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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85 語文論文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1) 1950년대 <思想界>와 <女苑>을 중심으로 金 福 順 (明知大 敎授) 要約 및 抄錄 性 사랑 結婚의 통합 으로 정의되는 浪漫的 사랑은 社會的 構成物 로서, 普 遍性과 特殊性을 지닌다. 여기서는 1950년대에 浪漫的 사랑의 特殊性이 形成되 는 방식 및 아비투스 形成과정을 천착하면서, 優先性 의 범주에 따라 性 系譜 (A)/ 사랑 系譜(B)/ 結婚 系譜(C)의 세 가지로 분리하는 한편, 서술자-초점 화된 인물의 성별에 따라 1 계보: 男性젠더-남주인공/ 2 계보: 女性젠더 남주 인공/ 3 계보:男性젠더-여주인공/ 4 계보: 女性젠더-여주인공으로 나누어 보았 다. A~C와 1~4가 어떻게 계보연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가정 구성 원리의 차 이, 解放/抑壓의 주체 및 방식의 차이, 사랑을 인식하는 방식의 차이, 性別 主 體 形成의 차이 등이 발생하였다. 연구결과 젠더 는 잡지의 거대담론과는 별도 로 獨立變數 였으며, 동시에 서사원리로 기능하고 있었다. 젠더는 <思想界>와 <女苑>의 각 담론체계 및 내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方法 이었다. 核心語 女性의 自由, 女性의 戀愛, 戀愛資本, 아프레걸, 귀가플롯 Ⅰ. 社會體系로서의 사랑 의 差異 와 젠더연관 浪漫的 사랑은 性 사랑 結婚의 統合 으로 정의된다. 17세기까지만 해도 이 세 요소는 서로를 배제한 채 結婚은 사랑이 아닌 權力의 結合을 기반으로 삼았고, 理想化 된 사랑은 천박함이나 官能과 거리를 두려는 목적을 가지고 * 이 논문은 2008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 아 수행된 연구임(KRF A00441).

2 286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있었다. 또 육체적 욕망은 사회의 음지, 즉 세련된 행동 규정이 필요하지 않 은 곳에서 해소되었다.1) 이들은 近代에 들어 통합되면서, 사랑한다는 사실 자체가 사랑의 정당화로 존재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浪漫的 사랑은 자기 준 거적self-referential2)이며, 省察性을 근본적으로 확장한 형식 3)이다. 浪漫的 사랑은 女性 個人의 발견, 自我 認識의 발견이라는 긍정성을 지니 지만, 近代 家父長制의 탄생과 더불어 男性支配를 공고히 하고 女性의 의존 성을 재생산한다는 부정성 또한 동시에 지닌다. 리타 펠스키, 캐럴 페이트만, 재크린 살스비4)는 浪漫的 사랑과 社會와의 연관을 정치하게 분석하여 이러 한 否定性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페이트만은 家父長制가 어떻게 社會契約 論이라는 近代的 사유 속에서 재구성되고 資本主義에서 더욱 공고화 되는가 를 연구하면서, 家父長制가 社會契約論을 통해 男性의 支配를 正當化 하고 女性의 男性에 대한 服從을 자연적인 것으로 認識하게 하였는지 천착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이처럼 浪漫的 사랑의 否定性에 집착함으로써 女性의 自我 擴張 및 解放의 계기, 自律性을 오히려 제한하였다. 생산노동보다 재생산노 동에 기여한다고 봄으로써 家父長制 질서를 재생산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판단은 中心談論, 支配談論, 巨大談論 위주의 연구시각을 극복하지 못한 태도에 기인한다. 하지만 浪漫的 사랑 속에서 女性解放의 계기가 어떻 게 포착되는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女性의 自律性을 제대 로 보지 못할 경우 현재까지도 女性은 男性支配의 거대한 사회적 從屬 상태 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간 끊임없이 제기해온 바, 조그만 차이 일지라도 제 대로 읽어내는 것이 진정한 페미니즘 방법론이다. 浪漫的 사랑이 사회적 구성물 이라면 浪漫的 사랑 또한 普遍性과 特殊性을 1) 크리스티안 슐트, 장혜경 옮김(2008), 낭만적이고 전략적인 사랑의 코드, 푸 른 숲, p.52. 2) Niklas Lumann(1998), Love as Passion, Stanford Univ. Press, pp.129~ ) 엔소니 기든스(1996),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친밀성의 구조변동, 새물결, p.84. 4) 캐럴 페이트만(2001), 남과 여, 은폐된 성적 계약, 이후, pp.1~366 ; 재크 린 살스비(1985), 浪漫的 사랑과 사회, 민음사, pp.1~243.; 리타 펠스키 (1998), 近代性과 페미니즘, 거름, pp.1~382 참조.

3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287 지니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特殊性보다 普遍性에 착목하여 이루어 졌다. 코나투스-社會體系로서의 사랑 은 個人的 관계인 동시에 社會體系와 연관된 政治的 관계에 해당한다.5) 기존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였다. 코나투스 개념을 적용하면 理性-感性 統合的 人間觀 에 의거하여, 浪漫的 사랑의 普遍性 및 特殊性, 社會體系6)와의 연관성을 구체 적으로 밝힐 수 있다. 우선 기존 연구는 近代의 理性的 人間觀에 입각한 것 이었다. 즉 浪漫的 사랑이 사적 감정 과 관련된 것이라 보면서도 이성적 인 간관에 기초해 있었다. 또 정념의 원천을 지향대상에 둠으로써 정념의 主體 性을 배제하였다. 또 기존의 연구에서는 集合的 個體性을 긍정하지 않았다. 浪漫的 사랑의 主體는 오직 個人 이어서, 집합성과 관련된 浪漫的 사랑의 관 습 및 아비투스 가 특정 방향으로 정향지어지는 원인 등을 설명하지 못하였 다. 1950년대는 近代 家父長制가 변형된 형태로 새롭게 전개되는 시기7)로서 이전과 다른 코나투스 - 社會體系를 드러낸다. 코나투스 - 社會體系로서 浪 漫的 사랑은 戰後의 階層的, 階級的, 民族的(또는 國家的), 젠더적 자기보존 욕망을 제시한다. 浪漫的 사랑이 코나투스 - 社會體系라면, 그 재현과정에서 서사의 핵심 장 치인 서술자의 차이 (階層, 階級, 民族, 젠더), 주인공의 차이 도 함께 고찰 하여야 한다. 소설은 화자를 통해 이야기되는 장르로서, 視線의 정치학이 개 입되기 때문이다. 浪漫的 사랑은 남녀의 사적 감정을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 젠더 연관이 우선적 으로 관철되는 지점일 수 있다. 재현의 성차 를 도출하 5) 코나투스 conatus란 어떤 개체 안에 존재하는 자기 보존의 무의식적 의지 또는 욕망 이라 풀어쓸 수 있는 개념이다. 코나투스 테제에 관해서는 알렉상드르 마트 롱, 김문수 김은주 옮김(2008), 스피노자 철학에서 個人과 공동체, 그린비, pp.1~919 및 김복순(2008), 1960년대 소설의 戀愛전유 양상과 젠더, <대 중서사연구> 제19호, 대중서사학회, pp.7~56 참조. 6) 여기서 社會體系의 개념은 하버마스가 아닌 루만의 개념을 원용하여 사용한다. 자세한 것은 하버마스(2006), 의사소통행위이론, 1,2, 나남, pp.1~592, pp.1~ 672; 루만(2007), 사회체계이론 1, 2, 한길사, pp.1~451, pp.1~391 참조. 7) 조혜정(1988), 한국의 女性과 男性, 문학과 지성사, pp.1~374; 숙명여대 亞 細亞女性硏究所(2006), 한국여성정치사회사, pp.1~380; 한국여성문화사, pp.1~397 참조.

4 288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는 변수라는 점에서 젠더 차이는 상이한 서사를 산출하는 기본 기제가 될 수 있다. 연구대상은 <思想界>8)와 <女苑>9)이다. 이 두 잡지는 1950년대에 각각 (男性)綜合誌, 女性誌를 표방한 당대 최대, 최고의 종합지였으며, 둘다 1950 년대 초중반 창간되어 1970년까지 발행된, 동일한 發刊 年代를 가지고 있 다. <思想界>는 1952년 9월 창간한 思想 을 전신으로 1953년 4월 재창간 되었고, 綜合學術誌 로서의 자기 개념규정10)이 이루어져 있지만, 당대 최고 의 비판적 지식인 그룹이 만든 대항 미디어적 성격11)의 교양지였다. <女苑> 은 1955년 10월 창간되어 1970년까지 발행된 당대 최고의 女性 專門 敎養 誌였으며, 문제성 있는12) 시사적 지식 잡지였다. 8) <思想界>의 편집방향 및 소설의 경향을 살피기 위해서는 1956년부터 선정한 동 인문학상 수상작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은 1회 김성한 바 비도 (1956), 2회 선우휘 불꽃 (1957), 3회 오상원 모반 (1958), 4회 손창섭 잉여인간 (1959), 5회 이범선 오발탄, 서기원 이 성숙한 밤의 포옹 (1960) (2편 모두 후보상)이다. 본 연구는 담론의 양상을 고찰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1960년 5월 이전의 동인문학상 후보작과 4편 이상의 작가들을 원용하는 방법 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많이 실었다는 것은 그 작가의 소설적 성향이 <사상계> 의 편집방향에 부합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1960년 5월까지 <思想界>에 4 편 이상 발표한 작가는 16명이다. 가장 많은 편수를 수록한 작가는 오상원(10 편)이며, 선우휘와 염상섭이 8편씩, 손창섭 이무영 박영준이 7편씩, 유주현 박 경수가 6편씩, 정한숙, 이호철이 5편씩, 김광식 장용학 송병수 황순원 오영수 서기원이 4편씩 게재하였다. 9) <女苑>은 창간호부터 장편을 주력 대상으로 삼고 있었으며(김양선(2007), 전 후문학장의 형성과 여원, <여성문학연구> 제18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61~ 92), 단편은 그리 많지 않다. 매회 2-3편의 장편이 연재되고 있었다. 따라서 <女苑> 소재 소설은 장편을 주 대상으로 하고 단편을 원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 기로 한다. 문학상 제도는 1960년 후반기에 실시되기 때문에 본 연구에 포함되 지는 않았다. 10) 1953년 5월호 표지 참조. 11) 이용성(1996), 한국 지식인 잡지의 이념에 대한 연구- 사상계 를 중심으로, 한양대학교 석사논문, 한양대학교, pp.1~ )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병익은 1950년대의 여원 이 문제성 있는 안건들을 상당히 다루었으며, 일본의 여성지보다 더 건실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병익 (1968.1),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 <여원>, p.110.

