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철학특집 http://dx.doi.org/10.15750/chss.61.201608.001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 해석비판 * - 분별과진여개념을중심으로 *1)- 안성두 **2) 주제분류 동-서비교철학, 불교철학 주요어 유식, 관념론, 현상학, 진여, 의식, 능-소관계 요약문 유식사상은외적대상이란존재하지않고식내부에주-객의두측면이있다고주장한다는점에서흔히관념론이라고간주되어왔다. 본고는이런관념론적해석대신에유식이하나의급진적인사유비판으로해석될수있다는것을초기유식문헌에나타나는 분별 (vikalpa) 에대한시각과이러한분별을여읜 진여 (tathatā) 가함축하는문제점을고찰함에의해보여주고자했다. 먼저유식학에서분별작용의역할을보기위해 MAVBh나 TrBh에서등장하는 식의현현 또는 식전변 개념의의미를살펴보았다. 아비달마의 존재론적 관점에따라생각한다면, 대상으로서현현하는식 이란주장은분명외부대상의존재를부정한다고하는결론으로이끌것이며, 이는유식을관념론으로해석하는관점을강하게지지해줄것이다. 하지만궁극적실재를존재나비존재로파악하는것을넘어 불가언설 (anabhilāpya) 이라고보는 보살지 에이런관념론적해석이들어맞지는않을것이다. 이어유식학에서능-취의상관관계를떠난존재로서의진여가함축하는문제를논의했다. 초기불교이래 18계설에서보듯이식은현상학에서말하는지향성개념과유사하지만, 유식 * 이논문은 2014 년정부 ( 교육부 ) 의재원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NRF-2014S1A5A2A03064972). ** 서울대학교철학과
4 비교철학특집 은특히식 (vijñāna) 과대상이능취-소취의상관관계에있다는것을기본적출발점으로삼는다. 여기서능취-소취의방식에서소취란반드시존재론적의미에서외부대상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언어적, 개념적방식으로파악된대상으로해석될수있다. 그런데다만능취-소취의도식을통해서밖에이세계를이해할수없다면, 진여는과연어떤것이며, 또한그세계에대한이해가어떻게의식작용을통해나올수있겠는가하는점이문제가된다. 능-소를벗어난세계자체가어떻게의식작용과관련되는가를묻는현상학자의질문을다루면서, 유식에서의진여개념을후설이말하는 세계 (Welt) 또는 근원의식 (Urbewusstsein) 개념과관련시켜다루었다. 이를통해유식을의식이어떻게대상세계를구성해가는지를다루는설명체계로보면서, 그목적은이세계를취착의대상으로삼고자하는인간사유가가진근본적허구성을폭로하면서, 사유와언어작용이지닌은폐성을넘어, 있는그대로의진여의세계가노에시스-노에마의피안에있다는것을보여주는데있다고보았다. Ⅰ. 들어가는말 불교사상이초기부터심또는의식 (vijñāna) 의문제에일차적인관심을갖고있었으며, 이를계승한불교의주류전통이의식에대한분석을일차적인철학적과제로삼았다는것은재론할여지도없을것이다. 의식에대한논의는서양철학의용어로소위존재론과인식론의문제와밀접히관련되어있으며, 불교의주류전통에서도의식의분석이핵심과제의하나이기때문에서양철학과의비교연구는불교적관점의특징을파악하는데의미가있을것이다. 본고는이런문제의식하에서의식의분석을철학적작업의핵심에놓고있는현상학을대승의아비달마전통을이어받은유식학과관련시켜논의하고이해하기위해작성되었다. 두사고체계는주제뿐아니라학문적방법론에있어서도공유하는점이적지않지만동시에근본적인차이도간과할수없다는점이지적되고있는데, 이런공통점과차이점이비교연구의비옥한토양이될수있을것이라고생각된다. 서구에서양자에대한비교연구를처음으로진지하게시도한대표적인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5 현상학자는스위스출신의이소케른 (Iso Kern) 이다. 그는유식학연구를위해오랫동안중국에머물면서 성유식론 연구에몰두한후다시후설현상학해석에유식철학을접목시키는선구적업적을발표했다. 후설사후 50주년을맞이하여그에게헌정된논문 The Structure of Consciousness According to Xuanzang 에서케른은동서의역사적, 문화적차이에도불구하고현상학이유식학과인간사유의공통적구조를분석하고있다는데대해 Final Remark에서다음과같이감동적인어조로경의를표하고있다. 후설서거 50 년이되는이기회에나는이소론을그에게바치고싶다. 바라건대, 그가이소론을현상학적문제들은인간에게보편적인것이라는사실에대한증거로평가해주기를! 그리고과거의이질적인여러문화들의사유를생생하게소생시켜그들과대화하는길을열고있는그의철학적노작에대해서나는마음속에서우러나오는감사의뜻을표하고싶다. 1) 이논문은유럽에서현상학의의식분석과그이해를위해유식학의의식구조분석이얼마나중요하며, 또현상학과유식학이얼마나깊이사유구조의분석을위해유사한관점을발전시켜왔는지를세계학계에잘보여주었으며, 이후유럽과일본, 중국등지에서현상학을연구한학자들에의해유식학에대한관심과비교연구를촉발시키는데큰역할을했다. 그리고이들연구자들은현상학과유식학의사상구조상의유사성에대해케른과관점을공유하고있다고보인다. 예를들어현상학과유식의비교연구를수행한일본의시바하루히데 ( 司馬春英 ) 는 유식사상과현상학 ( 박인성역 2014) 에서케른의분석에서출발하면서현상학의용어로서유식학을이해하고자하며, 중국학자인니리앙캉 (Ni, Liangkang, 倪梁康 ) 은유식학과현상학의공통점과차이점을상세하게나열한후, 한걸음더나아가양자의비교연구를통한상호보완적연구를 consciousness-only phenomenology 2) 라고명명하고있다. 이들비교연구는의식분석의구조적비교를통해유식학과현상학의상호이해와이를통해의식의문제에대한이해를확장하고발전시키는데크게기여하고있다고말할수있다. 3) 1) Iso Kern 1988, p. 293; 시바하루히데 2014, pp. 107-8 에서재인용. 2) Ni 2010, p. 263.
6 비교철학특집 일본과중국에서진행된유식과현상학과의비교연구와발맞추어국내학계에서도 2000년대들어서서본격적으로유식사상과현상학을논의하는학자들이나타나기시작했다. 김형효, 박찬국, 권순홍, 정은해등은특히하이데거와불교사상과의관련성에주목하여연구를진행시켰다. 후설현상학과유식학의친연성에대해서일찍부터주목한윤명로는양자사이의관계에대해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유식론과현상학은, 문화적배경이서로다를뿐만아니라. 1500 여년의시대차이를가진두사상임에도불구하고, 인간의 의식 을철학적시각에서내성적으로분석 기술하고있는점에서궤를같이하고있다. 의식과세계와의상관관계내지인식관계및이에수반되는다양한부수관계등의분석적해명에있어서, 우리는양자사이에성립하는놀라운상호유사성을볼수가있다. 따라서우리는유식론에서의의식의해명을가지고현상학에서의이론전개의윤곽을그대로부각시켜낼수있으며, 이런의미에서불교는다름아닌 20 세기의엄밀한현상학적인식설을교리의바탕으로삼고있는종교라고불러도과언이아닐성싶다. 4) 위에서언급한이들연구자들의공통점은무엇보다서양철학을전공한학자들이란점이다. 따라서그들의비교연구는의도하건의도하지않았건간에하이데거나후설의관점에서본유식이라는한계가나타난다고생각된다. 물론이는비교연구의숙명과도같은불가피한현상일것이며, 오히려서양철학의안경을통해불교문헌이함축적으로제시하고있는논의에보다체계적으로접근할수있는길을발견할수있다고주장할여지도있을것이다. 그렇지만그들의작업에나타나는유식의핵심개념에대한이해는불교학자의관점에서볼때지나친단순화이거나또는개념자체에대한오해의산물처럼보일때가많으며, 따라서이런점에서유식의관점에서현상학과의비교연구는쌍방의사고의관련성과그차이를보다균형있게보여주는데도움이될것이다. 물론유식학의관점에서현상학과의비교연구는이와는다른오해를불러일으킬소지가크겠지만, 적어도후설의문 3) 국내및일본과대만에서의유식과현상학에대한대표적비교연구에대해서는본고의참고문헌및정은해 2015 참조. 4) 윤명로 2013, pp. 22-23.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7 제가유식학의문제와어떤점에서접점을찾을수있는지를파악하는데도움이될것이라생각된다. 유식학과현상학이철학분야에서의식에대한상이한두분석이라는전제하에서니리앙캉은양자의공통점과차이점그리고상호보충적인가능성을고려하고있다. 5) 그는비교연구를통해양자를서로보완할수있다는점을강조하면서현상학자는현상을연구할때직관을사용하지만유식은주석이나해석의형태로문헌연구에의존하는경향이있다고지적한다. 이런비교연구에서 현상학적자기반성은유식문헌의주장이난삽할경우도움이되며, 반면현상학적사색을진전시키기어려울경우유식문헌의풍부한전통은이를헤쳐나가게한다. 6) 다시말해불교학연구자에게문헌의모호함을현상학의분석을통해체계적으로이해할수있는여지를주며, 반대로현상학연구자들에게도다양한유식문헌에서제공된의식의심원한분석을통해그들의체험분석의맥락에서제기된문제들을해결하는데도움이될수있다는것이다. 7) 이제왜유식과현상학의비교연구가수행될필요가있는지조금은분명해졌을것이다. 본고에서는이문제를유식학이일종의불교적관념론이라는널리퍼진오해를비판하면서, 유식사상은오히려현상학적측면에서해 5) Ni 2010, pp. 259-265. Ni 에따르면유사한점은 (1) 자기반성에큰중점, (2) 해체와주 - 객분열, 노에시스 - 노에마개념을통해 appearance 와 being appeared 를표현했듯이, 유식은소취 - 능취개념을통해이를표현하는점, (3) 환원의방법, (4) 의식의구조에대한공통된관점을공유, (5) 객체성과객체성의행위사이에 founding-founded 관계를설정하는점이다. 차이점으로 (i) 유식학의종교적모티브, (ii) 초월적믿음은지성적정신, 재생과해탈, 업력, 업보등을포함해알라야식등에대한초월적믿음을요구하지만, 후설은이를거부한다는점, (iii) 현상학이의식을유일한실재하는존재자로간주하며또한 ( 반성의산물로서의 ) 초월적대상성을주체성속에귀속시키는반면, 유식학은의식조차궁극적인실재가아니라고주장하는점이다. 6) Ni 2010, p. 263. 7) 오해를피하기위해우리는유식학파의문헌에서제공된다양한의식의분석들이瑜伽師 (yogācāra) 라는단어가지시하듯이불교요가행을실천하던수행자들의직접적인경험, 정확히는명상경험을기술한내용으로이루어져있다는점을다시강조하고자한다. 이런명상경험속에서어떤실체적행위자 (agent) 대신에찰나적인경험의흐름이문제되고있으며, 그경험속에서파악되는것과파악하는의식작용사이의관계가일상적의식작용의본질로서문제되는것이다. 우리는이런기술들이기본적으로 descriptive 한면과 explanative 한면을같이보여준다고생각한다.
