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I. 서 론 일반적으로 이주자들은 주류사회의 구성원과는 구별되는 타자 로 인지된다. 따라서 이주자 들은 정주자와는 구별되는 그들만의 특별한 정체성 을 가지고 있거나 때로는 정상성 1) 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로 회자된다. 한국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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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도시행정학보 제25집 제4호 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다양성과 복합성의 요소는 증가하게 된다. 도시의 발달은 사회의 다원 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화된 도시는 경제, 사회, 정치 등이 복합적으로 연 계되어 있어 특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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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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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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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서 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력사고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범행 장소도 학교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이제는 학교 안까지 침입하여 스스럼없이 범행을 하고 있는 현실 이 되었다.2008년 12월 11일 학교에 등교하고 있는 학생(여,8세)을 교회 안 화장 실로 납치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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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김정민 송신철 심규철 을 미치기 때문이다(강석진 등, 2000; 심규철 등, 2001; 윤치원 등, 2005; 하태경 등, 2004; Schibeci, 1983). 모둠 내에서 구성원들이 공동으 로 추구하는 학습 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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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佛敎學報 第 48 輯 서도 이 목적을 준수하였다. 즉 석문의범 에는 승가의 일상의례 보다는 각종의 재 의식에 역점을 두었다. 재의식은 승가와 재가가 함께 호흡하는 공동의 場이므로 포 교와 대중화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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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47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The Korea Educational Review 2015. 6. Vol.21. No.2. pp.147-171.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9)10) 이민경(대구대학교)** [요 약] 이 연구는 중국 고학력 결혼이주 여성들의 정체성을 자녀교육 태도와 실천과의 관계 속에서 고찰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1990년대 이후 한-중 간 국제결혼은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 한-중 수교이후 중국내에서의 한국바람, 양국 간 경제교류 의 증가, 유학생과 여행객 급증이 상호교차하면서 전개되어 왔다. 이처럼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증가되고 있는 한-중 국제결혼의 흐름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중국여성들의 한국유입을 촉발해 왔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삶도 매우 차별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이들을 단일한 집단 적 정체성으로 범주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특수성을 염두에 두고, 자녀교육은 이들의 삶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그리고 행위주체로서 이주여성들 은 이를 어떻게 의미화하면서 실천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체성이 어떻게 재구성되는 지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대구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중국 결혼 이주 여성 9 명을 심층 인 터뷰하여 그 결과를 주제별 분석에 의해 제시하였다. 연구결과 고학력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 의 자녀교육 태도와 실천은 1) 인정투쟁으로서의 취업: 당당한 엄마 되기 2) 다문화 가정 자녀 으로부터 거리두기: 위계적 구별짓기 3) 초국적 자녀교육과 유동적 정체성: 현실은 여 기, 미래는 거기, 3가지로 범주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에 바탕을 두고, 결혼이주여성의 자녀교육태도와 실천을 이주여성들의 다양한 위치와 갈등, 사회문화적 해석이 중첩되어 드러 나는 복합적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논의하였다. 핵심어: 중국여성, 결혼이주, 고학력 이주여성, 자녀교육, 정체성 * 이 논문은 2013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3S1A3A2055251). ** 대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148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I. 서 론 일반적으로 이주자들은 주류사회의 구성원과는 구별되는 타자 로 인지된다. 따라서 이주자 들은 정주자와는 구별되는 그들만의 특별한 정체성 을 가지고 있거나 때로는 정상성 1) 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로 회자된다. 한국사회에서 이주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다문화 가정, 다문화 여성, 다문화 아동 청소년 등으로 호명하면서 낙인화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자녀 양육 과 교육을 담당하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어머니 역할이나 경험을 둘러싼 담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주가정 자녀들의 한국어 능력이 뒤처지는 이유는 엄마가 외국인이기 때문 이며,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이유도 다문화 가정 자녀 이기 때문에 매우 당연한 결과로 수용된다. 이 러한 인과적 해석 뒤에는 문화 혹은 언어 문제로 인해 이주여성들의 어머니 역할은 제한적 이거나 열악하다 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주여성들에게 호의적 시선을 보내는 경우에도 이들은 낯선 환경에서 자녀 양육과 교육을 위해 고군분투해야하는 불쌍한 존재들로 표상되면서 도움 을 필요로 하는 온정적 대상이 된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이주여성들은 세계화의 저변을 형성하는 마지즌(Masizen) (Sassen, 1991)으로 범주화되면서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특성을 지닌 열악한 하위집단으로 인식되어 왔 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재현(Social reproduction) (Moscovichi, 1994)은 이주여성들을 매우 단 편적으로 이해하거나 이들의 다양한 배경 혹은 복합적인 서사(Benhabib, 2004)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주여성들은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국가 간 사회 간 문화 간 경계 속에 위치하며 세계화의 하층회로(Lower circuit)(sassen, 1991)를 따라 이동하는 집단이라는 점 에서 그 특수성이 있다. 그러나 이주여성들은 다문화(가정) 여성 이라는 단일한 집단적 범주로 이해하기에는 매우 다양한 개인적 가족적 자원을 지니고 있으며, 복합적인 삶의 층위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선택하고 구성해나가는 다층적인 행위자다.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심화 되고 있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결혼이주 여성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위해서는 이러한 단편적 이해를 넘어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삶의 층위를 드러내는 연구관점이 필요한 이유다. 이 연구는 중국 고학력 결혼이주 여성들의 자녀교육 행위와 그 의미를 정체성과의 연관속에 서 고찰함으로써 다문화가정 여성 이라는 일반화된 호명 속에 은폐된 이주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충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2015년 2월 현재,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은 한국사회 결혼이주 여성 인구 최대집단이다(출입국 외국인 통계월보, 2015. 2) 또한 이들은 한- 1) 정상성은 누가 규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자체가 이미 비다문 화적이다. 왜냐하면 정상성은 주류집단을 준거로 하여 주류집단의 가치와 사고, 신념체계에서 벗어난 영역을 비정상성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한국사회는 다문화 라는 이름으로 비다문화적 실천을 감행하는 셈이다.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49 중 간 특수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관계에 의해 국제결혼이 급증하게 되면서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들어오게 된다. 특히, 일반적인 한국사회 국제결혼 유형인 중개혼 뿐만 아니라 유학생과 경제적 교류로 인한 이동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다양한 배경과 유형의 한-중 국제결혼을 촉발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의 한국에서도 삶의 유형도 브로커를 통 한 중개혼과 다르게 차별적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이주여성들은 본국에서의 자원과 정착지에서 새롭게 맺게 되는 사회적 문화적 조건과의 상호교차 속에서 삶을 재구조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아의식이 높은 고학력 여성 들은 상대적으로 이주로 인해 변화된 자신들의 위치에 대해 매우 민감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녀의 출산과 양육, 그리고 교육은 이들의 삶을 새롭게 재편하거나 정체성을 새롭게 추동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정체성은 다양한 지배의 축 속에서 진행되는 주체의 자리매김으로부터 불거져 나오는 주체성의 과정과 위기국면에 기초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Hall, 1991; Pratt, 1991; Rhacel, 2009). 이 점에서 한 개인의 소속을 변경시키는 이주는 그 자체로 정체성의 위기국면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주자는 타자 혹은 소수자로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정체성 은 매우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무엇보다 필연적으로 양분화된 의미의 세계 속에 살아가야 하는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사회는 다양한 차원의 이질성들이 상호교차하는 접촉지대(contact zone) (Pratt, 1991)라는 점은 이들의 삶과 정체성 구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접촉지대는 배제와 포섭, 충돌과 소통, 갈등과 공존의 역동성 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한 개인의 정 체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3) 이주자는 새로운 정착지로의 재영토화 (Deleuze & Guattar, 1998) 과정에서 위기국면을 맞기도 하고, 때로는 이주가 제공하는 삶의 기회를 향유 하면서 새로운 위치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한편, 자녀양육과 교육은 이주여성들의 삶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또 다른 기폭제일 가능성이 높다. 자녀양육과 교육은 이주 여성 개인의 영역을 넘어 가족적 사회적 관 계의 심화 확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주여성들은 새로운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 면서 정체성에 균열을 가져오기도 하고, 주어진 조건과 상호교차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 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다양한 결혼이주 유형의 증가는 이주여성들 간의 차이와 경계도 2) 2015년 2월 현재, 국제결혼 이주 여성자 중 중국(한국계 포함)이 40.1%로 압도적으로 많고, 베트남이 26.3%, 일본이 8.4%, 필리핀이 7.3%, 캄보디아 3.0%, 타이 1.8%, 몽골 1.6%, 기타 11.4% 순이다(출입국 외국인 통계월보, 2015. 02). 3) Pratt(1991)는 접촉지대를 역사, 지역, 문화, 사회적으로 다른 주체들이 서로 만나서 소통하고 타협하며, 때로 는 충돌하고 대립하는 사회적 공간들(social spaces) 로 정의한다. 따라서 이주자들에게 새로운 정착지는 개 인적 사회적 문화적 이질성들이 충돌하고 소통하는 접촉지대라고 할 수 있다.