5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289 여기서는 창간-종간 시기까지의 소시기 구분13) 중 첫 시기인 창간호 4.19까지를 대상으로14) 한다. 4.19를 기점으로 모종의 변화가 목도되고, 1960년대 小說에 대하여는 부분적으로 연구가 되었기 때문이다.15) 1950년 대는 1960년대보다 國家-社會 建設이라는 방법의 모색, 사랑을 포함한 인간 의 제 탐구에 있어서 그 다양성 이 두드러졌던 시기였다.16) <思想界>와 <女 苑>은 잡지 이념이라는 담론을 통해 당대의 제 정황에 대해 방법적 모색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浪漫的 사랑과 연관된 젠더의 문제 또한 첨예한 의제 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글은 1950년대에 최고의 영향력을 끼쳤던 잡지를 대상으로 浪漫的 사랑을 분석하여 이전과 다른 1950년대의 코나투스-社會體 系를 밝히고 그 의미를 추출하는 동시에, 여러 계보를 통하여 다르게 제시되 었던 浪漫的 사랑의 토대 및 구조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浪漫的 사랑을 優先性 의 범주에 따라 性 系譜(A)/ 사랑 系譜(B)/ 結婚 계보(C)의 세 가지로 분류하는 한편, (의사)서술자17)-초점화된 인물18)의 13) 세 시기란 ① 창간(1953년, 1955년)-(1958년)-1960년 ② 1960년-1963년 ③ 1964년-1970년이다. 자세한 것은 김복순(2007), 戰後 女性敎養의 재배치 와 젠더정치, <여성문학연구> 제18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7~60 참조. 14) 두 잡지에서 4.19가 언급되는 것도 공통적으로 6월호부터이다. 따라서 본고에 서는 1960년 5월까지를 1시기의 대상으로 삼는다. 15) 송인화(2008), 1960년대 연애소설 연구, <여성문학연구> 제19호, 한국여성 문학학회, pp.293~336; 한국여성문학학회 편(2008), 여원 연구, 국학자 료원, pp.1~405; 임지연(2007), 1960년대 초반 잡지에 나타난 여성/청춘 표 상, <여성문학연구> 제16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211~240; 김복순(2008), 1960년대 소설의 연애전유 양상과 젠더, <대중서사연구> 제19호, 대중서사 학회, pp.7~56 등 참조. 16) 김복순(2007), 戰後 女性敎養의 재배치와 젠더정치, <여성문학연구> 제18 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7~60. 17) 의사pseudo 서술자 란 전지적 서술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 젠더의 視線이 라는 假面을 쓰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전지적 시점은 客觀的이고 中立的인 것 같지만 小說 形式에서 고안된 젠더 기술장치 중 하나였다. 예를 들어 무정 의 전지적 서술자는 이형식이라는 男性젠더의 가면을 쓴 서술자였다. 이런 경 우 男性젠더로 분류하였다. 자세한 것은 김복순(2005), 무정 과 소설 형식 의 젠더화, <대중서사연구> 제14호, 대중서사학회, pp.193~238 참조. 18) 초점화 된 주 인물이 서사진행에 따라 여러 명이 제시될 경우, 그 비중을 고려 하여 판단하였다. 비중이 여러 인물에 고루 나누어져 있고, 전지적 시점이 거

6 290 語 文 硏 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성별에 따라 1계보: 男 性 젠더-남주인공/ 2계보: 女 性 젠더 남주인공/ 3계보: 男 性 젠더 -여주인공/ 4계보: 女 性 젠더-여주인공의 경우 19) 로 나누어 볼 것이 다. 20) A~C와 1~4가 어떻게 계보연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家 庭 構 成 原 理 의 차이, 解 放 / 抑 壓 의 차이, 사랑을 규정하는 방식의 차이, 性 別 主 體 形 成 의 차이, 계몽서사 도출의 차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反 共 主 義 계몽서사의 특징을 보이는 경우, 女 性 戀 愛 의 탄생, 戀 愛 프롤레타리 아 21) 의 발생, 스위트 홈 이데올로기, 女 性 의 自 由 의 확보 양상도 아울러 밝힐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 예를 들어 3계보가 C와 결합하는 경향이 다수 이고, 또 4계보는 A 와 결합하는 양상이 농후하다면, 이는 일정한 담론화의 양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C 및 4+A가 男 性 綜 合 誌 또 는 女 性 綜 合 誌 들의 두드러진 양상이라면, 이 또한 담론적 성격을 지니며 아 비투스의 形 成 기제가 될 것이다. 본고는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의 균등하게 적용될 경우 로 처리하였다. 19 ) 여성젠더, 남성젠더로 분리하는 이유는 섹스-젠더체계의 중첩성 때문이다. 원 래 젠더라는 개념은 생물학적 성sex 개념과 다른 문화적으로 구성된 성 개념 을 부각시키고 차별화하기 위해 호명되었다. 하지만 이 개념의 가장 큰 약점은 중첩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생물학적 성에도 남성젠더와 여성젠더가 있을 수 있으며, 또 어떤 때는 경계선 상에만 있을 때도 있다. 이러한 중첩성은 존재, 의식 뿐 아니라 표현-재현되는 모든 저작물에서 발견된다. 여태까지는 이러한 점을 이론화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젠더체계 내의 하위범주 구성은 이론 적 정교화를 위하여 꼭 진척되어야 할 부분이다. 김복순( 2007), 전후 여성교양 의 재배치와 젠더정치, <여성문학연구> 제18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7~60. 20) 사랑의 個 人 化 는 자신의 시점과 상대의 시점으로 세상을 認 識 하는, 이중적 시점 의 도입을 초래하였다(크리스티안 슐트, 앞의 책, p.59). 사랑의 교본이기도 한 문학은 여기에 서술자의 시점이라는, 서술자의 認 識 이 기본 토대로 작동한다. 21) 戀 愛 프롤레타리아 란 戀 愛 라는 자본 의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자를 말한 다. 이들은 戀 愛 라는 환상 浪 漫 的 사랑이라는 이상 과는 거리가 있고, 괴로움 으로서의 사랑 을 하는 사람들이다. 戀 愛 資 本 의 예로는 미모(외모), 능력(학벌 등의 사회자본 및 사랑할 줄 하는 세련된 자질 등도 이에 포함됨), 애교(재 치), 교양, 재력 등이 있으며, 시기(대)에 따라서 순결 여부, 結 婚 여부 등도 戀 愛 자본이 된다.

7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291 Ⅱ. 性 系譜 性 系譜는 肉體的 慾望을 浪漫的 사랑의 핵심 요소로 위치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주의 나 이념 으로 강조하는 경우와, 그렇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다 른 요소보다 중요하게 처리하는 경우의 두 가지가 있다. 이전 시기까지는 육 체적 욕망이 긍정적으로 인지되고 수용되지 않았다면 1950년대에 이르면 육 체적 욕망을 통해 사랑의 문제 및 시대의 요구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확 대되기 시작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戰爭의 傷痕으로서의 無爲 또는 實存의 場 으로서의 性과 연결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肉體的 解放 등의 性的 解放의 계기 및 아프레 걸을 포함한 性的 墮落과 연결된다. 전자와 후자 모두 性的 自由 의 개념과 함께 논의되고 있으며, 敍述者 및 초점인물의 성별에 따라 상 당히 다른 서사를 제시하였다. <思想界>의 소설로는 대표적으로 김성한의 오분간 과 오상원의 증인, 보수, 황선지대, 선우휘의 똥개, 정연희의 한 뼘의 땅 과 장편으로는 황 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가 공통된 특징을 드러내며, 다른 계열로는 손창 섭의 유실몽, 오상원의 백지의 기록, 한말숙의 낙루부근, 장마, 한무 숙 그대로의 잠을, 구혜영의 암초 와 장편으로는 손창섭의 낙서족 이 또 다른 공통적 특징을 드러낸다. 앞/뒤는 각각 남성젠더적/여성젠더적22) 경향을 띤다. 이러한 분류로 접근할 때 성 계보가 1~4의 어떤 계보 연합을 보이는 지,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계열에서는 A+1의 계보 연합이 가장 빈번하게 확인되었다. 오 분간 은 신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를 획득한 프로메테우스와 이를 다시 자신의 질서 안에 편입시키려는 신과의 대결을 그리면서 인간의 자유에 대해 언급한 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자유는 人間 의 自由라기보 다 男性 의 自由였다. 프로메테우스는 중성인 천사를 기집애 계집애 로 젠더 화 하면서 너 따위 가 그 자 (신을 의미함)를 둘러싸고 있으니까 죽두 밥두 22) 男性젠더적/女性젠더적이란 추구하는 가치 가 젠더별로 男性的/女性的인가에 따 라 구분한 개념이다. 기존의 支配 談論에서 보이는 男性的 기준이 작동되고 있 으면 男性的 으로, 새롭게 女性的 가치를 인정하고자 하거나 女性的 가치를 男 性的 가치와 구분하여 보려는 입장은 女性的 으로 분류하였다.

8 292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안 되지 라고 말한다. 여기서 女性은 자유를 획득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男性의 自由 획득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거기다 지상계의 타락상으로 소개 되는 여러 에피소드들에서 女性은 첩, 마담, 기생 등 성적으로 형상화 되거 나 안 이란 여자대학생처럼 댄스에 미쳐 나도는 인간으로 부정적으로 형상화 되어 있다. 또한 女性을 성적으로 대상화 하고 있었는데, 종로 3가에서 여자 물색하기에 바쁘거나(이정민) 황집사네 맏딸을 강간하거나(유 강도) 장과부 와 놀아난다(박 스님). 즉 이 소설이 탐구하는 자유는 男性의 자유이며, 女 性의 性的 대상화가 男性의 自由 確保 또는 主體 形成의 手段으로 작동하고 있다. 오상원의 증인 (1956.8), 선우휘의 똥개 (1957.8)에서도 女性은 浪漫 的 사랑의 主體이기보다 성적으로 대상화 되어 있다. 증인 은 戰後 靑年 世 代의 主體 문제를 다룬 소설로서 靑年(또는 新世代) 主體와 사랑의 문제가 어 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 준다. 제대군인인 나 는 戀愛 이전에 계집의 살 맛을 먼저 알아버렸고, 女性은 오직 육욕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되 (p.255)었다. 도대체 우리가 戀愛를 할 수 있을 줄 알아? 우리는 이미 순결한 의미에서 戀愛란 할 수 없는 거 라고 말함으로써 戀愛란 정신적인 것으로서 순결한 것 이어야 한다는 것, 자신들은 이 사회의 요구를 책임질 수 없는 존재라는 허 무의식에 빠져 있다. 전쟁으로 상실한 것들을 戀愛로 회복할 수 있는지를 탐 색하는 이 소설에서 戰後 主體로서의 청년(제대군인)과 사회적 요구와의 괴 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 는 육욕에 의한 성적 타락에 그치게 된다. 나를 다 시 시작해야 한다, 이 시대의 강력한 증인이 되어야 한다 고 외치면서 무위 의 부정 에서 벗어나 행동하는 증인 의 길로 안내되고 있지만, 그것은 여인의 말처럼 女性을 희생양으로 삼는 죄악 이었다. 이 소설에서도 女性은 사랑의 主體와 관련이 없다. 女性의 순결은 처녀성, 애티, 수줍음으로 환치되고 있으며, 男性의 사회적 갈등 및 主體 回復의 수 단일 뿐이다. 女性을 犧牲羊으로 삼는 것이 罪惡이라고 지적 하는 정도가 가장 적극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점은 죽음에의 훈련 ( ), 보수 ( ), 황선지대 (1960.4)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죽음에의 훈련 에서 女性은 오직 强姦, 殺害의 대상, 또는 가족마저 잃고 집마저 불타 없는 喪失, 缺如 의 기호였을 뿐이고, 보수 에서는 被植民-女性-洋公主 로서 피식민 男性의

