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포럼제 1 권제 4 호 (2012) 생자기증에관한규정과쟁점 주호노교수 경희대학교법과대학 1. 서론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 ( 이하에서는 장기이식법 이라고약칭한다 ) 은장기등의기증자로서살아있는사람, 뇌사자및사망한자에대하여규정하고있다. 그런데살아있는사람이기증자일경우, 즉생자기증에있어서는기증자의보호가무엇보다도중요하다. 아래에서는기증자의보호라는관점에서장기이식법의생자기증에관한규정과쟁점에관하여살펴보고자한다. 2. 생자기증에관한규정 (1) 기증능력 살아있는사람으로서장기기증에관하여판단능력이있는사람은장기에관한기증능력을가진다. 여기서장기기증에관한판단능력이란장기기증으로인한유 불리를판단할수있는능력으로서민법상의행위능력과는구별되는개념이다. 통상장기기증능력은민법상의사능력과유사한개념으로이해되고있다. 따라서민법상의사능력자는장기기증능력을가지지만, 의사무능력자는장기기증능력을가지지않는다고할수있다. 장기이식법은장기에관한기증능력의연령적기준을 16세로보고있다. 여기서장기이식법은살아있는사람으로서 16세미만인사람, 임신한여성또는해산한날부터 3개월이지나지아니한사람,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동의능력을갖춘것으로인정하지아니하는정신질환자와지적장애인및마약류에중독된사람에대하여는장기기증을할수없는소위 절대적장기기증무능력자 로규정하고 - 1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있다 ( 장기이식법제11조제3항본문 ). 다만, 장기이식법은살아있는사람으로서 16세이상인미성년자의장기등은이들을보호하기위하여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또는 4촌이내의친족에게만기증할수있도록소위 친족간이식 에만제한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11조제4항 ). 그럼에도불구하고골수의경우에는그예외가인정되어 16세미만의미성년자도기증할수있도록하고있고또한친족간이식이아닌경우에도기증을할수있도록허용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11조제3항단서, 제4항참조 ). 골수는이를일정량적출하더라도생명이나건강에크게지장이없고재생이가능하여신체성장에미치는영향이적고, 매매의우려도없기때문이라고한다. 나아가장기이식법은살아있는사람의장기등은원칙적으로본인이동의한경우에만적출할수있도록하고있고, 16세이상인미성년자의장기등과 16세미만인미성년자의골수를적출하려고하는경우에는본인과그부모의동의를함께받도록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22조제1항 ). (2) 설명의무 장기기증에관한동의내지승낙이유효하려면그것은기증자가장기기증에관하여충분히알고한것이어야한다. 그런데기증자는의학의문외한으로서장기기증에관한의학적지식은거의가지고있지않다. 여기서기증자에게의학적지식에관한충분한정보를제공하여야할필요가있다. 여기서의학의전문가인의료인에게충분한정보제공의무, 즉설명의무를부과하지않을수없다. 장기이식법은장기등을적출하고자하는의사에게기증자가살아있는사람인경우에는본인과그가족에게장기등기증자의건강상태, 장기등의적출수술의내용과건강에미치는영향, 장기등을적출한후의치료계획및그밖에장기등기증자가장기등의적출과관련하여미리알아야할사항에관하여충분히설명하도록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23조제2호 ). 필요한설명을하지아니한의사에대하여는 500만원이하의과태료를부과할수있도록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53조제2항제3호 ). - 2 -
생명윤리포럼제 1 권제 4 호 (2012) (3) 적출범위 장기기증은기증자의생명과건강을침해하지않아야한다. 다시말해서, 장기기증은기증자의생명과건강을침해하지않는범위내에서만허용될수있다. 장기이식법은살아있는사람으로부터적출할수있는장기등의범위를한정하여규정하고있다. 신장은정상인것 2개중 1개, 간장, 골수및대통령령으로정하는장기등은의학적으로인정되는범위에서그일부로제한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11조제5항 ). 여기서대통령령으로정하는장기등이란췌장, 췌도및소장을말한다 ( 장기이식법시행령제14조 ). (4) 분배기준 기증된장기는공평하게분배되어야한다. 장기이식법은원칙적으로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으로하여금장기등이식대상자의선정기준에의하여장기등이식대기자중에서이식대상자를선정하도록위임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26조제1항, 제4항 ). 