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 - 가다머ㆍ하버마스논쟁에관한소고 - 임홍배 ( 서울대 ) Ⅰ. 머리말 가다머의 진리와방법 Wahrheit und Methode (1960) 은 정신과학 의방법론을해석학의기초위에새롭게정립하려는시도로서 20세기학문사에서한획을그은역작이다. 하지만호르크하이머와아도르노의비판이론이득세했던 1960 년대의지적분위기속에서 진리와방법 은제대로주목을받지못했다. 1) 그러다가 1967년가다머자신이공동발행인으로펴낸정기학술지 < 철학적전망 Philosophische Rundschau> 에이책에대한하버마스의비판문이실리면서본격적인비판적조명을받게된다. 이를계기로촉발된논쟁은하버마스의비판에대해가다머가자신의저서에대한 메타비평 의형식으로반론을제기하고, 이에다시하버마스의재비판과가다머의재반론으로이어진다. 여기에칼-오토아펠 K.-O. Apel, 뤼디거부브너 R. Bubner 등의철학자들까지가세한이논쟁은사회과학방법론을둘러싼실증주의논쟁과더불어 전후독일학계에서가장중요한생산적인논의의하나 로평가되기도한다. 2) 이글은가다머ㆍ하버마스논쟁의주요쟁점을가다머가 진리와방법 에서텍스트이해와해석의기본원리로설명하고있는 영향사 의맥락에서살펴보고자한다. 따라서논쟁의전모를다루기보다는 3) 하버마스의비판과문 * 이논문은 2011 년도서울대학교인문대학의지원을받아서연구되었음. 1) Vgl. Peter Ch. Lang: Hermeneutik-Ideologiekritik-Ästhetik. Über Gadamer und Adorno sowie Fragen einer aktuellen Ästhetik, Königstein/Ts. 1981, S. 1. 2) Vgl. Udo Titz: Hans-Georg Gadamer zur Einführung, Hamburg 2000, S. 121, 3) 가다머ㆍ하버마스논쟁전반에관해서는이미국내에서도충실한연구서가나와있다.
34 임홍배 제제기를가다머가 진리와방법 에서개진한해석학적경험이론의맥락에서보다명확히해명하는데초점을맞추고자한다. 이글에서는먼저 진리와방법 에서논쟁의쟁점이되는핵심개념을살펴보고, 그에대한하버마스의비판을가다머가어떤영향사적맥락에서논박하는지검토하고자한다. 아울러하버마스와가다머의논쟁자체에서는명시적으로드러나지않지만가다머의논의가미적체험내지예술의경험과관련하여어떤시사점을갖는지생각해보고자한다. Ⅱ. 이해의역사성 진리와방법 서문에서가다머는이책의바탕이되는기본적인문제의식을다음과같이밝히고있다. 이연구의관심사는과학적방법의지배영역을넘어서는진리의경험을도처에서찾아내어그고유한정당성에관해물으려는것이다. 예컨대정신과학은과학외적인경험의방식들, 즉철학의경험, 예술의경험그리고역사자체의경험과밀접한연관이있다. 이모든것은과학의방법적수단으로는검증될수없는진리가개현 ( 開顯 ) 되는경험방식들이다. 4) [ 인용자강조 ] 텍스트에대한이해와해석은학문의관심사일뿐아니라인간의세계경험전체에속한다. (WM 1) 는전제에서출발하는가다머가이처럼 과학적방법 에근본적인회의를표명하는것은근대과학이 인간의세계경험 을객관적검증가능성이라는척도로환원하여왜곡하고협소화한다고보기때문이다. 그 이구슬 : 해석학과비판적사회과학, 서광사 1996 참조. 4) Hans-Georg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Grundzüge einer philosophischen Hermeneutik, 6., durchgesehene Aufl., Tübingen 1990, S. 1 f. 앞으로이책에서의인용은본문에서 WM 로약기하고쪽수를표시함.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35 런이유에서가다머는근대과학의 방법 과그영향권에있는일체의 방법론주의 Methodologismus 에맞서며, 슐라이어마허에서딜타이에이르는 19세기해석학의전통역시그런방법론의강박에서자유롭지못하다고본다. 같은맥락에서가다머는 진리와방법 에서다루는해석학의문제가결코 해석의기술론 Kunstlehre der Interpretation 이아니라는것을거듭강조한다. 가다머가 진리와방법 에서해석학의 방법론 자체를개진하기보다는줄곧 해석학적경험 hermeneutische Erfahrung 을강조하면서 해석학적경험 에관한논의를이책의핵심이라고언급한것도그런맥락에서이해될수있다. 5) 자연과학을모델로하는과학적객관주의와편협한방법론중심주의에맞서서 과학의방법으로는검증될수없는진리개현의경험방식 을탐구하고자할때가다머가최우선의원칙으로강조하는것은이해의역사성이다. 랑케 Ranke와드로이젠 Droysen의역사주의가역사를 역사적객체로대상화 함으로써결과적으로이해의역사성을몰각했다고비판하는맥락에서가다머는이해의근원적인역사성을 영향사 라는개념으로설명하고있다. 이른바역사주의의단순한맹점은그러한성찰을하지못하고자신의탐구방법론만믿고서자신의역사성을망각하는데있다. 여기서우리는그렇게잘못이해된역사적사고에서벗어나올바른의미에서의역사적사고에호소해야만한다. 진정한역사적사유는자신의역사성을함께사유해야한다. 그럴때만발전하는학문의대상을역사적객체로대상화하여그런허상을쫓지않고, 역사적탐구대상을자기자신의타자로파악하여자기자신과타자를동시에인식할수있게되는것이다. 진정한역사적대상은한낱대상이아니라자기자신과타자의통일체이며, 역사의현실과역사적이해의현실이상호작용을일으키는관계이다. 탐구대상을제대로파악할줄아는해석학은이해의과정자체에서역사현실을드러내야만한다. 나는이러한요청을 영향사 Wirkungsgeschichte 라일컫고자한다. 이해라는것은그본질상영향사적과정이다.(WM 305) 역사적문헌또는사건에대한해석의주체역시탐구대상이되는역사과 5) Vgl. P. Ch. Lang: Hans-Georg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in: Hauptwerke der Philosophie. 20. Jahrhundert, Stuttgart 1992, S. 257.
