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에서 되돌아옴까지, 긴 여정이 가르쳐 주는 것들 달랑 세 장 정도가 남았을 뿐인 달력과 함께 덧없이 흘러가는 인생의 시간을 한탄하며 스스로를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음이 서글퍼졌다면, 떠나라. 언제든, 어디로든, 어떻게든. 어깻죽지에 돋아난 날개를 마음껏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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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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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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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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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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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드라마가 그린 전통시장, 우리의 삶과 희로애락을 담아 주인공 삶의 공간됐던 한약방ㆍ짜장면 가게ㆍ야채가게의 현재 모습은? TV 드라마에는 종종 전통시장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고 주요한 만남이 이뤄지는 장소로도 쓰인다. 전통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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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 인물 강순( 康 純 1390(공양왕 2) 1468(예종 즉위년 ) 조선 초기의 명장.본관은 신천( 信 川 ).자는 태초( 太 初 ).시호는 장민( 莊 愍 ).보령현 지내리( 保 寧 縣 池 內 里,지금의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에서 출생하였다.아버지는 통훈대부 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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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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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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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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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운 체계상의 특징 음운이란 언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작은 언어 단위이다. 즉 의미분화 를 가져오는 최소의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자음, 모음, 반모음 등의 분절음과 음장 (소리의 길이), 성조(소리의 높낮이) 등의 비분절음들이 있다. 금산방언에서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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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15강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106월 평가원] 1)심청이 수궁에 머물 적에 옥황상제의 명이니 거행이 오죽 하랴. 2) 사해 용왕이 다 각기 시녀를 보내어 아침저녁으로 문 안하고, 번갈아 당번을 서서 문안하고 호위하며, 금수능라 비

Transcription:

2008 9/10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떠남에서 되돌아옴까지, 긴 여정이 가르쳐 주는 것들 달랑 세 장 정도가 남았을 뿐인 달력과 함께 덧없이 흘러가는 인생의 시간을 한탄하며 스스로를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음이 서글퍼졌다면, 떠나라. 언제든, 어디로든, 어떻게든. 어깻죽지에 돋아난 날개를 마음껏 펼쳐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도전하며 눈이 본 것과 몸이 경험한 것, 마음이 깨닫게 된 것으로 스스로를 충만하게 할 수 있었다면, 돌아오라. 내 집, 내 가족, 내 삶이 있는 곳으로. 여행은 나의 자리를 떠나서 다시 나의 자리로 되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이다. 보다 넓은 세상을 통해 내 삶의 소중함을 발견하기까지의 긴 여정이다. 글/편집부 표지 사진/이준수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Prologue 떠남에서 되돌아옴까지, 긴 여정이 가르쳐 주는 것들 1 chapter 1 여행이 주는 선물 -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4 -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 6 - 타인을 향한 관심과 배려 8 - 나를 - 돌아갈 chapter 2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 국제 - 프로젝트 그룹 원 자이언트 리프의 음악 기행 18 - 사교육비 모아 떠난 다섯 식구 지구촌 배낭여행 19 - 여행 - 프랑스 여성 마리안나의 책임 여행 22 - 꿈꾸는 청년 이여형의 나를 찾아 떠난 여행 24 - 우리 chapter 3 나눔의 실천 - 여행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 10 곳에 대한 감사 12 긴급 구호 팀장 한비야의 세계 일주 17 작가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종주 21 국토를 새롭게 발견한 김훈의 자전거 여행 25 떠나는 사람들 30. 길 위의 인연을 따라 여행하는 나무- 도보여행가 김남희. 가장 추운 곳을 향해 오르는 가장 높은 영혼- 산악인 엄홍길.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에 담긴 순수한 열정-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찬란한 문명의 현장을 찾아 떠나는 진정한 세계인- 세계사 선생님 김지희.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진실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 건축가 승효상 - 누구라도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의 기술 100가지 40 - 아름다운 여행을 위한 창구 46 - 독자엽서를 Editor s Letter 통해 함께 하는 나눔 47 초보자를 위해 권하는 떠남의 연습 48 통권_ 314호 등록번호_ 서울 마 02712 등록일자_ 1977년 4월 10일 격월간 비매품 발행일_ 2008년 10월 9일 발행인_ 이상대 발행_ <함께 사는 사회> 편집위원회 기획_ 제일기획 편집 및 디자인_ 스튜디오 바프(BAF) 출력_ (주)그래픽코리아 인쇄_ (주)대한프린테크 www.samsung.co.kr/together chapter 1 여행이 주는 선물 도전.존중.배려.여유.감사

여행이 주는 선물 하나 두 근 거 리 는 가 슴 을 안 고 떠 나 다,.. 새 -로 -운 -것 -에 -대 -한 -도 -전 : 낯선 곳, 새로운 경험에 대한 도전 바쁜 일상에 지치고 힘들 때,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의 자리가 답답하 고 구속처럼 여겨질 때,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일상에서의 탈출이고 삶의 신선한 자 극이다. 그리고 그 최고의 처방이 바로 여행이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세계, 낯설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만큼 삶의 시원한 활력소는 없다. 행선지를 정하고 여행 가방을 꾸릴 때부터 마음속은 벌써 설렘과 흥분, 기쁨으로 가득해진다. 어떤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떤 추억을 만들게 될까? 여행은 무료했던 삶에 흥분과 열정을 불어 넣어준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의식과 자 유로움을 안겨준다.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고 내면을 성숙시킨다. 일찍이 스스로 세계 일주를 하고 유쾌한 여행기를 펴낸 바 있는 소설가 마크 트웨 인은 고된 일상의 틀에 갇혀 심신이 지쳐가고 정서가 메말라가는 사람들에게 어서 빨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지체 없이 여행을 떠나라고 채근한다. 여행이란 편견 을 가지고 있거나 완고하거나 속이 좁은 사람들에게는 독한 약이 된다. 그 때문에 라도 인간은 여행을 해야 한다. 20년이 지난 후에는 당신이 했던 것보다 하지 못했 던 일들 때문에 더 많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당장 밧줄을 벗어던져라. 안전한 항구에서 멀리 벗어나라. 무역풍을 받으며 항해하라. 탐험하라. 꿈꾸라. 그 리고 발견하라! 글/김보영, 사진/바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꿈꾸게 하는 지도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할 뿐임에도 지도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림을 품고 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넓은 세상을 마음껏 상상하게 하며 원하는 그곳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그림. 지도 위의 여행은 아 직 이루지 못한 꿈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첫 번째 도전이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05

여행이 주는 선물 둘 다 -름 -에 -대 -한 -이 -해 -와 -존 -중 : 다름 속의 아름다움에 대한 발견 다 양 한 삶 의 모 습 을 만 나 다... 늘 있던 자리를 벗어나면 모든 것이 낯설다. 늘 보던 것과 다른 풍경, 익숙한 사람 들과는 다른 사람, 다른 삶의 모습을 접하며 우리 마음에도 평소와는 다른 감정이 깃든다. 나와 다른 모습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가까이 다가서려는 마음과, 나 와 다른 모습에 대한 경계심과 경쟁심으로 서로를 구분 지으려는 마음이 그것이다. 순수한 호기심의 감정은 나와 다른 삶의 모습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관찰을 불 러 일으킨다. 무엇을 먹고 입는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타인에 대한 관심은 결국 꼭 같지는 않지만 나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인간 본연의 동질감을 발견하게 한다. 반면, 경계심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기점으로 누가 더 옳고 그른지, 누가 더 좋고 나쁜지를 구분하려는 옹졸한 경쟁심을 만든다. 그리하 여, 나보다 형편이 나아 보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타인의 방식을 무시하고 끌어 내리기를 서슴지 않으며 내가 더 옳고, 더 좋다는 것을 주장하기에 급급해진다. 늘 있던 자리를 벗어나면 더 넓은 세상에 눈이 열리고 더 많은 깨달음이 가슴으로 들어온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의 삶을 일구며 살아간다는 것 을 눈으로 마음으로 확인하는 순간, 서로 다름은 그 자체로 모두가 아름답다는 사 실을 깨닫게 된다. 글/이나미 저마다 다른 밥맛을 만들어 주는 저마다 다른 쌀 쌀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 간에도 쌀의 모양과 색깔, 밥맛은 저마다 다르다. 한국인과 일본인들의 입맛에는 찰지고 윤기가 흐르는 밥을 최고로 치지만,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쪽의 나라에서는 불면 날아갈 듯 부슬거리는 쌀이 가장 입맛에 맞는 쌀이다. 차진 밥은 차진 밥대로, 부슬거리는 밥은 또한 그대로 저마다에게 모두 맛난 밥이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06

여행이 주는 선물 셋 타 -인 -을 -향 -한 -관 -심 -과 -배 -려 : 타인을 향해 베풀어지는 나눔 여행의 기쁨은 낯설고 새로운 곳을 구경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서 만 난 새로운 사람들과 나누는 마음과 정 또한 여행이 안겨주는 행복한 선물이다. 마 음을 나누는 건 꼭 말이 통해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서로 말은 달라도 손짓과 발 짓, 따스한 눈빛, 정다운 손길로 얼마든지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여행이 만든 추억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바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만들어내 는 추억이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친절하게 목적지를 안내해준 여행자, 기차에서 우 연히 옆자리에 앉게 되어 유쾌한 말동무가 되어준 대학생,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 과 함께 따스한 미소를 건네는 시골 아줌마, 외딴 길에서 교통편이 없어 난처해할 때 차를 태워준 후덕한 인상의 아저씨. 갑작스런 배탈로 몸을 주체하지 못할 때 약 을 지어다 건네주고 따스한 음식으로 돌봐 주던 여관집 할머니. 이름도 나이도 모르고, 한번 만났다 헤어지면 다시 보지 못할 순간 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기꺼 이 낯선 여행자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친절을 베풀어준다. 생김 새와 언어가 다르고 습관이 달라도 마음으로 전달되는 따뜻한 인간애를 통해 우리 는 그들과 하나의 공동체임을 깨닫는다. 여행은 나를 찾기 위한 구도의 길인 동시에 남을 이해하기 위한 배려의 배움터가 된다. 또한, 아무 조건 없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그 손을 붙잡을 수 있는 따뜻 한 나눔의 장으로 커져간다. 글/김보영, 사진/바프 나 를 향 해 내 민 손 을 잡 다... 낯선 곳, 소리 없이 나를 인도해 주는 손길 산길을 걷다가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 이르면 적잖이 당황을 하게 된다. 길이 없다면 앞으로 갈 수도, 그렇다고 쉽사리 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때 우리의 눈길을 이끄는 빨간 리본 하나. 그리고 머지 않아 발견하게 되는 또 하나의 빨간 리본.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그 누군가의 손길에 의지하여 우리는 낯 선 숲길을 두려움 없이 걷게 된다. 나를 향해 베풀어진 누군가의 배려에 감사하며.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09

