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 임석영행동하는의사회대표 1. 들어가며 5월 20일한국에서첫메르스환자가확진되고한달이지났다. 이글을쓰는지금, 새로확진되는환자가줄면서메르스에대한불안도많이줄었지만, 지난한달동안메르스공포는한국사회를뒤덮었고국민들은메르스감염에대한불안으로걱정하고조심하며하루하루를살아가야만했다. 이런상황을지켜보면서의료인으로서많은고민을하지않을수없었다. 방역현장에있었던것이아니기때문에정보가부족하긴하지만, 조심스럽게 도대체어떻게이런일이벌어진것인지 추적해보고자한다. 26 시론
2. 메르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란코로나바이러스에속하는바이러스중 2012년새로이발견된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 MERS-CoV에의한감염병을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에속하는일부바이러스는 1965년사람에게서처음발견된이후사람에게감기를일으키는것으로알려졌고, 보다많은종류의바이러스는사람이아닌동물에게주로호흡기질환을일으키는것으로알려져있다. 사람에게감염을일으키는것으로알려져있지않았던코로나바이러스에의한감염이최근에는나타나고있는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곧사스SARS가대표적이다. 2003년우리나라에서도발병한적이있는사스는 2002년 12월중국에서처음나타난이후국소적이긴하나세계여러국가로전파된바있다. 메르스역시 2012년 9월사우디아라비아에서첫보고가있은이후 *, 2015년 6월 5일까지 25개국가에서총 1,211명의환자가감염되었고그중 492명이사망하였다 ( 치사율 40.6%). ** 감염자중 1,146명이중동지역 10개국에서발생하였는데, 이러한사실은병명을 중동 호흡기증후군이라고부르는이유가되기도한다. 첫환자가발견된사우디아라비아의경우현재까지총 1,019명이발생하였고그중 450명이사망하였으며아직도산발적인감염이이어지고있다. 사우 * 이후후향적조사에서 2012년 4월요르단에서첫환자가발생하였다는것이확인되었다. ** 2015 메르스 (MERS) 대응지침 ( 제3-3판 ), 질병관리본부, 2쪽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27
디아라비아외국가중에는아랍에미리트가두번째로많은환자 (76 명 ) 가발생한국가였으나지금은우리나라가그자리를차지했다. 외국사례에의하면, 대부분의감염은의료기관을통한감염이었고산발적인지역사회감염사례가일부있었다. 메르스는특히사람에게감기 (= 상기도감염 ) 를일으키는기존코로나바이러스와는달리하기도감염을일으키는것을특징으로한다. 이에따라감염환자에서폐렴이흔히나타나며, 발열, 호흡곤란을동반한다. 또한급성신부전도흔하게나타나는것으로알려져있다. 한국에서메르스 사태 로확대되기이전까지메르스에대한의료계정설중하나는전염성이인플루엔자에비교할때낮다는것이었다. 메르스사태이전까지메르스감염이높은 밀접접촉 의기준으로제시된것은보호장구 ( 장갑, 호흡장치, 보안경 ) 없이 2미터이내 1시간이상접촉한경우이며, 환자옆을지나치는것과같은간단한교류는밀접접촉에해당되지않는것으로알려져있었다. 메르스에감염된이후증상발현까지의잠복기는최소 2일에서최대 14일이며, 증상발현이후부터밀접접촉자를감염시킬수있는감염력을갖는것으로알려져있다. * 3. 한국의메르스사태진행과정 정부의보도자료에의하면, 5 월 20 일국내에서처음진단된환 * 메르스완전정복, 대한가정의학회일차의료재난대책위메르스대응팀. 28 시론