9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293 男性性 回復의 수단이거나 황선지대 에서처럼 동족(男性들) 간의 갈등을 부 추기거나 抵抗的 民族主義로서의 反美 를 妨害하는 人物23)로 그려져 있다. 정연희는 女性作家임에도 한 뼘의 땅 에서 男性젠더 소설을 보여 주었다. 이 소설에서 男性의 主體性 회복은 신과 같은 아내 를 살해함으로써 가능해 진다. 나 는 아내인 영신에게 거의 사육당하는 수준으로, 아내가 지닌 支配 者의 힘 승자가 베푸는 관용의 빛 을 벗어나기 위해 아내를 죽이기로 한다. 사형언도를 받지만 대신 한 뼘의 땅을 찾 음으로써 主體性을 회복한다. 女性 作家의 소설로는 드물게 1계보를 제시하였다. 장편으로는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1960.1~7)가 있다. 전쟁 을 그린 최초의 장편 수작이란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던 이 소설은 세 男性 인물 에 따라 계보를 나누어 놓고 있다. 동호가 사랑 계보에, 윤구가 결혼 계보에 해당한다면, 性 系譜는 현태를 통해 제시된다. 현태의 경우 성의 의미는 男 性이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女性의 성이며,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는 시대에서 마지막으로 나 를, 인간 을 확인할 수 있는 처절한 場 所로서의 性이다. 현태는 사랑을 구지레한 인간거래 라 하면서 순정만으로 여자를 제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고 말한다. 그만큼 전쟁의 상 흔은 깊었는데, 전쟁 중 강간한 여성에 대한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면서도 평 양집의 계향과 동호의 여자였던 숙이까지 범한다. 무위의 극치 로서 현태는 전쟁의 피해자였던 셈인데, 여성에 대한 강간은 무위 로 해석되어 있지 어떤 행위 로 그려져 있지 않다. 이 소설은 전쟁 관련자들이 피해자인지 가해자인 지 계속 질문하면서 동시에 구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현태를 자살로 처리함으로써24)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한 인간들의 절망의 극치 무위의 권 태 속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방기 행위로 처리함으로써 性을 전쟁으로 해석 하고자 하였다. 이 소설에서도 여성들은 하나같이 강간 당하는 등의 수동적 피해자에 불과하였다. 숙이도 계향도 의지, 행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평양집 주인이나 숙이를 통해 모종의 기획을 펼칠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처리하지 23) 김복순(2009), 1950년대 소설에 나타난 반미의 양상과 젠더, <여성문학연 구> 21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64~66. 24) 단행본으로 출판될 때는 현태가 자살한 것이 아닌, 계향의 자살 방조죄, 부작 위에 의한 살인행위로 무기징역을 받아 투옥되어 있는 것으로 수정된다.

10 294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않았다. 현태가 주 서술자라는 점에서 1계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손창섭의 유실몽, 오상원의 백지의 기록, 한말숙의 낙루부 근, 장마, 한무숙 그대로의 잠을, 구혜영의 암초, 장편으로는 손창섭 의 낙서족 은 위의 계열과 다른 내용을 보여 준다. 전쟁에 대한 극복의지를 명확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戰後 小說 가운데 예외적인 오상원의 백지의 기 록 (1957.5~12)은 敍述者 및 主人公의 젠더에 따라 계보가 달라지는, 일종 의 액자형식을 취하고 있다. 男性 서술자가 남주인공을 그릴 때(1계보)는 A 로, 4회에 소개되는 형란의 수기(4계보)에서는 -A를 취하고 있다. 의사였으 나 전쟁으로 육체적 불구가 된 형 중섭과 정신적 불구 상태인 동생 중서는 둘 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무너져 버린 젊음 이다. 황폐화의 원인은 전쟁 으 로, 우리는 단지 전쟁에 갔다 왔을 뿐이다. 형란의 수기로 이어지는 4회에 서, 온전한 몸으로 돌아온 형란의 애인은 형란에게 몸을 요구한다. 형란은 자신의 몸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거부하자 남자는 술집 여자를 사서 욕정을 해소한다. 남자는 그 후로도 계속 거리의 여자를 사곤 하였고, 남자로부터 성병을 옮겨 받게 된 형란은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다. 형란의 수기를 삽입형식으로 처리한 것은, 男性이 성적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는 이유를 여 자 탓으로 돌리게 된 것이 전쟁 때문이라 보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 男性의 사랑은 성적 욕망으로 이해되어 있으며, 생각나는 대로 단도직입적으로 욕 망을 충족시켜야만 하게끔 (4회 p.317)된, 과정이란 것 을 불필요 하게 생각 하는 사랑이다. 절망 속에서 살던 두 형제는 우연한 계기로 전쟁이라는 과거 에서 벗어난 다. 형 중섭은 우연히 옛 중학 동창 준을 만나 상이군인들이 모여 사는 우리 들의 마을 에 가면서 새로운 삶을 모색한다면, 동생 준서는 옛 애인 정연을 만나 그녀의 병이 회복되게 애쓰면서 새 삶을 모색한다. 하지만 새로운 모색 은 男性들만의 몫이고, 女性들은 배제되어 있다.25) 女性은 단지 男性으로 하여금 극복하게 하기 위한 소극적 계기로 존재할 뿐 극복의 主體로 제시되 25) 배제되기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중섭과 중서의 어머니도 마치 죽은 아들을 대하듯 사진 속의 옛 가운을 입은 중섭을 그리워 하고 어루만질 뿐(3회 p.345)이었다. 극복의 主體에서 배제되었을 뿐 아니라 女性은 모색될 새 삶도 두려워하는 존재에 불과하였다.

11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295 어 있지 않다. 성순희의 사례와 형란의 수기가 적극적인 계기로 작동하려면 정연이 자살하지 말았어야 했다. 성순희는 모종의 主 體 로 나설 수도 있었으 나 작가는 그렇게 처리하지 않았다. 작가는 정연의 자살을 통해 선명히 일어 서는 중서를 그리고자 하였다. 정연은 죽은 이후 중서의 삶에서 지워지게 되 는데, 이는 중서에게 남아 있는 모든 과거 와의 분명한 절연 을 의미한다. 즉 女 性 의 힘을 빌리지 않고 男 性 들 스스로 극복 主 體 가 되도록 배치 하는 것이 다. 하지만 사례와 수기를 통해 소극적 계기로서나마 여성 을 위치시키고 있 다는 점에서 앞의 계열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한말숙의 낙루부근 (1958.8)은 A+4의 유형으로서, 女 性 의 성을 性 的 自 己 決 定 權 의 형태로 제시한다. 출판사 교정부원인 귀영은 男 性 들로부터 구 애를 듬뿍 받고 있으며, 집에서도 귀한 존재이다. 하지만 정작 귀영은 男 性 에 대한 경멸과 분노를 가지고 있는데, 아버지란 놈을 후둘겨 패러 가자 거 나 태호 및 남동생의 비굴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그러한 분노와 경멸은 두드 러진다. 어떤 사랑을 선택할 것인지, 과연 男 性 을 선택해야 하는지까지가 모 두 여주인공 귀영의 선택 일 뿐이라고 항변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男 性 젠 더 소설들과 일정하게 다르다. 남성성(구세대 및 신세대 포함)을 부정하면서 여성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타 소설과 다르다. 한무숙의 그대로의 잠을 ( )은 男 性 인 나 를 서술자(1계보)로 하 여, 존재한다는 것은 모든 윤리에 선행하는 것 이기 때문에 창녀노릇을 추악 하다고 할 수 없으며, 용인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의사인 나 는 농루안이라는 천형을 앓고 있는 아이를 치료하러 온 여인을 알게 되고, 사창 굴에서 그 여자를 다시 보게 된다. 어떤 횡포한 충동에 끌려 그녀를 찾아가 지만 거절당하자 그 여자를 난타한다. 며칠 후 거기에 큰 화재가 났을 때 그 여자의 시체 자국을 확인하게 되는데, 그녀가 거기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 은 것은 자신의 폭력 때문에 기운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 는 나의 행위 를 갖고 싶어서, 범행은 없었지만 살의가 있었 다 고 자수한다. 푸른 수의를 두르고 있으면서도 그 수의가 자신의 인격으로 부터 자유와 主 體 性 을 박탈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것이라며 解 放 感 을 느낀 다. 존재한다는 것은 모든 윤리에 선행 한다고 본다거나, 나의 행위를 갖고 싶 다고 말하는 부분은 실존주의의 영향을 확인시킨다.

12 296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여기서 男性의 主體性 획득 방식은 조금 특이하다. 男性의 자유와 主體性 이 性 衝動 때문에 벌어진 悲劇이라고 본다거나 여자의 창녀됨을 비하하면서 상대적으로 획득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성 충동을 인정하고 또한 여자 의 삶의 조건들도 인정하면서 극복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서술자가 말하는 자유란 실존주의적 의미에서의 자유를 의미26)하는데, 男性의 自由를 확보하 기 위해 女性의 自由 또한 일정 정도 그 의미가 짚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 의 계열과 다르다. 구혜영의 암초 (1959.9)에서는 두 종류의 인물유형이 등장한다. 하나는 질서의 미 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며 結婚 倫理의 혼란상과 연결되는 일체 의 스캔들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잡지사 사장 권태억과, 본능적인 견인의 힘 을 강조하는 여주인공 의정의 두 종류가 그것이다. 권태억은 가정이 주는 영 오의 상태 때문에 의정이 가정을 갖지 않기를 바라지만, 의정은 본능적인 견 인의 힘 을 주는 알콜중독자인 유부남을 찾아 떠난다. 상식적인 법규/ 본능 의 이분법적 대치 속에 의정의 선택을 友好的 視線으로 그리고 있다. 권태억 은 結婚 系譜에, 성적 자기결정권에 입각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의정은 性 系譜에 속한다. 손창섭의 낙서족 (1959.3)27)은 戰後 作家 손창섭의 특징이라고 언급되 는 제 양상이 종합적으로 구현28)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위에 독립운동 코 드가 덧붙여져 있다. 주인공 박도현과 상혁에겐 두 가지 타입의 女性이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성 또는 육체적으로만 환원되는 女性과 도저히 육체적으 로 환원되지 않는 女性이 그것이다. 전자의 예로는 상혁이 만나는 화류계 女 性들과 박도현이 복수의 뜻으로 접근한 노리꼬가 있으며 후자의 예로는 한상 혁의 여동생 상희가 있다. 성적으로 환원되는 女性들은 國家 또는 사회적 요 구에 역행하는 타락(방탕아)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다. 박도현의 집안은 조부 에서 아버지, 숙부에 이르기까지 조국 과 결부되어 있다. 독립운동을 하거나 26) 권보드래는 1950년대의 자유 의 개념을 실존적 자유 와 미국의 사회과학적 의미 에서의 자유 의 두 가지로 분류한 바 있다. 권보드래(2008), 실존, 자유부인, 프 래그마티즘, <한국문화연구> 제35집, 동국대 한국문화연구소, pp.101~ ) 이 소설은 <思想界>의 장편 편집방향이 세워진 후에 발표된 첫 장편소설이다. 28) 방민호(2003), 손창섭의 낙서족 에 관한 일 고찰, <한국현대문학연구> 13집, 한국현대문학회, pp.299~328.

