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 193_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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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행인 : 남순건 / 편집장 : 주지영 / 편집부장 : 한승원 경희대학교 대학원보사 1986년 2월 3일 창간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경희대로 26 전화(02) 팩스(02) (월요일) vol. 193 The Graduate School News 인터뷰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 박영선 의원은 지난 20여 년간 기자와 앵커 생활을 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재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타인과 공감하는 부드러운 통솔력, 즉 여성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의 사당에 찾아가 여성 지도자로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을 만나 봤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대중과 호흡하다 우리 사회의 여성 리더 Q. 현재 많은 여성들이 사회 곳곳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여성 리더십 시대 가 열렸는데, 여기서 주목하는 여성다움 이란 무엇일까요? 각 시대의 환경 변화에 따라 20세기 산업화 시대엔 남성 리더가 지닌 근육질적인 특성 을 최고로 꼽았지만,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로 섬세한 어머니의 자질을 요구하고 있습니 다. 이처럼 여성적 속성이 각광받는 이유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 하고 있고, 요즘 특히 힐링(Healing) 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사람들 사이에서 위로를 받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지도자에게도 어머니처럼 자상한 리더십이 중요해졌다는 뜻입니다. 여성 특유의 감수성, 섬세함, 부드러움 등은 상대적으로 장점이자 강점입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결국 여성다움이 이 세상을 이끌어갈 것이 라고 했습니다. 때로는 강한 것이 좋지만 지나치면 부러지기에 이 세상을 포용하는 여성다 움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남성적인 추진력도 갖고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Q. 박영선 하면 첫 MBC 방송국 여성 특파원, 첫 여성 경제부장, 첫 여성 대변인, 첫 여성 정책위의장과 같이 첫 번째 여성 이라는 타이틀이 뒤따릅니다. 시대를 앞서 나간 여 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이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기자 생활을 할 때는 여기자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각을 하면 금세 눈에 띄 었기에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출근을 했었죠.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두 배의 노력 까지는 필요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때문에 적어도 1.5배의 노력을 더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려움만 있었던 것 은 아닙니다. 기회도 있었지요. 이와 관련해 제가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과 관련된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정주영 회장이 북한과 러시아를 방문하며 현 대그룹과 한국을 알리기 시작할 무렵, 모든 언론은 그의 행보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기 자들은 그를 취재하기 위해 매일같이 쫓아다녔는데, 한 번은 질의응답 할 시간을 갖게 됐 습니다. 그 때 정주영 회장이 기자들을 쓰윽 둘러보더니 저를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 두 소도둑놈 같은 남자들만 있네. 남자들은 저리 가고, 거기 여기자! 질문해 봐요. 당시 기자 생활을 하면서 그런 특혜를 많이 누렸습니다. 오히려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노력하면 훨씬 더 유리하고 기회가 많아지기도 합니다. Q. 국민의 대표자로 일하면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제게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새벽에 나와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의 를 위해 원칙대로 일하는 것이 제일 우선이지요. 이를 위해 저는 삶을 힘겹게 하는 상황들 에 휘둘리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인내심을 기르고자 합니다. 2면에서 계속 지 특강취재 - <테마로 보는 서양미술사> 면 인문학술 - 벤야민의 도시인문학 안 과학기술 - 결핵 내 기 획 - 연구윤리 3 4~5 6~7 8~9 영화비평 -<전설의 주먹> 문화비평 - 재난, 스펙터클의 정치학 책 지 성 -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테마서평 - 중국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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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수요일) vol. 기 193 획 최근 연구윤리를 위반하는 각종 사례가 증가됨에 따라 국가에서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에 관한 규정 등을 포함한 연구윤리의 확보 기획 ❶ 를 위한 지침 을 두고 있다. 그러나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대학 및 대학원에서는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이 미흡하거나 부재하며, 정작 연구 연구윤리 윤리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보는 연구윤리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 성을 제고했다. 