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년대선정책분석 2012 년대선, 복지정책분석 기획 김태훈 정책위원 지난 10 월 24 일새누리당김무성선거총괄대책본부장은안철수후보의복지정책에대해 마르크스가공산주의사회를주창하면서쓴슬로건 이라는평가를했다. 이말에서단적으로드러나는것처럼복지는성장의반대말이고진보의동의어처럼이해되는측면이있다. 지난 2010 년지방선거에서무상급식이이슈가되면서진보와보수의경계는복지에대한입장으로나눠지는듯했다. 그러나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라는지금의대선후보들은너나할것없이복지국가를공약으로내세우고있다. 이러한현상을두고일부에서는박근혜의 좌클릭 으로이해하기도하고, 일부에서는박근혜는허구적인가짜복지고야권후보가진짜보편복지라고주장하기도한다. 또복지국가운동이사회전반적인흐름을보수에서중도로바꿨다는평가도있다. 일반적으로복지는노동자민중의투쟁의결과이면서동시에사회적갈등을완화하기위한지배계급의통치수단이라는이중적성격을가진것으로이해된다. 따라서복지그자체의성격이진보적이라고할수는없다. 게다가지금유력대선후보들이말하는복지국가는신자유주의사회정책인사회투자국가를모델로하고있어서현재이명박정부의복지정책과큰차이가없다. 이렇게대통령자리를두고경쟁해야할여야의후보들의공약이비슷해진원인은무엇일까? 71
이글에서는각대선후보의복지공약을살펴보고이들의공약이사실상수렴되고있음을확인할것이다. 그리고신자유주의경제정책하에서경제위기에대한대응과재정건전성이라는제약이복지정책을사회투자국가론으로수렴시키는구조적원인이되고있음을살펴본다. 끝으로대선이후를전망하면서신자유주의에맞서노동과생존에관한보편적권리를쟁취하기위한민중운동의과제는무엇일지검토한다. 주요후보복지공약평가 박근혜의한국형복지국가 박근혜후보가발표한복지공약은 한국형복지체계의구축 이다. 박근혜후보는지난 2010 년 12 월 사회보장기본법전부개정법률안 공청회를주최하여 한국형복지국가건설 이라는플랜을제시했고, 이는올해총선과대선에서집권여당인새누리당의공약이되었다. 한국형복지국가의핵심적키워드는생활보장이다. 서구의실패한모델인소득보장국가가노인세대중심, 빈곤층중심, 현금이전중심, 시장대체형국가역할을중심으로한다면, 한국형생활보장복지국가의원칙은생애주기별균형, 전국민대상의수혜균형, 현금이전과사회서비스의균형, 공사역할분담을지향한다는것이다. 1) 여기서균형이라는수사가사용되고있긴하지만실은인적자본중심의사회투자전략, 노동연계복지, 민간이공급하는사회서비스의확대가강조되 1) 안상훈, 한국형복지국가의비전과전략, 사회보장기본법전부개정을위한공청회자료집, 2010 72
고있다. 이는한국형복지국가가신자유주의세계화와복지국가의위기속에 서변형되어온유럽의복지국가구상일부를수용하고있음을의미한다. 2) [ 표 1] 한국형복지국가 ( 박근혜후보 ) 기존의비용발생형소득보장국가 ( 사후적 ) 새로운사회투자형생활보장국가 ( 예방적 ) -> 서구의복지국가 -> 한국형복지국가노인세대중심생애주기별균형빈곤층중심전국민대상의수혜균형현금이전중심현금이전과사회서비스의균형시장대체형국가역할균형적공사역할분담 ( 통합관리형국가역할 ) 출처 : 안상훈 한국형, 복지국가의비전과전략, 그림1 재구성한국형복지국가는첫째, 경제친화적복지와인적자본투자를강조한다. 박근혜후보의공약으로잘알려진생애주기별복지는유럽복지국가의연금보험과같은, 노인을대상으로한소득보장복지에대한비판에서출발한다. 이로부터소득보장복지가추구한 결과적평등 이아닌, 기회의평등 을담보하기위한인적자본투자를강조하게된다. 