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와 약자에 대한 니체의 정치철학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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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文學碩士學位論文 강자와약자에대한니체의정치철학연구 A study on Nietzsche's political philosophy about the strong and the weak 2006 년 6 월 인하대학교대학원 철학과 ( 서양철학전공 ) 박성진 - 1 -

文學碩士學位論文 강자와약자에대한니체의정치철학연구 A study on Nietzsche's political philosophy about the strong and the weak 지도교수 : 김진석 이논문을석사학위논문으로제출함 - 2 -

이논문을박성진의석사학위논문으로인정함 2006 년 6 월 7 일 주심 부심 위원 이창대 김영호 김진석 - 3 -

국문초록 20세기세계대부분의정치체계는자신의체제를민주주의라고말했다. 자유주의와평등주의의사상을기반으로이루어진민주주의라는정치체계는마치인류가만들어낸최선 ( 혹은차악 ) 의정치형태라고생각되어져왔다. 하지만 21세기초반을살아가는우리는민주주의라는정치체계에많은모순점을발견한다. 시장지향적자유주의자들과평등을외치는사람들사이에균열은계속해서정치를불안하게만들고있으며자본주의와함께가는민주주의는인간을더욱비참하게만들고있기도하다. 이러한정치적상황속에서우리는다시한번니체에주목할필요성이있다. 니체는이미 19세기민주주의와사회주의를그리스도교의산물로여기며민주주의를정치조직의타락형식으로규정했다. 민주주의에대한니체의비판을살펴본다면우리는많은문제점을노출하고있는민주주의에대한새로운보완책이나대안을발견할수도있을듯하다. 니체의철학은강자의사유로이루어져있다. 니체의정치철학을알아보기위해서는니체가말하는강자와약자가무엇인지를먼저살펴볼필요성이있다. 니체는먼저능동적유형이라고불리는강자의사상을제시하고반동적유형이라고불리는약자의사상을비판한다. 니체가말하는강자는자신에대한확고한신념을가지고비극마저도긍정해가는능동적인간이다. 강자는자기자신에대해어떤근본적인확신을가지고있으며, 넘치는힘 (Kraft) 을가지고생활하는긍정의인간이다. 강자는자신에대한확신이있고그것을통해삶을긍정하기에원한이나가책을생산하지않는다. 이에반해약자는자신에대한신념을가지고있지못하다. 약자는외부로부터오는것에반응하며살아간다. 따라서자신에대한책임을외부로돌리며고통의근원을외부로상정하고외부를증오한다. - 4 -

약자는외부에대한원한을가지고있으며다른사람에게 양심의가책 이라는병을심어주는자이다. 이렇게니체가약자의사상을비판하며제시하는강자의사상은니체가생각하는정치와연결된다. 니체는강자의사상을이야기함과동시에니체자신이기획하는새로운정치사회, 즉 위대한정치 를이야기한다. 강자의사상을기반으로하는위대한정치의사회는능동적유형을기반으로자신의힘이자연스럽게발현되는사회이다. 니체가그리는사회는인간의이기심이나소유욕, 지배욕등을인간이가지는기본적인본능으로인정하며인간의본능을통제하려고하는기존의도덕정치가그리는사회와는달리인간의본능이자연스럽게발현될수있는사회이다. 인간의본능에대한통제장치가과도하게밀집된현대사회에서니체의정치철학은유용하게작용할수있을듯하다. 예를들어, 니체는국가가사회의모든제도들 ( 국가고시, 자격증, 교원임용권 ) 을독점함으로써강자가자신의힘을발휘하는것을억압한다고이야기하며국가의제도에대한독점을비판한다. 이러한니체의비판은현대사회에서국가와개인의관계를새로운시각에서접근시켜줄수있다. 또한니체는강자의사상을통해홀로서는것, 자신의힘으로살아가는것을강조한다. 니체는이와같이자립할수있는인간에게 위대한 이라는수식어를부여하며복지사회를최고의가치로두고있는영국을비난한다. 복지사회에대한니체의이러한비판은또한복지를최고의가치로두고있는현대사회에새로운시각을제공해줄수있다. 약자를보호하는정책은긍정적인면을가지고있기는하지만또다시약자를재생산한다는모순을가지고있기도하기때문이다. 어쩔수없이모순을가지고가는현대민주주의사회에서니체의비판은현대사회에재성찰의기회를제공해줄수있다. - 5 -

그리고니체의강자의사유는 거리의파토스 라는개념을통하여 차이 를강조한다. 니체는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를강조하며그거리를생산하여야한다고생각한다. 그리고이 차이 혹은 거리 를통하여사회에확고한위계질서를세우려고한다. 계급간의확고한거리를통하여위계질서를세우고사회에질서를유지고자한다. 차이 에대한인정을통해 차별 에대한긍정까지나아가려고하는니체의기획역시 차이 는생산하려고하지만 차별 에대해서는부정적반응을보이고있는현대사회에새로운시각을제공해줄수있을듯하다. 니체의정치철학은이렇게민주주의가제시한가치들, 즉우리가최선의가치라고생각하는것들에다른시각들을제시하며현대정치에서긍정적으로작용할수있다. 니체의정치철학은현대민주주의사회에서긍정적으로작용할수있는점이많이있다. 하지만니체의정치철학은현대사회에서그대로받아들이기는많은문제점을가지고있는것도사실이다. 니체강자가지배자이면서동시에입법자이기를원했다. 니체는사회에있는정치적권력을독점하고있는사람이바로강자이기를희망했다. 사회에서가장뛰어난사람이사회의권력을가져야한다는니체의말에타당성이있기는하지만미분 ( 微分 ) 화된현대사회에서우리는누가지배해야하는정당성을가진강자인지알지못한다. 더군다나니체가중요하게생각하는유전이나피 ( 血 ) 의개념또한현대사회에서는아무런설득력을가지지못하고있다. 니체가말한능동적유형은어떤정치적성격이나정책으로써작용할수있지만그가기획하는강자가실제적으로지배하는사회는이루어지기힘들다. 여기서니체는공허함의위험성을가지게된다. 또한우리는원한의감정과양심의가책을가지고있는반동적유형에대한니체의비판도온전히받아들이기힘들다. 약자들의무리가정치를 - 6 -

더건강하게하고정책에긍정적으로작용하는것을우리는역사를통해많이보아왔기때문이다. 따라서우리는니체를포함하며넘어가기위해, 니체의긍정성을니체자신이비판하는약자의감정에까지확장해야할듯하다. 약자가가지는원한의감정과양심의가책이정치의영역에긍정적으로작용할수있다는것을인정하며, 강자가가지는능동적유형을가지고간다면현대정치는좀더건강해질수있을듯하기때문이다. 니체의정치철학이세밀한정치공학적지형을그리고있는것은아니지만, 니체가제시하는강자의능동적유형과정치에긍정적으로작용하는약자의반동적감정을종합한다면, 현대에제기되는많은문제점을해결할수있는새로운정치적가능성을발견할수도있지않을까생각한다. - 7 -

일러두기 1. 인용된니체저서의약호는다음과같다. GT : Die Gebut der Tragödie, 1872. 비극의탄생 U : Unzeitgemässe Betrachtungen, 1873-1876. 반시대적고찰 MA-I : 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 I, 1878. 인간적인, 너무나인간적인 I MA-II : 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 II, 1879-1880. 인간적인, 너무나인간적인 II M : Morgenröte, 1881. 아침놀 FW : Die fröliche Wissenschaft, 1882. 즐거운지식 Z : Also sprach Zarathustra, 1883-1885. 짜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JGB : Jenseits von Gut und Böse, 1886. 선악의저편 GM : Zur Genealogie der Moral, 1887. 도덕의계보학에대하여 W : Die fall Wagner, 1888. 바그너의경우 CONTRA : Nietzsche contra Wagner, 1888. 니체대바그너 GD : Götzen Dämmerung, 1888. 우상의황혼 AC : Der Antichrist, 1888, 안티크리스트 EH : Ecce Homo, 1888, 이사람을보라 - 8 -

2. 니체원전인용과쪽수표시는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Herausgegeben von Giorgio Colli & Mazzino Montinari, Walter de Gruyter & Co Berlin, 1967] 를바탕으로하였으며약호로 KGW라고표기하였다. 한글번역본은책세상에서나온 [ 니체전집 ] 을참고하였다. ( 단 [ 즐거운지식 ] 은청하출판사에서나온것을참고하였다.) 영어본은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나온 Oxford World's Classic의 Nietzsche편 (1998) 과 Walter Kaufmann이번역하고편집한, Penguin Books에서나온 The Portable Nietzsche(1982) 를참고하였다. 3. 원전의한글번역은책세상에서나온 [ 니체전집 ] 의번역을주로따랐 으나, 부분적으로잘못된부분은김진석교수의수정을받았다. 4. 주석과참고문헌의표기에서논문은, 단행본은 로표기하였으며외국단행본은이탤릭체로표기하였다. 또한니체원전번역은책세상본을기본으로하였으나여기서는원서페이지만을명시하도록하겠다. ( 예 : Dana R. Villa, Democratizing the Agon : Nietzsche, Arendt, and the Agonistic Tendency in Recent Political Theory, in Why Nietzsche still? Reflection on Drama, Culture, and Politics, edited by Alan D. Schrift, Los Angeles : United of California Press, 2000.) - 9 -

차례 I. 서론 1. 현대민주주의와니체... 1 2. 논문의구성... 3 II. 니체와정치철학 1. 니체, 정치철학으로서의가능성... 6 2. 니체의정치철학과강자와약자의사상... 14 III. 니체의강자와약자 1. 강자 - 능동적유형... 17 2. 약자 - 반동적유형... 27 1) 원한의인간... 32 2) 가책의인간... 36 IV. 위대한정치 와강자의사상 -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정치학을위하여 1. 권력의지 와 힘 그리고정치... 40 2. 긍정의정치를위한 같은것의영원회귀... 42 3. 도덕의정치를넘어 생성 으로... 48 4. 위계질서와가치의차이를통한 위대한정치... 53-10 -

V. 니체의강자와현대정치 1. 니체의강자와국가... 62 2. 민주주의와사회주의의저편... 66 1) 반 ( 反 ) 평등주의... 67 2) 유토피아를부정하며... 72 3. 위대한정치를위한안티크리스트... 77 1) 삶에대한피안의정치, 무의정치로서의그리스도교... 79 2) 거리의파토스 를파괴하는그리스도교의정치사상... 81 4. 강자의사상과자본주의... 86 VI. 현대민주주의사회에서의 위대한정치 - 니체의정치철학을포함하며넘어가기 1. 위대한정치그러나위험한정치... 92 2. 힘과권력사이, 그균열과괴리... 99 3. 현대민주주의와니체의귀족정치... 102 VII. 결론 1. 모든사람을위한, 그러면서도그어느누구를위한것도아닌정치학... 106 참고문헌... 111-11 -

I. 서론 1. 현대민주주의와니체 현대의민주주의 1) 정치체계는자유주의와평등주의의역사적승리라는낙관적인전망속에있는듯보인다. 하지만그장밋빛전망속에서우리는오히려대립과갈등으로점철된사회를발견하기도한다. 현대의시장지향적자유주의는민주주의의평등원리와대립하며사회의균열구조를심화하는모습을보이고, 또한어떤이들은 절대평등 이라는미명아래사회의균열을야기하기도한다. 이러한균열을느끼며우리는지금우리가최선 ( 혹은차악 [ 次惡 ]) 의정치형태라고믿고있는민주주의를불안한눈으로바라보고있다. 20세기에들어와서어떠한정치체제도자신의체제를민주주의라고부르는데주저하지않았다. 마치자명한진리처럼민주주의라는가치체계와제도는전세계를풍미했다. 하지만 21세기초반, 우리는불안한민주주의를바라본다. 민주주의의역사적승리라는전망이바뀐것은아니지만, 또한민주주의의가치체계를부정하는것이아니지만, 우리의시선은흔들리고있다. 우리는더이상장밋빛전망을가지지못하는것만같다. 민주주의라는정치체계는기우뚱하며우리를불안하게한다. 민주주의에대한불안함을느끼는상황에서, 우리는시선을니체로옮겨보는것이좋을듯하다. 그는 19세기에이미민주주의를기독교의산 1) 민주주의 (democracy) 라는단어는프랑스어 democratie 가 16 세기에영어로차용된것이지만그근원은그리스어에서찾을수있다. 민주주의는그리스어의 demokratia 로부터파생된말로인민 (demos) 과지배 (kratos) 의합성어이다. - 1 -

물로여기며민주주의가가지고있는근대정신을비판했기때문이다. 니체는민주주의를노예의사유방식에서나온사고유형이라고여기며민주주의를비판했다. 무리동물의도덕을기반으로하는약자들의정치체제를그는거부했던것이다. 니체가민주주의를비판하는것은민주주의가바로약자도덕의산물이며강자들을억압하는것이기때문이다. 19세기당시의민주주의운동을정치조직의타락형식으로규정하며그가진정으로걱정한것은바로인간의타락, 즉왜소화형식으로평균화와가치하락이었다. 그런데민주주의에대한이러한니체의비판에는강자와약자의개념이그바탕을차지하고있다. 권력에의의지 (Der wille zur Macht) 에서니체는약자들로부터강자를보호해야한다고이야기한다. 그는강자가강함을표현할수있는, 즉그힘 (Kraft) 과건강한긍정을보일수있는사회를원했다. 하지만현대민주주의정치체계는사람들에게강한보호장치를주고있다. 민주주의가제공하는보호막속에서각각의개인은길들여지고나약해지고있는듯하다. 사람들은고통과어려움을긍정하기보다는괴로워하며절망하고그과정에서자신의고통에대한책임을타인에게돌린다. 니체의정치철학은이러한현대의나약한개인들을강하게이끌수있지않을까생각한다. 인간에게가장인간적인행위라고할수있는정치라는개념은한가지사상으로머물러있을수없다. 정치사상은계속해서발전해야만한다. 현대민주주의정치체제가자리를잡기시작한것은 100년정도밖에되지않았다. 우리는이것을변화발전시켜야한다. 정치사상에대한고민은인간이공동체생활을한다면계속이어져야만하는고민이다. 20세기초반가공할폭력의상처로인하여우리는니체의강함을정치적으로해석하는것을두려워했다. 하지만민주주의를더발전시키기위해서혹은 - 2 -

민주주의에대한새로운정치적대안을고민하기위해서이제그두려움을잠시접어야하지않을까? 현대사회를살아가는우리에게니체는위험할수있다. 아니아마도그는위험한존재일것이다. 로젠베르크 2) 가니체를정치적으로이용한것이그가니체를완전히오역했기때문이라고말하기힘든것처럼그만큼그의사유는위험하다. 하지만그의사상은현대의불안한정치체계속에서살고있는우리에게가치가있을수도있다. 우리의민주주의에대한믿음을파괴하려는그의시도는현대정치체계가가져오는문제를해결하는실마리를제공해줄수있을듯하기때문이다. 인권, 평화, 평등, 자유, 비폭력, 민주로점철된현대의근본주의적사고속에서그의사유는우리에게많은의미를가져다줄것이다. 그의저서 우상의황혼 (Götzen-Dämmerung) 의부제는 어떻게망치를들고철학하는가? (Wie man mit dem Hammer philosophirt) 이다. 우리역시현대정치사상을사유하기위해서는망치가필요하다. 강하게내리칠수있는그무엇이필요하다. 어쩌면니체의사유가망치그자체가될수도있을듯하다. 아니면최소한그의사유는우리의사유가내리칠수있는행위를하는데용기를줄수있지않을까생각한다. 2. 논문의구성 본논문은니체의정치철학이현대민주주의사회에제시해줄수있는 긍정적인면을찾는것을목적으로하고있다. 강자와약자의사상에서 2) 국제전범재판에의해처형된로젠베르크는니체의사상을나치선전의도구화, 즉국가사회주의의이데올로기의이론적선구자로서정치선전등으로이용하였다. - 3 -