36 임홍배 정의일부이며그런의미에서 역사의현실과역사적이해의현실이상호작용을일으키는관계 가곧역사적탐구대상이라고보는이러한시각은탐구자의가변적인역사적제약을고려하지않는과학의객관주의에대한비판이자다른한편과학주의의영향을받은정신과학의영역에서도뿌리깊은 전통과역사서술, 역사와역사인식의추상적대립 (WM 287) 을극복하기위한시도라할수있다. 이처럼전통의영향을역사적이해의근본적인제약조건으로보는영향사적맥락에서가다머는인식주체의 선이해 Vorverständnis 를규정하는 선판단 Vorurteil 6) 을이해의본질적구성요건으로간주한다. 가다머에따르면 선판단 은 18세기계몽주의이래 선입견 이라는부정적의미로격하되었지만, 역사적전통의영향에의해미리형성되어있는 선판단 이야말로이해의역사성에상응하는자연스럽고도합당한인식태도이다. 이해가그본질상영향사적과정이라고보는것과동일한의미에서가다머는이해가본질적으로 선판단 의성격을지닌다고본다. 선판단 이 판단 에비해오히려훨씬더규정적이라고보는것은그런이유에서다. 실제로는역사가우리에게속하는것이아니라우리가역사에속해있다. [...] 그렇기때문에개개인이갖고있는선판단 Vorurteil은판단 Urteil에비해훨씬더크게그의존재를규정하는역사현실이다.(WM 218) 나중에살펴보겠지만역사적전통의영향에의해형성되는선판단을이해의불가결한조건으로보는이러한시각은하버마스의집중적인비판을받는다. 그렇지만가다머가전통의막강한영향력과선판단의규정력을이해의필수적계기로서긍정하는것은전통과선판단을무조건용인하려는것이아니라인식주체가그러한영향사적의식을자각할때비로소편협한주관성을극복할수있다고보기때문이다. 6) 오늘날 Vorurteil 은부정적인 선입견 의뜻으로통용되지만, 가다머는그런부정적의미가계몽주의시대에굳어진어법이라고보고그이전의전통으로소급하여 Vorurteil 의의미를가치중립적으로서술하고있기때문에여기서는가다머의어법에따라 Vorurteil 을 선판단 으로번역한다.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37 텍스트자체가나의생각과는다른의미를드러내고텍스트의객관적진실이나의선판단을극복할수있는가능성을열어놓기위해서는나자신이선판단을갖고있다는사실자체를자각하고있어야만한다.(WM 274) 따라서선판단에대한자각은이해의역사성에대한개방적인식을담보하기위한필연적요청이라할수있다. 그런의미에서 이해라는것은주관성의활동이라기보다는과거와현재가부단히상호매개작용을하는전승의사건 Überlieferungsgeschehen 속에참여하는것을뜻한다. (WM 295) 이해의과정이곧 전승의사건속에참여하는 것이라는관점에서보면이해라는것은인식의기대지평이 과거와현재의부단한상호매개작용 을통해끊임없이주체의선판단을허물어뜨리면서이해의장 ( 場 ) 인역사를향해확장되어가는것을뜻한다. 아울러전통역시불변의실체로고정되어있는것이아니라그러한이해의과정을통해늘새로운이해지평으로열리는과정속에있음을알수있다. 이처럼현재의관점에서있는이해주체의기대지평과역사적지평이부단히상호매개작용을하면서과거와현재의단절을넘어서보다확장된역사적이해가가능해진다. 그처럼서로분리되어있는것처럼보이는현재의지평과역사의지평이부단한상호작용을통해이해가확장되는과정을가다머는 지평융합 이라일컫는다. 사실현재의지평은끊임없이형성되는과정속에있다. 우리는모든선판단의타당성여부를부단히검증해야하기때문이다. 무엇보다도우리자신의근원인전통을이해하고과거와의만남을시도하는것이야말로바로그러한검증과정의일환이다. 따라서현재의지평은과거가없이는결코형성될수없다. 현재와무관하게추구해야할역사적지평이존재할수없듯이현재의지평역시독자적으로존재할수는없다. 오히려이해라는것은서로무관하게존재하는것처럼보이는상이한지평들의상호융합과정이다. ( ) 전통이존속하는한그러한상호융합은부단히진행된다. 그러한상호융합을통해옛것과새것은서로배타적으로분리되지않고부단히합쳐져서새로운타당성을확보하는것이다. 이와같은방식으로서로를부각시켜주는상이한지평들이존재함으로써 지평융합 Horizont-verschmelzung 이라는말이성립되며, 전통깊숙이까지자신의경계선을설정하는배타적인지평
