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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 획 논 단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 - 통제와 이완을 통한 인민의 압력에 대한 당국의 추인과정을 중심으로 - 정 은 이 ** Ⅰ. 통제와 이완의 이중주로서 북한시장 Ⅱ. 시장에 대한 당국의 정책 Ⅲ. 시장의 역동적 변화 추세와 현황 : 국경도시 회령 시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Ⅳ. 경제 개혁개방에 대한 평가, 그리고 단기적 전망 요 약 이 논문은 심층면접조사, 당국의 공식적 내부문건, 평양 등을 빈번하게 방문하는 연구자 및 활동 가와의 면담 등 다양한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고난의 행군이후 북한시장의 변화, 발전과 당국의 정책에 관하여 분석하고, 특히 국경도시 회령의 시장을 사례로 구체적이며 미시적인 연구를 했다. 북한의 공설시장의 외형적 변화를 중심으로 농민시장, 공설시장, 종합시장, 상점형의 순서로 발전 하면서 제도화되어 갔다. 즉 1990년대 초 농민시장형태의 장마당이 교통요충지와 도심으로 폭발적 으로 양적 팽창으로 하는 형태에서 2007년 대형 상점화 형태로 외형적으로 변화했다. 시장의 외형적 발전과 제도적 수준의 변화는 고난의 행군 시기 무정부 상태에서 혼란을 겪는 과정에서 일반주민에 의하여 형성 발달된 장마당에 대한 정부의 개입 통제 억제와 완화 정책, 일반주민의 생존과 경제적 삶을 영위하려는 본능, 간부관료의 개인축재 욕구, 그리고 새로 등장한 계층으로 부를 축재한 상인 사이에 평화로운 경제생활의 영위, 치안과 질서를 지향하는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라고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시장 공간은 북한 당국의 세수(Tax), 간부관료의 부정축재의 원동력, 부를 축적한 상인들의 활동공간, 그리고 일반주민의 생존과 자력갱생의 무대가 되었다. * 이 논문은 북한 공설시장의 외형적 발달에 관한연구, 동북아경제연구, 제 23권 제 1호(2011) 및 2000년 이후 북한시장의 발전요인에 관한 분석: 회령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비교경제연구, 제 19권 제 1호 (2011)를 토대로 수정 보완함. **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연구교수 ( eunlee7512@daum.net) / 47

2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북한에서 상인계층이 존경을 받고 있으며 일반주민, 지도부나 간부관료들이 시장의 발달과 (지하) 경제성장의 성과를 향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미 북한경제는 이미 개혁 개방 초기 국면을 넘어섰다 고 평가한다. 내년부터 북한경제는 김정일 사후 3년이 지남에 따라서 선군정치라는 실패하고 낡은 위기관리의 경제발전방식을 넘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당국은 라선특구의 경험을 2015년 모든 경제특구에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관련 법정비를 하고 있다. 최근 10여년 간 북한 시장의 발전, 북중 접경지대에서 중국의 대북 인프라 구축 및 중국공단에서 북한 노동자의 대규모 고용, 평양 등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 북한 고위층 자녀의 서방 유학 등으로 보았을 때, 김정은 지도체제는 단기적으로 경제개선조치를 지속적으로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Ⅰ 통제와 이완의 이중주로서 북한시장 1. 문제의식 김일성 사후 북한경제는 고난의 행군 을 겪으면서 계획경제의 근본적 원칙들이 훼손되었다. 두드러진 변화중의 하나는 당 정( 黨 政 )의 배급제도가 붕괴되었고, 공업, 농업 등이 기반이 파괴되고, 아사자도 발생했다. 따라서 북한 인민들은 생존을 위하여 자력갱생이라는 인간본능 이 표출되었다. 이러한 북한 인민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한의 주요 물류중심지에서 활성화된 시장 이다. 북한에서 시장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인민들이 자생적으로 만들고, 또한 확대 발전시켰다. 이러한 인민의 시장 에 대한 압력에 대하여 북한 당국은 2003년 제도적으로 추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당국이 인민의 압력을 수용한 결과가 바로 종합( 綜 合 )시장 의 등장이다. 북한당국은 지속적으로 경제개선조치를 취하면서도, 시장 에 대하여 일관된 원칙을 보이지는 못했다. 북한 당국은 시장에 대한 통제와 장려 를 반복하면서, 당국의 영향력을 확대하여, 효과적으로 재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경주했다. 48 /

3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이상과 같은 북한경제의 변화에 대하여, 한국, 일본, 미국지역의 북한경제전문가 들은 북한에서 시장이 지속 발전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이 논쟁의 핵심은 최근 북한의 시장변화를 체제이행(transition)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계획(plan) 과 시장(market) 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의 틀 속에서 분석하려는 데 있다. 1)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만으로는 북한경제의 현상과 실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것은 중국 처럼 국가의 관리능력이 경제 전반에 걸쳐 구비된 환경에서 적용가능하다. 그러나 북한 경제는 고난의 행군을 통하여 총체적으로 붕괴 됐으며, 이에 따라서 계획과 시장부문 외에도 무정부경제(지하경제), 부패경제 등 다른 회색경제지대가 형성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상의 체제이행의 관점을 적용하기 어렵다. 최근 북한에서 신발, 옷 등 생필품에서 가짜 담배, 술, 마약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규제를 벗어난 개인의 지하경제활동부문이 증대되고 있는 현상도 바로 이러한 논리를 뒷 받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북한시장에 대한 접근의 제약성, 시장변화를 둘러싼 외부인의 시각에서의 논쟁, 그리고 북한 당정군( 黨 政 軍 )조차 파악할 수 없는 지하경제활동의 심화, 관료들의 부정부패현상 등에 착안하여, 이분법적 관점을 넘어선 다원적 다층적인 맥락에서 북한경제를 분석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미시적 접근을 통해 풍부한 사례를 만들어 내고, 이를 구체화 입체화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복잡다단한 논쟁 중에서 모든 연구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몇 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이 연구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2000년 이후 북한에서 시장이 지속적인 외형적 변화 발전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전은 몇 단계로 명백하게 시기 분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북한에서는 골목장 이나 메뚜기장, 다리목장 과 같이 장소 ( 場 )로서의 시장을 비롯하여 노동, 금융과 자본, 부동산 등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시장에 이르기까지 비공식적인 영역에서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장소로서의 시장, 1) 임수호, 계획과 시장의 공존 (서울: 삼성경제연구소, 2007), 정세진, 계획에서 시장으로: 북한체제변동의 정체경제, (서울: 한울아카데미. 2000), 정은미, 북한 농업정책의 이중궤도, 통일문제연구, 평화문제 연구소, 제 19권 제1호(2007) 등이 있다. / 49

4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그 중에서도 특히 공식부문인 공설시장 을 연구대상으로 한다. 공설시장의 경우 눈에 보이는 존재이므로 비공식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며 사실관계의 정립 면에서도 정확도를 높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현 단계에서는 북한시장의 공식 부문과 비공식부문을 비교 분석 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이용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대신하여 북한시장 연구를 위한 기초 작업의 일환으로 연구의 공간 범위를 공설시장의 외형적 변화 발전에 한정한다. 또한 이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고난의 행군 이후에서부터 2010년 화폐교환 전후까지로 한다. 그 이유는 이 시기 북한에서는 경제난과 식량난에 맞물려 배급제가 붕괴되었고, 대량의 아사자와 이탈 주민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변화에 따른 주민의 적응과정 속에 주민의 경제적 삶이 배급의존 형 에서 시장의존 형 으로 이행하여 시장의 위상이 주민의 삶에서 급상 하는 과도기 및 정착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의거하여 이 연구에서는 첫째, 탈북자에 대한 심층면접 및 북한 내부문건을 토대로 공설시장과 관련된 개별사례를 수집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시장에 대한 정책을 시기별로 정리하고, 이를 통해 정책변화의 배경과 규칙성을 유추한다. 둘째, 심층면접뿐 아니라 북한내부영상자료 및 위성자료, 공간문헌자료 등 각기 다른 성격의 자료를 대조 검토(cross-checking)하고, 통시적 분석을 통해 시장에 대한 정책이 현실에 어떠한 양상으로 집행되었는지를 최근 10 년간 북한공설시장의 외형적 변화에 착안하여 시장의 변화를 도출한다. Ⅱ 시장에 대한 당국의 정책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당국은 시장을 통제하기 위하여, 시장에 대한 억제와 장려를 반복해 왔다. 이에 따라 시장은 자본주의 경제의 경기 사이클과 같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외형적인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 연구 에서는 2000년 이후 이러한 시장에 대한 당국의 정책 변화와 배경을 크게 다음과 같이 3시기로 구분하여 분석하도록 한다. 50 /

