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7 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www.kiep.go.kr 137747 서울시서초구양재대로 108 2009년 6월 3일 ISSN 19760507 Vol. 3 No. 17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박영호세계지역연구센터아중동팀부연구위원 (parkyh@kiep.go.kr, Tel: 34601231) 허윤선세계지역연구센터아중동팀연구원 (yshur@kiep.go.kr, Tel: 34601116) 지난 5월 6일실시된남아공의회선거에서제이콥주마 ANC( 집권여당 ) 총재가제4 대흑인대통령으로선출되었음. 주마신임대통령은그동안음베키전대통령과치열한권력다툼을벌여왔으며, 좌파적성향으로빈곤층과노동자층의절대적인지지를받아왔음. 좌파성향의대통령탄생은전임정권에대한국민적심판의결과이기도함. 음베키전정부는경제개혁과시장개방화등을통해 성장 에는성공했지만, 분배 에는실패했다는국민적평가를받아왔음. 사실, 아파르트헤이트 ( 백인의인종차별정책 ) 하에서구조화된흑백간의극심한빈부격차는흑인정권이탄생한지 15년이지난지금도거의그대로유지되고있음. 주마신정부는음베키정부에비해 분배 정책에보다무게를둘것으로예상됨. 그렇다고해서, 급진적인재분배정책의도입가능성은높지않으며, 대외경제정책은기존의개방적정책노선에서크게벗어나지않을것으로전망됨. 현재남아공이치안불안, 경제침체, 민생불안등의다양한과제에직면하고있는바, 주마신정부가이를단기적으로해결하는것은어려울것으로전망됨. 남아공신정부가직면한문제는단순히소득재분배에서끝나는것이아니라인적자원의절대적부족, 사회적위험수위를넘는실업난, 심지어는에이즈에이르기까지매우광범위함.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2 1. 주마대통령선출 2009년 4월 22 일실시된남아공총선에서집권여당인아프리카민족회의 (ANC) 가 65.9% 의지지율로압승을거두었음. 이로써 ANC 는총 400개의석가운데 264 석을확보하게됨. ANC 의총선승리는전국 9개주를지지기반으로하는전국정당인 ANC 에필적할만 한정당이없는가운데주마총재의높은인기도에힘입은바큼. 총선유세기간동안주마총재는무기거래뇌물수수, 강간등의혐의로재판에회부되 기도하였으나, 총선을불과며칠앞두고검찰로부터극적으로기소철회를받아냈음. 이에반해, 40여개의야당가운데 16.5%(67 석) 의득표율을얻은백인지지기반의민주 연합(DA) 을제외하면어느정당도 10% 이상의득표율을얻지못했음. 음베키전대통령의지지세력들이 ANC 를탈당하여창당한국민회의 (COPE) 는 7.4% 의득표율로 30 석을확보하는데그쳤음. 이번총선은 1994 년흑인정권출범이후네번째실시된선거로, 흑인의절대적지지를받고있는집권여당의승리는기정사실로받아들여져왔음. ANC 는지난 1994 년흑백간의정권교체이후 15년동안집권당으로서남아공국가를 사실상이끌어왔음. 그러나이번총선에서는독자적인개헌이가능한 2/3 의석확보에실패함으로써과거에비해집권여당으로서의통치기반이다소약화되었음. ANC 에대한지지율하락은당내내분에따른것으로, 주마대통령과음베키전대통 령은뇌물수뢰, 성폭행등의스캔들을둘러싸고치열한정치공방과갈등을빚어왔음. 게다가음베키전대통령을추종하는세력들은 ANC 를대거탈당, 신당을창당함으로 써여당지지표가갈리게되었음. 남아공은의회에서대통령을선출하는간선제를채택하고있어총선이대통령선거의성격을겸하고있는데, 5월 6일의회에서제이콥주마 ANC 총재를제 4 대흑인대통령으로선출하였음.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3 2. 표 1.2004 년과 2009년남아공총선의정당별득표율및의석수 정당명 지지기반 주마정권탄생배경과의의 좌파성향의주마대통령탄생은음베키정권의지난 10년에대한남아공국민의심판인동시에새로운변화에대한국민적요구에따른것이라고해석할수있음. 