강자의능동적 (aktiv) 유형과약자의반동적 (reaktiv) 유형이어떤성격을가지고있는지를알아보고이러한니체의강자와약자의사상이어떻게정치적으로전개되는가를살피고자한다. 그리고더나아가, 니체가주장하는 위대한정치 와현대민주주의가어떤관계에있는지살펴보고현대사회에서니체의정치철학이위치할수있는영역이어디인지를고찰함과동시에니체의한계점에대해서살펴보고자한다. 먼저 II장에서는니체정치철학의가능성을모색해본다. 많은니체의학자들이니체의정치철학적인면을외면하고있지만니체는정치적성격을분명히나타내고있으며자신이생각하는정치사회를기획하고있는것이사실이다. 그리고 III장에서는강자와약자의유형이다루어진다. 1 절에서는니체가말하는고귀함 (Vornehmheit) 이무엇인지를알아보고강자의능동적유형의성격과강자의사상에대해서자세히알아볼것이다. 2절에서는니체가말하는약자의반동적유형에대해서알아본다. 특히니체가약자들의전형적인모습이라고말하는 원한의인간 과 가책의인간 을살펴봄으로써현대에서는니체가말하는약자의유형이어떠한모습으로존재하는지를알아보고자한다. IV장에서는 III장에서살펴본강자의사상을중심으로니체가말하는정치철학의모습을본격적으로소개한다. 강자의사상이어떻게니체의 위대한정치 사상으로이어지는지고찰해본다. 특히니체의중심사상이라고할수있는 권력에의의지, 영원회귀, 생성 의개념들이어떠한정치적모습을가지고있는지를고찰한다. V장에서는 IV장에서밝힌니체의정치철학을가지고현대의정치사상과니체가어떤관계에있는지를살피고자한다. 민주주의와사회주의가니체에의해서비판받을수밖에없었던이유를밝히고이비판점을현대사회와연결해서고찰해본다. 3절에서는니체의기독교비판이어떻게해 - 4 -

서정치와연결되는지를살피고니체의안티크리스트의사상과함께정치와종교의전술적관계를살피도록하겠다. 마지막 4절에서는근대정치사상에대한니체의비판적사상과현대자본주의와의관계를살핀다. 니체의 소유욕 (Habsucht) 에대한생각과함께, 자본주의에대한니체의긍정과부정의입장을모두고찰해보고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니체의정치적사유가어떤관계에위치될수있는지를검토한다. VI장에서는강자와약자의사상을중심으로한니체의정치철학을 위대한정치 대민주주의라는관점에서고찰하며니체의정치철학이가지는한계점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 특히 권력 (Macht) 과 힘 (Kraft) 의균열과괴리를살펴보고니체정치철학의위험성을고찰할것이다. 그리고이장에서는현대사회에서받아들여질수없는니체사상의한계점을인정함과동시에니체를넘어서는정치적사상을시도하여새로운정치사상의가능성을모색한다. 마지막 모든사람을위한, 그러면서도그어느누구를위한것도아닌정치학 에서는현대민주주의사회를극복하고자한니체의사상을다시정리하고니체와함께하는새로운정치적대안의가능성을찾아보고자하였다. - 5 -

II 니체와정치철학 1. 니체, 정치철학으로서의가능성 정치철학으로서의니체에관한해석은 20세기초반부터계속이어져왔다. 하지만히틀러의제3제국이등장하면서니체의사회, 정치철학에대한해석은좁아지기시작했다. 국제전범재판에의해처형된로젠베르크는나치와니체의사상을연결하였으며하이데거 (M. Heidegger) 같은해석자들은니체를정치와상관없는탈정치적인인물로해석하기도하였다. 2차대전이종식되고히틀러가몰락했지만, 니체의해석이그리좋아진것은아니었다. 새로운이념대결이시작되면서니체의정치, 사회철학에관한해석은계속해서좁은영역에머물러있었다. 루카치 (G. Lukács) 같은경우 이성의파괴 에서니체를자본주의를옹호하는반동의철학자로규정하기도하였으며 3) 이후카우프만 (W. Kaufmann) 은니체의이데올로기적해석의시비에서벗어나기위해심리학적, 언어분석적으로만연구를진행하기도하였다. 이렇게니체의정치, 사회철학에대한해석은정치적선전의도구나정치와는거리가있는탈정치적인것으로진행되어왔다. 다시말해서과거니체의정치, 사회철학에대한해석은해석자자신의정치적목적을위한수단으로사용되거나아예무시하는것이대부분이었다. 니체의정치철학에대한정당한해석이현대에와서조금씩이루어지고있기는하지만아직도많은해석자들은니체의정치적해석을경계하고있으며니체의정치철학적해석을거부하고있다. 그들은 3) G. Lukács, Die Zerstörung der Vernunft, 한기상역, 이성의파괴, 심설당 1997, 제 3 장니체 - 제국주의시대독일비합리주의의개척자참조. - 6 -

니체를정치적인것과는거리가있는, 단지과거의형이상학을극복한인물로만보고싶어했다. 이렇게니체에관한주류해석은계속해서정치와거리를두고있었다. 니체를정치와는상관없는, 단순히플라톤철학의형이상학이나기독교사상에반대한인물로보는것은여러가지문제점을가지고있다. 니체의철학은당대와의싸움에서시작된다. 니체는기독교를기원으로하는민주주의와사회주의에물든나약한인간에게강함을주장했다. 니체가강함을말하는것은당대의사회, 문화, 정치를포괄하는시대와의싸움이다. 이싸움은정치적인싸움이며또다른정치철학을의미한다. 모든위대한인간은자기시대의적자로보이기를가장원하며어쨌든소인배들보다더강하게, 더민감하게시대의결함을고통받는다면, 그런위대한인물이자기시대를상대로벌이는투쟁은겉으로는자신과의무의미하고파괴적인투쟁으로보일것이다. 그러나단지그렇게보일뿐이다. 왜냐하면그투쟁에서그는자신이위대해지는것 - 다시말해자유로워지는것, 온전히자기자신이되는것 - 을방해하는것과싸우기때문이다. 4) 교육자로서의쇼펜하우어 (Schopenhauer Als Erzieher) 에서니체는위대한인물은당대와의투쟁을한다고말하고있다. 시대와의싸움은항상정치적인성격을가지고있다. 더군다나니체의시대는민주주의와사회주의의정치사상이도래하는시대였다. 이시기니체는시대와의싸움을하고자했다. 니체는시대와의싸움에서민주주의와사회주의를비난하며정치의영역에서말하고있다. 당대와의싸움을하고자한니체를정치와 4) KGW III 1, U III, no. 3. - 7 -

전혀관계하지않는인물로보는것은니체의철학을축소하는것이된다. 니체의사유는개인을넘어서정치의영역까지위치하고있다. 예를들어, 니체가 권력에의의지 (Wille zur Macht) 를말했을때이사상은개인을넘어정치의영역으로까지나아간다. 니체는하나의개인뿐만아니라지배와복종의관계도생각했기에, 국가와전쟁에관해서도고민하였기에니체의사유는정치로나아간다. 또한니체가말하는 권력 (Macht) 은 힘 (Kraft) 과서로긴장관계를이루며정치와연결되어있는모습을보이기도한다. 니체는강함을원했다. 그리고그것의필요조건은힘 (Kraft) 이다. 힘의철학을사유한니체를정치적사유를배제한존재론자나형이상학자로해석하고자하는것은니체의강함을무력하게하는것이된다. 만일하이데거의주장대로니체의 권력에의의지 가정치적인것과는전혀상관없는 자기극복 (Selbst-Überwindung) 으로만해석된다면니체의철학은아무런현실적인힘을가지지못하고과거의형이상학으로회귀하는것이된다. 하이데거는다음과같이 권력에의의지 를설명하고있다. 권력에의의지란권력에게명령하는것을의미하며, 이는권력으로하여금그것의본질에따라존재하도록그것을강화하는것을의미한다. 그러면권력이란무엇인가? 그것은바로이렇게 명령할수있는 능력을의미한다. 이경우 자신의주위에명령을내린다 는의미에서의명령, 즉일상적이고저열한형태의명령을연상해서는안된다. 그것은오히려자신을통제할수있고자신의주인이되는것을의미한다. 그리고그것은끊임없이자신을고양하는것, 즉자신을보다높은단계로끌어올리고자신에게보다큰폭을부여하는것을의미한다. 자기극복 이명령 - 8 -

의본질이고, 명령되는것은권력이다. 5) 하이데거의설명처럼 권력에의의지 가정치와는상관없는 자신을통제할수있고자신의주인이되는것을의미한다 는것이라면권력은형이상학적인존재가된다. 이는하이데거가기존의전통적인철학으로니체를해석하고있기때문이다. 니체를형이상학의완성자로보고 존재 (Sein) 와 본질 (Wesen) 의범주안에서해석함으로써니체를정치와는거리가먼인물로만들고있다. 이러한해석은니체가말하는 자기긍정 의사유와대치된다. 니체에게있어서자신을긍정하는강자는자신을의심하지않는다. 하이데거가말하는 자기극복 의과정은자신이자기를믿지못하는것에서출발한다. 니체의 권력에의의지 는자기자신안에만머물고있는것이아니라다른사람의관계에서부터정치의영역에까지나아가는생명의보편적인특성이며현실적인 힘 (Kraft) 을필요로하고또한생산하며또는고착화된위계질서와대립하기도하는사상이다. 수많은 권력에의의지 의관계속에서니체는강자를위한것을말한다. 관계속에서의강자는지배와소유를필요로한다. 관계속에서강자의지배와소유를정당화하는니체의사상은개인을넘어정치로나아간다. 그리고니체는 선과악 (Gut und Böse) 의개념을극복하고자하는시도를했다. 선악의저편 이라는저서로대표되는니체의선과악을극복하고자하는시도또한정치와연결된다. 정치는인간의본성이선한것인지악한것인지를가지고고민하고그고민의결과에따라서정치적제도를만들어간다. 선과악을극복하고자하는니체는기존의정치철학과는다른새로운정치철학으로나아가고있다. 5) M. heidegger, Nietzsche : Der Europäische Nihilismus, 박찬국역, 니체와니힐리즘, 지성의샘 1996, p. 60. - 9 -

모든국가이론과정치이념은그인간학을음미하고, 그것들이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 < 본성상악한 > 인간을전제로하고있는지 < 본성상선한 > 인간을전제로하고있는지의여부에따라서분류할수있을것이다. 이러한구별은완전히개괄적인것이며, 특수하게도덕적이거나윤리적인의미들에서취할것은아니다. 결정적인것은그후의모든정치적형량 ( 衡量 ) 의전제로서, 인간이라는것을문제시하거나하지아니하는것이며, 인간이 < 위험한 > 존재인지또는위험하지아니한존재인지, 모험적인존재인지아니면무해로운비모험적존재인지하는문제에대한대답이다. 6) 위의슈미트 (C. Schmitt) 의글처럼정치는인간학을전제로이루어진다. 정치는인간의행위이기에인간에관한성찰이고려될수밖에없다. 따라서선과악의사유를극복하려는니체의시도는자연히정치와연결된다. 고대부터사람들은니체가비판하는 선과악 의개념을기반으로여러가지정치적이데올로기를생산하였다. 7) 인간을본성적으로선한존재로보는관념에서무정부주의의사상등이나왔으며인간의위험성을가지고권력분립의개념이도출되었다. 하지만니체는이러한정치사상을모두비판하며 선과악 의개념을극복하고자하였다. 니체는 선과 6) Carl Schmitt, Der Begriff des Politischen, 김효전역, 정치적인것의개념, 법문사 1992, p. 71. 7) 슈미트는인간이선 ( 善 ) 하다고전제하는이론이나논리구성의일부는, 자유주의적이며국가의개입에대하여반대하는입장에선다고말한다. 자유주의자에게는, 인간의선은그것을원용하여국가를사회에봉사시키는하나의논거이상의것을의미하지않으며, 따라서단지사회가그자체속에질서를가지며, 국가는다만불신의생각을가지고규제되며, 엄밀한범위내에국한되어야할종속물이라는것을의미할뿐이다. 그리고인간을 [ 악 ( 惡 ) 한것 ] 으로서전제하는, 즉결코문제가없는것이아니라위험하고동적인존재로서간주하는정치사상은마키아벨리 (Macchiavelli) 나홉스 (Hobbes) 등에나타나는사유라고말한다. - 10 -

악 의개념을무리지으려는약자들이만들어낸것이라고규정지으며비판하고 좋음과나쁨 (Gut und Schlecht) 의개념을제시한다. 이개념은기존의 선과악 의정치사상에서나오는개념들을극복함과동시에새로운정치적대안으로나아갈수있는가능성을보이고있다. 당대와의시대적인싸움에서시작하는니체의사유는기존의형이상학을극복하려는시도를넘어서정치적인사유를하고있다. 선과악 의개념을극복하고자하는그의시도는형이상학이나존재론적인개념을넘어가고자하는시도로해석함과동시에정치적인개념으로의해석이진행되어야정당한해석이라고할수있다. 그리고니체는국가에대해서도서술하였다. 니체는국가를우상으로규정하며국가의권력에대해서비판적인시각을가지기도한다. 국가에관한사상이모두정치에관한사상으로이어지는것은아니지만, 니체의국가에대한시각은현대국가와개인의관계를새롭게보는관점을제공할수있다. 니체는국가에대한비판적관점을견지하며계속해서강자를위한사유를말한다. 강자를보호하고강자가자신의강함을자연스럽게표출하게하기위하여국가의억압과감시그리고제도의독점을비판하는니체는국가와강자를긴장관계에위치시키며강자를위한정치학을말한다. 니체의강자에대한사유는국가와의긴장관계속에서강자를위한정치학으로존재하고있다. 당대와의싸움과니체의 권력의지 의사유, 선과악의개념을극복하고자하는시도그리고국가에대한사유에서우리는니체의철학은과거의형이상학과존재론으로점철된철학을극복하는사상임과동시에당대와대립하는정치철학적인형태를보이고있음을알수있다. 그러나현대정치시스템에서니체를정치철학적으로해석하는것에대한정당성을획득하였다하더라도니체의정치에관한사유가현재에도정치철학 - 11 -

