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CES-1140-C001 제 6차 ESD 콜로퀴엄 제 4차 문화예술교육 콜로퀴엄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 Arts & Culture Education Colloquium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일시 2011년 5월 28일(토) 13:30 장소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소극장 주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2011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제 6차 ESD 콜로퀴엄 KACES-1140-C001 제 4차 문화예술교육 콜로퀴엄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 Arts & Culture Education Colloquium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일시 2011년 5월 28 일( 토) 13:30 장소 주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소극장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인사말 유엔은 2014 년까지 지속가능발전교육 10 년 (DESD) 을 선포하여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21 세기 교육에 동참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11년 첫 콜로퀴엄을 미래 핵심 가치인 지속가능발전과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는 교육 패러다임인 예술교육 간의 접목(hybrid) 을 제안합니다. 두 주제의 연계적 가치는 교육과정 또는 교수학습 방법뿐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의 궁극적 가치를 성찰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특히 2010 유네스코예술교육세계대회 의 후속조치로서 유네스코에 의한 < 세계예술교 육주간> 선포를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이번 콜로퀴엄은 우리가 지속가능한 미래 시나리 오를 함께 창작 하고 실행 하기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을 확인하며, 예술교육 이론 및 사 례, 토론을 통해 ESD 로서 예술교육의 실천 가능성을 진단하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우리 모두가 빚어 가는 것이며, 교육은 그러한 미래를 연주하는 가 장 기본이 되는 악보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을 실험적으로 모색하는 이번 콜로퀴엄에 아낌없이 후원해주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하여 이 자리에 함께 참 여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전택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프로그램 *13:00-13:30 등록 *13:30-13:45 퍼포먼스 *13:45-14:00 인사말 전택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14:00-15:45 기조발제. 발제1. 발제2. 발제3. 연구발표 사회: 오세곤( 순천향대학교 교수 / ESD 한국위원회 위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 김문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 이재영(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윤현옥(aec 비빗펌 대표) - 박찬국( 논아트밭아트 디렉터) *15:45-16:00 휴식 *16:00-18:30 토론주제. 패널. ( 가나다순 ) 패널토론 및 종합토론 사회: 정원철(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ESD가 대두되게 된 전지구적 현실의 시각으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 재배치해 보기 김성혜( 한국예술영재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국 문화예술교육과장) 전진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 정민룡( 광주북구문화의집 관장) 정연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개발팀장) 최은희( 교육과학기술부 창의인재정책관 창의인성교육과장)
목 차 3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 - 김문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9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 이재영(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23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 윤현옥(aec 비빗펌 대표) 41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 박찬국( 논아트밭아트 디렉터) 57 토론문 모음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교육현장의 대응 ESD 렌즈로 문화예술교육정책 들여다보기 예술교육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향하는 공통의 가치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문화예술교육이 지향하는 공통의 가치 문화예술교육에서 ESD의 위치와 초점 발견하기 토론요지: 문화예술교육 중장기적 발전 방안 73 부록1. Seoul Agenda: Goals for the Development of Arts Education 부록2.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
속표지1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 1. 2. 김문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지속가능발전 개념의 등장 배경과 핵심 - 지속가능발전: 환경적, 경제적, 사 - 회적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 려하여 미래 세대의 요구를 손상 하지 않으면서도 현재 세대의 요 구를 충족시키는 발전 지속가능발전의 실천을 위한 최선 의 방법으로서의 교육적 접근 에 대한 주목 <UN 지속가능발전교육 10 년> (United Nations Decade of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DESD, 2005-2014 ) 선언 문화발전과 지속가능발전 - 경제발전의 목적이자 바탕으로서의 문화: 발전에서 사회의 잠재력 활 성화 및 사회 통합 인간존재의 발전 문제에 접근할 때, 문화 는 그 중심이 되어야 함 - DESD에 앞선 실천 전략으로서의 유 3. 네스코의 < 문화발전 10 년>(1989 ~2004)의 목표 1) 2) 3) 4) 문화적 정체성 확립 발전의 문화적 차원 문화생활에의 광범한 참여 국제적인 문화협력의 증진 - < 문화발전 10 년> 에 이어 DESD가 선포된 것의 의미: 문화발전이야말로 지속가능발전의 토대임을 시사 지속가능발전 이란 환경적, 경 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상호 연관개념뿐 아니라, 더 욱 포괄적인 문화발전 개념을 그 기반으로 삼는다. 지속가능발전과 예술교육 - 지속가능발전과 예술교육의 연계를 위한 노력: <2010 서울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The Seoul Agenda: Goals for the Development of arts education) - 대회 주제: 사회 통합과 문화 다양성 기조발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 3
- 목표: - 1) 깊이 있는 교육의 근본적 지속적 2) 3) 1) 2) 요소인 예술교육에 대한 접근성 확대 예술교육활동 및 프로그램의 기 획부터 실행까지 질 높은 수준 유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사회 문화적 도전 과제의 해결에 기여하도록 예 술교육의 원리와 실천을 적용 위의 세 번째 목표의 달성을 위한 구체적 전략 계획: 사회적 차원의 창의력과 혁신 향 상을 위한 예술교육의 응용 사회문화적 복지 차원에서의 예 술교육의 인식과 발전 3) 사회적 책임, 사회 통합, 문화 다 4) 양성 및 문화 간 소통 증진을 위 한 예술교육의 역할 극대화 예술교육을 통해 평화에서 지속 가능성에 이르는 주요 국제적 쟁 점에 대한 대응능력 향상 - 이 전략의 시행 방안: 1) 환경, 국제 이주, 지속가능 개발 등 현대의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쟁점 에 예술교육 활동의 초점 조준 - 2) 3) 교육 영역을 다문화적 차원으로 확대 학생과 교사의 문화 간 유 동성 증진 예술교육을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사회 조성과 갈등 이후 사회 재 건 지원에 적용 이러한 예술교육은 예술의 내재적 원리의 회복과 외재적 가치의 확 대를 의미하는바, 이를 위해서는 예술의 정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함. 4. 예술( 작품) 의 원리와 가치 - 역사주의적 관계주의에 입각한 예 술 정의: 삶과 예술의 괴리를 극 복, 삶과 통합되는 예술 지향 1) 2) 3) 4) 감각적으로 또는 의미론적으로 주어진 성질들의 구조 구조의 상대적 자율성 솜씨 있는 인공품 개성적 표현 - 예술과 사회: 1) 율배반 지양 상대적 타율성의 이 예술은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 서, 즉 우리의 삶 속에서 탄생하지 만, 그러한 변화를 초월한 궁극적 4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 2) 3) 4) 규칙성 또는 불변성이 존재한다. 그러한 예술의 초월적 성질들은 우리의 생활양식에 크게 기여한다. 따라서 예술은 사회에 의해 영향 을 받을 뿐 아니라, 사회의식을 형성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담 당한다. 예술과 사회 사이의 이러한 상호 관계는 창조적인 개성에 의해 매 개된다. 예술 효용에 대한 실용주의적 접근 을 넘어서는 이해: 한 관심과 요청 상승 환경미학에 대 5. 결론: 미래를 열 능력으로서의 창의성 창의성 독창적이면서도 가치 있 는 결실들을 산출할 수 있도록 만들 어진 상상적 발동 - 창조적 과정의 네 가지 특성: 1) 항상 상상적으로 생각/ 행동하기 2) 3) 4) 합목적성 독창성 목적과 연관하여 가치 있는 결과 산출 - - 1) 2) 1) 창의적 교육은 문화 교육과 밀접하 게 연관 창의적 과정들은 문화적 맥락 안 에서 직접적으로 도출됨 문화는 바로 인간적 창의성의 산물 창의적 문화적 교육이라는 복합적 접근이 가능하려면? 교과과정 내 서로 다른 영역들 ( 과학, 예술, 인문학, 체육, 기술 공학) 사이의 균형 2) 모든 과목의 교수( 敎 受 ) 에서 전 - 3) 통과 쇄신 사이의 균형 서로 다른 문화적 가치들과 전통 들의 교수 사이의 균형 지속가능발전보다는 녹색성장을 우 선적으로 표방하는 현 정부 아래 에서는 전략상 환경교육과 지속가 능발전교육의 조화 추구가 유리할 것임( 미국 사례 참조) 기조발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 5
속표지2 기조발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의 역할 7
8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이재영(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지속가능발전 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에 대한 각계의 관심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을 추구하는 미술교육(AESD: Art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런 변화 의 근간은 보다 사회적인 가치와 실천 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미술교육의 정당 성과 잠재된 역량에 대한 고민과 도전 을 던져 주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 니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미술교육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은 매우 흥미로운 교육적 상상력과 리더십을 요 구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 질문들을 중심으로 AESD 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AESD는 기존의 미술교육 담론에 반하 는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는가? 또는 AESD는 기존의 미술교육 담론을 확장시킨 보다 통합적인 교육적 패러다임으로의 진행을 의미하는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필자는 사 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구어 내는 미술교육 담론이 구체화될 수 있는 화 두를 던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Ⅰ. AESD는 기존 미술교육 담론에 반 하는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을 지향하 고 있는가? 기존 미술교육과 AESD의 관계성에 대한 논의는 이들 각각에 대한 기본적 인 인식의 틀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 로 미술교육에 대한 개념은 본질적 가 치와 도구적 가치로 양립된다(Eisner, 1997). 물론 이런 극단적인 개념이 가 져올 수 있는 한계도 있겠지만 간략한 논의를 위해 이 두 가지 관점을 AESD 와 관련지어 보도록 하자. AESD는 지속가능성과 발전이라는 개 념을 미술교육과 결부시킨 것으로 간단 히 해석된다.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전개 된 ESD에 대한 연구와 구체적인 실천 사례들은 지속가능성과 발전이라는 개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9
