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한국문화인류학 42-2( ) 한사회문화적배경을지닌두성씨의기재방식을비교분석함으로써, 조선사회에서족보와호적대장에기재된이름이가진의미를되짚어보려고한다. 본논문은이를통해다음두가지사실을밝혀냈다. 첫째, 민적법과호적법이실시된이후로아명과관명을구분하는기존의조선시대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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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논문 한국문화인류학 42-2: 107~144( ) 한국문화인류학회 주요용어 : 양반과향리, 호적명과족보명, 공적관계와사적관계, 일제강점기, 근대국가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 전라북도순창군한마을의족보와호적부를통해본이름기재관습 ( 記載慣習 ) 의변화 오창현 * 류상윤 ** < 국문초록 > 본논문에서는 근대적 호적부가도입된 20세기초반부터 20세기후반까지순창군 면 리의호적부에기재된두성씨의이름을문중에서작성한족보에기재된이름과비교할것이다. 본연구는연구방법과목적에서크게두가지특징을가진다. 첫번째로본논문은이미현지조사나인터뷰로는연구가불가능한이름과관련된문화적관습자체를직접연구하는것이아니라, 반대로호적과족보에기재된이름의비교분석을통해식민지초기호적부의도입이가져온사회문화적변화를우회적으로밝히려고한다. 더나아가이를통해이름기재방식의변화가갖는문화사적, 사회사적의의를밝힐수있을것이다. 두번째로본연구는상이 * 제1저자, 서울대학교인류학박사수료 ** 서울대학교경제학부 BK21사업단박사후연구원

2 108 한국문화인류학 42-2( ) 한사회문화적배경을지닌두성씨의기재방식을비교분석함으로써, 조선사회에서족보와호적대장에기재된이름이가진의미를되짚어보려고한다. 본논문은이를통해다음두가지사실을밝혀냈다. 첫째, 민적법과호적법이실시된이후로아명과관명을구분하는기존의조선시대관행은중대한변화를맞게되었는데, 즉아명을지어주는관습은급속히사라지고처음부터관명을짓게되었다는것이다. 두번째, 양반층인성씨가향리층인성씨에비해족보상의이름과호적상의이름을일치시키려는노력을더많이하였다는점이다. 이같은차이는조선시대로거슬러올라가는양성씨의상이한사회문화적배경에기인한다. 조선시대호적대장은주로과거시험과관련하여신분을증명해주는문서인준호구를발급해주는근거자료로기능했다. 즉, 조선시대에과거를보거나관직에진출하려는사람은자신의신분을 국가 에증명하는수단인준호적을발급받기위해족보와호적을일치시켜야했다. 따라서향리층보다과거시험을통해관직에진출을많이했던양반층이호적과족보를일치시키려는노력이컸다. 나아가이두사실을근거로일제강점기의호적제와조선시대의호적제의차이가, 단순한제도적차이가아니라, 일제가호적을중심으로한개인의모든공적관계, 즉소유, 상속등법적의무와권리를통합해 전면적 으로관리하려고했다는것임을도출해내었다. 1. 서론 근대국가, 국민국가의성립은국가권력의강화, 곧국가권력이 사적관계 로침투되는과정을필요로한다. 여기서 사적관계 란비사회적관계나아주우연적인관계혹은근대적의미에서의사생활을가리키는개념이아니다. 이것은사회관계와대립하는개념이아니라, 특정한공적관

3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09 계에서볼때그것의영향이미미하거나이로부터상대적으로독립된영역을지칭하는상대적개념이다. 다시말해일정한사회관계는바라보는시각에따라공적관계도사적관계도될수있다. 예를들어국가권력의입장에서국가권력이직간접적으로통제할수없는지역내부 (local) 의권력관계는사적관계로규정될수있지만, 지역권력의입장에서그것은사적관계가아니라공적관계로규정된다. 국가권력이과거 ( 국가권력의입장에서 ) 사적관계로남아있던영역을어떻게포착하여어떻게공적관계로담아내는지는근대국가의성립혹은근대국가로의전환을연구하는데매우중요한과제라고할수있다. 본연구는이같은과정에대한연구의일환으로서, 국가가인민혹은인민의재산을파악하는수단이되었던호적과이와반대로국가에의해규정되는공적관계에서 ( 완전히는아닐지라도 ) 일정부분벗어나문중조직이자기구성원을파악하는수단이되었던족보에기재된이름들을비교분석할것이다. 그리고이를통해식민지시기호적부 1) 가도입된이후나타난근대화과정의일면, 즉국가권력이사적관계로침투해나간과정을파악하려고한다. 2) 1) 이글에서는조선시대의호적대장과구분하기위해 호적부 라는용어를사용하기로한다. 호적부 에대한자세한설명은 2장을참고. 2) 호적부를이용한인류학자들의연구는일찍이대만호적부를대상으로이루어진바있다. 일제는조선보다먼저대만에서호적제를실시하였다. 일제는청일전쟁이끝나고 3년뒤인1898년에대만에서호적제를실험적으로실시했으며, 1906년부터는현재호적부의원형이되는가 ( 家 ) 중심의호적부를작성하기시작했다. 인류학자인 Wolf and Huang(1980) 은 1905년부터 1945년까지일제가작성한호적부에담긴 32,672명의신상정보를토대로대만북부하이샨 (Haishan) 의호키엔어를사용하는 9 개마을을사례로중국가족제도를연구했다. 이후 Pasternak(1983) 은중셔 (Chungshe) 지역에대한현지연구와룽투 (Lungtu) 지역의호적부에담긴 8,786명의신상정보를토대로대만남부의두지역을사례로 Wolf and Huang(1980) 을비판하고비교지역학적관점에서그들의논의를확장시켰다. 그밖에도 Harrell(1987) 은대만호적부를이용해족보의기재범위를분석한바있다.

4 110 한국문화인류학 42-2( ) 조선의족보와호적대장은유럽의교구장부와일본의종문개장 3) 과유사하게출생 혼인 출산 사망 분재등개인에대한자세한정보들을담고있어일찍부터가족사, 신분사, 인구사연구등에많이이용되어왔다. 그러나최근들어족보와호적대장이기록주체의의도에따라자료가취사선택되어기록되었다는자료상의치명적인문제가김건태 (2002) 와손병규 (2004, 2006) 등많은연구자들에의해지속적으로제기되고있다. 사실개개인의신상정보를담은최초의 근대적장부 는통감부와일제강점기에작성된호적부라고할수있다. 물론조선왕조도토지, 건물등의소유관계, 결혼, 상속등의가족관계등을공적관계로포섭하여파악하려고노력했다. 그러나일제강점기호적부는조선시대의호적대장과는달리국민개개인을국가가법적으로규정하는것을목적으로했으며, 나아가국가는이렇게규정되고파악된 개인 을근거로개개인의모든법적, 경제적, 사회적관계를 일률적으로 통제하려고했다는점에서 한층더근대적 이다. 본연구에서는이같은 근대적 호적부가도입된 20세기초반부터 20세기후반까지순창군 면 리의호적부에기재된두성씨의이름을문중에서작성한족보에기재된이름과비교분석할것이다. 본연구는연구방법과목적에서크게두가지특징을가진다. 첫번째로본논문은이미현지조사나인터뷰로는연구가불가능한이름과관련된문화적관습자체를직접연구하는것이아니라, 호적과족보에기재된이름의비교분석을통해식민지초기호적부의도입이가져온사회문화적변화를우회 3) 조선의호적및족보와유사한자료인유럽의교구장부 (Parish Register) 와일본의종문개장 (Temple Death Register) 은지역내거주자의출생 혼인 출산 사망 분재등을자세히담고있어중요한미시적역사자료로서인류학자와역사학자들에의해일찍부터이용되어왔다. 인류학자인 Macfarlane(1978) 은이를이용하여영국의가족제도를역사적관점에서연구한바있다. 일본가족제도에대한역사학자들의연구로는 Hayami and Kurosu (2001), Jannetta and Preston(1991) 등이있다.

