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문화 10월호 -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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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먹는 사람들이 무얼 알겠는가 도시 사람들이 무얼 알겠는가 그저 싸고 맛있으면 되는거지 우리 말 좀 들어주오 우리 농민 다 죽는다 우리 농민 다 죽는다 정말 죽는다고 사람 말 좀 들어주오 죽는다고

4 편집실에서 고대문화 편집장 100주년 특집 10 파란 넥타이의 프락치 님에게 편집위원 수습위원 꺼진 불도 다시 보자! 48 만화 50 노동 파아란 하늘이 마치 연대 프락치를 생각나게 하는 가을입니다. 아마 총장님도 하 늘을 보고 프락치 님을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프락치 님, 왜 파란 넥타이를 매고 오셨나요. 총장님이 나라도 버리고 민족도 버리고 막걸리를 버려도 파란색에 대 한 공포는 버리지 못했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나요. 아무리 가지고 있는 양복에 파란 넥타이가 잘 어울린다고 해도, 만평 역사 70 아닌 것은 아닌 겁니다. 학술 혹은 프락치 님은 연대가 고대인 줄 알고 잘못 왔을 수도 있을 겁니다. 아니, 틀림없이 그랬을 겁니다. 붉은악마 사 이에서 울트라니뽄이 눈에 띄는 것처럼 그것은 명명백백한 사실이니까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고대와 연대가 라이벌 관계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9월이 되면 여기저기 걸리는 빨갛고 파란 현수막은 TV를 보는 한국사 람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르셨다구요? 아직까지 프락치가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만, 한편으로 이 사회가 생각보다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파란 넥타이의 프락치 님이 우리에게 준 유일하게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파란 넥타이 그 고대문화 통권 73호 펴낸이 엮은곳 전화 홈페이지 주소 여성 서평 영화 음악 단 하나의 실수로 우리에게 밝혀진 프락치의 정체,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 어윤대 총장님이 모두가 지나칠 뻔하던 그 사실을 폭로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더욱 더 고난의 가을을 보낼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펴낸날 토론마당 아아, 또한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당신이 여기 온 이유입니다. 파란 넥타이를 매고 오지 않았던들, 당신이 목적한 바 를 조금이나마 성취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일입니다. 당신이 정통대에서 얻어가려고 시도했던 것들, 그러나 결국 에는 총장님이 지켜낼 것들을 새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학과통폐합이라는 시대의 흐름 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 이 페이지에, 그리고 이 책 곳곳에 이번 가을에 겪었던 끔찍한 경험의 일부들을 새겨놓도록 하겠습니다. 어 총 디자인 미디어비평 고대문화상 장님의 탁월한 안목을 드러냄과 동시에 당신의 결정적인 실수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110 독자투고 다음번 학과통폐합 때까지 건강하시길 빕니다 수습위원의 세상보기 124 표지 표지 사진

5 Intervie Migrant Solidarity Network 2003년 5월 생긴 KU MSN은 학내에서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알리고 학외에서는 직접 주노동자 분들과의 연대를 추구하는 모임입 니다. 2005년 이주노조 설립 이후 이주노동 자들을 향한 감시와 단속이 더욱 심해지고 있 기 때문에 이런 단속을 실질적으로 막아내고 흩어져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이주노조에 대해 알려나가기 위해 지역 연대사업을 진행 하고 있어요. KU MSN의 경우 경기북부지역 인 의정부에 주말마다 방문하여 선전전을 진 행하고 저녁엔 이주노동자들과 직접 만나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입학해서 처음 참여한 명동성당에서 했던 이주집회였어요. 농성장 앞에는 단속과 감시 의 위협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 의 영정사진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그 모습은 저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당신의 해방이 곧 나의 해방이며, 나의 해방 고 대 이 주 노 동 자 연 대 네 트 워 크 K U M i g r a n t S o l i d a r i t y N e t w o r k 최근까지 진행 중인 의정부지역연대사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함께 고 민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하거 든요. 그리고 2003년에 비두 라고 하는 이주 노동자가 연행됐을 때 다른 분들과 함께 밤새 도록 비를 맞으며 출입국관리소 후문에 몰래 숨어서 강제출국을 막았던 일도 기억에 남네 요.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조금도 달라 지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활동이 힘들다 기 보단 상황이 너무 버겁 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40만 이주노동자 중에 노조원은 260명 정도에 불과한 수준입 니다. 투쟁을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라도 이주 노조에 대해 선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진 꾸준히 못했지만 이주 노조와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는 지역연대사 업을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곧 당신의 해방이라는 것을 믿고 함께 싸 생긴지 2년 남짓 되었지만 학내에서 이주 우는 것이 연대라고 생각해요. 이주노동자 분 노동자의 문제들을 알려내는 활동을 하는 데 들은 저희가 의정부에 매주 찾아가지 못하는 에는 그동안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것을 죄송해 할 때마다 괜찮아요, 마음만은 고용허가제 문제가 이슈화된 이후에 이를 학 늘 같이 있잖아요. 라고 말씀하시곤 하세요. 내에서 담론화 하기 위한 대자보사업과 서 이를 보면 진정한 연대라는 것은 바로 우리 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정기 는하나 라는 믿음인 것 같아요. 적인 신문발간과 영상제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8 9

6 대자보 리뷰 1 대자보 리뷰 2 13대 여학생위원회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 비상대책위원회 드디어 유예기간이 풀렸다. 지난 4월 서 내려가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여일 이게 학생과 우리도 말할 부터 한 노교수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프의 문제제기를 마녀사냥이라 치부하 학부모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죄목으로 5개월간 쭈그리고 있다가 이 는 것은 결국 그 수업의 중단이라는 그 할말입니까? 제야 말문을 연다. 그 감옥에는 간수나 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모두 떠넘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엔 독방은 없었다. 대신 결코 끝나지 않을 것뿐이다. 수업 중 자신의 발언에 문제 전파통신공학과의 해야 할 말과 해서는 것 같았던 여성주의에 대한 비난과 이 제기를 받았다고 해서 수업을 포기해 존폐 문제를 놓고 4개 안될 말이 존재합니다. 후의 싸늘한 무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버리는 교수가 있다는 사실에 의아함 월여동안 수많은 간담 또 자신의 위치와 직책 언제까지 우리의 문제제기에 대해 비오 이 생기지는 않는가. 회와 면담, 회의를 거 등에 맞는 언행을 해야 면 왜또씨~비야 식의 반응만 할 것 다시 한번 문제제기의 그 지점으로 친 정통대 비대위와 만 그 단체와 그 사람 인가. 반복한다. 우리는 예쁘게 차려입 돌아가 보자. 그때의 문제제기는 K교 학교측은 드디어 9월 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 은 채로 눈만 껌벅거리려고 강의실에 들어가는 것이 아 수의 학문적 업적, 그것을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 29일 오후 3시에 본관 제 1회의실에서 정통대 문제에 고 신뢰성과 정당성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총장, 니다. 교수님과 강사님이 하시는 말씀들, 학우들의 의견 하기 위한 수업의 스킬이 문제가 있었다는 말이 아니다.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면담을 가졌습니다. 총장은 이 처장단과의 면담에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실종되었습 은 우리의 눈을 적시고 귀를 채우고 가슴을 울린다. 눈 그때 그 수업에 피해학생이 있든 없든 교수가 스스로 수 전의 약속과는 다르게 기자 배석과 회의내용 녹취도 거 니다. 신뢰와 믿음을 강조하던 기획예산처장을 비롯한 과 귀, 가슴이 있는데 머리로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업을 그만두었든 그만두지 않았든, 그 발언 자체가 문제 절한 채, 강압적으로 이전 시위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처장단과 총장은 3류 농담을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여 마라. 한 교수의 명예란 학생들의 머리를 채운다고 얻어 이며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하기 위함이었다. 이것은 사과를 요구했고 결국 면담을 진행하기 위해 사과를 하 과 없이 해댔습니다. 지는 것인가. 우리의 문제제기는 한 교수의 망언을 꼬집 덩그러니 그 발언만 떼어놓아 맥락을 떠나자는 말이 아 고 면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표성을 띤 중요한 면담 자리의 상징성은 어내어 그 교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그동안 쌓아온 명 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되려 빛나는 학문적 총장은 또 다른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신 한 학부모님 시작 전부터 실종되었고, 학부모님과 학생들은 인격적 성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강의실에 성과를 가진 명망있는 교수의 입에서, 그것도 신성하디 이 학교의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 비판하자, 당신 개념 모독으로까지 이어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이것이 현 서 수없이 난도질당하던 우리의 문화에 제동을 걸자는 신성한 수업시간에 스스럼없이 나왔다는 것이다. 교수 이 있는 사람이냐 라는 폭언을 시작으로 푸른색 넥타이 재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님을 대하는 태도이고 자세인 의도였다. 작년에 수업료가 없으면 몸이라도 팔아서 내 의 수업자율권으로는 결코 그 발언을 정당화할 수 없다 를 메고 왔다는 이유로 당신 연대 프락치냐 라는 망언 것입니다. 상대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면서 현명한 면되지, 올해에 예쁜 여학생은 난자도 비쌀거야 라는 는 말이다. 대학의 수업은 반은 가르치는 자의 몫이요, 까지 일삼아 진지한 면담자리를 3류 농담이나 하는 자 결정이 내려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발언은 난도질이 아니고서야 무엇이란 말인가. 반은 배우는 자의 몫이다. 교수의 수업에 대한 자율권과 리로 전락시켰습니다. 극단적인 여성주의자들이 교수를 마녀사냥한다는 비 학생의 좋은 수업을 들을 권리는 충돌하지 않는다. 도대 판이 있었다. 그러나 여일프 여성주의일년나기프로젝트 는 K교수의 체 남의 권리를 빼앗는 권리라는 것이 존재하기나 하는 비유가 얼마나 수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었 가. 만약 지난 4월의 문제제기가 학생들의 교수 끌어내 는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또한 그 비유가 여성주의의 리기로 비춰졌다면 오늘날 우리의 강의실이 어떤 모습 믿음에서 벗어나므로 우리를 따르든지 아니면 강단에 인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7 100주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100주년 특집

8 100주년 특집 1 Global KU! OKU? 2010년, 고등학생 시절 춘향전을 보고 한국에 매료된 젊은이 블라디미르 티호노프가 고대에 왔 다. 난생 처음 보는 동양의 조그만 나라에게 그토 록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그는 불타는 향학열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국의 고려대학교에 왔다. 그는 한국 학생들과 수업시 간에 춘향전에 대해 토론하고, 막걸리를 마시며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울 것을 기대했다. 그런 데 이게 웬걸. 수업 중 영어 강의가 50%이다. 수 업 시간에 교수들은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이 해시키는데 진을 빼고, 학생들은 쩔쩔매며 영어 로 받아 적기 바쁘다. 게다가 수업 시간 외에도 대 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너무나도 바빠 보여 말 붙 일 엄두도 안 난다. 나중에 사정을 알아보니 04년 부터 제 2전공이수, 영어 강의 5개 이상 수강, 한자졸업요건 등이 생겨나 노닥거릴 시간이 없 다는 것이었다. 실망스러움을 시설 좋은 외국인 전용 기숙사에서 미국인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영어공부를 하는 것으로 자족하려 했지만, 이럴 바에 차라리 미국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는 지금 박노자라는 이름 으로 널리 알려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교수이 다. 위 이야기는 블라디미르 티호노프가 20년 정 도만 늦게 태어났으면 어땠을지 본좌가 상상해 본 일에 불과하다. 다만 몇 년 후 러시아 청년이 겪을 수도 있을 법하기에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세계화, 세계 100대 대학... 귀에 딱지가 지 도록 들어온 말들이다. 잠시 과거를 돌아보자면 95년 고대가 발표한 고려대학교 발전계획(안) 이란 게 있었다. 여기에는 대학원 중심으로의 발 전계획 을 위해 2005년까지 단계적으로 대학원 정원을 늘려 학부 재학생의 50%(1만명)로 확대 (1995:15%, :25%, :40%, :50%)하고 교수를 5백 여명 증원하여 교수 총원이 1,330명이 되어 학부 생 기준으로 학생 대 교수의 비가 15:1이 되게 한 다 는내용등이담겨있다. 뿐만아니라구체적 인 목표까지 나와 있어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05년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는 것과 5개 학문분야는 세계정상, 15개 학문 분야는 국내 정 상에 오르는 것을 노리고 있었다. 세계 100대 대학을 평가하는 기관은 한 둘이 아 닐뿐더러 어떤 기관이 더 합리적인 평가를 하는 지 모르겠지만 위의 계획을 얼마만큼 이행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영국 <더 타임즈>의 평가를 참고 하기로 하겠다. <더 타임즈>가 발표한 세계 상위 200대 대학 순위에는 한국 소재 대학 중 서울대 (119위)와 한국과학기술원(160위), 그리고 포항 공대(163위)만이 들어 있다. 고대는 어느 지점에 와 있을까? 본과생 1만 5천명 정도, 석사생 7천여 명, 박사생 3천 여명으로 석박사생이 학부생 대비 66%인 중국 푸단대학은 196위에 랭크되었다. 반 면 순위에도 없는 고대는 3만 6천명의 본과생(서 창+안암)에 석사생 1,300여명, 박사생 400여명 으로 대학원생이 학부생의 4.5%에 불과하다. 교 수 수도 푸단대학이 전임 이상 교수가 2300여 명 인데 비해, 고대는 전체 교원의 수는 4300여 명이 지만 전임 이상 교수는 1천 명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 대 교수 비가 36:1이다. 이른바 세계 오균 14 15

9 에서 2년 사이에 25%로 5배 가 되었고 영어 강 의로 인해 얻는 효과가 월등하기 때문에 계속 확 대해 나갈 생각 이라고 밝혔다. 학교는 이를 계속 추진하여 2010년엔 영어 강의를 5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영어 강의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월등한 효과 가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이기 에 학생에게 절반이나 영어로 수업을 듣게 하려 는 것일까. 아마도 어 총장은 영어 강의가 한국 학 생들에게 영어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외국 학생들이 고대를 찾는 데 있어 긍정 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기 대했을 것이다. 어 총장은 이런 전략과 방침이 적인 한국사를 영어로 배우는 것은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외에 한국사 강좌로서 큰 의미 가없을것 이라고 했다. 또한 영어로 강의하는 교수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임 교원 채용 시 영 어 시연을 평가에 넣고, 신임교원에게 영어 강의 를 시키는 것에 대해 사학과 이상신 교수는 학과 특성상 필요하다는 자체적인 판단으로 진행된다 면 괜찮겠지만 이런 식으로 일률적으로 진행시키 려는 것 은 옳지 못하다며 부당하지~ 를 연발하 셨다. 모든 학문에 이런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2004년 100명의 신임 교수를 채용하려다 32명 밖에 채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최고 라 불리는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생수가 10 표를 제대로 끊었을까. 계속되면 외국 대학이나 외국 학생들이 보는 일 명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갈 길이 정말 많이 남았 등대학은 고려대가 될 수밖에 없다. 고 밝히기도 다. (도쿄대 9.8:1, 베이징대 10:1, 하버드대 글로벌 KU 프로젝트 의 골자는 영어위주의 외 했다. 9.3:1) 세계 100대 대학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 국어 교육 강화와 국제교류 촉진, 핵심교양 개편 그런데 총장이 04년도부터 전공과목 20%이상 월간 조선과의 인터뷰에 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고대가 에 덤으로 한자교육 강화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 영어 강의 의무화 라는 지침을 내렸음에도 학과 따르면 어 총장은 대학의 95년 설정한 구체적인 계획은 달성되지 않았다. 로 이를 위해 2004년부터 모든 전공과목 20% 별로 실행율의 편차가 컸다. 한문학과 박성규 교 국제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국가의 국제 경쟁력 이상 영어 강의 2006년까지 영어 강의 비중 수는 눈을 씻고 한국 고전문학을 영어로 강의할 강화를 위해서는 커리큘럼의 변화가 무엇보다 시 현재의 장기발전계획도 이전의 그것과 크게 달 30%까지 확대 2010년까지 영어 강의 50%까 능력이 있는 선생을 찾아 봤지만 없었다며 세계 급하다 는 고민으로 1학년 교양과목을 개편했다 라진 것 같진 않다. 기한은 알 수 없지만 대학원생 지 확대 신임 교원의 영어 강의 의무화 7+1 에 한 명도 없을 거 라고 이번 학기 한문학과에 고 한다. 질적인 측면에서 100대 대학에 다가서 수를 학부 재학생의 50% 수준으로 늘리려 하고 학기제 (국제어문학부의 경우 8학기 중 1학기는 영어 강의가 개설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주었 기 위해 글로벌 리더 양성 이라는 하버드 대학 있으며 대부분의 학문 분야를 국내 최고 수준으 해당 언어권 해외 현지 대학에서 수학해야 졸업 다. 이번 학기에 전공과목 중 1개의 영어 강의만 식의 신입생 교양을 그대로 가져왔고, 그것이 지 로 끌어 올리고 10개 이상의 분야에서 세계최고 가능) 도입 교양 과정 전체를 전임 교원이 강의 을 개설한 한국사학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 금의 핵심교양이다. 어 총장은 또한 지금까지 주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한다. 세계 100대 대학으로 한자 교육 강화 매년 850명의 교환학생 파 았다. 한국사학과장 이진한 교수는 한국 사학과 로 박사과정이나 박사를 갓 마친 강사들이 맡아 의 진입은 2010년까지로 잠시 미뤄졌다. 견 등을 계획했다. 교수 일동은 한국사를 영어로 강의하는 것의 실 온 교양 과목을 개편해 105과목 전체를 전임 교 그렇다면 2003년 부임한 어윤대 총장이 세계 효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으로 생각 하고 있지만 원이 가르치도록 했다. 어 총장은 다른 대학이 100대 대학으로 가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하고 총장의 글로벌 인재 양성 방침에 따라 2005년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일 이라며 스스로 흡족해 했 200%이상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Global KU 프 2학기의 한국사 전공에 영어 과목을 강의 하고 다. 전임 교원에게 신입생 교양 105과목을 맡기 로젝트가 제대로 실행되어 고대에 다니는 수혜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외국 학생일지라도 그들 는 일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일일 수는 있겠으나, 자 들에게 혜택을 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어 총장 어 총장은 2005년 5월 3일자 주간동아(제 438 이 한국사를 옳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전임 교수에게 강의를 맡기는 것만으로 강의의 은 정말로 지금 세계 100대 대학으로 가는 기차 호)와의 인터뷰에서 영어 강의 비중이 5% 수준 습득 해야 하며, 한국 학생이 교양이 아닌 전문 질이 담보되는 것인지는알수없는일이다

10 7+1학기제 (국제어문학부 의 경우 8학기 중 1학기는 해당 언어권 해외 현지 대학에서 수학해야 졸업 가능) 도입은 어느 새 필 수가 아닌 선택 조건이 되었다. 한자 교육 강화를 위해 생긴 한자인증시험은 기업인이 총장에게 요 새 대학생들 한자를 왜 이렇게 모르냐고 무안을 줘서 생겼다. 이런 것들은 학부모와 수험생, 그리 고 기업체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질러놓은 것이다. 나중에 수습이 안 되면 의무 사항이 아닌 것으로 발을 빼면 될 일인가보다. 걸 맞는 교육환경은 제 공하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만 많은 학교의 태도는 그들이 오직 고대가 외부에 어떻 게 보여지는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는 의심을 품게 한다.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박노자가 한국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강의 는 영어로 하지요? 라고 한다. 그런 질문을 받는 그도 당혹스럽겠지만 그의 대답을 듣고 놀라는 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세계 대학 평가에서 60 위권 인 오슬로 대학의 원칙은 학생들이 모국어 로수업받을 권리 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 어영문 전공과목을 제외하고는 영어교양 과목조 차 개설되지 않는다. 영어로 개설된 과목은 전체 의 10%이하로 있긴 하지만 이들은 모두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전환해 준 것이라 한다. 외국인 교 수 임용 때에도 노르웨이인과 같은 기회를 주지 만 이들은 2~3년 안에 노르웨이어로 강의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고 한다. 어 총장은 세계 100대 대학에 들기 위한 요건 중 하나로 국제화를 말한다. 졸업 요건 중 졸업 전 영어 강의 5개 수강 은 한국 학생에게 영어 강의 를 듣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한 가지 의문은 영어 로 강의하는 비율을 평가하는 기관이 중요한가, 아니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의사가 중요한가 는 것이다. 관점의 차이를 무시하고 모든 학과의 교수와 학생에게 자신의 생각대로 하면 세계 100대 대학 으로 갈 수 있는 것인 양 강요하는 어 총장에게도 고민이 있다고 한다. 외국 물먹고 들 어온 수많은 고대생들이 연세대생 처럼 될까봐 걱정이란다. 명색이 CEO총장 인데 자기 공장에 서 생산해낸 물건이 경쟁회사 물건과 별 차이가 없게 될까 두렵나보다. 이런 차원의 고민 말고 어 떻게 다양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구열을 충족시 킬 수 있을지나 좀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 매 학 기 끝날 때 마다 하는 수업 평가를 공개하거나 수 업 개설을 해당 학과 교수나 학생들과도 좀 더 상 의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 해보는 데 힘을 들였으면 한다. 이런 일들을 고민 해 보는 것이 어 총장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 하 는 세계 100대 대학 보다 100배 는 더 중요하 다. 아이들에게 책을 보내주세요 18 이총희 : 박기영 :

11 100주년 특집 수습위원 대연 100주년 특집 대연 고대문화는 지난 10월 11,12일 이틀 간 학우들을 대상으로 현재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영어 강의(이하 영강)와 핵심교양제도, 04,05학번의 공통졸업요건에 대한 설 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설문조사에는 인문계 310명(66.4%), 자연계 157명(33.6%) 등 총 467명의 학우들이 참여 하였다. 이번 학기에 영강을 수강하느냐는 질문에 59.1%(276명)가 그렇다고 답하였으며, 이들이 수강하는 먼저 영강의 수는 1개 57.6%(159명), 2개 24.3%(67명), 3개 9.8%(27명), 4개 이상 8.4%(23명) 등의 순이었다. 실제 영강시간에 어느 정도로 영어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80~100%라는 응답이 64.5%(178명)로 가장 많았으나, 0~20%라는 응답도 15.9%(44명)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영강을 수강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졸업요건이므로 라는 응답이 35.1%(97명)로 가장 많았고, 전공수업 중 영강이 많아 듣지 않을 수가 없어서 라는 응답이 30.1%(83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하여(14.1%),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4.4%) 라고 답하기도 했다. 영강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학우들이 만족하는 학우들에 비해 더 많았다. 영 강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만족하지 못한다(약간 불만족 19.9%+불만족 18.8%). 는 응답이 38.7%(107명), 보통이라는 응답이 31.5%(87명), 만족한다(약간 만족 18.1%+만족 11.6%). 는 응답이 29.7%(82명)를 차지했다. 영강 수강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인문계, 자연계 학우들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 었다. 인문계 학우들의 경우, 만족한다(만족 13%+약간 만족 24.1%). 는 응답이 37.1%였으나, 자연계는 19.2%(만족 9.6%+약간 만족 9.6%)에 불과했다. 만족하지 못한다. 는 응답도 인문 계는 32.1%(약간 불만족 12.3%+불만족 19.8%)였던 반면에, 자연계는 48.2%(약간 불만족 30.7%+불만족 17.5%) 에 달했다. 이는 전공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자연계 학우들이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대해 더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리더 양성 을 목표로 하는 하버드대의 커리큘럼을 따라 교 학교 측에서는 양과정을 개편하였다. 이에 따라 생긴 핵심교양 은 세계의 문화, 역 사의 탐구, 문학과 예술, 윤리와 사상, 사회의 이해, 과학과 기술, 정량적 사고 등의 7개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모 두 전임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러한 핵심교양수업에 대해서 다른 교양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는 의견이 55%(222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양한 교양을 쌓을 수 있어서 좋다.(23.5%) 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정교수가 강의하기에 수업의 질이 보장된다. 는 의견은 10.1%(41명)에 불과했다. 핵심교양수업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43.1%(174명), 만족한다(약간 만족 25.5%+만족 7.9%). 는 응답이 33.4%(135명), 만족하지 못한다(약간 불만족 15.6%+불만족 7.9%). 는 응답이 23.5%(95명)로 집계됐다. 제 2전공 이수 의무, 공인영어(외국어) 성적 취득, 영어(원 04학번부터는 어, 외국어)강의 5과목 이수, 한자이해능력인정 등의 졸업요 건을 적용받는다. 이에 대해서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학교가 강제할 일은 아니다. 라는 의견이 53%(236명)로 가장 많았고, 학교에서 충분히 요구할 만한 사항이다(17.3%)., 할 것이 많아져서 부담스럽다(16.6%)., 실질적 으로 도움이 될 만한 것인지 의문이다(9%). 라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12 100주년 특집 2 : 빛 좋은 개살구 고려대학교는 백주년을 맞이하였다. 백주년 기 념관이 들어서고, 호화로운 기념행사가 치러졌 다. 어윤대 총장(이하 어 총장)은 각종 인터뷰에 서 백주년을 맞아 세계 100대 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래서인지 학교의 겉모습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곳곳에 민족고대 만큼이나 Global Pride라는 문구가 흔하게 보이 고, 외국인도 많이 늘어난 듯하다. 학교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고대 발전의 전부인 양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이에 부합하여 일부 언론은 이를 고 려대의 혁명 으로 칭송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외형상의 변화를 의미할 뿐 대학 내의 실상을 말 해주지는 않는다. 세계 100대 대학에 드는 것이 목표라면 겉모습의 변화만이 중요할지도 모르지 만, 실제 학우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부의 변화이 다. 어 총장은 고대신 문과의 인터뷰에 서 수업의 질적 발전을 위해 교수를 늘리고 있다 고 했다. 고대신문 2005년 10월 4일자 1면 실제 로 교수는 2003년 781명에서 년 981명으로 무려 200명이나 늘었다. 03년도, 04-05년도 고려대학교 일람집 그러나 좀 더 자 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증가가 단과대학 별로 차 이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2003년과 2004년 사이 교수의 증가는 경영학과와 의예과, 전기공 학과, 전자공학과에 편중되어있다. 전기공학과와 전자공학과는 2003년과 년 사이 각 각 한명, 두명에서 14명, 19명으로 크게 늘었는 데, 이것은 정통대 통합문제와 관련되었을 가능 성이 높다. 학교는 지원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대 형사업단을 꾸리기 위해 정보통신대학의 통합을 더 자세한 사항은 <불리하면 외처라, 당신 연대 프락치냐 > 기사 계획하고 있다. 참고 전기공학과와 전자공학과는 대형사업단에 포 함되고, 학교는 준비 단계로 두 학과의 교수를 계 획적으로 늘린 것으로 추측된다. 이 문제는 논외 로 하더라도, 경영학과와 의예과에만 편중된 교수 의 증가는 돈 되는 학과만 키워준다는 의심을 품 기에 충분하다. 예컨대 문과대학이나 사범대, 정 경대학 내의 교수 수는 변화가 거의 없고, 심지어 더 줄어든 경우도 있다. 입학정원과 비교해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정경대의 2003 년도 입학정원은 319명, 2005년도 입학정원은 349명으로 30명이 늘어났지만 교수는 53명에서 55명으로 단 두명이 추가 임용되었다. 이에 비해 경영대는 2003년도와 2005년도 모두 입학정원 이 383명이나 교수는 7명이 추가 임용되었다. 이러한 현실의 근거는 어 총장의 인터뷰에서 찾 을 수 있다. 어 총장은 한 인터뷰에서 교수가 많을 수록 기부금을 많이 가져오기 때문에 좋다고 말 했다. 이 말은 어 총장이 교수를 기부금 가져오는 사람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추진된 교수 증가는 당 연히 실용 학과에만 편중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교수=기부금 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 있 는 대학은 당연히 기부금 유치가 쉬운 인기대학 의 교수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부금 유치가 어려 운 돈 안되는 단과대는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어 총장의 말처럼 어쨌든 교수 숫자가 늘고, 그 만큼 강의 수도 늘어났다. 그러나 폐강되는 과목 22 경윤 22 23

13 의 수는 이보다 더 크게 증가했다. 2004년 폐강과 목 수는 1학기 33개, 2학기 49개였던 반면, 2005 학년도에는 1학기 134개, 2학기 142개로 증가했 다. 1년 만에 약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증가는 폐강과목 선정 기준이 바뀐 것에 기인한 다. 학교는 올해 3월 폐강과목 선정기준 내규를 다시 제정하였다. 그 이전에 시행되었던 2001년 제정된 규약에 전공과목 7명, 영어강의 5명, 교양 과목 10명 미만이면 폐강처리 된다고 규정되어 있던 반면, 올해 바뀐 기준에서는 전공과목은 10 폐강과목 비율을 보면, 경영학과 1%, 법학과는 0%인 반면, 한문학과 9%, 불문과와 역사교육과 는 각각 13%로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올해 2 학기 기준). 이는 전공과목에만 한정된 비율이고 교양과목까지 고려한다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 번학기 문과대학의 폐강과목 수는 33개로 전체 폐강과목의 1/4을 차지하고 이에 비해 의대는 하 나, 법대는 두개이다. (이러한 결과를 학교의 편향 된 지원만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 렇다고 다른 맥락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명, 영어강의는 7명, 교양과목은 20명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기준의 변화는 1년 사이에 갑자기 폐강과목이 크게 증가한 이유를 설명해준 다. 수업의 질을 높인다고 하면서 폐강과목 처리 되는 수강생 인원을 대폭 낮춘 학교의 의도가 무 엇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영어강의에 대한 기준만큼은 이전의 규 약에서 변경되지 않았다. 폐강과목 선정기준 규 약에 따르면, 영어강의의 폐강과목 기준이 7명 미 만인 이유는 과목 개설의 활성화를 위하여 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교양과목은 19명이 되어도 폐 강되는 반면, 전공이든 교양이든 상관없이 영어 강의인 과목은 7명이서도 수업을 할 수 있다. 한 학우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자신이 신청한 수업 에 수강생이 적어 폐강될 위기에 처하자 영어강 의로 수업을 바꾸어 폐강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 떻게든 영어강의의 숫자를 늘리고 싶어하는 학교 의 의도는 알겠지만, 이로 인해 영어강의가 아닌 일반 강의를 신청한 학생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 는일이생긴다. 편중된 교수 증가, 늘어나는 폐강과목, 달라지지 않는 교육의 질. 이러한 고대의 현실은 화려한 백 주년의 모습이 단지 겉모습일 뿐이라는 것을 보 여준다. 영어강의가 늘어나고 학교에 외국인이 늘어났지만, 수업은 예전과 다를 것이 없고 학생 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실용학과의 몸 집이 점점 커지는 반면 기초학문의 학과는 위축 된다는 식상한 사실 뿐이다. 대학이 기업화되 면서 기업이 돈 되는 사업에 투자하듯, 대학도 돈 되는 학문에만 투자한다. 고대는 돈 되는 대학이 되기 위해 겉모습을 Global 로 치장하고 있지만, 내부 사정은 그것과 상관없이 그대로이거나 혹은 더 악화되었다. 그러나 대학이 공공연한 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린 이상, 이러한 속사정은 감춰진 채 겉모습만 계속해서 화려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늘어난 폐강과목들은 대부분 특 정 단과대학에 집중되어있다. 전공개설 과목 대비 24

