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1 서 언 오늘날 기술발달에 의한 영역 간 경계의 소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거의 모 든 측면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복잡하게 얽힌 이해 당사자 사이 의 이해관계 충돌 즉 갈등이 정책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ISDI의 메가트렌드 연구(2003~2006) 결과로 발간된 Mega Trend Korea(2006) 에서 는 20개 메가트렌드를 발굴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경계의 소멸 입니다. 국경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공공과 민간부문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조직 간의 경계가 허물어 지고, 심지어는 일과 여가 사이의 구별이 없어지는 사회가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추세를 말합니다. 방송통신 분야에서도 기존의 영역 경계를 허무는 기술융합이 일어나고 있고, 이 융합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분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융합과정에서 발 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해상충을 관리함으로써 기술융합의 효과를 극 대화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이 본 연구의 기본 목적입니다. 갈등은 생산적으로 관리되면 해결과정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 오기도 하지만, 방송통신기술의 개별적인 발전과 양 기술의 융합 과정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갈등은 주로 소모적인 논쟁을 양산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우선 진행 중인 갈등의 실체를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미래의 갈등을 예측하며, 갈등관리를 통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방송 통신 기술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관리를 위해 일반 사회갈등에 관한 사전연구 결과를 이용하여 갈등관리 방안을 정립하고, 그 결과를 방통융합 갈등관리에 적용 한 것입니다. 방송통신융합이 갖는 추세는 시장에서 상당한 혼란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며, 그동안 수직적 규제체계 하에서 별개의 규제기관 하에 별개의 규제체계를 유지해 오던 정책파트에서도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이 있었습니다. 본 연구 수행과정에서 실시한 인터뷰 결과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융합이 정책추진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갈
2 등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기술발전으로 방송과 통신영역에서의 콘텐츠 전달 인프라의 통합은 가속화되고, 공급측면에서 서비스 제 공기반과 플랫폼은 통합이 되더라도 여전히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자체의 구 분은 지속되고 있어 갈등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융합매체인 IPTV를 둘러싼 그동안의 오랜 갈등은 IPTV법이 통과된 이 후에도 여전히 방송과 통신 양 영역의 주체들 간에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며, 지속적인 갈등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업자간의 갈등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송과 통신 영역에서 각각 기존 사업자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던 상황에서 IPTV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 하여 방송과 통신 양 영역의 사업자들이 모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이종사 업자 간의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것은 다시 기존 산업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디어산업 내의 경쟁 밀도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갈등이 일단락된 대표적인 사례로서 IPTV법 제정과 관련된 갈등 과 함께 지상파 방송재전송 유료화 관련 갈등, IPTV 콘텐츠 수급 관련 갈등, MMS 정책갈등, 지상파TV 디지털전환 갈등 등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갈등에 대해 연구 분석틀을 이용하여 논의하였습니다. 이상의 다섯 가지 의 갈등 사례를 중심으로 갈등의 내용과 성격 그리고 갈등 진행과정에 대한 평가와 전망, 시사점을 살펴본 결과, 이들 갈등사례는 앞서 설명된 기술발전으로 인한 방송 통신 융합 관련 갈등의 성격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로부터 갈등이 잉태되었거나 향 후 예상되는 갈등들이었습니다. 갈등에 연관된 이해관계자는 사례별로 다양하지만, 정부 사업자 이용자로 대별되고, 이들이 사안에 따라 연합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서는 대립하는 방법으로 갈등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는 한국사회의 방송통신 패러다임 변화연구 라는 KISDI 대형과제의 일 부로 수행되었습니다. 이 대형과제는 방통융합의 철학과 비전에 근거하여 방송 통 신 융합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가사회의 제 분야에 미칠 영향과 변화상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미래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는데 연구 목적이 있습니 다. 동시에 방통융합에 따라 향후 3~5년 내 제 분야별로 중요한 사회적 정책적 이슈 로 나타날 분야를 중심으로, 중장기적 미래정책 이슈를 발굴하고자 하는 과제입니
서 언 3 다. 본 과제는 이러한 목적으로 수행된 대형과제의 일부입니다. 본 연구의 갈등관리 방안은 여러 가지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는 갈등분석 프레임을 통해 구체적인 갈등사례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갈등관리를 위 한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갈등해결을 위한 방안 중 어떤 방법을 사 용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구조적인 틀을 흐름도 형식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위원회 조직 과 그 운영방안을 수정방향을 제시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갈등해결을 위한 구체 적인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까지 제시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한 갈등관리를 위해 기본 인프라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다양한 인프라의 대 표로서 이해당사자 사이의 신뢰의 중요성만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기술한 점도 본 연구의 부족한 점입니다. 신뢰구축 방안에 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현실적 인 몇 가지의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끝냈는데 이는 향후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부분으로 남습니다. 본 연구는 정국환 연구위원의 책임 하에 김희연 연구원이 함께 완성했습니다. 본 연구를 마무리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경원대학교의 정인숙 교수 님, 나사렛대학교의 양동복 교수님, 그리고 KDI 국제대학원의 박진 교수님은 귀중 한 자문과 함께 내용의 일부를 집필해 주셨습니다. 또한 본 연구의 갈등사례 분석과 정에서 갈등의 성격과 진행과정, 이해관계, 갈등의제, 대안과 해결방안 등에 대해 인 터뷰에 응하셔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주신 열두 분의 전문가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본 연구결과가 방송통신 분야의 갈등관리를 통해 융합의 효과를 극대화시키 는 정책수립에 기초자료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2008년 12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 장 방 석 호
5 목 차 서 언 1 요 약 문 11 제 1 장 서 론 19 제 1 절 연구의 배경과 목적 19 제 2 절 선행연구 분석 23 제 3 절 분석모형과 연구범위 및 연구방법 27 제 4 절 연구보고서의 구성 30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33 제 1 절 갈등에 대한 일반론 33 제 2 절 갈등관리의 개념과 필요성 35 제 3 절 갈등구조 파악 37 제 4 절 갈등관련 법, 제도 현황 40 제 5 절 갈등관리 사례 43 1. 실패 사례 44 2. 성공 사례 47 제 3 장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성격 48 제 1 절 방송통신융합의 개념과 유형 48 제 2 절 방송통신융합의 가치혼돈과 갈등유발적 측면 50 제 3 절 한국 사회에서 방송통신융합이 갖는 함의 54 제 4 장 방송통신융합 정책 갈등 사례분석 56
6 제 1 절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제정 관련 갈등 57 1. 사례 개요 57 2. 이해관계자 및 의제 분석 62 3. 단계별 갈등분석 71 4. 갈등관리 평가 86 5. 시사점 91 제 2 절 지상파 방송 재전송 유료화 관련 갈등 93 1. 갈등의 성격 93 2. 이해관계자 분석 99 3. 의제와 대안 103 4. 갈등 진행과정 105 5. 갈등관리 평가 108 제 3 절 IPTV 사업자와 PP 사업자 사이의 콘텐츠 수급계약 관련 갈등 111 1. 갈등의 성격 111 2. 이해관계자 분석 114 3. 의제와 대안 126 4. 갈등 진행과정 127 5. 갈등관리 평가 131 제 4 절 디지털 전환 관련 갈등 133 1. 갈등의 성격 135 2. 이해관계자 분석 141 3. 의제와 대안 146 4. 갈등 진행과정 151 5. 갈등관리 평가 160 제 5 절 지상파TV의 멀티모드서비스(MMS) 도입 관련 갈등 163 1. 갈등의 성격 164
7 2. 이해관계자 분석 166 3. 의제와 대안 168 4. 갈등 진행과정 173 5. 갈등관리 평가 177 제 5 장 갈등관리 시스템 설계와 방송통신융합 갈등관리 방안 180 제 1 절 갈등관리 시스템의 설계 180 1. 갈등관리 시스템 설계 방법 180 2. 갈등관리시스템 구축방향 181 제 2 절 갈등해결 방식의 종류와 선정절차 185 1. 대안적 문제해결 방식 185 2. 참여형 문제해결 189 3. 갈등해결방안 선정절차 192 제 3 절 방송통신융합 갈등관리 방안 195 1. 갈등관리방식 선정 195 2. 지금까지의 갈등관리 방식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 200 3. 갈등관리 거버넌스 체계 구성방안 202 제 4 절 방송통신융합 갈등관리를 위한 기본 인프라 축적 방안 210 제 6 장 결 론 218 참 고 문 헌 223
8 표 목 차 <표 1-1> 전문가 인터뷰 대상자 소속기관 29 <표 3-1> 방송통신융합에 대한 시각들 53 <표 4-1> 갈등사례별 갈등단계 56 <표 4-2> IPTV의 도입을 둘러싼 양 규제기관의 대립 61 <표 4-3> IPTV의 주요 정책쟁점과 내용 65 <표 4-4> 방송위원회의 통신망 이용방송서비스 도입방안 개요 77 <표 4-5> 방송법안과 BCS법안의 차이 79 <표 4-6> IPTV 관련 법안 상정 82 <표 4-7> IPTV 도입갈등의 전개과정 85 <표 4-8> 지상파 재전송 유료화에 대한 각 진영 입장 107 <표 4-9> 지상파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간의 MMS 논의 쟁점과 논거 169 <표 4-10> 시민단체와 HD이용자 집단간의 MMS 논의 쟁점과 논거 170 <표 5-1> 조정의 접근방식 비교 188 <표 5-2> 일반 여론조사와 공론조사 190 <표 5-3> 협의체 구성방식 비교 192
9 그 림 목 차 [그림 1-1] 갈등분석 모형 27 [그림 1-2] 갈등분석 모형(수정) 28 [그림 3-1] 네트워크 융합 49 [그림 3-2] 방송통신 융합의 성격과 구조 52 [그림 5-1] 공론조사의 절차 191 [그림 5-2] 갈등 해결 방법 선정절차 194
요약문 11 요 약 문 방송통신 융합 관련 갈등은 크게는 방송의 공익론과 통신의 산업론이라는 가치관 의 대립구도로 표면화되지만 갈등의 주체와 행위자에 따라서는 정부ㆍ시장(사업자) ㆍ시민사회 간의 정책갈등으로 나타난다. 더 나아가 행위자간 갈등의 성격은 행위 자 내부의 하위주체간 갈등까지 더해져서 한층 더 복잡한 구조와 성격을 드러낸다. 예컨대 정책권한 범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정부 부처 간 갈등, 시장이익을 둘러싼 사업자 간의 갈등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이해관계자간 갈등은 초기의 정책 논 의과정에서부터 표면화되고 있으나 앞으로 방송통신 융합이 본격화됨에 따라 더욱 증폭되거나 새로운 갈등이 나타날 전망이다. 본 연구는 방송통신 기술 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폐해와 정책비용을 최소 화하기 위해, 우선 진행 중인 갈등의 실체를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미래의 갈등을 예측하며, 갈등관리를 통한 이해관계 충돌의 합리적 관리방안과 해결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갈등이슈는 점차 다면화되고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 이고 있으나 갈등의 발생이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갈등예방시스템은 존재하지 않거나 있어도 거의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방송통신 융합갈 등은 정부 또는 규제기관이 갈등의 당사자가 되면서 규제의 대상자인 사업자들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이런 현실을 배경으로 본 연구는 방송통신 융합갈등 해결을 위한 갈등관리 체계 를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송과 같은 법적인 방법보다는 대안적 문제해결 방식 으로서 협상, 알선, 조정, 중재 등의 기존체계를 방송통신 융합갈등 해결에 적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해관계자 사이의 신뢰 증진 등 사회적 자본 에 기초한 합의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갈등해결 거버넌스 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
12 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한다. 방송통신융합이 갖는 추세는 시장에서는 상당한 혼란을 가져오고 있으며, 그동안 수직적 규제체계 하에서 별개의 규제기관 하에 별개의 규제체계를 유지해 오던 정 책파트에서도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이 있었다. 본 연구 수행과정에서 실시한 인터 뷰 결과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융합이 정책추진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을 유발시 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기술발전으로 방송과 통신영역에서의 콘텐츠 전달 인프라의 통합은 가속화되고, 공급측면에서 서비스 제공기반과 플랫폼 은 통합이 되더라도 여전히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자체의 구분은 지속되고 있어 방송은 방송, 통신은 통신 의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융합매체인 IPTV를 둘러싼 그동안의 오랜 갈등은 IPTV법이 통과된 이 후에도 여전히 방송과 통신 양 영역의 주체들 간에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며, 지속적인 갈등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인식하고 있다. 더 구나 이러한 갈등이 갈등관리의 주체이어야 할 정부규제기관이 오히려 당사자로서 깊숙이 개입되었다는 인식과, 통합기구 자체가 갈등의 결과로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갈등관리의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정부기관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 임을 보여주었다. 사업자간의 갈등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과 통신 영역에서 각각 기존 사업자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던 상황에서 IPTV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 하여 방송과 통신 양 영역의 사업자들이 모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이종사 업자 간의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것은 다시 기존 산업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디어산업 내의 경쟁 밀도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방송통신융합에서 나타나는 갈등요인 및 유형의 분석과 갈등관리방안 연구는 이 러한 갈등을 미연에 예방하거나 갈등발생으로 인한 역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방송통신융합 영역에서 현재 표면화되어 있거 나 잠재되어 있는 갈등사례들은 향후 더욱 큰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갈등의 요 인과 갈등의 주체, 갈등의 성격 및 구조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거버넌스 차원의