13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297 연안파로서 공산당운동에 투신하였다. 하지만 박도현은 고작 식민자의 주변 부인 노리꼬를 복수의 의미로 강간하는 것 외에 별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즉 막연한 관념이 말하는 내적 명령에 기대어 있을 뿐이다. 상희를 존 경하지만 상희는 엄숙한 사랑으로서 結 婚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상희 를 神 聖 視 하는 것은 상희가 도현의 助 言 者, 管 理 者, 支 配 者 의 형상으로 인식 되기 때문이다. 상희는 실제로 무서운 女 性 의 이미지와 모든 것을 품고 베 푸는 대모신 의 두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오빠 상혁의 방탕을 꾸짖으 며 그의 생활에 간섭하고 조정하는 모습은 전자에 속하며, 도현을 받들어 독 립운동의 길을 포기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관리하는 모습은 후자에 속한다. 전자건 후자건 상희의 대모신 이미지는 이 소설을 男 性 젠더적이라 하기 어렵 게 만든다. 노리꼬는 소설 후반에서 도현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도현의 독립 운동 욕망을 더 이상 부추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결국 자살 하게 만들고, 독립운동 욕망을 현실적, 이상적 차원에서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상희와 연결 되면서 미국행을 택하는 것으로 종결된다. 노리꼬는 性 系 譜 에, 상희는 (-사 랑), 結 婚 系 譜 에 위치시킬 수 있다. 이 소설에서도 女 性 의 性 은 祖 國 國 家 찾기(상희) 또는 男 性 의 정체성 회복의 수단(노리꼬)으로 활용되었다. 상희는 모든 것을 통어하는 능력을 지녔지만, 스스로 독립운동자의 역할을 맡지는 못 한다. 서술자의 가치관 및 視 線 이 그것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視 線 은 이 소설이 이승만 정부의 정통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視 線 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國 家 범주를 강조하지만 머리속 으로만 존재하는 조부ㆍ아버지와 동일선 상에서 상희의 대모신적 특징이 비현실적 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또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비판적 視 線 의 연장 선상에 서 당대의 정부, 사회에 대한 비판도 이루어지고 있다. 즉 비판이 구체적이 지 않으며, 오히려 이승만 정부에 대한 정통성을 간접적으로 용인한다. 그렇 기 때문에 國 家 만들기의 방법론 중 조부와 아버지의 폭력 투쟁ㆍ무력항쟁 방법은 상희의 실력양성론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 상희에 대한 도현의 어정쩡한 태도, 즉 성적 대상도 아니고 완벽하게 대모신도 아닌 어정 쩡한 태도가 形 成 되었던 것이다. 서사방법, 서사가치 속에 젠더와 관련된 視 線 이 일정하게 원리로서 녹아 있는 것이다. 위에서 보듯 < 思 想 界 >의 男 性 젠더 소설에서 性 系 譜 는 否 定 性 의 형태로 제

14 298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기되는 경향이 있었다. 즉 A 계보는 여성의 타락, 오해된 자유, 結婚 조건의 미충족, 아내로서의 결격성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제시되었으며, 주로 1계보 와 연합하였다. 이는 A계보가 男性젠더의 코나투스와 관련된 범주임을 확인 시켜 준다. 女性의 性을 女性解放의 契機보다 男性 主體를 확립하기 위한 수 단으로 활용하였고, 女性의 性的 主體化와 관련시켜 거의 사고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장편 단편, 주류 속류를 막론하고 공통되는 현상이었다. 이는 당대 현실의 위기를 무위의 남성 때문이라기보다 아프레 걸 등 여성 때문이라고 보는 태도이며, 동시에 극복 주체를 남성으로만 한정하는 것이 다. 이는 <思想界>가 近代, 시민사회의 主體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 을 반증한다. <思想界>에서 女性은 近代, 또는 시민사회의 主體가 아니라 그 外部 에 불과하였다. 이에 반해 <思想界>의 女性젠더 소설에서 性 系譜는 주 로 A+3 연합을 빈번하게 제시하였다. 남성젠더 소설과 달리 소극적으로나 마 여성주체를 인정하려 하였으나 적극적으로 위치시키지는 못하였다. 반면 <女苑>으로 오면 性 系譜의 양상은 상당히 달라진다. <女苑>에서는 性 系譜가 다수는 아니지만 A+2, A+4의 계보 연합을 形成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발견된다. 강신재의 표선생 수난기 와 박경리의 도표 없는 길 이 이 경 우에 속한다(女性젠더 소설의 경우). 男性젠더 소설로 분류되는 정비석의 인 간실격 도 男性作家의 소설이지만 <思想界>와는 다른 서사를 보여 준다. <女苑> 소재 性 系譜의 특징은 女性을 性的 主體로 積極的으로 인정하려 한다는 점이다. 표선생 수난기 는 표선생의 아내가 아들의 친구를 사랑하여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하고 나중에는 월북한 그를 따라 자신도 함께 간다는 비현실적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표선생의 아내에게 사랑은 곧 성과 등치 되어 있고 서술자인 식모인 나 도 그러한 아내를 그다지 부정적으로 보지 않 는다. 박경리의 도표없는 길 은 A+4의 형태로, 성적 욕구 때문에 가출한 아내가 귀가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女性의 성적 욕구를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 모성을 드러내지만 절대화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타 소설과 갈 라진다. 정비석의 인간실격 에서도 아내는 성 불구자가 된 남편을 떠나 첫 사랑 남자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 전체적으로 1계보에 속한다. 성 의 의미가 남 성 여성 모두에게 절대적 영역임을 역설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성의 자유

15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299 를 역설한다. 남편은 전쟁 영웅이지만, 男 性 個 人 으로서는 불구자가 되었다. 이 소설은 男 性 의 國 家 英 雄 부분에 대해 보상하지 않는다. 個 人 의 사적 감정의 영역과 國 家 民 族 영역이 별개의 차원임을 지시하고 있으며, 따라 서 배신 때문에 아내가 처벌받지도 않는다. 背 信 者 -아내 를 부정적으로 그리 지 않음으로써 女 性 의 性 的 主 體 로서의 일면을 긍정적으로 설파한다. 홍성유의 후조의 귀로 ( )는 약혼자를 둔 두 남녀가 각각 다른 남녀와 열정에 빠져 미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결혼제도에 대해 반문하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오히려 자유 를 구가한다. 남녀에게 성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탐구하고 있으며, 戀 愛 가 반드시 사랑을 필 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에 입각해 있다. 즉 戀 愛 와 사랑의 분리가 일 어나면서 성 의 문제가 본능의 영역으로 깊숙이 침투해 있다. 또 열에 들뜬 사랑 과 여성 을 성적 결정권의 차원에서 연결해 놓고 있다. 한 남자에게 충 실할 수 없는 여자 를 처벌하지 않는 것도 다른 작품과 좀 다른 부분이다. 대 신 약혼자 남성을 자살케 한 점은 女 性 잡지라는 매체적 특성이 개입한 지점 으로 이해된다. 女 性 에게 직접 성적 결정권을 부여한 점 등은 앞의 계열과 다르다. 이상에서 검토한 바, < 女 苑 >의 女 性 젠더 소설의 경우 < 思 想 界 >에서처럼 否 定 性 을 띠지 않았다. 주인공은 대부분 女 性 이었으며(A+4), 女 性 의 연애의 자유, 실존의 문제와 함께 제시하였고, 성적 자유가 結 婚 조건으로서 거부의 사유가 되지 못하였다. 女 性 에게 성적 결정권을 부여하는 등 女 性 解 放 의 계기 를 마련해 주고 있다. < 思 想 界 >의 남성젠더 계열과 달리 성적 자유를 행사하 는 여성들이 위험한 인자 로 인지되지 않고 새 사회의 윤리 문제로 제시되어 있으며, 여성의 성적 자유가 실존적 자유 개념으로 통합되어 있지도 않았다. Ⅲ. 사랑 系 譜 사랑 系 譜 란 사랑을 이념적으로 이상화 하여 접근하거나 천박함이나 관능 과 거리를 두려는 목적에서 성 문제 및 結 婚 문제를 배제하는 경우를 말한 다. 관념적이고 이상적 형태로 사랑을 언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계몽 또는 스위트 홈 등 사회적 가치 문제 및 그에 관한 개인의 욕망과 결부되기도 한

