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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와 유태교 * -초기 작품 바헤라흐의 랍비 를 중심으로- 김 용 대 ** I 하이네 Heinrich Heine는 독일 문학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문제 작가중 한 사람이다. 유태인이라는 출신 때문에 처음부터 반유태주의적 문학 비평가나 연구 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다양하게 공격의 대상이 되거나 문학적 가치가 종종 왜 곡되어 폄하되기도 했으며, 나찌 시대에 그 절정을 이루었다. 이미 1830년대 중 반, 동시대의 작가 멘젤 Wolfgang Menzel에 의해 독일 문학에 불경스럽고 불 온한 사상을 들여오고, 종교적 경건함이나 예의 범절을 해친다고 비난받았으며 1), 크산티푸스 Xanthippus는 1888년 독일 정신과 유태교 Deutschtum und Judentum 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개의 정신적 지주가 문학에도 또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보며 민족적인 특성이 가장 중요한 문학적 기준이 되어 하이네를 인종적 편견에 가득찬 타종족의 휴칙한 얼굴 fremdrassische Fratze 2) 로 분류해서 독일 문학사에서 수술에 의해 제거해야될 우리 살 속의 가시 ein Pfahl in unserem Fleisch 3) 라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문학적인 전통을 고려하여 Theodor W. Adorno는 하이네 100주기를 기념하여 상흔 하이네 Die Wunde Heine 4) 라는 제목으로 로렐라이 Loreley 시인의 고통과 고향상실감 Heimatlosigkeit을 상 징적으로 보여주려 하였으며 최근에는 하이네 연구자로 정평 있는 브리글레브 Klaus Briegleb가 희생자 하이네 Opfer Heine 5) 라는 책에서 하이네 문학의 * 이 논문은 1995년도 전남대학교 학술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 전남대 독문과 교수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 1) Vgl. Wolfgang Menzel, Die junge Literatur. In: Kleinknecht, S. 10. 2) Wolfgang Lutz, Schluß mit Heinrich Heine.! In: Nationalsozialistische Monatshefte 7, 1936, H.78, S. 799. 3) Xanthippus, Was dünket euch um Heine? Ein Bekenntnis(Auszug). In: Kleinknecht, S. 72. 4) Theodor W. Adorno, Die Wunde Heine. In: Kleinknecht, S. 156-160. 5) Klaus Briegleb, Opfer Heine? Versuche über Schriftzüge der Revolution. Frankfurt

178 독일언어문학 제12집 수난상과 문제성을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독일 문학사에서의 정당한 자리 매김을 시도하였다. 하이네는 독일 내에서의 여러 비판이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 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독일 문학의 대표작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괴테 이후 가장 확고한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독일 시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여전히 독일에서 는 하이네의 유태인 출생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Man hat in Deutschland Heine seine jüdische Geburt keinen Augenblick vergessen 6) 는 주장처럼 하 이네의 운명은 독일의 반유태주의 역사를 고려함이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 지만 하이네 문학을 반유태주의에 의해 일방적으로 비하하거나, 단선적인 시각에 서 지나친 유태적인 요소의 강조로 말미암아 하이네의 문학적 성과와 정신을 단 지 유태교의 모태에서 끌어내려는 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하이네 세대의 유태인들은 그들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고립을 탈피해서 법적 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유태인 해방의 시대가 시작된 시대이며, 따라 서 도처에서 편견에 사로잡힌 주위의 기독교도들의 맹목적인 혐오와 거부감과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러한 사정은 또한 그들을 유태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에 빗겨갈 수 없게 만들었다. 유태인이라는 불행한 숙명에 대 한 자각은 이미 하이네와 동시대인인 뵈르너Ludwig Börne의 1830년대 비망록에 서도 뚜렷이 엿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유태인이라고 비난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나의 그런 점을 용서하고 더욱이 어떤 이들은 나의 그 점을 칭찬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모두다 그 점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은 마치 아무도 벗어날 수 없는, 이 마력의 유태인 들의 권에 사로잡힌 것 같다. Die einen werfen mir vor, daß ich ein Jude sei; die andern verzeichen mir es; der dritte lobt mich gar dafür; aber alle denken daran. Sie sind wie gebannt in diesem magischen Judenkreise, es kann keiner hinaus. 7) 따라서 그의 여러 정치 시사적인 글에서 보여주듯이 하이네는 동시대의 누구 보다 뛰어난 시대적 감각과 통찰을 소지한 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 a.m. 1986. 6) Georg Brandes, Hauptströmungen der Literatur im 19. Jahrhundertt. Berlin 1924, S. 372, 재인용 in: Paul Peters, Die Wunde Heine. Zur Geschichte des Heine-Bildes in Deutschland. Bodenheim 1997, S. 63. 7) Nobert Elias, Über den Prozeß der Zvilisation. Soziologische und psychologische Untersuchungen. Basel 1969, S. 510.

