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으로 추수를 하러 다녔고 그 와중에 총에 맞아 죽거나 군인에게 잡혀가는 주민들도 있 었다. 김О예 씨는 손가락도 성하지 못하고 몸이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전쟁 중에 동그 랑산 근처에 심어놓은 벼를 베러 갔다가 군인에게 붙잡혀 가는 바람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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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2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으로 추수를 하러 다녔고 그 와중에 총에 맞아 죽거나 군인에게 잡혀가는 주민들도 있 었다. 김О예 씨는 손가락도 성하지 못하고 몸이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전쟁 중에 동그 랑산 근처에 심어놓은 벼를 베러 갔다가 군인에게 붙잡혀 가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하며 자랐다. 김О래 씨도 추수를 하러 갔다가 북한 군인의 총격에 도망쳐온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전쟁 중에도) 농사는 농사대로 지었어요. 아 농사짓는데 8월 추석날 또 인민군이 여 기 요 앞에 똥그랑산 있잖아요 거기를 중공군이 점령했어요. 그러니까 52년도에요. 52 년도. 점령을 해서 중공군이 거기 있으니 여기 사람들이 꼼짝을 못하지. 아 그런데 세 상 8월 추석에 들어와 가지고 이놈들이 나갈 생각을 안 하는 거야. 벼는 베어야 되는 9-1 마을주민들의 기억 속 주요사건들 1) 6 25전쟁 6 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 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전쟁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맺기 전까지 6 25전쟁은 그 시대를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전선에 가까이 위 치한 대성동주민들은 6 25전쟁에 대한 기억들이 특히나 더 생생하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통신이 발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한동안을 지냈 었다. 김О래 씨(남, 76)는 피란을 가지 않고 마을에서 전쟁을 겪었다. 피란을 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는 이미 마흔을 넘긴 나이셨고 김О래 씨는 나이가 어려 군대에 가 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징집대상이었던 형님들만 서울로 피란을 갔었는데 전기나 수도가 끊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먹을 물과 식량을 구하기가 힘들어 살기가 더 힘들었다 고 한다. 오히려 마을에 남아 있었던 김О래 씨는 봄이 되어 다시 농사를 지어서 먹을 것 을 구해 살 수 있었다. 당시 김О래 씨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농토가 지금의 팔각정이 있는 동그랑산 근처에 많았는데 그러던 중 추석 즈음에 동그랑산에 인민군이 와서 주둔 하게 되었다. 먹을 것이 떨어져 추수를 해야 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논과 밭 데 그 뒤에 농장이 다 있는데. 아 그러니까 어차피 식량도 떨어져 가고 야단났죠 그때 는. 이 추수를 하나도 못했는데 그래가지고는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농민들을 뭘 총을 쏘겠냐. 가서 저 개논이 이쪽이 있는데 이쪽으로 돌아나가면은 저 산(동그랑산)하고 조금 떨어져 나가게 되어 있어요. 그리 이렇게 갔지. 거기 가는데 인민군이 요 똥그랑 산에서 남실남실 내려다 우리를 보고 있어요. 어디가나 이놈들이 감시하겠지. 아 그래 서 논에 가서 벼를 11뭇 한 20뭇 볐어. 그리고 나는 언릉 날라서 한 뭇이라도 비면 지 게에다 져서 이짝에다 갔다놨어요. 그런데 인민군이 저짝 제방을 통해서 또 우리를 붙 들러 오는 거야. 그러니까 도망갈 밖에요. 볏단도 놔두고 그냥 도망을 왔지. 아 붙들러 오지, 그냥 도망을 왔는데 벼를 한 11뭇 가지고 와서 그걸 또 갖다가 떨었어. 떨어가지 고 또 이렇게 좀 해서 식량도 놓고. 그러다가 한 20일 지나니까는 인민군이 아주 나갔 어요. 중공군이 아주 나갔어. 그래서 거기 있는 추수를 다 했어. 그러니까 또 몇 달 먹 을 거는 생겼죠. 그래가지고 그때는 정미소가 없어졌잖아요. 메에다 이렇게 이렇게 하 는 거. 통메 그래요 그거를. 절구에다 찌어서 먹었지. 식량은 가까스로 먹었어요. 185) 6월에 전쟁이 시작되어 겨울부터 마을에 폭격이 시작되었다. 미군에서 전선 근처에 있 는 민간인 마을들에 폭격을 해서 중공군의 진로를 막기 위해 폭격을 한 것이다. 폭격을 하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높이 떠있는 비행기에서 포탄이 떨어지면 큰 굉음이 나고 폭격 이 끝난 자리에는 큰 웅덩이가 생기고 산자락이 없어지기도 했다. 이 폭격으로 마을의 가 185) 김О래(남, 76) 제보 392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393

3 옥 대부분이 불타 없어졌다. 한겨울이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살집을 잃은 주민들은 매 우 힘들어 했다. 방공호를 파고 겨울을 났는데 집에서 건져온 이불을 덮으면 그나마 따 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당시 김О래 씨 댁은 사랑채 일부가 타지 않고 남아있었지만 하 루아침에 한 평생을 살아온 집과 큰 재산이었던 소까지 폭격으로 잃어버린 상실감에 김 О래 씨의 할아버지는 병이 나서 이듬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전쟁통이었기 때문에 낮 에는 폭격으로 돌아다닐 수 없어 저녁에 마을 뒷산에 모여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염 을 할 베나 도구들을 구할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지자 개성에 살던 고모님 이 미리 장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해 와서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유엔군과 미군,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선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혼란하던 때에는 후퇴하 던 인민군이 한국군을 가장해서 마을 사람들을 잡아가는 일도 있었다. 근데 언젠가는 인민군에 쬐껴갈 낌새야. 한국군이 들어왔다고 소문이 났어. 그래가지 고 소문이 났는데 한국군이 왔다 그래서 나도 좋아서 또 가봤죠. 가봤는데 군복이 일정치가 않아. 한국군 복장을 가장을 했는데 한국군인이 아닌 한국 군인 행세를 한거지. 그래가지고 소위 말하자면 이쪽에 충성파라 그럴까 남한의 경찰 이나 뭐 청년단체, 청년단장 이런 사람들이 반가우니까 나갔는데 다 붙들어 갔어요. 한국군을 가장해가지고 붙들어다가 다 처형해 버렸어요. 그 째 간 사람들은 그날로 끝 이예요. 그 후에 못 봤어요. 생사도 몰라요. 그날 저녁으로 어룡개라고 여기서 얼마 안 돼요. 그 저수지 있는 옆인데 거기 어느 방공호로 들어가서 전부 몰살 시켰대요. 그니 까 어느 방공혼지도 몰라. 그 알면 시신이라도 뼈라고 찾을 수 있을 텐데 어느 방공호 를 몰라. 그 당신데도. 그 사람들은 그 째가 마지막이예요. 186) 이 때 환영하러 나갔던 동네 주민 3~4명과 조산리 사람들도 3~4명 정도가 붙잡혀 가 서 죽었다. 주변 마을 사람들을 합쳐 20여명 정도가 이 때 붙잡혀 죽임을 당했다. 6 25전쟁은 한민족이었던 우리사이에 적대감과 보복감을 갖게 했다. 남한군은 북한과 관련된 자들을 빨갱이 로 몰아 죽였고, 북한군은 남한과 관련된 자들을 반동 분자 로 몰 아 죽였다. 전선이 바뀔 때마다 서로에 대한 보복이 계속되었다. 대성동마을 인근에서도 빨갱이 로 불리는 북한과 관련된 자들이 몰살당한 사건이 있었다. 빨갱이 노릇하던 놈들이 있어. 여기는 없었어. 이웃동네 있는 놈들이 빨갱이 노릇을 하면 또 주민들을 괴롭히는 거야. 그 어디서 잡았는지 경찰들이 붙들어다가 다 죽였 어. 또. 서로 죽이는거야. 이짝 정치가 되면은 저짝 정치가 죽이고. 저짝 정치가 되면 이짝 정치가 죽이고. 민간인만 자꾸 희생당하는 거야. 여기도 무데기로 내가 죽은 자 리를 알아요. 시신이 무데기로 그 뼈다귀가 한군데에 모여 있어. 여기 얼마 안 되는 산 에 가면 지금 그 뼈가 그냥 다 있어. 그 빨갱이 노릇하던 사람들이야. 187) 김О래 씨가 15살 되던 해에 휴전이 되었는데 그 때 즈음 마을에 TLO라는 기관이 주 둔해 있었다. 이들은 비무장 군인으로 북한에 들어가 정보를 빼오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 었다. 그래서 북한에 친척이 있는 집들의 경우 괴롭힘을 당했었다. 군복도 입지 않고 민간 인과 같은 옷을 입고 다녔는데 저녁에는 정보를 수집하러 북한에 넘어가기도 했다. 북한 에 넘어가도 정보를 얻어오기 힘들었기 때문에 넘어가지 않고 마을에 숨어 있다가 넘어갔 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자기 몸에 스스로 총을 쏘아서 부상자로 후방으로 후송되 어가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김О래 씨는 늘무니다리 라고 지금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 라고 불리는 곳에 매일 놀러갔는데 그 쪽에 논이 있기도 했고 그 곳에서 매일 같이 휴전을 위한 회담을 했기 때문에 낮에도 총탄이 날아오지 않는 안전한 지역이었다. 또 미군식당 이 있어 근처에 가면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놀러갔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되고나서 철망이 생기기 전까지는 인민군도 휴전선을 넘어왔 지만 주민들이 많이 넘어왔다. 어떤 때는 집 문을 두드리며 북한에서 왔다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인민군도 넘어왔는데 자신이 동그랑산 건너 전릉깨비 에서 근무하던 군인이라 고 말해서 주민들이 미군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철조망을 만들면서부터 주민들이 많이 넘 어오지 않게 되었다. 철조망은 김신조사건 이후로 생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2)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 186) 김О래(남, 76) 제보 187) 김О래(남, 76) 제보 394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395

