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암 정복의 현주소 김창민 국립암센터 To whom correspondence should be addressed. E-mail cmkim53@ncc.re.kr 목 차 1. 암의 기원과 특성 1-1. 암의 기원 1-2. 암세포의 생물학적 특성 1-3. 다단계발암론 2. 암 발생의 원인과 현황 2-1. 암 발생 원인 2-2. 암 발생 현황 3. 암 진단과 치료 3-1. 암의 진단 3-2. 암의 치료 4. 암 정복을 위한 대책과 전망 4-1. 암 예방 4-2. 검진 4-3. 효율적 치료 4-4. 포스트게놈시대의 암연구 5. 결론 6. 참고문헌
2 1. 암의 기원과 특성 1-1. 암의 기원 암의 기원은 1억 5천만 년 전, 지구를 지배했던 육식공룡인 아로사우루스의 뼈에 생긴 암으로 거슬러 올라간다[1]. 가까이는 이집트의 미이라에서도 암이 발견되고 있어 암이 근대에 새롭게 생긴 질병이 아니며 인류의 탄생 훨씬 이전부터 이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에서도 발견되는 원초적인 질병임을 알 수 있다. 암의 종류는 100여 가지로 분류되고 있지만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세분하면 3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암은 정상적인 세포 성장, 증식, 사멸을 조절하는 신체 기전의 실패에서 초래된다는 점과 암세포가 가지는 형태학적 유사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살아가는 도중에 부단히 일어나는 세포 성장과 증식 과정에 중대한 혼란이 생겨 무한대의 증식상태가 초래되거나 정상적인 세포사멸을 회피하게 되는 결과가 축적됨으로써 암은 발생한다. 이러한 세포의 변화는 발암물질이 정상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킴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때로는 선천적 유전자의 결함이 암 발생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도 한다. 20세기 이전에는 페스트 등 급성 감염질환의 유행에 의한 대량 인명피해가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항생제의 등장으로 감염질환의 치유율이 높아지면서 인간 수명이 연장되고 현대문명의 발전은 역설적으로 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환경을 초래하였다. 암은 이제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가장 중대한 건강상의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 1-2. 암세포의 생물학적 특성 사람의 몸은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며 여기에 포함된 유전자는 DNA의 길이로 펼쳐볼 때 720억 km로서 지구와 달 사이를 10만 번 왕복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도중 여러 가지의 발암원에 노출되면 암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이들이 축적되어 암세포가 생긴다.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구별되는 가장 기본적인 특징은 과잉 증식이다. 정상세포의 성장은 필요에 의해 시작되고 필요성이 소멸되면 성장을 중단하는 신체의 조절 기능의 통제 범위내에 있다. 그러나 암세포에서는 이러한 통제 기능이 작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무한대의 세포 증식상태가 초래된다. 여기에는 외부로부터의 성장인자부터 세포막의 수용체, 세포내의 신호전달체계, 핵내 세포주기 조절 유전자 등 다양한 종류의 유전자 변화가 관여하게 된다[2]. 암세포의 과잉 증식을 초래하는 또 다른 기전은 아포토시스 기능의 장애다. 신체의 필요성에 부응하여 불필요한 세포의 제거작업을 담당하는 아포토시스 기능은 정상적이던 세포가 무한 증식의 상태로 전환되면 이를 제어코자 한다. 그러나 암세포로의 전환 과정에서 아포토시스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변이는 이러한 아포토시스 조절기능도 무력화시킨다. 잘 조정되는 증식과 아포토시스라는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전이 무너짐으로써 암세포는 무한대의 증식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구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전이다. 전이는 암세포가 발생한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다른 장기에서 증식하는 현상이다. 암의 진행과정중 최종적인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암이 1 cm3 정도의 크기만 되면 상당한 수의 암세포가 혈액으로 유리되지만 대부분의 암세포는 전이에 성공하지 못하고 소멸된다. 이러한 전이의
3 비효율성의 원인은 전이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단계를 극복해야하기 때문이다. 우선 원발 부위에 있는 세포끼리의 접착능이 떨어져 분리되는 것이 제1단계다. 분리된 암세포는 전이가 생기는 부위의 기저막 세포외기질에 부착하여 세포외기질을 분해하여 이동을 용이하게 한다. 기저막, 혈관을 쉽게 드나들기 위해서는 암세포의 이동성이 증가되어야 하며 전이 장소에 이르면 신생혈관을 형성하여 전이병소를 키우게 된다. 이러한 각 단계마다 이를 관장하는 유전자들이 알려져 있는데 E-cadherin, b-catenin, integrin, 교원섬유분해효소, 이동촉진인자 등이 이에 속한다[3]. 1-3. 다단계발암론 위에서 설명한 암 발생과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대개 20년 이상의 오랜 기간에 걸쳐 최소한 4-6개의 유전자들의 돌연변이가 축적된 결과로서 암이 발생한다는 다단계발암론이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4]. 암유전자(oncogene), 암억제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 DNA 수복관련 유전자 등이 중요한 발암관련 유전자들이다. 대부분의 암 발생과 관련되는 유전적 변화는 유전자의 구조적 변화에 의한 것이지만 예외적으로 비구조적인 변화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중요 유전자의 프로모터 지역의 메틸화로 인한 기능 상실이 대표적인 경우다[5]. 암유전자는 암에서 기능이 활성화되는 유전자다. 