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멕시코 교육개혁을 둘러 싼 에피소드 - 트랜스라틴 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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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복지내지82p-2009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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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C O N T E N T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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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구내용은집필자의개인의견이며한국은행의공식견해 와는무관합니다. 따라서본논문의내용을보도하거나인용 할경우에는집필자명을반드시명시하여주시기바랍니다. * 한국은행금융경제연구원거시경제연구실과장 ( 전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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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논문은제 1 저자의진주교육대학교교육대학원초등특수교육전공석사학위논문임. ** 주저자 : 진주장재초등학교교사 *** 교신저자 : 진주교육대학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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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Ⅱ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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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비수도권근로자의임금격차에영향을미치는 집적경제의미시적메커니즘에관한실증연구 I. 서론


목 차 1 3

목차

뉴스평가지수의개발과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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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와쟁점 ]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9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임수진 에피소드 1: 큰선생님 (La Maestra) 의몰락아무래도엘바에스더고르디요 (Elba Esther Gordillo) 에대한이야기로부터시작을해야겠다. 수십년동안본인의이름보다는 큰선생님 이라는별칭으로통했고, 최근몇년간멕시코에서가장막강한정치적파워를가진여성으로평가되던사람이다. 그도그러할것이, 1989년이후 23년동안 160만명의회원을거느리는멕시코전국교원노조 (SNTE: Sindicato Nacional de Trabajadores de Educación) 의종신위원장으로있으면서제도혁명당 (PRI) 이집권하던시절이나국민행동당 (PAN) 이집권하던시절이나상관없이정치권으로부터언제까지라도영원할것같은러브콜과보호를받아왔다. 제도혁명당시절에는상 하원국회의원을지내기도했고,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당사무총장을지내기도했다. 2005년마리아노팔라시오스알코세르 (Mariano Palacios Alcocer) 의당대표재임을둘러싸고마찰을빚다가제도혁명당과결별한뒤, 신동맹 (Nueva Alianza) 라는당을창당하였다. 2006년과 2012년두번에걸쳐대선후보를냈으면서도국민행동당소속대통령이었던펠리페칼데론 (Felipe Calderón) 과막역한사이라는것이언론을통해여러차례확인되었다.

10 트랜스라틴 26 호 (2013 년 12 월 ) 엘바에스더고르디요의연설모습 ( 이미지출처 : http://www.democracyandsociety.com/) 1945 년멕시코시티에서출생했으나곧모친을따라치아파스로이주 했다. 그곳에서열다섯나이에교사가될때에비한다면, 그리고스무 살나이에자기의신장하나를떼어주면서까지살리고자했던남편을병 으로잃고자기자신도더이상살이유가없다하던그때에비하면, 평 범한인간의개인사에서좀처럼볼수없는다이내믹한변화라할수있 다. 평소다소사치스럽게비춰지는엘바의행적은여러차례언론이우 려의목소리로보도했지만, 23 년간이나라틴아메리카최대규모인멕시코 전국교원노조위원장을지낸그녀가, 여전히 100% 에가까운노조원의절 대적지지를얻고있던그녀가하루아침에몰락하게될줄은그누구도 상상하지못했다. 1) 적어도 2013 년 2 월 26 일밤, 멕시코주톨루카국제 공항에서연방경찰에게체포되기전까지는말이다. 체포당일검찰에의해밝혀진엘바의행적은도무지상상을초월하 는수준이었다. 무엇보다도체포의가장큰이유는지난 23 년동안전국 1) 형식적이긴하나전국교원노조는 6 년마다위원장선거를하는데, 가장최근에치러진 2012 년선거에서 97% 의지지로당선되었다. 당시수락연설에서엘바는전국교원노조의선거야말로투명성의가장극명한예이고, 이를통해라틴아메리카에서가장투명하면서도막강한노조임이증명된것이라고밝힌바있다.