념을 사회 여건 향상을 위한 교육의 역 할과 리더십을 강조한 교육적 패러다임 안에서 논의하고 있다. 특히, 환경, 경 제, 사회 등과 같은 분야에서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 는 교육적 비전 과 실천적 역량 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역량들을 이끌어내는 교육적 책무성은 형식적 교 육을 넘어 삶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교 육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기되고 있 다(McKeowon, 2002). 따라서 지구 공 동체, 민주시민성, 글로벌 시민성 등과 같은 교육적 이상들이 함되고 있다. ESD 논의에 포 뿐만 아니라 이런 이상들 이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가치, 태도, 그리고 실천에 대 해 고민하는 삶을 위한 교육의 비전이 나 리더십 과 연결되고 있다( 정연희, 2011). 이런 맥락에서 AESD는 삶의 여 건을 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지속 적인 사회 발전의 필요성과 구체적 실 천 전략을 미술교육적인 관점에서 바라 보는 입장으로 이해되어진다. 살펴본 논의의 중심은 바로 이런 AESD의 핵심이 미술교육을 본질적 가 치와 도구적 가치로 바라보던 기존의 인식을 확장시키려는 노력과 결부되어 야 함을 제안한다. 환경, 경제, 사회 등 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비평적 인식과 실천적인 개선 노력들은 기존 미술교육자들의 고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생태주의적 접근법, 사회재건주의, 다문화미술교육, 지역사 회중심미술교육, 사회비평이론에 근거한 미술교육 등과 같은 접근법들은 미술교 육이 보다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도구 적으로 이용된 사례를 보여준다. 따라서 AESD 또한 이런 도구적 기능의 새로운 일환으로 그 연속선에서 수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교육의 이런 도구적이고 기능적인 역할은 AESD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류가 당면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내려는 단순 기능적이고 수단적인 목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새롭게 검토되어야 만 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미술교육이 추구해온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이해는 새롭게 제기되는 AESD의 논의와 접목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논의되어 야만 한다. 미술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본질적이 고 내재적인 교육적 가치는 미술을 구 10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성하는 내용과 형식의 독자성에 근거한 다. 이런 독자적인 가치는 형식주의자들 이 강조하는 것과 같이 미술이라는 독 자적인 시각적 형식들이 인간의 미적 감각과 인식에 끼치는 유익한 경험과 연관된다. 뿐만 아니라 조형 요소와 원 리에 대한 끊임없는 창의적이고 실험적 인 탐구, 새로운 기술, 재료, 매체 활용 에 대한 탐구, 인간의 미적 인식과 시 지각을 확장시키는 창의적인 탐구 등은 미술만의 독자적인 고유 가치를 형성하 고 있다. 이런 가치들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 전을 일구어내는 실천적인 역량과 연계 되어 논의될 수 있는가? 이런 가능성이 열려지기 전까지 기존 미술교육이 지향 해 온 본질적인 가치는 AESD가 추구하 고자 하는 궁극적인 교육적 패러다임과 동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즉, 기존의 미술교육에 대한 재인식이 없이는 AESD가 지향하는 대안적 미술교육은 기존 미술교육 담론을 전복시키는 새로 운 이론적 기초를 형성해야만 하는 엄 청난 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Ⅱ. AESD는 기존 미술교육 담론을 확장 시킨 영속성 있는 통합적 패러다임인가? 살펴본 논의를 고려할 때, AESD는 기존의 미술교육 담론과는 다른 교육적 패러다임인 듯하다. 관건은 이런 다름 의 논의가 전이적인 새로움 의 개념이 아니라 기존의 미술교육을 바라보는 인 식에 대한 유연한 수정과 확장 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이다. 연속선에서 물론 이런 AESD를 바라보려는 입장은 낯선 패러다임으로 미술교육을 새롭 게 정립하고 기존의 미술교육 패러다임 을 전복시키려는 활동의 위험성과 그 결과 빚어질 혼돈에 대한 걱정에 근거 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한 편에서는 다 름 과 확장 의 교차점에서 통합이라는 명목 하에 불명확한 새로운 변종을 만 들어 낼 수 있다는 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연한 수정과 확장 이라는 입장은 미술교육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토대로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 하려는 미술교육의 수월성뿐만 아니라 잠재된 효율성과 재개념화의 문제로 해 석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과거,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11
현재, 그리고 미래의 미술교육을 함께 꿰어 보아야 하는 도전과 비전으로 받 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 같다. 정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이런 긍 AESD를 기존 미술교육 담론의 연장선에서 해석하려 는 패러다임을 고민해 보아야 하리라 생각한다. 1. 통합-확산적 패러다임의 필요성 AESD에 대한 논의의 일환으로 기존 의 미술교육과 영속성 있는 통합-확산 적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는 미술교육의 내용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고민은 미술교육을 본질적 그리고 도구 적으로 이원화해서 바라보던 견해를 넘 어 미술교육의 가치와 방향을 AESD와 결부지어 새롭게 논의하기 위함이다. 미술교육의 사회적 기능이라는 도구 적 가치에 초점을 둔 접근법은 미술교 육의 내용과 역할을 단순 사회적인 문 제 해결이라는 외적인 필요성에 제한시 키는 한계에 봉착하게 한다. 특히 이런 제한된 시도는 환경, 경제, 사회의 당면 문제들과 그 해결책을 탐구하는 수단으 로 미술교육을 전락시키며 자칫 미술교 육이 일구어 낼 수 있는 교육적 이상을 제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한 논의는 조하고 있는 사회의 AESD가 강 지속가능한 발전 의 의미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필요 로 한다.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의미는 당면한 사회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가 추구할 수 있는 부 가가치를 극대화시키려는 경제성의 논리 를 넘어서고 있다. 발전의 개념은 단순 구체적인 환경, 경제, 사회적 문제 해결 이라는 수단적인 관점을 넘어선다. 앞서 간단히 지적한 바와 같이 사회 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인간 의 삶 전반에 걸친 질적 향상을 계속적 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치, 태도, 그 리고 실천을 목표로 하는 삶을 위한 교육의 비전이나 리더십 을 의미한다. 즉, 삶의 맥락과 질을 향상시킬 수 있 는 사회적인 여건 개선이라는 확장된 시각에서 발전의 개념은 해석된다. 그리 고 이런 해석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 전을 위한 미술교육의 기여가 단순히 도구적인 것 이상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창의성 12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중심 또는 학과중심 미술교육(DBAE: Discipline-based art education)에서 일구어진 미술교육 내용이 사회의 지 속불가능성 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잘못 된 결론을 피할 수 있는 논리적 변론을 가능하게 한다. 2. AESD 를 위한 미술교육의 확장: 인문학적 관점에서 미술교육 바라 보기 논의한 것과 같이 AESD를 삶의 질 적 향상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발전으로 해석하는 관점은 미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나 도구적인 가치에 대한 모더니즘적 시각으로는 이해되기 어렵 다.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필요로 한다. 첫째, 미술 교육의 진정한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 가? 둘째, 미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는 그것의 도구적 가치와 이원론적으로 해 석되고 존재하는 것일까? 두 질문에 대 한 답을 AESD가 제안하는 지속가능성 과 발전의 개념 속에서 찾아보기 위해 미술교육의 가치와 역할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확장시켜보는 접근에 대한 활 발한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 미술은 형식, 내용, 방법 등에 있어 독자적인 고유한 영역과 교육적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에 확산된 포스트모더니즘적 인식은 이런 형식성, 내용성, 방법적 전략들이 미술교육의 궁 극적인 가치 그 자체를 완전하게 반영 하고 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오히려 미술교육은 인간, 사회, 교육, 미술이라는 복합적인 관계와 맥락에 대 한 끊임없는 담론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미술이 추구하고 이룩해 온 형식, 내용, 방법 등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맥락 안에서 가치, 의미, 방향성을 확보하고 있다. 미술교육은 삶의 양식을 반영하는 시각적 기호로서 사회적인 관 계를 구성하고 구축해 가는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미술을 바라본다. 이처럼 의미 구성이나 의사소통이라는 미술의 역할 은 인간의 삶과 사회를 연결 짓는 본질 적이고 궁극적인 미술의 가치에 주목하 는 것이다. 이런 궁극적 가치 안에서 미술교육은 자신과 타인의 삶 즉 사회 와 문화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는 반성적 이고 자성적인 성찰, 지혜, 비전과 연결 된다( 박정애, 2008).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13
물론 이런 인간의 자성적인 성찰과 탐구들이 미술의 순수한 형식에 대한 탐구라는 독자적인 영역의 구축과 확장 을 촉진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 런 노력이 인간의 의식에 미술만이 제 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적 영역을 확 장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요지는 이런 독자적인 영역이나 가치에 대한 몰인정 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인간의 유익한 미적 의식과 감각들도 사회 문화적인 범주 안에서 또는 새로운 범주를 형성 하면서 사회와 문화를 확장시키고 인간 의 의식과 경험들을 풍부하게 하고 있 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창의적인 노 력들을 가능하게 하는 상상력이 사회문 화적인 현실을 만날 때 새로운 가치 창 출로 이어지는 예들을 후기자본주의 사 회의 경제논리 속에서 우리들은 많이 접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간학문적 융 합이 주도하고 있는 실험적인 도전 속 에서 우리는 삶의 질적 향상을 성취해 내는 미술의 역할을 환경, 사회, 경제뿐 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결부시키고 있다. 이처럼 미술을 인간 의식과 행위 가 만들어내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반 응 양식의 필수적 일환으로 바라볼 때, 미술의 형식, 내용, 방법 등은 창의적인 사회문화적 소산이며 이런 소산물들은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인간의 의 식과 행위의 반영으로 이해되어진다. 이 런 접근법이 가져다주는 유익함 중의 한 가지는 문화적인 관점을 넘어 미술 교육의 가치와 역할을 논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이다. 핵심은 지금까지 추구되어온 사회의 발전이라는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시도되고 있으며 보다 미래지향적인 관 점에서 이런 발전적인 패러다임을 이끌 어 내기 위한 창의적이고 교육적인 상 상력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런 교육적인 상상력은 미술을 형식, 내 용, 방법이라는 제한된 범위로 인식하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오히려 미술이 사회적 여건 속에서 삶의 필요에 반응 하며, 새로운 가치를 상상해 내고, 사회 의 발전을 지속시킬 수 있는 상상력과 실천력을 이끌어 내는 인간의 의식과 행위의 본질을 형성한다는 점을 우리들 은 주지해야 한다. 이처럼 인간의 의식과 행위의 원천이 나 조건에 대해 탐구하는 인문학의 일 환 으로서 미술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은 14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미술이 추구해 온 형식, 내용, 방법들이 지닌 독자성과 미술의 도구적 기능을 함께 묶어내기 위함이다. 이런 통합적인 시각에서 미술교육은 사회의 지속가능 한 발전에 이바지 하는 영속적인 패러 다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 다. 그리고 이런 영속성 안에서 기존의 미술교육은 사회와 문화가 추구하던 지 속성 있는 발전을 지향해 왔으며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다양한 양상과 고민으 로 전개되고 있었음을 우리는 밝힐 수 있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보다 미래 지향적인 발전과 이를 향한 교육적 가 능성 또한 이런 토대 위에서 영속적으 로 정립되고 구체화 될 것이라 예측한 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현재 활 발히 전개되고 있는 미술교육 이론과 동향을 중심으로 다음에서 살펴보자. 제 시되는 예시들은 기존의 미술교육 담론 과 ESD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가 접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이끌어내는 미술교육의 지향점들을 좀 더 구체화시킨다. Ⅲ.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한 최근 미술교육 1. 시각문화미술교육과 AESD 최근 미술교육계를 주도하고 있는 시 각문화미술교육(Visual Culture Art Education)에 대한 담론은 사회의 지속 성장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와 밀접 하게 연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 술교육의 논의를 미디어, 저널리즘, 사 회학, 물질문화, 정치학, 사회비판이론, 대중문화, 반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폭 넓게 확장시킨 시각문화미술교육 담론 은 시각 이미지에 대한 이해를 보다 인 문학적인 관점에서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시각문화미술교육은 시각 이미지를 사회문화, 정치, 경제 등과 같 은 삶의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는 참여 와 실천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Keifer-Boyd, Amburgy & Knight, 2003). 특히 비평적 의식 함양과 역량 강화라는 교육 목표는 시각 이미지에 대한 교육을 사회문화, 경제, 정치 등과 같은 맥락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관점 으로 확장시킨다. 그리고 시각 이미지의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15