여행이 주는 선물 넷 나 -를 -돌 -아 -볼 -수 -있 -는 -여 -유 : 나와 내 삶에 대한 자각과 성찰 여행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은 일상의 임무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여유로운 시간에 있다. 일상에 고정되어 있어 미처 바라볼 수 없었던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 운 시각과 생각에 있다. 여행을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타인의 삶은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나 자신의 삶 을 반추하게 한다. 사람들은 풍족하거나 부족하거나 모두 저마다의 방식대로 삶을 영위해나간다는 사실과,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작은 것 에 감사하여 행복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좋거 나 나쁜 것의 기준도 모두 나의 제한된 시각으로 인해 가졌던 생각일 뿐, 좋은 것 도 획일적인 한가지 방식이 아니며 하찮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은 또 다른 누군 가에게는 너무도 귀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여행은 같은 자리에서 일상의 삶을 반복하며, 불평하며 분노하고 절망하려던 그간 의 일들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생각이었는지를 일깨워 준다. 한 발짝 도 세상 밖으로 걸어나와 본 적이 없으면서 세상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혼 자 판단하고 혼자 결론지었던 그간의 일들이 얼마나 경솔했던가를 깨닫게 한다. 많고도 많은 사람 중의 하나일 뿐인 존재들이지만 모두가 저마다의 향기를 뿜으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이 세상에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향기를 더할 수 있을 것인 가를 생각하게 한다. 글/이나미 나 를 돌 아 다 보 다... 내가 살아온 삶의 흔적 바닷가 모래 위에 남겨진 발자국은 내가 걸어온 길을 말해 준다.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 내가 미처 의식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흔적은 파도에 의해 이내 사라져버릴 흔적이기도 하다. 가끔씩 돌아봐 주지 않는다면 저쪽에서 이쪽으로 걸어왔다는 사실만 있을 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흔적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10

여행이 주는 선물 다섯 돌 -아 -갈 -곳 -에 -대 -한 -감 -사 : 내 집, 내 가족, 내 삶에 대한 감사 낯선 곳, 낯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과 흥분이 어느 정도 충족이 되고 세상을 향 해 마음껏 날개를 펼치는 자유로움이 제법 몸에 익숙해지고 나면 어느 순간 문득 이방인의 고독을 경험하게 된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나, 그 누구와도 함께 머물 수 없는 나, 나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 속에 언제나 주변인일 뿐인 나. 이방인의 신분이 설명해 주는 냉혹한 현실을 절감하고 나면, 나를 중심으로 나의 삶을 일구어가던 나의 자리에 대한 그리움이 엄습해 온다. 아무리 해도 나의 흔적이 더해지지 않는 모텔방의 정갈하게 각 잡힌 침대 시트가 끔찍하게 느껴질 즈음, 혼자 먹는 밥에 결핍되어 있는 영양가가 무엇인지를 깨닫 게 될 즈음, 짤막한 일회성의 대화를 넘어 세월을 더하며 쌓아갈 수 있는 이야기 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이 그리워질 즈음,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을 꿈꾼 일 상 의 체 온 속 으 로 돌 아 가 다... 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여행은 내가 속해있던 자리로 돌아가 내게 주어진 삶을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 보 리라는 삶의 열정을 지펴준다. 내가 돌아갈 수 있는 집, 나를 기다려주는 가족, 내 가 속한 일상이 모두 나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임을 깨닫게 하는 새로운 눈과 가 슴을 선물해준다. 글/이나미, 사진/바프 내 일상의 체취가 배어 있는 자리 세련미나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도 내가 돌아가 마음 편히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은 이 세상에 단 한 자리뿐 이다. 잠 못 이루어 뒤척이던 수없는 밤을 함께 지새우던, 잠든 나의 무방비적인 모습을 낱낱이 기억하는, 내 일 상의 체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단 하나뿐인 내 집, 내 방, 그 한 자리 뿐이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13