이를위해장기이식법은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 소위 KONOS(KOrean Network for Organ Sharing) 를두고있다또한장기이식법은살아있는사람으로서 16세이상인장기등기증자와 20 세미만인사람중골수를기증하는사람은자신의장기등의이식대상자를직접선정할수있도록하고, 이경우본인또는배우자의가족에게골수를기증하려는경우외에는미리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이식대상자선정절차를거치도록규정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3항, 제4항 ). 장기이식법은소위직접기증 (Direktspende) 을예외적으로인정하고있는것이다. 직접기증제도는기증자의의사를존중하고, 장기기증을활성화하기위한특례규정으로서장기이식법만의독특한규정이다. 다만, 직접기증의경우에는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장의승인을얻도록함으로써장기매매등불순한동기에의한기증또는압력등에의한비자발적기증의경우를차단하도록하고있다. (5) 매매금지 - 3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장기이식법에있어서도일체의상업적장기매매행위는금지된다. 나아가장기이식법은이의교사ㆍ알선및방조행위까지도금지하고있다 ( 장기이식법제7조 ). 매매행위란금전또는재산상의이익기타반대급부를주고받거나주고받을것을약속하고장기등을주거나받는행위또는이를약속하는행위를말한다 ( 장기이식법제7조제1항참조 ). 장기이식법은장기매매행위에관한하등의예외규정을규정하고있지않다. 그럼에도불구하고장기적출을위한수술비용, 회복기간동안소요되는병원비및일실소득등에대하여실비보상을한다고해도이는매매행위에해당하지않는것으로해석되고있다. 여기서금지되는매매행위는상업적매매행위만을의미한다고해석되기때문이다. 3. 생자기증에관한쟁점 (1) 미성년자의기증능력 장기기증은기증자의진의에기한승낙에기하지않으면안된다. 진의에기한승낙이라고하기위하여는장기기증의의의, 내용, 일어날수있는합병증과같은위험성및기증후의예후등에관하여충분히설명되고이를완전히이해한다음행한것이어야한다. 따라서기증자는충분한이해력과판단력을가진기증능력자이어야한다. 원칙적으로성년자는당연히장기기증에관한기증능력을가진다. 그러나미성년자의장기기증에대한입법태도는일치하지않고있다. 독일의이식법과같이미성년자에게는기증능력을인정하지않는입법례도있지만, 우리나라는일정한경우미성년자에게도기증능력을인정하고있다. 장기이식법은미성년자에게도골수에관한기증능력을인정하고, 나아가 16세이상의미성년자에게는골수뿐만아니라장기에관한기증능력까지도인정하고있다. 이론적으로볼때장기기증에관한진의에기한승낙은미년성자의경우에도가능하다고할수있다. 미성년자라하더라도장기기증으로인하여발생할수있는건강상의위험을충분히이해하고스스로장기기증에대하여승낙할수있기때문이다. 따라서건강에영향을미칠수있는장기기증에관하여충분히고려하는한미성년자에게도장기기증능력을인정하는장기이식법의입법태도는타당하다고할수있다. 그러나 - 4 -
생명윤리포럼제 1 권제 4 호 (2012) 독일의이식법이미성년자의보호를위하여미성년자의기증을처음부터금지하고있는취지를이해하여야한다. 따라서미성년자의기증에있어서는기증의사의순수성이특히문제되지않을수없다. 여기서장기이식법은미성년자의기증의경우소위 친족간이식 의경우로만한정하고있으며, 16세이상인미성년자의장기등과 16세미만인미성년자의골수를적출하려고하는경우에는본인과그부모의동의를함께받도록하고있다. (2) 기증의사의순수성의확보 장기기증에대한승낙은진의에기한승낙이어야할뿐만아니라기증자의자유로운의사에근거한임의에의한승낙이어야한다. 장기기증은기증자의자기결정권의행사의결과로서행하여져야하기때문이다. 자기결정권의행사는설명의무가전제될것을요구한다. 기증의사의임의성은또한압력의배제와매매의금지에의하여담보된다. 따라서물리적압력에의한기증이나심리적압력에의한기증에는임의성이인정될수없다. 뿐만아니라장기매매의경우에도기증의사의임의성은부정되게된다. 따라서장기기증은선의의기증이아니면안된다 ( 무상기증의원칙 ). 장기이식법은장기등을적출하고자하는의사에게기증자가살아있는사람인경우에는본인과그가족에게장기등기증자의건강상태, 장기등의적출수술의내용과건강에미치는영향, 장기등을적출한후의치료계획및그밖에장기등기증자가장기등의적출과관련하여미리알아야할사항에관하여충분히설명하도록하고있다. 장기이식법은금전또는재산상의이익기타반대급부를주고받거나주고받을것을약속하고장기등을주거나받는행위또는이를약속하는행위를금지하여일체의상업적장기매매를금지하고있다. 다만, 장기적출을위한수술비용, 회복기간동안소요되는병원비및일실소득등에대한실비보상은매매로해석되지않고있다. 이러한보상들은장기를기증한후의기증자의건강을보장하기위한비용이기때문이다. 장기이식법이미성년자의장기기증을소위 친족간이식 에제한하고있는취지도장기매매의우려를원천적으로봉쇄하기위함이다. 그렇지만미성년자라하더라도골수기증의경우에는매매의우려가없다고보아친족간이식이라는제한을가하지않고있다. 따라서미성년자장기기증에있어서의순수성의평가에있어서는공적장 - 5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부에의하여친족간이라는관계가확실히증명되는것이중요하다. 