38 임홍배 의형성은성립될수없다.(WM 311)[ 원문강조 ] 과거와현재, 이해의역사적대상과이해자를매개해주는이러한 지평융합 개념은원래전통적인해석학방법론에서부분과전체의상호순환운동을뜻하는 해석학적순환 hermeneutischer Zirkel 을이해의역사성이라는맥락으로확장하여새롭게정의한것이라할수있다. 이처럼전통과현재사이의개방적대화를이해과정의핵심적계기로부각시키는가다머의논의에서 언어 는그러한해석학적경험의 매체 Medium 이자 중심 Mitte 으로서결정적중요성을갖는다. 전통의전승은다름아닌언어를통해구현되며, 전통과현재사이의지평융합역시 현재와전통사이의언어적소통 을통해서만가능하기때문이다. 전통의존재방식은언어이다. 그리고전통을이해하고자전통에귀를기울이고텍스트를해석함으로써전통의진실은해석자자신의언어적세계관과내적관련을맺는다. 현재와전통사이의이러한언어적소통은이미앞에서살펴보았듯이모든이해의과정에서어김없이발생하는사건이다. 해석학적경험은생생하게다가오는그런모든사건을진정한경험으로받아들여야한다. 해석학적경험은그런사건을사전에선택하거나배척할자유가없다. 또한해석학적경험은인식하고자하는대상의특수성처럼보이는미결정상태를그대로내버려둔다고해도절대적자유를주장할수는없다. 해석학적경험으로이미발생한사건을마치없었던일처럼무시할수는없는것이다. 과학적방법론과는너무나상치되는해석학적경험의이러한구조는이미상세히서술한바있는언어의사건적특성에연유한다. 언어의사용과언어적표현수단의지속적인발전은개개인의의식을통해선별적으로인식할수있는그런과정이아니다. 그런한에는우리가언어를말한다기보다는언어가우리에게말을한다고보는것이더올바른표현이다.(WM 467)[ 인용자강조 ] 여기서가다머가강조하는언어의 사건적특성 Geschehenscharakter 이라는것은언어를통해비로소새로운세계경험이열린다는뜻이며, 그런의미에서앞서언급한바 과학의방법으로는검증될수없는진리개현의경험방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39 식 과직결된다. 또한 역사가우리에게속하는것이아니라우리가역사에속해있다. 고강조한것과같은맥락에서 우리가언어를말한다기보다는언어가우리에게말을한다. 고함으로써언어가곧이해의역사성을구현하는직접적인계기임을환기시켜준다. Ⅲ.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이상에서살펴본가다머의주요논제들에대하여하버마스는 가다머는본의아니게해석학의실증주의적폄하에부응한다. 7) 고단언하면서전면적인비판을가한다. 여기서는하버마스의비판과가다머의반론을그핵심쟁점이되는전통과선판단, 이데올로기비판과의사소통의문제를중심으로살펴보기로하겠다. Ⅲ.1. 전통과선판단 먼저하버마스는가다머가현대학문의 그릇된객관주의적자기이해에대한올바른비판 8) 에서출발하고있다는점을인정하지만, 해석학적경험과올바른인식의방법론을추상적으로대립시킴으로써결과적으로방법론의문제를간과하고있다고비판한다. 그대신가다머는전통의힘을과신하여영향사적맥락을이해의근본적인제약으로설정하며, 그런생각은전통에대한비판적성찰이전통의구속력을허물수있고따라서이해주체의위상까지도변화시킬수있다는인식을외면하는것이라고하버마스는반박한다. 가다머 7) Jürgen Habermas: Zu Gadamers Wahrheit und Methode, in: Habermas u. 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45. 8) Ebd., S. 46.
