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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中 東 硏 究 2015년 제34권 1호,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 한 하 은** 목 차 I. 들어가는 글 II.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1. 터키의 정치 이슬람 2.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III. 베일문제 1. 터키와 이집트의 베일정책과 베일의 확산 2. 베일정책에 대한 여성의 태도와 대응 IV. 나가는 글 * 이 논문은 2013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3S1A5B5A ) **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 82 중동연구 제34권 1호 <Abstract> Political Islam in light of Women's Issues in Turkey and Egypt: focusing on veil issue Han, Ha-Eun (The Institute of Central Asian Studies,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Due to its secular republic status, Turkey has not recognized an Islamic party and prevented Islamists from promoting to the elite in the country. However, the AKP(Justice and Development Party), which has emerged as a Third Party with its Islamic identity hidden, has strengthened the Islamist elite layer in the Republic of Turkey and enhanced a conservative society orientated to an Islamic worth boosted by AKP s leader, Recep Tayip Erdoğan who had been elected Prime Minister three times and is the incumbent President. As for Egypt, the Islamic movement which has expanded since the late 1970s, elected Mr. Mursi of the Muslim Brotherhood as president on June 24, 2012 after anti-government demonstrations against the secular Mubarak government which began on January 25, The pro-islamic Party's victory in Turkey and Egypt was positively evaluated at home and abroad that Islam and democracy are compatible with each other. As a matter of fact, during the 1st regime, AKP's home and foreign policies were unfolded in line with the EU's requirement. Egypt has diversified society through constitutional reform. Two pro-islamic governments policy directions have been applied to the policies on women, especially veil issue. They tried to interpret the issue of Ban against Veil in public as the

3 中 東 硏 究 2015년 제34권 1호, infringement of the individual's freedom of religion. The Turkish Constitutional Court ruled a dissolution of an Islamic Party, RP(Welfare Party) in At the same time, the court ruled that girl students who wear veil in universities be prohibited, since they believed that permission of veil in public could indicate a proof of the Islamism's victory over the secularism. In Egypt, as armed conflict with Islamist militant groups escalated in the late 1980s and early 1990s, the regime of Mubarak tried to prohibit women from wearing particular types of Islamic attire. Veiled women were not allowed to appear on a state-run television, aircraft and hotel. Women wearing the niqab were banned from any kinds of state and private educational institutions and workplaces. Down-veiling was partly a response to the state s attempts to curb personal displays of Islamism. As stated above, Islamists, feminists and those women who have been deprived of wearing veil right agreed to the two regimes veil policies which are based on liberalism. In other words, it was believed that Islam could be compatible with liberalism. But there have been voices of concern about this veil policy. It is said that political Islam intends veil to spread across nation spurred by liberalism. Two regimes insist on right of wearing veil but have negative attitude toward taking off veil, which is contradictory. That is why veil policy might be translated as a pretense of liberalism. Furthermore, other women s issues such as women s status in education, economy, politics and violence in family are being dealt with traditional Islamic values. As a result, women s status in two countries has been deteriorating rapidly. These two regimes policies on women s issues based upon Islamic values are inconsistent with those on veil issues upon liberalism. From the perspective of women s issues, especially veil issue, we can infer that the two pro-islamic regimes are trying to spread Islamism across the country on the pretense of liberalism.

4 84 중동연구 제34권 1호 Key Words: Turkey, Egypt, Political Islam, Veil, Islamist, Secularist I. 들어가는 글 아랍 국가에서의 정치 이슬람(이슬람주의)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범 아랍주의(Pan-Arabism)가 이스라엘에 의해 무너지면서 시작되어 탈냉 전 이후 크게 부흥하고 최근에는 재스민 혁명 즉,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 으로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2010년 12월 튀니지 남부의 소도시에서 노 점상을 하던 한 청년의 분신자살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아랍 전역에 영 향을 미치며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는 2011년 1월 25일부 터 2월 11일까지의 혁명으로 장기집권 독재자를 무너뜨리고 2012년 무 슬림 형제단 출신의 무르시가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1) 무르시 체제는 자 신들을 터키식 이슬람주의와 유사하다고 소개했으며 온건한 이슬람주의 를 강조하고 주장했다. 무르시가 말하는 터키식 이슬람주의는 에르도안 의 친이슬람 정당인 정의발전당(Adalet ve Kalkınma Partisi: AKP)이 2002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2011년 6월 삼선에 성공하여 세속주의 국가 에서 이슬람주의 발현이 가능하다는 온건주의를 나타낸다. 위의 터키와 이집트의 사례처럼 이슬람 국가에서 부는 정치 이슬람의 바람은 민주화 운동으로 내부에서나 외부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이슬람 국가마다의 역사적 상황, 정치적 이념, 경제발전 단계, 사회계층 분포, 사 회 개방화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정치 이슬람의 부상이 목격되지 만 주목할 점은 몇몇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를 제외하고는 보편주의 이슬 람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에서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그리고 자유주의 정신 으로 시작한 정치 이슬람은 모순적이게도 소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전체 1) 2013년 7월 3일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하고 현행 헌법을 정지하는 한편 조기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함. 2014년 5월 26-27일 이집트는 군부 과도정부 하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여 군부 출신의 엘시시가 대통 령에 선출되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2013). 주간이슈분석, 9C(검색일: ).

5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85 주의적인 색채를 띠며 실현되고 있다. 터키의 AKP는 2002년 집권하면서 이슬람을 배제한 정책들과 EU 가입을 위한 코펜하겐 규범을 기준으로 했 던 정책들로 큰 지지를 받았지만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책결정의 노선을 변화시켜 이슬람적 가치관 중심의 정책을 실현시키고 있다. 그 긴 장의 핵심 중 하나는 여성의 권리와 지위 그리고 베일에 대한 문제이다. 에르도안 대통령( : 총리역임, 현재: 대통령 재 임)은 여성의 역할이 가정으로 한정되어 있음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고, 실제적으로 2011년 '여성가족부'를 '가족사회부'로 개칭하고 낙태금지법 과 간통법을 지지하는 등 여성 개인의 인권보다는 가족제도를 중시하며 보수화된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과거 년대 벗었던 베일을 착용하고 이슬람주의운동에 앞장섰던 이슬람주의 여성들의 적극적인 정 치참여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Çınar 2008, ). 터 키 여성의 취업률은 1991년 33.7%에서 2009년 24.2%로 감소하였고 2) 같은 해 남녀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는 146개국 중 77위로 경제수준이 비슷하고 보수적인 국가에 속하는 대한민국의 11위 와 큰 격차를 보였다. 3) 이집트의 경우에도 2011년 1-2월 혁명 때, 자유 의 광장 타흐리르에서 여성들은 남성들과 텐트를 지키고 시위도 함께 했 지만 헌법 개정 준비 위원회 위원 총 10명 중 단 한명의 여성도 포함되지 않았고 2013년 1월 26일 무르시 대통령이 서명한 새 헌법의 여성관련 조항에는 여성지위를 약화시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었다는 주장이 나오 고 있다. 4) 2) 취업률(Employment rate)은 15세에서 64세까지 일할 수 있는 인구 대비 고용 인 구의 비율을 말한다. 2009년 OECD 국가의 평균 남녀 취업률 격차는 16%이다. OECD(2011). Employment rates, tenttype=&itemid=/content/chapter/factbook en&containeritemid =/content/serial/ &accessitemids=&mimetype=text/h(검색일: ). 3) UNDP는 2010년까지 성평등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남녀평등지수(GDI)와 여성권한척도(GEM)를 활용해왔지만 지표의 격차와 수준을 측정하여 성평등수준 을 산정하는 위의 경우 성평등수준이 지표수준 변화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남녀 격차의 개선에 기인한 것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단점이 있어 2010년부터 격 차로 성평등수준을 산정하는 남녀불평등지수(GII)를 새롭게 개발하였다. Human Development Report(UNDP)(2011).

