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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목 차 1. 선발개요 p 2. 개선내용 p 3. 세부선발계획

Transcription:

철학사상 별책제 3 권제 17 호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헤겔 정신현상학 강성화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4

발간사 편집위원 : 백종현 ( 위원장 ) 이태수심재룡김남두김영정허남진윤선구 ( 주간 )

발간사 2002년 8월부터한국학술진흥재단의기초학문육성지원아래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철학문헌정보센터전임연구팀이수행하고있는 <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 의 1차년도연구결실을지난해에 철학사상 별책제2권전14호로묶어낸데이어, 이제제2 차년도연구결과총서를별책제3권으로엮어내며, 아울러제2 권몇몇호의보정판을함께펴낸다. 박사전임연구원들이주축을이루고있는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철학문헌정보센터의연구팀은우리사회문화형성에크게영향을미친동서양주요철학문헌들의내용을, 근간개념들과그개념들사이의관계를살펴체계적으로분석하여해설해나가는한편, 철학지식지도를작성하고있다. 우리연구팀은이작업의일차적성과물로서이연구총서를펴냄과아울러, 이것을바탕으로궁극적으로는여러서양어또는한문으로쓰여진철학고전의텍스트들을한국어표준판본이확보되는대로이를디지털화하여상식인에서부터전문가에이르기까지누구나각자의수준과필요에따라쉽게활용할수있도록하고자한다. 이와같은연구작업은오늘날의지식정보사회에있어철학이지식산업과지식경제의토대가되는디지털지식자원을생산하는데있어중요한역할을수행하기위한필수적인기초연구라할것이다. 우리연구팀은장시간의논의과정을거쳐중요한동서양의철학고전들을선정하고이를전문연구가가나누어맡아, 우선각자가분담한저작의개요를작성하고이어서저작의골격을이루

는중심개념들과연관개념들의관계를밝혀개념위계도를만든후, 그틀에맞춰주요개념들의의미를상술했다. 이같은문헌분석작업만으로써도대표적인철학저술의독해작업은완료되었다고볼수있다. 그러나이기획사업은이에서더나아가이작업의성과물을디지털화된철학텍스트들에접목시켜누구나각자의수준에서철학고전의텍스트에접근할수있도록하려는것이다. 우리가대표적인것으로꼽는철학고전들은모두외국어나한문으로쓰여져있기때문에, 이를지식자원으로서누구나활용할수있도록하기위해서는디지털화에앞서현대한국어로의번역이절실히요구된다. 그러나적절한한국어번역이아직없는경우에도원전의사상을이루는개념체계를소상히안다면원전에대한접근과이용이한결수월해질것이다. 우리연구작업의성과는우선은이를위해활용될수있을것이고, 더욱이는장차한국어철학텍스트들이확보되면이를효율적으로활용하기위한기초가될것이다. 아무쪼록우리공동연구사업의성과물이인류사회문화의교류를증진시켜사람들사이의이해를높이고, 한국사회철학문화향상에도이바지하는바있기를바란다. 2004 년 5 월 25 일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철학문헌정보센터센터장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연구책임자 백종현

철학사상 별책제 3 권제 17 호 헤겔 정신현상학 강성화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4

머리말 이책자는 <2002년도기초학문육성인문사회분야지원사업 > 의일환으로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에서신청한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2차년도작업결과물가운데하나이다. 본결과물은헤겔 (G. W. Hegel) 의 정신현상학 (Phänomenologie des Geistes) 에대한디지털자료를구축하는것을일차적인목적으로하고있다. 다시말해서본책자는 ꡔ정신현상학ꡕ에대한온라인상의토픽맵구현을위한기초자료의성격을가지고있다. 주지하는대로 ꡔ정신현상학ꡕ은헤겔의저서를대표하는작품이자독일관념론의백미로꼽히는작품이다. 1807년에최초로출판된이책은다양한해설서에대한 해설의역사 가필요할정도로, 현존하는철학저서중가장난해한것중의하나 로지목된다. 방대한양의사상이극도로압축되어있어서난해함이더하고있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이책이그토록열렬히읽히고평가되어온이유는고도의독창성과독특함에있다. 필자는 ꡔ정신현상학ꡕ을그 원래의기획 으로알려지고있는, 이른바 의식의경험의학 (Wissenschaft der Erfahrung des Be- wußtseins) 이라는측면에서주목하였다. ꡔ정신현상학ꡕ과 의식의경험의학 의관계에대한논란이존재해왔지만, 일부이든전체이든 ꡔ정신현상학ꡕ은의식의경험에대한학이고자했음은분명하다. 헤겔은 ꡔ정신현상학ꡕ의전반부, 즉 <A 의식, B 자기의식, 그리고 C(AA) 이성 > 까지를포함하는부분을 제1부 로묶어내고 의식의경험의학 이라는표제를달았다. 이렇게볼때, 헤겔의이른바 학의체계 (System der Wissenschaft) 의첫번

째에해당하는 ꡔ정신현상학ꡕ은우선 인식론 으로서감성적인의식 ( 대상지 ) 에서시작하여자기의식을거쳐개념에까지도달하는의식의경험에대한서술이라설명할수있다. 원래의기획 에따를때필자의작업은반쪽에불과해진다. 인식론 을훨씬넘어서는의미를지니고있는 <BB. 정신, CC. 종교, DD. 절대지 > 는직접적으로다루지않기때문이다. 이는무엇보다도필자자신의역량부족에기인하지만, 원래의기획 이 ꡔ 정신현상학ꡕ에서가장중요하고핵심이되는부분, 그리고가장난해한부분이라는것을언급하는것으로변명을대신하고싶다. 필자가취급하고있는 ꡔ정신현상학ꡕ은두권으로된우리말판본중정확히제1권 (ꡔ정신현상학Ⅰꡕ) 전체에해당한다. 끝으로 < 일러두기 > 를겸한안내이다. 이글에서텍스트로삼고있는 ꡔ정신현상학ꡕ의독일어판은 Phänomenologie des Geistes, hrsg. von J. Hoffmeister, Felix Meiner( Hamburg, 1952) 판이며, 우리말판은 ꡔ정신현상학 Ⅰꡕ( 임석진역, 분도출판사, 1980) 이다. 인용시에는예컨대 (S.258/424-5쪽) 과같이 인용단락 끝에이독일어판과우리말판의페이지를괄호안에앞뒤로병기하였다. 해설중에간단히인용되는경우에는독일어판페이지만을역시괄호안에표기하였다. 인용단락 이나 해설중의인용 모두우리말판본의표현을가급적그대로따르고자하였다. 2004년 5월 19일姜聲和

목차 제 1 부 ꡔ 정신현상학 ꡕ 의저자및작품해제 1 Ⅰ. 헤겔의생애와저작 1 * 헤겔연보 ( 年譜 ) 8 Ⅱ. ꡔ정신현상학ꡕ 해제 11 1. < 의식의경험의학 > 으로서의 정신현상학 11 2. 정신현상학 의구성과논리 14 Ⅲ. ꡔ정신현상학ꡕ의목차 19 제 2 부지식지도 23 Ⅰ. 철학문헌, 철학자, 철학용어지식지도 23 철학문헌 : ꡔ정신현상학ꡕ 23 철학자 : 헤겔 25 철학용어 28 Ⅱ. ꡔ정신현상학ꡕ의지식지도 29 1. ( 대상 ) 의식 29 2. 자기의식 30 3. 이성 32

제 3 부 ꡔ 정신현상학 ꡕ 의주요주제어분석 35 Ⅰ. ( 대상 ) 의식 35 1. 예비적고찰 35 (1) 의식의경험의학 35 (2) 의식- 대상- 지 ( 知 ) 의관계 36 (3) ( 대상 ) 의식과자기의식 38 (4) 자연적의식 39 2. 대상의식의변증법 43 2.1. 감성적확신 43 2.1.1. 감성적확신의개념 43 (1) 감성적확신에대한통념 43 (2) 감성적확신의직접성과매개성 46 2.1.2. 감성적확신의변증법 47 (1) 감성적확신의대상 : 이것 49 (2) 감성적확신의주체 : 자아 또는 지 ( 知 ) 52 (3) 전체로서의감성적확신 54 2.1.3. 감성적확신에서지각으로의이행 57 2.2. 지각 58 2.2.1. 지각의대상 : 사물 58 60 (1) 긍정적보편자로서의사물 : 역시그렇게도 (auch) 의규정 (2) 부정적보편자로서의사물 : 배타적일자 ( 一者 ) 의규정 61 (3) 전체로서의사물 : 사물의완성 62

2.2.2. 지각의모순 63 (1) 사물과기만 63 (2) 지각의모순과반성 65 (3) 전체로서의지각 : 모순의통일속에있는대상 66 2.2.3. 지각에서오성 [ 지성 ] 으로의이행 67 2.3. 오성 [ 지성 ] 68 2.3.1. 오성 [ 지성 ] 의대상 68 (1) 힘 69 (2) 법칙 74 (3) 무한성 80 2.3.2. 의식에서자기의식으로의이행 82 Ⅱ. 자기의식 83 1. 자기의식의개념 84 (1) 추상적자기의식과모순 84 (2) 자기의식의세계기 85 2. 자기의식의발전 : 자기의식의변증법 86 2.1. 욕구와자기의식 : 욕구하는자기의식 86 2.1.1. 욕구하는자기의식 86 (1) 욕구와그충족 : 끊임없는대상의재생산 87 (2) 욕구하는자기의식에서인정하는자기의식으로 89 2.2. 인정투쟁과자기의식 : 인정하는자기의식 90 2.2.1. 자기의식의이중화와인정투쟁 90

