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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女 性 硏 究 The Women s Studies Vol. 88 No.1 pp. 43~81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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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女 性 硏 究 The Women s Studies Vol. 88 No. 1 pp. 43~81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1) 안지영** 초 록 본 연구는 인구재생산에 대한 북한의 시각을 밝히고, 그에 따라 진행되는 인구정책과 모성담론의 관계와 함의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북한에서 인구재생 산에 대한 시각은 생물학적 측면보다는 사상, 제도, 지도자 의 우수성을 부각시 키는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김정일 시기 북한은 적극적인 출산장려정책을 진행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여성에게 선군시대 모성영웅 이라는 명예칭호를 수 여하였다. 하지만 선군시대 모성영웅 의 영화적 형상은 다자녀 출산이 아니라 자녀의 사상적 교양자로서의 모성 역할을 강조하는 특징을 보인다. 자녀를 국가 에 충성하는 군인 및 군인의 아내로 양육하거나 입양하는 모성 을 칭송하는 것 이다. 이러한 작품은 체제 변화가 일어나는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었 다. 결국 선군시대 모성영웅 을 재현하는 영화 제작은 인구 조절이 아니라 정 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이는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더 많은 부 담을 지게 되는 형태로 모성의 역할을 내면화하고, 재생산권에 대해 수동적 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젠더 기제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주제어 : 인구재생산, 인구정치, 생물학적 국민재생산, 재생산권, 북한영화, 모성담론, 선군시대 모성영웅 Ⅰ. 들어가며 인구재생산 문제와 관련하여 젠더 연구는 재생산권 1) 및 인구에 대한 국가와 개인의 관계 등의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다. 국가의 인구 통제나 * 이 글은 필자의 2015년 인제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김정일 시기 북한 영화의 젠더 담론 연구 의 4장 1절을 수정 보완한 것임. ** 안지영 :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외래교수/ 인제대학교 통일학연구소 연구원 1) 재생산권 에 대한 국외 논의 소개는 김정아(2014),

4 44 여성연구 재생산권은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여성의 성역할 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 으며, 그 중에서도 모성담론과 직결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인구재생산, 재생산권 및 그와 관련한 모성담론 등은 어떻게 구성되고 있으며, 서로 어 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이 문제의식에 따라 다음 두 가지 방향으로 연구 를 진행하였다. 첫째, 인구재생산, 재생산권, 모성이데올로기의 범주와 관 련된 북한 문헌 및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그 개념과 인식을 밝히고자 하였 다. 둘째, 인구재생산 관련 인식을 재생산하는 선전 및 교양도구인 북한의 영화를 통해 재현되는 모성담론의 양상을 밝혀 인구정책과의 관계 및 함의 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북한에서는 인구문제 해결에 있어서 국가 주도의 인구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 경제적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북한 사회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 하기 위한 기제로 인구정책을 활용해 왔다.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해 출산장려정책을 펼쳤다. 이후 1970년대부터는 경 제사정이 어려워지고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능력에 한계가 오자 출산억 제정책으로 선회하였다. 1990년대 들어서는 식량난과 생활고 문제로 출산 기피 현상이 발생하자 북한 정부는 다시 다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기를 거치면서 변화된 가치관 등으로 인해 정책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여성 및 모성 역할에 대한 북한 여성 관련 선행연구에서는 북한 정권이 지향하는 여성상을 소위 혁명적 현모양처 로 규정하고 있다. 혁명적 현모 양처 란 여성 자신도 혁명가가 되어 수령과 당-국가에 충성하는 동시에 자 녀 및 가족구성원들을 혁명가로 키워내고 내조하는 것을 일컫는다. 북한체 제에서 모성은 여성의 가장 우선적인 역할로 간주되고 다면적인 역할수행 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북한여성에게 요구되는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요건은 북한체제가 원하는 구성원의 양육에 충실한 것이다. 즉, 당과 지도자에게 충성을 다하고 집단주의 정신을 실천하며 혁명과 건설투쟁에 앞장서는 투 사로서 가정과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북 한의 모성이데올로기는 유일지배체제 아래 가부장제적인 질서유지에 따른 성별분업구조의 잔존이라는 점에서 필연적인 것이다. 여기에 인구 절반이 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인력을 시기별 사회의 필요에 따라 동원하기 위한

5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45 현실적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미경, 2004). 인구재생산과 관련된 정책의 현실, 그리고 그에 따른 모성 역할에 대해 북한 영화나 드라마는 어떻게 재현하고 있을까. 익히 알려졌듯 북한의 예술 은 정치선전예술이다. 따라서 북한 영화의 가장 우선적인 목적은 국가의 통 치담론과 당 정책을 구체적으로 형상하는 것이다. 김정일 시기 모성과 관련 한 대표적인 통치담론은 선군시대 모성영웅 이라는 구호이자 명예칭호로 제시되었다. 선군시대 모성영웅 을 구현하는 영화 속 여성인물의 형상은 국가의 인구재생산에 대한 시각과 정책의 단면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2장 1절에서 국가와 인구재생산, 재생산권 개념이 갖는 관계 및 상 호작용에 대해, 2절에서는 북한에서의 인구재생산 개념과 젠더 관계를 살 펴보았다. 3장 1절에서는 북한의 인구정책을, 2절에서는 여성의 모성 역할 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전국어머니대회 를 꼽고, 그 내용와 시기별 변화 및 특징을 분석하였다. 3절에서는 인구재생산 및 모성과 관련된 북한 의 영상작품을 개관하였다. 김정일 시기가 시작되는 1994년 즈음부터 김정 은 체제가 들어선 2015년 현재까지 제작된 영화 및 TV드라마 총 377편의 작품 중 285편의 작품 내용을 확인하였다. 이 중 12편을 먼저 선정하여 시 기별 흐름과 젠더 경향을 파악하였다. 4장에서는 앞서 선정된 12편의 작품 중에서도 모성과 직접 관련되는 6편을 각각의 형상별로 두 가지로 구분하 여 소개하였다. 영화 분석은 아쉽지만 한정된 지면으로 인해 단순한 서사 분석에 머물렀다. Ⅱ. 인구재생산 개념과 북한의 젠더 위계 1. 국가와 인구재생산 및 재생산권 인구는 국가나 사회의 기본단위이기에 인구문제도 국가의 존망과 관련 되어 중요하게 여겨진다. 인구에 대한 연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정치 사상으로부터 근세 정치경제학이나 현대 사회학과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6 46 여성연구 중요한 학문적 관심의 대상이었다. 기본적으로 인구수에 관한 논의는 낙관 론과 비관론,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인구변화가 다른 사회경제변화에 종속적 이거나 자율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는 낙관론에 의하면 대규모의 인구와 성 장하는 인구는 국력과 국부의 가장 튼튼한 기초가 되며 기술발전과 문명발 달의 첩경이 된다는 것이다. 맬서스 이전의 선구자들과 맬서스 및 신맬서스 주의자들의 관점인 비관론에 의하면 인구의 계속적인 증가는 빈곤과 비참 을 초래케 하여 범죄율을 높이고 악덕이 자행되며, 인류는 전쟁과 기근 및 질병에 시달려 궁극적으로 국가나 사회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박상태, 2007: 14). 이와 같은 인구 담론의 위력은 다양한 층위에서 발휘된다. 2) 근대국가의 인구관리란 그 속성 자체가 개인의 권리를 노골적으로 제한하지 않으면서 제한하는 일이다(백영경, 2013). 또한 인구재생산 개념은 단순히 생물학적 의미만 담고 있지 않다. 해당 국가에 의해 국민/민족/인민/시민 으로 규정 되는 국가 구성원을 재생산한다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3) 재생산을 그 저 사회의 구성원을 충원하는 행위가 아니라 한 사회의 가치와 문화를 생 산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Rapp & Ginsburg, 1995), 인구에 대한 논의 역시 공동체의 단위로부터 가치까지 삶의 다양한 측면을 생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젠더 관점으로 가족계획이나 인구정책의 함의를 분석함에 있어서도 여성, 국가, 인구 등의 범주들이 모두 추상적이면서도 고정된 개 념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백영경, 2013: 32). 따라서 본 연구에서 인구재생산 개념은 생물학적인 개념과 함께 인구 와 관련해 구성되는 사회정치적 담론을 포함한다. 국가의 차별적 출산정책에 따른 문제들은 특정 역사적 시기의 민족 국가 2) 백영경(2013: 31)은 1960년대 사상계 분석을 통해 자유주의적인 정치를 강하게 지향 하면서도 자유주의를 제약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모순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정치적 상 상과 인식에 의한 인구 담론의 위력이 다음과 같이 발휘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객관적인 지식의 지위를 통해서 남한이라는 정치적 단위를 공고화하는 것에서부터 빈곤의 원인에 대한 특정한 시각을 내면화하는 일,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의 삶을 만들어 나가며, 동시에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는 일,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와 윤리적 삶 의 방식을 규정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현상들을 가 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3) 유발 데이비스는 이를 일러 생물학적 국민재생산 이라 표현하였다.

