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기환자의연명치료유보에대한의료윤리적고찰 홍석영 가톨릭대학교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To whom correspondence should be addressed. E-mail hongmarco@yahoo.co.kr 목차 1. 서론 2. 본론 2-1. 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사례연구 2-2. 논의 3. 결론 4. 참고문헌
2 1. 서론 오늘날한국의거의모든병원의중환자실에서는말기환자의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의료윤리적문제들이제기되고있다. 특히 1997년 ' 보라매병원사건 ' 이후말기환자의연명치료유보에관한의료윤리적논의가활발히진행되었다. 대한의사협회는 2001년 의사윤리지침 의제정을통해연명치료유보와관련한세부지침을제시하였다. 그러나그내용에대한비판적견해도많이제기되고있다. 따라서우리나라에는아직모두가동의할만한연명치료유보에관한지침은마련되지못한상황이라할수있다. 본논문에서는말기환자의연명치료유보에대해의료윤리적분석을하려고한다. 먼저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몇가지실제사례들을소개하고, 이에대해윤리적평가를한후, 연명치료유보에대한정의, 연명치료유보가의료윤리의문제로등장한배경, 연명치료유보와안락사와의관계,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지침 의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내용에대한평가, 가톨릭교회의전통적가르침, 연명치료유보시고려할점등에관하여살펴보겠다. 이러한논의를통해연명치료유보는인간생명의존엄성의기초위에서숙고, 결정되어야함을강조하고자한다. 2. 본론 2-1. 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사례연구 사례 1) 카렌퀸란사건 (The Karen Quinlan Case) 1975년 4월 11일, 21세인카렌퀸란은몇알의약을먹은뒤친구의생일파티에참석하여술을마시고혼수상태에빠졌다. 뉴저지에있는성글라라병원에서 6개월간정맥주사와인공호흡기로연명하는식물상태가되었다. 그의부모는소생이불가능하다는의사의판단과, 가톨릭교회의전통에서는희망이없는환자에게인공호흡기를사용하는예외적인치료방법을쓰면서연명해야할윤리적의무가없다는트라패소본당신부의신학적해석에고무되어품위와존엄속에죽을수있도록인공호흡기의제거를요청했다. 그러나담당의사가인공호흡기제거를거절하였다. 그리하여이문제는법정으로옮겨졌고지방법원은인공호흡기제거는명백한살인행위라고
3 판결하였다. 1975년당시미국의사협회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는죽도록내버려두기위해산소호흡기를제거하는것을안락사와동일시했고, 안락사를살인과동일한것으로보았다. 그후 1976년 3월 31일, 뉴저지주대법원은의사와병원당국이찬성한다면가족들의뜻에따라인공호흡기를제거해도좋다는판결을내렸다. 법원은헌법에보장된사생활보호권은죽어가는무능력한환자의가족이환자에게서생명유지수단을제거함으로써환자가죽게하는것을허용할정도로넓다고판시하였다. 이에따라 1976년 5월 23일인공호흡기를제거했다. 그러나카렌퀸란은인공호흡기의도움없이 10여년을살아있다가 1986년 6월 13일에사망하였다. 1 윤리적평가성글라라병원의퀸란의담당의사인로버트몰스는가족들이환자의인공호흡장치의중단을요구했을때이것을윤리적문제로간주하여거절하였다. 그가만일처음부터퀸란가족과이문제를윤리적, 법적으로잘풀어나가기위해대화를했더라면큰문제는없었을것이다. 1973년미국연방대법원은로대웨이드사건에서 ' 프라이버시권에는낙태할권리가포함된다 ' 고하면서인공유산의합법화를허가하였다. 그러나생존가능한태아는한인간으로간주되어인공유산을금지한다고하였다. 2 실제로같은해에보스턴시립병원에서한십대소녀와그녀의어머니의요구로임신후기의태아를인공유산시킨산부인과의사에들린은재판에서 2년형을선고받았다. 이런일련의사건들이카렌의담당의사들에게영향을주었다고생각된다. 비록퀸란가족이환자의인공호흡장치제거를요청했다고하더라도, 의사들은법적으로아직인간인상태의환자를죽음으로몰고갔다는문책을받게될것을두려워한것으로생각된다. 가톨릭의전통에서는인공호흡기등예외적수단을사용하여말기환자의생명을인위적으로연장할도덕적의무는없다고가르친다. 따라서이사례에서인공호흡기제거는연명치료유보에해당한다고할수있다. 사례 2) 낸시크루잔사건 ( The Nancy Cruzan Case) 1 G. E. Pence, Classic Cases in Medical Ethics, 3rd Edition(Boston: McGraw-Hill, 2000), pp. 29 38; 구영모외역, 의료윤리 I: 고전적사례들, 서울 : 광연재, 2003, pp. 59 76 참조. 2 G. E. Pence, 구영모외역, 의료윤리 I: 고전적사례들, pp. 315 318 참조.