으로존재할수있으려면다음과같은비판을극복해야만한다. 하버마스 (J. Habermas) 는 1968년니체의인식론적저작에대한한후기에서 니체는이제더이상전염될것이없다 고선언함으로써소위해석상의이념논쟁을마감시키려고했다. 그에게니체는더이상자본주의혹은사회주의의맥락위에서언급될수없었다. 왜냐하면니체는민족주의자도제3제국의친구나지지자도아니고, 자본주의의옹호자도제국주의자도아니며, 인종주의자도파시스트도, 사회주의자도아나키스트도아니었기때문이다. 8) 하버마스의 니체의정치철학은더이상전염될것이없다 는말은니체의철학이정치적인사유를말한다고하더라도현대사회에서는아무런위험도없으며아무런가치도없다는뜻이다. 하버마스는니체사유의정치적해석에대한무용 ( 無用 ) 성을말하고있다. 하지만니체가자본주의나사회주의그리고파시스트나아나키스트의성격을가지지않는다고해서니체가생각한정치철학이모두무의미한것은아니다. 니체가자본주의자도아니며사회주의자, 파시스트, 아나키스트도아니라는것은하버마스의해석과는반대로오히려현대민주주의정치체계에서전술적우월성을가질수있다. 다양성이존중되는사회에서는다양한대립이존재한다. 이다양한대립속에서니체의사상은어디에도완전히속하는것이아니기때문에오히려자유롭게움직일수있다. 자유롭기에니체의정치철학은수많은대립을넘어서갈수가있다. 대립을넘어선다는것 ( 니체의정치철학에서대립을넘어선다는것은화해나평화를의미하는것은아니다.) 은어쩌면현대정치에서가장의미있는일인지도모른다. 또한우리는서구민주주의사회에서만연된니체의주변화전략도극복해야한다. 자유민주주의를최선의가치라고외치는서구사회에서니 8) 김정현, 니체의몸철학, 지성의샘 1995, p.32. - 12 -

체의반민주주의적가치들은여러가지정치적논쟁속에서어떠한위치도허락되지않았다. 자유민주주의를외치는사람들은니체의가치가이미주변화되었기에논의의가치가없다고말하며단지그를 사적인표현주의자 라고말할뿐이었다. 그러나아직까지서구사회에서니체의가치는정당하게논박되지않았으며, 다만침묵으로일관하고있을따름이다. 이에대해서아펠 (F. Appel) 은다음과같이말한다. 자유민주주의진영은니체의반민주주의적가치들이서구사회에서주변화되는경향이증가하기때문에민주주의에대한니체의공격을이성적으로방어할필요성을느끼지못한다고말한다. 그러나우리가사회적요구의중요성을승인한다고하더라도민주주의가이성적인방어의필요성을제거하는것은의심스러운일이다. 9) 자유민주주의사회를옹호하거나정당화를위해서라도, 혹은민주주의의보완점을마련하기위해서라도우리는니체에관한정치적해석이필요하다. 민주주의에대한정서만을가지고니체에관한정치적해석을승인하지않는것은아펠의말대로의심스러운일이며정당화될수없는일이다. 니체의사상을정치철학으로해석하는것은당대와의싸움을벌인니체에대한정당한해석이며, 니체철학을현대사회에서현실적인힘을가지게하는중요한과정이다. 앞에서말했듯이, 현대민주주의정치체계는계속해서그문제점을노출시키고있다. 이러한상황은우리에게니체에대한정치적해석을계속해서요구하고있는듯하다. 9) Fredrick Appel, Nietzsche contra Democracy, Cornell University press 1999 p. 169 : 본연구의출발점인이전제는김진석교수의최근연구의핵심을이루고있다. - 13 -

2. 니체의정치철학과강자와약자의사상 니체의철학은강자와약자의사상을기반으로움직이고있다고할수있다. 니체가 영원회귀 의사유를말하는것도모두강자의사상을강조하기위함이다. 강자가가지는강함을긍정하고능동적유형의성격을가진약자를비판하는사상은니체철학의핵심을이루고있기에우리는니체가긍정하는강자의유형이니체가그리고자하는정치철학의근간을이루고있다고생각할수있다. 니체는강자가자신의강함을아무런제약없이표출할수있는사회를원했다. 그리고그러한강자의강함을억압하려고하는민주주의와사회주의로대표되는당대의정치적사상들을비난했다. 이렇게니체의강자에대한사상, 강자를위한사상은니체자신의정치철학과연결된다. 다음은니체가 19세기의자유주의사상을비판하며자신이생각하는진정한자유가무엇인지를밝힌부분이다. 니체가생각하는자유에대한글에서우리는니체가생각하는강자의유형이정치철학으로연결되는모습을발견할수있다. 자유는남성적본능, 전투적이고승리의기쁨에찬본능이다른본능들, 이를테면 행복 본능을지배하는것을의미한다. 자유로워진인간은, 그리고자유로워진정신은더말할것도없이, 소상인과그리스도교인과암소와여자들과영국인들과다른민주주의자들이꿈꾸는경멸스러운복지를짓밟아버린다. 자유로운인간은전사이다. 10) 니체가당대의자유주의사상을비판하고자신이생각하는진정한자유 10) KGW VI 3, GD no.38, p179. - 14 -

의개념을말하는부분에서우리는니체가생각하는전형적인강자의유형을볼수있다. 남성적이고호전적인인간그리고승리를위하여싸움을긍정하는인간을니체가생각하는강자라고짐작할수있다. 그리고이러한강자의사유는니체가생각하는정치와연결된다. 니체는민주주의자들이꿈꾸는복지사회에대해서비판을가한다. 니체에게강자가자신이가지는욕구들을마음대로표출하는것을억압하고약자들을보호하는민주주의적복지사회는비난의대상이다. 이렇게니체의정치사상은강자를위한강자의사상으로진행되고있다. 니체는강자를긍정하면서약자를비판한다. ( 니체가강자와약자를구분하는것을보고어떤이들은이분법적사고라고비판할지도모르지만니체의강자와약자의사유는이분법적으로구분되는것이아니다. 선과악 이라는이분법적사고와는달리니체의강자와약자의사유는중간의계급을허락하며다양한계층이존재한다는것을인정한다. 그리고니체는강자와약자의연결관계도중요하게생각한다. 이렇게니체의강자와약자의구분은니체자신이비판한 선과악 의이분법적사고와는달리복잡한연결관계를유지하고있다.) 니체의강자를긍정하는사유가니체의정치철학으로연결되는것처럼니체가약자의유형을비판하는사유도정치와연결된다. 오늘날유럽에서의도덕은무리동물의도덕이다... 우리는정치, 사회제도에서조차언제나이러한도덕이좀더명백하게표현되어있음을찾을수있게되었다. : 민주주의운동은그리스도교적운동의유산을상속한것이다. 그러나조급한사람과앞에서언급한본능에시달리는병자나중독자에게는속도가아직도너무느리고졸릴정도라는사실, 이것은현재유럽문화의뒷골 - 15 -

목을방황하는무정부주의자의개들이더욱광포하게으르렁거 리며더욱이빨을드러내는모습을보면확실히알수있다. 11) 약자들의도덕을무리도덕의산물로여기며정치, 사회의제도에약자의도덕이물들어있음을비난한다. 민주주의운동을그리스도교적운동의소산이라고여기는니체는민주주의를약자도덕의산물로보고강자를억압하는것으로생각한다. 니체에게민주주의나사회주의역시무리동물이가지는도덕의산물일뿐이다. 니체는자신이가지고있는강자와약자의사상을중심으로자신의정치철학을이끌고있다. 강자의사고에대한긍정과강자의유형이쉽게발현될수있는사회를위해서그리고 19세기를지배하고있는약자들의정치학과투쟁하기위하여니체는자신의철학을외치고있다. 이렇게니체의정치철학과니체가가지는강자와약자의사유는긴밀한관계를유지하고있다. 다시말해서, 니체의사유에대한연구, 더욱이니체의정치철학에대한연구에있어서니체가말하는강자와약자의사상은중요한부분을차지하고있다. 11) KGW VI 2, JGB no. 202, p.126. - 16 -

III. 니체의강자와약자 1. 강자 - 능동적유형 니체는우아함, 고귀함, 건강함, 주인, 귀족등의용어들로표현되는강자는모두능동적유형의성질을가지고있다고이야기한다. 능동적이라는용어는어떤뜻을가지고있기에강자의근본이되는것인가? 니체는말한다. 그것은바로 믿음 이라고... 믿음 은바로자기자신에대한강한신뢰이다. 자기자신에게가지고있는근본적인확신이다. 망각의능력과동시에기억력을가지고자신의발언 ( 약속Versprechung) 을확신하며그것에책임 (Verantwortlichkeit) 을지는자, 바로이러한강자는자신에대한확고한믿음, 바로능동적성질에의해서강자로서존재할수있다. 우리가쉽게생각한다면능동성은행위와관련된것이라고믿을테지만능동적유형은행위에의해서이루어지는것이아니다. 자기자신에대한강한믿음에서이루어지는것이며확신에찬, 자기자신에대한경외심이다. 고귀함이란무엇인가? 고귀함 이라는단어가오늘날에도여전히우리에게의미하는것은무엇일까? 모든것을불투명하게하고납빛이되게하는하늘, 천민지배가시작되는무겁게드리운하늘아래, 사람들은고귀한인간을무엇으로드러내고, 무엇으로식별하는가? - 그를입증하는것은행위가아니다. - 행위는언제나다의적이며, 언제나헤아릴수없는것이다. 또한그를입증하는것은 작품 도아니다. 오늘날의예술가들이나학자들 - 17 -

사이에서는얼마나자신이고귀함을향한깊은갈망에추동되고 (motivated) 있는지를자신의작품으로드러내는사람들이많이있음을발견하게된다... 그것은믿음이다. : 그것은고귀한영혼이자기자신에대해가지고있는어떤근본적인확신이며, 구할수도없고찾을수도없으며아마잃어버릴수도없을것인그무엇이다. - 고귀한영혼은자기자신에대한경외심을가지고있다. 12) 능동적유형의기본적인성질은바로자기자신에대한강한신뢰, 즉자기자신에대한경외심이라는것을우리는알수있다. 그렇다면이런자기자신에대한강한신뢰는어디에서비롯된것일까? 능동적유형이 믿음 이라면그것은어떤원리를가지고있는것인가? 좋은피 ( 血 ) 로인한것인가? 니체는천민들의피, 즉썩은피는자식에게확실히옮아가는것이라고말하면서좋은피의중요성을이야기하기도하지만단지좋은피만으로능동적유형을설명하기는힘들것이다. 강자가가지는능동적유형의모습은바로 영원회귀 (Die ewige Wiederkehr) 의원리를가지고있다. 영원회귀를통한비극적사유로디오니소스적긍정을할수있는것에서바로능동적유형은이루어진다. 그리고모든생명이가지고있는 권력의지 와함께상호작용함으로써능동적유형은발현된다. 니체의저서중영원회귀의사유가제일처음등장하는아포리즘의제목은 최고의무게 (Das größte Schwergewicht) 라고되어있다. 영원회귀 의사유는바로자신에게주어진최고의무게를극복하는사유이다. 무조건적이고도무한히반복되는만사의순환을극복하고긍정하는것이바로영원회귀의사상이다. 가장긍정하기힘든자기자신의최고의고통 12) KGW VI 2, JGB no. 287, p. 242. - 18 -

을긍정하기위해서는힘들의종합이필요하다. 자신을극복하고삶을살아내려는투쟁, 즉권력의지는무한히반복되는것을긍정하려는사유즉 영원회귀 사유의도구로서작용하며강자의능동적유형을표출한다. 또한니체는 영원회귀 의사유는허무주의의극단적인형태라고말한다. 허무주의가무엇인가? 허무주의는나약하고, 쇠약해진, 반동적인삶의보존원리이다. 하지만 영원회귀 의사유는바로이러한허무주의를완전한허무주의로만들어버린다. 부정을반동적힘들자체의부정으로만들어허무주의를약자들의승리의보존으로서가아니라, 약자들의파괴, 즉그들이자멸하게만드는것이다. 13) 여기서 권력의지 와 영원회귀 의사유는이제서로상호보완적이된다. 권력의지 가 영원회귀 사유의원리로서의작용을넘어서서이제는 영원회귀 사유가 권력의지 의방법과기반을제공한다. 이러한상호보완의과정에서강자의능동적유형은발현된다. 14) 삶의가장낯설고가장가혹한문제들에직면해서도삶자체를 긍정한다. : 자신의최상의모습을희생시키면서제고유의무한 성에환희를느끼는삶에의의지 - 이것을나는디오니소스적이 13) Gilles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이경신역, 니체와철학, II, 14. < 영원회귀의두번째측면 : 윤리적이고선택적인사유로서 > 참조. 14) M. 하이데거의경우에는 권력에의의지 라는명칭은존재자가그의 본질 ( 구성 ) 에있어서무엇인지를말하며 동일한것의영원회귀 는그러한본질을갖는존재자전체가어떻게존재해야하는지를말하고있다 [ 니체와니힐리즘 ] 라고해석하지만이러한해석은니체의철학을형이상학이라는틀을가지고해석한것이다. 권력의지 와 영원회귀 는존재자의형이상학적인존재방식으로설명되어지는것이아니다. 이두가지개념의관계는존재자가삶을긍정할수있기위한, 즉디오니소스의철학을하기위한것으로서로상호보완적으로해석해야할듯하다. 플라톤이래의형이상학의완성자로서니체를바라본그는이미플라톤의문법을가지고니체를해석하였기에니체의철학을근대적주관성의원칙에빠져있는것으로보았다. 니체의철학이형이상학을완전히벗어나있다고말하기는힘들지만형이상학을극복하려는시도를우리는보아야하며 권력의지 와 영원회귀 의관계역시강자가자신을신뢰하며힘 (kraft) 을발현하는시도로서삶의긍정을위한사유방식으로해석하는것이타당할듯하다. 존재 개념에대한극단적인거부를외친니체의철학을존재자의본질이무엇이며존재자는어떻게존재해야하는가라는물음의대답으로해석하는것은그의철학을존재론적형이상학의테두리안에가두어놓는것이된다. - 19 -

라고불렀다... 디오니소스적철학의결정적인면, 즉유전과파괴에대한긍정, 대립과싸움에대한긍정, 생성, 존재 개념에대한극단적인거부까지 -... 영원회귀 에대한가르침, 즉무조건적이고도무한히반복되는만사의순환에대한가르침. 15) 영원회귀에의해서, 더불어권력의지의성질로서부정은긍정으로전환되고, 부정자체의긍정이되고, 긍정하는힘, 긍정의힘이된다. 바로이것이짜라투스트라의가르침이고강자의능동적유형이다. 능동적유형은파괴와대립그리고싸움을긍정한다. 하여서소유하며착취한다. 생명그자체가본질적으로가지고있는성질을억압하지않는다. 그리고강자에게사회는보다높은존재로고양될수있는토대나발판이어야하기에불완전한인간이나노예, 도구로까지억압당하고약해져야만하는무수히많은인간의희생을양심의가책없이받아들인다. 16) 능동적유형은이렇게자신의희생뿐만아니라타인의희생도긍정하며원한과가책을생산하지않는다. 자기자신에대한믿음과가장고귀한것이희생되는순간에도긍정할수있는정신을가지고강자는자신의힘 (Kraft) 을표현한다. 디오니소스적이며비극적사유, 영원회귀의사유로서가장강한믿음으로자신과세상을바라보는능동적유형은저속함에서고귀함으로, 고통에서기쁨으로의개종이며, 춤, 놀이, 웃음의삼위일체이다. 니체의강자가가지는능동적유형이억압과착취를긍정하고싸움이나투쟁을긍정한다고해서무차별적인폭력마저긍정하고있는것은아니다. 니체의강자는자신의고귀함을지키기위해서, 강자는강자만의방식을가지고있다. 다음은니체가자신의싸움의방식을규정한내용이다. 우리는여기서강자가싸움이나폭력성을긍정한다고해서무차별적 15) KGW VI 3, EH no. 3, p. 311. 16) KGW VI 2, JGB no.258, p. 216. - 20 -