이는보육과교육이집중되는아동기와직업훈련과재교육을필요로하는청장년기의복지욕구를사회서비스의제공을통해충족시키는것을목표로한다. 둘째, 한국형복지국가는비용의최소화를통한지속가능성, 재원조달가능성을강조한다. 따라서취약계층에대한소득보장은축소하고자활지원을통한노동시장참여확대에집중한다. 복지공약의내용을구체적으로살펴볼때, 획기적으로도입되는제도가부재한이유도여기에있다. 셋째, 한국형복지국가는소득보장보다사회서비스를우선시하고, 서비스제공자로서시장의역할을적극활용하려고한다. 이는재정확대없이인적자본투자를하기위함이다. 한국형복지국가모델에서국가의역할은사회서비스공급의규제자이자조정자에국한되고따라서현재민간중심의보육시설, 2) 주은선, 한국복지국가논쟁에관한소고 : 복지정치의진보성, 어떻게확장할것인가?, 진보평론, 2011 년겨울호 73
요양기관, 의료공급기관의문제는애초부터국가의책임과무관한것으로다뤄진다. 오히려적극적으로민간투자를통한복지전달체계를촉진시키려하고, 이과정에서저임금, 불안정한사회서비스일자리의문제점, 특히여성노동의저평가와일- 가정양립의이중부담문제는간과된다. 나아가한국형복지국가는다층적사회보장안전망체계원칙을주장하며연금보장및의료보장을위한보험시장육성을지향한다. 세계은행이주장해온다층안전망개념은, 세대간재분배기능을가지는사회보험으로공적연금및공적의료보험부문과사적연금및사적의료보험부문을다층적으로구성하는것이다. 이를통해중산층이상의욕구를수용하고, 보험시장활성화를도모한다. 박근혜의한국형복지국가플랜은집권여당인새누리당 ( 구한나라당 ) 을비롯한보수세력의복지에대한입장변화로이해되어왔다. 2007 년한나라당대선경선당시 줄푸세 ( 세금은줄이고규제는풀고법질서는세운다 ) 라는전형적인신자유주의공약을주장했던박근혜가 아버지의꿈은복지국가 였다고주장하기에이른것은경제위기속에서사회의요구가얼마나변화했는지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개정된정강정책을발표하면서박근혜후보는 시장과효율성에가치를둔국가발전이국민의행복과연결되지못했고, 국민행복을최우선의가치로두겠다 고밝혔다. 이런변화를두고일각에서는박근혜의 좌클릭 이라는평가를하기도했다. 그러나박근혜후보의한국형복지국가와이명박정부의 5대국정지표중하나인 능동적복지 는총론적차원에서차이가없다. 능동적복지는 평생복지기반마련, 예방맞춤통합형복지, 시장기능을통한서민생활의안정 등을주요구성요소로하고있는데한국형복지국가와정확히대응된다. 3) 한국 3) 청와대홈페이지내국정지표참조 (www.president.go.kr) 74
형복지국가의생애주기별균형, 현금이전과사회서비스의균형이라는표현은노년의소득보장뿐만아니라보육, 급식처럼인적자본투자를위한현물서비스복지를강조하는것으로 예방맞춤통합형복지 와같은의미이다. 전국민대상의수혜균형역시보편적복지의역할을강조하는것으로이명박정부의 평생복지기반마련 과유사하다. 공사역할분담역시 시장기능을통한서민생활의안정 과같은말이다. 이렇게박근혜의한국형복지국가모델은현재이명박정부의신자유주의복지정책의다른표현일뿐이다. 한국형복지국가가인적자원에대한투자, 기회의평등만강조한다면노년층의문제는저평가되어노동자들의노후에대한대책은부차화될것이다. 한국의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중가장높은상황이지만연금정책에대한대책은마련하지않은채기초노령연금의잔여적성격만강화하려는것도이러한맥락에있다. 