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B5BBF3B9AEC8AD3139C8A32DC0FCC3BCBFCFBCBABABB2E687770>



Similar documents
< D DC1B6BCBABED62DB9D9C5C1C3BC2E687770>

<30322DBCADC1A4B3B22E687770>

합본.hwp

6¿ù(577)pdf¿ë

<32302DB3B2C7F6BCF72E687770>

인쇄


최우석.hwp

E1-정답및풀이(1~24)ok

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C1B6BCB1B4EBBCBCBDC3B1E2342DC3D6C1BE2E687770>

0429bodo.hwp

교사용지도서_쓰기.hwp

민주장정-노동운동(분권).indd

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C0CEBCE2BABB2D33C2F7BCF6C1A420B1B9BFAAC3D1BCAD203130B1C72E687770>

< BDC3BAB8C1A4B1D4C6C75BC8A3BFDC D2E687770>

cls46-06(심우영).hwp

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untitled

6±Ç¸ñÂ÷

<C3D6C1BE5FBBF5B1B9BEEEBBFDC8B0B0DCBFEFC8A C3D6C1BEBABB292E687770>

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177

제주어 교육자료(중등)-작업.hwp

¸é¸ñ¼Ò½ÄÁö 63È£_³»Áö ÃÖÁ¾

01Report_210-4.hwp

<C3D1BCB15FC0CCC8C45FBFECB8AE5FB1B3C0B0C0C75FB9E6C7E D352D32315FC5E4292E687770>



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상품 전단지

:::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2

DBPIA-NURIMEDIA

화이련(華以戀) hwp

ÆòÈ�´©¸® 94È£ ³»Áö_ÃÖÁ¾

歯1##01.PDF

<5BC1F8C7E0C1DF2D31B1C75D2DBCF6C1A4BABB2E687770>

120229(00)(1~3).indd

<3133B9F828C0CCBCF6BFF8292E687770>

레프트21

º»¹®1ºÎ /29š

148 한국교육학연구 제21권 제2호 I. 서 론 일반적으로 이주자들은 주류사회의 구성원과는 구별되는 타자 로 인지된다. 따라서 이주자 들은 정주자와는 구별되는 그들만의 특별한 정체성 을 가지고 있거나 때로는 정상성 1) 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로 회자된다. 한국사회에서

688È£

< B5BFBEC6BDC3BEC6BBE E687770>

<3130BAB9BDC428BCF6C1A4292E687770>

11민락초신문4호


<근대이전> ⑴ 문명의 형성과 고조선의 성립 역사 학습의 목적, 선사 문화의 발전에서 국가 형성까지를 다룬다. 역사가 현재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었음을 인식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바탕으 로 선사 시대의 삶을 유추해 본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국가가 형성되고 문 명

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새만금세미나-1101-이양재.hwp

??

652

歯 조선일보.PDF

<33B1C7C3D6C1BEBABB28BCF6C1A42D E687770>

<C1DFB1DE2842C7FC292E687770>

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 1

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종사연구자료-이야기방 hwp

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34B1C720C0CEB1C7C4A7C7D828C3D6C1BEC6EDC1FD D28BCF6C1A4292E687770>

±¹Åä11-Ç¥Áö

160215

참고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1. 개인정보보호 관계 법령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은행법 시행령 보험업법 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본시장과

hwp

580 인물 강순( 康 純 1390(공양왕 2) 1468(예종 즉위년 ) 조선 초기의 명장.본관은 신천( 信 川 ).자는 태초( 太 初 ).시호는 장민( 莊 愍 ).보령현 지내리( 保 寧 縣 池 內 里,지금의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에서 출생하였다.아버지는 통훈대부 판무

삼외구사( 三 畏 九 思 ) 1981년 12월 28일 마산 상덕법단 마산백양진도학생회 회장 김무성 외 29명이 서울 중앙총본부를 방문하였을 때 내려주신 곤수곡인 스승님의 법어 내용입니다. 과거 성인께서 말씀하시길 道 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어울려야만 道 를 배울 수 있

<C1DFB0B3BBE7B9FD3128B9FDB7C92C20B0B3C1A4B9DDBFB5292E687770>


ad hwp

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근대문화재분과 제4차 회의록(공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상해 등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의안 번호 179 제안연월일 : 제 안 자 :조례정비특별위원회위원장 제안이유 공무상재해인정기준 (총무처훈령 제153호)이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행정자치부령 제89호)으로 흡수 전면 개

교육실습 소감문

1

¼þ·Ê¹®-5Àå¼öÁ¤

109

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歯 동아일보(2-1).PDF

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33352D2D31342DC0CCB0E6C0DA2E687770>

