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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논문은제 1 저자의진주교육대학교교육대학원초등특수교육전공석사학위논문임. ** 주저자 : 진주장재초등학교교사 *** 교신저자 : 진주교육대학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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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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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박정일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3

편집위원 : 백종현 ( 위원장 ) 심재룡김남두김영정허남진윤선구 ( 주간 )

발간사 2002년 8월부터한국학술진흥재단의기초학문육성지원아래우리연구소의전임연구팀이수행하고있는 <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 의 1차년도연구결과총서를 ꡔ철학사상ꡕ 별책제2권으로엮어낸다. 박사전임연구원들이주축을이루고있는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의특별연구팀은우리사회문화형성에크게영향을미친동서양주요철학문헌들의내용을근간개념들과그개념들사이의관계를중심으로분석하고있다. 우리연구팀은이작업의일차적성과물로서이연구총서를펴냄과아울러, 이것을바탕으로궁극적으로는여러서양어또는한문으로쓰여진철학고전의텍스트들을한국어표준판본이확보되는대로디지털화하여상식인에서부터전문가에이르기까지누구나이를쉽게활용할수있도록하고자한다. 이와같은연구작업은오늘날의지식정보사회에서철학이지식산업과지식경제의토대가되는디지털지식자원을생산하는데있어중요한역할을수행하기위한필수적인기초연구라할것이다. 우리연구팀은장시간의논의과정을거쳐중요한동서양의철학고전들을선정하고이를전문연구가가나누어맡아, 우선각자가분담한저작의개요를작성하고이어서중심개념들과연관개념들의관계를밝혀개념지도를만들고, 그틀에맞춰주요개념들의의미를상술했다. 이같은문헌분석작업만으로써도대표적인철학저술의독해작업은완료되었다고볼수있다. 그러나이기획사업은이에서더나아가이작업의성과물을디지털화된철학텍스트들에접목시켜누구나각자의수준과필요에따라철학고전의텍스트에접근이해할수있도록하려는것이다. 우리가대표적인것으로꼽는철학고전들은모두외국어나한문으로쓰여져있기때문에, 이를지식자원으로서누구나활용할수있도록하기위해서는디지털화에앞서현대한국어로의번역이절실히요구된다. 그러나적절한한국어번역이아직없는경우에도원전의사상을이루는개념체계를소상히안다면원전에대한접근과이용이한결수월해질것이다. 우리연구작업의성과는우선은이를위해활용될수있을것이고,

더욱이는장차한국어철학텍스트들이확보되면이를효율적으로활용하기위한기초가될것이다. 아무쪼록우리공동연구사업의성과물이인류사회문화의교류를증진시키고한국사회철학문화향상에작으나마이바지하는바있기를바란다. 2003년 5월 15일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소장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연구책임자백종현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박정일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3

머리말 잘알려져있다시피, 비트겐슈타인의 ꡔ논리철학논고ꡕ는참으로이해하기어려운저작이다. 그복잡함과난해함으로인해이저작은철학사상둘째가라면서러울만큼드높은악명을부여받았다. 이저작은이를이해하려고시도하는사람에게는마치거대한조각맞추기퍼즐을연상시킨다. 처음몇몇조각들은쉽게맞추어지는듯보인다. 그러나어느지점에이르면맞출수없는조각이나타나고, 그때까지맞추었던조각들은모조리해체된다. 또다른시작과해체과정이몇번씩반복된다. 매우짧고함축적인문장들, 시적이고은유적인표현들, 엄격한논증이결여된채마치선언하듯던져지는경구들로가득찬이저작은마치잡힐듯하면서도항상일정한거리를유지하는신기루를떠올리게한다. 사정이이렇기에, ꡔ논리철학논고ꡕ에대한해석은해석가마다구구하고다양하다. 그견해들은수수께끼같은 ꡔ논고ꡕ의명제들에대한해석이지닐수있는논리적가능성만큼이나다양하다. 그중에는도저히서로양립할수없는해석들도수두룩하다. 이러한상황에서우리는이저작에대한완전하고완벽한해석이라는것이존재할지의심할수있다. 과연이거대한퍼즐에는완전한해답이존재할까? 사실상, 이해답은해석가의머리속에도, 심지어비트겐슈타인의머리속에도없을지도모른다. 만일사정이이렇다면, 우리는어떤이상적인해답과해석을찾을것이아니라, 어떤조건들을충족시키는어떤최선의해석과그림을얻는것으로만족해야할지도모른다. 그러나보다더중요한것이있다. 비트겐슈타인은결코독자들로하여금생각하는수고를덜어주려고하지않는다. 오히려그는함께사유할것을요구한다. 비트겐슈타인이서문에서도밝혔듯이, ꡔ논고ꡕ는 이책속에표현된사고들을스스로이미언젠가해본사람만이이해하게될 그런저작이다. 즉, 이저작의기본적인생각을끝까지밀고나가면서스스로사유하는사람만이이저작을이해할수있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이저작을해설하는모든해설서는저자가비트겐슈타인에따라얼마나스스로사유하려고노력했는지를보여주는일종의고백인것이다. i

이제나는이러한나의작은노력을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의기획사업에맞추어별책으로출간하고자한다. 기획사업에따르면, 선정된저작의내용은 중심개념들과연관개념들의관계를밝혀개념지도를만들고, 그틀에맞춰주요개념들의의미를상술 함으로써분석되어야한다. 그러나 ꡔ논고ꡕ에대한해석과해명은결코단선적으로수행될수없다. 이저작의명제들을있는그대로인용하고첨언하는것은그저수수께끼를늘어놓는꼴이되어버릴것이고, 여러다양한해석들을열거하는것은 ꡔ논고ꡕ를자칫초점없는책으로만들어버릴위험이있기때문이다. 그리하여나는 ꡔ논고ꡕ를이해하기위해필요한핵심물음들을추려내고이물음들에대답함으로써이저작을해명하는데주력하였다. 뿐만아니라나는해석상의난점이있는곳에서는다양한해석가능성을지적하고, 또어떤하나의해석이옳은그근거가무엇인지를밝히고자노력하였다. 그러나불행하게도나는이글에충분히만족하고있지않다. 무엇보다도이글을준비하는데허용된시간이매우짧았던탓이다. 그나마이정도라도할수있었던것은전적으로한국어번역이매우좋았기때문이다. 짧은시간 은하나의변명에불과할것이다. 나는여러학자들의혹독한비판을기대한다. 이작업은나에게많은것을일깨워주었다. 여러모로나는비트겐슈타인에대해서예전과는달리생각하게되었다. 이자리를빌려이번에 ꡔ논고ꡕ에대해서실컷고민할기회를마련해준한국학술진흥재단과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의연구책임자백종현선생님께진심으로감사드린다. 또한지난날비트겐슈타인이라는거대한산이있음을내게가르쳐주신김여수선생님과이명현선생님께도머리숙여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이책을쓰는과정에서토론에응해준권병진, 배식한, 윤보석선생님, 그리고둘도없는나의친구장환명에게깊이감사드린다. 2003년 5월 8일박정일 ii

목차 서론 1 제1부 ꡔ논고ꡕ의저자와구성체계 8 Ⅰ. 비트겐슈타인의생애와저작 8 Ⅱ. ꡔ논고ꡕ의구성과내용 13 1. ꡔ논고ꡕ의구성 13 2. ꡔ논고ꡕ의구성에따른내용 14 제2부 ꡔ논고ꡕ의개념체계도 21 Ⅰ. ꡔ논고ꡕ의주요개념에대한정의와규정 21 Ⅱ. 개념지도 23 제3부 29 Ⅰ. ꡔ논고ꡕ의존재론 29 1. 세계 30 2. 사실 34 3. 사태 41 4. 대상 45 1) 대상의속성 46 2) 대상의형식 50 5. 실체 53 Ⅱ. ꡔ논고ꡕ의언어 57 1. 명제 59 1) 비트겐슈타인의명제 (Satz) 59 2) 기호와상징 61 3) 명제기호 ( 기호로서의명제 ) 67 iii

4) 상징으로서의명제 71 2. 요소명제 77 3. 이름 80 4. 분석 83 1) 러셀의기술이론 84 2) ꡔ논고ꡕ의분석의개념 89 Ⅲ. 세계와언어 95 1. 그림이론 96 1) 그림 96 2) 논리적형식 100 3) 논리적그림 104 2. 진리함수이론 109 1) 진리표 109 2) 동어반복과모순 112 3) 조작과함수 115 4) 진리함수 120 5) 명제의일반형식 123 Ⅳ. 여러명제들 128 1. 논리학의명제 131 1) 논리학의명제와논리학 131 2) 논리학의명제와증명 135 2. 수학의명제 141 1) 수학의명제와수학 141 2) 수의정의와집합론 144 3) 논리주의 149 3. 확률명제 152 4. 일반명제 156 5. 자연과학의명제 161 6. 태도명제 165 iv

7. 윤리학의명제 170 Ⅴ. 세계와나 174 1. ꡔ논고ꡕ의철학개념 175 2. 유아론 179 3. 사실존재론 184 결론 188 참고문헌 191 v

일러두기 이글에서연구대상으로삼고있는 ꡔ논리철학논고ꡕ의독일어판본 / 영역본과한국어판본은다음과같다. 그리고비트겐슈타인의다른저서를인용할때에는편의상괄호안에있는약칭을사용하였다. 번역본을인용함에있어서역자와이견이있는경우에는대괄호가삽입되었으며, 표기된쪽수는한국어번역본의쪽수이다. 독일어판본 / 영역본 Wittgenstein, L., (TLP),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German- English, English trans. by C. K. Ogden and F. P. Ramsey, London: Routledge & Kegan Paul, 1922; corrected reprint, 1933; reprint (with index) by Max Black, 1955. 한국어판본 비트겐슈타인, ꡔ논리 -철학논고ꡕ, 이영철옮김, 천지, 1991. 비트겐슈타인의주요저서와약칭 Wittgenstein, L., (TLP),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German- English, English trans. by C. K. Ogden and F. P. Ramsey, London: Routledge & Kegan Paul, 1922; corrected reprint, 1933; reprint (with index) by Max Black, 1955., (NB), Notebooks 1914-1916, ed. by G. H. von Wright and G. E. M. Anscombe with an English trans. by G. E. M. Anscombe, Harper Torchbooks, New York and Evanston, 1961., (NL), Notes on Logic: September 1913, in NB, pp.93-106. vi

, (PI), Philosophische Untersuchungen, The Macmillan Company, New York, 1953., (RFM), Bemerkungen über die Grundlagen der Mathematik, Basil Blackwell, Oxford, 1956., (PG), Philosophical Grammar, ed. Rush Rhees, Basil Blackwell, 1974., (PR), Philosophical Remarks, ed. R. Rhees, trans., R. Hargreaves and R. White, Basil Blackwell, 1975., (LFM), Wittgenstein's Lectures on the Foundations of Mathematics Cambridge, 1939, ed. by Cora Diamond, Cornell University Press, 1976., (WVC), Wittgenstein and the Vienna Circle, ed. by Brian McGuinness, Basil Blackwell, 1979., (RPP), Remarks on the Philosophy of Psychology, vol. Ⅰ, ed. G. E. M. Anscombe & G. H. von Wright, trans. G. E. M. Anscombe,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비트겐슈타인, (ꡔ논고ꡕ), ꡔ논리-철학논고ꡕ, 이영철옮김, 천지, 1991., (ꡔ탐구ꡕ), ꡔ철학적탐구ꡕ, 이영철옮김, 서광사, 1994. vii

서론 비트겐슈타인의 ꡔ논리철학논고ꡕ( 이하, ꡔ논고ꡕ로약칭함 ) 는난해하기로악명높은저작이다. 수수께끼처럼이해하기어려운짤막한말들, 대리석처럼차갑고도준엄한선언들, 그리고치밀하게전개되는논의들은이저작을이해하려고섣불리덤벼드는사람들을가차없이초라하게만들어버린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는이저작을통하여처절하게철학하였던한사람의철학자를본다. 그가비트겐슈타인이다. 이저작에서그는세계, 언어, 그리고논리에대한고찰로부터, 자연과학, 수학, 철학, 그리고윤리학의본성으로나아가며, 결국철학적자아와삶의문제에대한해답을제시하려고한다. 비트겐슈타인의후기저작인 ꡔ철학적탐구ꡕ는젊은시절자신이쓴 ꡔ논고ꡕ에대한치열한반성과비판에서비롯된것이었다. 사실상, 하나의철학적사상을체계적으로주장한이후에스스로이를비판하고포기하고서또다른철학적사상을제시한것은철학사상유례가없는일이었다. 뿐만아니라비트겐슈타인이 ꡔ철학적탐구ꡕ 의서문에서도밝혔듯이, ꡔ철학적탐구ꡕ는오직 ꡔ논고ꡕ라는 옛사고방식의배경위에서대조함에의해서만 올바로조명될수있다. 따라서 ꡔ논고ꡕ를이해하는것은비트겐슈타인의철학이라는거대한산을오르기위한베이스캠프를구축하는것과같다고우리는말할수있다. 그러면이제 ꡔ논고ꡕ를체계적으로이해하기위한발판으로서 ꡔ논고ꡕ의핵심주장에대해서살펴보자. ꡔ논고ꡕ의목적은, 비트겐슈타인이서문에서도밝혔듯이, 사고의한계를그으려는것이다. 이를위해서그는말할수있는것과말할수없는것을명확하게구분해서, 말할수없는것, 또는생각할수없는것을보이고자한다. 이를바탕으로 ꡔ논고ꡕ의최종결론은우리는말할수없는것에대해서침묵해야한다는것이다. 그에따르면, 이책의전체적인뜻은대략다음의말로요약될수있을것이다 : 좌우간말해질수있는것은명료하게말해질수있다 ; 그리고이야기될수없는것에관해서는우리는침묵해야한다.

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책은그러므로생각에한계를그으려한다. 또는차라리, 생각이아니라사고의표현에한계를그으려한다. 왜냐하면생각에한계를그으려면우리는이한계의양측면을다생각할수있어야 따라서우리는생각될수없는것을생각할수있어야 할것이기때문이다.( 머리말, 33 쪽 ) 그렇다면이러한한계는구체적으로어떻게그을수있는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그러므로한계는오직언어에서만그어질수있을것이며, 그한계건너편에놓여있는것은단순히무의미가될것이다. ( 머리말, 33-34쪽 ) 즉, 비트겐슈타인은언어를탐구함으로써, 또는언어내에서어떤작업을함으로써그러한한계를그을수있다고보았던것이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이 말할수없는것 에속한다고간주하는명제란어떤것들인가? 나중에밝혀지겠지만, 여기에는예컨대윤리학의명제와미학의명제가있다. 따라서혹자는이지점에서당연하게도다음과같이반문할수있다 : 우리는예컨대 살인은나쁘다 와같은윤리학적명제를말하지않는가? 실제로우리는그러한명제들을말하며, 더구나그러한명제들을아주쉽게말할수있다! 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이럴것이다 : 그렇다. 우리는아주쉽게그런문장을말할수있다. 그러나당신이발화한그문장은 무의미한것 (nonsense) 에불과하다. 요컨대, 비트겐슈타인의 말할수있는것 은우리의어떤경험상의능력이나사실을뜻하지않는다. 이는더정확하게말하면, 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것 을뜻한다. 그래서 ꡔ논고ꡕ에따르면, 우리는 살인은나쁘다 라는윤리학적명제를말할수있지만그명제는무의미한것이므로, 우리는그명제를 유의미한것 으로말할수없다. 그리하여 ꡔ논고ꡕ의기본적인구조는간략하게말하면다음과같다 : 이러이러한것은유의미하게말할수있다. 저러저러한것은유의미하게말할수없다. 따라서우리는저러저러한것에대해서침묵해야한다. 따라서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것, 간단히말할수있는것이무엇이냐하는것이 ꡔ논고ꡕ에서가장중요하다. 이것이결정되면그럴수없는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3 것도결정될것이며, 비트겐슈타인의결론과같이침묵해야할것도결정될것이기때문이다. 그리하여 ꡔ논고ꡕ를이해하는데있어서가장기본적이고핵심적인물음은다음과같다 : (Ⅰ) 말할수있는것 ( 생각할수있는것 ) 은무엇인가?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이간주하는바, 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것이란어떤명제들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는 자연과학의명제들 (6.53) 이다. 그밖의명제들은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명제가아니다. 이와같이비트겐슈타인은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명제, 간단히뜻있는명제와유의미하게말할수없는명제, 즉뜻이없거나뜻을결여하는명제를구분하고자한다. 이제비트겐슈타인이물음 (Ⅰ) 에대해서어떻게대답하든지간에, 그대답의근거가무엇이냐하는점이가장중요한문제로대두된다. 즉윤리학의명제가말할수없는것이라면왜그러한지, 또왜자연과학의명제들만이말할수있는것인지그근거에대한해명이요구된다. 이해명작업은 명제 가무엇이고, 또 뜻 이무엇이냐하는물음에대한대답을요구한다. 이와동시에 ꡔ논고ꡕ를이해하기위해서가장중요하게제기되는다음의두번째물음에대한대답이요구된다 : (Ⅱ) 어떻게명제는뜻을지닐수있는가? 이물음을논의하기위해서는먼저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사용하는 명제 (Satz) 라는말이구체적으로무엇을뜻하는지를살펴보아야한다. 즉, 그말이현대의논리학교과서나논리철학, 언어철학교과서에서말하는 명제 와일치하는것인지, 아니면 문장 이나 진술 과같은것인지논의되어야한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이말하는 뜻 (Sinn) 이무엇인지도논의되어야한다. 물음 (Ⅱ) 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첫번째대답은명제는사실이기때문에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그렇다면어떻게명제는사실일수있

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는가? 이점을보이기위해서비트겐슈타인은 기호 와 상징 을구분한다. 후자는뜻을지니는표현들이며, 전자는 상징에서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 (3.32) 으로서, 말하자면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인존재들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명제는일종의기호로파악될수있으며, 일종의명제기호이다. 명제기호 는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인것으로서일종의사실이고, 또 오직사실들만이뜻을표현할수있기 (3.142) 때문에, 명제는뜻을지닐수있다. 물음 (Ⅱ) 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두번째대답은명제는그림일수있기때문에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그렇다면어떻게, 또는어떤의미에서명제는그림일수있는가? 이점을보이기위해서비트겐슈타인이제시하는것은크게두가지인데, ꡔ논고ꡕ의존재론 ( 형이상학 ) 과그림이론 ( 그림의미이론 ) 이그것이다. 사실상이두가지는반드시필요하다. 왜냐하면 ꡔ논고ꡕ의그림은사태, 사실, 세계, 현실의그림이기때문에, 세계의존재론적측면에대한해명이요구되고, 또이를기반으로해서명제가어떻게그림일수있으며뜻을지닐수있는지를해명하는작업 ( 그림이론 ) 이요구되기때문이다. ꡔ논고ꡕ의존재론과그림이론을우리는다음과같이간략하게요약할수있다 :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다. 여기에서사실은 사태들의존립 이며, 또다시 사태 는 대상들의결합 이다. 이와평행하게, 언어는명제들의총체이다. 여기에서명제는요소명제들로이루어지며, 다시요소명제는 이름들의연쇄 이다. 이름은대상을가리키며, 요소명제에는사태가대응한다. 대상은그이름의의미이며, 요소명제가참일경우사태는그요소명제의뜻이다. 요소명제는사태를그리며, 명제는사실을그린다. 명제는사실을그리는한에서뜻이있다. 이때한명제가한사실에대한그림이기위해서는그둘은반드시논리적형식을공유해야한다. 우리가의미있게말할수있는것은오직그림관계 ( 모사관계 ) 에있는명제들뿐이다. 그외에는뜻을결여하거나무의미한것이다. 그런데이러한 ꡔ논고ꡕ의대답은다음의중요한두가지문제를야기한다. 첫째, ꡔ논고ꡕ의존재론과그림의미이론의관계가어떠하냐하는점이다. 가령어느쪽이더근원적인가? 또는비트겐슈타인은어떻게 ꡔ논고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5 ꡕ의존재론에도달했는가? 둘째, 비트겐슈타인은세계가사실들로이루어져있고, 다시사실은사태들로, 그리고사태는대상들로이루어져있는것으로파악하고있다. 마찬가지로언어는명제들로이루어져있고, 명제는요소명제들로, 그리고요소명제는이름들로이루어져있는것으로파악하고있다. 이러한파악은 분석 의개념에전적으로의존한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이의도하는 분석 의개념이란무엇인가? 어쨌든,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예컨대 비가온다 라는명제는한편으로는일종의명제기호로서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존재로서하나의사실이기때문에뜻을지닐수있고, 다른한편으로는사태나사실과논리적형식을공유하는그림이기때문에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그러나물음 (Ⅱ) 에대한이러한대답은중요한새로운문제를불러일으킨다. 즉어떤명제는일종의명제기호일지라도뜻을지니지않을수있다. 뿐만아니라, 어떤명제는 비가온다 라는뜻을지닌표현을포함하고있을지라도뜻을지니지않을수가있다. 예컨대, 비가오거나오지않거나이다 가그것이다 ( 참조 : 4.461). 따라서다음의물음이중요하게대두된다 : (Ⅲ) 왜어떤명제는뜻있는명제와유사함에도불구하고뜻을지니지않는가? 비록물음 (Ⅲ) 이다소모호하게표현되었을지라도, 이물음에서의도된명제는분명하다. 즉동어반복과모순이그것이다. 전자는 비가오거나오지않거나이다 와같은명제이고, 후자는 비가오고오지않는다 와같은명제이다. 물음 (Ⅲ) 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진리함수이론을통해주어진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뜻있는명제들은모두요소명제들에대해서어떤조작을가하여얻어지는것이다. 그런의미에서뜻있는명제들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이다. 마찬가지로, 동어반복이나모순도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이다. 즉동어반복과모순은둘다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라는점에서 ( 또는명제의일반형식을공유한다는점에서 ) 뜻있는명제와유사하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그것들은사실

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에대한그림이아니다. 왜동어반복과모순이사실에대한그림일수없느냐하는점은그명제들의성격과본질을해명하는데서밝혀진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동어반복과같은논리학의명제들은세계에속하는사실을그리는것이아니라 세계의골격을묘사한다. (6.124) 그리하여이러한명제들은무의미한 (unsinnig, nonsense) 명제가아니라, 뜻을결여하는 (sinnlos) 명제이다. 이와함께 ꡔ논고ꡕ에서물음 (Ⅲ) 에대한대답은명제의일반형식을제시함으로써이루어진다. 동어반복과뜻있는명제, 그리고모순은명제의일반형식을공유한다는점에서유사하지만, 동어반복과모순은뜻있는명제와는달리뜻을결여한다는것이다. 그러나이러한대답은최종적으로다음의중요한문제를불러일으킨다 : (Ⅳ) 왜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닌명제들은뜻을지니지않는가? 또한이명제들의성격이상이할수있다면어떻게상이한가? 이물음에서중요한것은비트겐슈타인이어떤명제를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닌명제들 로간주했느냐하는점이다. 몇가지분명한경우가있다. 즉, 윤리학의명제와미학의명제가그러한명제인데, 이것들은세계속에있는것을표현하지않기때문에, 또는윤리학과미학은초월적이기때문에무의미하다 ( 참조 : 6.41, 6.42, 6.421). 반면에나머지다른종류의명제들은그점이불분명하다. 대표적인것으로, 수학의명제, 확률명제, 일반명제, 명제적태도를나타내는명제가그것이다. 이것들은각각물음 (Ⅳ) 과관련하여미묘하고중요한문제들을불러일으키며, 이문제들에대해서어떻게대답하느냐에따라 ꡔ논고ꡕ에대한해석은완전히달라질것이다. 물음 (Ⅰ)-(Ⅳ) 에대한대답이고찰되면, 우리는 ꡔ논고ꡕ의주요한내용을이해하게된다. 그러나이것만이전부가아니다. ꡔ논고ꡕ의가장큰매력중의하나는아마도 반전의미학 이라고부를수있는예술성에있다. 처음에제시되었던여러핵심적인주장들과주요개념들은끝부분으로가면서여지없이뒤집혀버린다. 그대표적인것은 세계 의개념이다. 처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7 음에는 일어나는일, 사실들의총체로서의세계 는객관적으로주어진세계인것처럼보이지만, 나중에그것은주관적이며유아론적인세계라는것이판명된다. 또한 ꡔ논고ꡕ의 사다리비유 는매우유명하다. 비트겐슈타인은 사다리를딛고올라간후에그사다리를던져버려야하듯 ꡔ논고ꡕ에서자신이제시한명제들을무의미한것으로인식해야한다고경고한다 ( 참조 : 6.54).

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제 1 부 ꡔ 논고 ꡕ 의저자와구성체계 Ⅰ. 비트겐슈타인의생애와저작 1) 1929년저명한경제학자케인즈가보낸한편지는이렇게시작된다 : 신이도착했다! 도대체어떤일이있었기에, 또누가도착했기에케인즈는 신 이라는말을했을까? 비트겐슈타인이었다. 젊은시절 ꡔ논리철학논고ꡕ라는불후의저작을완성하고, 모든철학의문제를해결했노라고선언한그가 10여년의수많은방황을접고케임브리지로돌아왔던것이다. 무엇을위해? 다시철학을하기위해. 동성애자라고밝혀져한때영국을발칵뒤집어놓았던, 20세기가낳은그위대한철학자가다시철학적문제와싸우기위하여돌아온것이다. 루트비히비트겐슈타인 (Ludwig Josef Johan Wittgenstein) 은 1889 년 4월 26일오스트리아빈에서태어났다. 비트겐슈타인의집안은매우특별했다. 그의아버지는 오스트리아의카네기 라고알려질만큼오스트리아철강산업의대부호였다. 말하자면루트비히는그의네형과세누나와함께 재벌 2세 였던것이다. 그러나그들의가정환경은천박한 졸부 와는완전히다른것이었다. 그의아버지칼비트겐슈타인은유태인의후손이지만부친을따라개신교를믿었으며, 탁월한경제평론가이자음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9 악애호가였다. 그의어머니레폴딘칼무스는카톨릭신자였고음악을남달리사랑했으며음악적재능도매우뛰어났다고알려져있다. 음악에대한이러한극진한애호아래, 브람스, 말러, 피아니스트요하임, 지휘자발터등당대최고의음악가들이호화스러운비트겐슈타인궁에모여들어많은연주회가열렸다. 이러한예술적분위기는비트겐슈타인형제들에게깊은영향을주었으며, 나중에모두음악에탁월한재능을보였다. 큰형한스는여러가지악기를다루었고, 셋째형쿠르트는첼로를, 그리고넷째형파울은피아노를연주하였다. 특히파울은 1차대전에서오른손을잃고왼손만으로도피아노를연주했던천재적피아니스트라고알려져있다. 형제중에서가장음악적재능이떨어진다는루트비히도클라리넷연주에탁월한재능을보였다. 특히웬만한소나타정도는휘파람으로불수있었는데, 나중에주위사람들과제자들이이런휘파람연주에많은감명을받았다고한다. 그러나이렇게부유하고행복한가정에불행이닥치기시작한다. 아버지칼비트겐슈타인은청교도적윤리를지닌자본가로서그의아들들이가업을잇기를희망했다. 반면에그의아들들은모두예술적감수성이남달리깊었고, 그러한산업사회의기업가의의무를다하며사는것을원하지않았던것으로보인다. 아버지와아들의갈등은결국큰아들한스의자살로이어진다. 루트비히나이 13세때였다. 2년후둘째형루돌프가자살한다. 그리고 1차대전중셋째형쿠르트가자살한다. 루트비히는낙원에서쫓겨나듯, 행복과환희가사라진이러한실존적상황에서청소년기를보냈다. 그가죽음과삶, 자살, 그리고세계와신에대해서수많은실존적인물음을던졌으리라는것은충분히짐작할수있다. 비트겐슈타인은당시부유한집안이그랬듯이다른형제나누이들과같이 14세까지는가정교사로부터교육을받았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다른형제들과달리음악뿐만아니라기계에남달리관심과재능을보였다. 그는스스로모형비행기와재봉틀을만들어주위사람들을놀라게한적도있다. 만년에도이러한관심은지속되었는데, 몇시간씩박물관에전시된증기기관을관찰했던적도있다고한다. 이러한재질과관심에따라 15세부터 3년간린츠에있는실업고등학교에서물리학을공부했고 ( 우연

1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하게도, 이학교에는히틀러가다니고있었다 ), 1906년독일에서가장유명했던, 베를린에있는공과대학에입학하였다. 이어서비트겐슈타인은 1908년에서 1911년까지영국맨체스터공과대학에서항공공학연구에매달린다. 그는대기상태를연구하기위하여연으로실험하기도했고, 특히제트엔지설계에몰두했으며프로펠러설계로특허를따기도했다. 그러나그의관심은이후에서서히바뀌기시작했다. 항공공학에대한연구가깊어질수록관련된이론에대한연구가불가피했던까닭이다. 그의관심은항공공학에서유체역학이론으로나아간다. 그러면서그는자연스럽게응용수학과순수수학에관심을지니게되었고, 급기야는수학기초론과수학철학, 그리고논리학에로관심이바뀌게되었다. 그러던중비트겐슈타인은그의일생에결정적인사건을맞게된다. 즉비트겐슈타인이우연히러셀의 ꡔ수학원리ꡕ를접하게된것이다. 그는이때부터본격적으로논리학과철학을하겠다는결심을했을것이다. 보고하는바에따르면, 비트겐슈타인이러셀을만나논리학을배우기시작한것은 1911년가을이었다. 당시러셀은무어와함께영국철학의양대산맥을형성하고있었으며, ꡔ수학원리ꡕ의출판과더불어세계적인명성을지니고있었다. 러셀과무어는비트겐슈타인의비범한능력과열정에깊이매료되었다. 러셀은비트겐슈타인이자신이알고있던천재의가장완벽한전형이라는말까지한다. 보고하는바에따르면, 1년후러셀은더이상비트겐슈타인에게가르칠것이없고더구나그가자신을앞서가고있다고느꼈다. 1913년비트겐슈타인은자신의철학적문제와싸우기위해서노르웨이의바닷가에스스로오두막집을지은후혼자지낸다. 그런데이러한은둔도잠시, 1914년 1차대전이발발한다. 그는탈장으로병역면제판정을받은상태였지만, 자원입대하여처음에는오스트리아육군의사병으로, 그리고 2년후에는장교훈련을받고서장교로참전했다. 그러나 1918년 8월그는이탈리아군의포로가되어 1년동안포로수용소에수감된다. 그런데그가포로로수감되었을때그의배낭에는전쟁중에틈틈이계속적어놓았던 ꡔ논리철학논고ꡕ 의원고가들어있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비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1 트겐슈타인의실존적고뇌와철학적문제는삶과죽음이넘나드는참혹한전쟁의공포와절망속에서구체화되고해결되었던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원고를포로수용소에서최종적으로완성한다. 이후 1921년에러셀의주선을받아 ꡔ논고ꡕ는출판되었다. 그런데 1913년에비트겐슈타인의아버지가별세했다. 비트겐슈타인이포로수용소에서석방되어오스트리아로돌아온후에제일먼저한일은상속받은막대한유산을처리하는것이었다. 그는그유산을릴케, 핵커와같은가난한문인들을위한기금으로, 또형제자매들에게모두나누어주었다. 그이후로그는극도로단순하고검약한생활을하였다. 보고하는바에따르면, 그가넥타이에정장차림을한모습은상상할수없었고, 그의방에는침대, 책상, 의자등기본적인몇개의가구만있었다고한다. 비트겐슈타인은 ꡔ논고ꡕ에서철학적문제들을 궁극적으로해결했다 고선언했고또그렇게믿었다. 이제그에게는그저사는일만남았다. 그러나그는쓸모있는일을하기위해서, 1919에서 1920년까지일종의교육대학 ( 교사연수학교 ) 에서교육을받고시골에내려가초등학교교사생활을시작한다. 교사생활은약 6년간이어졌는데, 마을사람들과의알력과같은이런저런문제로결국교사생활을포기하게된다. 이후에그는수도원의정원사조수로일하다가잠시조각을하기도하고그다음에그의누나의부탁으로누나의저택건축작업에착수한다. 이건물은설계부터완성에이르기까지비트겐슈타인의손이가지않은곳이없을만큼세심하게지어진건물인데, 장식이라고는거의찾아볼수없고, 대신에엄격성, 정확성, 그리고경제성을특징으로하는이건물의건축양식이 ꡔ논고 ꡕ와많은점에서유사하다. 이렇듯정처없는방황은 1929년에막을내린다. 그가 ꡔ논고ꡕ가결정적인결함이있다는것을자각하기시작한것이다. 마침이당시램지와케인즈가그를계속찾아와서토론을벌이고또철학에복귀할것을간절히권유한다. 비엔나학파의슐리크와바이즈만과의토론도그가철학에복귀해야겠다는결심을재촉하였다. 특히수학기초론과관련된브라우어의강연은직접적인계기가되었던것으로보인다. 1929년에그는케임브리지로돌아와케임브리지대학교에연구생으로다시등록했다. 그러나

1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미그는 ꡔ논고ꡕ를통해전세계적으로유명해져있었으므로, ꡔ논고ꡕ를박사학위논문으로삼아학위를취득하였고, 곧바로강의를하게된다. 케임브리지로돌아온후, 비트겐슈타인의사상은중요한전환을맞는다. 비로소그의독창적인철학이싹을피우고있었던것이다. 그독창적인사유는 ꡔ논고ꡕ(TLP) 의오류를정확하게비판하는작업으로시작되었다. ꡔ 철학적고찰ꡕ(PR), ꡔ철학적문법ꡕ(PG), ꡔ비트겐슈타인과빈학파ꡕ(WVC) 는 ꡔ논고ꡕ에대한바로그러한철저한반성과비판을읽을수있는저작이다. 이러한반성과비판을거친후에그의독자적인사상은 1933-4년에구술되어완성된 ꡔ청갈색책ꡕ(BBB), ꡔ수학의기초에관한고찰ꡕ (RFM), ꡔ심리철학에관한고찰ꡕ(RPP) 에서서서히윤곽이제시된다. 이러한노력은미완성으로끝나고사후에야출판된 ꡔ철학적탐구ꡕ(PI) 에서집약된다. 비트겐슈타인은 1929년에서 1947년까지대부분을케임브리지대학에서지냈다. 그사이에 2차대전이발발한다. 그는 1차대전때와마찬가지로참전했으며, 이번에는병원에서조수로복무했다고한다. ꡔ철학적탐구ꡕ를완성하려는그의노력은참으로처절했던것으로보인다. 이를위해서그는 1937년한해를노르웨이오두막집에서은거하기도했다. 1947년에그는 ꡔ탐구ꡕ를완성하기위하여교수직을사임하고, 아일랜드의서해안오두막집에서은둔한다. 비트겐슈타인은 1951년 4월 29일암으로세상을떠났다. 그러나철학을향한그의집념은놀라운것이었다. ꡔ확실성에관하여ꡕ는그가죽기며칠전까지하루하루쓴철학일기이다. 이작은저작은그의철학의깊이와집념이어떠했는지를그대로말해주는걸작이며, 읽는사람으로하여금깊은감동을불러일으킨다. 이저작만큼깊은감동과당혹스러움을안겨주는말이있다. 주치의로부터이제살날이며칠밖에안남았다는말을들었을때그는다음과같은말을남겼다고한다 : 좋습니다. 사람들에게이렇게전해주세요, 나는훌륭한인생을살았다고말입니다 (Good, Tell them I've had a wonderful life).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3 Ⅱ. ꡔ 논고 ꡕ 의구성과내용 1. ꡔ논고ꡕ의구성 ꡔ논고ꡕ는아주짧은함축적인문장들로이루어져있다. 또한 ꡔ논고ꡕ에특이한것은각각의명제들에일련의번호가매겨져있다는것이다. 가장중요한명제는 1-7인데, 이는다음과같다 : 1 세계는일어나는일들의총체이다. 2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3 사실들의논리적그림이사고다. 4 사고는뜻을지닌명제이다. 5 명제는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이다. ( 요소명제는자기자신의진리함수이다.) 6 진리함수의일반적형식은 [,, N( ) ] 이다. 이것이명제의일반적형식이다. 7 말할수없는것에관해서는우리는침묵하지않으면안된다. ꡔ논고ꡕ의마지막명제 7을제외해서, 각각의명제에대해더상세한논의가제시된다. 가령 1 다음에이어지는명제는 1.1, 1.11, 1.12, 1.13, 1.2, 1.21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일련의번호매김에대해서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 십진법수 [ 소수 ] 들은개별명제들의번호로서, 그명제들의논리적무게, 즉나의서술속에서그명제들이지니는힘을암시한다. n.1, n.2, n.3 등의명제들은 n 번명제에대한진술들이다 ; n.m1, n.m2 등의명제들은 n.m 번명제들에대한진술들이다 ; 그리고나머지도같은식으로계속된다.(35 쪽 )

1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그러나위의비트겐슈타인의언급과같이 ꡔ논고ꡕ 전체에서소수들이 논리적무게 [ 중요성 ] 에따라부여되었는지는의문의여지가있다. 먼저위의 7개의명제와같이소수점이없는명제를간단히 (ꡔ논고ꡕ의) 상위명제 라고부르고, 그밑에놓이는소수점이있는명제를간단히 하위명제 라고부르기로하자. ꡔ논고ꡕ를통틀어볼때, 어떤경우에는하위명제가상위명제만큼논리적인중요성을지니고있는경우가눈에띈다 ( 예컨대, 4.1212). 어쨌든, 우리는위의인용으로부터 ꡔ논고ꡕ의체계가어떤형식체계나수학체계와같이공리들로부터정리들을도출해내는그러한체계가아니라는점과, 특히위의상위명제들이 공리 들이아니라는점을유의해야한다. 2. ꡔ논고ꡕ의구성에따른내용서론에서우리는 ꡔ논고ꡕ를이해하기위해서필요한핵심적물음 4가지를살펴보았다. 이제이각각의물음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대답에맞추어 ꡔ논고ꡕ의내용을정리하는것은아마도가장효과적일것이다. 그러기위해서먼저위의 4가지물음을정리해보자. (Ⅰ) 말할수있는것 ( 생각할수있는것 ) 은무엇인가? (Ⅱ) 어떻게명제는뜻을지닐수있는가? (Ⅲ) 왜어떤명제는뜻있는명제와유사함에도불구하고뜻을지니지않는가? (Ⅳ) 왜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닌명제들은뜻을지니지않는가? 또한이명제들의성격이상이할수있다면어떻게상이한가? 물음 (Ⅰ) 에대답하기위해서는먼저물음 (Ⅱ) 에대답해야한다. 비트겐슈타인이물음 (Ⅱ) 에대해제시한대답은 (ⅰ) 명제가하나의사실이기때문에 와 (ⅱ) 명제가그림일수있기때문에 이다. 대답 (ⅰ) 과 (ⅱ) 가체계적으로제시되기위해서는, 존재론 에관한해명이먼저주어져야한다. ꡔ논고ꡕ의 1번대명제는 존재론 에대한매우간략하고개괄적인해명이제시되고있다. 이러한존재론에대한서술은 2번대명제에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5 2.063 번명제까지더상세하게개진되고있다. 1-1.21 1 번명제는 세계는일어나는일들의총체이다 이다. 이에따라여기에서는 ꡔ 논고 ꡕ 의존재론에대해서매우간략하게서술된다. 특히, 세계 와 사실 들에대해서논의된다. 세계는일어나는일들의총체이며 (1),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지, 사물들의총체가아니다 (1.1). 세계는사실들로나뉜다 (1.2). 2-2.063 2 번명제는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이다. 이에따라여기에서는 ꡔ 논고 ꡕ 의존재론이좀더상세하게서술되고, 그림이론에대해서그개요가처음으로제시된다. 존재론부분에서는한편으로는 대상 이다루어지고있고, 다른한편으로는 사태 와 사실 이다루어지고있다. 그림이론에서는어떻게해서명제가그림일수있느냐하는점과명제의뜻과진리치에대해서논의되고있다. 이를더자세히살펴보면다음과같다. (ⅰ) 2.01-2.0141: 여기에서는먼저 대상 과 사태 의관계 ( 더넓게는 대상 과 사실 이나 상황 과의관계 ) 가논의되고있다.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2). 사태는대상들 ( 존재물들, 사물들 ) 의결합이다 (2.01). 사물에본질적인것은, 한사태의구성성분이될수있다는것이다 (2.011). 모든사물각각은말하자면가능한사태들의공간속에있다. 이공간을나는텅비었다고생각할수있지만, 그사물을그공간없이생각할수는없다 (2.013). 대상들은모든상황의가능성을포함하고있다 (2.014). (ⅱ) 2.02-2.0272: 대상 에초점을맞추어 ꡔ 논고 ꡕ 의존재론이서술되고있다. 대상은단순하다 (2.02). 대상들은세계의실체를형성한다. 그렇기때문에대상들은합성적일수없다 (2.021). 덧붙여말하자면 : 대상들은색깔이없다 (2.0232). 실체는무슨일들이일어나느냐와독립해서존립하는것이다 (2.024). 그것은형식이며내용이다 (2.025). 공간과시간과색깔 ( 채색성 ) 은대상들의형식들이다 (2.0251). 오직대상들이존재할때에만세계의확고한형식이존재할수있다 (2.026). 확고한것과존립하는것과대상은하나이다 (2.027). 대상은확고한것, 존립하는것이다 ; 배열은변하는것, 비영속적인것이다 (2.0271). 대상들의배열이사태를형성한다

1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2.0272). 그러면서 2.0211-2.0212 에서세계와왜어떤실체를지녀야만하는지그근거가제시되고있다. (ⅲ) 2.03-2.063: ꡔ 논고 ꡕ 의존재론이간략하게마무리된다. 다음으로, 비트겐슈타인은어떤의미에서명제가사실에대한그림이라고말할수있는지를, 다시말해서 그림이론 을개괄적으로제시하고있다. 이를통해서물음 (Ⅱ) 에대한대답 (ⅱ) 가모색된다. 2.1-2.225 2.1 번명제는 우리는사실들의그림들을만들어낸다 이다. 이에따라여기에서는 ꡔ 논고 ꡕ 의그림이론이제시된다. (ⅰ) 2.1-2.19: ꡔ 논고 ꡕ 의그림이론이논의된다. 여기에서는그림의역할, 그림의성격, 현실의그림이기위해서갖추어야하는것에대해서논의된다. (ⅱ) 2.2-2.225: 여기에서는 ꡔ 논고 ꡕ 의그림이론이논의되는데, 특히명제의뜻, 참 - 거짓에관해서논의된다. 3번대명제들에서비트겐슈타인은물음 (Ⅱ) 의대답 (ⅰ) 을제시한다. 명제가하나의사실인까닭은명제는일종의기호, 즉명제기호이기때문이다. 이를위해서그는 기호 와 상징 ( 표현 ) 을구분한다. 명제는한편으로는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존재자인명제기호이지만, 다른한편으로는 상징으로서의명제 이다. 뿐만아니라 3번대명제들에서는 완전한분석 의개념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3-3.5 3 번명제는 사실들의논리적그림이사고다 이다. 여기에서는먼저 논리적으로사고하기 에대해서술되고나서 (3.001-3.05), 명제기호 (3.1-3.144), 단순기호, 이름, 원초기호, 복합체, 완전한분석 (3.2-3.263), 기호와상징, 명제변항, 오캄의격률, 러셀의유형이론, 정의 (3.3-3.3442) 가다루어지고, 명제와논리적공간의관계, 그리고사고에대한간략한정리가제시된다 (3.4-3.5).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7 4번대명제들은 1-3번대명제들을심층적으로재조명하고이를더욱확장함과동시에, 물음 (Ⅲ) 에대한대답을제시하고있다. 언어에대한정의가제시된후에 언어비판 으로서의철학개념이최초로제기된다. 뿐만아니라 논리적형식 에대해서보다더자세하게논의하면서, 그림이론에대해보다상세한논의가제시되고, 말할수없는것 ( 보여질수있는것 ) 의개념이처음으로선보인다. 이러한작업은 내적속성 과 형식적속성, 그리고 형식적개념 에대한논의로나아가면서 단순상징, 요소명제, 등식 에대한표기법에서일단락된다. 그다음에진리표가도입되고, 이와함께 진리함수이론 이제시되고 일반적인명제형식 이제시됨으로써, 물음 (Ⅲ) 에대한대답이모색된다. 4-4.53 4 번명제는 사고는뜻을지닌명제이다 이다. 여기에서는그림이론이심층적으로재조명되고확장된다. 그다음에진리함수이론이제시된다. (ⅰ) 4-4.0641: 먼저간략하게일상언어와철학에대한소견이제시된다 (4.001-4.0031). 그다음에명제는현실의그림이며, 이는현실과명제가동일한논리적구조나형식을지니고있기때문이라는것이비유적으로설명된다 (4.01-4.016). 그다음에명제가현실의그림인두번째이유가제시된다. 이와함께명제의뜻에대해서논의되며, 한명제를이해한다는것이무엇인지가논의된다 (4.02-4.027). 그다음에는기호들, 특히이름은대상들을대표하지만, 논리적상항은그렇게하지않는다는것이주장된다 (4.03-4.032). 또한명제가현실의그림이기위해서는양자가동일한논리적다수성을지녀야한다는것이주장된다 (4.04-4.0412). 그다음에명제의참 - 거짓에대해서논의된다 (4.05-4.0641). (ⅱ) 4.1-4.128: 명제는사태의존립과비존립을묘사한다 (4.1). 참된명제들의총체가전체자연과학 ( 또는자연과학들의총체 ) 이다 (4.11). (ⅲ) 4.111-4.116: 철학과자연과학의관계, 철학의목적, 인식론에대해서논의된다. (ⅳ) 4.12-4.128: 논리적형식은보여질수있을뿐말할수없다는것이주장된다. 이와함께형식적속성, 형식적관계 ( 대상들, 사태들 ) 와구조