7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47 기획을 구성하는 헤게모니 담론에 달려 있다. 4) 이러한 담론에 의해 인구 문제는 쉽게 정치적 도구가 된다. 그 속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임신 및 출산은 흔히 가장 사적인 사안이라고 분류되지만, 언제나 공적인 논쟁과 관 리의 대상이었다. 여성의 출산력은 그것이 넘치는 것이든 부족한 것이 든 해당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의 가장 주된 유발 인자였다. 여성이 너무 많 은 아이를 낳아서 국가가 가난하다거나 여성이 너무 아이를 낳지 않아 국 가가 망하게 생겼다거나(하정옥, 2012: 701). 인구를 숫자의 규모로 보는 것, 그리고 여성과 여성의 몸을 수단화하는 지배적 접근은 1994년 카이로 국제인구회의(ICPD)를 거치면서 질적인 변 화를 겪게 되었다. 그 변화는 기존의 협소한 접근 방식이었던 가족계획 프 로그램으로부터 재생산 건강으로의 강조점 변화이며, 또한 그것을 실현하 는 데 있어서 여성의 권한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5) 1994년 카이로 국제인구회의와 1995년 북경 세계여성대회에서 제시된 재생산권 개념은 오늘날 국제기구의 공식 문서부터 개인들의 일상적 담화에 이르기 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6) 재생산권은 거의 인권과 마찬가지 로 보편적 정당성을 획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인권이 자명한 것으로 이해되듯이 재생산권은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의 재생산권 정립은 인구 및 개발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였다. 재생 산권의 구체적 내용이 확장되고 확보되는 것은 여성의 불평등한 상황을 둘 러싼 성별 정치의 투쟁을 통해서였다. 이러한 점에서 재생산권은 여전히 성 취의 과정 중에 있으며 현실 정치에서의 구체적 변화만이 재생산권이 목표 로 했던 이상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하정옥, 2012; 2013). 인구재생산에 대해 논의할 때는 여성들이 단지 개인 일뿐만 아니라 국가 와 민족, 그리고 인종 집단체의 구성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4) 유발 데이비스(2012: 62)는 혈통에 따른 민족주의 인구통제 정책과 함께 이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헤게모니 담론으로 인구의 힘, 우생학, 맬서스 담론을 든다. 5) 김정아(2014)는 재생산권의 개념에 대해 연구자의 견해를 각각 내용, 권리, 근거, 주체 등의 범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6) 한편 재생산권 개념은 상당히 혼란스럽게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소위 생명 권 논자들은 여성의 건강을 위한다는 재생산권 개념을 거론하면서 낙태를 반대한다. 새 로운 재생산기술로 빈곤 국가 여성들의 난자와 자궁을 거래하는 것을 구매자의 재생산 권 실현으로 정당화하기도 한다(하정옥, 2013).

8 48 여성연구 특정 계급, 섹슈얼리티, 인생에서 처한 위치 등도 포함된다. 재생산권 운동 은 현대사회 안에서의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정체성을 고려해야 하며, 이 안에 있는 서로 다른 집단체들과 집단들의 각기 다른 힘의 수준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유발-데이비스, 2012: 76). 또한 여성들이 단지 재생산을 통제하 는 데 목적을 둔 이데올로기와 정책들의 수동적인 희생자이기만 한 것은 아 니다. 특히 노년 여성들의 경우 문화적 민족 재생산자의 역할을 부여받고, 무엇이 적합한 행위이고 외양이며 무엇이 아닌지의 규칙을 정하고, 일탈자 들 이라고 구성된 다른 여성들 위에서 통제력을 발휘하는 권한을 부여받는 다. 때로 이것은 여성들에게 허락된 사회적 권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그들 이 이에 충실히 관여하게 될 수도 있다(유발 -데이비스, 2012: 74). 또한 근대국가에서 모성이데올로기는 여성이 국가에 소속될 수 있는 구성원권을 획득하는 기제로 작용하였다. 여성은 생애 언젠가는 어머니가 될 존재 라는 잠재적 어머니 담론이 강력한 가운데(최은영, 2013), 여성은 임신과 출산, 그에 이은 양육의 주체로 호명되어 왔다. 이로써 여성은 생물 학적 인구는 물론이고 정치 및 사회문화적 체계를 재생산하는 인구를 출산 하고 양육하는 재생산의 주체가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은 복잡한 권력과 위 계질서에 의한 차별 및 억압적 통제 기제를 포함하고 있다. 7) 그 속에서 젠 더 주체로서 여성은 권력과 사회의 지배적인 모성담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구현하거나 저항하는 행위로 젠더 실천을 함으로써 모성담론을 재생산 또 는 재구성해나간다(배은경, 2006). 8) 이러한 관점은 북한의 인구재생산과 재생산권 및 모성 관련 인식과 담론을 분석하는 데서도 견지해야할 것이다. 7) 임지현 등은 대중독재와 젠더정치라는 시각으로 나치 독일, 이탈리아 파시즘, 전쟁기 일 본, 소련, 중국, 20세기 초 영국 등의 사례를 통해 해당 시기 각 지역의 정세에 따른 위계 담론에 의해 특정 여성 및 모성, 남성에 대한 젠더화가 이루어졌음을 밝히고 있다. 임지 현 외(2010); 김경옥(2009) 등. 8) 배은경은 70년대까지의 한국사회 출산조절 경험에서 여성들이 단순히 국가정책에 순응 한 것이 아니라 환경과 주체의 요구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장미경(2001) 은 한국의 여성노동운동을 시민권의 정치라는 시각으로 분석하여 다음과 같이 밝혔다. 노동권이나 참여권 확보운동이 개별적 주체 였던 것과 달리 재생산권 확보 운동에서 주 체는 '모성적 존재'나 '취업주부'로 직장과 가정을 매개하는 '관계적인 주체'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또한 시민적 공공성의 인정운동 과정에서, 노동권이나 참여권 확보운동이 공적문 제로 인식된 반면, 재생산권 확보운동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확보운동의 경우에는 '사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문제들을 '공적 문제'로 인정받기 위한 별도의 실천이 필요했다.

9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북한의 인구재생산 개념과 젠더 위계 북한에서는 인구재생산을 인류 사회의 존재와 발전의 필수적발전 으로 정의한다(리기성 외, 1996: ). 9) 김정일은 전 세대가 없이는 우리 세대가 있을 수 없으며 우리 세대가 없이는 다음 세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기자신과 자기 세대를 위하여서 뿐아니라 후대를 위하여 훌륭한 미래를 마련하여야 할 신성한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 하였다. 일정한 인구의 재생산을 통하여서만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개념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에서 인구에 대한 시각은 낙관론이며, 인구 문제를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문제로만 치부하였다(권금상, 2015: 87). 10) 북한도 인구재생산의 성격은 사회제도에 따라 서로 다르다 고 주장한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인구 문제가 존재하지 않고, 인구재생산이 육체적 생 명뿐아니라 사회정치적 생명을 지닌 사회적집단, 사람들의 본성적 요구에 맞게 육체적, 지적, 사상정신적으로 더욱 준비되고 완성되는 사람들의 집단 의 갱신과 교체 과정 이라는 것이다. 사회생산물의 재생산은 자연을 대상 으로 하는 물질적 생산활동의 결과에 이루어지지만 인구재생산은 사람, 자 신을 생산하는 활동의 결과에, 새 세대들을 사상문화적으로, 육체적으로 준 비시키기 위한 과정에 이루어진다 고 부연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영화에 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해당 시기 실지 사회에서 진행되는 출산장려정책과 는 달리 자녀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11) 9) 북한의 인구재생산 개념과 관련해 한국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단행본은 리기성 외(1996) 뿐이다. 이외 김일성종합대학 학보(철학, 경제학) 와 경제연구, 사회과학원보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인구재생산 및 인구정책 관련 논의는 1998년 이후부터 꾸준 히 등장하였고, 2014년 최근까지 발견된다. 한금성(1998), 림동건(1998, 2004), 리련희 (2003, 2007), 서영석(2011) 등. 10) 이런 인식에는 사회주의식의 계획경제와 합리성만으로도 자본주의식의 인구문제를 해 결할 수 있다는 엥겔스의 관점이 투영되어 있었다. 11) 사회정치적 생명의 육성에 초점을 둔 인구재생산 개념은 인구재생산의 양적 및 질적 측면에 대한 해설로 이어진다. 인구수와 인구규모라는 양적 측면과 사람들을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을 지닌 사회적 존재로 키우는 질적 측면을 옳게 파악하는 것이 사회에 서 인구재생산과정을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지향과 요구에 맞게 이끌어나가기 위하여 필수적인 요구 라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에서는 이 두 가지 측면을 잘 고려하여 인구재

10 50 여성연구 결국 로동계급의 수령의 현명한 령도 밑에 당과 국가의 목적의식적인 투 쟁에 의하여 인구의 질적 재생산은 모든 사람들, 자라나는 새 세대들을 자 주적이며 창조적이며 의식적인 사회적 존재로 키우기 위한 과정을 통하여 끊임없이 발전해나간다 는 대목에서 질적 재생산의 본질이 정권을 유지하 기 위한 정당화 논리라는 점이 드러난다. 북한에서는 사상혁명을 강화하여 우리 당의 주체사상과 사회주의적 집단주의로 자라나는 새 세대들을 비롯 한 사회의 모든 성원들을 무장시킴으로써 인구집단을 하나의 혁명사상, 주 체사상에 기초하여 일심단결된 강력한 혁명의 주체로 만들고 더욱 공고히 하여 나가고 있다 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인구재생산 개념은 정치사상 및 제도적 측면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고, 자본주의 사회의 인구문제 및 비관적인 인구담론을 매우 비 판적으로 서술하면서 북한 사회에서의 인구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북한의 인구정책은 노동인구의 필요나 경제 위기 등에 의해 장려 및 억제라는 증감정책으로 나타남으로써 공식담 론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양성평등이 구현되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남성과 여성 간 불평등한 젠더 위계는 한국전쟁 이후 배급과 성 분 제도에 의해 강화 및 고착화되었다. 해방 직후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성이 노동의 주체로, 농민이 노동자로서 인민 정 체성을 부여받지만 남성과 여성 간 젠더 위계는 여전하였다(한성훈, 2012). 한국전쟁과 이후 유일지도체제 형성 과정에서 수령-인민 은 호혜적 관계 로 설정되었으며, 이는 배급과 성분-당원제도를 통해 제도화되고 고착화되 었다. 결국 두 제도는 남성 중심의 위계질서를 유지, 재생산하는 장치로 작 동하였다(조영주, 2013). 전 인민을 군사화하고, 군과 민의 관계를 밀접하게 설정하는 병영국가 성격의 북한체제는 김정일 시기 선군정치 를 표방하면서 생산을 빛나게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사회주의사회에서는 인구의 질적 재생산을 통하 여 사람들은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서의 지위를 자각하게 되며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가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인구질의 재생산은 사상의식, 문화지식, 체력의 측면에서 진행되며, 이는 각각 사상상태, 문화기술지식소유정도, 체력상태 에 따르는 인구비중이라는 지표들을 통하 여 반영된다고 한다.