[ 뉴스와쟁점 ]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11 교직원노조의돈을유용하고, 그돈을세탁해착복했다는것인데, 검찰에의해밝혀진액수가자그마치 26억페소다. 미화로환산하자면, 2억달러가넘는돈이다. 도무지 26억페소가어느정도큰돈인지, 천문학적숫자앞에서제대로감을잡지못하고있는멕시코인들에게검찰은항목을조목조목나열해가며그동안 큰선생님 이라불리던엘바가어떤비리를저질렀는지친절하게설명했다. 교육부가공식적으로발표한엘바의월급이 32,000페소 ( 약 2,500달러 ) 이었는데불구하고최근 3년간 22번에걸쳐미국샌디에고의고급백화점니만마커스에서쇼핑하고결제한카드금액이자그마치 3백만달러에이른것으로확인되었다. 미국캘리포니아의최고급휴양지에본인명의로된두채의주택과딸과손자명의로된주택도여러채있는것으로밝혀졌다. 전용기까지소유하고있었으며, 미국, 스위스, 리히텐슈타인에서발견된계좌에서총 1억2천만유로가확인되었다. 물론이모든자금의출처는전국교원노조계좌로확인되었다. 매달전국교원노조로부터 1,500만페소 ( 약 120만달러 ) 를개인활동비명목으로가져다썼고, 그것만으로모자라전국교사가가입한사회보장병원 (ISSSTE) 에매달 2,000만페소 ( 약 160만달러 ) 를요청했다는사실이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조는임용과동시에자동가입되는데, 노조비명목으로평균 100페소정도를교사월급에서징수하는데, 2) 매달이돈의 10% 가고스란히노조위원장의사치품과성형수술비용으로빨려들어간셈이다. 그뿐만아니라 140만에서 160만으로추산되는 ( 정확한교사숫자는아무도알수없다 ) 교사는전국교원노조를통해월급을지급받기때문에합법적으로지급되는 1% 의노조비외에도이 선생님 의좋은먹잇감이었을것이자명하다. 2) 멕시코의경우각주에따라교사임금에큰격차를보이는데, 매달급여의 1% 에해당하는노조비의경우멕시코시티가 250 페소로가장높고미초아칸주가 64 페소로가장낮게나타난다 (Excelsior, 2013/02/28, Elba se embolsa 140 millones al mes: descontaba a cada profesor 100 pesos en promedio ).

12 트랜스라틴 26 호 (2013 년 12 월 ) 미국샌디에고에서쇼핑을하고돌아오던중공항에서체포된엘바에대한뉴스는공항체포이후구치소로이감되는내내실시간속보로보도되었다. 그과정에서연로하신 선생님 이두번이나혼절하는바람에구치소관계자의간담을서늘케했다는데, 사실수감이후터져나오는천문학적수준의유용금액에관한뉴스를듣는국민들이야말로까무러치고싶은심정이었을것이다. 2008년이었던가, 갑작스레마음이동한다고각지역노조대표에게자그마치 59대의허머 (hummer) 를사서선물하려다사회적비난에부딪히자대당 5만달러가넘는이차를경매에부쳐야했던에피소드는차라리애교수준이었던듯하다. 에피소드 2: 교육개혁의시작 2012년 12월 1일대통령으로취임한엔리케페냐니에토는바로다음날인 12월 2일에차풀테펙성에서각당대표와함께 멕시코를위한협약 (Pacto por México) 에서명하였다. 주내용은보다강한멕시코를만들자는것으로, 이를위해핵심적인부문의개혁을언급하였다. 그중하나가 교육개혁 이다. 교직의세습혹은양도를전면금지하고공개시험을통해교사를선발하겠다는것, 교사의경쟁력을높이기위해모든교사를대상으로지속적인평가를실시하겠다는것, 그리고전국적으로정확한교사와학생수를조사할수있는통계기관과신규임용및직무평가시험을관장할교육전문평가기관을강화한다는내용을골자로한다. 그간에퇴직하는부모의교직이합법적으로자식에게세습되거나타인에게양도되었던점, 대통령과교육부장관조차도멕시코내정확한교사와학생그리고학교수를알수없었던점, 그리고 2011년부터실시된각주별교사신규임용시험에서 80% 가낙제를하고도여전히교사로임용되고있다는점등을감안하면, 교육개혁을그무엇보다도시급한과제