하이네와 유태교 179 가 심각하게 문제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독일 사회에 동화된 개종한 유태인이지 만 자신의 존재 틀을 형성하고 있는 유태교의 정신과 문화 전통을 부정할 수 없 었다. 이 논문에서는 하이네의 삶과 문학에서 유태교와 유태인의 문화와 전통이 어 떠한 역할을 하였는지 하이네의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 바헤라흐의 랍비 Rabbi von Bacherach 8) 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II 1822년 하이네는 유태인의 예술과 학문을 위한 협회 Verein für Kultur und Wissenschaft des Juden 에 가입하였다. 1819년 11월에 결성된 이 협회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멘델스존 Moses Mendelssohn과 레씽 G.E. Lessing에 의해 주 장된 유태인의 정치적 해방과 종교적 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아 간즈 Eduard Gans, 모저 Moses Moser, 준쯔 Leopold Zunz, 요스트 Isaac Marcus Jost, 힐마 Joseph Hillmar 등이 주도하여 유태인들 스스로에 의한 교육기관과 교과과정을 설립하여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태인을 교육하고 학문적인 연구기관을 설 립한다는 취지였다. 하이네가 20년이 지난 1844년에 회고하듯이 원대하고, 위대 한 그러나 실현할 수 없는 이념 eine hochfliegend große, aber unausführbare Idee 9) 을 추구했던 협회 는 기껏해야 과거의 싸움터에서 옛 전사들의 유골을 찾는 auf den Walstätten der Vergangenheit die Gebeine der ältern Kämpfer aufzufinden 10) 일이 고작이었으며 근대적인 학문의 방법론과 역사적인 유태주의 를 접목해보려했던 비의적인 목적 der esoterische Zweck 11) 외에 다른 어떤 일 도 실천하지 못했다. 하이네가 그의 베를린 체류기간 동안 시간과 열정을 당시의 문학살롱에서 보 내기보다 이 협회에서 활동하기로 한 배경에는 여전히 유럽 사회에서 이방인으 로 존재하는 유태인의 문화적 유산을 유럽 정신사에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느냐 8) Heirch Heine, Der Rabbi von Bacherach. Ein Fragment in: Klaus Briegleb(Hrsg.), Heinrich Heine Sämtliche Schriften in zwölf Bänden. Müchen 1981, Bd. 1, S. 459-501. 이후 하이네의 작품인용은 모두 이 전집에서 전거하며, 이후 랍비 작품인용 은 괄호 안의 숫자로 표시. 9) Bd. 11, S. 179. 10) Ebd. 11) Ebd.

180 독일언어문학 제12집 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물론 하이네 자신은 고루한 유태전통에 반대하였지만, 유태 역사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더불어 협회에서 얻게된 중요한 지식과 경험 들은 이후 그의 문학적인 작업에 중요한 계기를 만들게 된다. 특히 당시의 유태인의 문제는 현실성을 지닌 소재로서 작가로서의 하이네의 사명감과 일치하고 있다. 하이네는 초기의 시적 편협성을 뛰어 넘어 보다 자유로 운 드라마와 산문 등 다른 문학적 장르를 시험해보고자 했으며, 또한 그는 작가 가 무엇보다 현실적인 무대에서 작품의 주제를 찾아야 한다고 보았다. 베를린 에서의 서한들 Briefen aus Berlin (1822) 12) 에서 그는 영국과 프랑스 작가들에 게서 찾아볼 수 있는 리얼리티를 강조하고 있다. 그들의 소설에서는 현실적인 세계와 현실적인 삶 die wirkliche Welt und das wirkliche Leben 13) 이 투영되어 있으나, 독일의 작가들은 그들의 고독한 다락방 in einer einsamen Dachstub e 14) 에 갇혀서 소설의 세계를 꾸며낸다. 따라서 영국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진실 되고 실재에 부합되는 wahr und treu 15) 묘사나 프랑스 소설의 특징적인 사회 성 die gesellschaftliche 16) 이 독일 작가의 소설에는 결여되어 있고, 훌륭하고, 굉장하며 극도로 시적 herrlich, göttlich, höchstpoetisch 17) 이지만 지상 어디에 도 존재하지 않는 nirgends existieren 18) 인물과 사물들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 하고 있다며, 당시의 독일 소설의 공상적인 특성 der phantastische Charakte r 19) 의 비현실성을 꼬집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사실주의적 입장에, 협회가입 직 후 이루어진 폴란드 여행에서 발견한 그 곳 유태인들의 처지에 대한 새로운 인 식이 유태인 소설을 구상할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폴란드에 대해 Über Polen 20) 란 여행기에서 작가는 전통이 많이 희석되고 서 구 기독교 문화에 많이 동화된 서구 유태인보다 아직도 중세의 착취와 고통 속 에서 살면서도 고유한 유태교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동부유태인에 보다 더 심정 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카우프만Hans Kaufmann의 분석처럼 이때 이 미 하이네는 유태교에 대한 맹신이 중세의 기독교처럼 유태인 자신의 실체적 현 12) Bd. 3, S. 7-68. 13) Ebd., S. 67. 14) Ebd., S. 68. 15) Ebd., S. 67. 16) Ebd. 17) Ebd., S. 68. 18) Ebd. 19) Ebd. 20) Bd. 3, S. 69-95.