8 비교철학특집 석될때보다잘이해될수있을것이라고하는점에서시작하고자한다. 8) 사실이문제는앞에서언급한여러저자들에의해서도다루어진것이기때문에특별한주장이아니라고생각할지도모른다. 그렇지만본고의차이점은취급한문헌과주제의명료함에있다. 문헌과관련해서체계화를지향한 성유식론 보다는경험의기술에초점을맞춘초기유식논서의설명에집중할것이며, 또한주제와관련해서는능-소의상관관계와이를벗어난眞如 (tathatā) 가함축하는문제를중점적으로다룰것이다. Ⅱ. 유식에대한관념론적해석의타당성 유식사상은 유식무경唯識無境 을설하려는것이다. 슈미트하우젠의설명에따르면그의미는 유식사상이란전통적으로심 / 식이그것의외부에있는어떤것도지각하지못하고대상에대한자체의이미지만을인식한다는인식론적입장을옹호하는것으로, 또한식, 또는보다정확히말해, 여러종류의심 (citta) 과심소 (caitta) 과독립한어떤물질적존재도없다는존재론적입장을설하는것으로이해되어왔다. 9) 그런데 외부대상은존재하지않고, 단지식뿐 ( 唯識無境 ) 이라는이주장이언뜻불교적관념론의선언으로이해 / 오해될소지가많을것이다. 설사 유식 에대응하는산스크리트어가 vijñapti-mātra이지 vijñāna-mātra가아니라는것을염두에두더라도 유식이십론 이말하듯이 vijñāna와 vijñapti 가동의어라고한다면, 10) 단지대상을인식하는 vijñāna만이존재할뿐그대상은존재하지않는다는주장으로받아들일개연성이크기때문이다. 그리고실제이런식의오해가불교비판자에의해서뿐아니라 11) 인도불교 8) 이때우리는후설의초월론적현상학이관념론적성격을지니고있다는비판을만나게되지만, 여기서는관념론에도여러층위가있다는이남인 2004, pp. 518-543 의지적을참조하면충분할것이다. 9) Schmithausen 2005, p. 9. 10) Viṃśatikā 3,3 에서다른유식문헌에서동의어로간주된 citta, manas, vijñāna 외에 vijñapti 가동의어로덧붙여지고있다. 11) 이에대해서는 Schmithausen 2005, p. 9, fn.4 를보라. 이에따르면 Śaṅkara 는유식을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9 내에서도널리퍼져있었다는것은진제의 전식론 등에서이런오해를지목하여유식의의미를확인하고있는사실에서도드러날것이다. 12) 그렇지만이런오해에의거하여유식을대상의존재성은부정하지만식의존재성을주장하는학설이라고간주할수는없다. 왜냐하면유식이란대상의비존재뿐아니라그것을의식하는의식작용의실재성도부정하고있는입장이기때문이다. 이런오해는대상이의식에의해구성되고있다는유식의설명을절대적관념론 (absolute idealism) 으로해석하는콘즈 (E. Conze) 등의현대연구자들에게도나타나고있다. 13) 반면우에다 ( 上田義文 ) 는초기유식과 성유식론 에서설해진유식사상을구분하면서본래의유식은관념론이아니었지만 성유식론 이래이를관념론으로해석했다고주장하면서古唯識과신유식의차이를나누기도하지만관념론이라는잣대로유식학을보려는것은마찬가지다. 이에대해 성유식론 을중심으로유식사상을연구했던루스트하우스 (Dan Lusthaus) 는 인식론적관념론자가비판적실재론자일수도있다는점에서 Yogācāra는그의주장의목적이존재론적이론을제기하지않는다는전제하에서인식론적관념론자로생각될수있을것 14) 이라고주장하면서, 유식사상은관념론이아니라오히려현상학의관점에더근접해있으며, 이를 Buddhist phenomenology로부르고있다. 그는유식에대한관념론적해석의오류를지적하기위해 3종의관념론의형태를구분한다. 식의존재성만을주장하는자 (vijñānāstitva-mātra-vādinaḥ) 또는 식이라는유일한온을 [ 설하는 ] 논의 (vijñānaika-skandha-vādaḥ) 라고비판하고있다. 12) 轉識論 (T31: 61c15-19): 問遣境在識乃可稱唯識義, 既境識俱遣何識可成. 答立唯識乃一往遣境留心卒終為論. 遣境為欲空心, 是其正意. 是故境識俱泯, 是其義成. 此境識俱泯即是實性. ( 문 : 대상은제거했지만식은존재한다면이것을유식의의미라고부를수는없는가? 이미대상과식이모두제거되었다면어떻게 [ 그것이 ] 성취되었음을알겠는가? 답 : 유식의의미를확립함에있어대상을제거하고심을존속시키는것이라는주장도있다. 대상을제거함은심을비우려는것으로이것이바른해석이다. 그러므로경식구민이유식의의미로성립한다.) 13) Conze, Buddhist Thought in India. p. 251ff. 참조. 또한 Chatterjee, The Yogācāra Idealism. Delhi 1972, p. 24 참조. 14) Lusthaus 2002, p. 536.
10 비교철학특집 1) 형이상학적관념론 : 심적또는비물질적실체나힘이모든존재자를창출한다. 2) 인식론적관념론 : 생각될수있는모든것의궁극적근거는인식주관이며, 이주관적자아는인식론적으로환원될수없는요소이다. 3) 비판적인식론적관념론 : 세계가심에의해구성된다고주장하지는않지만우리의심적세계구성또는세계해석을세계와구별하는것은불가능하며, 그런한에서인식자가세계경험을구성한다는것을승인하고또한그것을주장한다. 15) 루스트하우스는이들세형태의관념론과유식의차이점을다음과같이요약한다. 유식의주장은우주적마음이세계를창조한다고주장하는것이아니라는점에서형이상학적관념론이아니며, 또한유식의의도는자아관념의미혹으로이끄는모든인지적조건을해체하는것이기에환원될수없는인식주관의실재성을주장하는인식론적관념론도아니라고주장한다. 세번째우리가생각하고정립하는모든것이의식내부에서일어난다고주장하는점에서유식의사고는칸트나후설, 메를로퐁티와같이비판적인식론적관념론의형태와유사하지만, 의식자체가궁극적으로실재한다거나유일한실재라고주장하지않는다는점에서차이가난다고지적하고있다. 그러면서유식사상의주요한술어인 유식vijñaptimātra 개념은식만이존재한다는것이아니라우리자신을넘어서려는모든시도는단지식의투사projection에지나지않는다는것을보여주는것이라고말한다. 여기서유식개념은존재론적함축성을가진것이아니라왜우리가그런입장에빠지게되는가를해명하려는인지적인경고로서다루어지고있다. 16) 시바하루히데는이런루스트하우스의주장을다시정리하면서유식이현상학과유사한이유를다섯가지항목으로제시하고있는데, 17) 그중에서특히필자에게중요하다고생각되는것은첫번째와두번째지적이다. 15) Lusthaus 2002, p. 5. 16) Lusthaus 2002. pp. 5-6. 17) 시바하루히데 2014, pp. 44-60 가제시하는다섯가지논점은 (1) 유식에대한관념론적해석과그오류 (2) 존재론적침묵과대치 (3) 質 (4) 色 (5) 식의유소득과무소득이다.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11 그는유식설의의도는인식론적관념론의근저에도사리고있는존재론적집착을예리하게드러내보이는데있다고본다. 인식론적입장은명시적으로존재론을표방하지는않지만그만큼취착함, 즉知가세계를사유화하려는동기를보다공고히나타내고있다. 유식학파의관심은왜우리가그러한여러입장들을만들어내고그것을고집하는지를해명하는것이다. 18) 왜존재론을통해세계를범주화시키면안되는가? 왜냐하면시바에따르면존재론이란결국법집을숨기고있는인식론적구축물에지나지않기때문이다. 유식학파는존재론적주장의타당성을문제로삼는대목을제외하고는결코존재론적주장을행하지않는다. 不離識 이란유식사상에있어서현상학적환원을의미하고있다. 유식학파에있어서는모든것이존재론적관여를차단한현상성으로환원된다. 유식 도예외일수없다. 여기서유식이나무위법, 진여등도예외일수없다는것은앞절에서서술했다. 성유식론은무위법이나진여조차도가시설이라고명기한다. 그런데假가實의반대개념임을고려한다면, 이것은진여가실로서는없다는것을의미하는것인가? 실이유를함의해서존재론에말려드는두려움이있는한에서는그렇다. 그러나이는정확히말해바르지않다. 유식중도는 실 과 가 의대립에있어서한쪽극을부정하면곧바로다른극으로비약하게되는것이아니라는것을가르쳐준다. 진여는확실히가시설이지만조금도실효가없다는것을의미하지않는다. 그것은가시설이기때문에방편으로서존재론적집착에대한대치의의의를갖는것이다. 19) 위의글에서진여에대한마지막언급을제외하면, 시바의통찰은왜유식학이존재론이나인식론과같은서양철학의용어로해석되어서는안되며오히려존재에대해언어적집착을경계하는것으로보아야하는지를잘보여주고있다고생각된다. 이렇게볼때, 유식을기본적으로관념론적방식의설명으로서받아들일필요가없게될것이다. 왜냐하면유식이근본적으로무아설에입각한이상아트만과같은우주적심을인정하지않을것이며, 또한식이란인식대상과짝을이루는요소라고간주되는한, 그것에버 18) 시바하루히데 2014, p. 47. 19) 시바하루히데 2014, pp. 48-49.
