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내지_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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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DI 경제정보센터 편 발행일 발행인 발행처 출판등록 2012년 2월 24일 현오석 1975년 5월 23일 제6-0004호 주 소 ( )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로 49 전 화 홈페이지 기획 편집 교정 교열 KDI 경제정보센터 자료개발팀 일러스트 김호식 인쇄 일지사 ISBN 이 책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제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3 Greeting 발간사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를 엮어내면서 과정 등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테마는 공공선택이론, 게임이론, 정보의 비대칭성 등 선택과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경제관련 기사를 보고 막상 경제를 관련된 내용들을, 그리고 네 번째 테마는 조세문제, 보조금, 물가, 경제 배우려고 하면, 그래프와 수식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경제 성장, 소득, 행복지수 등 성장과 복지 에 관련된 내용을 일상생활과 이론들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경제를 좀 더 알게 되면, 우리가 외국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테마는 기업 알지 못하고 있을 뿐 생활 속에는 경제 개념과 원리가 적용되고 있으며, 생존을 위한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에 관해 다루고 있다. 모든 문제는 아니지만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경제적 사고가 큰 도움이 됨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는 월간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는 많은 경제개념이나 원리를 담고 있지 못하며, 개념을 이론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에서 동일한 제목 우리 주변의 사례들을 통해 경제문제를 설명함으로써 교사와 학생, 으로 게재했던 칼럼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꾸민 것이다. 필진은 나아가 일반 독자들이 좀 더 쉽게 경제개념과 경제원리에 접근할 수 연구원 대학교수 교사 기자 기업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있을 것이다. 신문기사나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설명 하고 있다. 수록된 칼럼은 5개 테마로 분류되어 있다. 첫 번째 테마인 경제 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는 사례를 통해 인센티브, 기회비용과 끝으로 월간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에 칼럼을 기고 해주시고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필자들과 단행본으로 나오기까지 수고해 주신 KDI 경제정보센터 자료개발팀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매몰비용, 시간선호율 등 몇 가지 기본개념을 설명하고 경제적인 사고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를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테마인 시장과 경쟁 은 희소성과 가격 결정, 수요 공급이론, 공공재와 사적재 등의 개념을 프로스포츠 시장에서의 경쟁원리와 선수 연봉 결정 2012년 2월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고 일 동

4 Contents Part 01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벌금이 최선입니까? 12 김영용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빵 먹는 바보와 경제학적 합리성 16 윤희숙 KDI 연구위원 경제학, 문과 맞아? 19 김연수 KDI 경제정보센터 경제를 알면 연애도 잘한다! 22 전대원 신장고등학교 경제학과 시간 25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Part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이 높은 이유 53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학교 화장실은 왜 항상 지저분할까? 56 전대원 신장고등학교 따질 것은 따지는 것이 좋다 60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농작물 재해보험 63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03 선택과 소비 죽음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제학적 사고 29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 33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동독의 트라반트와 경제체제 37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종업원과 주인의 차이 40 한순구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실 신축에 대한 동상이몽 68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싼 것은? 71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다수결 투표가 선호되는 이유 75 김광호 KDI 연구위원 배수진의 경제학 79 김광호 KDI 연구위원 Part 02 시장과 경쟁 프로스포츠 시장과 경쟁 44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프로스포츠 시장과 희소성 50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승부차기와 게임이론 83 김광호 KDI 연구위원 상대방 찾기 87 권재원 덕수고등학교 모럴 해저드, 시스템으로 해결하라! 91 김덕수 공주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이 서로 다르면 95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5 Contents Part 04 성장과 복지 Part 05 마케팅과 브랜드 바람직한 조세 원칙 100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연탄에 숨어있는 경제 원리 104 전대원 신장고등학교 경제의 체온계 107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따라잡기 효과 111 김철환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당신의 행복지수 는 몇 점? 114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프로슈밍 으로 함께하는 삶 119 윤성인 KDI 경제정보센터 임상경제학과 양극화 처방 123 강영목 KDI 경제정보센터 모두 를 생각하는 생산과 소비 126 박창순 한국공정무역연합 건강 불평등에 눈을 돌리자! 129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유럽의 도박 133 장경덕 매일경제신문 나우루 공화국의 교훈 136 석혜원 메트로은행 기업( 企 業 )과 기업( 棄 業 )의 차이 140 김덕수 공주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개인과 기업의 생존전략은? 144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생활 속에서 접하는 2080법칙 148 정재만 강화고등학교 메이드 인 저팬 vs 메이드 인 차이나 151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레저업체 매출은 날씨가 좌우 155 김동식 케이웨더 재능주를 사세요 159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Girls, Be Ambitious! 163 천규승 KDI 경제정보센터 상기 필자의 직위와 직함은 에 원고가 게재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6 Part 01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벌금이 최선입니까? 빵 먹는 바보와 경제학적 합리성 경제학, 문과 맞아? 경제를 알면 연애도 잘한다! 경제학과 시간 죽음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제학적 사고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 동독의 트라반트와 경제체제 종업원과 주인의 차이

7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벌금이 최선입니까? 사상가들이나 인문학자들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은 아마도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일 것이다. 사실 이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 이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반면, 경제학자를 포함한 사회과학자 들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은 인간은 무엇으로 행동하는가? 일 것 이다. 요컨대 인문학자들이 인간 삶의 목적에 관심을 갖는다면 경 제학자들은 인간 행동의 원리에 관심을 갖는다. 톨스토이의 답변 이 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 이었다면 경제학자의 답변은 인센티 브(incentive) 이다. 유배 보내는 것이 관례였는데, 문제는 호송 도중 죄수들이 자주 사 망해 버리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이송하는 죄수의 수에 비례하여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이송이 끝났을 때 살아남은 죄수들의 수에 비례하여 포상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변 경했다. 이것은 누가 따로 호송선 선장을 감시할 필요없이 선장 스 스로가 자신을 감시하는 방법이었고 이러한 물질적 유인의 도입으 로 영국 사법당국을 괴롭혔던 문제가 너끈히 해결되었다. 인센티브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부나 자원봉사활동 그러나 인센티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니지(Uri Gneezy)와 러스티치니(Aldo Rustichini)의 2000년 발표 논문에 는 인센티브에 관해 우리가 간과했던 중요한 사실이 담겨 있다. 이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힘, 인센티브 들은 이스라엘의 하이파 지역 탁아소를 대상으로 부모의 지각을 인센티브란 상황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 진 자그마한 어떤 것 이다(스티븐 레빗 스티븐 더브너, 괴짜 경 제학, 웅진지식하우스). 따라서 의도가 좋을지라도 복잡한 시스 템에서 실타래처럼 꼬여 있는 인센티브를 간과한다면 우리는 엄청 난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러셀 로버츠, 보이지 않은 마음, 월드컵). 인센티브는 해결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 사회의 난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잠재력 또한 지니고 있다. 로버츠의 소설에서는 이와 관련된 한 가지 흥미로운 사례가 제 시된 바 있다. 19세기 영국에서는 중한 죄를 지은 사람들을 호주로

8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막기 위해 도입하려던 벌금제도를 실험하던 도중 아주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벌금제도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한 탁아소 당 일주일에 평균 8회 정도의 지각이 발생했는데, 제도 도입 이후 지각은 두 배로 증가했다. 왜 물질적 유인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인 센티브 효과는 애초 기대와는 반대로 발휘되었을까? 전통적인 사고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경제학자들은 이 결과를 두고 물질적 유인의 도입이 바람직한 사회적 규칙이나 제도를 구 축했다고 해석했다. 학부모들은 금전적 처벌수단이 도입된 이후, 늦을 수 있는 권리를 마치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화인 양 간 주했고 그 결과 아예 벌금을 내고 지각을 선택하기 시작했던 것이 다. 이러한 상황이 보다 자주 발생한다면 인센티브에 기반해 인간 의 행동을 예측하거나 설명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하이파의 실험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것은 인센티브는 미묘한 것이지만 인간 은 더욱 미묘한 존재라는 점이다. 물론 전통적인 사고에 익숙한 경제학자들은 책정된 벌금이 낮아 예측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것이다. 이들에 따르 면 만일 벌금이 시장 상황에 맞게 충분히 높았다면 억제되기를 바 라는 행동의 발생은 확실히 줄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왜 벌금이 없었을 때 시간 규칙을 준수하던 사람들조차 벌금이 도 입된 이후 규칙을 어기기 시작하고 지각을 선택했는지는 설명해 내지 못한다(하이파 실험의 사례는 2007학년도 수능 사회탐구영역 문제의 지문으로도 출제된 바 있다. 이 문제의 정답은 전통적인 사고에 익숙한 경제 학자들의 주장에 기반해 있다). 하이파의 실험 결과는 인간의 행동이 경제적 인센티브와 물질적 동기에 의해서 예측될 수 있다는 앞서의 주장에 대해 진지한 반성 과 성찰을 요구한다. 비단 하이파 실험의 경우가 아니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금전적 동기와는 상이한 동기에 기반해 행동하는 것을 빈번하게 관찰할 수 있다. 남모르게 선행을 베푸는 연예인이나 태 안반도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였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중 일 부에 불과하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대한 톨스토이의 답 변인 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 은 인간은 무엇으로 행동하는가? 에 대한 또 다른 답이 될지도 모른다. 김영용 경북대학교 2008년 1월호 14 15

9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빵 먹는 바보와 경제학적 합리성 드라마 <파스타>의 서유경이 쉐프(주방장)와 처음으로 데이트하던 날, 무진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빵을 덥석 물며 하는 말, 난 레스토랑에 오면 이게 젤 좋더라, 식전 공짜 빵! 유경아, 필자도 그렇단다. 네가 그렇게 설렐 때, 네 빵을 보는 난 더 설렌단다. 이 때 찬물 끼얹는 쉐프 한마디, 입맛 버리게 빵을 왜 먹어! 파스타 국물 닦아 먹는 것 외에는 빵은 한입도 먹지 맛! 예, 지당한 말씀 입니다. 필자도 잘 압니다. 인간이 합리적일까? 필자로 말할 것 같으면 서유경 저리 가라다. 언젠가 비싼 식당에서 식전 빵을 허겁지겁 먹다가 식당 사장님한테 말 그대로 야단을 맞 은 적도 있다. 그 사장님은 필자가 얼마나 한심했으면, 맛있는 음 식을 먹기 전에 빵으로 입맛을 버리는 것만큼 미욱(편집자 주: 어리 석고 미련함)한 짓은 없습니다. 라고 점잖게 야단쳤다. 그 생각을 하 면 지금도 화끈거린다. 그런데 그 망신살 후에 버릇이 고쳐졌을 까? 전혀 아니다. 매번 배가 불러 메인요리는 끼적거리다 남기면 서도 식전 빵은 언제나 끈질긴 집착의 대상이다. 이쯤 되면, 누가 인간을 합리적이라 할 수 있을까? 인생은 그야말로 바보들의 행진곡이다. 경제학자들이 아무리 인간이 합리적이라고 얘기해도 날 포함한 주변의 인생들은, 바보 같은 타성,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른 비일관성, 현재 상태를 바 꾸는 것이 귀찮아 큰 손해를 감수하는 어리석음 등의 되풀이다. 그 렇다면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이라 전제하고 사회 경제정책들을 설계해도 괜찮을까? 재미있는 것은 나 같은 바보들이 심심찮게 보 이기 때문에 기존 경제학을 보완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언뜻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여 기존 경제학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행태경제학이 그것이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이미 노벨 경제학상과 클라크 메달 (편집자 주: 미국 경제학회에서 40세 미만의 미국 경제학자에게 2년마다 수 여하는 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니, 주류 경제학 내에서도 상당한 인 지도가 확보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넛지(nudge), 36.5도 인간 의 경제학 등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10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어리석게 행동하는 경제인 예를 들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세금을 잘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세금을 더 잘 내고, 금연율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담 배를 끊으려 더 노력한다. 뷔페식당에서는 음식이 진열된 방식에 따라 요리별 소비량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조세 납부율이나 금연 율이 양호하다는 것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뷔페에서 영양가가 좋은 음식을 앞쪽에 배치하도록 권장하는 것만으로도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교과서에서처럼 주관이 뚜렷하고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여 대안들을 살짝 조정하기만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합리적 인간을 대전제로 하는 경제학이 때때로 직면하는 인간은 가끔, 아니 자주 어리석게 행동합니다. 라는 반론을 외면 하지 말고 정면으로 직시하자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경제 경제학, 문과 맞아? 학문 간 경계를 가장 많이 넘나드는 학문은 건축학이라고 한다. 공 학적 정밀성이 필요함은 물론, 사람의 거주 공간을 다루므로 인문 학적 요소가 포함되며, 미적 감각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학도 그러한 학문적 성격을 충분히 갖고 있다. 인간의 욕구와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인문학적이며, 사 회 현상을 대상으로 연구한다는 점에서 사회과학적이다. 또한 수 학 통계학 등 자연과학적 연구 방법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학문 이라 할 수 있다 학은 외양상 오만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스스로를 확장하고 수정 하면서 발전해 왔다.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현재의 성찰은 주류 경 제학의 가장 핵심적인 가정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고, 그 질문들 이 얼마나 유효한지가 파악된다면, 경제학은 다시 한 뼘 풍부해질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문제가 제기되는 한 그 학문은 살아있는 학문이라고. 문과지만 이과적인 경제학 경제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문과 계열에 속한다. 경제학이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자원의 희소성(scarcity)이라는 상충 관계를 국가 기업 개인 등 사회 시스템 및 관계 속에서 탐 구하므로 사회과학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경제를 선택한 학생이라면 경제학이 반드시 문과의 속성만 가진 학문이 윤희숙 KDI 연구위원 2010년 4월호 아니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경제학은 사회과학 중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 사용되는 분야의 하나이므로 사회과학의 여왕 이라 불린다. 여기서 과학이란 자연 과학적인 연구 방법을 의미하는데, 여러 사회현상의 분석에 물리

11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학 수학 통계학 등 과학적인 연구 방법을 빌려 왔기 때문이다. 이 처럼 과학적인 방법이 경제 현상의 분석이나 연구에 응용되다 보니, 자연스레 자연과학이나 공학 전공자들이 본격적으로 경제학을 연구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그 결과 경제학의 발전에도 적잖이 기여했다. 일례로 지금까지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던 경제학자들이 꽤 많으며, 물리학이나 공학을 전 공했던 경우도 있다. 지난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던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였던 존 내쉬(J. Nash)도 필즈상(편집자 주: 수학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국제적인 상) 메달 후보에까지 올랐던 수학자였다. 또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던 버논 스미스(Vernon L. Smith)는 풍동실험 (편집자 주: 터널 모양의 구멍 안에서 인공적으로 기류를 발생시켜 하는 실험을 말한다. 풍동내에 지형이나 건물, 연돌 등의 모형을 설치하고 연돌에서 트레 이서를 흘려 확산 상태를 계측하며 풍향이나 풍속의 변동, 지형, 다운 드래 프트, 다운 워싱 등의 영향을 조사한다) 이라는 공학적 방법을 응용하 여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업 사이의 장벽도 허물어 학문뿐만 아니라 직업으로도 경제학과 이공계열 분야는 고유영역 의 벽을 허물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금융공학이다. 최근 금융회 사에서 금융은 기본이고, 수학 통계학 컴퓨터 등을 두루 섭렵한 전문가를 모셔가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금융회사들이 전문화를 추진함에 따라 금융공학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대학에서도 학부에서 이공계열을 전공 한 사람 가운데 경제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수학이 싫어 문과를 선택한 학생이 많은 것이 현실이므로, 오 히려 문과 학생들의 경제학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말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 은 경제학은 문과나 이과에 관계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경제 분야는 자신과 관련이 없으며 그다지 중요하지 않 다고 생각하는 자연계열 고교생들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 이기도 하다. 김연수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6월호 20 21

12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경제를 알면 연애도 잘한다! 경제학을 공부하다 보면 현실 세상에 딱 들어맞는 이론 전개에 홀 딱 반할 때가 많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시장을 설명하다 보면 인간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고, 정밀한 수치로 결론을 내리 다 보면 어째서 경제학을 사회과학의 꽃이라고 하는지 저절로 고 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공부하라고 학생들에게 권하곤 한다. 연애의 경쟁구도와 독점적 경쟁시장 경제 원리를 일상사에 적용하다 보니 연애하는 것에도 적용하면 이성을 더 잘 유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은 엉뚱한 생각 으로까지 발전한다. 처음에는 엉뚱하다 생각했는데 인간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이라면, 경제학을 연애에도 충분히 적용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왜냐하면 시장 원리와 같이 연애에 도 경쟁 원리가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남녀 둘 사이 에 벌어지는 경쟁도 있고, 여기에 다른 남자나 여자가 끼어들어 삼 각이나 사각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연애의 경쟁구도를 시장으로 구분하면 독점적 경쟁시장 에 가 장 근접할 것이다. 언뜻 세상의 무수한 여자와 남자를 생각하면 완 전경쟁시장에 가까울 것으로 보이지만, 세상에 모든 남녀는 전부 다르기 때문에 상품 차별화를 핵심적 특징으로 하는 독점적 경쟁 시장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어떤 여자를 짝사랑하다 실연의 아픔을 느끼는 남자에게 많이 해주는 위로가 있다. 세상에 여자가 그 여자뿐이냐, 여자는 많다. 그러면 돌아오는 답도 천편 일률적이다. 나는그여자아니면 못살아! 독점적 경쟁시장에서 특정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그 기업이 독점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는데, 이런 경우가 딱 그 짝이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 매몰비용 일단 연애에 들어가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을 명심해야 한다. 연애에 서툰 남자들은 시작부터 값비싼 선물 공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의하면 딱 실패할 전략이다. 선물 이 계속될수록 선물로 느끼는 상대방의 효용은 점차로 떨어지게 22 23

13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되어 있다. 나중에는 돈은 있는 대로 쓰면서 별 발전이 없는 관계 가 될 수 있다. 연애를 할 때 적당히 밀고 당기고 튕길 줄 알아야 한다는 속설도 이 법칙과 딱 들어맞는다. 우리에게 그렇게 소중한 물이 다이아몬드보다 값싼 대접을 받는 역설적 상황을 처음 설명 해낸 경제학자들이 바로 한계효용학파였다. 연애를 하다보면 좀 바쁜 척하면서 비싸게 구는 이성에게 더욱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음을 우리는 경험에 의하여 잘 알고 있다. 연애할 때 너무 친절 한것도연애실패의한요인이될수있다. 이성과 헤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자꾸 미적거릴 때에는 매몰비 용 이란 말을 떠올려야 한다. 이 사람이 아니다 는 판단이 섰음에 도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비용 때문에 헤어지는 것을 망설일 때가 많다. 심지어는 너랑 만난 시간이 아까워서 너랑 결혼해야겠다. 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매몰비용을 생 경제학과 시간 너나할것없이하루24시간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만큼 모든 사 람에게 공평한 것은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은 분명 희소 한 자원이다. 누구는 촌음( 寸 陰 )을 아껴 성공을 거두는 반면, 누구 는 낭비로 인생을 그르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개 인 조직 사회 국가 차원의 성패를 가름한다. 그렇다면 경제학 에서는 어떨까? 경제학에서 시간은 효율적 배분만이 아닌 여러 가 지 차원을 갖는다. 경제학은 시간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사례를 통 해 살펴보자 각해서는 안 된다. 만약에 지금 만나고 있는 이성이 나의 짝이 아 니라는 판단이 섰을 때에는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 것이 합리적 수량 조정과 시간 인 선택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비용은 회수가 불가능한 매 몰비용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투자되어야 하는 것들과 그에 따른 효용만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연애와 관련된 경제 원리를 살펴보았다. 연애에도 딱 딱 들어맞는 경제 원리가 신기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경제 원리만 적용하는 연애를 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연애의 가장 큰 원리는 경제 원리가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다. 공산물에 비해 농산물은 수량 조정이 더디다. 가격이 오르면 공산 물은 근로자를 추가로 고용해 생산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농산물 은 일할 사람을 늘린다 해도 하루 아침에 생산을 늘리기는 어렵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배추 한 포기가 1만 5천원 가까이 치솟았던 적이 있 었다. 배추 3포기를 구입하고 기뻐하던 사진이 뉴스에 보도된 적 도 있다. 생산을 즉각 늘릴 수 없자 어쩔 수 없이 중국에서 수입하 전대원 신장고등학교 2008년 9월호 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농부들이 너나할것없이밭에배추를파 종하였고, 그 여파로 다음 해에 배춧값 폭락을 우려해야 했다.

