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형의 뜻인 아꼬(Akou) 또는 꼬꼬(Koukou) 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말 을 건네곤 한다. 연인끼리라면 여성측은 아꼬 라고, 남성측은 여동생 이라는 뜻인 니마(Nyima) 라고 서로간에 다정하게 부르곤 한다. 심지 어 중년 이상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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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2009년 6월) : 51~74 연구논문 ARTICLES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The Clothes, Food and Shelter Life Style of Burmese People 1)최재현* Jae Hyun CHOI Ⅰ. 머리글 미얀마 버마족의 가족 구성은 가부장제나 모계제라는 어느 한 쪽의 제도에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라, 부계, 모계 양쪽에 관계를 갖는 소위 느슨한 의미의 부모 양계제이다( 土 橋 1994, 79). 그리고 친족이나 가족 이 집단을 이루어 어떤 행동을 하기보다는, 개인과 개인을 맺는 네트워 크가 보다 더 기능을 다하고 있다(Khin Myo Chit 1988a, 124). 부모와 자식간, 형제, 자매, 그리고 부부라고 하는 일반적으로는 가족 내에서 완결되는 인간관계가 미얀마에서는 가족 밖에도 퍼져 있는 네트워크 의 중심으로서 위치하고 있다는 의미이다(최재현 외 2001, 184). 그리하여 버마족 사회에서는 사람들끼리 서로 친하게 되면 흔히 이름을 짧게 해서 줄여 부르거나, 친족 명칭을 사용하여 상호간에 부르 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친하게 된 연상의 여성에게는 언니나 누나 의 뜻인 아마(Ama) 또는 마마(Mama), 연상의 남성이라면 오빠나 * 부산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과 교수, jhchoi@pufs.ac.kr

52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형의 뜻인 아꼬(Akou) 또는 꼬꼬(Koukou) 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말 을 건네곤 한다. 연인끼리라면 여성측은 아꼬 라고, 남성측은 여동생 이라는 뜻인 니마(Nyima) 라고 서로간에 다정하게 부르곤 한다. 심지 어 중년 이상의 여성들은 젊은 여성들에게 딸이라는 뜻인 따미 (Thami) 라고 불러 서로간의 친근감과 다정함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더욱이 이러한 친족 명칭을 사용하여 부르는 습관은 사람들의 개인 이름 앞에 붙이는 관칭( 冠 稱 ) 1) 으로 되어 체계화되어 있다. 이것을 살펴 보면 우(U), 꼬(Kou), 마웅(Maun) 은 남성의 이름 앞에, 도(Do), 마(Ma) 는 여성의 이름 앞에 사용되는데, 우 는 우리말로 아저씨나 할아버지, 꼬 는 오빠나 형, 마웅 은 남동생, 그리고 도 는 아주머니 나 할머니, 마 는 언니나 누이(누나 및 여동생)의 의미를 갖는 친족 명칭이기도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 는 영어의 미스터, 도 는 미시즈라고 설명되는 경 향이 많기는 하지만, 사실 이와 같은 설명이 딱 떨어지게 정확하지는 않다. 왜냐 하면, 이러한 관칭들을 자신 스스로 붙이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전( 前 ) UN 사무총장이었던 우땅 (U Thant, 우리 에게는 우탄트란 발음으로 알려져 있음)의 우 는 아저씨의 의미를 갖 는 경칭( 敬 稱 )의 관칭인데, 사실 땅 아저씨 가 그대로 그의 이름이 된 것이다. 그밖에도 결혼식의 초대장이나 신문의 결혼 광고를 보면, 반드 시 신랑에게는 이름 앞에 마웅 이 붙고, 신부의 이름 앞에는 마 가 붙는다. 초대하는 측은 말하자면 연하가 되어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본고에서 이러한 미얀마 버마족의 생활양식은 어떻게 형성 되었는지 그들의 의식주 생활을 통하여 고찰해 보도록 한다. 1) 미얀마에서는 사람의 이름 앞에 성( 姓 )을 사용하지 않는다. 성 대신에 그 사람의 연령이 나 사회적 지위, 신분 등에 따라 관칭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남성의 경우에는 우, 꼬, 마웅 을 사용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도, 마 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의 쓰임새는 각각 다르다. 우 는 대개 중년 이상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남성 앞에 쓰이고, 꼬 는 20세부터 40세 미만의 부르는 사람과 동년배 또는 연하의 남성 앞에 쓰이며, 마웅 은 20세 이하의 부르는 사람과 친한 사이이거나 연하, 사회적으로 지위 가 낮은 남성 앞에 쓰인다. 한편, 여성의 도 는 중년 이상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여성 앞에 쓰이고, 마 는 미혼 여성이거나 부르는 사람과 친한 사이, 사회적으로 지위 가 낮은 여성 앞에 쓰인다. 이와 같이 미얀마에서의 사람 이름 앞에 붙이는 성 대신에 쓰이는 관칭은 사람과 사람과의 상대적인 인간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53 Ⅱ. 버마족의 의복생활 미얀마는 약 68%를 차지하는 다수민족인 버마족 외에 고산족들을 포함하여 130여 개의 소수민족 2) 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민족국가이다. 각각의 민족이 고유의 민족 의상을 입고 있으나, 여기에서는 압도적 다수민족인 버마족의 의생활을 살펴보기로 한다. 2.1. 버마족 남성의 의상 중류층 버마족 남성의 외출복은 전쟁 전이나 전쟁 후나 거의 변함 없이 따익뽕 인지(Taikpoun Inji)라는 긴소매의 길이는 허리보다 약간 길고 낙낙한 상의에, 하의는 치마 같은 롱지를 허리에 두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복장으로 되어 있다. 이 상의에는 단추도 단추 구멍도 달려 있지 않다. 중국 의상과 같이 같은 천 조각을 극히 잘게 끈 모양으 로 만든 것을 한쪽은 고리로, 다른 한쪽은 끝을 둥글게 하여 고리에 끼워 넣도록 꿰매어져 있는 것이다. 옷감은 튼튼한 무명을 즐겨 사용하 고, 무늬는 없으며, 색깔은 보통 흑색, 백색, 회색 그리고 주황색 등이 일반적이다. 이 따익뽕 인지를 피부 위에 그냥 직접 걸치는 일은 없이, 목에 달라붙고 폭이 좁은 목닫이 모양의 서 있는 옷깃이 달린 와이셔 츠, 즉 인지를 속에 입는다. 이 위에 옷깃이 없는 따익뽕 인지를 입으면 인지의 목닫이 부분만이 목 주위에 엿보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버마족 남성용 상의의 정식 복장인 것이다. 한편, 하의인 롱지 쪽은, 위에 따익뽕 인지를 입고 있는 경우는 상 당히 튼튼한 고급 무명이나 실용적인 견직물을 입는다. 1950년대에는 방가욱(태국의 수도 방콕) 롱지(Bangauk Lounji)라고 불렸던 남성 전 용의 비단 롱지가 실용과 멋을 겸비하는 것으로 소중하게 즐겨 사용되 었었다(Aun Thein 1990: 74). 그러나 최근에 이 롱지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 대신 라카잉이나 강고(Gango) 방직의 튼튼한 고급 2) 대표적인 소수민족으로는 까잉(Kayin)족, 까칭(Kachin)족, 까야(Kaya)족, 칭(Chin)족, 뭉 (Mun)족, 라카잉(Rakhain)족, 샹(Shan)족 이렇게 7개 민족을 들 수 있다. 북에서 남으로 종단하여 흐르고 있는 에야와디(Eiyawadi)강과 그 지류 칭드윙(Chindwin)강 유역에 펼쳐져 있는 중앙 평원 지대에는 다수민족인 버마족이, 북 및 동서쪽 산악 지대에는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다.