11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51 더욱 강화되었다. 국가안보와 군사사업이 북한 권력에게 가장 중요한 사업 이며, 이 과정에서 체제 전반에 군사주의 문화를 확장하였다. 남성은 국가 보위를, 여성은 일상생활을 책임지는 주체라는 젠더 역할을 더 강화하게 된 것이다(박영자, 2007: 52-56). 12) Ⅲ. 북한의 인구정책과 관련 작품의 변화 양상 1. 북한의 인구정책과 젠더 실천 북한 인구의 구조 변화와 그 주된 요인을 시기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3) 첫째, 1950년에서 1953년까지 한국전쟁 시기에는 사망자의 증가, 특히 남 자 인구의 손실, 피난민의 남하, 출산 억제 등으로 인해 성비 불균형 및 인 구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 한국전쟁은 이후 북한의 연령편중 현상을 가져오 는 데 가장 근원적인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둘째,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는 전후복구와 높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해 출산장려정책이 펼쳐진 시기이 다. 전쟁 직후에 베이비붐 세대의 출현과 맞물리면서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 인다. 셋째,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어려워진 경제사정과 농 촌 노동력의 부족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능력에 한계가 오자 출산억 제정책으로 선회한 시기이다. 14) 1978년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출산억제정 책이 펼쳐졌으며, 1990년대 초반에는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으로 떨 어지게 되었다. 12) 이는 남성노동자를 대신하여 후방을 책임지고, 병사의 어머니로서 모성이데올로기를 강조해온 대다수 전쟁 시기 근대국가의 젠더 통치담론과 매우 유사하다. 13) 이하 윤신원(2008) 참조. 14) 홍민(2013)에 따르면 1970년대 급격한 출산율 감소가 인구증가와 식량 공급 사이의 긴장 으로 인한 북한 정권의 인구정치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공식적으로는 인구정치가 남긴 사회경제적 결과와 인구사회학적 사회심리적 후유증이 거의 은폐되 어왔으나 북한체제의 특징적 면모들로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12 52 여성연구 넷째, 1990년대 중반부터 2008년 현재까지는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 및 정치경제적 위기에 직면하면서 인구 상황이 퇴보한 시기이다. 기아, 영양결 핍으로 인해 영유아 사망률이 급증하고, 생활고로 인해 출산기피 현상이 발 생하자 북한 당국은 다산장려정책으로 선회하지만 큰 실효성이 없는 것으 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만혼 권장을 통해 여성 노동력을 확보하면서 더불 어 출산장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으려 하나, 이는 고난의 행군기를 거 치면서 변화된 가치관 탓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표 3> 북한 인구정책의 변화과정 기 간 ㆍ출산장려정책 년 이후 년 이후 인 구 정 책 ㆍ출산장려정책 ㆍ다자녀 어머니 표창 ㆍ쌍둥이 출산시 양곡배급 확대 및 생활보조 ㆍ소극적 출산억제정책 ㆍ가족계획의 소극적 계몽 ㆍ적극적 출산억제정책 ㆍ보건요원, 의료인, 여맹위원회를 활용하여 3자녀 낳기 권장 ㆍ4번째 자녀부터 양곡을 차등 배급 ㆍ재래식 피임법 및 자궁내 피임장치 보급 ㆍ여자 혼인연령을 22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대학졸업자 26세 이상) ㆍ출산억제정책 강화 ㆍ보건요원, 의료인, 여맹위원회를 활용하여 1-2자녀 낳기 권장 ㆍ4번째 자녀부터 양곡을 차등 배급 ㆍ자궁 내 피임장치 적극적 배급, 인공임신중절 성행 ㆍ 고난의 행군, 대규모 아사(60-200만 추정) ㆍ피임 장치 보급 중단 ㆍ1993년 11월, 1996년 미혼모를 비롯한 인공임신중절 금지령 ㆍ1998년 2차 전국어머니대회를 통해 출산 장려 ㆍ출산장려정책 ㆍ국가 인구조사 사업 ㆍ지방 군인민위원회 주민 인구 조사 사업 ㆍ2005년 3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도 출산 장려 출처 : 홍민(2006: 203)의 표에 곽수진(2014: 20-21)의 내용을 토대로 1990년대 이후 내용을 보완하여 재구성.

13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53 북한은 매 시기마다 제기되는 정치경제적 상황과 조건에 따라 출산장려 정책과 억제정책 등 인구증감을 시도하였다(박경숙, 2013; 곽수진, 2014) (<표3> 참조). 여기서 말하는 정치경제적 상황과 조건이란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 당면 목표, 영토면적, 자연부원 상태, 정치 군사 경제 과업을 실현하 는 데 필요한 인구수요 등을 의미한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 지 적극적인 출산억제정책을 펼쳤던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5) 우선 정치적으로 인구문제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대대적으로 진행되었 던 계층분류, 성분조사, 정치적 숙청 등을 체제운영의 중요한 기제로 자리 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구에 대한 철저한 정치사상적 분류와 관리 는 사회적 지위상승의 봉쇄를 의미하는 것이었고, 이로부터 지위 상승이 봉 쇄된 인구의 상당수가 출산과 양육에서 정치적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1960년대 중반부터 북한은 비생산인구의 증가와 비생산적 국방 부 문 투자라는 딜레마에 처해 있었다. 결국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능력에 한계가 왔다. 농업생산의 한계와 인구증가 사이의 긴 장 속에서 1970년대부터 본격화된 배급량의 축소, 과도한 노동, 영양부족의 만성화는 여성들의 불임률을 증가시켰다. 높은 양육비, 군복무에 따른 만 혼, 피임장치의 이용 및 낙태 허용, 불임을 할 수 있는 외과 수술의 대중화, 여성동맹을 통한 가족계획 홍보 등이 1975년 이후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국가의 정치경제적 목적에 압도된 인 구통제가 실시되어 왔다(홍민, 2006: 203). 예를 들어 1970년대 국가적으로 시행된 피임시술로 인한 여성들의 피해는 여성 육체에 기입되고 장치화된 권력 이다. 이는 북한의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와 젠더 위계의 강화와 연결 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국가의 인구에 대한 생물학적 개입 관리 가 광범위하게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나 김일성은 이에 대 한 언급을 직접적으로 한 바 없다. 그것은 북한 정권이 인구를 제한하는 실 질적인 이유를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길 원치 않았거나 나중에 인구 증가 정 책으로 다시 선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15) 이하 홍민(2013) 참조.

14 54 여성연구 1993년 11월, 북한 당국은 낙태금지령을 내리게 된다. 1990년대에 들어 식량난을 거치면서 인구손실의 급증과 출산 저하로 인해 인구성장이 저조 한 상황이 지속되자 전쟁 이후와 같은 다산정책으로 변환한 것이다(정영철 외, 2011: 10). 1차에 이어 37년 만에 열린 1998년 제2차 전국어머니대회에 서는 어머니들과 모든 여성들은 어린이들의 직접적인 보육자, 첫째가는 교 양자라는 것을 명심하고 자식들을 많이 낳아 건강하게 키워야 한다. 한 가 정에 아이를 3명 이상은 낳아야 한다 며 출산을 장려하였다. 그런 한편 실제 여성들의 출산경험은 북한 당국의 정책에 대해 시기별로 제한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16) 북한 사회에서 임신 출산은 국 가나 사회, 혹은 남녀 공동책임이라기보다 전적으로 여성이 책임져야 할 일 로 간주되었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여성은 자식을 낳아 시 집의 대를 잇기 위해 필요한 몸 으로만 여겨졌고, 전통적 남아선호사상이 여성들의 임신 출산 경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 하였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에 관한 비공식 지식에 의존하였고, 임신과 출산이 자기결정권에 달린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써 당연히 여겨지는 자연 의 섭리 로 받아들였다. 이와 같이 북한 여성의 임신, 출산 경험에는 국가의 공식적 정책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관습 및 비공식적 정보 등이 큰 영향을 미쳐 왔던 것이다. 2. 모성 역할 강조 : 전국어머니대회 개최와 어머니날 제정 전국어머니대회 는 북한 정권이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이다. 모성과 관련한 북한의 통치담론은 전국어 머니대회 개최와 어머니날 제정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전국어머니 대회는 1961년 11월 1차 어머니대회가 열린 이후 37년 만에 김정일 체제에서 16) 이하 곽수진(2014) 참조. 이러한 평가는 한국 여성에 대한 분석과도 유사하다(배은경, 2006). 반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여성들의 경험을 연구한 저자의 주장은 홍민(2013)이 북한 당국의 출산정책이 가부장적 젠더 위계에서 비롯된 것이며, 여성 신체를 억압하는 강력한 기제로 작용하였다고 분석한 것과 대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권력과 주체의 실천 간 상관관계 및 영향에 대한 정밀한 분석은 이 글의 의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향후 과제로 남긴다.

15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55 2차(1998년), 3차(2005년) 대회를 열었다. 2012년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로 제 정한 어머니날(11월16일)을 맞아 7년 만에 4차 대회를 개최했다. 총 4차례 에 걸쳐 열린 전국어머니대회 의 각각의 시대적 배경과 내용은 <표4>와 같다. <표 4> 북한 <전국어머니대회>의 배경과 내용 개최 시기 1차 : 차 : 차 : 차 : 시대 배경 조선노동당 제4차 당대회 7개년인민경제 계획 김정일국방위원장 선군정치개시 취임 10주년 강성대국건설 당 창건 60주년 선포 조선민주여성동맹 사회주의 강행군기 창립 60돌 2011년12월17일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체제 안정 필요 11월 16일을 어머니날 로 제정 관련 문건 김일성의 연설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 ( ) 조선로동당중앙위 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김정일 담화 여성들은 건설을 떠밀고 나가는 힘있는 역량이다. ( ) 로동신문, 근로자 공동논설 우리당의 선군정치는 필승불패이다. ( )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사설 제4차 전국어머니대회를 열렬히 축하한다 ( ) 다산( 多 産 ) 지식경제시대에 토론 주제 다산( 多 産 ) 공산주의 어머니 충성 효자동이로 양육 사회주의 건설자 혁명적 건설자 군( 軍 ) 중시 선군(수령결사옹 위, 총폭탄용사, 충신) 과학자로 양육 다산 고난의 시기 노동 고아와 병사의 어머니 맞는 지성과 현대문명 소유 자녀들의 훌륭한 교사, 조언자, 방조자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에게 충실 사회와 가정앞에 떳떳한 여성 혁명가 출처 : 김창순(2006: 56)의 표에서 4차 대회의 내용을 추가하여 재구성.

