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호 2011년10 월 아침독서운동 4원칙 1. 모두 읽어요 2. 날마다 읽어요 3.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4. 그냥 읽기만 해요 아침독서운동 실천 사례집 발간 - 전국 시 도교육청 독서교육 담당교사 연수 때 아침독서운동 현황 조사 실시 (사)행복한아침독서는 교육과 학기술부, 대구광역시교육청, 한 국교육개발원과 함께 2005~ 2011년 아침독서운동 실천 사례집 (이하 사례집)을 발간하였다. 비매품으로 발간된 사례집은 10~11월 중 열리는 전국 시 도교 육청 독서교육 담당교사 연수 때 PDF 파일을 담은 CD와 함께 배 포될 예정이다. 독서교육 담당교사 연수에서는 전국 초 중 고 등학교 아침독서운동 현황 조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현황 조사는 실제적으로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가 되 므로 현재 진행 중인 아침독서운동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과부는 지난 7월 4일 발표한 초 중등 독서 활성화 방안 에 서 학교와 교육청을 중심으로 자율적인 독서운동을 확대할 계획 을 밝히면서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모범사례로 제시하였다. 사례 집 발간에 대한 교과부의 예산 지원은 독서 활성화 방안 에서 밝 힌 아침독서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년간 아침독서운동이 가져온 변화는 결코 작지 않았다. 아이들은 책 읽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었고, 교사들은 교육에 대 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긍 정적인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아침독서를 통해 바뀌 는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교사와 학부모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다른 욕심들은 내려놓고 오직 책이 가진 힘을 믿고 아이들이 책과 더불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 아이도 어른도 모두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한 시간이었다. 304쪽으로 제작된 사례집에는 7년 동안 아침독서를 통해 희망 을 꿈꾼 교사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침독 서로 학교와 마을을 바꾼 시골 초등학교 사례부터 입시 경쟁이 치 열한 서울의 인문계 고등학교 사례가 함께 담겼다. 교장선생님과 뜻이 맞아 함께 아침독서운동을 일군 사례도 있고, 학교에서 틀 어주는 영어방송을 참아가며 아침독서시간을 만들어간 사례도 있다. 갓 교직생활을 시작한 햇병아리 교사의 글도 있고, 20년 넘 은 베테랑 교사의 글도 있다. 아침독서운동의 주인공인 학생들 글도 있고, 교육청의 독서교육 담당 장학관 글도 있다.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은 결코 화려한 성공 사례가 아니다. 오히 려 아침독서운동에 대한 시행착오 사례라 할 수 있고, 매년 성공 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아침독서가 가진 매력을 알기에 끊임없 이 노력하는 교사의 숙명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렇기에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먹게 하는 만만한(?) 사례들이다. 다양 한 사례를 모아 이 책을 낸 이유도 교사들에게 바로 이러한 마음 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아침독서의 베테랑 교사도 학교나 아이 들 성향에 따라 잘 안 되기도 하는 게 아침독서의 솔직한 모습이 다. 그래도 아침독서의 재미를 맛본 교사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계속하는 중독성이 있다. 한 교사는 복직을 하면서 아침독서를 다시 할 수 있어 설레었다고 고백한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도 교사들을 다시 아침독서의 길로 나서도록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그 이유 가 궁금하다면 사례집에 실린 사례들을 꼼꼼히 읽길 바란다. 분 (사)행복한아침독서는 책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책을 보내는 2011년 희망의 책나눔 (이하 책나눔) 사업을 진행한다. 2009년 부터 시작된 책나눔은 독서환경이 열악한 저소득층이나 농 산 어촌, 도서 벽지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줄 책을 지원 하는 독서운동이다. 올해 책나눔 사업의 재원은 후원금과 (사)행복한아침독서가 운 영하는 어린이책 아울렛서점인 비밀의책방 운영 수익금이며, 김서영, 여희숙, 유영종 선생님이 출간된 책의 인세 일부를 책나 눔 후원금으로 기부하였다. 책나눔 운동에 후원금이 모일수록 더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선물할 수 있다. 책나눔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는 개인과 단체의 참여를 기대한다. 명한 것은 아침독서운동은 교사로서 열정을 다해 해볼 만한 가치 가 있는 독서교육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례집은 많은 분들의 선의와 참여가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행정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교육과학기술부, 대구광역시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에 감사를 드린다. 귀한 사례 를 써준 필자 선생님들과 책을 만드느라 함께 애쓴 분들에게도 감 사를 드린다. 일러스트 게재에 선뜻 동의해준 작가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침독서운동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이번 사례집이 많은 교 사들에게 아침독서운동을 잘 이해하고, 새롭게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례집 내용은 (사)행복한아침독서 누리집에서 PDF 파일로도 제공된다. 일반 독자를 위한 판매용은 12월에 출 간할 예정이다. 희망의 책나눔 추천 안내 한상수_(사)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추천자 :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 지역아동센터 교사 추천 대상 :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가정 사정으로 어려 움을 겪는 학생 추천 방법 : (사)행복한아침독서 누리집에서 추천서를 내려받아 이메일(10minreading@hanmail.net)로 신청 지원 내용 : 1인당 단행본 10권 추천 기간 : 2011년 10월 1 ~31일 발표 : 11월 중 개별 통지 사계절1318 독후활동대회 십대에게 삶의 자양분이 되어 줄 청소년 본격 문학선 사계절1318문고 와 청소년 교양도서를 꾸준히 펴내 온 (주)사계절출판사에서 전국의 청소년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뜻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응모 부문 글쓰기 부문(독후감, 편지, 인터뷰, 논설문 등 제한 없음) 영상 부문(독서 영화 UCC, 독서 연극 UCC, 빛그림자극 UCC, 주제가 등 제한 없음) 미술 부문(만화, 독후화, 책광고, 캐릭터화 등 제한 없음) 자료집 부문(독서신문, 독서노트, 토론노트 등 제한 없음)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 뉴턴 펙 지음 오이대왕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열일곱 살의 털 김해원 지음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황선미 지음 응모 요강 응모 자격 : 청소년 개인 : 13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 단체 : 학교, 학원, 동아리, 단체 등 5인 이상 응모 시기 : 2011년 9월 26일(월) ~ 11월 4일(금) 응모 방법 : 온라인 접수 http://cafe.naver.com/sakyejul E mail 접수 : 1318manager@sakyejul.co.kr 우편 접수 : (413-756)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13-3 사계절출판사 <청소년 독후활동대회> 담당자 앞 접수시 이름,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주소를 꼭 명기해 주세요. UCC 제작 형식은 해상도 1280 * 720에 최적화된 avi 파일로 보내 주세요. 심사와 발표 : 12월 6일(화) 홈페이지 공지와 개별 전화 공지할 예정입니다. 주 후 최 (주)사계절출판사 원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 오돌또기,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행복한아침독서, 예스24, (주)여산통신 onbook.tv 1(주)사계절출판사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13-3 T: (031)955-8558 F: (031)955-8596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지음 열일곱 살의 인생론 안광복 지음 합 체 박지리 지음 주먹을 꼭 써야 할까? 이남석 지음 내청춘, 시속 370km 이송현 지음 논어, 사람의 길을 걷다 배병삼 지음 www.sakyejul.co.kr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1