5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11 적으로밝히려고한다. 더나아가이를통해이름기재방식의변화가갖는문화사적, 사회사적의의를밝힐수있을것이다. 두번째로본연구는상이한사회문화적배경을지닌두성씨의기재방식을비교분석함으로써, 조선사회에서족보와호적대장에기재된이름이가진의미를되짚어보려고한다. 4) 호적부의이름과관련된연구는대부분국어학에서이루어졌는데, 고유어로된이름이한자화되는과정 ( 최범훈 1980), 식민지시기여성의이름이만들어지는과정 ( 조규태 1981) 에대한연구가진행되었다. 그러나일제강점기의이러한이름기재방식의변화가당시의관습과는어떤관련성을가지고있는지, 나아가사회문화사적의미를규명하지는못했다. 조선사회에서이름은관명 ( 冠名 ), 아명 ( 兒名 ), 자 ( 字 ), 아호 ( 雅號 ), 택호 ( 號 ), 시호 ( 諡號 ) 등사회적신분의변화와사회적나이등에따라각기달리불렸다. 이중관명과아명은성인식에해당하는관례를기점으로나누어사용되는이름이었다. 아명은유명 ( 乳名 ), 가명 ( 假名 ) 등으로도불리며출산전후로집안의연장자가부여하였다. 관명은관례나혼례를치른이후에부여되었다. 조선시대관례 ( 冠禮 ) 는혼인일이되기 30~10일전쯤이나신랑이혼례를올리러떠나는날새벽에행해졌다고한다 ( 장철수 1995: 124). 그러나평민의경우에는관례를치르지않아서관명이없거나생략되어혼례 ( 婚禮 ) 로성인식을대신하기도하였다. 또실생활에서는관명보다는자 ( 字 ) 를더많이사용하였다고한다. 본논문은족보와호적부에기재된이름, 즉족보명과호적명을연구대상으로한다. 그동안많은연구자들은족보명과호적명을본명이나관명 4) 지난 2005년 12월부터 2006년 2월, 2006년 6월부터 8월까지약 6개월동안본연구의대상인마을에거주하며현지연구와함께이곳의호적부를전산화하는작업을수행했다. 이후여기서얻어진데이터와족보를중심으로 2006년 8월부터 9월까지 2개월간분석작업및추가적인현지연구를수행했다. 호적부의전산화작업은 장수에영향을미치는유전적요인의도출을위한가족사연구 ( 연구책임자전경수 ) 프로젝트를통해이루어졌다.

6 112 한국문화인류학 42-2( ) 이라고불렀고, 본명, 관명, 족보명, 호적명을명확히구분하지않거나모두동일한것으로간주했다. 그러나앞으로살펴보겠지만, 양자는기재되는장부의목적만큼이나엄연히구별되는이름이다. 관명은성인식과관련되어부여되는이름이었다면, 호적명과족보명은국가와문중이라는각기다른조직이내부의사적관계를파악하고통제하기위해각기다른장부에기재되어등록되는제도적이름을말한다. 2. 마을개관및자료소개 1) 마을개관 순창에서양반하면오래전부터신 설 양 ( 申 薛 楊 ) 이라불려왔다고한다. 이글의분석대상인 리는그중에두성씨인순창설씨 ( 淳昌薛氏 ) 와남원양씨 ( 南原楊氏 ) 의세거지이다. 순창설씨는원래고려시대인 12세기경이자겸의난을피해서순창군구림면에자리잡았다. 조선초에는세거지를옮겨서현재 리와같은면인 면 리에자리잡았다가 16세기경 리로분가하여현재까지이곳에세거해오고있다. 조선초에는대사성 ( 大司成 ), 병조판서등을배출하였지만, 조선후기들어서는별다른인물을배출하지못하였다. 특히순창군 면의순창설씨는조선후기에유명한문인가나유학자, 심지어진사시나생원시합격자를전혀배출하지못했다. 그럼에도순창설씨는조선후기까지당쟁에휘말리지않고지방에서자신의세력을유지하였던것으로보이며 ( 楊萬鼎 1999: ), 조선후기까지순창지역을장악하고있던향리세력으로평가된다. 5) 남원양씨는순창설씨보다다소늦은 1379년 ( 우왕 5년 ) 5) 순창군에서발견된성황대신사적기 ( 城隍大神事跡記 ) 를연구한한국종교사연구회

7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13 에순창군동계면구미리에자리잡았다. 그후로남원양씨들은순창군의여러면으로세거지를확대하였으나순창군 면 리로이주해온시기는 19세기경 ( 순조 ) 이다. 남원양씨는순창군동계면구미리에서직접이마을로이거해현재까지세거하고있다. 순창군의남원양씨들은조선말기까지꾸준히진사시와생원시합격자를배출했으며, 유명한문인이나유학자를지속적으로배출하였다. 예를들어 리의남원양씨와마찬가지로쌍매당 ( 雙梅堂 ) 양사민 ( 楊士敏, 1531~1589) 의후손인양회영 ( 楊會榮, 1682~1768), 양종해 ( 楊宗楷, 1744~1815), 양석룡 ( 楊錫龍, 1800~1869) 을꼽을수있다. 특히양석룡은 1858년진사시에합격하고서울에서많은제자를길러서김병학 ( 炳學 ), 김병국 ( 炳國 ) 등의재상 ( 宰相 ) 을배출하였다 ( 楊萬鼎 1999: ). 그러나 리에서세거한남원양씨들은 ( 세거기간이짧았기때문인지 ) 19세기경에이주해온뒤로큰벼슬을얻지못했고, 다만종9품에해당하는선공감 ( 繕工監 ) 가감역 ( 假監役 ) 과참봉 ( 參奉 ) 을지내는데그쳤다. 그러나일제강점기에들어서는이마을의남원양씨두형제가 1925년부터해방전까지대략 20여년간을 면의면장을지내며권력을행사했다. 즉, 본논문이대상으로하는두성씨는순창군내의두상층계층곧 향리층 과 양반층 이라고할수있다. 원래 1909년민적조사는직업조사와무관했는데, 1909년 8월경무국장은민적조사의기회를이용하여 민적부에호주의직업을표기해두는건 에관한훈달을내렸다. 민적과에서는이지시를토대로다음해 2월조사할직업분류를 11종으로정하였다 ( 이헌창 1997: 13). 공리 ( 公吏 ), 농업, 상업, 광업, 공업, 어업, 일가 ( 日稼 ), 양반, 유생, 기타, 무직이그것이다 민적. 통계표 에따르면 양반이란옛적에문무관을봉직한자의자손을칭하고, 유생이란한학을닦아유업으로써가를세운자를말한다 고한다. 이 (1998) 를참고.