자 (64세남자 ) 는 2015년 4월 18일부터 5월 3일까지바레인에체류하였고 4일카타르를경유하여입국하였다. 입국 7일후인 5월 11일발열및기침등의증상이발생하여모병원외래진료후 12일부터 14 일까지평택성모병원에서입원치료를받았고, 5월 17일삼성서울병원응급실을방문하여입원을하였다. 그리고담당의사의반복된요청에의해시행된검사 * 를통해 20일최종메르스환자로확진되었다. 이처럼첫환자는증상발현이후 9일만에진단되었다. 국내에서메르스첫환자가발생하자질병관리본부는질병관리본부장이지휘하는중앙방역대책본부를설치하고, 감염병위기경보수준을 관심 에서 주의 단계로격상하며가족, 의료진등밀접접촉자에대한자가격리및역학조사를실시하고, 국립보건연구원에신속한진단을위한전담검사반을 24시간가동하겠다는대응조치를발표하였다. 이후평택성모병원에서는첫번째환자와같은병실을사용했던입원환자및접촉의료진 10여명에대한 1차격리조치가이루어졌다. 하지만 1차격리조치범위에서벗어난환자들이나타나기시작하면서메르스 사태 는시작되었다. 그리고삼성서울병원응급실에서확진전 3일동안체류한 14번환자에의한메르스감염전파가나타나면서메르스 사태 는본격화되었다. 이환자는평택성모병원에서입원치료후상태가악화되어 27일삼성서울병원응급실로옮겨이후 29일까지 3일동안응급실에서치료받았는데, 보건당국은 29일 * 당시까지메르스확진검사는질병관리본부산하국립보건연구원에서만가능했다.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29
< 표 1> 위기경보수준별조치사항 위기경보수준 조치사항 관심 (Blue) 해외중동호흡기증후군발생 질병관리본부 메르스대책반 선제적구성운영 - 주간상황점검및주간동향보고 - 해외질병발생상황및최신연구동향등관련정보수집및분석 - 국내유입차단을위한검역활동 - 국내환자조기발견을위한감시체계가동 - 의심환자조기진단을위한실험실진단체계구축및병원체확보 - 국가방역인프라가동준비태세점검 ( 격리병원, 개인보호장비등 ) - 대국민홍보실시 ( 감염예방주의안내, 보도자료배포등 ) - 유관기관및관련전문가협력네트워크점검 - 전문가자문회의개최 주의 (Yellow) 해외중동호흡기증후군국내유입 국내중동호흡기증후군환자발생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 중앙방역대책본부 설치운영 - 국내감염병발생일일상황점검및일일동향보고 - 해외질병발생상황및최신연구동향등관련정보수집및분석 - 검역활동강화 ( 입국게이트밀착발열감시, 건강상태질문서징구 ) - 의료기관대상감시체계및치료대응체계강화 - 실험실진단체계강화 -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가동및개인보호장비, 진단시약배포 - 대국민홍보지속및언론브리핑실시 - 전문가자문회의및감염병전문자문위원회개최 * 주의 단계에서 관심 단계로위기관리수준변경 : 21 일동안중동호흡기증후군국내감염환자발생이없을경우, 위기관리평가회의를통하여결정 경계 (Orange) 해외중동호흡기증후군국내유입후타지역전파 국내중동호흡기증후군타지역전파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 중앙방역대책본부 운영강화및범정부적협조체계구축 ( 필요시관련협조기관업무지원 ) - 국가방역체계활동강화 ( 전국방역요원 24 시간비상방역체제등 ) - 국가방역검역인력보강검토 - 실험실진단체계강화및변이여부감시강화 - 국가비축물자 ( 개인보호장비등 ) 수급체계적극가동 - 대국민홍보지속및언론브리핑 심각 (Red) 해외중동호흡기증후군전국적확산증후 국내메르스전국적확산증후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 중앙사고수습본부 설치운영, 강화 * 필요시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요청 - 범정부적대응체계구축운영강화지속 - 국가모든가용자원파악및동원방안마련 - 대국민홍보지속및언론브리핑, 대국민담화 출처 : 2015 메르스대응지침 ( 제 3-3 판 ), 질병관리본부 30 시론
