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사이언스 시리즈 Easy Science Series 19 인류의 가족, 인간의 동반자 영장류
인류의 가족, 인간의 동반자 영장류 기획 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표 저자 장규태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19 인류의 가족, 인간의 동반자 영장류 2015년 3월 31일 초판 1쇄 인쇄 2015년 3월 31일 초판 1쇄 발행 저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획 미래창조과학부 발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 www.kribb.re.kr www.scienceall.com 제작 (주)동아사이언스 출판등록 2001. 3. 15 (제312-2001-000112호) 주소 (140-877)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109 전화 (02)3148-0745 팩 스 (02)3148-0809 홈페이지 www.dongascience.com ISBN 978-89-6709-049-4 03490 * 잘못된 책은 바꾸어 드립니다. ** 본 책의 내용에 대한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본 책의 내용을 인용할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표기합니다.
머리말 인간과 유사한 원숭이를 바라보며 지에 더 관심을 보이는 듯했다. 나는 재미 삼아 과자를 건네주었고, 손을 뻗어 과자를 받아먹는 원숭이가 마냥 신기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과 자를 주는 척하면서 슬쩍 손을 거두며 원숭이를 약 올렸는데, 사건은 그때 발생했다. 계속 장난을 치던 나에게 화가 났던지 원숭이가 느닷없이 이빨을 드러 내며 위협적인 표정을 보였던 것이다. 무서운 얼굴을 마주한 것을 끝으로 원숭이와의 첫 만남은 끝이 나고 말았다. 놀란 내가 울음을 터뜨리자 부모 원숭이 는 그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20 여 년 동안 그 이름을 가슴에 품고 걸어온 연구 인생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각별한 인연이다.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 부모님과 다음 날 동물원에 가기로 약속을 하 고 잠을 설치던 날이 지금껏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밤이. 사자와 호랑이가 맞붙어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를 두고 친구들과 편을 갈라 입씨름을 했을 만큼 호기심이 많던 시절이었다. 내일 동물원에 가면 그토록 보고 싶던 사자와 호랑이를 만날 수 있다 생각하니 설레어 잠 을 이룰 수 없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까무룩 잠이 들어서 내가 이길 것 이라고 우겼던 호랑이를 꿈속에서 미리 만났다. 하지만 정작 다음 날, 동물원에 가서는 밀림의 왕자 호랑이도, 백수의 제 왕 사자도 더는 내 관심을 끌지 못했다. 어린 내게 전혀 생각지 못한 새로 운 흥밋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첫눈에 내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동물 은 다름 아닌 원숭이였다. 당시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내가 본 원숭이는 마카카 종류였을 것이다. 님께서는 서둘러 나를 데리고 다른 동물들이 있는 곳으로 가셨기 때문이 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마주한 원숭이의 얼굴은 어린 내게 많은 충격 을 줬다.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호기심 어린 표정, 먹이를 더 달라고 호 소하는 표정, 내가 자꾸만 약을 올리자 낙담하고 원망하다가 급기야 화를 참지 못해 분통을 터뜨리는 표정 등 감정표현이 다양했던 그 얼굴을 쉽게 잊을 수 없었다. 동물원에서의 첫 만남이 그렇게 끝난 뒤 내 기억에서 원숭이라는 존재 는 여느 동물들과 같이 단순한 동물의 한 종류로 묻혀 희미해졌다. 하지만 몇 년 뒤, 원숭이들은 또 한 번 내 기억에 큰 흔적을 남기게 된다. <혹성탈 출>이라는 한 편의 영화를 통해서였다. 진화 라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던 시기에 본 영화 <혹성탈출>은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만난 원숭이 를 떠올리게 했고, 그 원숭이와 내 처지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그때는 그러한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고, 그 뒤 원숭이 를 볼 때마다 묘한 경쟁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나와 원숭이의 인연은 거기 서 끝이 아니었다. 철장 너머에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원숭이는 내가 들고 있던 과자봉
지금 이 글을 쓰는 본 필자는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센터장으로, 원숭이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 과제를 주관하여 수행하고 있 다. 어렸을 때의 인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게 있어 원숭이는 중 요한 연구 대상이자 연구 목표가 되어버렸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는 우리나라에 원숭이를 키우며 연구하는 곳 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신기해하고 낯설게 여기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왜 원숭이를 연구하는지, 왜 국가연구소에서 원숭이를 키우고 있는지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많은 의문을 잠시 뒤로한 채 잠시 눈을 감고 원 숭이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도 인간 과 너무나 닮은 원숭이의 외형일 것이다. 인간과 닮은 얼굴, 똑똑한 머리, 원숭이를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은 물론, 원숭이에 대해 공부해보고자 하 는 학생들도 쉽게 접근하고 보다 구체적인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 그 동안 본인이 연구해온 원숭이에 대한 기초 지식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묶어서 서술했다. 이 책의 내용이 독자 여러분에게 원숭이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원숭이 연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집필 을 시작한다. 2015년 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장 장규태 도구를 사용하고 두 발로 걷는 모습 등 원숭이는 아주 많은 점에서 우리와 유사한 동물이다. 그것이 바로 정답이다. 원숭이는 우리 인간과 너무나 비 슷하고 닮았기 때문에 우리 자신에 대해 알려주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며, 바로 그런 이유로 연구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원숭이는 이 지구상에서 우리 인간에게 친척뻘인 유일한 동물이 며, 앞으로도 우리는 원숭이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바 이오신약이나 바이오 장기 연구를 위해서는 인간을 대신할 실험동물로 원 숭이들의 희생이 필요하며, 원숭이들의 진화적 연구는 인간의 근원과 본 질을 찾아가는 데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원숭이를 사전적인 의미가 아닌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하였 다. 따라서 원숭이 가 유인원과 구세계원숭이, 신세계원숭이, 원시원숭이 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으니 오해 없길 바란다. 이 책은
목차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1 원숭이들의 특징 042 02 원숭이의 사촌들 046 03 원숭이의 계통분류 050 04 세계 각지의 원숭이들 055 05 원숭이의 주식은 정말 바나나일까 058 06 원숭이의 가족구조 062 머리말 인간과 유사한 원숭이를 바라보며 004 07 태어나 죽을 때까지, 원숭이의 일생 065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1 우리의 가장 가까운 형제는 누구일까 014 02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라고? 020 03 원숭이의 다양한 이미지 023 원숭이 이야기 설화 속 원숭이 (1) 026 04 사람의 손에서 자란 원숭이 028 05 기록으로 남겨진 원숭이의 일화 033 원숭이 이야기 설화 속 원숭이 (2) 037 01 침팬지 대장의 자격 070 02 침팬지의 다양한 문화활동 073 03 침팬지의 교육 075 04 보노보의 상생 077 05 정글의 신사 오랑우탄 081 06 고릴라, 보기와는 달라요 085 07 유인원의 이단아, 긴팔원숭이 089 08 여우원숭이의 낙원 마다가스카르 092 09 초원의 방랑자 바분 095 10 따끈한 온천을 즐기는 일본원숭이 098 11 한반도의 원숭이 101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ㅏㅏㅇㅇ생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01 원숭이를 연구하는 사람들 106 02 침팬지와 제인 구달 108 03 고릴라와 다이앤 포시 112 04 오랑우탄과 비루테 갈디카스 116 01 영장류 연구기관은 왜 필요할까 156 02 세계의 영장류 연구소 158 03 국가영장류센터의 역사 161 04 영장류 시설에 관하여 164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05 영장류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육하기 166 06 영장류센터의 보유 종 169 07 영장류의 도입과 검역 173 08 영장류의 출산과 이유 176 09 실험동물 위령비 179 01 원숭이와 사람은 얼마나 닮았나 122 02 원숭이를 이용한 기초의학 및 생명과학 연구 128 03 난치병을 극복하기 위한 신약후보물질 133 04 인간의 병을 대신 앓는 원숭이들 136 05 뇌과학 연구의 현재와 미래 139 마치는 글 공존과 공생 181 이미지 출처 및 참고문헌 184 필자 소개 188 06 인간의 노화를 원숭이가 막아줄 수 있을까 141 07 유전자 변형 원숭이의 등장 148 08 실험원숭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150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CHAPTER 1 01 우리의 가장 가까운 형제는 누구일까 02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라고? 03 원숭이의 다양한 이미지 원숭이 이야기 설화 속 원숭이 (1) 04 사람의 손에서 자란 원숭이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5 기록으로 남겨진 원숭이의 일화 원숭이 이야기 설화 속 원숭이 (2)
01 우리의 가장 가까운 형제는 누구일까 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유인원이다. 마지막으로 큰 뇌를 가지고 있는가? 답 은 예 일 것이다. 우리 인간은 이 같은 조건에 따라 모두 대형 유인원으로 분류된다. 위의 질문들은 필자가 잉글랜드 동물원에서 본 교육용 표지판의 내용이 다. 사진 속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표지판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누구일까? 라는 제목과 함께 진화적 관점에서 인간과 가장 유사한 종을 찾 는 재미있는 질문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형 유인원의 조건 원숭이에 대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음 몇 가지 질문에 관하여 생각해보자. 첫 번째 질문이다. 당신은 손톱이 있는가? 엄지와 검지 를 맞대어 동그랗게 만들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예 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지구상의 생물군에서 영장류에 속한다. 다음으로 꼬리가 있는가? 아니오 그런데 대형 유인원에는 인간 외에도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도 속한다. 바로 그들이 우리와 가장 흡사한 동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와 차별되는 인간의 특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인간은 완벽 한 직립보행을 할 수 있으며, 몸에 털이 없다. 뇌 용량도 어마어마하게 크며, 상대적으로 송곳니는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눈동자 주위에 흰자위가 있는 것도 인간만이 갖는 특징이다. 이처럼 명백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인간과 침팬지의 유 잉글랜드 동물원 인류의 가까운 사촌은 누구인가 영장류의 계통분류를 쉽게 표현해 인간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대형유인원 (왼쪽부터)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01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15
전적인 차이는 1.2% 정도에 불과하다. 인간과 침팬지의 DNA가 98.8%나 일 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대 100만 년 전 침팬지 부분 그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1.2%라는 그 근소한 차이가 어떤 영역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도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보노보침팬지 있다. 1.2%에 불과한 침팬지와의 유전자 서열의 차이는 500만~700만 년이라 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었다. 인간과 침팬지는 약 600만 년 전 공통 조 상에서 분기되었으며, 침팬지 고릴라 인간은 약 800만 년 전에 공통 조상 에서 분기되었고, 침팬지 고릴라 인간 오랑우탄은 1300만 년 전에 공통 조상에서 분기가 되었다. 이것을 표로 나타내면 너무나 단순해 보이지만, 두발 보행에 적응, 아직은 작은 송곳니 커진 어금니와 턱 오로린 투게넨시스 아르디피테쿠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막상 인간만 따로 분리해 진화과정을 추적해보아도 매우 복잡하다. 인류의 진화과정에도 무수한 조상 종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져갔기 때문이다. 영장류의 진화과정 사람의 진화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더 넓은 범위에서 영장류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 살아 있는 영장류들의 진화과 정과 유연관계를 이해하면 우리가 왜 그들과 비슷하고, 형태학적으로 가까 운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는 약 700만 년 전 현존했다고 알려진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 최대 크기의 어금니와 턱, 씹는 근육이 확장됨 뇌의 용량 증대(600cc), 얼굴에서 돌출되었던 코 가 많이 들어가 전반적으로 평평해짐. 손가락을 좀 더 정밀하게 사용하여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됨. 고기와 같은 음식을 장만할 수 있는 단순한 돌 도구 제작이 가능해짐. 턱과 어금니가 조금 작아짐. 긴 다리와 아치 모양의 발 구 조는 장거리를 걷거나 뛰는 데 최적화됨. 뇌의 용량 증대 (호모 에렉투스 650~1200cc) 사냥을 위한 복잡한 도구 제작, 뇌 용량 1200cc 이상 큰 뇌(1400cc), 작은 얼굴, 아치형 천장을 가진 둥근 두개 골, 작은 눈썹 부위의 돌출된 뼈, 그림과 같은 예술능력, 추상적인 사고, 언어 사용 파란트로푸스 호모 하빌리스 영장류의 진화와 유연관계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사피엔스 스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두 발로 자연스럽게 걸었으며, 작아진 송곳니를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비슷한 시대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로린 투게넨시스는 2001년, 케냐의 투겐 힐즈에서 대퇴골 화석만 발견되었다. 다 음으로 등장하는 인류의 조상은 약 440만 년 전까지 살았던 아르디피테쿠 스이다. 이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타나는데, 이들 은 특징적으로 아래턱과 어금니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서도 특이적 으로 아래턱과 어금니가 더욱 커진 파란트로푸스 종은 씹는 근육이 한층 발 01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17
모 에렉투스의 후반기와 호모 사피엔스의 출연 시기가 중복되는 식이다. 이 것은 종 분화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새로운 종은 무에서 창조되지 않기 때 문이다. 기존에 있던 것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종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호모 에렉투스의 막대 앞쪽으로 연결된 실선이 나타내듯이 초기 단계의 호모 에렉투스 중 일부가 변해서 호모 사피엔스 종이 탄생하였고, 고릴라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일정 기간 동안 호모 에렉투스와 더불어 살아갔다. 초기 공존의 시기에는 호모 에렉투스가 훨씬 번성했을 것이고 호모 사피엔스는 소수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호모 사피엔스의 우수한 생존력 또는 번식 력으로 인해 호모 에렉투스가 멸종한 뒤에도 호모 사피엔스만 남게 되었다. 종의 진화에는 언제나 이러한 현상이 반복된다. 우리 사회의 유행 또한 네안데르탈인 슈타인하임 원인 현생인 인류의 두뇌 용량 비교 시시각각 변하듯이, 지구의 환경이나 생태가 바뀌어갈 때 그 과정에 번성하 는 종이 있는가 하면 도태되는 종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역사에는 영원 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번성이 있으면 자연히 쇠퇴도 있는 것이다. 수억 년 달했다. 그즈음 드디어 호모속으로 불리는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 그룹이 화석에 동안 지속된 공룡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라고는 당시의 어떤 공 룡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등장한 호모 하빌리스(Home habilis)는 약간 커진 뇌를 가졌으며 손을 자유롭게 움직였고, 능력 있는 사람 이라는 이름에 맞게 최초로 도구를 사용한 인간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줄어든 아 래턱과 어금니, 긴 다리를 가졌으며 뇌가 현 인류의 2/3만큼 커진 호모 에 렉투스(Homo Erectus)가 등장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의 직계 조 상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등장했다. 앞 페이지에 보이는 그림에서 파란색 막대는 그 종이 살아간 시기를 나타 내는데, 매번 다른 종과 등장 시기가 겹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호 01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19
02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라고? 이에 유명한 논쟁이 벌어진다. 영국과학발전협회에서 연설 중이던 월버포 스가 헉슬리에게 당신은 스스로 원숭이의 자손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러 면 할아버지 쪽이 원숭이인가, 할머니 쪽이 원숭이인가? 라며 짓궂은 질문 을 던진 것이다.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웃음거리로 이용하기 싫었던 헉슬리 는 차라리 원숭이를 할아버지로 삼겠다고 답했고, 이 때문에 다윈의 불독 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다윈 자신은 이러한 논쟁에 거 의 참여하지 않았다. 건강도 안 좋았거니와, 자신의 학설을 좀 더 보완할 수 1859년 11월, 자연 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 라는 책이 나오자 있도록 연구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과학수준으로는 인간 세상은 한바탕 떠들썩해졌다. 신의 축복을 받아 그 존재가 유일하며 고귀하 과 같은 새로운 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길이 없었다. 다고 여겨져온 인간을 원숭이와 거의 동일시한 다윈의 주장 때문이었다. 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다윈의 종의 기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아 독교인들은 격렬하게 반발했고 일반인들조차도 그의 이론을 받아들이려 하 니, 과학자들조차 종의 탄생에 대해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지 않았다. 이후 1860년 6월, 옥스퍼드의 주교 새무얼 월버포스와 토머스 헉슬리 사 요즘 필자는 국가영장류센터를 방문한 사람들로부터 영화 <혹성탈출> 에서처럼 침팬지나 고릴라에게 특정 약물을 주입하면 인간처럼 될 수 있나 요?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불가능하다 고 답해주면 또 다른 질문이 꼬리를 문다. 다윈은 원숭이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면 정말 그렇게 되나요? 역시 답은 안 된다 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질문을 조금 바꿔서 지금의 원숭이가 사람처럼 똑똑한 지능을 가진 종으 로 진화할 수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필수조건으로 엄청나게 긴 시간이 먼저 필요하며(변이가 발생하고, 그 변이에 적응하는 시간), 수많은 우연한 사건들이 조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의 원숭이 들은 이미 지금의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종인데, 이들을 다시 변화시키 당시 사회에서 교회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잘 알고 있었던 다윈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발견을 공개했다. 예상 한 대로 그는 거친 비난과 조롱에 시달려야 했다. 02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려면 다양하고도 급격한 환경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21
03 원숭이의 다양한 이미지 수십만 년에 걸쳐 인류의 모습은 변화해왔고, 그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보아도 지구가 생겨나 약 45억 년이 흐르도록 인 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종은 단 한 종 탄생했을 뿐이며, 역시 인간처럼 지능 이 있는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은 지구 외에 발견되지 않았으니, 확률을 수학적으로 계산해보면 그 가능성은 거의 0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 만 종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인간만 보더라도 구석 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를 살던 인류의 조상과 마주한다면, 서로가 동일한 종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초기 진화론자들은 사족보행을 하던 원숭이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호모 사피엔스 즉, 인간으로 진화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의 유전학적 연구를 통해 원숭이와 사람은 단지 조상 이 같을 뿐, 사람이 원숭이에게서 진화된 것은 아니라는 가설이 무게를 얻 고 있다. 어찌되었든 원숭이가 사람과 매우 유사한 동물이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도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된 기계 덕분 에 이미 상당 부분 육체적인 노동에서 해방되었으며, 앞으로도 컴퓨터와 자 동화 시스템에 의존하다 보면 공상과학만화에 나오는 머리 큰 외계인처럼 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불과 몇 십만 년 동안 우리 인류는 겉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뇌 용적도 그게 맞게 변했으며 식습관, 운동능력, 체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를 겪어왔다. 변화만이 살 길 이라는 구호는 기업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존과 종의 번영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간과 닮은 원숭이 한때 인터넷상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 령과 유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원숭이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원 숭이와 닮았다며 비하하고, 그의 정치적 역량 이 영장류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폄훼하려 는 의도에서 퍼뜨린 이미지이다. 그러나 이러 한 비교를 통해 원숭이들의 표정이 그만큼 다 양하고 감정표현이 풍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신라시대에 제작된 십이지신상 중 원숭이 c국립중앙박물관 02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23
확인할 수 있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12간지에서도 원숭이를 찾아볼 수 있다. 잔나비 라고 도 불리는 원숭이는 재주가 많고 섬세한 동물로 여겨졌다. 특히 중국에서는 원숭이가 건강, 성공, 수호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하여 좋아하기도 하지만, 반 대로 간사하거나 재수 없는 동물이라고 여겨 기피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떻 게 원숭이는 이처럼 극단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사 실상 원숭이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영리하면서도 간교한 이면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는 흉내를 잘 내는 동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원숭이가 사 람을 따라 하는 모습은 아주 오래전부터 어렵지 않게 관찰되고 있다. 태국 원숭이가 암컷을 빼앗긴 복수를 하려는 듯 젊은 수컷 원숭이를 끈질기게 괴롭히 는 장면이 목격된 것이다. 그 밖에도 호기심 많은 원숭이들은 새 로운 모험을 찾아 사원 앞을 지나는 기 차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떠났다가, 늦은 오후에 반대편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오기도 한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들 려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피서객의 칵테일을 훔쳐 마시는 원숭이 의 수도 방콕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롭부리(Lop Buri)는 시가지 에 2,000여 마리의 야생 원숭이가 살고 있어 원숭이 마을 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이곳 원숭이들을 관찰하던 중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되어 화제를 모 으기도 했다. 시장 근처에 사는 무리의 젊은 수컷 원숭이가 사원에 있는 무 리의 젊은 암컷 원숭이와 사랑에 빠졌는데, 이를 본 사원 무리의 우두머리 에 위치한 세인트키츠네비스에서는 원숭이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 다. 해변에서 관광객들의 술을 훔쳐 달아나고, 때론 사람도 아랑곳 않고 보 란 듯이 음주를 즐기는 대담한 알코올 중독 원숭이도 있다고 한다. 인간 사 회에서나 겪을 법한 문제들이 원숭이들에게서도 관찰되는 것을 보면, 원숭 이 사회가 인간 세상의 축소판처럼 여겨질 법도 하다. 원숭이가 이용한다는 태국 롭부리 시내 기차역 정경 시내 곳곳을 자연스럽게 활보하는 롭부리의 원숭이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로 시작하는 동요가 있듯이 빨간 엉덩이는 원숭 이들의 특징이다. 원숭이의 엉덩이가 빨간 이유는 털이 없는 데다 그 부위 에 혈관이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약 200여 종 가운데 대체로 북 쪽지방에 사는 원숭이의 엉덩이가 빨간데, 이웃나라 일본에 사는 일본원숭 이가 대표적이다. 원숭이의 엉덩이는 성인이 되면서 더욱 빨개지고, 짝짓기 때 가장 짙은 붉은색이다가 몸이 약해지면서 조금씩 연해진다. 원숭이가 짓 궂은 장난꾸러기 이미지를 갖고 있는 건, 인간의 눈에 부끄러운 부분을 과 감히 드러낸 겉모습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02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25
원숭이 이야기 설화 속 원숭이 (1) 사람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류인 원숭이는 다재다능한 재주꾼일 뿐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나 부부 간 애정이 극진하여 예로부터 관련 문화재와 더 불어 관련 신화, 전설, 민담 등이 두루 전해지는 친근한 동물이다. 대표적인 원숭이 설화로 티베트의 건국신화가 있다. 아주 오랜 옛날, 관세음 보살이 데리고 있던 한 신( 神 )을 원숭이로 변하게 한 후, 티베트의 설국으로 수 행을 보냈다. 이 원숭이가 얄룽계곡에서 수행에 정진하던 중, 근처에 살던 마녀 에게서 청혼을 받았다. 당황한 원숭이는 자신은 관세음보살의 제자이고 수행을 하는 중이라며 정중히 거절했지만, 마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청혼을 받 아주지 않으면 다른 마귀와 결혼하여 더 많은 마귀 자식들을 낳을 것이고 그렇 게 되면 설역고원이 마귀의 소굴로 변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였다. 그 말을 들은 원숭이는 고심 끝에 관세음보살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지혜를 구했다. 이에 관세음보살은 마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며 이는 하늘의 뜻 일 수 있으니 마녀와 결혼하여 설역에 인류를 번성케 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원 숭이는 마녀와 결혼하여 여섯 마리의 원숭이를 낳았고, 설역 근처의 나무에서 과일을 따 먹으며 부족함 없이 살았다. 그러나 풍요도 잠시, 3년이 지나 일족이 500마리로 번성하자 먹을 과일이 부 족해졌고, 굶주리는 자식들을 보다 못한 원숭이는 다시 보타산의 관세음보살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관세음보살은 경작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오곡종 자를 수미산에서 얻어다 주어 원숭이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곡 식을 먹으면서 원숭이들은 점차 긴 꼬리가 줄어들고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으며, 지금의 사람처럼 모습이 변하게 되었다. 바로 이들 이 티베트 고원에 사는 사람들의 조상이라고 전해 진다. 불교에는 원숭이와 꽃장수 라는 설화도 있다. 인 도 바라나시의 어느 산골마을에 가난한 꽃장수가 살았다. 그는 날마다 강을 건너다니며 산과 들에서 딴 화초로 꽃다발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강을 건너다 진귀한 망고가 떠내려가는 것을 건져 올려 성주에게 바쳤다. 망고 를 맛본 성주의 부인은 그 향과 맛에 감탄하여 망고 를 더 구해 오라고 명령했다. 국보270호 모자 원숭이 모양 연적 난감해진 꽃장수는 망고가 떠내려온 강을 정처없이 거슬러 올라가다가 산 절 벽에 망고나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망고를 따기 위해 서둘러 절벽을 내려가 던 꽃장수는 도중에 미끄러져 떨어질 뻔했으나 나뭇가지에 걸려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때 지나가던 원숭이 왕이 절벽에 매달린 꽃장수를 발견하고 온 힘을 다해 끌어올려주었다. 동정심 많은 원숭이 왕은 꽃장수의 딱한 사정을 듣고 지 친 몸으로 절벽을 내려가 망고를 따다 주었다. 피로에 지친 원숭이가 그대로 누워 잠들어버리자 꽃장수는 집까지 가는 길에 식량으로 쓰려고 원숭이를 돌로 내리쳐 죽여버렸다. 이를 본 천신이 은혜를 원 수로 갚는 부당함을 크게 한탄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자비로운 원숭이 왕 은 부처님을, 꽃장수는 부처님의 종형제이자 반대세력의 우두머리인 제바달다 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처럼 원숭이는 건국설화에 등장하거나 부처를 상징하는 고귀한 존재로 묘사될 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친근한 동물이다. C문화재청 02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27
04 사람의 손에서 자란 원숭이 유인원 언어 실험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실험용 침팬지에게 촘스키의 이름을 비 틀어 님 침스키(Nim Chimpsky) 라고 이 름 붙인 것도 그 때문이었다. 1973년 11월 미국 오클라호마 영장류 연구소에서 태어난 님은 뉴욕의 중산층 가정에 입양되었다. 첫 대리모였던 스테 20세기폭스 인간으로 살기를 강요당한 침팬지, 님 침스키 2011년, 인간의 손길로 길러진 침팬지가 스스로 정체성을 깨닫기 시작하 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한 편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혹성탈출 : 진화 의 시작>이 바로 그것이다. 알츠하이머 병 치료제를 개발하던 과학자 윌은 안락사 위기에 처한 새끼 침팬지를 몰래 데려다 키운다. 윌의 집에서 가족 처럼 지내게 된 침팬지 시저 는 학습을 통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기에 이 른다. 그러다 불의의 사고로 유인원 보호시설로 보내진 시저는 강력한 알츠 하이머 치료제를 훔쳐 다른 유인원과 함께 투약한 뒤 무리 지어 우리를 탈 출하고, 이를 제지하려는 인간들의 살육 적인 방어선을 돌파하고 숲으로 사라진 다는 내용이다. 영화 속 시저와 닮은꼴인 침팬지가 현 실에도 있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심리 학과의 허버트 테라스 교수는 언어가 인 간만의 고유한 능력이라는 노엄 촘스키 파니는 님을 친아들처럼 길렀다. 기저귀 를 채우고 옷을 입히고 양치질을 해주 고 때론 젖도 물렸다. 님은 아침에 침대 에서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잡지를 뒤적 였고, 수화를 배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생일에는 파티도 열었다. 하지만 님은 언어 수업을 중심으로 일과가 빡빡 한 프로젝트를 견디기 힘겨워 했고, 나 이를 먹을수록 공격적인 야생성을 드러 냈다. 설상가상 4년 만에 연구비 지원이 끊기자 허버트 교수는 님을 오클라호마 영장류연구소로 돌려보냈다. 이후 님은 보살펴주던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여러 시설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다. 심지어 영장류를 대상으로 의학 영화 <혹성탈출>의 한 장면 (Noam Chomsky)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생체실험을 하는 연구소로 팔려 가기도 인간과 생활한 님 침스키 02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29
했다. 다행히 지지자들의 시위와 항의 덕분에 구출된 님은 텍사스의 동물보 호소에 보내졌다. 이곳에서 님은 동물을 사랑하고 정의감은 있지만 침팬지 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클리브랜드 에이모리 때문에 더욱 고립된 삶을 살아야 했다. 결국 님은 침팬지의 평균수명에 훨씬 못 미치는 스물일곱 살 에 심장폐색으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태어난 지 열흘 만에 어미에게서 떨어져 인간들 틈에서 원치 않는 삶을 살아야 했던 침팬지 님 침스키. 의지하던 사람들에게마저 버림받고 정체성 을 잃어버린 님의 이야기는 단순히 불쌍하다는 말로 마무리하기에는 허전 한 구석이 많다. 인간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험동물로 이용된 한 침팬지 의 짧았던 삶은 동물실험에 대한 뜨거운 찬반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고 있는 것들을 표현하도록 했다. 또 침팬지 어미가 새끼에게 정보를 전달 하는 방법도 관찰할 예정이었다. 1999년, 아이는 사람 기준으로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나이에 임신했고, 모두의 기대 속에 2000년 4월 24일 건강한 수컷 침팬지 아유무(Ayumu) 를 낳았다. 엄마로서의 아이는 더없이 훌륭했으며, 때로는 사람보다 더 극진히 새끼를 돌보기도 했다. 아유무의 탄생으로 프로젝트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 침팬지 사회에서의 지식과 기술이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파되는지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태어나면서부터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곁 에서 지켜본 새끼 침팬지 아유무가 생후 9개월 만에 글자 맞추기에 성공 했던 것이다. 따로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10개월 무렵에는 좁은 구멍에 공부하는 침팬지 모자, 아이와 아유무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도 침팬지를 대상으로 유사한 실험이 진행되었지 만, 학습을 강요하는 대신 침팬지의 본성을 이해하고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 는 방식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험 대상인 침팬지 아이(AI) 는 숫자와 글자를 구분하는 천재적인 인지 능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연구소의 마쓰자와 데쓰로 교수는 인간 이외의 동 물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인지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1978년, 아이 프로젝트 를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우선적인 목표는 침팬지에게 한자를 가르치면서, 인지기능이 어떤 발달과정을 거치는지 조사하는 것이었다. 우선 침팬지 부모가 본보기 긴 막대기를 끼우거나, 크기가 다른 컵을 차례대로 포개고, 제법 까다로운 발달검사도 거뜬히 통과했다. 또한 컴퓨터 화면에서 숫자와 글자를 식별하거나, 동전을 모아 자판기에서 먹 이를 꺼내 먹는 아유무의 영리함은 연구 자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 로써 유인원 사회에서 세대 간에 문화가 어떻게 전승되는가 를 규명하기 위한 아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마쓰자와 교수는 침팬지 모자 간의 유 를 보여주면 새끼가 그 모습을 흉내 내는 방식으로 보고 익히는 학습 을 한 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문자를 가르쳐 침팬지들이 어른들로부터 보고 배우 대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학습과정을 발표하면서, 자녀들에게 과도한 학습을 아이와 아유무 아이(AI) 라는 이름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의 약자이다. 03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31
