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언해>에 담긴 불교 한 형 조 (장서각 관장)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한형조 (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 & 고전한학 ) 1. 그림 2. 금강경언해제1장法會因緣分제2장선현기청분 ( 善現起請分 ) 제3장묘행무주분 ( 妙行無住分 ) 3. 번역에대하여 凡所有相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너에게도님이있느냐? 있다면님이아니라 너의그림자 니라. ( 한용운, 님의침묵, 군말 ) 1. 그림 - 세조때의언해본을읽기쉽도록약간손본것 - 구마라습역의한역 - 내가외람되이해본번역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65
2. 금강경언해 제 1 장法會因緣分 [ 언해 ] 이같음을내듣자오니 일시 ( 一時 ) 에부처께서, 사위국 ( 舍衛國 ) 기수급고독원 ( 祗樹給孤獨園 ) 에계셔 큰비구 ( 比丘 ) 중 ( 衆 ) 천 2백 5십인과함께계시더니 그때세존 ( 世尊 ) 께서 식시 ( 食時 ) 에옷입으시고 바리가지시고 사위대성 ( 舍衛大城 ) 에들르시어 그성중 ( 城中 ) 에밥빌으시어 차제 ( 次第 ) 로, 빌으심을마치시고 본처에도로가시어 반 ( 飯 ) 자심을마치시고 옷과바리를갖추시고 발씻으시고 좌 ( 座 ) 를펴서앉으시거늘. [ 원문 ] 如是我聞, 一時, 佛在舍衛國, 祇樹給孤獨園, 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 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入舍衛大城, 乞食. 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處. 飯食訖, 收衣鉢, 洗足已, 敷座而坐. [ 번역 ] 한때붓다께서사위국기수급고독원의정사에, 1250명의많은수행자와함께계실때였다. 밥때가되어, 붓다께서는옷을걸치고, 발우를들고, 도시가운데로들어가, 집집을돌며탁발을하시고나서, 본래있던거처로돌아와, 식사를마치 66 2016 년도장서각아카데미역사문화강좌
고, 옷과그릇을거둔다음, 발을씻고, 자리를펴서앉으셨다. * 기수급고독원 ( 祗樹給孤獨園 ): 제타 (Jeta 祗陀 ) 왕자의숲 ( 樹 ), 고독한자들 ( 孤獨 ) 을구원하는 ( 給 ) 독지가의정원 ( 園 ) 줄여서기원 ( 祇園 ), 여기수도처를세웠기에기원정사 ( 祇園精舍 ) 라불린다. < 율장 > 에실린이야기 아나타핀디카라는사람이있었다. 고독한사람들을구원하는독지가 라는뜻에서한어로는급고독장자 ( 給孤獨長者 ) 로번역된다. 그는가난하고힘든사람들을위해자선을베풀고도움을주는유덕한사람이었다. (* 여기孤獨은청년의아련한감상이나실존적고민이아니라생계에어려움을겪고, 질병으로고생하면서도주변의아무런도움을받지못하는, 즉현대어로사회적약자들을가리킨다.) 그자선가, 사회사업자의원래이름은수닷타 ( 須達 ) 였다. 어느날사업차은행가인처남을찾아왕사성라자가하를방문했다. 그런데, 조용해야할집안이그날따라부산하기이를데없었다. 무슨결혼식이나, 보헌식, 혹은왕의군대가방문하는줄알았는데, 처남의말이 내일붓다께서무리를이끌고오시기로했다 는것이었다. 수닷타는 지금붓다라고했습니까. 라고물었고, 처남은 예, 그렇습니다 라고대답했다. 수닷타는세번을꼭같이물어보았고, 은행가처남은그대로대답했다. 붓다는이세상에오시기힘든분인데 그분을좀뵐수있을까요? 오늘은아니고, 내일일찍오신답니다. 수닷타는붓다를만날생각에잠을이루지못했다. 문득눈을뜨고보면아직한밤중이었다. 