54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면직물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빠소(Pahsou)라고 불리는 이 남성용 롱 지의 입는 방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리 둘레의 2-3배 정도 되는 길이 의 옷감을 통 모양으로 꿰매어 잇고, 통 안에 몸을 집어넣어 뒷면을 꼭 몸에 붙인 다음, 남은 부분을 앞으로 바짝 대고 자신의 복부 중앙에 서 비틀어 죄어 롱지 안쪽으로 틀어 집어넣는다. 벨트 같은 것 등은 전혀 매지 않고, 다만 느슨해지면 수시로 양손으로 통을 펴서 다시 졸라맬 뿐이다. 상상 외로 맨 부분이 단단하여 버마족들은 롱지에 호주 머니가 없기 때문에 우산이나 지갑 같은 것들도 롱지 뒤쪽, 다시 말하 면 등 쪽에 끼워 넣은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육체 노동에 종사하는 남성의 의복은 더욱 간단하여 상반신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거나, 걸쳐도 목이 둥근 메리야스나 런닝셔츠 정도 이다. 롱지도 얇고 값싼 무명이 보통이다. 2.2. 버마족 여성의 의상 버마족 여성 상의용 인지는 길이가 빠듯이 허리 정도로 짧은 점, 단추를 사용하는 점 등이 남성용 인지와 차이가 있다. 1950년 전후( 前 後 )의 여성용 인지에도 가슴의 맞부딪치는 곳에 같은 천 조각의 극히 잘잘한 끈이 5군데 꿰매어져 있었지만, 양쪽 모두 고리로 되어 있어 한쪽에 단추를 달아 다른 한쪽의 고리에 걸었었다(Aun Thein 1991, 17). 당연히 단추에는 뒤에 금속성의 원형 고리가 붙어 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롱지의 무늬나 색깔에 어울리는 색의 단추를 매일 바꾸는 재미가 버마족 여성들의 멋이었던 것이다. 부유층들은 비취나 루비 등 보석으로 단추 세트를 만들어서 달기도 하였다. 유리로 된 단추도 상당 히 인기가 있었다. 또한, 종래 여성용 인지는 투명한 것이 인기가 있어 제 2차 세계 대전 전에는 실크 오간디(Silk Organdy)가, 나일론 옷감이 들어온 뒤부 터는 나일론 레이스(Nylon Lace)가 인기를 끌었었다. 디자인도 1950년 대에는 전통형, 차이나 칼라형, 긴소매, 반소매, 소매 없는 것 등 다양하 였지만, 1960년대에 들어와서는 네윈(Nei Win)이 주도한 군부정권 시 대에 소매 없는 것, 투명한 것 등의 육감적인 디자인은 금지되어 버렸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55 <그림 1> 개량된 여성의 복장 다Aun Thein 1991, 26). 한편, 타메잉(Htamein)이라는 여성용 롱지도 빠소라는 남성용 롱 지와 차이가 있는데, 허리 부분에 폭 12-13cm의 검고 얇은 무명을 꿰 매어 단 점, 롱지를 입는 방법에 있어서, 롱지 통 안에서 몸을 중앙이 아닌 좌우 어딘가에 바짝 대고 롱지를 충분히 한쪽으로 끌어당긴 다음, 남은 부분이 복부 위에 씌워지도록 겹쳐서 반대쪽의 겨드랑이에 끝을 비틀어 끼우는 점 등이 남성과 다르다. 여기에서 검고 얇은 무명이 단단히 죄는 역할을 한다. 결국 신체의 앞면에는 롱지가 옷감이 3장 겹치고, 뒷면에는 한 겹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조일 때에 안쪽으로 들어가는 부분의 허리에서는 앞부분이 뒷부분보다 처지지 않도록 능 숙하게 몸에 달라붙게 한다. 여성용 롱지도 남성용 롱지처럼 간단한 사각의 통으로 어디에도 다트(Dart) 등 꿰매지 않지만, 버마족 여성들 은 허리의 잘록한 곡선미나 히프의 동그란 곡선미 등을 훌륭하게 잘 살려내고 있다. 또한, 여성용 롱지는 지금이나 옛날이나 미얀마 국내 각 명승고적 무늬의 손으로 짠 비단 무명, 수입품 비단 무명 등 종류가 매우 다양 하다. 최근에는 다림질이 필요 없는 화학 섬유류도 인기가 많고, 손으 로 짠 복잡한 고급 견직물은 초고가로 팔리고 있다.

