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년러시아회고와전망 5 2016 년 2 월 29 일제 361 호 2015 년한러관계, 국교정상화 25 주년속에드러난정체감 현승수 통일연구원국제전략연구실장 2015년은한러국교정상화 25주년이되는해로박근혜대통령은신년사를통해한러관계의안정적발전과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성공적추진을주문했다. 또한러양국정상은 9월 30일수교 25주년을맞아축하메시지를교환하고 1990년수교이래 25년간양국관계의비약적발전이있었음을평가하면서러시아의극동 시베리아개발정책과한국의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통한유라시아대륙의공동번영, 한반도와동북아의평화와안정증진에양국관계가이바지할것을기원했다. 그러나 2015년양국관계는전체적으로위축된분위기속에서전략적동반자관계의유명무실화까지거론될정도로정체국면이지속했다는것이한러전문가들의공통된견해다. 이는주로러시아의외교력이 2015년전반기에는우크라이나사태에, 하반기에는시리아분쟁에집중되면서아시아와동북아로역량을결집하지못한것이큰원인일것이다. 그러나한국역시서방의대러경제제재에는불참하면서도대러협력전반에대해소극적일수밖에없는한계를노정했다. 한러양국의경제협력도잠재력에크게미치지못하고있다는지적이많다. 특히 2015년은교역액이전년보다큰폭으로축소됐으며무역수지불균형도심화했다. 또시베리아횡단철도 (TSR) 와한반도종단철도 (TKR), 남북러가스관연결사업, 북한을경유한러시아극동전력의한국수출등이른바남북러 3각경협사업이남북관계 답보와경제성확보실패로교착상태에빠졌다. 비자면제협정으로획기적도약이기대됐던양국간 인적교류도우크라이나사태와세계경기침체로인해 큰성과를거두지못했다. 2015 년 1~11 월한국을찾은러 시아관광객은 17 만 2 천명으로 2014 년동기대비 14% 감소한것으로나타났다. 2013 년 11 월 13 일박근혜대통령과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이지켜보는가운데양국외교장관이상호비자면제협정에서명하고있다. (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정치 안보협력의한계에도불구하고정상회담성사 우선정치 안보분야에서양국간협력은전년과마 찬가지로그다지활발하지못했다. 연초부터국내외언론 의주목을받았던박근혜대통령의 5 월 9 일러시아전승 70 주년기념식참석가능성은불발로끝났다. 이기념행
사에는북한의김정은제1위원장도참석할것이라는예측이나오면서역사적인남북정상회담가능성도운위됐다. 하지만행사가임박한시점에서우리정부가 국제적동향과대통령의일정등많은변수를고려해 불참을결정했고김정은의모스크바방문도무산됐다. 한미동맹관계를우선해서고려하지않을수없는한국정부로서는고민끝에내린결정이었지만, 한국정상의참석을기대했던러시아가느낀섭섭함은생각보다컸다는언론의보도가있었다. 또박대통령의러시아전승행사불참은 9월초중국의전승절행사참석과대조되면서러시아측의실망감을더욱증폭시켰을것이라는분석도나왔다. 한편, 우리의최대관심사인북핵공조와관련하여한국과러시아는여전히상반된견해차를노정했다. 신임주한러시아대사로부임한알렉산드르티모닌은 9월 23 일한러교류협회주최로열린한러수교 25주년기념포럼에서기조연설을통해 러시아는절대로북한의핵미사일과핵프로그램을정당화하지않지만, 북한비핵화를위한미국등나머지 6자회담당사국들의의무도있다 면서북핵해법에서는북측을적극적으로옹호하는취지의발언을함으로써우리와의견해차를드러냈다. 그는한반도에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를배치하는계획에도반대한다는입장을재확인했다. 