16 56 여성연구 전국어머니대회의 사회정치적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7) 1차 대회는 7차 인민경제계획에 여성들, 특히 전통적으로 가사와 육아에 더 치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어머니 들을 추동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 다. 기혼여성들에게 노동을 사랑하고 개인보다 집단을 사랑하는 공산주의 어머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8) 이후 여맹을 통해 상설적인 어머니학 교 등이 열림으로써 전국적인 행사는 따로 개최되지 않았지만 1967년을 기 점으로 북한의 정치사회가 유일체제로 위계성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혁신 적 노동자 에 더해진 혁명적 어머니 라는 이중적 역할이 더욱 강조되었다. 혁명적 어머니라는 모성 역할은 국가와 절대권력자인 수령에 대한 충성을 자녀에게 훈육하는 것이다(박영자, 2005b) 이후 김정일 체제에 들어서 고난의 행군시기를 총화하고 주체의 강성대 국 건설을 내세운 시기인 1998년에 열린 2차 대회에서는 여성들이 다시 고 난의 강행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였다. 고난의 행군시기를 극복하는데 헌 신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혁명적 낙관정신을 가진 혁명적 건설자 어머 니 가 돼서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다시 헌신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7년 만 에 다시 개최된 2005년의 3차 대회에서는 고립무원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 한 대미항전의 선군혁명총진군을 선언함으로써, 선군조선여성으로서의 여 성과 어머니들이 해야 할 역할을 부여하고자 하였다. 그 역할은 수령결사옹 위의 혁명적 군인정신으로 무장되어 총폭탄이 될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주 체의 어머니였다. 이처럼 북한 정권은 전통적인 모성 역할을 칭송하면서 해당 시기 국면을 타개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공산주의어머니 에서 혁명적 건설자 어머니 로, 다시 주체의 어머니, 선군어머니 로 변화된 표현들과는 달리 네 차례 의 대회에서 강조된 어머니의 역할은 혁명적 현모양처로 거의 동일하였다. 모성 역할은 젠더 평등의 양상으로 진화해오기보다 오히려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정관념과 불평등한 부담이 더 강화되어왔다. 사회주의 계 속 건설을 목적으로 후비대의 생산과 육성 문제는 당연한 의무로 여겨졌고, 고아돌보기, 노인돌보기, 군인원호 등도 사회주의대가정의 어머니로서 17) 이하 3차까지의 대회 내용과 의미에 대한 것은 김창순(2006)을 참조. 18) 여성들도 그에 부응해 사회주의건설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17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57 당연히 해야 할 역할로 여겨졌다. 아울러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열린 2차 대회에서부터는 다자녀 출산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였다. 19) 생물학적 출산을 강조하는 부분은 영화 대신 TV가 대신 맡고 있다. 조선 중앙TV의 소개편집물 에서 많은 자녀를 둔 어머니, 모성영웅 등을 소개하 는 식이다. 아버지 역할에 대한 강조는 없는 것과 달리 어머니 의 역할에 대해서는 강조하고 특별히 어머니대회에 이어 어머니날까지 제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분법적 성역할에 대한 기대, 즉 전통적으로 여성의 가 사와 육아에 대한 역할에 더해 사회노동까지 묵묵히 감내하도록 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정권들이 초기에는 가사노동과 육아의 사회 화를 추진하였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경제난까지 더해지면서 그 몫이 다 시 고스란히 여성에게 돌아감으로써 여성들의 이중, 삼중 노동의 문제가 제 기되었다. 특히 대량 아사자가 발생할 만큼 극심한 체제 위기 상황에서 가 족 경제를 책임졌던 북한 여성들의 활약은 공식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이탈 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정권에 순응하였던 여성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양 식도 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성에 대한 칭송 및 역할의 강조와 달리 민법과 노동 관련법에서 여성 에게 부여했던 법적 평등을 다소 낮추는 정책(오유석 구수미, 2004)을 제 정하는 등의 흐름을 보면 이후로도 차별적 젠더 정책이 지속되리라는 점이 예상된다. 여성주의에서는 성역할 분업이 지속되면서도 은폐되는 측면이 많은데 대해 우려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이를 더 드러내어 예찬하고 국가적 으로 공식화하면서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인구재생산과 모성 관련 영상작품의 시기별 변화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가 실시하는 인구정책을 정치 사상적 조치, 행정 및 법적 조치, 경제적인 조치로 들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사상 19) 2012년 4차 대회에서도 김기남 당비서가 15일 개막식 축하연설에서 어머니들은 아들 딸을 더 많이 낳아 훌륭히 키워 강성 조선의 기둥감들이 숲을 이루게 해야 한다. 고 강조했고, 대회 개막 이틀 전에는 자녀를 많이 낳은 어머니 등을 선정해 공화국 노력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제1급 등을 수여하기도 했다.

18 58 여성연구 임을 강조한다. 사람들의 사상의식 수준과 도덕적 심리상태가 인구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체가 인구와 관련하여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하고(권금상, 2015: 88), 광범한 사회 교양체계와 선전수단 <출판물, 라지오, 텔레비죤>을 통하여 사회주의적 요구에 맞는 결혼과 가 정에 대한 옳은 관점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리기성 외, 1996: 49)고 강조 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북한에서 기념하는 국가 명절이나 특정한 정세에 따라 관련 내용의 영상물을 방영한다. 특히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탄생 및 사망일인 12월 24일과 9월 22일, 3월 8일 국제부녀절 (세계 여성의 날), 2013년부터 어머니날로 제정된 11월 16일 즈음에는 어머니 를 주제로 한 각종 영상물이 집중 방영된다. 20) 시, 노래, 소개편집물, 조선예술영화, 조선 기록영화 21)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인구재생산과 관련하여 북한에서는 인구 증가에 기여한 여성에게 모성영웅 칭호를 수여하는데 이와 관련한 영상물 도 방영된다(<표1> 참조). 관련 영화가 매년 꾸준히 방영된 데 비해 다른 TV물은 시기에 따라 다른 경향을 볼 수 있다. 2004년에는 영화 <저 하늘의 연>의 실제 주인공인 모성영웅 서혜숙을 소개하는 편집물 및 좌담회가 방 영되었고, 2005년에도 서혜숙과 같이 특히 많은 자녀를 군인으로 키워낸 어머니를 집중적으로 소개하였다. 일하는 어머니를 강조한 사례는 2007, 2012년에 각각 드물게 나타난다. 2011년부터는 많은 자녀를 출산한 여성과 입양하여 키운 처녀어머니를 형상하기 시작하여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 후 2015년 현재까지 꾸준히 관련 영상물을 방영하고 있다. 2015년 들어서 는 대사부인인 외국여성까지 동원하여 모성담론과 체제 선전에 활용하고 있다. 20) 이외 당 을 은유하는 의미로서의 어머니 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종종 방영된다. 21) <표 1>에서는 김정숙과 관련한 예술영화와 기록영화는 제외하였다. 여기서는 대체로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주로 언급하였다.

19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59 <표 1> 인구재생산 및 모성 관련 TV 방영물 제 목 방영 일시 제목 방영 일시 <소개편집물> 선군시대의 축복을 받은 모성영웅 (평양시 만경대구역 선구자동 제70인민반 (목) 19: (목) 21:43 <좌담회> 애국의 길에 빛나는 모성영웅의 삶 (화) 19: (수) 18: (일) 16:16 서혜숙) (목) 19:18 <소개편집물> (금) 19:08 자식들을 총대병사로 (토) 19:18 <소개편집물> 내세운 어머니의 행복 (월) 18:24 선군조국에 바치는 (제1회, 어머니의 기쁨) (화) 18:33 어머니의 (월) 18:00 (제2회, 만수대언덕에서 (수) 18:21 마음(경공업성 부국장 키우는 마음) (수) 20:47 허춘화) (제3회, 하나의 대가정) (월) 21: (금) 20:58 <방문기> 열남매의 어머니 - 강원도 원산시 방하산동 리병희녀성 (1)어머니의 소원, (2)열남매를 안아키우는 품 (월) 22: (화) 20: (금) 10: (일) 12: (화) 19:26(*로력영웅 칭호) (수) 19:28 <소개편집물> 운행길우에 새겨가는 어머니의 마음 (서평양무궤도전차사업 소 공훈자동차운전사 명옥숙) (금) 10:34 <종합편집> <소개편집물> 어머니의 행복은 (금) 20:27 열두총대와 어머니의 (목) 19:18 무엇입니까? (일) 14:23 행복 (평양시 사동구역 (월) 14:08 (*전국어머니대회 기념) 두루2동 김봉녀) <방문기> 요람속에 비낀 어머니의 행복 (금) 16: (일) 16:37 <소개편집물> 11남매의 어머니 (1. 어머니는 처녀이다, 2. 어머니의 모습) (목) 19: (금) 21:35 <음악소개편집물> 어머니들이 부르는 참된 사랑(모성애)의 노래(가요 <어머니의 행복>) (토) 17: (목) 18: (일) 10:47 <소개편집물> 유화: 원아들의 친어머니가 되시여 (*김정숙) (수) 11: (일) 17: (금) 17:55

20 60 여성연구 제 목 방영 일시 제목 방영 일시 <수기> <소개편집물> 조선에서 느끼는 (금) 19:43 기다리는 (일) 15:27 어머니의 행복(주조 (일) 21:31 어머니(대성구역 (월) 20:47 수리아아랍공화국 (목) 20:24 미산동 오초옥) 특명전권대사부인 (월) 19:43 이지스 싸이드) (목) 20: (수) 21: (화) 20: (목) 21: (토) 20: (토) 20: (일) 21: (수) 21:08 <조선예술영화> (목) 13:37 <조선예술영화> (금) 20:36 어머니의 마음(1986) (화) 21:22 어머니의 행복(2003) (목) 21: (금) 10: (목) 20: (금) 20: (화) 21: (토) 15: (토) 15: (수) 20: (월) 20: (토) 21: (일) (일) 20:44 <조선예술영화> 저 하늘의 연(2008) 18: (월) 12: (일) 10: (토) <조선예술영화> 눈속에 핀 꽃(2011) (토) 20: (목) 20: (월) 20:42 20: (수) (화) 20:46 20:41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의 <북한TV프로그램 편성표>를 참조하여 작성. 2003년 12월 이후 부터 기록되고 있음. 인구재생산의 측면에서 모성담론을 분석하기 위한 본 연구를 위해 북한 영화와 드라마 중에서도 당시 출산장려정책을 펼친 것을 고려하여 대체로 5명 이상의 자녀를 둔 대가족 및 어머니에 대해 형상한 작품을 주요 대상으로 하였다. 22) 22) 아들과 딸을 군인으로, 또는 군인의 아내로 훌륭히 키워낸다는 주제는 선군시기에 이르 러 가장 흔한 내용이다. 때문에 그러한 소재는 그 비중이 다를 뿐 거의 모든 작품에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본 연구에서 선정한 작품은 다자녀를 강조하고 있거나 어머니 역할이 중심주제인 경우이다.