14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공산물은 농산물에 비해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일반적으로 크다. 농부의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전략이 맞음에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지난해 성공한 작물이 올해 대풍으로 생산비용조차 건지지 못하는 사례도 자주 일어난다. 농부들의 미래 예측 능력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과거의 연장선 상에서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시간 선호율, 현재인가 미래인가? 열심히 저축하고 자산을 모아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버는 족족 다 쓰고 미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미래 의 뚱뚱하고 볼품없는 모습을 혐오하여 현재 맛난 음식을 절제하 는 사람이 있는 반면, 미래의 멋진 체형보다는 눈앞의 맛난 음식의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를 두고 시간 선호율(the rate of time preference)이 다르다고 한다. 현재를 미래보다 중시하는 사 람일수록 시간 선호율이 높다고 한다. 시간 선호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는 베스트셀러 서적인 마시멜 로 이야기 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를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15분간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 고 제안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 참가했던 어 린이들을 추적하여 조사한 결과, 끝까지 기다린 아이들은 사회적 으로 성공했지만 참지 못한 채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였다. 사람은 삶의 곳곳에 숨어 있는 크고 작은 유혹에 흔들릴 때가 많다. 미래의 만족을 존중한다면 현재의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도박 중독도 시간 선호율로 설명된다.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기 대할 수는 있지만 희박하다. 오히려 미래에 쓸 소비가 줄거나 도박 빚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 그러나 도박에 빠진 사람은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미래에 발생할 비용을 무시하는 우를 범한다. 이 역시 현재를 미래보다 더 중시하는 시간 선호율이 큰 사람이다. 유 혹에 넘어갈 것인가, 이를 참고 견뎌낼 것인가를 시간 선호율로 나 타냄으로써 미래의 가치를 평가한다. 정책 효과와 시간 2007년 서브프라임 문제로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경제가 큰 충격에 휩싸일 때마다 효과가 큰 경제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 가 높다. 경제 불안정성은 미래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불안 으로 연결돼 우리 경제에 큰 주름살을 안겨준다. 그래서 이를 막고 26 27

15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자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주문하는 것이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기업에 직접 사업을 발주하거나 현금을 지불 한다는 점에서 대상이 제한적이다. 반면, 대상을 명확히 한다는 점 에서 효과적이다. 문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세율 조정 등과 같은 정치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어 정책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금융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특정 대상 으로 한정하는 금리나 통화정책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효과 측면 에서도 재정정책에 비해 정치적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재정정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정하는 민주적 과 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기존의 룰과 제도를 바꾸는 장점을 갖는다. 지금까지 시간이 우리의 경제생활에서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개별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은 물론 국가의 경제정책 추진과정에서 도 시간은 중요하다. 이는 시간의 개념이 경제학에서 도외시되어 죽음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제학적 사고 노동경제학은 노동이라는 상품에 대한 수요 측 입장은 어떻고 공 급 측은 어떤 경향을 보이며, 이들이 노동서비스를 거래하는 노동 시장은 그 균형에 이르는 데에 있어 다른 시장과 어떤 차이점이 있 는지를 살펴보는 경제학 분야다. 다소 생소하지만 죽음의 경제 학 도 상기 서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죽음과 관련해 발생하는 다 양한 경제적 거래, 이를테면 잔여 재산의 적절한 처리, 죽음에 이 르기까지 경험할 질병에 대한 대처, 살아있는 날 동안 얻고자 하는 즐거움 등에 대한 금전적 지출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보다 바람 직할 것인가를 다루는 것이라할수있다 서는 곤란함을 일깨워 준다. 제도의 변화를 통한 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때, 단기적 영향뿐만 아니라 장기적 영향까지도 고려하는 자원을 배분하는 학문, 경제학 시간적 사고로 생각을 넓혀야만 보다 올바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잠시 경제학이라는 용어를 살펴보자. 경제학이라는 용어를 좀 더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10월호 명확히 하면 죽음의 경제학이라는 말이 덜 생경하지 않을까 싶어 서이다. 경제학이란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우리 생 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 분배 지출하는 일련의 과정 을 체계화한 학문이다. 모든 것이 경제로 측정되는 시대에 살아가 는 우리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말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석 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급증하는 소비 수요에 비해 석 유 매장량과 생산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며, 부동산 문제 역시

16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가용할 토지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값을 치르지 않고 는 맑은 물을 얻지 못할 상황이다. 아파트 뒤켠의 맑은 공기와 새 소리도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고 일조권 분쟁도 금전적 보상이라는 법원의 판결로 귀착되고 있다. 아내는 길쌈을 하고 남편은 밭을 갈아 삶을 유지하던 시대는 최 소한의 재화를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하던 자급자족경제였다. 하지 만 산업혁명을 고비로 대량생산과 대중소비가 촉진되었고 이 상품 들 보다 효과적으로 거래하기 위한 시장이 크게 발달하였다. 이를 시장경제라고 한다. 통제 당국이 무엇을 얼마만큼 생산하고 생산 에 참여한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몫을 배당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제는 계획경제이다. 전통적 관습에 따라 생산할 품목과 생산해 서는 안 되는 품목이 정해지고 소출의 일정 부분을 어떠한 방식에 의해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제는 전통경제이다. 죽음을 대비한 자원배분 둘도 많으니 하나만 낳아도 좋다는 가족계획 구호가 엊그제 같은 데 출산율은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노령인구의 비중이 급격히 늘 고 노동인구가 급감할 것을 우려해 신생아 수당이 신설되고 있다. 보통의 월급쟁이들이 평생 모은 재산이래야 집 한 채와 퇴직금이 전부인데, 자식들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을 당연시하는 때도 아니 고 우리나라가 대단한 복지국가도 아닌 상황에서, 더욱이 길어진 평균수명에 맞추어 서글프지 않은 여생을 살다 가기 위해서는 퇴 직 이후의 경제적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여 달랑 남은 이들의 집을 이런 모양, 저런 모습으로 죽는 날까지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있다. 집을저당잡혀이후남은생활동안돈을받아쓸수 있도록 한 역모기지론(편집자 주: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연금식으로 지급받는 장기주택저당대출)이 대표적인 경우이 다. 노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병은 특성상 그 비용이 소소하 지 않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건강 유지를 위한 다양한 프 로그램도 첨부하여 판매하는 생명보험류의 상품은 주택과는 달리 판매시점이 점차 젊은 날로 옮겨 가고 있다. 젊어서부터 노후와 죽 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꿈과 인생을 직장을 통해 실현한다는 패기에 찬 명사의 말은 어쩌면 노후와 죽음에 대한 대비책에 밀려 그 의미가 퇴색될 지도 모른다. 자식은 자신의 분신이니 모든 것을 자식에게 쏟아 붓 는다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보편적인 중년의 인생철학이 될 수 30 31

17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없다.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즐기던 술과 담배를 멀리할 것이고, 건강식에 해당하는 상품들은 시장을 확대할 것이다. 변변히 여행 한번 가보지 못한 이 시대의 월급쟁이들이 노후여가에 대한 생각 을안할수는없다. 다양한 서비스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여러 업체들이 이를 놓칠 리도 없다. 공공 및 사립 양로시설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주거시설은 물론 호스피스와 관련된 인력도 늘어날 것이다.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노후 계층의 문화도 발달할 것이며, 노인 노동력을 활용하는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다. 경제학에 죽음 이 붙은 수 있는 것은, 그 많은 퇴직자들이 소유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 비가 오면 짚신 장수 큰 아들을 걱정하고, 맑은 날이면 우산 장수 작은 아들을 걱정하던 어머니가 있었다. 어떤 이가 어머니에게 맨 날 걱정만 하지 말고 생각을 바꾸라고 조언했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이 잘 팔릴 테니 작은 아들이 좋고, 맑은 날에는 짚신이 많이 팔리니 큰 아들이 좋을 거라고. 하고 있는 부의 규모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울한 과 학 이라는 별칭을 가진 경제학이 죽음의 경제학에까지 이른 것은 서글퍼 보이지만, 전보다 자신의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이 더 확대 된 것이라고 생각하자. 경제문제, 동전의 양면과 같아 이 우화는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짚신 장수도, 우산 장수도 될 수 있다. 세상일, 특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3월 히 경제문제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 사 는 세상이기에 수학 문제처럼 똑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는 얘기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트루먼 대통 령은 어디, 외팔이 경제학자(one-handed economist)는 없나? 라고 참모들에게 짜증 섞인 농담을 했다. 골치 아픈 경제문제의 해 법을 물어보면 경제학자들이 한결같이 장황하게 어떤 정책의 장점 을 설명하다 귀가 솔깃해질만하면 다른 한편으로는(on the other hand). 이라고 토를 달며 역기능과 부작용을 늘어놓았기 때 문이다.

18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사실 경제정책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함께 존재하므로 어느 정부나 가장 덜 나쁜 쪽을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경제정책이 한결같이 그럴싸해 보이는 동시에 해서는 안 되 는 것처럼 여겨진다. 환율이 오르는 게 좋은가 내리는 게 좋은가. 여기에 정답은 없 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는 환영하겠지만, 수입업체나 기러기 아빠는 물론 물가가 뛰어 서민들까지 힘들어진다.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수출업체와 수입업체의 희비가 뒤바뀐다. 금리도 마찬가지 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자가 웃고 대출자는 울지만, 금리가 내리면 그 반대다. 반대의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 감내할 수 있는 환율과 금리 수준 즉, 적정 수준 이라는 모호한 표현만이 그 순간 답이다. 법과 원칙으로 경제문제 풀어야 농약은 안 쓰면 안 쓸수록 좋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농약 제로 가 정답일까. 농약을 지구상에서 퇴출시킨다면 농약 으로 인한 피해는 막을 수 있겠지만, 식탁 위에 더 이상 신선한 야채가 오르길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농약 문제는 채소에 농약이 얼마나 잔류하느냐, 어느 선까지 잔류농약 허용 기준을 두 느냐의 문제다. 또 환경과 개발이 충돌할 때도 개발로 일관하다 보면 환경 파괴로 인해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반대로 개발을 하지 않으면 환경은 보호할 수 있겠지만 현대인들은 일상의 편리 함을 상당 부분 포기한 채 19세기로 돌아가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2008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쇠고기 파문도 한 꺼풀 벗겨보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가 숨어 있다. 물론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 지만 수입하든 안 하든 득과 실이 다 존재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한우 농가에는 치명적인 반면, 안전성만 보장된다면 도시 서민들에게는 값싼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희소식이 되기 때문 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돼 있는 동안 재미를 본 사람들은 호주 쇠고기 수출업자들과 한우 유통업자들뿐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금지하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그 대신 1 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도 가족들의 쇠고기 외식은 접어야 한다. 세계에서 쇠고기 값이 가장 비싼 나라니까. 영화 <다이하드 4.0>에서는 범죄자들이 뉴욕시내 도로를 일거에 마비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교통 통제망을 조작해 신호등을 모두 녹색등으로 바꾼 것이다. 녹색등에선 출발하고 적색등에선 멈춘다 34 35

19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는 사회적 약속 이 일순간 사라진 상황이다. 긍정과 부정, 득과 실이 함께 존재하는 경제문제를 푸는 열쇠는 이 같은 사회적 약속 인 법과 원칙 에 있다. 법과 원칙이 확고해야 경제주체들은 정상 적으로 작동하는 신호등에 따라 자신의 이해관계를 거기에 맞춰 나가고, 사회적 타협을 이룰 것이다. 그게 바로 경제원리요, 세상 돌아가는 이치이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2008년 7월호 동독의 트라반트와 경제체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동 독 사람들이 차를 타고 서독으로 넘어오는 장면이 TV를 통해 방영 되었다. 그래서 유명해진 동독의 국민차가 트라반트이다. 동독의 유일한 자동차 모델이었고, 이 차의 구입을 위해 동독 사람들은 14 년을 기다려야 했다고 한다. 고객이 주문한 지 14년만에 자동차를 받아도 회사가 망하지 않았다니.... 계획이 만들어낸 트라반트 동독은 1970년대 트라반트를 만들었다. 이 자동차는 강화 플라스 틱에 2기통 오토바이용 엔진을 장착했다고 한다. 트라반트는 출시 첫 해부터 마지막까지 같은 엔진을 고수했고 디자인 변화도 없었 다. 목화 섬유가 포함된 플라스틱 차체는 재활용이 되지 않을 뿐더 러 태우면 유독가스가 심했고, 매연이 너무나 심해 커다란 환경문 제를 야기한 자동차이다. 1970년대 동독이 이러한 자동차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도 체제 경쟁을 하는 서독과의 격차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한결같이 국민들에게 천국을 만들어 줄 것처럼 약속했으나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았다. 당시 소련만 놓고 보 더라도 국방 우주 등의 분야에서는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앞섰지 36 37

20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만 생필품은 품질이 조악하고 공급부족인 경우가 많았다. 먹고사 는 문제를 등한시한 결과였다. 궁극적으로는 계획경제로 인해 시 장이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라반트는 요즘으로 말하면 동독의 국민차다. 당시 서독은 폭 스바겐 등으로 마이카 시대에 들어 체제 경쟁에서 한발 앞선 형국 이었다. 동독은 이러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트라반트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보급하려 했던 것이지만, 서독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성능이나 환경 측면에서 형편없는 트라반트가 거리를 활보하고 다 니는 것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서독 사람들 사이에는 이 자동차를 두고 계획경제체제를 비아냥거리는 재미있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웃음을 선사하는 트라반트 트라반트가 붉은 신호등에서 멈춰 서 있다. 푸른 신호등으로 바뀌 었는 데도 자동차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왜 움직 이지 않을까? 하고 의아해 하는데 서독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는 말 투로 대답을 내놓는다. 자동차 바퀴에 껌이 붙어 있어 앞으로 나 가질 못한다. 고. 껌의 힘조차 이겨낼 수 없을 정도로 자동차 엔진 이 형편없음을 비꼬는 것이다. 트라반트가 새로운 디럭스형을 개 발했다고 한다. 디럭스라는 의미에 어울리게 실내를 크게 했다거 나 내부의 모양을 바꾼 것이 아니라 뒷유리창에 열선을 깔았다는 것이다. 동독은 겨울철에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눈을 녹여 후방 의 가시거리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트라반트 뒷유리에 왜 열선 을 깔았을까? 하고 의문을 품는 사람에게 서독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해 준다.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 손 따뜻하라. 고. 트라반트 값을 두 배로 올리는 방법을 아느냐는 질문에서 서독 사람들은 뭐 라고 했을까? 답은 현재의 기름 탱크에 기름만 가득 채우면 두 배 로 오른다. 고. 이상의 우스갯소리는 계획경제의 실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계획경제체제하에서는 상품이 시장이 아 닌 중앙정부에 의해 계획되고 생산되다 보니 시장이 올바로 작동 하지 않고 그로 인해 경쟁도 없어져 품질이나 성능을 향상시킬 유 인(incentive)이 생길 수가 없다. 그래서 서구 선진국가들의 기준 에서 보면 골동품이나 다름없는 트라반트가 동독에서 오랫동안 국 민차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한 중 요 원인 중 하나가 트라반트를 만들어낸 것과 같은 계획경제의 한 계 때문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었음은 시장경제를 채택 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2009년 7월호 38 39

21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종업원과 주인의 차이 방대한 경제학 분야를 한 마디로 정리하려는 것은 아주 무식한 짓 이다. 그래서인지 경제학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세계적 인 경제학자들의 답도 다 제각각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경제학 은 주인을 찾아주려는 학문 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돈에도 주인의식이 있어 초등학생 수준에서 경제를 설명하라고 하면 열심히 돈을 벌고 그 돈을 아껴서 꼭 필요한 곳에만 쓰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좀 유 식하게 말하자면 희소한 자원을 적절히 사용하여 이윤과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제학의 목적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경제학자들 이 연구해 본 결과 열심히 일해서 물건을 생산하여 돈을 벌고 그 돈을 아껴서 꼭 필요한 곳에만 쓰는 사람은 공장이나 가게의 주인, 그리고 돈을 지불하는 주인들뿐이라는 것이 밝혀져 있다. 가끔 식당에 가보면 유난히도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열심히 일하 는 종업원을 볼 때가 있다. 나중에 계산하면서 물어보면 대부분 식 당의 주인이거나 주인의 아들 또는 딸인 경우가 많다. 이런 식당 주인이나 그 가족들은 식당이 잘되어서 매출이 늘면 그 이익이 고 스란히 자기 것이 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다. 반면, 일반 종업원 들로서는 식당이 잘 되든 안 되든 시간만 지나면 월급을 받으니 굳 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을 수 있다. 즉, 종업원들은 주인이 아닌 것이다. 돈을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직장에 취직하여 돈을 벌거나 결혼하기 전에는 부모님께 카드를 받아서 흥청망청 쓰던 사람들이 취직하고 결혼해 자기 돈을 쓰기 시작하면 말도 못할 짠돌이 짠 순이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부모님 돈만 해도 한 치 걸러 두 치 라고 자기 돈이 아니어서 함부로 썼지만 자신이 벌어서 쓰는 돈은 자기 돈이라는 주인의식이 생겨서 아껴 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인들과 그 가족들만으로 공장 식당 가게를 운영하고 돈은 그 돈의 임자만 쓸 수 있도록 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질 것이고 경제학 이라는 학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40 41

22 경제문제 해결과 경제적 사고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요? 하지만 나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 경제학자인 내가 실업자가 되리 라고 걱정하진 않는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서는 주인 대신 다른 사람이 공장 식당 가게를 운영하고 주인 대신 다른 사람이 돈을 쓰는 경우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 현대 등의 대기업 사장님들을 보면 모두 월급받는 사장님들이고 자신이 그 Part 02 기업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웬만한 대가족이 아니면 회 사 식당 가게를 가족만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국 민들을 위해 다리를 짓거나 도로를 건설할 때 실제로 그 돈을 쓰는 시장과 경쟁 것은 돈의 주인인 국민들이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공무원 프로스포츠 시장과 경쟁 들이다. 이렇게 주인 아닌 사람들이 주인행세를 하니 낭비가 생기고 비 프로스포츠 시장과 희소성 효율과 부정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가 있는 한 이런 문제들을 어떻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이 높은 이유 게 해결할지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학교 화장실은 왜 항상 지저분할까? 어떻게 하면 회사 직원들이 사장님처럼 열심히 일을 하도록 할 수 따질 것은 따지는 것이 좋다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공무원들이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돈처럼 농작물 재해보험 아껴서 사용하게 할 수 있을까? 한 순 구 연세대학교 2010년 2월호

23 프로스포츠 시장과 경쟁 프로스포츠의 팬은 선수들과 구단이 생산하는 경기라는 서비스 를 수요하는 소비의 주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경 기 수준이 낮은데도 입장료만 지나치게 높다면 관중들은 경기를 외면할 것이다. 선수와 구단은 팬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즐길 시장과 경쟁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행태들이 시장경제에서 추 구하는 논리나 가치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프로스포츠는 시장경제 체제와 비슷하다. 즉, 프로스포츠 경기에서 관중(팬), 선수와 구단, 심판은 가계 기업 정부 등의 경제주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공 정한 규칙, 페어플레이 등은 시장경제에서도 요구되며, 시장경제 에서 강조되는 경쟁 논리는 프로스포츠 시장에서도 강조된다. 뛰 어난 기량을 갖춘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거나, 라 이벌팀 간의 경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중들이 모인다. 이것은 경제학에서 강조하고 있는 희소성(scarcity)에 근거한다고 할 수 수 있도록 양질의 경기(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생산의 주체이다. 구단은 팬(소비자)들에게 보다 높은 품질의 스포츠 경기를 제공하 고,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뛰어난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등 다양 한 노력을 기울인다. 선수들은 보다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기술을 연마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경기력을 향상시 킨다. 이는 마치 소비자와 생산자가 시장에서 만나 거래를 할 때 각자의 만족 또는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행동과 유 사하다 있다. 스포츠 시장의 원활한 작동 위한 윤활유 축구 농구 야구 등의 경기에서 심판이 선수들의 반칙행위를 방관하거나 어느 한 팀에게 유리하게 편파적인 판정을 한다면 정정당당한 경기를 펼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스포츠팬들로부터 비난과 야유를 받게 되고, 그런 일이 계속된다면 관중들은 경기를 외면해 버릴 것이다. 또한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이 지나치게 시시 콜콜한 것까지 규제하고 통제할 경우 경기는 재미없어지게 될 것 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선수의 기량뿐만 아니라 심판의 경기 운 영방식에 따라 시합의 재미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심판의 역할 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에서 열렸던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심판의