점 돌연변이, 탈락, 증폭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암유전자는 활성화되며 기능면에서 우성적 특성을 갖는다. ras 유전자가 가장 대표적인 암유전자인데 H-ras, K-ras, N-ras 등 세 종류의 ras 유전자가 코돈 12, 13, 61 등의 위치에서 점 돌연변이를 일으켜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형질 전환시킨다. ras 유전자는 유전자 증폭에 의한 정량적 변화로서도 형질전환에 기여한다. 암억제유전자는 정상적인 세포 증식과정에서의 역할이 비활성화되어 암 발생에 기여하는 유전자다. 주로 유전자 소실에 의한 기능 상실이 주된 기전이며 때로는 점 돌연변이가 비활성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p53은 가장 대표적인 암억제유전자다. 처음에는 암유전자로 알려졌었으나 p53이 발현되면 암세포 성장이 억제되는 것이 발견되어 암억제유전자로 밝혀졌다. 현재 간암, 폐암, 대장암 등 가장 넓은 범위의 인체 암에서 변이가 발견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암억제유전자다. 암이 발생하기 위한 대부분의 유전적 변화는 출생 후 발암원에 노출되면서 시작되지만 드물게는 선천적인 유전자 결함이 관여하기도 한다. 어떤 가족에서 암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암증후군이 이러한 경우다. Li-Fraumeni 증후군은 p53 암억제유전자의 변이를 선천적으로 물려받아 유방암 등의 발생이 증가하는 경우이며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은 APC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 대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다. 각종 암의 원인이 다르듯이 특정한 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암유전자 및 암억제유전자의 변이 양상도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정상세포에서 전암병변(preneoplastic lesion) 단계를 거쳐 암이 발생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역할이 가장 잘 밝혀진 것이 대장암이다[6]. 정상적인 대장 점막세포가 과증식, 초기 단계의 선종, 진행된 선종, 암종 등의 단계적 악성 전환을 하며 각각의 단계에서 주로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대장암의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는 암유전자, 암억제유전자, 전이 관련 유전자 등이 망라되어 있다. 이러한 유전적 변화는 모든 암에 공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암종에 따라 독특한 원인과 유전자적 특성을 지닌다. 또한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같은 종류의 암이라 할지라도
4 유전자적 변화는 동일하지 않으며 같은 암이라 하더라도 암의 진행과정에서 다른 경과를 보이는 원인이 된다. 2. 암 발생 2-1. 암 발생 통계 세계적으로 매년 1,010만 명의 새로운 암환자가 발생하고, 60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하여 전체 사망의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7].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20년 경에는 매년 1,570만 명의 암환자가 발생하고 1,00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1983년에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암이 첫 번째가 된 이후 암 사망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2년에는 전체 사망원인의 약 25.6%인 6만3천여 명이 암으로 사망하였으며 이 숫자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의 6배를 넘는다[8].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의 암등록자료에 의하면 전체 암중 위암의 상대적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발생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폐암, 대장암, 유방암은 증가하고 자궁경부암, 간암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암 발생과 사망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되리라 전망된다[9]. 노령인구의 비율이 이미 고령화사회의 기준점인 7%를 상회하여 계속 증가하고 있고 흡연, 잘못된 음식 등 암 발생의 위험요인들이 지난 20여 년간 이미 증가해 온 것으로 미루어 보아 지금 당장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암으로 인한 부담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2-2. 암 발생 원인 통상 암의 원인을 유전적 형질, 면역기능 등의 내적 요인과 발암화학물질 등의 외적 요인으로 나누는데 이중 선천적인 내적 요인은 회피 수단이 없지만 외적 요인은 개인이나 사회적 개입으로 조절 가능하다는 점에서 암 예방대책의 수립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흡연, 발암성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잘못된 음식, 직업적인 발암물질에의 노출 등이 외부적 요인으로 중요하다[10]. 흡연은 암 발생의 20%, 암 사망의 30%의 원인이 되는 정신적 및 행동적 의존성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지속적인 흡연은 폐암을 비롯하여 구강암, 인후두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등의 각종 암과 만성 폐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초래한다. 