또한요양시설, 어린이집, 병원과같은복지를제공하는기관의사적소유를확대하는정책은결국복지영역마저자본의투자처로만들어주겠다는계획이다. 현재도난립해있는민간복지기관들은복지의질을나쁘게하고, 비효율적인비용을유발하며, 나쁜일자리를양산하고있다. 4) 박근혜의한국형복지국가는이러한문제에대한해결책은제시하지못하고오히려민간의투자를적극적으로유치할계획을세우고있다. 문재인의창조형복지국가 민주통합당보편적복지위원회는지난 2012 년 2 월 보편적복지구상과정책 과제 를발표했다. 민주통합당은 21 세기변화된상황과한국의실정을반영한 4) 이명박정부에서도입된무상보육정책의시행경과와문제점에대해서는이여진 정도영, 영아무상보 육재정의문제점과향후개선과제,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논점 제 521 호, 2012 를참고했다. 75
한국고유의창조형복지국가 를모델로제시하고있다. 창조형복지국가의정책과제로는, 2010 년 뉴민주당플랜 에서부터제시되었던 보편적복지 3+1 정책 (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 ) 에일자리복지와주거복지를추가한 3+3 정책 이제시되고있다. 이들은자신의공약을일컬어 탄탄한보편적복지망을갖춰경제주체들의혁신과창의를촉진하여국가발전의원동력으로만드는 구상이라고소개한다. 5) [ 표 2] 민주당의창조형복지국가 ( 문재인후보 ) 복지모델 창조형복지국가 - 창의 혁신 도전 정책방향 보편적복지 - 선택적보편주의가미 정책대안 저소득, 취약계층 : 집중지원 3+3 영역 : 보편적지원 출처 : 민주당, 민주당의복지국가구상 선관위홈페이지에게시된문재인후보의공약을살펴보면다음과같다. 첫째, 보편적복지강화로무상보육실시, 아동수당도입, 고교의무교육및무상급식, 연간의료비 100 만원본인부담상한제, 관련국공립시설확충. 둘째, 돌보는복지강화로기초노령연금 2배인상등어르신복지강화, 장애인연금인상등장애인복지강화, 방과후돌봄체계구축등아동 청소년복지강화, 다문화복지강화. 셋째, 민생복지강화로고용보험사각지대해소, 반값등록금, 국민 5) 민주당, 민주당의복지국가구상 (2011); 민주통합당, 보편적복지구상과정책과제 (2012) 76
기초생활보장제도개선, 주거복지확충. 넷째, 성평등복지강화로양질의여성일자리창출및일 생활균형지원강화등. 그리고복지강화에소요될재원조달방안으로재정개혁, 복지개혁, 조세개혁이라는 3대개혁을제시한다. 그실내용은재정지출효율화, 부자감세철회와같은세금제도정상화등이다. 창조형복지국가구상은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로대표되는보편복지를확대할계획을제시하고, 보육과의료부문과같은복지전달체계에서공적공급의확대를고민한다는점에서박근혜의한국형복지국가와차이를가지고있다. 이러한차이를부각시키기위해민주당은 강한복지국가 라는슬로건을선거운동에서사용하고있기도하다. 그러나창조형복지국가모델은사회투자와균형재정이라는원리에입각해현물중심의복지제도를강조한다는점에서한국형복지국가와본질적차이가없다. 창조형복지국가의지향과목적은사실한국형복지국가와매우유사하다. 두모델은인적자본에대한투자에초점을두고핵심투자분야로보육, 교육, 고용, 주거, 보건을지정하고있다. 또한박근혜의복지모델이노무현정부의사회투자국가론과민주통합당의복지모델을차용했고, 민주통합당역시 무상복지 3+1 을주장하다가새누리당의복지모델이고용과주거까지포괄하자 보편적복지 3+3 으로공약을바꾼것은공공연한사실이다. 6) 보편적복지 3+3 의구성에서도드러나듯이창조형복지국가역시현물서비스중심의복지확충을강조한다. 창조형복지국가는기초생활보장제도의전면적개정및강화, 사회보험의사각지대해소와급여의실질적인상등에대해서는적극적자세를보이지않는다. 기초생활보장법부양의무자기준폐지에대해서는침묵하고, 노무현정부시절낮춰버린국민연금급여수준에대해서는대책을마련하지못하고있다. 6) 조영훈, 한국복지국가의변혁?, 경제와사회, 2012 년가을호 77