인폭력을긍정하는것이아니며자신만의방식을가지고있음을알수 있다. 내싸움방식은네가지명제로요약될수있다. 첫째 : 나는승리하고있는것들만공격한다. - 경우에따라서는그것이승리할때까지기다린다. 둘째 : 나는내우군이없을만한곳, 나홀로싸우는곳 - 내가오로지나만을위태롭게하는곳에서만어떤것들을공격한다... 나는위태롭게하지않는일은한번도공공연하게해본적이없다. : 이것이옳은행위에대한내기준이다. 셋째 : 나는결코개인을공격하지않는다. - 다만개인을강력한확대경처럼사용할뿐이다... 넷째 : 온갖개인적차이가배제되고, 그배후에서나쁜경험을하게될것이없는것만을공격한다. 내게서공격이란거꾸로호의에대한증거이며, 경우에따라서는감사함에대한증거이다. 17) 니체는위의글앞부분에서스스로 나를특징짓는또하나의것은싸움이다. 나는기질상호전적이다. 공격은내본능의일부이다 18) 라고말하면서자신이곧강자임을나타내고있다. 따라서위에있는네가지싸움의명제는곧니체가생각하는강자가가지는싸움의방식이다. 승리하는것들만공격하고, 공격이오히려호의에대한증거라는모습에서우리는강자의유형은무차별적으로폭력을표출하는것이아니라, 폭력을표출하는과정에서도자신의고귀함을지키기위하여대상을구분하고있다는것을볼수있다. 즉능동적유형으로대표되는강자의유형은폭력, 17) KGW VI 3, EH no.7, p. 272 : 이부분에서는책세상니체전집을참고하였으나, 번역에오류가있어서부분적으로김진석교수가수정하였음. 18) 앞의책, 같은곳. - 21 -

착취, 억압, 싸움등을긍정하지만그과정은니체가생각하는고귀함의영역에서이루어지는것이지무차별적인폭력으로나타나는것이아니다. 따라서니체가강함을긍정하면서폭력이나싸움, 억압, 착취등을인정한다고해서히틀러, 그리고마르크스 (K. Marx) 가말하는부르주아자본가등과니체를연결하는것은잘못된것이다. 니체가말하는강자의폭력성은고귀함의테두리라는한계를가지고있다. 자기자신에대한강한신뢰, 영원회귀 의사유, 그리고대상에대한구분이있는폭력등으로표현할수있는강자의능동적유형을니체는그리스인들과비교하기도한다. 그리스의어떤점이니체의강자가가지는능동적유형과비교되는것일까? 이점은니체의초기저서에나타나있다. 니체의첫번째철학서라고할수있는 비극의탄생 은그리스비극의사상과능동적유형을연결하는실마리를가지고있다. 비극은삶의슬픔과참혹함을보여준다. 인생의즐거움보다는괴로움을보여주고있다. 그런데이러한비극이어떻게강자의능동적유형과연결되는것인가? 니체는말한다. 비극은디오니소스적삶을이야기하고있으며삶을살아가게하는긍정의수단이라고... 비극은존재의어머니들에대해이야기한다. 그들의이름은망상, 의지, 비탄이다. - 그렇다내친구들이여. 나와함께디오니소스적삶과비극의부활을믿자. 소크라테스적인간의시대는지나갔다. 담쟁이덩굴로화환을만들어머리에얹고, 바커스의지팡이를쥐어라. 호랑이와표범이아첨하며그대들의무릎에누워도놀라지마라. 이제는그저과감하게비극적인간이되는일을행할뿐이다. 너희는구원되어야하니까. 너희는인도로부터그리스로가는디오니소스의행렬을호위해야한다! 격렬한싸움 - 22 -

에대비해라! 19) 니체가 비극의탄생 에서말하고있는비극적인간은강자와연결된다. 삶의비참함을보며그것을긍정할수있는인간, 그참혹할정도로처참한삶을보며다시삶을살아갈수있는인간, 이것이바로강자이면서비극적인간이다. 자신에대한강한긍정속에서자신이가지고있는최고의것을포기하는순간에도다시삶을살아갈수있는비극적인간은곧강자가된다. 그리고니체는이러한비극적인간의사유를 비극적사유 라고불렀다. 비극적사유 는어떠한순간에도삶을살아내려는사유이며어떠한강력한적수앞에서도싸울수있는용기이다. 니체는이러한비극적사유를다음과같이정리한다. 비극적예술가는자신의무엇을전달하는것인가? 그가보여주는것은다름아닌끔찍한것과의문스러운것앞에서의공포없는상태가아닌가? - 그상태자체로고도로소망할만한것이다... 그가예술가라면, 그가전달의천재라면, 그는그상태를전달하며전달하지않으면안된다. 한강력한적수앞에서, 커다란재난과공포를불러일으키는문제앞에서느끼는용기와자유 - 이런승리의상태가바로비극적예술가가선택하는상태이며, 그가찬미하는상태이다. 비극앞에서우리영혼내부의전사가자신의사티로스의제의 ( 祭儀 ) 를거행한다. ; 고통에익숙한자, 고통을찾는자, 영웅적인인간은비극과더불어자신의존재를찬양한다. 20) 19) KGW III 1, GT no. 20. 20) KGW VI 3, GD < 어느반시대적인간의편력 > no. 24, p. 121. - 23 -

비극적인간이면서동시에강자를추구하는니체의사상은이렇게삶을위한사상이다. 고통, 그리고커다란재난과공포까지고긍정하며인간에게삶을살아지게하려는것이아닌, 삶을살아가게하려는사상이다. 그래서니체는나약함보다는강함을요구하는것이고인간이자신의강함을자연스럽게표출할수있는사회를희망한다. 능동적유형은자신에대한강한긍정을기반으로폭력과투쟁을인정하며, 권력의지 와 영원회귀 의사유로서가장힘든순간에도삶을살아간다. 니체의강자가가지는이러한능동적유형은짜라투스트라의목소리로세상에강함과긍정을가지라고외치고있다. 니체는강자의능동적유형을계속해서강조하지만강조할수록부족함을느낀다. 삶을긍정하지못하는약한인간들에게강함을역설하는것은 인간 이라는종을향상시키기위한니체의절박한외침이다. 우리는가혹함, 폭력, 노예근성, 뒷골목과가슴속에있는위험, 은둔, 금욕주의, 유혹의기술, 모든종류의악마성그리고인간이가진모든악과공포스러운것, 포악스러운것, 맹수같은것과교활한것이그와반대되는것으로서 인간 이라는종을향상시키는데잘기여한다고생각한다. : - 이렇게많은말은했었지만우리는단한번도충분히말한적은없다. 21) 삶을긍정하며살아가게하는강자의유형, 즉능동적유형은또한 인간 이라는종전체를향상시키기위함이다. 니체는편협한 민족주의 를경계하고인류전체의발전을기원했다. 니체에게인간이라는종의발전을위해서인간을긍정하게하는능동적유형은당연히주장해야할것이 21) KGW VI 2, JGB II no. 44, p. 57. - 24 -

었고, 보호해야할것이었다. 니체는인류가춤추고, 웃고, 놀수있는존재가되어발전하는모습을보고싶어했다. 니체에게강자는또다른방식으로표현되는데, 그것이바로 위대한건강 이다. 그리고그위대한건강을소유한대표적인인물이바로니체가말하는짜라투스트라이다. 니체는당대약자의반동적유형에전염되어있는유럽을극복하는방법가운데한가지를짜라투스트라에서찾는다. 니체는짜라투스트라의정신과그의출현을희망한다. 위대한건강이라고자신의사상을표현한니체는반동적유형에전염된인간에게짜라투스트라의사상을가르쳐건강을되찾게해주고싶었다. 약자의사상으로전염된유럽에건강을회복시키는사상, 위대한건강을되찾게해주는사상이것은강자의사상이며또다른능동적유형이다. 니체는강자의능동적유형이억압받고, 강자가강함을표출하는자연스러움에여러가지죄 (schuld) 목을붙이는것을보고격렬한구토를느꼈다. 니체는구토를느끼며, 사람들의허무를향하는의지에서, 허무주의에서구원해줄인물로짜라투스트라를말하며위대한건강의소유자인짜라투스트라, 즉약자로부터억압된강자를구원할또다른강자를기다린다. 능동적유형을위한능동적유형, 안티크리스트이자반 ( 反 ) 허무주의자, 신과허무를초극한무신론자인짜라투스트라의위대한건강을좀더자세히살펴보자. 위대한건강 - 우리새로운자, 익명의자, 이해하기어렵고정해지지않은미래의조숙아들은새로운목적을위해역시새로운수단을필요로한다. - 즉새로운건강, 종래의어떤건강보다도더강하고, 빈틈없으며, 더거칠고더대담하고도즐거운건강을. 종래의가치와절실한요구들의전영역을체험하고, 이 - 25 -

이상인 < 지중해 > 의모든해안을항해하기를갈망하는혼을가지고있는자는누구든지, 이상을발견하고정복하는자, 그리고예술가, 성인, 입법자나현인, 학자, 신앙심깊은사람, 예언가나오래된형태의교회에익숙해있는은둔자가어떻게느끼는지를그자신이가장진정하게체험했던모험으로부터알려고원하는자는누구든지 - 이들은그를위해무엇보다도뛰어난한가지를필요로한다. 바로탁월한건강이다. - 그것은단지보유하는것만이아니라끊임없이새롭게획득하고계속획득해야만하는것이다. 22) 강자를위한또다른능동적유형인위대한건강은자신에대한확고한신뢰를넘어서있다. 니체는위대한건강은단지보유하는것이아니라끊임없이새롭게획득하고계속획득해야만하는것이라고말하고있다. 이것은기존의강자의사상을포함하면서또한약자에대항할수있는사상을말한다. 위대한건강 은자기자신에대한강한긍정, 그리고어떠한고통에서도삶을살아내는비극적사유와더불어강자의사상을억압하려고하는약자에대항할수있는사상이다. 위대한건강은자신이생각하는고귀함안에서만머물지않는다. 자신의고귀함을지키기위해끊임없이새로운것을추구한다. 약자의공격에대항하기위해, 과거의귀족적사유와함께반동적유형의전염성을이겨낼수있는전술적사유도가지고있는위대한건강은자신을강자라고확신하며, 자신에대한강한신뢰를가지는것에머물지않고자신의강함을지키기위해끊임없이노력한다. 위대한건강은때로는더많은고통을요구하며더강한자를요구한다. 약자의전염성에대항하기위해니체는극단의자기확신성을갖 22) KGW V 2, FW no. 382, p. 317. - 26 -

는인식의방자함마저긍정하며강자를위한또다른능동적유형의정신 을천명한다. 그리고니체는더강하고전술적인강자의사고방식으로새 로운시대를기대한다. 이시대에있을법한것과는다른방식의정신이필요하다. : 그것은전쟁과승리로단련되었으며, 정복, 모험, 위험그리고심지어는고통까지도필요하게된정신이다. 이정신에이르기위해서는날카로운고지의바람과겨울의방랑, 어떤의미에서의얼음과산악에도익숙해질필요가있다. 이정신에이르기위해서는일종의숭고한악의조차필요하며, 커다란건강에속하는극단의자기확신성을갖는인식의방자함이필요하다. 간단하고도좀나쁘게말하자면, 이커다란건강이야말로필요한것이다! 23) 위대한건강은약자의억압에대항하기위해, 다시강자가강함을표출하는것이죄로서생각되어지지않고자연스러운현상으로인식되는사회를위해서강자의사상보다더강한사상을필요로하고있다. 약자의반동적유형에상처입은강자는위대한건강을소유한짜라투스트라를기다리며다시건강을되찾으려는싸움을준비한다. 상처입은강자를위한또다른강자의모습은위대한건강을가지고새로운비극을준비한다. 2. 약자 - 반동적유형 니체에의해서무리동물, 노예, 환자, 길들여진인간등으로표현되는 23) KGW VI 2, GM II no. 24, p. 352. - 27 -

약자는반동적유형이라는말로표현되어질수있다. 귀족과반대되는그들은 원한 과 가책 을가지는인간들이다. 그들은자신을신뢰하지않으며자신보다강한자들을증오하기도하고때로는잘못의원인을모두자기자신에게돌리면서, 증오와가책을가지고있는사람들이다. 반동적유형을가지고있는약자이기는하지만, 니체에게있어서그들은아주위험한존재이다. 좋음과나쁨 (Gut und Schlecht) 의개념을 선과악 (Gut und Böse) 의개념으로전환하며강자를위협하는존재이기때문이다. 니체가 즐거운지식 에서여성에대해서쓴구절을보면그가생각하는약자의위험성을짐작할수있을것이다. 약자의강함 - 모든여성은자신의약함을과장하는데있어서는교묘하다. 그녀들은어디까지나곧깨질것같은장식품 - 아주작은먼지하나에도고통을느끼는 -처럼보이기위해약함속에서지혜를짜낸다. 그들의존재는남자들로하여금그러한상황에대해재치없음과죄의식을느끼게끔만들게되어있다. 이런식으로하여그녀들은강자와모든 < 강권 > 에대해저항하는것이다. 24) 원한을가지고다른사람으로하여금가책을느끼게만드는약자들은 양심의가책 과 정신화 라는전염성강한무기를가지고강자들을공격한다. 그리고약자들은한데뭉치려는성격을가지고있다. 맹수를피해무리지어생활하는약한초식동물처럼그들은한데뭉쳐서자신들보다강한자들을 악한존재 라고비난하고강자들로하여금 양심의가책 을느끼게하고있다. 니체는이러한약자들의행위를 노예도덕, 무리도덕 24) KGW V 2, FW II no. 66, p. 102. - 28 -