담배에 포함된 4,000여 종의 화학물질 중에는 벤조피렌, 디메칠니트로사민 등 69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흡연은 흡연자 뿐 만 아니라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도 증가시키는데 흡연을 하는 배우자를 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0-30%의 폐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흡연은 암 발생의 20%, 암 사망의 30%의 원인이 되는 정신적 및 행동적 의존성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지속적인 흡연은 폐암을 비롯하여 구강암, 인후두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등의 각종 암과 만성 폐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초래한다. 담배에 포함된 4,000여 종의 화학물질 중에는 벤조피렌, 디메칠니트로사민 등 69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흡연은 흡연자 뿐 만 아니라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도 증가시키는데 흡연을 하는 배우자를 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0-30%의 폐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최근 비만과 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이 알려지고 있다. 비만은 종래에 알려진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유방암,
5 자궁체부암, 대장암, 신장암, 식도암, 간암 등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활발한 신체활동보다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고칼로리의 식사를 하는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비만은 늘어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유방암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어 옳은 식습관을 가지고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암 예방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임이 강조되고 있다.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감염으로 위암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간암과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 자궁암과 인유두종바이러스 등이 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최근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에 의해 1급의 발암물질로 인정되었으나 그 상대적 위험도는 2배 정도로 간염바이러스의 100배에 비해 약하다. 아직 위암의 다른 중요한 인자인 식이와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의한 발암성은 인정되고 있다. 위궤양을 동반하지 않는 감염시의 항생제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으나 위암의 빈발국에서는 그 필요성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3. 암 진단과 치료 현황 3-1. 암의 진단 질병의 진단과정은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 혈청학적 및 영상학적 검사, 내시경검사, 조직검사 등으로 이루어진다. 병력 청취에서 환자의 증상의 시작과 진행 과정, 과거 병력, 가족력 등을 들어 가능한 질병의 범위를 고려한다. 환자의 증상을 고려하여 의사는 환자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체를 진찰하게 되는데 시진(inspection), 촉진(palpation), 타진(percussion), 청진(auscultation)의 방법을 이용한다. 환자의 증상과 진찰을 통해 의사는 의심해야 하는 질병의 내용과 범위를 짐작하게 되는데 수 개월간 속이 쓰렸다는 증상과 명치 부위의 종괴를 만지게 되면 진행성 위암을 의심하고, B형 간염을 앓고 있던 환자가 이유없이 체중이 줄고 오른 쪽 갈비뼈 밑에 딱딱한 종괴가 만져진다면 간암을 의심하게 된다. 암의 진단에 있어 혈청학적 검사로서 중요한 것은 종양표지자(tumor marker) 검사다. 종양표지자는 종양태아항원(예: 알파태아단백(AFP), 암배아성 항원(CEA)), 종양관련 항원(예: 당단백질(CA-125), 탄수화물결정인자(CA 19-9), 전립선특이항원(PSA)) 등이 있다. 종양표지자는 선별검사, 진단, 예후 판정, 치료후의 추적, 재발 판정 등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완벽한 특이성을 보이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양성 질환에서의 상승 가능성을 항상 감안하여야 한다. 영상학적 검사는 암 발생으로 생긴 형태학적 이상을 X선기법(단순 방사선 영상, CT), 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MRI), 핵의학영상법 등을 이용하여 암의 영상으로 진단한다. 영상학적 검사는 암의 진단 자체의 의미와 아울러 병기 결정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치료후의 추적검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11]. 내시경검사는 특히 소화기계 암의 진단에 중요하다.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 장관계의 암 진단을 위해서는 병변의 정확한 관찰과 암조직의 채취를 위해서 내시경검사를 하게 된다. 요즈음은 내시경적 치료술이 발전하여 전암병변이나 초기의 암을 내시경적으로 절제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암의 확진은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암세포의 형태학적 특성을 확인하고 암이라는 진단을 확진하는 것이 대부분의 임상에서의 정도다. 조직검사의 위험에 대한 지나친 우려 때문에 환자가 검사를 꺼려하는 경우가