만델라대통령의후임으로 1999 년대통령에선출되고, 2004년재선에도성공한음베키정부는지난 10 여년동안다소간의성과를달성하였음. 음베키정부는경제개혁과시장개방화등의개방적정책노선을견지해왔으며, 이를 계기로남아공경제가한단계업그레이드되었음. 2004 2009 득표율 (%) 의석수득표율 (%) 의석수 아프리카민족회의 (ANC) 흑인 69.7 279 65.9 264 민주연합 (DA) 백인 12.4 50 16.5 67 국민회의 (COPE) 흑인 7.4 30 인카타자유당 (IFP) 흑인 7.0 28 4.6 18 자료 : www.elections.org.za 집권후반기 (2004~07 년) 에는 5% 대의높은경제성장을달성하는등의집권능력을보 여주었음. 그럼에도불구하고, 음베키정권은빈부격차문제뿐만아니라에이즈, 치안, 실업등민생현안에있어흑인국민의욕구분출에부응하지못함으로써국민의지지기반을상실해갔음. 백인계층은여전히최상류층의삶을영위하고있는반면에흑인대다수는구조적인실 업난과절대빈곤에시달리고있음. 경제성장과정에서소위신흥흑인계층 ( 일명블랙다이아몬드 ) 이새롭게형성된것은사 실이지만정권의지지기반을이룰정도로두텁지는않음.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4 이를두고음베키대통령은 성장 에는성공했지만 분배 에는실패했다는국민적평가를받아왔음. 1997~2007 년동안남아공의 GINI 계수( 빈부격차를나타내는지수로, 1에가까울수록 빈부격차가큼) 는 0.64 에서 0.67 로오히려상승했으며, 현재국민전체소득의 62.2% 를상위 20% 의인구가차지하고있음. HIV/AID 감염률은 2007년 18.8% 로 1997년의 10.6% 에비해크게상승하였고, 청년실 업률도 60.1% 로크게증가하였음. 남아공발전의가장큰장애요인인치안문제는백인정권시절보다더욱악화되고있는 데, 차량탈취, 노상강도등의범죄는남아공의일반적인사회현상이라고할만큼만 연해있음. 그림 1. 남아공경제성장률추이표 2. 남아공민생관련지수 자료 : IMF(2009). 지수 1997 2007 증감율 GINI 계수 0.64 0.67 5% 흑인 0.56 0.62 11% 백인 0.50 0.46 8% HIV/AIDS 감염율 (15~49 세인구 ) 10.6% 18.8% 77% 실업률 25.0% 23.0% 8% 청년실업률 45.0% 60.1% 34% (15~24 세) 자료 : South African Institute of Race relations (2008). 이런상황에서주마의좌파적성향은국민들로부터전폭적인지지를이끌어냈음. 음베키는신흥흑인중산층을육성하는정책에서는어느정도성과를보였으나, 급과빈민층에대한정책적배려는적었다는것이남아공국민의불만임. 노동계 주마는빈민층과노동자를대변하는좌파적입장을강화하면서남아공노총 (COSATU) 과남아공사회당 (SACP) 등으로부터도전폭적인지지를받았음. 음베키와주마간정책노선의차이는출신성분을통해서도쉽게알수있음. 음베키는영국에서석사학위를받은엘리트대통령이었던반면에주마는빈민가출 신으로정규교육을받지못했음.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5 또한음베키는만델라의후광으로대통령에당선된반면, 주마는 17세나이에 ANC 에가입하여백인정권의아파르트헤이트에저항하다 의국민적영웅임. 표 3. 음베키대통령과주마대통령비교 10년간감옥생활을한남아공 타보음베키 제이콥주마 집권기간 1999~2008( 조기퇴진 ) 2009.5 ~ 출신 코사부족 줄루족, 빈민가 학력 경제학석사( 영국) 무학 지지층 흑인부유층, 중산층 현실적또는실용적분배주의 경기부양책을통한성장추구주요정책 경제개혁및시장개방화 신자유주의성향자료: 각종자료바탕으로저자작성. 당시음베키대통령과주마부통령간의권력다툼도주마에게유리하게작용하였음. 