그러기를세번, 이제는날이샜겠지 하며대문을나섰다. 그러나, 그건집안이너무환해서였다. 문밖은아직도캄캄했다. 두려워발걸음을머뭇거리자야차시바카가, 보이지않는곳에서, 조용히속삭였다. 코끼리와말, 나귀수레백대도, 보석귀고리로장식한수백명의여인들도, 네가내딛는한걸음의 16분의 1의가치도없다. 나아가라장자여나아가라장자여. 내딛는것이좋다. 물러서지마라. 그러자, 어둠이물러가고빛이생겼으며, 수닷타의두려움과공포가사라졌다. 나는늘편안하다, 수닷타여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67
다음날아침, 수닷타가다가오자붓다는그의이름을다정하게불렀다. 어서오너라수닷타여. 자기만이아는이름을부르자놀란수닷타는붓다에게경배하고, 자신을편안하게대해달라고말했다. 나는언제나편안하다네. 갈망에얼룩지지않고, 쿨하게, 그리고업 ( 業 ) 의바탕이없기에 나는마음의평화를얻었다. 수닷타를위해붓다는많은얘기를해주었다. 주고받음에대해, 도덕적습관에대해, 그리고감각적쾌락이얼마나공허하며, 또무서운가에대해, 그리고그로부터물러서는것이얼마나유익한가에대해. 붓다는수닷타가준비가되어있다는것을알고, 자신이가진법 ( 法 ) 을설해주었다. 고집멸도 ( 苦集滅道 ), 고통의현실과그기원, 그리고그소멸과거기이르는방법에대해. 무릇계기에의해일어나는것은모두멈추게되어있다! 수닷타는하얀천에물을들이듯, 붓다의말씀을그대로빨아들였다. 감동의여운에젖은그가말했다. 뒤집어진것을바로잡고, 숨겨진것을밝히시며, 길잃은자들을위해인도해주시는분, 어둠속에서빛을밝혀주시는분이시여. 저희집에꼭한번들러주십시오. 초대하고싶습니다. 붓다는침묵으로써응낙을보였다. 수닷타는라자가하 (( 王舍城 ) 에서일을마치고스라스와티 ( 舍衛城 ) 으로향했다. 도중에그는사람들을향해외쳤다. 붓다가나셨으니수도원을짓고사실곳을마련하며, 가구를갖추어드립시다. 수닷타는집에도착해서생각했다. 마을에서너무멀지도, 가깝지도않으면서소음이없이조용한곳이좋겠다. 사방으로부지를물색하며다니다가발견한자리가제타왕자의소유인기쁨의숲이었다. 제타왕자는코살라의지배자파사익왕프라자파티의태자였다. 그는숲을팔일이없었다. 수닷타가와서하도조르자그는, 금화 10만개를준다해도아니팔겠소! 라고외쳤다. 안팔겠다는뜻에서부른가격이었는데, 수닷타는당장수레에황금동전을싣고와서제타왕자의현관앞부터깔기시작했다. 현관한쪽을덮기에도까마득하자수닷타는사람들을채근독촉했다. 가서, 동전을더싣고오게! 그광경을제타왕자가보았다. 이건예사일이아닌데. 어째서저많은재산을쏟아붓고있는거지. 사정을듣고난제타왕자는깊이감동했다. 황금을내가깔도록해주시오. 당신에게이땅을주겠소. 이렇게해서기수급고독원, 제타왕자의숲이었다가, 고독한자들의후원자수닷타장자에게양도된그정원에, 붓다의오랜거주지이자수련처인기원정사가만들어졌다. 68 2016 년도장서각아카데미역사문화강좌
제 2 장선현기청분 ( 善現起請分 ) [ 언해 ] 시 ( 時 ) 에장로수보리가대중 ( 大衆 ) 에있어, 바로좌 ( 座 ) 에서일어나, 오른어깨벗고, 오른무릎땅에대어, 합장공경하사와, 부처께사뢰되, 드무신세존하! 여래가제 ( 諸 ) 보살을이대 (* 잘 ) 호지 ( 護持 ) 하야념 ( 念 ) 하시며, 제보살을이대부촉 ( 咐囑 ) 하시나니. 세존하!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ㅅ마음발하니, 반드시어찌주 ( 住 ) 하며, 어찌그마음을항복 ( 降伏 ) 시키리이꼬? 부처께서일르시되, 좋다, 좋다, 수보리야! 네말같이, 여래가제보살을이대호념 ( 護念 ) 하며, 제보살을이대부촉하나니. 네이제자세히들어라. 반드시너위하여일르리라.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발하니, 반드시이같이주 ( 住 ) 하며, 이같이그마음을항복시킬지니라. 