책과 함께하는 가을의 향연, 파주북소리 2011 책 읽는 사람, 쓰는 사람, 만드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지식의 축제! 경기도와 파주시, 파주북소리조 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파주북소리 2011 이 10월 1일부터 9일까지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다. 축제기간 동안 책을 주 제로 한 다양한 전시와 강연, 세미나, 창작 워크숍 등이 열리고 한국의 대표 작가들과의 만남도 마련돼 관람객을 맞는다. 노벨문학상 110년사를 총망라하는 노벨문학상 110주년 특별전 은 수상자의 사진과 책, 친필편지 등을 전시한다. 단 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시회를 넘어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다. 혜초, 마르코 폴로, 장건, 정화, 현장 등 실크로드를 탐험했던 6명의 탐험가들이 남긴 발자취를 생생한 사진과 책으로 전시하는 책으로 新 실크로드를 열다 도 마련된다. 아시아대편집자 특강, 아시아문자전 특강, 국제출판포럼 등 출판관련 강연을 비롯해 고은 시인, 문학평론가 김병익,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4명 이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나 펼치는 석학이 들려주는 인문강좌 가 펼쳐지며, 헌책방 왕국 헤이 온와이 이야기 강연회에서는 1960년대 초까지 폐광촌에 불과했던 영국의 평범한 소도시 헤이온와 이를 세계 최대의 헌책방 마을로 변모시킨 과정을 헤이온와이의 창시자, 리처드 부스(73 사진)로부 터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파주북소리 축제는 도서 할인 판매 일변도인 기존의 도서 행사에서 벗어나 책 자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 로 꾸며진다. 출판도시 내 각 출판사 사옥에서 알찬 책과 함께 저자와의 대화, 강연, 창작 워크숍이 진행되는 지식난장 의 프로그램들을 즐겨볼 수 있다. 조영남 북콘서트를 비롯해 강산에, 장기하와 얼굴들, 여행스케치, 봄여름가을겨울이 공연하는 파주포크페스티벌이 열려 음악의 향연에 취해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파주북소리 누리집(www.pajubooksori.org)에서 보다 자세한 전체 프로그램 안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의 : 031-955-0079 책동네 소식 (사)행복한아침독서 소식 행복한 학급문고 전달식 - 고양 원중초 3학년 2반(8월 29일) 교사 연수 - 고양 한내초(9월 19일)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JP모간 책 나눔, 꿈 드림 독서캠 프(9월 24~25일) 사계절 1318 독후활동대회 사계절 출판사가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후활동 대회를 연다. 대상도서를 읽고 4개 부문으로 응모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사계절 누리집(www.sakyejul.co.kr) 참조. 글쓰기 부문 : 독후감, 편지, 인터뷰 영상 부문 : 독서영화 독서연극 UCC 미술 부문 : 만화, 독후화, 책광고 자료집 부문 : 독서신문, 독서노트 목차 1면 아침독서운동 실천 사례집 발간 2면 책과 함께하는 가을의 향연, 파주북소리 2011 / 책동네 소식 3면 김용현 선생님의 학교도서관 이야기 4-5면 비교과 수업 시간에 하는 독서교육 6면 함께 읽어요 7면 함께 읽어요 / 내 책을 말한다 8면 새책 꾸러미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특별전으로 최초 수상자인 프랑스의 쉴리 프뤼돔부터 앙드레 지드와 어니 스트 헤밍웨이 등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107명의 사진과 책, 편지, 유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간 : 2011. 10. 1(토)~30(일) 장소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다목적홀 일러스트레이터와 편집디자이너는 물론 독서와 디자인, 미술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전시다. 세계 유명 일러스 트레이션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서적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기간 : 2011. 10. 1(토)~30(일) 장소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책마을 전시장 (사)행복한아침독서 책둥이 와 아침독서신문 을 발간하는 (사)행복한아침독서는 어린이 와 청소년 독서운동에 필요한 일들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공익적 성격의 비영리 법인입니다. 법인의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구독및배포안내 초등, 중고등 아침독서신문 은 전국의 모든 초 중 고교, 공공도서관, 민간도서관에 무료로 발송됩니다. 정기구독을 원할 경우 누리집(www.morningreading.org) 의 구독신청하기 에서 신청하세요. 연간 구독료(연10회 발간, 1월 8월 휴간) 개인 : 10,000원(초등, 중고등 동시 구독 20,000원) 학교:300,000원(교사 수만큼 발송, 30부 미만은 1부당 10,000원) 입금:기업은행 496-002290-04-055(사단법인행복한아침독서) 경계에서 길을 묻다 평범한 소도시를 세계적인 책 마을로 탈바꿈시킨 리처드 부스가 책 마을 탄생의 뒷이야기와 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들려준다. 일시 : 2011. 10. 1(토) 10:30~12:00 장소 :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대회의실 매리 호프먼 리애넌 레시터 엮음 신상호 김화경 옮김 삽화를 곁들인 150여편의 시와 이야기로 전쟁과 평화를 묘사하였으며, 이를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중고등 아침독서신문 2011년 10월호 통권 63 발행인 한상수 편집인 하지혜 취재 편집 한희숙 윤지현 디자인 강현정 대외협력 이범국 비영리사업 신계영 도서사업 박찬영 작은도서관 이민아 조혜영 총무 홍병일 책마을도서관 손수정 비밀의책방 이기 홍보대사 여희숙 권해효 명예기자 강원구 권종순 김서영 김성기 김중기 송수진 이정희 임대봉 황정원 황정회 제호디자인 정병규 인물 일러스트 안희원 등록일자 2005년8월22일 등록번호 경기 라50060 종이 화인페이퍼 인쇄 (주)현문 발행처 (사)행복한아침독서 주소 (413-756)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31-1번지 쌈지빌딩 2층 편집부 031-955-7568 정기구독 031-955-7565 비영리사업 031-955-7567 도서사업 031-955-2569 광고 031-955-7468 비밀의책방 031-955-7369 Fax 031-955-7569 누리집 www.morningreading.org 이메일 morningreading@hanmail.net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10minreading 네이버 오픈캐스트 http://opencast.naver.com/mr855 Tel. 031-811-3090 2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김용현 선생님의 학교도서관 이야기 학교도서관도 유행을 타야 하는가 학교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은 학생이나 교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현재 우 리나라의 학교도서관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하고자 한다. 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학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 도서관을 운영하는 데에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패션과 아주 비슷해서 유행을 타는 경 향이 있다. 나팔바지, 힙합패션에서 스키니진에 이르기까지 패션 은 주기적으로 돌고 돈다. 우리나라 교육도 마찬가지로 누가 어 떤 말을 하고, 어떤 사건이 터지느냐에 따라 쉽게 방향이 바뀌곤 했다. 교육은 백년지계( 百 年 之 計 )라는데, 이처럼 교육 방향이 자 주 바뀌는 데 대한 비판은 순간이고 교사, 학부모, 시민 할 것 없 이 너무 쉽게 잊고 새로운 것에 적응해왔다. 