<B9E9B3E2C5CDBFEFB4F5B5EBBEEE20B0A1C1A4B8AE20B1E6C0BB20B0C8B4C2B4D92E687770>

1) 음운 체계상의 특징 음운이란 언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작은 언어 단위이다. 즉 의미분화 를 가져오는 최소의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자음, 모음, 반모음 등의 분절음과 음장 (소리의 길이), 성조(소리의 높낮이) 등의 비분절음들이 있다. 금산방언에서는 중앙

DBPIA-NURIMEDIA

1-1Çؼ³

My Passport for Mac User Manual

내지4월최종

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2005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15강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106월 평가원] 1)심청이 수궁에 머물 적에 옥황상제의 명이니 거행이 오죽 하랴. 2) 사해 용왕이 다 각기 시녀를 보내어 아침저녁으로 문 안하고, 번갈아 당번을 서서 문안하고 호위하며, 금수능라 비

2 국어 영역(A 형). 다음 대화에서 석기 에게 해 줄 말로 적절한 것은? 세워 역도 꿈나무들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일을 할 예정 입니다. 주석 : 석기야, 너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인다. 무슨 좋은 일 있니? 석기 : 응, 드디어 내일 어머니께서 스마트폰 사라고 돈

저작자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2.0 대한민국 이용자는아래의조건을따르는경우에한하여자유롭게 이저작물을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및방송할수있습니다. 다음과같은조건을따라야합니다 : 저작자표시. 귀하는원저작자를표시하여야합니다. 비영리. 귀하는이저작물을영리목적으로이용할

Microsoft Word - 青野論文_李_.doc

CR hwp

<B3EBB5BFB0FCB0E8B9FD20B1B9C8B820B0E8B7F920C0C7BEC828C3D6C1BE29A4BB2E687770>

Transcription: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김기일 / 성균관대학교 * 22) 네가 먹는 것을 말하면 네가 누구인지 말해 줄께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 * 23) 1. 서론 오늘날까지 인간의 삶 속에서 의식주는 많은 부분 중요하게 작용해 왔다. 특히 그중에서도 음식문화는 동서( 東 西 )를 막론하고 더욱 중요한 것이 되어 왔다. 본 연구는 프랑스와 한국의 음식 문화 속에서 소유의 의미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랑스는 다 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삶 속에 깊숙이 남 * 성균관대학교 프랑스어권 연구소 책임 연구원 * Anne-Lucie Raoult-Wack, Dis-moi ce que tu manges..., Gallimard, 2001, p.11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33

아있는 기독교 문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 문화의 출발점이 되는 성경 의 <창세기편>을 보면 모든 인간 생활 의 갈등과 번민은 금단의 과일을 먹으면서 생겨난다고 되어 있다. 아담 과 이브가 낙원을 나오게 된 배경에는 신( 神 )과의 약속이고 신의 소유 물인 선악과( 善 惡 果 )를 뱀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과 이브가 먹었다는 사 실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대한 거역이며 인간들 에게는 원죄( 原 罪 )가 된다. 한편으로 그것은 인간들이 신의 품에서 처 음으로 분리 구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분리 구별 된다는 것은 고통을 수반 한다. 인간 들이 어머니 배 속에서 분리되어 나올 때 고통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문학에서 뱀은 인간들을 신( 神 ) 의 구속으로 부터 일깨워준 지혜로운 동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이 분리 구별을 통해 발생하는 새로운 소유의 문제를 불러오는 것 이다. 먹는다는 것은 내 것을 찾는 것이고 물질에 대한 소유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1) 또한, 언어적인 면에서도 먹는다는 것은 소유의 의미를 더욱 구체적 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어 have동사는 가지다의 뜻이기도 하지만 먹는 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프랑스어에서는 manger는 먹는다라는 뜻을 가 진 동사대신에 prendre동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prendre동사는 먹는다 는 뜻과 함께 취하다라는 소유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동시에 영어의 have(먹다)와 take(취하다) 동사가 된다. 이렇듯 언어적인 면에서도 먹 기 위해 취하고 소유한다는 표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선악과에 해당하는 열매인 사과(apple)는 라틴어 malum(죄: 罪 )란 뜻으 1) 한국서양문화연구회 편, 동과 서 마주보다, 성균관대 출판부, 2011, 203-204쪽. 334 영상 문화 19집