6 86 중동연구 제34권 1호 특히, 여성 중에서도 정치 이슬람에 의해 위협받는 그룹은 세속주의 여 성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거주하며 베일을 착용하지 않고 세속주 의 고등교육을 받아 경제활동을 통한 사회적 지위가 다른 여성에 비해 높 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여성에게 베일착용을 의무화 하며 여성의 역할을 가정 내로 한정짓고 있기에 세속주의 여성은 이슬람 주의 부활에 피해자인 것이다. 이슬람 여성운동가들 또한 여성의 사회활 동을 주장하기 때문에 이슬람주의자들과 대립관계를 만들고 있다. 위와 같이 '민주적인가 비민주적인가?'라는 이슬람주의의 정체성 논란 은 정치 변동에 따른 여성문제(Women's issues)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러 여성문제 중에서 베일문제를 논제로 다루는 이유 는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자들 모두 베일을 개인의 신앙적 상징 이 아닌 집단의 정치적 상징 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은경의 베일 속에 는 이슬람도 여성도 없다 에 의하면 베일은 이슬람 여성인양 하지만 실은 이슬람으로 전치되어 베일이 베일을 쓰는 여성의 경험이 아니라 이슬람 을 지키려는 무슬림 전반의 경험으로 읽히고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주 장한다(오은경 2011, ). 이슬람주의자들은 베일의 확장을 통해 정치 이슬람 실현을 구현했으며 세속주의자들은 공공장소에서의 베일착 용 금지법 을 이슬람주의 확장의 견제 정책으로 여겼다. 이는 베일 착용 의 결정권자인 여성의 역할을 무시한 채 정책결정자들의 정치적 이념이 베일의 역할과 중요성을 결정짓는 것으로 터키와 이집트에서의 베일에 대한 담론을 이해할 수 있겠다. 즉, 연구대상국가에서 베일문제를 연구하 는 것은 현 정치 이슬람의 정체성을 알아볼 수 있는 동시에 젠더화된 하 위 주체 여성의 위치와 시각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의 박사논문인 터키에서 정치 이슬람의 부상과 여성의 정체성 에 관한 연구 에서는 한 국가의 사례연구를 통해 일반화시킬 수 없는 한 계점이 있어 본 연구에서는 터키와 비교할 국가로 이집트를 선정했다. 다 른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이집트를 선택한 이유는 두 국가 모두 정치 이 슬람의 이행 과정에서 국내외적으로 민주주의를 향한 일보 전진이라는 4) McGrath, Cam(Oct 25, 2012). Egypt Revolution Makes It Worse for Women. IPS, ).

7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87 평가를 받았지만 정치 이슬람의 부상으로 이슬람적 가치관 중심의 정책 결정과 실행을 하고 있고 이에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자들 간의 갈 등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속주의 공화국인 터키와 아랍 공화국인 이집트가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달리 여성운동의 역사와 활동이 월등하다는 점에서도 비교연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II.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1. 터키의 정치 이슬람 터키공화국은 헌법상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세속국가이지만 국민의 98%는 무슬림으로 정교일치를 주장하는 이슬람주의와 정교분리를 원하 는 세속주의가 터키 사회 갈등의 두 축이 되어왔다. 1923년 터키공화국 을 세우고 1938년 서거하기까지 15년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는 세속주의를 바탕으로 정치, 사회, 법, 경제와 문화 등에 대대적인 개혁을 일으킴으로써 외세의 의존 없이 세속민족국가로서 독립된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의 서거 이 후, 이슬람주의자들의 적극적인 정치행보와 선거에서의 승리는 세속주의 자들에게 위협이 되었지만 그때마다 세속주의 수호의 역할을 자처하는 군부의 쿠데타와 사법부의 이슬람 정당 해체 결정으로 세속주의 국가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이슬람의 부활로 새롭게 등장한 이슬 람주의 엘리트들은 자유주의자, 민주주의자, 그리고 실용주의자들로 2002년 레젭 타입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을 중심으로 한 친 이슬람 정당, 정의발전당(Adalet ve Kalkınma Partisi: AKP)을 총선에서 승리로 이끌었고 이들은 주변부에서 중심부의 행동가로 변화되었다. AKP의 승리는 이슬람과 민주주의의 공존 가능성을 증명해 주는 긍정적 인 사례로 평가받았고 EU 가입에 대한 AKP의 굳은 의지는 터키 민주주 의 발전에 청신호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5년 현재 세 번 총리를 역임하 고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있는 에르도안과 AKP 출신 아흐멧 다붓오울루

8 88 중동연구 제34권 1호 (Ahmet Davutoğlu) 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치 이슬람의 부상은 터키에서 자명한 사실이 되었다. 2007년 이후, AKP의 세속주의에 대한 태도는 단호했다. 1차 집권기 5 년 간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이슬람과 세속주의 문제에 대한 언급마저 회피 했던 AKP의 태도는 세속주의에 대한 새로운 논리를 가지고 공개적으로 대중에게 호소하기 시작했다(Hale and Özbudun 2010, ). AKP 의 이슬람주의자들이 새롭게 제안한 수동적인 세속주의 는 공적인 면에 서 종교성을 제거하는 과거의 급진적 세속주의에서 벗어나 종교에 대한 국가의 입장이 중립이 되어 국민의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뜻한다. 라고 밝히고 있다(Akdoğan 2004, 6). AKP는 수동적인 세속주의 를 통해 국가와 종교 사이의 상호 개입을 방지하고, 국민 대다수의 종교 적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면서 터키의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 고 주장했다(Öniş 2006, ). 즉, 공적인 면에서 종교성의 출현은 이제 더 이상 반세속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터키가 민주주의로 가 는 성숙된 과정으로 또한 급진적 세속주의에서 수동적 세속주의로 옮겨 지는 과정으로 보이기를 원했다. 그러나 새롭게 소개된 AKP의 세속주의 는 케말주의 세속주의의 폐지와 함께 자유민주주의에 의거한 이슬람주의 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는 그 당시 공화국 건 설을 위해 역사적으로 필요했던 원칙일 뿐 지금의 국민 개개인의 자유 나 사회의 화합 을 보장해주는 원칙은 아닌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에서의 다수결의 원칙 을 비판하던 AKP의 초창기 태 도 5) 는 바뀌었다. AKP는 터키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체계는 전체 인구의 98%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이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이와 같은 요구 를 정치에서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AKP는 터키주 의(Turkism)를 대신하여 터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믿을 만한 가치체계 (the authentic value system)인 이슬람이 국가 공동체를 연합시키는 아 5) 민주적인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잡기위해서 다수의 의견이 절대적인 것은 아 니다. 근대민주정치에서 가장 가치 있는 특성 중에 하나는 어떤 경우에도 다수가 소수의 기본권과 자유를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다(The AKP Party Programme, Heading 2.5. Democratization and Civil Society ; Çıtak and Tür 2008, 460에서 재인용).

9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89 교역할을 하기 원했다. 츠나르(Çınar)는 AKP의 이슬람주의를 민족적인 터키인이 완벽하게 무슬림 터키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슬람 민족주의(Islamic nationalism) 라 칭했다(Çınar 2008, 540). 국가 정체성의 핵심요소로 민족주의와 세속주의를 하나로 생각하는 케말주의 자 혹은 세속주의자에게 AKP가 주장하는 이상적인 국가상은 세속주의를 위협하는 것이었고 AKP가 세속주의를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고 여길 수 밖에 없었다. 윌리엄 할레(William Hale)와 에르군 외즈부둔(Ergun Özbudun)은 터키에서 이슬람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AKP의 경우 (Islamism, Democracy and Liberalism in Turkey: The Case of the AKP) 에서 AKP가 자유주의와 국제주의를 계속 고수할지 아니면 민족주 의 중심성향을 가지고 이슬람에 대해서 유난히 집착하는 독단적인 자세 를 취할지 AKP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Hale and Özbudun 2010). AKP의 이슬람 민족주의 를 위한 행보는 2007년 재선에서 완벽한 승 리를 얻은 후 바로 시작되었다. 재집권에 AKP가 성공한 바로 다음 달인 2007년 8월 28일 터키공화국 사상 처음으로 친이슬람 성향의 외교부장관 압둘라 귤(Gül: )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6) 지난 7 월 총선 승리로 의회와 총리직을 장악한 데 이어 대통령직마저 차지하게 된 것이다. 터키에서의 대통령직은 헌법재판소 의장, 국립대학교 총장, 고 등교육위원회(Yüksek Öğrenim Kurumu: YÖK, the Higher Education Council) 원장 등을 임명하는 막중한 권력을 지닐 뿐 아니라(Bilge Criss 2010, 49; Shankland 2007, ; Göl 2009, )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시작으로 세속주의의 수호를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 에 세속주의자들뿐 아니라 이슬람주의자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7) 야부즈 6) 2007년 4월 귤은 AKP 소속후보로 대통령에 출마했으나 친-이슬람성향의 대통령 배출에 반대하는 군부와 야권, 법조계 등 세속주의지지 세력의 저지로 당선에 실패 했다. 이후 2007총선에서 AKP가 승리한 후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재지명 되어 재 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1,2차 투표에서 실패하고 3차 투표 에서 전체 550명의 의원으로부터 339표를 얻어 당선 요건인 과반수(276표 이상) 를 63표 넘어서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 위와 같이 터키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를 실시하고 있으나 2007년 10월 21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대통령 선출 방식을 직선제로 바꾸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2014년 대선부터 적용된다.