14 100주년 특집 3 : 불리하면 외쳐라! 당신 연대 프락치냐! 100주년 안암은 지금 三 人 成 虎 옛말에 세 명이 호랑이가 나왔다 고 말하면 사람들이 곧이 믿게 된다는 三 人 成 虎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미 호랑이를 상징하 는 高 麗 大 에서는 1 人 을 더 합쳐서 4 人 이 힘을 모 아 정책을 하나 만들었다. 이름 하여 정보통신대 전파통신공학과 통폐합! 정보통신대 이하 정통대 의 A 교수는 최근 2년 동안 이 렇다할 대학원생도 잘 못 받고, 랩 LAB, 실험실 관리도 잘 안 하기에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또한 전파통신공학과 이하 전파과 강의가 폐강되기도 했다. 수업 직전에 학교에 와서 수업 후 바로 퇴근 하시는 일도 다반사인데다, 담당교수로서 상담해 주어야 할 배정학생에 대한 관심도 없는 분이다. B 교수는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되어야 할 때가 온 분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자 신의 실적을 위해서 학과장의 자리를 현 학과장 에게 떠넘긴 후 사태가 악화되자 도리어 현 학과 장에게 사퇴압력을 가하고 있다. C 교수는 전파 과 학부생들이 듣는 수업시간에 학교의 주인은 교수다 라고 하며 학생들은 따라오면 되는 것이 라고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는 분이다. 마 지막으로 D 교수는 다른 3명의 통폐합 찬성론 교 수들과 달리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A, B, C교수와의 두터운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E 공대학장과 적극 이 정 학교행정을 믿지못하겠다는 학생에게 못 믿 책에 동의하신 F 교무처장 겠으면 자퇴나 해! 라고 말씀하신 김균 교무처장 의 합작품의 성적 역시 F 인 것 같다. 결국 총장 판단도 F. 올초 2월부터 정통대 내에서 전파과가 없어진 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루머인 줄 알았으나 5월 중순 그 소문이 사실인 것으로 드 러났다. 학교 측의 주장은 정보통신대학 소속 전 파과와 컴퓨터학과 이하 컴과 중 전파과를 공과대학 이하 공대 에 흡수 통합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통 합 확정될 때 관례적 절차는 철저히 무시되었고, 학생은 물론 정통대 학장이나 전파과 학과장조차 이 사실을 몰랐다. 정통대 학생회에서 통합 반대 성명서를 낼 때 4 인의 정통대 교수는 정통대 통폐합 찬성에 관한 의견을 담은 전자우편을 고대의 교수 모두에게 일방적으로 발송했다. 물론 그 후에도 그 어떤 사 과나 합의의 시도조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정통대 통폐합이라는 중요한 안건은 전파과 내 4 인의 교수와 공대학장과 교무처장의 주도 아래, 각 단과대별로 담당 대표교수가 나와서 학교의 중요 지난 7월 교수평의원회 한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하는 곳이다 에서 온라인으로 표결한 사 실이 알려졌다. 그 결과 22:11로 통폐합 안건이 상정되었다. 그런데 찬성이란 결과는 이미 예견 된 일이었다. 교수평의원회가 열린 당시는 방학 이라 모든 교수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환 경이었고, 이 점이 악용되어 안건표결이 온라 인 으로 충분한 설명과 검토 없이 좋다 라는 인 상으로 포장되어 날치기로 통과된 것이다. 게다 가 정통대의 대표교수 두 분 중 한 분은 정통대 통 폐합을 주장하는 전파과 교수였다. 한창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정통대 통 합의 당사자인 학생들은 농활기간이었으며, 성적 처리 문제로 분주하여 학교 내부의 조용한 움직 도원

15 임을 감지하지 못했다. 이렇게 정통대 통폐합 논 의는 밀실에서 시작되었고 지금도 결정은 밀실에 서 이루어지고, 학생들은 통보받는 입장이다. 더 군다나 16명의 컴과 교수 전원과 정통대 학장을 비롯한 세 명의 교수 역시 이런 사안을 조기에 알 지 못하였고, 비절차적 방법과 불합리적 결정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8월 중순, 학교 측은 국제관 강당에서 교수평의 원회를 다시 열었다. 지난 7월 충분한 논의를 거 치지 않고 교수평의원회에서 가결된 정통대 사안 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었고, 학교에서 청원 서를 수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형식은 교 수평의원회로 하되 단대 대표교수뿐만 아니라, 모든 교수들이 참여하여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 다. 허나 각 대표들이 모이는 6자회의라는 단기적 강구책만 마련한 채 끝났다. 후에 이 회의에서는 서로의 입장차이만 재차 확인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통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지난 달부터 본격적으로 정통대 통폐합 반대 캠페인 및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통대학생회는 8 월 초부터 온, 오프라인 서명을 받기 시작해서 정 통대의 거의 모든 재학생에게 통폐합 전원 반대 서명 을 받았으며, 250명의 학부모 서명도 확보 하였다. 지금도 정통대 학생회는 교양관, 장승, 중 앙도서관, 백주년 기념관 등 학교 곳곳에서 계속 서명운동을 진행시키고,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 다. 지난 12일에는 본관 앞에서 정보통신대학 통 폐합 저지를 위한 본관 앞 항의시위 가있어정통 대 뿐만이 아니라,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정대, 문 대, 사대 등 각 단과대 대표와 학생들이 모여 기자 회견을 마치고, 관련 서한을 교무처장에게 전달 했다. 여기에 총학생회와 단풍교육투쟁 을하고 있는 KU-EXIT도 함께 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무처장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다. 정책의 추진 에 있어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다. 피 해보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라고 일소했다. 학 교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하루 30분씩은 꼭 고려대학교 게시판에 들어가 학 생들의 의견을 꼼꼼히 읽는다. 어총장은 요즘 학생 이 무엇에 대해 고민하는지,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 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고 말했다. - 주간 조선 1848호 그동안 학교에서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민주 적인 절차를 거쳤다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인지 간담회를 여러 차례 열기도 하였으나, 회의에 임 하는 태도는 전혀 진지하지 못했다. 지난 9월 22 학생대표 3명, 학 일 학생, 학부모, 학교측과의 대표자 회의 부모 대표 6명, 처장단 6명 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또한 지난 29일 3시 정통대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대 표 2명과 학부모 대표 3명이 참여한 정통대 전 파과와 공과대 전자전기공학부 통폐합 에 대한 어총장과의 면담은 학교 정책의 주요 쟁점을 해 명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결정된 사항 이니 이해해 달라 라는 말로 학생과 학부모의 의 견을 일축하는 자리였다. 심지어 학교 측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성사된 면담자리에서 개인에게 모멸감을 주는 발언도 서 슴지 않았다. 어총장의 의견을 모두 반박한 학부 모에게 총장은 어디서 왔냐? 며 무려 15분 여동 안 집요하게 캐물었다. 이에 학부모가 다른 대학 의 이공대교수라고 말하자 어윤대 총장은 파랑색 넥타이를 맨 그 학부모를 눈앞에 두고 당신 연대 프락치냐! 라는 통찰을 보였다. 그리고 학교 행 정에 왜 학부모가 관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대신문 9월 29일자에도 보도 고 일소했다. 순간 간담회장은 침묵이 감돌았으나, 어총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언 반구하지 않고 계속 학교 측의 주장을 했다고 한 다. 결국면담시간1시간여중40여분을차량봉 쇄 시위에 대한 사과 요구에 관한 건으로, 회의 당 시 튀어나온 프락치 발언 소동으로 소진했다. 그 리고 정작 어총장은 정통대의 구체적인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어총장은 정해진 면담시간이 다 되자 다음 약속을 이유로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정통대는 전파통신학과 의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컴퓨터학과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합쳐진 이 상적인 학부라 할 수 있다. 전파과가 02년 정통대 로 나오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있었 다. 전파과가 공대 내 전자전기전파 이하 전전전 학부로 존재했을 때 전자, 전기학과보다 늦게 합류했다 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 지만 현재 정통대로 독립하여 전파과의 특색을 살릴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1학년에서 4학년까 지 다 재학하고 있으며 커리큘럼도 안정화가 되 어 가고 있다. 그러므로 다시 전파과를 공대 내 전 기전자학부에 넣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파 과는 그동안 잦은 학부이동으로 커리큘럼 설정 28 29

16 자체가 항상 불안했다. 때문에 정통대의 첫 학번 산액은 최대 약 3000억원이며, 지방과 수도권 분 인 02학번과 커리큘럼이 가장 흡사한 학번이 95 할 시 수도권에 최대 2000억원 지원이 예상된다. 학번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학부를 옮긴다 고대가 지원 받을 수 있는 형태의 사업단은 IT 대 면 전파과 학생들은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형사업단 전자+전기+전파+컴퓨터 과 융합 사업단 전파+컴퓨터/지능형 로 사실 정통대내 교수들 간의 알력다툼만이 정통 봇 을들수있다. 대형사업단 참여교수 30인 이상 은연간30 대 통폐합의 도화선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 억 원 이상의 대규모 연구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 교에서 정통대 내 구조조정을 단행하려는 주된 만 서울대나 포항공대와 같은 선두주자그룹의 이유는 정부의 지원금(돈) 때문이다. 학교 측은 비교우위에 서기에는 단기적이나 장기적으로나 그동안 정통대 통폐합에 관해 일관적인 안건을 그 어떤 측면을 봐도 불리할 수밖에 없고, 학내 구 내오지 않았다. 통폐합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교 성원 간 이해 상충으로 현실적 구현이 어렵다는 수들이 학교 측의 모순된 주장을 반박할 때마다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융합사업단은 이미 카이 새로운 논리를 찾기에 급급해했다. 결국 정통대 스트와 연계된 KIST의 인력 및 시설 인프라가 구 를 어떻게든 통폐합시켜 지원금을 받겠다는 의도 축되어 있고 전파+컴퓨터 라는 최적의 조건을 인 셈이다. 급기야 대학 구조조정이 시행되어 정 갖췄기에 BK21에 선정되어 지원받을 수 있는 조 며, 이에 정통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성명 는 처사 이것이 점하고 있는 위치는 달라도 그것 통대에서 전파과가 빠지고 나면, 한 학년에 건이 충분하다. 하지만 대형 사업단에 비해 지원 서를 발표하고 학교의 작태를 규탄했다. 이 가리키고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돈이다. 70~80여명의 컴과 학생들이 단대 하나를 이룰 연구비가 적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학교 이런 상황은 고대 안암 배움터만의 특수한 사례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것은 학문의 연계 측에서 더 발전가능성이 높은 융합 사업단을 마 파국으로 치달 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대학교육. 사회의 구조적 적인 측면이나, 현실적으로 학사과정을 볼 때 정 다하고 대형 사업단을 고수하려는 이유는 지원금 은 이번 정통대 모순 속에서 강요받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통대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의 규모라는 사실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사태를 되짚어 보면, 대학이란 곳이 얼마나 많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환경에 맞게 변 결국 컴과만 있는 정통대가 폐 단과대가 되는 것 이 사실은 대학교 본부 측이 일방적으로 교육부 이해관계 속에 놓여있는지 알 수 있다. 전파과 안 화되어져 힘겹게 끼워지는 퍼즐로 살아가고 있는 은 자명한 일이다. 에 제출한 구조개혁선도대학지원사업 신청서 에서는 그동안 쌓인 교수들의 앙금과 입신양명을 것은 아닐지. 학교는 이미 보건대 통폐합이나, 서창의 유사학 가 공개되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학교 측은 2006 위한 경쟁들이 없지 않았을 것이며, 학교는 교육 과 통폐합이라는 움직임에서 드러나듯, 정부가 학년도 정보통신대학 전파통신공학과의 45명 정 부의 정책에 편승하여 구조조정을 통해서라도 지 지원하는 국, 공립대학 사립대 포함 구조조정 정책에 동 원 중 15명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게, 30명을 원금을 받아내려 했을 것이다. 그 와중에 교육의 조하여 이미 90억을 받은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 전자전기전파공학부로 임의 배정하였음이 확인 주체가 아닌 객체로 밀려난 학생들은 그 일방적 다. 그런데 이 돈은 전파통신공학과 대학원에 지 되었다. 이는 학교 측이 주장해 온, 2단계 BK21 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학교 원되는 것이지 결코 정통대의 전파과가 공대에 사업 선정을 위해 정통대의 전파과를 공대의 전 정책에 휘둘리게 된다. 매년 한 해가 다르게 바뀌 통합되고 난 뒤 홀로 남은 컴과 학부생을 위해 쓰 자전기공학부에 흡수한다는 교육과 관련된 구조 는 커리큘럼 속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학 이는 돈이 아니다. 조정 명분과도 거리가 먼 사실이며, 오직 지원금 과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정통대를 공대에 통폐합하려는 또 다른 큰 이유 을 얻기 위한 구조조정임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 지 의문이다. 는 사업단의 규모에 따른 지원금 차이 때문이다. 로 볼 수밖에 없다. 역시 이 일도 정원 조정의 당 소수 교수의 이해, BK21의 허울 속에 자리 잡은 현재 예상되는 2차 Brain Korea 21 이하 BK21 지원 예 사자인 정통대 교수들 모르게 진행된 일이었으 파행적 대학 구조조정,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 30

17 100주년 특집 4 : 간밤에 무고한 시민이 죽었습니다 돈에 혹하는 마피아, 100주년 서창은 지금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고려대는 지난 1학기 동안 떠들썩했다. 안암에서는 이건희 사건으로 대표되는 내실없고 명분 살리기에만 급급했던 100주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창에서는 대학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학우들의 교육권이 짓밟혔 다. 경상대 내에는 무역학과, 경제학과, 경영정보학 과, 경영학과 이렇게 네 학과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 곧 세 학과만 남게 생겼다. 이유인즉, 무역학 과를 경영학과에 통폐합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 측은 합리적인 결정 이라 단언하며 학생들 에게는 간담회의 형식을 빌린 통보만 있었다. 그 것도 학생들이 이 사실을 비공식적인 루트로 알 고 항의를 하자 마지못해 취한 제스처였다. 무역학과 통폐합 문제는 올해 4월 초부터 불거 지기 시작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경영학과로 비인기학과인 무역학과를 통폐합하 겠다고 말했고, 무역학과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 은 이에 반대했다. 학교 측에서는 경영정보학과 도 통폐합 하는 등의 6가지 관련 안을 내보이면 서 그렇게 3주 동안 상층부끼리 논의를 했다. 그 런데 우연한 기회에 통폐합 안에 대해 제일 먼저 알게 된 경영정보학과 학생들은 5월 2일 학생총 회에서 이 사안을 표결해 붙여 110명 중 107명이 학부통합의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경상대는 그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00 년에 국제정보경영학부였다가, 02,3년에는 경상 학부였다가, 04년도에는 경상대학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다. 잦은 커리큘럼 변동은 물론 학사행정도 자주 바뀌게 됨에 따라 학생들은 기존에 들었던 강의도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학교의 편의에 따라 학 부를 개편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통폐합이라는 이름으로 무역학과를 없앤다는 것은 엄연히 학생 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처사다. 학교 측은 부랴부랴 5월 12일 최윤재 학장 주재 의 교수, 학생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가졌다. 거두 절미 하면 학내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말 그대로 설명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난센스인 것 은 그때까지도 교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 다는 점이다. 한편, 학생회 측에서는 경상대 학생 회장을 비롯한 네 개 학과 학생회장 및 학번대표 들이 총회를 개최하여 개편안 반대라는 의견을 도출했다. 그러나 막상 경상대 학장과의 면담에 서는 교무회의 연석권도 얻지 못했다. 결국 교무 회의에서 다른 학과로 가길 원하는 교수들에 의 견에 따라 학과 통폐합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교 육을 제공받는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교수 중심의 결정이었다. 끝내 무역학과에 서는 교수 전원인 5명이 경영학과로 옮기기를 희 망했고, 경영정보학과에서는 2명의 교수의 이적 과 함께 무역학과의 존립은 종지부를 찍었다. 결 국 6월 10일 어윤대 총장의 결재 후 교수평의원 회의 동의로 무역학과 통폐합은 확정되었다. 학생들은 문제제기를 하며, 결정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지만 학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최 학장은 학생들의 의견이 뭐 필요 있느냐. 그 리고 재학생 너희들은 4년만 있으면 졸업할 사람 김도원

18 인데 무슨 권한이 있느냐. 우리 학교 관련자 는계속학 교에 있고 학교발전을 위하는 사람들이다 라고 말하며, 결정 번복에 대해서 이미 봉합 된문제 라고 했다. 무역학과 통폐합이 결정된 지난 6월 중순부터 지 난 19일 현재 4학년을 제외한 111명의 학생 중 88 7월 25일 고대신문 명에게 통합 동의서를 받은 상태다. 위의 기사와 그동안의 경상대 무역학과 통폐합 에 관한 정황을 요약해보자. 4월에 경상대 내 학 과 통폐합이라는 얘기가 학생들 몰래 나오기 시 작했고, 6월에 어 총장의 결제로 학교 측은 독단 적으로 결정했으며, 7월이 되어서야 학생들에게 폐합 과정에서 교수들의 보직 및 신분보장과 관 련된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의혹은 점입가경 인데 봉합이라니. 학교에서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려고 하는 배경 에는 내부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그 본질은 역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돈에서 기인한다. 앞 기사에 서도 다루었듯이 정부의 국, 공립대 유사학과 통 폐합 정책 사립대 포함 으로 인한 정통대 통폐합과 관련 된 사안에 대해서 학교 측은 이미 90억 원이라는 큰돈을 지원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상대 통 폐합 역시 정부와 대학 의 교육을 도외시 한 정 책의 서곡에 불과했단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도 심했기에 문창과가 통폐합되는 비극을 조기에 막을 수 있었다. 이런 움직임을 증명하듯, 학교는 이미 중국어학 과를 중국학부로 독립시켰고, 독일문화정보학과 로 개칭한 독문과가 계속 비인기학과로 기울자 인원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즉 취 약학과는 인원감축이나 통폐합 시키려는 의도를 역력히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고대문화 편집위원회는 서창 배움터 취재를 하 부랴부랴 동의를 구했다. 이런 절차상의 문제점 만 미뤄 생각해 보아도 학교가 봉합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서창 배움터에서 많은 학교 측 관계자들을 만나 면서 학생대표들도 많이 만났지만, 학교 측의 고 위 관계자 분들도 만났다. 다음은 간접 인용. 특성화의 개괄적인 각은 교수에게 나옵니다. 학과 시켜 누리사업 NURI,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 유치를 적극적으 로 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시스템공학부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한 감이 없지 않으나 그 방향은 옳다고 봅니다. (후략) 봤는데, 한결같이 그 대답은 시대가 그렇게 바란 학교 측은 날이 갈수록 학문의 고유성을 인정하 선생님끼리 혹은 인접학과 선생님끼리 의견을 교환 다 였다. 누가 만든 시대며, 누가 바라는 시대인 지 않고, 학과 통폐합이라는 메스를 대고 있는 실 하기도 합니다. 물론 학생들의 전체의견을 존중하기 학생들의 저조한 동의 2월27일 고대신문 에도 불구하고 지는 모르겠으나, 시대의 바람에 따라 무역학과 정이다. 인문대 역시 그 차가운 칼날을 피할 수 없 위해 학생들과 교류하기도 합니다. 허나 어쩔 때는 자연과학대학에서 과학기술대학 이하 과기대 으로 올해 와 경영학과의 커리큘럼을 기본적으로 묶는다고 었다. 지난 1학기에는 인문대학에 독립적으로 존 그 순서가 달라지기도 하고 학생들의 의견과 부합하 3월 1일부터 개칭한 과기대는 2001년 BK21 이 한다. 그렇다면 무역학과와 경영학과의 그동안의 재하는 문예창작학과 이하 문창과 와 국어국문학과를 통 지 않을 때도 합니다. 학과에서 그 안이 확정되면 대 후에 자과대 특성화 방안이 시행되었다. 02년부 학문의 차이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경영학과 위 폐합하여 어문학부 아래 두려고 했던 계획이 탄 학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체 학교 차원에서 체 터는 광역학부제로서, 특성화에 박차를 가하며 주로 기본 커리큘럼이 복속되지 않을까 염려된 로 났다. 지난 5월 4일 인문대 문창과 학생회는 크합니다. 그 중 교무부의 지원이 학사운영에 큰 비 누리사업이 시행되었다. 그 대표주자로서 잉태된 다. 또한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서는 무역학과 과 총회를 열어 반대 입장을 채택, 학교에 강력한 의 중을 차지하며, 정부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 반도체물리학과 이다. 더 목을 계속 개설한다고는 하나 무역학과 소속 학 지를 내비쳤다. 입니다. 불어 제어계측공학과, 신소재화학과, 바이오 시 생들이 모두 다 졸업 현재의 05학번 할 때까지 강의가 폐 다행히 문창과는 통폐합되지 않았다. 원래 학과 2004년 서창 특성화의 이유는 // 1. 학생수의 지속 스템공학부 식품생명공학과, 생명정보공학과 가 누리사업 해당학 강되지 않을지도 미지수이다. 일각에서는 학교에 개편이 있을 경우, 교학 교무 처장의 검토 후 승인이 적인 감소 2.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 특성화 압력 3. 과이다. 당연히 정부지원을 통해서 교수들을 충 서 호언장담하는 것과 달리, 경영정보학과에서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 학교 측은 입 위기의식과 학교 주변 연구단지 조성과 행정수도 이 원하고 공간이 확충되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경영학과로 이적한 두 교수의 빈자리를 충원하겠 학처로 바로 넘겼다가 꼬리를 밟힌 것이다. 게다 전 등의 호기 //로 축약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기대 못하다. 교수실은 물론 실험실도 절실하나 공간 다는 말도 확실치 않으며, 이번 경상대 내 학과통 가 절차상의 문제와 함께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 는 캠퍼스 특성화의 모토인 실용화와 지역화를 결부 이 없어 큰 강의실을 쪼개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34 35

19 의한 경쟁의 논거를 적용시키는 것은 넙적한 접 시에 놓인 스프를 학에게 마시라고 하는 것과 같 다. 학과별 특성화라는 기치 하에 기초과학은 사 라지고 실용학문 간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즉 학과도 상품화 되고 있다. 형식으로 단과대 분리를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학교 는 462명의 사체과 학생들이 과기대에서 분리되 었을 때, 그들이 내는 등록금을 과기대 발전에 쏟 아 부을 수 없다는 점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 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과기대 내 투자비율을 보더라도 사체 과는 뒷전이었다. 사체과 학생들은 소규모 체육 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명문 사학 100주년을 맞이한 고려대. 하지만 더 좋은 학교 의 탈을 쓰기 위해 치렀던 휘황찬란한 100주년 행사의 뒷전에서 한숨쉬는 학생들이 있다. 학교 를 위하는 길이 어떤 길일까. 결정은 학교가 다하 고, 동의했다는 증거만 남겨주면 되는 것인가. 아 직도 단과대 없는, 혹은 자신의 학과가 사라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며 교육의 부재 속에서 절 규하는 학생들의 모습만이 점점 익숙해진다. 이야 농심관 쪽으로 교양과목이 옮겨졌지만, 독 립된 실험동과 강의실이 부족해서 9교시까지 시 간표를 짜야하는 일은 다반사이다. 대학의 학과는 학문을 탐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그런데 지금 학교는 누리사업 추진의 성격과 맞지 않는 비인기학과들을 없애려고 한 다. 그 때문에 각 학과별로 교수들은 자신이 속한 과가 없어지지 않도록 열을 올리고 있다. 과연 이 것이 대학의 모습이란 말인가. 이런 상황을 방조 하고 있는 정부와 학교는 실용적인 학문만 남겨 놓고 기초 자연과학을 몰살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06년까지 정원의 10%이상 줄이지 않으면 지 원이 줄고, 09년까지 적정선의 교수가 충원되지 않으면 대학을 문 닫게 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 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수 1명을 데려오는데 적 어도 1억이 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교 측은 더 더욱 정부의 지원금 획득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과기대 특성화 방 안 역시 학생들의 동의 없이 학교 독단으로 이뤄 진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렸을 적 여우와 학의 초대 라는 우화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교육에 대해 학교의 일방적인 통폐합에 과기대 내에는 자연과학부(정보수학과, 신소재 화학과, 컴퓨터정보학과, 정보통계학과 4개), 공 학부(전자 및 정보공학부, 제어계측공학과, 환경 시스템공학과 3개), 바이오시스템공학부(생명정 보공학과, 식품생명공학과 2개), 디스플레이 반 도체 물리학과 그리고 사회체육학과이렇게 11개 학과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는 서창 배움터의 반 의 인원에 해당하는 3000명에 이른다. 그런데 쌩뚱맞게 과학기술대학 안에 사회체육 학과 이하 사체과 가속해있다. 사체과는 과기대 다른 학과들과 학문의 관련성이 없다 며 사체과가 단 과대나 학부로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고 말한 위성식 과기대 사회체육학과 교수의 주장 5월 9일 고대신문 처럼 사체과는 체육 이라는 학문에 기반을 두고 배우 는 곳이다. 따라서 사체과의 분리는 당연한 것이 다. 작년에는 사체과 학생들이 4일 간 행정관을 점 거하고 6명의 학생들이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체 육관련 시설 확충과 단과대 분리를 요구하는 시 위를 진행해 왔었다. 지난 5월 3일에는 사체과 학 이메일이나 휴대폰 연락을 통해 불특 생들이 행정관에서 플래쉬 몹 정 다수가 약속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황당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것 의 이라고 자임 하는 고려대학교 체육관에는 관중 석도 없을 뿐더러, 단지 농구코트 하나가 있을 뿐 이다. 다만 필요할 때마다 배드민턴 코트와 탁구 대가 설치된다. 여전히 사체과는 단과대 분리 및 건물 건립은커 녕 과기대에 속해 있다. 왜냐하면 단과대가 분리 되면 교실은 물론 학사지원부와 교직원을 비롯해 단대학장과 교수를 새로 충원되어야 하기 때문이 다. 결국 사체과가 분리되지 못하는 이유는 돈 문 제때문 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매우 당연한 말 같지 만 현실에서는 사실이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내는 등록금은 단순히 강의를 듣는 수업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비단 대학의 등록금 의 존율에 대한 언급은 차치하고라도 교육권에 대한 권리를 요구함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 만 학생들이 주체로 참여할 수 없는 상황과 소통 구조의 문제 속에서 그 권리를 되찾아야 할 것이 다

20 100주년 특집 5 그렇게 생각한다. 잘 사는 것에 대한 답이 각각 다 : 100대대학과 기부금과 산학협동 경쟁은 누가 잘나고 누가 못났는지를 따지는 것 이다. 그러나 먹고 사는데 있어서 경쟁은 단순히 순위를 매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긴다는 것 은 좀 더 잘 먹고 잘 산다는 나름대로의 사실 로 직결된다. 지는 것은 그 반대다. 절대적인 박탈감 이온몸을감싼다. 먹고살아도잘먹고잘살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죽도록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왔다. 순위를 매기는 것, 잘나고 못났음을 따지는 것은 좋은 대학에서 요구하는 단 하나 의 기준이다. 이미 이기고 지는 것에 익숙해져 있 고 앞으로 더욱 익숙해질 것이다. 즉, 이기고 지는 것은 끝이 없다. 좋은 대학에 와도 계속 올라가 야 한다. 대학 내에서든 대학 밖에서든 계속 올라 가야지만더잘먹고잘살수있다. 개인의 경쟁만큼 집단의 경쟁도 계속된다. 개인 을 줄 세우는 만큼 집단도 줄 세워진다. 자신이 속 한 집단이 올라가는 만큼 자신도 올라간다. 혹은 르듯이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각 각 다르다. 정답은 없다. 다만 높은 순위를 차지하 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세계 100대 대학 이란 것이 있다. 기준에 따라 서 100대 대학이 순식간에 바뀌기는 하나 아무튼 100대 대학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100대 라 는 타이틀이다. 대학 평가가 여기저기서 쏟아지 지만 아무튼 100등 안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 계의 백 손가락 안에는 끼어야만 한다. 100대 대 학 안에 안 드는 것보다 100대 대학에 드는 것이 더좋다. 다시, 경쟁은 무한하다. 따라서 이기고 지는 것 은 무한하다. 경쟁이 시간과 공간을 따지지 않게 된 것은 이미 오래이다. 세계화, 국제화라는 말은 먹고 사는 방식이 다 똑같이 되었다는 말이다. 경 쟁도 다 똑같이 되었다. 여기서 치고받는 것이나 저기서 치고받는 것이나 다 똑같이 되었다. 매일 똑같은 K-1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中 경쟁에서 이기려면 돈이 필요하다. 아니, 그냥 돈이 아니라 자본이 필요하다. 그저 먹고 사는데 쓰는 돈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돈이 필 요하는 말이다. 하루 벌어 하루 쓰는 돈은 그냥 돈 이지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투자하고 빌려주 는 돈은 자본이다. 돈이 돈을 부른다는 속된 표현 은 자본이 자본을 부른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덕환 38 39

21 몸집이 커지는 만큼 잘 싸우고 잘 이긴다. 쉽게 때문이다. 이길수록 쉽게 커진다. 그래서 잘 싸우는 놈은 갈 대학 또한 마찬가지다. 자본과의 공모는 대학 수록 잘 싸우고 못 싸우는 놈은 갈수록 못 싸운다. 스스로 자본이 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다만 대학이 살아남는다, 살아남지 보통 사람 이 최홍만을 절대 이기지 못하는 것 몸집 불리기와 이윤 추구의 우선순위가 바뀌었을 못한다 라는 말을 쓰면서 생 生 과 마찬가지다. 매일 똑같은 K-1경기가 벌어지 뿐이다. 자본은 몸을 불려서 이윤을 추구한다고 에의 투쟁을 벌여나가는 것을 보면 대학이 한 인 지만 각각의 덩치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하면 대학은 이윤을 추구해서 몸을 불리겠다는 간의 몸뚱이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들고 조직 100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가 와인 몇 병 들고 가서 기부금을 얻겠다는 행위 그 자체가 상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 것이다 자체가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리는 것이 당연하 장 중요하다고 어윤대 총장이 말했다. 교수들의 가. 조직의 본능은 불어나는 데에 있다. 그리고 현 다는 생각도 든다. 조직의 본능이 확장에 있다면, 논문과 국제화 정도, 교수 1인당 학생 수. 그러나 재의 대학은 본능에 충실하다. 즉 대학은 조직이 그리고 그 본능이 또한 먹고 사는 것에 맞닿아 있 또한 어 총장이 말했듯이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다. 다면, 조직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커지 등록금을 1500만원 받던지 기부금을 받아야 한 노동력은 특수한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 는 것뿐이다. 그래서 어 총장은 글로벌 고대에 목 다. 등록금 1500만원을 한방에 올리긴 힘들고 방 력을 육 育 하는 대학은 특수하다. 특수하기 때문 을 매고, 기부금에 목을 매고, 산학 협력에 목을 법은 기부금뿐이다. 교육 재정을 위해서 발전기금 에 오히려 자유로웠다. 인간에게 일하지 않을 자 맨다. 이 필요하다고 공지를 띄우는 건 이 때문이다. 재 유가 있듯이, 대학에게는 현실을 외면할 자유가 오늘도 내일도 건물은 올라간다. 삼성관이 지어 정 앞에 교육이란 말이 붙든 안 붙든 여기서는 별 있었다(상아탑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고상함이 졌고, 농심관이 지어졌고, 동원관이 지어지고 있 로 중요하지 않다. 어떤 단어를 수식하는 어휘가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기업의 존 란!). 다만 일하지 않으면 인간은 굶어죽지만 대 고, SK관이 지어질 예정이다. 등록금이 아닌 기부 중요하다고 배웠지만, 교육 재정이란 말에서 교육 재이유를 다시 되새기는 것을 의미한다. 기부금 학은 말라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금으로 지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학생을 위할 것이라는 섣 과 대학 졸업은 대학과 자본 간의 시간차 거래일 그런데 대학은 너무 많고, 그래서 줄을 서야 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이 아닌 기부금으로 부른 착각을 버리면, 자본에는 이윤 외의 어떤 목 뿐이다. 고, 100대 대학이 되어야 한다. 말라죽게 생겼으 지어졌기 때문에 건물들이 무지막지하게 들어서 적도 없다는 냉철한 현실과 대면하게 된다. 니 현실을 외면할 자유 따위는 애초에 없어진 거 고 무지막지한 이름이 붙여지는 것이다. 학생들 그래서 기부금은 대학 자본 확충의 가장 세련된 대학생은 상 다. 결국 대학 스스로 팔리기로 결심한 이상 끝 에게 거리낄 게 없는 이상, 대학은 자신이 소유 방법이면서 동시에 가장 은밀한 방법이다. 기업 품으로 다듬 까지 가는 거야! 다. 그래서 100대 대학이 중요하 한 공간 내에서만큼은 마음대로 주물러댈 수 있 과 대학 간의 거래는 기부금을 통해 더욱 돈독해 어져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은 그 외에 다. 100대 대학에 미국과 영국의 대학이 거의 대 다. 그래야만 쉽게 커질 수 있다. 그것에 적응하든 진다. 산학협동이 노골적인 현실을 그대로 반영 아무런 의미도 없다. 노골적인 현금계산은 어디 이 두 나라의 공교육은 부분이란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 튕겨나가든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적응 한다면 기부금은 그 관계가 어떻게 포장되는지를 든 예외가 없다. 돈의 차이는 얼마만큼 잘 먹고 잘 어떻게 거덜났던가. 뭔가 겉으로 보여줘야지만 프라이드 하면 팔리고, 적응하지 못하면 안 팔리는 거다. 보여준다. 따라서 기부금이 말 그대로 대가없는 사는지를 의미하고 교육은 돈의 차이를 가리기 Pride가 생기고 가오가 잡힌다. 그래야만 자신도, 어쨌든, 어쨌든 우리는 캠퍼스를 걸을 때마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 박사를 대가로 받았다는 것은 이건희 회장에게 돈일 리가 없다 위해 기능할 뿐이다. 팔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학생도 잘 팔린다. 외부의 것을 넘어서, 스스로를 다음과 같이 말하게 될 것이다. 해당되지 않는다 하겠다. 그것을 대가로 생각하는 사람은 학교와 언론뿐이다. 기부금이 팔리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팔리게 된다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인식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정당한 행위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든 아니든 사실을 직접 대면하리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모든 것의 상품화는 먼저 자신을 상품화해야만 삼성관에 가야지! 간에 기부금 자체에 아무런 목적도 없다는 말은 다. 팔리지 않으면 아사 餓 死 한다. 오히려 팔리는 이루어질 수 있다. 상품의 물신화는 그 후의 이야 농심관에 가야지! 떡값이 아무런 목적도 없다는 말과 마찬가지다. 것을 긍정하면 세상이 쉬워 보인다. 자신이 팔릴 기다. 동원관에 가야지! 기업에게 요구되는 기업가 정신은 순수한 도덕적 수록 남도 팔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기 SK관에 가야지! 40 41