56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이러한 버마족 의상의 기본적인 부분은 현재에도 커다란 차이가 없다. 특히 남성의 의복은 거의 변화가 없고, 단지 양복을 입는 남성이 증가 추세에 있을 뿐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크게 변한 점은 인지와 롱지를 같은 천으로 짓거나, 인지의 재단에도 버마식 재단이 아닌 서양 식 재단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자유로이 붙이고 뗄 수 있는 단추로 바뀌어, 양복처럼 옷감에 어울리는 단추를 달게 되었다는 점이다. 서양 식 블라우스를 롱지 위에 그대로 입고 있는 사람도 늘고 있어, 한 번 보아서는 어느 민족인가 분간할 수 어렵게 되기도 하였다. 2.3. 미얀마의 대표적 의상 롱지 미얀마는 옛날부터 직물 공예가 발달했던 나라이다. 이러한 직물 공예 가운데, 특히 롱지는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항상 몸에 걸치고 있음 으로써 의( 衣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미얀마의 롱지는 이웃나라 인도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는데, 미얀마인들은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남자는 빠소라고 불리는 남성용 롱지를, 여자는 타메 잉이라고 불리는 여성용 롱지를 허리에 감는 형태로서 하의용으로 몸 에 걸치고 있는 것이다. 2.3.1. 롱지의 장점 일반적으로 시대의 변천과 함께 사람들의 복장은 다소라도 변화하 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에서는 옛날부터 쭉 사람들이 롱지를 몸에 걸쳐 왔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롱지가 미얀마의 기후 3) 에 아주 적합한 의복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무덥고 습한 날씨 에 땀을 흘렸을 때 롱지를 풀어 활활 부채질함으로써 바람을 불러일으 킬 수 있고, 돗자리 위에서 생활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롱지 차림이 이에 아주 쾌적한 것이다. 또한, 우기에는 비에 젖어도 단시간에 옷을 바꿔 입을 수 있어 편리하고, 겨울에는 두꺼운 롱지를 걸치면 춥다는 3) 미얀마는 열대 및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고온 다습하다. 1년을 3계절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3월부터 6월까지는 여름이고, 7월부터 10월까지는 우기이며, 11월부터 2월까지는 겨울이다. 겨울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겨울과는 대단한 차이가 있다. 다만 여름에 비해서 다소 온도가 낮은 관계로 이렇게 부를 뿐이다.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57 생각이 들지 않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통을 중요시하는 미얀마인들은 롱지를 즐겨 몸에 걸쳐 왔다. 롱지는 몸체에 꼭 달라붙어 단정한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신체의 아름다움을 두드러 지게 하는 역할도 다하고 있어 미적 시각적으로도 전문가들에게 좋 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미얀마에는 사회나 종교와 관련된 갖가지 의식이 다양하게 많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남녀의 구별이 있고, 출가와 재가의 구분도 적용된 다. 예를 들면, 사회적인 의식으로 출생 이후부터 시작하는 아이의 명 명식( 命 名 式 ) 4) 으로부터 요람 의식 5) 과 출가를 하지 않는 여성들에게만 적용되는 소녀의 귀에 구멍을 뚫는 의식인 천이식( 穿 耳 式, Ear Boring Ceremony) 6) 및 결혼식 등이 있고, 또한 출가한 남성에게만 적용되는 종교적 의식으로 득도식( 得 度 式 ) 7), 구족계식( 具 足 戒 式 ) 8), 승의증정식 ( 僧 衣 贈 呈 式 ) 등이 있다. 승려와 대면할 때나 파고다에서 불상에게 절 을 할 때에는 여성은 양 무릎, 양 팔꿈치와 이마를 바닥에 대고, 그리고 남성은 쭈그리고(웅크리고) 각각 배례( 拜 禮 )한다. 또한, 사원이나 참도 ( 參 道 )에서 행해지는 종교 의식에 참가할 때에는 준비된 돗자리 위에 남성은 책상다리를 하고 앉고, 여성은 무릎을 꿇고 정좌한다. 이와 같은 의식들에서도 미얀마인들은 언제나 롱지를 입고 참가하는데, 이와 같은 상황들에서도 롱지를 입고 있으면 여러 가지로 아주 편리한 것이다. 4) 미얀마에서 이 세상에 태어난 갓난아이가 인간 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는 갓난아이의 이름 짓기를 통해서인데, 출생 후 보통 1주일 내지 2주일 후에 행해지는 이 의식을 보통 명명식이라고 한다. 이때 갓난아이의 머리가 출생 후 처음으로 미얀마 에서 샴푸의 대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낑붕(Kinbun : 아카시아나무)이라는 나무의 열매 액으로 씻겨지기 때문에 미얀마어로는 이 명명식을 낑붕땃띠(Kinbuntatthi)라고 한다. 5) 세상에 태어난 갓난아이를 처음으로 요람에 누이는 의식을 말한다. 이 의식을 미얀마 어로는 빠캣띵 아캉아나(Pakhettin Akhanana)라고 한다. 6) 미얀마에서의 소년의 성인식은 득도식으로 대체가 되고, 소녀의 경우는 득도식 대신에 귀에 귀걸이 구멍을 뚫음으로써 성인식을 대체한다. 이 의식을 미얀마어로 나따밍갈라 (Natha Mingala)라고 한다. 7) 미얀마에서는 미얀마의 남성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불문( 佛 門 )에 들어가 수행하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 不 文 律 )로 되어 있는데, 20세 미만인 소년이 삭발을 하고 불문에 들어가 일정 기간 동안 부처의 가르침을 받는 견습승이 되기 위해 행하는 순수한 불교 적인 이 의식은, 미얀마의 소년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서 미얀마어로는 싱쀼 봬(Shinpyubwe)라고 한다. 8) 20세 이상의 미얀마 남성이 삭발을 하고 불문에 들어가 일정 기간 동안 227계( 戒 )의 엄한 계율인 구족계를 지키는 비구승이 되기 위해 행하는 종교 의식을 말한다. 이 의식을 미얀마어로는 바징캉 아캉아나(Bazinkhan Akhanana)라고 한다.