유연 ( 唯然 ), 세존하! 듣잡고저원요 ( 願樂 ) 하삽노이다. [ 원문 ] 時長老須菩提, 在大衆中, 卽從座起, 偏袒右肩, 右膝着地, 合掌恭敬, 而白佛言, 希有世尊, 如來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世尊善男子善女人, 發阿多羅三三菩提心, 應云何住, 云何降伏其心. 佛言, 善哉善哉, 須菩提. 如汝所說. 如來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汝今諦請. 當爲汝說. 善男子善女人, 發阿多羅三三菩提心, 應如是住, 如是降伏其心. 唯然世尊, 願樂欲聞. [ 번역 ] 이때수보리어른이, 대중속에있다가, 자리에서일어나, 오른쪽가사를벗고, 오른쪽무릎을땅에대며, 합장공경하면서, 붓다께사뢰었다. 희귀한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 ( 如來 ) 는보살들을잘지켜주시며, 또한잘이끌어주십니다. 그런데, 세존이시여. 여기착한남자착한여인이, 더없이높고위대한깨달음을얻고자할때, 어떻게그마음을다잡고, 어떻게그마음을제어해야하겠습니까. 붓다께서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수보리여, 훌륭하다. 네가말한대로, 여래는보살들을잘지켜주시며, 또한잘이끌어주시고계신다. 너이제똑똑히들어라. 내너를위하여말하리라. 착한남자착한여인이, 더없이높고위대한깨달음을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69
얻고자할때, 그마음을반드시이렇게다잡고, 이렇게제어해야하느니라. 그 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기꺼이듣기를원하옵니다. Edward Conze 의영역 At that time the Venerable Subhuti came to that assembly, and sat down. Then he rose from his seat, put his upper robe over one shoulder, placed his right knee on the ground, bent forth his folded hands towards the Lord, and said to the Lord: It is wonderful O Lord, it is exceedingly wonderful, O Well-Gone, how much the Bodhisattvas, the great beings, have been helped with the greatest help by the Tathagata, the Arhat, the Fully Enlightened One. It is wonderful, O Lord, how much the Bodhisattvas, the great beings, have been favoured with the highest favour by the Tathagata, the Arhat, the Fully Enlightened One. How then, O Lord, should a son or daughter of good family, who have set out in the Bodhisattva-vehicle, stand, how control their thoughts? After these words the Lord said to the Venerable Subhuti: Well said, well said, Subhuti! So it is, Subhuti, so it is, as you