12 비교철학특집 클리와같이환원불가능한실체성을부여하는이론일수도없을것이기때문이다. 유식이관념론이아니라현상학과가깝다고보는루스트하우스의주장은유식이란모든것이식의투사에지나지않기때문일것이지만, 시바는여기서한걸음더나아가일체법에대한존재론적파악이란법집에서나온것이며, 이는언어적방식으로대상의실체화가수행되고있기때문이라고본다. 성유식론 을인용해서무위법이나진여등의궁극적인것도단지언어적표현에지나지않으며, 그것은 존재론적집착에대한대치 로서의미를가진다고주장한다. 다시말해우리가존재론의범주에따라질문하는한, 궁극적인것이라간주되는진여조차도집착의대상으로추락하리라는것이다. 이런해석은분명 Tr 27-28에의해지지될수있을것이다. 왜냐하면올바른유식의이해는 이것이유식이다. (Tr 27ab) 라고하는지각조차도허용하지않으며, 식이대상을지각하지않을때, 바로그때유식성에안주한다. (Tr 28abc) 고말하기때문이다. 따라서본고에서는이런두가지문제, 즉한편에서는언설과심적투사의문제, 다른한편에서는이를넘어선진여가어떻게유식문헌에서논의되고있는가를살펴보겠다. 전자와관련해서는 보살지 < 진실의품 > 에서다루어진대상과분별과의관계를중심으로논의하면서분별에의한대상의산출이뜻하는바를분명히밝히고자한다. 그리고후자와관련해서는이런심적투사를벗어난실재가과연존재하는지의문제와그것을증득하는방법에대한유식학파의논의를다루고자한다. 진여의문제, 특히그것을증득하는방법에대한논의는어떤면에서종교의영역처럼보이고현상학적기술과무관한것처럼보이지만, 이에대한논구가없다면현상학의중요한부분은전혀해명되지않은채남아있게될것이다.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13 Ⅲ. 의식작용과의식대상의관계에대한유식문헌의해석 불교의주류전통이인식과인식대상사이의관계에대해깊은관심을갖고있었다는것은이미앞에서도언급했다. 이문제는서양철학에서전통적으로인식론과존재론의영역으로논의되어온것이지만, 불교에서도초기불교이래인식의성립에대한문제로서 12처나 18계의교설을통해가장중요한교설로서의지위를차지하고있다. 12처는인식이생겨나는방식을내6처라는내적감각영역과외6처라는외적감각대상의상관관계를통해설명하려는것이며, 18계는 6종의감각 지각이각기감각능력과감각대상에의거해서일어난다고하는설명이다. 예를들어시각적인식인안식은안근이라는시각능력과색깔이나형태등의시각대상 (= 色 ) 에의거해서생겨난다는교설이다. 이교설은전통적으로개아에게어떤지속적이고불변하는요소도없다는무아의교설을보여주는것으로서간주되고있지만, 여기서주목해야할점은 12처와 18계가 일체 (sarva) 라고규정되고있다는사실이다. 다시말해 18계설을예로들면 18계란인식이대상에의존하고있다는것, 또그인식이필히지각능력에의존하고있다는사실을보여주는것으로서, 그것을전체라고할때이는초기불교에서조차외부대상이의식과독립된것으로설정되고있기보다는의식과의상관관계속에서파악되고설명되고있음을보여주는것이다. 이 18계의교설과관련하여아비달마와대승불교에서는각기다른방식으로의식대상과의식의관계를해석하고있다는점에서이들학파들은모두초기불교의인식론적, 존재론적관심을계승하고있다고말할수있을것이지만, 특히유식과현상학을비교하려는본고의관심에서이교설은다음과같은핵심적의미를지니고있다는점을언급하고싶다. 첫째, 식이대상에의존해생겨난다는설명에대해유부는식이생겨나기위해서는반드시외부대상이필요하다는것이라고해석한다. 이런해석은유부가실재론적관점을취한이유를보여주는것이지만, 이런식의대상의존성은반드시유부적관점에따라대상이의식외부에존재한다고전
14 비교철학특집 제하지않고도설명될수있다는점이다. 다시말해이는무엇에대한의식이라는지향성개념의맥락에서이해될수도있다는것이다. 지향성개념이현상학에서핵심적위치를차지하고있다는것은재론할여지도없겠지만, 유식에있어서도식이대상의존적이라는것, 즉식은항시그대상을갖고있다는것은식의본성에속하는것이다. 그런의미에서 18계를 일체 (sarva) 라고하는관용적표현의의미도재고할필요가있을것이다. 보통 18계를일체라고할때 18계설에는유위뿐아니라무위등도포함되어있기때문이라고해석하지만, 여기서전체라는의미를그것과나란히또는그것의바깥에는아무것도없다는방식으로이해할소지가있기때문이다. 단적으로전체라고할때거기에그것과독립해있는 외부 란가능하지않을것이다. 둘째, 식이대상에의존할뿐아니라역시생명체의감각기능 ( 根, indriya) 에의존하고있다는설명은주목할가치가있다. 오늘날생물학의발전으로인해이견해는이제상식이되었지만, 어떤종류의생명체의인지는그의종에속한감각능력에따라구조화되어있다는통찰이식이근에의존해있다는방식으로표현되어있는것이다. 20) 이는후대유식에서 一水四見 의비유를통해설명되는것이지만, 의식에있어서감각기능의역할에대한통찰은신체성의중요성이나체화된의식내지후설의키네스테제Kinesthese를연상시키는것이다. 21) 18계의도식이보여주듯이의식은의식대상과불가분적으로묶여져있으며, 그인지적상호작용의영역 ( 界 ) 을떠나독립적으로존재할수있는것이아니다. 필자는유식학의핵심주장인 유식무경唯識無境 이바로이러한 18계설의재해석을통해도출될수있을것이라고생각된다. 유식은의식과대상의관계를보다의식작용의측면에서能取 grāhaka- 所取 grāhya 22) 20) 이에대해서는 마음과철학 불교편 ( 서울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서문참조. 21) 현상학에서신체성에대한관심은메를로퐁티에의해본격적으로논의되고있지만, 이미후설의키네스테제개념에의해서도표현되고있다. 키네스테제개념을유식학의有根身개념과관련시킨연구는시바하루히데 2015, pp. 173ff. 참조. 22) 이표현은 중변분별론 을따른것이지만, 보다아비달마적색채가짙은 성문지 나 대승아비달마집론 에서는能緣 ālambaka- 所緣 ālambya 관계로표현되기도한다. 사성제의맥락에서이용어의사용에대해서는슈미트하우젠 2006, pp. 150-152 을보라.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15 라는용어로표현한다. 현상학의용어로말하면노에시스-노에마 (noesis-noema) 상관관계가될것이다. 후설에게이관계가지향성으로서의식의본성인것처럼유식에있어서도능취-소취관계는일상적의식과대상의상관관계를나타내는것이다. 이하에서는 중변분별론 에따라능-소관계를설명해보기로하자. 중변분별론 에서일상의식은 虛妄分別 (abhūta-parikalpa) 로규정되며, 다시능취-소취의분별이라고규정된다. 23) 허망분별이란분별작용 (parikalpa) 이본래적으로실재하지않는다 (abhūta) 는의미이지만, 여기서 abhūta의의미에대해주의할필요가있다. 그것은비존재라는뜻은아니라, 그렇게현현한것으로현상적으로존재한다고할수있지만그런현현은궁극적으로실재한다고말할수없다는것이다. 중변분별론 은이러한분별작용이가진 존재하는것도아니지만존재하지않는것도아닌 ( 非有而非不有 ) 성격을바로일상의식 ( 분별, vikalpa) 의특징이라고간주하며, 이를 허망분별 이란고유한술어로표현하는것이다. 다른유식문헌에서는이를 迷亂 (bhrānti) 24) 개념으로나타낸다. 그런데일상의식이란능취-소취로서의분별이라는정의는유식이관념론인가아닌가의맥락에서우리를보다중요한논의로인도한다. 중변분별론 은허망분별의自相을설명하는게송 (MAV I.3) 에서 식 (vijñāna) 이대상 (artha) 과중생 (satva), 자아 (ātman) 와표상 (vijñapti) 으로현현 (pratibhāsa) 해서생겨난다 25) 고설한다. 이에대한 MAVBh 18,23-26의주석에따르면 대상으로서의현현이란색등으로현현하는것이고, 중생으로서의현현이란자타의상속속에서 5근으로서현현하는것이며, 자아로서의현현이란염오의이고, 표상으로서의현현이란 6식이다. 여기서현현이라고번역한 pratibhāsa는 MAV I.3의게송에대한진제역이나현장역에서종종 < 似 > 자를붙여번역된말로서 식이대상등과유사하게생겨난다 26) 로풀이되 23) MAVBh 18,1: tatrābhūtaparikalpo grāhya-grāhaka-vikalpaḥ/. MAV I.7cd 에서 허망분별은삼계에속하는심과심소 로설해지기때문에이는곧 vikalpa 를가리킬것이다. 24) MAVBh 19,8 에서도이런허망분별을迷亂 (bhrānti) 로표현하고있다. bhrānti 에대한상세한설명은안성두 2014, pp. 340-342 참조. 25) MAV I.3: artha-satvātma-vijñapti-pratibhāsam prajāyate/ vijñānaṃ