1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적속성, 구조적관계 ( 사실들 ) 에대한논의가나오며, 내적속성 과 내적관계 라는개념에대한설명이제시된다. ( 논리적형식에대한논의다음에형식적관계나내적관계에대한논의가나오는점을주목할것 ). 형식개념과고유개념이대조된다. 명제변항, 개체변항에대한논의가제시되고, 대상 이사이비개념이라는것이지적되고있다. 형식계열에대해논의된후에, 마지막으로논리적형식들은수를결여하고있다는것이지적된다. (ⅴ) 4.2-4.28: 요소명제들에대해서논의되고있다. 이름의기호, 요소명제를나타내기위한기호, 등호의사용에대한규정이제시된후에, 마지막으로 n 개사태의존립과비존립에대해서 2 n 개의가능성이존재하며, 마찬가지로이조합들에대응해서 n 개요소명제들의진리 ( 또는허위 ) 가능성들이존재한다는것이논의되고있다. (ⅵ) 4.3-4.31: 진리표에서진리가능성 ( 진리조건 ) 에해당되는부분이제시되고있다. (ⅶ) 4.4-4.4661: 진리표에대한본격적인설명이제시된다. 그러면서프레게에대한비판이제기되고있다. 마지막으로동어반복과모순에대한설명과해명이제시되고있다. (ⅷ) 4.5-4.53: 일반적인명제형식에대해서개론적인언급이제시되고있다. 5번대명제들은진리함수이론에대한심층적인재조명과확장을통해물음 (Ⅲ) 에대한대답을완수하고, 물음 (Ⅳ) 의대답을위한준비단계로서요약될수있다. 이를위해서 조작 과 함수 의구분이제시되고, 진리함수 의개념이더욱더선명하게규정된다. 이와함께일반적명제형식과조작의관계가보다더구체화된다. 또한 확률명제, 일반명제, 등식, 태도명제 가다루어지면서물음 (Ⅳ) 에대한대답이준비된다. 뿐만아니라, 6번대명제에서극적으로제기될 반전의미학 을준비하듯 예비적인 반전으로서 유아론 이제시된다. 5-5.641 5 번명제는 명제는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이다 ( 요소명제는자기자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9 신의진리함수이다.) 이다. 진리함수이론에대한심층적인재조명과확장을통해물음 (Ⅲ) 에대한대답을완수하고, 물음 (Ⅳ) 의대답을위한준비단계로서요약될수있다. (ⅰ) 5.01-5.156: 함수의독립변수 [ 논항 ] 와이름의지표가상이하다는것이지적된후에, 진리함수와확률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진리함수들은계열을이루도록배열될수있다. 그것은확률론의기초이다. (5.1) 진리근거 (5.101). 진리근거와따라나옴 (5.11-5.1241). 추론과연역, 인과관계 (5.13-5.1363). 추론과동어반복및모순 (5.14-5.143). 확률 (5.15-5.156). (ⅱ) 5.2-5.32: 조작과함수의구분이제시되고, 모든명제들이요소명제들에대한진리조작의결과들이라는것이지적된다. (ⅲ) 5.4-5.476: 논리적대상들, 논리적상항들 이존재하지않는이유가제시된다. 이와함께, 진리함수와실질함수, 논리학의근본개념, 논리학과수, 논리적기호, 논리적조작기호, 일반적명제형식, 논리학, 자명성, 필요한근본조작의개수, 그리고근본개념들의개수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ⅳ) 5.5-5.5151: 동시부정에대한설명과부정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ⅴ) 5.52-5.5262: 일반성, 일반명제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ⅵ) 5.53-5.5352: 동일성과등호, 동일성표기, 무한공리에대한논의가제기되면서, 러셀과화이트헤드의 ꡔ 수학원리 ꡕ 에대한비판이제기된다. (ⅶ) 5.54-5.5423: 명제적태도명제, 영혼, 러셀의판단이론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ⅷ) 5.55-5.5571: 요소명제의제시가능성, 논리의이해와경험, 논리와수, 요소명제들의형식들사이의위계구조, 일상언어, 논리의적용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ⅸ) 5.6-5.641: 유아론과철학적자아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2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6번대명제들은 ꡔ논고ꡕ의결론부분에해당하는명제들이다. 그렇기때문에, 물음 (Ⅰ)-(Ⅳ) 에대한대답 ( 특히, 물음 (Ⅲ) 에대한대답 ) 이집약되고심화되면서, 비로소물음 (Ⅳ) 에대한대답이완수되고, 급기야는 ꡔ논고ꡕ 전체의의미에대한논의로나아간다. 그리하여논리학, 수학, 자연과학의명제들의본성에대한논의를거쳐, 윤리학과미학의명제의본성에대한논의가이루어지고, 이와더불어 세계의뜻, 선과악, 죽음, 회의주의, 삶의문제, 신비스러운것 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마지막으로최후의 반전 을통하여 ꡔ논고ꡕ는마무리된다. 6-6.54 6번명제는 진리함수의일반적형식은 [,, N( ) ] 이다. 이 것이명제의일반적형식이다 이다. 6번대명제들은 ꡔ논고ꡕ의결론부분에 해당하는명제들로서, 특히물음 (Ⅲ) 에대한대답이집약되고심화되면서, 비로소물음 (Ⅳ) 에대한대답이완수되고, 급기야는 ꡔ논고ꡕ 전체의의미 에대한논의로나아간다. (ⅰ) 6.001-6.031: 조작의일반적형식, 수의정의, 기수의일반형식, 집합론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ⅱ) 6.1-6.13: 논리학의명제들, 논리학에서의증명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ⅲ) 6.2-6.241: 수학의명제들, 수학의본성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ⅳ) 6.3-6.3751: 역학의법칙, 논리학과역학의상호지위에대한논의를거친후에, 나의의지 와 필연성 에대한논의로나아간다. (ⅴ) 6.4-6.45: 세계의뜻, 가치, 윤리학의명제들, 선악, 죽음, 신비스러운것에대한논의가제시된다. (ⅵ) 6.5-6.54: 물음과대답, 회의주의, 삶의문제, 신비스러운것에대한논의를거친후에그유명한 사다리비유 가제시된다. 7 말할수없는것에관해서는우리는침묵하지않으면안된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21 제 2 부 ꡔ 논고 ꡕ 의개념체계도 Ⅰ. ꡔ 논고 ꡕ 의주요개념에대한정의와규정 세계 : 사실들의총체 (1, 1.1), 존립하는사태들의총체 (2.04) 사실 : 사태들의존립 (2) 사태 : 대상들 ( 존재물들, 사물들 ) 의결합 (2.01) 대상의형식 : 대상이사태속에나타날수있는가능성 (2.0141) 실체 : 무슨일들이일어나느냐와독립해서존립하는것 (2.024) 사태의구조 : 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되어있는방식 (2.032) 형식 : 구조의가능성 (2.033) 현실 : 사태들의존립과비존립 (2.06) 긍정적사실 : 사태들의존립 (2.06) 부정적사실 : 사태들의비존립 (2.06) 그림의구조 : 존재물들의관계방식에따른그림의요소들의일정한방식의연관 (2.15) 그림의모사형식 : 그림의구조의가능성 (2.15) 논리적형식 (= 현실의형식 ): 현실을모사할수있기위해모든그림각각이현실과공통으로가져야만하는것 (2.18), 현실을묘사할수있기위해서명제가현실과공유해야하는것 (4.12) 논리적그림 : 모사형식이논리적형식인그림 (2.181) 그림의뜻 : 그림이묘사하는것 (2.221) 사고 : 사실들의논리적그림 (3), 적용된, 생각된명제기호 (3.5) 명제기호 : 사고를표현하는데쓰는기호 (3.12) 명제 : 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 (3.12), 현실의그림 (4.01), 우리가생각하는바현실의모델 (4.01), 어떤한사태의기술 (4.023),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5) 단순기호 : 명제속에서사고는명제기호의요소들이사고의대상들과

2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대응하도록표현될수있는데, 이때이러한요소들을 단순기호 라한다 (3.201). 완전한분석 : 명제속에서사고는명제기호의요소들이사고의대상들과대응하도록표현될수있는데, 이때그명제는 완전히분석되었다 라고한다 (3.201). 이름 : 명제속에서적용된단순기호들 (3.202) 원초기호 : 어떠한정의에의해서도더이상해부될수없는것 (3.251) 상징 (= 표현 ): 명제의뜻을특징짓는명제의각부분 (3.31) 기호 : 상징에서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 (3.32) 논리적장소 : 명제기호와논리적좌표 (3.41) 언어 : 명제들의총체 (4.001) 전체자연과학 : 참된명제들의총체 (4.11) 인식론 : 심리학의철학내적속성 : 대상이어떤한속성을소유하지않는다고는생각될수없는경우, 그속성은내적이다 (4.123) 형식계열 : 내적관계에의해서배열된계열 (4.1252) 명제의뜻 : 사태들의존립및비존립가능성들과명제와의일치와불일치 (4.2) 요소명제 : 가장단순한명제 (4.21) 동어반복 : 요소명제들의모든진리가능성들에대해서참인명제 (4.46) 모순 : 요소명제들의모든진리가능성들에대해서거짓인명제 (4.46) 진리근거 : 한명제를참되게만드는진리독립변수들의진리가능성을그명제의진리근거들이라한다 (5.101). 확률의정도 : Tr이명제 r 의진리근거들의개수이고, Trs는 r 의진리근거들이면서동시에 s 의진리근거들이기도한것들의개수라면, 비율 Trs : Tr을명제 r 이 s 에게주는확률의정도라고한다 (5.15).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23 조작 : 그조작결과의구조와그조작토대의구조와의관계의표현 (5.22) 진리조작 :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들은요소명제들을토대로가지는조작들의결과인데, 이때이러한조작들을진리조작이라한다 (5.234). 수 : 어떤조작의지수 (6.021) 제로-방법 : 논리학의명제들이, 아무것도말하지않는명제들이되게명제들을결합시킴으로써, 명제들의논리적속성들을명시하는방법 (6.121). 역학 : 우리가세계기술을위해필요로하는모든참된명제들을단일한계획에따라구성하려는하나의시도 (6.343) 신비스러운것 : 언표불가능한것, 스스로드러나는것 (6.522) 말해질수있는것 : 자연과학의명제들 (6.53) Ⅱ. 개념지도 ꡔ 논고 ꡕ 의세계 세계 사실 사태 대상배열 현실세계 = 세계 = 현실현실과다르게생각된세계사실긍정적사실부정적사실논리적공간속의사실사태

2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대상 = 세계의실체의내용배열 세계세계의뜻세계의형식 ( 골격 ) 세계의형식적속성사실사실의형식사실의구조사태사태의형식사태의구조대상대상의형식대상의속성대상의내적속성대상의외적속성 ꡔ 논고 ꡕ 의언어 언어 명제 요소명제 이름연쇄 말할수있는언어 = 언어말할수없는언어명제뜻있는명제 = 자연과학의명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25 참명제거짓명제뜻을결여하는명제동어반복모순무의미한명제윤리학의명제미학의명제 ꡔ논고ꡕ의명제요소명제이름연쇄 세계와언어 세계 --- 언어 사실 --- 명제 사태 --- 요소명제 대상 --- 이름 그림공간적그림채색그림논리적그림 = 명제 그림공간적그림채색그림그림의뜻그림의형식 = 모사형식논리적그림

2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그림의뜻그림의형식 = 모사형식 = 논리적형식 = 현실의형식묘사형식 대상 --- 단순기호, 원초기호 --- 단순상징, 이름사태 --- 명제기호 --- 요소명제사실 --- 복합기호, 명제기호 --- 명제세계 --- 기호 --- 상징 명제명제의일반형식명제형식명제의내용명제의뜻뜻의형식뜻의내용 함수진리함수독립변수 [ 논항 ] 함수값조작진리조작토대결과진리표진리가능성진리근거 여러명제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27 명제논리학의명제수학의명제확률명제일반성명제자연과학의명제태도명제윤리학의명제철학의명제유아론의명제 ꡔ논고ꡕ의명제 명제자연과학의명제태도명제비-명제논리학의명제수학의명제확률명제무의미한명제윤리학의명제미학의명제유아론의명제 ꡔ논고ꡕ의명제 논리학논리학의명제 = 동어반복논리학의증명수학수학의명제 = 등식

2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수의정의집합론논리주의역학뜻있는명제로서의법칙사이비명제로서의법칙 세계와나세계의한계 = 논리의한계나의언어의한계 = 나의세계의한계세계 = 삶나 = 나의세계철학적자아 = 형이상학적주체 = 세계의한계 말할수있는것 = 뜻있는명제 = 자연과학의명제말할수없는것 = 보여지는것논리적형식유아론뜻을결여하는명제신비스러운것가치보다높은것초월적인것삶의의미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29 제 3 부 Ⅰ. ꡔ 논고 ꡕ 의존재론 서론에서지적되었듯이, 비트겐슈타인은물음 (Ⅱ), 즉 어떻게명제는뜻을지닐수있는가? 라는물음에두가지로대답하였다. 첫번째것은명제는 일종의사실이기때문 이라는것이다. 좀더자세하게말하자면, 명제는명제기호로파악될수있으며,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고또오직사실만이뜻을표현할수있기때문에명제는그표현된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두번째것은명제는 그림일수있기때문 이라는것이다. 더자세하게말하자면, 명제는상징으로서파악될수있으며, 상징으로서의명제는하나의그림으로서, 뜻을지니는부분의함수이기때문에 뜻의함수 로서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그러나더자세하게부연된내용은언어와관련된것으로서 Ⅱ장에서다루어질것이다. 현재로서는매우기본적인형태의두가지대답, 즉 일종의사실이기때문에 와 그림일수있기때문에 에주목해야한다. 그런데이두가지대답은일견매우단순하고명쾌해보여도여전히많은물음들을제기한다. 도대체 사실 이란무엇인가? 또한 그림 이란도대체어떤의미에서그림이라는것인가? 어떻게명제가한편으로는사실이면서다른한편으로는그림일수있는가? 또한명제는무엇의그림이라는것인가? 사실은무엇으로이루어지며, 또무엇을이루는가? ꡔ논고ꡕ의존재론 ( 형이상학 ) 은위에서제기된것과같은다양한물음들에대해서체계적으로대답하려는기본적인시도이다. 그렇기때문에존재론은우리의논의에서물음 (Ⅱ) 에대한대답을해명하기위한가장기본적인토대에속한다. 요컨대, 존재론을어떻게파악하느냐하는점은 ꡔ 논고ꡕ의이해에결정적이며, 이를달리파악하는것은그만큼 ꡔ논고ꡕ를달리파악한다는것을뜻한다. 그러면이제 ꡔ논고ꡕ의존재론에대해서간략하게서술해보자.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세계는사물들의총체가아니라사실들의총체이다. 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며, 다시사태는대상들의결합이다. 대상은단순한

3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것으로서세계의실체를형성한다. 뿐만아니라대상들의어떤단순한모임이사태를형성하는것이아니라, 대상들의어떤일정한배열이사태를형성한다. 이러한사태들이존립하는경우, 그존립하는사태들은사실이다. 사실에는긍정적사실과부정적사실이있는데, 전자는 사태들의존립 이요, 후자는 사태들의비존립 이다. 사태들의존립과비존립이현실이며, 전체현실이세계이다. 그러나이렇게간략하게서술한것만으로는우리는 ꡔ논고ꡕ의존재론을충분히이해할수없다. 뿐만아니라, 우리는위의요약으로부터수많은물음과의문을떠올리게된다. 나는이것을크게두가지유형으로구분하고자한다. 첫째유형의물음은 ꡔ논고ꡕ의존재론내부에서제기되는물음이다. 즉우리는비트겐슈타인의존재론에관한주장들이서로모순을범하고있는것은아닌지, 그리고모순을범하고있지않다면어떻게해석하는것이가장적절한지를문제삼게된다. 아마도가장심각하게떠오르게될문제는 부정적사실 과관련된것이다.(2절) 둘째유형의물음은 ꡔ논고ꡕ의존재론외부에서제기되는물음이다. 도대체어떻게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존재론적주장을할수있었을까? 그러한주장들이옳거나옳을수밖에없는그근거란무엇인가? 혹은그근거라는것은없으며그래서존재론은일종의공리처럼제기되고있는것은아닌가? 이물음에대한대답은 ꡔ논고ꡕ의언어와 ( 완전한 ) 분석 의개념이고찰된이후에논의될것이다.(Ⅱ장, Ⅲ장 ) 1. 세계 ꡔ논고ꡕ에서 세계 에관한언급은 1번대명제들에서집약해서나온다. 이에따르면, 세계 는사실들로이루어진다. 즉, 세계를구성하는것은사물들이아니라사실들이다. 1번대명제들은모두 7개인데, 이를직접인용해보자 : 1. 세계는일어나는일들의총체이다. 1.1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지, 사물들의총체가아니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31 1.11 세계는사실들에의하여, 그리고그사실들이사실들전부라는점에의하여확정된다. 1.12 왜냐하면사실들의총체는일어나는일들과함께, 일어나는일이아닌모든것을또한확정하기때문이다. 1.13 논리적공간속의사실들이세계이다. 1.2 세계는사실들로나뉜다. 1.21 하나의일은일어나거나일어나지않거나할수있으며, 나머지모든것은동일하게남아있을수있다. 이인용문으로부터곧바로알수있는것은 일어나는일 이사실이라는점이다. 이는 2번명제에서도명시적으로나타나있다. 2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비트겐슈타인은세계를구성하는것이무엇이냐하는물음에대해서 사물들 이아니라 사실들 이라고대답하고있다. 그렇다면그러한주장은설득력있는가? 왜비트겐슈타인은그렇게주장하고있는가? 사실상, 우리는이러한비트겐슈타인의주장이 ꡔ논고ꡕ의다른부분과상충한다는인상을받을수있다. 왜냐하면 ꡔ논고ꡕ에서는사물들과사실들이어떤관련성을지니고있기때문이다. 예컨대다음의명제를보자 : 2.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2.01 사태는대상들 ( 존재물들, 사물들 ) 의결합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고, 사태는대상들의결합이다. 따라서사실은 대상들의결합 들의존립이고,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므로, 세계는 대상들의결합들의존립 들의총체이다. 그러므로우리는궁극적으로세계를이루는것은대상 ( 사물 ) 들이라고말할수있을것

3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처럼보인다. 그렇다면왜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생각을거부하는가? 그한가지이유는대상들 ( 사물들 ) 을그저모아놓은것은세계가아니라는점에있다. 이는시계의부속들을그저모아놓은것이시계가아닌것과같다. 시계의부속들이모여서시계가되려면그것들은일정한방식으로결합되어야한다. 따라서비트겐슈타인이 1.1을통해서주장하고있는것은최소한사물 ( 대상 ) 들의총체가세계가되는것이아니라그것들이일정한방식으로결합되어야만세계가될수있다는것이다. 이러한의미에서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지사물들의총체가아니다. 그러나우리가그러한일정한결합방식을인정한다할지라도, 시계를이루는것은그부속들이라고말할수있는것과마찬가지로, 세계를이루는것은사물들 ( 대상들 ) 이라고말할수없는가? 한편으로보면, 우리가그렇게말할때그러한결합방식을항상염두에둔다면그렇게말하는것은허용될수도있을것이다. 그러나여기에는좀더근원적인문제가있다. 일반적으로존재론에는사물존재론과사실존재론이있다. 사물존재론은말그대로존재하는것은사물이라는주장이며, 사실존재론에서는존재하는것은사물이아니라사실이라고주장된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이주장하고있는존재론은사물존재론인가아니면사실존재론인가? 혹자는 1.1이곧사실존재론을뜻한다고주장할수있을것이다. 그러나나는명제 1.1만으로비트겐슈타인이사실존재론을제시했다고주장하는것은옳지않거나성급하다고생각한다. 요컨대명제 1.1에대해서사물존재론과사실존재론은둘다양립가능하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어느쪽을주장했는가? 나중에밝혀지겠지만, 이물음에대한대답은 ꡔ논고ꡕ의체계에서 존재 라는말을어떻게파악하느냐에달려있다. 이점은 Ⅴ장에서논의될것이다. 1번대명제들중에서아마도접근하기가가장곤란한것은 1.13일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세계가사실들의총체 (1.1) 라고말한후에, 논리적공간속의사실들이세계 (1.13) 라고말하고있다. 세계가사실들의총체 라는언급은세계가실제로일어나는일들로이루어져있다고말하는것이며, 세계는지금우리가살고있는이세계이고사실은실제로일어나는일을뜻하는것으로보인다. 반면에, 논리적공간속의사실들 은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33 어떠한가? 이는최소한 논리적으로가능한사실들 을뜻한다. 예컨대 눈은빨갛다 나 태양계의행성의수는 100이다 와같은것도분명히논리적으로가능한사실이다. 그렇다면 논리적공간속의사실들이세계 라는언급에서 세계 는우리가살고있는이세계가아니라어떤다른 세계 인가? 그리하여비트겐슈타인은 세계 라는말을사용함에있어서일관성을잃어버리고있는것은아닌가? 또는비트겐슈타인은 세계 라는말을두가지의미로사용하고있고, 하나는실제세계로, 다른하나는가능세계로사용하고있는가? 더나아가그는그러한가능세계도실제로존재한다고보고있는것인가? 이러한물음들에대답하기위해서는우리는다른주제들 사실, 사태, 대상등 에대해서논의해야한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나는이지점에서그분명한방향을제시하고자한다. 우리는예컨대나폴레옹이러시아를침공하지않았다면어떻게되었을까하고상상할수있다. 분명히그런일을하지않았다면나폴레옹의개인사는달랐을것이다. 이러한의미에서우리는 실제의나폴레옹 과 가능한나폴레옹 을구분할수있으며양자가의미가다르다고말할수있다. 또한어떤특수한맥락 ( 예컨대, 철학 ) 에서는어떤사람이 나폴레옹 에대해말할때어느나폴레옹에대해서말하고있는지질문할수도있을것이다. 물론일상적인맥락에서는그러한질문은불필요하며, 나폴레옹은항상 실제의나폴레옹 을의미하게될것이다. 그렇지만우리는 가능한나폴레옹 이실제로존재했다거나존재한다고는말하지않게될것이다. 더구나우리는그둘이논리적으로상충한다고도말하지않을것이다. 마찬가지로우리는 1.1의 세계 와 1.13의 세계 가서로다른의미로사용되고있다는점을받아들일수있다. 그리하여즉전자는실제세계를뜻하며, 후자는가능세계를뜻한다고말할수있다. 그러나우리는그둘이논리적으로상충한다고말하지않을것이며, 또가능세계가실제로존재한다고는말하지않게될것이다. 가능한나폴레옹 에대해서우리가의도하는것은우리가그런것을생각하고상상할수있다는점이지, 그런것이실제로존재한다는점이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어떤가능세계에대해서생각하고상상할수있으며, 이러한사실이곧그러한것이존

3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재한다는것을함축하지는않는다. 가능세계가실제로존재하는것이아니며, 우리가그저어떤세계를상상하고생각하고있는것에불과하다는것은매우중요하다. 이점을충분히염두에두면, 1.13이말하는것은우리는 논리적공간속의사실들, 즉논리적으로가능한사실들, 다시말해우리가모순없이상상하고생각할수있는사실들로이루어져있다고간주되는세계를상상할수있다는것이다. 만일가능세계가실제로존재하는것으로생각된다면, 논리적공간속의사실들 도실제로존재하는것으로생각될것이며, 그리하여 ꡔ논고ꡕ의 사실 과 사태 에대한파악은완전히달라지게될것이다. 이점은다음절의논의에서보다더분명하게드러나게될것이다. 2. 사실 이미언급했듯이, ꡔ논고ꡕ에서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며, 사태는대상들의결합이다. 그러나이러한언급은이제좀더주의깊게검토되어야한다. 2.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2.01 사태는대상들 ( 존재물들, 사물들 ) 의결합이다. 그런데위의언급은한편으로는매우기묘하다. 미인은 아름다운여자 이지 여자의아름다움 이아니다. 노인은 늙은사람 이지 사람의늙음 이아니다. 이렇게보면, 사실일수있는것은 존립하는사태들 이지 사태들의존립 이아니며, 사태일수있는것은 결합된대상들 이지 대상들의결합 이아니다. 따라서도대체말그대로따진다면, 사실 과 사태들의존립 은동일한것으로파악될수없는것처럼보인다. 왜냐하면전자는존재론적인개념이지만, 반면에후자는추상적인개념으로보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사실은 존립하는사태들 이고사태는 결합된대상들 이라고파악되어야하는가? 아니다. 왜냐하면사실과사태의관계 ( 또는사태와대상의관계 ) 는미인과여자의관계 ( 또는노인과사람의관계 ) 와같지않기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35 때문이다. 오히려그관계는신체와세포의관계와유사하다. 2) 우리는신체는 세포들의모임 이라고말하지만, 모여있는세포들 이라고는말하지않는다. 올림픽축구팀은 축구선수들의모임 이지만 모여있는축구선수들 이아니다. 마찬가지로, 사실은 사태들의존립 이지존립하는사태들이아니며, 사태는 대상들의결합 이지결합된대상들이아니다. 그렇다면왜신체를 모여있는세포들 이라고말하는것은부자연스러울까? 왜냐하면 신체 와 세포들 은집합과그원소들과같이 ( 러셀의의미에서 ) 유형 이다르기때문이다. 또한 신체 는단수인데반해 모여있는세포들 은복수이기때문에이둘을동일화하는것은부자연스럽다. 물론 가족 이나 한국인 과같은집합명사의경우에는그런동일화는가능하다. 반면에 신체 는집합명사가아닌것이다. 따라서신체는 모여있는세포들 이아니라 세포들의모임 인것과같이, 사실은존립하는사태들이아니라 사태들의존립 이다. 그러나여전히우리는이러한언급에서뭔가기묘한것을느끼게된다. 왜냐하면사실은뭔가구체적인것을가리키는말인데반해 사태들의존립 은추상적인것으로보이기때문이다. 마찬가지로신체는실제로존재하는사물을가리키는데반면, ( 세포들의 ) 모임 은어떤추상적인개념을가리키는것으로보인다. 그렇다면우리가신체는 세포들의모임 이라는말을통해뜻하는것은무엇인가? 간단히말하면, 신체는 세포들이모여있을때그전체 또는 세포들이모여있는것전체 를뜻한다. 마찬가지로, 사실은 사태들이존립할때그전체 또는 사태들이존립하는것전체 를뜻한다. 명제 2에서주목해야할것은 사태 가아니라 사태들 이라고언급되고있다는점이다. 다시말해서다수의사태들이모여서사실이된다는것이다. 요컨대, 사태는사실에비해서원자적이다 (35쪽, 옮긴이주참조 ). 이점은 ꡔ논고ꡕ의원고를읽고나서러셀이던진질문에대해서비트

3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겐슈타인이다음과같이대답했다는사실에서분명하다 : 사태는어떤한요소명제가참일때거기에대응하는것이며, 사실은요소명제들의논리적곱이참일때거기에대응하는것이다. (NB, p.129) 그리하여최초의영역본에서는 사태 는 원자적사실 (atomic fact) 로번역되었고, 비트겐슈타인도이번역을인정했다고알려져있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사실을 긍정적사실 과 부정적사실 로구분한다. 2.06 사태들의존립과비존립이현실이다. ( 우리는사태들의존립을긍정적사실, 비존립을부정적사실이라고부르기도한다.) 비트겐슈타인은여기에서 사태들의존립 을 긍정적사실 이라고부르고있고, 사태들의비존립 을 부정적사실 이라고부르고있다. 예를들어내앞에노란장미가한송이있고, 내가다음과같이말한다고하자 : (A) 이장미는노랗다. 이때 (A) 가말하는것은사실이며, 특히이것이긍정적사실이라는점에는재론의여지가없다. 그렇다면이제다음의문장들에대해생각해보자. (B) 이장미는노랗지않다. (C) 이장미는빨갛지않다. (D) 이장미는빨갛다. 그렇다면이세문장중에서어느것이 부정적사실 을나타내는가? ꡔ 논고ꡕ에서 부정적사실 이라는표현은오직세번나온다 (2.06, 4.063, 5.5151). 그러나 2.06의간략한정의를제외하면, 그정확한의미를파악할수있는곳은없다. 긍정적사실과부정적사실에대한명시적인설명은비트겐슈타인이 1913년에쓴 논리학에관한노트 (NL) 에서확인된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37 긍정적인사실들과부정적인사실들이있다 : 만일 이장미는빨갛지않다 라는명제가참이라면, 그것이뜻하는 (signifies) 것은부정적이다. 그러나이점은만일우리가명제 이장미는빨갛다 가뜻하는것이 ( 그명제가참일때 ) 긍정적이라는것을알고있지않다면단어 아니다 (not) 가나오는것으로지적되지 (indicate) 않는다. 우리가전체명제의뜻의성격에대해서결론을내릴수있는것은오직부정과부정된명제, 둘다를통해서이다. ( 우리는여기에서일반명제들, 즉속박변항들 (apparent variables) 과같은것을포함하는것의부정들에대해서이야기하고있지않다. 부정적사실들은오직원자명제들의부정들을정당화할뿐이다.) 긍정적인사실들과부정적인사실들은있지만, 참인사실들과거짓인사실들은없다.(NL, p.94) 예컨대이장미가실제로노란색일때, 이장미는빨갛지않다 라는명제는참이다. 그리고그것이뜻하는것, 즉 이장미는빨갛지않다 는사실은부정적이다. 따라서이설명에따른다면, 위에서부정적사실에대응되는것은 (B) 와 (D) 가아니라 (C) 이다. 왜냐하면 (B) 와 (D) 는거짓이고 (C) 는참이기때문이다. (C) 는참이며, (C) 가뜻하는것은부정적이다. 3) 이러한설명은 4.063과도부합한다고여겨진다. 요컨대 4.063에서지적된부정적사실, 즉어떤한점이희다 ( 검지않다 ) 는사실도실제로일어나는경우, 그래서그해당명제가참인경우를문제삼고있는것이다. 4.063 진리개념을설명하기위한하나의비유 : 흰종이위의검은얼룩점 ; 그얼룩점의형태는그평면위의각각의모든점이흰가검은가를진술함으로써기술될수있다. 어떤한점이검다는사실은긍정적사실에, 어떤한점이희다 ( 검지않다 ) 는사실은부정적사실에대응한다. 내가그평면위의한점 ( 프레게적인진리치 ) 을가리킨다면, 이는판정받기위해

3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세워진가정에해당된다. 기타등등. 그러나과연 부정적사실 에대한 NL에서의설명과 ꡔ논고ꡕ에서의설명 (2.06) 은일관성있는가? 가령 (C) 가나타내는것이부정적사실이라면, 우리는 2.06에따라 (C) 가나타내는것자체가 사태들의비존립 이라고보아야한다. 그런데 (C) 는참이다. 그렇다면어떻게 (C) 가나타내는것자체가 사태들의비존립 일수있는가? 또한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다면, 이는우리가어떤존립하지않는사태들을생각할수있다는것을뜻한다. 그렇다면 (C) 에서존립하지않는사태들이란무엇인가? 먼저우리는문자그대로따진다면, (B), (C), 그리고 (D) 는모두 2.06 의설명과부합한다고말할수있다. 왜냐하면우리는그각각의경우에서 사태들의비존립 을말할수있기때문이다. 반면에 4.063을염두에둔다면, 부정적사실인것은 (C) 가나타내는것으로한정된다. 왜냐하면오직 (C) 만이참이기때문이다. 이점을인정하는것은 ꡔ논고ꡕ의어떤 좋지않은 어법을확인하는것이다. 반면에이를무시하면 ꡔ논고ꡕ는비정합적인체계로되어버릴것이다. 따라서 (C) 에서존립하지않는사태들은 이장미는빨갛다 를이루는어떤사태들이다. 그리하여우리는 2.06의문제가되는부분을다음과같이해석할수있다 : 우리는사태들이존립하는경우이를통해긍정적사실을알수있고, 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경우이를통해부정적사실을알수있다. 이는 ꡔ논고ꡕ의체계에서는역도성립한다 : 우리는긍정적사실을통해사태들이존립하는경우를알수있고, 부정적사실을통해어떤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경우를알수있다. 예컨대우리는 (C) 를통해서 (D) 를이루는어떤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다는것을알수있고, 또 (D) 를이루는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다는것을통해 (C) 가나타내는부정적사실을알수있다. 그런데사실상지금가장문제가되는표현은 사태들의비존립 이라는말이다. 우리는앞에서 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2) 를 사실은사태들이존립할때그전체이다 로해석하였다. 그렇다면 사태들의비존립 이란도대체무엇을뜻하게될것인가? 다시 2와 2.06b를대조해서살펴보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39 기로하자. 2. 일어나는일, 즉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다. 2.06b 우리는사태들의존립을긍정적사실, 비존립을부정적사실이라고부르기도한다. 신체가세포들이모여있는것이라면, 세포들이모여있지않은것은신체가아니다. 총각이결혼하지않은남자라면, 결혼하지않은남자가아닌사람은총각이아니다. 마찬가지로, 사실이사태들의존립이라면, 사태들의비존립, 즉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것은사실이아니다. 요컨대, 오직우리가 2만을따른다면, 사태들의비존립은 2.06b에서와같이 부정적사실 이아니라 사실이아닌것 이되어버릴것이다. 그렇다면이제 ꡔ논고ꡕ는모순적인체계가되는가? 아니다. 오히려우리는바로이런점을통해 ꡔ논고ꡕ라는저작이어떤방식으로저술되었는지를단적으로알수있다. 여기에서우리는한번의반전을맛본것이며, 이제 2에나오는 사실 이긍정적사실이라는것을알수있는것이다. 한편지금의논의와관련된비트겐슈타인의 좋지않은 어법은어떤이유를지니고있는것으로보인다. 이제다시내앞에있는이장미가노랗다는사실에주목하자. 이제이사실은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여러사태들로이루어져있다. 이사태들을나타내는요소명제들을 p 1, p 2,, p n 이라고부르자. 그러면 (A) 는 p 1 & p 2 & & p n 과같다. 각각의 p i 들은 존립하는사태들 을나타낸다. 사태들의존립 은 p 1 & p 2 & & p n 이성립한다는것을뜻한다. 따라서 사태들의비존립 은 p 1 & p 2 & & p n 이성립하지않는다는것을뜻한다. 그렇다면, 사태들의비존립 은모든 p i 들이성립하지않는다는것, 즉모든 ~p i 들이성립한다는것을뜻하는가? 아니다. 오히려어떤 p i 가성립하지않는다는것을뜻한다. 다시말해서, 오직 ~p 1 & ~p 2 & & ~p n 이성립한다는것만을뜻하지않으며, 예컨대 ~p 1 & p 2 & & p n 이나 p 1 & ~p 2 & & p n, 또는 p 1 & ~p 2 & & ~p n 등이성립한다는것을뜻한다. 아마도바로이점이 사태들의비존립 이라는좋지않은어법이노린것이라할수있다.

4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예컨대, (C) 에대해서 사태들의존립 은 (A) 를이루는모든사태들이존립한다는것을뜻한다. 반면에 사태들의비존립 은 (D) 를이루는모든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다는것을뜻하지않으며, 오히려 (D) 를이루는어떤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것을뜻한다. 왜냐하면궁극적인분석에서 (A) 와 (D) 는어떤공통된사태를지닐수도있기때문이다. 이제 부정적사실 과관련된보다더근원적인물음을다루기로하자. 우리는긍정적사실을통해그것을이루는모든사태들이존립한다는것을알수있고, 또부정적사실을통해어떤사태들이존립하지않는다는것을알수있다. 예컨대실제로이책상이갈색일때, 이책상은갈색이다 라는긍정적사실을통해우리는그사실을이루는모든사태들이성립한다는것을알수있고, 이책상은빨갛지않다 라는부정적사실을통해어떤사태들이성립하지않는다는것을알수있다. 그런데앞에서확인했듯이, 세계는일어나는일들, 즉사실들의총체이다. 분명하게도이언급에서 사실들 에는긍정적사실이포함될것이다. 그렇다면이언급에서 사실들 에는부정적사실도포함되는가? 그래서우리는세계에는부정적사실도존재한다고말해야하는가? 이물음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매우분명하다. 4.0312 명제의가능성은기호들이대상들을대표한다는원리에의거한다. 나의근본사상은, 논리적상항들 은대표하지를않는다는것이다. 즉, 사실들의논리는대표될수가없다는것이다. 다시말해서, 아니다 (not), 그리고 (and) 등과같은논리적상항들, 또는연결사는오직언어에만속하지그것과대응되는것은이세계에는없다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 (C) 와대응되는부정적사실은이세계에속하지않는다. 다시말해이세계에는부정적사실은존재하지않는다. 4)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41 마지막으로우리는 2.06에서보이는매우기묘한언급, 즉 사태들의존립과비존립이현실이다 에대해서그뜻을명료하게파악할수있다. 이언급은존립하는사태들과존립하지않는사태들이모두존재해서이것들이현실을이룬다는것을말하고있지않다. 존립하지않는사태들이존재한다는것은그자체로모순이다. 마찬가지로현실이존립하지않는사태들로이루어지기때문에 세계 보다더넓은개념이라는파악도옳지않다. 세계와현실에는오직긍정적사실들만존재하며, 논리적공간속의사실 을생각하는경우에우리는세계와현실에대해서무모순적으로생각하고상상하는것이다. 결론적으로위의언급이뜻하는것은다음과같다 : 현실에서사태들은존립하거나존립하지않거나이다. 3. 사태 ꡔ논고ꡕ에서사실은사태들의존립 (2) 이며, 사태는대상들 ( 존재물들, 사물들 ) 의결합이다 (2.01). 즉, 사태는그존재론적지위가사실과대상사이에놓인다. 따라서사태의개념을이해하기위해서는이를포괄하는사실의개념과또이를이루는대상의개념을둘다이해하는것이필요하

4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다. 무엇보다도, 비트겐슈타인이러셀에게보낸편지에서제시된다음의규정은매우중요하다 : 사태는어떤한요소명제가참일때거기에대응하는것이며, 사실은요소명제들의논리적곱이참일때거기에대응하는것이다. (NB, p.129). 사실이분자적이라면사태는원자적인것이다. 사태는하나의원자사실이다. 또한사태는대상들 ( 존재물들, 사물들 ) 의결합이다 (2.01). 즉사태는대상들이어떤일정한방식으로결합된것이다. 그러나도대체대상들이어떤방식으로결합된다는것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대상들의배열이사태를형성하며 (2.0272), 이때대상들은사태속에서사슬의고리들처럼서로걸려있고 (2.03), 그리하여사태속에서대상들은일정한방식으로서로관계맺고있다 (2.031). 2.0272 대상들의배열이사태를형성한다. 2.03 사태속에서대상들은사슬의고리들처럼서로걸려있다. 2.031 사태속에서대상들은일정한방식으로서로관계맺고있다. 사실상 사슬의고리들처럼 대상들이서로걸려있다는표현은비유적인표현이며, 따라서모호한것이다. 이점에대해서비트겐슈타인은 ꡔ논고ꡕ의편집자에게보낸편지에서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 즉대상들은사슬의고리처럼서로걸려있는데, 이때대상과대상을연결하는어떤제 3의 접착제 나매개물은존재하지않는다. 즉대상들은직접서로연결되어있다. [ 출처 ] 그런데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대상과배열은그본성이완전히다르다. 말하자면, 대상은영원불멸이지만, 배열은무상한것이다. 2.0271 대상은확고한것, 존립하는것이다 ; 배열은변하는것, 비영속적인것이다. 대상은이세계를이루는한가지요소이며그특징은확고하다는것, 존립한다는것이다. 배열은다른한가지요소로서, 그특징은변한다는것, 비영속적이라는것이다. ꡔ논고ꡕ에서파악되는바, 세계는대상만으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43 이루어져있지않으며, 배열만으로도이루어져있지않다. 사실상, 어떤것이배열만으로이루어져있다는말은이상하거나공허한말이될것이다. 사태는대상들의단순한모임이아니라, 어떤일정한방식의배열이나결합이다. 이러한사태들이존립하는경우, 하나의사실이주어지며, 다시이러한사실들은세계를이룬다. 비트겐슈타인은대상들이그렇게사태속에서일정한방식으로결합하는방식을 사태의구조 라고부르고, 또그러한구조의가능성을 사태의형식 이라고부르고있다. 2.031 사태속에서대상들은일정한방식으로서로관계맺고있다. 2.032 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되어있는방식이사태의구조이다. 2.033 형식은구조의가능성이다. 2.034 사실의구조는사태들의구조들로이루어진다. 위의인용문에따르면, 사태의구조 는 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되어있는방식 이다 (2.032). 또한 형식은구조의가능성 (2.033) 이므로, 사태의형식 은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되어있는방식의가능성이다. 또한사실의구조는사태들의구조들로이루어지므로 (2.034), 우리는 사실의형식 이사태들의형식들로이루어진다는것을알수있다. 이러한언급들에서중요한것은비트겐슈타인이형식의개념을 가능성 의개념을통해정의하고있다는점이다. 그런데사실상이점은문자그대로파악한다면, 매우기묘한것이다. 도대체어떻게가능성이형식일수있는가? 우리가통상적으로말하는 형식 은어떤골격이나틀이라는의미를지니고있으며, 따라서엄밀하게말하면, 형식 은 가능성 과는그범주가다르지않은가? 그렇다면우리는위의언급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가? 가령소나타형식을생각해보자. 소나타형식은곡의진행과정에대한일정한틀이다. 이틀에맞추어서다양한리듬들이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주어-술어형식

4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은우리가어떤일련의문장들의틀을주목할때사용하는말이다. 이틀에맞추어, 김구는죽는다, 눈은하얗다 등등의다양한문장들이가능하다. 이때엄밀하게말하면, 가능성은형식이아니다. 오히려그러한가능한것들을허용하거나규제하는틀이형식이다. 마찬가지로위의인용문에서의 형식 은그러한가능성을허용하거나규제하는틀이라는의미로파악되어야한다. 즉 사태의형식 은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될수있는가능한방식을규제하는틀이다. ( 그리고다음절에서밝혀지겠지만, ꡔ논고ꡕ에서 사태의형식 이정의되는방식과 대상의형식 이정의되는방식은상이하다.) ꡔ논고ꡕ의체계에서 사태들 이지니는속성이나성격중에서가장중요한것은그것들이서로 독립 이라는점이다. 사태들이서로독립이라는입론은곧바로요소명제의독립성과직결되며, 진리함수이론의기초가된다. 2.061 사태들은서로독립되어있다. 2.062 한사태의존립또는비존립으로부터다른한사태의존립또는비존립이추론될수없다. 이인용문에서문제되는것은그러한 독립성 이어떤종류의것이냐하는점이다. 가령, 비가오면땅이젖는것과마찬가지로, 하나의사태는다른사태에대해서어떤인과적인관계에놓일수없는가? 더나아가사태를이루는대상들간에어떤인과적힘이작용될수없는가? 따라서사태들이서로인과적관계에있을수있다는의미에서서로의존적일수없는가? 그러나그러한 독립성 이인과적관계와는전혀관련이없다는점은분명하다. 왜냐하면 2.062에서비트겐슈타인은 추론 을언급하고있기때문이다. 다시말해서문제가되는독립성은 논리적 독립성일수밖에없다. 요컨대사태들은인과적으로는상호의존적일수있지만, 논리적으로는상호독립적이다. 사태들간에는어떤필연적인관계도존재하지않는다. 이제마지막으로사태와관련된중요한문제하나를다루어보자. 사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45 에는긍정적사실과부정적사실이있다. 그렇다면사태에는긍정적사태와부정적사태가존재하는가? 비트겐슈타인은 사실 에관해서는그구분을제시하고있지만, 사태 에대해서는 ꡔ논고ꡕ 어디에서도그러한구분을제시하지않는다. 나는앞에서 (2절) ꡔ논고ꡕ에서세계는오직긍정적사실들로만이루어져있으며, 부정적사실은이세계에는존재하지않는다고해명하였다. 부정적사실이이세계에존재할수없는이유는논리적상항과대응하는존재자가세계에는존재하지않기때문이다. 마찬가지이유로해서 ( 사태에대한그러한구분이가능하다면 ) 부정적사태는이세계에존재하지않는다. 그리하여세계를이루는사실들은모두긍정적사태들로만이루어져있다. 그러나도대체사태에대해서그러한구분은성립하는가? 그렇지않다! 왜냐하면, 부정적사태 라는개념이모순적이기때문이다. 사태는본래원자적인것이다. 그리고나중에살펴보겠지만, 사태에대응되는것은요소명제다. 부정적사태는원자적일수도없으며, 또그것에대응되는명제는요소명제일수도없다. 또한이점은비트겐슈타인이러셀에게보낸편지에서도확인된다 : 물론어떤요소명제도부정적일수없습니다. (NB, p.130) 4. 대상 ꡔ논고ꡕ에서대상은궁극적인실체에해당된다.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고. 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며, 사태는대상들의결합이기때문이다. 물론혹자는대상들의단순한모임이사태를형성하지않으며, 대상들의일정한방식의배열이나결합이사태를형성한다는점에서, 궁극적인실체에해당되는것에는대상뿐만아니라배열도포함시켜야한다고생각할수있다. 그러나대상과배열은그본성이다르다. 대상은확고한것이지만, 배열은변하는것이다 (2.0271). 그렇기때문에배열은세계의궁극적실체로서간주될수없는것이다 (3절참조 ). 이제대상에대해서본격적으로논의하기전에잠시이와관련된우리의일상적인어법에대해생각해보자. 우리는어떤개체나사물에대해서그것의속성을자연스럽게언급한다. 예컨대눈은하양이라는속성을지니며, 김구는사람이라는속성을지닌다. 이러한의미에서한대상이어떤