교과서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교사들은 잘 알 것이다. 현재 중 고등학교에서는 3개의 교육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그에 따른 교과서 선정 문제로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어려움을 겪 었을 것이다. 정말 속이 터질 일이다. 교육이 유행을 따르는 존재 가 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육의 유행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기 본적인 교육과정이 이렇게 쉽게 바뀌고 있으니 다른 분야는 더 말 해 무엇하겠는가.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의 문제, 그에 따른 교사 수급 문제, 학교의 예산 배분 문제 등에 대한 해결 방안들도 너무 자주 다양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학교도서관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도서관의 정책, 지원, 인력 운영 등 모든 분야가 지나칠 정도 로 유행을 탄다. 학교도서관은 직업 체험 장소? 현재 학교도서관은 교육적 측면보다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 에서 더 부각되고 있다. 학교도서관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정부 및 각 시 도교육청의 보도자료를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자리라는 게 정규직 사서교 사 또는 사서직원이 아닌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싼 임금으로 쉽게 고용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학교 내에서도 무시당하는 사회 적 약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학교도서관 사서배치 사업을 통해 전국 반 이상의 학교에 사서가 배치되어 있 다고 자화자찬하느라 바쁘다. 정부가 말하는 학교도서관 운영 인력을 살펴보면 더 가관이다. 나도 사서교사 독서지도사 파견 학교도서관 사서 파견 사업 등 그럴싸한 이름을 내걸고 몇 시간짜리 연수를 통해 학부모, 지 역주민, 공익근무요원, 지적장애인뿐 아니라 학교도서관에 전혀 관심 없는 취업준비생까지 사서교사라는 명칭으로 학교도서관 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도서관 운영을 위한 최 소한의 자격인 준사서 이상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학교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학교도서관 운영의 보조자일 뿐 이다. 학교에 수학교사가 부족하다고 해서 옆집 대학생을 수학교 사로 채용하거나 영양교사나 영양사 또는 자격증을 소지한 조리 사 없이 옆집 아주머니들로만 구성된 급식실을 본 적이 있는가? 왜 유독 학교도서관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해보 아야 한다. 2011년 사서교사의 임용은 전국 0명 이었다. 사서교사를 꿈 꾸던 예비 교사들은 모두 짐을 싸야 했다.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 치는 일부 과목을 제외한 다른 과목들도 그렇지만 유독 사서교사 임용은 정권의 정책 유행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10년 전에는 전 국에서한명만뽑은적도있고, 불과몇년전에는3년간100명 이상씩 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행이나 이슈에 따라 정규직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적정 수준의 인원을 꾸준히 뽑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전국의 학교에 사서교사 배치율은 7%도 안 된다. 필자는 교직경력이 10 년차에 접어드는데도 해마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들에게 필자 의 직업상의 위치를 설명해야 한다. 퇴직하는 순간까지 연초 행 사처럼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갈피 못 잡는 독서교육 현재 전국 학교의 학교도서관 설치율은 100%에 육박한다. 정 부가 적극적으로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에 나서 이룬 성과이 다.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오래 전에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시작만 있을 뿐 중간과 마무리 가 없다는 점이다. 학교도서관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운영하고, 학교도서관을 통 한 독서교육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하며, 독서 습관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 등에 대한 연구는 없고, 그저 인력 배치 문제로만 논쟁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학교도서관 모습이다. 멋지게 리모델 링한 후 다시 출입문을 걸어잠근 학교도서관이 파다하며, 학부모 들이 모여 차를 마시는 공간이거나 영화관 기능만 하는 학교도서 관도 상당수다. 이렇게 학교도서관이 갈피를 못 잡은 채 운영되 는데도 설치율만 따져서 만족해야 할까. 갈피를 못 잡는 것은 독서교육도 마찬가지다. 생활기록부 독서 사항, 에듀팟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교육 종합지원시스템, 학교 도서관 지원시스템인 DLS 등은 독서와 관련된 프로그램들로 모 두 정부가 만들어 배포한 것들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각각의 필 학교도서관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운영하고, 학교도서관을 통한 독서교육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하며, 독서 습관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 등에 대한 연구는 없고, 그저 인력 배치 문제로만 논쟁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학교도서관 모습이다. 요성을 주장하며 중복된 내용을 상당수 포함한 채 어마어마한 예 산으로 개발 보급되었다. 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한 의문은 둘째 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라 도서관 운영에 어려움만 커지고 있 다. 그만큼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더욱 피곤하다. 마음편하게책한권읽을시간도없는데책을읽고기 록해야 하는 곳은 수두룩하다. 현재 중 고등학교의 독서교육은 자신이 보고 싶고 좋아하는 책을 찾아 읽는 교육이 아니라 상급 학교 입시에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책을 찾아 위와 같은 프로그램 에 증거자료로 입력하는 교육으로 변질돼 있다. 학기 말만 되면 생활기록부에 독서사항을 입력한다고 담임교사들이 바쁜데, 이 는 학생들이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책을 문구를 만들어내면서까지 입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한 TV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성공은 독서를 통해 이루어졌다며 초등학교 시절 학교도 서관에 있던 모든 책을 읽었던 일화를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 트사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 역시 오늘날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조국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다. 내가 태어난 작은 마을의 초라한 도서관이었다 라고 말하며, 어릴 적 책읽기와 독서토론을 즐겼던 것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 교육의 목적이 모든 학생을 위인으로 만드는 데 있는 것은 아니 다. 하지만 좀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이라면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에 대한 정직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용현_경북 선주고 사서교사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3