05 기록으로 남겨진 원숭이의 일화 아유무가 모니터에 나타난 숫자를 통해 기억력 테스트를 받고 있다. 마쓰자와 교수와 교감을 나누는 아 이와 아유무 모자 원숭이를 얼어 죽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한반도에는 야생 원숭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원숭이에 관한 기록을 강요하고 무분별한 사교육 열풍에 휩싸여버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 다고 강조했다. 유전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는 영화, TV프로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인식되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 세히 들여다보면, 원숭이는 인류에게 웃음과 유용한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간의 욕망을 위해 안타깝게 희생되기도 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독일군이 유대인을, 일본군이 아시아 민족을 대상으로 인체실험을 자행하 면서까지 새로운 의학정보를 얻으려 했던 것처럼, 인간의 욕망은 종종 비극 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곤 한다. 인간은 원숭이를 비롯한 영장류를 이용해 호 기심을 충족하고 신약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지만(5장 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수많은 원숭이가 멸종위기에까지 내몰린 지금은 생 각을 바꿔야 한다. 원숭이는 우리 인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하 는 동반자임을 다시금 인식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지혜를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찾기가 어렵지만, 극히 드물게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조선왕조실록 을 보면 9대 국왕인 성종과 원숭이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성종은 동물을 매우 사랑하여, 외국 사신들이 선물로 바친 사슴, 백조, 원숭이 등을 궁궐 안에다 키우며 자주 들여다봤다고 한다. 아들인 연산군이 사슴을 발로 찼다가 호되 게 꾸지람을 들은 이야기는 동물에 대한 성종의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다. 당시 원숭이는 유구국(지금의 일본 오키나와)으로부터 선물 받았다고 쓰여 있는데, 품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일본원숭이로 추정된다. 겨울이 되자 성종은 원숭이를 위해 흙집을 짓고 옷을 만들어 입 히라고 어명을 내렸다. 그러자 손비장이라는 신하가 나서서 원숭이는 상 서롭지 못한 짐승인데 어찌 사람의 옷을 입힐 수 있겠습니까? 라며 반대하 였다. 이에 성종은 내가 한낱 짐승을 아껴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 바친 것을 얼어 죽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의 옷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 라, 사슴 가죽을 입히라고 명한 것이니, 경이 잘못 들은 것이다 라고 설득하 였다. 당시에는 임금이 주색과 애완동물을 가까이하면 성군으로서의 위엄 03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33
이 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성종을 바라보는 신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이 아니었을 것이다. 리 아기 크롬웰을 안아 올 렸다. 흉내 내기를 좋아하 는 원숭이의 특성을 잘 이 원숭이에게 납치된 올리버 크롬웰 영국의 유명한 청교도 정치가인 올리버 크롬웰에게도 원숭이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크롬웰이 젖먹이였던 시절, 유모를 따라 할아버지의 집에 갔 을 때의 일이다. 당시 크롬웰의 할아버지는 원숭이를 여러 마리 키우고 있 었다. 유모가 크롬웰을 안고 젖을 먹이는 동안 원숭이 한 마리가 호기심 어 린 눈으로 이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유모가 젖을 다 먹이고 크롬웰을 잠 시 내려놓은 사이에 이를 따라 해보고 싶었던 원숭이는 크롬웰을 안아 들고 잽싸게 지붕 위로 올라가버렸다. 깜짝 놀란 유모와 할아버지가 급히 쫓아갔 으나, 날랜 원숭이를 붙잡을 방법이 없었다. 자칫하다 만약 원숭이가 아기 를 놓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므로 모두들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때 신앙심이 깊은 할아버지가 가족 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이제 올리 버는 우리의 손을 떠났다. 하나님께 도 움을 구하는 수밖에 없구나. 할아버지 의 말에 가족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기 도했다. 그러자 지붕 위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원숭이는 어느새 땅으로 내려 해하고 있던 할아버지의 지혜 덕분에 크롬웰은 무 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 아올 수 있었다. 100번째 원숭이 현상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는 원숭이 고구마를 씻어 먹는 원숭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1952년 일본 규슈 의 조그만 섬 고시마( 幸 島 )에서 영장류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원숭이들이 흙 묻은 고구마를 어떻게 먹는지 관찰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모래사장에 고 구마를 던져 주자 원숭이들은 큰 어려움 없이 손으로 모래를 털어 먹었다. 이번에는 밭에서 갓 뽑아 온 고구마를 주었다. 고구마에 묻은 진흙은 털어 도 잘 떨어지지 않았고, 어떤 원숭이들은 먹기를 꺼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18개월 된 어린 암컷 원숭이가 시냇물에 고구마를 씻어 먹는 놀라운 장면 이 관찰되었다. 과학자들은 이 영리한 새끼 원숭이에게 고구마라는 뜻의 이모(いも)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석 달 뒤, 이모의 어미와 친구들이 이 모를 따라 흐르는 물에 고구마를 씻어 먹는 것을 시작으로, 이 방식은 차츰 고시마 섬의 원숭이들 사이에 퍼져 나갔다. 그리고 10년 후인 1962년에는 적어도 그 섬에 사는 원숭이 집단의 3/4이 고구마를 씻어 먹는 것으로 관찰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 1599년~1658년) 영국 청교도 혁명을 이끈 그는 어린 시절, 원숭이로 인해 목 숨을 잃을 뻔한 일이 있었다. 와 아기를 내려놓고는 기도하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유모는 그 틈을 타 재빨 되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는 100번째 원숭이가 나왔을 때, 03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35
이 원숭이 집단과 전혀 교류가 없는 다카자키야마( 高 崎 山 )에 사는 원숭이 집 단도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는 모습이 관찰되었다는 점이다. 원숭이 이야기 미국의 저명한 동식물학자인 라이언 왓슨은 이 현상을 100번째 원숭이 현상 이라고 이름 붙였다. 지금도 유행과 문화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이 용어는, 특정한 사고나 행위를 하는 사람 수가 일정 비율에 이르면 사회 적으로 그 생각과 행동이 급속히 확산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만일 우리 사회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의 변화를 겪는다면 그 영향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의 번영이 지속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싸움과 전쟁 등의 파괴행위가 끊이지 않을 수도 있다. 원숭이 집단 전체의 행동양식을 바꿔놓은 혁신이 18개월 된 새끼 원숭이 한 마리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알아보기 문헌에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아프리카나 인도의 밀림에서 실제로 원숭이를 사냥할 때 쓰는 방법을 소 개한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독특한 덫을 이용해 원숭이를 사냥한다. 작은 상자에 손이 가까스로 들어 갈 정도의 구멍을 뚫고 견과류, 바나나와 같은 먹이를 넣어두면, 냄새를 맡은 원숭이가 다가와 구멍에 손을 집어넣는다. 구멍이 워낙 작기 때문에 일단 먹을 것을 가득 움켜쥐면 아무리 손을 빼내려고 안간 힘을 써도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손에 쥔 것을 잘 놓지 않는 습성을 가진 원숭이는 원주민이 와서 잡아 갈 때까지 먹이를 포기하지 못한다고 한다. 때때로 사람들도 이와 같은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기 때문에 결코 비웃을 일만은 아닌 듯하다. 설화 속 원숭이 (2)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 <토끼의 간>은 인도의 육도집경 에 수록된 <원숭이의 간>이라는 설화를 모태로 한다. 어느 왕국에 보석장사를 하며 양친을 봉양하는 형제 가 있었다. 어느 날, 국왕이 우연히 잘생긴 동생을 보고 마음에 든 나머지, 공주와 혼 인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왕은 동생을 불러다 부마(왕의 사위)로 삼을 테니 지참 금으로 더 많은 보석을 가져오라며 돌려보냈다. 동생이 집에 돌아와 이 일을 의논하자, 놀란 형은 진상을 확인하고자 동생과 함께 국왕을 찾아갔다. 그런데 변덕스러운 국왕은 형의 당당한 모습과 차분한 말씨, 바른 몸가짐을 보고, 동생이 아닌 형을 부마로 삼겠노라 했다. 공주 역시 형의 남자다운 모 습에 연정을 느꼈다. 그러나 국왕의 제멋대로이고 경솔한 처사에 화가 난 형은 그 길로 동생을 데리고 성을 나와버렸다. 형에 대한 사모의 정을 억누를 길이 없던 공주는 차츰 형에 대한 미 움이 깊어져 산 채로 간을 씹어 먹겠다며 원망하게 되었다. 뼛속까지 노여움을 새긴 공주는 몇 차례 윤회를 거듭했고, 어느 생에서 형은 원숭이 로, 공주와 동생은 거북 부부로 태어났다. 어느 날, 공주에서 환생한 암컷 거북이 중병 이 들었는데, 원숭이의 생간을 먹으면 낫는다는 말을 들었다. 병든 아내 거북을 위해 원숭이의 간을 찾아 헤매던 숫거북은 때마침 나무에서 내려와 물을 마시고 있던 원숭 이와 마주치게 되었다. 숫거북은 원숭이에게 물속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많다고 꼬드겨 등에 태우고 물속 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반쯤 왔을 무렵 원숭이가 도망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한 숫거북 은 거짓말을 한 것을 사과하며, 실은 원숭이의 생간이 필요해 데려가는 것이라고 털 03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37
어놓았다. 그러자 원숭이는 공교롭게도 간을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온 참이라 이대로 자 기를 데려가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안타까워하는 척했다. 그러면서 간이 꼭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내줄 테니 물 밖으로 다시 데려다 달라고 제안했다. 그 말 을 곧이들은 숫거북은 원숭이를 다시 뭍으로 데려다주었다. 땅에 올라 선 원숭 이는 그제야 큰소리로 웃으며 뱃속의 간을 어찌 꺼내 나뭇가지에 걸겠냐고 거 북을 비웃었고, 뒤늦게 자신이 속은 것을 안 숫거북은 크게 후회했다고 한다. 이 것은 위기에 처했을 때 번뜩이는 지혜를 발휘하여 죽음의 위기를 모면한 원숭 이의 지혜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그런가 하면 지나친 잔꾀로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원숭이에 관한 이야기 도 있다. 게와 원숭이가 함께 떡을 만들어 먹기로 했는데, 떡이 완성되자 꾀가 난 원숭이가 떡을 전부 가로채어 나무 위로 올라가버렸다. 나무 밑에서 게는 내 려와서 나눠 먹자고 사정을 했지만, 원숭이는 불쌍한 게를 놀려대며 혼자 떡을 독차지하려 하였다. 그런데 한참 게를 약 올리며 까불던 원숭이가 실수로 떡을 떨어뜨리고 만다. 설화에 따르면 원숭이 엉덩이는 잔꾀 를 부리다 빨갛게 되었다고 한다. 게는 옳다구나 하고 냉큼 떡을 주워 굴속으로 달아 났다. 원숭이는 서둘러 나무에서 내려와 굴 앞에서 통사정을 했으나 게는 들은 척하지 않았다. 약이 바 짝 오른 원숭이는 궁둥이로 굴을 막고 방귀를 뀌었 고, 더욱 화가 난 게는 집게발로 원숭이의 궁둥이를 꽉 깨물었다. 이 때문에 원숭이의 궁둥이는 털 없이 빨갛게 되 었고, 게의 집게발에는 원숭이 털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욕심이 지혜를 가리면 화를 자초한다 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이다. 한편 원숭이는 한여름 날씨에 푹 익어 발효된 과일을 즐겨 먹는데,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원숭 이가 사람보다 앞서 포도주를 발견했다고 한다. 실제로 와인을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원숭이가 인간보다 과실주의 맛을 먼저 알았다는 이야기에는 신빙성이 있다. 나뭇가지가 갈라진 곳이나 바위가 움푹 팬 곳에 과실을 저장 해두면 당분 때문에 쉽게 술이 되기 때문이다. 원숭이와 관련된 와인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 어떤 포도나무 밭에 땅이 움푹 팬 곳이 있었는데 여기에 농익 은 포도들이 떨어져 쌓이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발효되었다. 발효된 포도즙에서 풍기는 향에 끌린 원숭이들이 이를 마셨고, 취해서 비틀대는 원숭이의 모습을 본 사람들도 호기심으로 발효된 포도주를 마시게 되었다. 맛도 감미로운 데다 기분도 좋아지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뒤 포도를 수확할 때 마다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킴으로써 와인을 제조했다고 한다. 영국의 선(Sun) 지에 게재된 사 진. 목이 마른 원숭이가 와인병 의 마개를 따려고 애쓰고 있다. 이렇듯 원숭이는 역사, 종교, 문화, 생활 등 인간사 전반에 걸쳐 사람과 밀접 하게 관련되어 왔다. 동물들 중 가장 똑똑한 지능과 사람과 흡사한 외모 때문에 인간 사회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불편하거나 어려운 교훈을 원숭이에게 빗 대어 표현했던 것도 그러한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The Sun 03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1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원숭이 039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CHAPTER 2 01 원숭이들의 특징 02 원숭이의 사촌들 03 원숭이의 계통분류 04 세계 각지의 원숭이들 05 원숭이의 주식은 정말 바나나일까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6 원숭이의 가족구조 07 태어나 죽을 때까지, 원숭이의 일생
01 원숭이들의 특징 원숭이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원숭이가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이라고는 해도, 누구나 갑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할 것이 다. 이것은 원숭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필자에게도 결코 간단한 질문이 아 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원숭이들은 과학적 종 분류체계에 따르면 수 백 종이나 된다. 이들이 갖는 공통적인 특성은 무엇일까? 우선, 원숭이라고 원숭이와 말의 시야 비교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똑똑하다 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과학적으로 바꿔 말하자면, 발달된 대뇌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즉, 몸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뇌를 지닌 원숭이들은 높은 지적 능력을 보여준다. 돌고래, 코끼리, 개 등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다른 동물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지능은 원숭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두 번째 특징은 앞쪽으로 향한 두 눈이다. 얼룩말과 같은 초식동물은 포 식자들의 접근을 감지할 수 있도록 눈이 머리의 양쪽에 달려 있는데 시야가 무려 300도에 이른다. 그래서 인간은 고개를 돌려야 볼 수 있는 뒤쪽을 얼 룩말은 풀을 뜯어 먹으면서도 볼 수 있다. 반면 원숭이는 두 눈이 앞을 향하 고 있어서 한 방향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야가 좁은 대신 두 눈의 시야 가 겹쳐져 2차원적인 시각을 제공하므로 원근감이나 입체적인 크기 등 세 원숭이, 사람 그리고 설치류의 뇌 비교 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04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43
느림보로리스 안경원숭이 마카카원숭이 거미원숭이 긴팔원숭이 사람 으로 음식을 쥐는 것이다. 원숭이 중에서 지능이 가장 뛰어난 침팬지는 이 러한 손과 발의 쥐는 힘을 이용해 나뭇가지나 돌로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네 번째 특징은 지문이다. 원숭이한테도 지문이 있어요? 라고 고개를 갸 웃거리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지문은 사람에게보다도 원숭이에게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숭이의 손바닥과 발바닥은 털이 거의 없이 맨살이 드러나 있는데, 이 피부에 고랑이 져 있어서 개체별로 고유한 직문과 족문 을 형성한다. 지문은 손과 발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주고, 촉각을 예민 원숭이와 사람의 발(위쪽) 손(아래쪽) 이것은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포식자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 으로 자유로워진 대신, 땅에서의 환경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얽힌 나뭇가지 를 식별하고 과일의 크기나 위치 등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의 세 번째 특징은 손과 발의 쥐는 힘이다. 나무 위 생활에 적응하 는 과정에서 원숭이는 손이나 발로 나뭇가지를 움켜쥘 수 있게 되었고 이러 한 능력을 이용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어떤 포식자보다도 빠르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손과 발의 쥐는 힘이 발달한 덕분에 원숭이들은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섬세한 운동을 할 수도 있다. 그 예로, 동물원에서 흔히 보는 마카카원숭이 들에게 먹이를 한꺼번에 많이 주면, 일단 입안의 볼주머니에 음식을 가득 채운 다음, 양손에 먹이를 더 움켜쥐고 두 발로 달아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게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꼬리를 손처럼 쓰는 남아메리카의 거 미원숭이들은 꼬리에도 지문 같은 특이한 문양이 발달해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문의 형태와는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꼬리를 이용해 나무를 쥐는 능력을 발달시키다 보니 생겨난 결과로 보인다. 다섯 번째 특징은 손톱, 발톱이다. 손톱은 뇌가 정확하게 자극을 감지할 수 있도록 손톱 밑 피부에 압력을 가하는데, 이는 잡는 힘의 세기를 가늠하 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손톱과 발톱은 손끝, 발끝을 보호하는 데 에도 유용하다. 그 밖에도 원숭이들은 팔다리의 자유로운 운동, 서로 맞댈 수 있는 엄지 손가락, 이빨과 소화계의 잡식에 대한 적응, 중력의 중심이 뒤쪽으로 이동, 코가 퇴화되어 짧아진 얼굴, 후각기관의 퇴화 등의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들은 대부분 나무 위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진화한 것이다. 자유롭 게 손을 사용하면서 뇌를 자극한 덕에 원숭이는 다른 동물보다 발달된 뇌를 갖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먹이를 하나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서서 이동하는 불편함을 무릅쓰고 두 손 04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45
02 원숭이의 사촌들 하목으로 나뉘는데, 여우원숭이 하목에 는 광대원숭이 상과와 여우원숭이 상과 가 포함된다. 광대원숭이 상과는 로리스 과와 갈라고 과로 나뉘는데, 로리스 과에 서는 로리스, 포토가 대표 종이며 갈라고 과에서는 갈라고가 대표 종이다. 여우원숭이 상과는 세 개의 여우원숭 원숭이는 전 세계의 수많은 동물들 중 분류학상 어디에 포함될까? 원숭 이 과와 인드리 과, 아이아이 과로 나뉜 꼬리감기원숭이 이를 분류학상으로 나누면 동물계, 척추동물문, 포유강, 영장목에 속한다. 즉, 원숭이들은 모두 영장목에 속하며, 원숭이들은 다시 세분하면 원시원숭 이 아목과 유인원숭이 아목으로 나눌 수 있다. 다. 이들의 대표 종은 여우원숭이, 인드리, 아이아이, 시파카 등이 있다. 많 은 독자들이 <동물의 왕국>에서 옆으로 뛰어다니는 시파카의 기이한 모습 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원시원숭이 아목 먼저 원시원숭이 아목을 살펴보자. 이들은 여우원숭이 하목과 안경원숭이 유인원숭이 아목 다음으로 살펴볼 유인원숭이 아목은 원시원숭이들보다 더욱 복잡하다. 유 인원숭이 아목은 넓은코원숭이 하목, 좁은코원숭이 하목으로 나눌 수 있다. 영장목 넓은코원숭이 하목은 일명 신세계원숭이(New-World monkey)라고도 하는 원시원숭이 아목 유인원숭이 아목 데, 이것은 이들이 신대륙 즉,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시 꼬리감기원숭이과와 마모셋/타마린과로 나뉜다. 꼬리감기원숭이과는 감을 수 있는 꼬리, 즉 제3의 손으로 불리는 꼬리가 특징으로, 꼬리를 이용 해 공중에 매달리거나 자유자재로 물건을 감아 잡을 수도 있다. 꼬리감기원 숭이과는 총 여섯 개의 아과로 나뉘는데 대표 종은 올빼미원숭이, 티티원숭 이, 다람쥐원숭이, 사키, 망토원숭이, 거미원숭이다. 마모셋/타마린과는 4속 28종인데 대표 종은 마모셋과 타마린으로, 몸무게가 560g 이하이며, 가장 04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47
는 4속 12종의 긴팔원숭이가 있다. 이들은 사람 상과에서 유일하게 많은 종 을 가진 과인데, 이것은 다음과 같은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긴팔원숭이 들은 고대(신생대 3기, 마이오세, 올리고세)에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의 중국 북부에까지 광범위하게 서식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화산활동과 지 진, 강의 생성 등 환경변화로 인해 지리적 격리가 심해져 지금의 작은 집단 들로 나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서로 간의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무리들과의 만남이 힘들어졌다. 그렇게 됨에 따라 대부분의 종이 자신 들의 좁은 서식처에 밀집되어 분포하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지리적 격리와 집단의 크기 감소로 인해 종분화가 진행되었고, 현재와 같은 4속 12종이 형 사람 상과에 속하는 대표 종들 (왼쪽부터) 긴팔원숭이, 오랑우탄, 사람 성된 것이다. 오랑우탄과는 보르네오 오랑우탄과 수마트란 오랑우탄으로 나눌 수 있 큰 종도 몸길이가 40cm를 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신세계원숭이들과 달 리 감을 수 있는 꼬리가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좁은코원숭이 하목은 다시 긴꼬리원숭이 상과와 사람 상과로 나뉜다. 긴 꼬리원숭이 상과는 구대륙원숭이(Old World monkeys)라고도 하는데 아시 아, 아프리카 등 구대륙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뺨에 볼주머니를 가 진 원숭이와 볼주머니가 없이 잎을 먹고사는 원숭이 무리로 나눌 수 있다. 볼주머니를 가진 대표적인 원숭이는 마카가, 바분, 맨드릴, 망가베이, 파타 는데, 이것은 지리적으로 격리된 두 섬에서 각기 다른 집단을 형성한 채 오 랜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유전자의 이동이 멈춘 결과 형성된 것으로 생 각된다. 사람과는 고릴라, 침팬지, 인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고릴라는 크게 산악 고릴라와 저지대 고릴라로, 침팬지는 보노보침팬지와 일반 침팬지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스원숭이, 벌빗원숭이, 탈라포인원숭이, 게논 등이다. 잎을 먹는 원숭이는 콜로부스원숭이, 랑구르, 코주부원숭이 등이며, 이들은 마치 소처럼 특수 한 장내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어서 나뭇잎만 먹고도 필요한 영양분을 섭 취할 수 있다. 사람 상과는 긴팔원숭이과, 오랑우탄과, 사람과로 나뉜다. 긴팔원숭이에 04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49
03 원숭이의 계통분류 마이오세 및 홀로세 올리고세 계통분류란 무엇일까 계통분류를 이해하면 원숭이에 대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계통분 애오세 류란, 일반적인 분류와는 개념이 좀 다르다. 일반적인 분류가 형태 구조 생식 발생 등을 기준으로 비교하여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를 따져 구 분하는 작업이라면, 계통분류는 이러한 분류를 진화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영장류 분기표 표 아래쪽 숫자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나뉘어진 시기를 뜻한다. 단위 : 백만 년 원시원숭이의 공통 조상 즉, 현재 나타나는 차이에 그치지 않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공통 조상을 추정하면서 상위 단계를 찾아 나누는 작업이다. 따라서 계통분류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단 비교가 가능하면서도 차이의 정도 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과 사자의 차이점과 유사점 을 각각 생각해보자. 무엇이 같고 다른지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얼마 나 같고 다른가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계통분류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용 되는 것이 A, T, G, C 의 DNA 서열이다. 이러한 DNA 서열은 상호 비교 가 쉽고, 차이의 정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 세계 수백 종에 달하는 원숭이들은 인간을 포함해 분류학상 영장 목에 속한다. 영장목은 크게 원시원숭이와 그 외의 원숭이로 나눌 수 있다. a. 나무 땃쥐, b. 안경원숭이-야행성 로리스 무리 c. 갈라고-야행성 c1. 포토-야행성 c2. 느림보 로리스-야행성 여우원숭이 무리 d. 아이아이-야행성 e. 인드리 e1. 시파카 원시원숭이 관계도 f. 족제비 여우원숭이-야행성 g. 난쟁이여우원숭이-야행성 g1. 마우스여우원숭이-야행성 그믐달( ) 표시는 야행성을 뜻한다. h. 목도리여우원숭이 h1. 대나무여우원숭이 h2. 알락꼬리여우원숭이 05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51
원시원숭이 신세계원숭이 원시원숭이는 약간의 논란은 있으나, 나무땃쥐원숭이, 안경원숭이, 로리 남미 지역에 서식하는 신세계원숭이는 크게 비단원숭이과와 꼬리감기원 스원숭이, 여우원숭이 무리로 나뉜다. 안경원숭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프 숭이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꼬리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능력 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섬에 서식한다. 인데, 특히 꼬리감기원숭이과의 원숭이들에게 꼬리는 제3의 손이나 다름없 을 정도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서 나무 위 생활에 매우 유리하다. 나무땃쥐원숭이 로리스원숭이 05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거미원숭이 다람쥐원숭이 카푸친원숭이 짖는원숭이 올빼미원숭이 붉은대머리원숭이 안경원숭이 여우원숭이 사키원숭이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53
구세계원숭이 구세계원숭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에 흔히 서식하는 원숭이 무리로, 신세계원숭이에 비해 덩치가 크고 주로 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볼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무리와 볼주머니가 없고 초록색 잎을 먹는 두 무리로 나눌 수 있다. 04 세계 각지의 원숭이들 원숭이의 서식지 원숭이라고 하면 흔히들 울창한 정글의 높은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아 한 일본원숭이 맨드릴 망가베이 탈라포인원숭이 볼주머니를 가진 원숭이들 가로이 바나나, 사과 등의 과일을 먹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실제로 대부 분의 원숭이들이 열대우림의 따뜻한 기후 지역에 살기는 하지만, 오세아니 아와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원숭이들을 두루 발견할 수 있다. 특 히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열대 또는 아열대성 기 후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북위 40도선 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사진이나 TV를 통해 눈 쌓인 노천 온천에서 한가롭게 반신욕을 즐기는 황금원숭이 랑구르원숭이 콜로부스원숭이 코주부원숭이 볼주머니 없이 잎을 먹는 원숭이들 유인원 그 외에 유인원으로는 대형 유인원인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소형 유인원인 긴팔원숭이가 있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아프리카에, 오랑우탄과 긴팔원숭이는 아시아 지역에 서식한다. 원숭이의 분포 지역 05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55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림의 중간영역 은 약 25~50m의 높이로, 무성하게 뻗은 가지에 꽃과 과일 등 먹잇감이 풍성하지 만, 아주 위험한 영역이기도 하다. 자칫 약한 나뭇가지나 썩은 나무줄기를 밟거 나 잡을 경우 떨어져 목숨을 잃을 수 있 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포식자 온천의 일본원숭이 열대우림 사바나 지역 원숭이들의 모습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과 네 있다. 마지막으로 산림의 최상층부는 가장 높은 영역에 나무들이 섬처럼 솟 팔 등지에 서식하는 몇몇 종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으로, 일반적인 아 있어서, 밀림에서 유일하게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원숭이의 분포와는 맞지 않다. 이들 원숭이는 혹한의 환경에 적응해서 사는 서는 몸집이 아주 작고 가벼운 원숭이들이 잎을 먹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지역의 다양한 계절 중 하나인 추운 겨울 날씨를 일시 하늘의 포식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이곳도 안전하지만은 않다. 적으로 참고 견디는 것이다. 원숭이들은 북극곰이나 펭귄과 달라서 혹한의 기후에 적응하여 살 수 없다. 056 들은 함부로 접근할 수 없다는 장점도 원숭이들의 또 다른 대표적인 서식지는 초원지대에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 는 사바나 지역이다. 몸을 숨길 큰 나무가 없이 드넓은 초원에서 포식자들로 원숭이들의 주된 서식지는 열대우림 지역이다. 영화 <타잔>에 나오는 밀 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리를 지어야 한다. 열대우림과 달리 먹 림 지역을 떠올려보자. 우거진 나무로 인해 대낮에도 햇빛이 거의 들지 않 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종의 다른 무리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 고, 하늘도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게다가 풀들이 어른의 키 높이까지 자라 그래서 무리 내에서 치열한 서열 경쟁을 통해 강력한 우두머리를 선출한다. 서 칼로 베지 않고는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이러한 열대우림에 그 밖에 특수한 서식지에서 서식하는 원숭이들도 많다. 에티오피아에 살 서 원숭이들의 서식처는 크게 바닥지역, 산림의 하층영역, 산림의 중간영역, 고 있는 바분의 한 종인 젤라다바분은 아찔한 낭떠러지에서 주로 생활하고, 산림 최상층부의 나무 영역으로 나뉜다. 마모셋의 한 종인 피그미마모셋은 남아메리카의 강가나 늪의 가장자리에 바닥지역은 식물의 줄기나 수피, 흰개미, 수액, 덩굴식물의 열매 등 먹을 서식하는데, 그것도 먹이로 이용할 수 있는 나무 종이 있는 곳에서만 산다. 거리가 풍부한 대신 육식 포식자들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약 10~25m 높 반면 마카카의 일종인 레서스원숭이는 적응 능력이 워낙 뛰어나 거의 모든 이의 산림 하층영역은 대부분의 영역이 큰 나무뿌리 바로 위의 두터운 밑 환경에 적응해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57
05 원숭이의 주식은 정말 바나나일까 온갖 종류의 동식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원숭이가 좋아하고 즐겨 먹는 것은 무엇일 까? 바나나 아닌가요? 라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열대우 림에서 서식하는 원숭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원숭이들이 평생 바나나 를 구경조차 못하고 산다. 우리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침팬지부터 살펴보자. 동물원이나 서커 스 공연에서 주로 보는 침팬지는 익살스러운 장난꾸러기처럼 보이지만 실 동물들에게 음식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맛 있는 것을 먹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어디 가면 맛있는 식당 이 있는지, 어느 집이 싸고 친절한지 등 많은 것을 고려한다. 아마도 이러한 행복한 고민은 인간이 다양한 것을 먹을 수 있고,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동물들은 인간처럼 다양한 종류의 음 식을 먹지 않으며, 소화시킬 수도 없다. 소와 같은 초식동물은 기름진 고기 를 먹을 수 없고, 사자와 같은 육식동물들은 반대로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먹을 수 없다. 오직 인간만이 식물, 동물, 곤충, 버섯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제로는 아주 노련한 사냥꾼이다. 새, 토끼, 새끼멧돼지, 심지어는 몸집이 작 은 콜로부스원숭이들도 잡아먹는다. 이들은 뛰어난 지능을 이용해 여러 마 리가 역할(몰이꾼, 포획꾼 등)을 분담해서 체계적으로 먹잇감을 사냥한다. 과 일도 귀중한 식량자원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영역을 주기적으로 순찰하며 과일이 익는 시기를 기억하고 있다가 잘 익었을 때 따 먹는다. 벌, 흰개미 같은 곤충을 잡아먹거나 딱딱한 견과류를 깨뜨려 먹기도 한다. 우리에게 킹콩 으로 잘 알려진 고릴라는 현존하는 원숭이 중 가장 체격이 크고 우락부락하지만, 뜻밖에도 완벽한 원숭이의 다양한 먹이 채식주의자이다. 잡식인 오랑우탄 역시 주로 과일이나 어린잎, 나무줄기 등을 먹 으며, 긴팔원숭이는 높은 나무 위를 돌아 다니며 잘 익은 열매를 따 먹는다. 구세계원숭이 중 잎을 먹는 원숭이 로 불리는 무리가 있는데 이들이 콜로비 네아목에 속한 원숭이들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코주부원숭이, 황금원숭이가 대 고릴라의 힘센 턱과 엄청난 얼굴근육은 매일 많은 양 의 잎과 나무줄기를 씹으면서 단련되었기 때문이다. 05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59
