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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축분야

2 차례 01 건축과 문화, 한자리에서 숨 쉬다 고은설 아트 클러스터(Art-Cluster) 별의별 대표 사람을 향한 건축을 꿈꾸다 강미현 건축사 사무소 예감 대표 공공건축의 품격을 높이다 홍재승 공공건축 자문가 자신만의 전기( 電 氣 )로 세상을 움직이다 최준원 신화전공 대표 디자인과 건축의 만남에서 삶의 기쁨을 찾다 이양재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 대표 51

3 06 바닷물을 통해 세계에 대한민국의 기술을 알리다 손권익 건설산업교육원 플랜트 전문가 법학 전공생, 건설에서 길을 찾다 김명호 한일개발 대표이사 사람의 삶 속에서 건축의 진짜 의미를 찾다 김민보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 건축가 항상 새롭게 인간을 위한 거주 공간을 설계하다 이상기 건축사 사무소 해간 대표 사용자를 위한 콘텐츠 중심의 디자인을 하다 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 지질학을 통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다 김연중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평가위원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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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1 도시의 건축물에 문화를 입히는 건축도시문화기획자 건축과 문화, 한자리에서 숨 쉬다 아트 클러스터(Art-Cluster) 별의별 대표 고은설

6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더 알고 싶다면 자신의 관심사를 직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하던 끝에 건축과 문화 라는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하게 된 건축가이자 문화기획자 도시의 건축물에 문화를 접목하는 활동을 하는 건축가를 만나고, 같은 의도로 집을 리 모델링하는 일 인하대학교 건축과 진학 대학에 고건축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 고건축 사무소에서 1년 정도 근무 문화재청 DB작업에 동참 문화재청 입사를 위해 3년 동안 행정고시 준비 공무원 조직에 대한 회의와 생활의 어려움으로 행정고시를 포기하고 전주행 예술기획연구소 <아트 클러스터(Art-cluster) 별의별> 설립 전라북도 구청사 기록을 위한 사진 공모전을 기획 및 I Am Here 라는 주제의 전시회 개최 현재 예술기획연 구소 <아트 클러스터 별의별>을 운영하며 별의별 건축가 시리즈 와 별의별 하우스 프 로젝트 를 진행하고 있음 자신이 깨닫고 기획한 것들을 전부 실천으로 옮기는 것 직업이라는 것은 고정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새롭게 만 들 수 있다. 고은설 씨 블로그

7 고은설 아트 클러스터(Art-Cluster) 별의별 대표 우리는 집, 거리, 건물 등 다양한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특히 집 은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을 닮는다 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일 것이다. 고등학생 때는 문예부에서 시를 쓰고,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다시 사회에 나와서는 한때 연극배우로 극단 생활을 하기도 했던 고 은설 씨는 공간과 사람이 주고받는 영향을 시각적인 부분 너머 감성 적인 부분까지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의 집에 살고 있던 사람 들의 이야기를 살려 리모델링하는 일명 별의별 하우스 프로젝트 를 진행하고 있다. 건축 과 문화기획 이라는 다른 분야를 접목하여 건축 도시문화기획자 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든 고은설 씨의 호기심과 도전 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8 저는 너무나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어 제 길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저는 어렸을 때 집중력이 약하다, 산만하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 요. 다양한 것에 관심을 보이고 호기심도 많았는데, 특히 사람들의 이 야기가 항상 궁금했어요. TV를 볼 때에도 인간극장 같은 인생사 다큐 를 즐겨 봤고요. 한때는 그러한 성향을 살려 기자를 해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그때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았 어요. 은설 씨의 왕성한 호기심은 그녀를 적극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무 슨 일이든 좋아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그녀는 고등학생 시절 내내 학생회 활동은 기본이고 청소년 연맹과 같은 대외활동에도 열심이었다. 뿐만 아니라 고1 때에는 직접 <해낭>이라는 이름의 문예 반을 만들기도 했는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풍부해진 감성을 시로 표 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활동은 많이 했지만, 진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어른이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줄 알았거든요. 어리고 순수한 마음에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꽃집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서점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 던 것이죠. 그래서 대학에 지원할 때 국어국문학과를 비롯해 경영, 영 화영상 관련 학과 등 관심이 있는 다양한 학과에 원서를 썼었어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유독 대학 입학의 문턱이 높았다. 그녀는 지원한 커리어패스 사례집

9 모든 대학에서 떨어지는 시련을 겪어야만 했고, 재수에 삼수까지 했으 나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들어가는 것 이 인생의 정해진 순서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대학 입학 외에 다른 길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전공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했는데, 그 때 한창 그녀의 마음에 들어오던 분야가 건축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4수 끝에 인하대학교 건축학과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건축 동아리를 직접 만들고, 활동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죠. 대학에 다니면서 동아리를 5개 정도 가입했던 것 같아요. 댄스, 관 현악, 운동 등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아리 활동은 즐거웠지만, 문득 이 렇게 지내다가 졸업하면 남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설계를 하다보니까 답사를 다니고 싶은데, 혼자 다니려니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3학년 때 만든 것이 도편수 라는 고건축 동아리 였어요. 고건축을 보면 온전히 그곳에서 지낼 사람에게 맞춰 공간을 만 들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고, 또 하나같이 다 달라요. 그런 점에 제가 매료되었던 것이죠. 은설 씨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전라남도 담양의 소쇄원, 경상북도 영주의 부석사 그리고 중국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고건 축을 찾아다녔다. 중국 답사를 다녀온 이후에는 한중일 고건축을 비교 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10 한 내용을 발표도 했을 정도로 그녀는 동아리 활동에 열심이었다. 하지 만 그러한 그녀의 열정은 취업을 준비해야할 시기가 되면서 결국 독이 되었다. 친구들은 좋아하는 일에만 파고드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또 그녀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불만이 생겼다. 그러 한 상황 속에서 갈등을 겪던 그녀는 결국 혼자 동아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의도와는 다르게 제가 친구들에게 진취적인 사람이 아니라 독선적 인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더 이상 동아리에 남을 수는 없겠더라고요. 직접 만든 동아리에서 나오면서 많이 아쉽고 속상했지만 그래도 인생의 교훈을 얻었으니 후회는 없어요. 상대방과 발을 맞출 필요가 있고, 내 기준을 너무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때 배웠죠. 동아리를 나온 이후 그녀는 선배들을 도와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었 다. 그러던 중에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졸업을 한 학기 남겨 두고 휴학을 하게 되었다. 고건축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싶기도 했 고, 사정상 돈도 벌어야 했던 그녀는 고건축 분야로 취업을 결심했다. 그러고 나서 우여곡절 끝에 한 교수로부터 덕수궁 대한문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던 고건축 사무소를 소개받게 되었고, 그렇게 그녀의 첫 사회 생활이 시작되었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11 고건축 사무소를 거쳐 문화재 관련된 일을 하면서 문화재청에 들어가고 싶어졌어요. 처음 고건축 사무소에서 일할 때 정말 성실하게 일하려고 많이 노 력했어요. 가장 막내였기에 일하는 내내 긴장했고 출근도 항상 가장 일 찍 했어요. 당시 함께 일하는 어른들도 어린 여자애가 아침 일찍 와서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옆에 와서 이것저것 묻고,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까 기특했는지 많이 예뻐해 주셨어요. 그러다가 대한문 프로젝트가 끝 나면서 제 일이 끝나버린 거예요. 그 프로젝트에 한정된 아르바이트나 다름없었으니 일할 거리가 없어진 것이었죠. 그래서 당시 고건축 사무 소가 있는 수원으로 무작정 찾아갔어요. 은설 씨는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수원의 고건축 사무소로 찾아가 자 신이 도울 일은 없는지 물었다. 그녀의 노력이 가상했는지, 사무소의 팀장은 그녀를 소장에게 소개시켜줬다. 그렇게 그녀는 소장을 따라 고 건축 보수공사 현장을 다니며 실측하고 도면을 그리는 일을 했다. 꼼꼼 하고 엄격한 소장으로 인해 그녀는 가끔 남몰래 울음을 삼켜야 했지만, 고된 만큼 정석으로 배웠기에 일 배우는 것을 즐기고자 노력하며 지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을 고건축 사무소에서 일했 고, 이후 조계종 총무원에서 일하는 선배를 따라 문화재 DB 작업을 하 던 중에 충격적인 사건과 마주하게 되었다. 2005년도에 강원도 양양에 있는 낙산사에 산불 화재가 일어났는데 국가에서 관리하는 문화재가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1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12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게다가 문화재청 일을 하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 들이 생기는 거예요. 일정도 수시로 바뀌고, 그 당시 제가 볼 때 뭔가 체계적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때 일을 계기로 문화재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행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화장실 가는 시간이 아까워 물도 마시지 않았을 정도로 행정 고시 준비에 열을 올렸다. 사회과학, 정치, 행정, 법과 같은 사회에 관 한 공부에 흥미를 느끼며 그녀는 그렇게 3년 동안 행정고시를 준비했 다.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4년보다 더 열정적으로 공부에 임했지만, 개 인적인 신념의 변화와 함께 금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과외를 하고,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악조건 속에서 힘겹게 버텨가던 그녀는 상당히 지쳐있던 상태였다. 그녀는 고민 끝에 행정고시 준비를 그만두고 당시 살고 있던 인천을 떠나 고향인 전주로 내려갔다. 근대 건축물인 전라북도 구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전을 기획했죠. 은설 씨는 전주로 내려와 몇 해가 흐르는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일을 시도했다. 연극배우로 극단 생활도 하고, 보 습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녀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은 2014년 전라북도 구 도청사의 철거 소식이 발표되면서부터였다. 전라북도 구 도청사는 2004년도부터 비워지기 시작하여 몇몇 사회단체 커리어패스 사례집