4 미주리주에사는 33세의낸시크루잔은 1983년교통사고로뇌를심하게다쳐회복불능의혼수상태에빠져 8년간이나병원에서지내고있었다. 그의부모는낸시가평소에 만일사고로의식불명상태가되면자기를더이상치료하지말고죽게해달라 고했다며, 실제로유서나유언은없었지만그와의평소대화를근거로 죽을권리 를주장하며법정투쟁을 3년간해왔다. 처음연방대법원에서는낸시가스스로죽기를원한다는 분명하고설득력있는 3 증거가없는한음식과물은계속공급해야한다고판결하였다. 그러나그후그의친구들의추가증언에따라낸시의치료거부의사를확인한뒤 1990년 6월 25일, 모든치료와급식을중단해도좋다는판결을내렸다. 이에따라 12월 14일급식튜브가합법적으로제거되었고, 그녀는 26 일숨졌다. 4 윤리적평가낸시크루잔의사례에서중요시된것은죽음에대한본인의의사였다. 당시미연방대법원은판단능력이있는환자의의료보조장치거부권을인정하고있었다. 그러나판단능력이없는환자의경우, 그환자에게서의료보조장치를제거할수있으려면, 환자가의료보조장치의제거를희망한다는 분명하고설득력있는 증거가있어야했다. 부모와친구들의증언이처음에는 분명하고설득력있는 증거로서의효력을인정받지못했으나, 후에그효력을인정받았다. 낸시크루잔의사례에서는급식튜브의제거가주요쟁점이된다. 카렌퀸란의경우그녀의부모는음식물주입을결코중단하지않았다. 반면낸시크루잔의부모는급식튜브의제거를요청했다. 미대법원은음식물주입기를제거하는것이어떤다른종류의생명유지장치를철회하는것과다르지않다고지적하였고, 이로써낸시크루잔에게서음식물주입기를제거할수있게되었다. 그러나연명치료유보에대한가톨릭의가르침에따르면, 이사례는연명치료유보이기보다는안락사에해당한다. 왜냐하면, 통상적인수단에해당하는급식튜브까지제거했기때문이다. 사례 3) 보라매병원사건 3 "Cruzan: Clear and Convincing?," Hastings Center Report, Vol. 20, No. 5, Sep./Oct. 1990, pp. 5 11; "The Court & Nancy Cruzan," Hastings Center Report, Vol. 20, No. 1, Jan./Feb. 1990, pp. 38 50 참조. 4 G. E. Pence, 구영모외역, op. cit., pp. 76 81 참조.
5 1997년 12월 4일, 보라매병원응급실로 58세남자김모씨가 119 구급차에실려내원하였다. 신경외과전공의는뇌내병변이의심되어뇌 CT를촬영하여우측측두부및두정부의경막외혈종이란진단을내렸다. 수술동의서를받기위해환자가족을찾았으나찾지못하였고더이상지체할수없어환자를데리고온집주인에게설명하고동의서에서명을요청하였으나거부당하였다. 상황이위급하여응급수술을시행하였다. 수술중환자부인이도착하자담당전공의는응급수술을하게된경위와수술진행상태및수술후상태를설명했고부인은대체로이를수긍하였다. 수술후저혈압과대량수혈로인한파행성혈관내응고증, 간부전증, 급성신부전증등여러가지합병증이발생하고환자의의식도회복되지않아회복의가능성이매우낮은것으로판단되었다. 12월 5일오후환자의부인이경제적인이유로더이상치료를할수없다고퇴원을요구하였다. 담당전공의는환자의상황을들어퇴원을만류하였다. 담당전문의역시퇴원을만류하였으나, 부인은동의도없이수술해놓고퇴원도마음대로못하게한다면서막무가내로퇴원을요구하였다. 더이상상호합의하에치료가가능하지않다고판단한담당전문의는담당전공의에게퇴원시사망가능성있음을환자보호자에게다시한번주지시킨다음귀가서약서 ( 환자또는환자가족이의료진의의사에반하여퇴원할경우이후의사태에대해서는환자또는가족이책임지겠다는내용의각서 ) 에서명을받도록지시하였다. 이지시에따라전공의는 12월 6일환자보호자로부터귀가서약서를받은후, 당일오후 2시병원구급차로환자를퇴원시켰다. 당시환자는간이형인공호흡기의도움으로자가호흡을하고있었으나환자가족의요청에의하여이를제거한후얼마되지않아사망하였다. 환자사망후환자의부인은장례비보조를받기위해관할파출소에사망신고를하였다. 그러나사망진단서가없는상태에서의경찰신고는병사가아닌변사사건으로처리되어경찰의조사를받게되었다. 조사과정에서남부경찰서형사들이담당의사 3명에게참고인조서를받고, 환자의부인을살인혐의로구속하고담당의사 3명을살인죄의공범으로기소했다. 법원은이사건에대하여 " 퇴원요구를받은의사는환자의생명을보호하기위한의료행위를계속해야할의무와환자의요구에따라환자를퇴원시킬의무사이에충돌이일어나게되는경우에환자의생명을보호할의무가우선한다. 따라서이사건은부작위에의한살인죄에해당한다 " 하며담당전문의에게유죄를선고했다 (1심: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2심 :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 ). 한편환자의부인에게는살인죄가적용되었