표적인 잎을 먹는 무리에 속한다. 이들은 과일을 먹는 다른 원숭이들과 달 리 나뭇잎, 덜 익은 열매, 씨앗 등을 주로 먹기 때문에 이런 별칭이 붙게 되 었다. 이들은 위에 특수한 박테리아를 보유하고 있어서 셀룰로오스가 많이 함유된 나뭇잎을 먹어도 무리 없이 소화시킬 수 있는데, 당분이 많은 과일 이나 수액을 먹을 경우에는 위 내부의 산도가 급격하게 바뀌기 때문에 발효 가 과하게 진행되어 죽을 수 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어린잎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을 오랜 기간 동물 원이나 연구소에서 사육하며 사료나 과일을 주면, 생명의 지장 없이 새로운 잎을 먹는 다람쥐원숭이 대나무잎을 먹는 대나무여우원숭이 먹이에 잘 적응한다는 점이다. 식습관이 바뀌면 장 속의 박테리아도 변화하 기 때문이다. 이렇게 잎을 주식으로 먹는 원숭이들은 입안에 볼주머니가 없다. 일본원 숭이나 붉은털원숭이 등은 입안에 볼주머니가 달려 있어서 여분의 음식을 임시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먹을 수 있다. 이것은 그만큼 원숭이 사회에 서 치열한 먹이경쟁이 일반화됨에 따라 생겨난 진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 다. 하지만 콜로비네아목의 원숭이들 사이에서는 먹이경쟁 자체가 없다. 열 대우림에서는 애써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얼마든지 나뭇잎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볼주머니가 애초부터 발달되지 않았거나, 있었더라도 퇴화되 었을 것이다. 개코원숭이라고도 불리는 바분원숭이는 과일, 씨앗, 나무뿌리 등을 먹는 데, 간혹 큰 덩치와 날카로운 송곳니를 이용해 토끼나 새끼 멧돼지 같은 작 은 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하지만 침팬지와 달리 무리 지어 사냥하지 않 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도 매우 낮고, 사냥감을 동족과 나눠 먹지도 않는다.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신세계원숭이들은 구세계원숭이들보다 몸집이 작으며, 과일이나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재미있게도 피그미마모셋과 같 은 일부 마모셋들은 나무진(고무)을 주식으로 먹는다. 그리고 마모셋과 아주 가까운 종인 황제타마린(Emperor tamarin)은 우기에는 과일을 먹고, 건기에는 꽃이나 나무둥지에서 생성되는 달콤한 수액을 주식으로 한다. 나무 위에 여 러 마리가 긴 꼬리를 서로 말고 앉아 있는 것으로 유명한 티티원숭이들은 과 일과 잎이 주식이지만 거미나 개미, 나비 같은 곤충들도 잡아먹는다.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여우원숭이들은 곤충을 즐겨 먹지만 나뭇잎이나 꽃, 과일도 곧잘 먹는다. 이들 여우원숭이 중에는 중국의 판다처럼 유독 대 나무만을 즐겨 먹는 특이한 종이 있는데, 그래서 이들을 대나무여우원숭이 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원숭이들은 각자 환경에 적응하며 다양한 음식을 주식으로 해서 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토록 다양한 원 숭이의 먹을거리들은 대부분 우리 인간들도 즐겨 먹는 음식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 또한 인간과 원숭이들이 머나먼 과거에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졌 음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06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61
06 원숭이의 가족구조 리 여러 수컷과 암컷 그리고 새끼가 하 나의 무리를 이루어 같이 생활한다. 하 지만 무리의 암컷을 차지하여 자신의 유 전자를 이어받은 자손을 낳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두머리 수컷, 실버백(Silver back)만의 특권이다. 고릴라 무리의 대장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있어 가족은 혼인과 혈연으로 맺어진 집단으로, 사회의 가장 기 본적인 단위를 이루며 문화, 환경, 시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다. 우리가 살펴볼 원숭이들도 그들만의 독특한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의 가족체계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긴팔원숭이는 인간처럼 일부일처제의 전형적인 핵가족 구조를 보여준다. 보통 성인 암컷과 수컷, 새끼 두세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치열한 권력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아 프리카의 저지대 고릴라의 경우 새로운 수컷이 무리의 암컷을 쟁취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과거 우두머리의 어린 새끼들을 죽이는 것이다. 자신의 유전자 를 이어받은 새끼를 많이 생산하고, 새끼를 우두머리 실버백 우두머리 수컷 고릴라의 등에 난 털은 화려한 은빛이기 때문에 무리에서 금세 눈에 띈다. 데, 네 번째 새끼가 태어나면 가장 나이 많은 새끼는 독립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지의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이들 긴팔원 숭이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민첩하게 옮겨 다니며 자신의 영역을 감시하고 지킨다.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에 서식하는 오랑우탄의 가족 형태는 일부다처제와 유사하다. 오랑우탄의 수컷은 자신의 큰 영역 안에 여 러 암컷과 새끼가 살 집을 짓게 하고, 다른 수컷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이 들을 지키고 보호한다. 암컷들은 새끼가 성숙하기 전까지 자신의 작은 영역 을 수컷의 큰 영역 내에서 유지하며 살아간다. 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고릴라 역시 일부다처제 형태인데, 오랑우탄과 달 위협할 미래의 경쟁자들을 미리 제거하기 위해서다. 평소 점잖고 온순한 고 릴라의 성질을 미루어 보았을 때, 새로운 우두머리가 다른 수컷의 새끼를 죽이는 것은 보다 강한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 다. 가장 강한 개체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개체가 많이 태어날수록 무리 전 체의 생존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에서 서식하는 소형 신세계원숭이인 타마린은 일처다부제 구 조로 무리를 형성한다. 인간 사회에서도 네팔의 서부 불교사회나 티베트 일 부 지역, 남인도 지방의 토다족, 나이지리아의 하우사족 등 모계사회에서 일처다부제를 찾아볼 수 있다. 타마린은 한 마리의 암컷과 다수의 수컷이 함께 생활한다. 무리에 암컷이 여러 마리라고 해도 임신하고 새끼를 낳는 06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63
07 태어나 죽을 때까지, 원숭이의 일생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살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갓 원숭이들의 다양한 가족 형태 것은 한 마리뿐인데, 그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이 란성 쌍둥이를 많이 낳기 때문에 수컷도 새끼의 양육을 분담하게 된다. 인간과 가장 가깝다고 알려진 침팬지들은 다부다처제에 가깝다. 침팬지 들의 사회는 수컷 위주의 구조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강하거나 영특한 수 컷은 여러 암컷들과 교미하여 새끼를 많이 낳는 반면, 약한 수컷은 자신의 태어난 아기는 여전히 부모의 도움 없이는 한시도 생존할 수 없을 만큼 미 약하다. 인간은 태어나 20여 년간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고, 20대 중반 에서 30대 중반 사이에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형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독립한다 해도 아기를 낳는 과정마저도 다른 사람의 도 움 없이는 정상적으로 출산하기 어려울 만큼, 인간은 야생에서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유전자를 이어받은 새끼를 가질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 침팬지들은 끊 임없이 자유롭게 교미를 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생명력이 강하고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많이 생산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무리 지어 살아가는 원숭이들을 보면, 종의 생존 과 번영을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개인의 삶보다 집단의 생존과 이익 을 우선시함을 알 수 있다. 비록 인간 사회와는 다른 점이 많지만, 원숭이들 의 가족구조를 살펴보면서 가족의 의미와 구성원들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 새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원숭이 일생의 일곱 단계 그렇다면 원숭이들의 삶은 어떠할까? 원숭이들도 인간과 유사하게 부모에 대 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동물이다. 이들 의 삶을 특징적인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 자. 첫 번째는 새끼 단계이다. 새끼는 음 식, 체온 유지, 천적의 위협으로부터의 보호, 이동 등 모든 행위를 부모에게 의 새끼를 업고 있는 어미 다람쥐원숭이 06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65
어린 오랑우탄이 어미에게서 나무 타기를 배우고 있다. 이다. 존한다. 독자들도 TV를 통해 어미의 가 슴이나 등에 꼭 붙어 다니는 새끼 원숭 이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 시기에 는 손의 쥐는 힘이 매우 세기 때문에 어미에게 매달린 자신의 체중을 충분 히 지탱할 수 있다. 새끼는 혼자 힘으로 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어미의 부상 이나 죽음은 새끼에게도 매우 치명적 의 주변에 많은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된다. 보호해야 할 대상이 생기면서 행동패턴이 급격하게 변하기도 한다.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성격이 급하던 개체가 새끼를 키우면서부터 신중해지고 조심성이 많아진다거나, 온순했던 원숭이가 새끼의 위험에 직면했을 때 포악하고 거칠게 돌변하는 모습도 종 종 볼 수 있다.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앞선 네 번째 단계를 반복하며 여러 마리의 새끼 를 낳는다. 처음 출산했을 때와는 달리 새끼를 낳아 돌보는 데 이미 적응한 상태이므로 갑작스러운 성격 및 행동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자신 의 유전자를 가진 새끼가 여러 마리 존재하게 됨으로써 무리 내에서 확고한 두 번째 단계는 어린이 단계이다. 새끼 단계와 비슷하게 부모 의존도가 높지만, 성장해서 독립했을 때를 대비해 사회성을 키우고 생존법을 교육 받 는 시기이다. 모방을 좋아하고 놀이를 즐기는 어린 원숭이는 부모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디에서 먹이를 구하는지를 배운다. 또한 또래 집단과 어울 리면서 서열에 대해 배우고, 자신보다 강하거나 서열이 높은 개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부모의 교육은 새끼가 장차 집단의 사회생활을 할 때 매우 중요하므로 이 시기에 부모를 잃게 되면 무리 내에서 적응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부모라는 후원자를 잃게 되면 무 리 집단에서의 서열 또한 낮아지게 된다. 세 번째는 청소년 단계로, 성적으로 성숙하는 단계이다. 인간으로 비교하 면 2차 성징을 겪으면서 임신능력을 갖게 되는 단계로, 배우자를 찾고 새끼 를 갖게 되는 시기이다. 그다음은 부모가 되는 네 번째 단계이다. 첫 번째 임신과 출산 그리고 새 끼의 탄생은 인간에게 그렇듯이 원숭이들에게도 매우 큰 사건이며, 그 개체 지위와 서열을 보장받게 된다. 이 시기에는 인간의 중년과 같은 역할을 하 기 때문에 사회 지도층으로 활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섯 번째 시기는 노년기이다. 이 시기의 원숭이는 이미 손자까지 본 상 태이며, 육체적으로도 노쇠하다. 그러나 일생 동안 쌓아온 많은 경험과 연 륜을 바탕으로 무리 내에서 생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무리 내 서열 투쟁으로 갈등이 생겼을 때 나이 많은 원숭이가 중재자 의 역할을 맡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죽음에 직면하는 단계이다. 거의 자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산 경우인데, 인간은 늙거나 병이 들어 자연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숭이들 의 경우 늙고 병들면 대부분 포식자의 손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처럼 원숭이들의 각 삶의 단계는 놀랍게도 우리 인간과 유사하다. 여러 개체가 모여 사는 집단에서는 각자 그 연령대에 맞는 역할에 충실해야만 사 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이치를 원숭이의 일생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06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2 우리가 아는 원숭이, 모르는 원숭이 067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CHAPTER 3 01 침팬지 대장의 자격 02 침팬지의 다양한 문화활동 03 침팬지의 교육 세상의 모든 원숭이 04 보노보의 상생 05 정글의 신사 오랑우탄 06 고릴라, 보기와는 달라요 07 유인원의 이단아, 긴팔원숭이 08 여우원숭이의 낙원 마다가스카르 09 초원의 방랑자 바분 10 따끈한 온천을 즐기는 일본원숭이 11 한반도의 원숭이
01 침팬지 대장의 자격 장이 되기 위한 조건은 체력만이 아니다. 쿠데타에 성공한 침팬지들에게는 저마다의 성공요인이 있었다. 영특한 머리로 환경의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여 대장의 자리에 오른 침팬 지부터 살펴보자. 제인 구달의 침팬지 연구소는 아프리카 탄자니아공화국 의 곰베국립공원 내에 있는데, 그곳은 본래 야생 침팬지 무리의 영역이었 다. 처음에 대부분의 침팬지들은 연구소의 낯선 시설과 장비에 겁먹고 선 뜻 다가오지 못했지만, 얼마 뒤 호기심 많고 겁 없는 몇몇 침팬지가 연구소 모든 동물의 무리에는 리더가 있다. 무리의 안전한 삶을 책임지면서 경쟁 무리보다 안정적으로 먹이를 차지하도록 하고, 때로는 적과의 싸움을 대비 하는 것도 리더의 책임이다.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과 해야 한다. 침팬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침팬지 수컷들은 끊임없이 무리 내 의 경쟁자들과 싸워 서열을 정하고, 그 서열을 바탕으로 질서를 유지한다. 무리의 질서 에는 암컷을 차지하는 권 리는 물론이고,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우 선권도 포함된다. 여럿이 힘을 모아 사 냥을 한 경우에도 서열이 높은 침팬지가 먼저 먹는다. 서열이 높은 개체는 그 자 식들도 덩달아 높은 지위를 누리게 되므 로 일종의 계급제도라 볼 수 있다. 침팬지 집단의 서열을 결정하는 데 있 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강인한 힘과 체력 이다. 하지만 침팬지의 어머니 라 불리 에 흥미를 품고 탐험에 나섰으며, 그중 한 마리는 쇠로 만든 드럼통을 이용 해 대장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 저 침팬지 사회의 과시행동 에 대해 알아야 한다. 침팬지의 과시행동은 다 른 침팬지들에게 자신의 강인함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나뭇가지를 통 째로 뽑거나 부러뜨리고, 약한 침팬지를 때리는 행위로 나타난다. 약한 침 팬지들이 육체적으로 강한 침팬지의 과시행동에 두려움을 느끼고 순순히 받아주면 무리의 서열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드럼통을 발견한 침팬지는 본래 몸집이 작고 서열도 낮은 수컷이었다. 이 침팬지는 인간들이 사용하는 쇠 드럼통을 치면 아주 크고 무시무시한 소리 가 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자신의 과시행동에 이를 활용했다. 이 침팬지가 드럼통을 세차게 두드리자 다른 침팬지들은 자연 상태에서 들 어본 적이 없는 낯선 굉음에 놀라고 공포에 질렸다. 마치 미개인들이 총소 리나 대포소리를 듣고 하늘이 노했다며 두려워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략을 발휘해 대장이 된 침팬지도 있다. 역시 신체조건이 열악한 이 침팬지는 자기보다 강한 수컷을 제압하기 위해 다른 수컷들과 동 소리를 지르는 침팬지 는 제인 구달의 오랜 연구에 따르면 대 맹을 맺음으로써 경쟁자들을 굴복시키는 한편, 먹이 등을 이용해 경쟁관계 07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71
에 있는 수컷 무리를 이간질시켜 그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동맹이 깨지게 했다. 계속되는 동맹과 숙청을 통해 이 침팬지 는 서열을 꾸준히 상승시켰고, 결국 대 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침팬지들의 대장은 무리 내에서 특권 을 누리기도 하지만 책임 또한 막중하 02 침팬지의 다양한 문화활동 경계심 어린 눈길로 주위를 살피는 침팬지의 모습 다. 우선, 끊임없이 도전하는 내부의 도 침팬지는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아프리카의 기니, 전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동시에 영역을 침범하는 외부의 적을 견제해야 하 고, 싸워야 할 경우에는 선봉에 서기도 해야 한다. 일단 외부 무리와 마찰이 생기게 되면, 침팬지 무리는 대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맞서 싸운다. 평소 대장 자리를 노리던 내부의 경쟁자들도 이때만큼은 대장의 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권력을 차지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보다 위기에 처한 무리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침팬지 사회에서 대장이 되기 위한 수컷들의 투쟁을 지켜보면 인간의 정 우간다, 탄자니아 등 여섯 개 지역에서 야생 침팬지들의 행동패턴을 관찰하 던 학자들은 지역에 따라 39가지의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도구의 사용법을 보면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어떤 침팬지 무리는 견 과류를 깨뜨려 먹기 위해 돌 받침대와 돌망치를 쓰는가 하면, 나무 받침대 에 돌망치를 쓰는 무리도 있다. 또 나뭇가지로 땅을 파서 개미를 잡아먹는 침팬지도 있고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이용해 개미를 낚시하는 침팬지도 있 다. 낚시한 개미를 손으로 훑어서 한 번에 먹는 무리도 있고, 입을 대고 먹 치와 유사한 면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무수 한 시련과 아픔을 감수해야 하며, 그 어려움들을 이겨내야만 비로소 지도자 로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침팬지 무리에게서 우리가 본받을 점도 있다. 인간보다 윤리적이지도, 지적으로 우월하지도 않지만 침팬지들은 치 열한 경쟁을 통해 지도자를 일단 선출하면 대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여 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낸다. 그것이 공동체를 위한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침팬지 사회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침팬지의 역동적인 표정 개미를 낚시하는 보노보침팬지 개미는 침팬지들에게 영 양가 높은 양식이다. 07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73
는 무리도 있다. 우간다, 탄자니아 등지에 서 서식하는 침팬지 무리는 폭우가 쏟아지면 몸을 좌우 로 흔들면서 춤을 춘다. 마치 원시 아프리카 부족들이 천 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03 침팬지의 교육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를 의논하는 침팬지들 때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춤 침팬지들은 인간을 제외하면 가장 긴 시간 동안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동 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기니아의 침팬지 무리에게 서는 춤 문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우간다의 부동고(Budongo) 침팬지 무리는 잎이 많은 나뭇가지로 파리를 쫓고, 코트디부아르공화국의 침팬지들은 큰 잎을 방석처럼 깔고 앉는 풍습 이 있다. 이들은 주변의 나무를 이용해 상대편을 때리기도 한다. 우간다의 키말레 지역과 탄자니아 마할레 지역의 침팬지들은 털갈이를 할 때 악수하 는 습관이 있다. 이러한 침팬지들의 문화는 어미에서 새끼로 전해지고, 무리 내에서 퍼져 나가 인접한 지역의 침팬지 무리들 사이에 유사한 문화를 공유하게 된다. 무리 내 사회활동을 통해 습득된 문화적 행위를 공유함으로써 공동 문화권 을 형성하는 것이다. 비록 지금 침팬지가 보여주는 문화는 인간에 비해 원시적인 수준이지만, 독 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침팬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영화 <혹성탈출>에 그려진 것처럼 수천, 수백만 년 뒤 지구에 이변이 생겨 인 물이다. 교육 시기는 약 5~15년에 달하는데, 인간이 초등 중등 고등 대 학까지 16년간 교육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침팬지 사회는 다 른 동물의 무리와 달리 고도로 발달된 구조이기 때문에 본능만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 그래서 사회적인 학습, 즉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끼는 생후 약 5년간 전적으로 어미에게 의존하는데, 이때 어미 침팬지 에게서 어떻게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생존확률이 높아지고, 무리에서의 서 열 또한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침팬지의 교육은 어떻게 이 루어질까? 가장 큰 특징은 강제성이 없 다는 점이다. 무엇을 하든 새끼를 데리고 다니면서 어미의 행동을 보고 스스로 터 득하게끔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일부 지 역에서는 견과류 깨는 방법을 전수하는 침팬지들을 관찰할 수 있다. 딱딱한 견과 류의 문명이 파괴된다면, 어쩌면 침팬지가 지구의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 류를 부수어 먹는 기술의 핵심은 받침돌 새끼 침팬지들은 어미의 기질과 성격을 물려받을 뿐 아 니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운다. 07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75
과 망치 돌의 선택 그리고 망치를 내리치 04 보노보의 상생 는 타이밍이다. 하지만 어미 침팬지는 새 끼에게 어떤 돌을 선택해야 좋은지 가르 쳐주지 않는다. 단지 새끼를 데리고 다니 면서 자신이 깨뜨린 견과류를 먹게 해주 는 것이 전부이다. 이러한 일상이 반복 되면, 새끼는 스스로 견과류를 먹기 위 침팬지 어미가 새끼에게 쏟는 정성은 사람 이상이다. 해 어미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된다. 하지 인간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면 항상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행동하고, 자 만 망치 돌을 선택하고 정확하게 내려치기는 쉽지 않다. 새끼는 이 기술을 신의 말과 몸가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게 여긴다. 또 익히기까지 2~3년에 걸쳐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지만, 맛있는 견과류를 먹 두세 사람만 모여도 꼭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에 오른다. 인간이 기 위해 지루하고 힘든 훈련을 견뎌내고, 어미의 숙련된 시범을 관찰하면서 그토록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며 살아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인간의 사 기술의 완성도를 증대시켜 나간다. 따라서 어릴 때 고아가 된 새끼 침팬지들 회성 때문이다. 사람은 사회라는 공동체에 속하면서 서로가 직간접적으로 은 이 기술을 익히는 데 더 오래 걸리고, 기술의 숙련도와 활용도 역시 현저 영향을 주고받는다. 만약 두 사람이 싸운다고 해도 그 싸움은 당사자들뿐 하게 떨어진다. 게다가 고아 침팬지는 무리에서의 서열도 낮고, 어른이 된 뒤 아니라 집단 전체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서로 에도 낮은 서열을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소개된 침팬지 아이 와 아유무 의 실험 이야기도 침팬지 특유의 교육방식이 입증된 사례 이다. 어미가 숫자와 글자, 도형 등을 접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사이 새끼인 아유무도 자연스럽게 글자를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침팬지의 교육방식은 우리에게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그들은 지식을 주 입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호기심이 왕 성한 새끼 침팬지에게 어미 침팬지의 모든 행동은 재미있는 놀이이자 유용 한 교과서가 된다.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새끼 침팬지는 효 율적이고 빠르게 무리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07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침팬지 분포도 붉은색 부분이 보노보의 분포영역이며 연두색은 일반 침팬지 분포영역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77
한다. 다른 침팬지가 자신의 먹이를 노 리거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를 용납하 지 않으며, 갈등 상황을 힘으로 해결하 는 데 익숙하다. 침팬지들은 평소 빈번 한 과시행동으로 자신의 강인함을 표출 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과정에서 서열이 낮은 침팬지나 암컷 침팬지에게 폭력을 일반 침팬지 보노보침팬지 행사하기도 한다. 일반 침팬지의 무리는 친밀하게 털 고르기 중인 보노보침팬지 갈등이 생기더라도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를 회 복시키거나 문제를 해결하려 애를 쓴다. 사람이 아닌 동물의 경우는 어떠할까? 야생동물의 사회에서는 한정된 먹 이, 영역, 배우자 등을 둘러싸고 항상 갈등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인간과 가 장 가깝지만 도덕과 규범도 없는 아프리카 대형 유인원인 침팬지들은 어떻 게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지 살펴보자. 철저히 서열 위주의 사회이지만, 그 서열은 항상 유동적이다. 이처럼 끊임 없는 투쟁과 싸움으로 인해 서열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이다. 즉 일반 침 팬지의 사회는 치열한 권력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갈등을 해결하며 질서를 유지시켜 나간다. 보노보침팬지는 평화를 사랑하는 침팬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공교롭 게도 내전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콩고 유역에 서식한다는 점이 아이러 니하다. 이들은 신뢰와 친근감의 표시로 서로의 털 고르기를 하는 데 하루 호전적인 일반 침팬지와 평화로운 보노보침팬지 침팬지는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일반 침팬지(학명 : Pan troglodytes)와 피 그미침팬지로 불리는 보노보침팬지(학명 : Pan paniscus)로 나뉜다. 진화적으 로 약 170만~270만 년 전에 분기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태어날 때의 얼 굴 색깔부터 입술 색깔 등 형태학적으로 뚜렷한 차이점이 있으며, 서식지 생활습관 사회구조 그리고 성격까지도 다르다. 일반 침팬지는 신체가 튼튼하고 성격이 매우 거칠다. 그래서인지 이들 사 회에서 생겨난 갈등의 해결방식은 호전적인 인간들처럼 주로 폭력에 의존 중 많은 시간을 보낸다. 또 자신들의 갈등을 투쟁으로 해결하지 않기 때문 에 무리 내에서는 물론이고, 영역이나 먹이 등을 둘러싸고 근방의 다른 침 팬지 무리와 싸우는 일도 좀처럼 없다. 물론 그렇다고 보노보가 전혀 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쩌다 싸 우더라도 싸운 뒤의 행동방식이 일반 침팬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보노보 는 싸움이 끝나면 인간의 성행위와 유사한 행위를 하는데, 수컷끼리 또는 암컷끼리도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여준다. 그래서 보노보를 성적으로 매우 발달했다고 보기도 하지만, 이것은 그들만의 갈등 해소 방법이자 고유한 행 07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79
동언어이다. 즉, 자신들만의 독특한 행동언어를 통해 싸움을 피하고 갈등을 해결하면서 서로 양보하고 신뢰를 쌓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보노보의 무리 집단은 침팬지에 비해서 규모가 크다. 많이 모일 때는 무 리 집단의 전체 크기가 200마리에 달하기도 한다. 또 수컷 중심의 일반 침 팬지 사회와 달리 보노보침팬지 사회에는 암컷 개체가 훨씬 많다. 두 침팬지를 비교해 보면, 마치 인간이 지닌 폭력성과 평화로움의 양면을 침팬지와 보노보에게 하나씩 옮겨놓은 듯하다. 인간의 본능적이고 폭력적 05 정글의 신사 오랑우탄 인 성향은 사회적 규범과 이성에 근거한 양심으로 제어된다. 그것이 우리가 속한 이웃과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초 질서이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평화와 공존을 위해 서로를 배려하는 보노보에게서 상 생의 지혜를 배운다면, 인간 사회의 전쟁과 범죄 등 첨예한 갈등도 많은 부 분 해결되지 않을까? 오랑우탄은 아시아에 살고 있는 유일한 대형 유인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서식하고 있다. 오랑우탄 이라는 명칭은 숲속의 인간 이라는 뜻의 말레이 어에서 유래했는데, 조심스러우면서도 혼자 생활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때 문에 붙여졌다. 깊은 밀림에 들어갈 때마다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숲속에 또 다른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 는데, 그들이 바로 오랑우탄이었다고 한다. 더 알아보기 - 일반 침팬지와 보노보침팬지의 차이점 일반 침팬지 보노보침팬지 거칠고 쉽게 흥분함 섬세하고 차근차근함 침팬지와 보노보 몸 크기 유사 몸이 날씬하고 머리와 귀가 작음 육체적인 폭력행위가 잦음 육체적 폭력행사가 거의 없음 공격한 자를 물기 위해 당김 공격한 자를 발로 차서 방어함 주로 U와 O 모음 사용 주로 A와 E 모음 사용 필요 시 성행위를 함 자주 성행위를 함 성행위 시 얼굴을 마주보지 않음 성행위 시 자주 얼굴을 보고 함 새끼는 태어날 때 핑크색 얼굴 새끼는 태어날 때 검은색 얼굴 뺨에 흰색 구레나룻이 있음 뺨에 거의 수염이 없음 수컷 중심의 사회 암컷 중심의 사회 서부 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에 서식 콩고 유역에 서식 직립이 가능함 직립이 더 자연스러움 오랑우탄은 분포지역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서쪽 수마트라 섬에 서식하는 수마트라 오랑우탄과 인도네시아의 동쪽 보르네오 섬에 서식하는 보르네오 오랑우탄의 분포 영역 왼쪽의 긴 섬이 수마트라 섬, 오른쪽이 보르네오 섬 08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81
컷과 암컷을 완전히 다른 종으로 보기도 한다. 오랑우탄은 보통 수컷 한 마리와 여러 마리의 암컷이 하나의 가족 단위를 구성 하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조와 는 사뭇 다르다. 즉, 수컷 한 마리와 여러 마리의 암컷이 같이 생활하는 것이 아니 수마트라 오랑우탄 수컷(왼쪽)과 암컷(오른쪽) 라, 여러 암컷이 각자의 영역에서 새끼 오랑우탄의 침실 를 키우며 자신의 영역을 유지하고, 여러 암컷들의 각 영역을 다시 한 마리 의 수컷이 아우르는 형태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오랑우탄은 숲속의 방랑 자 라 부를 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습성이 있어서, 길게는 혼자서 한 달씩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오랑우탄은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동물 중 가장 몸집이 크다. 잠자리도 나무 위에다 만드는데, 손재주가 뛰어나 견고하고 안락한 침실을 자랑한다. 오랑우탄이 침실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구조가 인간의 침대와 같 보르네오 오랑우탄 수컷(왼쪽)과 암컷(오른쪽) 오랑우탄이 있다. 이들 두 종은 초기에는 한 종으로 출발했으나, 지리적인 의 나뭇가지와 잎을 깐다. 어떤 오랑우탄들은 여기에다 베개 역할을 하는 격리로 인해 약 100만 년 전 분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나뭇가지와 담요, 그리고 심지어 천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물을 덧대기 오랑우탄은 수컷과 암컷의 겉모습이 확연하게 다르다. 침팬지는 가까이 도 한다. 침실 구조물의 수준은 그 오랑우탄의 나이와 연륜 그리고 건강상 에서 보지 않는 한 암수를 구별하기 쉽지 않으며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태에 따라 제각각 차이가 난다고 한다. 어린 오랑우탄이 제법 그럴싸한 침 그러나 오랑우탄은 수컷이 암컷보다 두 배 정도 몸집이 크고 뺨에 패드가 실을 꾸밀 수 있게 되면 독립할 시기가 되었다고 볼 정도로, 침실을 만드는 붙어 있으며 목에도 주머니가 달려 있어 위협적인 외모를 보여준다. 생김 기술은 오랜 기간의 관찰과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새뿐 아니라 성격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어서 일부 원주민들은 오랑우탄 수 082 다. 우선 튼튼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매트리스 역할을 할 부드러운 소재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이렇게 손기술이 뛰어난 오랑우탄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매우 유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83
명한데, 가시가 있는 나무를 만질 때 나 06 고릴라, 보기와는 달라요 뭇잎을 장갑 삼아 손을 보호하기도 하 고, 나무 구멍의 벌레를 파내거나 과일 씨를 빼내기 위해 막대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들은 집단 특이적이어서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다 자란 수컷들은 양 볼이 두툼하게 젊은 오랑우탄이 막대기로 벌레를 잡는 데 몰두하고 있다. 퍼지고 돌출되어 얼굴 주변을 둘러싼다. 고릴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영장류 중 가장 크고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 이러한 패드는 몸집을 실제보다 더욱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게 한다. 미성숙 는 대형 영장류이다. 육중한 몸집에 걸맞은 위엄 있는 표정은 쉽사리 다가 한 수컷은 암컷처럼 얼굴이 밋밋하다가 대장의 서열에 다가갈수록 형태가 갈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점차 뚜렷해지며, 무리의 대장이 가장 두드러진 패드를 보여준다. 주식은 과일이지만 채소나 곤충들도 섭취한다. 수명은 보통 30년 이상인 데, 기록에 따르면 59살까지 생존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고릴라는 크게 저지대 고릴라와 산악고릴라로 나뉘며, 저지대 고릴라 는 서식지에 따라 다시 동쪽 저지대 고릴라와 서쪽 저지대 고릴라로 나뉜 다. 우람해 보이는 고릴라의 덩치는 그 몸무게를 확인하면 또 한 번 놀라 오랑우탄은 다른 대형 유인원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규정 게 된다. 야생의 산악고릴라의 경우 암컷은 95~100kg 정도이며 수컷은 되어 보호받고 있다. 야생 오랑우탄의 멸종을 재촉하는 주된 원인은 인간들 155~160kg 정도이다. 현재까지 기록된 가장 많이 나가는 몸무게는 야생 대 의 무분별한 벌목이다. 이렇게 파괴된 오랑우탄의 서식지는 과거의 단순한 포획이나 사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서, 몇 년의 시간으로는 되 돌릴 수 없을 정도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랑우탄의 개체수는 아주 빠 른 속도로 줄고 있으며, 특히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지난 75년 동안 80% 이 상 감소하여 지금은 몇 천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더 이상 인간에게 헛되이 희생되는 오랑우탄이 없도록, 전 지구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산악고릴라는 춥고 습한 환경에 적합한, 길고 덥수룩한 털을 지니고 있다. 08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중앙아프리카의 서부에 사는 저지대 고릴라는 털이 짧 고 뻣뻣하며 회색빛이 돈다.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85