특집 비교과 수업 시간에 하는 독서교육 책으로 소통하기 -함께읽고서로의삶나누기 아이들에게 성적을 미끼로 책을 권하는 것은 마음 한쪽이 뻐근 한 일이다. 아이들은 읽고 뭔가 결과물을 내야 하고, 교사는 읽은 것을 어떤 식으로든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책을 싫 어하지 않는다. 강제로 책 읽는 것을 싫어할 뿐이다. 평가 없이 자 유롭게 책을 읽게 하면 많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만날 수 있다. 다만 교사는 아이들에게 맞는 책을 골라 건네야 한다. 그 책 을 소화하는 것은 아이들 몫이다. 우리는 그저 아이들이 책과 만 나도록 안내하면 된다. 그래서 시작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책과 만나는 징검돌 이 되어 힘들이지 않고 책읽기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 책에 날개를 달아주세요 - 책읽기보다 더 중요한 교실 안 소통을 위해! 가끔 수업 시간에 내가 읽은 좋은 책을 들고 간다. 아이들의 반 응도 알아보고 편하게 책을 권하고 싶어서다. 이 책에 날개를 달 아주세요 란 제목을 붙인 책을 들고 가 수업 끝나기 전에 내용을 살짝 말해주고, 읽고 싶다는 아이에게 넘긴다. 그 책을 가져간 아 이는 책 표지에 읽고 난 느낌을 한 줄로 써서 자기 발자국을 남기 면된다(책 빌린 값으로 한 줄 느낌을 남기는데 이를 발자국 남기기 라고 한다). 아이들은 제일 먼저 책에 발자국을 남기는 걸 자랑스 러워한다. 나는 수업에 관심 없어 하는 아이나 학급에서 소외된 아이가 손을 들면 무조건 그 아이에게 책을 넘긴 다. 칭찬해주기 위해서다. 이때는 아이가 어떤 느낌을 남겨도 박수 를 쳐준다. 어떤 아이가 내 영혼 이 따뜻했던 날들 을 읽고 이 책 별로다. 선생님 사기다! 라 고 썼을 때도 솔직한 놈! 이 라고 해주었다. 책 소개를 위해 시작한 이 시간이 점차 아이들을 수업으로 끌 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싶 어 손을 드는 아이들이 많은데, 내가 소개한 책을 주고받으며 점 차 내 수업에도 관심을 가지는 걸 느낀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수업을 위해 더 자주 책을 소개하게 된다. 수업 시작 전 10분 동안 읽기 -가방속책한권 지금처럼 학교도서관에 책이 넘쳐나기 전부터 나는 국어시간 에 10분 동안 책읽기를 하였다. 일주일에 국어시간이 4~5시간이 기에늘책한권을가지고다녀야한다. 미리 쉬운 책 조금 어 려운 책 읽는 힘이 필요한 책 으로 나눠 책목록을 제시한 후 그 중에서 고르게 한다. 마음을 울린 구절,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은 구절에는 밑줄을 그었다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냥 읽게만 하는 게 불안하다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 지 않으면 자꾸 일을 만들어 아이들을 점검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는 중간 중간 네 반이나 되는 아이들의 책 검사를 하 고, 한 명씩 남겨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서로 힘들었다. 지 금은 그냥 읽고 이야기만 나눈다. 신기한 건 아이들이 내 국어수업 내용은 기억 못해도 이때 읽 은 책이랑 나와 나눈 이야기는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아주 세세 한 것까지. 지금도 졸업생들을 만나면 요즘도 아이들에게 책, 책, 책 하세요? 그때 이후로 책에 밑줄 긋고 낙서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라는 말을 한다. 독서방송, 릴레이도서전 - 나에게 오라, 너에게 이 책을 권하마! 아침 명상의 시간 방송을 빌려 책을 소개하는 독서방송을 한 다. 시험 전에는 공부법에 관한 책, 시험이 끝나면 재미있는 만화 책을 소개한다. 5월에는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선물하면 좋은 책 을 소개하고, 아이들의 사연을 받아 소개하기도 한다. 친구와 화 해하고 싶을 때 선물하면 좋은 책, 슬플 때 읽으 면 좋은 책, 수학을 잘하게 돕는 책 등을 재미있 게 소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별 책들은 아이 들 마음에 콕콕 박힌다. 릴레이도서전 은 도서관 한편에 성장, 사랑, 평화 등 주제별 도서들을 묶어 릴레이 전시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서 전시는 신간도서를 알리는 동시에 아이들이 도서관에 왔을 때 좋은 책과 만나는 길잡이 노릇을 한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애장 도서 전시(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을 직접 가져와 전시하는 것) 다.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손때 묻은 애장 도서와 만나면 퍽 신선해하며 그 책을 읽으려는 아이들이 많다. 학급문고를 넘어 학년문고 - 나만의 빛깔과 향기를 만드는 책 나는 2002년부터 나만의 빛깔과 향기를 만드는 책 이라는 제목 아래 주로 성장소설을 바탕으로 학급문고를 꾸려왔다. 기 본적으로 내가 읽은 내 책으로 학급문고를 꾸리고, 부모님에게 우리 반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다면 책을 사서 보내달라는 안 내문을 추천도서목록과 함께 보낸다. 어떤 해에는 부모님들이 책을 많이 사보내셔서 130권 정도로 시작한 경우도 있다. 나는 2~3개월 간격으로 책을 조금씩 바꾼다. 호응이 적은 책은 빼고 새로 나온 재미있는 책으로 구비하는 것이다. 빌릴 때는 편하게 그냥 가져다 읽지만 일단 책을 빌려가면 반드시 책에 몇 글자라 도 적게 한다. 뒷사람에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감정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옆 반 아이가 우리 반 학급문고를 빌려달라는 경우도 종종 있 다. 그러면 그 책은 우리 학년의 책이 된다. 어떤 아이는 그 책을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기도 한다. 그렇게 책이 퍼진다. 담임을 하지 않을 때는 교무실 내 책상에 작은 학년문고를 꾸 리고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었다. 공간이 부족해 20권 정도밖에 내놓지 못하지만 인기가 많았다. 가끔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잘 읽는 책을 빌려가시니 더 좋았다. 이번에는 비교과시간에 할 수 있는 활동 몇 가지를 나눠보자. 수업 시간 이외에 방과 후 수업 시간, 창의적재량시간, 동아리 활 동시간뿐만 아니라 학교 행사, 방학 중 수업, 학급담임으로서 아 이들과의 시간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방과 후 수업이나 창의적재량시간을 이용한 테마 독서, 동아리 활동 시간, 그리고 방학 중 독서캠프는 일정 기간 동안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어 좋다. 내가 하고 싶은 주제를 정하고, 아이들이 활동의 주체가 되도록 하여 시작하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 4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특집 - 비교과 수업 시간에 하는 독서교육 주제가 있는 책읽기 - 방학 중 독서캠프 나는 방학을 이용해 주제가 있는 독서캠프를 연다. 시간적 여 유가 많을 때라 깊이 있는 책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등학 교에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을 읽고 밤새 이야기 나누는 1 박 2일짜리 별 보고 이야기 나누기 를 하였다. 책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고민 나눔의 장이 된다.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주제 나 책목록을 정해 읽게 한 후 독서활동지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형 식으로 3일 정도 진행하였다.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이 무엇 인지 조사하여 책으로 만들거나 다산 정약용에 대해 조사하고 능 내의 정약용 생가를 찾아가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의 역사를 훑어가며 모둠별로 주제를 가진 역사신문을 만들고 문 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덕수궁에서 중명전, 러시아공사관을 거쳐 서울 역사박물관을 도보로 걷는 강행군을 하기도 하였다. 차별화된 독서활동 - 넓고도 깊은 독서동아리 학교에서 내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한 일은 동아리 애솔 을만 든 것이다. 애기 소나무 라는 뜻을 지닌 동아리 아이들은 매월 독서토론을 하여 그 내용을 학교 신문에 싣고, 김유정 문학기행, 헌책방 기행, 동아리만의 방학 중 독서캠프도 연다. 한비야 씨처 럼매년 책 100권 읽기 도시도한다. 읽은책목록과그책에대 한 짧은 느낌을 써오는 것인데, 2004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2 명만이 100권 읽기를 달성해 엄청 큰 선물(부피가!)을 받았다. 작년에 고등학교로 와서 고2 아이들과, 올해는 천방지축 고1 아이들을 데리고 독서동아리를 꾸리고 있다. 