5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1. 경제체제의 정돈과 억제 (1998년-2002년) 김일성 사후, 3년간의 유훈통치가 종결되고, 김정일은 선군정치( 先 軍 政 治 ) 의 시대를 선언하였다. 김정일은 1997년 조선노동당 총비서, 1998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 되었고, 같은 해 헌법 개정을 통하여 국방위원장이 국가 최고의 직책이 되면서, 김정일은 당 정 군을 장악했다. 외부연구자들이 표현하는 소위 김정일 국방 위원장 체제가 확립되면서 당 정 군 체제를 정비하는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점은 김일성 사후 국가배급체제의 붕괴에 따라 급격히 팽창된 시장에 대한 질서를 재정비했다는 점이다. 2) 즉 메뚜기장 이나 골목장, 다리목장 3) 등 전국 각지에 무질서하게 생겨난 불법시장 및 공장 기업소에서 유출 되는 상품 및 돈주( 錢 主 ) 대한 단속이 강화되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은 이 시기 시장에 대한 정책을 주로 통제 와 억압 의 시각에서 보고, 계획경제로의 회귀 또는 시장화의 후퇴로 파악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필자는 이 시기 당국의 시장에 대한 정책을 당시 북한 경제의 현황에 비추어 본다면, 당국이 단순하게 시장에 대한 억압이나 통제를 목적으로 정책을 수립 집행 했기 보다는 유훈통치 3년간 무정부상태에서 무질서하게 과열 팽창된 시장에 대한 억제 또는 정돈 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대한 중요한 근거 중 하나는 북한에서 이른바 계획경제로의 회귀를 위해서는 대내적으로는 김일성과 같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의 지도력과 대외적으로는 소련과 중국 등 외부로부터의 지원 등 2가지 요소가 겸비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장의 억제와 통제를 통해서는 2가지 요소를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북한당국은 고난의 행군시기 이미 형성된 암시장 형태의 시장을 공식적인 제도의 틀 안에서 발달시키는 정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비공식영역을 공식적인 당정군 경제 영역에서 정리 정돈하는 방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내부영상자료 및 탈북자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한 조사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른바 장마당의 공설시장화 로 다음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2) 1998년 이전까지만 해도 김정일은 복잡한 정세에 당사업과 군대사업을 우선해야 되기 때문에 경제사업에 적극 매달릴 수 없다고 중앙당 간부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1998년 초반부터는 경제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에 관해서는 한기범, 북한 정책결정과정의 조직행태와 관료정치: 경제개혁 확대 및 후퇴를 중심 으로,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9, pp )참조. 3) 이러한 시장의 유형에 관한 용어설명은 정은이, 북한의 자생적 시장발전 연구: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를 중심으로, 통일문제연구, 평화문제연구소, 제 21권 2호(2009), p. 180 참조. / 51

6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1그동안 무질서하게 산재된 시장에 대해 일정구역을 중심으로 하나로 통합하고, 도시 중심부에 정확히 시장을 시 군 구역마다 1개씩 설치했다. 2이곳에 설비투자를 하여 공설시장으로서 일정 고정설비의 형태를 갖춘 시장으로 발전시킨다. 3시장 상인에게는 장세( 場 稅 = 稅 金, Tax)를 징수하고, 일정 노동조건을 부여하는 동시에 4 시장판매원 이라는 명칭으로 정해진 구획 안에서 장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등 잠정적 규정이 공시 로서 시장에 게시되었다. 5시장관리기구를 별도로 설치하여 장세를 징수하는 관리원 과 통제품을 단속하는 단속원 등을 배치하고 인민위원회 소속으로 시장의 행정을 담당하게 한다. 6절도, 소매치기, 상인간의 마찰 등 고난의 행군시기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던 요인들을 바로잡기 위해 공설시장 주재 담당 보안 원을 1, 2명 상주 배치했다. 일종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다. 북한 당국은 이 조치를 비록 잠정적 조치 라고 규정했으나, 이를 통해 정책적 의도가 시사하는 함의와 더불어 북한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먼저 공설시장의 명칭을 농민시장 에서 농민 이라는 글자를 떼어내고 시장 으로 변경한 점을 통해 명백하게 북한경제에서 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이 격상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신설된 시장에 대해 장세라는 명목의 세금을 징수한다는 점은 제한적이지만 세금을 납부하고 자유롭게 영리를 추구하는 상업 활동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이는 북한당국이 시장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시행한 일련의 조치들이 사실상은 시장의 존재를 공식화 하고 있음을 함축한다. 또 다른 한편 당국의 세금 징수정책에 따라서 김정일 국방 위원장 초기부터 세금을 납부하고 장사를 할 수 있는 상인과 그렇지 못한 영세상인 과의 계층분화를 심화하는 토양이 배양되고 있다는 점이다. 4) 더욱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장세는 향후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것을 시사하는 동시에, 5) 북한 내부의 다른 형태의 자원 배분 문제와도 연결되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을 뒷받침한다. 이는 국가가 세금을 징수한 대가로 상인에게 단순히 시장의 터 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준을 넘어 일정 편의( 便 宜 )까지 제공하고 있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일종의 지방 정부가 기업(상인)을 유치하기 4) 그 전에는 시장이 흩어져 있어 통제가 불가능 했으며 설령 장세를 걷는다고 해도 이는 장마당과 같이 비합법적인 시장을 합법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간주되어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탈북자 Q4씨). 5) 실제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민들에게 시장이 주요 돈벌이 장소가 됨은 물론 각 기관 기업소들에게도 주요한 수입원천으로 부상하게 되자, 시장 참여 및 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기관들 간에 상당한 이해관계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관해서는 한기범, 북한 정책결정과정의 조직행태와 관료정치: 경제개혁 확대 및 후퇴를 중심으로, p /

7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경제 원리라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관리소와 주재소를 두어 시장 안에 행정과 치안을 분권화시켜, 시장 질서를 정비하고,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였다는 것은 향후 일정장소에서 장기간 장사를 하는 정주( 定 住 ) 상인이 출현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판매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래를 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다. 2. 시장의 팽창과 부패의 심화 (2003년-2006년) 2002년 7 1경제개선조치 이후, 북한 당국이 시장을 강력하게 억제할 것이라는 문건이 공개되었다. 6) 그러나 이러한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2003년 공설시장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조치를 추진하게 되었다. 7) 즉 기존의 시장을 종합시장 ( 綜 合 市 場 ) 으로 명칭을 개정하고, 유통물자의 범위도 농토산물에서 공업제품으로까지 대폭적 으로 확대하였다. 이와 더불어 사회주의 물자교류시장 도 개설하여, 개별 기업소 간 상품거래도 허용하였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를 인민 위원회 산하의 상업부 가 담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8) 이러한 사실을 분석하면, 북한 당국의 시장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다. 즉, 북한 당국은 시장을 단순히 장이 서는 공간을 넘어, 이윤창출의 공간 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북한 당국의 인식의 전환에 따라서, 그 이후 북한 시장을 외형적 측면에서 관찰하면, 다양한 형태로 시장공간을 증 개축 신축하였다. 9) 즉 시장의 활성화되는 상승 국면을 맞이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6) 2002년 7.1 조치 내부 강연자료 가격과 생활비를 전반적으로 개정한 국가적 조치를 잘 알고, 강성대국 건슬을 힘 있게 앞당기자 에 의하면 현재 국정가격이 농민시장 가격보다도 낮아서 장사행위가 성행하고, 국가에는 상품이 부족한데 낮게 책정된 국정가격과의 격차를 리용해 국가물자를 모두 빼돌려서 농민 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팔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산은 국가가 하고 있는데 상품과 돈의 대부분은 개인의 손에 들어간다. 따라서 이번에 국가에서는 상품의 가격을 종전보다 평균 25배 정도 끌어올리기로 개정하고 와 같이 인플레이션에 의한 시장가격과 국정가격과의 격차를 줄여 시장의 공간을 폐쇄하려 했다. 7) 이 사실은 2003년 6월 10일 중앙통신을 통해 알려졌으며 이는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실시되었다. 이에 관해서는 平 井 久 志 (2003: ) 참조. 종합시장관련 조치에 관해서는 북한민중구출 긴급행동 네트워크 (RENK)가 입수한 2003년 5월 5일자 북한내부기밀문건 이영화 역 内 閣 決 定 27 号 와 内 閣 指 示 24 号 를 참조. 8) 이에 관한 조치는 북한민중구출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가 입수한 2003년 5월 5일자 북한내부기밀문건 이영화 역 종합시장설치 내각 지시문 内 閣 決 定 27 号 와 内 閣 指 示 24 号 를 참조. 9) 상동 / 53

8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구글위성지도(Google Earth)를 통해 시기별로 북한 시장의 공간적 위치 배열을 분석하면 시장의 외형적 변화 발전을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평양에 위치한 시장 중 통일거리시장의 경우 2001년의 촬영한 사진(사진 1)에는 빈 공터였 으나, 2004년 6월 5일 촬영한 사진(사진 2)에는 현 통일거리시장이 신축되었다. 다른 사례로, 력포시장은 2000년 11월 6일의 지도(사진 3)와 2003년 12월 26일의 사진 (사진 4)과 큰 차이를 보인다. 즉, 탈북자에 대한 심층 조사 등을 통하여 교차분석 한 결과, 기존의 시장건물을 대폭 개축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사동시장의 경우 2000년 11월 6일의 지도(사진 5)에는 전형적인 농민시장의 형태였으나, 2003년 12월 26일의 지도(사진 6)에는 시장건물을 대폭 개축 증축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1 통일거리시장(이미지: 2001년 5월 10일) 자료: Google Earth (필자 정은이 검색) 사진 3 력포시장(이미지: 2000년 11월 6일) 자료: Google Earth (필자 정은이 검색) 사진 2 통일거리시장(이미지: 2004년 6월 5일) 자료: Google Earth (필자 정은이 검색) 사진 4 력포시장(이미지: 2003년 12월 26일) 자료: Google Earth (필자 정은이 검색) 사진 5 사동시장(이미지: 2000년 11월 6일) 사진 6 사동시장(이미지: 2003년 12월 26일) 자료: Google Earth (필자 정은이 검색) 자료: Google Earth (필자 정은이 검색) 54 /