그러나양국사이에내재한정치안보협력의한계에도불구하고두차례의외무장관회담 (2월 8일, 8월 5일 ) 이개최되었고, 세르게이나리시킨러시아국가두마 ( 하원 ) 의장방한 (5.19~20), 정의화국회의장방러 (9월 29일 ~10월 3일 ), 니콜라이파트루셰프러시아연방안보회의서기방한 (9.21) 등고위급인사들의교류는제한된형태로나마지속되었다. 무엇보다양국정상회담이성사된점은 2015년최대의성과로평가할만하다. 11월 30일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COP21) 참석차프랑스를방문한박근혜대통령은파리현지에서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과 40 분동안양자정상회담을진행했다. 이는 2013년 11월푸 틴대통령의국빈방한시열린회담이후 2 년만의개 최였다. 회담에서박근혜대통령은북한과의미있는비 핵화대화가재개될수있도록러시아의적극적인역할 을당부하는한편, 한러양국관계발전방안, 극동 시베 리아지역내경제협력확대를포함한실질협력증진 방안, 한반도및지역정세등에대해의견을교환했다. 러시아관영 로시스카야가제타 의보도 (12 월 16 일 ) 에따 르면, 푸틴대통령은 북핵불용의원칙하에외교적방법 을통한북핵문제해결을위해함께노력해나가겠다 고답변했으며, 이자리에서박근혜대통령이러시아를 공식방문해달라는푸틴대통령의요청을수락했다. 박근혜대통령과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이 2015 년 12 월 30 일오후 ( 현지시각 )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열린파리근교르부르제공항컨벤션센터에서한러정상회담을하고있다. ( 사진출처 : 연합뉴스 ) 한러교역축소와남북러 3 각경협교착 사실 2015 년한러관계의위기설이불거져나온데에 는경제분야협력이답보상태를넘어퇴보할조짐조차 보이는데따른위기인식이더크게작용했을것으로 생각된다. 우선한러교역은우크라이나사태로인한서 방의대러제재와국제유가하락등으로러시아가심각 한경제난을겪고있는 2015 년에크게위축됐다. 11 월까 지의교역액은수출이 43 억달러, 수입이 103 억달러로 지난해보다각각 55%, 30% 씩감소한것으로집계됐다. 무역수지불균형도심화된것으로나타났으며, 교역품목
도한국이자동차와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영상기기등을주로수출하고러시아는원유와 석유제품, 석탄, 천연가스, 알루미늄등의원자재를수출하는단순구조가지속됐다. 한국의대러투자역시지난 2009년 7억2천만달러로정점을찍은이후많이감소해현재는연 2억달러수준이다. 러시아정부가지대한관심을두고있는남북러 3각경협도교착상태를면치못했다. 약간의성과라면, 1월 30일한국수자원공사와러시아극동개발부가북한을경유하는대규모송전사업의타당성조사를위한양해각서 (MOU) 를체결한점, 제14차 한러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 한러경제공동위 ) 가 10월 23일블라디보스토크극동연방대학교에서열려극동지역개발을위한협력방안등이논의된점등을들수있다. 특히나진-하산 2, 3 차시범운송사업이성공적으로완수됨으로써남북러경제협력의점진적진전에대한기대도높아졌다. 이번 2차시범운송은 4월말에진행됐으며, 1차시범운송 (2014년 12월 ) 때의물량보다 3배많은러시아산유연탄 14만톤이러시아하산에서북한나진항까지철도운송을거쳐다시나진항에서선박을통해당진, 광양, 보령세곳의항구로성공리에운송됐다. 뒤이어 11월말에는 12만톤의유연탄이시베리아쿠즈바스탄전에서나진항까지철도로운송된뒤나진항에서벌크선에실려광양과포항으로운송됐고, 또식품기업농심이중국백두산지역에서생산한컨테이너 10개분량 (170톤) 의생수가북한나진항을출발해 12월 7일부산항으로입항함으로써 3차시범운송이완료됐다. 그러나 2016년 1월연달아터진북한의 4차핵실험과미사일발사로인해우리정부가대북경제제재의일환으로나진-하산사업을무기한보류하기로결정함으로써동사업의전망은대단히불투명해졌다. 