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3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손안석 (위) 요코하마의 중화가 (오른쪽 페이지 위 왼쪽부터) 하코다테의 중화회관, 이케부쿠로의 중국식료품점 시온, 2009년 이케부쿠로에서 있었던 화교 가게에 대한 항의 시위 74
1. 문제제기 수치화할 수 있는 사회로 변모하는 중국 1980년대 이후의 중국경제 발전이 동북아시아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거 대함에 대하여서는 이제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중국의 대두를 둘러싼 평 가는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일부 식자는 중국을 동아시아의 일원 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공산당의 일당 지배, 그리고 사회주의라는 가치관의 차이 등을 강조하여 중국이 동아시아의 위 협요소가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언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역사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중국이 국제사회로 등장하는 표면상의 변화와 함께 중국사회의 내부 또한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중국사회 자체가 최근의 개혁개방 이후 사회의 변화와 여론을 수치화할 수 있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에는 정부 관련 기관, 혹은 신문, 매스컴 등에서 일반 시민 을 대상으로 각종 여론조사를 실시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의 여론 동향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내각부 대신관방의 정 * 지은이 손안석 도쿄대학 종합문화연구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홋카이도대학 전임강사를 거쳐 일본 가나가와대학 외 국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중국근현대사로서 상하이 도시 연구, 라디오 방송 연구, 중국인 유학생 연구 등을 하고 있다. 저서로 近 代 中 国 都 市 案 内 集 成 上 海 編 ( 東 京 : ゆまに 書 房, 2011), 租 界 研 究 新 動 態 ( 上 海 : 上 海 人 民 出 版 社, 2011), 東 アジアの 終 戦 記 念 日 ( 東 京 : ちくま 新 書, 2007), 中 国 における 日 本 租 界 ( 東 京 : 御 茶 の 水 書 房, 2006), 戦 争 ラジオ 記 憶 ( 東 京 : 勉 誠 出 版, 2006), 戦 時 上 海 ( 東 京 : 研 文 出 版, 2005), 中 国 人 日 本 留 学 史 研 究 の 現 段 階 ( 東 京 : 御 茶 の 水 書 房, 2002) 등이 있다.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75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표 1> 중국인의 일본에 대한 감정지수(2005년, 일부를 발췌, 단위 : %) 일본에 대한 각종 호감도 조사 1~3 月 4~6 月 7~9 月 10~12 月 일본 여행에 대한 호감도 50.30 49.55 49.80 52.21 현재의 중일 외교에 대한 호감도 34.76 31.18 31.48 30.90 향후의 중일 외교에 대한 호감도 40.79 40.26 40.13 39.88 현재의 중일 경제에 대한 호감도 50.75 49.61 49.66 52.49 향후의 중일 경제에 대한 호감도 49.23 49.16 49.75 52.39 일본에 대한 친근감 26.48 25.75 25.33 27.76 일본 사람에 대한 친근감 31.35 30.43 30.21 32.60 일본 기업에 대한 친근감 33.10 34.00 33.13 35.94 부 광보실에서 매년 발표하는 여론조사 연감 을 통하여 일본인의 중국, 한국, 아 시아에 대한 이미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1)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이러한 일반 시민의 의식구조와 여론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각종 여론조사가 중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 면 사치나 총합연구소에서 펴내는 중국 소비자의 생활실태 중국백서2006~ 2007 은 이 연구소의 중국법인이 베이징시, 상하이시, 광둥성, 랴오닝성, 쓰촨성 등 중국을 대표하는 지역의 2,000명을 샘플조사한 결과를 모은 것이다. 이 샘플 조사는 중국의 일반시민이 일본이나 외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조사는 물 론이며, 일반서민의 의식주 생활과 화장품 선호도, 패션과 여가활동, 여행 선호지 등등 광범위한 내용을 조사대상에 포함하고 있다(이하의 <표 1>부터 <표 6>은 サ チナ 総 合 研 究 所 編, 中 国 消 費 者 の 生 活 実 態 中 国 白 書 2006~2007, 株 式 会 社 サ-チナ, 2006을 참고로 작성하였다). 2) 1) 일본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내각부 대신관방 정부 광보실이 매년 발행하는 世 論 調 査 年 鑑, 東 京 : 国 立 印 刷 局,각년 도판을 참고. 중국 국내의 여론조사를 이용한 연구로서는 園 田 茂 人, 不 平 等 国 家 中 国 ( 東 京 : 中 公 新 書, 2008)이 있다. 연구시점에대해서는 동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으나 중국 국내에서의 사회과학적인 여론 샘플조사에 대한 개략적인 성 과를 참고할 수 있다. 2) サ-チナ 総 合 研 究 所 編, 中 国 消 費 者 の 生 活 実 態 中 国 白 書 2005~2006, 株 式 会 社 サ-チナ, 2005 ; 中 国 消 費 者 の 生 活 実 態 中 国 白 書 2007~2008, 2006 ; 中 国 消 費 者 の 生 活 実 態 中 国 白 書 2007~2008, 2007. 이 외에 日 本 能 率 協 会 総 合 研 究 所 編, 2007 年 版 中 国 ライフスタイル 白 書 ; 中 国 ライフスタイル 白 書 2010 年 版, 2010을 참고. 76
<표 2>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초화장품의 종류(여성전체 976명, 복수회답 단위 %) 세안제 로션 보습크림 스킨 여성 전체 90.7 73.6 60.1 59.9 <표 3>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의 종류(여성전체 830명, 복수회답, 단위 %) 립스틱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아이섀도우 아이라이너 립펜슬 여성 전체 77.5 66.4 51.0 48.0 38.3 37.1 <표 4> 선호하는 화장품 메이커(여성전체 976명, 복수회답 단위 %) 로레알 (프랑스) 에이본 (미국) 시세이도 P&G 다이바오 여성 전체 42.6 42.2 39.2 28.4 예를 들면 <표 1>은 2005년 중국인의 대일 감정을 조사한 내용이다. 주지하 는 바와 같이 2005년은 중일 간의 외교관계가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신사 참 배를 시작으로, 3월에는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의 의견대립이 매 스컴에 보도되면서 아시아에서 반일 여론이 거세지고 있었을 때였는데 이러한 여론의 동향이 <표 1>에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일본으로 여행 하고 싶은 중국인은 50%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는 중국인은 상대적으로 20%대에 머물고 있다. <표 1>에서 중요한 것은 2005년 당시 일본에 대한 친근감 수치가 낮다는 것 이 아니라, 중국인의 여론 동향과 생활실태, 그리고 의식 변화를 이제는 우리가 예측 가능한 수치라는 자료로서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생활실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여성과 화장품이라는 분야 를 예로 들어 좀더 살펴보고자 한다. <표 2>, <표 3>, <표 4>는 중국 여성의 화장품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 일부를 소개한 것인데, 이런 조사를 연령별 통계, 수 입별 통계, 지역별 통계 등으로 세분화하면 우리는 중국 여성의 어떤 연령층이 어 떤 종류의 화장품 구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화장품 구매의욕이 높은 여성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북방의 베이징시와 남방의 광둥성이라는 지역별 특징이 화장품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등의 상세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77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표 5> 유료 스포츠 시설이나 피트니스 클럽의 이용 여부와 빈도 응답자 수( 人 ) 이용한다(%) 이용하지 않는다(%) 전체 2,000 50.9 49.2 남성 1,000 48.5 51.5 성별 여성 1,000 53.2 46.8 이용자 