로 이것은 프랑스어의 mal(악: 惡 )이란 단어가 된다. 아담과 이브가 신 의 소유물이었던 사과를 먹음으로 죄를 짓게 되었다는 의미에서 사과 는 죄( 罪 )라는 의미로 표현되었던 것이다. 문화권에 따라 <소유>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일 반적인 문화권의 분류로 보면 동양과 서양으로 구분되듯이, 이들 문화 속에서 표현된 <소유>는 확연하게 다르다. 지형, 기후, 역사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의식주, 즉 구체적 삶과 삶의 형태가 오랜 시간을 거쳐서 축척되는 것이 문화로 나타난다. 따라서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의 개 념이나 표현이 구체적인 삶 속에서 다르게 보여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프랑스와 한국에 있어서 <소유>의 의미가 어떻게 다 른가를 구체적인 식생활을 중심으로 분석 종합하고자 한다. 먼저 동 서양의 식생활에 관한 범주가 광범위함으로, 프랑스와 한국의 식생활 의 일반적인 면을 분석의 대상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식생활에 대한 분석은 음식물, 즉 식재료와 요리방식, 식사방식, 식사와 사회생활로 나누어서 보고자 한다. 2. 음식재료 : 육식과 채식 중심에 따른 <소유> 먼저 식재료의 차이를 통해 프랑스와 한국에서 소유의 의미를 구체 화해 본다. 음식은 인간의 생존활동이고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오랜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35

시간 인류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자연과 더불어 문명의 발달을 꾀하 여 왔으며, 이것은 나라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해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서양의 소유에 관한 문제는 <창세기편>에서 아담과 이브 가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출발한다고 했다. 이후 그것은 카인과 아벨에 서도 이어지고 있다. 농부였던 카인은 야훼가 자신의 제물보다 목동인 동생 아벨의 제물을 기쁘게 받자 격분하여 아벨을 살해했다. 그 때 종 교의식의 제물로 아벨이 받쳤던 제물은 양고기였다. 이것은 서양 육식 문화의 근거이고 출발점이 된다. 카인은 투쟁을 통해서 아벨의 것을 소유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프랑스의 구체적인 생활 과 그 밑바탕에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의 사상이 흐르고 있다. 서양 음식문화의 중심은 프랑스이다. 로마가 전성시대였을 때에 프 랑스 궁중 음식이 전파되고 보편화되면서 서민들도 먹기 시작하였다. 서양인들은 유목 민이였기에 육류를 많이 먹었다. 따라서 소고기, 돼지 고기 이외에 양고기 등의 육류 재료가 다양하며 그밖에 다른 조리법도 발달하였다. 특히 유제품인 우유와 버터, 치즈, 요구르트 등이 상당히 발달하였다. 또한 유지를 많이 사용하여 맛을 높였다. 육류의 많은 섭 취로 인해 식생활에 술이 일반화되었다. 즉 와인과 같은 종류의 술이 그 예이다. 서양 음식에서도 향신료를 빼놓을 순 없다. 따라서 쓰이는 향신료와 양념이 바로 그 나라의 특징이 되는 것이다. 동 서양의 음식 문화는 유사하면서도 대조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서구 음식 의 역사는 유목민에서 비롯된 일련의 투쟁으로 이루어진다. 2) 사냥에 의하여 얻어진 육류는 투쟁을 통한 자기 소유물이다. 즉 소유(프랑스어 2) 김상태, 숨결의 언어, <서양과동양>, 안암문화사, 1989. 11쪽에서 28쪽. 336 영상 문화 19집

Avoir동사)의 역사인 것이다. 사람들은 소를 경배하고 신( 神 )을 위해 소를 희생시켰을 뿐 아니라 음식, 의복, 주거, 수송, 연료로도 이용해 왔다. 소는 사람들의 정신적 삶을 풍요롭게 했고 사람들의 식용을 만족시켰다. 사람들은 소에게 신 성한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소에게 쟁기를 매어 토지를 경작했고 우유 를 짜내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했으며, 소를 음식으로 섭취하여 활력 과 에너지를 얻었다. 서구 문명의 종교적 삶과 세속적 삶의 기반에는 이 강력한 발굽 동물의 영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소에 관해 기록된 역사를 들춰보면 인류는 꾸준히 수소와 암소 신들에게 기도를 올렸다. 그들은 창조의 신( 神 )이었다. 소(cattle) 의 어원은 동산(chattel) 과 자 본(capital) 에서 유래된 것이다. 소는 가장 오래된 이동 재산이며 많은 서구 문화에서 교환의 매개물로서 이용되었다. 이와 같이 소가 신성한 위치에서 통화와 상품으로 이행한 것은 자연에 대응하는 인류의 변화 와 역사적으로 일맥상통한다. 소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쓸모 있게 만드는 실용적인 동물이었으며, 세계 속의 자아에 대한 우리의 사 고를 정의하는 유용한 투영이자 상징이었다. 3) 한편, 중세의 단조로운 식탁에서 돼지고기의 출현은 일종의 사건이 었다. 돼지고기는 다양하게 소비되었다. 돼지고기의 요리를 먹는 주기 는 기독교 력에서 11월 11일 만성절(Toussaint)과 사육제 마지막 날인 참회 화요일(mardi gras) 사이였다. 이 기간에는 가축에게 줄 사료가 동이 나고 겨울에는 파리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돼지고기는 한 마을의 공동체를 서로 친밀하게 결속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축제 때 3) 제레미 리프킨 지음, 육식의 종말, 신현승 옮김, 시공사, 1993, 9-10쪽.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37