아울러 남순건 대학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바른 연구윤리 정립을 위한 학교 측의 구상을 들어봤다. 연구윤리, 어디쯤 와 있는가 2012년 5월 8일,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Antioxidants & Redox Signaling(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 Impact factor 8.456, 이하 ARS)의 편집장, Chandan Sen에게 한 통 의 이메일이 날아들었다. 이 메일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서울 대학교 수의학과 강수경 교수가 교신저자로 출판된 14개 논문 들의 데이터들을 비교하여, 데이터들이 날조되어 수차례 재활 용되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편집장은 해당 교신저자에게 24 시간 내에 이러한 의혹을 해소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만약 그 렇지 못한다면 논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강 교수는 ARS에 게재된 논문 2편과 투고 중이던 논문 2편을 자진 철회 했다. 이러한 사태를 접수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는 내 외부 관련전문가들로 본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면밀한 조사 끝에 고의적 조작 이라는 결론을 내고, 지난 2013년 3월 징계위원회를 통해 이러한 연구부정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교수의 해임을 권고하였다. 현재까지 이와 같은 논문 조작을 이유로 서울대 교수가 해임 된 것은 2006년 황우석 교수 이후 로 두 번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문 조작, 연구부정 사건이 서울대에서만 일어나고, 또 문제가 되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 지 않다. 지난 1월 연구윤리정보센터(CRE)와 생물학연구정 보센터(BRIC)가 함께 조사한 연구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전체 응답자의 과반에 가까운 42%(1,028명 중 428 명)의 연구자가 최근 2년 사이에 연구윤리문제(연구 부정행 위, 저자관계, 생명윤리, 연구노트 등)로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세부 고민 내역을 살 펴보니, 데이터 가공의 문제로 고민했다는 응답이 저자권 (Authorship)에 이어 2위를 차지하였다. 그러므로 이는 서울 대만의 문제가 아닌 각자 소속된 연구실에서도 언젠가는 일어 날 수 있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판에 부당함을 주장하는 글을 게시하는 바람에 저자권 분쟁의 대표적인 사례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이에 해당연구기관인 이화여자대학교는 연구진실성위원회를 통하여 논문의 제1저 자와 저자권을 박탈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을 면담조사 하였 다. 또한 연구노트 등의 실험 기록과 소명자료를 검토하여 학 생도 저자권을 인정받을 만한 충분한 기여를 했다고 결론내리 고, 네이처지에 해당 학생을 공동저자로 등재해 줄 것을 요청 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그 정정 요청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연구윤리는 조그만 부주의나 작은 판단의 오류 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불가 능하거나, 너무나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연구윤리, 그 의미와 범위 그렇다면 이와 같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연구윤리는 무엇일까? 우선 조금 넓은 의미에서 살펴보자면, 연구윤리 (research ethics)란, 윤리학에서 다루는 근본적인 윤리 원칙 들을 과학적 연구와 관련된 다양한 쟁점들에 적용하는 것이 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이 조금 모호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말이 가장 본질적인 연구윤리를 나타내는 말이 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정직, 상호존중, 공정과 같은 근본적인 윤리 원칙들을 과학분야에 적용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2010년 6월 전세계 연구윤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2nd World Conference on Research Integrity( , 싱가폴) 에서 합의하여 선언한 싱가폴 선언을 통해 연구윤리의 원칙들 을 조금 더 쉽게 알 수 있다. Q. 귀하는 최근 2년 동안 연구윤리와 관련된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습니까? 있다 428명 (42%) 없다 600명 (58%) Q. 고민을 하였다면, 연구윤리와 관련된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연구데이타 가공 논문표절/인용 논문 대필 저자권 (Authorship) 연구노트 생명윤리 기타 84명(20%) 30명(7%) 17명(4%) 177명(41%) 57명(13%) 40명(9%) 23명(5%) 또한 가장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자권(著者權)에 관련 해서도 작년 우리 연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례가 있었 다. 작년 5월 9일 출판 된 네이처지의 표지논문이 바로 그것이 다. 이 논문은 제1저자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연구 성공담이 먼저 연구자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켰으나, 곧이어 해당 연구 에 참여했지만 저자로 등재되지 못한 대학원생이 인터넷 게시 이 선언에서 제창한 연구윤리의 원칙을 살펴보면, 모든 연 구과정에서 정직하고, 책임감을 갖고 연구를 수행하며, 공동 연구에서는 공정히, 상호 존중하며 임하며, 연구자로서 사회 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연 구윤리의 본질이란 위의 원칙들을 준수하며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구윤리를 벗어난 연구부정의 범위는 어 떻게 될까? 