수( 人 ) 일년에 1~5번(%) 반년에 1~5번(%) 한달에 1~2번(%) 일주일에 1~2번(%) 매일(%) 전체 1,017 30.0 19.4 28.0 19.3 3.3 성별 남성 485 28.7 20.2 29.7 17.9 3.5 여성 532 31.2 18.6 26.5 20.5 3.2 <표 6>유료 스포츠 시설이나 휘트니스 클럽에서 하는 운동(실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이용자 수( 人 ) 수영(%)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운동(%) 댄스 에어로빅 (%) 기타(%) 전체 1,017 20.7 48.3 25.5 5.5 성별 남성 485 22.1 67.4 6.0 4.5 여성 532 19.5 30.8 43.2 6.4 여기에서 예를 든 것은 여성의 화장품 분야이지만, 수입이 증가하고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건강과 미용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표 5> 와 <표 6>의 조사로부터 베이징시나 상하이시 등 수입이 높은 도시, 연령적으로 는 20대에서 30대의 연령층에서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샘플조사의 내용을 전면적으로는 신용할 수 없다는 것은 다시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필자가 제기하고자 하는 바는 첫머리 에서 지적하였듯이 중국사회의 대두가 동북아시아 전체에 대한 위협뿐만이 아니 라 중국 내부의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전제하에서 이 논문은 동북아시아의 정치, 경제, 군사분야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움직임을 일본사회와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라는 관 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특히 중심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이하의 세 가지 측면이다. 78
첫번째는 일본 화교사회의 개략과 그 변화를 메이지시대의 나가사키, 다이쇼 시대의 고베, 쇼와시대의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두번째는 1980년대 이 후의 신화교의 등장이 일본사회에 가져온 변화를 유학생의 등장과 관련하여 분 석하고자 한다. 이때 일본입관협회( 日 本 入 管 協 会 )의 각종 데이터를 이용해 유학 생의 증가 동향 등을 수치로써 설명하고자 한다. 과연 신화교와 유학생은 어떠한 관계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세번째는 최근 도쿄의 이케부쿠로를 중심으로 형성 되고 있는 중국인 커뮤니티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면서 중국의 대두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1980년대의 개혁개방 이후 경제력을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의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은 일본이라는 아시아의 우등생 모델을 넘어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지, 동일 민족국가 를 추구하는 일본사회에서 중국, 혹은 외국인 사회라는 이민 사회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일본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2. 전전 일본의 화교사회 나가사키, 고베, 요코하마의 시대 우선 일본의 화교사회 라는 한마디로 일본 전체의 화교사회 일반을 아우르는 것 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가사키, 고베, 요코하마, 하코다테 등의 화교사회는 일본 의 각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3) 예를 들면 나가 사키의 화교사회는 일본이 쇄국정책을 실시한 에도시대에 도칸( 唐 館 ), 혹은 도진 마치( 唐 人 町 )로서 시작되어 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개국과 함께 크게 발전하는 듯 하였으나 20세기에 들어오면서, 고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한신( 阪 神 ) 지역 의 화교경제에 상당부분을 빼앗기게 된다. 이러한 나가사키의 화교사회의 특징 은 전통적인 중국사회와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아 지금도 사찰을 중심으로 그 흔 적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이지시대를 전후해 설립된 소후쿠지( 崇 福 寺 ), 고 3) 이 논문과 같은 문제의식을 설정한 일본 측의 연구로서는 劉 傑 他 編, 新 華 僑 老 華 僑 変 容 する 日 本 の 中 国 人 社 会 ( 東 京 : 文 芸 新 書, 2008)를 참조.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79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후쿠지( 興 福 寺 ), 후쿠사이지( 福 済 寺 ), 세이후쿠지( 聖 福 寺 ) 등등의 사찰은 나가 사키 화교 커뮤니티의 중심으로서 이국에서 숨을 거두지만 중국의 고향을 그리 는 화교의 묘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던 것이다. 4) 메이지시대 이전부터 발전했던 나가사키와는 달리 고베의 화교사회는, 특히 20세기 이후 급속히 발전했다. 이런 발전의 배경에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배 경으로 고베 항만의 기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고베의 화교자본 을 대표하는 고킨도( 呉 錦 堂 )는 상하이에 가까운 닝보( 寧 波 ) 출신으로 청일전쟁 후 중국과의 석탄무역을 시작으로, 러일전쟁시기에는 중국의 펑톈( 奉 天 )과 뤼순 ( 旅 順 )을 연결하는 군수물자와 무기 수송을 통하여 사업을 확장해 성냥 제조업, 시멘트 산업, 효고현 전철 등의 교통산업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화교자본의 발전에는 동업조직으로 조직된 공소( 公 所 ) 라는 네트워크의 존재가 중요했다는 사실은 이미 선행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 5) 일본에서의 화교사회를 이끌었던 조직은 각 지방을 거점으로 한 공소라는 길드적인 단체였는데 이들 조직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각지에 중화회관을 세 우면서 직업과 지연을 통괄하는 화교 조직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공소는 무 역업 이외에도 활발히 조직되었는데 <표 7>을 통하여서도 고베의 화교사회가 1920년대를 전후한 시기에 요리, 이발, 양복 제조의 삼도업( 三 刀 業 )을 중심으로 급속히 조직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베의 발전을 더욱 자극한 것은 1923년에 발생한 관동대지진이었으며, 당시 많은 화교가 요코하마에서 고베로 이주하였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요코하마의 화교사회의 역사는 메이지시대의 개항과 함께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의 개항과 함께 외국인 거류지가 개설되면서 4) 나가사키의 도칸( 唐 館 )에 대해서는 長 崎 県 史 編 纂 委 員 会, 長 崎 県 史 外 交 渉 編 ( 東 京 : 三 秀 社, 1986), 511쪽, 사찰에 대해서는 644쪽을 참고. 또한 무역관계에 대해서는 長 崎 市, 長 崎 史 ( 大 阪 : 清 文 堂, 1981)가 상세하다. 5) 고킨도( 呉 錦 堂 )와 고베에 대해서는 許 瓊 丰, 戦 後 日 本 における 華 僑 社 会 の 再 編 過 程 に 関 する 研 究 在 日 台 湾 人 と 神 戸 華 僑 社 会 を 中 心 に (2009, 兵 庫 : 兵 庫 県 立 大 学 博 士 論 文 )을 참고. 일본의 화교와 유학생에 대해서는 陳 焜 旺 主 編, 日 本 華 僑 留 学 生 運 動 史 ( 日 本 華 僑 華 人 研 究 会, 東 京 : 中 華 書 店, 2004)를 선행연구로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이용한 참고자료는 출처가 불분명한 부분이 적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80