이라고부르며그들의도덕은 이웃에대한공포 에서나온것이라고이 야기한다. 도덕적가치평가의새로운관점을다시만드는것은이러한이웃에대한공포이다. 모험심, 만용, 복수욕, 교활함, 약탈욕, 지배욕같은어떤강력하고위험한충동들은, 그것이지금까지는공공에유용하다는의미에서존중되었을뿐만아니라 - 당연히여기에서선택된것과는다른이름으로불리지만 -, 크게육성되고배양되어야했는데, 이제그위험성은두배로강하다고느끼게되고 - 이제그것들이빠져나갈탈출구는사라지게되며 - 점차부도덕한것으로낙인찍혀비난의대상이된다. 이제대립적인충동들과경향이도덕적인영예를얻게된다. 무리본능은한단계한단계그결론을이끌어내게된다. 어떤의견속에, 어떤상태와정동속에, 어떤의지속에, 어떤재능속에공공에위험한것, 평등을위험하게하는것이얼마나많고적게있는가하는것, 이제이것이도덕적관점이다. 공포는여기에서도다시도덕의모체가된다. 25) 위험이나고통을긍정하고명령함을미덕으로삼는강자와달리약자들은자신들이위험해질수있다는두려움으로, 즉공포에사로잡혀무리짓는다. 그리고그무리밖에있는사람들을비난한다. 자신들의안정을위하여무리밖의사람들의속성을악으로규정하고자신들의가치를선으로규정하며다른이로하여금 양심의가책 을느끼게만든다. 자신을긍정하는것에서시작하는강자와는달리약자는외부의요인에서모든 25) KGW VI 2, JGB V no. 201, p. 124. - 29 -

것이시작된다. 외부의위험성, 외부로부터오는공포등에의해서그들은생각한다. 자신에게서시작하는것이아니라외부로부터오는것에대한반응, 이것이바로반동적유형이다. 가치를창조하지못하는이들은니체에게있어서인류를퇴보하게하는존재이다. 이웃과강함에대한두려움, 즉 공포 에서유래한자신들의가치를공공심, 친절, 배려, 근면, 절제, 겸손, 관용, 동정등의수사학으로위장하고이것들을다시 선 으로규정하는위선적인모습을니체는당대유럽의모습에서발견한다. 반동적유형에물들어있는유럽. 인류의발전이기이하게도제약되어있고지체하며오래끌고힘들어하거나종종역행하고발전과정을선회하는것은명령의기술을희생하는대가를치르면서복종이라는무리의본능이가장잘유전된것에서기인한다. 이본능이무절제의극단까지가는경우를한번생각해보면, 마침내바로명령권자나독립적인인간은없어지게된다. 또는그들은내면적으로양심의가책에괴로워하게되며명령하기위해서는, 말하자면그들역시마치복종만했던것처럼, 우선스스로를기만하는것이필요하게된다. 오늘날유럽에서는이러한상태가실제로존재하고있다. : 나는이것을명령하는자들의도덕적위선이라고부른다. 자신의양심의가책에서몸을보호하기위해, 그들은좀더오래되고한층더높은명령 ( 선조나헌법, 정의, 법률이나신의명령 ) 을실행하는자로꾸미거나아니면스스로무리의사고방식에서무리의원리를빌려서, 예를들면 그국민의제일의공복 이나 공공복리의도구 로꾸며행동하는길만을알뿐이다. 26) 26) KGW VI 2, JGB 5 no. 199, p. 121. - 30 -

반동적유형이극단적으로갔을때, 명령할수있는인간, 독립적인인간이없어지게된다는니체의말은능동적유형이반동적유형에잠식될수있는가능성을경고하고있다. 그리고니체는그현상을 19세기유럽에서보고있다. 니체는또한인간이라는종의발전을저해하는이러한반동적유형은종교에근간하고있다고말한다. 당시유럽을대표하는, 특히독일을대표하는종교는기독교였다. 자기자신에대한긍정이아니라, 외부에서부터오는반응에의한반동적유형은기독교사상과도관련이있다. 기독교는나태한평화, 비겁한타협등의정신을가르치며인간을병들게하고있다. 인류에게동정을가르치며 양심의가책 을느끼게하는그리스도교는강자의사고방식을억압하며반동적유형을전파한다. 약자들은그리스도교와함께도덕의개념을변조하고 선과악 의개념을전면에내세운다. 약함에대한정당성을부여하고약자를선한자로둔갑시켜도덕적우월성을느끼게하는그리스도교는강함을악으로전환시키는전대미문의사기행각을통해약자의반동적유형을인류에게전파하고있다. 19세기무리도덕이유럽을장악했다는니체는그리스도교적사유가유럽을장악하고있는모습을보고있다. 인간을구원하기위해신스스로십자가에못박힌다는저상상할수없는마지막극단적인잔인함을보여주며고귀한이상을누르고억압하고승리한 가책의인간 과 원한의인간 은과연어떤모습을하고있는가? 반동적유형에대해서더자세히알기위해서는니체가말하는약자의대표적인특징인 원한 과 가책 에대해서알아봐야할듯하다. 원한의인간과가책의인간그들은어떻게인류를병들게하는가? - 31 -

1) 원한의인간 원한의인간은반동적인간의한유형이다. 원한은증오를생산하며긍정과거리를점점멀리한다. 강자가행복과힘 (Kraft) 이넘쳐나는것에대한근거를자기자신에게서, 즉자신의내부에서찾는것과는달리반동적인간은대립하는어떤세계, 즉외부세계에서모든원인을찾는다. 반동적인원한의인간도긍정을하지만그것은외부세계에의한반작용에불과하다. 약자에게모든것은외부세계에근거한다. 그들에게자기자신에대한확고한신뢰라던가경외심은존재하지않는다. 외부로부터오는반작용이바로도덕활동의근본이기에그들의시선은언제나밖을향해있다. 그리고그들은외부세계를부정하기시작한다. 이러한부정속에그들은다른이들을증오한다. 귀족과건강한사람들즉강자들을증오하기시작한다. 원한의가슴을가지고상상의복수를시작하며다른이들을악으로규정하고자신들을선으로규정한다. 기독교도들이자신들을 어린양 으로규정하며, 선을상징하는것처럼말하고악마의개념을발명했던것처럼반동적인약자들은상상의복수를통해서스스로선의인간이라고자칭한다. 도덕에서의노예반란은원한자체가창조적이되고가치를낳게될때시작된다. : 이원한은실제적인반응, 행위에의한반응을포기하고, 오로지상상의복수를통해서만스스로해가없는존재라고여기는사람들의원한이다... 노예도덕은처음부터 밖에있는것, 다른것, 자기가아닌것 을부정한다. 그리고이러한부정이야말로노예도덕의창조적인행위인것이다... 노예도덕이발생하기위해서는언제나먼저대립하는 - 32 -

어떤세계와외부세계가필요하다. 생리적으로말하자면, 그것 이일반적으로활동하기위해서는외부의자극이필요하다. - 노 예도덕의활동은근본적으로반작용이다. 27) 외부로부터오는반작용에의해서생각하는원한의인간은자기가아닌것, 밖에있는것들을부정한다. 그래서원한의인간들은자신들밖에있는강한것에게강한것으로나타나지않기를요구한다. 원한의인간이강자로하여금강함을나타내는않기를요구하는것은또한언어의유혹에사로잡혀있기때문이다. 그들은주어가있는언어사용으로인하여, 충동작용, 의지작용, 활동작용자체를작용하는자, 즉 주체 에의해제약된것으로이해하고오해하는언어의유혹에빠져있다. 예를들어, 사람들이번개를이야기할때 번개가번쩍인다 라고말한다. 이것은번개를섬광에서분리하여후자를번개라불리는어떤주체의활동이며작용이라고생각하고있기때문이다. 이처럼, 원한의인간들은자신들이가지고있는공포와언어의함정으로인하여강한것과강한것을표현하는것을분리시켜강자가강함을표현하는자연스러운현상을 악 이라고규정한다. 강자가약해지는것도, 맹금류가어린양이되는것도마음대로이다. 라는잘못된명제를굳게믿으며자신들을위해이명제를사용한다. 강자는강함을표출하기에강자인데, 원한의인간들은강자가강함을표출하는것은어떤주체작용에의한것이라고생각하며이러한것을자신들의복수심에이용한다. 선과악 을구분하는이분법적그리스도교의사유, 공포, 그리고언어의함정에빠져그들은자신들의원한을정당화하고강자를억압한다. 27) KGW VI 2, GM I no.10, p. 284. - 33 -

우리는악한인간과다른존재가되도록하자, 즉선한존재가되도록하자, 즉선한존재가되게하자! 그리고선한인간이란능욕하지않는자, 그누구에게도상처주지않는자, 공격하지않는자, 보복하지않는자, 복수를신에게맡기는자, 우리처럼자신을숨긴채사는자, 모든악을피하고대체로인생에서요구하는것이적은자, 즉우리처럼인내하는자, 겸손한자, 공정한자이다. 라고설득하지만, - 이것은본래, 냉정하게선입견없이들었다고하더라도, 우리약자는어차피약하다. 우리는우리의힘이미치지못하는일은아무것도하지않거니와, 이것은좋은것이다 라고말하는것에불과하다. 28) 중립적인 주체 에대한믿음으로, 원한의인간들은모든종류의약자, 억압받는자로하여금약함자체를자유로해석하고, 약자로존재하는모 습을공적으로해석하는자기기만이가능했다. 또한니체는반동적유형의전염성을경계했다. 원한의인간은니체에 게역시위험한것이었다. 비록그들의복수가상상으로통해이루어졌다 고할지라도그것은큰위험성을가지고있다. 그들의원한은강한전염 성을가지고세상에뻗어나가기때문이다. 그리고그들은능동적유형을 이기고망각의능력을잠식한다. 약자들은능동적유형이가진대응하는 힘 (Kraft) 으로서의망각능력을잠식하며반동적유형의놀랄만한기억력 을사람들에게심어준다. 자신의신뢰에의해서발언 [ 약속 ] 하고대답하 는, 즉책임지는기억력이아닌원한의기억력을심어줌으로서인간을불 행으로밀고간다. 29) 그리고원한의인간이가지는사유방식에서선인 ( 善 28) KGW VI 2, GM I no. 13, p. 294. 29) 강자와약자가가지는기억력의구분은 Deleuze 의 Nietzsche et la philosophie 에서나온표를보면쉽게구분할수있다. 따라서민음사에서나오고이경신이번역한 니체와철학 (p. 256) 에나온표를첨가하도록하겠다. - 34 -

人 ) 이란어느경우에도위험하지않은인간이어야하기에, 즉착하고속기쉽고아마약간은어리석은사람을선인으로간주하기에, 인간을쇠락의길로빠져들게한다. 반동적유형은인간을점점약해지게한다. 사람들은핑계를찾고잘못을다른이에게돌리며자신의나약함이다른악한존재로인한것이라고생각하게된다. 무능한자, 소화불량자, 불감증, 불면증에걸린자, 노예등으로표현되는원한의인간은또한이득의인간, 이익의인간이다. 그는기획할능력이없는모든실행에직면해서, 자신에게당연한최소한의보상은바로그것의이득을취하는것이라고생각한다. 그러므로그는사람들이자신을사랑하지않고자신에게먹을것을주지않는것을세상이다아는악질의증거로간주한다. 30) 원한의인간은이렇게잘못의전가, 책임의분배, 영원한비난을통해서살아간다. 반동적유형을통해나타난이러한성질들은인간을나약하게만든다. 약자가강자를이기는비논리를그들은위와같은방식들을통해서이루어낸다. 이렇게인간은병들고세상은병원으로되어간다. 인간의가장커다란위험은병자이다. : 악인이나 맹수 가아니다. 처음부터실패자, 패배자, 좌절한자 - 가장약한자들인이들은대부분인간의삶의토대를허물어버리고, 삶이나인간이나우리자신에대한우리의신뢰에가장위험하게독을타서그것을의심하게만드는자들이다. 31) 30) Gilles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이경신역, 니체와철학, IV, 4, < 원한의특징들 > 참조. 31) KGW VI 2, GM III no. 14, p. 386. - 35 -

2) 가책의인간 가책의인간은원한의인간의발전형태이다. 반동적작용에의한증오심의방향을자기자신에게변경한것이바로가책의인간이다. 원한의인간은외부세계를부정하며상상의복수를시행하게된다. 상상의복수를통해그들은선과악의구도를확고히한다. 그들이가지는선 ( 善 ) 의이미지는힘 (Kraft) 의자연스러운표출을부정한다. 착취와억압을부정하며폭력의형태를용납하지않는다. 이러한과정에서그들은인간이결국사회와평화의구속에갇혀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 하여서그들은밖으로발산되지않는모든본능을자신안으로향하게만든다. 이것이바로 내면화과정 이며국가와성직자들에의해서더욱가속화된다. 본능을소유한자들이적의, 잔인함과박해, 습격이나변혁이나파괴에대한쾌감, 이모든것의방향을자기자신에게향하게한다. 니체는이러한과정을보고가장크고도무시무시한병, 즉인간의인간에대한, 자기자신에대한고통이라는병이야기되었다고말한다. 양심의가책 (Schlechtes Gewissen) 이라는개념으로대표되는이가책의인간이어떻게출현하게되었는지를좀더자세히알아보기위해니체의계보학을따라가보자. 먼저니체는 양심의가책 의기원을형벌의개념에서찾는다. 니체는 채권자 와 채무자 의관계를기원으로하는형벌에서 양심의가책 이라는개념이도출되었다고생각한다. 원래 양심 (Gewissen) 이라는개념은인간의능동적인것이었다. 강자가자신의책임 (Verantwortlichkeit) 이라는특권을자랑스럽게생각하고, 자기자신과운명을지배하는이권력 (Macht) 에대한의식은그의가장밑바닥심연까지내려앉아지배적인본능이되었는데, 이본능이바로양심이었다. 하지만공동체의개념이발전하면서, 그리고그리스도교적사상이전유 - 36 -

럽을전염시키면서 양심 이라는개념은죄를느끼는감정으로 양심의가책 이라는개념을변질되었다. 공동체의이익을공유한다는것에대한부채의부담에서그리고그리스도가말하는 원죄 라는개념에서인간은공동체와신의채무자가되어죄의감정을느끼기시작한다. 나는양심의가책을인간이일반적으로경험했던모든변화중에서도가장근본적인저변화의압력때문에빠져들수밖에없었던심각한병이라고간주한다. - 저변화란, 인간이결국사회와평화의구속에갇혀있다는사실을알았을때의변화를말한다. 육지동물이되든가사멸하든가를강요받았을때바다동물에게서일어났어야만한상황이, 야만, 전쟁, 방랑, 모험에운좋게잘적응한이반 ( 半 ) 동물에게도일어났던것이다. 32) 국가와종교에의해서길들여진인간은이제잔인함과폭력등을단호히긍정하는 양심 의개념을상실한다. 자연적인본성인폭력등을외부로발산하지못하는인간은이제그본능을안으로향하게한다. 이미정신화의과정을겪은폭력은그방향을안으로하면서자기학대를하며죄책감을느끼고자신을죄인으로만들어버린다. 평화와비폭력이라는맹목적인믿음으로자유의본능을억압한다. 본능을소유한자가그모든본능의방향을자신에게돌리는것, 이것이 양심의가책 의기원이다. 외부로자신의본능을발산하지못하는인간은자신을학대하며병들어갔다. 외부의적과저항이없어지고, 관습의억누르는협소함과규칙 32) KGW VI 2, GM II no. 16, p. 337. - 37 -