에야이환자가의심환자임을삼성서울병원에통보하였고, 30일최종확진이되었다. 이후격리치료를시작하기전까지 3일동안이환자에게노출되었던환자, 의료진, 병원노동자, 환자가족및방문객들중에서새로이감염자들이연이어나타났다. 특히삼성서울병원은국내 5대대형병원중하나여서환자군이전국에분포되어있었다. 그결과 6월 5일이후서울, 부산, 대전, 대구, 경기부천, 용인, 시흥, 수원, 김포, 충북옥천, 충남공주, 전북전주, 김제, 전남순천, 경남창원등에서확진환자가발생하였고, 메르스사태는전국적으로확산되었다. 이시기확진자중에서는기존격리조치대상자가아닌경우가여럿있었고, 그렇다보니증상발현이후확진까지여러의료기관및지역사회에수일동안노출된경우가많았다. 이에따라지역사회감염으로확대되는것이아니냐는우려와불안을낳기도하였다. 또한정부의역학조사와방역조치가적절히이루어지고있는지에대한불안이국민들에게확산되었다. 특히부산두번째확진자의경우는대청병원대응과정에서놓친환자로서 900명이넘는접촉자가있어지역사회감염우려를매우높이기도하였다. 최근에야알려진바에의하면질병관리본부내역학조사반은겨우 34명에불과하였으며, 그중에단기교육을받은공중보건의가 32명이었다. 역학조사가부실하게이루어질수밖에없었던것이다. 삼성서울병원발전국확산국면은 6월 17일을전후하여확연한감소세로전환하였다. 그리고다행히도새로운확진자가입원하였던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31
병원에서도추가환자 (4차감염자 ) 발생사례는크게줄어들었다. 또한확진이전수일동안지역사회에노출된확진자가수차례나타났음에도불구하고현재까지지역사회내감염에의한환자는발생하지않고있으며, 주로의료기관내감염전파양상을보이고있다. 이는전국확산국면을거치면서발병병원에대한코호트격리, 병원 그림 1 메르스확진자발생추이및관련주요사항 25 20 15 10 5 0 5/20 5/21 5/22 5/23 5/24 5/25 5/26 5/27 5/28 5/29 5/30 5/31 6/1 6/2 6/3 6/4 6/5 6/6 6/7 6/8 6/9 6/10 6/11 6/12 6/13 6/14 6/15 6/16 6/17 6/18 6/19 6/20 6/21 출처 : 질병관리본부보도자료재구성 그림 2 메르스확진자중입원중인환자추이 150 120 90 60 30 0 5/20 5/21 5/22 5/23 5/24 5/25 5/26 5/27 5/28 5/29 5/30 5/31 6/1 6/2 6/3 6/4 6/5 6/6 6/7 6/8 6/9 6/10 6/11 6/12 6/13 6/14 6/15 6/16 6/17 6/18 6/19 6/20 6/21 출처 : 질병관리본부보도자료 32 시론
폐쇄등의조치가취해지는등초기와는달리보다적극적인대응이이루어졌고, 국민들역시야외활동을최소화하고개인위생을강화하는등예방노력을기울인결과라고판단된다. 그렇다고앞으로메르스사태가바로진정될것같진않다. 6월 7 일확진된환자가거쳐간강동경희대병원에서의료진감염과외래투석환자감염자가각각 16일과 18일발생하고이에강동경희대병원이폐쇄되는등아직도몇몇병원을중심으로향후추이를지켜보아야하는상황이다. 잠복기가 14일인점을고려한다면, 7월초까지가한차례더고비인셈이다. 확진환자발병병원에대한조치가보다잘이루어지고추가적인의료기관전파가보이지않는다면메르스사태는점차진정되어갈것이다. 다만이미초기단계에서노출자관리에큰구멍이생겼으며 ( 특히삼성서울병원 ) 삼성서울병원내에서새로운환자가지속적으로발생하고있는상황, 적은수의확진자에의해서이지만지속적으로다른의료기관으로감염전파가이루어지고있는상황등을고려할때향후수개월동안산발적인의료기관내발병은지속될가능성이적지않다. 또한지금까지도노출자관리가부실한면이있었기에향후감염경로를알수없는메르스환자가지역사회에발생하는산발적인감염사례가나타날가능성도있다하겠다. 6월 22일아침현재확진자는총 172명으로그중에사망자는 27 명 (15.7%), 치료중인환자는 95명, 퇴원자는 50명이다. 확진자중병원환자는 80명 (46.5%) 이고, 가족또는방문객이 59명 (34.3%), 의료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33