<표 7> 고베의 화교 사업자 단체 일람(부분) 단체명 성립년월 회원 수 출신 神 戸 華 僑 洋 服 商 組 合 1922년 4월 234 장저( 江 浙 ) 神 戸 華 僑 海 務 倶 楽 部 1923년 63 광자오( 廣 肇 幇 ) 神 戸 華 僑 理 髪 業 連 合 会 1925년 5월 245 장쑤성( 江 蘇 省 ) 神 戸 華 僑 皖 江 連 盟 会 1936년 4월 불명 안후이 장쑤성( 安 徽 江 蘇 省 ) 神 戸 華 僑 洋 務 同 志 会 1925년 5월 65 싼장팡( 三 江 幇 ) 神 戸 華 僑 塗 業 同 業 公 会 1925년 5월 80 광둥성( 廣 東 省 ) 旅 日 兵 庫 県 華 商 綢 業 公 会 1935년 2월 30 푸저우( 福 州 ) 神 戸 華 僑 華 厨 連 義 会 1922년 12월 65 광둥성( 廣 東 省 ) 출처: 内 田 直 作, 留 日 華 僑 経 済 分 析, 河 出 書 房 新 社, 1950 요코하마에는 지금까지 중국의 광둥성이나 홍콩에 거점을 둔 구미 각국의 무역 상인이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때 구미의 무역상과 일본 상인을 중계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이 이미 중국에서 함께 일을 해왔던 중국인 매판( 買 辧 )이었다. 6) 그후 도쿄라는 배후도시를 가지고 있는 항구도시 요코하마가 발전하면서, 화 교사회의 인구도 서서히 증가하게 된다. 특히 중국과 일본 사이에 1871년 청일수 호조약이 체결되면서 요코하마의 화교사회를 관리하기 위한 관청인 청국 영사관 이 설치되었으며, 1899년에는 중국인 자제 교육을 위한 대동( 大 同 )학교가 개설 되는 등 요코하마의 화교사회는 순조롭게 발전하였다. 전전( 戦 前 )의 화교연구를 대표하는 우치다 나오사쿠( 内 田 直 作 )의 통계에 의하면 1900년 요코하마의 중국 인 인구는 3,000명 전후였는데 10년이 지난 1910년에는 그 배가 되는 6,000명 이 넘는 중국인이 있었다는 것을 보아도 요코하마의 화교사회가 순조롭게 발전 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7) 그러나 요코하마의 화교사회는 1923년의 관동대지진을 경험하면서 큰 시련 을 겪게 된다. 당시의 조사에 의하면 관동대지진에 의해 사망한 화교는 1,700명 6) 요코하마 중화가에 대해서는 横 浜 市 総 務 局 市 史 編 集 室 編, 横 浜 市 史 II ( 横 浜 市, 1989~2004) ; 横 浜 開 港 資 料 館 編, 開 港 から 震 災 まで 横 浜 中 華 街 (1994)을 참조. 7) 内 田 直 作, 留 日 華 僑 経 済 分 析, 東 京 : 河 出 書 房 新 社, 1950, 109쪽.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81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에 이르고 고베로 피난한 화교가 4,000명에 달했다고 하니 화교사회가 입은 피 해의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를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혼란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은 중일전쟁의 발발이라는 외부의 영향이었다. 특히 1945년 5월의 요코하마 대공습에 의해 요코하마의 중화가는 모든 시설이 초토화되는 피해를 입게 되었 다. 이렇게 하여 1880년대에 요코하마 2,000명, 고베 520명, 나가사키 500명을 합하여 전국에 거주하고 있었던 3,400명의 중국인 인구는 1930년대의 최성기에 는 약 3만 명으로 증가하였으나, 태평양전쟁이 본격화되는 1941년에 이르면 요 코하마에 1,600명, 고베 2,800명, 나가사키 430명 등 일본 전국에 1만 4,000명 정도로 축소하게 된다. 3. 전후의 혼란기와 화교사회 침체되는 일본 국내의 화교사회는 1945년 8월의 승리에 자극되어 새롭게 발전 되는 듯하였다. 전승국의 일원으로서 압박에서 해방된 화교사회는 일본 국내의 혼란을 이용하여 밀무역과 GHQ가 통제하는 군수물자의 횡령 등에 손을 대면서 급속히 세력을 확장하였다. 요코하마시사 ( 横 浜 市 史 )는 이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중화가의 풍부한 물자는 중국인이 미군에게 구입한 물건이거나 미군으로부터 비합법적으로 횡령하거나 혹은 조직적으로 밀수해 온 것들이었다. 또한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불법물자가 대량으로 유입되었다. 이들 불법시장에 대 해서는 경찰도 일제단속을 하여 불법물자를 적발하고 공정가격에 의한 판매를 지도하였으나, 전승국의 일원인 중국인이 대부분을 점유하는 중화가에 대해서 는 일본의 경찰도 심하게 단속할 수는 없었다. 8) 8) 横 浜 市 総 務 局 市 史 編 集 室 編, 横 浜 市 史 II 第 2 巻 ( 下 ), 230~231쪽. 82
<그림 1> 미국 메릴랜드대학이 소장한 프랜지 컬렉션(Prange Collection)의 화교 신문 상품을 쌓아 놓으면 팔리는 시대, 먹는 음식에 사람들이 몰리는 그러한 시대 였던 것이다. 물론 밀무역의 성행은 요코하마의 중화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 다. 우치다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밀무역은 주로 고베, 나가사키를 중심으로 행해졌는데, 당시의 수출품은 일용잡 화, 약품, 염색재료, 전기기구, 해산물 등이었고, 수입품은 타이완에서 수입하는 설탕을 비롯해 담배, 미국제 약품, 상하이로부터는 금, 코카인, 아편 등의 마약이 주로 들어왔다. 밀무역에 당시의 100만 원의 자본을 투자하면, 10배, 즉 1,000 만 원의 순이익을 볼 수 있었다. 9) 전쟁 직후의 일본 내에서 화교와 재일한국인, 조선인의 진출이 활발했던 또 한 가지 분야는 신문과 잡지 등 인쇄와 관련된 분야였다(<그림 1> 참조). 그 이유는 당시 일본에서는 GHQ가 신문과 서적을 인쇄하기 위한 종이 배급을 관리하고 있 었기 때문에 전승국의 일원인 화교와 재일한국인이 종이 배급량에 있어서 압도 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10) 9) 内 田 直 作, 留 日 華 僑 経 済 分 析, 56쪽. 10) 전후 직후의 재일한국인이 관련된 신문, 잡지에 대하여서는 小 林 聡 明, 在 日 朝 鮮 人 のメディア 空 間 ( 東 京 : 風 響 社, 2007)을 참고.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83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여기에서 전후 일본 내의 화교사회의 변화를 도쿄 지역과 가까운 요코하마 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요코하마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1980년대 이후 의 신화교의 등장과 발전을 이해하는 데도 적지않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전후 요코하마의 인구동향에 대해서는 일본의 법무국 국세조사실이 조사한 보고가 있으므로 이를 상세히 소개하지는 않겠으나 당시 요코하마 화교의 산업 별, 직업별 인구통계에서 지적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1) 첫번째 전후 직후의 요코하마 화교는 노동자 혹은 장인이라는 제3자에 고용 된 신분에서 중소 무역업, 음식점, 양복점 등 개인이 영업을 꾸려나가는 독립된 자영업자로 경제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특히 요코하마에서만 보이는 현상은 아니며 전후의 오사카, 고베 등의 화교경제 일반 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요코하마에서는 요식업의 증가가 현저하였다. 요코하마의 경우 산업별 인구 특성으로 볼 때 전체 화교의 60%가 요 식업에 종사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전국 평균인 40%에 비교해도 아주 높은 비율 을 점하는 수치였다. 두번째는 요코하마의 화교사회는 1950년대를 경유해 최근에 이르기까지 광 둥 출신 그룹, 푸젠 출신 그룹, 싼강 출신 그룹, 타이완 출신 그룹이 서로 반목 경 쟁하면서 발전해 왔다는 점이다. 전전에는 광둥 출신 그룹이 요코하마의 화교사 회를 리드하였고, 전후에는 타이완 출신이 세력을 잡았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푸젠 출신과 상하이 출신의 화교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요코하마 화교사회의 세번째 특징은 인구가 야마시타초( 山 下 町 )라는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 즉 나가사키와 고베 등의 화교사회가 분산적으로 일본경제에 기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야마시타초의 화교는 해당지역 일대를 그들의 유통과 소비, 그리고 재정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요코하마의 화교사회는 전후의 혼란기에 편승하여 일시 적으로는 일본 국내에서 새로운 자본가로 등장하는 데 성공하는 듯싶었다. 그러 11) 内 田 直 作, 留 日 華 僑 経 済 分 析, 183~187쪽. 84