8 114 한국문화인류학 42-2( ) 헌창 (1997: 35) 은이미특권이폐지되어대부분관공리또는지주이거나농업에종사하고있던양반과유생을직업으로분류한것은조선의사회와경제의특징을파악하려는의도도있었지만, 당시일본관리들이양반층은 하등의생산을하지않았다 고인식하였기때문이라고말한다. 어쨌든실제조사에서는양반과유생층은다른직업과중복되는경우가많았다. 1909년에조사한민적통계에따르면순창군과현 면의전신인 면과 면의호수및직종은 < 표 1> 과같다. < 표 1> 1909년 OO면의직업구성 ( 이헌창 [1997] 에서자료인용 ) 단위 : 명 군- 면 호 남자 여자 인구관공리양반유생상업 농업어업공업광업일가기타무직직업계 순창군 11,229 27,464 24,670 52, , ,797 면 585 1,551 1,406 2, 면 557 1,419 1,417 2, 면에는유생 18명으로나오는데, 1909년에서 1914년까지제적부 6) 에철해진호중에서 리에는농유 ( 農儒 ) 로분류된호수가 12호로같은면의다른마을에비해수가월등히많다. 성씨로는유생으로분류되는경주이씨, 순창설씨, 남원양씨, 진주강씨, 죽산안씨, 김해김씨로총 6개 < 표 2> OO 리에서農儒로기재된호 ( 본관앞에표기된숫자는번지수 ) 제적연도 호주 경주이 순창설 남원양 4-2 진주강 6-10 순창설 5-1 순창설 4-6 순창설 3-8 진주강 5-4 죽산안 김해김 1-10 순창설 4-3 순창설 6) 제적부 ( 除籍簿 ) 란전적 ( 轉籍 ) 이나호주의사망등의이유로말소된호적을따로모아놓은장부이다.

9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15 의성씨이지만, 실제로 리에서많은호수를차지하고마을을주도한성씨는순창설씨와남원양씨였다 (< 표 2>). 1930년순창설씨는 26호, 남원양씨는 16호가살고있었고 ( 朝鮮總督府 1934), 1989년에는순창설씨가 15호, 남원양씨가 7호살고있었다. 현재이마을에살고있는호수는두성씨를합해도 5~6호에불과하다. 호적부에서 1909년부터 2002년까지 리에본적을두고있거나두었던사람들 2,833명중순창설씨및이들의배우자는 935명 (33%), 남원양씨및이들의배우자는 566명 (20%) 이었다. 2) 자료소개 우선논의를시작하기전에본연구에서주로사용한자료인호적부와족보에대해소개하고자한다. (1) 호적부 ( 戶籍簿 ) 조선시대에도호구의정확한파악은국가통치를위한기본과제였다. 호구는국가재정과국방의기반이었기때문에조선시대에는 3년마다호적대장을작성해호구수를정확하게파악하고자하였지만, 대개전체의절반이상을파악하지못하였다. 그러나 1909년민적법 ( 民籍法 ) 의시행과함께이루어진민적조사는, 비록 1925년국세조사에못미치지만, 호구파악에서큰진전을이루었다. 민적의일은인사의기본으로서온갖행정의기초도그로부터발생하고토지의조사와더불어그시설은가장필수적인일 로간주되어토지조사사업과함께일제의통치의근간을이루는조사였다 ( 내부경무국, 민적사무개요, 1910: 70, 이헌창 [1997: 3] 에서재인용 ). 통감부치하에서제정된민적법의핵심내용은일본식 가 ( 家 ) 제도와 호주 ( 戶主 ) 제도의이식이었고, 이후호주는가부장으로서등장하기시

10 116 한국문화인류학 42-2( ) 작하였다 ( 박병호 1992: 16). 그럼에도소위 일본식가제도 7) 는조선의호적대장에비해매우근대적인성격을가지고있었다. 근본적으로호적대장이국가가역 ( 役 ) 의부과대상을파악하는장부라면, 민적조사에따라만들어진 민적부 ( 民籍簿 ) 는전국민의가족내의 신분 ( 身分 ) 을국가가확인하고규정하는것을목적으로하는장부였기때문이다. 민적부는매식년 (3년) 마다새롭게작성되는조선시대호적대장과달리한번작성된후그위에계속해서변동상황이기록되었으며호주의사망, 전적등의사유로일가 ( 一家 ) 가제적되는경우에만새로운장부가작성되었다. 최초민적법에서채택한것은현재와같은신고주의가아니라, 일차적으로의무자가스스로신고하도록하고, 그다음에그지역경찰관이직접설득하여신고를유도하고, 다음에경찰관의호구조사에의하여추가적으로발견하거나신고의무를위반한자는처벌하는방식이었다. 그러나 1915년민적법개정에따라이전의인구조사방식이폐지되고호적부업무가경찰서에서면사무소로이관되었다. 이후민적법은 1923년시행된 조선호적령 에의해대체되었으며조선호적령은기존의호적제도를한층효율화하였다. 먼저호적의내용 형태 수정방법 우선순위에서자세한원칙이정립되었다. 그리고분실의가능성에대비하여모든호적문서를두부씩작성하여따로보관하기로하였다. 마지막으로결혼 출생 사망 양자 파양 분가 부흥가등 7) 上野千鶴子 (1994: 69-74) 는일본에서부계에기초하여장자상속을하는가 ( 家 ) 제도는오래전부터내려오는봉건적유제라고생각되었지만, 최근의가족사연구성과에따르면가 ( 家 ) 는명치민법의제정에의해명치정부의발명품이었다는것을보여준다고한다. 즉, 엄밀한배타적인부계직계가족은, 명치이전에무사계급에서나나타나는것이었고, 서민에서는잘나타나지않았다. 에도시대의무사는인구의 3%, 가족을포함해서는기껏해야 10% 를점하는것으로추정되며, 나머지 90% 의인구는다양한세대형태를구성하며살았던것이다. 명치정부가민법제정을최초에구상하였던것은 1870년의일이었지만, 사실상관습과배치되는측면이많아서 30년이늦은 1898년이되어서야비로소시행되었다.

11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17 모든가족사항의변동에서는기존의사실주의에서등록주의원칙을채택하였다 ( 박병호 1992). 조선호적령의시행과함께일어난중요한변화중하나는 민적부 라는이름이일본과마찬가지로 ( 그리고현재와마찬가지로 ) 호적부 ( 戶籍簿 ) 로바뀐것이다. 따라서현재의법률하에서 민적부 라는장부는존재하지않는다. 다만 호적부 와 제적부 가존재할뿐이다. 하지만여기서주의할점은장부의이름은 민적부 에서 호적부 로바뀌었지만기존에작성된용지는그대로놔두고새롭게추가되는경우에만새용지에작성하였다는것이다. 8) 따라서조선호적령시행이후의호적부와제적부에도 민적부 라는이름의용지가오랫동안등장하였다. 이글에서는이모든장부를통칭하여 호적부 라고부르기로한다. 해방후에도호적법에는호주제를크게약화시킨 1989년 6차개정이전까지급격한제도적변화는없었다. 호적상의중요한변화로는 1962년민법 1차개정시추가된법정분가 ( 혼인분가 789조 ) 제도이다. 이제도는장자를제외하고는혼인을하면자동으로분가시켜새로운호적을작성하게만드는것이다. 이제도로인해부모와형제들이함께기입되던대가족형호적에서단혼직계가족형태의호적으로변경되었다. 본연구의자료인전라남도순창군 면 리의호적부는민적법을실시한 1909년부터현재까지큰소실없이양호하게보존되어있다. 9) 8) 1923년까지의호적부용지의변화는 부록 을참고. 부록의그림에는나와있지않지만실제장부를보면앞뒤로된용지의접히는부분에 민적부용지, 민적부, 호적부 등의이름이인쇄되어있다. 최초에는 민적부용지 가사용되었지만, 1914년 8월의훈령 民籍簿書換ニ關スル件 에따라말소되지않은모든민적이 민적부 라는용지에다시옮겨작성되었다 ( 細谷定 1915: 참조 ). 1923년조선호적령의시행과함께도입된 호적부 라는용지는기존의 민적부 를대체하지않고새로작성되는경우에만추가로사용되었기때문에한동안 민적부 와 호적부 라는용지가병존하였다. 9) 다른면에서는제적부가전란등으로소실되거나일부분실되어법원에副本이보