위의 원칙들에 소홀했다고 모두 연구 부정행위에 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교육과학 기술부, 2012년 8월 개정)에 따르면, 위조, 변조, 표절 그리고 부당한 저자 표시와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조사 방해 행위를 연구부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중복게재에 대한 판단기 준을 지침으로 마련하여, 연구자 자신의 저작물이더라도 같은 저작물을 반복하여 출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연구 성과를 발표하 는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국은 42 CFR 93이라는 연방법을 통하여, 연구부정행위를 연구를 계획 수 행 검토하거나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위조(fabrication), 변조(falsification) 그리고 표절(plagiarism)이 개 입된 행위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직한 실수나 의견의 차이에 기인한 행위는 연구부정행위의 개념에 적용하 지 않는다는 항목을 추가하여 연구자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연구윤리 규정에 의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또한 부정 행위의 제보가 접수된 때로 부터 6년 이내의 연구부정행위로 시한을 두어, 과거에 발생한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조사 및 처 벌을 예외로 하였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기존에 5년으로 제한 되던 연구부정 검증 시효를 폐기하여 연구윤리에 대한 확고한 관리 의사를 규정에 반영하였다. 또한 연구부정행위의 범위도 부당한 저자의 표시 및 부정행위 조사의 방해, 중복 게재 등의 구체적 행위를 명시하였다. 이를 살펴볼 때 우리의 연구윤리 규정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연구부정행위의 예외영역을 줄여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겠다. 올바른 연구윤리, 우리의 과제 그렇다면 이와 같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해 우리에게 주어 진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학회나 연구기관에서는 학문별, 그 리고 기관별로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연구자들의 혼동을 방 지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학계는 인문/이공계/의학계 등 학문 별로 각기 다른 기준의 연구윤리 규정을 준용하고 있 다. 이는 동일한 연구기관 내에서도 각기 다른 기준의 연구윤 리 잣대를 적용하여, 때때로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명확한 판 단이 힘든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이공계의 경우에는 학위과 정에 수행한 연구결과를 SCI급 저널에 투고하고, 그 내용을 엮어 졸업논문으로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문학 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 중복게재라 의심될 수 있다. 이처럼 학 문별로 상이한 연구계의 관행을 정리하여 명확한 기준을 세워 연구자들이 자신의 학문, 그리고 기관에 알맞은 연구윤리 규 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정직하고 책임 있게 수행하기 위한 주체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논문의 데이터 조작, 표절 등 자신의 연구성과를 부풀리거나, 다른 이의 저작물을 도용 하는 행위는 자신이 이제까지 힘들게 이룬 연구성과 마저도 퇴색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연구성과를 논문, 특허 등의 방 식으로 발표할 경우에도 반드시 사전에 연구성과에 따른 저자 권의 배분원칙을 세워 연구자의 연구업적을 보호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연구윤리 인식조사 설문, 연구윤리, 어디쯤 와 있는가? ~31, 연구자 총 1,028명 대상 이메일 설문조사 (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정의 ( A4%EB%A6%AC) 4.싱가폴선언(원문번역, 박기범 박사(STEPI), 5.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교육과학기술부, , 개정, 6. 미국 연방 연구윤리 규정(42 CFR 93, 이 지 민 / 연구윤리정보센터 연구원

9 기 기획 ❷ 획 (월요일) vol. 09 올바른 연구윤리의 정립을 위해 현재 우리사회에 가장 요구되는 것은 바로 체계적 교육의 도입입니다. 즉 이러한 교육은 끊임없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현재와 같은 보여주기 식 의 일회적 교육은 큰 효과가 없습니다. 연구윤리 바람직한 연구윤리 정립을 위하여 낮은 의식수준으로 무너진 연구윤리 Q. 최근 각계 공인들의 논문표절이 문제화되면서 연구윤리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먼저 연구자들이 연구윤리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 즉 의식 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단돈 만 원일지 라도 그것을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하듯, 타인의 글을 허락이 나 적합한 절차 없이 사용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 지만 아직까지 타인의 지식재산을 도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듯합니다. 이와 맞물려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역시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입 니다. 