2 chapter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 국제 긴급 구호 팀장 한비야의 세계 일주 - 프로젝트 그룹 원 자이언트 리프의 음악 기행 - 사교육비 모아 떠난 다섯 식구 지구촌 배낭여행 - 여행 작가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종주 - 프랑스 여성 마리안나의 책임 여행 - 꿈꾸는 청년 이여형의 나를 찾아 떠난 여행 - 우리 국토를 새롭게 발견한 김훈의 자전거 여행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수많은 이유를 붙여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동경해 온 세상에 대한 호기심, 소 모전으로 허탈해진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 모르고 살았던 삶의 지혜와 만 나고 싶은 열망으로 설레며 길을 나선다. 그러나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여행 내내 속속 펼쳐 진다. 절망하고 환호하는 순간들이 교차하는 것이다. 몸으로 배우고 깨닫는 시간들 속에서 우리 는 내가 몰랐던 수많은 나와 만난다. 여행을 하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했을 내 안에 꼭꼭 숨어 있 나와 우리, 세계를 찾아 떠난 긴 여행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 이 야 기 하 나 / 던 나를.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세상에 조금 더 용감해지고 자신감을 얻은 나, 딱딱한 껍 질을 한 꺼풀씩 벗긴 여린 속살의 나와 마주함을 발견한다. 여기 새로움에 도전 하는 여행을 통 해 적극적으로 자신과 가족과 세계를 다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1 새장 밖의 뜨겁고 충만한 세상에 살다 국제 긴급 구호 팀장 한비야의 세계 일주 어린 시절 한비야는 아버지가 일찍 들어오는 날 저녁이면 우리나라 지도와 세계 지도를 펼치고 나라, 도시, 산, 바다 이름 찾기 놀이를 했다. 아버지는 어린 그녀에게 국제 역학 관계나 분쟁 지역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 는 아버지의 말을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크면 꼭 세계 일주를 할거라고 아버지 앞에서 말했다. 아버지 는 그녀와 꼭 15년을 함께 살았다. 대학 시험에 떨어진 후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클래식 음악실 디제이로 일 했던 한비야는 그곳을 자주 찾던 한 외국인 부부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뛰어난 영어 실력과 친절에 고마움을 느 낀 부부는 늘 쉬지 않고 공부하고 일하는 그녀에게 너에게 투자하고 싶다. 라는 제안을 한다. 그 약속은 대학 졸 업 후 유학비를 지원받는 일로 이루어졌다. 미국 유학 시절 유럽 배낭 여행을 하면서 그녀는 장기 여행자들을 만 나게 되었고 세계 일주의 꿈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페인어와 일본어를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와 유 명한 외국 홍보대행사에 입사한 그녀는 3년이 지나면 세계 일주를 떠난다는 계획을 세운 후 저축을 시작했고 체 력을 단련했으며 여행 관력 서적과 자료를 탐독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높게, 계획은 치밀하게, 실천은 확실하게. 재수할 때부터 뜨거운 용광로였던 그녀의 모토였다. 직장 생활 3년 차, 가장 재미있고 인정받고 일에서 비전이 보일 시기에 그녀는 사표를 제출했다. 열살 때부터 소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17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망해 왔던 세계 일주를 떠나기 위해. 미지에 대한 호기심, 여행에 대한 기대로 그녀는 한껏 부풀어 있었다. 세계 의 수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그녀가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은 미지의 땅이었다. 아마존 정글, 빙하지역, 아프리 카 깡촌, 중국 변방 소수 민족 거주지, 중동사막 베두인족 마을에서 발로 뛰면서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인간 체험 을 해보고 싶었다. 이름난 관광지와 유적지는 나이들어서도 갈 수 있으니까. 그녀는 인생 후반부의 계획을 세우 기 위해 안정된 인생 전반기를 과감히 떠난 것이다. 홀로 떠나는 여행은 자신과의 여행이다. 여행을 하는 동안 얻는 수많은 경험이 그녀 안에 들어와 그녀를 성숙시 켰다. 두 달 내내 장맛비를 맞으며 걷고, 20박 21일을 등반하고 7박 8일 동안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탄 후, 평소 에 엄살 부리던 사소한 일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난한 시골 가족 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예전 위튼 부부에게서 받았던 도움을 베풀어 줄 수도 있게 되었다. 3년을 계획했던 한비야 의 세계여행은 7년이 되어야 끝이 났다. 단신으로 오지여행이라는 달콤하고도 혹독한 수업료를 치른 그녀는 인생 의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인생의 배의 선장은 나라는 것,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고 대신해서도 안 된다는 것, 폭풍우가 몰아칠 때고 굳게 키를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세계 일주, 국토 종단, 오지 여행가로 유명한 한비야는 수년간의 여행 끝에서 자신의 가슴을 끝없이 불타오르게 하는 제2의 삶을 발견했다. 그것이 바로 국제 긴급 구호였다. 설사처럼 시시한 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단돈 800원의 링거 한 병이고 목 마른 사람에게 물을,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주는 일이 얼마나 가 슴 뻐근한 일인지를 안 이후 그녀는 사랑해야 할 사람들, 가진 것을 나누는 대상들로 가득 찬 구호의 세상에 거침 없이 뛰어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분쟁 지역에서 난민들과 함께 뜨겁고도 충만한 삶을 나누고 있다. / 이 야 기 둘 / 2 음악으로 인류 평화를 이야기하다 프로젝트 그룹 원 자이언트 리프의 음악 기행 예술가들은 세상 모든 일에 가능성을 열어 놓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각과 손길이 닿으면 만날 수 없어 보였던 세상의 끝과 끝이 연결된다. 그들의 유연한 생각과 순수한 도전이 기계 적인 세상에 인간미를 불어 넣는 것이다. 여기 음악으로 인류 화합 (좀 거창해 보이지만)을 모색하고자 긴 여행을 떠난 두 명의 남자가 있다. / 이 야 기 셋 / 3 털 녹음기만 들고서. 이 일은 두 남자의 오랜 꿈이기도 했다. 그들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호주와 뉴질랜드,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등을 돌며 현지에서 채집한 순수 그대로의 민속 노래와 악기 연주, 내레이션 형태의 이야기들을 현장에서 녹음하였다. 그리고 즉시 컴퓨터 상 에서 자르고 이어 붙인 다음 두 사람이 만들어낸 음악과 뒤섞는 작업을 시작했다. 전혀 얼굴 도 몰랐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뮤지션들이 소형 컴퓨터를 통해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로비 윌리엄스, 맥시 재즈, 네네 체리 등 유명 팝 뮤지션들이 피처링한 원 자이언트 리프의 첫 앨범에는 종교도 이념도, 피부색과 언어의 차이도 없다. 낯선 언어와 멜로디는 더욱 평화 롭고 몽환적으로 들린다. 마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상처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인류는 하나이고 모두 조화롭고 아름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암시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원 자 이언트 리프의 음악은 마음을 울리는 힘을 가지고 있는 진정한 세계 음악 이 아닐까. 확장된 문화 소통 사교육비 모아 떠난 다섯 식구 지구촌 배낭여행 사교육이 공교육의 입지를 무섭게 위협하는 요즘, 텔레비전과 보습 학원 없이 세 아이를 키우는 선생님 부부가 있다. 고등학교 선생님인 이승곤, 김연숙 부부는 세 아이의 사교육비로 들어갈 돈을 모아 수년 째 여름방학 마다 딸, 쌍둥이 아들과 함께 특별한 사교육을 떠난다. 배낭을 짊어지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지구촌 마실, 즉 자 유 수학여행 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 여행은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이집트와 서남아시아, 동유럽과 이탈리아 를 지나 발칸 반도(불가리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마케도니아)로 이어졌다. 발칸 반도로 떠나기 전 안전 을 이유 로 세르비아를 여행지에서 뺐지만,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베오그라드 대학 교수의 조언으로 별빛 가득한 밤하늘 이 너무나 아름다운 기품 넘치는 도시 베오그라드에 도착한다.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보석 같은 세르비아를 뺀 발칸 반도를 여행했을 것이다. 역시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본질적 기쁨임을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다. 베오그라드의 밤하늘에는 별이 아주 많다. 신들이 깨뜨린 넥타르 술잔 조각들이 별이 된 것 같다. 바로는 별이 하도 많아서 촘 촘한 별 그물을 쳐 놓은 것 같다 하고, 미루 누나는 하늘에 은가루를 흩뿌린 듯하다고 한다. 오늘처럼 별자리를 선명하게 본 것 프로젝트 그룹 원 자이언트 리프 1 Giant Leap. 위대한 도약이라는 이름의 이 듀오를 이루고 있 는 두 남자는 영국의 일렉트로니카 팀 페이스리스 Faithless 의 창설자인 제이미 카토 Jamie Catto 와 듀란 듀란, 유리스믹스, 폴 매카트니 등의 앨범에 참여해 잘 알려진 베테랑 프로듀서 던컨 국내여행,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가나_ 브리지먼이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관심사와 취향이 일치함을 발견하고 마음이 통한 이들은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들이 흠모해 마지않는 음악가, 철학자, 문학인, 미술가 등을 만나 이를 영상과 소리로 기록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소형 랩톱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디지 삶의 활력이 되는 여행. 우리는 얼마나 자주 여행을 할 까? 조사에 의하면 2004년 주5일근무제가 시행된 이래 1인 평균 국내를 여행하는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 세이다. 숙박여행과 당일여행을 합치면 적어도 두 달 에 한번 이상은 여행을 즐기며, 숙박여행보다 부담 없 이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당일여행의 빈도가 더 높았 2005 2006 2007 숙박여행 당일여행 6.14 / 3.80 6.29 / 4.26 7.36 / 4.58 2005 2.79 / 3.80 2006 2.94 / 4.26 2007 3.00 / 4.58 숙박여행 당일여행 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1인 평균 연간 국내여행 일수_단위: 일 1인 평균 연간 국내여행 횟수_단위: 회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19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은 처음이다. _길로의 일기 중에서, 사교육비 모아 떠난 지구촌 배낭여행 (삼성출판사) 아이들은 어릴수록 어른들은 결코 조합해 낼 수 없는 표현을 기막히게 만들어낸다. 자극이 많을수록 그 묘사들은 마치 글이 춤을 추는 것 같다. 같은 상황을 아이들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추억의 저장소에 담아둔다. 이것이 아 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의 큰 소산물이 아닐까. 여행은 가족 간의 유대감을 돈독히 한다. 간혹 마음 상하는 일도 있지만, 곧 서로 지혜롭게 화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한 달 가깝게 숙식을 함께하는 동안 아빠는 더 아빠답게 엄마는 더 엄마답게 변한다. 초등학교 5학년 두 아들은 제법 누나를 보호하는 남자가 되어갔고 사춘기에 접어든 말이 없던 딸 미루와는 소곤거리면 함께한 흐뭇한 추억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어 주는 경험, 세상의 숨어 있는 아름다움으로 세례를 받은 영혼을 싣고 모국이라는 존재의 집으로 돌아온다. 길 위에서 모든 교육 은 이루어진다. 세 아이는 이 여행을 통해 세상과 가족과 소통은 물론,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힘을 길렀 다. 가족 여행은 평생 되새길 책을 함께 읽는 것이다. _엄마 김연숙의 후기 중에서, 사교육비 모아 떠난 지구촌 배낭여행 (삼성출판사) / 이 야 기 넷 / 4 숲에서 자연과 우정을 찾다 여행 작가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종주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사> 기자 출신의 인기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은 영국에서 20 년 객지 생활을 끝에 고향인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로 돌아왔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사는 동 네에 그 유명한 애팔래치아 트레일이 지나가고 있음을 발견하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장거리 종 주 등반의 원조로 불리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조지아 주에서 메인주까지 14개 주를 관통하며 3,360킬로미터를 흐르는 길이다. 그는 순간, 게을렀던 수년간의 생활을 바로잡고 조국의 장관 과 아름다움에 몰입한다는 명분을 붙여 애팔래치아 대장정의 계획에 돌입한다. 1,500미터가 넘 는 봉우리가 1,000개쯤 되며 끝에서 끝까지 종주하려면 5개월이 걸리고 500만 번의 걸음을 내 딛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도전코스였다. 더구나 곰이나 야생 동물의 습격에서 안전할 수 없고 18 킬로그램 정도의 배낭을 매일 메고 걸어야 하는 지옥의 레이스였다. 그는 함께 갈 친구를 구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중 유일하게 아주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던 초등학 교 친구 카츠에게서 동행하겠다는 연락을 받는다. 동반자가 있다는 것에 뛸 뜻이 기뻤지만 오랜 만에 본 카츠의 모습은 2미터를 걷는 것도 힘겨워 보이고 절제와 인내심이 상실돼 보이는 뚱보였 다. 더구나 빌 브라이슨과 카츠는 전혀 등반과 트래킹에 훈련이 안 된 중년의 몸이었다. 모든 염 려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무모해 보이는 애팔래치아 종주 길 위에 들어섰다. 그러나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카츠는 트레일의 동반자가 아니라 이럴 수도 저 럴 수도 없는 애물단지처럼 느껴졌다. 심한 엄살로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곰이 나타나도 아랑곳 않 고 쿨쿨 자기도 했다. 마치 덩치 큰 어린아이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대책 없는 천진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21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난만함에 물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것은 옛 친구와만 교감할 수 있는 순수한 우정이었다. 숲 속은 아름다웠지만 일상생활의 편리함에 철저히 적응된 몸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마음의 여 유를 내어 주지 않았다. 몸은 극도로 지저분해지고 피곤해 종주의 백미를 상실할 무렵 신기하게도 그를 사로잡는 숲의 매력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 는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만났다.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르는 들꿩, 햇살에 은색으로 빛나는 거미줄, 아무런 공포감 없이 풀을 뜯는 사슴들, 살쾡이와 흑곰, 회색 여우, 비버, 스컹크, 너구리, 날쌘 다람 쥐, 귀여운 도롱뇽, 우아한 야생 칠면조 엄마와 새끼들까지. 그는 더 이상 기쁠 수 없음을 느꼈다. 나는 딱 한 번만이라도-살아남을 수 있다는 서면 보장만 있다면-정면으로 죽음과 대면하고 싶다. 어쨌든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텐트 칠 줄도 알게 되었고, 별빛 아래서 자는 것도 배웠다.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자랑스럽게도 몸이 날렵하고 튼튼해졌다. 삼림과 자연 그리고 숲의 온화한 힘에 대해 깊은 존경을 느꼈다. 나는 전에는 미처 몰 랐지만, 세계의 웅장한 규모를 이해하게 되었다. 전에는 있는 줄 몰랐던 인내심과 용기도 발견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아직도 모르고 있는 아메리카를 발견했다. 친구를 얻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3,520킬로미 터를 다 걷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나는 시도했다.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다. 나를 부르는 숲에서 (빌 브 라이슨, 동아일보사) / 이 야 기 다 섯 / 배려와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 프랑스 여성 마리안나의 책임 여행 프랑스 여성 마리안나는 한 달간 네팔과 인도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여행사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 마음을 사로잡은 한 사이트를 본 후 여행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다양한 목적의 여행 프로그램 중 자 원 봉사 목록을 클릭해 선생님 되기 프로그램을 훑어 본 마리안나는 왜 자신이 그곳에 가려고 하는 지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녀는 소비 여행이 아닌 봉사 여행, 책임 여행, 환경 여행을 하고 싶 었던 것이다. 5 여행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 책임 여행_ 관광객이 여행국가의 경제 환경 문화를 존중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는 책임 여행 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여행의 새로 운 개념으로 관광객의 윤리적 책임에 무게를 두어 여행하는 방법이다. 대규모 호텔 체인에 이윤이 돌아가는 패키지여행 대 신,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을 사고 정당한 값을 지불하며 관광객과 지역주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지는 여행이 바로 책임 여 행 이다. 세계 최초로 설립된 책임 여행 전문 여행사 리스판서블트래블닷컴(www.responsibletravel.com)은 앙코르와트 청 소 여행, 베트남 요리 배우기 여행, 프랑스 남부 자전거 투어 등을 만들어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히말라야 트래킹의 경우도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에코 투어는 유럽인들에게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이 외에도 슬로 트래블(www.slowtravel. com), 그린 글로브(www.greenglobe.org), 에티칼 에스케이프(www.ethicalescape.co.uk), 투어리즘 컨선(www. tourismconcern.org.uk), 윤리적 여행자(www.ethicaltraveler.org) 등의 여행사 및 단체들이 다양한 책임 여행 프로그램을 운 영하고 활동 중이다. 투어리즘 컨선에 가면 책임 여행자가 되는 방법 25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를 여행하던 다른 나라를 여행하던 여행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면 어떨까. (출처: 투어리즘 컨선 www.tourismconcern.org.uk) 간단한 책임 여행의 실천방법 6가지 1 현지에서 생산된 물건을 산다. 2 지나치게 물건값을 흥정하지 않는다. 3 현지인의 처지를 생각해 아껴쓴다. 4 현지 문화에 맞게 옷을 입는다. 5 사진도 꼭 허락받고 찍는다. 6 여행지에 대해 공부한다. 사진/정영옥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23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 이 야 기 여 섯 / 그녀는 네팔 히말라야 고아들의 2주간 영어 선생님이 되기로 결정했다. 가르치는 일은 본래 더 많이 배우는 법. 마리안나는 부모의 사랑과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어린 영혼들이 전해 주는 가슴 시린 순수한 우정으로 매일 샤워를 하는 느낌이었다. 자기의 이야기에 빨려들 듯 몰입하는 아이들에게 받 은 에너지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아이들에게서 얻은 행복을 가지고 그녀는 트래 킹에 올랐다. 커다란 휴지 봉투와 집게를 들고서. 걷는 동안 길 위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일에 동참 한 것이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나는 네팔 포터들에게 진심을 담은 따뜻한 눈인사도 잊지 않았다. 마리안나는 두 번째 여행지 인도 델리로 향한다. 그녀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델리에 왔다. 환경 여행 자들에게 내륙 간 이동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다. 그녀의 숙소는 호텔이 아니라 현 지인의 집이었다. 현지 주민의 경제에 보탬을 주고자 한 의도도 있었지만, 그 집에서 인도의 언어와 식사 문화와 예절을 배울 것이다. 그녀가 묵은 람바부 씨댁은 할머니와 함께 사는 대가족이었는데 마치 먼 친척이 찾아온 것처럼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이 가족과는 짧은 시간이지만 오랫동안 함께할 친구가 되었다. 이제 관광에 나선다. 여기저기 흥정이 벌어지고 있다. 그녀는 야박하게 물건 값을 깎지 않는다. 그 물건을 파는 아주머니의 아이들이 따뜻한 밥을 먹고 좋은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보탬이 된다면 조금 바가지를 써도 기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리안나는 집에 돌아와 이번 여행을 음미하기 시작한다. 마치 어뮤즈먼트부터 디저트까지 음식 하 나하나를 천천히 깊게 맛보며 즐긴 성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잊지 못할 좋은 친구를 사귀었고 마음 이 풍성해 오는 우정을 나누었던 시간은 오래도록 그녀를 웃음 짓게 할 것이다. 변변한 사진 한 장 찍어 오지 못했지만, 그녀의 마음속 사진 앨범에는 소중한 추억들로 꽉 차 있었다. 6 꿈 꾸 는 청 년 이 여 형 의 나 를 찾 아 떠 난 여 행 족스러웠다. 기회가 되는대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내는 자신이 기특했고 이방인으로서 그들의 삶 속에 다가 가 새로운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도 흡족했다. 그렇게 1년 반 정도가 지난 어느 날 그는 다시 꿈이 무엇이었던가 를 스스로에게 질문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행복했었던 때가 언제였는지를 떠올려 보았다. 그의 꿈은 행복해 지는 것이었고, 그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때였음을 깨달았다. 그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결심하였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자기가 원래 속했던 곳에서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일이 바로 진정 꿈꾸던 일이라는 것을 긴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다. / 이 야 기 일 곱 / 7 우 리 국 토 를 새 롭 게 발 견 한 김 훈 의 자 전 거 여 행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는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 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 고. 기진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신비 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서도 신비는 있 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의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 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 은 복되다. 나를 부르는 숲에서 (김훈, 생각의나무) 칼의 노래 로 유명한 작가 김훈은 52세가 되던 해에 늙은 애인 풍륜(김훈의 자전거)과 함께 태백산맥,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이여형은 대한민국의 서울에 살고 있는 젊은 남자로서 그의 가슴에는 무언가가 늘 요동치고 있었다. 쿵쾅거리며 요란을 떨지는 않지만 간지러움이나 설렘처럼 그를 자극하는 무엇- 그는 그것 을 꿈 이라고 불렀다. 졸업을 하고 원하던 직장에 입사하여 원하던 일을 하면서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하였 다. 떠나리라. 서른이 되기 전에 어딘가 더 멀고 낯선 곳으로 나를 데려가리라. 첫 직장에서 3년 반을 오로지 일에 몰두하던 어느 날 그는 꿈꾸던 도전을 감행하였다. 목적지는 일본. 일본말을 아는 것도, 연고자가 있는 것도 아닌 그곳에서 그는 자기 안의 청년의 가능성 을 마음껏 실험해 보고 싶었다. 모 국내여행, 누구와 함께 가나_ 여행이 즐거우려면 누구와 함께 가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누구와 떠나는지를 물었을 때 많은 사람이 가족, 친지와 여행을 즐긴다 고 답했고, 혼자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또한 친구 또는 연인과 여행을 하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많음이 눈에 띈다. 당일여행의 경우 동호회 사람들과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직장 사람들과 같이 여행을 즐기는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개인의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이 여행으로 많이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아 두었던 1,500만 원을 자금으로 1년을 버틸 것을 목표로 떠난 그는 단칸방 하나를 얻은 후 어학원에 등록하여 구경꾼이 아닌 그들과 같은 삶 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하였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비슷한 곳인지라 일본이 주는 문 화적 충격은 서서히 다가왔지만, 사고방식과 습관이 다르고 언어가 다른 그 낯설음 안에 놓여진 자신의 삶이 만 - 가족/친지 - 친구/연인 - 혼자서 - 직장 - 학교 15.8 13.2 2.7 1.8 62.4 - 가족/친지 - 친구/연인 - 혼자서 - 동호회 - 직장 23.6 13.4 5.3 2.4 49.1-4-5명 - 2-3명 - 1명 - 6-10명 - 11-20명 4.3 13.2 11.0 33.8 33.6-2-3명 - 4-5명 - 1명 - 6-10명 - 21명 이상 37.9 28.1 13.4 9.1 8.2 국내 숙박여행 동반자 유형_단위: % 국내 당일여행 동반자 유형_단위: % 국내 숙박여행 동반자 수_단위: % 국내 당일여행 동반자 수_단위: %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25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소백산맥 그리고 반도 끝 구석구석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산골 마을에서 바닷가의 남루한 작은 마을 에 이르기까지 차는 들어갈 수 없는 작은 길들을 다녔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름없는 시골 마을의 순박한 농부들과 자전거가 신기하기만한 순수한 분교 아이들을 만났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풍경을 면밀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걸어다닐 때 보다 바람, 계절, 흙이 더 절실히 느껴졌다. 동네마다 또 계절마다 흙 이 달랐다. 흩날리는 흙의 질감이 허벅지에 바로 닿아 삶과 세계를 관능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몸이 시간 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두 대의 풍륜과 함께 우리 산하를 다니며 특유의 역사적 사유와 미적인 언어로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표현했다. - 하회마을의 집들은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고 비스듬히 외면하고 있다. 존재의 품격은 이 적당한 외면에서 나온다.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삶의 욕망을 비스듬히 껴안고 가는 이의 삶의 품격. 그래서 마을의 길들은 구부러져 있다. (안동 하회마을의 골목길) - 감은사지 삼층석탑은 주변의 야트막한 산세 속에서 그 조화로움이 드러난다. 이 탑에서는 나무에서 돌로 이행하는 과정의 망설임 과 머뭇거림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이 흔적이다. (감은사지 삼층석탑) - 시( 詩 )는 인공의 낙원이고 숲은 자연의 낙원이고 청학동은 관념의 낙원이지만 한 모금의 차는 그 모든 낙원을 다 합친 낙원이다. 녹차밭에 내리는 봄빛은 기름지고 두텁다. (화개동 녹차밭) - 조선요는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백자 가마다. 고요한 불이 맹렬하다. 맹렬한 불은 흔들리지 않고 그 불꽃의 속은 물과 같이 푸르고 적막하다. 적막한 것이 맹렬하고 맹렬한 것이 적막하다. (문경 관음리 조선요의 불) - 도산서원의 지붕은 가장 단순한 맞배지붕에 홑처마이다. 검박하지만 가난하지 않고 여유롭지만 넘쳐나지 않는다. 이 단순성은 위 대하다. 퇴계가 세상을 떠나던 날 저녁에 내린 눈발처럼. 그의 마지막 말은 매화에 물주라 라는 당부였다. (도산서원) - 동백은 피어서 군집을 이루지 않는다. 개별자로 피어나는 그 꽃들은 제가끔 피어서 제가끔 떨어진다. 절정에서 바로 추락해버린다. 그래서 동백이 떨어진 나뭇가지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문득 있던 것이 문득 없다. (여수 돌산도 항일암의 봄바다) - 갈대는 빈약한 풀이다. 바람 속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풀은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것들은 태어날 때부터 늙음을 간직한다. 그것들은 바람인 것처럼 바람에 포개진다. (동진강 하구의 갈대 숲) - 옥정호는 섬진강 상류의 호수다. 아침마다 물안개가 피어올라 가난한 마을들을 이불처럼 덮는다. (옥정호의 아침) 나를 부르는 숲에서 (김훈, 생각의나무) 그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 코스를 추천했다. 가을에는 태백산맥을 넘어가는 인제에 서 양양을 잇는 도로가 좋고, 봄에는 섬진강 따라 남원에서 구례, 하동 쪽으로 가는 19번 도로가 좋아요. 동해안 7번 도로는 아침 일출 무렵이 가장 좋은데 자전거가 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글/김윤수, 이나미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여행_ 책임여행을 통해 여행지를 배려하는 것처 럼 우리나라를 관광하는 외국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 하다. 한국을 여행할 때 어떤 것들이 기억에 남았는지, 불편했는지를 살펴, 다시 찾고 싶 은 한국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출처 : 한국관광공사) - 사람들이 친절하다 65.4 - 음식이 맛있다 46.9 - 안전하다 39.8 - 활기에 차있다 38.5 - 독특한 문화유산 36.8 한국여행 시 인상깊었던 점, 상위 5_단위: %, 중복응답 - 언어소통이 불편하다 59.5 - 물가가 비싸다 28.0 - 안내표지판이 불편하다 21.0 - 교통이 혼잡하다 18.5 -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 9.4 한국여행 시 불편했던 점, 상위 5_단위: %, 중복응답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27