13 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방치되던 상태였다. 처음에는 설마 하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그 와중에 비슷한 상황이 었던 완주 구청사가 하루아침에 폭파 철거되는 일이 벌어진 거예요. 항 상 저 공간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우리 아이들 전용 극장은 어떨 까. 같은 생각을 하며 지나치던 곳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죠. 그러고 나서 전라북도 구 도청사 철거도 현실화될 수 있겠 다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이 조급해지더라고요. 전북 구 도청사가 이 지역 사람들과 끊임없이 관계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급적 철거를 막고 다른 대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녀 는 전라북도 구청사에 사진 공모전을 기획하여, I Am Here 라는 주제 의 전시회를 여는 데 앞장섰다. 그 과정에서 철거 소식에 무관심하고 심지어 철거 계획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의아했던 그녀는 시민들이 직접 와서 보면 철거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철거 전의 전라북도 구 도청사 모습을 기록하는 일을 추진했 다. 그리고 시민의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구 도청의 날 행 사를 온전히 시민 모금으로 기획하면서 지금의 <예술기획연구소 아트 클러스터(Art-Cluster) 별의별>을 만들게 되었다. 그때는 그것이 기획의 일인지도 모르고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결국 그 일을 계기로 제가 기획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더라고요. 많은 시민들과 사진기자, 작가 분들이 참여하며 큰 호응도 얻었지만, 또 일 각에서는 흉물스러우니 빨리 철거되기를 바란다 는 이야기를 하는 사 람들도 있었어요. 이제 구 도청사는 거의 다 헐린 상태예요. 철거되었 1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14 다는 사실도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보다 철거 전에 공간 활용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 커요. 앞으로도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오래전부터 저는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이나, 물건, 건물 등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잖아요.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가 어떤 의미로 채우느냐에 따라 그 특별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지역 사람들이 우리 지역의 특별함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가꿔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별의별 시리즈 프로젝트를 하 게 되었어요. 은설 씨는 현재 <예술기획연구소 아트 클러스터 별의별>을 운영하 며, 별의별 건축가 시리즈 와 별의별 하우스 프로젝트 를 진행하고 있 다. 별의별 건축가 시리즈는 건축을 문화의 측면으로 접근하면서 기존 의 권위적이고 전문적으로 받아들여지던 건축가의 일들이 사실 우리의 삶에 무척이나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건축 가 분들을 직접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그리고 별의별 하우 스 프로젝트 는 낡은 집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 의 이야기가 드러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하는 일이라고 했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15 그냥 새로운 집으로 살기 편하게, 보기 좋게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 니라 전 주인이 지난 시간, 기억, 추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거 예요. 지금은 시범으로 저희 집을 리모델링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완공 될 예정이에요.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러한 리모델링에 의향이 있는 분들 이 계시면 건축가와 시공사, 건축주를 연결해주고 그 과정에서 이야기 를 발굴하고 가치를 찾아가는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이건 결국 사람들 의 이야기로 쌓이고, 우리 후대에는 우리가 해 놓은 기록을 가지고 우 리를 추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녀는 언젠가 자신이 기획한 것들을 전부 책으로 만들기 위해 출판 사 사업등록도 했다. 자신이 깨닫고 기획한 것들을 전부 실천으로 옮기 는 것, 그것이 앞으로 그녀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였다. 어린 시절부터 왕성한 호기심으로 늘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도전을 계속해온 그녀는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만들어진 직업도 많지만, 만들어 갈 직업 역시 많다고 생각해 요. 건축도시문화기획자라는 제 직업만 하더라도 건축과 문화기획을 접목하여 만들어진 기존에 없던 직업이잖아요. 최근 들어서는 건축이 나 도시문화 쪽으로 기획하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대학원들이 생기고 있어요. 여러 분야를 연결하여 서로 만나게 하면 새로운 에너지, 시너 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앞으로 그런 중개자의 역할을 하 는 직업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날 것 같아요. 직업이라는 것이 고정화되 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어요. 1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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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2 건축을 통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축가 사람을 향한 건축을 꿈꾸다 건축사 사무소 예감 대표 강미현

18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더 알고 싶다면 세상의 모든 건축물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을 믿는 건축가 사람의 삶을 담는 건축물을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건축학도를 교육하고, 모두의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는 주거생활을 고민하는 일 공고 건축과에 진학 졸업 후 건축사 사무소에 취업 일을 병행하며 야간대학에서 학사 취득 시공회사에 취업 국토 종단 및 호주 여행 건축사 사무소에서 일하며 건축의 본질에 대해 고민 건축사 자격증 취득 후 사무소 개업 대학원 진학 신 문사 기자로 취업 다시 건축사 사무소로 복귀하여 시민건축포럼을 열고 시민과 건 축가 사이의 네트워크를 만듦 현재 건축사 사무소 <예감>의 소장, <전북주거복지센 터> 이사장, 원광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다양한 활동 중 인간의 존엄성이 살아있는 건축을 하는 것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조언을 해줄 만한 사람(멘토)을 직접 찾아 나서라. 건축사 사무소 <예감> 카페

19 강미현 건축사 사무소 예감 대표 건축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지 만 건축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예상 외로 쉽지 않다. 건축사 사 무소 <예감>의 대표 강미현 씨는 건축의 본질은 사람 이라고 정의했 다. 사람이 만든 건물은 또 다른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력 즉 누구에게나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에 대해 늘 고민을 한다고 했다. 그녀는 좋은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기본 으로, 공간에 대한 지식과 철학 그리고 공학적 기술도 함께 겸비해야 하고, 건축은 바로 그런 종합 학문이기에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고 말했 다. 그래서 그녀는 건축을 시작한 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건축 공부를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1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20 그녀는 건축사 사무소 대표 외에도 원광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사단법인 <전북주거복지센터>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주거복지센터는 회원들의 힘으로만 운영되는 민간단체로, 어떻게 하면 주거 생활에 있 어 약자뿐만 아니라 모두의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NGO 단체이다. 더 좋은 건물을 짓기 위 해, 오늘도 분주히 활동하고 있는 강미현 씨를 만났다. 저는 공고 건축과를 선택했는데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힘들었어요. 미현 씨가 공고 건축과에 진학하게 된 것은 건축 이라는 단어에 끌 렸고, 그곳에 진학하면 상위권의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는 공고에 진학하는 여학생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부 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고 건축과에 진학한 그녀를 힘들게 한 것 은 건축 자체가 아닌 사람들의 편견이었다. 다른 무엇보다 실습을 위해 들고 다녀야 했던 톱이나 망치 같은 갖 가지 공구들을 가지고 학교를 오갈 때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에 상처를 받았어요. 당시 공고는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이 간다는 인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공고에 다닌다고 하면 문제가 있는 학생일 것이라는 편견이 많았죠 커리어패스 사례집

21 게다가 학교의 선생님들까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그녀는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하 지만 다행스럽게도 공고에는 특기생 제도 라는 것이 있었다. 학교에서 기능대회에 출전시킬 만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선발했는데, 기능대 회에 나가는 학생들은 수업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수업 대신 과 사무실에서 실습을 했죠. 저 같은 경우에는 제도 특기 생이니까 제도만 했어요. 하루 종일 건물을 작도했죠. 그때까지도 저는 건축을 꼭 하고 싶다기보다는 학교에서 시키는 일이기에 한 것이었어 요. 그래도 학교에서 취업을 나가게 되면서 건축가로서 사회생활을 시 작하게 되었죠. 건축에 대한 본질적인 생각 없이 무작정 일을 하다 보니 흥미를 잃게 되었죠. 미현 씨는 설계 사무소에 취업을 하게 되었고, 주변의 친구들을 따라 야간대학에도 진학했다. 출근해서 일을 마치고 학교에 갔다가, 다시 돌 아와 야근하고 퇴근하는 도돌이표 같은 일상을 보내던 그녀는 점차 건 축에 대한 흥미를 잃어갔다. 제가 막연하게나마 꿈꾸는 건축과 실무는 달랐어요. 일은 바빴지만, 건축의 의미를 찾지 못하겠는 거예요. 하루 종일 문서 복사를 하고 있 었는데, 그 내용이 뭔지 궁금하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구조 계산서였 2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22 어요. 종이 가득 기호와 숫자만 나열되어 있었어요. 궁금하니까 이게 무슨 내용인지 선배들한테 물어보면, 생각하지 말고 빨리 복사나 해. 그런 식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일에 흥미를 못 느낀 것이라 생각해요. 그녀는 대학교 2학년을 마친 뒤 휴학을 하고 서울로 향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일을 하는 동안 지방 출신에 학력도 보잘것없다는 이유로 많 은 차별을 당했고, 그녀는 결국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대학을 졸업했 다. 졸업 이후에도 건축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을 하던 그녀는 고 민 끝에 정적인 설계 작업이 아닌 동적인 시공회사로 이직을 결심했다. 건축사 사무소는 공간을 계획하거나 설계를 주 업무로 하고, 시공회 사는 건물을 짓는 분야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업무가 많은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 여성들이 별로 없었거든요. 여성과 함께 일한다는 사실 자 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차별을 많이 받았고, 취업이 쉽지 않았어요. 지인들의 소개로 <(주)남양건설>이라는 시공회사를 들어갔죠. 아파트 현장에 배치되었는데 기존의 일과 달리 활동적인 업무인지라 굉장히 재밌었어요. 그렇게 현장 근무를 마친 그녀는 본사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현장과 는 달리 기획하는 일을 주로 하는 본사의 일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 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에는 건축이 즐겁지 않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같이 일하 는 동료들은 건물의 용도에만 관심이 있고, 건축이 뭔지에 대한 근본적 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그저 직업으로서만 접근한 거죠. 돈을 벌 기 위해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고, 그래 서 성취와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커리어패스 사례집

23 대학원에서 비로소 건축에 대한 철학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어요. 미현 씨는 여전히 막연하고 답답한 마음을 안고 다시 건축사 사무소 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새로 들어간 회사는 건축이 무엇 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곳이었기에 같은 팀원들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답사도 많이 다닐 수 있었다. 그렇게 건축 색깔 이 다른 여러 회사를 옮겨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건축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가던 그는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독립하여 2004년도에 지 금의 건축사 사무소 <예감>을 열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찾아 오는 고객이 없었던 것이다. 개업을 했는데 일도 없을뿐더러, 나 자신만의 건축에 대한 내공이나 철학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건축이 뭐지? 나는 어떤 건축을 하고 싶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전북대 건축공학과 대학원에 가게 되었죠. 다행히도 그곳에서 지금의 지도 교수님을 만났 어요. 건축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 분이죠. 이론적인 건축 공 부는 그때부터 한 것 같아요. 그때 깨닫게 되었던 것이 건축이라는 게 기술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란 것이죠. 사람의 삶이 담겨야 되고, 이 안에서 정말 인간을 위한 건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는 것, 또 지금 당장 눈앞의 결과물이 전부가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지 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거쳐 만들어진 다는 것도 다 그때 배우게 된 것이죠. 지금 제가 가진 건축에 대한 철 학은 대학원에 오면서 만들어진 거예요. 2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24 그렇게 학위를 취득한 그녀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석사까지 수 료한 상황인데도 건축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사회에서 원하는 건축이 무엇인지, 나아가 사회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 민이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당시 시민 기자로 활동하며 몸담고 있던 지역 언론사인 <새전북신문사>에 수습기자로 들어가 약 2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밖에서 보는 신문사와 안에 들어가서 경험하는 기자들의 세계는 정 말 달라요. 저는 건축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신문사에 갔거든요. 하지 만 실제 현장에서는 출입기자 영역이 있어서 서로 간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는 구조더라고요.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것도 굉장히 재밌었 어요. 사회에는 정말 많은 조직과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사회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것이 신문이라는 걸 그때 알게 되었죠. 또 지역 신문사 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던 점 도 좋았어요. 그곳에서 글쓰기에 대한 훈련도 많이 했고, 내 글에 대한 책임감이 무엇인지도 배웠고요. 아쉽지만 기자를 그만둔 이유는 나는 건축가니까 건축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게 맞다 는 생각 이 들어서였죠 커리어패스 사례집