4 하던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8월 18일 오전 10시경 미군 장교 2명과 사병 4명, 한국군 장교 1명과 사병 4명 등 11명 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남쪽 국제연합군 측 제3초소 부근에서 시야를 가리는 미루나무 의 가지를 치는 한국인 노무자 5명의 작업을 지휘 경호하고 있었다. 이때 북한군 장교 2 명과 수십 명의 사병이 나타나 작업중지를 요구하였으나 한국 측 경비병이 이를 무시하 고 작업을 계속하자 갑자기 수십 명의 북한군 사병들이 트럭을 타고 달려와서 도끼와 몽 둥이 등을 휘두르며 폭행,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살해하고 나머지 9명에게는 중 경상을 입힌 뒤 사라졌다. 사건 직후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데프콘 3호 (경계상태 돌입)를 발령하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미군은 F-4 전폭기 1개 대대와 F-111 전폭기 1개 대대를 한국에 증파하고, 항 공모함 미드웨이호를 한국해역으로 항진시켰으며, B-52 폭격기를 출동시키는 등 전쟁위 기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김일성이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사과문을 국제연합군 측에 전달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9월부터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경비 체제가 남과 북의 분할경비로 되었다. 188)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은 대성동과 가까운 판문점 인근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았다. 아래에는 당시 마을에 거주하고 있었던 김О 래 씨(남, 76)의 기억 속 도끼만행사건이다. 그 때 전쟁일보 직전이었어. 아주 삼엄했어 여기 그날. 그 사건나고 그 미루나무를 잘 르러 들어갔거든. 그라는데 이 이북 사람들하고 잘못하면 교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 황이었어. 그 당시에. 근데 교전까지는 안 갔고 그 미루나무를 잘르러 들어갔어요. 그 것 땜에 경비스는 사람들이 시야가 가려가지고 관측이 안된다 그래가지고 그걸 가장 기(나뭇가지)를 따러 갔드래요. 처음에는 그런다가 싸움이 된거죠. 인민군이. 너희 가 장기도 따지 말아라. 그래가지고 거기서 그 도끼만행사건이 거기서.. (어떤 것 때문에 마을이 삼엄했다고 느끼셨어요?) 아 그째가 헬기가 우리 동네 왠만하면 안 오는데 우리 동네 상공으로 헬기가 회전을 하더라고. 무장을 한 군인이 타고서 내려다보는 게 다 뵈요(보여요). 총을 이렇게 헬기 에도 가지고 이렇게 앉아 있더라고. 아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이 있구나. 즉시는 몰랐지. 미루나무 사건이 일어난 지도 우리는 몰랐어요. 처음엔. 나중에 알았지.(주민들 통제하 지는 않았어요?) 주민들을 대피하지는 않았어요. 동네 바깥에 나가지 말라고만 했어요. 농지에 나가지 마라. 그때는 농사일을 할 수가 없었지. 나가질 못하게 하니까. (며칠이나 못 나가셨어요?) 그날 하루 지나가니까. 뭐 그날 하루만 그러고 고 이튿날 까정 좀 저거 했지 고 다음에 금방 회복하더라고. 원상으로. 189) 3) 1984년 북한이 보내준 수해물자 1984년 7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집중호우로 인하여 경기 중부지방 일원에 수재(사상 자 70여 명, 재산피해 670여 억 원)가 발생하였다. 집중호우가 물러가자 각지로부터 연 일 수재민을 돕기 위한 손길들이 밀려드는 등 수해복구가 한창이던 그로부터 1개월 뒤, 수해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집중호우( ~9.4)가 덮쳤다. 이로 인해 온 나라가 엄청난 물난리를 겪게 되었다. 이때 북한은 북한적십자회 명의로 대한적십자 사 앞으로 보낸 방송통지문을 통해 북한적십자회가 서울 경기 일원에 내린 폭우로 발생 한 수재민에게 쌀 5만 석, 직물 50만 미터, 시멘트 10만 톤, 기타 의약품을 보내기로 결정 하였다고 하면서 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가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해 왔 다. 그리고 인수절차 협의를 위해 쌍방 적십자 실무접촉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되기를 희망한다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남북적십자 간 실무접촉이 성립되었다. 실무접촉을 통해 육로와 해상을 통한 물자 수송계획이 타결되었고 남북적십자 간에 수재물자 인도 인수 작업이 1984년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이루어졌다. 판문점을 통한 인수는 29~30일 양일간 이루어졌다. 190) 마을 주민 김О유 씨의 기억을 토대로 살펴보면 판문점을 통한 인수작업은 대성동마 을 공터에 남한 적십자임시본부를 설치하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아래는 김О유 씨 의 구술내용이다. 188) 두산백과, 8.18판문점도끼만행사건 항목 참조. 189) 김О래(남, 76) 제보 190) 국가기록원, 북한적십자회 수해구호물자 인수 항목 참조. 396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397

5 수해물자 왔을 때도 그 때 우리마을에서 받았는데. 우리 이 앞으로도 쭉 차가 마당에 서 좀 컷었는데. 거기서 인제 포스트가 입구에 하나 여기에 하나 입구에 하나 한 4~5 군데 입구를 정했어요. 밭 같은 것도 모래, 자갈 한강 모래 자갈은 다 갖다 넣었데요. 북쪽 수해물자 올 때. (그게 몇 년도예요?) 그게 한 70년도 될까? 아 우리 여기 이사와서야 80년도 넘었구나. 그 여기다가 한 포 스트에 10대씩 인제 들어오거든 경찰이 저기 돌아오지 않는 다리 에서부터 에스코트 해가지고 인제 이쪽에 몇 대 이쪽 몇 대 인제 포스트마다 내려놓면은. 북한에서 물건 싣고 온 거 하역하는거지. (북한이 우리를 도와준 거예요?) 그럼 쌀이고 원단 이런 거 왔거든. 우리가 80년대 수해를 많이 당했을 때 북한에서 인 제 도와주겠다고 그랬어요. 차마 받을까 인제 그랬는데 우리가 받는다 그러니까 얘네 들도 그냥 갑자기.. 쌀도 그냥 다 못 먹는 쌀이었지. 80년대 초에 큰 태풍이 왔었지. 이 앞으로 먼저 내린 것은 죽 서있어. 근데 운전수가 선임탑승자가 한 대에 두 명씩 탓거 든. 이북 차 5톤 트럭이야 그게. 군인 찬데 그냥 붓으로 갑자기 뺑기(페인트)칠 하느라 고 붓으로 다 칠해가지고. 우리는 그런 차가 없지. 붓으로 칠한 차가 어딨어. 다 광내 고 군인차들도 그런데 그냥 붓으로. 그리고 내가 올라가서 봤어 그랬더니 바닥은 아주 철판 깔았는데 죄다 돌을 싣고 다녔는지 우묵우묵 다 들어가 가지고 차라고 할 수도 없어. 여기서는 옛날에 폐차 돼서 굴러다니지도 않을.. 우리가 그 오면은 가는 차에다가, 한진콘테이너 막힌 차에다가 물건을 엄청 싣고 들어 와. 그거를 거기다가 다 실어. 그 포장하나에 뭐가 어마어마하게 (물건이)들어간거야. 그러니까 여기 가져온 거 보다 몇 곱절 더 받아 가는거야. 그리고 우리가 마루에 텔레 비전을 켜놓는거야. 보라고. 걔네들은 기다리고 있으니까. 열대가 들어왔으면 첫 번째 가 첫 차가 내리면은 여기와서 쭉 시어(세워) 놓거든. 그 아주 시계는 누가 줬는지 차 에다가 보라고, 그래가지고 시계 찬 손을 이렇게 창문을 내리고...테레비를 켜 놨더니 쳐다도 안 봐. 걔네들은 적십자사 메인 포스트가 요기 우리 창고 마당에다 다 지어놨 었거든. 고위급 오고 하면 우리 여기 경찰서장 같은 사람들은 뭐 쫄병들 죄 중앙부처 에서 죄다 안기부에서 뭐 사복경찰관들이 다 내려오고.. 뭐 그 때 얘기해보면 걔네들 은 다 알아. 그래서 내가 그래. 얘기를 걔네들한테 걸었어. 그랫더니 걔네들은 대답할 여지가 없으니까 그래. 선생님 다 아시면서 왜 선생님이 다 알면서 왜 물어보냐고 구 찮아 하는거야. 그리고 적십자 요원들이 아주머니들이 와가지고 아이스크림을 차마다 오면 더우니까 줬다고. 그럼 여기서 안 먹어. 제가 그 판문점 앞에 농토가 좀 그쪽에 많아요. 도끼사건 나고 그쪽으로 비상도로를 뚫었거든. 나오는 길을. 그 갈 때는 글로 얘네들이 들어가는데 뭐 이렇게 아이스크림 껍질 있잖아. 프라스틱 껍질. 그건 가다가 다 거기다 버리고. 여기서는 안 먹어 녹아도. 가다가 사람들 없는데서 다 먹고서. 그리고 음식도 다 먹었어요. 다 호텔서 싣고 왔어요. 지금 말하면 출장부페처럼 최고 급으로 해서 걔네들도 먹고 주민들도 먹고 그랬어요. 그 점심 때가 거치잖아 수송하고 그러면은. 그 때 무슨 호텔차더라. 우리도 처음 먹어보는 거 많았어. 라면도 많이 끓여 주고. 우리 군인들 라면 많이 끓여 줬지. 경찰서 애들도 후배들도 있으니까 걔네들 미 리 들어와야 되잖아. 중앙부처에서 높은 사람덜이 오니까. 먼저 와가지고 어휴 우리 배고파 라면이락도 하나 끓여줘 하면 후다닥 끓여서 후루룩 마시고 가서 죄다 보초서 고 그래야 되잖아. 경찰서 과장 같은 거 뭐 정부부처에서 오는데 맥이나 춰. 그런 시절 도 있었어. 그게 아마 전두환대통령 때 일 거야. 191) 9-2 마을 주민들의 옛이야기 대성동은 원래 강릉 김씨 동원군파 후손들이 자리잡고 살던 마을이었다. 까닭에 현재 도 여기에는 많은 강릉 김씨가 살고 있다. 여러 설화를 제공해 준 김О래 씨(남, 76), 김 О예 씨(여, 77)도 강릉 김씨도 이곳에서 태어난 토박이다. 두 편을 들려준 김О래 씨(남, 79)도 마찬가지다. 김О규 씨(남, 74)는 해풍 김씨인데, 해풍 김씨는 대성동에 5가구 정 도 있다. 이 외에 이О순(여, 80), 구О우(남), 김О웅(남, 48) 씨도 각기 1편씩을 해 주었 다. 한 편을 들려준 강릉 김씨 증래 씨(남, 85)는 서울 서교동에서 살고 있는데, 11월 30 일 시제를 지내러왔다가 이야기를 해주었다. 김О래 씨가 들려준 설화 중 조상에 관한 이야기들은 2014년 7월 30일 오후에 김О유 씨의 집에서 주민 김О유 씨와 조사자 이수자 이헌재 이은솔 등이 있는 가운데 해준 것이 다. 이 날은 조사자 중 한 명인 이헌재의 요청으로 강릉 김씨 족보를 5명이 함께 보게 되 191) 김О유(남, 71) 제보 398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399