나 일본정부가 실시한 1947년의 7 5정령과 음식영업 긴급조치령, 식료품 등록 제도 등으로 말미암아 화교경제는 급속히 붕괴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 이외에도 1949년을 전후한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립이 화교사회를 내부에 서부터 혼란하게 만드는 또 다른 하나의 요인이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 이다. 중국의 지배권을 둘러싼 국민당과 공산당의 이념 대결은 요코하마의 화교 사회에도 적나라하게 반영되었다. 1952년 8월 1일 대륙의 공산당을 지지하는 화교 그룹이 화교학교를 점거하 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투입되기에 이르고, 그 결과 대륙계 화교가 중심이 되어 요코하마 야마테 중화학교가 새롭게 설립되었다.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국민당과 공산당의 알력은 이후 문화대혁명을 거친 이후에도 계속되어 1975년에는 다시 대륙계를 지지하는 화교가 화교총회 건물을 점거하는 사건으로 발전하며, 1983 년에는 중화학교와 중화회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일본 국내에서의 재판문제로 재연된다. 이 재판소송은 1989년에 소송의 예비적 변경신청서 의 제출로 다시 재기되어 대륙계 화교는 타이완계의 화교 측에 재산을 공유하자고 제안하였으나 타이완계는 이를 거부하였다.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 재판소는 1990 년에 화해 를 권고하고, 1994년에 소송을 쉰다 는 형식으로 화해가 성립되게 된 다. 12)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1980년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에도 요코하마의 화 교사회는 이데올로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1980년대 이후의 중국인 유학생과 신화교의 등장 이상에서 일본 국내 각지에서 형성되었던 전전의 화교사회의 특징을 지역별, 시 대별로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그렇다면 1980년대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12) 요코하마 화교와 관련된 재판 경과에 대해서는 清 水 有 爾, 日 本 大 通 りであったこと 20 世 紀 末 横 浜 地 裁 の3 事 件 ( 東 京 : 岩 波 出 版 サ-ビスセンタ-, 2004)을 참조. 大 河 原 志 保, 日 本 華 僑 社 会 における 両 岸 関 係 の 影 響 ( アジア 太 平 洋 研 究 科 論 集, 2011(20), 早 稲 田 大 学 大 学 院 アジア 太 平 洋 研 究 科 編 )은 요코하마 화교의 이데올로기 대립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85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시작된 신화교의 등장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중국대륙에서 미국 혹은 유럽 이나 일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민, 혹은 신화교가 출국하였는지를 정확하게 산출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유학이나 취학 등의 합법적인 이주 이외에 도 남부지방 각지의 항만이나 홍콩, 동남아시아를 경유하여 제3국으로 이민을 가 는 숫자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1980년대 이후 중국에서 해외로의 출국은 유학생 혹은 취학생을 기준 으로 할 때 상당 부분 정확한 통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유학생들 중의 많 은 숫자가 현지에서 유학를 마치고 현지에 정주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새로운 이 민사회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 유학생의 문제를 규명하는 것은 실제 로 신화교의 문제를 규명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여기서는 우선 1980년대 이후 유학생을 송출하는 중국 측의 사정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 중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이게 되는 일본의 정책변화 과정과 유학생 숫자의 통계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8월을 전후하여 중국 국내 교육부에는 유 학생에 관한 몇 종류의 통지가 채택되면서 미국과 일본 등지에 유학생 파견이 본 격화되었다. 다음 해인 1979년에는 총 1,750명, 1980년에는 2,124명이 미국, 유 럽, 일본 등에 파견되었는데 대부분은 자연과학분야를 중심으로 인원이 선발되 었다. 13) 이러한 정부에 의한 유학생 파견은 1984년의 국무원이 개정한 자비 출 국 유학에 관한 잠정 규정 이 발표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중국에서 자비유학 개방정책이 채택된 것이다. 자비유학이 개방된 3년 후인 1987년에는 상하이에서 일본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비자 발급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일본 영사관에 항의하는 상하이 사건 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 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보다 나은 생활을 추구하려는 중국인의 욕구를 억제할 수는 없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중국 측의 유학생 송출요인을 더욱 자극한 것 13) 苗 丹 國, 出 國 留 學 六 十 年 ( 北 京 : 中 央 文 獻 出 版 社, 2010), 215쪽. 이 책의 필자는 중국정부의 국가교육위원회 유학생 담당부에서 종사한 경험을 살려 유학생에 관한 많은 법령을 인용, 소개하고 있다. 白 圡 悟, 現 代 中 国 の 留 学 政 策 ( 福 岡 : 九 州 大 学 出 版 会, 2011)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정부의 유학생 정책을 일본에서 분석한 최신 연구이다. 86
이 일본에서 책정된 유학생 10만 명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유학생 송출은 1989년 6월 4일의 천안문사건 이후 유학생이 귀국하지 않는다는 문제에 부딪히 게 된다. 당시 정부에서 파견하는 중국의 유학생은 학위를 취득한 후 귀국한다는 내용의 서류에 동의해야 했던 것이다. 14) 그러나 이러한 조치도 1993년 1월 15일에 행하여진 국가 교육위원위의 기 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크게 방향을 틀게 된다. 즉 중국 학생이 유학하는 것을 지 지하며, 그들이 학위가 끝나고 귀국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귀국을 하든 돌아오지 않든 자유 (이를 支 持 留 学 鼓 励 回 国 来 去 自 由 라고 한다)라는 방침이 정해지면 서 중국의 유학생 정책은 명실상부하게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중국 측의 유학생 파견 정책의 변화는 유학을 받아들이는 일본 측의 유학 정책의 변화 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면 1980년대 이후 일본 측의 유학생 수용정책은 어떻게 변화한 것일까. 일본의 유학생 정책을 논할때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것은 나카소네 수상 재 임 중인 1983년에 책정된 유학생 10만명 계획 이다. 15)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고 도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의 국제공헌과 국제적인 역할의 강화가 요구되는 시기 였으며 특히 중국에서 자비유학이 인정되는 시기가 겹쳤다는 것은 일본 유학의 열풍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배경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유학생이 학비조달을 위 해 아르바이트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도 중국의 많은 유학생이 일본을 선호한 중 요한 요인이었다.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일본의 유학생 숫자는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1990년에 유학생 총수는 4만 명을 넘게 되었다(<표 8>을 참고). 이와 함께 새로운 문제로 부상한 것이 일본어 학교에서 대학수험을 준비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발 급된 취학생 비자 문제였다. 유학생 10만 명 계획 이 책정됨으로써 재류자격(취 14) 苗 丹 国, 出 國 留 學 六 十 年, 203~205쪽. 15) 이 계획에 대해서는 文 部 省 学 術 国 際 局 留 学 生 課, 留 学 生 受 入 れ10 万 人 計 画 我 が 国 の 留 学 生 交 流 の 展 開 ( 文 部 時 報,1301 号,1985년 특집호) : 白 石 勝 己, 留 学 生 の 変 遷 と 留 学 生 10 万 人 計 画 ( 月 刊 アジアの 友, 第 452 号, 2007) 등을 참고.