차별화된 독서활동 으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더 넓은 책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것 은 의미가 깊은 일이다. 동아리활동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3월 4월 5월 6월 9월 10월 11월 12월 한비야 씨가 쓴 신문 칼럼 책이라는 밥상 을 읽고 독서계획 세 우기 두 명씩 짝지어 서로의 얼굴 그려주고, 인터뷰하며 친해지기 소녀의 마음 읽고 나누기 친구, 부모님, 선생님 중 한 사람에게 나를 소개하는 편지 쓰기 시선집 함께 읽고 우리들에게 맞는 시선집 고르기 - 로그인하 詩 겠습니까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유리병 편지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라 꿈이었을 까 나무가 말하였네 교실 밖으로 걸어나온 시 대학교탐방후공부법을 소개한 책 골라 읽기 방학 때 읽은 책 가운데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 나누기 (소개하는 글을 돌려서 읽은 후 읽고 싶은 정도를 별표로 남겨 가장 많은 별을 얻은 아이에게 선물) 대학교다녀온후나의공부법되돌아보기 (자신이 읽은 공부법 책에 대한 평가) 영화화된 책 읽고 토론하기 - 빌리 엘리어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내가 뽑은 올해의 책 best 3, 올해의 문장 best 3 테마독서 - 방과 후 수업이나 창의적재량시간 아이들 사이에 봉사나 나눔은 돈 많은 사람, 시간 많은 사람들 이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 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 따위는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다. 그래서 테마독서 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사회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책읽기 수업을 한다. 수업 시간마다 나는 누구인가/성 장과 성숙/미래와 직업/전통과 문화 등 한가지테마를 정해그 테마로 묶인 다양한 읽기자료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길과 그 속 에서 나의 길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다. 고등학생의 경우 물질적 가난 이라는 테마가 큰 호응을 얻 었다. 가난한 친구들의 삶을 담은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일부)를 보고, 우리 사회에 빈곤계층이 나오게 된 사회적 구조를 수필로 살펴보았다. 최근에는 상처로 점철된 이주노동자의 삶을 바라보 는 활동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차별을 이야기한 십시일 反 은우 리 학교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중학교에서는 방과 후와 교과재량시간에 같은 테마로 하되 더욱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하였다. 아이들의 호응이 높 은 테마는 사랑과 이해 와 차별과 차이 였다. 먼저 앤서니 브라 운의 그림책 돼지책 을 보여주며 가족 내에서의 차별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유진과 유진 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을 이야기했다. 활동 전에 아름다운 가치사전 을 흉내 내어 차별, 차이, 공평, 인내 등 의 단어를 나만의 가치사전으로 만들고, 만화 도토리의 집 을보 며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이해를 이야기했다. 글쓰기가 쉽지 않은 중학생에게는 짧은 문구로 의견을 표현 하고 그 이유를 다섯 줄로 쓰게 하였다. 인간과 환경 을 주제로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를읽은뒤 과학자들의 원자폭탄 설계 참여 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어로 만들게 한 후 그 이유를 쓰는 식이다. 과격한 아이들은 전쟁을 만드는 과학은 쓰레기, 과 학자는 자식 이라는 문구를 만들고 책의 내용을 들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도시와 향토 라는 주제로 양 평신문 만들기 를 하였다. 자신의 근 간이 되는 고장의 아름다움을 느껴보 도록 하기 위해서다. 먼저 도서관에 비치된 향토자료를 조사하고, 우리 고 장의 명소를 직접 탐방한다. 이때 되도 록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도록 한 다. 고장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을 찾아 가 인터뷰도 하고, 더 나은 양평을 만들 기 위한 아이디어 토의를 해서 좋은 의 견을 모은다. 한 모둠은 직접 군수를 찾 아가 인터뷰하면서 자신들의 아이디어 를 전달하고 오기도 했다. 아이들의 반응이 참 좋았던 활동이다. 나만의 주제가 있는 책 만들기 는 가장 마지막에 한다. 보통 학기 말이 제격이다. 아이들 스스로 주제를 정해 선생님과 친구 세 명의 의견을 듣게 한다. 너무 거창한 주제에 짓눌려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제를 정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나 의 꿈으로 가는 길 이나 국어교과서에 제시된 글과 관련된 주제 를 정하게 하면 좋다. 주제가 정해지면 계획서를 쓰고 계획서를 바탕으로 자료조사를 한다. 인터넷자료뿐 아니라 인쇄자료도 이 용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면 아이들은 서가 여기저기를 뒤진다. 혼자 하기 버거워하는 아이들은 짝을 지어 하도록 안내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요리하는 과정을 찍어 나만의 요리책 을만 들고, 자기네 강아지를 모델로 애완동물 기르는 법 을 만든다. 집 주변 식물의 잎과 꽃을 직접 채집하여 정성이 가득한 식물 도 감 을 만들거나 가족 휴가 내내 경주를 돌며 사진을 찍어 국사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재밌는 신라 역사 유물 책 을만든아이 도있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조사한 자료 중에서 내용을 선정하고,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주제에 맞게 내용을 조직하고 그렇게 완성해 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생각을 펼치고 정리하 는 방법을 알게 된다. 깊이 있는 책 만들기가 되지는 못하지만 자 신의 관심사에 따라 책을 만들며 다양한 자료들과 만나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매년 담임을 하게 되면 부적응아 중 한두 명을 정해 일 년 동안 만을 위한 소박한 冊 상 을 차려주며 만나 이야기를 한다. 별 건 아니다. 누군가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책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책 몇 권을 정해주고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상담한다고 하면 서로 힘든데 그 아이가 읽고, 나도 읽은 책 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절로 삶의 이야기가 나오고, 속내를 드러내게 된다. 나는 이게 독서교육의 처음과 끝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 가르치려 하기보다 아이들 속 에 있는 무언가를 끌어내고, 토닥여주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싶다. 다만 책으로 물꼬를 틀 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잊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밭에 자랄 미 래의 나무를 생각하며 소박하지만 가늘고 길게 이어진 이 길을 또박또박 걸어가련다. 이수정_양평 양일고 교사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5