22 100주년 특집 6 아니다. 미국 유수의 대학들도 기업으로부터 기 강수돌 : 위기의 대학, 새 정체성 만들기 서울의 어떤 대학에서는 2005 년 여름에 전경련 회장 출신을 총장으로 모셨다. 전경련 하면 재벌과 대기업의 회장들이 연상된다. 재벌과 대기업의 회장이란 이윤 창출과 부의 축적에 있어 귀재들이다. 그러 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 중의 일인이 서강대학교 총장으로 초빙되었다. 일반적으로 대학교가 내세우는 상징적 구호는 진리, 정의, 자유, 창조, 협동 등이다. 그 중에서도 진리 탐구가 가장 핵심일 것이다. 그런데 이 진리 탐구와 이윤 창출은 서로 조심스럽고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 그래서 여태까지 교수 출신의 총장 들이 기업의 CEO(최고경영자) 흉내 를내는경 우는 더러 있었지만, 재계의 CEO가 직접 총장으 로 선임된 사례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서강대학 교는 이 조심스러운 관계를 과감하게 뛰어 넘고 자했다. 서강대학교는 전통적으로 예수회 소속 신부 중에서 총장을 선출했지만 이번에는 가톨릭 신 앙을 가진 일반인 중에서 선출할 수 있게 규정까 지 바꾸면서 전경련 부회장 경력의 손병두 전경 련 고문을 새 총장으로 뽑게 되었다. 저 유명한 슘 페터의 말을 빌자면, 상당히 혁신적 이요, 창조 적파괴 라고할수있다. 아니나다를까, 서울상 대와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의 손병두 총장은 내 정되자마자 앞으로 대기업들로부터 1천억 원 이 상을 모금하겠다. 고 공언했다. 아마도 서강대 이 사회는 거봐, 보람있지 않느냐? 는 듯, 크게 반겼 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현상은 결코 새삼스런 일이 부금을 받거나 건물을 선물 받는 형식으로 도움 을 받는 대신 기업에게는 인재를 주거나 돈 되 는 연구 결과를 발빠르게 공급하며 특정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노력을 해주는 기브 앤 테이크 (주거니 받거니)가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도 연세대, 고려대 등의 경우에서와 같이 CEO 총장론 이 득세하여 총장은 기업의 총수처럼 움직여야 대학을 발전 시킬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마치 4-50대의 어머니 들이 그 자식을 무슨 대학에 보냈는가를 통해 자 신의 인생 성적표를 받게 되는 것처럼, 대학 총장 들은 발전 기금을 얼마나 모금했는가에 따라 그 리더쉽 성적표 를 받는 것으로 인식된다. 어머 니들의 인생이 서글픈 것과 마찬가지로 대학의 현실 역시 서글프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서글픈 현상은 결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되 어있다. 생각건대 대부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리 머리 속에, 좋은 대학 을 나와 좋은 직장을 갖고 높은 지위를 얻어 출세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 라 각인되어 있다. 이 때, 좋은 대학이란 투자를 많이 하여 그럴듯한 건물과 멋있는 캠퍼스를 갖 고 있고 사회적으로 이름이 많이 난 교수들이 많 으며, 또한 졸업생들의 사회적 인맥이 풍성하여 정치경제적 권력을 많이 갖고 있는 그런 대학이 다. 이것이 이른바 일류 대학 의 실체다. 그러니 자식이 일류 대학을 나와 선후배간에 서로 끌어 주며 기득권을 더 많이 차지하게 될 것을 기대하 는 것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갖는 태도가 아닐까? 그렇게 되어야 자식도 행복할 거라고 믿고 또한 부모들도 남들로부터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

23 다고 느끼는 것이다. 많은 경우 자본과 권력에 저 들의 일류대학 강박증과 총장들의 발전기금 강박 오랜 시간이 지나면 대학인지 기업인지 모르게 작거리며 시간 때우기를 하는 학생들도 참 많다. 항하는 운동가들조차도 자식만큼은 일류 대학을 증은 지속될 것이다. 될 지도 모른다. 마침내 대학 기업 이라는 혼혈 간혹 교수의 강의가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경 나와 떵떵거리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맥락에서 대학 총장들은 돈 많은 기업들을 아가 탄생할 수 있다. 진리와 자유, 정의 따위의 우 예전 대학생들은 인문사회과학 책이라도 읽었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 일류 대학 찾아가 기부금을 받아 오는 대신 명예박사학위나 구호는 구시대적, 낭만적 구호로 치부될 것이고, 건만, 오늘날 학생들에게서 당당하고 자신감 있 의 위상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 속에 건물에 그 기업(인)의 이름을 선사하게 된다. 그 수익과 출세, 성공 따위의 구호가 새 시대의 실질 는 눈빛을 찾기 힘들다. 놓여 있기에 대학들도 기업들처럼 효율적인 투 런데 거액의 기업 기부금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적 구호로 칭송될 것이다. 게다가 본고사, 고교등 학교 근처 선술집에서는 동아리별로, 학과별로, 자 와 이윤율 저하 를 고민해야 하고 서로 훌륭 것인가? 그것은 수많은 노동 대중이 흘린 피와 땀 급제, 기여입학제, 교수간 경쟁 체제 도입 등 차별 팀별로 모여 앉아 민중가요 를 부르며 갑갑한 한 학생 고객을 더 많이 끌어오려고 피땀을 흘려 과 눈물의 응어리가 아닌가? 그 토대 위에 기업과 과 불평등에 기초한 교육 방식과 돈벌이 방식이 현실을 어떻게 해야 변화시킬 수 있는지 갑론을 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훌륭한 학생들을 많이 대학은 서로 좋다고 맞장구치며 축배를 들 터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박하며 젊은 에너지를 불태웠고, 주인 할머니는 배출한 대학은 그들이 사회에 나가 성공을 하면 다. 한두 번 속은 것이 아닐 터인데도 이 힘찬 학생 많은 기부금을 내 놓는다. 그들의 이름이 모교의 한편, 지금까지 기부금 모금은 총장 입장에서 들이 사회에 진출하면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 건물이나 강의실에 새겨진다면 개인적으로 영광 정말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진 대감 속에 다소 서글픈 학생증을 담보로 외상술 일 것이다. 예전에는 쑥스럽게 여겨지던 일들이 리 탐구를 하는 대학의 대표가 기업 총수들에게 이런 식으로 대학의 현실을 차분히 둘러 을 건네주기도 했건만, 오늘날 선술집에서 그런 이제는 공공연히 일어난다. 나아가 리더 격인 총 아쉬운 소리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자존심 상하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한두 가지가 낭만과 기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장에게는 일종의 교육 기업 의 총수로서 투자 는 일인가? 우리 선조들의 선비 정신이라면 험, 아니다. 예컨대 대학 신입생이 벌써부터 취업 시 또, 대학교치고 진리나 정의, 자유, 창의 따위를 자금을 더 많이 확보하고 교수들에게 많은 보수 턱도 없는 소리! 라고 하며 내가 비록 밥을 굶더 험에 매달리지 않나, 많은 대학 교수들이 한국 강조하지 않는 곳이 없건만, 강의실이나 연구실, 를 주어 이름난 교수를 많이 확보하며 학교 전체 라도 바른 소리 할 터! 라고 했을 것인저. 대학은 희망이 없다. 며 자기 자식을 미국 대학에 캠퍼스나 토론장 등에서 이런 것을 치열하게 추 를 좀 더 매혹적으로 꾸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그런데 이제 재벌 총수 중의 총수가 대학 총장 빼돌려 놓질 않나, 어떤 대학에서는 학생을 모집 구하는 흔적을 찾기가 갈수록 힘들다. 교수나 학 많이 확보함으로써 이윤율 저하(미달 사태)를 예 이 되었으니 그러한 껄끄러움마저 공중 분해시켜 하기 어려워 대학 교수더러 학생들을 불러 모으 생이나 당국이나 학부모나 학생들의 취업을 걱정 방하는 일이 주요 과제다. 그러니 부모들이 자식 버렸다. 경제관료 출신이 교육부총리를 하고 있 는 영업 사원이 되기를 강요하질 않나 이런 식 하지만 현실의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진다. 그럴 을 일류대에 보내려는 강박증이나 대학들이 수단 는 현실의 연장선이자 그 완결판이다. 이제 대학 의 한심한 일들은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수록 구조적 문제에 눈길을 돌리기보다는 개별적 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겠다는 발상은 과 기업은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공공연히 학생 입장에서도 대학은 낭만과 기백이 공존하 경쟁력 향상과 돈벌이 기회 찾기에 모두 눈이 빨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 즉 일류대학을 통한 출세 그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서강대가 첫 테 는 곳이어야 함에도 갈수록 낭만은 사라지고 살 개진다. 이제 모든 것은 돈벌이 로 수렴하고 있 와 성공이라는 뿌리를 우리가 공유하는 한, 부모 잎을 끊었으니 다른 대학들도 줄을 이을 것이다. 벌한 학점 경쟁만 치열해지며 기백이 사라지고 다. 맥 빠진 현실 적응만 강요된다. 도서관에 밤늦게 앞서 보았듯, 대학은 돈벌이를 위해 학생 수 채 불이 켜진 것은 일견 희망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기에 급급하고, 졸업한 학생들이 돈벌이가 좋 사실상 고시 공부나 공무원 시험 등 취업 시험 준 은 직장이나 사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번 다음 모교 비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생 를 위해 기부금이라도 많이 내놓길 기대한다. 대 이 영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영어로 된 부분 총장들은 거액의 기부금을 유치하느라 불철 책을 읽고 삶의 진실을 찾느라 사색하고 토론하 주야 뛰어다닌다. 기부금과 명예박사가 빅딜 되 기보다는 토익이나 토플 점수를 올리기 위한 경 기도 한다. 또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학 교수들이 학 우가 대부분이다. 강의실에서조차 휴대폰을 만지 생들과 함께 실험실 연구나 연구 결과물을 상품 44 45

24 화하여 비즈니스 를 하도록 장려 받고 있다. 이 경위를 자세히 들려주고 있다. 예컨대 그는 한창 소박한 생활방식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 모든 현실이 뜻하는 것은, 한마디로 대학이 기업 미국 경제가 독점자본주의 길을 걷던 1906년에 박봉에도 불구하고 부의 덫 으로부터 벗어나고 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교인 워튼 스쿨 경영학 분야의 선구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에서 대 자 몸부림치며 소신껏 노력했지만, 그는 마침내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어느 대 학생들을 가르칠 기회가 왔을 때, 여느 교수처럼 기성사회를 교란하거나 심지어는 기성사회의 학의 구호는 진리는 나의 빛(veritas lux mea) 기존체제를 솔직하고도 공공연하게 지지하고 붕괴를 부추기는 불순분자가 될 판 에 몰리고 말 이다. 그리고 이 진리(truth, Wahrheit)라는 말은 미국적 방식이라는 공인된 원칙을 확고히 따르 았다. 1915년 6월은 그에게 잔인한 달이었다. 펜 대학교치고 구호로 내걸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기 보다는 노동과 자본의 갈등, 부자와 빈자, 매 실베이니아 대학으로부터 사전 예고도 없이, 또 로 약방의 감초로 사용된다. 그러나 위 현실 진단 년 높아만 가는 생활비 문제, 고소득과 저임금 사 문책 사유나 심사도 없이 갑자기 해고 편지를 받 에서도 보았듯이 오늘의 대학은 기업화하고 있 이의 모순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문제 해결 은 것이다. 그 뒤 떠돌던 소문에 따르면, 펜실베 고, 진리 탐구와 진리 구현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일 수밖에 없는) 지식인에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에 기여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눈에 미국적 방식 이니아 주의회는 대학교에 1백만 달러의 기금을 는 돈벌이 탐구와 돈벌이 구현에 심신을 바치고 고 했다. 지식관료, 지식기사, 비판적 지식인이 바 이란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 에 기반을 둔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하고 있었는데, 유 있다. 시장과 이윤을 맹신하는 신자유주의가 세 로 그것이다. 지식관료는 기존 지배 구조의 일선 게 아니!라 임금을 삭감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 력한 기업인 한 명과 공화당의 고위층 인사가 대 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오늘날, 마침내 돈벌이 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고, 지식기사는 별다른 의 는 기업가의 결단에 바탕을 둔 것 이기 때문이었 학 당국이 기금을 지원받으려면 먼저 스콧 니어 가 진리로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대학 식 없이 기술적인 봉사에만 전념하는 사람들이 다. 그리하여 그는 진리를 있는 그대로, 아니 적 링을 교수진에서 해임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은 큰 공부 를 한다는 의미에서 대학( 大 學 )이 아 다. 이에 비해 비판적 지식인은 사회와 역사에 대 어도 내가 알고 있는대로 가르치고 실천하는 것 는 것이다. 니라 작은 공부 만 하고 있다는 뜻에서 안타깝 해 냉철한 통찰력을 갖고 사회 변화에 적극 참여 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 했던 것이다. 1911년에 이 장면은 놀랍게도 현재 시점의 한국 대학이 게도 소학( 小 學 )이 되고 말았다. 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보건대 오늘날 갈수록 더 서 1915년 사이에 그가 낸 책은 무려 6권이나 되 보여주는 모습과 일치한다. 대학 당국이 거액의 생각건대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한편으로 진리 탐 많이 필요한 사람은 비판적 지식인, 즉 지성인인 는데, <아동노동문제의 해결책>, <미국의 임금체 돈을 얻기 위해 진리 탐구와 진리 구현의 사명을 구요, 다른 편으로는 진리 구현이다. 물론 무엇이 데, 어이 된 일인지 갈수록 지식관료나 지식기사 계>, <임금노동자 가족의 생계>, <소득>, <생활비 망각하고 있는 모습. 바로 이것이 오늘날 대학의 진리인가에 대해서도 토론이 많겠지만 시대적으 들만 늘어간다. 땅 밑에 누운 샤르트르가 이 소식 의 절감>, <부와 빈곤> 등이었다. <임금노동자 가 위기 를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대부분 대학의 로, 사회적으로 합의된 진리를 실제 현실에 구현 을 들으면 아마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 파이프 담 족의 생계>에서 그는 노동자는 자신의 총수입, 위기를 학생 모집 정원 부족 사태나 취업 기회의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봉건시대의 대학은 봉 배를 꼬나 물고 서글픈 한숨을 푹푹 내쉴 지도 모 즉 임금이나 봉급의 총액에 대해 세금을 내는 반 부족 등에서 찾고 있으나 사실은 대학이 자신의 건적 속박으로부터의 자유를 구현하는 일이 무엇 르겠다. 면 사업가는 자신의 순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사회적 역할이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는 것, 보다 중요했을 터이다. 반면 오늘날 대학은 자본 낸다. 거대 기업이 미국 사회를 마음대로 주무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바로 주의적 속박으로부터 인간과 생명을 해방시키는 는 한 이런 언어도단의 차별은 계속될 것이다. 라 대학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진정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대학 자체가 이미 자본주 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에 위스콘신 대학 한 대학 정체성은 역시 대학이 진리 탐구 와 진 의적 돈벌이에 단단히 구속당하고 있으니 어떻게 <아름다 의 저명한 E. A. 밴 하이스 교수가 갈파한 대로 리실천 이라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길 속에 있 사회 전체를 자유로이 만들 수 있겠는가? 스스로 운 삶, 교사란 탐구하고 가르치고 공동체 내에서 일정 을 것이다. 자유롭지 못한데 어찌하여 사회적 차원에서 자유 사랑, 그리고 마무리>나 <조화로운 삶(의 지속)> 한 역할을 해야 한다 는 책임감을 실천하는 것, 와 정의와 진리를 말할 수 있겠는가? 따위로 널리 알려진 스콧 니어링(1883 ~ 1983) 즉 사회의 구조와 기능에 진리를 행사하는 과 일찍이 프랑스의 장 폴 샤르트르(1905 ~ 은 <스콧 니어링 자서전>에서 가장 자본주의적 정이었다. 1980)는 <지식인을 위한 변명>에서 (중간 계급 인 미국에서 가장 비자본주의적인 삶을 살게 된 그렇게 그가 미국 사회에 공정하고 온정 있고 46 47

25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연극을함께만들분을찾습니다 뒤집혀진주머니 -패러디연극단 계속되는 판교 이야기 고연전 그 이후 사과문 교지편집위원회, 언론자치기금 15% 분납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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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노동 민재 하루속에 숨어있는 이 야 기 문위에 용역대기실 이라고 써 붙인 방은 손바닥보다 넓었다. 지하여서 햇빛도 바람 도 없었다. 같은 조 분이 필통만한 목침을 베고 누워계셨다.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모두 보는 줄로 착각 고렇게 두 달 동안이 천장 싹 다 청소하는 달이거든. 요 고 해야지 안 그러면 사고 나잖아. 아니 그새를 못 참고 식쓰레기를 하도 봉지째 버려서 통을 한 시간마다 비워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어도 장대 좀 봐봐, 요거. 한번 잡아봐. 아이고, 학생은 들지도 왜 멈춰놨냐고 역무실에다 소리소리 지르는 사람들도 야 돼. 전에 한번은 무슨 시꺼먼 봉지가 있길래 안에를 우리는 보지 못한다. 누군가 말했다. 오늘은 어제 죽은 못하네. 높은 데는 저 끝에다가 걸레를 달아가지고 닦 있어. 그럴 때는 아주 심란하지. 나 같은 사람은 아침 6 봤더니 무슨 입장권에 고려대학교대강당 하고 써 논 이가 갈망하던 내일이라고. 나는 오늘은 지금 내 옆에 구, 좀 낮은 데는 저기 있는 구루마 위에 올라가가지고 시부터 오후 3시, 오후 사람들은 12시부터 저녁 9시, 밤 게 하나 가득 있더라고. 세상에 이름까지 써 있어가지고 숨어있는 이들의 땀과 눈물이 만든 오늘이라고 다시 말 청소하는 거야. 저 천장에 환기구 같은 것도 다 떼다가 사람들은 9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야. 그러니 이렇 하도 화가 나서 내가 그거 들고 학교까지 가서 찾아보려 하고 싶다. 난 그저 나의 하루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 닦기도 하구. 응? 아이구, 회사에서 요거 하나 때문에 무 게 큰일은 시간 겹치는 12시부터 3시까지 합동시간에 고 했다니까 글쎄. 술? 이상하게 학생들 술 많이 먹는다 야기를 듣고 싶었을 뿐이다. 슨 아저씨를 새로 뽑겠어? 그냥 우리보고 하라고 하지. 하는데, 사람 돌아다닐 때 한다고 그걸 또 뭐라 뭐라 역 먹는다 하는데, 토하고 막 행패부리고 하는 학생은 어쩌 기다란 장대는 바라보기조차 버거웠다. 이 분은 그걸 무실에 말을 해대는 사람도 있어. 거 잘 알지도 못하구 다 한번이야. 그러고 보니까 전에 한번 어떤 학생이 술 10월 14일 금요일 오전 10시 28분 학교 가는 길 고대역에 들고 잘 보이지도 않는 천장이 깨끗해질 때까지 걸레질 선. 먹고 역무실 전단지를 그냥 다 뜯어버려 가지고 난리난 서 지하철 환경미화원 박승자(가명), 김금옥(가명) 을 하셔야 한다. 아주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말씀하신다. 이 분에게 6시 적은 있었네. 고연전인가 할 때는 그거야 시끄럽기도 하 저 옆에 벽도 죄다 하얀 게 엄청 손 많이 가고, 요즘엔 는 아침이고, 9시는 저녁이다. 구 정신도 없구 아주 난리가 나지 뭐. 그래도 젊은 사람 바닥을 청소하시느라 고개 한번 들지 않으신다. 한동 쓰레기통도 죄다 치워놔서 그게 힘들어. 학생들이 제 딴 아! 제일 골치 아픈 거는 자취생들 음식물쓰레기 버 들 하는 짓인데 어쩌겠어, 그 날 하루 그냥 참아야지 뭐. 안 그저 옆에서 조용히 서 있었다. 에는 안 보이는 곳에 치워둔다고 어디 구석구석에다 쑤 리는 거! 이거 좀 학생들이 꼭 알아야 돼. 아니 무슨 배낭 갑자기 대화가 끊어졌다. 내 뒤로 한 아저씨가 오고 계 나한테 뭘 물어본다고 그래. 아유, 청소하는 일이 다 셔놔서 그거 일일이 빼는 것도 일이야. 뭐 좀 있으면 무 째로다가 그냥 쓰레기를 이만큼 가져와서는 쓰레기통 셨다. 다른 곳에서 30분을 기다리다가 엘리베이터 옆으 거기서 거기지.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나? 힘든 거? 슨 훈련인가 한다고 그나마 조금 있던 쓰레기통 싹 다 에 잔뜩 부어버리고 도망가는 거야. 하도 그래서 내 몇 로갔다. 문위에 용역대기실 이라고써붙인방은손바 응, 좀 힘든 거는 저 천장 청소하는 거. 학생은 저렇게 높 치운다는데 걱정이야 아무튼. 거 뭐야, 또 하나 큰일인 번 잡아봤더니 다 고대생이더구만, 다 고대생이야. 학생 닥보다 넓었다. 지하여서 햇빛도 바람도 없었다. 같은 은 데는 청소하는 줄도 모르지? 1년 중에 4월하구 10월, 게, 에스컬레이터 닦는 거. 그거 한번 닦으려면 멈춰놓 들이 그거만 안 해줘도 살겠어 아주 그냥. 학생들이 음 조 분이 필통만한 목침을 베고 누워계셨다

28 12시면 합동시간이다. 얘기를 나누는 것마저 죄송스 러울 만큼 소중한 쉬는 시간을 내가 빼앗고 있었다. 고 맙습니다란 말만 떨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먹다가도 학생들 오면 바로 음식 해줘야지. 아유, 아니 야. 기다리는 학생들 보면 우리가 너무 미안해. 아 나라 도 기다리고 서있자면 짜증나지 왜 안 나겠어. 막 배고 파서 왔는데 우리 일하는 거 보면 괜히 답답해 보이고 10월 14일 금요일 오전 11시 19분 학관 2층에서 점심을 먹다 조리사 이은숙씨. 올해로 47인 돼지띠 그럴 거야. 그런데 라면도 그게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그 거 시간이고 온도고 다 맞춰야 돼. 요즘에 라면 어땠어? 조금 느렸나? 새로 들어온 분이 계시는데 손이잘안맞 이른 점심으로 900원짜리 라면을 샀다. 식당은 두 세 고 해서 한동안 속도가 안 나더라고. 이제는 익숙해졌으 테이블을 빼고는 비어있었다. 니까 괜찮을 거야. 난 여기 3월부터 일했어. 원래 바로 전까지 지하철공 나는 잘 몰랐다. 제시간에, 방해받지 않고 밥을 먹는다 사 본관에 있는 직원식당에서 일했었는데, 회사에서 여 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기 일 좀 보라고 하길래 왔지. 응? 아니 무슨 해결사야. 난 7시 반부터 3시 반까지 일해. 오후 사람들은 11시 아 방이야 둘 아니면 넷이 쓰는 건데 넓지 뭐. 좁아보 하철공사 사람이 아니고. 우리가 계약 맺은 용역업체에 아이구, 아니야. 소속이 어디냐구? 저기 써있는 거 보이 부터 식당 끝날 때까지 하고. 시작하고 끝나는 거야 정 여도 이 안에서 밥도 해먹고 잠도 자고 다 해. 겨울에도 서 나와서 감독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혼도 내는 사람이 지? 풀무원 밑에 있는 저 ECMD에서 일하는 거야. 이 식 해졌는데, 준비도 하고 정리도 하고 해야 되잖아? 그래 따뜻해. 여름? 저기 봐, 에어컨 막아놓은 거 안보여? 그 야. 무슨 퇴역군인이라네? 나라에서 군인 그만둔 사람들 당에다가 저기 있는 커피숍이랑 매점도 다 회사에서 관 서 오후 조는 청소까지 하다보니까 사실 9시간 일하는 래도 우리는 다른 데 비하면 엄청 괜찮은 거야. 저 옆에 을 이런 데다 먼저 집어넣게 어떻게 손을 쓴다나봐. 그 리해. 학교랑은 상관없을 걸? 거야. 돈? 월급 말야? 아유, 뭘 그런 것까지 물어보려 그 있는 방이 씻는 데고. 아유, 근데 좁아서 학생들 제대로 래가지고 말하는 투가 아직도 아주 자기가 장군아저씨 하얀 작업복을 벗으신 모습이 무척 낯설었다. 래. 그거는 저기지, 그 뭐냐, 프라이버시야 프라이버시. 앉지도 못하고 미안해서 어째. 괜찮아? 고향? 나는 보성 야. 막 아랫사람 부리는 말로 무섭게 말해대고. 역무원 아, 옷? 중요한 손님이 오셔가지고. 영양사님이랑 같 저거 봐. 한정판매하는 메뉴 있지? 우리가 그래도 재 인데, 뭐 서울로 금방 올라와서 기억도 안나. 일은 뭐 3 사람들은 그래도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아 그럼 청소하 이 잠깐 밖에 갔다 왔어. 왜, 이렇게 입으니까 신기해? 못 고도 없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재료도 신선한 년 했나? 내년 2월이면 딱 3년. 그렇지, 3년. 난 이 일 하 는데 요즘엔 다 용역이지. 옛날에 지하철공사에서 직접 알아보겠지! 맨날 허연 옷만 뒤집어쓰니까 그 사람이 그 걸로 하려고 노력하고. 메뉴는 영양사님이 알아서 해주 기 전에 장사도 해보고 딴 거도 해보고 아무튼 별 거 별 일할 때는 지금보다 훨씬 할만 했었는데 용역으로 바뀌 사람 같지 않아? 학생들? 테이블에 놓고 안 치우는 게 셔. 그러니까 이론은 영양사님이 해주시면, 몸으로 뛰는 거 다 해봤어. 우리 아들내미도 얼마 전에 군대가가지고 고 나서부터 좀 더 힘들어. 좀 서운하긴 한데, 그 정도야 우리가 금방 치우니까. 그 그 뭐야, 응, 실무. 실무를 우리 조리사들이 하는 거지. 지나가는 학생이 다 아들놈 같아. 노조가 있긴 있어. 아직까지 뭐 해주는 건 없더만. 우 래도 버려주고 가면 좋지. 응? 아니 무슨 또 해결사야. 처음 분이 말씀을 이으실 즈음, 오후 조 분들이 들어오 리가 무슨 사고가 나거나 파업을 해야 도움 되는 줄 알 식당일이 걱정되셨는지 연신 두리번거리셨다. 내가 딸이 1학년에다가, 아들이 벌써 ROTC도 들어 셨다. 텐데, 그냥 얌전히 일만 하니까 노조 만날 일도 별로 없 지금 일도 있고 좀 있으면 퇴근인데, 얘기 오래할거 갔어. 학생들이 남들 같지 않고 다 내 자식이지 뭐. 우리 난 여기서 한 1년쯤 일했어. 전에는 집에서 아들 둘 어. 전에 국회에서 무슨 법 통과해야 된다고 해서 그거 야? 아니, 지금 사람은 없어도 스낵이다 보니까 음식을 야 맛있게 만들기만 하면 된다 생각하고 하지. 뭐 어디 낳고 집안일만 하면서 살았었고. 남편이 건설에서 일하 때문에 여의도까지 시위하러 갔던 적은 있는데. 빨리 만들 수 있게 준비해 놔야지. 아이구 그럼, 학생들 학교는 너무 더럽게 해서 한 달 정지 먹은 데도 있다더 니까 현장 따라서 많이 돌아다녀는 봤지. 고향은, 학생 이 일은 돈 생각하면 할 짓 못 돼. 우리 월급 90만원이 이 와서 국수 달라고 하는데 그 때 되가지고 면발 삶을 만. 위생상태 점검한다고 구청인가에서도 나오고, 회사 혹시 충북에 충주라고 알아? 충주가 어떤 동네냐 하면, 이 바닥에서는 많이 버는 거야. 거기서 또 뭐다 뭐다 해서 수는 없잖아. 그래서 우리는 쉬는 시간이고 뭐고 없어. 에, 학교에, 학기 초에는 학생까지 4번은 검사가 나와. 통금시간이 없던 동네야 충주가. 뭔 소린지 알겠어? 인 막 떼 가고. 그냥 역도 마침 학교 앞이겠다, 자식들 잔뜩 학생들이 계속 오니까, 항상 일하거나 아니면 준비라도 시도 때도 없이 검사하는 것도 있고. 그래서 우린 항상 심이 하도 좋으니까 밤에도 돌아다녀도 아무 일 없는 거 생겼다고 생각하고 일해야지. 학생들한테 바라는 거 없 하고 있어야 돼. 그럼, 점심시간도 따로 없지. 3시쯤이면 긴장해가지고 살아. 학생들은 그저 자주들 와서 맛있게 야. 아무튼, 아까 그 아저씨가 관리장아저씨야. 아니 지 어. 그냥 열심히 일하고 하면 학생들도 알아주겠지. 배고파서 먹긴 먹는데, 뭐 따로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먹고, 모자라면 더 달라고 해