(1) 자기의식의이중화 90 (2) 생사를건인정투쟁 91 (3) 생사투쟁과죽음 : 죽음과절대적부정 93 2.2.2. 주인과노예의변증법 94 (1) 자립적 / 비자립적자기의식 94 (2) 주인과노예 : 지배와예속 95 (3) 주인과노예관계의역전 96 2.3. 자기의식의자유 : 금욕주의, 회의주의, 불행한의식 101 2.3.1. 사유속의자유 101 (1) 현실세계로부터사유의세계로 101 (2) 사유속에서의자유 102 2.3.2. 금욕 [ 스토아 ] 주의적자기의식 103 (1) 금욕주의의특징 103 (2) 금욕주의적자유의한계 104 2.3.3. 회의주의적자기의식 106 (1) 회의주의의특징 106 (2) 회의주의의적자기확신이라는것 107 (3) 회의주의적의식의자기모순 108 2.3.4. 불행한의식 110 (1) 불행한의식의본질 110 (2) 가변자와불변자의분열과통일 111 (3) 불행한의식의화해의시도 : 가변자와불변자의통일방식 112 2.4. 자기의식의지양 117

Ⅲ. 이성 118 1. 이성과관념론 119 1.1. 관념론의입장 120 1.2. 잘못된관념론및이성비판 121 2. 이론적이성또는관찰하는이성 123 2.1. 자연의관찰 124 (1) 기술 ( 記述 ) 125 (2) 징표 ( 徵表 ) 126 (3) 법칙 128 2.2. 자기의식의관찰또는인간개체성의관찰 130 2.2.1. 순수성에서본자기의식에대한관찰 : 논리적법칙 131 2.2.2. 인간개체성의관찰 (1) : 심리학적법칙 132 2.2.3. 인간개체성의관찰 (2) : 관상학과골상학 133 3. 실천적이성 134 3.1. 실천적이성의목표로서의인륜의세계 136 3.1.1. 인륜의실현과민족 137 3.1.2. 개인의행복과실천적의식 138 3.2. 인륜의세계를향한실천적이성의진행 139 3.2.1. 쾌락과필연성 141 3.2.2. 마음의법칙과자만의망상 142 (1) 마음의법칙 142 (2) 마음의법칙의모순 143

3.2.3. 덕성과세계행정 145 (1) 덕성과세계행정의관계 145 (2) 세계행정에대한덕성의투쟁과패배 146 4. 보편적이성또는사회적이성 148 4.1. 정신적동물의왕국과사상그자체 149 4.1.1. 정신적동물의왕국 149 4.1.2. 작품과사상그자체 150 4.2. 법칙수립적이성 152 4.3. 법칙검증적이성 153 4.3.1. 법칙검증적이성혹은사법적이성 153 4.3.2. 법칙수립및법칙검증의지양 154 문헌정보 156 원전판본 156 참고문헌 156 부록 : 헤겔관련한국어출판물 ( 단행본 ) 목록 157 (1) 헤겔저작번역서 157 (2) 헤겔관련국내단행본 159

헤겔 정신현상학 제 1 부 정신현상학 의저자및작품해제 Ⅰ. 헤겔의생애와저작 독일의고전적관념론철학을대표하는철학자인게오르그빌헬름프리드리히헤겔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 1770~1831) 이산생애는 18세기후반에서 19세기초반에걸쳐있는데, 그시기의서양역사무대에는산업혁명, 프랑스혁명, 미국의독립, 나폴레옹의집권과몰락등역사적사건들이이어지고있었다. 그는 1770년 8월 27일, 독일뷔르템베르크공국의수도쉬투트가르트에서출생하였다. 양친은다신교를믿었고그는 2남 1녀중의장남이었다. 5세에라틴어학교에입학했고, 7세에서 18세까지김나지움에다녔다. 그리고그사이 13세때에어머니를잃었다. 김나지움시절의헤겔은도서관에서읽은책들에서내용을발췌하는습관을가지고있었고, 이런습관은일생동안지속되었다고한다. 그는김나지움시대에언제나모범생이었고특히그리스의비극에흥미를가지고소포클레스의 ꡔ안티고네ꡕ(Antigone) 를번역하기도하였다. 그리스정신에대한그의관심은역시일생을두고지속되었고, 그의사상형성에큰영향을주었다. 김나지움졸업이후의그의생전체를압축적으로정리해주고있는글을인용해본다. 헤겔은 1788년에튀빙겐신학대학에신학과학생으로입학했다. 학업을마친다음그는 1793년베른의슈타이거가 ( 家 ) 에가정교사로들어간다. 베른시절헤겔은주로칸트철학에몰두했고또당시지배종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교였던기독교와교회를비판하는데힘을기울였다. 베른에이어프랑크푸르트에서계속가정교사노릇을하다가 1801년헤겔은예나대학교에서강의를맡게되었다. 예나시절초기에헤겔은셸링과친밀한관계를맺게되었고 1802년에그와공동으로 철학비평 (Kritsche Journal der Philosophie) 을간행했다. 1807년에는철학자로서의헤겔의최초의대작인 정신현상학 (Phänomenologie des Geistes) 이출판되었다. 헤겔은한동안밤베르크에서신문편집국장직을맡아활동하다가 1808년에뉘른베르크김나지움의교장이되었다. 1816년헤겔은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교수자리를얻었다. 1818년부터죽을때까지헤겔은베를린대학교에서가르쳤다. 베를린에서그는폭발적인인기를누렸으며마침내헤겔학파가만들어지기에이른다. 베를린에서헤겔은철학의거의모든영역에걸쳐강의를했다. 1827년에는헤겔의주도하에 과학적비판을위한연보 (Jahrbücher für wissenscha- ftliche Kritik) 가발간되었다. 1831년 11월 14일헤겔은콜레라로사망했다 ( 한국철학사상연구회편, 철학대사전, 1417쪽 ). 이인용문에는몇개의도시이름들이언급되고있는데, 이도 시들은그의생애를몇시기로나누어살펴보는데편리하다. 이름하여, 튀빙겐시대ㆍ베른시대ㆍ예나시대ㆍ하이델베르크시대ㆍ베를린시대가그것이다. 이명칭을사용하여그의생애를시대별로간략히살펴보자. < 튀빙겐시대 > 헤겔은 1788 년부터 1793 년에이르는약 5년동안을튀빙겐대학에서보낸다. 여기서그는기독교의역사연구에전념한다. 이기간동안동갑의휄더린 (Hölderin, 1770~1843) 과다섯살아래의셸링 (Schelling, 1775~1854) 과의교제는그의일생을통하여큰영향을준다. 학우들은그를 할아버지 라는별명을붙일정도로그는중후하고침착하며말없이자기할일을하는그런성격의소유자였다. 대학 2학년이었을때 (1789년 ) 프랑스혁명이일어났다.

헤겔 정신현상학 휄더린이나셸링만큼남의눈에뜨일만한재기 ( 才氣 ) 도, 민감도대학시절에는없었던헤겔이었다하더라도, 바로이웃나라에생긴세계사적대혁명의행진과, 그것의사상적원천이었던루소에게쇼크를받지않을수없었다. 이것은혈기왕성했던청년학도로서오히려당연한일이라고말할수있을것이다 ( 최재희, 헤겔의생애와사상, 이문사, 1980, 26쪽 ). 당시헤겔은신학과에적을두고있었던만큼그의연구주제는종교였고, 민족종교와기독교 라는논문을쓰기도하였다. 이논문에서헤겔은참다운민족종교는소수의지배욕에이용되어서는안되고널리민중의정신속으로파고들어가야한다는것, 그리고이런점에서그리스의종교가이상적인종교며, 기독교는결코민중의종교가못된다고말하였다 ( 윤용석, 헤겔의생애와사상, ꡔ세계의대사상 (7) : 법의철학ꡕ, 미문출판사, 1989, p.14). 이처럼헤겔의종교연구는매우비판적이었다. 그는또한종교를정치와분리하지않고연관시켜서보고있는데, 이점은그가신학도로서그처럼프랑스혁명을환호한사실을통해서다시확인할수있다. < 베른시대 > 를포함한가정교사시절튀빙겐대학을마친헤겔은 1793년스위스의귀족인슈타이거가 ( 家 ) 의가정교사가되어베른으로떠나약 3년을머문다. 이시기에도그의주된관심은종교였으며, 이시기에 예수의생애 (Das Leben Jesus) 와 기독교의실정성 (Positivität der Christendum) 이라는두편의논문을쓴다. 27세가되던 1797년 1월에헤겔은휄더린의주선으로스위스베른을떠나프랑크푸르트로가서고겔가 ( 家 ) 의가정교사가되어, 이집에서 1800년말까지 4년간의세월을보낸다. 이곳에온지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2년만에아버지를여읜다. 아버지를잃은해를전후해서 뷔르템베르크의최근내정 (1798년) 을쓰고또 ꡔ독일헌법론ꡕ( 서문 ) 을쓰기시작한다 (1799년). 이처럼이시기에는정치적주제의글도있었지만, 그러나여전히그의주된글쓰기는종교와관련된것이었다. 이시기에 기독교의정신과그운명 (1798년) 을쓴다. 이논문에서헤겔은도덕적이성이궁극의실재가아니라사랑이세계의원리라고한다. 여기서사랑은훗날 정신 이라부를수있는개념이라할수있다. < 예나시대 > 와 정신현상학 예나대학의교수였던셸링의추천으로 1801년겨울학기에 < 논리학과형이상학 > 을담당하는동대학의사강사로가게된다. 이때부터 1807년까지그의예나시대가시작된다. 사강사시절의강의수고 ( 手稿 ) 는뒤에호프마이스터에의해 예나시대의논리학과형이상학 과 예나시대의실재철학 으로편집되어나오게된다. 1802 년 (32 세 ) 부터셸링과공동으로 ꡔ철학비평ꡕ (Kritsche Journal der Philosophie) 을간행했는데, 여기에그는 철학비평일반의본질, 상식은철학을어떻게생각하는가, 회의론과철학과의관계, 신앙과지식, 자연법의학문적인취급방식에대하여 등을기고하였다. 헤겔은 1805년괴테의추천을받아동대학의원외교수로임명되었다. 1806년가을에나폴레옹군대가예나대학을점령하여대학이폐쇄되기도하였는데, 프랑스군대가예나에도착한날의광경을숙소 2층에서바라본헤겔은그의대학동창한사람에게보낸편지에서다음과같이말했다고한다.