요약문 13 갈등관리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방송통신융합정책 갈등과 관련하여 현재 법률제정 등으로 갈등이 일단락된 대표 적인 사례로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일명 IPTV법) 제정과 관련된 갈등 사례가 있다. 본 연구의 분석틀을 적용하여 사례개요, 이해관계자 및 의제분석, 단계별 갈등 분석, 갈등관리 평가, 시사점 등을 살펴보았다. 또한 갈등이 진행 중이거나 예측되는 사례들로서 지상파 방송재전송 유료화 관련 갈등, IPTV 콘텐츠 수급 관련 갈등, MMS 정책갈등, 지상파TV 디지털 전환갈등 등에 대해서 사례개요와 갈등의 성격, 그리고 갈등의 진행과 전망 등을 중심으로 갈등구조를 살펴보았다. 다섯 가지의 갈등 사례를 중심으로 갈등의 내용과 성격 그리고 갈등 진행과정에 대한 평가와 전망, 시사점을 살펴본 결과, 이들 갈등사례는 앞서 설명된 기술발전으 로 인한 방송통신 융합 관련 갈등의 성격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로부터 갈등이 잉태 되었거나 향후 예상되는 갈등들이었다. 갈등에 연관된 이해관계자는 사례별로 다양 하지만, 정부 사업자 이용자로 대별된다. 이들이 사안에 따라 연합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립하기도 한다. (구)정보통신부와 (구)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된 후, 이들 두 규제기 관 간 갈등은 사라지고, 대신 사업자 간 또는 사업자와 이용자 또는 이용자와 규제 기관 간 갈등이 주로 발생하고 있고, 향후에도 이 방향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할 것 으로 예상된다. 이들 갈등을 합리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갈등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 적비용을 최소화하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르는 경제적인 가치를 적기에 극대 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갈등관리 시스템 선정 방안과 함께, 이들 시스템을 구현할 갈등관리의 제도적인 체계를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갈등관리 시스템이란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일정한 절차나 규칙 을 의미한다. 갈등당사자들이 사용하는 절차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힘에 기 초한 방식이다. 촛불 집회, 노조파업 등이 그 사례이다. 둘째, 권리에 기초한 방식이 다. 중재, 소송 등 권리를 부여하는 절차에 의존하여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방식 이다. 셋째, 이해관계에 기초한 방식이다.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달성하고자 하는 방
14 식으로서 협상, 조정이 이에 해당한다. 이 세 가지 시스템 중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 적인 방법은 이해관계에 기초한 방식이다. 사법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대안적 문제해결(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라고 한다. ADR에는 협상, 알선, 조정, 중재가 있다. 조정과 중재의 사이에도 중간 개념이 존재한다. 조정적 중재는 조정의 결과로 도출 된 합의안이 중재와 같은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방식을 말한다. 반면 중재적 조정은 법적인 결정권은 없으나 제3자가 당사자에게 합의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참여형 문제해결방식 두 가지 즉, 공론조사와 협력적 의사결정방식도 있다. 방송통신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해결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문제해결방법 을 선정하는 절차를 흐름도(flow chart) 방식으로 구성하고,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하 였다. 갈등해결 방식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기존의 공식적인 문 제해결 방식이 있는지 여부이다. 기존에 정의된 방식이 있다면 그 방식을 따르면 된 다. 그러한 공식적 방식이 없다는 전제하에 흐름도에 따라 갈등해결 방식을 선택하 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부가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이해당사자인 경우에는 당사자가 여럿이면 공동의 문제해결 방식, 즉 협력적 의사결정 방식을 쓰면 되고 다른 당사자가 단수일 경우에는 직접 협상을 벌이면 될 것이다. 다음은 정부가 이해당사자가 아닌 경우인데, 이때에는 정부가 결정권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 결정권이 있고 그 결정권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 다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진다. 당사자가 정부의 결정을 수용하면 중재방식을 택하고, 그렇지 않으면 조정적 중재(중재결정에 대해 불평을 유발하지 않는 경우), 또는 조 정(당사자의 합의가 필요한 경우)의 방식으로 가야 한다. 만약 정부가 결정권이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그 결정권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 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 정부개입 없이 도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갈등이 원만히 해소될 수 있다면 정부는 굳이 개입할 필요 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개입 없이는 갈등해소에 많이 비용이 소요될 경우에는
요약문 15 정부가 조정 등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 때 정부가 당사자에 비하여 정보가 많 다면 중재적 조정, 즉 정부가 중립자의 입장에서 당사자에게 합의안을 제시하는 방 법 을 사용하여 문제해결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반적인 조정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 우에는 알선이나 촉진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선정된 갈등관리 방안에 기초하여 주어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거버넌 스 체계 또는 갈등해결 메커니즘이 설계되어야 한다. 갈등관리 방안으로는 흐름도 가 보이는 바와 같이, 대안적 의사결정 방식인 협상 조정 중재 그리고 조정과 중 재의 중간방식으로 조정적 중재와 중재적 조정 등이 있고, 협력적 의사결정방식도 있다. 어떤 방식이 선정되더라도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단일의 메커니즘, 예를 들면 갈등관리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아니면 선정된 방안에 따라 조정위원회, 중재위원 회, 그리고 협력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회 등을 따로 구성할 수 있다. 2004년 본격적인 IPTV 갈등이 시작된 이후, 관련 정책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그 해 12월 국무조정실 산하에 멀티미디어 정책협의회 가 구성되었다. 국무조정실이 조정기구 역할을 하는 협의회였지만, 본질적으로는 이해당사자간 합의를 위한 협력 적 의사결정기구의 성격을 갖는 기구였다. 협의회 운영과정에서 규제기구 개편이나 IPTV 도입 등에 관해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되었고, 협 의회 자체가 임시적인 기구로서 강력한 조정기능이나 결정기능을 담보하지 못해 실 패한 기구로 평가된다(김동욱 외, 20008). 협의회를 통한 기관 간 정책협의가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중립적인 입장의 IPTV 정책갈등 조정 메커니즘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 회(융추위)가 2006년에 구성되었다. 여기에서는 이해관계 기관이 직접 조정에 관여 하는 대신 방송과 통신 관련 전문가 집단이 중립적 입장에서 IPTV 관련정책과 통합 기구 논의를 주도하였다. 융추위의 기구통합법안과 IPTV 정책방안은 국회 방송통 신특별위원회에서 방송통신융합 법제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2008). 이러한 평가에 기초하면 융추위는
16 조정적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즉 조정하다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법적 인 구속력을 갖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이다. 방송통신 융합 정책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멀티미디어 정책협의회와 융추위의 활 동을 거울삼아 흐름도에 등장하는 갈등관리 방안을 구현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을 그려 볼 수 있다. 위원회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조정능력과 이해 당사자의 위원회의 중립성에 대한 신뢰이다. 방송통신 융합의 대표적인 서비스로서 IPTV에 대한 주도권을 놓칠 경우, 향후 기술융합 추세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절 박한 생각이 지배적인 환경에서의 갈등이었기 때문에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사 이의 갈등관리는 확실한 신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했다. 멀티미디어 정책협의회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전문성과 신뢰부족 때문이었다. 반면에 융추 위는 전문성 있는 제 3자적 입장의 민간인이 참여함으로써, 그리고 전문성을 보완 하기 위해 위원회 산하에 전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함으로써 협의회의 약점을 극복했 고, 그 결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방송통신융합갈등은 정부기관 간 갈등, 정부 대 시민 갈등, 정부 대 사업자 갈등, 사업자간 갈등, 사업자 대 시민갈등 등 다양할 수 있기에 갈등의 이해관계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갈등관리 기구의 소속의 차이를 두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직 접적인 갈등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는 갈등관리자로서의 중립성 확보가 어려워 제 3의 기관, 예를 들면 국무총리실의 사회통합정책실이 운영하는 위원회 구성을 생각 해 볼 수 있다. IPTV법 제정과정의 융추위와 같은 성격의 위원회를 의미한다. 단일 의 위원회가 예상 가능한 모든 갈등을 다 관리할 수 있으면 하나의 상설위원회를 구 성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그러나 예상 가능한 갈등사안이 매우 다른 성격일 경우, 사안별로 해당 문제만을 위한 임시 위원회 구성을 생각할 수 있다. 두 가지 방 법의 절충으로서, 상설위원회를 구성하여 발생한 갈등관리를 추진하되, 경우에 따 라서는 사안별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해당 갈등을 관리하게 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 원회가 갈등의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기존의 방송분쟁조정위원회를 확장 개선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요약문 17 갈등관리 기구는 갈등의 사전조정과 사후조정 모두에 개입해야 한다. 현재의 방 송분쟁조정위원회 등 조정기구의 갈등관리는 모두 갈등의 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추 어져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갈등을 관리하고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갈등의 사전 조 정은 꼭 필요한 절차이다.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을 위한 규정 도 예방에 초 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후조정 기구로서의 역할은 직접적인 갈등의 단계에 개입하 여 갈등의 해소를 위해 알선, 조정, 중재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 갈등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확실히 함으로써 갈등을 관리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사실관계 갈등은 일정한 사실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이해 ( 理 解 )하고 있거나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을 때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공동 의 사실확인(joint fact-finding)을 하고 그렇게 파악된 사실 에 대해 해석을 합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앞으로 방송통신융합 관련 갈등이 사실관계의 이견 때문에 발생할 경우 전문가들 이 머리를 맞대고 사실을 확인하고 합의하는 전문가 합의형성 토론회 를 개최할 것 을 제안한다. 본 토론회는 비공개로 개최해야 하며 각 이해당사자가 추천하는 전문 가들로 구성하여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진행하여야 한다.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그 이유를 철저히 규명하여 추가적인 사실확인이 필요한 사안과 향후 협상 조정에 맡겨야 할 사항을 구분하여야 한다. 갈등해결 기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다. 특정 갈등관리를 위해 가장 적절한 해결방안이 선정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조직체계가 잘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원칙을 무시한 다든지, 도출된 결론을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조 직을 운용하고 결론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 사이에 신뢰가 없다면 그 과 정이 아무리 멋있게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갈등 해결방안 도출은 어려워진다. 갈등관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는 다양하다. 갈등해결 협상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협상역량 강화방안, 주어진 협상결론을 준수하는 사회적 분위 기 조성, 그리고 협상대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 사이의 신뢰 구축이 반
18 드시 필요하다. 이들 세 가지 요인 중 갈등해결 기제의 효과적 작동을 위한 가장 기 본이 되는 인프라는 이해당사자 사이의 신뢰구축이다. 신뢰의 구축은 분명히 갈등 해결을 위한 기본적 인프라이나, 실질적인 구축방안 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거의 없었다. 다만, 신뢰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를 참조로 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이해관계자간에 원활하고도 체계적인 의사소통 채널의 구축이다. 체계적인 의사소통은 협상을 위한 공식적인 위원회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이지만 상시적 의사소통 채널까지 포함한다. 둘째, 의사소통 채널을 정책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로 확대 운영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갈등 발생시 정책대상 집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책 대상 집단이 요구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갈등조정을 신속하게 할 것이 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기조와 지속적인 정책의 시행이다. 특별 히 방송통신 융합산업에서 사업자들이 정부나 정책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되는 것은 규제의 공평성, 규제의 합리성, 그리고 정책 비전성의 요인에서 비롯됨을 IPTV법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제 1 장 서 론 19 제 1 장 서 론 제 1 절 연구의 배경과 목적 기술발달에 의한 영역 간 경계의 소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1), 이로 인해 복잡하게 얽힌 이해 당사자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 즉 갈등 2) 이 정책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해 관계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하면서 주어진 정책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즉 효율적인 갈등관리가 정책목표의 극대화를 위해 고려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방송과 통신의 기존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술 적으로는 유선 위주의 통신과 무선 위주의 방송이 그 매체를 서로 교환하는 현상이 이미 일반화되었고, 쌍방향 전달시스템인 통신과 일방향 전달매체였던 방송이 서로 융합하고 있다. 무선 휴대전화기로 지상파 TV 방송을 실시간으로 받아 보고, 케이 블 TV 망에 인터넷이 연결되며, IPTV 서비스는 그 인터넷망을 통해 TV에 멀티미디 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 이해관계자 간의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이해당사자의 참여에 기반한 합리적 정책결정 체계 수립이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이전 규제기구 사이의 정책영역의 범위를 재조정하거나 이전 에 없었던 정책영역이 새로이 나타나 이를 적절하게 재배분할 필요성 등이 생긴 것 1) KISDI 메가트렌드 연구(2003~2006) 결과로 발간된 메가트렌드코리아(2006) 의 20개 메가트렌드의 하나가 경계의 소멸 이다. 국경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공공 과 민간부문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조직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심지어는 일과 여가 사이의 구별이 없어지는 사회가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2)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 에 따르면, 공공갈등을 공공정책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의 충돌 이라고 정의한다.