3 chapter 나눔의 실천 -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 누구라도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의 기술 100가지 - 아름다운 여행을 위한 창구 사진/이준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길 위의 나 홀로 여행은 나 를 볼 수 있게 해 주었어요 길 위의 인연을 따라 여행하는 나무- 도보여행가 김남희 스페인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김남희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행복해요? 그녀는 머뭇거 림 없이 대답한다. 네 행복해요. 불평할게 없으니까요. 국내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처음으로 소개한 도보여행가 김남희는 수년간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이 그녀에게 준 선물은 긍 정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하기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사소한 것에 감동할 수 있는 웃는 마음 을 갖게 된 것이다. 보너스로 평생 하고 싶은 꿈도 찾 았고 그 일을 함께할 사람들도 만났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터키 대사관에서 비서로 6년간 일했던 그녀는 오랫동안 열망했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그녀가 발간한 여행서에는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이라는 긴 제목이 붙어 있다. 그러나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은 김남희를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여자로 바꾸어 놓았다. 그녀는 70세 할머니부터 10대 소녀까지 폭넓은 팬을 가진 부자다. 그녀의 가장 고령 팬인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할머니는 언제나 넌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선물이야. 라며 그녀를 지지한다고 한다. 그럴듯하고 따뜻했던 둥지를 떠나 혼자 길 위에 섰다. 그곳은 때때로 위험했고 외로움이 엄 습했으며 끝없이 덥고 추웠다. 긴 시간 지속적으로 자연과 자신과 대화를 나눈 그녀는 혼자만의 시간을 꾸리는 법을, 흔들리는 자신을 담담하게 응시 하는 법을, 남에게 조금 덜 기대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움직이는 세상 을 만났다. 여행은 저에게 가장 큰 학교이자 선생님이었어요. 길을 걷 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삶들을 마주쳤지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인 연들이 제가 가야 할 길을 만들어 주었어요. 아주 자연스러운 시작이었 지요. 그녀는 길 위에서 만난 모로코의 소년원에 살고 있는 열 세살 모하신 의 꿈인 경찰 대학 진학을 위해 적금을 들었고, 제 작년에는 8,000달러를 모아 아프리카 에이즈 기금을 만 들어 보냈으며, 인도 불가촉 不 可 觸 천민들을 위해 병원을 짓고, 티베트의 한 마을에 탁아소 짓 는 일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제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나이 어린 소년원생들을 위 해 소년원 수감 생활 대신 2,000킬로미터를 황혼의 인생 선배와 함께 걷는 갱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나는 걷는다 의 저자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이미 시도한 이 프로그램 을 그의 자문을 받아 우리나라에도 적용시켜 보고 싶은 것이 그녀의 꿈이다. 길 위의 나 홀 로 여행은 관계에 지배당해 온 나로부터 내 안의 나 를 볼 수 있게 해 주었어요. 그리고 내가 가진 고유의 힘이 필요한 곳을 알아보는 마음의 눈을 갖게 해 주었지요. 내년 봄에 태어날 첫 조카를 위해 10년 동안 매달 3만 원씩 부을 적금 통장을 만든 김남희. 조카가 열 살이 되면 함께 탄자니아로 사파리 여행을 떠날 멋진 고모가 될 준비를 벌써부터 시작했다. 드넓은 초 원에서 자유롭고 우아하게 살고 있는 기린과 레오퍼드가 전해주는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경외감을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라와 분홍빛이 섞이는 아프리카의 노을지는 거룩한 하늘도. 인생은 그리고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니까. 글/김윤수, 사진/최배문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31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의 주인공인 조나단은 한적한 바다 위에서 빵 조각과 사투를 벌이는 다른 갈매기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거부했다. 조나단은 더 높이, 더 자유롭게, 더 아름답게 날고 싶은 자신의 꿈을 위해 죽음을 무 릅쓰고 1,000피트 상공에서 자신의 한계 속도를 넘어 수직 하강한다. 다른 갈매기들이 분별없고 무책임한 행동이 라고 비난했지만 조나단은 이렇게 말한다. 눈으로 배우지마, 눈으로 배운 것은 반드시 한계가 있어. 스스로 움직 여서 알아내고 이해해야 해. 그리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거야. 그러면 스스로 나는 법을 깨닫게 될 거야. 세계 최 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 봉우리의 마지막 16좌 로체샤르를 오를 때 엄홍길은 왜 이곳에 오르고 있는가 라는 질 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후, 갈매기 조나단을 생각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사람들은 그에게 왜 그토록 고통스러우며 생명을 담보로 하는 도전을 멈추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에게 이 물음은 왜 사느냐고 묻는 것 과 같다. 안나푸르나를 5번의 도전 끝에 오를 때 그는 2번이나 정상을 100미터 앞에 두고 내려와야 했고 4번째 도 전에서는 형제처럼 아끼던 셰르파를 잃고 발목이 비틀어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의사는 그에게 다시 산에 오르 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는 5개월 만에 일어나 다시 안나푸르나로 향했다. 내가 자꾸 산을 오르는 이유는 마음 한구석 산의 높은 정신을 아직 배우지 못해서, 아니 배우고 싶은 것이 남아 있어서일 것입니다. 높은 산일수록 겸허합니다. 묵묵합니다. 도전이란 언제나 그 대상 앞에 겸허해야 합니다. 그래야 산이 마음을 엽니다. 1989년, 엄홍길은 네팔 카트만두에서 히말라 야 14좌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완등한 예지 쿠쿠츠카를 만났다. 그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예지 쿠쿠츠 카는 산악인이라기보다는 부드러운 눈매와 끝없는 믿음이 느껴지는 수 도승에 가까웠다. 인내와 고통의 예술이라는 등반의 운명을 가지고 태 어난 산악인들은 비우지 않으면, 낮추지 않으면, 산과 하나가 되지 않으 면 산에 귀의할 수 없음을 한다. 마치 성직자의 길과도 같은. 히말라야 의 신은 기적처럼 그를 사람들의 세상에 돌려 보내주었다. 그가 앞으로 올라야 할 산들은 이웃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의 산이라고 말해주면서. 올해 5월, 그는 엄홍길 휴먼 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산에서 유명을 달리 한 후배 동료들과 셰르파의 가족들을 돕고, 청소년과 고통받는 이들이 엄홍길과 산행을 하는 동안 그가 산을 오르는 모습을 뒤에서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푸른 날개가 달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산 안에서 그는 곧바로 산이 되었다. 그리고는 매일 조금씩 달라져 있는 산 속의 나무와 바위와 꽃과 공기에게 반갑게 안부를 묻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마치 학교에 다녀와 엄마의 품으로 와락 뛰어드는 시골 소년처럼 산속에서 가장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그들과 함께 마음의 봉우리를 오를 것이다. 신 의 영역이라는 8,000미터 위에는 어떤 신의 궁전이 펼쳐져 있느냐고 물 었다. 그는 오랫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 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러나 그만이 알고 있는 숨막히는 장관이 스펙트럼처럼 펼쳐졌던 그 순간을 떠올리고 있는 듯 했다. 그의 순결하 게 주름진 얼굴은 인간이 언제나 무엇보다 값진 창조물이라는 것을 보 여주고 있었다. 글/김윤수, 사진/최배문 앞으로 올라야 할 산들은 이웃들이 겪는 고통의 산이다 가장 추운 곳을 향해 오르는 가장 높은 영혼- 산악인 엄홍길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33