16 비교철학특집 고있다. 유식삼십송 의첫게송에서 자아와법의가설이識의轉變과관련하여다양하게생겨난다. 27) 라고설할때, 식의전변도이와비슷한의미일것이다. 식의현현이든아니면식의전변이든간에, 이는대상으로서현현하는것이식내부의사건일뿐이라는것을보여주는것으로서, 우리는여기서대상으로서의현현의문제가대상이외부에존재하는것을부정하는데있는지, 아니면그것이의식과분리되어서는존재할수없다는측면에놓여있는지를구별해야할것이다. 아비달마의 존재론적 관점에따라생각한다면, 대상으로서현현하는식 이란주장은분명외부대상의존재를부정한다고하는결론으로이끌것이다. 이런이해는유식을관념론으로해석하는관점을강하게지지해주는것으로서, 또한유식내부에서도찾아볼수있는관점일것이다. 그렇지만필자는후자의해석도가능할것이며, 오히려이관점이초기유식문헌인 보살지 의본래입장은아닐까라는생각을갖고있다. 왜냐하면 보살지 는궁극적실재는 불가언설 (anabhilāpya) 이라고보는관점에서 28) 그것을존재나비존재로간주하는태도자체를문제삼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 다시말해불가언설의관점에서본다면실재에대한긍정적언명이든아니면부정적언명이든모두상주론과단멸론의함정에떨어지게되는것으로존재론적집착에서벗어나지못하는것이다. 이렇게본다면우리는어떤점에서유식학이외부존재에대한유부의긍정적정립이나경량부의부정적정립을모두비판했는지를이해할수있다. 즉유부가식과대상의관계에대한논의에서인식이성립하기위해서는인식대상이의식외부에존재해야만한다고보는것이나또는경량부가 26) 중변분별론 (T31: 451b7) 塵根我及識本識生似彼, 변중변론 (T31: 464c9) 識生變似義有情我及了. 여기서似또는變似로번역된 pratibhāsa 의유식문헌에서의용례에대해서는 Schmithausen 1987, fn. 763 참조. 27) Tr 1abc: ātmadharmopacāro hi vividho yaḥ pravartate/ vijñānapariṇāme sau. 28) 보살지 < 진실의품 > 에서최종적인진실로서법무아로특징지어지는진여를인식하기위해불가언설로서의사태 (vastu) 가제시되고있고, 이를통해비로소상주론과단멸론의두존재론적극단으로부터벗어난다고설해지고있다. 우리는 vastu 가불가언설이라고규정되는한에서그것을어떤존재론적 근거 내지 토대 로간주해서는안되며, 단지그것이모든언어적방식의파악을넘어선것을가리키는것이라고생각한다.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17 최초의대상경험과그것에대한개념적인식의시간적갭에의거하여외부대상의존재없이는식의성립이불가능하기때문에대상존재는추론에의해확인될수있다고하는입장은비록두학파의관점차이를감안하더라도양자모두존재론적방식으로이문제에접근하고있음을보여주는것이다. 하지만유식은위에서언급했듯이인식대상에대한유-무의파악을양변으로간주함에아비달마철학처럼존재론적방식으로해명하려는것이아니라, 이런이해자체를분별의영역으로돌림에의해해결하려는것이다. 유-무라는파악자체가분별에지나지않는것이다. 분별이우리의사유작용 (= 분별 ) 이라고할때, 이는유-무라는사유를통해우리는기본적으로세계를취착의대상으로삼으려한다는것을말하는것이다. 나아가사유가의거하고있는것이개념과언어이기때문에유식학은언어활동에의거해서세계에대한취착화가어떻게이루어지는가를보여주려는것이다. 여기서우리는의식작용 (= 분별 ) 에의해모든세간 (loka) 이생성된다고설하는 보살지 29) 의구절에의거해서마치식이有情世間을포함해器世間을창출한다는일종의주관적관념론으로해석하고자할수도있다. 기세간에산하대지등이포함되어있기에이는자연세계가주관적의식에의해산출된다고이해되기쉬우며, 사실업설의맥락에서그렇게이해될소지도없지않을것이다. 그렇지만이런해석은 心外無物 이라는대승적관념과거리가있다. 유식이관념론이라는주장에대해시바는다음과같이해석한다. 유식론은심이물리적세계를산출한다는것따위를말하는것이아니다. 이것은 질 즉휠레 ( 질료 ) 가내실적내재로서인정되고있었다는것을상기하면분명하다. 심은물리적세계를창출하거나하지않는다. 그러나심은이마주침을그대로보는것은가능하지않으며, 곧바로해석적범주에휘말려들어서그렇게해석된것을세계로잘못보는것이다. 따라서 외경 의부정은유식론이관념론이라는증거를보여주는것이아니라, 반대로관념론적해석에서탈각하는것을목표로한다는것을보여주고있다. 외경의뿌리는外想이며관념적해석이기때문에비판되는것이다. 30) 29) BoBh 35,11f.+37,21f. 를보라. 30) 시바하루히데 2014, pp. 55-56.
18 비교철학특집 반면유식의입장을이와같이개념과언어에의거해서해석하는태도에대한비판으로이해하는것은, 앞에서보았듯이 중변분별론 이나 유식삼십송 에서심과대상과의관계를 식의현현 이나 식의변화 (vijñāna-pariṇāma) 로설명하고있는것과도상통한다고보인다. 그것은언어에의존해서수행되고있는 분별 (vikalpa) 이라는사유작용에대한불교의비판으로이해하는것이타당할것이다. 우리는이러한점을 보살지 < 진실의품 > 의후반부에서 4종尋思 (paryeṣaṇā) 와 4종如實遍知 (yathābhūta-parijñā) 를논의하는데에서분명히발견할수있다. 31) 4종심사란명칭에대한심사 (nāma-paryeṣaṇā) 와사태에대한심사 (vastu-paryeṣaṇā), 고유한성질 ( 자성 ) 로가설된것에대한심사 (svabhāva-prajñapti-paryeṣaṇā) 와차별로가설된것에대한심사 (viśeṣa-prajñapti-paryeṣaṇā) 이다. 여기서명칭과사태는지시사와그지시사가지시하는대상으로서양자의결합관계는 < 진실의품 > 에서임의적인것으로설명되었다. 반면가설이란명칭과사태가임의적으로결합된것을다시언설로표현하는것이다. 그런데이들 4종심사에대한설명에서주목되는것은모두 일뿐(-mātra, 唯 ) 이라는한정사로표시된다는점이다. 예를들어 명칭에대한심사는보살이명칭에대하여 다만명칭일뿐 이라고보는것 처럼, 각기다른심사에대해서도 X 에대해각기 X-mātra 라고심사하는것이다. 이와같이한정사 mātra의기능은존재자를구성하는여러요소들중에서 X를제외한다른요소를배제하는데있다. 이런관찰을통해존재자를구성하는명칭이나사태, 양자의결합관계에대한표시등이모두임의적인것으로명백히확인하는것이 4종심사의목적일것이다. 그런데이런 심사 의방식은현상학에서즐겨사용하는에포케나 현상학적환원 의방식과매우유사한기능을하는것으로보인다. 현상학적환원이자연적으로받아들였던타당성을괄호치고그것이나타나는측면자체에만주의집중함으로써다른요소가그것과필연적연관관계를갖고있 31) 4 종심사와여실변지에대한설명은 < 진실의품 >(BoBh 36,12ff.) 외에도 보살지 < 住品 >(BoBh 239,12ff.) 이나 섭대승론 (MSg III.7) 에서발견되기때문에초기유식에서중요시되었음을알수있다.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19 음을배제하는것처럼말이다. 후설은환원적방법이일종의종교적개종과같은작용도하고있다고말하는데, 환원이가진이런구제론적역할은유식학에서 4종심사에뒤따르는 4종여실변지에의해수행된다. 4종여실변지란앞에서수행된 4종심사를존재자를구성하는요소들의상호연관속에서다시여실하게인식하는것이며, 이것이구제론적인작용을하는이유는명칭과사태사이의임의적연관관계에대한통찰로이끌며, 이를통해그것들에대한집착으로부터벗어날수있기때문이다. 이상에서우리는언어와대상의우연적결합관계에대한통찰이유식을증득하기위한수행도의핵심적위치를차지하고있음을보게된다. 그것은결코모든것을심으로존재론적으로환원시키려는태도가아니며, 또한심이외에어떤것도존재하지않는다는주장이아니다. 그것은우리가의식하는모든것이심의활동을떠나서는독립적으로 존재 할수없다는주장이지만, 그것을존재론적으로설명하기보다는언어와분별작용과관련해설명하려는시도인것이다. 왜냐하면우리가어떤것의 있음 과 없음 을문제삼는순간우리의인식은어떤것을다시유-무의이원적대립항의방식으로상정하고이해하는것이지만, 이는결국언어와분별에의한파악에지나지않을것이기때문이다. 여기서우리는 < 진실의품 > 이강조한사태의불가언설성이어떤의미를지니는가를보게된다. < 진실의품 > 은 4종여실변지를설명한후에그것의역할을다음과같이요약하고있다. 범부들의이여덟가지삿된분별 (vikalpa) 은세가지사태 (vastu) 를낳고세간을산출하는것인데, 그것은이네가지여실변지의결핍, 즉함께모이지않음에서발생한다. 그리고그삿된분별로부터잡염이, 잡염으로부터생사의유전이, 생사의유전으로부터생사에수반되는생 노 병 사등의苦가발생한다. 그리고네가지여실변지에의지한후보살에의해여덟가지분별이완전히인식되었을때, 현재에그것을바르게완전히인식했기때문에, 미래에그것의근거이고, 그것의인식대상이며, 희론 (prapañca) 에속한사태의출현이없게된다. 그것이생하지않았기때문에즉출현하지않았기때문에, 그것을인식대상으로하는분별도미래에출현하지않게된다. 이와같이그사태를가진분별의소멸이야말로모든희론의소멸이라고알아야한다. 그리고이와같은희론의소멸이보살에게있어대승의반열반이라고알아야한다. 32)