10 90 중동연구 제34권 1호 는 이제까지의 이중 통치권 시대의 끝(the end of dual sovereignty) 이 라는 말로 이 사건을 평가하면서 정부와 군부로 나뉘었던 힘이 정부중심 으로 변화되고 있고 군부의 세력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예견까지 했다 (Yavuz 2009, ). 실제로 2007년 6월에 시작되어 지금도 진행 중인 에르게네콘(Ergenekon) 사건 8) 으로 세속주의 편의 군부, 사법부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Grigoriadis 2009, ). 2010년 9월 AKP가 주도한 헌법개헌에서도 군부와 사법부에 대한 정 부의 견제심이 드러났다. 2010년 2월 검사 한 명이 에르게네콘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되자 검찰 수뇌부와 검사 임면권을 지닌 판검사최고위원회 (Hâkimler ve Savcılar Yüksek Kurulu: HSYK, the High Council of Judges and Public Prosecutors) 는 에르게네콘에 연루된 검사에게 체포 명령을 내린 검사들이 월권을 저질렀다며 이들의 검사 지위를 박탈하는 등 정부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9) 국무장관 겸 부총리 뷸렌트 아 7) 2007년 4월 14일 앙카라, 4월 29일 이스탄불, 5월 5일 마니사와 차나칼레, 5월 13 일 이즈미르, 5월 20일 삼순, 5월 26일 데니즈리에서 600개가 넘는 민간 NGO 단 체들( 아타튀르크주의자사상협회 를 중심으로)과 공화인민당(Cumhuriyet Halk Partisi: CHP), 민주좌익당(Demokratik Sol Parti: DSP), 노동조합, 대학교가 중심 이 되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했다. 시위의 중심 슬로건은 터키의 세속주의를 영 원히 지켜야 한다. 로 AKP의 귤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에 적극적으로 반대했 다(Grigoriadis 2009, ). 8) 에르게네콘(Ergenekon) 은 이 이름을 지닌 조직이 정부 요인 암살과 이슬람 사원 테러 등을 통해 정치적 혼란을 일으켜 결국은 군부의 개입으로 이슬람에 뿌리를 둔 AKP를 전복시킨다는 쿠데타 의혹 사건이다. 2013년 8월 5일 5년여만의 검찰수사 가 마무리 되었지만 종신형 19명을 포함해 254명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 세속주의 세력은 자신들에 대한 집권당의 탄압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Wikipedia(2013). Ergenekon, (검색일: ). ( ). 터키 정계, 에르게네콘 판결 놓고 대립각, 연합뉴스, HTML 9) 2010년 2월 16일 터키 동부의 에르진잔(Erzincan)시 검찰청의 일한 지하네르 (İlhan Cihaner) 검사가 에르게네콘 사건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에르진잔 검찰청 의 수석검사인 일한 지하네르는 테러그룹인 에르게네콘 회원, 직권남용, 명예훼 손, 협박 의 혐의로 에르주룸의 특별검사 오스만 샤날(Osman Şanal)의 체포명령 을 통해 체포되어 구금되었다. 지하네르 검사가 체포당하자 판검사최고위원회 (HSYK)는 즉각적으로 그를 체포한 특별검사 오스만 샤날과 2명의 관련 검사의 직위해제를 선언하여 정치계에 긴장감을 감돌게 했다.

11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91 른치(Bülent Arınç: )는 세속주의 검찰이 민주주의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비난하며 과거에도 헌법을 개정한 사례들이 있었고 헌 법 개정을 묻는 국민투표는 항상 열려 있다. 고 덧붙였다. 대통령 귤(Gül: ) 또한 기자회견에서 터키의 사법체계를 시급히 EU 표준에 맞게 고쳐야 한다. 라고 말하며 군부와 사법부의 정치개입은 민주주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세속주의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결국 2010년 9월 실시된 국민투표 10) 를 통해 개정된 헌법은 AKP 정 부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Lesser 2004, ). 위와 같이, 민주주의 확산을 명분으로 내세워 이슬람 세력의 네트워크 를 구축하며 집권 정당의 이점을 살려 정치적 반대파들을 위협하는 방법 은 AKP에게 더 강한 정치적 힘을 주었고 반대파는 그들의 목소리를 내 기가 더 힘들어지게 되었다. 2007년 재선이후 군부ㆍ사법부와의 관계에 서 힘을 키운 AKP는 외교정책과 사회문화정책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이 슬람주의 노선을 과감하게 나타내고 있다. 11) 여기에 글로벌 금융시장과 함께 요동치는 터키경제 12) 와 에르도안 및 이슬람주의자들의 부패로 인 10) AKP는 판검사최고위원회 및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선출 임명 방식의 변화, 정당 해산 요건 및 절차 강화, 쿠데타 재판 금지조항 삭제 등 현행 헌법(1982)의 26개 분야를 개정하기로 2010년 3월 발표했다. 2010년 5월 의회 표결에서 개헌안 승 인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개헌안의 국민투표 부의는 가결되 었고 대통령도 동 개헌안에 서명했다. 2010년 9월에 실시된 국민투표(투표율 77%)에서 동 개헌안이 찬성58%, 반대 42%로 통과되어 사법부와 군부의 권한이 약화된 반면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은 강화됨에 따라 CHP, 민족행동당(MHP) 등의 야당과 사법부 및 군부 세력은 동 개헌안이 권력분립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2009). 터키 최근 정치 경제 동향, inducode=1axxxxxx&single=cu&keyword=&fromdate=&todate=&fromdat e1=&todate1=&sortfld=1&sortmod=1&pageno=2&pagevol=10(검색일: ). 11) 노라 오나르(Nora Onar)의 케말주의자, 이슬람주의자 그리고 자유주의자: 갈등과 합의의 변화된 양상(Kemalists, Islamists, and Liberals: Shifting Patterns of Confrontation and Consensus, ) 에서 2005년 말 이슬람주의-자유주의의 합의는 국내단계에서 무너졌다고 말하고 있다. 공공 장소에서의 베일문제, 음주문제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국제적 수준에서도 터키 가 지정학적인 전략상 EU와 중동 간에 균형을 잡고 있었는데 중동으로 기우는 시 기를 2005년 말로 보고 있다(Onar 2007, ). 12) 추가 양적완화 이후 주요 신흥국 주식시장 및 통화가치 등락률 아르헨티나: 주식 (+6.32), 통화(-0.04), 터키: 주식(-2.97), 통화(-0.49), 브라질: 주식

12 92 중동연구 제34권 1호 한 국민의 실망감이 커지며 반정부세력이 계속 커지고 있다. 그러나 2014년 8월 대통령선거에서 에르도안 즉, AKP의 승리가 보여주는 것은 여전히 터키에서 정치 이슬람의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것이다. 2.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1922년 2월 28일, 수에즈 운하의 안전에 대한 권리와 이집트 방어권 을 영국이 가지고 있긴 했지만 이집트는 독립주권국가가 되었다. 술탄 푸 아드(Fouad) 왕을 통해 영국은 이집트에 대한 통치권을 유지했고 1936 년 푸아드를 이은 그의 아들 파루크(Farouk) 시대에 수에즈 운하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 외에는 모두 철수시켰다. 이집트 군이 수에즈 운하 를 방어할 능력을 갖출 때 까지 영국군이 수에즈 운하 지역에 주둔할 권 리를 이집트 정부가 주었고 명실상부 완전한 독립국이 되었다. 그러나 계 속되는 왕의 독재와 부패 그리고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서 사드 자그롤 (Saad Zaghloul) 수상과 와프드(Wafd) 당은 국민의 지지를 잃었고 국민 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이집트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이념적 조직적 진원 지인 무슬림형제단이 단기간에 성장하였다(황병하 1999, 165). 1928년 무슬림형제단을 창시한 하산 알 반나(Hasan al-banna)는 영국의 간접적 지배와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 받는 대중에게 국가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 일한 방법은 이슬람법 샤리아(Shari ah)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무능한 정부를 대신하여 사회복지에 힘쓰면서 대중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빈민계층을 위한 병원과 학교를 세우고 재원을 마련하 기 위한 기업을 운영하며 자선사업에 앞장서면서 이집트에서 가장 큰 사 회운동조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1952년 가말 압둘 나세르(Gamal Abdul Nasser)가 이끄는 이 집트의 자유 장교단이 왕정을 정복하고 공화국을 세우면서 무슬림형제단 에 대한 견제는 시작되었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나세르는 당시 초대 대통 (-0.42), 통화(+0.56), 인도: 주식(-0.82), 통화(-0.19), 인도네시아: 주식 (+1.78), 통화(-0.16), 남아공: 주식(-1.21), 통화(-1.23), 헝가리: 주식 (+1.34), 통화(-4.11), 폴란드: 주 식(+0.79), 통화(-2.67). 김동욱, 김유미, 하헌형( ) 금융시장 덮친 3각 악재, 한국경제.