[ 뉴스와쟁점 ]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13 로여긴것은당연한일이었다. 그러나위와같은내용의교육개혁에전국교사들이반발한것은당연할터, 무엇보다도멕시코교원노조의대표격인전국교원노조위원장인엘바는교직세습은멕시코교사의특권이자기득권이라며세습금지조항을일언지하에일축했다. 또한 1979년전국교원노조에서갈라져나와약 30만명의회원을가지고있는전국교육공무원협회 (CNTE: Coordinadora Nacional de Trabajadores de la Educación) 는지역차이성을염두에두지않고일괄적으로실시되는교사평가와그결과에따른강제퇴직이명시된교육개혁은정당하지못하다며강하게반발했다. 교육개혁에서한발도뒤로물러설수없다는강경책을내놓은정부는 2013년 2월 25일교육개혁의시작을관보에게재했다. 이와같은일환으로하원과상원에서일사천리로법안제출과심의를진행시키면서다음날인 2월 26일 23년간메머드급교원노조의수장이었던엘바를체포하기에이른다. 그리고여세를몰아다음날인 2월 27일전국주지사를소집한자리에서다시한번교육개혁의필요성을강조하고각주에서교육개혁에대한사회적합의를이끌어줄것을당부했다. 동시에, 언제라도권력위에영원히군림할것같았던수장의체포로충격에서헤어나지못하고있는전국의교사들에게엘바의체포는내용에있어합법적이고절차에있어적법했음을특별담화형식으로알리고, 정부의칼날은불법을저지른엘바를향한것이지교원노조를향한것이아님을강조하였다. 엘바의체포이후검찰이발표한수사내용은가히충격적이었다. 그간에교사의신규임용뿐아니라평가와승진그리고퇴직후교직의세습까지모든것을담당해온전국교원노조의회원중 16만명은정부로부터전국교원노조를통해월급은받지만그어느학교에서도수업을하지않는유령교사로밝혀졌다. 이들 16만명의유령교사중에는현직시장은물론, 국회의원과전 현직주지사까지포함되어있었다. 또한학생수, 특히장학금수혜학생수를터무니없이부풀린, 일명허풍학교 (escuela

14 트랜스라틴 26 호 (2013 년 12 월 ) embarazada) 도상당하였다. 그간 160만교사를대표해항상이름대신 큰선생님 이라고불리던엘바의상상을초월하는소비수준과속속드러나는돈세탁, 거기에더해진유령교사와허풍학교에대한뉴스를지속적으로내보내면서멕시코정부가의도한바는교육개혁의필요성에대한사회적동의였을것이다. 사실, 이제막출범한정부는엘바의구속이라는강경수를둔선제공격에서성공한듯했다. 한차례의폭풍이지나가긴하였지만이렇게순차적으로교육개혁이진행될것이라안도했을것이다. 적어도 8월이되기전까지는말이다. 에피소드 3: 헌법광장점령 2013년 8월 18일, 새학기시작을하루앞둔일요일저녁, 멕시코시티의심장헌법광장 (Zócalo) 에천막이들어서기시작했다. 이들대부분은오아하카, 미쵸아칸, 게레로, 틀락스칼라에서온전국교원노조원이었다. 물론지난 4월부터교육개혁에반대하여소칼로광장에서항의성농성이있어왔지만, 산발적이었고소규모였다. 그러나이번엔상황이달랐다. 이네개주에서바로다음날인개학일을무기한연기한다고선언하였고, 10만여명의교사는학교가아닌수도의심장소칼로에서천막생활을시작하였다. 소칼로광장에천막을칠공간이없어일부교사들은주변거리에천막을쳐야했다. 숙식을비롯한기본적인생활시설이전무했지만임시방편으로천막화장실을만들고, 곳곳에서는풍로를동원해취사를했다. 그리고그다음날부터바로행동에들어갔다. 이들시위의가장근본적인요구는교육개혁과정에서제정된신규교직법에명시된교사평가를받아들일수없다는것이었다. 신규교직법 (Ley General de Servicio Profesional Docente) 에의하면모든교사는