장 고릴라로 230kg 정도였으며, 인간에게 사육되는 경우 270kg까지 나간 경우도 있다. 털이 많은 동물들은 덩치가 두세 배나 커 보이기 때문에 야생 에서 대장 수컷 고릴라를 마주치게 되면 아마도 영화 속 거대 괴물인 킹콩 을 만난 듯한 착각에 빠질지 모른다. 킹콩은 바로 이러한 공포에서 만들어 진 산물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고릴라는 킹콩처럼 난폭하지 않다. 반대 로 매우 점잖고 부끄럼을 잘 타며 느긋한 동물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가슴 을 치는 행위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외부인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 이며 그래서 더욱 신사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고 지키려는 동물의 본능이므로 인간의 관점에서 잔인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 울리지 않다. 고릴라를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실버백, 즉 은빛 등이다. 새끼 고릴라들의 등 색깔은 그냥 단순한 검은 빛깔이다. 하지만 성체가 되고 대장의 지위에 오르게 되면 색깔이 완전한 은빛 고릴라는 네 발로 이동 시 손가락을 굽혀 체중을 지탱한다. 주로 대장 수컷이 외부의 수컷을 상대로 이러한 경고 행동을 많이 보여주 는데, 이를 본 외부 수컷들은 서로 눈치를 보거나 한발 물러나는 등 직접적 인 영역 싸움을 피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고릴라들 사이에서는 침팬지 나 그 밖의 다른 동물들처럼 피를 흘리거나 하는 격렬한 다툼은 거의 일어 나지 않는다. 고릴라의 가족구조는 대장 수컷 한 마리와 다수의 암컷 그리고 새끼들로 구성된다. 이처럼 혈연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대장 수컷이 모두를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대장 수컷이 외부 에서 나타난 이방인의 도전에 패하여 교 체되면 무리의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새로 우두머리가 된 수컷은 자신의 새끼 를 임신시키기 위해서 과거 대장 수컷 의 젖먹이 새끼를 죽이는 잔혹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으로 바뀌고 등 전체를 덮어서 마치 망토를 덮은 것처럼 화려한 은빛을 자 랑하게 된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도 고릴라 무리를 한번 쳐다보면 누가 우 두머리 수컷인지 대번에 알아볼 수 있다. 또한 고릴라는 네 발로 걸을 때 너클보행 이라는 특이한 형태로 걸어간 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손가락을 접어 지지대로 삼아 걸어가는 것이다. 물 론 이것은 인간의 손에 해당하는 부분이 땅에 닿을 때 보여주는 행동이다. 고릴라의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또 하나의 특징은 채식주의자라는 점이 다. 완벽한 초식동물인 고릴라는 주로 덩굴열매와 나뭇잎을 주식으로 하고 꽃이나 과일도 가끔 먹는다. 양으로만 따졌을 때 고릴라의 식사량은 유인원 들 중 으뜸이다. 동물성 고기 같은 고칼로리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고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끊임없이 먹어야 한 다. 그래서 고릴라들은 풀을 먹으면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마 치 소가 하루 종일 먹고 자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러한 식물성 음식 덕 분인지 고릴라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은빛 등은 대장 고릴라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전유물 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개체를 만들 고릴라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병들거나 다친 신체를 치료하는 것으로 08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87
도 유명하다. 그래서 이들이 먹는 식물들을 인간 의 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서 고릴라들을 쫓아다니 며 식물을 채집하는 과학자들도 있을 정도이다. 고릴라 무리가 치료에 활용하는 식물들은 현재까 지 알려진 것만 100여 종 이상이다. 지금까지 고 릴라 연구를 통해 알려진 약용 식물들의 기능을 07 유인원의 이단아, 긴팔원숭이 Harambe Ibogaine Centre 고릴라들을 통해 알려진 약초 이보가 살펴보면 기생충억제제, 항진균제, 강장제, 환각 제, 호흡불안 치료제 등 다양하다. 물론 이 식물들 을 모두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 긴팔원숭이는 유인원들 중 그 종과 속이 가장 많은 유인원으로, 작은 유 인원(lesser apes)에 속하며 특유의 작은 체구 탓에 유인원에 관한 논의에서 고릴라들을 통해 알려진 약초 이보가 서도 아프리카에 자생하는 관목 이보가에서 추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다. 된 이보가인(ibogaine)은 천연 환각물질로써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 환자 의 치료에 널리 활용된다. 그 밖에도 해발 4100m 지역에 서식하는 로벨리 아는 코감기와 폐 질환에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콜라의 원료 물질인 벽오동과의 식물은 카페인이 다량 함유되어 각성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 혀졌다. 이쯤 되면 고릴라를 밀림의 한의사 라 부를 만하다. 하지만 고릴라들 역시 멸종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때 산악고릴라 들 일부가 런던 동물원으로 옮겨졌다가 인간의 질병에 걸려 손쓸 틈조차 없 이 죽은 일이 있었고, 본거지에 사는 고릴라들마저도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어서 개체수가 현재 700여 마리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간 과 가까우면서도 신비로운 대형 영장류들이 모두 멸종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러한 상태로 계속 개체수가 줄어들다가는 100년 이내로 우리의 자손들은 고릴라를 보기 위해 동물원이나 아프리카가 아닌, 영화관이나 박물관으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다양한 종으로 분화한 긴팔원숭이 이들은 항상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열대우림에 흔하게 있는 넓은 강에 가로막혀 서식지가 철저하게 분리되었다. 그 때문에 이들은 그리 넓지 않은 영역에 무려 12종이나 되는 긴팔원숭이로 각각 분화되었다. 종의 크기 는 대부분 45~70cm 정도이며, 몸무게는 4~15kg 정도로 다양하다. 재미있 는 현상은 이들 12종을 다시 4속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의 염색체 숫자가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긴팔원숭이속은 염색체가 44개, 부노피테쿠스 속은 38개, 노마스커스속은 52개, 큰긴팔원숭이속은 50개로 나타난다. 이러 한 염색체 변이는 특이하게도 긴팔원숭이들에게서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 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서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이들은 신생대 3기 지층의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의 중국 북부에까지 넓게 분포했다고 알려져 08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89
아망과 같이 울음주머니를 가진 종은 소 리가 크게 증폭되어 아주 멀리까지 노랫 소리를 보낼 수 있다. 어떤 종은 암수가 사이좋게 이중창을 불러 자신들의 영역 을 알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긴팔원숭이는 특이적으로 일부일처제 를 지키며 생활하는 종이며, 암수의 금 술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끼는 긴팔원숭이 가족 긴 팔은 나무 위 생활에는 적합하지만 땅 위에서는 오히 려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 긴팔원숭이 가운데 몸집이 가장 육중한 시아망은 목주 머니가 부풀려지기 때문에 노랫소리가 매우 우렁차다. 주로 한 마리를 낳고, 자녀의 양육은 암컷과 수컷이 역할을 분담한다. 긴팔원숭이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처럼 긴 팔이다. 이들은 완벽하게 나무 생활에 적응한 탓에 나무에서 내려오면 생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땅 위에서는 긴 팔이 오히려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두 발로 동시에 점프를 있다. 본래는 몸집도 훨씬 컸다고 하는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빠르게 이동 하기 위해 긴 팔과 작은 체구로 진화했고, 이들에게 적합한 환경적 조건이 동남아시아 지역에만 남게 되면서 광범위하던 서식지가 지금처럼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주식은 나무열매와 잎이며, 곤충이나 새의 알도 즐겨 먹는다. 이 들은 나무 위에서 생활할 때는 그네를 타듯이 교대로 손을 뻗쳐서 이동하는 데, 일반적인 원숭이들과 달리 두 손을 뗀 채로 10m 떨어진 나뭇가지까지 거뜬히 이동하기 때문에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이동양식 은 강한 팔 근육으로 원심력을 만들어 추진력을 만들고, 일단 나무를 붙잡 으면 절대 풀리지 않는 손에 비밀이 있다. 해서 이동하기도 한다. 긴팔원숭이는 다른 대형 유인원과 달리 철저하게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야생 상태에서의 연구가 매우 어렵다. 이들의 존재가 가장 늦게 발 견된 것도 그 때문이다. 정확한 분포나 개체수 등 많은 것이 아직 베일에 가 려져 있어 더욱 활발한 연구가 요구되는 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이 살 고 있는 열대우림이 현재 다양한 난개발로 인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기 때 문에 매우 높은 수준의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네를 타듯 유연하고 아름다운 몸놀림으로 열대우림을 누비는 이들 긴 팔원숭이의 모습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주기 위해서는 삼림 보존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만이 유일한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는데, 사진에서 보는 시 09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91
08 여우원숭이의 낙원 마다가스카르 원숭이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의 실험 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 있다. 바로 마다가스카르 섬이다. 이 섬은 모잠비크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와 마주하고 있는데, 지질학자들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난쟁이여우원숭이(위) 마우스여우원숭이(아래) 은 마다가스카르가 약 80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본다. 그리고 약 6000만 년 전, 정확한 경로는 알 수 없지만 여우원숭이들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마다가스카 르에 정착한 여우원숭이들은 아프리카와는 달리 치열한 경쟁도, 무서운 포 식자도 없는 고립된 낙원에서 특이한 행동양식과 섭식양식을 진화시켰다. 아프리카 동쪽 모잠비크 해안선과 마다가스카르 섬 의 서쪽 해안선은 종이를 찢어놓은 것처럼 일치한다. 마다가스카르 섬의 여우원숭이들은 매우 높은 종 다양성을 보여준다. 어떤 종은 낮에 활동하고 어떤 종은 야행성이 며, 또 어떤 종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사회구조도 매우 다양해서 혼 자만의 생활을 즐기는 종이 있는가 하 면, 평생을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종도 있고, 대가족처럼 크고 복잡한 형태를 보여주는 종도 있다. 난쟁이여우원숭이와 마우스여우원숭이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이 다. 인간의 엄지만큼이나 몸집이 작은 이들은 특이하게도 여름잠을 잔다. 곰이 동면하기 전에 지방을 축척하듯이, 이들은 여름의 건기를 무사히 넘기 기 위해 체중의 40%까지 살을 찌운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배가 아니라 꼬 리에 지방을 축척하기 때문에 마치 꼬리에 소시지를 달고 다니는 것처럼 보 이는 것이 특징이다.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가장 널리 서식하는 스포티브여우원숭이는 야행성 이며 튼튼한 뒷다리를 이용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닌다. 이들은 주식인 나뭇 잎에서 영양소를 최대한 추출하기 위해 유난히 크게 발달한 맹장을 가졌다. 그 밖에도 이들은 자신의 배설물을 먹는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우리는 흔 히 배설물을 먹는 것을 더러운 행동으로 여기지만, 토끼나 비버 같은 초식 동물에게서는 흔히 나타나는 행동양식이다. 배설물을 다시 섭취하는 것은 09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93
소화된 부드러운 음식물을 먹는 동시에 한정된 먹이로부터 효율적으로 영양소를 추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지만 나뭇잎에서 필요한 만큼의 영양소를 얻기 는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주로 쉬면서 에너지를 아낀다. 대나무여우원숭이는 대나무만을 먹기 09 초원의 방랑자 바분 멸종한 여우원숭이들 때문에 중국의 판다를 연상시킨다. 이들 은 종에 따라 각각 다른 대나무 부위를 선 호하는데, 이것은 종이 분화되면서 먹이 바분원숭이는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에 서식하는 구세계 원숭이의 일종 으로, 독특한 입모양 때문에 개코원숭이 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15~28kg 정도의 몸무게에 갈기와 같은 털이 온몸을 덮고 있어 실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나무의 특정 부위에는 시안화물과 같은 독극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대나무여우원숭이들은 이러한 독극 물에 높은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특이하게 진화한 대나무여우원숭 이들을 연구한다면 독성 화학물질을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껏 약 80종에 달하는 여우원숭이가 발견되었지만, 인간이 마다가스 카르 섬에 살기 시작한 이래 2,000여 년 동안 무려 16종 이상이 멸종했으 며, 지금도 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화석 기록을 보면 한때는 고릴 라처럼 덩치가 큰 여우원숭이가 생존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진화의 실험장이었으며,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동물 종의 멸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마다가스카르 섬. 이 지역은 현재 여우원숭이 등 다양한 생물종을 친환경적인 관광상품으로 제 덩치보다 커 보인다. 또 드라큘라의 송곳니처럼 길게 뻗은 이빨을 지녔 고, 싸움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나운 원숭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대 이 집트에서는 바분을 지혜와 정의의 신 토트(Thoth)로 숭상했으며, 아직도 태 양신을 모시는 신전에는 바분원숭이를 그린 벽화 와 동상이 남아 있다. 바분은 대장이라도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서열 높은 수컷을 만나 후퇴해야 하는 순간에도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계산하고 행동하는 신중함이 특징이다. 바분은 트룹(Troop) 이라는 크고 복잡한 집단을 이룬다. 기본 사회구조는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 의 암컷을 거느리는 하렘집단이다. 하렘 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외부 남자들의 출입이 금지된 장소를 개발하여 그 수입으로 생물종 보존에 힘쓰고 있다. 가리키는데, 자신의 영역에 사는 암컷에 다른 수컷 지혜의 신 토트 09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95
들이 접촉하지 못하도록 경계하는 바분의 행동양식을 뜻한다. 이러한 기본 적인 집단이 2~4개 모여 소규모의 씨족집단을 형성하고, 다시 소규모의 집 단 2~3개가 60여 마리에 달하는 중규모의 집단을 형성하며, 중규모의 집단 2~3개가 모여서 수백 마리 규모의 트룹이 된다. 초원 지역에는 주식인 식 물 뿌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먹이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데다, 무서운 천적 이 나타날 때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큰 무리를 이루는 것이다. 바분 무 리는 마치 군대처럼 잘 조직화되어 있어서, 이동 시 대장 수컷이 앞장을 서 고, 그 뒤를 대장 암컷이 따른다. 그리고 서열이 낮은 암컷들과 어린 개체들 바분은 사바나 지역에 트룹을 형성한다. 바분 무리의 이동 이 뒤를 잇고, 그 양옆을 젊은 수컷들이 호위한다. 젤라다바분은 가파른 절벽에 사는 바분의 일종으로 300마리가량의 대규 모 무리를 형성한다. 무리를 대표하는 대장 수컷은 패기만만한 젊은 수컷들 의 계속되는 도전을 물리치면서 우두머리의 지위를 유지한다. 그러다 나이 가 들어 은퇴를 하면, 무리의 중심부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게 된다. 젤라다바분의 무리는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 으로 의사소통이 중시된다. 수컷들이 서로 마주칠 경우, 서열이 높은 쪽이 먼저 눈꺼풀의 하얀 피부를 드러내며 신호를 보내면, 상대 수컷이 존경의 표시로 입술을 올려 잇몸을 드러낸다. 만일 서열이 낮은 수컷이 여기에 응 하지 않으면 싸움으로 이어지고 서열을 다시 결정하게 된다. 하마드리어스바분은 하렘집단에 있는 암컷들의 결속력을 높이고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는 암컷들의 목덜미를 무는 것으로 유 명하다. 인간 사회에서 부인을 때리는 폭력 남편은 법으로 처벌받지만, 바 분에게 암컷을 무는 행위는 그들의 사회구조를 지키는 한 방법이다. 재미있 는 것은, 이렇게 물린 암컷이 화가 난 수컷을 피해 도망가기는커녕 오히려 수컷 가까이에 얌전히 자리를 잡고 참회하듯이 앉아 있는다는 점이다. 바분원숭이의 하렘문화가 처음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바분의 성향이 워 낙 호전적이고 기질이 포악해서 암컷을 차지하려고 싸우는 것이라 생각했 다. 그러나 연구 결과, 이는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바분 집단의 고유한 문화 의 산물임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바분 수컷 두 마리가 있는 우리에 암컷 한 마리를 넣어주고, 그들의 행동양식을 관찰해보았다. 낯선 암컷이 등장하 자 온순하던 수컷들 사이에 싸움이 붙었고, 승자가 암컷을 차지했다. 그다음 에는 실험 조건을 바꾸어 수컷들의 가운데 영역이 아닌 특정 수컷의 곁에 암 컷을 넣어주었더니, 서로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컷 바분들 간에 새로운 암컷의 주인을 결정하고 자신의 하렘집단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잠깐이면 충분하다. 이들은 단순히 암컷을 서로 차지하 기 위해 다투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승패를 갈라 암컷의 소유관계를 결 정하고 질서를 잡으려는 것이다. 외부에서 관찰할 때는 싸움을 좋아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이들의 싸움은 종족의 번영과 평안을 위 한 통과의례인 셈이다. 09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97
10 따끈한 온천을 즐기는 일본원숭이 생 연구 자료가 매우 풍부하다. 특히 1950년대에 고지마 섬에서 고구마를 씻 어 먹는 습성이 발견되고 이러한 문화가 원숭이들 사이에 널리 전파된 현상은 많 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어린 암컷 원숭이 이모가 고구마를 씻 어 먹는 습관을 섬 전체의 원숭이들이 온천욕을 하는 일본원숭이를 보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놀라며 신기해한다. 따라 하고, 10년 뒤에는 제법 떨어진 지 바닷물에 고구마를 찍어 먹는 일본원숭이들 사람이 사우나에 앉아 목욕을 즐기는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일본원숭이는 마카카원숭이의 일종이지만, 아시아 대륙에 있는 다른 마 카카원숭이에 비해 몸에 털이 더 많으며, 전체적으로 체형도 둥글둥글하다. 이러한 체형은 몸에 지방이 더 많이 축척되어 있기 때문인데, 그 덕분에 겨 울의 추위를 잘 버틸 수 있다. 여러 인종 가운데 가장 추운 지역에 사는 에 스키모인들의 체형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원숭이를 오래전부터 연구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야 역의 원숭이들도 자연스럽게 고구마를 씻어 먹게 된 사건은 원숭이 사회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도 적용 가능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모의 창의적인 행동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물에 씻은 고구 마를 한번 베어 물고 나서, 또다시 바닷물에 고구마를 찍어 먹기 시작한 것 이다. 고구마를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단맛이 더욱 강해지는데, 이러한 이모의 행동은 앞서 보여줬던 씻어 먹는 방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본원숭 이 사회에 퍼져 나갔다고 한다. 아마도 원숭이 사회에서 이모의 존재는 인 온천을 즐기는 일본원숭이는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일본원숭이들은 추위에 적응하기 좋은 신체조건을 지니 고 있다. 간 사회의 스티브 잡스처럼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 다. 처음에는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그 효율성이나 기능을 알게 된 뒤로는 더욱 빨리 퍼져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서열이 높은 수컷들일수록 이런 새로 운 문화를 매우 더디게 수용했다는 사실이다. 나이 많은 수컷 원숭이들은 주변의 암컷 원숭이들과 어린 원숭이들이 대부분 고구마를 씻어 먹을 때에 도 여전히 손으로 흙을 털어 먹으며 예전 방식을 고집했다. 인간 사회에서 기성세대의 보수적인 성향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원숭이 사 09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099
회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점은 매 우 재미있다. 일본원숭이의 몸무게는 8~18kg 정도 이며, 몸길이는 47~60cm 정도이다. 잡 식성으로 채소, 과일, 씨앗, 나뭇잎, 버섯, 곤충 등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먹는다. 이들의 사회구조는 다수의 암컷과 수컷 11 한반도의 원숭이 거리낌 없이 민가에 출몰하는 일본원숭이 이 함께 생활하는 형태이다. 암컷은 무 전 세계 원숭이 분포도를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리 내에서 차지하는 서열이 자식에게 대물림될 정도로 철저하게 유지되지 만, 수컷의 경우에는 무리에서의 잦은 이탈과 새로운 수컷의 등장으로 인해 서열이 고정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번식기가 되면 어린 수컷들은 원래 속하던 무리를 떠나 새로운 무리로 가 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래 일본원숭이의 서식지는 이름처럼 일본으로 한정 되어 있지만, 1972년에 미국의 텍사스로 일부 이주되어 현재까지 무리 생 활을 하고 있다. 워낙 적응력이 뛰어난 이들은 현지 식물을 비롯해 현지의 먹이와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하여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사람들과 의 생활에도 금세 익숙해진 까닭에 먹이가 충분하지 않은 계절에는 민가에 몰래 들어가 밥이나 음식 등을 훔쳐 먹기도 하고 쓰레기통을 뒤집어 놓기도 하는 등 적응력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원숭이들도 일본의 도시화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 서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다행히 일본은 원숭이와 공존하는 문화를 유 지하며, 원숭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 에 많은 종류의 원숭이가 살고 있고 일본에도 원숭이가 있는데, 왜 우리나 라에만 없을까? 원숭이가 살 수 있는 한계 위도가 40도인 점을 고려해도 한 국의 남부지방은 원숭이가 서식하기에 충분히 따뜻한 기후인데 말이다. 사실 한반도에도 원숭이가 살았다. 구석기 시대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어 졌을 뿐이다. 대략 250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는 인류가 출현하여 원시 적인 도구를 이용해 사냥을 시작한 시기로, 지질학상으로 신생대 제4기의 갱신세이다. 이 시기에는 최소 네 차례 이상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되풀이되 었으며 한반도에 다양한 동물군이 창궐 했다. 한반도의 일반적인 토양 특성은 산 성이라 화석이 잘 만들어지지 않은 까 닭에, 이 시기의 동물상을 알기 위해서 는 석회동굴 화석 연구에 의존해야 한 다. 충북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이 발굴 문에 다른 원숭이들처럼 높은 수준의 멸종위기종은 아니다. 한 청원군 두루봉동굴은 대표적인 석회 난쟁이마카카원숭이 화석 10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101
충북 청원군 청원군 두루봉동굴 유적 발굴 당시의 사진 동굴로, 이곳에서 중기 갱신세(70만~12 만 5000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많은 화석 이 발굴되었다. 열대성 기후에 서식하는 코끼리와 쌍코뿔소류의 화석뿐 아니라 한대성 기후를 나타내는 맘모스, 털코뿔 소, 북쪽 오소리 등의 화석도 잇달아 발 견되었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특히 주목 한 화석은 큰 원숭이로 알려진 마카카 로부스터스(Macaca robustus) 의 화석이 었다.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많이 발 견되는 이 원숭이 화석은 중기 갱신세에 한반도에도 원숭이들이 생존했다는 사 실을 보여준다. 후기 갱신세(12만 5000년 이전)의 동물 상을 보여주는 화석으로는 단양 구낭굴 원숭이가 살고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추운 기후 조건은 원숭이의 생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한반도 남쪽은 매우 따뜻해서 원숭이 들이 살기에 적당한 기후이다. 이에 대해 많은 생태학자들과 동물학자들은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한반도에 고양이과의 대형 육식동물이 많이 서식했 기 때문에 원숭이들이 멸종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호랑이, 표범 등 고양이과의 대형 육식동물은 일제 강점기 이후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아주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나무를 아주 잘 타기 때문에 원숭이들에게는 아주 무서운 천적이다. 이러한 주장은 아주 일리가 있는 의견으로, 일본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 가 된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원숭 이들의 서식처가 한정되어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따듯한 나라들과 달리 울 창한 열대우림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일본에는 호랑이 나 표범 같은 고양이과의 대형 육식동물이 서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을 제외하고는 원숭이를 위협하는 천적이 없었을 것이다. 또 만약 우리나라에 호랑이나 표범과 같은 고양이과의 대형 육식동물이 화석이 대표적인데, 이곳에서는 현생 마카카와 유사한 특징을 갖는 원숭이 의 화석이 발굴되었다. 이외에도 많은 갱신세 유적에서 2종 이상의 원숭이 화석이 발굴됨에 따라 한반도에 원숭이가 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멸종했거 나 이동해서 서식처를 옮겨 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이 서식했다고 하더라도 울창한 밀림을 보유했다면 원숭이들에게 안전한 서식처를 제공해주어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었을지 모른다. 결국 구석기 이전부터 서식했던 한반도의 원숭이들은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는 동안 한반도의 동물상이 변화함에 따라 호랑이나 표범 등 새로운 대 형 천적과 맞닥뜨리게 되었고,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나무를 잘 타는 이 한반도의 원숭이들이 자취를 감춘 이유 들을 피하지 못해 멸종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럼 한반도에서 원숭이들은 왜 사라진 것일까? 그 의문에 답하기에 앞 서 한국과 일본의 생태환경을 비교해 보자. 일본에서는 훨씬 높은 위도에도 10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3 세상의 모든 원숭이 103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CHAPTER 4 01 원숭이를 연구하는 사람들 02 침팬지와 제인 구달 03 고릴라와 다이앤 포시 04 오랑우탄과 비루테 갈디카스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01 원숭이를 연구하는 사람들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러나 대형 유인원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면서, 우리는 동물의 분류체계 안에서 인류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인식하게 되었다. 1930년대 헨리 니센은 침팬지를 연구하기 위해 기니에서 두 달 반을 머물렀고, 조지 샬러는 1950 년대 자이르(지금의 콩고)에서 산악고릴라와 함께 1년을 보냈다. 3년간 오랑 우탄 연구를 한 존 맥키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루이스 리키와 세 명의 여성 과학자이다. 인간들은 예부터 항상 자신들의 근원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인간이란 존 재는 어디에서 왔으며, 종족적 뿌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답 하기 위해, 여러 인류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은 인간과 닮은 종을 찾아내려는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학문적 관심은 자연스럽게 대형 유인 원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한편 깊은 산속이나 열대우림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던 사람들과 서구 탐험가들 사이에서는 이따금 거대한 털복숭이 괴물 을 목격했다는 이야기 가 돌기 시작했다. 털로 뒤덮인 거대한 체구에 두 발 로 걷는 이 괴물들은 설인( 雪 人 ), 빅풋(bigfoot) 이라 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과 신비 로움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는 대형 유인원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소동이었을 것이다. 대형 유인원은 오래전부터 인간사회에서 야만과 공포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18세기 유럽 사회에서는 오랑우탄을 잔 루이스 리키는 초기 인류의 뼈를 찾는 역사적 화석발굴 작업을 주도하고, 아프리카가 인류의 발상지라는 학설을 세운 고생물학자이다. 말년에 이르 러서는 화석 연구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 있는 화석 인 대형 유인 원 연구를 추진했다. 그는 대형 유인원에 관한 장기 연구에 여성 과학자가 더 적합하다고 보았 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집요하고 훌륭한 관찰자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 는 야생 침팬지 연구에 웨이트리스 출신인 자신의 비서를 지목했고, 산악고 릴라 연구에는 낙제 점수 때문에 수의학을 포기 한 물리치료사를, 오랑우탄 연구에는 인류학을 공 부하는 대학원생을 보냈다. 이러한 결정에 사람들 은 그가 제정신인지를 의심했으며, 누구 하나 그 녀들이 야생 유인원 연구의 선구자로 우뚝 서리 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키의 선택은 옳 았다. 리키의 천사들 로 불리는 그 세 명의 여성 미국 워싱턴에 있는 빅풋 동상. 사 람들은 상상 속의 털복숭이 거인 빅풋 을 두려워했다. 혹한 야수로 여겼으며, 19세기에는 많은 동물 수집 가들과 사냥꾼들이 야만스러운 고릴라를 사냥하러 은 바로 침팬지의 제인 구달, 고릴라의 다이앤 포 시, 오랑우탄의 비루테 갈디카스이다. 루이스 리키(Louis Leakey, 1903년~1972 년) 야생 유인원 연구의 선구자가 된 제인 구달,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의 스 승이다. 10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07
02 침팬지와 제인 구달 연구 지원을 받아 탄자니아 곰베국립공 원으로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는 순조롭지 않았다. 지방 정부 관리는 젊은 영국 여성이 보호자도 없이 정글에서 혼자 연구하는 것을 허락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인의 어머니가 동 행해야 했으며, 탄자니아인 수색자 두 침팬지를 만나러 야생으로 사람이 날마다 제인의 안전을 위해 따라 제인 구달 1960년 7월, 제인 구달이 아프리카의 밀림으로 침팬지 연구를 자처하여 떠났을 때, 많은 지인들이 그의 결정에 놀라움과 우려를 나타냈다. 초기 자 연주의자나 연구자들은 침팬지를 광기 어리고 파괴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운 짐승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침팬지들의 서식지에 문명사회의 다녔다. 원주민들은 침팬지 보호구역을 개간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침팬지 연구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인 침팬지들은 500미터 이상 거리를 두며 인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심지어 연구를 시 작한 지 석 달 만에 제인과 어머니는 말라리아에 걸려 호되게 앓기도 했다. 젊은 여성이 혼자 머문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모험으로 여겨졌다. 곰베국립공원의 침팬지들. 제인 구달 이 연구할 당시 이곳의 명칭은 곰베 침팬지 보호구역이었다. 제인 구달이 침팬지 연구에 뛰어든 것은 1956년 인류학자 리키 박사를 만나고부터였다. 어려서부터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자란 제 인은 케냐에 있는 학교 친구의 초대를 받고 아프리 카로 건너갔다가, 그곳에서 국립자연사박물관 관장 이었던 루이스 리키의 비서가 된다. 리키는 동물에 대한 제인의 남다른 애정을 눈여겨보고 침팬지 연 구를 제안했다. 과학적 지식과 정규 교육은 오히려 침팬지 연구에 편견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리키의 도움으로 제인은 학문적 경력이 없었지만 침팬지에 관한 새로운 발견 제인은 언제나 튀지 않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가만히 땅에 웅크린 채 기다렸다. 침팬지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무려 4년이나 걸렸 다. 차츰 침팬지들은 제인의 존재에 익숙해졌고, 그중에서도 그가 데이비 드 그레이비어드(David Greybeard) 라고 이름 붙여준 한 침팬지는 제인이 가 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다른 침팬지들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은빛 수염을 지닌 이 대담한 침팬지는 제인에게 가장 특별한 침팬지가 되었다. 당시 동 물행동학자들은 연구 대상인 동물을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 에 이름을 지어 주고 가까워지면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없다며 제인의 방식 을 비난했다. 그러나 제인이 감정적인 교류를 나누며 침팬지들과 가까이 지 10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09