6 었는데, 족보를 보다가 생각난 듯 김О래 씨가 조상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때는 옆에 있던 김О유 씨도 이야기를 거들었다. 김О래 씨는 조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세조와 사육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육신의 시신을 거둔 김시습도 강릉 김씨였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육신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것이라 채록하지 않았다. 대성동이 강릉 김씨 집성촌이기에 조상에 관한 이야기를 앞에 적었다. 나머지 이야기들은 7월 17일 마을 회관 2층에서 해 준 것인데,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들은 것이라 한다. 김О예 씨도 7월 16일 4편을 해주었는데, 주로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화들이다. 김О래 씨 가 들려준 두 편의 이야기는 8월 29일 활터 앞에서 해주었다. 김О규 씨는 이야기를 잘 모른다 하면서, 예전에 О섭이 할머니, 자신의 큰어머니였던 김О기, 구О우 씨의 아버지인 구О팔 씨 등이 이야기를 아주 잘 했었다고 했다. 그 분들 은 이미 십여 년 전에 작고했는데, 이런 분들이 살아 있었을 때 이야기 조사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몹시 안타까워했다. ( ) 속의 말은 조사자의 말이다. 1) 이성계를 비야냥거린 김자남( 金 自 南 ) 할아버지 192) 이 분은 내 20대 조부이신데, 이 분은 인제 고려 말기 때예요 얘길 들어보면. 근데 인 제 이성계가 이씨 조선을 집권을 했잖아요. 역사로 보면.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말하 자면 인제 들은 이야기인데, 들을 수밖에 없잖아요? 몇 백 년 전 얘기를 듣지 않고서 는 알 수가 없죠. 20세 이 할아버지가 뭐라고 얘길 허셨냐 허믄, 고려가 망하면서 이성 계가 집권을 허니까, 이성계허구 뭐 동서간이 된다고 하드라구. 아니 이성계 아들인가 뭐 그 사람허구 동서가 됐대요. 아, 그 사람이 뭐 어떻게 임금이냐? 구. 그렇게 비꼬 셨대 동서헌테. 고려 왕이 따로 있는데, 이성계가 무슨 왕이냐? 구 만나주지두 않았 다구 그래요. 동서간에도 막 그렇게 공격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가지구 이 분의 묘소가 여기 대덕산이예요. 또 공교롭게. 여기서 얼마 안 돼. 한 이십 리 삼십 리 안에 있어. 그런데 지금 확인할 수가 없죠. 북한이야. 그런데 여기에 13대조 할아버지 묘소가 이 근방에 있어 또. 그러니까 20대조 할아버지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거야. 그런데 그걸 모르지 우리는. 13대조 할아버지허구 한군데 계시다시피 해요 이게. 여기서 얼마 멀지 않아. 그런데 20대조 허믄 상당히 멀잖아요? 근데 이분의 형제분이란 말야. 양남 할아버지가. 근데 이분의 묘소가 저기에 있어요. 근데 여길 가면은, 이 형제분이죠 우리 할아버지하고. 형제분인데, 아유 아주 그 산소 가 아주 잘 해놨드라구. 그 당시에 산꼭대긴데, 그게 몇 백 년이 가도 아주그대로 보존 되어 있어요. 이 할아버지가. 양남할아버지가. [김О유 : 우리가 자남 할아버지, 5남 할아버지 중에 막내 손이예요. 자남 할아버지 손 으로 쭉 내려온 거지요.] 아이, 그래서 이 할아버지는 그 동서가 저기 이성계 아들하고 동서래요. 얘길 들으니까. 그게 무슨 임금이냐? 구. 고려 임금이 있는데. 아, 이러 구 비아냥거렸다는 거예요. 이성계를. [김О유 : 둘째 아들이었던 윤남 할아버지는 연천에 묘가 있는데, 그 할아버지 산소는 높은 산 꼭대기에 있어요. 묘가 직사각형으로 돌로 쌓았는데 그 고려를, 송악산 고려 쪽을 보기 위해서 그렇게 높은 산에다 모셨다구 그래요. 그 저 고려시대에 그 아마 큰 일을 하셨나봐. 그 묘도, 난 그런 묠 처음 봤어요. 석축으로 쌓았는데, 무척 아주 직사 각형으로 길게 쌓아가지구. 묘 밑에두 아주, 지금은 이렇게 동그랗게 하잖아요? 근데 직사각형으로 크게 그렇게. 아주 높은 산꼭대기에 있어요.] 계단으로 이렇게 한참 올 라가야 올라갈 수 있어. 산이 높아서. [김О유 : 그래서 자남 할아버지 묘를, 지금은 북한에 있어 못 가니까, 우리가 가묘를 저 남양주 거기다가, 태능 바로 너머거든요. 거기다가 임시로 해놨어요 아주. 가묘를 해 놓고.] 가묘야 거긴. 근데 족보에는 대덕산이라고 해놨거든. 대덕산이 여기서 얼마 안 돼요. 산소도 찾을 수 있는 건데 지금 맘대로 못가서 그런 거지요. 북한이니까. 2) 임진왜란 때 부자( 父 子 )가 함께 순국한 광열 철명 할아버지 193) 우리 조상님 중에 14대조 15대조 할아버지가 당진 사시는데, 그 제[때]가 임진왜란 때 거든요. 임진왜란 땐데 아, 그 제가 선조 임금 땐데, 선조 임금 아니예요? 그 시절이. 선조임금인데, 이분이 인제 피난을 가시지 않아요? 왜군이 들어왔으니까. 그래가지구 임금을 구할려고 부자가 나갔어요. 그래 일본군하고 싸워가지구 부자분이 하루 아침 에 목이 잘려 죽었어. 그 분이 14대조 15대조 할아버지야. 당진에 묻히셨어. 그런 참담 한 일을 당한 거야 우리 조상님들두. 192) 김О래(남, 76) 제보 193) 김О래(남, 76) 제보 400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01

7 (성함은 누구신데요?) 그 분은 저 족보에도 나와 있 지마는 동원군 할아버지라구 아마 철자, 명자일꺼 야. 그 분이 일본 칼에 목이 잘려 돌아갔어요. 부자 가 하루 아침에 다 돌아가셨어. 철명. (철( 哲 )자 명 ( 命 )자 할아버지가 26세구요. 그 담에 광( 光 )자 열 ( 烈 )자 할아버지가 25세시네요.) 그렇지. 광열 할아 버지하구 그 부자가 하루 아침에 돌아가셨어. 한 날 이예요 아주. 제삿날이. [김О유 : 문헌에도 나와 있 25세 판서공 휘 광열묘 지. 여기.] 그 분의 묘가 당진이예요. 나 한테 14대조 15대조 할 아버지가 돼. [김О유 : 우리 시조로 쳐야 돼. 그렇 게. 25세가 광자 열자 할아부지.] (그러니까 여기 가 강릉 김씨 중에서도 동원군파 후손이시잖아요? 그럼 동원군이라고 하는 분이 이분이란 말이죠? 철 자 명자인 분이 동원군이신거네요.) 그렇죠. (그 분 이 26세) 두 부자분이 하루 아침에 돌아갔다니깐. 그 때가 임진왜란 때야. (그러니깐 25세라고 하는 충효열각 : 충남 천안시 병천면 도원리 도원동 소재 것은 강릉 김씨 시조인 신라 때의 김주원이라는 분 으로부터 따지는 거네요.) 응, 그렇게 따져온 거구. 우리한테 직계로 따지면 14대 15대 조상님 되시는 거구. (그러니까 이렇게 되네요. 광자 열자 할아버지가 25세고, 그 아드님이 철자 명자 26세, 그 아드님 27세가 기자 종자 할아버지구요. 그 기자 종자 할아버지 아드님이 만자 성 잔데, 묘소가 여기에 있어요. 28세. 그 아들이 일자 범자, 그 다음에 아들이 30센데 극 자 경자고, 그 아들이 성자 선자예요. 31세. 그리고 여기에 있는 정자 주자 할아버지가 32세예요. 그래서 요, 정자 주자 할아버지 32세부터 이 마을에 내려와서 계속 사시는 거예요.) [김О유 : 그 분 아드님 네 형제분이 여기에 다 사셨어요.] (그런데 그 네 형제분이 어 떻게 돼냐 이거예요.) [김О유 : 족보에 다 있어요. 그 밑에 있는 분이 막내아들인데 고 옆에다가 묘를 썼고, 큰 아드님은 저 학교 넘어 있고, 둘째 양반은 그 산소 옆에 있는 데 공회당 옆쪽에 있고, 우리 할아버지는 저 회관 거기가 우리 산이었었는데, 거기다 모셨는데 종합개발 할 때 화장해 모셨어요. 그래서 우리 할아버지만 화장해 모시고. 다 묘소는 여기에 있지요.] 3) 효자 정려문을 받은 김정주 할아버지 194) 예전에 마을에 효자문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동네에서 들은바 있어 효자문에 관한 이야 기를 꺼냈더니 들려준 것이다. (여기에 무슨 효자문 같은 게 있었다던데요 ) [김О유 : 전에는 김О성 씨 네 라구요. 그 친구네 아버님이시거든요. 거기에 효자문이 있었다구 그래요. 그런데 전쟁 때 다 타 버리구 그래가지구 분실된 거지 말하자믄.] (근데 어떻게 돼서 효자라 그래요?) (여 기 정자 주자 할아버지도 정려문을 받지 않았어요? 거기 비석에 보니까 그렇게 써 있 던데요.) 아, 정자 주자 할아버지가 효자문을 받은 거면 기록에 의해서 저걸 꺼예요. 우 리는 직접 못 듣죠. 정자 주자 할아버지는 나한테 8대조 할아버지가 된단 말이야. 그 러니까 8대조면 적어도 거의 한 300년 전인데, 그걸 똑바로 전해줄 사람이 없지. 그러 니까 족보에 난 기록에 의해서 내가 알아요. 그 할아버지가 효성이 지극해가지구, 그 족보에 있는 걸 보면, 부모님이 물고기를 그 리 좋아 하셨다네요. 근데 물고기가 아주 겨울철에 그걸 잡숫구 싶고 그랬는데, 겨울 철에 그걸 어디 가서 구해올 수 있나요? 땅두 얼었지. 물두 얼었지. 그랬는데 비가 막 쏟아져와가지구, 겨울인데도 비가 많이 왔다는 거예요. 그래가지구 고기가 어디서 다 나올 정도루. 그래서 고기를 구해다가 부모님헌테다 그걸 끓여드렸다 족보에 그 기록 이 나와 있어요. 정자 주자 할아버지가 그렇게 효성이 지극했다고 적혀 있어요. 족보에. 그래가지고 물 고기를 겨울에 구할 수가 없는데, 그냥 해톳비가 그렇게 오더래. 어찌 비가 많이 왔는 지, 도대체 비가 많이 올 시기가 아닌데, 물고기가 다 겉으로 올라왔다 이런 기록이 있 는 거죠. 그래서 부모님을 대접했다 그런 기록이 있어요. 후에 이야기를 더 계속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4) 김О래(남, 76) 제보 402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03