헤겔 정신현상학 황제가 이세계정신이 진지정찰을위해말을타고거리로진군하는웅자를보았습니다. 한지점에집결해서말위에타고있으면서세계를압도하고정복하고있는이런개인을목격하는것은, 무어라고형언할수없는기분입니다. 이시기에헤겔은최초의주저 ꡔ정신현상학ꡕ(Phänomenologie des Geistes) 을집필하였으며, 나폴레옹군대가예나에입성한날인 1806년 10월 13일심야에탈고하였다. 그리고이책은 1807년 4월에밤베르크에서처음출판되었다. 정신현상학 이란헤겔자신이말하고있듯이 의식의경험의학 (Wissenschaft der Erfa- hrung des Bewußtseins) 인바, 이는우리의의식이여러가지경험을통하여진리를파악하여가는과정을서술한것이다. 그리고여기서 경험 이란의식이자기자신의내용과대립을극복하고자기에게로돌아와서자신과완전히일치하게되기까지의의식의변증법적운동을가리킨다고할수있다. < 뉘른베르크시대 > 와 논리학 1808년 38세의헤겔은뉘른베르크김나지움의교장으로근무를시작하여이곳에서약 8년간, 즉 46세까지생활하게된다. 그리고그의오랜사색을바탕으로자신의두번째주요저서인 ꡔ논리학ꡕ(Wissenschaft der Logik) 을내놓는다. 이시절에나온 ꡔ논리학ꡕ을보통 대 ( 大 ) 논리학 이라고통칭하는데, 이책의제1 권 ( 제1부와제2부 ) 은 1812년에서 1813년에걸쳐서간행되었고, 제2권 ( 제3부 ) 은 1816년에간행되었다. 2권 3부의 ꡔ논리학ꡕ은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에대비되는것이다. 보통의논리학과는다른헤겔의독자적인논리학이생산되고철학자로서의자신의명성을널리알리게된계기가되었다는점에서뉘른베르크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김나지움교장시절은그의생애에서각별한의미를갖는다. 이뉘른베르크시절에헤겔은 1811년 41세의나이로 20세의처녀마리폰툭허 (Marie von Tucher) 와결혼한다. 1816년 8월하이델베르크로떠나기까지그는뉘른베르크에서편안하고행복한삶을살았다. < 하이델베르크시대 > 와 엔치클로패디 1816년가을에헤겔은네카호반의고성에자리잡은하이델베르크대학철학과의정교수가되었다. 헤겔이이대학에재임한것은겨우 2년간이었고, 첫해의어떤강의에는수강생이 4명밖에안된일도있었으나점차수강생이늘어났고, 그에따라그의명성도점점높아졌다. 베를린대학에서헤겔은논리학과형이상학, 철학사, 자연법과국가학, 미학, 인간학과심리학등을강의하였다. 이시기에무엇보다도주목할것은그의세번째저작이랄수있는 ꡔ철학적학문의집성ꡕ 즉이른바 ꡔ엔치클로패디ꡕ(Enzyklo- 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 im Grundriss) 가 1817년에출판된사실이다. 이책은제1부논리학, 제2부자연철학, 제3부정신철학으로구분되어있다. 훗날의베를린대학교수시절에제2판 (1827) 과제3판 (1830) 이나왔고, 현재는이제3판이주로읽혀지고있다. 제2판은초판의거의배가될만큼증보된것이다. ꡔ엔치클로패디ꡕ는헤겔철학의전모를보여주는웅장한스케일의대저작이다. ꡔ엔치클로패디ꡕ는 3부로구성되어있고, 이것들은각각역시 3 개의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 제1부의논리학은그본연의형태에있어서절대자의학이며, 제2부의자연철학은본연의형태가아니라, 타재 ( 他在 ; Anderssein) 의형태에있어서의절대자의

헤겔 정신현상학 학이며, 제3부의정신철학은이타재의형태에서다시제본연의형태로돌아온절대자의학이다 ( 윤용석, p.21). < 베를린시대 > 와 법철학 1818년 48세의헤겔은작고한피히테의후임으로베를린대학의교수로취임했다. 그의베를린대학시대의강의제목을보면, 그의강의는 < 인간학 >, < 미학 >, < 법철학 >, < 세계사의철학 >, < 자연철학 >, < 종교철학 > 등다방면에걸쳐있었다. 그리고이시기에또하나의역작 ꡔ법철학ꡕ(1821년 ) 이간행 ( 이책의유명한서문은 1820년에이미작성되었음 ) 되었다. ꡔ법철학ꡕ 은플라톤의 ꡔ국가ꡕ에비할만한무게를지닌것으로평가되어왔다. 베를린시대는헤겔의학문적활동의마지막시대이며또가장화려한시대였다. 그러나그의생애는그렇게길지가않았다. 헤겔은 1831년 11월 14일오후콜레라로급서함으로써 61년간의생애를끝맺었다. 그의유해는고인의희망대로베를린의피히테의묘옆에묻혔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 헤겔연보 ( 年譜 ) 1770 8월 27일쉬투트가르트에서태어남. 1773 독일어학교입학. 여동생크리스티아네탄생 1775 라틴어학교입학. 1777 김나지움에입학. 1783 열병에걸림. 9월모친사망. 1788 가을에김나지움졸업, 튀빙겐대학입학. 1789 이무렵칸트의 ꡔ순수이성비판ꡕ, 야코비의 ꡔ스피노자서간 ꡕ, 루소의 ꡔ에밀ꡕ, ꡔ사회계약설ꡕ 등을읽음. 1790 신학교입학. 철학의마키스터 ( 석사 ) 가됨 1793 튀빙겐대학졸업. 잠시귀향후, 스위스의베른으로가서 슈타이거집안의가정교사가됨. 민족종교와기독교 쓰 다. 1794 칸트의 ꡔ종교철학ꡕ 읽음. 1795 피히테, 셸링, 실러등을읽음. 예수의생애, 기독교의 실정성 쓰다. 1796 여름에알프스여행. 가을에베른을떠나쉬투트가르트에돌 아옴. 1797 1월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가서고겔가 ( 家 ) 의가정교사 가됨. 휄더린과재회. 1798 봄에마인츠여행. 칸트의 ꡔ인륜의형이상학ꡕ을연구. 스위 스의귀족제도를비판한칼의서간번역. 뷔템베르크의 최근의내정에관해서, 기독교의정신과그운명 도대체 로이무렵쓰다. 1799 1월부친사망. 스튜어트의경제학연구. ꡔ독일헌법론ꡕ을 쓰기시작함. 1800 가을에마인츠여행. 셸링에게장래의희망을표명. ꡔ자유

헤겔 정신현상학 와운명ꡕ, ꡔ기독교의실정성ꡕ 개정판출판. 1801 1월예나로옮김. 7월 ꡔ피히테와셸링의철학체계의차이ꡕ. 8월예나대학겨울학기부터강의시작. 혹성의궤도에관한철학적논문 을쓰다. 1802 자연법학강의시작. 셸링과공동으로 철학비평 를편집ㆍ발행. 철학비평일반의본질, 상식은철학을어떻게생각하는가, 회의론과철학과의관계, 신앙과지식, 자연법의학문적인취급방식에관하여, 독일헌법론 완성. 인륜의체계 다음해에까지쓰다. 1803 실존철학의강의시작. 1805 2월에괴테의추천으로원외교수가되다. 철학사강의시작. 1806 10월처음으로나폴레옹의모습을목격. ꡔ정신현상학ꡕ의집필과인쇄를병행하여 10월에최종원고를인쇄함. 1807 1월에서자루드비히출생. 3월에밤베르크로옮김. 신문편집에종사. 셸링과의서신단절. 4월에 ꡔ정신현상학ꡕ 출간. 1808 가을에밤베르크를떠나뉘른베르크로옮아가, 김나지움교장에취임. 또교사로서철학ㆍ예비학을가르치다, 1811 9월마리폰투엘과결혼. 1812 장녀스쟌너출생. 곧사망. 동생게오르그루드비히전사. ꡔ논리학ꡕ 제1권제1책공간 ( 公刊 ). 1813 장남카알출생. 학무고문을겸임. ꡔ논리학ꡕ 제1권제2책공간 1814 차남임마누엘출생. 누나의발병. 1816 가을에하이델베르크대학정교수가됨. 철학사, 미학, 인간학, 엔치클로패디, 자연법과국가학등의강의를함. ꡔ논리학ꡕ 제2권공간. 1817 가을에문부대신알텐쉬타인으로부터베를린대학정교수취임요청, 수락. ꡔ엔치클로패디ꡕ 공간. 1815, 16년에있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어서뷔템베르크왕국의회토의의비판 ( 하이델베르크연보 에발표 ). 1818 가을에베를린대학정교수로취임. 1819 문예비평잡지발간에대한건의서를문부대신에제출. 1821 종교철학을처음으로강의. ꡔ법철학ꡕ 공간. 1822 네델란드여행. 역사철학을처음으로강의. 1825 서자루드비히, 화란의식민지군입대. 1826 56세의생일, 친우와제자성대히축하함. 과학비판협회를설립. 1827 프랑스여행, 귀로에괴테를방문. ꡔ엔치클로패디ꡕ 제2판공간 1828 포이에르바하로부터취직논문증정받음. 1829 카알스바트여행. 셸링과해후. 괴테방문. 10월베를린대학총장취임, 라틴어로취임연설함. 1830 아우그스부르크신앙고백 300년제에서연설. 60세생일에제자들로부터기념메달받음. 베를린대학총장사임. ꡔ엔치클로패디ꡕ 제3판공간 1831 4월 영국선거법개정안에대하여 를 프로이센일반국가신문ꡕ에기고. ꡔ논리학ꡕ 제2판서문. ꡔ정신현상학ꡕ 개정착수. 8월에서자루드비히가바다비아에서사망. 11월 14일급성콜레라로헤겔급사. 피히테의묘곁에매장. 1832 ꡔ헤겔전집ꡕ 공간개시