16 300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다. 공적으로는 近代性, 市民社會性과 관련한 사회 건설 및 主體의 문제와, 사적으로는 사랑 할 자유 및 권리 라는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확산되어 새로 운 애정 윤리 문제로 드러난다. 이 계보는 <思想界>에서 빈도수가 높지 않은 반면 <女苑>에서는 가장 빈도 수가 높아 두 잡지가 대조적인 양상을 보인다. <女苑>소재 소설은 거개가 다 사랑 系譜에 속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思想界> 수 록 단편으로는 김광식의 환상곡, 선우 휘의 불꽃, 박기원의 애련 이 있 으며, 장편으로는 안수길의 북간도 를 이에 포함시킬 수 있다(이상 男性젠 더 소설). 또 구혜영의 안개는 거치고, 상록의 지층, 강신재 젊은 느티 나무 (女性젠더 소설)도 여기에 속한다. 제2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선우 휘의 불꽃 은 교장의 불공정한 정치적 모략에 교원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 사직한 고현이 조부의 民族否定, 國家否 定 철학을 이어받아 形成된 냉소적인 습성을 되돌아 보며, 사랑하는 조선생 의 부친이 희생되는 위기에 직면하여 그간의 철학을 버리고 자신의 존재를 되찾는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모색은 공산당을 피해 숨은 동굴 속에서 이 루어지는데, 그 동굴은 31년 전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했던 동굴이다. 아버지 의 죽음은 3.1 운동 때문으로, 이후 조부는 믿을 것은 자기밖에 없다 는 철 학을 形成한다. 國家도 民族도 모두 부정한다. 고현 역시 이러한 철학을 이 어받아 너희는 너희고 나는 나다, 모든 것이 귀찮다 는 가치관을 갖게 되었 다. 그런데 조선생 부친의 처형은 고현으로 하여금 동굴로부터 나오게 하는 계기가 된다. 동굴 속에서 고현은 그동안 한 번도 사람들과 함께 있어 본 일 이 없다는 자각과 조선생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양되던 차, 도피하지 말고 살 아서 청탁 없는 청부업자 (공산주의자들을 말함)들을 거부하자 고 마음먹게 된다. 전환 계기는 동굴 속에서의 실존적 고독도 있지만 그것은 부차적이었 고, 직접적 계기는 조선생에 대한 이성에 대한 애정의 싹 이었다. 이 소설에 드러난 浪漫的 사랑은 反共主義를 휴머니즘으로 위치시키면서 戰後 월남인의 정체성을 形成하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이 소설에서 월남인 들은 테러리스트 에서와 달리 반북적 반공의식을 드러내기보다 國家-民族 과의 관계에서 個人의 位置(정체성)와 관련되어 있다. 즉 월남인들의 남한사 회에서의 정착과 관련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國家 建設期의 월남인들의 위치

17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301 성과 관련하여, 남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 고, 북한식 공산주의가 아닌 조용한 인간들의 세계 를 만들고 싶은 월남인들의 코나투스와 연관되어 있 다. 이런 점에서 고현의 동굴행 이전은 역사를 개인사 속에서29) 인식하는 것이었으나 동굴 속 이후는 개인사를 벗어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思想界>의 시기구분 1기(1950년대)에서는 反共主義 서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思想界>의 담론의 경향과 다른 지점이다. 공산주의 의 침투 및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회를 민주화 해야 한다는 것이 <思想 界> 담론의 주류였다.30) 여기서 反共主義는 반독재 반정부의 논리로 활용 될 수 있는 긍정성을 지니지만, <思想界>의 사회비판은 反共主義를 치외법권 지대 및 치안 장치로 설정하여, 反共主義가 설파하는 비민주, 비자유의 지점 을 비판하지 못한 부정정도 함께 지닌다. 민주, 자유는 그 자체로 인식되기 보다 반공의 전제조건으로 기능하였으며, <사상계>의 자유민주주의자들은 자 유민주주의를 실현함으로써 반공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심지어 반공을 위한 소극적 방법으로 사회주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전략을 사용31)하기 29) 권보드래( 2008), 실존, 자유부인, 프래그머티즘, <한국문화연구> 35집, 동 국대 한국문화연구소, p.3. 30) 조희연 편(2003), 한국의 정치사회적 지배담론과 민주주의 동학, 함께읽는 책, pp.1~447 참조. 당시 <사상계>가 수입했던 프랑스의 실존주의는 공산주의 와 이념적 연대를 꾀했던데 반해, <사상계>를 통해 제시된 내용은 공산주의에 반대 대처 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는 1950년대의 특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사상계>의 반공주의에 대해서는 한태연( ), 공산주 의적 질서의 반미주성 ; 한태연(1959.2), 한국민주주의의 위기 ; 신상초( ), 후진 민주국가의 고민 ; 좌담회(1956.9), 건전한 사회는 어떻게 건설할 것인다 (참석자: 김기진, 백낙준, 유진오, 윤일선, 함석헌, 장준하, 안병욱, 김준엽), pp.128~148 등 참조. 31) 조경란(2011), 1950년대 동아시아의 반공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재검 토, <시대와 철학> 제22권 1호, 한국철학사상연구회, pp.115~152. 이 글은 <사상계>의 반공 선택이 다른 진보적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사실 이상으로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반공의 전제조건이 아닌) 민주-자유 기반에 의한 대항 담론의 성장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주지하다시피 <사상계>의 중심세력은 평안도 출신의 지식인들로서, 이 들은 1950년대 냉전 이데올로기를 선도한 세력이었다. 이들은 4 19 혁명을 이

18 302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까지 하였다. 이는 반공 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모든 진보적 가능성이 정지된 것은 아님을 지시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이념들과 접합하는 반 공주의의 무내용성 32)이 체제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고 대항담론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위축시킨 것도 사실이다. <思想界>의 민주주의 주장의 방식이 민주주의의 정당성, 긍정성 주장에 입 각한 것이 아니라 反共主義의 확산을 막기 위한 부정의 방법 으로 채택되었 듯이, 男性젠더의 소설 역시 부정의 방법 을 택하고 있다. 즉 <思想界>의 사 회비판의 방법과 소설의 방법은 상동적이다. 제1회 동인문학상 수장작인 김 성한의 바비도 가 종교재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 각지 않습니다 라고 하면서, 인간을 폐업 하고 인간사를 뛰어넘는 길을 가야 겠 다고 한 것이라든지, 앞서 검토한 2회 수상작 불꽃 에서, 여태까지의 삶 은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있었 던 것이며, 여태 살아본 일이 없었다 고 술회 할 정도로 어떤 일에도 나서지 않던 個人主義者 니힐리스트 고현이 앞으로는 절대로 숨지 않겠다고 말하게 되는 순간까지 고현의 방식은 부정의 방식 이 었다. 조선생의 부친이 인민재판에 회부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행동 에 나서게 된 후에도 고현의 불꽃 이란 살아서 먼저 청부업자들을 거부하 는 것 으로서, 조용한 인간들의 세계 속에 사는 것이었다. 이는 있어야 할 것을 긍정 하면서 주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닌 것을 부정 하는 방법 이다. 3회 수상작인 모반 역시 조국을 위해 정치테러 암살단에서 반대파를 제거하면 서 열정을 불사르던 주인공 민이 몇 개의 사건을 통해 조국을 위한 행위(反 共主義 포함)에 대해 회의하면서 하나의 의의를 획득하기보다 하나의 의의 를 상실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역시 부정의 방법이다. 동인문 학상이 사상이나 이념에 큰 비중을 두고 수상작을 선정33)했음에는 틀림없지 끌어내는데 일정 정도 기여한 순기능이 있지만, 자유 민주 보다 반공을 상위개 념으로 설정(김상태(2008), 년대 초반 평안도 출신 사상계 지식 인층의 사상, <한국사상과 문화>, 45집, 한국사상과 문화학회, pp.201~232) 하여 자유 민주의 희생을 도모한 역기능 또한 분명히 있다. 32) 조희연 편(2003), 한국의 정치사회적 지배담론과 민주주의 동학, 함께읽는 책, p.124. 반공주의는 그 내용의 경직성보다 무내용성으로 인해 무소불위의 위력을 떨칠 수 있었다고 진단한다. 33) 김건우(2003),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 소명출판, pp.90~91.

19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303 만, 수상작들에서 드러나는 방법 이란 있어야 할 것 의 적극적 제시의 방법 이 아니라,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을 부정하는 반정립의 형식이었다. 그런데 <思想界>가 제시한 反共主義는 유독 男性젠더 서술자(1,3) 또는 結婚 계보(C)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思想界>의 사회비판의 방법 과 소 설 방법 의 젠더 연관이 포착된다. 월남인에 男性만 있지는 않았을 것34)임 에도, 1 3 또는 C계보와 연합함은 反共主義가 男性젠더와 연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思想界>의 자유 민주 의식이 女性젠더를 생 략 또는 배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35) <思想界>의 제1기 소설은 1950년대 냉전 시스템에서 女性젠더가 또 하나의 內部 冷戰 요소임을 보여 주는 것이 다. 이러한 <思想界>의 계몽36)의 방식은 재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장편소설인 안수길의 북간도 (1959.4, 전작장편)는 B, C계보+1의 연합 에 해당한다. 우선 이 소설은 이렇다 할 사랑의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다. 하 지만 그 드러내지 않음 을 역으로 읽으면 새 社會 새 國家 建設과 浪漫的 사랑 및 젠더의 문제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알 수 있다. 이한복의 조부에서 부터 부, 자식인 장손과 손자인 창윤 대에 이르기까지 빈한한 이 땅의 백성 이 호남에서 함경도로, 다시 함경도에서 북간도로 쫓겨 가기까지, 또 그곳에 서 일본 식민 지배자와 청국 관료들에게 농락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용정촌 34) <思想界>는 1955년 2월호부터 소설 서두에 작가이력을 box로 처리하여 게재 한다. 이북 출신들은 자신의 출신 지역을 명기한 반면, 그 외 지역 작가들은 출신지역 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思想界>의 작가 선택 및 배제의 기준은 출신 지역 이었다. <사상계>의 주간을 역임한 지명관에 의하면, <사상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지역성 문제였다고 한다. 즉 <사상계>는 이북 사람들이 만드 는 잡지라는 것이었다. 주간 좌담(1995), 사상계 시절을 말한다, 광복 50 년과 장준하, 장준하 선생 20주기 추모 사업회, p ) 이는 사상계 의 특집란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여성에 관한 논문은 여성문제연 구원 창립 등과 관련한 특별한 경우(최초의 여성 관련 논문이라 할 수 있는 김 기석( )의 민주국가와 여성의 지위, 복간호)에만 실었다. 좀 더 면밀 히 고구해 보아야겠지만, 논조에 있어서도 여성은 성을 초월하여 남의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 고 함으로써 여성성보다 모성을 강조하였다(김기석( ), 사 랑의 현상학, pp.55~79). 36) 김건우(2003)는 사상계 가 계몽의 열정을 보여준 마지막 잡지(윗 책, 책머리 에 참조)였다고 말하고 있으나, 필자는 계몽의 열정을 보여준 잡지 라는 부분 에는 동의하나 마지막 잡지라는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20 304 語 文 硏 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을 건설하기까지의 과정들이 그려져 있다. 이 소설에서 女 性 들은 하나같이 苦 難 의 主 體 도, 克 復 의 主 體 도 아니다. 男 性 들의 결정에 묵묵히 따르며 순종 하는 인물들로 그려져 있으며, 사랑 이야기는 손자 창윤이 좋아하는 복동예 를 청국 관리에게 아부하는 노서방에게 빼앗길 차, 친구 동규의 도움으로 복 동예를 만나서 그녀의 마음을 묻고 확인하는 것이 전부이다. 창윤의 이러한 행동은 청국관리의 송덕비 비각집에 방화하고 도망가는 반항적 기개와 연결 되어 있다. 즉 창윤-복동예의 사랑은 朝 鮮 民 族 의 民 族 的 氣 槪, 民 族 的 反 抗 과 연결되면서 民 族 的 主 體 와 사랑의 主 體 가 맞닿아 있다. 하지만 복동예는 결코 능동적 主 體 가 되지 못하고 창윤의 선택된 여자에 불과하였다. 창윤은 비각집 방화후 용정촌으로 건너가 사포( 私 砲 )부원들을 훈련시키는 역할을 맡 으면서 民 族 的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애쓰지만, 복동예의 역할은 전혀 없었 다. 1계보에 속한다. < 思 想 界 >의 女 性 젠더 소설로, 구혜영의 안개는 걷히고 (1955.7)는 약혼 녀가 있는 이진수란 男 性 이 한국전쟁을 겪은 후 허무주의자로 살다가 처녀 가장인 문경을 만나면서 인생의 어두운 안개가 걷히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문경은 경제력은 물론 용기 와 자유성 으로 요약되고 문경의 충고는 진수로 하여금 6 25를 헷 겪으셨 다는 비난을 포함한 그 동안의 안개 를 걷는 역 할을 한다. 문경은 자신 및 가족, 그리고 이진수와 같은 戰 後 男 性 의 主 體 形 成 에 기여하면서 이진수로부터 완전무결한 여인 으로까지 상찬된다. 그런 점 에서 아프레 걸과 대비되는 새로운 인물유형으로 자리매김 된다. 문경의 진 수에 대한 사랑은 일부일처제를 절대화하지 않고 結 婚 을 신성시하지도 않는 사랑으로 그려져 있다. 戰 後 의 새로운 사랑 윤리가 남녀 主 體 形 成 의 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으며, 순우 진수 문경 진수로 이어지는 표면적 서술자의 이동은 문경이라는 여주인공의 존재를 다면적으로 조망하는 소설적 방법으로 선택되어 있다. 더구나 강수옥을 초점화기보다 이순우라는 젊은 과 부에서 처녀가장인 최문경으로 이동하는 시점의 변환은 女 性 家 長 을 부각시 키려는 작가의 의도로 판단된다. 상록의 지층 (1956.6)은 유부남인 중화를 사랑하는 순실이 다른 남자와 여행을 다녀온 후 적극적으로 구애하자 평소 그녀를 사랑해 온 중화는 자신 의 처지를 생각하며 거절하지만, 순실이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자살을 시

