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예탁법제의문제점과개선방향 연구위원천창민 1987년에그기초가마련된우리나라의증권예탁법제는실물증권의존재를기초로투자자의물권적권리보호를그핵심적내용으로한다. 그러나전자적방식에의한계좌간대체가일반화된현실에서현행제도는다양한문제점과한계를노정하고있다. 등록채나불소지된주식등의예탁에대한법적근거의취약과국제증권예탁법적고려의미비는눈에띄는문제이다. 최근몇년간관련당국을중심으로현행증권예탁법제의문제를시정하고전자증권화를수용하기위한전자증권법제를준비중이나이또한몇몇문제점이있어보인다. 불혹을넘은한국증권예탁제도가새롭게마련해야할법제는국제적논의를충분히수용하여국제정합성을갖춤은물론, 전자증권을비롯한다른유형의증권을아우르고, 국제증권예탁법을충분히감안한 한국형 증권예탁법제이어야할것이다. 대량의거래를수반하는현대자본시장에서증권예탁제도는자본시장인프라중후선업무 (back office) 의핵심을이루는필수불가결한제도이다. 증권예탁제도의가장근본적인기능은중앙예탁결제기관 (central securities depository) 에증권을집중예탁 (collective deposit) 함으로써실물증권의발행과이동 (circulation) 을억제하고, 증권거래에따른결제를실물증권의수수 ( 授受 ) 없이계좌간대체 (book-entry transfer) 로갈음하여증권거래를완결하는것이다. 우리나라의현행증권예탁제도는자본시장법 제6편제2장에서규정하고있으며, 기본적인내용은실물증권의존재를기초로하는독일의것과유사하다. 자본시장법제308조이하에서규정하는증권예탁제도는 1987년 11월 28일제9차구 증권거래법 ( 이하, 증권거래법 이라한다 ) 의개정에의해그기초가놓여졌다. 그런데사실 1987 년이전에도이미 1973년 2월에개정된증권거래법에서증권예탁결제에관한규정을두고있었다. 그러나당시에는하나의조문에서대체결제업무 ( 계좌간대체업무 ) 의허가에대한사항만을규정하고있었고, 구체적인업무의내용은모 두시행령에위임하고있었다. 1) 하지만시행령에 본고의견해와주장은필자개인의것이며, 자본시장연구원의공식적인견해가아님을밝힙니다. 1) 제 127 조의 2( 대체결제업무의허가 ) 참조. 1
Opinion 서도구체적인증권예탁제도에관한규정을두고있지않았기때문에당시의증권예탁제도는모두당사자간의계약에의해시행될수밖에없었다. 반면, 1987년개정증권거래법은중앙예탁결제기관인한국예탁결제원을중심으로한증권의집중예탁과집중예탁된증권의혼장재고 (collective pool) 에대한공동점유와공유권을주내용으로하는독일식의물권형증권예탁제도를전격도입하였다. 이를통해투자자의예탁증권에대한물 사법적인특례를접목시킨독특한입법적형태를띠고있었다. 주권보관대체법의직접적인영향을받은현행자본시장법의증권예탁제도또한증권의양도및입질등에대한물권법적인특례와예탁증권의실질소유자특히, 실질주주의권리행사에대한회사법적특례라는두가지내용을핵심으로한다. 그러나현행증권예탁법제는그내재적한계로인해크게다음의두가지문제점을가지고있다. 권적권리를확보함으로써법적안정성과증권유 통의효율화에획기적인기여를하였다. 현행자본시장법제308조이하의규정도그근본적인제도의기초는 1987년에개정된증권거래법과여전히동일하다. 그런데, 1987년증권거래법에의해도입된증권예탁법제에직접적인모델이된것은일본의구주권보관대체법이다. 2) 주권보관대체법은독일의증권예탁법인 Depotgesetz를기초로하였지만, 이와는달리계좌간대체에주권교부와동일한효력을부여하는등계좌대체를증권의양도및입질의방법으로명문화하였고, 선의취득을해석에의해명확히도출될수있도록법문을정비함으로써진일보한입법모델을제시하였다. 나아가, 주권보관대체법은다른나라의증권예탁법제와는달리주권을예탁한투자자가회사에대해직접권리를행사할수있도록지원하는 실질주주제도 를도입함으로써증권예탁법제에회 2) 주권보관대체법의정식명칭은 株券等の保管及び振替に關する法律 이다. 주권보관대체법은 1984년에제정되었으며, 2009 년 1월완전무권화법제인社債株式等の振替に關する法律 ( 이하 사채주식등대체법 이라한다 ) 의시행에따라폐지되었다. 한국증권예탁법제의문제점과개선방안현행증권예탁제도가도입된 1980년대와는달리 2000년대에들어서면서부터나타난자본시장의뚜렷한현상중하나는전자화이다. 1980년대이후부터증권의보유형태또한 IT기술의발달과제도적개선에힘입어전자화가빠르게심화되었다. 주지하는바와같이오늘날증권의간접보유형태나계좌간대체또한수작업으로장부에이를직접기재하는방식이아니라전자장부에이를기록하는방법에의한다. 심지어, 증권의발행단계에서부터증권을불소지나등록의방법에의해증권의無券化 (dematerialisation) 를달성함으로써실물증권의발행자체가적을뿐만아니라투자자의실물증권에실질적인수요자체도상대적으로크지않다. 이는곧실물증권의존재를전제로설계된현행증권예탁제도의한계와첫번째문제점을시사한다. 본래 ( 유가 ) 증권 (Wertpapiere; securities certificates) 이라는것은권리의유통을촉진하기위해권리를유체물인紙面에化體시켜물권 2