12 118 한국문화인류학 42-2( ) 본연구는 1909년부터호적이전산화되기이전인 2002년까지의호적부를연구대상으로하였다. (2) 족보앞서마을개관에서살펴보았듯이, 리에는순창설씨와남원양씨라는두대성이있다. 본연구에서는 1994년간행된 경주순창설씨대동보 ( 慶州淳昌薛氏大同譜 ) 와 1998년에간행된 남원양씨대동보 ( 南原楊氏大同譜 ) 를자료로이용하였다. 10) 족보는기재된사람의출생일, 사망일, 배우관계그리고부자관계를알려준다. 두족보의형식은유사하며, 다만출생일과식민지시기이전의연도가왕력 ( 예 : 정조 3년 ) 으로만실려있는지 ( 순창설씨 ) 아니면서력이병기되어있는지 ( 남원양씨 ) 가다를뿐이다. 또주지하다시피, 족보에는오랫동안여자의이름이기재되지않았다. 즉, 蔚山人子 과같이남편의이름과본관그리고아들의이름이실릴뿐이었다. 11) 이때이여자가호적상의누구와같은사람인지는남편의이름을보면알수있지만, 본연구에서의도하고있는족보와호적상의이름비교는사실상불가능하다. 한편족보에는이름과함께사람에따라초명 ( 初名 ) 또는 호적명 ( 戶籍名 ), 12) 자 ( 字 ), 호 ( 號 ) 등이기록되어있다. 물론남자의경우만이다. 이중 관되기시작한 ( 즉, 조선호적령이시행되기시작한 ) 1925년이후의것만복제하여가지고있는경우가많은데, 면은그러한일을겪지않아초기의것까지잘보존되어있다. 또한본래제적부의법정보존기간은 80년이라서자료를입력할때이미초기의것은법적으로소각되었어야했지만 면사무소에서는보존기간이지난장부를별도로보관하고있었다. 최근에는이들을포함한모든제적부가디지털스캔되어 DB로서관리되고있다. 10) 1988년간행된 慶州薛氏族譜, 淳昌薛氏族譜 는그전에간행된족보들을영인한것인데, 여기에실린 1912, 1948, 1970년간행족보도필요에따라참고하였다. 11) 이것은배우자가아닌그성씨의여자경우이며, 배우자는한동안 配 ( 또는室 ) 慶州 氏 女 와같이본관과성그리고아버지의이름만이실렸다. 12) 이하족보에기록된 호적명 을가리킬때는 를씌운다.

13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19 에초명이란 우리말큰사전 에따르면 처음의이름 이다 ( 한글학회 1992: 4119). 그런데이 처음의이름 을언제어떻게왜지었는지는불분명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의 이름 항목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편찬부 1991: 792) 에도아명 ( 兒名 ), 관명 ( 冠名 ) 에관한설명은있지만초명에관한설명은수록되어있지않다. 초명이란현재의이름이전의이름을통칭하는말이아니었을까생각된다. 실제로조선후기의단성호적대장에서도여러차례에걸친개명사례들을발견할수있다. 13) 한편 호적명 은순창설씨족보에만등장하는데실제로호적에실린이름과모두일치함을확인하였다. 또자 ( 字 ) 나호 ( 號 ) 를비교해본결과호적명과일치하는경우가없었음을밝혀둔다. 3. 족보와호적부에수록된이름비교 1) 순창설씨 족보명과호적명을비교하기위해서는먼저호적부에실린정보를족보의형태로바꾸어야한다. 전적 ( 轉籍 ) 14) 이나호주의사망등의사유로기존의호적이말소되면제적되지않은사람들은새호적에실린다. 또호 ( 戶 ) 의구성원중일부가혼인등의사유로분가하게되면이들은기존의호적에서제적되고새로운호적에오른다. 따라서하나의가계 ( 家系 ) 가여러호적으로나누어진다. 이들을하나로합하여족보와같은형태로가계 13) 단성현법물야면의호적대장을사례로하여 名字의改變 을분석한연구가있다 ( 鄭震英 2000: 참조 ). 14) 전적 ( 轉籍 ) 은본적 ( 本籍 ) 을옮기는것이다. 조선호적령 ( 朝鮮戶籍令 )( ) 이제정되기이전에는 이거 ( 移居 ) 라는말을사용했다. 이거와전적의사회사적의미에대해서는이승일 (2005) 을참고.

14 120 한국문화인류학 42-2( ) < 표 3> 생년별성별 ( 生年別性別 ) 사례수 - 순창설씨 생년 男 계 1846~ ~ ~ ~ ~ ~ ~ ~ ~ ~ ~ ~ 계 * 구간이 10년이아닌경우에는진하게표시 ( 이하동일 ). ( 家系 ) 를재구성하는것이첫번째작업이다. 그리고이를족보와비교하여대응하는가계를확인한다. 가계를대응시킬때는가계의구성원이동일인임을확인하면되는데, 이때는두자료에공통되는정보인본인, 배우자, 부, 모의이름과생년월일을활용한다. 일단동일한구성원을확인하여가계를대응시키면나머지구성원은이름이다르더라도어렵지않게대응시킬수있다. 이와같은방법으로순창설씨중족보와호적에서같은사람임을확인할수있고, 이름을비교할수있는사례는 < 표 3> 에서보듯이총 444명이다. 앞서호적부자료에등장하는순창설씨및그배우자가 935명이라고하였는데, 이중순창설씨만을따지면 724명이다. 즉, 280명은비교대상이되지못하는것이다. 이중에서가계를대응시키지못한 ( 즉, 호적부에서재구성한가계를족보에서찾지못한 ) 경우는극히일부분이며, 대부분은가계는각각대응되었지만호적부에기재된사람이족보에는실려있지않은경우이다. 15) 또앞서지적하였듯이이름이실리지않은여자는동일인