9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이와 같이 2003년 시장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정책전환이 이루어진 배경을 분석해 보면, 2001년에 이미 강성대국 건설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 경제관리를 개선 강화할 데 대하여 10) 라는 문건을 통하여 북한 당국은 정책의 방향성을 암시하고 있다. 경제조치에서는 특히 공짜와 평균주의를 없애라 라는 방침이 새롭게 포함 되어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북한 당국의 인식전환은 탈북자 증언 및 중국학자들과 교차분석 해 보면 상당부분 그 내용이 일치하고 있다. 즉 북한 당국의 시장에 대한 정책 변화는 2003년 종합시장정책이 공식화되기 이전부터 상당 기간 준비기간을 거쳤다는 점을 암시한다. 11) 이러한 당국의 인식전환에 기반하여, 2002년 7 1 경제 개선조치가 공포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선에 따라서 종합시장의 공식화는 일종의 실험기 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예들 들어, 공짜를 없애라 라는 주장은 시장으로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이른바 실리 로 표현되었다. 따라서 실리 는 계획경제의 공산주의 시책(무상지급)을 없애라는 것과 의미 상통한다. 그러나 북한 내부에서는 계획경제 내에서 실리적 조치를 이행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출근을 하지 않는 주민에 대해 단련형 처벌을 내렸다. 문제는 국가의 배급정책인 배급제도가 붕괴된 상황에서 단련형과 같은 처벌 조치는 주민의 일상 삶(Daily Life)와는 동떨어진 실현 불가능한 발상이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단련형 처벌에 대한 보완조치로 여성에 한정하여 시장참여를 허용한다는 대안 미봉책을 내놓게 된 것이다. 12) 남성의 입장에서 이 조치를 본다면, 이는 남성을 직장에 출근시키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시장에 참여하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 하면서 여성의 경제력이 향상되고 또한 가정 경제를 책임지게 되면서 남성은 직장에 출근하여 무상으로 노동을 하고, 무엇보다 생활총화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주민과 북한 당국은 일반주민이 경제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최저수준에서 당 조직을 붕괴를 방지하는 선택이다. 더욱이 국가 기업소단위의 입장에서는 일반주민의 생계의 10) 이에 관해서는 김정일( 金 正 日 ), 強 盛 大 国 建 設 の 要 求 に 合 わせた 社 会 主 義 経 済 の 管 理 を 改 善 強 化 するこ とについて, 世 界, 2004 年 11 月 号 : 참조. 11) 당 내부문건을 중심으로 북한 경제개혁의 집행과정을 분석한 한기범(2009: )에 의하면 2002년 7.1조치는 이미 1998년 김정일이 당경제정책검열부에 지시한 사항이 발단이 되어, 이를 이행하기 위해 2000년 10월 6.3 그루빠 라는 연구조직이 신설되어 21개월이라는 입안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이다. 12) 2002년 7.1조치 이후 여성들은 식량을 국정가격이 아닌 시장가격과 가까운 판매 가격으로 사게 했다. 여성들은 그 대신 장사만이라도 마음대로 허용해 달라고 했다. 대부분 장사를 하고 있는데 자꾸 단속을 하니 괴로운 상황이었다(탈북자 K1씨). / 55

10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책임을 국가에서 지방 기업소단위로, 지방 기업소단위에서 가계( 家 計 )로 전가시킬 수 있는 명분까지 얻게 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당국의 권력이 약화되는 문제, 즉 당국에서 지방 기업소, 그리고 가정단위로 권력이 이양 혹은 하방( 下 放 )된다는 딜레마가 발생했다. 한편 주민의 일상 삶의 단위에서는 현실적으로 여성이 가계를 꾸리지 못하는 세대( 世 帶 )도 적지 않았다. 이런 경우 남성들은 가계의 생존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남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비제도적인 제도가 암묵적 으로 허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83입금 이다. 13) 이러한 일반주민들의 일상 삶을 영위하기 위한 혹은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과 이러한 주민과 결탁한 중 하부층 간부 관료, 그리고 정부의 일관성이 결여된 임시미봉의 방책 등으로 인하여, 간부 관료들은 법과 권력, 그리고 탈법 불법 비법이 적절하게 조합된 다양한 방식을 통하여 개인축적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간부 관료와 일반 주민의 요구가 결합되어 개인축적 메커니즘을 형성하였고, 이러한 메커니즘이 제도 내에 비제도적 암묵적으로 통용 혹은 허용되면서 일종의 부정부패 구조를 양산하게 되었다. 이러한 부정부패는 북한 전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형성 확산되어 일종의 비법적인 제도로써 기능하게 되었다. 결국 2002년 7 1조치 및 그 후속조치들은 집행과정에서 간부 관료 들의 생존과 개인축재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내용이 변질되어 갔다. 즉 당국의 정책이 현실에서 수행하는 과정에서 당국의 정책목표, 주민의 분배를 책임지게 된 기업소의 역할 변화, 간부관료의 개인축재 욕구, 그리고 일반주민의 생존과 경제 생활의 욕구 등으로 인하여, 당국의 정책은 변화했다. 또한 북한의 모든 사람들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공동의 기억 속에서 생존본능으로써 경제활동에 대한 강한 욕구를 표출한 것이다. 14) 달리 표현하면, 고난의 행군 시기의 대량 기아로 인한 사망, 가족 붕괴 등의 쓰라린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간부 관료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련의 당국의 조치와 일반주민의 대처로 인하여 개인축적이 가능해졌고, 개인축척의 필수적인 존재로 시장은 필수불가결하게 된 것이다. 간부 관료들의 경제적 삶의 영역에서도 일반주민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13) 83입금에 관해서는 정은이, 북한의 자생적 시장발전 연구, p. 172 참조. 14) 북한은 빈곤국이므로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무한한 경제적 잠재욕구가 있다. 고위층에서 일반주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개인축재를 필요로 한다. 고난의 행군시기 생활자체가 이것을 보여줬다. 즉 그때 가장 취약한 계층이 바로 개인축재가 없는 계층으로 모두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인간은 총칼만 가지고는 못 산다. 아무리 약탈해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평화를 지향한다. 역시 자기에게 돈과 재산이 있는 것이 좋다. (탈북자 A1씨) 56 /

11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위상은 중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일반주민의 삶과 권력형 부정부패가 결탁하여, 이 시기 시장은 더욱 확대되었다. 3. 억제 정돈기 (2007년-2010년) 2007년부터 시장은 다소 위축되었고, 시장의 성장은 하강국면을 맞이했다. 2000년대 중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00년대 후반 외형적으로 조정상태를 거치게 되었다. 이러한 시장에 대한 조정은 당국의 지시문과 공시 등을 통해 과열된 시장에 대한 당국의 반응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예들 들어, 당 중앙위원회 지시문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지고 인민의 리익을 침해하는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저지하자 15) 와 황해남도 인민위원회 상업관리국이 해주시장에 붙인 포고문 2009년 1월 이후 시장에 관한 국가 조치 알림 16) 의 일부를 발취해서 정리 분석하면 1시장의 대한 당국의 인식 변화, 17) 2상품 품목에 대한 제한 규제, 18) 유통 및 판매가 가능한 상품 품목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공시, 19) 3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성의 나이제한 조치의 표면화와 당 조직의 복구노력, 20) 4메뚜기 장 등 비합법적인 장소에서의 시장 활동의 억제 제한, 21) 5시장의 상점화 방침, 22) 등을 들 수 있다. 15) 2007년 10월 발표. 이에 관해서는 류경원, 또다시 긴장감 흐르는 시장, 림진강, 2009년 제 4호, p. 67을 참조. 16) 황해남도 도인민위원회 상업관리국이 2008년 10월에 발표. 림진강출판사 제공( ). 17) 시장이란 인민들에게 생활상 편의를 주는 장소가 아니라 국가규율과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는 장소 또는 장사꾼들이 상품가격을 올리고 폭리를 얻는 돈벌이 장소이다. 시장은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비사회주의 소굴이다. 18) 남조선 제품 등 국가 통제품 밀매에 대해서는 행정적, 법적 통제를 가하여 근절해야한다 19) 국가적 조치에 따라 주체 98(2009)년 1월부터 시장에 팔 수 있는 상품은 다음과 같다. 개인들이 생산한 남새 과일류, 기초식품, 농수산물, 개인들이 기른 집짐승과 고기류, 개인들이 기르거나 채취한 물고기류, 조개류, 바다나물, 개인들이 생산한 세소 일용품, 섬유제품, 건재잡화 류만 판매하도록 할 것이다. 20) 일할 나이의 녀성들은 본래의 직장 일을 하라! 녀성들은 인생을 마칠 때 당과 혁명 앞에 자기 일생을 총화 할 수 있는 생활을 보내야한다. 즉 장사를 40세 혹은 48세 이상의 녀성들에게만 허용한다는 조치가 내려졌다. 통제가 엄해지자 메뚜기장에서조차도 눈에 뜨이는 것은 로인들 뿐이다. 팔려는 상품을 적어 넣은 마분지를 들고 종합시장 주의에 군집해 있다. 일종의 카탈로그 상법인바 당국의 단속에 대한 방책 으로 서민의 지혜가 만든 것이다. 이는 최진이 편(2008) 참조. 21) 장사가 시장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략) 메뚜기장 등에서 술을 마시고 (중략) 추태가 일어나고 있다 (중략) 바로 이런 추태가 적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22)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 제시 - 아무리 발전된 사회주의 공업국가에서도 인민생활에 필요한 상품이나 농산물 등을 전부 국가가 생산 공급하기는 곤란하다. 발전된 공업국가일수록 농민시장을 상점화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57