20 비교철학특집 위의설명에서 여덟가지삿된분별이세가지사태를낳고세간을산출한다 는주장이결코주관적관념론에서처럼의식에의해세계가존재론적으로산출됨을뜻하는것이아니라는것은사태 (vastu) 가사물이나물건이아니라 (i) 분별에의거한희론, (ii) [ 유신 ] 견과아만, 그리고 (iii) 탐 진 치를가리키고있다는데에서도분명할것이다. 그리고이들세가지사태가여실변지의결핍에의해서일어난다고한다면, 이는분별에의거하여세계를능-소의대립항으로파악하는희론과자아의식, 그리고이에따른욕망으로분칠된세간이의식에현현한다는것에다름아니다. 이와같이유식의기본적관점은대상의유-무를존재론적으로문제삼으면서이에따라대상의비존재를관념론적으로설명하는데있는것이아니라우리의일상적의식은언어와분별작용에의해만들어진관념상에따라세계를파악하는것에지나지않는것임을말하려는것이라고보인다. 만일모든것이분별된것에지나지않는다면, 이제우리는이런관념상에의해오염되지않은근원적세계가과연존재하는가하고묻지않을수없다. 비록그것이불가언설성의규정에따라언설화될수는없다고해도그런근원적경험의성립가능성을인정해야한다면그것은존재자의차원이아닌존재론적의미에서있어야하는것이아닐까? 그렇지않다면우리가직면하는불가언설성의끝에는허무의심연만이기다리는것이아닌가? 이런의문은우리를 진여 (tathatā) 의문제로이끈다. Ⅳ. 진여개념 앞에서우리는식 (vijñāna) 과대상이능취-소취의상관관계에있다는것을유식학의기본적출발점으로받아들였다. 여기서능취-소취의방식에따른설명에서소취는반드시존재론적의미에서외부대상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언어적, 개념적방식으로파악된대상으로해석될수있다는점을보여주었다. 다시말해, 유부나경량부의사유방식대로식의외부에인 32) BoBh 37,21-38,4. 안성두 ( 역 ) 2015, pp. 98-99.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21 식대상이있는지의여부를묻는것이아니라우리의일상적사유가언어에본질적으로의존하고있다는사실을지적하는것이며, 그런한에서소취란언어화된방식으로파악된대상일뿐이다. 유식은이런언어적방식의이해를 분별지 로, 반면능취-소취를떠난이해를 출세간지 또는 무분별지 라고부른다. 출세간지란세간에서통용되는언어나개념에의한왜곡작용을떠난여실한인식을말할것이며, 무분별지란분별, 즉사유를통해대상과의식작용을구별시키는지향성이작동하지않는그런인식을가리킬것이다. 그런데앞에서지적했듯이우리가다만능취-소취의도식을통해서밖에이세계를이해할수없다면, 능-소를벗어난세계자체는과연어떤것이며, 또한그세계에대한이해가어떻게의식작용을통해나올수있겠는가하는문제이다. 왜냐하면그세계는의식의지향작용을초월해있겠지만, 그럼에도그것에도달하는방법은의식을통한길이외에는또한없을것이기때문이다. 여기서능-소를벗어난세계가진여에해당될것이다. < 진실의품 > 은능-소의체험을가능케하는것으로서그체험이전에있어야만하는근원존재를眞如 (tathatā) 로부르면서, 진여는불가언설성을본질로한다고설한다. 그렇지만진여의인식은 존재하는사태뿐인것과사태뿐인것에대해가설뿐인것을 [ 여실하게인식하고 ] 비실재를실재시하지않음 33) 에의해가능하다. 비록진여가모든유-무의존재를초월하고있다는점에서진여자체를언설화하거나또는교설화하는것을거부하고있지만, 진여가현상의본질로서, 유식의용어로말하면제법의법성으로서, 능-소의파악이전에있어야만하는어떤것으로서 현전 하고있음을인정한다는점에서유식학은결코관념론으로해석될수없는것이다. 현상의본질을진여로부를때, 혹자는이런 본질 개념에대한대승일반의오랜부정적태도에의거하여이를하나의실재론적정립과비슷한것으로연상할지도모른다. 하지만여기서 본질 또는법성이란개념은유부의 자성 (svabhāva) 개념처럼어떤법을바로그것으로인식하게끔하는고유한성질이란의미를가진것이아니다. 법성이란법의현상적존재성을부정함에의해드러나는어떤것으로서묘사되고있다. 중변분별론 은이 33) BoBh 32,18-19. 안성두 ( 역 ) 2015, p. 89.
22 비교철학특집 를 소취와능취양자는비존재하며, 그비존재의존재성이공성의특징 (MAVBh 22,24-23,1) 이라고설명함으로써이관계를보여준다. 우리는후설이 본질 (Wesen) 개념을법성과유사한방식으로이해하고있음을보게된다. 후설은현상학적환원의의미를물으면서, 본질이기존철학과다른의미를가지고있다고주장한다. 그것은어떤사물이가진내적본성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현상학적환원을거친후에남아있는 어떤것 을가리킨다. 34) 그런점에서후설의 본질 개념은사성제를제법의 공통된특징 ( 共相, sāmānya-lakṣaṇa) 이라고부르는것과비슷한맥락에서나왔음을보여준다. 여기서共相이란후대디그나가 (Dignāga) 가말하듯이개념적인식대상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 개개의존재자의고통스런경험의바탕에놓인, 그다양한고통이함축하는공통된모습이란의미에서이해되어야한다. 이런의미에서공상은정념등을통해일상경험의산란함을괄호속에묶었을때비로소드러난다는의미이다. 불교적관점에서사성제는현존재의고통을떠나인식될수도없지만, 그것을개별적인현존재의고통과동일한인식론적방식으로획득되어지는것도아니다. 중변분별론 등에서고제등의진여가 7종진여에포함되는것도이런맥락일것이다. 유식은이러한법과법성의관계를 非一非異 라고표현한다. 그의미는법과그것의共相은 [ 존재론적측면에서 ] 다른것이아니기때문에非二이며, 또한 [ 인식론적측면에서 ] 동일한것도아니기때문에非一이라는것이다. 35) 34) 이남인 (2006, p. 54) 은후설의 Wesen 개념이 개별사물들과엄격히구별되는것이면서동시에그것들의존재근거및인식근거가되는것이기때문에플라톤의이데아와유사하다 고지적한다. Wesen 개념에대한보다상세한논의는이남인 2006, I.5 < 본질직관혹은형상적환원 > 을참조. 35) 이것은예를들어 해심밀경 (SNS III) 의주제이다. 이런 非一非異 의의미에대한 Tr 22ab 및 TrBh 124,15-21 의전형적설명 : 법성은제법과다르지도않고다르지않은것도아니라는것은타당하다. 원성실성은의타기성의법성이다. 따라서의타기성으로부터원성실성은다르지도않고다르지않은것도아니라고알아야한다. 왜냐하면만일원성실성이의타기와다르다면그럴경우의타기는변계소집성의공이되어야할것이다. 또는다르지않다면그럴경우도원성실성은의타기처럼잡염을자체로하기때문에청정한것을대상으로갖지않을것이며, 또의타기성은잡염을자체로하는것이아니게될것이다. 왜냐하면원성실성과다르지않기때문에원성실성과같게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23 이러한설명은결국유-무에대한존재론적해명이나또는그것에대한인식론적접근이대승의관점에서결국우리의사유나사유가의거하는언어에의거하고있기때문에그타당성이온전히인정될수없음을보여주는것이다. < 진실의품 > 이진여의존재성의문제를유-무의관점에대한비판을통해언설불가능성에귀속시키는것도결국사유와언어가가진은폐성의문제에초점이맞추어진다는것을보여주는것이다. 그런데이문제는다음과같은난점을함축하고있다. 만일진여가능취- 소취의대립성을떠난 어떤것 이라면, 그것이대체어떻게의식에의해포착될수있는가하는것이다. 만일모든것이의식과관련해서만다루어져야하는것이라면, 능취-소취의맥락을떠난진여를과연능취로서의의식이포착할수있기나한것인가의의문도생겨날것이다. 그렇지만식을떠나진여에접근하는것은불가능하기때문에이문제는어떤방식이든해결되어야만할것이다. 이제진여의성격을유식문헌과반야경을중심으로논의해보자. 1. 유식학에서의진여개념과그것의두측면진여를처음으로독립된장에서다루고있는 팔천송반야경 < 진여품 > 에서는진여는일체법의비지각 (anupalabdhi), 어떤것에도장애가없는것 (apratihata), 비교할수없는것 (apratima), 대항자가없는것 (aprati), 근거를여읜것 (apada), 무생 (anutpāda), 수행과정을떠난것 (apatha) 36) 으로정의되고있다. 여기서 비지각 (anupalabdhi) 이능-소관계를여읜진여의측면을잘보여주는용어일것이지만, 다른용어들도모두진여가전통적인아비달마의법상에서사용된유위법이가진변화와만들어짐의의미를부정하는것을보여준다. 그렇지만이정의는진여가유위법의범주에따라파악될수없음을보여주는것이지, 진여의측면이유위법과무관하다는것을설하는것은아니다. 그렇다면이는진여를유위법과무관한하나의추 될것이다. 36) Asta 153,2-7.