4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속성을지닌다고말하는것은자연스럽다. 한편, 누군가가어떤개체나사물에대해서그것의 형식 을언급한다면, 우리는이를뭔가부자연스러운것으로받아들일것이다. 물론우리는트라이앵글의모양이삼각형이고이동전의모양이원이라는의미에서트라이앵글과이동전의 형식 을생각할수도있다. 그러나눈이나김구에대해서그 형식 을문제삼는다면, 이는분명하게도부자연스러울것이다. 그런데 ꡔ논고ꡕ에서는 대상의형식 이라는일견부자연스러운표현이명시적으로사용되고있으며, 반면에 대상의속성 이라는일견자연스러운표현은과연그것이 ꡔ논고ꡕ의맥락에서자연스러운가하는심각한논란을불러일으키게끔사용되고있다. 어쨌든비트겐슈타인은 대상의형식 과 대상의속성 이라는표현을사용하고있고, 더구나그것들을서로대조적인것으로파악하고있다. 그러면이제 대상의속성 이어떻게파악되고있는지를살펴보자. 1) 대상의속성비트겐슈타인이과연엄밀한의미에서대상이어떤속성을지니고있다고간주했느냐하는점은대단한논란을불러일으킨다. 그이유는 ꡔ논고ꡕ 에서명시적으로 대상은단순하다 라고언급되고있기때문이다. 2.02 대상은단순하다. 2.0232 덧붙여말하자면 : 대상들은색깔이없다. 그렇다면어떻게단순한것이속성을지닐수있는가? 대상은우리가사실을분석해나감에있어서최종적으로만나게되는것들이다. 대상은세계를이루는궁극적인실체이다. 그리하여대상이단순하고궁극적인것이라면그것은속성조차도지니지않아야하지않을까? 만일그것이어떤속성을지니고있다면, 우리는계속더분석해나갈수있지않은가? 더분석해나갈수있다면대상은단순한것이아니라 합성적 인것이되어버리지않는가? 5)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47 분명하게도 2.02를주목하면, ꡔ논고ꡕ에서대상은어떤속성도지니지않는다는견해는일견설득력있다. 그러나과연그런가? 만일비트겐슈타인이그렇게생각했다면그는왜 대상의속성 을, 그것도 대상의내적속성 과 대상의외적속성 을언급하는가? ꡔ논고ꡕ에서대상의속성에관한언급이최초로등장하는것은 2.01231에서이다. 먼저우리는이맥락을조심스럽게살펴볼필요가있다. 2.0123 만일내가대상을안다면, 나는그것이사태들속에서나타날가능성들도전부안다. 2.01231 한대상을알기위해내가그대상의외적속성을반드시알아야할필요는없다. 그러나나는그대상의내적속성들은모두알아야한다. 2.0124 모든대상들이주어진다면, 그와더불어모든가능한사태들도또한주어진다. 만일 ꡔ논고ꡕ의대상이속성을지니지않는것이라고해석되어야한다면, 2.01231에서의 대상 은 ꡔ논고ꡕ의특수개념으로서의 대상 이아니라, 우리가통상적으로말하는일상적인 대상 이어야한다. 사실상 ꡔ논고 ꡕ에서 대상 이라는말은때때로이러한일상적인 대상 의의미로사용되는경우도있다 ( 예컨대, 4.123, 5.5541, 5.542). 그러나위의인용문의

4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맥락을보면, 2.0123과 2.0124에서 대상 이 ꡔ논고ꡕ의특수개념으로사용되고있다는점은매우분명하다. 따라서 2.01231에서갑자기맥락을떠나 대상 을일상적인 대상 의의미로사용했다는것은대단히설득력이없다. 따라서우리는일종의딜레마에빠지게된다. 한편으로는, 대상은단순하기때문에대상은어떤속성도지니지않아야할것으로보인다. 그러나다른한편으로는, ꡔ논고ꡕ에서 대상 개념이처음으로등장하는맥락을살펴보면비트겐슈타인은 대상의속성, 더나아가 대상의외적속성 과 대상의내적속성 을언급하고있다. 따라서대상은어떤속성들을지녀야할것으로보인다. 그렇다면우리는이딜레마상황을어떻게해결해야하는가? 우리는이딜레마를해결하기위해서, 비록대상은단순하지만어떤속성들을지닐수있는것으로파악할수밖에없다. 대상은단순하다 (2.02). 그러나어떤속성들을지닌다 (2.01231). 단, 2.0232( 덧붙여말하자면 : 대상들은색깔이없다. ) 에서언급된바와같이, 대상은색깔과같은일상적인속성들을지니고있지않다. 6) 즉완전한분석이수행된이후에우리가만나게되는대상은우리가일상적으로감각하거나지각하는속성들은지니지않지만, 어떤다른속성들을지닐수있다. 그렇다면대상들은어떤속성들을지닐수있는가? ꡔ논고ꡕ에따르면, 대상의속성에는내적속성과외적속성이있다. 내적속성은말하자면본질적인속성이며, 소유하지않는다고는생각될수없는 (4.123) 속성이다. 외적속성은고유속성 ( 참고, 4.122) 또는실질적속성이라고부를수있는것으로서, 대상들의배열에의해서비로소형성 (2.0231) 되는속성이다. 4.123 대상이어떤한속성을소유하지않는다고는생각될수없을경우, 그속성은내적이다. ( 이푸른색과저푸른색은마땅히좀더밝고좀더어둡다는내적관계에놓여있다. 이두대상이이러한관계에놓여있지않으리라고는생각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49 될수없다.) ( 여기서, 속성 과 관계 라는낱말들의변덕스러운용법에 대상 이란낱말의변덕스러운용법이대응한다.) 2.0231 세계의실체는단지어떤하나의형식만을확정할수있고, 실질적속성들을확정할수는없다. 왜냐하면이후자는명제들에의해서만비로소묘사되기때문, 즉대상들의배열에의해서만비로소형성되기때문이다. 그러나혹자는대상은속성을지니지만, 내적속성들만을지닐수있을뿐, 외적속성들은지닐수없다고주장할수있다. 사람은세포들로이루어져있다고할때, 어떤사람이지니는남자라는속성은그사람의속성이지세포의속성이아니다. 마찬가지로대상들의배열을통해어떤실질적인속성이형성될때이속성은대상의속성이아니라, 대상들의배열, 즉사태를포함한어떤복합체의속성이다. 대상은단순하기때문에어떤속성을지닌다면그것은 형식 과관련된내적속성일뿐이며, 외적속성은지닐수없다는것이다. 그러나대상이지니지않는속성이 색깔 과같은일상적인속성이며, 그러한속성을지니지않는다는의미에서단순하다면, 대상은내적속성과외적속성을모두지닐수있다. 사태는대상들의배열이며, 마찬가지로나중에살펴보겠지만, 요소명제는이름들의연쇄이므로, 이제다음을하나의요소명제라고가정해보자 : a-b-c-d-e 여기에서 a, b, c, d, 그리고 e는이름이다. 우리는이것을 P(a) 로, 또는 Q(b) 로, 또는 R(e) 등으로나타낼수있다. 7) 그렇게되면이때 P 는대상 a의외적속성이며, R 은 e의외적속성이다. 이제 a가나오는위와같은모든요소명제들을생각해보자. 이때, a가항상지니게되는

5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속성, 즉 소유하지않는다고는생각될수없는 (4.123) 그러한속성은 a 의내적속성이다. 뿐만아니라, 2.01231의언급을따르면, 우리는한대상을알기위해 그대상의외적속성을반드시알아야할필요는없다. 만일한대상이외적속성을지닐수없는것이라면, 이언급은대단히부적절한것이될것이다. 한편대상이어떤속성을지닐수있느냐하는문제는 ꡔ논고ꡕ에서의분석의개념과직결된것이다. 대상은사실에대한우리의최종적인분석에서만나는것이기때문이다. 이문제는 Ⅱ장 5절에서논의될것이다. 2) 대상의형식그러면이제 ꡔ논고ꡕ에서 대상의형식 이어떻게논의되고있는지를살펴보자. 앞에서지적되었듯이, 대상의형식 이라는표현은일상적인어법에비추어보면다소부자연스러운것이다. 그런데나중에밝혀지겠지만, 그표현은 ꡔ논고ꡕ에서조차다소이질적인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먼저 우리는어떠한대상도그것과다른대상들과의결합가능성을떠나서는생각할수없다 고말한다. 2.0121 ( ) 우리가공간적대상들을결코공간바깥에서, 시간적대상들을시간바깥에서생각할수없듯이, 우리는어떠한대상도그것과다른대상들과의결합가능성을떠나서는생각할수없다. 만일내가대상을사태라는연합속에서생각할수있다면, 나는그것을이러한연합의가능성바깥에서생각할수없다. 다시말해서, 어떤대상이다른대상들과의결합가능성을지니고있다는것은대상의본질적인측면에해당된다. 즉, 우리는어떤한대상을그단독으로는생각할수없으며, 오직다른대상들과의결합가능성속에서만생각할수있는것이다. 이점을비트겐슈타인은여러가지방식으로표현하고있다. 2.0123 만일내가대상을안다면, 나는그것이사태들속에서나타날가능성들도전부안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51 2.013 모든사물각각은말하자면가능한사태들의공간속에있다. 이공간을나는텅비었다고생각할수있지만, 그사물을그공간없이생각할수는없다. 2.014 대상들은모든상황들의가능성을포함하고있다. 우리는어떠한대상도그것과다른대상들과의결합가능성을떠나서는생각할수없으며 (2.02), 또이것이대상의본질적인측면에해당되기때문에, 만일우리가대상을안다면우리는그것이사태들속에서나타날가능성들도전부안다 (2.0123). 이러한의미에서대상들은모든상황들의가능성을포함하고있다 (2.014). 또는비유적으로말하자면, 모든사물각각은가능한사태들의공간속에있다 (2.013). 이러한언급을한후에비트겐슈타인은비로소 대상의형식 의정의를제시한다. 2.0141 대상이사태속에나타날수있는가능성이대상의형식이다. 위의언급에대해서우리는다음의두가지를주목해야한다 : 첫째, 위의인용문에서알수있듯이, 대상의형식 은 사태의형식 과같이 가능성 의개념을통해정의되고있다. 즉대상의형식은 대상이사태속에나타날수있는가능성 이다. 그러나앞에서 (3절) 지적되었듯이, 형식 은어떤 가능성 이아니다. 오히려어떤가능한내용을허용하거나규제하는틀이다. 마찬가지로, 대상의형식 은그러한가능성이기보다는오히려그러한가능성을제약하는틀이다. 둘째, 대상의형식 과 사태의형식 이정의되는방식은상이하다는점이다. 사실상, 위의언급 (2.0141) 에서의 형식 이 내용을제약하는틀 이라는의미로이해되어도, 여전히 대상의형식 이라는말은기묘한것이다. 즉그정의 (2.0141) 에서 대상의형식 은대상이지니는어떤내용을언급함으로써정의되고있지않고오히려대상보다더넓은 사태 를언급함으로써정의되고있다. 이점은 사태의형식 이정의될때와는완전히다르다. 즉 사태의형식 은사태가지니는어떤내용의가능성을

5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언급함으로써정의되며, 사태보다더넓은사실을언급함으로써정의되고있지않다 (2.032, 2.033, 3절참조 ) 8). 만일 대상의형식 이정의되는방식을엄밀하게따른다면, 사태의형식 이라는말은 2.032와 2.033과는완전히다르게정의되어야할것이다. 즉, 대상의형식을정의할때대상보다더넓은개념인사태가등장하는것과마찬가지로, 사태의형식을정의할때에는사태보다더넓은개념인사실이나현실이등장해야할것이다. 그리하여예컨대, 사태의형식은 사태가사실속에서나타날가능성 과같이정의되어야할것이다. 그러나실제로비트겐슈타인이제시한 사태의형식 의정의는위와같지않다. 따라서우리는 대상의형식 과 사태의형식 이정의될때그방식이상이하다는것을알수있다. 사실상, 이차이는이후에 명제의형식 을언급할때도등장한다. 9)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53 요컨대, 대상의형식 에서 형식 은어떤가능한것들을허용하고규제하는틀이라할지라도, 그가능한것들은대상자체가지니는어떤 내용 이아니라, 대상보다더넓은개념인사태속에서대상들이취할수있는어떤가능한것들이다. 따라서위의언급 (2.0141) 은 대상의형식에맞추어서대상은사태속에서나타날수있다 라거나 대상의형식에맞추어서대상은사태속에나타날수있는가능성을지닌다 로해석될수있다. 그리하여, 바로이러한의미에서공간과시간과색깔은대상들의형식들이다. 2.0251 공간과시간과색깔 ( 채색성 ) 은대상들의형식들이다. 5. 실체대상의형식과속성에대한언급을종합하면서비트겐슈타인은 실체 에대한언급으로나아가고있다. 비트겐슈타인은실체를다음과같이정의한다. 2.024 실체는무슨일이일어나느냐와독립해서존립하는것이다. 2.025 그것은형식이며내용이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은대상과실체의관계에대해서다음과같이언급하고있다. 2.021 대상들은세계의실체를형성한다. 그렇기때문에대상들은합성

5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적이지않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실체는무슨일이일어나느냐와독립해서존립하는것으로서, 형식과내용이다. 또한대상들은세계의실체를형성한다. 이언급에서주목해야하는것은비트겐슈타인이명시적으로는대상들이세계의실체와동일하다고간주하지않고있으며오히려대상들이 세계의실체를형성한다 고말했다는점이다. 그러면서그는 2.025에서실체가 형식이며내용이다 라고말하고있다. 그렇다면이때의형식과내용은구체적으로무엇인가? 아마도 형식 과 내용 이라는말을가장잘이해하게만드는비유는그릇일것이다. 우리는어떤그릇이나, 병, 또는항아리에물이담겨있는경우, 그형식은그그릇의모양이고, 내용 ( 내용물 ) 은물이라고말하게될것이다. 그러나더정확하게말하면, 형식이나내용이라는말은보통문장들이나논변, 이야기, 곡등에대해서쓰인다. 그래서우리는 김구는죽는다 와 소크라테스는죽는다 라는문장은형식은동일하지만내용 ( 또는뜻 ) 이상이하며, 어떤글들은수필형식으로쓰였지만내용은서로다르며, 마찬가지로어떤곡들은소나타형식으로작곡되었지만내용은다르다고말한다. 이때형식은앞에서도지적되었듯이, 보통그가능한내용들을제약하는틀을의미한다. 반면에우리는어떤개체에대해서는형식과내용이라는말을좀처럼적용하지않는다. 그래서우리는 김구의형식 이나 김구의내용 이라는말에일종의거리감을느낀다. 만일우리가그런말을사용한다면, 김구의형식 은아마도사람의형상을뜻할것이고, 김구의내용 은김구의속성을뜻하게될것이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대상의형식 이라는말을사용하면서 대상의내용 이라는말은사용하지않는다. 대신그가사용하는말은 대상의속성 이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은 사태의형식 과 사실의형식 이라는말은사용하지만, 사태의내용 과 사실의내용 이라는말은명시적으로는사용하지않는다. 마찬가지로그는 세계의형식 (2.026) 과 현실의형식 (2.18, 4.121) 이라는말은사용하지만, 세계의내용 과 현실의내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55 용 이라는말은명시적으로는사용하지않는다. 반면에, 그는 명제의형식 과 명제의내용 이라는말과또 뜻의형식 과 뜻의내용 (3.13) 이라는말은둘다명시적으로사용한다. 무엇보다도 2.025는대단히짧고함축적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이때의형식은아무런제한이없는 형식 을뜻하지않는다. 그것은대상의형식, 사태의형식, 사실의형식, 논리적형식등, 한마디로세계의형식을뜻한다. 이는 2.025에이어서나오는다음의두언급을살펴볼때충분히알수있다. 2.0251 공간과시간과색깔 ( 채색성 ) 은대상들의형식들이다. 2.026 오직대상들이존재할때에만세계의확고한형식이존재할수있다. 그렇다면 2.025에서말하는 내용 이란무엇인가? 우리는그것이말하자면 세계의내용 이라고말할수있다. 그러나여기에서는주의가요구되는데, 실체로서의 세계의내용 은대상자체들일뿐이다. 왜냐하면, 위의인용문에이어서곧바로나오는언급들이이점을강력하게암시하고있기때문이다. 2.027 확고한것과존립하는것과대상은하나이다. 2.0271 대상은확고한것, 존립하는것이다 ; 배열은변하는것, 비영속적인것이다. 2.0272 대상들의배열이사태를형성한다. 배열은변하는것, 비영속적인것이며, 그리하여확고한것이아니므로, 무슨일이일어나느냐와독립해서존립하는것, 즉실체의자격을지닐수없다. 그런데 사태의내용 이나 사실의내용 이라고말할수있는것은 사태의형식 과 사실의형식 과대조되는것이며, 항상대상들의배열에의해형성되는것이다. 그것은말하자면사태나사실의 실질적

5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속성 (2.0231) 이며 확고한것 이아니다. 따라서실체로서의내용은대상자체라는결론이나온다. 이러한대상은 2.027에따르면 확고한것 이고 존립하는것 이다. 그런데혹자는 2.027의주장에서그역도성립한다고파악할수도있을것이다. 그렇다면과연 확고한것 과 존립하는것 은모두대상인가? 먼저다음을음미해보자 : 2.022 현실과제아무리다르게생각된세계조차도현실세계와어떤것을 어떤하나의형식을 공통으로가져야한다는것은명백하다. 2.023 이러한확고한형식이바로대상들로이루어지는것이다. 이러한언급에서우리는확고한것에는대상뿐만아니라, ( 확고한 ) 형식 도있다는것을알수있다. 또존립하는것에는대상뿐만아니라, ( 존립하는 ) 사태들 도있다. 따라서확고한것이라고해서, 또존립하는것이라고해서모두대상인것은아니다. 왜냐하면사태와형식과대상은각각상이한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우리는 2.027을문자그대로파악해서는안된다. 그리하여우리는 2.027을더정확하고옳게표현한것이 2.0271이며, 대상은확고한것이고존립하는것이지만, 그역은성립하지않는다고파악해야한다. 실체는무슨일이일어나느냐와독립해서존립하는것이다 (2.024). 그리고그실체는형식이며내용이다 (2.025). 그렇다면세계가실체를지니고있다는것을우리는어떻게알수있는가? 비트겐슈타인은이점에대해서다음과같이짤막하게대답한다. 2.0211 세계가아무실체를가지지않는다면, 한명제가뜻을가지느냐는다른한명제가참이냐에달리게될것이다. 2.0212 그렇게되면세계의그림 참또는거짓인 을그리는것은불가능할것이다. 나중에상세하게논의되겠지만,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우리는명제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57 로사실들의그림을그린다. 우리는사실들의그림들을만들어낸다 (2.1). 따라서한명제가뜻을지니느냐하는점은다른명제가참이냐하는점에항상의존하는것은아니다. 오히려우리는사실들의그림인명제를통해서세계와대조함으로써그명제가뜻을지닌다는것을알수있다. 따라서세계는어떤실체를지닌다. 10) 그런데이러한논의가함축하는매우중요한것이있다. 비트겐슈타인은세계가어떤실체를지니고있어야만한다는점을우리가세계에속하는사실들의그림을그린다는점, 즉우리가세계에대해서유의미하게말한다는점으로부터논리적으로추론해내었다. 이러한사실은 ꡔ논고ꡕ를이해하기위해서는매우핵심적이고기본적인것인데, 즉 ꡔ논고ꡕ의형이상학이나존재론은우리의언어사용에대한논리적해명으로부터얻어지는귀결인것이다. 이점은 NB에서의다음의언급과도상통한다 : 철학은논리학과형이상학으로이루어지는데, 논리학은철학의기초이다 (NL, p.93). 이로부터논리학이형이상학의기초라는점이따라나온다. 왜냐하면철학은논리학과형이상학으로이루어져있고, 논리학이철학의기초라면철학에서논리학을제외한것, 즉형이상학 ( 존재론 ) 의기초가된다는점은분명하기때문이다.

5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Ⅱ. ꡔ 논고 ꡕ 의언어 앞장에서우리는 ꡔ논고ꡕ의존재론을논의했다. 이에따르면,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고, 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며, 사태는대상들의결합이다. 실체는대상자체와또대상의형식, 사태의형식, 그리고사실의형식을포함하는세계의형식이다. 존재론에관한언급들은물음 (Ⅱ)( 어떻게명제는뜻을지닐수있는가? ) 에대답하기위한가장기초적인단계에속한다. 즉우리는대답 (ⅰ) 즉, 명제는일종의사실이기때문에 에서 사실 이어떻게규정되는지를살펴보았던것이다. 그렇다면어떻게해서명제는일종의사실일수있는가? 여기에대답하기위해서는우리는 ꡔ논고ꡕ에서 명제 가어떻게규정되고있는지를살펴보아야한다. 이를위해서는, 존재론에서사실을다루면서세계, 사태, 그리고대상을다루었던것과마찬가지로, 우리는명제를다루기위해서언어, 요소명제, 그리고이름을논의해야한다. 특히 기호 와 상징 의구분은매우기본적이고핵심적인것이다. ꡔ논고ꡕ에서언어는세계가 사실들의총체 인것과평행하게, 명제들의총체 (4.001) 이다. 세계는사물들의총체가아니라사실들의총체 (1.1) 인것처럼, 언어는이름들의총체가아니라명제들의총체인것이다. 또한사실이사태들로이루어지고, 사태가대상들의결합인것과같이, 명제는요소명제들로이루어지고, 요소명제는이름들로결합된것이다. 기호 와 상징 의구분은언어에대한논의에서매우중요한것인데, 물음 (Ⅱ) 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첫번째대답은명제는일종의명제기호이고명제기호는일종의사실이며, 사실만이뜻을지닐수있기때문에, 명제는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논의에서물음 (Ⅱ) 에대한대답 (ⅰ) 이제시된다. 그리고이러한논의는대답 (ⅱ), 즉 명제는하나의그림일수있기때문에 에대한준비단계에속한다. 대답 (ⅱ) 가충분히제시되기위해서는그전에 그림 의개념을다루어야할것이며, 이와관련된 상징 에대한논의가필요한것이다. 또한우리는앞에서 ꡔ논고ꡕ의존재론은논리학과우리의언어사용의해명으로부터따라나오는귀결이라는점을보았다. 즉, ꡔ논고ꡕ의존재론은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59 어떤자연과학적탐구의귀결로부터, 또는어떤다른수단에의해얻어지는것이아니라, 우리의논리학과언어의본성에대한해명으로부터얻어지는것이다. 그리하여예컨대세계가어떤실체들을지녀야한다는것은우리가뜻을지니는명제를사용한다는사실로부터도출되었다 (Ⅰ장 5절참조 ). 따라서논리학에대한해명과우리의언어의본성에대한해명은 ꡔ 논고ꡕ의형이상학과존재론의근거가된다. 그러나이러한비트겐슈타인의생각은옳은것인가? 이를정당화하는근거와이를정당화하는논리학과언어의본성이나특징이란무엇인가? 이물음에대한대답은세계에대한 분석 의개념과우리의언어에대한 분석 의개념에의존한다. 우리는이를 4절에서다루게될것이다. 1. 명제 1) 비트겐슈타인의명제 (Satz) 이미언급되었듯이, ꡔ논고ꡕ의핵심적인주장은사유의한계를그을수있다는것이다. 이는유의미한명제의영역을확정함으로써달성된다. 이제우리에게가장중요한것은비트겐슈타인이 유의미한명제 를어떻게규정했느냐하는점이며, 이를위해서는 명제 의개념에대해서논의해야한다. 뿐만아니라, ꡔ논고ꡕ에서언어는 명제들의총체 (4.001) 이다. 따라서 명제 의개념을이해하는것은 언어 의개념을이해하기위한토대가된다. 이를위해서우리는 명제 라는말, 특히독일어의 Satz 라는말을비트겐슈타인이어떻게사용하고규정했는지를살펴보아야한다. 일반적으로표준적인논리학또는논리철학의교과서에서는문장 (sentence) 과명제 (proposition) 와진술 (statement) 을구분한다. 문장에는문장사례 (sentence token) 와문장유형 (sentence type) 이있다. 문장사례는물리적인측면에서문장들을구분하는것이며, 그래서예컨대 눈은하얗다 와 눈은하얗다 는두개의다른문장사례이다. 문장유형은문법적측면에서문장을구분하는것으로서, 눈은하얗다 와 눈은하얗다 는하나의문장유형이다. 즉, 그두가지는물리적측면에서는구분되

6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지만, 한국어의문법이라는측면에서는동일한것이다. 반면에 눈은하얗다 와 Snow is white 는서로다른문장유형이다. 명제는추상적이고의미론적인측면에서문장들을구분할때쓰는말로서, 눈은하얗다 와 Snow is white 는동일한명제이며, 또는그두문장은동일한명제를표현하고있다고말한다. 진술은실제사용의측면에서문장들을구분할때사용하는말로서, 나는한국인이다 와 나는한국인이다 는동일한문장유형이지만, 그문장을각각다른사람이발화했다면그문장들을서로다른진술이다. 비트겐슈타인의 Satz 는이러한문장, 명제, 그리고진술의구분에서어느하나와완전히일치하는개념이라고말할수없다. 사실상, 독일어에서 Satz 는그세가지의미를모두지니고있으며, 그러한의미를지닌채사용되며, 비트겐슈타인의 Satz 는이러한독일어에서의사용을따르고있다. 통상적으로 ꡔ논고ꡕ의 Satz 는 명제 (proposition) 로번역된다. 따라서엄밀하게말하면, 그 명제 가표준적인교과서의의미로사용된것이라면, 그번역은옳지않다. 또한이글에서는 명제 라는용어를채택하고있지만, 이는결코표준적인교과서의의미와동일한것으로서사용되고있지않다는점을지적해두고자한다. 표준적인논리학교과서에의사용과다르다는점뿐만아니라, 명제 는 ꡔ논고ꡕ안에서도그의미가상이하게사용되는경우가있다. 비트겐슈타인은 뜻이있는명제 와 뜻을결여하는명제 를구분한다. 전자는사실의그림관계에있는명제로서참이거나거짓인명제인반면에, 후자는 아무것도말하지않는 (6.11) 명제로서, 여기에는대표적으로동어반복과모순이있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종종 ꡔ논고ꡕ에서뜻있는명제들만을간단히 명제 라고부른다. 11) 특히 그림이론 과관련된언급에서 명제 는대부분뜻있는명제들을가리킨다. 12) 이와대조적으로비트겐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61 슈타인은 수학의명제 와 논리학의명제 라는표현을사용하기는하지만, 그것들을 사이비명제 (Scheinsatz, 참고 : 4.1272, 5.534, 5.535, 6.2), 또는 비-명제 (Nicht-Satz: 참고 : 5.5351) 라고부르고있다. 따라서우리는 명제 를크게두가지로구분할수있다. 좁은의미의명제 와 넓은의미의명제 가그것인데, 전자는뜻있는명제들이며, 비트겐슈타인은이것만을종종 명제 라고부르며, 후자는뜻있는명제들뿐만아니라수학과논리학의명제, 윤리학의명제등과같이 진정한명제 라고볼수없는것도포함한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언어는 명제들의총체 (4.001) 이다. 그렇다면이때의 명제들 은좁은의미에서의명제인가아니면넓은의미에서의명제인가? 이문제는존재론에서 세계는사실들의총체 라는주장에서 사실들 이어떤사실들이냐하는물음과상황이유사하다. 나는앞에서이세계에는긍정적사실들만존재할수있을뿐이며, 따라서이때의 사실들 에는부정적사실들이포함되지않는다고해석하였다. 또한이실제세계가아니라논리적으로가능한세계, 간단히가능세계는실제로존재한다고간주할필요가전혀없으며, 가능세계는그저우리가생각하고상상하는그러한세계에불과하다고해석하였다. 여기에서이러한해석은 실제로존재하는것 이무엇이냐하는점과관련있는데, 마찬가지로위의문제는 말할수있는것 이무엇이냐하는점과관련있다. 이미지적되었듯이, 비트겐슈타인이 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것 으로간주하는것은자연과학의명제들로서뜻있는명제들뿐이다. 따라서우리가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언어만을문제삼는다면, 4.001에서의 명제들 은좁은의미의명제들이다. 그것들만을우리는유의미하게말할수있고, 그리하여 진정한 언어라고말할수있는것은그러한명제들의총체인것이다. 물론우리가실제세계에대해서가능세계를생각할수있는것과마찬가지로, 우리는 진정한 언어에대해서그렇지않은언어도생각할수있다. 그리하여 말할수없는것 조차언어에포함시킨다면, 4.001에서의 명제들 은넓은의미의명제들이될것이다.

6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2) 기호와상징앞에서지적되었듯이, ꡔ논고ꡕ의 명제, 즉 Satz 는표준적인논리학교과서나전문적인논리철학에서의 명제 와그의미가다르다. 오히려그것은문장 ( 문장사례, 문장유형 ) 과명제와진술의성격을부분적으로모두포함하고있다. 즉 ꡔ논고ꡕ의 Satz 는문장과같이물리적인측면과문법적측면을지니고있기도하고, 표준적인교과서의 명제 와같이추상적인측면을지니기도하며, 진술 과같이사용의측면을지니고있는것이기도하다. 특히비트겐슈타인은명제를한편으로는 명제기호 로서, 그리고다른한편으로는 상징 으로서파악한다. 전자를우리는 기호로서의명제 라고부를수있고, 후자를 상징으로서의명제 라고부를수있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명제뿐만아니라모든언어적표현에대해서도 기호 와 상징 의개념을적용하고있다. 비트겐슈타인은기호와상징을다음과같이정의한다 : 3.31 명제의뜻을특징짓는명제각부분을나는표현 ( 상징 ) 이라고부른다. ( 명제자체도하나의표현이다.) 표현은명제의뜻을위해본질적인, 명제들이서로공유할수있는모든것이다. 표현은어떤하나의형식과내용을특징짓는다. 3.32 기호라는것은상징에서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이다. 3.31에서알수있듯이, 상징은명제뿐만아니라명제를이루는것들로서뜻을지니는것에적용되는개념이다. 따라서 눈은하얗다 라는명제는그것이뜻을지니는한에서하나의상징이며, 마찬가지로 눈 이나 하얗다 도뜻을지니는한에서각각하나의상징이다. 기호는 상징에서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 (3.32) 이다. 따라서 김구 라는상징에서 ( 즉, 그말이어떤뜻을지니는것으로사용될때 ), 우리가감각적으로지각할수있는것, 즉활자모양이나색깔등을지니고있어서우리가지각할수있는것으로서 김구 는기호이다. 따라서우리는위의인용문으로부터상징은뜻과관련되는개념이고,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63 기호는물리적또는현상론적인 ( 지각적인 ) 측면과관련되는개념이라는것을알수있다. 그리하여 ꡔ논고ꡕ에따르면, 두개의서로다른상징이기호를서로공유할수있다. 3.321 따라서두개의서로다른상징이기호 ( 문자기호또는음성기호등 ) 를서로공유할수있다. 그경우그것들은서로다른방식으로가리킨다. 3.322a 우리가두대상을동일한기호를가지고, 그러나서로다른두가리킴의방식으로가리킨다는점은그두대상의공통적징표를결코지적해줄수없다. 왜냐하면기호는실로자의적이기때문이다. 따라서우리는그가리킴에있어서공통성을지닌두개의서로다른기호를골라낼수도있을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예로서 ist [ 독일어의 be 동사 ] 를제시한다 (3.322b). be 동사는 계사 로도, 동일성기호 로도, 존재의표현 으로도사용된다. 그래서각각의경우, 그것들은동일한기호이지만서로다른상징이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은 이상은이상하다 [ 원문은 Grün ist grün ] 라는명제를그예로제시하는데, 여기에서앞의낱말은사람이름이고, 뒤의낱말은형용사인데, 그두낱말은단순히서로다른의미를가지는게아니라, 서로다른상징이다. (3.323c)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기호의특징은그것이 자의적 이라는점에있다 (3.322a). 예컨대 이상 이라는낱말은위의두경우가아닌다른뜻으로도얼마든지사용될수있다. 그러한사용에서는그낱말들은 서로다른방식으로가리키며, 서로다른상징 이되는것이다. 13) 사실상기호

6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가 자의적 인것이며, 상징은 사용 과관련된개념이라는것은대단히중요하다. 3.32는우리가상징으로부터기호를어떻게알아낼수있느냐하는점을말하고있다. 그렇다면역으로, 우리는기호로부터상징을어떻게알아낼수있는가? 더나아가하나의기호를상징으로만드는것이란무엇인가? 그것은한마디로 논리적 구문론적사용 이다. 3.262 기호들속에서표현이되지않는것은기호의적용이보여준다. 기호들이삼키고있는것, 그것을기호의사용은말해준다. 3.326 기호에서상징을알아내려면, 우리는뜻을지닌용법에유의해야한다. 3.327 기호는기호의논리적 구문론적사용과더불어서만비로소어떤한논리적형식을확정한다. 예컨대 김구 라는기호의의미를모르는어떤사람은그상징을이해하려면, 김구 라는기호의유의미한용법에유의해야한다. 이제우리는이러한논의로부터상징이기호와다른측면을지닌다면, 바로그측면은 논리적 구문론적사용, 또는 뜻을지닌용법 이라는것을알수있다. 즉기호라는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존재는논리적 구문론적사용과결합될때비로소상징이되며, 그리하여 어떤한논리적형식을확정한다. 나중에다시논의되겠지만, 기호자체는하나의사실일수있다. 특히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다. 따라서명제기호는 사실의형식 을지니고있고, 그리하여어떤 논리적형식 을포함하고있다. 이논리적형식은그명제기호가그리고자하는사실이나사태의논리적형식과는전혀다른것일수있다. 이후자의논리적형식은기호단독으로는확정되지않는다. 오히려, 논리적 구문론적사용과결합될때에만기호는어떤논리적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65 형식을확정할수있는것이다. 뿐만아니라, 상징은어떤하나의형식과내용을특징짓는다 (3.31d) 는언급도이러한맥락에서이해될수있다. 기호는그것에대해서그형식과내용 ( 또는의미 ) 을말할수있을지라도, 그것은 자의적 인것에불과하다. 이러한논의로부터우리는다음과같은비트겐슈타인의중요한생각을이해할수있다. 즉, 논리적 구문론적사용은세계에속하기보다는우리자신에게속하는것이다. 기호가상징이되기위해서는뭔가가부가되어야만한다. 뿐만아니라기호자체는하나의사실일수있지만그리고자하는사실의논리적형식을확정할수없으며, 그리하여세계를그리는우리의여러언어적활동들을묘사할수없다. 반대로기호는 실로자의적 이며, 그리하여어떤체계적인규제가있어야한다. 그리하여부가되어야하는논리적 구문론적용법은세계에속하는것으로부터도출된다기보다우리자신의규범에서찾을수밖에없다. 그리하여 3.328 어떤한기호가쓰이지않는다면, 그기호는의미를상실해있다. 이것이오캄 (Occam) 의격률이지니는뜻이다. ( 만일모든사정이어떤한기호가의미를가지고있는듯이그렇게되어있다면, 그기호는의미를가진다.) 만일우리의사용이부가되지않는다면, 기호는의미를상실한다. 즉그것은기호자체일뿐이며, 이경우한편으로는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인존재이고, 다른한편으로는수많은사용이부가될가능성이있다는점에서 실로자의적 이다. 논리적 구문론적용법 을규제하는문법이나장치가 논리적문법, 또는 논리적구문론 이다. 즉논리적구문론은기호의사용을규제하는문법이나장치이다. 이는말하자면우리가기호를사용하기전에미리준비해놓는틀과같은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적구문론 에대해서다음과같은필요조건을제시한다. 3.325 이러한오류를피하려면, 우리는같은기호를서로다른상징으로, 그리고서로다른방식으로가리키는기호들을외면상같은방식으로

6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사용하지않음으로써그러한오류들을배제하는어떤기호언어를사용해야한다. 다시말해서, 논리적문법 논리적구문론 에따르는기호언어를사용해야한다. ( 프레게와러셀의개념표기법은물론모든결함을다배제하지는못하고있지만, 그러한언어이다.) 즉 논리적문법, 또는 논리적구문론 에따른다는것은 같은기호를서로다른상징으로 사용하지않는것이며, 서로다른방식으로가리키는기호들을외면상같은방식으로 사용하지않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프레게나러셀의기호언어가그러한언어라는것을부분적으로인정한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이제시한논리적구문론에대한조건은대단히엄격한것이었으며, 그리하여그는다음과같은특이한생각에로나아간다. 3.33 논리적구문론에서기호의의미는어떤역할을해서는안된다 ; 논리적구문론은기호의의미에관해이야기하지않고서도세워질수있어야한다. 논리적구문론은오직표현들의기술들만을전제할수있다. 3.334 논리적구문론의규칙들은우리가각각의모든기호가어떻게가리키는지를알기만한다면저절로이해되어야한다. 즉비트겐슈타인이제시한조건에따르면, 같은기호는서로다른상징으로사용되지않고, 서로다른방식으로가리키는기호들도같은방식으로사용되지않기때문에, 이조건을만족시키는논리적구문론에서는기호의의미는어떤역할을할수없고, 논리적구문론은기호의의미에관해말하지않고서도제시될수있다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그규칙들은기호가각각어떻게가리키는지를알기만하면 저절로이해되어야한다 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생각을바탕으로해서러셀의 ꡔ수학원리ꡕ를비판한다. 3.331 이점을깨닫고서러셀의 유형이론 을살펴보자 : 러셀의오류는그가기호규칙을세움에있어서기호들의의미에관해이야기하지않으면안되었다는점에서드러난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67 그러나이러한비판은과연비트겐슈타인이논리적구문론에대해서부여한조건이얼마나현실성있느냐하는점에따라그정당성이평가될것이다. 사실상그조건은매우엄격한것일뿐만아니라매우 이상적 인것으로보이기때문이다. 14) 3) 명제기호 ( 기호로서의명제 ) 비트겐슈타인의 Satz 는표준적논리학교과서에서말하는 문장사례, 문장유형, 명제, 진술 의측면을부분적으로각각지니고있다. 명제기호 는특히 문장사례, 문장유형 과관련되는개념이다. 15) 기호는상징에서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 (3.32) 이기때문에 명제기호 또는기호로서의명제는 명제 라는상징에서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이다. 그러면이제비트겐슈타인이 명제기호 를어떻게정의하고있는지를살펴보자. 3.1 명제에서사고는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게표현된다. 3.11 우리는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명제기호 ( 음성또는문자기호등 ) 를가능한상황의투영으로서이용한다. 그투영방법은명제의뜻을생각하는것이다. 3.12 우리가사고를표현하는데쓰는기호를나는명제기호라고부른다. 그리고명제란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이다. 이언급에서알수있듯이, 비트겐슈타인은명제와명제기호를구분하고있다. 즉그둘은엄밀하게는동일한것이아니다. 오히려, 명제는 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 명제기호이다 (3.12). 또는보다더정확하게말하면, 명제는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로서파악될수있

6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다. 명제기호는, 감각적으로지각될수있는것으로서, 음성이나문자기호등다양한형태를취할수있다 (3.11a). 이중에서도특히 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 명제기호가명제라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명제 를기호로서파악할때, 다시말해그가 명제기호 라는개념을사용할때가장주목하는것은명제기호가하나의사실이라는점이다. 그에따르면, 3.14 명제기호는그요소들, 즉낱말들이그속에서일정한방식으로서로관계맺는데에서이루어진다.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다. 이러한인용문에서알수있듯이, 비트겐슈타인이말하고있는 명제기호 는통상적으로논리학책에서나오는 p, q, r 등과같은것만을가리키는말이아니며, 예컨대 눈은하얗다 나 사람은합리적인동물이다 와같은것도포함하는개념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러한명제들은단순히낱말들이모인것이아니며, 어떤일정한규칙에따라결합된것이다. 바로그러한의미에서명제는 분절되어있다. 즉, 3.141 명제는낱말들의혼합물이아니다. ( 음악적테마가음들의혼합물이아니듯이.) 명제는분절되어있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뜻을표현할수있는것은오직사실들뿐이며, 이름들의단순한모임은그럴수없다. 3.142 오직사실들만이뜻을표현할수있고, 이름들의집합은그렇게할수없다. 따라서명제가뜻을지닐수있는한가지핵심적인이유는명제가명제기호이고 ( 물론그역은성립하지않는다. 즉모든명제기호가명제인것은아니며, 또모든명제기호가뜻을지니는것도아니다 ), 또이명제기호가사실이며, 오직사실들만이뜻을표현할수있다는점에있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69 명제는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이기때문에, 명제는뜻 (Sinn) 을지닐수있다 ( 반면에이름은의미 (Bedeutung) 를지닌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명제가뜻을지닌다 는것을더정확하게 명제속에는그뜻의형식은포함되어있으나, 그뜻의내용은포함되어있지않다 (3.13e) 로표현하고있다. 3.13 명제에는투영에속하는모든것이속한다 ; 그러나그투영된것은속하지않는다. 따라서투영된것의가능성은속하지만, 이투영된것자체는속하지않는다. 따라서명제속에는명제의뜻을표현할가능성은포함되어있지만, 명제의뜻은포함되어있지않다. ( 명제의내용 이란, 뜻을지닌명제의내용을말한다.) 명제속에는그뜻의형식은포함되어있으나, 그뜻의내용은포함되어있지않다. 그런데도대체명제가뜻을지니면서 (3.13d) 그뜻을포함하지않는다 (3.13c) 는것은가능한일인가? 위의언급은도대체모순적이지않은가? 그러나어떤것을지니면서그것을포함하지않는일은가능하다. 물론, 나는심장을지니고있으며심장은나에게포함된다. 반면에나는친구를지니고있지만 ( 나에게는친구가있지만 ) 그친구는나에게포함되지않는다. 나는집을갖고있지만 ( 나에게는집이있지만 ) 그집은나에게포함되지않으며, 오히려내가그안에서거주한다. 따라서명제가뜻을지니면서그뜻을포함하지않는다는언급은반드시모순적인것이아니다. 요컨대, 명제와그뜻의관계는나와나의심장의관계와는다른것이다. 사실상위의언급 (3.13) 은명제가일종의 명제기호 라는것을염두에둘때에만이해될것이다. 명제는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인측면을지니는명제기호로파악될수있다. 그런데 뜻 은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인것이기보다는 상징 과관련되는것으로서, 논리적 구문론적용법과관련되는것이다. 요컨대, 뜻 은물리적이거나현상론적인것이아니므로, 명제기호자체에는포함될수없다. 그런데기호로서의명제는하나의사실이며뜻을지닐수있고, 또 명제는그뜻을보여준다.