6 흔하며 또한 의사의 입장에서도 충분치 않는 검사만으로 암으로 최종 진단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요즈음 조직검사 기술의 발달로 매우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조직검사가 가능해졌으므로 필요한 경우의 조직검사를 회피할 이유가 없다. 3-2. 암의 치료 암의 치료는 수술, 방사선치료, 화학요법, 생물학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수술 및 방사선 치료는 국소적 치료이며 화학요법과 생물학적 치료는 전신적 치료다[12]. 가. 수술 암 치료에 있어 수술은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으며 근래까지도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1800년대 초 암치료술로써 수술이 시작되었으며 그동안 수술기법의 개발, 전신마취법과 멸균소독술의 발전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수술을 하는 환자의 70% 정도는 이미 미세전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암조직과 더불어 충분한 주변 정상 조직을 절제하는 것이 기본이며 인정된 보조 치료법이 있는 경우 같이 치료하게 된다. 나. 방사선치료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세포의 DNA 손상 유발효과를 통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생물학적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방사선치료시에는 주변의 정상조직 일부에도 방사선이 조사되므로 정상조직이 손상받을 수 있어 방사선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 화학요법 화학요법은 화학물질로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치료법이다. 항암제는 주로 DNA에 작용하여 DNA의 복제, 전사, 번역과정을 차단하거나 대사경로에 개입하여 세포 독성을 나타낸다. 항암제에 의하여 나타나는 독성은 상당부분 정상세포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독성이 불가피하다. 또한 항암제가 일단 효과를 나타내다가도 일정 기간의 사용후에는 효과가 상실되는 내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내성이 생기지 않는 항암제의 개발이 절실하다. 4. 암 정복을 위한 대책과 전망 암은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큰 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른 질환에 비해 고가의 진단 및 치료비용으로 인해 직접비용의 크기가 크다. 건강보험 통계자료만으로 계산한 직접의료비 부담이 2002년의 경우 1조 1,309억 원으로 총 진료비의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암 발생 후 사회? 경제적 활동의 중단과 산업경쟁력의 약화, 재활 및 말기환자의 간병에 소요되는 간접비용은 직접비용의 2-3배로 추정된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국가 경영의 측면에서 볼 때도 암은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연령의 국민에 대해 가장 중대한 건강상의 위협이 되고 있다. 암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측면이외에도 이러한 사회? 경제적 부담의 지속적 증가는 국가가 이러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7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암의 1/3은 예방이 가능하며, 1/3은 조기진단에 의해 완치가 가능하고 나머지 1/3은 완화의료에 의한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정리하고 있다[13]. 금연, 간염백신 접종 등으로 폐암 및 간암은 예방할 수 있고, 초기 단계에서의 진단을 통해 완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완치의 기회를 놓친 경우에도 완화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예방 혹은 완치시킬 수 없는 1/3에 대한 완화의료는 현실적 방안일 수는 있어도 궁극적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암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연구자의 몫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러한 암정복 노력은 국가가 적극 개입하여 국가암정복프로그램의 운용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4-1. 암예방 가. 금연 흡연은 암 발생의 20%, 암 사망의 30%의 원인이 되는 정신적 및 행동적 의존성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지속적인 흡연은 폐암을 비롯하여 구강암, 인후두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등의 각종 암과 만성 폐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초래한다. 담배에 포함된 4,000여 종의 화학물질 중에는 벤조피렌, 디메칠니트로사민 등 69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흡연은 흡연자 뿐 만 아니라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도 증가시키는데 흡연을 하는 배우자를 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0-30%의 폐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의 85%가 흡연으로 인한 것이므로 사회적 금연을 성공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암 예방대책이다. 당연하고 효과적일 수 있는 금연이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의 중독성과 담배회사의 집요한 방해공작 등에 기인한다. 강력한 금연정책에 의해 선진국에서의 판매가 여의치 않게 된 다국적 담배회사들은 판매 경로를 개발도상국, 후진국으로 돌리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기위해 1998년 유엔은 세계보건기구, 세계식량기구, 세계은행 등의 국제기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금연운동을 시작하였고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 담배규제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Framework Convention for Tobacco Control) 이다. 