25 시민건축포럼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건축에 대해 논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다시 본업인 건축가의 삶으로 돌아온 미현 씨는 건축을 바라 보는 자신의 시선이 변화해 있음을 느꼈고, 이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는 규모가 크고 화려해야 좋은 건축이라고 생각 했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작은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사람들한테 좀 더 이로운 공간을 제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 건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 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원룸 건축이 특별하지 않다고 여겼는데 지금 은 원룸 하나를 짓는 데에도 누군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끼 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더 나아가 사회활동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 다. 좋은 건축을 위해서는 건축가 혼자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건 축주들과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건축을 좀 더 잘 알았으면 좋겠고, 도시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더라고요. 물론 우리 건축하는 사람들도 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럼 건축하는 사람과 건축 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 만나, 시민들이 원하는 건축이라는 것에 대해 서 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민건축포럼 을 열게 되었죠. 처음 주제로 잡은 게 전북도청이었어요. 우리가 건축물에 대해 어떤 생각들 을 하고 있는지 모르니, 전북도청을 논의 대상으로 삼아서 실제 건물을 보고 분석한 감상을 이야기해 보게 된 것이죠. 그때 장애인 활동가들이 많이 오셔서 도청 건물을 함께 돌아다닐 때 깨닫게 되었어요. 그동안 법률에 맞춰서 건물을 지어왔지만, 실제 장애인들의 생활은 고려해보 2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26 지 않았다는 것을요. 예를 들어, 화장실 문의 경우 80cm의 폭이 법적 으로는 맞지만, 실제 장애인들이 타고 다니는 전동 스쿠터는 옛날 수동 휠체어보다 크기 때문에 그 문으로 들어갈 수조차 없더라고요. 저는 여 기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법과 현실이 이렇게나 동떨어져 있구 나. 하고 절감한 거죠. 그래서 이때부터 장애인 단체 분들과 친분을 맺으면서 장애인 인권 활동도 하게 된 것이죠. 주거복지센터도 시민건 축포럼을 통해서 만나게 되어 연대활동을 해오다 보니 이사장의 역할 이 주어지게 된 것이고요. 그녀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자신이 더 좋은 건축을 하게 될 것이라 고 생각했다. 활동을 하면서 직접 보게 되는 것들을 자신의 건축에 반 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그녀의 건축철학을 담은 책, 집을 짓고 건축가를 만나라 를 출판한 그녀는 이후 전국에서 문의가 와서 점점 건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그녀는 차근차근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건축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자아를 찾고, 인생의 멘토를 찾는 일에 주저하지 마세요. 미현 씨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물을 만드는, 정말 좋은 건축가가 되는 것이었다. 가장 관심이 있는 건물은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건축주의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인생이 담긴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27 저는 사람의 생로병사에도 관심이 많아요. 생명이 탄생하는 공간과 그리고 살아가는 공간, 죽음을 맞이하는 공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인 을 떠나보내는 남은 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죠. 결국 제 건축의 주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건 축을 하고 싶은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본질에 충실해야 하고요. 그녀는 우리 건축, 시공 현장에서 드러나는 일명 빨리빨리, 대충대 충 문화가 어서 사라지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서는 건축주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기에 그녀는 앞으로 그 역할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 직업이란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자신의 자아를 찾아 가는 것이라고 했다.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가를 직업을 통해서 끊임없이 확인해가고 있 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건축을 통해서 계속 물어가고 있 죠. 그런데 결국 모든 직업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사람을 어떻게 이 롭게 할 것이냐 가 모든 직업을 관통하는 질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요. 그 과정이 없다면 제가 이십대 초반에 겪었던 것처럼 직업이 재미 가 없게 되겠죠. 그녀는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간다고 하면 저는 마음껏 방황할 것 같아요. 저 는 방황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대신, 책은 정말 많 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책에는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 있잖아요. 그리고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의 멘토를 찾아나서 보라 는 거예요. 2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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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3 전국 최초로 관악구에서 도입한 공공건축 자문가 제도 의 자문가가 된 건축가 공공건축의 품격을 높이다 공공건축 자문가 홍재승

30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오직 건축가로서의 삶에 몰입하며 살아온 건축가 <메조파트너스건축>의 소장으로서 건축 전반적인 설계 업무 그리고 건축교육과 공공건 축 자문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 진학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진학 <정림건축>에 취업 하여 3년 동안 근무 <정림건축>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아 유학을 떠나 네덜란드와 영 국에서 다시 석사 과정 공부 영국의 설계사무소에서 6년 동안 근무 10년 만에 한 국으로 돌아와 <정림건축>과 <아키플랜종합건축사무소> 임원으로 5년 근무 홍익대, 숭실대학교에서 건축교육 활동 시작 2015년 <오퍼레이셔널 필드> 및 <메조파트너스 건축>으로 독립 2015년 10월 전국 최초로 관악구에서 도입한 공공건축 자문가 제도 의 자문가로 위촉 10년 정도 후 제주도에 종합문화시설을 만드는 것 why(이유), how(방법), what(무엇) 중에서 중요한 것은 why 이다.

31 홍재승 공공건축 자문가 2015년 10월, 서울시 관악구에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공공건축 자문가 제도 를 도입했다. 관악구는 미성동에 위치 한 국공립어린이집 신축공사에 시범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기로 하 면서, 1대 공공건축 자문가를 위촉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건축가 홍 재승 씨이다. 그는 공공건축 자문가 외에도 <메조파트너스건축>의 소장, 서울시 디자인위원회 위원, 홍익대 건축공학부 겸임교수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건축가이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이래 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고, 건축교육자로 나서기도 하면서 지금껏 오직 건축의 길만을 걸어온 홍재승 씨를 만나 지난 이야 기를 들어보았다. 3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32 건축은 다양한 분야들이 접목된 매력적인 학문이었어요. 고등학생 시절 재승 씨는 전기 분야의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일을 장남인 자신이 물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전기 계열의 학문을 공부하고자 했지만, 지원했던 대학에서는 좋은 소식이 들려오 지 않았다. 재수를 원하지 않았던 그는 두 번째 선택인 만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고민 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자신을 떠올렸고, 또 무언가 지어진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던 자신 을 발견했다. 그렇게 그는 공과계열, 그중에서도 건축 으로 진로를 바 꾸어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같은 매스컴을 통해서 건축가의 역할이 간접적 으로나마 많이 알려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건축가에 대 한 어떤 상이나 직업적인 정보가 많지 않았어요. 저도 입학을 하고 나 서야 건축이라는 것이 어떤 학문인지를 알게 되었죠. 건축은 공학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 철학, 예술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들이 접목된 학 문이에요. 저는 그러한 점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죠. 대학을 다니는 동안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장학금을 받았고, 또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도 했다. 건축공학과에 다니며 그가 그렇게 여 러 부분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건축이 그의 적성에 맞았기 때문 이다.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 건축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어진 그는 커리어패스 사례집

33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석사이론을 공부했다. 이후 그는 석사 과정에 서 학업을 중단하고 <정림건축>이라는 설계사무소에 취업을 했는데, 거기에는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저는 건축에서 실무적인 부분이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 현장에 나와서 건물 디자인을 하고, 그것이 지어지는 과정을 보 고, 건물 하나를 다 짓기까지 협력업체와 컨설팅을 하는 과정을 경험하 고, 더 나아가 실제 사용자들의 만족도 평가까지 받아보는 거예요. 건 축가에게 있어 학위 취득보다 다양한 경험을 습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 하다고 생각해서 취업을 했던 것이죠. 제가 디자인한 건축물이 실제로 지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건축과를 나와서 취업을 할 수 있는 분야는 건축시공, 협력구조, 설 비, 친환경, 엔지니어링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건축디자인 분야의 일을 했던 재승 씨는 설계사무소에서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날이 많았다. 디자인을 납품하기까지 일정은 바뀌기 일쑤였고, 디자인을 의 뢰한 건축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라서 어려운 작업을 늦 게까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입사원 시절에는 잦은 야근 탓에 개인 시간을 가지기가 어려웠다. 주말조차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는 날 이 자주 있었지만, 그토록 바쁜 와중에도 그는 좋은 건축가가 되기 위 3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34 해 노력했다. 시간이 날 때면 좋은 건물을 찾아 여행하고, 책을 읽기도 하며, 오직 건축가로서의 삶에 몰입하며 살았다. 근무 환경이 열악하지는 않았지만 개인 시간을 가지기 쉽지 않을 만큼 할 일이 많았고, 또 그에 비해서 연봉은 높지 않은 편이었어요. 그런 점은 아쉬웠지만, 설계사무소 생활은 참 즐거웠어요. 무엇보다도 제가 디자인한 건축물이 실제로 지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죠. 대학에서 배운 것은 절반 정도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머지 절 반을 채우기 위해서는 실제로 현장에 나와서 건축물을 디자인하고 완 성한 다음 사람이 살기까지의 그 과정을 학습하는 경험이 필요한 것이 죠. 그런 경험을 하는 것도 3년 정도는 되어야 하고요. 병원과 문화시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법적으로 공모를 할 수 있는데, 이를 현상설계 라고 한다. 여러 설계사무소에서 제출한 설계계 획안이 심사를 거쳐 채택되면, 그 설계사무소가 설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는 방식이다. 그는 <정림건축>에서 일하며 주로 이러한 현상 설계 일을 했다. 2~3개월 동안 진행되는 현상설계 일을 하며 그는 병 원, 종교건축 등 다양한 건축물을 다루었는데, 3년 차부터는 한국 건축 에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계신 백문기 선생님과 원당성당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하는 사람은 다양해요. 신부님, 목사님과 같 은 종교인일 때도 있고, 기업의 회장님이나 학교장 또는 주택을 지으려 는 어떤 개인일 때도 있죠. 그러다 보니 병원을 설계할 때는 의사, 학 교를 설계할 때는 학생과 선생이 되는 상상을 해야 하는 게 건축가의 커리어패스 사례집

35 노릇이죠. 미술관의 경우 전시자와 관람객의 입장을 전부 고려해야 하 고요. 이렇듯 다양한 유저(user)들의 니즈(needs)를 학습하고 파악해야 하죠. 건축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견문을 넓히고 싶어 유학을 떠나게 되었어요. 재승 씨는 자신이 일하던 <정림건축>의 김정철 회장님으로부터 장 학금을 지원받아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가 직장 생활을 한 지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의 일이다. 그는 네덜란드와 영국으로 가서 다 시 석사 과정을 공부했다. 사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다시 공부를 시작 한다는 것은 이제 막 경력을 쌓기 시작한 그에게 있어 쉬운 결정을 아 니었지만, 늘 건축가로서의 성장 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는 우리나라 를 벗어나 다른 나라로 가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주저 없이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던 것이다. 건축가라면 우리나라에만 있으려 하지 말고, 국제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지금 필리핀, 캄보디아, 유럽 등 세계 곳곳 에 건축가들이 할 일이 많거든요. 그런 일을 하는 데 있어 유학이 도움 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하며 어학을 비롯하여 문화, 식생활에 대한 이해 등 국제적으로 일할 수 있는 토대 를 쌓을 수 있을 테니까요. 3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36 그는 영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자마자 그동안 눈여겨보던 설계사무 소에 지원했다. 외국인의 입장이었던 그가 영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 는 비자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는데, 그는 운 좋게도 맨체스터에 있는 이안심슨 아키텍츠(Ian Simpson Architects)에서 5년 동안의 노동 허가 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6년 동안 영국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 갔다. 영국에서 일하던 설계사무소 환경은 우리나라하고는 좀 달랐어요. 한국인인지 영국인인지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요. 어떤 환 경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건축을 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죠. 그래서 외국인으로서 영국에서 일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 것은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다만 영어가 제 모국어는 아니기에 언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건축가는 주로 드로잉이라든지 스케치, 모형과 같은 비주얼한 것을 가 지고 대화를 하기에 언어적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림건축>으로 돌아가 임원이 되고 나니 고민이 많아졌어요. 재승 씨가 1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향한 곳은 바로 <정림건축>이 었다. 장학금을 지원받을 당시 학업을 마치면 다시 돌아와 일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덕에 2년 동안의 유학자금 을 마련할 수 있었던 그는 감사한 마음에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커리어패스 사례집

