는 것과 같다. 옛날에 '중국'은 그 古 都 하남의 낙양지구를 가리킨다. ('중국인'이란 낙양지구의 주민을 가리킨다). 한인이라 하면 황제의 자손인데 전설 속의 황제는 낙양분지 에서 건국했다. 낙양분지가 중국 고유영토의 전부다. 그 면적은 대만에 비해 오히려 적다. 대만국의 고유영토는 중국의 고유영토에 비해 오히려 큰 것이다.] (출전: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forum1&uid=7052)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23

이런 젼 로 어린 百 姓 ( 셩)이 니르고져 배이셔도 내 제 들 시러펴디 몯 노미 하니라. 이런 까닭에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쉽게 담아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予 爲 此 憫 然 新 制 二 十 八 字 欲 使 人 人 易 習 便 於 日 用 耳. 여 위차민연(하야) 신제이십팔자(하노니) 욕사인인(으로) 이습(하야) 편어일용이(니라) 내 이 爲 (윙) 야 어엿비너겨 새로 스믈 여듧 字 ( ) 노니, 사 마다 수 니겨 날로 메 便 安 (뼌 )킈 고저 미니라. 내가 이것을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노니, 사람들로 하 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씀에 편안히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124 영상 문화

참고 문헌 강옥미 (2003). 한국어 음운론. 태학사. 2003. 권재선 (1993). 훈민정음의 표기법과 음운-중세음운론-. 우골탑. 이극로 (1947). 音 聲 學. 雅 文 閣. 허 웅 (1985). 국어 음운학-우리말 소리의 오늘ㆍ어제-, 서울: 샘 문화사. Martinet, André (1980 (1985)). Eléments de linguistique générale. Armand Colin, Morier, Henri (1961 (1981)) Dictionnaire de phonétique et de rhétorique. éd. PUF. Saussure, Ferdinand de (1985). Cours de linguistique générale. Edition préparée par Tullio de Mauro, Payot, Paris. 조선어학회, 한글 마춤법 통일안, 1933: http://ko.wikisource.org/wiki/%ed%95%9c%ea%b8%80_%eb%a7 %88%EC%B6%A4%EB%B2%95_%ED%86%B5%EC%9D%BC% EC%95%88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25

국문요약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외래어 표기를 위한 훈민정음의 능동적인 활용방안- 김재원(건국대학교) 이 논문의 목적은 오늘날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훈민정음 창제 시 의 옛 음성(음소)문자인, 우리의 옛 글을 새로이 사용할 것을 제안하는 데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알다시피, 우리는 현행 한글체계 내에서는 외국어 소리들을 지금의 한글에 일치시킬 수 없음으로 해서, 그리고 특히 그 소리들의 음절을 구분하는 선에서는 결코 정확히 그 소리들을 옮겨 적 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의 세 가지 실수 때문인 것 같다. 첫째, 한국어와 다른 외국어들과의 만남을 예측하지 못한 채, 그래서 오로지 한 국어에만 국한 시켜서 외래어 표기 방법을 예측하지 못한 1933년의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 의한 옛 문자들의 포기가 그것이고, 둘째, C+V(자음+모 음)이라는 결합체계를 지닌 인도-유럽어들과 같이 결코 이원적이지 않았던 한글 고유의 삼원적 체계에 대한 몰이해가 그것이고, 끝으로 셋째, 잘못된 정부의 결정으로서, 한글전자화 당시 소수의 사용자들을 위한 세벌식 자판 이 이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사용자들을 위해 두벌식 자판 체계 를 취했던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행의 한글체계에 따르면, 프랑스어와 영어 그리 고 그 밖의 많은 인도-유럽어에서의 /b/와 /v/ 이 둘 모두를 /ㅂ[p]/로 표기 함으로 해서 /b/와 /v/ 사이의 구분이 없으며, 마찬가지로 /p/와 /f/는 /ㅍ [p h ]/로, /l/와 /r/ 그리고 /R/는 /ㄹ[ɾ ou l]/ 등으로 표기함으로 해서 그들 간의 구별이 없다. 나아가 프랑스어에서의 <Proust[pRust]>는 1음절이지만, 한국어에서는 <프루스트[p Ru s t ]>로 표기하기 때문에 4음절이 된다. 126 영상 문화