정치성과 이데올로기적 속성에 대한 비 판적 시각은 사회의 경제와 문화 논리 에 대한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참여의 일환으로서 미술교육의 역할을 제기한 다(Chung & Kirby, 2009; Tavin & Anderson, 2003). 특히 시각 이미지가 보이지 않게 형성하고 있는 우리들의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에서 기인하는 다양한 사회적 쟁점사항들에 대한 비판 적인 의식은 구체적인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일구어 낼 수 있는 미술교육의 역할을 보여준다(Sturken & Cartwright, 2001). 시각문화미술교육에 의해 가능 해진 시각 이미지의 범위 확장 또한 환 경, 사회, 경제를 넘어 다양한 삶의 장 면에서 야기되는 당면 문제들에 대한 미술교육자들의 논의와 실천적 참여를 풍부하게 이끌고 있다. 2. 비판적 담론과 AESD 사회비판이론에 근거한 최근 미술교 육 담론들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미술교육의 타당성 과 가능성을 확대시킨다. 사회재건주의, 다문화주의 미술교육, 쟁점중심 미술교 육, 생태주의 접근법 등은 다양한 환경, 사회, 경제의 문제에 대한 미술교육의 구체적인 논의와 실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사회정의를 위한 미술교육 (Anderson, Gussak, Hallmark & Paul, 2010)이나 민주주의 이념 실현을 위한 사회적 실천(Blandy, 1987) 을 강조하는 움직임 또한 이런 비판적 담론을 반영 한 구체적인 미술교육의 일환으로 해석 되고 수용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후기 자본주의와 세계화라는 글로벌 경제 논 리를 바라보는 비평적인 인식은 민주시 민성, 글로벌 시민성, 글로벌 윤리의식, 글로벌 리더십, 그리고 지구 공동체를 지향한 미술교육 실천 등과 같은 미술 교육의 사회적인 가치와 역할을 보다 궁극적이고 시급한 것으로 강조한다. 특히 시각 이미지가 이데올로기를 확 산시키고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한 중 요한 수단으로 은밀하게 이용되고 있는 실태는 사회, 문화, 경제 등에서 제기되 는 다양한 쟁점 사항들에 대한 논의와 대안적 실천이라는 미술교육의 정당성 과 필요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Berger, 1972; Sturken & Cartwright, 2001). 이런 쟁점 사항들에 대한 보다 16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비평적 의식과 실천적인 역량들로부터 도출되는 새로운 핵심역량들 또한 사회 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내는 미 술교육의 리더십을 반영한다. 특히 비판 적 사고, 배려적 사고, 미래 지향적 상 상력, 효과적인 의사소통능력, 그리고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참여 및 실천 역 량 등과 같은 새로운 핵심역량들은 삶 의 질적 개선을 성취하려는 실천적이고 비판적인 미술교육에 토대를 두고 있다 (Phillips, 2003; Yokley, 1999). 쟁점중심 미술교육과정 구성과 운영 에 대한 최근 미술교육계의 논의들은 이런 비평적 담론들이 미술교육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는 현장 실천적인 사례 들을 탐구해 들어가고 있다.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시각 환경, 미디어 환경, 가상공간 등에 대한 비평적 탐구의 필 요성을 반영하는 생태주의적인 접근법 (ecological approach)은 이런 미술교육 과정 구성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쟁 점들의 일부에 속한다. 이런 구체적 실 천들은 환경에 대한 논의를 넘어 생태 계가 우리들의 삶과 존재의 의미에 던 지는 기호학적 그리고 문화적 영향력에 대한 고민들로 확장시킨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통해 우리들은 삶과 관련된 쟁 점사항을 비판적으로 탐구해 들어가기 위한 일환으로 미술교육의 범위를 확장 시킨다. 3. 총체적 미술교육과 AESD 최근 학문적인 논의를 일구어 내고 있는 총제적 미술교육 접근법도 미술교 육의 가치를 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취하고 있으며 AESD에 대한 논의를 활 성화시킨다. 총체적 접근법은 크게 다음 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첫 째, 인간의 인지적, 정서적, 실천적 기 능에 대한 종합적 그리고 전인적 발 달 을 꾀하는 접근법으로 미술교육을 통한 전인적인 사회 참여와 실천을 기 대하게 한다. 둘째, 미술, 사회, 문화 전 영역에 걸친 간학문적인 통합과 소통 을 지향하는 총체적 미술교육은 미술의 논의와 범위를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 속에서 가능하게 한다. 셋째, 창의 적, 비판적, 배려적 사고(Lipman, 2003)를 통합적으로 지향하는 총체적 미술교육은 사회의 당면 문제와 위기의 식을 창의적, 비판적, 그리고 배려적 차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17
원에서 바라보는 실천 역량 함양을 추 구한다. 최근 시각문화미술교육이론이나 사회비판이론과 총체적 미술교육의 교 차점을 살펴보려는 많은 연구물들은 이 런 세 가지 총체적 접근법이 미술교육 을 통해 개인의 내면적 가치뿐만 아니 라 사회의 변화와 개선을 가져올 수 있 는 교육적 잠재력에 대한 논의를 일구 어 내고 있다( 이재영, forthcoming; Campbell, forthcoming; Campbell & Simmons, forthcoming). 이처럼 총체적 인 관점은 미술, 인간, 그리고 사회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한 다. 그리고 이런 종합적 시도들은 미술 을 통해 삶의 양식과 모습을 그려내고 질적 개선을 추구하려는 도전적이고 대 안적인 미술교육 패러다임의 일환으로 서 AESD에 대한 논의 안에서 보다 구 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Ⅳ. AESD: 도전과 기회 최근의 미술교육 담론을 형성하고 있 는 활발한 논의의 관건은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 려는 움직임과 함께 전개되고 있다. 이 런 논의들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는 연 결 지점은 분명 미술교육을 바라보던 기존의 인식과는 다른 확장된 인식 토 대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런 인식 토대의 일부는 분명 미술의 가 치와 역할을 보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내려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런 관점에서 예시적으로 제시한 최근의 미술교육 담론들이 어떻게 이런 인식론 적 전환을 일구어 내고 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AESD에 대 한 풍부한 논의를 위해 중요하리라 생 각한다. 한 가지 중요한 고민은 이런 대안적 패러다임이 기존의 미술교육의 전통을 전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영 속성을 확장하는 발전적인 개념으로 받 아들여질 수 있는가에 대한 모색이라고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들은 제기된 최근의 미술교육 담론들이 공통적으로 미술교육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즉, 미술은 본질 적으로 인간의 경험과 삶에 대한 탐구 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이해되어져야 한 다. 그리고 이런 확장된 탐구는 미술의 발전, 사회의 발전, 그리고 삶의 질적 18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성장 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도전과 기회의 장을 동시에 제공할 것이라 기 대한다. 논의한 바와 같이 기존의 미술교육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의식의 전환과 함께 시각문화미술교육, 사회비 판이론과 미술교육, 그리고 총체적 미술 교육과 같은 최근 미술교육 담론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는 분명 거대한 도전 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논의 들이 전혀 낯선 것이 아니라 미술, 사 회, 그리고 교육을 하나의 관계성 안에 서 바라보면서 삶의 질적 개선을 추구 하려는 포스트모던미술교육 담론을 자 연스럽게 확장시키고 구체적인 실천을 일구어 내는 기회가 될 수 있음도 보여 주는 것 같다. 특히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구어 낼 수 있는 미술교육을 보다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미술교육의 가치와 역할로 인식할 때, 이런 도전들 은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성취할 수 있 는 교육적 상상력, 비전, 그리고 신념을 근거로 한 새로운 미술교육 패러다임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로 와 닿을 것이 다. 참고문헌 박정애 (2008). 의미 만들기의 미술. 서울: 시 공사 이재영 (forthcoming). Korean students' holistic 정연희 engagement with visual culture. In L. H. Campbell, & Simmons (Eds.), The Heart of Art Education: Holistic Approaches to Creativity, Integration, and Transformation. Reston, VA: The National Art Education Association. (2011). 예술교육을 통한 지속가능성 사 고의 확장. 미술과 교육Journal of Research in Art Education 제12집 1 호, 51-71. Anderson, T., Gussak, D., Hallmark, K. K., & Paul. A. (2010). Art education for social justice. Reston, VA: The National Art Education Association. Berger, J. (1972). Ways of seeing. London: Penguin Books. Blandy, D. (1987). Art, social action, and the preparation of democratic citizens. In D. Blandy, & K. Congdon (Eds.), Art in Democracy.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Teachers College, pp. 7-57. Campbell, L. H. (forthcoming). Holistic approaches to integration and transformation: Seeking social justice in art education. In L. H. Campbell, & Simmons (Eds.), The Heart of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19
Art Education: Holistic Approaches to Creativity, Integration, and Transformation. Reston, VA: The National Art Education Association. Campbell, L. H., & Simmons, S. (Eds.) (forthcoming). The heart of art education: Holistic approaches to creativity, integration, and transformation. Reston, VA: The National Art Education Association. Chung, S. K., & Kirby, M. S. (2009). Media literacy art education: Logos, culture jamming and activism. Art Education, 62(1), pp. 34-39. Eisner, E. (1997). Educating artistic vision. New York: Macmillan Keifer-Boyd, K., Amburgy, P., & Knight, W. (2003). Three approaches to teaching visual culture in K-12 school contexts. Art Education, 56(2), 33-51. Lipman, M. (2003). Thinking in education. Cambridge, UK: Cambridge University Press. to visual culture. London: Oxford Press. Tavin, K. M., & Anderson, D. (2003). Teaching visual culture: Deconstructing Disney in the elementary art classroom. Art Education, 56(3), 21-24, 33-35. Yokley, S. H. (1999). Embracing a critical pedagogy in art education, Art Education, 52, pp. 18-24. McKeowon, R. (2002).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toolkit. Retrieved May 6, 2011, from http://www.esdtoolkit.org/ Phillips, L. C. (2003) Nurturing empathy, Art Education, 56(4), pp. 45-50. Sturken, M., & Cartwright, L. (2001). Practices of looking: An introduction 20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속표지3 발제1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예술교육 21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불완전한 커뮤니티의 유목과 배반 Ⅰ. 지속가능성 윤현옥(aec 비빗펌 대표) 념이다. 지속가능성은 문명과 인간 활 동, 즉 사회를 구성하는 수단으로 의도 된 것으로, 이것의 옹호자들은 그들의 필요를 절충하고 현재 한도에서 최대한 의 가능성을 짜내면서도,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를 보존하고 그러한 이념을 지속 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획과 활동을 수행한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지속가능한 발전 을 위한 교육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주제를 논하려면 우선 지속 과 발전 이 란 개념에 동의해야 한다. 지속은 한 유기체가 죽음에 이르지 않고 계속 살 아감으로 탄생과 죽음을 잇는 고리라고 한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면 지속가능성 ( 持 續 可 能 性, sustainability) 이란 일반 적으로,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을 의미한다. 현재는 생물 학적, 생활 체계와 관련하여 주로 쓰인 다. 생태학적 용어로서의 지속가능성은 생태계가 생태의 작용, 기능, 생물다양 성, 생산을 미래로 유지할 수 있는 능 력이다. 인간 사회의 환경, 경제, 사회 적 양상의 연속성에 관련된 체계적 개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생물체 의 주요기능은 자신의 DNA를 재생산 하는 것이다. 모든 유전자는 생물체를 희생시켜서라도 자신의 자손을 남기려 는 이기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생 물은 그것을 위해 이용되는 도구에 지 나지 않고 이타적인 행동 또한 이기적 인 계산에서 비롯되었다 는 이기적 유 전자 1) 의 이론을 보면 지속은 유전자의 생존이다. 유전자 안에 담겨있는 자신의 보존을 최대화하려는 본능의 발현이라 는 관점에서 보면, 인간성의 특질로 논 의되는 도덕성, 사명감, 책임감, 공정성, 공유 등의 가치들이나 반대적 가치( 부 정적) 들 모두 생명보존활동의 일부분으 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성찰은 미 1) Richard Dawkins (1976). The Selfish Gene. Oxford University Press.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23