정확한 논문작성법을 알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끝으로 일부이지만 소위 공 인 이라 일컫는 사람들이 대학원을 다니며 진정성 있는 연 구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쉽게 졸업하는 관행 역시 한 원인이 라고 생각합니다. Q.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 역시 공감하는 바입니다. 전쟁 이후 급격한 산업화로 우리사회는 빠른 성장을 최우선적 가치로 간 주해 왔습니다. 더불어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분 위기도 형성됐지요. 이는 아직까지는 우리사회가 성숙되지 않 았음을 반증해 줍니다. 연구윤리와 관련한 문제들도 이러한 사 회적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문 대학,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좋은 과정을 거친 결과 만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합니다. 진실에 민감한 사회, 거짓에 관대한 사회 Q. 이렇게 확연히 다른 의식수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 까요? 해외의 많은 대학은 학부 입학 첫 학기에 표절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합니다. 즉 커뮤니케이션 혹은 스칼라쉽 강의 수 강을 의무화하고, 이를 통해 논문작성법은 물론 연구윤리 전 반에 대해 철저히 학습시키는 것이지요. 더불어 대학원에서도 이러한 교육을 바탕으로 연구윤리와 관련한 과목을 필수적으 로 수강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많은 대 학들이 이를 도입했습니다. 본교 역시 연구윤리서약각서를 제 출받고 관련 특강도 실시하고 있지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 든 원생들을 대상으로 이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는 것이 현실 입니다. Q. 원장님께서는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물리학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당시 경험을 토대로 해외에서 연구윤리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실 물리학을 수학하면서 타인의 연구 결과 인용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다수의 연구가 계산과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반면 인문사회계열은 다른 사람의 저서나 논문과 같은 글 자체가 원전이 되는 경우 가 많기 때문에 표절 논란의 개연성이 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한편 제가 공부할 당시에도 미국은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와 함께 정직하지 않은 결과물과 연구자에게는 엄한 잣대를 적용 했습니다. 즉 연구윤리의 실천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직도 걸음마 단계의 의식수준을 갖고 있는 우리사회와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Q. 교육과 더불어 체계적인 제도와 세분화된 정책 역시 차 이의 주요한 요인이라 생각됩니다. 외국의 경우 표절에 관한 정책이 상당히 구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 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가 그 대표적 인 사례지요. 하지만 본교는 아직까지 그처럼 구체적인 정책을 명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연구윤리 관련 사항도 일부 제도 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이조차도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편입니다. 대학원시행세칙 제33조 연구윤리 를 살펴보면 연 구윤리를 준수하여야 하여야 한다, 논문 작성과정 등이 연구 윤리에 어긋나는 경우 규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고 짤 막하게 설명되어 있는 정도입니다. 때문에 학교 측도 이에 대 해 세밀한 규정과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해외 일부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감독 시험 등도 연구 윤리에 대한 높은 의식수준이 전제됐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과제를 표절하면 해당과목 전체가 F 학점을 받게 됨은 물론 경우에 따라 퇴학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 니다. 말씀하신 대로 일부 학교에서는 시험을 무감독 체제로 진 행하는 대신, 그에 합당한 책임을 학생에게 부과합니다. 물론 학생들 역시 이를 잘 따르고 있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과제물을 사고 파는 사이트가 온라인상에서 활성화돼 있을 정도입니다. 보다 높은 학점을 위해, 모두가 이용한다는 핑계를 무기 삼아 타인의 지식 재산을 가책 없이 이용하는 것이지요. 이는 특히 연구윤리에 관대한 우리사회의 풍토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 연구윤리 강화를 위한 첫걸음 Q. 연구윤리와 관련하여 국내에서 가장 필요한 제도적 장 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올바른 연구윤리의 정립을 위해 현재 우리사회에 가장 요 구되는 것은 바로 체계적 교육의 도입입니다. 특히 윤리 교육 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물론 일선 대학에서 연 구윤리에 관한 논의와 이에 대해 교육하는 기회들이 점차 늘 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듯 보입니다. 즉 이러한 교육은 끊임없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현재와 같은 보여주 기 식 의 일회적 교육은 큰 효과가 없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 아직 조금 더 고민하고 보완해 가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입 니다. Q. 