[ 뉴스와쟁점 ]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15 2013 년 8 월멕시코시티의소칼로광장을가득메운천막들 ( 이미지출처 : ://www.eluniversal.com.mx) 4년마다평가를받아야하고, 일정수준의점수에미치지못할경우해마다한번씩총두번의평가기회가주어진다. 그러나세번째평가에서도필요한점수에도달하지못할경우엔, 행정직으로발령을받든지퇴직을하든지둘중하나를선택해야한다는내용을담고있다. 교사평가는 2011년부터전국교원노조와정부의협의하에실시되었지만아직까지는평가결과가교사의근속이나퇴직에영향을미치지않는상황이었다. 지난 2년간평가에서낙제점수를면한교사는전체교사의 25% 에불과했다. 교육개혁으로인해 2014년부터실시될교사평가의결과도지난 2년과크게다르지않겠지만, 수장의체포이후밝혀진사실에충격과배신이워낙컸던지 160만명이넘는전국교원노조원은교육개혁을위한입법과정을그저지켜볼뿐, 별다른저항을하지않았다. 그러나이들과달리멕시코에서도가장교육여건이열악한오아하카, 미쵸아칸, 게레로, 치아파스를기반으로하는전국교육공무원협회는강력하게

16 트랜스라틴 26 호 (2013 년 12 월 ) 항의했다. 이들주장의핵심은각주마다교육여건과급여가천차만별인 데도이러한상황을전혀감안하지않은일괄적인평가는수용할수없다 는것이었다. 나아가서평가결과가근속이나퇴직에직접영향을미치는 상황은더더욱용납하기어렵다고주장했다. 일반적으로 8 월과 9 월이일년중태풍을동반한비가가장많이내 리는달이고, 임시화장실과숯을사용한풍로로취사를해야하는열악 한상황이었기에, 정부관계자그누구도소칼로광장점령이장기전이되 리라고는예상하지못했을것이다. 그러나이들의저항은조직적이었고, 급진적이었고, 장기적이었다. 3) 매일멕시코시티의주요거리와상원과하 원건물입구를점거함으로써교육개혁관련법안의심의와의결에매진 하던상 하원의원들이임시로마련된장소에서회의를열어야했다. 또 대통령관저입구와주요방송국은물론이고, 수차례멕시코시티에서푸 에블라와쿠에르나바카로나가는연방고속도로의요금소까지점거하는바 람에수십만대의차량이무료로요금소를통과하기도했다. 교육개혁법 안에대한의결이가까워지면서전국교육공무원협회소속교사의저항역 시더욱거세졌는데, 멕시코시티국제공항진입로를점거하여 4,000 여 명이넘는탑승객들이비행기를놓치는일이발생하기도했다. 8 월 19 일이후전국교육공무원협회의시위로인한사회적손실은상 상이상이었다. 멕시코통상 서비스 관광국은시위열흘만에피해액이 5 억페소에달한다고발표하였고, 9 월 5 일에그액수는 17 억페소로증가 하였다. 4) 주로관광의감소와전국교육공무원협회교사들이진을친소 3) 매일아침여섯시이전에이들은지역별로모여조회를하고출석을부른뒤취사를한다. 빗물을받아세수를하기도하지만, 샤워를해야할때는주변상가의공중화장실에서 20 페소 ( 약 1.5 달러 ) 를지불하고 5 분간시간을얻어해결한다. 이후지역별로나뉘어시위에나가고, 저녁에천막으로돌아와식사를해결한다. 순번을정해낮과밤으로자체경비를서기도한다. 천막농성이장기화되면서유료화장실이들어서기시작했고, 유료로핸드폰충전서비스를제공하는부스가생기기도했다. 또한노동조합과마르크시즘과같은내용을작은소책자에담아파는상인들도등장했다 (Milineo, 2013/09/03, Cátedra de un planton: La CNTE en el Zócalo http://www.milenio.com/politica/catedra-planton-cnte-zocalo_0_146985507.ht ml,).