12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이와 관련하여 주체 97(2008)년 10월 20일부터 시장판매원들은 수입상품을 비롯한 국영, 합영합작 회사에서 생산한 상품들을 시, 군 안의 수매상점들에 위탁 시켜 판매하도록 할 것이다 라고 지시한 바와 같이 종합시장의 수매상점화 정책을 내놓았다. 2007년 당국이 시장에 대한 억제 통제조치를 실시하게 된 배경은 필자가 설명한 시장 발달 단계인 종합시장 의 시대와 관련하여 분석해 보아야 한다. 종합 시장 단계에서는 고난의 행군시기의 교훈에 따라서 모든 주민이 개인축재에 매진 했다. 특히 권력을 장악하면 할수록 부정부패가 극심했다. 예를 들어, 로동당 중앙 에서 파견된 비사회주적 요소를 색출 검열해야만 하는 비사그룹 조차도 다양한 형태로 뇌물을 수뢰했으며, 이들 자체도 부정축재를 위하여 권력을 이용하였다. 23) 따라서 권력형 부정부패가 극에 달하면서 이것은 경제의 한 요소가 되었다. 자본 주의 국가의 부정부패 혹은 지하경제와 유사한 내용으로, 필자는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하여 권력형 부정부패 경제 라고 표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권력형 부정 부패 경제가 경제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파생된 문제점의 하나는 당정의 정치 일꾼과 경제 일꾼 사이의 권력관계가 균형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경제가 정치적 요소에 의하여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미시방편의 하나로 시장억제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미시적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관찰하면, 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008년 함경북도 청진시의 수남시장 관리소 소장의 부정축재에 관한 공개재판과 24) 2007년 8월 말 평안남도 순천시의 어느 한 공장 구내에서 10만 명의 주민을 모아놓은 가운데 돌 두령 이라 불리는 순천 돌 가공 공장 지배인 박기원이 총살된 사건 등이 있다. 23) 비사그릅빠는 그 자리에서 재판해서 주민들을 교화소에 보낼 수 있는 모든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나는 종업원 100명 정도 거느리고 금 외화벌이사업을 했다. 여기서 많은 돈을 벌었다. 좀 잘산다고 하니 비사회주의 검열에 걸려든 것이다. 물론 비법도 했다. 국가에서 주는 것이 없으니 비법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집도 몰수당하고 가족 모두에게 추방령이 떨어졌다. 나는 이 판결을 무효시키기 위해 달러(미화) 정도의 돈을 사용했다. 비사그릅빠는 여러 기관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 모두를 다 처리하자고 하니, 많은 돈이 들 수밖에 없었다(탈북자 V1씨). 24) 이 소식은 좋은벗들(2008: 3-4)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수남 시장의 하루 장세 수입이 약 700만 원 가량인데, 여기에서 소장이 착복한 돈이 50만 원 상당이었다. 그동안 도당과 시당, 인민위원회 등 주요 간부 대다수가 소장에게서 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청진 시보안서에서 혐의를 포착해 소장을 체 포한 적도 있으나 지방 고위 간부들의 압력으로 사건이 유야무야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중앙 차원에서 조사 성원이 내려와 도보안서의 협조를 받아 죄인을 비밀리에 경성군으로 호송해 심문했다. 58 /

13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수남시장은 규모가 워낙 커서 하루 거둬들이는 장세가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 관리소장만이 안다. 고정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장 상인중에는 집안에 대소사가 있거나 갑자기 병이 났을 경우 시장에 못나온다. 그러면 장세를 거둘 수 없다. 또한 고정 매탁이 없는 상인에게도 장세를 거둔다. 따라서 관리소장이 중간에 횡령할 수 있는 금액도 막대하다. 수남 시장의 관리소장의 경우 도당 책임비서보다 생활수준이 높았다. 옆집에서는 사람이 굶어 죽어가는 데 이 집 개는 쌀밥을 끓여줘도 먹지 않았을 정도였다. 너무 부자니까 주변주민들에게 여론화가 되어 처형되었다. 죄목은 장세의 횡령을 통한 부정축재다. 검열 중 관리소장의 개 집 밑에 엄청난 돈을 묻어두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다. (탈북자 Q1씨). 이 돌 두령 사건으로 순천시의 많은 간부들이 애매하게 쫓겨났다. 그 중에는 순천시 보안서장, 전 순천시당 책임비서 등이 있었다. 돌 두령의 죄목은 안기부 의 돈을 받고 그걸 이용하여 순천시 거의 모든 지배인들, 당 행정의 주요 간부들을 다 자기에게 흡수하였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 죽기 전에 시장을 돌아다니며 미래의 시장형태와 같은 것을 장사꾼들과 상의하며 자료를 수집할 정도로 총리와 같은 존재 였다. 순천과 평안남도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명실 공히 개방형 기업가로 그가 관리 운영하는 기업의 시장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도시건설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신진 돈주다. 권력을 낀 지방 토호세력과 같은 존재였다. 이 사람은 건설현장, 부재 공장을 다 쥐고 있었다. 일부 주민 철거까지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니 중앙이 긴장 될 수밖에 없다. 토호세력이다. 자주적인 기업가, 살았다면 정주영과 같은 사람이다. 즉 중앙에 지지 세력이 있다는 말이다 25) 시장관리소의 소장의 역할에 대하여 부연 설명하면, 인민위원회 상업과 소속의 말단공무원이지만 장세( 稅 金 )의 징수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서 시장에서 실질적인 권력의 행사할 수 있고, 또한 구역( 區 域 ) 내 주요기관들과 밀접한 권력관계를 구축 하고 있다. 순천 돌 가공 공장 지배인 박기원( 돌두령 ) 역시 자본을 이용하여 지방 25) 이는 손혜민, 박기원 그 순천사람, 림진강, 2009년 9월 제 5호, p 을 토대로 이 기사를 쓴 림진강 잡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완, 수정한 내용이다. / 59

14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권력을 포섭하는데 성공한 한 사례이다. 더욱이 이 시기에 김정일 건강 악화설과 그에 따른 후계자 문제가 한국, 일본 등의 서방언론의 초미의 관심으로 대두되었다. 김정일의 정치적 리더쉽과 후계자 문제라는 정치적 문제에 의하여, 2009년 화폐 개혁도 실시되었다. 이러한 최고지도자의 권력이양을 둘러싼 권력투쟁과 배분의 문제, 시장 확대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갈등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하여, 2007년 이후 북한의 시장은 억제시기를 맞이하였다. 26) Ⅲ 시장의 역동적 변화추세와 현황: 국경도시 회령 시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1990년대에 시장이 자생적(spontaneous) 힘에 의해서 형성되었다면, 2000년대 시장은 제도적 힘에 의해 규격화 표준화되어 발전했다. 특히 이러한 발전은 한 곳에 고착되지 않고 공간이동을 하면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동태적 역학관계는 시장 내부에 내재되어 있는 격차(gap)와 차이(difference)에 의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즉 2003년 종합시장정책 이후 이러한 시장의 확장은 내부구조의 변화를 초래했는데, 예를 들어 현 회령시장의 경우 구 회령시장에 비해 판매하는 상품의 수량이 많아지고 품목과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림 1과 2에 입각하여 분석하면 특히 구 회령시장에는 쌀, 밀가루 등 주식( 食 )과 관련된 매장이 대부분이었으나, 현 회령시장은 의복( 衣 )과 관련된 공업품매장이 많은 부문을 차지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악세 사리류, 심지어 내부영상자료에 따르면 종래에 없던 모자( 帽 子 ) 매대까지 등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2005년 전후로 중국을 통해 들어온 한국상품이 시장에서 공공연히 팔리기 시작했으며, 열대과일, 커피 등 기호식품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을 비롯해 유리, 벽지, 철제품 등 집 리모델링과 관련된 건축자재 매대도 활성화되었다. 26) 화폐개혁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미흡하다. 그러나 인지도는 높였다. 화폐가 유통의 기본 수단 인데 이는 모든 사람이 아는 게 다 돈이다. 이것이 바뀐다는 것은 누구에 의해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김정운을 선전하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다. (탈북자 T씨). 60 /