24 비교철학특집 상적원리로간주하는것이될것이며, 이는앞에서제법과제법의법성의관계에대한설명에서지적했듯이불교적관점이아닐것이다. 실제로 < 진여품 > 은위의정의의직후에인드라와수보리를등장시켜 수보리는여래로부터태어난자 의의미를논의하고있다. 이런주장의근거는수보리가 각각의법을공성과관련하여설하기때문이다. 이말의의도는아마도 apatha로서의마지막규정과관련하여진여가모든수행도를벗어나있다면붓다의궁극적상태에이르지못한수보리의진여는붓다의진여와달라야만할터이지만, 그럼에도수보리의진여와여래의진여가같은이유는수보리가여래로부터태어났기때문이라고이해하는것이다. 이에대한수보리의답은 수보리가여래로부터태어났다는의미는바로태어나지않았기때문이다. 수보리는여래의진여를따라서태어났다. 여래의진여가오고감이없는것처럼수보리의진여도오고감이없다. 이와같이수보리는여래의진여를따라서태어난것이다. 본래부터 (āditaḥ) 수보리는여래로부터태어났다. 37) 다시말해수보리의답은 apatha인이유를바로진여가 본래부터 모든법에게, 따라서수보리에게갖추어져있기때문이라고보는것이다. 이어지는글에서이를진여의불변성과不二性에서찾고있다. 이어경전은이러한불변성으로서의여래의진여가 3세의시간성속에서일어나는사건으로서이해되어서는안된다는것을명확히한다. 하지만이러한불변성으로만진여를설명한다면이는매우일면적인설명이될것이고, 또한어떻게그런불변성으로서의진여가의식의대상으로될수있겠는가하는자체적난제에직면하게될것이다. 따라서진여품은 수보리가여래를따라서태어났다 는의미를다른측면에서고찰하면서완전한여래의진여와수보리의진여가어떤면에서같으며어떤면에서다른가를설명하고자한다. 여기서흥미로운것은수행도의과정에있는수보리의진여를 3세의시간성과관련해서설명하는구절이다. 여래의진여에의해진여를따르는자는여래의진여에의해과거의진여를뒤따르는자이며, 과거의진여에의해여래의진여를뒤따르는자이다. 37) Asta 153,14-16.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25 여래의진여에의해미래의진여를뒤따르는자는미래의진여에의해여래의진여를뒤따르는자이다. 여래의진여에의해현재의진여를뒤따르는자는현재의진여에의해여래의진여를뒤따르는자이다. 여래의진여에의해과거, 미래, 현재의진여를뒤따르는자는과거, 미래, 현재의진여에의해여래의진여를뒤따르는자이다. (Asta 154,10-14) 여기서주목되는것은진여를두가지측면에서구별한점이다. 먼저여래의진여가완성된, 불변성으로서의진여자체를가리킨다면, 과거, 미래, 현재의진여 라는표현은수행도에서의증득과정을의미하고있을것이다. 이런시간과정속에서수보리의진여인식이란일차적으로도차제의방식에따른진여이해일것이다. 이렇게본다면, 위인용문이말하고자하는것은진여의두측면의상호작용, 즉불변성에의해수행도가성립하고, 수행도의수습을통해다시금진여의불변성을깨닫는다는것이라보인다. 유식문헌에서도진여의두측면은보다명확한형태로서술된다. 보통진여는 3성설의맥락에서원성실상으로정의되고있는데, 해심밀경 (SNS VI.6) 은원성실상에는진여와수행도에서증득되는것의두측면이있다고설명한다. 여기서진여와수행도를원성실성의두측면으로서구분하는맥락에서볼때, 진여는과정에있는것으로서가아니라결과적측면에서의원성실상을가리킨다고보인다. 이것은 중변분별론 에서원성실상이불변이의성취에의해무위인것과비전도의성취에의해도에포섭되는유위인것의두측면으로구분되고있는것에서분명히드러날것이다. 38) 이들설명은 3성설의관점에서원성실상 = 진여를논의하는맥락이지만, 만일양자가동의어라면진여에대해서도원성실성의경우처럼두측면이있다고인정해야할것이라고생각된다. 이는 중변분별론 에서두종류의진여가구별됨에의해확인된다. 전자는진여의自性청정의측면에, 그리고후자는진여의道청정의측면으로서수행도를통한청정의획득과관련될것이다. 39) 이는기본적으로 팔천송반야경 < 진여품 > 의관점을 38) MAV III.11 과이에대한 MAVBh 41,23-42,1: asaṃskṛtam avikāra-pariniṣpattyā pariniṣpannaṃ/ saṃskṛtaṃ mārgasatya-saṃgṛhītam aviparyāsa-pariniṣpattyā punar jñeyavastuny aviparyāsāt/ 39) 섭대승론 (MSg II.26; T31: 140b5ff) 에서自性청정, 離垢청정, 道청정과境청정의 4
26 비교철학특집 계승한것이지만, 이를명시하고있다는점에사상사적의미가있을것이다. 이러한구분은기본적으로대승에서실재성그자체가 불가설적 인것으로서언설의대상이될수없지만, 그럼에도그것을언설과분별작용을통해실재성자체를인지적으로 증득 해야만한다는요구와관련될것이다. 이와같은진여의두측면에대응하는논의가후설에게도발견된다. 먼저능취-소취를여읜진여의측면에대응하는후설의설명은지평개념을벗어난세계개념에서찾을수있다고생각하며, 이에대해서는 IV.2에서설명하겠다. 그리고수습속에서증득되는진여의측면과관련된후설의설명은그의시간분석이나원의식과관련되어나타난다고보이며, 기존의국내연구는주로시간성의측면에관심을갖고진여를다루고있다고보인다. 40) 이하에서는원의식과관련한니리앙캉의설명을중심으로과연알라야식이원의식으로간주될수있는지를살펴보겠다. 능-소를벗어난세계자체와그럼에도그것이의식과관련되어파악될수밖에없다는난제에직면하여후설은정통유식학의설명과는다른모색을했다고생각된다. 왜냐하면후설의초기사상에서능-소의체험이전에양자로분리되지않는원의식 (Urbewusstsein) 이있어야한다는사고가이미보이기때문이다. 비록원의식의성격에대한이해에는매우다양한스펙트럼이있지만, 현상학자니리앙캉 (Ni, Liangkang) 은이원의식을내적의식 (inneres Bewusstsein) 또는자기의식 (Selbstbewusstsein) 과동일시하면서, 41) 원의식이존재한다는사실을통해반성속에서구성된체험과구성하는단계를통찰하는것이가능하다고여긴다. 그렇다면그경우원의식 종청정이삼성설과의관계속에서설명되고있다. 40) 이에대해서는정은해 2011 참조. 여기서진여가탈시간적성격을갖고있다는것을전제하고있지만, 그역동적성격에대한고려없이이를시간적측면에서만분석하려고한다. 현상학과유식학의비교연구를주제로한여러논문을읽으면서불교학도로서필자가느낀어떤부족함은바로실재가가진역동적성격을매우의식하고있는대승의기본관점에대한현상학자들의무감각에있다. 역동성이란다름아니라실재가불가언설이지만그럼에도언설을통해접근할수밖에없다는그런역설적상황이가진긴장감이다. 41) 니리앙캉 (Ni 2010, pp. 38-39) 에따르면후설은이를어떤행위를수행할때그것을대상을갖지않는방식으로의식함이라고간주한다.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27 의존재를통해서반성이가능할것이라는문제와는별개로어떻게반성을통해역으로원의식의존재를확인할수있는가의문제는제기될수밖에없을것이다. 42) 이점에서니리앙캉이그런원의식을절대적의식으로서알라야식과등치하고있지만, 과연이해결책이유식학파의알라야식개념에대해서도인정될수있는지는의문이다. 왜냐하면전통적해석에따르면알라야식은비록미세한차원의대상의식이라고하지만, 여전히능-소의관점에서대상을파악하는작용을하기때문이다. 43) 적어도동아시아에서유식의정통설로인정된것은호법과현장계열의해석으로서염오된알라야식이 轉依 (āśraya-parivṛtti) 를통해전혀다른순수한智 (jñāna) 로질적인전환을한다는것이며, 여기에 절대적 의식으로서알라야식 (ālaya-vijñāna) 을상정할여지는없을것이다. 따라서니리앙캉에대한필자의이해가맞다면, 그의주장처럼알라야식에절대적의식의성격을부여함으로써그것을능-소이전의근원적인원의식이라고인정하기어렵기때문이다. 그렇지만우리는니리앙캉과같은방식으로식에궁극적인성격을부여함으로써이문제를해결하려는시도가중국불교에나타나고있음을보게된다. 유식사상이처음으로중국에소개되었을때, 지론종내에서식의수를둘러싼여러상이한해석이나타나며, 44) 여기서알라야식을때로는염오된식으로때로는청정한식으로간주하는설명이나타나기때문이다. 특히알라야식을청정한것으로간주하는설명의경우이는알라야식을능- 소관계를여읜것으로보는것이며, 그런한에서원의식을알라야식으로보는니리앙캉의관점과약간은통할것이다. 우리는이런해석의연장선 42) 이문제에대해니리앙캉 (Ni 2010, pp. 37-59) 은선대상적의식으로서의원의식과반성사이의관계를다루면서매우흥미로운논의를전개하고있는데, 이는 성문지 등에서영상의산출과소거를통해분별을통해만들어진이미지들을정화시키고, 점차여실하게인식하는과정의묘사와유사한점이많다. 위의 성문지 의서술에대해서는슈미트하우젠 2006 참조. 43) 알라야식이매우미세하긴하지만그럼에도전체기세간을대상으로인식하고있다는 SNS VIII.37.2 나 TrBh 52,6ff. 의설명을고려할때, 알라야식에대상인식이라는식의본래적성격이인정되고있다고보인다. 44) 보리유지의식설은 2 종으로전해지고있는데, 오오다케 (2010, p. 92) 는전승되고있는그의식설을전 6 식에아다나식을가한 7 식설및전 6 식과아다나식에진여 ( 空理 ) 를가한 8 식설로요약한다. 지론종의식설에대한상세한연구는석길암 2009 참조.