150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만들어 내게 된다. 특히 한국사회의 지배적인 국제 결혼이주 담론에 의해 포획되지 않는 이주 여성들은 한국사회의 정착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정체성 전략들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4) 이 연구는 이러한 결혼이주 여성들의 다양성에 주목하면서 대구 경북지역의 고학력 중국 결 혼이주 여성들의 사례연구를 통해 자녀양육과 교육이 이들의 삶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그리고 행위주체로서 이를 어떻게 의미화하면서 실천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체성이 어떻게 재 구성되는지를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화적 맥락속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한 국 사회에서 국제결혼여성 혹은 다문화가정 여성 이라는 호명이 블랙박스(black box) 5) 로 작동 함으로써 드러나지 못하는 자녀교육을 둘러싼 이주여성들의 다양한 위치, 희망, 갈등 및 다양 한 협상의 과정을 다층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이주여성들은 고정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정형화된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의 존재조건과 현실을 끊임없이 협 상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구성해가는 유연한 행위자로 포착하고자 한다. 특히 자녀교육과 관련 하여 이주여성들이 자녀양육과 교육과정에서 사회경제적 혹은 문화적 요인들과 상호교차하면 서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기획하고 의미화 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체성이 어떻게 재구 성되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II. 결혼이주 여성 선행연구와 사회문화적 배경 1. 결혼 이주여성 선행연구 고찰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 관련 연구는 한국사회 혹은 문화로의 일방적인 적응 패러다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관점은 이주민들을 이질적인 존재로 타자화하고 한국사회로 의 편입 혹은 적응 의 관점에서만 사유하는 수동적 존재로 재현되어 왔다는 점에서 문제점으 4) 이러한 다양성은 이주여성들간의 위계적 구별짓기와 차별적 사회화로 드러나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이라는 집 단적 호명을 거부하면서 자신들을 일반적인 한국사회 다문화가정 여성과 거리두기를 하려는 전략들은 여기 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5) 여기에서 블랙박스란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ctor network theory)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 면, 블랙박스란 이질적이고 잡종적 네트워크가 하나의 행위자나 대상으로 단순화되어 접혀진 상태(folding)를 지칭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블랙박스 속의 복합적 결합과 동맹의 행위자 네트워크는 보지 못하고 외부의 입 출력에만 의존하는 대상으로 취급하게 된다(이희영, 2014). 이주여성들의 다양한 층위의 삶을 보지 못하고 이들을 단순히 한국남자와 결혼한 저개발국가의 가난한 여성들로 보는 관점도 일종의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51 로 지적되어 왔다(김현미, 2005). 이주여성들에 대한 연구도 이러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주로 결혼이주 여성 의 한국사회 적응이나 통합의 문제 등을 주로 다루어 왔다. 그러나 적응과 통합의 관점에 기초한다 하더라도 이주여성들을 수동적 존재로 보느냐 혹은 적극적인 주체로 보느냐에 따라 연구의 방향성과 내용은 차이를 보인다. 전자는 이주여성들을 한국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된 존재로 재현(representation)하면서 주어진 조건 속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지를 주로 기술해왔다. 이러한 관점에 기초한 연구들은 이주여성들 을 한국가족이나 권력구조의 가여운 피해자 이거나 한국사회가 포용해야 할 불쌍한 존재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윤형숙, 2005; 이혜경, 2005). 반면, 후자는 이주여성들을 자신들의 삶을 추동하는 적극적인 주체로 위치지우며 이주여성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재구성해가고 있는 지에 대해 고찰한 연구들(김은실 김정선, 2007; 김현미 외, 2008)이라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한편, 이주여성의 생활세계를 적응 혹은 사회 통합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들의 삶을 본국과 이주국의 경계선에 위치한 존재로 보는 연구들이 출현하기 시 작한다. 본국과 수용국 모두를 준거로 정체성을 협상하거나 복합적인 삶의 재편의 양상 등 초 국적 이주자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는 연구들(민가영, 2009; 이희영,2014)은 이에 해당된다. 6) 한편, 이주여성들의 양육과 교육경험을 고찰하고 있는 연구들 역시 주로 결혼 이주여성들의 어머니 역할과 이로 인한 어려움 등을 제시하면서 적응과 통합의 관점에 기초한 연구들이 대부 분이다. 범주별로 세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주여성들의 교육욕구에 주목하면서 자녀교육과 양육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고찰하고 있는 연구들(강선자 손수민, 2011; 류진아, 2011; 이현주, 2013)은 주로 질적 접근 방식에 의해 정체성과 문화차이, 한국사회의 편견 등이 어떻게 자녀양육과 교육의 어려움으로 연결되는지 를 고찰하고 있는 연구들이다. 다음은, 결혼이주 여성들의 자녀교육에 미치는 변인을 탐구하는 연구들(박현선, 2014; 연보라 김경근, 2009; 이엄지 이채원, 2014; 정명희, 2013)로서 어머니 역 할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지원방식을 고찰하고 있다. 접근 방법과 연구 질문에 있어서는 구별되지만 위의 연구들은 모두 결혼이주 여성의 한국사회의 적응과 통합의 관점에서 접근하 는 연구들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마지막으로 결혼 이주여성들의 어머니 역할을 주체적 6) 이 연구들은 자녀양육과 교육이 어떻게 이들의 삶을 재편하는지를 고찰하고 있는 본 연구와 관련하여 시사 하는 바가 많다. 민가영(2009)의 연구는 이주를 한 개인의 합법성과 일상적 인정이 이루어지는 삶의 소속을 이동시키는 행위로 보고, 한국에서 본국으로 귀환한 몽골 이주가정 자녀들의 삶의 과정을 탐색하는 연구이 다. 트랜스(trans)라는 프레임으로 몽골 이주노동자 가정 자녀들의 반복적 이주의 과정에서 전환적 정체성 (transititional identity)을 보여주고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이희영(2014)의 연구는 이주여성들의 이동을 ANT 관점에서 고찰하면서 이들의 이주과정과 정착과정을 다양한 행위자들이 개입하는 동맹의 과정으로 분 석하면서 이주여성들에게 어떻게 공간이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은 자신의 소속과 위치들을 다양한 인간 비인간행위자들의 개입 속에서 재구성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52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행위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는 연구(윤재희, 유향선, 2011; 이민경 김경근, 2010; 이채원 외, 2013)를 들 수 있다. 특히 황정미(2012)의 연구는 이주 여성들의 초국적 모성을 다루고 있어 본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주목된다. 