진, 간병인등병원관련종사자가 33명 (19.2%) 이었다. 전체확진자중남성이 105명 (61.0%) 였으며, 10대가 1명, 20대가 7명, 80대가 9명이었으며, 50대와 60대가가장많았으나, 30대부터 70대까지각각 26 명에서 36명까지골고루발생하였다. 22일아침현재격리조치를한대상자는 13,164명으로그중 3,833명 ( 병원격리자는 785명 ) 이현재격리중이며, 9,331명이격리에서해제되었다 (2015년 6월 22일아침보도자료, 질병관리본부 ). 4. 메르스사태이전신종감염병에대한대응준비상황 2003년 4월에서 7월사이사스환자대응을경험한노무현정부는향후이러한사태에적절히대응하고자국립보건원을확대개편하여 2004년질병관리본부를발족시켰다. 질병관리본부내에는감염병관리센터, 질병예방센터, 장기이식관리센터, 국립보건원, 전국 13개의국립검역소등의산하부서및기관이있으며, 총 636명의인력이근무하고있다. 신종전염병에대한정부대응에대한법률로는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 이하 감염법 ) 과 검역법 이있으며, 그외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보건의료기본법 등이정부조치들의법률적근거를제공하고있다. 감염법 을중심으로주요내용을살펴보자면제18조에는 필요할경우질병관리본부장, 시도지사또는시장, 군수, 구청장은역학조사반을각각설치하여지체없이역학조 34 시론
< 표 2>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현황 (2013 년 12 월현재 ) 연번 병원명 선정연도 개소 ( 예정 ) 일 총병상 ( 음압 / 일반 ) 총계 19 개병원 605 병상 ( 음압 119 / 일반 486) 운영중인 16 개병원 계음압일반 519 99 420 1 국립중앙의료원 0 6 07. 09. 70 18 52 2 국군수도병원 0 6 07. 12. 28 4 24 3 국립목포병원 0 7 08. 09. 50 10 40 4 전북대병원 0 7 09. 01. 26 5 21 5 인천시의료원 0 7 09. 05. 25 5 20 6 서울대병원 0 9 09. 11. 26 6 20 7 경상대병원 0 9 10. 01. 35 7 28 8 충남대병원 0 8 10. 07. 25 5 20 9 제주대병원 0 9 11. 05. 24 4 20 10 대구의료원 0 9 11. 05. 43 5 38 11 전남대병원 1 0 11. 11. 25 5 20 12 동국대경주병원 1 0 11. 12. 34 5 29 13 단국대천안병원 1 0 12. 02. 35 5 30 14 강릉의료원 0 8 12. 12. 25 5 20 15 서울의료원 0 8 12. 12. 23 5 18 16 울산대병원 1 0 13. 04. 25 5 20 구축중인 3 개병원 계음압일반 86 20 66 1 관동대명지병원 10 14. 상반기예정 25 5 20 2 충북대병원 09 14. 상반기예정 35 10 25 3 부산대병원 08 15. 상반기예정 26 5 21 출처 : 2013 질병관리백서, 질병관리본부에서재인용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35