say! The Tathagata, Subhuti, has helped the Bodhisattvas, the great beings with the greatest help, and he has favoured them with the highest favour. Therefore, Subhuti, listen well, and attentively! I will teach you how those who have set out in the Bodhisattva-vehicle should stand, how rogress, how control their thoughts. So be it, O Load, replied the Venerable Subhuti and listened. 수부티가청하다. 그때수부티어르신이그모임에와서앉아있었다. 그는자리에서일어나, 한쪽어깨의옷을걷고, 오른쪽무릎을땅에대고, 구원자께합장해보이면서이렇게말했다. 멋들어진일입니다, 구원자시여! 참으로멋들어진일입니다, 잘가신이여! 위대한사람, 보살들에게온전히깨달은사람, 여래, 아라한이준그크디큰도움이라니! 멋들어진일입니다, 구원자시여! 위대한사람, 보살들에게온전히깨달은사람, 여래, 70 2016 년도장서각아카데미역사문화강좌
아라한이지운그높디높은부탁이라니! 그렇다면구원자시여, 보살의수레로나선, 좋은집안의아들이나딸이어떻게서고, 어떻게나아가며, 어떻게그들의생각을가다듬어야하겠습니까? 이말을듣고, 구원자께서수부티어르신에게이렇게말했다. 말잘했다, 말잘했다, 수부티야! 그렇다, 수부티야, 네가말한그대로다. 수부티야! 여래는위대한사람, 보살들에게크디큰도움을주었고, 그들에게높디높은부탁을지웠다. 그러니수부티야, 주의깊게잘들어라. 내너에게가르치노니, 보살의수레로나선, 좋은집안의아들이나딸이어떻게서고, 어떻게나아가며, 어떻게그들의생각을가다듬어야하는지를. 그러셔야지요, 구원자시여! 라고수부티어르신이대답했고, 그리고그는들었다. 콘즈가붙인주석 - 수부티 ( 수보리 )': ( 아나타핀디카의조카. 무대가되고있는이정사가완공된기념으로부처가행한설법을듣고출가를결심했다. 생각과길이다른사상가들에게핍박과모욕을당해도흔들리지않는성품을지녔다한다.) 테라바다 ( 상좌부 ) 나사르바시티바딘 ( 설일체유부 ) 에서는부차적인물로그려지고있다. 그렇지만대승반야부경전에서는 지혜의완성 ( 반야바라밀 ) 과 비어있음 ( 空 sunyata)' 을해설하는데가장뛰어난인물로등장한다. < 증지부아함경 Anguttara Nikaya> 에서는그를, 자비에대한명상을바탕으로아라한을성취한제자로, 또구분이나한계없는다르마를가르치는, 벽지의땅에서평온속에살고있는사람들가운데으뜸 인사람으로지목하고있다. - 잘가신이여 ( 여래 )': 여덟가지성스러운길을밟아니르바나 ( 열반 ) 로가셨기에 이런표현을썼다. - 보디사트바 ( 보살 )': 대승불교의이념형이다. 부처가되도록운명이예정된사람이되, 고통받는뭇삶 ( 衆生 ) 들을위해, 니르바나의축복으로들어가기를연기하고있는사람. 나고죽는 ( 生死輪廻 ) 이세계로부터벗어나기를미루고있는성자들을가리킨다. 원어는 Bodhisattva. bodhi( 깨달음 )-sattva( 존재또는본질 ) 로, 깨달은사람 혹은 깨달음의본질을구현한사람 이란뜻. 문맥에따라글자그대로 깨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71