37 돌아갔던 것이었다. 10년 만에 돌아갔더니 사원이었던 입사동기들이 임원이 되어있더라 고요. 저도 임원 중 한 사람이 되었는데, 그렇게 입장이 달라지고 나니 고민이 많아졌어요. 리더그룹의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 들어주고 싶었거든요. 더구나 저는 후배 건축가들의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마음으로 그때부터 건축교육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죠. 그는 건축교육이 반드시 대학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 았다. 초등교육, 중등교육에서도 건축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그는 지난 몇 달 간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축가라는 직업에 대한 수업을 하기도 했다. 삶의 중요성, 환경의 중요성을 조금이라도 빨리 인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그가 하는 수업의 목적이었다. 교육의 차원을 떠나서, 경험하고 그 의미를 느끼게끔 하려는 거예 요. 예를 하나 들자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라는 획일화된 거주환경이 아이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 요. 건축교육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예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 어떻게 문 화생활을 즐길 것인가 하는 이런 근본적인 사고에서 출발하는 것이거 든요. 그러니까 결국 좋은 주거환경, 업무환경,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 해서는 좋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죠. <정림건축>은 아주 좋은 환경이었지만, 그곳에서 그는 규모가 큰 국 3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38 가적 사업이나 지자체 사업, 기업의 사업을 주로 다룰 수밖에 없었다. 그가 독립하여 <오퍼레이셔널 필드>와 <메조파트너스건축>이라는, 중 소 규모의 프로젝트를 주로 하는 설계사무소를 뜻하는 아틀리에 를 시 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아틀리에는 규모가 작다 보니 훨씬 더 서민적이고 삶과 연관되어있 는 건축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게는 공간 을 만들고 가족과도 같은 좋은 사람들과 소규모 프로젝트를 충실하게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언젠가 독립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동안 해보지 못한 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이 필요하니까요. 공공건축 자문가가 되어 지금까지는 없었던 건축가의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공공건축물 이란 다수의 사람들이 다중의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건축물로, 이를테면 어린이집, 노인시설, 지구대, 도서관, 주민 센터가 이에 해당한다. 이렇듯 공공건축물의 경우 삶과 밀접하며 지역성을 기 반으로 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이에 대한 심의제 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디자인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던 재승 씨는 2015년 10월, 서울시 관악구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한 공공 건축 자문가 제도 의 자문가를 맡게 되었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39 서울시 공공건축물 심의제도 의 경우 디자인적인 요소, 내부 기능을 중심으로 심의를 하고 있는데, 도면화되는 과정까지를 심의하는 디자 인 과정에 가깝고요. 관악구에서 공공건축 자문가 제도 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설계를 하고, 건물을 짓고, 최종적으로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전체를 아울러서 조정하고 자문해줄 수 있는 건축가의 역 할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건축가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심의와 자문 을 통해 또 하나의 제 역할을 해나가려고 해요. 최근에 그는 관악구 미성동 국공립어린이집 자문에 나섰다. 그 건물 은 관악구가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성상 주변 건물들의 밀도가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방향 상태 역시 좋지 않았다. 옆 건물과 굉장히 가까운 상태였기에 소음문제 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배치 자체 를 근본적으로 다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이전 심의 과정에서 이미 나온 터였다. 제가 배치에서부터 기본 디자인까지 많은 부분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죠. 어린이집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어린이들이 잘 뛰어놀 수 있고, 또 선생님들로부터 돌봄을 받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자문 과정을 통해서 기본적인 입면 자체도 조금 변경을 하게 되었고, 도로와의 접근성 문제도 보완하는 방향으로 했죠. 3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40 why(이유), how(방법), what(무엇) 중에서 중요한 것은 why 예요. 재승 씨는 건축주의 니즈(needs)를 공간적으로 해결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을 제시해주는 것이 건축가의 중요한 역할이라 고 조언했다. 삶이 있는 건축디자인을 하고, 좋은 건물을 만드는 것이 건축가로서의 목표라고 말하는 그에게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한 가지 꿈이 있었다. 1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그는 제주도에 작은 규모 의 설계사무소, 공방, 갤러리, 레스토랑, 카페, 숙박시설,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춘 종합문화시설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why(이유), how(방법), what(무엇) 중에서 'what'에 중 점을 두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why 라고 생각해요. 건축에 비유하여 이야기하자면 건물이 가지고 있는 속성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건물이 왜 이렇게 지어져야 하는지, 누가 살아야 하고, 어떤 가족들의 삶이 담겨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진로가 고민이 될 때도 내가 왜 건축가를 하려는지, 왜 의사를 하려는지, 왜 선생님을 하려는지 이 런 근본적인 질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질문에 답을 찾으면 그에 맞는 전공을 찾게 될 것이고, 또 그 전공을 효과적으 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고요. 그러니까 why 에서 시작해서 how를 거쳐 what으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커리어패스 사례집

41 04 회계학 공부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 회사를 세운 창업가 자신만의 전기( 電 氣 )로 세상을 움직이다 신화전공 대표 최준원

42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대학 때 배운 회계학을 토대로 전기 건설 회사를 세운 창업가 전기 건설 회사 <신화전공>을 운영하며, 건물에 전기를 투입하는 일 회계학과 입학 및 졸업 효성건설에 입사해 총무, 자재, 현장 쪽의 관리직으로 10년 근무 같이 근무했던 상사의 소개로 전기 회사 관리직으로 7년 근무 관리직을 부 정적으로 보는 시선으로 인해 퇴사 기술자 선배와 동업으로 프리랜서 일 시작 실 제 현장을 다니며 기술 및 도면 공부 2년 후 단종 회사 <신화전공> 창업 <신화전공>을 연 매출 1000억 이상의 기업으로 만드는 것 미래에는 자기 계발을 통한 기술이 필요하다.

43 최준원 신화전공 대표 일상생활에서 전기는 모든 곳에 들어간다. 추운 겨울 몸을 녹이기 위해 난방을 틀 때도, 더운 여름 더위를 날리 기 위해 냉방기기를 틀 때도, 인터넷이나 전화를 쓰기 위해서도, 화재 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차의 스프링클러나 화재 경보벨조차도 전기는 있어야만 한다. 이처럼 인간의 삶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기가 건 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란 것을 사람들은 잘 생각하지 못한다. 그 리고 전기를 다루는 일은 기술을 배운 기술자들만이 해야 하는 일이 라고 생각한다. 회계학을 전공하고, 여러 직장을 거치며 다소 특이한 경력을 쌓은 다 음 전기, 소방, 통신 공사를 주로 하는 <신화전공>을 창업한 최준원 씨 를 만나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4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44 회계학과에 간 것은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였어요. 준원 씨는 가족을 부양하며 먹고살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무원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사실 그는 공대에도 마음이 조금 기울 었지만, 학교와 성적에 맞추어 학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때여서 안 정적인 직업을 얻기를 바라시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회계학과에 진학 했다. 나중에 공무원 시험이라도 보려면 행정 쪽으로 가는 편이 낫겠다 는 판단에서 선택한 전공이었지만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 대신 취업을 택했다. 그는 대학 졸업자보다는 상고 출신이 낫다는 인식 으로 인해 처음 지원한 회사에서 고배를 마시고, 그다음에 지원한 <효 성건설>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총무, 자재, 현장을 관리하는 관리직이었는데, 특별히 건설에 뜻이 있어서 들어간 자리는 아니었어요.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해서 하는 것 이지, 이 일을 통해 인생의 큰 밑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죠. 그냥 직장을 다니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였어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그였기에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 기보다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빨리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10년간 근무하며 본사로 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지만 그는 회 사를 나왔다. 건설업계의 상황이 나빠져 일을 할 수 있는 현장이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당시 같이 근무를 하던 상사가 한 회사 를 소개해 주었다. 바로 전기업을 하는 단종 회사였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45 건설 회사는 종합건설과 단종 두 가지로 나뉘어 있어요. 종합적으 로 모든 파트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종합건설 이라 하고 조경, 전기, 토목 등 건설의 한 부분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를 단종 이라고 하죠. 종합건설이 본인들의 힘만으로 공사를 하지 못할 경우, 협력사를 두는데 이 협력사를 바로 단종이라고 해요. 요즘이야 단종에 대한 이미 지가 많이 좋아졌지만 제가 처음 일할 때만 해도 단종은 종합건설의 하청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기술을 먼저 배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척당했죠. 준원 씨는 전기 회사에 취직을 해서도 관리직으로 근무했다. 대한민 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큰 회사이다 보니 일이 손에 익을 때까 지 3개월 동안은 막차를 타고 퇴근할 정도로 바쁘게 일해야만 했다. 기존의 직원들보다 뒤처지면 불이익을 당할까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모든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 각으로 일을 배웠다. 그렇게 7년을 일한 그는 관리, 자재 쪽을 부정적 으로 보는 시선과 전문 건설에 존재하는 파벌 싸움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회사를 위해 희생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니 너무 분하더라고요. 제게는 가정이 있었고, 애들은 한창 클 나이였는데 회사를 그만두게 되 어서 막막했어요. 그래서 주변의 도움도 받고 기술이 있는 지인과 동업 4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46 을 해서 일을 받기 시작했죠. 처음에 그는 동업으로 회사를 차리기보다는 좀 더 멀리 앞을 내다봐 야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동업을 한 친구는 기술직이고 그는 관리직이 었지만, 인건비 문제로 현장에서 함께 일을 해야만 했다. 현장에서 기 술직이 아니란 이유로 감독들이 무시를 할 때마다, 그는 배로 공부를 했다. 현장에서 일을 하려면 도면을 알아야 해요. 전기는 건물 전체에 통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도면을 알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게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 도면 공부를 비롯해 그는 실제 현장을 다니며 기술적인 공부를 해 나갔지만 기술자이던 친구는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며 다른 기술 자들처럼 그를 무시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그는 결국 스스로 회사를 차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년 후 그는 일반 상가나 아파트, 오피스 텔, 빌딩, 공장 등의 건물에 전기를 투입하는 공사를 하는 <신화전공> 의 대표가 되었다. 전기 건설업을 하는데 회계학 전공은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공업고등학교 전기과를 나오면 기능사, 2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은 산업기사, 4년제 대학을 나오면 전기기사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진다. 보통 전기업을 시작하는 보편적인 방법은 전기 기술을 자격을 취득하 커리어패스 사례집

47 고 그것을 내세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공고나 공대가 아닌 다른 전공을 공부한 사람은 이 모든 것을 전부 혼자 힘으로 해내야만 하니 사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가족 부양과 생계라는 목적의식 이 강했던 준원 씨는 독학으로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스스로의 노력 과 주변의 도움들이 합해져 그의 회사 <신화전공>은 13년째 순항 중이다. 기술을 먼저 배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그였지 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의 회계학 전공은 전기 건설업을 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를 관리하고 영업을 통해 일을 따올 수 있었고, 건설 현장에 갔을 때엔 전체적인 틀을 파악해 본사에서 현장에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기술을 먼저 배우지 않은 것이 다행인 것 같아 요. 왜냐하면 관리가 우선이거든요. 관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기술 습득을 먼저 하게 되면 자금 관리나 회사 운영 시스템을 등 한시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단종 사업 하는 분들을 보면 중고등학교 에서 기술을 먼저 배운 뒤에 사업을 시작한 분들이 많아서 관리하는 법을 잘 모르시더라고요. 4대보험이나 행정적인 부분, 급여 지급, 연말 정산 등 복잡한 것들이요. 전기과를 나와서 전기만 아는 사람의 경우 전체적인 것을 보는 눈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는 아직까지도 현장에서 기술직이 아니란 이유로 무시를 당할 때 가 있지만, 여태까지 겪어온 경험들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 와 함께 일을 하는 직원들 역시 그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저희 회사 방침은 내 회사가 아니라 우리 직원들 회사 라는 거예요. 4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48 지금 회사를 세운 지 13년이 흘렀는데 처음부터 있었던 직원들이 지금 도 함께 일을 해요. 직원들에게 그래요. 여러분이 나가서 회사를 차리 면 도와주겠다고. 경쟁업체가 아니라 같이 공유하며 가는 것이라고 생 각해요. 흔히 호황과 침체가 격심한 건설업계를 두고 롤러코스터란 말을 한 다. 그의 회사 <신화전공>은 전기 공사업을 하는 회사들 중 상위 몇 프로 안에 들어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전기 공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가 14,000여 곳에 육박하기 때문에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기는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그동안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섣불리 나갈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규모가 큰 건설 회사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저가 수주를 마구 받아버린 탓이다. 결국 그 피해는 단종 회사들에게 고스란히 온다. 건설 회사들이 수주를 하고 단종 회사한테 입찰을 받기 때문에 같 이 공생공존하자고 나가보면 손해 보는 일이 많더라고요. 요새는 그래 도 저가 수주 안 하고 규모가 큰 건설 회사들도 서로 입찰을 같이 하니 까 나은 편이에요. 단종 회사가 20~30위 안에 꾸준히 들어가려면 연 수익이 천 억 가까이는 되어야 하거든요. 그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커리어패스 사례집