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87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표 8> 일본의 유학생 총수와 중국인 유학생 수의 변화(1983~1991, 단위 : 명) 1983 1984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유학생 총수 10,428 12,410 15,009 18,631 22,154 25,643 31,251 41,347 45,066 중국인 유학생 수 2,136 2,491 2,730 4,418 5,661 7,708 10,850 18,063 19,625 출처: 段 躍 中, 現 代 中 国 人 の 日 本 留 学, 明 石 書 店, 2003, 88쪽에서 일부를 발췌 학)이 부여된 자는 1983년의 160명에서 1988년에는 2만 8천 명으로 급격히 증 가하였는데, 이러한 취학생의 급격한 증가는 중국인 취학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받아들였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이런 배경에서 발생한 것이 일본의 취학비자가 발급되지 않는 데 항의한 상하이 일본영사관 사건이었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이 지적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는 높 은 경제성장률을 배경으로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젊은 층의 유학열기는 더욱 고 조되었고, 일본에서는 각 대학교가 줄어드는 일본인 학생을 대신하는 경영 전략 으로서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방침을 채택함으로써 유학생은 꾸준히 증가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본정부가 추진했던 유학생 10만 명 계획은 2003년에 목 표를 달성하였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가 더욱 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2008년 후쿠다 수상은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력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2020년 을 목표로 유학생 30만 명을 받아들인다는 계획을 다시 책정했다. 다만 이러한 유학생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는 점은 일본사회에 새로운 문제 를 제기하게 된다. 즉 일본의 유학생 증원 허용 출구로서 그들이 일본사회에서 일 자리를 찾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중국인 학생이 일본인 학생들과 경쟁을 하 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중국인이 일본사회에서 화교로서 뿌리를 내 릴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인이 일본인과 경쟁하지 않는 삼도업( 三 刀 業 ), 즉 중국요 리, 양복점, 이발업 등 사회의 저변 업종을 주로 형성해 왔다는 요인이 크게 작용 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에 일본에 진출한 중국인 유학생들은 모국 중국의 눈 부신 경제성장과 자신의 학업에서 얻은 지식을 무기로 일본에서 새로운 커뮤니 88
<표 9> 일본의 유학생 총수와 중국인 유학생 수의 변화 (1995~2003, 단위 : 명)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유학생 총수 53,847 52,921 51,047 51,298 55,755 64,011 78,812 95,550 109,508 중국인 유학생 수 24,026 23,341 22,619 22,810 25,907 32,297 44,014 58,533 70,814 출처: 日 本 文 部 省, 我 が 国 の 留 学 生 制 度 の 概 要 의 각년도판을 참고로 작성 티의 형성을 모색하게 된다. 물론 새로운 커뮤니티의 형성이 그렇게 간단한 것만 은 아니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선 중국인 커뮤니티가 직면한 문제 는 일본사회의 차별이라는 차가운 시선이었다. 일본 경찰청 형사국 조직범죄대책부 국제수사관리관이 펴낸 내일외국인범 죄의 검거 상황(2009년 확정치) 이라는 보고서는 내일외국인범죄의 동향을 1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10년 전의 범죄와 비교해 볼 때 흉악범, 특히 강도사건이 현저히 증가하여 사두 ( 蛇 頭 )에 의한 흉악사건, 중국인 조직절도 그룹에 의한 양판점과 전문점을 상대 로 한 조직 절도사건, 위조 한국 500원 동전 사용에 의한 자동판매기 사건, 여권 부정취득 사건, 위장 결혼사건, 폭력단이 관련된 집단 밀항사건 등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고, 지하은행에 의한 조직적인 해외송금사건, 중국인에 의한 마약밀 수사건 등이 발생하는 등 외국인 범죄의 조직화, 악질화, 교묘화가 계속되고 있 다. 또한 총검거 건수도 과거 이래 최고를 기록하여 외국인 범죄대책이 치안대 책의 중요과제가 되고 있다. 16) 이 통계자료에서 중국에 관한 부분을 더욱 상세히 보면 2009년의 외국인 형 사범에 관한 검거 총수 20,561건 중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109건으 로 전체의 49.2%라는 높은 비율에 이른다는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일본 국내에서 16) 警 察 庁 刑 事 局 組 織 犯 罪 対 策 部 国 際 捜 査 管 理 官 編, 来 日 外 交 人 犯 罪 の 検 挙 状 況 ( 平 成 21 年 確 定 値 ), 2010, 7쪽.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89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그림 2> 내일외국인범죄 검거 상황 (2009년 확정치) <그림 3> 입관협회 편, 2011년 출입국관리 데이터 북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 국민이 몸으로 느끼는 체감 치안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침입절도의 비율인데 이 비율에서 중국인 검거 건수가 77.5%에 달하고 있다. 또 한 재류자격별 검거상황을 볼 때 연수자격이 18%, 일본인의 배우자 17.3%, 유학 14.9%, 불법체류 10.7%의 순서였다. 다만, 일본 국내에서 외국인 범죄는 중국만을 문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다. 예를 들어, 브라질 국적의 범죄율을 보면 2009년의 총 검거 건수는 4,013건 (14.4%)으로 중국에 다음가는 범죄 건수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브라질인의 범죄 의 특징은 자동차 절도가 전체의 70.3%로 2인 이상이 공범인 경우가 67%에 달 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의 경우, 재일 한국계와 총련계를 포함해서 2009년 전체 의 형사범 검거 비율에서 7.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의 범죄는 단기체류 자격 으로 도일하여 단기간에 연속적으로 소매치기를 감행하는 히트 앤드 어웨이 (hit and away) 형태가 전형적인 특징이었으나 최근의 검거 사례 가운데에는 불법체 류하는 한국인이 수년간에 걸쳐 소매치기를 해온 경우도 있다. 17) 외국인 범죄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통계가 있는가 하면 중국인 유학생이 일본사회에서 착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 주는 통계도 있다. 90
<표 10> 유학생의 국적별 재류자격 허가 인원의 추이(괄호 안은 비율)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중국 2,258 (59.8%) 3,445 (65.4%) 4,186 (71.2%) 6,000 (72.5%) 7,539 (73.5%) 7,651 (69.3%) 한국 721 (19.1%) 811 (15.4%) 747 (12.7%) 944 (11.4%) 1,109 (10.8) 1,360 (12.3%) 타이완 139 (3.7%) 179 (3.4%) 168 (2.9%) 200 (2.4%) 282 (2.7%) 303 (2.7%) <표 11> 유학생의 재류자격별 업무내용에 따른 추이(상위5종)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통역 영업 정보처리 해외업무 교육 1,127명 (29.8%) 378명 (10.0%) 175명 (4.6%) 255명 (6.7%) 277명 (7.3%) 1,610명 (30.6%) 2,069명 (35.2%) 2,711명 (32.8%) 3,431명 (33.4%) 3,717명 661명 899명 882명 1,574명 1,789명 213명 565명 893명 1,242명 1,240명 383명 450명 732명 656명 710명 268명 411명 203명 541명 578명 이하 입관협회가 작성하고 있는 출입국관리데이터북 의 2008년 유학생의 일본기업에 대한 취직상황을 조사한 통계를 이용하여, 중국인 유학생이 신화교 로서 일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이하 < 표 10>~<표 13>은 입관협회 편, 2011년 출입국관리 데이터북 을 참고로 필자가 작 성. 데이터의 일부를 이용한 관계로 총수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표 10>은 일본 내에서 재류자격이 허가된 인원의 추이를 살펴본 것인데 중 국 국적을 가진 인원의 재류자격 허가가 급격히 증가하여 최근 5년 사이의 재류 허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1>은 상기의 국적별 재류 허가를 업무내용별로 분류한 것인데 이들 유학생의 직업이 통역, 영업, 정보처리, 해외업무 등의 화이트 칼라 직종에서 높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엿볼 17) 이상의 기술은 警 察 庁 刑 事 局 組 織 犯 罪 対 策 部 国 際 捜 査 管 理 官 編, 来 日 外 交 人 犯 罪 の 検 挙 状 況 ( 平 成 21 年 確 定 値 ) 을 참고로 정리.