20 이다. 기술발달에 의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이미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생산하 였고, 또 앞으로 서비스의 범위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두 분 야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비한 법과 제도차원의 변화는 기술변화를 뒤따르 지 못하고 있다. 두 분야의 상이한 규제내용을 담당할 규제기관, 관련된 법령과 규 제 틀, 새로운 서비스의 성격, 새로운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업자 및 이용자 사이의 관계, 이들이 만나는 융합서비스 시장과 관련한 제도 등 정비하고 신설해야할 법과 제도가 적지 않다. 이들이 제때 확립되지 않으면서 관련한 이해 당사자 사이의 이해 관계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 관련 갈등은 크게는 방송의 공익론과 통신의 산업론이라는 가치관 의 대립구도로 표면화되지만 갈등의 주체 행위자에 따라서는 정부ㆍ시장(사업자) ㆍ시민사회 간의 정책갈등으로 나타난다. 더 나아가 행위자간 갈등의 성격은 행위 자 내부의 하위주체간 갈등까지 더해져서 한층 더 복잡한 구조와 성격을 드러낸다. 예컨대 정책권한 범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정부 부처 간 갈등, 시장이익을 둘러싼 사업자 간의 갈등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이해관계자간 갈등은 초기의 정책 논 의과정에서부터 표면화되고 있으나 앞으로 방송통신 융합이 본격화됨에 따라 더욱 증폭되거나 새로운 갈등이 나타날 전망이다. 디지털 방송 전환기술 선정과정에서 경험한 갈등과 기술과 서비스의 융합에 맞는 규제기구 구성방법 등과 같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이미 갈등이 해결되기도 하고, 이해관계자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로부터 새로운 갈등이 등장하기도 한다. IPTV 상용화를 위한 관련 제도 법제화를 위한 갈등의 경우, 서비스의 성격과 규제기구 및 관련 법령에 관한 논의는 2007년 12월 입법 완료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 법 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통합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출범으로 외형상으로 는 해결된 셈이다. 지금은 주로 사업자 사이의 갈등이 기존 서비스 시장과 신규 서 비스 시장을 사이에 두고 가열되고 있다. 3) 더하여 사업자와 이용자, 규제기관과 사 업자, 그리고 규제기관과 이용자를 중심으로 복합적으로 얽힌 갈등이 잉태되고 있
제 1 장 서 론 21 는 시점이다. 갈등은 생산적으로 관리되면 해결과정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 오기도 하지만, 방송통신기술의 개별적인 발전과 양 기술의 융합 과정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갈등은 주로 소모적인 논쟁을 양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권기헌, 2005; 김동욱 외, 2008). 방송통신 기술융합이 기존의 영역 경계를 허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분 야로 기대되는 시점에서, 그리고 현정부의 친기업 정책성향으로 인해 공익성 공공 성을 둘러싼 시민사회와의 의견대립이 매우 첨예한 갈등이슈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 은 환경에서, 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기 술융합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는 방송통신 기술 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폐해와 정책비용을 최소 화하기 위해, 우선 진행 중인 갈등의 실체를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미래의 갈등을 예측하며, 갈등관리를 통한 합리적 해결방안과 해결 메커니즘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반 사회갈등의 조정기제는 참여정부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되었고, 그 결과로 갈등 조정에 관한 법률 제정이 시도되었다가 실패하고, 대신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 결에 관한 규정 을 제정하였다. 참여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모토로 한 정부의 성격 때문에 공공정책의 수립과 집행과정에서 사사건건 대규모의 갈등을 경험하였 으며, 이를 배경으로 갈등관리가 주요한 정책이슈로 등장한 결과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책갈등에 대한 문제접근의 객관성과 과학 성의 부족으로 인해 거버넌스 차원에서 갈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부족한 점 이 적지 않다. 거버넌스 실현차원에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기구와 전문가 그리고 연구와 교육체계가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가 미비하여 갈등관리 인프라가 극히 미약한 수준이다. 더불어 우리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 집단간 차이 3) 예를 들면, IPTV도입은 미디어 플랫폼간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008년 현재 케이블TV 가입가구 1,500만 가구, 위성방송 230만가구로 거의 모든 가구가 가입된 상황에서, IPTV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유료 방송 플랫폼시장은 신구 사업자 간에 시장을 세분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2 를 인정하고 공유하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며,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화적 환경 또한 형성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러한 환경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윤종설, 2007).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갈등이슈는 점차 다면화되고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 으나 갈등의 발생이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갈등예방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방송통신 융합갈등은 정부 또는 규제기관이 갈등의 당사자가 되면서 규제의 대상자인 사업자들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이 작동하지도 않았다. 이런 현실을 배경으로 본 연구는 방송통신 융합갈등 해결을 위한 일반적인 정책 결정 거버넌스 체계를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송과 같은 법적인 방법보다는 대 안적 문제해결 방식으로서 협상, 알선, 조정, 중재 등의 기존체계를 방송통신 융합갈 등 해결에 적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해 당사자의 참여 활성 화 등을 통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체계를 제시한다. 더 나아가 이해관계자 사이의 신뢰 증진 등 사회적 자본에 기초한 합의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갈등해결 거버넌스 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사회와 경제가 다양화되면서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일반 갈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정립된 갈등관리방안을 살펴보고, 그 결과를 방송통신 융합과정의 갈 등관리에 적용하는 방법을 택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각종 공공정책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면서 다양한 갈등을 경험했다 4). 정책형성과 집행과정에서 정부와 민간의 갈 등뿐만 아니라 정부부처 간 갈등이나 민간 간의 갈등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4) 갈등 조정, 그 소통의 미학 (박진 외, 2006)은 공공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했 던 갈등과 분쟁 조정관리 사례를 비정규직 관련 법안 입법 등 국가 차원, 그리고 한탄강댐 건설 등 지역차원으로 나누어 7개의 갈등사례 소개하고, 정책갈등관리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제 1 장 서 론 23 제 2 절 선행연구 분석 방송통신 기술발전과 융합에 따라 발생하는 갈등관리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분야 에서 여러 가지 분석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시기적으로 선행연구는 방송통신 융 합을 다루는 통합된 규제기구의 출범 전의 상황을 주로 분석하고 있어서, 규제기구 간의 갈등을 매우 중요한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기술이 만드는 서 비스의 성격, 이를 다루는 법제 정비 방향 등도 갈등을 초래하는 주요 이슈로 등장 한다. 권기헌(2005)은 디지털 방송 전송방식에 관한 갈등사례를 분석하였다. 1997년 정 보통신부가 주도한 디지털 지상파방송 추진협의회의 디지털 정책부터 2004년 디지 털 전송방식이 최종적으로 미국방식으로 결정될 때까지의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 회를 중심으로 한 갈등과정을 시기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기술발전에 의해 방송과 통신이라는 상이한 정책영역이 융합하는 과정, 정책의 융합 속에서 빚어지는 다양 한 정책 행위자들의 심각한 갈등과 반목, 그리고 갈등을 초래한 양 당사자 그룹의 가치관과 조직의 생존욕구 등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규제기구에 더하여 사업 자, 방송기술노조, 시민단체 등 다양한 정책 이해관계자가 뉴미디어 방송 관련 기술 적 이슈의 발생 및 디지털 전환 정책의 순차적인 시행 주요 고비마다 갈등과 결합의 양상을 달리하여 정책네트워크의 변동을 가져 왔음을 지적했다. 정상윤 정인숙(2005)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특징을 과 거의 이해관계자 사이의 단면적 갈등에서 사업자간 갈등과 규제기관 사이의 갈등이 복합되는 복합적 갈등에서 찾는다. 복합적 갈등에서 갈등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신매체 도입과정에서 재현될 수 있는 갈등해결 방 안을 찾고 있다. 융합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과거의 방송사업자 간의 갈등이 이제는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의 갈등으로 확대되었고, 정책 규제기구와 해당사업자들 이 합심하여 자신들의 영역을 고수 확장하는 철의 연대 (홍기선 황근, 2005)가 더 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인다.