21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61 출산정책의 변화를 보이게 되는 주요 사회적 배경인 김정일 시기 이후 즉, 1990년대 중반부터 2015년 4월 현재까지 제작된 영화를 대상으로 먼저 1차 분류를 하였다. 23) 내용이 확인되는 285편의 작품 중 5명 이상의 자녀를 둔 대가족을 형상한 12편의 작품을 선정하였다(<표2> 참조). 이러한 작품들 이 재현하는 모범적인 어머니 형상을 통해 북한 당국의 모성담론을 대략 혁명적 군인 및 군인의 아내로 양육, 입양을 통해 선군대가정 구현 이라 는 두 가지로 도출할 수 있다(<표3> 참조). <표 2> 인구재생산 및 모성 관련 영화 목록 및 개요 유사범주 분류 제작 연도 1995 청춘이여 제 목 주연 이름 : 성역할, 직업 개 요 ㆍ기호: 6남매의 장남, 역사가 ㆍ은경: 기호 애인, 태권도 국가대표선수 체육인 딸들을 둔 기호 어머니가 은경을 수예사로 착각하며 벌어지는 소동 혈 연 가 정 부성 중심 1995 근위병의 아들들 (전후편) 1998 가족롱구선수단 ㆍ일국: 8형제의 장남, 군관 ㆍ아버지: 근위병 출신의 전쟁노병 ㆍ윤상구: 아버지, 전직 인민학교 체육교사 ㆍ설옥: 며느리, 군 문화회관 지도원 아버지의 뜻을 이어 8형제가 모두 훌륭한 군관이 되어가는 과정 체육인 집안의 5형제 중 막내아들과 결혼한 설옥이 시아버지의 지도로 가족농구선수단의 주장이 됨 2001 어서오세요 ㆍ은아: 막내딸, 동물원 사양공 ㆍ찬봉: 아버지, 딸만 여섯인 아버지가 은아가 연구사가 되길 바라지만 사양공으로서 제몫을 해내는 은아 23) 2015년 현재까지 거의 매년 방영되는 어머니 소재 영화 중 김정일 시기 이전에 제작된 영화로는 <어머니의 마음>(1986, <표1> 참조), <나의 어머니>(1990, 조선중앙TV에서 각각 (목) 17:52, (화) 12:40, (화) 15:24, (금) 15:31에 방영)가 있다. 앞의 작품은 항일혁명투쟁의 동지인 마동희의 어머니가 죽은 아들 대신 아들의 동지들과 가족을 맺고 가정을 혁명화하는 모범적인 어머니로 여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뒤의 작품은 전쟁 시기 고아가 된 여성 이 세 어머니를 갖게 되는 기구하지만 행복한 사연을 제도의 우월함과 관련시켜 그리고 있다. 세 어머니란 낳아준 어머니, 입양해 잠시 키워준 어머니, 현재까지 입양하여 모녀 관계를 맺고 친 혈육처럼 살고 있는 어머니다.

22 62 여성연구 유사범주 분류 비 혈 연 가 정 모성 중심 입양 제작 연도 1998 붉은 감 (2부작) 제 목 주연 이름 : 성역할, 직업 개 요 령장 없는 병사 2003 어머니의 행복 2009 행복은 어디에 (6부작) 1994 고마운 처녀 2008 저 하늘의 연 2011 눈속에 핀 꽃 ㆍ복순: 어머니, 제대군관 주부 재복무 ㆍ경실: 딸, 학생 군인 ㆍ복희: 어머니, 농민 및 인근 군부대 원호 ㆍ후남: 막내딸, 농민 군관 아내 ㆍ분녀: 어머니, 해안마을 노동자 ㆍ경호: 넷째 아들, 노동자 군관 ㆍ경순: 제대군관 출신 며느리, 작업반장 ㆍ영심: 처녀엄마, 선전차 방송원 ㆍ성국: 애인, 제대군인 노동자 ㆍ연: 재일교포 출신, 홀아비와 결혼한 처녀엄마, 전직 마라톤선수 ㆍ인순: 처녀엄마, 노동자 공장지배인 딸을 군인으로 키워 자신이 복무했던 해안포부대에 입대시키고 모성영웅이 되는 복순(손문규, 엄복순 군인부부 가정의 실화) 군부대 인근에서 원호사업과 함께 다섯 딸 모두 군관에게 시집보내는 복희 다섯 아들을 모두 충직한 군관으로 키워내는 분녀 시부모와 9남매가 함께 사는 집으로 시집와서 마을을 일으키는 경순 공장 동료부부의 죽음으로 고아가 된 남매를 입양하는 영심 선수 시절 지인인 버스기사 부부의 아내가 사망 후 재혼가정에 들어가 고아들을 양육(서혜숙의 실화) 망해가는 양모실공장에 새 지배인이 된 인순이 동료들이 남긴 고아를 키우며 공장도 부활시킴(자강도 주복순의 실화). 양부 모 따뜻한 우리집 1.2부 따뜻한 우리집 3.4부 ㆍ영준: 애인 남편, 제대군인 출신 평양산원 의사) ㆍ련희: 애인 아내, 평양산원 의사) 개인주의자 노처녀 연희가 충직한 영준을 만나 양시어머니를 모시는 과정 <표2>에서 나타나듯 김정일 정권이 들어선 초기 1990년대 중후반에 제작 된 작품들은 아버지 및 장남인 아들을 주연으로 하고 있다. 이때는 군인과 체육인을 양성하기 위해 영화에서 역할모델이 되는 아버지상을 내세우고

23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63 그를 따르는 아들 및 며느리와 사위들로 설정하고 있다. 이때 어머니들은 정책을 거스르고 자녀의 출세를 바라거나 조신한 며느리를 원하는 등의 부 정적 인물이다. 또는 남편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마지못해 따르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재현되며 비중도 적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는 어머니 또는 딸 이 주연으로 부상하였다. 또한 이 시기 국민재생산을 묘사하는 작품들은 충성스런 혁명전사를 육성하는 어머니, 즉 사상적 교양의 역할을 강조하 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여성 인물들은 선군정치 를 실현할 주력군으 로 자녀들을 길러내고, 해체 위기의 가정들을 다시 통합하는 선군대가정 을 구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1990년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여성들의 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아버지나 장남이라는 기존 가부장적 구조에서 기득권 을 누린 젠더와 세대를 긍정인물로 내세우고, 어머니나 아내를 부정적이거 나 순종적인 보조인물로 형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개성과 개인적 욕구를 표출하는 다양한 유형의 여성인물들의 형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일부 작품에서는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을 키워내는 혁명적 모성 성을 지닌 어머니 를 주연으로 하였다. 이전 시기 어머니 형상은 자녀 양육보다 는 사회적 역할이 더 강조되었던 것(<어머니의 마음>, <나의 어머니>)과 대 비된다. 이는 작품들에 변화된 여성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그들을 교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특히 2007년 이후 여성을 묘사하는 작품 자체가 거의 없는 가운데 2008 년 모성영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저 하늘의 연>이 제작되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부정인물의 묘사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던 1998년부터 2004년 사이는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 건설 을 모토로 선군정치 와 실리사 회주의 라는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표출하던 때이다. 모성 관 련 작품의 등장 및 부상은 북한 당국의 위기의식과 여성들의 주체성이 반 비례하여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의 위기의식에 의해 체제 순응적 모성담론 선군시대 모성영웅 을 재현하는 대표작은 <령장 없는 병사>(2000)와 <어머니의 행복>(2003), <저 하늘의 연>(2008), <눈속에 핀 꽃>(2011) 등을 꼽을 수 있다(<표3> 참조).

24 64 여성연구 이들 작품은 자녀가 많은 대가족이다. 각각 딸 다섯, 아들 다섯을 두었고, 수십 명의 입양자녀를 길러 내었다. 주목할 점은 앞의 두 가정이 모두 홀어 머니라는 점이고, 뒤의 가정은 미혼여성과 사별한 남성의 재혼가정이라는 점이다. 홀어머니라는 설정은 바로 수난, 고난, 역경 등의 상징이다. 사 별한 남성과 결혼한 미혼여성 또한 순수한 희생 의 상징이다. 이로써 이들 작품은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빛나는 순수하고 고결한 모성 을 보여 주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후 2011년에 나온 <눈속에 핀 꽃>(2011)에 서도 주인공 인순이 1998년 망해가는 공장의 지배인으로 임명되어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처녀의 몸으로 순직한 기대공들의 자식들을 키워내 는 10년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표 3> 인구재생산 범주로 본 북한영화의 모성담론 인구재생산 범주의 통치담론 : 선군시대 모성영웅, 선군대가정 모성담론 영화 속 모성에 대한 젠더 재현, 주요인물의 젠더 대표작 선군 대가 정의 주력 군 양육 혁명적 군인 으로 양육 군인의 아내 로 양육 ㆍ선군시대 어머니는 겉멋 든 아들, 장애인 아들을 교양하고 치료하여 군대 입대시킴. ㆍ홀어머니와 다섯 아들 ㆍ군인의 아내로서 자세, 전사한 남편의 대를 이어 부대에 남도록 교양해야 함. ㆍ홀어머니와 다섯 딸 어머니의 행복 (2003) 령장 없는 병사 (2000) 선군대가정 구현 ㆍ순직열사의 유자녀들을 입양하여 선군혁명의 대를 잇도록 양육해야 함. ㆍ귀환동포 처녀와 홀아비의 재혼가정 저 하늘의 연 (2008) 이러한 작품들에서는 생물학적 인구재생산, 즉 출산에 대한 강조가 두드 러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앞서 살펴본 북한 권력의 인구재생산 개념과 대 내외정세에 따라 추진되어온 인구정책의 맥락 속에서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있다. 첫째, 체제 순응적 인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사정과 식 량 부족에 따른 인구 압박이나 노동력 부족 등에 따른 국가의 적극적인 인 구정책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던 전례처럼(홍민, 2013) 체제 유지가 더 절실한 북한 당국에게 생물학적 인구 증감은 덜 중요하게