49 미래에는 자기 계발을 통한 기술이 필요해요. 지금은 건설업이라고 해서 자기가 기술을 가져서 직접 무언가를 하 는 것만이 아니라, 그 기술을 가지고 남을 부릴 수도 있어요. 국내 건 설이 막히면 해외로도 나갈 수 있고요.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가족 을 위해 중동으로 갔잖아요. 지금은 아프리카로도 가요. 아직 개발이 미진한 나라에 가서 개척을 하는 것이죠. 그 나라 근로자를 데려다 내 가 갖고 있는 기술을 가르쳐 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기술을 배우면 전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자기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우 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돼요. 3D라고 해서 꼭 나쁜 직업이 아니 에요. 전기공학을 진로로 생각 중인 학생들을 위한 준원 씨의 조언은 간단 했다. 자신이 왜 전기를 하려는 것인지, 전기공학과를 진학한다면 왜 가려는 것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전기는 무서운 것 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전기 하는 친구들이 전기공학에 선뜻 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전기는 결코 위험하지도 않고 일상생활의 모든 곳에 들어 간다. 일상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니 만약 자신이 전기공학을 전공한다면 전기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앞으로 이 분야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무작정 기술을 배울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개발을 하느냐에 따라 격변하는 세 상을 잘 헤쳐갈 수 있다. 회계학을 공부한 그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건설업에 뛰어들어 직접 겪어 온 모든 경험에서 나온 진심이었다. 4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50 이 세상이 10년 뒤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어려운 일이 있어 도 좀 더 자기 계발을 해서 극복해야 돼요. 자신과 주변 사람에 대한 믿음도 필요하고요. 한두 번의 실패는 앞으로 긴 인생에 아무 일도 아 니라고 생각하고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어요 커리어패스 사례집

51 05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꿈과 직업으로 키워낸 건축가 디자인과 건축의 만남에서 삶의 기쁨을 찾다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 대표 이양재

52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대기업, 중견 기업, 소규모의 아틀리에까지 다양한 규모의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며 경 험을 쌓아 자신의 아틀리에를 창업한 건축가 단독주택을 설계하고 감리하는 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진학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3년 반 근무 1년 반 동안 배낭여 행을 다녀옴 중견 기업 규모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4년, 소규모 설계사무소에서 3년 동안 일하고 배우며 경험을 쌓아 지금의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 창업 새로운 기술과 디테일한 작가적 방식의 접점을 추구하는 것 다양한 관심과 그것을 하나로 어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53 이양재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 대표 건축설계사무소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소 규모의 아틀리에 등으로 나뉘는데 그 규모에 따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일에도 차이가 있다. 규모가 큰 설계사무소 일수록 직원이 많고, 일 자체가 분업화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일을 부 분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건축가 이양재 씨는 대 기업에서 건축 일을 시작한 이후 건축에 관한 전체적인 일을 배우고 자 점차 규모가 작은 설계사무소로 직장을 옮겼다. 그렇게 다양한 규 모의 설계사무소에서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은 것을 바탕으로 그는 3 년 전 자신의 아틀리에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를 차렸다.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건축에 첫발을 내딛은 그는 현재 단독주택 을 설계하는 일뿐만 아니라 감리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자신이 디 5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54 자인한 것이 오랜 시간 남아 사용하는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말하는 건축가 이양재 씨를 만났다. 이공 계열이면서 디자인에 가까운 학과를 찾다가 건축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시절 그림과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던 양재 씨는 디자인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디자인 하면 보통 예체능 계열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는 이미 이공 계열로 전공을 정했던 터라 그 안에서 자 신의 진로를 탐색해야 했다. 이공 계열이면서 디자인에 가까운 학과 라는 조건으로 그가 찾게 된 것이 바로 건축 이었다. 이후 그는 건축 중에서도 설계를 전공할 생각으로 건축학과에 지원했고, 그렇게 서울 대학교 건축학과의 신입생이 되었다. 지금은 5년 과정이 되었지만, 제가 다닐 당시에는 건축학과도 4년 과정이었어요. 건축학과는 참 매력적인 학과인 것 같아요. 답안지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수업보다는 미대로 치면 실기 같은 부분이 많아서 개 인 역량에 따른 평가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상대적인 관점 에서 서로를 볼 수 있는 눈도 키울 수 있고요. 인문학이나 인문계 본연 의 학문적 지식, 개인적인 경험과 그 안의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관 심 그런 부분들이 건축학을 공부하는 동안 개인에게 버무려져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다양한 수업을 지향하는 편이었어요. 수업 자체나 커리어패스 사례집

55 대학 생활의 면에서 건축학과는 상당히 흥미롭고 즐거운 학과이죠. 건축학과를 졸업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건설회사 혹은 일반 설계 사무소에 들어가거나 대학원 과정을 밟는데, 그는 어느 한 대기업 건설 회사에서 처음으로 건축 일을 시작했다. 그때 그가 맡은 일은 휴양지에 짓는 콘도 시설의 건설 현장을 관리 감독하는 일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3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일을 마무리하고 얼마 후 그는 배낭여행을 떠났다. 대학에 다닐 때도 몇 번 여행을 다녀왔는데, 저는 늘 세계여행을 꿈 꿨어요. 세상은 너무나 넓고, 한국을 벗어나 보지 않았던 저의 생각에 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았거든요. 마침 일하며 번 돈이 여행 경비로 쓸 정도가 되어 꿈에 그리던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이죠. 1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고 잠깐 한국으로 돌아와 쉬다가 다시 6개월 동안 아시 아 여행을 다녔어요. 그렇게 여행을 하며 보낸 1년 반이라는 시간은 지금도 매 순간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여행 이후 생각의 폭도 넓어졌고요. 무엇보다도 제가 진짜 원하는 바와 삶의 방식을 스스 로 찾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설계사무소 규모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일에도 차이가 있어요. 여행에서 돌아온 후 양재 씨는 설계사무소에 들어가 다시 처음부터 건축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설계사무소는 그 규모에 따라 대기업, 5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56 중소기업 그리고 소규모의 아틀리에 등으로 나뉘는데, 그때 그가 일하 게 된 곳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간 규모의 사무소였다. 훗날 소규모로 개인 건축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일을 할 줄 알아야 하는 데, 규모가 큰 설계사무소일수록 직원이 많고 일 자체가 분업화되어 있 어 사실상 일을 부분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설계 쪽에는 도제 라는 것이 있는데, 특정 디자인 집단에 들어가 일 하며 선생님이나 그 집단의 설계 방식과 철학을 배우는 것을 말해요. 그렇게 몇 년 동안 일을 하며 설계 방식과 철학을 배운 후에 자신의 사무실을 차리는 것이 보이지 않는 룰이죠. 그는 건물을 짓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4년 만에 일하 고 있던 설계사무소보다 규모가 작은 설계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 때 그가 일하게 된 설계사무소는 직원이 3명뿐인 소규모의 사무실이었 는데, 그곳은 그가 이직하기 전 직장에서 인연을 맺은 상사가 독립하면 서 창업한 곳이기도 했다. 설계 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거든요. 디자 인에 대한 공감대가 있지 않으면 협업이 어려워져요. 그분의 철학이 저 와 일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직할 사무소를 큰 고민 없이 그곳 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죠. 실제 건물이 지어지는 모든 과정을 다 알아야 개개인이 모든 걸 총괄할 줄 알게 되거든요. 저는 소규모 설계 사무소에서 3년 동안 일하며 또 그러한 과정을 경험하며 배운 끝에 2년 전 독립하여 지금의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를 차리게 되었어요 커리어패스 사례집

57 건축사 사무소를 창업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아직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양재 씨는 현재 단독주택을 설계하고 감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감 리란, 설계도에 맞게 집이 제대로 지어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시공 이 마무리될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며 도면대로 진행되도록 이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규모에 따라 다른데 소규모 건축은 법제적으로 감리랑 설계가 분리 되어 있지 않아요. 분리되면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있고 하니까요. 일정 규모 이상에서는 설계대로 하는지 감시와 견제를 하기 위해 나라 에서 감리와 설계를 법적으로 분리시키고 있는데, 제가 하는 일반 단독 주택은 그 규모에 해당하지 않기에 보통은 설계랑 감리를 같이 하는 것이죠. <엘리펀츠 건축사 사무소>를 창업한 지도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 지만, 그는 수주에 있어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운이 좋으 면 여러 건의 수주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하지만, 건축사무소 일이라는 것이 꼬리를 물듯이 하나가 끝나면 또 하나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서 어떤 때에는 몇 달 동안 단 한 건의 수주도 없을 때도 있다고 했다. 저뿐만 아니라 어느 건축사 사무소든 창업 초기에는 수주의 어려움 을 겪는 것이 사실이에요. 단독주택의 경우 땅값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집 짓는 데에만 2~3억은 들거든요. 큰 비용이 드는 만큼 건축주는 아무 래도 어느 정도 명망이 있고 검증을 거친 사람에게 맡기려고 하죠. 검 5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58 증을 거치지 않은 젊은 건축가에게 수주를 맡기는 일은 거의 없을 거예 요.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저렴한 설계비용 대비 질 좋은 디자인에 대한 가능성을 보는 것일 것이고요. 그래서 보통 첫 수주는 친척이나 아는 사람,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등을 통하는 경우가 꽤 있죠. 그렇 게 수주를 진행한 콘텐츠가 쌓일수록 찾는 사람 또한 많아질 거예요. 자신의 디자인이 실제로 쓰일 때 느끼게 되는 감동이 있어요. 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데 있어 양재 씨가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수주에 대한 부분만이 아니었다.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게 될 때, 자신이 설계하고 디자인한 건물을 상의 없이 다르게 짓 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등 때때로 그는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창업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저는 서른다섯의 나이로 창업을 했는데,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창업을 하고 나서 좋은 점이 두 가지 있는데, 원하던 건축디자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제가 대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목조 건물은 30~40년, 썩지 않 는 콘크리트 건물은 수백 년이 가거든요. 무엇보다도 자신이 디자인한 건축물이 오랜 시간 남아 사용하는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이죠. 제가 디자인을 하고 감리를 해서 제 이름으로 허 가나 사용 승인을 받을 때 묘한 뿌듯함도 있어요. 자신의 디자인이 실 커리어패스 사례집