15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1. 시장 내부: 품목의 다양화 <그림 1> 구 회령시장 내부구조 <그림 2> 현 회령시장 내부구조 출처: Google Earth 및 인터뷰, 북한내부영상장료에 의해 필자 정은이 작성 그러나 매장조사만으로는 구체적인 품목, 인원수, 평균단가, 1인 보유량, 매장 1인 평균 판매량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필자는 북 중 접경 지대현지조사 및 연고자활용법을 활용해 회령시장 내부 실태조사를 하였다. 이는 2010년 6월에 실시한 조사이므로 화폐개혁의 영향이 상당히 남아 있어 현재를 대표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가격이 화폐개혁 이전의 1/3가격이며 시장 상인들 또한 싼 가격에 상품을 팔려고 하지 않아 40%정도는 매장이 비어 있는 상태 에서 조사가 진행되었다. 27) 그러나 조사가 진행된 2010년 6월 시점에서 화폐개혁 이후 변화와 차이를 고려하는 것은 시장 관측 및 이해에 선행 되어야 할 참고사항 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이하 그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 분석 하였다. 27) 그러나 이것도 끝이 아니다. 국가가 공업품 가격은 원체 제시를 해주지 않는다. 일부 식품, 쌀, 생필품은 제시를 했다. 예를 들면 쌀은 시장관리소(당국)가 25원이면 25원 하고 제시를 했다. 그렇게 시작되었으나 현재는(2010년 7월 말) 거의 800원을 넘어섰다. 2010년 6월 조사 당시 쌀값은 500원 600원이었지만 이 시기는 하루에도 300원이 뛰었다. 굉장히 유동적 이었다. / 61

16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표 1> 회령시장 내부 세부 실태조사 매장 명 항목 인원수 계량단위 평균단가 1인 매장 1일 보유량 평균 판매량 기성 28) 잠바 70 벌 11, 잠바 29) 50 벌 45, 슈바 30) 80 벌 150, 공업품 가공내의 50 벌 1, 기성내의 80 벌 7, 이불 등 20 m 양복 기지 20 m 기성구두 31) 30 켤레 신발 일본제구두 50 켤레 보통신발 50 켤레 목구두 20 켤레 수산물 32) 명태 10 kg 1, 낙지 36 kg 2, 이면수 등 10 kg 1, 곡물류 입쌀 등 100 kg ) 화장품 미백분 34) 등 25 곽 1, 피아스 35) +크림 25 곽 1, 조미료 고추가루 40 kg 1, 미원-사카린 30 kg 1, 탕과류 70 kg 육(돈) 40 kg 일용잡화 156 세트 1, 과일 30 kg 남새 170 kg 남성옷 20 벌 5, 중고 옷 투피스 30 벌 5, 블라우스 30 벌 4, 여성 양복 50 벌 9, 출처: 북 중 접경지대 조사 및 연고자활용법에 의해 필자 정은이 작성 28) 기성 은 수입된 제품을 의미함. 29) 잠바 는 한국제, 일본제 이런 식으로 국내에서 가공한 것이다. 중국제가 이나라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해 가공한 것으로 국내가공이라할 수 있다. 그러나 수입한 것과 같이 한다. 상표를 외국상표라고 짓는다. 평양의 경우 삼천리회사가 있다. 한국것을 가공한 것이다. 원료를 한국에서 주문 받아서 한다. 30) 슈바 는 군인이 입는 옷으로 안에 개털, 오바 등 추운 곳에서 입는 잠바다. 31) 중국제품을 의미한다. 32) 수산물은 편의상 3종류로 분류하였으나 이보다 종류가 훨씬 많다. 33) 쌀은 6월 가격으로 변동속에서 계속 오르고 있음. 또한 쌀 1인 보유량이 200kg이면 일 반적으로 4마대 정도 보유하고 있음. 34) 미백분은 콤팩트를 가리킨다. 35) 피아스는 파운데이션을 가리킨다. 62 /

17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먼저 회령시장에 앉아 있는 상인의 수는 조사결과 총 1,460명이었다(표 1 참조). 그러나 이는 화폐개혁 이전에 비해 40%나 줄은 숫자다. 시장상인들이 화폐개혁 이후 싼 가격으로 상품 팔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매대가 40% 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현재는 매대 상인이 정상적으로 들어차 있으므로 정상적인 경우를 상정한다면 회령시장의 매대 상인 수는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매장 인원수가 가장 많은 매대는 공업품(옷) 매장이며, 판매하는 상품의 평균 단가 또한 가장 높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군인이 입는 옷, 슈바가 150,000원으로 단가가 가장 높았다. 슈바 매대의1인 보유량은 평균 10벌이었지만 단가가 높은 만큼 1인 하루 판매량은 1벌에 불과했다. 그러나 슈바 매대는 공업품 매장에서 인원수가 8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쌀장사, 남새, 일용잡화 순으로 많았다. 한편 중고 옷 매장에서 파는 중고 옷은 단가가 결코 싸지 않았다. 또한 먹을 것 중에서는 수산물 단가가 가장 높았다. 반면에 평균 단가가 가장 싼 상품은 남새(채소)로, 200원에 불과했다. 반면에 남새는 매장의 인원수가 17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인 보유량도 100kg으로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단가가 싼 만큼 가장 영세한 매장이라고 할 수 있다. 2. 자릿세와 격차 2010년 6월 회령시장에 대한 조사결과, 시장상인들이 내는 일일 장세는 매장별로 차이가 있었다. 장세가 가장 높은 매장은 공업품 및 과일매장이었으며 가장 낮은 매장은 고기매장이었다. 그 이외에 신발, 남새, 일용잡화, 탕과류, 조미료, 중고품, 화장품, 수산물은 중간 정도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즉 상인 일인당 매탁은 70cm로, 1일 장세 모두 화폐개혁 이전에 비해 수치상 평균 1/3로 내려갔다. 2010년 5~6월 회령시장에 대한 조사결과, 표 2와 같이 시장상인들이 내는 일일 장세는 매장별로 차이가 났다. 그런데 장세는 조사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다. 화폐개혁의 영향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어 장세내기를 회피하는 상인, 내지 않는 상인 등 무질서했다. 따라서 장세를 1, 2로 나누어 화폐개혁 이전과 이후로 분리하여 정리 했으며, 일단 화폐개혁 이전 자료 1에 근거하여 장세를 분석하면, 장세가 가장 높은 매장은 각각 700원과 600원으로 공업품과 과일매장이었다. 가장 낮은 매장은 80원 / 63

18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으로 고기매장이었는데 이는 가장 비싼 공업품매장과 비교할 때 9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 이외에 신발과 곡물이 높았으며, 남새, 일용잡화, 탕과류, 조미료, 중고품, 화장품, 수산물은 중간 정도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즉 공업품이 장세가 가장 높았다. 1인당 하루 매출액이 가장 많은 만큼 장세가 높았다. 그 다음으로 매출액이 높은 장사는 665원으로 신발 매대 장사였지만, 공업품과 비교해 약 1/6수준이었다. 한편 중고품이 130원, 수산물 135원으로 높았다. 또한 진열된 상품 보유액을 보면 1인당 가장 많이 보유한 매대는 일용잡화 매대로 46,900원이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보유한 매대는 공업품매대로 24,400원, 그 다음으로는 곡물매대, 탕과류, 신발, 육고기, 중고품, 수산물, 과일, 남새매대 순으로 보유액이 높았다. 그 중 남새매대는 1인당 평균 진열상품 보유액이 2,000원으로, 가장 보유액이 많은 공업품 매대와 23배나 차이가 났다. 즉 매대에서도 남새매대가 가장 영세함을 알 수 있다. <표 2> 회령시장 종합표 매장별 인원수 평균 1인 하루 매출액 평균 1인 1일장세(1) 평균 1인 1일 장세(2) 1인 평균 진열상품 보유액 (단위) 명 원 원 원 원 공 업 품 370 3, ,400 신 발 ,250 수 산 물 ,900 곡 물 ,400 화 장 품 ,200 조 미 료 ,600 탕 과 류 ,500 육 고 기 ,500 일 용 잡 화 ,900 남 새 ,000 과 일 ,500 중 고 품 ,000 출처: 북중 국경지대 조사에 의해 필자 정은이 작성 64 /