6 다 ( 징역 3 년, 집행유예 4 년 ). 윤리적평가이경우는 의학적권고에반한퇴원 (Discharge Against Medical Advice) 과이에따른사망으로볼수있다. 만약낸시크루잔의경우처럼환자의치료거부에대한평소의사가여러증언을통해확인될수있었다면, 법원의판단은달라졌을것이다. 그러나이경우는그런증언이없었다. 자신의의사를표시할수없는환자의경우, 누가그환자의의사를대리할것이며, 그대리의사의범위는어디까지인가하는문제도제기된다. 이사례에서는환자부인의의사가적극적으로반영되었다. 환자의대리인이환자의의사를대리할때는환자생명의존엄성이최대로고려되어야한다. 그런데이사례에서환자부인은환자생명의존엄성을우선시하지않았다. 또다른문제는경제적부담이다. 환자의부인은환자치료를위한치료비지불이어려움을이유로환자의퇴원을강하게요구하였다. 이러한상황에서우리나라의료현장의관행은환자가족의의사를수용하는것이었다. 그러나법원은환자의부인이경제적어려움을내세워가장으로서무능력한남편을살인하려고했고의사는이살인을방조했다고판결하였다. 이사례에서담당전문의는퇴원여부를혼자서결정하지말고, 병원윤리위원회에이문제를상정했어야했다. 수술동의서를확보하지못하고서둘러이루어진수술은치료의의무와관련해서이해될수있으나, 환자부인의강한요구에이끌린퇴원조치는너무성급했다. 법원으로넘어간사건은의학적, 윤리적판단보다는살인죄라는형법적판단에초점이맞추어졌고, 의사의퇴원조치가살인죄의구성요건을갖추었는가를주로심의하고말았다. 한편이사례에서당시환자는더이상의회복가능성이없는희망이없는상태가아니었다. 오히려수술후적절한치료가계속제공되었다면회복할가능성이남아있는상태였다. 그러므로이환자는희망이없는말기환자가아니며, 따라서이사례는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에해당한다고할수없다. 5 5 보라매병원사건과관련해서는다음자료들을참조할수있다. 황상익, " 가망없는환자의치료중단과의료윤리," 대한의사협회지, 제 41 권제 7 호, 1998. 7; 구영모, " 보라매병원사건에서무엇을배울것인가?," 이용가능정보원 <URL:http://medicine.snu.ac.kr/aorta/sub1/12/12spec-3.html>; " 보라매병원사건유죄판결정당한가," 월간중앙제 38 호, 1998. 07. 이용가능정보원 <URL:http://monthly.joins.com/orgwin/199807/win38033.html>; 장영민, " 사망과환자의의사결정권," 이용가능정보원
7 2-2. 논의 여기에서는연명치료유보란무엇이며, 연명치료유보가의료윤리의문제로등장하게된배경,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지침 의내용중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내용에대한검토, 연명치료유보에대한가톨릭의가르침, 연명치료유보시고려할점등에관하여살펴보겠다. (1) 연명치료유보란? 연명치료유보란의학적으로회복의가능성이없는말기환자의생명을연장시키기위해제공될수있는각종치료의보류 (withholding) 를의미한다. 요즈음의료현장에서는인공호흡기심박동장치등을사용하고, 인공적인영양공급을지속하여, 암, 뇌졸중, 당뇨병등을앓고있는말기환자의생명을유지하기위한치료의시행이증가하고있다. 이러한연명치료는최근급속히발전하여많은말기환자의죽음을늦추는효과를거두고있다. 그러나다른한편으로호흡, 혈액순환장애등은회복되었으나, 의식이회복되지않아혼수상태가계속되는환자도늘고있다. 즉절망적인상태로과거에는사망했을환자가생명을지속하기는하나의식이회복되지않아식물상태에빠지는경우가증가하고있다. 이러한환자들에대한연명치료는환자와환자가족들에게새로운문제를안겨주고있다. 이미의식을잃은환자가연명장치의도움으로생명을유지하는것이어떤의미가있는가의문제가제기되기도한다. 또한연명장치의도움을받는환자가심하게고통받는것으로보일때환자의가족들도큰정신적고통을겪는다. 카렌퀸란의경우그녀가겪는고통의모습 6 은그녀의가족들이인공호흡기제거를결정하는데큰영향을미쳤다. 연명치료유보와관련해서다음과같은문제들이제기되고있다 : 연명치료를계속할것인가? 연명치료중유보할수있는치료수단과유보할수없는치료수단은무엇이며, 구별가능한가? 누가연명치료유보를결정할것인가? (2) 의료윤리문제로서의연명치료유보 <URL:http://impulse.medigate.net/volume5/b_ethics01.html>; 이윤성, " 한국에서안락사, 존엄사의현황과대책," 대한의학회, 임종환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대한의학회의료윤리지침제1보, 2002. 9. pp. 53 55. 6 G. E. Pence, 구영모외역, op. cit., pp. 63 65 참조.