헤겔 정신현상학 Ⅱ. 정신현상학 해제 헤겔의이른바예나시대 (1801~1807년) 를대표하는저작이자헤겔최초의주저. 나폴레옹군대가예나에입성한날인 1806년 10월어느날심야에탈고되어편집을거치다가 1807년 4월에밤베르크에서처음출판되었다. 정신현상학 이란일차적으로의식의경험에관한학 (Wissenschaft der Erfahrung des Bewußt- seins) 인바, 이는우리의의식이여러가지경험을통하여진리를파악하여가는과정을서술하는것이다. 그리고여기서 경험 이란의식이자기자신의내용과대립을극복하고자기에게로돌아와서자신과완전히일치하게되기까지의의식의변증법적운동을가리킨다고할수있다. 연대적으로나체계적으로나그의사상의출발점이된저작이며유럽철학사에서는손꼽히는고전의하나이다. 헤겔은이책에서정신이감각적확실성에서출발하여과학적오성 [ 지성 ], 이성적사회의식, 종교등의단계를순차적으로변증법적경로를거치며끝까지올라가끝내는절대지 ( 絶對知 ) 인완전한자각에이르는도정을서술하였다. 1. < 의식의경험의학 > 으로서의 정신현상학 우선 ꡔ정신현상학 의기원과관련하여한입문서에서말하고있는 수수께끼들 에주목해보자. 그것들중두가지만소개하자면이러하다. (R. 루드비히, ꡔ쉽게읽는헤겔 : 정신현상학, 이학사, 1998, p.16-18) 수수께끼하나 : 초기헤겔주의자중의하나인슈트라우스에따르면 ꡔ현상학 은헤겔철학의알파요오메가였다. 그러나헤겔은하이델베르크와베를린에서행한강의의기초로그것을이용하지않았다. 그렇다고그가 ꡔ현상학 을부인한적은한번도없었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수수께끼둘 : 수수께끼는원본의표지에서도나타난다. 거기서읽어볼수있는것은 ꡔ현상학 은 학 ( 學 ) 의체계 (System der Wissenschaft) 의 제1부 (Erster Theil ) 라는것이다. 그러면제2 부는어디에있는가? 제2부는어디에도없다. 풀이 : 이러한수수께끼와관련하여, 이입문서의필자는나름대로풀이를하고있는데그요점을이러하다. 우선헤겔은 ꡔ현상학 을전체학문체계의 서론 쯤으로생각하고섰다. 이 서론 이 체계 의 제1부 로불리지만셸링에게보낸한편지를보면헤겔은 ꡔ현상학 이출판된후에도그것을서론으로간주하려는태도를버리지않았다. 이렇게 서론 은 알게모르게 확장되었고, 내적외적압력을받으면서 거의믿기지않을정도로짧은시간안에 ( 테오도르헤링 ), 헤겔의예나생활의위기의정점에서 ( 알트하우스 ) 지금의부피로되어버렸다. 그리고그사이에 서론 은자기목적이되어 정신현상학 이라는이름을얻게된다. ꡔ현상학 의부피가괴물같이부풀게되어버린것은, 헤겔이소용돌이에빠진것처럼집필을더이상멈출수가없었다는주장으로설명된다. 어떤연구자는 1806년에헤겔이자신의작품에대한통제력을상실했다고까지주장한다. 헤겔은후대세대들이이저작을철학의 탄생지 ( 칼마르크스 ) 로여기고그것을헤겔저서들중가장유명하고도영향력이있는저서로천명하리라는것을알수없었을것이다. 그는 ꡔ현상학 이완성된후어찌할바를몰랐다. 그는그의체계안에서 ꡔ 현상학 에게가장알맞은자리를부여할수없었기때문이다. 이상을요약하자면이렇게말할수있겠다. ꡔ현상학 은기대하지않았던헤겔철학체계의선행적작품이다. 헤겔은후기의체계적인서술만을전적으로애호했기때문에나중에는시어머니처럼이 ꡔ현상학 을구박하게된다. (R. 루드비히, p.18)

헤겔 정신현상학 ꡔ정신현상학 은표제에보면 의식의경험의학 ( 學 ) (Wissenschaft der Erfahrung des Bewußtseins) 이라는부제를달고있기도하는데, 이와관련하여하나의물음이제기된다. ꡔ현상학 은끝가지의식의경험에관한학인가, 아니면 < 정신 > 의현상학인가? 혹은둘가운데하나는 ꡔ정신현상학 의일부에만해당하는가, 아니면둘다모두 ꡔ정신현상학 의전체에해당하는가?(W. 마르크스, ꡔ헤겔의정신현상학, 서광사, 1984, p.12) 호프마이스터 (Hoffmeister) 판에는 제1부정신현상학 제1부의식의경험의학 이라는표제면이여전히인쇄되어있는데 ( 전자는목차앞에, 후자는목차및서설 (Vorede) 뒤에 ), 이것은다만책제본상의실수로인해계속되어온잘못 인점도있으나헤겔에있어서 ꡔ정신현상학 은의식의경험에관한학이고자했음은의지의여지가없다.(W. 마르크스, p.13) 다시 제1부 관련 수수께끼 로돌아오는데일단 제2부 혹은 제3부 가어디에도없는걸로보아잘못된표제라고말할수있다. 그러나 ꡔ정신현상학ꡕ을 학의체계 전체의제1부로, 그리고 ꡔ정신현상학ꡕ 중 <A. 의식 >, <B. 자기의식 > 그리고 <C-AA. 이성 > 에이르는도정만을의식경험의학이라는말로묶어내고있다는양의적해석이가능하다고할수있다. 다시말해가능한하나의해석을따라헤겔은 ꡔ정신현상학ꡕ의전반부, 즉 <A. 의식, B. 자기의식, 그리고 C(AA). 이성 > 까지를포함하는부분을 제1부 로묶어내고 의식의경험의학 (Wissenschaft der Erfahrung des Bewußtseins) 이라는부제를달았다고말할수있다는것이다. 이렇게볼때, 헤겔의이른바 학의체계 (System der Wissenschaft) 의첫번째에해당하는 ꡔ정신현상학ꡕ은우선인식론으로서감성적인의식 ( 대상지 ) 에서시작하여자기의식을거쳐개념에까지도달하는의식의경험의학에대한서술로설명될수있다. 그러나 <BB. 정신, CC. 종교, DD. 절대지 > 가그내용에추가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되면그것은바로 정신현상학 의이름처럼전체정신현상이문제의대상이된다. 이경우 ꡔ정신현상학 은 인식론 을훨씬넘어서는의미를지니게된다. 이경우에는 ꡔ정신현상학 은 의식의경험에관한학 이라기보다는 학의체계 중의 제1부 의의미로이해될법하다. 어쨌거나 W. 마르크스의지적처럼, 일부이든전체이든 ꡔ정신현상학 은 의식의경험에관한학 이고자했음은분명하다고할것이다. 의식의경험 은의식이자신의인식내용을비판해가면서전개해나가는인식비판의과정이다. 인식은의식이자신에게주어지는대상을단번에온전히파악해버리는것이아니라, 자신에게파악된인식내용을다시대상에준해서검사하고수정하는과정이다. 수정된인식내용과함께대상도변화하며, 변화된대상에대한의식의새로운인식활동이일어난다. 이새로운대상은바로그첫번째대상을통해서그를뛰어넘음으로써얻어진경험이다. 헤겔에의하면오직의식자체의이러한역전을통해서생성된대상의경험이학적전개과정으로고양되는것이며, 이과정이의식의 변증법적운동 이고, 그내용에비추어볼때이것은곧의식의경험의학이되는것이다. 2. 정신현상학 의구성과논리 앞에서이미말한내용이기도하지만 ꡔ정신현상학ꡕ의기본구성을다시살펴보면다음과같다. 서문 (Vorrede) 서론 (Einleitung) A. 의식