내지 않았다면 그가 이룬 침팬지 연구의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제인은 한 산봉우리에서 침팬지들과 보호구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발견했고, 그곳에서 통조림과 담요 등에 의지해 몇 주씩이나 머무르며 침팬지들을 관찰했다. 제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침팬지 연구에 혁명적인 발견이 잇따라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침팬지의 식성과 도구 사용에 대한 것이다. 어느 날 제인은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를 비롯한 몇몇 침팬지가 새끼 수 풀돼지를 잡아먹는 모습을 목격했다. 침팬지는 이따금 작은 곤충이나 설치 류를 먹기는 해도, 주로 풀이나 과일을 먹는 동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침팬지가 포유동물을 사냥하고 육식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 한 비춤을 목격하고, 나뭇가지와 잎으로 정교 하게 만든 잠자리도 관찰했으며, 침팬지들이 단순히 도구를 사용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맞게끔 적절히 변형( 제작 )시키기도 한 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수십 년에 걸쳐 특 정 무리의 침팬지를 연구한 끝에 무리 내 권력 의 승계와 투쟁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현재 그의 나이는 팔순이 넘었지만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 경운동가이다. 전 세계를 누비며 자신의 동물 50년 이상의 헌신적인 연구를 통해 제인 구 달은 침팬지가 단순히 인간과 유전자만 비 슷한 것이 아니라 동등한 존재임을 일깨워 주었다. 로부터 2주 뒤,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는 또 한 번 제인 구달에게 놀라운 장면을 선사했다. 제인은 어느 날, 흙더미의 구멍 안에 긴 풀줄기를 집어넣 었다가 꺼내 뭔가를 훑어먹는 침팬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데이비드 그레이 이야기와 동물 사랑을 전파한 공로로 유엔 평화의 사절로 임명되기도 했다. 또한 1964년 설립된 제인 구달 침팬지연구소는 침팬지 및 야생동물의 보존 과 보호를 위해 전 세계의 동물 연구를 후원하고 있다. 비어드가 풀줄기를 이용해 흰개미를 사냥하고 있었다. 침팬지의 도구 사용에 관한 그의 발견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를 기념하는 부조물. 제인 구달 은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를 통해 침팬지의 육식과 도 구 사용을 처음 발견했다. 은 크나큰 파장을 불러왔다. 도구를 사 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갖는 능력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그 통념을 제인 구달 이 깨뜨린 셈이었다. 이제 도구를, 또는 사람을 새롭게 정의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침팬지를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제인 구달은 침팬지의 격렬 더 알아보기 연구 초기 침팬지 무리가 아직 제인 구달에 대해 적대적이고 공격적이던 때, 그는 비 내리는 숲속에서 침팬지들에게 포위당한 적이 있었다. 대장 침팬지를 비롯한 여러 수컷 침팬지들이 그를 둘러싸고 위협 적인 소리를 지르며 발을 구르고 나뭇가지를 흔들어댔다. 침팬지들을 빤히 쳐다보는 것은 도전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제인은 시선을 피하며 가만히 기다렸다. 그는 흥분한 침팬지들이 자신을 갈가리 찢어 놓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한참 위협을 가하던 침팬지들은 그를 놔둔 채 자리를 떴다고 한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안 되었을 때 제인은 또 한 번 신경질적인 수컷 침팬지와 마주쳤다. 침팬지는 큰소 리를 지르며 제인의 머리를 강타하고는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제인이 침팬지와 실제로 접촉했다는 사 실을 안 원주민들은 그가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앞서 어떤 아 프리카 사람이 야자나무에 오르다가 수컷 침팬지에게 맞아 한쪽 눈을 실명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 건들을 겪으면서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제인을 좀 더 호의적으로 대하게 되었다. 11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11
03 고릴라와 다이앤 포시 어느 날, 다이앤은 원주민의 안 내를 받아 먼발치에서 어느 고릴 라 무리를 보게 되는데, 그 가운데 유난히 호기심 많고 장난스러운 새끼 고릴라가 있었다. 다이앤은 그 새끼 고릴라에게 디지트 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가 은백색 등 1960년대 중반, 제인 구달의 방식을 따라 산악고릴라의 서식지에서 관찰 을 지닌 무리의 보초로 성장하기 헌신적인 노력으로 고릴라 무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다이앤 연구를 시작한 용감한 미국인 여성이 있었다. 그가 바로 다이앤 포시였다. 아동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던 포시는 6주 일정으로 아프리카 사파 리 여행을 떠났다가 고릴라를 처음 보는 순간 송두리째 마음을 빼앗겼다고 한다. 이어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굴 작업 중이던 루이스 리키를 만난 다이앤 은 고릴라 연구에 삶을 바치겠다고 마음먹었다. 루이스 리키는 처음 다이앤 을 만났을 때부터 제인 구달에 이은 제2의 유인원 여인 이 될 것을 직감했 다. 산악고릴라에 대한 그의 열정도 남달랐지만, 10년 넘게 장애아를 돌보아 온 헌신과 끈기를 높이 샀던 것이다. 그는 자이르에 있는 카바라에서 야외 연구를 시작했지만 6개월 만에 반란군에 의해 강제 추방당하고 르완다로 옮겨갔 다. 그는 비룽가 화산지대의 국립공원에 자리 잡고 카리소케 라는 이름의 캠프 를 지었으나 첫 달에는 고릴라를 구경조 까지 7년간 친구로 지냈다. 디지트는 고릴라 무리의 어떤 일원보다도 다이 앤과 가까웠으며 종종 무리에서 벗어나 다이앤에게 다가오기도 했다. 조심성 많고 신중한 산악고릴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이앤은 고릴라처 럼 무릎으로 걷고 고릴라의 소리를 흉내 내고, 몸을 긁거나 야생 샐러리를 씹으며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고릴라들은 때로 위협적인 몸짓으로 경계했지만 다이앤의 노력과 인내는 2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수컷 고릴라 인 피너츠 가 그의 손을 건드린 것이다. 이것은 고릴라가 우호적으로 인간 과 접촉한 첫 번째 기록이다. 이 일이 있은 뒤 고릴라들은 그를 무리의 일원 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다이앤은 고릴라의 이동 흔적, 발성법, 가족 구성, 먹고 쉬면서 보내는 시 간, 그들의 영역을 나타내는 지도를 기록했으며 개체를 식별해내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고릴라는 개체마다 콧날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것이다. 한편 르완다의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자 원주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앞다 비룽가국립공원의 고릴라 차 하지 못했다. 투어 밀렵을 일삼았다. 상아가 워낙 비싼 값에 거래되는 탓에 코끼리는 전 11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13
멸하다시피 했고, 새끼 고릴라를 붙잡아 동물수집가나 동물원에 팔아넘기 는 경우도 많았다. 고릴라는 가족을 방어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기 때 문에 밀렵꾼이 새끼 고릴라 한 마리를 얻기 위해서는 고릴라 가족 전부를 몰살시켜야 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다이앤은 연구를 하는 한편 밤낮 으로 밀렵을 감시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천식을 앓아온 데다 산소가 부 족한 화산 분화구의 높은 지대에서 살며 차갑고 습한 밤공기를 많이 마시는 바람에 폐가 심각하게 망가졌고, 잦은 부상으로 다리마저 성치 않았기 때문 에 산에 오르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와 함께 강연하면서 얻은 명성 을 바탕으로, 당시 개체수가 약 250마리까지 줄어든 산악고릴 라들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줄 것을 대중들에게 호소했다. 힘을 되찾은 그는 3년 만에 카리소케로 돌아와 산악고릴라 들의 보호 운동을 지속했지만, 다이앤 포시는 가장 사랑했던 고릴라 디지트 곁에 나란히 묻혀 있다. 묘 비에는 누구도 그대보다 고릴라를 사랑하지 못했네 라고 쓰여 있다. 1977년에는 다이앤이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디지트가 밀렵꾼에게 살해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다이앤의 수색대는 손과 발, 머리마저 잃은 채 피 투성이가 된 디지트의 몸뚱이를 발견했다. 분노한 다이앤은 경비단을 조직 해 밀렵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캠프는 연구 기지라기보다 반밀렵 순 찰대로 변모했다. 다이앤은 밀렵꾼의 거처를 습격하고 밀렵 도구들을 망가 뜨렸으며 도망친 밀렵꾼을 잡기 위해 네 살배기 아이를 볼모로 삼기도 했 다. 아이는 안전했지만 과격한 고릴라 1985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 야영지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었고 범인은 끝 내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밀렵꾼과 원주민들로부터 고릴라를 보 호하기 위해 투쟁해온 것이 비극적 죽음의 원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그가 쓴 일기의 마지막 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고 한다.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과거 속에서 살기보다는 미래를 지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밀렵으로 인해 희생되어 가는 동물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일깨우는 문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이앤 포시가 밀렵꾼들에게서 구해낸 새끼 고릴라들과 놀고 있다. 보호 활동은 반감과 악의적인 소문을 샀 다. 결국 연구 자금을 지원하던 내셔널 지오그래픽사는 그에게 르완다에서 떠 날 것을 요구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다이앤은 코넬대학 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건강을 돌보 았다. 그리고 책 안개 속의 고릴라 를 집필하고 제인 구달, 비루테 갈디카스 더 알아보기 1969년 3월, 다이앤이 고릴라 연구를 시작한 지 18개월 되었을 무렵이었다. 다이앤은 새끼 고릴라 한 마리가 밀렵꾼들에게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밀렵꾼은 그 새끼 고릴라를 잡아가기 위해 무려 열 마리의 고릴라를 죽였다. 다이앤은 국립공원 관리인이 뒷돈을 받고 이 일에 협조했다는 사실을 알고 항의하는 한편 새끼 고릴라를 구출해냈다. 또한 일주일 뒤, 병든 고아 고릴라 한 마리가 다이앤에 게 맡겨졌다. 다이앤은 이들에게 코코 와 퍼거 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간호했으며 날마다 숲으 로 데리고 다녔다. 그러나 공원 관리인은 결국 두 고릴라를 빼앗아 독일의 쾰른 동물원으로 보내버렸 다. 코코와 퍼거는 동물원에서 9년간 살다가 한 달 차이로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코코와 퍼커 를 잃은 이 사건 이후, 다이앤은 밀렵꾼들과 본격적으로 대치하기 시작했다. 11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15
04 오랑우탄과 비루테 갈디카스 연구에 대해, 자신은 운이 좋으면 하루에 다 볼 수 있을 행동을 오랑우탄에게서 관찰하려면 1년 은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꼬박 두 달을 기다린 끝에 비루테는 새끼와 함 께 있는 오랑우탄 암컷을 만났고 그들을 닷새 동 안 따라다니며 관찰할 수 있었다. 그 닷새 동안 에도 다른 오랑우탄은 한 마리도 더 볼 수 없었 루이스 리키의 세 번째 제자인 비루테 갈디카스는 스물다섯 살의 나이로 오랑우탄을 연구하러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 도착했다. 오랑우탄이 태 어나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관찰하는 게 그의 목표였다. 다. 우두머리 수컷 한 마리와 불완전하게나마 익 숙해지는 데에는 무려 6개월이나 걸렸다. 그래서 비루테는 그 수컷 오랑우탄이 악성종양에 걸렸 비루테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외딴 밀림으 로 들어갔다. 다른 대형 유인원도 그렇지만 오랑우탄을 추적하기는 쉽지 않았다. 주로 혼자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오랑우탄은 나무 꼭대기에서 먹이를 구할 수 있 는 데다 때마침 우기였기 때문에 잎에 고인 빗물만으로도 충분한 수분을 섭 취할 수 있다 보니 지상으로 내려올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밀렵꾼들의 영 향으로 오랑우탄은 인간에게 극심한 경계심을 품고 있었다. 비루테가 캠프를 지은 탄중 푸팅은 지 도에 경계선마저 나타나지 않고 거의 탐 험된 적 없던 오지였다. 독 있는 쐐기벌 레와 악어, 불개미, 거머리와 뱀으로 숲 은 위험에 가득했지만 비루테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오로지 오랑우탄을 발견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 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절망하여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가 죽거나 영역을 떠나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랑우탄을 관찰하기가 그토록 까다로웠기 때문에 그의 연구는 상대적으 로 세상에 늦게 알려지게 되었다. 오랑우탄이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것도 연구를 시작한 지 8년이나 지나서였다. 한 수컷이 나무토막을 이용 해 궁둥이를 긁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새끼 때 처음 보았던 암컷 오랑우탄이 새끼를 출산한 것은 15년 뒤의 일이다. 그 밖에도 비루테는 수 컷들이 암컷이나 세력권을 두고 전쟁을 벌이는 모습,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 하는 모습 등 야생 오랑우탄의 장기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최초로 관찰하 고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대상인 오랑우탄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 척이기를 바랐지만 DNA 분석 결과, 그 영예는 침팬지에게 돌아갔다. 대신 그녀의 관찰 연구는 인간 조상이 나무를 떠나기 전에 어떻게 살았을지에 대 탄중 푸팅의 늪지대 러가는 것이었다. 제인 구달은 비루테의 한 완벽한 그림을 보여주었다. 11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17
비루테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현대적 만 오랑우탄 연구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인 자료수집 기법과 통계분석에 대해 정 그는 몇 년간의 현장연구 경력을 내세워 식으로 교육받은 학자였다. 따라서 관찰 대학에서의 안락한 지위로 돌아갈 생각 한 내용을 노트에 이야기체로 기술한 제 이 없었다. 인 구달, 다이앤 포시와 달리 오랑우탄 비루테가 운영하는 캠프의 기본 규칙 의 행동양식을 분 단위로 꼼꼼하게 기 은 첫째가 오랑우탄, 둘째가 과학, 셋째 록했다. 그리고 한 번에 한 오랑우탄에 가 지역민이며 자기와 같은 외국인 연구 비루테와 오랑우탄 만 초점을 맞추었다. 이 연구방식은 초 자는 마지막이다. 그는 자카르타 국립대 갈디카스의 오랑우탄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점동물표집 으로 알려지게 된다. 그는 또 오랑우탄이 먹는 수백 가지 식물 과 곤충을 직접 맛보기도 하면서 꼼꼼하게 목록으로 정리했다. 이렇게 해서 1978년, 수백 쪽에 달하는 박사논문이 드디어 완성되었고, 그는 자신에게 오랑우탄 연구의 기회를 준 루이스 리키에게 논문을 헌정했다. 학계와 비평 가들은 비루테의 논문에 열렬한 찬사를 보냈다. 그의 방법론과 자료는 나무 랄 데가 없었고 이론 또한 독창적이었다. 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캠프에서도 인도네시아 학생의 교육을 최우선 으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지구상에서 오랑우탄이 살고 있는 유일한 나 라이기 때문에 그 나라 사람들을 오랑우탄의 옹호자로 만드는 것이 오랑우 탄의 보존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도 그녀는 인도네시아의 후 텁지근한 열기 속에서 과학자들이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오랑우탄의 자연 복귀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연구 활동과 더불어 생포된 오랑우탄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도 맡았다. 어미 잃은 새끼 오랑우탄들이 고독한 야생 생활에 복귀할 수 있을 때까지 비루테는 그들을 돌보고 기르는 어미 역할을 했다. 마치 오랑우탄 어 미와 새끼처럼, 어딜 다니든 고아 오랑우탄을 데리고 다녔고 목욕을 하거나 잠을 잘 때도 곁에 두고 보살폈다. 게다가 비루테는 선배인 제인 구달과 달 리 본국과 야생 연구지를 왔다 갔다 하지도 않았다. 그 때문에 온통 오랑우 탄에만 몰두하는 아내와, 돌아갈 기약조차 없는 열대우림의 생활에 지친 남 편은 당신은 나보다 오랑우탄을 더 사랑한다 는 말을 남기고 세 살 난 아들 과 함께 그를 떠나갔다.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낸 비루테는 슬픔에 잠겼지 더 알아보기 탄중 푸팅에 정착한 지 일주일 뒤 비루테는 산림청 공무원의 도움으로 포획된 새끼 오랑우탄을 데려왔 다. 서기토 라 이름 붙인 새끼 오랑우탄은 안아주는 사람 누구에게나 끈질기게 달라붙었고 다른 사람에 게 넘겨질 때마다 물고, 비명을 지르고 똥오줌을 싸며 소란을 피웠다. 어느 날, 비루테는 서기토를 매 단 채 거대한 밀림을 몇 시간이나 걸으며 조사했다. 서기토는 비루테에게 매달린 채 꼼짝도 않고 울창 한 나무와 잎들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캠프로 돌아온 비루테는 잠시 남편에게 서기토를 맡기고 몸을 씻 으려 했지만,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서기토는 더 이상 비루테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밀림을 거 니는 동안 어미의 기억을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오랑우탄의 모자( 母 子 ) 관계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비루테는 이렇게 해서 새끼 오랑우탄의 대리모가 되었다. 11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4 야생 원숭이를 찾아 떠난 연구자들 119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CHAPTER 5 01 원숭이와 사람은 얼마나 닮았나 02 원숭이를 이용한 기초의학 및 생명과학 연구 03 난치병을 극복하기 위한 신약후보물질 04 인간의 병을 대신 앓는 원숭이들 05 뇌과학 연구의 현재와 미래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06 인간의 노화를 원숭이가 막아줄 수 있을까 07 유전자 변형 원숭이의 등장 08 실험원숭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01 원숭이와 사람은 얼마나 닮았나 이상이다. 즉, 약물이 우리 몸의 신경계에 들어와 표적으로 삼는 각종 수용체 나 운반체의 유전자는 원숭이와 상동성(기원은 동일하나 종류가 다른 기관을 가리 키는 생물학 용어)이 95%를 넘는다. 따라서 설치류에 속하는 실험용 쥐에게서 약물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에게도 효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으며,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를 통해 약물의 효능을 검증한 경우에만 사 람에게 효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거 진정제로 개발된 탈리도마 이드(Thalidomide) 라는 약물은 설치류 실험에서 부작용이 없어 1950년대 후 영장류 실험이 필요한 까닭 유인원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관련 연구가 꾸준 히 이루어지는 것은 왜일까? 유인원에게서 인간 종의 동물적 본성에 대한 단서와 진화의 비밀을 알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확신 때문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실험동물 자원으 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먼저 유전학적으로 얼마나 인간과 비슷한지를 살 펴보자. 신경계 질환에서 흔히 사용되는 약물을 예로 들어보면, 사람에게 효 능이 입증된 약물은 원숭이한테도 마찬가지의 효능을 발휘할 가능성이 95% 상동성(%) 100 95 90 85 80 75 DAT NE1 DERT CB1 MOR VMAT2 TAR1 운반체/수용체 사람 원숭이 랫드 각종 운반체/수용체의 유사성 비교 원숭이와 인간의 유사성은 95%에 달한다. 반부터 1960년대까지 임산부들의 입덧 방지용으로 판매되었지만, 46개국에 걸쳐 팔과 다리가 짧거나 아예 없는 기형아가 1만 명 넘게 나온 엄청난 비극 을 초래한 뒤에야 판매가 중지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뇌혈관이 혈전과 같 은 이물질로 막혔을 때 나타나는 중풍, 즉 허혈성 뇌졸중의 치료제로 각종 약물이 개발되었지만, 설치류 실험을 통과하고도 정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없어 실패하는 사례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과적인 연구를 위 해 설치류 실험에 성공한 약물에 대해서는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 실험도 반 드시 거치도록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원숭이와 사람의 비교 원숭이는 종에 따라 모습과 크기가 제각각 다르다. 생쥐만큼 작은 쥐여우 원숭이는 몸무게가 30g도 채 안되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수컷 고릴라는 무 려 200kg에 달한다. 그러나 원숭이들은 해부학적으로 사람과 유사한 형태 의 골격을 가졌다. 구조가 유사하면 기능 또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치킨을 즐겨 먹는 사람은 날개 부분에 긴 뼈가 두 개 있다는 것을 알 것이 12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23
사람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있다. 하지만 실험동물로 많이 사용하는 게잡이원숭이나 붉은털원숭이의 손을 보면 사람과 너무나 닮아서 마치 아기 손을 보는 듯하다. 다음으로 이빨에 대해 살펴보자. 포유 류에서 치아의 수와 종류, 배열을 나타내 영장류의 뼈대 비교 다. 두 뼈 중에서 하나는 상대적으로 굵고 다른 하나는 얇다. 굵은 뼈를 척 골, 얇은 뼈는 요골 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닭과 같은 조류에게는 아래 날 개(날개 아랫부분)로써의 기능을 갖지만,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한테서는 물 체를 잡고 조작하기 쉬운 아래 팔(팔꿈치 아래쪽 팔)로 진화하였다. 모든 영장 류는 문 손잡이를 돌릴 때처럼 아래 팔을 안쪽, 바깥쪽으로 돌릴 수 있는데, 유인원으로 갈수록 그 움직임의 범위가 크며, 생김새도 사람과 유사하다. 골격을 구성하는 뼈 외에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약 650개의 근육은 원숭 이와 거의 유사하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영장류에서는 상완삼두근(알통을 만드는 자세를 취했을 때 아래쪽으로 볼록 튀어나온 근육) 주변 는 식을 치식 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위 턱과 아래턱의 좌우에 앞니 2-송곳니 1- 작은어금니 2-큰어금니 3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가장 마지막에 있는 세 번째 어금니 즉, 사랑니까지 모두 정상적으로 치아가 올라온다면, 인간의 치 아 개수는 8 4=32가 된다. 이를 숫자로 표기하면 2-1-2-3이 되고, 윗니와 아랫니를 구분하면 2-1-2-3/2-1-2-3으로 표기할 수 있다. 이 치식은 대부 분의 영장류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특히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유 인원과 게잡이원숭이, 붉은털원숭이처럼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까우며 코가 길고 오똑하게 솟은 협비원류 원숭이들은 인간과 완전히 동일하다. 소화기계의 구성 또한 비슷하다. 대부분의 원숭이는 잡식성이므로 주로 침팬지 원시인 인간 게잡이 원숭이의 손 사람의 아기 손처럼 보인다. 에 상완 배측활차상근이라는 근육이 하나 더 있어서 팔을 펼 때 상완삼두근 과 함께 작용한다. 원숭이는 사람과 달리 네 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근육이 있기 때문에 나무 위에서도 자유자재로 팔을 뻗을 수 있다. 반대로, 인간에게는 있고 원숭이에게는 없는 근육도 있다. 엄지손가락을 구부릴 때 사용되는 근육 중 하나인 장무지굴근( 長 拇 趾 屈 筋 )은 사람에게만 치아 배열의 비교 12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25
쥐 원숭이 인간 물론 사람과 동일한 수준은 아니다. 인간의 뇌에서 신피질이 차지하는 비 율이 4.1이라고 할 때 침팬지는 3.2, 붉은털원숭이는 2.6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유류 중에서 유일하게 뇌 주름을 가지고 있으며 신체구조와 행 뇌의 비교 왼쪽 면을 본 모습이다. 생쥐 원숭이 인간 신피질 영역 비교 동학적인 특성 및 인지기능이 비슷한 원숭이는 인간의 뇌에 숨겨진 신비를 푸는 데 가장 적합한 실험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원숭이의 과일이나 식물을 먹고, 간간히 잎이나 씨, 곤충을 비롯한 동물들을 먹으면 서 단백질을 보충한다. 식단이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과일이나 식 물을 포도당으로 소화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사람과 다른 특수한 소화기관을 따로 갖고 있지는 않다. 종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소 화기관의 형태도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위 소장 맹장 대 장으로 이어지는 관을 따라 소화 및 흡수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동일하다. 한편 원숭이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지고 있으며, 똑똑한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동물의 뇌를 비교해 보면, 조류와 파충류 등 의 하등동물에서 포유류와 같은 고등동물로 갈수록 뇌의 크기도 커지고 표 면에 주름도 많아진다. 쥐의 뇌에는 주름이 전혀 없지만, 원숭이와 사람의 뇌는 주름이 있다. 이러한 주름은 대뇌피질의 표면적을 증가시켜 한정된 두개골 내에서 복 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간의 대뇌피질은 대부분 표면의 신피질로 구성되어 있어 감각을 인지하고, 신체를 움직이도록 신호 를 내보내고, 언어를 사용하는 등 고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따라서 뇌에서 차지하는 신피질의 상대적인 비율이 클수록 진화를 거 듭했다고 볼 수 있으며, 영장류 중에서도 인간과 가까운 원숭이들의 뇌를 보면 신피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두드러진다. 뇌를 연구하면서 뇌과학 분야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석 결과 는 심리학 의학 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는 생식기계 측면에서 인간과 원숭이 간의 유사성을 살펴보자. 사 람의 경우 여성은 초경이 시작되는 14세경부터 생식능력을 갖는다. 즉, 이 때부터 난자가 주기적으로 배출되면서 임신이 가능해진다. 우리가 월경 이 라 부르는 것은 이 주기가 한 달에 한 번, 약 28일 간격이기 때문이다. 임신이 되면 태아는 엄마의 뱃속에서 267일간 지내게 된다. 다른 동물들 은 어떨까? 설치류는 생식주기가 4~5일밖에 안 되고, 생후 6주부터 임신 이 가능하며, 태아는 임신 후 3주면 출생한다. 반면, 붉은털원숭이나 게잡 이원숭이는 생식주기가 20~35일이고, 3~4세부터 임신이 가능하며, 태아는 160~165일 동안 엄마 뱃속에서 자란다. 설치류는 한 번에 10~15마리의 새 끼를 낳지만, 원숭이는 사람과 같이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만 낳아서 오랜 기간 정성껏 보살핀다. 어떤 학자들은 다른 포유동물에 비교해 보았을 때 원숭이와 사람은 유아 기 동안 어미로부터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뇌가 진 화하고 발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부모의 품에서 보호받고 양육되는 동안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학습하며, 사회성을 익혀 나가게 된다 는 점도 인간과 동일하다. 12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27
02 원숭이를 이용한 기초의학 및 생명과학 연구 원숭이는 유전학적 생리학적 해부학적 행동학적인 측면에서 인간과 붉은털원숭이 게잡이원숭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의학 전반에 걸쳐 중요한 자원이 되고 있다. 원숭이 연구를 통해 인간은 심장질환, 알츠하이머 병, 에이즈, 간염, 암 등 여러 질 환의 원인과 진행과정, 예방 및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단 지 인간만을 위해서가 아닌 원숭이들을 위한 연구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다. 구세계원숭이는 신세계원숭이보다 소위 잘생겨 보이는 특징이 있다. 즉, 인간과 비슷하게 코가 오똑하고 콧물을 흘리지 않는다. 반면 신세계원 숭이는 들창코인 데다 콧구멍 주변에 항상 촉촉한 물기가 있다. 이처럼 코 의 구조로 쉽게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각각 협비원류( 狹 鼻 猿 類, 좁은코 영장 류)와 광비원류( 廣 鼻 猿 流, 넓은코 영장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학연구에 이용되는 실험원숭이들 실험용으로 쓰이는 원숭이는 약 30여 종인데, 그중 대부분이 구세계원숭 구세계원숭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실험동물은 마카카속의 붉은털원숭이 와 게잡이원숭이다. 붉은털원숭이와 게잡이원숭이는 백신 개발 연구에 대 신세계원숭이 (광비원류) 구세계원숭이 (협비원류) 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백신이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 에 감염되어 질병으로 진행되기 이전에 그 병원성 미생물과 비슷한 구조 를 갖는 물질을 미리 소량 감염시켜 항체를 생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외 부로부터 침입하는 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군대를 키우는 셈이 다. 백신을 맞게 되면 실제 감염이 되었을 때 신속하게 군인들을 소집하여 적을 무찌를 수 있게 된다. 특히 에이즈(AIDS) 치료법 연구에 원숭이는 매 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에이즈는 요즘의 에볼라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구세계원숭이와 신세계원숭이 분포도 코의 중격이 좁고 인간과 닮은 외모를 지닌 구세계원숭이는 협비원류, 코의 중격이 넓은 신세계원숭이는 광비원류라고도 한다. 인들을 공포에 떨게 한 무서운 병이다. 2010년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12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29
3,400만 명의 환자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에 감염되었고, 이로 인해 180만 명이 사망하였 다고 한다. 과거에는 에이즈의 원인조차 몰랐으나, 원숭이를 통해 에이즈의 감염 경로와 진행과정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해 나가고 있다. 원숭이는 HIV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인간의 에이즈와 동일한 증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있는데, 바로 지만, 아직은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원숭이들을 수입하고 있 다. 구세계원숭이는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조달하 고, 신세계원숭이는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에서 주로 들여온다. 원숭이가 서식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마카카 원숭이를 주로 수입하는데, 들여오는 원숭이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에는 우리나라도 원숭이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영장류센터를 설 립하여 자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IV(simian immunodeficiency virus)이다. SIV와 HIV바이러스는 유전자가 비슷 하고, 숙주의 면역체계를 공격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기 때문에 SIV바이 러스를 원숭이에 감염시켜 에이즈 치료와 예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HIV와 SIV의 유전자와 단백질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과학자들 은 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혼합한 SHIV바이러스를 이용해 에이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야생 원숭이를 연구에 사용한다는 것은 대 단히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다. 다루기 힘들 뿐 아니라 어떠한 질병을 가지 고 있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번번이 원숭이를 포획하러 야생에 나가 기에도 한계가 있고, 생태계 측면에서 원숭이의 멸종도 고려해야 한다. 또 이곳저곳에서 무작위로 잡아들인 원숭이를 실험에 사용하면 많은 변수가 작용하여 신뢰성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원숭이 연구시설에서 자체 번식을 유도하면, 동일 품종의 유사한 개체들로 집단을 형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외부 미생물에 대한 감염을 막아 건강하고 깨끗한 연구용 원숭이를 확보할 수 있 연구보다는 보호가 우선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원숭이를 비롯한 많은 야생동물들이 보금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지구상의 많은 정글과 산림들을 무분별하게 파헤치고 개발하는 탓이다. 울창하던 숲이 도시나 산업단지로 개발되고, 벌목된 나 무들은 가구공장이나 종이공장에 팔려가면서 서식지를 빼앗긴 일부 원숭 이 종들은 심각한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는 원숭이를 단지 인류를 위 한 실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고, 우선 보호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에 따라 멸 종위기에 처한 원숭이를 연구용으로 사 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총 173개국이 이 협 약에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험에 주로 사용되는 붉은털원숭이, 게잡이원숭이는 현재 멸 다. 그러한 이유로 전 세계 많은 연구소에서 실험용 원숭이를 사육하고 있 종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정부기관과 국 삼림의 개발로 원숭이들이 서식지를 잃고 있다. 13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31