학교차원의 대책 마련 역시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연구 윤리 관련 교육 확대 혹은 독립된 상담기구의 마련 등 구성원 들의 연구윤리 의식 제고를 위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십 시오. 먼저 연구윤리와 관련된 특강과 홍보를 강화할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관련 특강은 시행되어 왔지요. 하지만 대상이 원생들에 한정되고,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 습니다.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다양한 특강을 개최하고, 참여 대상도 원생만이 아닌 교수님들에게까지 확대 할 계획입니다. 교수님들 스스로도 현장에서 끊임없이 연구윤 리를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로 현재 영 문에 한정된 표절중복검색시스템을 한글로 확장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많은 한글 원문이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끝으로 전문가들과의 지속적 인 논의를 통해 현재 사후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의 체제에 대한 보완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Q. 끝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대학원생 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소중한 것입니 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특정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암기식 교육에만 익숙해 있다는 것이지요. 이것 은 곧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습관이 부족함을 의미하기도 합니 다. 말씀드린 연구윤리 관련 문제들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살 펴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원생여러분께 기존의 지식을 학습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며, 전파하는 즐거움을 맛보라 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이 연 구하고 싶은 분야에 마음껏 매진하세요. 대학원은 이를 위해 언제나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대담 정리 : 한승원 aimar@khu.ac.kr 사 진 : 주지영 jyju@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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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보 도 (월요일) vol. 서울교정 총학생회장 당선 인터뷰 이호규 서울교정 신임 총학생회장 28대 총학생회 소통을 위한 가교 Q. 이번 선거는 작년 선거 무효화로 인해 치러진 재선거였습니다. 이로 인해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4~5개월 정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었습니다. 또한 당선 이전부터 총학 간부진이 구 성돼 있었으며, 많은 사업들이 일찍이 계획되었고 일부는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습니까? 지난 선거가 무효화되어 서울교정 28대 총학생회장이 공석이 었지만, 총학 구성원은 이미 확정되어 운영되어 왔습니다. 인수 인계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책이나 사업들을 수행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작년에 정 경대 학생회를 한 경험으로, 이미 총학 구성원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신은경 전 비상대책 위원장님이 고생하시면서 모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인수 인계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임기가 시작된 지 이틀 정 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 진행에 대해서 조 금씩 배워 나가는 중입니다. Q. 서울교정 28대 총학은 어떤 점들을 지향할 것인지와, 총학 사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총학은 원우님들의 이익과 편의를 대변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우 님들의 복리향상은 중요한 임무입니다. 하지만 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 니다. 바로 총학이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입니다. 원우님들의 소중한 의 견이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 그것을 통해 일반대학원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우님들은 소속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 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행사들이 학부 위주로 편성되어 있으며, 대학원을 위한 공간도 현 저하게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점들을 점차적으로 개선하여 서로가 어우러져 소통하 는 대학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대학원보>에서 총학이나 총학의 사업과 관련된 설문을 하면 가장 많이 지적 받는 의견 이 원생들과의 소통 문제였습니다. 현재의 원생들은 총학에 무관심하며 거리감을 느낍니다. 회장님께서는 원생들과 어떠한 방법으로 소통하시겠습니까? 원우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학술지원사업이나 학술테마기행 과 같이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반면, 혜택은 없지만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원우님들의 반응이 부족합니다. 