40 임홍배 가이해의근본적인제약조건으로설정한 선판단 의문제역시비판의표적이된다. 하버마스는가다머가선판단을이해의제약조건으로보는올바른통찰에서한걸음더나아가서 선판단자체의복권 을시도하고있다고비판하면서 정당한선판단 의존립가능성을부정한다. 가다머는이해가선판단의구조를갖는다는통찰에서선판단자체를복권시키는방향으로나아간다. 그렇지만과연해석학적선이해자체의불가피성을근거로정당한선판단이존재한다는결론을끌어낼수있는가? 9) 하버마스는전통의권위를인정하는가다머의해석학적경험이론이 18세기계몽주의로부터독일이상주의에이르는지적전통의 확고한유산 인 비판적성찰 의힘을부정하는것이라고보며, 그런점에서가다머는계몽의정신과이성에의한비판적성찰의 해방적힘 에대한 비변증법적 이해에머물러있다고비판한다. 나아가서가다머의그러한지적태도는프랑스혁명직후유럽지성계에서혁명에반대하는논리를유포하는데앞장섰던에드먼드버크 E. Burke 류의보수주의에서벗어나지못한 1세대의보수주의 라고공박한다. 하버마스가이처럼가다머자신의 영향사적 배경을 18세기계몽주의에대한반대입장으로소급시켜자리매김을하고 1세대의보수주의 까지거론하는데에는당연히후설과하이데거의제자인가다머와비판이론의계승자를자임한하버마스의상이한지적배경이작용한다. 더구나하버마스의비판문이 68혁명의전야에발표되었다는시대적정황까지고려하면전통의권위와선판단의복권을시도한가다머의입론이보수주의적세계관을바탕에깔고있다는혐의를면하기어려워보이는것도사실이다. 그렇지만하버마스의비판은두사람의상이한지적배경만으로는설명되지않는곡해와그로인한과잉비판의여지가없지않다. 우선가다머가영향사적맥락에서전통을선이해의규정요인으로설정한다고해서전통의힘을절대화하고이해의과정이 9) Ebd., S. 48.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41 전통의힘에종속된다고보는것은아니라는사실에유의할필요가있다. 이미 진리와방법 초판서문에서가다머는 전통을분쇄하고비판하고해체시킬수있는것역시인간의본질에속한다. 10) 는점을분명히전제하고있기때문이다. 전통의영향을이해의근본적인제약조건이라고보는것이곧전통을무조건용인하는입장과동일시될수는없는것이다. 다른한편가다머는하버마스가강조하는 비판적성찰 역시이해와마찬가지로영향사적맥락속에서이루어지며그러한제약을초극하는특권적지위를주장할수는없다고본다. 그런의미에서가다머는전통과비판적성찰을양자택일의대립적관계로만보는것이야말로오히려인식주체의권능을과신하는독단이라고반박한다. 그런맥락에서가다머는하버마스가 해방적계몽주의 의입장에서 이성 과 권위 를추상적으로대립시키는것은이성과권위의 본질적인양가적관계 wesenhaft ambivalente Beziehung 11) 내지 상호의존성 을 관념론적으로간과하는것 이며, 그러한관념론은역사에대한이해와현실인식에서 치명적결과 를초래한다고비판한다. 여기서가다머가말하는권위와이성의상호의존성이란권위가권력의위계질서속에서폭력과강압에대한무조건적인복종의방식으로만관철되는것이아니라, 그런측면에못지않게권위에대한 인정 Anerkennung 에바탕을두고있다는것이다. 그러면서가다머는 버크세대의보수주의가아니라독일사의격변을세번씩이나겪고도기존사회질서를뒤흔드는혁명적실천을하지못한세대의보수주의가오히려현실에서쉽게은폐되는진실을통찰하는데는더유익하다. 12) 고말한다. 자신의보수주의를굳이부정하지않고독일사의파국을막지못한 윗세대 의자기비판을함축하는이완곡한발언은독일이두번이나전범국가가되고히틀러의집권을용인한사태가과연강압과폭력에의해서만빚어진것인가, 아니면그러기까지의과정에서과연권위에대한 인정 이그러 10)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Tübingen 1960, S. XXV. 11) Gadamer: Rhetorik,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Metakritische Erörterungen zu Wahrheit und Methode, in: Habermas u. 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73. 12) Ebd.