묘한 이중적 감정을 자아낸다. 과연 늘 긍정적인 가치만이 사회의 지속성을 만 들어내는가. 생물체의 지속성이란 관점 에서 보았을 때 인간사회의 가치와 구 분점들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 을까. Ⅱ. 생존 과정으로서의 발전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죽음은 걷다 가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이라고 한다. 즉 움직임이 멈추는 것이 죽음이다. 이 움직임의 방향을 발전이라고 가정해보 자. 레비스트로스는 발전이 필연적인 것 도 아니고 계속적인 것도 아니라고 한 다. 그것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지거나 돌 연변이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갑작스 런 변화나 도약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 하지도 않고 같은 속도도 아니라고 하 고, 문화의 발전이란 카펫 위에 던진 주사위들과 같이 방향의 변화와 속도의 차이를 동반한다고 말한다. 레비스트로 스의 비유를 빌리자면 여행자의 위치에 따라 달리는 기차의 속도감은 달라진다. 달리고 있는 기차에서 보면 같은 속도 로 달리는 기차는 멈춘 듯이 보이고, 더 낮은 속도로 달리는 기차는 퇴행하 는 것으로 보인다. 또 각각의 기차의 속도에 따라 안개가 되기도 하고 작게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수천년 동안 같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부족과 수 많은 변혁을 거치고 지금도 변화 중인 유럽사회를 비교하면 관점에 따라 유럽 의 구조는 불완전했기 때문에 끊임없이 해결책을 찾아 변화를 했고, 부족은 완 전한 시스템이어서 변화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레비스트로스는 문화를 보는 눈 에 서 발전에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발전이란-개선은 되었지만 유사한 것 이라는-즉 거기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 을 위해 게으른 어떤 휴식을 찾게 되는 편안한 모습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 니라 모험과 파괴와 醜 聞 ( 추문) 으로 가 득 찬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인류 는 끊임없이 두 개의 모순된 과정과 싸 우고 있고 그 과정 가운데 하나는 통일 화를 지향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다양 화를 유지하거나 재건하려는 경향을 가 지고 있다. 왜냐하면 생성과 파괴 처럼 보이지만 이는 서로 다른 두 측면 24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에서 그리고 서로 다른 수준에서 생성 의 두 가지 다른 방법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2) 라고 썼다. 유지를 위한 동 일화와 마찬가지로 생물체나 사회나 (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은 지속의 중 요한 조건 중의 하나이다. 사회는 늘 변화한다. 그러나 그 과정 은 문화를 보는 눈 에서처럼 우아한 생성만이 아니라 파괴와 추문, 모험, 실 패를 포함하는 것이다. 발전은 어떤 관 점에서는 생성이고, 또 다른 관점에서는 파괴이다. 파괴와 거친 갈등은 생성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앞서 의 예처럼 완벽한 것은 재구축의 동인 이 부재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렇게 보면 변화의 의지란 필연코 기존 의 것을 흠집 내고 부수고 틈을 만들어 다시 쌓을 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 한 것은 반성적 사고, 체계적인 사고와 태도에서 발현한다. 예술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반성적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다. 엄기홍 교수는 이를 schematic thought와 systematic thought 로 구분한다. systematic thought 는 체계적 사고, 삶의 그물망 같은 전체 성의 사고로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이고 자유롭기 위해 변화된 차이를 만들어낸 다 고 설명한다. 또한 도구화된 합리성을 소통적인 합리성으로 바꾸어야한다는 하 버마스를 인용하면서 다양성을 위한 열 린 소통을 주장하였다. 3) Ⅲ. 변화 중인 예술 많은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미술에 관한 오해는 미술은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오늘날의 미술은 점 차 삶과 일상으로 되돌아오고 있고, 정 서적 위로가 아니라 사고의 전환에 기 여하고 있다. 특히 뒤샹 이후 현대미술 은 자주 기존의 틀을 바꾸려 해왔으며, 상투성을 비틀고 고정관념 없는 시각을 제시하곤 했다. 쿤스트포룸4)에 실린 예 술작품과 예술작품으로 보이게 하는 특 질들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를 살펴보면 예술은 매우 이율배반적으로 보인다. 5)6) 2)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1978). 문화를 보는 눈. 서울: 중앙일보. p. 99. 3) 태도가 교육을 만든다. aec 비빗펌 매개양성과정 워크숍 자료집. pp. 107-109. 4) 독일의 미술전문 잡지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25
그러나 이 조사는 예술이 가질 수 있는 다면성과 열린 해석, 사유를 통한 생성 과 파괴에 조응하고 있다. 1. 창조성의 위치전환 예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소통 이다. 오랫동안 공공미술작가들은 미술 계라고 하는 관객, 시장시스템( 갤러리, 비평가, 전문가, 수집가, 열광적인 관객 등등) 에 대해 비판하고 이전 예술의 틀 을 거부하면서 관객과의 적극적인 소통 을 시도해왔다. 작품을 전시하는 특정한 공간이나 장소에서 벗어나면서 공공장 소와 공동체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고, 그 안에 담겨있는 삶에 관심을 기울이 면서 일방향적인 관계는 상호적이고 공 동의 작업과정으로 변화되면서 창조성 의 위치전환 을 하게 된다. 이제 미술은 전시장에서만 만나는 소수를 위한 상업 주의적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어디에서 나 만날 수 있고 우리의 삶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참여하게 만들고, 생각과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매체이며 사회 적이고 공적인 자원이 되었다. 2. 파괴와 배반을 일삼는 예술 하이데거는 예술은 진리가 발생하는 탁월한 방식 중의 하나 라고 했다. 해리 포터라는 소설에는 포트키라는 것이 등 장한다. 물체를 통해 순간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마법장치이다. 갑작스 럽게 우리를 현재로부터 다른 문맥으로 5) 예술작품이란 ( 베르너 호프만, 1977) - 이상과 규범을 옹호한다. - 이상과 규범을 공격한다. - 권력과 재력에 복무한다. - 권력과 재력을 고발한다. - 직접 본 것이 사실임을 말한다. - 직접 본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 소망을 눈앞에 보여준다. - 이성에 덫을 놓는다. - 증언하고 경고하고 광고한다. - 유희를 통해 세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 질서를 구상한다. - 질서를 파괴한다. 예술로 보이게 만드는 몇 가지 특질들 ( 쿤스트포룸 28 호, 1978) - 작품이 제작된 시간적 지점에서 혁신의 요소가 많다( 적다). -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해석 가능성이 단일하다 ). - 영향력이 큰 전문가들에게 주목받는다 ( 무시된다 ). - 반심미주의 경향을 보인다 ( 감미롭다 ). - 형상화 방식이 작품에 내재되어 있다( 자연을 모사한다 ). - 작품이 무목적적이다 ( 목적에 매여 있다). - 작가의 삶이 비관습적이다 ( 관습적이다 ). - 집단에 속해 있다( 단독으로 존재한다 ). 괄호 안은 그 반대의 경우임. 6) 프랑크 슐츠 저, 심희섭 역 (2009). 예술발견!. 서울: 미술문화사. p. 103. 26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이동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세계 열어 주기도 하는 이 포트키 는 하이데거의 세계의 개시 의 동화적 버전으로 보인 다. 이상과 규범을 공격하고, 권력과 재 력을 고발하고, 직접 본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성에 덧을 놓고, 질서를 파 괴하는, 예술로 보이는 여러 특질들은 우리가 보지 못한 어떤 것들을 폭로하 고 의문에 휩싸이게 하고, 속도를 가한 다는 점에서 하이데거가 말하는 비은폐 성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준다. 예술의 이러한 특성이 지식으로써 교육되기보 다는 체험으로 만나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은 예술작품 안에 응축되어 최종적으로 남는 한편, 인간들을 통해 계속 움직여나간다 라는 요셉보이스의 말에서 예술의 감상과 소통이 자기성찰 이며 교육적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교육의 담론으로 창의력은 매 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강조되고 있다. 더불어 예술의 교육이나 예술을 통한 교육으로 창의적 인재를 기를 수 있다 는 생각에서 예술교육도 전래 없는 인 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예술은 창의 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도구처럼 보이지 만 다른 한편으로 기존의 것들을 부수 려는 음모를 도모하는 사기꾼을 닮았다. 대책 없이 배반하고 파괴하고 전복하기 를 일삼는다. 창의적 인재의 양성을 주 장하는 교육은 위험이 없어 보이는 창 의력이라는 안경만 씌워놓고 학생들을 다시 성공중독에 밀어 넣고 있는 꼴이 다. Ⅳ. 개인과 공동체 1. 뉴장르 공공미술 안에서 개인들 다시 공동체예술로 돌아와서, 참여를 위한 플랫폼을 형성하며 프로젝트의 과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종착지를 알 필요는 없다. 7) 라는 미카 하눌라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뉴장르 공공미 술은 완결된 작품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즉 예술활동의 구성이 생 산하는 예술가와 감상하는 수동적인 관 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참여적인 주체 로서 관객의 역할이 요구되고, 예술가의 의도를 전달하기 보다는 차이의 드러남 7) 미카 하눌라 (2006). 공공예술의 재정의. 부산비엔날레 국제학술대회 자료집. p. 24.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27
수잔 레이시 저; 이영욱, 김인규 역 (2010).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 : 지형그리기. 서울: 문화과학사. p. 251. 과 충돌, 그 이해와 미끄러짐, 예술적인 체험이 일어나고, 결정적인 지점으로 수 렴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창조의 시작 으로서 장소와 관련된 개별적이고 특정 한 활동이 된다. 예술의 주체가 해체되면서 참여와 개 입의 전략을 구사하는 공공미술에서는 관객의 주도적인 참여를 지향한다. 여기 서의 관객은 예술의 감상자를 넘어서 적극적인 생성의 주체가 되며 이것은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되는 지점이 된다. 즉 개인의 다양성이 그 존재를 회복하 는 과정으로서의 참여하고 개입하면서 상호작용을 하고 스스로 발견하고 사유 하고 성찰하는 과정으로써의 자기교육 을 말한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각성된 ( 생산적) 주체는 자기주도적인 기획과 행동을 통해 사회 속에서 활발한 움직 임을 만들어 낸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 사회에서 과 연 개인은 누구인가. 지속가능교육을 통 해 도달하고자 하는 인간상이 어떤 모 습일까. 수잔 레이시가 제시한 동심원에 는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가장자리의 미디어 관객 에서부터 참여 관객, 봉 사 관객 으로, 가운데 부분의 기점이며 책임성을 가진, 소수의 ' 생산적 주체' 들 로 수렴해 들어간다. 자발적 동기를 가 지고 자기기획을 하며, 활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생산적 주체가 28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사회의 지속적인 변화를 추동하는 개인 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의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공공영역과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구조 공동체란 늘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느 지점에 겹쳐있는 다층적이며 불안정한 구조로 보인다. 공공예술의 재정의 라는 미카 하눌라의 부산비엔날레국제학술회의 발제문을 살 펴보면 중립적, 공공영역은 절대로 주어지거나 혹은 자연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는 과정이다. 따라서 하버마스에 의하 면 공공영역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 는다. 공공영역, 즉 an sich란 성립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재절합 (rearticulated), 재방문, 재생되어야 하 는 공간이며 상황이다. 그것은 진공 속 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의 경계 를 끊임없이 바꾸는 공간이다. 그 것은 나타나는 동시에 생성되는 공간이 다. 8) 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공공이란 문화와 마찬가지로 정지된 시점과 공간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서 그 안의 구성요소들에 의해 변화, 생성 한다는 것이다. 공공미술은 물리적인 장 소만이 아니라 시간과 사회적인 관계와 개입들을 포함하는 확장된 장소이며 생 산적인 충돌을 일으키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논고의 마지막에 미카 하눌라 는 예술가의 역할을 너무나 평범한 것 을 독특한 것으로 바꿔내는 방식으로 현대 시각문화 분야 내에서 지식의 생 산에 참여하는 사람 이라고 한다. 한 사 회의 지속가능한 구조는 바로 이러한 책임성을 가진 생산적 복수의 주체들이 공동체의 레이어를 구성하고 있는 순간 들이 아닐까. 3. 공동체의 유동성, 유목성 담보하기 안양의 청소프로젝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쓰레기문제를 CCTV나 행정 의 힘으로 감시, 관리해주기를 요구하였 다. 공공영역에서의 모든 책임을 소위 관리자에게 위임함으로써 자신은 책임 을 벗은 듯이 보이지만 반대로 공공장 소에 대한 권리도 잃는다는 점을 깨닫 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나 8) 미카 하눌라, 부산비엔날레 국제학술대회 발제문, 21-22 쪽, 2006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29