21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305 도하자 서로 살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만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아내보다 순실을 더 사랑 하는 중화는 속박보다 질긴 가족제도 의 폐해를 몸소 겪고 있지만 그것을 과감히 떨쳐버리지 못한다. 이에 반해 순실은 남자의 結婚 여부는 사랑에 그다지 방해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적극 적으로 중화에게 다가간다. 순실의 행위는 不倫 보다 自由 로 설명되어 있다. 그런 만큼 이 소설은 기존의 가족제도로 인한 구속이나 억압보다 순실이라는 女性의 自由37)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男性젠더 소설에 비해 자유로운 女性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점, 중화라는 男性의 가식과 허위의식을 오히려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점은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1960.1)와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새로 운 사랑 윤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상록의 지층 과 유사하지 만, 기존의 가족제도를 온 몸으로 버텨내는 男性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는다 는 점에서 상록의 지층 과 다르다. 의붓 오빠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감각적 認識38)에 힘입어 그리면서 새로운 사랑윤리를 제시해 보여 준다면 상록의 지층 은 불륜이 되기 때문에 사랑을 하지 못하는 男性 인물을 제시한 후 그 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젊은 느티나무 에서 숙희의 사랑의 상대는 있 지만 없 다. 일방적으로 숙희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될 뿐 상대방의 대응 이나 행동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희의 사랑윤리는 느티나무를 껴안는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중화의 변모를 이끌어내는 상 록의 지층 보다 더 나아간 지점이 없는 것이다. 구혜영의 두 소설에서 특징적인 점은 당대 현실의 위기를, 앞서 검토한 남 성젠더 성 계보의 소설과 달리, 아프레 걸 등의 여성이 아닌 무기력한 지식 인-청년-남성 에게서 찾았다39)는 점이다. 또한 女性이 사랑의 主體일 수 있 으며, 새 사회에서는 새로운 사랑윤리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한다는 점이다. 다채로운 감수성 과 현대적 감각의 새 경향 이란 심사평40)도 이에 37) 이러한 여성의 자유를 무책임성 으로 볼 것이냐의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다. 38) 김복순(2005), 감각적 認識과 리얼리티의 문제, 페미니즘 미학과 普遍性의 문제, 소명출판, pp.138~ ) 정혜경(2011), 사상계 등단 신인여성작가 소설에 나타난 청년 표상, <우 리어문연구> 39집, 우리어문학회, pp.579~ ) 손우성(1955.9), 여류와 신인 작품의 비중, <사상계>, p.189.

22 306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女苑> 소재 소설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즉 <思想界>의 女性젠더 소설은 <思想界>의 男性젠더 소설보다 <女苑> 소재 소설들과 더 유사성을 보인다. 이는 <사상계>와 <여원>이라는 잡지의 거대담 론과 별도로 서술자의 젠더에 의해 분할되는 원리가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女苑> 수록 소설로는 강신재의 향연의 기록, 임옥인의 성탄수, 손소 희의 모녀, 조춘, 김말봉의 사랑의 비중, 이기원의 기로, 박신자의 그 사나이, 최예순의 탈곡, 선우 휘의 산다는 것, 장편으로 강신재의 청춘의 불문율, 박계주의 연연무한,41) 장덕조의 현가, 박화성의 바람 뉘 등이 女性젠더 소설이고, 男性젠더 소설로는 이종환의 청춘광야, 정비 석의 야래향 산유화, 김말봉의 방초탑, 조풍연의 심연의 안테나 가 있다. 손소희의 모녀 (1956.2)는 내과의사인 엄마가 서술자로 제시된, 보기 드 문 소설이다. 戰後 세대의 가치관이 엄마의 視線으로 포착-비판되면서 신/구 세대의 가치관의 충돌 및 새로운 모성의 문제를 보여준다. 엄마인 나 는 젊 어서 과부가 된 후 자립하기로 결심하고 동경 여의전을 졸업한 후 의사가 된 강인하고도 主體的인 女性이다. 딸은 영문학도로서 엄마와 사랑, 結婚 및 생 활태도 등과 관련하여 갈등을 빚는다. 이 소설에서 어머니는 이중적인 가치 관을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스스로도 경제적 자립을 일구며 전문직 의사가 되었지만 딸에게는 자립적 主體가 되기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엄마의 모습은 스스로는 新女性的 特徵을 드러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딸과 자신을 운명공동체 로 認識하면서 자신의 반생이 자랑할 것이 없다고 말한 다. 여자 로서의 행복을 누리지 못했기 때문에 일종의 낙오자 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란 시집을 가서 남편을 섬겨야 한다면서 이전의 모습을 뒤엎는 다. 앞에서는 희생적인 전통적 모성과 아주 다른 모습으로 그려졌다면 뒷부 분에서는 전통적인 모성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이중성을 보인다. 반면 딸 상애는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반영하는 인물로서, 結婚의 조건은 41) 이 소설은 일본군으로 출전한 조선 학생 군의관 장인호가 동일한 처지의 피식 민지 인도의 女性 리스페스와 만나 사랑하게 된다는 줄거리로서 식민-피식민 관계와 남-녀 유비 간의 여러 의미의 조합을 읽을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설이나 5화 연재 후 중단되었다.

23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307 돈 이라 역설한다. 상애의 浪 漫 的 사랑의 조건은 물질적 정복을 희망 (p.218)하고 굉장한 저택과 정원 그리고 자가용 비행기쯤 가질 수 있는 그 런 상대자이다. 상애에게는 사랑 보다 돈 이 중요하게 부각되어 있다. 박준모 라는 청년 대신 그의 삼촌인 나이 많은(50세) 사업가 박석재와 結 婚 하려는 이유는 이 소설이 戀 愛 에 대한 낭만적 판타지(B)보다 結 婚 (C)을 중시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近 代 的 家 庭 의 욕망을 구성하는 이상적 남편의 조건은 인격 외모 가 아니라 돈 이라는 경제적 능력 이었다. 신세대에게 돈 은 일종 의 結 婚 資 本 으로서 戀 愛 資 本 인 사랑 을 제치고 우월적인 浪 漫 的 사랑의 조 건 이 되어 있었다. 엄마라는 나 -서술자 를 통해 이 소설이 환기하고자 하는 바는 딸의 물질적 욕망을 포기시키는 것이다. 딸이 외국유학을 가기로 함으 로써 모녀 간의 갈등은 싱겁게 해소된다. 즉 딸이 추구하는 C대신 엄마가 주창하는 B의 세계를 선택함으로써 구세대의 가치를 유포한다. 새로운 모성 을 일부 보여 주지만 딸의 행동은 사회 변혁과의 연관을 갖지 못한 채 個 人 的 차원에서 머물고 있다. 청춘의 불문율 ( )은 노영화와 박윤이 戰 中 - 後 의 숱한 어려움 을 이겨내고 청춘의 불문율인 사랑 으로 새 사회의 主 體 로 일어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4계보에 속한다. 노영화를 주동인물로 내세워 철민을 돌보는 대리 모성 의 역할까지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女 性 에게 분명한 역할을 부여한다. 노영화네 집은 못 배운 것이 恨 인 아버지, 허무주의와 염세주의, 무기력에 빠져 있는 오빠와 세 식구이다. 하지만 두 男 性 은 사회의 무질서 및 난관을 극복할 의지를 결여하고 있다. 노영화는 독립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면 서 집에서 나와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 입주과외 집이 바로 철 민네 집이다. 철민네 집은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집안이었다. 이 집에서 애리의 가정교사 박윤과 사랑하게 된다. 박윤은 분단 고아 42) 로서 소견이 분 명한 강건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박윤은 6.25때 미국유학 2세들이 참전코자 귀국하였을 때 왜 굳이 들어 와 죽으려 하나 의아해 했던 적이 있다. 그러한 그가 國 家 와 관련하여 자신의 존재 의미를 깨닫는 동시에 노영화와 함께 사 랑으로 이 사회를 이끌 主 體 로 거듭난다는 것이 이 소설의 요지이다. 이들의 사랑의 완성은 그들이 곧 시민사회의 主 體 로 거듭나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42) 분단으로 이산가족이 되고, 부모와 헤어져 고아가 된 경우를 의미한다.