24 시장과 경쟁 자질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던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경기장에서의 심판처럼, 정부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각종 규칙이나 제도를 정하고, 이를 감독한다. 만약, 정부가 지나 치게 방관하거나 어느 한 기업에게만 유리하게 할 경우, 시장에서 는 불공정한 거래나 독과점 등의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정 부가 시장에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규제하고 감독하려고 한다면 시 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심판이 경기장에서 규칙을 올바로 적용하고 공정하게 집행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선수들이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고 기량을 펼 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올바른 규칙을 정하고, 규칙을 공정하 게 집행하여 시장경제가 원활히 작동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은 심판의 역할과 같은 맥락이다. 시장경제에서 스포츠의 경쟁 원리를 원용할 수 있어 프로스포츠 시장에서의 경쟁은 팀 간 또는 팀 내 동료 선수들 간에 치열하게 전개된다. 특히,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경쟁의 결과는 선 수들의 연봉을 결정하고, 때로는 선수로서의 생명까지도 좌우한 다. 어떤 포지션을 놓고 같은 팀 동료와의 치열한 경쟁은 주전선수 와 벤치선수의 명암을 갈리게 한다. 심할 경우 벤치선수는 다른 팀 으로 떠나거나 선수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로 이어진다. 실제 로 2006년 독일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은 한국의 국가대표 로 발탁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국가대표로 선발된 23명의 선수들은 후보 선수로 벤치를 지키기보다는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베스트 11 에 포함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다시 해야 만 했다. 경쟁은 선수들의 기량을 보다 향상시켜 국가 대항전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치열한 경쟁은 명예와 성취감뿐만 아니라 경제 적 의미에서 많은 금전적인 보상이 따른다. 월드컵 출전수당은 물 론 자신의 몸값을 올려 유럽축구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는 최상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프로스포츠 시장은 경쟁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시장경제도 경쟁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선수들 간 경쟁을 알기 쉽게 시장경제의 경쟁에 대입하여 보자. 전술하였 듯이 선수들 사이에는 주전을 꿰차려는 경쟁, 최고가 되려는 경 쟁, 몸값 올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이를 시장경제에 적용하면 주 전 경쟁은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 전략, 최고가 되려는 경쟁은 최 선 다하기 전략, 몸값 올리기 전략은 지속적인 혁신 전략이라 할 46 47

25 수있다. 하기 때문에 두 기업의 기술과 경쟁력이 향상되어 소비자는 질 좋 시장경제는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다. 그만큼 시장에서 사라질 은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에서의 운명에 처해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스포츠 선수가 부상으 경쟁은 보다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이며, 로 후보 선수가 되었다면 일정기간 유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쟁에 참가한 대부분의 경쟁자들에게 상호이득이 된다. 이것이 시장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 프로스포츠 시장에서의 경쟁과 시장경제에서의 경쟁 사이의 작지 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최소의 비용을 들 만큰차이라고할수있다. 시장과 경쟁 여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 문에 창의적인 혁신과 기술을 통해 끊임없이 앞서가기 위해 전심 전력한다. 만일 경쟁이 없다면 이와 같은 노력을 기울일 유인 (incentive)이 없을 것이다. 슈퍼스타급 프로스포츠 선수가 엄청난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2006년 9~10월호 부를 획득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승리한 결과이며, 이를 유 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는 것이다 시장과 스포츠 경기에서 경쟁의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 프로스포츠 경기에서는 경쟁의 결과로 나타난 승자와 패자가 시장 경제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선수들간 경쟁은 승자에게 영광과 명예 그리고 금전적 보상을 주며, 패자에게는 좌절을 안겨준다. 반 면에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지만 스포츠 경기처럼 늘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경제에서 경쟁 의 결과가 경쟁에 참가한 경쟁자들에게 상호이득(win-win)을 가 져다 줄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일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두 기업이 시장에서 상호 경쟁할 경우, 보다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26 프로스포츠 시장과 희소성 사람이 살아가려면 의 식 주를 포함한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해 야 한다. 그러나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무수한 재화나 서비스들 시장과 경쟁 가운데 어느 것도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것은 없다. 이와 같이 사람 들의 욕망은 끝이 없는 데 비해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수 단인 재화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상을 희소성(scarcity) 이라고 한다. 둘째, 경기에서의 승리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는 달성해야 프로스포츠 시장도 희소성으로 인해 시장 형성 할 궁극적 목표이다. 경기에 임하는 모든 팀은 승리를 원하지만, 승리는 한 팀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팬들은 자신 이 응원하는 팀이 상대팀과 치열한 경쟁 뒤에 얻는 승리에 더욱 희 스포츠 시장에서도 희소성은 존재하는가? 스포츠 경제학자들은 열을 느낀다. 경기에서의 승리는 해당 팀을 응원하는 팬들만이 가 축구 야구 농구 e-스포츠 등과 같은 경기에 팬들이 관심을 가 질 수 있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지고 열광하는 이유를 희소성에서 찾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일반 셋째, 라이벌 팀의 존재이다. 경기 결과의 불확실성이 경기의 흥 적인 시장과는 다른 희소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장이 성립 미를 더욱 북돋는다. 만약, 라이벌 팀간의 전력이 엇비슷하여 경기 된다. 시장을 통해 스포츠 서비스를 공급하고 관람자들의 수요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길 수 있 자극한다. 그렇다면 프로스포츠 시장이 제공하는 희소한 가치는 다. 이것은 느슨한 경기에서 느낄 수 없는 스릴이나 쾌감이 만들어 무엇인가? 내는 희소성 때문이다. 첫째, 보통 선수들과는 다른 프로 선수들의 기량과 묘기이다. 우 넷째, 국민들의 공동 관심사를 자극한다. 공동 관심사는 국민들 수한 기량을 갖춘 프로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에 우리는 열광하 의 단결과 화합, 국가 정체성 확립 등에 긍정적이다. 현대 사회에 며, 그들이 보여주는 멋진 기량과 묘기가 갖는 희소성 때문에 팬들 서 국가 정체성을 끌어내는 데 스포츠만큼 효과적인 재화는 극히 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경기를 보려 한다. 드물다. 2002년 한 일 월드컵 축구 국가 대항전이 모든 국민들을

27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섯째, 공급 제한성이다. 프로스포츠 구단의 수를 인위적으로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이 높은 이유 제한하거나 리그전에서 경기 수 등을 제한하는 것은 희소성을 높 여 프로스포츠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단 들이 담합을 통해 구단의 수를 제한하거나 경기 수를 제한하는 행 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유명 프로스포츠 선수의 보수는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훨씬 높다. 반면에, 교사 경찰 소방대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시장과 경쟁 희소가치 높은 프로선수 수요에 비해 공급에는 제한 있어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협회를 만들고 시장을 통해 희소성을 상품 화함으로써 수익모델을 찾는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가치가 오 스포츠 선수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사회적 가치가 더 낮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은 턱없이 낮다. 수요 공급 이론과 경제적 지대로 설명될 수 있어 르면 이윤 획득을 노리는 공급자도 늘기 때문에 값이 오르는 데에 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스포츠 시장은 뛰어난 기량을 가 진 선수들의 공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희소성이 일반 시장만 큼 빠르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시장은 일부 스타플레이어가 창출하는 희소성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큰 특징을 갖는다. 그 이유를 우선 수요의 측면에서 살펴보자. 교사 경찰 소방대원 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요자는 한계를 갖는다. 공간상의 제약뿐 만 아니라 대상 계층들도 한정되어 있다. 반면, 스타급 플레이어들 의 경기를 보는 사람들은 일단 수적인 면에서 압도적이다. 경기장 을 찾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이용해 경기를 보는 국내외 시 청자까지 고려할 경우, 그 수익원이 다양하고 규모가 엄청나다. 네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2006년 11월호 트워크 효과에 입소문 효과까지 합쳐지면 수요의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음은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자. 교사 경찰 소방대원들의 보 수가 많아질수록 잠재적 공급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급 인력이 많아질수록 임금으로 책정된 보수는 낮아진다. 반면, 스타급 플레이어의 공급은 제한되어 있다. 경제학 용어를 빌리면 스타급 선수들의 공급곡선이 수직에 가까운 완전 비탄력적인 상태

28 매체 발달로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급 전문가가 생겨나기도 시장과 경쟁 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공 급에 한계를 갖는다. 이른바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펼치는 환상적 묘기는 희소한 가치를 갖고, 그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국경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한편,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연봉이 높은 이유를 경제적 지대 (economic rent)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대란 전통적으로 토지와 같이 공급이 고정된 생산요소에 대해 지불되는 보수를 의미했지 만, 현대적 의미에서 경제적 지대란 가격과 공급곡선이 만나서 만 들어진 위쪽 면적이다. 따라서 같은 조건이라면 공급곡선이 가파 를수록 경제적 지대가 커진다.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연봉이 높은 것은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뛰어난 기량이라는 서비스의 공급은 제한되어 있고, 그 선수 아니고는 제공할 수 없는 특성(대체품이 없어)을 지니므로 이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대부분 경제적 지대 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연봉이 높은 이유는 수요 공급 이론에 의하 든, 경제적 지대 이론에 의하든 결국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희 귀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스타나 유명 연예인들은 IT 기술의 발전과 그들의 능력을 갈망하는 수요의 폭발성으로 자 고 일어나면 누가 수십 억대의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등 몸값이 폭 등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능한 스타급 강사들이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 못지않게 대우받으며 인기와 연봉이 오르는 경우도 발생 하는데, 이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처럼 매체의 발달에 힘입어 그 수 요가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2006년 12월호 54 55

29 학교 화장실은 왜 항상 지저분할까? 시장과 경쟁 2007년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의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때 아닌 초등학교 화장실 청소 논쟁 이 벌어졌다.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깨끗한 학교 만들기 사업을 위해 학교 화장실 청소 용역 보조비 용으로 238억 9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을 두고 국회의원들 사 이에 찬반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찬성 측 의견은 학생들에게 청소 를 시켜서는 학교가 깨끗해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반대 측의 의견 은 청소도 교육활동의 일환이고 요즘처럼 과잉보호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화장실 청소는 학생들이 직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화장실에서 공유자원의 비극을 보다 화장실 청소 문제는 고질병처럼 학교라는 제도가 대한민국에 도입 된 이래 제대로 해결된 적이 없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 살펴보면 화장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아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화장실이 쉽게 지저분해지고 청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배 제성은 없으면서 경합성이 존재하는 공유자원의 성격을 가지고 있 기 때문이다. 여기서 배제성이란 타인이 재화를 소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성질을 의미한다. 학교 화장실의 경우 내가 열심히 청소해도 모든 사람이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배제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길 청소 했더니 차가 먼저 지나간다. 는 속담이 있듯이, 학교 화장실은 개인적으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다. 경 합성의 존재란 화장실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지저분해지는 정도가 심해진다는 뜻이다. 청소한 직후에 사용하는 사람은 쾌적한 화장 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뒤의 사용자는 깨끗하지 못한 화장실을 사용하게 된다. 만약 이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아 무도 깨끗이 쓰려고 노력하지 않아, 화장실은 악취와 오물로 가득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나 자원을 사람들이 아껴 쓰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commons) 이라고 한다. 흔하던 바다의 고래가 경쟁적인 포획으 로 멸종위기에 처한 사실이나 산림의 남벌로 민둥산이 되는 등의 환경문제와 관련깊다. 국제기구가 나서서 고래의 포획을 엄격히 56 57

30 금지하거나 정부가 벌목을 금지하고 식목행사를 적극 추진하는 것 한다. 마지막으로 설득력 있게 제기된 대안이 서두에서 언급한 은 모두 시장원리로 해결되지 않는 공유자원의 비극을 해결하기 전문용역에 맡기는 것이다. 전문용역에 맡기면 전문성을 가진 청 위한 노력들이다. 소전문가가 투입이 되어 가장 빠른 시간에 깨끗하게 청소가 되는 효율성을 발휘하게 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지금까 많이 쓰는 사람이 청소하게 할 수는 없을까? 지의 청소방식과는 다르게 별도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단점 이있다. 시장과 경쟁 학교에서도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당번을 두고 이 문 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썩 효과적이지는 않다. 교사들은 자기 반이 화장실 청소 배당받는 것을 싫어하고, 학생들 역시 화장실 청소당 번이 되는 것을 꺼려한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교사는 현재 많은 학교에서는 국회처럼 현행 방식과 마지막 대안을 두 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초점은 학생들의 청소교육이냐 효과적인 화장실 청소냐에 맞춰져 있다. 두 의견이 반드시 배타적 인 것만은 아닌데 의견이 갈리는 것만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관리 감독하는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해야 하고, 그만큼 교과연구 시간이 줄어드는 비용의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화 장실 청소가 깨끗이 되고 안되고는 전적으로 청소를 검사하는 교사 의 카리스마와 완력의 강도라는 개인적인 특성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경제학적인 대안으로는, 먼저 수 학교 화장실 청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전대원 신장고등학교 2008년 5월호 익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화장실을 사용한 횟수나 지 저분하게 쓴 정도에 맞춰서 청소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사용 횟수나 지저분하게 쓰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고, 가 능하다 해도 오히려 화장실 청소의 노력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어 비효율적이 될 수 있다. 화장실 사용의 배제성을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특정 인이나 특정 학급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물쇠를 채워 놓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게 할 수 있지 만, 화장실의 숫자를 그만큼 늘려줘야 하는 예산상의 문제가 발생

31 따질 것은 따지는 것이 좋다 선택 사항이라는 보도를 접하면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따져 본다는 것은 주관적인 관점에 따를 수도 있으나 대체적으 로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주관적인 관점 도 사실은 그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여러 사실에 기초한다. 적은 돈 시장과 경쟁 금전적으로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는 선비답지 못하 다고 윽박지르곤 했다. 선비 계층이 소수였지만 그들이 사회에 끼 치는 영향은 압도적이었던 까닭에 이러한 경향은 아이들의 사회도 닮도록 하였다. 선배가 빌려간 5,000원을 달라고 어떻게 손을 내 밀 수 있었겠는가. 예전 대학시절, 집안이 다소 넉넉한 탓에 선배 와 동료들에게 담배를 아낌없이 베풀던 한 친구는 급기야 자신이 피는 담배와 접대용 담배를 구분하여 왼쪽과 오른쪽 안주머니에 넣고 다닌 적이 있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지만 일부 친구들은 브루투스여! 너마저?(편집자 주: 믿었던 사람의 배신을 나타냄) 하며 놀려댔다. 이지만 꾸어주면 잘 갚지 않는 경향의 친구에게 선뜻 보증을 서거 나 금전적인 호의를 베풀 수는 없다. 미래에 대박이 난다고 설득해 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이러한 경험들이 사회적으로 축적되면 제도로 형상화된다. 다양 한 환경에서 개개인이 따질 때에는 충분한 정보가 없을 수도 있고 제대로 따진 것 같은데 그 결과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려워 속앓 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경험들을 제도화하면 그래서 좋은 것이다. 물론 삶에 따라 사회적 경험이 서로 달라서 계층 간 대립이 있을 수도 있으나, 바람직한 방법으로 이러한 갈등 을 해소해 나간다면 잘 따지는 사회일수록 선진사회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따지는 사회가 선진 사회 기성인이라면 자신이나 그 가족 사이에 이와 비슷한 경험을 얼마 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회의 생산자원을 배분하는 권위적 체 제가 붕괴하면서 우리 사회는 이모저모 따져 보는 관습이 급속하 게 퍼졌다. 요즈음 젊은 커플들은 동료들과 서로의 월급내역서를 함께 살펴본다 하니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결혼할 배우자의 재력 이며 성격 등 관심 사항을 따져 보는 것은 사실 매우 중요하다. 평 생의 행복을 좌우하는 것이니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아예 결혼이

32 투명한 사회, 불신과 사회적 비용 감소 농작물 재해 보험 따진다는 것은 사회를 투명하게 하고 상호 간에 의혹과 불신을 줄 여서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게 할 수 있으니 사회적 비용을 줄여 준 다고 할 수 있다. 시장( 市 場 )이라는 제도가 그런 역할을 수행한다. 시장과 경쟁 시장은 여러 경제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번 달에 벽 걸이 TV를 구입할 것인지 아닌지는 물론, 구입한다면 어느 회사의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 수입품은 어떤지 등을 지출금액 대비 만족 도를 따져서 결정하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중간 판매자들도 따지는 데 대단히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되나 쑥덕거렸다. 봄은 발병났다커니 봄은 위독하다커 니. 눈이 휘둥그래진 수소문에 의하면 봄이 머언 바닷가에 갓 상륙해서 동백꽃 산모퉁이에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렇지만 봄은 맞아 죽었다 는 말도 있었다. 금강으로 유명한 시인 신동엽의 <봄의 소식>이라는 시의 첫 부 영리하다. 오래전 어느 도시의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우유를 사먹 분이다. 정말 봄은 시인의 말대로 위독하여 못 오는지 몽둥이에 맞 은 적이 있다. 그 당시 180ml 우유 한 팩에 180원이었는데 가게 주 인은 의외로 150원을 받는 것이 아닌가! 주인이 뭘 잘 몰라서 그럴 까? 아니다. 가게 주인은 사람이 너무 붐비거나 혹은 출퇴근 등 경 아 죽었는지 요즈음의 뉴스 중에는 전혀 봄 같지 않은 날씨와 이로 인한 피해 기사가 부쩍 많다. 완연한 봄 날씨커녕 하늘은 서늘하더 우에 따라 200원씩 받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150원씩 받기도 한다 는 것이다. 그는 언제 가격을 올려도 괜찮고 언제는 낮추는 것이 매상 증가에 도움이 되는가를 알고 있었다. 그러니 누군가는 목청 돋우고 따지지 않은 대가로 20원을 더 지불했을 것이 아닌가. 우리 사회, 아직도 따질 것이 많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사회 구성원들이 꼼꼼하게 따지고 촘촘한 입법 과정도 거치고 그 런 연후에야 비로소 진보된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5월호

33 니 급기야 갑자기 우박이 내려 복숭아와 배나무의 꽃이 얼어 죽었 재해보험 의 기본 취지는 자연재해로 인해 생긴 농작물 피해에 대 다는 소식이 있었다. 지난 겨울 내내 찬 날씨와 폭설은 물론 부족 해 보험제도를 적용함으로써 농가소득의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점 한 일조량으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는 적지 않아 어젯밤 종합뉴스 외에 보험제도를 통한 농업소득의 안정적 유지를 이루고 나아가 에서는 한 농부가 금년 농사는 다 지었다며 눈물을 쏟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농업 생산성의 향상에도 이바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차마 우산을 준비 못해 우박을 맞았다는 시민들의 기상청에 대한 있다. 하지만 보상 정도가 아직 충분치 않을 뿐만 아니라 하우스와 불평은 입에 담을 수도 없다. 호주나 유럽의 때 아닌 폭우나 폭설 같은 시설재배 농작물이 증대하고 있어 농민들은 이런 점들에 대 시장과 경쟁 의 소식도 낯설지 않다. 농작물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 한 보험적용을 건의하고 있다. 물론, 보험제도가 논의되면 늘 대두되듯이 농작물에 대한 보험 역시 농민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지적되기도 한다. 보 험이라는 것이 그 속성상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해 성실하게 재난 지구 온난화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특히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상 기후는 여타 산업에도 영향 을 주겠지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곳은 역시 농업부문이다. 보 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 하였느냐 하는 것이 쟁점이다. 그러나 최근의 농작물 피해 보도를 보면 부정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험상궂은 봄 날씨에 대해 신동 험산업의 발달은 일찍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농작물에 대해서도 보 엽 시인은 읽기에도 좋은 시를 써 주고 있는 데 비해 필자는 그 피 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해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38년에 해가 적지 않은 돈이 된다는 점을 길게 쓰고 있으니 다소의 비감을 연방농작물보험법 이 제정되어 실시되고 있으며 일본은 1947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봄 날씨가 좋아지고 농작물들이 푸르게 자라 에 농작물재해보상법 이 제정되었다. 캐나다는 1939년, 프랑스는 는 들판에서 봄의 즐거운 시를 읊조리는 때도 올 것이다. 1964년부터 각각 농작물에 대한 보험을 실시해오고 있으며 이탈 리아와 스페인도 1970년대에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는 2001년 3월부터 농작물재해보험 을 실시해 오고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2010년 6월호 있다. 보험 대상 농작물은 2001년의 경우, 보험제도 도입 여건이 까다롭지 않고 농가의 가입 희망이 높은 사과와 배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대상 농작물을 확대해 현재에는 사과와 배 외에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 등을 포함해 10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농작물