58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2.3.2. 롱지의 다양한 착용법 롱지를 입는 방법도 길게 입든지 짧게 입든지 상황에 따라서 다양 하다. 여성의 경우, 의식 등에 참가할 때에는 타메잉이 복사뼈까지 닿 도록 길게 입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일 나가는 사람이나 물건을 파는 사람은 활동하기 쉽도록 롱지를 복사뼈 위에서 정강이 부근 정도 의 길이로 입고, 힘을 써서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은 무릎 정도의 길이 로 짧게 입는다. 또한, 남성의 경우, 힘을 쓰는 육체 노동이나 농업에 관한 일을 할 때에는 빠소의 옷자락을 걷어 올려 허리춤에 끼우는 경우 도 있다. 이것은 빠소의 옷자락을 걷어 올려 넓적다리 사이를 통하여 허리 뒤쪽에 찔러 넣어 입는 방법인 것이다. 2.3.3. 롱지의 산지 및 종류 오늘날 미얀마에는 여러 외국으로부터의 옷감도 들어오고 있지만, 미얀마인들은 전통적인 옷감을 사용한 롱지를 즐겨 입는다. 이러한 이 유로 인하여 미얀마에서 현재에도 전통적인 직물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롱지의 산지로서는 미얀마의 제 2의 도시인 만달레 (Mandalei)나 만달레에서 남서쪽으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는 아마 라뿌라(Amarapura)를 비롯하여 만달레 서쪽 에야와디 강변에 있는 과 거 한때 왕도( 王 都 )였던 자가잉(Zagain), 만달레 북서쪽의 쉐보 (Shweibo)와 그리고 쉐다웅(Shweidaun), 빠코욱꾸(Pakhoukku), 무동 (Mudoun), 인레(Inlei) 지방 및 라카잉 지방 등이 유명하다. 만달레, 아마라뿌라, 자가잉은 미얀마인들이 소중히 여기고 있는 전통적인 물 결 모양 무늬의 아체잇(Acheit) 롱지의, 쉐다웅은 쉐다웅 롱지의, 빠코 욱꾸, 티링(Htilin), 요(Yo), 강고는 미얀마인들이 애용하는 요 롱지의 산지이다. 또한, 무동 롱지도 미얀마인들이 좋아하는 롱지의 하나이고, 라카잉 롱지는 전국적으로 그 이름이 매우 높다. 그밖에 인레 지방의 여성용 비단 롱지는 나들이옷에 어울리는 롱지로 유명하다(Maun Maun Nyou 1993: 89-92; 石 井 1994, 234-241). 이 가운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미얀마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롱지는 요 롱지, 라카잉 롱지 그리고 아체잇 롱지이다. 요 롱지의 특징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59 은 옷감의 폭과 물결 모양, 덩굴, 꽃, 반점 등의 무늬의 원형을 조금도 손상하는 일 없이 지금까지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특 히 타메잉의 무늬에 붙여진 명칭에는 궁전의 이름 등 왕궁을 기념하는 것이 많다. 그리고 라카잉 롱지의 특징은 옷감의 폭이 넓고 큼지막하며 염색이 견고하다는 점인데, 그 무늬에도 다이아몬드나 공작의 눈 등 갖가지 명칭들이 붙여져 있다. 한편, 미얀마인들이 특별히 소중히 여기 고 자랑으로 삼고 있는 전통 공예의 하나인 아체잇 롱지의 특징은, 직기( 織 機 ) 부속 기구인 북을 100개 이상 심지어 200개 가까이 많이 사용하여 짜낸다는 점이다Aun Thein 1986, 146). 말하자면 100개 이 상의 북을 하나씩 들고 일일이 무늬를 짜내어 가는 것이다. 이 롱지의 무늬에는 새끼 무늬, 꼬여 뒤틀린 무늬, 꽃무늬 등 대체로 7종류가 있는 데, 이들 무늬는 고상하고 품위가 있으며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 다. 그리고 그 색상 또한 무척이나 아름다워 이러한 무늬를 짜내는 데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함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 롱지를 미얀마인 들은 결혼식이나 득도식과 같은 통과의례 때에나 국가적인 행사 때에 즐겨 입는다. 특히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가 굵은 새끼 무늬의 아체잇 롱지를 즐겨 입는데, 그 색상은 분홍색, 황금색, 담황색 등 아주 화려한 색상들이다. 2.3.4. 롱지의 전통성 미얀마에는 목화가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기계로 짠 옷감이 등장할 때까지는 각 가정에서 실을 뽑아 가정용 의류를 짜내었다. 미얀마의 방직 기술은 오래 전 버강 시대(1044-1287)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직 물의 갖가지 공정이 잉와 시대(1364-1597)의 장편시에도 자세하게 읊 어져 있다(Yebo Htunmyain 1991, 112). 직물의 공정에는 목화 따기, 솜 타기, 실 뽑기, 실의 실패 감기, 염색하기 그리고 짜기 등이 있는데, 이것들을 어머니와 딸들이 집안일을 해 가면서 행하는 것이다. 옛날 미얀마 여성으로서 직물은 반드시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하나의 기술 이었다. 그 당시 아들을 갖는 부모들은 직물과 집안일을 잘하는 여성을 며느리로 맞이하려고 애를 썼고, 남성은 자신의 애인이 짠 빠소나 옷감

60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을 소중히 애용함으로써 여성의 베틀로 베 짜는 일을 장려하기도 하였 던 것이다. 옛날 미얀마 가옥에는 테라스가 있어서, 밤이 되면 소녀들이 거기 에서 솜을 타거나 실을 뽑거나 하면서 자신의 애인의 이야기 상대가 되곤 하였다. 여성들은 손을 움직이면서 상대방 남성이 자신의 인생의 반려자로 적합한가 아닌가를 살펴보았다. 그들은 수수께끼놀이 등을 하면서 서로 간에 상대방을 자세히 관찰하곤 하였던 것이다. Ⅲ. 미얀마의 식생활 미얀마의 식생활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쌀밥을 국 한 그릇과 몇 개의 반찬으로 먹는 한국과 거의 같은 형태이다. 3.1. 주식 주식의 쌀은 입자가 길고 찰기가 적은 인디카 멥쌀이 주류이다. 미얀마 북부에서는 한국 쌀에 가까운 자포니카미( 米 )도 생산되고 있지 만, 미얀마인들이 즐겨하는 것은 인디카미( 米 )로 더욱이 탕취법( 湯 取 法 ) 9) 을 사용하여 밥을 더더욱 보슬보슬하게 짓는다. 그리고 외국인이 놀라는 것은 특히 밥을 좋아하는 그들의 한 끼 분의 많은 밥량에 있다. 반찬의 경우는 미얀마 카레(미얀마어로는 힝(hin)이라고 한다) 로 잘 일컬어지고 있지만, 이것은 한국에서 말하는 카레와는 상당히 다르 다. 우선 액체 상태부터 다르다. 아마도 밥 위에 쳐서 먹는 데서부터 카레라고 표현되는 것이겠지만, 미얀마의 경우는 밀가루나 전분으로 액 체를 만들어 치는 일은 거의 없다. 미얀마어로 시비양잭(Hsibyanjek) 10) 이라고 표현되는 기름기 많은 삶아 조린 음식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식용유(낙화생유가 대부분)를 듬뿍 넣어 양파, 마늘, 생강 등과 함께 돼지, 염소, 양, 소, 닭 등의 육고기나 생선, 새우, 계란 등의 어느 9) 밥이 끓을 때에 뜨거운 물을 버리는 취반법을 말한다. 10) 고기나 생선 등을 기름으로 조린 음식을 말한다.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61 한 종류를 수분이 증발할 때까지 푹 삶아 조리하는 요리법이다. 그 결과 처음에 넣은 기름이나 육류로부터의 지방분이 향신료로 채색되 어 표면을 덮고, 육류는 가라앉아 금방은 보이지 않는다. 양파, 마늘 등은 걸쭉하게 풀어져서 풀 반죽 모양으로 가라앉아 있다. 