13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93 령인 무함마드 나기브 장군을 축출하고 새로운 이집트 공화국에 범아랍 주의를 주창하며 세속주의와 사회주의 정책을 선택한다. 이슬람주의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세속주의 정책에 1954년 무슬림형제단은 불만을 품 고 나세르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 이후 무슬림형제단은 나세르, 사다트, 무바라크, 그리고 현재 엘시시 정부까지 세속주의에 기반을 둔 정부에게 불법단체로 여겨지며 반정부세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나세르의 사회주의 정책은 1950년대 60년대 계층구조에 변화를 가져오며 저소득층과 중산 층이 토지정책, 무상교육, 고용기회 등의 많은 국가적 혜택을 받게 했지 만 위와 같은 나세르의 국가개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이스라엘 연 합군과의 1967년 6일 전쟁에서 패한 손실에 후대는 집중한다. 이집트의 경제적 손실은 이집트 정부의 정책을 변경하게 했고 나세르 사망 후, 대 통령이 된 사다트 대통령의 실리주의 외교정책과 친미정책에 영향을 미 쳤다(엄익란 2007, 31-33). 1970년 나세르 대통령의 죽음으로 안와르 사다트(Anwar Sadat)가 대 통령이 되었다. 이집트는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시대의 막을 내리고 개방 의 시대를 시작했다. 즉, 친소정책에서 친미정책을,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서 자유방임 경제를 말하는 인피타흐(infitah) 13) 개방정책을 채택했다. 이 정책으로 이집트의 서구화와 세계화는 가속화되었고 1980년대 초반 까지 번영기를 경험했으나 번영을 조장한 자본이 주로 IMF와 세계은행 (World Bank)으로부터의 부채와 외국의 원조에 의한 것으로 이집트의 경제상황은 불안정해졌다(엄익란 2007, 34-35). 서구화와 빈부격차로 인한 대중들의 불만과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은 이집트에 이슬람 부 흥을 가져왔고 무슬림형제단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했다. 대중은 정부 를 신뢰하지 못하고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 즉, 무슬림형제단을 크게 지지 했다. 1970년 초 무슬림형제단에서 분리된 이슬람 무장단체 지하드 (Jihad)에 의해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사다트를 이은 호스 니 무바라크(Hosni Mubarak)와 국민 민주당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 고 이슬람 정당 창당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무바라크 정부는 사다트 대통 13) 인피타흐는 1974년 6월에 발표된 법 43호에 기초한 것이다(엄익란 2007, 34-35).

14 94 중동연구 제34권 1호 령의 인피타흐 정책을 이어갔다. 개방정책의 결과 이집트 경제는 세계자 본에 의해 규제되고 통제되면서 더욱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집트 석유수 입의 감소, 걸프전 이후 귀향한 이민자들로 인한 송금액 감소, 인플레이 션과 국내 실업률의 향상, 수에즈 운하 수입의 감소, IMF와 세계은행의 원조 감소와 국제신용등급 하락 등이 원인이 되었다. 이집트 경제의 위기 는 젊은이들의 실업률을 증가시키고 이집트 정부는 실업률을 제어할 능 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경제위기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은 이집트의 종교화 보수화로 귀결되었다.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30년이라는 긴 무바라크 시대가 끝나고 2012년 5월 23일과 24일에 걸쳐 있었던 대통령선거는 이집트의 정치 이 슬람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총 13명의 대권 주자 가운데 유력한 당선 후보는 4명으로 좁혀졌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 메드 샤피크(Ahmed Shafiq),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무바라크 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아므르 무사(Amr Moussa), 과거 무슬림 형제단 소속이 었던 온건 이슬람주의자 아불 포투(Abdel Monem Aboul Foutouh), 무슬 림 형제단의 후보 무함마드 무르시(Mohammed Morsi)이다. 그러나 5월 선거 결과 어느 후보도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함에 따라 최종 승자는 6월 결선 투표에서 가리게 되었다. 결선 투표에서 만날 두 후보는 중도파가 아닌 급진파가 되었다. 1위는 무슬림형제단의 정당인 자유정의당 (Freedom and Justice Party) 소속 무르시가, 2위는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부가 지지하는 구 정권 총리 출신 샤피크가 각각 차지했다. 6월 16일, 17일에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이슬람주의자 무르시는 51.7% 득표율로 48.3%를 얻은 샤피크와 약 3% 차이로 승리했다. 군사독재가 시작된 1952년 이후 첫 민주선거에서 승리한 이슬람주의 자 무르시의 대선공략을 경제개혁, 정치개혁, 대외관계로 나누어 살펴보 면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의 부상을 증명할 수 있다. 첫 번째, 경제난 해소 를 위해서는 이슬람 자선세금 자카트(Zakat)를 도입하고 이슬람 은행을 확대하며 아랍개발기금차관도입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치안과 법질서 회복을 위해서는 군 예산에 대한 민선정부의 감독을 강화하고 반 부패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군권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마 지막으로 대외관계에 있어서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겠다고 했

15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95 으며 이슬람국가들과의 협력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장지향 2012, ). 또한 2012년 12월 무르시 대통령 시기에 통과된 이집트 헌법 14) 의 내 용을 보면 이슬람주의 확산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특별히 종교적 측면 을 살펴보면 순니파에서 가장 권위적인 신학기관인 알 아즈하르에게 이 슬람법에 관한 모든 권한을 부여했고, 예언자나 사도들을 모독하는 행위 를 범죄행위로 간주했으며 종교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정당을 허용했다. 2014년 세속주의 정권의 새로운 헌법에서는 위의 내용을 모두 축소하거 나 삭제하면서 15)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갈등을 표면화 시켰다(황병 하 2014, 188). 실세 군부와 민선 이슬람주의자 대통령의 갈등은 결과적으로 1년이 채 안되어 무르시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군부의 승리로 끝이 났다. 무슬림형 제단과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은 2013년 7월 3일 군부 쿠데타로 실각하 였고, 2014년 5월 26-28일 군부 과도정부 하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여 군부 출신의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ah El-Sisi)가 선출되었다. 또 한 올해 4월 21일 무르시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이 선고되는 등 이슬람 주의자들에 대한 세속주의자들의 압박이 강화되었지만 여전히 이집트는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자들의 갈등으로 정국이 어지럽다. 14) 2012년 12월에 통과된 이집트 헌법은 1971년 헌법을 수정한 것인데 그 효력은 무르시의 하야와 함께 불과 1년 정도였다. 2014년 1월 14-15일 투표로 통과된 이집트 신헌법은 13개월 만에 새롭게 수정된 헌법으로 2012년 헌법과 마찬가지 로 1971년 헌법을 기본으로 수정한 것이다(황병하 2014, 188). 15) 2014년 신헌법은 알 아즈하르의 역할이 축소되었고 샤리아의 원리원칙을 명시한 내용들을 삭제하였으며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정당의 설립을 금지하였다(황 병하 2014, 188).

16 96 중동연구 제34권 1호 III. 베일문제 1. 터키와 이집트의 베일정책과 베일의 확산 정치 이슬람이 부상하면서 터키와 이집트에서 베일문제는 종교문제를 넘어서는 이데올로기적 문제로 사회갈등의 축이 되고 있다. 터키에서 1980년대 이후, 소위 이슬람주의 여성으로 분류되는 도시의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여성들은 머리와 목 그리고 가슴을 완벽하게 가리 는 터번(türban) 이라고 불리는 스카프에 발목을 덮을 정도의 길고 느슨 한 코트를 함께 입었다. 이런 방식의 의상을 테세튜르(tesettür) 라 불렀 고 이는 정치 이슬람의 상징이 되면서 대도시의 새로운 이슬람 소비문화 를 창조했다(Sandıkçı and Ger 2007, ). 테세튜르의 착용은 터 키의 세속주의는 물론 공화국 창시자인 아타튀르크 이념에 도전하는 것 을 의미했지만 공적인 장소에서 테세튜르를 입은 여성은 날로 늘어났다. 특별히 대학에서의 이슬람 복장은 세속주의자들에게 눈엣 가시였다. 베일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터번(türban) 을 대신 한 머릿수건(başörtüsü) 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했지만 공적인 장소 에서의 베일 착용이 1980년 말까지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에서 세속주의 그룹은 반이슬람주의 깃발을 들기 시작했다. 1989년 YÖK의 위원인 케말 귀뤼즈(Kemal Gürüz) 16) 는 터번 역시 베일을 의미한다. 그리고 터번은 유니폼처럼 어떤 이념적 상징이 되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슬람 정당 복지당(Refah Partisi: RP)을 중심으로 베일을 착 용한 학생의 대학 입학을 허가하라는 베일 운동(Veil Movement) 은 급 속히 확산되었고 RP는 정권을 잡게 되면 베일을 착용한 여학생의 대학 입학을 보장하겠다는 선거 공략을 내세웠다. 그 결과 많은 이슬람주의 여 성은 적극적으로 RP에서 주최하는 베일 운동과 선거 운동에 참여했 다. 17) '베일 운동'은 정치 영역까지 확산된 이슬람 운동으로 터번을 착용 16) 케말 귀뤼즈(Kemal Gürüz)는 1995년 12월 6일 YÖK의 원장으로 선출되었고 1999년 재임명되어 2003년 12월 5일까지 재임하였다. 17) 이슬람주의 여성의 정치 사회운동 참여가 1995년 비록 연립정부이긴 하나 터키