셀 수 없이 많은 여행은 언제나 연주와 명상으로 채워져 있다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에 담긴 순수한 열정-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얼마 전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의 비행기 마일리지는 100만 마일을 넘어섰다. 프랑스 벵센느에 살고 있는 그는 연세대학교 기악과 교수로 먼 비행을 마다 않고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매년 봄마다 서울 스프링 페스티벌을 통해 실내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음악 감독으로 활약한다. 그리고 9년 전부터 고국에서 맞는 그의 가을은 특별하다. 2000년부터 9년째 간염 없는 세상을 위한 강동석의 희망 콘서트를 열고 있기 때문 이다.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후원으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서울로 이어지는 이 연주회는 간염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이 초대되어 음악으로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 그리고 공연수익의 전액은 대 한 간학회에 기증되어 간염퇴치를 위한 여러 일에 쓰인다. 5일 내내 지방을 돌며 연주를 하지만 힘들지 않아요. 몸은 외국에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 사람인 저의 마음은 늘 고 국에 있지요. 음악을 듣고 마음의 상처를 위로받고 살아 있다는 행복을 순간이나마 느낀다면 좋겠어요. 제 열정을 나누는 시간이 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겠지요. 바이올 리니스트들은 바이올린을 괴는 왼쪽 목에 검은 멍이 들어 있다. 강동석의 목에 새겨진 유독 짙고 깊은 멍은 그가 얼마나 음악에 정진하고 살았는지를 증명하는 아름다운 훈장처럼 보인다. 술도 담배도 커피도 하지 않 고 특별한 취미도 없으며 바이올린 활을 모으는 것 외에는 물건이나 여행에도 호사를 부리지 않는 그는 50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찰랑찰랑한 머릿결에 맑은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다. 자그만 체구에 조용한 미소를 가진 강동석. 그러나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위트와 발랄한 감성으로 전 세계를 매 료시킨 캐나다의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를 마치 현실에서 만나고 있는 것처럼. 그는 바이올린과 함께 할 때 세상 모든 두려움으로 벗어나 있는 가장 행복한 영혼이 된다. 그의 연주를 보는 사람들도 그 시간만큼은 삶의 모든 걱정에서 살짝 발을 떼고 있으리라.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자신과 자신의 작품 세계를 멋지게 표현하고 포장하는 예술가의 안은 비어 있기 일쑤고 그렇지 않은 예술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그는 9년째 이어가고 있는 간염 없는 세상을 위한 강동석의 희망 콘서트 외에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 사랑의 바이올린 을 통해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선물하고 직접 레슨도 하고 있다. 그가 음악 감독으로 간염 질환을 앓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희망 콘서트는 오는 10월 12일부터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서울로 이어지며 첼로에 조영창, 플룻에 패트릭 갈루아, 지휘에 히코타로 야자키 그리고 (사)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의 내면은 끝없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고. 강동석은 오로지 음악에 정 진한 열정의 시간들이 순박한 소년의 모습에 담겨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진정성의 힘은 무한해 보였다. 1967년, 중학교 1학년 나이에 뉴욕으로 음악 공부를 위해 떠난 강동석에게 고국은 늘 그리운 곳이다. 한국의 절 과 산의 조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그는 50이 넘은 이제야 휴식을 위한 여 행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시셸 Seychelles 의 해변에서 보낸 한 때가 최근 누 린 가장 사치스러운 연주 여행이었다는 강동석. 40년 가까운 그의 셀 수 없이 많은 여행은 언제나 연주와 명상으로 채워져 있었다. 글/김윤수, 사진/최배문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35