이 연구들은 이주여성들의 자녀양육과 교육행위를 수동적인 어머니 역할수행으로 보는 관점을 벗어나 어떻게 자신들의 역할을 스스로 의미화하면서 적극 적인 주체적 행위자로서 기획 수행하고 있는지를 고찰한다는 점에서 위의 연구들과 구별된다. 한편, 이 연구 대상인 중국 결혼이주 여성에 관한 연구들도 대부분 통합주의적 관점에서 적 응과 갈등문제를 다루어져 왔다.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한국사회 적응문제와 갈등문제를 다 룬 연구들(권복순, 2009; 양승민, 2007; 장인실 외, 2012; 최금해, 2007)은 적응에 미치는 요소들 을 탐색하거나 적응과정에서 중국 이주여성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반면, 변화하는 정체성과 관련하여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에 대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결혼 이주자들의 국민정체성은 개별적인 상황 조건에 따라 매우 구별적이며(서운석, 2009), 중국 조 선족 기혼여성의 정체성 문제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이해응(2005)의 연구 역시 중국 조선족 이 주여성들은 기존의 사회주의 노동자 정체성, 가족 내 성역할이 한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정체 성 변화를 겪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결혼이주 여성을 포함하여 이주여성 연구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들의 특성과 경험을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들이 결혼이주 여성들을 계층적 문화적 약자 혹은 소외자로 규정하면서 문화 차이를 근원적인 부정적 요인으 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집단적 정체성안에 포섭되지 않는 결혼이주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맥락성에 기반하여, 고학력 중국 결혼이주 여성 들의 갈등과 고뇌, 삶의 양상을 자녀교육실천과 연관하여 탐색한다는 점에서 선행연구들과 구 별된다. 2. 중국 여성 결혼이주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전개 2014년 12월 현재, 전체 150,672명의 결혼이주자들 중 여성이 84.8%(127,782명)으로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여성의 결합이 압도적이다(출입국 통계월보, 2015.02). 그러나 1990년대 이전 국 제결혼 흐름은 한국 여성들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해외로 이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인구학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그 러나 1990년대 이후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합하여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국제결혼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그 양상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합이 주류를 이루게 되고, 이러한 변화에 따른 사회적 인식과 표상도 변화하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53 기 시작한다. 국제결혼이란 농촌총각 으로 대표되는 한국인 남성과 동남아시아 여성 의 결합 이라는 대중적 인식이 일반화되었던 것도 이즈음이다. 7) 현재, 국제결혼 실상은 이러한 일반적 인 인식 8) 과는 차이가 있지만,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프로젝트가 초기 국제결혼의 흐름을 주 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1992년 중국 및 베트남과의 수교는 이러한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 국제결혼의 가파른 증가를 야기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수교 이후 농촌의 시, 군 등의 지방자치단체가 공식 사업으로 한국남성들의 국제결혼을 주선하기 시작하면서 그 수가 급증하게 되었고, 따라서 초 기 한 중 국제결혼은 한국 농촌 지역 남성을 위한 혼인전략의 성격을 띠었다고 할 수 있다(이 희영, 2014).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지역 하층 출신 남성의 만혼 또는 재혼 전략으로 변화하는 경향 을 보이기 시작하였다(이혜경, 2005; 이희영, 2014). 따라서 국제결혼은 농촌총각의 결혼전략을 넘어 한국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한 저소득계층인 한국인 남성의 결혼유형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처럼 한국인 남성과 저개발국 국가 출신 외국인 여성간의 결혼이 급증하면서 국제결혼은 문 화적 이슈를 넘어 계층과 젠더 문제 등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1992년 중국과 베트남 수교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 온 국제결혼은 국적별 분포에서도 그 영향 이 그대로 드러난다. 출입국 통계연보(2015)에 의하면, 중국여성과 베트남 여성이 국제결혼 건 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국적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조선족 9) 으로 지칭되 는 한국계와의 결합이 많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 친척방문과 함께 시작된 중국 조선족의 국 내 이주현상은 국제결혼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한국으로의 이주가 조선족들에게는 돈벌이의 기회로 활용되면서 한국이 조선족의 국내유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하자 혼인이주 가 노동이주의 한 방법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이혜경 외, 2006; 이희영, 2014). 한편, 중국의 사회경제적 변화도 중국여성의 국제결혼을 추동한 중요한 요인이다. 즉, 90년 대 이후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에 의해 시장경제가 활성화되었고, 이에 따라 산업구조가 변화하 면서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넓은 취업공간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박명희, 2008). 특 7) 한국인 남성(Korean)과 동남아시아(Asian) 여성의 결혼이 대중적으로 회자되면서 이들 가정 자녀를 코시안 (Kosian)으로 부르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이즈음이다. 그러나 코시안(Kosian) 이라는 용어는 이들을 특별 한 명칭으로 지칭하는 것에 대한 낙인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기도 하였다. 8) 이러한 일반적 인식은 초기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프로젝트가 언론에 노출되고, 이후 방송 등 다양한 매체 를 통해 농촌에서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소개되면서 대중적으로 인지된 결과에 기인한다. 그러나 2015 년 1월 현재, 전체 149,165명 중 국제결혼 이주자가 도시에는 85%(126,938명), 농촌에는15%(22,227명) 분 포되어 있어 국제결혼이 단순히 농촌총각의 결혼 유형이 아님을 증거하고 있다(출입국 통계월보, 2015. 02). 9) 조선족 이라는 명칭은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여 이들을 재중 동포로 호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학술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그 자체로 기술적인 용어라는 점에서 조 선족 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임을 밝힌다.