사를할수있도록 규정하고있다. 제34조부터제48조조항에는정부와지자체가감염전파를차단하기위해취할수있는조치들이규정되어있다. 먼저 감염병위기관리대책 을보건복지부장관은수립 ( 제34조 ) 해야하며, 시도별감염병위기관리대책을수립 ( 제35조 ) 하도록규정하였다. 또한미리감염병관리기관을지정하며 ( 제36조 ), 일정기간필요시의료기관을감염병관리기관으로지정하고, 격리소, 요양소또는진료소를설치운영 ( 제37조 ) 하도록규정하였다. 이외에도감염병환자를감염병관리기관에서입원치료를받도록조치하며, 감염병에감염되거나전파될우려가있는사람의경우자가치료또는감염병관리시설에서치료할수있도록 ( 제41조 ) 규정하고있다. 이와함께특별자치도지사또는시장, 군수, 구청장은감염병전파를막기위해특정장소나교통을일정한기간차단하거나의심되는사람을적당한장소에일정기간입원또는격리조치 ( 제47조 ) 를할수있도록규정하고있다. 이런법률규정에따라 감염병위기관리표준매뉴얼 이정부에는마련되어있다. 이매뉴얼에따르면, 감염병발생시위기경보를크게관심, 주의, 경계, 심각등의단계로구분하고, 각각단계에서의중앙대책체계를규정해놓았다. 국내환자발생시 주의 단계가되며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 내 중앙방역대책본부 를설치운영하도록되어있으며, 타지역전파가이루어진이후에는 경계 단계로격상하여범정부적협조체계를구축하고, 전국적확산징후가보일경우 심각 단계로격상하여필요시국민안전처의 중앙재난안 36 시론
전대책본부 를운영하도록되어있다. 또한 2013 년말기준으로전국 19 개병원에 605 병상의격리병상이마련되어있고, 음압병상은 119 병상이마련되어있는상황이다. 5. 메르스사태의초기부실대응의문제 6월 6일과 7일은확진자가각각 22명, 23명이나오면서메르스에대한국민적불안이확산되던시기였다. 지역사회에서는 00병원에메르스환자가있다더라, 의료진이감염되었다더라 등의온갖소문이무성하던시기이기도했다. 초기부터메르스경유병의원에대해비공개원칙을고수하던보건복지부는결국 6월 7일서울시, 경기도, 충남, 대전등 4개지자체와함께메르스대응을위한실무협의체를구성하기로하였고, 이후메르스확진자및경유병의원에대한정보를공개하기로하였다. 이후 6월 8일부터일주일동안매일환자상황이공개되고지자체의적극적대응이이어지면서, 적어도메르스가어떤병이며현재어떤상황이며무엇이문제인지에대해언론의분석기사가집중적으로쏟아져나왔으며, 이러한정보들을통해국민들은최소한의합리적대응을할수있게되었다. 그런데왜메르스사태에대한초기대응이부실했고, 또병원명을비롯한정보공개는이루어지지않았던것일까? 또한삼성서울병원에대한역학조사는왜이루어지지않았고, 메르스 사태 가전국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37
적으로확산된것일까? 아직도메르스사태대응에온힘을기울이는시점에서이러한질문들에대해뭐라단정짓기는쉽지않다. 이해되지않는정부의행동이적지않다. 하지만대체로모아지는결론이있다면그것은현정부의무책임과안이함그리고삼성서울병원과보건복지부사이의유착관계에기인할것이라는추정이다. * 앞에서도말했듯이기존의료계정설에의하면메르스는 1시간이상 2미터이내의밀착접촉에의해서전염이된다고알려졌다. 이에따르면보건당국이평택성모병원에대해초기협소한격리지침을내린것은한편으로는어쩔수없었다고이해되는면이있다. 한편사스때의경우는주변발생국가의대처상황을검토하면서대비책을마련할수있었던데에반해이번메르스사태의경우에는참고할만한외국사례가제한되었는데, 이러한점역시초기협소한격리지침과부실한대응을낳은한요인이었으리라짐작된다. 그런데결과적으로주로사우디아라비아에서나온사례는한국적상황에서적용되지않았다. 가족또는간병인이상주하여간병을하며, 입원실내가족또는간병인들사이교류가많고, 이에따라간병가족들이옆병실을자주드나드는것이우리병원내에서일어나는일이다. 침상사이간격이좁고 (2미터이내 ), 다인실병실이많으며, 친지또는친구들의병문안이잦고, 아무런병원의통제없이출입가능한것이한국병원이다. 이러한한국의병원에서메르스는매 * 이외에도박근혜정부는사우디아라비아에의료수출을적극추진했었다. 이러한사실과메르스사태초기대응과의관련여부는아직불명확하다. 38 시론