헤겔 정신현상학 B. 자기의식 C. (AA) 이성 (BB) 정신 (CC) 종교 (DD) 절대지 ( 絶對知 ) 여기서눈에띄는것은 C에 A와 B처럼그자신의독립적인표제어가없다는것이다. 이에대해서는여러추측이있을수있는데, C의결여된표제는테오도르헤링의주장처럼 ꡔ정신현상학 이 < 이성 > 장 ( 정확히는 V장 ) 까지기획된것이라는것을궁극적으로말해주거나, 편집자가 이나머지부분 을 AA, BB [ ] 로구분해놓았던것일수도있다. 또다른추측으로는 C에잃어버린것이지만, 절대적주체 라는표제어가있었고이성, 정신, 종교, 절대지가분류되었다는설도있다. 이 C에결여된표제어에대해서는만족할만한설명은오늘날까지존재하지않는다.(R. 루드비히, p.138-140) 헤겔의주요저서들이그러하듯이 ꡔ정신현상학 도앞부분에 < 서문 > 과 < 서론 > 을갖추고있다. 여기서 < 서문 > 은 A에서 DD까지, 즉집필도중에확장된 ꡔ정신현상학 전체에대한것이며, 저작이완성된후에씌어진것이다. 따라서 < 서문 > 은성격상책전체의개요라고할수있다. 이와반대로 < 서론 > 은저작최초에쓴것으로본래인식론으로서의 ꡔ정신현상학 A에서 C(AA) 의머리말이라는것이다. 요컨대 < 서문 > 은단순히 ꡔ정신현상학ꡕ의머리말이아닌헤겔이확신하고있는바의 학 ( 學 ) 전체의전망을할당한곳이다. 그리고 < 서론 > 은 의식의경험에관한학 으로서의 ꡔ정신현상학 에국한된머리말이되는셈이다. 어쨌거나 < 서문 > 과 < 서론 > 은크게는헤겔철학전체이거나좁게는 의식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의경험의학 으로서의 ꡔ정신현상학 전체를함축적으로집약하고있는바, 한마디로매우난해하다. 흔히 < 서문 > 이나 < 서론 > 은책을이해하는데도움을준다. 그럼에도헤겔의 ꡔ현상학 의 < 서문 > 과 < 서론 > 은우리를경악하게할만큼매우압축적이다. 그러므로그것들은매우기괴하게생각된다. < 서문 > 과 < 서론 > 을이해하기위해서는우선책전체를다읽는것이더간단할것이다. (R. 루드비히, p.13) ꡔ정신현상학 은인간정신이그일상의의식형태에서출발하여, 어떤근거에의거하여, 또어떠한과정을거쳐서철학적의식에도달하는가를논한것이다. 그리하여 ꡔ정신현상학 은먼저 ( 대상 ) 의식에대한논의를설정하고, 직접적, 자연적인의식으로서의감성적확신에대한장 ( 章 ) 에서출발한다. 여기서헤겔은감성적확신 지각 오성 [ 지성 ] 이라는의식의변증법적운동을통한대상의식의자기의식으로의전화 ( 轉化 ) 를묘사하고있다. 대상의식으로부터시작한의식의운동속에서의식은대상세계의배후에있는자기자신을보게되고, 그래서대상의식은자기의식으로전환한다. 대상의식에서의식의대상은의식자신밖에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이었다. 이에반해자기의식에서는자기자신이대상이되는것이다. 그런데이자기의식은다른어떤것도다그렇듯이단번에완성되는것이아니고변증법적 3분법에따라서자기확신의진리 자기의식의자립성과비자립성 자기의식의자유라는삼단계를걸쳐완성되는것이다. 이와동시에자기의식은이성으로발전하여간다. 자기의식의최종단계, 즉자기의식의자유의단계에도달하면의식과대상, 주관과객관, 개별과보편이통일되어이전의자기의식은이제이성으로나아간다. 한마디로이이성은대상의식과자기의식의통일을나타낸다고할수있다. 대상의식은대상과

헤겔 정신현상학 의식이대립하고진리는오직대상쪽에있다고생각되었고, 자기의식은그진리가대상쪽에있는것이아니라자기자신속에있음을발견한다. 그러나자기의식에있어서자아는자신을그대상들안에서인식하기는하였으나아직절대적실체이자동시에절대적주체이기도한정신으로서의의식일반과자신이통일되어있다는것을파악하지는못한다. 이통일에대한의식이바로이성이다. 이성은 ( 자기가 ) 모든실재성이라는확신이다. (Die Vernunft ist die Gewißheit, alle Realität zu sein) (S.178). 요컨대이성으로현상하는정신은자신만이실재성이라고확신하기에이른것이다. 그러나이성의초기수준에서실재성이란다만확신하고단언할뿐비매개적인직접적단계, 즉즉자적단계에있을따름이다. 이에입각해서 공허한관념론 (der leere Idealismus)(S.180) 이형성된다. 따라서이성은이러한공허성을벗어나기위해서자신이실재성을지니고있음을입증하는것이필요하다. 이러한입증은이론적이성또는관찰하는이성의단계에서실천적이성의단계, 그리고자각적이성또는사회적이성의단계로나아가면서더욱분명하게완성된다. 이러한과정을거쳐즉자적단계에있는이성은대자적이기도한이성으로, 즉즉자적이고동시에대자적인이성, 곧정신으로까지나아간다. 정신은상승하여절대적정신곧 자기확신적정신 으로지양되어간다. 헤겔은다음과같이말한다. 이제이성은정신이될뿐더러이것은즉이성이전체를포괄하는실재라는데대한확신을진리의단계로까지고양시키면서동시에이성이그자신을바로자기의세계로서, 그리고다시이세계를자기자신의것으로의식하는가운데서이루어진다.(S.313/Ⅱ, 7쪽 )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세계를자기의것으로하고그운동을나의것으로하는정신이야말로 절대적인진실의실재 라고할것이다. 정신의성립과함께 의식의경험의학 은끝을맺는다고할수있다. 그러나 ꡔ 정신현상학ꡕ은여기에서멈추지않는다. 그것은이제자기 자신을바로자기의세계로서, 그리고다시이세계를자기자신의것으로의식하는 이정신의전개를역사적으로추적하여가는것이다. 끝으로 ꡔ정신현상학 은절대정신을이야기한다. 정신이스스로정신임을자각한정신, 이것이곧절대정신이다. 이제 자기확신적정신 은절대정신으로지양된다. 그리고절대정신이직접자기를직관하는것은종교의장 ( 章 ) 에와서야가능하다. 절대적정신이직접적, 대상적으로직관되고표상되는단계가종교인데, 그것이순수사유또는개념으로서자각되면절대지 ( 絶對知 ) 에이르게된다.

헤겔 정신현상학 Ⅲ. 정신현상학 의목차 편찬자서문서설 : 학적인식에대하여진리의요소는개념이며그의진정한형태는학적체계이다. / 정신이차지하는현대적입장 / 원리가곧완성을뜻하는것은아니다 : 형식주의에대한반론 / 절대자는주체이다 / 이한마디가뜻하는것 / 지의요소 / 의식이여기까지고양되는과정을다룬것이정신의현상학이다 / 단지표상되거나이미알려진것이사상으로, 다시이사상이개념으로변형되는문제 / 정신현상학은어느정도로부정적인면이나허위적인것을포함하고있는지 / 역사적및수학적진리 / 철학적진리의본성과그방법 / 도식적인형식주의에대한반론 / 철학의학습을위하여요구되는것 / 추론적사유가지니는부정적행태와 / 긍정적행태, 그리고그의주체 / 건전한상식아니면천재성에의존하는단순한철학적태도 / 결론 : 저자가지니는독자와의관계 서론 (A) 의식 Ⅰ. 감성적확신 ( 확실성 ) ; 이것그리고사념 Ⅱ. 지각 ; 사물그리고기만 Ⅲ. 힘과오성 ; 현상과초감성적세계 (B) 자기의식 Ⅳ. 자기확신의진리 A. 자기의식의자립성과비자립성 ; 지배와예속 B. 자기의식의자유 ; 금욕주의, 회의주의및불행한의식 (C) 이성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Ⅴ. 이성의확신과진리 A. 관찰하는이성 a. 자연의관찰 b. 순수성과외적현실에대한관계속에서본자기의식의관찰 ; 논리적및심리적법칙 c. 자기의식이자신의직접적인현실에대해서지니는관계의관찰 ; 관상학과골상학 B. 자기자신에의한이성적인자기의식의실현 a. 쾌락과필연성 b. 마음의법칙과자만의망상 c. 덕성과세계의행정 ( 行程 ) C. 그스스로즉자ㆍ대자적으로실재하는개체성 a. 정신적동물의왕국과기만, 혹은사상 ( 事象 ) 그자체 b. 법칙제정자 ( 法則制定者로 ) 서의이성 c. 법칙검증적이성 Ⅵ. 정신 A. 참다운정신 ; 인륜성 a. 인륜의세계 ; 인간적내지신적법칙 ; 남성과여성 b. 인륜적행동 ; 인간적인지와신적인지 ; 죄와운명 c. 법적상태 B. 자기소외된정신 ; 교양 Ⅰ. 자기소외된정신의세계 a. 교양과이를바탕으로한현실의영역 b. 신앙과순수통찰 Ⅱ. 계몽 ( 주의 ) a. 계몽주의의미신과의싸움 b. 계몽의진리

헤겔 정신현상학 Ⅲ. 절대적자유와공포 C. 자기자신을확신하는정신 ; 도덕성 a. 도덕적세계관 b. 변위 ( 變位 ), 뒤바뀜 c. 양심, 아름다운마음, 악과그용서 ( 容恕 ) Ⅶ. 종교 A. 자연적종교 a. 광명 ( 光明 ) b. 식물과동물 c. 공작인 ( 工作人 ) B. 예술종교 a. 추상적예술작품 b. 생동한예술작품 c. 정신적예술작품 C. 계시종교 Ⅷ. 절대지 ( 絶對知 )