25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65 여겨지는 것이다. 둘째, 서사 영상예술의 사상교양적 측면을 중시하기 때문일 수 있다. 상 대적으로 기사나 보도자료, 편집물 등 직접적인 매체는 실질적인 정책에 치 중하지만 허구적 창작물인 영화나 드라마에서만큼은 정치사상적 측면을 더 강조하는 것이다. 교양적인 측면에서 노동과 국방력을 뒷받침할 후세대 를 출산하는 것보다 체제의 안정적 유지를 더 우선시하는 것이다. 셋째, 임신, 출산 등을 통제하는 것은 섹슈얼리티로서 성을 재현하는 것 과 관련되는데 이를 묘사하기에는 성인식과 문화적 풍토가 보수적이기 때 문일 수 있다. 넷째, 국가 차원에서 사회적 안전망을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들 이 자발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나 자녀를 잃은 고령의 부모 등 취약계층 을 책임지도록 독려하는 것일 수 있다.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많은 아사자가 생긴 반면 애육원 등의 공적 시설에서 고아들을 다 수용하기 힘든 상황에 서는 고아들을 잘 양육하기 위한 대안이 된다. 또한 열악한 군대 및 노동현 장에서 희생된 자녀들의 부모를 이웃이나 자녀의 동료 및 애인이 책임지는 선군대가정 의 재현은 고상한 사회주의 미풍 으로 선전되며, 체제의 도덕 적 우월성을 높이는 데도 활용된다. 사회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방향 으로 체제 안정도 도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Ⅳ. 영화 및 드라마가 재현하는 선군시대 모성영웅 1. 선군정치 의 주력군인 혁명적 군인 을 키워내는 어머니 : <붉은 감>(1998), <령장 없는 병사>(2000), <어머니의 행복>(2003) 우선 모성영웅 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작품은 TV실화극 <붉은 감>(2부 작, 1998)이다. 드라마는 모범병사로 평양 행사에 참가하러 가는 경실에게 정치지도원이 자기 부대의 감 을 갖고 가 김정일장군에게 전해주라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후 달리는 기차 장면 위로 제호가 뜬다. 경실의 온 가족이 평양 야회로 초청되어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 기차 방송으로 영웅

26 66 여성연구 칭호를 받는 사실이 알려진다. 이어지는 방송원의 사연 소개와 함께 복순의 회상으로 20여년의 세월이 재현된다. 복순은 해안포대 초소에서 군복무를 하며 부대를 방문한 김일성에게 최 초로 꽃다발을 바치는 영예를 안았었다. 초소에 감나무를 많이 심으라고 했 던 수령의 교시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복순은 부대를 떠나기 싫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복무연한이 제한되어 어쩔 수 없이 제대하게 된 다. 제대 후 고향을 찾은 복순을 고향 오빠인 문규가 맞이한다. 문규는 대뜸 포병영웅은 되지 못했지만 모성영웅은 될 수 있잖아. 우리가 결혼해서 복 순이보다 더 훌륭한 여성 포병감을 낳아주면 된단 말야. 이건 어길 수 없는 인간의 생존방식이란 말야 라며 청혼한다. 복순은 자신은 결혼을 하더라도 멋진 군관과 하고 싶다고 한다. 이때 문규는 바로 군복으로 갈 아입고 와 자신이 군관임을 증 명하여 복순을 감격하게 한다. 이후 둘은 결혼하고 문규의 말처럼 복순은 먼저 아들 경호 를 낳고 딸 경실을 낳게 된다. 딸을 낳고 시어머니로부터 구 박을 받지만 24) 딸을 자신이 근 [그림 1] <붉은 감>의 주인공 복순(박금희 분) 무했던 해안포대 병사로 보내 는 게 꿈이었던 복순은 기쁘기만 하다. 이후 복순의 관심사는 온통 경실을 충직한 예비병사로 만드는 데 쏠려 있다. 하지만 복순은 평양의 음악대학 진학을 꿈꾸며 아코디언 연주를 하고 싶어하는 경실과 이를 밀어주려는 시 어머니와 갈등을 빚게 된다. 결국 경실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복순이 바라던 대로 해안포 부대, 일명 감나무중대에 입대하게 된다. 이 같은 사연을 알게 된 김정일에 의해 복순도 재복무를 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24년 만에 다시 군복을 입 게 된데다 정치간부까지 된 복순이 군인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평양 경축 24) 북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여전히 아들을 선호하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가정> (2000, 9부작)에서 주인공 순희는 입버릇처럼 아들을 낳고 싶다고 말한다.

27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67 야회에서 온가족이 장군님만 믿고 삽니다 라는 노래를 합창하는 것이 다. 25) 한편 <령장 없는 병사>(2000) 26) 는 다섯 딸을 둔 어머니, <어머니의 행 복>(2003)은 다섯 아들을 둔 어머니 가 주인공이다. 이 두 작품은 이상적 어머니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어머니의 모범전 [그림 2] <령장없는 병사>의 주인공 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복희(김영숙 분)와 다섯 딸 들은 대부분의 북한영화에서 공통 적으로 나오는 어머니상이기도 하다. 먼저 남편과 사별하여 홀로 고생스레 자녀를 키운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남편이 사망하더라도 그 직업을 잇고 유 언을 지켜간다. 선군시대답게 자녀를 군대에 보내는 임무가 최우선으로 나 온다. 어머니들의 외모나 행동 양상은 어둡다.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어머니를 형상하기 위해서인지 매우 낡아 보이는 회색계열의 의상들이다. 목소리는 항상 낮게 깔려 있으며, 표정도 굳어있다. 미소를 짓는 일조차 드물다. 거듭 밝혀두지만 진지한 정극류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대부분 등장하는 어머니 형상이다. 경희극 작품이라 하더라도 아내나 시어머니로서는 남편이나 며 느리와 갈등을 빚을 수 있지만 어머니의 위치에서는 자식 문제에 헌신적 이다. <령장 없는 병사>의 주인공 복희는 남편과 함께 한국전쟁시기부터 수 십년 세월 북산령 에서 생활해 왔다. 그는 남편도 저 세상으로 떠나고 딸들도 결혼 해 떠났지만 홀로 북산령을 지키며 인민군대 원호사업에 모든 것을 다 바치는 25) 이는 <저 하늘의 연>, <줄기는 뿌리에서 자란다>(1998), <이어가는 참된 삶>(2002) 등 과 유사한 구성이다. 기차를 탄 주인공이 명예칭호나 박사칭호 등이 수여되었다는 소식 을 접하고 이어서 과거로 돌아가 회상장면으로 본 내용이 펼쳐지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수령으로부터 직접 수여받거나 평양에 도착하는 식의 구성이다. 북한영화에서는 흔하게 활용되는 기법이다. 26) 조선중앙TV에서는 2005년 2월 2일(수) 20:42, 12월 22일(목) 20:48에 방영되었다.

28 68 여성연구 인물이다. 막내딸 수남이와 함께 지낼 때 복희는 남편의 소원대로 다섯 딸 모두를 군관에게 시집보내려 했다. 그런데 막내딸 수남이는 전쟁시기 입은 부상으로 불편해 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전연부대 대대장을 하는 정혁과 의 결혼을 포기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복희는 원군은 집안의 가풍이며 총대를 잡은 병사의 마음이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 며 후남이를 나무란다. 그런가하면 새 초 소로 전출되어 가는 남편을 혼자 떠나보내고 해산을 하기 위해 집으로 온 셋째 딸 정실을 엄하게 꾸짖어 초 소로 떠나보낸다. 정실은 잠시나마 군관의 아내로서의 자각을 잊을 뻔 한 자신을 뉘우치고, 희생된 남편 의 뒤를 이어 갓 태어난 아들을 초 소의 아들로 키울 결심을 굳게 한 다. 후남이도 군인들을 위하는 어 머니의 모습에서 선군정치를 충성 으로 받들어 가는 길에 참된 삶의 보람이 있다는 것을 가슴깊이 느 낀다. 영화는 복희의 사연을 알게 된 김정일이 그의 가족모두를 군인가 족예술소조경연무대에 불러 주어 [그림 3] <어머니>의 주인공 분녀(리설희 분)와 감격해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영웅이 되어 돌아온 넷째 아들 진호의 북한 당국은 이 영화가 주체의 혁명 포옹(위), 첫째 며느리와 네 아들의 경례를 받는 분녀(아래) 위업을 무력으로 담보하는 인민군 대가 강해야 조국의 안녕과 인민의 생명재산을 지켜 낼수 있으며 나라의 부강번영도 이룩할수 있다는것을 보 여 주고 있다 고 평가하고 있다(문학예술년감, 2001). <어머니의 행복>은 제목에서부터 어머니의 역할모델을 보여주려는 의도 가 명료하게 드러난다. 주인공 분녀는 맏아들의 사망소식이 모교에도 알려 지게 되어 선생님들이 왜 숨기셨냐고 하자 이렇게 대답한다.