성속에처박혀성급하게스스로를찢고박해하고물어뜯고흥분시키고학대했던인간, 자신의감옥의창살에부딪혀상처투성이가되고사람들이 길들이고자 한이동물, 스스로모험과고문대와불안하고위험한야만상태를만들수밖에없었던이궁핍한자, 황야의향수에지쳐있는쇠약해진자 - 이바보, 그리 워하면서절망하는이죄인이 양심의가책 을 발명한자가된 것이다. 그러나이와더불어인류가오늘날까지치유하지못하고 있는가장크고도무시무시한병, 즉인간의인간에대한, 자기 자신에대한고통이라는병이야기되었던것이다. 33) 인간이본능을발산하는것을억제하고그것을자기자신에게돌리는것에의해서탄생한 가책의인간 은역시강한전염성을가지고있다. 인간으로하여금자신의자연스런본능이발산한다면, 그것이바로죄를짓는것이라고생각하게하는 가책의인간 은자기자신이고통받는것을넘어서다른사람들도자신이고통받는것처럼고통받아야한다는생각으로 양심의가책 을전염시키며인간을자신에대한고통으로몰고간다. 나약해진인간에게, 세상을원망하는인간에게이제자기자신마저원망하게하고자기를학대하게해서그고통을배가시키는 가책의인간 은 원한의인간 의발전형태이며인류의무시무시한병이다. 원한은 그것은너의잘못이다 라고말하고, 가책은 그것은내잘못이다 라고말한다. 가책은비난하는것으로충분하지않고비난받는자가자신을죄인으로생각해야만한다. 34) 원한이인간을나약하게만드는것이라면가책은인간의자기자신에대한고통을배가시키는것이다. 원한 33) 위의책, p. 338. 34) Gilles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이경신역, 니체와철학, IV, 10, < 가책의발전 : 기독교사제 > 참조. - 38 -

의방향전환에의한고통의내재화, 즉가책은인간의삶의의지를꺾어 버린다. 니체사후 100년이라는시간이지났지만 원한의인간 과 가책의인간 은아직도많은곳에서존재한다. 자본주의와민주주의가서로긴밀한관계를유지하며서로상호보완적인효과를내고있는상황에서니체가말하는원한과가책은다양한형식으로존재하고있다. 35) 무조건적인평등을외치고어떠한차별에도부정하는모습은자신을긍정하지못하는것에서나오는원한의인간이다. 공상적이고무조건적인평등을주장하는사람들은 차이 와 차별 의긍정성을보지못하고이상속에머물고있는것은 원한의인간 의형식을가지고있다. 또한폭력과전쟁에대한극단적인거부를외치는사람들도있다. 무조건적인평화와비폭력을주장하는사람들은사회를움직이고문화를발전시키는것이폭력의형태를보이기도한다는사실을간과하고, 또한정당한폭력이엄연히존재한다는사실을무시한채평화의이데올로기속에서사회의폭력성에아파한다. 평화에대한강박관념속에서모든폭력이나싸움을거부하는그들은 가책의인간 의형식을가지고있다. 니체가말하는반동적유형의사람들은자본주의와민주주의의발전속에서다양한형식으로존재한다. 그들은민주주의라는보호막아래서스스로도덕적으로우월하다는도덕적우월감을느끼고, 자신들을 선 ( 善 ) 으로규정하며다른사람들을비난하고있다. 반동적유형의인간은 21세기에서도강한전염성을유지하며무조건적인평화와평등이라는이데올로기를무기삼아자신의사유방식을전파하고있다. 35) 원한의인간 과 가책의인간 은니체의말대로현대사회에서부정적인면만을보여주지는않는다. 원한과가책의긍정성도존재한다. 이것에관한것은 6 장에서다루도록하겠다. - 39 -

IV 위대한정치 와강자의사상 -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정치학을위하여 1. 권력의지 (Wille zur Macht) 와 힘 (Kraft) 그리고 정치 니체철학에서가장중요한개념중하나가바로 권력의지 라는개념이다. 권력의지는강자만이가지는개념은아니다. 생명이있는모든것이가지고있는존재론적차원의개념이다. 따라서권력의지는강자의사상, 즉능동적유형에속하는것이라고단정할수없다. 하지만권력의지는힘과의복잡한관계속에서정치와연결되어있다. 들뢰즈는권력의지가힘의동인 ( 動因 ) 이며종합이라고말한다. 그리고 힘은할수있는것 ce qui peut 이고, 권력의지는원하는것 ce qui veut 이다 라고한다. 36) 들뢰즈의말을따라가자면원하는것이할수있는것을만들고종합하며움직이게하는것이된다. 들뢰즈의말대로권력의지가힘을종합하며힘이움직이는원인이되기도하지만힘과권력사이에는분열과괴리가존재하기도한다. 권력의지는약자와강자, 다시말해서생명이있는모든것이가지고있다. 강자와약자의구분없이생명이있는모든것이가지고있는것이기에권력의지는힘과투쟁하기도한다. 더군다나권력의지자체가현실적권력과대립적인모습을보이는경우도있다. 자 36) Gilles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이경신역, 니체와철학, 민음사 1998 p. 104. - 40 -

연적이며존재론적힘이바로현실적권력을담보하지못하면서힘과권력사이에분열과괴리가생긴다. 약자가가지고있는권력의지는강자가가지는엄청난힘에대항하는모습을보인다. 그리고힘이아무리많은사람이라도현실적권력을쟁취하기에는많은어려움이있다. 니체가말하는권력의지는생명의표시이기에힘을생산하기도하지만모든생명이가지고있는것이기에다른힘들과대립하면서존재하기도한다. 힘과권력은서로분열하면서, 또한서로밀접하게관계하기도하면서복잡한모습으로존재한다. J. T. Wilcox 같은경우는니체를자율성 (autonomy) 을강조한인물로보고있다. 37) 현대사회에서인간의자율성을강조하기위해서는니체가말한권력과정치적, 현실적권력그리고힘들간의연구가더필요할듯하다. 니체가말한권력의지와힘사이에있는분열그리고결합과생성등의관계에대한연구는정치적현실에서의권력과힘과의관계에새로운시각을제공해줄수있을듯하다. 분열과괴리속에있는힘과권력, 동시에서로긴밀한관계를유지하는힘과권력의연구는개인과권력그리고개인의권력과권력, 정치적힘과정치적권력, 자연적힘과정치적권력과의관계를보는새로운시작을제공할수있지않을까한다. 마크워렌 (M. Warren) 과같은경우, 권력의지에대한탐구는기존의전통정치사상을보는새로운시각을제공할수있다고말한다. 워렌은니체의비평이우리의현대정치사상구조에새로운질문을던질수있다고보고있다. 38) 워렌은니체의권력의의지에대한탐구로, 칸트에기초해서롤즈등으로이어지는자유주의적정치구조를새로운시각으로바라볼수있다고생각한다. 37) John T. Wilcox, Truth and Value in Nietzsche,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1974, p. 3. 38) Mark Warren, Nietzsche and Political Thought, The MIT Press 1988, p. 152. - 41 -

합리주의에근거한정치구조는복잡한현대사회를다설명하지못할뿐더러문제를해결하는대도한계를가지고있다. 39) 권력과힘에대한탐구과정이사회에서벌어지는모든문제를설명하고해결책을제시해주지는못하겠지만합리주의적인방식을넘어사회에새로운시각과대안을제시해줄수있을듯하다. 2. 긍정의정치를위한 같은것의영원회귀 (ewige Wiederkehr des Gleichen) 권력의지 와함께니체철학의주요개념이바로 같은것의영원회귀 (ewige Wiederkehr des Gleichen) 이다. 니체는스스로이사상을 사유중의사유 (Der Gedanke der Gedanken) 라고하며 영원회귀 에대한중요성을강조했다. 영원회귀 의사상은무한히반복되는것을통해극한의상황에서도긍정할수있는정신을만들어내는사상이다. 최선의형태가희생되는순간에, 그희생을인정하고긍정하는사유는왜소한정치를 위대한정치 로나아가는가능성을제시해줄수도다. 위대한정치 의다른모습인긍정의정치를위해 영원회귀 의사유가어떻게해서긍정의정치로이어지는지살펴보자. 영원회귀 가제일처음등장하는아포리즘의제목은 최대의무게 라고되어있다. 이최대의무게를긍정하는것에서 영원회귀 의사상은시작된다. 최대의무게 (Das grösste Schwergewicht) - 어느날혹은어 39) 앞의책, p. 155. - 42 -

느밤, 한악마가가장적적한고독속에잠겨있는네뒤로살그머니다가와다음과같이네게말한다면너는어떻게할것인가! < 네가현재살고있고지금까지살아온생을다시한번, 나아가수없이몇번이고되살아야만한다. 거기에는무엇하나새로운것이없을것이다. 일체의고통과기쁨, 일체의사념과탄식, 너의생애의일일이열거하기어려운크고작은일들이다시금되풀이되어야한다. 모조리그대로의순서로되돌아오는것이다. - 이거미도, 나무사이의월과도, 지금의이순간까지도, 그리고나자신도. 존재의영원한모래시계는언제까지나다시회전하며그것과함께미세한모래알에불과한저자신역시같이회전될것이다.> 너는땅에엎드려이를악물고서, 그렇게말한그악마를저주치않을것인가? 그렇지않으면그악마에게 < 너는신이다. 이보다더신적인것을나는듣지못했노라!> 고대답할그런기괴한순간을체험한적이있었던가? 이러한사상이너를지배한다면그는현재있는그대로의너를변화시킬것이며아마도분쇄해버릴것이다. 그리고모든일하나하나에관해서행해지는 < 너는이것이다시한번, 또는수없이계속반복되기를원하느냐?> 라는질문은가장무거운무게로너의행위위에가로놓일것이다! 아니면이최종적이요영원한확인과봉인그이상의어떤것도원하지않기위해너는얼마만큼너자신과인생을사랑해야할것인가! 40) 같은생 ( 生 ) 을무한히반복해야한다는저가공할무게는인간이짊어 져야하는무게이다. 저최고의무게를짊어지는 영원회귀 의사상은도 40) KGW V 2, FW no. 341, p. 250. - 43 -

달될수있는최고의긍정의형식을만들어낸다. 어떠한새로움도없이같은생을무한히다시살아야한다는저저주같은말에서어떻게인간이도달할수있는최고의긍정의형식이도출되는가? 니체는 영원회귀 사유에 인간과시간의 6천피트저편 (6000 Fuß jenseit Mensch und Zeit) 이라고서명했다. 41) 이것은니체가인간과시간에관한사유를통해서최고의긍정형식에도달했다는말이다. 니체는스스로 영원회귀 라고말하는인간과시간에대한사상을통해서대긍정을만들어낸다. 니체는먼저 영원회귀 를 순간 과함께생각한다. 그는 순간 을통해서시간전체를긍정하는것으로나아간다. 여기성문을가로지르고있는길을보라! 난쟁이여! 나는계속해서말했다. 길은두개의얼굴을갖고있다. 두개의길이이곳에서만나는것이다. 그길들을끝까지가본사람이아직은없다. 뒤로나있는이긴골목길. 그길은영원으로통한다. 그리고저쪽밖으로나있는저긴골목길. 거기에또다른영원이있다. 이들두길은예서마주치고있다. 머리를맞대고있는것이다. 그렇게여기, 바로이성문에서만나고있는것이다. 그위에성문의이름이씌어있구나. 순간 이라는. 42) 짜라투스트라는영원과영원이만나는성문을본다. 그리고그성문의이름은 순간 이라고되어있다. 순간 이라고말하는성문의한쪽골목길, 즉영원으로가는골목길은과거이고다른골목길은미래를의미한 41) KGW VI 3, EH < 짜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 no. 1, p. 333. 42) KGW VI 1, Z III < 환영과수수께끼에대하여 > no. 2, p. 195. - 44 -

다. 니체에게과거와미래는순간으로연결되어있다. 그리고모든시간은순간으로구성된다. 과거도순간이며미래도순간으로구성된다. 시간전체가순간으로구성되기시작한다. 그리고모든순간은서로실처럼연결되어있으며, 사슬로연결되고사랑으로이어져있다. 43) 어느한순간이다른순간과연결되어시간전체를구성한다. 따라서쾌락의한순간을긍정하는것은고통의어느한순간도긍정하는것이며시간전체를긍정하는것으로나아갈수있다. 쾌락의순간을긍정할수있다면, 인간은모든순간을긍정할수있고시간전체의긍정을통해서모든현존재에대한긍정이가능하다. 하여서 권력의지 의생명을가지고있는인간은순간, 찰나혹은지금 (Jetzt) 을통해지난날을구제하고일체의 그랬었다 를 나는그렇게되기를원했다 로전환한다. 시간전체는 권력의지 의순간으로이루어져있기에영원히되돌아온다. 현존재는이미존재했으며, 다시돌아온다. 영원회귀 의깨달음에지쳐쓰러진짜라투스트라에게주위의짐승들은다음과같이이야기한다. 오짜라투스트라여, 그대의짐승들은그대가누구이며누구여야하는지를잘알고있다. 보라, 그대는영원회귀를가르치는스승이시다. 이제는그것이그대의숙명인것이다! 다른사람이아닌그대가처음으로이가르침을펴야한다. 이막중한숙명이어찌그대에게더없이큰위험이되지않으며병이되지않으리요! 보라, 그대가무엇을가르치고있는지, 그것을우리는알고있다. 만물이영원히되돌아오며, 우리자신도더불어영원히되돌아온다는것이아닌가. 우리가이미무한한횟수에걸쳐이미존 43) KGW VI 1, Z IV < 몽중보행자의노래 > no. 10, p. 398. - 45 -

재했으며, 모든사물또한우리와함께그렇게존재해왔다는것이아닌가. 그대는생성의거대한해 ( 年 ), 거대한해라는괴물의존재에대해가르치고있다. 이괴물은모래시계처럼늘되돌려져야한다는것이아닌가. 다시출발하여내달리기위해. 44) 생명은 권력의지 의다름아니기에 권력의지 로서되돌아오지만한순간을긍정하는것으로서시간전체가긍정되며되돌아오는모든것을긍정할수있다. 순간으로시간전체를바라보는것, 그리고그것이 권력의지 이기에다시돌아온다는시간에대한사유가바로 생성의거대한해 이다. 생성의거대한해 라는괴물의존재를인정하고긍정할수있을때, 저도달할수있는최고의긍정형식은이루어진다. 이것은자신에대한강한긍정으로지금의나와다름아닌나자신의회귀를외칠수있다. 동일한것의영원회귀 에서동일한 (Gleichen) 것은 권력의지 로충만된자신의생명을의미하며생명과사물에대한긍정으로자신의 영원회귀 를희망한다. 짜라투스트라는다음과같이말한다. 나다시오리라. 이태양과이대지, 이독수리와이뱀과함께. 그렇다고내가새로운생명이나좀더나은생명, 아니면비슷한생명으로다시오는것이아니다. 나는더없이큰것에서나더없이작은것에서나같은, 그리고동일한생명으로영원히되돌아오는것이다. 또다시만물에게영원회귀를가르치기위해서말이다. 45) 44) KGW VI 1, Z III < 건강을되찾고있는자 > no. 2, p. 271. 45) KGW VI 1, Z III < 건강을되찾고있는자 > no. 2, p. 272. - 46 -