이번 선거를 일례로 들면 총학 측 에서는 이메일, 문자, 홈페이지 공고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이용해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 고 투표율은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선거 정책토론회에도 원우님들이 많이 참여해주시지 않았습니다. 원생들과의 소통문제는 어쩌면 뾰족한 해결 방법을 찾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습 니다. Q. 지난 정책설명회에서 다뤄진 내용과 공약을 살펴보면 기존의 사업이나 환경을 개선하 거나 강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허황되지 않고 실현 가능한 공 약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새롭거나 도전적인 정책을 앞장세우기 보다는 현실과 타협하는 총학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기기도 합니다. 일례로 원우님들의 자치공간에 대한 공약을 보면, 현실적으로만 보일 수 있겠지만 실현되 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저희가 없는 건물을 짓거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공약대로 비효율적인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 용하기 위해서는 관리하는 사람을 배치해야 하는 등의 적잖은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공약들 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 미흡한 점을 개선하겠다는 것과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는 공약들 은 일부러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먼저 총학에서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선 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통해 현실적으로 원우님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원우님들께서 믿고 선택해 주신 만큼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하여 직무에 임할 것을 약속드 립니다. 원우님들의 복리 향상과 연구 활동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다양한 사업 구성과 함께 기존 계획된 사업의 타당성 검토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항상 더 발 전하는 <어울림> 학생회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운호 15 지난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치러진 서울교정 28대 총학생회장 재선거 결 과, 기호 1번 이호규(행정학과 박사과 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 후보 는 총 299표(78%)를 얻어, 기호 2번 유 근준 후보(관광학과 박사과정)의 총 82표(22%)를 크게 앞섰다. 총 유권자 2,187명 중 382명이 이번 선거에 참여 했으며, 지난 선거보다 약 5.5%정도 상승한 17.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재선거는 작년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치른 선거가 후보자의 개인적 인 문제로 인해 무효화됨에 따라 실시 됐다. 28대 총학생회장이 당선되기 전 까지 총학은 신은경 27대 총학생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비상대책위원 회 체제로 운영됐다. 신임 이호규 28대 총학생회장의 임기는 올 4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다. 박운호 2013학년도 1학기 유학생 탐방, 비무장지대 체험 지난 5월 3일, 서울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1학기 일반대학원 유학생 탐방이 실시됐다. 이번 탐방은 재학 중인 유학 생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소개하고자 마 련된 체험 프로그램으로, 탐방 장소는 비무장지대(DMZ)로 결정됐다. 서울 총학은 4월 15일부터 26일까지 다양한 국적으로 이루어진 일반대학원 유학생 33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여, 자유수호 평화박물관, 백마고지, 열쇠전망대 등 을 방문했다. 비무장지대는 6.25전쟁 휴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군사분계선으로, 이번 탐 방의 목적은 유학생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손봉(경영학과 박사과 정 / 중국) 씨는 이번 탐방을 통해 6.25전쟁에 대해 잘 알 수 있었고 한국 전쟁의 역사를 깊게 이해하게 됐다 라 고 밝혔으며, 도티민응엣(경영학과 석 사과정 / 베트남) 씨는 실제 군인이 가 이드를 해줘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한국 도 베트남처럼 빨리 통일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는 반응을 보였다. 박운호 whpark@khu.ac.kr 서울교정 주차권 발급 제도 변경 서울교정 원생에 대한 정기주차권 발급 제도가 지난 4월 3일부터 변경돼 시행되고 있다.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 해 발급 대상을 박사과정으로 한정했던 것을 석사과정 원생들에게도 확대 적용 한 것이다. 단 석사과정의 경우 정기권 발급 매수를 50매로 제한하는 쿼터제로 운영되며, 이후 학내 주차 및 교통 흐름 에 문제가 없을 경우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정기권 금액은 과정별 동일한 기준 (학기당 150,000원, 1개월 35,000원)이 며, 발급 절차는 박사과정은 기존과 동 일, 석사과정의 경우 대학원 행정실에 서 발급 요청 명단을 취합해 총무팀으 로 전달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한편, 국제교정 정기 주차권 발급은 학생의 경우 과정별 차이가 없으며 금액 은 학기당 40,000원, 1개월 12,000원이다. 강신녀 kangsinnyeo@khu.ac.kr 학사일정 5월 6(월) ~ 10(금) 2012학년도 후기 졸업사정 17(금) 석가탄신일 18(토) 개교기념일(64주년)