34 03 Part 선택과 소비 교실 신축에 대한 동상이몽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싼 것은? 다수결 투표가 선호되는 이유 배수진의 경제학 승부차기와 게임이론 상대방 찾기 모럴 해저드, 시스템으로 해결하라!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이 서로 다르면

35 교실 신축에 대한 동상이몽( 同 床 異 夢 )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심지어는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 던 태어나는 일에서부터 죽는 것까지도. 실제로 좋은 사주를 갖고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출생일자를 고르고, 존엄사라는 이름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논쟁이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경제학 의 본질도 바로 선택에 관한 것이다. 사람의 욕망은 무한한데 이를 충족시켜 주는 자원은 유한하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 경제학이다. 선택과 소비 다시 말해 경제학은 원하는 대상이 항상 부족하다는 제약조건하에 서 가장 효율적이고 큰 만족을 주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학문이다. 자. 물론 이 가정은 흥미를 위해 필자가 꾸며낸 것으로 거명된 분 야를 폄하할 의도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우선 신학자에게 부탁했다면 어떤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 가장 합리적인 교실의 수량은? 돌아온 답은 열심히 기도하면 좋은 해법에 대한 응답이 있을 것입 니다. 라고 했을 것이다. 법학자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다면 교실 어느 학교에서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 교실이 부족해져 100명이 수는 법이나 규정에 따르면 될 것입니다. 라는 대답을 들었을지 모 들어갈 수 있는 교실을 추가로 지을 필요가 있다고 하자. 또한 100 른다. 한편, 정치학자에게 물어보면 이해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투 명이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큰 교실 1개를 지을 것인지, 아니면 표(다수결 원칙)를 하면 됩니다. 라고 응답했을 수도 있다. 이어 교 20명이 들어가는 작은 교실 5개를 지을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육학자에게 물어보면 전인교육을 하는 데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하 하자. 여기서 분명한 것은 교실을 하나 짓는 것보다는 5개를 짓는 면 됩니다. 라고 응답했을 것이다. 교육학자는 한 교실에서 적은 것이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점이다. 건축자재가 많이 들어가고, 칠 수의 학생이 배워야 교육효율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 5개의 교 판 교탁 등 기본 시설은 물론 교사도 더 충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을 짓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끝으로 경제학자에게 물어보면 아 이를 두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가정해 보 마도 주어진 예산조건하에서 교육효율이 가장 높은 방법을 선택

36 하면 됩니다. 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 를 부담할 것인가 이다. 경제학자는 교실 5개를 짓는 것의 교육적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싼 것은? 효과와 비용을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이다. 인구증가율 이상으로 교실 수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학급당 선택과 소비 평균 학생 수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이런 연유에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도 한몫 했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 년 출생자)인 필자가 초등학교 를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그것도 한 반에 70명씩 모여 수업을 받았다. 최근에는 저출산의 이유도 있겠 지만 한 교실에 35명 내외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매 순간 선택을 하거나 선택을 강요받는 다. 선택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해야 할 선택들을 보다 합리적 으로 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정보를 입수해야 하고, 그 수많은 정 우선 간단한 문제부터 풀어보자. KTX, 디지털카메라, 도미노피 자, 건설공사 계약의 공통점은? 잘 모르겠다면,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24시간 음식점, 휴대폰, 컵라면의 공통점은? 그래도 답이 안 떠오른다면 힌트 하나 더. 햇반, 3분 카레, 1회용 맥심커피, 24 분 컬러사진, 페덱스의 공통점은? 여기쯤 오면 무얼 묻는지 알아챘을 것이다. 우선 빠르다 는공 통점이 있다. 그냥 빠르기만 한가? 고객(이용자)의 시간을 절약해 줘 바쁜 현대인들이 선호하고, 예전의 느린 제품이나 서비스를 속 도로 대체했다는 것을 떠올렸다면 정답이다 보 중에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삶 자체가 선택의 연속이고 보면 누가 더 합리적인 선택 시간의 가치 을 하느냐가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래 서 선택의 문제를 많이 다루는 경제학에 한번쯤 관심을 두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빌 게이츠는 길거리에 떨어진 100달러 짜리 지폐를 줍는 것보다 그냥 지나가는 게 낫다고 한다. 돈 줍는 시간이면 100달러 이상을 벌 수 있으니까. 하지만 빌 게이츠나 입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2009년 11월호 시로 고단한 한국의 청소년들이나 똑같이 가진 게 있다. 바로 하 루=24시간 인 시간이다. 제 아무리 부자도 임종을 코앞에 뒀다면 수명 연장을 위해 전 재산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2008년 상영된 신하균 변희봉 주연의 영화 <더 게임>에선 부자 노인이 젊은이와 몸을 바꾸는 대가로 30억 원을 제시한다.

37 옛날 양반들은 천둥 벼락이 쳐도 뛰지 않았다. 상것들이나 뛰 는 것일 뿐, 공맹( 孔 孟 )을 공부한 양반은 어떤 상황에서도 느릿느 릿 걸었다. 1800년대 초 나폴레옹 시대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빠 른 운송수단은 시속 20~30km에 불과한 마차였다. 세상이 그만큼 느리게 움직였다는 얘기다. 경제학자들은 산업혁명기 영국의 연평 균 경제성장률이 고작 1% 정도라고 추정했다. 연간 1%의 성장률로 경제규모가 두 배가 되려면 72년(복리효과를 감안한 72법칙: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 = 72 이자율)이 걸린다. 그런데 지금 연평균 10% 이 상 성장하는 중국 경제가 두 배로 커지는 데는 불과 7년이면 된다. 칭기즈칸이 단기간에 유라시아 대륙을 석권했던 것도 느려터진 철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시대이다. 선택과 소비 갑 중무장 유럽군대와 달리 경무장 기마병의 신속한 기동력이 있 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보면 별로 커 보이지 않는 속도의 차이 가 역사를 만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200년 전 30km였던 지구상 최 고속도는 오늘날 시속 300km이상의 KTX로 대체됐다. 단순히 속 따로따로인 샴푸 린스를 일체화한 하나로샴푸가 히트상품이 됐고 페덱스 DHL 같은 특송 업체들은 자체 항공기까지 보유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월마트는 효율적인 유통 및 재고 관 리를 위해 위성만 3기를 갖고 있다. 냄비에 물 붓고 끓이던 라면이 도만 10배 빨라진 게 아니다. 서울 부산 간 거리와 공간이 10분의 컵라면으로, 고기 야채를 썰어 넣고 카레덩어리를 풀어서 요리하 1로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현대의 축지법이라고 부를 만하다. 던 카레라이스가 3분 카레로, 번거로운 밥 짓기가 햇반으로 바뀐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도미노피자는 국내에 진출했을 때 주문 시간이 돈이다 이후 30분이 지나면 2,000원을 할인해 주고 45분이 지나면 돈을 안 받겠다고 선언했다. 총알배달을 싫어할 사람이 없을 테고 피자 빠르게 움직이려면 식사 생활 배달 등이 모두 그 속도에 맞춰져 는 갓 구워낸 게 더 맛있는 게 당연하니까. 물론 경쟁업체에겐 지 야 한다.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일찌감치 간파했다. 이는 시간의 옥 같은 상황이 됐지만. 인터파크는 하루 배송을 보장하고 늦으면 경제(economy of time) 라는 개념으로,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천원의 보상금을 준다. 발주자와 건설업체 간 계약서에는 시간지 없다. 기업은 생산자의 시간 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 을 최우선 체보상 이란 조항이 반드시 들어간다. 수출업체도 납기를 못 지키 가치로 삼게 됐다.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고 보장해 주는 것 자체가 면 클레임이 걸려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

38 선택과 소비 이렇듯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싼 시간이지만 누구에게나 가치 있 는 것은 아니다. 하릴없는 백수들에게 시간은 죽이고, 때우고, 흘 려보내야 할 대상이다. 심리적 차이도 있어, 즐거운 시간은 빨리 가고, 괴롭거나 기다리는 시간은 지지리도 안 간다. 시간이란 자본 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졌다. 하지만 시간자본의 투자수익률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격언에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 이라 했는데, 여러분들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고 있는가? 오형규 한국경제신문사 2008년 3월호 다수결 투표가 선호되는 이유 일상생활에서 개인이 여러 선택 상황에 직면하는 것과 마찬가지 로, 개인들로 구성된 집단 역시 수많은 선택에 직면한다. 국가적으 로는 선거를 통해 후보자들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며, 국회에서는 상정된 법안을 통과시킬지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족회의에서 는 여름 피서지를 정해야 하고, 마을회의에서는 마을회관을 짓는 경비를 어떻게 분담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의 상황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다수결 투표이다. 그런데 우리가 크게 의 존하는 이 다수결 투표는 정말 믿을만한 방법일까? 혹시 무슨 문제 점은 없을까?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다수결 투표, 문제는 없는가? [예] 세 개의 대안 a b c가 있고 세 명의 투표자 갑 을 병이 있다. 갑 은 a b c의 순으로, 을은 b c a의 순으로, 병은 c a b의 순으로 각 대안들을 선호한다. 이제 a와 b를 다수결 투표에 붙이면 갑과 병은 a에 투 표하고 을은 b에 투표하여 a가 2:1로 이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b와 c를 다 수결 투표에 붙이면 b가 이긴다. 즉 사회적 으로 a가 b보다 선호되고 b가 c보다 선호된다. 이로부터 a와 c에 대해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예상은 a가 c보다 선호될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포도를 사과보다

39 좋아하고 사과를 복숭아보다 좋아한다면, 포도를 복숭아보다 좋아할 것이 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 예상이 맞을까? 실제로 a와 c를 다수결 투표 에 붙이면 예상과 달리 c가 a를 2:1로 이긴다! 즉 사회적으로 a가 b보다 선 호되고 b가 c보다 선호되지만 c가 a보다 선호되는 희한한 일이 발생하 게 되는 것이다. 선택과 소비 위의 예에서 보듯이 다수결 투표는 사회적으로 일관성이 결여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며, 우리는 왜 이러 한 중대한 결함이 있는 다수결 투표를 애용 할까? 다수결 투표보 다 더 좋은 의사결정 방법은 없을까? 집단적 의사결정을 다루는 공공선택이론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문 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어떤 사안에 대해 사 회 구성원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집단적 의사결정 그런데 197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애로우(Kenneth J. Arrow)는 1951년에 매우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애로우는 바람직한 집단적 의사결정 방 법이 기본적으로 만족하여야 할 타당한 조건들을 제시한 후, 그러 한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Arrow s impossibility theorem) 이다. 이후 후속 연구들은 애로우가 제시 한 모든 조건이 만족되는 특수한 경우를 찾는다든지 일부 조건을 은 매우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제외한 나머지를 만족하는 의사결정 방법을 찾는다든지 하는 쪽으 가지기 마련이며, 따라서 서로 다른 여러 의견을 종합하여 사회적 로 방향을 수정하게 된다. 인 선호를 도출하고 집단적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이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다수결 투표 역시 애로우의 불가 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한 경제학자들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능성 정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따라서 완벽할 수 없다는 것 의사결정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경제학에서 을 알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예]를 통해 보았듯이 다수결 투 이러한 집단적 의사결정 과정을 다루는 이론을 공공선택이론이라 표는 집단적 의사결정 과정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일관성을 고 부른다. 결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고많은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

40 중 왜 다수결 투표가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것 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대안이 선택되어야 한다는 다수결 원칙의 배수진( 背 水 陣 )의 경제학 직관적 호소력과 방법론상의 단순성 때문일 것이다. 또한 [예]에 서와 같은 일이 그다지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있다. 애로우가 제시한 조건들이 무엇인지 궁금한 독자는 미시경제 학 이나 재정학 책을 참조하여 현실에서 흔히 쓰이는 의사결정 방법들이 어느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지 따져보기 바란다. 또 훌륭한 의사결정 방법을 새로 만들어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 도 흥미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다다익선( 多 多 益 善 )이라는 말이 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뜻 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물건을많이살수있어좋고, 똑같은돈을가졌더라도 선택 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많으면 자신의 선호에 더 잘 맞는 물건 을 고를 수 있어 좋다. 이것은 비단 경제활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야구경기에서 투수는 직구만 던지는 것보다 다양한 선택과 소비 김광호 KDI 연구위원 2008년 4월호 종류의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이 타자를 공략하기 쉬울 것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 를 논리적으로 증명 하는 것 역시 매우 간단하다. 무언가가 늘어난 경우에도 우리는 원하기만 하면 여전히 예전과 똑같은 선택을할수있다. 따라서 무언가가 늘어난 경우의 선택이 오히려 이전의 선택보다 안 좋다면 그냥 예전의 선택을 계속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돈이 많아져서 불행하다면 늘어난 돈을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면 될 일 이고, 상품의 종류가 많아져 더 나빠졌다면 예전에 사던 물건을 계 속 사면 된다. 또 변화구를 던져서 안타를 더 많이 맞는다면 예전 처럼 직구만 던지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선택의 폭이 늘어난 것 이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41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그런데 흥미롭게도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원리가 적용되지 않 을 때가 있다. 선택의 폭이 작은 것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도 있 다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전투를 치르기 위해 진( 陳 )을 치는 방법을 진법( 陳 法 )이라고 한다. 진을 칠 때에는 지형이나 아 군과 적군의 규모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공격과 방어가 쉽고 유 사시 퇴각이 용이하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진법 중에 배수진( 背 水 陣 )이라는 것이 있다. 강이나 바다 등 물을 등지고 군사를 배치하는 방법을 말한다. 아군의 규모가 적 군에 비해 크게 열세일 경우 아군은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갈 궁리를 선택과 소비 하기 십상이다. 이때 배수진을 치게 되면 후퇴할 길이 없어진다. 따라서 군사들은 살기 위해서는 전투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더 열심히 싸우게 된다. 또한 이런 사실을 예측한 적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재고품이 있고 재고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업은 아무래도 재고품을 팔 유혹을 느끼기 마련이다. 가령 불경 은 섣불리 공격을 못하게 된다. 배수진을 쳐서 후퇴라는 선택을 제 기로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 이들 기업은 재고품을 할인판매할 유 거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혹을 느끼게 되며, 실제로 할인판매를 하는 일이 일어나고 반복되 비슷한 경우를 기업의 전략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명품 상표인 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신상품이 나와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할 루이비통과 샤넬은 무재고( 無 在 庫 ) 전략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이 인판매할 것이라는 기대에 제값을 주고 사기를 주저하게 된다. 무 월상품이 생기면 재고로 쌓아두지 않고 폐기처분하는데, 심지어는 재고전략은 이러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시켜 회사에 득이 될 공개적으로 재고품을 소각하기도 한다. 이는 이월상품의 할인판매 수있는것이다. 를 바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무너뜨려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들 상 표를 언제나 제값 주고 구입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이들 상표의 명품 이미지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물론 이월상품을 소각하지 않고 재고로 쌓아둔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위와 같은 가격전략을 배수진이 통하려면 상대가 알게 하라!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선택의 폭이 줄어든 것이 득이 되려면 선택의 폭이 비가역적( 非 可 逆 的 )인 방법으로 확실하게 줄어들어야 하며

42 또한 이 사실이 이해 당사자들에게 분명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배 수진을 예로 들면, 가령 배수진을 불완전하게 쳐 후퇴할 여지가 남 승부차기와 게임이론 아있다든지, 배수진을 확실히 쳤어도 아군이나 적군이 그 사실을 잘 모른다든지 하면 배수진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명품의 경 선택과 소비 우, 이월상품의 일부를 재고로 남겨놓거나 혹은 이월상품을 없앤 사실을 소비자들이 모른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많을수록 좋다는 자명한 원리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전략적 으로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것이 상대의 태도에 영향을 미쳐 자신에 게 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돌이킬 수 없는 방 법으로 선택의 폭을 확실히 줄이고 또한 상대가 그것을 알도록 해 야 한다. 여러분이 혹 배수진의 효과를 보려 한다면 기억해야 할 사실이다. 김광호 KDI 연구위원 2008년 8월호 축구경기에서 승부차기만큼 조마조마하고 가슴 떨리는 순간은 없 을 것이다. 공을 사이에 두고 맞선 키커와 골키퍼는 마치 좁은 낭 떠러지 외길에서 결투를 벌이는 검투사와 같은 심리적 부담을 느 낀다고 한다. 오죽하면 승부차기를 11m의 러시안 룰렛 이라고 부 를까? 키커가 찬 공이 골대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0.3초 정도. 골키퍼가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확인하고 막기에는 너무 짧 은 시간이다. 따라서 골키퍼는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이미 어느 쪽으로 뛸지를 결정하고 나머지 반쪽은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 다. 마찬가지로 키커도 공을 차기 전에 미리 어느 쪽으로 찰지 마 음속으로 정하고 승부차기에 임한다. 즉, 두 선수 모두 상대가 어 떠한 행동을 취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동시에 행동을 취한다. 승부차기는 전형적인 게임이론적 상황 이러한 상황에서 키커와 골키퍼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일 까?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최적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경제학의 게임이론(game theory)은 이러한 상황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도구를 제공해 준다. 게임이론은 나의 보수(pay off)가 나의 행동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에 의해서도

43 영향을 받는 전략적 상황에서, 행위주체들의 합리적 선택에 대해 연구한다. 승부차기에서 골의 성공 여부는 키커가 공을 차는 방향 뿐만 아니라 골키퍼가 점프를 하는 방향에도 달려있어 전형적인 게임이론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승부차기에서 우선 주목할 것은 합리적인 선수라면 어느 한 방 향만을 계속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가령 키커가 항상 오 른쪽으로만 공을 찬다고 하자. 이 경우 골키퍼의 최선의 선택은 항 상 그쪽으로 점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키커는 왼쪽으로 공 을 참으로써 골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것은 키커의 최초 전략, 즉 항상 오른쪽으로 차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님을 보여준다. 마 마찬가지로 골키퍼의 경우에도 양쪽 방향으로 점프했을 때의 방어 선택과 소비 찬가지로 골키퍼가 항상 한 방향으로만 점프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이로부터 우리는 양 선수가 오른쪽과 왼쪽을 적당 히 섞어서 선택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비율로 섞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이상하게 들 율이 같아야 한다. 게임이론의 현실 설명력이 매우 높아 릴지 모르지만, 이에 대한 답은 양쪽 선택의 성공률이 같아질 때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팔라시오스 후에르타(Palacios Huerta) 까지 이다. 키커의 경우, 만약 오른쪽 킥이 왼쪽 킥보다 성공률이 교수는 유럽 축구경기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이와 같은 게임이론의 높다면 현재 택한 비율은 최적이라고 할 수 없다. 오른쪽 킥의 비 예측이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게임 율을 지금보다 높임으로써 골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의 예측은 현실과 놀랄 만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제 키커가 오른쪽 킥의 비율을 높이면 이에 대응하여 골키퍼도 그 오른발잡이 키커가 오른쪽으로 공을 찰 확률의 이론적 예측값은 쪽으로 점프하는 비율을 높일 것이고 이에 따라 오른쪽 킥의 성공 58.01%인데 실제값은 57.69%였다. 또한 연구대상 42명의 키커 률은 현재보다 낮아지고 왼쪽 킥의 성공률은 높아지게 된다. 그래 중 39명이 왼쪽과 오른쪽 킥의 성공률이 같았다. 이와 같은 실증연 도 여전히 오른쪽 킥의 성공률이 높다면 키커는 오른쪽 킥의 비율 구는 게임이론이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현실을 설 을 더 높임으로써 골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조정을 통 명하는 데 있어 큰 유용성을 지닌 이론임을 보여준다. 해 궁극적으로 균형 에서는 양쪽 킥의 성공률이 같아져야 한다. 1940년대에 이론적 기초가 마련된 게임이론은 짧은 기간에 눈

44 선택과 소비 부신 발전을 이루어 이제는 게임이론에 대한 이해 없이는 현대 경 제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학에서 높은 위상을 차 지하고 있다. 또한 군사학 정치학 경영학 생물학 등 다른 분야 에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게임이론에 관한 입문서를 통해 현실의 많은 상황들이 게임이론에 의해 어떻게 설명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김광호 KDI 연구위원 2008년 12월호 상대방 찾기 2009년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가 인기였다. 보통 이상의 인기 였다. 이 드라마가 이미 일본과 대만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것이 라는 사실에서 세 나라 젊은이들이 원하는 사랑의 모양이 일견 이해가 간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 입맞춤을 한다. 한 신문 기사에 의하면 미혼들은 돈 (경제력)을 결혼 조건 1순위라고 꼽았으며, 다음으로 성격 직업 외모 집안 학벌 순이라고 답했다. 남녀별로는 남자가 돈 을 최고조건 이라고 밝힌 반면, 여자는 성격 이라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재혼의 경우 상대에 대한 조건은 다르게 나타난다. 재혼 조건 1위로 남자는 상대방의 외모를, 여자는 든든한 재산을 꼽고 있다. 따라서 재혼할 남성은 재산 리스트를 뽑아보고, 여성은 자신을 거울에 비춰봐야 할 것 같다. 재혼 상대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현 실적인 조건을 보고 있는 것이다 조건 많을수록 희소성 증대해 미팅과 소개팅을 지나 맞선을 보고 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저를 통해 사랑의 한쪽을 찾으려 하나, 주변에서 들어 본 바에 의하면 매우 어려워 보인다. 왜 원하는 상대방을 만나기 어려울까? 의외 로 조건이 만만치 않다.