니체는이렇게 인간과시간의 6천피트저편 (6000 Fuß jenseit Mensch und Zeit) 이라고서명된사상, 즉 영원회귀 의사유를통해서시간이라는개념을극복하며최고의긍정형식을도출해낸다. 이최고의긍정형식이긍정의정치학을만들며니체가생각하는 위대한정치 에근접한다. 이제저도달될수있는최고의긍정형식이어떻게 위대한정치 로나아가는지살펴보자. 영원회귀 사상은인간이도출할수있는최고의긍정형식이다. 이긍정의개념은자신에대한긍정의형식을만들며 Amor fati 의개념을생산한다. 46) 운명애 라고할수있는이개념은현대사회에서나타나는여러가지정치적문제들을극복하게하는가능성들을제시한다. 예를들어, 그리스도교의사상은약자의구조적증가뿐만아니라고통에대한공동체적책임을지게만든다. 47) 따라서개인을축소시키며사회적문제에대한책임을공동체를구성하는각각의개인에게나누어전담하게한다. 원죄 ( 原罪 ) 의개념을정치의영역까지확장하여개인에게항상어떤공동체의책임감을느끼게하는그리스도교는 영원회귀 의사상, Amor fati 의개념으로새로운접근이가능하다. 자신을긍정하게하는 영원회귀 의사상은공동체사회에서개인에대한가치를더강조하게하는정치의기반으로작용할수있을듯하다. 자신의운명을긍정하게하는 영원회귀 의사상은또한정치적목적은현실을넘은유토피아에머물게하지않는다. 현재자신이살고있는지금의삶을긍정하게하기에 영원회귀 사상은정치로하여금미래의유토피아를그리게하는것이아니라현실속에서자신의삶바로그주변에서정치가작동하게한다. 따라서워렌은 Amor fati 로이어지는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현실적삶과떨어져있지않은비이중적 46) Mark Warren, Nietzsche and Political Thought, The MIT Press 1988, p. 193. 47) 위의책, p. 195. - 47 -

(nondualist) 이며비초월적 (nontranscendental) 사상이라고표현한다. 48) 인간과시간에대한고민을통하여인간이도달할수있는최고의긍정형식인 영원회귀 의사상은사람들에게자신의운명을사랑할수있는방법을제공한다. 이와동시에정치의영역이현실을벗어나게하지않으며개인을강화시킨다. 영원회귀사상은이렇게니체가생각하는 위대한정치 로가는기반을제공하고있다. 3. 도덕의정치를넘어 생성 (Werden) 으로 니체는스스로자신의철학을 생성의철학 (Philosophie des Werdens) 이라고말한다. 니체가 생성 을말하는것은기존의형이상학적철학을극복하기위함이다. 니체는형이상학적인이분법의사유를극복해서기존의도덕적사고방식을극복하고자했다. 이러한도덕의극복은강자의사상으로서니체가생각하는 위대한정치 의토대를마련한다. 생성은형이상학의사상에서도출된도덕의정치를극복하고새로운정치적패러다임을구축하는기반을제공한다. 모든것은되어가는것이다 라는니체의생성의철학은인간에게삶의무죄를제공하며건강함을생산하게한다. 그러면먼저생성을통해니체가형이상학을극복하는과정을살펴보자. 형이상학적설명들 - 젊은사람은형이상학적설명들을존중한 다. 왜냐하면이설명들은그에게불쾌하고경멸스럽게여겨졌던 48) Mark Warren, Nietzsche and Political Thought, The MIT Press 1988, p. 197. - 48 -

사물들에대해가장의미있는것을지적해주기때문이다. 만약그가자신에게불만족스럽고, 그가참으로가혹하게자신을비난하고있는것속에서가장내면적인세계의수수께끼또는세계의재앙을재인식하게된다면이감정은훨씬가벼워질것이다. 스스로좀더무책임하게느끼면서동시에사물을좀더흥미롭게보는것 - 이것을형이상학의덕택으로얻는이중의은혜라고그는간주한다. 물론그는나중에형이상학적설명방법전체에불신을품게된다. 아마그때그는그작용이다른방법으로도똑같이훌륭하고좀더학문적으로달성될수있다는사실을통찰하게될것이다. 즉물리적이고역사적인설명도마찬가지로적어도무책임이라는감정을초래한다는사실과삶과삶의문제들에대한흥미가아마그때보다거세게타오르게될것이라는사실을통찰하게될것이다. 49) 위의글에서알수있듯이, 니체는먼저형이상학을무책임한것으로판단한다. 형이상학은삶과삶의문제들에근접해있지않기에, 인간이대지에서생활하는문제들과멀리떨어져있기에무책임하다. 대지에서의현실적삶을반영하지못하는형이상학은 세계의본질자체 를탐구하기위해서, 해명해야만하는그무엇을설명하기위해서정신이착안한최초의원인에만족하고진리라고인정했던것이다. 형이상학의이러한과정은이성을통해서이루어진다. 그리고이이성에상상력을동원하여결과로부터원인을유추해낸다. 하여서형이상학은이성을맹신하게되고그러한이성으로도출된모든것을진리로파악하게된다. 이성에대한맹신으로, 또한여기에상상력을포함하여나온그들만의진리로부터도덕 49) KGW IV 2, MA-1 no. 17, p. 34. - 49 -

을생산하고그들은인간을억압한다. 예를들어형이상학은인간을분석하고그것으로부터인간에대한도덕을제시한다. 하지만형이상학적인이성으로분석한것은오류를포함하고있다. 형이상학은현대의인간을출발점으로하여그것을분석함으로써목표에이르려는공통된오류를포함하고있다. 형이상학적인분석에따르면, 인간이란영원한진리이며, 온갖소용돌이속에서도불변하는존재, 사물의정확한척도라는생각을한다. 그러나여기서인간에대해말하는것은모두근본적으로극히제한된시기의인간에대한증언에불과하다. 다시말해서그들에게는역사적감각이결여되어있다. 형이상학은이렇게이성에대한맹신으로 영원한진리 를믿는다. 하여서니체에게, 절대적진리에대한맹신과이것으로부터도덕을생산하며그것을정치로나아가게하는행위는왜소한정치의다름아닌것이된다. 이러한형이상학적사유를극복하기위해니체는 생성 의개념을제시한다. 모든것을되어가는것으로본다면, 즉만물을생성의개념으로본다면, 고착화된진리나영원한진리의개념은무너지게된다. 계속해서되어가는존재에게고착화된본질을규정하고그본질로부터어떠한진리를도출해내는것은성립할수없기때문이다. 어떤철학자들은특정한종교, 나아가특정한정치적사건의자취에서얻은극히최근의인간형태를, 우리가출발점으로삼아야할확고한형태라고생각해버린다. 그들은인간이생성되어왔고, 사실과인식능력역시생성되어왔다는점을알려고하지않는다... 만물은생성해왔다. : 절대적진리가없는것과마찬가지로영원한사실도없다. 50) 50) KGW IV 2, MA-1 no.2, p. 21. - 50 -

만물을생성하는것으로보는사상, 즉계속해서되어가는것으로보는사상에서는절대적진리가보장될수없다. 절대적진리가보장되지않기에어떠한도덕명제도절대적진리로서보편화될수없다. 따라서절대적도덕명제의개념에서도출된과거의왜소한정치의기반은무너지게된다. 도덕의기반이무너지고이어서도덕의정치가성립할수없는기반위에서 위대한정치, 다시말해서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정치학의기반은새롭게태어난다. 생성 은이렇게도덕의정치를넘어간다. 예를들어, 도덕의정치는전쟁을용납하지않는다. 평화는선이고전쟁은악이다 라는명제를절대적진리로맹신하는도덕의정치는전쟁을인정하지못하고, 설사전쟁을한다고하더라도도덕적인미사여구로위장하며왜소화된정치의형식을유지한다. 전쟁이나폭력을인정한다는것이 위대한정치 에얼마나중요한것인지에대하여니체는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전쟁은필수적인것이다. - 인류가전쟁하는것을잊어버렸을때인류에게여전히많은것을 ( 아니면그때서야정말많은것을 ) 기대하는것은공허한열망이며아름다운영혼의상태다. 당분간우리는지쳐가는모든민족에게야영지의그거친활력, 비개인적인깊은증오, 양심에거리낌없는살인자의냉혹함, 적의전멸속에서느끼는공통된조직적인격정, 커다란상실에대한, 즉자신의현존과친한사람의현존에대한자랑스런무관심, 숨이막힐듯한지진같은영혼의감동은모든큰전쟁이그러한것과마찬가지로강하고확실하게전달될수있는다른수단을알지못한다. : 여기에서솟아나는냇물과강의흐름은물론모든종류의돌과쓰레기를함께밀어붙여연약한문화의초원을 - 51 -

파괴하고있고나중에적절한상황하에서는정신의작업실의톱 니바퀴장치를새로운힘으로회전시키게될것이다. 문화는정 열과악덕그리고악의없이는전혀살아남을수가없다. 51) 위대한정치 를위해서는문화의발전은반드시필요한조건이다. 그리고니체는그문화의발전은전쟁을통해서이루어진다고말하고있다. 문화는전쟁과같은폭력적인것을통한정열과악덕그리고악의없이는전혀살아남을수가없다고말한다. 전쟁을통한문화의발전이라는니체의말은역사를통해서쉽게증명된다. 전쟁을위한, 즉비개인적인깊은증오와살인그리고적의전멸을위한것들이인류의문명에긍정적으로작용했다는것을우리는쉽게찾을수가있다. 전쟁의기술들이인간의생활에많은편익을제공했으며인류의문화를발전시켜왔다는것은역사적사실들과우리주변의사물들을조금만세심히관찰해보면쉽게발견할수있다. 전쟁을통해서과학기술은비약적인발전을이루었으며이발전이곧인간의생활에긍정적으로작용했다는것은아무도부인하지못할사실이다. 또한전쟁을통한문화의전파는인류에게많은기여를하였다. 예를들어, 과거마케도니아의알렉산더는전쟁을통해이룩한대제국을통해서많은사람들로하여금그리스의문화를접하게하였다. 그리고로마제국은광활한영토를기반으로하여우수한정치제도와뛰어난로마의문화를전파하기도하였다. 한공동체내부의문제를넘어서전쟁은인류의총제적인문화의발전을가져오기도한다. 이렇게전쟁은어느한문화를파괴하고또한새로창조하는과정을반복하면서문화를발전시켜나아간다. 문화의발전이곧인류의발전이라고말할수있을정도로문화의발전 51) KGW IV 2, MA-1 no. 477, p. 321. - 52 -

은인류에게매우중요한조건이다. 더군다나가장인간적인행위라고할수있는정치의영역에서문화의발전은필수적인요건인것이다. 하여서니체가말하는 위대한정치 를위해서도문화의발전은반드시필요한조건이다. 이러한문화의발전을위해서우리는전쟁의긍정성을인정해야한다. 전쟁의긍정성을인정하기위해, 다시말해서도덕의정치를극복하기위해서는모든것이되어간다는 생성 의개념이필요하다. 생성의무죄입증 (Unschuld des Werdens zu beweisen) 의프로그램은먼저형이상학을부정하며, 모든것은되어가는것이라고생각하기에절대적진리를맹신하지않는다. 따라서 생성 의개념은 전쟁은악 ( 惡 ) 이고평화는선 ( 善 ) 이다 라는명제는영원한진리라고맹신하는것을넘어선다. 이것은나아가기존의도덕적사고를극복하며도덕의정치를넘어선다. 생성 의사상은문화발전의토대를마련하고도덕의정치를넘어 위대한정치 로다가간다. 4. 위계질서와가치의차이를통한 위대한정치 - 거리의파토스 (das Pathos der Distanz) 를위하여 니체는인간이라는종을향상시킨것은귀족사회의업적이라고믿었다. 그는강자의사상을가지고있는귀족들이인류를발전시켰다고믿었다. 하여서니체는인간의높고낮음을긍정한다. 인간과인간사이의가치차이를인정하고높은인간과낮은인간의거리를중요하게생각하고그거리를생산하고자하였다. 그리고니체는이것을위해 거리의파토스 라는개념을제시한다. 위계질서와가치의차이그리고지배계급과피 - 53 -

지배계급, 명령과복종이라는것이 인간 이라는유형을향상시킨다고믿으며이러한질서와계급을통하여 위대한정치 로갈수있다는믿음에서니체는 거리의파토스 라는개념을주장한다. 사람들은흔히인간과인간사이의 거리 는사라져야하고서로긴밀한관계를유지해야한다고생각한다. 인간과인간은서로가까워야만하지않을까? 서로간의거리는타파해야하는산물이아닌가? 라고생각하고있다. 하지만니체는이와는반대로 거리 가인간을발전시킨다고말하고있다. 거리 를줄이기보다는오히려 거리 를생산하려고하고그 거리 를통해서 인간 이라는유형의발전을도모하고있다. 그리고니체는이것이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것이라고말한다. 과연이것이어떻게가능한일인가? 거리의파토스 를통해서인간을발전시키고 위대한정치 로나아가려는니체의시도를따라가보자. 인간 이라는유형을향상시키는모든일은지금까지귀족적인사회의일이었다. 그리고앞으로도항상그렇게반복될것이다. : 이와같은사회는인간과인간사이의위계질서나가치차이의긴단계를믿어왔고어떤의미에서노예제도를필요로했다. 마치혈육화된신분차이에서, 지배계급이예속자나도구를끊임없이바라다보고내려다보는데서, 그리고복종과명령, 억압과거리의끊임없는연습에서생겨나는거리의파토스 (das Pathos der Distanz) 가없다면, 저다른더욱신비한파토스, 즉영혼자체의내부에서점점더새로운거리를확대하고자하는요구는전혀생겨나지못했을것이다. 그것은점점더높고점점드물고좀더멀리좀더폭넓게긴장시키는좀더광범위한상태를만들어내는것이며, 간단히말해 인간 이라는유형의향상이자 - 54 -

도덕적형식을초도덕적인의미로말한다면, 지속적인 인간의자기극복 에지나지않을것이다. 물론귀족적사회의 ( 즉 인간 이라는유형을향상시키는조건의-) 발생사에대해서는어떤인도주의적미혹에빠져서는안된다. 진리는냉혹하다. 52) 니체는진리는냉혹하다고말한다. 니체에게인간과인간의거리를좁히려는낭만적인감정으로인간이라는유형을발전시킬수는없었다. 하여서니체는냉정한시각에서 거리 의개념을생각한다. 여기서 거리 란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 명령과복종, 지배와피지배로구분되는거리이다. 인간과인간이모두평등하지않으며저마다의계급에의해서구분되고그계급에의해서생기는간격, 이것이니체가의미하는 거리 이다. 그리고니체는그 거리 혹은 차이 를계속해서유지하려는 거리의파토스 로인해서인간은발전하는것이라고생각한다. 우리가정말냉정한시각에서보았을때, 니체의이러한말은충분한설득력을가진다. 거리를생산하고벌어진그거리를인정하는것에서질서가유지된다는것은우리는이미알고있다. 인간의공동체안에서차이혹은거리는중요한작용을한다. 가족이라는공동체에서시작해서국가적인차원에이르기까지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는인간의관계에서질서를유지해주고있다. 만약인간과인간사이에차이혹은거리가없다면우리는무차별적인폭력이벌어질것이라고예상할수있다. 또한지배와피지배로이루어진거리를인정하지않는다는것은권력에대한문제나지배나복종등으로이루어진정치의영역자체의존재를불가능하게만든다. 니체에게서는우리가감상적으로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를파기하고자하는것은단지감정적인차원의문제이지현실사회에서는불가능하며있어서도안되는 52) KGW VI 2, JGB no. 257, p. 215. - 55 -