29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라면을 다 먹었다. 들인데, 우리는 용역에 고용이 되가지고 일은 훨씬 오래 하는데 돈은 오히려 더 적게 받아. 나 참, 이게 말이 돼? 10월 14일 금요일 오후 4시 37분 고려대학교 어느 건물 수위 이강철(가명). 60대 아 이 나이에 12시간씩 이 건물 저 건물 돌아다니면서 일해 봐. 아주 그냥, 보고 있으면 웬만한 짐승만도 못해. 우리가 이러고 일하면서 살아. 어느 주간지에서 어윤대 총장은 돌로만 짓겠다는 재단 의 고집 덕분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모든 건물 하나하나에는 수위 분이 계신다. 거, 밤에 오토바이 타구 돌아댕기는 애들 알지? 걔들 이 다 에스원회사 애들이야. 삼성에 그 에스원이라구 회 사 하나 있는데, 우리가 바로 고 아래 있는 트루맨 회사 에 있거든. 그렇지, 용역이지. 아 요즘 세상에는 다 용역 이야. 아무튼 학교에 경비서고 하는 거는 싹다요회사 거야. 요 명찰 봐봐. 트루맨하구 써 있지? 하루에 12시간씩, 짐승만도 못한 노동. 사람들은 노동 이 삶의 가치실현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저씨의 일상은 삶의 가치실현치고는 너무 가혹한 실현이다. 한 몇 년 전에는 다른 회사가 해먹었는데 그 때는 한 달에 45만원도 받고 55만원도 받고 그랬어. 원래 그 계 약이란 게 한번 돈을 정해놓고 나면, 나중에 시간 지나 면서 물가도 오른다 뭐도 오른다 해도 잘 안올려주더라 고. 아 애초에 학교에서 돈을 많이 줘야 회사에서도 돈 을 주지. 뭐 또 학교에서 많이 준대도 모를 일이야. 우리 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통 알 수가 있어야지. 사장 아 이 나이에 12시간씩 이 건물 저 건물 돌아다니면서 일해 봐. 아주 그냥, 보고 있으 면 웬만한 짐승만도 못해. 우리가 이러고 일하면서 살아. 아저씨 옷 곳곳에는 명찰이 달려 있었다. 건물 안 밝은 이 지 맘대로 주면 그런가부다 하고 그냥 받는 거야. 고 쉬는 곳도 엄청 엉망이었거든. 그럼, 말도 못했지. 그 하지만, 아 당장 쪼매한 걸루다가 뭐 하나라도 없어져 조명에 유리 명찰이 반짝인다. 2004년인가? 고때부터 지금 이 회사로 바뀐 건데, 바꾸 런데 노조 가지구 어디랑 막 한 판 붙어 가지구 해서 돈 봐. 당장 달려 와가지고 그냥 일을 그따위로 해 먹냐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24시간씩 맞교대로 일해. 면서 협상할 때 어떻게 어떻게 해서 여태껏 쭉 75만원 도 더 받고 하드라고. 우리? 아유, 우리야 뭐, 나이도 전 욕은 욕대로 먹고 일도 그날부로 바로 내쫓긴다구. 비싼 아 당연히 하루 건너서 일하지. 그럼 매일 일하면 사람 받고 있어. 것두 거기서 무슨 보험 빼고 어쩌고 빼고하 부 다 60도 넘었겠다, 사람 수도 한 50명밖에 안 되겠다, 거면 물건 값까지 물어내라고 난리칠걸? 이런 마당에 진짜로 죽게? 그치 그치, 대충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면 한 73만원 받고. 또 이번 달부터는 무슨 퇴직금 준다 뭐다 뭐다 해서 노조 같은 거는 못 만들겄어. 뭐 그런 거 나 명찰이라도 나와 봐. 바로 이거지 이거. 댕강하구 모 거야. 우리가 밤새도록 일하고 들어가는데, 그게 다 학 고 10%씩 빼가네. 돈 70만원에서 10%면 얼마야, 7만원 바꾸는 게 여간 힘들어야지.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야 모 가지 잘리는 거야. 교에서 사람 좀 적게 써보자고 하는 짓이지 뭐. 안 그래? 이잖아. 7만원 그 돈도 중하지만 퇴직금도 1년 꼬박 일 르겠지만, 세상 바뀐다는 게 진짜 힘든 거거든. 학생도 그냥 우리 고생하는 얘기 듣구선 사회 나가면 학생들은 이런 거 모를걸? 우리 얼굴이나 알아야 사람 해야지 받는 거지, 중간에 잘리면 돈은 돈대로 가져가고 우리가 1년제 계약이다 보니까 어디에 물건 뭐 있고 서 다 까먹어버리면 안 돼. 거 내 말로 하기는 뭣하지만 이 언제 바뀌는구나도 알지. 거 뭐냐, 경영대, 사범대, 법 퇴직금은 한 푼도 못 받는다는 말도 있고 뭐 그러더라 일 어떻게 하는구나 알겠다 싶으면 그새 1년 지났다고 이런 거 듣는 게 진짜 공부야. 사회 나가서 우리들 잊어 대, 그리고 그, 포스코. 뭐 아무튼, 그런데는 더 심해, 더 고. 계약 언제 하냐고? 10월 1일마다 계약이야. 만약에 딴 건물로 옮기래. 또 건물도 원래 서너 명이 같이 관리 버리지 말구 열심히 살아서 우리처럼 고생하는 사람 없 심해. 그냥 한 곳에 가만히 붙들어 박혀서 일하는 게 아 일 년 내내 일하더라두 말야, 한 9월에 잘려버리면 입때 할 걸 갖다가 한두 명이 하려니 좀 힘들어? 우리 일이란 게 좀 해줘. 알겠어? 니고, 몇 시간마다 때만 되면 서로 교대하면서 고기에 껏 퇴직금 부어놓은 거 손도 못 대보고 싹 없어질 걸? 게 학교랑 학생들 사이에 껴가지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 아저씨의 마지막 부탁에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있는 건물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일을 해야 되거든. 응 원래 받던 월할퇴직금이란 것은 법원에서 불법으로 판 러지도 못하고 아주 미칠 때가 많아. 어느 영화에서 환경미화원인 주인공은 이렇게 탄식한 그래, 체계적이지 않은 거지. 아주 복잡해 죽겠어. 그 교 결 받은 사례가 있다고 한다. 아저씨께서는 내게 당신의 자식 자랑도, 호기 있던 젊 다. 작업복을 입는 순간 우리는 투명인간이 된다고. 그 대라는 게, 학교에서 곧바루다가 고용된 사람들은 일찍 거 들어보니까 청소하는 양반들이야 노조다 뭐다 있 은 시절 얘기도 모두 적지 말라 하셨다. 래서 사람들은 우리를 모른 척한다고. 나의 일상은 얼마 끝나거든. 그치, 우리가 그 자리 채우러 가는 거지. 사실 다더만, 우리야 그런 게 있어야지. 학생은 어리니까 잘 이거 글에 쓸 거면 내가 누군지 절대 모르게 써줘. 우 나 많은 투명인간의 고통을 짓밟고 일궈졌는가. 나는 앞 따지고 보면 우리랑 똑같은 일 가지고 같이 일하는 사람 모르겠지만, 옛날에 그 사람들이 돈도 우리보다 조금 받 리야 파리 목숨 아냐. 말로는 불이익 절대 없게 하겠다 으로 얼마나 더 그 사람들을 외면하며 살까

30 노동 해미 기 라는 친절 가이드북을 발행하는 한편, 뒤에서는 집단 과격민원대응 지침을 이행하는 다중적 행태를 보이는 근로복지공단. 이들은 10여 년의 역사 동안 이름과 맞지 않게 스스로가 자본의 편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왔다. 근로복지공단 10년, 근로자의 행복을 기각하다 원진레이온에서 8년간 일하고 1983년 퇴사한 김봉환 씨는 14년 전인 1991년, 이황화탄소 중독을 직업병으 근 로 복 지 공 단 인 가 로 인정하라고 요구하다가 목숨을 다했다. 당시 정부는 직업병 인정을 거부하고 있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을 고 스란히 물려받은(?) 근로복지공단은 늦장 인정, 불승인, 고 이를 이행하지 않자 증상고정 상태라며 치료를 종 강제 종결을 남발하면서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다. 결하기 등... 이처럼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근로복지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99년 157일의 근로복지공단 요즘 근로복지공단이 매일같이 뉴스를 뿌리고 있다. 되돌려 보냈다. 9월에는 대학병원 재해 간호사의 요양 공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하나씩 얘기하는 것이 벅 본부 앞 농성투쟁의 원인이었던 이상관 사건이었다. 허 방용석 이사장은 근로빈곤층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확 심사 과정에서 노조 때문에 어렵다 는 망발을 하기도 찰 지경이다. 리가 아파 산재 요양 중이던 고 이상관 씨는 근로복지공 대 하겠다며 공단이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입장임을 선 했다. 작년 공단과 노동부는 산재를 인정하기도 치료하기도 단의 강제 종결을 비관하여 세상을 져버렸다. 당시 27살 전하고 다니고 있고, 찾아가는 서비스 를 시행한다면 지금 근로복지공단 앞에는 사측의 감시와 차별로 인한 어렵게 하는 정책들을 적극 도입했다. 한술 더 떠 이들 의 젊은 노동자가 죽음을 택한 이유는 증상이 계속 진행 서 고객만족 을 외치고 있다. 장애를 딛고 근로복지공 집단 정신질환을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하이텍알씨디 은 도덕적 해이 운운하며 가짜 환자 신고 포상금 제도 되어 입원연기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이 이를 단에서 재활상담을 하고 있는 노동자를 모델로 공익광 코리아 천막이 노동자들의 140여일이 넘게 깔려있다. 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고, 노동재 퇴행성 이라는 딱지를 붙여 기각했기 때문이었다. 물 고를 찍기도 했으며 근로자 문화예술제를 개최하는 등 그 사이에는 공단이 경찰기동대를 불러 억수같이 쏟아 해를 인정받기 위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과격집 론 공단은 자살 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채 유족급여조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여념이 없다. 지는 비를 맞으며 단식 중이던 60여명의 노동자들을 한 단민원 으로 정의하여 관할경찰서와의 유기적 협조체 차 지급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나 이러한 근로복지공단의 선전은 자신의 일련의 꺼번에 연행한 일도 있었다. 제 하에 고소 고발을 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공단은 이 또한 97년에는 휴업급여를 중지당한 박광제 씨가 자 추태를 감춰 보려는 수작에 다름 아니다. 올해 5월에는 근로복지공단의 근로 복지 공단 답지 않은 처사는 이 를 위해 건물 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민원인을 상시 살을 했고, 2000년 현대중공업의 하청노동자가 산재 불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사에서 농성하던 산업재해 노동자 뿐만이 아니다. 불승인 사유를 듣겠다는 노동자에게 폭 적으로 감시해 왔다. 승인을 비관하여 자살하였다. 2003년에는 우울증으로 의 심사청구가 기각되고 농성 관련자는 고소를 당했다. 언과 욕설 퍼붓기, 재해조사 없이 불승인 내기, 부서 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거,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 자살한 현대 설비 이종만 씨에 대한 유족급여와 장의비 7월에는 통영지사가 민원인에게 잘못된 업무처리를 시 동 기간에 요양연기를 신청한 노동자에게 결과 확인 안 를 신속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복지후생 사 지급 신청이 기각되었다. 정하겠다고 서면합의까지 하고서도, 6일 만에 이를 번 복하고 도리어 민원인을 폭행 등으로 고소하였다. 같은 달 서울북부지사는 공정한 재해 조사를 하도록 항의하 해주기, 지게차에 허리를 치어 한 달간의 입원치료가 필 요하다는 노동자에게 보름간의 통원치료만 인정하기, 요양중인 노동자에게 취업해서 돈을 벌라며 휴업급여 업, 중소기업근로자 복지진흥법에 의한 복지사업을 행 하여 근로자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설 립 된 근로복지공단의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을 어떻게 근로복지공단, 노조를 불승인하다 는 민원인에게 산업쓰레기 라는 충격적인 말을 던져 지급 안하기, 증상과 상관없이 무리하게 수술을 권유하 이해해야 할 것인가. 겉으로는 고객 100번 기절시키 이러한 근로복지공단의 만행은 계속되고 있다. 보험 58 59

31 도 이들은 결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처리지연, 미 진한 보상 등은 일상적 불만에 불과하다. 99년 이후 잠 잠했다가 최근 다시 도입한 재정안정화 절감 대책 99년의 560억 절감대책은 노동자의 투쟁으로 표면 상 좌초되었다. 은 당연히 산재 승인을 어 렵게 했을 뿐 아니라 무리하게 치료를 종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무리 공단 경영진이 직원에게 친절을 강요해도 민원인의 불만은 잠재워지지 않으며, 노동조 합을 중심으로 한 집단적 반발과 대응 또한 피할 수 없 다. 공단의 전략이 수정되지 않은 한 정당한 것을 요구 하는 노동자들의 노력은 공단에게 있어 잠재적 범죄행 위가 될 뿐이다. 이윤만을 중심에 놓은 노동시장 편제와 자본의 현장통 재정의 효율 과 합리 를 근거로 시행된 근골격계질 지로 집단 감시와 노조탄압으로 정신질환을 얻은 하이 제는 필연적으로 불안정 노동자를 만들어내고, 노동자 환에 대한 인정기준 및 요양업무 처리 지침 에따라많 텍노동자들에게는 전원 불승인 판정을 내렸다. 서울대 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며, 이들을 절대적 혹은 상대적으 라 했겠는가. 은 환자들은 산재를 승인받기도, 병원을 옮기는 것도, 병원 수술실 간호사들의 경우에도 노조를 통해 산재신 로 빈곤하게 만든다. 그러나 공단은 자본의 이해에 의하 자본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이윤 이 공격받는 것 입원 혹은 요양을 연기하기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청을 했다는 이유로 2명의 노동자 모두 불승인을 받았 여 병드는 노동자들에게 결코 자본의 죄를 묻는 법이 없 이다.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기를 요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들이 10명 이상 단체로 산재신 다. 근로복지공단의 자문 의사는 조합이랑 같이 안 했 다. 그들은 늘어가는 산재불승인을 통해 자본의 끝없는 구하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노동 강도를 강화하여 이윤 청을 할 경우 해당지사가 아닌 본부에 올라와 심사를 받 으면다승인나는건데... 라며 말을 흐렸다고 한다. 탐욕에 대해 맞장구를 칠뿐이다. 율 극대화하려는 자본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이들이 아야한다는 지침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는 인정은 엄격 근로복지공단의 어처구니없는 작태는 이것뿐만이 아 더 나아가 공단은 온갖 지침을 구실로 노동자의 집단 두려워하는 것이 명확하다면 그것을 균열점으로 삼아 하게 하고 치료기간을 최대한 짧게 하기 위한 것에서 더 니다. 그들은 요양처리지침 이라는 것을 만들어 산재 적 저항마저 대신하여 방어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 세상을 바꾸어 나가면 된다. 집단적으로 요양투쟁을 전 나아가, 노동자들이 집단화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옮기는 것조차 사 자들의 집단적인 투쟁은 미흡한 산재보험제도에 대한 개해서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계속 드러냄과 동시에 우 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말 자본 의 관리를 거 전에 근로복지공단의 허락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더 치 반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본의 이해를 반영하 리의 몸 을 중심으로 노동과정을 재편해야 한다. 이러 부하고 집단요양을 신청한 노동자들은 10명 이상이라 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아 요양연기를 할 때도 온갖 복잡 는 정권의 노동정책에 대한 반대이다. 한 투쟁을 통해서만이 자본의 편에서 10여년을 넘게 노 는 이유로 본부로 이관되었고 38명 중 12명 만이 원래 한 서류와 함께 7일 이전에 미리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 그렇기 때문에 재원고갈에 앞서 집단요양의 정치적 의 동자를 탄압해온 근로복지공단을 진정으로 노동자의 의 요양신청서 그대로 승인이 되었을 뿐, 나머지는 변경 다. 공단은 재정안정화라는 미명 하에 투쟁하는 노동자 미는 노동자와 자본 모두에게 중요하다. 예컨대 2002년 복지를 위한 기관으로 바꿀 수 있다. 이미 우리는 경험 승인, 부분승인, 불승인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반면 사측 에게는 단호한 칼날을 휘두르고, 순응하는 자에게는 굴 과 2003년의 근골격계 직업병에 대한 집단요양투쟁은 적으로 알고 있다. 싸우지 않으면, 그리고 문제를 드러 도장이 찍힌 신청서를 몇 번에 나누어 낸 한 사업장은 종을 강요하고 있다. 공단은 스스로 이러한 태도를 교정 그 주체의 의지와 성향에 관계없이 신자유주의 구조조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런 문제없이 지사에서 전원 승인이 났다. 할 이유도 의사도 없다. 정의 폐해를 폭로하는 결과를 낳았다. 근골격계 질환은 최근에 근로복지공단은 노조를 끼고 산재신청을 하 면절대승인안내준다 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한다. 1년 전 노조탄압으로 정신질환을 앓던 청구성심병원 노동 근로복지공단, 노동자 저항으로 개혁하다 노동자의 몸에 과도한 부담이 주어지고 있다는 증표로 나타나는 것인데, 이는 자본의 과욕을 증명하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경총은 내부문건을 통해 근골직 자들에게 산재승인을 해주었던 공단이, 이제는 마찬가 근로복지공단이 아무리 고객만족을 부르짖는다 하여 업병 집단요양 투쟁은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투쟁이 60 61

32 노동 영 만평 북극성 우리 그냥 감시 없이 일하게 해주세요!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이하 하이 텍) 노조가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농 성을 한지도 벌써 네 달이 넘었다. 하이텍 노조원들은 회사 측의 감시 와 차별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에 시 달려왔다. 지난 5월 10일 조합원 13명 전원은 산업재해 신청을 하였으나 결국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근로 복지 공단이 밝힌 불승인의 이유는 노사갈등으로 비롯한 문 제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정할 수 없다 는 것이었다. 그들도 조합원들의 질병이 노사갈등 때문이라는 것은 인정한 셈이다. 지난 4년 동안 하이텍 노조원들은 일상적인 회사 측의 감시와 차별을 받아왔다. 회사 측은 작업장 안과 밖을 비롯하여 총무과 사무실에 까지 총 20여대의 CCTV를 설치하였다. 그 후 노조의 요구로 작업장에 설치했던 CCTV는 철거되었지만 조합사무실과 식당, 출입구에는 여전히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 관리자들 또한 직접 생 산라인을 돌며 조합원들을 감시하였다. 어느 노조원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조합원들이 하루에 화장실을 몇 번 가고 몇 분 동안 머물러 있는지까지 상세하게 기록하였 다고 한다. 사실 회사가 첨단기술을 이용해 노동자를 감시하는 곳 은 하이텍 뿐만이 아니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삼성SDI 를 보더라도 그렇다. 삼성SDI는 핸드폰 위치추적을 이 용해 노동자들을 감시해 왔다. 사측의 노동자 감시는 업 무용 개인컴퓨터를 통한 열람, 도청과 감청부터 시작해 CCTV등의 영상시스템, 시스템전자신분증, 생 체인식기, 위치추적시스템, 생산자 무자동화시스템 등에 이르는 다양 한 첨단 시스템들이 사용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사업장 중 89.9%의 사업장에 한 가지 이상의 시스템을 이용한 노동자 감시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감 시 시스템은 작업 시간 뿐 아니라 휴식시간을 포함한 노 동자의 사적인 시간까지도 빠짐없이 감독한다. 회사가 다양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차적인 목적 은 노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는 구체적으로는 노동 강 도를 강화하고 노동자들을 위축시켜 자발적인 저항이 나 집단행동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상시적인 감시에 놓 인 노동자들은 강화된 노동 강도와 누군가 자신을 감시 하고 있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하이텍의 경우에서 도 볼 수 있듯이 이러한 강박은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이 어진다. 실재로 노동 감시에 대한 많은 연구들은 감시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정보사회라 지칭되는 요즘에는 CCTV를 비롯한 감시 시스템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시 시스 템은 종종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정당 화되곤 한다. 작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산업 재해를 방지하고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감시 시 스템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작업장에 설치된 감 시 시스템은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은 물론이고 건강 권까지 해치고 있다. 번뜩이는 감시의 눈은 노동자를 두 번 울린다. 62

33 여 군 이 라 굽 쇼? 하나의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여성 징병이라 는 유령이. 한국의 모든 세력들, 즉 국방부와 여성부, 보 수 우익과 여성주의자, 예비역과 병역 면제자들이 이 유 령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성치고 자신의 처절한 군대 경험을 저주해보지 않은 자가 어디 있는가? 또 여성치고 남성들의 그 저주와 찬 양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소외된 자신의 삶에 몸서리 쳐 보지 않은 자가 어디 있는가? 이 사실로부터 두 가지 결론이 나온다. 여성 징병 문제 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다른 형태로 공유하고 있는 모순 이 전면에 드러난 것이다. 이는 21세기 한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제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여성 징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판극에 대해 머리를 모으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닥쳐왔다. 왜 여성은 군대에 가지 않는가 징병 문제에 관해 인터넷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물음 이 여자는 왜 군대 안 가는가 라는 것이다. 여성 징병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남자가 군대 가야 한다고 모두 생각했고 남자만이 군대 간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 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이다.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구 속적인 상황에서 몇 년에 이르는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강제적 희생. 그리고 이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 정말로 불평등한 것인가 이렇게 보면 여성도 군대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 은 그만큼 여성, 남성, 군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의 여성운동 혹은 남성 운동이 전진한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이 운동은 양성평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질문은 대한민국에서 지는, 이 희생을 한쪽 성의 것으로만 독점시키고도 남는 등이라는 이념에 따라 남녀 간의 법적인 동등성을 지향 일반적으로 병역 의무를 지는 남성의 입장을 대변한다. 한국인의 성 의식. 남한은 50년 동안 그러한 상태를 유 하는 래디컬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 질문이 여성들에게 던져지는 것이라면 이는 지하였고 지금에 와서야 그 당연함에 균열이 가기 시작 불평등 은 헌법 39조 1항의 모든 국민의 병역 의무 과녁을 크게 빗겨나간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것이다. 와 병역법 3조 1항의 남성 병역 간의 어긋남을 가리키 문제로 떠오른 것은 병역법의 성적 불균등에 관한 것 그리하여 왜 군대 안 가냐고 여성에게 화내는 것은 어 는 것이다. 과거에 한국 사회가 둘 사이에 메워 넣었던 이다. 탄생의 순간부터 국방의 의무 를 지게 된 남한은 불성설이다. 여성은 군대를 기피한 것이 아니라 다만 군 것은 현재 모두 그 정당성을 상실했다. 즉 여성의 출산, 안동현 어마어마하게 요구되는 병력을 징병제로 해결 보려 하 였다. 모든 국민이 국방의 의무를 진다 고 규정하는 헌 대에서 소외되어 왔을 뿐이었다. 여성을 군대에 가지 않 게 한 것은 분단 후 50년 동안 이어진, 병영국가 대한민 육아, 모성, 연약함 등 흔히 일컬어지는 신체적 차이 와 성역할 은 지금에 이르러 병역을 면제받는 근거를 법제39조제1항과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병역의무 국의 너무나 당연했던 군대 멘탈리티이다. 군인 대통령 상실했는데, 그것은 사회생활에 지장을 미치는 요소로 를 수행해야 한다 는 병행법 3조 1항을 통해 징병의 대 과 남성 장군들, 군 간부들, 한국의 긴 군정일치의 역사. 서는 적극적으로 부정되어야 할 뿐더러 그것을 본성으 상은 남성에게만 국한되었다. 여성 징병을 말하기 전에 불평등에 앞선 불평등의 당 로 인정하는 순간 그것이 여성들에게 다시 돌아오기 때 이 남성만의 징병 은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연함 을 생각해야 한다. 문에 더욱 그렇다. 지금 헌법과 병역법 간의 틈새에는 지켜진 법칙이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이 법칙에 대해 국방을 폭넓은 개념으로 봐야한다 는 법학자들의 공허 64 65

34 한 메아리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헌법과 병역법 사이의 것들이 정당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논리 속에서만 그런 것이다. 따지고 보면 남성만이 군대에 가는 것이 그리 황당한 일은 아니 다. 여성 징병을 둘러싼 논의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그리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군대는, 특히 현재 남한의 군대는 대단히 남성적 인조 직이며, 여성은 여성성 의틀안에매여있다. 국방의 의무는 추상적으로는 국민 전체에게 부과되지만 군역 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여성에게 적용되는 것은 현재 남한 사회에 비추어 봤을 때 현실성을 상당 부분 결여하 고 있다. 지금에 있어서는 누구도 대다수의 여성이 병영 생활을 겪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여성들은 아직 연 약하고 여성스러우며, 보호받아야 한다. 대다수의 남성 들과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조직된 사회에 서살고있다. 우리 사회의 최고 교육기관으로 사회에 요구되는 사 람 이라는 인간형을 양성한다. 군인 생활은 사람 이 되 기 위한 필수적인 경험이며 우리 사회의 가장 모범적인 생활상을 제시한다. 한편으로, 여성은 사람이 될 수 없거나 아예 남성과는 사람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 다. 여성은 사람 이 아니거나 남성과 여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전혀 다르다는 것, 우리 사회를 뜯어볼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여성은 애초부터 남성과 다르게 분류되며, 해야 할 일도, 가져야 할 덕목 도전혀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유 승준 사건에서 알 수 있었듯이 한국에서 국민 이기 위 한 필수 요건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구체적 형태는 군역인데, 이는 남성의 영역일 뿐 아 니라 남성성의 영역이다. 한국의 국민성 과 시민성 은 이러한 군인성을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시민권이 군 군대가야사람된다 사화되어 있는 곳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전투 에 참가하지 않는 한 1급 시민 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군대가야사람된다 는 말은 한국에서 사람들에게 널리 통용되는 상식이다. 보통 인격이 부족한 사람에게 쓰이는 말이지만 그 바탕에는 나이와 직급을 핵심으로 한 싸가지주의 가 깔려 있다. 이 말은 우리에게 군대와 한국사회에 대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통찰을 제공해준 반대로 남성과 동등하게 를 목표하면 스스로의 여성 성 을 부정해야 한다. 한국의 여성이 남성과 나란히 총 을 들고 전선에 서는 것이 남녀평등 의 도달점이라고 생각한다면 페미니즘 또한 국가의 멍에에서 자유로울 수없는것이다. 다. 먼저, 군대 안 가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각종 징병의 테두리를 넘어 터트리고 있다. 그것은 평등의 탈을 쓰고 있다. 그러나 병으로 충원되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진 편법과 불법으로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들은 물론, 신체 여성이 지금의 남성과 같은 형태로 징병되는 것은 현실 행되었으나, 정작 중요한 것은 앞의 두 전제를 다시 생 적 정신적인 이유로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들도 사람 남성만이 징병되고, 이것이 어떤 면에서도 긍정적이지 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각해 보는 것이다. 의 테두리에 넣기 꺼려진다는 뜻이 이 말 안에 담겨 있 않으나 여성이 군대에 갈 수도 없는 상황. 50년간의 딜 문제는 여성이 군대를 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남 시민 사회의 관점에서 국가는 필요악이며 개인들의 활 다. 또한 군대 없이는 우리 사회의 교육기관이 불완전하 레마가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상황이다. 사병 성만이 군대를 간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는 남성이 징 동을 돕고 지켜주는 만큼으로서만 개인에게 관여해야 거나 불완전한 사람을 낳는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들은 2년여의 시간을 자유도 임금도 없이 지내야 하는 병의 대상이라는 데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두 가지 한다. 시민사회의 덕목은 효율성이며 국가의 제도가 이 다음으로 군대가 사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군대는 감금 상황에서 발생하는 갈 곳 없는 분노를 여성들에게 전제, 한국에 막대한 병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것이 징 관점에서 심판된다. 그러나 한국의 군사제도는 이를 완 66 67

35 전히 벗어나 있다. 야한다 고 주장한다. 국방부도 안달에 못 이겨서인지 탈 병영국가로 기간 등 징병 영역이 축소되고 대체복무제도 등이 적극 징병제는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군인을 사용할 수 있 2020년까지 병력을 50만으로 줄이는 군 감축을 포함한 적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징병제의 개선과 합리화 는 국가적 제도이다. 이 징병제는 국가의 막대한 경제적 개혁안을 내세웠다. 징병제가 미치는 해악은 이것만이 아니다. 징병제는 가 필요하다. 선진국의 출퇴근제도 등 징병제 내에서도 부담을 근거로 정당화 되어 있다. 2005년 54만 사병의 징병제는 국방부 예산에는 이득이지만 국가에도 이득 시민성을 군사화하고 군대적 사회 구조와 군인적 인간 융통성의 영역은 무수히 잠재되어 있다. 1년치 봉급 총액은 2900여억원으로, 국방비 20조원에 인지는 알 수 없다. 대량의 저임금 단기 병사가 군사력 형을 양산한다. 군대 가야 사람 된다는 것은 한국이 그 지금은 군대 안에도 군대 밖에도 여성이 있을 자리는 서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렇게 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의심되 만큼 군대 의존적인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없다. 여성의 징병은 뭘로 보나 비현실적이고 바람직하 저임금으로 풍부하게 징집된 병력이 얼마나 효율적으 며, 사회에서 생산 영역에 있어야 할 시민들의 2년여를 물론 이를 환영하는 세력도 있겠지만 효율과 창의성의 지 않다. 한편 여성의 모병영역 확대는 긍정적인 면이 로 조직된 것인지 의문이다. 공짜 로 보기도 어렵다. 국방대학원 이상목 교수는 현 시대에 군대 스타일이 웬 말인가. 한국 사회에 아직 덜 많다. 정 불가피하면 대체 복무의 확대 과정에서 여성의 군사정권 때 부풀려진 군 편성과 현대전의 성격 변화 역으로 복무하는 사병들은 24개월 동안 병역특례자나 빠져 있는 군바리 물을 빼야 한다. 사회 봉사적 대체 복무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병역법의 에 따른 군 구성의 전환 필요성은 이전부터 군사 전문가 면제자에 비해 대략 2700만원에서 3100만원의 병역세 결국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군의 대대적인 개혁을, 장 위헌 문제는 독일처럼 모호하게 놓아두고, 현실적 개혁 들에 의해 제기되었던 바, 이는 2년여를 복무하는 비전 를 몸으로 현물세 형태로 내고 있다고 계산한다. 기적인 관점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적인 군인의 필요성이 해가 갈수록 덜해지고 있다는 더 중요한 것은 군사력 자체의 감축이다. 막강한 국방 없다. 길게 생각한다면 통일 변수도 있을 것이므로 평화 여성도 군대를 가야한다는 주장은 결국 시대적 퇴행의 것이다. 한국군의 병력 규모는 1954년도에 비해 10만 력을 위해 북한의 13배에 가까운 국방비를 들이면서도 적 공존을 목표로 상호군축을 기도해야 한다. 신호라기보다는 현 군사제도가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명 늘어난 68만 명인데 이 중의 80%를 육군이 차지한 군사력은 북한의 80% 수준에 불과하다고 광고하는 이 현재의 군 제도는 사병들이 사회와 격리되고 사생활 표식으로볼수있다. 현재의군사제도는 지난 50년간 다. 황동준 안보경영연구원 원장은 한국군의 병력 규모 중적 행태에는 국방부가 성역으로 존재했던 군사정권 이 보장되지 않으며 신체의 구속에 합당한 대가도 지불 즉 자유, 민주주의, 개인주의, 여성주의, 심지어는 신 한국에서 성장한 모든 정신들 는 첨단기동화 및 정보화된 전력 구축을 토대로 2015년 시절의 유적이 엿보인다. 이도 모자라 600조 대의 군 개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군사력에 필수적인가 자유주의까지 과 어긋난다. 40만, 2020년에는 30만명 수준으로 소수 정예화해야 혁 비용의 청구서를 내밀기까지 하였으니, 국가 경제의 에 대해서는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다. 최근의 총기 난 필요한 것은 군사력이지 사회 전체를 병영으로 만드는 한다 며 또한 이 기간에 육군 병력 규모를 대폭 줄여 가장 큰 부담인 제 살 깎기 식의 군비 투자를 근본적으 사 사건 등 군대도 스스로 문제점을 노출시켰던 바, 군 것이 아니다. 국방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여야 하며, 시 2020년의 육 해 공군 비율을 60 대 20 대 20으로 해 로 끊고 전환적인 정책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대에 대한 개념의 전환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징병 민들이 관심과 감시로 참여해야 한다

36 역사 史 20 세 기 한 국 역 사 의 제 노 사 이 드 에 맞 섰 던 가 해 자 들 우리 역사학계에는 비공식적인 학파 하나가 있다고 누 군가가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름 하여 미련학 파 라고 불리는 이들은 만약에 그 당시에 사람들이 이 러지 말고 저러했다면 지금의 우리 역사는 이만큼 달라 졌을 것이라고 미련( 未 練 /regret)을 둔다고 해서 미련 학파 라 한다는 것이다. 삼국통일을 신라가 아닌 고구려 가 했었더라면 만주벌판은 여전히도 우리 땅일 텐데. 개 화정책이 채택되고 자주적 근대화가 성공했더라면 일 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을 텐데. 제 2차 세계대전의 종 전이 조금만 늦추어졌더라면, 일본의 항복이 두어 달만 늦어져서 연합군과 광복군이 조선 땅에 투입되었더라 면 우리 손으로 해방을 쟁취하고 분단에 이르지는 않았 을 텐데 하는 미련들 말이다. 우리 역사의 과정이 워낙 구슬픈 일들도 많고 고난으로 넘쳐나서 한국사의 지난 한 과정을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나오는 건 한숨이요, 가득 차는 건 미련일 것이다. 그러니 역사를 공부하다보 면 자연스럽게 미련학파 에 마음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단지 골방 속에 쳐 박혀 곰팡 이 냄새 날 때까지 그저 과거의 사실로서만 머무르는 역 사가 아니라면, 다시 말해서 오늘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생명력 있는 역사가 되고자 한다면 이런 미련을 간 직하고 있다는 것은 단지 미련(stupidity)한 짓일 뿐이 다. 이제 막 공부랍시고 20세기 한국 현대사를 들여다보 기 시작한 어설프기 짝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아닌 줄 뻔히 알면서 이 미련한 학파에 끌리는 경우들이 몇 몇 있다. 그간 실증적인 기록들을 강조한 나머지 당시 기록자의 사유 속에서 감각적, 기술적 요소들이 결합되 어 녹아들어간 직관 또는 표상으로 상징되는 일차적 사 료( 史 料 )에 매몰된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현실역사까지 도 도정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역사학을 수립 할 수 없다고 나름대로 굳게 다짐한 어줍잖은 역사학도 에게도 미련학파의 꿀맛 같은 단비를 온몸으로 맞아주 고 싶은 반( 反 )과학적인 상황들이 심심찮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특히 그때 그 사람들 이 굳이 그런 행동을 했어 야만 했는가 하고 크게 따지고 싶은 결정적 장면들이 눈 앞에 그려질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때 그 사람들 의 비겁한 변명 저는 당시 대대장이었습니다만 명령 일하에 움직이는 것이 군조직의 특성인데, 작전명령을 받고 저희는 나간 것이기 때문에 작전명령을 수행한다는 그것은 지상의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열심 히 하는 것이 우리 부대를 위하고 군을 위하고 우리 국 가를 위한다는 중견 간부의 입장에서 저희들 나름대로 독려를 하고 해서 임무를 저는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1980년 5월 광주항쟁 당시 3공수 11대대장 중령 임수원의 증언. 한국논단, 생각을 하는데 년 5월. 강조는 인용자 그는 광주 의 주역이 아님을 수없이 강조해왔다. 자 신은 광주에 보낸 공수부대의 최고지휘관이지만 육군 본부의 명령에 따라 예하부대를 31사단장 지휘 하에 배 속시켰기 때문에 자신은 공수부대를 지휘하지도, 지휘 할 위치도 아니었다고 주장해왔다. 어디까지나 군인으 로서 상부의 명령을 받아 광주에 부대를 파견한 것뿐이 1980년 5월 광주항쟁 당시 특전사령관 정호용에 대한 설명. 신동아, 1990년 1 라는 주장이다. 월. 강조는 인용자 원인에는 흥미가 없다. 나의 사명은 진압뿐이다. 1948년 당 시 제주도지역 미군 총사령관 브라운 대령의 말. 조봉암과 1950년대 ( 下 ) 올해가 광복 60주년이라고들 한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강조하는 우리의 상황에서 현존하는 가장 이상 박유민 70 71