16 (월요일) vol. 193 테마서평 : 중국의 경제 중국의 경제지리를 읽는다 (윤영도 최은영 역, 후자오량 저, Humanist, 2003) 벼랑 끝에 선 중국경제 (조용찬 역, 량셴핑 쑨진 저, 책이 있는 풍경, 2012) 자본주의적 인간 중국남부인 (정재용, 리더스북, 2012) 서 평 중국 남부 광둥성(廣東겛) - 한국인이 잘 모르는 중국 경제의 중심 냉전 이후 미국이 독점하던 세계 리더국가 라는 타이틀을 이제 중국에 덧붙여도 낯설지 않 다. 이미 십여 년 전부터 국제기구, 경제기관 등에서 각각 그 시기는 다르지만 중국이 미국의 GDP를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서방세계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이 주춤하는 동안 중국은 약 9%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 왔고, 위안화의 국제적 위 상이 높아지는 등 중국의 경제적 지위는 높아지는 추세다. 때문에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 운 중국의 놀랄 만한 성장에 대해 우리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관심에 비해 비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는 매우 미진하며, 중국의 각 지역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부족하다. 여기에서 필자는 이러한 의문을 제시하고 싶다. 우리는 경제 성장 이라는 단어만 두고, 중국을 너무 거시적으로만 보아온 것은 아닌가? 따라서 중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적 지역 가운데 하나이자 우리에게 있어 아직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중국 남부의 광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거대한 중국, 확고한 지역 간 차이 지역의 자연 및 인문환경은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양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에서 돼지고기를 금 기시 하는 것은 건조 기후라는 자연환경과 이슬람교라는 인문환경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이다. 건조 기후환경에서 물과 먹이를 많이 필요 로 하는 돼지는 사악한 동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종교 적 신념까지 더해지면서 이슬람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가 된 것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세계 4위의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국토는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광대하다. 동쪽으로는 평원과 해안에 다다르고, 서쪽으로는 건조한 사막과 히말라야 고원에 이른다. 남북으로 한대 기후와 가까운 북쪽 지역과 열대 기후에 근접 한 남쪽 지역이 함께 공존한다. 1월 겨울에 중국 하얼빈이 영하 30 의 기온을 기록했을 때, 같은 시각 중국 남부의 난사군도에서는 영상 28 의 기 온을 보였다. 한 나라에서 동시간대에 50 가 넘는 기온 차이가 생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중국의 지역 간 차이는 이러한 자연환경에만 있 진 않다. 중국은 13억이 넘는 인구 속에 한족을 비롯하여 55개의 소수민족이 함 께 살고 있는 거대한 다민족 국가이기에, 이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복장, 문 화, 관습, 종교 등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다. 이렇듯 중국의 다양한 자연 및 인문환경은 지역 간의 확고한 차이를 가져오게 되었다. 광둥성 역시 지역적 특색이 뚜렷하다. 광둥성은 중국의 남부에 위치하여 아열대 기후를 가지 고 있고, 지역의 북쪽에는 5개의 산맥들이 존재하여 고대부터 중국의 북방과 교류가 활발하지 못하였다. 자연환경으로 인하여 일부 중국의 통일 왕조는 이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였고, 이 지역의 언어와 음식문화 등이 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광둥 지역의 언어는 월어(??語)라고 하여, 우리가 흔히 광둥어, 홍콩말이라고 하는 것이다. 월어는 중국의 표준어인 보통화(북방언 어)와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확연히 다른 언어이다. 하지만 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언어로서 홍콩 영화 등을 통해 우리와 친숙한 언어이기 도 하다. 언어의 차이는 문화의 차이를 파생시켰고, 광둥을 중국 내에서 확고한 지역성을 가진 곳으로 만들었다. 전세계에 진출해 있는 화교의 대부분이 광둥 출신이다. 광둥만의 언어와 문 화는 화교들을 묶어주는 결속장치로 작용한다. 광둥성, 중국의 역사와 경제를 바꾼 지역 광둥은 중국의 역사와 경제를 바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지역이다. 물론 이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중국의 역사 상 중심이 되었던 북방 지역이 아니라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이 지역이 중요한 역할을 했 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광둥 지방은 멀리 중국의 남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고대의 통일왕조로부 터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였다. 송나라 이후 중국 남부에 대한 개발이 시작되 면서 점차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었고, 원나라 때 무역항으로 역할을 하게 되었 다. 명나라 초기 정화의 남해 대원정으로 인해 광둥 지방 등 중국 남부의 사람들 이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주하여 화교 진출의 시초를 열었다. 명나라 후기 지금 의 마카오에 포르투갈인들이 들어와 점령하였고, 이곳을 통해 서양의 문물이 중 국으로 유입될 수 있었다. 청나라는 오직 광둥성의 중심도시인 광저우만을 무역이 허용되는 유일한 항구로 지정하였 다. 모든 무역이 광저우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었으므로, 상업도시 광저우의 면모는 이 때 갖추 어지게 되었다. 광둥 지방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서양의 사상 및 문물이 유입된 지역이었다. 