우높은감염력을보였다. 또한전국적으로환자들이몰리는서울삼성병원의경우, 응급실이입원을위한창구처럼기능하면서응급실에 3일간환자가체류하였는데, 미국, 유럽등의의료계로서는이해하기어려운상황이었을것이다. 이러한결과메르스 사태 는시작되고본격화되었다. 그러나이런점을십분감안한다하더라도 6월 7일까지의정부의대응은무책임하고안일하며부실했다는비판을모면하기어렵다. 먼저메르스국내유입상황에대해현정부가적절히대비하고있었는지그리고메르스국내유입상황이국민보건의관점에서매우심각한문제임을인식하고있었는지의문이든다. 사스의경우인근국가에서환자가속출하자당시정부는환자발생이전에관계부처차관회의를열어대책을논의하였고, 국내첫감염추정환자가발생하자바로긴급관계부처회의를장관급으로격상소집하여대응해갔다. 반면, 이번메르스사태때에는첫환자발생후 2주가지나서야긴급관계부처장관회의가열렸으며, 보건복지부산하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29일에야구성되었다. 첫번째환자확진과정에서취한보건당국의태도역시안일하였다. 평택성모병원을거쳐 18일삼성서울병원에입원한첫번째환자에대해진료의사가수차례질병관리본부에메르스검사를의뢰하였지만질병관리본부의대답은소극적이었고, 입원다음날인 19일에야검사를하여 20일에확진을하게되었던것이다. 한편중동지역과교류가활발해짐에따라입국시부터방역조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39
치가이루어져야할필요가있었다. 첫번째확진자의사례를보자면, 중동지역입국자에대해메르스에대한정보와입국후발열증상발생시조치사항에대해적절한안내를하지않았는데, 이역시사실상메르스의국내유입상황에대한대비가실질적으로되어있지않았다는점을보여준다. 정부초기대응과정을보면매우무책임하고무능하였다. 가장잘못한점은확진자경유의료기관모두에대해적절한 역학조사 를하고그결과에따른대응을하지않았다는점이다. 평택성모병원의경우, 첫역학조사결과로 10여명의의료인과접촉자에대한격리가이루어졌고, 이때격리대상에포함되지않은 14번환자가확진되자첫번째환자가확진된지이미 10여일가까이경과된시점에서추가 2차역학조사를하였고, 이후 50명에대한격리조치가이루어졌다. 당시병원장은코호트격리를요청했으나보건당국이거절하여어쩔수없이자체결정에의해병원폐쇄가이루어졌고, 이과정에서감염우려가있는환자들이타병원으로옮기는상황이벌어지기도하였다. 부실하긴하였으나정부는평택성모병원에는역학조사를실시하였고, 그에따라대응조치를취하였다. 그런데정부는첫번째확진자가입원해있었으며새로이확진자가 3일동안응급실에서격리조치없이노출되었던삼성서울병원에대해서는역학조사를하지않았다. 두환자에대한병원내대응조치는삼성서울병원에사실상맡겨졌고, 이에따라삼성서울병원발 3차감염사태를초래하였다. 40 시론
삼성서울병원은첫번째환자확진에서혁혁한공을세웠으며또한첫번째환자로부터병원감염을막아냈다. 그런데이과정역시정부의역학조사없이삼성서울병원자체적판단으로이루어진것으로추정된다. 그리고불행히도첫번째환자때와는달리 14번환자에대한삼성서울병원의조치는효과적이지않았고, 그결과 6월 5일이후메르스가전국적으로전파되는결과를낳았다. 이처럼쉽게이해되기어려운정부의행동에대해서는당시관계자들의증언과추후정부자료가공개되어야만정확히알수있을것이라보인다. 