하이네와 유태교 181 실을 바로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고 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 다. 21) 따라서 작가의 유태인으로서 동질성과 당시의 유태인 문제에 대한 자각,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의 복합적 요인이 서사적 연대기적 소설 창작 의 중요 모티브가 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III 바헤라흐의 랍비 는 하이네의 전체 작품 중에서 비교적 변방에 위치한 미 완성 소설로서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베를린의 유태인 문화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던 시기에 구상하고 쓰여지기 시작한 작품으로 작가의 유태교와 의 관계를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야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하였 다. 22) 1824년 6월 25일 Moser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다: 그 외에도 나는 구약연대기 공부에 진력하고 있으며, 특히 많은 유태 역사서를 읽고 있습니다. 나중 것은 랍비와의 관련과 아마도 또한 내적 욕구 때문에. 저 들의 슬픈 연대기를 들춰볼 때는 아주 독특한 감정이 저에게 일어납니다; 충만 한 가르침과 고통. 유태 역사의 정신은 나에게 점점 더 명백히 드러나고, 이런 정신적 무장이 장차 확실하게 나에게 일어날 것입니다. 내 랍비를 벌써 1/3을 썼습니다. 내 고통이 고약하게도 그 작업을 중단하게 하였지만, 내가 그것을 곧 그리고 잘 완성하리라는 것은 신은 알고 계십니다. Außerdem treibe ich viel Chronikenstudium und ganz besonders viel historia judaica. Letztere wegen Berührung mit dem Rabbi, und vielleicht auch wegen inneren Bedürfnissen. Ganz eigene Gefühle bewegen mich wenn ich jene traurige Analen durchblättre; eine Fülle der Belehrung und des Schmerzes. Der Geist der jüdischen Geschichte offenbart sich mir immer mehr und mehr, und diese geistige Rüstung wird mir gewiß in der Folge sehr zu statten kommen. An meinem Rabbi habe ich erst 1/3 geschrieben. Meine Schmerzen haben mich auf schlimme Weise daran unterbrochen, und Gott weiß, ob ich ihn bald und gut vollende. 23) 21) Hans Kaufmann, Heinrich Heine. Geistige Entwicklung und künstlerisches Werk. Berlin und Weimar 1967. 22) Vgl. Hartmut Kircher, Heirich Heine und das Judentum. Bonn 1973. 23) Heinrich Heine, Briefe. in: Friedrich Hirth(Hrsg.), Heinrich Heine. Briefe. Mainz 1950-1957. Bd., I, S. 172. 이후 하이네의 편지는 이 전집에서 인용.

182 독일언어문학 제12집 이 편지 내용에서 하이네가 당시 어떤 열정을 가지고 소설 작업에 착수하였는 지를 잘 엿볼 수 있다. 특히 유태 역사와 연대기를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내적 욕구 때문 wegen inneren Bedürfnissen 이라고 토로하고 있어 자신의 정체성 Identität 에 대한 탐구가 이 소설 작업의 중요한 의도임을 나타내준다. 물론 이 소설 이전에도 유태교의 흔적과 관련성을 찾아 볼 수 있는 몇몇 작품들이 있다. 예를 들면 발라드 벨사자르 Belsazar 미완성 비극 알만소르 Almansor 로만 체 도나 클라라 Dona Clarara 등의 작품들이 당시의 기독교인들의 반유태주 의를 작품 속에 비판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런 초기 작품들에서는 일반적인 지성인의 시각에서 기독교인들의 편협성을 비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유태인으로서의 자신의 신분에 대한 자각된 의식을 지니고 본격적으로 유태인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전기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유태인 연합 Juden Verein 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집필하기 시작한 바헤라흐의 랍비 라고 보 아야 할 것이다. 이 소설은 1824-1826년 사이에 쓰기 시작하였으나 겨우 1장만 완성하고 미완 인 채 있다가 1840년에 다마스커스 Damaskus에서 일어난 유태인 박해 Judenpogrom 24) 에 자극 받아 2장을 첨가하고 3장을 완결하지 못한 채 출판되게 되었 다. 25) 하지만 처음 작업에 착수 할 때만 해도 어떠한 열정과 동족들의 고난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하게 되었는가는 모저 Moser에게 보낸 편지 속에 잘 나타나 있다.... 말할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지닌 채 이 작품을 완성합니다. 이 작품은 절 대로 사랑에서 유래되어진 것이지 결코 헛된 명예욕에서가 아니다. 정반대다. 내가 외부인들의 세속적 처세에 능한 사람들의 말에 솔깃했다면 나는 결코 쓰 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 인해서 내가 얼마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적대감을 일 으킬지 예견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사랑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그 작품은 불 멸의 작품이 될 것이고 박수소리 요란한 극장의 불빛이 아니라 신의 성전에서 24) 1840년 다마스커스에서 카프친파의 신부 Kapuzinerpater를 살해하고 그의 피를 마셨 다는 혐의로 유태인을 프랑스 영사가 고문한 사건. Vgl. Heinrich Heine Bd. 2. (Kommentar zu Bd.1) a.a.o., S. 832. 25) 이작품이 1,2장이 함께 쓰여지고 나중에 3장이 첨가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었 으나, H. Kircher는 그의 논문에서 Fanz Finke의 견해(Franz Finke, Zur Datierung des Rabbi von Bacherach, in: Heine-Jahrbuch 1965, S.26-32)에 기대어 1장이 1824 년경에 완성되고 나머지 2,3장은 1840년 경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하며, 따라서 1장과 2,3장을 분리해서 하이네의 정신적인 변화와 함께 분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함.(Vgl. H.Kircher, a.a.o., S.200-210)