7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4.022 명제는그뜻을보여준다. 명제는, 만일그것이참이라면사태가어떠한지를보여준다. 그리고명제는사태가그렇게되어있다고말한다. 따라서기호로서의명제, 즉명제기호에는 뜻 과관련된것이포함되어있어야한다. 비트겐슈타인은이것을 뜻의형식 이라고보았던것이다. 그렇다면명제기호가어떻게하나의사실일수있는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명제기호가하나의사실이라는점은글또는인쇄의통상적인표현형식에의해은폐되어있다. (3.143) 왜냐하면 예컨대인쇄된명제에서명제기호는낱말과본질적으로달라보이지않기때문이다. 그러면서비트겐슈타인은명제기호가하나의사실이라는점은명제기호를문자기호로생각하지말고책상이나의자, 또는책같은것들로합성되어있다고상상해본다면분명히알수있다고말한다. 즉, 문자기호를공간적대상들로생각해보면 명제기호의본질 이매우분명해진다는것이다. 그러면서비트겐슈타인은 그경우이러한사물들상호간의공간적위치가그명제의뜻을표현한다 (3.1431) 고말한다. 3.143 명제기호가하나의사실이라는점은글또는인쇄의통상적인표현형식에의해은폐되어있다. 왜냐하면예컨대인쇄된명제에서명제기호는낱말과본질적으로달라보이지않기때문이다. ( 프레게가명제를합성명사라부른것은그래서가능했다.) 3.1431 명제기호의본질은우리가그것을문자기호대신에공간적대상들로 ( 가령, 책상, 의자, 책같은것들로 ) 합성되어있다고생각한다면매우분명해진다. 그경우이러한사물들상호간의공간적위치가그명제의뜻을표현한다. 그러면서그는다음과같은유명한언급을제시하는데, 이언급은 ꡔ논고ꡕ를통틀어가장난해한것중하나에속하며, 여러학자들의다양한해석이제시되는것이기도하다 :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71 3.1432 복합적기호 arb 가 a 는 b 에대해 R 이라는관계에있음을말한다 고할것이아니라, a 가 b 에대해어떤관계에놓여있다는점이 arb 임을말한다고해야한다. 이인용문에는 arb 가두번나온다. 첫번째나오는 arb 는홑따옴표로둘러싸여있고, 두번째것은그렇지않다. 이제첫번째나오는것, 즉 arb 를비트겐슈타인이 명제 라고부르지않고 복합기호 라고불렀다는점을주목하자. 반면에두번째나오는것, 즉 arb 는사실을묘사하는역할을하고있다. 이제기호자체는어떤것을말할수없다는것을주목하자. 기호는 자의적 이다. 마찬가지로 arb 라는기호자체는아무것도말하지않는다. 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 만이어떤것을말할수있다. 특히,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고, 또사실만이뜻을표현할수있기때문에,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로서어떤사태나사실이그러그러함을말할수있다. 오히려, 명제기호를공간적대상들로이루어져있다고상상했을때의경우와같이, 그경우이러한사물들상호간의공간적위치가그명제의뜻을표현한다 (3.1431). 그리하여우리는 a 가 b 에대해어떤관계에놓여있다는점이 arb임을말한다고해야한다. 즉 a 가 b 에대해어떤관계에놓여있다는점이그명제의뜻을보여주며, 이명제는, 만일그것이참이라면사태가어떠한지를보여주고, 또이명제는사태가그렇게되어있다는것, 즉 arb 임을말한다 ( 참고 : 4.022) 4) 상징으로서의명제이미언급했듯이, 비트겐슈타인은 명제의뜻을특징짓는명제각부분 (3.31a) 을상징이라고불렀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명제자체도하나의표현 ( 상징 ) (3.31b) 이며, 표현 ( 상징 ) 은어떤하나의형식과내용을특징짓는다. (3.31d) 명제는뜻을지닐수있기때문에, 뜻을지니는명제가하나의상징이라는것은당연하다. 그런데지금까지주목된상징으로서의명제는명제의부분들이뜻을지닐때그것들이상징인것과마찬가지로, 한계적인경우에명제는전체로서하나의상징 ( 표현 ) 이라는것

7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었다. 보다더일반적으로명제는 그속에포함된표현들의함수 로파악된다 (3.318). 3.318 명제라는것을나는 프레게와러셀처럼 그속에포함된표현들의함수로파악한다. 5.2341 p 의진리함수의뜻은 p 의뜻의함수이다. 부정, 논리적덧셈, 논리적곱셈등등은조작들이다. ( 부정은명제의뜻을거꾸로바꾼다.) 즉, 눈은하얗다 라는명제는 눈 이라는표현의함수이다. 뿐만아니라한계적인경우에는 눈은하얗다 라는명제는자기자신, 즉 눈은하얗다 라는명제자신의함수로도파악될수있는것이다. 상징으로서의명제는이두가지경우를모두포함한다. 마찬가지로 ~, &, 또는 & 와같은논리상항으로연결된명제들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인데, 그각각의전체명제는요소명제들의뜻의함수이다 (5.2341). 요컨대, 상징으로서의명제는그것의부분상징의함수이다. 5.2341 p 의진리함수의뜻은 p 의뜻의함수이다. 부정, 논리적덧셈, 논리적곱셈등등은논리적조작들이다. ( 부정은명제의뜻을거꾸로바꾼다.) 그러면이제상징 ( 즉, 표현 ) 이어떻게묘사될수있는지, 또비트겐슈타인이이점에대해서어떻게생각했는지를살펴보자. 예컨대, 눈 이라는표현은어떻게묘사되는가? 비트겐슈타인은먼저 눈 이라는상징이등장하는모든명제들을상정한다. 즉 눈은하얗다, 눈은차갑다, 눈이녹으면물이된다 등등. 이제이러한모든명제들의 일반적인형식 을생각하자. 이것을간단히앤스컴에따라 (ξ) 눈 이라고표기하자. 16) 그러면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눈 이라는표현은 (ξ) 눈 에의해서묘사된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73 3.311 표현은그것이나타날수있는모든명제들의형식을전제한다. 그것은명제들의어떤한집합에공통적인특징적징표이다. 3.312 따라서표현은그것이특징짓는명제들의일반형식을통해묘사된다. 뿐만아니라이일반형식에서표현은불변적이게되고, 그밖의모든것은가변적이게된다. 3.311b에서비트겐슈타인은 이일반형식에서표현은불변적이게되고, 그밖의모든것은가변적이게된다 고말하고있다. 우리가상정한일반형식 (ξ) 눈 에서도 눈 은불변적인것으로, 그리고나머지모든것은가변적인것으로처리되었으므로, 이러한기호법은적절하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눈 이라는상징은 (ξ) 눈 이라는변항에의해서묘사된다. 3.313 따라서표현은그표현을포함하는명제들을값으로가지는어떤한변항에의해서묘사된다. ( 한계적경우에변항은상항으로, 표현은명제로된다.) 나는그런변항을 명제변항 이라고부른다. 여기에서주의해야할것은비트겐슈타인은단지 ξ 만을 변항 이라고부르고있지않다는점이다. 오히려 (ξ) 눈 전체도 변항 이라고부르고있는데, 바로이것이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명제변항 (3.313c) 이다. 이제위의인용문에서말하는 한계적경우 를생각해보자. 그러면예컨대, ξ라는변항에 은하얗다 라는상항이대입되고, 전체표현은 눈은하얗다 라는명제가된다. 그리고우리는 눈은하얗다 라는명제에대해서이를전체적으로파악하여하나의상항으로파악하고, 이를값으로가지는변항, 예컨대 p 를생각할수있는데, 이것또한 ( 한계적인경우에 ) 명제변항 이다. 혹자는나의이러한파악에대해서반론을제기할지도모른다. 왜냐하면 3.313에서비트겐슈타인이말한것은 한계적인경우에변항은상항으로, 표현은명제로된다 (3.313b) 라고말했지, ( 앞에서한것처럼 ) 변항

7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에상항이대입된다고는말하지않았기때문이다. 그러나이는 ꡔ논고ꡕ의 좋지않은 어법에기인한오해에불과하다. 지금이경우에는 눈 이라는상징이 ( 더정확하게는대상을지칭하는이름이 ) 어떤경우에도명제로될수없다는것을주목해야한다. 따라서 표현은명제로된다 에서 표현 은바로앞에서언급된, 문제가되는 ( 우리의예에서는 눈 이라는 ) 상징이아니다. 더구나문자그대로보면, 어떤경우에도 변항은상항으로 되지않는다. 변항은변항일뿐이며, 상항은상항일뿐이다. 오직한경우가더생각해볼가치가있다. 예컨대우리는예컨대 x + 1 = 1 + x 라는 x 라는변항을하나의상항으로파악할수있을지도모른다. 그런데만일그것이상항이라면 x 는어떤일정한대상을지칭해야한다. 그러나도대체어떤일정한대상인가? 만일그대상이변항이라면, 그것은가변적인것이므로어떤확정적인대상이아니다. 아마도그확정적인대상은 x 라는기호자체일수도있다. 그러나만일그렇다면 x + 1 = 1 + x 는유의미한표현이되지않게된다. 따라서위의비트겐슈타인의언급을문자그대로받아들인다면, 이는 ꡔ논고ꡕ 자체를훼손하는결과를빚게될것이다. 지금까지의논의로부터우리는 ꡔ논고ꡕ의 명제변항 은 p, q, r 등뿐만아니라, x는사람이다 나 x는하얗다, 또 f( 눈 ) ( 눈은 하다 ) 과같은것도포함한다는것을알수있다. 그러면이제다음의언급에대해서생각해보자 : 3.314 표현은오직명제속에서만의미를가진다. 모든변항각각은명제변항으로서파악될수있다. ( 가변적이름도마찬가지다.) 표현은오직명제속에서만의미를가진다 는주장은프레게의맥락원리로부터영향을받은것이라고말할수있으며, 그의미가명료하다고말할수있다. 그러나 (3.314a의) 두번째문장에대해서는어떠한가? 어떻게 모든변항각각이명제변항으로서파악될수 있는가? 비트겐슈타인은그러니까 x는사람이다 의 x 가 p 와같은명제변항으로파악될수있다고보는것인가? 만일그렇다면 p는사람이다 가가능하며,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75 이는어떤경우우리의직관에어느정도들어맞는다. 즉예컨대 눈은하얗다 는사람이다 라는문장은거짓이될것이다. 그러나이는 f( 눈 ) 의경우에는전혀들어맞지않는다. 즉 f 를 p 로파악하면 p( 눈 ) 이되는데, p에어떤명제를대입할경우도대체어떤유의미한명제도산출될수없을것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위의언급은완전히쓸모없는것이며또잘못된것인가? 나는위의언급도문자그대로는 ꡔ논고ꡕ의 좋지않은 어법을잘드러내는것이라고생각한다. 즉문자그대로파악하면위의언급은거짓이며, 불필요한오해를불러일으키기가쉽다. 비트겐슈타인이위의언급을통해말하고자하는것은 x는하얗다 의변항 x 는 x는하얗다 라는명제변항으로서파악될수있다는것이다. 즉우리는변항인것을 x 로파악할수있으며, 또다시변항인것을 x는하얗다 라는명제변항으로서파악할수있다는것이다. 그근거가곧위의첫번째문장, 즉 표현 ( 상징 ) 은오직명제속에서만의미를가진다 이다. 표현은오직명제속에서만의미를가지기때문에, 표현을나타내는변항은전체명제변항으로도파악될수있다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우리는 f( 눈 ) 에서 f 라는변항도전체적으로 f( 눈 ) 이라는명제변항으로서파악할수있는것이다. 이러한명제변항들은각각어떤값들을취할수있다. 이때어떤값들을취할수있느냐하는점은이미변항을통해규정된다. ꡔ논고ꡕ에따르면, 3.316 명제변항이어떤값들을취할수있는지는규정되어있다. 값의규정이변항이다. 이인용문에서도두번째문장은문자그대로파악되어서는안된다. 값의규정 이변항이아니라, 오히려 값을규정하는것 이변항이다. 또는값은변항을통해규정된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명제변항의값을규정하는것은그변항을공유하는명제들을제시하는것이다 (3.317a). 이러한규정에서이러한명제들은기술된다 (3.317b). 그리하여, x는하얗다 와같은명제변항의가능한값들에는 눈은하얗다 와같은참명제도있으며, 태양은하얗다 와같은거짓명제도있다. 이러

7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한값들을규정함에있어서, 문제가되는것은그러한상징들자체이지그것들이지니는의미가아니다 (3.317c). 즉, x는하얗다 라는명제변항이 눈은하얗다 라는값을지닐수있다고말하는것은 눈은하얗다 라는사실에대해서말하는것이아니라, 눈은하얗다 라는표현 ( 상징 ) 이 x는하얗다 라는명제변항으로부터대입에의해도출될수있다는것만을말할뿐이다. 3.317 명제변항값의규정은그변항을공통의징표로가지는명제들을제시하는것이다. 그규정은이러한명제들을기술하는것이다. 그규정은따라서오직상징들만을다루지, 그의미는다루지않을것이다. 그리고오직이점, 즉그규정은상징들에관한기술일뿐, 그상징들에의해가리켜진바의것에관해서는아무것도진술하지않는다는점만이그규정에본질적이다. 명제들의기술이어떻게되어지는가는비본질적이다. 마지막으로비트겐슈타인이순차적으로상징으로서의명제의모든부분들을변항으로바꿈으로써 논리적형식 에이를수있다고지적한것은주목할만하다. 즉 3..315 우리가어떤한명제의구성성분을변항으로바꾸면, 그렇게해서생긴가변적명제의값전체를이루는명제들의집합이존재한다. 일반적으로이집합은우리가, 자의적인약정에따라, 원래명제의부분들로써무엇을뜻하느냐에달려있다. 그런데우리가그의미가자의적으로확정된기호들을모두변항들로바꿀경우, 우리는여전히그런집합을얻게된다. 그러나이제이집합은아무런약정에도의존하지않고, 단지그명제의본성에의존할뿐이다. 그것은논리적형식 논리적원형 에대응한다. 예컨대, 눈은하얗다 라는명제에대해서먼저우리는 눈 이라는표현을 x 라는변항으로바꿈으로써 x는하얗다 라는명제변항을얻는다. 그렇게되면이와대응하는, 즉이명제변항의값일수있는명제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77 의집합이존재한다. 이집합에는예컨대 눈은하얗다, 태양은하얗다, 장미는하얗다, 등등의명제가속하게될것이다. 이제우리는 은하얗다 를다른변항 f 로대입할수있으며, 그리하여우리는 f(x) 를얻는다. 그렇게되면이는원래명제의논리적형식에대응된다는것이다. 그러나이러한언급은엉성한것이며, 부분적으로적절할뿐이다. 왜냐하면, 나중에밝혀지겠지만, 무엇보다도요소명제와사태에대해서, 그리고대상과이름에대해서비트겐슈타인은어떤예도제시하지않았기때문이다. 2. 요소명제 ꡔ논고ꡕ에서세계는언어와, 사실은명제와, 그리고사태는요소명제와짝을이룬다. 존재론에서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고, 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며, 사태는대상들의결합인것과대응해서, 언어는명제들의총체이고, 명제는요소명제들로이루어지며, 요소명제는이름들로이루어진다. 사실과사태의관계는곧명제와요소명제의관계와짝을이룬다. 무엇보다도, 비트겐슈타인이러셀에게보낸편지에서제시된다음의규정은매우중요하다 : 사태는어떤한요소명제가참일때거기에대응하는것이며, 사실은요소명제들의논리적곱이참일때거기에대응하는것이다. (NB, p.129) 요소명제는사태와짝을이루기때문에, 요소명제는사태가지니는특성과유사한특성을지닌다. 곧요소명제는상호독립적이라는것이다. 그러면이제요소명제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생각을보다더구체적으로살펴보기로하자. 요소명제는사태가대상들의결합인것과대응해서 이름들의연쇄 (4.22) 뿐만아니라이름은요소명제를통해서만명제속에나타날수있다 (4.23). 4.22 요소명제는이름들로이루어진다. 요소명제는이름들의어떤한연관, 연쇄이다. 4.23 이름은오직요소명제의맥락속에서만명제속에나타난다.

7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때이름은대상을대표하며, 이러한대상의연쇄는마치 활인화 처럼사태를표상한다 (4.0311). 4.0311 하나의이름은하나의사물을대리하고, 다른하나의이름은다른하나의사물을대리한다. 그리고그이름들은서로결합되어있으며, 그래서그전체는 하나의활인화처럼 사태를표상한다. 비트겐슈타인은이름들, 즉단순상징들을개별문자들 ( x, y, z ) 에의해서나타내고, 요소명제는 fx, φ(x, y) 등의형식을지닌이름들의함수로나타내거나, p, q, r이라는문자들에의해서나타내고있다 ( 참조 : 4.24). 앞에서지적되었듯이, 요소명제는사태와짝을이룬다. 그렇다면요소명제는사태에대해서어떤역할을하는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요소명제는 어떤한사태의존립을주장한다 (4.21) 4.21 가장단순한명제, 즉요소명제는어떤한사태의존립을주장한다. 4.25 요소명제가참이면, 사태는존립한다 ; 요소명제가거짓이면, 사태는존립하지않는다. 요소명제는사태와짝을이루는것으로서, 사태들이지니는특징과유사한특징을지니고있다. 곧요소명제들은상호독립적 17) 이며따라서서로연역될수도없고, 서로모순될수없다. 4.211 요소명제는어떤요소명제와도모순될수없다는것이요소명제의한표징이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79 5.134 하나의요소명제로부터다른어떤요소명제도연역될수없다. 6.3751c 두요소명제의논리적곱이동어반복일수도모순일수도없다는점은분명하다. 시야속의한점이동시에 2 개의상이한색을가진다는진술은모순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모든참된요소명제들이제시되면, 세계는완전히기술된다. 모든요소명제들을제시함과아울러, 그중어느것이참이고어느것이거짓인지를제시함으로써세계는완전히기술된다 (4.26). 그리하여요소명제들이상호독립적이라는점으로부터비트겐슈타인은요소명제들의형식들사이에 위계구조 가존재하지않는다는주장으로나아간다. 또한경험적실재의한계는 요소명제들의총체속에서드러난다 (5.5561a) 고말한다. 5.556 요소명제들의형식들사이에위계구조는존재하지않는다. 우리는오직우리스스로구성한것만을예견할수있다. 5.5561 경험적실재는대상들의총체에의해서한계지어져있다. 그한계는다시요소명제들의총체속에서드러난다. 위계구조는실재로부터독립해있으며, 또그래야한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은도대체어떻게해서 요소명제 와 사태 의개념에도달한것인가? 그리고요소명제와사태는어느것이더근원적인것인가? 가령우리는사태의개념에먼저도달한다음에요소명제의개념으로나아가는가아니면그반대인가? 우리는앞장에서존재론에관한주장들은언어에대한논리적해명의귀결이라는것을보여주는단적인예를살펴보았다. 이러한관점에서보면, ꡔ 논고ꡕ에서더근원적인것은 사태 가아니라 요소명제 일수밖에없다. 그런데그것들은둘다 분석 의개념을통해도달되는것이다. 그렇다면 사실 로부터 사태 로나아가는분석이란무엇인가? 그것은기껏해야자연과학적분석이거나아니라면어떤형이상학적분석일것이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은자연과학자가아니며, NL에서 철학은논리학과형이상학으

8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로이루어지는데, 논리학은철학의기초이다 (NL, p.93) 라고언급한바있다. 따라서근원적인분석은언어에대한논리적분석일수밖에없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실제로명제를분석해서요소명제에도달했는가? 아니다. 그는요소명제와이름의예를결코제시하지않았다. 오히려 ꡔ논고ꡕ에서우리가명제에대한분석에서요소명제에도달해야한다는것은하나의 논리적요청 이다. 비트겐슈타인은요소명제들이존재해야한다는것이하나의 논리적요청 이라는점을주장하기도하지만 (5.5562), 오히려 명백하다 는점을힘주어강조한다. 4.221 명제들을분석함에있어서우리가직접적인결합관계에놓여있는이름들로이루어진요소명제들에도달해야된다는점은명백하다. 여기서문제는, 그러한명제연합이어떻게해서이루어지게되는가하는것이다. 5.555 요소명제의특수한논리적형식을제외하더라도, 우리가요소명제에관해어떤한개념을가지고있다는점은분명하다. 5.5562 요소명제들이존재해야한다는점을우리가순전히논리적근거들로부터안다면, 분석되지않은형태의명제들을이해하는사람은누구나그점을알고있음에틀림없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우리가요소명제에도달해야만한다는점이분명함에도불구하고왜요소명제들의예를제시하지않거나제시하지못하고있는것인가? 요소명제의예를직접제시하는문제에대해서비트겐슈타인이 ꡔ논고ꡕ에서취한태도는다소모호하다. 뿐만아니라, 그는그것들을선험적으로제시할수없는가능성도인정하고있는것처럼보이며 ( 참고 : 5.5571), 실제로제시할수도없다는것을주장하는것처럼보인다 ( 참고 : 5.55). 5.55 이제우리는요소명제들의모든가능한형식들에관한물음에대해선천적으로대답하지않으면안된다. 요소명제는이름들로이루어진다. 그러나우리는서로다른의미를지닌이름들의수를제시할수없기때문에, 우리는또한요소명제의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81 합성도제시할수없다. 5.5571 만일내가요소명제들을선천적으로 [ 선험적으로 ] 제시할수없다면, 그것들을제시하려고하는것은명백히무의미한것이되지않으면안된다. 3. 이름세계를이루는궁극적인실체로서대상에대응되는것이이름이다. 이름은명제와마찬가지로상징으로파악될수도있고, 기호로파악될수도있다. 이름이상징으로다루어질때그것은 이름 또는 고유명사 라고불리며, 기호로다루어질때에는 단순기호, 또는 원초적기호 라불린다. 이름들은직접결합하여요소명제를이룬다. 또는요소명제는이름들의연쇄이다. 그러면먼저비트겐슈타인이 이름 을어떻게정의하고있는지살펴보자 : 3.2 명제속에서사고는명제기호의요소들이사고의대상들과대응하도록그렇게표현될수있다. 3.201 이러한요소들을나는 단순기호들 이라부르고, 그명제는 완전히분석되었다 고부른다. 3.202 명제속에서적용된단순기호들을일컬어이름이라한다. 즉우리가명제를분석해나갈때, 그최종적인완전한분석에서우리는사고의대상들과대응되는명제기호의요소들을만날수있는데 ( 이는앞에서지적되었듯이, 논리적인요청이다 ), 바로이것이 단순기호 이며, 명제속에서적용될때, 즉 상징으로서파악될때 이단순기호는이름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오직명제만이뜻을가진다 ; 오직명제연관속에서만이름은의미를가진다 (3.3). 뿐만아니라, 표현은오직명제속에서만의미를가진다 (3.314). 그리하여 우리는고유명사란대상을가리키는모든상징들이공통으로가지고있는것이라고말할수도있을것 이며, 이름에게는어떠한합성도본질적이지않다 (3.3411) 이

8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름은명제속에서대상들을대표한다 (3.22). 이름은대상을의미한다. 대상은이름의의미이다 (3.203). 3.203 이름은대상을의미한다. 대상은이름의의미이다. ( A 는 A 와동일한기호이다.) 3.21 명제속에서의단순기호들의배열에상황속에서의대상들의배열이대응한다. 3.22 이름은명제속에서대상을대표한다. 우리는앞에서명제는뜻을지니지만, 뜻의형식을지닐뿐뜻의내용은지니지않는다는비트겐슈타인의언급 (3.13) 을살펴보았다. 이러한언급을토대로생각해보면, 우리는이름이그의미를지닌다는것을알수있다. 그러나이름은그의미의형식을지닐뿐그의미의내용을지니지않는다. 이때 의미의형식 은 대상의형식 이고, 의미의내용 은 대상의내용 이다. 대상의형식 은사태속에서대상이나타날수있는가능성이며, 이것은이름은요소명제에서나타날가능성과대응된다. 반면에 대상의내용 은그저대상자체를뜻할수있을뿐이다. 그리고이름은당연하게도대상자체를포함하지않는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대상은명명될수있지만기술될수는없다. 반면에상황들은기술될수는있으나명명될수는없다. 3.144 상황들은기술될수는있으나명명될수는없다. ( 이름들은점들과같다 ; 명제들은화살들과같고, 뜻을가진다.) 비트겐슈타인은이름을 점 에, 그리고명제를 화살 에비유하고있다. 이름은그저어떤대상을명명한다. 만일어떤것도명명하지않는다면, 그것은이름이라고할수없다. 반면에명제는사실을그린다. 그것은제대로그릴수도있고잘못그릴수도있다. 제대로그렸다면명제는참이고, 잘못그렸다면명제는거짓이다. 이러한의미에서명제는방향을지닌 화살 과같다. 18)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대상들은단지명명될수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83 있을뿐이다. 기호들은그것들을대표한다. 또한우리는대상들에관하여이야기할수있을뿐, 대상들을언표할수는없다. 명제는사물이어떻게있는가를말할수있을뿐, 사물이무엇인가를말할수는없다. (3.221) 이러한단순기호나이름이정의와관련되어파악될때, 비트겐슈타인은이를 원초기호 라고부른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름은정의에의해서더이상분해될수없는원초기호이다 (3.26). 3.26 이름은어떠한정의에의해서도더이상해부될수없다. 이름은원초기호이다. 3.261 모든정의된기호는그것을정의한기호들을거쳐서가리킨다 ; 그리고그정의들은길을가르쳐준다. 원초기호와원초기호에의해정의된기호, 이두기호는동일한방식으로가리킬수없다. 이름들은정의들에의해서분해될수없다. ( 단독으로, 자립적으로어떤하나의의미를가지는어떤기호도그리될수없다.) 이미언급했듯이명제들에대한최종적이고완전한분석에서우리가단순기호들을만나게될것이라는점은 ꡔ논고ꡕ에서는논리적요청이다. 그렇다면왜비트겐슈타인은그러한요청을내세우는가? 그의대답은단적으로다음과같다 : 3.23 단순기호들의가능성에대한요구는뜻의확정성에대한요구이다. 다시말해서명제의뜻이확정적이어야한다고우리는당연히요구하게되는데, 이것이정당하기위해서는단순기호들이가능해야한다는것이다. 이러한짤막한언급은 ꡔ논고ꡕ의존재론에서주장되었던바, 세계가실체를지녀야만하는근거와거의대등하다.( 앞장참조 ) 4. 분석

8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비트겐슈타인은요소명제와이름에대해서그실례를제시하지도않았고, 또그것을실제로제시하는일이가능하냐하는점에대해서긍정적입장을취하지도않았다. 요소명제와이름은 ꡔ논고ꡕ의체계에서는각각사태와대상에대응한다. 따라서사태와대상에대해서도비트겐슈타인의입장은대등하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은우리가명제를분석할때 ( 이름들의직접적인연쇄인 ) 요소명제에도달하리라는점과, 또사실을분석할때에도 ( 대상들의결합인 ) 사태에도달하리라는점이분명하다고생각하였다. 따라서그러한확신을가능하게했던 분석 의개념이무엇이냐하는점은 ꡔ논고ꡕ의이해에결정적으로중요하다. 이개념은비트겐슈타인이언어와세계, 그리고자연과학에대해서어떤생각을지니고있었는지를보여주게될것이기때문이다. 그런데그리핀도지적하는바와같이, 많은학자들은 ꡔ논고ꡕ의분석의개념과관련하여, 이것이러셀의언어분석, 특히기술이론과동일하거나거의유사하다고간주한다.( 참고 : Griffin(1964), p.42) 사실상, 비트겐슈타인은 ꡔ논고ꡕ에서러셀의기술이론의공적을인정하고있는데 (4.0031), 그러나이렇게인정하고있다는점은 ꡔ논고ꡕ에서의분석의개념이러셀의기술이론을따르고있다는점과는별개이다. 따라서 ꡔ논고ꡕ의분석의개념이러셀의기술이론과동일한것인지, 아니면전혀별개의것인지, 또관련이있다면어떤점에서관련이있는지를살펴보는것은중요하다. 이를위해서먼저러셀의기술이론을먼저살펴보고, 그다음에 ꡔ논고ꡕ의분석의개념을논의하기로하자. 1) 러셀의기술이론잘알려져있듯이러셀은젊은시절에헤겔과브래들리의관념론을열렬히받아들였다. 브래들리의관념론은관계의실재성을부정하는것으로서, 세계는전체로서주어진다는일원론이었다. 그러나러셀은무어의영향과현대논리학 ( 관계논리학 ) 의영향으로부터브래들리의일원론을거부한다. 그러면서그는잠시동안과도한존재자들로이루어진존재론을옹호하였다. 예컨대그는 1903년에출판된 ꡔ수학의원리들ꡕ 에서온갖종류의대상들이존재한다고주장하였다. 그에따르면, 수, 호메로스의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85 신들, 관계들, 키메라, 4차원의공간 (Russell(1937), p.449) 등도존재한다. 그러나그는 1905년에발표된 지시에관하여 (On Denoting) 라는논문에서제시된 기술이론 을통하여이러한과도한존재론을탈피하게된다. 한편, 러셀이잠시옹호했던이러한입장은이전에오스트리아의철학자마이농에의해서주장되었던것이기도하다. 예컨대, 다음의문장을보자 : (A) 황금산은존재하지않는다 문장 (A) 는참이다. 우리가아는한에서지구상에황금으로되어있는산은없다. 그러나어떻게우리는 존재하지도않는 황금산에대해서말할수있었을까? 만일황금산이참으로존재하지않는다면, 우리는그것에대해서말할수조차없어야하는것아닌가? 이러한물음에대해서마이농은, 우리가황금산에대해서말하는것이가능하고또 (A) 와같은문장을통하여실제로말하고있으므로황금산은어떤형식으로든존재해야만한다고주장한다. 마이농에따르면, 황금산과같은것들은 가능적존재자 (possible entities) 로서존재한다. 그러나이는단순히황금산이 존재할수도있다 는뜻이아니라, 가능적존재자의세계에서실제로존재한다는의미이다. 요약하자면마이농의기본적인생각은다음과같다. (1) 황금산이참으로존재하지않는다면, 우리는황금산에대해서말할수없으며 (A) 는황금산에관한문장이아니다. (2) 우리는황금산에대해서말할수있으며, (A) 는황금산에관한문장이다. (3) 그러므로황금산은어떤방식으로든존재한다. 러셀의기술이론은이러한마이농의생각에서 (2) 를공격한다. 즉 (A) 가황금산에관한문장이라고말할수없으며, 따라서 (3) 과같은결론이반드시도출되어야하는것은아니라는것이다.

8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그렇다면 (A) 가황금산에관해말하고있는문장이아니라는것을어떻게보일것인가? 이물음에대한러셀의해결책을고찰하기전에, 먼저러셀의생각을좀더넓은관점에서접근해보자. 러셀은먼저기술구 ( 간단히, 기술 ) 를애매한기술과확정기술로구분한다. 전자는 어떤잠자는사람 과같이어떤그러그러한것 (a so-and-so) 과같은형태의기술을말하고, 후자는 황금산 이나 플라톤의스승, 또는 한국의현왕 과같이그그러그러한것 (the so-and-so) 과같은형태의기술을말한다. 간단히말하면, 그차이는영어의 a 와 the 의차이이며, 한국어에서는그외형적인차이가뚜렷하게나타나지않는다. 그런데이미프레게는고유명사와술어표현들을구분하였다. 프레게에있어서일반명사들은모두고유명사이다. 고유명사는개별적대상들을지시할수있는언어적표현이다. 술어표현들은개념-단어들과관계들로서문장의술어적요소이다. 술어표현들은 불완전 하거나 채워지지않은것 이며, 어떤대상을지시할수없다. 러셀은이러한프레게의구분을받아들였는데, 러셀에따르면술어표현들은 불완전기호 이고, 러셀의용어로말하면, 명제함수 이다. 또한프레게는의미를뜻과지시체로구분한다. 어떤명사, 가령 늦봄 과 문익환 은둘다문익환이라는사람을지시하지만두명사의뜻은다르다. 그런데러셀은이러한프레게의구분을받아들이지않는다. 러셀이인정하는것은오직지시체일뿐이다. 즉, 러셀에게이름의의미는그이름의지시체또는외연이다. 그렇다면뜻과지시체를구분하는프레게의전략과지시체만을인정하는러셀의전략의차이는무엇인가? 이차이는 황금산 이나 한국의현재왕 과같은표현을보면선명하게드러난다. 프레게에게는이표현들은이름이지만뜻을지닐뿐어떤지시체를지니지않는다. 러셀에게도이표현들은어떤지시체를지니지않으며, 바로그렇기때문에그표현들은러셀에게는이름이아니다. 러셀은 황금산 이나 한국의현재왕, 또는 플라톤의스승 과같은표현을이름과구분하여확정기술이라고부른다. 확정기술은이름이어떤개별대상을가리키는반면, 어떤개별대상을지시하지않는다. 황금산 과같은확정기술은지시체를결여한다. 러셀에따르면, 고유명사는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87 완전하며, 확정기술은 불완전한기호 이다. 일반적으로, 한언어적표현의의미는그것이지시하는대상이나개체라는주장을 지시론적의미이론 (referential theory of meaning) 이라고부른다. 러셀은바로이것을옹호하고있는데, 이이론의대표적인난점중하나는 부정적존재진술의문제 라고불리는것이다. 이문제는존재하지않는것을나타내는표현이포함된문장과관련해서발생한다. 예컨대다음의문장을보자 : (B) 한국의현왕은대머리다 이문장은앞에서든문장 (A) 와그성격이유사하다. 둘다존재하지않는것들이문장의주어자리를차지하고있는것이다. 그렇다면문장 (A) 와 (B) 는각각참인가아니면거짓인가? 한국의현왕 이가리키는것은존재하지않기때문에 (B) 는참도거짓도아니라고누군가가대답한다면, 그는곧바로 (A) 도참도거짓도아니라는것을인정해야할것이다. 왜냐하면 황금산 이가리키는것도존재하지않기때문이다. 이렇듯우리의직관에들어맞게문장 (A) 와 (B) 에진리치를부여하고또이를정당화하는것은그리쉬운일이아니다. 프레게의이론에따르면 황금산 과 한국의현왕 은지시체를지니지않기때문에그전체문장도지시체를지니지않으며, 또프레게는한명제의지시체를진리치로간주하므로, 결국전체문장은참도거짓도아니다. 반면에러셀은문장 (A) 와 (B) 가각각어떤진리치를지닌다고생각하였다. 그렇다면어떻게존재하지도않는것들을나타내는표현이포함되어있음에도불구하고이문장들은진리치를지닐수있는가? 또한, 앞의논의와관련해서, 어떻게문장 (A) 와 (B) 는각각 황금산 과 한국의현왕 에대해말하고있는문장이아닐수있는가? 이러한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 러셀은문장 (B) 를다음과같이분석한다 : 다음과같은사실이적용되는어떤사람이존재한다. (4) 그는한국의현왕이다

8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5) 이사람이외의어떤사람도한국의현왕이아니다 (6) 그는대머리이다. 이를기호화하면다음과같다 ( 은한국의현재왕이다 를 K로, 는대머리다 를 B로기호화하자 ): ( x) (4)' Kx (5)' (y)(ky y = x) (6)' Bx 여기에서 (5)' 은그러한 x가유일하게존재한다는것을말하고있다. 결국, 문장 B는다음과같이기호화된다 : (B)' ( x)(kx & (y)(ky y = x) & Bx) 19) 마찬가지로문장 (A) 는다음과같이분석된다 ( 은황금산이다 를 G 로기호화할때 ): (A)' ~( x)(gx & (y)(gy y = x)) 러셀에따르면, 위의 (4)'-(6)' 을만족하는그러한대상은존재하지않으므로, (B) 는거짓이며, 마찬가지이유로해서 (A) 는참이다. 뿐만아니라, 최종적인분석의결과인 (A)' 과 (B)' 에서는주어로서 한국의현왕 이나 황금산 이라는표현은나오지않으며, 그것들은그저명제함수로, 또는술어표현으로나올뿐이다. 다시말해서, 원래의문장에서는어떤것을지시하는것처럼보였던 한국의현왕 이나 황금산 이라는표현은이러한분석결과 사라져버린다. 그리하여러셀에따르면, 위의문장 (A)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89 와 (B) 는각각황금산과한국의현왕이라는어떤개체에대해서는아무것도말하고있지않다. 따라서마이농의논변 (1)-(3) 은타당하지않으며, 우리는존재자들의수를과도하게증가시키는마이농의존재론을받아들일필요가없다. 이러한기술이론은러셀의논문 지시에관하여 (1905) 에서처음발표되었다. 이이론이발표되었을때램지는이를 철학의한전형 으로간주하였고, 많은철학자들은그것이 20세기철학의발전에중요한공헌을했다고여기고있다. 사실상, 러셀의기술이론의의의는외적으로동일한구조인것처럼보이는두문장이실제로는그논리적형식이나구조가전혀다를수있다는것을설득력있게보였다는데있다. 가령, 소크라테스는대머리다 라는문장과 한국의현왕은대머리다 라는문장은그외형적인문법적구조가주어-술어문장인것으로보이지만, 기술이론에따라분석하면, 그논리적구조가전혀다르다는것이보여지는것이다. 이러한관점에서비트겐슈타인은러셀의기술이론을다음과같이평가하고있다 : 4.0031 모든철학은 언어비판 이다. ( 그렇지만마우트너의뜻에서 언어비판 이라는것은아니다.) 러셀의공적은명제의외견상의논리적형식이반드시그것의실제형식은아니라는점을보여준것이다. 2) ꡔ논고ꡕ의분석의개념러셀의기술이론에따르면, 한국의현왕 이나 황금산 과같은확정기술구가등장하는문장을분석하면, 그최종적인분석의결과에는그러한확정기술구는명제함수나술어표현으로나올뿐이며, 그리하여어떤것을지시하는것처럼보였던 한국의현왕 이나 황금산 이라는표현은 사라져버린다. 또한그문장의진리치는양화문장을만족하는그러한것들이존재하느냐의여부에따라결정된다. 그러나이러한기술이론에따른분석의개념은비트겐슈타인의 분석 의개념과매우이질적인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복합체들에관한명제들 에대한분석과관련하여다음과같이언급하고있다 :

9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2.0201 복합체들에관한각각의모든진술은그복합체들의구성성분들에관한하나의진술및그복합체들을완전히기술하는명제들로분해된다. 이인용문에서의 분해 의개념은도대체러셀의기술이론과는어울리지않는것이다. 왜냐하면, 러셀의분석에따르면, 그분석결과는 그복합체들의구성성분들에관한하나의진술및그복합체들을완전히기술하는명제들 이아니기때문이다. 오히려그결과는양화사가제일앞에나오는일반명제 ((B)' 의경우에는존재양화사가앞에나오는존재명제 ) 이며, 복합체를나타내는확정기술구는술어로바뀌어버리기때문에, 그복합체를완전히기술하는명제들 이그분석결과에는나타나지않는다. 따라서우리는 ꡔ논고ꡕ의분석의개념이러셀의그것과는완전히다른것이라고결론내려야한다. 그렇다면, 비트겐슈타인의분석의개념은무엇인가? 이를위해서는비트겐슈타인의후기저작인 ꡔ철학적탐구ꡕ를살펴보는것이도움이될것이다. ꡔ탐구ꡕ에따르면, 60. 이제만일내가 내빗자루가구석에놓여있다 고말한다면, 이것은실제로는빗자루의자루와솔에관한진술인가? 아무튼그진술은분명자루의위치와솔의위치를진술하는어떤하나의진술에의해서대체될수있을것이다. 그리고이제어쨌든이진술은첫번째진술의더분석된형태이다. 그러나어째서나는그것을 더분석된 것이라고부르는가? 자, 만일빗자루가저기에있다면, 그것은좌우간자루와솔이저기에, 그리고서로일정한위치에있어야한다는것을뜻한다. 그리고이것은이전에는말하자면그문장의뜻속에숨겨져있었으며, 이제분석된문장에서는언표되어있는것이다. 그러니까빗자루가구석에서있다고말하는사람은실제로는, 자루와솔이저기에있으며, 그자루는솔에고착되어있다고뜻하는가? 만일우리가어떤사람에게, 당신은그렇게뜻했느냐고묻는다면, 분명히그는자기는특별히빗자루의자루나솔에관해서는전혀생각하지않았노라고말할것이다. 그리고그것은올바른대답일것이다. 왜냐하면그는빗자루의자루나솔어느쪽에관해서도특별히이야기하고자하지않았기때문이다. ( )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91 이인용문에서 빗자루 라는복합체는더단순한자루와솔로이루어져있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은 빗자루가구석에놓여있다 라는복합체에관한진술을다음의두명제로분석하고있다. (1) 빗자루는자루와솔이서로일정한위치에있으면서결합되어있는것이다. (2) 자루가구석에놓여있고, 솔이구석에놓여있다. 사실상, 이러한탐구에서논의된분석의개념은앞에서인용된 2.0201 의분석의개념과동일한것이다. 즉위의 (1) 은 2.0201에서 그복합체들을완전히기술하는명제 이며, (2) 는 그복합체들의구성성분들에관한하나의진술 이기때문이다. 이러한분석의개념은다시 NB에서의정의와도상통한다. φa.φb. arb Def φ[arb] 여기에서좌변의 arb 는명제이다. 반면에우변의 arb 는확정기술구, 즉복합체를뜻하는상징이다. 만일우변의 arb 를명제로해석한다면우변의표현은문법에어긋나는것이될것이다. 이정의를 ꡔ탐구ꡕ에서논의된것에적용하면다음과같다 : 즉 φ는 은구석에놓여있다 이고, 우변의 arb 는 빗자루 로서 자루와솔이일정한위치에서결합된것 이며, a는 자루 이고 b는 솔 이다. 그리하여우변이말하는것은 빗자루가구석에놓여있다 는것이고, 좌변은 자루가구석에놓여있고, 솔이구석에놓여있고, 자루와솔이서로일정한위치에있으면서결합되어있다 를말하고있다. 러셀의기술이론에따르면, 한국의현왕은대머리다 와같은문장은거짓이었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의분석의개념에따르면그문장은참인가아니면거짓인가? 비트겐슈타인은그문장은 무의미한것이아니라단순히거짓 (3.24b) 이라고말한다.