헤겔 정신현상학 제 2 부지식지도 Ⅰ. 철학문헌 철학자 철학용어지식지도 철학문헌 : 정신현상학 원전의전체내용요약 : 헤겔의이른바예나시대 (1801~1807년) 를대표하는저작이자헤겔최초의주저. 나폴레옹군대가예나에입성한날인 1806년 10월어느날심야에탈고되어편집을거치다가 1807년 4월에밤베르크에서처음출판되었다. 정신현상학 이란일차적으로 의식의경험의학 (Wissenschaft der Erfahrung des Bewußtseins) 인바, 이는우리의의식이여러가지경험을통하여진리를파악하여가는과정을서술하는것이다. 그리고여기서 경험 이란의식이자기자신의내용과대립을극복하고자기에게로돌아와서자신과완전히일치하게되기까지의의식의변증법적운동을가리킨다고할수있다. 연대적으로나체계적으로나그의사상의출발점이된저작이며유럽철학사에서는손꼽히는고전의하나이다. 헤겔은이책에서정신이감각적확실성에서출발하여과학적오성 [ 지성 ], 이성적사회의식, 종교등의단계를순차적으로변증법적경로를거치며끝까지올라가끝내는절대지 ( 絶對知 ) 인완전한자각에이르는도정을서술하였다. 원전의세부내용목차 : ( 제 1 부 Ⅱ) 원전의중요성해설 : 헤겔의저서를대표하는작품이자독일관념론의 백미 로꼽히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는작품. 1807년에최초로출판된이책은다양한해설서에대한 해설의역사 가필요할정도로, 현존하는철학저서중가장난해한것중의하나 로지목된다. 방대한양의사상이극도로압축되어있어서난해함을더하고있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이책이그토록열렬히읽히고평가되어온이유는고도의독창성과독특함에있다. 독일관념론의요람으로평가될수있는이책은헤겔철학체계를이해하는데에핵심이된다. 초기헤겔주의자들중의한사람인슈트라우스는 ꡔ정신현상학ꡕ을 헤겔저작의시작이자끝 이라고부를수있다면서, ꡔ논리학ꡕ, ꡔ법철학ꡕ, 종교철학, 미학, 역사철학, 철학사등의헤겔후기저작과강의들은모두 ꡔ정신현상학ꡕ의 부분들 에불과하다고말하고있다. 헤겔의 천재성 은이 ꡔ정신현상학ꡕ에서최고로드러난다고할수있다. 의심할바없이 ꡔ정신현상학ꡕ은헤겔철학의정점이자독일관념론의정점에도달하고있다고말할수있다. ( 상세해설 : 제1부 Ⅱ) 원전의중요한철학용어 : 의식, 자기의식, 이성, 정신. 한국어표준번역본제목 : ꡔ정신현상학ꡕ 한국어표준번역본번역자 : 임석진한국어표준번역본출판도시 : 서울한국어표준번역본출판사 : 분도출판사한국어표준번역본출판연도 : 1980 원전표준판본원어제목 : Phänomenologie des Geistes 편집자 : J. Hoffmeister 출판도시 : Hamburg

헤겔 정신현상학 출판사 : Felix Meiner 출판연도 : 1952 원어디지털텍스트정보 : http://www.hegel.de/ http://ockham.philos.phil.tu-bs.de/texte/gutenberg. aol.de/ hegel/phaenom/phaenom.htm 영어 ( 표준 ) 번역본제목 : Philodophy of Mind / Philosophy of Spirit 영어 ( 표준 ) 번역본번역자 : J. B. Baillie / A. V. Miller 영어 ( 표준 ) 번역본출판도시 : New York / London 영어 ( 표준 ) 번역본출판사 : Harper & Raw s / Oxford Univ.Press 영어 ( 표준 ) 번역본출판연도 : 1967 / 1979 영어디지털텍스트 : http://www.marxists.org/reference/archive/hegel/index.htm 철학자 : 헤겔 생애해설 : ( 제 1 부 Ⅰ) 한국어이름 : 게오르그빌헬름프리드리히헤겔영어이름 : Geoeg Wilhelm Friedrich Hegel 원어이름 : Geoeg Wilhelm Friedrich Hegel 인물사진 : ( 제1부 Ⅰ) 출생국가 : 독일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출생도시 : 쉬투트가르트 출생연도 : 1730 사망연도 : 1831 영어웹사이트 : http://www.marxists.org/reference/archive/hegel/index.htm 원어웹사이트 : http://www.hegel.de http://www.hegel-institut.de/ http://www.hegel-gesellschaft.de/ 주요저작 (1) : ꡔ 법철학 ꡕ 원전의중요성해설 : ꡔ법철학ꡕ은헤겔의학문적활동의마지막시대인베를린시대를대표하는저서로서플라톤의 ꡔ국가ꡕ에비할만한무게를지닌것으로평가되어왔다. 저명한헤겔연구가인오토푀겔러에따르면, 헤겔저작중가장많은논란을일으켰고또가장강력한영향을미친저작 이 ꡔ법철학ꡕ 이다. 이성적인것은현실적이며, 현실적인것은이성적이다 라고선언하고있는 ꡔ법철학ꡕ의머리말에유명한슬로건은훨씬더격렬하게논란이되었다. ꡔ법철학 ꡕ은지속적으로다양한논란을불러일으키면서영향력을증대시켜왔다. 한편으로는 ꡔ법철학ꡕ 이이성의역사적진보를언표하고있으며, 진보적인정치신념을가지고있다는헤겔좌파적주장과, 다른한편으로는그것이당시의프로이센상황에대한타협및굴복을나타낸다는주장이맞서있었고, 그래서항상해석을

헤겔 정신현상학 둘러싼논쟁이이어져왔다. 예컨대일찍이마르크스는 ꡔ헤겔법철학비판서설ꡕ을통해헤겔좌파를벗어나는모습을보여주었다. 20세기들어서도논쟁은계속되었다. 원어표준판본원어제목 : Grundlinien der Philosophiie des Rechts(in: G. W. F Hegel Werke in zwanzig Bänden, 7, ) 편집자 : E. Moldenhauer und K. M. Michel 출판도시 : Frankfurt a. M. 출판사 : Suhrkamp Verlag 출판연도 : 1969 원어디지털텍스트정보 : http://www.hegel.de/ 영어표준번역본영어제목 : Hegel's Philosophy of Right 번역자 : T. M. Knox 출판도시 : Oxford 출판사 : Oxford University Press 출판연도 : 1977 영어디지털텍스트정보 : http://www.marxists.org/reference/archive/hegel/index. htm http://www.class.uidaho.edu/mickelsen/hegel310.htm 한국어표준번역본한국어제목 : ꡔ법철학 Iꡕ / ꡔ법철학 IIꡕ 번역자 : 임석진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출판도시 : 서울출판사 : 지식산업사출판연도 : 1989/1990 주요저작 (2) : 주요저작 (3) : 주요저작 (4) : 활동시기 ( 철학사 ) : 근대철학철학자가속한철학학파 : 독일관념론, 헤겔관념론철학자에게영향을준철학자 : I. 칸트, F. W. 셸링철학자로부터영향을받은철학자 : 헤겔학파, 청년헤겔학파, 마르크스, 루카치, 마르쿠제, 철학용어 : 의식 ( 지식지도 : 제2부 Ⅱ, 해설 : 제3부 Ⅰ ) 한자어표기 : 意識영어용어 : consciousness 원어용어 : Bewußtsein 자기의식 ( 지식지도 : 제2부 Ⅱ, 해설 : 제3부Ⅱ) 한자어표기 : 自己意識영어용어 : self-consciousness 원어용어 : Selbstbewußtsein

헤겔 정신현상학 이성 ( 지식지도 : 제2부 Ⅲ, 해설 : 제3부 Ⅲ) 한자어표기 : 理性영어용어 : Reason 원어용어 : Vernunft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Ⅱ. 정신현상학 의지식지도 1. ( 대상 ) 의식 1.1. ( 대상 ) 의식에대한일반적이해 1.1.1. 의식의경험의학 ( 學 ) (1-1/1-1-1) 1.1.2. 의식-대상 -지( 知 ) 의관계 (1-2/1-2-1) 1.1.3. 자연적의식 (1-4/1-4-1) 1.1.3.1. 자연적의식과도야 (1-5/1-5-1) 1.1.3.2. 자연적의식과학 (1-6/1-6-1) 1.1.4. 자기의식과의관계 (1-3/1-3-1) 1.2. ( 대상 ) 의식의변증법 1.2.1. 감성적확신 1.2.1.1. 감성적확신에대한통념 (1-7/1-7-1) 1.2.1.2. 감성적확신의직접성과매개성 (1-9/1-9-1) 1.2.2.3. 감성적확신의변증법 (1-10) 1.2.2.3.1. 감성적확신의대상 : 이것 (1-12/1-12-1) 1.2.2.3.1.1 감성적확신의대상에서의지금ㆍ여기의변증법 (1-13/13-1) 1.2.2.3.2. 감성적확신의주체 : 자아 또는 지 ( 知 ) (1-14/1-14-1) 1.2.2.3.2.1 자아에서의감성적확신의변증법 (1-15/1-15-1) 1.2.2.3.3. 전체로서의감성적확신 (1-16/1-16-1) 1.2.2.3.3.1. 감성적확신의전체에서의지금ㆍ여기의변증법 (1-17/1-17-1) 1.2.2.4. 감성적확신에서지각으로의이행 (1-18/1-18-1) 1.2.2. 지각 1.2.2.1. 지각의대상 : 사물 (1-19/1-19-1) 1.2.2.1.1. 긍정적보편자로서의사물 : 역시그렇게도 의규정 (1-20/1-20-1)