28 비교철학특집 에진제의아말라식 (amala-vijñāna) 45) 개념이있다고생각한다. 왜냐하면진제는알라야식의소멸후에지향적관계를초월한것으로서아말라식이라는청정한의식의존재를상정하기때문이다. 이런사유에서보면의식의개입을통해대상적인것으로서파악될수없는, 즉능-소의피안에있는것이진여라면, 그것을대상적측면에귀속시킬수도없을것이다. 우리는이런딜레마가원측의 해심밀경소 에서제시되고있음을본다. 여기서원측은진제의 < 九識章 > 을인용하면서아말라식을해설하고있는데, 진제는진여를대상의측면 ( 所緣境 ) 에서제시하고이를다시의식의측면 ( 能緣義 ) 에서도제시하고있다. 46) 이는매우모순적인설명처럼보이지만, 능-소를벗어난존재로서의진여를일방적으로대상으로서간주하기어려운점을말하는것으로보인다. 2. 불변이성으로서의진여개념진여가 불가언설적 인것으로서의식초월적성격을갖고있다는점에서의식을통한진여에대한접근은원천적으로불가능할것이다. 따라서서양철학의입장에서접근하는기존의연구는시간성자체를통해, 즉의식자체의시간적분석의맥락에서해명을시도한고있다. 이런접근의불가피성은충분히용인되어질것이리라. 그렇기때문에현상학은자연이나세계 (Welt) 가의식분석의너머에있으면서, 동시에의식분석을가능케하는원 45) 진제의아말라식개념이진여의불변이성의측면을가리킨다는점에대해서는안성두 2015, pp. 124-138 참조. 진제와후대중국불교에서아말라식개념에대한문헌적연구는 Radich 2008 참조. 46) 해심밀경소 한불전 1: 217b24-c15: 眞諦三藏依決定藏論立九識義如九識品說.... 第九阿摩羅識此云無垢識眞如爲體於一眞如有其二義一所緣境名爲眞如及實際等. 二能緣義名無垢識亦名本覺具如九識章引決定藏論九識品中說. (* 텍스트에서는 二 로오기.). 진제삼장은결정장론에의거해서 9 식의뜻을확립했다. 그것은 < 九識品 > 에서설한바와같다.... 중국에서無垢識이라고번역하는제 9 阿摩羅識 (amala-vijñāna) 은진여를본질로하는것이다. 하나의진여에대해두가지의미가있다. 첫번째로대상이나영역의측면에서眞如 (tathatā) 또는實際 (bhūtakoṭi) 라고부른다. 두번째로인식주체의측면에서無垢識이라부른다. 九識章이 결정장론 의 九識品 을인용하여설한것과같다. 이에대한설명은안성두 2011, pp. 55-56 참조.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29 체험으로서이미주어져있다는사실을분명히인식해야한다고말한다. 왜냐하면원체험이인정된연후에야의식자체의분석을통해그것자체에대한접근이가능할것이기때문이다. 그렇지만여기서현상학과유식의차이가분명히드러난다. 만일진여가자연이나세계와대응하는것이라면, 그것에대한직접체험의가능성은인정되지만그것을의식분석의장으로끌어들이는것은근본적으로불가능하기때문이다. 왜냐하면의식분석을통해진여를대상으로하는순간, 그것은능-소의상관관계속에서파악되며따라서진여의성격을잃을것이기때문이다. 그런점에서우리는왜유식이진여를 개념적으로확립될수없는진리 ( 非安立諦, avyavasthāpita-satya) 로서무분별지의대상이며, 따라서진여에대한접근은근본적으로 부정적방식 (via negativa) 을통해서수행될수밖에없다고주장하는가를이해할수있다. 이제우리는처음에제기했던질문, 즉능-소를벗어난세계자체가어떻게의식작용과관련되는가를다시물을차례이다. 이와관련하여시바하루히데는후설이 타세계화 된이성의허구를철저히내측에서응시했다고말하면서, 허구의끝에서발견되는것은 자연 인가, 無인가? 47) 라고묻고있다. 이런그의문제제기는후설현상학에서지평이세계에의존하는가, 혹은세계가지평에의존하는가 48) 하는물음과관련되어있다. 논리적관점에서말하면지평이세계에의존한다는것은부정할수없는것처럼보인다. 왜냐하면우리가지각하는이세계가비록생명체의인지능력의차이에따라다양하게수용되고지각될지라도그지각의근저에있는원경험또는감각자료의존재성은부정할수없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며, 따라서세계는단지의미부여된것에지나지않는것이아니다. 하지만이와관련해후설의제자인핑크 (E, Fink) 는 후설은시간성을주관성에배정하고, 그것을주관적정신의움직임으로서해석하는결론을피할수없었으며, 이는 후설이세계개념을, 즉대상적의미형성의지평으로서의세계라는생각을지평현상으로해소하는것으로, 주관적으로파악하고있다는것과 47) 시바하루히데 2014, p. 241, 48) 후설의 지평 과 세계 개념에대해서는이남인 2004, pp. 298-307 을보라.
30 비교철학특집 관련이있다. 49) 고지적한다. 그렇다면이는세계가한갓된의미산물에지나지않는다는것을시사하는것이다. 이와관련하여닛타는후설의제자들사이에서일어난논의들을간략하게소개하고있는데, 그에따르면핑크는 후설의초월론적구성의의미가의미형성과창조사이를동요하고있어서총체적생의존재의미가정해지지않은채로있다. 50) 고지적하고있다. 반면후설의초월론적현상학이 주체에의하여투사된영역이주체의영향권안에있지않은실재에의해둘러싸여있다. 는것을의미한다고보는이남인은후설현상학을관념론으로보는해석을단호히거부하고있다. 51) 우리는이문제를둘러싼논란이결국실재세계가노에마적구성에불과한것인지, 아니면노에마적구성과독립해있는어떤것인지에대한문제제기라는것을이해할수있다. 불교철학에있어이문제는바로의식이구성하는세계와그의식을초월하는실재사이의관계를어떻게이해하느냐에다름아니다. 우리는유식학의 3성설의맥락에서이문제를다음과같이해석한다. 의타기성에서변계소집성이영원히존재하지않는것이원성실성이라면, (i) 이원성실성으로서의진여는자체언설의대상은아니지만어떤근거를가진것으로이해해야하는가, 아니면 (ii) 위의정의에대한문자적이해가지시하듯이진여란단지의식의흐름에서언어화되고개념화된것의무, 즉부재를가리킬뿐인가? 만일유부처럼노에마적구성의외부에어떤존재를상정하는입장은상식적인것처럼보이며또실재론적관점을대변하지만, 이런해석이유식학에서비판받았기때문에이를배제한다면진여에대한전통적이해는아래의두가지중의어떤것이될것이다. 49) Fink 1958, p. 152. 50) 닛타요시히로 2015, p. 93 에서인용. 닛타는 후설의현상학을관념론으로보는가, 아니면실재론으로보는가는해석자의철학적입장에좌우되는일이지만,... 후설의프로그램적인자기해석과실제의분석의성과간에항상엇갈림이발견되는것이해석을어렵게하고있는데, 이엇갈림이후설자신에게동요로서나타났던것이다. 고지적하고있다. 51) 이남인 2004, p. 541. 후설현상학을관념론으로보는해석에대한비판은이남인 2004, pp. 518-543 참조.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31 (ii) 의이해는허구의끝에서발견되는것은단지언어적표현에의해구성된것에지나지않으며, 그배후에어떤실재하는존재자도존재론적으로상정할필요가없다고보는한에서, 경량부의이해와유사할것이다. 이러한이해는실재라고파악된모든종류의대상에대해서도그것이의식에의해구성된것이라는점을놓치는않는것이며, 그런점에서일체를능-소의상관관계하에서파악하려는것이다. 그렇지만여기서비판되어야할점은경량부의해석이아직도유-무의존재론적범주하에서진여를부정적으로포착하려는태도에머물러있을뿐이라는것이다. 이미진여가眞空으로서모든존재론적사유를벗어난것이라면그것에대한 非有 로서의규정자체도, 설사그것이대상적존재에대한집착을부정하는효과가있을지라도, 아직도대상성의범주를갖고사유하고있다는점에서무근거로서의 眞空 의이해에투철하지못한것이기때문이다. 이에반해유식의입장은 (i) 과보다상응하는것으로보인다. 여기서진여는모든언어적분별작용이끝나는곳 (= 眞空 ) 에서현성하는진실존재 (= 妙有 ) 로서이해되고있는듯하다. 그런묘유는유-무나능-소의모든범주적이해를넘어선것으로서이에대한모든존재론적파악을괄호안에넣는것이지만, 그럼에도그것은분명우리에게일상적인식의초월근거로서기능하는것으로서단순히원래 거기에있는것 이라고밖에말할수없을것이다. 그렇지만유식학내부에서도궁극적실재가의식의대상구성작용을초월해서 존재론적 으로있는어떤것인지, 아니면단지모든종류의대상구성작용이완전히그리고온전하게소멸된것을가리키는지가지속적으로문제시되고있다. 후설이말하는의미구성과세계사이의관계를유식학의입장에서해석할경우, 진여또는후설의의미에서세계란모든현실적지평이해의바탕에놓여있지만그것에의해영향받지않는근거역할을하는그런존재일것이다. 반면의미구성이란이미지 ( 相, nimitta) 와명칭 ( 名, nāman), 사유분별 ( 分別, vikalpa) 에의거해파악한이세계를존재론적으로다시취착하려는태도일것이다. 하지만이를관념론이라고부를수없다는것은말할나위도없을것이다.