우리나라의 흡연 인구는 계속 늘어나 2001년 15세 이상 남자의 흡연율이 57.3%로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금연운동은 힘들게 진행되어 왔고 최근 폐암의 급격한 증가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연운동도 2001년부터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되었는데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범위 확대, 담배값 인상, 방송 드라마에서의 흡연 장면 추방, 언론사들의 흡연 사진 추방 결의, 대대적인 금연 홍보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성인 흡연율은 현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나 아직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사회적으로 확실한 금연 분위기가 자리잡을 때까지는 보다 강력한 금연 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금연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홍보, 교육만으로는 어려우며 앞으로 담배값의 인상, 흡연에 대한 법적 규제의 강화, 언론방송매체의 적극적인 협조, 금연치료의 접근성 개선 등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흡연자들에 대한 건강증진 대책 마련, 잎담배 경작농가에 대한 보호정책을 아울러 강구하면서 2015년까지는 담배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꾸준하고 강력한 금연운동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8 나. 식이조절을 통한 암 예방 잘못된 식생활은 그 연관성의 정도가 흡연이나 화학적 발암물질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암발생과 분명히 연관되어 있다. 식이인자가 암 발생의 30%까지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암 사망 원인으로서의 비중은 5%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식이의 경우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식이조절을 통한 암 예방 노력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방의 섭취가 많을수록 유방암, 전립선암, 자궁체부암, 난소암, 대장암의 위험이 증가하고 육류 특히 빨간색 육류의 섭취가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과거 위암은 모든 나라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었으나 냉장고 사용과 함께 염장(? 醬 )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위암의 발생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염장은 위에서 발암물질인 나이트로사민의 형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특히 소금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금 섭취량을 크게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과도한 음주는 구강암, 인후두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영향은 주류에 포함된 알코올 성분에 기인한다. 특히 담배를 피면서 같이 술을 마시는 경우 암발생의 위험은 훨씬 더 높아진다. 위의 발암 위험률이 높은 식품들에 비해 하루 최소 400그램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 식도암, 위암, 대장암의 발생 억제 효과가 있다. 과거 폐암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던 카로티노이드는 오히려 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결론이 나 더 이상 권장되지 않고 있다. 최근 비만과 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이 알려지고 있다. 비만은 종래에 알려진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유방암, 자궁체부암, 대장암, 신장암, 식도암, 간암 등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활발한 신체활동보다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고칼로리의 식사를 하는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비만은 늘어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유방암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어 옳은 식습관을 가지고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암 예방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임이 강조되고 있다. 다. 발암성 세균 및 바이러스의 감염 차단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감염으로 위암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간암과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 자궁암과 인유두종바이러스 등이 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최근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에 의해 1급의 발암물질로 인정되었으나 그 상대적 위험도는 2배 정도로 간염바이러스의 100배에 비해 약하다. 아직 위암의 다른 중요한 인자인 식이와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의한 발암성은 인정되고 있다. 위궤양을 동반하지 않는 감염시의 항생제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으나 위암의 빈발국에서는 그 필요성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은 1980년대 초반에 개발된 백신의 보급에 따라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향후 이에 따른 간암 발생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B형 간염백신에 의해 소아 간암발생이 뚜렷이 줄어들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율이 과거의 10%대에서 5%정도로 떨어지고 있으므로 향후 간암 발생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간암 사망률이 세계 상위권 수준이며 간암 발생의 감소라는 명백한 백신 접종효과가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백신 접종, 특히 어머니로부터 영유아에게 전염되는 수직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 필요할