15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21 이확인되더라도비교대상이되지않는다. < 표 3> 에서전체 444명중남자가 295명인데비해여자는 149명에불과한것은이때문이다. 16) 한편족보에기록된사람을호적부에서확인할수없는경우도있다. 한개리 ( 里 ) 의호적만을대상으로했기때문에다른리 ( 里 ) 로전적한후태어난후손들에대해서는그리 ( 里 ) 로다시전적해오지않는한알수없기때문이다. < 표 3> 에는생년별사례수가제시되어있는데여기서생년은족보의생년이다. 17) 가장생년이이른사람은 1846년에태어났고, 가장늦은사람은 1994년에태어났다. 민적부 ( 民籍簿 ) 가최초로만들어지기이전에태어난사람이약 60명이며일제강점기에태어난사람이약 80명이었다. < 표 4> 생년별초명 호적명 사례수-순창설씨 생년 사례수 1859~ ~ ~ ~ 계 47 한편족보상에초명 호적명 18) 이기재된사례가적지않은것은순창설씨족보의한가지특징이다. 이들은모두남자인데생년별분포는 < 표 4> 와같다. 초명과 호적명 의사례는 1909년제적부가작성되기이 15) 일찍사망한 ( 또는결혼전에사망한 ) 남자와여자는아예족보에실리지않았다. 16) < 표 3> 에서후세로갈수록여자의이름이실리게되었다는것도알수있다. 17) 족보의기재가오류임이분명한두사례는이전의족보 ( 각각 1912 년, 1948 년, 1970 년간행 ) 를참고하여수정하였으며 ( 각각 , ), 족보에생년이기재되어있지않은한사례는호적의생년 (=1987) 을대신이용하였다. 족보와호적의기재범위와족보와호적에기재된생몰년월일간의관계에대한논의는이미박희진 류상윤 오창현 (2008) 이다룬바있다. 18) 족보상에 호적명 이기록된사례는모두 6 건이며생년은각각 1890 년, 1907 년, 1921 년, 1979 년, 1982 년, 1989 년이었다.

16 122 한국문화인류학 42-2( ) 전에태어난사람에게많으며, 1910년도이후로는급격히줄어든다. 그럼에도 1910년이후에태어난사람들에게서도초명이나 호적명 이나타난다는점, 특히 1979년, 1982년, 1989년에도 호적명 이기재되었다는점은특기할만한사항이라고생각된다. 족보와호적부상의이름을비교하면다음과같이크게세가지유형으로나눌수있었다. 유형갑 ( 甲 ) 은족보상의이름과호적부상의이름이같은경우이다. 을 ( 乙 ) 은족보상의초명또는 호적명 과호적부상의이름이같은경우이다. 병 ( 丙 ) 은족보상의이름, 초명, 호적명 과호적부상의이름이완전히다른경우이다. 한자는다르더라도발음이같으면이름이같다고보았다. 대신구분을두었다. 유형갑 ( 또는을 ) 의 1은두이름이완전히일치할때이고 2는한자는다르지만발음이같을때이다. 을의 3 은족보상에 호적명 이별도로기록된경우이다. 19) < 표 5> 성별유형별 ( 性別 型別 ) 사례수 - 순창설씨 甲乙 1 2 계 계 丙 계 (90.6%) 14(9.4%) 149(100%) 男 (75.6%) (8.8%) 46(15.6%) 295(100%) 계 (80.6%) (5.9%) 60(13.5%) 444(100%) < 표 5> 는성별로각유형의사례수를제시한것이다. 초명이나 호적명 이족보에기록된경우는모두남자이기때문에여자에게는유형을 ( 乙 ) 이없다. 반면남자는 8.8% 나된다. 유형병 ( 丙 ) 도여자는 9.4% 에불과하지만남자는 15.6% 에이른다. 이때문에족보와호적부의이름이같은유형갑 ( 甲 ) 의비율은여자가 90.6% 에이른반면, 남자는 75.6% 에불과하다. 생년별특징은어떠한지 < 표 6> 과 < 표 7> 을보자. 여자의경우는사례 19) 앞서지적하였듯이족보에기록된 호적명 은실제호적부상의이름과모두일치한다.

17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23 가많지않아서불분명하지만남자의경우는이름이일치하는비율의추세가급격히변화하는지점이비교적뚜렷이관찰된다. 바로 1900년대와 1910년대사이이다. 이는민적법 ( 民籍法 ) 의시행, 즉종래의호적대장과는다른호적부 [ 당시이름은민적부 ( 民籍簿 )] 가만들어지기시작한것과무관 구간 1846~ ~ ~ ~ ~ ~ ~ ~ ~ ~ ~ ~ 계 < 표 6> 생년별유형별사례수 ( 남자 )- 순창설씨 甲 乙 1 2 계 계 (40%) (60%) (100%) (16.7%) 1 (8.3%) (75%) (100%) (5.6%) (50%) (44.4%) (100%) (7.7%) (53.8%) (38.5%) (100%) (76.5%) 2 (11.8%) (11.8%) (100%) (80%) 1 1 (10%) (10%) (100%) (87.0%) (13.0%) (100%) (78.6%) 1 (3.6%) (17.9%) (100%) (100%) (100%) (93.0%) (7.0%) (100%) (94.4%) 1 (5.6%) (100%) (94.3%) 2 (5.7%) (100%) (75.6%) (8.8%) (15.6%) (100%) 丙 계

18 124 한국문화인류학 42-2( ) < 표 7> 생년별유형별사례수 ( 여자 )- 순창설씨 구간 1905~ ~ 甲 1920~ ~ ~ ~ ~ ~ ~ 계 계 丙 계 1 1 (100%) (100%) (50%) (50%) (100%) (50%) (50%) (100%) (87.5%) (12.5%) (100%) (89.5%) (10.5%) (100%) (93.1%) (6.9%) (100%) (83.3%) (16.7%) (100%) (100%) (100%) (93.1%) (6.9%) (100%) (90.6%) (9.4%) (100%) 하지않을것이다. 다음으로세별 ( 世別 ) 유형분포를남자에한정해서살펴보도록하자 (< 표 8>). 여기서 세 는우리가흔히쓰는대 ( 代 ) 또는대손 ( 代孫 ) 을가리키는말이다. 생년뿐만아니라세별로도살펴보는것은돌림자가작명관습에영향을주었을가능성이있기때문이다. 하지만표에서보듯이생년에비해서세별로봤을때차이가뚜렷해지기보다는오히려줄어들고있다. 즉, 돌림자보다출생연도가더큰영향을끼쳤다고할수있다. 최초의민적부 ( 民籍簿 ) 는일본경찰과헌병이면장으로부터신고를받고실제로가가호호방문해서조사 작성하였다. 1900년대이전에출생

19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25 < 표 8> 세별유형별사례수 ( 남자 )- 순창설씨 구간 59 世 1 60 世 7 61 世 6 62 世 世 世 世 27 계 甲 1 2 계 계 乙 1 1 (100%) (100%) (53.8%) 1 (7.7%) (38.5%) (100%) (21.4%) (17.9%) (60.7%) (100%) (58.5%) (24.6%) (16.9%) (100%) (89.0%) (1.2%) (9.8%) (100%) (89.9%) (3.8%) (6.3%) (100%) (100%) (100%) (75.6%) (8.8%) (15.6%) (100%) 丙 계 한사람들의이름은이시기에조사된것이다 ( 이헌창 1997: 11; 英美 2004: 6). 그런데일단민적부가작성된이후에는출생신고하면서출생일시와함께아이의이름을등록해야했는데, 이때신고한이름은법원의허가를받는까다로운절차를걸쳐서만바꿀수있었다. 이러한방식의차이가남자에게서보이는일치율의뚜렷한차이를발생시켰을것이다. 한가지더흥미로운점은 1889년이전에출생한남자의일치율이 1890~1909년에출생한남자보다약간더높다는것이다. 사례수가많지않아서속단하기는이르지만최초조사과정에서유년층보다는성년층에서족보의이름과같은이름이더많이조사되었다고볼수있을것이다. 조선후기의명명 ( 命名 ) 관습과상통하는대목이다. 그렇다면 1909년이전에출생한사람들의족보와호적부상의이름은