제기관으로 신고와 관리가 엄격히 이루어지고 있다. 03 난치병을 극복하기 위한 신약후보물질 왜 꼭 원숭이여야만 할까 이미 수차례 강조했듯이 인간과 원숭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하다. 특히 붉은털원숭이의 뇌를 보면 실제 인간의 뇌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따 라서 원숭이를 통해 인간의 뇌의 신비를 밝히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 고 있다. 이외에도 생식(reproduction)과 같은 기본적인 생명현상의 이해에 서부터 에이즈를 비롯한 질병의 이해, 신약개발, 치료, 백신 연구 등 원숭이 연구로 이룬 성과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황열병 백신, 소아마비 백신 개발과 뇌에서 이루어지는 시각처리의 발견 등은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만일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까지 다양한 질병 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실험동물 전체로 보면 원숭이는 일부분 에 불과하지만, 의학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임이 분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기초 연구분야보다 산업계에서 더욱 수요가 많다. 제약 분야와 생명공학 분야에 2011년 여름 <혹성탈출>이라는 영화가 개봉되면서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 에서도 원숭이를 이용한 동물실험에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 속 주인공인 윌은 손상된 뇌기능을 회복시키는 신약을 개발하는 과 학자이다. 그는 임상실험에 유인원들을 이용하는데, 약의 효능으로 똑똑해진 유인원들이 인간들의 속박을 거부하고 전쟁을 선포한다는 내용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원숭이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묘사한 장면을 보며 감탄하고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우리 생활에서도 원숭이가 이 영화에 서처럼 신약 백신 신물질 등의 효능과 독성실험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 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서는 상용화되기에 앞서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 개발 검사 등의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에는 분명한 벽도 존재한다. 원숭이의 질병 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도 있고, 원숭이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미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하는 원숭이 원숭이와 사람의 유전학적 유사성이 95% 이상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 듯이 원숭이는 해부 생리 면역 내분비학적 측면에서 인간과 가장 비슷 생물이 유독 인간에게는 심각한 질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숭이 연구를 위한 시설에는 많은 돈과 기술, 장비, 인력, 규제 등이 필요하다. 신약후보물질 발굴 세포실험 동물실험 1상 임상 실험 2상 임상 실험 3상 임상 실험 4상 임상 실험 허가 시판 13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33
한 동물이다. 따라서 원숭이는 인간에게 사용될 신약후보물질의 효능과 독 성 평가에서 쥐, 토끼, 개 등의 다른 실험동물에 비해 실험 결과에 대해 신 뢰성을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약을 개발해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바로 전 단계인 전임상실험에서 원숭이를 이용한 약물 효능 및 독성실험은 필수 적으로 거쳐야 하는 신약개발의 마지막 단계가 되었다. 오늘날 세계시장에서 의약품 산업은 1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크나큰 치를 평가하는 데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가고, 이 막대한 비용은 고 스란히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게 다가 그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 르는 신약 관련 기술유출도 염려하지 않 을 수 없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2005년에 건립 20세기폭스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는 만큼, 신약개발은 꾸준히 성장하는 차세대 경쟁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들어 신약후보물질 발 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는 인간의 난치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유인원 실험으로 인류의 재앙을 초래한다는 내용의 영 화 <혹성탈출> 굴과 개량 신약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 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약회사, 대학, 연구소 등에서 수많은 연구자들이 신약후보물질의 발굴과 신약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신약개발은 오 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 고도의 산업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발굴된 신약후보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 기 위해 원숭이 실험의 중요성과 필요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 연구에서 원숭이를 이용한 전임상연구 및 실험을 진행하는 한편, 각종 줄기 세포, 장기이식 등 재생의학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 가 추진하는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지원하는 필수적인 국가 인프라 시설로 서 국내 유수의 연구소와 대학, 제약회사가 각고의 노력을 들여 개발한 신 약후보물질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무병장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러한 연구가 거듭되는 한, 인간을 대신한 원숭이들의 신약물질 효능 및 독성평가 우리나라의 원숭이 연구 몇 해 전 국내의 한 연구팀은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을 인간에게 적용하기에 앞서, 효능과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의 한 영장 류센터에 전임상실험을 의뢰했다. 영장류 전임상실험에는 실험용 원숭이가 실험 또한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야생동물의 포획과 동물실험이 영화 <혹성탈출>에서처 럼 오히려 인류에게 큰 재앙을 가져오지 않도록, 실험용 원숭이의 권리도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20~30마리가량 쓰이는데, 한 마리당 각종 실험데이터를 얻어내는 데만 무 려 1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고 한다. 결국 신약후보물질의 가 13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35
04 인간의 병을 대신 앓는 원숭이들 는데, 최근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장 많이 개발되어 이용되 고 있다. 즉, 사람에게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실험동물에 삽입하거나 특정 한 유전자를 제거하여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사람에게 가족성 치매를 유발하는 APPsw 유전자를 실험 질환모델 동물 은 사람과 유사하거나 같은 질환을 가진 동물을 일컫는 말로, 병태동물 혹은 질병모델 이라고도 한다. 질환모델 동물은 사람의 동물에 형질전환하여 만든 치매 모델을 들 수 있다. 원숭이 뇌질환모델을 영상의학으로 관찰한 화면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거나 예방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과 정에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치매에 걸린 대상이 있어야만 하고, 그 대상에 치매 치료 후보물질을 투여해야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비로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질환모델 동물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을 실 험적 질환모델 또는 유발 질환모델이라 하는데, 실험동물에 약물을 투여하 거나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질환에 걸리게끔 한 경우이다. 예를 들면, 인슐린세포(베타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독성을 나타내는 스트렙토조토 신(Streptozotocin)을 투여하여 당뇨병을 유발하고, 실험동물의 난소를 수술 로 제거하여 골다공증에 걸리게 하는 식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 사람의 질환 대부분이 원숭이한 테도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자연발증 원숭이 모델에는 제약이 많 다. 가장 많이 쓰이는 실험동물인 설치류와 비교했을 때 세대간격이 비교 적 긴 데다, 사람처럼 새끼를 한 번에 한 마리만 낳는 단태성이기 때문에 자연발증 질환모델이 나올 확률도 낮다. 그래서 원숭이 질환모델은 주로 약물을 투여하거나 수술을 통해 만든다.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 기술로 원 숭이 질환모델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까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소수 선진국에서만 가능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는 동물복지 측면과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주로 뇌질환 원숭이 모델을 제작 하여 신약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자연발증 질환모델 또는 유전적 질환모델이 있다. 자연적으 로 또는 유전적으로 질환을 가진 실험동물을 말한다. 여기에는 당뇨병 빈 혈 고혈압 간염 신장염 유방암 등 다양한 질환모델 동물이 있다. 세 번째 유형은 형질전환 질환모델 또는 발생공학적 질환모델이라고 하 대체 불가능한 원숭이 뇌질환모델 번식이 쉬운 설치류 질환모델이 신약개발 연구에 잘 활용된다면 원숭이 질환모델을 만들 필요가 없고, 설사 만든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대상으로 임 13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37
상실험을 하기 직전에 최후 검증을 할 때만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치매, 파킨 슨씨병, 뇌졸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아주 작은 설치 류의 뇌에다 질환을 유발하고 연구한다 해도 거대한 사람의 뇌에서 일어나는 질 환의 형태나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 05 뇌과학 연구의 현재와 미래 원숭이 파킨슨씨병 모델의 PET-CT 사진 려우므로, 설치류 모델에서의 효과가 사 람에게 같은 효과를 나타낼 확률은 1만 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예컨대 지난 30년간 설치류 뇌졸중 질환모델에서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1만여 개의 후 보물질 중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따라서 뇌질환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유사한 주름뇌를 가진 실험동 물이 필요하고, 원숭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질환모델 후보이다. 국가영장류센터에서는 약물 또는 유전자 조작으로 치매, 파킨슨씨병 질 환모델을 제작하고, 뇌졸중의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뇌혈관을 막아 질환을 유발함으로써 연구하고 있다. 특히 치매모델의 경우, 세계 최초로 원숭이를 이용한 질환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양성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장치(PET-CT) 등 첨단 영상진단장비를 갖추고, 동물을 죽이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에서 질병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연구 기반도 갖추고 있다. 인류가 뇌질환을 극복할 의료 기술을 개발하기까지는 머지않았다. 우리 나라의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세계 최초의 뇌졸중 치료제가 나오기를 기대해 아바타가 현실이 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뇌과학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가 발표되었다. 원숭이의 뇌에서 나오는 전기적인 신호를 처리하여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앞으로 이 연구가 발전하면, 인간의 삶에 놀라운 변화를 가 져다줄 것이다. 마치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도 내가 원하는 행위를 로봇이 대신해주게 될 것이다. 팔다리가 불편한 장애 우에게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공할 수 있고, 전투기 조종사는 전투기가 전 송하는 영상을 보면서 머릿속 생각을 전기적인 신호로 바꾸어 컴퓨터에 입 력하면, 목숨을 걸고 비행에 나서지 않아도 얼마든지 무선 조종이 가능 할 것이다. 2008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 진은 실험용 원숭이들의 뇌에 로봇 팔을 연결하여 간식을 집어먹게 하 는 실험에 성공하였다. 원숭이들은 Motorlab, University of Pittsburgh 본다. 양팔이 묶인 상태에서 생각만으로 원숭이의 뇌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통해 로봇 팔을 움직이고 있다. 13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39
06 인간의 노화를 원숭이가 막아줄 수 있을까 원숭이 뇌에서 나오는 전기적 신호를 이용해 로봇 팔로 물건을 잡는 장면 로봇 팔을 움직여 마시멜로와 과일 조각을 받아먹었다. 이어 2010년에는 자유도7(7군데의 관절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의 첨단로봇 팔이 개발되었다. 이처럼 두뇌활동을 해독해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브레인-머신 인터페이스 (Brain Machine Interface, BMI) 는 미래에 사지절단으로 고통받거나 신체가 마 비된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다. 또한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연구진이 원숭이 두 마리의 뇌를 전기회로로 연 결하여, 한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의 행동을 통제하게 한 실험도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이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도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용하 는지를 규명하고자 원숭이를 이용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원숭이를 이용한 뇌과학 연구 결과들은 인간의 삶에 풍요로움과 편리함 을 가져다주고 있다. 예를 들면, 원숭이의 뇌에서 찾은 시각처리 영역을 인 간에게서 찾고, 이를 바탕으로 기계가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얼굴인식 시스템과 무인항공 조종 시스템 등은 원숭이를 통해 인 간의 뇌기능을 풀어 나가면서 이루어낸 인류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원숭이를 이용한 뇌과학 연구는 인간의 뇌질환뿐만 아니라, 뇌의 근본적 인 기능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가능케 하고, 다양한 융합 연구로 이어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늙어가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자연의 법칙이 다. 그러나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뉴턴 이 만유인력을 발견한 것처럼, 과학은 항상 당연해 보이는 것을 의심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런 과학자의 마음으로 인간 노화와 관련된 문제를 한 번 생각해보자. 사람은 왜 늙을까? 너무나 뻔한 질문이라면, 자연의 모든 생물체가 늙기 때문에 인간 역시 나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치자. 그렇다면 나무는 수천 년씩 사는데, 어째서 인간의 수명은 기껏 100세 전후일까? 성경을 보면 노 아의 대홍수 이전에 살던 인물들은 800~900세까지 살았다는데, 지금의 인 간 수명이 그때만큼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사람은 왜 노화하는가? 먼저 늙는다(노화) 는 것은 무엇일까? 20대 청년과 90대 노인을 비교하면 노화의 의미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노화란 세포분열의 능력이 저하되고 장 기나 조직의 고유 기능이 점점 감소하여 결과적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아지 는 현상이다. 젊을 때는 어떤 조직이나 세포에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그 14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41
세포의 분열이 증가해 손상을 치유하지만, 더 이상 세포분열을 할 여력이 없어지면 그 부위의 기능이 감퇴되어 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노화가 아닌 질병에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노화는 질병과 어떻게 다를까? 첫째, 사람에게 나타나는 특정 현상을 노화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그 현상이 모든 개체에 예외 없이 발생해 야 한다. 즉, 특정인에게만 생기는 현상은 노화가 아니라 질병이라고 해야 한다. 둘째,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어야 한다. 균에 감염되거나 교 통사고, 독극물 오염 등과 같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것은 질병이 다. 셋째, 점진적으로 발생하고 진행되어야 한다. 어느 순간 갑자기 일어나 는 현상은 노화현상이 아니다. 넷째, 육체적 인지적 기능이 차츰 떨어지는 증상이 동반되어야 한다.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는 노화를 거쳐 사멸에 이르는데, 이러한 노화와 사 멸의 과정을 겪는 것은 생명체뿐만이 아니다. 자동차도 오래 타면 곳곳에 흠집이 나고 엔진의 성능이 떨어져 결국 폐차해야 하며, 책상도 오래 쓰면 낡고 삐걱거려 더 쓸 수 없는 때가 온다. 이것이 노화의 마모이론 이다. 오 래 사용한 물건이 마모되어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듯이 사람의 몸도 살아가 면서 받는 각종 손상으로 인해 마모된다는 것이다. 노화와 수명은 타고나는 것이다-프로그램 이론 첫째, 노화와 수명은 유전적으로 타고난다는 프로그램 이론이다. 즉, 사람 의 형질을 결정짓는 유전자에 그 사람의 노화와 수명에 관한 모든 정보가 미리 입력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집안사람들은 체질상 비만이 되기 쉽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높아 아버지와 아들, 손자가 모두 40대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는 운명 이 유전자에 설계돼 있다는 이론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결정론적인 프로그램 이론에 머물지 않고 한발 더 나 아가 인간의 운명이 유전자에 입력돼 있다면 수많은 유전자 중에 구체적으 로 어떤 유전자에 그런 운명이 입력돼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질병이 나 노화, 수명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를 찾아냈고, 그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발현 정도에 따라 노화와 장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 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 는 조로증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항산화효소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면 수명이 늘어나고,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관련 유전자는 반대로 발현을 억제해야 수명이 연장된다. 결국 노화와 장수에 관계되는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조정하면 미리 프로그램된 운명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마모이론만으로는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인간의 노화양상을 설명 하기 어렵다. 자동차나 책상은 100의 충격을 주면 100의 손상을 받지만 사 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사람이 노화하는 복잡 한 원인과 메커니즘을 연구하며 다양한 가설과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흔히 거론되는 노화 관련 이론은 다음 세 가지이다. 텔로미어를 연장하면 젊어질 수 있다-텔로미어 단축 이론 두 번째는, 늙을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진다는 텔로미어 단축 이론이다. 텔 로미어(telomere) 란, 염색체 양쪽 끝에 있는 막대 모양의 DNA인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 즉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면 세포가 아직 젊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 번 세포분열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텔로 14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43
미어 길이가 짧으면 이미 세포가 많이 분열했기 때문에 더 분열할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다는 의미가 된다. 텔로미어의 비밀이 밝혀지자 과학자들은 사람의 남은 수명을 비교적 정 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흔히 사람의 노화 정도나 사망 위험도를 예측 하는 바이오마커(Biomarker)를 나이 라고 생각하지만 나이는 불완전한 지 표이다. 개인의 감각기능 운동기능 인지기능 등 건강상태는 나이와 관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텔로미어의 길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 90세 할아버지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면 앞으로 한동안 건강하게 장수 할 수 있고, 아무리 건강해 보이는 30대라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얼마 남지 적인 문제가 있다. 텔로머레이즈는 정상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고 줄기세 포 생식세포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나 암세포가 아닌 정상세포에서 텔로머레이즈의 활 성을 증가시켜줄 물질이나 약물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가 결실을 거둔다 면 인간은 불로장생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른다. 암세포가 점점 커지는 것은 텔로머레이즈 효소가 끊임없이 텔로미어의 길이를 복원시켜 분열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제약회사들은 암 세포와 연결된 텔로머레이즈 효소를 억제하는 약을 개발해 항암제로 이용 하고자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않았다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리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까? 가능하 다.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텔로미어를 길게 해주는 효소(텔로머레이즈)의 발현을 증가시키자 실제로 생쥐의 수명이 늘어난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면 사람도 텔로머레이즈를 발현시켜 인위적으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 이면 무병장수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현실 텔로미어(DNA 말단부) DNA 이중나선구조 활성산소를 잡으면 노화를 막는다-활성산소 이론 세 번째, 활성산소를 잡으면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활성산소 이론이다. 언제부터인가 언론이나 광고에 유해산소 또는 활성산소 라는 용어가 자 주 등장하고 있다. 활성산소는 짝 없는 전자를 소유한 산소의 중간 산물로, 호흡을 하거나 음식을 소화할 때 산소가 불완전 연소되면서 생성되는 일종 의 찌꺼기이다. 최근 활성산소가 현대인 의 건강에 있어서 주적( 主 敵 )처럼 인식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활성산소가 백해 무익한 것은 아니다. 활성산소는 염증과 염색체 싸우고 박테리아를 죽이며, 평활근육(인 체 내부 기관과 혈관의 작용을 조절하는 근육) 의 활동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하기 아사히신문 텔로미어의 구조와 위치 때문에 적당한 활성산소는 세포의 정상 생후 8개월 된 조로증 원숭이 14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45
기능에 필요하다. 그러나 활성산소의 생성량이 과해지면 인체는 손상을 받 고 노화가 일어나게 된다.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방어기전이 있 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활성산소를 무력화하는 항산화물질이 인체 내 부에서 분비된다. 하지만 이 방어능력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세포 속 깊숙이 침투해 핵에 있는 DNA에 손상을 입히고, 그 결과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이 생기게 된다. 또 활성산소는 세포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 지질 등에 산화 손상을 유발하며, 이런 손상이 축적되면 노화가 진 행된다. 세포가 사용하는 산소의 1~2%는 활성산소가 되므로, 이론적으로는 마라 토너처럼 산소를 많이 쓰는 사람이 활성산소에 의한 노화도 더 빨리 진행된 다. 또 외부적인 자외선이나 열, 세균감염 등도 활성산소의 주요 원인이다.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려면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거 나, 이미 생성된 활성산소를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 환 모델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노화라는 개념이 인간과 쥐에게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큰 한계점이 있다. 예를 들어 쥐는 수명이 약 2년 정도인데, 인간들이 흔히 겪는 동맥경화나 당뇨와 같은 노인 성 질환들이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유발하거나 형질전환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질환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하더라도 실제 임상 환자들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에 비해 마카카원숭이는 수명이 약 30년으로 오래 사는 편에 속하는 종이다. 따라서 이들이 노화에 적응하면서 만들어온 생리학적 전략이 인간 에게도 유사하게 작동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수면 패턴의 변 화, 인지기능 감소, 시력 감퇴, 움직임의 둔화, 골격근량의 감소, 당뇨, 고혈 압, 골다공증, 동맥경화 등 노화 과정에 나타나는 변화가 사람과 원숭이 간 에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인간의 노화연구에 최적의 모델은 바로 원숭이 인 셈이다. 영장류를 이용한 노화 관련 연구의 예를 살펴보면,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연구팀이 약 20여 년간 영장류를 관찰하며 진행한 수명에 관한 연구가 있 원숭이를 이용한 노화 연구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예방적 차원의 방안과 노년기에 질병의 고통에 시달 리는 시간을 줄이고 건강을 지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의학계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는 적절한 실험용 동물 모델이 꼭 필요하다.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과 치료적 차원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동물실험을 거친 뒤에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노화에 관한 생물학적 변화 연구에는 주로 설치류를 실험동물 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그동안 노화 연구 분야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왔던 소식( 小 食 )과 수명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였다. 2009년, 연구팀은 소식을 한 원숭이들이 (물론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는 투여함) 식이조절을 하지 않은 원숭이들에 비해 당뇨병, 암, 심장과 뇌질환이 확실히 적게 나타났으며, 약 10~20% 수명이 연장되었다고 세계적인 잡지 사이언스 지에 발표하였다. 영장류를 이용한 노화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이며 좀 더 다 양한 조건에서 한층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로 이용했다. 설치류는 수명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들며, 유전자 조작 형질전 14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47
07 유전자 변형 원숭이의 등장 2001년,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원숭이가 탄생했다. 오리건 헬스 사이 언스 대학과 오리건주 국가영장류센터 연구팀이 녹색형광단백질 DNA를 원 숭이 난자에 주입시켜 만들어낸 앤디(ANDi)가 공개된 것이다. 연구팀은 뒤 이어 붉은털원숭이의 성숙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의 핵을 주입함 으로써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이후 원숭이에 대한 유전자 조작 기법 연구는 인간의 피부세포로부터 역 분화만능유도 줄기세포를 제작하는 기술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로 인해 수정란으로부터 얻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를 체세포 유전 정보로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2009년에는 오리건주 연구팀이 유전 자 치료 연구 분야에서 또 한번 기념비 적인 업적을 세웠다. 난자의 미토콘드 리아 DNA에 이상이 있는 암컷 원숭이 가 다른 암컷의 난자에 있는 정상 미토 인간의 헌팅턴 병을 가지고 태어난 형질전환 원숭이 녹색형광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삽입했기 때문에 녹 색형광을 나타낸다. 래커 라는 쌍둥이 원숭이가 태어난 것이다. 이들은 아빠는 하나인데 엄마가 둘인 셈이다. 이러한 성과는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제외한다거나, 외모와 지능에 관련된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인간에 게 적용하기에 많은 윤리적 논란을 낳고 있지만, 미토콘드리아 DNA의 유전 적 변이에 의한 각종 질병(알츠하이머 병, 비만, 당뇨, 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 는 데 있어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미국 에모리대학과 여키스 국립영장류연구센터는 인간의 유전적 결함을 유사하게 나타내는 형질전환 원숭이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냈다. 유 전되는 퇴행성 신경질환 중 하나인 헌팅턴 병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흐느적거리는 듯한 증상 때문에 마치 춤을 추는 듯 보인다고 해서 무 도병 이라고도 불리며,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희귀 질환이다. 연구진은 붉은털원숭이를 이용해 인간의 헌팅턴 병을 가진 원숭이를 만들어 치료제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원숭이를 이용한 유전학 연구와 유전자 조작 기 최초의 유전자 조작 원숭이 앤디 유전자가 삽입되었다 는 뜻의 insert DNA 를 거꾸로 쓴 것에서 이름 붙었다. 콘드리아 DNA를 이식 받아 미토 와 트 술은 앞으로 인류의 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14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49
08 실험원숭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또한 진화론을 제시한 찰스 다윈은 인간과 고등동물이 보이는 정신능력의 차이는 그것이 아무리 클지라도 정도의 문제이지, 결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라고 썼다. 인간과 영장류 둘 다 동일한 감각, 직관, 지각이 있으며 열정, 애정, 감정이나 좀 더 복잡한 질투, 의심, 경쟁, 영장류 실험의 윤리 원칙 오늘날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에는 윤리적 원칙이 적용되는데, 1959년 랏 감사, 아량도 마찬가지다. 둘 다 놀라움 과 호기심을 보이며 모방, 주의력, 숙고,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년~1882년) 진화론을 확립한 영국의 생물학자 셀과 바치가 제시한 3Rs에 따른다. 3Rs는 실험자가 동물실험에서 반드시 갖 춰야 하는 윤리의식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 절감(Reduction)은 실험동물의 수를 가능한 최소화하고, 개선(Refinement)은 실험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대체(Replacement)는 동물을 직접 사용 하기보다는 배양세포계 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기를 권장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책임(Responsibility)을 더해 4Rs로 보완하자는 주장도 나오 고 있다. 영장류 실험의 가장 큰 윤리적 문제점은 영장류가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 물이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등 고 등 영장류의 실험이 금지되어 있다. 많은 학자들은 영장류의 지적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말할 능력이 없어 고통을 호소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를 대하듯 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세계적인 영장류 행동학자이자 환경보호운 동가인 제인 구달은 그들에게 실험은 고문일 뿐이며, 영장류 사육은 아무 잘못도 없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선택, 기억, 상상, 관념의 연상, 이성도 동일하다 는 것이 그의 관점이었다. 이들의 주장처럼, 오로지 인간의 목적을 위해 영장류와 같은 고등 동물을 과학적 실험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인간중심주의는 수정되어야 한 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아직 이러한 가치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꼭 필요한 실험만 하면서 영장류에 대한 윤리 의식을 엄격하게 실 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학은 단순히 인간을 위한 기술에 불과하다. 인간을 위한 실험으로 고통받는 영장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노 력은 복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들의 지적 호기심, 사회성 등의 본성 을 억누르거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보살펴야 한다. 사 육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영장류의 독특한 습성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관의 선진 정책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모든 실험은 윤리적 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사육을 위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각 연구기관과 학회마다 동물실험의 가이드라인 을 만들어 사전조사나 사찰을 하는 곳이 많다. 또 실험을 당하는 동물에게 15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51