9 것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생은 자국경부세포진검사(Pap smear)에 의한 효과적인 검진의 영향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금 임상시험 중인 예방 및 치료 백신이 실용화되면 간암에 이어 두 번째의 효과적 암백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실용화될 때까지는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의 자제 등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4-2. 조기 진단 대부분의 암은 조기에 진단됨으로써 완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암과의 전쟁 에서 단기적으로 전과를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기 진단이다. 조기 진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암의 증세와 검진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효율적인 국가암검진사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국가차원에서의 검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전제조건이 있다. 1) 검진대상이 되는 암종이 그 나라에서 빈발하는 중요한 암이어야 하며 2) 암의 자연사가 잘 알려져 검진에 의해 조기 진단되는 시기가 있어야 하며 3) 기술적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한 검진방법이 있어야하며 4) 진단되었을 때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은 각 국가마다 빈발하는 암의 종류가 다르고 검진에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의 정도가 다르므로 국가별로 적합한 검진프로그램을 확립해야 한다[14]. 우리나라의 암조기검진사업은 1996년 암정복10개년계획에서 처음 제안된 후 의료급여대상자를 대상으로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검진부터 시작하여 2002년부터는 건강보험 가입비 부담정도가 하위 20%에 속하는 범위까지 확대하였다. 2003년부터는 간암을 추가하여 대상도 건강보험 하위 30%까지 확대하였고 2004년부터는 대장암을 추가하여 5대암에 대한 검진체계를 모두 갖추게 되었다. 이 사업을 위해 국립암센터와 관련 전문학회가 중심이 되어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국가암검진사업지원평가단을 국립암센터에 설치하여 사업을 기획하고 개선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의 암 검진과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가장 검진율이 높은 자궁경부암의 경우에서도 미국이 79% 수준임에 비해 우리는 42% 정도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검진의 필요성을 주지시키는 일이 가장 시급하며 아울러 효율적 검진체제의 구축과 현행 사업의 엄격한 평가를 통해 문제점들을 계속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4-3. 암 치료자원의 효율적 운용 국립암센터의 연구에 의하면 1995년에 우리나라에서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41.4%였으며 현 시점에서는 50% 정도로 향상되었을 것으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이 결과를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일본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에 비해서는 20% 정도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와 미국의 생존율의 차이는 암 치료 수준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 근거는 한국에 흔한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오히려 한국이 미국보다 앞서는 것과 미국에는 5년 생존율이 높은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 등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아 전체 생존율이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암 치료 분야도 당연히 국가 암정복프로그램에 포함되어야 하며 완치, 의미있는 삶의 연장이 목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마다 가지고