45 신문을 펴면 왜 그리도 많은지. 사람을 찾는 구인광고. 이제는 나 두 손을 잡으면 강하게 느껴지는 진정한 뼈의 형태, 생물시간 도 정신을 차리고 이런 여잘 찾아 나서야겠네. 160cm의 키에 살아있는 인체 표본의 생동감 있는 뼈들의 모습, 호수를 이루는 쇄 45kg 몸무게. 웨이브진 갈색머리, 하얀 손. 날씬한 허리와 다리. 골등.... 이런 여자 보신 분 연락 주세요. 나도 이제 사랑을 하고 싶어요. 존재하는 수치가 적다고 하여 희소성(scarcity)이 존재하는 것은 윗글은 애인을 구하는 <구인광고(1993년)>라는 노래의 가사다. 밑줄 친 부분을 살펴보면 7가지의 조건이 제시되고 있다. 키 160cm는 요즘 여성의 평균치(160.7cm)이기 때문에 그리 무리한 조건은 아니지만 45kg의 몸무게(2004년 : 53.5kg)는 만만치 않은 조건이다. 여기에 웨이브진 갈색머리, 하얀 손, 날씬한 허리와 다 리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천연기념물 을 찾고 있는지도 아니다. 위와 같은 여성의 숫자가 적다고 해도 이런 여성을 좋아하 는 남성들이 없다면 희소성은 없는 것이다. 즉, 지구상에 존재하는 광석이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인간의 필요에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 광석은 희소성이 없는 것이다. 한길사람속은몰라 선택과 소비 모른다. 문제는 본인들은 이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키 160cm에 몸무게 45kg인 여성은 아마도 다음과 같지 않을까 하는 섬뜩한 상상이 든다. 원하는 상대를 만나기가 어려운 또 다른 점은 내가 원하는 조건을 다 가지고 있는 상대를 알아내기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외모 와 첫인상이 좋다면 사람들은 선뜻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갖고 내 면의 세계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해 버리기 쉽다. 이를 보완하기 위 해서는 만남을 지속해 가면서 상대방의 인간성을 파악해 가는 시 간적인 절차와 비용이 필요하다. 첫인상에 빠져 결혼해 파경으로 끝나는 사례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이런 현상은 중고차를 구입할 때의 경험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겉모습만 보고 구입하여 한두 달 운행해보면 문제점들이 서 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중고차 시장을 레몬 시장 이라고 한다. 레몬은 겉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그냥 먹기에는 매우 거북한 과일이다.

46 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에서는 사람을 만나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혼전 동거 모럴 해저드, 시스템으로 해결하라! 가 적지 않게 인정되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와의 문화적 차이는 물론 그들만의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자신에 관 한 정보를 진실되게 공개하여 신뢰를 쌓아가는 만남들이 이루어진 다면 동거 못지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처녀 총각 가슴을 설레게 하는 봄이다. 애인을 찾는 구인광고 를 내고 미팅에 나가고자 한다면 상대를 위한 진실된 내외적인 정 보를 제공할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실제 그랬는지가 성공의 관건 이다. 경제학자나 사회학자들이 즐겨쓰는 용어 가운데 모럴 해저드 (moral hazard) 라는 게 있다. 모럴 해저드란, 자신의 행동이 상 대방의 정보 부족으로 정확하게 파악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취하는 것 을 말한다. 이를테면, 국민의 민생 안정과 복리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국회의원이 자신에 대한 국민의 정보 부족을 이용하여 선택과 소비 권재원 덕수고등학교 2009년 3월호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행위가 대표적 예이다. 도덕만 강조하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우리 사회에서 모럴 해저드가 도덕적 해 이 로 잘못 번역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을 쓰는 논객들, 교사와 교 수, 일반인과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모럴 해저드를 도덕적 해이로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모럴 해저드의 정확한 우리 말 표 현은 무엇일까? 모럴 해저드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위 험 이라고 번역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그 실마리는 모럴 해저드의 개념을 창안해 낸 미국인의 관점에 서 찾아볼 수 있다. 만약 그들이 우리처럼 도덕을 해이 (relaxation)하거나 타이트하게 쪼일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다면 모럴(moral)에다 위험(hazard)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고 그냥

47 moral relaxation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의 경제학자는 정보경제학의 주인(principal)과 대리인(agent) 모 형에서 대리인이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위험을 설명하 는 용어로서 moral hazard 를 선택했다. 이는 미국인들이 모럴 을 해이의 대상이 아니라 위험한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자 (일명, 도덕경 )의 저자인 노담( 聃 )은 자신의 책에서 만물의 근원에 존재하는 보편적 원리를 도( 道 ) 라고 정의했다. 여 기서의 보편적 원리란, 자식은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 효도해야 한 다. 와 같이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도리쯤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노담 얘기의 정수는 도 보다는 오히려 덕( 德 ) 에 관한 기막힌 해석에 있다. 그는 덕( 德 ) 을 도를 체득함으로써 도 안 역시, 도덕의 재무장이 아니라 인간들이 본질적으로 비도덕적 선택과 소비 가 지니는 뛰어난 작용, 가령 겸손 유연 양심 질박 무심 무 욕 등을 몸에 익히고 그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이라 고 설명했다. 도덕에 관한 그의 설명은 도덕이라는 잣대야말로 매 인 행위를 꿈도 꿀 수 없도록 만드는 강력한 시스템의 확립이다. 시스템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는 금융기관들이 채택하고 있는 순번 번호표 제도 이다. 그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금융기관 객 우 위험한 논리일 수밖에 없다. 는 결론으로 이끈다. 우리와 같은 장에 도덕적인 줄서기를 강요하는 청원경찰이 있었고, 고객들 또 소시민들이 노담이 언급한 도덕의 숭고한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한 한 담당 여직원들 앞에서 일렬로 줄을 지어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하 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는 불편을 겪었다. 그런데 지금은 도덕적인 줄서기를 감시하는 청 원경찰도 사라졌고,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졌다. 그 강력한 시스템 확립이 대안 러면서도 객장의 질서가 완벽하게 지켜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시 스템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을 강조하는 사회는 일류사회가 아니라 위험한 시스템에는 학연 지연 혈연 종교연 같은 것이 약발을 받을 사회이다. 일류사회란,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모럴 해저드 수도 없고, 끼리끼리의 횡포 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 일 월드컵 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치밀하게 설계해 나가는 4강 신화를 일궈낸 히딩크 감독 또한 선수들의 도덕을 강조한 사 사회라고 생각한다. 정보경제학이 제시하는 모럴 해저드의 해결방 람이 아니다. 그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48 되게끔 하는 선수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후, 그것을 효율적으로 운 용했던 감독이었다. 필자가 모럴 해저드를 도덕적 위험으로 번역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이 서로 다르면 해야만 한다고 역설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정작 노담이 지적한 도덕 의 동양적 가치와 그 한계점에 해박 선택과 소비 해야 할 우리들이 그것에 대해 눈감고 있을 때, 팍스 아메리카나 (Pax Americana)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인들이 노자 의 모럴 (moral)에 내재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그 대안으로 시스 템을 창안해서 운용하는 것이 그저 놀랍고 두려울 뿐이다. 혹시 우 리나라에는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래스터 서로우(Lester C. Thurow), 톰 피터스(Tom Peters) 등과 같은 뛰어난 미래학자들 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김덕수 공주대학교 2008년 10월호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전문가의 서비스에 의존해야만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전문가 서비스는 과연 얼마나 신뢰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는가? 편도선 제거수술을 받았는데 과연 그 수술이 필요했을까? 자동차의 엔진 개스킷만 교체하면 되는데 엔 진을 새로 교체한 것은 아닌가? 결함이 있는 중고차를 정상가격보 다 비싸게 산 것은 아닌지? 간단한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만으로도 충분한데 MRI 등 고가의 검사를 종용하는 것은 아닌지? 실제로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 는 등 부실정비와 과잉정비로 소비자가 큰 손해를 보았다는 사례 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곤 한다. 전문성과 정보의 비대칭성 전문가 서비스시장은 다음의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재화의 거래가 아닌 의료 정비 중개 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가 거래된다. 둘째, 공급자가 제공하는 서 비스가 상당한 전문성과 해박한 지식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공 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거래되는 서비스의 질에 대한 지식 차이가 큰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 이 존재 한다. 셋째, 진단과 치료를 별도의 각기 다른 전문가에게 맡기기

49 어렵다. 카센터에서 고장상태만 점검받고 정비는 다른 업소에서 받기가 어렵다. 병에 대한 진단을 A병원에서 받았다면 수술도 주 로 A병원에서 받는다. 한 가지 고장이나 증상에 대해 여러 정비소 나 병원을 찾아 수차례 점검이나 진단만을 받는다면 탐색비용은 물론 진단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문가 서비스 의 특징들로 인해 야기되는 경제문제는 무엇인가? 선택과 소비 진단과 치료를 분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공급자는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어느 정도의 독점성을 가지며, 자 신이 제공할 서비스의 양을 결정할 수 있다. 반면, 고객들은 사전 적으로는 물론 사후적으로도 얼마만큼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할지 를 알 수 없다. 공급자가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았는지, 간단한 서비스로도 충분한데 지나치게 비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공급자가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비싼 치료비와 수리비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구매할 때 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의미 즉, 서비스의 질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뢰재(credence goods) 라 한다.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의약분업처럼 처방과 투약을 분리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제공된 서비스의 품질을 증명할 책임과 문제가 발생할 경 우 법적 책임을 공급자들에게 부과함으로써 고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장의 유인제도(incentive system)를 개선해야 한다. 전 문가들이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판 을 문제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사용할 수도 있다. 요즈음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하 찮은 이득에 눈이 멀어 소비자를 기만할 경우 기업은 평판과 명성 기만적 행위를 막으려면 에 치명타를 입어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나름대 로 공급자들의 기만적 행위에 대응하고 있다. 전문 정비업소나 단 공급자와 수요자 간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공급자 골 정비업소를 찾는다든지, 정비에 앞서 미리 견적서를 받거나 정 들에게 기회주의적 행동을 할 강력한 유인을 제공한다. 정비와 치 비 점검 내역서를 챙겨 둠으로써 사후에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 료 서비스에 대해 충분한 수입과 보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공급 도록 준비하는 것이 그것이다. 자들은 정비와 치료의 시급성은 뒤로 한 채 보다 이익이 될 만한 일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다. 따라서 기만적 행위에 제약을 가하는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2월호

50 04 Part 성장과 복지 바람직한 조세 원칙 연탄에 숨어있는 경제 원리 경제의 체온계 따라잡기 효과 당신의 행복지수 는 몇 점? 프로슈밍 으로 함께하는 삶 임상경제학과 양극화 처방 모두 를 생각하는 생산과 소비 건강 불평등에 눈을 돌리자! 유럽의 도박 나우루 공화국의 교훈

51 바람직한 조세 원칙 이 세상에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은 세금 뿐 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가능하면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거나 오늘날 정부는 국방과 치안 유지 등 기본적인 역할뿐 아니라 경제 의 안정 및 성장, 의무교육, 보건, 문화 및 예술 사업 등 다양한 역 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 해 해결되지 않는다. 시장기능에 따라 작동하지는 않지만 사회 경제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정부는 자금을 마련 하는데, 이러한 정부의 경제활동을 재정 이라고 한다. 정부는 조 세 세외수입 자본수입 원조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조세를 통해 거두는 수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예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정부에서 제공 하는 각종 재정활동 즉, 공공시설 보건 의료 복지 후생 등의 편익에 대해서는 더 큰 혜택을 보려고 한다. 또한 정부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려고 하는데 납세자에게 별로 혜택이 없거나 부당하다고 생각될 경우 조세저항 을 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시민혁명이나 민중봉기 등의 배 경에는 정부의 과다한 세금 징수도 하나의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 다. 현대에는 조세저항의 방식으로 납세거부 운동을 펼치거나 정 치적 선택으로 조세저항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가 세금 을 올리거나 새로운 세금을 만들어서 많은 재정사업을 하기는 쉽 지 않다 성장과 복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세금 세금이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수입을 얻기 위해 법률 규정에 의해 직접적으로 반대급부 없이 자연인이나 법인에게 부과하는 경 제적 부담이다. 즉, 세금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가계나 기업의 소득을 정부가 아무런 대가 없이 가져가는 부( 富 )의 강제이 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은 법률에 정해진 과세요건 에 따라 정해지며, 세금을 고의로 내지 않으면 조세범 처벌법에 의 해처벌받게된다. 납세자들은 세금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납세자의 입장에서 세금은 골치 아프고 귀찮은 존재다. 오죽하면 어느 유명한 학자는 세금은 거위의 깃털을 뽑듯이 경제학의 시조인 아담 스미스(Adam Smith)를 비롯하여 바그너 (A. Wagner), 노이마르크(F. Neumark), 머스그레이브(R.A. Musgrave) 등 많은 경제학자들은 바람직한 조세원칙을 제시하곤 했다. 여러 가지 원칙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조세원칙이 공평 과 효율 의 원칙이다. 공평의 원칙이란 특권계급을 인정하지 않고 국민은 누구나 자신의 능력에 따라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 이고, 효율의 원칙이란 정부가 사회적 손실없이 세금을 과세해야 하며, 이때 납세자들로부터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세

52 성장과 복지 금을 과세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바람직한 조세원칙을 설명할 때 프랑스 루이 14세 때의 콜베르 트 재상의 주장을 자주 원용한다. 콜베르트는 가장 바람직한 조세 의 기술은 거위의 털을 뽑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즉, 거위가 소리 를 가장 적게 지르게 하면서 털을 가장 많이 뽑는 것이 가장 훌륭 한 조세기술이라는 것이다. 거위의 깃털을 뽑는 과정에서 거위를 함부로 다루면 거위는 소리를 지르거나 달아나 버릴 것이다. 동일 한 세금을 거두더라도 납세자들을 부드럽게 다뤄 세금을 내는 것 자체가 불편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어떤 거위도 차별을 두지 말고 공평하게 깃털을 뽑아야 한다. 모든 납세자들에게 공평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신용카 드영수증 복권제도나 현금영수증제도, 상습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 는 사람이나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한 것 등은 모두 공평하 게 깃털을 뽑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더불어 거위 각각의 상태를 감안하여 깃털을 뽑아야 한다. 어리고 병든 거위에게서 건강한 거 위와 동일한 수의 깃털을 뽑게 되면 거위들의 불평 불만이 생길 것이다. 납세자들의 경제적 여건을 감안해 세금에 대한 불평 불 만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거위의 깃털을 무리하게 뽑을 경우 거위는 죽고 결국에는 깃털 을 생산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거위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 도록 하면서 거위의 깃털을 뽑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깃털을 뽑을 수 있어 털을 뽑는 과세당국의 입장에서는 더 큰 이익이다. 김예기 KDI 경제정보센터 2006년 7월호

53 연탄에 숨어있는 경제 원리 과거 못살던 시절을 회상하거나 저소득층 겨울 봉사활동을 나가면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 연탄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대부 분의 집은 난방용 연료로 연탄을 사용했고, 겨울철이 되면 동네 주 택가에 다 태운 연탄을 쌓아놓은 풍경이 가난했던 우리네 사는 모 습을 잘 보여줬다. 잠을 자다가 연탄가스에 질식되어 온 가족이 숨 졌다는 슬픈 보도도 겨울철이면 빠지지 않는 뉴스거리였다. 성장과 복지 열등재 연탄이 가져온 변화상 그 옛날 난방용 연료의 대명사였던 연탄의 경제학적인 특징을 꼽 으라고 한다면 이 재화가 열등재의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소득 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하는 정상재와 달리 열등재는 소득의 증 가와 함께 소비가 줄어드는 재화를 의미한다. 흔히 예로 많이 드는 것이 버터의 대용품인 마가린, 햄의 대용품인 소시지 등이다. 이러한 연탄의 열등재로서의 특성은 석탄산업으로 유명했던 강 원도 도시들의 쇠락을 가져왔다. 대표적 탄광도시였던 태백시의 경우 1988년에 12만 5천명이었던 인구가 현재 5만 명 수준으로 감 소했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연탄 수요가 줄 어들고, 이에 따라 석탄산업이 몰락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석탄산업이 몰락하자 태백 정선 등 폐광 도시들은 지역 경제를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다. 자연자원이 매장된 도시답 게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산업 육성이 석탄산업의 매력적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가장 큰 수요처인 수도권 인구를 불러 모을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모색한 산업이 카지 노였다. 외국인에게만 출입이 허용되는 서울 유명 호텔의 카지노 와 달리, 국내인의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를 설립하면 많은 관광 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해서 강원도 정선에 카지노가 설립되고 골프장과 숙박시 설, 스키장 등이 어우러진 종합 레저시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결국 연탄의 열등재적 성격이 강원도의 도시들을 카지노 도시로 만들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된 셈이다. 이 정도면 70~80년대의 영향 력이 아직도 살아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 이아닐것이다

54 보조금 지급은 모두의 부담 경제의 체온계 성장과 복지 혹시나 자기는 카지노에 가지도 않고 강원도 도시와 연고도 없으 니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산이다. 연탄은 저 소득층 난방용 연료라는 인식이 강하여 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되어 왔다. 국내산 석탄은 탄질과 생산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지만, 석탄산업 보호와 극빈층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막대 한 보조금이 지급된 것이다. 이 재원은 유류세와 전기요금에 부과 되는 간접세를 통해 마련되어 왔다. 결국에 연탄으로 난방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보조금을 냈으니 경제적으로는 석탄을 연료로 때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운 점은 민간소비 연탄 중에서 57%가 저소득층을 위한 가정 난방용이 아니라 민간 상업용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온실화훼업자나 요식업 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사업을 한 셈이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2011년까지 연탄 보조금을 단계 적으로 폐지하고,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따로 연탄 쿠폰을 지급한 다고 한다. 이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사업자가 아닌 저소득층 연탄 소비자에게만 정부 지원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옛날 잊어버리고 있던 재화라고 생각되는 연탄에도 이 렇게 많은 경제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가끔은 어떤 재화에 숨어 있는 경제법칙을 생각해 보는 것도 경제실력 향상과 생각의 깊이 를 더하는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전대원 신장고등학교 2009년 8월호 물가는 종종 체온계에 비유되곤 한다. 병원을 가면 체온부터 재는 것과 같다. 물론 열을 잰 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혈액검사 엑 스레이(X-ray) 등의 다른 검사를 하듯 경제의 건강상태를 보다 정 확히 알기 위해 생산 수출입 투자 실업 등의 지표를 점검하기 도 한다. 지나친 고열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인플레이션(inflation) 과 같고, 낮은 체온이 유지되는 것은 디플레이션(deflation)과 같 다. 고열과 저체온이 일시적이라면 간단히 털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고열과 저체온이 오래 지속된다면 몸에 큰 이상신호가 발 생했다는 증거다. 물가와 화폐가치는 동전의 양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돈의 가치 가 시시각각으로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하면 된다. 물가가 계 속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 기에 사람들은 돈보다 재화와 같은 실물을 보유하려 할 것이다. 이처럼 물가변동은 돈의 가치와 연계성을 갖기 때문에 사람들은 금전적 손실을 방지하려 한다. 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진다 면 장기적인 거래 계획 차입을 망설일 것이다. 돈 빌려줄 사람 은 원금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보상을 요구할 것이다. 물가상승이