42 임홍배 한사태를뒷받침한것은아닌가를되묻는것이기도하다. 만약전자의가능성만인정한다면히틀러의집권을방조하거나열광적으로지지한절대다수독일인들의역사적책임은면죄부를받는셈이다. 13) 권위와이성의추상적대립을고수하는관념론적사고가 치명적결과 를초래한다고지적한것은바로그러한몰역사적사고에대한통렬한비판으로이해될수있다. 가다머가 선판단자체의복권 을시도하고있다는하버마스의비판역시가다머가 진리와방법 에서가장중요한원칙으로내세우는이해의역사성문제를편협하게단순화한것으로보인다. 가다머가영향사의맥락에서선판단이선이해를규정한다고강조하는것은이미언급한대로 텍스트의객관적진실이나의선판단을극복할수있는가능성을열어놓기위해서는나자신이선판단을갖고있다는사실자체를자각하고있어야한다. 는취지에서다. 그런뜻에서가다머는역사적텍스트의이해에서 과연어떻게자신의선판단의막강한영향력에서벗어날수있는가하는문제가관건 (WM 273) 이라고말한다. 선판단의극복을위해서는선판단이역사적이해에미치는영향을제대로인식해야하는것이다. 그런데가다머에따르면선판단은반드시무지와비합리적사고에서비롯되는것만은아니며오히려이성적사고에의해더욱공고해지기도하는데, 계몽주의가바로그런경우이다. 가다머가 계몽주의의본질적인선판단은일체의선판단자체를무시하는또다른선판단으로서, 그로인해역사적전통의권위는완전히박탈된다. (WM 275) 고말하는것은그런맥락에서다. 이성의권능에대한계몽주의의과신이전통의실질적영향력을부당하게간과했다고보는것이다. 따라서하버마스의비판과달리가다머는계몽주의자체에반대하는것이아니라편협한이성중심주의로인해역사적전통의힘을간과하는비역사적관념성을비판하는것이다. 가다머의논리로말하자면, 하버마스가특권적인식능력을부여하는 비판적성찰 역시계몽의정신을 확고한유산 이라고믿는영향사의맥락에의해 13) 그런점에서역사학자골드하겐이말하듯이 너무나평범한독일인들 역시홀로코스트에대한책임에서자유로울수없다. Vgl. Daniel J. Goldhagen: Hitlers willige Vollstrecker. Ganz gewöhnliche Deutsche und der Holocaust, Berlin 1996.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43 형성된완강한 선판단 인셈이다. 가다머가이렇듯영향사적맥락을이해의근본적인제약조건으로강조하는것은 인간존재의유한성 과 성찰의본질적인부분적제한성 wesenhafte Partikularität der Reflexion 에대한통찰에연유한다. 14) 이미살펴본대로과거와현재의끊임없는대화로이루어지는이해의과정에서그누구도전통의영향으로부터자유로울수없으며, 앞서언급한 지평융합 은전통의영향에의해형성된선판단을자각하고극복해가는과정이다. 이해의과정적성격은이해의역사성에따른당연한귀결이다. 따라서가다머가보기에는이해의완벽한종결을상정하는것도이해의역사성과상치되는지적오만이다. 완벽한이해라는것은자기모순이다. 15) 라는말은그런맥락에서이해될수있다. Ⅲ.2. 이데올로기비판과의사소통 가다머에대한하버마스의비판에서언어에대한이해역시중요한쟁점으로부각된다. 언어의문제는특히하버마스가궁극적으로지향하는이데올로기비판과직결되며, 나아가서하버마스의실천철학적방법론의근간이되는의사소통이론과밀접한관련이있다. 먼저하버마스는가다머가전통의존재방식은언어라고보는입장에맞서서언어의이데올로기적성격을강조한다. 언어역시지배와사회적권력의매개수단이다. 언어는조직화된강압적지배의관계들을정당화하는데기여한다. 강압적지배관계의제도화를가능케하는그러한언어적정당화가강압적지배관계를표현해내지못한다면언어역시이데올로기적이다. 여기서문제는언어로표현되는현혹이아니라언어자체에의한현혹이다. 그렇듯상징적맥락이현실적관계에의존해있다는사태를직시하는해석학적경험은이데올로기비판으로나아가야한다. 16) [ 원문강조 ] 14) Gadamer: Rhetorik,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S. 75. 15) Gadamer: Vernunft im Zeitalter der Wissenschaft, Frankfurt a. M. 1976, S. 100. 16) Habermas: a.a.o., S. 52 f.
44 임홍배 언어가지배와권력의사회적관계를반영하고강압적지배관계를정당화하는데기여한다면언어역시이데올로기적이며, 언어가지배질서의상징적구성물임을직시하는해석학은 언어자체에의한현혹 즉허위의식을비판하고폭로하는 이데올로기비판 으로나아가야한다는것이다. 그렇지만가다머가전통의권위와선판단을이해의구성적요인으로인정하는한에는지배질서를용인하는 그릇된합의 를조장하는것이라고본다. 그런맥락에서하버마스는전통의존재방식은언어라는가다머의테제를 언어의존재론화와전통의실체화 Ontologisierung der Sprache und Hypostasierung der Tradition 라고논박하며, 그것은곧 체계적으로왜곡된소통의가능성 을용인하는것이라고비판한다. 17) 그와달리언어의이데올로기적성격을통찰하는비판적해석학은 이성적담화 vernünftige Rede 의원리에따라지배관계로부터자유로운진정한의사소통의조건을창출할수있다고보는것이하버마스의입장이다. 비판적자각을지닌해석학은이해를이성적담화의원리와결합시켜준다. 이성적담화의원리에따르면지배로부터자유롭고어떤제한도받지않는이상적인의사소통의조건하에추구되고지속적인호소력을가질수있는진정한합의를통해서만진리는보증될수있다. 18) 여기서하버마스는이데올로기비판에서한걸음더나아가 지배로부터자유로운이상적인의사소통조건 이곧 진리 를담보하는조건임을역설하고있다. 하버마스의궁극적인지향점이이론과실천의매개라는것은다음과같은진술에서더욱분명히드러난다. ( ) 그어떤제한도받지않고지배로부터자유로운이상적인의사소통을통해추구되는합의에근거하여가늠되는진리의개념과더불어구속이없는의사소통속 17) Habermas: Der Universalitätsanspruch der Hermeneutik, in: Habermas u.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153 f. 18) Ebd., S. 154.