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6.2 박형준_ 새사연연구원 hjpark@saesayon.org 목 차 1. 신자유주의와수출주도성장 2. 동아시아수출주도형성장전략의문제점들 3. 소득불평등과불안정성심화, 사회양극화해결이우선
미국의서브프라임위기를기점으로삼는다면현재우리가겪고있는전 지구적차원의정치경제적위기도 2 년을넘어섰다. 급작스런금융시장의공 황이발생한 2008년 9월을기준으로해도 8 개월이지났다. 금융시장의패닉 상태가어느정도진정되면서낙관적인전망이쏟아지고있다. 올하반기부 터는경기가최소한완만하게회복될것이라는것이주류경제계의지배적 인생각인것같다. 물론이런전망과달리비관적인의견도많다. 욕대학의루비니교수는이번경제위기로인해 가장유명세를타고있는뉴 아시아의수출주도형성 장모델은산산조각났다 고말하며 이지역국가들은국내수요를부양할 필요가있다 고주장했다(< 이데일리> 2009. 5. 25). 마르크스주의정치경제 학자들도비슷한주장을펼치고있다. 지난금요일(5월 29 일) 에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개최한 대안적세계화에대한이념과전략 이라는정치 경제학포럼에참가한미국의루이스앤클락대학교수인하트랜스버그 (Hart-Lansberg) 교수도미국소비자들의신용팽창에의존하고있던동아 시아의수출주도형성장모델이이번위기로인해그한계를드러낼수밖에 없다고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단순히과거방식으로는경제회복을이룰수없다는것이다. 무역규모가 GDP와비슷한우리나라는이문제에더욱민감할수밖에없는 실정이다. 이글에서는우리나라경제가위기를극복하면서선택해야할새로 운성장패러다임을찾기위한기초작업으로신자유주의체제에서제3세계 에강제한수출주도성장전략의현실을살펴보도록하겠다. 신자유주의와수출주도성장전략 1970년대스태그플레이션에서벗어나기위해미국을위시로한선진자본주의국가들은시장주의원칙을강화하며자유화, 탈규제, 사유화를기조로하는세계화를추진하였다. 이런노력의일환으로제3세계의많은나라들이고수하고있던수입대체산업전략을포기하고수출주도성장전략을받아들이 -1-
도록종용했다. 제3세계대다수국가들이겪고있던부채위기는선진국의전략이효과적으로강제할수있는환경이되었다. 1980년을전후로미국은인플레이션에대한대응책으로고금리정책을펼쳐, 미국연방준비이사회의기준금리가 20 퍼센트까지치솟기도했다. 이로인해제3세계국가들은채무불이행을선언해야할처지에놓이게되었다. 이러한환경을조성한선진국가들은 IMF 와세계은행을통해제3세계국가들이부채경감과구조조정프로그램을교환하도록만들었다. IMF와세계은행은제3세계국가들이수출을증대하여무역흑자를내고이를통해빚을갚을수있을것이라고설득했다. 이를위해서외국인투자를유치해야하고수출산업에필요한생산재를수입해야했다. 또한국내소비는최대한억누르는정책을실시할수밖에없었다. 그결과동아시아를제외한대다수의수출주도성장전략은실패하고말았다. 그림 1. 1인당 GDP 성장률( 단위: 퍼센트, 5 년간이동평균) * 출처: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WDI) **East Asia & Pacific 에는일본, 한국, 뉴질랜드, 호수가포함되지않는다. 그래서최근의추세선은주로중국에의해규정된다고볼수있다. 그림1 은남미와남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이남), 그리고동아시아와태평양 지역의 1인당 GDP 성장률의변화를보여주고있다. 거의 20년동안남미와 -2-