예상되는 고통의 정도를 여러 단계로 분류하여, 이를 동물실험 신청서에 신 고하도록 하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실험동물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연 구자들의 생명존중 윤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한국 실험동물수의사회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과에서 동물실험계획서 심의 가이드라인을 배 포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동물실험 시행기관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고통 분류등급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했으나, 주로 사용하는 동물 종과 실험방법이 다르다 보니 국내 사정을 반영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있어왔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은 동물의 고통 정도에 따른 고통 등급의 분류, 설치류의 인도적 실험종료 기 준, 설치류의 안락사 방법, 실험동물 전임 수의사의 역할 등 네 개의 콘텐츠 를 담고 있다. 이처럼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 부 생리 내분비학적 측면에서 사람과 가장 비슷한 원숭이는 의약품과 이 식용 이종장기 등의 연구개발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 대상이다. 특히 이종장기 이식은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영장류 실험에 의존하고 있는 추세 이다. 에 비해 장기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 는 환자 수는 한 해에 무려 1,000여 명을 헤아릴 정도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추세이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경 우 고령화되어가는 속도가 빠르고 성인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유교문화 및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이식 장기의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 현상 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자들 은 기능을 잃은 인간의 조직과 장기를 복원 재생 대체할 수 있는 생명공 학적 기법을 이용하여,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인공장기의 개발 연구 에 힘쓰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장기를 이식할 때의 거부반응을 억제한 돼지의 심장 을 국내 최초로 실험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초급성 급 성 혈관성 거부반응까지 극복한 3세대 바이오 장기용 돼지를 개발해 영장 류 이식에 성공하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도 한 걸음 가까워질 전 망이다. 우리 사회에서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제각각 달라 동물실험을 둘러싼 찬반 입장이 항상 민 감하게 부딪히고 있는 현실이지만, 세계 인공장기 개발 연구와 원숭이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어갈수록 신체의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 기부전 환자가 날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유일한 치료법은 장기이식 수술이다. 그러나 수술에 필요한 다른 사람의 장기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 다. 농촌진흥청 축산생명환경부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평균 수 명이 길어지면서 장기이식을 원하는 만성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 수요 여러 나라가 영장류 실험에 대한 윤리 원칙에 대해 강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시 대인 만큼,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실험에 쓰이는 영장류의 복지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돼지 장기를 이식받은 후 회복된 원숭이 15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5 원숭이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153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CHAPTER 6 01 영장류 연구기관은 왜 필요할까 02 세계의 영장류 연구소 03 국가영장류센터의 역사 04 영장류 시설에 관하여 05 영장류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육하기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06 영장류센터의 보유 종 07 영장류의 도입과 검역 08 영장류의 출산과 이유 09 실험동물 위령비
01 영장류 연구기관은 왜 필요할까 가장 유사한 영장류는 실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 자들이 영장류 연구를 선호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 또한 생명공 학 연구 분야에서 영장류는 진화와 뇌의 비밀을 밝히는 단서가 될 뿐 아니 라 전염병, 에이즈, 노화 등 각종 질환에 대한 기초 및 응용의학 연구에 중 요한 자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장류의 서식지는 대부분 적도에 가까운 열대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영 장류가 서식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영장류 연구를 위해 서식지역으로 영장류 연구기관은 동물실험 대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영 장류를 많은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육하고 관리하는 연구 기반시 설이다. 여기에서 동물실험 이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인 연구를 일 컫는데, 특별한 의학적 수의학적 치의학적 그리고 생물학적인 문제를 해 결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실험실에서 수행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동물실험은 대부분 의사, 수의사, 박사나 교수 등 전문 자격증을 지닌 사람 의 감독 아래 수행된다. 여러 동물실험 가운데서도 사람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에 대한 연구는 치 료가 어려운 질병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전문기관 을 설립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영장류 연구기관들이 세워졌고, 이곳에서 바이오 장기 연구와 줄기세포 치료 등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집 중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재생의학 및 바이오신약 연구와 같이 많은 연구들은 임상 전에 반드시 영 장류 실험동물에게 먼저 실험하는 전임상을 거쳐 그 효능을 확인해야만 비 로소 사람에게 적용하는 임상실험에 들어갈 수 있다. 부터 수입해야 하는데, 거쳐야 하는 절차나 허가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매 우 까다롭고 어렵다. 우리나라는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 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가입되어 있지만, 원숭이를 보유한 나라들이 동물자원의 보호를 내세워 영장류의 수출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 한 국제적인 분위기가 계속되면 영장류 수입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 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영장류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생명공학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함에 따라 영장류 관련 연구가 급증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과 수요에 맞추어 영장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영장류의 공급과 연구에 적합한 시설을 구축해 생명공학기술 분야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가영장류센터라는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영장류 사육 및 인 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영장류 연구를 한층 활성화할 수 있 도록 토대를 마련했다. 국가영장류센터는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국 내 영장류 연구 및 생명공학 연구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실험동물을 선택하는 데 있어 인간과 유전적 해부생리학적으로 15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57
02 세계의 영장류 연구소 유럽의 영장류 연구소 미국의 영장류 연구소 워싱턴 국립영장류연구센터 약 600여 마리를 보유한 영장류 연구센터이지만 전염병 과 에이즈, 뇌과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워싱턴주립대학교와 연계된 기관이다. 오리건 국립영장류연구센터 캘리포니아 국립 영장류 연구센터와 함께 서부에 위 치한 대규모 영장류 연구센터로, 오리건 보건과학대 학교와 연계된 기관이다. 약 4,700여 마리의 영장류 와 함께 비만, 당뇨, 면역학 등 기초 의료 연구와 뇌과 학, 발생공학 연구를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국립영장류연구센터 서부 최대 규모의 영장류 연구시설 로,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 퍼스와 연계된 기관이다. 붉은털 원숭이, 긴꼬리원숭이, 티티원숭이 등 5,000여 마리를 보유하고 있으 며 에이즈와 전염병, 퇴행성 질환 부터 신경생리 및 인지과학, 스트 레스, 이종간 이식 등 다양한 연구 를 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국립영장류연구센터 텍사스 생의학연구소와 연계하여 전염병 관련 역학연구 및 만성질환 과 노화 등 고령화 대비 연구를 하 고 있다. 개코원숭이, 타마린, 마모 셋을 비롯한 3,500여 마리의 영장 류를 보유 중이다. 위스콘신 국립영장류연구센터 1,400여 마리 규모의 영장류 연구 센터로 유일하게 중북부에 위치해 있다. 위스콘신주립대학교와 협력 연구한다. 에이즈를 비롯한 전염 병, 재생의학, 발생공학 연구를 주 로 한다. 에너지대사와 만성질환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툴란 국립영장류연구센터 툴란대학교와 연계된 영장류 연구 기관으로 5,000여 마리의 영장류 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즈와 전염 병, 생물방어와 관련된 역학 연구 를 주로 수행한다. 뉴잉글랜드 국립영장류연구센터 에이즈와 신경정신 분야 연구에 집 중하고 있다. 약 1,700여 마리의 영장류를 보유 중이며 하버드대학 교와 연계되어 있다. 여키스 국립영장류연구센터 미국 최초 영장류 연구센터인 예일대학교 영장류 연구소의 후신으로 약 3,000여 마리의 영장류를 보유하고 있다. 붉 은털원숭이, 돼지꼬리원숭이, 긴꼬리원숭이, 침팬지 등을 보유하며 현재 에모리대학교 와 연계하여 면역학, 미생물 학 등 전통적인 연구 분야와 뇌과학을 연구한다. 국립생물표준통제연구원 (NIBSC) 보건보호청(HPA) 산하 공공기 관으로 보건의료 연구의 국제표 준을 정하고 생물의약품을 규제 한다. 영장류 전문 연구기관은 아니지만 기관의 성격상 영장류 와 관련된 시험평가가 많은 편 이다. 마카크 원숭이 센터 (CFM) 의학연구위원회(MRC)의 산하 기관으로 의료 연구에 꼭 필요 한 마카크원숭이를 집중 관리 하고 지원하고 있다. MRC는 영 국의 기초 및 응용 의료 연구 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현재까지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 했다. 영장류 생의학연구센터 (BPRC) 유럽 최대의 영장류 센터로 네덜란드 교육부의 지원을 받 고 있다. 치명적 질병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면역학, 기 생충학, 바이러스학, 동물실험 대체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 (KI) 스웨덴의 의과대학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서가 깊다. 의료 연구 를 위한 영장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등 주요 전염병을 연구 중이다. 베스트팔렌 빌헬름 뮌스터대학교 (DPZ) 독일의 주요 대학교 중 하나로 자체 영장 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 만 재생의학, 줄기세포, 생리학, 남성불임 연구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영장류 연구소(CdP Unistra) 스트라스부르대학교는 현대 프랑스 대학교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유서 깊은 대학교다. 영장류의 생태와 행동을 주로 연구 하며 번식 방법에 대해서도 모색하고 있다. 국립과학연구센터 영장류 연구소 (SdP CNRS) 프랑스의 과학연구기관인 국립과학 연구센터의 분소 중 하나로 영장류와 관련된 연구를 한다. 말라리아 등 질 병 연구를 포함해 인지행동학, 생태 학, 인류학까지 폭넓은 연구 주제를 다루고 있다. 독일 영장류 센터 (DPZ) 독일을 대표하는 대규모 영장류 센터로 여러 종의 영장류 1,500여 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유전학, 번식학, 행동학, 진화 학, 생태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 중이다. 볼로냐 세포생물 및 신경생물학연구소 (IBCN) 로마의 세 연구기관인 신경생물학 및 분자의학연구소, 세포생물학연구 소, 신경과학연구소를 통합하여 설립한 종합 연구기관이다. 행동과학 부터 유전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까지 생물학 분야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5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59
03 국가영장류센터의 역사 동아시아 영장류 연구소 국가영장류센터 1998년 (구) 과학기술부 영장류 국책 연구사업 승인 후 2005년 충북 오창 과학산업단지 내 한국생명공학연구 원 오창 분원으로 이전하였다. 한국 내 유일한 영장류 전문 연구기관으로 연구용 영장류 자원과 소재의 산 학 연 지원 및 바이오장기/재생의 학/난치성질환 연구와 신 의약 개발 을 지원하고 있다. 쿤밍영장류센터 중국 내 약 30개의 영장류 연구시설 중 에서 가장 큰 영장류센터로 2005년에 설립되었다. 행동생태학, 인지 신경과 학, 비교 유전체학, 생식 및 발생 생물 학, 그리고 퇴행성 신경질환 영장류 모 델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영장류 연구 를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의 주요 영장류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 고 있다. 교토대학 영장류연구소 1967년 설립되어 현재까 지 침팬지를 이용한 사고인 지 행동 학습 언어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영 장류 진화와 생태연구 분야 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 구소로 꼽히고 있다. 츠쿠바영장류센터 1987년 설립되었으며 세 계 최초로 실내번식시스 템을 구축하고 고품질의 특정병원체부재 영장류를 확립하여 현재 다양한 분 야의 실험에 제공하고 있 다. 감염 노화 퇴행성 신경질환 등의 연구를 진 행하고 있으며, 영장류 실 내 번식의 노하우를 가지 고 있다. 식량, 에너지, 환경 및 보건의료는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4대 난제이다. 특히 급격하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국가 재난형 전염병이 속출하면서 보건의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일본, 독일 등 바이오 선진국에서는 1960년대 초부터 의생명과학 연 구에 필수적인 영장류 연구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소아마비 충진 에이즈 신종플루 등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뇌질환과 노화 연구 분야 의 신약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영장류는 번식이 쉬운 하등 설치류와 달라서 사육을 하고 유지하 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 선진국이 아니면 시도할 엄두조 차 낼 수 없는 분야였다. 그래서 영장류 연구는 오랫동안 선진국의 전유물 로 여겨져왔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과학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 으며,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세계 곳곳으로 진출한 생명과학 분야의 우리 과학자들은 미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 영장류 연구 분야를 접하고 그 중요성을 실감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 여건과 비교하면 턱없이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이후로도 연구비가 지 16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61
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선뜻 투자를 결정 할 수 없었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언제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 었던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본격적인 준비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연구과제에 당당히 영장류 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 고, 수십 년에 걸친 연구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현재의 국가영장류 센터가 탄생했다. 세포, 유전자 치료 분야의 적극적인 연구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생명공학기 술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험용 영장류인 구세계원숭이, 신세계원숭이는 현재 멸종보호종이지 만 규제하지 않으면 언제든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이다. 따라서 영장 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고 증식하여 다양한 연구에 지원하고자 2017 년까지 영장류자원지원센터(가칭)를 전북 정읍 첨단과학사업단지에 완공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영장류 연구 사업을 직접 유치하겠다고 나서는 대학도 있었지 만, 사업의 특성상 워낙 규모가 큰 데다, 국가적 전략 자원인 영장류 자원을 특정 대학이 감당하기에는 책임이 막중했다. 그리하여 2003년, 충북 오창 과학 산업단지에 국가영장류센터를 건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센터 건설 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있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의 영장류 사육시설에서 뜻하지 않은 정전이 발생해 온도 센서가 고장을 일 으켰고, 이 사고로 실험용 영장류 99마리가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2005년 11월, 마침내 국가영장류센터가 완공되었 다. 이어 2012년 5월에는 국가영장류센 터 내에 최첨단 생명공학의 꽃이라 불리 는 바이오 이종장기 연구를 지원할 수 있 는 미래형 동물자원동이 추가로 건립되 었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영장 류 및 미니돼지를 연구할 수 있는 최첨단 장기이식 연구 지원 인프라를 갖추고 있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위치한 국가영장류센터 전경 다. 국가영장류센터는 바이오신약, 줄기 더 알아보기 영장류 연구기관의 요건 영장류 연구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면서 대학이나 대학병원에서 영장류 시설 건립을 기획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장류 시설은 무엇보다 일반인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노인, 환자 등의 활동 영역 과 분리된 전용 독립공간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영장류의 질병이 인간으로 전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 전염병의 위험 때문이다. 영장류 연구기관이 갖추어야 할 요건은 첫째, 영장류 자원의 자체 생산이 가능해야 하며, 둘째, 시설 내에 실험동물 연구에 필요한 연구 기반이 확보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 지식을 갖춘 영장류 사 육 및 기술자가 필요하다. 영장류 사육환경은 최대한 조건을 맞춘다 해도 야생의 환경으로 만족시켜줄 수 없다. 야생에서는 동종끼리 먹이를 둘러싸고 경쟁하면서 종족을 번식하고 유지하지만, 수용시설에 서는 먹이를 공급받기 때문에, 활동이 감소되고 나태해져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이 약해지기 쉽고 특히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영장류를 건강하게 사육하기 위해서는 품종별 서식지의 특성에 맞게 야생 상태의 환경 즉, 기후 및 일조량, 온도 등을 유지해야 하며 영양이 고려된 사료와 물이 공급되어야 한다. 16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63
04 영장류 시설에 관하여 하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구조뿐 아니라 크기, 재질, 출입문, 바닥, 배수, 벽, 천정, 전력, 조명, 창고, 소음대책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시 설의 설계와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감염에 대비하려면 공기의 흐름이 한 방향으로(바깥에서 안으로) 진행되어 야 하며, 일단 동물실로 들어온 공기는 미세먼지나 박테리아 등을 걸러 깨 끗한 상태로 내보내야 하고 오폐수도 소독하거나 걸러서 배출해야 한다. 영장류와 작업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생물안전등급 실험동물의 수준은 곧 시설의 수준에 비례한다고 할 정도로 동물시설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실험동물의 시설은 각종 검사방법을 통해 검출해낼 수 있는 모든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을 가지지 않은 무균동물, 무균동물에 미생물을 인위적으로 정착시킨 정착균동물, 실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 등 특별히 지정된 미생물이나 기생충이 없는 SPF동 물(Specific pathogen free, 특정균 부재 동물), 미생물 컨트롤이 되어 있지 않은 일반 동물로 나뉜다. 국가영장류센터는 외부로부터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동물들을 격리하여 SPF환경을 유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사람과 동물이 직접 접촉하기는 하지만, 감염 기회를 방지하고 청정도를 유지하면서 영장류를 생산하고 사 육하며, 실험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설을 통해 동물실험의 과학성과 윤리 성을 보증한다는 점이 국가영장류센터의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영장류 시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영장류의 전염병이 인간에게 전염될 위험성을 최대한 방지하도록 만들어진다. 영장류의 병이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듯이 거꾸로 사람의 질병 역시 영장류에게 옮기기 쉬우므로 연구자나 사육자들의 건강 또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위생적인 측면을 엄격히 관리 (Animal BioSafety Level) 2~3 수준으로 온도 23±3, 습도 50%±20%, 조명 은 12시간 단위로 밝거나 어둡게 타이머가 작동하며, 조명의 밝기는 지상 으로부터 1미터 높이에서 600lux 이상, 소음은 60dB 이하, 암모니아 농도는 20ppm 이하, 환기는 시간당 10~15회 해야 한다. 시설 환경기준을 충족시 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장류의 이동 동선과 사람의 이동 동선이 가능 한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오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동물 실내의 환경뿐만 아니라 케이지 내의 미소환경(미생물 주 변에 형성되는 미세한 환경)도 중요시되는데, 영장류는 종에 따라 특성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종에 따른 체격, 식성, 행동양식에 맞추어 케이지를 설계하 고 사육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또한 사육공간의 크기는 사육될 동물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영장류의 품종, 체중 등을 고려하여 바닥면적 및 높이에 제한을 두어야 하 며 이들의 최소 요구공간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크기뿐 아니라 목적 에 따라 휴식용 횃대나 은신처와 같은 구조물도 설치해야 한다. 영장류 시 설은 전문가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며 생산 및 사육, 그리고 실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16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65
05 영장류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육하기 동물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동물실 내부의 온도와 습도, 그리고 급수장치의 수압이다. 온 습도는 동물의 대사 및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리적 환경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적정 온도를 벗어난 고온이나 저온에서 동물의 대사율은 급격히 증가하여 생리적 스트 레스의 원인이 되고 성장과 발육, 안락함, 반응성 및 적응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이외에도 주기적으로 암모니아 농도, 소음, 조명의 밝기를 확인하고 배기필터를 교환해 주어야 영장류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영장류는 구성이 다양하고 속, 종에 따라서 각각의 특성이 매우 다르다. 몸집이 작은 마모셋, 다람쥐원숭이를 비롯해 실험에 많이 쓰이는 붉은털원 숭이, 게잡이원숭이 등은 체격, 식성, 행동양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환 경이나 사육 방식, 취급 요령도 다르다. 그래서 실제 사육에 관해서는 각 종 마다 사육에 관한 표준관리지침(SOP)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숙 지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동물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동물의 섭취량, 활동성, 분변상 태, 외관상태, 급수노즐 등을 확인하여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이어 동물실 환경 및 동물 상태를 확인한 후 청소와 소독을 하고 먹이를 준다. 동물이 정 상적으로 성장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료, 과일, 음수를 적절히 제 공해야 하는데 양은 종, 성별, 연령, 체중,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모체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동물의 기초대사율보 다 훨씬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 일반적인 마카크원숭이의 경우에는 영장류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려면 영장류 사육실에 출입하는 사람은 건강 및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 다. 우선 종합병원에서 결핵 및 에이즈 등 인수공통 전염병에 대한 음성 판 정을 받아야 하며, 출입 당일 감기에 걸리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건강 상의 이유로 작업이 어려울 경우에는 사육실에 들어가지 않는다. 동물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우선 탈의실에서 속옷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 두 벗어 개인용 옷장에 보관하고, 멸균복 및 마스크를 착용한다. 동물실 복 도에 들어가면 앞치마, 토시, 고글 등의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전실에 준비 된 발 소독조를 이용해 발을 소독한 다음 동물실에 입실할 수 있다. kg당 80kcal의 먹이를 주는데,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속에 가스가 차 호 흡이 곤란해질 수 있으므로 1일분을 3회에 걸쳐 나누어준다. 한 번에 주는 먹이량이 들쑥날쑥하거나, 먹이를 주는 시간이 불규칙해지면 동물들이 변 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같은 시간에 일정량을 주는 것이 원칙이다. 사료와 과일은 냉장창고에 저장하여 항상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고, 필요 한 만큼 동물실에 반입하여 깨끗이 씻어서 준다. 오염되었다고 판단되는 과 일은 반드시 폐기처리하고, 한 번 개봉한 사료는 습도에 취약해 오염되기 쉬우니 꼭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고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16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67
마시는 물은 정수시설을 거쳐서 배관 으로 분배되는데, 배관이나 배수지로부 터 오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 동물실 에서 다시 정수 시설을 거친다. 각종 필 터를 통해 부유물질 등의 불순 입자를 제거하고 화학성분을 걸러내며, 역삼투 막을 통해 깨끗하고 순수한 물을 얻는 06 영장류센터의 보유 종 국가영장류센터의 연구동 다. 이와 같이 철저하게 정수된 물은 급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는 2014년 12월 현재 3종의 영 수장치 배관을 통해 동물들에게 공급된다. 동물이 물을 마실 때 입안에 있 던 이물질이 배관에 들어가 오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배수 밸브를 열어 고여 있는 물은 빼내고 항상 신선한 물을 공급하며,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에 오염 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항상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 요하다.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는 이유 동물이나 반입 동물들은 갈증을 느낄 때 즉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급수장치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적응훈련 을 받는다. 장류 400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먼저 필리핀원숭이라고도 불리는 게잡이원숭이에 대해서 소개한다. 동남 아시아에 분포하는 게잡이원숭이는 긴꼬리원숭이과 중 꼬리가 가장 길고, 크기는 50cm 정도에 체중은 3~7kg이다. 수영을 잘하고 갑각류를 잘 잡아 먹는다는 점이 특징인데, 게잡이 라는 이름도 그러한 습성에서 유래했다. 수명이 20년 정도인 게잡이원숭이는 신약개발, 바이오 장기 및 재생의학 연 구에 주로 사용되며, 필자에게는 개인적으로 원숭이의 출산을 처음 목격한 자연 상태의 영장류는 무리 지어 살지만, 실험용 원숭이들은 좁은 공간 에서 한 마리씩 사육한다. 실험에 맞게 영장류를 포획할 수 있는 장치도 갖 추어야 하고 원숭이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횃대나 놀이기구 등을 만 들기도 한다. 영장류들은 잠을 잘 때 케이지 바닥에 앉아서 자는 경우가 대 부분이지만, 누워서 자거나 횃대에 올라가 수면을 취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동물실에서 사육되고 있는 게잡이원숭이 16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69
경험을 준 종이다. 필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동물실에 들어가 관찰하던 중 작은 체구의 새끼 원숭이를 안고 있는 어미 원숭이를 본 일이 있다. 새끼 원숭이가 어미에게 매달려 있는 그 모습이 사람과 다를 바 없어 보였고, 종을 초월한 가족애에 대해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정작 어미 원숭이는 출산경험이 없 었던 탓인지 새끼 원숭이를 안고 있는 모습도 불안해 보였고, 이후 계속해 서 지켜보아도 새끼를 잘 돌보려 하지 않아 인공포유(분유를 동물용 젖병에 타 서 먹이는 것)를 결정하게 되었다. 새끼는 처음에는 통 먹으려 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분유를 받아먹기 시작했고, 필자를 점차 친근하게 여 기는 눈치였다. 지금은 인공포유가 끝나 개별 케이지로 이동했고 무리 없이 커가고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원숭이는 역시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하는 레서스원숭 이, 즉 붉은털원숭이다. 약 60cm의 크기에, 체중은 5.5~11kg인 붉은털원숭 이는 고지대 숲과 산림지역, 경작지 등에서 서식하며 곡식, 과일, 곤충 등을 섭취하는 잡식성에 수명은 30년 정도 된다. 특징적인 것은 사람의 혈액인 Rh인자가 레서스(Rhesus)라는 명칭의 약자에서 유래되었다는 점이다. 붉은 털원숭이는 신약개발, 에이즈, 바이오 장기 및 재생의학 연구에 주로 사용 되며 알츠하이머 병, 파킨슨씨병 등의 질환모델을 만들어 약물 및 줄기세포 를 이용한 치료법 연구에도 이용되고 있다. 여기에서 잠깐, 붉은털원숭이의 갑작스러운 일탈로 크게 가슴을 쓸어내 린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어느 날, 사육실로 들어가 보니 형광등이 부서지 고 동물실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케이지를 탈출한 붉은털원숭 이 두 마리가 소란을 피운 것이었다. 덩치도 크고 사나운 원숭이라 겁부터 국가영장류센터에서 보유한 붉은털원숭이 났다. 들어가면 원숭이가 덤벼들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원숭이 를 우리 안으로 들여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용기를 내어 양손에 바나나와 사과를 들고 동물실에 들어섰다. 그런데 뜻밖에 원숭이들이 필자를 보고는 겁먹은 듯 뒷걸음을 치면서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바나 나를 줄듯 말듯 유인해 우리 안에 무사히 집어넣었던 기억이 난다. 겁먹었 던 것도 잠시, 붉은털원숭이들이 생각보다 순순히 말을 듣던 모습이 지금까 지도 웃음으로 기억되는 경험이다. 세 번째가 녹색원숭이다. 아프리카에 분포하는 녹색원숭이는 크기는 약 75cm이며, 체중은 3.5~4.5kg이고 수명은 20년 정도이다. 특징은 나무 위에 서 주로 생활하는 긴꼬리원숭이과 중에서 초원에 진출한 단 한 종의 원숭이 라는 것이다. 연구 분야는 백신 개발, 에이즈, 언어, 노화, 생의학 연구 등이 다. 특히 인수공통 전염병인 에이즈가 원숭이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이 있 기 때문에 녹색원숭이를 이용한 에이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짓궂은 녹색원숭이로 인한 에피소드도 잊을 수 없다. 녹색원숭이의 2단 케이지 방을 관찰하던 때였다. 누군가 필자의 어깨를 툭툭 치기에 같이 일 17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71
07 영장류의 도입과 검역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사육되고 있는 녹색원숭이 하는 동료 연구자인 줄 알고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지만, 다시 관찰을 시작했다. 잠시 후 다시 내 머리를 툭툭 건드 리는 누군가가 있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선 필자가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 아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케이지를 향해 돌아서자 민망한 상황이 펼쳐졌다. 윗칸에 있던 원숭이가 필자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필자가 아랫칸에 있는 원숭이를 관찰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윗 칸에 있던 원숭이가 어깨를 건드렸고, 내가 놀라 몸을 일으키자 아무 일도 없던 듯이 뒤쪽으로 물러나 수그리고 있다가, 내가 다시 관찰하려 몸을 숙 이면 또다시 케이지 앞쪽으로 다가와 머리를 툭툭 건드렸던 것이다. 그제야 긴장이 풀리고 안도감에 원숭이를 야단쳤던 적이 생각난다. 이러한 원숭이들과 날마다 함께 생활하며 교감하다 보니, 비록 인간의 무 병장수를 위한 실험용 영장류이지만, 실험동물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 다. 이제는 정든 원숭이들이 아플 때나 힘들 때 항상 함께해주지 못하는 것 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영장류는 현재 멸종위기는 아니지만 규제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멸종위기 에 처할 수 있는 종으로, 상업 학술 연구 목적에 한해 국제거래를 할 수 있지만 수출하는 나라의 정부가 발행하는 수출허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영장류를 도입하려면 먼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하고, 농림 축산검역본부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으로부터 검역과 수입 절차를 승인받아 야 한다. 먼저 수출국에서는 결핵검사 및 다양한 바이러스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 는 영장류들을 수출한다. 수출 허가된 영장류들은 비행기에 실려 우리나라 에 도착한다. 도착하고 나면 우리나라의 검역관과 수의사들이 영장류의 건 강을 체크하고, 수출국 검역증명서 및 위생조건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이 같은 조사와 현장검사를 마치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의 검 역 시행장소로 옮겨져 검역을 받는다. 수출국에서 최소 4주간의 검역기간 을 거치기는 하지만, 그 4주라는 기간은 세균,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에 관련된 잠복기간을 확인하는 것이 고작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다시 4주간 외부와 격리된 상태에서 검역을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 이 검역기간에는 결 핵, 살모넬라, B바이러스, 에이즈, 에볼라 등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17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73