24 과거의 사업자 간 갈등은 단선적 갈등으로서 규제기구가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며 관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이제는 규제기구 간 갈등과 합쳐지면서 규제기구 가 갈등의 당사자가 됨으로써 갈등관리가 더욱 복잡해짐을 의미한다. IPTV 도입을 둘러싼 정책 갈등을 사례로 예시하면서, IPTV의 법적 지위, 도입시기, 시장경쟁에 대한 인식의 차이 등에 관해 규제기구와 사업자 사이의 복합적인 갈등을 다루고 있 다. 복합적 갈등상황에서는 정책 규제기구가 갈등의 주체가 됨에 따라 회피형 갈 등양상이 일반화되어 갈등관리가 어려워짐을 지적한다. 다른 한편, 정책 규제기구 가 자신들의 갈등요인을 제거하고 갈등관리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면 오히 려 복합적 갈등구조가 과거의 이분화된 수직적 규제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협동형 갈등관리로 나아갈 수 있음도 밝히고 있다. 방송통신기술 융합과정의 갈등분석은 지상파 디지털 전송방식 결정과정을 분석 한 권기헌(2005)에서와 같이 해당사업의 도입부터 정착단계까지의 단계별 과정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성지은(2006)은 위성 DMB 도입과정의 갈등 을 분석하면서 기술과 개념 도입, 법개정, 사업자 허가 및 사업추진기 등 3기로 나 누어 각각의 기간별로 주요쟁점과 결과, 주요 행위자, 갈등 유형을 분석했다. 주요 쟁점은 갈등의 대상이 되는 의제 즉 해답을 얻어야 하는 질문이 무엇인가이다. 각각 의 쟁점에 대해 선택 가능한 대안이 무엇이고, 이들 중 어느 것이 선택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논쟁과 그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주요 행위자의 이견과 이해관계의 대립이 해소되도록 하는 것이 갈 등관리의 주요 목표이다. 방송통신기술 융합의 산물인 위성 DMB 관련 논쟁에서 방 송이 강조하는 공익이냐 통신의 시장경쟁이냐의 논리싸움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음 을 강조했다. 또한 법적 제도적 틀이 융합이라는 큰 변화의 흐름을 뒤따라가지 못하 고, 동시에 기존의 제도와 이해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고착화되었다는데 갈등이 길게 이어진 원인이었음도 지적하고 있다. 홍기선 황근(2005)은 방송통신 융합기술과 관련한 정책갈등을 규제기구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방송위원회,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 사이
제 1 장 서 론 25 의 정책갈등의 변화를 탐색기, 통합법 주도권 갈등기, 정책 주도권 갈등기, 융합서비 스 확보를 위한 갈등기, IPTV 갈등기 등 5개의 시기로 나누어 변화하는 갈등 사례 와 관련 정부기구를 연관시켜 살피고 있다. 이들 정부 부처 사이의 갈등이 방송통신 융합의 본질적인 문제 즉 기술적 가능성 과 전망에 대한 갈등이 아니고, 규제기관들 사이의 영역다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규제기구의 존립근거가 규제대상의 존재여부에 의존한다는 전통적 인 지대 추구론적인 관점에서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규제기관 사이의 갈 등은 외형적으로는 방송이 강조하는 공익논리와 통신이 배경으로 하는 시장경쟁 논 리라는 기본 시각의 충돌로 포장되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 송 및 통신 개념을 부각시키고,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것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마지막 5기의 IPTV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규제기관들 사이의 갈등이 아니라 규제기관과 해당사업자들이 합심하여 자신들의 영역을 고수하고 확장하는 전형적인 규제자와 피규제자 간의 연합에 의한 복합 구조의 갈등으로 발전한다. 이 를 철의 연대 로 표현하면서 융합의 논의가 본질을 벗어나 규제기관들의 영역다툼 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김동욱 외(2008)는 IPTV 도입 관련 정책갈등을 갈등이슈의 전개와 참여자들의 입 장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IPTV 정책갈등 과정을 갈등조정기제에 따라 3시기로 분류하고, 각 시기별로 갈등쟁점과 갈등 참여자의 변화를 주요 일간지의 보도내용 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시기를 나누는 조정기제는 국무조정실 산하 멀티미디어 정 책협의회,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로서 각각에 대한 활 동시기와 함께 각 기구의 특징을 분석했다. 주요갈등 이슈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의 성격, 적용법률, 통합기구의 구성, 사전적 규제 및 사후적 규제 등 5개를 중심으 로, 그리고 주요 이해 당사자로 정보통신부, 방송위원회, 통신사업자, 케이블 TV 사 업자 등 4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있다. 분석 대상기간 중에 언론에 해당 이슈가 등장한 횟수를 기준으로, IPTV 서비스
26 성격과 적용법률 쟁점이 큰 변화 없이 전 시기에 걸쳐 가장 주목받는 핵심 이슈였으 며, 통합기구 논의와 사전진입규제, 사후 경쟁규제 쟁점은 시기에 따라 변화의 양상 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참여자들의 입장은 방송이냐 통신이냐의 문제에서 시작하 여 주로 시장 진입여부를 두고 팽팽한 대립을 지속하였으나, 정책이슈가 구체화되 고 방송통신 융합의 실제적인 논의가 진전됨에 따라, IPTV 상용화를 염두에 둔 시 장진입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로 전개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선행 연구들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갈등의 진행과정을 시기별로 나 누어 살펴보고 있는 점이다. 갈등해결을 위한 조정기제의 변화나 새로운 기술적 이 슈가 발생할 때를 기준으로 시기를 나누는 방법이다. 둘째는 시기별로 변하는 갈등 의제에 대한 내용이다. 대체로 정책갈등의 근원을 방송 및 통신영역 발전의 역사적 인 배경으로부터 시작하여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의 성격에 대한 이견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갈등의 원인에 대한 외형적인 포장일 뿐이고, 보다 더 근본적 인 갈등의 원인은 규제기관 사이의 영역다툼에 있음을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이 지적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규제기관 사이의 영역 다툼은 피규제기관인 사업자와 연대를 통해 더욱 굳어지고 복잡해지는 복합갈등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제 방송통신위원회의 출범으로 규제기관 간 영역 다툼의 가장 큰 축이 무너진 셈이다. 김동욱 외(2008)는 통합규제기구의 발족은 방송과 통신 영역에서 장시간 진 행되어온 해묵은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계기가 이루어질 것이며, 앞으 로 새로운 관련 서비스가 등장하더라도 지금까지 경험한 장기간의 첨예한 갈등, 그 로 인한 정책지연 등의 부정적인 결과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발족 이후로 이전에 있었던 두 규제기관 사이의 갈등은 외관상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없어지거나 의미 있는 정도로 줄어든 것인 지 아직은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가 대상으로 하는 갈등 쟁점 은 정책기구 간보다는 새로운 서비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규제기구, 사업자 및 시 민단체 사이의 갈등과 사업자 간 갈등에 더 무게를 두고자 한다. 기존의 선행연구는 각 사안에 대해 단계별로 진행되는 갈등의 발전단계에 중심을
제 1 장 서 론 27 두고 분석했는데, 본 연구는 이 단계를 기존사회 갈등 분석과정에서 정립된 방법을 응용하여 체계화하고, 더 나아가 갈등을 생산적인 방법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과 갈등관리 방안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체계 구성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제 3 절 분석모형과 연구범위 및 연구방법 방송통신 기술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관리를 위해 일반 사회갈등에 관한 사 전연구 결과를 이용하여 갈등관리 방안을 정립하고, 그 결과를 방송통신융합 갈등 관리에 적용하려고 한다(박진 외, 2006). 여기에서 정립된 갈등관리방안은 두 종류 의 갈등 평가방법(갈등사안 중심과 갈등 이해관계자 중심)을 종합한 것이다. [그림 1-1]이 보이는 것처럼 갈등의 성격 규명, 갈등 당사자 사이의 이해관계 분석, 세부 갈등의제 도출, 각 의제에 대한 복수의 대안을 정립하고, 갈등이슈(대안 선택기준) 를 정의한다. 이어서 갈등진행 및 관리 과정을 평가 또는 예측하여 갈등해결 또는 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5) [그림 1-1] 갈등분석 모형 [그림 1-1]을 방송통신 융합 갈등사례에 적용하기 위해, 진행 중인 갈등과 향후 예상되는 갈등으로 나누어 수정한 분석모형이 [그림 1-2]이다. IPTV법 제정과 통 합규제기구 발족과정에서의 갈등처럼 종료된 사례는 [그림 1-1]의 절차에 따라 5) 자세한 내용은 2장의 갈등구조 파악 에서 다시 논의한다.
28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진행 중인 갈등에 대해서는 [그림 1-2]가 보이듯이 [그림 1-1]과 동일한 절차이기는 하지만 현 시점까지의 갈등진행 과정과 평가 및 시사점 을 논의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갈등의 경우, 단계별 갈등분석과 평가 및 시사점에 대한 논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림 1-2] 갈등분석 모형(수정) 연구대상 갈등의 범위를 방송과 통신 기술의 융합에 의한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 고 방송과 통신 전반의 기술발전으로 인해 등장하는 콘텐츠의 새로운 전달 매체 관 련 갈등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연구대상 사례를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로 한정하면 주로 IPTV를 중심으로 다룰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방송과 통신 기술 발전에 따른 다 양한 신규 서비스와 관련하여 진행 중인 그리고 향후 발생 가능한 갈등을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갈등사례는 다음과 같다.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인 IPTV를 포함하여 지상파 TV 디지털 전환 등 방송 내부의 케이블 TV, 지상파 TV 등
제 1 장 서 론 29 의 매체와 관련한 갈등을 대상으로 한다. 갈등 당사자 그룹인 사업자, 소비자, 정책 당국간의 갈등과 각 그룹 내부자 사이의 갈등(지상파TV 사업자 vs. CATV사업자 vs. IPTV사업자, 기존 시민단체 vs. HD이용자 그룹, 방송통신위원회 vs. 공정거래위 원회) 중 시급성과 정책기여도 기준에 따라 분석대상을 선정하였다. 갈등사안 및 갈등 이해당사자 중심의 갈등분석연구를 위해서는 이해당사자의 현 실적이고 직관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갈등의 현장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 서는 갈등관리 및 방송통신 융합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협력회의를 통해, 진행 중인 갈등의제를 정리하고 예상 갈등의제를 도출한다. 그리고 방송통신융합 갈등 현장에서 종사하는 전문가 인터뷰 6) 를 실시하여, 갈등의 성격, 이해관계, 갈등의제, 대안 및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 청취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연구내용에 반영하고자 한다. 인터뷰는 방송통신 분야에 종사하는 총 12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인터뷰기간은 2008년 8월 25일부터 2008년 9월 10일까지였다. 인터뷰 대상자는 학 계, 시민단체, 공무원, 관련 사업자 등 전문가로 방송통신융합의 갈등상황에 대해 충 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전문가로 한정하였다. 인터뷰 대상자 는 본 과제의 공동연구진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선정하거나, 혹은 관련 전문가에게 대상자를 추천 받아 선정하였다. 인터뷰 대상자 명단은 다음 <표 1-1>과 같다. 7) <표 1-1> 전문가 인터뷰 대상자 소속기관 구분 이름 소속 1 규제기관 A 2 규제기관 B 3 위성방송사업자 4 케이블방송사업자 6) 방송통신융합의 갈등의제, 대안, 쟁점을 직관적 또는 이론적으로 구성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얻기 위해 이해당사자 인터뷰를 실시한다. 7) 본 보고서에서는 인터뷰 대상자의 익명성을 위해 소속만 밝혔다.