9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3.24 복합체를다루는명제는그구성성분을다루는명제에대해내적인관계를지닌다. 복합체는기술에의해서만주어질수있으며, 이기술은맞거나맞지않거나할것이다. 어떤한복합체에관하여이야기하는명제는그복합체가존재하지않는다면무의미해지는것이아니라, 단순히거짓이될것이다. 어떤한명제요소가어떤한복합체를가리키고있다는점은, 그요소가나타나는명제들속의어떤불확정성으로부터볼수있다. 우리는이러한명제에의해선아직모든것이확정되어있지않다는것을안다. ( 실로, 일반성표시는원형을포함한다.) 어떤한복합체의상징을어떤한단순한상징에로요약하는일은정의에의해표현될수있다. NB에서제시된것을토대로본다면, φ[arb] 는이인용문에서말하는 복합체를다루는명제 이며, φa, φb, 그리고 arb는 그구성성분을다루는명제 이다. 이인용문에따르면이둘은서로내적인관계를지닌다. 이때, 만일복합체 arb 가존재하지않는다면, φ[arb] φa.φb. arb 이므로, 명제 arb는거짓이될것이다. 예컨대, 빗자루가존재하지않는다면, 자루와솔이서로일정한위치에서결합되어있다 는명제는거짓이될것이며, 그리하여복합체에관해이야기하는명제, 즉 빗자루가구석에있다 는거짓이될것이다. 이러한설명은분명하게도러셀의기술이론과는완전히다른것이다. 러셀의기술이론의경우, 복합체에관해이야기하는명제 가그복합체가없는경우거짓이되었던이유는그명제를분석한문장이양화문장이었고, 그래서그양화문장을만족시키는것이존재하지않았기때문이다. 반면에, 비트겐슈타인에게그명제를분석한문장은양화문장이아니며, 그래서그이유도다를수밖에없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복합체들에관한각각의모든진술은그복합체들의구성성분들에관한하나의진술및그복합체들을완전히기술하는명제들로분해된다 (2.0201) 고봄으로써복합체들을구성하는구성성분들을직접문제삼고있다. 그리하여그는그러한일련의분석을통하여궁극적으로단순한언어적표현에이를수있다고보았다. 그는이러한단순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93 표현, 즉이름을이러한분석과관련해서는 단순기호들 이라고부르며, 정의와관련해서는 원초기호 라고부른다. 그리고단순기호와원초기호에대응되는상징이곧 이름 이다. 3.2 명제속에서사고는명제기호의요소들이사고의대상들과대응하도록그렇게표현될수있다. 3.201 이러한요소들을나는 단순기호들 이라부르고, 그명제는 완전히분석되었다 고부른다. 3.202 명제속에서적용된단순기호들을일컬어이름이라한다. 3.26 이름은어떠한정의에의해서도더이상해부될수없다. 이름은원초기호이다. 그런데 3.2에는 사고의대상 이라는말이등장한다. 여기에서 대상 이라는말은 ꡔ논고ꡕ의존재론의의미에서사용된특수한의미의 대상 이라고말하기는어려울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것은 이름 들과대응하는것이므로, 사고의어떤궁극적인요소에해당될것이다. 그렇다면과연이 사고의대상 이란무엇인가? 전달된 ꡔ논고ꡕ를읽어본후에러셀이비트겐슈타인에게던진물음이이것이었으며, 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이대답하고있다 : 그러나사고 (Gedanke) 는사실 (Tatsache) 이다 : 그것의구성요소들 (constitutions) 과구성성분들 (components) 은무엇이며, 그것들이그림그려진사실을이루는그러한것들과지니는관계란무엇인가? 저는무엇이하나의사고의구성요소들인지모르지만그것이언어의단어들에대응하는그러한구성요소들을지녀야만한다는것 (that) 을압니다. 다시사고의구성요소들과그림그려진사실의구성요소들의관계가어떤것이냐하는점은무관합니다. 이를발견해내는것은심리학의문제가될것입니다.(NB, p.129) 비트겐슈타인은자신은사고의구성요소들이무엇인지는모르지만, 사

9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고가언어의단어들에대응하는구성요소들을지녀야만한다는사실을알고있다고말한다. 즉우리는명제로사고하는데, 명제는단어들로이루어져있으므로, 사고또한그러한단어들에대응하는구성요소들을지녀야한다는것이다. 더나아가명제는긍극적으로는요소명제들로이루어지고, 요소명제는이름들의연쇄이므로, 사고는이이름들에대응하는 사고의구성요소들 을지녀야한다는것이다. 그리고그는사고의구성요소들이구체적으로무엇인지, 그리고그구성요소들과그림그려진사실의구성요소들간에어떤관계가성립하느냐하는인식론적인물음을 심리학의문제 로간주하고있다. 이러한사실은 ꡔ논고ꡕ의기본적인노선과아주잘부합한다. 즉언어와논리학의본성을해명함으로써형이상학적귀결을얻어낼수있는것과마찬가지로, 비트겐슈타인은그러한방법을통해서우리의정신에관한어떤귀결을얻어내었던것이다. 어쨌든비트겐슈타인은명제가분석되어서궁극적으로는요소명제들에, 그리고이를이루는 단순기호들 에도달하게될것이라고보았다. 이제한표현을분석하여더단순한표현으로나아갔다고하자. 또한그더단순한표현들이분석되어서이보다더단순한표현들로나아갔다고하자. 그렇다면이러한과정은무한히계속될것인가? 만일무한히계속된다면우리는명제의뜻이무엇이라고, 또명제의뜻이확정적이라고말할수없게될것이다. 그러므로그러한분석과정은어디에선가멈추어야한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명제에대한완전한분석이오직하나밖에없다고간주했다. 3.25 명제의완전한분석은오직하나밖에없다. 그러나대상, 단순기호, 이름의예를전혀제시하지도않은상황에서, 명제의완전한분석이오직하나밖에없다는것을어떻게아는가? 물론그것은하나의논리적요청이거나논리적인귀결이다. 그러나그러한분석을계속해나갈때, 그리하여우리가어떤분석을보게될때그것이완전한분석이라는것을어떻게알수있는가? 이는그러한분석에서어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95 것이진정한대상인지, 또어떤기호가진정한단순기호, 이름인지어떻게알수있느냐하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문제와관련해서 논리의적용 (5.557) 을언급한다. 5.557 논리의적용은어떤요소명제들이존재하는지를결정한다. 논리의적용속에들어있는것을논리가선취해낼수는없다. 논리가그적용과충돌해서는안된다는점은분명하다. 그러나논리는그적용과접촉되지않으면안된다. 그러므로논리와그적용은서로침범할필요가없다. 세계가대상이나실체를지녀야한다는것과우리가명제를분석할때궁극적으로요소명제들에도달해야한다는점은하나의논리적요청이었다. 이제문제는그러한분석과정에서우리가어떤것을만났을때그것이정말요소명제인지, 그것이정말대상인지를어떻게알수있으며, 어떻게결정될것이냐하는점이다. 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 논리의적용 이그점을결정한다는것이다. 대상이나요소명제의개념은결국 분석 의개념에의존한다. 그런데우리가어떤완전한분석을수행했다면우리는어떤것이요소명제인지를결정할수없는가? 그러나여기에서문제는우리가 완전한분석을수행했다는것 을어떻게알수있느냐하는점이다. 우리는어떤분석의일련의과정을수행한다. 그러나이는궁극적으로어디에서끝나야하는가? 무한히계속되는분석의과정이란논리적으로불가능한가? 아니다. 그것은논리적으로가능하다. 그러나 ꡔ논고ꡕ의체계에서는불가능하다. 왜냐하면그분석의과정이무한히계속된다면, 우리는결코 대상 의개념에이르지못할것이며, 이러한분석의개념과대상의개념은모순적이기때문이다. 따라서그러한분석의과정은어떤유한한단계에서반드시끝나야한다. 그런데그렇게우리가그분석의과정을끝낼때, 과연그것이 완전한분석 이었는지를어떻게알수있느냐하는점이문제다. 그렇다면이러한상황에서우리는우리가도달한것이 이름 인지아닌지, 요소명제 인지아닌지를어떻게결정할것인가? 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우리에게필요한것은 논리의적용 이라는것이다. 만일성공적으로적용

9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되면우리는우리가도달한것이요소명제이고대상이라고말할수있다는것이다. Ⅲ. 세계와언어 우리는지금까지 명제가어떻게뜻을지닐수있는가? 라는물음에대해서 ꡔ논고ꡕ의두가지기본적인노선에대해서살펴보았다. 첫번째것은명제는명제기호로파악될수있으며,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고또오직사실만이뜻을표현할수있기때문에명제는그표현된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두번째것은명제는상징으로서파악될수있으며, 상징으로서의명제는부분상징의함수이기때문에 뜻의함수 로서뜻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이제지금까지의문제상황을요약해보고앞으로의방향에대해간략하게요약해보자. (1)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다. 그리고오직사실만이뜻을표현할수있다. 그리하여명제는명제기호로서뜻을지닐수있다. 그러나여기에서사실이란무엇인가? 또한왜오직사실만이뜻을표현할수있는가? 완전한분석 에대한논의와 ꡔ논고ꡕ의존재론 ( 형이상학 ) 이바로이러한물음과관련있다.(Ⅰ장, Ⅱ장 ) (2) 상징으로서의명제는그것의부분상징의함수이다. 그렇다면그부분상징은어떻게뜻을지닐수있는가? 또한부분상징은오직명제속에서만뜻을지닌다. 그렇다면전체상징으로서의명제는어떻게뜻을지닐수있는가? 주목할것은여기에는어떤순환적인것이있다는점이다. 부분상징은오직전체상징 ( 명제 ) 에서만뜻을지닌다. 그런데전체상징의뜻은부분상징의뜻의함수이다. 이러한순환을벗어나기위해서는상징의뜻은어쨌든외부와의관계속에서취득되어야만한다. ꡔ논고ꡕ의존재론과그림이론은바로이러한물음과관련있다.(Ⅰ장, Ⅲ장 )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97 (3) 상징은기호와는달리우리의논리적, 구문론적인측면과관련된다. 따라서상징이어떤것이라는것을밝히는것은우리의논리적구문론이어떠하다는것을밝히는것과직결된다. 특히어떤상징들은뜻을지니지만, 어떤다른상징들은뜻을지니지않는다. 왜논리적구문론과관련하여어떤상징들은뜻을지니고다른것들은그렇지않는가? ꡔ논고ꡕ의진리함수이론은바로이러한물음과관련있다.(Ⅲ장) 1. 그림이론 1) 그림비트겐슈타인이 1914년가을, 어느전선에서교통사고재판에관한기사를읽고서 그림 이라는영감을얻었다고알려져있다. 관련기사에따르면, 그재판에서는교통사고가일어났던과정이모형을통해설명되었다. 자동차, 사람들, 길, 건물들등이모형으로제작되었던것이다. 그렇게모형 ( 모델 ) 이사실을묘사할수있다는생각으로부터비트겐슈타인은명제또한그러한역할을한다는생각에이르게된다. 우리는그림을그려서어떤사실을묘사하듯이, 명제를통해서어떤사실을그린다. 요컨대, 비트겐슈타인의그림이론의골자는명제는일종의그림이라는것이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의 그림 은단순히비유적표현에그치는것이아니다. 거기에는엄밀하게어떤개념규정이부여되어있다. 따라서우리가살펴보아야하는것은어떤의미에서명제가그림이냐하는점이다. 이물음은앞에서논의된존재론과언어에대한해명과관련해서대답되어야한다. 한편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 과관련해서가장흥미로운문제는 그림 이비트겐슈타인에게주었던결정적인통찰이무엇이었느냐하는점이다. 즉비트겐슈타인을괴롭혔던어떤결정적으로중요한문제를그비유가해결해주었느냐하는점이다. 나는바로이문제가 어떻게거짓명제가가능한가? 라는고전적인문제라고생각한다. 20) 이점은나중에논의될것이다.

9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미언급했듯이, 그림이론의골자는명제는일종의그림이라는것이다. 우리는명제들을통해사실을그리며, 표상한다. 명제 ( 또는그림 ) 는현실의모델이며 (2.12, 4.01), 명제는현실의그림이다 (4.01). 2.1 우리는사실들의그림들을만들어낸다. 2.11 그림은논리적공간속의상황, 즉사태들의존립과비존립을표상한다. 2.12 그림은현실의모델이다. 4.01 명제는현실의그림이다. 명제는우리가생각하는바현실의모델이다. 명제는요소명제들로이루어져있고, 요소명제는이름들의연쇄이다. 따라서이름은명제의궁극적요소라고부를수있다. 그런데명제는그림과비유되고있으므로, 그림의 ( 궁극적 ) 요소 는이름에대응한다. 이름은대상을대표하므로, 그림의요소 도대상을대표한다. 2.13 그림속에서그림의요소들은대상들에대응한다. 2.131 그림속에서그림의요소들은대상들을대표한다. 2.14 그림은그요소들이일정한방식으로서로관계맺는데에서이루어진다. 요컨대, 그림의요소 는 이름 이나 단순기호 에해당된다. 또한명제는 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 로서하나의사실인것과같이, 명제와비유되는그림도하나의사실이다. 2.141 그림은하나의사실이다. 그림은하나의사실이고, 또오직사실만이뜻을표현할수있기때문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99 에그림은뜻을지닐수있다. 그러나구체적으로그림은어떻게뜻을취득하게되는가? 어떻게그림은실제로사태나사실, 또는현실을그리는가? 이러한문제와관련해서, 비트겐슈타인은 그림과사태 ( 또는사실 ) 의모사관계 [ 그림관계 ] 를언급한다. 모사관계는그림의요소들과존재물들과의짝짓기들로이루어진다. 즉그림의요소 ( 명제의이름, 단순기호 ) 와대상들의짝짓기 ( 또는대응 ) 들이그림과사태의그림관계 [ 모사관계 ] 인것이다. 그러면서그는그림요소들의 촉수들 이라는비유적표현을제시한다. 그에따르면, 이 촉수들 이짝짓기를수행하며, 이촉수들로그림은현실과접촉한다 (2.1515). 2.1511 그림은현실과그렇게연결된다 ; 그것은현실에까지다다른다. 2.1512 그림은현실에잣대처럼대어져있다. 그림의사태에대한모사관계는그림의요소들과존재물들과의짝짓기들로이루어지는데, 그림요소들의 촉수들 은이짝짓기를수행하며, 이촉수들로그림은현실과접촉한다 (2.1515). 2.15121 오직눈금들의가장바깥점들만이측정될대상과접촉한다. 2.1514 모사관계는그림의요소들과존재물들과의짝짓기들로이루어진다. 2.1515 이짝짓기들은말하자면그림요소들의촉수들이다 ; 그것들을가지고그림은현실과접촉한다. 비트겐슈타인은명제가 현실의그림 이라는것을여러곳에서강조한다. 그가드는예는악보 (4.011, 4.013), 자모표기 ( 음성기호표시 )(4.011), 활인화 (4.0311), 상형문자 (4.016) 등이다. 21)

10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마지막으로비트겐슈타인이왜명제를 그림 이라고, 더정확하게는 사실 ( 또는사태, 현실 ) 의그림 이라고간주했는지그이유를살펴보자. 우리는주위에서온갖그림을보게된다. 어떤그림은실제일어난사실을묘사하는그림이지만, 어떤그림은상상의소산인경우도있다. 그런데우리는아무리일어날법하지않은것을그린그림도이해한다. 즉그그림에의해 묘사된상황 알수있다. 또한그그림을이해하는데나는그그림의뜻을설명받을필요가없다. 비트겐슈타인이명제를그림으로비유한것도바로이런이유에서이다. 4.021 명제는현실의그림이다 : 왜냐하면내가명제를이해한다면, 나는그명제에의해묘사된상황을알기때문이다. 그리고명제의뜻이나에게설명되지않았어도, 나는명제를이해한다. 2) 논리적형식 명제는현실의그림이다 (4.021). 우리는어떤경우에는어떤그림을이해하고, 또어떤경우에는그렇지않다. 이해한다면, 이는우리가그그림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01 에의해묘사된상황을알기때문이다.(4.021 참조 ) 그런데우리가어떤그림을이해하지못하는경우에는어떻게되는가? 또어떤그림은도대체어떤사실이나가능한사태를그렸다고는도저히생각되지않는경우도있지않은가? 그렇다면이제문제는그림이어떤가능한사태를그릴수있기위해서는어떤조건이충족되어야하는점이다. 도대체그림이뭔가를그릴수있기위해서필요한것은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은바로이것을 그림의모사형식 이라고부른다. 즉, 어떤것이우리가말하는 그림 이되기위해서는그것과또모사된것 [ 그려지는것 ] 과공통된것을지녀야하는데, 그것이곧 모사형식 이라는것이다. 2.16 사실이그림이되려면, 그것은모사된것과공통적인어떤것을지녀야한다. 2.161 그림과모사된것속에뭔가동일한것이있어야, 그하나는다른하나의그림이될수있다. 2.17 그림이현실을그림의방식으로 참되게또는거짓되게 모사할수있기위해현실과공통으로가져야하는것이그림의모사형식이다. 명제는기호로서파악될수도있고상징으로서도파악될수있다. 기호로파악되는경우, 명제는명제기호이며,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다. 마찬가지로그림도또한기호로파악될수도있고상징으로서파악될수도있다. 그리하여기호로서의그림은하나의사실이다. 기호로서의그림, 즉하나의 사실 이상징으로서의그림, 간단히 그림 이되려면, 그리는것과그려지는것은둘다공통적인것을지녀야하며 (2.16), 바로이것이모사형식이다 (2.17). 그렇다면그공통된것, 모사형식 이란구체적으로무엇인가? 존재론에서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되어있는방식 이 사태의구조 이고, 형식은구조의가능성 (2.033) 이다. 따라서, 사태의형식 이란 사태속에서대상들이연관되어있는방식의가능성 을뜻한다. 그림이사태를그릴수있기위해서지녀야하는그공통된것

10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은 사태의구조 와 사태의형식 과관련이있는것일수밖에없다. 바로이것들과그림쪽에서대응하는것이 그림의구조 와 그림의모사형식 이다. 2.15 그림의요소들이일정한방식으로서로관계맺고있다는점은존재물들이서로그렇게관계맺고있다는점을표상한다. 그림요소들의이러한연관이그림의구조라고불리며, 그구조의가능성은그림의모사형식이라고불린다. 2.151 모사형식은사물들이그림의요소들처럼그렇게서로관계맺고있을가능성이다. 그림의구조 란그림속에서그림의요소들이연관되는방식이고, 모사형식 이란그림속에서그림들이연관되는방식의가능성이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모사형식 을다른말로, 논리적형식, 현실의형식이라고부른다. 2.18 아무튼현실을 올바르게또는그르게 모사할수있기위해모든그림각각이현실과공통으로가져야만하는것이논리적형식, 즉현실의형식이다. 모사형식 과 논리적형식 그리고 현실의형식 은모두본질적으로동일한것이다. 그것을어떤측면에서바라보느냐, 즉그측면이그림이냐, 명제냐, 또는현실이냐에따라그러한용어가채택될뿐이다. 다시말해비트겐슈타인은그림과관련해서는 모사형식, 명제와관련해서는 논리적형식, 그리고현실이나세계와관련될때에는 현실의형식 ( 세계의형식 ) 이라는말을사용하고있는것이다. 22) 비트겐슈타인은언어와세계사이에모사관계 [ 그림관계 ] 가성립한다는점, 또는명제와현실이동일한 논리적형식 또는 논리적구조 를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03 지닐수있다는점을음악에비유한다. 가령, 악보와음파, 음반, 악상은처음에는완전히다른것들로보인다. 그러나거기에는 내적인유사성 이있다. 그래서악상을떠올린작곡가는그것을악보로옮기고, 가수는악보를보고노래를부르며 ( 어떤일련의음파를만들며 ), 우리는음반을돌려노래를듣는다. 이런일이가능한것은그것들이모두 공통적인논리적구조 를지니고있기때문이다. 4.014 음반, 악상, 악보, 음파는모두서로에대해언어와세계사이에이루어지는저내적인모사관계를지니고있다. 그것들은모두공통적인논리적구조를지니고있다. ( 동화속에나오는두젊은이와그들의두마리말과그들의백합들처럼, 그것들은어떤뜻에서는모두하나다.) 4.0141 음악가가악보로부터교향곡을이끌어낼수있는일반적규칙이존재하며, 그규칙에의하여우리는음반위의선으로부터교향곡을이끌어낼수있고, 또처음의규칙에따라다시악보를도출해낼수있다는점, 바로여기에외견상으로는그처럼전혀달라보이는구성물들의내적인유사성이놓여있다. 그리고그규칙은교향곡을악보에로투영하는투영법칙이다. 그것은악보언어로부터음반언어에로의번역규칙이다. 이러한모사형식과논리적형식에따라그림과명제는어떤것을묘사한다. 이때그림은현실과일치하거나아니라면일치하지않는다. 전자의경우그림 ( 명제 ) 는참이고, 후자의경우그림은거짓이다 (2.21). 명제는오직현실의그림임으로해서참또는거짓일수있다 (4.06). 그림이참인지거짓인지를알려면, 그림을현실과비교해야한다 (2.223, 4.05). 다시말해, 오로지그림만으로는그것이참인지거짓인지알수없다 (2.224). 비트겐슈타인은그림이묘사하는것이 그림의뜻 이라고말한다. 그러면서그는그림의참과거짓은 그림의뜻 과현실과의일치와불일치에서주어진다고말한다. 2.22 그림은그참또는거짓과는상관없이, 그묘사하는바를모사형식을통해묘사한다.

10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2.221 그림이묘사하는것이그림의뜻이다. 2.222 그림의뜻과현실과의일치또는불일치에서그림의참또는거짓이이루어진다. 명제는하나의그림으로서현실을묘사할수있다. 또한그림은가능한사태들, 또는 논리적공간속에들어있는가능한하나의상황 (2.202) 을묘사할수있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적형식 자체는명제에의해묘사될수없다. 논리적형식은명제로묘사될수없는것이며, 말할수없는것 이다. 4.12 명제는전체현실을묘사할수있지만, 현실을묘사할수있기위해서명제가현실과공유해야하는것 논리적형식 을묘사할수는없다. 논리적형식을묘사할수있으려면우리는명제로써우리자신을논리바깥에, 즉세계바깥에세울수있어야할것이다. 4.121 명제는논리적형식을묘사할수없다. 논리적형식은명제속에반영된다. 언어속에반영되는것을언어는묘사할수없다. 언어속에표현되는것을우리는언어로표현할수없다. 명제는현실의논리적형식을보여준다. 명제는현실의논리적형식을내보인다. 명제는논리적형식을묘사할수없으며, 보여줄수있을뿐이다. 그이유는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우리가 논리적형식을묘사할수있으려면 우리자신을명제를통해 논리바깥에, 또는 세계바깥에 위치시킬수있어야하는데, 이런일이불가능하기때문이다. 23)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05 3) 논리적그림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그림에는공간적인그림과채색그림, 그리고논리적그림등이있다 (2.171)( 그가언급한것은이세가지뿐이다 ). 이그림들은모두각각모사형식을지니고있는데, 이모사형식이논리적형식이면, 그그림은 논리적그림 이다 (2.181). 2.171 그형식이그림에의해보유되는각각의모든현실은그림에의해모사될수있다. 모든공간적인것은공간적인그림에의해서, 모든색채적인것은채색그림에의해서, 등등. 2.181 모사형식이논리적형식이면그그림은논리적그림이라고불린다. 그런데위에서언급된그림들이어떤관계에놓이느냐하는점에는논란의여지가있다. 가령우리는다음의언급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가? 2.182 모든그림은또한논리적그림이기도하다.( 그에반해서, 모든그림이공간적그림인것은아니다.) 문자그대로파악한다면, 논리적그림 은가장넓은개념이되고, 여기에는공간적그림과채색그림이포함된다. 왜냐하면그림은모두논리적그림이기때문이다. 그렇게되면, 논리적그림또한어쨌든그림이므로, 그림과논리적그림은동일한개념이되어버린다. 따라서 논리적그림

10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라는표현에서 논리적 이라는수식어는있으나마나한표현이되어버릴것이다. 더구나, 2.181에서의 모사형식이논리적형식이면 이라는말도불필요한것이되어버린다. 왜냐하면이경우그림과논리적그림은동일한개념이되어버리므로, 모사형식 과 논리적형식 은동일한개념이되어버릴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우리는 2.182를문자그대로파악해서는안된다. 오히려앞뒤맥락을고려할때, 2.182의 모든그림 에서의 그림 은 ( 뜻있는 ) 명제를뜻한다. 즉모든뜻있는명제들은논리적그림이라는것이다. 이러한해석이옳다는점을우리는다음의세언급 ( 특히, 3과 4) 을비교함을통해확신할수있다. 3 사실들의논리적그림이사고다. 3.5 적용된, 생각된명제기호가사고다. 4. 사고는뜻을지닌명제다. 논리적그림 은 뜻을지닌명제 이고, 그역도성립한다. 그리하여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그림이론을통하여말하고있는그림이란모두 논리적그림 이고, 또 뜻을지닌명제 라는것을알수있다. 논리적그림은현실을참되게, 또는거짓되게묘사한다. 뜻을결여하는명제 ( 동어반복이나모순 ) 는논리적그림이아니다. 그렇기때문에 선험적으로참인그림은존재하지않는다 (2.225). 2.225 선천적으로 [ 선험적으로, a priori] 참인그림은존재하지않는다. 이제 그림 의비유가비트겐슈타인에게어떤결정적인통찰을주었는지를논의하기로하자. 물론여러가지가가능할수있다. 그러나아마도가장결정적인것은 어떻게거짓명제가가능한가? 라는고전적인문제에대한실마리일것이다. 이물음은그림이론에서는 어떻게거짓그림이가능한가? 라는물음으로변형된다. 그림이존립하는사태나존재하는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07 사실을모사하는경우에는어떤결정적인문제가없는것처럼보인다. 그런데문제는그림이현실을 거짓되게 모사하는경우이다. 현실에는오직긍정적사실들만이존재할뿐이다. 거짓그림이모사하는것은이현실에는존재하지않는다. 그렇다면어떻게존재하지도않는것을그릴수있고말할수있는것인가? 어떻게그림이현실을 거짓되게모사 하는경우가가능한가? 더나아가 거짓되게모사함 이라는개념은모순적인개념은아닌가? 만일모사한다는것이있는그대로를그대로베낀다든가복사한다는것을뜻한다면, 이는결정적인난점을불러일으킬것이다. 왜냐하면이는존립하지도않는사태를있는그대로베끼는것을뜻할것이기때문에, 거짓명제의경우에는 뜻 이없다고해야할것이기때문이다. 만일뜻이있다고한다면, 이경우에도중요한난점이발생한다. 왜냐하면두거짓명제, 예컨대 눈은빨갛다 와 눈은파랗다 는둘다거짓임에도불구하고그뜻은다르기때문이다. 그런데그저존립하지않는사태를복사한다는점에서는그것들의뜻은동일해야하므로, 그뜻이상이하다는것을설명할방법이없게된다. 그러므로우리는만일 거짓되게모사함 의개념이모순개념이아니라고간주하기위해서는다음의두가지길중하나를택해야한다. 첫째, 우리는 현실 이나 세계 의개념을둘다 넓은의미 와 좁은의미 로구분하고그것들에어떤존재론적위상을부여할수있다. 그리하여우리는예컨대, 넓은의미의세계 는존립하지않는사태들로도이루어져있으며, 어떤방식으로든 존재 해야한다고생각할수있다. 둘째, 우리는 모사함 이라는말의의미를달리파악해야한다고함으로써 거짓되게모사함 이라는개념이모순개념이아니라고간주할수있다. 그런데우리는 Ⅰ장에서세계나현실을 넓은의미 와 좁은의미 로구분하는것은가능하지만, 그넓은의미의것에어떤존재론적위상을부여하는것은정당하지않다는점을논의하였으므로, 두번째길을택하는것이적절하고옳다. 따라서 모사함 이라는말은있는그대로베낀다거나복사한다는것만을뜻하지않는다. 오히려더넓게 그린다 는것을뜻한다. 그리고나는바로이점이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의비유 가겨냥

10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하는가장핵심적인것이라고생각한다. 우리는그림을제대로그릴수도있지만잘못그릴수도있다. 예컨대이책상위에책한권이놓여있는광경을어떤사람은바로그렇게그릴수도있지만, 어떤다른사람은책상밑에책한권이놓여있거나책상위에책이세권놓여있는그림을그릴수도있다. 물론후자의경우는그림을잘못그린경우이고 거짓되게모사한 경우이다. 24) 그렇다면 어떻게거짓명제가가능한가? 나 어떻게거짓그림이가능한가? 라는물음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무엇인가? 그대답은그저우리가그런그림을그린다는것이다 ( 참고, 2.1). 즉우리가그림을그린다는것이가장기본적인것이며, 그근거를다른곳에서찾아서는안된다는것이다. 오히려언어에대한이러한사실은우리에게주어진것이고, 우리는이로부터형이상학 ( 존재론 ) 이나인간의정신 ( 또는사고 ) 에관한사실을해명해나가야한다는것이다. 그러나그렇다하더라도아직문제는남아있다. 혹자는 어떻게거짓요소명제는사태가존립하지않는데도그러한사태를그리는가? 라고질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09 문할수있다. 요소명제는어떤한사태의존립을주장하므로 (4.21), 거짓요소명제는하나의존립하지않는사태가존립한다고주장하지않는가? [ 요소 ] 명제는어떤한사태의기술이므로 (4.023c), 거짓요소명제는하나의존립하지않는사태에대한기술이아닌가? [ 요소 ] 명제는사태의존립과비존립을묘사하므로 (4.1), 거짓요소명제는비존립하는사태를묘사하는것이아닌가? 요컨대, 존재하지도않는것을어떻게묘사하고기술한다는것인가? 이문제에대한대답도우리가그림을그린다는것을가장기본적인것으로받아들이는것에서출발한다. 우리는그림을그린다. 어떤경우우리는존재하는것을잘못그리기도한다. 그리고우리가제대로또는잘못그림을그린다는것은가장근원적인것이고, 우리가받아들여야하는것이다. 그러므로거짓명제의경우, 우리는전혀존재하지도않은것을묘사한것이아니다. 오히려그반대다. 즉우리가묘사하고자한것이존재하지않는것이다. 다시말해거짓명제의경우에는우리가묘사하고자하는사태가이세계에존립하지않는것이다. 요소명제가참이면, 사태는존립한다 ; 요소명제가거짓이면, 사태는존립하지않는다. (4.25) 요컨대, 거짓요소명제는비존립하는사태를묘사하는것이아니라, 거짓요소명제가묘사하고자하는사태가존립하지않는것이다. 이제우리는최종적으로중요한물음을던져야한다. 거짓요소명제가묘사하고자하는사태 는도대체존재론적인것인가? 왜냐하면그런것은이세계에존립하지않는것이기때문이다. 그것은존립하는사태나긍정적사실과같이이세계에속해있는것이아니다. 이제 ꡔ논고ꡕ의 사태 에대한정의를상기해보자. 사태란대상들의결합이다. 그렇다면 대상들의비결합, 또는 대상들이일정한방식으로결합되지않은것 은무엇인가? 물론그것은 사태가아닌것 이다. 그러나더정확한대답은그것은도대체 생각할수도없는것 이다. 대상들의결합가능성을떠나면우리는어떠한대상도생각할수없기때문이다 (2.0121). 그런데우리는 거짓명제 가말하는것을이해할수있고, 거짓명제로생각할수있다. 그러므로 거짓요소명제가묘사하고자하는사태 란 사태가아닌것 이아니라실제세계에는존립하지않지만, 논리적으로가능한 사태이다. 비

11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트겐슈타인이뜻을지닌참명제와뜻을지닌거짓명제를 논리적그림 이라고부른까닭이여기에있다. 2. 진리함수이론 1) 진리표진리함수이론은물음 (Ⅲ) 에대해대답하려는시도이다. 비가온다 와같은명제는명제기호이기때문에뜻이있고, 그림이기때문에참이거나거짓이다. 그러나왜 비가오거나오지않거나이다 와같은명제는하나의명제기호로서사실임에도불구하고뜻을지니지않는가? 그두명제는어떤점에서유사하고또어떤점에서그성격이본질적으로다른가? 비트겐슈타인의대답은다음과같다 : 그두명제는모두요소명제들에대해서어떤조작을가하여얻어지는것이다. 다시말해뜻있는명제들과동어반복이나모순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라는점에서 ( 또는명제의일반형식을공유한다는점에서 ) 유사하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동어반복과모순은사실에대한그림이아니다. 그것들의기능은뜻있는명제들과전혀다르다. 비트겐슈타인은동어반복이나모순이뜻있는명제들과그성격이완전히다르다는것을매우효과적으로보여준다. 다름아니라진리표를고안한것이다. 각각의명제에대해진리표라는장치가부여되자그차이는극명하게부각되었다. 즉동어반복은진리표상에서가장오른쪽종열의진리치가모두참 (T) 이고, 모순은모두거짓 (F) 이며, 뜻있는명제들은 T와 F를모두포함하고있다. 진리표에관한설명은이미잘알려져있으므로여기에서는그자세한내용은생략하고, 다만 ꡔ논고ꡕ에서비트겐슈타인이진리표를어떻게도입하고있는지를살펴보기로하자. 존재론 에서논의되었던바와같이, 사태들은서로독립적이다. 또한사태는존립하거나존립하지않는다. 사태를나타내는요소명제는사태와그성격을본질적으로공유하고있다. 그리하여요소명제는다른요소명제와독립이며, 요소명제는어떤요소명제와도모순될수없다는것이요소명제의한표징이다 (4.211). 또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11 요소명제가참이면, 사태는존립한다 ; 요소명제가거짓이면, 사태는존립하지않는다 (4.25). 따라서요소명제는참이거나거짓이다. 비트겐슈타인은요소명제를 p, q, r 등과같은문자로표기하고있다. 그리하여하나의요소명제는다음과같은진리표를갖는다. T와 F는요소명제의 진리가능성 이고이는각각사태의존립과비존립의가능성을의미한다 (4.3). 두개의요소명제는다음의진리가능성들을지닐수있다 : 여기에서 TT, FT, TF, FF는각각요소명제 p와 q의진리가능성이 다. 세개의요소명제는다음의 8 가지의진리가능성들을지닐수있다 :

11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TTT, FTT, TFT, TTF, FFT, FTF, TFF, FFF가그것이다. 이와같이진리가능성의개수는요소명제가 1개인경우 1이고, 2개인경우 4(=2 2 ) 이며, 3개인경우 8(=2 3 ) 이며, 일반적으로요소명제가 n개인경우 2 n 이다. 그러면이제 만일 p라면, q이다 (p q) 라는명제의진리표를살펴보자. 여기에서 p q 밑에놓여있는 TTFT 는명제 p q 의진리조건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요소명제들의진리가능성들과의일치및불일치의표현이명제의진리조건들을표현한다 (4.431). 그런데우리는진리조건만으로한명제를표현할수있다. 예컨대 p q 는 (TTFT)(p, q) 로, 또는더간단히 TTFT로표현될수있다. 그래서비트겐슈타인은 명제는그진리조건들의표현이다 (4.431) 라고말한다. 또한진리조건의종열에서 F 자리를빈칸으로남겨놓기로한다면, 우리는이명제를 (TT_T)(p, q) 로쓸수있다. 따라서위의진리표도다음과같이쓰는것으로충분하다 (4.442).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13 그렇게되면위의진리표만으로도우리는이것이명제 p q 에관한것이라는것을알수있으며, 위의진리표로 p q 를대신할수있다. 2) 동어반복과모순앞에서보았듯이, TTFT, 또는 (TTFT)(p, q) 는명제 p q 를표현한다. 각각의명제는그진리조건과동일시될수있고, 역도마찬가지다. 동어반복은진리조건이모두 T로이루어져있는경우이고, 모순은모두 F 로이루어져있는경우이다. 다시말해, 동어반복은진리표상에서가장오른쪽종열이모두 T로이루어져있는명제이고, 모순은모두 F로이루어져있는명제이다. 그러면이제비트겐슈타인이동어반복과모순에대해서해명하는과정을따라가보자. 진리조건들에주목하면, 요소명제가 2 개가있는경우진리조건들의가능한조합은 16(=2 4 ) 개가있다. 이것을나열해보면다음과같다 (5.101): (TTTT)(p, q) 동어반복 (p p.q q) (FTTT)(p, q) p와 q 둘다는아니다. (~(p.q)) (TFTT)(p, q) q이면 p이다. (q p) (TTFT)(p, q) p이면 q이다. (p q) (TTTF)(p, q) p이거나 q이다. (p q) (FFTT)(p, q) q가아니다. (~q) (FTFT)(p, q) p가아니다. (~p) (FTTF)(p, q) p이거나 q이지만, 둘다는아니다. (p.~q: q.~p) (TFFT)(p, q) p이면 q이고, q이면 p이다. (p q) (TFTF)(p, q) p이다. (TTFF)(p, q) q이다. (FFFT)(p, q) p도아니고 q도아니다. (~p.~q) 또는 (p q) (FFTF)(p, q) p이지만, q는아니다. (p.~q) (FTFF)(p, q) q이지만, p는아니다. (q.~p)

11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TFFF)(p, q) p이고 q이다. (p.q) (FFFF)(p, q) 모순 (p.~p.q.~q) 요소명제가 3 개가있는경우종열에나오는진리조건들의가능한조합은 256(=2 8 ) 개이며, 일반적으로요소명제가 n 개일경우, 그조합의개수는 2 2ⁿ 이다. 이수를비트겐슈타인은 L n 으로명명하고있다. 그리하여, 4.45 n 개의요소명제들에대해서는 L n 개의진리조건들의집단들이존재가능하다. 일정한개수의요소명제들의진리가능성들에속하는진리조건들의집단들은하나의계열을이루도록배열될수있다. 앞에서우리는그렇게배열된계열을확인하였다 (5.101). 이배열중에는 2 개의극단적인경우가존재한다. (TTTT)(p, q) 와 (FFFF)(p, q) 가그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명제들을각각 동어반복 과 모순 이라고, 또그진리조건들은각각 동어반복적 이고 모순적 이라고부른다. 4.46 진리조건들의가능한집단들중에는 2 개의극단적인경우가존재한다. 그한경우에명제는요소명제들의모든진리가능성들에대해서참이다. 우리는그진리조건들이동어반복적이라고말한다. 두번째경우에명제는모든진리가능성들에대해서거짓이다. 그진리조건들은모순적이다. 첫번째경우우리는그명제를동어반복이라고부르고, 두번째경우우리는그명제를모순이라부른다. 동어반복과모순이 극단적인 경우라는것은충분히주목할만하다. 위의진리조건들의계열의경우, 16경우중에서 2경우만이동어반복과모순이다. 마찬가지로요소명제가세개인경우에는 256경우중에오직 2경우만이그러하다. 그러나이극단성은단지경우의수와관련된것이아니다. 오히려뜻있는명제들과그성격이본질적으로상이하다는데있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동어반복과모순이어떤점에서뜻있는명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15 들과그성격이본질적으로상이하다고보았는가? 우리는이것을다음세가지로정리할수있다. 첫째, 뜻있는명제들은사실이나현실의그림이지만, 동어반복과모순은현실의그림이아니다 (4.462). 뜻있는명제들은무엇인가를말하는반면에동어반복과모순은아무것도말하지않는다 (4.461). 동어반복과모순은뜻을상실해있다 (4.461). 그러나동어반복과모순은헛소리와같이무의미한것은아니며, 산술에서 0 이하는것과유사한역할을한다 (4.4611). 4.461 명제는자기가무엇을말하는지보여주는데, 동어반복과모순은자기들이말하는것은아무것도없음을보여준다. 동어반복은아무런진리조건도가지지않는다. 왜냐하면동어반복은무조건참이기때문이다 ; 그리고모순은어떠한조건에서도참이아니다. 동어반복과모순은뜻을상실해있다. ( 마치, 대립된방향으로나아가는두화살의출발점과도같이.) ( 예를들어, 비가오거나오지않는다는것을내가알때, 내가날씨에관해서아는것은아무것도없다.) 4.4611 그러나동어반복과모순이무의미한것은아니다 ; 그것들은 0 이산술의상징체계에속하는것과비슷하게, 상징체계에속한다. 4.462 동어반복과모순은현실의그림이아니다. 그것들은가능한어떤상황도묘사하지않는다. 왜냐하면동어반복은모든가능한상황을허용하며, 모순은아무상황도허용하지않기때문이다. 둘째, 뜻있는명제들은가능성에대응하는반면, 동어반복은확실성과필연성에, 그리고모순은불가능성에대응된다 (4.464). 4.464 동어반복의참은확실하고, 명제의참은가능하며, 모순의참은불가능하다. 셋째, 기호결합의관점에서보면, 뜻있는명제들은기호들이유의미하게일정한방식으로결합되어있다. 반면에동어반복과모순은그러한유의미한결합을이루지못한다 (4.466, 4.4661). 이러한의미에서 동어반

11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복과모순은기호결합의한계경우, 즉기호결합의해체이다 (4.466d). 3) 조작과함수일반적으로함수란두집합의원소들을대응시킴에있어서한집합의원소들각각에대해서다른집합의오직하나의원소가대응되는관계 ( 또는방법 ) 를말한다. 이때전자의집합을정의역이라고하고, 후자의집합을치역이라고하는데, 정의역이진리치들의집합이거나진리치들의순서쌍 ( 또는순서열 ) 들의집합이고, 치역이진리치들의집합일때그함수를진리함수라고한다. 반면에우리는느슨한의미에서 p q는 p와 q의진리함수라고, 또간단히 p q는진리함수라고말할수있는데, 이는 p와 q의진리치가결정되면이에따라 p q의진리치도결정된다는뜻이다. 바로이러한의미에서, 뜻있는명제와동어반복, 그리고모순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이며, 비트겐슈타인또한이러한느슨한의미로 진리함수 라는말을사용하고있다. 그런데주목할것은비트겐슈타인이 진리함수 뿐만아니라 진리조작 도언급하고있다는점이며, 더구나 함수 와 조작 을엄격하게구분하고있다는점이다. 특히 ꡔ논고ꡕ에서 조작 에대한논의는 진리조작 과 진리함수 뿐만아니라, 형식계열 에대한논의로나아감으로써, 명제의일반형식 에대한논의의준비단계를이루고있다. 또한그러한논의는수의정의를제시하기위한기초단계이기도하다. 그러면이제 ꡔ논고ꡕ에서 함수 와 조작 의어떻게규정되고있으며또왜그러한구분이요구되는지를살펴보도록하자. 먼저비트겐슈타인은 조작 을다음과같이정의하고있다. 5.2 명제들의구조들은서로내적인관계에놓여있다. 5.21 우리는명제를어떤조작의결과로서, 즉한명제를다른명제들 ( 조작의토대 ) 로부터산출하는조작의결과로서묘사함으로써, 이러한내적관계들을우리의표현방식속에서부각시킬수있다. 5.22 조작이란어떤한명제로부터다른명제들을만들어내려면그명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17 제에행해져야하는그런것이다. 예컨대 ~p 의구조나형식은 ~~p 의구조나형식과 내적인관계 에있다. 우리는 ~p 에 ~ 라는조작을가하여 ~~p 를얻어낼수있다. 이때전자는 조작의토대 이고후자는 조작의결과 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조작이란어떤한명제로부터다른명제를만들어내려면그명제에행해져야하는그런것 ( 앞의예에서는, ~ ) 이다. 이제우리는명제 p에대해서 ~ 라는조작을계속적용해서다음과같은명제들의계열을산출할수있다 : p, ~p, ~~p, ~~~p, ~~~~p, ~~~~~p, 비트겐슈타인은이렇게 ~ 라는동일한조작을계속적용하는것을조작 ~ 의 계속적적용 이라고부른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조작의계속적적용개념은 등등 의개념과동등하다 (5.2523). 위의명제들의구조나형식은 ~ 라는동일한조작을계속적용해서산출된다는내적인관계에놓여있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내적관계에의해서배열된계열 을 형식계열 이라고부르기때문에 (4.1252a), 위의명제들의계열은하나의 형식계열 이된다. 비트겐슈타인은조작을나타내는기호로 O를사용한다. 또한위의형식계열은간단히 [p, x, O'x] 로나타낼수있는데, 이때 x는위의계열에서의임의의항이다. 5.2521 어떤하나의조작을그조작자체의결과에다연속적으로적용하는것을나는그조작의계속적적용이라고부른다 ( O'O'O' 는 O'ξ 를 a 에다 3 번계속적용한결과이다 ). 비슷한뜻에서나는일정한개수의명제에대한여러조작들의계속적적용에대해서이야기한다. 5.2522 따라서나는형식계열 a, O', O'O'a, 의일반항을 [a, x, O'x] 라고쓴다. 이괄호쳐진표현은하나의변항이다. 괄호속의첫번째항은형식계열의시작이고, 두번째항은계열의임의의항 x 의형식

11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며, 세번째항은 x 에서직접적으로따라나오는계열항의형식이다. 이때,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위의명제의계열 ( 형식계열 ) 을배열하는내적관계는조작 ~ 과동등하다 (5.232). 왜냐하면우리는위의명제계열이주어지면, 그러한계열을가능하게한조작이 ~ 라는것을알수있고, 거꾸로 ~ 라는조작이주어지면위의명제계열을형성할수있을것이기때문이다. 이렇듯조작의개념은 명제의논리적구성 (5.233) 과직결되는개념이다. 5.232 어떤한계열을배열하는내적관계는어떤한항을다른항에서생겨나게하는조작과동등하다. 비트겐슈타인은조작과함수를분명하게구분한다 (5.25). 그렇다면함수와조작의근원적인차이란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함수는자기자신의독립변수 [ 논항, Argument] 가될수없지만, 조작의결과는자기자신의토대가될수있다 (5.251). 5.25 조작의출현이명제의뜻을특징짓지는않는다. 왜냐하면조작은아무것도진술하는게없고, 단지조작의결과만이뭔가를진술하며, 또이것은조작의토대에의존하기때문이다. ( 조작과함수가서로혼동되어서는안된다.) 5.251 함수는자기자신의독립변수 [ 논항 ] 가될수없다. 그렇지만조작의결과는자기자신의토대가될수있다. 비트겐슈타인은함수가그자신의논항이될수없는이유를다음과같이설명한다 : 3.333 함수는그자신의독립변수 [ 논항 ] 가될수없다. 그이유는함수기호는이미자기의독립변수 [ 논항 ] 의원형을포함하면서또자기자신을포함할수는없기때문이다. 요컨대, 함수 F(fx) 가자기자신의독립변수가될수있을거라고가정해보자. 그렇다면 F(F(fx)) 라는명제가주어질것이다. 그런데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19 이명제에서외부함수 F 와내부함수 F 는그가리키는바가달라야한다. 왜냐하면그내부함수는 φ(fx) 의형식을지니고, 외부함수는 ψ(φ (fx)) 의형식을지니기때문이다. 그두함수에는단지 F 라는문자만이공통적인데, 그러나그문자는그자체로는아무것도가리키지않는다. 이점은만일우리가 F(F(u)) 대신에 ( φ): F(φu).φu Fu 라고쓴다면곧분명해진다. 이로써러셀의역설은풀린다. 위의논변은귀류법에의거한것이다. 즉만일함수 F(fx) 가자기자신의논항이될수있다고가정하면, 이로부터우리는 F(F(fx)) 를얻을수있다. 이때 F(fx) 는자기자신의논항이될수있다는가정으로부터, 바깥쪽 F 와안쪽 F 는동일한것이어야한다. 그러나안에있는함수는 φ(fx) 의형식을지니고있지만, 밖에있는함수는 ψ(φ(fx)) 의형식을지니고있다. 따라서그두 F는동일한것이될수없으며, 이로부터모순이도출된다. 그리하여함수 F(fx) 는자기자신의독립변수가될수없다. 25) 이러한논의로부터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함수를 형식 과본질적관련을지니는개념으로파악하고있지만, 반면에조작은그렇지않은것으

12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로파악하고있다는것을알수있다. 예컨대, F(F(fx)) 에서두 F 는동일한것일수없다. 왜냐하면형식이다르기때문이다. 반면에 ~(~p) 에서두 ~ 는동일한조작이다. 그것의동일성은형식과관련이없다. 이점을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5.241 조작은함수를특징짓는게아니라, 단지형식들의차이를특징지을뿐이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왜조작과함수를구분해야했을까? 가장중요한이유는 논리적동치 인경우를어떻게해명하느냐하는점에있다. 예컨대, p와 ~~p는논리적동치이다. 그렇다면그둘은동일한것을말해야한다. 따라서 ~~p 에서 ~ 가있다는점이명제의뜻을특징짓지않는다. 조작의출현이명제의뜻을특징짓지는않는다 (5.25a) 또한조작들은서로를상쇄할수있으며 (5.253), 사라질수있다 (5.254). 5.253 어떤한조작은다른한조작의효력을되돌려놓을수있다. 조작들은서로를상쇄할수있다. 5.254 조작은사라질수있다 ( 예컨대 ~~p 에서의부정 : ~~p = p). 4) 진리함수앞에서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 함수 와 조작 을구분한다는것을보았다. 전자는자기자신을논항으로지닐수없는것이지만, 후자는자신의결과를토대로서지닐수있는것이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의 진리함수 에서 함수 는앞의구분에따르면 조작 이지어떤 실질적함수 가아니다. 진리함수들은실질적함수들이아니다 (5.44a). 한편비트겐슈타인은 진리함수 라는용어를조작 ( 즉, 이맥락에서는, 진리조작 ) 의결과라는의미로사용하고있다. 그에따르면, 5.234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들은요소명제들을토대로가지는조작들의결과이다. ( 나는이러한조작들을진리조작이라고부른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21 5.3 모든명제들은요소명제들에대한진리조작의결과들이다. 진리조작은요소명제들로부터진리함수가생겨나는방식이다. 진리조작의본질에따르면, 요소명제들로부터그진리함수가생겨나는것과같은방식으로, 진리함수들로부터는새로운진리함수가생겨난다. 모든진리조작각각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들로부터다시요소명제들의어떤진리함수를, 즉명제를산출한다. 요소명제들에대한진리조작의결과들을가지고행한모든진리조작각각의결과는또다시, 요소명제들에대한하나의진리조작의결과이다. 모든명제각각은요소명제들에대한진리조작들의결과이다. 5.32 모든진리함수는유한한개수의진리조작들을요소명제들에계속적으로적용한결과이다. 예컨대 p & q 는 p와 q의진리함수이며, 특히 & 라는진리조작을적용한결과이다. 마찬가지로 ~~p 는 p의진리함수이며, ~ 라는진리조작을두번적용한결과이다. 모든명제들은요소명제들에대한진리조작의결과들 (5.3a) 이며, 모든명제들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인것이다. 바꿔말하면, 요소명제들은명제의진리독립변수 [ 논항 ] 이다 (5.01). 그리고 요소명제는자기자신의진리함수이다 (5). 앞절에서나는비트겐슈타인이조작과함수를구분해야했던가장중요한이유로서 논리적동치 인경우를어떻게해명할것이냐하는문제를들었다. 예컨대, p와 ~~p는논리적동치이므로, 둘다동일한것을말해야한다. 따라서 ~~p 에서 ~ 가있다는점이그명제의뜻을특징짓지않는다. 조작의출현이명제의뜻을특징짓지는않는다 (5.25a) 또한조작들은서로를상쇄할수있으며 (5.253), 사라질수있다 (5.254). 그런데바로이점이궁극적으로는논리적상항들은세계에속하는어떤것을대표하지않는다는비트겐슈타인의 근본사상 (4.0312) 의근거이다. 그에따르면, 5.44 진리함수들은실질적함수들이아니다. 예컨대우리가이중부정을통해긍정을산출할수있다면, 부정은 어떤의미에서건 긍정속에포함되어있는가? ~~p 는 ~p 를부정하는가, 아니면 p 를긍정하는가 ; 또는양쪽다인가?