마을 사람들은 병원 환자에게 돼지비계를 선물로 주었다. 축제 때마다 제각기 다르게 사용되는 돼지고기의 부위에 따라 사람들은 그것이 어 떤 축제인지를 한 번에 알아맞힐 수가 있었다. 4) 이렇듯 프랑스의 요리 재료는 육식을 주로 하는 문화적 배경을 갖게 된다. 이에 비해 동양의 사고, 특히 한국의 사고는 모든 상대적 개념이 경 계 혹은 구분이 없는 완전한 균형 조화의 추구이다. 상대 혹은 대립이 없는 환원을 통한 소유의 개념이 아닌 <있음(être, 존재) 자체, 즉 무소 유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한국의 음식은 사냥과 같은 투쟁에 의한 획득 보다는 있는 대로의 삶에 만족하므로, 채식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단군 신화에서 보면 환웅이 사람이 되기 위해 100일 동안 먹었던 것은 쑥과 마늘이었다.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음식에선 야채 즉 나물이 많은 부분 반찬으로 곁들여지며 김치는 항상 상차림에 올라오고 있다. 더욱 이 현대에 들어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의식이 더욱 높아져서 사찰 음식 과 같은 자연식을 더욱 애용하고 있다. 한국음식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채식위주의 식사를 주로하고 있 다. 한국음식은 주식은 밥이며, 부식으로 반찬을 곁들이며 한 끼의 식 사는 음식재료 및 구성에서 식물성과 동물성 식품의 비율이 8:2 비로 유지하고 있다. 5) 그리고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에 있어서 부식은 많은 양의 밥을 먹기 위한 식욕증진제로서의 기능이 중시되고 짠맛과 감칠맛이 있는 것이 많다. 일상의 반찬은 육류와 어류에 비해서 채소 자체에 갖춰진 맛은 적다. 그래서 채소를 주체로 한 요리에는 짠맛이 아니라 조리과정에서 감칠맛을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6) 특히 발효법 4) 김복래 지음, 프랑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대한교과서, 1998, 49쪽. 5) 김재수, 한국음식의 국제화방안, Korean Food culture 20(5), 2005, 499-507쪽 338 영상 문화 19집

은 한국음식의 주요한 특징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김치는 영양학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치즈에 맛들인 외국인이 그 맛을 잊을 수 없듯이 김치에 익숙해진 외국인은 한국을 더 이상 떠날 수 없을 것이 며, 누구나가 좋아하고 부담 없이 매 식사 때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라는 점에 있어서, 김치를 반드시 맛보아야 할 한국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7) 이 같은 채소위주의 한국음식은 다양한 형태의 요리로 발전 할 수밖에 없었다. 3. 요리 방식 프랑스식과 한식의 조리법을 비교하기에 앞서 먼저 일반적으로 프랑 스조리란 열을 가하여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라면, 한국음 식의 조리방법은 굽기, 볶기, 지지기, 튀기기, 데치기, 끓이기, 은근히 끓이기, 삶기, 졸이기, 찌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장에서 요리 방 식을 언급하면서 여러 조리법 중에 대표적인 조리법인 구이 방식을 통 해 프랑스와 한국의 차이점들을 알아보고, 그리고 요리시간에 따른 사 람들의 주방 일의 비중까지도 알아보도록 한다. 절반구이는 프랑스 요리에서 많이 사용하는 조리법이다. 한국에서의 완전 구이와 달리 프랑스의 고기구이는 피가 흐르는 정도로만 익히는 6) 강다원, 한국음식문화와 유럽음식문화의 비교에 따른 한식의 유럽 진출 방안, 한국조리학회지 9(3), 2003, 88-101쪽 7) Maurice Lelong O. R, La Corée intime, La Table ronde, 1978, p.85. L'on dit, par manière de diction, que l'étranger qui s'est mis au Kimchi ne peut plus quitter la Corée."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39