작업복 차림에 40리터 배낭, 비디오 카메라와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까지 메고 다니는 그녀는 마치 분쟁지역에 파견된 종군 기자 같다. 광영여자고등학교 세계사 선생님 김지희. 15년째 여름과 겨울이면 그녀는 책 속의 세계사 에서 빠져 나와 현장의 세계사에 발을 담근다. 학생들에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집트 피라미드 를 무덤 속까지 훤히 아는 듯 말하는 것이 양심에 찔렸어요. 사학과에 진학하려 했던 것 도 세계 4대 문명을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여행은 낭만이라는 단어를 수반한다. 그러 나 김지희 선생님의 탐사 여행은 이름만 들어도 웅장한 광경이 떠오르는 유적지 몇 곳을 산책한 후 해가 지면 포근 한 호텔로 돌아와 뜨거운 물로 몸을 풀고 맛있는 저녁을 먹은 뒤 부드러운 이불 속으로 잠을 청하는 여행과는 거 리가 멀다. 제자들에게 더 생생한 현장을 보여 주고 싶은 사명감에 최대한 먹고 자는 것에는 돈을 아낀다. 대신 과 거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유적지를 찾아다니는 데는 더 없이 후하고 용감하다. B.C. 8000년 전 비옥한 초승 달 지대였던 유프라테스강을 보기 위해 듀라유로포스에 갈 때에는 관광객들이 거의 가지 않는 유적지였으므로 교 통비가 많이 들었고 주변이 너무나 황량해 두렵기까지 했다. 11년째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KBS 세상은 넓다 의 PD는 그녀가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내미는 비디오테이프의 양을 보고는 늘 같은 말을 한다. 식사하고 자는 시 간을 빼고는 비디오 카메라를 돌리셨군요. 황하의 중국, 나일강의 이집트, 인 더스 강의 인도 그리고 이란, 이라크, 시리아에서 시작해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까지. 제자들에게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을 알려주기 위해 그녀는 세계 4대 문명의 발원지와 그 유적들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유적지를 보기 위해 떠난 이 문명 여행은 시간이 지나며 옛 문명의 성터에 살고 있는 사람들 에게로 옮아갔다.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살고 있 는 원주민들은 살아있는 과거의 유물이었다. 그들의 삶에 잠시 들어가 함께 한 시간들은 말 없이 서 있는 유적지보다 훨씬 감동적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문 명은 21세기에도 그렇게 살아 있었다. 학생들은 그녀의 수업을 기다린다. 선생 님의 고군분투가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수업을 듣노라면 50분이 짧게 느 껴진다. 세계사 현장의 사람과 음식과 날씨와 에피소드가 가득 담겨 있는 수업 15년째 세계문화유산의 탐사 여행을 다니는 광영여자 고등학교 김지희 선생님. 수업 시간에 사용되는 발로 뛰고 마음으로 담은 그녀의 비디오테이프에는 진정한 세계인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한 사명감이 담겨 있다. 여행 프로그램 세상은 넓다 의 고정 패널이기도 한 그녀는 세계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꼼꼼한 여행기 땅을 딛고 마야 아스텍 문명 위에 서다, 하늘을 마주하고 잉카 문명 위에 서다, 블루 로망 지중해에 빠져들다 시리즈를 펴내기도 했다. 은 끝나도 그 영상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책은 절대 경험을 앞설 수 없으니 말 이다. 세계사는 진정한 세계인이 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닐까. 서로 다른 문 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그래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서 말이다. 김지희 선생님은 오늘도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는 17살 소녀들에게 말한다. 너희의 진가를 발휘할 곳이 꼭 대한민국만은 아니야. 세 상은 넓단다. 너를 꼭 필요로 하는 곳, 네 재능과 에너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 는 곳으로 자유롭게 날아가렴. 글/김윤수, 사진/최배문 네 재능과 에너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날아가렴 찬란한 문명의 현장을 찾아 떠나는 진정한 세계인- 세계사 선생님 김지희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37

여행에서 마주하는 오리지널에는 진실과 에너지가 있지요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진실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 건축가 승효상 진실은 항상 현장에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땅 위에 서야 하는 건축은 더욱 그렇 다. 나는 그 진실을 보기 위해 현장으로 여행한다. 건축가 승효상에게 있어 여행이 란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오리지널을 확인하는 길이다. 일상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 한 환상입니다. 환상은 힘이 없어요. 여행에서 마주하는 오리지널에는 진실과 에너 지가 있지요. 오랫동안 김수근 선생 문하에 들어가 밤낮없이 일하던 승효상은 자신 에게 닥친 건축의 한계를 느끼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건축 혁명가 로 불리는 아돌프 로스를 처음 만난 후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 을 보았고 건축은 기술이며 예술의 일부라는 그의 헛된 가정이 지워짐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모두들 죄다 소리 지르고 있는 도시의 아우성 속에서 아돌프 로스가 미카 엘 광장에 세운 아무런 장식이 없는 로스 하우스의 침묵의 힘은 건축에 대해 깨달음 을 준 강렬한 울림이었다. 건축은 삼자적 입장에 서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내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살 공간을 만 드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려면 나를 벗어나야 합니다. 여행 은 나를 다른 세상에 투영하고 객관화시키기 가장 쉬운 곳입니 다.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이 도시는 신참자에게 미로로 변한다. 대도시는 신참자에 대항해 스스로를 방어하고, 가면을 쓰고, 달아나 고, 공모하고, 유혹하면서 결국 그가 완전히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자기 주위를 헤매 돌아다니게 한다. 그에게 때로 여행은 오리지널의 힘을 입기는커녕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 으로 가득 찬 자신의 주변만 맴돌고 돌아오는 민망함을 남기기도 하였 다. 그러나 그는 영감이란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이라는 르 코르뷔지에의 말을 믿고 또 여행을 떠날 것이다.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가 집을 떠나 파리로 가 그의 새 아틀리에 벽면에 붙여 넣은 글 신처럼 창조하고 왕처럼 명령하고 노예처 럼 일하라. 라는 말이 요즘 그렇게 멋있게 들릴 수 없다는 그는 죽기 전 처음의 생각 이 끝까지 이어지는 완성물을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말년은 어 느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를 물었다. 그는 단연코 서울이라고 대답했다. 인구 1,000만 이상이 사는 세계의 대도시에서 서울은 유일하게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도 시이지만 서울만큼 황당무계한 도시도 없지요. 건축가인 저에게 끝없이 분노가 일게 만드는 살아있는 도시입니다. 분노가 있어야 타락하지 않아요. 하지만, 분노와 함께 긍지가 있어야 해요. 그것이 곧 희망이니까요. 글/김윤수, 사진/최배문 건축이 삶을 바꾼다고 믿는 건축가 승효상. 그의 작업실과 살림집이 함께 있는 이로재( 履 露 齋 )는 옛 서울 성곽을 이루었던 4개의 산인 인왕산, 남산, 낙산, 북악산이 모두 보이는 곳에 있다. 해가 질 무렵 인왕산의 석양을 바라보는 일은 겸재 정선의 그림을 소유함보다 더 호사이다. 그가 쓴 건축 사유의 기호 는 건축가인 그를 탄복시킨 20세기 불멸의 건축물들에 대한 기행문으로 건축과 삶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강렬하고도 서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39

누구라도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의 기술 100 가지 1. 문득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지도책을 펼쳐든다. 2. 언젠가 꼭 가게 되리라는 꿈을 안고 가고 싶은 여행지의 리스트를 작성하며 꿈을 키운다. 3. 인터넷 검색창에 그 도시의 이름을 친다. 웹서핑을 통한 여행으로 그 도시에 대한 꿈을 키워간다. 4. 여행 동호회의 카페에 올려진 다양한 여행기를 읽어본다. 대리만족을 통한 여행도 큰 즐거움이다. 5. 여행사 사이트에 있는 다양한 여행 패키지들을 살펴보며 가고 싶은 여행에 대한 감 을 잡는다. 6. 서점의 여행서 코너를 살펴본다.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 대한 책들을 산다. 7.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 대한 멋진 사진을 구하여 책상 앞에 붙여둔다. 언젠가 그곳에 가 있을 나를 상상하며. 8.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 동그라미를 친 전국지도, 또는 세계지도를 벽에 붙여둔다. 9. 준비도 여행의 즐거운 일부분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의 설렘을 만끽한다. 10. 마음에 맞는 동행을 구할 수도 있지만, 과감히 혼자만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내본다. 11. 함께하는 여행이라 할지라도 혼자만의 시간은 필수요건이다. 함께, 또 따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12. 휴식 또는 공부 처럼 여행의 목적을 분명히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심을 버린다. 13. 이른 아침, 또는 한밤중에 여행을 떠난다. 꿈을 꾸듯 여행의 설렘이 배가 되어 느껴질 것이다. 14. 눈이나 비가 오는 날 여행을 떠난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맑은 날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느껴질 것이다. 15. 여행이 반드시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도 멋진 여행이 될 수 있다. 16. 지나친 준비는 여행을 망친다. 여행을 통하여 발견하게 될 호기심과 새로움의 몫을 남겨둔다. 17.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주저앉아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더는 하지 않는다. 18. 무작정 떠난 여행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할 때가 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41