24 308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모든 것의 근원은 사랑 이며, 용기도 기쁨도 다 사랑이라고 보는 부분은 이 소설의 낭만성을 확인시킨다. 장덕조의 현가 ( ~1958.3)는 제목처럼 女性音樂家를 등장시켜 女性藝術의 의미를 묻고자 하였다. 자매애를 깊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색다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옥수연이라는 女性 무용가, 여학교 음악교사인 채란희 등 女性藝術家들이 등장하며 나머지 등장인물들도 모두 예술계에 종사한다. 채란희는 현학의 도움으로 살아 왔는데, 나이 많은 아버지격임에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즉 사랑과 은혜(의리) 사이에서 방황한다. 여기서 은혜는 浪漫的 사랑의 방해물이다. 사랑과 의무라는 고리에서 이 소설은 그 어떤 것 도 성취하지 못한다. 현학은 어린 란희를 사랑하는 죄의식과 젊은 음악도들 의 사랑을 질투하여 파리로 떠났다가 그곳에서 객사한다. 독고운은 란희의 사랑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자 자살한다. 음악문제와 사랑 문제로 여러 구설 수에 오르지만 오직 여성들만이 끝까지 동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일과 사랑을 다 주지는 않고, 음악에의 길만 유지하게 한다. 女性藝術家들을 그려낸 점은 한국소설사에서 일정한 수확임에 틀림없으나 일과 사랑을 분리 시킨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란희의 視線이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B+4 계 보에 속한다. 박화성의 바람뉘 (1958.4~59.3)는 전쟁 중 아버지와 오빠를 잃고 엄마 와 딸만 남은 집안에서 여가장이 된 장운희가 사랑도 찾고 가정도 함께 세운 다는 줄거리이다. 바람뉘란 거세고 굵은 물살로서 장윤희를 대변한다. 우연 히 옛 사랑인 황석과 바람뉘의 인연으로 사랑을 다시 이어가게 된다. 홀 가 장들이 합쳐 재혼 가정을 形成하는 과정이 잃어버린 옛 사랑을 되찾는 과정 과 맞물려 있는데, 시민사회의 주역이며 스위트 홈의 主體를 기혼 의 홀 가 장 들로 구성한 점이 타 소설과 다른 점이다. 내 앞 길도, 내 생활의 개척도, 이렇게 내 힘으로 용감하게 뚫고 나가야겠다 고 거듭 천명함으로써 이 소설 은 황석보다 운희의 자립심과 독립의지를 강조한다. 장운희가 초점인물이라 는 점에서 역시 B+4계보에 속한다. 남녀가 모두 정의의 실현에 동참하고 산업역군으로서 국민의 도리를 수렴하는43) 동 작가의 타 소설 고개를 넘으 43) 안미영(2010), 전후 지식인의 연애 윤리, <세계한국어문학> 4집, 세계한국 어문학회, pp.151~176.

25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309 면 에 비해 사적 영역으로 훌쩍 후퇴해 있다. 위 소설들에 반해 이종환의 청춘광야, 정비석의 야래향, 산유화, 김 말봉의 방초탑, 조풍연의 심연의 안테나 는 조금 다른 서사를 보여 준다. 산유화 ( )에는 김소월의 시가 매 회마다 줄거리와 연관되 어 인용된 특징이 있다. 현가 처럼 은혜와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주인 공이 등장한다. 은혜냐 사랑이냐의 문제가 날 줄로 있고, 선생과 제자의 戀 愛를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가 씨줄로 있다. 전자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 지만 후자는 참신성이 있다. 현가 도 이 두 문제를 드러내기는 하지만 같은 학교 선생과 제자 사이는 아니라는 점에서 덜 첨예하다. Y여자대학 영문과 학생 한여옥과 불문학과 교수인 양명환은 주위의 방해공작(은혜, 질투, 계 략)으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 소설의 포인트는 사랑 때문에 병든 대학교수 男性, 편지를 가로챌 뿐 아니라 음료수에 수면제를 타서 남자를 겁 탈하는 등의 상상을 초월하는 여성의 계략, 結婚으로 육체가 허락될지언정 영혼의 지조는 지킬 것(허태순과의 結婚을 떠올리며)이라 다짐하면서 결혼과 연애를 분리하는 태도의 실현 여부 등이라 할 수 있다. 은혜 대신 사랑을 선 택하는 줄거리는 女性의 主體的 형상을 그린 것이지만, 장명숙을 통해 정숙 치 않은 女性을 처벌하는 부분은 정숙/비정숙의 이분법을 여전히 구가하면서 기존 사회의 男性的 가치관을 유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의 女性젠더 소설과 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야래향 ( )은 사치와 허영의 악취가 전혀 없는 임옥향을 초점 화자로 삼아 애욕에 자신의 존재를 잃고 마는 강경옥을 대비시키면서 애정/애욕의 이분법을 부여한다. 애정을 올바른 사랑에, 애욕은 바람직하지 않은 사랑으로 분리해 놓고 있다. 이 소설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女性敎養 의 내포이다. 女性敎養은 사치와 허영과는 거리가 멀고 부패 비리와도 무관 하여야 한다. 중국 남방의 꽃으로서, 밤에 더욱 그윽한 향기를 내는 야래향 에 女性敎養을 놓고 등장인물로는 임옥향을 배치하였다. 옥향은 인품도 고상 하고 교양도 풍부할 뿐 아니라 사치, 허영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사대 영문 과를 수석 졸업한 그녀가 충청도 시골로 부임해 가는 이유는 사회의 부패, 비리와 전혀 타협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골 학교에는 이미 고상하고, 학식이 풍부하며 수려한 외모의 청년교사 고명준이 부임해 있었다. 이 두 사

26 310 語 文 硏 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람이 주위의 간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완성시킨다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 이다. 여기서 남녀 간의 사랑은 인격, 신뢰, 건전, 인내 등의 키워드로 안내 된다. 따라서 사랑의 성취는 사회 부패 척결, 사치 허영의 배격과 동궤를 이룬다. 즉 사랑의 성취는 교양 있는 청춘 남녀의 부패척결, 깨끗한 사회 건설 구도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여자의 행동이란 오직 남자들의 소행에 따라 좌우된다 고 보는 등 여성을 수동적으로 배치하는 부분은 男 性 젠더 이 데올로기를 유포하는 효과를 자아낸다. 옥향을 주 서술자로 서사가 진행된다 는 점에서 4계보에 속한다. 김말봉의 방초탑 ( )은 미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에 유학하게 된 장정실과 모든 女 性 을 미치게 할 수 있다 는 과대망상증의 남학을 둘러싼 애정소설이다. 남학의 성 적 추구가 변모하여 장정실과의 사랑 으로 귀결된 다는 점에서 사랑 계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방초탑은 워싱 턴 모뉴먼트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미국의 상징이자 젊음 열정의 상징이다. 남학과 장정실이 사랑을 재확인하고, 청혼을 주고 받는 곳도 이 방초탑에서 이다. 이 소설은 세 종류의 女 性 을 그려낸다. 맹목적 사랑과 소유욕의 사랑 을 즐기는 헬렌, 싸늘하고 지성적인 설정녀, 봄날처럼 따뜻하고 겸손을 감춘 내성적 장정실이 세 유형이다. 헬렌은 저급한 감정으로 남자를 골탕 먹이는 유형으로, 설정녀는 침착하고 교양 있지만 싸늘해서 가까이 하기엔 어려운 유형으로, 장정실은 신선한 물, 깨끗하게 익은 과일로 비유된다. 세 여성 중 장정실과 맺어지는 이 소설의 구도는 여성성의 내포를 수동적이며, 겸손함, 깨끗함, 온유함, 인내 등으로 위치시킴으로써 기존의 支 配 담론과 타협한다. 헬렌과 같은 맹목적 사랑의 소유자는 약혼자를 죽게 만들며, 설정녀와 같이 싸늘한 여자는 남자를 편히 쉬게 하지 못한다. 먹고 마셔도 항상 편한 장정 실만이 남학의 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잠시 죠지 최 및 박성호에게 이끌린 죄로 장정실은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고, 팔을 다치는 처벌을 받는다. 女 性 의 성적 자유를 특별한 이유 없이 매도하면서, 여성성을 수동성 안에 가두고 있 다는 점에서 男 性 젠더 계열에 속하며, 남성 서술자 -여주인공 구도라는 점에 서 3계보에 속한다. 이상 사랑 系 譜 를 검토해 본 결과 < 思 想 界 >와 < 女 苑 >의 차이, 또 각 잡지 내에서의 男 性 젠더 계열와 女 性 젠더 계열과의 차이가 분명히 확인되었다.

27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311 < 思 想 界 >와 < 女 苑 >이라는 잡지의 차이보다는 男 性 젠더/ 女 性 젠더라는 차이가 더 크게 확인되었다. 男 性 젠더 계열에서는 男 性 의 主 體 形 成 과 관련하여 사랑 을 수용하려 하였으며, 女 性 性 을 수동성의 범주 안으로 위치시키려는 視 線 이 광범위하게 확인되었다. 반면 女 性 젠더 계열에서는 女 性 性 의 범주를 확장시 키면서 女 性 을 사랑의 主 體 로 부각시키려 하였으며, 독립운동 및 새 사회 건 설의 主 體 라는 공적 명분으로 女 性 의 정체성을 확장시키려 하였다. 새 시대 의 새로운 女 性 性 이 戀 愛 資 本 으로 인정되고 있었으며, 은혜, 의무 등은 악 성자본으로서 주인공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認 識 되었다. 사랑 系 譜 에 서는 초점화 된 인물이 거의 女 性 이었다. 이는 女 性 들을 市 民 主 體 로 새롭 게 부상시키고자 하였음을 의미한다. Ⅳ. 結 婚 系 譜 結 婚 系 譜 란 사랑의 의미와 비중을 結 婚 에 두는 것으로서 사랑이 그 자체 보다 結 婚 을 위한 것으로 의미화 되는 경우를 말한다. 스위트 홈의 필요성 및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으며, 가족제도를 옹호하는 視 線 이 발견된다. 귀가 플롯은 이 계보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형식이며, 불륜에 대한 무조건적 비난도 자주 목도된다. 불륜이 왜 발생하는 지의 이유를 천착하거나 이론적 으로 고찰해 보는 등의 모색을 꾀하기보다 무조건적으로 비판, 비난하는 태 도를 드러낸다. 신진작가보다 기성작가의 소설에서 이 계보가 대거 확인된 다. 타 系 譜 에 비해 작품수가 적으며, < 女 苑 >에서는 이 계보가 거의 발견되 지 않을 정도로 빈도수가 낮다. 빈도수가 낮은 것은 이 시기의 특수성과 연 관된다고 할 수 있다. 근대 초기에는 연애의 자유에 기초한 결혼 성취가 시 대적 소명을 띠고 계몽 형태로 제시되었다면, 이 시기에는 결혼 계보의 중요 성이 다른 계보보다 중요시 되지 않았던 것이다. 즉 결혼 계보가 언제나 낭 만적 사랑의 핵심은 아닌 것이다. < 思 想 界 >의 男 性 젠더 계열의 소설로는 염상섭의 부부 와 남자란 것 여자 란 것, 김팔봉의 날이 밝으면 등이 있으며, 女 性 젠더 계열로는 해당되는 소설이 거의 없다. 부부 (1955.2)는 김선생 부인의 視 線 으로 문간방 식구인 창길네를 그리