154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히, 중국 조선족 여성들의 한국행 러시도 이러한 흐름과 연계되면서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 중 국의 개혁 개방정책은 조선족 여성들도 집거지역을 떠나 도시의 제2, 3차 산업으로, 그리고 일 부는 국외 노무수출의 방식으로 외국으로 노동이주를 하게 되었고, 이 여성들이 한국의 결혼이 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다(박명희, 2008). 다시 말하면 중국내의 사회경제적 변화 역시 한국 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조선족 사회에서 촉발된 국제결혼이 양적으로 증가하면서 중국에서는 이른바 한국 바람 이 불기 시작하면서 결혼건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였다(박명희, 2008; 이희영, 2014). 초기에 경제적 목적에 의한 이주에서 한국이 동경의 대상이 되면서 많은 여성들의 이주 희망지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결혼방식도 중개업소의 알선뿐만 아니라 친 인척의 소개, 여행과 유학에 의한 개인적인 만남까지 다양한 결혼유형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목할 것 은, 이 연구 참여자인 고학력 중국 여성들의 한국인과의 결혼은 한-중 수교이후 한국인들의 중 국으로의 이주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10) 한국인들의 중국유학과 여행이 급증하면서 브로커를 통한 중개 혼이 아닌 연애에 의한 결혼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그 대표 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개인적 가족적 자원을 지닌 중국 여성들이 한국인과의 결혼 을 선택하면서 결혼이주가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면서 전개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III. 연구방법론 1. 연구과정과 방법 이 연구는 2012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2년 6개월간에 걸쳐 대구 경북지역의 고학력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자녀교육 태도와 실천을 정체성과의 연관속에서 탐구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심층면담(in-dept interview)을 통해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자녀교육 행위에 개입 하는 다양한 주체들과 사회문화적 맥락들을 기술하고 이들이 어떻게 상호교차하면서 이루어지 는지를 미시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연구방법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국제결혼 이주여성 혹은 다문화 가정 여성 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으로 호명됨으로써 드러나지 못하는 자녀교육을 10)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이주도 급증했다. 한-중 수교 이후 중국으로 이주한 한국인은 1992년 4만 3,000여 명에서 1995년 40만 여명, 2000년에는 100만 명, 2005년에는 300만 명에 달했다(이 희영, 2014). 2014년 4월1일 기준 중국의 한국 유학생은 전체 유학생 219,543명 중 63,465명으로 전체의 28.9%를 차지하고 있다(출입국 통계월보, 2015.01).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55 둘러싼 이주여성들의 다양한 위치, 희망, 갈등 및 다양한 협상의 과정을 다층적으로 드러내고 자 하였다. 이러한 미시적 접근방식은 공식적 담론이 은폐하거나 구조적 설명이 간과하는 행위 자들의 일상 이나 사고 신념 등을 복원하거나 드러냄으로써 공식담론이나 구조적 설명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과 모순을 드러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Kaufmann, 1996; Paille & Mucchielli, 2003; 이수정, 2012). 이 연구에서 사용된 심층면담 자료수집방법은 주로 반구조화된 면접에 의한 집단 및 개별 심층면담의 병행을 통해 이루어졌다. 반구조화된 면접법(semi-directive interview)이란 개방형 질 문으로 다양한 답변의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놓되 연구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보충하거나 이야 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면접진행 과정에서 연구자의 부분적인 개입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 한다(Paille & Mucchielli, 2003). 이 방법은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 느낌을 특정한 질문형식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면접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과 그 의미 등을 풍부하게 드러 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한편,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자가 대학수업에서 알게 되거나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 강을 하면서 알게 된 여성들을 대부분 인터뷰하였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연구참여자가 주위의 지인을 소개해주는 눈덩이(Snowball)표집방법이 병행되었다. 따라서 연구자는 연구 참 여자들을 면접상황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들과 긴밀한 래포 (rapport)를 형성해왔다. 면접질문은 이주여성들의 행위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복잡성(Morin, 1994)이 드러나도록 되도록 다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들의 일상 과 자녀교육 실천을 파악하기 위한 세세한 질문목록은 따로 가지고 있었지만 연구과정에서 직 접적으로 적용하지 않았다. 다만 연구 참여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추가질문을 하거나 화두를 던지는 방식으로 최대한 연구참여자의 관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하였다. 연구 결과 분석은 면담내용에서 드러난 내용에서 연구참여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주제를 중심으로 정리한 주제별 분석(Analysis thematique)(paille & Mucchielli, 2003)을 시도하 였다. 아래 목록은 면접질문을 범주별로 정리한 것이다. <표 1> 심층면접에서 사용한 주요 질문목록 범주 이주 배경과 결혼 과정 한국사회에서의 사회문화적 경험과 자녀교육 심층 질문 요소 중국에서의 삶/ 개인적, 가족적 자원 이주 동기와 배경/ 결혼까지의 과정 본국(중국)과 한국인 가족과의 관계 한국사회 정착 과정(가족/지역사회 등 사회적 관계망) 자녀양육과 교육(학교교육 참여를 포함한 자녀교육 행위) 미래계획(개인적 삶과 자녀교육)

156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2. 연구참여자의 특성 결혼이주자들의 전국적 분포를 보면, 대구 경북 지역은 인구 대비 결혼 이주여성들이 상대 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2015년 1월 현재, 전체 결혼이주자 150,672명 중 절반 가까이(49.1%)가 서울 및 인천 경기지역에 거주하고, 대구 경북 지역은 부산 경남지역(11.4%), 전북 전남(9.5%)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결혼이주 여성들(8.9%)이 살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의 결혼이주여성들의 국적별 분포는 베트남(약, 44%)이 가장 많고, 중국(한국계 포함)은 약 25%로 두 번째로 많아 중국여성이 가장 많은 한국사회 전체 국제결혼이주 여성 분 포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2015.01). 11) 이 연구에 참여한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은 본국 혹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였거나 재학 중이고, 일부는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에 등록하고 있는 고학력 여성이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주로 회자되는 결혼이주 여성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 혹은 담론과는 거리가 있다. 한편, 배우자 인 한국인 남편의 학력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대부분 연구 참여자들의 학력보다는 낮 다. 이는 이들의 만남과 결혼 과정에 따른 차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 남성이 유학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중국 방문으로 인해 두 사람의 만남과 결혼이 성사된 경우 는 남성들의 학력이 여성들의 학력과 거의 동등했지만, 친인척의 소개나 브로커를 통한 일반 중개혼의 경우에는 한국인 남성들의 학력이 대부분 낮았다. 한-중 간 경제적 격차에 의해 중국 고학력 여성들이 자신보다 학력이 낮은 한국인 남성과 중개혼을 통해 결혼하는 현상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들의 거주지는 농촌이 3명이고 나머지는 (소)도시다. 