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망 토론회 자료집 이건희 일가 없는 삼성그룹을 상상하라! 일 시 : 2014년 8월 28일(목) 오후 2시 장 소 :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 주 최 : 투기자본감시센터 / 사민저널 / 좌파노동자회 사 회 :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발 제 : 정승일 사민저널 편집기획위원장 토 론 :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 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
목 차 1. 사회자 인사말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 P. 2. 발제문 : 이건희 일가 없는 삼성그룹을 상상하라! 정승일 (사민저널 편집기획위원장) --- P. 3. 토론문 김봉수 (성신여자대학교 법학과 교수) --- P. 4. 토론문 : 재벌 대기업을 국공유화 해야 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 --- P.
사회자 인사말 삼성그룹 전망 토론회에 즈음하여 삼성그룹 이건회 회장이 의식불명상태에 들어간 것이 벌써 여러 달째입니다. 한 개인의 부재를 두고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저로서는 못마땅하기는 합니다 만,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 그리고 이건희 회장이 삼 성그룹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생각해 볼 때 그의 부재가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야권은 이번 재보선참패는 물론이고 그동안 질수 없는 선거를 잇달아 지면서 붕괴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고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에게서 조차 존 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권 역시 나 홀로 정치를 고집하며 그동안 드러난 정치경제의 난맥상에 대해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선당시 제시했던 화려한 공약은 대부분 뒤로 한 채 출범이후 도대 체 무엇을 했는지 존재의미조차 확인할 수 없고 더 고약한 것은 앞으로 무 엇을 할 수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위로는 이웃나라 언론사가 대통령 사생활까지 문제 삼고 있고,아래로는 지검장이 공연음란행위로 재판 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권력은 크게 재벌권력, 정부권력, 정치권력으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이 세가지 권력이 공교롭게 지금 이 순간 사실상 공백상태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기업, 개인을 가릴 것 없이 사회 각 분야에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 지금과 같이 별다른 대책 없이 세월이 흘렀을 때 우리가 마주칠 고령 화사회문제, 청년실업, 중산층 붕괴 등등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정도입 니다만 이러한 문제들에 둘러싸여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극도 의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건희라는 중요한 변수 중에 하나가 발생했는데 삼성관계자
는 물론이고 정부, 여당, 보수언론 그 누구하나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 있 습니다. 방안 한가운데 거대한 바위돌이 있는데 그들 모두는 바위돌이 없는 듯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위험 한 징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공론화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이 토론회가 지금의 상황을 짚어보고 앞으로 삼성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시회적 컨센서스를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4. 8. 28.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이 대순 변호사
발제문 이건희 일가 없는 삼성그룹을 상상하라! 정승일(사민저널 편집기획위원장) 1. 상속세, 재벌 가족이라고 예외는 없다 현행 상속법에 따르면 상속 과세 대상이 30억 원이 넘어갈 경우 그 상속 재산의 50%를 상속세로 내야한다. 그런데 기업의 대주주에게 적용되는 지배 권(경영권) 주식 상속의 경우, 프리미엄 할증 과세까지 적용되어 지배권(경 영권) 프리미엄 가치인 20~30% 할증율까지 부가된다. 따라서 지배권 상속 주식에 대한 상속증여 세율은 최대 65%에 달한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우, 10년 전에 이재용이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상속 받으면서 겨우 16억의 상속세 밖에 내지 않은 것이 큰 논란이 되었다. 이것 은 명백하게 탈세 또는 편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참여 연대 같은 시민단체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이슈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이것 은 아주 잘한 일이다. 국가를 농락한 이건희 회장 일가를 그 범죄에 맞게 구 속시켜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재산 상속 문 제는 주주자본주의와 무관하게 나타났다. 누구도 그들의 범죄 행위를 두둔할 수 없다. 내가 그동안 말해온 재벌과의 타협이란 엄밀히 말해서 대기업그룹과의 타 협이지 재벌 총수 일가와의 타협이 아니다. 한국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 성장을 위하여 대기업그룹의 존재가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지, 대기업 그룹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총수 일가가 대기업그룹을 지배해야 한 다는 것이 아니다.