사회적 조직과 같은 상징계의 언어, 혹 은 이데올로기를 공공 이라는 이름에 위임하며 의심할 수 없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현실로 받아들인다. 생물의 종다양성과 마찬가지로 사회 는 그 유동성과 유목성이 용인될 때 건 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다가올 위험에 알아보려면 미리 실험해 보아야 한다. 즉 달리는 기차의 창문을 열고 돌을 던 져보아야 내가 탄 기차의 속도만이 아 니라 지나가는 기차의 위상도 알 수 있 다. 정체된 혹은 정체된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 돌을 던져보는 실험으로 예술은 매우 유용하다. 예술은 우리사회가 지닌 관습들의 정당성이나 자연스러움을 당 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비판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관점을 얻도록 함으로 써 훈련되고 익숙해진 시각이 아니라 거리감을 갖게 하고, 영혼의 지배력 으 로 나아가 사회적 상태 에서 자연적 인간 을 발견하게 한다. 사회미학의 관점에서는 문화는 정치, 경제와 함께 사회를 구성하는 로 3개 층위 부가적인 여가영역이 아니라 핵심적 인 사회운영원리 9) 라고 한다. 문화는 개 인적 삶의 양식이기도 하지만 지극히 정치적이고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 서 사회적인 공간 속에서의 소통과 교 환, 참여와 개입을 통해 주인이 되어야 한다. 일상적 가치, 일상성 속에 깃든 예술을 밝히고 나눔으로써 우리는 삶을 재구성할 수 있는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사 례 속에서 ESD와 예술교육이 어떻게 조응하고 있는지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Ⅴ. 사회를 운영하는 핵심원리로서의 문화 9) 사회미학, 그리고 행동예술, 이원재 30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사례1. 북아현동에서 골목 답사 2008~2009년도 추계예술대학 학생들 과 북아현동에서의 진행했던 2년간의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 매우 소중한 교 육경험이었다. 학생들에게는 아틀리에를 떠나 진짜 현장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할 기회가 되었고, 교육자의 입장에 서는 관찰, 비판적 사유, 배려라는 여러 미술교육과정들을 설계하면서 기존의 미술교육의 방법론에 대한 고민과 새로 운 방법론의 개발, 각각의 상황과 개인 에 따라 순발력 있는 적용을 연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전공 학생들에게도 그랬지만 이 후 계발활동으로 활동지역을 답사했던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변화는 매우 격하 다. 아파트만 경험하고 아파트가 전부라 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 골목을 봄으로 써 무수한 호기심이 발동하고 생각거리 들이 따라오고 어수선한 수다 속에서도 성찰이 이뤄졌던 것이다. 사례2. 청소프로젝트와 불평합창단 APAP2010으로 진행된 안양2동의 청 소프로젝트는 이동하는 정자 파라솔을 골목에 펼쳐놓으면서 시작되었다. 도시 화과정에서 공동체의 경험이 부족한 골 목사람들에게 갑작스럽게 등장한 파라 솔은 예상외로 빠르게 플랫폼을 형성하 였다. 미카 하눌라가 말하는 차이점이 차이점에 말을 거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결과 무늬들이 모였고 싸움( 애정어린) 이 일어났지만 합의점을 찾으면서 사람들 에게 뚜렷한 성공의 경험을 체험하게 하였다. 프로젝트는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그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차이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꺼내놓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기도 하다. 불평합창단은 독립적으로 기획되어 9명의 주민들이 두 개의 노래를 작사하여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때마침 파라솔에서 모은 불 평, 제안, 하소연들을 듣고 2절 가사를 만들고 골목에서 즉흥공연을 펼쳤고 이 후 청소프로젝트가 장소를 이동할 때마 다 골목잔치를 열고 공연을 하게 되었 다. 합창단원들의 자부심과 즐거움도 컸 지만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는 골목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프로젝 트가 진행되는 내내 곳곳에서 주민들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31
사이에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계기 가 되었다. 앞서 언급한 네가지 수행성 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모두에 게 큰 즐거움이었다. 사례3. 통인시장 신문 통인시장통신 은 스토리텔링을 기반 으로 시장과 지역주민들이 서로를 친밀 하게 재발견하고자 한다. 거기에 마을의 공공자원으로서 시장 기능을 회복하며, 문화적 공동체로서 상호적 관계를 맺어 가는 그물이 되고자 한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시장에 가야 이웃 동네와 먼 동네의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시대의 전통시장은 모든 통신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며 진정 한 의미의 사회관계망이 이루어지는 장 소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얻고 연애도 하는 이 시대에도 전통시 장의 문화와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시장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 아도 손색없는 유수의 문화자원이다. 왜 냐하면 매스미디어가 발달하고 첨단기 술이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한국적인 삶의 양식과 시시콜콜하 고 내밀한 스토리텔링이 시장 안에 살 아있을 뿐 아니라 계속해서 생성해가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일방향적 미디어의 시대에서 상호적 네트워크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스토 리텔링은 매우 강력한 소통의 도구이다. 사례4. 학교기업과 공동체기업: 페츠 베 를린의 국제적인 청소년교환프로그램 유럽 청소년 의회는 각 나라의 18세 에서 25세의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같 은 주제를 가지고 행사를 한다. 때로는 비즈니스를 주제로 학교기업을 설립하 기도 하는데 유럽의회의 부통령이 참여 하기도 하고 정치가들이 초대되기도 한 다. 여기서 산업문제와 여러 가지 주제 가 논의된다. 신청은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이들 중 행사에 참여할 청소년 정 치가들이 선발된다. 젊은 유럽인 비즈니스 캠퍼스(Young European Business Campus) 는 16세에 서 이들은 20 세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유럽 이라는 주제로 경제정치적 인 질문들을 가지고 논쟁한다. 이 프로 젝트의 목적은 만남과 지식매개, 실제적 32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인 체험을 통해 미래의 EU에서 문제들 을 극복하고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적극 적으로 참여하게 될 수 있는 힘을 기르 는 것이며 유럽의 정체성과 가치, 목적 과 발전에 대한 민감성, 수용능력, 행동 성을 키우는 데 있다고 한다. 기본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자의 사업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을 작성한다. 각 포 럼은 10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첫날 어 떤 그룹에 들어가게 될지가 결정되고 각자의 아이디어들은 공동작업에서 종 합된다. 창업과정에서 이들은 다시 두세 명으로 이루어진 5 개의 팀( 포럼) 으로 나뉘게 되는데 아이디어를 실현해 가는 기본 구조가 된다. 캠퍼스의 과정에서 학교기업의 형식 을 체험하거나 혹은 다른 EU 국가들과 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즉 몇몇 학생들 은 학교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사회적, 경영적, 국민경제적인 지식을 지원하고, 다른 학생들은 학교 간 교환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나라들의 언어, 문화, 역사와 전통에 관해 배우게 된다. 사업을 위해 서 기업환경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으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떠한 부분 을 주의해야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등 구조적인 실천들을 배우고 베를린의 기업들을 방문하여 전문가들로부터 조 언을 듣고 노동시간, 노동환경과 규정, 사회적인 환경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들으면서 토론한다. 유럽 시장에서의 사회적인 측면들을 고려하면서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이다. 캠퍼스에서의 학교기업들 은 이익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개념과 달리 창출된 이익은 학교를 위해 재투 자하도록 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경제적 인 기본조건들에 관한 지식을 알아가도 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 날 발표를 기록한 자료를 보 면 학생들이 제안한 회사들로는 유럽의 청소년들을 가깝게 접하게 하는 Weltweit 라는 인터넷 플랫폼과 인접지 역교통시스템을 위한 'Double Security', 유럽의 여러 나라 음식을 접할 수 있는 레스토랑 EU-SIYO, FILS_Fun International Language School, 세대 간의 소통을 위한 회사 Sunshine, 국제적인 청소년 직업 소개회사 JO-YO, 유럽의 언어들을 통 역해주는 회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단지 상상력만이 아 니라 유럽에 대한 이해와 해석, 통계적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33
인 조사와 이론적인 부분, 필요성 조사 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매우 구체적 인 계획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추후 미디어에서 자신들이 배운 것을 확산하 는 의무를 진다고 한다. 학교기업과 관련된 다른 행사로 국제 학교 기업 견본시(Internationale Schüler- firmen Messe)는 격년마다 열리는 행사 로 작년도(2006) 에 첫 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한다. 학생들의 기업 활동은 90년대 후반에 대단한 붐을 이루어서 현재에는 수천 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적인 태양전기, 건강한 간 식과 점심을 제공하는 회사, 자전거 수 리, 그림대여, 도서와 장난감과 누가크 림을 외국에 수출하는 회사들이 있다. 이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참여적이며 개 혁적이다. 이들은 학교에서의 일상에서 동기화되고 실질적으로 사회적인 활동 에 참여하고 체험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노동을 통해 사회적인 역할과 직업에 대한 연 습을 하며 미래 기업의 주인이 되는 연 습을 하는 것이다. 2003년 페츠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외의 학교기업들을 초대하여 발표하고 서로 의 아이디어들을 교환하였다. 이 사업이 방문객들과 미디어로 부터 매우 긍정적 인 반응을 얻어 2005년도에 두 번째로 메세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2007년도 에는 11월에 개최되었고 총 65개의 부 스에 학교기업이 참여하였다. 페츠의 견본시는 들을 대상으로 하며 5학년 이상의 학생 4개의 기본 컨셉을 가지고 있다. 학교기업의 아이디어와 실 재를 위한 감수성, 학교기업의 설립과 발전을 위한 지식매개, 학교 내외의 교 육과정으로서 학교기업을 활용하는 교 사와 학생들의 동기화, 학교기업에 대한 공공의 정보가 그것이다. 이 메세를 통 해 국내외적인 교류를 지원하고 네트워 크를 형성하는 것은 이 사업의 중요하 고도 특별한 부분이다. 이들 학교기업은 기본적으로 스스로 학교환경을 개선하거나 학생들의 복지 에 기여하고자 한다. 영국과 프랑스, 스 페인 등 여러 나라의 학교기업들은 메 세를 통해 마케팅기법, 문제의 해결, 이 론적인 부분들, 홍보, 파트너십 등 서로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발전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34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사례5 - 수리고 학생들의 프로젝트들 2009년부터 수리고 문예창작반에서 학교환경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제안 수업을 하였다. 학생들은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에 대한 분석과 신선한 대안들을 내놓았다. 새로 지어진 현대적 시설에도 불구하고 쾌적함, 자유로운 생활, 문화 적이고 복지적인 환경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학교기업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학 생들의 자율결정권이 거의 없는 편이어 서 대부분이 난색을 표했다. 유럽에서 이미 붐이 지나 정착기에 들어선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여전히 입시를 위한 지식의 전수에만 집중하고 있다. 삶의 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 체험을 통해 배우는 과정을 실행함으로 써 사회와 호흡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 육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 시 급하다. 거꾸로 건물 안의 땅을 운동장으로, 운동장을 건물 안으로 바꿨다. 안쪽 문은 잠겨있고 한쪽 문은 잠겨있지 않 은데 나가고 싶어하는 학생과 나가지 못하게 하는 선생님 같다. 그래서 그 속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아가는 학생을 표현했다. 야자가 끝나고 창밖으로 떨어지는 잡다한 물건을 받 아주는 그물판!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떨어지는 아밀 라아제 비를 막아주는 판!, 햇볕도 막아줘요. 외관을 해치지만 학교 기분 좋게 다닐 수 있게~ - 김다인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35