것이 많다. 이는 음식문화 속에서 소유에 대한 투쟁을 통한 역사의 흔적 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반을 굽는 것은 피를 식탁위에서 보려는 것이다. 식사가 소유물에 대한 투쟁적 삶의 연장인 것이다. 프랑스인은 요리를 미각뿐 아니라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여 식사를 하는 순간까지 완벽한 식사를 추구한다. 한식에 있어 구이는 굽는 방법에 따라 직접구 이와 간접구이로 나뉘며, 직접구이는 직접 불 위에서 굽거나 석쇠를 사 용하는 방법이며,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등이 있다. 간접구이는 돌이나 프라이팬을 사용하여 간접적으로 굽는 방법이다. 8) 한식의 직접구이와 간접구이 모두 완전구이를 추구한다. 한국의 완전구이는 완전히 조리된 음식을 상위에 차려 놓고 있는 그대로의 음식을 즐기는 것이 된다. 한국 요리 준비는 단순히 식사할 수 있도록 주방에서 음식물의 크기, 경고성 등 모든 것을 마친다. 이와는 달리 프랑스 요리는 식사를 하면 서 식탁에서 자르고, 소스 등을 첨가함으로써 먹기 전에 모두 준비된 것이 아니라 먹으면서까지 계속 준비되는 요리이다. 따라서 요리를 준 비하는 시간이 한국에 비하여 짧다. 하지만 식사시간은 상대적으로 길 게 된다. 환원하면 주부들의 요리를 준비하는 수고가 한국에 비하여 훨씬 적다. 이는 프랑스에서 남성과 여성이 투쟁을 통해 얻은 평등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의 시간보다 식사를 함께 하며 소유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길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8) 조창숙, 장정옥, 홍성야, 한국조리대관, 2권, 구이, 서울 : 한림출판사. 2002. 340 영상 문화 19집

4. 식사 방식 ; 선후 절차에 따른 식사와 선후 구분이 없 는 동시 식사 오늘날 프랑스와 한국의 식사방식은 크게 선후 절차에 따른 식사와 선후 구분이 없는 동시 식사로 볼 수 있다. 프랑스 중세의 만찬에서는 한 번의 식사에 여러 번의 상차림을 하였으며, 또 각각의 상차림에는 다시 수많은 종류의 요리들이 차려졌다. 그리고 19세기 말까지 프랑스 식 상차림은 요리 가짓수가 엄청나게 많은 식탁을 가리키는 말이었 다. 9) 원하는 것을 순서대로 고를 수 있었다. 1810년 러시아 대사에 의 해서 러시아식 상차림이 생겼으며, 이는 요리를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차례차례 서비스하는 방식으로써 식도락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 다. 하지만 이런 서양의 전통적 메뉴 구성의 기원은 약 1650년 궁전의 회랑에서 열리는 귀족 정치의 연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8세기와 19 세기의 고전 음식은 단체로 준비되고 서빙 되었으며 오늘날의 메뉴와 흡사했다. 고전 메뉴 구성은 19세기말에 13가지 코스(냉전채, 수프, 온 전채, 생선, 주요리, 온앙트레, 냉앙트레, 셔벳, 로스트구이와 샐러드, 더운 야채, 앙트르메, 세이버리, 디저트)로 발전되었다. 오늘날 프랑스 생활은 시작과 끝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개념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시 간은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 속에서 희망 발전으로 향하는 현실 여 건과의 투쟁이다. 이 투쟁, 역시 소유를 위한 것이다. 먼저 프랑스는 선후 절차에 따른 식사를 하고 있다. 즉 코스 요리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정통 프랑스 식사의 코스는 열두 가지나 되었지만 현대에 는 4-5가지 정도로 간단히 먹는다. 9) 김복래, 프랑스인의 식습관과 문화에 대한 역사적 기행, 음식으로 본 서양문화, 대한교과서, 1997, 119쪽.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41

1 오드되브르(hors-d'oeuvre) : 전채요리로서 짠맛이나 신맛이 있어 입맛을 돋우는 작용을 하며 대개 색이 잘 조화되어 있다. 2 수프 : 맑게 끓인 콩소메(consommé)와 건더기가 많은 포타주 (potage)의 두 종류가 있다. 3 주 요리 : 주 요리를 생선요리와 고기요리인 앙트레와 로스트로 나 누기도 하지만, 현재 프랑스인들의 일상적인 코스는 한 가지로 줄여진 다. 이때는 생선이나 고기에 채소나 곡류가 곁들여져 나온다. 4 디저트 : 달콤한 케이크나 무스, 쿠키, 크레이프, 푸딩, 아이스크림 이나 셔벗트, 요구르트, 치즈 등을 제공한다. 5 차와 식후 음료 : 디저트 후에 에스프레소 커피나 티잔(tisane)이라 고 하는 우린 차가 나오기도 한다. 마지막을 도수가 강한 증류주 약간 으로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이 술을 디제스티브(digestive), 즉 소화제라고 한다. 프랑스식 웅장한 상차림의 코스 요리는 오늘날 세 번으로 숫자가 줄 어들게 된다. 첫째, 둘째 번의 상차림에는 요리가 나오고 마지막 상차 림에 디저트가 제공된다. 여기에 프랑스 식사는 포도주를 곁들이게 된 다. 포도주는 예수의 보혈을 상징함으로써 성채배례에도 쓰인다. 사람 들은 투쟁을 하면서 포도주를 함께 나누며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리 고 이렇듯 절차와 순서를 중요시하는 프랑스 식사는 식사를 통해 논리 적인 절차와 순서를 배우는 교육적인 효과도 갖고 있다. 이와는 달리 한국 식사 방식은 선후 구분이 없는 동시 식사라고 할 수 있다. 즉, 한국은 준비된 음식을 한꺼번에 모두 차려 놓고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0) 한국 식탁은 모든 음식이 선후가 없이 놓여 짐 342 영상 문화 19집