30 구분 이름 소속 5 위성DMB사업자 6 지상파방송사업자 A 7 지상파방송사업자 B 8 IPTV사업자 9 시민단체 A 10 시민단체 B 11 학계 12 언론계 인터뷰는 방송영역과 통신영역의 융합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갈등에 대해 사전 협의된 질문지 8) 를 통해 이루어졌다. 제 4 절 연구보고서의 구성 서론에 이어 제2장에서는 갈등관리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한다. 갈등해결을 위한 발생 원인별 갈등분류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갈등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갈등 의 발전단계를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어서 갈등관리의 개념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본 연구 갈등분석 모델의 이론적 인 뒷받침을 제공하는 갈등의 구조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살펴본다. 이는 본 연구의 사례분석에서 사용될 갈등관리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서, [그림 1-1]과 [그림 1-2]로 요약되는 내용이다. 다음으로 갈등관리와 관련한 법제도 현황을 기 술한다. 제2장의 마지막은 사회 일반의 갈등관리 우수사례 및 실패사례를 소개하고, 이로부터 효율적인 갈등관리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정책적인 시사점을 찾는다. 8) 인터뷰에 사용된 질문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의 성격과 이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갈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다. 둘째는 본 연구의 사례분석에 포함된 다섯 가지의 갈등사례에 대해 연구의 모형에 따른 분석을 완성하기 위한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장 서 론 31 제3장에서는 방송통신 융합갈등의 기본적인 이해와 효과적인 갈등관리 방안 도출 을 위해 융합의 성격을 규명한다. 방송통신 융합 갈등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일반 미디어 융합의 개념과 유형을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자 법제 및 규제로 나누어 정리한다. 이어서 방송통신 융합의 가치혼돈을 갈등 유발적 측면을 중심으로 논의 함으로써 갈등의 본질을 찾고, 우리나라에서의 방송통신 융합이 갖는 함의를 규제 기관간, 사업자간 갈등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한다. 제4장에서는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한다. IPTV법 제정과정 의 갈등과 같은 완료된 사례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갈등 그리고 향후 예상되는 갈등 을 본 연구의 분석 모델인 [그림 1-1]과 [그림 1-2]를 적용하여 분석한다. 진행 중인 갈등사례로는 사회적으로 이미 이슈화되어 언론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사례 를, 예상되는 갈등으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가능성이 큰 사례를 선정하 여 분석한다. 제5장에서는 방송통신융합의 다양한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기 위한 정책결정 거 버넌스 체계를 제시한다. 먼저 갈등관리 시스템 및 갈등해결 정책결정 거버넌스 체계 에 관한 일반적 논의로서 갈등관리 시스템의 설계방법과 구축방향을 살펴본다. 상충 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방법으로서 대안적 해결방법과 협력적 해결 방안을 큰 축 으로 그 안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다양한 방안을 중심으로 몇 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해결방안 선정방법을 논의하고, 이어서 이를 체계화한 흐름도를 제 시한다. 그리고 흐름도에 따라 선정된 방법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제안한다. 이어서 제안된 갈등해결 기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 강화 방 안을 논의한다. 특정 갈등관리를 위해 가장 적절한 해결방안이 선정되고 이를 구현 하기 위한 조직체계가 잘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 사자들이 원칙을 무시한다든지, 도출된 결론을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 을 것이다. 더 나아가 조직을 운용하고 결론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 사이 에 신뢰가 없다면 그 과정이 아무리 멋있게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갈등 해결 방안 도출은 어려워진다. 이들 여러 가지 요인 중 갈등해결 기제의 효과적 작동을 위한
32 기본 인프라로서 신뢰구축의 의미를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제6장 결론에서는 방송통신융합의 갈등사례 분석 결과를 요약하고, 이를 토대로 제시된 갈등관리 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였다.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33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갈등이슈는 점차 다면화되고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 으나 갈등의 발생이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갈등예방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방송통신 융합갈등은 정부 또는 규제기관이 갈등의 당사자가 되면서 규제의 대상자인 사업자들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이 작동하지도 않았다. 이에 본 장에서는 방송통신융합의 갈등관리 시스템 구축에 기초가 되는 사회갈등관리 이론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제 1 절 갈등에 대한 일반론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갈등의 유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갈등에 대 한 분류는 그 기준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뉜다. 먼저 갈등의 주체를 기준으로 분류하 면 개인의 심리적 갈등을 의미하는 내적갈등, 개인간 갈등, 집단간 갈등, 국가간 갈 등으로 나뉜다. 또한 갈등은 관련된 당사자의 목표에 따라 크게 이해관계 갈등과 가 치갈등으로 구분된다. 이해갈등은 개인, 집단, 국가 등 당사자가 스스로의 이해를 극 대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며 가치갈등은 자신의 이념이나 신념을 지키거나 전파하 려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생원인별 분류가 유용하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갈등 의 일반이론은 제5장에서 구축할 방송통신융합 관련 갈등관리에 적용할 방법론의 기초적 배경을 제공한다. 첫째, 사실관계 갈등은 일정한 사실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이해( 理 解 )하고 있거나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을 때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공동의 사실확인(joint fact-finding)을 하고 9) 그렇게 파악된 사실 에 대해 해석을 합 의하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외부의 전문가에게 해석을 의뢰
34 하거나 법원의 판단을 받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 둘째, 법, 제도, 관습 등이 개인이나 집단에게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갈등을 구 조적 갈등이라고 한다. 성매매 업주와 이를 단속하는 경찰간의 갈등은 성매매와 관 련된 우리나라의 왜곡된 문화와 이를 금지하는 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 우에는 당사자간 합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문화를 바꾸거나 법, 제도를 개선 하는 것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셋째, 관계갈등은 개인간 혹은 집단간 편견, 오해 등으로 인해 좋은 관계를 형성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고부간의 갈등이나 과거 서울신탁은행에서 서 울은행 출신과 신탁은행 출신간의 갈등이 그 예이다. 특정 사안으로 인한 갈등이라 기보다는 지속적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다. 따라서 관계갈등에서는 특정 갈등사안을 해결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며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서 로 이해를 높이는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한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발전단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 등은 대체로 5단계로 구분한다. 첫째, 갈등 전 단계는 갈등이 발생하기 이전의 단계 이다. 갈등의 씨가 뿌려지고 있으나 아직 당사자는 갈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단 계이다. 2단계는 상승국면이다. 당사자들이 갈등을 인지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충돌 이 나타나게 된다. 이 시기에는 각 당사자가 갈등을 인지하면서 입장을 정리하게 된 다. 3단계는 위기국면이다. 모든 갈등의제가 다 노출되고 이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는 단계이다. 해결을 위한 시도가 일 어나기도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패할 경우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것이 일반적이 9) 그러나 공동의 사실확인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국민은 한미 FTA, 전시작전통 제권, 한탄강댐 등 일련의 주요 이슈를 보면서 관련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사실들 을 말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예컨대 反 신자유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 는 전문가는 한미FTA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또 특정 이 해관계자에게 포획된 전문가들도 있다. 다시 말해 전문가들의 가치관이나 이해관 계가 사실파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35 다. 당사자는 위기 국면을 통해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무엇을 얻고 잃을 것인지를 확인하게 된다. 아울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별 강도를 확인하게 된다. 4단 계는 결말국면이다. 위기 국면에서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이 시도되어 타결에 이르는 단계이다. 끝으로 단계는 갈등이후 단계이다. 갈등의 해결이 공식화 되고 이에 따라 법적, 제도적 개선이 일어나기도 하는 단계이다. 주요 갈등은 결말 국면에서 해결되었으나 몇 가지 부수적인 사안에 대한 협의가 발생하기도 한다. 제 2 절 갈등관리의 개념과 필요성 10) 갈등관리(conflict management)란 갈등을 예방하고 악화를 방지하며 나아가 해결 하고자 하는 모든 활동을 지칭한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갈등관리는 갈등이 표출되 어 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면서 효과적으로 해결되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갈등관리는 갈등을 관리나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므로 현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 결책을 제시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되기 쉽 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와 참여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공공부문의 다양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최 근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갈등, 한미 FTA, 교원평가, 미군기지 이전 등 굵직한 사안 들로 인한 갈등을 겪거나 지금도 그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 국가가 운영되기 위 해서는 매일 무수히 많은 결정들이 공공정책의 이름으로 내려지게 된다. 이와 같은 공공정책은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이요, 갈등해결 과정 에서 많은 직간접적인 비용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정부에 대한 국 민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정책 결정과정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는 크게 두 가지에 의하여 결정된다. 첫 째는 국민의 참여요구 충족도이다. 참여요구 충족도는 국민의 참여요구에 대한 정 10) 본 내용은 박진, 채종헌(2006)의 서론을 참고로 작성되었다.
36 부 정책결정의 민주성에 의하여 결정된다. 즉 공공정책 결정과정에 국민의 참여를 민주적으로 보장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국민의 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커지게 된다. 그리고 국민의 참여를 같은 정도로 보장한다고 해도 국민의 참여요구가 커질수록 국민의 상대적인 만족도는 떨어지게 된다. 둘째, 국정운영의 안정성이다. 국민은 참여하기를 원하나 그렇다고 혼란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갈등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가 급적 적게 들이면서 공공정책을 수립, 집행해야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갈등관리 역량이 크면 클수록 국민의 만족도는 커지게 된다. 중요한 점은 갈 등관리 역량 역시 국민의 참여요구에 대비한 상대적 개념이라는 점이다. 국민의 참 여요구가 낮은 상황에서는 정부의 갈등관리역량이 낮더라도 정책추진 과정은 원만 하게 진행될 수 있다. 반면 갈등관리역량이 일정한 상태에서 국민의 참여요구가 높 아지면 정책추진과정의 원만성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국민의 만족도는 국민의 참여요구 충족도와 국정의 안정성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가 높더라도 다른 하나가 영( 零 )에 가깝다 면 국민만족도 역시 영( 零 )에 가까울 것이다. 아무리 국민의 참여요구를 잘 수용한 다고 해도 갈등해결 능력이 없어 국정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면 국민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국정은 안정되고 있으나 국민의 참여를 전혀 보장하고 있지 않는 비민주적 정부에 대해 국민만족도는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국민의 참여요구는 늘어나고 있으나 갈등관리 능력을 키우지 않은 상 태에서 단순히 참여기회만을 확대하다가는 전반적인 국민만족도의 하락을 가지고 오게 된다. 바로 이것이 지난 정부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국민 의 참여요구가 분출하는 시기에 임기를 시작하였다. 그에 맞추어 정책결정의 민주 성도 크게 향상되어 국민의 참여요구 충족도는 높아졌다. 그러나 갈등관리능력은 과거 정부에 비하여 향상되지 않아 국정의 안정성이 떨어졌다. 참여정부의 인기가 낮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갈등관리 없는 참여 때문이다. 반면 현 이명박 정부에서 경험한 몇 가지 사례는 국민의 참여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로 인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37 해 발생한 촛불시위 등 갈등사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국정의 안정성이 크게 훼 손되는 경험을 하였다. 국민참여와 갈등관리 능력이 모두 낮아 임기 초반의 지지가 크게 하락하게 된 것이다. 갈등관리역량은 이제 민주주의 시대의 정부에게 가장 필 요한 덕목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갈등관리는 정부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며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필요하다. 우리 정부만이 아니라, NGO, 지역주민 등 대부분의 이해당사자들은 갈등을 관리하고 이를 해결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혼란을 부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책임 만은 아니며 모든 이해당사자의 책임,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제 3 절 갈등구조 파악 11)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갈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다 섯 단계를 거칠 필요가 있다. 첫째, 갈등개요 파악이다. 갈등분석의 첫 단계 작업으 로 예상되는 갈등상황 전반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으로 갈등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어떠한 양상을 띠고 발생할 것인지(또는 발생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는 중요하다. 갈등개요 단계 에서는 다음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1 무엇을, 언제, 어디서 에 관한 답변을 통해 갈등의 간략한 개요를 파악한다. 2 3 4 갈등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이해를 깊게 한다. 갈등을 관리할 때 부딪칠 수 있는 도전을 이해한다. 정책 또는 사업이 갈등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다. 둘째, 이해관계자 분석이다. 12) 갈등구조 파악의 두 번째 단계로 개별적인 갈등 행 11) 이하의 글은 박홍엽, 박진(2009)의 내용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12) 이해관계자란 갈등에서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 모든 집단 또는 갈등에 의해 비