20 126 한국문화인류학 42-2( ) 어떻게달랐을까? 여자의경우는 1909년이전에태어난사람이 1명뿐이므로남자만을대상으로살펴보도록하자. 족보상에서남자의이름은항렬 ( 列 ) 을따른다. 남자중생년이 1909년이전인사례는 58명인데이들의족보상이름은모두항렬을따랐다. 20) 그런데호적부상의이름은달랐다. 59세 (1명) 와 60세 (13명) 는대체로항렬을따랐지만 21) 61세 (22명) 와 62세 (22명) 는 3명만이항렬을따랐다. 호적부상의이름이항렬을따른다고반드시족보상의이름과같은것은아니지만 22) 성년이되기전에는항렬과무관한이름을짓던관행이있었으며이것이족보와호적부상의이름에차이를낳는주된이유였을가능성을제기한다. 순창설씨족보에많이등장하는초명 ( 初名 ) 은비교유형과어떤관계가있을까? 초명이기록된사람들의유형별분포를보면 (< 표 9>), 총 41명중유형갑이 12명, 유형을이 20명, 유형병이 9명이다. 1909년이전출생자와 1910년이후출생자를비교해보면초명의사례수가점점줄어들고동시에유형을의비율도줄어들고있다. 1910년이후에는초명을짓는다하더라도호적부에는항렬자를집어넣은족보명을올리는쪽으로바뀌어 < 표 9> 생년별유형별초명사례수-순창설씨 구간 甲乙 1 2 계 1 2 계 丙 계 1859~ ~ ~ ~ 계 ) 59~62 世의 列字는각각仁, 奎, 鎭, 洙이다. 21) 60 世의 2명 (1881년, 1898년생 ) 만항렬을따르지않았다. 22) 60 世의 4명과 61 世의 1명이그러하다.

21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27 갔다고할수있다. 23) 끝으로개명 ( 改名 ) 사례를살펴보자. 근대호적에서도개명은가능하며이글에서자료로이용한호적부에서도여러사례가발견된다. 그러나순창설씨의경우개명 ( 改名 ) 은대개창씨개명 ( 創氏改名 ) 과관련하여이루어졌다. 즉, 이름을일본식으로바꾸거나그때태어난아이의이름을일본식으로신고했다가해방이후다시원래이름또는조선 ( 한국 ) 식으로되돌리는경우가대부분이다. 그렇지않은사례가네건있는데, 두건은족보가만들어진이후에이루어진것이라비교대상이되지않는다. 또나머지두건은 1914년, 1915년의개명인데개명전후의이름이모두족보의이름과달라호적상의개명이족보상의이름과관계없이이루어졌다는점을알수있다. 2) 남원양씨 순창설씨에적용했던것과같은방법을 리의또다른주요성씨인남원양씨에적용해보자. 이름을비교할수있는사례는총 285명이다. 앞서호적부자료에등장하는남원양씨및그배우자가 566명이라고하였는데이중남원양씨는 448명이다. 비교에서제외된 163명은순창설씨의경우와마찬가지로거의대부분족보의기재방식때문에제외된것이다. 24) 그런데 285명중여자 12명은족보에이름만있고생년월일은없다. 따라서출생연도를알수있는사례는총 273명이다 (< 표 10>). 가장생년이이른사람은 1842년에태어났고, 가장늦은사람은 1997년에태어났다. 민적부가최초로만들어지기이전에태어난사람이약 30명이며일제강점기에태어난사람이약 80명이다. 23) 1910년이후출생자중유형甲은모두 9명인데이중1명만이항렬을따르지않았다. 24) 두성씨의호적부의기재범위에대해서는박희진 류상윤 오창현 (2008) 을참고.

22 128 한국문화인류학 42-2( ) < 표 10> 생년별성별사례수-남원양씨 男 계 1842~ ~ ~ ~ ~ ~ ~ ~ ~ ~ ~ ~ 계 그런데앞서순창설씨의족보에서는여러건등장하였던초명 ( 初名 ) 은남원양씨의족보에서는단 1건밖에등장하지않는다. 이 1건도유형병 ( 丙 ) 에해당하기때문에남원양씨에는유형을 ( 乙 ) 이전혀없다. 나머지유형갑 ( 甲 ) 과병 ( 丙 ) 의사례수는 < 표11> 과같다. 남원양씨의유형별비율을보면순창설씨와는차이가있다. 먼저눈에띄는것은남녀모두순창설씨보다유형병의비율이낮다는것이다. < 표 11> 성별유형별사례수 - 남원양씨 甲 1 2 계 男 계 丙 계 (93.7%) (6.3%) (100%) (96.2%) (3.8%) (100%) (95.1%) (4.9%) (100%)

23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29 < 표 12> 생년별유형별사례수 ( 남자 )- 남원양씨 구간 1842~ ~ ~ ~ ~ ~ 甲 1930~ ~ ~ ~ ~ ~ 계 계 丙 계 (90%) (10%) (100%) 4 4 (100%) (100%) 6 6 (100%) (100%) (85.7%) (14.3%) (100%) (100%) (100%) (100%) (100%) (90.5%) (9.5%) (100%) (92.9%) (7.1%) (100%) (100%) (100%) (100%) (100%) (94.4%) (5.6%) (100%) (100%) (100%) (96.2%) (3.8%) (100%) 그만큼남원양씨는족보상의이름과호적부상의이름을일치시켜왔다고해석할수있다. 한편그차이는남자가훨씬크다. 즉, 여자의경우는순창설씨 (9.4%) 보다 3.1% 낮은반면, 남자의경우는순창설씨 (15.6%) 보다 11.8% 나낮다. 그결과로순창설씨와는달리유형병의비율이남자보다여자가더높다.

24 130 한국문화인류학 42-2( ) < 표 13> 생년별유형별사례수 ( 여자 )- 남원양씨 구간 1897~1909 甲 1910~ ~ ~ ~ ~ ~ ~ ~ 계 계 丙 계 2 2 (100%) (100%) 1 1 (100%) (100%) (83.3%) (6.7%) (100%) (91.7%) (8.3%) (100%) (88.2%) (11.8%) (100%) (95.5%) (4.5%) (100%) (100%) (100%) (100%) (100%) (100%) (100%) (93.9%) (6.1%) (100%) 생년별특징은어떠한지 < 표 12> 와 < 표 13> 을보자. 앞서순창설씨에서는최초의민적부가만들어지기이전에태어난사람들의유형병의비율이높게나타났는데남원양씨에서는특별히그러한경향을찾기가힘들다. 즉, 남원양씨는근대적호적제도의도입이전부터 족보상의이름 = 호적상의이름 이라는등식을강하게가지고있었다고할수있다. 한편세별유형분포에서도특별한경향은발견되지않았다. 그런데개명사례를살펴보면또다른모습이관찰된다. 비교대상중창씨개명과관계되지않은개명을한사람은모두 6명인데그중 1911년이전에태어난 4명을 < 표 14> 에제시했다. 이들은최초의민적부가작성