8 우리나라의경우 1997년 보라매병원사건 에대한법원의유죄판결이후, 환자의생명을보호하기위한의료행위를계속하여야할의사의의무는어디까지인가, 의학적으로회복불가능한환자에대한과다한연명치료를계속해야할것인가 등의문제가제기되었다. 한편이판결이후의사들은말기환자에대해의학적으로무의미한치료의중단을기피하고중환자실입원, 심폐소생술등과같은과다한연명치료를계속시행하고있다. 이로인해환자자신은피할수도있는고통을겪기도하고, 환자가족은커다란정신적, 경제적부담을지기도한다. 의사역시존엄한죽음에대한윤리적갈등을겪고있다. 이렇게연명치료유보가의료윤리의문제로등장하게된배경으로는연명치료기술의발전, 임종장소의변화, 죽음의질문제제기등을지적할수있다. 가. 연명치료기술의발전현대의료기술은인공영양공급, 인공호흡기사용, 심폐소생술, 신투석등의생명유지기술을통해죽음에이르는과정을지연시키고있다. 현대의학은말기상태에있는환자들의질병을완치하거나제거하지못하면서, 경우에따라서는환자와그가족에게비인간적인경험을겪게하면서, 환자의생명을연장시키고있다. 그러나최근죽음에대한지식과관심이늘어나면서죽음의과정에있는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는오히려환자의고통과죽음을연장할뿐이며환자가족들에게도고통과부담을가중시킬뿐이기때문에무의미하며비인간적이다라는주장이늘고있다. 연명치료기술의발전으로인해의료인과환자및환자가족은환자를치료하지못하면서생명을연장하는연명치료가어떤의미를가지는가에대해묻게한다. 나. 임종장소의변화임종장소의변화를보면, 미국의경우 100년전에는병원에서사망하는경우가거의없었으며 50년전에는약 50% 가, 최근에는 80% 가의료기관에서사망하고있다. 우리나라의경우도 1989년 12.8% 에서 2000년 35.9% 로급격히증가하는추세를보이고있다. 7 이렇듯임종장소가병원으로옮겨짐에따라삶의마지막순간에들어선환자에게, 만약집에서죽음을맞이했다면사용하지않았을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신투석등최신의료기술들이많이사용되고있다. 7 윤영호, " 임종환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대학의학회의료윤리지침작성의배경," 대한의학회, op. cit., p. 10 참조.
9 이리하여과거자연스러운과정으로여겨졌던임종이점차로점점더의료윤리문제가되고있다. 병원에서의임종은연명치료를계속하거나중단할수있기때문에죽음의속도를조절하고, 죽음의시각과장소를결정할수있게만들었다. 죽음은이제더이상인간생명과정의자연적인종말이아니라, 치료불가능하거나부적절하게치료된질병으로인한생명의종말로인식되고있다. 병원에서임종을맞는환자의증가로인해말기환자에게지출되는의료비용은역시크게증가하고있으며, 이는환자가족및의료재정에상당한부담을주고있다. 미국의경우사망전일년동안에말기환자에게지출되는의료비용이전체의료비의 10 12%, 메디케어비용의 27% 에달하고있다. 8 우리나라의경우도암환자의경우임종에다가갈수록의료비의지출이급격히증가하고있다. 9 보라매병원사건 의경우환자의부인은경제적사정을이유로의학적권고에반하는퇴원을요구하였다. 이러한경제적부담과관련해서도죽음의과정에있는말기환자에게연명치료를계속하는것이유익한가하는문제가제기되고있다. 다. 죽음의질문제제기최근임종과정에대한지식과관심이늘어나면서임종의과정에있는말기환자에게연명장치는삶의연장이아니라오히려환자의고통과죽음을연장할뿐이며, 중환자실과같이고립된공간에서기계에의지해죽음을맞이하는것은오히려비인간적이라는지적이늘고있다. 10 이와관련하여품위있는죽음 (death with dignity) 에대한권리가제기되고있다. 이는말기환자에대한검사나연명치료가오히려환자의고통을유발하거나연장시키기때문에품위있게죽을권리를침해한다는주장이다. 인간적삶을살수있도록최선의의학적치료를다하였음에도불구하고회피할수없는죽음이임박할때는불확실하고고통스러운생명을연장해줄뿐인치료를중단하는결정이인간조건의수용이라는주장이제기되고있다. 연명치료기술의발전과임종장소의변화로인해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가증가하고있다. 그러나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가오히려의료집착적행위로발전하여인간의존엄성을침해하고자연스러운죽음의 8 Ibid., p. 11 참조. 9 허대석, " 말기암환자에서의미없는치료의중단," 대한내과학회지, 제61권제5호, 2001, pp. 466 467 참조. 10 셔윈 B. 뉴랜드, How we die(1993), 명희진역, 사람은어떻게죽음을맞이하는가 ( 서울 : 세종서적, 2003) 참조.
10 과정을막는다는주장이장이제기되고있다. 그러므로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는이제의료윤리의중요한한주제영역이되었다. (3) 연명치료유보와안락사 연명치료유보는안락사인가아닌가? 안락사에대한정의와그외연을살펴보면서이물음에답해보자. 안락사 (euthanasia) 의어원상의뜻은, ' 고통과통증이없는편안한죽음 ' 을뜻한다. 그러나오늘날에는질병으로인한극도의고통을종식시키려는의학적개입을가리킨다. 난치병이나불치병으로큰고통을받고있는환자의비참한생명을중단시키려는안락살해 (mercy killing) 를흔히 ' 안락사 ' 라고부른다. 안락사의유형은당사자의의사에따라자의적안락사, 임의적안락사, 타의적안락사로, 시행자의행위에따라소극적안락사, 간접적안락사, 적극적안락사로, 생존의윤리성에따라자비적안락사, 존엄적안락사, 도태적안락사로구분된다. 11 연명치료유보는안락사의유형중자의적안락사, 소극적안락사, 존엄적안락사와관련된다. 자의적안락사는당사자의자발적의사에따르는것이며, 소극적안락사는시행자가죽음의과정을일시적으로저지하거나지연시킬수있으나이를행하지않는것이며, 존엄적안락사는의식이없어정신활동이전혀불가능한환자의생존은의미가없기때문에인격의존엄을지키기위해생명을단축시키는것이다. 그러나안락사의외연은매우넓어그의미가다소혼란스러운면이있다. 그리하여제한적인상황을나타내는용어가생겨났다. ' 존엄사 ', ' 자연사 ', ' 의사조력자살 ' 등이그러한용어들이다. 이중연명치료유보와관련있는용어는존엄사 (death with dignity) 이다. 존엄사란환자의인격적존엄을유지하려는목적의안락사를의미한다. 12 그리하여김일훈은안락사는의사보조살인이며존엄사는연명의료중단으로오는죽음이라고정의하기도한다. 13 가톨릭도안락사의개념을협의적으로정의한다. 가톨릭에서는안락사를 ' 모든고통을제거하기위하여, 저절로혹은고의로죽음을초래하는행위또는부작위로이해한다.' 14 따라서단순히죽음의시간만을연장시키는예외적인방법의중지에해당하는연명치료의유보는안락사로간주하지않는 11 김중호, 의학윤리란무엇인가? ( 서울 : 바오로딸, 2002), pp. 116 120 참조. 12 이윤성, op. cit., pp. 48 52 참조. 13 김일훈, " 역사적변천및외국에서의현황," 대한의학회, op. cit., p. 65. 14 교황청신앙교리성성, " 안락사에관한선언문," 1980. 5. 5; 한국가톨릭의사협회, 의 학윤리, 개정증보 ( 서울 : 수문사, 1997), p. 468.