불새처럼 일어나 캐런 헤스 지음 / 유영종 옮김 / 255쪽 / 10,000원 / 별숲 평화 세상에서 살아가기 원자력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 알게 된 건 지난 봄 일 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전 폭발 사고 때문이 아니었을까. 겁 에 질린 채 허겁지겁 정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의 표정, 투철한 공중도덕의식으로 유명한 일본인들이 생필품 사재기를 하고 근 처 바닷가에서 난 수산물을 전량 폐기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원 전 사고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엄마와 할아버지를 잃은 열세 살 소녀 나일. 그의 이웃 마을에 서도 어느 날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고,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많은 사람이 죽었고, 도시는 폐허가 되어 버렸다. 선생님 중엔 방사능을 피해 학교를 떠난 분도 계신다. 마 스크 없이 밖을 나다니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고, 할머니는 안전 을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하지만 언 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방사능에 노출돼 병에 걸린 사 람을 돌연변이 괴물 취급한다.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우리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직 후 일본산 식품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고 일부 식품의 경우 잠정적 으로 수입을 중지하기도 했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고 말해온 정부의 주장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마음속 으로 두려워하는 일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나일의 집에 그들 이 나타난다. 방사능에 피폭돼 사경 을 헤매는 에즈라와 그의 어머니 트렌트 부인이다. 나일은 머지 않아 엄마와 할아버지를 잃은 그 방에서 또 한 소년이 죽어갈 거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를 위해 책을 읽어준다. 하루 이틀, 그런 데 나일의 마음에 작은 파문이 인다. 사춘기 소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미세한 감정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나일은 계속해서 소년 을 위해 책을 읽어주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고, 양을 돌 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마침내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에즈라가 눈을 뜨 고, 말을 하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할아버지의 지팡이에 의지해 혼자 일어서고, 방을 나와 부엌까지 걷고, 계단을 통해 나일의 방 으로 올라가고, 집 밖으로 나가 양 떼를 만나고, 다시 학교에 나가 게 된 것이다. 이제 에즈라는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하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자기네 사냥개가 방사능에 노출 된 것을 먹고 죽자 화가 난 리플리가 분풀이로 에즈라를 죽도록 팬 것이다. 병원을 찾은 에즈라는 백혈병이 악화된 것으로 판명 되었다. 의사는 방사능이 에즈라의 몸에 암을 유발했고, 암세포 를 자라게 했다고 말했다. 소설 속에서 에즈라는 다 타버린 다음 자기 재에서 다시 일어 나는 불새처럼 살아나는 듯했지만 끝내 방사능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에즈라를 잊어서는 안 된다. 원전 사고가 얼마나 끔찍한 일이고, 얼마나 오래 또 깊이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 다시 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 를 당장 취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곧 원전의 위 험을 잊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테니까. 이 책의 무거운 주제와 별도로 나는 나일의 모습을 보며 행복 했다. 방목지를 옮겨 양 떼에게 새 풀을 먹게하고 건초를 옮기고 또 양 우리를 깨끗이 청소하는 일을 척척 해내는 아이, 장애를 갖 고 태어난 친구 먼시를 위해 자기보다 두 살이나 많은 리플리와 싸우는 나일은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며 가 족과 친구에게 최선을 다하는 소녀였다. 빤한 길을 위해 허겁지 겁 달려가는 우리 아이들이 나일을 통해 삶에 얼마나 다양한 모습 이 있는지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중1부터 하지혜 편집장 내 청춘, 시속 370km 이송현 지음 / 288쪽 / 9,800원 / 사계절 펄떡이는 자유, 그 아름다움 어디 즐길 게 없어서 스피드야. 오토바이가 밥 먹여 주냐? 중국집 배달원 중근이 형(성이 안 씨다. 안. 중. 근.)이 주인 몰래 돈 받고 빌려주는 오토바이 로 스피드를 즐기다 경찰에 걸린 아들의 뒤통수를 날 리며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다. 그러나 이 아버지, 최고 시속 370km로 낙하하며 꿩이나 토끼를 낚아 채는 매의 스피드에 빠져 다니던 회사도 때려치우 고 전통 매사냥꾼 응사가 된 사람이다. 스. 피. 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아버지는 돈키호테였다. 세상 그 누구도 관심 가지지 않는 전 통이란 놈에게 마음을 죄다 빼앗겨 가족이고 현실이고 다 내려놓 은 채, 자신의 꿈만 좇는 돈키호테. 매사냥 전통문화의 수호자이자 무형문화재. 겉으로는 그럴싸 해 보이지만, 가족에겐 무능한 가장일 뿐이다. 가족의 배고픔보 다는 매의 배고픔을 더 안타깝게 여기는 아버지. 열 살 이후, 아 버지와의 사이에 끼어든 날짐승이 죽이고 싶도록 밉다는 아들. 자발적 빵셔틀 동준은 단지 세 달치 월급을 모아 중고 바이크를 살 계산으로 아버지와 전수자 계약서를 쓴다. 바이크만 사면 아 버지와의 계약은 상관없다. 계약은 상호 신뢰가 있는 사람들에 게 이행되는 약속이고, 아버지와의 사이에 더 이 상 신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마 말보로 라 부를수없어 보로 가 된 보라매가 처 음 팔에 앉는 묵직함에 전율을 느끼며 동준은 선 언한다. 잘키운매한마리, 열여자안부럽 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한번 상상해보자. 어느 날 불현듯 전통문화 에 필이 꽂힌다. 유려한 색감의 단청 문양이, 곱게 수놓인 보자기가, 혹은 달덩이처럼 우 아한 항아리가 심장을 파고들어와 나를 미 치게 만든다.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문화를 지켜야겠다는 사명감 이 불타오른다. 선택할 수 있는가, 힘들고 돈 안 된다고 아무도 안 하는 그 일을? 그 일이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면 해야 한다. 그러나 문화재 전수자가 이수자가 되는데 2년이 걸리고 그 2 년 동안 정부의 지원금은 한 달에 10만원뿐이다. 뼈를 깎는 고통 끝에 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고 해도 보조금은 한 달에 70만원이 란다. 전통문화를 지키겠다는 열정도, 매에 미쳐 일 년 내 매사냥 을 위한 겨울을 준비할 뿐이어도, 그 즐거움이 최소한 삶을 위협 하지는 않아야 한다. 무엇을 하든 최소한 의 인간다움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정도는 해주어야 아~ 국격 을 내세우는 정부는 다르구나,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 흘러간다. 엄마는 생계를 위해 먼 도시에서 식당일을 한다. 그러면서 도 죽을 결심으로 바짝 하면 하버드는 못 가 겠냐며 학원에 다니라고 말하며 지극히 대한민국의 엄 마다운 이야기를 한다. 그런 엄마의 싸늘한 눈초리를 견 디며 매사냥꾼은 집을 팔고 대리운전을 뛴다. 암울하다. 열일곱, 시속 370km로 질주하는 청춘을 그린 이 소설은 다행히 암울하지 않다. 시종일관 키득거리며 웃게 한다. 오토바 이 사고로 깁스를 하고 누운 병실에서 차도녀 여친에게 입술을 깨 물리는 어리바리한 첫키스. 태국의 대표음식 양꿍(새우 수프)을 엄마의 고향인 필리핀 전통 음식으로 알고 있는 절친과의 우정. 어설픈 청춘들과 어쩌면 영원히 철들지 않을 매사냥꾼 아버지의 삶이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매는 인간과 함께 살다가도 시치미를 떼는 순간 미련 없이 자 연으로 날아간다. 길들여지지 않고 펄떡이는 자유정신, 그 경이 로운 아름다움을 만나보길 권한다. 중2부터 이정희_경기 금곡중 교사 6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수업중 15분 행복한 책읽기 도날린 밀러 지음 / 정수안 옮김 / 352쪽 / 17,000원 / 다른 수업 시간에 책읽기 어떠세요? 정말 오랜만에 흠뻑 빠져 읽은 책이다. 그래맞아맞아 하고 고개를 연신 끄덕거리며 읽었다. 덕분에 책은 형광펜 세례를 피 할 수 없었다. 수업중 15분 행복한 책읽기 는 미국 교사가 쓴 독서교육 책이 다. 저자 도날린 밀러는 현재 미국의 트리니티 메도우즈 중등학 교에서 6학년(우리나라의 경우 초등 6학년) 영어와 사회 교과를 담 당하는 교사이다. 그녀는 미국 교육계에 북 위스퍼러 운동(The book whisperer movement) 을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이기 도한 북 위스퍼러 는 책읽기를 좋아해 많은 책을 읽어온 덕에 다 른 사람을 독서에의 향연으로 초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말로, 밀러가 만든 조어다. 