보편적복지의확대를강조하는창조형복지국가론은예상재원의규모와재원마련방식에대한논쟁을불러왔다. 민주당은이러한논쟁에대응하여상세한재정추계와재원마련방안을제시하고있다. 그러나보육이나의료의경우국공립보육시설확대와보육종사자처우개선, 공공의료확충에대한재정추계는되어있지않다. 이는공약의실현의지를의심하게한다. 또한재원마련방안에있어서현재의재정지출을일정수준절감하겠다는계획이주를이루고있으나구체적인절감방안이제시되지않아근거가부족해보인다. 또한창조형복지국가론은 부자감세 계획을철회하겠다는계획을제시하고있지만실제조세에대한입장과원칙을밝히는것을회피한다. 전국 71 개상공회의소회장들이 14 만기업의뜻을담았다 며증세에반대하는성명을발표한것처럼, 증세에반대하는자본의눈치를보는민주통합당은조세개혁과같은우회적표현을재원마련방안으로제시하고부유세에명시적으로반대하고있다. 이는재정이계급역관계를반영할수밖에없는상황에서, 문재인과민주통합당이자본의반대에맞서소득재분배를위한재정정책을실행할수있는실력과의지가없음을보여주는것이다. 안철수의정의로운복지국가 안철수현상 을일으키며유력대선후보로부상한무소속의안철수후보는 정의로운복지국가 라는모델을제시하고있다. 안철수후보는대담집 안철수의생각 을통해복지, 정의, 평화라는세가지키워드가미래한국이지향해야할방향이라고주장한다. 안철수는광범위한사회불안을해소하기위해, 나아가경제성장을위한투자라는의미에서복지사회로의전환이필수적이라고주장한다. 안철수의공약을살펴보면, 보육, 주거, 건강, 노후걱정없는공동체구축 78
을위해다음과같은정책을제시한다. 첫째, 노인형일자리확충, 기초노령연금평균소득 10% 수준으로인상, 부양의무자기준개선. 둘째, 국공립어린이집확충, 아동수당제도입, 보육종사자처우개선. 셋째, 의료민영화반대, 저비용저급여의료보험체계의적정부담적정급여체계로의개선, 생애주기별건강관리시스템도입. 넷째, 공공임대와민간임대확대를통한주거문제의해결. 이와같은안철수의공약은문재인의공약과차이가거의없다. 따라서문제점과한계를따로지적할필요도없다. 안철수가지지를받고있는것은정책의차별성보다는기성정당에대한대중들의불신과미디어를통해형성된이미지의역할이크게작용하고있기때문이기도하다. 7) 안철수의생각 을통해보편적증세를공약으로제시한것이차이점이었으나이마저도최근에철회한것으로보인다. 안철수캠프에서혁신경제포럼을총괄하고있는홍종호서울대교수가 내년국내외불확실한경제상황을고려해증세만이복지재원마련을위한대안이라는생각을버리기로했다. 증세카드를꺼내기전에조세및재정개혁을통한재원확충방안을마련하는것을캠프내원칙으로정했다 고밝혔기때문이다. 현재는정부예산의자연증가분을우선사용하고, 불필요한사업에대한예산축소를통해재원을조달한다는계획을밝히고있다. 복지공약의수렴과그배경 사회투자국가론으로수렴되는각공약 7) 전준범, 안철수현상, 어떻게볼것인가?, 사회운동, 2012 년 9-10 월호 79