19. 조금 번거롭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여행의 참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20. 창가 자리에 앉아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즐긴다. 21. 여행과 어울리는 노래를 MP3에 담아, 여행길의 특별한 친구로 삼는다. 22. 여행 중에 떠오르는 감성들을 메모할 수 있는 빈 노트 한 권을 준비한다. 23. 다른 문화권으로 여행할 때는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도의 인사말을 미리 배워둔다. 24. 낯선 곳, 낯선 이에게 받은 고마움일수록 표현에 인색하지 않는다. 25. 여행지에서 만나는 현지인에게 말을 걸어본다. 짧은 인사라 할지라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6. 현지에 어울리는 옷을 입어 그 지역의 문화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다. 27. 너무 과한 액세서리나 의상은 불미스러운 일의 표적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간다. 28. 호텔 프런트에 비치된 호텔의 이름과 주소, 간략한 지도가 그려진 인쇄물을 늘 소지한다. 29. 어딘가 이동할 때에는 주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습관을 들여 무언가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한다. 30. 국외여행시,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여 여행지에 가까이 위치한 한국 영사관의 연락처를 알아두면 편리하다. 31. 여권을 분실하였을 경우를 대비하여 여권의 복사본과 사진을 여분으로 준비하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32. 유명 관광지를 순례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은 아닐 것이다. 뒷골목에 숨어 있기도 한 보물섬 에 도전한다. 33.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이른 새벽을 이용하여 주변을 둘러본다. 낮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도시풍경을 발견할 것이다. 34. 여행 중 한 끼쯤은 비용을 투자하여 그 도시를 기억할만한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한다. 35. 여행을 떠나서까지 늦잠을 자는 건 매우 아쉬운 일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여유롭게 긴 하루를 보낸다. 36. 무리한 강행군은 여행을 망치기도 한다. 여행의 도중에도 한잠 푹 잘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마련한다. 37. 무조건 카메라를 들이대기보다는 사진촬영을 해도 좋은 곳인지 살펴본다. 38.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는 장소에서는 아쉽지만, 마음으로만 사진을 찍는다. 39. 사진을 찍더라도 혹 실례가 되지는 않을지 상대방의 양해를 구한다. 40.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들을 기억하며 여행지로부터의 선물을 준비한다. 41. 앤티크 샵 에서 오랜 시간의 흔적이 담긴 멋진 선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42. 조악하고 식상한 기념품은 아무도 감동하지 않는 의무감뿐인 선물이 될 수 있다. 43. 여행에 집중하고 싶다면 선물에 대한 걱정을 잠시 접어두는 것도 중요하다. 44. 지나친 쇼핑으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는다. 45. 지나친 쇼핑으로 여행가방이 두 배로 불어나는 행동을 삼간다. 46. 서로에게 불편한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지나치게 물건값을 흥정하는 행동을 삼간다. 47. 여행지에서 사는 선물은 부피와 무게가 나가지 않는 것으로 고른다. 48. 슈퍼마켓을 방문해 현지인들의 일상을 느껴본다. 49. 오픈마켓을 방문해 싱싱하게 살아 숨 쉬는 현지인들의 먹을거리를 구경한다. 50. 모든 것이 사람 사는 모습이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문화의 다름 을 존중한다. 51. 여행지에선 내가 내 고장, 내 나라의 대표 선수가 됨을 잊지 않는다. 52. 엄마와 딸만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여자들만의 여행을 계획해본다. 53. 엄마의 옷장 속에서 입고 갈 옷과 챙겨갈 옷들을 골라 드리며 여행을 준비하는 즐거움을 나눈다. 54. 여행 중에 필요할 만한 젊은 감각의 밝고 화사한 빛깔의 덧옷을 미리 준비하여 선물해 드린다. 55. 엄마와 딸만의 정겨운 수다를 준비한다. 56. 아버지와 아들만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남자들끼리의 여행을 계획해본다. 57. 아버지 몫의 짐을 한 배낭에 꾸려 짊어진다. 든든한 아들의 존재를 느끼실 수 있도록 한다. 58. 남자끼리 술잔을 부딪치며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인생의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59. 연로하신 부모님과의 특별한 여행을 계획해 본다. 원한다고 늘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아님을 기억한다. 60. 며느리와 시어머니, 아들과 아버지가 각각 온천욕을 즐기며 서로 등을 밀어주는 시간을 갖는다. 61. 때로는 과감히 아이들을 맡기고 부부만의 여행을 떠난다. 62. 직장 일에, 살림살이에 찌들어버린 서로의 심신을 위로하며 오로지 둘만의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한다. 63. 친구들끼리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새 마음은 그곳을 여행하고 있을 것이다. 64. 시간을 맞추는 게 어렵다면 친구들끼리 한나절만으로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을 계획해본다. 65. 할머니, 할아버지나 부모님의 고향을 찾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 을 떠나본다. 66. 역사책이나 소설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따라 여행을 떠나본다. 67. 가까운 박물관을 찾아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 을 떠나본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43

68. 동행하는 이와 속도를 맞추어 걷는다. 69. 동행하는 이와 거리를 두어 혼자만의 고적감을 느껴본다. 70. 대화 대신 자연을 감상하는 데 집중해본다. 71. 눈을 감고 귀로 들려오는 숲의 소리를 새롭게 발견해본다. 72. 눈을 감고 코로 느껴지는 숲의 향기를 마음껏 들이마셔 본다. 73. 보드라운 풀밭 위를 맨발로 걸어본다. 74. 푹신한 낙엽 무덤 위에 누워 온몸으로 숲을 느껴본다. 75. 색이 고운 단풍잎들을 모아본다. 뜻밖에 멋진 선물이 될 수 있다. 76. 느리게 걸으며 깊이 들여다본다. 77. 천천히 호흡한다. 들이쉬기와 내쉬기에 집중해본다. 78. 잠시 머물러 앉아 친구나 연인에게 보낼 엽서 위에 순간의 감동을 적어본다. 79. 잠시 신발을 벗고 늘 양말 속에 갇혀 지내는 발가락들에도 자유를 선물한다. 80. 카메라의 줌이나 클로즈업 기능을 이용,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자세하게 기록해본다. 81. 치즈~ 와 빅토리 를 연발하는 뻔한 인물 사진 대신 자연스러운 스냅 사진을 시도해본다. 82. 때로는 사진기 없이 여행한다. 오직 내 눈으로만 보겠다는 결심으로. 83. 전화기를 꺼둔다. 전화기에 신경 쓰느라 여행을 망치지 않는다. 84. MP3 플레이어의 이어폰을 뺀다. 내 귀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85.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나만의 특별한 여행경로를 만들어본다. 86. 남들이 해보지 못한 나만의 특별한 여행경험을 만들어본다. 87. 하루의 일정을 마친 뒤, 짧은 메모를 남겨둔다. 훗날 오늘을 기억하는 특별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88. 각종 티켓, 영수증, 지도 등을 모아본다. 여행을 추억하게 하는 특별한 기념품이 될 것이다. 89. 성냥갑, 또는 컵 받침처럼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여행지로부터의 콜렉션을 시작해본다. 90.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나만의 특별한 여행 가이드북을 만들어본다. 91. 지난 여행으로부터의 경험을 토대로 가방 안의 물건을 최소화하는 신기록에 도전해본다. 92. 문득 가방조차 짐스럽게 느껴진다면 입은 그대로, 있는 그대로 떠나는 여행을 시도해본다. 93. 가까운 곳으로의 짧은 떠남부터 먼 곳으로의 긴 여행까지, 차근차근 연습을 시도해본다. 94. 자신감이 생긴다면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시도해본다. 95. 여행은 평가를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다. 여행지로부터의 여러 경험 중 단점보다는 장점을 추억에 남긴다. 96. 내가 경험한 것은 여행지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한한 가능성을 남겨둔다. 97. 여행을 위한 최고의 준비물은 아직 만나지 못한 넓은 세상에 대한 설렘이라는 것을 기억한다. 98. 여행은 자신을 구속하는 것들로부터 진심으로 자유로워지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한다. 99. 여행은 내 삶을 새롭게 하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여행은 떠남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다. 100.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은 새롭게 돌아올 수 없다. 떠남은 새롭게 돌아오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글/편집부, 일러스트레이션/박선정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45