11 다. 대한의사협회도안락사의개념을협의적으로정의하고연명치료중단과구분하고있다. 대한의사협회가 2001년제정공포한 의사윤리지침 의제 58조내용은다음과같다 : ' 안락사 ' 라함은환자가감내할수없고치료와조절이불가능한고통을없애기위한목적으로환자본인이외의사람이환자에게죽음을초래할물질을투여하는등의인위적, 적극적인방법으로자연적인사망시기보다앞당겨서환자를사망에이르게하는행위를말한다. 이상의논의를통해, 안락사의정의를광의적으로하느냐협의적으로하느냐에따라연명치료유보가안락사의외연에속하기도속하지않기도함을알수있다. 그러나안락사의정의를광의적으로하는것은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논의에혼란을줄수있다. 우리나라의전통에서도안락사는거부되는경향이있지만, ' 편안한죽음 ', ' 죽음을맞이함 ', ' 임종 ' 등은널리수용되고있다. 따라서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논의를명확히하기위해서는안락사의개념을협의적으로정의하고, 안락사와연명치료유보를구분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4)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지침 에대한평가 보라매병원사건 이후대한의사협회는말기환자를치료하고있는의사들의어려움을인식하고그에대한적절한지침을제시하고자노력하였다. 그리고 2001년에 의사윤리지침 을제정공포하였다. 그중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조항은다음과같다. 제28조 ( 진료중단과퇴원요구시유의사항 ) 1 의사는생명이위급한환자, 또는가족등그러한환자의대리인이의사의의학적판단과충고에반하여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을요구하는경우신중하고적절하게대처하여야한다. 2 의사의충분한설명과설득이후에도생명이위급한환자가자신의자율적결정에의하여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을문서에의하여요구하는경우의사가불가피하게그러한요구를받아들이는것은허용된다. 의사는그러한경우에도환자가심리적으로안정된상태에서그와같은결정을하였는지면밀히확인하여야한다. 3 의사는환자가의식불명에빠지는등자율적결정을내릴수없는상황에서생명이위급한환자를대신하여가족등환자대리인이
12 의사의충분한설명과설득이후에도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을문서에의하여요구하는경우그러한요구가환자의이익과의사에부합하는지신중히고려하여야한다. 환자대리인의요구가환자의이익과의사를충실히반영한다고판단되는경우의사가불가피하게그러한요구를받아들이는것은허용된다. 제30조 ( 회복불능환자의진료중단 ) 1 의사는의학적으로회생의가능성이없는환자의경우라도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을결정하는데신중하여야한다. 2 의학적으로회생의가능성이없는환자의자율적결정이나그것에준하는가족등환자대리인의판단에의하여환자나그대리인이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을문서로요구하는경우, 의사가그러한요구를받아들이는것은허용된다. 3 의사의충분한설명과설득이후에도환자, 또는가족등환자대리인이회생의가능성이없는환자에대하여의학적으로무익하거나무용한진료를요구하는경우, 의사는그것을받아들이지않을수있다. 우선생각해볼문제는치료유보 (withholding) 와치료중단 (withdrawing) 의구별가능성이다. 의사윤리지침 의 28조와 30조, 그리고특히 60조 15 의내용을살펴보면, 치료유보와치료중단이구별되지않고있다. 그러나치료유보는새로운특정치료를시작하지않는것이며, 반면에치료중단은이미시행중인특정치료를중단하는것이다. 양자간의윤리적차이가없다는주장 16 도있지만, 치료과정에서양자는구별가능하다. 일례로 ' 심폐소생술금지요구 '(Do Not Resuscitate order; DNR order) 는치료유보에해당하고, 인공호흡기제거는치료중단에해당한다. 구별가능한치료유보와치료중단이구별되어있지않기때문에, 의사윤리지침 의 ' 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 ', ' 의미없는치료의보류또는철회허용 ' 등의조항은소극적안락사의허용 17 으로이해될개연성을갖는다. 다음으로생각해볼문제는 ' 어떤치료가중단가능한가 ' 이다. 28조와 30 15 제60조 ( 의학적으로의미없는치료 ) 의사가회생불가능한환자에게의학적으로무익하고무용한치료를보류하거나철회하는것은허용된다. 16 고윤석, " 임종환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대한의학회의료윤리지침제1보," 대한의학회, op. cit., p. 105; 이윤성, " 임종환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의료지침," 대한의학회, op. cit., p. 114. 17 허대석, " 임종환자의삶의질향상을위한대책," 대한의학회, op. cit., p. 97 참조.