59 제로 지어질 때 느끼는 감동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자신이 설계했던 것을 종이에 그리고, 모델로 만들어 건축주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건축주가 마음에 들어 하는 방식으로 설계안 이 나왔을 때, 그는 그것을 짓기로 결정한다. 그다음 그는 현장에서 시 공을 할 사람을 선정하고 나라에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는다. 그렇듯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자신의 디자인이 그대로 현실화될 때면 그 는 희열을 느꼈다. 자신이 의도한 바대로 디자인을 완성시키는 것을 두고 아기를 출산 하는 것과 비등하다고 하거든요. 그만큼 쉽지가 않다는 뜻이죠. 예산, 건축주와의 취향 차이 등 중간에 변수가 참 많아요. 그리고 건축주가 건축가를 신뢰하지 않고 중간에 디자인을 마음대로 바꾸는 경우도 있 는데, 그런 식으로 애초에 건축가가 의도하는 것과는 다르게 나오게 되 면 그 기쁨이 조금 줄어들게 되죠. 그래도 기본적으로 건축가가 원하는 방식과 건축주가 만족하는 방식, 시공사가 구현하는 방식, 이 세 가지 가 일치하게 될 때면 일이 정말 즐거워요. 그런 기쁨과 즐거움이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에요. 앞으로 새로운 기술과 디테일한 작가적 방식의 접점을 추구하고자 해요. 앞으로 새로운 기술과 디테일한 작가적 방식의 접점을 추구하고자 해요. 5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60 양재 씨는 건축 설계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미술 실력을 갖추는 것 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손재주가 좋은 사 람들이 디자인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컴퓨터로 하는 디 자인 방식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건축에 대한 거의 모든 분야가 IT와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같은 유선형, 곡선 건물들이 지어지는데 그것은 정말 정밀한 IT 소프트웨어와의 접점이 필요한 고급화된 기술 이에요. 현재로서 그러한 건물은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보다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흔히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스마트폰을 누구나 쓰게 되었듯이 그 기술도 대중화될 시기가 머지않아 올 거라고 생각해요. 조그만 집을 지을 때나 내부 인테리어를 할 때도 그런 기술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죠. 그는 현재 대기업에서는 유선형, 곡선 기술과 같은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형편이고, 작은 규모의 건축사무소에서는 아직 그 정도의 기 술력이나 자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에 해왔던 방식 하에서 좀 더 디테일한 작가적 방식을 찾으려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 그의 계획은 새로운 기술과 디테일한 작가적 방식의 접점을 추구하는 것이다. 특정 전공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계속하리라는 보장 이 없기 때문이죠. 단순히 전망이 안 좋거나 먹고살기 힘들다는 뜻은 아니고요. 앞으로의 사회는 지금보다 평균수명도 길어지고 그에 따라 커리어패스 사례집

61 노동을 하는 수명도 길어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수십 년 동안 살면서 한 가지 직업만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죠. 그래서 다양 한 관심과 그것을 하나로 어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두루두루 살펴보면서 자신 의 선택을 중심에 두고 다른 분야로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는 것, 그것이 현명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6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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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06 선진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가 바닷물을 통해 세계에 대한민국의 기술을 알리다 건설산업교육원 플랜트 전문가 손권익

64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더 알고 싶다면 국내 최초로 담수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을 시도한, 개척 정신을 가진 건설 엔지니어 하나의 공장을 설계하고 시공하고 시운전하는 전 과정을 수행하는 플랜트 공사의 엔 지니어링을 하는 일 중학교 졸업 후, 부산공업고등전문학교에 진학 졸업 후 서울시청에서 공무원으로 일 함 일하면서 공대에 편입해 대학 공부를 이어감 군 제대 후, 공무원을 그만두고 한국중공업에서 설계 담당자로 일을 하다가 임원이 됨 현재 건설 분야의 교육자로 후학 양성 중 그동안의 경험을 책으로 엮어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적성에 맞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하라. 건설산업교육원 홈페이지

65 손권익 건설산업교육원 플랜트 전문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반도 국가 이다. 바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해양자원으로 사람들은 바다에서 많은 것을 얻는다. 그중에서도 소금 성분이 있는 바닷물을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식수, 혹은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바꾸는 일을 담수 작업 이라 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에 맞는 건설 기술이 필요한데, 이 담수 건 설 기술은 우리나라보다는 물이 부족한 중동의 국가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크게는 100만 명이 마실 수 있는 규모의 담수 공장을 짓는 일에 서부터 작은 규모의 공장을 짓는 데까지 담수 건설 현장에는 우리나 라의 많은 기술자들이 있다. 이러한 건설 플랜트 엔지니어링의 기술자이자, 국내에서 최초로 담 수 건설 분야를 시작한 30년 경력의 전문가이며, 지금은 <건설산업교 6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66 육원>에서 후배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배워온 수많은 실무 지식들을 전 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손권익 씨를 만났다. 하나의 공장을 완성시키는 전 과정이 플랜트 엔지니어링입니다. 담수 건설이란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하여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만 드는 공장을 이르는데, 이런 공장을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 다. 첫 번째는 공장이 바닷가에 위치해서, 증기를 이용해 증류기에서 바닷물을 가열하여 담수화하는 공법이며, 두 번째는 역삼투압식이라고 해서 바닷물을 멤브레인(막)에 통과시키는 과정을 통해, 염분을 제거하 는 공법이다. 그 외에 이 두 가지 방법을 가지고 두 공법을 서로 혼합 한 하이브리드 방식, 즉 일부는 증기로 담수를 만들고, 일부는 역삼투 압식으로 담수를 만드는 방식이 있다. 담수 건설은 주로 물이 부족한 중동의 국가에서 많이 행해진다. 플랜트 엔지니어링이란 좁게는 해외나 국내에서 발전소라든지 담수 공장, 또는 화학공장 등 공장에 관련되는 건설을 하기 위해서 설계를 하는 일을 말해요. 일반적으로 설계 분야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즉, 공장을 만든다는 것은 처음 기본 계획을 하고 설계와 건설을 하고 시운전을 해보고 공장을 넘겨주기 전까지의 과정을 말하는데, 이것을 넓게 플랜트 엔지니어링이라고도 이야기 합니다. 권익 씨가 담수 건설 분야의 전문가로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커리어패스 사례집

67 기존에 없는 분야를 개척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담수 건설 사업 에 합류하게 되었을 당시에는 국내에 이와 관련한 기술이나 공법이 없 는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그는 외국 회사와 기술 제휴를 하면서 배워 왔던 것이다. 당시에 새로운 분야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이 있다면, 우리 팀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되는 기계, 전기, 건 축, 토목 기술자가 팀을 꾸려서 정보를 공유하고 자료도 모으고, 기술 자를 초빙해서 자문도 받아 결국 우리 기술로 만드는 것이었죠. 그래야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이 다음부터는 우리가 직접 해야지. 혹 은 해외에 업체들 있으니까 데려다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보다는, 신 념을 가지고 이 기술로 우리가 자립을 해야겠다는 그런 의지가 엔지니 어들이나 경영자들에게 있어야 해요. 평범한 공무원, 중동을 누비는 건설업자가 되다. 권익 씨가 중학교를 마쳤을 때 공업을 배우는 기술적인 일은 먹고사 는 데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있었다. 당시 그는 집안 형편이 넉 넉한 편은 아니어서 중학교를 끝마치면 공학 계통으로 가야겠다고 생 각을 했다. 지금은 없어진 학제인데 그때는 중학교를 졸업하면 갈 수 있는 공학 계통 5년제 학교가 있었다. 공업고등전문학교 라고 해서 국 립학교였는데, 큰 도시 5군데에 있었던 학교였다. 그는 그중에서 <부 6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68 산고등공업전문학교>에 들어갔다.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선택한 진로 였지만, 물리를 좋아하던 그의 적성에도 잘 맞았다. 그곳을 졸업하고 그는 서울시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대학에 편입을 하여 공대를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공무원으로 일한 지 2년 정도가 되었을 때 그는 시청에서 나와 건설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 중동 붐이 불었어요. 그래서 생각하기를 내가 공무원으로 살 아간다면 세계적인 활동, 예를 들어 중동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것은 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그런 꿈을 펼쳐보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일을 하는 건설회사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죠. 그렇게 엔지니어링을 하는 회사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 서, 공무원 생활을 접고 <한국중공업>에 들어갔어요. <한국중공업>에 들어갔을 때가 창원 공장을 짓던 시기라서 창원에 가서 설계도 하고 현장도 경험하면서 점차 플랜트 쪽으로 가게 되었죠. 부서도 설계부서 를 갔어요. 그렇게 설계부서에 있으면서 창원 플랜트 공사를 끝내고 기 술을 조금 쌓아서 자체 공장을 국내에서 지었으니까 해외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죠. 그렇게 그는 해외에 진출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 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시멘트 공장을 만드는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담수공장 건설이 가진 잠재력을 느끼게 된 그는 사우디아라 비아에 담수공장 건설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르라는 지역에 담수공장 건설 발주 공고가 났는데, 하루에 8만 톤의 물을 만드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었죠. 입찰 커리어패스 사례집