17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97 한 여성의 이미지는 정치 이슬람의 상징이 되었고 세속주의에 대한 이슬 람주의의 위협 으로 여겨졌다. 이슬람 정당인 RP에 대한 세속주의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1997년 초부터 격화되어 1997년 2월 28일 다시 군부가 정치에 개입하는 상황이 되면서 1998년 헌법재판소는 논란이 많던 대학 내에서 베일 착용이 일종의 정치적 선전행위로 간주된다며 대학에서의 베일 착용 금지 명령이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다시 말해 충분히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들은 어느 특정한 사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처한 지 역사회의 전통과 관습을 좇아 베일을 쓰는 반면, 지역사회의 압력과 전통 에 맹종하지 않을 정도로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공화국의 세속주의 원칙에 맞서 정치 이슬람에 대한 선호의 표시로 베일을 쓴다고 헌법재판 소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교는 물론 고등학교까지 베일을 착용 한 학생들의 학교출입을 철저하게 금지시켰다. 이런 이유로 베일을 착용 한 많은 공무원들과 여학생들이 18) 학교를 떠나거나 공부를 계속하기 위 해 유학을 선택했는데 19) 이 당시 베일문제로 유학을 간 여학생 중에는 지금의 대통령과 장관들 그리고 여당 국회의원 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베일문제를 철저하게 세속주의 원칙에 입각해 풀고자 했던 터키에서 1999년 5월 총선 이후, 22명의 여성 국회의원 중 한명인 미덕당(Fazilet Partisi: FP)의 메르베 카박츠(Merve Kavakçı) 20) 가 터번을 착용하고 국 회에 나타난 것은 큰 충격을 주었다(Rumford 2003, ). 21) 당시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 정당이 제도권의 질서에 따라 집권당에 오르는 데 크게 기 여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18) 대학 내 베일착용 금지법으로 인해 학교를 떠난 이슬람주의 여학생의 정확한 숫 자는 알 수 없지만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여성차별반대협회(Ayrımcılığa Karşı Kadın Hakları Derneği: AK-DER, Organization for Women s Rights against Discrimination) 라는 대표적인 이슬람 여성운동 단체에서 말하고 있다 (Benli 2008, 5). 19) 세속주의자들이 교육받지 못한 전통적인 가정주부의 베일착용은 반대하지 않고 실제적으로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즉,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들의 베일착용을 반대하는 것은 이슬람주의가 근대화 즉, 현대화 되는 것에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 라고 이슬람주의자들은 말했다(M. Toprak and Uslu 2009, 47). 20) 1968년생으로 1999년 4월 18일 이스탄불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다. 앙카라 의 대에 들어갔으나 대학 내 베일착용 금지법으로 2년 만에 학교를 자퇴하고 미국 달라스(Dallas)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다. 21) TRT TÜRK(2011). 서약을 지키지 않은 국회의원 메르베 카박츠(Yemin Ettirilmeyen Milletvekili, Merve Kavakçı),

18 98 중동연구 제34권 1호 수상인 뷸렌트 에제빗(Bülent Ecevit: )과 세속주 의자들은 즉시 카박츠의 행동을 세속주의국가의 원리에 도전하는 테러로 보았고 이슬람주의자들은 자신의 종교적 의무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보면서 베일문제가 다시금 정치화 되었다(Göle 2002, 178). 2002년 11월 총선 이후, 이슬람주의자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베일문 제에 대한 AKP의 태도는 과거 정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AKP 의원 들의 아내와 딸들이 베일을 착용한 것은 국민에게 AKP가 이슬람적 가치 에 헌신한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AKP의 여성의원들은 베일을 착용하지 않았고 당은 직접적으로 베일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이는 베일문제로 인 해 터키 사회가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로 분열되어 갈등하는 것을 막고 무엇보다도 정부가 군부와 세속주의자들의 반감을 얻지 않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Çıtak and Tür 2008, 462). 우리 터키에서는 베일문제가 민주주의라는 미사여구 뒤에 숨 어서 자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저는 베일문제가 민주주 의 발전을 가리는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민 모두는 사적인 삶에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하는데 완벽한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베일을 이용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국가의 통일된 이념과 양심의 자유와 무엇보다도 세속주의 원칙에 위 배되는 행위임을 밝히는 바입니다(Seçkinelgin 2006: 748). 위의 연설은 2004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을 기념하여 대통령인 아 흐멧 네즈뎃 세제르(Ahmet Necdet Sezer: )가 근 대화된 터키 공화국 건설을 위해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것을 치하 한 후, 공적인 자리에서의 베일 착용 금지는 민주주의 세속국가인 터키에서 정당한 것이고 베일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 장한 것이다. 그가 대통령직에 있을 때, 공식만찬을 주재하면서도 초청받 kavakci-2-mayis-1999(검색일: ).

19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99 은 인사 중 베일을 착용한 부인들은 초대하지 않았다. 22) 이에 에르도안 총리를 포함하여 이슬람주의 성향의 의원들은 공식만찬에 베일을 착용한 부인과 함께 하지 않았고 또한 AKP 의원들은 이를 문제시 여기지 않았 다.(Çınar 2008, 906) 위에서처럼, AKP는 이전의 이슬람 정당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베일 문제에 접근했다. 이들은 베일에 대한 이슬람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 며 베일문제를 국제인권조약에 근거하여 보편적 인권 문제로 여겼다. 구 체적으로 공공장소에서의 베일착용 금지법 이 교육의 권리, 차별폐지의 원칙, 종교의 자유 등에 어긋난다고 보는 국제 인권 조약에 근거하여 베일 착용의 정당성을 옹호했고 베일문제의 해결책으로 서구의 자유주의 사상 (West liberal thought)에 입각한 사회적 합의(social consensus) 를 제시 했다(Grigoriadis 2009, ). 터키 정부는 EU에 회부한 베일사 건 23) 을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베일착용 금지법 의 철폐를 기대했다. 이는 사회분열을 최소화 하고 정치적 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4년 6월 29일 터키에서의 대학 내 베일착용 금 지법 문제에 대한 유럽인권재판소(the Europena Court of Human Rights: ECHR)의 재판이 있었는데 ECHR은 베일착용 금지법 이 터키공 화국의 세속주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라고 결론 내렸고 결정적으로 2005년 11월 11일 ECHR 재판은 만장일치로 터키의 베일문제에 대한 AKP의 의견에 반대함으로써 EU는 AKP의 자유주의 담론에 힘을 실어주 지 못했다(Grigoriadis 2009, ). 베일문제를 계기로 EU에 근거한 개혁이 AKP가 원하는 이슬람-자유 주의 합의 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터키의 급진적인 이슬람주 22) 2006년 10월, 터키 대통령 아흐멧 네즈뎃 세제르(Ahmet Necdet Sezer)는 터키 독립 기념 만찬에 베일을 착용한 부인을 데려온 AKP 의원들의 참석을 거절하였 다. 그는 이것이 일종의 타협 이며 이는 아타튀르크에 의한 세속국가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거절한다고 언급했다. (Oct 30, 2006). Turkey in veil controversy, Asia News.it, ). 23) 원고는 의대 5학년에 재학 중일 때, 베일을 착용한 이유로 학교에서 강제 퇴학을 당했는데 이는 종교의 자유와 교육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원고 는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가정 또한 차별로부터 자유를 억압당했다고 변론했다. Leyla Şahin vs. Turkey. Application no /98(Çıtak and Tür 2008, 459)

20 100 중동연구 제34권 1호 의자들은 EU가 무슬림에게는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분노했고 AKP 의 EU에 대한 무한 신뢰심에 문제를 제기했다(Onar 2007, ). Yeni Şafak 신문에서 아키프 엠레(Akif Emre) 24) 는 베일문제에 대한 EU의 결정을 통해 자유주의 성향의 세속주의를 옹호하는 신( 新 )이슬람 주의가 이슬람을 더욱 망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라며 EU와 함께 AKP 또한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25) 에르도안은 격분한 상태에서 대학에서 의 베일착용 이 ECHR 재판에서 인정받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공식석상에 서 말하고는 즉시 흥분했던 자신의 태도에 대해 후회하며 상황을 모면하 려고 노력했으나 세속주의자들은 에르도안의 말과 태도를 비판했다. 터 키의 현 총리는 원리주의 종교성으로 이성을 잃고 있고 터키를 이슬람 국 가로 만들려는 의도(takiyye, hidden agenda)가 확실하다. 라고 세속주의 자들은 비난하면서 터키의 세속주의가 이슬람주의로 변할 수 있나 보기 위해 AKP가 베일문제를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Grigoriadis 2009, ). AKP 집권 하에서 베일문제에 대한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간의 긴장 은 2007년 4월 24일 분출되었는데, 이날 에르도안이 외교부 장관으로 재 직하고 있는 압둘라 귤을 대통령 후보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온건성과 협 상 능력이 뛰어난 귤의 정치적 자질은 AKP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인정하 는 긍정적인 이미지였지만 이슬람 중심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 다 베일을 착용한 아내를 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세속 주의자들에게도 이슬람주의자들에게도 충격이었다. 이 당시 만약 대통령 후보 귤의 부인이 베일을 착용하지 않았다면,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반 대는 없다. 라는 의견이 대부분으로 26) 종교성이 뚜렷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국제적으로 근대화의 대표성을 띠는 대통 24) 아키프 엠레(Akif Emre)는 기자이며 TV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이다. Yeni Şafak 설립자 중 한명이며 지금도 사설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5) Emre, Akif(Nov 15, 2005). 아지즈 네신으로부터 배우는 터번 교육(Aziz Nesin den Türban Dersi), Yeni Şafak, 15/aemre.html(검색일: ). 26) 물론 급진적 세속주의자들은 과거 1990년대 이슬람 정당 RP의 중심의원이었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세속주의 미디어와 시민사회를 통 해 내놓는 등 강력 대응을 불사했다.

