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해방 해방기 인식 윤경섭 * 10권으로완간하였으니총 4년 6개월에걸친작업의산물이다. 결코길다할수없는 3년간의시기를대상으로이와같이방대한저서를낸사례는처음인듯하다. 양이방대하면서도세밀하고, 다루는주제가다양하면서도깊이가있기도하여글몇줄로정리하기가쉽지는않지만그주요내용과특징만을간략히소개해보고자한다. 서평 : 를읽고 158 Ⅰ 올해는 8.15광복 70주년이되는해이다. 시간주기에맞춘의례적질문에불 Ⅱ 먼저 의형식과구성을살펴보자. 저자는 해방 을보름앞둔시기 159 과한경우가많지만우리시대의출발을돌아본다는점에서 해방 이란과연우 로부터대한민국정부수립하루전까지일기를쓰듯이주요사건의흐름을서 리에게무엇이었는지되묻는작업이전혀의미없다고할수없을것이다. 우 술하고있다. 매일특정주제를선정하여서술하였는데, 이를약 10~30 일단위 리가 광복절 로기념하는 1945년 8월 15일의 탈식민 사건인 해방 은통일국가수립으로이어지지못한채분단과전쟁으로귀결되었기에그과정과원인, 책임문제가논구의대상이되어왔고 해방 의역사적의미에대한물음이계속되 로묶고소제목을달았다. 각권은약 3~4개월의분량으로구성되어있다. 이저작이정연한논리와형식을중시하는연구서를지향한것은아니기때문에각권의표제와소제목들, 그안에포함된매일의기록은서로긴밀하게연계되 고있다. 주지하듯이 1979 년이후출간된 해방전후사의인식 과 006 년에출 어있다고볼수없는경우가많다. 그럼에도각권의표제와다루고있는시기 간된 해방전후사의재인식 은 해방 의의미를정리한대표적인논저이다. 그 를일별해보면해방정국의흐름에대한저자의견해를개략적으로파악하는데 러나양자의 해방 인식은편차가매우큰것이사실인데, 연구의진전에따른 도움이된다. 살펴보면다음과같다. 결과라기보다는우리사회의내부분열을반영하는것이라고보는것이맞을 듯하다. 최근의이른바 건국절 논란역시 해방기 인식의극단적편차를반영 1 권해방은도둑처럼왔던것인가 (1945.8.1.~10.9) 하는것일것이다. 해방 을둘러싼정치사회적학문적논란이컸기에그동안국 권해방을주는자와해방을얻는자 (1945.11.1.~1946.1.31.) 내에서 해방기 를다룬연구서는일일이열거하기어려울정도로많이출간되 3 권소련군의해방과미군의해방 (1946..1.~1946.4.30.) 었지만, 최근 10 여권이라는방대한분량으로완간된김기협의 는 해 4 권반공의포로가된이남의해방 (1946.5.1.~1946.8.30.) 방기 를정면으로다룬대작으로단연눈에띤다. 5 권길잃은해방이가져온비극 (1946.9..~1946.1.30.) 는 1945.8.~1948.8. 3 년간의사건들을 일기 형식으로정리한것 6 권냉전에파묻힌조선해방 (1947.1..~1947.4.30.) 이다. 본래 010 년 8 월에서 013 년 8 월까지인터넷신문 프레시안 에같은제 7 권깨어진해방의약속 (1947.5..~1947.8.31.) 목으로연재했던것을 011 년 4 월에책으로출간하기시작하였고 015 년 월 8 권의미를잃어버린해방 (1947.9.3.~1947.1.31.) * 성균관대강사, 한국현대사, 한국전쟁전후북한김두봉의정치노선과위상변화 등다수논저. 9 권해방된자, 누구였던가 (1948.1..~1948.4.9.)