19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이와 같이 2003년에 제정된 종합시장의 관리운영규정에 따르면 상인들은 시장 관리소에 시장사용료와 자기 소득에 따른 국가납부금을 납부하기만 하면 종합시장 에서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36) 그러나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조사 결과, 이들이 37) 실제로 종합시장에서 장사할 권리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시장사용료 이른바 장세 이외에 자리값 을 내야 한다. 여기서 자리값 이란 시장상인이 시장 활동으로 개인적 이윤을 내기 위한 개인매탁(자리)이용권을 합법적으로 획득하기 위하여 공설시장 관리소에 내는 등록비용을 의미한다. 그런데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 조사 결과, 각 해당기관들은 종합시장이 신축되기 전에 이미 시장상인들에게서 시장 건축비용 명목으로 자리값 을 거두었다. 그 이유는 북한당국이 시장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해당 지역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38) 따라서 해당기관들은 상인에게 거둔 자리값으로 시장가격에서 건축자재를 구입하여 시장을 건설하는 비용으로 충당하였다. 대신 자릿세를 낸 상인에게는 장래 시장건설이 완료 되면 매탁의 이용권을 배분한다는 암묵적 교환계약을 맺었다. 일종의 선물거래( 先 物 去 來 )와 같다. 단 매탁은 1인 1 매대를 원칙으로 하여 개인 간 차용 혹은 직접 매매는 불허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결국 상인들이 미리 낸 자리값으로 인하여 매탁이용권은 불법으로 거래 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자리값(개인매탁)이 매장별로 차별화 되었다. 예를 들면 공업품 매대의 상인은 남새매대의 상인보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을 판매 하므로 시장관리소는 공업품 매대의 상인에게서 더 많은 자리값을 내게 했다. 그러나 자릿값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시기별로 시시각각 변동 하였다. 예를 들면 자리값은 각 품목별 매장뿐만 아니라 동일 품목의 매장에 대해 서도 고객의 접근용이성에 따라서 차별화되었다. 즉 같은 공업품 매장이라도 시장 36) 시장에서 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국영기업소, 협동단체와 개별주민들은 시 군 인민위원회 상업부서에 등록하고 등록증을 만든 다음 재정부서에 등록하여야 하며 시장사용료와 국가납부금을 내야 한다. 시장 사용료는 매대면적과 위치를 고려하여 정하고 시 군 인민위원회 상업부서가 발급한 전표에 따라 매일 시장관리소가 받아들인다. 국가 납부금은 소득규모를 고려하여 소득의 일정한 비율로 월에 한 번씩 재정 기관이 직접 받는다. 국영기업소, 협동단체, 개인들은 월마다 소득세를 시, 군인민위원회 재정부에 신고 하여야 한다(북한 내부기밀문건 2003년 5월 5일 날짜 내각 지시 제 24호 와 내각 결정 제 27호 ) 참조. 37) 북한 공식용어로 종합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을 시장판매원 이라 부른다. 38) 시장을 꾸리는 데 필요한 자금은 지방예산과 시장에서 상품을 파는 국영기업소, 협동단체와 개별주민들의 자금원천을 동원하여 해결할 수 있다(상동 내각 지시 제 24호 와 내각 결정 제 27호 ) 참조.. / 65

20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입구와의 근접성에 따라 매탁은 초입( 初 ), 중간( 中 ), 끝자리( 末 )로 나눠진다. 39) 여기서 초입 은 시장입구와 가장 가까운 자리며, 끝자리는 입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다. 초입과 끝자리 간에 하루 매상액이 클 때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며 끝자리는 손님도 없고 한산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초입 등 시장입구의 좋은 자리는 업종과 무관하게 비싸다. 회령시장의 경우, 조사결과, 화폐교환 전 시장입구와 가까운 초입은 보통 10만원에 거래되었다. 반면에 수남시장과 같이 대형시장은 좋은 초입자리가 30만원까지 거래되었으며 2009년 화폐교환 직후 10~15만원으로 하락하였으나 지금은 화폐교환 직전보다 더 상승하였다. 더욱이 좋은 자리는 본인이 휴업을 해도 일반적으로 팔지 않고 하루 또는 한 달 단위로 세를 준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당국은 2007년에 한때 개인 고정자리제를 금지하고 일정 기간을 두고 자리를 서로 순환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시장상인들의 반발로 오래가지 못했다. 즉 매탁이용권이 부동산과 같이 사실상 사유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화폐개혁 직후에 더욱 명백히 드러났다. 2010년 6월 회령시장에 대한 조사결과, 당시 매탁의 40% 정도가 비어있는 채로 남아 있었다. 이는 상인들이 종래의 1/100가격으로 손해보고 팔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최소한 일일 장세는 내지 않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상인들이 종합시장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해서 매탁이용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매탁이용권은 장사를 희망하는 상인들에게 임대되었다. 매탁이용권 또한 인하된 가격으로 팔 수 없었던 것이다. 2010년 6월 회령시장의 경우 차용인이 보통 하루에 10원 또는 한 달에 300원을 임대인에게 지불 하고 매탁이용권을 임대하였다. 그러나 임대가격도 철저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어 좋은 자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임대되었다. 이러한 매탁은 화폐교환 후 6개월이 지나자 시장의 상품가격과 같이 1/3가격으로 안정되었다. 예를 들면 잡화매대와 학용품 매대는 화폐개혁 전 5만원이었으나, 1.5~2만원에서 결정되었다. 시장의 입구자리는 10~20만원이었으나 4~10만원으로 안정되었다. 국가는 1/100 가격으로 내렸지만 상인들이 물러서지 않아 국정가격과 39) 자리는 개인고정제가 되었다가 매일 바꾸는 질서가 2007년도 가을에 나왔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장세의 차별화 제도 및 3일을 주기로 상인들의 자리(매대)를 윤환시키는 제도 등이 나왔으나 잘 나가는 상인들의 반대가 강하여 시장 감독원들이 강제 집행하는 등 질서 수립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자리값을 낸 기득권의 반발로 수개월 후 본래대로 되는 현상이 지배적이다(H씨). 66 /

21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시장가격 사이에 절충가격이 나온 것이다. 물론 2011년 현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매탁이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시장바닥에서 장사하는 상인 들은 자리값이 없거나 낸다 해도 5천원 정도에 불과하였지만 화폐개혁 후 그 의미가 없어진 상태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된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 안에서 차별화가 부단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서 시장의 지대가 차별화되어 갔다. 시장은 이제 하나의 지대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지역 경제의 차원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특히 회령시장에 대한 조사 결과, 시장에서 거두는 장세는 시장관리소 직원을 포함하여 병원, 인민위원회, 학교 등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지방 공무원들의 급여로 배분되었으며 이들은 이것을 가지고 시장에서 다시 필요한 생필품을 조달하며 생활했다. 따라서 시장은 지방정부의 세원으로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3. 시장의 공간적 이동 일반적으로 북한에서의 시장은 1990년대 초만 해도 도시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 세워졌다. 그러나 1990년대 도시노동자에 대한 배급체계가 사실상 붕괴 되고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생겨났다.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조사 결과, 회령시 또한 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이 생겨났으며 1990년대 초기에는 특히 시장이 무한히 팽창할 수 있는 강변이나 공터를 중심으로 생겨났다. 즉 오봉동시장, 강안동시장, 회령강변시장이 바로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시장은 어디까지나 자생적으로 형성된 시장인 만큼 양적으로는 팽창하였으나 여전히 농민시장의 형태에서 탈피하지 못하였다. 일정한 형태가 없는 무질서한 상태였다. 그러나 1998년 북한당국은 선군정치를 부각시키고 국가경제 질서에 대한 재정비를 실시함과 동시에 그동안 각지에 무질서하게 산재된 시장에 대해서 정리 정돈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이른바 공설시장화 조치다. 이때부터 일정한 장소에 일정설비를 갖춘 시장이 세워지고 시장관리소 관할 하에 상인들이 장세를 내고 장사하게 되었다.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 조사 결과, 회령시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1998년 전후로 나타 / 67

22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났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북한당국이 시장의 공설화조치와 함께 시장을 강변 근처에서 역( 驛 ) 근처로 옮겨왔다는 점이다. 40) 회령은 원래 북 중 접경도시의 하나로 1980년대 초 중국의 개혁개방과 맞물려 재중조선인들이 친척방문의 목적으로 북한으로 대거 몰려왔다(림금숙, 2002, p. 22). 이들은 초기에 북한친척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접경지역주민을 상대로 친척집에서 물건을 사고팔았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이후 북한장사 붐 이 불어 북한으로 장사 하러 오는 재중조선인의 수가 급증하자 이들은 점차 불법이지만 공개적인 장소에 나와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도 소매상인이 되었다. 결국 북한의 주요 국경 인접 군 읍들에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인 전용시장이 형성하는 단계까지 발전하였다. 41) 특히 생필품공급이 극도로 부족한 북한에 접경지역을 통해 중국산 물품이 유입되자 접경지역과 내륙지역 간 가격차이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하여 전국 각지에서 상인들이 국경지대로 몰리자 접경지역의 시장은 물건, 사람뿐만 아니라 돈, 정보까지 집중되는 하나의 장( 場 )이 형성되어 도매시장으로서의 기능이 강화 되었다. 이때 전국 각지에서 몰린 도소매상은 달리기 나 거간과 같은 중개상이 되어 중국산 제품을 가지고 전국 각지로 흩어져 유통시켰다. 이러한 메커니즘에 의해 1990년대 점차 지역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북한의 시장은 접경지대의 시장을 중심으로 전국이 통일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회령시장은 1990년대 후반 신의주나 라선 경제특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 북한의 홍콩시장 이라고 불릴 정도로 번성하였다. 특히 회령은 함북선( 咸 北 線 )을 통과한다. 함북선은 함경북도 청진시 반죽역을 기점으로 회령 종성 온성을 지나 라진역(라선)으로 연결되는 한반도 최북단을 휘감는 철도노선 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도문( 图 门 )철도주식회사에 의해 개통되어서 도문선으로 불리 기도 하였으며 함경북도 청진으로 들어오는 일본 화물을 중국으로 실어 나르는 중계철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바꿔 말하면 회령은 중국 쪽에서 보면 내륙으로 통하는 첫 번째 관문으로 함경북도 도소재지인 청진시와 직결되는 물류중계요충지다. 그러므로 북한당국이 1990년대 말 공설시장정책과 함께 회령시장을 역전주변에 40) 이러한 변화는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 조사뿐만 아니라 2002년 4월 28일 이미지 위성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41) 북한과 중국 국경 사이에 있는 인접 군으로서 제일 유명한 시장이 남양시장, 회령시장, 무산시장, 혜산 시장, 힌의주시장 등 5곳이다. 윤웅, 북한의 지리여행 (서울: 문예산책, 1995). p /