2. 재벌그룹의 지배권 상속, 한국경제의 불안 요인 그렇지만 재벌 일가의 상속 문제는 부유한 가문의 일반적인 재산 상속 문 제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재산의 상속이 아니라 삼성그룹이나 현대 차그룹 같이 한국경제와 5천만 국민의 생존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 거 대한 기업그룹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배권(경영권) 상속이고, 그렇게 때문에 국민경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 자유주의를 말하는 경제학자들은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배권 상속 문제는 법치주에 따라, 그리고 시장 논리에 따라 해결하면 된다고 말 한다. 그런데 그 시장 이 무슨 시장인가? 그것은 기업의 지배권 즉 주주권 에 관한 시장이고, 다름 아니라 주식시장과 M&A 시장이다. 주식시장과 M&A 시장의 논리에 따라 삼성그룹 같은 초대형 기업그룹의 운명이 좌우되 는 것을 과연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예컨대 이건희 회장이 예상보다 일찍 사망하여 이재용으로의 그룹 지배권 상속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그 공백을 틈타 예컨대 누군가 삼성전 자의 지분을 은밀하게 매집하여 삼성전자의 이사회를 장악할 수도 있다. 그 경우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것이고, 그와 함께 삼성그룹 전체가 그룹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이른바 재벌 해체 인 것이다. 진보 세력 이 그토록 바라고 요구해온 재벌 해체 이다. 그런데 과연 그 재벌해체가 그 토록 진보적인가?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 같은 대기업집단들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 중이 아주 크다. 글로벌 대불황 속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그나마 수익을 내온 상장기업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회사들이었다. 상장사 전체 순이익의 절 반을 두 그룹이 차지한다. 기술개발과 R&D에서도 그 2개 그룹이 거의 40% 를 차지한다. 두 그룹의 지배권이 자칫 투기꾼들에게 넘어갈 경우, 한국경제 전체에 미칠 악영향은 가늠하기도 힘들다. 이렇듯 대기업 그룹의 지배구조가 총수 일가의 상속 과정에서 한국 사회 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동하여 5천만 국민의 생계에 불확실성과 위기를 낳을 수 있는데, 그것을 사회공동체와 국가공동체가 그냥 손 놓고 구경이나 하고 있어선 안된다. 재벌그룹의 상속은 결코 시장 논리, 즉 자본의 논리 에 그 냥 맡겨 놓아선 안된다. 3.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되면 경제민주화가 강화되지 않는가?
지금도 재벌 총수 일가는 1~4%에 밖에 안되는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거대 한 대기업그룹을 통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상속 과정에서 60% 가 넘는 상속세를 내게 되면 그 지분이 더 작아진다. 이론적으로, 총수 후손들이 자기 돈을 들여서 계열사 주식을 추가로 사들 이지 않는 한, 상속증여에 의한 가족 경영은 3세대가 마지막이다. 왜냐하면 창업자가 주식의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65%의 지분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하고 35%만 가질 수 있는데, 다시 그 손자로의 상속과정에서 그 35%의 65%를 상속세로 납부할 경우, 그 손자가 갖는 지분은 10% 내외가 되기 때문이다. 증손자 세대에서는 한 자릿수로 격감해서 소액주주로 전락한 다. 그렇다면 총수 일가의 대기업그룹 지배력이 약화되면 것은 좋은 일 아닌 가? 그래야 민주적 지배력이 강화되는 것 아닌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왜 냐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이 줄어드는 것에 비례하여 소액주주들 즉 주식펀 드와 개미투자자들의 지위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즉 재테크 주주자본주의의 위세가 그게 비례하여 커진다. 게다가 재벌 총수 일가의 지배권 상속 과정에서 삼성그룹 또는 현대차그 룹을 통째로 삼키려는 기업사냥이 촉발될 수도 있다. 실제 2003년에 일어난 소버린 펀드의 SK그룹 공격은 최종현 前 회장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아들인 최태원 회장으로의 소유 지분 상속 과정이 급작스럽게 우왕좌왕 진행되던 와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카리브해의 조세회피지역에 소재한 투기적인 소버 린 펀드의 SK그룹 공격 시 절감했듯이, 우량 재벌그룹의 해체 가능성을 내 포하는 이러한 사태는 국민경제에 큰 타격이다. 이렇듯 재벌 가문의 편법적 인 재산상속을 엄단할 것을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바람이 자칫 국민 경제적 재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벌들의 탈법, 편법적인 경영권 상속을 방치해서도 안된다. 4. 독일, 기업의 경영권 상속을 특별히 취급하다 - 왜? 독일에서는 기업의 창업주가 지배권 주식을 자식에게 상속할 경우 세금 공 제율이 85~100%에 달한다. 즉 경영권 주식이 후손에게 상속될 경우, 상속 증여세를 거의 안내며, 중소 중견 기업만이 아니라 대기업들에게도 똑같은 세금 공제 혜택을 준다. 왜냐하면 지배권 주식의 상속 과정이 잘못 진행될