12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명제 ~~p 는부정을어떤대상을취급하듯다루지않는다 ; 그렇지만부정의가능성은긍정속에이미선결되어있다. 그리고만일 ~ 이라고불리는대상이존재한다면, ~~p 는 p 와다른어떤것을말하지않으면안될것이다. 왜냐하면그경우전자는후자가다루지않는 ~ 를다루게될것이기때문이다. 여기에서비트겐슈타인은 ~ 이라고불리는대상이존재하지않는다는것을주장하고있다. ~~p 는 p 와논리적동치이므로동일한것을말해야한다. 그러나만일그러한대상이존재한다고하면 전자는후자가다루지않는 ~를다루게될것 이고, 그렇게되면상이한것을말하게될것이므로, 그러한대상은존재할수없다는것이다. 마찬가지로, 비트겐슈타인은 ~ 와같은대상이존재한다고가정할때, 이중부정을통해긍정이산출되는것을보고서 부정은긍정속에포함되어있는가? 와같이묻게된다고보고있다. 그러나그러한대상은존재하지않으므로, 그러한물음은애초에무의미거나잘못정립된것이다. 마찬가지로명제 p q 와 ~p q 는각각요소명제 p와 q의진리함수로서서로논리적으로동치이다. 그것들은표기법에서차이가있을뿐이고, 또그외적인형식이상이할뿐이며,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것이다 (5.41). 비트겐슈타인은이점으로부터 ~ 나, 또는 와같은 논리적상항 이존재하지않는다고주장한다 (5.4). 5.4 여기서, ( 프레게나러셀의뜻에서의 ) 논리적대상들 이니 논리적상항들 이니하는것은존재하지않는다는점이드러난다. 5.41 왜냐하면 : 진리함수들에대한진리조작의결과들은, 그진리함수들이요소명제들의하나의동일한진리함수일경우, 모두동일하기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은 ~,, 등과같은논리적상항을왼쪽이나오른쪽과같은 실질적관계 가아니라, 논리적사이비관계 로간주한다. 그에따르면이는명제 p q 가 ~p q 로정의되고, 또명제 p q 가 ~p q 로정의될수있는것과같이서로교차적으로정의될수있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23 는점에서알수있다. 그리하여그는그러한논리적상항들이 원초적기호 가아니라고주장한다. 이점은그에따르면그러한상항들이괄호들을필요로한다는점에서암시되고있다고주장한다. 5.42, 등등이왼편, 오른편따위와같은뜻에서의관계들이아니라는점은자명하다. 프레게와러셀의논리적 원초기호들 에대한교차적정의가가능하다는것은그것들이원초기호들이아니라는것, 더구나그것들이관계들을가리키지않는다는것을이미보여주고있다. 그리고우리가 ~ 과 에의해서정의하는 는우리가 를정의하기위해 ~ 과함께쓰는 과동일하다는것, 그리고이 는처음의 과동일하다는것등등은명백하다. 5.461 와 같은논리적사이비관계들이 실제적관계들과대조적으로 괄호들을필요로한다는점은외견상중요하지않을지몰라도, 의미를지니고있다. 실로, 그외견상의원초기호들에괄호들을이용해야한다는점은이미그기호들이실제적원초기호들이아니라는점을암시하고있다. 그리고괄호들이자립적인의미를가진다고는어쨌든아마누구도믿지않을것이다. 요컨대, 논리적상항이나타내는것들은실질적관계가아니라논리적사이비관계이고, 또그기호들은원초적기호가아니므로, 그것은세계를기술하는데있어서어떤본질적인것이아니며, 오히려우리가문장들을이해할때필요로하는보조수단에불과하다. 이를비트겐슈타인은간략하게다음과같이표현하고있다 : 논리적조작기호들은구두점들이다 (5.4611). 5) 명제의일반형식우리는앞에서 (Ⅰ장 4절 ) 대상의형식 과 사태의형식 이정의되는방식은상이하다는점을살펴보았다. 요컨대, 사태의형식 은사태가지니는어떤내용의가능성을언급함으로써정의되고있는반면에, 대상의형식 은대상이지니는어떤내용을언급함으로써정의되고있지않고오

12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히려대상보다더넓은 사태 를언급함으로써정의되고있다는것이다. 이차이는대단히중요한데, 왜냐하면이차이를분명히인식할때에만 명제의일반형식 의개념은파악될수있기때문이다. 우리는예컨대 p q 와 ~p 가형식이다르다고말한다. 다시말해그것들은 명제형식 이다르다. 비트겐슈타인또한바로이러한의미에서 명제형식 이라는말을사용하기도한다 ( 참고 : 5.1311). 이때의 형식 은각각의명제가지니는내용을규제하는틀이라는의미이며, 이는 사태의형식 을정의할때와그방식이같다. 반면에 명제의일반형식 이정의되는방식은 대상의형식 이정의될때와유사하다. 즉한명제를포함하는더넓은명제계열 ( 또는형식계열 ) 을언급함으로써 명제의일반형식 은정의되고있는것이다. 대상의형식 은 대상이사태속에나타날수있는가능성 (2.0141) 이다. 명제의일반형식 은말하자면, 명제가명제들의형식계열속에서나타날수있는가능성이다. 그렇다면왜비트겐슈타인은 명제의일반형식 을그런방식으로정의하고있는가? 한가지이유는분명하다. 이러한정의와논의에따라, 물음 Ⅲ에대한대답이완결된다. 다른한가지이유는 논리적동치 와관련이있다. 우리는앞에서 p q 와 ~p 가형식이다르다고말했다. 그렇다면 p q 가 ~p q 는어떠한가? 그것들은논리적으로서로동치이다. 그렇다면그것들은 형식 이동일한가그렇지않은가? 외관상으로만보면형식이다른것처럼보인다. 그러나그형식은동일하다고보아야한다. 왜냐하면그것들은동일한것이기때문이다 (5.41) 그렇다면우리는어떤엄밀한표기법에서그것들이동일한형식을지니고있다는것을보여주어야한다. 그런데 p와동치인것은 ~~p, ~~~~p, ~~~~~~p, 등등수없이많다. 그러므로우리는명제들의형식계열을문제삼아야한다. 그러면이제비트겐슈타인의실제의논의를따라가보자. 그에따르면, 요소명제에는이미모든논리적조작이포함되어있다 (5.47). 사실상, p라는요소명제는 p p, p & (~p p), p (p p) 등등과동치이므로, 그요소명제에는 ~,, & 등과같은논리적상항들이포함되어있다고말할수있다. 비트겐슈타인이실제로든예는요소명제 fa 인데, 이는 ( x)(fx) & (x = a) 와동치이다. 이때후자는 ~(x)(~fx)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25 & (x = a), ~{~( x)(fx) ~(x = a) 등과동치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것들은모두 동일한것을말하기때문 에요소명제 fa 에는 ~,, & 등과같은모든논리적조작이포함되어있다. 5.47 좌우간모든명제들의형식에관해처음부터말해질수있는것은단번에말해질수있어야한다는점은분명하다. 실로, 요소명제에는이미모든논리적조작이포함되어있다. 왜냐하면, fa 는 ( x).fx.x = a 와동일한것을말하기때문이다. 합성이있는곳에는독립변수와함수가있으며, 또이것들이있는곳에는이미모든논리적상항들이있다. 우리는이렇게말할수도있을것이다 : 모든명제들은그본성상하나의유일한논리적상항을서로공유한다. 그러나그것은일반적명제형식 [ 명제의일반형식 ] 이다. 앞절에서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 ~,, 등과같은논리적상항을왼쪽이나오른쪽과같은 실질적관계 가아니라, 논리적사이비관계 로간주한다는것을살펴보았다. 그러나위의인용문에서알수있듯이, 비트겐슈타인은 ~,, & 등과같은논리적사이비관계로서의논리적상항과는다른의미의 논리적상항 을언급하고있다. 그러면서그는바로그것이 일반적명제형식 [ 명제의일반형식 ] 라고말하고있다. 모든명제는 하나의유일한논리적상항 을공유하고있는데, 바로그것이명제의일반형식이라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이명제의일반형식을하나의 논리적상항 이라고간주하고있지만, 이것이 ~,, & 등과같은 논리적사이비관계 가아닌것으로간주했다는점은다음의언급으로부터알수있다. 5.472 가장일반적인명제형식을기술한다는것은논리학의유일한하나의일반적원초기호를기술하는것이다. 왜냐하면앞에서살펴보았듯이, ~,, & 등과같은논리적상항은 원초기호 가아닌것으로간주되었던반면에, 일반적인명제형식은 일반적인원초기호 로간주되고있기때문이다.

12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일반적명제형식 [ 명제의일반형식 ] 은명제의본질 (5.471) 이며, 명제의본질을제시하는것은세계의본질을제시하는것 (5.4711) 이다. 5.471 일반적명제형식은명제의본질이다. 5.4711 명제의본질을제시한다는것은모든기술의본질을제시한다는것을뜻하며, 따라서세계의본질을제시한다는것을뜻한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일반적인명제형식을어떻게규정하고있는가? 먼저그는다음과같은새로운조작을도입한다. 5.5 모든진리함수각각은 ( _ T)(ξ, ) 라는조작을요소명제들에다계속적으로적용한결과이다. 이조작은오른편괄호속에있는명제들전체를부정하며, 나는이조작을이명제들의부정이라고부른다. 비트겐슈타인은 ( _ T)(ξ, ) 26) 를간단히 N( ) 라고표기한다. 예컨대, (FT)(p), (FFFT)(p, q), (FFFFFFFT)(p, q, r) 등과같은것을간단히 N( ) 로표기하겠다는것이다. 이때, ξ 는 괄호표현의항들을그값으로가지는하나의변항 (5.501) 이고, ξ 위의선은 그변항이괄호속에들어있는그변항의값전부를대표한다는것을나타낸다 (5.501). 예를들어, ξ가가령 P, Q, R이라는 3 개의값을가진다면, ( ) = (P, Q, R) 이다. (5.501) 그리하여 5.502 그러므로나는 ( _ T)(ξ, ) 대신에 N( ) 라고쓴다. N( ) 는명제변항 ξ의값전체의부정이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27 비록비트겐슈타인이 5,5에서조작 N을 부정 이라고부르고있지만, 이는완전히새로운것이다. 왜냐하면, 일반논리학에서의 부정 은한문장이나명제에대해서적용되는것인데반해, 조작 N은다수의명제들에대해서적용될수있는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조작 N은 ( 동시부정, joint denial) 이나 ( 선택부정, alternative denial, Sheffer stroke) 과도구분되는것이다. 27) 이것들은 2항관계인반면에, 조작 N은임의의 n항관계에대해서도적용가능한조작이기때문이다. 28) 그리하여우리는조작 N을 비트겐슈타인의부정, 간단히 W-부정 이라고부를수있다. 29) 비트겐슈타인은조작 N, 또는 W-부정에대해서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 5.51 ξ가오직하나의값만을가진다면, N( ) = ~p(p가아니다 ) 이며, ξ가두개의값을가진다면, N( ) = ~p.~q(p도아니고 q도아니다 ) 이다. 마찬가지로 ξ가세개의값만을가진다면, N( ) = ~p & ~q & ~ r이며, ξ가네개의값을가진다면, N( ) = ~p & ~q & ~r & ~s

12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다. W-부정은 ξ가오직두개의값만을가지는경우에만한정한다면, 동시부정 과동일하다. 즉, 이경우에는 N( ) = ~p & ~q(p도아니고 q도아니다 ) 이고, p q = ~p & ~q이기때문이다. 그런데일반논리학에서모든논리식 ( 명제 ) 들이 만을사용해서표현될수있다는것은잘알려진정리이다. 예컨대 ~p는 p p로, 그리고 p q는 (p q) (p q) 로표현된다. 마찬가지로 ~p는 N(p) 로, p q는 N(N(p, q)) 로표현된다. 따라서모든명제들은 N 조작의계속적적용을통하여모두표현될수있다. 이것을보이는작업은번거로운일이므로생략하기로하자. 30) 그리하여비트겐슈타인은진리함수의일반적형식, 또는명제의일반적형식을다음과같이규정하고있다 : 6 진리함수의일반적형식은 [,, N( ) ] 이다. 이것이명제의일반적형식이다. 앞에서나는비트겐슈타인이 대상의형식 을정의한방식에따라서, 명제의일반형식 은말하자면, 명제가명제들의형식계열속에서나타날수있는가능성 이라고했다. 이말은바꿔말하면다음과같을것이 다 : 이는다름이아니라, 모든명제각각은요소명제들에다 N'( 는조작을계속적으로적용한결과라는말이다 (6.001). ) 라 Ⅳ. 여러명제들 앞에서우리는 ꡔ논고ꡕ의두가지기본뼈대인그림이론과진리함수이론을살펴보았다. 이두가지이론을통하여비트겐슈타인은물음 (Ⅱ) 에대한대답 (ⅱ) 와물음 (Ⅲ) 에대한대답을제시하고있다. 그에따르면, 동어반복과뜻있는명제, 그리고모순은명제기호로서하나의사실이라는점에서유사하며, 또명제의일반형식을공유한다는점에서, 다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29 말해그것들이모두요소명제의진리함수라는점에서유사하다. 반면에, 뜻있는명제들은사실이나현실에대한그림으로서뜻을지니지만, 동어반복과모순은뜻을결여한다. 그것들은단지 0 이산술체계에서속하는방식으로상징체계에속할뿐이다. 그렇다면 ꡔ논고ꡕ에서그림이론과진리함수이론은어떤관계를맺고있는가? 앤스컴은그두이론이 동일한것 이라고주장한다. 사실상, 우리는비트겐슈타인의명제의이론을그림이론과진리함수이론의종합으로간주해서는안된다. 그의그림이론과진리함수이론은동일한것이다 (Anscombe(1959), p.81). 이와극단적으로반대되는입장은이승종 (2002) 에의해서제기되었는데, 그에따르면, 두이론사이에는 화해할수없는모순이존재 ( 이승종 (2002), 61쪽 ) 한다. 그러나이러한극단적인주장들은전혀옳지않다. 그두가지이론이무엇을문제삼고있고, 또무엇을대답하고있는지를고려한다면, 이는명백하다. 31)

13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두가지이론을통하여비트겐슈타인은지금까지는그가보기에성공적으로물음 (Ⅱ) 와물음 (Ⅲ) 에대한대답을제시하였다. 그러나그의앞에는넘어야할산이또다시남아있었다. 그에따르면, 말할수있는것, 즉뜻을지닌명제는동어반복과모순이아닌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에로국한된다. 그렇다면이제다음의문제가발생된다 :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닌명제들에는어떤것이있는가? 그리고왜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닌명제들은그것들의성격이어떠하기에뜻을지니지않는가? 이명제들의성격은모두동일한가? 만일상이하다면어떤점에서상이한가?( 물음 Ⅳ) 따라서이제우리가명제라고부르는것중에서어떤것이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이고, 어떤것이아닌지를구분하는것은대단히중요한문제다. 이제우리는모든종류의명제들에대해서각각그것이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인지아닌지를문제삼아야하는것이다. 32)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31 분명한경우가있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학의명제는동어반복이므로 (6.1), 논리학의명제는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이지만뜻을결여하는명제 이다.(1절) 수학의명제는논리학의명제와유사하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의생각에따르면, 수학의명제는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가아니다. 다만, 논리학의명제가하는역할이나기능과거의동일할뿐이다.(2절) 마찬가지로확률명제도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가아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확률명제는논리학의명제와유사한역할을한다.(3절) 윤리학의명제나미학의명제도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가아니다. 그러나이것들은논리학의명제와그역할이완전히다르다.(7절) 한편, 자연과학의명제들은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이다. 그러나더엄밀하게말하면, 인과성의법칙 과같은명제들은여기에서제외된다.(5 절 ) 반면에, 일반명제 (4절) 와명제적태도를나타내는명제 (6절) 에대해서는비트겐슈타인의사유는대단히불분명하다. 그러면이제이것들을하나하나검토하면서이점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구체적인생각이무엇인지살펴보도록하자. 1. 논리학의명제 1) 논리학의명제와논리학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논리학의명제들은동어반복들이다 (6.1). 동어반복이나모순은사실이나현실에대한그림이아닌, 뜻을상실한명제이므로, 논리학의명제들은아무것도말하지않는다. 그것들은종합명제가아니라분석명제이다 (6.11). 동어반복들로이루어지는논리학은그에따르면 초월적 (transcendental) 이다. 6.1 논리학의명제들은동어반복들이다. 6.11 따라서논리학의명제들은아무것도말하지않는다.( 그것들은분

13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석적명제들이다.) 6.13 논리학은이설이아니라, 세계의거울상이다. 논리학은선험적 [ 초월적, transcendental] 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학은이설이아니라, 세계의거울상 [ 거울그림, Spiegelbild] 이다 (6.13). 다시말해자연과학의명제가세계의사실을그리는그림이라면논리학의명제는그와성격이다른 거울그림 이다. 그렇다면그거울그림은무엇을보여주는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뜻있는명제는세계의사실에대한그림으로서사태가그러하다는것을말해주지만, 반면에논리학의명제들은그것이동어반복들이라는점을통해언어와세계의형식적속성을보여준다 (6.12a). 달리말하면, 논리학의명제들은세계의골격을기술하거나묘사한다 (6.124). 6.12a 논리학의명제들이동어반복들이라는점은언어의, 그리고세계의, 형식적 - 논리적 - 속성들을보여준다. 6.124 논리적명제들은세계의골격을기술한다 ; 또는차라리, 세계의골격을묘사한다. 논리적명제들은아무것도 다루지 않는다. 그것들은이름들은의미를가지고, 요소명제들은뜻을가진다고전제한다 : 그리고이것이그것들이세계와이루는결합이다. 상징들의어떤 본질적으로일정한성격을갖는 결합들이동어반복들이라는점은세계에관해무엇인가를지적하고있음이틀림없다는점은분명하다. 여기에결정적인것이놓여있다. 우리는말하기를, 우리가쓰는상징들에서어떤것은자의적이고어떤것은그렇지않다고하였다. 논리학에서표현하는것은오직후자뿐이다 : 그러나이말의뜻은, 논리학에서는우리가표현하고자하는것을우리가기호의도움으로표현한다는것이아니라, 논리학에서는자연필연적인기호들의본성스스로가진술을한다는것이다 : 만일우리가그어떤기호언어의논리적구문론을알고있다면, 논리학의모든명제들은이미주어져있다. 초월적인것이논리학이라면초월적이지않은것은자연과학이다. 마찬가지로논리학의명제가초월적이라면, 자연과학의명제 ( 즉, 뜻있는명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33 제 ) 는비-초월적이다. 그렇다면구체적으로논리학의명제들은뜻있는명제 ( 자연과학적명제 ) 와어떻게다른가? 통상적으로논리학의명제는필연적이고선험적이며분석적이라고간주된다. 반면에자연과학의명제는우연적이고후험적이며종합적이다. 바로이러한생각을비트겐슈타인또한받아들이고있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은기호결합의측면도고려하고있는데, 이를단적으로 제로-방법 이라고부르고있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학의명제는분석적이다. 즉논리학의명제는아무것도말하지않으며, 어떤내용이나정보를제공해주지않는다. 그리하여논리학의명제가마치어떤내용을지니는것처럼설명하는이론은항상잘못된것일수밖에없으며 ( 참조 : 6.111) 이며,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적명제들에대한올바른설명은논리적명제들에게모든명제들가운데에서유일무이한지위를주어야한다 (6.112) 고간주한다. 6.111 논리학의명제를내용있어보이게만드는이론들은언제나거짓이다. 예컨대우리는 참 과 거짓 이라는낱말들이다른속성들가운데에서 2 개의속성을가리킨다고믿을수도있을것이다. 그리고그럴경우, 각각의모든명제가이러한속성중하나를소유한다는점은이상한사실로보일것이다. 이제그것은, 가령 모든장미는노랗거나붉다 는명제가비록참이기는해도자명하게는들리지않듯이, 전혀자명해보이지않는다. 요컨대, 이제논리학의명제는자연과학적명제의성격을부여받는데, 이는그명제가잘못파악되었음을나타내는확실한표시이다. 또한비트겐슈타인은논리학의명제를선험적인것으로파악한다. 그에따르면, 어떤뜻있는명제가참인지를알려면우리는그명제를세계의사실과비교해야만한다. 다시말해어떤경험이필요하다. 반면에논리학의명제들이 ( 논리적으로 ) 참이라는것은그명제만으로도 ( 그상징만으로도 ) 파악될수있다. 비트겐슈타인은바로이점이 논리적명제들의특수한징표 라고말한다. 6.113 우리가그상징만으로도그명제들의참을인식할수있다는점, 이것이논리적명제들의특수한징표이다. 그리고이사실속에논리철학

13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전체가포함되어있다. 그리고따라서비 - 논리적명제들의참또는거짓이명제만으로는인식될수없다는점도역시중요한사실들중의하나이다. 마찬가지로비트겐슈타인은논리학의명제를필연적인진리로파악한다. 그에따르면, 뜻있는명제들은경험에의해서반박되거나확증될수있지만, 논리학의명제는가능한어떤경험에의해서도그럴수없다. 6.1222 이는왜논리적명제들이경험에의해서반박될수없는것과마찬가지로경험에의해서확증될수도없는지하는물음에빛을던져준다. 논리학의명제는가능한어떤경험에의해서도반박될수없어야할뿐아니라, 확증될수도없어야한다. 이점은뜻있는명제가세계의사실을그리는반면에논리학의명제는세계의골격을묘사한다는 6.124의주장으로부터따라나오는귀결이다. 실제경험은항상세계의사실에대한그림과함께묘사될것이므로, 논리적명제들은경험에의해서확증되거나반박될수없는것이다. 뿐만아니라,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적법칙들은필연적인것이기때문에, 자연과학의법칙들이다른자연과학적법칙에종속될수있는것과같이, 다른논리적법칙들에종속되어서는안된다 (6.123). 논리적법칙들은그자체로서근원적이고필연적인것이기때문에, 이세계가어떠하냐하는점에의해서 우연적으로 좌우되는그런법칙일수없다. 그리하여논리적인 일반적타당성 은자연과학적일반명제가 우연적인 일반적타당성을지니는것과대조적으로 본질적 이다 (6.1231, 6,1232). 이러한관점에서비트겐슈타인은러셀의유형이론과환원가능성공리를비판한다. 6.123 논리적법칙들자체가다시논리적법칙들에종속되어선안된다는점은분명하다. ( 러셀이생각한것처럼각각의모든 유형 마다고유한모순률이존재하는게아니라, 하나의모순률이면충분하다. 왜냐하면모순률은자기자신에게는적용되지않기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35 6.1231 논리적명제의표시는일반적타당성이아니다. 일반적이라는것은실은단지, 모든사물들에대해우연적으로적용된다는걸뜻할뿐이다. 사실, 일반화되지않은명제도일반화된명제와꼭같이동어반복적일수있는것이다. 6.1232 논리적인일반적타당성은, 가령 모든사람은죽는다 라는명제의우연적인일반적타당성과는대조적으로, 본질적이라고불리울수도있을것이다. 러셀의 환원가능성공리 와같은명제들은논리적명제들이아니다. 그리고이는다음과같은우리의느낌을설명해준다 : 그명제들이참이라고하더라도, 그것들은오직운좋은우연에의해서만참이될수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비트겐슈타인은기호결합의관점에서논리학의명제들의본성을해명하려고한다. 앞에서도논의되었듯이, 동어반복과모순은기호결합의한계경우, 즉기호결합의해체이다 (4.466d). 논리학의명제들은뜻있는명제들을아무것도말하지않은명제로결합시킨다. 예컨대 비가온다 라는뜻있는명제는 비가오거나오지않거나이다 에서와같이아무것도말하지않는명제로결합된다. 이렇게함으로써논리학의명제들은뜻있는명제들의논리적속성을명시한다. 비트겐슈타인은이방법을제로-방법이라고부르고있다. 6.121 논리학의명제들은, 아무것도말하지않는명제들이되게명제들을결합시킴으로써, 명제들의논리적속성들을명시한다. 이방법이제로 - 방법이라고도불릴수있을것이다. 논리적명제속에서명제들은평형을이루게되고, 이때그평형상태는이명제들이논리적으로어떤상태에있는지를지적해준다. 동어반복이나모순은뜻있는명제와같이유의미한기호결합을이루고있지않으므로, 사실상우리에게는필요하지않을수있다. 다시말해우리는뜻있는명제들없이는지낼수없지만, 반면에논리적명제들없이도지낼수있다 (6.122). 6.122 이로부터우리는논리적명제들없이도지낼수있다는점이밝

13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혀진다. 왜냐하면적절한표기법속에서는우리는실로명제들을단지바라보기만해도명제들의형식적속성들을인식할수있기때문이다. 여기에서비트겐슈타인은그이유를우리가뜻있는 명제들을단지바라보기만해도명제들의형식적속성들을인식할수있기때문 이라고말하고있다. 비트겐슈타인은그예를다음과같이제시한다 (6.1221): 예컨대우리는뜻있는명제 q 가뜻있는명제 (p q) & p 로부터따라나온다는것을그두명제를보자마자알수있다. 그렇기때문에우리는 {(p q) & p} q 라는명제없이도지낼수있다. 2) 논리학의명제와증명통상적으로수학이나논리학은공리체계를이용한다. 공리체계는자연연역과달리, 몇개의공리들로부터추론규칙을적용하여정리를이끌어내는것으로이루어진다. 그런데이러한공리체계는출발점이되는소수의공리들은더근원적이고, 추론되어나오는정리들은덜근원적인것이라는생각을불러일으킬수있다. 그러나비트겐슈타인에게이생각은옳지않은것이다. 왜냐하면앞에서도확인했듯이, 논리적법칙들은다른논리적법칙들에종속될수없는것으로서, 그자체로모두근원적인것이기때문이다. 즉, 논리학의명제들중에는 근본법칙과파생법칙이란본질적으로는존재하지않는다 (6.127a). 6.127 논리학의모든명제들은같은자격을지닌다 ; 그것들중에근본법칙과파생법칙이란본질적으로는존재하지않는다. 각각의모든동어반복은자기가하나의동어반복임을스스로보여준다. 그렇다면이제문제는논리학에서의증명이도대체무엇이며그성격이무엇이냐하는점이다. 도대체 증명 이논리학에서하는역할이란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은통상적인방식에따라 증명 이라는말을사용한다. 즉증명이란어떤공리들에추론규칙을적용해서정리를이끌어내는것이다 (6.126c). 그런데그는이러한증명과정과방식이 논리학에는전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37 혀비본질적 (6.126d) 이라고간주한다. 6.126 어떤한명제가논리학에속하는지의여부는그상징의논리적속성들을계산함으로써계산될수있다. 그리고그런계산작업을우리는어떤논리적명제를 증명 할때한다. 왜냐하면우리는뜻과의미에신경을씀이없이, 단지기호규칙들에따라서, 논리적명제들을다른명제들로부터형성하기때문이다. 논리적명제들을증명한다는것은처음의명제들로부터반복해서동어반복들을낳는어떤조작들의계속된적용에의해어떤논리적명제들을다른논리적명제들로부터생겨나게한다는점에있다. ( 사실, 동어반복으로부터는오직동어반복들만이따라나온다.) 물론, 논리학의명제들이동어반복들임을보여주는이러한방식은논리학에는전혀비본질적이다. 왜냐하면증명의출발점이되는명제들은자기들이동어반복이라는것을증명없이보여주어야하기때문이다. 위의인용문에서알수있는바와같이, ꡔ논고ꡕ에서 논리적명제의증명 은어떤공리들 ( 즉, 처음의 ( 논리적 ) 명제들 ) 로부터시작해서어떤추론규칙들 ( 즉, 동어반복들을낳는어떤조작들 ) 을계속적용함으로써다른논리적명제들을도출하는것에서성립한다. 그런데, 이때 처음의명제 는동어반복이므로, 이러한조작들을적용한결과는오직동어반복들뿐이다. 그리고비트겐슈타인은 증명의출발점이되는명제들은자기들이동어반복이라는것을증명없이보여주어야하기때문 에, 이러한증명과정과방식이 논리학에는전혀비본질적 이라고간주하고있다. 요컨대, 논리학의명제들이모두동어반복이라는점이논리학에본질적이지, 어떤동어반복들로부터다른동어반복이어떤조작에의해따라나온다는점은논리학에는비본질적이다. 그리하여논리학에서의증명은 기계적보조수단 (6.1262) 에불과하다. 6.1262 논리학에서의증명은, 동어반복이복잡할경우그동어반복을보다쉽게인식하기위한기계적보조수단일뿐이다. 그렇다면어떤증명이 기계적인보조수단 이아니라어떤본질적인

13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역할을하는경우가존재하는가? 비트겐슈타인은바로그경우가 뜻을지닌명제의논리적증명 이라고간주한다. 이런점에서이증명과논리학에서의증명은완전히다르다 (6.1263). 6.1263 만일뜻을지닌어떤한명제가다른명제로부터논리적으로증명될수있고, 또한논리적명제도그렇게될수있다면, 그건정말너무나도이상할것이다. 뜻을지닌명제의논리적증명과논리학에서의증명이두개의서로완전히다른것이라야한다는점은처음부터분명하다. 그러나사실상 논리적명제의증명 이라는표현과는달리, 뜻을지닌명제의증명 이라는표현은문자그대로파악한다면, 기묘한것이다. 왜냐하면우리는 증명 이라는표현을사용할때통상적으로어떤 ( 형식 ) 체계를상정하기때문이다. 이러한관점에서보면, 혹자는 뜻있는명제 는애초부터 증명 의대상이아니라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 따라서이때의 증명 은어떤엄밀한의미의 증명 으로파악되어서는안된다. 사실상, 비트겐슈타인이설명하는것도그러한느슨한의미의 증명 이다. 예컨대우리는지금비가오고있는것을확인하고서운동장의땅이젖어있을것이라고증명할수있다. 즉, 우리는비가오면땅이젖고, 지금비가오고있으므로, 운동장의땅은젖어있다고증명할수있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러한증명에서각각의명제들은무엇인가를진술하며, 그명제가진술한대로사태가그러하다는것을보여준다. 반면에 논리학에서모든명제각각은증명의형식 이며, 논리학의모든명제각각은기호로묘사된전건긍정식이다 (6.1264). 6.1264 뜻을지닌명제는무엇인가를진술하며, 그런명제의증명은사태가진술대로라는것을보여준다 ; 논리학에서모든명제각각은증명의형식이다. 논리학의모든명제각각은기호로묘사된전건긍정식이다. ( 그리고전건긍정식은명제에의해서표현될수없다.) 그러나 6.1264의언급은이해하기가대단히어렵다. 어떻게논리학의명제가각각증명의형식인가? 예컨대 p ~~p 라는논리학의명제는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39 보통논리학교과서에서공리가아니라정리로파악된다. 그렇다면그명제는증명의결과이지증명의형식인것은아니지않는가? 또한전건긍정식이란 p, p q, q와같은추론규칙을말한다. 그렇다면어떻게해서논리학의명제들이각각 기호로묘사된전건긍정식 인가? 예컨대과연 p ~p 라는논리학의명제는전건긍정식인가? 뿐만아니라, 위의추론규칙은 {p & (p q)} q로나타낼수있다. 그렇다면왜전건긍정식이명제에의해서표현될수없다는것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학의명제들은모두동등한자격을지니다. 논리학의명제들중에는 근본법칙과파생법칙이란본질적으로는존재하지않는다 (6.127a). 따라서그것들은모두논리학의공리도될수있고, 마찬가지로정리도될수있다. 또한 각각의모든동어반복은자기가하나의동어반복임을스스로보여준다 (6.127b). 즉, 증명없이도각각의모든동어반복은자신이그러함을보여준다. 그런데증명을통해어떤동어반복이동어반복임을보이는것과증명없이그것이자신이동어반복임을스스로보여주는것은그것이동어반복임을보여준다는점에서동등하다. 그렇기때문에어떤한동어반복은그것을산출케하는증명과정과동등하다고파악할수있다. 그증명과정이란기본적으로 기호로묘사된전건긍정식 이다. 예컨대우리는어떤논리학의체계의공리가 A, B, 그리고 C라고가정할때, p ~p 라는논리학의명제는 A & B & C, (A & B & C) (p ~p), p ~p와동등하다고파악할수있다. 따라서우리는 6.1264 의 논리학의모든명제각각은기호로묘사된전건긍정식이다 라는언급을문자그대로파악해서는안된다. 오히려, 그언급은 논리학의모든명제각각은기호로묘사된전건긍정식으로파악될수있다 로이해해야한다. 마찬가지로우리는 6.1264a의 논리학에서모든명제각각은증명의형식이다 라는언급도문자그대로파악해서는안되며, 논리학에서모든명제각각은증명의형식으로파악될수있다 로이해해야한다. 그리하여우리는이러한관점에서다음의언급을이해할수있다 : 6.1261 논리학에서과정과결과는동등하다. ( 그렇기때문에뜻밖의것

14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란없다.) 6.1265 논리학은언제나이렇게파악될수있다 : 즉모든명제각각은자기자신의증명이라고. 그러나아직까지도우리에게남아있는난제가있다. 6.1264의 그리고전건긍정식은 [ 하나의 ] 명제에의해서표현될수없다 라는언급을어떻게이해해야하느냐하는점이문제인것이다. 그원문은다음과같다 : Und den modus ponens kann man nicht durch einen Satz ausdrücken.(and the modus ponens can not be expressed by a proposition.) 이언급을이해하는가능한한가지방법은하나의명제 (einen Satz, a proposition) 가언급되고있다는것을주목하는것이며, 다른방법은위의언급에서 명제 가 ( 비트겐슈타인이종종하는버릇처럼 ) 뜻있는명제 의의미로사용되고있다고파악하는것이다. 사실상전건긍정식 (modus ponens) 은다음과같은추론규칙으로서, 하나의명제가아니라논증의형태를띠고있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41 p p q q 다시말해전건긍정식은여러명제들 ( 엄밀하게말하면, 명제형식들 ) 로이루어져있는것이다. 따라서이것은하나의명제로표현될수없다. 그러나이러한이해는다음과같은문제를야기한다. 우리는위의논증을다음과같은조건문과동등한것으로파악할수있다 : {p & (p q)} q. 이것은하나의명제이며, 또한우리는이조건문이전건긍정식을표현하고있다고말할수있다. 더구나이점은비트겐슈타인의다음의언급을살펴보면더욱더설득력있다. 6.1271 논리적근본법칙들 의수가자의적이라는점은분명하다. 왜냐하면논리학은실은단하나의근본법칙으로부터, 예컨대프레게의근본법칙들로부터단순히논리적곱을형성함으로써유도될수도있기때문이다. ( 프레게는아마, 이러한근본법칙은이제더이상직접적으로자명하지않다고말할것이다. 그러나프레게처럼정밀한사상가가논리적명제의기준으로서자명성의정도를끌어들였다는것은이상한일이다.) 여기에서비트겐슈타인은 논리적근본법칙들 의수가자의적이라고말하고있다. 예컨대어떤논리학체계의공리들이다수일때우리는그공리들을모두연언기호로연결한하나의연언문을생각할수있다. 그렇게되면 논리적근본법칙들 은다수가아니라하나가될것이다. 그공리들중하나만을제외하고나머지를연언기호로연결하면우리는그법칙들을두개로도파악할수도있다. 마찬가지로서로다른동어반복들을공리들에적절하게결합시킴으로써우리는원래의개수보다훨씬더많은것을근본법칙들이라고간주할수도있을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공통된것은그개수와상관없이그것들이모두 논리적근본법칙들 이라고

14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불린다는점이다. 마찬가지로위의조건문은하나의명제이지만여전히전건긍정식을표현하는것으로간주될수있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전건긍정식은명제에의해서표현될수없다 (6.1264b) 라는언급에서 명제 는 뜻있는명제 를뜻한다. 2. 수학의명제 1) 수학의명제와수학 ꡔ논고ꡕ에서비트겐슈타인의수학에대한해명과논의는매우불분명하고불완전한것이다. 특히수의정의, 집합론, 그리고논리주의에관한언급은어떤충분한근거를결여하고있다. 아마도이점으로부터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중기에수학철학에철저하게매진한까닭을찾을수있을것이다. 어쨌든, 비트겐슈타인은수학의명제가논리학의명제와달리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가아니라고생각하지만, 반면에논리학의명제와거의동일한역할을한다고생각한다. 그렇다면왜수학의명제는 요소명제의진리함수 가아닌가? 다음절에서자세히살펴보겠지만, 비트겐슈타인은수를 조작의지수 로정의한다 (6.021). 그런데논리상항이나조작은세계에존재하는어떤것을대표하지않으므로 (4.0312), 조작의지수로서수는아무것도대표하지않는다. 더구나예컨대 1 + 5 = 6 은요소명제도아니다. 왜냐하면요소명제는이름들의연쇄인데, 그명제에는대상을나타내는이름이없기때문이다. 반면에비트겐슈타인은수학의명제가논리학의명제와거의동일한역할을한다고간주한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학의명제들은동어반복이지만, 수학의명제들은 등식들 이다 (6.2b). 그리고그것들은둘다 세계의논리를보여준다 (6.22). 6.2b 수학의명제들은등식들이며, 따라서사이비명제들이다. 6.22 논리학의명제들이동어반복들속에서보여주는세계의논리를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43 수학은등식들속에서보여준다. 그것들은둘다세계의사실을그림그리는뜻있는명제와는달리, 세계의골격을묘사하는 사이비명제들 (6.2) 이다. 그래서수학의명제는논리학의명제와같이어떤사고도표현하지않으며, 그것들이참인지를확인하기위해서는사실들과비교할필요가없고, 더나아가우리는그것들없이도지낼수있다. 그것들은둘다필연적이고선험적이고분석적이다 ( 앞절참조 ). 6.21 수학의명제들은아무런사고도표현하지않는다. 6.211 삶속에서우리가필요로하는것은실은결코수학적명제가아니다. 오히려우리는단지, 수학에속하지않는명제들로부터마찬가지로수학에속하지않는다른명제들을추론해내기위해서수학적명제들을이용한다. ( 철학에서 실제로무엇때문에우리는그런낱말, 그런명제를쓰는가? 라는물음은언제나우리를가치있는통찰들에로인도한다.) 6.2321 그리고수학의명제들이증명될수있다는점은실은다름아니라, 수학적명제들의올바름은그것들이표현하는바가올바른지를알기위해사실들과비교되어야할필요없이통찰될수있다는것이다. 수학의명제가참이라는것을확인하기위해서는우리는어떤언어외적인사실에의거할필요가없다. 그렇기때문에비트겐슈타인은수학에서의 직관 도언어내적인것으로간주한다. 그리하여언어외적인사실을확인해야하는 실험 과수학적활동으로서의 계산 은분명하게구분된다. 6.233 수학적문제들을해결하기위해직관이필요한가하는물음은, 여기서는바로언어가그필요한직관을제공한다고함으로써대답되어야한다. 6.2331 계산의과정이바로이러한직관을가져다준다. 계산은실험이아니다.

14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뿐만아니라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수학적방법에본질적인것은등식들을가지고작업한다는것 (6.2341) 이며, 수학에서등식들에이르는방법은 대입의방법 이다 (6.24). 6.2341 수학적방법에본질적인것은, 등식들을가지고작업한다는것이다. 수학의모든명제각각이저절로이해되어야한다는것은말하자면이러한방법에기인한다. 6.24 수학이그등식들에이르는방법은대입의방법이다. 왜냐하면등식들은두표현의대체가능성을표현하고, 우리는등식들에따라서표현들을다른표현들로대체함으로써일정한개수의등식들로부터새로운등식들에로전진해나가기때문이다. 6.2341에서알수있듯이,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수학의모든명제는 저절로이해되어야한다. 그렇다면어떻게수학의명제는저절로이해될수있는것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동일성기호로결합된두개의표현은, 그등식이참인경우, 서로대체될수있다는것이그두개의표현자체에서드러나야한다. 6.23 2 개의표현이동일성기호에의해결합된다면, 이는그둘이서로대체될수있다는뜻이다. 그러나이것이사실인지여부는그두표현자체에서드러나야한다. 논리적형식이서로대체될수있다는점은두표현의논리적형식을특징짓는다. 그렇게대체될수있는표현들은서로의미가같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등식은우리가두표현이의미가동등하다고바라보는관점을특징짓는다 (6.2323). 6.2323 등식은내가두표현을고찰하는관점을, 다시말해서두표현의의미동등성이라는관점을특징지을뿐이다. 그렇기때문에두표현의의미가동일하다는것을보여주기위해서등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45 식이필수적인것은아니다. 왜냐하면우리는의미가동일하다는것을두표현자체에서알수있기때문이다. 또한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두표현이의미가동일하다는점은주장될수없다. 왜냐하면그동일성을주장하기위해서는먼저그표현들의의미를이미알고있어야하는데, 그렇게이미알고있다는것은동일한의미를지니는지의여부를알고있다는것이므로, 동일성에대한앎은두표현의의미에관해무엇인가주장할수있는대상이아니라, 주장하기위한조건에속하기때문이다 (6.2322). 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관점에서프레게를비판한다 (6.232). 6.232 프레게가말하기를, 그두표현은동일한의미를가지지만, 상이한뜻을가진다고한다. 그러나등식에서본질적인것은, 동일성기호가결합시키는두표현이동일한의미를가진다는점을보여주기위해등식이필수적인것은아니라는점이다. 왜냐하면그점은그두표현자체에서알아볼수있기때문이다. 6.2322 두표현의의미동일성은주장될수없다. 왜냐하면그것들의의미에관해무엇인가를주장할수있으려면, 나는그것들의의미를알아야하며 ; 또그것들의의미를앎으로써, 나는그것들이동일한것을의미하는지아니면다른것을의미하는지알기때문이다. 2) 수의정의와집합론비트겐슈타인이수를도입하는과정은매우흥미로운것이다. 그는명제의일반형식과 조작의일반적형식 을제시한다음에 조작의지수 로서수를정의하는데, 이과정은다소길지만있는그대로인용할가치가있을것이다. 6 진리함수의일반적형식은 [,, N( ) ] 이다. 이것이명제의일반적형식이다. 6.001 이는다름아니라, 모든명제각각은요소명제들에다 N'( ) 라는조작을계속적으로적용한결과라는말이다.