8 김정주 할아버지에게 네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는 영우( 永 禹 ), 둘째는 영두( 永 斗 ), 셋째는 영기( 永 器 ), 넷째는 영정( 永 鼎 )이다. 이들은 모두 이 마을에 함께 살았기에 지금 마을에 살고 있는 강릉 김씨들은 이들의 후손이다. 김О석, 김О래, 김О견은 제일 큰 댁 후손이고, 둘째의 후손은 О래, О래, О래, О래 등이 있고, 김О유는 셋째의 후손이며, 김 О래는 넷째의 후손이다. 김정주 할아버지 묘소가 근방에 있는데, 이 묘소 옆에는 막내 아들이 묻혀있고, 큰 아들은 대성학교 너머에, 둘째 아들은 공회당 옆쪽에 묻혀 있다. 셋 째 아들 묘소는 원래 회관이 있는 산에 있었는데, 종합개발을 할 때 화장해 모시어 지금 은 없다. 4) 옛날에는 상당히 존경받았던 마을이었던 대성동마을 195) 우리 래자의 8대조 할아버지가, 우리 전체 우리 대성동 강릉 김씨의 그 중시조요. 정 자 주자라구 그 할아버지가 시존데, 연세가 32살에 돌아가셨어. 일찍이 작고하셨는데, 그 분이 부모에 대한 효자가 지극한 분이셨어. 그래서 효자비까지 정문을 받으셨거든 요. 그 어떻게 된 정문이냐? 아부지가 돌아가시게끔 몹시 아프신데, 추운 겨울에 여기 사천 냇개울에 가서, 여기 개울이 물고기 맛이 참 좋습니다. 여기 유난히, 이 앞에 이 개울에 물고기 맛이 좋아 요. 옛날에두 그렇게 맛이 좋았든 모양인가봐. 게 돌아가시게 된 노인네가 내가 물고 기가 먹고 싶다 이렇게 소원을 허시니까, 아드님이, 겨울에 어떻게? 그 때 나가서 얼 음을 끄구 허니까는 거기서 얼음 밑구녕에서 잉어가 벌떡 솟아 올라왔어. 그래서 잉어 를 갖다가 대접했대는 거두 있구. 또 물고기가 먹구 싶은데두, 그 소원을 허시니깐 하늘에서 시커먼 구름장이 오더니 강 한 비가 내리믄서 아, 물고기가 떨어진 거야.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 얘기가 나오는데 (하늘에서 물고기가 다 떨어졌대요?) 그 붕어나 메기나 이런 물고기들이 비가 오면 따 라 올라오게 돼있어. 그런데 그게 마당에 떨어지며는, 마당에 올라오며는 그냥 하늘에 서 떨어졌다 흔히들 얘기하지요. 게 그러한, 옛날 족보상에 그러한 기록이 있어요. 그 래서 영조 때에, 그 적에 효자정문을 받으셔가지구 효자문까지, 우리 강릉이예요. 효자 문까지 받으신 마을이예요. 그래서 지금은 뭐 그런게 다 없어졌지만, 옛날엔 이 근동 에, 이 대성동 이 근동에 사방을 해가지구는 사실 우러러보던 동넵니다. 이 근동에 이 렇게 자자일촌으로 되어 있는 동네가 없었고, 또 따라서 그렇게 효자를 받고 그러한 동네가 없었어요. 여기 몇 개 동네가 주위에 있었지만은. 그래서 대성동 강김이라 할 것 같으면 상당히 우러러보고 존경받았던 마을이예요. 이 마을이. 이제는 그게 다 없 고, 이젠 자유의 마을이 돼서 그냥 자유스럽게 막 하고 그러지만은. 예의 법도도 다 없 어졌어. 솔직히 말해서. 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은 마을이다. 옛날에는 상당히 존경 받았던 마을이다 허는 것을 얘기한 거예요. 5) 통일될 날이 기록된 옥판 이 판문점에 묻혀 있어 196) 조부한테서 들은 이야기라 한다. 제보자의 조부 김О희 씨는 한학에 매우 조예가 깊으 셔서 장단읍내에 있던 향교에서 축문을 읽기도 했다. 개성에는 당시 황해도 연백평야의 갑부였던 김정호 씨가 살고 있었는데, 조부는 자주 이 집 사랑방에 놀러가 사람들과 함 께 한시를 쓰거나 지으며 놀기도 했다. 그 분[조부]이 얘기허시는 것을 내가 가만히 들으면, 옥판이 있다구 그래요. 옥판. 판 문점에. 옥으로 만든 판이 있다. 옥으루다 맨들어진. (어디예요?) 아니, 어디 묻혀 있다 는 거예요. 어디 묻혀있는데, 그거는 우리가 언제 통일이 될 수 있다 하는 것두 적혀 있다. 이런 얘기를 허시는 분이예요. 그런데 그거는 언제 나오느냐 그것두 모른다는 거지. 언제 그 돌이 나올른지 모른다. 그걸 상상으로만 얘기허시는 건지, 무슨 근거루 얘기허시는 건지, 그거는 내가 알 수 없어요. 옥판이 있다. 옥판이 묻혀있다 그랬어요. 참, 나 그거는 증말 잘 해두 내가 육십 년 전에, 내가 열두 살 적에 들은 기억을 말씀드 리는 거예요. 옥판이 있대요. 옥판. 야, 이 판문점 근처 어디엔가는 옥판이 묻혀 있는 데, 그 지점은 나두 모르구, 거기에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그 제만 해도 우리 남북이 갈려 있었잖아요. 6 25사변 전에. 통일이 된대는 거까정 기록돼 있댄다. 허는 걸 그 걸 얘기하셨어요. (빨리 옥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옥판이 있다 그래요. 거기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 게 있다-. (그런데 누가 이걸 만들었대요?) 아, 그건 모르겠어요. 그 때 내가 관심이 좀 195) 김О래(남, 76) 제보 196) 김О래(남, 76) 제보 404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05