10 권해방을끝장낸분단건국 (1948.5.1.~1948.8.14.) 등내용을다채롭게구성하였다. 의머리말과목차를찬찬히살펴보면저자가중간파의국가수립 1 권에서는해방전후한국문제를둘러싼국제정세와미소양군의점령그리 운동을중심에놓고해방기를정리하였음을알수있다. 오해와단순화의위험 고국내각정치세력의동향을다루고있고, 권에서는 1945 년말 ~1946 년초 을무릅쓰고요약해본다면다음과같다. 미군정의지원에따른이승만의부상과신탁통치파동을계기로한좌우대립의 심화, 3 권에서는 1946 년초한반도에서의미소의대립과미소공동위원회, 4 권 일제의강점으로자주적근대화의길이왜곡되고민족국가수립이지연되었 에서는 1946 년중반미소공동위원회휴회이후분단위기와좌우합작, 5 권에 는바 해방 으로정상적인 민족국가수립의기회를가지게되었다. 그러나 해 160 서는 1946 년말미군정의공산당탄압과정책및공산당의신전술에따른좌우 방 은민족주체의힘에의하여달성된것이아니라연합국에의해이루어진타 161 대립격화, 6 권에서는 1947 년초반반탁우익진영내부의분화와친일파의득 율적인것이었다. 카이로선언이후한국민의해방을약속했던외세특히미국 세, 7 권에서는 1947 년중반미소공위의재개와결렬, 8 권에서는 1947 년말유 은국내의극우세력과친일파의부활을지원하였다. 미국은한때한국문제의국 엔으로의한국문제이관과분단정부수립을둘러싼 민족진영 의동향, 9권에서는 1948년초반유엔의남한단선추진과남북협상, 10권에서는 5.10선거의진행과남북한단독정부의수립과정등을다루고있다. 제주의적해결방안을추진하였으나결국국가주의적방침으로회귀하였고극우세력의단독정부수립추진을지원하였다. 통일민족국가수립을열망하였던민의를대변하여중간세력이좌우합작, 남북협상을통한통일정부수립에나섰 에서다루어지는주제들은그폭이상당히넓다. 타율적 해방 의 지만결국실패하였다. 그근본원인은기본적으로외세와그에결탁하였던극 성격을밝히기위해연합국의전시외교, 전후유럽정책, 원자폭탄, 일본및총 좌 극우세력에있다. 결국 해방 의 약속 과 의미 는국내외적인대결적냉전 독부의전후대책, 국내좌익및우익각정파의동향, 주요정치인사들의정치 구도의흐름속에서퇴색되어갔으며, 1948 년남북의분단건국은그최종완결 노선과갈등, 38 선획정문제, 신탁통치문제등과같은정치적사안은물론근 점이었다. 해방 으로 민족국가 수립의기회가주어졌지만결국분단건국으로 대어로서의한글, 1946~47 년설날의과세등문화및풍속에관한문제까지여 민족 과 국가 가서로불일치하는상태가되었다. 러주제가다루어지고있다. 본래신문연재물이고또주제가다양한만큼각 권의목차만보면약간산만하다는느낌도들지만, 모두한국민의 민족국가 수 위와같은논리전개에서저자가 중극대립 ( 中極對立 ) 이라는새로운개념을 립열망과그좌절과정의단면이라는점에서내적연관성을갖추고있어독자 제시하고있는점은주목할만하다. 저자는 해방기 국내갈등구도를극좌 - 중 로하여금긴장감을잃게하지는않는다. 도 - 극우의역학관계를중심으로파악하고있는데물론이러한인식자체는그 각권의시작부분에 머리말 형식으로해당시기의정세흐름을개관하였고 리새로운것은아니다. 그러나기존연구에서기본갈등구도를 좌우대립 으 중간중간에일지, 도표, 그림등을삽입하여독자의체계적이해를돕고있다. 로보면서중도세력의조정자적역할을중시하였다면, 저자는중도세력과 ( 극 하나의소제목아래일정분량이끝날때마다본문에서서술하지못한저자의 좌및극우등 ) 극단세력사이의갈등이기본구도라고보고있다. 이러한인식 생각을중간파정치인이었던민세안재홍과의가상대담형식을빌어정리하는 은극좌와극우가그이념적차이에도불구하고동일한정치적이해관계를가