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91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표 12> 유학생의 국적별 재류자격별 허가 인원(2007년) 인문 지식 기술 교수 연구 기타 합계 합계 % 중국 5,651 1,613 170 55 50 7,539 73.5 한국 767 222 81 12 27 1,109 10.8 타이완 219 45 7 0 11 282 2.7 총계 7,304 2,314 416 87 141 10,262 <표 13> 2007년 인문지식 / 국제업무 기술재류자격취득자 월액 보수별 통계 금액 인문지식 국제업무 기술 합계 20만 엔 미만 520명(5.5%) 1,566명(11.7%) 2,086명(9.2%) 20~30만 엔 6,683명(71.1%) 7,481명(55.8%) 14,164명(62.1%) 30~40만 엔 718명(7.6%) 1,907명(14.2%) 2,625명(11.5%) 40~50만 엔 253명(2.7%) 791명(5.9%) 1,044명(4.6%) 50~60만 엔 232명(2.5%) 460명(3.4%) 692명(3.0%) 60만 엔 이상 771명(8.2%) 983명(7.3%) 1,754명(7.7%) 불명 218명(2.3%) 209명(1.6%) 427명(1.9%) 합계 9,395명(100%) 13,397명(100%) 22,792명(100%) 수 있다. 이상의 <표 10>과 <표 11>은 2000년 이후 외국인 전체의 재류자격 허가 데이터를 확인한 것인데, 통계 수치 중에서 2007년을 예로 들어 더욱 상세히 내 용을 음미해 보면 중국인 유학생 중 인문지식 혹은 기술이라는 재류자격으로 거 주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2>는 유학생의 국적별 재류자격별 허가 인원의 통계인데 이전과 같이 중국 요리 음식점을 경영하는 화교가 아니라 일본의 대학을 졸업하고 고급 인력 으로서 일본사회에 자리 잡기 시작한 신화교의 등장은 이러한 통계수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증가하는 외국인 체류자는 어떤 정도의 수입을 얻고 있는 것일까. <표 13>은 기술재류자격 취득자의 월액 보수별 교부건수를 나타낸 표인 92
데 이들이 이미 일본 내부에서 상당부분 높은 수입을 확보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이상에서 제시한 2000년 이후의 중국인 유학생에 관한 입관협회의 통계를 통하여 우리는 일본에서의 중국인 유학생 문제가 이제는 중국인 이민사회, 혹은 신화교라는 새로운 문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일본사회와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는 공존할 수 있을까 이상에서 언급한 1980년대 이후의 신화교는 일본사회의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형의 중국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그 동향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 도쿄 이케부쿠로를 중심으로 한 중국인 커뮤 니티의 형성과 발전이다. 이케부쿠로 차이나타운에 대한 에스닉 지리연구에 종사하는 야마시타 기요 미에 의하면, 이케부쿠로의 중국인 커뮤니티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계기가 된 것은 1991년 역의 북쪽 출구에 지인 ( 知 音 )이라는 식품점이 개점된 때부터라고 한다. 이를 야마시타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내가 이케부쿠로에서 진짜 중국을 느낀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그때의 놀 라운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역의 북쪽 출구를 나와 잡거빌딩에 있는 중국식 품점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이다. 냉동만두, 두꺼운 실로 묶은 상하이의 명물 게, 금화 햄, 닭다리, 돼지 귀, 돼지족발, 냄새 나는 두부, 조미료, 흑초, 개의 그림이 그려 있는 보신탕 등 잡다한 식료품과 칭따오 맥주, 소흥주, 백주 등 알코올류가 빽빽이 들어선 식품 진열장.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들려오는 중국어. 잡 거빌딩의 4층의 엘리베이터의 문을 연 순간 나는 눈앞에 출현한 중국이라는 세 계에 한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18) 18) 山 下 青 海, 池 袋 チャイナタウン, 東 京 : 洋 泉 社, 2010, 22~23쪽.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93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이렇게 형성되기 시작한 이케부쿠로의 차이나타운은 주변의 많은 일본어 학 교, 싼 하숙집, 일본인을 상대로 한 환락가 등을 배경으로 급속히 확장된다. 이케 부쿠로의 차이나타운의 또 하나의 특징은 중국 동북지역의 동삼성 출신과 조선 족을 중심으로 한 중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 도 이케부쿠로의 차이나타운을 찾아갈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지금도 새로운 이 민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케부쿠로의 수많은 음식점에서는 이들 신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정보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정보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광고가 하숙방을 소개하는 부동산 광고, 친족방문과 식료품 조달을 목적으로 빈번히 왕복하는 중 국인을 위한 할인 비행기티켓 판매 여행사 광고, 일본인과의 결혼 혹은 이혼에 관 한 소송을 대신하는 사법서사 등에 관한 광고라는 점은 중국인 커뮤니티의 끈질 긴 생명력을 다시 한번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형성된 이케부쿠로의 차이나 타운은 최근에는 도쿄 근교의 베드타운으로 확대되고 있어 사이타마현 가와구치 시 단지에는 총 2,400세대 중에서 신화교 세대가 800세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외국인 사회의 등장에 대한 일본정부의 견해와 입장은 어떠한 것 일까. 그 일단은 일본 법무성이 2010년 3월에 책정한 제4차 출입국관리기본계 획 (이하 제 4차 출입국계획)을 통하여 살펴볼 수 있다. 19) 즉 제4차 출입국계획은 일본이 직면한 어려운 경제상황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논하고 있다. 우리나라(일본)는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의 결과, 생산연령인구 를 중심으로 한 총인구가 감소하는 본격적인 인구감소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거품경제 이후의 경기 변동을 거치면서 2008년 후반부터는 세계적인 금융위기 의 영향에 의해 심각한 경제불황을 맞고 있다. 최근 성장이 눈부신 아시아 여러 나라의 활력을 우리나라(일본)가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20) 19) 日 本 法 務 省, 第 4 次 出 入 国 管 理 基 本 計 画, 2010년 3월을 참조. 94
입국하는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표방하는 법무성의 제4차 출 입국계획은 그 구체적 계획으로 1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등 사회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를 받아들인다. 2 일본인의 자손으로 중남미에 이주한 닛케이진( 日 系 人 )의 수용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한다. 3 관광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국제교 류를 촉진한다. 4 유학생과 취학생을 적절하게 수용한다. 5 저임금 노동자를 받 아들이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연수, 기능 실습제도 등에 대하여 개선해 나간다 라 고 표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정부는 세계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재 획득 경쟁 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출입국 면에서 우수한 외국인에 대한 우대조치를 강구하 고 있음은 물론이며, 유학생 30만 명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21) 이러한 외국인 수용계획에 대한 일본사회 각층의 반응은 여러가지이다. 