9 많으면은, 나이가 좀 그러고허며는 그걸 중점적으로 물어봤을 건데, 그게 아쉬워요 지 금. 옥판이 묻혀 있으믄 이걸 근거를 할아버지는 어떻게 아셨느냐? 나 이거를 물어봐 야 하는데, 그래가지구 그거를 내가 참 못 물어본 게 아쉬워요. (저도 못 들어서 너무 아쉽네요.) 옥판에, 통일이 되는 연도꺼정 다 기록이 돼 있다 그런 말씀을. (그럼 내일 부터 땅 파러 다녀볼까요. 판문점 근처에.) 그러게 말이예요. 그런데 우연찮게 뭐 공사 허다가 나올 수도 있구 그러겠지요. 통일이 되는 걸 미리 알면 좋겠어요. 우리 할아버 지한테 내가 그 소릴 들었구. 6) 장사 할머니가 흙으로 쌓은 똥그란 산 197) 똥그란 산은 대성동마을 앞쪽에 있는 조그마한 동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기에는 현 재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이 동산은 편편한 평야지대에 야트막하게, 그리고 오똑하게 솟 아 있는데, 원래는 흙으로 쌓은 큰 토성이 있었다고 전한다. 까닭에 마을이름이 원래는 태성이었는데, 사람들은 이곳을 똥그란 산, 혹은 성재라 부르기도 한다. 똥그란 산에 대 해 김О규 씨는 예전에 구О팔이란 분한테 들었는데, 이런 산이 하나가 아니라 셋, 혹은 네 개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성동이란 이름은 태성에서 유래된 것으로, 미군들이 태성 발음이 어려워 대성동으로 말했기 때문에 마을 이름이 대성동으로 변했다. 똥그란 산과 관련된 이 이야기는 김О래 씨가 어린 시절 할머니나 어머니로부터 여러 번 들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는 또 말씀하시기를, 요 우리 동네 앞에 쪼끄만 똥그란 산이 하나 있잖 아요? 아주 벌판 가운데 그렇게 유일하게 똥그래. 가운데는 밭이 하루갈이라구 그랬 어요. 그 전에. 결이 하루갈이예요. 보통 밭이 아주 커요. 지금은 팔각정 짓구 뭐 그랬 는데. 옛날에 저 장사 할머니가 행주초마에다가 흙을 담아 가지구 뺑그르르 돌려서 쌓은 거다. 우리 어머니가 그런 소릴 하시드라구. 우리 어머니가. 행주초마 있잖아요. 행주초마에다가 이렇게 흙을 담아서, 이렇게 돌면서 부었는데 그 게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얘기하시니까 나는 그걸 들었죠. 우리 할머니하고 우리 어머니가 그런 이야기 를 허셔. 우리 할머니가 사셨으면 지금 백 살도 넘으셨지. 할머니하고 어머니가 얘기 하시는 소리를 들었죠. 그래서 그것도 기억에 남는 거니까 지금 말씀 드리는 거죠. 7) 빈 독 속에 숨었다가 왜경에게 잡혀 죽은 도둑놈 198) 그 때는 일정 때 아니예요?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 어머니 생활하시던 그 때는 일정 때예요. 일본이 한국을 강점해가지구 조선을, 그 당시는 조선이라 그랬으니까, 조선을 강점해가지구 36년간을 통치했잖아요? 그러니까 그 시절에 그 일본 통치하에선데, 그 당시는 법이 없었나 봐요. 그냥 강도두 많이 다니구 그래가지구 언젠가는 강도가 여기 우리 동네에 들어왔는데, 막 물건도 뺏어가구, 뭐 안 주믄 뭐 사람을 죽여도 그만이래 요. 그 당시에는. 그런데 그냥 일본경찰이, 말하자면 왜경이지. 왜경이 인제 그 도둑이 와서 여길 괴롭 힌다 하니깐 여길 왔나보지. 도망을 갔대요. 저기 판문점 쪽으루. 판문점 쪽으로 도망 을 갔는데 아무리, 집으루 들어가는 걸 봤는데, 아무리 봐도 없다는 거야. 그 강도가. 그래가지구 여기서 판장뚝이라구 해가지구 이 앞으로 해가지구, 저기 지금 휴전협정 조인된 그 지점꺼정 갈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단 말이야. 적어도 한 시간 걸렸을 꺼야. 근데 왜경이 거 가서 붙들었는데, 아무리 뒤져도 읎드래. 그런데 옛날에는 김장 을 해 넣으면 겨울에 얼까봐 독을 파고 묻잖아요? 땅에. 그 독에, 비워 논 독에 들어 가서 숨어 있으면서 광우릴 탁 덮어놨는데, 거길 쓰구 있드래. 그래 잽혔대. 그래서 목을 쳐 죽였다, 그 자리에서 목을 쳐 죽였다. 그런 그 일화가 있는데, 난 그걸 듣기만 했지 뭐. 8) 도적떼에게 슬기롭게 대처해서 화를 모면한 할아버지 199) 앞의 이야기가 끝난 후 앞의 이야기 같은 것을 재미있다고 하시니 또 한 가지 하겠다. 며 들려준 것이다. 197) 김О래(남, 76) 제보 198) 김О래(남, 76) 제보 199) 김О래(남, 76) 제보 406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07

10 우리가 그 전에는 좀 먹구 살만했나 봐요. 우리 집이. 그래가지구 저녁이 이제 어스름 하게 저녁이 돌아오는데, 그 강도야. 말하자면. 그런 강도가 와 가지구선 아, 너희 그 닭 한 마리 잡구, 나 술 한 잔 하구 아주 잘 먹구 가구 싶다. 어서 빨리 준비허라. 그 인제 여름인데 날두 인제 덥잖아요. 그러니깐 인제 그 때쯤인가 봐요. 그래가지구 멍석을 펴 놓구 인제 쉬라구. 우리가 음식을 만들갔다구. 우리 할머니가 인제 얘길 허 신 거죠. 그러니깐 인제 아주 극진히 대접 안 하믄 큰일나요. 아, 뭐 무법천지거든. 그 래가지구 인제 아, 대접을 하는데, 또 닭을 한 마리 잡구 집에서 길르든. 우리 할머니 얘기가 그거예요. 닭을 한 마리 잡구 밥을 새루 짓구 인제 그렇게 해가지구 그 사람들 에게 대접을 할려구, 잘 해서 먹여서 보내야 탈이 없나보죠? 아 그런데 닭고길 먹구 밥을 먹으면서, 막걸리두 먹구 그러면서 무슨 얘길 허냐 허믄, 아무 날 몇 시경에 이 앞에, 지금은 뭐 북한이라 못가지만 견디거리라구 하는 데가 있어. 견디거리. 견디거리 라고 하는 데는 뭐냐 하면 이름이 견디거리야. 그 전엔 어딜가나, 여기에두 어딜 가나 지명이 다 있어요. 여기는 돌다리, 여기는 상수 문, 여기는 뭐 어름산, 이렇게 다 지명이 있어요. 지금두. 그래서 일을 하러 오라구 하 믄 낼은 저 어름산으루 와. 이런다구. 그래야 알잖아요. 그렇지 않으믄 모르잖아요. 그전에는 인제 품앗이를 많이 하니까, 사람들이 오늘은 이 사람네 일해 주구, 내일은 또 우리 일 허구 그러믄, 내일은 어름산에서 일 할테니까 어름산으루 와. 그러믄 어 딘지 알아요 벌써. 그러니까 땅이름을 그래서 지어 놓은 거 같애. 그래 뭐 사람 이름두 지어 놓아야 아무개 하면 알듯이 그런가 보죠? 그래 지금은 기계를 이용하니까 참 저 건데, 옛날에는 소쟁기루다 논 갈구 다 했잖아요. 그러니깐, 품앗이가 많으니까 그런 거 같애. 아, 그런데 참 음식을 장만해서 이 사람들을 먹이는데, 뭐라 그래냐 하믄 아무 날 몇 시경에 견디거리라구 허는데 돈 암냥허구 닭 한 마리허구 준비해가지구 오너라. 그러 드래요. 그러니까 아주 날짜를 적어 놔둬야 돼. 그래서 아무 날 며칠 날 몇 시경에 그 리루 음식 허구 돈 얼마허구 가져와라 그러니깐, 우리 할아버지가 인제 음식을, 닭을 한 마리 잡아서 삶아서 토종닭이죠, 그 때는 맛있었어요. 그래가지구 술 한 병하구 돈 암냥허구 가지구가야지 어떻해요? 가지구 갔어. 가셨대요. 아, 그런데 시간 약속을 해서 한 시간, 두 시간을 기달려두 안 나타나더래는 거야. 그 래니깐 우리 할아버지가 세 시간을 기달려두 안 나타나니깐 헐 수 없이 되돌려 올 수 밖에. 아, 왔는데 그리구나서 며칠 있다가 도적떼들이 또 왔어. 또 와가지구 왜 약속을 안 지켰냐 응? 아이, 약속 안 지킨게 뭐냐구. 여기 이거 아무날 돈 암냥허 구 가서 세 시간을 기달리다 왔다. 우리 그런 사람 아 니다. 그러믄서 그 음식을 아예 놔뒀대요. 썩어두. 보 여 주기 위해서. 닭을. 닭이 인제 며칠이 지나믄 썩죠 이게. 보라구 이거. 돈허구. 그러니까 인제 믿드래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믄 그냥 행패허구 가두 그만이구 논둑을 다질 때 쓰던 가래(김О구 보유) 뭐. 게 그런 일화를 우리 할머니가 얘기해 주시드라 구요. 그 때 당시에는 그런 세상이었었다. 그러니까 그런 음식을 아무날 몇 시꺼정 가 져오너라 이런 얘길 허면서. 어떤 사람이 우리집이루다 인제 가래를 빌리러 왔대요. 우리 한 동네 사람이. 근데 그 사람이 인제 체격이 좋아요. 그 냥반은 인제 돌아가서 없지만. 아, О기 아버지라구 그 형제들이 다 체격이 커. 근데 가래를 빌리러 왔는데 이렇게 보니깐, 그 도적떼들이 보니깐 아, 근력께나 쓸 것 같거던. 이 사람이. 아 이거 대봇허믄 질 수도 있어요. 그 전에는 힘 많은 게 저거니깐. 아 그러니깐, 아 일어나더니 가래를 인제 우리집이서 빌려가지구 갈려 그러는 거를, 딱 일어나드니 가래를 뺏드래요. 가래를 뺏드니, 가래라구 허는 거는 뭐냐 허믄 양쪽 에 끈이 달렸는데 이거를 또 바깥에서 두 사람이 잡아드리구 한 사람은 자루를 쥐구 이렇게 하는 게 가래질이야. 가래를 잘 모르실거야. (밭 가는 거 말이죠?) 아니, 밭 가 는게 아니죠. 논둑을 쌓을 때 필요한 건데, 셋이만 모여야 할 수 있는 거야. 그 기구를. 나도 가래질을 해봤어요. 그 힘든 일인데, 그렇게 해야 논둑을 쌓아. 근데 그럴 빌리 러 왔어. 인제 어떤 사람이. 한 동네 사람이. 아, 그 가래를 뺏어가지구, 그 가래가 크거 든요. 그걸루다 이 궁둥이를 몇 대 갈기더라는 거야. 너, 이놈. 근력 많지? 그러구. 이 강도들이 이게 체격두 좋대요. 아주 그냥. 아, 그러니까 아니라구. 그러지 마시라구. 난 이 가래를 빌리러 온 사람이다. 달랬대요 외래. 달래구 그래구 허니깐 그냥 물러나 드래. 가랠 빌려가지구 갔지요 이 사람은. 그렇게 인제 모면을 허구 그랬다구 우리 할머니 가 전해주니까 내가 얘기해 드리는 거예요. (역시 사람은 슬기가 있어야 되네요. 닭고 기 안 먹네 그러고 다 없애버렸으면.) 닭고기 없애 버렸으면 증거가 없잖아요. 닭고 408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09