한편, 2015년 9월 3~5일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러시아정부가주최한제1차 동방경제포럼 이열렸다. 이행사에는푸틴대통령이친히참석하여블라디보스토 크자유항선언및 9 개선도개발구역지정등러시아가 극동지역개발을위한해외투자유치에팔을걷어붙이 고나섰음을재차확인시켜주었다. 9 월 5 일에는동방경제포럼의일환으로제 9 차한러극 동시베리아분과위원회가열렸다. 동분과위는러시아극 동과시베리아지역에서실질협력증진및지방자치단 체간교류확대방안을협의하는양국경제공동위산하 의실무협의체로서 2002 년국장급실무협의체로출범 했으며이번회의부터양측수석대표를차관급으로격상 해진행됐다. 양국은남북러 3 각협력과함께교역 투자, 교통 물류, 건설 인프라, 농 어업등여러분야에서극동 시베리아지역내협력을강화하는방안을논의했다. 이 번회의에는우리측에서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 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등이, 러시아측에서는극동개발 부, 건설주택부, 농업부등정부부처와연해주, 캄차카 주, 사할린주, 하바롭스크주등지방정부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동포럼에서남북한기업인과정부관 계자들을한테이블에모아경협을논의하려던러시아 정부의시도는성사되지못했다. 2015 년 9 월 3~5 일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에서러시아정부가주최한제 1 차 동방경제포럼 이열렸다. ( 사진출처 : kr.sputniknews.com) 대러경제협력을활성화하기위한한국지방정부와 러시아지방간교류사업도예년보다눈에띄게줄었으 나일부지자체를중심으로구체적인성과가있었다. 부
산시는 2월나진 하산프로젝트에참여하고자라손콘트라스사임원들을부산으로초청해 경제교류활성화양해각서 (MOU) 를체결하고뒤이어 6월 29일 ~7월 3일라손콘트라스사에부산시유라시아협력단을파견, 상호협력방안을논의했다. 또 9월 16일에는울산항만공사 (UPA) 대표단이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에서열린 한러물류협력세미나 에참석해북극해와극동러시아물동량유치활동을전개했다. 대표단은 9월 17~18일항만개발이진행중인아스피예프항, 보스토치니항등을방문해러시아항만개발현황을점검하고, 현지한국기업과협력사항을논의했다. 그외에도울주군, 보성군, 경기과학기술진흥원등이대러협력에서일정한성과를거뒀다. 한러수교 25주년기념행사잇달아열려정치와경제분야에서는양국관계가전체적으로경색국면을면치못했지만, 한러 25주년을맞아정부및민간차원에서는다양한학술 문화행사들이기획 개최되었다. 무엇보다문화교류에서최대의성과는우리정부가추진한유라시아실크로드친선특급의성공적완주일것이다. 평화와통일의메시지를담은유라시아친선특급열차는 7월 15일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와중국베이징을출발, 독일베를린까지총 1만4천400km 의대장정을완수했다. 윤병세외교부장관은 7월 28일에서 8월 1일까지유라시아친선특급행사참석을위해폴란드와독일을방문했으며, 조태용외교부차관은 7월 25~28 일까지모스크바를방문하여 26일유라시아친선특급모스크바환영식, 한러수교 25주년기념음악회, 국제학술회의등에참석했다. 또 27일에는모스크바에서러시아외무부 1차관과오찬면담을하고한러수교 25주년계기양국관계의안정적발전을위한협력방안을논의했다. 특급노정에서는 한러철도교통세미나 (7월 23일노보시비르스크 ) 를비롯하여다양한학술행사도열렸다. 