법 (Sachenrecht) 의적용대상이되게하고, 선의취득도가능하게하기위해고안된독일화체이론 (Verkörperungstheorie; materialisation theory) 의산물이다. 독일식증권예탁법제는기존의이증권이론에따라혼합보관된예탁증권에대해서도증권에대한소유권의변형이라할수있는공유권을부여하고공유권을보유한자가여전히예탁증권에대한권리자라는것을기본으로한다. 또한, 증권이표창하고있는권리의이전도선의취득이가능하도록종래와같이법률행위에의해증권이라는물건의점유를이전함에의한다는법률적구성을취한다. 따라서독일식증권예탁법제에서는실물증권의존재가그전제이다. 이러한이유로독일의증권예탁제도는증권실물을완전히없애는無券化가아니라한장의실물증권에모든권리를포괄하여표시할수있는포괄증권 (global securities certificate) 이라는기술적도구를통해증권을不動化 (immobilisation) 하는방식으로발전하여왔다. 그러나기술한바와같이현행증권예탁제도내에서예탁증권의양도는 현실적으로는 계좌간대체에의해이루어지고있지만, 법적으로는 실물증권에대한점유의이전을필요로하기때문에현실과법사이의괴리가크다. 예컨대, 현행자본시장법은전자적인계좌간대체의방식으로예탁증권을양도 입질하는현실을정면으로수용하지못하고, 간주 라는법기술적방식에의해그양도 입질을우회적으로선언하는방식을취함으로써일반인들이이해하는 사실상의현실 과 법적당위의현실 사이에존재하는간격을좁히지못하고있다. 그렇지만현행증권예탁법제가실물증권의존재와이에대한점유를전제로하기때문에이론적으로나해석상상당히복잡한문제를발생시킨다고하여법적안정성에큰문제를야기하는것은아니다. 적어도자본시장법상예탁증권의양도와입질등에대한확실성은법적으로담보되고있고, 이는이론상 입법정책상의문제이지실무상현실적으로넘기힘든문제는아니기때문이다. 실무적측면에서보다문제가되는것은자본시장법상국채법이나공사채등록법에의해등록발행된사실상의전자증권을 집중예탁 하는것에대한법적근거가취약하다는점이다. 주권불소지에의해주권을발행하지않고예탁하는경우도마찬가지이다. 실물증권을전제로설계된법제에서어떻게실물증권이발행되지않은상태로증권의예탁과양도가가능한것인지이를이론적으로설명하기힘들뿐만아니라, 법적으로도그근거가취약하다. 자본시장법제4조 9 항은실물증권이발행되지않은경우에도그증권에표시될수있거나표시되어야할권리를증권으로간주한다. 따라서등록공사채와등록국채및불소지된주식, 신탁수익권자체도자본시장법상의간주 증권 이고, 따라서예탁대상증권이될수있기때문에법적근거가없는것은아니라고주장할수도있다. 그러나이견해는다음과같은점에서받아들이기힘들다. 비록증권예탁제도에관한규정이자본시장법에편재되어있으나, 제4조 9항의간주증권규정은증권규제법으로서의자본시장법상기능을위한것이지, 물권법적특례에관한내용을핵심으로하는증권 3
Opinion 예탁제도에까지적용할것은아니다. 간주증권에대한규정은실물증권이발행되지않은권리상태에서도증권신고서의제출이나불공정거래등의증권규제를집행하기위해 1977년부터증권거래법에서도입하고있던것이다. 그러므로이를실물증권의존재를전제로설계된현행증권예탁법제를구성하는자본시장법제308조이하의규정에적용하는것은무리이다. 만약간주증권을규정하는제4조 9항이증권예탁법제에도적용된다고해석한다면, 굳이국채및공사채등록제도를둘필요없이권리상태이지만간주증권인국채및공사채를곧바로예탁하면된다. 이논리대로라면현행자본시장법만으로도이른바모든증권의 전자증권화 가가능하기때문에따로전자증권과관련한법률을제정할필요도없다. 또한자본시장법제313조 4항은 권리예탁 이라는특례를규정하고있는데, 제4조 9항에따른간주증권이인정된다면굳이제313조 4항과같은규정을둘필요도없다. 요컨대, 자본시장법제4조 9항에따른간주증권은증권예탁제도에는그적용이없다고하여야할것이고, 그렇다면권리상태인등록채나불소지된주식등의예탁은그근거가취약하다고할수있다. 그러므로자본시장법의개정을통해등록채나불소지된주식등에대한예탁의근거를확실히하고, 이와더불어빠른시일내에권리의전자적등록과양도등을정면으로수용하는전자증권법제를마련하여전자증권화현상을법률로써명확하게승인하여야할것이다. 