38 위자를 면밀히 관찰하거나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갈등상황이 어느 행 위자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예상하고 연합(alliance)과 동맹(coalition)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갈등예방 및 해소를 위한 출 발점과 파트너를 모색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다음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1 2 3 4 5 6 7 누가 에 관한 답변을 통해 갈등행위자를 분석한다. 이해관계자를 분류한다(직접적 간접적 외부 이해관계자) 이해관계자의 이해(interest), 입장(position), 관계를 명확히 파악한다. 목표 집단을 결정하고 목표 집단 간의 구분을 위한 배경 지식을 제공한다. 협력을 위한 파트너를 선정한다. 정책 활동을 우선순위에 따라 집중한다. 이해관계자간의 갈등관계 및 연합(alliance)관계를 파악한다. 셋째, 의제 및 대안분석이다. 갈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가 어떤 문제 에 대하여 갈등을 빚고 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자가 갈등을 보이고 있는 문제를 의제(agenda)라고 한다. 각 의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 택 가능한 방안을 대안(option)이라고 한다. 갈등은 이해관계자가 선택한 대안이 서 로 달라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임진강의 홍수를 막기 위한 방안이라는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탄강댐, 제방증고, 천변저류지라는 대안이 있다. 환경단체나 철원군은 천변저류지 대안을, 정부와 경기도는 한탄강댐 대안을 지지하여 갈등이 발생했다. 의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선택하기 위하여 검토해야 하는 기준을 쟁 점(issue)이라고 한다. 임진강 홍수대책의 사례에서는 홍수통제력, 안전성, 환경성, 주민수용성, 경제성이라는 다섯 가지 쟁점이 있었다. 이 쟁점별로 각 대안을 평가하 여 한탄강댐과 일부 천변저류지라는 대안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간혹 쟁점에도 대안이 있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세 가지 모델의 냉장고 중 무엇 을 구매할 것인지를 놓고 대리점과 협상을 하는 경우를 상정하자. 즉 냉장고 모델결 슷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 모든 집단을 의미한다.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39 정이 의제가 된다. 이 때 가격, 용량, 디자인, 애프터서비스의 네 가지 쟁점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중 용량과 디자인은 각 냉장고 모델별로 확정된 것이나 가격과 애프터서비스는 대리점과 협상을 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쟁점에도 대 안이 있게 된다.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2 3 4 5 6 의제와 의제간의 관계를 명확히 파악한다. 각 의제별 대안을 구한다. 쟁점을 파악하고 대안이 있는 쟁점과 그렇지 않은 쟁점을 파악한다. 의제와 쟁점간의 관계를 파악한다. 이해관계자별로 선택하는 대안을 파악한다. 이해관계자별로 중시하는 쟁점을 파악한다. 넷째, 원인분석이다. 갈등구조 파악의 네 번째 단계로 갈등이 발생하는 구조적 원 인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원인이 어떠한 변화의 과정을 겪을 것인지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정확한 원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그에 따라 적절한 대책 강구가 가능하다. 원인분석 단계에서 분석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2 3 4 5 갈등을 발생시키고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장기적, 구조적 요인을 조사한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갈등의 원인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파악한다. 갈등의 원인과 갈등을 지속시키는 요인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요인별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갈등해소를 가로막는 요인과 갈등해소를 촉진시키는 요인을 구별한다. 다섯째, 동향 및 기회 파악이다. 갈등분석의 마지막 단계로 갈등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그 경우 합의형성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구체적으로 갈등예방 및 해결 대책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동향 및 기회 파악 단계에서 분석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현재까지의 갈등의 전개현황을 파악한다. 2 갈등예방 및 해결을 위한 조치의 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40 3 4 5 6 다음 단계의 전략형성과 계획의 기준역할을 한다. 장ㆍ단기 조치를 구별해 사용한다. 각 조치 별로 어느 시기에 집행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를 결정한다. 2~4단계의 결과를 포함하여 종합적인 분석표를 작성한다. 제 4 절 갈등관련 법, 제도 현황 한국의 갈등관련 법, 제도는 그다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개인과 국가의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는 상대적으로 먼저 발달해 왔으며 국가의 갈등관리 전반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최근에야 마련되었다.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한 규정 2007년 제정되어 2008년에 개정된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한 규정(대 통령령 제20724호)이 대표적이다. 본 규정은 2005년부터 갈등관리법으로 추진되었 으나 각 부처와 국회의 반대로 좌절된 뒤 대통령령으로 추진된 바 있다. 국무총리실 사회통합정책실의 소관 법률로 되어 있다. 사회통합정책실은 정부의 갈등관리 체계 구축 및 운영 공공기관의 갈등관리 역량의 제고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규정의 내용을 살펴보자. 첫째, 각 부처별로 갈등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 기 위해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심의 위원회로 되어 있으나 갈등관 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 자문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갈등 관련 사항 이 많지 않은 부처청의 경우에는 본 위원회를 두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부처청은 시행규칙(총리령)으로 정하고 있다. 그 외에 각 부처는 사안별로 이해당사자, 정부, 전문가로 구성된 갈등조정협의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도 각 부처는 필요시 이러한 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내 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둘째, 각 부처는 주요 정책결정 전에 필요시 갈등영향분석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41 두고 있다. 갈등영향분석서는 공공정책의 개요 및 기대효과, 이해관계인의 확인 및 의견조사 내용, 관련 단체 및 전문가의 의견, 갈등유발요인 및 예상되는 주요쟁점,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 갈등의 예방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말한다. 완성된 갈등영향분석서는 위의 갈등관리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 도록 되어 있다. 셋째, 국무총리실은 갈등관리와 관련된 연구를 위해 갈등관리 연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지정된 연구기관은 갈등의 예방 해결을 위한 정책 법 령 제도 문화 등의 조사 연구, 갈등의 예방 해결 과정과 관련된 매뉴얼 작 성 보급, 갈등의 예방 해결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개발 보급, 갈등영향 분석에 관한 조사 연구, 참여적 의사결정방법의 활용방법에 대한 조사 연구, 그 밖에 갈등의 예방 해결에 필요한 사항 등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연구기관의 지 정과 관련된 사항은 시행규칙(총리령)으로 정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동 규정은 갈등조정협의회 등 사후적인 갈등해결을 위한 내용도 포 함하고는 있으나 그 보다는 갈등영향평가, 참여적 의사결정 방법의 활용 등 사전적 인 갈등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각 부처와 국회의 반대로 2005 년의 갈등관리법 추진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본 규정이 탄생하였으므로 파급력이 큰 조항은 사라지고 선언적, 임의적 조항만이 남게 되었다. 각종 분쟁조정제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각 부문별로 다양한 분쟁조정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건설분 쟁조정위원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금융분쟁조정위원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노동쟁의조정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 등이 그 예이다. 이는 대체로 개인이나 집단 의 권익구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갈등의 예방보다는 정책결정에 따라 발생한 분쟁을 사후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각 위원회마다 별도의 근거 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분쟁조정제도는 재판에 비하여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시간과 비
42 용이 절감되며 당사자들이 과정에 참여하므로 대체로 만족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조정( 調 停 )은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조정자가 당사자간 합의를 유도 하는 방식을 말하며 중재( 仲 裁 )는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다. 다른 조정위원회는 조 정( 調 停 )이라는 이름에도 불구 실제로는 중재를 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행정의 절차에 관한 법 행정의 절차에서 국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 있다. 이 법 률들은 정부와 국민의 분쟁을 예방하기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먼저 행정절차법은 행정처분, 입법예고, 행정예고, 신고, 행정지도 등의 업무수행 시 행정 기관이 사전에 이해관계자 등 국민과 가져야 할 대외적 절차를 규정한 법률이다. 국 민과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청문, 공청회 등의 의견청취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청 문절차는 행정처분의 사유에 대하여 처분 대상자가 소명하고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대체로 행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실시하 도록 규정되어 있어 실제로는 잘 활용되고 있지 않다. 반면 공청회의 활용도는 매우 높은 편인데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이다. 행정의 절차에 관한 법률로서 정보공개법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국민의 청구에 의해 공개하거나 사전에 제공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민참여와 국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 다.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국민적 참여를 보장하고 나아가 향 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최근 정 보공개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개선을 이루었다. 국토이용 갈등 관련 법제 국토이용과 관련된 정부정책은 필연적으로 많은 갈등소지를 안고 있다. 이에 따 라 국토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예방하거나 사후적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래와 같은 많은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43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은 국토의 이용, 개발, 보전을 위한 계획의 수립과 집 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도시관리계획 및 도시개발공공사업의 집행단계에서 주민과 지방의회의 의견청취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주체와 주 민간의 이견을 좁히고 합의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 대한 규정은 미비한 실정이다. 환경 교통 재해등에관한영향평가법은 주요 개발사업에 환경영향평가를 의무 화하여 환경보전 관련 갈등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고 있다. 환경 영향평가는 개발사업 승인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승인을 위해서는 환경을 고 려하여 개발방법과 범위 등을 수정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환경보전을 바라는 지 역주민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는 절차가 만들어지게 된다. 아울러 청문, 이의신청, 공 청회, 설명회 등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수단들이 규정되어 있다.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은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개발사업 과정에서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토지취득 및 보상절차를 담고 있다. 보상 계획의 공고 및 열람, 의견청취, 보상협의 등 사전적인 조치만이 아니라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 사후적 분쟁해결 절차도 담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토지수용위원회에서 이 과정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혐오기피시설과 관련된 법제들도 개인과 집단의 권익구제를 위한 방안을 규정하 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댐, 폐기물 처리장 등이 그 예인데 각각 해당되는 법안에서는 사전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규정과 사후 보상지원 제도로 구성되어 있 다. 이 중 갈등예방을 위한 사전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하 거나 형식에 흐르고 있어 향후 보완이 요청되고 있다. 제 5 절 갈등관리 사례 이상에서 언급한 기존의 갈등해결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갈등해 소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례별로 매우 다양하나 많은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갈등관리의 문제점들도 적지 않다. 방송통신융합의 갈등관
44 리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본 절에서는 박진 채종헌(2006)의 내용을 바탕 으로 기존의 갈등사례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기존의 사례를 실패와 성공으로 양분하기는 쉽지 않다. 실패와 성공의 기준도 모호하려니와 한 사례에도 성공적인 갈등관리 요소와 실패한 요소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절에서는 갈등 해소 비 용과 이해당사자의 만족을 기준으로 실패와 성공 사례를 나누었다. 그러나 이는 매 우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기준이라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그리고 실패 사례에서는 실패요인을 중심으로, 성공 사례에서는 성공요인을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1. 실패 사례 먼저 비정규직 관련 법안 입법을 둘러싼 갈등이다. 노사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차별 및 남용금지를 목적으로 하는 입법안을 둘러싸고 발생한 사 례이다. 본 사례는 크게 세 집단 간의 다툼으로 파악된다. 한국노총, 민주노총의 노동 계와 경총, 상의, 전경련 등 경제단체간의 다툼에 노사정위원회, 노동부, 국가인권위 원회 등 국가기관이 사이에 서 있는 형태의 갈등이었다. 이 세 집단은 또 각각 노동 자와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으면서 그 집단 내 구성원 간에도 이해관 계의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복잡한 갈등구조에 정당까지 이해 관계자로 포함되다 보니 단순한 이해갈등을 넘어 가치갈등으로까지 비화된 사례이 다. 오랜 시간 소모적인 국회의 논의를 거쳐 입법에 이르렀으나 어느 당사자도 만족 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 사례라고 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어 비정규직 문제는 최근 다시 한 번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3). 13) 노사정위원회 산하 비정규직대책위원회 공익위원들이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 을 뼈대로 한 정부와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 개정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 다. 이들은 기간 연장 하나만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뜻 이라면서 도, 의견서는 노 사 정 의견을 조율하려고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초안 이라고 했다. 정부는 내년 2월까지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 며 노사정위 논의를 재촉하 고 있지만, 노 사 정 견해차가 커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한겨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45 비정규직 사례에서 갈등관리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정부 의 사전 준비 부족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비정규직 사례는 이해와 가치가 얽혀 있 는 매우 복잡한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신중한 준비 없이 입법을 서둘렀었다. 복잡한 사안일수록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둘째, 각 이해당사자 가 자기 진영의 목소리를 단일화 하는 것에 실패하였다. 정부 부처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간에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한 조직 내에서도 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각 이해당사자내의 입장 정리가 매우 중요하 다는 시사점을 준다. 셋째, 합의형성 주체가 노사정위원회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 회로 바뀌면서 혼란을 초래하였다. 합의형성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데에도 이러한 혼란이 발생하였으니 그러한 절차가 없는 경우의 혼란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초 기에 합의형성 주체와 절차를 명확히 하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 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다음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례이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부터 2005년 까지 주로 교육부와 전교조간에 벌어졌던 갈등사례이다. 이 역시 이해갈등인 동시 에 가치갈등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대결로 비화된 바 있다. 당시 교육부 주도의 문제해결이 실패한 이후 국무조정실로 주도권이 넘어 가 결국 에는 합의에 도달하였으나 2년간 학교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많은 비용을 초 래하였다. 그 합의결과 역시 불필요한 예산 소요가 커 말 없는 이해당사자인 국민들 의 시각에서 볼 때 실패한 사례로 규정할 수 밖에 없다. 본 사례가 성공하지 못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교육부와 전교조 등 이해당사자들 이 NEIS의 파급효과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에 있다. 어떤 정책이 어떠 한 갈등을 유발할 지를 예측하는 능력이 모든 이해당사자들 특히 정부에게 필요하 다는 시사점을 준다. 둘째, 교육부와 전교조의 상호불신도 중요한 배경이다. 애당초 신뢰가 없던 두 당사자들은 모두 합의를 번복함으로써 상호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레, 2008-12-12).