이것이 바로 좋은 맛의 엑스(extract)라고도 말할 만한 것으로, 육고기나 생선이 대 량으로 들어 있지 않아도 이 기름이나 침전물을 접시의 흰밥에 넣어 골고루 섞어서 입으로 가져가면 밥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미얀마 방식으로는 오른손가락으로 골고루 섞고, 오므린 손가락 끝으 로 재치 있게 입으로 가져간다. 호텔 등 긴장되는 연석( 宴 席 )에서는 왼손에 포크, 오른손에 스푼을 가지고 솜씨 좋게 밥과 반찬을 골고루 섞어 먹는다. 시비양잭은 말하자면 주된 반찬으로, 이 외에 말린 생선 볶은 것, 말린 생선 튀긴 것, 야채 무침류, 야채 볶음류, 생야채 샐러드, 스프류, 야채 절임 등의 보존식 등등 반찬은 재료도 먹는 방법도 다양하고 풍부 하다. 이 배경에는 인도나 중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의 식문화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운 나라에서는 어느 정도 기름기가 많은 느끼한 음식도 신체가 자연히 요구하기 때문에, 기름기 많은 요리도 당연히 섭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미얀마 각지에 있는 인도 요리점 이나 중화 요리점의 요리와 미얀마 요리가 서로 선을 긋고 있는 것도 또한 확실한 일이다. 3.2. 미얀마의 보존식 그렇다면 전통적인 미얀마식( 食 )이란 무엇인가? 이것을 살피는 일 은 그다지 쉽지는 않지만, 도작 문화권이기 때문에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점, 거주지에서 풍부하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재료인 점,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부패 염려가 없는 점 등의 조건들을 고려해 본다 면, 역시 보존식, 저장식에 그 열쇠가 있을 것 같다. 1장에서 언급한 반찬들 중 야채 절임, 이것이야말로 가장 미얀마적 인 반찬이 아닐까 생각된다. 옛 수도인 양공(Yangon)의 시장에서도 칭밧(Chinbat)이라는 것이 팔리고 있는데, 맛이 신 채소 라는 의미를

62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갖는 이 음식은 바로 우리 이웃나라 일본의 채솟잎 묵은 김치 그대로이 다. 미얀마에서는 쌀겨가 아니라, 쌀뜨물이나 밥을 지을 때에 탕취법으 로 버리는 뜨거운 물을 이용하여 김치를 담근다. 기후 관계로 발효가 빠르기 때문에 쉽게 묵은 김치와 같은 신맛을 자아내는 것이다. 버마족뿐만이 아니라 미얀마의 많은 소수민족에게도 인기가 있는 절 인 콩, 신맛의 절인 죽순, 신맛의 절인 새우, 신맛의 절인 돼지고기, 신맛 의 절인 생선, 라팩(Lahpek) 11), 응아삐(Ngapi) 12), 응아삐예(Ngapiyei) 13) 등은 모두 발효시켜 보존 또는 저장한 것이다. 미얀마의 음식 중 건조 상태의 보존식도 다양하다. 어느 마을이나 촌락에도 시장에는 반드시 말린 생선을 파는 가게가 있다. 햇빛에 말린 것 외에 부엌에 매달아 그을음투성이가 된 말린 생선 등도 요긴하게 쓰인다. 말린 새우도 분말로 으깨어서 조미료나 밥에 뿌려 먹는 식품으 로 즐겨 사용한다. 미얀마는 왕조가 끝난 지 시간이 오래 경과되었기 때문에 태국과 같이 호화스러운 궁중 요리는 그다지 많이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간신 히 남아 있는 왕조 시대의 궁중용 요리서 싸도책짱(Sadochekkyan) 에도 많은 발효 식품,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식물의 새싹, 열매, 뿌리, 야채 등의 절인 음식 만드는 방법이 적혀져 있다. 이와 같이 보면, 결국 미얀마 요리는 기름기가 많아 느끼한 음식과 산뜻하고 담박( 淡 泊 )한 신맛의 음식을 솜씨 좋게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3. 미얀마의 전통 음식 응아삐와 라팩 3.3.1. 응아삐 미얀마의 음식 가운데 응아삐는 한국의 김치와 같이 미얀마 식탁에 서 없어서는 안 될 미얀마인들이 즐겨 먹는 기호 식품 중의 하나이다. 11) 어린 라팩 나뭇잎을 물에 절인 다음 꺼내어 참기름에 담가 놓고 다른 음식과 함께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 먹는 미얀마인의 기호 식품이다. 라팩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라팩쏘를 말한다. 12) 생선을 소금으로 절인 것이거나, 또는 생선의 수분을 소금으로 제거한 다음 햇빛에 말려 절구에서 찧어 만든 미얀마인의 최대의 기호 식품이다. 13) 응아삐에서 우러나오는 짠 물로 미얀마에서는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간장용 조미료 이다.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63 이와 같이 응아삐를 미얀마인들이 식탁에서 매일 접하고 있는데, 응아 삐의 종류는 대략 쎄잉자 응아삐(Seinza Ngapi), 흐밍 응아삐(Hmyin Ngapi), 다밍 응아삐(Damin Ngapi), 예조 응아삐(Yeijou Ngapi) 그리 고 응아삐가웅(Ngapigaun)으로 분류할 수 있다. 쎄잉자 응아삐는 잔새우나 잔생선으로 만들고, 흐밍 응아삐는 잘잘 한 흐밍가웅이라는 생선으로 만든다. 한편, 다밍 응아삐는 다밍이라는 깔때기 모양의 어망으로 잡을 수 있는 아주 잘잘한 생선으로 만들고, 예조 응아삐는 미얀마의 보존식에서 언급한 응아삐예라고도 하는데, 생선을 끓여서 얻어지는 액체로서 장유( 醬 油 )라고도 불리는 간장용 응 아삐를 말한다. 가물치, 청어, 등목어( 登 木 魚 ) 14), 이렇게 세 가지 생선 을 함께 섞어 만든 예조 응아삐를 미얀마인들이 즐겨 찾는다. 생선에 따라 소금으로 통째로 절여 놓은 응아삐가웅도 미얀마인들이 좋아한 다. 또한, 응아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튀겨 요리하여 먹기도 한다. 응아삐에는 단백질, 소금 등에 많이 들어 있는 미네랄, 혈압에 아주 중요한 철분, 뼈를 단단하게 하는 칼슘 등 영양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미얀마인들의 건강을 지켜 준다. 3.3.2. 라팩 미얀마의 식탁 가운데 라팩도 매우 중요한 음식이다. 미얀마인들은 라팩을 절여서도 먹고 말려서도 먹는다. 라팩을 최초로 재배하여 식용 으로 사용한 민족은 중국인들이었다. 중국에서 세계 각지로 퍼진 것이 다. 라팩나무는 다 자라면 9m 정도 자라지만, 찻잎을 따기 쉽고 더욱 무성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라팩나무를 1-1.5m 정도가 되면 잘라 버린 다. 라팩나무는 3년이 되면 찻잎을 딸 수 있고, 15년이 지나면 가장 양질의 찻잎을 얻을 수 있다. 라팩나무는 라팩나무 수명인 25년이 지나 면 지면에 쓰러져 말라 버리는데, 그 자리에 새로운 라팩나무가 다시 자라기도 한다. 마른 찻잎인 라팩차욱(Lahpekchauk)에는 아초따욱 라팩차욱 (Achouthauk Lahpekchauk)과 아짱따욱 라팩차욱(Akyanthauk 14) 하천이나 호수에 사는 담수어로서 아가미를 이용하여 나무에 기어오르기도 하는 동 남아산의 경골어류이다.