11 길 아예 먹지 않구 내 그날 가져갔드랬다 그거. 그래 닭고기를 놔뒀다는 거예요. 그래 인제 썪는 냄새가 날밖에. 냉장고가 있습니까? 뭐있어? 그니깐 아, 인제 그제야 돈꺼 정 다 보여주니깐 믿드래는 거지. 그래 아무날 또 가져오라 또 그러드래. 그래 결국은 아마 뺏겼나봐요. 돈두 뺏기시구. 아무날 또 날짜를 또 주니까. 그러니깐 이렇게 봐가지구 집두 좀 크구 돈푼이나 있어 보이는 집으루 와서 그렇허는 거야. 아무 집이나 안 그런다구. 그래 우리 할아버지가 그걸 당했대요. 계속 당했는데, 그래두 극진히 대접해서 보냈 대요. 대접해서 보내니깐 아마 편안하신가 봐 그게. 닭 한마리가 뭐예요? 그렇지 않아 요? 다치는 것보담 낫겠지 뭐. 그 땐 법이 읎으니까. 견디거리 : 견디거리라고 하는 데는 여기서 얼마가량 떨어졌나하면 여기서 십리정도 떨어졌어요. 그 고 아래가 개성 선죽교에서 내려오는 물허고 우리 동네 앞에, 앞내물 이라고 그랬어요. 그전에. 분지내개울이라고도 했는데 앞냇물하고 이렇게 내려가는 물 하고 합치는 데야. 그래서 세물이 합쳐지니까 삼도품이라고도 했어. 여기에서 만나자 그러니까 저녁에 거길 나가자면 사실 겁나잖아요? 아무리 저거하지만. 이 도적떼를 만나러 가는 거니깐 더더군다나.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냇물 합치는 삼도, 여기서 만나자 했으니까 거기가 견디거리거든요. (견디거리는 무슨 뜻이에요? 견디 ) 견디거 리라고 이름 붙인 거는 나도 그 내막을 모르겠어요. 견디거리라고 그랬는데, 왜 견디 거리라고 이름 붙였나 하는 건 내가 물어보지를 않아서 대답을 못하겠네. 이름이 지명 이 견디거리라구 그랬어. 또 하나는 북쪽 동강에서 흘러오는거야. 삼도품에서 동강으 로 가자면 전추다리라 있는데 지금은 북한이 됐지. 9) 허능굴의 비밀 200) 허릉골에는 산소가 한 대여섯 개가 쭉 있어요. 허씨네 묜데. 그 중에 산소는 다 가짜고 하나만 진짜 시신이 들어가 있는 산소래요. 그래서 허능굴이라 이렇게 지었다고. 산 소가 인제 대여섯 개가 쭉 이렇게 있어요. 그런데 실지는 하나밖에 읎는데 다른 것은 다 빈 산소다, 그래서 허능굴, 허능. (그럼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글쎄, 그 내용은 난 모르겠어요. 그래서 허능굴이다. 허렁굴, 허렁굴이라 그러는데 사실은 허능굴이예요. 10) 쿵쿵바위가 없어진 이유 201) 쿵쿵바위라고 하는 데는 여기서 한 십리 반 정도 떨어져 있는 덴데, 내가 고 가까운 데꺼정 가서 농사를 지어요. 그런데 그 바위가 이상허게, 바위는 왠만하면 울려두 발 로 울려두 소리가 안 나잖아요? 그런데 이상허게 그 바위는 위에 올라가서, 우리가 인 제 도라산이라는 데가 있어요. 여기서 남쪽에 가면 도라산 전망대라는 데 아시죠? 도 라전망대루 그 전에는 소풍을 갔어. 초등학교 다닐 땐데. 그런데 글루, 도라전망대 있는 데루 갈려면 그 쿵쿵바위를 지나가요. 그런데 이상허게 바위에 올라가서 이렇게 퉁퉁 울리면 쿵쿵 소리가 나요. 그 바위가. 그래서 쿵쿵바위 예요. 그런데 미군덜이 돌을 깎아서 뭐 자다랗게 해가지고 길에 피느라고 그 남포질을 해가지구 터뜨려 버렸어 다. 그래가지구 흔적이 없어져 버렸어요. 그래 쿵쿵바위가 그래서 쿵쿵바위라 그랬어요. 그런데 그 돌 자체가 아주 형체가 없어 져버렸어요. 그 울리던 바위가 없어져 버렸어요. 11) 6 25전쟁 때 그릇을 묻어놨던 김천말 우물 202) 구О우 씨의 어머니 고향은 개풍군 봉동면 고두산리이다. 대성동에는 저수지가 2곳 있 는데, 어룡저수지와 김천말저수지다. 어룡저수지는 먼저 만들어져 구설저수지, 김천말저 수지는 나중(1980년)에 만들었다고 하여 신설저수지로 불린다. 남천말, 김천말은 지금 신설저수지루 다 들어가 있어요. 김천말에는 옛날에 6 25전 에 우물이 있었대. 우물이. 근데 피난 나가면서 거기다 그릇을 많이 묻어놓고 나갔대. 그래 나중에 그게 저수지루 다 되었어. 그게 누구냐 하면 승부네, 그 외할아버지 그분 이 피난 나갈 때, 6 25전쟁 터졌을 때 고걸 묻어놨어. 지금 저수지루다 매몰 되었어요. 200) 김О래(남, 76) 제보 201) 김О래(남, 76) 제보 202) 김О규(남, 74) 제보 410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11

12 지금 신설 저수지. 그래서 80년도에 대성동 종합개발하면서 그거를 대성동마을이 수 13) 여자가 누워 있는 모습의 송악산204) 원이 작으니까 신설저수지루 해서 그걸 건설부에서 제방을 막아줘서 했어요. 근데 그 때 동네가 다 매몰이 됐어요. 근데 지금은 물이 다 말랐기 땜에 고 형태는 지금 있어 대성동마을회관 2층에서 보면 창문 너머 멀리 송악산이 보인다. 이 송악산을 보며 들 요.[2014년 7월, 가뭄이 심해 저수지 바닥이 다 보였음] 려준 이야기다. 당시 마을회관에는 마을 주민인 김О웅 씨와 조사원 6인이 함께 있었는 근데 그 전에 고 사람덜이, 우리 어렸을 때 보니까 달구지에다 싣고 갔어요. 그릇을 캐 데, 조사원 중의 한 사람인 남창근이 바로 전에 김О웅 씨로부터 송악산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근데 그 쪽으로는 고고학적으로 그쪽으로는 그 전에 길이 그 옆에 있었어요. 듣고, 이것을 다시 조사자인 이수자에게 전해 주었다. 우리 어렸을 때 고 때는. 근데 그릇도 비싼 그릇이드라구. 근데 그 분이 꽤 잘 살았나 봐. 개성 쪽에서. 그러다보니까 피란 나가다가 가져갈 수 없으니까 우물에다 다 감춰 (아, 저기가 송악산이예요? 그런데 뭐 저 산이 여자 모습이라구요? 왼쪽이 얼굴이고, 놓고 나간 거야. 그러다가 그 분이 욜루 노무자, 근로자 생활을 하려고 들어왔어요. 그 임신한 것 같은 여성.) 저기 코가 보이고, 그 다음에 턱이 보이고, 그 다음에 가슴이 래 나중에 그게 생각나서 캐가지구 가시드라구. 그래 얼마 안 남았지, 있긴 있을 꺼야 살짝 나오고, 그 다음에 배가 나오고, 그 다음에 이제 무릎, 다리가 쭉 펴고 있는 것이 아마.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머리를 풀어 헤쳐가지구, 코가 이렇게 나와 가지구, 턱 이 이렇게 있구, 가슴이 이렇게 나왔다가 다시 배가 이렇게 나오구, 다시 다리가 이렇 12) 대성동은 피란곳203) 게 뻗은 아이, 이거 잘못 그렸다. 머리를 뒤로 풀어헤친 (지금 바로 앞에 보이는 저 산을 말하는 거죠?) 그렇죠.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죠. 근데 한 가지 또 들은 얘긴데, 피란곳이래 여기가. 대성동이. 마을이. 피란하는 곳이래 이렇게. 장단 땅이 아니면 여기밖에 없드랬거든. 사람이. (좋은 곳이네요.) 좋은 곳이 지요 그럼. 그리구 저 위에 요새 한 십 년 이십 년 된 동네 두 마을이 생겼어. (어디에 요?) 통일촌허구 저기 해마루촌이라는 동네. 거긴 나중에 생겼어요. 장단엔 유일허게 여기밖에 없었어요. 동네가. 거, 저 판문점 생기구, 피란을 다 시켰는 데 여기만 안 시켰어. (좋은 곳이죠 그러니까.) 그렇지요. (길지예요 그럼.) 농사두 3개 리 마을 짓구 그래요. (옛날부터 그렇게 불렀단 말이죠? 피란곳이라구.) 그건 젊은 사 람들이 들었어. 노인네들한데 들은 소리예요. (옛날부터 여기를 피란곳이라구 그랬다 구요?) 응. 6 25나구선 그런 소릴 들었어. 송악산의 모습 203) 김О웅(남, 48) 제보 412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204) 김О웅(남, 48) 제보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13