헤겔 정신현상학 1.2.2.1.2. 부정적보편자로서의사물 : 배타적일자 ( 一者 ) 의규정 (1-21/1-21-1) 1.2.2.1.3. 전체로서의사물 : 사물의완성 (1-22/1-22-1) 1.2.2.2. 지각의모순 1.2.2.2.1. 사물과기만 (1-23/1-23-1) 1.2.2.2.2. 지각의모순과반성 (1-24/1-24-1) 1.2.2.2.3. 전체로서의지각 : 모순의통일속에있는대상 (1-25/1-25-1) 1.2.2.3. 지각에서오성 [ 지성 ] 으로의이행 (1-26/1-26-1) 1.2.3. 오성 [ 지성 ] 1.2.3.1. 오성의대상 : 오성과무제약적일반자 (1-27/1-27-1) 1.2.3.1.1. 힘 1.2.3.1.1.1. 무제약적일반자와힘 (1-28/1-28-1) 1.2.3.1.1.2. 힘의두계기 : 발현과자기복귀 (1-29/1-29-1) 1.2.3.1.1.3. 힘의유희 (1-30/1-30-1) 1.2.3.1.1.4. 힘과현상및본질 (1-31/1-31-1) 1.2.3.1.2. 법칙 1.2.3.1.2.1. 힘의법칙 (1-32/1-32-1) 1.2.3.1.2.2. 한정적법칙과일반법칙 (1-33/1-33-1) 1.2.3.1.2.3. 법칙과필연성 (1-34/1-34-1) 1.2.3.1.2.4. 법칙에따른설명 (1-35/1-35-1) 1.2.3.1.2.5. 제2차법칙 (1-36/1-36-1) 1.2.3.1.3. 무한성 (1-37/1-37-1) 1.2.4. 의식에서자기의식으로의이행 (1-38/1-38-1) 2. 자기의식 2.1. 자기의식의개념 2.1.1. 추상적자기의식과모순 (2-1/2-1-1)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2.1.2. 자기의식의세계기 (2-2/2-2-1) 2.2. 자기의식의발전과정 : 자기의식의변증법 2.2.1. 욕구와자기의식 : 욕구하는자기의식 (2-3/2-3-1) 2.2.1.1. 욕구와그충족 (2-4/2-4-1) 2.2.1.2. 욕구하는자기의식에서인정하는자기의식으로 (2-5/2-5-1) 2.2.2. 인정투쟁과자기의식 : 인정하는자기의식 2.2.2.1. 자기의식의이중화 (2-6/2-6-1) 2.2.2.2. 생사를건인정투쟁 (2-7/2-7-1) 2.2.2.3. 생사투쟁과죽음 : 죽음과절대적부정 (2-8/2-8-1) 2.2.2.4. 주인과노예의변증법 : 자립적 / 비자립적자기의식 (2-9/2-9-1) 2.2.2.4.1. 주인과노예 : 지배와예속 (2-10/2-10-1) 2.2.2.4.2. 주인과노예관계의역전 2.2.2.4.2.1. 자기의식의반전 (2-11/2-11-1) 2.2.2.4.2.2. 노예의공포와봉사 (2-12/2-12-1) 2.2.2.4.2.3. 노동 : 주인과노예의역전의완성 (2-13/2-13-1) 2.2.3. 자기의식의자유 : 금욕주의, 회의주의, 불행한의식 2.2.3.1. 사유속의자유 (2-15/2-15-1) 2.2.3.2. 금욕주의적자기의식 2.2.3.2.1. 금욕주의의특징 (2-16/2-16-1) 2.2.3.2.2. 금욕주의적자유의한계 (2-17/2-17-1) 2.2.3.3. 회의주의적자기의식 2.2.3.3.1. 회의주의의특징 (2-18/2-18-1) 2.2.3.3.2. 회의주의적자기확신이라는것 (2-19/2-19-1) 2.2.3.3.3. 회의주의적의식의자기모순 (2-20/2-20-1) 2.2.3.4. 불행한의식 2.2.3.4.1. 불행한의식의본질 (2-21/2-21-1)

헤겔 정신현상학 2.2.3.4.2. 가변자와불변자의분열과통일 (2-22/2-22-1) 2.2.3.4.3. 불행한의식의화해의시도 : 가변자와불변자의통일방식 (2-23/2-23-1) 2.2.3.4.3.1. 내적감정 (2-24/2-24-1) 2.2.3.4.3.2. 외적행위 : 노동 (2-25/2-25-1) 2.2.3.4.3.3. 자기희생또는자기부정 (2-26/2-26-1) 2.3. 자기의식의지양 (2-27/2-27-1) 3. 이성 3.1. 이성과관념론 (3-3/3-3-1) 3.1.1. 관념론의입장 (3-4/3-4-1) 3.1.2. 잘못된관념론및이성비판 (3-5/3-5-1) 3.2. 이론적이성또는관찰하는이성 (3-6/3-6-1) 3.2.1. 자연의관찰 (3-7/3-7-1) 3.2.1.1. 기술 ( 記述 ) (3-8/3-8-1) 3.2.1.2. 징표 ( 徵表 ) (3-9/3-9-1) 3.2.1.3. 법칙 3.2.1.3.1. 법칙의의미 (3-10/3-10-1) 3.2.1.3.1. 법칙의한계 (3-11/3-11-1) 3.2.2. 자기의식의관찰또는인간개체성의관찰 (3-12/3-12-1) 3.2.2.1. 순수성에서본자기의식의관찰 : 논리적법칙 (3-13/3-13-1) 3.2.2.2. 인간개체성의관찰 : 심리학적법칙 (3-14/3-14-1) 3.3.2.3. 인간개체서의관찰 : 관상학과골상학 (3-15/3-15-1) 3.3. 실천적이성 (3-16/3-16-1) 3.3.1. 실천적이성의목표로서의 인륜의세계 (3-17/3-17-1)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3.3.1.1. 인륜의실현과민족 (3-18/3-18-1) 3.3.1.2. 개인의행복과실천적의식 (3-19/3-19-1) 3.3.2. 인륜의세계 를향한실천적이성의진행 (3-20/3-20-1) 3.3.2.1. 쾌락과필연성 (3-21/3-21-1) 3.3.2.2. 마음의법칙과자만의망상 3.3.2.2.1. 마음의법칙 (3-22/3-22-1) 3.3.2.2.2. 마음의법칙의모순 (3-23/3-23-1) 3.3.2.3. 덕성과세계행정 ( 行程 ) 3.3.2.3.1. 덕성과세계행정의관계 (3-24/3-24-1) 3.3.2.3.2. 세계행정에대한덕성의투쟁과패배 (3-25/3-25-1) 3.4. 보편적이성또는사회적이성 (3-26/3-26-1) 3.4.1. 정신적동물의세계 와 사상그자체 3.4.1.1. 정신적동물의왕국 (3-27/3-27-1) 3.4.1.2. 작품과사상그자체 (3-28/3-28-1) 3.4.2. 법칙수립적이성 (3-29/3-29-1) 3.4.3. 법칙검증적이성 3.4.3.1. 법칙검증적이성혹은사법적이성 (3-30/3-30-1) 3.4.3.2. 법칙수립및법칙검증의지양 (3-31/3-31-1)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제 3 부 정신현상학 의주요주제어분석 Ⅰ. ( 대상 ) 의식 ( 독 : Bewußtsein, Gegenstandsbewußtsein / 영 : consciousness, objects - consciousness) 1. 예비적고찰 (1) 의식의경험의학 (1-1) 헤겔은 ꡔ정신현상학ꡕ의전반부, 즉 A. 의식, B. 자기의식, 그리고 C(AA). 이성 까지를포함하는부분을 제1부 로묶어내고 의식의경험의학 (Wissenschaft der Erfahrung des Bewußtseins) 이라는부제를달았다. 이렇게볼때, 헤겔의이른바 학의체계 (System der Wissenschaft) 의첫번째에해당하는 ꡔ정신현상학ꡕ은우선인식론으로서감성적인의식 ( 대상지 ) 에서시작하여자기의식을거쳐개념에까지도달하는의식의경험의학에대한서술로설명될수있다. ( 그러나 BB. 정신, CC. 종교, DD. 절대지 가그내용에추가되면그것은바로 정신현상학 의이름처럼전체정신현상이문제의대상이된다. 이경우 ꡔ정신현상학ꡕ은 인식론 을훨씬넘어서는의미를지니게된다 ) 여기서 의식의경험 은의식이자신의인식내용을비판해가면서전개해나가는인식비판의과정이다. 인식은의식이자신에게주어지는대상을단번에온전히파악해버리는것이아니라, 자신에게파악된인식내용을다시대상에준해서검사하고수정하는과정이다. 수정된인식내용과함께대상도변화하며, 변화된대상에대한의식의새로운인식활동이일어난다. 이새로운대상은바로그첫번째대상을통해서그를

헤겔 정신현상학 뛰어넘음으로써얻어진경험이다. 헤겔에의하면오직의식자체의이러한역전을통해서생성된대상의경험이학적전개과정으로고양되는것이며, 이과정이의식의 변증법적운동 이고, 그내용에비추어볼때이것은곧의식의경험의학이되는것이다. (1-1-1) 정신의직접적인현존재성을뜻하는의식은지적행위와그리고지의주관적작용에부정적이며반대되는대상성이라고하는두가지계기를지닌다. 즉이러한두가지요소속에서정신이자기전개를이룩하면서여기서드러나는갖가지계기들을펼쳐나가는것이사실이지만, 그러나이와같이두갈래로나누어볼수있는의식의두요소사이에서빚어지는대립상태는정신적전개, 발전의제단계마다에서고개를쳐들면서결국그각계기마다가의식의형태로나타나게마련이다. 이러한전개과정을거쳐나가는학이야말로바로의식이형성해나가는경험의학이라고하겠거니와결국여기서는실체를고찰함에있어서도바로그실체와또한그의운동이어떻게해서의식의대상이되는가하는것이문제로된다. (S.32/91 쪽 ) [ ] 결국의식은자기자신에대하여총체적으로, 즉자기의지 ( 知 ) 와또한동시에자기대상에대해서도변증법적운동을지향해나간다고하겠으니, 모름지기의식에게이러한운동을통한새롭고도진정한대상이발생한다는의미에서바로이것이경험 (Erfahrung) 이라고불리는것이다 (S.73/147 쪽 ). [ ] 바로이와같은필연성을통하여학을지향하는이도정자체가학이되는가하면또한그내용에비추어볼때이것은곧의식의경험의학이되는것이다.(S.74/150 쪽 ). (2) 의식-대상-지 ( 知 ) 의관계 (1-2) ꡔ정신현상학ꡕ에서의식은타자인대상에대한의식, 즉대상의식을가리킨다. 그러므로의식은우선 의식은그어떤것을안다 (S.73) 라는말로표현될수있는데, 바로이문장은의식, 대상, 지의관계를집약적으로표현하고있다. 여기서대상에해당하는 그무엇 은의식과관련없이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이된다. 의식은대상과의식자신을각각독립된것으로간주한다. 대상과의식은상대의영향없이도그자체로존재한다. 그러나의식은대상이없으면지를가질수없다. 지를가지기위해서의식은대상에의존할수밖에없다. 여기서우리는의식이두개의대상을가진다는사실을알게되는데, 그하나는일차적인절대적즉자체이고다른하나는이러한즉자체가의식을위해서존재하는것이다. 그러나즉자체로서의일차적대상은의식과의관계속에서변화를겪게된다. 따라서일차적의미는즉자체도오직그의식을위한의식과의관계속에있는즉자체로서만존재한다. 여기서새로이나타나는것이의식에대해서만존재하는즉자체, 즉진리인것이다. 이새로운대상은바로그첫번째대상을통해서그를뛰어넘음으로써얻어진경험이다. 헤겔에의하면오직의식자체의이러한역전을통해서생성된대상의경험이학적전개과정으로고양되는것이며이것이바로 의식의경험의학 이되는것이다. (1-2-1) 지금까지본바에따르면의식은그어떤것을지득 ( 知得 ) 하게되는데이렇게파악된어떤것 ( 대상 ) 은또한본질이며즉자적 ( 卽自的 ) 인것이된다. 바로여기서이미이러한진리의양의성이고개를든다. 즉여기서우리는의식이두개의대상을가진다는사실을알게되는바, 그하나는일차적인절대적즉자체 ( 卽自體 ) 이고다른하나는이러한즉자체가의식을위해서존재하게되는이차적이며이중적인의미를띠는것을말한다. 이경우에후자에속하는것은일단의식의자기내적반성에지나지않으므로이것은결코대상에대한표상이아니라다만첫번째에해당하는즉자체에대한의식의지 ( 知 ) 에불과한것이라하겠다. 그러나 [ ] 즉자체로서의일차적대상도의식과의관계를통하여어떤변화를겪지않을수없게된다. 그러므로그일차적의미의즉자체는더이상단순한즉자체로서존재하는것이아니라이미의식과의관계에있어서모름지기그의식을위한의식과의관계속에있는즉자체로서만존재하게된다. 여기서새로이나타나는것이바로