29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69 내 맏이를 잃기는 했지만 그걸 불행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중 략) 옛날엔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가면 불효자라고 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맏이도 내 곁을 떠났지만 어미한테 슬픔만을 준 게 아닙니다. 장한 아들을 나라에 바친 긍지를 가지게 해줬고, 훌륭 한 자식을 가진 것으로 남 보기에도 떳떳하게 해줬고. 이런 것도 다 자 식 가진 어머니의 행복이 아니겠나요. 선생님들로부터 아들의 열사증을 받아들고 홀로 눈을 맞으며 해변가 를 걸어 집으로 가는 길에도 열사증을 쓰다듬으며 이렇게 독백한다. 장하다. 넌 이렇게 돌아왔구나. 살아서 돌아온다고 해도 구실 못한 못 난이라면 그런 자식을 둔 어머닌 얼마나 가슴 아프겠니. 허지만 넌 이 어미에게 자랑을 주었구나. 영화의 시작과 끝은 어머니가 언제 가장 행복해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이런 훌륭한 자식을 낳아준 분이 누구냐고 할 때 내가 그 애 어머니예요 라 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27) 막내 경호는 경호대로 병을 치료해 군 대에 보내기 위해 녹초가 되도록 농장일을 하고 돌아와서도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눈 덮인 산에서 함께 굴러가며 애쓰는 어머니를 보다 못해 이제 그만두자고 절규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대답은 간단하지 않다. 그래 나도 힘들다. 고생이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너도 요전날 테레비 (TV)를 봤지. 우린 이 나즈막한 산도 하나 넘지 못해 이러고 있는데 우리 27) 이 작품에서 어머니 분녀 외 중심인물은 넷째 진호이다. 진호가 영웅메달을 받고 다른 형제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 누군가의 어머니라고 자랑스레 나서는 다른 가족과 그 어머니를 보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진호는 한때 형들처럼 군에 들어가 영웅이 되겠다며 건들거리기만 하다 사촌여동생을 다치게 하고 인민보안서까지 끌려가 어머니를 수치스럽게 했던 것이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훈계하는 보안원에게도 대들고 있던 진호를 찾아와 고개를 푹 숙인 채 제가 이 애 어머닙니다 라고 침통하게 대꾸하는 어머니를 목격하는 대목이다. 경호가 폭행사건 으로 인민보안서에 끌려 갔을 때 아무래도 이 녀석은 구실을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잘 못이 큽니다. 제가 못된 자식을 낳았지요 라는 어머니에게 충격을 받은 진호는 따라나 서는 어머닐 뿌리치며 세상에 제 자식 밉다고 하는 어머닌 없어요. 이젠 아들이라고 부르지 말라요. 싫어요. 난 어머니가 싫어요 라고 외치며 달아나 버린다.

30 70 여성연구 장군님은 이보다 더 험하고 끝이 없는 산발들을 넘으시며 나라의 방방곡곡 안 가시는 데가 없지 않더냐. 우린 이제 집에 가면 따뜻한 아랫목이 있지만 우리 장군님 가실 그 길은 언 몸을 녹이실 아랫목조차 있겠는지. 허지만 우 리 장군님은 그 험한 고생을 달게 여기시며 걷고 또 걸으시지 않니.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행복을 위해서. 그래서 난 내 아들 하나라도 더 군복을 입혀 우리 장군님을 잘 받들어야 하겠구나 하는 것이 내 소원이다. 그것이 또 이 나라 공민의 도리고. 난 너희들 모두가 군복을 입고 장군님의 전사로 나서면 장한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할 것만 같다. 경호야, 너 그래도 아직 이 에미의 소원을 풀어주지 못하 겠니, 응? 어머니의 절절하고도 긴 설교를 말없이 울먹이며 듣던 경호의 대답은 어머니, 가자요! 이다. 경호의 대답은 짧지만 결연하다. 그 해 가을 진호가 군에 입대하게 되는 날 마침내 가장 환하게 웃는 어머니를 볼 수 있다. 모교 선생님을 비롯해 온 마을 사람들이 진호의 입대를 축하하기 위해 집을 찾 았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온 사진사가 누가 어머니냐고 묻자 어머니는 비로소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으며 예, 내가 이 애 어머니예요. 라며 성큼 나선다. 어머니로부터 구실을 못할 것 같다 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말썽을 피 웠던 경호가 감격하여 흐느끼고, 이때 웅장한 울림의 남성 합창인 잘 가 싸워라 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2. 입양으로 선군대가정 을 구현하는 처녀 어머니 : <고마운 처녀>(1994), <저 하늘의 연>(2008), <눈속에 핀 꽃>(2011) 여기서 소개할 작품처럼 여성, 주로 미혼여성이 입양하여 키운다는 소재 는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많이 생겼던 1950년대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하 지만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쟁고아가 아니라 노동자 부부가 병이나 과로사를 하여 그 자녀가 고아가 되고 주변 동료가 입양을 하게 된다는 설정들은 당시 이미 식량사정 이나 노동환경이 열악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31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71 <고마운 처녀>(1994)는 주인공 영심이 순직한 동료의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결혼도, 평양에 가는 것도 마다한다는 내용이다. 제대하고 배치되어 온 날 환영행사의 사회를 보는 영심에 게 한 눈에 반한 성국이 처녀의 몸으 로 아이를 키우는 영심의 사연을 듣고 는 더욱 호감을 갖게 된다. 영심이 성 국에게 아이들의 아코디언 지도를 부 탁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그러 나 평양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문을 믿 은 성국은 영심이 아이들을 버리고 가 려는 줄 알고 이별을 선언한다. 하지 [그림 4] <고마운 처녀>의 주인공 영심(김정애 분) 만 성국은 법적인 입양 절차를 하러 간 사무소에서 한 발 먼저 와서 이미 어머니 란에 이름을 적어놓은 영심을 발견하고 감격한다. 둘은 서로를 00 어머니, 00아버지 라고 부르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2000년대 초중반에도 중심내용으 로 다뤄지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인물이나 이야기가 꼭 끼어 있다. 영심(<길을 비켜라>2001), 류경(<대홍단책임비서>, 2001), 철죽 (<축복합니다>2부작, 2001) 등이다. 그 [그림 5] <저 하늘의 연>의 주인공 만큼 고아에 대한 가정에서의 따뜻한 서 연(김 순 분)과 입양자녀들 보살핌이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 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여성들의 의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시 스템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고아들이 고난의 시기 순직한 이들의 자녀 라는 설정은 입양의 자격일 것이며, 그에 대한 당국의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저 하늘의 연>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나라의 부담을 덜어

32 72 여성연구 주려는 생각으로 부모 잃은 어린이 33명을 스스로 맡아 키운 서혜숙의 실 화를 그린 작품이다. 28) 서씨는 이들 중 15명을 군대에 보내기도 했으며, 이 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노력 영웅' 칭호를 받으면서부터 북한에서 선 군시대의 모성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모성영웅을 소재로 한 이 영화가 강조하는 바는 생물학적 국민재생산 이 아니다. 영화의 중심내용은 북한체제의 우월성과 그에 대한 보답인 인민의 충성과 헌신성이다. 설움 많던 이국땅에서 고생하던 재일동포 주인공이 사 회주의조국에 와서야 자신의 꿈을 이루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헌신적으로 선군대가정 구현에 기여함으로써 더 큰 꿈을 이룬다는 것이다. 북한 측 영화 평 또한 그 어떤 명예도 보수도 바람이 없이 고마운 어머니조국에 자기의 깨끗 한 양심과 의리를 다 바치는 주인공의 형상을 통하여 선군시대 인간의 고상한 정신세계를 생동한 예술적 화폭으로 보 여주고 있다 는 것이다. 힘들고 고생스 럽더라도, 심지어 죽더라도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그 마음을 알아주고, 또 남겨 진 자손도 대신해서 키워줄 이웃들과 지 도자가 있는 조국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그림 6] <눈속에 핀 꽃>의 주인공 일깨우고 있다. 인순(신영니 분)과 입양자녀들 이 작품이 제작된 2008년에 나온 다른 28) 영화는 연을 날리는 두 소녀와 함께 달리기가 꿈이었다는 주인공 연 의 설화로 시작된 다. 영화의 구성은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현재 시점은 연과 아들 용남이 사라진 딸 은 희를 찾지 못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옛 동무이자 동료였던 옥경과 상봉하는 것이 다. 그 사이사이 과거 회상들이 이어진다. 일본에서 살던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0여년의 세월이 시차 순으로 소개된다. 옥경의 질문으로 촉망받던 마라톤선수생활을 그만 둔 사연이 회상된 후, 입양자녀들이 하나둘씩 군대에서, 돌격대 건설장에서 각각 상관으로부터 어머니 이름이 서 연이지? 내일까지 평양에 도착해야겠소 라는 말을 들 으며 평양으로 향하는 장면들과 교차되어 각각 그들에 얽힌 사연들이 회상장면으로 이 어진다. 회상이 끝나고 다시 현재 시점에 돌아오면 서연이 모성영웅 칭호를 받아 평양 으로 초대되었다는 기차 내 방송이 나온다.

33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73 작품들이 모두 군사물이다보니 군대가 아닌 민간인을 대상으로 다룰 내용 들을 모두 함축해야 했을 제작진의 고충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화가 소량 제작되는 가운데 특히 모성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나왔다는 것 은 그만큼 중요성이 컸다는 걸 말해준다. 여성들의 노고를 치하하여 조직에 서 이탈된 여성들을 재결속시키고, 거기에다 교양적인 내용과 함께 그렇게 해야 할 당위성으로 체제의 우월성까지 입증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희생 과 헌신에 대한 굵직한 소재들이 이어지며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이다. 그 나마 소소한 일상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생활연기가 형상의 엄숙함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눈속에 핀 꽃>은 1998년 당시 망해가는 양모실공장에 새 지배인으로 임 명된 주인공 인순이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새 공장을 짓고 여러 사업을 펼 쳐나가는 성장기다. 어린 처녀의 몸으로 순직한 기대공들의 자식들을 키우 면서 공장도 일떠세우는 10년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활달하고 성실하 던 처녀 작업반장 인순이 망해가는 공장의 지배인으로 임명되어 헌 공장을 부수고 맨 손으로 새 공장을 짓는다. 인순은 공장 재건과 고아 양육 등 어려 움을 극복해 나가면서도 평양의 전도유망한 약혼자를 붙잡아둘 수 없다고 여기고 냉정하게 이별을 선언한다. 약혼자 창현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인순의 곁으로 이직해 와서 몰래 혼인신고까지 마치고 인순을 도우려 하지 만 불의의 사고로 숨진다. 냉정하게만 대했던 인순은 비통해하지만 눈물을 삼키며 공장과 아이들에게 더욱 더 열성을 쏟는다. 자강도 만포방사공장 지 배인 주복순의 실화라는 이 작품도 공장 고아들이 어머니가 섰던 초소를 꿋꿋이 지켜가도록 하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자녀에 대한 사상적 교양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이상과 같이 북한 정권에서는 모성을 절대시한다는 점과 그에 따라 기대 되는 한결같은 어머니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인민을 아끼고 헌신하는 최고 지도자를 믿고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펼쳐져도 헤쳐 가는 굳센 어머니가 필요하다. 그러한 당국의 필요에 의해 어머니의 행복 은 훌륭히 키운 자식 을 통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된다. 이는 결국 여성에게 사회적 어려움과 함께 육아에 대한 절대적인 책임이 지워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이다.