37 적인 체제라고 하는 민주공화국이 수립된지는 고작 60 보듬어주는데 집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잠 어울려 있다. 사실 이러한 일상사 적 논의는 독일에서 을 개인적인 심급의 차원으로만 한정시켜 책임을 묻는 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그런데 시 눈을 돌려 지난 세월동안 애써 제 손에 보통 사람들 기존의 사회사가들이 나치 지배 당시의 역사를 경제, 사 것은 그 자신 역시 국가권력과 이데올로기의 희생자였 이렇게 길지도 않은 민주공화제를 살아오는 동안 국가 의 피 묻히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회적 구조조건에서 찾는데 반하여 단순하게 거시적 구 던 실미도에서의 설경구가 외쳤던 것처럼 그건 단지 의 이름으로 진행된 야만은 지난 세월보다도 더 혹독하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 필요할는지도 모른다. 만약 과거 조로 환원될 수만은 없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 자체에 비겁한 변명일 뿐 이다. 기 그지없었다. 근대국가가 형성 초기에 일차적으로 폭 어느 시점에서 학살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아울러 가해 대한 구체적 일상을 주목한데서 시작했다. 베토벤 음악 력을 수반한 강제동의의 과정을 통해 비국민을 배제해 자들에게 양심을 일깨워 주는 어떠한 계기가 있었더라 을 듣는 아버지가 어째서 가스실에서는 잔혹하게 사람 국가를 위한 명령을 거부했던 당당한 사람들 나가면서, 합리성으로 포장된 지배 메커니즘을 통해 문 고 한다면 1980년 광주나 1987년 당시의 학생, 노동자 들을 죽였는가에 대한 설명은 국가형성이나 계급형성 명화된 파놉티콘(panopticon)의 전방위적 감시체제 하 들의 죽음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이 과 같은 거대담론의 분석에서는 설명이 완전치 못하기 어디까지나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광주에 군 에 국민을 수용한다고 할지라도 신생 대한민국의 유혈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미련하기 짝이 없는 미련인 것이 때문이다. 따라서 분석과 해석의 체계적 탈중심화를 통 대를 파견한 것뿐이라는 정호용은 정말로 그가 보낸 공 이 낭자한 잔혹사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을 다. 해 새로운 방향설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히틀러 같은 수부대가 광주시민들과 한가하게 그동안 밀린 담소나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지니고 있다. 얼핏 떠올리는 것만 그런데 앞에 제시해 놓은 그때 그 사람들 의 증언이 개인적 문제나 전체주의적 광기의 소산에 책임이 있는 몇 마디 나누고 돌아올 줄로만 알았던 것일까? 백주대 열거해 보아도 1948년에 제주, 여수와 순천이 그러했고 나 다른 자료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어느 정도 책임 있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평범한 독일인들의 삶 자 낮에 착검을 한 군인들이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 1951년에 거창이 그러했고, 가깝게는 1980년 광주가 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조차 자신은 명령계통에 충실 체에도 대량학살을 가능하게 한 책임이 있다는 쪽으로 했던 상황을 단지 명령에 의한 것 뿐이라는 그의 뻔뻔한 그러하다. 했을 뿐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라는 변명으로 자신의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태도는 여기 한 경찰관 앞에서 마땅히 고개를 숙여야만 그동안 우리는 이 끔찍한 잔혹사를 다루는 데 있어서 책임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당시에는 국가의 명령과, 문제는 역사의 과정 속에서 어느 누구도 순전히 희생 한다. 피해자의 목소리, 피해자의 동선에 주목해왔다. 평화로 비록 심각하게 어긋나긴 했지만 시대적 요구에 충실했 자는 아니며 모두 어느 정도는 책임을 공유한다는 식의 1980년 5월 당시 전남도경국장( 現 지방경찰청장)이 운 일상들을 공유하며 소소한 삶의 행복을 누리던 민중 을 뿐이라는 것이다. 논리가 그때 그 사람들 의 진심어린 반성과 일말의 양 었던 안병하는 당시 광주, 전남 지역의 일선 치안책임자 들이 하루 아침에 국가권력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과정 이러한 그들의 변명은 90년대 후반부터 심하게 유행 심의 가책을 지닐 여지를 없애고 있다라는 점이다. 또한 였다. 그는 당시의 빈번한 시위에도 내부방침으로 절대 을 되돌아보면서 여전히 치유되지 못한 그들의 상처를 을 타기 시작한 일상적 파시즘 류의 역사적 이론틀과 과거 국가권력의 야만적 폭력으로 인한 역사적 과오들 희생자 없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가 사망하기 72 73

38 전 작성한 비망록에 따르면 주동자 외는 연행하지 말 1988년 사망했으며, 유족과 광주 시민들의 꾸준한 노력 실제 무장한 인원은 200~300명에 불과하며 폭도가 증 것, 경찰봉 사용 유의, 반말, 욕설 엄금, 일반시민의 피해 으로 2002년에는 5 18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게 되 가하는 이유는 경찰과 서청의 폭압적인 강경 대응 때문 월간 말 1994년 5월, 5 18 당 없도록 주의 할 것 등이 기록되어 있다. 었다. 시위진압 임무를 수행하는 위치에 있었던 가해자 이라면서 관련 증거를 제시한다. 이에 당황한 경무부장 시 발포거부 전남도경국장의 광주비망록 가 광주항쟁관련 유공자가 된 것이다. 조병옥 조병옥은 2004년 탄핵사태의 주역이기도 한 조순형 전 민주당 의원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은 이런 방침으로 시위 저지에 임하던 안병하는 5월 16 비단 안병하 뿐만은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 김익렬을 공산주의자로 내몰아 서로간의 치고 박는 몸 일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던 박관현과 비밀회담을 라가면 1948년 4월의 제주에서도 학살의 명령을 단호 싸움까지 벌어졌다. 결국 다음날 김익렬은 해임되고 일 하게 된다. 박관현은 그를 찾아와 학생들의 야간 횃불시 히 거부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던 군인이 있 본군 소위 출신인 박진경이 부임한다. 박진경은 우리나 위를 허락해 달라는 요청을 했으며, 평화적으로 횃불행 었다. 1948년 4월 3일 한라산 자락의 오름마다 타오른 라 독립을 방해하는 제주도 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해 진을 끝내겠다라고 제안한다. 안병하는 자신의 지휘책 봉화와 함께 단선단정반대와 육지에서 들어온 서북청 서는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 라는 임의 범위를 넘는 문제였지만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날 년단과 경찰, 미군의 횡포에 맞선 제주도민의 무장항쟁 말과 함께 제주도민을 향한 대토벌 작전을 감행한다. 결 아무런 충돌과 불상사 없이 평화로운 시위가 진행되었 이 시작되었다. 미군정은 2주일내에 진압할 것이라고 국 제주에서는 약 3만 명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를 낳은 다. 그런데 5월 17일 전국에 비상계엄확대가 국무회의 호언장담했으나 그것이 어려워지자 4월 27일 제 9연대 우리 역사상 가장 잔혹한 비극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에서 의결되었고 이미 밤에는 공수 7여단 33, 35대대가 를 투입하였다. 그러나 당시 연대장이었던 김익렬 중령 광주를 향해 출발하였다. 그리고 운명의 18일, 새벽부터 은 서북청년단과 경찰이 도민들에게 자행한 온갖 횡포 평범성에 가려진 비극 광주 일원에 공수부대가 투입되었고 계엄군은 전남대, 와 폭력행위가 도민의 감정을 격분시켜 급기야 극한의 조선대 등을 점령하고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등교를 하 도민폭동으로 전개되었다고 파악, 일체 진압에 개입하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예루살렘에서의 아 던 학생들과 충돌하였다. 이때 계엄군이 내린 발포명령 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미군정의 허가를 얻어 전권을 이히만(Eichmann in Jerusalem) 에서 홀로코스트를 집 을 안병하는 거부하고, 자기 휘하의 경찰에게 주어진 총 위임받고 무장대의 김달삼에게 회의를 제안한다. 4월 행한 아돌프 아이히만을 악의 화신이라기보다는 평범 기를 회수하라고 명령한다. 그는 비망록에 시민군이 적 28일 무장대의 은신처이기도 했던 대정읍의 구억국민 한 인물로 그리고 있다. 이때 아이히만의 평범성은 무사 된다. 비록 당시에는 평범한 일상이었을 뿐이었다고 애 이 아닌 이상 사실상 무기를 탈취 당하는 과정에서도 사 학교에서 열린 평화회담은 양측이 대체로 만족하는 편 려(thought-lessness)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에서 주어 써 자위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폭력성이 항구적인 면 격불가 라고 적고 있으며 결국 당시 경찰은 계엄군과는 에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차츰 전투행위가 중지되어 갔 진 명령과 규범을 생각도 없이 집행한 전형적인 독일인 죄부를 부여 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 역사에 있어서도 달리 시민들을 향해 총탄을 발사하는 비극을 연출하지 으며, 우선적으로 노인과 아이들은 산을 내려와 제주도 관리로서 순응주의적 인간상을 대변하는 존재로 보고 무비판적으로 시대를 순응하며 살아갔던 사람들이 저 않았다. 급기야 5월 19일에는 안병하의 부하인 도경 작 에 오랜만에 평화의 기운을 회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있다. 아렌트가 보기에 그는 행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지른 비극과, 주어진 명령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전과장이 시민을 풀어주었다고 광주 동구청 입구에서 회담 다음날인 4월 29일 미군정 장관 딘 소장이 극비리 기계적인 행태를 보였을 뿐이며, 아이히만이 그 무렵의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했던 사람들의 행동 사이에는 여 계엄군 하사 등으로부터 집단 구타당하는 일까지도 벌 에 제주도를 다녀간 뒤부터 미군정의 태도는 달라졌다. 독일의 일반적인 규범들을 매우 충실하게 이행했다고 전히 치유되어지지 못한 아픔만큼이나 넓은 간극이 자 어졌다. 이러한 안병하의 결단에 의해 1960년 4월에 경 5월 1일에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제주읍 오라리를 습 할지라도 그의 생각 없는 무비판적인 순응주의는 정치 리하고 있다.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던 민간인들에 대한 찰이 저질렀던 지난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격해 방화하는 오라리 방화사건 이 벌어졌다. 오라리 적 재앙을 불러왔다고 논증하고 있다. 국가권력기구에 의한 학살은 역설적으로 너무나도 평 있었다. 그러나 양심에 따른 행동에 대한 대가는 그의 사건은 평화협상을 파기하기 위해 경찰의 후원 아래 서 국가권력의 지배전략은 민중들을 향해 다양한 방식의 범했던 인간의 잔인성 때문에 생각하면 할수록 더 서글 남은 일생을 좌우할 만큼 가혹했다. 광주항쟁이 마무리 북청년단이 자행한 방화였다. 방화사건이 일어난 뒤 나 순응기제들을 작동시킨다. 때로는 강압적이고 또 때로 퍼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어질 무렵 그는 직무유기혐의로 서울의 치안본부 동 흘 후인 5월 5일에는 고위급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는 피상적인 이미지로 물밑에서 동의를 창출한다. 그리 빙고 분실로 연행되어 모진 고문을 받은 뒤 자진 사표 가운데 평화적 해결이냐 유혈진압이냐의 갈림길이 된 하여 어느 순간에 이르러 그들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수 를 조건으로 석방되었다. 그리고 고문의 후유증으로 긴급대책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렸다. 여기서 김익렬은 동적 수용을 이끌어내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차지하게 74 75

39 작가와 파시즘의 관계는 흔히 저항이냐 동조냐 라는 방식으로 파악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파시즘에 저항한 작가는 역사의 영웅이요, 동조한 작가는 반역자로 여겨 지기 마련이다. 사회의 지식인이자 지도자격인 작가에 게는 범인보다 더 고귀한 정신적 자세가 요구되는데, 그 것을 저버린 작가는 작가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한국 작가에게 친일이나 유신시절의 협 조는 씻기 쉽지 않은 불명예이며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 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우리가 작가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 게 저항이냐 동조냐 라는 지극히 간단해 보이는 작가 와 파시즘의 관계에 다른 시각을 던진 것은 서구에서 로 그의 작품이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의미를 띄게 되었 다. 세상을 창조한 신의 뜻과 의지를 그의 말씀인 성경 을 통해 파악하듯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뜻과 의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 매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작가와의 인터뷰에는 이 작품에서 작가가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 란 질문이 꼭 끼게 마련인데, 물론, 여기 에서 작가의 한마디는 그의 작품해석에 결정적인 준거 를 제시하게 된다. 이처럼 작가는 근대 문학영역에서 신 에 견줄만한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누렸다는 것이 문 학이론가들의 주장이며, 이러한 작가의 관념이 형성되 는 과정은 파시스트 정권의 형성과정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6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문학이론이었다. 다양한 Ludwig Wittgenstein 문학이론들 사이의 크고 작은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작가에 대한 입장은 대략적으로 일치하는 면이 있는데, 그것은 근대에 형성된 작가(author)의 관념은 그 자체로 파시즘을 잉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 (author)라는 관념 자체가 파시스트적 사고와 구조를 재생산하고 확대하며, 결국 파시즘은 작가의 투쟁 대상 으로 외부에 존재하기 이전에 작가 자신의 내부에 이미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바람직한 문학 비평을 파시스트 작가에 대한 가장 선동적이며 도발적인 저항 은 1968년 프랑스 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작가의 죽음 이라는 선언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니체의 신의 죽음 이라는 선언을 재치 있게 패러디한 이 선언은 전근대에 신의 개념을 중심으로 구축된 형이상학적 논의의 축이 근대의 작가(author)라는 관념으로 고스란히 전이되었 으며, 따라서 진정한 근대적 정신을 실현하는 민주주의 적 비평은 권위주의 작가의 배제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학술 學 術 위해서는 이러한 파시스트 작가로부터 해방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근대 작가(author)의 관념의 확립은 권위(author-ity) 라는 그 어원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듯이, 문학 해석에 있어 작가(author)에게 모든 권위가 집중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작가의 관념은 작가중심주의 비평 형식을 낳았는데, 이것은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있 어 작가의 창작 의도와 그의 삶에 관한 정보를 주된 자 료로 참고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작가가 살았던 사회와 수 있다는 믿음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당시 파리에는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학생 저항운동의 물결이 일고 있 었고, 롤랑 바르트의 선언은 60년대 서구사회의 사회변 혁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을 때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비틀즈나 사이키 음악을 들으며 사 랑과 평화를 모토로 권위주의 사회 체제의 속박으로부 터의 해방을 외친 젊은이들의 히피 문화는 이 시절의 몽 환적 낙관주의 시대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전통적 작가(author)의 관념에 대한 데리다, 라캉, 푸코 등의 공격도 (물론 나름의 다른 방식으로) 대략 그 시기 김진한 역사는 작가중심으로 다시 해석되고, 그 해석을 바탕으 를 같이 하는데, 바르트의 작가의 죽음은 그 표현의 도 77

40 발성과 지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파시스트 작가에 대항한 당시 문학적 흐름과 경향을 상징적으로 잘 묶어 낸다고 볼 수 있다. 질문에 대한 작가의 설명에 따라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 은 어리석고 낡은 비평형식이 되어버렸다. 페미니즘 또 한 기존의 작가 관념을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 가부장적 사회질서의 상징으로 파악하며 반발하였다. 이러한 지 물론, 이러한 작가에 대한 공격이 하루아침에 하늘에 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나름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데, 그 맥락이라는 것은 20세기의 중 대한 지적 작업들의 역사를 아우른다고 볼 수 있다. 문 적 환경은 작가의 권위와 지위에 대한 반란의 토대를 제 공하였고, 그 반란의 주동자들은 이러한 지적 작업들의 상호 연계하에 등장한 문학이론이라는 첨단 무기로 무 장한 비평가들이었다. 학이 언어를 매개로 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 무엇보다 소쉬르나 촘스키로 대표되는 20세기 언어학이 작가의 문학이론이라는 첨단 무기로 작가 관념을 살해하는데 관념에 끼친 영향은 크다. 근대 작가의 권위는 언어를 손쉽게 성공한 비평가들은 그 자연스런 논리적 귀결인 통제하고 조탁하여 자신 나름의 의미를 작품을 통해 전 독자의 탄생을 선포하였다. 이제 문학비평은 작가라는 달하는 탁월한 능력에 근거한 것이지만, 20세기 언어학 독재자가 지배하는 일인독재체제에서 독자들의 다양한 은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의미의 전달에 있어 투 목소리를 반영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를 향해 나아 명한 매개물이 못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비단 문학적 가게 되었다. 푸코의 설명처럼, 전통적 작가의 관념은 인 글뿐만 아니라, 심지어 철학자, 과학자, 법률가, 그리 의미의 증식, 즉 의미의 민주화를 저해하는 이데올로기 고 역사가들의 글들도 언어의 본질적인 수사적 함정에 적 원리로서 작용하였고, 따라서 작품 의미의 주요 근거 었다. 이러한 경향의 뒷면에는, 비평은 작가의 메시지를 치가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드러났으며, 따라서 의사나 의미 이자 최종 심판자로서의 존재였던 작가가 축출되고 나 그의 작품이라는 암호를 통해서 해독하는 것이라는 작 이런 맥락에서 비평의 대상이 작품에서 텍스트로 전환 를 전달하거나 현실이란 것을 묘사하는데 언어는 언제 서야 작품의 의미는 증식되고 확장될 수 있었다. 작품을 가중심주의 비평의 근본 전제가 깔려있었다. 결국 해독 되어야 한다는 롤랑 바르트의 주장은 비평의 대상을 작 나 작가의 통제를 벗어나 저항을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하나의 의미의 유기체로 묶어내던 작가의 고압적이고 해봐야 별 볼일 없을 수준의 메시지를 담은 삼류 작가의 가의 작품에만 국한하는 전통적 비평 경향에 대한 커다 작가가 언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작가를 쓰는 단일적 목소리는 독자들의 민주적이고 다양한 목소리 글은 애당초 비평의 대상으로 가치가 없는 것이었으며, 란 도전이었으며, 그 결과 비평대상은 권위 있는 작가의 셈이 된 것이다. 들로 대체되어야 했던 것이다. 나아가 작품이라고 부를 가치조차도 없었다. 따라서 작 작품에 머물지 않고 그 영역이 무한히 확장되었다. 이제 품의 비평적 가치는 기본적으로 작가의 재능에 좌우된 비평은 작가의 신학적 의미의 암호를 그의 작품을 통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또한 작가의 권위를 허무는데 일 이러한 주장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라는 문제 뿐 아 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진지한 예술 서 해독하는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독자 스스로 나름 조하였다. 정신분석에 따르면 작가가 의식하고 통제할 니라 무엇을 읽을 것인가 에 관한 관념에도 변화를 초 장르로서 인정 받지 못하고 단지 대중을 상대로 한 오락 의 의미를 만들어 내고 부여하는 적극적 역할을 선언한 수 있는 자신의 정신세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그 래했다. 롤랑 바르트는 1971년 쓰여진 작품에서 텍스 적 수단으로만 여겨진 영화는 작가주의(auteurism) 이 것이다. 요컨대 이제는 무엇을 읽느냐 가 아니라 어떻 나머지 부분은 그가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이 차지한다. 트로 라는 에세이에서 권위주의적 작가중심주의 비평 론을 통해 진지한 예술 장르로 도약하고자 시도하였는 게 읽느냐 가 중요해졌다. 따라서 이제 비평은 고급 문 이러한 무의식은 작가의 정신세계를 작가 스스로 의식 의 산물인 작품이라는 개념은 민주주의적 독자중심주 데 이것 역시 작가중심주의 비평의 좋은 예이다. 작가주 학(Literature)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작가의 창작능력의 신 의 개념인 텍스트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피력하였다. 기 의 영화이론에 따르면 영화감독도 영화의 시각적 청각 지 소외되었던 여성, 제 3세계, 동성애자 문학 비도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정신 영역으로부터 비롯 존의 비평가들은 비평의 대상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 적 효과의 통제를 통해 문학의 작가들처럼 나름의 진지 (literature)까지를 포괄하고, 나아가 대중문학과 대중문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에게 그의 작품을 통해 무 가가 쓴 작품, 정확히 표현하자면 뛰어나다고 문단이나 하고 엄숙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로서 인정받아야 화를 아우르는 문화비평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난 엇을 의도하였나 라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리고 그 학계에서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에 제한하는 경향이 있 하며, 따라서 영화감독의 영화도 비평의 대상으로서 가 해한 작가주의 영화가 아닌 저급한 영화라 할지라도 비 78 79

41 평가들의 논리적 함의에서뿐 아니라 그들의 학계에서의 지위와 삶에서도 잘 목격된다. 롤랑 바르트, 미셀 푸코, 쟈크 데리다 등은 그들의 작가의 죽음이라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문학 비평계의 권위 있는 작가로 자리잡았으 며, 다른 비평가들은 기존의 권위주의적 작가의 작품에 과거 비평가들이 주석을 다는 방식과 마찬가지 방식으 로 그들의 이론들에서 그들이 의미한 바가 무엇인지에 관해 주석을 달기에 급급하였다.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식으로든 여전히 살아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죽음이 작가에서 비평가로의 단순한 문학적 권력의 이동을 의미하는데 그친 것은 아니다. 니 체의 신은 죽었다 라는 주장이 신의 관념이 해체되어 가는 과도기 과정이었던 것처럼, 작가의 죽음을 둘러싼 담론은 부르주아 사회 질서가 만들어낸 개인주의의 이 상화라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신화를 해체해나가는 과도기 단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author)들은 한편으로는 작가의 죽음을 선언하였 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책이나 에세이에 뻔뻔하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 게도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였으며 그 서명아래 많은 돈 음과 같이 주장 하였다. 그의 명제들을 사다리 삼아 오 을 벌고 대단한 권위와 명성을 쌓았다. 작가중심주의 비 르고 나면, 그 주장들이 결국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평에 대한 그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론은 결 깨닫게 될 것이며, 따라서 헛소리에 불과한 인식적 도구 과적으로 또 다른 형식의 작가중심주의를 낳은 것이다. 인 사다리는 그만 던져 버려야 한다고. 그 주장들을 극 따라서 작가는 죽었으나 진정한 의미의 독자가 탄생한 복해서 던져 버리고 나면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작가가 탄생하였으며, 그 파시스트 는 것이다. 결국, 비트겐슈타인의 명제들은 우리들이 깨 평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으며, 티비의 광고나 영화관의 장하는 크레타인의 진술의 정당성을 둘러싼 고전적인 구조는 허물어지지 않고 주체세력만을 달리한 채 그대 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에 불과할 따름이 포스트마저도 비평가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러한 역설의 문제와 같다. 이 문장의 크레타인이라는 범주에 로 유지되었다. 프롤레타리아 혁명 후 많은 정치 체제들 지 그 자체가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맥락에서 롤랑 바르트는 가르보의 얼굴이나 와인, 레슬 말하는 사람이 포함되는 순간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 이 진정한 의미의 노동자정권이 아닌 소수의 혁명주체 작가의 죽음이라는 테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 링, 영화 등, 기존의 순수 비평가들에게 등한시 되어온 라는 주장이 거짓말이 되어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빠지 세력들에 의한 독재정권의 형태를 띄었듯이, 작가의 죽 다. 작가의 죽음이라는 사다리를 올라가서 그것을 제대 것들도 비평의 대상으로 삼았다. 와인의 주조자나 레슬 게 된다. 작가는 죽었다 라고 주장하는 롤랑 바르트도 음 이후 문학 비평계는 진정한 의미의 독자의 탄생을 통 로 이해하고 나면 그것은 결국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 링 선수가 와인이나 레슬링을 통해 특정한 의미를 의도 결국에는 글을 쓰는 작가이며, 작가의 죽음이라는 진술 한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기보다는 그 주도자들인 소수 을 깨닫게 될 것이며, 그러고 나면 그것은 과감히 버려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레슬링의 관객이자, 와인 의 정당성은 역설적으로 작가로서의 롤랑 바르트의 권 엘리트 독자, 즉 비평가들의 독재를 불러온 것이다. 야 할 인식적 도구에 불과하다. 그렇게 작가의 죽음이라 의 소비자인 롤랑 바르트가 레슬링과 와인에 텍스트로 위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그는 작가 는 사다리를 완전히 버릴 수 있을 때 권위주의 작가라는 서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의 죽음을 통해 작가의 권위를 해체하고자 시도하고 있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도 그 자체 관념 자체가 더 이상 이슈가 될 필요가 없는 진정한 의 으나, 실상 그는 스스로 작가의 죽음을 권위주의적 목소 에 권력에 대한 의지나 욕망을 숨기고 있는 법이다. 작 미의 민주주의 비평이 도래한다. 물론, 결국에는 헛소리 작가의 파시스트적 권위에 대한 문학이론의 이러한 공 리로 주장하고 있는 한 명의 작가인 것이다. 이런 과정에 가의 죽음을 둘러싼 담론도 그 좋은 예이다. 결국 비평 에 불과할 작가의 죽음이라는 과도기적 인식도구가 없 격은 그 시대적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 서 파시스트 구조는 해체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 가들도 작가의 권력이나 권위에 대한 숨은 욕망을 품고 이는 애당초 민주주의 비평이라는 목적지에 오를 수 있 고 본질적인 전략적 모순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과연 다. 따라서 롤랑 바르트가 작가라는 범주에 속하는 순간 있었던 것이다. 션 버크의 주장처럼 기존의 작가의 관념 는 기회나 발상조차 가지지 못하는 것이며, 바로 여기에 하나의 권위를 또 다른 형식의 권위의 창출이나 도움을 그의 작가의 죽음이라는 주장은 자기모순이라는 역설적 을 완전히 초월해버린 텍스트에서는 작가의 죽음이라 그 자기당착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죽음의 의의 통하지 않고 해체할 수 있는가 라는 아이러니에 봉착하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는 것 조차가 이슈가 될 필요가 없다. 이는 그런 만큼 작 가 존재하는 것이다. 게 된 것이다. 크레타인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라고 주 이러한 자기 모순적 측면은 작가의 죽음을 주장한 비 가에 대한 저항은 파시스트 작가의 관념과 구조가 어떤 80 81

42 여성 性 장받지 못하는 여성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여성 이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전제하고 있는 정상적 이 주체적으로 흡연할 자유 혹은 금연할 자유도 확보하 인 여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 못한 상황에서 저들이 주창하는 금연의 저의는 과연 무엇일까. 남성권위에 도전하다, 흡연 아기를 담는 그릇 인여성 과거 흡연은 금녀의 행위로 간주되었다. 담배는 남성 만의 전유물, 남성권력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연을 장려하는 정부 및 시민단체의 주된 전략은 흡 여성이라는 이유로 흡연을 금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 연으로 인한 건강의 피해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선전하 성운동의 태동과 함께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에 한하여서는 한 소절이 더 붙 남성권위에 도전하는 저항의 표현으로 담배를 선택했 는다. 바로 임신 중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다. 임신 고, 남성만의 것으로 치부되었던 담배를 양성평등의 관 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할 의무 를 갖고 있는 여성들에 점에서 사유하고 소비했다. 여성이 자기만의 호흡을 하 게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깨끗하 겠다는 행위로서의 흡연은 억압받았던 여성의 역사에 게 유지해야 할 소임 이 강요된다. 여성이 갖는 재생산 반기를 드는 것으로까지 그 의미를 가졌고 독립적이고 의 기능은 여성의 것이 아니라 전사회적인 것이다. 여성 주체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부여해 주었다. 또한 이는 많 은 여성이기 이전에 어머니이다. 이는 역시 남한 여성이 은 여성주의자들로 하여금 정치적 흡연가가 되게 만들 싹쓸이한 불명예 1위 항목 중 하나인 저출산율과 관 었다. 련, 보건복지부 장관 김근태가 이로 인해 나라가 망하고 문화일보 여성전문위원인 유숙렬은 작년 북한에서 열 민족이 망한다고 성토한 것에서도 보여진다. 여성의 건 린 남북 방송교류세미나에서 의도적으로 담배를 피웠 강한 재생산기능에는 국가경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다고 한다. 담배를 통해 남성들의 연대의식과 권위를 꾀 장옥희 많은 수의 소비인구와 동시에 건강한 노동자를 재생산 하는 자리에 여성이 피워 문 담배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하게 함으로써 생산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국가와 그녀는 그 당시 니코틴부족으로 인한 뇌의 요청으로 담 자본의 이해가 얽혀있다. 흡연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조 배를 태운 것이 아니라 남성만의 것으로 인식되던 것을 보건복지부가 여성금연캠페인인 나비 캠페인 을 벌 기 여성들에게 얼마나 보편화되었는지를 반증한다. 하 기사망과 이로 인한 노동력과 수입의 감소는 심각한 경 여성 역시 향유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해 정치적 흡연을 이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금연 공익 지만 지난 여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한 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이 이들이 여성금연을 선동 한 것이었다. 여성 역시 떳떳하게 흡연할 자유가 있음을 광고도 제작하였다. 담배가 야기하는 수백만 가지의 질 남성에게 폭행당한 여성의 이야기를 떠올린다면 흡연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모든 여성을 미래의 임산부로 규 부르짖는 행동은 담배에 부여된 권력의 이미지가 특히 병 질환들이 의학계에 차례차례 보고되는 것과 맞물려 여성인구의 증가와는 무관하게 여성의 흡연행위는 아 정함으로써 여성 흡연을 죄악시하는 이데올로기는 남 남성중심의 현 사회에서 남성의 권력을 의미하는 바, 여 세계적으로 부는 금연열풍에 이 나라도 가담하고 있는 직도 이 사회에서는 죄악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 성일반에게 이식되어 감히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여 성해방적인 구호로 읽힐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 헤럴드 경제 것이다. 전 세계 여성흡연율 1위라는 불명예 다. 성을 폭행할 수 있게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 임은 지난 1998년 여성흡연권 쟁취를 위한 거리행진대 2005, 한국여성 지구촌 불명예 1위 싹쓸이 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한국여성의 저출산율, 흡연율, 제왕절 이 사회에서 여성의 흡연은, 공공연하지만 그래도 아 나 한편으로 아이를 낳을 여성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 회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런데 흡연 여성인구의 지속 개율, 성형수술율, 이혼율, 낙태율이 전세계적으로 제일 높다는 기사. 를 떠안은 정부가 부 직은 숨겨야 할 것으로 인식된다. 그렇기에 정부와 언론 는 남성중심적 믿음은 성적으로 타락한 성매매여성이 적인 증가는 온전히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기 랴부랴 내놓은 여성금연정책들은 그동안 흡연이 현 시 들이 선동하는 여성금연은 흡연할 자유조차 온전히 보 나 여성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노년여성은 배제한다. 위한 도구로써 여성들이 담배를 선택했기 때문만은 아 82 83