달은사람 이라옮기기도했다. 위대한사람 ( 마하살 )': 원어는 mahasattva. Maha( 위대한 )-sattva( 존재또는용기 ). 보살이어째서위대한존재로불리는가? 나가르주나 ( 龍樹 ) 는다음몇가지까닭을들고있다. 그것은그들이위대한업적을성취하기때문이고, 그들이위대한많은사람들의선두에서있기때문이며, 위대한친절과위대한동정심 ( 즉자비 ) 을일구기때문이고, 이어지는 3장에서처럼많은사람들을구원하기때문이다. 티벳인들은 mahasattva 를 위대한영적영웅 으로번역한다. < 불사의경Acintyasutra> 에의하면그의바램은진정영웅적스케일의것이다 : 그는모든곳의모든삶들을교화시킬것과, 모든곳의모든부처들을받들고기릴것과, 모든곳의모든부처나라를정화시킬것을열망한다. 모든부처들의가르침을마음속에단단히보지하기를원하며, 모든부처나라의세세한지식을가지기를원하며, 부처를둘러싼모임이라면무엇이든파악하기를원하며, 모든존재의생각속으로뛰어들어그들의때를벗겨주고그들의가능성을재보고싶어한다. - 보살의수레로나선 ( 발보리심 )': < 반야부 > 경전들은구원에이르는데는몇몇다 른방도혹은길이있다고가정하고있다. 대체로세가지 수레 를든다. 아라한 의수레, 연각 ( 緣覺 ) 의수레, 그리고보살의수레. - 좋은집안의아들 ( 선남자 )': 원어는 kulaputra. kula( 가문 )-putra( 아들 ). 훌륭한정신적자질 을지녔거나, 사회적으로훌륭한지위 에있거나, 혹은둘다를갖춘사람을가리키는말이지만, 강연등에서예를차리는공식적인어사일뿐, 엄밀한의미를고집할필요는없다. 마지막의물음은이런것이다. 어떻게완전한지혜를실천할것인가? - 선다 ' 혹은 깃든다 ' 는말은깨달음에이르겠다는결심을가리킨다. ( 그결심이보살의행동전체를좌우할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아가다 는것은명상과지혜를향한스테디한성장을가리키며, 생각을가다듬는다 는것은그의마음안쪽의고요한중심에서흐트러지려는경향을다잡는능력을가리킨다. 72 2016 년도장서각아카데미역사문화강좌
제 3 장묘행무주분 ( 妙行無住分 ) 완전한행동은토대가없다 [ 언해 ] 또버거 (* 다음 ) 수보리야! 보살이法에반드시住한곳없이하여보시를행할지니, 이른바색 ( 色 ) 에주 ( 住 ) 치아니한보시와, 성향미촉법 ( 聲香味觸法 ) 에주 ( 住 ) 치아니한보시니. 수보리야! 보살이반드시이같이보시하고, 상 ( 相 ) 에주 ( 住 ) 치아니할지니. 어찌어뇨? 만약보살이상에주치아니하고보시하면, 그복덕이사량 ( 思量 ) 하지 (* 헤아리지 ) 못하리라. 수보리야! 뜻에어떠뇨? 동방허공을어루 (* 가히 ) 사량하랴못하랴? 아니이다, 세존하! 수보리야! 남서북방 ( 南西北方 ) 과사유상하 ( 四維上下 ) 허공을어루사량하랴못하랴? 아니이다, 세존하! 수보리야! 보살의주상 ( 住相 ) 없는보시ㅅ복덕도또이같아서사량못하리니. 수보리야! 보살은오직가르침같이주 ( 住 ) 할지니라. [ 원문 ) 復次, 須菩提, 菩薩於法, 應無所住, 行於布施. 所謂不住色布施, 不主聲香味觸法布施. 須菩提, 菩薩應如是布施, 不住於相. 何以故, 若菩薩, 不住相布施, 其福德, 不可思量. 須菩提, 於意云何. 東方虛空, 可思量不. 不也世尊. 須菩提, 南西北方, 四維, 上下虛空, 可思量不. 不也世尊. 須菩提, 菩薩無住相布施福德, 亦復如是, 不可思量. 須菩提, 菩薩但應如所敎住. [ 번역 ) 또그리고수보리야! 보살은, 어느경우이든반드시 토대 ( 住 ) 가없이보시를행할것이다. 이를테면, 형체에토대를두지않은보시와, 소리, 냄새, 맛, 접촉, 관념에토대를두지않는보시가그것이다. 수보리야! 보살은반드시이렇게보시해야지, 자아와그투사 에토대를두어서는아니된다. 왜그러냐하면, 수보리야. 만약보살이자아와그투사에토대를두지않고보시한다면, 그복덕이헤일수없이무한할것이다. 수보리야! 어떻게생각하느냐.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73