13 조의대상환자가각각 ' 생명이위급한환자 ' 와 ' 의학적으로회생의가능성이없는환자 ' 로구분되어있기는하지만그실질적인내용은차이가없다. 두경우모두환자자신또는환자의대리인이문서로 ' 생명유지치료를비롯한진료의중단이나퇴원 ' 을요구할경우이를수용할수있다고하고있다. 그러나중단될수있는생명유지치료와진료가무엇인지에관해서는구체적인언급이없다. 이를좀더명확하게명시할필요가있다. 예를들면, 인공호흡기중단, 심폐소생술금지, 투석금지, 튜브를통한영양공급중단등중단될수있는생명유지치료와진료의항목이세분화되어야한다. 18 카렌퀸란의경우는인공호흡기를제거했지만영양공급은계속이루어졌다. 반면낸시크루잔의경우는영양공급이중단되었다. 그리하여가톨릭에서는전자는연명치료유보로간주하고허용하지만, 후자는안락사로보고반대한다. 대한의사협회윤리지침의내용으로는이양자의구분여부가분명치않다. 30조 3항은회생가능성이없는환자에대한 ' 의학적으로무익하거나무용한진료 ' 의거부에대한내용이다. 이경우역시거부될수있는진료의내용이구체화되어야한다. 이와관련한최근의한연구에의하면, 말기암환자의연명치료에대하여보호자와의료진사이에의견의차이가있음을알수있다. 마약성진통제사용 (93.7%), 항생제사용 (84.2%), 정맥내영양공급 (75.8%), 튜브를통한영양공급 (74.7%) 등에대해서는양자간의의견의일치율이높은반면, 혈액투석 (51.6%), 심폐소생술 (47.4%), 인공호흡기 (39.4%) 등에대해서는의견의일치율이낮았다. 한편 28조 3항에보면진료중단이나퇴원요구가 ' 환자의이익과의사 ' 에부합하는지를신중히고려해야한다고하였다. 그러나생명과관련하여 ' 이익 ' 이란표현은적절하지못하다. 생명은 ' 이익 ' 의대상이아니고존엄과경외의영역이기때문이다. 굳이 ' 이익 ' 이란표현을쓰려고한다면, 환자의어떤이익을의미하는지를명확히해야할것이다. 이상에서살펴본바와같이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지침 의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조항들은그내용이명확하지않고구체적이지못하다. 치료유보와치료중단의관계, 중단가능한치료수단등에대한보다상세한설명이요청된다. 그리고연명치료유보를환자의 ' 이익 ' 의관점에서판단하기보 18 미국의사협회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경우, ' 연명치료수단에는기계를이용한호흡, 신장투석, 화학요법, 항생제투여, 영양및수액의인위적인공급등이포함되며그러나그범위는제한되어있지않다 ' 고밝히고있다. Code of Medical Ethics, E- 2.20 Withholding or Withdrawing Life-Sustaining Medical Treatment, 이용가능정보원 <URL:http://www.ama-assn.org/ama/pub/category/8457.html>, Last updated: Aug. 07, 2002.
14 다는환자생명의존엄성의관점에서판단해야한다고생각한다. (5) 연명치료유보에관한가톨릭의가르침 연명치료유보에대한가톨릭전통은말기환자에대한단순한연명장치로서의인공호흡기와같은예외적인수단 (extraordinary means) 의사용은정당하기는하되의무는아니고도덕적으로선택적인 (optional) 것이며, 반면에정상적인간호행위영양공급등통상적인치료수단 (ordinary means) 의사용은도덕적의무라고가르치고있다. 19 가톨릭은인간생명유지의기본인영양과수분공급은장기적인식물상태의환자에게도항상이루어져야한다고가르친다. 영양및수분공급은의료조치와다음과같은점에서명백히구분된다. 의료조치는치료적이며따라서질병의치료를목표로하지만, 영양및수분공급은생명유지및환자고유의존엄성증진에직접관련된다. 그러므로영양및수분공급장비를식물상태의환자로부터제거하는것은도덕적으로항상그른일이다. 급식장치의제거는결국이환자를기아, 탈수에이은죽음에이르게하기때문이다. 그러나통상적인수단과예외적인수단의구분은용어자체가지니고있는모호성과의학기술의급격한발전으로오늘날불분명한것으로되고있다. 예를들어같은인공호흡기를사용하더라도치료가가능한환자에게는통상적인치료가되고회복이불가능하며죽음이임박한환자의경우에는단순히생존을연장할뿐실제로는아무런의미가없는예외적치료가되는것이다. 그리하여균형적수단 (proportional means), 불균형적수단 (disproportional means) 이라는구분이제기되고있다. 환자의상태를고려하여, 그와같은치료수단들을사용할때에사용된수단과의도한목적사이에적절한균형이존재할때, 이를균형적수단이라고판단한다. 그러나이러한균형이존재하지않을때에는불균형적수단이라고판단한다. 그러나치료방법을결정할때에어느정도까지그수단을사용하고그목적을추구하는것이적당한지를판단하는것은그리쉬운일이아니다. 20 이와같이가톨릭은연명치료유보에관하여일찍이관심을갖고비교적구체적인지침을제시하고있음을알수있다. 그리하여카렌퀸란의부모로부터조언을요청받은본당신부는인공호흡기의제거가가능하다고조언 19 Michael Panicola, "Catholic Teaching on Prolonging Life: Setting the Record Straight," Hastings Center Report, Vol. 31, No. 6, Nov./Dec. 2001, pp. 18 19. 20 구경국, " 안락사와연명치료중단에관한교회의입장," 이용가능정보원 <URL:http://www.cbck.or.kr/publish/samok/s2003/0302/sa0302_049.htm>