21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01 령직에 베일을 착용한 영부인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반대시위의 구호 중 터번을 착용한 영부인을 원치 않는다. 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 면서 베일문제는 또 다시 사회문제가 되었다. 세속주의자들의 강한 저항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7년 8월 압둘라 귤은 의원들의 간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선출되었고 이후, 에르도안은 대담하게 베일을 착용한 여성들의 대학 입학을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 2008년 2월 7일 AKP는 우파인 MHP의 지지를 얻어 대학 내 베일착용 금지법 을 폐지하기 위해 헌법의 2개 조항을 개정했다. 27) 헌법 10조항: 모든 국민은 공공서비스를 평등하게 받아야만 한다. 헌법 41조항: 법적으로 규정한 제약 외에는 모든 남성과 여 성은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28) 개정안에 따라 대통령 귤에 의해 임명된 YÖK의 원장 유수프 지야 외 즈잔(Yusuf Ziya Özcan: )은 즉각적으로 베일을 착용한 학생들의 대학 입학을 허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터키의 115 개의 대학 중 12개의 대학만이 베일착용 금지법 의 철폐를 수긍했고 대 부분의 대학 당국은 베일착용 금지법 의 철폐가 AKP와 세속주의 사이에 긴장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며 시행하기를 주저했다. 제1야당인 CHP는 이 개정안이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AKP의 숨겨진 의도라며 헌법 재판소에 개정안 취소를 요구했고 2008년 3월 14일 고등법원장은 헌법 재판소에 세속주의 원칙 위배를 이유로 AKP의 해체와 5년 동안 71명 의 원의 정치활동 금지를 촉구했다. 2008년 6월 5일 헌법재판소는 위의 헌 법 개정안이 세속주의를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판단하여 개정안을 취소하 고 결국 대학 내 베일착용 금지법 을 복귀시켰다. 그러나 2008년 7월 30 27) 공공장소에서의 베일착용 금지법 폐지안이 403대 107로(찬성 79%) 2008년 2 월 7일 통과되었다. 28) (March 9, 2008). Amendment does not free headscarf, Newstime7, dscarf.php(검색일: ).

22 102 중동연구 제34권 1호 일 네 명의 재판관이 AKP의 폐당 대신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당은 유지 될 수 있었다(Başkan 2010, ). 대학 내 베일착용 금지법 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다시 회복된 후, AKP 는 이에 저항하지 않고 베일을 착용한 여성의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 사이에 다시금 세속주의 원칙에 근거하여 선을 긋고 베일에 대한 언급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Çınar 2008, ). 대신에 종교청(Diyanet İşleri Başkanlığı: DİB), 이슬람 미디어, 교육체제를 통해 여성들의 베일 착용을 권장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KP 산하 종교청의 임원인 아이셰 수주(Ayşe Sucu) 29) 는 베일이 이슬 람적 요구임을 미디어를 통해 공공연히 말하고 있고 종교청 장관인 알리 바르닥오울루(Ali Bardakoğlu: )는 공개적으로 이슬람 이 발흥한 이후 지금까지 14세기 동안 여성은 종교적 의무에 의해 자신 의 머리를 가렸다. 라고 TV좌담회를 통해 밝히는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여 성의 베일착용을 권장하고 있다(Baran 2010, 94-96). AKP가 말하는 베 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결실을 맺는 결정들이 줄을 잇고 있다. 2013년 10월 초, 공무원들의 베일착용이 허용되었고, 30) 11월 여성 국회의원이 베일을 착용하는 31) 등의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터키사회에서 베일의 확산은 베일을 정치 이 29) 아이셰 수주(Ayşe Sucu)는 이맘-하팁 출신으로 터키 종교청의 임원으로 있다 년까지 Flash TV에서 매주 종교와 여성 이란 프로그램을 했고, 2000 년-현재까지는 TRT에서 종교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종교와 여성(DİN VE KADIN), 신앙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İNSAN OLMAKTIR DİNDARLIK) 라는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무슬림 여성에 대한 글을 계속 신문에 기고하 고 있으며 Ulus와 Sabah의 칼럼니스트이다. 30) Roff, Smith(Oct 11, 2013). Why Turkey lifted its ban on the Islamic headscar, National Geographic, /10/ hijab-ban-turkey-islamic-headscarf-ataturk/ 31) AKP 출신 국회의원 4명(Sevde Bayazıt Kaçar, Gönül Bekin Şahkulubey, Nurcan Daldudak, Gülay Samacı)은 어떤 저항도 받지 않고 국회에 참석했다. 야 당인 CHP는 에르도안과 AKP 정당이 베일문제에 있어 아타튀르크 정신에 위배 되었음을 주장하고 법정에 고소하였다. Ghosh, Palash(Nov 1, 2013). Veil of democracy? Turkish women MP s wear Islamic headscarves in parliament for first time in decades, International Business Times, veil-democracy-turkish-women-mps-wear-islamic-headscarves-parliame nt-first-time-decades (검색일: ).

23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03 슬람뿐 아니라 이슬람 소비문화의 상징으로까지 변화시켰다. 무트루 비 나르크(Mutlu Binark)와 바르쉬 클르츠바이(Barış Kılıçbay)는 베일착용 이 이제는 소비문화를 창조하고 있고 유행에 민감한 패션(veiling fashions) 이라고 설명한다(Binark and Kılıçbay 2002, ). 바누 교카릭셀(Banu Gökarıksel)과 안나 세코르(Anna Secor)는 패션과 테세튜 르: 이슬람식 여성 의복의 판매와 소비(Between Fashion and Tesettür: Marketing and Consuming Women s Islamic Dress) 라는 논문에서 지금 의 이슬람주의 여성들은 테세튜르가 강조하는 정숙함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패션의 화려함 사이에서 새로운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고 설명하면서 베일의 변화된 의미를 분석했다(Gökarıksel and Secor 2010, ). 이집트에서의 베일문제는 까심 아민(Qasim Amin)으로부터 언급되었 다. 그는 여성들이 베일을 벗기를 원했지만 강제적으로 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그와 함께 무스타파 압드 알 라지끄(Mustafa abdal-raziq), 쉐 이크 알리 압드 알 라지크(Shaikh ali Abd al-raziq), 따하 알 시바이 (Taha al-sibai), 사이드 자글룰 등의 개혁파 지식인들이 베일착용을 반대했다. 이집트 최초 여성운동가인 후다 샤으라위(Huda Shaarawi) 또 한 베일착용 반대운동을 주도했다. 그녀는 로마와 터키에서 열린 국제여 성회의에 참가하고, 터키의 초대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서구적인 여성상을 지향하는 일환으로 베일착용을 반대하는 개혁정책을 듣고 큰 도전을 받는다. 그녀는 1923년 로마에서 귀국하는 길에 알렉산 드리아 항구에서 베일을 벗었다. 함께했던 협회의 다른 회원들도 베일을 벗으면서 이집트의 상류계층의 여성들이 베일을 벗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개혁파 지식인들과 여성운동가들의 베일착용 반대운동에도 불구하 고 오래된 전통인 베일착용은 보수 지식인들과 종교인들에 의해 고집되 었다(조희선 2002a, ). 그러나 결국은 1930년대 말에는 베일착용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집트 계 미국인 인권운동가인 노니 다위시(Nonie Darwish)는 이 시대에 베일 이 사라지게 된 원인을 활발한 여성운동 32) 과 함께 4가지 사회적 배경을 32) 서구 담론의 영향을 받은 초기 페미니즘은 베일로부터의 해방을 주창하였다(조희

24 104 중동연구 제34권 1호 아래와 같이 생각했다. 첫 번째는 영국 식민주의 영향이다. 서구의 식민 주의 정치인, 여성운동가(Feminist), 그리고 선교사들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가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베일을 도입했다고 교육시켰다. 두 번 째는 이집트의 왕 파루크(Farouk)가 친서구적이며 이집트의 근대화를 원 했다. 세 번째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국이 되기 전 시대(prepetrodollar era)로 힘이 없고 가난했으며 마지막으로, 무슬림형제단의 초창기 시대로 영향력이 전혀 없었다. 33) 위와 같은 시대적 배경과 함께 1937년 무슬림 종교학자들에 의해 발표되는 견해인 파트와(fatwah)는 하나피와 말리키 법학파가 베일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터키의 급진적 개혁과 다르게 종교적 권위를 통하여 베일을 벗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이집트 민족주의자들 이 여성의 베일을 민족적 상징으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구 담론의 영향으로 타자 의 열등성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베일은 이집트 여성들에 게 버림받았다(조희선 2002b, 43-45). 1956년 나세르가 죽자 무슬림형제단은 힘을 얻었고 여성에 대한 영향 력도 커졌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국 도입과 이란의 이슬람 혁 명은 이집트의 이슬람주의자들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주었다. 1970년대 일어난 이슬람운동은 이슬람 문화에 뿌리를 둔 대중적인 형태로 나타났 다. 도시에 거주하며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이집트 여성 들이 이슬람주의를 지지하면서 벗었던 베일을 다시 착용하기 시작했다. 일시적인 유행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대생들의 베일은 가장 영향력 있 는 사회 정치 운동이 되었다(조희선 2002b, 46-47). 이슬람운동에서 베 일은 정체성 회복의 상징성을 가지고 정치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집트 정부가 베일착용 확산을 제제하려고 했지만 베일착용은 수그러들지 않았 다. 종교적 권위를 가진 아즈하르의 침묵은 이를 더욱 도왔고 결국 이집 트 여성의 베일착용은 카이로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70년대 말, 베일로 부터 자유로웠던 이집트의 여성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어졌다. 선 2002a, 130). 33) Glazov, Jamie(Feb 5, 2010). How the veil conquered Cairo University, Frontpage Mag, ).