경우, 그 회사에서 근무하는 종업원과 임원들, 협력회사, 고객, 회사가 위치 한 지역공동체 등이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 한겨레 21 (2013년 4월 15일자)에서는 참여연대와 함께 재벌개혁에 앞 장서온 곽정수 기자가 쓴 글이 있다. 그는 기업의 주식은 개인이 소유하지 만, 기업 자체는 그 속에서 일하는 수많은 종업원, 그리고 기업과 거래하는 수많은 업체, 또 기업이 자신의 터전인 지역사회에 하는 다양한 기여 등을 고려하면 일종의 사회적 공기( 公 器 ) 이다라고 하면서, 기업이 없어지면 단 순히 오너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전체에 큰 손실이 되기 때문에 장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정수 기자는 기업의 경영권 상속에 대해 상속세를 감면하는 독 이의 사례를 지지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존속과 발전이 소유 가족, 즉 사유재산권 보다 더 중 요하다 는 것이다. 이것을 삼성의 사례에 적용하자면, 삼성그룹의 존속과 발전이 이건희 일가의 재산 상속보다 더 중요하다 는 것이다. 왜냐하면 법인 기업과 대기업그룹 등은 사유재산을 넘어, 일조의 사회적 공기( 公 器 )이며, 사 회공동체와 국가공동체의 번영과 안녕을 위해 복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5. 대주주 상속 지분을 국가소유로 넘긴다 - 30대 재벌 특별법 제정 그렇다면 어떠한 대안이 가능할까? 먼저 국가 즉 민주공화국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방법이 있다. 국세청은 현물(주식)로 납부된 상속 세(물납)를 증권시장에서 매각하여 현금화 하지 말고, 그것을 계속 보유하라 는 것이다. 국세청이 직접 보유하는 것 보다는 국가지주회사를 하나 만들어 예컨대 삼성그룹 에버랜드이 지분을 그 국가지주회사로 이전시키자. 이재용 같은 재벌 3세들이 부모의 자산(주로 계열사 주식)을 상속받으려면 그중 65%를 상속세로 내야한다. 이재용의 경우, 6조~7조원 정도를 납부해 야 한다. 아무리 부자지만 이 정도 현금은 없다. 그 경우 에버랜드와 삼성전 자 주식을 국세청에 물납 형태로 넘겨야할 가능성이 크다. 국세청은 이렇게 받은 주식을 시장에 팔아 현금으로 만든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주식을 은밀히 매집하여 새로운 대주주가 될 경우, 삼 성그룹 전체의 지배권이 흔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국세청이 그 주식 을 시장에 내다팔지 말고 정부에 넘기자는 것이다. 국가지주회사를 설립하여
그 주식을 소유 관리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면 된다. 국가지주회사는 당연히 삼성그룹 핵심 지주회사(예컨대 에버랜드)의 주요 주주가 되고 따라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국가지 주회사 측의 이사가 현 경영진(재벌3세)을 지지해주면, 일단 삼성그룹의 지 배권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지주회사는 삼성그룹을 해체하기보다는 그룹 체제 계속 유지하도록 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있어 하청기업에 대한 착취와 노동조합 탄압 등을 저지하고, 장기 투자를 촉진하며 여러 가지 사회적 의무르 준수하도록 삼성그룹을 압박할 수도 있다. 만약 이재용 등 3세가 무능하다면, 그를 교체하는 쪽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대기업의 사외이사들은 총수 일가의 거수기 아니면 투자자(펀 드 등) 이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이제는 대기업 이사회, 그리고 그룹 이 사회에 사회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회적 통제 장치를 투입하자는 것이 다. 진보 정당들부터, 주식 투자자들과 M&A 시장, 해외 다국적 기업에나 도움 이 되는 재벌 해체보다는 국가지주회사가 대기업그룹의 통치구조에 참여하 는 새로운 재벌개혁 운동 노선으로 선회해야 한다. 6. 공익재단이 삼성그룹의 대주주 - 공유경제, 사회적 경제 만약 국가지주회사 형태의 점진적 국유화에 대한 우려가 아주 크고 그에 대한 국회 입법이 쉽지 않다면, 다른 타협책을 강구해볼 수도 있다. 즉 공익 재단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공익재단은 국유재산도 아니고 사유재산도 아닌, 국가도 아니고 시장도 아닌, 일조의 공유 경제와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의 영역이다. 이것은 사회적 경제의 정신에 잘 부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이다. 스웨덴 발렌베리 (Wallenberg) 그룹을 지배하는 1대 대주주는 발렌베리 가문이 아니라 공익 재단인 발렌베리 재단이다. 창업자인 발렌베리 가문은 그룹 지주회사인 (주)Investor에서 1대 주주가 아니라 2대 대주주 역할은 하고 있다. 또한 지 주회사인 (주)Investor의 이사회 의장(chair person)의 지위를 5대째 이어오 고 있다. 하지만 그 대기업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 Investor의 1대 주주는 독립 공