연구 참여자 모두 한국사회에서 자영 업이나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직업적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는 고학력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욕구와도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9명의 중국 이주 여성은 대부분 한국 체류기간이 10-15년 이고, 친인척을 포함한 중개혼이 4명, 연애결혼은 5명 이다. 연애 혼이 많은 이유는 고학력 여성들이 저개발국가의 가난한 여성과 한국인 남성이라는 일반적인 중개혼이 아니라 한국인 남성의 여행이나 출장 등 만남의 경로가 구별되는 혼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면접은 대상자별로 1-3회로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면접시간은 회당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 고, 면접 내용은 연구시작 전 구두로 연구 참여자들의 동의를 얻어 모두 녹음하였다. 연구장소 11) 대구 경북 지역은 중국결혼이주 여성이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한국사회에서 집단적이고 보수적인 문화가 매우 공고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주자의 삶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역동성이 존재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적 정체성 즉, 가족관계나 사회적 관계망에의 강력한 욕구 등도 이러한 지역적 문화의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57 는 연구 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연구자의 연구실이 가장 많이 사 용된 면담장소이고, 그 밖에 식당이나 까페, 그리고 연구 참여자의 집에서도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의 이름은 연구 참여자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하였고, 이를 당사자들에게도 미 리 알려 최대한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다음 <표 2>는 연구 참여자인 중국결혼 이주여성들의 인적사항이다. <표 2> 연구 참여자 인적사항 이름 시리 리잉 출신, 나이, 학력, 거주지 43세, 대졸, 소도시 42세, 대졸, 소도시 직업 (체류기간) 중국어학원 운영 (18년) 이중언어 강사 (9년) 하이리 43세, 대졸, 농촌 중국어강사 (15년) 이진서 정미연 이지연 임진하 김현정 하이쩐 조선족, 43세, 대학원 재학, 농촌, 조선족, 43세, 대졸. 농촌 조선족, 31세, 대졸, 소도시 조선족, 대학원 수료, 도시 조선족, 49세,대졸, 도시 33세, 박사과정 재학, 도시 학원 강사 (14년) 이중언어 강사 (16년) 이중언어 강사(10) 남편과 공동으로 무역업 주부 중국어 강사 (9년) 배우자 (직업과 나이) 무역업 (43세) 자동차부품 설계 (43세) 회사원 (45세) 중국 현지 공장 근무 대기업계열 사 직원 (46세) 중장비기사 (45세) 중국과 무역업 중국과 무역 대기업 사원 자녀 (나이) 2명 딸(16세), 아들(11세) 3명 전처의 자녀: 아들(16세, 15세), 본인자녀: 아들(4세) 1명 딸(12세) 1명 딸(9세) 2명 아들(16세), 딸(13세) 1명 아들(10세) 2명(쌍둥이) 아들(15세), 딸(15세) 2명 아들(?), 딸(11세) 아들 (7살) 비고( 면담횟수) 이슬람교, 남편이 중국유학중 연애결혼 (1회) 연애결혼(본인은 초혼, 남편은 재혼), 노동자로 한국에 입국하여 형부의 소개 로 한국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1회) 연애결혼, 한국에서 방통대 졸업(3회) 중개혼, 남편은 현재 중국에 거주, 한국 에서 방통대 졸업(2회) 연애결혼, 한국에서 방통대 졸업(2회) 중개혼 (2회) 친척 중개혼, 다문화가족 센터에서 도 우미로 활동(2회) 중개혼, 여동생 부부도 사업차 한국에 거주(1회) 연애결혼, 일본 어학연수 중 한국인 남 편을 만나 결혼하여 한국으로 이주. 2015년 3월 현재 남편직장과 학업으로 인해(1회) 경기도로 이주

158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III. 이주여성들의 정체성과 자녀교육 1. 인정투쟁으로서의 취업: 당당한 엄마 되기 물리적 사회적 이동을 동반하는 이주는 한 개인의 사회적 인정 (social recognition)에도 영향 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회가 그 구성원에 대한 인정을 해주지 않으면 그 개인에게는 사회적, 심리적 죽음 을 의미하기 때문이다(Gaulejac & Taboada-Léonetti, 1994; Kaufmann, 2004). 특히, 고학력 이주여성들은 자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사회적 인정은 이들 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에 대한 문제는 개인에게 일종의 전략으로서 특정한 행동방식을 취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연구참여자인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은 한국사회에서 인정받는 일자리를 갖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취 업에의 욕구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성장한 중국여성들은 사회적 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과도 연관이 있음을 집작하기 어렵지 않다(강윤옥, 2004; 송유진, 2005). 또 한, 결혼이주 여성들은 결혼 이 한국으로서의 이주를 감행한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 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 등 다양한 욕구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이들의 취업에 대한 욕구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맥락이다. 주목할 것은 고학력 여성인 이들은 한국에서의 노동을 통한 경제적인 욕구를 넘어 사회적으 로 혹은 가족적 관계에서 인정을 받기 위한 통로로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즉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가 아니라 가족 혹은 자녀에게 당당하기 위해 취업을 원하고 있었 다. 따라서 대부분 미숙련 노동보다는 한국에서 학업을 계속해서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중국어 강사 등 소위 말하는 한국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전문적인 직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러한 사회적 인정에 대한 욕구는 자녀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을 갖게 되면 자녀들에게도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이들을 추동하는 중요한 기제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부끄럽지 않은 부모 가 되기 위해서 라거나,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기 위해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언설들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래에 인용 한 내러티브는 이러한 이주여성들의 욕구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집은 부모가 교사고, 사장이고 뭐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예뻐라 하시는 거 같 고... 그거를 느꼈어요. 왜냐하면 저희 애가 2학년 때 같은 반에 고등학교 교사로 학교에 근무하는 엄마인 아이가 있었거든요. 사실 성격으로 말하면 저희 애가 훨씬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59 활달하고, 공부는 비슷비슷하고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 애가 더 예쁨을 받는 거에 요. 우리 애가 어, 엄마 나 무슨 말을 했는데 선생님이 쳐다도 안 봐 그러니까... 그래서 좀 괜히 미안하더라고요. [...] 아! 나도 괜찮은 일자리 찾아야 되겠다. 나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돈을 많이 버는 거 하고는 상관없이 사회 적으로 탄탄한 일자리, 평생직장! 그러면 (우리 아이를) 이뻐라 하지 않을까? [...] 아이도 공부 못하는 아이로는 키우지 말아야 되겠고...엄마만 잘한다고 해서 결국에 는 부모가, 내가 열심히 하는 이유는 내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서 하는 거니까... [...] 그래서 대학원까지 마치게 되면 그 다음에 임용고시를 볼 수 있으면 보고, 아니면 강사로도 일할 수 있고, 국적을 바꿨으니까 나랏돈 만지는 일 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그런 욕심도 있고, 남편이 그걸 바라요. (이지연)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어릴 때. 너희 집엔 맨날 자장면만 먹지?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는 아이들이니까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나 때문에 아이들 이 그런 말을 듣는 게 속상하기도 하고... [...] 집에서 제 별명이 교수거든요. 시댁 에서 교수, 교수 하니까 교수 한 번 해볼까 이런 생각도 하고. 교수까지는 아니더 라도 일단은 끝까지 공부를 해서...