15 하였던것이다. 교황비오 12세는 " 사실상이미죽은환자에게부착되어있는인공호흡기의제거는그를평화속에떠나보내는것이다." 21 라고천명하였다. 1980년교황청신앙교리성성이발표한 안락사에관한선언 에서도, ' 사용되는사단에도불구하고회피할수없는죽음이임박할때, 불확실하고고통스러운생명의연장을보호해줄뿐인치료법을거부할수있는결정은양심안에서허용된다. 단유사한병증의환자에게요구되는정상적인간호는중단되지않아야한다.' 고밝히고있다. (6) 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시고려할점 어떤행동이나사건을윤리적으로평가하기위해서는사실분석, 상황에대한전체적이해, 취한행동들의의미와가치등에관하여살펴보아야한다. 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역시유보행위그자체만을볼것이아니고상황, 절차, 결과등다양한점들을고려해야한다. 22 여기서는말기환자에대해연명치료유보를결정할때고려할점에대하여살펴보겠다. 우선사실분석과관련하여의사의정확한의학적판단이요구된다. 환자의현재상태와예후, 치료가능성등에대한판단은의사의몫이다. 그러므로의사는환자의상태에대해정확한판단을내려야한다. 이와관련하여황상익은 " 의사의역할은법적으로충분히뒷받침 " 되어야하며, " 설령의사의판단에대해법적책임을묻는경우라도담당의사의소신은무엇보다도존중되어야한다." 23 고주장한다. ' 보라매병원사건 ' 에서담당의사들이유죄판결을받은것을볼때환자의현재상태와예후, 치료가능성등에대한의사의정확한판단의중요성은더욱부각된다. 그리고정확한의학적판단을위해서는담당의사혼자성급하게결정하지말고관련된의사들과협의하여야한다. 판단이어려울경우에는병원윤리위원회의협의를요청해야한다. 둘째, 연명치료유보에관한환자의자율적결정권이충분히보장되어야한다. 의사의정확한판단에의해더이상의연명치료가의학적으로가치가없다고판단되었을때, 누가치료를유보할권리를갖는가? 카렌퀸란과낸시크루잔의경우처럼연명치료유보를결정할권리는환자자신에게있다. 21 Pius XII, Discorso ai medici, 1957. 11. 24; 이동익, 생명의관리자 개정판 ( 서울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1996), p. 229. 22 최창무, " 연명의료중단의윤리적측면," 가톨릭대학교사목연구소, 사목연구 제3 집 : 최창무주교화갑기념특집논문선집, 1996, p. 271. 23 황상익, op. cit., p. 698.
16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지침 에서도환자의자율적결정이중시되고있다 (28조 2항, 30조 2항참조 ). 이와관련하여, 환자가의식이있을때와의식이없을때를나누어생각할필요가있다. 우선환자가의식이있을때는환자의의사를적극적으로고려해야한다. 낸시크루잔의경우그녀가평소에의식불명시치료중단을요구했다는증언들이법원의결정에큰영향을미쳤다. 따라서몇몇국가에서는살아있는동안에자기의의사를표시하여식물상태에빠진후에생명의연장을위한치료는중단해달라는소위생전유효유언으로볼수있는 living will을법적으로인정하는제도를마련하였다. 국내의대학병원에서도환자입원시환자의자율적결정하에 ' 심폐소생술금지요구서 '(DNR order) 를받기도한다. 한편의식이없어스스로결정할수없는환자의경우는환자의대리인 ( 보호자, 부모, 배우자등 ) 이그결정을대신할수있을것이다. 그러나그결정의내용이환자의인간으로서의존엄성에부합하여야할것이다. 회복가능성이없는환자에게고통만가하는연명치료의유보는환자의존엄성을유지시켜주는것이라할수있다. 카렌퀸란의경우인공호흡을할때그녀가겪는고통스러운모습은그녀의가족들의인공호흡기제거를결정하는데많은영향을미쳤다. 그러나 ' 보라매병원사건 ' 처럼경제적인이유로치료를유보한환자대리인의결정은수용되지않았어야한다. 왜냐하면인간생명의존엄성은경제가치보다상위의가치이기때문이다. 이와관련해경제적어려움으로연명치료유보를결정하는것을막기위한의료재정적조치가마련되어야한다. 셋째, 연명치료유보는매우신중하고조심스럽게결정되어야한다. 설령회복가능성이없다하더라도, 연명치료유보는곧환자의죽음을가져오므로신중하고조심스럽게결정되어야한다. 즉환자의상태와예후에대한의사의판단, 환자또는환자가족의자율적결정등에대한반복적인확인이요구된다. 또한연명치료유보요구는적극적으로요구될수있기보다는소극적으로요구될수있는것이다. 연명치료유보를요구받은의사는그요구가지속적인환자의자율적인결정인지, 그요구가환자의존엄성을침해하지는않는지를판단해야하며, 최종적인판단은성급하게혼자내리지않고병원윤리위원회등에서의협의를거칠필요가있다. 끝으로죽음을맞이하는자세가요구된다. 죽음은피할수없는것이다. 그러므로의료집착적자세에서벗어나온전한책임과존엄성을가지고죽음을받아들일필요가있다. 따라서 ' 예외적인수단 ', ' 불균형적인수단 ' 의사용은유보될수있다. 그러나그유보가강요되어서는안된다. 단지자율성