익재단인 발렌베리 재단이다. 그리고 발렌베리 재단은 공익재단으로서 (주)Investor가 지불하는 배당금 수익을 주된 재원으로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지원, 사회공헌 등 다양한 공익적 임무를 수행한다. 다시 말해서,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은 특정 가족의 사유재산이 아니라 스웨덴 국민의 공동 소유 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사례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Robert Bosch) 이다. 이 회사의 최대 주주(주식의 92% 소유)는 보쉬 가문이 아니라 공익재 단인 Robert Bosch Foundation, 그리고 그 의결권을 100% 위임받은 보쉬 산업신탁회사 이다. 즉 독일의 보쉬라고 하는 세계 최대 부품업체 역시 사유 재산이 아니라 공유재산이다. 그리고 유럽 최대, 세계 2위의 자동차 회사인 독일의 폴크스바겐(VW)의 최대 주주는 역시 폴크스바겐 공익재단이다. 즉 이 회사 역시 국유도 아니고 사유재산도 아닌, 공유재산이다. 삼성그룹의 최대 대주주 역할을 이건희 일가가 아니라 공익재단으로 넘기 자. 그리고 같은 공익재단이 삼성그룹 등 30대 재벌그룹의 2대 주주, 1대 주주가 되게 만들자. 지난 수십 년 간 국민들의 세금과 피땀으로 키워낸 30 대 재벌그룹은 총수 일가 또는 주식투자자들의 사유재산이기에 앞서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 봉사하는 공익적 기업그룹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공익재단을 총수 일가로부터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삼성장학재단의 사례를 보더라도, 삼성그룹에 종속된 재단이지, 독립된 재단 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예전에 총수 일가들이 공익재단을 악용하여 편법으로 그룹을 지배한 사례 가 있다. 재단 이사회에 자신의 심복을 심어 계열사처럼 부려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의지가 있다면, 공익재단을 재벌 가문 과 무관한 독립적 공익 기구로 만들 수 있다. 30대 재벌 특별법을 제정해서, 관련 공익재단의 이사회에 재벌 일가가 아니라 공익적, 진보적 인사들이 들 어가도록 하면 된다. 그간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분들이 그런 공익재단에서 활동한다면 삼성 등 대기업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같은 편법 경영, 편법 상속 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30대 재벌, 50대 재벌이 모두 그런 공익재단을 만들도록 유도할 경우, 그 런 재벌계 공익재단들 전체를 감시하는 시민운동이 성장해야 한다. 미국에는 빌게이츠재단이나 카네기재단, 휴렉팩커드(HP)재단 같은 공익재단들을 감시
하는 역할을 하는 시민운동 단체들이 있다. 이들이 공익재단들의 이사회 구 성과 그리고 그들이 실제 공익적 활동 여부를 감시한다. 재벌개혁 시민운동 이 발전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7. 국민연금이 삼성의 대주주 역할을 한다? - 특별 계정을 만들자 국민연금은 현재 4백4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 성전자나 현대차 등에서 총수 일가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 연금은 이미 재벌계 대기업들에서 5~10%의 지분을 가진 주주이다. 이에 반 해 재벌 일가가 소유한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은 이미 삼성그 룹 계열사에 22조원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만해도 이건희 일가보다 더 많은 지분이다. 앞으로 15년 뒤인 2030년에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2천 조 원이 넘고, 그 10%인 200조원만 국내에 투자해도 재벌 일가 지분보다 10배는 더 많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이 총수 일가를 대신하여 대주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진보 측만이 아니라 보수 측에서도 국민연금을 활용한 경제민주화론이 나 왔다. 2년 전, 친박근혜계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장회사들에서는 사외이사 추천권과 집중투표제, 대표 소송 제기권 등의 권 리를 국민연금이 행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이명박 청와대 미래기획위원장으로 일하는 곽승준 교수가 국민 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대기업 견제를 위해 가장 적절하다 고 말했다. 