64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Lahpekchauk), 이렇게 2종류가 있다( 大 野 徹 1975, 235). 아초따욱 라 팩차욱은 홍차와 같이 설탕이나 꿀을 타 달게 마시는 차를 말하고, 아짱따욱 라팩차욱은 녹차와 같이 천연의 맛 그대로 쓰게 마시는 차를 말한다. 미얀마인들은 아짱따욱 라팩차욱과 절인 찻잎인 라팩쏘를 좋 아한다. 집집마다 아짱따욱 라팩차욱인 라팩예장(Lahpekyeijan)을 마 신다. 손님 접대 시 이 라팩예장과 라팩쏘는 반드시 사용된다. 그래서 집집마다 식탁에는 차 주전자와 찻잔이 반드시 놓여져 있다. 또한, 라팩쏘는 의식에서도 곧잘 사용되는 음식이기도 하다. 종교 적인 의식에서뿐만 아니라 옛날 결혼식에서도 널리 사용되어졌는데, 절인 찻잎의 포장물인 라팩토웁(Lahpekhtoup)을 건네는 것은 결혼식 에 초청한다는 표시였다. 그리고 옛날 소송 사건 때,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면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표시로서 원고와 피고 모두 법정 그 자리에서 이 라팩쏘를 상징적으로 먹곤 하였다. 라팩은 미얀마에서 샹주(Shan State)가 그 재배 생산지로 유명하 다. 그런데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라팩의 질이 달라진다. 서리가 시작되는 겨울에 나오는 새 잎을 따서 만든 흐닝땍차욱(Hnintekchauk) 과, 미얀마의 신년 축제(4월 중순경)인 띤장(Thinjan)이 되기 바로 직전 에 나오는 새 잎을 따서 만든 쉐피우 라팩차욱(Shweihpiu Lahpekchauk) 이 맛과 품질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3.3.3. 면류 미얀마의 국수에는 밀국수와 쌀국수가 있다. 밀국수에는 카욱쇄 (Khaukhswe)라는 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있고, 한편 쌀국수에는 몽힝 가(Mounhinga)라는 쌀로 만든 국수가 있다. 그런데 특히 이 몽힝가라 는 쌀국수는 고깃국물 속에 곁들인 발효시킨 쌀로 만든 국수인데, 미얀 마인이라면 누구든지 아침 식사로 널리 즐겨 이용하고 있다. 태국, 베 트남, 미얀마 등 대륙부 동남아에서는 이러한 인디카 멥쌀로 만든 쌀국 수가 그들의 식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65 3.3.4. 불교 문화 속의 타밍우바웅 타밍우바웅(Htaminubaun)이란 무럭무럭 김이 나는 갓 지은 밥을 말한다(Maung Htin Aung 1959: 78). 예절을 중히 여기는 미얀마 문화 에서 이 타밍우바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부처님께 공양드릴 때에나, 출가자들에게 보시할 때에나, 귀한 웃어른께 대접할 때에 사용하는 특별히 성별( 聖 別 )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공양드릴 보시로서는 특별히 알루미늄 밥솥이 아닌 돌솥으로 지은 타밍우바웅 을 정성스럽게 그릇에 담는다. 미얀마에서 출가자들은 돈이나 금품을 전혀 휴대할 수 없고, 미얀 마의 사원은 원칙상 부엌이나 채소를 가꾸는 텃밭이 없는 등, 생산 수단이라고는 일체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불문에 들어간 모든 출가 자들은 수입원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이 미얀마의 상좌부불 교(Theravada Buddhism)는 구조적으로 출가자들의 경제 활동이나 노 동 등의 생산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출가자들은 자연히 생활의 기반을 제 3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출가자들과 불신자( 佛 信 者 ), 즉 재가신자( 在 家 信 者 )들간의 상호 관계가 이루어진 다. 마을 안의 사원에 기거하는 출가자들의 음식물은 모두 재가신자인 마을 주민들이 사주하는 보시에 의하여 충당되어지는 것이다. 그리하 여 출가자들은 매일 이른 아침 붉은색을 띤 둥근 모양의 탁발인 다베잇 (Dhabeit)을 감싸 안고 탁발( 托 鉢 )하러 돌아다니는데, 이때 재가신자들 의 집을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타밍우바웅을 제공받는 것이다. 때때로 금전이 희사되기도 하는데, 5월의 까송(Kahsoun) 축제, 우 안거( 雨 安 居 ) 기간인 와(Wa) 시작 무렵인 7월의 와조(Wazou) 축제, 우안거 직후 10월의 축제와 4월의 신년 축제인 띤장(Thinjan) 기간 및 그 외 재가신자들로부터 푸짐한 보시를 제공받기도 한다. 결국 출가자 들은 그 수행 생활에서의 경제적 기반을 모두 재가신자들이 시주하는 보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재가신자들은 출가자들에게 보시 를 제공함으로써, 그리고 여러 계율을 엄격히 지킴으로써 공덕을 쌓는 다. 바꾸어 말하면 재가신자들은 출가자들에게 보시를 제공함으로써 출가자들로부터 은혜를 입는 것이다.

66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이렇게 하여 출가들과 재가들과의 상호 관계가 이루어지고, 미얀마 사회에서 출가들과 재가들과의 포괄적인 종교 체계가 형성되어진다. 이 현실은 미얀마에 있어서 불교의 존재와 그 계승을 뒷받침하는 근본 적인 원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극명하게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미얀마가 불교국이고, 미얀마인들이 불교도라고 말할 수 있는 사실들이 바로 여 기에서 다시금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3.3.5. 낫에게의 음식 공양 불교가 미얀마인들의 정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한편 정령( 精 靈 )숭배인 낫 신앙 같은 민간 신앙도 미얀마인들의 생활 습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타밍우바웅 같은 성별의 음식을 부처님께 공양드리거나 출가자들에게 보시하는 것처럼, 의식 행사 때 낫에게의 음식 공양은 미얀마인들의 생활 습관으로서 빼놓지 않는 순서이다. 갓 난아이의 건강과 앞으로의 행운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명명식 때 행해 지는 낫에게의 공양, 소년의 건강과 출세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득도식 때 행해지는 마을 수호신(Ywa Saun Nat)과 부모 수호신(Mizain Bazain Nat)에게의 공양, 신랑 신부의 각자의 집에서 결혼식 거식 전에 행해지는 부모 수호신에게의 공양 등 의식 행사 때 행해지는 이러한 낫에게의 음식 공양은, 이것을 행하지 않거나 태만히 하면 당사자들에 게 커다란 화가 미친다고 미얀마인들은 하나의 신앙으로서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Shway Yoe 1989: 245). 3.3.6. 미얀마의 식사 예절 미얀마에서는 식사할 때 일반적으로 수저나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 고 맨손을 사용한다. 식탁에 놓여 있는 반찬들을 수저로 자기 접시에 떠 놓고 밥과 함께 손으로 먹는 것이다. 그래서 식탁 옆에는 손을 씻기 위한 세면 도구 및 세면기가 어느 집이나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 다. 맨손의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 관계로, 수저로 국을 떠먹을 때에나 반찬들을 수저로 자기 접시에 뜰 때에는, 반드시 왼손을 사용해야 한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67 다. 오른손은 밥이나 반찬들로 이미 깨끗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 고 반찬들을 뜰 때에는 웃어른이 다 뜬 다음에 떠야 하고, 밥을 먹을 때 접시 가장자리를 가끔 손으로 가운데로 긁어모아 밥알이 땅에 떨어 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반드시 먹을 수 있는 양만 자기 접시에 담아 음식을 남기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불교 및 낫이라는 정령 신앙 등의 영향으로 쇠고 기, 돼지고기보다는 닭고기를 일반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그런데 닭고 기, 오리고기, 생선처럼 뼈나 가시가 있는 반찬을 뜰 때에는, 뼈나 가시 를 한 곳에 제하여 놓고 좋은 살만을 떠서는 안 된다. 뼈든지 살이든지 가리지 않고 한 번 수저에 떠진 것을 자기 접시에 떠 놓아야 하는 것이 다. 그리고 밥을 더 먹고 싶을 때에는, 접시에 밥이 다 떨어지기 전에 미리 밥을 퍼 놓아야 한다. 밥을 먹을 때에도 쩝쩝 소리를 내서는 안 되고, 국을 떠먹을 때에도 후루룩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배가 고프다 고, 음식이 맛이 있다고 허겁지겁, 덥석덥석 먹어서도 안 된다. 또한, 식사 도중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오는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식탁 밖으 로 나와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야 하는 것도 미얀마에서의 기본적인 식사 예절로 되어 있다. Ⅳ. 미얀마의 주거생활 4.1. 미얀마의 다양한 주거 환경 미얀마는 북쪽은 히말라야 산맥의 고지에서, 남쪽은 말레이 반도 끝 근처까지 남북으로 크고 넓은 면적을 갖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풍토나 기후 역시 일정하지 않다. 또한, 주위의 산간 지대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민족 집단이 다수 혼재하고 있기 때문에, 의 식생활의 경우 와 마찬가지로 주거 환경도 다양하다. 여기에서도 최대 다수민족인 버 마족을 중심으로 그들의 일반적인 주생활( 住 生 活 )을 살펴보고자 한다.