43 니었다. 이윤추구를 제1목표로 삼는 자본들이 그러하듯 에게 부활절 가두 행진시, 담배를 피우며 걷게 한 것이 체제에 대한 불철저한 이해에서 비롯한 것이다. 다만 알 이, 담배자본 또한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여성 집단 었다. 이 아름다운 여배우들은 담배를 든 손을 흔들며 아야 할 것은, 담배가 구강 인두암이나 방광암, 관상동 을 새로운 시장개척의 의미로써 선택했던 것이다. 자유의 횃불! 이라고 외쳤다. 담배는 자유와 평등을 갈 맥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이며 간암, 결장암, 자궁암과 망하는 여성들에게 해방의 이미지로 다가왔으며 담배 췌장암, 신장암의 발병 확률을 높이고 심장마비와 지주 담배자본의 광고전략 - 담뱃불은 자유의 횃불! 매출액은 그 퍼포먼스 이후 다시 증가했다. 막 출혈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 그리고 이는 매년 400 이외에도, 아메리칸 타바코는 럭키 스트라이크의 초록 만 명이 죽는 이유이고 앞으로 20년 동안 1억 명의 사망 사실 담배는 인간에게 없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그렇 색 담뱃갑을 여성들에게 유행 아이템으로 각인시키기 원인이 될 담배는 우리 몸에 극악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기에 담배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고 이를 널리 유통시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녹색을 그 계절의 유행색으로 만들 담배가 가지는 중독성은 너무나 심각하여 이를 쉽게 끊 키기 위해 담배자본은 고심했다. 담배를 소비할 흡연인 도록 하고, 사교계의 명사들을 초청하여 녹색드레스를 게 하지 못하도록 한다. 담배의 해악성을 열거하는 지금 구를 어떻게 창출해 낼 것인가? 그리고 더 많은 이윤을 입고 참석하는 무도회를 열기도 하였다. 이 순간에도 나는 담배를 피우고 있을 지경이다. 벌어들이기 위해 어디를 공략할 것인가? 이를 위해 담 즉, 담배 자본은 여성의 흡연이 공공연하게 금기시 되 여성해방을 위한 일상적 행동으로서의 정치적 흡연은 배자본이 선택한 길은 광고였고, 광고에 엄청난 돈을 지 던 시기 흡연과는 무관했던 여성 집단을 공략하기 위한 잘못된 전략이다. 이것이 여성에게 주어지는 억압적인 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담배를 소비하도록 방법으로, 때로는 여성에게 강요되는 날씬한 몸에 대한 편견들과 성차별적인 통념을 통쾌하게 깨는 데 어느 정 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담배 자본은 광고를 통하여 이데올로기를, 때로는 여성해방에 대한 운동적 이미지 도 기여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후에 담배의 중독성으 아직 흡연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여성들을 공략하는 것 를 이용하여 이윤을 증대시키는 데에 여념이 없었던 것 로 인해 오히려 여성에게 또 다른 족쇄가 될 수 있다. 남 또한 이윤을 증대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 이다. 성들의 특권적 행위를 여성 역시 누리고자 하는 것은 진 그렇지만 따가운 사회적 시선 및 탄압을 감수하고 선택 을 알았다. 정한 의미의 양성평등, 여성해방이기보다는 남성정상 했던 담배가 오히려 중독으로 인해 여성을 구렁텅이로 우리에겐 6 25담배로 알려져 있는 럭키 스트라이크 여성주의적 금연담론을 위해 의 기준에 여성이 부합해 가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우리 내모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여성의 흡연이 왜 억압당해 를 만든 아메리칸 타바코가 처음 여성들을 대상으로 낸 는 여성의 흡연권 쟁취 이전에, 여성흡연에 가해지는 사 왔는지, 여성이 왜 흡연을 하는지, 여성흡연을 통한 이 광고 카피는 이렇다. 단것 대신 럭키를 찾으세요. 뚱뚱 이렇듯, 담배는 여성들에게 금기의 영역이었지만 이러 회적 억압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인식하고, 여성이 흡연 해관계는 어떠한지, 모체중심을 넘어선 여성건강에 미 한 여성이 단 것을 많이 먹어 살이 찌지만 반면에 날씬 한 금기를 스스로 깸으로써 흡연의 남성중심적 지형에 을 함으로써 과연 누가 이득을 보는 지 알 필요가 있다. 치는 흡연의 영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여성주의적 금연 한 여성은 럭키 스트라이크를 피움으로써 그 몸매를 유 파열구를 만들어내었다. 물론 이 과정에는 담배 자본의 물론 여성의 흡연권은 보장받아야 한다. 이는 자본주 담론의 구성이 필요하다. 지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이 광고 덕택에 1년 사이에 교묘한 광고 전략이 맞물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 발달이 수반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확대라는 측 럭키 스트라이크의 매출은 3배로 증가했다. 이 외에 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마음 놓고 담배를 필 수 있는 자 면에서도 타당한 주장이다. 일단 사람들로 하여금 니코 씬한 여성 뒤에 뚱뚱한 여성의 그림자를 그려놓고 저 물론 남한에서의 여성은 아직도 공적인 영역에서 마음 놓고 담배를 피울 수 없 유를 획득한 것 틴에 의존하게 만들어 안정적인 담배소비인구를 확보, 미래의 그림자를 피하세요. 라는 카피를 넣어 담배가 마 다. 그것을 행한 순간, 어디서 달려들지 모르는 남성적 폭력에서 여성들은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 진 이윤을 쌓는 담배자본의 전략과는 별개로, 여성들이 마 치 식욕을 억제하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 처럼 선 정한 양성평등일까. 음껏 흡연하고 싶은 자유를 상실한 채 사람들의 시선을 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광고들은 몸매에 대한 여성들 담배산업이 지구생태계를 파괴하고 동시에 제3세계 피해 흡연을 하던 지난 여성흡연의 굴절된 역사를 볼 의 강박관념을 조장하고 이를 공고화시키는 역할을 하 농민의 착취에 기반한 상품이라는 이유로, 금연을 통한 때, 여성금연은 일면 힘든 주장일 수도 있다. 흡연할 권 였다. 담배 불매를 하자고 주장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러한 리가 있어야 금연할 권리도 있다 라는 말이 보여주는 광고는 또한 여성해방에 대한 여성들의 열망이 분출되 주장은 결국 담배뿐만 아니라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상 것처럼, 여성들은 아직도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 속에 던 사회적 분위기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예쁜 여배우들 품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며, 이는 현 서 드러내놓고 흡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44 서평 김선미 서평 여 성, 나 의 몸과 대화하기 생태적 치유를 실천하시는 분이나 자신의 몸이 얼마나 끊임없이 자신 들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과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다. 월경, 자궁, 처음 이 책을 쓰고 동료 의사들에게 출산에 대해 아는 것은 생명을 품 한의사분들이 흔히 모든 여성은 에게 괴로움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생태적인 방식으로 건강해질 수 있 성적 욕망, 임신, 모성애, 완경까지 따돌림 당하고 이상한 여의사 취급 고, 기르고, 탄생시키는 여성의 능 병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는얘기 귀기울여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 는 방법에 다양하게 접근하는데 도 다루는 목차만 본다면 (아직 어리 을 받는 게 아닐까 무척이나 두려워 력을 아는 것이고, 자궁경부, 질, 외 를 하신다. 여기서 병이 있다는 것 이야기가 바로, 사회에서 억압받고 움을 줄 만한 책들을 골라보았다. 고 건강한) 대학생들이 읽기에는 했다는 고백도 이어진다. 하지만 필 음부에 대해 아는 것은 친밀함에 대 은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어떤 질 있는 여성들의 현실에 대한 처절한 내용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기도 자의 걱정과 달리 이 책은 많은 여 한 분별력, 건강한 한계를 설정하는 병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가정에 메시지라면?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했다. 게다가 책의 앞부분이 자신의 성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실질적인 능력을 아는 것이다. 이러한 신체 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남 때문에, 게다가 현대 의학을 공부하는 사 내면으로 들어가기 위한, 평소에 접 의학정보를 주었고 심지어 미국의 기관과 여성의 지혜를 연결시켜 파 혹은 자기 스스로 여성들이 받고 사 람들, 즉 의사나 간호사가 되는 사 하지 않아 어색하고 이해하기 힘들 여러 병원에서는 교육책자로까지 악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았을 때, 는 상처와 그로 인해 치유되지 않 람들이 공부를 할 때 대상이 되는 만한 안내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 이용되고 있다. 우리의 몸은 월경과다, 월경불순, 은, 자신도 몰랐던 마음의 병까지 신체는 사실 80kg 남성 의 몸이다. 다. 음, 우리도 한번 도움을 얻어볼 수 월경전증후군, 자궁근종, 유방암, 불 얘기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의학에서의 여성은 그러나 부제가 모든 병은 메시지 있지 않을까? 임, 분만장애, 질염, 홍조, 우울증, 불 주변의 여성들만 잠깐 보아도 일 작은 남성 혹은 불완전한 신체 다! 12세 이상 여성의 건강과 치유 안, 건망증 등의 증상으로 자신의 상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다. (물론 를 위한 의식혁명 인 것처럼, 책을 저자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자신 에너지에 문제가 있음을 표현한다. 생각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에 준하지 못하는 남성의 신체도 들춰보면 머리말부터 우리를 금세 의 몸에 귀를 기울이면 모든 것이 책 속에서는 이 간단한 이야기를 몸을 괴롭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다.) 게다가 예방도 환자 그 중 가장 쉬우면서도 많은 것을 끌어들인다. 저자는 스스로가 산부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 하기 위해 수많은 환자들의 예와 함 이것은 어떤 사회적 억압이 아니라, 중심의 치유가 아닌 물리적 치료 중 깨닫게 해 줄만한 책은 바로 여성 인과 의사로서, 어머니로서 겪었던 로 월경주기는 직관적인 지혜와 감 께, 그 환자들이 아플 수 밖에 없었 자기관리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 심인 현재의 의학은 더더욱 여성들 의 몸 여성의 지혜 이다. 별이 가득 경험들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여성 정의 주기적 순환 작용을, 자궁은 던 외부적 상황을 설명하고, 분석해 기가 되어버려 당연한 일이라고 변 을 치유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한 밤을 마음껏 즐기는 평화로운 표 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 자아에 대한 창조성을, 유방은 감정 준다. 모두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을 명해보고도 싶다. 하지만 그 전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여성 정의 여성이 그려진 표지에서 책의 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의 표현과 협조를 나타낸다. 임신과 수 있는 다양한 억압에 관한 이야기 86 87

45 서평 서평 들이다. 가부장 문화에 남성과 여성 을 수 있었다. 나와 같은 기억을 공 가 끄덕여지고, 그러한 깨달음이 감 함께 읽을 수 있는 책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깨닫게 해준다. 할 것 없이 중독된 사회. 이와 함께 유하는 많은 여성들의 사례와, 그 사하게 와 닿는다. 그런 면에서 이 자본주의가 발전해오면서 여성들 사례에 대해 설명해주는 저자의 따 책은 너무나 이색적인 의학서이며 이브의 몸 살에게 말을 걸어봐 에게 지워졌던 이중적인 잣대와 짐 뜻한 어루만짐 때문이었을까? 결국 훌륭한 정신의 길잡이라고 할 수 있 들. 사회의 여성에 대한 고정된 시 이러한 고통을 겪고 난 후에야 중요 다. 한 번 읽고 덮을 것이 아니라, 집 선 때문에 침묵해야 했던 피해나 남 한 것은 치료 가 아닌 치유 임을 에 사두고 평생토록 자신의 몸과 마 들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참아야 했 느낄 수 있었다. 음이 힘들 때마다 펼쳐 본다면, 진 던 많은 시간들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 정한 깨달음을 통한 건강에 이를 수 나 또한 특별히 억압당하거나 숨 야 여성 스스로가 자신 몸을 사랑하 있을 것이다. 여성은 현명한 기능을 해주는 자 겨왔던 것이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궁이 하나 더 있으니 육장육부 라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진정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 한다. 는 주장을 하는 한의사 이유명호가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자습서. 한 겪었던 작은 일들이 계속 떠오르기 계속해서 여성에 대한 따뜻한 시선 남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여 쓴 건강에 대한 지침서이다. 여성의 번에 몇 kg를 뺄 수 있다는 다이어 시작했다. 남들에게 절대 말할 수 을 유지하고 있기에 자칫 배부른 소 성의 질환을 다뤘다. 남녀의 차이 힘의 근원인 자궁의 위대함을 제대 트 비법이 아닌, 그 동안 구박하고 없었던 대학 시절의 아픈 기억, 어 리로 여겨질 수 있는 여성의 건강에 없이 행해졌던 기존 의료체제와 그 로 안다면 자신의 몸을 함부로 대할 방치했던 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 린 시절 밖에만 나가면 들었던 아 대한 논의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를 만들어낸 사회구조에 대해 문제 수 없다며 한의사 생활에서 얻은 지 는 법을 가르쳐주며 다이어트에 대 들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대학 지금 사회에서 여성의 몸을 있는 그 를 제기하고, 남성과 여성의 서로 식을 유쾌한 입담과 그림으로 들려 한 건강한 인식을 갖도록 해준다. 에 들어가면서부터 왜인지도 모르 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다는 다른 몸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준다. 몸과 정신에 대한 성찰에 필 저자는 살 속에 맺힌 한을 풀어야 게 형성되었던 나의 소극적인 성격, 것은 자신이,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각 장마다 실린 Q&A는 의사에게 요한 지식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살이 풀린다(빠진다)며 마음과 살 이로 인해 얻지 못했던 많은 기회 깨닫는 것이고, 나아가 그에 대한 자신의 증세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 몸을 보살필 수 있는 유용한 팁들도 의 대화를 이끌어, 이 얇은 책만으 들. 이런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고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 떤 질문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구체 실려 있다. 건강에 대한 실용서이지 로도 여성들이 건강한 생활을 누릴 통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고통 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부드럽 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다. 만 역시 사회 속 여성억압에 대한 수있도록해준다. 이 조금씩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얻 지만 강한 주장에 나도 모르게 고개 저자의 관점이 녹아나와 많은 것을 88 89

46 영화 시원 영화 B급 상상력의 세계로 모십니다 <딴지일보>와 <은하수..>의 공통점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 민족의 운명 이었다. 정도 에서 한 번 더 비틀어 보가 아니고서야 다 알 수 있다. 관 60억 인구가 사는 이 지구에서 생 강력한 초권력이 지구를 없앤다는 을 짊어진 사명감으로 뭉친 고상한 주는 쎈쓰! 와 유쾌함을 통쾌함으 객들은 영화를 보며 어이없어 하면 존한 사람은 단 2명. 자신의 집을 뚫 것은? 드넓은 은하계의 약자라면 본지는 한국농담을 능가하며 B 지성이 어찌 수다맨이나 외울까 말 로 승화시켜주는 풍자! 는 교장선 서도 이러한 B급 상상력에 일일이 고 고속도로를 건설하려는 정부에 그것도 감수해야 하나? 다수가 묵 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 초절 까한 횡설수설에 비견될 수 있으랴. 생님이 하시는 훈화에만 익숙했던 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저항하던 소시민 아더와 그가 연정 인하는 개인의 피해는 이렇듯 확대 정 하이코메디 씨니컬 패러디 황색 하지만 이러한 딴지일보식 횡설수 이들에게, 어느 날 날라리 친구가 환호를 보낸다. 물론 영화가 기본적 을 품고 있던 여인뿐이다. 주인공 해서 보면 결코 가볍지 않다. 유쾌 싸이비 싸이버 루머 저널이며, 인류 설을 비웃던 이들은 얼마 후 딴지일 치켜든 가운데 손가락에서 느낀 후 으로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더는 급변한 상황에 어리둥절해 한 상황의 역설을 통해 모든 것을 의 원초적 본능인 먹고 싸는 문제에 보가 인터넷에서 누리게 된 엄청난 련함과 같았을 것이다. 주된 이유는 <은하수..>에는 바로 하며 도대체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은하수..>가 대한 철학적 고찰과 우끼고 자빠진 성공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게 된 박지원의 소설과 같은 고도의 은유 지 자신을 구해준 외계인에게 따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이다. 각종 사회 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 다. 비록 가볍고 천박하긴 하지만, 필자가 오늘 소개할 영화를 보고 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묻는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가 영화 속 풍자의 논리는 일관적이 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 옳은 소리를 정도 의 방식으로 전 난 뒤 <딴지일보>를 연상한 것은 결 관이다. 은하계 고속도로를 건설하 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논리 지면을 8줄씩이나 갉아먹는 것도 달하지 않은 이들의 말발이 누리꾼 코 우연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력은 정치다 는 도중에 쓸데없는 행성 인 지구 를 반전시켜라. 그 어색함 속에서 모자라, 특유의 조잡함과 황당함을 들에게 그야말로 먹혔기 때문이 논리적 개연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가 진로를 방해해서 폭파시켰단다. 발견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니라. 자랑하는 이 문장의 정체는 대체 뭘 다.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항상 낄 없지만, 그러한 무개연성 속에서 느 어느 날 지구가 외계인들에 의해 우리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면서 때문에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은 어 까. 바로 우리나라 풍자언론의 포문 낄댔지만, 놀랍게도 그 웃음의 저변 끼는 재미는 딴지일보의 통쾌함과 폭파되었다. 아니 공중 분해되었다 살아나가는 터전이 은하계라는 초 찌 보면 무의미하다. 우주미아가 된 을 연 딴지일보 의 창간문이다. 에는 묵직한 무언가가 항상 남아있 일맥상통한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고하는편이맞다. 그런데이대참 권력적인 공간의 쓰레기에 불과하 지구인들이 외계인들과 우주여행 조선, 너는 동방의 빛이 되리라 로 었다. 도대체 하나의 트렌드로서 자 영화는 SF(Science Fiction)이다. 사에는 딥임펙트 나 아마겟돈 에 다니. 그런데 생각해보면, 영화 초 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이 줄거 시작하는 한 수구신문의 창간사와 리잡게된 가벼움 속 묵직함 의정 그런데 영화를 직접 본다면, SF라 서와 같은 장엄함 같은 것은 찾아볼 반 아더가 정부로부터 받은 피해는 리라면 줄거리랄까. 오히려 영화를 비교해 보면, 안 그래도 이름부터 체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웃 는 탈을 쓴 이 작품이 과학적 논증 수 없다. 오히려 너무 한순간에 사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보면서 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유치한 이 언론에서 중량감은 거의 음 뒤에 가려진 철저한 비꼼 의힘 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는 것은 바 라져버려 어이가 없을 뿐이다. 결국 나 겪어봄직한 일이다. 그렇다면, 상황의 아이러니이다. 권력으로부 90 91

47 영화 영화 터 사람들의 관심을 따돌리는 것이 건의 강림 을 기다리는 광신도들의 수 있다. 과연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일 똑 지만, 그러한 상상력이 어색하게 느 세상을 뒤흔든 6.8혁명의 슬로건 주업무 인 은하계 대통령, 하늘에 모습 또한 인간세상의 믿음과 종교 빛의 속도를 능가하는 계산능력이 똑한 동물은 생쥐고 두번째는 돌고 껴진다는 것도 재밌다. 결국은 우리 은 구체적인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서 코를 풀 수 있도록 손수건을 내 의 의미에 대해 질문한다. 사실 그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과학 래라고 나레이터는 태연하게 말한 가 인간세상의 원리에 너무 익숙해 바로 상상력에게 권력을! 이었다. 려달라고 수 억 년을 기도해온 광신 냥 소매 자락에 코를 풀든, 신문지 자들의 중립적 발전론으로 개발된 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학 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권력의 도집단, 소수점까지 몇 초 안에 계 에코를풀든풀면그만아닌가. 그 첨단기술이 제 기능을 충분히 구현 적 진위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강한 속성에 대항하는 것은 총과 칼이 아 산할 수 있는 고지능 로봇이 자신의 런데 그들은 세상에서 스스로 구할 해내기보다는 자본가들의 잇속 불 것과 약한 것을 구분하는 기준, 우월 상상의 논리 니라 바로 상상할 수 있는 권리 였 역량에 훨씬 못 미치는 허드렛일만 수 있는 것들을 애써 신격화시킨다. 리기에만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로 하고 열등한 것을 구분하는 잣대에 던 것이다. 이렇듯 상상력은 한낱 하느라 우울증에 걸린 모습은 괜한 우리는 이 속에서 신화화된 대상을 봇은 애초에 만들어진 목적 도 없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상상력의 논리 라는 말은 성립 헛된 망상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설정이 아니다. 그들의 행동이 비현 통해 종교가 탄생하고, 가치의 희 고, 그렇다고 자신의 능력을 발현할 모든 도그마적인 규정들은 결국 인 가능할까? 상상력은 논리를 파괴하 꿈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소화 를 통해 믿음이 확고해지는 수 있는 것에 제대로 이용된 적도 간 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 똑똑한 고, 논리는 상상력을 구속하지 않는 더 나은 사회를 구상하려는 믿음이 외계인들이 보는 우리의 모습도 별 종교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재 없다. 인격이 부여된 기계의 입장에 것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논리는 인 가. 그래도 다시 한 번 머리를 굴려 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가 누군가 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미있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배꼽잡 서는 발명되는 즉시 이윤을 만들어 간세계를 관통하여 정당화 된다. 하 보면, 우리의 인식도 결국은 누군가 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을 두고 어색 설정의 답이 보인다. 예컨대 우리 고 웃다가도, 어느 순간 개인의 가 내기 위해서 사용되어야 하는 자신 지만 인간이 가장 우월한 동물이 아 의 논리 를 근거로 한 상상력으로 함을 느끼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세 가 은하계 대통령의 모습을 통해 전 능성과 역할을 제한하면서 수많은 의 인생이 충분히 우울했을 것이다. 니라면, 그 논리는 유지되지 않는다. 이루어져있다. 결국 우리의 상식을 계를 꿈꾸는 것에 대해 어색함을 느 두환의 3S정책이나 군사정권이 만 금기를 생산해내는 외피 속에 우리 인간도 왜?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지구도 결국은 우주공장에서 만들 뛰어넘는다고 생각되는 상상력은, 낀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은 들어낸 수많은 거짓 이데올로기들 가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항상 던지는데, 기계라고 그러지 못 어진 제품이라고 한 설정도 마찬가 상식 이라는 논리적 연관관계 속 그것이 B급 상상력이든, 과학적인 을 연상하게 되는 것이 우연에 불과 다. 순간 섬뜩해지기도 하지만, 영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다. 상품으로 만들 수 없는 것까지 에서 일정한 범위 를 가질 수밖에 논증을 동반하든 우리에게 충분한 할까. 쇼맨쉽으로 은하계 구성원들 화 속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농 영화는 한걸음 더 나아가 아무렇 도 상품화시키고 인위적으로 제조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 의미를 가지지 않는가. 상상력 이 을 즐겁게 하지만, 딴 꿍꿍이를 가 담과 유머는 우리를 굳이 진지하게 지도 않게 힘의 역학관계 를 뒤집 해내는 세상에 살면서 지구 도 상 상력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상 날개를 단 사회와 상상력 이 어색 진 은하계 대통령의 모습은 이 시대 만들지는 않는다. 우울증에 걸린 로 어 놓는데 까지 이른다. 인간은 자 품화되지 말란 법이 있나. 모든 상황 상력이 우리의 편협함 을 일깨워 하게 느껴지는 사회에 사는 것의 차 여느 지도자와 다르지 않다. 손수 봇이라는 설정도 고도의 풍자로 볼 신들이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동물 은 놀랍도록 풍부한 상상력의 결과 주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그런 것이다

48 음악 음악 뉴올리언즈, 재즈, 인순이 1 주위에 인순이를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여자 가수 라 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들이 꽤 있는 듯하다. 조PD와 함께 작업한 <친구여>가 히트를 친 이후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크게 늘었다. 소울 이나 흑인음악 을 금과옥 조로 여기는, 근래의 유행에 편승한 후배가수에게도 인 순이의 덕망은 높다. 데뷔한지 30년이 다 되는 그녀는 이제 국민가수 로 불리며 인생의 최고 호황기를 맞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터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순이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 는 이들도 있다. 오히려 이쪽이 그녀의 인생사 속에서는 흔했던 축에 속할 것이다. 주한 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 에서 태어난 검뿌연 피부의 그녀를 남한 사회가 고운 시 선으로 바라보아 줄 턱이 없었다. 지금도 인순이가 TV 에 나오면 -- 분단의 아픔을 덮으려는지 남한의 치부 를 가리려는지 -- 욕설을 뱉으며 채널을 돌리는 사람 이 있다고 하니, 인순이의 지난 고난의 역정을 짐작해 볼수있을것이다. 2 카트리나와 더불어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즈는 날아갔 다. 재즈 팬들에게는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해진 일이었을 테다. 44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남긴 그녀의 횡포에서 자연의 무서움 이상으로 인간의 무서움이 확인되었다. 그녀는 미국의 보기 좋은 허울을 벗겨내고 부시 정치의 본질과 미국 사회에 내재한 모순을 드러내 보였다. 지붕 위에서 5일을 보내야 했던 것은 흑인이자 빈곤층 이었다. 66%가 흑인, 33%가 빈곤층인 뉴올리언즈에서 카트리나는 편파적이었다. 언론은 이들이 대피권고를 무시하여 위험을 자초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주인 없 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꺼내오는 흑인의 동영상을 덧붙 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 이 동영상은 무한히 반복되 었다. -- 지붕 위의 사람들은 대피할 수단도, 대피할 곳 도, 대피할 돈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카트리나를 지켜보 는 부시는 대단히 나른해 보였다. 그는 대형 마트에 물 건을 수북이 쌓은 친구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만 걱정 했다. 마이클 무어에 따르면 연평균 흑인 수입은 백인 평균 보다 61% 낮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미국의 경제는 산업화 사회에서 서비스 중심 사회로 산업구조를 바꿔 나갔고 흑인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쫓겨났 다. 지난 40년 동안 유일하게 성장해온 부 문, 서비스 경제에서 흑인 남성보다 백인 여성이 선호되었다는 사실은 미국의 흑인 최하층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을 말 해준다. 이 바탕에는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주의가 놓여 있다. 뉴올리언즈에는 오래전부터 흑인이 많이 살았다. 일제 가 사물을 규제했던 것처럼, 흑인을 실어 온 인간들도 전통음악인 타악을 금지하고 거기에 찬송을 심었다. 뉴 올리언즈에는 흑인과 프랑스인의 혼혈인 크리올이 많 이 생겨나 흑인의 자리가 조금은 편했고, 이로 인해 타 악이 허용되었는데 이때 흑인 밴드가 생겨났다. 이들은 항구도시 뉴올리언즈의 홍등가에 모여든 병사들을 상 대로 공연을 했다. 이 홍등가의 흑인 밴드가 만든 음악 이 바로 재즈이다. 3 한국의 소울 유행은 근래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1969년은 명실상부히 소울 가요 의 시대였다. 펄 씨스 94 95

49 음악 터즈가 몰고 온 소울 열풍은 박인수, 임희숙, 윤시내, 이은 하, 인순이로 이어지는 한국 소울 가수 의 계보를 낳았 다. 재즈와 인순이가 그러했던 것처럼 한국의 소울 음악 도 미 8군 무대와 기지촌, 군인의 뒷자리에서 탄생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동생, 이모의 생계를 걱정해야 했던 인순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돈벌이를 찾 아야 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 다. 남다른 외모를 가진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사회에서 내몰린 사람들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일 혹은 그 정반대, 즉 딴따라 외에는 할 것이 없다. 결국 볼꺼리 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나이트크럽에서 밤무대를 뛰어 돈을 벌었다. 그러던 중 프로듀서의 눈에 들어 그녀가 19살이던 해 음반을 내고 연예계에 입성하 게 되었으나 그 후에도 멸시와 차별의 시선은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리라.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삶을 온 몸, 마 음이 상처 투성이 인 오리에 빗댄다. 백조 속에서 지내 다 결국 하늘을 날게 된 미운 오리새끼라고. 4 흑인 차별이나 인종주의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2005년 한국을 사는 우리에게는 그리 현실적으로 다가 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흑인 스포츠스 타, 무비스타, 탑 아티스트의 빛나는 얼굴이다. 그러나 이들도 따지고 보면 딴따라일 따름이다. 이러 한 영역을 제외하고는 흑인이 백인과 동등하게 사회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곳은 희박하다. 몸의 욕구, 돈이 되 는 문화, 깊은 생각이 필요 없는 상품의 문화에 흑인의 이미지는 적합하다. 음악, 스포츠, 패션, 섹스. 흑인은 그 렇게 포장되지만 그들의 삶의 본모습은 드러나지 않는 다. 검은 대륙의 상흔으로서, 태동하는 세계 자본주의의 산물이자 생산자로서 역사화된 흑인은 지금도 그 자본 의 이미지의 산물이자 생산자로서 모순과 분열 속에서 존재한다. 세계의 중심이었던 아프리카 또한 어느 새 지 구의 변두리로 쫓겨났다. 이전에는 총칼로서, 지금은 콜 라와 마이클 조던에 의해 말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인순이를 좋아하고 인정한다. 그 러나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것 이 어떠한 변화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녀가 성공한 가수 인순이가 아니라 인간 김인순으로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 조심스레 물어본다. 독 讀 자 者 투 投 고 稿 96

50 토 론 마 당 찬 성 토 론 마 당 반 대 학생회는 학생을 위한 공간, 학생의 권리를 위한 정치는 필연적이다 학생회의 정치성이 식상해진 그날이 왔다 홍성희 박종필 나는 이번 토론 주제를 고민하면서, 나를 포함한 모든 이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권리를 위해 존재한다 학생회에 대한 신뢰도는 그 끝을 모르고 추락해 갔다. 주제를 포커싱을 하려는 연대 총학의 의견차이가 결국 고대 학우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학생회 선 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캠퍼스 안에서조차 상식적으로 특히 올해 2005년의 고대를 책임졌던 안암총학에 대한 고대 총학의 일방적인 행사 파기로 이어졌다. 잘 알려지 거는 왜 치러졌나? 나는 무엇을 위해 투표했을까? 그 결 주어져야 할 권리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돈 내는 학우들의 신뢰도 추락은 학생회가 학우들을 대변하지 지 않은 사실이다. 경색된 우리 측 총학생회의 정치성 과 학생회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누군가에게 학생 사람이 배제된 등록금 책정, 학생들은 그 사용의 용도를 못할 수도 있다. 는 가정을 단칼에 증명해버렸다. 왜 끌어안기의 결과, 상대 학교는 물론 학우들에게까지 알 회의 기억은 3월의 끝자락에 떨어지는 술 한 잔으로 단 결정할 권리도 없다. 학교와 학생간의 불평등한 권력관 이렇게 되었느냐? 는 질문은 이제 식상하다. 그동안 너 려져있던 행사를 전날 취소하는 독선을 부려 신뢰를 잃 절되었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론 숱한 초대에도 불구하 계는 매번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하지만 파편 무 많은 학생회 위기에 대한 진단의 글이 쏟아졌고 홍수 게 하는 단초로 작용했다. 고 비집고 들어가기 낯선, 그런 불편한 공간인지도 모르 화된 학생들은, 제대로 항의도 못 해보기 일쑤다. 학생 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범람하는 학생회 위기론 이 뿐인가? 지난 학기에 친일인사 10인선정, 전국대학 겠다. 회비 자율납부도, 이공계 학부통폐합도, 풍물패의 연습 은 식상해져서 술안주거리의 대화주제 수준 그 이상도 생 5월한마당 등 학우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총학생 여기서 학생회는 지금 실재하는 학생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공간도, 모든 게 학교의 편지 한 통으로 끝나버렸다. 나 아니게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모두가 학생회의 위기를 회의 독자적 행동은 많은 물의를 빚었다. 학교의 여러 회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회가 학우들과 괴리되어 있지 않은, 학생회 본연의 의미를 지칭하는 것이다. 는 학생회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학생들의 의사를 모 인정하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면 는 당신과 나, 바로 학생 들을 위한 공간임이 분명하다. 아내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닌가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다. 9월 고연전 기간 중 고대, 연 서 5월 27~28일 전국대학생 5월한마당 을 고대에 적 학생회는 복지사업으로 일관하는 봉사단체도 아니요, 생각한다. 대의 양 총학에서는 고연전을 다시 성찰하자는 의미의 당시 행사 참가자들이 고내 내 건물에서 무단 숙식하는 등의 행 극적으로 유치함으로써 학교행정을 돕기 위한 부수조직도 아니다. 숱한 권력의 이렇게 보면, 학생회는 학생 이라는 동질성에 바탕을 고연제 대 토론회 를 기획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행사 위로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입었다. 정치성을 강화하는 행사에만 골몰했 이해관계들이 매일같이 부딪치고 있는 이 한국 사회에 둔 권리와 이익을 담고 있기에, 그 자체로 정치적일 수 는 행사 전날 일방적인 고대 총학의 취소 통보로 깨지고 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정치적인 사업 유치 서, 학생 또한 자신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작 밖에 없다. 학교에 화가 나고, 그래서 함께 소리치고 싶 토론회는 연세대 총학 단독으로 힘겹게 주최했다. 고연 가 학우들의 불편함을 귀담아듣는 것보다도 우선할 수 은 공간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은 것, 어쩌면 이러한 원초적 감정이 정치의식의 뿌리 제 토론을 정치성에 기반을 둔 통일 에 대한 논의로 발 있을까? 학교 내에서 학우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생회의 역할은 그 구성원들의 요구에 따라 천차만별 아니겠는가? 권리는 있는데, 그것을 지켜나갈 정치가 없 전시키려는 고대 총학과, 고연전과 고연제 행사 자체로 모든 행사는 학우들의 편의와 함께 불쾌감을 주지 않는, 98 99