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45 에서실현되는공동체적삶의구조를선취해야한다. 진리라는것은구속이없는보편적인정에바탕을두는독특한구속이다. 그런데구속이없는의사소통은이상적인언어상황, 다시말해구속이없는보편적인소통이가능한삶의형태이다. ( ) 진정한합의에의해가늠되는진리의이념은진정한삶의이념을함축한다. 그러한진리의이념은성숙함 Mündigkeit의이념을내포한다고할수도있다. 19) 결국전통의권위를이해의규정요인으로상정하는가다머의해석학적경험에맞서서하버마스는지배관계로부터자유로운이상적인의사소통을추구하며, 비판적해석학은그러한의사소통을통해구현되는공동체적삶의구조를선취해야한다고보는것이다. 하버마스는그러한 해방적의사소통 의모델로정신분석의예를제시한다. 정신분석은왜곡된의사소통과억압의구조를비판적성찰을통해밝혀내고, 신경증환자는의사의도움을받아그런과정을통해강압을통찰하고억압에서벗어날수있듯이, 사회적영역에서도지배관계의억압적성격을이데올로기비판을통해통찰하고극복할수있다고보는것이다. 하버마스는이렇듯정신분석의모델을통해비판적으로재구성된이데올로기비판적해석학을 심층해석학 Tiefenheurmeneutik 이라일컫는다. 위의인용문에서 진리의이념 을 성숙함의이념 과등치시키는데서도알수있듯이하버마스는이데올로기비판을통한해방적의사소통의완수를미완의계몽을완수하는것으로설정하고있다. 일찍이칸트가 계몽이란자기자신의잘못으로인해초래된미성숙상태로부터벗어나는것이다. 라고정의했듯이하버마스의 심층해석학 은인식주체의비판적자각을지향하는것이라할수있다. 정신분석을 해방적성찰 의모델로설정하는하버마스의 심층해석학 에대하여가다머는그러한치유의과정이단순히 테크닉 이아니라의사와환자사이의 공동의성찰작업 이라는것을인정한다. 그렇지만의사와환자의특수한관계를사회적영역으로확장하여 체계적으로왜곡된의사소통구조 를바로잡을수있다고일반화하는것은의사소통조건의차이를무화시키는것이라고가다머는논박한다. 의사와환자의관계에서는의사의권위에대한 19) Ebd., S. 154 f.
46 임홍배 환자의신뢰와인정에기초하지만, 사회적영역에서는나와다른생각을가진반대자의저항이만인에게공통된전제조건이며, 따라서정신분석에서는가능한비억압적의사소통의조건이결여되어있다고보기때문이다. 더구나사회생활에서개개인과집단들을 건강한 사람들과 환자 로나누어서 환자 들을 치유 하듯이왜곡과억압을바로잡을수있다는발상자체가현실적인간조건에맞지않는독단적월권이라고가다머는비판한다. 가다머의이러한비판은권위주의를비판하는비판이론이자신들의방법적이상을절대화하는또다른형태의권위주의를경계하는것이라볼수도있다. 20) 그러한맥락에서가다머는개개인과집단들의상이한경험에근거하는사회적관계에서 해방적성찰 을통해지배관계를일거에허물어뜨릴수있다고믿는신념자체가 아나키즘적유토피아 를추구하는 해석학적허위의식 일뿐이라고비판한다. 21) 또한가다머는 이성적담화의원리 에기초하여 지배와구속으로부터자유로운이상적의사소통 을통해진리가담보될수있고그러한 진리와더불어이상적인삶의형식을선취 할수있다고보는진리관을 형이상학 이라고정면으로비판한다. 내가보기에는선의이념에서진리의이념을도출하고 순수 지성의개념에서존재를도출하는그러한진리기준은형이상학에서익히알려진것이다. 순수지성의개념은중세의지성론에서유래하는데, 그에따르면순수지성은신의본질을직관하는천사에게서구현된다. 22) 가다머가보기에는해방적성찰이궁극적으로지향하는역사의이상적완성태즉유토피아적표상으로부터역으로지금이곳의역사현실을규정하는논법은 선의이념 에서 진리의이념 을도출하는것이며신적직관에기대 20) Vgl. Jack Mandelson: The Gadamer-Habermas Debate, in: New German Critique 6 (1978), S. 67. 21) Gadamer: Rhetorik,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S. 82. 22) Gadamer: Replik, in: Habermas u.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304.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47 어현실을인식하는것이므로 형이상학 의논리에방불한것이다. 가다머자신은그런 이상적 상황을한번도염두에둔적이없으며오직구체적경험만을염두에두었다고말한다. 가다머가철저하게이해의역사성에서해석학적경험의근거를탐색한이유가여기서분명해진다. 가다머는하버마스가상정하는이상적의사소통상황에맞서서해석학적경험의역사적개방성을다시한번강조한다. 경험의완수라는것은앎의완수가아니라새로운경험을위한온전한개방성을뜻한다. 절대지 ( 知 ) 의개념에맞서서해석학적성찰이추구하는진리는바로그런것이다. 23) 하버마스가구속과억압에서벗어난이상적의사소통을 이상적언어상황 과연결하는논리에대해서도가다머는비판적이다. 가다머는언어가사회적관계의산물로서지배관계를반영하는이데올로기적성격을지닌다는점은전적으로인정한다. 그렇지만하버마스처럼이상화된의사소통을통해 이상적언어상황 에도달할수있다고보는것은 의미의투명성 Sinntransparenz 을믿는또하나의이상화일뿐이며, 그런언어이상주의는언어를통해전승되는전통의다층적맥락을 관념론적으로희석시키는 것이라고비판한다. 그렇기때문에언어라는것은이데올로기비판을통해명징하게그의미를드러내는성질의것이아니라이데올로기비판을통해서도그의미가온전히해소되지않는어떤 사건 이다. 그런맥락에서가다머는 이해될수있는존재는언어이다. Sein, das verstanden werden kann, ist Sprache. 24) 라고언어의문제를존재론의차원에서사유한다. ( ) 언어속에는존재하는모든것이투영된다. 언어속에서만, 오로지언어속에서만우리는다른어디서도마주칠수없는사태에마주치게된다. 우리는 ( 우리가표명하는의견과우리자신에관한앎일뿐만아니라 ) 곧언어자체이기때문 23) Ebd., S. 311. 24) Gadamer: Rhetorik,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S. 71.