샅샅이 관찰하고 진단한다. 만약 전염병이 발견된 개체가 있으면 즉각 격리 시키고, 함께 있던 개체들에 대해서는 재검사를 실시한다. 질병에 걸린 개 체가 발견되면, 있던 케이지는 소독하고 소각할 수 있는 것들은 소각하는 것이 좋다. 또 이동하는 동안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구역에 대해서도 철저 하게 소독해야 한다. 검역 중인 영장류는 영장류 수입 위생조건에 맞춰 도입되었기 때문에 치 명적인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검역기간에는 특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구 재료의 채취를 금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검역 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검역 장소에 출입할 수 없다. 영장류와 접촉하는 관계자들은 두건, 작업복, 장갑, 장화, 마스크, 고무 재 질의 앞치마, 토시, 고글 등의 보호 장구를 완전하게 갖추고 동물 검역을 진 행해야 한다. 특히 주사침과 같은 예리한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교육 및 감염방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장류의 검역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영장류를 마취시켜 검수실에 입 1. 인천공항 도착 2. 동물상태 확인 3. 이동 준비 4. 봉인 고한다. 검수실에서는 몸무게를 재고 상처나 피부병, 출혈 등은 없는지 확 인한다. 외관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면 소독과 치료를 하고, 입안에 상처가 있는지, 치아의 발육 상태는 어떤지 검사한다. 그다음 살모넬라, 병원성 대 장균 등을 검사하는 배양검사를 실시한다. 5. 봉인 제거 6. 검역실 입실 7. 외관검사 8. 구강검사 영장류들은 대부분 몸 전체가 흑갈색의 털로 뒤덮여 있지만, 눈 주변은 털이 없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므로 이 부위에 결핵검사를 한다. 결핵검사는 시약을 투여한 뒤 48~72시간 내에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지 관찰하여 양성 혹은 음성 판정을 내린다. 9. 분변검사 10. 결핵검사 11. 구충제 투여 12. 채혈 결핵검사를 통과한 영장류에게는 구충제를 투여하고 그 후 혈액을 채취 해 영장류의 혈액학적, 혈액 생화학적 검사와 바이러스 테스트를 동시에 진 행한다. 채혈을 마친 원숭이는 외부 기생충 구충제와 함께 흔히 빨간약 이 13. 약욕(1) 14. 약욕(2) 15. 사육실 입실(1) 16. 사육실 입실(2) 수입된 연구용 영장류의 검역 과정 라 부르는 포비돈으로 약욕을 시킨 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준 다음 영장류 사육실로 이동한다. 이후 30일간 수입 검역을 진행하게 된다. 17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75
08 영장류의 출산과 이유 영장류의 임신 기간은 붉은털원숭이는 160~170일, 게잡이원숭이는 155~165일, 일본원숭이는 160~178일, 다람쥐원숭이는 150~170일, 비단원 숭이는 144일 정도이다. 비단원숭이의 최단 분만 간격이 5개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분만하고 나서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시기와 새로운 임신이 동시 에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 게잡이원숭이는 연중 번식 을 하고, 붉은털원숭이는 계절 번식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연구시설 내 에서는 연중 번식이 가능하다. 교배부터 분만까지 대부분의 영장류에게 있어 암컷은 30개월 전후에 초경을 하고, 수컷의 경 우는 25개월령에 정자가 형성되기 시작해 약 네 살이 되면 번식이 가능하 다. 영장류의 교배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일대일 교배법, 격일 교배법 그 리고 장기동거 방식이다. 일대일 교배법은 생리 주기가 정상적인 암컷과 수정 능력을 확인한 수컷 을 암컷의 배란기에 맞추어 교배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격일 교배법은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암컷 두 마리를 수정 능력을 확인한 수컷을 중심으로 양쪽에 배치하여 홀수일에는 왼쪽 개체와 합사시키고, 짝수일에는 오른쪽 개체와 합사시키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장기동거 방식은 임신 경험이 없 는 암컷과 수컷 한 마리씩을 한 우리에 넣어 동거시키는 방식이다. 야생 상 태에서라면 무리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터득했겠지만 실내 사육에서는 그 렇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동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교배하고 4주가 지나면 초음파 진단기를 이용해 임신이 되었는지 확인한 다. 임신한 개체는 특별 관리 대상이 되며, 4주 간격으로 초음파 진단을 통 해 태아의 발육상태, 머리 크기 및 심장박동 등을 주기적으로 체크한다. 대부분의 영장류들은 임신 말기가 되면 사람처럼 머리가 아래로 향해 있 다가 태어난다. 이때 새끼의 머리가 아래를 향하지 않고 위쪽으로 자리를 잡은 골반위(사람의 경우 역아 라고 한다)이거나 그 밖의 이상 태위인 경우, 태 어나는 과정에 새끼가 목숨을 잃을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이상 태위로 인한 사망은 자연분만 시 사망률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이상 태위가 관찰 되면 태위를 인위적으로 교정하거나 사산되지 않도록 제왕절개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영장류들은 대체로 밤이나 이른 새벽에 분만하고, 분만에 걸리는 시간은 모체의 경험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다. 처음 진통이 나타난 뒤 태반이 빠져 나오기까지는 35분에서 75분 정도 걸린다. 먼저 양수가 터지고 1분 이내에 태자가 배출되는데, 이때 모체는 새끼를 양손으로 받아 올려 탯줄을 처리한 다. 태반이 다 나오기까지는 수분에서 수십 분으로 개체차가 있다. 태자는 피모로 덮여 있고, 생후 3일 이내에 탯줄이 떨어진다. 비단원숭이는 야생 상태에서 보통 한 번에 한 마리 또는 두 마리의 새끼 를 낳지만, 실내번식에서는 대부분 두 마리 또는 세 마리를 낳고, 때때로 네 마리까지 낳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장류에게는 자연적으로 쌍 17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77
둥이를 낳는 일이 매우 드물다. 09 실험동물 위령비 새끼 영장류가 안정적으로 자라나기 위한 조건 분만 후 어미가 새끼를 잘 돌보지 못하거나 사육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 에는 인공포육, 대리모 포육을 할 수 있다. 대리모를 선정할 때는 새끼를 돌 본 경험이 많고, 어미의 역할을 잘해낼 수 있는 개체를 선별해야 한다. 태어난 새끼는 모유를 먹지만 4~5주가 지나면 모유 외에도 사료나 과일 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태어난 지 100일 전후가 되면 이빨이 나고, 스 스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이때쯤이면 충분히 모 유를 뗄 수 있지만 5~6개월 이상의 포유 기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좋다. 본능 적으로 살아가는 다른 포유동물과 달리, 영장류는 학습을 통해 살아가는 방 식을 배우기 때문에 어미의 젖을 먹는 포유 기간이 새끼의 발달에는 매우 중 요한 시기이다. 성장 과정에서 충분한 학습이나 자극을 제공받지 못한 영장 류 새끼는 그렇지 않은 새끼에 비해 공포나 혼란을 느끼고 감정을 조정하지 못하며 소극적 행동을 보이거나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의존해야 할 대상을 찾지 못하고 고립 감을 느끼는 새끼 영장류의 경우, 행동 발달 수준이 비슷하거나 태어난 날짜가 같고 몸집이 비슷한 개체끼리 합사 사육 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폐증의 위 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물 복지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이점 국가영장류센터 위령제의 기원은 2005년 4월에 있었던 영장류 참사 사건 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4월 20일 밤 11시 52분, 한국생명공학연구 원의 변압기가 고장 나면서 국가영장류센터의 온도 조절기가 두 시간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영장류 1층에 위치한 사 육실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서 동물실 온도가 50도 넘도록 급격하게 올라 결국 원숭이들이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연구자들이 날마다 얼굴 을 마주하고 보살피던 연구용 영장류 100여 마리가 하루아침에 몰살당하는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국가영장류센터는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 두 번 다시 그러 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헛되이 희생된 축혼을 위 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한 해 동안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희생된 영장류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안 게잡이원숭이 세 마리 이유 후 합사에 성공하였다. 이 있다. 식을 기원하고, 더불어 연구자의 심적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위령제를 지내는 모습 17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CHAPTER 6 국가영장류센터는 어떤 곳일까 179
위안과 윤리의식을 고취하는 자리로 이어가고 있다. 국가영장류센터의 위령비문은 아래와 같이 작성되어 있다. 마치는 글 공존과 공생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고통을 대신하여준 넋들이여!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연구자들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 실험동물의 복지와 윤리를 고려한 동물실험을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남향의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사육동 바른 이곳에 우리들의 작은 정성을 아로새겨 놓았습니다. 인류의 건강을 위하여 고귀한 생명을 바친 고마운 넋들이여! 그대들의 의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며, 이러한 희생을 줄일 수 있도록 우리들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대들의 의생을 기려 비를 세우고 영복을 비나니, 인간을 용서하고, 더 나은 세상에 태어나, 대자연을 벗 삼아 마음껏 나래 치며 뛰어놀기를 소원합니다. 현재 전 세계 수많은 연구소에서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 수만 마리의 실험용 원숭이가 사육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특정 병원균들이 침입할 수 없는 특수시설에서 사육되는 무균 원숭이 들로, 실험실에서 태어나 실 험실에서 일생을 마감한다. 무균 원숭이들은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이용되는 현대 의학의 살 아 있는 시약으로 불린다. 인간을 대신해 신약후보물질의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부작용이 있다면 언제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 다양한 반응을 검증 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뇌과학 연구에도 활발하게 이용되 고 있다. 원숭이는 사람과 유전적으로나 해부생리학적으로나 가장 가까운 존재 국가영장류센터 일동 이다. 인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영리한 동물이기도 하다. 도구를 사용하는 가 하면,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할 줄도 안 다. 언어를 배워 사용할 줄 알며, 자생 식물을 이용해 병을 치료하기도 한 다. 또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정치적인 술수와 음모를 활용하고, 심지어 전쟁까지 불사하는 원숭이들을 보자면 마치 거울 속의 인간을 지 켜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180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마치는 글 공존과 공생 181
하지만 솔직히 우리 인간들은 원숭이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인간과 유전적 대 사 생리학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의학 실험에 사람 대신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 애처롭게 느껴지고 미안한 마음도 든다. 물론 지금도 수많은 원숭이 연구자들이 원숭이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및 남아메리카 등의 오지로 들어가고 있다. 최 근에는 자연 상태의 원숭이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해 동물우호단체들이 아프리카의 원숭이 서식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것 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 해 자금과 기술력을 투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노력만으로는 원숭이 생태계에 불어닥친 서식처 파괴와 멸종에 대한 위협의 먹구름을 걷어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괴롭히는 요인이다. 그뿐 아니라 애완동물로 키우기 위해 사냥하거나, 고 기로 먹기 위해 그들을 잡기도 한다. 이런 인간의 이기적인 행위는 직간접 적으로 수많은 원숭이를 멸종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깨 달아야 하는 것은 원숭이가 살지 못하는 곳은 언젠가는 사람에게도 살기 어려운 곳이 된다는 것이다. 자연은 순환되기 때문이다. 원숭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다.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나, 실험실에서 원숭이를 실험 용으로 쓰는 연구자들에게 강제로 원숭이 보호에 대한 관심을 강요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원숭이들은 몇 천 년, 몇 만 년 전까지는 우리 인간 조상들 과 더불어 지구를 뛰어다니던 동반자이며, 우리와 유전자를 나눈 형제 같 은 존재이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지구의 주인이기도 하다. 지금도 마다가스카르 섬의 재앙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은 매일 원숭이와 함께 생활하는 필자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안타까움이다. 비록 실험실에서 한때 원숭이들의 지상낙원이었던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을 들여다 보자. 약 1,500년 전, 인간이 처음 그 섬에 첫발을 디디기 전에는 많은 대형 여우원숭이가 살고 있었다. 심지어 고릴라만큼 몸집이 큰 여우원숭이도 살 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모두 멸종해버리고 없다. 남아 있는 화석 만이 그들의 번성했던 과거를 알려줄 뿐이다. 사람들이 여우원숭이를 포획 하거나 주거지와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서식처를 파괴한 결과이다. 인간의 존재가 왜 그렇게 위협이 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원숭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밀림에서 뛰노는 원숭이 숫자가 더 이상은 줄어들지 않기를 바란다. 침팬지의 대모 로 불리는 제인 구달이나 고릴라의 다이앤 포시, 오랑우탄의 비루테 갈디카스의 야생동물 보호운동 이 들불처럼 번져, 원숭이들도 걱정 없이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자유롭 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더불어 서식지를 보호 하고 밀렵 등을 막기 위한 국제기금이 더욱 확충되길 기대한다. 공존과 공생은 함께 지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이다. 모른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존재 자체만 으로도 많은 원숭이들에게 생존의 위협이 된다. 도시화에 따른 벌목과 산 업화는 원숭이들의 서식지를 직접적으로 파괴한다. 지구온난화도 그들을 182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마치는 글 공존과 공생 183
이미지 출처 및 참고문헌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붉은대머리원숭이 출처 : provided by amazonadventures.com : http://k9keystrokes.hubpages.com/hub/dogs-give- Them-a-Rest-What-about-These-Weird-Pets 사키원숭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white-faced_ saki_monkey_(13945304642).jpg?uselang=ko 54쪽 일본원숭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japanese_macaque 맨드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mandrill 망가베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collared_mangabey 탈라포인원숭이 출처 : http://www001.upp.so-net.ne.jp/kotahimetetu/ tarapoan.html 황금원숭이 출처 : http://www.monkeyland.co.za/index. php?comp=article&op=view&id=388 랑구르원숭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red-shanked_douc 콜로부스원숭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angola_colobus 코주부원숭이 이미지 출처 CHAPTER 1 17쪽 인류의 진화과정 출처 : http://evolution.berkeley.edu/evolibrary/article/ evograms_07 18쪽 인류의 두뇌 용량 비교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raniums_of_ Homo.svg?uselang=ko 20쪽 다윈을 풍자한 삽화(왼쪽)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editorial_ cartoon_depicting_charles_darwin_as_an_ape_(1871). jpg 다윈을 풍자한 삽화(오른쪽)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darwin_as_ monkey_on_la_petite_lune.jpg 22쪽 진화하는 인류 출처 : Kumar Pravir : http://apps.microsoft.com/windows/ko-kr/app/ human-evolution/4cd7c9cb-cade-4b16-bca3- fcf7fae880ca 23쪽 십이지신상 원숭이 출처 : c국립중앙박물관 : http://www.museum.go.kr/program/relic/relicdetail.js p?langcodecon=lc1&menuid=001005001003&relicid =697&relicDetailID=2785 24쪽 롭부리 기차역 출처 : http://live-less-ordinary.com/southeast-asia-travel/ lopburi-monkey-town-central-thailand 롭부리의 원숭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acaca_ fascicularis_on_a_fence.jpg?uselang=ko 27쪽 원숭이 모양 연적 출처 : c문화재청 : http://www.cha.go.kr/korea/heritage/search/ Culresult_Db_View.jsp?mc=NS_04_03_01&VdkVgwK ey=11,02700000,11 28쪽 영화 <혹성탈출> 스틸 컷 출처 : c20세기폭스 :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 nhn?code=80629&imagenid=6264044 29쪽 인간과 생활한 님 침스키 출처 : Project Nim /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31쪽 아이와 아유무 출처 : Tetsuo Matsuzawa / AP 32쪽 테스트하는 아유무(왼쪽) 출처 : Tetsuo Matsuzawa 마쓰자와 교수와 함께한 아이, 아유무 출처 : Tetsuo Matsuzawa / Kyoto University 34쪽 올리버 크롬웰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oliver_ Cromwell_coloured_drawing.png 35쪽 고구마를 먹는 원숭이 출처 : F.J. Savina : http://fany.savina.net/page/28/?attachment_ id=ihzxsbeu 38쪽 원숭이의 빨간 엉덩이 출처 : Heather Angel / Natural Visions : http://www.naturalvisions.co.uk/imagedetail. aspx?imdet=65512 39쪽 썬 지에 게재된 와인 따는 원숭이 출처 : http://www.thesun.co.uk/sol/homepage/ news/4621410/monkey-opens-wine-bottle.html CHAPTER 2 44쪽 손과 발 비교 출처 : Primate Adaptation and Evolution (2nd Edition), John G. Fleagle, Academic Press 48쪽 긴팔원숭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 File:MuellersGibbon.jpg 51쪽 원시원숭이 분기표(위)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primatetree2.jpg 원시원숭이 관계도(아래) 출처 : http://faculty.cascadia.edu/tsaneda/anth205/unit2/ 52쪽 나무땃쥐원숭이 출처 : http://www.theanimalfiles.com/images/ commontree_ shrew_1.jpg 53쪽 거미원숭이 출처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atelesgeoffroyi_48090548.jpg다람쥐원숭이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squirrel_ Monkey_2_(8488580853).jpg?uselang=ko#file 카푸친원숭이 출처 짖는원숭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apuchin_ monkey.jpg?uselang=ko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alouatta_ fusca_clamitans.jpg 올빼미원숭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night_ Monkey.jpg?uselang=ko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proboscis_monkey 55쪽 원숭이 분포도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primate 56쪽 온천의 일본원숭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japanese_ Macaque_Fuscata_Image_367.jpg?uselang=ko 열대우림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daintree_ National_Park.jpg 57쪽 : 사바나 지역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hut_2_of_ the_lions_bluff_lodge_overlooking_the_savanna_ in_lumo_community_wildlife_sanctuary,_kenya_2. jpg?uselang=ko 59쪽 고릴라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western_ lowland_gorilla_(gorilla_gorilla_gorilla)_closeup_ eating.jpg?uselang=ko CHAPTER 3 73쪽 낚시하는 보노보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a_bonobo_ at_the_san_diego_zoo_%22fishing%22_for_termites. jpg?uselang=ko 81쪽 수마트라 섬과 보르네오 섬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orangutan 83쪽 오랑우탄의 침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orangutan 85쪽 산악고릴라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ountain_ Gorilla,_Bwindi,_Uganda_(15404633898). jpg?uselang=ko 저지대고릴라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ale_ silverback_gorilla.jpg?uselang=ko 88쪽 이보가 : http://www.harambedetox.com/iboga-and-ibogaine/ attachment/iboga-treatment-spain-valencia/ 92쪽 마다가스카르 지도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 File:LocationMadagascar.svg 99쪽 : 일본원숭이 출처 : http://alfre.dk/monkeys-washing-potatoes/ 101쪽 : 난쟁이마카카원숭이 화석 : http://en.wikipedia.org/wiki/macaca_majori 102쪽 두루봉동굴 유적 발굴 출처 : 충북 청원군 : http://www.inews365.com/news/article. html?no=332635 CHAPTER 4 106쪽 빅풋 동상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 File:BigfootStatue-SilverLakeWA.jpg 107쪽 루이스 리키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louis_ Leakey.jpg 108쪽 곰베국립공원의 침팬지들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gombe_ Stream_NP_Mutter_und_Kind.jpg?uselang=ko 109쪽 제인 구달 출처 : http://www.earthlyissues.com/goodall.htm 110쪽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 부조물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davidgreybeard-chimpanzee.jpg?uselang=ko 111쪽 제인 구달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jane_ Goodall_HK.jpg 184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이미지 출처 및 참고문헌 185
이미지 출처 및 참고문헌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112쪽 비룽가국립공원의 고릴라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virunga_ National_Park_Gorilla.jpg?uselang=ko 113쪽 다이앤 포시 출처 : http://newsfeed.time.com/2014/01/16/dian-fosseygoogle-doodle-honors-gorilla-expert/ 114쪽 다이앤 포시 출처 : http://www.gorillas.org/dian_fossey 116쪽 탄중 푸팅의 늪지대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tanjung_ Puting_National_Park_wetland.jpg?uselang=ko 117쪽 젊은 시절의 비루테 출처 : http://www.muskingum.edu/~psych/psycweb/ history/galdikas.htm 118쪽 비루테와 오랑우탄 출처 : http://pixgood.com/birute-galdikas.html 119쪽 비루테 갈디카스 출처 : http://alkas.lt/wp-content/uploads/2011/08/birutegaldikas.jpg CHAPTER 5 124쪽 영장류의 뼈대 비교 출처 :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 commons/4/49/ape_skeletons.png 125쪽 치아 배열 비교 출처 : http://auth.mhhe.com/socscience/anthropology/ image-bank/kottak/chap07/kot37055_0702.jpg 126쪽 : 생쥐, 원숭이, 인간의 뇌 비교 출처 : http://www.nibb.ac.jp/brish/gallery/cortexe.html http://www.brainmuseum.org/index.html 생쥐, 원숭이, 인간의 신피질 영역 비교 출처 : http://www.nibb.ac.jp/brish/gallery/cortexe.html http://www.brainmuseum.org/index.html 129쪽 붉은털원숭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auna_of_puerto_rico#/ media/file:rhesus_macaques.jpg 게잡이원숭이 출처 : https://itunes.apple.com/us/book/primates-inmedical-research/id676974662?mt=11 http://www.fens.org/documents/pdf%20files/care/ ibook_primates-in-medical-research.pdf 131쪽 파괴된 서식지 출처 : http://actualidad.rt.com/actualidad/view/111465- nasa-revela-dramatica-deforestacion-mundial 135쪽 영화 <혹성탈출> 스틸 컷 출처 : c20세기폭스 :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 nhn?code=80629&imagenid=6230729 139쪽 원숭이의 뇌에 연결한 로봇 팔 출처 : Motorlab, University of Pittsburgh : http://motorlab.neurobio.pitt.edu/multimedia.php 140쪽 : 뇌에 연결한 로봇 팔로 물건을 잡는 장면 출처 : http://motorlab.neurobio.pitt.edu/multimedia.php 145쪽 조로 원숭이 출처 : 아사히신문 : http://www.asahi.com/articles/ ASGB06QKWGB0PLBJ006.html 148쪽 유전자조작 원숭이 앤디 출처 : http://www.grg.org/ohsumonkey.htm A. W. S. Chan, K. Y. Chong, C. Martinovich, C. Simerly, G. Schatten*, Transgenic Monkeys Produced by Retroviral Gene Transfer into Mature Oocytes, Science, Vol. 291, pp. 309-312 (January 12, 2001). 149쪽 헌팅턴 병을 지닌 형질전환 원숭이 rhd-1과 rhd-2 출처 :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53/n7197/ fig_tab/nature06975_f1.html#figure-title Shang-Hsun Yang, Pei-Hsun Cheng, Heather Banta, Karolina Piotrowska-Nitsche, Jin-Jing Yang, Eric C. H. Cheng, Brooke Snyder, Katherine Larkin, Jun Liu, Jack Orkin, Zhi-Hui Fang, Yoland Smith, Jocelyne Bachevalier, Stuart M. Zola, Shi-Hua Li, Xiao-Jiang Li & Anthony W. S. Chan, Towards a transgenic model of Huntington s disease in a non-human primate. Nature 453, 921-924(12 June 2008) 151쪽 찰스 다윈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harles_ Darwin_by_Julia_Margaret_Cameron_3.jpg CHAPTER 6 158쪽 아시아 영장류센터 출처 : 1. Primate Info Net (http://pin.primate.wisc.edu/) 2. Monkey research in China: developing a natural resource. Cell. 2007:129(6), 1033-1036 3. Laboratory Animals: Regulations and Recommendations for Global Collaborative Research, Javier Guillen, 2013. 4. International Perspectives: The Future of Nonhuman Primate Resources, Proceedings of the Workshop Held April 17-19, 2002, National Research Council, 2003 5. Establishment of a Research and Assessment System Using High Quality Non-Human Primates. Lab. Anim. Res. 2010:26(4), 447-457. 159쪽 유럽 영장류센터 출처 : 1. http://www.euprim-net.eu/ 2. Primate Info Net (http://pin.primate.wisc.edu/) 3. Establishment of a Research and Assessment System Using High Quality Non-Human Primates. Lab. Anim. Res. 2010:26(4), 447-457. 160쪽 아메리카의 영장류센터 1. http://www.ohsu.edu/xd/research/centers-institutes/onprc/ 2. http://dpcpsi.nih.gov/orip/index 3. Primate Info Net (http://pin.primate.wisc.edu/) 4. Establishment of a Research and Assessment System Using High Quality Non-Human Primates. Lab. Anim. Res. 2010:26(4), 447-457. 5. http://nprcresearch.org * 본 책은 독자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미 지를 인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능하면 저작권이 공개된 (public domain) 이미지를 사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출처가 표기되지 않은 사진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 센터에서 제공한 사진이거나 이미지 투데이, 셔터스톡 등 이미 지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해 사용한 사진입니다. 186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 이미지 출처 및 참고문헌 187
필자 소개 E a s y S c i e n c e S e r i e s 장규태 저는 국가영장류센터의 책임자인 센터장입니다. 영장류를 이용하여 바이오장기연구, 질환 모델 개발연구, 신약개발 연구 등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있어 어깨가 무겁지만, 과학기술 발전이 미래를 연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동료 과학자들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 꿈나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선욱 어릴 적 집 근처에 있던 커다란 갈비집 뒤뜰에는 철장 안에 사육 중이던 작은 원숭이 두 마리 가 있었습니다. 동물원에서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나머지 틈만 나면 보러 가곤 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과학적 호기심 때문에 원숭이 자체가 주는 경이로움을 많이 잊고 삽니다. 이 책을 쓴 경험을 계기 삼아 생명체 본연의 존귀함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상래 저는 원숭이를 이용하여 뇌질환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신약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있 답니다. 가끔 원숭이에게 주사를 놔서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허재원 원숭이로 인해 공부하는 삶을 시작했고, 지금도 날마다 원숭이를 보면서 즐겁게 영장류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자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은 선택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흥미와 열 정이 있으면 누구나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기회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이 책 의 다양한 이야기가 미래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영장류 연구 분야에서 좋은 길잡이가 되었 으면 합니다. 김영현 저는 원숭이의 바이러스/세균을 검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원숭이의 상태와 연구자 의 건강 및 실험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염성 질병을 검사하는 일이라 할 수 있 죠. 연구자에게 고품질의 무균 원숭이를 제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 한 저의 작은 노력이 영장류 연구의 활성화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정강진 영장류들을 생각하시면 동물원의 원숭이들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는 실험용 원 숭이 사육을 담당하고 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영장류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영장류들의 수 술적 처치 및 수술 후 관리를 통해 연구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재미있고 보람 있어 쉬는 날에도 곧잘 원숭이를 보러 나오곤 한답니다. 188 이지사이언스 시리즈 영장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