14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6.002 어떤한명제가구성되는일반적형식이주어져있다면, 그와동시에어떤한명제로부터어떤조작에의해다른어떤명제가산출될수있는일반적형식도이미주어져있다. 6.01 조작 Ω ( ) 의일반적형식은따라서 [, N( )]'( )(= [,, N( )]) 이다. 이것이어떤한명제로부터다른한명제로의이행의가장일반적인형식이다. 6.02 그리고그렇게해서우리는수에도달한다 : 나는다음과같이정의한다. 그리고 x = Ω0 x Def Ω Ω ν x = Ω ν+1 x Def 그러므로우리는이러한기호규칙들에따라계열 x, Ω x, Ω Ω x, Ω Ω Ω x, 를다음과같이쓴다. 즉 Ω 0 x, Ω 0+1 x, Ω 0+1+1 x, Ω 0+1+1+1 x, 그러므로나는 [x, ξ, Ω ξ] 대신에 : [Ω 0 x, Ω ν x, Ω ν+1 x] 라고쓴다. 그리고다음과같이정의한다 : 6.021 수는어떤조작의지수이다. 0 + 1 = 1 Def 0 + 1 + 1 = 2 Def 0 + 1 + 1 + 1 = 3 Def ( 등등.) 비트겐슈타인은조작에대해서 귀납적정의 를제시한후에이를바탕으로조작들의지수의관계를고려함으로써, 수를정의하고있다. 그러면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47 이제이러한과정을간단한예를통해살펴보기로하자. 먼저다음과같은명제들의열을생각하자 : (1) p, ~p, ~~p, ~~~p, ~~~~p, ~~~~~p, 이제다음과같이정의하기로하자. p def ~ 0 p ~'~ v 'p def ~ v + 1 'p. 그리하여우리는위의 (1) 을다음과같이쓸수있다 : (2) ~ 0 'p, ~ 0+1 'p, ~ 0+1+1 'p, ~ 0+1+1+1 'p, ~ 0+1+1+1+1 'p, ~ 0+1+1+1+1+1 'p, 그런데우리는 (2) 를간단히다음과같이쓸수있다 : (3) ~ 0 p, ~ 1 p, ~ 2 p, ~ 3 p, ~ 4 p, ~ 5 p, ~ 6 p, (2) 와 (3) 을비교함으로써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 6.02에서제시한수에대한정의를얻을수있다. 33) 그러나이러한수의정의는정당한것인가? 혹시위의정의는순환적인것이아닌가? 그리고위의정의가말하는것은무엇인가? 그는예컨대수를어떤더근원적인것으로환원했는가? 만일위의정의가수를어떤더근원적인것으로환원하려는시도라면, 이는전혀만족스러운것이아니다. 왜냐하면위의정의는한편으로는순환적이기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수는어떤조작의지수이

14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다 (6.021). 그런데이때 조작의지수 는그저 조작의개수 에불과하다. 즉 수 를정의하기위해서이미 수 의개념이원용되고있는 개수 의개념을사용하고있는것이다. 또한수를어떤더근원적인것으로환원하려는시도로서위의정의를파악하는것도옳지않다. 왜냐하면그렇게되면비트겐슈타인은조작과는다른어떤실체 ( 또는예컨대, 집합 ) 를상정하고있다고보아야하는데, 이러한실체는위의정의과정에서는그어디에서도들어올수없기때문이다. 사실상비트겐슈타인은다른곳에서수를정의할수도있었다. 그가 W-부정, 즉진리조작 N을정의할때가바로그지점이다. 왜냐하면조작 N은 n-항관계이기때문이다. 조작 N이적용되는명제들의개수나조작 N의자리수를통해서수를정의할수있었던것이다. 그러나왜그는그렇게정의하지않았을까? 왜냐하면비트겐슈타인이수학은논리학과같이선험적인것이라고파악했기때문이다. 이점은비트겐슈타인의다음의언급으로부터충분히알수있다. 5.5541 예컨대내가어떤것을가리키기위하여 27 항짜리의관계기호를쓰지않으면안되는처지에이르게될수있는지없는지는선천적으로 [ 선험적으로, a priori] 제시될수있어야만할것이다. 그러므로위의정의는어떤근원적인것에대한환원으로제시된것이아니다. 오히려위의정의는수개념이조작, 특히명제의일반형식을규정하게하는조작 N과관련이있다는것을보임으로써, 수학이논리학과근본적인관계를맺고있다는것을보이고자제시된것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한명제에대해서그것의일반형식을생각할수있고또명제의일반형식이명제의본질인것과마찬가지로, 수개념 의본질은수의일반적형식이다 (6.022). 6.022 수개념은모든수에공통적인것, 수의일반적형식이외의다른아무것도아니다. 수개념은가변적수이다. 그리고수의동일성개념은모든특수한수동일성의일반적형식이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49 6.03 정수 [ 기수, ganze Zahl, cardinal number] 의일반형식은이러하다 : [0, ξ, ξ + 1] 그러나이러한비트겐슈타인의언급은대단히만족스럽지않은것이다. 그는수개념이 수의일반적형식 이라고언급하고있지만, 바로그것을 ꡔ논고ꡕ 어디에서도제시하고있지않다. 단지그는 기수의일반형식 을제시하고있을뿐이다. 이점은그가 명제 에대해서논의할때와분명하게대조된다. 어쨌든수개념을 수의일반적형식 으로간주했기때문에, 또비트겐슈타인에게는형식은변항에의해표현되므로, 수개념은 가변적수, 즉 변수 ( 또는, 수변항 ) 로간주된다 (6.022).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아마도 ꡔ논고ꡕ전체에서가장과격하다고여겨지는다음과같은언급을한다 : 6.031 집합론은수학에서전혀쓸데없는것이다. 이는우리가수학에서필요로하는일반성이우연적일반성이아니라는점과연관되어있다. 도대체우리는이주장을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가? 이러한비트겐슈타인의주장의근거로서우리는다음의세가지를생각할수있다 : 첫째, 수는프레게나러셀과같이집합의개념을통해정의되는것대신에 조작의지수 로서정의될수있으므로, 수학의기초로서집합론은불필요하다. 둘째, 집합론에서는러셀의역설과같은여러역설들이유발되기때문에, 집합론은불필요하다. 셋째, 러셀의무한공리나특히, 환원가능성공리는그것이참이라면 오직운좋은우연 에의해서참일수있을뿐이므로, 집합론은불필요하다. 그러나두번째근거는비트겐슈타인조차도거부할것이다. 왜냐하면그자신도 ꡔ논고ꡕ에서러셀의역설을해결또는해소하려고시도하기때문이다. 마찬가지로여타의역설 ( 가령, 칸토르의역설 ) 들도해결또는해소될가능성이있으므로, 충분한근거라할수없다. 세번째근거또한마찬가지로불충분한것이다. 먼저무한공리를 I로나타내고, 또증명하기위해서무한공리를필요로하는정리를 C라고하자. 러셀은무한공

15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리 I를공리에포함시키지않고서 C를 I C로나타내는방법을모색하였다. 그렇게되면, 무한공리는집합론의공리의자격을상실하지만, 그수학적내용은그점을제외하면같다. 이러한방법으로우리는집합론을보존할수있다. 또한환원가능성공리는집합론에필요한공리라기보다는러셀의논리주의프로그램에필요한장치였다. 따라서환원가능성공리의문제점을지적하는것은논리주의의문제를지적하는것이지, 집합론의문제를지적하는것이아니다. 따라서집합론이전적으로불필요하다는 ꡔ논고ꡕ의주장의핵심적인근거는 수는어떤조작의지수 (6.021) 라는점에있다. 그러나과연이러한근거는충분한것인가? 예컨대, ꡔ논고ꡕ에서는자연수뿐만아니라일반적인정수와유리수, 더나아가실수와복소수가모두각각 어떤조작의지수 라는점이보여졌는가? 다시말해서, 집합론이전적으로쓸데없다는주장이가능하기위해서는비트겐슈타인의 조작의이론 이집합론을대체할수있다는것이충분히입증되어야한다. 이점을보여주지않는다면, 또이점을보여주기위해서 조작 과는다른어떤근원적인것을필요로한다면, 집합론의입장에서는 조작의이론 이전적으로쓸데없는것이라고말할수있다. 왜냐하면집합론에서는모든유형의수가성공적으로정의되고있기때문이다. 3) 논리주의 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은짤막한문구로수학과논리학의관계를규정한다 : 6.234 수학은논리학의한방법이다. 이짧은언급은대단히모호하기짝이없다. 도대체이주장은무엇을말하고있는가? 또한비트겐슈타인은이언급을통해러셀의논리주의를옹호하고있는가? 아니라면, 그는러셀의논리주의와는다르지만, 여전히그것과상통하는논리주의를주장하고있는가? 아니라면, 그는어떤형태의논리주의에대한변형이든지간에이를거부하고있는가?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51 먼저우리는 ꡔ논고ꡕ에서는위의언급에대한충분한근거가제시되어있지않다는점을주목해야한다. 비트겐슈타인은고작해야기초적인산술의극히작은부분을다루었을뿐이지, 다른일반적인수에대해서언급하지도않았고, 기하학, 대수학, 그리고해석학등수학의다른광범위한영역에대해서자세히논의하지도않았다. 그렇기때문에위의언급은무모한주장이라고충분히간주될수있다. 따라서만일우리가위의언급을무모한주장이아니라고간주하고자한다면, 위의언급에서의 수학 은 ꡔ 논고ꡕ에서논의된매우작은부분으로국한시켜야할것이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일종의논리주의를주장하고있는가? 카르납은논리주의를다음과같은주장들로규정한다 : 수학의개념들은명시적인정의를통해서논리학의개념들로부터도출될수있다. 수학의정리들은순수한논리적연역을통하여논리학의공리들로부터도출될수있다. 34) 사실상바로이것이러셀과프레게가옹호했던논리주의이다. 그러나우리는다른형태의논리주의도생각할수있다. 즉수학의정리들은모두논리학으로부터도출되지만, 공리로부터도출되는것이아니라어떤다른경로를통해서도출된다고주장한다면, 우리는이것도일종의논리주의로간주할수있다. 이제 수학은논리학의한방법이다 라는언급에대한자연스러운해석은다음과같을것이다 : 즉, 논리학을하는데는여러다양한방법들이있는데, 그중하나가수학이다. 그러나이렇게해석된다하더라도여전히만족스럽지않다. 이제다음의경우를생각해보자 : 우리가 1부터 100까지의자연수들의합을구하는문제를푼다고하자. 이문제를해결하는데에는여러다양한방법이있다. 즉우리는 1부터 100까지차례대로더해나갈수도있고, 홀수먼저차례대로더하고나서다음에짝수를차례대로더하고다시그두개의합을더할수도있다. 또는각각그반대방향으로더해나갈수도있고, 또는가우스의방법으로덧셈을할수도있을것이다. 사실상이더하기문제를푸는데는천문학적으로큰수의방법들이존재할것이다.

15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이제가우스의방법으로더하기를하는경우를생각하자. 이가우스방법은위의덧셈문제해결의한방법이다. 그렇다면 덧셈문제해결 의개념으로부터 가우스방법 은도출되는가그렇지않는가? 어떤사람이그덧셈문제를해결했다고할때, 이는곧그가반드시 가우스방법 을사용했다는것을의미하지는않을것이다. 이러한관점에서보면 덧셈문제해결 의개념으로부터 가우스방법 이도출되지않는것처럼보인다. 그러나과연그러한가? 덧셈문제해결의개념 과 덧셈문제를해결했다는사실 은엄격하게구분되어야하는것이며, 완전히상이한것이다. 후자는어떤한가지방법을사용하여그문제를해결했다는것을말하는데반해서, 전자에는수많은다양한방법도포함된다. 사실상 덧셈문제의해결의개념 은수많은다양한방법을포함하는것이며, 그리하여특히 가우스방법 도포함할것이다. 바로이러한의미에서전자로부터후자는도출된다. 마찬가지로, 논리학을하는데한가지방법이수학이라면, 논리학은수많은다양한방법들을사용해서할수있는것이고, 그러한다양한방법들을포함할수있는것이논리학인것이다. 그렇기때문에한가지방법으로서수학은논리학으로부터도출된다. 다시말해서, 비트겐슈타인은일종의논리주의를옹호하고있는것이다. 그렇다면 ꡔ논고ꡕ의체계에서수학의정리는논리학의공리로부터도출되는가? 아니다. 비트겐슈타인은소수의공리들을제시하지도않았고, 또모든논리학의명제들은동등한자격을지니는것으로파악하고있다. 뿐만아니라, 수는어떤조작의지수 (6.021) 이기때문에수학적명제는조작과관련해서증명되고있다. 6.241 따라서 2 2 = 4 란명제의증명은다음과같다. (Ω ν ) μ x = Ω ν μ x Def. Ω 2 2 x = (Ω 2 ) 2 x = (Ω 2 ) 1+1 x = Ω 2 Ω 2 x = Ω 1+1 Ω 1+1 x = (Ω Ω) (Ω Ω) x = Ω Ω Ω Ω x = Ω 1+1+1+1 x = Ω 4 x 즉조작이주어지면, 특히명제의일반형식에서조작 N 이주어지면,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53 이와동시에위와같은산술적명제의증명도주어진다. 그런데명제의일반형식은동어반복들의모임이아니다. 그것은오히려모든명제, 특히잘정의된논리식 (well-formed formula) 을규정하는것이다. 다시말해서조작 N은논리학의형성규칙을규정한다. 따라서 ꡔ논고ꡕ에서산술의명제는논리학의공리로부터도출되지않으며, 오히려논리학의형성규칙으로부터도출된다. 이점이비트겐슈타인의논리주의가러셀의논리주의와다른점인것이다. 3. 확률명제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논리적추론의확실성은확률의한계경우이다 (5.152c). 확률은 하나의일반화 로서, 명제형식에대한일반적기술을포함한다 (5.156). 또한 우리는확실성이결핍되어있을때, 즉 우리가어떤사실을완전하게알지못하지만, 그사실의형식에관해서는어떤것을알고있을때 에만확률을사용 한다 (5.156). 뿐만아니라, 확률명제들에고유한특수한대상은존재하지않으며 (5.1511), 하나의사건은발생하거나발생하지않거나이며, 그중간물은없다 (5.153). 5.1511 확률명제들에고유한특수한대상은존재하지않는다. 5.153 하나의명제는그자체로는확률적이지도비확률적이지도않다. 하나의사건은발생하거나발생하지않거나이며, 그중간물은없다. 우리는이러한언급만으로도확률명제가세계의사실에대한그림관계에있는명제가아니라는것을알수있다. 뜻이있는명제가그리는사실이나사건은발생하거나발생하지않거나하기때문에, 뜻있는명제는확률적일수없다. 뿐만아니라, 확률명제들에고유한특수한대상이란존재하지않으므로, 확률명제는세계의사실을그리는명제도아니며,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도아니다. 특히확률명제의한계경우가논리적추론을나타내는명제이고, 또 확률은명제형식에대한일반적기술을포함 (5.156) 하므로, 확률명제는말할수있는것에속하지않는다.

15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그렇다면이제비트겐슈타인이구체적으로확률의이론을어떻게논의하고있는지를살펴보자. 우리는앞에서 (Ⅲ장 2절 ) 비트겐슈타인이 p & q 를 (T, F, F, F)(p, q) 로, 또 p q를 (T, T, T, F)(p, q) 로표기하는것을보았다. 이를좀더자세히살펴보면,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여기에서 p & q 밑에놓여있는 TFFF는 p & q 의진리조건이고, 또 p q 밑에놓여있는 TTTF 는명제 p q 의진리조건이다. 또한, 명제 p & q가참인경우는 p가참이고 q도참인경우인데, 이경우를비트겐슈타인은그명제의 진리근거 라고부른다. 따라서명제 p q의진리근거는이명제가참이되는경우, 즉 p와 q가모두참이거나, 어느한쪽만참인경우이다. 5.101 ( ) 나는명제를참되게만드는진리독립변수들의진리가능성을그명제의진리근거들이라고부르고자한다. 또한 p & q 가참인경우, 즉 p도참이고 q도참인경우에 p q 도참이다. 다시말해, p & q 의진리근거는또한 p q 의진리근거이기도하다. 이경우에는전자로부터후자가따라나온다. 5.11 일정한개수의명제들에공통적인진리근거들전부가또한어떤특정한명제의진리근거들이기도하다면, 우리는이명제의참은앞명제들의참으로부터따라나온다고말한다. 5.12 특히, 한명제 q 의모든진리근거들이다른한명제 p 의진리근거들이라면, p 의참은 q 의참으로부터따라나온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55 더나아가 p & q가참일수있는경우의개수, 즉진리근거들의개수 ( 간단히, p & q 밑에있는 T들의개수 ) 는 1이고, p q가참일수있는경우의개수, 즉진리근거들의개수 ( 간단히, p q 밑에놓여있는 T들의개수 ) 는 3이다. 이를통해서 명제 p q가명제 p & q에게부여하는확률, 즉 p q가참일때 p & q가참일확률은 1/3이다. 5.15 Tr 이명제 r 의진리근거들의개수이고, Trs 는 r 의진리근거들이면서동시에 s 의진리근거들이기도한것들의개수라면, 우리는비율 Trs : Tr 을명제 r 이 s 에게주는확률의정도라고부른다. 5.151 위의 5.101 에서와같은도식에서, Tr 은명제 r 에서의 T 의개수이고, Trs 는명제 r 의 T 와같은세로칸속에들어있는, 명제 s 에서의 T 의개수라고해보자. 그러면명제 r 은명제 s 에 Trs : Tr 의확률을준다. 한명제가다른명제로부터따라나올경우, 후자가전자에부여하는확률은 1이다. 예컨대 p & q로부터 p q가따라나오므로, 전자가후자에부여하는확률은 1이다. 마찬가지로 p & q로부터 (~p & p) & (~q & q) 는따라나오지않는데, 이경우전자가후자에부여하는확률은 0이다. 그리고 2 개의요소명제에대해서비트겐슈타인은그것들이서로에게 1/2의확률을부여한다고정의한다. 5.152 서로아무런진리독립변수도공유하지않는명제들을우리는서로독립적이라고말한다. 2 개의요소명제는서로에게 1/2 의확률을준다. p 가 q 로부터따라나온다면, 명제 q 는명제 p 에게 1 의확률을준다. 논리적추론의확실성은확률의한계경우이다. ( 동어반복과모순에의적용.) 그렇다면확률명제는세계의사실을그리는뜻있는명제와는달리어떤역할을수행하는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우리는확실성이결핍되어있을때에만확률을사용한다 (5.156c). 다시말해서확실성이결여되

15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어서어떤것을추측해야할때우리는확률명제를사용한다. 비트겐슈타인은이를위해서다음의예를든다 (5.154). 어떤항아리속에흰공과검은공이같은수만큼있다고 ( 그리고다른것은없다고 ) 해보자. 이제우리가공을하나씩끄집어내었다가다시항아리속에집어넣는다고하자. 그러면우리는끄집어내어진검은공과흰공의수는끄집어내기가계속되면서로접근한다는점을그실험을통해확립할수있다. 이제우리가흰공을끄집어낼확률은검은공을끄집어낼확률과같다고말한다면, 이는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다음과같은뜻이다 : 나에게알려진모든환경들 ( 가설적으로받아들여진자연법칙들을포함하여 ) 은한사건의발생에대해다른사건의발생에대해서보다더많은확률을주지는않는다. 즉그환경들은 위의설명으로부터쉽게이끌어낼수있다시피 각사건에대해 1/2 의확률을준다.(5.154c) 이를통해서비트겐슈타인은 확률명제의단위, 또는확률명제의기본형식을다음과같이규정한다 : 5.155 확률명제의단위는다음과같이되어있다 : 환경들 내가달리더이상은아는게없는환경들 은하나의특정한사건의발생에이러이러한정도의확률을준다. 확률명제는우리가확실하게알지못하는환경들과또어떤특정한사건에대해서그사건의발생이그환경들과독립적이라는것을우리스스로규정하기에가능한것이다. 예컨대우리가 그실험을통해확증하는것은, 그두사건의발생은내가좀더자세히알지못하는환경들로부터독립적이라는것이다 ( 참고 : 5.154d). 확률은주어진모든환경과어떤한사건에대한불확실성으로부터그양자가독립적이라고가정함으로써우리가부여하는것이다. 이러한의미에서확률명제는하나의일반화로서, 명제형식에대한하나의일반적기술을포함 하며, 세계의사실에대한그림이아니다. 비트겐슈타인은마지막으로다음과같이요약하고있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57 5.156 따라서확률은하나의일반화이다. 확률은명제형식에대한일반적기술을포함한다. 우리는확실성이결핍되어있을때에만확률을사용한다. 우리가어떤사실을완전하게알지못하지만, 그사실의형식에관해서는어떤것을알고있을때. ( 어떤한명제가어떤상황에대한불완전한그림일수는있다. 그러나그것은언제나하나의완전한그림이다.) 확률은말하자면다른명제들로부터의추출물이다. 4. 일반명제일반명제란보편양화사로시작되는보편명제 ( 또는전칭명제 ) 와존재양화사로시작되는존재명재 ( 또는특칭명제 ) 를통틀어일컫는말이다. 예컨대, 모든것은죽는다 는보편명제 ( 전칭명제 ) 이고 (x)mx로표기되는데 ( 이때 M은 은죽는다 를나타내는술어기호이다 ), 여기에서 (x) 는보편양화사이다. 또한 어떤것은죽는다 는존재명제 ( 특칭명제 ) 이고 ( x)mx로표기되는데, 여기에서 ( x) 는존재양화사이다. 이러한일반명제와관련해서프레게와러셀은보편명제는단순명제들의연언과동치이고, 존재명제는단순명제들의선언과동치라고간주하였다. 예를들어서어떤강의실에갑, 을, 그리고병세사람이있다고하고그들이모두한국인이라고하자. 그러면다음의두명제는동치이다. (1) 그강의실에있는모든사람은한국인이다. (2) 갑은한국인이고, 을은한국인이고, 병은한국인이다. 마찬가지로다음의두명제도동치이다. (3) 그강의실에있는어떤사람은한국인이다. (4) 갑은한국인이거나, 을은한국인이거나, 병은한국인이다. 그런데 (x)mx와 ~( x)~mx는동치이므로, (1) 과 (2) 의경우만을다루는것으로충분하다. 이제어떤사람 A가 (1) 을주장했다고하자. 즉 A

15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는 그강의실에있는모든사람은한국인이다 라고주장한다. 이제다른사람 B가어째서그러냐고물으면, A는자신의주장과동치인 (2) 를그근거로서제시할것이다. 즉 왜냐하면갑은한국인이고, 을은한국인이고, 병은한국인이기때문에 라고대답할것이다. 그런데 B는이러한대답에완전히수긍할수없을것이다. 오히려그는다음과같이물을것이다. 즉, 그강의실에는그외의다른사람은없는가? A가 그렇다 라고대답하면, 비로소 B는수긍할것이다. 이러한논의는한보편명제가무조건적으로어떤단순명제들의연언이라고말할수없다는것을보여준다. 엄밀하게말하면, (1) 과동치인것은 (2) 가아니라, 다음이다. (5) 갑은한국인이고, 을은한국인이고, 병은한국인이며, 그강의실에는그밖의다른모든사람은없다. 또는 그밖의다른모든사람이그강의실에없다 라는조건하에서, (1) 과 (2) 는동치이다. 그런데 (5) 에서첨가된 그강의실에는그밖의다른모든사람은없다 라는명제도보편 ( 전칭 ) 명제라는것을주목하자. 따라서보편명제와동치인것은 ( 어떤일정한조건이없는채 ) 어떤단순명제들 ( 즉, 논리연결사나양화사가없는명제들 ) 의연언이아니라, (5) 와같이단순명제들과보편명제의연언이다. 다시말해, 보편명제는단순히단순명제들의연언으로분석되지않는다. 보편명제를아무리분석할지라도여전히거기에는어떤보편명제가남게되는것이다. 따라서다음의 ꡔ논고ꡕ의언급은참이다 : 5.52 ξ 의값이 x 의모든값에대한 fx 의값전체라면, N( ) = ~( x).fx 가된다. 여기에서중요한것은 ξ의값이 x의모든값에대한 fx의값전체라면 이라는조건이다. 오직그러한조건하에서 5.52의후건은성립한다. 이제 5.52를구체적으로살펴보자. f 를 은한국인이다 라는술어기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59 호라고하자. 이제 x가값을취할수있는것이 a( 갑 ), b( 을 ), c( 병 ) 이라고하자. 그러면예컨대, fa는 a는한국인이다, 즉 갑은한국인이다 를기호화한것이다. fx의값전체는 fa, fb, fc이고, 이것들이 ξ가취할수있는값이다. 그렇게되면, 는 {fa, fb, fc} 와같다. 그리하여 x가값으로취할수있는것은모두 a, b, c뿐이다 라는조건하에서, 다음의등식이성립한다 : N( ) N(fa, fb, fc) ~fa & ~fb & ~fc (x)~fx ~( x).fx 만일보편명제가단순명제들의연언으로만분석된다면, 보편명제는단순명제들의진리함수라고말할수있다. 그러나그렇게분석되지않는다면, 단순명제들의진리함수라고말할수없다. 특히위에서와같은조건이항상붙어야한다면, 보편명제는단순명제들의진리함수라고말할수없다. 그리하여비트겐슈타인은자신은보편명제를 진리함수로부터분리시킨다 라고말한다 (5.521). 5.521 나는모든이란개념을진리함수로부터분리시킨다. 프레게와러셀은일반성을논리적곱이나논리적합과결부시켜도입하였다. 그래서 ( x).fx 와 (x).fx 라는명제들 이것들속에는논리적곱과논리적합이라는그두관념이모두포함되어있다 을이해하기가어렵게되었다. 위의인용문에서명시적으로언급되고있는것은 ( x).fx 와 (x).fx 라는명제들속에는논리적곱과논리적합이라는두관념이모두포함되어있다는것이다. 즉, 예컨대 (x).fx 라는보편명제에도이미논리적곱 ( 연언 ) 과논리적합 ( 선언 ) 이모두포함되어있다는것이다. 사실상 p & q는 ~(~p ~q) 와동치이므로, 보편명제를논리적곱 ( 연언 ) 으로나타낼수있다면, 이는논리적합 ( 선언 ) 을포함하고있다고말할수있다. 그러나도대체일반명제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입장이란무엇인가? 또한프레게와러셀에대한그의비판의핵심이란무엇인가? 먼저비트겐

16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슈타인의생각은 ꡔ 철학적문법 ꡕ(PG) 에서다음과같이요약되어있다 : 일반명제들에대한나의견해는 ( x).φx 가논리합이며또그것의항들은여기에서열거되지않지만, ( 사전과언어의문법으로부터 ) 그것들이열거될수있다는것이다. 왜냐하면만일그것들이열거될수없다면우리는논리합을지니지못하기때문이다.( 아마도, 논리합들의구성에대한하나의규칙 ). (PG, p.268) 위의인용문에서나오는 여기에서 라는표현은 ꡔ논고ꡕ의세계를가리킨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존재명제는논리합이지만, 그것들의항 ( 즉, 선언지 ) 들이실제로는열거되지않지만, 그러한열거는논리적으로가능해야한다는것이다. 잘알려져있다시피, 비트겐슈타인은어떤대상의예도제시하지않았고, 또어떤요소명제의예도제시하지않았다. 그렇기때문에, 모든대상들의이름들 이나 모든요소명제들 을열거하는것은애초부터생각하지도않았다. 이러한상황에서그는다음의주장을조심스럽게제시한다. 한상황에서제시할수있는주장들만을조심스럽게제시한다. 5.524 대상들이주어져있다면, 그와함께이미모든대상들도또한주어져있다. 요소명제들이주어져있다면, 그와함께이미모든요소명제들도또한주어져있다. ꡔ논고ꡕ에서대상은세계의실체에해당된다. 따라서대상은세계가지니지않는다고는생각될수없는것이다. 그리하여대상들이일단이세계에존재한다면, 그와함께모든대상이이세계에존재한다. 다시말해비트겐슈타인은자신은대상이나요소명제의예를제시할수도, 열거할수도없지만, 모든대상들 과 모든요소명제 들이존재한다는것은논리적요청이므로, 존재명제는요소명제들의논리합이라는것은논리적으로분명하다고보았던것이다. 따라서 ꡔ논고ꡕ의체계에서는보편명제는요소명제들의연언 ( 논리곱 )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61 이고존재명제는요소명제들의선언 ( 논리합 ) 이다. 그렇다면프레게와러셀에대한비트겐슈타인의비판의핵심이란무엇인가? 그비판의표적은마운스 (H. O. Mounce) 도지적하듯이, 프레게와러셀이존재명제와단순명제들의선언이논리적으로동치인것으로보았다는것이아니다. 오히려, 존재명제를단순명제들의논리합으로도입했다는것이다. 35) 이점은현재비트겐슈타인이처한문제상황을생각해보면분명해진다. 비트겐슈타인은요소명제들을제시할수도열거할수도없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 모든 요소명제에대해서생각할수있었다. 왜? 왜냐하면 모든 이나 어떤 이라는논리적개념이하는역할이바로그러하기때문이다. 즉우리는어떤것의예를하나도생각할수없고, 그것들을열거할수없어도 모든 이나 어떤 이라는말을사용할수없다. 반면에 그리고 와 또는 은사용할수없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이러한예를다음과같이보이고있다 : 5.526 우리는완전히일반화된명제들에의해서, 즉그어떤이름도처음부터어떤특정한대상에짝지우지않고서, 세계를완전히기술할수있다. 그리고나서통상적인표현방식에이르려면, 우리는단순히 한어떤하나의그리고오직하나의어떤 x 가있다 는표현다음에이렇게말하면된다 : 그리고이 x 는 a 다. 그렇기때문에, 일반성표시는상항들을부각시킨다 (5.522). 우리는바로위의인용문으로부터 a라는상항이부각되는경우를확인할수있다. 마지막으로비트겐슈타인에게일반성표시는결코양화사를뜻하지않는다. 만일존재명제 ( x).fx와보편명제 (x).fx에서, 존재양화사 ( x) 와보편양화사 (x) 가둘다일반성표시라면, 우리는두가지종류의일반성을생각해야할것이다. 그렇게되면어느것이더근원적인일반성이냐하는이상한문제가발생할것이다. 비트겐슈타인에게일반성표시는 ( x).fx와 (x).fx에서양화사가아니며, 오히려 fx의변항 x를뜻한다. fx는일반적인것이며, 그래서우리는그예로서 fa, fb, fc, 등을

16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생각할수있는것이다. 36) 5.522 일반성표시에특유한것은첫째, 그것은어떤하나의논리적원형을지시한다는점이요, 둘째, 그것은상항들을부각시킨다는점이다. 5.523 일반성표시는독립변수로서등장한다. 5. 자연과학의명제 ꡔ논고ꡕ에서자연과학의명제는뜻있는명제로서말할수있는것의영역에속한다. 그것들은사실들이어떠하다는것을보여주며, 사실들이그러하다는것을말한다. 반면에논리학의명제는세계의골격을기술한다. 그것들은세계의사실들에대해서아무것도말하지않는다. 그것들은둘다 요소명제의진리함수 이지만, 논리학의명제들은필연적으로참이고자연과학의명제들은우연적으로참이다. 6.3 논리의탐구는모든법칙성의탐구이다. 그리고논리밖에서는모든것이우연이다. 6.375 필연성은오직논리적필연성만이존재하듯이, 불가능성도오직논리적불가능성만이존재한다. 그러나엄밀하게말하면, 사정은다소복잡하다. 왜냐하면비트겐슈타인은어떤자연과학의법칙은뜻있는명제로간주하지만, 어떤다른자연과학의법칙은그렇게간주하지않기때문이다. 먼저비트겐슈타인은 귀납의법칙 은뜻을지닌명제로간주한다 (6.31). 어떤일들이충분히많은횟수로반복적으로일어났을때다음에도그일이일어날것이라는것은논리적법칙이아니다 (6.31). 예컨대지금까지매일해가동쪽에서떠올랐다면우리는내일도해가동쪽에서떠오르리라는것은하나의가설이다 (6.36311). 이는우연적으로참인것에불과하다 (6.37).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63 6.31 소위귀납의법칙은어떤경우에도논리적법칙일수없다. 왜냐하면그것은명백히. 뜻을지닌명제이기때문이다. 그리고그렇기때문에그것은또한선천적법칙일수도없다. 6.36311 태양이내일떠오르리라는것은하나의가설이다 ; 그리고이는, 우리는태양이떠오를지여부를알고있지못하다는것이다. 6.37 어떤것이일어났기때문에다른어떤것은일어나지않으면안될강제성은존재하지않는다. 오직논리적필연성만이존재한다. 이러한비트겐슈타인의견해는영국경험론의전통과밀접하게연결되는것으로서, 특히흄 (Hume) 의견해와유사한것이다. 그렇다면우리가귀납의법칙을받아들이는경향이있다는것은어떻게설명되는가? 비트겐슈타인은귀납의법칙을받아들이는과정은논리적인것이아니라심리적인것이라고주장한다. 즉우리가 우리의경험들과조화될수있는가장단순한법칙들 을원하는심리적경향에있다는것이다 (6.3631). 6.363 귀납의과정은우리가우리의경험들과조화될수있는가장단순한법칙을받아들이는데에서이루어진다. 6.3631 그러나이과정은논리적이아니라단지심리적인정초를가질뿐이다. 이제가장단순한경우가또한실제로도발생할거라고믿을아무근거도없다는점은분명하다. 반면에, 비트겐슈타인은보존법칙이나 모든것은원인을지닌다 는인과성의법칙등에대해서는칸트와유사한입장을보이고있다. 그것들은 법칙이아니라법칙의형식 (6.32) 이며, 과학의명제들이지닐수있는가능한형식에관한통찰들 (6.34) 이다. 6.32 인과성의법칙은법칙이아니라, 법칙의형식이다. 6.33 우리는보존법칙을선천적으로 [ 선험적으로 ] 믿는것이아니라,

16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어떤하나의논리적형식의가능성을선천적으로 [ 선험적으로 ] 아는것이다. 6.34 근거율, 자연에서의연속성의법칙, 자연에서의최소소모의법칙등등과같은그모든법칙들, 그것들은모두과학의명제들이지닐수있는가능한형식에관한통찰들이다. 이러한법칙들은 형식 에관한통찰이기때문에뜻있는명제가아니며, 따라서말할수있는것의영역에속하지않는다. 그것은말할수없는것이며, 스스로드러나는것이다 (6.36). 6.36 만일인과성의법칙이존재한다면, 그것은다음과같은말로될수있을것이다 : 자연법칙들이존재한다. 그러나물론우리가그렇게말할수는없다 ; 그것은스스로드러난다. 그렇다면이러한법칙들을다루는자연과학, 특히역학이란무엇이며, 그역할이란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예컨대뉴턴역학은세계기술에어떤하나의통일적형식을가져다준다 (6.341). 그러면서그는다음과같은예를든다 : 어떤하얀표면위에불규칙하게어떤검은얼룩점들이있다고해보자. 그러면우리는그표면을적절히미세한사각그물로덮은다음그모든사각형각각에대해그것은희다거나검다고말함으로써, 그그림을기술할수있다. 이렇게해서우리는그표면기술에어떤하나의통일적형식을부여할수있는데,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형식은임의적이다. 왜냐하면우리는삼각형이나육각형의그물코로된그물을사용하고서도그효과는동일할수있었을것이기때문이다. 이때,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상이한그물들은상이한세계기술체계들에대응한다 (6.341).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역학은그러한세계기술의형식을확정한다. 즉역학에따라, 세계를기술하는모든명제들은주어진개수의명제들 역학공리들 로부터주어진방식에의해얻어져야한다 (6.341).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앞의예에서제시된것과같은 어떤하나의그림이어떤주어진형식의그물에의해기술될수있다는점은그그림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65 에관해아무것도진술하는바가없다. 왜냐하면그점은그런종류의모든그림각각에대해적용되기때문이다. 반면에 그그림이특정한크기의그물코를가진특정한그물에의해서완전히기술될수있다는점은그그림을특징지어준다. 마찬가지로, 세계가뉴턴역학에의해기술될수있다는점도세계에관해아무것도진술하는바가없다 ; 그렇지만세계가뉴턴역학에의해그렇게기술될수있다는점은세계에관해무엇인가를진술해준다. 그리고세계가다른역학보다어떤한역학에의해더단순하게기술될수있다는점도역시세계에관해뭔가를말해준다 (6.342). 그리하여비트겐슈타인은역학을단적으로다음과같이규정한다 : 6.343 역학은우리가세계기술을위해필요로하는모든참된명제들을단일한계획에따라구성하려는하나의시도이다. 이제우리는다음과같이질문해야한다 : 귀납의법칙은뜻있는명제로서자연과학의명제이다. 그런데인과의법칙이나보존의법칙은엄밀하게말하면 법칙 이아니라 법칙의형식 으로서 말할수없는것 에속한다. 그렇다면이러한법칙들은역학의법칙인가? 또는이러한법칙들은자연과학에속하는가? 이점에관한한, 비트겐슈타인의역학에대한생각은매우특이하다고생각된다. 왜냐하면, 그러한법칙들은역학에속한다고말할수있는동시에또논리학이나기하학에도속한다고말할수있기때문이다. 역학에는말하자면그러한논리적장치가구비되어있다 (6.3431). 그렇기때문에 역학에의한세계기술은언제나전적으로일반적인것 (6.3432) 이다. 그렇기때문에인과의법칙은역학에속한다. 반면에근거율이나인과의법칙과같은역학의법칙들은 그물을다루지, 그물이기술하는것을다루지않는다 (6.35). 그런데 그물은순수히기하학이며, 그물의모든속성들은선험적으로제시될수있다. 따라서그러한법칙들은기하학이나논리학에속한다.

16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6.3431 하지만물리적법칙들은그모든논리적장치를통해세계의대상들에관해이야기한다. 6.3432 우리는역학에의한세계기술이언제나전적으로일반적인것임을잊어서는안된다. 역학에서는예컨대특정한물질적점들에관해서는이야기하지않으며, 언제나그어떤물질적점들에관해서이야기할뿐이다. 6.35 우리의그리속에서얼룩점들이기하학적도형들이기는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기하학이그것들의사실적인형태와위치에관해서아무것도말할수없다는점은자명하다. 그러나그물은순수히기하학이며, 그물의모든속성들은선천적으로 [ 선험적으로 ] 제시될수있다. 근거율등과같은법칙들은그물을다루지, 그물이기술하는것을다루지않는다. 요컨대엄밀하게말하면, 비트겐슈타인에게역학과자연과학은뜻있는명제들로이루어진법칙들과뜻을결여하는명제들로이루어진법칙들로동시에이루어져있다. 37) 따라서말할수있는것이자연과학의명제들이라는비트겐슈타인의언급 (6.53) 에서 자연과학의명제들 에는 뜻을결여하는명제들로이루어진법칙들 은제외되어야한다. 6. 태도명제 명제적태도 란 나는지금비가오고있다고믿는다, 그는한국의수도가부산이라고생각한다 등과같이어떤명제에대해서어떤일정한심리상태를지니면서지니게되는태도를말한다. 나는지금비가오고있다고믿는다 의경우에, 나는 지금비가오고있다 는명제에대해서어떤한태도를취하고있는것이다. 이러한명제적태도를기술하는명제를 태도명제 라부른다. 그렇기때문에앞에서제시된명제는모두태도명제이다. 태도명제의특징은그명제의진리치가그안에포함된명제의진리치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67 에의존하지않는다는점이다. 즉많은학자들에의해지적되었듯이, 이러한명제들은진리함수적명제가아니라는것이다. 예컨대 나는지금비가오고있다고믿는다 라는명제는지금비가오는경우에도 ( 즉 지금비가오고있다 가참이라할지라도 ) 참일수도있고거짓일수도있으며, 지금비가오지않더라도 ( 즉 지금비가오고있다 가거짓이라할지라도 ) 참일수도있고거짓일수도있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태도명제들이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로보고있는가그렇지않은가? 많은학자들의견해에따라만일그렇게보고있지않다면, 태도명제들은뜻을결여하거나무의미한명제가되어버릴것이고, 그리하여말할수없는것이되어버릴것이다. 반면에 믿음, 생각함, 느낌, 말함 과같은것에대해서 말할수없는것 이라고단정한다면, 이는너무가혹하고이상하다. 우리는명제를통해그림을그리며사고한다. 이것은또한세계에속하는사실이아닌가? 명제는하나의사실이기에뜻을지닐수있지않았는가?! 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이언급하고있다 : 5.541 얼핏보면, 명제는다른방식으로도어떤다른명제속에나타날수있는것처럼보인다. 특히, A 는 p 가사실이라고믿는다, A 는 p 라고생각한다 등과같은심리학의어떤명제형식들속에. 왜냐하면표면상으로도여기서명제 p 는대상 A 에대해모종의관계에있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 ( 그리고 ( 러셀, 무어등의 ) 현대인식론에서그명제들은실제로그렇게파악되어왔다.) 5.542 그러나, A 는 p 라고믿는다, A 는 p 라고생각한다, A 는 p 라고말한다 가 p 는 p 를말한다 의형식이라는것은분명하다 ; 그리고여기서중요한것은한사실과한대상사이의짝짓기가아니라, 그대상들사이의짝짓기를통한사실들간의짝짓기이다. 5.541과 5.542는참으로이해하기가어려운언급이다. 그러나분명한것은그가러셀과무어를비판하고있다는점이다. 즉그들은태도명제를비진리함수적인명제로파악했는데, 비트겐슈타인은그들의견해에대해

16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서동의하고있지않는것처럼보인다는것이다. 그렇다면구체적으로비트겐슈타인의생각은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A는 p라고믿는다, A는 p라고생각한다, A는 p라고말한다 는 p 는 p를말한다 의형식으로되어있다 (5.542). 그러나이주장에대해서는어떤근거도제시되고있지않다. 그렇다면이제이렇게질문해보자 : p 는 p를말한다 의형식을지닌명제는참인가? 예컨대 눈은하얗다 는눈은하얗다는것을말한다 는참인가아니면거짓인가? 만일 말하다 라는표현이 뜻하다 라는의미로이해된다면, 그문장은참이다. 그러나그렇게되면문제가발생한다. 왜냐하면그렇게되면, p 는 p를말한다 의형식을지닌명제들은모두참인것이되고, 그리하여 A는 p라고믿는다, A는 p라고생각한다 와같은명제들도모두참이되어버린다. 다시말해그것들은도대체거짓명제가될수없다. 요컨대, 5.542의 말하다 를 뜻하다 로해석하면, 그런형식의명제로서거짓명제는존재할수없다는매우이상한결론이나온다. 혹자는 p 는 p를말한다 에서 말하다 는 ꡔ논고ꡕ의특수한의미로사용된것이라고간주할지도모른다. 즉 말할수있는것 과 말할수없는것 이라는표현에서나오는 말하다 의의미라고말이다. 그렇게되면 p 는 p를말한다 는이때의 p 가말할수있는것이냐의여부에따라참또는거짓이될것이다. 예컨대, 눈은빨갛다 는눈은빨갛다는것을말한다 는참이고, 살인은나쁘다 는살인은나쁘다는것을말한다 는거짓이된다. 그러나이또한받아들일수없는이상한결론이다. 따라서우리는 p 는 p를말한다 에서 말하다 는 A는 p라고말한다 에서의 말하다 와의미가같다고보아야한다. 즉 말하다 라는표현은 발화하다 라는뜻으로사용된것이다. 그러나또다시문제가발생한다. 그렇다면어떻게문장 p 가 p를발화하는가? 발성기관도없는명제나문장이어떻게발화할수있는가?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5.542에서 A는 p라고말한다 가 p 는 p를말한다 의형식이라고말하고있다. 그렇다면이는 A라는주체가단지한명제 p 와동일하다는것을뜻하는가? 분명하게도이는상식에도맞지않을것이다. A의언어와사유속에는 p 라는명제가포함될수있으며, 또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69 다른많은명제들이포함될수있는것이다. 이제 A가 p 외에지니고있는명제들의연언을간단히 Q로나타내기로하자. 그렇게되면 A는 p라고말한다 가지니는형식은 p 는 p를말한다 보다차라리 p & Q 는 p를말한다 로보는것이더정확하며, 더나아가 p & Q 를지니는주체 A는 p를말한다 로보는것이보다더정확할것이다. 그렇게되면여기에서 말하다 라는표현이 발화하다 라는일상적인의미를지닐수있는것이다. 바로이러한의미에서 5.542의후반부, 즉 그리고여기서중요한것은한사실과한대상사이의짝짓기가아니라, 그대상들사이의짝짓기를통한사실들간의짝짓기이다 라는언급이이해될수있다. 이언급에서 사실 은명제 p에해당되는것이며, 대상 은 ꡔ논고ꡕ의특수한의미로사용된것이아니라, 일상적이고통상적인의미를지니는것으로서 A를가리킨다. 이점은 5.541c, 즉 왜냐하면표면상으로도여기서명제 p는대상 A에대해모종의관계에있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 를살펴보면알수있다. 앞에서우리는 p & Q 를일종의신념체계로간주하였다. 그러나혹자는그것을주체 A의신념체계가아니라일종의심리작용이나상태로간주할지도모른다. 그러나이는옳지않다. 왜냐하면그렇게되면 p & Q 는 p를말한다 는항상참이될것이기때문이다. 심리작용이나상태인것은 믿는다 나 생각한다 와같은동사에대응되는것이며, 이것에따라 짝짓기 가이루어진다. 다시말해이것에따라 A라는대상과 p라는대상사이의짝짓기를통한 p & Q와 p라는사실간의짝짓기가이루어진다. A라는대상은 p와 Q라는복합체, 더나아가다른어떤것들로이루어져있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이렇게파악된 A는말하자면 합성된 영혼이며, 더이상영혼이라고말할수없다. 5.5421 이는또한오늘날의피상적심리학에서파악되는것과같은영혼 주체등 이란없는것 ( 非物 ) 임을보여준다. 요컨대, 합성된영혼은더이상영혼이아닐터이기때문이다.