25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31 < 표 14> 개명사례 - 남원양씨 世 생년월일 호적이름 족보이름 개명일 ( 호적 ) 昌 相 相 昌 相 相 宗 熙 熙 宗 熙 熙 주 1. 相 相, 熙 熙는각각형제이다. 2. 이들 4명은모두족보상의생일과호적부상의생일이같다. 되기이전또는작성초기에태어났는데모두족보와다른이름을등록했다가같아지도록개명하고있다. 이들이처음으로민적부에오를때이들의족보상의이름과호적부상의이름은서로달랐기때문에이를 < 표 12> 에포함시키면 1900년대에출생한남원양씨남자의유형병의비율은 14.3% 에서 57.1% 로크게올라간다. 표본의수가적기때문에해석이조심스럽지만적어도최초민적부작성당시남원양씨역시순창설씨와마찬가지로 ( 그정도는다르지만 ) 족보상의이름과는다른이름을적지않게올리고있었다고할수있을것이다. 그럼에도남양양씨들은 1913년에전라북도경무부장의허가를얻어서, 1930년에는전주지방법원남원지원의허가를얻어서개명을했다. 남원양씨들은그만큼두이름을일치시키려는노력이컸다고할수있다. 4. 결론 1) 작명관습의변화 지금까지전라북도순창군의한마을에거주했던주요성씨의호적부와족보를통해이름을기재하는방식의변화를살펴보았다. 이를통해본

26 132 한국문화인류학 42-2( ) 연구는다음과같은사실을발견할수있었다. 첫째, 최초로민적부가작성될때조사되었던동일인의이름중에는족보에실린이름과다른사례들이많았다. 그러나일단실사 ( 實査 ) 를통한장부작성이완료되고새로태어난사람은출생신고를거쳐서호적부에오르게되면서동일인의이름이다르게수록되는경우는크게줄었다. 족보상의이름과호적부상의이름의일치율은점점증가하여해방이후에는 90~100% 에이르게되었다. 여자의경우는뚜렷한시기적인특징이발견되지않았지만, 남자의경우에는최초의민적부가작성된 1909년경의시점에서변화가발견되었다. ( 남원양씨의경우는개명을고려할때 ) 두성씨모두 1900~1909년에출생한, 즉최초의민적부작성당시에연소자였던사람들의일치율이 1909년이후에출생한사람들에비해아주낮게나타났다. 최초의민적부작성시에족보상의이름과는다른이름이많이실렸던것은호적부가무엇인지잘알지못한상태에서이러한조선시대의관행이그대로작동했기때문으로볼수있다. 이와같은분석결과는조선총독부중추원 ( 朝鮮總督府中樞院, 1934) 의조사결과와도일치한다 朝鮮姓名氏族に關する硏究調査. (117쪽과 201 쪽 ) 에따르면, 단발령이시행된이후로는상투를틀어올리고갓을쓰는의례 ( 儀禮 ) 가주를이루는관례가차츰약화되고대신에서양풍의모자가유행하게되었고, 민적법과호적법이실시된이후로는출생신고를해야했기때문에신고전에이름을만들어야했다고한다. 또출생직후출생신고를통해호적부에이름을올리게되면서, 아명과관명을구분하는기존의조선시대관행은중대한변화를맞게되었는데, 즉아명을지어주는관습은급속히사라지고처음부터관명을짓게되었다는것이다. 본논문의분석결과는 1909년의근대호적제도의시행 ( 즉, 민적법시행 ) 이그변화의시발점이었을가능성을시사한다. 그렇다면무엇이그러한변화를가져온것일까? 한가지생각해볼수있는것은개명 ( 改名 ) 의어려움이다.

27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33 여기서제기하는 개명 이란연령에따라이름을바꾸는과거의작명관습을말한다. 이러한관습은근대적호적부체제와맞지않기때문에어떤식으로든대응이필요했다. 우리는당시사람들이호적부와족보양쪽이름을일치시키는방향으로대응시켜나간것을관찰할수있었다. 호적부는근대적인의미의신분등록부이기때문에거기에실린이름은함부로바꿀수없고, 만약바꾸려면반드시법원의허가가필요했다. 그러나개명이어려워지자사람들은처음부터 관명 ( 冠名 ) 을짓는방식을택했던것이다. 물론조선시대의개명역시원칙적으로관의허가를받아야했지만, 호구단자상에개명사실을표기하는것만으로자연스럽게가능하지않았을까생각될만큼잦았다. 또뒤에서설명하겠지만조선시대호적명은근대적호적명만큼개인의공적관계전반을규정하지않았다. 둘째, 본연구의또한가지중요한발견은작명관습의변화가같은마을내의두성씨에서다른모습으로나타났다는것이다. 우선비교대상이된순창설씨와남원양씨모두에서호적부에실린이름과족보에실린이름이다른경우가발견되었지만, 민적부작성당시 아명 을사용하는연소자라고보기어려운사람들, 즉 1899년이전에출생한사람들의일치율은남원양씨에서는매우높았던반면, 순창설씨는 1900년대에출생한사람들과마찬가지로매우낮았다. 이는남원양씨가 호적부가생기기이전부터 순창설씨보다족보상의이름과호적상의이름을일치시키려는노력을더많이하였다는것을의미한다. 또민적법이실시된이후에도남원양씨는전라북도경무부장의허가와전주지방법원남원지원의허가를얻어야하는번거로움에도불구하고족보와다르게기재된호적상의이름을족보상의이름과같아지도록개명하였다. 요컨대시기를불문하고남원양씨는순창설씨에비해이름을일치시키려는노력을많이했다는점을알수있다. 반면순창설씨는최초의민적부를작성할당시에사실상두가지공식명칭, 즉별도의족보상의이름과호적상의이름을가지고있었다고볼수있을만큼불일치사례가많았다. 이름을신고하게되면서

28 134 한국문화인류학 42-2( ) 부터는작명관습에큰변화가나타났지만, 기왕에달리기록된이름을나중에라도일치시키려는개명노력은별로보이지않았다. 그럼이러한일제강점기호적제도에대한두성씨간의적응방식의차이는어디서기원하는것일까? 그것은아마도일제강점기민적법이시행되기이전곧조선시대의양성씨의상이한사회문화적배경에서찾아야할것같다. 또이같은사회문화적배경은조선시대호적제도가가진성격의일면과그영향을드러내준다. 순창군의남원양씨가순창설씨에비해 19세기에이르기까지대소신 ( 大小宦 ) 과현학을훨씬많이배출하였다. 이에반해순창군 면의순창설씨는조선후기에들어유명한문인가나유학자, 진사시나생원시합격자를전혀배출하지못했지만순창군내부에서는조선말까지유력한향리세력을유지했다. 이같은사회문화적배경은호적부와족보에기재되는이름의일치율과밀접한관계가있었다고생각된다. 조선시대호적대장은신분을증명해주는문서인준호구를발급해주는근거자료로기능했다. 조선시대국가는정기적으로호구조사를실시해각호에서작성하여제출한호구단자를근거로호적대장을작성하였다. 이렇게작성된호적대장을근거로국가에서는호구를파악하였다. 이호적대장을근거로발급된준호구는과거시험과관련하여신분을확인하는실용적인용도로사용되었다 ( 김혁 2005). 즉, 조선시대에과거를보거나관직에진출하려는사람은자신의신분을 국가 에증명하는수단인준호적을발급받기위해족보와호적을일치시켜야했다. 따라서순창설씨보다과거시험을통해관직에진출을많이했던남원양씨들이호적대장 ( 이후호적부 ) 과족보를일치시키려는노력이컸던것은당연한일이었다. 또앞서지적했듯이이마을의남원양씨두형제는일제강점기장기간면장을지냈던것도일제강점기민적법을빠르게받아들이는계기가되었을것이다. 일제강점기관직에진출하기위해서는조선시대보다훨씬더엄격하게자신의신분을호적부를비롯해다양한공적관계에서명