으로, 인과관계나 시간의 개념이 배제된 현재 있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 따라서 희망이나 발전이 필요 없이 현재 있는 데로의 삶을 유지한다. 특히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유교 의례를 중히 여겨서 통과의례에 따 라 잔치나 제례음식의 차림새가 정해져 있다. 사계절에 따른 시식과 절식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1) 1 준비된 음식을 한상에 모두 차려놓고 먹는다. 2 밥이 주식이고, 부식으로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3 국물이 있는 음식을 즐긴다. 4 반찬의 조리법으로는 구이, 전, 조림, 볶음, 편육, 나물, 생채, 젓갈, 장아찌, 찜, 전골 등이 있다. 5 김치, 장아찌, 장, 젓갈 등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한다. 6 식품 자체의 맛보다 조미료와 향신료를 써서 복합적인 맛을 즐긴다. 간은 양념이라고 하여 간장,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후춧가루, 고춧 가루 등을 용도에 따라 음식에 사용한다. 7 음식재료를 잘게 썰거나 다지는 방법을 많이 쓴다. 이런 식사 방식 속에서 사용하는 동서양의 식사도구에 대해 언급하 면, 서양의 식사도구는 포크와 칼을 주로 사용한다. 포크와 칼은 무기 이다. 따라서 식사도 소유물에 대한 투쟁의 한 형태를 띠는 것이다. 역 사적인 배경을 통해 서양의 식사도구에 대해 알아보면 16세기경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상류계층의 사회에서 개인용 나이프, 포크, 스푼 을 사용하여 음식을 먹었고, 18세기에 가서야 포크가 대중적인 도구가 10) 성태종 이연정 외 7인 지음, 음식문화 비교론, 대왕사, 2006, 118쪽. 11) 구난숙 외 3인 공저, 세계 속의 음식문화, 교문사, 2001, 17쪽.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43

되었다. 15-6세기에 프랑스에서 스푼은 수프를 먹는 도구로 많이 사용 되었는데 당시 수프는 전쟁 중에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빈자들의 수 프 12) 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오늘날까지 프랑스인들은 국물로 조리 된 음식을 가장 질 낮은 음식으로 생각을 하고 스푼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북유럽에서는 17세기 이후에야 도구의 사용이 대중화되었고, 19세기 말까지도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습관 이 남아 있었다. 유럽에서 비롯된 나이프, 포크, 스푼을 사용하는 식생 활 형태는 북 중 남아메리카, 호주 등으로 이민 온 백인들을 통해 급 속히 확산되었다. 식사 도구에 따른 식문화 유형은 수식 문화권(세계 인구의 40%), 저식 문화권(세계 인구의 30%), 포크, 스푼, 나이프 문화 권(세계 인구의 30%)으로 되어 있다. 동양의 식사도구는 숟가락과 젓 가락이다. 이것은 쌀을 주식으로 하고 나물과 채소가 주 메뉴로 놓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의 중국을 기점으로 한국, 일본, 베트남 등의 유교 문화권의 수저를 사용하는 수저식 문화권 13) 에 속한다. 한국은 수저를 동시에 상에 놓고 국물이 있는 음식과 밥은 숟가락을 써서 먹는다. 5. 사회 활동 속에서 식사 : 소유물의 분배 프랑스와 한국 모두 사회 활동 속에서 행해지는 식사에 대한 생각은 비슷하다. 식사는 사냥감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즉 노동으로 획득한 소유물을 나누는 것이다. 소유와 분배의 문제를 어떤 단위, 어떤 계기 12) 김복래 지음, 프랑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대한교과서, 1998, 44쪽. 13) 장미라, 식생활과 문화, 신광출판사, 2006, 33-34쪽 344 영상 문화 19집