[ 뉴스와쟁점 ]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17 칼로주변상권피해에따른손실이었다. 지속되는시위로시민들과마찰을빚기도했는데, 소칼로주변거대시장인테피토 (Tepito) 상인회와전국교육공무원협회시위대사이에폭력사태가발생하기도했다. 페냐니에토대통령도취임 1주년을맞아 9월 1일일요일에연례국정보고를할예정이었으나대규모시위를우려한때문에일요일을살짝빗겨월요일로연기되기도했다. 무엇보다도문제는 9월 16일독립기념일을앞두고매년소칼로광장에서이뤄지는전야제와당일군인들의시가행진이었다. 정부입장에서는어떻게든독립기념일이전에헌법광장을되찾기위해여러방법을동원했고, 그중하나로시위에참여한교사들의급여를정지한다고발표하였다. 이러한상황에직면하여서도전국교육공무원협회의조직적이고급진적인시위는수그러들지않은채더욱거세졌다. 오히려시위참여자가증가하였다. 결국 9월 13일멕시코정부는수천명의연방경찰과헬기까지동원하여시위교사들의천막을철거하기시작했고, 이틀후겨우헌법광장소칼로에서독립기념일행사를진행할수있었다. 소칼로광장을내주게된전국교육공무원협회교사들은삼문화광장의혁명기념탑으로천막을옮겼다. 9월중순교육개혁관련법안이의결되고관보에게재하여공포했을때는각주의전국교원노조조직원들까지전국교육공무원협회시위를지지하고또참여함으로써시위는더욱격화되었다. 4. 암울한현실 2013 년현재멕시코의평균교육연수 8.6 년으로, 이는중학교 2 학년 정도의학력에해당한다. 5) 100 명의아동이초등학교에입학하면중학교 4) Excelsior, 2013/09/05, CNTE cuenta al D.F. 1,717 millones de pesos, disponible en http://www.excelsior.com.mx/comunidad/2013/09/05/917377