13 14) 도깨비불 205) 그 전에는 뭐 도깨비가 그렇게 많이 불이 움직였다구 할머니들이 그래요. 그런데 비 가 오는 날이나 이런 날에는 특히 더 그런 게 잘 보였다 그래요. 저녁에요. 여서 불이 그냥 갑자기 갔다 또 없어졌다 이런 대요. 실제로 본 사람들두 있다구 옛날 할머니들 이 그런 얘기를 허니깐 그런가보다 허지 난 뭐. 15) 도깨비를 만난 사람 206) (도깨비 만난 분은 없구요?) 도깨비를 만나가지구 뭐 그냥 밤새도록 어딜 또 헤매다 돌아왔다 그런 소리는 들었죠. 우리 할머니가 그런 얘기를 허는데, 어떤 사람이 도깨 비를 만나가지고 뭐 밤새도록 어딜 돌아다니다왔다 그런 얘기는 들었죠. 동네사람이. 실진지 난 모르겠어요. 16) 토깨비불 207) 시양은 후레쉬가 있고 그랬지만, 옛날엔 이 동네에서 저 벌판아래 바라다 보믄 불이 번쩍번쩍 허는 게 댕겨요. 그러면 사람들이 저기 또 토깨비 댕긴다 그런 소릴 허시드 라구. 17) 토깨비에게 홀린 고모부 208) 근데 우리 고모부가 저기 개성 갔다가 오다 늦게 왔나 봐요. 늦게 와서 토깨비에 홀 려가지구 그냥 저기 그냥 혼났대요. 저기 아주. 가믄 덤불 속이구, 또 가믄 또 어디구, 또 가믄 물속이구, 그냥 길인 줄 알구 가면 자꾸 그런 데만 끌구 다니드래요 그냥. 게 밝을 녘에 가니깐 그게 없어지드래. (그게 어떻게 생겼대요?) 그냥 그렇게 길만 그렇게 뵌대. 기냥. 덤불 위에두 길루 뵈구, 또 물에두 길루 뵈구, 또 뭐 어디 가믄 또 길루 뵈구. 그냥 그렇게 물에두 빠지구 자꾸 만 그렇게. 근까 토깨비에게 홀리는 거래 그게. 근데 그 고모부가 6 25(전쟁)때 저눔덜에게 붙들려 갔다니깐. 전에 우리 고모부가 그 눔덜한데 끌려갔다고 그랬잖아. 바로 그 고모부야. 18) 아버지도 도깨비에 홀린 적이 있어 209) 우리 아버님이 저 개성 갔다 오다가 초당굴이라는 데가 있어. 여기, 건너 가믄 공수굴 건너 가믄 초당굴이라는 산이 있어. 걸루 와야 되거든. 여길 올래믄. 근데 도깨비한테 한번 홀리셨대. 거기서. 근데 그거 소리뿐이지 뭐. (도깨비한테 어떻게 홀리셨대요?) 그전에 많이 나타났드래요. 여기. (도깨비가 어떻게 생겼어요?) 그 불 있잖아 불. 파란 불. 그거 한데 홀린 모냥이야. 몰르죠 뭐 그 소리만 허니까. 야 나두 도깨비한테 한 번 홀렸드랬다. 그 소리만 했지. (홀려서 어떻게 끌려다니셨대요?) 거기서 드러눈거지 뭐. 놀래가지구선. 잤다가 아침에 일어난 거지. (초당굴이라는 데가 도깨비 많이 나와요?) 거기두 그렇구 요기 작은어미산이라는 데 가 있어요. 거기서두 노인네들이 잘못 됐드랬드래. 옛날에. 그 때 그 소리만 했지뭐, 그 길이 뭐냐믄 저 장단역 있죠? 거기서 오는 길이 큰길이야. 그기. 작은어미산 오는 길 이, 거 장단 갔다가 오다가 놀다오다가 거기서 만난 모양이야. (근데 도깨비가 어떻게 생겼대요?) 그건 나두 모르지요. 그 뭐 노인네들 말들어보니까 뭐 파란불이 왔다갔다 한대요. (그게 사람 죽이거나 뭐 그런 건 안 해요?) 뭐, 죽이지는 않은가 봐. 홀리기만 했다가 인제, 근데 그게 옛날 얘기지 뭘 알우? 19) 도깨비 장난 210) (도깨비 이야기 이 동네두 있어요?) 도깨비 이야기들, 그 전에 듣기는 들었는데, 그게 진짠진 몰라두 듣긴 들었어요. (그거 들은 이야기 좀 해주세요.) 그거는 뭐 비짜루가 돌 205) 김О래(남, 76) 제보 206) 김О예(여, 77) 제보 207) 김О예(여, 77) 제보 208) 김О규(남, 74) 제보 209) 김О규(남, 74) 제보 210) 김О예(여, 77) 제보 414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15

14 아댕긴다느니, 뭐 소당뚜껑이 열리는 그런 것두 있어요. 그런데 내가 듣기만 했지 내 가 알아요? 그래서 뭐 도깨비 장난들 한다구. 몰라요 나는. 옛날에는 그런 것두 있었 나봐. 불빛두 뵈구 막 그랬다구. 근데 어렸으니깐 노인네들이 겁 줄라구 그런거 같기 두 해. 가만히 보믄. 지금 생각하믄 그거지요 뭐. 20) 도깨비 이야기 211) 이О순 씨는 친정이 고양군 송포면인데, 김천희 씨와 결혼하여 대성동에서 살아왔다. 남편은 20년 전에 작고하였다. 얘들아, 여기 손님 왔으니깐 빨리 밥상 차려오라. 구 그랬대. 그랬드니 슬며시 비켜주 드래요.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귀신 이야기는 못 들었어. (그런데 마숭니가 뭐예요?) 마숭니라구, 왜 있잖아? 동물관에 가면 마숭니, 개처럼 생 긴 거. (아, 늑대요? 승냥이. 근데 이런 거는 정말 신기한 얘기네요.) (그것두 그러면 원래 막 물고 그러는 거예요?) 그런 거는 몰르겠어. 그런데 동네 개가 그만한 게 없거 든. 근까 당신이 약아서. 얼마나 무서웠어? 근데 막 소릴 질렀대. 얘들아, 빨리 밥상 차려오라고. 여기 손님이 왔다구 그랬더니 비켜 주드래. 22) 창으로 개를 찔러 잡아간 일본놈들 213) 도깨비가, 그전에 우리 친정할머니가 바느질아치가 돼서 바느질허러 다니셨는데, 밤 이믄 큰 산소 겉은데 허연 사람이 섰드래. 그래서 올라가보니깐 아무 것두 읎드래. 근데 거기 또 한 고갠, 이렇게 비탈을 또 하나 내려가야 그 부잣집 뒷문이, 뒷문에다 남들 물 길어다 먹으라구 이렇게 뒷문에, 문에다 이렇게 울타릴 허구서 저쪽 사람들은 그 우물이 있는 사람이 주니까 물을 길어다 먹구. 자기네는 안에서 먹구. 근데 거기를 거반 들어가니까 대문 곁에 또 있드래. 허연 게. 그래서 그냥 막 소리소리 질르구 그냥 문 열라 그래서 들어가셨다 그러드라구. 그래두 홀려서 돌아다니지는 않으셨대. [권О 순 : 옛날에는 그런 게 왜 그렇게 있었을까?] 21) 말로 마숭니를 물리친 고모할머니 212) 귀신이야기 같은 걸 들려달라고 하니까, 이 동네에선 귀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하며 귀신은 무당이 하는 소리라 했다. 우리 고모할머니가 이 넘어서 마을을 왔다가 당신네 집에 가는데, 마숭니, 마숭니, 마 숭니가 있드래. 그래가지구선 마숭니가 있는데, 그 누무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자 꾸 길을 막고 못 가게 해가지구 우리 고모할머니가 소리를 질렀대. 6 25(전쟁) 전에 옛날에, 그냥 일본정치 때에, 개를 그냥 창으로 찔러 가구 그랬어. 일 본정치 때. 창 있잖아. 개를 막 창으루다, 영주아범이 그래서, 창으로 찔러 가는 바람 에 젖을 먹이다가 개를 창으루 찔러 가니깐, 저기 아이를 이렇게 내려놓는다는 걸, 화 로가 밑에 있는데, 마루에 앉았다가 창으루 찔러가니깐, 아이를 여다 내려놓는다는 게, 아이가 울다가 화로에 빠져버렸잖아. 영주아범이. 그래서 머리에 이렇게 흠집이 있는 거야. (지금 살아계셔요? 그 분은?) 동갑이예요. 저 이[김О래 씨] 하구. 그러니까 나 여덟 살 때가 일본정치 땐데, 나 하구 칠년 차이거든. 아니야. 5년 차이구나. 일흔 두 살이야. 지금. 그런데 그 땐 일본 정치 땐, 개 차가는 건 있었어. 개를 글쎄 창으루 찔 러서 끌구 가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이 마나님이 젖을 멕이다가 아이를 말루에 이렇게 놓구, 화로가 밑에 있는 거를 생각을 안 하구, 그냥 그걸 쫏아가느라구, 그냥 개를 잡아가니까 쫏아가느 라구 아이 떨어진 것두 몰랐는데, 나중에 아이가 화로에 빠졌잖아. 그래서 그냥 온통 난리가 났드랬어. 시어머니가 그냥 막 울구 난리가 나구. 이 머리가 다 디었드랬는데 뭐 아주. 아유, 개가 창으루다 찔러 가니까 못 가져가게 그냥 이 아이를 여기다 나뒀는 데, 이 눔의 아이가 그냥 여가 빠졌잖아. 아유. (그거 창으로 찔러 가져가서 자기네가 잡아먹는 거예요?) 잡아먹갔지 뭐. (일본놈들이 그런 거예요?) 그렇지 일본놈덜이. 그런데 그 아이가 지금 여태, 저 아저씨 하구 동갑 이야. 그래 여기 흠집이 이렇게 있어 사방. 그 디었드랬어. 아유, 211) 김О예(여, 77) 제보 212) 김О예(여, 77) 제보 213) 김О예(여, 77) 제보 416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17