특별한 계획보다는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행복 하게 그리고 나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요. [...] (정미연) 친척 소개로 20살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이주한 조선족 출신인 이지연씨는 매 우 적극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중국에서 공부를 잘했지만 가난한 가정환경으로 대학을 가는 것이 어려워서 한국에 와서 일도 하고 공부를 하고 싶은 바 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에 사는 친인척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남편과 나이차가 많고, 자신이 바라던 이상적인 배우자도 아니었지만, 한국으로 오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 결혼을 결심한 동기였다. 노동자로 한국으로 오는 방법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혼자서 한국에 와서 일하면서 사는 것보다 결혼을 하게 되면 한국에서의 삶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지연씨가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는 한국을 동경하는 조선 족 사회의 한국바람 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1990년대 중반이후 거 세지기 시작한 조선족 사회의 한국바람 (박명희, 2008; 이희영, 2014)은 그녀에게 한국행 자체 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혼 당사자의 개인적인 조건보다 한국행은 그 자체 로 그녀에게 일종의 삶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지연씨의 결혼은 사랑 이라는 낭만적인 기대보다는 중국사회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인한 조선족 사회의 변화와 경제적 욕구에 의한 개인적 선택이 결합한 결과임을 보여주고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이지연씨는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사회적으로

160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인정받는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깊게 하고 있었다. 주목할 것은 이지연씨의 이러한 욕구는 자녀교육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드러내주고 있다. 엄마의 직업에 따라 학교 선생님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현실인식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자녀교육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음을 알 수 있다. 동네주민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이 중국에 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왠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았던 경험이 일상적으로 많 았던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미연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편이 중국여행을 왔을 때 가이드를 하다가 남편의 적극적 인 구애로 결혼한 정미연씨에게 한국행은 이지연씨와 마찬가지로 조선족 사회의 한국 바람 에 영향을 받은 또 다른 생의 기회였다. 그러나 가정적이지 않은 남편과의 갈등으로 힘든 시기들 이 많았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가족들이나 주변의 지인들에게 무시 당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남편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자신이 중국어 과외를 하면서 생활도 안정적으로 되어갔지만 자신의 배경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이지 않을까라 는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 따라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당당하고 싶어 방통대도 졸업하고 지금 은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 정미연씨는 인기 있는 중국어 과외강사로 경력을 쌓아가면서 돈도 많이 벌었지만, 대학원을 졸업하여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꿈이다. 집에서는 그녀를 교수 라고 부르면서 그녀에 대한 시선도 초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진 것은 그녀를 추동하 는 큰 동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일 수 있다는 것이 그녀가 교수 로 상 징되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미연씨의 내러티브 는 자녀와 한국인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민감성이 매우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부적으로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한국대학의 박사과정에 등록한 하이 쩐 씨의 경우나 석사과정에 등록한 이진서씨의 경우도 사회적 인정이 그녀의 선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지연씨와 정미연씨, 하이쩐씨. 이진서씨에게 취업이나 사회적 위치는 단순히 경제 적 목적을 넘어 사회적 인정을 위한 통로로 의미화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인정의 욕구 뒤에는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엄마 되기 라는 의미가 함께 작동하고 있었다. 이러한 의미 화는 다문화 담론 에 의해 이주가정을 낙인화하고 있는 현실과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짐작하 기 어렵지 않다. 사회적 인정(social recognition)의 부재는 개인의 정체감에 치명적일 가능성이 크고 무시의 경험에 기반한 부정의 도덕적 감정 은 사회적 인정투쟁의 동력을 형성하게 되는 매개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Honneth, 1992; 이희영, 2010;213에서 재인용).이러한 부정의 감정 은 자녀를 낳고 키우면서 강화되었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61 2. 다문화 가정 자녀 로부터 거리두기: 위계적 구별짓기 다문화가정(여성, 자녀, 아동) 이라는 호명은 한국사회에서 일종의 블랙박스 (Latour, 1994) 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주자들이 특정한 정체성을 지닌 집단으로 호명되면서 그 안에서 복 합적으로 작동하는 다양한 그물망들이 사라지고 단일한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Foucault (1971)식으로 말한다면, 다문화가정에 대한 호명과 사회적 재현, 이들에 대한 지배적 담론은 선 별과 통제, 배제의 과정을 거친 후 정화 (purification) 12) 되어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3) 한 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 이라는 블랙박스는 이주가정과 여성들에 대한 특별한 이미지를 재생 산해내는 구별짓기 (Bourdieu, 1980)기제로 작동된다. 다시 말하면, 다문화 라는 구별짓기는 부 정적 사회적 재현 (Moscovichi, 1994)을 동반하는 일종의 낙인효과(labelling effect) 를 드러내면 서 이주여성들의 개인적 서사에 대한 무지와 단순화를 야기하고 있다. 고학력자인 중국 결혼이 주 여성들은 한국사회의 다문화 에 내재하는 지배적인 이미지를 인지하고 있었고, 따라서 자 신과 자녀들에 대한 이러한 범주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이러한 민감성은 이 연 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이 중국출신 이주여성이라는 것과 자녀들이 다문화가정 자녀 라는 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거리두기 는 서로 다른 경험적 공간의 간극에서 촉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본국과 이주해온 사회에서 의 다른 위상을 가진 이주여성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Berger, 2004). 자신은 초혼이지만 이미 자녀가 둘 있는 남편과 결혼과 리잉씨도 자신 때문에 학교에서 아 이들에게 뭔가 안 좋은 시선이 있을까봐 늘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아래의 인용은 이러한 연구 참여자들의 태도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임에 가면 엄마 얘기하지 말라 하는 거예요. 카톡에 상태 메시지를 중국어로 못써요. 쓰면 이게 사람들이 의심을 할까봐...그거 보았으면, 엄마들 모임에 가면 (한국) 엄마들이 의심을 할 거 아니예요?. 조금이라도 의심을 가지고 있으면 알아챌 거 아니예요?.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제 말 들으면 아! 사람마다 말투가 다르니까 그렇게 이해하고 그냥 괜찮은데. [...] 러브인 아시아 있잖아요?. 우리 아들보고 내 가 엄마가 저기 한번 나가볼까? 그러니까 절대 하지 마요. 그러더라고요. 쪽팔린다 고.. 그래서 왜? 저기 애들도 가잖아. 얼마나 좋냐? 용기도 있고.. 그랬더니 아들 12) 정화(purification)란 언제나 잡종적인 특성을 갖는 현실을 인위적으로 순수한 영역으로 구분하고 이를 끊임 없이 (재)생산하는 행위를 지칭하며, 근대적 세계관의 대표적 징표로 비판된다(Latour, 1994) 13) Foucault(1971)에 의하면, 어느 사회에나 담론은 일정한 과정에 따라 통제되고 조직되며 재분배되는데, 이 러한 과정들은 특정한 담론이 배제되는 과정 이라고 역설한다. 여기에서 담론이란 특정 대상이나 개념에 대한 지식을 생성시킴으로써 현실에 관한 설명을 산출하는 언표들의 자기지시적인 집합체를 의미한다.