55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면, 돈 빌려줄 사람은 장래의 보상을 낮게 요 구하기 때문에 이자율은 그만큼은 낮다. 이런 점에서 물가의 변동 과 돈의 가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주체들의 시계(time horizon)를 단기로 몰아 간다. 반대로 안정적인 물가수준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기대 를 낮춰 이자율도 안정된다. 이는 기업의 차입비용을 낮춰 장기적 투자를 가능케 한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기대되면, 자원을 생산활동에 집중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에 집중시켜 경 제의 왜곡을 초래한다. 성장과 복지 물가지수, 숫자에 담긴 또 다른 의미 물가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개별 가격을 종 합한 개념인 물가지수 로 표현된다. 대표적인 것으로 소비자물 가지수 가 있는데, 이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장바구니 물건을 대상 으로 측정한다. 보스킨(M. Boskin) 교수 등은 전통적인 통계 기법 에 기초한 물가지수가 정확한가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 들의 기본 아이디어는 다음의 3가지이다. 첫째, 물가지수 측정에서 가격이 변할 경우 대체 가능성을 고려 하였는가이다. 어떤 제품의 가격 변화는 소비자들의 대체품 구매 를 가져온다. 그러나 전통적 물가지수는 이 효과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 경제학적 용어를 빌리면 대체탄력성이 영(zero) 임을 가정 한 것이다. 쇠고기 값이 오르면 값이 싼 닭고기로 대체하는 효과를 포착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대체 가능성은 있기 마련이 다. 대체 정도가 클수록 가격효과를 분산시키기 쉬워 물가상승이 과대 계상될 수 있다. 둘째, 제품의 질 변화를 반영하였는가이다. 제품의 질적 변화 반 영 여부도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는 핸드폰은 5 년 전 사용했던 것에 비해 각종 부가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 들의 만족감을 높여 준다. 이러한 질적 변화를 고려치 않고 핸드폰 가격이 오른 것으로 통계에 반영한다면, 이 또한 물가상승을 높게 추정한다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제품의 출현이 구입 품목에 포함되었는가이다. 제 품의 생명주기가 빨라 하루가 멀다하게 신제품이 시장에 쏟아진 다. 5년 단위로 조정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최근의 장바구니 품목 들과 다를 것임은 분명하다. 과거에 가계부담이 컸던 제품이 현재 는 그 부담 정도가 낮아지고, 새롭게 생산된 제품들의 부담(가중 치)이 변하는 것이다. 기술진보가 빨리 진행되는 제품들은 가격하

56 성장과 복지 락을 반영하지 못한다. 전통적 소비자물가지수가 틀렸다거나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을 하려는 게 아니다. 전통적 물가지수는 생계비(cost-of-living) 측 면을 반영하고 있어 생계비 차원의 보상을 위한 준거지표로 그 역 할을 하고있다. 다만 제품비용(cost-of-goods) 측면에서 볼 경우, 경제 이론 및 원리를 보다 철저히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 이다. 물가지수의 정확한 산출이 필요한 이유는 선진국에서 비롯 되는 연금의 적자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 속화되면서 노령연금 재원에 큰 주름살이 새겨지고 있다. 통상 연 금이 물가 상승에 비례하여 지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상 승률 1%p 차이는 연금재원의 적자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4월호 따라잡기 효과 지금은 철 지난 썰렁한 개그 하나. 아버지의 직업에 따라 자녀들 성적 오르는 행태가 다르단다. 한의사 자녀는 한방에, 성형외과 의 사 자녀는 몰라보게, 구두가게 자녀는 반짝, 자동차판매상 자녀는 차차, 부동산중개업 집 아들은 불붙기 전에, 백화점 직원 자녀는 파격적으로, 채소농부의 아들은 쑥쑥, 점쟁이 아들은 점점, 총알택 시 운전사 자녀는 따블로 올리고, 배추농부의 아들은 포기한다. 목 욕탕 집 자녀의 성적은? 때를 보아 올린다! 위로 올라갈수록 성적 올리기 힘들어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성적이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어 서 평소에는 찾아오는 학생들이 없어 적막강산이던 교수 연구동 복도는 시험이 끝나면 성적을 확인하려는 학생들의 왕래로 명절 전의 시장통 같다. 한 번 받은 수능 점수로 평생 인생이 결정되는 사회구조 하에서는 이런 세태가 오히려 당연한 귀결인지 모른다. 공부 조금 못해도 다른 재주가 뛰어나고 사람 됨됨이가 훌륭한 젊 은이들이 우리 사회의 학력지상주의에 밀려 타고난 능력과 재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안타깝다. 모든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성 적이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는 석차 10등 정도 올리는 것은

57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60명인 반에서 석차 60등인 학생이 50 등으로 올라가는 것은 비교적 쉽다. 그러나 석차를 20등에서 15등 으로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더 어려운 일은 10등 안으로의 진 입이다. 5등 안에 진입한 후 1등에 올라서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운이 좋아 1 2등 하던 친구가 조기 유학이라도 떠나주면 모를까? 성장과 복지 경제성장의 따라잡기 효과 이러한 원리는 경제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소득수준이 매우 낮은 저개발 국가는 적절한 경제정책으로 부존 생산요소를 효율적 으로 사용하면 높은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중국은 개방체제, 시장 경제제도로 전환한 이후에 경제의 규모를 매해 쑥쑥 올려 왔다. 베 트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에는 연평균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와 같이 늦게 경제성장을 시작한 저소득 국가의 성장 률이 고소득 국가의 성장률보다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국가 사이의 소득격차가 해소되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따라잡기 효과(catchup effect) 또는 성장의 수렴(convergence)이라고 한다. 경제개발 의 초기 상태에서는 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해 다른 나라를 따라잡 기가 쉬운 반면, 경제가 발전할수록 성장률이 낮아져 자국보다 앞 선 나라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가 않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소 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따라잡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초기 발전단계에서는 당시 우리보다 잘살던 나라들을 손쉽게 따라 잡았으나 지금은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걱정은 우리 뒤를 쫓아오는 국가들에 밀려 이들에게 뒤쳐질 수 있다는 현실이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 강구 되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해답은 의외로 우리 생활 에서 찾을 수도 있다. 학력 수준이 5등 내에 들어간 학생들에게 공 부만 닦달하는 것보다 오히려 교양 및 예체능 학습을 강화해 개인 의 잠재된 장점을 일깨우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 이제는 한 국 경제도 다른 방향에서 내재된 잠재 역량을 찾아내야 한다. 맹목 적인 성장의 추구보다는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지혜를 통한 국내 수요의 진작이나 소프트한 기술혁신을 찾아야 한다. 김철환 아주대학교 2010년 9월호

58 성장과 복지 당신의 행복지수 는몇점? 주관적 행복감을 경제적 요인만으로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학이 사람의 행복 문제까지 해결해 주길 바라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OECD 조사 등에 따르면 경제적 지표인 소득은 어느 정도 사람들의 행복과 관련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디일까? 정답은 호주 부근의 작은 섬나라인 바누아트(인구 21만명 규모) 이다. 물론 이것은 2006년 영국 신경제학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 NEF)이 발표한 행복지수(happiness index) 에 따 랐을 경우이다.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78개국 가운데 102위에 그 쳤다. 행복이 국가 경제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물질적인 풍요 가 행복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남태평양 작은 섬이 가장 행복한 나라? 이 조사는 삶의 만족도, 평균수명, 생존에 필요한 면적, 에너지 소 비량 등을 종합해 행복지수를 산정한다. 우리나라가 낮은 행복지 수를 보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핍박해진 삶의 여건을 반영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웰빙(well-being)이라는 용어가 여기저기 사용되는 바람에 상대적 박탈감도 존재한 것 같다. 행복지수와 대 비되는 개념으로 고통지수(misery index) 라는 것이 있다. 이 지 수는 경제적 측면만을 반영한 것으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을 합친 수치를 나타낸다. 고통지수가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이 행복지수의 체감도를 악화시켰 을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도 잘 모르는 나라가 최고의 행복국가인 점에는 의 구심이 든다. 물론 행복이 주관적 측면의 만족도를 반영하고 있지 만, 이 나라가 객관적으로도 높은 질적 만족을 누린다고는 할 수 없다. 바누아트는 자연적으로 나는 열매나 채취물이 많아 먹고 지 내기는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경제 할필 요성이 없다. 부족한 것이 없는 만큼 굳이 선택하거나 포기해야 할 것이 별로 없다. 경제적 유인(incentive)이 없어 예전과 거의 비슷 한 삶을 영위한다. 행복이 아무리 주관적 판단을 중시한다 하더라 도 주변의 상대성도 중요하다. 자신 주변의 준거 집단들이 모두 고 만고만한 삶을 누린다는 점에서 행복의 상대적 측면을 고려하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이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 가의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자신의 이상과 기대는 물론 후세의 희 망과 꿈을 키우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를 반문해 보 고 싶다. 2006년말 영국 시사주간지인 Economist 는 특집과 표지 기사 로 행복 을 다뤘다. 자본주의가 물질적 풍요와 부를 증진시킴으 로써 인간에게 행복할 기회와 불행할 자유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다. 이 주간지는 최근 일고 있는 경제학이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책임져야 한다. 는 입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과거의 사치품을 필수품으로 변화시키는 데 큰 공헌

59 성장과 복지 을 해왔다. 초기에 소수만이 누리던 제품이 이제는 일반 대중들도 즐길 수 있는 제품이 된 것이 많다. 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스타킹 한 켤레를 사려면 1세기 전인 1900년에는 약 1시간 40분의 노동을 투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요 즈음은 15분 정도만 투입하면 족하다. 닭고기 튀김은 1919년 2시 간 반을 투입해야 했지만 요즈음은 10분 정도면 족하다. 핸드폰도 1980년대 중반에는 450시간이 넘는 노동을 요구했지만, 20년 후 인 요즈음은 8시간 노동이면 족하다고 한다. 해당 제품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노동을 투입하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면 우리의 생활이 엄청나 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행복 경제학에서는 레저를 즐기고 일을 덜 하는 것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인들이 일이라는 고된 일상 에서 벗어나야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하는 노인보다 일 하지 않는 노인들이 더 일찍 사망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 인가? 행복 경제학은 또한 자본주의의 물질만능을 비판한다. 그렇 다면 바누아트처럼 평생을 특별하거나 큰 변화 없는 인생을 영위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오히려 정체된 사회는 일부 기득권층만을 이롭게 하고, 이들의 특권을 위해 물자와 자원이 움직이게 된다. 잘못되면 계급의 고착 화가 심화될 수 있다. 성장하는 국가는 고착화된 계급을 타파할 가 능성이 커진다. 이런 사회라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실현시켜 갈 수 도 있다. Economist 는 자본주의가 성장뿐만 아니라 행복까지도 제공해야 한다며 자본주의를 헐뜯어서도, 너무 과도한 짐을 떠 넘 겨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는 더 나은 생활로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지만, 행복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관적 행복감은 1인당 GDP와 비례 OECD는 2006년 말, Going for Growth 라는 보고서를 발간했 다. 이 보고서의 마지막 장은 웰빙의 대안적 측정 을 다루고 있 다. 결론은 웰빙(행복)은 다양한 차원을 갖고 있어 금전적 측면만 을 고려한 경제적 지표로 측정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 복의 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 예를 들면, 깨끗한 환경과 더 많은 교육 등 상대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시켜 주거나 창조할 수 있는 특정 사회적 조건들이 대체적으로 1인당 GDP와 비례적 관계 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GDP보다는 웰빙 개념이 더 근본적 목표임은 틀림없다. 웰

60 성장과 복지 빙은 개인의 종합적인 후생과 관련된 개념인 반면, GDP는 생산과 소득에 초점을 맞춘다. GDP는 사회적으로 나쁜 재화(bad goods) 의 생산을 배제하지 않으며, 미래 세대의 행복과 직결되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고갈을 무시한다. GDP는 소득분배 상태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소외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하지 못한 다. 그럼에도 OECD 회원국 국민들이 응답한 주관적 행복감과 삶 의 만족감은 대체적으로 일인당 GDP 규모와 비례적인 관계를 보 였다. 이제까지 행복에 대한 여러 자료들을 소개하면서 경제적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내용을 종합하면, 주관적 행복감을 나타내는 지표 는 금전적 요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금전적 요인만으로 행복 감을 측정하는 것도 객관성을 갖기 어렵다. 아울러 경제학이 사람 의 행복 문제까지 해결해 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경제 적 지표인 소득은 어느 정도 사람들의 행복과 관련성을 갖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들은 실로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에 관한 연구는 직업의 종류나 실업 상태의 유무, 가족 간 유대관계 정도, 건강(정상 혈압과 행복 간 비 례적 관계를 규명)과 교육, 소득분배 등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종합적인 국민들의 행복 측정 은 GDP와 같은 경제 변수를 포함하되 다른 변수들을 보완해야만 가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진영 KDI경제정보센터 2006년 6월호 프로슈밍 으로 함께 하는 삶 친한 선배 언니가 새로 이사 갈 집을 직접 수리한다기에 시간을 내어 집수리 현장을 찾아갔다. 페인트, 스티커형 바닥재, 벽지, 도배용 풀, 각종 공구 등 DIY(do-it-yourself)가 가능한 물건들이 거실에 있었고, 선배 언니의 수첩에는 포털사이트의 관련 커뮤니티에서 회원들이 DIY 경험으로 얻은 비결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날 선배 언니 부부가 도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는 엘빈 토 플러(Alvin Toffler)가 말한 프로슈밍(prosuming)이 떠올랐다. 프로슈밍을 주목하라 엘빈 토플러는 자신의 책 제3의 물결 에서 판매나 교환보다는 자 신의 사용이나 만족을 위해 제품 서비스 경험을 생산하는 사람 을 프로슈머(prosumer)란 신조어로 설명하면서, 미래에는 생산자 와 소비자를 구별하는 것이 점차 애매해지면서 프로슈머의 중요성 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을 위해 주로 여성이 전담하는 가사노동이나 자녀양육 등이 전통적인 프로슈밍이며,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취미생활로 즐기 려는 선배 언니의 집수리, 가구 리폼(reform) 그리고 더 나아가 자 동차 수리나 UCC(user-created-contents) 등과 같은 새로운 프 로슈밍이 증가하고 있다

61 이외에 또 다른 프로슈밍은 없을까? 앞서 열거한 프로슈밍이 자 신의 사용이나 만족을 목적으로 한 프로슈밍이라면, 타인을 도우 려고 자신의 노동력을 무료로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 는 프로슈밍도 있다. 즉, 과거 농경사회에서의 품앗이, 재난현장의 자원봉사자, 의료시설이 열악한 오지에서의 의료봉사, 산골마을에 사는 노인들을 위한 차량봉사 등도 프로슈밍이다. 최근에는 이러 한 자원봉사가 사회적 비용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봉사의 수혜자 와 제공자 모두에게 만족감과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해 준다 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다. 주민들은 지역 사회 내에서 발생하는 복지문제에 쉽게 공감 성장과 복지 프로슈밍의 사회적 가치 최근 우리 사회는 성장잠재력 하락, 소득양극화 심화, 고령화, 실 업, 전통적 가족제도의 붕괴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면서 사 회복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가는 복지문제를 해결하고자 여 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의 사회복지체제나 인프라는 이에 대응하기에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복지는 국가의 일 방적인 책임으로 보기보다는 국가와 개인이 함께 노력해야 할 과 제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고, 개인은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이 에 동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공익과 공공선 및 공동체 적인 시각에서 서로 나누고 베푸는 삶에 대한 의미를 체감할 수 있 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탄탄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 사회는 자원봉사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곳 할 수 있고 그 결과, 주민들이 지역 복지문제 해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05년 7월 전 국 시 군 구 단위에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를 구성하여 지역사 회 단위로 정부와 민간 부분이 협력하여 지역 복지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의사소통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이는 프로슈밍의 사회적 가치를 활용하여 국가와 개인이 복지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는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지만 성 공적인 참여형 복지제도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30 40대에 돈을 많이 벌었지만 사치를 멀리하고 평범과 자선을 추구하는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을 young and wealth but normal 의 약자인 욘(YAWN)족 이라 고 정의했다. 이들은 제3세계의 빈곤문제나 질병 퇴치, 자연보호 등 자원봉사 활동에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정신적인 만족과 보람에 높은 가치를 둔다고 한다. 프로슈밍의 가

62 성장과 복지 치를 강조하면서 엘빈 토플러가 미래의 부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라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욘족 은 미래의 새로운 부를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욘족 이 보여주는 것처럼 물질적인 부를 가진 사람들만이 새로 운 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배 언니 부부가 즐겁게 도배 하는과정, 지역에사는어려운이웃을찾아가내가할수있는최 선의 도움을 주는 것, 일상생활이 바쁘지만 시간을 내어 지역사회 의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 등은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의미의 부( 富 ) 일 것이다. 윤성인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9월호 임상경제학과 양극화 처방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의사는 신체 여러 부위를 보고 만지고 들은 후 혈압과 체온을 잰다. 증세가 심하면 엑스레이(X-ray)나 CT 촬 영, 혈액채취 등 정밀검사 과정도 거친다. 이 검진 결과에 따라 처 방을 내린다. 한의학의 사상의학( 四 象 醫 學 :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태 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누어 각각의 체질에 맞게 약을 써야 한다는 이론) 에서는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쓰도록 하고 있다. 같은 병이라고 하여 개인의 특성을 간과하고 똑같은 처방을 내린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결정 과정도 이와 비슷 해야 하지 않을까? 빈부격차해소 연구에 정통한 콜롬비아대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교수가 제안한 임상경제학(clinical economics)에 따르면 그렇다. 한국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IMF가 다른 위 기 국가들에 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고금리 처방을 내린 것에 대해 그가 강력히 비판했던 근거도 여기에 있다. 삭스가 소아과 의사인 아내의 치료과정을 지켜보다 깨닫게 됐다는 임상경 제학의 요지는, 의사가 환자의 복잡한 몸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감별 진단을 실시하듯 복잡한 경제문제도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 다는 것이다. 그는 1980년대 후반, 볼리비아 대통령 경제 자문관 을 맡으면서 40,000%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을 10%로 끌어내렸 으며, 이 경험을 통해 임상경제학에 대한 신념을 굳혔다고 한다

63 특히 그는 경제문제 해결을 위하여 각국의 고유하고 복잡한 제도 환경 역사적 요인들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장과 분배는 임상학적 진단과 함께 고민해야 성장과 복지 우리 경제가 앓고 있는 병 중 하나인 양극화를 생각해 보자. 성장 률이 낮아지고 소득 불평등도는 빠르게 나빠지고 있으며, 빈곤층 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근로자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1990년 초반 3.7정도였 지만, 1996년과 1997년에는 약 4로 벌어졌다(편집자 주: 2010년에는 6으로 확대). 성장(효율)이 소득격차를 넓히느냐 좁히느냐, 분배(형 평)가 성장을 촉진하느냐 저해하느냐의 관계는 가치관의 개입 없 는 실증 경제학의 영역이므로 철저한 논증이 뒤따라야 하지만, 해 결책 모색에 임상경제학적 접근이 유용할 수 있다. 또한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 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 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 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에 명시된 국가 역할을 둘러싸고 크게 시장경제에 전 적으로 맡겨야 한다. 와 정부가 국민들의 생활 향상에 적극 나서 야 한다. 는 시각으로 양분되어 있다. 문제는 이것이 우리의 사회 적 자본을 손상시키는 소모적 논쟁과 사회적 갈등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이점이 정부가 임상경제학적 측면을 도외시할 수 없는 이 유이지 않을까? 최근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면서 임상경제학 적 요법이 힘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극화 문제도 성장과 분배 간의 적절한 조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으로 움직이고 있다. 학계 에서 한국형 경제발전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도 임상경제학의 중요 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볼수있다. 강영목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8월호