로 하는가를 <가족 식사> <축제 식사> <사교 식사>의 식사 유형 속 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가족 식사>는 함께 생활하는 생활 공동체인 가족이 모여 식사 를 하는 것으로, 가족이라는 개념과 그 유산, 그리고 신뢰로 맺어진 공 동체를 인식하게 만들고, 이를 더욱 공고히 연결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가족의 사랑과 공감, 따뜻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식사이다. 14) 가족식 사는 획득한 소유물을 공동물로 간주하여 함께 분배하는 형태이다. 이 것은 가족 간의 혈통보존과 생존을 위해 공동 소유물을 분배하는 형식 이 된다. 개체 단위로 먹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동물과는 달리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 음식을 나눠 먹음으로써 먹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과 가족 구성원의 생일은 물론 가족식사를 하게 되고, 더 나가 프랑스에서 가족식사를 하는 대표 적인 명절은 성탄절이 있으며, 한국에는 구정과 추석이 있다. <축제 식사>는 소유물을 분배하고, 넘치는 것을 타인과 함께 즐기는 형태이다. 가족의 범위를 넘어서는 식사인 것이다. 사냥하고 <가족식 사>를 통해 남은 소유물을 더 넓은 공동체 속에서 함께 나누는 분배의 차원인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마을의 안녕과 질서를 기원하는 제사인 성황당 제사, 어촌에서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인 풍어제, 사찰에서 지내는 제사인 제향과 같은 공동체 의식은 음식문화의 발달 및 사회적인 동질감 조성에 좋은 역할을 하였다. 15) <사교 식사(초대 식사)>는 더 큰 소유를 위하여 서로 공유 혹은 협조 14) Weinstein M, 부부와 자녀의 미래를 바꾸는 가족식사의 힘, 김승환 역, 한스미디어, 서울, 2006. chater 3-6. 15) 성태종 이연정 외 7인 지음, 음식문화 비교론, 대왕사, 2006, 32쪽.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45

의 기능을 넓히려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것은 각자의 목적에 따라 서로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음으로써 더 큰 소유를 위해 행해지는 사교의 장소 또는 로비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소유를 위한 여 러 형태의 식사들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6. 결론 지금까지 프랑스와 한국의 음식문화를 통해 소유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고찰해 보았다. 연구를 하면서 제한적이지만 서구를 대표하 는 프랑스와 동양문화의 중심인 한국의 음식문화를 통해 소유의 문제 를 파악하려고 했다. 사람들의 식생활은 자신이 살고 있는 자연 속에서 얻은 음식물, 요리 방법, 식사방식과 다양한 식사형태, 그리고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각 문화나 국가마다 음식문화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 속에서 우리가 평범 하게 여길 수 있는 식사까지도 소유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동서양의 식생활의 범주가 광 범위함으로, 한국과 프랑스의 식생활의 일반적인 면을 분석의 대상으 로 한정하였다. 식생활에 대한 분석은 음식물, 즉 음식재료와 요리방 식, 식사방식, 식사와 사회생활로 나누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프랑스 와 한국의 음식문화를 통해 소유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면서 소유의 의 미 속에 프랑스는 기독교 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성서에서 출발한 소 유의 의미가 투쟁을 통한 소유물의 획득을 의미하게 된다. 기독교문화 346 영상 문화 19집

가 근간을 이루는 프랑스의 음식문화에서 육식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 원인을 성경의 창세기편에서 볼 수 있었다. 이와는 달리 한국은 단군신 화에도 볼 수 있듯이 채식위주의 식문화가 대두됨을 알 수 있었다. 한 국 음식은 모든 상대적 개념이 경계 혹은 구분이 없는 완전한 균형 조 화의 추구이다. 상대 혹은 대립이 없는 환원을 통한 소유의 개념이 아 닌 <있음(être, 존재)> 자체, 즉 무소유로 이루어진다. 프랑스가 음식문 화 속에서 소유를 위해 투쟁하며 능동적으로 획득하려는 것을 진정한 소유의 의미로 부여하고 있다면 한국은 프랑스식의 소유의 의미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한국식 무소유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47

참고 문헌 강다원, 음식문화와 유럽음식문화의 비교에 따른 한식의 유럽 진출 방안, 한국조리학회지 9(3), 2003. 구난숙 외 3인 공저, 세계 속의 음식문화, 교문사, 2001. 김남연, 유럽 음식문화의 종주국, 프랑스학연구 42집 (2007.11.15.) 김복래, 프랑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대한교과서, 1998., 프랑스인의 식습관과 문화에 대한 역사적 기행, 음식으로 본 서양문화, 대한교과서, 1997, 김상태, 숨결의 언어, <서양과 동양>, 안암문화사, 1989. 김재수, 한국음식의 국제화방안, Korean Food culture 20(5), 2005. 성태종 이연정 외 7인 지음, 음식문화 비교론, 대왕사, 2006. 장미라, 식생활과 문화, 신광출판사, 2006. 정영우, 한국음식의다문화조리(Multicultural Cuisine) 접목방안에 관한 연구, 경희대학원, 2008.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신현승 옮김, 시공사, 1993. 조창숙, 장정옥, 홍성야, 한국조리대관, 2권, 구이, 서울 : 한림출판사. 2002. 한국서양문화연구회 편, 동과 서 마주보다, 성균관대 출판부, 2011. E.프롬, 소유나 삶이냐, 정성환 옮김, 신문화사, 1998. Weinstein M, 부부와 자녀의 미래를 바꾸는 가족식사의 힘, 김승환 역, 한스미디어, 서울, 2006. Anne-Lucie Raoult-Wack, Dis-moi ce que tu manges..., Gallimard, 2001, p.11 348 영상 문화 19집