46 만든 바 있다. 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당사자간에는 평소에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합의가 존중되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셋째, 당사자간 문제해결만을 추구했던 것도 실패요인이다.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교육부가 주도한 합의형성 기구가 실패하고 결국 국무조정실에서 합 의에 이른 것을 보면 조정 등 중립적인 제3의 기관에 의한 갈등해결이 좀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게 된다. 한탄강댐 사례도 실패한 갈등관리로 분류할 수 있다. 임진강 하류의 홍수를 통제 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이견으로 중앙정부, 공기업, 다수의 지방정부, NGO 등이 격 돌한 사례이다. 제5장에서 설명되는 중재적 조정방식이 사용되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으며 이에 따라 지속가능발전위원회로부터 국무총리실로 갈등관리 주체가 변경되는 우여 곡절을 겪었다.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임진강홍수대책특위의 결정 에도 불구 결국 철원 주민들의 합의를 끌어 내지 못해 아직도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탄강댐 사례의 실패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3자 개입이 너무 늦었을 뿐 아 니라 개입방법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조정이 어려움을 겪자 조정소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는 중재적 조정방식에 합의하였으나 결국 소위원회의 중재안이 거부당하는 과정이 이를 보여 준다. 조정 등 제3자 개입 은 가급적 갈등 초기에 이루어져야 하며 조정절차, 승복문화 등에 대한 이해당사자 대상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하여 조정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끼게 된다. 둘째, 우리 정치권이 갈등을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 것도 실패요인이다. 정치권이 갈등해결 과정에 순기능을 발휘하도록 갈등 해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게 된다. 셋째, 전문가들이 문 제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모든 사안에 대하여 과학적 판단이 가능한 것은 아니나 최소한의 사실 규명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엇갈 린다면 갈등해결의 길은 더욱 멀어진다. 이해관계에 포획되지 않고 객관성과 전문 성을 인정받는, 즉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신뢰를 받는 전문가 및 전문기관이 필요하 다는 시사점을 얻는다.
제 2 장 갈등관리에 대한 이론적 배경 47 2. 성공 사례 실패 사례에 비해 성공 사례를 선정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성공하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쉬운 측면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몇 가지 사례를 골라 보 면 아래와 같다. 먼저 경유승용차와 수도권대기질개선특별법 사례이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한 진영을 이루고 당시 산업자원부와 자동차업계, 정유업계가 대체로 한 진영을 이룬 사례로서 갈등초기에 정부와 업계, NGO가 합의에 도달한 상대적으 로 성공적인 사례이다. 무엇보다도 갈등이 진행될 때마다 경유차공동위원회, 경유 차환경위원회, 수도권대기질개선특별법 태스크포스 등 합의형성을 위한 민 관 공 동기구를 발족시킨 것이 주효하였다고 판단된다. 둘째, 국군기무사 사령부 과천이전 사례이다. 서울 종로구에 있던 국군기무사 사 령부의 과천시 이전을 둘러싸고 국방부, 기무사, 과천시, 지역주민 등간에 발생했던 갈등 사례이다. 당사자들이 이해관계에 입각한 협상을 펼쳐 기무사는 과천시로 이 전하는 대신 과천 측은 제외부지 매입권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경기도의 협 조 지원 등을 얻어 내었다. 대표성 있는 구성원으로 협의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대 안을 개발하면서 협상을 진행한 점이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제3의 조정자를 조기에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48 제 3 장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성격 제 1 절 방송통신융합의 개념과 유형 우리나라에서 방송통신융합 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의 보다 자연스런 표현은 미디어융합 (media convergence)이다. 방송통신융합은 기술 발달에 따라 과 거 경계영역이 분명하던 미디어산업의 각 영역이 상호 합쳐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러한 방송통신융합은 1996년 미국 통신법에 의해 촉발되기 시작하여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미디어 융합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네트워크 융합, 서비스 융합, 사 업자 융합, 법제 및 규제기구융합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사실은 네트워크의 융 합이 가능해지면 나머지 형태의 융합은 거의 연속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정 인숙, 2006). 네트워크의 융합은 기술 융합이라고도 하는데, 방송망, 통신망, 컴퓨터망 등 별도 로 존재하던 망들이 합쳐지는 것을 말한다. Ypsilanti & Sarrocco(2007)는 융합 (convergence)이란 하나의 네트워크에 하나의 서비스(one network to one service)를 제공하던 것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여러 개의 서비스(one network to multiple services) 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를 [그림 3-1]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융합은 서비스융합을 가져온다. 각 망에서 고유하게 제공되던 서 비스들이 여러 망에서 동시에 제공됨으로써 서비스의 경계영역을 무너뜨리게 되고, 이른바 경계영역 서비스 를 가져오게 된다. 이동형 TV나 IPTV 등이 대표적인 예라 고 할 수 있다. 서비스 융합은 자연스럽게 사업자 융합을 가져온다. 사업자 융합은 시장 융합 이
제 3 장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성격 49 라고도 하는데 서비스 융합에 의해 나타나는 사업자간의 융합을 말한다. 서로 별개 의 시장에서 존재하던 사업자들이 기술 융합과 서비스 융합에 의해 서로의 시장에 진입하게 된 현상을 말한다. 미국이 1996년 정보통신법을 통해 케이블TV사업자가 전화시장에, 전화사업자가 케이블TV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한 것이 사업자 융합 의 시작이다. [그림 3-1] 네트워크 융합 * 출처: Ypsilanti & Sarrocco (2007) 사업자융합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별도법에 의해 분리 규제되어 오던 수직적 미디 어정책에도 불가피하게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별도의 사업영역을 구분지어 주던 관련 법률들이나 관련규제기구들이 더 이상 시장을 통제하지 못하는 법률 및 규제융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송통신융합은 세계적 현상이며 불가피하게 수용해야만 하는 경제적 현 실이다. 미디어 융합을 부추기는 요인들로는 기술적요인, 규제완화요인, 세계화요인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기술적 요인이다. 디지털 압축, 무선케이 블, 광섬유, 위성방송, 양방향 시스템의 개발로 인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새 로운 미디어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규제완화 요인이다. 세계 방송시장의 독점이 붕괴되고 소유규제가 완
50 화되는 법적 계기는 1996년에 제정된 미국의 정보통신법이었다. 케이블TV사업자와 전화사업자 간에 존재하던 사업영역의 경계를 무너뜨린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이 후 세계 방송시장 및 미디어시장 구조의 변화를 자극하는 동인이 되었다. 세 번째는 세계화 요인이다. 세계 미디어산업을 지배하는 기업은 Time-Warner, News Corp., Viacom과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다. 미디어산업의 가치사슬이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화하면서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가치사슬 전반을 지배할 수 있는 M&A를 빈번하게 시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사업자 융합은 끊임없이 전개 되고 있다. 게다가 M&A가 갖고 있는 자기증식성, 즉 세계적인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M&A 대열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IBM(2006)이 전세계(유럽, 아시아, 북미) 미디어산업 간부들 108명을 심층 인터뷰 하고 서베이한 결과에 의하면, 향후 5~7년 사이에 당면하게 될 최고의 경쟁은 기존 경쟁자와의 경쟁(56%), 인터넷포털과의 경쟁(39%), 소비자에게 직접 가는 메이저 콘텐츠 오너와의 경쟁(28%)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산업의 패러다임이 판매자 시장에서 구매자 시장으로 바뀌고, 사업의 아이템 역시 사업자 중심에서 UCC와 같 은 소비자 주도적 산업으로 바뀌면서 미디어산업의 시장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 는 것이다. 제 2 절 방송통신융합의 가치혼돈과 갈등유발적 측면 방송통신융합이 갖는 추세는 시장에서는 상당한 혼란을 가져오고 있으며, 그동안 수직적 규제체계 하에서 별개의 규제기관 하에 별개의 규제체계를 유지해 오던 정 책파트에서도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융합이 정책추진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지상파방송의 한 전문가는 본 연구의 심층인터뷰에서 방송통신융합 이 갖는 의미와 갈등유발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 3 장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성격 51 방송통신융합은 컨버전스를 번역한 것에 불과하다. 정확히 융합이라 번역하면 안 되 고, 굳이 의역하자면 결합 내지는 수렴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엔 합쳐질 수는 없는 서 비스이나 병치는 될 수 있고, 영역의 한계도 있다. 외국에서 융합의 뜻을 갖는 fusion 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은 두개 서비스에 차이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는 콘텐츠 서비스가 오디오비주얼(A/V)서비스냐 아니냐만 본다. 왜 컨버전스가 되냐 하면, 이런 A/V와 non A/V가 얹혀지는 플랫폼, 망이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결국엔 망 은 그대로인데, 망의 사용방식과 품질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여기 얹히는 서비스가 발 전해가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콘텐츠에서의 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통신서비스가 자본이나 미디 어겸영에 대해 통신 분야에는 규제가 없기 때문에, 방송도 풀려야 한다는 것은 fusion 영역에서는 가능하나, 이런 상황에서 방송규제를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방송에서 그동안 규제규범이 유지되어 왔던 충분한 이유가 있다. 예를 들면 여론의 독 과점 등을 막기 위함이었다. 지금 규제기관에서는 융합상황이므로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러 한 논리는 허구라 생각한다. 컨버전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사업자와 망은 converge 가능하지만 그 위에 서비스는 합쳐질 수 없고, 합쳐진다면 방송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내 문화 창달기능이 방송의 역할에서 사라지게 되면 국내에서 제작할 필요가 없어진다. 누구나 원하는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값싸고 좋은 미드(미국 드라마) 를 사오는 게 더 이득이 될 것이다. 1/40의 가격으로 더 호응 좋은 콘텐츠를 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2억에 제작한 드라마를 500만원 구입하는 것이다. (, 지상파방송사업자 A) 이를 요약하면 [그림 3-2]와 같다. 기술발전으로 방송과 통신영역에서의 콘텐츠 전달 인프라의 통합은 가속화되고, 공급측면에서 서비스 제공기반과 플랫폼은 통합 되더라도 여전히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자체의 구분은 지속되고 있어 방송 은 방송, 통신은 통신 의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4) 14) 인터뷰 결과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화합물의 형태가 아닌 혼합물의 형태로 존재 하며, 분리가 가능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방송통신융합은 동 일한 망 위에서 매체간 결합이 증대되고 다양화되지만, 전통적 방송과 통신의 영 역은 여전히 존재하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는 방송은 방송, 통신은 통신일
52 [그림 3-2] 방송통신 융합의 성격과 구조 또한 <표 3-1>에서 보듯이 대표적인 융합매체인 IPTV를 둘러싼 그동안의 오랜 갈등은 IPTV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여전히 방송과 통신 양 영역의 주체들 간에 이견 이 적지 않은 상태이며 15), 지속적인 갈등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인 식하고 있었다. 심지어 갈등관리의 주체이어야 할 정부규제기관이 갈등의 이해 당 사자일 수도 있다는 인식과, 통합기구 자체가 본질적 갈등의 결과라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갈등관리의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정부기관의 역할이 제한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임을 보여주고 있다. 뿐이라는 주장이다. 15) 인터뷰 대상자의 요청으로 이름과 소속기관을 밝히지 않고, 소속으로 그들의 신 분을 대신한다.