교사가 북 위스퍼러가 돼 학생 들에게 책에 대한 사랑을 가르침은 물론, 아이들마다의 관심과 성향을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책을 소개해주자는 게 운동의 취지 라고 한다. 책은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빼앗아가는지, 그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독서 가 단순히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기술의 집합체가 아니라 평 생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란 확신을 가진 저자는 아이들은 모두 책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아이들 내면에 숨겨진 독 서 본능을 끄집어내려면 읽을 책을 아이들이 직접 고르게 하고, 매일 수업 시간에 책 읽을 시간을 주면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학기 초에 90분 수업 시간 중 15분 정도를 책 읽는 시간으로 준다 고 한다. 학기가 진행되면서 자기 주도적인 독서 시간을 30분까 지 늘려준다. 블록수업제가 일반화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는 다 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수업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아이들에게 자 기 주도적인 독서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아이들이 독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가장 편하고도 쉬이 도 움받을 수 있는 장소는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이다. 따라서 수 업 시간에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아이들을 책과 가깝게 하는 가장 쉽고도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우 리나라에서도 수업 시간에 책읽기 운동 을 추진하는 것도 괜찮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학교 교육에서 무엇이 아이들을 책과 멀어지게 하는지 를 통렬하게 고발한다. 비록 미국 사례지만 우리나라 현실과 다 를 게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교과용 소설 읽기, 독후감 쓰기, 독 서록 기록, 독해 시험, 독서 관리 프로그램 등과 같은 전형적인 교 육과 평가 방법 때문에 아이들이 독서를 싫어하게 된다는 설명이 다. 저자는 이러한 전형적인 교육과 평가 방법은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책과 멀 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많은 교실에서 폭넓은 교구재를 사용 한 심도 있는 독서교육이 끊임없는 연습문제 풀기와 시험 치는 요 령 암기로 대체되는 현실, 읽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시험 치 는 방법을 가르치는 형국이라는 저자의 비판은 일제고사를 준비 한다고 소박한 아침독서시간마저 문제풀이 시간으로 대체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비판에 그치지 않고 이 러한 현실을 극복할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교육 현실은 별반 다르지 않지 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교사가 열정을 갖고 독서교육에 진력할 때 많은 아이들을 행복한 독서가로 만들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사들이 아이들과 효율적으로 독서교육을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들을 많이 제공하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예 를 들면 저자가 새로운 반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설문 지 작성이다. 아이들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독서교육을 위해 실 시하기 위해서인데, 독서에 대한 선호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선 호도까지 조사하는 것은 아이들의 취향을 알아야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운영하는 학급문고가 무려 2천 권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솔깃하다. 마치 도서관 같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책을 읽으며 1년을 보내는지 보면서 많 은 교사들이 학급문고에 좀 더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독서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아이의 담임선생님께 선물해도 좋겠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자극을 받기 바란다. 교사 및 학부모용 한상수_(사)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내책을말한다 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지음 / 316쪽 / 15,000원 / 명진출판 방황하니까 젊음이다 나는 종종 중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한다. 그럴 때마다 거의 언 제나 예외 없이 같은 제목을 달고 있다. 바로 아름다운 방황 이 다. 나는 아이들에게 대놓고 방황은 젊음의 특권 이라고 질러 댄다. 그들에게 결코 방탕하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방 황하라고 부추긴다. 끌려가는 방황이 아니라 아름다운 방황을. 나는 누구나 살면서 대충 비슷한 양의 방황을 하게 마련이라 고 생각한다. 뒤늦은 방황일수록 아프다. 이다음에 처자식 낳고 키우면서 방황하면 그건 죄악이다. 하지만 젊었을 때의 방황은 일부러 사서도 할 만큼 아름다운 것이다. 방황은 그 자체로 실 패가 아니라 자기답게 사는 길 을 찾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통해 난도쌤 께서 이 시대의 젊음을 참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주셨다. 나는 그 아픈 청춘이 자기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과학자의 서 재 를 썼다. 어려서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리는 동생을 보며, 재수생 시절 종로의 뒷골목을 누비며, 2지망으 로 들어간 대학에서 전공에 발을 못 붙여 늘 밖으로만 돌며 나도 방황은 할 만큼 해봤다. 그러나 이제 와 뒤 돌아보니 인생은 그런 대로 퍽 긴 여정이고 기회 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인 것 같다. 내게도 어김 없이 좌절과 기회의 순간들이 있었고, 그 선택의 순 간마다 나를 인도한 것은 언제나 한 권의 책이었다. 나는 아름다운 고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는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며 살았고 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서울에서 살았지 만 고3 시절을 빼곤 방학이란 방학은 거의 한 번도 빠짐없이 내가 태어난 강릉 할아버지 댁에서 지냈 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렇게도 끈질기게 그곳으로 잡아당겼 는지는 모르지만 열 길 물길을 차고 오르면서도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연어마냥 나는 줄기차게 돌아갔다. 그곳에는 할아버지 논 옆으로 흐르는 개울 속의 가시고기, 우리 집 황소 를 묶어 놓은 뒷산 소나무 밑의 쇠똥구리, 처마 끝 지푸라기 속 에서 아직 눈도 채 뜨지 못한 생쥐 새끼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 다. 나무들과 동물들, 그리고 바다가 있던 그곳이 바로 자연 이 라는 걸 나는 훨씬 후에야 깨달았고 그것이 내 삶이 되는 과정에 는 적지 않은 방황의 아픔이 있었다. 나는 유토피아를 모든 사람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 는 일만 하며 사는 곳이라고 정의한다. 꿈같은 얘기 지만 그런 곳이 있다면 우리 모두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깨어 숨 쉬는 매 순 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악착같이 찾아라.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정말 거짓말처럼 그 길이 고속도로만큼 넓게 보일 것이다. 그러면 그 길로 신나게 달리면 된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정점은 그저 해리 포터 정도일 것이다. 독서란 내가 잘 모르는 분야 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것이다. 