25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년대 말과 1990년대 초, 무바라크 정부는 이슬람 복장(al-ziyy al-islami)이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 위협이 된다며 남녀 모두에게 특이할만한 이슬람 복장을 금지했다. 남자는 턱수염이 있는 경우 정부가 주최하는 연회에 입장할 수 없고 운전면허를 갖기 위해 엄격한 신분확인 절차가 요구되었다. 여자의 경우 베일을 착용한 여성은 공영방송에 출현 이 금지되었으며 항공사 승무원도 베일을 착용할 수 없었다. 온몸을 가리 는 베일의 종류인 니캅(niqab)의 경우에는 국 사립학교와 직장 모든 곳에 서 금지되었다. 특별히 교육기관 즉, 학교에서의 여학생 의복정책은 이집 트가 급진적인 이슬람주의를 견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94년 교육부 장관 후사인 카말 바하 알 딘(Husain Kamal Baha al-din)은 교복에 관 한 법률 113조(Ministerial Order 113 of 1994)를 통해 1학년에서 5학 년 학생은 베일착용을 금지하고 6학년에서 8학년 학생은 부모의 동의 하 에 베일을 착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후사인 교육부 장관이 원했던 대 학교에서의 베일착용 금지법은 기각되었다. 그는 베일문제 규제뿐 아니 라 이슬람주의 교사들의 해고와 커리큘럼 개정 등을 통하여 이슬람주의 확산을 견제했다. 니캅을 착용한 수십 명의 여대생들은 항의했고 이슬람 주의 변호사 몬타세르 알 자얏(Montasser al-zayyat)은 교육부 장관과 의 긴 법정싸움을 통해 니캅과 관계된 25개 소송에서 이겼지만 최고법정 에서는 113조의 유효함을 뒤집지 못했다(Herrera 2001, 16-19) 년 1월 23일 AUC(the American University in Cairo)는 공식적으로 니 캅의 착용을 금지하면서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착용하는 것은 교육에 필 요한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에 금지한다고 밝혔고 니캅 착용을 원하면 다 른 교육기관을 찾도록 권고했다. 34) 위와 같이 이집트에서의 베일에 대한 세속주의 정책은 터키에서처럼 일방적이고 강도 높은 것이 아니어서 급진적인 이슬람주의 색체를 약화 시키는데 그쳤다. 강도가 약한 세속주의 정책과 이슬람주의 확산으로 현 재 약 90%의 이집트 여성이 베일을 착용하고 있지만 자신들만의 베일문 화가 형성될 수 있었다. 이슬람법에 위배되는 의상들(여성의 몸매가 들어 34) Al-Ahram(July 1-7, 2004). Facing off, 697/eg6.htm(검색일: ).

26 106 중동연구 제34권 1호 나는 의상과 이목을 끄는 화려한 색채의 베일)이 대도시에서 젊은 여성 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베일의 색체를 약화(downveiling)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Herrera 2001, 16-19). 다운베일링 은 정부의 이슬람 의상 에 대한 규제가 야기한 현상이었다. 무바라크 세속주의 정부의 베일에 대한 견제정책은 아랍의 봄 이후 바뀐 무르시 정권에서는 볼 수 없었다. 다운베일링 은 외관뿐 아니라 행 실에도 영향을 미쳐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베일을 착용하고 자연스럽게 흡연을 하고 바에 들어가 술을 마시는 여성들이 눈에 띠게 늘었다. 며 카 이로 많은 여성들의 다운베일링 은 연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35) 무 르시 대통령의 부인 나글라 알리 마흐무드 여사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베 일인 키마르(khimar) 36) 로 얼굴을 제외한 상반신을 가리고 행사에 등장 했다. 2012년 9월 9일 일요일 국영방송인 채널1 정오 뉴스에 파티마 나 빌(Fatima Nabil) 여성 앵커는 이집트 방송국 개국 이래 최초로 머리와 목 그리고 가슴을 가리는 베일인 히잡 을 착용하고 방송을 진행했다. 37) 무슬림 형제단 출신으로 2012년 8월 새 공보부 장관으로 임명된 살라 압 둘 마끄수드(Salah Abdel Maksoud)는 앵커의 비공식 베일금지는 국영 방송국에서 폐지되었다. 고 발표한 직후에 베일을 착용한 앵커가 뉴스를 진행한 것이다. 파티마 나빌의 베일착용은 두 가지 반향을 일으켰다. 과 거 정책에 대항하는 새로운 무르시 정권의 과감한 행정과 직장에서의 종 교적 자유를 허가하는 것에 대한 찬사가 있었고 이에 반해 방송을 통해 종교 보수화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에 비판여론도 드셌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조처가 무르시 대통령이 추진할 본격적인 이슬람화 정책 의 시작인지를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고 전했 35) Bizawe, Eyal Sagui(Oct 4, 2014). Hijab fashion in Egypt: A lot more than meets the eye, Haaretz ). 36) 키마르는 무슬림 노동자 계층 여성의 상징이다. 37) 이집트의 민영방송에서는 여성 앵커들이 베일을 착용하기도 한다. (Sep 2, 2012). Female news presenters can wear veils on TV for the first time ever in Egypt, Daily News, (검색일: ).

27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07 다. 38) 영국 BBC 방송은 이런 변화가 세속주의 성향의 무바라크 독재정 권이 무너지고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르시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뒤 높아 진 이슬람 세력의 위상과 여성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집트 일간지 아흐람은 나빌 외에 다른 두 명의 여성 앵커도 베일을 착용하고 뉴스를 진행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성 앵커의 베일착용을 계기로 항공사 승무원에게도 베일착용을 허가했다. 39) 이미 이집트 여성의 90%가 베일을 착용하고 있는 사회에서 과거 무바라 크 정권에서 취했던 국영방송과 호텔 항공업계 종사자의 베일금지 폐지 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상징적 의미에서 이집트의 세속주 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2. 베일정책에 대한 여성의 태도와 대응 무르시 정권이 공영방송에서 여성앵커의 베일착용 금지 법안을 폐지시 킨 것 그리고 에르도안 정권이 여성 공무원의 베일 착용을 허용한 것은 이 두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집트에서 공영방송 뉴스앵커의 베일착용 금지 그리고 터키에서 공공장소에서 베일착용 금지 는 두 국가 이념인 세속주의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국민 다수가 무슬림 인 두 국가에서 정치 이슬람이 부상하면서 세속주의 국가 이념은 퇴색되 고 이에 대한 증거로 베일착용이 확대되었다. 최근 미시건 대학교 인구조 사 센터(University of Michigan Population Studies Center)에서 이슬람 7개 국가(Tunisia, Egypt, Turkey, Iraq, Lebanon, Pakistan, Saudi Arabia)를 대상으로 베일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공공장소에 어울리 38) Malm, Sara(Sep 3, 2012). Female Egyptian news presenter becomes first to wear Islamic headscarf on state TV after hardline regime reverses BAN on hair covering, Mail Online, Fatima-Nabil-Female-Egyptian-news-presenter-wear-Islamic-headscarf -state-tv-muslim-brotherhood-regime-lifts-ban.html(검색일: ). 39) 이집트 국영항공사인 이집트항공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여승무원들의 베일 착용을 허용하면서 유니폼도 새로 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BBC NEWS.(Sep 2, 2012). Egypt TV presenter in first headscarf appearance, world-middle-east (검색일: ).

28 108 중동연구 제34권 1호 는 여성의 옷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아래 표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40) <표 1> 공공장소에서 어울리는 여성의 옷은 무엇입니까? 출처: Pew Research Center 이집트와 터키 모두 머리카락을 완전히 가리는 베일이지만 3번(검은색 베일로 더욱 보수적인 스타일)보다는 덜 보수적인 4번 베일을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터키는 강한 세속주의 정책으로 인해 베일착 용을 전혀 하지 않은 여성이 공공장소에 어울린다는 답이 32% 차지하지 만 67%라는 다수가 어떤 형태이든 베일을 착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대 답하여 터키 또한 베일의 확산과 보수화된 사회를 증명하고 있다. 같은 질문으로 성별에 따른 결과를 보았을 때에도 아래의 표와 같이 앞의 결론 40) Pew Research Center.(2014). How people in Muslim countries prefer women to dress in public, ).