하이네와 유태교 183 영원한 등불이 되리라......mit unsäglicher Liebe trage ich das ganze Werk in der Brust. Ist es ja doch ganz aus der Liebe hervorgehend, nicht aus eitel Ruhmgier. Im Gegenteil, wenn ich der Stimme der äußern Klugheit Gehör geben wollte, so würde ich es gar nicht schreiben. Ich sehe voraus, wie viel ich dadurch verschütte und Feindseliges herbeirufe. Aber eben auch, weil es aus der Liebe hervorgeht, wird es ein unsterbliches Buch werden, eine ewige Lampe im Dome Gottes, kein verpraßlendes Theaterlicht... 26) 하이네는 이미 유럽문화에의 입장권 das Entreebillet zur europäischen Kultur 27) 이라고 스스로 폄하한 세례증서를 손에 쥔 개종한 유태인으로서 자기 작품이 가져다줄 반향에 대해 민감하게 예견하고 있었다. 특히 이때는 하이네가 박사 학위를 마치고 베를린 대학의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이 앞으로의 장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기본적인 정조는 모저 Moser에게 보낸 편지 속에 에돔에 An Edo m 28) 이라는 제목을 단 시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소리 높이 통곡하기 시작하라 너, 음울한 순교의 노래를 불꽃 잠재우는 정서속에 내 그리 오래 간직해왔던 모든 귀에 쟁쟁하고 귀를 통해 심장에까지 수천년의 고통을 불러내 강력하게 쫓아버리노라 위대한 자도 소인들도 울고 게다가 차가운 신사들까지도 연인네들과 꽃들도 울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도 우는구나 그리하여 모든 눈물이 남쪽으로 흐르고, 고요한 협회에서도 눈물은 흘러서 요르단 강으로 흘러든다. Brich aus in lauten Klagen, 26) Briefe. Bd. 1, S. 183. 27) Aufzeichnungen Bd. 11, S. 622. 28) Edom은 유태인의 적들을 의미한다.

184 독일언어문학 제12집 Du düstres Martyrerlied, Das ich so lang getragen Im flammenstillen Gemüt! Es dringt in alle Ohren, Und durch die Ohren ins Herz; Ich habe gewaltig beschworen Den tausendjärigen Schmerz. Es weinen die Großen und Kleinen, Sogar die kalten Herrn, Die Frauen und Blumen weinen, Es weinen am Himmel die Stern! Und alle die Tränen fließen Nach Süden, im stillen Verein, Sie fließen und ergießen Sich all in den Jordan hinein. 29) 앞 부분의 편지 인용과 수 천년의 유태인의 통곡과 절망을 노래한 시의 내용 에서 느낄 수 있는 점은 하이네가 반기독교적인 태도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수 백년동안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압박해왔던 유태인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려 시 도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수염을 달고 다닐 힘도, 금식 할 힘도, 증오할 힘도, 증오심으로 참아낼 힘도 없습니다. Wir haben nicht mehr die Kraft einen Bart zu tragen, zu fasten, zu Hassen, und aus Haß zu dulde n 30) 라는 하이네의 표현은 자신의 동족에 대한 호소가 아니라 반유태주의 독일 인을 향해 그들의 증오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작품을 단순한 예술가적 명예욕 때문이 아니라 유태인의 불행한 운명에 동참하는 동족 애에서 저술하였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유태 시인으로서 작품 속에 거대한 중세 풍속사 ein großes historisches Sittengemälde 31) 를 묘사하려는 하이네의 처음의 의도는 비록 좌절되었지만, 미 완성 작품 랍비 를 통해 작가의 유태인 문제에 대한 초기의 시각과 후기의 변 화된 입장을 잘 살펴 볼 수 있다. 29) Bd 1., S. 271. 30) 재인용 in: Gerhard Höhn, Heine-Handbuch Zeit, Person, Werk Stuttgart 1987 S. 28. 31) Briefe II, S. 357.

하이네와 유태교 185 IV 소설의 도입부는, 자연 풍경에 대한 묘사와, 작자의 주관적인 감정이 이입된 도시의 인상기와 더불어 역사적 유래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 연묘사에 이어서 사건의 전개가 시작되는 이러한 서술 방식은 19세기에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며 하이네에게도 친숙한 스코트 Walter Scott의 글쓰기와 매우 유 사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서두에서 돋보이는 것은 하이네식의 시적 감수성이 다. 즉, 밝은 모습으로 수려한 라인 강가의 풍광이 묘사되다가 곧 어둡고 칙칙한 폐허의 중세 성으로 분위기가 바뀐다든지 신선하고 자유로운 생활, 권력과 호화 로움, 수많은 애정과 증오 frisches, freies Leben, Macht und Pracht, viel Liebe und viel Haß (461) 등에서 보여지는 시적 운율은 가곡의 책 Buch der Liede r 작자로서 서정적 천재성을 유감없이 나타내주고 있다. 화자가 다리 위에서 라인 지방의 경치를 감상하며 허물어진 성곽들을 통해 독 자들의 시점을 중세의 작은 도시 바하르흐 Bacharch로 옮겨 놓는다. 이 도시는 이미 고대 로마시대에 자치도시로서 번성하다가 소설의 배경이 되는 13세기에는 호엔스타우펜과 비텔스바하 Hochenstaufen und Wittelsbach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외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공 조직체를 지닌 것 같지만 내적으 로는 끊임없는 반목과 불신으로 다투는 동업자 조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 에서도 중세 여느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유태인은 가장 천대받는 변방의 그룹 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이네가 중세를 배경으로 택하게 된 것은 낭만주의자들의 현실 도피적인 중 세 지향에서가 아니라 중세의 암흑 시대야 말로 그 시대의 수많은 유태인에 대 한 박해 때문에 서술되는 이야기의 줄거리에 합당한 시대적 배경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세 십자군 원정 때부터 시작된 유태인 박해는 14세기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 때 절정을 이루었다. 32) 유태인들은 전통적으로 그들의 신앙이나 그 동안 헌신적 으로 쌓아 올린 부유한 재산 때문에 기독교인들의 질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14세기 중반 대규모의 페스트가 전 유럽을 휩쓸고 간 뒤에, 이 재앙의 원인을 신 의 노여움을 불러낸 유태인들 책임이고, 이들이 문둥병자들의 도움으로 샘에 독 약을 살포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을 퍼뜨렸다. 또한 유태인들은 유월절 Passah- 32) Vgl. Jürgen Brummack(Hrsg.), Heinrich Heine, Epoche-Werk-Wirkung. München 1980, S. 53.