남아프리카는낮은성장률을기록해왔다는것을알수있다. 특히, 종속이론의주장대로남아프리카는저성장을경험했다. 최근에서야원유가격과원자재가격이급격히오르면서저성장국면을간신히벗어나고있다. 이에반해동아시아국가들의 1인당 GDP 의성장세는꾸준하다. 좀다른각도에서 GDP 에관한지표들을분석해도비슷한결과를얻을수있다. 그림 2. 지역별 GDP 비중과 1인당 GDP 비교: 지역/ 세계 ( 단위: 퍼센트) * 출처: WDI 그림2의첫번째그래프는세계전체의 GDP에서각지역이차지하는비중을나타낸것이다. 남미와남아프리카의몫은정체가계속되었거나줄어든반면, 동아시아와한국의비중은꾸준히증가해왔음을알수있다. 1980년 에서 2007년까지한국의몫은 6 배, 동아시아의몫은 8배가량확대되었음을 -3-
알수있다. 그림2의두번째그래프는지역의 1인당 GDP 를세계평균에비교한것이다. 여기서도비슷한추세를얻는다. 남미와남아프리카의 1인당 GDP는세계평균에비교해서추세적으로다소줄어들었다. 이에반해동아시아와한국의 1 인당 GDP 는급격히증가해왔다. 특히한국의 1인당 GDP는 1980년에는세계평균의절반밖에되지않았지만, 현재는 2.5 배정도로많다. 그림 3. 세계무역에차지하는비중: 지역/ 세계 ( 단위: 퍼센트) * 출처: WDI ** EA 는동아시아와태평양; LA는남미와카리브해안을의미 그림3 은세계무역에차지하는지역별비중이다. 동아시아의수출은 1978년에는세계수출시장에서 4 퍼센트정도를차지했지만, 2007년에는 14퍼센트로비중이크게늘었다. 반면, 남미가세계무역에서차지하는비중은 5퍼센트전후로지난 30 년간거의변화가없었다. 더욱중요한것은신자유주의적수출주도성장전략이본격적으로추진되었던 1990년대이후에동아시아는엄청난흑자를기록한반면, 남미는계속해서무역수지적자에허덕였다 ( 그림4). 그림4. 무역수지( 재화와용역) -4-
( 단위: 미국달러) * 출처: WDI 지금까지살펴본 GDP와무역에관한통계분석에따르면신자유주의체제에서제3세계에강제된수출주도형성장전략은동아시아적인현상이라고볼수있다. 이외의지역에서는이전략을강제했던 IMF와세계은행이주장한 수출주도형성장을통해얻은무역수지흑자로부채문제를해결하는방법 은현실에존재하지않았다. 반면, 동아시아국가들은이전략으로 성공 을거두었다. 하지만이러한성공은국내외적인구조적불균형의성장과궤를같이한것뿐이다. 동아시아수출주도형성장전략의문제점들 동아시아의수출주도형성장전략을제대로평가하려면신자유주의체제에서발전되어온전지구적차원의국제적생산네트워크의구조적취약성도함께살펴봐야한다. 앞서소개했던하트랜스버그교수의연구에따르면 1980년대후반부터급격히성장한동아시아의경제적활동은수출지향적초국적기업들이통제하는국제적생산네트워크의확장과긴밀하게연계되어있었다. 동아시아의수출/GDP 비율을보면, 1980년에 24퍼센트수준에서 2005년에는 55 퍼센트로증가하였다. 세계평균은 28.5 퍼센트정도이다. 이런추세적증가를주도했던중국을살펴보면, 전체수출의 58 퍼센트, 하이테크부문의 88 퍼센트가초국적기업의몫이라고한다. 말레이시아의경우는제조업수 -5-
출의 73 퍼센트, 싱가포르는 86 퍼센트가이에해당된다. 또한, 무역의절반 정도는지역내에서이루어지고있다. 중국에있는초국적기업이최종조립 공장역할을하고, 조립을위한부품들이동아시아각국에서중국으로수출 되고있는것이다. 이런구성으로동아시아각국의산업이선진국에기반을 두고있는초국적기업에구조적으로종속되고, 동아시아국가간의경쟁은 점점심화되고있다. 이는또한낮은부가가치비율로직결된다. 그림5. 미국의경상수지적자와대상국가 ( 단위: 백만달러) * 출처: 미국 Bureau of Economic Analysis 더큰문제는동아시아의수출주도성장이미국의경상수지적자에직접적으로의존하고있다는사실이다. 