23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세운 것은 회령상인의 경제적 편익, 나아가 지역경제의 이윤을 최대한 정책에 반영 하여 실행한 정책적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회령상인들이 무산, 온성 등 다른 접경 지대의 시장에 비해 비교우위를 누리기 위해서는 시장이 역전주변에 세워져야 하며 그래야만 회령시장의 상인들은 외지상인들을 상대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윤과 지대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당국이 지역주민의 편익을 고려 하였다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주민의 접근이 용이한 김정숙 동상 주변인 시내 중심 가에 세워져야 한다. 혹은 당국이 시장을 엄격히 통제했다면 강변이나 다리 밑 등 도시 주변부에 세워야 한다. <사진 7> 구 회령시장 (역전시장) 출처: Google Earth(이미지 2002년) <사진 8> 현 회령시장(성천시장) 출처: Google Earth(이미지: 2008년) / 69

24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한편 2003년 종합시장의 정책을 정점으로 회령시장은 당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밖으로 팽창하였다. 그 후 2007년을 전후로 시장의 상점화 정책과 함께 시장을 또 한번 옮기는데 이번에는 폐교된 성천중학교 자리로 옮겼다(사진 7, 8참조). 여기서 특이한 사항은 구 성천중학교는 김정숙 동상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즉 시내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에, 더욱이 김정숙 동상보다 더 넓은 입지를 차지하며 규모 있게 시장이 꾸려졌다는 점은 2005년에서 2007년도, 2009년도에 걸쳐 북한당국이 실시한 시장의 억제조치와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42) 이는 당국이 시장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공식적인 존재로 인 정하고 있다는 단초가 된다. 그렇다면 당국은 시장억제조치와는 달리 왜 시장을 옮겨 더욱 잘 꾸렸는가? 바로 여기에 회령시장이 진화 발전 할 수밖에 없는 실마리가 내재되어 있다. 북한당국은 역전시장의 위치가 시내중심이 아니기에 이용에 불편을 느낀 지역주민의 수요를 반영 하여 옮겼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그러나 기존의 역전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이미 역전시장을 건설하는데 일정비용을 투자하였다. 43) 게다가 회령시장의 지리적 특성상 도매시장으로서의 기능강화가 상인들에게는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시장이 옮겨지는 데에는 기존상인의 반발이 표면화 되지 않았지만 불만이 내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이 시장을 옮긴 이유는 이 지역 관료나 권력자들의 이권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래 2003년 종합시장정책과 함께 채택된 북한 내부기밀문건에 따르면 시장은 시 군의 주민수와 지대적 특성을 고려하여 주민들이 리용하기 편리한 곳에 한 개 또는 그 이상 내올 수 있다. 로 규정되어 있다. 44) 즉 시장건설에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해당 지역주민의 편의보장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새로운 시장 인프라가 구축되면 그 주변 부동산가격은 상승한다. 실제로 시장을 중심으로 민간경제가 움직이므로 시장이나 역에 가까운 주택일수록 주택 가격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시장이나 역에 가까운 집은 숙박집 및 42) 예를 들면 2007년 10월 당 중앙위원회 지시문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지고 인민의 리익을 침해하는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저지하자 (최진이 편, 또다시 휘두르는 전국적 시장 억제, p. 67). 43) 시장을 꾸리는데 필요한 자금은 지방예산과 시장에서 상품을 파는 국영기업소, 협동단체와 개별적 주민 들의 자금원천을 동원하여 해결할 수 있다(북한 내부 문건 내각결정 제 27호 주체92(2003)년 5월 5일 제 2장 시장의 조직 제 7조. 44) 북한 내부 문건 내각결정 제 27호 주체92(2003)년 5월 5일 제 2장 시장의 조직 제 7조. 70 /

25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대기집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임대수요가 발생하여 이 집을 이용하여 사업 하고자 하는 사람이 생겨난다. 능력과 장사밑천 없이도 이 집만 지니고 있으면 안정적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도매시장으로 입지를 굳힌 신의주나 평성 시장주변의 집은 차로 물건을 해가기 위해 전국에서 전문도매업자가 집중되므로 다른 도시의 시장주변 집보다 높다. 상인들 또한 시장과 가까운 집을 이용하지 멀리 있는 집은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시장의 위치가 권력의 이권에 의해 변동될 수 있는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대도시의 경우, 시장위치가 여러 번 바뀌었다. 예를 들어 S시의 경우, 최근 15년 사이에 4번이나 시장위치가 바뀌었다. 한쪽 장마당 건설은 순천시 넘버원인 책임비서가, 다른 한쪽 장마당은 넘버 투인 책임비서가 지시하여 장마당가격이 옮겨진 것이다. 당시 시장의 위치가 옮겨졌을 때 주민들은 시장의 위치를 놓고 조직 비서세력과 책임비서세력이 싸움이 붙었으며 결국 조직비서세력의 승리로 시장을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 싸움의 배경에는 이제는 시장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이 장물을 누구 주머니에 넣는가를 둘러싸고 싸움이 붙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을 옮겼지만 책임비서세력들은 시장을 다시 제자리로 옮겨놓으라고 하고 이때 민심도 소란했다. 사람들도 책임비서를 대단히 욕했다. 오죽했으면 마지막에 옮긴 장마당에 책임비서 타도라고 삐라가 붙어있었다. 이렇게 시장을 옮긴 것이 사건화가 되어 주민의 원망을 샀으며 소문도 굉장했다. 그러므로 폐쇄된 곳은 집값은 내려가고 새로 선 곳의 장마당 주변의 집값은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 졌다. 장마당 주변 골목길에 한심하게 생긴 집이 하나 있었다. 사람들이 이 집에 물건을 맡기면서 창고역할을 하자 그 집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주인은 집을 안 팔고 버티다 마지막에는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팔았다. 그때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그러나 97년도에 시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이쪽은 집값이 내려갔다. 말할 필요도 없는 공식이다. 장마당에서 겨우 돈 벌어 집 샀는데 1년 만에 장마당을 옮긴 것이다. 5천 달러에 샀지만 이제는 2천 달러로 내려갔다. 아니 내리나 마나 요구자가 없다. 그게 다 자기 운이다. 장마당 옆에 비싼 돈 주고 집을 샀는데 장마당을 새로 옮기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려는 사람조차 없어 일단 죽었다. 몽땅 새로 시장을 옮긴 쪽 으로 집값이 올라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 시기 회령시장의 공간이동은 1990년대와 같이 자연 / 71

26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발생적 이 아닌 시장의 이권을 둘러싼 권력자들의 의도가 정책에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중국의 개혁개방경험에서도 용이하게 찾을 수 있다. 즉 시장은 정적으로 안정된 존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동적인 관계에 의해 다이나믹 하게 움직이는 존재로 시장주변은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는 탄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Ⅳ 경제 개혁개방에 대한 평가, 그리고 단기적 전망 1. 경제 개혁개방에 대한 평가 이 논문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공설시장의 외형적 변화가 극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대하여 내부영상자료, 구글위성사진 및 탈북자와 관련 활동가에 대한 심층면접조사, 그리고 당국의 공식적인 내부문건 등 다양한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시장의 제도화 수준에 관한 분석을 시도했다. 외형적 측면에서 시장은 농민시장, 공설시장, 종합시장, 상점형의 순서로 승격하면서 제도화 단계를 거쳤다. 북한 시장의 외형적 변화를 중심으로 시장의 제도화 수준을 분석해 보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당국은 시장에 대한 억제와 장려정책 사이에서 고육지책 으로써 혹은 임시방법의 미봉책으로써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미시적이고 단기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당국의 단기적인 정책, 생존과 자력갱생을 향한 일반 주민의 본능, 그리고 간부 관료의 개인축재 욕구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북한에서 시장은 자본주의 국가의 시장 메커니즘과 유사하게 상승과 하강이라는 경기 사이클을 반복하면서도 외형적으로 끊임없는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필자는 고난의 행군이후 당국의 정책 변화와 공설시장의 외형적 변화 발전에 제도화 수준에 대하여 2000년 이후 다음과 같아 3 단계로 분류한다. 제 1단계: 1998년에서 2002년까지로 소위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체제가 표면화되면서 북한 체제를 재정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대해 72 /