28 312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고 있는 소설(C+4)로서, 제2부인 문제, 푸닥거리 등의 미신 문제가 언급되 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창길네가 남편과 만 난 것도 아무 무꾸리 없이 따라 나섰던 것 이고 창길의 아버지도 이깟 계집 이야 얼마든지 있다 고 할 만큼 인연의 끈이 짧다. 남편이 바람나자 아내도 화가 나 가출하지만 무꾸리를 한 결과 자신에게 살이 끼어 있어 평생 그리 살 것이라 하자 운명 으로 받아들이고 귀가한다. 무속인의 말을 믿고 귀가한 다는 설정이나 운명 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귀가의 명분으로 삼는다는 설정 모두 개연성이 없지만, 널린 계집들 은 여기저기서도 삶을 지탱하기 어려웠 고 운명 이란 이름 하에 인내 코드로 귀가조치 되었다. 귀가플롯이 結婚制 度의 유지에 활용되어 있으며, 운명으로 모든 것을 참고 살아야 할 대상은 女性임을 유포한다. 남자란 것 여자란 것 ( )은 자유부인 의 아류격에 해당하는 소 설로서, 남편은 현모양처처럼 집안 살림에 아이들 교육까지 잘 하고 있으나 점방을 경영하는 아내(아내 가장)는 춤바람이 나 경찰서에 끌려 간다는 내용 이다. 아내 경숙은 댄스홀을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아편에도 손을 댄다. 성 실한 남편에 바람난 아내 라는 싱거운 구도로 별 서사진행도 없다. 아내에게 처벌 후 귀가 외에 다른 대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준 귀가플롯 에 넣을 수 있다. 아내가 바람나게 된 원인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女性의 바람을 일방적으로 꾸짖고 가족제도를 옹호하는 가치관을 유포한다. 손창섭의 잉여인간 과 오상원의 모반, 박연희의 환멸 도 간접적으로 가부장적 가족 이데올로기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를 드러낸다. 부부 를 제 외하고는 모두 1계보이며, 남자란 것 여자란 것 에서 스위트홈의 조건은 아이교육 으로 지시된다. 나머지 소설들에서는 아직 스위트 홈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모양처 이데올로기는 1950년대에는 그다지 빈번히 제시되지는 않았다. 스위트 홈의 형상화는 結婚 계보보다 오히려 사랑 系譜에서 간접적 으로 드러난다. 結婚 계보가 다른 계보에 비해 빈약한 것은 戰後의 상흔이 아직 회복되지 못해 이상적인 가족 가정 을 모델화 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라 판단 된다. 하지만 구태연하게 기존의 가족제도를 옹호하는 것이 새 사회 모색-건 설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思想界> 男性

29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313 젠더 소설의 경우 C계보를 중심으로 가족이데올로기를 성취하려 한 경향이 확인되었다. Ⅴ. 맺는 말 본 연구는 浪 漫 的 사랑의 특정 系 譜 形 成 과 매체전략 간의 연관성 여부를 천착하여 당대의 담론화 이데올로기 및 아비투스의 젠더적 특성, 서사원리로 서의 젠더적 차이를 추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A~C와 1~4의 계보연합에 따라 어떤 서사가 산출되었는지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1) < 思 想 界 >의 경우 浪 漫 的 사랑이 초점화 된 경우는 적은 반면 < 女 苑 >에 서는 많았다. 이는 각 잡지의 계몽의 내용 및 방식의 차이를 드러낸다. 2) < 思 想 界 >의 경우 A, B의 系 譜 가 상대적으로 빈번히 제시되었으며, 각 각 남성성 회복의 수단 (A)이거나 이상적 사랑 (B)이라는 형태였다. C와 함 께 작동할 때는 가족 이데올로기 또는 家 父 長 制 가 옹호되었다. 3) < 思 想 界 >의 경우 A는 否 定 性 의 형태로 제기되었다. 즉 A는 여성의 타 락, 오해된 자유, 아내로서의 결격성 등 부정적 의미로 제시되었다. 1보다 3 계보와 주로 연합하였다. 4) < 思 想 界 >의 경우 女 性 젠더의 소설은 男 性 젠더의 소설과 상당히 다른 경향을 드러내었다. 오히려 < 女 苑 > 소재 소설과 유사성이 드러났다. < 思 想 界 >의 女 性 젠더 소설은 男 性 젠더 소설과 일정한 차이를 드러내면서, 女 性 젠 더 부각에 주력하고 있었다. 女 性 의 시각 이 優 先 性 이었다. 이는 <사상계>와 <여원>이라는 잡지의 거대담론과 별도로 서술자의 젠더에 의해 분할되는 원 리가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5) 歸 家 플롯은 C+1에서 가장 빈번히 도출되었는데, 이는 C, 1계보가 男 性 젠더의 자기보존 욕망을 드러내는 코나투스 체계임을 알려 주었다. 6) < 思 想 界 >의 1기(1950년대)에서는 反 共 主 義 서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 았다. 이는 < 思 想 界 >의 담론의 경향과 다른 지점이다. 하지만 < 思 想 界 >의 사 회비판의 방법 과 소설의 방법 은 상동적이었다. 즉 긍정성 정당성 주장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부정의 방법 이었다.

30 314 語文硏究 제39권 제3호(2011년 가을) 7) 反共主義(반소련주의, 반북주의 포함)는 2와 4에서보다 1과 3에서 빈 번히 제시되는 경향이 있었으며, C 또는 B+C계보에서 산출되었다. 이는 反共主義가 男性젠더와 연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8) <女苑>의 女性젠더 소설의 경우 새로운 女性型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였 다. 이는 <思想界>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완전무결형, 새로운 대모신 형, 戰後 男性의 主體形成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女性, 女性의 自由 를 실현하는 女性, 思惟型 현대女性, 예술가형, 경제적 자립형 등 新女性像 의 창조에 주력하였다. A,B,C 모두 2 또는 4와 연합하는 경향이 있었다. 9) 女性解放의 계기는 A+4의 계보 연합에서 주로 발견되었으며, 女性을 기존 담론하에 從屬시키려는 경향은 C+1 또는 C+ 에서 두드러지게 발견 되었다. 10) 서술자의 젠더별로 浪漫的 사랑을 認識하는 방법의 차이가 발견되었 다. 男性젠더 서술자는 A, B계보에서 부정적 여성 을 통해 浪漫的 사랑을 성취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며, 女性젠더 서술자는 A 또는 B계보를 확대 실현 함으로써 浪漫的 사랑을 완성하려 하였다. C계보는 남성젠더 여성젠더의 소 설 모두 미약하게 제시하거나 거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11) 女性의 戀愛 의 탄생은 A+4계보에서 중점적으로 확인되었다. 男性의 戀愛가 주로 A, B, C+1계보인 양상과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12) 戀愛 資本의 내포의 변화 또한 모종의 젠더연관을 지니고 있었다. 戀 愛資本의 변화는 무엇보다도 A계보 및 女性젠더 주인공과 연관하여 제시된 다. 여주인공이 女性젠더 서술자와 만났을 때는 자유, 민주, 성적 자기결정 권 등과 연합하는데 반해, 男性젠더 서술자와 만났을 때는 돈, 방종 등과 연 합하였다. 즉 서술자의 젠더에 따라 戀愛資本의 문제제기 방식이 달라지면서 서사화의 과정이 다르게 결정되었다. 13) <思想界>의 소설에서는 近代化에 女性젠더가 생략되어 있었다. 女性 젠더는 외부성, 타자성의 범주에 속해 있었으며, 이는 <思想界>의 담론과도 정합성이 있었다. <思想界>는 이러한 점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 <思想界>의 사회건설 방략에서 젠더는 계급, 민족 등의 범주보다 우선적인 배타적 가치 범주였으며, 중요한 차별화의 장으로 배치 되어 있었다. 14) 이에 반해 <思想界>의 女性젠더 서술자의 소설과 <女苑>의 소설들은

31 浪漫的 사랑의 系譜와 敍事原理로서의 젠더 315 외부에 배제된 女性들을 呼名하여, 대문자 역사 가 지워낸 他者의 歷史를 다 시 불러내어 다원적 역사화의 선을 그리고자 하였다. A, B계보를 통한 浪 漫的 사랑은 女性이라는 타자를 국민적 普遍性 시민적 普遍性 의 내부로 확 장하는 작업이었으며, 자격 없는 자 들을 말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정 치 였다. 15) 1950년대 제1기 소설의 경우, 母性性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거의 없 었다. 이는 세대론적 시각과 일정한 연관이 있으며, 1950년대의 <思想界> <女 苑>이 어머니 를 근대화 및 사회건설의 主體로 설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상에서 확인한 바, <사상계>와 <여원>의 1950년대 소설에서 젠더 는 雜 誌의 巨大談論과 별도로 獨立變數 임과 동시에 서사원리로 기능하고 있었다. 젠더는 각 담론체계 및 그 내부를 구획하는 方法 이었다. 또한 젠더는 코나 투스를 결정하는 視線의 體系였으며, 浪漫的 사랑의 特殊性이 形成되는 方式 및 아비투스의 形成過程에 決定的 要因으로 작동하였다. 參 考 文 獻 권보드래(2008), 실존, 자유부인, 프래그머티즘, <한국문화연구> 35집, 동국대 한국문화연구소, pp.101~147. 김건우(2003),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 소명출판, pp.1~298. 김복순(2007), 전후 여성교양의 재배치와 젠더정치, <여성문학연구> 제18 호, 한국여성문학학회, pp.7~60. (2008), 1960년대 소설의 연애전유 양상과 젠더, <대중서사연구>, 제19호, 대중서사학회, pp.7~56. (2008), 소녀의 탄생과 반공주의 서사의 계보, <한국근대문학연구>, 한국근대문학회, pp.203~234. 김상태(2008), 1950~1960년대 초반 평안도 출신 사상계 지식인층의 사상, <한국사상과 문화>, 45집, 한국사상과 문화학회, pp.201~232. 김진기 외(2008), 452. 反共主義와 한국문학의 近代的 동학 1, 한울, p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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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浪 漫 的 사랑의 系 譜 와 敍 事 原 理 로서의 젠더 317 ABSTRACT The Genealogy of Romantic Love and the Gender as the Principles of Narratives -Focusing on the Sasanggye(< 思 想 界 >) and Yoeuwon(< 女 苑 >) of Kim, Bok-soon Romantic love has universality and particularity as social constructions. It has three types: Sex, Love, Marriage, as the priority. Otherwise it has four types: man narrator-man main character, woman narrator-man main character, man narrator-woman main character, woman narratorwoman main character. As the alliance of the two types of genealogy, different narratives is producted. On the romantic love, gender is the method of discourses and the principles of narratives. Gender is the independent factor in the formations of the particularity of romantic love and habitus. Key-words:woman's freedom, woman's love, capital of love, apres-girl, plot of return-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