일이다. 인간과인간사이의 거리 혹은 차이 에대한중요성에대해서는고대에서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인간의발전그리고공동체의유지를위해서계속해서요청되는일이었다. 거리 에대한고대와현대의사유를잠시살펴보도록하자.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는자신의저서 정치학 (Politics) 에서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자연에의하여원래노예로되어진자가과연있을수있는가그리고그러한자에게는이상태가편리하며정당한가, 도리어모든노예제도는자연에대한모독이아닌가. 이문제에대하여합리적또는사실적입장에서답하는데있어서는어려울것이없다. 누구는지배하고또누구는지배당하여야한다는것은단지필요할뿐만아니라편의한것이므로그들은출생시부터어떤자는복종하도록또어떤자는지배하도록되어있는것이다. 그리고지배자에게도또한피지배자에도여러종류가있다. 더우수한피지배자에게대한지배는더욱좋다. 53) 아리스토텔레스는지배하고지배당하여야한다는것을매우중요하게생각했다. 지배와복종이필요할뿐만아니라편리한것이라고말하며심지어어떤이는태어날때부터복종하도록태어났으며어떤이는태어날때부터지배하도록태어났다고말한다. 지배자와피지배자라는계급이태어날때부터결정된다는말에는무리가있다고할지라도우리는지배와복종의계념, 즉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가중요하다는아리스토텔레스의 53) Aristotle, The Politics Book 5-6 English, translated with commentary by David Keyt, Oxford University Press, 1999. 1254b. - 56 -

말에는주목할필요가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비록작은도시이지만 폴리스 (polis) 라는공동체를운영하기위해서차이혹은거리의개념을중요하게생각했다. 그는서로간의차이를인정하고정당한명령권자가정당한명령을내릴경우그것에복종하는것이사회의질서를위해서중요하다고생각했다. 고대에서도이렇게인간과인간의거리에관한문제는중요한것이었으며인간과그인간이만들어낸조직의발전에기여하는원동력이었다. 현대에들어서도 차이 혹은 거리 의문제는공동체와개인을위해서중요한것으로생각되어진다. 지라르 (R. Girard) 같은경우오이디프스를예로들면서 차이 에대해서이야기를하는데 무차별적인폭력 과 차이 혹은 거리 의관계를통해서 차이 의중요성을설명한다. 폭력의상호성이부자관계조차없애버리게되면, 그다음에는더이상아무것도남아나지않는다. 그리고무엇보다도어머니에대해서, 다시말해서가장절대적으로아버지에게유보되어있어서아들에게는가장엄격하게금지된대상인어머니에대해서도부자관계를경쟁관계로변화시키면서이폭력의상호성은완벽하게이부자관계를삼켜버린다. 근친상간도극단적인폭력이다. 이폭력의결과는극단적인차이의파괴인데가족속에서중대한차이, 즉어머니와의차이의파괴가그것이다. 이두가지에이르러친부살해와근친상간은폭력의무차별화과정을완성시킨다. 폭력을차이의소멸과동일시하는생각은, 그궁극에가면친부살해와근친상간에도달하게된다. 여기서는어떠한차이의가능성도남아있지않으며삶의어떠한영역도더이상폭력을피할수없게된다. 54) - 57 -

지라르는오이디프스를예로들면서, 차이 가파괴되었을때무차별적인폭력이발생할수있음을경고하고있다. 아버지와아들의차이, 가족들간의차이가소멸되었을때근친상간과같은폭력이발생할수있음을경고하고있다. 가정에서아버지와어머니그리고자식들사이에차이가무차별적인폭력을예방하고질서를보장한다는것이지라르의생각이다. 그리고이러한생각은더나아가사회공동체의영역으로까지확장된다. 지라르는공동체안에서서로간의차이를인정해야만질서가유지될수있다고생각했다. 이렇게고대에서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인간과인간사이의 차이 혹은 거리 는미시적인영역에서부터거시적인영역의질서를담보하는중요한것이었다. 니체도이러한맥락에서 거리의파토스 를이야기하고있다. 위대한정치 로나아가기위하여, 인간개인의발전을위하여니체는인간과인간사이에나타나는거리의중요성을말한다. 서로간의차이를인정할수있을때, 정치는강해진다. 지배와피지배를긍정할수있을때, 정치는강해진다. 이러한위계질서속에서통치는정당성을부여받고정치영역에질서가부여된다. 그리고 거리의파토스 는공동체의발전을가져옴으로건강한정치의바탕을마련해준다. 같은계급안의사람들은그계급안에서보다높은곳에위치하기위하여경쟁을하게됨으로사회에긍정적인작용을하게되며, 다른계급간의사람들은서로간의거리를인정함으로무차별적인폭력이발생하지않는다. 거리의파토스 는이렇게같은계급간의경쟁을통한역동성과다른계급간에차이를통한안정으로건강한정치, 위대한정치에바탕이된다. 또한높은곳에위치하여통치를담당하는사람들은 거리의파토스 로인하여더욱 54) Rene Girard, La Violence et le Sacré, 김진식, 박무호역, 폭력과성스러움, 민음사 2000, p116. - 58 -

거리를생산하려고한다. 그리고그거리를생산하기위해서그는더욱위대한통치를해야만한다. 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를더욱생산하려고하고인간의계급을인정하는 거리의파토스 는이렇게통치자로하여금막중한의무를주고피지배계급으로하여금계급에대한긍정을통하여질서를가져오며같은계급에서의거리를생산하게함으로써개인을발전시킨다. 차이와거리에대한긍정과생산을요구하는 거리의파토스 는공동체안의가장낮은계급에서부터가장높은계급의인간모두에게총제적인발전을가져다주며위대한정치의바탕이된다. 니체는위계질서를통해위에서아래를내려다보는것에대한중요성을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우리의최고의통찰은, 그것을들을만한소질이없거나예정되어있지않은사람들의귀에허용되지않은방식으로들리게되면, 마치바보처럼상황에따라서는범죄처럼들릴수있다. - 또한그렇게들려야만한다! 인도인에게그리고그리스인, 페르시아인, 이슬람교도들에게는, 간단히말해서하나의위계질서를믿고평등이나평등한권리를믿지않았던곳에서는어디서나, 일찍이철학자들사이에서구분된바있듯이, 통속적인것과비교적 ( 秘敎的 ) 인것이구분된다... 비교적인사람은위에서아래를내려다본다! 그높이에서보자면, 비극마저도비극적인것을멈추는영혼의높이가있다. 세계의모든고통을하나로여긴다면, 누가자신의관찰이어쩔수없이바로동정을느끼도록그리고그와같은방식으로고통을배가시키도록유혹하고강요하게될것인지를감히결정할수있겠는가? 55) 55) KGW VI 2, JGB no. 30, p. 44. - 59 -

위의글에서알수있듯이, 거리의파토스 를통한위계질서는위에서아래로내려다볼수있는시선을가능하게한다. 위에서아래를내려다본다는것은긍정을가능하게한다. 그리고감정적인동정심으로양심의가책이나원한을생산하지않기에밑에있는계급에대하여현실적이고공정한통치를가능하게한다. 위정자 ( 爲政者 ) 가다른계급에있는사람과아무런차이나거리가없고같은존재라고생각한다면그는부정이나부패에쉽게노출되게된다. 거리의파토스 를통한확고한거리의유지와그거리를더욱넓히려는행위는위정자들로하여금건강하고위대한통치를요구하기에부정이나부패와같은정치적퇴보의길은 거리의파토스 가강한위정자에게는용납될수없는일이다. 인간과인간사이의가치의차이에대한인정, 즉 거리의파토스 는아래로내려다볼수는있는시선을제공하면서긍정에정치를제공하고동정심이나원한그리고양심의가책을통한정치를제거하여 위대한정치 를생산한다. 사회적질서와무차별적인폭력을예방하기위하여아리스토텔레스에서지라르에이르기까지인간과인간사이의 차이 나 거리 에대한문제는아주중요한개념으로계속해서강조되어왔다. 이런맥락에서, 그리고그것보다더나아가니체는 거리의파토스 와 가치의차이 등의개념을제시한다. 이개념들은위대한정치와연결된다. 니체가제시한 거리의파토스 가위대한정치와연결되는것을요약해본다면다음과같다. 1 - 위정자와다른계급간의 거리의파토스 는위정자로하여금그거리를넓히게함으로써위대한통치를계속해서요구한다. 2 - 거리의파토스 는다른계급간의차이와거리를인정하게함으로써무차별적인폭력을예방하고질서를제공한다. - 60 -

3 - 같은계급안에서의 거리의파토스 는서로간의거리를벌리기위한경쟁으로사회에능동적인활력을제공한다. 4 - 거리의파토스 는위정자로하여금위에서아래를내려다보는시선을제공함으로동정이나양심의가책그리고원한을통한정치를제거한다. 5 - 거리의파토스 는같은계급안에서도작용하며또한서로다른계급간에도작용하기에인간이라는종의총체적인발전을가져올수있다. 니체는위와같은이유로인해서인간과인간사이의거리를강조하며차이의중요성에대해서말하고있다. 니체는차이에대한인정과거리에대한긍정을통하여위계질서를원했다. 그리고그것을통하여다시사회전체의질서를추구했다. 니체는인간사이의거리를통하여지배의감정과승리의감정을느끼고싶었다. 또한인간이라는종의발전을보고싶었다. 니체는사람들에게더강한인간이되기를요구한다. 그래서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위대한정치 가도래하기를희망했으며그것을위해 거리의파토스 를강조했다. - 61 -

V 니체의강자와현대정치 1. 니체의강자와국가 니체의국가에대한사유를보았을때, 가장먼저발견할수있는것은국가에대한비판이다. 니체가국가를부정적으로보고강자를억압하는수단을장악한것으로보는모습을우리는쉽게발견할수있다. 예를들어, 우상의황혼 (Götzen Dämmerung) 에서니체는국가를현대성이만들어낸우상중한가지로규정하며국가를인간을억압하고감시하는존재로본다. 니체는강자가가지는권력의강화와더불어인간이라는종의총체적인건강함을요구하며국가가공동체의모든제도들을독점하며인간을억압하는모습을비판적인시각에서보고있다. 56) 니체는국가가정치, 경제, 군사적으로강해지는것을경계한다. 니체는국가가정치, 경제적으로강해진다면자연히문화적으로는약화된다고생각했다. 니체는문화의발전을위해서국가가강대해지는것을비판적인시각에서바라본다. 이러한니체의국가에대한비판적인모습은후에들뢰즈가니체를저항-문화의선구자로보는시각으로발전하기도한다. 57) 물론니체를저항-문화로보는들뢰즈의해석이정당한해석이라고하기 56) 니체의국가에대한비판적인모습은 문화 와 개인의약화 라는측면에서해석이가능하다. 하지만니체는위계질서를정립하고피라미드식의계급으로구성된사회를기획하기위하여국가에대한긍정적인면을많이보이고있는것이사실이다. 강자를위한위계질서차원에서니체의국가에대한시각은부정보다는긍정의모습이니체의정치철학에더밀접하다고할수있을듯하다. 니체의국가의긍정과부정은 Karl Jaspers, NIETZSCHE - An Introduction to the Understanding of His Philosophy Activity, translated by Charles F. Wallraff & Frederick J. Schmitz,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97, p. 253~256 참조. 57) G. Deleuze, Nomad Thought, The New Nietzsche, ed. by D. B. Allison, MIT Press 1985, p. 142. - 62 -

에는많은문제점을가지고있지만, 58) 니체의국가에대한비판적인모습 은현대에다양한모습으로발전한것은사실인듯하다. 니체의국가에 대한비판적시각을살펴보도록하자. 누구도궁극적으로는자신이갖고있는것보다더많이소모할수는없다. - 이것은개인에게나민족에게나다적용된다. 권력이나큰정치나경제나세계무역, 의회제, 군사적관심에힘을다써버리면 - 한사람을이루고있는오성, 진지함, 의지, 자기극복의힘을이런방면에다주어버리면, 다른방면에서그힘은결여되게마련이다. 문화와국가는대척자이다. - 이점에대해잘못생각하지말라. - : 문화-국가 란단지근대적이념일뿐이다. 이중하나는다른것에의존해살아간다. 다른것의희생에의거해번성한다. 문화가융성했던시대는전부정치적으로는하강기였다. : 문화적인의미에서중요했던것은비정치적이었고, 심지어는반정치적이기도하다. 59) 니체는국가의권력이강해진다면문화적으로는약화될것이라고생각했다. 따라서니체는국가의힘이강해지는것을경계했다. 국가가가지는권력의양이적은상황에서개인은더자유롭게생활하며문화를발전시키는것으로보았다. 이러한맥락에서니체는 독일제국 의등장을경계의시각으로바라보았다. 당대의독일의정치를비난하고독일공동체와투쟁하였다. 60) 당시문화를생각하지않는제국, 즉문화적강대함을 58) 김진석, 니체에대한탈현대적해석을넘어가기, 니체연구제 9 집, 한국니체학회, 2006 년봄, p. 13 참조. 59) KGW VI 3, GD < 독일인에게모자란것 > no. 4, p. 100. 60) Fritz Stern, The Politics of Cultural Despair,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 346. - 63 -

생각하지않고경제, 군사적강국으로가는독일의모습을보며니체는강대한국가에대한적개심을나타냈다. 강자가가지는넘치는힘은문화적인것도포함한다. 강자가가지는문화적강함을표출하지못하게하고국가가오직경제-군사적으로만나아갈때, 즉국가가 제국 으로나아가려할때, 니체에게국가는비판의대상이될수밖에없었다. 이렇게니체는국가가강대해지는것은조심스럽게진행되어야할일이라고생각했다. 국가가강대해지는것을문화적인시각에서비판한니체는다른각도에서도국가를비판한다. 그것은바로국가가가지는통제성이다. 국가는여러가지제도를가지고국가에소속된사람들을통제한다. 다양한제도들을통해서국가는사람들을통치하기쉽게만든다. 더나아가국가는제도라는장치를가지고강자를약자로만들고모든사람들을평준화시킨다. 거대한국가의정부는국민을두려움과복종속에서자신에게구속해둘수있는두가지수단을장악하고있다. : 비교적조잡한수단은군대이며좀더세련된수단은학교이다. 양쪽모두가평범하고빈약한재능의소유자인활동적이고건장한남성들에게는특유한것에불과하지만, 정부는전자의도움으로상류층국민의명예욕과하류층국민의힘을그들편으로끌어당긴다... 특히국가에의하여승인되고보증된삶의방향만이곧사회적인우대를가져온다는생각이모든계층의미숙하고야심만만한사람들에게거의보이지않게전염되어간다. 국가시험과국가자격칭호에대한이러한믿음은매우광범위해서, 상업이나수공업으로성공하여독립적이었던사람들까지도, 자신들의 - 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