특히 7월 27일한국슬라브 유라시아학회와러한소사이어티,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주최로모스크바주재한국대사관에서 한러수교 25주년 및광복 70 주년기념국제학술대회 를개최한것은양국 학술교류사에기억될중요한행사였다. 이번학술대회에 는아나톨리토르쿠노프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 (MGIMO) 총장과이규형전주러한국대사, 알렉산드르 파노프전주한러시아대사등양국전문가 20 여명과새 누리당이주영의원, 조태용외교부 1 차관등이참석했다. 2016 년한러관계전망 2015 년시리아분쟁개입을비롯하여이란, 우크라이 나 / 크림반도문제등으로분주했던러시아는 2016 년에도 동북아와한반도에서역할에제약을받을전망이다. 무엇 보다러시아의취약한경제가러시아의영향력확대를 저해하는요인으로작용할가능성이농후해보인다. 현재 까지러시아는동북아에서남북러 3 각경협과반미연대 를위한대중편승전략외에이렇다할시도를보여주 지않고있으며, 2016 년에도큰변화를기대하기는어려 운것이사실이다. 최대관건은서방의대러경제제재의 종식인데, 최근시리아분쟁개입양상으로러시아에유 리해진국제정세는 2016 년러시아와서방간일정한화 해가능성을시사하기도한다. 하지만루블화가치와국 제유가하락세가지속되는한러시아경제가회복되기는 어려우며, 이는러시아의외교역량을제한할수밖에없 다는분석도있다. 러시아의취약한경제가러시아의영향력확대를저해하는요인으로작용할가능성이농후해보인다. ( 사진출처 : www.eknews.net)
한편, 한반도문제와관련하여러시아는북한에대한영향력에서여전히한계를노정할것으로예상되는가운데남북한등거리외교와연중제미 ( 連中制美 ) 노선을추구할것으로전망된다. 러시아는한반도통일을지지하지만, 그것이평화적이고러시아의이해를침해하지않는다는조건아래에서만지지할것임을수차례강조해왔으며이러한입장은푸틴대통령의집권이지속되는한불변할것으로보인다. 일례로북핵에는반대하지만, 북한이핵무기를개발할수밖에없는의도에는이해를표명하면서반미연대를위해북한에동조하는입장을고수할것으로관측된다. 사실남북러를잇는메가프로젝트외에러시아의대북전략적지렛대는전혀없으며, 획기적인남북관계개선이나북한의개방의지가구체화되지않는한러시아의구상은실현이난망하다. 2016년북한의부분적인개방움직임, 나진 하산프로젝트의점진적진전등이남북러 3각경협가능성을높여줄수도있을것으로점쳐졌으나, 2016년 1월발생한북핵위기심화로그전망이대단히불투명해졌다. 북한의 4차핵실험이후대북제재를위한국제적공조에서러시아의역할이주목되는가운데러시아는북한의핵보유국인정불가방침을재확인했다. 그러나한미일이추진하는대북제재수위에는반대하면서북한과의경제교류를중단하지는않으리라고전망된다. 우리정부는한러양국간신뢰회복이절실함을인식하고정상간채널을비롯한다양한대러네트워크확대에주력해야하며, 아울러러시아정부가극동지역개발을위한통큰조치들을추가할가능성을염두에두고이를남북러협력의계기로활용하는방안을계속마련해야할것이다. 국가발전방향의키를동쪽으로잡은 러시아는앞으로도극동지역에서산업과인프라의현대화, 외국투자유치, 아태지역으로의경제통합에주력할것이며이를위해한러관계, 특히경제분야에서의협력확대에지속적인관심을보일것이기때문이다. 러시아와의관계는단기적성과보다통일한국의미래상을염두에두고중장기적전망속에서공을들여야하는데, 지속해서러시아를양자및다자주의적협력구도속에서 관리 하는노력이필요하다. 449-791) 경기도용인시처인구모현면외대로 81 TEL.031-330-4852 FAX.031-330-4851 81, Oedae-ro, Mohyeon-myeon, Cheoin-gu, Yongin-si, Gyeonggi-do, 449-791. www.rus.or.kr * Russia-Eurasia Focus에개진된내용은필자의개인적의견으로러시아연구소의공식견해가아님을밝힙니다. * 메일수신을원치않으시면수신거부메일 irs@hufs.ac.kr 로보내주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