Bourbon-Palme de Tristan et Tourret Natalie, La Corée dévoilée, L'Harmattan, 2004. Dominique Auzias, Corée, petit futé Corée, 3ème éd, 2005/2006. Maurice Lelong O. R, La Corée intime, La Table ronde, 1978.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49

국문요약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김기일 / 성균관대학교 본 논문에서는 프랑스와 한국에 있어서 <소유>의 의미가 어떻게 다른가 를 구체적인 식생활을 중심으로 분석 종합하였다. 먼저 동서양의 식생활 에 관한 범주가 광범위함으로, 프랑스와 한국의 식생활의 일반적인 면을 분 석의 대상으로 한정하였다. 식생활에 대한 분석은 음식물, 즉 식재료와 요 리방식, 식사방식, 식사와 사회생활로 나누어서 이루어진다. 프랑스는 기독교 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성서에서 출발한 소유의 의미 가 투쟁을 통한 소유물의 획득을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는 소유를 위해 더 욱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방식을 통한 소유를 추구함을 알게 되었다. 이와는 달리 한국은 단군신화에도 볼 수 있듯이 채식위주의 식문화가 대두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구이방식을 통해서도 프랑스와 한국의 방식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프랑스는 식탁에서도 피를 볼 수 있고 식사를 하는 순간까지 도 음식문화의 진행을 보여주기 위한 절반구이를 주로 활용하고 한국은 있 는 그대로의 완성된 한상차림을 위한 완전구이를 조리법으로 사용한다. 식 사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프랑스는 선후 절차에 따른 식사이고, 한국은 선후 구분이 없는 동시 식사를 택하고 있다. 이렇듯 프랑스의 음식문화는 투쟁적이고 식탁에서의 진행적인 문화라면 한국의 음식문화는 모든 상대적 개념이 경계 혹은 구분이 없는 완전한 균형 조화의 추구이다. 상대 혹은 대립이 없는 환원을 통한 소유의 개념이 아닌 <있음(être, 존재) 자체, 즉 무소유로 이루어진다. 프랑스가 소유를 위해 투쟁하며 능동적으로 획득하 려는 것을 진정한 소유의 의미로 부여하고 있다면 한국은 프랑스식의 소유 의 의미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한국식 무소유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Keywords : 소유, 무소유, 음식, 육식, 채식, 음식문화. 350 영상 문화 19집

Abstract Le Sens de la Propriété en France et Corée du Sud - Centré sur la culture alimentaire - KIM Ki-il / Université de Sung Kyun Kwan. Dans cet article, nous étudions la différence entre la propriété en France et en Corée à travers leur culture alimentaire spécifique. Puisque le champs de la culture alimentaire en Orient et en Occident est très vaste, nous avons limité l'analyse à des aspects communs liés aux habitudes alimentaires en France et Corée. L'analyse des habitudes alimentaires est divisée entre les ingrédients alimentaires et les méthodes de cuisson, le type de repas, les repas et la vie sociale. Parce que la France appartient à la tradition de culture chrétienne, nous avons cherché le sens de la propriété dans la Bible. Nous avons conclu que la France est plus active dans la lutte pour la propriété. En revanche, nous avons remarqué que la Corée du Sud possède une culture végétarienne faisant écho à la mythologie de Tangun. L'aliment en Corée du Sud et tous les concepts relatifs à l'aliment ont pour finalité l'harmonie complète et sans frontière ou distinction. Il est constitué en non-propriété (en coréen : Musoyu) : (être, présent) lui-même hors du concept de propriété et sans confrontation. Si la France lutte pour la propriété et donne au sens de la propriété celui de l'acquisition active, la Corée du Sud choisit la non-propriété(en coréen : Musoyu) loin de la conception française. Keywords : propriété, non-propriété, aliment, viande, végétarien, culture alimentaire 프랑스와 한국의 소유( 所 有 ) 의미 -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 351

논문투고일 : 2012. 05. 10. 논문심사일 : 2012. 06. 11. 논문게재 확정일 : 2012. 06. 12. 352 영상 문화 19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