여야후보는보편적복지에대한입장을가지고정치적쟁점을만들고차이를강조해왔다. 그러나실제로세후보의공약을검토한결과, 각자강조점의차이는있으나취약계층의특수한욕구에대응하는선별적공공부조프로그램과기본적욕구에대응하는보편주의프로그램이보완적으로제시되어있음을알수있다. 보편주의를강조하는민주당역시자신의공약에대해 선택적보편주의 라는표현을사용하고있다. 세후보의공약은사실상수렴하고있다. 이들의공통점을정리해보면인적자본및사회적자본에대한투자의중요성을강조하고, 소득보장보다현물급여의보장을강조하며, 재정건전성의논리를수용하고있다. 그러다보니세후보들의복지공약은그유사성으로인해언론으로부터 붕어빵공약 이라는비판마저듣고있다. 제시하는복지공약에비해재원마련방안은마땅치않다는점도공통적이다. 말잔치 라는비판이제기되는이유다. 한분석에따르면, 이들의복지국가모델은모두사회투자국가론을모델로하고있으며, 재정건전성을우선시하고복지국가의기초인소득보장에대한개혁을도외시한다는측면에서공통점을가지고있으며, 따라서잔여적유형에머물고있는한국복지국가를크게변화시키지는않을것으로전망된다. 8) 문재인, 안철수후보의공약이보편복지의중요성을강조하고소득보장의필요성도일정부분인정하는것을들어상대적으로진보적이라고평가하는것도별근거가없다. 이들공약의이론적기반이된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역동적복지국가론은사회투자담론의또다른판본인사회투자전략론으로볼수있기때문이다. 사회투자국가론은과세와지출대신인적자본및사회적자본에대한투자를강조하고소득보장을선별적으로제공하면서복지의개념자체를다르게정의한반면, 사회투자전략론은사회권과같은전통적복지 8) 조영훈 (2012), 앞의글. 80
의개념은옹호하면서도, 동시에복지지출의사회투자적성격을강화해야한다고주장한다. 그러나두모델은모두신자유주의적통화정책과균형재정, 노동신축화를수용하면서그로인한 새로운사회적위험 을선별적이거나보편적인복지를통해보완해야한다고주장한다. 또한구체적복지프로그램내용면에서도배치되는바가없기때문에실천적으로는더욱차이가없다. 영국과북유럽의차이처럼집권정당에따라보장범위의차이는있을수있으나세후보의복지국가구상은결과적으로신자유주의정책패러다임을수용하고있는것이다. 9) [ 그림 1] 주요후보복지공약의수렴 수렴현상의배경 이렇게유력대선후보들의공약이수렴되어온배경을살펴보면서대선이후 9) 최윤정, 역동적복지국가론비판, 사회운동, 2011 년 1-2 월호 81
를전망해볼수있다. 공약수렴의정치공학적배경은무상급식주민투표와지자체선거패배이후집권여당의복지정책기조변화때문이라고볼수있다. 이후총선에서새누리당이과반의석을차지하고박근혜대세론이굳어지면서이러한기조가대선으로도이어졌다. 한편민주통합당의경우민주노동당이통합진보당으로우경화하고총선이후분열되면서기존의야권연합프레임으로기능하던복지국가담론의필요성이감소된측면이있다. 선한이명박 과 능력있는노무현 의절충점으로서안철수에대한지지는이러한중도수렴현상의정점에있다. 그럼이제이러한수렴현상이나타난구조적배경을살펴보자. 2007 년이래미국, 유럽을진원지로전세계를강타하고있는경제위기속에서, 이미 1997 년위기이후만성적인불황상태에있던한국경제의불안전성은더커져가고있고, 신자유주의하노동자민중의빈곤과불평등은더욱확대되고있다. 노인빈곤율, 자살률, 저임금노동자비율은 OECD 국가중 1위, 특히여성저임금노동자비율은 42.7% 로 OECD 조사국가들중가장높으며평균비율의두배에달한다. 경제민주화나복지국가라는똑같은슬로건을가지고여야가경쟁하게된것은이명박정부의 747 선진화 공약처럼성장이라는비전만으로는더이상유권자들의지지를받을수없음을인정하고있는것이다. 그러나세후보의경제정책이신자유주의를근간으로삼는상황에서, 이들이제시하는구체적인복지정책도경제위기와재정건전성이라는제약에서벗어날수없다. 1980 년대이후지속적적자재정은국가의재정적역량을침식했고, 정부의적극적지출정책이경제회복이나성장을낳으며그효과는정확히측정, 관리될수있다는관념이기각되었다. 신자유주의재정정책하에서균형재정은인플레이션억제에기여할뿐아니라이자율하락에기여하고, 낮은이자율은주식시장을상승시켜성장에도움이될것이라는관념이이를대 82