10 있는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투입하기 위한 합리적 정책결정이 중요할 것이다. 완화의료만이 고려되어야 할 환자들이 많은 병원을 다니면서 검사를 반복하고 때로는 의미없는 치료를 하는 것은 국가자원의 낭비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 의료제도가 가지는 한계점으로 인해 암치료 분야의 상대적 만족도는 떨어진다고 본다. 정부는 암과의 전쟁 수준으로 국가암관리사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의향을 천명하고 있으므로 향후 암치료 분야에 대한 효율적 자원 투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4. 포스트 게놈시대의 암연구 많은 미래학자들은 삶의 질적 가치를 추구하게 되는 21세기는 생명과학이 이끌어가는 한 세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인간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일차적으로 완성, 발표됨으로써 유전체와 단백체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생명과학의 전형이 대두되었다[15]. 각국의 정부, 민간연구소, 제약회사 등은 이러한 전환의 시점에서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여 생명과학시대의 열매 를 먼저 따내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생명공학기술은 그 파급 효과가 가장 큰 암연구에서 꽃피게 될 것이다. 현재 50%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암 완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암 연구가 그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기대되는 연구 내용으로는 암에 대한 분자유전정보 확보, 종양표지자 개발, DNA 칩을 이용한 암 진단기술, 생체 분자영상기술, 신속대량분석법을 이용한 새로운 지능형 분자 항암제 개발, 암의 진행과 치료에 대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 유전자치료술 등의 분야가 될 것으로 본다. 가. 발암물질의 규명과 암 예방 암세포에서 찾아낸 특징적 유전자 변이가 발암물질과 직접 관련되는 경우 유전자 변이는 발암물질을 찾아 제거하는데 좋은 길잡이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아프리카 등지의 곰팡이에서 생산되는 아플라톡신(aflatoxin)B1이 종양억제유전자인 p53의 코돈 249번 유전자의 특징적 변이를 일으켜 간암을 유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암조직에서 코돈 249번의 변이가 발견되면 원인이 아플라톡신B1임을 추정하고 역학적 연구 등을 통해 암 예방 전략의 수립에 이용할 수 있다. 나. 분자적 진단과 치료효과 예측 암 진단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검사를 통해 얻어진 환자의 조직을 병리학적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때로는 암인지의 여부나 암세포의 정확한 기원을 알기 어려운 경우도 생기는데 이 때 암 관련 유전자의 변이 유무를 검색함으로서 진단을 확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현미경적 소견에 의해 구분되던 암 분류법이 분자적 분류라는 새로운 영역이 추가되기 시작하였고 앞으로 이러한 분류가 각종 암의 진단 및 치료에 널리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16]. 면역세포의 일종인 림프구에 발생한 B세포 림프종의 경우, DNA 칩을 이용하여 암조직에서 나타나는 여러 유전자의 발현상태를 검사하여 특정한 유전자 발현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그렇치 않은 경우보다 완치율이 높음을 알아냈다.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는 암세포가 나타내는 악성 형질과 직접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유전자의 변이가 임상적 예후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유전자를 찾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 다. 암에 대한 감수성 검사 당장은 건강하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가족을 암으로 잃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심각한 공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암이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알 수 있는 검사가 있다면 미리 대책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선천적으로 유전자의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유전자 이상은 없다하더라도 향후 암 발생의 위험이 높은 감수성을 예상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지고 있다. 암 발생 위험이 큰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태어나는 유전성 암의 경우는 원인 유전자의 검색을 통해 암 발생 가능성의 예측이나 유전상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검사가 남용되면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1) 가족 중에 아주 어린 나이에 암이 발생한 경우가 있거나 가족 내에 암 환자의 수가 많은 경우 2) 검사의 결과를 적절히 판독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진 경우 3) 검사의 결과가 환자나 가족의 의학적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에만 암에 대한 감수성 유전자 검색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사람의 몸에는 30억 개의 염기쌍이 있는데 약 1,000 내지 2,000개의 염기당 1개꼴로 개인에 따른 염기의 차이가 나타난다. 이를 단일염기 다양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이라 하며 질병에 대한 감수성의 개인적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17]. 같은 발암원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암 발생 여부에 있어 개인적 차이가 있으며 암에 걸린 환자 중에서도 항암제에 대한 치료효과면에서 개인적 차이가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는 열쇠가 SNP에 담겨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SNP 검사를 통해 암 발생이나 치료 경과를 예측, 조절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위암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형질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지면 식이성 발암원들을 피하도록 보다 조심하고 철저한 위내시경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라.