51 토 론 마 당 찬 성 토 론 마 당 반 대 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히려 정치적 성격을 부 회의 정치는 학내 복지와 함께, 학생들이 처한 문제의 교내 구성원에 대한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최종 결정해 다 는 말은 굉장히 게으른 태도에서 나온 변명에 불과 인하는 것이야 말로, 그 구성원의 이익과 권리에서 회피 근본적인 해결책까지 짚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야 한다. 하지만 일련의 많은 총학생회의 행사 기획은 하다.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학생의 어떤 동의와 참여도 없이 다. 학생회라는 공간이야 말로,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철저하게 한총련 중심의 정치적 지향성이 가장 큰 중심 가장 시급한 일은 낡은 껍데기 정서로 전락한 한총 결정되는 등록금 인상 앞에, 어떤 정치적 표현도 없이 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공 이었다. 련 을 시급히 탈퇴하는 것이다. 현재 아무런 피부에 와 침묵할 것인가? 그것이 과연 학생을 위한 학생회가 맞 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다수 학생들이 학생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것, 학 닿지 못하는 낡은 구호의 광장으로 전락한 한총련을 급 는가? 감당 못 할 등록금에 휴학을 할 수밖에 없는 학우 생회가 학우들로부터 소외되는 것 모두 학생들을 학생 히 탈퇴하는 길부터 학생회는 시작해야 한다. 탈정치 들은 학생회 구성원이 아닌가? 회 자신이 가진 정치성에 맞게 가르쳐야 할 대상 으로 작은총학 을 기치로 내세운 연세대 총학생회의 경우 한 따라서 생산적인 논쟁은 정치적 성격이 옳으냐, 그르 보는데 그 이유가 있다. 특정 정치성에 동의하지 못하는 총련 분담금, 정치집회나 관련 사업 등에 학생회비를 돌 냐 가 아니라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어떻게 학우들과 학생들을 입맛에 맞게 가르치는 사업을 하느라 1년을 리지 않음으로써 상당한 경비절감을 가져왔다. 이를 자 함께 정치를 풀어나갈 것인가 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 보내다보면 어느새 학생회의 임기는 끝나 있다. 특히 이 치단체에 대한 지원과 복리사업에 확대, 투자하였다. 현 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 또한, 정치적 성격 자체에 있 러한 태도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새터와 각종 새내 재 학생회가 쌍수를 들고 반대하고 있는 학생회비 분 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한 소통과 기 대상 사업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리납부 에 대해서도 정치성 사업에 대한 부분만 없앤다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다. 모든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회 조직들은 알아야 한 면 분리납부 이후에도 기존의 복리사업들을 확대해 가 그렇다면 다음 논쟁은 학생회의 정치를 어디까지로 한 다. 선거를 통해 득표하여 해당 선본이 당선되었다 하더 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정시킬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교육문제나 청년실업을 라도, 그것이 그 선본이 가진 정치성에까지 모두 동의한 더욱이 올해 모든 고대 가족들과 교우들이 영광스럽게 비롯한, 학생들의 삶과 결부된 다양한 문제들은 학내 복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선거 당선이 곧 선본 고 생각하는 100주년을 맞이하여 학생회 단위들에서 냉소 지사업으로 해결되는 성질의 것들이 아니다. 학생은 아 유의 특정 정치성을 마음껏 1년간 표출할 수 있는 권한 적인 태도로 일관해 오고 있는 것은 매우 미숙한 태도 직 명확히 경제관계 속에 놓여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까지 학우들이 쥐어준 것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다. 이제는 전투적인 태도로 본교 당국 이라는 적을 설 많은 구조적 갈등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소개하고 싶 정하고 학생회 단위 내부를 공고하게 하는 유치한 전략 지만 톱니바퀴처럼 사회의 각 영역이 연결된 지금의 사 은 정치성만 오뎅 꼬치 빼먹듯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다 을 그만 벗어던지자. 전투적인 투쟁의 정당화를 위해 정 회구조에서, 학생의 권리도 다양한 권력의 복잡한 이해 양한 이념과 비젼을 학생회 조직과 힘을 통해 보여주는 치성을 드러내놓고 대립각을 세우던 반목의 시기는 그 관계 속에 놓여있기 쉽다. 학교-학생간의 불평등한 권 것이 필요하다. 통일, 민족 외에도 빈곤, 기아, 여성, 지역 만 종지부를 찍을 때다. 학생회가 학교당국과 학생 간의 력관계를 법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사립학교법의 경우 발전, 교육, 청년실업, 제 3세계문제, 외교, 국방 등 여러 원활한 소통과 입장이 오가는 광장 으로서의 제 역할 도, 사학재단의 압력과 각 정당, 크게는 언론에 이르기 가지 문제와 현안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학우들에게 마 을 찾고 다시 학우들에게 돌아오기를 이젠 기대하고 싶 까지 각자의 이해에 따라 개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크가 되어주어야 한다. 학생회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다. 청년실업 또한 비정규직 문제의 한 부분이다. 나는 학생 나올 때마다 반복하는 학생회가 모두를 대변하기 힘들

52 미디어 비평 승휴 미디어 비평 조 선 일 보 의 빨 간 크 레 용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 인터넷신문에 기고 고있는것이다. 칼럼에서는 재향군인회에 맞서는 새 예비역 조직을 기상황을 증명하는 실례로 들고 있다. 한 칼럼 때문에 사회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다. 이 칼럼 8월 1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은 제목대로 자신의 만들겠다고 나선 어느 퇴역장성이 자신의 아버지가 남 조선일보는 강 교수 발언은 이전 상황을 집약하는 상 은 6 25는 통일전쟁이었다 미국은 생명을 앗아간 입장에서 강정구 발언 이 의미하는 것을 다루고 있다. 로당 출신임을 당당히 내세우고 있는 상황을 제시한다. 징적 의미 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다음 단계는 보수층 원수 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문제의 대목과 관련 강 교수의 발언은 그에게 있어서 한국 정부의 햇볕 과 거기에 맥아더동상 철거 시위에 나섰던 어떤 사람이 과 우익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 해 강 교수를 국가보안법에 적용, 사법처리해야한다는 민족주의를 타고 힘을 기른 뒤 지금을 그 노출의 적기로 그래, 나 빨갱이다. 어쩔래 하고 소리 질렀다는 얘기와 다 는 한 대학교수의 말은 역으로 조선일보의 불안감을 주장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 잡은 지하의 NL세력이 지상으로 표출하는 신호탄 이 어느 틈에 우리민족련방제 추진위 가 구성되고 있다는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 이다. 특히 김정일 정권이 대 립하고 있다. 해묵은 국가보안법 논쟁이 아직도 재생되 다. 그렇다면 지하의 NL세력이 누구란 말인가? 말도 들린다는 카더라 통신 까지 집어넣어 지금의 위 남-대미전선에서 그들에게 유리한 호재를 만나 이를

53 미디어 비평 미디어 비평 극대화하는 정치공세를 펼 청 내용들은 더더욱 좋은 는다. 특히 청계천 새물맞이 끝맺는다. 조선일보의 희 때 이것은 크게는 한국 전 배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행사를 방송에서 실황중계 롱을 사람들의 희롱으로 체에, 작게는 한국의 정통 고 주장한다. 이는 마치 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적 포장하는 것이다. 보수세력-조선일보가 스 정권이 김정일에게 유리한 논리를 끌어들이는 것은 지 결국 조선일보는 강정 스로를 정통보수라고 생각 기회를 주기 위해 마치 일 나친 비약이다. 구 교수=진보 세력=현 정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을 부러 폭로했다는 뉘앙스를 대통령의 지지도가 20% 권=친북 세력 이라는 억 코너로 모는 결과를 가져올 풍긴다. 이것은 완전히 이 이고 국민들이 쉽게 대통령 지 등식을 성립함으로써 수있다 는 부분은 조선일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 을 조롱한다고 해도 그들의 독자들에게 국가 안보에 보의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 이다. 생각이 전부 이 칼럼의 생각 심각한 위협을 느끼게 한 낸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태도 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 다. 현 정권과 진보세력을 이 칼럼은 강 교수의 발 는 10월 10일 칼럼에서도 러나 이 글에서는 필자 자신 비판하는 도구로 강 교수 언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해 계속된다. 국민이 대통령을 의 주장을 마치 나머지 80% 논란을 다시 한 번 이용하 석해 현재를 친북 세력이 희화화 하고 대통령 지지도 의 주장인 것처럼 왜곡한다. 는 것이다. 북한은 아직까 판치는(?) 상황으로 만들어 가 20%에 불과한 상황으로 칼럼의 앞부분에서 단순히 지 주적이고 전쟁의 위협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운을 떼는 이 글은 대통령 먹고 살아가기가 힘들어 권 이 있다는 나름대로 의 끝나지 않는다. 칼럼은 진 과 그 지지세력 집권 하의 력자를 욕할 수 있다고 짧게 사실, 그리고 그것을 잊지 보 운동과 현 정권으로까지 이러한 확대해석을 적용해 세상이 사람들을 어처구니없게 만들다 못해 불안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대통령 희화화가 막나가는 이유의 다 않기 위해 강정구 교수의 발언을 이용하고 국가보안법 모두 다 똑같은 친북 세력으로 묶고 있다. 칼럼은 대북 하고 있다 며 맥아더 동상 철거시위, 강정구 교수, 장기 른 한쪽에는 현 정권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데 있 의 사용을 옹호하는 것은 조선일보가 기댈 것은 그것밖 지원과 남북 교류에 주력하는 것을 이유로 노무현 정권 수 문제, 국군포로 송환 문제 등을 거론하며 친북 성향 다고 말한다. 그 뒤로는 오로지 조선일보의 정치적 입장 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빨갱이몰이 가 지금도 재 을 좌파 또는 친북 세력이 주도하는 세력으로 규정한다. 의 정부를 비판한다. 만을 열거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국민의 존경은 못 받 현되는 것은 그들에게 남은 것이 그것밖에 없다는 뜻과 또한 이를 근거로 작금에 폭로되고 있는 안기부의 도 그러나 거기서 한술 더 떠 친북과 상관없는 연정, 경제 지만, 아니 견해는 달리하더라도 사람들의 희롱 대상이 다르지 않다. 청사태와 재벌 언론 정치권력의 유착을 보여주는 도 문제, 부동산 대책, 과거 청산 등의 정부정책을 끼워 넣 되는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만 훨씬 못하다 고

54 고대문화상 시 당선작 이별64-두번째 여행 그리고 아무말도 남지 않았다. 두번째 여행을 위한 막이 올랐을 때 이미 두번째 여행은 첫번째 여행과도, 고대문화상 詩 세번째 여행과도 만나고 있단걸알수있었다. 길 위를 걸어가고 있을 내 인생을 하늘이 묘사하고 햇살 번져가는 내 등은 새롭게 멸망해가는 마추피추가 되어간다. 햇살을 밟고서 차분히 푸른 하늘로 올라서는 그네들의 새하얀 발을 몽상하다가도, 봄은 오고 흘러간다. 걸어갈수록 깨끗해지는 발들 아래에서 또 하늘이 시작되었을 곳에서 나는 세계를 위한 반주를 하고 있다 심사평(시) 김인환 바람보다 부드럽고 오직 나만이 하늘처럼 푸르르고 넓은 것은 세계는 한마리의 새와 같기 때문이다

55 이별68-너를 사랑한다고 이별17-친구의 장례식 하늘이 저물고 별을 띄우는 것은 끝내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너무 어려운 사랑을 택한 것이 아니냐고 일기예보는 없었다 미술관의 회랑은 바스락거렸다 빌딩은 인기척을 내지 않았다 가로수는 제집에 숨었다 장송곡은 마지막이 아니라 어느덧 길에서 온다고, 우리들의 사랑에 절정은 없고,길에선 아무도 죽지 않고,길가엔 한눈파는 꽃들만 가득하다고 도로엔 비타민이 빠져있었다 하늘엔 감성이 없었다 친구의 지하는 닫혔다 다신 과건 없을 터, 파문은 돌맞은 연못과 이별했다. 내 덮은 부드러운 이불은 한장이면 족하고 내 시체와 꿈이 덮은 네가 가는 길은 내 체온으로 덮혀진, 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고 믿는 것. 하늘은 푸르지만 땅은 붉어야 한다고 그리고 내 몸은 한 마리의 잎새가 되어야 한다고 우리가 만나 네가 가로질러 가는 길에 떨어지는 한 폭의 잎새가 되고 싶다고, 네가 멀리있어 너를 사랑하고 네가 곁에 있어 너를 사랑하고 떨어지는 잎새가 있어도, 그 작은 몸집을 꼭 껴안는 그런 것

56 고대문화상 소설 당선작 흔들리는 복도 고대문화상 小 說 심사평(소설) 김인환 봄바람이, 다리를 건너는 택시 풋풋한 안을, 파고들었다. K읍을 가로 지르는 강 위로 햇살이 황금빛으로 부서졌다. 조그만 강 줄기 아래에 사금( 砂 )이라도 묻혀 있는 걸까. 사금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자잘한 모 래들 사이에서 금조각을 발견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 와 다름없을 것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온 산을 헤집 고 다니며 금맥을 잡을 때까지 들쑤시고 다니는 편이 더 나을지 모른다. 졸업을 하고 반 년 가까이 취직도 못하 고 하숙방에 처박혀 있었다. 누군가 이 눅눅한 하숙집에 서 끌어내 주기를 바랬다. 집에 한 번 왔다가라는 어머 니의 무덤덤한 말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집에 내려가면 최소한 끼니걱정은 안 하게 돼서 좋았지만, 혹 아는 사 람이라도 만나면 인사치레로 이루어지는 대화 때문에 짜증과 불안함이 끊이지 않았다. 햇빛에 비친 빛나는 자 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을 사금으로 착각했다가 무참히 버려진 모래 알갱이처럼 무능력한 내 자신을 확인하기 가 두려웠다. 며칠 더 있다 가라는 어머니의 말을 뿌리 칠 수밖에 없었다. 다리를 다 건널 때쯤 낯익은 뒷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 른쪽으로 자신의 체중을 한껏 실어 휘청거렸다가 오뚝 이처럼 다시 되돌아와 그 반동으로 앞으로 한 발을 내디 디는. 택시에서 내려 터미널 정문에서 그를 기다리다가 먼저 다가가 아는 척을 했다. 형, 나 알겠소? 으 응, 아, 아, 아라. 그의 마디마디 구부러진 손가락을 부여잡 았다. 잘 사요? 어디 가는 길인데? 나, 나, 고령. 지 금 고령에 있소? 고령에서 뭐 하는데? 고, 공장에서 일 해. 형이 올해 몇 살이지? 서른 살인가? 아, 아니, 서, 서, 서른한 살. 형이 그렇게 나이가 많았던가. 터미널로 들어가서 표를 끊고 돌아오는 형에게, 형, 음료수 하나 먹을래? 아, 아니, 내가 사야지. 그래, 형이 사주소. 음료수를 하나씩 사 들고 대합실을 나와 승강장 긴 의자 에 짐을 내려놓고 담배 한 대를 물었다. 형이 주머니에 서 주섬주섬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형, 담배도 폈던 가? 으응.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구부러진 손가락 사 이로 바람이 들어와 라이터 불이 계속 꺼진다. 힘겹게 담뱃불을 붙이고 난 뒤, 담배 연기를 흐읍, 빨아들인다. 형, 대학교 간 걸로 아는데? 으응. 저, 전문대 가, 가, 갔다가 4년제 편입해서 졸업했지. 그가 입새로 흘린 침 을 손바닥으로 훔친다. 과는? 시, 신문방송학과. 공 장 일은 할만해? 시, 심(힘)들어. 오, 오래못할것가, 같아. 기숙사에 살아? 아, 아니. 서, 성(형)이랑 같이 살아. 결혼은? 그는 대답 없이 씨-익, 웃었다. 웃을 때 왼쪽 입꼬리가 약간 올라간다. 차 시간이 다 되어 짐 을 챙기는 내게 휴대전화기를 건네면서 전화번호를 가 르쳐 달라고 했다. 그의 긴 손톱은 여전하다. 한 번 깎기 가 힘들어서 2주에 한 번 집에 갈 때마다 어머니가 깎아 주신다는 그 긴 손톱. 거절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연락

57 하지 않을 걸 걸 누구보다 내 자신이 너무도 잘 알고 있 落 )만이 남았는가. 덜커덩, 덜커덩, 덜컹, 덜커덩, 텅, 덜 순간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눈을 감고 입구 쪽 최고의 소득이다. 2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쥐가 되지 으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집에 내려오거든 전화해. 수, 커덩, 털컥. 으로 달렸다. 입구를 한참이나 벗어나서야 내가 환한 햇 않기 위해 자취방에서 나오기 전 거울을 보며 명찰이 제 술이나 하, 한 잔 하자. 형, 술도 마셔? 대답 대신 그는 귓속이 묵직하다. 백 년 동안 귀를 파지 않는다면 아무 살 속에 있는 것을 알았다. 방금 전에 소리 지르며 내달 대로 달려있는지 확인하고 머리가 길지는 않았나 만져 다시 웃음을 흘린다. 손가락으로 담뱃불을 퉁겨 내며 휴 소리도 들리지 않을까. 후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들자 렸던 것은 까맣게 잊어버린 듯 짐짓 여유 있게 집으로 보고 교복의 줄을 다듬었다. 쥐 잡는 날은, 점심시간의 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 천장에서 한 자나 내려온 가녀린 목에 간신히 매달린 선 돌아가는 동네형들 뒤를 훌쩍이며 따라갔다. 침목 사이 휴식을 반납하고 교실 안에 하나도 빠짐없이 남아있어 았지만 난처하고 아쉬운 표정을 얼굴에 지으며 차 시간 풍기가 자기의 존재를 몰라주는 학생들을 향해 거친 숨 에깔린자갈에찢어진손을꽉쥔채. 야 했다. 고양이들은 쥐를 잡기 위해 출입구를 막고 교 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핑계로 도망치듯 서울행 차가 서 을 내쉬고 있다. 저 놈 때문에 꿈속이 어지러웠던 건가. 꿈속에서 느꼈던 한기는 온데간데없고 온몸이 땀에 젖 탁 옆에 사열해 세로로 세워진 눈동자로 우리를 쏘아보 있는 쪽으로 달렸다. 형, 다음에 연락할게. 라는 말을 초등학교 1학년 때던가, 동네 형들과 뒷산에 있던, 일제 어 찜찜하기만 하다. 창문을 모두 열어놓았지만 바람 한 았다. 대장고양이의 콧수염에 걸린 쥐들이 뒤로 가 엎드 공중에 흘려보내고. 버스에 올라 맨 뒷좌석에 가방을 놓 시대에는 거기서 황소 머리 만한 금을 캤다고도 하던, 점 없다. 책상 밑을 더듬어 안경을 꺼내어 귀에 걸친다. 리면 부하고양이들이 달려들어 발톱을 세웠다. 대장고 고 몸을 묻었다. 풀썩, 올라온 먼지가 햇살에 사로잡혀 폐광에 들어가 본 적이 있었다. 최근까지도 가끔, 삶이 순간 시야가 흐려졌다가 초점이 잡히면서 사물이 윤곽 양이의 요지는 매번 우리 모두 쥐가 되지 않기 정신 바 바들바들 떨었다. 산다는 건 뭘까, 라는 물음이 아지랑 지루하다고 느끼던 사람들이 한 번씩 헛된 기대를 안고 을 잡기 시작한다. 어쩌면 모든 사물들은 여러 겹을 가 짝 차려야 한다는 거였다. 그들은 연설은 대개 이렇게 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폐광 근처를 들쑤시고는 돌아가곤 했다. 지금은 녹슨 철 지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중 하나의 선( 線 )을 정해서 보 마무리 됐다. 까불면 죽어, 야옹. 헌데 그들은 몸집이 로와 낡은 움막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어릴 때만 해도 자고 사람들이 약속을 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럼 안경을 크고 꼬리에 털이 북슬북슬 달린 거 외엔 자신들이 혐오 점점 더 안으로 들어간다. 가까이 있던 밝음은 어 공장 비슷한 바라크가 여러 채 서 있었다. 동네 형들과 쓰지 않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 안경을 안 껴도 세상 하는 쥐 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 그들이 키우는, 한 느새 저 만치서 조그마한 구멍으로만 남아 있다. 조바심 신작로에 모여 해질 녘까지 축구를 하고 있으면 동네 아 이 하나로 보였던 건 옛날 일이 돼버려서 이젠 기억조차 반에 한두 마리 정도의 동생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과는 달리 탄차( 炭 車 )는 계속 안으로만 들어간다. 아래 저씨 몇이 TV에서 봤던 것처럼 머리에 조그만 전등이 가물가물하다. 칠판 왼쪽에 걸려있는 TV가 나를 내려 뭔가 다른 게 있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어미 고양이가 로 기울어진 길도 아닌데 멈출 기미가 없다. 마치 뒤에 달린 안전모를 쓰고 밧줄을 어깨에 걸친 채 신작로를 터 다보고 오른쪽 게시판에 걸려 있는 달력은 100일도 되 가만 놔두지 않았을 테니까. 또 한 가지 의문. 왜 3학년 서 무언가가 끌어당기는 것 같다. 아니 저 밝음이 탄차 벅터벅 내려오곤 했다. 노을을 등진 그들의 시커먼 얼굴 지 않았는데 벌써 시험 날짜를 세고 있다. EBS 위성교 이 된 쥐들은 잡지 않는 걸까. 어차피 쥐구멍에 얌전히 를 계속 밀어내고 있는가. 동굴의 한기( 寒 氣 )가 발끝에 이 저승사자처럼 여겨져 축구를 하다가도 멀리 비켜서 육방송 강의를 청취하기 시작하면서 5교시 독서시간의 엎드려 있는 쥐들은 더 이상 쥐가 아니었다. 서 머리끝으로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동굴 천장에 붙어 곤했다. 달콤한 수면은 날아가 버렸다. 한 수학 강사가 칠판에 TV를 꺼버리고 싶다. 얼마 전에 한 번 시끄럽다고 TV 있던 이슬방울 하나가 떨어져 정수리에 떨어진다. 순간, 우리는 소년들 특유의 모험심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 그래프를 설명하고 있지만 선풍기 소리에 묻혀 들리지 를 껐다가 순찰중인 교감한테 걸려서 단체 기합을 받은 침( 針 )에 맞은 것처럼 온몸이 마비된다. 동굴 벽면에 이 는 탄차를 타고 굴 안으로 들어갔다. 탄차는 우리들 힘 않는다. 몇 명의 친구들을 빼곤 대부분 엎드려 있다. 독 이후로 누구도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다. 괜히 쓸 슬이 맺히기 시작하면서 마치 동굴이 땀을 흘리는 것처 으로 쉬이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구르기 시작 서 시간이지만 누구도 그 시간을 독서 시간이라고 생각 데없는 짓을 했다간 독서 시간이란 명목으로 주어진 5 럼 보인다. 이제 입구는 말 그대로 바늘구멍만 해졌다. 하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미끄러지듯 굴속으로 빨려 하지는 않았다. 하긴 문제집도 책이라면 책이니까, 할말 교시의 평화로움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다시 엎드리지 모든 것이 어둠이 된다. 동굴 벽도, 동굴 벽에 매달린 이 들어갔다. 처음엔 괴성을 지르며 좋아하다가 서지 않으 은 없다. 땀에 젖은 하복 상의 밑으로 가지각색의 속옷 만 반찬 냄새가 물씬 올라온다. 빌어먹을, 밥 먹을 데도 슬방울도, 탄차도, 탄차를 꽉 부여잡고 있는 내 손도, 손 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모두들 뛰어내려 굴속을 뛰어나 이 비친다. 속옷에도 계급은 있다. 아래층에서 고함소리 시원치 않으니. 책상 밑에 있는 두꺼운 문제집을 꺼내 등 위 푸르게 돋아난 심줄도. 이러다가 영영 이 어둠에 왔다. 그 중 제일 어린 난 뛰어가는 형들의 뒷모습을 놓 와 함께 퍽, 퍽 둔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쥐 잡는 날인가. 책상 위를 덮는다. 볼을 갖다 대니 차가움에 온몸이 저 갇혀버린다면? 다급한 마음에 소리를 질러보지만 그 소 칠까 울음을 터뜨리며 뛰다가 침목( 枕 木 )에 걸려 넘어 몽둥이와 교복 입은 엉덩이와의 마찰음. 경쾌하지 못한 릿하다. 곁눈으로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를 바 리도 어둠 속에 갇힌다. 동굴 속엔 검은 메아리만 떠돈 졌다. 형들 중 하나가 귀신이다, 라고 소리쳤고 다른 형 걸 보니 안에 운동복이라도 껴입었는가. 라본다. 금방이라도 천장에서 떨어져 날아가 잠을 자지 다. 목구멍도 바늘구멍이 되어버렸는지 모기소리 만한 들도 카우보이들을 공격하기 전의 인디언들처럼 괴성 학교에선 한 달에 한 번씩 쥐구멍을 나와 돌아다니고 않고 공부하고 있는 쥐들의 목을 뎅겅뎅겅 쳐버리고는 쇳소리만 목을 간질인다. 잔잔하던 탄차가 덜컹거리는 을 지르며 입구로 달려갔다. 형들이 일으켜줄 거라 믿고 있는 쥐 들을 잡기 위해 고양이 를 풀었다. 복장이나 칠판에 단단히 박혀버릴 것만 같다. 소리가 어둠을 찢는다. 이제 레일도 끝이 나고 나락( 엎드려 울다가, 누군가 발목을 잡아끄는 것 같은 느낌에 행동의 통제가 덜하다는 것은 3학년이 되고 나서 얻은

58 7교시 수업이 끝났다. 죽어있던 교실이 활기를 띠기 무실에 갈려면 한참을 걸어야 했다. 아까 찰 때 발가락 거 있잖아. 좀 떨어지는 애들, 아, 거 있잖아, 쉽게 말 생님한테 강제로 받아오면 될 것을 괜히 일을 번거롭게 시작한다. 급하게 가방을 챙기는 친구들, 1시간 동안 갑 이 접질렸는지 욱신거린다. 멀리 교무실 안에서의 분주 해 병신 말이야, 병신! 그런 애들 모아다 놓은 곳이 꽃 한다. 학생 주임 맞은 편 자리에는 정치?경제 선생님이 갑했던 것을 풀어버리려는 듯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친 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작년 겨울에 재건축 공사를 동네 란 말이야. 근데 그게 위천면( 違 川 面 )에 들어선다 고개를 의자 뒤로 젖히고 졸고 있다. 거기 있는 칸을 구들로 교실은 아수라장이다. 하지만 무언가 끈적끈적 하면서 교무실 문도 예전의 나무로 된 미닫이문에서 안 잖아. 그 사람들이 읍내에 돌아다니면 미관상 좋지도 않 성의껏 채우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반은 그런 생각이 한 것이 우리들 사이를 맴돈다. 단순히 6월의 이른 더위 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두꺼운 유리문으로 바뀌었다. 가 고, 에 또, 그 사람들이 씻고 버린 물이 또랑을 타고 내 들 때까지 집에 갈 생각 마. 무슨 말인지 알겠어? 때문만은 아니리라.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얼굴을 책상 끔 텅 빈 복도를 혼자 걸을 때면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 려오면 어떻게 되겠어? 아니, 무슨 큰일이 벌어진다기 귀에 거슬릴 정도로 끝을 올린 마지막 말이 진정 물음 에 얼굴을 파묻거나 창가에 기대어 소읍의 변두리 풍경 는 것 같아 좌우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영화 <데드맨 워 보다는 좀 찜찜하잖아. 그 물에 병균이 안 들어 있다고 일까, 아니면 협박일까. 모두들 풀죽은 목소리로 예 라 을 무심하게, 또는 느긋하게 감상하는 친구들도 있다. 킹Deadman Walking>의 주인공 숀 펜이 사형장으로 가 누가 장담하겠어, 엉? 오웅진인지 옹진인지, 신부( 神 父 ) 고 답한다. 그만 가 봐, 라는 그의 손짓에 꾸벅 고개를 숙 피곤한 몸을 끌어당겨 교실 옆에 쌓여 있는 사물함으로 는 장면과 마지막 신경 마비 주사를 놓기 전 가족들이 라는 작자가 하느님이나 잘 섬길 일이지, 쓸데없는 일에 이고 나서 교무실을 나온다. 초여름의 더운 기운이 순식 옮긴다. 파리떼처럼 모여 있는 친구들을 비집고 들어가 반투명 유리창을 통해 그를 쳐다보는 장면이 오버랩 되 괜히 나서서 여러 사람 피곤하게 만들고 있어, 젠장. 여 간에 달려든다. 문 하나 사이로 세상이 이렇게도 달라지 내 사물함의 자물쇠를 부여잡았다. 열쇠를 끼우고 돌리 어 눈앞에 펼쳐졌다. 교무실 문을 열자 시원한 에어컨 하튼, 애향심이 투철한 우리 학교 학생들도 자기가 가진 는지. 에어컨 바람이 금세 그리워진다. 다시 한 번 종이 지만 녹슨 자물쇠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 쾅, 발로 자물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들어왔다. 상쾌하다. 유리 한 능력을 시뿐(십분) 발휘해서 <꽃동네 설립 반대 운동> 를 들여다본다. 귀찮은 건 맨날 우리들 시키고. 조그맣 쇠를 찼다. 소리에 놀란 친구들이 일순, 동작을 멈추고, 장이 천국과 지옥을 나눈다. 두리번거리다가 다른 반 반 에 동참해야 되겠다, 이 말씀이야. 물론, 너그들은 학생 게 나눠진 칸막이들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내 몸 나를 쳐다보고는, 자기 일로, 돌아간다. 이번이 세 번째 장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교무실을 자주 들락날락 신분이기 때문에 마땅히 할 건 없고 다만, 지금 나눠주 하나가 빠질 정도로. 다. 저번에 번호로 된 자물쇠를 달았다가 비싼 문제집을 하는데도 올 때마다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 친구들 사 는 종이에 성의껏 자발적인 서명을 받아오면 된다, 이 털리고 나서는 자취방에 굴러다니는 허름한 자물쇠로 이를 쭈뼛쭈뼛 비집고 들어갔다. 그의 인상이 잠깐 일그 말씀이야. 종소리에 놀라 잠이 깼다. 독서시간이 끝나고 난 뒤의 바꿔 달았더니 녹이라도 슬었는지 항상 말썽이다. 러졌다. 체육을 가르치는 학생 주임은 젊은 나이에 머리 그는 성의껏 과 자발적인 에 강한 악센트를 주었다. 휴식 시간까지 내리 자고 말았다. 손발이 저릿저릿하다. 뚜 각 반 반장들은 교무실로 오기 바란다. 반장이 가 반백( 半 白 )이라 우리들 사이에선 일명 빼까리 로 그가 말을 하는 중에도 눈은 계속 학생 주임 옆의 빈 책 교실 앞문이 열리며 정치?경제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짤 없는 반은 부반장이라도 오도록. 지금 떠드는 것 6반이 통했다. 한 번도 운동복 차림을 벗어난 그를 본 적이 없 상으로 갔다. 얼마 전에 그만둔 생물 선생님의 자리. 그 막한 키에 고집이 있어 보이는 얼굴. 좁은 이마에 날카 지? 야, 6반, 조용히 안 해. 한 놈도 움직이지 말고 그 자 다. 심지어 개교기념일 축제에도 운동복 차림으로 강당 는 생물을 가르치면서도 다윈의 진화론보다는 하느님 로운 콧날, 다부진 입매 때문인가. 교탁에 올라서자 난 리에 꼼짝 말고 있어. 좀 있다 가면 다 가만 안 둔다. 알 앞에서학생들단속을할정도니두손두발다들었다. 의 아담과 이브를 우위에 두었다. 수업 도중에 하느님 쟁이 같던 그가 어느새 거인이 되어버린다. 잠이 덜 깬 았어?! 뚜 몇 십 벌의 운동복이 걸린 옷장 앞에서 흐뭇한 미소를 얘기가 어쩌다 나오면 그의 얼굴은 바로 화색이 돌며 열 내 구호 소리에 맞춰 인사를 한다. 반갑습니다. 물론, 학생 주임 선생이다. 오늘은 무슨 일로 또 오라 그러는 짓고 있는 그를 상상하니 풉, 웃음이 새고 말았다. 아차. 변을 토했다. 생명이란 것이 얼마나 신기하냐고, 도저히 반가워하는 목소리는 아니다. 당연히, 선생님도 그런 것 지. 하루도 부르지 않는 날이 없다. 우유 값까지 나보고 야, 1반 반장, 뭐가 우스워? 늦게 왔으면 국으로 처박 하느님의 존재를 빼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어느 에 개의치 않는다. 매 시간 시작할 때마다 구호를 외치 거두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억지로 떠맡은 반장이란 직 혀 있던가 하지, 쪼개기는 뭘 쪼개, 이 자식. 죽고 싶나? 교회의 장로이기도 한, 독실한 크리스천이든 그가, 자기 며 인사할 때만큼 반장이란 직책이 버거울 때가 없다. 책이 버겁다. 거시기를 쓰다듬듯이 조심조심 열쇠를 밀 시간 없으니까 봐준다. 야, 다들 잘 들어! 오늘 모이라고 보다 스무 살이나 젊은 여자랑 바람이 나서 야반도주를 모두 앉아 있는데 혼자 뻘쭘하게 일어서서 차렷 이라 어 넣어 돌려보지만 꿈쩍도 않는다. 사물함을 다시 한 한 건 다름이 아니고 위천면에 꽃동네 란 게 들어선다 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명예퇴 고 외친 뒤,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은 채 친구들을 둘러 번 차버리고 얘들을 헤치며 교실을 나왔다. 뒤에서, 저 는 말씀이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직 했다고 공표하면서 쉬쉬했지만. 어느덧 빈 책상은 먼 본후 경롓 이라고 외치면, 배를 누르면 자동으로 목소 새끼 왜 저래? 좆도 없는 게 폼은 존나기 잡아요, 씨 다들 대답을 못하고 서로를 쳐다본다. 지가 뽀얗게 앉아 있다. 학생 주임은 말을 마치고 나서 리가 나오는 인형처럼 반갑습니다 라는 단어가 준비하 발. 이란 말이 따라온다. 내일은 줄이라도 가져와 끊어 이 새끼들, TV도 안 보냐? 우리들에게 종이 두 장씩을 나눠주었다. 한 장 당 스무 고 있었다는 듯이 일제히 튀어나올 땐, 한여름에도 소름 버리던가 해야지, 빌어먹을. 당연하지. 집에 들어가면 12시가 넘는데, TV 볼 시간 칸이었는데, 두 장이니 40명의 서명을 받아야 했다. 한 이 돋는다. 차렷 과 경례 사이의 무한 공백. 그는 털 우리 교실은 서쪽 끝에 있었기 때문에 동쪽에 있는 교 이 어딨다고. 반이 48명이니 거의 다 받아오란 얘기다. 차라리 담임선 털거리는 선풍기를 힐끗 보고는 얼굴을 찡그린다