29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35 확히하는일이필요했을것이다. 이에반해관직진출이적고지역향리세력으로남았던순창설씨는남원양씨에비해상대적으로호구단자의이름과족보의이름을일치시키는노력이적을수밖에없었다. 따라서관명을부여해주는성인식을유지하면서족보에호적명을병기하는방식으로국가의호구조사에대응해나갔다. 요컨대순창설씨는남원양씨에비해외부적사회관계 ( 공적관계 ) 와내부적사회관계 ( 사적관계 ) 를통일하는것에관심이적었고, 결과적으로스스로의사적관계를공적관계로부터일정부분분리시켜놓을수있었다. 물론민적법의실시와함께이같은분리는사라지지만, 순창설씨의이같은사회문화적배경은민적법이실시된이후로도순창설씨족보에빈번하게나타나는초명혹은호적명의원인이되었을것이다. 2) 다명사회에서일명사회로 사실지금까지조선시대의이름을논할때많은학자들은호적에수록되는이름을 본명 ( 本名 ) 으로규정하였다. 그렇다면족보에실리는이름은무엇이라규정해야할것인가? 순창설씨의비교결과는과연무엇이 본명 ( 本名 ) 인지, 본명 이존재하기는하였던것인지생각해보게한다. 오히려본명이라는상념은근대사회가만들어낸것이아닐까? 본명이란결국국가의공적관계가사적관계를통합시키면서나타난역사적인산물이아닐까? 조선시대의작명관행은매우복잡해서한개인의이름은나이, 학문과능력, 생활공간등에따라사후업적에따라달라졌다. 이러한작명관행은지난 100년간거의완전히사라졌다. 물론현재에도한개인은사회적관계망에따라여러가지이름을가진다. 족보상의이름과호적부상의이름이다른사람들도분명존재하며, 또본명대신예명이나별명을사용하는사람들이있다. 그러나그것은여기서분석한시대혹은문제들과는

30 136 한국문화인류학 42-2( ) 근본적으로차이가있다. 이는족보와문중이개인을규정하는중요한사회적관계가아니라는점, 곧사적관계가될수없다는점을반증하는것일수있다. 또별명이나예명을사용할지라도조선시대에비해매우제한적인범위에서사용될따름이다. 물론조선시대 ( 관직, 과거시험 ) 와마찬가지로별명이나예명은국가적수준의공적관계에서는통할수없는이름이다. 별명이나예명으로세상에더잘알려진사람일지라도계약, 등기, 선거등공적관계 23) 에서는결코그이름을사용할수없는것이다. 다만 본명 이란상념과공적관계는과거어느때보다우리생활깊숙이침투해들어와있다. 일제의민적조사와호적제도의강화는호적명과족보명의차이, 성인식을계기로관명을부여해주는관행이사라지는계기가되었다는점은분명하다. 그러나이를두고오직일제강점기의호적제만이 ( 사적관계를국가의공적관계로포섭시킨다는의미에서 ) 근대적인성격 을갖는다고말할수는없을것같다. 조선시대에도호적제가존재했고, 이것은남원양씨의경우와같이족보라는사적관계를공적관계로포섭시키는중요한역할을했기때문이다. 그러나그것은일제강점기의호적제와같이 전면적 이지못했기때문에순창설씨처럼초명을지어유연하게대응할수도, 남원양씨처럼호적명과족보명을일치시키려고적극적으로노력할수도있었다. 즉, 일제강점기의호적제와조선시대의호적제의차이가단순한제도적차이가아니라, 조선총독부가호적을중심으로한개인의모든공적관계, 즉소유, 상속등법적의무와권리를통합해서 전면적 으로관리하려고했던것에있다고생각된다. 1910년대중반부터실시된 토지조사사업 은이같은변화를가속화한대표적인사례일것이다. 또일상생활속에서는근대교육제도의확립, 바로 학교 라는제도가큰영향을미쳤 23) 조선시대양반들은양안 ( 案 ) 등에족보명, 호적명, 관명을사용하지않고노비의이름이나호명 ( 戶名 ) 을실었다 ( 이영훈 1988: 56, 456). 그들은자신들의이름이이들문서에사용되는것을매우꺼려했다.

31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37 을것이다. 마을이나가족이라는사적관계와는달리학교에서는공식적인장부에등장하는이름, 즉호적이름만이통용된다. 결국국가중심의교육제도인국민학교의확산이작명관습에적지않은영향을끼쳤을것이라는점은당연하다. 본연구에서는호적부와족보상의이름, 즉 국가 와 문중 에의해 문서화 된두이름만을비교했기때문에다른층위, 즉마을이나가족내에서통하던이름들까지하나로통합되어갔는지는알수없다. 본연구는일상생활에서사람들이부르던호칭이나지칭에대한연구가아니기때문이다. 앞서도밝혔지만본연구의목적은호적부와족보에서이름기재양식의변화를분석해, 국가권력이사적관계가침투해들어오는과정의일면을파악하는것에있기때문이다. 또사실본연구를전국적경향으로일반화하는것에는다소무리가있다. 왜냐하면본연구에서사용된데이터의사례수가 729명으로앞서언급한외국인류학자들과역사학자들이사용한표본수와비교하여턱없이부족하기때문이다. 24) 앞으로다양한지역의더많은사람들에대한사례연구가축적된다면 이름의근대화 과정에대한연구가진일보할것으로기대한다. 24) 예전보다사생활보호법등으로인해호적부에접근하기가어려워졌고막대한데이터를전산화하는데에도많은시간과인력이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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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40 한국문화인류학 42-2( ) Abstract key words : (modern) family register, genealogy, name or naming, Minjok Law,Yangban and Hyangri From Multiple Names to a Single Name Oh, Changhyun* Ryu, Sang Yun** This paper examines naming customs in Korea during the early 20th century, by comparing the names written in official family registers with those in private genealogy records. The documents examined pertain to two clans in a li( 里 ) in Chollabukdo. The research relies upon data recovered from documents because it was not feasible to rely only upon data elicited from the memories of informants. There were two interesting findings in this study. First, the introduction of the Minjok Law in 1909 brought an end to the traditional custom in which men had often been renamed upon reaching adulthood. The difficulties of changing the name in the modernized registry would have precipitated the change from multiple naming to the giving of a * Doctoral precandidate, Department of Anthrop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 Postdoctoral Fellow, Department of Economics, Seoul National University

35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41 single, lifelong name at birth. Second, the members of the clan of Yangban origin made more consistent efforts to inscribe an identical name on both documents, whereas the clan of Hyangri origin did not always do so. Hence, different attitudes toward official registers may have been upheld according to the social origins of the clan, given that the official register was so important for eligibility to take the state examination during the rule of the Choson dynasty. Although the modern registry was introduced when the Minjok Law was implemented, the traditional attitudes of the Yangban continued to find expression in the naming practices of the clan with Yangban origin.

36 142 한국문화인류학 42-2( ) 부록호적부용지의변화 (1909~1923) < 民鏃簿用紙 >

37 < 民鏃簿 > 다명 ( 多名 ) 사회에서일명 ( 一名 ) 사회로 143

38 144 한국문화인류학 42-2( ) < 戶鏃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