체하게되었기때문이다. 10) 특히최근에는재정위기라는형태로경제위기가나타나고있기때문에재정건전성이더중요하게부각된다. 그근저에는국채발행등국가재원조달에있어서과거의차관방식과달리국제금융시장에대한의존이커졌고, 따라서국가신용등급의안정적유지가그무엇보다중요하게되었다는사정이자리잡고있다. 게다가올해말부터예금보험공사 ( 예보 ) 등민간관리기금 20 개와근로복지공단등비영리공공기관 145 개의부채를국가부채에합쳐 일반정부부채 라는이름으로발표하게되면국가부채규모는더커질전망이다. 게다가이명박정부는 4대강사업등국책사업을공기업의부담으로넘기고, 공공요금인상을억제하면서공기업의부채를눈덩이처럼늘려왔다. 공공기관부채비율은 2010 년 165.1% 에서 2011 년 196.9% 로급증하고, 올해는부실기업으로분류되는부채비율인 200% 를초과했다. 향후공기업의부채가정부부채로합산되어추계될경우높은부채비율문제가불거지며공기업민영화, 복지축소가거론될것이분명하다. 케인즈주의시기완전고용과성장의선순환을통해경제정책과통합되어있던사회정책은분절화된형태로경제정책에종속되었다. 사회정책은금융적팽창과노동시장의신축성이라는목표를보완하기위해더신축적인형태로변형되었다. 사회투자국가론은이렇게변형된사회정책을정당화하는담론이다. 박근혜의공약인 생애주기별복지 가그러한사회정책의변형을잘표현한다. 박근혜의생애주기별복지는이러한신축적변형의전형적형태이다. 노동의불안정화와가족임금의해체는노동자들의생애전주기에걸쳐서새로운사회적위협을생산한다. 정부는그과정에서생겨나는낙오자들을선별하여부족한점을보육, 교육, 주거, 건강정책들을통해분절적으로보장해주 10) 박상현, 신자유주의와현대자본주의국가의변화 - 세계헤게모니국가미국을중심으로, 백산서당, 2012. 83
겠다는것이기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만든빈곤과불평등의확대는복지에대한민중의요구를더강화시켰다. 그러나세후보가말하는 복지국가 는신자유주의의대안이아니라신자유주의경제정책을보완하는사회정책인사회투자국가의다른이름일뿐이다. 박근혜가이명박정부와다른복지정책을할것이라는기대는버려야한다. 또한야권연대를통해복지국가를실현시키는것이노동자민중의요구가되어서도안된다. 빈곤과불평등에맞선민중운동의과제 한국은선진복지국가시대에돌입했다는농담이돈다. 모든유력후보가복지국가를공약하고있기때문이다. 그러나향후어떤정부가집권하더라도사회투자국가론을기반으로한복지정책은현재이명박정부의복지정책과큰차이가없을것이다. 경제성장의둔화와저출산 고령화라는구조적인조건은복지정책실현에일정한제약을형성할수밖에없다. 11)12) 보편복지를위해서는 좋은균형재정 을요구하는 증세운동 을해야한다 11) 국책연구기관인조세연구원은 복지재원조달정책에관한연구 (2011) 보고서를통해향후고령화진전과국민연금수급자본격발생으로인해공공사회지출이크게증가할것이므로신규제도확충은신중히접근해야하고, 보건부문지출역시과도하다는입장을밝힌바있다. 12) 최근새누리당김종인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부가가치세인상을시사하는발언을하면서논란이되고있다. 또한조세연구원은부가세가소득재분배에미치는효과가거의없다는보고서를통해소비세가역진적이라는논리를반박했다. 향후증세요구의관료적해법으로서부가가치세인상이쟁점이될것을예상할수있다. 유럽의사례도마찬가지다. 1980 년대복지국가의위기이후법인세와소득세의비중은감소한다. 북유럽국가들의경우 1970 년대경제위기로복지국가의재정위기가찾아왔으나정치권과유권자모두높은복지수준을원했고, 결과적으로재원에있어소비세의비중을늘렸다. 84