186 독일언어문학 제12집 fest의 저녁 예배에 사용하기 위한 피를 얻고자 기독교 어린이들을 살육한다는 유언비어가 세상에 널리 퍼져있었다. 따라서 미움을 산 유태인들은 기독교인들의 간단한 조작으로도 어린이 살인 Kindermord 의 혐의를 벗어날 수 없었으며, 분 노한 기독교인들이 유태인들을 살해하고, 약탈하며, 방화하는 복수의 참극을 끊 임없이 되풀이하고 있었다.(462) 하이네는 서두에서 이런 역사적인 사실들에 근거해서 유태인 박해에 대한 간 략한 서술을 하고 있다. 물론 이 내용이 앞으로 전개될 소설의 기본적인 얼개를 형성할 것을 암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 서두의 내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서술되는 화자의 태도이다. 하이네 자신이 기독교나 유태교에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유태인의 박해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반기독교 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 작자의 유태교에 대한 편향성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기 독교들의 우매성과 위선에 대한 그 단적인 예로서 저자는 성 베르너Sankt Werner의 경우를 들고 있다. 화자에 의해 성 베르너는 유태인을 모함하기 위해 바쳐진 사건 전에 이미 죽은 아이인데도 기독교도들이 수난의 성자로 시성한 경 우이며 그를 기념하기 위해 오버베셀Oberwesel에 대수도원을 건립하였다는 기독 교 교회사의 위선의 역사가 밝혀지고 있다. 특히 서로 모순적인 대립 쌍을 한문 장의 표현 속에 교묘하게 섞어 묘사하는 부적합의 연결Koppelung von Inadequatem 33) 이라는 하이네 특유의 기법으로 성스러운 기독교회와 고통받는 유태인을 대조시켜 역사의 진실과 허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라인강가에 또 다른 3개의 교회가 세워져 이 성자를 기리게 되었고 수많은 유태인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학대받았다.Ehren dieses Heiligen wurden am Rhein noch drei große Kirchen errichtet und unzählige Juden getötet oder mißhandelt. (463) 시대적인 배경은 1449년 어느 봄 날, 주인공 랍비 아브라함Abraham과 그의 아내 사라Sara[구약의 아브라함과 사라 이야기를 연상하게 함]가 유태인들의 유 월절 행사 때, 기독교 광신도에 의해 몰래 유입된 어린이 주검으로 살인 누명을 쓰게되어, 이를 피해 도망치는 이야기가 내용의 줄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유태인 의 전형으로 등장한 주인공 부부는 유태교 정통파출신으로 교의에 충실하고 박 학한 모범적인 랍비와 아름다운 사라라는 유태여인으로 설정되어 독자들의 호감 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사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하는 표현으로 유태인의 깊 33) Walter Höllerer, Heinrich Heine, in: W. H.: Zwischen Klassik und Moderne. Lachen und Weinen in der Dichtung einer Übergangszeit, Stuttgart 1958, S. 409.

하이네와 유태교 187 은 슬픔과 고뇌를 암시하고 있다. 이 자태는 감동적으로 아름답다. 마치 유태여인의 아름다움이란 독특한 감동을 일으키는 방식인 것처럼. 그녀의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삶 속에서 지닐 깊은 고 통과 쓰디쓴 굴욕, 사악한 위험 등에 대한 의식으로 인해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 위에는 어떤 고뇌하는 듯한 내면성과 알아챈 듯한 사랑의 두려움이 드리워져 있으며, 이것이 곧 우리의 가슴을 묘하게 매혹시키고 있다. Dieses Antlitz war rührend schön, wie denn überhaupt die Schönheit der Jüdinnen von eigentümlich rührender Art ist; das Bewußtsein des tiefen Elends, der bittern Schmach und der schlimmen Fahrnisse, worin ihre Verwandte und Freunde leben, verbreitet über ihre holden Gesichtszüge eine gewisse leidende Innigkeit und beobachtende Liebesangst, die unsere Herzen sonderbar bezaubern. (466) 작자의 주관적 감정을 이입하여 미래의 재난에 대한 예감을 나타내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 unsere Herzen 이라는 말로 독자의 감정을 끌어오고 유태 인들의 비애에 찼지만 명랑하고 진지하게 진행되며, 동화적으로 비밀스러운 wehmühtig heiter, ernsthaft spielend und märchenhaft geheimninvoll (465) 유월 절 행사에의 호감을 이끌어낸다. 작가가 취하는 유태인에 대한 편향성과 기독교 인들에 대한 적대감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이다. 하이네가 자신의 최초의 비극작품 알모저 Almoser 의 작품 한 부와 함께 자신의 매부 엠덴Moritz Embden에게 보낸 1823년의 편지에는 무지몽매한 기독 교도들에 대한 분노가 드러난다: 당신이 유태인에 대해 말한 바가 바로 나의 견해다. 나 또한 무관심주의자고 유태인의 본질에 대한 애착의 뿌리는 단순히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다. Was Sie über die Juden sagen, ist meine Ansicht ebenfals. Ich bin ebenfals Indifferentist und meine Anhänglichkeit an das Judenwesen hat seine Wurzel bloß in einer tiefen Antipathie gegen das Christentum. 34) 따라서 하이네의 유태인에 대한 애정은 종교적인 편향에서가 아니라 기독교인 들의 부당한 편견에 대한 저항과 계몽의 입장에서의 관심이고 시의성Aktualität 을 지닌 소재로서 역사를 다루어야 한다는 작가의식 때문이다. 진정한 작가는 그 자신의 시대에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고, 모든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시는 항상 모든 현재의 거울이다. 34) Briefe I, S. 74.