17 과양심안에서연명치료가유보될수있을뿐이다. 그러나영양및수분공급과통상적인수단의간호는중단되지않아야한다. 연명치료유보는치료 (cure) 의중단이지간호 (care) 의중단이아니기때문이다. 말기환자의자연스러운죽음의과정을인정해야하며, 이를위한적절한프로그램 ( 예, 호스피스 ) 이마련되어야한다. 인간은인간적인존엄성을지니고평화롭게죽을수있는권리를갖기때문이다. 무익한연명치료를유보하는것은단지무익한치료를하지않는다는의미이지사실상죽도록내버려둔다는의미는아니다. 말기환자에게필요한기본적인간호는중단되지않으며, 환자의남은삶의질향상과인간존엄성유지를위해최선을다해야한다. 이와관련하여가톨릭의빌로추기경이남긴다음의말은음미할만하다 ; " 의사가사람을죽이는것은금지되어있으며동시에의사에게는죽음과싸우기위해자기의술의모든수단을다이용할의무가있다는것은생명의신성성에연유한다는것이강조되어야하겠습니다. 그러나그렇다고해서의사에게과학의끊임없는창의적활동에의하여주어지고있는생명유지기술을하나하나모두사용할의무가지워져있다는말은아닙니다. 불치의병의마지막단계동안에식물적생명을거듭되살릴의무가부과된다면그것은많은경우에있어서무용한하나의고문이아니겠습니까?" 24 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를결정할때고려할점으로의사의정확한판단, 환자및환자가족의자율적결정, 신중하고조심스러운결정, 자연스러운죽음을맞이하는자세등을제시해보았다. 3. 결론 연명치료유보란의학적으로회복의가능성이없는말기환자의생명을연장시키기위하여제공될수있는각종치료의보류를의미한다. 연명치료기술의발전, 병원에서의임종의증가, 죽음의질에대한문제제기등으로인하여말기환자에대한연명치료유보는의료윤리의중요한한주제가되고있다. 안락사의정의를광의적으로하느냐, 협의적으로하느냐에따라연명치료유보가안락사의외연에속하기도하고그렇지않기도한다. 그러나연명치료유보와관련된논의를명확히하기위해서는안락사의정의를협의적으로 24 교황청사회복지평의회, 중환자와임종자에관한윤리문제, 1981. 7. 27; 한국천주교중 앙협의회, 사목, 제78호, 1981. 11, pp. 126 127.
18 하여안락사와연명치료유보를구분한필요가있다. 대한의사협회가 2001년제정공포한 의사윤리지침 의연명치료유보관련조항들은그내용을보다더명확히구체화할필요가있다. 치료유보와치료중단의관계, 유보가능한치료수단등에대한보다상세한설명이요청된다. 예를들어,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투석, 튜브를통한영양공급등유보또는중단될수있는연명치료와진료의항목이세분화될필요가있다. 또한인간의생명과관련된진료중단을환자의 ' 이익 ' 의관점에서판단하는것은적절치못한다. 생명은 ' 이익 ' 의대상이아니라존엄과경외의대상이기때문이다. 연명치료유보와관련한가톨릭의가르침은인간적이며존엄한죽음에대한권리를인정하면서 ' 예외적치료수단 ', ' 불균형적치료수단 ' 의유보는허용한다. 그러나영양공급과같은 ' 통상적치료수단 ', ' 균형적치료수단 ' 은계속제공되어야한다고가르친다. 구체적인개별상황에서유보될수있는 ' 예외적불균형적치료수단 ' 이무엇인지에대해서는의사와환자또는환자보호자간의협의가요구된다. 이와관련하여의사의정확한판단, 환자의자율적판단등이중시되어야한다. 연명치료유보는환자의실존적삶의죽음과관련되므로신중하고조심스럽게접근해야하며, 또한자연스러운죽음을맞이하는자세도요청된다. 연명치료유보는인간생명의존엄성의기초위에서말기환자의존엄한죽음의관점에서숙고되고결정되어야한다. 4. 참고문헌 강신익, " 연명치료중단의인간학," 이용가능정보원 URL:http://kangsi1957.hihome.com/ page-61.html 고윤석, " 임종환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대한의학회의료윤리지침제1보," 대한의학회, 임종환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대학의학회의료윤리지침제1보, 2002. 9. 교황청신앙교리성성, " 안락사에관한선언문," 1980. 5. 5. 구경국, " 안락사와연명치료중단에관한교회의입장," 이용가능정보원 URL:http://www.cbck.or.kr/publish/samok/s2003/0302/sa0302_049.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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