는주장도있다. 13) 이들은여야후보모두부자증세, 조세감면철회를공약으로내세우고있지만구체적인설계없이원론만반복한다고비판한다. 그리고구체적이고중장기적인재원마련방안과지출방안을설계해야하고, 이를실현하기위해증세를요구하는대중운동을해야한다고주장한다. 그러나불특정시민들을복지확대를위한증세요구의주체로만들어야된다는주장에는구체적인복지를요구하는계층과계급들이연대할수있는전략과계획이빠져있다. 이러한논의는노동자계급의단결을통해주체적역량을강화시키는과정을저해할수도있다. 일례로, 자발적보험료인상을통해건강보험보장성을강화하자는 건강보험하나로 운동처럼복지동맹론은시민들의 아래로부터의 운동을강조하지만, 사실상정권교체를위해민주당과진보진영의연합을압박하는데동원되는측면이있었기때문이다. 또한민중운동일부가주체적역량강화보다야권연합과정권교체에매몰되는경향을만들기도했다. 14) 가족부양의부담과노후에대한불안감을안고저임금 장시간노동을감내하는, 빈곤과실업으로인해자살로내몰리기도하는노동자민중의현실을바꾸기위해서는노동의권리와생존의권리를요구하는노동자운동의주체적역량이강화되어야한다. 빈곤과불평등에맞선민중의요구는대선후보들이말하는복지국가정책으로수렴될수없다. 기초생활보장, 국민연금, 보건의료체계등에대한민중의요구와공동행동은지금도진행중이다. 이명박정부는부양의무자기준으로인해기초수급탈락통보를받은거제 70 대할머니의음독자살사건에대해자신의책임이없다고주장하고있다. 제2 차저출산 고령화사회기본계획 ( 새로마지 2015 플랜 ) 13) 오건호, 글로벌재정위기, MB 재정건전성, 그리고보편복지재정, GPE 이슈페이퍼 2 호, 2012 14) 복지동맹론에대한자세한비판은최윤정, 복지국가정치동맹, 왜문제인가 ( 사회운동 2011, 5-6 월호 ) 85
에서도사적연금활성화만강조할뿐, 국민연금의강화를위한적극적이고구체적인계획은세우지않고있다. 또한영리병원추진의시초가될경제자유구역법시행령을많은반대에도불구하고통과시켰다. 모든대선후보가복지국가를말하면서도현정부의역행을그누구도저지하지않는상황에서, 생존권과노동권에관한구체적인요구를가지고투쟁의주체를형성해가야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빈곤사회연대등은지난 8월 21 일부터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폐지를요구하며무기한농성투쟁중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등이참여하는국민연금바로세우기공동행동은국민연금의급여지급확대와사각지대해소, 기금운용에대한사회적통제를요구하고있다.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와인천지역운동조직은인천경제자유구역내영리병원을허용하는법안을폐기하기위한지난한투쟁을하고있다. 이외에도철도, 공항, 전기등공공부문민영화반대투쟁, 사회서비스시장화를저지하기위한투쟁등이진행되고있다. 이러한투쟁들이확대되고, 연대하는과정에서생존권과노동권의확대를위한노동자민중운동의주체적역량도강화될것이다.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