갑자기 양자역 학 책을 읽으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권, 세 권째 붙들면 어느새 몇 줄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 다. 대여섯 권 읽을 때면 어느덧 그 분야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 해진다. 독서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 나는 우리 아픈 청춘의 손에 책을 쥐어주고 싶다. 중1부터 최재천_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저자 세상을빛낸 위대한여성시리즈 당신 어머니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생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에게 있으니까요. - 오프라 윈프리 전화 02-337-7253 팩스 02-337-7230 Namu Books 헨리데이비드소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전기와 그의 대표작 시민 불복종 을 한 권으로 만나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환경운동의 전설이 된 레이첼 카슨 진흙탕 같은 환경에도 굴하지 않은 오프라 윈프리 위대한 나눔으로 세상을 구한 김만덕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한 제인 구달 우리가 사는 이 호기심 많은 세상은 편리하기보다는 경이로운 곳입니다. 이 지구는 유용함보다는 아름다운 곳이고 사용하기보다는 경탄하고 즐기는 곳입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 7
우리들의 7일 전쟁 소다 오사무 지음 / 고향옥 옮김 / 332쪽 / 10,000원 / 양철북 도쿄 한 중학교의 같은 반 남학생들이 모두 사라졌다. 알고 보니 공부와 규 칙,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 아이들만의 자유로운 세상 해방구 를 만든것. 이를없애려고혈안이된어른들의온갖회유와협박에 도 아이들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어른들을 물리치는데. 과연 아이들 은 해방구를 끝까지 사수할 수 있을까? 중1부터 사춘기 맞짱 뜨기 노경실 지음 / 조성흠 그림 / 248쪽 / 12,000원 / 바다출판사 성적이 떨어져서, 친구에게 외면당해서, 집이 가난해서, 얼굴이 못생겨서, 엄마 아빠가 내 맘을 몰라줘서 좌절하고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힘 찬 응원의 메시지. 전국의 학교와 모임 등에서 여러 아이들과 부모, 선생님 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은 노경실 작가가 따뜻 한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중1부터 자기만의 철학 탁석산 지음 / 168쪽 / 9,500원 / 창비 철학 공부라고 해서 어려운 철학 책이나 철학자의 사상과 머리싸움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이 시대의 철학 멘토 탁석산은 청소년 스스로 생각하고 치 열하게 고민해서 자기에게 맞는 철학을 찾는 게 진짜 철학이라고 말한다. 과학과 종교와 비교했을 때 철학이 어떻게 다른지도 살핀다. 자신의 진짜 고민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중2부터 깡통집 레슬리 코너 지음 / 김경희 옮김 / 343쪽 / 11,500원 / 생각과느낌 정상적인 게 왜 이렇게 힘들까? 열세 살 소녀 애디는 가족 돌보기를 소홀히 하는 나쁜 엄마 와 낡은 트레일러 깡통집 에 산다. 깡통집에 살면서도 애 디는 밝고 건강하게 자란다. 어느 날 기름기 있는 설거지를 미루다 불이 나 깡통집이 잿더미가 되는데.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가족끼리 외식을 하는 정상적인 가족을 애디도 만날 수 있을까? 중2부터 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 김병순 옮김 / 240쪽 / 13,000원 / 돌베개 희귀병에 걸린 저자는 우연히 친구가 선물한 야생 달팽이의 생태를 관찰하 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뭇 생명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간다. 생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은 물론, 진정 충만한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 는 기회다. 단순한 관찰기가 아니라 저자의 삶이 녹아든 기록이라 남다른 감동을 준다. 중2부터 온 가족이 떠나는 종교 여행 김나미 지음 / 211쪽 / 12,000원 / 렛잇비 종교 지식은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국제 감각을 키우는 출 발점이다. 이 책은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의 핵심을 알기 쉽게 소개하여 어렵게만 느껴왔던 종교 지식에 한층 더 다가서게 만든 다. 저자가 직접 찍은 다채로운 사진들은 종교를 더욱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한다. 천도교, 원불교 등 우리나라의 종교도 소개했다. 중2부터 살아있는 지리 교과서 1, 2 전국지리교사연합회 지음 / 각 권 300쪽 내외 / 각 권 20,000원 / 휴머니스트 지구의 물리적 특성부터 지형과 기후, 식생, 나아가 지역의 역사, 인종, 언 어, 종교 등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한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지리. 이책은 지리적 시선 으로 세계를 읽는 법을 일깨운다. 1권 자연지리, 2권 인문지리를 통해 지구의 자연과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 는기초지식을얻을수있다. 중3부터 우주선 안에서는 방귀 조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외 지음 / 192쪽 / 12,000원 / 찰리북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은 어떻게 될까? 비행기에 벼락이 쳐도 안전한 이유 는? 외계 생명체는 어떤 모습일까? 하늘과 우주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본 다. 항공 우주 과학 분야에서도 우주엘리베이터, 배낭로켓, 산타 할아버지 썰매 속도처럼 재미있고 기발한 이야기를 주로 모았다. 그나저나 우주선 안 에서는 왜 방귀 조심을 해야 할까? 중3부터 청소년을 위한 정의의 올바른 이해 유재화 지음 / 208쪽 / 12,000원 / 자유로운상상 사회, 환경, 기아 등 다양한 문제에서 무엇이 옳고 바른 것인지 고민하는 과 정을 통해 정의와 도덕의 의미를 되새겨본 책. 나에게 옳은 일이 상대에게 도 옳은 일이 되는지, 인간의 이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생명체를 희 생시켜도 되는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 정의롭지 않아도 되는지 등 다양한 사고 과정을 통해 청소년이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돕는다. 중3부터 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황샤오린 황멍시 지음 / 정영선 옮김 / 344쪽 / 14,900원 / 더숲 삶의 많은 문제는 경제학적 관점과 맞닿아 있다. 경제학의 근간을 이루는 80가지의 핵심적인 경제법칙들을 생활에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했다. 애 덤 스미스의 다이아몬드와 물의 패러독스 부터 케인즈의 승수효과, 대니 얼 카너먼의 전망이론, 댄 애리얼리의 미끼효과,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이론 등을 실생활 속에서 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고1부터 선생님과 함께 읽는 이상 이상 원작 / 윤지형 해설 / 264쪽 / 9,500원 / 실천문학사 여고생 소희와 국어를 가르치는 샘샘 선생님의 대화로 이상의 시, 소설, 수 필과 삶을 다채롭게 조명한다.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상의 시를 공포, 거울 등의 키워드를 통해 해석하고, 몇몇 소설과 수필 전문을 실어 문학인으로서 이상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생전 모습과 육필원고도 수록했다. 현직 교사들이 함께 기획 편찬했다. 고1부터 변방의 사색 이계삼 지음 / 388쪽 / 15,000원 / 꾸리에 시골에 뿌리를 내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교사가 한국 사회와 교육 현실 을 온몸으로 겪으며 풀어낸 이야기를 모았다. 사회는 진보해 가는데 교육은 왜 점점 나빠지는지 돌아보며 저자는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 을 정직하 게 직시하자고 말한다. 교육과 사회 현실에 대한 반성, 나아가 자기만족과 안락의 충동에 빠진 우리들 삶의 방식을 돌아보게 된다. 교사 및 학부모용 8 중고등 아침독서 63호 2011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