188 독일언어문학 제12집 Der ächte Dichter giebt nicht die Geschichte seiner eigenen Zeit, sondern aller Zeiten, und darum ist ein ächtes Gedicht auch immer der Spiegel jeder Gegenwart. 35) 결국 하이네는 유태교를 모든 현세적 종교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칭송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랍비 소설이 기독교도들의 우매성과 편 견을 치유할 확실한 해독제 probates Gegengift 36) 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 대하였다. V 첫 번째 장에서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종교의식 Ritualmord과 랍비 부부의 도피가 주된 주제였다면, 두 번째 장에서는 상업도시인 프랑크푸르트에 대한 인 상과 유태인 게토, 그리고 유태인들의 유월절 행사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유태인 거주 지역과 기독교인 거주지역이 분할된 곳에서 각각 수문장 역할을 하 는 희극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기독교편에서는 고루한 기독교도이며 반 유태주의 자인 보병이고 유태교 편에서는 실존적 공포가 제2의 천성die Zweite Natur으로 굳어진 우스꽝스러운 바보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기독교 수문장인 북치는 고수쟁이 한스 Hans der Trommler는 1349년에 일어난 두 번째 유태인 살육 당시에 편타 수행자Geißler들에 의해 불리운 노래를 유태인 거주지역이 들리도록 도전적으로 소리쳐 부르면서 유태인들 꺼져라 Der Teufel hole die Juden (481)를 반복적으로 외친다. 그러나 그의 반유태주의가 보 다 더 극명하게 드러난 경우는 자신의 유일한 유태인 친구인 나젠스턴 Nasenstern을 친구로써 보호해 주겠다고 하면서도 기독교로의 개종을 전제로 하는 장 면이다. 즉, 네가 세례를 받으면, 구원받게 될 것이다. wenn du getauft wirst, wirst du selig (481)라는 충고는 관용적인 배려 속에 감춰져있는 기독교도들의 광적인 배타심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19세기 초반 독일 기독교 교회의 집 요한 개종활동 Proselytenmacherei에 대한 일종의 비판이다. 유태인 문지기인 나젠스턴Nasenstern은 그의 긴 코에 의해 유태인을 상징적으 로 희화한 인물인데 나는 한 개인에 불과하고 진실로 두려워하고 있다! ich bin 35) Ebd. 36) Briefe I, S. 101.

하이네와 유태교 189 ein einzelner Mensch, und ich habe wirklich Furcht!(483)라는 반복된 진술을 통해서 유태인들의 격리된 게토 생활에서 생겨난 외톨이 감정과, 끊임없는 기독 교인들에 의한 위협이 가져다준 공포를 잘 드러낸다. 또한 그는 나를 용기 때문 에 여기 세워놓은 것이 아니라 조심성 때문Man hat mich nicht der Courage wegen hierhergestellt, sondern der Vorsicht halber (482)이라고 외침으로써 성 내의 동족들을 보호하려는 문지기의 능동적인 의무수행에 대한 사명감보다는 수 동적인 자신의 비겁함을 스스로 잘 보여준다. 또 다른 유태인 문지기인 바보 예켈Jäkel der Narr은 유태인의 역사와 특성 자체를 의식적으로 비웃음으로써 자기 비하의 비굴함을 드러내고, 유태인의 상황 자체를 조롱하고 있다. 그는 이삭의 번제에 대한 구약의 이야기에 빗대어...아 브라함이 염소가 아니라 진실로 이삭을 잡아 죽였다면, 지금 세상에는 더많은 염 소들이 그리고 유태인들이 더 적게 있을텐데...wenn Abraham den Isaak wirklich geschlachtet hätte und nicht den Ziegenbock, so wären jetzt mehr Ziegenböcke und weniger Juden auf der Welt (484) 라고 스스로 자신의 동족들 의 역사를 비웃고 있다. 자기 종족에 대한 비하와 자신의 비겁함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문지기들의 행 태에 대한 랍비의 한탄은 고루한 기독교도와 분열된 유태교 집단에 대한 총체적 비판이다. 보시오, 아름다운 사라여. 이스라엘이 얼마나 허술하게 방어되고 있는지를. 문밖 에서는 잘못된 친구들이 지키고 있고 안쪽에는 문지기들이 바보들이고 겁쟁이 들인 것을. Sieh, schöne Sara,...wie schlecht geschützt ist Israel! Falsche Freunde hüten seine Tore von außen, und drinnen sind seine Hüter Narrheit und Furcht!(486) 희극적인 문지기들의 등장으로 유태주의와 반유태주의의 무지한 맹목성을 보 여주고, 양쪽 입장 모두에 대한 작가 자신의 거리감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유 태인으로 태어났음에도 어떤 종교나 이념에 기울어져 자신을 속박하는 것을 혐 오한 작가 자신의 원칙에 있다. 나는 인간들과 사물들을 그에 따라 재단하기 위해 당파들의 서재에서 케케묵은 척도를 구해오지 않고,... 가능한 한 비당파적으로 현재의 이해를 촉진하고자 한 다... Nicht den Werkstätten der Parteien will ich ihren banalen Maßstab ent-