34 74 여성연구 Ⅴ. 나오며 : 정치사상적 측면이 강조되는 인구재생산과 모성담론 근대국가에서 모성이데올로기는 여성이 국가에 소속된 구성원권을 획득 하는 기제로 작용하였다. 여성은 생애 언젠가는 어머니가 될 존재 라는 잠 재적 모성 담론 속에서 임신과 출산, 그에 이은 양육의 주체로 호명되어 왔 다. 이로써 여성은 생물학적 인구는 물론이고 정치 및 사회문화적 체계를 재생산하는 인구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재생산의 주체가 된다. 그러나 그 과 정은 복잡한 권력과 위계질서에 의한 차별 및 억압적 통제 기제를 포함하 고 있다. 따라서 인구재생산에 대해 논의할 때는 여성들이 단지 개인 일뿐 만 아니라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인종 집단체의 구성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에서 인구재생산 개념은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입각한 정치사상적 측면의 인민 재생산이 더 강조되고 있으며, 여성에게는 혁명적 현모양처로 서 어머니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과 인식에 따라 각 젠더 주체 들 또한 인민 으로 국가의 구성원이 되는 자격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고, 여성에게는 특정한 모성이데올로기가 그 기제로 활용되었다. 자본주 의 사회와 달리 우월한 수령의 영도 아래 인구정책이 빛나게 해결되었다는 주장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재생산권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김정일 시기는 대내외적인 정세 변화에 따른 극심한 체제 위기를 극복하 면서 21세기를 맞았고, 3대 후계세습까지 이루어졌던 격동적인 시기이다. 따라서 해당 시기 정치경제전략을 제시하는 통치담론에 담긴 젠더 담론의 내용과 의미 변화 또한 컸다. 북한 당국은 사람들의 사상의식 수준과 도덕 적 심리상태가 인구 과정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라디오, TV 등의 매체를 선전수단으로 적극 활용하였다. 영화 및 TV드라마 분석 결과 특징적으로 재현되는 젠더와 함께 시기별 정세에 따라 달라지는 젠더 및 모성담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정일 시기 이후 인구재생산 및 모성 관련 작품으로 12편의 작품들을 선정하여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김정일 시기 초기인 1990년대 중후 반에 제작된 작품들은 아버지 및 장남인 아들을 주연으로 하고 있다. 반면

35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년대 이후는 어머니 또는 딸이 주연으로 부상하였다. 또한 이 시기 국 민재생산을 묘사하는 작품들은 충성스런 혁명전사를 육성하는 어머니, 즉 사상적 교양의 역할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이 북한 당국이 선군시대 모성영웅 으로 칭송하는 모성 역할인 것이다. 이들은 선 군정치 를 실현할 주력군으로 자녀들을 길러내고, 해체 위기의 가정들을 다 시 통합하는 선군대가정 을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김정일 시기 북한 영화에서 재현되는 속 젠더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 시기에 비해 전쟁영웅 과 모성 을 더 강조하고 칭송한다는 점이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대 국가 형성기 전시체제 의 많은 국가에서 나타났던 모습이다. 그만큼 북한 은 군사화된 사회이며 그에 따른 젠더 위계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시기 들 어서는 영화 제작보다는 TV 방영물 등을 통해 모성담론을 전파시키는 양 상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영화에서 재현되는 모성담론은 개인적인 육신의 생명을 초월하 여 수령을 결사옹위하고 당을 결사보위 할 수 있는 그런 조국의 아들딸로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고난의 행군 시기 순직한 부모를 둔 고아 들도 사회주의대가정의 품안에서 그렇게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령장 없는 병사>(2000)와 <어머니의 행복>(2003), <저 하늘의 연>(2008) 등의 대 표작을 살펴보면 앞의 두 가정이 모두 홀어머니라는 점이고 뒤의 가정은 미혼여성과 사별한 남성의 재혼가정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홀어머니라는 설정은 바로 수난, 고난, 역경 등의 상징이다. 사별한 남성과 결혼한 미 혼여성 또한 순수한 희생 의 상징이다. 이로써 이들 작품은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빛나는 순수하고 고결한 모성 을 보여 주려는 의도를 내포하 고 있다. 이는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되는 형태로 모성의 역할을 내면화하고, 재생산권에 대해 수동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젠더 기제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여성의 재생산권과 관련하 여서도 영화에서는 선택과 책임이라는 측면을 조화롭게 보여주기보다 미 혼 및 기혼여성들에게 입양을 강조함으로써 결혼 및 임신, 출산을 꺼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한 자신 및 가족들 간 갈등의 양상도 발견되지만 이 글에서는 담지 못했다.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북한의 젠더 및 인구재생산과 재생산권,

36 76 여성연구 모성담론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아쉬운 점은 영 화 속 이상적 인물들 외에 다양한 사회범주의 주체에 의해 재현되는 젠더 위계나 실천을 형상하여 표면적인 공식 담론 이면의 사회의 현실적인 젠더 담론을 드러내주는 내용을 담지 못한 것이다. 이는 여성이 젠더 주체로서 인구재생산, 재생산권, 모성에 대한 담론을 재생산 및 재구성해나간다는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할 연구과제로 남았다. 투고일:2015년 3월 31일 심사일:2015년 5월 14일 수정일:2015년 6월 12일 게재확정일:2015년 6월 18일

37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77 참고문헌 곽수진(2014). 북한 여성의 출산 경험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권금상(2015). 북한여성의 섹슈얼리티 연구: 국가권력과 여성주체 간의 동학을 중심으로.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김경옥(2009). 총력전체제기 일본의 여성노동정책과 인구정책의 상관성 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김정아(2014). 재생산 윤리에서 재생산권과 재생산 책임. 이화여자대학 교 박사학위논문. 김창순(2006). 북한의 <전국어머니대회>에 관한 연구-어머니의 역할변 화를 중심으로.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오유석 구수미(2004). 여성들의 삶과 의식변화. 최완규(편). 북한 도시 의 형성과 발전: 청진, 신의주, 혜산. 파주 : 한울 유발-데이비스, 니라(2012). 젠더와 민족. 박혜란(역). 서울 :그린비 (Yuval-Davis, Nira, Gender and Nation, London; New York: Routledge, 1997). 윤신원(2008). 북한 인구구조의 특성과 변화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 학교 석사학위논문. 이미경(2004). 이상적인 여성상을 통해서 본 북한의 여성정책 : 조선 녀성 의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중소연구. Vol.28 No 이미경(2004). 북한의 모성이데올로기 : 조선녀성 의 내용분석을 중심 으로. 한국정치외교사논총. Vol.26 No 임지현 외(2010). 대중독재와 여성. 서울 : 휴머니스트. 박경숙(2013). 북한사회와 굴절된 근대: 인구, 국가, 주민의 삶. 서울 : 서울 대학교출판문화원. 박상태(2007). 인구사상과 인구정책. 서울 : 서강대학교 출판부. 박영자(2005a). 북한의 민족주의와 여성. 국제정치논총. Vol.45 No (2005b). 북한의 여성정치 : 혁명적 노동자에서 혁명적 어머니로 재구성. 사회과학연구. 31집. (2007). 경제난 이후 북한 체제와 젠더의 구조 및 변화. 통일논총.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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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80 여성연구 영상 자료 제작 연도 제 목 제작사 영화문학 연출 1994 고마운 처녀 조선예술영화촬영소 김무국, 장광남 정건조, 전광일 1995 청춘이여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리일철 전종팔 1995 근위병의 아들들 (전후편) 조선4.25예술영화촬영소 량정무 황석환 1998 가족롱구선수단 조선예술영화촬영소 김수봉 전종팔 1998 붉은 감 (2부작) 조선중앙텔레비죤 리경윤 로성수 2000 령장 없는 병사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배연록 문정송 2001 어서오세요 (2부작) 조선중앙텔레비죤 손광수 윤찬 2003 어머니의 행복 따뜻한 우리집 1.2부 따뜻한 우리집 3.4부 조선인민군4.25예술 영화촬영소 조선중앙텔레비죤 텔레비죤극창작단 리종현 량경철, 윤광연 박철학 한정수 2008 저 하늘의 연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서찬 표광 2009 행복은 어디에 (6부작) 텔레비죤극창작단 허현순 로성수, 최광철 2011 눈속에 핀 꽃 조선예술영화촬영소 한명천 김현철

41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의 인구재생산 과 영화 속 모성담론 81 Abstract Biological reproduction citizens maternal discourse of the North Korean film in the category Ji -Young Ahn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meaning and relationship of North Korea's population policy and maternal discourse. North Korea biological than the aspect of the population re-production "concept, system, leaders" more emphasize the excellence of. Kim Jong-il time, North Korea to advance the aggressive birth encouragement policy, was awarded the honorary title of "maternal hero of the Songun era" to the woman in accordance with the policy. But, rather than multiple births in the movie, highlighting the maternal role as ideological culture's children. It is intended to praise the "motherhood" to adopt or foster the wife of a soldier and soldiers to loyalty the children to the state. These works were intensively production at a specific time the change of the system occurs. Ultimately these filmmaking in is not intended for the population regulation is larger objects for maintaining regime. This is a concern in two respects. First, women I internalize the role of motherhood in a manner that will bear more of the burden in the home and society. In the second, it is gender mechanism that women so as to passively recognize the right of reproduction. Keywords : Population reproduction, Population political, National biological reproduction, North Korean film, Maternal discourse, The military-first era motherhood hero, Right of the rep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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