69 에 성공을 했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 인바이로닉 제닉 스 라는 미국 회사랑 손을 잡았어요. 그곳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서 자 료와 기술을 많이 얻었어요. 적절한 시기에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죠. 그 프로젝트가 끝나고 중동에서 계속 공사를 해서 나중엔 우리 회사가 세계시장 점유율이 40%가 되기도 했죠. 그 공로로 2001년 무역의 날에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았어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권익 씨는 담수 플랜트의 건설 엔지니어링을 국내에 처음 시도함으 로써 <한국중공업>을 담수설비 분야의 선도적인 기업으로 이끌었다. 그가 해외 입찰, 더 나아가 국내에서 시도된 사례가 없던 대규모의 담 수 건설 사업을 시도해 보자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국내 기술을 발전시 켜, 기술력 자립을 통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더 큰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혜안에서 비롯되었다. 1) 플랜트 건설이란 일반적으로 설비의 기본 계획을 잡아서 엔지니어 링을 하고, 필요한 기자재를 구매하고, 건설하고, 시운전한 후 발주자 에게 공장을 건네주는 EPC*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방식이 오래전부터 일반화됐습니다. 이런 생산 시설이나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우리의 설계 기술이 있어야 하고 그것에 들어가는 기계를 만 * 건설공사의 수행 방식의 하나로 시공자가 설계, 구매, 시공을 일괄 책임지는 방식: 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6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70 드는 기술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그 설계도면을 가지고 현장에서 공장 건물과 기초를 만들고, 기기를 설치하고, 그 장비를 돌아가게 만드는 배관이나 전선 같은 걸 설치하는 일 등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시운전 을 해보고 문제가 없으면 발주자에게 넘겨줍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엔지니어링 인데 이는 계획된 담수를 만 들기 위해 얼마만큼 바닷물이 필요하고, 얼마만큼 증기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기본 설계와 바닷물 취수 설비나 기초 등의 설계, 공장 건물 을 짓기 위한 건축 설계, 기계 운전을 위한 배관이나 전기 설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엔지니어링 기술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 에 주게 되면 해외에 많은 돈을 주어야 하는데 설계라는 것은 경제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리고 담수공장에 필요한 여러 기자재를 만드 는 기술도 필요하다. 경쟁력과 직결되는 이러한 여러 가지 사안들 전체 를 플랜트 건설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주로 하는 것은 시공이랑 엔지니어링입니다. 이 과정을 턴 키 프로젝트(turn-key project)라고 해서, 발주자는 돈을 대고 기간과 원하는 사항을 말해요. 그리고 나머지는 다 건설회사 엔지니어들이 구 상하는 것이죠. 물론 경쟁자들이 많이 있으니까 수주는 입찰을 통해 정 해지는 것이고요. 그걸 이기려면 자체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수 주를 하는 거지 경쟁력이 없으면 수주가 안 돼요. 그래서 자체 기술력 이 있어야 원가 절감도 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거죠. 그래 서 원천 설계 기술에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71 플랜트의 밑그림을 그리는 엔지니어링이 중요한 이유 앞으로 건설 분야에서는 실제로 플랜트 엔지니어링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플랜트라는 것은 종합적인 분야기 때문에 혼자서 뭘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하나의 프로젝트에 서로 연관된 관련자들이 모여서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남에 대한 이해심이 필요하고 또 기본적인 유체 이론, 역학 관련 지식을 갖추도록 열심히 해야 해요. 청소년이라면 물리라든지 공학 계열에 관심이 많다면 도움이 되겠죠. 권익 씨는 기술력 자립이 확보된다면, 건설 분야, 특히 플랜트 건설 분야의 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물이 넉넉한 국가는 아니니까 담수 쪽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요. 아프리카 남미 같은 곳을 보면 물이나 전기 같은 것이 낙후 된 곳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쪽에선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할 거예요. 우리나라도 남북통일이 된다면 물이나 전기는 가장 기 본적인 인프라이니까, 그런 플랜트 공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란 말이 죠.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고, 그렇게 될 거예요. 현장에서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설계도면이 필요 하기 때문에 도면을 만드는 엔지니어링 능력이 갖추어져야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이죠. 7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72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한 기업이 해외 플랜트 공사의 선두주자에요. 지금은 후발 기 업들이 많이 생겼어요. 대형 건설회사에서 해외 플랜트 수주를 하면서 해외 플랜트 공사에 큰 회사들이 많이 참여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해외 플랜트 공사를 잘 수행하기 위한 절차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 대형 기업에서 자기들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자료도 없고 경험도 없기 때문에 이 분야에 경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했어요. 그걸 엔지니어링 분야, 구매 분야, 건설 분야 이 3개 분야에 대한 수행 매뉴얼을 만들어서 줬어요. 그러고 나니 그것을 바탕 으로 교육을 시켜줄 필요가 생긴 거죠. 그냥 메뉴얼만 가져다 줄 순 없으니까요. 직원들을 선별하여 교육을 시키던 권익 씨는 건설 관련 교육원과 연 결이 되어 EPC 프로젝트의 플랜트 엔지니어링에 대하여 졸업 예정자, 취업 준비생, 회사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가 예산 교육 프로그램 에 대한 강의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교재도 다시 만들고, 프로젝 트를 수행하면서 경험한 실패 사례라든지 개선이 필요한 것 또는 핵심 이 되는 것, 그리고 경제적인 플랜트 설계 방법 등을 교육하게 되었다. 그렇게 현업을 떠나 건설 분야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는 그가 앞으 로 이루고자 하는 인생의 최종 목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을 쓰는 것이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73 직업에는 굉장히 다양한 것이 있는데, 자기 적성에 맞는 것으로 선 택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같은 건설 분야라도 설계 분야, 시공 분야, 감리 분야 등 여러 가지 분야가 있으니까요. 내가 봤을 때 나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를 잘 관찰해본 다음 만약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정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설계 분야, 현장에서 활동적으로 무언가를 하 는 것을 좋아한다면 시공 분야로 가는 것이죠. 이렇게 하나의 직업군이 라도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맞춰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성공한 직업인이 되기 위해 가장 염두에 둘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7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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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07 평사원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으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건설회사의 대표이사 법학 전공생, 건설에서 길을 찾다 한일개발 대표이사 김명호

76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법학을 전공하고 공기업에 취업했다가 건설업에 발을 들인 이후 오랜 시간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건설회사 <한일개발>의 대표이사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건설 사업을 수주하고, 시공하고, 관리하는 일 대학에서 법학 전공 졸업 후 대한광업진흥공사라는 공기업에 취업하여 9년 동안 근 무 <두산건설>의 법무팀에서 9년, 주택사업팀장으로 6년 동안 근무 <한일건설>의 대표이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이직하여 상무로 1년 동안 근무 <동원건설산 업> 사업 담당 상무로서 6년 동안 근무 <한일개발>로부터 제의를 받고 <한일개발 (주)>의 대표이사 자리에 앉음 행복하게 사는 것 남하고 경쟁하기보다는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77 김명호 한일개발 대표이사 건설업이 불황이다. 라는 사람들의 말에 불 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한일개발> 이라는 건설회사의 대표이사 김명호 씨가 그 장본인이다. 그는 지금 의 자리에 앉기까지 스스로를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만들며 끊임없 이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그러한 도전은 그의 첫 직장이자 당시 신 의 직장 으로 통하던 공기업을 나온 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건설업 내에서도 몇 번 이직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모르는 것 을 배우는 것이 고민이 되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한 모든 경험이 현재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을 하는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0(영)에서 무한대로 일을 찾아서 해야 하는 대표이사가 되면서 그만큼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추구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져 기쁘다고 말하는 김명호 씨를 만나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77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78 법학에는 흥미가 있었지만, 고시는 제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취업을 선택했어요. 어렸을 때 제 꿈은 법관이 되는 것이었어요. 제가 법관이 되기를 바 라셨던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지만, 저 역시 다른 분야보다는 법학이 마 음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법대에 지원했죠. 처음에 대학 생활을 시작하 고 나서 얼마 동안은 고등학교를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취해 그동안 하 지 못한 일들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저도 여느 법대생들처럼 고시 공부를 시작했죠. 법학에는 흥미가 있었지만 고시는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달은 명호 씨는 취업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후 그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렇게 졸업하던 해에 그는 당시 신의 직장 으 로 불리던 <대한광업진흥공사>라는 공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은 아니었지만, 법을 공부한 것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법을 공부하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배우 기도 했고, 또 법 논리는 모든 분야에 적용이 되니까요. 그래서 계약서 작성이라든지 협상처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생활 속 모든 일 을 할 때 도움이 되었던 것이죠. 그의 직장 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는 공기업에서 일하는 9년 동안 표창도 많이 받았고 특진을 하기도 했다. 그가 그런 직장을 그만두고 이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자신이 너무 안주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커리어패스 사례집

79 한번은 제가 상을 받는데 사장님이 제게 공기업이니까 2호봉 특진 인데, 민간기업이었으면 2계급 특진을 시켜 주었을 것 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말 한마디가 저를 민간기업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니에요.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동성보다는 안정성이 매우 좋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보다는 현실에 쉽게 안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던 차여서 저는 자진해서 공기업을 나와 민간기업으로 향했어요. <두산건설> 법무팀에서 일하며 건설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명호 씨가 공기업을 나와 민간기업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고대하고 있을 때, 마침 <두산건설>에서는 법무팀 직원을 뽑고 있었다. 그 공고 를 보고 그는 곧바로 <두산건설> 법무팀에 지원했다. 부모님의 눈에는 안정적인 곳에서 불안정한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처럼 보일 만도 했 지만, 부모님은 그의 선택을 존중해주셨다. 문제는 건설에 대한 그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었다. 법무팀을 떠나서 사업을 하려면 각종 건설 관련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까지 찾아보며 공부를 해야 했다. 건설회사 법무팀에서 하는 일은 다양해요. 발주처하고 계약 관계에 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클레임 사항, 공사하는 과정에서 주변 민원 인들과의 협상, 하도업체와의 분쟁 등에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니까 7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80 요. 그 밖에도 건설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산채 처리와 보 상 관계에 있어서도 법무팀이 역할을 하게 되고요. 법무팀의 업무는 크 게 전략법무, 예방법무, 사후법무, 이렇게 나뉘어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는 <두산건설>에서 15년 동안 법무팀장으로 9년, 주택사업팀장으 로 6년을 일했다. 주택사업팀장으로 일을 할 때에는 아파트에 대한 수 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땅을 살 때 사업성이 있는지, 인허가는 받을 수 있는 것인지를 미리 판단하여야 하고, 때로는 그 땅을 가진 사 람이 건설회사에게 공사를 줬을 때 공사비를 분양에 의존해서 받는 데 문제가 없는지, 그런 것을 망라해서 검토하는 역할을 했다. 논어에 나 오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 하다. 는 뜻의 지호락( 知 好 樂 ) 이라는 말처럼 그는 일을 할수록 점차 건설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건설에는 3가지 큰 특징이 있어요. 일단 수주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데, 상품 생산 후 판매가 부진하면 재고로 쌓아 두었다가 판매하면 되는 제조업과는 달리, 건설은 수주가 없이는 일이 진행될 수가 없어 요. 그래서 첫 번째는 수주 산업 이라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건축 및 부동산 관련 법규에 따라 허용하는 범위 내에 사전 건축 인허가를 받아 야 하고, 또한 정부 정책 및 세금제도 등에 의해 부동산 경기, 주택 경 기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기 때문에 제도의 산업 이에요. 세 번째는 규모가 크고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 이라는 거예요. 여타 제 조업의 제품과는 달리 단위당 가격으로 볼 때, 아파트의 경우에는 수 억, 빌딩일 경우에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대로 가격이 높을 뿐 아니 커리어패스 사례집

81 라, 언제 어디서 수주를 한다고 특정 지을 수가 없고요. 또 똑같은 환 경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거죠. 많이 지어도 짓는 것마다 다 다르기 때 문에 똑같은 내용이 있을 수가 없고요. 그런 점들이 건설의 매력인 것 같아요. 여러 직장에서 쌓아온 경험들은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명호 씨의 지인 중에는 <두산건설>에서 일하다가 <한일건설>의 대 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사람이 있었다. 한때 그의 상관이었던 그 대표이 사는 같이 일하고 싶다며 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고, 이를 수락한 그는 <한일건설>의 주택 사업 및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상무로 1년을 근무했다. 이후 그는 또 다시 <동원건설>의 상무로 스카우트되었다가 지금의 <한일개발> 대표이사 자리에 앉게 되었다. 대표는 0(영)에서 무한대로 일을 찾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 을 망라해야 하죠. 대표가 되면서 그만큼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제가 추구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기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기보다는 기뻤 어요.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말이죠. 평사원부터 시작해 경 력을 쌓아온 저에게는 항상 모르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어 요. 하지만 그런 문제는 노력 여하에 따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직장이었던 공기업에 8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82 서부터 법무팀장, 주택사업팀장 그리고 중역으로 일하며 쌓아온 경험 과 각오들은 제가 대표이사로서 한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전부 도움이 되었고요.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권하고 싶어요. 그는 자신처럼 평사원에서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남하고 경쟁하 기보다는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남하고의 경쟁은 경쟁자 간에 불편한 관계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자신과의 경쟁, 즉 나와의 경쟁은 새로운 나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대표가 된 지금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면 가장 어려웠던 일이 무엇이고, 또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질문한다고 했다. 저는 공부를 많이 했다거나 표현력이 좋은 사람보다는 오랫동안 동 고동락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사람을 선호해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인성, 사람의 됨됨이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외 에는 일하면서 학습하면 되니까요. 학습( 學 習 )이란 말 중에 학( 學 ) 은 배우는 것이고, 습( 習 ) 은 익힌다는 의미잖아요. 인성을 갖춘 다음에 학습 을 하면 나중에 정말 훌륭한 전문가가 되거나 리더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수주하고, 시공 및 관리하는 것이 저의 업무예요. <한일개발>은 토목공사 현장, 건축공사 현장, 주택공사 현장, 조경공 사 현장,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정부 정책의 하나인 그린 리모델링 사업 커리어패스 사례집