27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서도 재정비를 하는데, 시장에 대한 당국의 정책은 김일성 사후 북한경제의 현황에 무정부상태에서 과열된 시장에 대한 억제 또는 정돈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국의 장마당의 공실시장화 방침에 따라서 시장이 정돈 억제되는 하강기를 맞는다. 장마 당의 공설시장화 조치에 따라 시장이 외형적으로 변화하였다. 이는 시기적으로 1998년에서 2002년까지로, 이때부터 일정설비를 갖춘 공설시장이 등장하였다. 특히 시장 안에 시장관리소를 비롯해 시장 울타리, 지붕, 매대, 매탁 등의 편의시설이 점차적으로 설치되었다. 제 2단계: 2003년에서 2006년까지로 2002년 7 1경제개선조치 이후 한 동안 시장을 폐쇄하여 소멸시킬 것이라는 당국의 구상과는 달리, 시장에 대한 대폭적인 개혁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시장이 증축, 개축, 신축되면서 다시 상승 국면에 도달 한다. 이 시기에는 특히 고난의 행군 시기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개인 축재의 필요성을 통감한다. 따라서 2002년의 7 1개선조치 및 종합시장의 정책은 개인축재의 방향으로 변질되어 가고, 권력형 부정부패가 만연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시장도 함께 팽창한다. 2003년 종합시장의 정책에 힘입어 시장이 신축, 개축, 증축 되고 외형적으로 크게 변모했다. 이 시기에는 특히 2단계에 비해 시장설비들이 규격화, 표준화 되어 가고 있는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제 3단계: 2007년에서 현재까지로 2, 3기를 통해 개인축재와 권력형 부정부패를 통해 시장이 팽창하자 다시 시장에 대한 억제정책이 펼쳐지면서 다시 하강국면으로 들어선 시기다. 3단계의 최고 성과를 시장의 상점화 정책을 통해 반영시켰다. 즉 이 시기부터 시장이 대형건물 안에 들어서 대형 마트화(MART) 되어가는 양상이 관찰 되었다. 즉 시장이 상점형으로 점차 발전했다. 이와 같이 공설시장의 외형적 변화를 중심으로 시장의 변화를 분석해보면, 중요 하게 고려할 사항중의 하나는 제도적으로 정비되어가는 단계가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초 농민시장형태의 장마당이 교통요충지와 도심으로 폭발적안 양적 팽창을 하는 형태에서 2007년 대형 상점화 형태로 외형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시장의 외형적 발전과 제도적 수준의 변화는 고난의 행군 시기 무정부 상태에서 혼란을 겪는 과정에서 일반주민에 의하여 형성 발달된 장마당에 대한 정부의 개입 통제 억제와 완화 정책, 일반주민의 생존과 경제적 삶을 영위하려는 본능, 간부관료의 개인축재 욕구, 그리고 새로 등장한 계층으로 부를 축재한 상인 사이에 평화로운 경제생활의 / 73

28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영위, 치안과 질서를 지향하는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라고도 분석할 수 있다. 고난의 행군 이후 대략 10년간의 시장의 외형적 변화발전에 대하여 정리하면, 당국의 억제와 완화라는 단기적인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형적 으로 시장은 무질서한 혼란한 공간에서 대형건물 내에 정돈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시장은 북한 당국의 세수(Tax)로써 간부관료의 부정축재의 원동력으로써 부를 축적한 상인들의 활동공간으로써 일반주민의 생존과 자력갱생의 무대로써, 북한 사회에 중요성은 더해가고 있다. 지난 10년 당국은 수차례 시장을 억제 통제 하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그런 시기에도 시장은 외형적으로 성장했다. 고난의 행군이후 이러한 시장의 외형적 변화발전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필자는 북한 당국이 교조주의( 敎 條 主 義 )적으로 사회주의를 고수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성장 하고 중국과 같이 경제 개혁 개방의 원동력의 하나의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면, 북한에서 상인계층이 존경을 받으며 일반주민만이 아니라 지도부나 간부관료들이 과거에 줄곧 개인축재라는 시장의 발달과 (지하) 경제성장의 성과를 향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북한경제는 이미 개혁 개방 초기 국면을 넘어섰다 고 평가한다. 2. 단기적 전망 김정은의 경제개선조치의 가능성 2011년 김정일 사후, 김정은은 비교적 무난하게 권력을 장악하고 재편을 하고 있다. 2013년 3월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연설에서 김정은 제1비서는 경제 발전과 핵무기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이른바 병진전략을 발표했다. 병진전략에 대하여 핵개발과 경제개선조치를 동시에 추진하다는 목표 때문에, 한국 정부는 북한의 진정성과 경제개선조치에 대한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을 두고 있지만, 시진핑 지도부는 김정은 지도체제에 대하여 안보와 경제를 분리하는 정경분리, 즉 중국판 햇볕정책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 실증하고 있듯이 고난의 행군이후 북한의 시장화는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를 연상시키고 있고, 최근에서는 평양특별시, 라선특별시, 개성특구, 각종 특구와 국경지역, 물류중심지역을 중심으로 경제개선조치가 심화되고 있고, 개혁개방의 74 /

29 기획논단 / 북한 시장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속도는 전면적이고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북한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국면을 보이고 있다. 물론 2014년 추정치에 의하면, 북한인민 1인당 소득이 한국국민의 1/20이고, 총량적으로 북한경제규모가 한국경제의 1/25-1/40에 불과 하여 경제성장의 성과를 관찰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북한 시장의 활성화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의 5.24조치 이후 남북경제협력은 상당부분 훼손되었지만, 역설적으로 북중 경제협력은 활성화되었고,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3년동안 시진핑 지도부는 체제 안정을 위하여 북한경제를 적극적으로 후견하였다. 한국의 경제제재조치는 역설적 으로 한국의 대북 영향력을 대폭 감소시켰고, 또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북한의 자력갱생의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다. 이러한 북한경제의 변화에서 매우 주목을 끄는 것은 시장을 통한 부의 재편과 더불어, 북한에서 부동산 경기가 상당히 활성화되었고, 또한 북중국경을 중심으로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난의 행군 당시, 북한에서 기아를 유발시킨 중대한 이유중의 하나가 관료의 부패와 자원의 불균등한 배분에 따른 경제효율성의 저하였다. 최근에도 북한 당정군 및 인민경제의 각 부분은 시장과 부동산을 매개로 재정을 확충하고, 부의 재분배를 위한 권력재편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성택 숙청 역시도 이러한 경제재편의 의미에서 해석가능하다. 중국지도부는 지속적으로 중국식 선부론을 설득하지만, 앞의 북한 시장에 대한 당국의 태도와 같이 통제와 이완을 반복하는 것으로 볼 때, 북한 지도부는 경제개혁 개방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볼수 없고, 여전히 김정은 지도부내에 권력투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근 10여년간 북한 경제는 군부경제, 당경제, 내각경제, 인민경제 각 분야의 상호견제속에서도 회복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화는 북한산업의 전분야로 파급되고 있다. 2014년 각종 세미나 및 설명회 등에서 북한당국은 해외의 학자 및 활동가들에게 2015년에는 라선공동위원회의 모델 을 다른 경제특구에도 적용할 것이며, 심지어 농공업 분야에서 단위 및 개인의 자율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의 북한 시장의 발전, 북중접경지대에서 중국의 대북 인프라 구축 및 중국공단에서 북한 노동자의 대규모 고용, 평양 등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 북한 고위층 자녀의 서방 유학 등으로 보았을 / 75

30 수은북한경제 / 2014년 겨울호 때, 김정은 지도체제는 단기적으로 경제개선조치를 지속적으로 심화할 것으로 전망 된다. 2014년 12월 김정일 사망 3주년이 되는데, 김정은 체제는 김정일의 선군 정치라는 유훈통치 를 넘어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5년 김정은 지도체제는 인민생활개선을 위한 경제개선조치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류경원, 또다시 긴장감 흐르는 시장, 림진강, 2009년 제 4호. 손혜민, 박기원 그 순천사람, 림진강, 2009년 제 5호. 윤 웅, 북한의 지리여행 (서울: 문예산책, 1995). 임수호, 계획과 시장의 공존 (서울: 삼성경제연구소, 2007). 정세진, 계획에서 시장으로: 북한체제변동의 정체경제, (서울: 한울아카데미. 2000). 정은미, 북한 농업정책의 이중궤도, 통일문제연구, 평화문제연구소, 제 19권 제1호(2007). 정은이, 북한의 자생적 시장발전 연구: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를 중심으로, 통일문제연구, 평화문제연구소, 제 21권 2호(2009). 최진이 편, 제 18호 관리소의 흑막, 림진강, 2008년 3월 제 2호. 최진이 편, 또다시 내 휘두르는 전국적 시장억제, 림진강, 2008년 3월 제 2호. 한기범, 북한 정책결정과정의 조직행태와 관료정치: 경제개혁 확대 및 후퇴를 중심으로, (경남대 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정일( 金 正 日 ), 強 盛 大 国 建 設 の 要 求 に 合 わせた 社 会 主 義 経 済 の 管 理 を 改 善 強 化 することについて, 世 界, 2004 年 11 月 号 : KBS PD 수첩, 2008년 10월 북한을 가다, 2008년 11월 28일 방송. KBS PD 수첩, 2010년 5월 북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2010년 5월 16일 방송 리영화( 李 英 和 ) 역 価 格 と 生 活 費 を 先 是 mん 敵 に 改 訂 する 国 家 的 な 装 置 を 良 く 知 り 強 盛 大 国 建 設 を 力 強 く 早 めよう 主 体 91(2002) 7 ( htm, 검색일: ). 종합시장 설치 지시문: 내각 지시 제 24호 ( ) 시장관리규정: 내각결정 제 27호 ( ) 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