64 모두 를 생각하는 생산과 소비 여러분은 초콜릿을 좋아하시는지? 달콤쌉싸래한 초콜릿 맛을 싫 어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사 람은 많지 않으리라 짐작한다. 전 세계 카카오의 70%가 생산되는 서부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 카메룬의 카 카오 농장에서는 약 28만 4천명의 9~12살 어린이들이 아침 6시부 터 저녁 6시 반까지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농약과 살충제를 뿌리 고 마체테라는 긴 칼로 카카오 열매를 따는 위험한 작업을 한다. 이 아이들은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수많은 코코아를 생산했지만 정작 초콜릿은 맛보지도 못했고 그게 무엇인지도 모른다. 유럽 공정무역협회에 따르면 카카오를 생산하는 농부가 5%의 수익을 얻는다면 무역 조직과 초콜릿 회사가 그 14배인 70%의 수 익을 가져간다고 한다. 천원짜리 초콜릿바 한 개가 판매되면 카카 오 농민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겨우 20원 정도라는 주장도 있다. 커 피 설탕 면화 등을 생산하는 개발도상국 농부들도 비슷하다. 온 종일 땀 흘려 일하고도 하루 1달러, 우리 돈으로 천 원 벌기도 어렵 다고 한다. 싼값에 원료를 사다가 많은 이익을 남기는 다국적 기 업, 선진국, 수입자에게 유리한 무역구조는 이러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오랫동안 고착시켜 왔다.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많은 나라 들이 국제 거래에 참여하면서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환경오염은 지 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공정무역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성장과 복지 카카오를 만들지만 혜택은 적어 소규모 카카오재배 농가의 연평균 가구수입이 30~110달러 정도 다. 이 돈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카 카오 농장으로 내보낸다. 마땅한 생계수단 없이 카카오 농사에 매 달리고 있는 이들은 국제시장에서 카카오 가격이 폭락하면 생산비 도 못 건지고 빚지게 된다. 시장 정보를 알지 못해 중간상인에게 저울 눈속임을 당하면서 헐값에 코코아를 팔아넘겨야 한다. 몇 단 계의 유통과정을 거쳐 카카오 값은 눈덩이처럼 부푼다. 그런 카카 오로 만들어진 초콜릿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쯤 되면 끝없는 욕망을 싣고 달리는 열차를 잠시 멈추고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공정무역 (fair trade)이다. 60년 넘은 역사를 가진 공정무역은 자유시장경 제 구조에서 소외되어 있던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생산자들에게 환 경친화적인 생산을 권장한다. 그들의 노동력에 공정한 가격을 지 불하고 교육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한다. 공정무역의 핵심 원칙은 최저가격제의 보장과 사회적 초과이윤의 환원이다. 최저가격제는 국제시장에서 카카오 커피 등의 가격이

65 건강 불평등에 눈을 돌리자! 인류 역사가 질병에서 자유로울 날이 없듯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건 강하게 사는 것은 모든 이들의 관심거리다. 최근 웰빙 S라인 피 트니스 등 건강 관련 붐은 식을 줄을 모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난 치병에 도전하는 대체 의학이 관심을 끌고 있다. 떨어져도 생산비용과 생계비용 이상의 가격을 보장함으로써 농부 건강 불평등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라 성장과 복지 들이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 공정무역 생산자조합 에서는 사회적 초과이윤으로 학교를 짓거나 새 우물을 파는 등 공 동체에 필요한 개발프로젝트를 실행한다. 국제공정무역인증기관 에 의하면, 공정무역 생산활동을 하는 150만 명의 농민, 노동자들 과 그 가족을 포함한 750만 명의 삶이 개선됐다고 한다. 공정무역은 기업이 사회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소비자가 윤리 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다. 달콤한 초콜릿을 모두가 함께 먹으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고 환경이 보호될 수 있 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부당한 아동노동 은 없었는지, 환경파괴는 안했는지 따져보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보다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면에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 는 계층이 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미국은 노인층을 제외하고 전체 인구의 17%가 아무런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수적으로도 우리나라 인구규모를 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실 직하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강보험료 체납자, 非 보험 진료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극빈층, 노숙자, 희귀 난치병 환자 등 의료 사각지대 인구가 5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른바 건강 불평등은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나 라에서도 주요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에 관한 논 의는 이제까지 개인적 차원의 문제이지 사회적 차원은 아니라는 박창순 한국공정무역연합 2010년 5월호 입장이었다. 즉, 건강은 유전적 요인, 식생활 및 운동 습관 등 개인 적 차이라는 견해이다. 그러나 건강이 학력 소득 직업 수준에

66 따라 차이가 난다면 이 문제는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 음을 의미한다. 건강 불평등 은 소득 불평등 을 확장시킨 개념 성장과 복지 건강 불평등 은 어떻게 측정하나? 몇 해 전 일본 자료의 내용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소득 불평등 에서 빌려온 개념임을 연상하 면 쉽다. 건강 불평등 은 x축에 가계를 소득 순으로 나란히 세운 다. 그 순서에 따라 y축에 건강 상태(질환 유무, 수진 입원 유무, 의료비 등)를 누적시킨다. 그 누적치를 사회전체 건강상태의 총합 (예, 총의료비)으로 나눈 곡선을 집중곡선(concentration curve) 이라 한다. 만일 건강에 대한 불평등이 없다면, 집중곡선은 45 선이 된다. 그렇지만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건강상의 불평등이 존재한다면, 상 대적으로 저소득자의 건강상태가 나빠지게 되어 집중곡선은 45 선을 기준으로 위로 볼록한 모습을 띤다. 반대로 저소득자에게 유 리한 건강상의 불평등이 존재한다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의 건강 상태가 나빠져 아래로 볼록한 모습을 띤다. 건강 불평등 은 소득 불평등 을 확장시킨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건강 불평등 곡선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득 불평등의 y축은 건강 상태 가아닌 소득 을 표시하기 때문에 정의상 저소득층의 소득이 높을 수 없어 곡선 이 위로 볼록할 수 없는 반면, 건강 불평등 곡선은 위로 볼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강 불평등에 대한 체계적 연구 분석 필요 곡선상의 형태 차이보다는 정책적 의미가 더 중요하다. 소득 불평 등이 아주 클 경우, 사회 문제가 되어 이를 시정하려는 정책 노력 이 취해진다 해도 전국민 소득을 균등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 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러한 정책 목표는 노동이나 교육에 대한 장기적 투자 가치를 낮춘다. 소득이 노동이나 교육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적정한 소득 불평등은 오히려 인센티브로 기능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건강 불평등은 계층별로 건강 상태가 다른 것이 바람직 하지 않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보다는 건강 불평등을 낮추거나 없애는 것이 보다 달성하기

67 쉬운 정책 목표라 할 수 있으며.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힘을 받는 다. 최근 한 보고서가 건강 불평등 을 사회적 의제로 다룰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선진국들은 1980년대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 다고 한다. 우리는 통계도 부족하고, 사회적 관심사도 아직 낮다. 앞으로 건강 불평등의 해소는 이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과제 가 될 것이다. 소득 불평등 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문가들의 연구와 노력이 사회 정책적 관심과 해결책을 불러왔듯이, 건강 불 평등 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분석 또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2007년 12월호 유럽의 도박 그들은 스스로 통화주권을 내놓았다. 1999년 1월 1일부터 자기나 라 돈을 버리고 유로화를 쓰기 시작한 열 한 나라(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핀란드 포 르투갈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이야기다. 그 후 다섯 나라(그리 스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몰타 슬로바키아)가 새로 이 경제 통화동맹(Economic and Monetary Union: EMU)에 가입했다(편 성장과 복지 집자 주: 2011년 1월 에스토니아가 가입함에 따라 현재는 17개 국으로 구성). 두 차례 세계대전을 치른 유럽의 지도자들은 통화통합이 진정한 유럽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통합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 했다. 유로 출범 당시 유럽연합(EU) 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이 전쟁 없이 단일 통화를 갖게 된 것은 처음 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하지만 단일통화가 오히려 유럽의 통합을 해칠 것으로 보는 시각 도 많았다. 마틴 펠트스타인(Martin Feldstein) 하버드대 교수는 통화통합이 유럽의 내전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고 경고했다. 유럽 의 이 위험한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유로권으로 묶여 자율권이 없어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나라들의 재정위기는 유럽 통화동맹의 근본적인 문제를 단적으로

68 성장과 복지 보여주고 있다. 유로권(eurozone) 16개국 중앙은행들은 마음대로 돈을 찍어낼 수도, 금리를 조정할 수도 없다. 유럽중앙은행 (European Central Bank: ECB)의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자국의 특수한 경제 사정에 맞춰 독자적으로 통화량과 금 리를 조절할 수는 없다. 예컨대 PIIGS 국가들이 가라앉은 경기를 띄우기 위해 마음대로 금리를 내리고 통화 공급을 늘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나라살림이 엉망이 된 마당에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렵다. 유로권 각국은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재정적 자와 국가채무를 함부로 늘리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같은 유로화를 쓰는 나라들끼리는 통화가치를 떨어트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도 없다. 유로권 국가들의 이런 고민은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 의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어느 한 나라가 고정된(안정된) 환율과 자유로운 자본 이동, 자율적인 통화정책이라는 세 마리 토 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없으며이중어느하나는포기할수밖에없 다는 가설이다. 환율이 널뛰기하는 데 따른 비용과 위험을 없애기 위해 같은 돈을 쓰기로 한 유로권 국가들은 환율 안정의 혜택을 얻는 대가로 독자적 통화정책을 포기했다. 유로권 각국 간 자본이동은 환율 변동 위험이 사라진 만큼 더 안전하고 편리해졌다. 유로 출범 후 아일랜드나 스페인 같은 주변부 나라들에 값싼 외국자본이 쏟아 져 들어와 자산시장 거품을 일으키고, 그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회 사들이 부실해지고,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나섰던 정부가 재정위기에 빠진 것도 통화동맹의 예견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유로권의 획일적인 통화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면 유로권 전체를 보는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미국 연방정부처럼 경기가 좋 은 지역에서 세금을 많이 거둬 침체된 지역에 보태주는 재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저축한 북유럽의 개미 들이 한가롭게 놀다 어려움을 겪는 남유럽의 베짱이 들을 선뜻 도와주려 할 리가 없다. 개미들이 통화통합 덕분에 더 많은 돈을 벌게 됐다 하더라도 통화통합의 부작용으로 더 큰 위기를 맞 은 베짱이들을 돕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베짱이들 이 마음대로 개미들의 나라에 가서 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 유로권 은 아직 노동력의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동맹이 삐걱거릴수록 유로화 가치도 불안정해질 것이다. 통 화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려는 유럽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는 이 제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경제학자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역사적 실 험을 눈앞에 두고 흥분하고 있다. 장경덕 매일경제신문 2010년 7월호

69 나우루 공화국의 교훈 성장과 복지 학교교육만으로 자녀교육이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 월 급을 모아 집을 사지? 지금도 살림살이가 빠듯한데 식구 중에 누군 가 병이 나면 큰일인데?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하게 되는 걱정 거리들이다. 그런데 교육은 물론이고 질병 치료도 무상으로 제공 하며, 신혼부부에게는 정부에서 방 두 개에 거실이 있는 새 집을 제공하는 나라가 있었다. 바로 오스트레일리아 동쪽 적도 부근에 위치한 나우루 공화국이 그런 나라였다. 새똥으로 부자가 된 나라 나우루 공화국은 태평양에 자리 잡은 섬나라로 둘레가 약 10km, 전체 나라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약 2.5배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 나우루 공화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 라 중 하나였다. 1981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약 1,800달러였 는데 나우루 공화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무려 10배가 넘는 약 2만 달러였다. 변변한 배도 없이 원시적인 방법으로 고기잡이를 하면서 살았던 나우루 공화국 사람들이 갑자기 잘 살게 된 것은 새똥 덕분이었다. 앨버트로스라는 새의 똥이 쌓여서 이루어진 인광석이 섬 전체를 뒤덮고 있었는데, 인광석은 질 좋은 화학비료 원료였다. 새똥은 나 우루 공화국과 지금의 키리바시 공화국인 길버트 제도가 독점적으 로 가졌던 자원이었다. 나우루 공화국 정부는 인광석을 수출해 벌 어들인 돈으로 국민들에게 이런 환상적인 복지혜택을 제공했던 것 이었다. 인광석을 캐는 일은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담당했고, 나 우루 공화국 사람들은 생업이었던 고기잡이도 그만두고 그저 놀고 먹고 즐기면서 살았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은 자체적으로 생산 하는 대신 대부분 수입했다. 물고기는 직접 잡아야 나우루 공화국 정부에서는 더 이상 인광석을 수출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시드니 멜버른 괌 사이판 하와이의 빌딩과 호텔에 투 자했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없었던 사람들이라 부동산 투자는 별 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자원은 무제한적으로 캐낼 수 있는 것이 아

70 니어서 1990년대에 들어서자 인광석은 바닥을 드러냈다. 나우루 공화국 사람들은 궁여지책으로 금융업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은 행을 설립해 마피아와 테러조직의 검은 돈을 끌어 들였다. 그러나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일어났던 테러사건으로 인해 나우루 은 행은 파산하고 말았다. 전세계 은행들이 힘을 합쳐 테러자금과의 전쟁을 벌였기 때문이었다. 다급해진 나우루 공화국은 해외 부동 산을 담보로 다른 나라 은행에서 돈을 빌려 버텨 보려고 했으나 이 Part 05 자로 인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투자했던 부동산마저 모두 날려버리고 말았다. 그 후 지속적인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 마케팅과 브랜드 려움에 시달려 온 나우루 공화국. 현재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도움 을 받으며 살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한다. 자녀들에게 평생 먹고 사는데 충분한 돈을 유산으로 남겨 주려 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데 나우루 공화국의 모습은 유산에만 의지 한 채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결국 빈털터리 가 되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을 떠오르게 한다. 유산이란 나우루 공화국의 인광석과 같다. 변화무쌍한 경제상황에 맞추어 돈을 관 성장과 복지 리하는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유산을 남겨준다고 해도 그 돈 기업(企業)과 기업(棄業)의 차이 개인과 기업의 생존전략은? 생활 속에서 접하는 2080법칙 메이드 인 저팬 vs 메이드 인 차이나 레저업체 매출은 날씨가 좌우 재능주를 사세요 Girls, Be Ambitious! 은 언제 바닥을 드러낼지 모른다.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는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돈을 벌고 이를 관리하는 능력을 길러주자! 나우루 공화국의 몰락을 보 니 물고기를 주려고 하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자. 는 유대인들의 교육 철학이 새삼 현명하게 느껴진다. 석 혜 원 메트로은행 2010년 11월호

71 기업( 企 業 )과 기업( 棄 業 )의 차이 사람에 따라 업 이라는 말에 대해 떠올리는 것들은 다양하겠지만 필자에게는 불교에서 말하는 업보의 업과 골프 용어로서의 업, 그 리고 기업과 관련한 업이 우선 연상된다. 불가( 佛 家 )에서 말하는 업 ( 業 )은 전세( 前 世 )에 지은 선악의 소행으로 말미암아 현세( 現 世 )에서 받게 되는 응보( 應 報 )를 말한다. 이는 후손들의 발복( 發 福 ) 을 위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타인에게 상처나 아픔을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골프 용어로서의 업 (up) 은 한자 業 이아닌 up 으로 표기되며, 골프 경기에서 이 긴홀의수 를 말한다. 다른 기업과 확실하게 차별화될 수 있는 업을 창출할 수 있는 조 직 을 뜻하며 이를 달리 말하면 다른 경쟁자들과 분명하게 차별 될 수 있는 핵심역량'을 의미한다. 요즘의 경제환경 변화를 보면, 이종격투기가 열리는 사각의 링 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만약 기업들이 시장의 트렌드 변화, 경쟁 자의 도전, 고객의 소리 없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 업은 보이지 않는 손 에 의해서 퇴출 압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과 개인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부등식이 존재한다. 또한 생존부등식의 핵심 키워드는 다름 아닌 업 이다. 우선, 기업의 생존부등식은 상품의 단위당 한계효용 > 상품의 단위당 가격 > 상품의 단위당 생산비용 으로 정의된다. 기업이 생 산한 상품이 판매되려면, 적어도 고객이 느끼는 상품의 단위당 한 계효용이 상품의 단위당 가격보다 커야 한다. 또 기업이 상품 판 매를 통해 이윤을 얻으려면, 상품의 단위당 가격이 상품의 단위당 기업의 핵심은 업 기업을 한자로 표현하면 企 業 이 된다. 또 企 業 은 人 (사람 인)+ 止 (머물 지)+ 業 (널판지 업) 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종래 의 기업 개념이 새롭게 달라져야 함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경제 학이나 경영학에서는 기업을 상품을 만들어 파는 생산의 주체 로 마케팅과 브랜드 정의해 왔다. 그런데 이런 식의 기업 개념을 가지고는 21세기의 무 한경쟁에서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필자는 企 業 = 人 + 止 + 業 이란 의미에서 새로운 기업의 개념을 도출하고자 한다. 즉, 기업이란 우수한 인재( 人 )들이 머물면서( 止 )

72 마케팅과 브랜드 생산비용(평균비용)보다 높아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 중에서 어 느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해당 기업의 생존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편, 개인의 생존부등식은 개인이 조직에 기여하는 월별 서비 스의 가치 > 자신이 기업으로부터 받는 월급 > 자신이 지출하는 월 별 생계비용 으로 요약된다. 즉, 개인이 기업에서 해고당하지 않으 려면 적어도 자기가 받는 월급 이상의 가치를 기업에 제공해야 한 다. 또 개인이 파산을 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자신의 월급이 월 별 생계비용보다는 많아야 한다. 그래야만 주택마련, 자녀교육, 노 후설계 등을 위한 저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살아남으려면 업 을 가져라! 이제 다른 경쟁자들과 분명하게 차별될 수 있는 핵심역량인 업 과 생존부등식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업 을 가진기업은 무 엇 하나를 만들어도 고객들이 탐낼만한 일류상품만을 생산한다. 일례로 나이키(스포츠 용품), 맥도날드(햄버거), 닌텐도(게임용 소 프트웨어), 월마트(가격할인), 삼성전자(애니콜)를 보라.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특정 분야에서 특정 상품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자사 브랜드의 세계적인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는 점 이다. 시장에서 기업 생존부등식의 성립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 企 業 )과 기업( 棄 業 )의 문제로 귀결된다. 즉, 업 을 가진 기업( 企 業 )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고속성장을 마음껏 구가할 것이다. 그러나 고객들로부터 업 을 포기한 기업( 棄 業 )으로 낙인찍힌 기업은 시 장에서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개인 또한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개인도 1인 기업의 대표이사라 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따라서 이제는 개인도 기업처럼 자기 고유의 브랜드인 자신의 업 을 구축해야 한다. 성교육의 구성애 씨, 재미있는 목회자 장경동 목사, 엘레지( elegie )의 여왕 이미자 씨, 인기 드라마 제조기 김수현 작가 등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업 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생존부등식을 충족 시키면서 나름대로 사회적 명예와 경제적 부를 향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업 을 구축하는 비법은 무엇인가?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숙고해야 할 것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또는 특기) 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일이다. 골고루 잘하는 것은 업 이 아니다. 업 은 다른 사람이나 다른 기업보다 아주 특출하게 잘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일단 자신의 특기가 무엇인지 파악했다 면, 그 다음 수순은 자신의 잠재적인 모든 역량을 거기에 집중시킴 으로써 가까운 장래에 그 부문의 1인자로 우뚝 서야 한다. 그러면 성공인의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업, 그것은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매력적인 경제개념이다! 김덕수 공주대학교 2008년 6월호

73 개인과 기업의 생존전략은? 마케팅과 브랜드 스페인이 낳은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로 꼽히는 파블로 카잘스 (Pablo Casals)의 일화다. 카잘스가 타계하기 3년 전인 95세였을 때 한 기자가 질문했다. 이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인정받고 있고 고령이신데 아직도 하루에 6시간씩 연습하는 이유 가 무엇입니까? 카잘스가 대답했다. 당연하죠. 내 연주 실력이 아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오. 바이올린의 전설 로 불렸던 리투아니아 출신 야사 하이페츠(Jascha Heifetz)도 이와 비슷한 명언을 남겼다. 내가 하루 연습을 거르면 나 자신이 안다. 이틀을 거르면 비평가가 안다. 사흘이면 모든 청중이 알아챈다. 방심 나태를 경계하라! 우리나라에서 만 18년째 방송되고 있는 TV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봉숭아 학당 이다. 1990년 코미디 하이웨이 의 한 코너로 출발해 초기에 맹구와 오 서방을 비롯 근래 세바스찬 복학생 변선생에 이어 왕비호 박 교수에 이르기까지 봉숭아 학당 이 배출한 인기 캐릭터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그토록 오래 방송되면서 2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화면 속에선 화기애애해 보여도 그 이면에는 개그맨들의 땀과 눈물로 얼룩진 피 말리는 경쟁이 숨어 있기에 가능했다. 담당 PD가 봉숭아 학당에서는 매일 구조조정이 이뤄 진다. 고 단언할 정도다. 인기 개그맨이라고 출연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한두 번 반짝했다고 배역이 계속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재미있으면 신인이라도 출연할 수 있는 동시에, 재미없으면 누구나 언제든 가차없이 퇴출되는 시스템이 봉숭아 학당 의 경쟁력인 셈 이다(편집자 주: 2011년 7월 종영됨). 카잘스 하이페츠 같은 세계적인 연주가는 먼 나라 사람 얘기라 해도 봉숭아 학당 의 건재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봉숭아 학당 은 세계 각국에 두터운 팬을 거느린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연상시킨다. 맨유는 한국 선수 중 최고라는 박지성조차 항상 선발 출장을 걱정해야 할 만큼 치열한 포지션별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축구팀을 일궈냈다. 어느 한순간 방심이나 나태함을 용납하지 않 는다