17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이 A는 p라고말한다 의형식을 p 는 p를말한다 로 ( 더나아가 p & Q 는 p를말한다 와 p & Q 를지니는주체 A는 p를말한다 로 ) 보는근거란무엇인가? 그근본적인이유는우리는비논리적으로사유할수없다는것이다. 이점에관해서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 3.03 우리는비논리적인것은아무것도생각할수없다. 왜냐하면그렇지않다면우리는비논리적으로생각해야할터이기때문이다. 3.031 사람들은일찍이, 논리법칙에반하는것만제외한다면신은모든것을창조할수있노라고말했다. 요컨대우리는 비논리적 세계에관해서는그세계가어떻게보일지말할수없을것이다. 3.032 논리와모순되는 어떤것을언어에서묘사할수없는것은, 기하학에서공간법칙들과모순되는도형을좌표로묘사할수없는것과, 또는존재하지않는점의좌표를제시할수없는것과꼭마찬가지이다. 그러면서비트겐슈타인은러셀의판단이론에대해서비판을가한다. 즉무의미한것이나비논리적인것을우리는생각할수도없고판단할수도없다. 그런데러셀의이론에따르면이런일이가능하게된다는것이다 (5.5422). 5.5422 A 는 p 라고판단한다 라는명제의형식에대한올바른설명은, 무의미한것을판단하는일은불가능함을보여주어야한다. ( 러셀의이론은이러한조건을만족시키지못한다.) 러셀에따르면, 지각에대한판단은명제의구성요소들과지각주체 (the percipient) 의관계이다. 예컨대 arb라는사실에대한판단은 a와 b와 R, 그리고지각자라는 4항관계이다. 서로관계 R 을맺고있는 a 와 b 라는두부분들로이루어져있는어떤한복합적인대상에대해생각해보자. a 는 -b 와 - 관계 -R 에 - 있다 ( a-in-the-relation-r-to-b ) 는지각될수도있다. 그것이지각될때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71 에는그것은하나의대상으로서지각되며, 주의해서보면그것이복합적이라는것을알수있다. 그렇게되면우리는 a 와 b 가관계 R 에있다고판단한다. 이러한지각판단은, 실제로발생하는것으로간주되면, 4 항관계, 즉 a 와 b 와 R 과지각주체의관계이다. 38)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러한러셀의판단이론은 무의미한것을판단하는일 이불가능하다는것을보여주지못한다. 예컨대, 저참새소리는빨갛다 나 이참새소리는저참새소리보다더빨갛다 와같이무의미한것들에대한판단은처음부터불가능해야하는데, 러셀의이론에따르면이러한판단도가능하게된다는것이다. 예컨대지각주체와 저참새소리 와 빨강 이라는 3항관계에의해 저참새소리는빨갛다 는판단은가능하게된다. 반면에주체 A가 p & Q와같은것을지니고있는것으로파악되면, 그러한무의미한것에대한판단은처음부터배제된다. 자, 그렇다면마지막으로, 비트겐슈타인은태도명제가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라고간주했는가그렇지않았는가? 앞에서보았듯이, 이점에관한비트겐슈타인의입장은대단히불투명하다. 그렇기때문에이질문은참으로대답하기가어렵다. 그러나나는다음과같이생각한다 : 어느쪽이냐하면, 비트겐슈타인은태도명제를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로간주했다. 그이유는다음과같다. 만일태도명제가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니라면, 태도명제는뜻을결여하거나무의미한명제가되어버린다. 그렇게되면 ꡔ논고ꡕ의한가지중요한뼈대인그림이론은성립하지않는다. 왜냐하면도대체우리가그림을그린다는사실조차무의미한것이될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태도명제는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여야만한다. 그렇다면여기에서가장중요한것은심리작용이나심리상태에대응되는 대상 이존재하는가하는점이다. 그럴경우에만태도명제는요소명제를포함할것이기때문이다. 이점에대해서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이지적하고있다.( 참조 : Ⅱ장 4절 )

17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3.2 명제속에서사고는명제기호의요소들이사고의대상들과대응하도록그렇게표현될수있다. 7. 윤리학의명제 ꡔ논고ꡕ에서윤리학의명제와미학의명제는말할수없는것에속하며초월적인것이다 (6.421). 그것들은모두 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 가아니다. 그런의미에서윤리학의명제들은무의미한것이다. 물론이는그것들이헛소리이거나엉터리말이라는것이아니다. 6.42 그렇기때문에윤리학의명제들도역시존재할수없다. 명제들은보다높은것을표현할수없다. 6.421 윤리학이언표될수없다는점은분명하다, 윤리학은선험적 [ 초월적, transcendental] 이다. ( 윤리학과미학은하나다.) 6.421에서비트겐슈타인은윤리학과미학은 하나 라고말하고있다. 그러나이는그것들이둘다초월적이라는점에서동일하다는것을뜻할뿐이다. 바로이런어법은한편으로는비트겐슈타인의 좋지않은 어법에속하며, 다른한편으로는 ꡔ논고ꡕ의 반전의미학 과관련된매력에속한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명제들은보다높은것을표현할수없다 (6.42b) 고말하고있다. 물론이때의 명제 는 뜻있는명제 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뜻있는명제들은보다높은것을표현할수없으므로, ( 뜻있는 ) 윤리학의명제 라는말은모순적이다. 그렇기때문에바로이런의미에서윤리학의명제들은 존재할수없다 (6.42a). 그렇다면명제들이표현할수없다는 보다높은것 이란무엇인가? 윤리학과관련된무엇이 보다높은것 이라는것인가? 윤리학에서가장중요한개념은 옳음 과 좋음 이다. 전자는 당위성 과 의지 의개념과통하며, 후자는 선악 의개념과통한다. 그리고둘다 가치 의개념과관련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의지 와 가치 를집중적으로논의하고있다. 앞에서살펴보았듯이, ꡔ논고ꡕ에서필연성은오직논리적필연성만이인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73 정되며, 불가능성은오직논리적불가능성만인정된다 (6.375). 또한 ꡔ논고ꡕ에서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다. 이사실들은일어나거나일어나지않거나하는데, 이때우리가무엇인가를원한다고해서그것이일어나야할필연성 즉, 논리적필연성 은존재하지않는다. 그렇기때문에,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세계는나의의지로부터독립적이며 (6.373), 우리가원하는일이일어난다하더라도, 이는 운명의은총 에불과하다 (6.374). 6.373 세계는나의의지로부터독립적이다. 6.374 비록우리가원하는모든것이일어난다고하더라도, 이는말하자면운명의은총에불과할것이다. 왜냐하면그걸보증해줄것은의지와세계사이의논리적연관이아니며, 또한편으로우리는어쨌든그가정된물리적연관자체를의지할수없을것이기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세계의뜻은세계밖에놓여있으며, 세계속에는가치가존재하지않는다 (6.41). 그렇다면왜비트겐슈타인은세계속에가치가존재하지않는다고보는가? 그에따르면, 어떤것이가치를지닌다는것은비우연적인일이다. 그런데어떤것이가치를지닌다면, 그것은비우연적인것을지니는것이다. 반면에그것은이세계에우연적으로존재하므로, 모순이발생한다. 즉비우연적인것을포함하는것이우연적으로존재하게되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가치는세계밖에놓여야한다는것이다 (6.41). 6.41 세계의뜻은세계밖에놓여있지않으면안된다. 세계속에서모든것은있는그대로이며, 모든것은일어나는그대로일어난다 ; 세계속에는가치가존재하지않는다. 그리고만일가치가존재한다면, 그것은아무가치도가지지않을것이다. 만일가치를가진어떤가치가존재한다면, 그가치는모든사건및존재의어떠어떠함밖에놓여있지않으면안된다. 왜냐하면모든사건과존재의어떠어떠함은우연적이기때문이다. 그것을비우연적으로만드는것은세계속에놓여있을수없다. 왜냐하면그렇지않다면이비우연적으로만드는것은다시우연적일터이기때문이다.

17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그것은세계밖에놓여있어야한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세계의뜻과가치는세계에속하지않는다. 그런데그는다음과같은기묘한언급을한다 : 6.4 모든명제들은동가치적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명제는 세계와투영적관계에있는명제기호 (3.12) 이고, 명제기호는하나의사실이다 (3.14). 따라서명제는일종의사실이다. 그런데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므로, 세계를이루는것중에는명제가있다. 그런데위의언급에따르면, 모든명제들은동가치적이다. 즉, 만일명제들이가치를지니고있다면그것들의가치는모두같다는것이다. 그러나만일명제들이각각가치를지니고있다면, 하나의사실 이가치를지니고있는것이고, 사실은세계를이루고있는것이므로, 이세계에는가치를지니는사실이존재하는것이며, 결국가치는세계에속하는경우가있게될것이다. 요컨대위의언급은가치는세계밖에놓여있어야한다는주장과모순되는것처럼보인다. 그렇다면명제들은가치를지니지않는다고보아야하는가? 만일명제들이가치를지니지않는다면, 위의언급 6.4는매우공허한것이될것이다. 따라서명제들은가치를지닐수있어야한다. 그렇다면가치는세계에속하는가? 아니다. 분명히비트겐슈타인은속하지않는다고말했다. 그렇다면, 이문제에대한대답은명제들은가치를지니지만, 그가치는세계에속하지않는다는것이며, 특히명제들은세계에속하지않는가치를지닌다는것이다. 여기에서유의해야할것은 지님 이나 가짐 이라는표현이다. 우리는그용어를대단히다양한방식으로사용한다. 예컨대나에게는집이있지만 ( 집을지니고있지만 ), 그집은지금내밖에있다. 마찬가지로, 명제는가치를지니지만, 그가치는명제안에있는것이아니라, 세계밖에있다. 그리하여가치는세계밖에있는 보다높은것 이다. 즉옳음, 좋음, 선악등은모두 보다높은것 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윤리적인것의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75 담지자로서의지에관해서는말할수없다 (6.423a). 왜냐하면 세계는나의의지로부터독립적 (6.373) 일뿐만아니라, 옳음, 좋음, 선악등과같은가치, 즉 윤리적인것 은세계밖에있는 보다높은것 이기때문이다. 6.423 우리는윤리적인것의담지자로서의의지에관해서는말할수없다. 그리고현상으로서의의지는단지심리학의관심사일뿐이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다음과같은, 한편으로보면매우문학적인것처럼보이는언급을한다. 6.43 선하거나악한의지가세계를바꾼다면, 그것은단지세계의한계들을바꿀수있을뿐이지, 사실들을바꿀수는없다. 즉언어에의해서표현될수있는것을바꿀수는없다. 간단히말해서, 선악의의지를통해세계는전혀다른세계로되지않으면안된다. 말하자면세계는전체로서감소하거나증가하거나해야한다. 행복한자의세계는불행한자의세계와는다른세계이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선하거나악한의지는 단지세계의한계들을바꿀수있을뿐이다 (6.43a). 그러면서그는 선악의의지를통해세계는전혀다른세계로되지않으면안된다 (6.43b) 라고말한다. 그러나어떻게이런일이가능한가? 바뀌는것은세계의한계에불과한데, 어떻게세계가전혀다른세계로될수있다는것인가? 이문제는비트겐슈타인의 유아론 과관련이있으며, 다음장에서논의될것이다. 단, 주목할것은, 여기에서언급되는세계는사실들의총체로서의객관적인세계가아니라는점이다. 지금이맥락에서비트겐슈타인이문제삼고있는세계는윤리적주체와관련된세계이며, 그윤리적주체가바라보는주관적세계가이논의에서핵심이되고있는것이다. 객관적인세계는 행복한자의세계 나 불행한자의세계 는동일하다. 반면에선악의의지를지니는주체와관련된상황에서는, 그두세계는완전히다른세계이다. 요컨대, 행복한자가바라보는세계와불행한자가바

17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라보는세계는다르다. 그렇기때문에, 그주체죽으면, 세계는바뀌는것이아니라끝나는것이다 (6.431). Ⅴ. 세계와나 앞장에서우리는물음 (Ⅳ) 에대한대답을찾기위해서여러명제들이각각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인지의여부와또그것들이성격이나역할이상이하다면어떤점에서상이한지를살펴보았다. 그러나이러한검토는아직다끝나지않았다. 아직까지도철학의명제 (1절) 와삶의의미나유아론과관련된명제 (2절) 가남아있는것이다. 우리는이명제들이모두요소명제들의진리함수가아니라는것을살펴보게될것이다. 이제우리는이주제를다루면서 ꡔ논고ꡕ의종착역을향해나아갈것이다. 그러나기차를타기전에유의할것이있다. 미리부터우리가나아갈종착역을정하지말라는것이다. 우리는그저기차가몸을나르는데로나아가야한다. 그러면서다만우리는비트겐슈타인이라는기관사가어떤상황인지를충분히생각해야한다. 그는철학을하고있다. 그러나이는단순히철학적호기심에서우러나온것이아니다. 그의처절한실존적상황이그를그렇게몰고간것이다. 그렇기에 세계와나 라는주제는 ꡔ논고ꡕ의가장핵심적인것중하나다. 그리고그저기차가몸을나르는데로나아가는것은 ꡔ논고ꡕ를감상하고만끽하는데가장좋은방법이다. 사실상지금까지우리는수많은반전을겪었다. 세계, 사실, 대상, 그림, 명제 등등각각의개념들은반전에반전을거듭하였다. 그러나아직이러한 반전의미학 은끝나지않았다. 최후의결정적인반전이우리를기다리고있는것이다. 그하나는세계와관련된것이며, 다른하나는철학과관련된것이다. 1. ꡔ논고ꡕ의철학개념 ꡔ논고ꡕ에서논리학의명제는세계의골격을기술한다 (6.124). 수학은세계의논리를등식들속에서보여준다 (6.22). 역학은세계기술을위해필요한모든참된명제들을구성한다 (6.343). 자연과학의명제들은사태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77 의존립과비존립을묘사한다 (4.1). 그렇다면철학의명제는무슨역할을하는가? 또는철학의명제라는것은존재하는가? 도대체철학은무엇을하는학문인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철학은 언어비판 이다 (4.0031). 4.0031 모든철학은 언어비판 이다. ( 그렇지만마우트너 (F. Mauthner) 의뜻에서 언어비판 이라는것은아니다.) 러셀의공적은명제의외견상의논리적형식이반드시그것의실제형식은아니라는점을보여준것이다. 이와함께비트겐슈타인은러셀과마우트너를언급하고있다. 러셀에대한언급은러셀의기술이론과관련이있다 (Ⅱ장 5절참조 ). 또한자신이말하는 언어비판 은마우트너가주장하는그러한언어비판은아니라고말하고있다. 오스트리아의철학자마우트너에따르면, 언어는우리를세계의진리와지식에로인도한다는환상을준다. (60쪽, 역자주 ) 언어비판은세계가인식불가능하다는것을통찰하기위해필요하다. 마우트너에게언어비판의방법은그낱말들의역사를해명하는것이었다 (60쪽, 역자주 ). 39)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의 언어비판의방법 이란무엇인가? 그것은간단히말해서 명료화 이다 (4.112). 4.112 철학의목적은사고의논리적명료화이다. 철학은이설이아니라활동이다. 철학적저작은본질적으로해명문들로이루어진다. 철학의결과는 철학적명제들 이아니라, 명제들이명료해짐이다. 철학은말하자면흐리고몽롱한사고들을명료하게만들고명확하게한계를그어야할것이다. 철학은이설이아니라, 하나의활동으로서, 그목적은 사고의논리적명료화 이며, 그결과는명제들이명료해진다는것이다. 그렇다면왜명료화와언어비판이라는활동이필요한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언어는

17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사고를위장한다. 그리하여명제의외견상의논리적형식은실제형식과완전히다를수있다. 만일이실제형식과논리를이해하지못하면무의미한물음들과명제들이생겨날수있다. 그러한물음들이나명제들이 거짓 이아니라 무의미 하다는점을보이기위해서는우리에게 언어비판 이요구된다. 4.002 인간은낱말각각이어떻게그리고무엇을의미하는지에대해아무생각없이도각각의모든뜻이표현될수있게하는언어들을구성하는능력을소유하고있다. 우리가개별적인소리들이어떻게산출되는지알지못하면서도말을하듯이. 일상언어는인간유기체의일부이며, 그에못지않게복잡하다. 일상언어로부터그언어의논리를직접이끌어낸다는것은인간으로서는불가능하다. 언어는사고를위장한다. 뿐만아니라, 그복장의외부적형태로부터그옷입혀진사고의형태를추론할수없도록한다 ; 왜냐하면복장의외부적형태는신체의형태를인식시키는것과는전혀다른목적에따라형성되었기때문이다. 일상언어의이해를위한암묵적협약들은엄청나게복잡하다. 4.003 철학적인것들에관한대부분의명제들과물음들은거짓이아니라, 무의미하다. 그런까닭에우리는이러한종류의물음들에대해결코대답할수없고, 다만그것들의무의미성을확립할수있을뿐이다. 철학자들의물음들이나명제들은대부분우리가우리의언어논리를이해하지못하는데에서기인한다. ( 그것들은선이미보다다소동일한가하는물음과같은종류이다.) 그리고가장깊은문제들이실제로는아무문제도아니라는것은놀라운일이아니다. 철학은하나의활동으로서언어비판이며, 그목적과방법은 논리적명료화 이다. 인식론은어떤철학고유의영역을지니는것이아니라그저 심리학의철학 (4.1121) 이며, 심리학에대한언어비판일뿐이다. 또한철학은언어비판과명료화작업으로서, 사태의존립과비존립을묘사하는뜻있는명제들의총체인자연과학과는위상이근본적으로달라야한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79 4.11 참된명제들의총체가전체자연과학 ( 또는자연과학들의총체 ) 이다. 4.111 철학은자연과학들중의하나가아니다. ( 철학 이란낱말은자연과학들의위아니면아래에있는것을의미해야지, 자연과학과나란히있는어떤것을의미해서는안된다.) 철학은 말할수있는것 에대해서는그것을명료화함으로써, 그리고무의미한것에는그무의미성을확립함으로써명료화활동을해나간다. 그렇기때문에철학은자연과학의영역을확정하며 (4.113), 생각될수없는것에한계 를긋는다 (4.114). 4.113 철학은자연과학의논란많은영역을한계짓는다. 4.114 철학은생각될수있는것에한계를그음과동시에, 생각될수없는것에한계를그어야할것이다. 철학은안으로부터, 생각될수있는것을통하여, 생각될수있는것을한계지어야할것이다. 서론에서도지적되었듯이, 사실상비트겐슈타인이 ꡔ논고ꡕ라는언어비판활동을통하여궁극적으로도달하고자하는목적이사유의한계를긋는것이었다. 그방법이란말할수있는것을명료하게묘사함으로써, 말할수없는것을보이는것이다 (4.115). 4.115 철학은말할수있는것을명료하게묘사함으로써, 말할수없는것을의미할것이다. 4.116 좌우간생각될수있는모든것은명료하게생각될수있다. 언표될수있는모든것은명료하게언표될수있다. 그렇다면정작 ꡔ논고ꡕ의명제들은어떠한가?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철학은이설이아니라활동이며, 철학의결과는 철학적명제들 이아니라, 명제들이명료해짐이다 (4.112). 그렇기때문에, 철학의명제들 은존

18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재하지않는다. 또는철학의어떤고유영역이존재하는것이아니며, 그것에관한고유한성격의명제가존재하는것도아니다. 뿐만아니라, 철학에서는모든종류의명제에대한언어비판이행해질수있기때문에, 특히말할수없는것, 스스로드러나는것, 초월적인것에속하는명제들을다루는경우에는그자체로무의미하다. 특히 ꡔ논고ꡕ의명제가그러하므로, 그명제들은무의미하다. 그리하여그는마지막명제인 7번명제바로앞에서다음과같이말한다. 6.54 나의명제들은다음과같은방식으로해명한다 : 나를이해하는사람은, 만일그가나의명제들에의하여 - 나의명제들을딛고서 - 나의명제들을넘어올라간다면, 그는결국나의명제들을무의미한것으로인식한다. ( 그는말하자면사다리를딛고올라간후에는그사다리를던져버려야한다.) 그는이명제들을극복해야한다. 그러면그는세계를올바로본다. 2. 유아론우리는앞절에서 ꡔ논고ꡕ의최후의결정적인반전을살펴보았다. 나는그것뿐만아니라 ꡔ논고ꡕ에는다른결정적인반전이있다고생각한다. 바로 유아론 과관련된것이다. 사실상 ꡔ논고ꡕ에서의유아론은심각한논란을불러일으킨다. 비트겐슈타인이과연유아론을주장했는지조차문제다. 어떤학자는비트겐슈타인은유아론자가아니라고주장한다. 40) 어떤학자는비트겐슈타인은유아론자인데, 그유아론에는 주체 가없다고하며또어떤학자는 주체 가있다고한다. 41) 또한 유아론 과관련해서 세계 의개념은완전히성격이바뀌는것처럼보인다. 원래는 세계 는사실들의총체로서어떤주체와도독립적으로결정되는객관적이었다. 반면에 유아론 과관련된 세계 는주체와관련되는것으로서주관적인세계이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은이두가지를, 말하자면객관적인세계와주관적인세계를엄격하게구분하고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81 있는가? 나는이물음에대한대답을다음절로미루겠다. 그러면이제그가 유아론 에대해서어떻게논의했는지를살펴보자. 5.6 나의언어의한계들은나의세계의한계들을의미한다. 5.61 논리는세계를가득채우고있다 ; 세계의한계들은또한논리의한계들이기도하다. 그러므로우리는논리학에서다음과같이말할수없다 ; 이것과이것은세계내에존재하고, 저것은존재하지않는다. 요컨대, 그것은우리가어떤가능성들을배제한다고전제하고있는것으로보이는데, 이전제는사실일수없기때문이다. 왜냐하면그렇지않다면논리는세계의한계들을넘어가야만 즉만일논리가이한계들을다른편쪽에서도또한고찰할수있다면 할것이기때문이다. 우리가생각할수없는것을우리는생각할수없다 ; 따라서우리는또한우리가생각할수없는것을말할수도없다. 5.62 이러한깨달음은유아론이어느정도까지진리인가를결정해줄열쇠를준다. 요컨대유아론이뜻하는것은전적으로옳다. 다만그것은말해질수는없고, 스스로드러날뿐이다. 세계가나의세계라는것은, 언어 ( 내가유일하게이해하는언어 ) 의한계들은나의세계의한계들을의미한다는점에서드러난다. 5.62에서알수있듯이, 비트겐슈타인은 유아론이뜻하는것은전적으로옳다 고말하고있다. 또한그는 유아론, 즉오직나만이존재한다는주장을간단히 세계는나의세계 라는말로표현하고있다. 그러나도대체이러한주장의근거란무엇인가? 유아론이 전적으로옳은 이유란무엇인가? 그이유는 5.61에서매우짧게암시되어있다.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우리는생각할수없는것을생각할수없으며, 따라서말할수없다. 생각할수없는것은논리의한계들을넘어서는것이고, ( 논리학의명제들은세계의골격을기술하므로 ) 세계의한계들을넘어서는것이며, 말할수없는것은언어의한계들을넘어서는것이다. 이점에서 나의언어의한계

18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들은나의세계의한계들을의미 (5.6, 5.62c) 하며, 세계의한계들은논리의한계들이다 (5.61a).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우리는논리학에서 이것과이것은세계내에존재하고, 저것은존재하지않는다 라고말할수없다고말한다. 왜냐하면논리학에서어떤개체나대상에대해서그것이존재한다고말한다면, 그명제는필연적으로참이어야한다. 다시말해그것이존재할수없는가능성은전혀없어야하며, 바로이것을우리는전제하고있는것이다. 그러나이전제는사실일수없다. 따라서이전제는뜻있는명제로나타낼수없다. 그렇기때문에논리학에서우리는어떤것이존재한다고말할수없다. 요컨대 세계내에어떤것이존재한다 는어떤정보를제공하는뜻있는명제이지, 논리학에속하는필연적인명제가아닌것이다. 분명하게도 이책상은존재한다 와같은명제는논리학적명제가될수없다. 그성격은판이하게다르다. 그러나 나는존재한다 는어떠한가? 도대체 나는존재한다 는것만큼확실한것이어디에있는가? 그확실성은 동어반복의참 만큼확실하지않은가? 42) 사실상비트겐슈타인이 5,561과 5.562를통하여말하고자하는것은 이책상은존재한다 와 나는존재한다 는그성격이완전히다르다는것이다. 이는다음절에서논의되겠지만, 세계에어떤사실이존재한다 와 세계에실체 ( 즉대상 ) 가존재한다 가그성격이완전히다른것과대응한다. 사실이존재한다는것은경험적인것이지만, 대상이존재한다는것은논리적요청이다. 마찬가지로이책상이존재한다는것은경험적인것이지만, 형이상학적주체 로서, 철학적자아 로서내가존재한다는것은하나의논리적요청이며경험을비로소가능케하는조건인것이다. 바로그렇기때문에, 유아론이뜻하는것은전적으로옳다. 다만그것은말해질수는없고, 스스로드러날뿐이다 (5.62b). 그러면이제 형이상학적주체 나 철학적자아 로서내가존재한다는것이왜논리적요청이며경험의조건인지를살펴보기로하자. ꡔ논고ꡕ에서언어의한계와세계의한계, 그리고논리의한계는동일하다. 또한세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83 계는나의세계이고, 나의세계는나의삶과더불어주어지므로, 세계와삶은나의관점이나유아론의관점에서는동일한것이다. 5.621 세계와삶은하나다. 5.63 나는나의세계이다. ( 소우주 ) 그러나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그러한여러활동을하는나가운데에서도 생각하고표상하는나, 즉 형이상학적주체 는세계내에존재하지않는다. 그러한주체는세계에속하지않으며, 그것은오히려세계의한계이다 (5.632). 5.632 주체는세계에속하지않는다. 그것은오히려세계의한계이다. 그렇다면왜그러한주체는세계내에존재하지않는가? 비트겐슈타인은이물음에대해서두가지비유를제시한다 (5.631, 5.633, 5.6331). 먼저, 내가 내가발견한대로의세계 라는책을쓴다고가정하자. 그러면우리는이책에서매우다양한이야기들을하게될것이다. 여기에는 나의육체에관한보고와아울러, 어느부분들이나의의지에종속되고어느부분들이종속되지않는지따위도이야기되어야할것이다 (5.631). 그런데여기에서는바로그이야기를하고있는주체는항상제외된다. 그리하여 오로지주체만은이책에서이야기될수없을것이다 (5.631). 다음으로비트겐슈타인은눈과시야의관계를그비유로제시한다 (5.633, 5.6331). 5.633 세계속어디에서형이상학적주체가발견될수있는가? 당신은말하기를, 여기서사정은눈과시야의관계와전적으로같다고한다. 그러나당신은실제로눈을보지는않는다. 그리고시야속에있는어떤것도, 그것이어떤눈에의해선가보여지고있다는추론을허용하지않는다. 책의비유 를토대로보면 시야의비유 에서비트겐슈타인이말하고

18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자하는것은분명하다. 형이상학적주체는눈이시야속어디에서도보여지지않는것과같이, 또 시야속에있는어떤것도, 그것이어떤눈에의해선가보여지고있다는추론을허용하지않는 것과마찬가지로, 이세계안에는존재하지않는다는것이다. 그러나이비유는다른한편으로보면다소모호한부분을지니고있다. 주체가세계의한계라면, 이비유에서는시각의주체인눈이 시야의한계 가될것처럼보인다. 그런데비트겐슈타인은 시야의한계 에대해서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 우리의삶은우리의시야가한계가없는것과마찬가지로끝이없다 (6.4311c). 즉, 시야의한계는존재하지않는다. 그렇다면어떻게눈이존재하지도않는 시야의한계 와동일할수있는가? 어떻게어떤것이존재하지도않는것과동일할수있는가? 물론그럴수없다. 삶에는끝이없으므로, 어떤존재하는것은 삶의끝 과동일할수없으며, 시야에는한계가없으므로, 어떤존재하는것은 시야의한계 와동일할수없다. 단, 삶에는주체가있으며, 마찬가지로시각에도주체가있다. 이주체는어떤의미에서각각삶 ( 따라서, 세계 ) 과시각의한계를형성한다. 그러나어떤과정이나능력과관련된한계라는의미가아니라, 오히려철학적인자아가봉착하는한계라는의미에서이다. 이때그 한계 는선험성과깊은관련이있다. 5.634 이는우리경험의어떤부분도선천적 [ 선험적 ] 이아니라는점과연관되어있다. 우리가보는모든것은또한달리될수도있을것이다. 좌우간우리가기술할수있는모든것은또한달리될수도있을것이다. 사물들의선천적 [ 선험적 ] 질서는존재하지않는다. 선험적인형이상학적주체는인간도, 인간신체도, 인간영혼도아니다. 바로그것이철학적자아이며, 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 이철학적자아는 세계는나의세계이다 라는점을통해철학에들어온다 (5.641). 그러면서그는 유아론이엄격히관철되면순수한실재론과합치된다 (5.64) 고말한다. 이언급이무엇을뜻하는지는다음절에서논의하기로하자.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85 5.64 여기서우리는유아론이엄격히관철되면그것은순수한실재론과합치된다는점을알수있다. 유아론의자아는연장없는점으로수축되고, 그것과동격화된실재가남는다. 5.641 따라서철학에서자아에관한비심리학적인이야기가가능할수있는어떤뜻이실제로존재한다. 자아는 세계는나의세계이다 라는점을통해철학에들어온다. 철학적자아는인간이아니며, 인간신체가아니며, 또는심리학이다루는인간영혼도아니다. 그것은형이상학적주체, 세계의한계 세계의일부가아니라 이다. 3. 사실존재론일반적으로존재론에는사물존재론과사실존재론이있다. 말그대로사물존재론은존재하는것은사물이라는주장이며, 사실존재론에서는존재하는것은사물이아니라사실이라고주장된다. 그렇다면비트겐슈타인이주장하고있는존재론은사물존재론인가아니면사실존재론인가? 많은학자들은 ꡔ논고ꡕ의존재론은사실존재론이라고간주한다. 그렇게주장하는근거는비트겐슈타인의다음의언급이다 : 1.1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지, 사물들의총체가아니다. 그러나과연 1.1로부터사실존재론을이끌어내는것은옳은가? 가령서울에는서울사람도있고, 광화문도있고, 종각도있다. 그런데광화문은화학과물리학에서가르치듯원자들로이루어져있다. 분명하게도서울에는광화문이존재한다. 그렇다면서울에는원자가존재하는가? 명백하게도이질문은우리에게는매우기묘한것으로다가온다. 이는마치어떤사람이서랍을열고연필이나칼과같은문구들을보면서 아! 원자가대단히많이있군! 이라고외치는광경을떠올리게한다. 서울에는원자가존재하는가? 라는질문이아무리기묘할지라도이물음에대한우리의대처방안은크게두가지가있을수밖에없다. 하나는그물음을 태양에서는지금오전 10시인가? 와같은비정상적인물음 43)

18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으로파악하는것이다. 태양에는그리니치천문대가없다. 그렇기때문에그물음은우리의언어놀이에서는대답의방법이주어져있지않은물음이다. 그런데통상적으로우리는어떤물리적세계를상정하고서 원자 를언급한다. 서울 은단순히물리적세계의한부분이아니다. 그렇기때문에위의물음은대답의방법이확정적으로주어져있는정상적인물음이라고할수없다. 다른하나는위의물음을정상적인물음으로인정하고긍정또는부정으로대답하는것이다. 뭔가기묘한점을인정한다할지라도, 서울에는어쨌든원자가존재한다 ( 긍정 ) 거나존재하지않는다 ( 부정 ) 고대답하는것이다. 그렇다면이제 서울에는원자들이존재하는가? 라는물음을정상적인문제로파악하기로하자. 이는곧우리가 서울 을어떤물리적인세계로고정시켰음을뜻한다. 이제다시묻기로하자 : 서울에는원자들이존재하는가? 아마도우리는결국서울에는원자들이존재한다고말하게될것이다. 서울과광화문과원자들의비유는이제 ꡔ논고ꡕ의 세계 와 사실 사태 와 대상 에대응된다. 세계는사실들의총체이고사실은사태들의존립이며사태는대상들의결합이다. 세계에는사실들이존재한다. 그렇다면세계에는대상들이존재하는가? 앞의비유에서와같이, 아마도우리는결국이물음에긍정적으로대답하게될것이다. 요컨대우리는 1.1에따라사실존재론을받아들인다하더라도여전히세계에대상들이존재한다는것을받아들일수있다. 그러나앞절에서언급했듯이, 세계에사실들 ( 사태들 ) 이존재한다 와 세계에대상들이존재한다 는그성격이완전히다르다. 이점은 ꡔ논고ꡕ에서사실과대상이전혀다른지위를차지하고있다는것과관련있다. 이제앞으로의논의를위해서두가지를짚고넘어가겠다. 첫째, 한명제가뜻을지닌명제라면, 그것의부정명제도뜻을지닌명제다. 마찬가지로한명제가뜻을결여한명제 ( 동어반복이나모순 ) 라면, 그부정명제도뜻을결여한다. 이는진리표를떠올리면금방알수있다. 둘째, 어떤명제가참이면서동시에뜻이있는명제라면, 그명제의부정은거짓이면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87 서뜻이있는명제이다. 특히그명제의부정은뜻이있는명제이므로, 그명제의부정이참인경우는상상가능하다 ( 또는그명제의부정은어떤가능세계에서참이다 ). 그러면이제다음의물음에대해생각해보자 : 우리는 이세계에대상이존재한다 고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가? 이제이를논의하기위해서어떤한대상을생각하고그것의이름을 a 라고부르자 ( 또한 a 는그것을제외한어떤다른대상의이름도아니라고하자 ). 이제다음의명제에대해생각해보자 : (G) a 는이세계에존재한다. 만일 G가참이고또뜻을지닌명제라면, 이명제의부정 ~G, 즉 a 는이세계에존재하지않는다 는거짓이면서뜻을지닌명제여야한다. ~G는뜻을지니면서거짓이기때문에, 그것이참인경우가상상가능하다 ( 또는그것은어떤가능세계에서참이다 ). 바로그가능세계에서는 ~ G가말하는바대로, a는이가능세계에존재하지않는다. 그런데그렇게되면 a 는그것의이름일수도없다. 그렇게되면 a 는그것을제외한다른어떤대상의이름도아니라고했으므로, 모든각각의대상에대해서이름일수없다. 따라서 a 는이름이아니다. 그것은무의미한기호에불과하다. 그렇게되면 ~G는뜻을지니지않는무의미한명제가되고, 마찬가지로 G도뜻을지니지않는무의미한명제가된다. 그렇기때문에우리는 이세계에대상이존재한다 와같은문장을유의미하게말할수없다. 도대체우리는 대상 에대해서유의미하게말할수없다. 그러나우리가유의미하게말할수없을뿐이지어쨌든이세계에는대상이존재하지않는가? 어쨌든서울에는원자들이존재하지않는가? 나는많은다른학자들의견해와는달리, 비트겐슈타인이위의물음에대해서어떤점에서는긍정적으로대답했다고생각한다. 대상은이세계에존재한다. 단, 어떤사실이이세계에존재한다고유의미하게말할수있는것과달리, 우리는이세계에어떤대상이존재한다고유의미하게말할수없다.

18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비트겐슈타인이위와같이대답하리라는첫번째강력한근거는대상은이세계의실체라는것이다. 대상은실체이기때문에, 그리고세계는실체를지니고있기때문에, 세계는대상을지니며, 더나아가대상은세계에존재한다. 세계에대상이존재한다는것은 전적으로옳다. 다만그것은말해질수는없고, 스스로드러날뿐이다. ( 참조 : 5.62b) 그렇다면 사실이세계에존재한다 와 대상이세계에존재한다 의근본적인차이란무엇인가? 그차이는 ꡔ논고ꡕ에서는전자가경험적인명제인데반해서, 후자가분석적인명제라는점에있다. 이책상은갈색이다 라는사실이이세계에존재한다는것은실제로이책상이갈색이라는것을뜻하며, 이책상이갈색이라는것은경험적이고우연적인사실이다. 반면에우리가궁극적인분석에서만나게될어떤한대상 a 에대해서, a는세계에존재한다 는분석적인명제이며, ꡔ논고ꡕ의세계에서는경험적인사실이아니다. 오히려그것은분석적명제인데, 왜냐하면그명제를부정하면우리는앞에서논의했던바와같이모순에이르게되기때문이다. 대상이세계에존재한다는것은세계안에있는어떤것에대한논의라기보다는오히려세계자체에대한논의이다. 대상은세계의실체이므로, 대상이없다면세계도없을것이다. 따라서 대상이세계에존재한다 는 세계는존재한다 와같이분석적인명제이다. 이러한명제들은세계에어떤사실들이존재한다는경험적인명제가성립하기위한토대이며, 근거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유아론이엄격히관철되면그것은순수한실재론과합치된다 (5.64) 고말한다. 5.64 여기서우리는유아론이엄격히관철되면그것은순수한실재론과합치된다는점을알수있다. 유아론의자아는연장없는점으로수축되고, 그것과동격화된실재가남는다. 이책상이존재하는것은 실재론 과부합하지만, 철학적자아인내가존재한다는것은 순수한실재론 과합치된다. 마찬가지로우리는세계에사실이존재하는것에대해서 실재론 을말할수있다. 반면에세계에대상이존재한다는것은 실재론 이아니라 순수한실재론 과부합한다.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89 마지막으로아직해결되지않은한가지문제를다루기로하자. 비트겐슈타인은객관적인세계와주관적인세계를동일화했는가? 그대답은이렇다 : 즉비트겐슈타인은 순수한실재론 의관점에서는그둘을동일화했다. 반면에 실재론 의관점에서는엄격하게구분했다.

19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결론 지금까지우리는서론에서제시된핵심적물음 4 가지를주축으로해서 ꡔ논고ꡕ의내용을살펴보았다. 많은반전들과수수께끼들이있었다. 그리고우리는철학과유아론을다루는지점에서결정적인반전이이루어졌다는것을확인하였으며, 그렇게해서우리는 ꡔ논고ꡕ의종착역에이르렀다. 지금까지우리는해석상의많은난점들과쟁점들을확인하였다. 이제나는그러한여러쟁점들을정리하는것으로이글의결론을대신하겠다. (ⅰ) ꡔ논고ꡕ를이해하는데있어서가장중요한쟁점중의하나는그림이론과진리함수이론의관계가어떠하냐하는점이다. 앤스컴은그두이론이동일한것이라고주장하며, 이승종 (2002) 는두이론이화해할수없는모순관계에있다고주장한다. 그러나나는이두가지극단적인주장은모두오류라고생각한다. ꡔ논고ꡕ에서그두이론이문제삼는물음과그역할은상이하다. (ⅱ) 그림이론에서한그림이그리는대상이무엇이냐하는것은매우중요한문제다. 이문제는 ꡔ논고ꡕ의 그림 이나 모사 의개념이정확히어떻게파악되어야하느냐하는문제와관련있다. 김여수 (1983) 는그림의대상일수있는것은 사실 이아니라 사태 라고주장한다. 나는이주장이부분적으로옳을뿐이라고생각한다. 사태 뿐만아니라, 사실 과 상황 도얼마든지그림의대상일수있다. 특히 거짓되게모사함 이라는개념은모순이아니다. (ⅲ) ꡔ논고ꡕ의존재론에서세계와현실이동일한외연을지니는개념이냐하는점은중요한문제다. 이문제는 세계 와 현실 이 ꡔ논고ꡕ에서각각두가지의미로사용되고있느냐하는문제와연결되어있다. 나는그렇게사용되고있다고볼수는있지만, 단넓은의미의세계나현실을실재하는것으로파악할필요는전혀없다고생각한다. 그리하여나는그리핀과같이 ꡔ논고ꡕ에서세계와현실은동일한외연을지니는개념이라고생각한다. (ⅳ) ꡔ논고ꡕ의존재론과관련하여 부정적사실 이어떻게파악되어야하며, 또부정적사실이세계에존재하는것인지, 또세계는오직긍정적

비트겐슈타인 ꡔ 논리철학논고 ꡕ 191 사실들로만이루어져있는것인지아니면부정적사실도포함하는것인지하는문제는매우난감한문제다. 남경희 (1997) 은부정적사실이이세계에존재하는것으로비트겐슈타인이파악했다고주장한다. 그러나이주장은이세계에는논리상항에대응되는것이없다는 ꡔ논고ꡕ의명제와결정적으로상충한다. 따라서나는부정적사실이세계에존재하지않는다고생각한다. 한편이문제와관련되는것은세계와언어간의동형성의정도가어떠하냐하는것이다. 어떤학자는완전한동형성을주장한다. 그러나나는김여수 (1983) 와같이 부분적인 동형성만이성립한다고생각한다. (ⅴ) ꡔ논고ꡕ의 대상 이어떤속성을지닐수있는것이냐하는문제는많은논란을불러일으켰던문제이다. 대상은단순하다. 그렇다면대상은내적속성과외적속성을지닐수있는가? 코피는둘다를지닐수없다고주장한다. 박영식 (1991) 과남경희 (1997) 는내적속성만을지닐수있으며외적속성은지닐수없다고주장한다. 스테니우스와그리핀은둘다지닐수있다고주장한다. 나는이문제와결정적으로관련있는것은 ꡔ논고ꡕ에서 대상의형식 과 사태의형식 이정의되는방식이다르다는점이라고생각한다. 그상이한점에따라, 대상의속성 과 사태의속성 을정의하게되면, 박영식 (1991) 의주장이옳지않다는점과, 대상은두가지속성을모두지닌다는것을알수있다고나는생각한다. (ⅵ) 과연비트겐슈타인이 ꡔ논고ꡕ에서논리주의를주장했느냐하는점은매우미묘한문제이다. 나는비트겐슈타인이러셀이나프레게와완전히동일한방식에서 논리주의 를주장하지는않았지만, 전혀상이한방식에서결국논리주의를주장했다고생각한다. 이점에관한마운스 (Mounce(1981), pp.58-64, 특히 p.64) 와이승종 (2002, 187-196쪽, 특히 196쪽 ) 의논의는다소불분명하거나적합하지않다. (ⅶ) ꡔ논고ꡕ에서과연비트겐슈타인이철학적자아가존재한다고보았느냐하는점이문제다. 마운스는비트겐슈타인이주장한것은유아론이아니라, 유아론을주장하는것은혼동된사유에서연유한것이라는점을주장했다고논의한다. 반면에나는박영식 (1997), 피처등과같이 ꡔ논고ꡕ 에서실제로유아론이옹호되었다고본다. 다만그것은스스로드러나는

19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것일뿐이다. (ⅷ) 많은학자들은 ꡔ논고ꡕ에서비트겐슈타인이 사물존재론 이아니라 사실존재론 을주장했다고생각한다. 그러나나는이러한주장이부분적으로옳을뿐이라고생각한다. ꡔ논고ꡕ에서 사물존재론 과 사실존재론 은나란한위치에있지않다. 오히려전자는분석적명제이며, 후자는경험적명제이다. 그외에도수많은쟁점들과난점들이있다. 그러나나는이글에서 ꡔ논고ꡕ의핵심적이고결정적인문제들을대부분다루었다고생각한다. 물론지금까지의나의해석과생각은얼마든지잘못된것일수있다. 설령그렇다할지라도나는이러한해석에따라 ꡔ논고ꡕ를전체적으로이해할수있었다. 이제마지막으로한마디를해야겠다 : ꡔ논리철학논고ꡕ는참으로위대한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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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2 권제 14 호 발행일 2003년 5월 25일발행인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소장백종현 151-742, 서울시관악구신림동산56-1 E-mail: philinst@plaza.snu.ac.kr 전화 : 02) 880-6223 팩스 : 02) 874-0126 인쇄관악사 02) 877-1448, 883-1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