29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09 에 여성과 남성이 큰 차이가 없음을 볼 수 있어 남성만이 베일착용을 원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41) Egypt Turkey <표 2> 공공장소에서 어울리는 여성의 옷은 무엇입니까? 에 대한 성별에 따른 결과 Woman 남성 여성 남성 여성 출처: Pew Research Center 같은 설문조사에서 여성은 자신의 옷을 선택할 수 있는가?(Should Women Be Able to Choose Their Own Clothing?) 라는 질문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무슬림이 다수인 사회에서 여성의 옷이 다른 사회에 비해 얼마나 사회 문화 규범에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단 14%만이 여성에게 옷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답했으며 터 키 또한 답변자의 반이 조금 넘는 52%가 그렇다고 답하면서 여전히 베 일문제가 착용하는 당사자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화 규범에 맞춰야 하는 이념적 상징물임을 알 수 있었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세속주의 정책이 개인의 종교적 신념인 베일착용의 권리를 박탈했으며, 베일착용의 권리가 주어질 때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터키와 이집트 두 국가의 정치 이슬람 부 상으로 정권을 잡은 이슬람주의자들이 베일착용을 허용하는 정책들을 내 놓자 세속주의 정책으로 베일착용에 어려움을 느꼈던 이슬람주의 여성들 뿐 아니라 베일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 중에서도 자유주의 차원에서 찬 성하고 있다. 42) 그러나 베일문제에 이슬람주의 즉, 정치적 상징성을 부 41) Pew Research Center.(2014). Q&A with the author of the Univ. of Michigan Study, (검색일: ). 42) 이집트: Policy. Mic.(Sep 9, 2012). Muslim Brotherhood Lifts Hijab Ban on Egypt State: Win for Women and Religious Freedom,

30 110 중동연구 제34권 1호 여하는 정책이라는 평가와 우려 또한 부각되고 있다. 이슬람주의자들의 베일정책은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로 향하는 기폭제이며 세속주의 국가에 대항하는 더 많은 정책들의 시작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두 정권 모두 베일착용의 권리가 자유주의의 기본 이념이 라고 주장하지만 여성차별철폐를 위한 법안과 조항들은 자유주의 가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기 보다는 이슬람적 가치에 더 가깝기 때문에(황 병하 2014, 18, 한하은 2013, ) 위의 주장이 더욱 힘을 받고 있 다. 두 국가의 이슬람적 가치 중심의 여성정책과 베일착용의 확산은 사회 를 보수화시키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퇴보시키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 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Khattab 2013, 42-43). 예를 들어, 터키에서 베 일을 착용한 여성은 고등교육과 경제활동 참여에 많은 제약을 받으며 이 집트에서도 베일의 한 종류인 니캅의 착용은 공교육을 받을 수 없는 이유 가 되기 때문이다. IV. 나가는 글 터키는 세속주의 공화국으로 이슬람 정당을 인정하지 않고 이슬람주의 자들이 엘리트가 되는 것을 견제해온 국가였다. 그러나 이슬람 정체성을 숨기고 제 3의 정당으로 부상한 AKP는 에르도안의 총리 3선과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터키에서 이슬람주의의 엘리트층을 확고하게 했고 이슬람 가치관 중심의 보수화된 사회를 만들었다. 이집트의 경우 2011년 1월 25 일 시작된 세속주의 무바라크 정부에 대한 반정부 시위로 2012년 6월 24일 무슬림 형제단 소속 무르시가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70년대 말부터 확장되어 온 이슬람주의 세력은 열매를 맺었다. 물론 무르시는 집권한지 일여 년(2013년 7월 3일) 만에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었지만 여전히 무 14425/muslim-brotherhood-lifts-hijab-ban-on-egypt-state-tv-win-forwomen-and-religious-freedom(검색일: ). 터키: Time.(Feb 8, 2008). Turkey at Odds over Headscarf Ban, ).

31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11 슬림 형제단의 정치적 영향력은 공고하다. 이 두 국가의 정치 이슬람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이슬람 가치와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온 건한 이슬람주의를 자처했고, 권위주의 통치보다는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촉구하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터키는 유럽연합에 가입하 기 위한 조건인 코펜하겐규범에 부합하는 인권, 문화적 권리, 법치주의 강화에 힘을 썼다. 이집트는 2012년 무르시 정권 하에 실행된 헌법 개정 을 통해 사회의 다원화와 다양화를 이룩했다. 여성문제 중 베일에 있어서 도 두 정권 모두 베일이 가지고 있었던 정치적 상징성을 타파시키려고 노 력했다. 터키에서 1998년 헌법재판소는 이슬람 정당인 RP를 해산시키면 서 논란이 많던 대학 내에서 베일착용이 일종의 정치적 선전행위로 간주 된다면서 대학에서의 베일 착용 금지 명령이 합헌이라고 판결했고 이후, 공공장소에서의 베일착용은 금지로 여겨졌다.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정 권이 급진적인 이슬람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공영방송과 호텔 항공사 직 원의 베일착용을 금지했으며 학교의 경우 눈만 개방이 되는 베일 즉, 니 캅의 착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베일의 정치적 상징성을 견제한 무바라크 의 세속주의 베일정책은 대도시 카이로를 중심으로 다운베일링(서구식 의상을 입고 베일을 착용)을 이끌었다. 이러한 베일의 정치적 상징성으로 베일착용의 권리를 박탈당한 여성들 과 이슬람주의자들 그리고 여성운동가들까지 정치 이슬람의 베일정책을 자유민주주의의 이론으로 이해하고 찬성했다. 즉, 베일착용의 권리를 인 정하는 정책을 통해 두 국가의 정치 이슬람이 자유주의에 근본을 둔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치 이슬람이 자유주의를 이용하여 베일의 확산을 의도한다는 것이다. 두 정권 모두 베일을 착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면서 베일을 벗을 수도 있는 자유권에는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여성문 제들, 예를 들어, 여성의 교육적 지위, 경제적 지위, 정치적 지위와 가정 내 지위 특별히 가정폭력으로부터의 보호에 대한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서는 이슬람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책들로 여성의 지위를 퇴보시키고 있다. 이는 두 국가의 정치 이슬람이 자유주의 이론을 중심으로 베일착용 을 허락한다는 기조와 반대되는 정책들과 결과들이다. 베일문제를 통해 본 두 국가의 (친)이슬람 정부는 자유주의와 양립하기보다는 이슬람주의

32 112 중동연구 제34권 1호 확산을 위해 자유주의를 선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베일 문제가 여성 자신들만의 문제가 될 수 없고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자들 간의 이념 논쟁과 이념 확산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이상 이슬람 국가에서 의 여성은 하위 주체임을 인식할 수 있다. 베일 착용의 결정권이 여성 스 스로에게 있게 되는 사회가 될 때, 그 정권의 이념이 민주주의와 양립함 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터키, 이집트, 정치 이슬람, 베일, 이슬람주의자, 세속주의자

33 여성문제로 본 터키와 이집트의 정치 이슬람: 베일문제를 중심으로 113 참고문헌 엄익란(2007). 이슬람의 결혼문화와 젠더, 서울: 한울. 오은경(2011). 베일 속에는 이슬람도 여성도 없다, 이희원 이명호 윤 조원 외. 페미니즘: 차이와 사이, 파주: 문학동네. 장지향(2012).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의 첫 민주적 대통령 선거, 선 거연구, Vol. 2, No. 2. 조희선(2002a). 근대화 이후 이집트 여성의 정체성 - 여성의 지위와 역 할, 여성문제를 통한 고찰 -, 한국중동학회논총, Vol. 23, No. 1. (2002b). 이집트 사회에서의 여성과 인권 -결혼과 이혼, 베일, 할례를 통한 고찰-, 역사와 경계, Vol. 45. 한하은(2013). 터키에서 정치 이슬람의 부상과 여성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논문. 황병하(1999). 현대중동정치와 이슬람, 광주: 조선대학교출판부. (2014). 2014년 이집트 헌법의 이슬람 관련 주요 내용 연구, 한 국중동학회, 한국외대 중앙아 시아연구소 주최 2014년도 공동 연례학술대회 자료집 발표문( ). Akdoğan, Yalçın(2004). AK Parti ve Muhafazakar Demokrasi, Ankara: AK Parti Yayınları. Baran, Zeyno(2010). Torn Country: Turkey between secularism and Islamism, California: Hoover Institution Press Publication. Başkan, Filiz(2010). Religious versus Secular Groups in the Age of Globalisation in Turkey, Totalitarian Movements and Political Religions, Vol. 11, No. 2. Benli, Fatma(2008). A statistical examination of the condition of women in Turkey and the impact of the headscarf ban on Turkey s gender equality ranking, AKDER, November Bilge Criss, Nur(2010). Dismantling Turkey: The Will of the people?, Turkish Studies, Vol. 11,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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