74 마케팅과 브랜드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져라! 경제 분야에서도 방심으로 인해 정상에서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 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2008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위기 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부실화되면서 세 계 5대 투자은행(IB) 가운데 메릴린치(3위), 리먼브러더스(4위), 베 어스턴스(5위)가 사라졌다. 그래서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명성을 구축하는 데는 20 년이 걸리지만 이를 무너뜨리는 데는 단 5분이면 충분하다. 고갈 파한 것이 새삼스럽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 닷컴 열풍 속에 무수한 벤처 기업인들 이 스타 로 각광받았지만, 지금도 경영자로 살아남아 경영 일선 에서 뛰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40년 전 한국의 10대 기업 가운데 아직 10위 안에 남아 있는 것은 삼성 LG뿐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지금은 사라진 대우 쌍용과 달리 삼성 LG는 초 창기 설탕이나 치약을 만들던 회사에서 중화학공업, 정보기술(IT) 에 이르기까지 산업고도화 과정에 적절히 대처했기에 글로벌 기업 으로 클 수 있었다. 이런 사례들은 결국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고 노력하지 않는 다면 당장 내일을 보장받을 수 없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오래 살아남은 기업이든, 수십 년간 건재한 개인이든 성공 비결은 의외 로 단순하다.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일본의 전자부품회사 교세라(Kyocera)를 창업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스스로 고안한 인생의 성공방정식으로 유명하다. 이나모리 회장의 성공방정식은 인생(일)의 결과 = 능력 열정 사고방식 이다. 인생의 결과를 구성하는 3요소 가운데 능력과 열정은 최하가 0 이고 늘 그보다 많은 (+)값이지만, 사고방식은 (-)값도 있을 수 있 다. 아무리 능력과 열정이 뛰어나더라도 사고방식이 비관적이거나 삐딱하면 전체 값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을 이 방정식은 보여준 다. 반대로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는다면 능력이 다소 떨어져도 결 과는 플러스가 된다. 경영의 기본원리인 동시에 삶의 자세와도 통 한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2008년 11월호

75 생활 속에서 접하는 2080법칙 마케팅과 브랜드 파레토 법칙은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전체 부( 富 )의 80%를 가 지고 있다. 고 주장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Vilfredo Pareto)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파레토 법칙은 2080법칙 이 라고도 하는데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 나는 현상 을 의미한다. 즉, 부 노력 투입량 원인의 작은 부 분이 대부분의 결과를 이루어낸다는 것 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는 20%의 소비자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경향, 국민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는 경향 등을 들 수 있다. 이 말은 상류 20%만 잡으면 전체의 80%를 잡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귀족 마케팅 을나타 내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이 1090 으로? 수업시간에 사회 불평등 현상을 다루면서 2080법칙 을 설명하 고 이에 대한 사례를 찾아보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생활 속에서 나 타나는 다양한 사례들을 발표하였는데, 그중의 일부 학생은 2080 법칙이 나타나는 현상의 이면을 색다르게 접근하였다. 즉, 80%의 일반 소비자가 전체 매출에서 소비하는 비율이 겨우 20%밖에 안 된다는 사실과 전체 국민 중 80%는 전체 부의 20%밖에 소유하지 못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에 주목한 것이다. 학생들은 이런 현 상을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간주하고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 였다. 2010년 11월 30일자 일보 기사에 의하면 평소 백화점 매출 은 큰손 에 의해 좌우된다는 내용과 함께 상위 10% 고객이 전체 매출의 90%를 올려준다고 했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2080법칙 을 넘어 1090법칙 이 나타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었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우리 교육현장에 서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등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이 상위 10% 대학에 집중되는 것, 입시철이 끝나면 상위 10% 학생들의 진학률로 고등학교 순위를 매기는 것 등이 그러한 예이 다. 더 시야를 좁혀 인문계 학교의 교실 수업으로 눈을 돌렸을 때,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80%가 아닌 20%, 아니 10% 정도밖에 안된다면 이것은 분명 교실수업의 붕괴와 공교육의 부실 화로 이어질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76 일부 사람들은 이와 같은 현상이 학교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크게 염려하기도 한다. 2080법칙 현상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나타나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들이 필요한 때이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학습 방법을 통해 전체 80%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학급지도 에서는 반장 순환제를 채택하여 많은 학생들에게 골고루 참여 기회를 부여해 줄 필요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들이 모인다면 우리 사회와 교육현장도 좀 더 합리적이고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재만 강화고등학교 2010년 1월호 메이드 인 저팬 vs 메이드 인 차이나 일본이 머리카락을 세로로 2등분해서 스위스로 보냈다. 세계 최고의 정밀기술을 가졌다는 스위스에 일본의 기술 수준을 한껏 뽐내고 싶어서였다. 그러자 스위스에선 아무 대꾸 없이 머리카락을 4등분 해 반송했다. 이에 질세라 일본은 그것을 다시 8등분해 보냈다. 그러자 스위스는 머리카락의 8개 가닥마다 일일이 구멍을 내서 일본으로 되돌려줬다. 그 뒤 일본에선 더 이상 아무 소식이 없었다. 기술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일본도 스위스에는 한 수 접는다는 일화다. 물론 실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위스의 정밀기 술은 그만큼 알아준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시계를 만 드는 나라가 스위스다. 지금도 손목시계 하나가 최고급 승용차 보다 비싼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올림픽 육상 수영 등의 기록 측 정도 스위스 시계업체인 오메가 가 독점한다 신뢰, 경제발전의 중요한 생산요소 일본도 소형 전자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다. 1980년대 소니 워 마케팅과 브랜드 크맨 을 비롯해 디지털 카메라, 닌텐도 위(Wii) 에 이르기까지 근 30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니 머리카락 가르기 농담도 나왔을 것이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메이드 인 스위스 나 메이드 인저팬 이라면 안심하고 산다. 제조기업의 이름은 못 들어봤더라도

77 마케팅과 브랜드 스위스나 일본이란 브랜드가 신뢰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어떤가. 싸다는 점은 인정하겠지만, 품질 성능 기술 등에선 미덥지 못한 게 사실이다. 술부터 계란까지 못 만드는 가짜 가 없고 멜라민 등 각종 먹거리 파동이 끊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메이드 인 차이나 는 싼 게 비지떡 의 대명사쯤으로 인식된다. 아무리 괜찮은 제품이라도 중국에서 만들었다면 소비자들은 의심 부터 하고 본다. 한번 쓰고 버릴 것이라면 싼 맛에 사든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든지. 왜 이렇게 다른 대접을 받을까. 이는 신뢰 라는 사회적 자본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를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나라에서 제품 가격이 현격히 차이난다. 신뢰가 높은 나라 제품은 비싸고 그렇지 못한 나라 제품은 싸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애로우(Kenneth J. Arrow)는 우리가 세계에서 보는 경제적 후진성의 대부분은 결국 상호신뢰의 결핍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신뢰도 돈이나 기술 못지않게 경제발전의 중요한 생산요소라는 얘기다. 범위를 좁혀 개인 간 거래를 생각해 보자. 친구끼리 단돈 몇 천 원을 빌리면서 차용증서를 쓰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한번 보고 다신 안 볼 사이가 아닌 이상 친구를 믿기 때문이다. 서로 간에 돈 몇 푼에 배신할 가능성은 없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하지만 집을 사고팔 때는 다르다. 제3자(중개인 법무사 등)가 관여하고 매수 자와 매도자는 철저히 따져가며 계약서를 쓴다. 도장도 여러 번 찍 어야 한다. 상대방이 중도에 계약을 깨지 못하도록 큰 금액의 계약 금도 주고받는다. 매수자와 매도자는 신뢰관계 이전에 계약관계 이기 때문이다. 신뢰가 전제된 거래와 그렇지 않은 거래는 비용 에도 큰 차이가 생긴다. 친구끼리 돈을 빌릴 때는 다른 비용이 들 게 없다. 말로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집을 매매할 때는 중개 수수료, 법무사 수수료 등을 부담하고 모든 것을 법에 근거해 처리 해야 한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다시 메이드 인 저팬 과 메이드 인 차이나 로 돌아가 보자. 예컨대 다이어리를 살 때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지 않는 한 일본제를 사고 싶어진다. 종이 질이 좋아 보이고 디자인도 예쁜 것 같으니까. 요즘엔 메이드 인 코리아 도 일본산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다. 삼성 LG의 LCD TV는 일본제 TV보다 더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삼성 LG라는 브랜드가 믿을 수 있는 성능, 만족스런 애프터서비스

78 마케팅과 브랜드 등을 담보해주기 때문이다. 야채 과일 김치 쇠고기 등 먹거리도 국내산 이 수입산 보다 비싸도 믿고 산다. 이 같은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기업이 자본을 축 적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신뢰 라는 자본을 축적하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광고만 많이 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국 가나 기업이나 이미지를 중시한다. 늘 기아 전염병 가난 쿠데 타 등이 연상되는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가 최고급 제품을 만들 것 으로 믿을 사람은 없다. 한국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만큼 가격을 받지 못하는 데는 긍정적인 뉴스보다 시위 다툼 사고 파업 같은 뉴스들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뢰 는 경제 사회 역사 발전의 동인( 動 因 )이 된다. 프랜시 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 에서 사회에서 불신이 팽배하게 되면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부담할 필요가 없는 일종의 세금을 모든 경제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불해 야한다. 고 지적했다. 차선이 2차로에서 1차로로 좁아지는 경우 교대로 진입할 때와 서로 먼저 가려고 차를 들이밀 때를 떠올려 비 교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2009년 2월호 레저업체 매출은 날씨가 좌우 주5일 근무제로 사람들의 여가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레저 여행 숙박 외식산업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야외활동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날씨다 보니 해수욕장 놀이공원 골프장 스키장 등의 레저업체들은 날씨에 가장 먼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흔히 레저업에 있어 매출은 경기 소득 거리 편의시설 마케팅 등의 여러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보태지는 것이 바로 날씨 다. 레저업체의 입장객 수가 곧 매출로 직결되는데 고객을 모으는 것이 날씨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콘도 골프장 스키장은 물론 계절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과 부대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리조트의 경우는 다양한 시설이 한 단지 내 밀집돼 있는 만큼 날씨에 더욱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비나 폭설 등으로 날씨가 안 좋을 경우 예약 취소율 상승, 객실 가동률 하락, 부대업장의 매출 감소, 시설물 관리비용 상승 등 날씨로 인한 피해와 영향은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즉, 하나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곳에 비해 그만큼 몇 배의 영향을 더 받는다. 그러다 보니 리조트에서는 날씨에 민감 해 국내의 많은 리조트들은 오래전부터 날씨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79 기상정보가 돈이다 사계절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A사는 사업부문이 야외활동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시설물의 대부분이 산악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국지적 기상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A사는 본사 에서 운영하는 통합정보시스템에 민간 기상업체에서 제공하는 기상정보를 시스템화하여 각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 록 하고 있으며, 필요 시 기상업체의 예보관과 날씨와 관련된 상담 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업부에 따라 리조트의 날씨를 고객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예약 마케팅과 브랜드 일에 날씨가 좋지 않다면 일정을 변경하거나 실내행사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예약 취소율을 최소화하고, 기상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이벤트나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리조트 내에서 벌어지는 작업과 공사 일정을 조정해 공사비를 절감하고, 스키장의 눈을 만드는 제설작업에도 기상정보를 활용한다. A사는 기상정보료로 연간 700여만원을 쓰지만 고객의 예약 활성화와 취소방지, 공연 및 이벤트 등 야외행사 활성화, 리조트 시설물 관리와 운영 전반에 걸친 위험 요소의 해소를 통해 약 50억 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또한 특화된 날씨보험 가입으로 보험료 절감과 영업손실 보전은 물론 산업재해 예방과 고객의 안전 확보를 통해 수억 원의 추가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A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기상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골프지수 스키지수 등 레저활동과 관련된 각종 지수를 개발하여 회원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타깃마케팅 시스템도 추가 적으로 구축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날씨라는 변수를 능동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업무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적절한 대비가 가능해진다. 이는 업무 능률 향상과 관리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며, 매출까지도 향상시 킨다. 기업의 작은 노력이 고객들에게 큰 만족과 감동을 주는 것 은 물론 고객 확보와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의 하나로 날씨를 활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날씨는 사람의 마음을 좌우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심리적 변화를 잘 이용하면 구매행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날씨를 100% 예측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날씨 정보의 정확도는 과학이 발달한 현재에도 엄연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날씨예보는 확보 가 아니므로 날씨의 불확실성을

80 함께 고려해 기업경영에 날씨정보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 혜가 요구된다.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날씨예보의 재능주를 사세요 이해와 날씨정보의 가치있는 활용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 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김동식 케이웨더 2009년 9월호 몇 년 전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일이다. 케롤라인 일레너라는 배우 를 지망하는 학생이 명문 연극학교에 합격했다. 합격은 했는데 집 안 형편이 어려워서 10,000파운드의 등록금을 낼 수가 없었다. 주 위의 유명인사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해 주시면 나중에 배우로 성 공해서 꼭 갚겠다. 는 내용의 편지를 수십 통 보냈지만 호응이 없 었다. 입학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던 그녀에게 하루 는 한 중년 신사가 찾아왔다. 등록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 다는 것이다 우선 회사를 하나 만들자. 고등학교 갓 졸업한 학생에게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예? 회사를요? 우선 회사의 이름을 지어야지. 뭐라고 지을까. 네 이름을 따서 주식회사 케롤라인 일레너 라고 하지. 한국식으로 한다면 주식회사 이효리, 주식회사 전지현과 같은 이 름이다. 마케팅과 브랜드 다음에는 주식을 발행해야지. 주식이 뭔데요? 주식이란 당신이 이 회사의 주인입니다. 라는 증서야. 100파운드 짜리 주식 100주를 발행하면 10,000파운드를 조달할 수 있겠군.

81 100파운드짜리 주식을 한 주 사는 사람은 주식회사 케롤라인 일레너라 는 회사의 1/100만큼의 주인이 되는 셈이지. 영국의 상법에 따라 100파운드짜리 주식 100주를 인쇄한 후 여기 에 회사 이름, 사장 이름을 써넣고 서명을 했다. 이 종이쪽지를 누가 사준다는 건가요? 걱정 마라. 우선 투자자를 설득하는데 필요한 제안서를 만들어 야지. 제안서 제목은 재능주를 사세요 라고 하자. [제안서] 마케팅과 브랜드 재능주를 사세요 저는 이번에 런던의 명문 연극학교에 합격한 캐롤라인 일레너입니다. 저는 각종 연극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최우수상도 여러 번 받았습니다. 연극학교를 졸업하면 배우로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배우로서의 성공 가능성은 연극학교 합격증이 보장합니다. 저의 재능이 꽃을 피워 일류배우가 되면 연 수입이 100만 파운드, 1,000만 파운드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저의 수입은 바로 회사의 수입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100파운드에 투자하신 이 주식의 가격도 1,000파운 드, 10,000파운드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 나 애 플 의 주식에 투자해 50배, 100배의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과 똑같 은 효과를 얻으실 수 있는 것입니다. 부디 저의 재능을 믿고 주식회 사 캐롤라인 일레너의 주식에 투자를 해주세요. 제품화 과정에 있는 기술을 자산으로 하여 벤처기업이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듯이 그녀의 재능 을 자산으로 해서 같은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하이테크주 가 아닌 재 능주 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투자 제안서를 받아 본 뮤지컬 작곡가, 드라마 작가, 영화배우, 연예흥행사들이 각각 몇 십 주씩 투자해 주어 발행주식 100주가 모두 팔렸다. 이렇게 조 달된 10,000파운드로 캐롤라인 일레너는 무사히 연극학교를 졸업 하고 무대 데뷔에도 성공했다. 종래에는 특별한 기술이나 유용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 사업 을 하려면 그 동안 모아둔 자금이나 친지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으 로 창업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른바 오너 파이낸스다. 사업을 시 작하여 어느 정도의 규모에 이르면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여 사 업을 확장한다. 다시 더 큰 성공을 보일 경우 주식을 공개하고 증 권거래소에 상장한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82 되는 것이다. 상당한 정도의 성공을 거둔 특별한 기업이 아니면 증권시장에서 직접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다. 앞에 예를 든 것처럼 설립 직후의 유아 기업에서부터 성숙기에 이른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업에게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아기에 있는 벤처기업은 사업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벤처 캐피탈(벤처기업에 주식투자 형식으로 투자하는 기업) 또는 엔젤 펀드(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에게 마치 천사처럼 나타나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개인)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소년기로 성장하면 장외시장(한국의 코스닥, 미국의 나스닥 등)에 등록을 하고, 장년에 이르면 증권거래소에 상장 을 함으로써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대 기업뿐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까지도 자기회사의 장점을 무기로 하여 다양한 자금 조달수단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강 창 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2010년 8월호 Girls, Be Ambitious! 최근 인기가 높았던 드라마들을 돌아보면, 유능하고 진취적인 여성이 유독 많이 등장한다. 선덕여왕 의 미실과 덕만, 동이 의 장희빈, 대물 의 서혜림까지. 이들은 때로는 강하고 때로는 부드 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며 전통적 여성상 을 구시대적 유물로 묻어 버렸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계 재계 문화계는 여성 리더십이 단연 화두다. 2009년 사법시험 합격생의 36%, 행정고시 합격생의 47%, 외무고시 합격생의 49%가 여성이었고, 교원 임용시험 합격 생은 90%가 여성이었다. 보수적인 정치분야는 어떨까. 18대 국회의 여성국회의원은 13.7%. 세계적 기준으로는 아직 미미하지만, 2000년 16대 여성국회의원이 5.9%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마케팅과 브랜드

83 마케팅과 브랜드 괄목할만한 변화라 하겠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층에서도 남녀의 우월구조가 현격 하게 뒤바뀌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양성평등 이란 말을 거론하 는 것조차 어색해지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여성들이 늘고, 그들의 지위가 높아지는 지금, 우리의 10년, 20년 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그때여성모두는얼마나잘살게될까, 즉 양성평등 실현의 열매와 혜택이 모든 여성들에게 얼마나 고르게 돌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말이다. 경제교육이 성평등의 진전을 가져와 저출산 문제가 우리 사회 큰 고민거리이며, 그것은 여성들이 사회 활동을 위해 결혼과 육아를 필수 가아닌 선택 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2009년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니, 지 금 여성 비경제활동인구 중 절반 이상인 67%가 육아와 가사 부담 을 이유로 들고 있다. 맞벌이 부부 중 남편이 집안일에 참여하는 시간은 42분으로, 여성이 부담하는 3시간 27분의 반의반도 안 된 다. 교육을 비롯한 여타 양육 문제에 대해서도 결과는 비슷하다. 정책적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알파걸 슈퍼맘이 되는 수밖 에 없다. 그나마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고 각종 정보습득 경로가 탁월한 여성의 경우라면 슈퍼맘이 될 테지만, 그렇지 못한 여성들은 어려 움이 더욱 커진다. 결혼이민 여성들이 살림을 꾸리는 다문화가정 은 52.9%가 최저생계비 미만 가정이고, 이혼율 증가로 30대 모자 가정이 빠르게 늘고있는 상황에서, 당장의 생계문제에 부닥친 이 들 여성들이 알파걸 슈퍼맘이 되길 바라는 것은 심히 어려운 일 이다. 이러한 문제를 도외시하고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양성평 등 실현을 논하는 것은 공허하다. 사회적 지위 향상의 혜택이 결 국 잘사는 여성, 교육받은 여성, 경제활동에 성공한 여성들의 몫으 로만 돌아간다면 양성평등이란 그들만의 이야기 가 될 뿐이고, 양성평등 문제에 못지않게 더욱 심각한 성 내 불평등, 여성 내에서 의 빈부 격차, 학력 격차, 경제활동 격차 문제를 낳게 될 것이다. 양성평등이 실질적으로 진전되어 여성 전반의 의사결정 역량이 높아지기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여성 스스로가 경제의 흐름을 평면 적으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현실에서 입체적으 로 바라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경제교육이 청소년들을 위한 것 만이 아니고, 은퇴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만도 아니라, 바로 여 성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다. 우리 경제의 내용이 튼실해지고 여성 내 평등도 이뤄내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 은 바로 여성들의 경제적 리더십이다. 천 규 승 KDI 경제정보센터 201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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