48 임홍배 이다. 결국언어는결코거울같은것이아니다. 그리고우리가언어를통해인지하는것은우리존재와모든존재의반영물이아니라, 노동과지배의현실적제약속에서그리고우리의세계를규정하는다른모든것속에서우리와더불어존재하는것을해석하고살아내는것이다. 25) 가다머에게언어라는것은 우리자신에관한앎 즉인식의의미내용보다더욱포괄적이고근원적인우리자신의존재자체와연관되어있다. 가다머가 인간의언어는언어적의사소통을통해 세계 가개현된다는점에서독특하고유일무이한삶의과정이다. (WM 450) 라고언명하는것은그런맥락에서이해될수있다. 따라서언어를이데올로기비판을통해얻어지는인식의내용으로환원하여언어를단지그무엇의반영물로보거나인식의수단으로보는도구주의적관점은가다머의입장에서보면언어를통한세계경험의풍요로움을단순화하는것이다. Ⅳ. 결론을대신하여 짐작컨대가다머가언어의존재론적전환을시도하는것은미적체험을통해새로운세계경험이열리는예술적창조의문제와연결되는것으로보인다. 가다머는 진리와방법 에서횔덜린 Hölderlin이시적언어의발견은일체의관습적인말과표현방식의총체적해체를전제로한다는것을보여주었다고언급하면서횔덜린의시론을인용하고있다. 25) Ebd., S. 71f.: ( ) im Spiegel der Sprache reflektiert sich alles, was ist. In ihm und nur in ihm tritt uns entgegen, was uns nirgends begegnet, weil wir es selber sind (nicht bloß das, was wir meinen und von uns wissen). Am Ende ist die Sprache gar kein Spiegel, und was wir in ihr gewahren, keine Widerspiegelung unseres und allen Seins, sondern die Auslegung und Auslebung dessen, was es mit uns ist, in den realen Abhängigkeiten von Arbeit und Herrschaft so gut wie in allem anderen, das unsere Welt ausmacht.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49 시인은자신의내면적삶과외면적삶전체가근원적인감각의순수한분위기에사로잡힌다고느끼면서자신이속해있는세계를둘러볼때면이세계가미지의새로운세계처럼느껴진다. 그리하여시인자신이겪은모든경험과지식, 직관과사색, 예술과자연의총체가마치생전처음으로생생하게펼쳐지는것처럼느껴진다. 따라서그세계가아직파악되지도규정되지도않은채로, 순전히소재와삶자체로용해된듯한느낌을받는다. 바로그런느낌이드는순간시인은그무엇도미리주어져있는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지않아야하며, 그어떤실증적경험도출발점으로삼지말아야한다. 이런자세가무엇보다중요하다. 그리하여시인이이전까지알고있던자연과예술은바로시인자신을위한하나의언어가탄생하기전까지는말하지않도록해야한다.(WM 474)[ 원문강조 ] 새로운시적언어를발견할때시인은기존의세계가마치 미지의새로운세계 처럼느껴지는개안의경험을하며, 그렇게열리는 근원적인감각 은기성의세계질서를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지않고전혀새로운관점에서대면하게된다. 이대목에대하여가다머가 작품으로탄생한창조물로서의시는이상이아니라무한한삶으로부터길어올린정신이다. ( ) 시에서는존재자가지시되거나의미로표현되는것이아니라, 신적인동시에인간적인하나의세계가개현된다. (WM 474) 고하는것은그런의미로이해될수있을것이다. 가다머가 경험의완수는앎의완수가아니라새로운경험을향한온전한개방성 이라고한것도그처럼근원적감각의트임을통해무궁무진한새로운세계가열리는경험에참여하는시적창조의경험에맞닿아있는것으로보인다.