이경우전자증권인권리의양도와입질등의처분행위에대한법적확실성의부여와더불어, 전자화된환경에서일어날수있는투자자보호의문제도함께심도있게다루어져야할것이다. 현행증권예탁법제의두번째문제점은국제증권예탁제도에대한법적미비이다. 국내투자자들의외화증권에대한투자는점차증가하고있으나, 그에따른법적정비의노력은그렇게적극적이지않아보인다. 최근통계에따르면, 2013년 12월말기준으로한국예탁결제원을통하여보유하고있는국내투자자의외화증권보유잔액은 118억 4,800만달러 ( 약 12조 5천억원 ) 에이를정도로상당하다. 3) 그런데, 문제는외화증권에대해서는자본시장법제308조이하의증권예탁법제규정이적용되지않는다는점이다. 투자중개업자가공통으로사용하는 외화증권매매거래계좌설정약관 에도국내투자자가보유하는외화증권의법적성질에대한분석이나양도 입질등에적용되는실질법 (substantive law) 적규정은전무하다. 4) 외화증권의물권적쟁점에대해다루고있는것은한국예탁결제원이제정한 외화증권예탁및결제에관한규정 과동규정의시행세칙이유일하나, 관련당사자사이의계약적합의에불과한이규정에서양도및입질등의물권적사항에대하여정한다고하여그효력이담보되는것은아니다. 그리고투자자가한국예탁결제원등을통하여간접적으로보유하는외화증권의법적성질과물권적처분등에적용되는준거법을결정 3) 한국예탁결제원, 13년외화증권직접투자현황 (2014. 1. 17. 보도자료 ), 1면 ( 이는 2012년 96억 2,800만대비 23% 증가한것이다. 외화증권중외화주식의보유잔액은 36억 4천만달러로서 2012년의 27억 8,600만달러대비 31% 증가하였고, 외화채권은 82억 8백만달러로 2012년의 68억 4,200만달러대비 20% 증가하였다고한다 ). 4) 2014년 1월 1일부터시행되는약관을참조로한것이다. 4
하는국제사법적연결규칙또한아직확정된바없다. 5) 그러므로실질법적인측면에서는법률차원에서외화증권의처분등그물권적측면에대한명확한근거규정을마련하여야하며, 저촉법 (conflict of laws) 적측면에서는국제사법에관련연결규칙을도입하여야할것이다. 6) 법 (Bucheffektengesetz) 도제네바증권협약의성안과정에서논의된내용을참조하고대륙법계의특성을감안하여제정된가장최신의증권예탁법제로서우리의전자증권입법논의에상당한시사점을제공한다. 다양한법제를상호비교하고국제정합성과우리실정에맡는법률의옷을마련하 는것이불혹의 40 년을넘은우리증권예탁제도 전자증권법제의도입방향이상에서언급한현행증권예탁법제의두가지문제점에대한개선방안은기술한바와같으나, 전자증권법제의마련과관련해서는특히그입법방식과관련하여유의할점이있다. 지난몇년간관련당국을중심으로논의된전자증권법제는모든증권을완전히전자증권화하고, 전자증권이아닌실물증권은배제하는일본식의입법을모델로삼고있다. 일본의관련법률즉, 사채주식등대체법이하나의입법모델로서손색이없는것은사실이나, 이법도제정일로부터이미 10년이지난법률이고, 그동안국제적으로증권예탁법제의실질법적측면에대한논의가상당히진 의바람직한모습이아닐까싶다. 전자증권화를수용하는전자증권법제는빠른시일내에마련하여야한다. 그러나전자증권법제를마련하여야한다는당위성이곧중앙예탁결제기관이관리하는증권이모두전자증권이어야만하는법률을제정하여야한다는것을의미하는것은아니다. 국제적증권거래가점차일상화되어가는현대자본시장에서국내용법률과국제용법률을구분하여제정하는것또한바람직하지않다. 이점에서전자증권을비롯한다른유형의증권을아우르고, 국제증권예탁법을충분히감안한 한국형 증권예탁법제의제정과이에관한논의를기대해본다. 척되었다. 2010 년국제기구인 UNIDROIT 가성안 한제네바증권협약은그러한국제적논의의성과 물중하나이다. 그리고스위스의간접보유증권 5) 강학상종래의증권소재지법 (lex rei cartae siate) 은예탁증권에대해서는더이상적용되지않는다는것이지배적견해이지만, 이를대체하여관련계좌소재지법 (lex conto sitae) 으로할것인지, 아니면당사자자치에의한주관적연결을인정할것이지에대해서는국제적인논의가계속중이다. 참고로, 헤이그증권협약, 미국, 캐나다및대만은주관적연결을인정하고있으나, 유럽연합은관련계좌소재지법에의하고있다. 6) 국제사법적연결규칙에대한분석및개정안에대한제안으로는천창민, 간접보유증권의국제재판관할과준거법, 국제사법연구제19권제11호 (2013), 481면이하참조.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