야외수업: 주차구획선을 아름답게 그려주어서 야외수 업도 할 수 있게 - 김별 쓰레기 압축기 학생들이 많아 쓰레기가 가득찬다. 이럴 때 쓰레기 통에 달려있는 뚫어뻥 같은 압축기를 이용하여 압 축한다. 시각적으로 한층 더 청결하게 할 수 있가. PS 등을 달아 밤에는 조명 효과도 얻을 수 있다. - 우수연 순수함을 살려주는 학교~! 지루한 일상 속에서 동심의 세계로 go!go! 어디로 가야할까? 컨셉: 몸이 불편하면 어떻게 올라감, 반은 계단, 장애인을 위한 완만한 언덕과 교실 배치도 -장지은 36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농구골대와 축구골대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목표를 연상시킨다. 좁음과 넓음, 허공과 지면 등. 가운데 있는 붉은 사람의 형상은 과도적 상황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이 붉은 사람 은 뒤쪽으로 멀찍이 떨어 져 있는 작은 인물과 앞쪽의 큰 인물로 나뉜다. 그 들 역시 위태로움과 안정, 작음과 거대함의 서로 다 른 목표를 상징한다. 실용적인 면에서는 외로운 아이 들에게 좋은 마음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으며 자아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다. - 이태형 컨셉: 그 곳에 모든 것이 있다. 월화수목금토 학생들이 거의 하루 종일을 넘게 보내는 학교 안에 는 모든 것이 있다. - 정성진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37
속표지4 발제2 ESD와 예술교육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가 39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광릉내 논아트밭아트 사례 박찬국( 논아트Nonart 밭아트Butart 디렉터) 장면1. 할머니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딸, 그 딸의 딸들의 자갈밭 새로 입주한 아파트 입구 쪽으로 상 가부지가 만들어져 있다. 상가들이 들어 서기 전에 땅을 다지느라 일부러 자갈 을 쌓아 만든 부지를 열심히 파내고 할 머니들이 여기저기 텃밭을 일군다. 물론 허락받지 않고 한다. 흙보다 돌이 많으 니 거의 발굴 수준으로 돌을 파내고 파 낸 돌로는 밭둑을 만든다. 마치 성을 둘러쌓듯 자갈자갈 밭들이 구불구불 이 어진다. 실제로 땅을 파보니 명상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정 도의 힘과 집중력을 요구한다. 그 중에 한 할머니의 밭이 인상적이 다. 좁은 땅에 별별 야채가 다 있다. 상추, 치커리, 브로콜리, 쪽파, 강낭콩, 가지, 토마토, 고구마, 열무, 콩, 배추, 옥수수, 들깨,. 더구나 어느 밭보다 싱싱하게 잘 자란 작물들이 돋보인다. 어차피 내 땅은 아니니 그냥 하는데 까지 하는 거지. 할머니는 밭에 나오실 때 늘 휠체어 에 진짜 할머니, 할머니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나온다. 귀가 어둡고 말씀도 못 하시는 87세 어머니와 자신도 함께 딸 집에 사신단다. 4대가 함께 사는 보기 드문 집이다.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41
주말에는 가끔 딸과 손녀들까지 함께 나와 일을 거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사 오기 전 오랫동안 서울에 살았 었고 그 전에는 안동 어디 시골에 살았 는데 그때 농사짓는 법을 보기만 했다 는 할머니네 여자 4대 자갈밭에는 이제 자갈은 하나도 없고 고운 흙과 채소들 만 있다. 장면2. 뭐든지 다 있는 아파트와 아파트 커뮤니티 1620세대의 위용을 자랑하는 입주 1 년 남짓한 최신식 아파트에는 가까운 광릉 국립수목원에 사는 곤충들과 천연 기념물까지도 날아든다고 한다. 심지어 외부로 난 주차장에서 잘못 들어온 고 라니를 본적도 있다. 수목원 쪽에서 건 너다보면 아파트는 죽 늘어선 방호벽과 도 같이 산과 산 사이를 가른다. 수목 원의 핵심 보호구역과 주거지를 가를 완충지역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입장은 막을 수 있지만 다른 생물들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 아파트 안에는 수영장과 휘트니스 센 터와 아트홀, 도서관, 실내 골프 연습장 그리고 이런저런 커뮤니티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들이 즐비하다. 주차장은 전부 지하와 실내 1층을 쓰고 있어서 외부공 간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고 싸인시 설과 조형물들이 격조 있게 배치되어 있다. 덕분에 아파트 밖으로 나갈 일이 없 고 산책을 포함한 모든 활동이 안에서 만 이뤄진다고 한다. 놀랐던 것은 입주 1년차인데 입주민 밴드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입주민 스스로 꾸린 십 수개의 학습 커리큘럼 이 커뮤니티룸을 활용하여 운영되고 있 었다. 기능 중심이긴 하지만 원하는 재 능을 가진 주민을 찾아내서 서로 지식 과 재능을 나누고 주부들끼리 사적이며 공공적 활동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학습 활동에 아파트만 이 아니라 외부 주민도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문제들이 논란이 되고 입주자 대표와 공적조직을 무시하고 활동했다 는 이유로 상당한 갈등 끝에 모든 커뮤 니티 활동이 와해 지경에 이르고 공간 사용도 금지되었다고 한다. 서로 내상이 깊어서 그런지 현재의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 42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는 시점에서 투표를 통해서만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지만 대다수 입주민 들은 카페에서 서로 비방하는 것에 질 려서 자기와 이해관계가 명확한 일이 아니면 관심 갖지 않는다고 한다. 장면3. 주차장 공작소 알R 아파트를 지으면서 시에 기부채납한 공영 주차장이 있는데 이용률이 10% 에 도 못 미치고 관리상의 문제들만 드러 내고 있다. 밤이면 청소년들이 전혀 다 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앞쪽에 사는 빌라와 단독주택 사람들 을 위한 시설인데 많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용 가능한 약 30% 의 면적 (100 평정도) 에 주민과 작가들이 자유롭 게 이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 겸 공작소 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가운데 일사 천리로 진행되던 이 계획은 주민의 민 원이 무섭다는 도로관련 주무부서의 반 대로 쉽게 좌초 되었다.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 프로젝트 담당 공무원이 밤낮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한다. 어렵사리 주민들이 퇴근하는 늦은 밤 까지 기다려 10여명의 주민과 대화를 했는데 딱 한명만 반대하는 상황이었고 그런데도 민원이 제기될까봐 적극적으 로 찬성하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은 무 시되고 계획은 유보되었다. 공작소는 정 원과 함께 임시건물을 만드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장면4. 팔야2리 척사대회 아니 윷놀이판이잖아;; 척사대회가 뭔지 몰랐던지라 무슨 대단한 동네 행 사로 알았다. 팔야리( 八 夜 里 ) 는 광릉 숲과 밀접한 지명이다. 광릉 숲은 조선시대 왕가의 사냥터였고 왕릉을 조성하기 위해 가꾸 고 보전하던 숲이고 숲에 있는 경기 북 부지역의 원찰인 봉선사도 왕가와 관련 이 깊다. 태조 이성계가 아들 태종과의 불화로 함흥으로 가게 되었는데 태종 이방원은 왕의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 아버지 이성계를 어떻게든 한양으로 불 러오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이성계 를 매사냥으로 유인하여 광릉 숲에서 8 일이나 머물게 하였다는 전설이 있고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43
그런 연유로 다고 한다. 팔야리 라는 지명이 나왔 함흥차사 고사성어의 유래와도 관련이 있는 이 이야기는 밤 夜 자를 쓰기 때문 에 매우 흥미롭다. 천일야화처럼 이야기 가 퐁퐁퐁 쏟아질 것 같지 않은가? 서울을 오가는 광릉내 버스 종점이 있는 이 마을은 50년대 미군부대의 비 행장이 가까이 있을 당시 최대로 번성 했다고 하고 70년대까지 인근 부평리에 우시장이 있을 때는 소를 판 돈으로 여 자들과 한잔 하고 놀음도 하는 곳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 그런 흔적은 거의 없지만 주점 과 식당, 좁은 면적의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보면 연상이 되기도 한다. 인근의 군부대와 네팔, 방글라데시, 스 리랑카 등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상 당한 고객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미등 록 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심해서 많이 위축되어 있다고 한다. 어지러운 간판들 과 추레한 가게들은 대다수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으 면 특히 민감한 상황이고 요즘 거리에 빈 가게들도 다수 생기고 있다. 그나마 종점이 있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좁은 길에 차들이 너무 많고 체증이 발생한다. 사 람은 없고 차만 많은데 강렬한 원색 간 판이 어지러우니 앤트로피가 많이 증가 하여 피로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척사대회 는 이상한 열기가 있었다. 50~70대가 주축이고 부녀회가 상당한 파워를 보이 는 것이 특별했다. 4강중에 3명이 여성 이었고 이날의 우승도 화장품가게를 운 영하는 이장 부인이 차지했다. 방에서는 마담을 비롯하여 동네 다 3명의 언니 들이 짙은 화장을 하고 참여하여 오빠 언니하며 분투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부 녀회 사람들도 특별히 거리끼지 않고 다들 함께 즐겼다. 젊은이는 한명도 없 고 흔히 선주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만 참여하고 있어서 최근에 특히 많이 유 입되는 신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권유할 생각이 없는지 묻자 몇몇 주민들이 한 편으로는 그렇게 해야 유지된다고 생각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서로 적당히 이해하고 사는 지금까지의 동네 분위기 를 깨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스스로 나서서 움직일만한 특별한 비전이 없다 는 뜻이다. 44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이주노동자들이 가끔 흥미를 갖고 들 여다보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도 신경 쓰거나 말을 걸지 않고 마치 투명인간 같은 취급을 하였다. 마을 잔치의 넉넉 함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고 계모임 같 다. 찬조금을 내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참가표가 있으면 누구나 토너먼트에 참 여할 수가 있기 때문에 가족단위로 또 는 아이들끼리 참여하는 그룹도 간혹 눈에 띄었다. 모두 평등한 분위기고 특 별한 배려는 없었다. 구제역 파동에도 불구하고 애써 흥을 돋우는 모양이었는데 벽에 가득 걸린 찬조금 명단이 흥미로웠다. 지역 유지나 부자들은 몇 십만 원에서 백만 원 단위 까지도 기부하는데 여기에서 받은 돈이 1년간 동네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장면5. 파출소 지구대 카페 씨C, 천변부지 논과 밭 프로젝트팀은 처음부터 지역의 다양 한 유휴지에 관심이 많았고 일반적으로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공간들을 재 발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10년간 비어 있던 파출소 지구대 건 물은 국유지에 불법으로 지은 조립식 건물로 마을회관 앞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유휴건물이자 흉물이었으나 동 네 사람들에게는 그저 익숙한 풍경 이 상도 이하도 아닌 대상이어서 언젠가 재사용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였다. 이 지점은 부평1리 마을회관이 자리 잡고 있는 곳 일뿐만 아니라 의 아파트와 1620세대 1100세대의 또 다른 아파 트 사이에 있는 옛 시가지인 팔야리 부 평리의 가운데 지점이라고 할 수 있어 서 중요한 거점공간이다. 마을회관과 지구대 건물에서 시작하 여 약 200미터쯤 되는 이면도로는 4일 과 9일에 장이서는 5 일장인데 광릉장, 혹은 광천장으로 부른다. 한때 우시장이 었던 자리라고 하는데 80년대에 폐쇄 되었다가 한 15년 전에 5일장으로 되살 렸다고 하고, 채소와 생선을 비롯하여 소소한 잡화를 파는 작은 시장이지만 마을의 활기를 위해서 중요하게 생각한 다고 한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마을사람 들이 아니고 니는 행상들이다. 5일장을 전문으로 돌아다 마을에서는 상인들을 유치한 셈이니 장세도 받지 않는다. 그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45
렇기 때문에 광릉장 만의 특색이 있거 나 특별한 전략 상품은 없다. 인근의 마트보다 생선류가 확실히 싸다는 소문 이 있다. 봄철에는 묘목도 한몫 하고 있어서 화사한 분위기다. 개인적 기호로 는 장날마다 오는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안주로 시킨 매운 주꾸미볶음에 들깨 국수를 비벼먹는다. 지구대를 철거하고 아티스트다운 컨 셉이 강한 임시 건물을 만들어 커뮤니 티 카페로 사용하자는 제안이 프로젝트 의 핵심내용인데 마을사람들의 이해와 맞물려 철거하기까지만 5개월이 걸렸 다. 현재 서로 왕래가 없고 사이가 좋지 않은 마을간 특히 아파트와 마을 사람 들 간에 이해관계 없이 뭔가를 도모할 수 있는 문화적 접점으로서 카페의 의 미는 정말 소중하다. 이런 곳에서야말로 예술가와 예술가의 활동 공간이 외부자 라는 독특한 역할과 경계에서 활동하는 퍼포머로서의 지위를 만들어주기 때문 이다. ( 더 자세한 이유는 뒤에서 설명) 지역에서 예술가가 활동해야하는 이유 이고 가능성이다. 우리는 이곳을 카페 씨C 라고 이름 붙였다. 논과 밭은 우여곡절이 더 많다. 프로젝트 시작 시점에서 작가와 지역 이 공존하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논밭을 요구했 었다. 천변부지는 좋은 대상이었고 지금 까지도 놀리는 땅은 아니지만 사적으로 점용했던 것과 다르게 농사의 형식과 과정, 수확에 이르기까지 전혀 새로운 상상을 제안할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물론 현재 점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양 해한다는 전제가 있었고 그 과정이 순 조로워서 모든 계획을 거기에 맞추게 되었다. 그러나 순조로워 보였던 농토의 이양 과정은 급변하였고 부지를 점용하고 있 던 개인이 아니라 부평1리 마을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켜 강력히 반대하고 프로 젝트에 제동을 걸었다. 격앙된 분위기에 서 마을 대표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했 던 과정도 모두 무시되었다. 수습에 나선 담당 공무원이 동분서주 하는 가운데 두 달 가까이 흘렀고 겨우 절충에 성공하여 수습에 이르렀으나 사 익과 공익이 혼란스럽게 사유화 되면서 주민들 간에도 상당한 상처가 남은 것 으로 보인다. 어려서부터 함께 살아온 46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선주민, 남자, 50 대~60대 사이 여론 주 도층의 의견만 의견이 되는 상황을 드 러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억압되어 있 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서 향후가 주목 된다. 결과적으로 대상이었 던 논밭 2,000평 중 1,000평 정도의 논 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갈등이 부각되기 전 하자센터 텃밭세 미나에서 발표했던 용하겠다. 