190 독일언어문학 제12집 borgen, um Menschen und Dinge danach zu messen,... sondern ich will soviel als möglich parteilos das Verständnis der Gegenwart befördern... 37) 하이네는 이 작품의 3장에서 스페인 출신의 돈 이삭 아바르바넬 Don Isaak Abarbanel을 등장시켜 금욕적인 랍비의 정신주의적인 종교와 대비시켜 자신의 감각주의적인 신념을 드러낸다. 그래 나는 이교도야, 그래서 메마르고 즐거움이 없는 히브리인과 마찬가지로 음 울하고 고통에 중독된 나자렛 사람들도 나에게는 몹시 싫다. Ja ich bin ein Heide, und eben so zuwider wie die dürren freudlosen Hebräer sind mir die trüben, qualsüchtige Nazarener(498) 토마스 만 Thomas Mann의 지칭대로 세계 심리학자 Weltpsychologe 38) 로서 하이네는 예민한 감각으로 인간의 유형을 두 가지 대비적인 특성으로 나누고 있 다. 모든 인간은 유태인이거나 헬라인이다. 즉, 금욕적이고, 우상 적대적이고, 정신 화에 중독 된 충동을 지닌 인간이거나 아니면 생에 긍정적이고, 자기발전에 자 랑스럽고 현실적인 본성의 인간이다. Alle Menschen sind entweder Juden oder Hellenen, Menschen mit asketischen, bildfeindlichen, vergeistigungssüchtigen Triebe oder Menschen von lebensheiterem, entfaltungsstolzem und realistischen Wesen. 39) 유럽문화의 근간을 기독교의 히브리즘과 그리이스의 헬레니즘으로 보던 기존 의 시각에서 더 나아가 유태교와 기독교가 한 뿌리로서 이념 또는 이론 중심주 의로서 정신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면, 감각주의는 그 동안 정신에 종속되어 죄악 시되거나 가치가 인정되지 못한 육체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 주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정신에서 육체의 해방 die Emanzipation des Fleisches이라는 새로운 감각주의 세계관은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몸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입장을 선취하고 있다. 40) 37) Heirich Heine, Französische Zustände Bd. 5, S. 164. 38) Thomas Mann, Notiz über Heine in: Gesammelte Werke, Frankfurt a.m. 1960 Bd. 10, S. 839. 39) Heirich Heine, Ludwig Börne Bd. 7, S. 18. 40) Vgl. 정화열, 몸의 정치. 서울 1999. 물론 하이네의 감각주의나 정신에 대한 육체의 해 방을 곧 포스트모던의 관점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나 포스트모더니즘이

하이네와 유태교 191 VI 랍비 소설을 모든 세기에 역사적 전거die historische Quelle로 불려질 수 있 도록 하려는 하이네의 야심찬 의도는 좌절되었으나, 이 소설을 통해서 청년기에 서 만년까지의 저자의 유태교의 전통에 대한 입장의 변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소설이 완결되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남게된 원인은 소설가로서의 능력 부재라기 보다 처음 시작과 재창작 기간의 15년이라는 시간적 간격 속에서 변화된 저자의 세계관에 있다. 젊은 날의 하이네는 물론 종교적으로 무관심주의자Indifferentist 였지만 유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의 추구와, 기독교인들로부터 받는 유태인들 의 소외와 고통에 동참하는 열정적인 심정으로, 첨예한 유태인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어 소설로 형상화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자신은 유태인의 권리와 시민적 동등함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für die Rechte der Juden und ihre bürgerliche Gleichstellung enthousiastisch sein werde 41) 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 나 재창작을 시도했을 때는 이미 유태인 해방의 관심은 보다 시야가 넓은 인류 의 해방이라는 문제에 용해되어 버렸다. 그에게 유태인 문제는 전체적인 인류의 관점에서 작은 특수한 경우로 축소되어 버렸다. 42) 이제는 전세계를 포괄하는 해 방이 문제다: 아일랜드인이나 그리스인, 프랑크푸르트 유태인, 서인도제도의 흑인들, 그리고 또한 그와같은 억압받는 민중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해방... Nicht nur die der Irländer, Griechen, Frankfurter Juden, westindischen Schwarzen und dergleichen gedrückten Volkes, sondern (...) die Emanzipation der ganzen Welt... 43) 따라서 처음의 의도와 달리 작가의 중심주제가 방향을 잃게 되었고, 유 태인 문제에 대한 열광도 사라져 버렸다. 44) 그러나 랍비 는 비록 미완성 작품이지만 오히려 열린 결말로서 독자들 모더니즘과 구별되는 점이 단순한 시대적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보는 상이한 관점의 차이라는 리요타르(Lyotard)의 입장에서 유사점을 강조할 수 있다. 41) Briefe I, S.101. 42) Jürgen Brummack(Hrsg.), a.a.o., S. 282. 43) Heinrich Heine, Reisebild in: Bd. 3, S. 376. 44) Vgl. Gerhard Höhn, a.a.o., S. 365, 특히 작품의 주제를 유태교내에서 정통 보수주의 신앙관과 자유주의적 신앙의 입장간의 갈등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 다. 예를 들면 Jeffrey L. Sammmons, Heinrich Heine. Stuttgart 1991.