59 오늘 할 곳이 어디야? 저러는지. 건너편 친구는 이어폰을 소매 안으로 넣어 한 때는 멀쩡했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 겨울, 집에 연탄가 은 직선 주로가 아닌 트랙을 반 바퀴 좀 넘게 달리는 것 다들 귀찮아서인지 대답이 없다. 잠시 기다리다가 짜 쪽에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까딱까딱 고개를 끄덕이며 스가 새어 그의 어머니는 연기에 질식해 돌아가시고 형 으로 100미터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반대 방향으로 달 증난 얼굴로 소리를 지른다. 리듬에 몸을 맞춘다. 그의 옆에 앉아 있는 상철이 형은 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그 후로 소아마비에 린 그가 결승 테이프를 제일 먼저 끊은 건 당연한 일이 학생이 자기가 배우는 데도 몰라? 그런 것에도 아랑곳없이 필기에 열심이다. 제 멋대로 뒤 걸린 것처럼 정신과 몸을 약간 놓고 말았다. 흔히 사람 었다. 그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결승선을 향해 달려 갑자기 교실이 이쪽저쪽 책장 넘기는 소리로 가득 찬 틀어진 손가락으로 한 자, 한 자 비뚤비뚤. 어릴 때 뇌성 들이 아쉬움에서 혹은 상처를 달래기 위해서인지는 몰 오는 친구들을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낀 채 기다렸다. 1 다. 오늘은 지역 이기주의에 대해 배울 차례다. 알고 있 마비가 걸려 한참을 고생하다가 늦깎이로 학교에 들어 라도 동네 어른들은 그를 볼 때면 가끔, 그가 또래 중에 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동네 사람들은 손뼉을 쳐 지만 대답하기는 싫다. 그는 앞자리의 친구 책을 기웃거 와 스물 네 살인가 다섯 살인가. 얼굴이 얽어 친구들이 서 영민했다는 사실을 혀를 끌끌 차며 푸념처럼 늘어놓 대며 그에게 환호를 보냈다. 난 그가 왜 환호를 받아야 리고 나서는, 원숭이로 별명을 붙였다가 그것도 귀찮아서인지 이제 곤 했다. 결국 그는 중학교까지만 다녔다. 집에서도 더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지 말라고 선생님이 아무리 오늘 지역이기주의 할 차례잖아. 기본이 안 돼 있어 는 쑹 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그건 아주 가까운 친구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자신도 고 타일러도 그는,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사람들은 운 서, 기본이. 45쪽이야, 45쪽. 이 부분은 시험에도 자주 들끼리만 그렇게 불렀고 대부분은 행님 이라고 불렀 등학교에 가지 못한 것을 그다지 신경을 쓰는 것 같진 동회 날이면 그 해프닝을 기다렸고 형은, 그들의 기대를 나오니까 잘 알아둬야 돼. 알겠어? 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 데다 발음도 분명치 않아서 조 않았다. 다만 동네에서 같이 놀 친구들이 없는 심심한 저버리지 않았다. 달리기 시합이 끝나고 학교 현관에 차 시험에 자주 나온다는 말에 애들은 분주하게 나름대로 금만 얘기를 해도 속이 답답해졌다. 귀찮아서 그의 말을 하루가 견디기 힘든 눈치였다. 하지만 그것도 며칠, 금 려 놓은 단상에서 간단한 시상식을 할 때, 그는 1등이라 의 표시를 한다.,,, 밑줄 등. 제목 옆에다가 습관 끊은 적도 많았다. 그의 얽은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 세 그는 동네 꼬마들 사이에서 골목대장으로 등극한 것 고 적혀 있는 깃대 줄 끝에서 쪼그리고 앉아 응원석으로 적으로 별을 그려 넣는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중요하다 로 맘이 불편할 때도 있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을 흡족하게 생각했다. 그는 20살까지 동네에서 살다가 가라고 계속 옆구리를 찔러대는 친구들은 아랑곳없이 고 여겨지는 것을 별로 표시하기 시작했을까. 하늘이 흐 친구들과 모여 포르노 본 것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그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재혼을 해서 대전에 살고 있던 아 흙장난을 하곤 했다. 그건 오기였을까, 아님 양심이었을 려지면서 별을 보기 힘들었을 때부터? 우리들이 열심히 자리 구석에 끼어 있는 상철이 형에게, 행님도 이런 거 버지한테 가버렸다. 시골 어느 마을이든 소위 팔푼이들 까. 어쨌든 1등은 1등이었으니까. 표시를 하는 동안 그는 수업을 진행해 나간다. 본 적 있냐, 고 물었더니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워하는 이 으레 하나씩은 있었다. 그들은 당연히 배울 만큼 배 이번 학기 중간고사 시험 때였다. 무슨 시험인지는 기 지역이기주의. 다른 말로 하면 님비 현상이라고 한단 그를 추궁하다가 행님이 그런 걸 봐서 뭐 하냐, 는 핀잔 우면 학교를 그만두고 동네를 하루 종일 어슬렁거리며 억나지 않지만 시험 감독 선생님이 기술 선생님이었다 말이야. NIMBY, 즉 Not In My Back Yard. 조선 놈은 영 을 나도 모르게 흘리고 말았다. 근데 그가 입술을 씰룩 자잘한 말썽들을 피우다가 어디론가 사라져 사람들의 는 것만은 확실하다. 1학년 때 행님의 담임을 맡았던 그 어만 나오면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대는데, 어려운 거리며 온몸을 미세하게 떠는 게 아닌가. 미안하고 부끄 기억에서 잊혀지곤 했다. 본인도 별로 내켜하지 않는 공 는, 유난히 행님을 챙기려 들었다. 1학년들이 단체로 설 거 하나도 없어. 쉽게 말해 내 땅은 절대 안 된다는 거야. 럽고 두려웠다. 말을 얼버무리며 헛기침을 하다가 결국 부를 굳이 더 시키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그것은 하나의 악산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 몸이 불편한 행님을 반 친 자기가 사는 지역에 쓰레기처리장 같은 위해시설이나 그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낭비라는 생각이 앞섰었던 것 같다. 처음 학교에서 행님 구들과 같이 설악산 정상까지 기어이 끌고 갔다가 다른 꽃동네 같은 혐오시설이 들어오지 못하게 목숨 걸고 막 그는 책은 똑바로 놓고 읽지만 필기를 하기 위해서 을 봤을 때, 대단하거나 훌륭하다는 생각보다는 어색함 반들보다 한참이나 늦게 내려오고 말았다. 다른 반들이 는 거야.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보면 자주 나오잖아. 피 는 공책을 세로로 놓고 내려간다. 비뚤어진 팔 때문에 이 몸으로 먼저 왔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도 차에도 타지 못하고 주차장에서 그들을 기다렸고, 지친 켓 들고 머리띠 두른 주민들하고 전경들하고 치고 박고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진지함은 서예가가 붓글 모른다. 행님과는 달리 선글라스를 끼고 등산장비를 하나도 빠 싸우는거한번도안봤어? 씨를 쓸 때의 그것을 방불케 한다. 평소의 흘러내리듯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멍하니 딴 생각을 하며 행님 짐없이 갖춘 그의 힘찬 걸음걸이를 잊을 수가 없다. 교 그는 백묵으로 칠판에 쓰면서 설명을 해나간다. 님비, 주름진 얼굴과는 달리 필기를 할 때면 비뚤어진 입술을 의 세로 줄(?) 노트를 보고 있으니 한 가지 기억이 떠올 감이 마치 개선장군을 맞듯 앞으로 걸어 나가며 그들에 님비, 님비. 언뜻 들으면 냄비처럼 들린다. 찌그러져 앙 다문 그의 얼굴은 단단한 대리석을 연상케 했다. 가 랐다. 동네형은 초등학교 때 운동회에서 한 번도 제대로 게 박수를 쳤었고 다른 반 학생들이 자기도 모르게 박수 서 더 이상 제 구실을 못하는 양은 냄비. 친구들은 고개 끔씩 그가 공책을 세로로 놓고 쓰는 것을 따라 해 보려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 달리기 시합을 하기 위해 출발선 를 치기 시작했을 때 느꼈던 거부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를 위 아래로 분주히 왔다 갔다 하며 필기를 한다. 머리 고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은 그가 에 서서 긴장된 낯빛으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가 할까. 시험지가 앞사람에서 뒷사람으로 물결을 치며 나 를 쳐주면 한참동안 고개를 까닥까닥하는 장난감처럼.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어릴 적, 총소리가 울리면 그는, 친구들과 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 눠지고 시험지를 받아든 친구들은 열심히 답을 채워나 참고서와 토씨하나 틀리지 않는 걸 적어선 뭐에 쓸라고 우리 동네에도 행님과 비슷한 형이 있었다. 그는 태어날 작했다. 전교생이 백 명도 안 되는 시골 학교의 운동장 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기억이 또렷할 때 답을 빨리

60 빨리 채워 넣어야 한다. 거의 무척수 반사처럼 문제에 찢어버렸다. 그의 입가에는 야릇한 웃음이 번지고 있었 차지하려고 다투는 금붕어들처럼. 손사래를 친다. 그 때, 스피커에서, 반응을 해야 한다. 시험이 쉬어서 그랬는지 시작한지 얼 다. 결국 행님의 시험 점수는 영점 처리되었다. 행님은 반장, 이거꼭해야되나? 뚜 각 반 반장들은 서명 받은 종이를 듣고 교무실로 마 되지 않아 친구들은 거의 다 나가고 몇 명밖에 남아 그 일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었고 남아 있던 친구들 중 맘대로 해. 오도록. 뚜 있지 않았다. 나는 주관식 답 하나가 아무리해도 기억이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기숙사 사는 사람은 주소를 어떻게 적어야 되노? 마음만 더 바빠진다. 아무리 둘러봐도 청소하는 친구 나질 않아 낑낑대고 있었다. 행님도 사정이 비슷했는지 교실을 휘 둘러본다. 책상들이 숨쉴 틈도 없이 다닥다 자기 집 주소 적거나 기숙사 주소 아는 사람은 그거 들과 멍하니 TV 만화영화를 보고 있는 기숙사 사는 친 인상을 찡그리고는 시험지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 닥붙어있다. 마치숨을쉬기위해옆을밀치며올라가 적으면 되겠지. 별로 중요한 거 아니니까 그냥 대충 적 구들밖에 없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내 이름을 빈칸에 다. 기술 선생님은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는 콩나물시루처럼. 조금이라도 물을 많이 빨아들인 콩 어. 적는다. 그냥 들고 가지, 뭐. 빨리 집에 가서 저녁을 먹어 이 쳐다보며 뒷짐을 진 채 구두 뒤축으로 또각, 또각 소 나물이 그렇지 않은 것들보다 온도계 눈금 하나만큼은 사인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노? 야 십분이라도 누웠다가 야간자율학습을올수있다는 리를 내며 교실을 천천히 돌았다. 행님은 떨떠름한 얼굴 더 자랄 거라는 믿음이 콩나물을 키우는 것이다. 짝은 장사 한 두 번 하나, 그냥 니 이름 갈겨쓰면 되지. 일념밖에 없었다. 가방을 대충 챙겨 놓고 교무실로 가려 로 답을 OMR-카드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카드에 옮겨 점심 먹고 농구를 한 피로가 독서 시간의 잠으로도 풀리 서명을 하는 친구, 볼펜을 빌리는 친구, 멀거니 둘러서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적을 때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오답 처리가 되기 때문에 지 않았는지 책상에 엎드린 채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다. 서 구경하는 친구, 뭐 특별한 게 적혀 있나싶어 종이를 반, 반장. 행님은 조심조심 하나씩 마킹해 나가고 있었다. 보통 사 어느새 검푸른 칠판은 분필가루로 하얗게 덮여버렸다. 들고 유심히 지켜보는 친구, 또 그것을 빼앗아 보려는 행님이다. 아까 서명하라고 친구들에게 말할 때도 왠 람도 긴장해서 마킹할 때면 손이 떨려서 고생을 하는데 힘겹게 천장에 매달려 있는 선풍기는 굉음도 모자라 더 친구들로 다시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벌써 교 지 껄끄러운 맘에 행님 쪽으로는 되도록 눈길을 주지 않 행님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는 삐질삐질 땀을 흘려가며 운 바람까지 몰고 온다. 차라리 꺼버리고 싶다. 선생님 실을 옮긴 친구들이 많아 실제로 서명하는 친구들은 별 았는데. 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TV를 보는 기숙사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에겐 정답과 오답의 간격이 너 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눅눅하다. 그의 머릿속엔 교무 로없다. 친구들 틈에 행님도 끼어있었는가. 뚜벅거리며 천천히 무 작았다. 기술 선생님은 그가 안쓰럽게 보였던지 걸음 실의 에어컨밖에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야, 너그들, 이거 꼭 해야 돼. 꽃동네 우리 동네 바로 내게 다가오는 그를 보며 짐짓 한 발 물러섰다. 그는 다 을 멈추고 잠시 들여다보다가 교실에 남아있는 얘들에 위에 생긴다카모 물도 제대로 못 묵는다 아이가. 리가 불편했기 때문에 몸이 한쪽으로 쏠렸다가 다시 제 게 어쩔 수 없다는 포즈로 어깨를 으쓱하고는 그의 컴퓨 교실은 여전히 우열반으로 나뉜 보충수업을 받으려고 위천면에 사는 친구가 공책으로 나팔을 만들어 떠들어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되풀이하면서 걸었기 때문에 오 터용 수성 사인펜을 앗아 보아란 듯이 빠르게 답을 마킹 옮겨 다니는 친구들로 부산하다. 교탁 위에 올라서서 목 대자 일순 교실은 웃음바다가 된다. 보충 수업을 알리는 뚝이처럼 심하게 휘청거렸다. 불안하다.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근데, 선생님이 마킹을 하면서 행 청껏, 종이 울린다. 모두들 후닥닥 자기 자리를 찾아 앉는다. 나, 나도 서, 서명, 해, 해줄게. 님 옆자리의 공부 잘 하는 친구의 답과 비교해가며 마킹 야, 여기 좀 주목해봐. 지루하던 보충 수업이 끝나고 다시 교실은 우열반으로 입이 일그러지면서 힘겹게 내뱉은 말이 한 자 한 자 또 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친구는 계속 선생님에게 호소 목소리가 시끄러운 소리에 묻힌다. 칠판을 세게 치자 나뉜 친구들이 자기 반으로 돌아가느라 분주해진다. 아 렷하게 귓속에 박혔다. 내가 측은하게 보였던가. 하는 듯한 눈길로 어색한 웃음을 흘렸고 선생님은 괜찮 수십 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나를 향한다. 숨이 턱 막힌 침과 저녁으로 이 짓을 반복해야 하니 옮겨 다니는 친구 행님이 왜, 왜 여기에 서명을 하는데?! 뭣 땜에? 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뻘게진 얼굴로 다른 친구들 다. 그 중에는 행님의 눈동자도 있다. 행님의 눈을 마주 들은 운 좋게 자기 반에 배정된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그, 그냥. 을 둘러보던 행님의 얼굴은 급기야 하얗게 질려버렸다. 볼 수 없어 고개를 창 쪽으로 돌리고 나서 헛기침을 몇 보충 수업 중간을 끝나고 돌아온 종이에는 스무 명 남짓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조용히 내 손에서 그는 선생님에게 뭐라고 낮게 속삭였고 선생님은 괜찮 번한다. 밖에 서명이 되어 있어 있지 않았다. 다른 반에 보충 수 종이를 앗아가더니 세로로 놓고서는 빼뚤빼뚤 써 내려 아, 괜찮아, 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한참을 안절부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간단하게 말할 테니까 잘 들어. 업을 들으러 간 친구들의 서명은 거의 받지 못했다. 특 갔다. 그의 글씨는 큼직해서 한 칸을 훨씬 넘어 있었다. 절못하던 행님이 책상에서 조용히 일어나 교실을 나가 이번에 꽃동네 반대 서명 운동 을 하는데 우리들도 여 별한 종례가 없는 날은 짧은 저녁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 갑자기 혼자 복도를 걸어갈 때의 서늘함이 온몸을 덮는 버렸고, 그가 나갈 때까지 선생님은 분노와 당황함이 섞 기 동참해야한다니까 서명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이름 끼기 위해 자기 반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가는 다. 나는 혹시라도 누가 볼까봐 주위를 살폈다. 치부를 인 얼굴로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불편한 한쪽 다리가 하고 주소, 성명을 나눠주는 종이에다가 적어. 알겠지? 친구들이 많았다. 이러다간 야단 맞기 십상인데. 건성건 들킨 것처럼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차라리 눈을 흘기고 끌리는 소리말고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행님이 조 종이를 앞에 앉아 있는 친구에게 건네주니 다른 친구 성 청소하는 친구들을 붙잡고 서명 좀 하라고 부탁해보 지나가거나 혼잣말로 욕이라도 하고 갔으면 차라리 나 용히 문을 닫자 선생님이 갑자기 행님의 답안지를 좍좍 들이 우르르 모여든다. 어항에 뿌려 놓은 먹이를 서로 지만 다들 아까 했다면서 청소하는데 방해하지 말라며 았을 텐데. 그럼 최소한의 변명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

61 데.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고, 시키니까 어쩔 눈으로 나를 추궁했다. 주머니 속에 든 종이를 만지작거 다는 것이 밝혀졌다. 친척들은 무안해하며 사과를 했지 자율 학습 시간에 늦을 텐데. 하긴 엉덩이 몇 대 맞는 게, 수 없잖아, 라며 도리어 큰소리라도 칠 수 있었을 텐 리다 쭈뼛쭈뼛 꺼내어 그에게 종이를 건넨다. 종이가 순 만 어린 맘에도 상처가 되었는지 그 뒤 한 번도 큰외삼 뭐 대수인가. 갑자기 복도가 아까 꿈에 보았던, 어릴 적 데. 이건 아니다, 이건. 서명란에 이름을 쓰려는 찰 식간에 확, 불길에 휩싸이길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촌집에가지않았다. 모험심에 들어간 갱도( 坑 道 )처럼 보인다. 그때의 불안 나, 행님의 얼굴은 보지도 않고 종이를 빼앗아 움켜쥐고 마치 마술처럼. 종이를 훑어 내려가던 그의 얼굴이 일그 교무실 창 밖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과 답답함이 온몸을 짓누른다. 목이 탄다. 에어컨 바람 교실을 달려 나왔다. 딱딱한 슬리퍼 끌리는 소리만 복도 러진다.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은 초여름 햇살이 을 쐬어서 그런지 몰라도 목이 칼칼하다. 하, 하루가 너 를 울린다. 신발이라도 미리 갈아 신어 놓을 걸, 빌어먹 이게 뭐야, 이건 반도 제대로 안 했으면서 들고 오면 그들 모두를 녹여버릴 것만 같다. 유리창 위를 걸어가는 무 길다. 1년에 하루쯤은 23시간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을. 교무실 문을 확 열어제친다. 선생님들도 퇴근을 하 어쩌겠다는 거야? 서명을 제대로 받기는 한 거야? 다른 그들이, 어릴 적 참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우수수 떨어져 러나, 하루가 23시간으로 줄어든다면 사람들은 잠자는 면서 오늘 야간자율학습 맡은 선생님에게 수고하세요, 반 반장들은 거의 다 채워왔는데, 넌 어떻게 된 거야? 너 후다닥 도망치던 이[ 蝨 ]들처럼 보인다. 하나씩 꾹꾹 눌 시간을 한 시간 줄일지도 모른다. 변하는 건 없다. 아니 라는 말을 던지고는 둘, 셋씩 짝을 지어 교무실을 나선 지금,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 이게 누굴 물 멕일려고 작 러버리면 톡, 하고 터져버릴까. 서 있기조차 힘이 들 정 줄어든 수면 시간만큼 피곤해질 것이다. 다. 학생 주임 선생님 자리엔 6반 반장이 먼저 와 있다. 정을 했나. 내일 아침까지 다 채워와! 알겠어?! 도로 다리가 떨린다. 그는 담배 한 개비를 천천히 꺼내 천천히 긴 복도를 걸어간다. 한 발, 한 발. 조금씩 복도 학생 주임은 마땅찮은 표정으로 서명란을 쳐다보고 있 그는 교무실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지르며 종이를 땅바 물었다. 그 동작이 선녀의 날갯짓처럼 너무나 우아해 보 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왼쪽 오른쪽, 위아래로 휘청휘청 다. 6반 반장은 긴장된 낯빛으로 가도 좋다, 라는 허락이 닥에 패대기쳤다. 퇴근 준비를 하던 선생님들이 깜짝 놀 여 난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담배 끝에 불을 붙여 흔들린다. 롤러 코스트를 탈 때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처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때 청소 검사를 라 동작을 멈춘 채 이쪽을 쳐다보고는 다시 움직이기 시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이고 나서 연기를 오랫동안 내뿜었 럼 바닥이 불쑥 솟아오르기도 한다. 벽에 잠시 몸을 기 맞는 순진한 어린 아이처럼. 어깨 너머로 보니, 40명이 작한다. 그에게 삐뚤삐뚤한 글씨도 서명을 한 학생들의 다. 그의 몸 속이, 오장육부가 피가 아닌 담배 연기로 가 댄다. 다시 가슴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리며 올라오려 한 거의 다 채워져 있다. 재주도 좋은 놈, 얼른 6반 반장이 생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서명란에 씌어 득 차는 환각을 본다. 담배 연기가 코를 찌르고 그의 형 다. 간신히 욕지기를 참으며 조심조심 걸음을 옮긴다. 가 버렸으면 좋겠다. 진 학생들의 숫자뿐이다.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 내 상이 흐릿해진다. 흐린 담배 연기 뒤로, 빠른 시일에 교 하 하 한 발, 하 한 발. 바닥은 단단하다. 복도가 흔들리 이것밖에 못 해왔어? 됐어, 가 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나의 무 장이 되려는 일념 하나로 설쳐대는 교감 앞에서 쩔쩔 매 는 것이 아니었다. 하, 내가, 흔들리고, 있었다. 금방이라 6반 반장은 넓죽 인사를 하고 화색이 도는 얼굴로 뒤 고함을 호소하고 싶지만 그것은 괜한 투정으로밖에 들 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토요일 오후, 오전 수업을 마치 도 주저앉을 듯이, 절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마치 행님 돌아 섰다. 내게 윙크하는 그 녀석의 눈을 뽑아버리고 리지 않을 것이다. 에어컨의 냉기가 겨드랑이를 스치고 고 아무도 없는 자취방에 돌아와 TV를켤때지잉, 하고 이 걷던 것처럼. 몸의 한 부분이 마비된 것처럼. 싶었지만, 애써 어색한 웃음을 흘려주었다. 자, 이제 내 지나간다. 울컥, 눈물이 솟구친다. 어릴 적 부산에 사는 울리며 순간 모든 것을 마비시키는 적막이 그와 나 사이 차례다. 후, 가슴속에 황소머리 만한 갑갑함을 토해버 큰외삼촌 집에 놀러갔었는데, 나보다 한 살 적은 사촌동 를 파고들었다. 휘청, 하며 몸이 옆으로 쏠리는 것을 책 리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었다. 순간, 그가 짜증이 듬뿍 생이 시골에선 보기 드문 오락기( 娛 機 )를 가지고 있 상을 짚어 간신히 버텨냈다. 그제야 그가 내 쪽으로 고 담긴 얼굴로 나를 쏘아보았다. 담배 때문인지 누르스름 었다. 가지고 놀기가 지겨워서 구석에 처박아둔 걸 내가 개를 돌린다. 뭐 해, 안 가고, 라고 표정을 짓는다. 천천히 한 바탕 위에 붉은 색 금이 간 흰자위, 그 가운데 박힌 흐 신기해하며 만지려 하니까 그 애가 까다롭게 굴며 거드 허리를 구부려 종이를 주웠다. 피가 머리로 쏠렸다. 린 눈동자. 그 속에 꾸부정하게 서 있는 내 모습을 보자 름을 피웠다. 한참을 옆에 따라다니며 빌붙어야 겨우 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목구멍 속이 거대한 동굴처럼 느 판을 시켜주곤 했었는데, 집에 갈 때쯤 그 오락기가 없 유리문 너머로 복도가 끝간데 없이 펼쳐져 있다. 복도 껴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어둠. 혓바 어졌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당연히 친척들과 부모 는 텅 비어 있다. 모두 다 집에 갔구나. 유리문을 힘겹게 닥이 붙어있는지 확인하려 힘을 주어보지만 꿈쩍도 하 님은 나를 의심했고 난 아니라고 계속 얘기했지만 아무 민다. 몸을 간신히 빼내고 문을 놓으니 복도와 교무실 지 않는다. 폐의 끝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빨리 도 믿지 않았다. 엄마가 난처해하며 집에 가는 길에 사 쪽을 몇 차례 왕복하더니 오뚝이처럼 제자리에 선다, 아 입을 떼지 않으면 내장까지 다 얼어버릴 것 같다. 푹, 고 주겠다며 달랬을 때, 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억울 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단단하게. 창문 너머로 기숙사 개를 떨구고 바닥에 눈을 박았다.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함 때문이 아니라 엄마한테 느꼈던 배신감이 더 컸던 것 사는 친구들 몇이 여전히 TV 앞에 붙어 있다. 아직 저녁 고개를 들자 그가, 서명한 종이는 안 건네주고 뭐하냐는 같다. 결국 오락기는 4살짜리 작은 외삼촌 아들이 숨겼 시간이 되지 않았나 보다. 빨리 밥을 먹지 않으면 야간

62 독 자 투 고 고대에 나타난 바바리 맨 익명 독 자 투 고 수업의 돈값 익명 서투른 돈계산은 단지 현실을 환기시키는 만큼만 의미 를 갖는다. 300만원은 18학점의 가격이다. 3학점 수업 여섯 개를 듣는다면 수업 하나가 50만원 짜리라고 할 수 있다. 20명이 들으면 천만원짜리, 50명이 들으면 2천 5백만원 짜리, 200명이 들으면 1억원 짜리 대형 프로젝 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연구비용을 수강생 이 부담해야 한다면 부당한 것은 아닐런지. 연구대학이나 국고보조금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한국 에서 모든 게 모호하고 어쩔 수 없이 느껴진다. 강사의 저렴한 가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트인 셈이다. 이런 말들에 대해 대학을 돈의 논리로 설명하지 말라 이제 그러한 돈계산이 어디있냐는 반론에 처하게 되었 으니 한번 따져보자. 등록금에는 수업비 외에도 다양한 내역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직접 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업 밖에 없다. 물론 도서관이 있지만 가격만을 따지면 많은 학생들에게는 빌린 책을 고 반론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순간이 자기 모순에 빠지는 순간이다. 다들 돈을 벌기 위해 대학을 다니고 대학도 돈을 버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유치한다. 그렇게 도 돈 계산에 밝은 사람들이 등록금은 돈의 논리로 평 가하지 말라 고 주장한다. 다 사서 보는 값보다 비싸게 매김될지 모른다. 백주년 기념식 비용이니 고연전 비용이니 하는 것들은 잡지 사 면 딸려오는 부록 비슷한 것이지 메인은 아니다. 어른들 한테는 애들이 모르는 이러저러한 돈 들어가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등록금 견적을 내주지 않았 고 내역을 알려주지 않았다. 고대문화 같은 데서 가끔 다루고 학생회 선거철에 가끔 뿌려질 뿐이다. 건물은 학 생 돈으로 못짓게 되어있고 학생 1인당 교직원 수나 용 역 노동자 수도 셈해봐야겠지만, 학교 다니는 학생에게 3천만원은 수업이 아니라 졸업장의 가격일 수도 있다. 다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학교를 다닌다. 허나 이는 가 격의 측면에서는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밥값에는 그 사람의 미래의 가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밥값은 밥의 가격일 뿐이다. 등록금도 등록하는 학생들에게 돌아오 는 가격이어야 한다. 교육이 졸업장을 만드는 거지 졸업 장이 인간을 만드는 게 아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이 어떻든 돈 계산은 그렇게 되야 한다. 는 돈 계산이 결국 수업의 가격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 답변 : 까? 이런 수업의 돈값 은 계절학기에서는 좀 더 명확하 게 드러난다. 따져보면 그렇게 무리한 계산도 아니다. 한 학기에 천 억원을 초과하는 고대의 예산의 많은 부분이 교수의 임 금에 쓰인다. 교수와 학생은 수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관 계맺는다. 교수는 연구도 하므로 임금에 연구비용도 포 결국 이런 말을 해도 예산에는 변경이 없을 테고 등록 금은 지불될 것이다. 우리는 수업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 을 떠올리며 원씨즌 1억원짜리 대형 프로젝트를 전념으 로 경청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C학점을 맞겠 지만.

63 수습위원의 세상보기 영 오빠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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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bodo.hwp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이 명단은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의 후손 또는 연고자로부터 이의신청을 받기 위해 작성 되었습니다. 이 인물정보를 무단 복사하여 유포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전 파하는일체의행위는법에저촉될수있습니다. 주요 훈포상 약어 1. 병합기념장 2. 대정대례기념장 3. 소화대례기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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