32 비교철학특집 여기서주목할만한유식사상가는진제 (Paramārtha) 일것이다. 그가유식학파의정통설인 8식이외에아말라식을제창한것은잘알려져있는데, 진여의성격과관련하여그의 3성설해석및아말라식의의미에대한논의는중요한시사점을준다. 필자는진제의아말라식 (*amalavijñāna) 이진여의두의미중에서불변이성을가리킨다는점을논의했는데, 52) 아말라식이자성청정심으로서비록능-소의상관관계를떠난것으로규정되고는있지만그럼에도진제는진여라는궁극적실재의인식을 識 에귀속시키고있음을보여준다는점에서 Urbewusstsein을둘러싼후설의해석에접근하는이해를보여준다고말할수있다. Ⅴ. 결론 이상에서우리는유식사상이흔히이해되어왔듯이관념론이라고간주될수있는지를고찰했다. 전통적으로이해되어왔듯이, 외적대상이란존재하지않고단지식내부에서주-객의작용이일어난다는설명만을본다면, 유식은분명관념론의한형태로해석될것이다. 하지만본고는이런관념론적해석대신에유식이하나의급진적인사유비판으로해석될수있다는것을초기유식문헌에나타나는 분별 (vikalpa) 에대한시각과이러한분별을여읜 진여 (tathatā) 가함축하는문제점을고찰함에의해보여주고자했다. 먼저유식학에서분별의역할을보기위해 MAVBh나 TrBh에서등장하는 식의현현 또는 식전변 개념이무엇을의미하는지를살펴보았다. 식의현현이든아니면식의전변이든간에, 이들개념이말하고자하는바는대상으로서현현하는것이식내부의사건일뿐이라는것을보여주는것이지만, 우리는여기서식이대상으로서의현현한다는것이대상이외부에존재하는것을부정하는데있는지, 아니면그것이의식과분리되어서는존재할수없다는측면에놓여있는지를구별해야한다고생각한다. 아비달마의 존재론적 관점에따라생각한다면, 대상으로서현현하는식 이란주장은 52) 안성두 2015, 특히 pp. 124-138 참조.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33 분명외부대상의존재를부정한다고하는결론으로이끌것이며, 이는유식을관념론으로해석하는관점을강하게지지해주는것이다. 하지만필자는후자의해석이오히려초기유식문헌인 보살지 에서궁극적실재는 불가언설 (anabhilāpya) 이라고주장하면서, 이를존재나비존재로해석하는것을비판하는태도와연결되어있다고생각한다. 그리고이를제시하기위해 보살지 에서의 4종심사와 8종분별에대한설명의의미를고찰했다. 이어유식학에서능-취의상관관계를떠난존재로서의진여가함축하는문제를논의했다. 초기불교이래식은항시대상을가진다는점에서현상학에서말하는지향성개념과근본적으로동일한사태를가리킨다고보인다. 유식은특히식 (vijñāna) 과대상이능취-소취의상관관계에있다는것을기본적출발점으로삼는다. 여기서능취-소취의방식에서소취란반드시존재론적의미에서외부대상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언어적, 개념적방식으로파악된대상으로해석될수있다. 다시말해, 유부나경량부의사유방식대로식의외부에인식대상이존재하는가의여부를묻는것이아니라우리의일상적사유가언어에본질적으로의존하고있다는사실을지적하는것이다. 그런데다만능취-소취의도식을통해서밖에이세계를이해할수없다면, 능-소를벗어난세계자체, 즉진여는과연어떤것이며, 또한그세계에대한이해가어떻게의식작용을통해나올수있겠는가하는점이문제가된다. 왜냐하면그세계는의식의지향작용을초월해있겠지만, 그럼에도그것에도달하는방법은의식을통한길이외에는또한없을것이기때문이다. 능-소를벗어난세계자체가어떻게의식작용과관련되는가를묻는현상학자들의질문을다루면서, 유식에서의진여개념을후설이말하는 세계 (Welt) 또는 근원의식 (Urbewusstsein) 개념과관련시켜다루었다. 이와같이본고에서는분별과진여개념을통해유식이란의식이어떻게대상세계를구성해가는지를다루는설명체계라는점을보여주고자했다. 그것은어떤방식이든이세계를취착의대상으로삼고자하는인간사유가가진근본적허구성을폭로하려는것이며, 나아가사유가의거하는언어적작용일반이지닌은폐성을넘어, 있는그대로의진여의세계가노에시스- 노에마의피안에있다는것을보여주려는시도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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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비교철학특집 ABSTRACT Criticism on the Idealistic Interpretation of the Idea-Only Ahn, Sungdoo (Seoul National University) The aim of this paper is to examine the thesis of whether the Idea-Only (vijñaptimātra) can be interpreted as an idealist view. If the proposition that external objects do not exist independent of the mind can be reduced to the Idealist s viewpoint, the Idea-Only must be regarded as belonging to or as one form of idealism. However, I would like to demonstrate on the basis of the Yogācāra criticism on thought-construction (vikalpa) that the Idea-Only can be properly understood to be an extreme criticism of every type of thought-construction and linguistic realism. For this purpose, I examine, firstly, the concepts of appearance (pratibhāsa) and change of consciousness (vijñāna-pariṇāma) It may be true that these two concepts deliver the idea that what is manifested occurs in the consciousness, but in this connection we should distinguish the meaning of what is manifested in two points. The first point is to interpret its manifestation as a negation of the external, independent existence of the object from the consciousness. The second is to understand its manifestation as an emphasis on the inseparability of the object from consciousness. Judged from the Abhidharmic ontological pursuit of reality, one leans toward the first point, and it leads to or supports the idealistic interpretation. However, I am inclined to follow the alternative point on the basis of the assertion found in the Bodhisattvabhūmi and in other sources that reality
유식 (vijñaptimātra) 에대한관념론적해석비판 39 itself, called suchness (tathatā), is inexpressible (anabhilāpya), which is beyond the two extreme of existence (bhāva) and non-existence (abhāva). Secondly, I review the problems with the concept of tathatā, which is assumed to be above the subject-object-dichotomy. The thesis of the 18 elements (dhātu) that every consciousness must have its object is very similar to the Husserlian concept of intentionality. The Idea-Only stresses this point of consciousness and expresses its relationship in term of the grasping (grāhaka) and being grasped parts (grāhya). In this grāhya-grāhaka relationship, the grasped part does not always refer to an external object in an ontological sense but can be understood to be an object grasped by a grasping activity via conceptual designations and linguistic usages. In other words, this relationship does not have ontological implications but instead has the intention to demonstrate the fundamental dependency of our thoughts upon concepts. In this regard, there arises one important question: If one is obliged to realize the world in the scheme of the grāhya-grāhaka relationship, how then is it possible to understand the world as it is, and more seriously, how one can realize reality itself through this grāhya-grāhaka scheme? It should be remembered that there is no other way to understand reality but to resort to cognitive means, be it consciousness (vijñāna) or pure knowledge (jñāna). In dealing with phenomenological issues related to this problem about how the world is related to consciousness, I find it interesting to relate suchness with the Husserlian concept of Welt or Urbewusstsein. In this way, I have attempted in this paper to show that Idea-Only Buddhism is not an idealistic system but is a means of explanation which places much stress on the constructing aspect of consciousness. At any rate, its aim is to disclose the fundamental unreal characteristics of our thought construction, the basic underlying motive of which is nothing but to
40 비교철학특집 appropriate the object of desire, and to appeal to finding the world as it is, which is beyond the subject-object-dichotomy but which can be realized through non-dualistic knowledge. Subject Class: Comparative Philosophy, Buddhist Philosophy Keywords: Idealism, Idea-Only, Phenomenology, Consciousness, Suchness, Subject-Object-Dichot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