음베키대통령은 2005 년무기거래뇌물수수스캔들을문제삼아주마부통령을축출했 으나, 국민적인지지를얻지못했으며오히려이로인해지지율이더욱떨어졌음. 이에반해주마는 2007 년 12월 ANC 전당대회에서음베키대통령을물리치고새로운 총재로선출됨으로써사실상의남아공대통령으로급부상하였음. 국민의절대적인지지를받고있는집권여당인 흑인빈곤층, 남아공노동조합남아공공산당 빈부격차해소 에이즈, 치안, 일자리창출등을통한시급한민생현안해결 대외개방정책기조는그대로유지 ANC 총재는사실상의대통령을의미함. 입지가크게좁아진음베키대통령은임기만료일 (2009.4) 을 6개월앞둔 2008 년 9월 대통령직을사퇴하기에이르렀음. 3. 주마신정부의경제정책 가. 빈부격차축소및민생안정에최대역점 주마신정부는소득재분배, 에이즈퇴치, 일자리창출, 의료서비스확대등의민생안정에최우선순위를둘것으로보임.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6 주마를 흑인예수 라고까지칭송하며전폭적인지지를보냈던흑인저소득층에대한 민생대책을포함하여, 흑인의소득증대및흑인기업육성등을주요골자로하는흑 인우대정책 (BEE) 이보다탄력을받을가능성이높음. 그동안지지부진했던토지개혁도탄력을받을것으로예상됨. 남아공의토지개혁은 2014 년까지백인소유토지중 30% 를흑인에게분배하는것을 목표로 2001 년부터시행되었지만, 현재까지그비율이 4~5% 로지지부진한상태임. 주마대통령은토지개혁을가로막고있는흑인의농지경작기술미비, 정부지원부족, 가격협상의난점등과같은제반문제를조속히해결하여토지개혁을진전시킨다는 계획임. 그러나주마신정부가절대적지지층인흑인빈곤층과노동자계층의기대에얼마나부응할지는미지수임. 만델라와음베키정부역시소득재분배와빈부격차해소를흑인국가건설의최대목표 로설정하고, 이를실현하기위한개혁정책들을총동원했으나현실적인벽에부딪치면 서가시적인성과를거두지못했음. 나. 기존의개방적대외정책기조유지 주마신정부의대외경제정책은기존의개방적정책기조를그대로유지할것으로예상됨. 주마대통령은후보시절음베키정부의개방적경제정책이빈부격차, 전, 실업상승등의부작용을낳았다고비판해왔음. 지역불균형발 이를두고외국자본에대한규제가강화될것이라는우려가제기되었으나, 주마대통령은당선직후기존의경제정책기조를그대로유지할것이라고공식발표함으로써이러한우려를불식시켰음. 이는무엇보다도남아공내외국기업과잠재적외국인투자자들을의식한데따른것으로예상해볼수있음. 주마신정부의이러한정책기조는새롭게구성된경제팀을통해서도확인할수있음.
남아공의주마대통령당선과경제정책 7 주마대통령은새경제내각에음베키정부에서활동한자유주의적성향의경제관료들 을다시대거기용하였음. 지난 13년동안재무장관을역임하며남아공의주요경제정책을담당했던트레버마누 엘을경제계획위원회 ( 신설기관으로남아공경제정책전반을기획및조정)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재무장관에는지난 10 년간국세청장을지낸프라빈고단을영입하였음. 마누엘과고단은음베키정부에서건실한재정운영과자유무역정책을추진한자유 4. 주의적성향의관료들임. 개혁전망 현재남아공이처해있는현실을감안해볼때, 급진적인재분배정책의도입가능성은높지않으며, 기존정권의정책노선에서크게벗어나지않을것으로예상됨. 이러한과정에서역대정권들과마찬가지로 성장 과 분배 라는딜레마에빠질가능성 이높음. 남아공이치안불안, 경제침체, 민생불안등의다양한과제에직면하고있는바, 주마신정부가이를단기적으로해결하는것은어려울것으로전망됨. 남아공정부가해결해야하는과제는단순히소득재분배에서끝나는것이아니라인적 자원의절대적부족, 사회적위험수위를넘는실업난, 심지어는에이즈에이르기까지 광범위함. 흑백간의정권교체가이루어진지 15년이지났지만남아공경제를주도해나갈만한흑인의능력은형성되어있지못하고, 교육의효과도더디게나타나고있음. 그러나남아공은기본적으로다른어느신흥시장보다발전잠재력이높은만큼, 국민통합등을통해사회적안정기반이어느정도갖추어진다면세계적인신흥시장으로급성장할가능성이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