50 임홍배 참고문헌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Grundzüge einer philosophischen Hermeneutik, 6., durchgesehene Aufl., Tübingen 1990. : Rhetorik,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Metakritische Erörterungen zu Wahrheit und Methode, in: J. Habermas u.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57-82. : Replik, in: J. Habermas u.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283-317. : Vernunft im Zeitalter der Wissenschaft, Frankfurt a. M. 1976. Goldhagen, Daniel Jonah: Hitlers willige Vollstrecker. Ganz gewöhnliche Deutsche und der Holocaust, Berlin 1996. Habermas, Jürgen: Zu Gadamers Wahrheit und Methode, in: J. Habermas u. 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45-56. : Der Universalitätsanspruch der Hermeneutik, in: J. Habermas u.a. (H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Frankfurt a. M. 1971, S. 120-159. Lang, Peter Christian: Hermeneutik-Ideologiekritik-Ästhetik. Über Gadamer und Adorno sowie Fragen einer aktuellen Ästhetik, Königstein/Ts. 1981. : Hans-Georg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in: Hauptwerke der Philosophie. 20. Jahrhundert, Stuttgart 1992, S. 256-282. Mandelson, Jack: The Gadamer-Habermas Debate, in: New German Critique 6 (1978), S. 44-73. Nassen, Ulrich: Hans-Georg Gadamer und Jürgen Habermas: Hermeneutik, Ideologiekritik und Diskurs, in: Klassiker der Hermeneutik, hg. v. Ulrich Nassen, Paderborn 1982, S. 301-321. Titz, Udo: Hans-Georg Gadamer zur Einführung, Hamburg 2000. 이구슬 : 해석학과비판적사회과학, 서광사 1996.
해석학과이데올로기비판 51 Zusammenfassung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 Bemerkungen zur Gadamer-Habermas-Debatte - Lim, Hong-Bae (SNU) In der vorliegenden Arbeit wird versucht, die Kontroverse zwischen Gadamer und Habermas um den Geltungsanspruch von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in Bezug auf die Geschichtlichkeit des Verstehens zu überprüfen. Habermas Kritik richtet sich gegen die wirkungsgeschichtliche Anerkennung von Tradition und Vorurteil, die Gadamer als grundlegende Vorbedingung des Verstehens hervorhebt. Laut Habermas wende sich Gadamers Einsicht in die Vorurteilhaftigkeit des Verstehens zur Rehabilitierung des Vorurteils als solches, und dies führe zur Legitimierung der Autorität. Damit bestreite Gadamer die Kraft der kritischen Reflexion, was den Konservatismus der,ersten Generation beweise. Gadamers These, dass die Seinsweise der Tradition Sprache ist, wird auch als,ontologiesierung der Sprache und Hypostasierung der Tradition kritisiert. Demgegenüber müsse die kritische Hermeneutik zur Ideologiekritik übergehen, die zur Einsicht in die Gewaltsverhältnisse der Gesellschaft verhilft. Habermas beansprucht, dass,unter den idealisierten Bedingungen herrschaftsfreier Kommunikation der,wahre Konsensus erzielt werden könne, der die Wahrheit verbürgen würde. Bei Gadamer geht es nicht darum, die Wirksamkeit der Tradition zu befestigen, sondern um eine Horizontverschmelzung, wodruch Gegenwart und Vergangenheit ununterbrochen vermittelt wird. Auch der abstrakte Gegensatz von Vernunft und Autorität verdeckt idealistisch die ambivaltente Beziehung von
52 임홍배 Vernunft und Autorität, da die Autorität nicht unbedingt auf dem Gewaltzwang beruhe, sondern nicht weniger auf der Anerkennung. Gadamer kritisiert die idealisierte zwangslose Kommunikation und das Wahrheitskriterium als,metaphysik, weil aus dem Begriff des Guten der Begriff des Wahren und aus der,reinen Intelligenz das Sein abgeleitet werde. Demgegenüber betont Gadamer, dass die Vollendung der Erfahrung nicht die Vollendung des Wissens, sondern die Offenheit für neue Erfahrung bedeutet. Die Sprache, die bei Gadamer als Medium und Mitte des Verstehens gilt, beschränkt sich nicht auf die Entlarvung der Ideologie, da,in der Sprache (...) sich alles (reflektiert), was ist. Gadamers Sprachkonzept nähert sich der Schöpferigkeit der poetischen Sprache an, in der nicht ein Seiendes bezeichnet oder bedeutet wird, sondern sich eine Welt des Unerschöpflichen eröffnet, was der unendlichen Offenheit der hermeneutischen Erfahrung entspricht. 주제어 : 영향사, 지평융합, 전통, 선판단, 언어, 이데올로기비판, 해석학적경험 Schlüsselbegriffe: Wirkungsgeschichte, Horizontverschmelzung, Tradition, Vorurteil, Sprache, Ideologiekritik, hermeneutische Erfahrung 필자 E-Mail: limhb059@snu.ac.kr 논문투고일 : 2011. 9. 30, 논문심사일 : 2011. 10. 16, 게재확정일 : 201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