192 독일언어문학 제12집 의 상상력을 자극시켜 다양하게 생산적인 해석 die produktive Interpretation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또한 포스트모던 관점에서 볼 때도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난 하이네의 가로지르기식 사고 방법(예;육체 의 부활)의 유연성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사실 한국 독자에게 이러한 주제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나 소수 인종들이 겪는 아픔이든지, 또한 연변이나 일본, 러시아, 미국 등에서 살아가는 재 외 한국 동포들의 정체성의 혼란이나, 소수 민족으로 당하게 되는 고통이 나 압박 등을 고려하면, 유태인이며 망명객으로 항상 독일 문화 속의 국 외자Außenseiter로 머물러야 했던 하이네의 숙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이 있다. 참 고 문 헌 I. Primärliteratur Heine, Heinrich: Der Rabbi von Bacherach. Ein Fragment. in: Klaus Briegleb (Hrsg.) Heinrich Heine Sämtliche Schriften in zwölf Bänden. München 1981, Bd. 1, S. 450-501. 하이네 작품은 이 전집에서 인용 Heine, Heinrich: Briefe. Erste Gesamteausgabe nach den Handschriften herausgegeben, eingeleitet und erläutert von Friedrich Hirth, Mainz 1950-57. Heines Briefe in einem Band: von Fritz Mende, Berlin u. Weimar 1969. II. Sekundärliteratur Briegleb, Klaus: Opfer Heine. Versuche über Schriftzüge der Revolution, Frankfurt a. M. 1986. Brummack, Jürgen(Hrsg.): Heirich Heine Epoche-Werk-Wirkung, Müchen 1980. Elias, Nobert: Über den Prozeß der Zivilisation. Soziologische und psychologische Untersuchungen, Bern 1969. Galley, Eberhard: Heinrich Heine, Stuttgart 1971. Hermand, Jost: Streitobjekt Heine. Ein Forschungsbericht 1945-1975 Frankfurt a. M. 1975.

하이네와 유태교 193 Höhn, Gerhard: Heine-Handbuch. Zeit, Person, Werk, Stuttgart 1987. Höllerer, Walter: Heinrich Heine, in: W. H.: Zwischen Klassik und Moderne. Lachen und Weinen in der Dichtung einer Übergangszeit, Stuttgart 1958. Kaufmann, Hans: Heinrich Heine. Geistige Entwicklung und künstlerisches Werk, Berlin und Weimar 1983. Kircher, Hartmut: Heinrich Heine und das Judentum, Bonn 1973. Kleinknecht, Karl Theodor(Hrsg.): Heine in Deutschland. Dokumente seiner Rezeption 1834-1956, Tübingen 1976. Mende, Fritz: Heine-Chronik. Daten zu Leben und Werk, München 1975. Marcuse, Ludwig: Heirich Heine in Selbstzeugnissen und Dokumenten, Hamburg 1960. Peters, Paul: Die Wunde Heine. Zur Geschichte des Heine-Bildes in Deutschland, Frankfurt a.m. 1997. Preisendanz, Wolfgang: Heinrich Heine. Werkstrukturen und Epochenbezüge, München 1973. Rosenthal, Ludwig: Heinrich Heine als Jude. Frankfurt a. M., Wien, Berlin 1973. Sammons, Jeffrey L.: Heinrich Heine, Stuttgart 1991. Voigt, Jürgen: O Deutschland, meine ferne Liebe... Der junge heinrich Heine zwischen Nationalromantik und Judentum, Bonn 1993. Welsch, Wolfgang: Unsere postmoderne Moderne, Weinheim 1988. 정화열: 몸의 정치 (박현모 옮김) 민음사. 서울 1999.

194 독일언어문학 제12집 Zusammenfassung Heine und Judentum - am Beispiel vom Heines frühen Romanfragment Der Rabbi von Bacherach - Kim, Yong-Dae Um Dichter Heine hat man sich in Deutschland immer gestritten. Heine, dessen Namen neben dem Goethe zu stehen habe, war seinen Zeitgenossen und Nachfahren Anlaß zu so vielen und so kontroversen Stellungnahmen. Der Streit um Heine wurde von Anfang an mit äußerster Schärfe geführt. Doch ihren absoluten Höhepunkt erlebten diese Heine-Kontroversen erst zwischen 1933 und 1945 unter der NS-Herrschaft. Im gleichen Maße, wie Heine in den faschistisierten Ländern angegriffen und sein Werk unterdrückt wurde, gewann er in den andern Ländern an Rang und Ruhm. Schon in den Almansor und Donna Clara hat Heine sich mit christlicher Intoleranz und Judenfeindschaft auseinandergesetzt. Aber Heines Verhältnis zum Judentum ist erst in dem Romanfragment Rabbi von Bacherach als Zentralproblem zu erkennen. In Romanform hatte Heine es dann unternommen, den tausendjährigen Schmerz und die historische Wirklichkeit des jüdischen Volkes darzustellen. Das Fragment ist voller Mitgefühl und Sympathie für das Leben des Juden geschrieben. Nach dem Kapitel 1 war Heine mit der Arbeit ins Stocken geraten. Erst 1840 wurde Rabbi wieder geschrieben und endgültig gescheitert. Es ging Heine um die allgemeine und umfassende Emanzipation. Für ihn wurde jetzt die Judenfrage eine speziale. Nur im Kampf für die uneingeschränkte menschliche Emanzipation war auch die partiale zu erreichen. Der typologische, ideologische wie psychologische Gegensatz von Spiritualismus und Sensualismus, Nazarentum und Hellentum bildet den argumentativen Bezugsrahmen der Heineschen Distanz zum Judentum. In dem Sinne der Emazipation des Fleisches hat Heine den Geist der Postmderne antizipi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