18 트랜스라틴 26 호 (2013 년 12 월 ) 까지마칠수있는아이는 45명에불과하다. 고등학교를마치는경우는 27명이고, 대학까지마치는경우는 13명이다. 단두명만이대학원과정까지진학한다. 대학원을졸업할경우는월평균임금이 4,000달러를넘어서지만최종학력이중졸일경우는월평균임금이 400달러를넘지못한다. 6) 전체경제활동인구의절반이상이한달에 300달러미만의소득을올리고있다. 1억이넘는멕시코전체인구중 2,500만명은가구소득을전부식량구입에쓴다해도배고픔을면치못하는절대빈곤층이다. 7) 다섯명중한명꼴이다. 국가전체예산의 21%, 국내총생산의 6.1% 가교육에투자된다. 라틴아메리카최고수준이다. 그럼에도교육의결과는형편없다. 600만명의문맹자가여전히존재하고, 이들중 44% 는 15세에서 39세에해당하는연령대다. 최근 20년사이중졸수준의교육을마치지못한자가 2,970만명에서 3,340만명으로증가했다. 8) 15세인구의 56% 는학교를가지않는다. 지난 10년간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에서 OECD 국가들중단한번도최하위를면치못했다. 9) 이러한현실앞에서교육개혁의필요성은자명하다. 1910년멕시코혁명이후이나라의대통령이라면그모두가교육개혁의필요성을역설해왔다. 2010년혁명 100주년을맞이하여당시대통령이었던펠리페칼 5) OECE, 2013, Nota País: panorama de la educación. 6) Juan Carlos Rulfo, 2012, documental Del Panzazo. 7) La jornada, 2013/02/20, México, con 3.1 millones de nuevos pobres, disponible en http://www.jornada.unam.mx/2013/02/20/politica/002n1pol; Consejo Nacional de Evolución de la Política de Desarrollo Social, 2010, La pobreza por ingreso en México ; Comisión Nacional de los Salario Mínimo(CONASAMI) 통계자료. 8) El Universal, 2011/01/02, México con 33 millones en rezago educativo disponible en http://www.eluniversal.com.mx/notas/734432.html; Narro Robles, J. y Moctezuma Navaro, D., 2012, Analfabetismo en México: una deuda social en la revista Realidad, Datos y Espacio, Vol.3, No.3. 9) 2000 년실시된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에서는 OECD 회원국 27 개국중 27 위, 2003 년평가에서는 29 개국중 29 위, 2006 년평가에서는총 30 개국중 30 위, 가장최근이었던 2009 년평가에서는 34 개국중 34 위를기록했다.

[ 뉴스와쟁점 ] 2013 년멕시코교육개혁을둘러싼에피소드 19 교육개혁에반대해거리로나온교사들 ( 이미지출처 : http://www.informador.com.mx/) 데론은지난한세기동안이나라가교육을위해어떤노력을해왔고, 그결과교육수준이매우향상되었다고강조했다. 그럼에도교육현장은여전히문제가많기에, 2013년엔리케페냐니에토정부는다시교육의개혁을주장하고또사회적동의도얻고있지만, 수만명의교사가교실을등지고거리로쏟아져나왔다. 그러지않아도상습적인수업결손이만연한이나라교육현실에서그피해는오롯이학생에게돌아가고있다. 8월 19일개학이후 11월현재까지단하루도수업을받지못한학생들이 3백만명을넘어선다. 대통령조차도알수없는멕시코전체교원수와학생수, 그리고학교수. 반대로이나라모두가알고있는유령교사와허풍학교의존재. 지역에따라최저 5,000페소 ( 약 400달러 ) 에서최고 32,000페소 ( 약 2,500 달러 ) 에이르는교원급여의극심한편차. 일단한번권좌에오르면그

20 트랜스라틴 26 호 (2013 년 12 월 ) 누구로부터도견제받지않는교원노조의지독한비민주적시스템. 제대로된교원양성시스템의부재. 교육예산의 93% 가교원노조를통해교직원의월급으로지출되는비정상적구조. 쓸만한컴퓨터는커녕, 교사조차도없는시골학교. 교사의정치적행사동원을수업보다중요하게여겨매년총 200일의수업일수중 110일도채우지못하는상습적수업부재의만연. 위에열거된문제점만으로도멕시코교육이총체적으로얼마나부실한지쉽게짐작할수있을것이다. 이러한상황에우선하여오직교사의경쟁력을키우겠다는것이 2013년멕시코교육개혁의핵심이고, 그로인한갈등의골이깊어지고있다. 2013년멕시코의교육개혁이직면한상황을집한채로비유해본다면, 대들보는물론이요집안의모든기둥과벽구석구석이썩어금방이라도무너질것같은상황인데, 그러한것들은전혀신경조차쓰지않고그모든기둥과벽을대신해두팔로지붕을받치고선이에게자꾸만경쟁력을더키우라, 경쟁력을키우지못하면언제라도새로운사람으로교체하겠다고요구하는형국이아닐까싶다. 임수진 멕시코콜리마대학교정치사회과학대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