외국 인 사회 전체에 대해서 반발하는 일부 우익의 움직임이 있음은 물론이지만, 경제 계, 교육계 등에서는 우선 아시아지역을 중시하여 적극적으로 외국인을 받아들 인다는 계획에는 찬동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특히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급속 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일본 국내의 인력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일본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출입국 관리의 진행 순서 개선 등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일본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며, 총리대신을 본부장으로 한 내각 차원의 조직체제를 갖추어야 한 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22) 다만 이러한 일본정부의 시책에 대하여 구체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본에서 외국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면, 실제로 일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이 외국에 살고 있는 부모를 일본에 불러서 함께 거주할 수 있게 한다든가, 아파트 입주를 거부당하는 일이 없도록 이를 법률로 금지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에 20) 日 本 法 務 省, 第 4 次 出 入 国 管 理 基 本 計 画,1쪽. 21) 日 本 法 務 省, 第 4 次 出 入 国 管 理 基 本 計 画,15~22쪽. 22) 北 脇 保 之 ( 東 京 外 国 語 大 学 多 言 語 多 文 化 教 育 研 究 センタ- 長 )의 인터뷰기사를 참조, 国 際 人 流, 2010, 277 호,11~13쪽.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95
특집: 부상하는 중국과 일본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 더욱 빠른 속도감이 필요하다는 것도 많은 식자가 지적하는 바이다. 23) 이러한 신화교의 등장에 대해 전망하는 신화교 지식인 중의 한 명인 두안웨 중( 段 躍 中 )은 2010년 일본에서의 신화교화인사회의 현재 라는 보고에서 다음 과 같은 밝은 전망을 피력하고 있다. 신화교화인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80년대 초기에 일본에 온 유학생등 은 이십수 년의 일본체류를 거쳐 한 명 한 명이 많은 실적을 쌓아 왔음은 물론이 며, 일본사회에 공헌하는 바도 적지 않다. 화교화인단체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 며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로 다음 네 가지 특징을 들 수 있겠다. 우선 첫 번째는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대학과 연구기관에 많은 학자와 연구자가 진출하 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내일한 많은 중국인이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두번째는 신화교화인의 기업활동이 왕성하다는 것이다. 지 금까지의 일본화교화인사회에서는 일찍이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이 설립한 회사를 일본의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 있는 중국인을 상대로 한 식료품점이나 비디오 대여에서 시작된, 신화교화인 경영자 에 의한 비즈니스는 지금은 다각화의 일로를 걷고 있다. 음식점, 여행사, 미용실, 자동차 학교 등 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투자와 경영 컨설팅, 국제무역, 중국어 교육, 기공과 건강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4) 그러나 이러한 신화교화인의 등장이 종래의 화교사회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 운 중국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우선 첫번째로 타이완과 대륙이라는 이데올로기와 정치대립을 극복할 수 있 어야 한다. 이데올로기 문제는 경제가 중요시되는 지금은 표면화되지 않는 문제 23) 栖 原 暁 ( 東 京 大 学 国 際 センタ- 教 授 )의 인터뷰 기사를 참조, 国 際 人 流, 277 号, 2010, 23~24쪽. 24) 段 躍 中, 日 本 における 新 華 僑 華 人 社 会 の 現 在, 日 本 教 育 学 会 第 69 回 大 会 (2010년의 보고서), 268쪽. 96
이지만, 경제 이외의 부분에서 대립이 나타날 때는 언제든지 재일 중국인 커뮤니 티가 금이 가는 계기가 되어 왔다. 또 한 가지는 1980년대에 새롭게 등장한 신화교가 이전의 화교사회와는 다 르게 일본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으며, 새 로운 유학생과 지식인의 등장이 새로운 중국인 커뮤니티의 에너지임은 사실이지 만, 과연 이들이 일본사회와 함께 공존이라는 질서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 지수이다. 일본 국내에서도 최근에는 지금까지 중국인 유학생에 대하여 지나치게 관대 하였으며, 대학교에서도 유학생의 입구와 출구를 모두 열어 둔 상태였다는 반성 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즉 일본 내의 우수한 인력과 중국 유학생들이 공평한 기준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정치, 경제, 군 사 등의 분야에서 이미 많은 문제가 현재화되고 있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우리는 이미 많은 국제경험을 통하여 체득하 고 있다. 그러나 신화교라는 이민의 송출이 제기하는 문제는 단기적인 해결 혹은 전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신화교가 이케부쿠로에서 새로운 차이나 타운을 만들고 새로운 중국인 커뮤니티를 성공적으로 형성할 수 있을지 그 미래 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앞으로도 그 규모가 확대되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교에 의한 새로운 중국인 커뮤니티의 형성은 비단 일본 만의 문제, 혹은 아시아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동북아시아의 대국으로 등장한 중국이 새롭게 제기한 신화 교라는 이민문제는 이제 이를 받아들이는 현지 사회에 새로운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겠다.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97
ABSTRACT 대두하는 중국과 재일 중국인 커뮤니티의 변화 손안석 투고일자 : 2011년 12월 8일 심사완료일자 : 2011년 12월 20일 게재확정일자 : 2012년 1월 26일 본고는 북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움직임을 정치, 경제, 혹은 군사분 야가 아닌 화교와 유학생의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의 중 국의 경제발전이 동북아시아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거대함에 대하여서는 아무 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중국의 대두는 재일 중국인사회에 어떠한 변 화를 가지고 오고 있는 것일까. 본고는 우선 일본 화교사회의 개략과 변화를 메이지시 대의 나가사키, 다이쇼시대의 고베, 쇼와시대의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1980 년대 개혁개방 이후의 유학생 급등을 일본의 출입국관리국과 입관협회 등의 통계수치 를 소재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1990년 이후에 도쿄 이케부쿠로에 형성되기 시작한 중국인 커뮤니티의 개략 에 대하여 소개하면서 일본사회가 새로운 외국인 커뮤니티의 형성에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를 입관협회가 편찬하고 있는 잡지 국제인류 ( 国 際 人 流 )의 기사를 통 하여 소개하고 있다. 1980년대의 개혁개방 이후 경제력을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의 강 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은 일본이라는 아시아의 우등생 모델을 넘어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지. 근대 이후 동일민족국가를 추구하는 일본사회에서 과연 중 국, 혹은 외국인 커뮤니티라는 이민사회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일본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단일 민족으로 구성된 동질성이 강한 사회에서 외국인 커뮤니티의 형성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의 문제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 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주제어 : 재일 중국인, 신화교, 유학생 커뮤니티, 입관협회 일본의 동아시아공동체론과 중국: 구상과 현실 이철호 투고일자 : 2011년 12월 7일 심사완료일자 : 2012년 1월 3일 게재확정일자 : 2012년 1월 26일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은 21세기 일본 외교의 변형을 표상한다. 이 글은 일본의 동아시 아공동체 구상의 정책적 내용을 동아시아의 귀환 과 중국의 부상 이라는 조건 속에 서 검토하고 동아시아의 진화와 지역질서의 변환에 갖는 함의를 찾는다. 특히 지역주 의 프로젝트가 내포한 탈국제정치적 성격이 동아시아 전통국제질서와 밀접히 연결되 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일본의 동아시아공동체 정책을 동아시아 시공간의 구조와 장기지속의 패턴 속에서 검토한다. 이를 통해 넓게는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특수성을 성찰하고 좁게는 일본 지역주의 정책의 이중성을 규명한다. 주제어 : 일본, 동아시아, 지역주의, 중국, 공동체, 아세안 256