68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4.2. 버마족 가옥의 종류와 형태 양공에는 영국의 식민지 시대 때에 세워진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들 이 지금도 꽤 상당수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관청이 아니라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로서, 예를 들면 양공시 북부 잉야(Inya) 호숫가에 있는, 미얀마어로는 잉야 사웅(Inya Hsaun)이라고 부르는 양공대학 여자 기 숙사 잉야홀은 그 대표적인 건물이다. 건축된 지 80년이 훨씬 지났건 만, 사감과 학생들의 관리와 손질이 좋은 탓인지 아직 충분하고 쾌적한 주거 기능을 다하고 있다. 이 기숙사의 경우, 천장이 높은 점, 방 외측에 복도가 둘러싸여 있고, 복도 외벽에 창으로서 커다랗게 유리나 그 무엇 도 끼워져 있지 않은 파 놓은 빈 공간이 설치되어 있는 점, 복도와 접하고 있는 각 방의 창은 개폐, 자물쇠 채움도 가능한 유리창이 설치 되어 있으나, 튼튼한 격자(格子)가 끼워져 있기 때문에 창을 열어 놓은 채라도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점, 마루는 모두 티크 목재로 서늘하고 쾌적한 점, 각 방간의 칸막이벽은 천장에 닿지 않도록 낮게 만들어져 있는 점 등 건물 전체에 통풍과 냉기를 보존하는 고안이 실로 뛰어난 설계이다(奧平龍二 1997: 146-149). 대학 구내에서는 학생 기숙사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관사도 녹색의 거목 그늘 아래에서 여기저기 조금씩 볼 수 있다. 많은 건물은 대학 설립 당초부터의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이고, 마찬가지로 커다란 창 <그림 2> 미얀마 농촌의 전형적인 고상가옥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69 등으로 통풍에 멋진 고안이 엿보이는 건물들이다. 전쟁 후에 세워진 콘크리트 주택 등의 서양식 건물이 적지는 않지만, 재질, 아름다움, 쾌적함에 있어서도 옛날 서양식 건물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미얀마에서 이러한 벽돌 건물이나 근대적 건축 양식의 가옥 에 사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의 한정된 사람들이고, 양공의 뒷골목이나 지방의 마을, 시골에서는 아직도 대나무로 지은 집들이나 나무로 지은 집들이 대부분이다. 가옥의 형식 중 가장 눈에 잘 뜨이는 것이 고상식 ( 高 床 式 )으로, 마루의 높이가 대체로 성인의 키 정도이고, 마루 밑에는 소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집에서 나가! 라는 미얀마 욕설이 미얀마 어로는 에잉가 싱(Einga Hsin) 인데 이것을 번역하면 집에서 내려 가! 라는 의미로서, 이렇게 표현되는 것도 마루가 높은 이유에서인 것 같다. 미얀마는 대나무가 풍부한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의 서민들 의 집에는 미얀마어로 때(Te)라고 불리는 대나무집( 竹 造 )이 아주 많다. 지붕에는 니파(Nipah) 야자수 잎이 널리 쓰인다. 미얀마력으로 한여름 인 1월경(태양력으론 4월)에 니파 야자수 잎을 싸 두면 잎에 벌레 먹음 이 적어 보전력이 좋다고 한다. 지붕이기는 마을 주민들의 품앗이 성격 의 상부상조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마루도 방동사니과의 다년초 인 암페라(Amparo) 15) 거적이 보통인데, 지역에 따라서는 엮어진 암페 라 거적 틈 사이로 마루 밑이 보이는 경우도 있다. 부농이나 마을 유지들은 목조 가옥에서 산다. 지붕도 비에 강한 함석 지붕으로 되어 있다. 서민들은 모두 대나무나 암페라로 지은 집들 이 아닌, 하다못해 목조, 함석 지붕집, 거기에다가 근처에 대나무나 볏짚으로 지은 집들이 밀집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 사는 것이 소원이다. 이것은 매년 국내 어디선가 발생하고 있는 대화재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맹이가 곧 흘러나올 것 같은 두꺼운 여송연을 피는 것이 이 나라의 특성이기도 하여, 이러한 주거 환경이 대화재의 발생과 무관 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15) 인도, 말레이 반도가 원산지로 높이 약 80cm, 줄기에 가지가 없으며, 밑동에 비늘 모양의 잎이 몇 개 난다.