이 러한 영향 탓인지 근대 중국의 역사를 바꾼 수많은 인물들이 광둥에서 많이 배출되었다. 청나 라 말기의 사상가인 캉유웨이(康有爲), 량치차오(겳啓超)가 모두 광둥 출신이었으며, 신해혁명 을 통해 중국에 공화국을 수립한 쑨원(孫文)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국 남부 지역에 위치한 광둥성은 현재 주강 삼각주 지역의 대부분을 경제특구로 개방했다. 또한 광둥 지방은 중국의 경제도 바꾸어 놓았다. 1970년대 말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 정 책의 1번지가 바로 광둥인 것이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편전쟁으로 영국에 할 양되었던 홍콩, 포르투갈에 할양되었던 마카오가 있었기 때문이며, 광둥 지방의 오랜 상업적 전통과 사람들의 자본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 등도 꼽을 수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홍콩과 가까운 지금의 선전에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를 설치하였고, 이어 주하이, 중산 등 광둥의 주강 삼각주 지역의 대부분을 경제특구로 개방하였다. 덩샤오핑의 이러한 개혁개방 정책은 현재의 중국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역사의 무대 뒤에 있었지만, 근 현대 중국의 역사와 발 전에 있어서 광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명암, 광둥은 어떻게 변화할까? 광둥성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가장 높은 경제력을 가진 지방행 정구역이다. 광둥성의 경제 또한 중국 전체의 경제와 마찬가지로 명암을 동시 에 지니고 있다. 광둥 지역경제 발전의 청신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홍콩-마카 오의 금융 및 관광산업의 발달로 그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홍콩-마 카오에 체화된 서구시스템이 광둥의 경제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하 지만 중국 경제는 현재 인플레이션, 국유기업 금융정책 세제 정치의 개혁, 산 업의 구조조정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 중 인플레이션 문제와 산업 의 구조조정이 광둥 지역에서 가장 시급하다. 광둥 지방은 중국 내에서 가장 급격하 게 경제 성장을 이룬 지역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의 정도가 가장 심한데, 임금의 상승폭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 만 일반 노동자들의 삶은 매우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혼다자동차 부품업체인 난하이 혼다 및 팍스콘의 파업사태가 이를 뒷받침하는 사건이다. 이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에 의한 파업 이나 사회적 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산업구조에 있다. 광둥성의 급격한 경제 성장에 는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제조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이에 의지하고 있던 광둥성의 산업이 이제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여러 번의 파업사태 이후 광둥성은 산업구 조를 고도화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여러 가지 정책을 펴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도 미 지수이다. 향후 광둥이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나고, 변화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광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위기에 봉착하였음에도 우리가 광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왜냐하면 극복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 경제의 영향력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고, 중국에 대한 이해는 점점 더 강조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국 경제를 이끄는 지역을 묻는다면 대개 베이징과 상하이를 말하는데, 이는 수도인 베이징과 경제적 중심지로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상하이 지역의 이미 지가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광둥은 중국 지방행정구역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중국 전체 경제에 약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의 중국이 있기까지 발전을 선도한 지역이라는 점 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광둥은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동안 중국의 역사와 경제를 선도해 온 지역이다. 홍콩-마카오와의 경제적 연계, 산업 구조조정이 지 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중국 경제를 선도하는 광둥의 지역적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중국 경제의 방향을 읽고 우리가 그에 대응하고자 한다면, 광둥 지역 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중국에 있는 문장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중국의 과거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가고, 중국의 현재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고, 중국의 미래를 보려면 광저우로 가라. 이 재 천/ 지리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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