162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이 쟤들은 아직 어려서 그래요. 몰라서 그래. 제 나이 때 되면 쟤들도 방황해요. 그러는 거예요. 나중에 알면 정말 후회할 거예요. 이러면서. (임진하)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다문화 배웠는데, 순간 뜨끔했대요. 누가 자기 쳐다보 나..항상 이게 가슴깊이 이게 있는 거예요. 우리 사회에 아직 그런 인식이 좀 부족 해서 다문화라 하면 뭐가 뭐 별종으로 보니까... 그런 경우 다문화가정 아이라고 하 면 힘들지 않겠어요? 뭔가 피부색이 다르면 더 힘들거고...저는 한국인 사람인 척 하는 거잖아요. [...] 거기(다문화가족지원센터) 그냥 가봤죠. 갔는데 필리핀에서 오 고 뭐 일본에서 오고.. 일본아이는 또 딱 표가 나잖아. 약간 그런 말투.. 또 중국애 들도 많아요. 저는 딱 갔는데.. 저도 나쁜 거죠. 어딘가 나는 여기 사람 일원이 아 닌 거 같은 느낌 있잖아요. 나는 여기 부류가 아닌데.. 그런 거. (김현정) 중국교포인 임진하씨는 한국에 거주하는 친척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결혼했다. 중 국에서 맞선을 보고 1년 가까이 국제전화로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거의 매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어서 급격하게 가까워졌고, 전화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임진하씨는 중국에서도 연변에 있는 한 국인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했고, 한국사회에 미리 정착한 친척들이 많아서 한국생활 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성격도 외향적인 편이라 시집식구들이나 이웃들과의 관계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로 인지되는 것은 늘 불편한 그 무엇이었다. 가끔 대구 다문화가족센터에 나가서 입국초기자인 다른 이주여성들을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자신과 이주 여성들이 동일하다는 것보다 다르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임진하씨는 한 사회에서 타자화되는 소수자가 왜 주 류사회와의 동일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주류와의 동일시는 소수자의 무의식적인 일종의 정체성 전략 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을 암시해주고 있다. 최근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엄마가 한국사람이 아니라 중국에서 왔다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의 자아존중감에도 큰 타격을 입으면서 고민이 많다. 김현정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의 일반적인 범주에 의하면, 자신은 당연히 다문화 가정 여성 이지만 스스로 늘 다르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센터나 관련 모임에 참석하 는 것이 불편해서 잘 나가지 않았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이주여성들의 내러티브에는 이주여성 들간의 구별짓기와 위계적인 관계형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별짓기는 자녀와 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김현정씨는 자신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 로 특별하 게 호명되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어떠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63 한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이나 아이 또래 친구들이 자신의 아이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될까가 아이교육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한다. 김현정씨와 임진하씨의 내러티브는 이중적으로 읽힌다. 자녀들이 엄마의 배경을 부끄러워하 는 것에 자존감에 상처를 받기도 하면서 자신들은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다르다는 거리두기를 하는 일종의 구별짓기 (Bourdieu, 1980)를 스스로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주지인 한국사회에서 사회화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위치를 무의식적으로 주류와 동일시하면 서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해나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이주 여성 들의 내러티브는 국제결혼 급증으로 인한 대응방식의 하나로 촉발된 다문화 담론이 의도와는 다르게 사회적으로 재현되고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2005년부터 한국사회의 다문화 담론 이 어떻게 이주여성들의 정체성 구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3. 초국적 자녀교육과 경계적 정체성: 현실은 여기, 미래는 거기 연구참여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국적도 바꾸어서 살고 있지만, 앞으로의 삶이나 자녀교육 의 장을 한국이라는 특정한 물리적 영토로 한정하지 않고 있었다. 국적 변경의 이유도 소속을 영구적으로 이동시킨다기 보다 한국에서의 일상적 편의성 때문인 경우가 많다. 국제 결혼이주 여성들이 국민 의 정체성을 갖기를 바라거나 그럴 것이라고 여기는 일반적 상식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선행 연구결과도 중국 결혼 이주자들의 국민정체성은 개별적인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서운석, 2009; 이희영, 2014). 이처럼 이 연구의 참여자인 중국 이주여성들에게 공간 은 매우 유동적이다. 남편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현재 의 공간과 노년의 미래공간이 상대적으로 분리되며 미래의 삶이 떠나온 본국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학력 여성들은 자신들의 학력자본이 있고, 본국에 가족적 자원들이 있기 때 문에 귀환을 통한 재영토화 (Deleuze & Guattar, 1998).를 매우 가능한 미래 변수로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의 인용은 이러한 사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중국에 가서 공부하게 할 생각이 있어요.[...] 집에서는 중 국말 해요. 제가 중국어 하니까요 아이들끼리도 중국말 대화하고. 남편도 중국어 필요하니까. 저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중국어 교육 안 시키는 것을 너무 이해 못 해요. 이렇게 좋은 조건을 가졌는데.. [... ] 아이들에게 여기가 한국어를 쓰는 환경 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대화를 안했어요. [...] 아이들 학교에서 요청해서 제가 재작 년에 우리 아이들 반 애들에게 일 년 동안 무료로 중국어를 강연해줬어요.. 일주일 에 두 번씩... 그런데도(반 아이들은) 잘 못하더라구요. 엄마가 중국 사람이어도 집

164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에서 안하니까.. 우리 아이들보면 부러워해요 (시리) 만약에 우리 애가 중국 가고 싶어 하면 유학 있잖아요. 그거 보내고 싶어요. 지 금 당장은 아니지만 만약에 중학교에 들어가서 (아이가) 갈래요. 하면 제가 보내려 고 생각하고 있어요. 주변에 많은 애들 보면, 한국 사람들도 아이들을 중국 가게 하잖아요. 초등학교때도 보내고.. 저는 초등학교는 너무 어리고 중학교 정도면 보내 도 된다고 생각해요 (하이리) 애는 공고 쪽으로 가고 싶어 했어요. 근데 공고 쪽으로 가는 건 안 된다고 했어 요. 엄마 아빠는 네가 일하는 꼴은 못 보겠다. 적어도 엄마 아빠가 나중에 중국어 학원을 크게 하게 되면 네가 중국어 학원이라도 해야 되지 그 꼴은 못 보겠다 그 렇게 애기 했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공부해서 네 진로 를 찾고 아니면, 중국 가서 공부해도 되니까. 중국어만 잘해도 한국에서 먹고 살수 도 있고. (정미연) 중국에 어학연수를 온 남편을 중국대학 부설 어학원에서 가르치게 되면서 인연이 되어 결혼 한 시리씨는 한국에서 활발한 다문화가족 활동을 하고 있다. 거주하는 지역의 이주여성대표를 맡고 있어서 지역 교육청 행사에 다문화특강을 하러 다니기도 하면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어 학원도 경영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도 매우 넉넉한 편이다. 주목할 것은 시리씨의 경우 는 다문화가정 자녀로부터 거리두기를 하는 다른 여성들과 비교해서 매우 예외적인 경우다. 오히려 다문화 를 자원화하여 자녀교육에도 문화자본 (Bourdieu, 1980)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중국어 특기를 살려 큰 딸을 이 지역 외고에 보낼 정도로 교육열도 높다. 14) 방학 때마다 중국 친정에 아이들을 보내거나 동반해서 다니러 가는데,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제대로 익히게 해주 고 이슬람교도인 외가의 문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바램도 크다. 남편은 중국와의 무역 업을 하고 있어서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시리씨에게 중국은 떠나온 곳이 아니라 현재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중국수입품을 한국기업에 납품하는 남편의 직업적 활동으로 지금은 여기(한국)에 살고 있지만, 나중에는 중국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늘 염 14) 연구 참여자들은 자녀교육성공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특성은 한국사회의 자녀교육 문화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자녀교육열이 높은 한국사회의 문화는 이주여성들의 믿음과 실천에 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Ong(1996)의 통찰대로, 이민자나 소수자 집단은 지배적 헤게모니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배적인 사회문화적 가치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실천과 믿음을 구성해 나가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교육열이 매우 높다는 것도 중국 결혼이주 여성 들의 자녀교육기대와 지원을 읽게 해준다. 한편, 중국가족에서 자녀교육의 책임 여성에게 많이 있다는 것 도 이와 관련이 깊다((강윤옥, 2004; 송유진, 2005). 이주 여성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태도와 실천, 그리고 의미부여는 이주지인 한국적 교육문화적 특성과 성별 분업, 그리고 본국에서의 체화된 가족 내 여성의 역 할이 상호교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65 두에 두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녀교육 변수도 이 시기조절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 하고 있었다. 한족인 하이리씨도 마찬가지다. 현재 초등학생인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중국에 유학시 킬 계획을 오래 전부터 세위 두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국학교 적응을 못해서 중국으로의 재귀환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지금은 한국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있어서 중국행을 일단은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다 문화 가정 이라는 한국사회의 낙인화가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는 우려도 중국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유다. 