미숙한 당근 계획 을 그대로 인 밀머리 미술학교를 운영할 때 함께 하는 친구들이 강제 노역이라 불평했던 텃 밭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일 우리 모두 농사를 지어 본 경험이 없었 던지라 일반적으로 심는 상추와, 당근, 열 무, 브로컬리, 고추, 청경채 등등 갖은 야채 들을 심었다. 나름 멋을 내느라 하트모양, 십자모양, 반달모양, 높게 돋우기도 하고, 잔돌로 가장자리를 꾸미기도 하면서 마음은 벌써 신선하고 쌉싸래한 야채들을 따먹는 꿈에 부풀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싹들은 세차게 올 라왔으나 어떤 것들은 아예 기별조차 없는 것들이 있어서 매일매일 그것을 들여다보는 게 일과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씨앗을 너무 많이 뿌린 바람에 예쁜 싹들이 잔뜩 나왔지만 쑥쑥 자 라지 못하고 엉켜 있었다. 그래서 새싹들의 밀도를 조절하기위해 솎아내기를 하였는데 그 싹들로 샐러드와 비빔밥을 해먹으니 무 척 좋았다. 솎아내고 남긴 것들 특히 당근 은 솎아낸 양에 비례하여 크기가 확연히 달 라지는 것이 신기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크기를 조절해가며 상당 히 오랫동안 비빔밥과 샐러드와 생각지도 못한 재밌는 요리를 즐기게 되었다. 농사를 지어 내다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철없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나 는 이 단순한 경험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 다. 잘 몰랐기 때문에 우리에게 맞는 전혀 다른 재배법이 나온 것이다. 다 자란 당근 이 아니라 미숙한 정도에 맞춰 어떻게 요리 할까 궁리하며 깔깔대던 것이 아직도 생생 하다. 생각해보면 농약과 비료를 전혀 하지 않 고도 터질 듯이 아름답고 썩지도 않는 기 적의 사과 를 만든 일본 농부 기무라 씨 이 야기도 돌보는 이 없는 산에서 자라는 풀에 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대가 없이 10년 이나 공력을 쏟은 이야기는 지나치게 비장 하지만 감동을 준다. 농사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예술도 그렇고 늘 강조되는 목표의 식에 매몰되어 잘 해보겠다고만 하면 오히 려 공장식 축사에서 길러지는 닭이나 돼지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47
처럼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요즘 감히 신성한 토지에서 쌀 한 톨이라도 더 생산하는데 집중하지 않 고 약간 건방지게 놀아 볼 준비를 하고 있다. 천변부지 열 평으로 인생을 구하라? 남양주 광릉내라는 곳에서 벌이는 는 밭 과 철없는 논 이야기다. 답 없 남양주시 진접읍 일대는 조선시대 왕가의 사냥터에서 시작하여 세조의 능이 들어서고 국립수목원이 조성되어 오랫동안 숲의 천이 단계가 그대로 드러날 만큼 잘 보존된 숲이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에서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극단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이곳의 핵심지구를 벗어나면 바로 진접지구라고 불 리는 아파트 단지들이 거대하게 확장되고 있다.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 들이 서울 강남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사 실상 강남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사이 에 낀 옛 동네들이 조금씩 남아 있는데 숲 사이를 흐르는 하천을 끼고 시가지를 이루 고 있다. 지형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름다워 야 할 이 마을들은 아무렇게나 들어선 좁은 가게들과 도로를 반쯤 점유하고 있는 차량 으로 얽혀서 늘 어지럽다. 아파트 사람들은 이 어지럽고 촌스런 동 네의 상황들이 부담스럽다. 서울로 가는 노 선버스가 빠져 나오기 어려운 동네의 상황 이 짜증난다. 동네 사람들은 까다롭기만 하 고 물건은 사지도 않는 이 불손한 사람들이 굴러들어온 돌인 주제에 불평만 늘어놓을 뿐 실제로 고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 대형 마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천변 부지는 숲과 하천과 마을과 아파트 단지의 사이에 있는 기다란 땅이다. 시가 소유하고 있는 약 2천 평의 이 땅을 나는 예술가들과 주민들과 함께 운영해 보겠다고 막무가내로 달라고 하였다. 2천 평은 논과 밭이 각기 반반쯤으로 나눠져 있다. 헉;; 그런데 놀랍게도 땅을 주겠다고 한다. 대 한민국 공무원들도 이제 많이 대담해졌다. 그렇게 갑자기 생긴 논밭 때문에 이 얘기는 시작되었다. 만약에 어느 날 누군가가 밭 열 평을 주 고 밭을 밭으로 이용하되 그것을 이용해 인 생을 구하라 라고 한다면 무엇을 할까? 콩 을 심어 친환경 두부를 만들까? 쌈 야채를 심어 건강하고 맛있는 식생활을 즐길까? 허 브를 심어 향기를 즐길까? 아니면 수박을 씨까지 먹고 똥이나 갈길까? 그런데 그것만 으로 인생이 구해질까? 왜 텃밭에서 인생을 구해야 하지? 안타깝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 당연히) 뭐라고 해줄 말은 없 다. 텃밭을 일구면서 수확량 따위에 연연하 지 말라고만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굳 48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이 말해야 한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화두나 공안 같은 설정이라고 둘러댄다. 그럼 그렇 게 뜬금없는 일에 어떻게 사람들을 모아서 농사를 지을 거냐고? 디시 인사이드 라는 싸이트에 가면 콘택600 알약 캡슐 안에 낱 알이 진짜 600개인지 아닌지 세는 인간들 도 있다. 걱정하지 말라. 진짜 걱정되면 스 스로 와보던가. 예술가들을 포함하여 사람들이 모이면 매 주 자기가 텃밭 몇 평에서 어떻게 인생을 구하고 있는지 돌아가며 얘기한다. 정해진 답이 없지만 아주 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냥 얘기 한다는 핑계를 대고 논 다. 파티다. ( 앞으로 그럴 예정이다.) 논은 반대 설정이다. 내가 설정한 틀을 사람들이 즐겨줘야 한다. 논에 오리를 키우 는 오리농법은 꽤 알려져 있다. 우렁이를 키우는 곳도 많다. 잡초를 먹어치우니 제초 제 치지 않고도 농사일이 수월해진다. 드물 게는 오리 붕어 농법도 있다고 한다. 오리 를 직접 풀지 않고 오리집이 있는 연못을 만들고 그 옆에 물고기 연못을 같이 만들면 오리 배설물 때문에 플랑크톤이 많이 생겨 물고기들이 모이고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먹는다고 한다. 오리들은 어린 물 고기를 잡아먹을 기회가 생긴다. ㅎ 이거 재밌다. 그런데 이거 좀 믿어지 지 않는다. 얼마나 먹을까? 아니나 다를까 많이 안 먹기 때문에 가끔 사람 손이 가야 한다고 한다. 그 대신 논에 사는 생물들이 많이 늘어나 다양해진다고 한다. 그렇다, 이거다. 연못을 파고 오리집을 짓는데 저녁에는 집에 가둔다. 오리가 드나 들기 위해서는 계단이 필요하다. 계단을 생 각하다 보니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난다. 올라올 때는 뒤뚱거리며 위태위태하게 올라 오고( 사료를 먹어야 하니 오르려는 의지가 강하다) 아침에 내려갈 때는 램프를 타고 씨잉 내려간다. 오리 퍼포먼스다. 어! 그런데 계단과 램프가 있는 단순한 2 층 구조라면? 갑자기 근대 건축의 대빵이라 는 르 꼬르뷔제의 대표작, 사보아주택 이 생각난다. 이 지지되는 입방체, 가느다란 기둥들에 의해 떠있듯 계단과 램프가 있고 단순하고 자유로운 평면과 입면, 필로티, 옥상정원. 하나하나가 들어맞는다. 그래 좋 다. 꼬르뷔제 오마쥬다. 연못 이름을 꼬르 뷔제 오붕지 ( 오리와 붕어 연못) 라고 지으면 되겠다. 여기는 퍼포먼스가 끊이지 않는 생태계의 무대다. 극장이다. 입장료를 받을까말까 벌 써부터 고민이다. 수확량을 얼마나 잡고 있 냐고? 여기서 한 해에 그림책 백 권, 예술 작품 오백 개, 학술연구 열편은 나올 건데 그깟 밥쯤이야 좀 덜 먹으면 되지. 상상하기 질문하기 계속계속계속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49
논과 밭, 그것을 둘러싼 하천과 숲, 그리 고 마을. 이 구조는 사람들을 매우 안정감 있게 만든다. 요즘은 거대한 도시도 이 구 조를 모방하여 다시 만들고 있다. 식량문제나 생태적 위기가 지금 빅이슈가 되고 있는데 순리대로 따지자면 엄청나게 현명해져 있어야 마땅할 인간들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을 계속하면서 위기를 자초하 고 있다. 더 많이 생산하면 문제가 해결된 다는 논리를 들어 더 많이 파괴하는 길로만 가고 있다. 문명의 성과들이 크다고는 하지 만 이런 상황에서는 원점에서부터 질문을 다시하고 새롭게 상상 할 필요를 느낀다. 우리 논밭은 질문하기 위한 텃밭, 상상하 기 위한 논이다. 논밭이 있는 주변 구조는 끊임없이 질문과 상상을 계속할 수 있는 조 건이다. 자연과 지형과 인간이 만든 구조물 들이 얽혀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세대들이 관계하기 때문이다. 대단한 무대이고 학교 고 연구소다. 농사는 그것 자체만으로 예술 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더 흥미롭 고 아름답게 할 것이다. 수십 시간 외우기 보다는 5초간 보기와 1분간 그리기로 끝낼 수 있다. 재미 붙이면 오감을 총 동원해서 반대로 수십 시간 논다. 오감을 넘어 다른 존재들이 갖고 있는 감각들도 공유할 수 있 지 않을까? 신은 죽었다. 예술은 끝났다. 역사도 끝 이다 말도 많은데, 죽은 자식을 불러내어 같은 논리를 계속 이어나가는 윤똑똑이들이 짜증난다. 진짜 다른 프레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모든 것이 담겨있는 유 머를 보여줄게. 너무 심각한 표정은 짓지 말아줘. 행복한 논밭 얘기잖아. 장면6.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싶은 40대 과학교사 정 선생 정 선생은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한때 풍물과 생태 가이드도 했던 호기 심 만빵의 캐릭터인데 지식과 기능위주 의 배우기 가르치기를 반복하다보니 한 동안 모든 게 심드렁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지역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을 찾 다가 우연히 만났는데 함께 사람들이 다니는 숲길을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과 첫날 1시간이면 족한 거리를 우리 팀 4시간쯤 수다 떨며 걷다보니 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호기심과 즐거움이 발동되어 함께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우리가 걷는 방식은 목표의식이 명확 하지 않고 무덤가에서 한 시간, 자작나 무 숲에서 30분 해찰하면서 웅덩이에서 도롱뇽 알도 보고 엉거주춤 나는 어린 원앙도 만난다. 봄 숲이 무르익어 기가 막히다. 이번에는 기타 선생과 기타 메 50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고 가서 노래 몇 곡 부르다 올 요량인 데 그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그날의 안내자가 한명씩 있어서 다른 분위기를 즐기는 식이다.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과 공간들이 몸의 일부가 되는 한다. 이곳은 왕숙천을 중심으로 네 개의 지천이 만나는 곳이다. 물길 갈래갈래 사이로는 마을이 있고 물길과 만나는 가장자리에는 각종 공장이나 공방이 즐 비하게 있다. 마을과 떨어진 천변에는 목재, 돌, 고 물, 폐타이어들을 취급하는 곳들이 몰려 있다. 숲길과 물길과 마을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하고 갈래가 많아서 가는 곳마다 새로운 대상과 만날 수 있다. 소리만 녹음해도 소리지도가 나오고 냄 새만 맡고 다녀도 지역의 구석구석이 읽힌다. 생각해보면 결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 정 선생은 감탄사 연발이다. 요즘 약 속된 시간만이 아니라 어떻게든 놀러올 기회를 만들어서 놀러오곤 한다. 마을학교는 자연스럽게 이다. 올해 길 이 될 모양 장면7. 카페 씨 삼인분 식당 심 작가는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세 밀화 그리기와 직접 가꾼 채소로 요리 하는 것을 작업으로 연결하려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카페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모바일 식당인데 그날그날 밭에서 일하 고 얻은 채소로 하루에 3인분만 요리한 다. 특별히 제작된 심플한 밥수레를 밀 고 찾아가서 요리한다. 카페를 운영해보 고 싶은 사람은 누구라도 삼인분 식당 을 먼저 해봐야 하고 거기에서 메뉴가 정해진다. 카페와 3인분 식당은 환대가 원칙이 지만 특별히 주인도 객도 없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무엇이든 실현될 수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51
있도록 모두 나서서 돕는다. 이익은 계 속 운영될 수 있는 방법으로 공유한다. 무덤덤하게 편안한 곳이 아니라 사람과 상상력이 늘 교차하게 한다. 그러기 위 해 특별한 공간 구조를 만들고 여기저 기서 벌어지는 활동을 중계하고 잘 이 해 안되는 작가들의 공연이나 작품 발 표를 포함하여 매력적인 활동을 늘려나 가야 한다. 장면8. 자갈자갈, 자갈밭 농사와 예술하기 작가와 지역의 공존은 가능한가? 사람들은 별것 아닌 것이라도 이익이 걸리면 민감해진다. 일단 목표를 정하면 앞만 보고 달리 는 경주마처럼 뛴다. 좌고우면 하는 것 보다 일단 끝까지 뛴 다음에 생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맹목 이다. 맹목과 맹목은 극단적으로 부딪치 고 사소한 것인데도 서로 참지 못한다. 위기와 갈등이 상존한다. 경쟁이 문제라고 하지만 맹목이 더 문제다. 맹목은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생 기겠지만 눈을 돌리면 다른 가치를 얼 마든지 찾을 수 있다. 작가는 사회적 관성에 의존하면 안 되고 늘 외부자로서 다른 상상력을 제 안해야 하는데 그럴수록 사회 안에 있 어야 한다. 아예 벗어나면 존재가 불가 능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현실과 날 카롭게 부딪치는 가운데 생기는 상상력 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의 자갈밭은 장인정신처럼 그것 자체로 대단한 면이 있지만 작물 을 심고 기르기 위해 똑 같은 방법으로 자갈을 걸러내는 데만 집중한다. 목표가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는 돌 틈에서도 잘 자라는 자생초의 아름다움 을 보여주기 위해 지천으로 널린 돌들 을 활용하여 바닥을 디자인한다. 심지 않고 원하는 풀만 남긴다. 심는 경우라도 바닥을 파지 않고 흙을 쌓는 다. 열매를 수확하지 않고 살아있는 동 안 보고 즐길 수 있는 피크닉 공간을 만든다. 할머니들이 일할 때 노는 곳을 만드 는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고 나누고 쉬는 쉼터를 만든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고 존중하고 환대한다. 결국은 할머니 텃밭들과 미묘한 조화 를 이루며 공존하는 새로운 의미공간을 52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생성한다. 카페 씨, 공작소 알, 자갈밭에서 만난 사람들은 인사를 나누지 않더라도 이미 다정한 이웃이다. 슬쩍슬쩍 이지만 각자 가 가진 상상력과 개성을 엿볼 수 있 다.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경우가 많으니 시간은 필요해도 최적의 갈등제거 방법이다. 다양한 집단들의 직접적인 목표들에 매몰되지 않고 우회하며 즐기는 가운데 활력을 생산한다. 작가는 동네를 위해 세금을 먹고 디 자인 서비스하는 존재가 아니라 맹목에 서 벗어나 다른 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싹튼다. 구경꾼이나 국외자로서 외부자가 아 니라 조정과 치유와 제안자로서 긴밀한 외부자다. 여기서 생활과 예술과 예술교육은 서 로 같지 않지만 분리되지도 않는다. 가상과 실재가 문화적으로 수렴되어가 는 시대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지역에서의 작가활동은 상상을 현실 화 하는데 집중하는 것보다 상상과 행 동을 분리할 수 없게 밀착시켜 나가기 를 요구한다.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에 반응하여 빵빵 터트리는 리액션을 요구 한다.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53