동쪽허공을가히헤아릴수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그럼동서남북과그사이사방, 그리고상하의허공을가히헤아릴수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토대없는보시를통해얻는복덕도이와같아서헤아릴수없을것이다. 수보리야! 보살은단지이가르침에따라마음을유지해야한다.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황제는불교를알고있었던듯하다. 남에게친절을베풀면서사람들은보통다음의세가지중한가지태도를취한다. 첫째는자기가베푼친절이곧보답이되어돌아오기를바라는것이고, 둘째는곧보답을요구하지는않지만, 자신의친절을잊지않고, 상대방을빚진사람으로간주하는것이다. 마지막으로자신이베푼친절을전혀의식하지않는사람이있다. 그는자신의친절에대해아무것도돌려받기를바라지않는다. 마치포도나무에포도가열리고, 또익는것이당연한것처럼... 선행을하였으면그것으로족한것. 다른사람들이인정해주기를바라지말라. 제철맞은포도나무에줄줄이포도가달리듯, 사냥개가사냥감을추적하듯, 벌이꿀을모으듯, 자기가무슨일을하는지도모르는채, 선행을베푸는사람이되라...( 마음의철학, 명상록, 강분석역 ) 3. 번역에대하여 금강경 제 23 정심행선분 ( 淨心行善分 ) 를 < 두층위 > 로번역해보았다. 復次須菩提, 是法平等無有高下, 是名阿縟多羅三邈三菩提. 以無我無人無衆 生無壽者, 修一切善法, 則得阿縟多羅三邈三菩提. 須菩提, 所言善法者, 如來說 卽非善法, 是名善法. < 직역 > 또수보리야, 이법 ( 法 ) 은평등 ( 平等 ) 하여아래위가없으니, 이를일러아뇩다라 74 2016 년도장서각아카데미역사문화강좌
삼먁삼보리라고한다. 아상, 인상, 중생상수자상이없이, 일체 ( 一切 ) 의선법 ( 善法 ) 을닦으면즉,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얻는다. 수보리야, ( 지금 ) 말하는바선법은, 여래가 ( 이렇게 ) 말은하지만, ( 실은 ) 선법이아니다. 이를선법이라한다. < 의역 > 또수보리야, 객관적세계 ( 法 ) 는평등하니, 아래위나혹은선악의가치를매길수없다. 이소식을아는것이최고의지혜이다. 의식무의식적자아의점착과흔적을다지우고 깨끗한삶 을살아갈때, 그때최고의지혜가성취될것이다. 아, 잊지말아야할것은, 수보리야, 내가지금 깨끗한삶 이라말한것은자아에물든더러운삶으로부터벗어나라는뜻에서말한것이지, 실제로그런삶이자체적으로존재한다는뜻은천만아니다. 객관적세계에는더럽고깨끗한차별이없기때문이다. 가령, 반야심경 을다음과같이엽기적으로 번역 하는것은용납될것인가?...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是故空中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乃至無意識界,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無苦集滅道, 無智亦無得. 사리자야, 우리는사물과세계를두고, 태어난다거나사라진다고말할수없다. 그곳은깨끗하다거나더럽다는인간적흔적을덧붙일수도없고, 늘어난다거나줄어든다는세속적득실도운위할수없다. 자아의개입이근원적으로차단된곳이기에, 거기사람과자연은구분되지않으며, 주체와대상또한분리될수없고, 바라보는시선과거기잡히는풍경도둘이아니다. 어디그뿐인가. 인간에게는원초적무지가있다는것도생뚱맞고, 그것을제거해야한다는권유도쓸데없다. 늙고죽음의개념도없으니, 그늙고죽음을초월할수도없지않은가. 생로병사가도무지없는판에, 붓다가초월과해방의방법으로가르친네가지성스러운진리또한뜬금없는소리이다. 기억하라. 요컨대깨달음이란것도농담이니, 더구나그것을통해무엇인가를얻을것이라는기대는더더욱황당하다는것을... < 금강경언해 > 에담긴불교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