언제 중국에 가더라도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중국어 교육을 위해 방학마다 중국에 아이를 데려가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정미연 씨도 마찬가지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으면서 성적도 떨어지자 차선책 으로 중국으로 유학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인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 역시 아이들이 한국에서 학업이나 문화차이 로 힘들어 하거나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다면 본국인 중국으로의 유학을 차선책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따라서 아이들 방학을 이용해 아이 혼자 혹은 본인이 동반하여 중국에 가는 것도 매우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공통점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의 내러티브에서 드러난 것처럼, 특히 최근 한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붐은 이들에게 중국어나 중국어 유학은 그 자체로 한국에서 교육 적 자본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도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중국 이주여성 들은 탈영토화된 (deterritorialization) (Deleuze & Guattar, 1998; 이진경, 2002)된 초국적 공간을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탈영토화는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의 영토에 얽매이지 않고 국경을 가로지르는 초국가적 시 민권(transnational citizenship)을 주로 지칭하는 용어로서 지구화를 기회로 활용하는 엘리트들의 이주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다(이민경 김경근, 2014). 세계적 엘리트들이 국가 의 경계를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이동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극대화하며 초국적 시민으 로 살아가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지구화의 급격한 진전으로 인해 이러한 초국 가적 이주는 그 스펙트럼이 확장되기 시작한다. 이 연구대상자인 중국 결혼 이주 여성은 고학 력이기는 하지만 엘리트의 이주 동기와 경로와는 다르다. 세계화의 상층회로(Sassen, 1991)를 따라 움직이며 지구화 시대의 특권을 누리는 데니즌(Denizen)과는 달리 이들은 한국보다 저개 발 국가에서 개발된 국가로 이동이며, 이주지인 한국사회에서도 특권을 누리는 집단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화시대의 엘리트라는 범주로 묶기 어려운 중국 결혼 이주여 성들의 자녀교육 태도와 전략도 이러한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를 일상적으로 실천하도록 만들고 있는 새로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66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V.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고학력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의 맥락성을 염두에 두고, 자녀교육이 이들의 삶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자녀교육을 어떻게 의미화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구성해 나가는지, 이 과정에서 이주여성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협상하거나 재구성하는지를 탐구하였다. 특히, 자아정체감이 높은 고학력 여성들은 자신들의 자리에 대한 민감성이 더욱 강하게 작동 할 가능성도 크다. 자녀교육을 둘러싼 고학력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 정체성 구 성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고학력 여성인 이들은 한국에서의 노동을 통한 경제적인 욕구를 넘어 사회적으로 혹은 가족적 관계에서 인정을 받기 위한 통로로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혹은 당당한 엄마가 되기 위해 취업을 원하고 있었다. 따라서 대부분 미숙련 노동보다는 한국에서 학업을 계속해서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중 국어 강사 등 전문적인 직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러한 이주여성들의 특성 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특히, 사회적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자녀교육과 결합되면서 증폭되고 있 음을 보여주었다. 다음으로, 이주여성들에게 다문화 가정(여성 혹은 자녀) 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으로부터의 거리두기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녀교육실천에서 매우 두드러지는 구별짓기 기제로 드러나고 있 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 에 대한 부정적인 재현에 매우 민감하게 반 응하고 있었고, 이러한 민감성은 자신이 중국출신 이주여성이라는 것과 자녀들이 다문화가정 자녀 라는 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는 것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서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며 국적도 바꾸어서 살고 있지만 연구 참여자들은 앞으로의 삶이나 자녀교육의 장을 한국이라는 특정한 물리적 영토로 한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들은 두 국가의 경계적 삶에 놓인 자신들의 자원을 적극적인 자원으 로 활용하면서 자녀교육에서도 탈영토화된 기획과 실천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처럼 고학력 중국 결혼이주 여성들의 자녀교육 태도와 실천은 이주지에서의 정체성 구성 을 위한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체성은 지속적인 사회화 과정의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가변적인 속성을 지닌 다(Camiller & Kastersztein, 1990; Dubar, 1991). 따라서 한 개인의 정체성을 본질적이며 고정된 실체로 이해하는 것은 문제적일 수 있다. 특히 이주여성들의 정체성을 그들의 특정한 문화적 특성이나 이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조건이라는 한정된 틀에 가둠으로써 이들의 역동적인 삶을 포착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타자화시키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67 무엇보다, 한국사회 이주자에 대한 특정한 이해방식과 이들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 혹 은 관점은 실천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특히, 다문화 담론에서 이주 당사자들의 삶 의 맥락은 없어지고, 이미 전제된 가정들이 반복 재생산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 다. 따라서 이주여성들은 부정적 관점에 의해 단일한 특성을 지닌 집단적 정체성으로 규정되는 현상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 결혼이주 여성의 증가는 중국 개혁 개방정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 그리고 한-중 수교이후 중국내에서의 한국바람, 양국 간 경제교류의 증 가로 인한 여행객, 유학생 등의 급증이 상호교차하면서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 어 왔다. 이처럼 다변화하고 있는 이주 흐름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중국여성들의 한국유입을 촉발할 수밖에 없고, 이들의 정체성을 단일한 범주로 묶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노동이주여성과 달리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사회로의 편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고 자녀들의 사회적 성원권이 한국인의 자녀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자녀양육과 교 육문제에 있어 제도적인 불안정성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자녀양육과 교육이 이주여성들의 정 착이나 귀환 등 가파른 공간의 이동을 수반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에도 결혼이주여성 역시 한국에서의 자신들의 위상이나 정체성, 관계형성에 자녀양육과 교육 이 매우 핵심적인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한국사회 의 집단적 낙인화에 대한 일종의 주체적 끼어들기를 하며 새로운 의미부여를 하는 일종의 전략 적 성격을 지니기도 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정한 조건하에 놓인 개인은 주체화 과정을 통해 자신을 구성했던 힘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넘어설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Rhacel, 2009). 이 연구는 한국사회 결혼이주 여성들은 다문화가정 여성 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에 의해 포획 되기 어렵고, 열악하거나 불쌍한 존재들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과 조건속에서 자신들의 정체 성과 삶을 재구성해 나가는 능동적인 존재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따라서 자녀교육 태도와 실천 역시 이러한 이주여성들의 삶과 밀접하게 결합되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 였다. 이 점에서 이주여성을 다문화 가정 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에 가두는 것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여성들의 개별적 서사를 무시하면서 귀속된 정체성에 기반한 태도와 행동양식을 기대한 다는 점에서 일종의 상징적 폭력 (violonce symboliue)(bourdieu, 1980)이다. 따라서 이들을 능동 적 주체로서 인정하고 자녀교육 태도와 실천 역시 개별적인 서사안에서 다양하게 해석되어야 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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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본 정체성 재구성: 대구 경북 지역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171 ABSTRACT Education of children and identity of Chinese marriage migrant women: Case study of highly educated women in Daegu and Kyung-buk area. Lee, Min-kyung(Daegu University) This case study explores the identity constitution process of Chinese migrant women who are highly educated with relation to education of their children. Since 1990, the international marriage between Korean and Chinese has been developped in interaction with socio-economic change by Chinese reform policy, Korean wave after establishment of deplomatic relation between two countries, the increase of overseas students and travelers, etc. These factors has caused various types of international marriage. Therefore, it is very difficult to define them with simple collective identity. regarding the context of Chinese migrant women,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identity construction of chinese marriage migration women which are highly educated with relation to education for their children. For this purpose, I conducted in-depth interview with nine chinese migrant women. Research result can be categorized as follows 1) employment as recognition struggle: becoming a dignified mother 2) Keeping distance from Damunwha : hierarchical distinction 3) Transnational education of their children flexible identity. This case study shows that education of their children is a result of complex process for their identity in which various elements such as the national relation, social and cultural context involved. Key words: Chinese women, marriage migrant, highly educated migrant women, education of their children. ident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