지고있었다는전제하에서가능한것이다. 조선민중의이해를대변했던중도 고있음을알수있다. 파의대척점에서서각각미소의이해를대변했던극좌와극우세력은이념적 이저작에는다른한국사관련에세이나연구서에비해두드러진장점이몇 차이보다공통성이더크다는것이다. 여기에는해방기로부터현재까지극단세 가지있다. 우선넓은세계사적시야와해박한국제정세인식으로국내정치와 력만이판을칠뿐참다운좌익과진짜우익이존재하지않았다는저자의인식 국제정세가어떻게맞물려가는지잘설명하고있다는점이다. 특히비교의관 이저변에깔려있다. 점은독자들에게시야를열어주고통찰의깊이를더해주는장점이있다. 자연 중극대립 구도에서양극단세력의공통성을강조하고있는만큼그공통성 과학과인문학, 동서양과한국사, 현대와과거를넘나들며연구활동을해온독 을유지하기위한 적대적공생 관계가이미해방초기부터싹텄다고주장하는 특한학문적이력을가진저자만이할수있는것이아닌가한다. 적극적인대독 16 점도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적대적공생 관계는냉전시대남북관계의특성을 항전으로 차대전후유리한위치에설수있었던폴란드망명정부가철저히 163 설명하기위해제시되었던이론인데극좌와극우의이념대립에적용시키고있 배신당했던국제정치적맥락 (1 권 5-30 쪽, 1-17 쪽 ), 중국중심의천하질 다는점이독특하다. 해방정국초기상황에서이이론을적용할수있을지그적 서에속했던베트남과조선해방의차이 ( 권 70-75 쪽, 16-0 쪽, 43-48 실성여부는좀더검토될필요가있을것같다. 는여러모로독특한점이있지만역시가장커다란특징은 일기 형식을취했다는점이다. 본래 일기 란매일매일의개인적체험과그에대한 쪽 ), 독일에협력적이었던오스트리아가좌우연립에기반하여신탁통치를수용하고완전독립에성공했던사례 (7권 68-73쪽 ) 등이한국과의비교대상으로언급되고있다. 특히폴란드의사례는 1945년 해방 된한국의국제적조건이만 내면적성찰을기록하는자기고백적성격의글쓰기이다. 그런데 는 만한것이아니었음을새삼절감하게한다. 저자가출생한 1950 년보다앞선시기를다루고있으니당연히그런의미의 일 두번째로 일기 라는형식을취한것과도관련이있지만사료의부족으로인 기 는아니다. 특정주제와관련된신문, 잡지기사, 중요사료를토대로흐름 한공백을역사가의안목과상상력으로메워적극적인해석을시도하고있다는 을정리하면서해석과논평을보태는방식이어서 일지 에가깝다. 일기 나 일 점이다. 저자는총독부가패전직후조선은행권을남발하였고그상당부분이국 지 는모두연대기적원칙아래형식에구애받지않고해당주제에대해자유롭 내정치세력의정치자금으로제공되었으리라는추정을하고있다.(1 권, 65- 게논평을가할수있다는점에서유리하다. 에는군데군데현실권 69 쪽 ) 사료가부족하여추측일뿐이라고전제하였지만개연성이높아보인다. 력에대한날선, 때로는거친비판을발견할수있는데, 그비판의옳고그름을 해방정국의첫번째정치테러인송진우암살사건의배후가김구의임정이라기 떠나그와같은글쓰기가학문과현실사이의긴장관계를불러일으켜생동감 보다는이승만쪽일가능성에무게를두는추론과정도 ( 권, 30-36 쪽 ) 흥미 을주는긍정적측면이있음을부정할수없다. 저자는이미 000 년대후반경 롭다. 또분단정부수립에일차적인책임이미국측에있지만소련역시 미소 부터 역사에세이 라는새로운장르를개척해오고있는데 밖에서본한국사 양군철퇴후조선인의자주적문제해결 과같은현실성없는주장이아니라좀 ( 돌베개, 008), 뉴라이트비판 ( 돌베개, 008), 김기협의페리스코프 ( 서해 더구체적인대안을내놓았다면한국문제가다른방향으로풀릴수있었으리라 문집, 010), 망국의역사, 조선을읽다 ( 돌베개, 008) 등이그러한저작들 고가정하는것도 (8 권, 157-164 쪽 ) 설득력이있다. 이다. 얼핏훑어보아도한국사의여러문제들을현실비판의관점에서접근하
Ⅲ 세력에대한적극적배제노선의결과라고보는것이옳을것이다. 북한의통일 그런데이저작에는장점이많은반면에일부문제점도있다. 가장아쉬운부 전선형성과정이특정세력에대한정치적배제의과정이었고그결과 38 선이 분은해방 3 년사에대한방대한기획에서소련및북한관련서술이상대적으로 남으로방출된월남민이남한의극우반공세력의핵심을형성하게되었다는점 미흡하게느껴진다는점이다. 대한민국은분단과정에서성립하였기에그 국가 등을고려하면그리자연스러운것만도아니다. 성 을온전히이해하기위해서는북한및남북관계에대한분석을빼놓을수없 남한 중극대립 의한축으로극좌세력인남로당 - 박헌영의오류와한계를지 기때문이다. 저자도이점을충분히인식하고있고또실제신중하게접근하고 적하는과정에서이북의주도세력과비교하고있는점도재고의여지가있다고 있지만여전히의문스러운점들이눈에띤다. 본다. 