하지만 만일 우리가, 1933년 10월의 그 안을 시행한 이래 현대 한글에서 는 더 이상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우리스스로 망각 속으로 던져버 린 옛 글의 문자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그리고 자음과 모음에서의 병서( 竝 書 : ᄁ, ᄔ, ᄄ, ᄯ, ᄧ, ᄢ... / ㅘ, ㅙ, ᆄ, ᆆ, ᅯ, ᅰ, ᆒ, ᆎ, ᆙ,... 등)와 연서( 連 書 : ᄫ, ᅗ, ᄛ,... / ᆃ, ᆓ, ᆕ, ᆖ, ᆇ, ᆠ... 등)의 표기 방법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따라서,,, ᆋ, ᆗ,... 등 처럼), 우리는 국제음성기호처럼 음소문자로서 외국어의 그 어떤 소 리라도 거의 완벽하게 전사( 轉 寫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글을 창조하신 세종대왕께서 바라셨던 것일 게다. 우리가 제안하고자 하는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즉 자음의 경우, /b/ 는 /ㅂ/으로, /v/는 /ᄫ[β]/로, 불어의 /p/는 /ㅃ/로, 영어의 /p/는 /ㅍ/로, /f/는 /ᅗ[ɸ]/로, /l/는 /ᄙ/로, 스페인어의 /r/는 /ㄹ/로, 영어와 중국어의 권 설음 /r/는 /ᄛ/로 불어의 /R/는 / /로, /z/는 /ᅀ/로, 아랍어의 [ʔ]는 /ᅙ/로 쓰기를 제안한다. 따라서 불어의 /la maison/은 /라 메종[ɾa meʧoŋ]/으로 표기하기 보다는 / 매 [la mɛzoŋ]/으로, 1음절인 불어의 고유명사 /Proust/는 4음절의 /프루스트[p Ru s t ]가 아닌 1음절의 / 혹은 [prust]/로, 영어의 이중모음이 있는 1음절의 /strike[straik]/는 5음절의 /스트라이크[s t ra i k ]/가 아닌 1음절의 / [straik]/로, 3중모음인 중 국어 / 有 [yoǔ ou yoù]/는 3음절의 /이오우[i o u] 혹은 반모음이 낀 2음절의 요우[jo u]/로 표기할 것이 아니라 1음절의 / /로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앞의 예에서 살펴보았듯이, 이 옛 글자들을 포기한다는 것은 바 로 소리를 글자로 전사( 轉 寫 )한다는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아래 아( / /)의 부재는 마법 같은 이 모음의 기능 덕택에 결국 다시 부활할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삼성의 핸드폰 자판인 <천지인( 天 地 人 )타 법>의 자판체계로서, 자판의 숫자가 매우 한정된 핸드폰에서 아주 중요한 자판이 되어 이 모음이 부활한 것이다. 왜냐하면 하늘을 상징하는 이 아래 아( )가 전지전능한 마법사처럼 자신의 그 기막힌 기능대로 땅을 상징하 는 /ㅡ/와 사람을 상징하는 /l/와 더불어 모든 모음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27

결국, 현행의 한글체계와 자판 체계에서 우리의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 서는, 우리는 일본어의 가타카나처럼 외국어 표기에 국한된 글자로서 대중 들로부터 잊혀 진 그 옛 글자들을 복원해야하며, 소수이지만 우리가 여전 히 사용하고 있는 3벌식 자판체계를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훈민정음 창제 시의 글자 만듦의 정신인, 누구나가 쉽게 사용하고 물소리 바람소리까지 표기할 수 있다는 그 쉬운 접근성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훈민정음( 訓 民 正 音 )은 세종대왕에 의해 단지 한자 소리의 정확한 표기를 위해서 만이 아니라 중국어와 한국어에서 한자 소리를 통일 하기 위함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Keywords: 한글, 한자, 훈민정음, 외래어 표기법, ᄫ[β], ᅗ[ɸ], ᅀ[z], ᅙ[ʔ], /ㆍ/[a, ʊ, ʌ], 한국어, 프랑스어, 지나어(중국어) 128 영상 문화

Résumé Quelques réflexions pour un statut des lettres phonémiques coréennes, Hangeul dans le monde -Quelques propositions sur la réutilisation d anciennes lettres de Hun Min Jeong Eum pour la transcription de langues étrangères- KIM Jae-Won(Konkuk Univ.) Le but de cet article est à proposer d utiliser de nouveau les anciennes lettres phonétiques (phonémiques) coréennes, l ancien Hangeul, dont on ne se sert plus actuellement parmi celles de lors de la création de Hun-Min-Jeong-Eum (l ancien Hangeul). En effet, l on n arrive jamais à transcrire exactement les sons des langues étrangères en Hangeul dans son système actuel faute de faire accorder les sons au Hangeul actuel, et surtout au niveau de leur syllabisation. C est, nous semble-t-il, à cause de trois erreurs: premièrement, un abandon des anciens caractères par l Acte pour la Standardisation de Transcription phonétique de Hangeul en 1933 (한글 마춤법 통일안 Han-geul ma-chum-beop tong-il-an), qui ne tenait pas compte d'éventuelles rencontres entre le coréen et d autres langues étrangères, et en particulier du fait que les moyens de retranscription n étaient limités qu en langue coréenne ; deuxièmement, une mécompréhension par les Coréens eux-mêmes de leur propre système ternaire de Hangeul, très différent du système binaire de liaison en vigueur dans les langues Indo européennes, C (consonne) + V (voyelle) ; enfin troisièmement, une mauvaise décision gouvernementale avait mené à adopter un clavier binaire lors de l automatisation électronique de Hangeul dans la grande majorité des cas (bien que la possibilité d'écrire en ternaire demeurât pour une minorité d'utilisateurs).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29