또한기증의사의임의성내지자발성은심리적압력이있는경우에도침해되기때문에친족간이식이라하더라도심리적압력의유무에관한세밀한평가가필수적이다. 경우에따라미성년자가심리적압력을이기기어려워기증의사를밝히는경우라면기증의사의임의성은강하게의심되어부정되어야한다. 끝으로살아있는기증자가자신의장기등의이식대상자를직접선정할경우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장의승인을얻도록한제도는생자기증에있어서기증의사의순수성을확보하기위한최후의보루이다.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장은특히장기매매의위험과기증의사의임의성에유의하여승인하여야한다. 그러나이에관한구체적규정이없기때문에제도적보완내지운영의묘가필요한부분이라고하겠다. 예컨대, 독일의이식법은살아있는사람으로부터의장기적출의경우장기기증에대한승낙의비임의성과장기의매매여부에대하여주법에의한윤리위원회의심의를받도록의무화하고있다 ( 독일이식법제8조제3항제2문 ). 물론윤리위원회의심의의대상은조직의경우를제외한장기의경우에한한다. 윤리위원회는장기의적출또는이식에참여하지않고이에참여하는의사의지시도받지않는의사, 판사의자격을가지는자, 심리학적문제에경험이있는자를포함하여구성되어야한다 ( 독일이식법제8조제3항제3문 ). (3) 기증자의안전성의보장 기증자의동의가있다고하여기증자의생명이나건강을침해하는장기의적출이허용될수는없다. 신체에대한자기결정권은본인의동의를요하고, 동의에의한장기의적출이라하더라도그것은사회상규를넘지않는범위내에서만합법화될수있기때문이다 ( 형법제257조제1항참조 ). 기증자의생명과건강에대한안전성의보장없이는살아있는사람으로부터의장기이식은있을수없다. 장기이식법이살아있는기증자로부터적출할수있는장기의범위를신장은정상인것 2개중 1개, 간장, 골수및췌장, 췌도및소장의의학적으로인정되는범위에서그일부로제한하고있는것은기증자를보호하기위한조치이다. 그러나이러한조치만으로는기증자를보호하기에매우미흡한것으로보인다. 독일의이식법의경우살아있는기증자를보호하기위하여세밀 - 6 -
생명윤리포럼제 1 권제 4 호 (2012) 하게규정하고있다. 예컨대, 독일의장기이식법은살아있는기증자를보호하기위하여사자적출이불가능한경우에만생자적출을인정하는보충성 (Subsidiarität) 의원칙을규정하고있는점, 동의능력을가지는성년자에게만기증능력을인정하여미성년자와정신장애자를제외하고있는점, 적출수술후치료에참여의사를표시해야만적출이허용되는점및이미언급한바와같이특히매매의우려와기증의사의임의성에대하여집중적으로검증하는윤리위원회의심의를거쳐야하는점등을그주요한특징으로하고있다. 따라서장기이식법에는살아있는기증자를보호하기위하여우선기증자의장기를적출하기전에기증자의건강이장기적출에견딜수있는가에대한세밀한평가에관한규정이추가되어야한다. 장기를적출하는경우에도충분한기능을가지는장기가기증자에게남아있도록하는것이원칙이다. 예컨대, 간기증시기증자의안전을위해잔존허용량을초과하여간을절제해서는안되고, 신장기증시기능상좌우차가있는경우건강한쪽을기증자에게남길것등과같이기증자의이익이우선하여보호되도록배려하여야한다. 기증된장기를적출한후에도기증자의안전을위한배려는계속되어야한다. 독일의이식법은살아있는기증자를보호하기위한특별규정으로서장기또는조직의적출의경우기증자가사후치료에참여할것을의무화하고있다 ( 독일이식법제8조제3항제1문 ). 이와같이살아있는사람으로부터의장기기증에있어서중요한것은기증자에대한기증후의치료계획이다. 기증후기증자의장기적건강이보장되지않으면안되기때문이다. 따라서시간의경과에따른장기기능의저하등에대한배려가불가결하다. 수술후최초 1년은수회, 그후최저 1년에 1회또는상태에따라서는수회의검진과생활지도가실시되어야한다. 그러나이러한규정은장기이식법에서는발견되지않는다. 또한장기기증으로인한합병증이발견된다면그에대한치료와보상도필수적이라고해야한다. 역시이에관한규정도장기이식법은가지고있지아니하다. 4. 결어 살아있는사람으로부터의장기기증은건강한기증자에게침습을가하는 것이기때문에부득이한경우에한하여예외적으로허용되어야한다. 살아 있는기증자를보호하기위한안전조치는기증의전후에걸쳐서강구되어야 - 7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한다. 기증전의안전조치로서는기증의사의순수성에대한평가가중요하다. 직접기증의경우기증의사의순수성은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장의승인에의하여최종적으로담보되고있다. 그러나장기의매매를방지하고기증자의자유의사를확인하는순수성평가를세밀하게하기위하여는윤리위원회의도입등제도적보완내지운영의묘가필요하다고생각된다. 미성년자의기증에있어서도심리적압박이없는상태에서의기증이라는검증이철저히수행되어야한다고본다. 또한기증후의안전조치로서는기증자의기증후의건강확보가중요하다. 그러나기증후기증자에대한치료계획, 건강검진및보상계획등에관하여는명문의규정이존재하지않는다. 이에관한제도의마련이필요하다고생각된다. -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