70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4.3. 버마족의 주거문화 석조건, 목조건, 죽조건 그 중에는 한국에서는 없어져 가고 있는 옛날 습관들이 아직도 지켜지고 있는 것이 미얀마의 가옥이다. 일반적 으로 미얀마의 가옥은 현관 쪽을 중시한다. 조상의 영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불상을 모시는 곳인 불단이 있고, 집안의 가장이 자는 방도 입구와 가깝다. 만일 2층이 있으면 불단은 2층이 된다. 어느 누구 도 불상이나 불화( 佛 畵 ) 위를 걸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깊숙한 안쪽 이 일상의 세속적인 장소가 된다. 말하자면 취사나 식사 장소 같은 곳이 되고, 여성들이 화장 등을 하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정 이 허락하는 한, 화장실은 별채에 따로 되도록 안채로부터 떨어진 곳에 설치한다. 그러한 탓인지 화장실을 한국과 같이 미얀마어로 뒤쪽 을 의미하는 나욱페(Naukhpei) 라고 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과거의 한국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생상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도시의 벽돌집이나 콘크리트집의 주거가 그 점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고 그들은 말을 하곤 한다. 새 집을 짓거나 이사하거나 하는 경우, 에잉댁 밍갈라(Eindek Mingala)라는 입주 축하 의식을 입주하는 측이 행하는 습관도 있다 (Maun Maun Nyou 1993, 89). 이른 아침 승려를 초대하여 앞으로의 새 집에서의 생활을 축복받고, 식사 등을 대접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 면 모두 함께 나누어 먹기 쉬운 국수 등의 면류를 준비하여, 형제, 친척,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이때 초대받은 측은 특별히 축하 선물을 가지고 가지 않아도 무방하다. 집을 짓기 위하여 자따(Zata) 16) 를 통한 길일( 吉 日 )을 선택하는 것, 어느 지방의 어떠한 나무를 기둥으로 할 것인가 등 민속 신앙적 여러 까다로운 조건들이 없지는 않지만, 일단 결정되고 나면 거기에 사는 모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한 인간의 심정 일 것이다. 16) 미얀마 버마족인 이상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본인의 출생표이다. 본인 이름, 생년월일, 출생 시간, 출생 요일, 부모 이름, 운성표( 運 星 表 ; 사람이 태어난 요일에 해당되는 운성에 관한 표) 등이 점성가에 의하여 종려 나뭇잎에 철필로 기록되어 집안에 소중 히 보관되는데, 무슨 일이 있으면 꺼내어져 기록된 사항들을 근거로 하여 점성가에 의하여 운세가 점쳐진다.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71 Ⅴ. 맺는말 지금까지 불교 문화 속에서 미얀마인들의 생활 양식은 어떠한지 의식주 생활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대체로 미얀마인들의 일상 생활은 불교를 축으로 하여 회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국민의 약 90%가 불교를 믿고 있고, 불교가 국민의 정신 생활에 지대 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얀마이지만, 미얀마의 생활 풍습과 습관들을 보면 비불교적( 非 佛 敎 的 ) 요소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본다. 특히 낫 신앙과 같은 민간 신앙은 비불교적 요소이지만,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하나의 신앙으로서 미얀마인들과는 뗄 수 없는 미얀마의 생활 습관의 근간을 이루는 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것은 11세기 미얀마 남부 뭉(Mun) 왕국의 왕도 따토웅(Thahtoun)에서 일찍부터 스리랑카 계의 테라바다 불교를 수용하여,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던 뭉 족의 문화를 버강에 가져와 그 땅에 불교 문화를 찬란하게 발달시킨 버강 통일 왕국의 초대왕 아노야타(Anoyahta)왕 (1044-1077)이, 이 상좌부불교를 공적 종교로 정하여 기존의 여러 종교 가운데에서도, 특 히 당시 유행하고 있었던 사이비 밀교계의 아리(Ayiji) 승단( 僧 團 )을 사교로서 배제하였지만, 민간 신앙이었던 낫 신앙 등의 지신( 地 神 )들은 불교의 수호신으로 취급하여 그 존재를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 은 결과로 인하여 현재까지 불교와 민간 신앙은 서로 커다란 마찰 없이 미얀마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쌍벽으로 작용해 왔던 것이다. 이와 같이 불교가 미얀마 생활 습관에서 배제될 수 없듯이, 비불교 적 요소인 민간 신앙도 미얀마 생활 습관에서 배제될 수 없다. 이것은 그것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형성되어 역사성을 띤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그 땅에서 그들의 삶 속에 확고하게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교적 요소와 비불교적 요소와의 병존, 이것은 미얀마 문화의 이중 구조와 복합적 성격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제어 : 의식주, 버마족, 상좌부불교, 낫 신앙

72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참고문헌 최재현 외. 1999. 미얀마 서울: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최재현 외. 2001. 동남아 인간과 문화 부산: 부산외국어대학교 출판부. 石 井 米 雄. 1994. もっと 知 りたいミャンマ- 東 京 : 弘 文 堂. 奧 平 龍 二. 1997. ミャンマ- 東 京 : 東 京 美 術. 大 野 徹. 1975. ビルマ その 社 會 と 價 値 觀 東 京 : 現 代 アジア 出 版 會. 土 橋 泰 子. 1994. ビルマの 民 衆 文 化 東 京 : 新 宿 書 房. Aun Thein. 1986. Myanma Htougwinminjaundalei. [미얀마어, 미얀마 사회 풍 습]. Yangon: Sapay Beikman.. 1990, Kyeiletyouya Myanmahmudaleimya 1 [미얀마어, 미얀마 전통 풍습 1]. Yangon: Sapay Beikman.. 1991. Kyeiletyouya Myanmahmudaleimya 2 [미얀마어, 미얀마 전통 풍습]. Yangon: Sapay Beikman. Khin Myo Chit. 1988. Colourful Burma. Volume One. Yangon: University Press. Maung Htin Aung, 1959, Folk Elements in Burmese Buddhism. Yangon: Religious Affairs Dept. Press. Maun Maun Nyou. 1993. Yinkyeipyuhnga Kouhnoutmuya [미얀마어, 미얀마 문화]. Yangon: Bayadi Sapei. Mi Mi Khaing. 1984b. Cook and Entertain the Burmese Way. Yangon: Myawaddy Press. Shway Yoe. 1989. The Burman: His Life and Notions. Scotland: Kiscadale Publications. Trager, Helen G. 1966. Burma through Alien Eyes. Bombay: Asia Publishing House. Yebo Htunmyain. 1991. Myanma Yinkyeihmu [미얀마 문화]. Yangon: Pyankyayei Wunji Htana. 2009.04.05 투고; 2009.04.20 심사; 2009.05.10 게재확정

미얀마 버마족의 의식주 생활양식 73 <Abstract> The Clothes, Food and Shelter Life Style of Burmese People Jae Hyun CHOI Pusan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jhchoi@pufs.ac.kr It has often been said that Myanmar is the most profound Buddhist country in the world. That may well be true, but the brand of Buddhism practised in this isolated land is unique on the face of the globe. Myanmar Buddhism is theoretically Theravada Buddhism, a sect of Buddhism adhering most closely to the Buddha s teachings, and is the dominant form of Buddhism throughout Southeast Asia. The customary law also has an indissoluble connection with Buddhism in the Burmese society. The family customs and law have been put in statutory form with Damathat. And Damathat which is a statute law plays a important role as a mirror of the popular society. In Burmese society, the network which connects an individual and an individual fulfills its more function than the relatives and families act with group. The human relation which is generally completed within home, for example, parents and children, brothers and sisters, husband and wife and so on is situated as a center of the network which spreads outside home also in Burmese society. And Burmese society is khin and ana society. Burmese people positively extend the human relation through the way of thinking of Myanmar language khin translated intimate, but they also put on the brakes the extending human relation without ending by

74 수완나부미 제1권 제1호 keeping its distance through the way of thinking of Myanmar language ana translated refuse courteously. Key Words: Life Style, Burmese Society, Theravada Buddhism, Relative Name, Khin Society, Ana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