그런데 과연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때 그 목적이 공익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오히려 그 반대이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차 같 은 회사에 투자하는 목적은 오로지 수익 극대화이다. 그리고 주주권 행사가 수익극대화만을 지상 목표로 행사될 때, 이윤 증대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과 대량 해고, 장기투자 감소가 정당화될 수 있다. 예컨대 2012년 최우량 기업인 한라공조 에 투자한 국민연금이 미국계 사모펀드(비스티온 대주주)의 투기적 이익을 옹호하였다. 외국의 경우, 미국 의 공무원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기금, 일명 캘퍼스(Calpers)는 전세계에서 주주자본주의를 상장기업들에 도입하도록 압력을 넣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캘퍼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소액주주운동가들을 공개적으로 도와주면서 적대적 기업사냥에 유리한 법제도를 도입하는 켐페인을 후원하
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기금을 투자하는 각국의 공적 연 기금들이야말로 금융자본주의, 주주자본주의의 핵심적 주역들이다. 주주자본 주의의 전형인 미국에서 공적 퇴직 연기금들의 주주권 행사는 연기금 사회 주의는커녕, 종업원 대량해고와 하청단가 인하, 그리고 금융버블 형성에 크 게 기여했다. 즉 공적 연기금들은 복지국가를 해체하는 핵폭탄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복지국가 재정에 기여하도록, 그리고 대기업의 안정적 대주주 역할을 하도록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한다. 법률을 새로 제정해서, 단 기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국민연금 계정을 새로 독립해서 만들어야 한다. 현재 4백40조, 10년 뒤 1천조 원의 국민연금에서 그 절반을 뚝 떼어 내 독자적인 운용기금을 만들고, 이 기금은 수익성 추구보다는 공익적이고 장기적 목적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복지국가 창조를 위하여 주택이나 어 린이집, 병원, 노인요양시설 같은 공공 복지서비스 시설의 신축과 운용에 국 민연금의 수백조원이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공익적이고 독립된 투자 계정을 가진 것을 전제로 국민연금 이 삼성전자 같은 회사에서 주주권 행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국민연금이라야 비로소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에서 노조 설립과 비정규직 보 호, 하청단가 인상, 친환경 기술 채택과 같은 공익적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국민연금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문 김봉수 (성신여자대학교 법학과 교수) 1. 상속세 감면인지 현물납부 후 국가지주회사 설립인지에 관하여 발제자께서는 현행 상속세법에 의할 경우 대기업 총수가 사망하였을 때 그 상속인들이 상속받은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는 도저히 그 상속세를 납부 할 수 없고, 주식시장에서 그러한 주식 처분이 일어날 경우 해외 펀드 등 특 정 세력이 그룹의 지배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면 서 독일에서는 창업주가 지배권 주식을 상속할 경우 세금 공제율이 85-100%에 이른다는 점을 제시하시는 한편, 30대 재벌 특별법을 제정하여 상속세를 납부할 때 상속받은 주식 중 일부를 현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 고, 국가는 납부된 주식을 시장에서 처분하지 말고 국가지주회사를 만들어 대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하셨습니다. 우선 제시하신 두 방안은 서로 다른 제도인데,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시는지 를 밝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종업원들의 경영 참여가 어 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독일의 경우에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상속세 감면 이 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서 같은 제도를 도입할 경우 재벌 일가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국가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할 경우 대기업 총수가 사망하여 상 속이 이루어질 경우 국가가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데, 그러한 제도를 운영하면 향후 거의 모든 대기업이 국유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기 업을 국가가 소유하는 것이 사회 정의의 실현과 공정한 부의 분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정부가 수많은 대기업을 현재 수준 이상으로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 이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본질로 삼는 데, 국가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있