제 3 장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성격 53 <표 3-1> 방송통신융합에 대한 시각들 구분 소속 방송통신융합에 대한 시각 1 규제기관 A 2 규제기관 B 3 4 5 6 7 위성방송 사업자 케이블방송 사업자 위성DMB 사업자 지상파방송 사업자 A 지상파방송 사업자 B 8 IPTV사업자 9 시민단체 A 10 시민단체 B 11 학계 12 언론계 IPTV는 양쪽에서 일정 부분을 보완한 것이다. 통신의 주장과 방송 의 성격이 남아있어 조합된 상황이다. 통합기구도 갈등의 본질적 인 모습을 대변한다. 망의 기술적, 물리적 환경이 달라져 IPTV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인 데, 동일한 망 위에 응용서비스가 다양해지는 것이지, 전통적 방송 과 통신의 영역은 따로 있다. 방송통신융합은 기술, 서비스, 사업자의 차원에서 볼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사업자 차원의 융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통신사업자의 방송진출로 인해 새로운 것이 앞으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방송의 본질은 다 버리고, 사업자의 논리를 가지고 정책입안을 하 다보니 왜곡되는 부분이 발생하고, 사회적 갈등요소로 표현되고 결국 서로 세 불리기 작업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정부 기구가 민간영역의 갈등을 조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통신은 산업적 가치, 방송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방송통신융 합은 두 가지가 합쳐지므로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방송, 통신의 영역만 인정하면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다. A/B 파트 로 나누면 되는데 전제자체가 다르므로 자꾸 갈등이 생긴다. 통신쪽 입장에서는 IPTV가 방송이 아니길 바랬으나, 사업자 진입 과 관련된 부분이 있으므로 당연히 방송인 것이다. 융합이 새로운 시장이라고 하나, 사실은 새로운 시장이 아니다. 두 개가 합쳐져서 세 개가 되어야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고 볼 수 있 는데, 두개가 합쳐져서 소비자에게는 1.5개로 제공되므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방향을 안 따라갈 수가 없다. 신규서비스가 방송이라고 하지만 규제 프레임은 통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방송규제의 기본적 프레임은 공공영역에서 이루어진다. 합리적 논쟁들이 가능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비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비합리적 규제가 막고 있다. 제도적으로 풀기 위 해 상생위원회를 만들든지 해야 한다. 정책적인 전문성 같은 것이 떨어져서 문제가 발생하면 갈등이 불 거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IPTV는 방송도 아니고 통신도 아니며 사실상 방송법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비대칭규제, 법조항이라는 것을 두고 앞으로도 많은 갈등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54 제 3 절 한국 사회에서 방송통신융합이 갖는 함의 이처럼 방송통신융합은 기술발전에 의해 촉발되는 다면적 사회변화이며, 필연적 으로 치열한 경쟁구도를 가져오게 되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회 전반적인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방송통신융합이 기술적 요인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기 존 기술과 산업, 시장, 사회, 그리고 수용자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동인 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Jenkins, 2004)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방송통신융합의 여러 가지 유형 중에서도 법제 및 규제기구 융합과 사업자 융합은 대표적인 갈등요 인이다. 2008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기 까지 통합기구설립을 둘러싼 논의는 1999 년 16) 부터 시작하여 10년간 지속되었으며, 끊임없는 갈등담론의 연속이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방송통신의 융합은 융합이 아니라 처음부터 갈등과 분열의 시작을 의 미하는 것이었다. 한국사회에서 미디어융합 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지 않고 방송 통신융합 처럼 방송과 통신의 영역을 구분하는 언어형태로 사용되고 있음도 그것을 반증한다. 사업자간의 융합은 사업자간의 갈등을, 규제기구간의 융합은 규제기구간 의 갈등을 가져왔다. 갈등의 골은 심지어 관계자들의 언어사용까지도 심리적으로 통제하는 수준에 이 르렀다. 방송계에서는 방송통신융합 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으며, 통신계에서는 통 신방송융합 이라고 표현하면서 서로 자기영역을 앞세우기도 했고, 세미나나 토론회 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영역의 사람인가를 구분해낼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2005년 2월 방송위원회와 IPTV 성격을 놓고 한창 갈등을 벌이던 정통부는 국제적 통용어인 IPTV 대신 icod(internet Contents on Demand) 로 명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적도 있다. 심각한 갈등이 언어왜곡까지 16) 방송개혁위원회(대통령직속 자문기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을 제안하였으며, 방송위원회로 출범하되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향후 방송통신위원회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방송개혁위원회, 1999).
제 3 장 방송통신융합 갈등의 성격 55 가져온 것이다. 다행히 오랜 논란을 거쳐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그동안 외부적으로 표출되 었던 방송과 통신영역의 규제기구간 갈등은 많은 부분이 자동으로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기관이었던 정보통신부와 민간기구였던 방송위원회의 통합은 이질적인 조직문화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내부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영역과 다른 정부부처의 권한이 중복되면서 문 화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지식경제부 등과의 지속적인 권한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자간의 갈등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과 통신 영역에서 각각 기존 사업자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던 상황에서 IPTV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 하여 방송과 통신 양 영역의 사업자들이 모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이종사 업자 간의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시 기존 산업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디어산업 내의 경쟁 밀도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게다가 한 미FTA가 발효되면 외국 사업자들도 이와 같은 치열한 경쟁구도의 중요한 플레이어 로서 등장하게 되면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갈등의 소 지는 더욱 커지게 된다. 결국 이와 같은 갈등유발은 사회경제적으로 시너지를 유발해야 할 방송통신융합 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미디어산업구조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이와 같은 갈등요인을 분석하고 효율적인 갈등 관리를 하지 않으면 국가사회적 낭비와 국가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클 수 있음 을 의미한다. 따라서 방송통신융합에서 나타나는 갈등요인 및 유형의 분석과 갈등 관리방안 연구는 이러한 갈등을 미연에 예방하거나 갈등발생으로 인한 역효과를 최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방송통신융합 영역에서 현재 표면화되어 있거나 잠재되어 있는 다음과 같은 갈등사례들은 향후 더욱 큰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갈등의 요인과 갈등의 주체, 갈등의 성격 및 구조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거버넌스 차원의 갈등관리방안이 강 구되어야 할 것이다.
56 제 4 장 방송통신융합 정책 갈등 사례분석 방송통신융합정책 갈등과 관련하여 현재 법률제정 등으로 갈등이 일단락된 대표 적인 사례로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일명 IPTV법) 제정과 관련된 갈등 사례가 있다. 서론과 2장에서 소개된 본 연구의 분석틀을 적용하여 사례개요, 이해관계자 및 의제분석, 단계별 갈등분석, 갈등관리 평가, 시사점 등을 살펴보았다. 또한 갈등이 진행 중이거나 향후 예측되는 사례로서 지상파 방송재전송 유료화 관련 갈등, IPTV 콘텐츠 수급 관련 갈등, MMS 도입 정책갈등, 지상파TV 디지털전 환 갈등 등에 대해서는 사례개요와 쟁점들을 중심으로 갈등구조를 살펴보았다. 제2 장에서 설명한 갈등의 발전단계에 따라 여기에서 분석할 갈등을 분류하면 다음 표 와 같이 정리된다. <표 4-1> 갈등사례별 갈등단계 갈등사례 갈등단계 갈등전 단계 상승 단계 위기 단계 결말 단계 갈등후 단계 IPTV법 제정 지상파방송 재전송 유료화 콘텐츠 수급 (IPTV vs PP) 디지털 전환 MMS 도입
제 4 장 방송통신융합 정책 갈등 사례분석 57 제 1 절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제정 관련 갈등 1. 사례 개요 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관련 입법 배경 및 내용 IPTV에 대한 논의는 2003년 7월부터 촉발되기 시작하여 2007년 12월 28일 인터 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이 국회를 통과하고, 2008년 5월 9일 시행령이 입법예고되 기까지 약 5년여간 (구)방송위원회와 (구)정보통신부간에 심각한 갈등을 가져온 이 슈이다. 갈등의 주요 이슈들은 IPTV서비스의 성격, 적용법률, 기구개편, 사전적 진 입규제(인허가, 사업권역, 자회사분리여부, 소유 겸영규제, 망개방), 사후적 경쟁규 제(시장 점유율) 등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망 라되어 있다. 입법과정에서 갈등의 핵심 당사자였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법제정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되고, 갈등의 주요 이슈도 대부분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케이블TV 사업자를 규율하는 방송 법과 달리 IPTV 규제를 위한 별도법을 제정함으로써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갈등의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 이다. 따라서 IPTV 정책갈등은 방송통신 융합갈등을 이해하고 향후 지속적인 갈등 관리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PTV법의 제정 배경은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 는 추세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인한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확보하였으나, 현행 법률이 방송과 통신을 별개로 구분하여 규율 하는 체계로 되어있어 방송통신융합서비스의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법률적으로 도입기반을 마련하여 사업의 시급한 시행과 적정한 운영을 꾀하며, 이용자의 권익보호와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의 세계적인 선도국이 될 수 있 도록 한다는데 법제정 목적이 있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7)
58 가. 유선전기통신회선설비를 이용하여 양방향성을 가진 인터넷 프로토콜 방식으로 텔레비 전 수상기 등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포함한 콘텐츠를 복합적으 로 제공하는 방송인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등을 정의함 나.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정보 통신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함 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은 전국을 하나의 사업권역으로 하고, 필수적인 설비 를 보유한 기간통신사업자와 사업규모 및 시장점유율 등이 일정한 기준에 충족하는 기 간통신사업자는 일정한 기간 이내에 방송위원회가 고시한 모든 방송구역에서 서비스 를 개시해야 함 라. 일간신문 뉴스통신, 외국자본 등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에 대한 소유를 제한 하고,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의 방송채널사업 겸영을 제한함 마.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의 공정경쟁체제 구축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공정경 쟁 환경 조성, 시장점유율 제한, 전기통신설비의 제공, 이용자 보호, 사업자의 금지행위 등을 규정함 바. 방송법 에 따른 방송사업자, 전기통신사업법 에 따른 통신사업자 및 다른 법률의 규 정에 따른 콘텐츠의 제작 공급사업을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에 신고 또는 등록하고 인 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용 콘텐츠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보도 또는 상품소개와 판매를 전문으로 하거나 종합편성한 콘텐츠를 제 공하고자 하는 자는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도록 함 사. 정부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사업의 공정경쟁과 진흥을 위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도록 함 아. 방송위원회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사업자가 제공하는 방송프로그램이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고시하고 해당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한 인터넷 멀티미 디어 방송 콘텐츠사업자는 일반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다른 전송사업자에게 합 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여야 함 자.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중 실시간 방송프로그램에 대하여는 방송법 의 채널 구성에 관한 규정을 준용함 차.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의 진흥 및 이용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기 위하여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장관이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로부터 출 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함 카. 법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업정지, 등록 또는 승인의 취소, 과징금 처분, 시 정명령, 벌칙, 과태료 등을 규정함 타. 이 법에 따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권한은 방송과 통신을 통합한 기구가 출범할 때까지 존속함 * 출처: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정이유 ( 08.1.17), 법제처 종합법령정보센터 17)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전에 확정된 것으로서, 통합기구 출범 후 정보통신부와 방송 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로 대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