남로당과북로당은기본적으로동일한정치세력이며대남문제에대해서 164 특히미군의점령정책과소련군의그것을대비시키는부분이여러곳에나온 는남로당의영향력이여전히강력했고박헌영과남로당의동의없이추진되는 165 다. 미군의점령정책을비판하기위한것이고또소련과북한을근거없이왜곡 대남정책은있을수없었다고생각한다. 그러한경향은한국전쟁기남로당계 해왔던냉전시대의연구에대해균형을잡기위한서술이라는점을감안하더라 숙청직전까지도지속된다. 양자가다른부분이있다면그것은노선의차이보 도 미군이 점령군 으로군림의자세를취한것과달리소련군은 해방군 의자세를취했다 는식의서술은의아스럽다.(권 6-7쪽 ) 미군과달리소련군이 군정 이아닌 민정 의형태로대민사업을수행한것이사실이고, 특히소련군의 다는역할분담의차이로이해하는것이합리적이라고본다. 에는해방정국당시에발간된각종신문, 잡지기사들이활용되고있는데저자는주로국사편찬위원회에서제공하는한국사데이터베이스를활용 정책은자신들의동구점령정책에비해서도차이를보인것이사실이다. 그러나 하였다고한다. 디지털화된자료는원사료의재가공과정에서오류가있을수 소련군이인민위원회의자율성을인정하고조선인의정치조직형성을지원하 있어조심하지않으면안되는데저자는엄밀한자료비판을거쳐그러한문제 는역할을맡았다는주장은재고의여지가있다.( 권 197-198 쪽 ) 사실소련군 를극복하고있다. 탁월한식견과안목이아니면불가능한것일것이다. 반면 점령당국은지방인민위원회의조직과개편, 운영은물론 5 도행정국 - 북조선임 일부자료의인용은상대적으로엄밀성이덜한측면이있는것같다. 저서곳곳 시인민위원회 - 북조선인민위원회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수립등으로이 에인용되고있는전북한노동당간부박병엽의회고록이대표적이다. 논자에 어지는중앙행정기구의발전과정에서세세한문제까지관여하였다. 북조선로 따라의견은다르겠지만그의증언내용은아직검증을거쳤다고보기어렵기 동당의창립, 북조선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의결성, 1946 년 11 월도 시 군인 에이용에신중한접근이필요하다고본다. 민위원회선거, 북한헌법의제정과정, 남북연석회의개최등북한의주요정치 일정에대해깊숙이개입하였던것도여러사료에의해확인된다. 소련은협조자, 원조자로처신하였지만전체정책결정과정의메카니즘에서최상위수준의결정권을행사하였던것이분명하다. 외면적으로인민위원회가정치를주도하였고그저변에광범위한인민의지지를받는민족통일전선결성이자연스럽게이루어졌다고하지만, 이것도실은친미 우익자본주의세력, 신탁통치반대 Ⅳ 가한국사회의역사의식진전에어떤영향을미칠지, 어떤평가를받게될지가늠하기는어렵다. 에서제시한 해방 과 해방정국 에대한인식과해석은상당히다른평가를불러일으킬수도있겠다. 저자스스로자신의정치적견해를숨기지않고상당히날카롭고격렬하고거칠게사용한표
166 현들이거부감이들수도있을것이다. 이저작에는이러저러한장단점, 오류와한계가있을수있고, 또저자의견해에대한수용여부는각자독자들의몫이다. 그러나분명한것은 ' 해방기 ' 를이와같이본격적으로면밀하게탐구한저작은다시나오기가쉽지않을것이라는점이다. 저자는 1979년 해방전후사의인식, 1981년브루스커밍스의 한국전쟁의기원 에게서많은영향을받았음을고백하고특히 1980년대이후의연구성과를참조하여 해방전후사의인식 다음단계담론의방향을정리하는데목적을두고 작업에착수하였다고하였다.(7권 39-331쪽, 344-345 쪽 ) 해방전후사의인식 과미래의역사담론사이의어디쯤에 의의미를두고있다는말일것이다. 애초의의도대로이책에는여러선행연구성과를 전문연구자 들의견해로적극소개하면서이를흡수 종합하려는태도가역력히드러난다. 이렇게보면 는 해방기 에관한우리사회의단편적인인식을종합하여다음단계연구로의징검다리역할을하고나아가한국사회의역사의식과현대사인식의진전에기여할것을염두에두고기획되었을수도있겠다. 저자에게 가대한민국의출발시점인 해방기 에대한개인적탐색의결실이라면 를뒤이어애초에구상한바대로 (8권 368-373쪽 ) 또하나의장기작업인 대한민국실록 으로결실을맺어진짜 보수주의자 에의해쓰인대한민국정사가완성되기를기대한다. 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