Pour ces raisons, selon le système actuel de Hangeul, il n y a pas de distinction entre le /b/ et le /v/ du français, de l anglais et de beaucoup d autres langues indo-européennes : ils sont toujours retranscrits indifféremment /ㅂ[p]/ en coréen; de même que le /p/ et le /f/, en /ㅍ[ph]/; le/l/, le/r/ et /R/, en/ㄹ[ɾ ou l]/, etc. De plus, le nom de Proust [prust] ne compte par exemple qu une seule syllabe en français, mais en prend quatre en coréen: 프루스트[p Ru s t ]. Toutefois, si nous pouvions d'une part réutiliser les lettres de l ancien Hangeul, que nous avons nous-mêmes rejetées dans l'oubli au motif qu'elle ne servaient plus en coréen moderne, et que nous nous réservions d'autre part la possibilité d'écrire les voyelles et les consonnes de comme avant l entrée en vigueur de l Acte d'octobre 1933, parfois de gauche à droite ( 竝 書 : ᄁ, ᄔ, ᄄ, ᄯ, ᄧ, ᄢ... etc pour les consonnes; ㅘ, ㅙ, ᆄ, ᆆ, ᅯ, ᅰ, ᆒ, ᆎ, ᆙ,,... etc pour les voyelles), parfois de haut en bas( 連 書 : ᄫ, ᅗ, ᄛ,... pour les consonnes; ᆃ, ᆓ, ᆕ, ᆖ, ᆇ, ᆠ... etc pour les voyelles) parfois enfin en combinant l'horizontal et le vertical (ᆋ, ᆗ... donc,,,... etc.), nous pourrions transcrire presque parfaitement n importe quels sons étrangers en tant que lettres phonémiques, comme le fait par exemple l Alphabet Ponétique International. C est ce que voulait le grand roi Se-Jong en créant le Hangeul. Voici quelques exemples que nous voulons proposer: en cas de consonnes, on peut transcrire le /b/ en /ㅂ/; le /v/ en /ᄫ[β]/; le /p/ en /ㅃ/ pour le français et en /ㅍ/ pour l anglais; le /f/ en /ᅗ[ɸ]/; le /l/ en /ᄙ/; le /r/ en /ㄹ/ pour l espagnol et le /ᄛ/ pour l anglais et le chinois; le /R/ français en / /; le /z/ en /ᅀ/; le [ʔ] de l arabe en /ᅙ/; donc /la maison/ en / 매 [la mɛzoŋ]/ au lieu de /라 메종 [ɾa meʧoŋ]/; le nom propre français, /Proust/ en / ou [prust]/ à la place de /프루스트[p Ru s t ]/ qui compte quatre syllabes; 130 영상 문화

la diphtongue en anglais, /strike[straik]/ en / [straik]/, et non pas /스트 라이크[s t ra i k ]/ soit un total de cinq syllabes; le triple son en chinois, / 有 [yoǔ ou yoù]/ en / /, plutôt que /이오우[i-o-u] ou 요우 [jo-u]/. Abandonner ces anciennes lettres, comme on vient de le voir, représente une grande perte sur le plan de la représentation en lettres des sons. Et surtout l absence de la voyelle de A-rae A(A en bas) / / est enfin destinée à être réutilisée grâce à sa fonction magique dans une technique informatique des portables Samsung : dans le système de clavier Tcheon-Dji-In( 天 地 人 ), une touche extrêmement importante sur le portable qui est limité de ses nombres des places de touches. Puisque cette voyelle / /, qui est le symbole du ciel, avait créé toutes les voyelles comme une magicienne qui peut tout d après sa fonction magnifique de combinaison avec les deux autres voyelles: le /ㅡ/, le symbole de la terre et le /ㅣ/, celui de l humain. Enfin, pour réaliser nos propositions dans le système actuel de Hangeul et de clavier, on doit réstaurer les anciennes lettres oubliées du public en tant que lettres de transcriptions limitées en langues étrangères comme celle du Katakana en japonais, et approfondir le système de clavier ternaire dont certaines minorités se servent encore. N oublions pas l esprit qui a présidé à la création du Hun-Min-Jeong-Eum, un esprit d accessibilité facile dans lequel tout le monde peut très facilement se servir de ces lettres et transcrire jusqu aux sons de l eau courante et du vent. Et n oublions pas que le Hun-Min-Jeong-Eum( 訓 民 正 音 ) était créé par le grand de Se-Jong non seulement pour la transcription correcte des sons des idéogrammes asiatiques, mais aussi pour une réunification de leurs sons en chinois et en coréen. Keywords: Hangeul, idéogramme asiatique, Hun-Min-Jeong-Eum, transcription de langues étrangères, coréen, chinois, français, ᄫ[β], ᅗ[ɸ], ᅀ[z], ᅙ[ʔ], ㆍ[a, ʊ, ʌ] 세계 속의 글의 위상을 위한 몇 가지 고찰 131

논문투고일: 2010년 5월 17일 논문심사일: 2010년 6월 4일 논문게재 확정일: 2010년 6월 9일 132 영상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