을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발제자의 입장은 어떠하신지요? 2. 공익재단 활용 방안에 관하여 발제자께서는 다른 타협안으로서 공익재단을 활용하자는 주장을 하셨습니 다. 자세한 절차가 소개되어 있지 않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데, 상속인 들이 상속받은 지분을 공익재단에 기부할 경우 상속세를 면제하여 주자는 의견이신지요? 한편, 현재 설립된 각종 재단법인들의 운영 실태를 볼 때, 재단을 마치 사 유재산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재단법인은 구성원이 없으므로 이사회가 모든 권한을 가지게 되는데, 결국 이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쪽 이 재단을 마음대로 경영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오히려 재벌의 상속에 대하여 상속세만 감면해 주고 총수 일가는 재단 경영권을 장악하여 마치 지 주회사처럼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이사 들이 셋 이상의 세력으로 갈라질 경우 어느 쪽도 이사회의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공익재단의 운영 자체가 마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재단에 참여하는 이사들에게 누군가 경제적 이익을 제 공하고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저는 공익재단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각종 입법에 의하여 안전장치를 마 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발제자께서는 어떤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가지 고 계시는지요? 3. 국민연금 활용 방안에 관하여 국민연금에 특별계정을 만들어 독자적인 운영기금을 만들고 이 기금은 장 기적인 목적에만 사용되도록 하는 방안 자체는 좋다고 생각되지만, 자칫 그 것이 국민연금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국민연금 고갈 문제에 관하여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 다. 그렇다면 오히려 국민연금은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연금 재정이 고갈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발제자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4. 조금 더 보수적인 입장에서의 방안 발제자의 견해에 의하면 대기업 경영권의 상속과 관련하여 어떤 형태로든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관하여 오랜 기간 고 민해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보수적인 시각에서 주로 기존 제도를 활용하면서 특별입법은 최소화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간단히 떠오르는 방법은 주식을 담보로 금전을 차용하는 방법입니다. 즉, 상속인이 상속받은 주식을 국가에 담보로 제공하고 금전을 차용한 다음 그 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고, 차용한 금액은 배당금 등으로 분할하여 변제 해 나가는 방법입니다. 만약 차용금을 갚지 않는다면 국가는 담보 제공받은 주식을 처분하거나 스스로 취득하여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 론 상속인은 기존 금융기관에서 금전을 차용하여 상속세를 납부할 수도 있 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다 하여도 조 단위에 이르는 거액 을 실제로 금융기관에서 차용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 니다. 이와 달리 국가가 직접 금융의 주체가 된다면 실제로는 금전의 이전 없이 장부상으로만 상속인들에게 금전을 대여하고 그것을 다시 상속세로 납 부 받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시행된다면 주식 상속인이 상속 받은 주식을 굳이 시장에서 처분하여야 할 급박한 사정은 사라지게 되고, 대 기업의 지배구조에는 큰 영향이 없으면서 국가는 상속세를 효율적으로 징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러한 방안은 소수 자본으로 기업 전체 를 지배하는 재벌 총수 일가가 계속하여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지배구조 변경에 의하여 우 리 사회의 경제적 안정성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발제자의 견해는 어떠하신지요?