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 암의 분자적 특성들이 밝혀지면서 이들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18,19]. 기존의 항암제들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증식이 빠른 정상 골수세포, 장세포 등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항암제를 계속 투여하면 약제 내성이 생겨 효과가 지속되지 못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암세포 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분자적 표적(molecular target)을 겨냥하는 항암제들은 암세포에 보다 선택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일부 신개념 항암제의 경우 약제 내성이 생기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다. 대표적인 신개념 항암제로서 글리벡, 항암 항체 및 백신, 유전자치료제 등을 들 수 있다. 혈액암의 일종인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특징적 유전자 변화에 의해 생긴 bcr-abl 융합단백질은 타이로신 키나제의 기능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키는데 글리벡은 이 효소의 기능을 차단하여 항암효과를 나타내도록 합성된 약이다. 또한, 유전자 재조합 기법으로 만든 항암 항체는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암 관련 생체 분자에 결합함으로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비호지킨씨병의 rituximab, 유방암의 trastuzumab 등이 이러한 개념에 의해 탄생한 항체형 항암제들이다. 유전자치료는 질병의 근원이 유전자적인 이상에 있는 경우 이를 교정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 방법이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유전자 즉 DNA를 하나의 약물(gene as a drug)로서 사용하는 개념이다. 현재 임상연구중인 유전자치료의
12 70%가 암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항암면역력을 키워주는 유전자, 암세포만 자살시키는 유전자, 암유전자의 활성을 차단하는 유전자 등의 사용이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 유전자치료는 아직 임상시험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나 향후 중요한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 결론 1930년대의 암 완치율은 20% 정도였다. 이후 암예방, 진단, 치료에 뚜렷한 진전이 계속 되면서 20년 간격으로 5년 생존율이 25%, 33% 정도로 개선되어 왔으며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완치율이 50% 수준에 이르고 있어 이 속도대로라면 20-30년 내에 암은 정복되어야 한다. 물론 이 지구상에서 암이라는 병이 존재하지 않게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암의 정체를 완전히 밝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고 암 완치율을 90%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의미에서의 암 정복은 멀지 않았다. 미국의 국립암연구소는 2015년에는 국민들이 암으로 사망하거나 고통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미 극도로 세계화된 지구촌에서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무임승차할 수 있을 것인가? 아쉽게도 대답은 아니다 이다. 국가암정복프로그램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운용했느냐에 따라 그 나라 국민의 운명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북유럽 국가중 아이슬란드나 핀란드는 1960년대부터 대규모의 자궁경부암 검진사업으로 자궁경부암 발생과 사망을 낮출 수 있었던데 반해 1980년대까지 검진을 소홀히 했던 노르웨이는 자궁경부암 발생이 계속 증가하였다. 이는 암을 정복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의 수행 여부가 그 나라 국민들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1996년에 수립되었던 암정복10개년계획은 우리나라 암정복을 위한 기반 수립의 청사진을 제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며 이제는 제2기 암정복10개년계획의 수립과 실천을 통해 암정복에 보다 다가서야 할 시점에 서 있다. 6. 참고문헌 1. Rothschild BM, Witzke BJ, Hershkovitz. Metastatic cancer in the Jurassic. Lancet 1999;354:398 2. Hanahan D, Weinberg RA. The hallmarks of cancer. Cell 2000;100:57-70 3.Ridley A. Molecular switches in metastasis. Nature 2000;406:466-7 4. Hahn WC, Weinberg RA. Modelling the molecular circuitry of cancer. Nature Reviews/Cancer 2002;2:331-41 5. Esteller M, Corn PG, Baylin SB, Herman JG. A gene hypermethylation profile of human cancer. Cancer Res 2001;61:3225-9 6. Fearson ER, Vogelstein B. A genetic model for colorectal tumorigenesis. Cell 1990;61:759-67 7. WHO?UICC. Global action against cancer. Geneva: WHO/UICC, 2003 8. 통계청. 2002년 사망원인 통계연보. 서울:통계청, 2003 9.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 2002. 보건복지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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