15 나도 그 때 갔드랬는데, 창으루다가 이렇게 끌구가는데 말야. 난 잡을 땐 못보고 저기 까지 끌구 가는 거를 봤어. 그런데 할머니가 개 가져가는 건 둘째치구, 아이두 그 때 또 딸 그거 낳구, 태임이 낳구선 난 거잖아? 근데 그 아들을 글쎄 그 불에 빠트렸으니, 뭐 그전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릴 좀 가지구 그랬어? 그러니까 시어머니가 며느릴 가 지구 그냥 대상통곡을 하구 난리가 났드랬지 아주 그냥. 아유, 개가 중하냐? 구 그냥. 근데 뭐 그 앨 여기다 빠뜨릴려구 개를 따라 갔겄어? 여기다 내려놨는데 이 눔의 아이 가 이렇게 허다가 빠진 거지 여길. 근데 여름이야. 근까 화롯불을 여다 왜 놨냐 허믄 모깃불을 놨는데, 그렇게 해가지구 여름에 개를 채간 거야. 그 때 내가 한 일곱 여덟 살인데 나두 그건 안 잊어버려. 23) 살찐나무에 개를 매달아 잡다가 병을 얻은 사람 214) 공회당 입구 앞쪽에는 윗둥이 부러진 참나무 고목이 한그루 있다. 이 나무는 지금은 썩어서 윗등이 부러져 있지만, 예전에는 아주 크고 우람한 나무로 마을에서 매우 신성시 하였다. 예전에 마을에서 대동굿을 할 때 삼본향 중의 하나로 신성시되던 나무로, 만신 은 먼저 도가집에서 굿을 한 후 밖으로 나와 맨 처음 이곳으로 와 조라술을 놓고 굿을 했 다. 이 나무는 살찐나무라 불렸는데, 옛날에는 여기에 사람들이 밥도 갖다놓고 동정 같 은 것도 걸고 하면서 위했다. 그전에 거기에서 개 잡았대나 뭐 그래서 아픈 적은 있어. 한 사람이. (공회당 앞에 요?) 공회당 앞에서 개를 잡아가지구 그 양반이 메칠 아팠던 기억은 있어. (언제쯤이 에요?) 그건 옛날이야. 글루 이사 가서, 저 너머[현재 사는 곳]로 다 이사 가서. 그래서 옛날에 할머니들이 그런데서 그런거 잡구 그러면, 거기다 개를 매달아 가지구 그러면, 그러니까 그것두 뭐가, 없지 않은 것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그 양반이 김0옥이 라구 돌아갔지만, 아팠던 사람이 김0옥이야. 그 양반이 여기서 개를 잡아가지구 아펐 드랬어. 아니 개를 잡으려면 나무에다 매달아야지 개를 잡는 거 아냐? (그래가지구 막 때려야 되지요?) 때리긴 뭐, 목 매달았는데 뭐 죽지. 그래서 아팠대는 말은 한번 들었어. 옛날에는 살찐나무라 그러잖아요, 그걸. 살찐나무라 그러죠. 그걸 살찐나무라 그래요. 214) 김О래(남, 69) 제보 그걸 동네에서들은 위하는 나무니까. 그전에는 거기다 밥두 갖다놓구 그랬어요. 그러 구 뭐야. 동정 같은 것두 걸어놓구. 옛날 노인네들은 뭐 아주 위했으니까. 9-3 마을주민들의 노랫소리 대성동마을 사람들은 현재 대부분 문산이나 금촌에 있는 병원에서 사망하고, 그곳에 서 그대로 장례를 치르고 화장을 한다. 때문에 현재는 거의 매장을 하지 않아 상여소리 를 부를 일이 거의 없어졌다. 예전에 사람이 죽어 매장을 했을 때는 강릉 김씨 손인 김О 래 씨가 상여소리를 맡아서 했다. 현재 이분은 고인이 되었고, 전О권 씨가 상여소리를 알고 있어 그로부터 상여소리 및 회다지기 노래를 채록하였다. 전О권 씨는 김О래 씨로 부터 상여소리를 배웠는데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라 했다. 대성동마을은 강릉 김씨 집성촌인데, 전О권 씨는 외손으로 모친이 강릉 김씨였다. 어 느 날 김О래 씨가 전О권 씨를 보고 우리들이 죽으면 누가 하겠느냐고 하며, 상여노래 를 배우라 했다. 전О권 씨는 아니, 여긴 강릉 김씨네 집성촌인데 그런 사람들이 계승을 해서 해야지, 저는 성이 전가니까, 외갓동네에 와서 한다는 것도 그렇고 하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라고 하니까 아, 지금은 뭐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다. 그러면서 한번 해 보라 그래서 배우긴 했다. 그래서 그는 저는 뭐 두서도 없고, 어디 매 잇고 그런 것도 아 니고 그냥 이것저것 주워서 했던 거지 그런 거를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라. 고 하며, 그래서 내세울 것도 없다고 했다. 그 때는 어른이 한번 말씀을 하시면 지상명령과 같아서 거절할 수 없어 배운 것이 바로 이 상여소리다. 그는 또 외부에서 학교를 다녔고, 상여소 리는 후에 마을로 들어와서 배웠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잘하지 못한다고 했다. 원래는 9월 말경, 상여를 놓아두는 행상막 앞에서 마을 청년들이 상여를 조립한 후, 전 О권 씨가 그 앞에서 상여소리를 하고 청년들이 소리를 받아주는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상여소리 및 회다지기 노래를 채록하기로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여기에서는 그냥 전 О권 씨가 적어주는 상여소리 사설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회다지기 노래 역시 마을회관 에서 전О권 씨가 불러주는 가사를 그대로 옮겨 적었다. 상여소리는 집에서 상여를 모시 고 나갈 때부터 부르기 시작한다. 회다지기 노래는 달고소리라고도 하는데, 광중에서 회 를 다질 때 달고질을 하면서 부른다. 418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19

16 1) 상여소리 2) 회다지기 노래(달고소리) 어허허 어거리 능실어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정든 집 두고서 나는 가요 한번가면 못 올길인줄 알면서도 이제가면 언제 오나 어허허 어거리 능실어헤 인간세상 태어날 때 누구덕으로 태어났나 아버님전 뼈를 빌고 어머님전 살을 빌어 인간세상에 태어나니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은공 못 갚고 나이 들어 병이 들면 부모은공 언제나 갚을소냐 우리부모 나를 기를 적에 추우면 추울세라 더우면 더울 세라 금지옥엽 기른 몸에 태산 같은 병이 드니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느니 냉수로다 무녀불러 굿을하니 굿덕인들 있을소며 맹이불러 경을 읽으며 경덕인들 있을소냐 옛노인 하신말씀 저승길이 멀다드니 대문밖이 저승이라 정신차려 살펴보니 약탕관은 버려져 있고 없던 곡성 낭자하다~ 에헤라 달고 ~ 에헤라 달고 ~ 에헤라 달고 ~ 에헤라 달고 ~ 이 세상에 태어난 분들 누구 덕에 태어났나 어머님전 살을 빌고 아버님전 뼈를 빌어 인간세상엘 태어나니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은 공을 언제나 갚나 에헤라 달고 ~ 에헤라 달고 ~ 에헤라 달고 ~ 에헤라 달고 ~ * 같은 가락에 회심곡 가사를 붙여가며 계속해서 부르면 된다.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므로 가락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9-4 마을주민들의 속담 마을에서 생애사 및 설화 등을 조사할 때, 이야기를 하는 도중 우연히 들었던 속담들 을 뽑아 보았다. 그 내용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재주 많은 놈이 저녁 멕이가 없다. 215) 재주가 많은 사람이 먹을 것이 많을 것 같지만, 오히려 먹을 것이 없다는 뜻이다. 많은 재주를 가지기보다는 한 가지라도 깊이 있게, 능숙하게 잘할 것을 권하는 말이다. 215) 김О예(여, 77) 제보 420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21

17 2) 발이 맏아들이다. 216) 4) 방울 굿이 달다. 218) 마을회관에서 이О순 씨가 과자를 먹으며 그래도 돌아다녀야 뭐든지 얻어먹는다. 고 하면서 그러게 발이 맏아들이야 라고 했다. 옆에 있던 김О연 씨가 여기 오시면 매일 많 이 잡숫는데 뭐 그러시냐? 고 했더니, 그러게 여기라도 오니까 먹지. 발이 맏아들이래니 까. 라고 했다. 3) 덕물산 강아지 북어대가리 찾는 듯하다. 217) 대성동마을에서 앞으로 멀리 보이는 덕물산을 보며, 덕물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 기를 하다가 나온 말이다. 제보자는 어린 시절 국민[초등]학교를 다닐 때 덕물산에 세번 이나 소풍을 간 적이 있는데, 덕물산 등어리에 올라가 보면 서해바다가 다 보였다고 한 다. 그리고 산꼭대기에는 꽤 큰 절 같은 것이 있었는데, 절 안에서는 늘 굿 같은 것을 하 고 있었으며, 마당에는 최영장군님 상이 있었는데 가슴까지만 있는 흉상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그러는 가운데 나온 속담이다. 방울 굿이 달다 는 말은 큰 굿보다는 작은 굿에 오히려 먹을 게 더 많다는 뜻으로, 허 울만 좋은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더 알차고 실속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할 때 쓰는 말이다. 예전에 마을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동네굿도 하고 집집마다 개인굿을 많이 하기 도 했는데, 동네굿은 규모는 크지만 여러 날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반 면에 개인굿인 작은 굿을 할 때는 만신들이 방울만 가져와서 키를 긁으며 했는데, 굿이 금방 끝나니 먹을 것도 풍성했다. 방울 굿 이란 말은 여기에서 나온 말로 작은 굿을 뜻하며, 방울 굿이 달다 는 말은 작 은 규모의 굿이 달다, 먹을 것이 더 많다, 이름만 요란한 굿에는 먹을 게 없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큰 굿을 할 때는 굿을 한다는 소문이 크게 나서 먹을 게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구경을 가지만 실상은 먹을 게 없고, 오히려 작은 굿에 먹을 게 더 많았기에 여기에서 유 래된 말이다. 덕물산 강아지 북어대가리 찾는 듯하다. 는 말이 있었는데, 왜 북어대가리라 하면요, 그 쩨[때]는 우리나라에서 명태를 잡으면 북어를 만드는데, 아마 만신들 찾아가려면 북어를 가지고 갔나봐. 그래서 덕물산 강아지가 맨날 북어를 먹었나봐. 가는 사람마다 북어를 가져가니까. 그래서 농담으로 하는 말에 무엇인가를 막 열심히 찾으면 덕물산 강아지 북어대가리 찾는 듯하다. 고 했어요. 무속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홍태한 씨의 말을 참조하면, 한강 이북 개성 근방의 만신들은 굿을 하면 마지막 의식인 뒷전 을 끝낸 후에는 항상 북어 대가리와 몸통을 잇는 부분을 발로 눌러 북어 대가리를 끊어 내버려야 굿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는데, 속담 내 용과 맞아 떨어진다. 그러니까 덕물산의 굿을 많이 했던 곳에는 굿이 끝난 후 만신들이 내 버렸던 북어대가리가 널려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기에 이런 속담이 생긴 것이다. 마을에서 바라본 덕물산(뒤쪽으로 보이는 산) 216) 이О순(여, 80) 제보 217) 김О래(남, 76) 제보 218) 김О래(남, 76) 제보 422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9.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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