그림5는미국의경상수지적자규모와그거래대상국가가차지하는비중을나타내고있다. 신자유주의체제는제3세계국가들에게는수출주도형성장전략을강제하여서로경쟁하게만들면서, 값싼노동력을이용하였고, 선진국내에서는금융화를추진하여자산시장의호황을누렸다. 이과정에서세계적으로산업과금융체계의지역적불균형이초래되었다. 미국은지속적으로경상수지적자를기록하면서달러가유출되었다. 이로인해미국은자국내자산시장의크기를계속키워해외투자가들을유인해유출된달러를재흡수해야했다. 그림6은미국의국제투자수지로서달러의 -6-
국제적순환메커니즘을단적으로보여주고있다. 그림6. 미국의국제투자수지 ( 단위: 십억달러) * 출처: 미국 Bureau of Economic Analysis 그림7. 미국신용시장의부문별부채잔액 ( 단위: 십억달러) * 출처: Bureau of Economic Analysis -7-
보다직접적으로동아시아의수출주도형성장전략은미국소비자들의신용을통한소비에의존하고있다. 그림7은미국의신용시장에서각각의경제주체들이지고있는부채의잔액을나타내고있다. 신자유주의체제자체가신용에기반을두고이루어진호황이었고, 실물분야의성장도가계의신용에의존하고있었다. 대부분의무역수지흑자가미국에집중되어있는동아시아의수출주도성장전략은미국가계의소비패턴의변화에큰타격을입을가능성이크다. 현재미국의실업률이계속증가하고있는반면, 주택가격은계속하락하고있어미국가계의소비는어느정도지속적으로위축될수밖에없는상황이다. 그림8. 한국과중국의최근수출증감률( 미국은수입) * 출처: 한국은행 그림8은 2008년 9월미국의투자은행들이대거파산하면서심화된경제위기이후동아시아의수출이급격히줄어들었음을보여주고있다. 수입도같이줄어들어전체경상수지에서는흑자를기록해외환시장의안정에는도움이되고있으나산업의갑작스런위축을의미하는불황형흑자이기때문에그리반길일은못된다. 미국이위기이전에기록했던 7,000억달러규모에이르는경상수지적자를축소한다면이는곧동아시아수출산업의불황으로직결되고실업문제의심화와기업도산사태를피할수없을것이다. -8-
소득불평등과불안정성심화, 사회양극화해결이우선 그러면내수를확대해동아시아지역의수출산업과잉생산문제를해결할수있을까? 이는지역가계부문의소비여력이어느정도인지에따라달라질수있다. 그런데신자유주의체제에서진행된수출산업주도성장전략은지역내소득의불평등과직업의불안정성심화와함께진행되어왔다. 그림9. 한국의소득불평등지수 * 출처: 통계청 그림10. 비정규직비율 ( 단위: 퍼센트) * 출처: 통계청, 노동사회연구소( 비공식비율) -9-
그림9는대표적인사회적불평등지수로이용되는지니계수와상위20퍼센트의소득을하위20퍼센트의소득으로나눈값을 5 분위한소득비교이다. 두지표모두 1990 년대후반이후꾸준히증가해왔음을알수있다. 그림10은임금근로자중비정규직비율을나타내고있다. 정부의공식통계에서도비정규직비율이 1997 년위기를전후해급격히상승했음을알수있다. 현재정부의공식통계에서는비정규직비율이 30퍼센트대에서움직이고있으나노동사회연구소등진보진영의연구단체에서는 50퍼센트가훨씬넘는임금근로자가비정규직으로고용되어있다고본다. 결론적으로말해, 이런사회양극화문제가해결되지않는한내수확대를통해수출산업쪽의과잉생산을흡수하기는힘들것이다. 현재의위기는 30 년간승승장구해온신자유주의체제가붕괴한것으로, 한국과동아시아의경제가 97년경제위기처럼빠르게원래의상태로회복할수있었던상황과는완전히다른형태로인식해야한다. 이런인식을기반으로지금까지와는전혀다른산업과경제체제에대한패러다임을모색해야할것이다.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