속표지5 발제3 사례: 맹목을 재치있게 우회하기 55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교육현장의 대응 김성혜(한국예술영재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 에 대한 대응으로서 제기되고 있는 지 속가능발전교육 은 교육현장의 정의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교육의 장이 다 양해지고 전통적 교육의 장이었던 가정 과 학교 외에 사회의 무형적, 비형식적 채널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예술을 통해 개인에 게 잠재된 다양한 능력을 평생 동안 지 속시키고 발전시킨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교육의 패러다임, 교육의 방 향, 목표, 방법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고 본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의 방학 중 국내외 예술봉사활 동 아트캠프 는 체험 당사자인 학생들 뿐 아니라 봉사현장에서 만난 상대에 대한 관심, 이해, 애정을 이끌어내었을 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삶의 가치관, 목 표, 그리고 예술과 자기 자신, 공동체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하여 예술교육현장 의 범위, 효과를 확장하고 있다. 엘 시 스테마 는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이들이 무언가를 함께 하고 함께하는 과정 속 에서 얻은 행복, 기쁨, 약속 그리고 동 료애의 소중함을 일깨움으로써 소수의 전문가를 중시하는 수월성 교육, 도제 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에 대한 도전과 반성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건강한 표현과 자기 계발을 이루어낸 아트캠프, 엘 시스 테마 그리고 발제자들이 제시한 다양 한 커뮤니티 아트 사례들이 사회적, 교육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사례 들은 ( 예술분야와 관련된 특정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그와 관련된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했기 때문이 아니고) 에게 잠재된 다양한 능력, 개인 그리고 자아 존중감을 이끌어냄으로써 개인과 그 개 인이 속한 공동체의 고유한 가치를 발 견하고 의미 있는 삶을 이루어냈기 때 문일 것이다. 예술활동과 체험을 통해 개인과 사회 의 건강한 미래와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요구는 창의성 계발 토론문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교육현장의 대응 57
과 인성 함양을 위한 전인격적인 교육 기반 구축 및 조성을 목표로 하는 창 의 인성교육(2010) 으로 구체화되고 있 다. 기존의 예술교육에 대한 최근 우리 교육현장의 반성을 대변하는 창의 인성 교육의 목표를 정리함으로써 이번 콜로 퀴엄의 주제인 지속가능발전과 예술교 육의 상관성을 간략하게 언급해보자 한 다. 첫째, 예술을 통한 자기 정체성 확 립과 인성 함양은 객관화된 기준과 결 과물에 따라 그 가치를 판단하는 예술 교육과 예술향유를 탈피하도록 함으로 써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개인에게 내재된 창의성을 계발하 는 수단이자 목표로서의 평생교육의 길 을 열어줄 것이다. 둘째, 개인의 경험, 생각, 감성을 표 현하고 타인과 나누고자 하는 예술활동 은 글로벌 사회와 다문화 사회로의 변 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생애능력 중 하나로 제시된 문화이해능력 ( 호주 Finn 위원회 1995) 의 지속적인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즉 개인, 사회, 문 화 사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 는 다양한 가치에 대한 수용은 다원주 의 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시 킬 것이다. 셋째, 예술적 경험의 일상생활로의 확대, 적용은 개인이 지닌 창의성과 감 수성을 교육 현장을 벗어난 이후의 직 업, 여가 등에서 발휘하고 표현하도록 자극함으로써 개인의 주체성 계발 뿐 아니라 사회와의 소통능력을 발전, 계발 하도록 할 것이다. 넷째, 예술봉사활동이나 다양한 체험 활동은 교육자( 교사 전문가) 와 학습자 ( 학생 비전문가) 의 구분이나 역할을 상 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시켜 일상과 사회 전체가 교육현장과 교육환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은 교육현장, 가정, 사회, 온라인 등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를 지 속적으로 발전, 소통하고자 노력함으로 써 공동체의식,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협 력으로 연계하고자 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58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ESD 렌즈로 문화예술교육정책 들여다보기 박은영(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장) 김문환 교수님은 예술의 초월적 성 질들은 우리의 삶으로부터 도출되는 동 시에 우리 생활양식에 크게 기여한다. 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지속가 능발전교육의 논의가 문화발전의 개념 을 기반으로 하여야 한다 는 주장을 뒷 받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 속가능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기 여가능성을 예술의 내재적 가치 회복 내지 심화와 외재적 가치의 확충을 통 한 사회통합 가능성 에서 찾으시면서 앞으로 ESD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거 두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셨습니 다. 김 교수님의 통해 문화예술교육 정 책을 추진하고 있는 저는 몇 가지 시사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첫째, 예술교육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양적 확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예술교육의 가치 회복 및 확 충을 위한 노력과 점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문화예술교육정책이 문화예 술에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만 관심을 가져서는 곤란하며 예술의 내재적 가치 회복과 외재적 가치 확충을 위한 노력 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말씀에 동의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문화예술교육을 보다 많은 국 민에게 제공하려면 무엇보다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질 높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윤현옥 대표의 주장처 럼 ESD로서의 자기주도적인 기획과 행 동을 통해 사회 속에서 활발한 움직임 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의 프로그램 이 가능해야하는데, 아쉽게도 아직 문화 예술교육은 그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예술교육이 ESD 취지를 도입하고 그 가능성을 열어 보 인다면 보다 폭넓은 사회적 지지를 받 아 정책 및 사업의 확장을 도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셋째, 앞으로는 문화예술교육정책을 추진할 때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실제 토론문 ESD 렌즈로 문화예술교육정책 들여다보기 59
수요를 파악하는데 좀 더 관심을 가지 고 그 수요에 적합한 공급 방식을 취해 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정 책 수요측면을 꼼꼼하게 따져가면서 대 상을 물색하기보다는 공급 측면인 정부 의 필요에 맞추는 일방향의 방식이 있 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박찬국 선생님의 사례가 일방향적 소통이 아닌, 상호 필 요에 의한 양방향적 소통이 될 수 있도 록 현장에 계시는 분들과 함께 공동 노 력하겠습니다. 리를 내재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문화부 나 교과부 등 행정가의 노력만으로 불 가능하고 학계 차원에서 체계적인 연구 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문화예술교 육에 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제2차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세계대회의 성과물인 서울 어젠다: 예 술교육 발전목표 에서 제시된 세 번째 목표인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사회적 문화적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 할 수 있도록 예술교육의 원리와 실천 을 적용한다 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원 리와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문화부가 앞으로 목표별 실천전략을 마련할 때 지속가능발전교육을 문화예술교육에 효 과적으로 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예술교육 교육과정 속에 ESD 원 60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
예술교육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향하는 공통의 가치는? 전진성(유네스코한위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 안에서 개인의 창조적 능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 에서 문화적 지식과 표현의 전승 및 문 화적 정체성과 사회통합에도 긍정적으 로 기여한다. 유네스코는 지난 2006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제1차 예술교육 세 계대회의 결과 문서 유네스코 예술교육 로드맵 을 통해 예술교육의 궁극적 목적 이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서의 교육권 과 문화권 실현에 기여하는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본 권리 실현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는 예술교육이 어떤 형태로 사회의 지속가 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예술은 문화적 표현이자 문화적 지식 의 소통 수단이며 각 문화는 독특한 예 술적 표현과 문화적 관습을 지닌다. 예 술교육은 이러한 문화적 인식과 문화적 관습 모두를 증진시키며 예술과 문화에 대한 지식, 이해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즉, 예술교육을 통한 문화권의 실현은 개인적 차원에서 볼 때, 문화적 환경 이는 예술교육이 적어도 문화적 차원 에서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어떻게 기 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한 예 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문화 권과 교육권과 같은 기본적 권리의 실 현을 그 궁극적 목적으로 삼고 있는 예 술교육은 문화다양성, 사회적 관용, 평 등과 같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본적 원칙과 이념에 괘를 같 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속가능한 발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향점을 가지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예술교육은 개인이 사회 안에 서 성공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개별 능력을 육성하고, 개인의 개성과 특징,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도 록 도우며, 개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사회 통합을 추구하는 등 교육의 질적 향상에 커다란 기여를 한다. 더욱이, 창 토론문 예술교육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향하는 공통의 가치는? 61
의성, 사고의 유연성, 적응력, 혁신성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는 오늘날, 예술 교육은 세계가 직면한 사회적, 문화적 도전과 제 문제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배 출해내는데 기여할 수 있다.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유네스코는 인권 증진의 차원에서 이러한 빈곤상황 의 타개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측 면에서 예술교육은 빈곤의 다면적인 문 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교육은 또한 국가차원에서 소중 한 문화 자산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인 력을 개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창 의적 문화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나 라에게 이러한 인력자원의 육성과 활용 은 필수적이며 이는 결국 수많은 저개 발국가의 사회경제 개발 확대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성장은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인식된다. 세계의 어떤 지역, 어떤 국가도 성장 없이 성 공적으로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빈곤은 단지 금전적 결핍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빈곤은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 적 권리 및 적절한 삶의 수준을 향유하 기 위해 필요한 자원, 역량, 선택권, 안 전, 힘의 지속적 혹은 만성적 부족의 62 지속가능한 미래와 문화예술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