아름다운 여행을 위한 창구 독자엽서를 통해 함께 하는 나눔 아름다운 떠남, 아름다운 발견 보다 의미있게 떠나기 위한 여행 내가 만드는 <함께 사는 사회> 이매진피스 www.imaginepeace.or.kr 이매진피스는 여행은 소비 가 아니라 관계 라는 생각 으로 여행지의 환경과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현지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여행인 공정여행 Fair Travel 을 알리고 실천하는 시민단체이다. 대안을 찾는 여행, 꿈을 찾는 여행, 평화 를 배우는 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거 리의 평화헌책방을 열어 그 수익금으로 어린이, 청소 년 평화교육과 분쟁지역에 평화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지방축제 korean.visitkorea.or.kr/kor/ti/sub5_main.jsp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는 지역별 유형별로 크고 작은 지역 축제와 문화관광 축제의 정보를 소개한다. 달 력과 지도로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축제 정보는 물론, 주 변의 여행추천코스까지 나와 있어 다양한 문화축제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안전여행사이트 www.0404.go.kr 외교통상부에서 운영하는 해외안전여행사이트 에서는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나라별 치안상태와 여행자들이 주의해 야 할 안전수칙 등을 비롯하여 영사서비스, 국가별 생 활정보 등 안전한 여행을 위한 정보의 신속한 업데이 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유용한 사이트이다. 농촌전통테마마을 www.go2vil.org 마을의 고유한 전통문화와 지식을 발굴하여 도시민이 체험하고 학습하게 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독특한 농 촌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농촌전통테마마을 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중요한 체험 여행의 장이 되고 있다. 현재 160개 이상의 마을이 소개되어 있으며, 각 전통테 마마을의 홈페이지로 링크되어 마을마다 준비하고 있 는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의 정보를 얻고 숙박과 체험프로그램 신청을 할 수 있다. Young Great Korea www.ygk.kr YGK는 전국 300여 개 대학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 들어 현재 3만여 명의 회원들이 가입되어 있는 단체로, 매년 책임감과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대한민국 청년희 망 국토 대장정 을 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한 21박 22 일의 긴 여행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잃어버 린 청년정신, 나라 사랑, 봉사정신을 되찾아 위대한 대 한민국의 청년들이 되고자 노력하는 이들은 국내외 자 원봉사를 통해 이웃사랑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소 www.lookorea.org 한국문화관광연구소는 우리의 문화, 역사, 놀이, 농촌 등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관광상품으로 계승 발전시 키는 연구를 하는 곳이다. 어른들의 어릴 적 추억을 일 깨우고 아이들에게는 아름다운 고향의 끔을 심어주며 나아가 외국인들도 한국문화의 본모습을 체험할 수 있 도록 우리 문화를 연구하고 마을 가꾸기, 관광개발, 도 농 간의 교류사업을 진행한다. 1박 2일의 정다운마을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장오캠 cafe.naver.com/onsecamp 장애인과 함께 오토캠핑을. 벌써 4년째 아름다운 추억 을 만드는 모임인 장오캠 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친 구 되어 두 달에 한 번씩 1박 2일 산과 바다로 오토캠 핑을 떠난다. 혼자 걷기도 어려운 장애인이지만 건강한 친구들이 함께함으로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값진 여행 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장 애인 친구들까지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 오캠이 바라는 내일이다. 굴렁쇠 www.hikid.net 여행으로 크는 아이들, 굴렁쇠 는 답사여행과 현장체 험활동과 같은 바깥나들이 활동을 통해 튼튼한 몸과 씩씩한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삶 가꾸기 를 실천하는 모임이다. 해외 배낭여행을 통해 교실 밖 살 아있는 세상에서 다양한 문화를 몸으로 부딪쳐 느끼게 하고, 국내 역사문화답사를 통해 책에서는 얻을 수 없 는 값진 문화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한국유스호스텔연맹 www.kyha.or.kr 국제유스호스텔연맹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인종, 국적, 피부색, 성별에 차별 없이 유스호스텔을 이용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친구를 사귀고 진정한 국제우호를 실현하 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하였다. 현재 한국유스호스텔연 맹에서는 79개의 유스호스텔이 가입되어 있으며, 홈페 이지에서 국내의 유스호스텔은 물론 해외 유스호스텔 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직접 예약도 할 수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www.travelwriters.co.kr 한국여행작가협회는 여행기사를 게재하거나 여행안내 서를 저술한 여행 작가들이 모인 여행전문가 모임이 다. 우리나라 여행 문화를 발전시키고 여행에 대한 글 을 나누는 이곳은 여행에 관련된 정보는 물론이고 실 감 나는 다양한 경험을 적은 글과 사진으로 가보지 않 아도 가본 것 같은 간접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자 신의 여행담도 올릴 수가 있어 다양한 여행의 이야기 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2008 7/8 일상에 대한 감사 모든 것에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을 가집니다 일상에 대한 감사, 귀에 익은 말이라서 그럴까요? 아니 면 평범함이 주는 안일함으로 소소함이 주는 진실함을 몰라서일까요? 솔직히 하루하루 불행한 것도 아니면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습니다. 행복, 그 특별한 일상 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순간의 소중함을 잊고 더 특별한 무언 가를 위해 나 자신과 가족을 불편하게 했던 모든 것들 이 생각나 한참 반성하고 울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또 잊어버리고 더 큰 욕심과 행복을 찾아 헤맬지도 모르 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 이 들도록 해 주신 <함께 사는 사회>에 감사드립니다. 박남수(경기도 시흥시) 제 마음에 작은 희망과 빛을 주었습니다 2008년도는 저에게 있어, 되는 일이 없는 해라는 생각 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습니다. 시험이란 시험은 모두 떨어지고 다른 사람이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일을 내 가 해서 망치고 있다는 생각도 수없이 했습니다. 돈도 잃고, 사람과의 관계도 나빠지고, 농사도 흉년이고. 시간이여~ 빨리 가라. 만 외치던 요즘 우연히 보게 된 일상에 대한 감사 라는 표지 글귀가 불편했던 그간의 제 마음에 작은 희망과 빛을 주었습니다. 가족이 있고, 건강하고,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려는 제 마음이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게 깨달음을 주는 글, 앞 으로도 부탁합니다. 8개월간 비관적이던 제 생각이 감 사 의 마음으로 바뀌면서 2008년 남은 4개월을 행복하 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양수(충남 예산군) 어릴 때의 사랑을 회복하며 평안을 느낍니다 한때 혼자 사는 세상 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 다. 인간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위로와 사랑은 모두 위 선이라고 생각했기에 마음의 문을 열고 싶지 않았습니 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변화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함께 사는 사회> 덕분인듯 싶습니다. 책을 읽는 간절함 속에 서 어렸을 적 사랑을 회복하며 평안과 여유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여기는 바로 담장 안- 교도소입니다. 그 러기에 더욱 소중한 <함께 사는 사회>입니다. 고상영(전남 무안군) 소통할 수 있는 글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번 호에는 서로 코드가 맞는 소소한 일상에서의 얼 싸안은 기쁨 같은 내용의 글이 무척 많네요. 뭔가 절실 하게 말하고 싶어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마음속 같은 글과 혼자만이 아닌 함께 소통할 수 있기에 의미 있는 글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꼬이지 않고 연결되어 바르게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마치 함 께 사는 사회 의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권순만(부산시 사하구) 일상에 대해 감사하며 즐겁게 살아가려 합니다 서른아홉 살, 갑상선으로 투병 중인 직장여성입니다. 건강만큼은 남부럽지가 않았는데 3년 전 갑상선을 진 단받고 힘들었습니다. 가족들의 염려, 보살핌이 없었다 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을 겁니다. 지금은 몸이 많이 좋아져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와 가족 의 건강, 하루하루의 일상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호 <함께 사는 사회>를 읽으 면서 내 얘기를 누군가 쓴 것 같아 눈물이 핑그르르 했 습니다. 앞으로도 감사하며 즐겁게 살아가려 합니다. 최미경(강원도 삼척시) 일상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생각되었을 때 <함 께 사는 사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늘 당연하다고 생 각했던 것들이 오늘이 지나면 사라져 버린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습니다. 행복은 늘 내 곁에 있다고 알려준 책. 아마도 전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다 시는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행복을 찾아준 <함께 사는 사회>, 정말 고마운 책입니다. 이정현(경북 상주시) 작고 사소한 행복의 조각들을 새삼 느꼈습니다 일상에 대한 감사 를 주제로 한 글들 속에서 작고 사소 한 것에서 발견할 수 있는 행복의 조각들을 새삼 느꼈 습니다. 특히, 남들이 자기가 가진 것을 키우고 뽐내느 라 버린 시간에 딸과의 소중한 대화를 차곡차곡 쌓아 행복의 성을 지은 피천득 선생님의 인생관은 딸을 둔 저에게 큰 감명으로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처럼 충실히 는 못 하더라도 관심을 두고 딸 아이와의 대화 시간을 더 가지려고 합니다. 선생님은 아마도 야단치고, 추궁 하고, 밀어붙이는 대화를 하진 않으셨겠죠. 장현희(경기도 고양시)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함을 알았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습해서 짜증과 무기력함의 연속 이었는데 <함께 사는 사회>를 읽고 나니 이 세상이 달 라 보이고 기분마저 상쾌하게 바뀌었습니다. 어제와 다 르지 않은 무료한 삶을 권태롭게 여겼는데 <함께 사는 사회> 덕분에 일상의 행복과 소소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저 멀리 가 아닌, 바로 우리 곁에 언제나 함께 한다는 사실을 깨 닫는 순간 희열도 느꼈습니다. Editor s Letter의 오늘은 우리에게 남은 생의 첫날입니다. 라는 글귀를 가슴 깊 이 간직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감사하는 마 음가짐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김옥희(대전시 중구) 사소한 행복들이 자꾸만 늘어갑니다 일상으로부터 발견한 행복 100가지 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그래 맞아. 반복되 는 일상 속에 이렇게 주렁주렁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 었지.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가슴에 담고 싶은 문구를 바꾸면서 일주일을 지내고 보니 어느새 사소한 행복들 이 자꾸만 늘어갑니다. 101, 102, 103. 지금 이 순간, 까만색 펜이 글씨를 만드는 것도 행복한 순간입니다. 유재순(전남 영암군) 바로 잡습니다. 지적과 의견을 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바램 -> 바람 (31쪽 30행), 들으며 -> 들으면 (32쪽 15행) 김선미(경북 상주시) 독자엽서를 이용하여 보내주신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소 감과 제안의 말씀은 내가 만드는 <함께 사는 사회> 지면을 통하여 다시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글이 소개된 분들께는 <함께 사는 사회>에서 준비한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함께 사는 사회 여행의 발견, 삶의 발견 47

Editor's Letter 초보자를 위해 권하는 떠남의 연습 딱히 삶이 우리를 괴롭힌 것이 아니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울적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밖은 화 창한데, 모두 누군가와 더불어 즐겁고 활기찬 일들을 만들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나만 홀로 뒤처져 뒤 룩뒤룩 허릿살이나 늘리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 우리는 자신을 위해 스스로 특단의 구제책을 발동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 구제책은 다름 아닌, 떠남 입니다. 일단 집을 나섭니다. 목적지를 정하기 위해 고민하기 보다는, 일단 걷습니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며 혹 어디론가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에 대한 설렘이 생긴다면, 일단 탑니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 경이 여유롭게 느껴진다면 한동안 구경에 빠져 있어도 좋습니다. 어디에서 내릴 것인가가 고민이 된 다면 두 가지, 아니 세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익숙하게 알던 곳에서 내리는 방법,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마음이 끌리는 곳에서 내리는 방법,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그대로 쭉 앉아 있다가 다시 제자리 로 돌아와 내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해서는 어딘가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을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누구나 낯설지 않게 어울릴 수 있는, 재래시장 같은 곳도 좋겠습니다. 저녁 찬거리 고민만 버린다면 시장은 더없이 재미난 구경거리로 가득합니다. 터키에서 온 석류, 칠레 에서 온 포도, 대서양에서 살던 갈치, 전라도에서 온 배추, 강원도에서 온 감자 등 전국의, 멀게는 전 세계의 각처에서 출발하여 한 곳에 도달한 먹을거리를 구경하는 것으로 대리 여행을 경험할 수도 있 습니다. 그 싱싱하고 잘 생긴 먹을거리에 욕심이 난다면 많이도 말고 딱 만 원짜리 한 장으로 꾸릴 수 있는 최고의 보따리를 만드는 혼자만의 놀이에 빠져볼 수도 있습니다. 만 원에 일곱 개짜리 사과를 오 천 원어치만 산다면 좀 크기가 작아도 네 개를 주지 않을까, 도전감을 가져볼 수도 있습니다. 세 개하 고 반쪽을 주거나 주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한 되에 오천 원인 꿀밤을 담다가 미끄러져 버린 몇 알 대신 한 움큼 더 주인의 인심이 보태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천 원에 한 무더 기인 신선한 푸성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테니 돈 천 원을 더 쓰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는 것도 당 연할 겁니다. 양손에 든 것이 묵직해질 때면 저녁 식사 후 찐 밤과 사과를 깍아 먹으며 식구들과 즐거 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어느새 집으로 돌아오는 걸음이 바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불 어 행 복 해 지 는 사 회 를 꿈 꾸 며... 햇살 좋은 날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면 주저 없이 대문을 나설 것을 권합니다. 발 편한 운동화 를 신고 마음 가자는대로 골목을 벗어날 때의 그 자유로움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멀고 긴 떠남이 아 니어도, 나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한 작은 도전을 실천에 옮겼다는 사실에 이미 두근거리기 시작 한 가슴 속 새로운 변화에 귀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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