83 을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인 명호 씨는 수주하고, 시공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현장을 개설하게 되면 현장소장으로 하여금 착공 계획을 미리 보고 하게 해서 설계와 시방을 검토해요. 앞으로 어떤 부분에 착안하여, 어 떻게 공사를 할 것인지 미리 보고를 받으면서 점검하는 것이죠. 계획을 하고 시공을 하기까지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품질이 실현되도록 제가 직접 지도하기도 하고, 부분적으로는 직원에 게 업무를 맡기기도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현장과 본사에서 유기적으로 협력을 해서 건축물이 완성되도록 하는 거예요. 그렇게 완성한 건축물 들이 전국 도처에 많이 있습니다. 제가 혼자 완성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이룬 결과죠. 일산 730세대 아파트, 춘천 680세대 아파트, 남양주 480세대 아파트, 광교 호수공원 조경공사, 서울시 마곡 택지개발지구 내의 조경공사, 경 의선 옛날 철길을 제거하고 공원을 조성한 조경공사 등 전부 나열하기 도 힘들 만큼 오랜 세월을 건설업에 종사한 그가 시공한 결과물이 전국 곳곳에 있다. 그는 그런 결과물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작년에는 조경공사를 잘했다는 뜻에서 <한일개발>이 한국토지공사 로부터 우수시공상을 받았어요. 조경공사는 공원, 아파트 내의 수목 등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인천국제공항 의 진입 경관에 대한 조경공사, 김포 한강신도시 조경공사 등이 있죠. 특히 세종시에 했던 조경공사 같은 경우는 완전히 허허벌판에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죠. 조경공사를 할 때는 시각적으로나 육체적으 8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84 로나 사람 중심의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죠. 보기도 좋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경이 완성되었을 때 주어지는 보람은 굉장히 큰 것 같아요. 저는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에 순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명호 씨는 건설 분야의 동향을 듣기 위해 다양한 조찬 세미나에 참 여하는 등 여러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이유는 환경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한 변화에 순응하고 대처해 나가기 위해 그는 신문, 잡 지를 읽고 각종 전문가들로 구성된 간담회나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건설업은 불황이라는데 불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 해요. 성공을 추구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려움을 즐겨보는 것이죠. 어떠한 경우에 있든 자기가 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리 고 건설은 의식주( 衣 食 住 ) 중에 주( 住 ) 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 업이든 개인이든 필요로 하는 수요가 끝없이 나타나게 되어 있어요. 그 만큼 보람도 크고요. 무( 無 )에서 유( 有 )를 창조하는 건설이라는 분야에 도전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평소에 어려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내성을 기르면 좋다고 커리어패스 사례집

85 조언한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건 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운동도 하고, 좋은 멘토와 친구를 만나며 건전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생은 행복과 불행이라는 두 가닥의 새끼줄을 꼬아놓은 것과 같기 때문에 항상 행복할 수도 없고 항상 불행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스스 로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내성을 쌓으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죠. 행복이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고요. 고통스럽지 않으면 행 복하고,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고통이 오면 그것이 또 행복인 것이라 고 생각해요.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제 인생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85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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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08 도시에서 마을의 따스함을 복원하고자 하는 건축가 사람의 삶 속에서 건축의 진짜 의미를 찾다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 건축가 김민보

88 누구의 이야기? 하는 일은? 꿈을 이룬 과정 장래 포부 그의 한마디 더 알고 싶다면 건축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만들기를 바라는 건축가 일반적인 건축 사무소가 담당하는 외부 설계와 외부 인테리어 작업 등의 업무 및 작 은 규모의 건축 작업, 그리고 건축이 결합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 중학교 때 건축가가 되고자 결심 재수 끝에 건축과에 진학 대학 졸업 후, 교수님 의 건축 사무소에서 근무 건축대학원에 진학 건축대학원에서의 교육과정에 실망 하고, 도시설계협동과정 대학원으로 다시 진학 대학원 졸업 후, 색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를 시작하게 됨 도시를 마을로 만들어 팍팍한 도시에서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 자신이 무얼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볼 것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 홈페이지

89 김민보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 건축가 흔히 건축 사무소라고 하면, 많은 돈을 들여서 거대한 규모의 건축물을 짓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도 시마을 건축사 사무소는 그런 일반적인 건축사 사무소와는 약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름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들이 원 하는 것은 도시마을을 만들어 사람들 간의 공동체 의식과 정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건축을 하는 것이다. 이곳은 2012년 9월에, 세 명의 건축사들이 의기투합한 결과 탄생했다. 건축사인 김민 보 씨는 기존의 건축사 사무소와는 조금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 각으로 대학원에서 만난 두 명의 선후배가 만든 이곳에 합류했다. 일반적인 건축과 관련된 업무, 교육 사업, 이 두 가지 일을 진행하며 이 일을 통해 재미있는 마을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김민보 씨를 만났다. 89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90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조용한 소녀, 건축가를 꿈꾸다. 학창 시절 민보 씨는 조용하지만 욕심 많아 하고 싶은 일이 굉장히 많았던 소녀였다.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나 그림을 그리 는 일을 좋아했고, 교내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던 그녀는 공예가나 화가를 꿈꾸기도 했다. 꿈 많던 그녀가 건축가가 되고 자 결심하게 된 것은 중학교 때의 일이었다. 건설회사에 다니며 시공 업무를 하시던 아버님의 영향으로 오래전부터 익숙했던 건축 에 매료 되었던 이유는 건축이 단순한 공학이 아닌, 예술적인 측면도 결합되어 있는 학문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건축가의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대학 입시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연이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그녀는 결국 건축학과 신입생 이 되었다. 대학에 와서 배우고 싶었던 걸 배우니까 정말 좋았어요. 건축 관련 과목을 듣고 과제를 하는 자체가 너무 신이 났어요. 교수님께서 시키지 도 않은 것까지 해가서 선배들한테 면박도 받고 그랬었죠. 그야말로 신 이 났었단 표현이 적절한 것 같아요. 1학년 때 들은 수업의 과제 중 하나가 마음에 드는 건물에 대해서 리포트를 써오라는 것이었어요. 그 당시는 인터넷도 발달되지 않았던 시기라 잡지에서 사진을 오리거나 직접 찾아가서 사진을 찍은 뒤 그것을 감상문 형식으로 써서 내라고 하셨는데, 저는 더 나아가서 모형도 만들어 가고 그랬어요. 제가 좋아 커리어패스 사례집

91 하는 일이니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학년이 올 라갈수록 취업 문제 같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감이 많이 느껴지더 라고요. 좋아하는 것을 해서 잘한다고 칭찬도 받고 그러면 좋은데 그렇 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제 적성에 맞는 것이라서 그런지 학교에 다니 는 것은 굉장히 좋았어요. 사람들의 실제 삶과 맞닿아 있는 건축을 하고 싶었어요. 민보 씨는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밤을 새고, 졸업 작품을 준 비하고, 연애도 하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즐기느라 졸업 이후의 취업 에 대해 고민해 보지 못한 채 졸업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마침 같은 시기에 졸업한 선배로부터 같이 교수님 사무 실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그녀는 그렇게 그곳에 들어가면 서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사무실에서 많이 배웠어요. 또 인턴도 오래 했는데, 힘들었지만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그 사이에 다른 사무실로 옮겨서 대학원 준 비도 했어요. 그렇게 일해서 돈을 벌면서 학자금 대출도 갚아나가면서, 대학원을 준비했고 건축대학원에 갔죠. 그런데 막상 건축 대학원에 갔 더니 학부의 연속이란 생각이 들어서 실망스럽더라고요. 그것보다는 일반 사람들이 실제로 접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91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92 들어서 다시 도시설계협동과정 대학원으로 갔어요. 단순히 건물의 겉 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고 있는 건축 을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사는 이 도시에 집중하지 말고 좀 더 큰 스케일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행스럽게도 다시 간 대학원에서는 제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유명한 작 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삶에 접해 있는 공간, 삶이 일어나는 공간에 대 해서 좀 더 배울 수 있었거든요 그녀가 대학원 진학을 마음먹게 된 계기는, 건축 사무소에서 3년간 일을 하면서 늘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만 보고 도면 작업만을 반복하는 생활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도면을 그리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 건물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주체적으로 어떤 일 을 주도한다기보다 위에서 하라는 일을 해결하는 것으로 끝이 나는 그 생활을 계속 지속할 의미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대학원 을 졸업했고, 무언가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학원 선후 배들과 함께 시작한 것이 바로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였다. 물론 처음부터 일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간단한 전 셋집 인테리어 같은 실내 인테리어를 많이 했죠. 그 일을 위해 직접 발품도 많이 팔았어요. 그리고 목조건축을 배워서 부모님 댁도 지어드 리고 그랬어요. 이런 것은 컴퓨터에서 도면만 그리는 입장이었을 때는 할 수 없던 일이었죠 커리어패스 사례집

93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마을에서 일해보고 싶었어요.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에서는 외부 설계랑 내부 인테리어 설계 도 하고 작은 공사도 직접 하고 있어요. 거기에 건축이 결합된 교육 프로그램까지 한다는 것이, 다른 건축 사무소와 다른 점이죠. 처음에는 마을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책방을 연다거나 하는, 무 언가 마을에서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해요. 예전 사무실은 1층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목공 수업을 만들어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고 요. 결국 실행은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어요.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에서 진행한 교육 관련 건축 프로젝트는 하 자센터 라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 입주해 있을 때 시작된 것이었다. 직업학교 커리어 위크 를 위해 센터의 벽 일부를 단열 벽으 로 꾸미는 작업을 하며 민보 씨는 주변 제재소에서 직접 재료를 구해 와, 공구로 직접 나무를 톱질해 보고 못을 박아가면서 단열 벽을 세웠 다. 그리고 하자센터에 함께 입주해 있던,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여행사 인 트래블러스 맵 과 함께 문예진흥원에서 진행한 틈 이라는 프로젝트 에 건축 분야로 참여하기도 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물건을 만들어보면서 건축을 직접 몸으로 느껴볼 수 있도 록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최근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는 서울시 마을 활력소 사업 업체에 선정되어 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93 나의 꿈을 디자인하다 건축 분야

94 서울에서 선정한 어떤 공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예요. 설계는 거의 다 끝났고 요. 달라진 점은 기존에 거의 막혀 있던 곳들을 많이 터놓았어요. 처음 부터 다 바꾸기는 어려우니까 기존에 있던 것을 이용해서 예산 안에서 구입하고 정리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죠. 아직 시공은 안 했지만 많이 바뀌기는 할 거예요. 주민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며 이 공간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어요. 보여주고 피드백도 받 고 설계도면으로 뽑고 만들어서 납품하는 그런 작업들이에요. 그녀는 그동안 해 온 일들 중에 <도시마을 건축사 사무소>의 특색을 잘 드러내는 일은 공유오피스 프로젝트 라고 했다. 서울시 무중력지대라고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동에 있는 블랭크 랑 같이 진행한 일이에요. 실업자인 청년들이나, 사무소에 다니고 있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박원순 시장이 무중력상태 라고 했었거든 요.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 것이죠. 가운데 공유하는 부엌이 있고 서 재도 있고 낮잠 자는 공간도 있어서 청년들이 와서 쉬고 공부도 하는 휴식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다 함께 쉴 수 있고 저녁에는 강연이 나 모임도 있고 요리 강습도 있는 그런 공간이요. 이런 공유오피스 프 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공유 공간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되 었죠 커리어패스 사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