다만질병관리본부장이이사태의심각성을보건복지부장관을설득하는데 6시간이걸려사실상방역대책을총괄해야할초기수시간을허비하였다는언론보도, 최경환부총리의기자회견에서발표된 경유병원은안전하다 라는정부발표가중앙메르스대책본부의종합적판단결과가아니라청와대의지시메모를통해즉석에서이루어졌음을의심하는언론보도, 삼성서울병원이우수인력이많고잘대처할것이라고보았다는권덕철보건의료정책실장의발언, 삼성서울병원장이 6월 4일새누리당메르스비상대책특위에전문가로서참여하여조언한상황, 대한감염학회가메르스대응초기부터정부의대응에함께하였는데삼성서울병원장이 2011년부터 13 년까지대한감염학회이사장을역임했다는점 * 등등의정황을고려 * 송태훈현삼성서울병원장은이외에도 90년대후반부터현재까지 항균제내성감시를위한아시아연합Asian Network for Surveillance of Resistant Pneumococci(ANSORP) 대표, 항생제와항생제내성감시를위한국제심포지엄ISAAR 회장, 아태감염연구소IDRI 소장,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APFID 설립자겸이사장을겸임하고있는감염내과전문의다.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41
한다면, 현정부의무능력, 현정부에서심화된중앙공무원들의복지부동, 보건전문가가아닌보건복지부장관의사태심각성에대한인식부족, 보건당국과삼성서울병원의유착관계, 보건당국과대한감염학회사이의긴밀한관계등이이러한모습을낳았다고추정된다. 더욱이 6월 7일이전까지관련병원비공개원칙을고수한데에는병원공개에따른사회적부작용을염려한측면외에도첫확진자및 14번확진자가삼성서울병원내에서확진되었다는점역시영향을미쳤을것이라추정된다. 6. 메르스사태로드러난한국의료의부끄러운민낯 이번메르스사태는한국의료의부끄러운민낯을그대로드러내보였다. 주치의제도가없고의료전달체계가제대로확립되지못하다보니환자들이하나의병에대해여러병원을전전하며치료받는이른바 닥터쇼핑 을하고있다는점이확인되었다. 격리대상자에서빠진환자들은메르스확진이전대개두세곳의병의원을경유하였고, 따라서방역범위역시광범위해졌다. 가족이나간병인이환자간병을전담하는상황도신종감염병대처에는커다란취약점임이확인되었다. 실제총 172명의확진자중 8 명이간병인이었다. 또한가족의자유로운병원출입역시감염병예방에는취약한조건이되었다. 22일까지총 59명의가족또는방문객이메르스환자로확진되었다. 확진자가입원하고있거나경유한병 42 시론
원에대한조치를취할때에도방문객이자유롭게병실을드나드는상황때문에과연어느범위까지격리조치를해야하는지, 격리조치가가능한가의논란을일으켰다. 이런요소들은중동과는달리한국에서병원내감염률을높인요인이며또한타의료기관으로의전파를빠르게만든요소로지적되고있다. 서울대형병원의경우, 응급실이입원실처럼된상황역시커다란문제로지적되었다. 응급환자에대한적절한응급의료서비스가제공되기어려워졌다. 또, 이번메르스처럼드러나지는않았지만대형병원응급실이그동안병원내감염취약지역이었다는점을추정하게한다. 또한이른바 B5 병원 이급성감염병에노출될경우바로전국적으로확산될수있다는사실도이번사태로여실히드러났다. 응급실뿐만아니라기존병의원에서병원감염에대한대책이여전히부실하다는점도확인되었다. 심지어삼성서울병원에서는메르스확진자에대해방사선촬영검사를시행하는직원에게보호장구를뒤늦게제공하였다는사실이방사선기사가확진을받으면서알려지기도하였다. 지역사회의료기관사이환자정보를공유할시스템도없으며의사들은오직환자와보호자의진술을통해서만환자에대한정보를얻을수밖에없는상황이라는점도확인되었다. 또한보건의료측면에서시급하고중요한과제를해결하기위해정부, 지자체, 민간의료기관, 공공의료기관사이협력을이끌어낼수있는사회적경험과프로세스가정립되지않은상태였다. 6월 6일까지정부는안전하다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43