토론문 재벌 대기업을 국공유화 해야 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 투기자본감시센터 전 공동대표) 1. 재벌의 재산은 누구 것인가? o. 노동자, 민중에 대한 약탈 - 해방 후 친일 청산 못한 채 진행된 적산 불하 : 일제 식민통치하 민중에 대한 수탈과 약탈 결과물 - 베트남전에 참전한 가난한 노동자농민의 자식들이 목숨을 담보로 벌어들 인 돈 - 해외 파독광부, 간호사, 중동 특수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송금한 임금 o. 개발독재 경제성장 정책의 산물 - 대규모 이농을 통한 저농산물가격과 저임금 정책 - 재벌중심 경제 성장 - 정경유착과 특혜 - 수출주도경제성장에서 저가수출, 내수 독과점의 고가 판매 통한 부의 축 적 o. 재벌의 재산은 노동자 민중의 것 - 부를 생산자와 소유자의 왜곡 - 소유와 분배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민생정책, 경제민주화의 핵심 2. 재벌해체 방식과 관련하여 o. 신자유주의 하 시장논리 허구성
- 이론적으로 공정경쟁 불가능 - 100대 경제 주체 중 다국적기업이 51개, 30년간 상위 20대 대기업 중 6 개만 존속 - IMF 외환위기 이후 드러난 (금융)투기자본의 경영, 소유권 장악과 유동화 o. 재벌의 독점과 부의 세습을 막고 대기업을 유지발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지주회사나 공익재단 - 스웨덴 발렌베리, 독일보쉬의 경우는 강력한 산별중앙조직이나 정권을 교 체할 정도의 진보정당, 좌파적 시민운동 존재 여부 - 그렇지 않을 경우 공익재단은 탈세나 부의 세습을 위한 편법 : 미국 2차 대전 후 재벌들의 재단 설립 급증 3. 국 공유화 추진해야 o. 재벌대기업은 재벌일가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적, 공적 존재 o. 공 의 대립은 민 이 아니라 사 - 민영화 아닌 사유화, 사기업화, 사영화... 의료민영화 저지 가 아니라 의료 공공화 o.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는 국민연금기금 - 공적자금관리위원회(1998~2014.8.12.) : 재벌 대기업이나 해외투기자본에 특혜 공적자금 1호 :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68조 7000억 원 투입, 107조원 을 회수(회수율 63.5%) 공적자금 2호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조 1695억 원 투입, 4조 8261억 원(회수율 78.2%) - 공공자금관리기본법 개정으로 '공공자금 강제예탁' 금지, 그러나 1998년까 지 46조원 사용 이자 2조원 미지급 상태 - 1998년 노사정합의 당시 공적자금에서 주식투자 등 7% 한정, 현재 국민 연금 주식투자 등 30% 넘어서
- 공공복지서비스시설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 이마저 계속 축 소 압력 o. 국민연금의 공공성 - 공공성에 입각한 공적기금 운영 여부 - 기금운용위원회와 기금운용본부 전면 개편 : 기금의 수익성보다 공공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재편 : 정권이나 자본의 필요가 아닌 공적자금 관리 여부 -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의 최종의사 결정자는 소수의 금융전문가가 아닌 기금의 주인인 가입자 대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사회연대임금지부,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정책 제언>, 2008.10) - 정경유착과 부의 세습을 전제로 하는 재벌지배구조 타파할 정치세력 - 노동시민운동의 근본적 혁신 전제 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