There is no question that the process of transformation from what used to be a mammoth empire to today s nation-state has left China with contradiction, disorder, and insurgent that prevail its society today. The task is how to historicize these series of phenomena and understand their internal logic. It seems that Japan today is continuing to produce an image of China without China. Keywords : representation of China, nation-state, identity, China-relishing, sense of atonement, revolution, longing, China as a threat The Emergence of China and Changes of Chinese Community in Japan _ SON An Suk This paper analyzes emergence of China as the major power in Northeast Asia in terms of movement of overseas Chinese( 華 僑 ) and international Chinese students. Since the 1980s, China s economic development s huge impact on Northeast Asia and the world economy is undeniable. How does this emergence of China affect Chinese communities in Japan? This paper outlines overseas Chinese communities and its changes concentrating on Nagasaki( 長 崎 ) in the Meiji era, Kobe( 神 戸 ) in Taisho era, Yokohama( 横 浜 ) in Showa era, and then introduce dramatically increasing Chinese students in Japan by statistics from Immigration Bureau of Japan Admission( 日 本 法 務 省 入 国 管 理 局 ) and Japan Immigration Association( 入 管 協 会 ) since the reform and opening-up of China. By introducing Chinese community which began to form in Tokyo Ikebukuro( 池 袋 ) in 1990, this paper shows how Japanese society responded to new foreign communities formation through a magazine called The immigration newsmagazine( 国 際 人 流 ) which is being published by Japan Immigration Association. After the 1980s reform and opening up, on the basis of economic power in Northeast Asia, China is emerging as a superpower. This paper studied whether this status of China can overcome model of Japan as a good student, and propose a new model. This paper attempts to examine Japan s current status by whether Chinese or foreign communities are acceptable in Japanese society, which since the modern nation-state, have pursued homogeneous ethnic group nation. How the single ethnic consisted and therefore strongly homogenous society reacts with formation of a foreign community is not only Japan s concern, but also reflects our own self-portrait. 영문초록 261
ABSTRACT Keywords : Overseas Chinese, International Chinese students, Immigration Bureau of Japan, Tokyo Ikebukuro, foreign community in Japan Japan s Quest for East Asian Community and China:Idea and Reality _ LEE Cheol Ho Japan s quest for East Asian Community represents a metamorphosis of Japanese deplomacy in 21st century. This paper reviews political contents of Japanese regional community idea in the context of the return of East Asia and the rise of China, and seeks to find its implications for the evolution of East Asia and the transformation of regional order. Paying attention to the fact that the post-international political features of the East Asian regionalism are deeply rooted in the traditional regional order, this article sends Japan s regional community policy back to the structure and longlasting patterns of East Asian time-space. In doing so, it reflects the particularity of East Asian regionalism and investigates the double face of Japanese regional policy. Keywords : Japan, East Asia, regionalism, China, community, ASEAN The Rise of the Chinese Economy and Sino-Japanese Economic Relations _ KIM Kyu Pan This paper sheds light on the rise of the Chinese economy as one of the G-2 members in the 21st century, and further inspects the so called China Risk and Chinese Threat to Japan arguments in terms of economic perspective. First of all, it is confirmed that the Chinese economy may fall into the middle-income trap mainly due to their firms low-level technology, low fertility rates, population aging, and wage push. However, it is shown that Chinese threat to Japan in terms of economic perspective may not be as serious as it is expected. Recently, Chinese Threat to Japan has been realized in a series of diplomatic episodes such as Japanese government s suspension of ODA commitments to China, and Japan-China conflicts over natural resource development in East China Sea. Notwithstanding these diplomatic conflicts between Japan and China, there is no evidence that Chinese firms dominate Japanese domestic markets or the growing increase of Japanese firms FDI into China cause deindustrialization of Japan. These findings imply that the Japan-China economic relationship should be considered as mutually complementary, rather than incompatible. 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