고떠들었지만, 일선의료기관에서는도대체어떤환자를의심하여야하며의심환자가내원하거나입원한환자가의심환자일경우어떻게대처해야하는지에대해적절한지침과정보를제공받지못하였다. 확진자가경유한많은병의원에서는무방비상태에서진료를하였으며, 병의원종사자감염을예방할수없었다. 진료일선에서감염자와직접대면하는의료인, 병원노동자들에대한감염예방대책도부족하였다. 이러한상황을대비한준비는거의없었다. 또한현재 95명의메르스환자와 785명의격리자가입원치료를받고있다. 우리나라에 605개의격리병상이있다고는하나, 음압시설을갖춘병상은 119개에지나지않는다. 그중에서도일부는다인실병상이라사실상이번메르스와같이치사율이높은감염질환에대해서는다인실병상을 1인실로사용할수밖에없으며따라서실제사용가능한음압병상은더적을것이라예상된다. 부족한음압병상을확보하기위해공공병원및일부확진자가발생한민간의료기관은 1개당 600만원이되는이동식음압기를긴급히구입해서대응해야했다. 또한메르스환자를치료하고입원이지속되어야하는격리자를치료하는경우의료진은보호장구를착용하여야하는등일반환자진료에비해몇배더많은어려움을겪고있으며, 일부의료인들은병원에서함께격리되어있다. 이미메르스치료및격리병원의의료진, 병원노동자들의피로도는상당한상태다. 이에대해취할수있는정부의대비책역시매우제한적인상태다. 한편열악한공공병원현실에서도수원병원을비롯한몇몇공공 44 시론
병원은권역메르스확진자에대한격리병상을확보하고민간병원에서의심환자가발생할경우메르스치료기관으로서적극적으로환자를이송받고진료를수행함으로써민간과공공병원간의협력을이끌어내기도하였다. 반면, 공공병원은격리병상을확보하기위해기존의입원환자를다른병원으로보낼수밖에없었는데이는또다른문제를낳고있다. 이런점에서감염병발생등과같은국가적재난시기에재빠르고시의적절한대응을하기위해서는최소한의공공병상이미리확보되어야한다는점을재확인할수있었다. OECD 평균에도못미치는공공병원병상은더욱확충되어야할것이다. 무엇보다이번메르스사태는신종감염병사태에대한현보건당국의행정및대처능력의한계를보여주었다. 어차피신종감염병의경우기존지식은불확실할수밖에없으며, 이번메르스사태처럼한국적상황에서는외국과는다른사례가나타날수있다. 따라서신종감염병이발생하면상황에따라과감한조치들이제때이루어져야하는데, 이번메르스사태에보여준보건당국의모습은그러하지못하였다. 향후구체적인신종감염병의발생상황에맞게재빠르게대응하도록보건당국및관련학회, 의료계의협력체계를구축하는것이필요하다. 이와함께역학조사및방역조치에대한전문인력을양성하여배치하는등보건당국의실력을높이는노력이절실하다.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45
7. 나오며 이제우리는무엇을해야하는가? 한달동안우리사회를불안에떨게한메르스사태, 아직까지그불안으로부터자유롭지못한지금, 다들묻는다. 과연이사태는누구의책임인가? 메르스는우리사회가경험해보지못한감염병이기때문에당연히대응과정에서오류가있을수밖에없다. 이를인정함에도불구하고이번대응과정에서보여준현정부의인식과대응능력은매우실망스럽기그지없었다. 무엇보다나의안전, 국민의안전을맡기기에는턱없이부족하였다. 세월호참사에이어또다시나의생명을지키기위해정부에의존해서는안된다는인식을다시한번각인시켜주는과정이되고있다. 이제확진자가감소되자정부와새누리당은메르스사태는종식되고있다고크게떠들며국민들에게메르스사태로벌어진한달을잊고예전의일상으로돌아가라고말한다. 아마도좀더메르스사태가진정된다면세월호참사이후대책이라면서국가안전처를만들었듯이, 질병관리본부를일부개편하든가아니면실제내용은현재와다르지않으면서도국가방역체계에새로운부처나새로운위원회를만들고이사태를마무리하려할지도모르겠다. 그러나감히필자는말하고싶다. 지난한달의아픔을잊고예전의일상으로그대로돌아가는것은죄악이라고. 메르스사태에서드러난한국보건의료의부끄러운민낯을바꾸지않고서는, 한국사회 46 시론
전체의역량, 한국의료계의역량, 정부와지자체의행정능력및신종감염병방역능력을업그레이드하지않고서는, 제2의메르스사태는재발될것이너무나자명하다. 메르스사태가최악을모면한지금, 무엇이문제이며무엇부터바꾸어야할것인가에대해우리의입장을밝혀사회적논의에적극참여해야할것이다. 메르스사태의경과와남은과제들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