헤겔 정신현상학 의식에대해서만존재하는즉자체, 즉진리인것이다. 이것을일컬어우리는본질혹은의식의대상이라고한다. 이렇게볼때결국이새로운대상은일차적의미의즉자체가무력화됨으로써나타난것이라하겠거니와모름지기이새로운대상은바로그첫번째대상을통해서, 그를뛰어넘음으로써얻어진경험이기도한것이다.(S.73/148 쪽 ) (3) ( 대상 ) 의식과자기의식 (1-3) 헤겔의 ꡔ정신현상학ꡕ은먼저인간의의식이자기자신에대한의식, 즉자기의식에도달하기이전의의식단계를다룬다. 이의식의단계는다시대상의존재를감성적으로확신하는의식 ( 감성적확신 ), 대상의존재를지각하는의식 ( 지각 ), 대상세계의법칙을인식하는의식 ( 오성 [ 지성 ]) 의 3단계로전개되고있는데, 이세개의의식형태는모두자기에대한의식, 즉자기의식이아니라외적인대상에대한의식이다. 헤겔은이대상에대한의식을단순히 의식 이라부른다. 그러므로헤겔에게서 의식 은다름아닌대상의식을가리킨다. 이대상의식으로서의의식은자기를의식하지못하고있는감성에사로잡힌대상지향적의식이다. 그러나 의식의진리는자기의식이며, 이자기의식이의식의근거 이며 따라서어떤다른대상에대한의식은그실존에있어서자기의식이다. (Enzyklopädie, 424). 헤겔에서자기의식이란단적으로자기와자기라는대상에대한의식이다. 헤겔 ꡔ정신현상학ꡕ의 <A. 의식 > 부분은바로대상의식이이자기의식으로고양되는과정과그논리에대한기술이라고할수있다. (1-3-1) [ ] 이제의식은오직자기자신만을음미하고검증하는것이라고할때바로이런점에서도우리는다만순수한방관자의입장을취하기만하면되게되었다. 왜냐하면이제의식은한편으로는대상의, 대상을향한의식 (Bewußtsein des Gegenstandes) 이면서동시에다른한편으로는바로자신의, 자기자신에만관여하는 (Bewußtsein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seiner selbst) 의식이기때문이다. 이것은즉자기에게진리인것에대한의식과또한바로이러한점을깨우친자기의지 ( 知 ) 에대한의식이라고하는두측면인것이다. 결국이두가지의식은모두가동일한의식에해당되는것이므로이것은서로가이미비교된것임을나타내기도한다. 그것도그럴것이의식이지니고있는대상에관한지 ( 知 ) 가바로그대상자체와일치하느냐하지안하느냐하는것은전혀별개의문제가될수없는동일한하나의의식앞에주어진문제에지나지않기때문이다. 여기서대상은오직의식이그것을어떻게인지하는가에따라서바로그의식앞에드러날뿐이다.(S.72/146 쪽 ) (4) 자연적의식 (1-4) 의식은대상이없으면지 ( 知 ) 를가질수없다. 바꾸어말하면지를갖기위해의식은대상에의존할수밖에없다. 의식은대상의제약을받는다. 자신이아닌다른것의제약을받는의식, 헤겔은이를자연적의식이라부른다. 아래인용에서말하고있듯헤겔은 현상지 의서술이 참다운지를향해서밀치고나가는자연적의식의도정 이라고말하고있는데, 우선자연적의식이무엇인지를해명할필요가있다. 의식을수식하고있는 자연적 이라는말의의미는무엇인가? 베르너마르크스에따르면 (W. Marx, ꡔ헤겔의정신현상학ꡕ, 장춘익옮김, 서광사, 1984, p.31-2), 헤겔에있어서의 자연 이라는용어는오직구속하는것, 제한하는것을의미한다. 이러한구속적인것, 규정하는것은의식의영역에도존재한다. 다만의식에서이것은 비유기적 자연으로서지배한다. 이자연은 기존의처지, 상황, 관습, 종교 (S.255) 등의식을규정하는전체상황모두를말한다. 여기서의식의자연성은 영원한 자연과같은식의의미에서 자연적 인것이아니라, 변화하는상황때문에변화하는의식이며, 이런의미에서 역사적 의식이라할수있다.

헤겔 정신현상학 (1-4-1) 그런데이러한우리의서술은다만현상으로나타나는지만을대상으로하는까닭에결코그자체만으로는스스로의독자적형태를띠고자유로이전개되어나가는학이될수없을것으로보이나다만지금과같은관점에서본다면참다운지를향해서밀치고나가는자연적의식의도정 (der Weg des natürlichen Bewußtsein) 으로이해될수있을뿐이다. 그러나다시이러한서술과전개는마치스스로의본성에의하여자기에게제시된진행단계와도같이일련의자기형상화과정을두루거쳐나가는영혼의오솔길과같은것으로간주될수도있을것이니결국이러한영혼은자기자신에대한투철한경험을통해서바로그자신의본래적인존재양식이어떠한것인가를파악함으로써마침내그스스로가정신으로순화되기에이른다.(S.66-7/138 쪽 ) 1) 자연적의식과도야 (1-5) 역사적인것으로서의자연적의식은변화한다. 한시대의자연적의식의형태가다른형태로바뀌는것이의식의도야 ( 陶冶 : Bildung) 이다. 헤겔에따르면고대에는철학이자연적의식을완성시키는여러힘들에속했다 (S.30 참조 ). 철학을통한의식의자연성의완성은 직접적인현실성 에대한의식의파악을절멸시켰다. 이를통해현실은 압축 되어 단순하고도순수한사유규정 으로개인은직접적-감성적인식에서벗어나자신의인식내용을 사유된것 으로바꾸게되었다 (S.28). 이사유된것내지사유과정전체를헤겔은근대적인의미에서의 실체 라고불렀다. 이실체는자연적의식의완성을통해주체의 소유 가된다. 그리고헤겔에있어서의완결된의식의도야란의식이대상성내지객관성의영역의이성적인성격을파악하고이러한객관성과자기자신의합리성을깨닫는데있다. 이러한의미에서본다면이것은궁극적으로자연성의지배로부터의해방이다. 그러므로의식은이해방을통해서자신을규정하는자연성을단순히부정하는것이아니라, 여러통념 ( 通念 ) 과관습, 관례등에도통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찰가능한사유규정의운동이밑바탕에깔려있음을깨닫게된다. 의식을규정하는전체상황이실제로무엇인가를파악함으로써의식은비유기적자연에서해방되는것이다. (W. Marx, ꡔ헤겔의정신현상학ꡕ, 장춘익옮김, 서광사, 1984, p.33-4). (1-5-1) 그러므로이제여러가지형태의지식들과관련해서우리가알수있는것은전 ( 前 ) 시대만해도원숙한사고력을지녔던인간의정신을사로잡아온것이이제는다만소년기에비유될만한미숙한사람들이아끼는견문이거나연습거리그리고심지어는장난거리로마저전락돼버렸다는것이다. 바로이러한교육, 문화의진보과정속에서마치우리는그림자의자국정도로새겨져내려온세계의문명발달사를눈여겨볼수가있는것이다. 이와같이지난날에현존했던모든것은이미일반적정신에의하여획득된소유물이려니와다시이일반적정신은개인의실체를구성함으로써동시에그개인에대한외면적관계를유지하는듯이보이지만결국은이일반자적정신이개인을둘러싸고있는비유기적본성 ( 자연 ) 을구성하게된다. 이점과관련하여문명이나정신적도야라는문제를개인의측면에서고려해보면바로이개인은자기의목전에현존하는, 그리고자기수중에들어올수있는모든것을장악함으로써그의비유기적성질 ( 자연 ) 을자체내에서말끔히소진시키면서또한이에유기적생명력을지니게하여마침내이를자기의정신적발전을위한토대로삼는다.(S.26-7/84 쪽 ) 2) 자연적의식과학 ( 學 ) (1-6) 헤겔에있어서오성 [ 지성 ] 적인사유는자연적의식과학 ( 學 ) 사이의매개자가된다. 곧자연적의식은오성 [ 지성 ] 을거쳐이성으로발전해가야하는것이다. 이것이정신현상학의과제이자전략일것인데, 이것이없다면, 자연적의식과학, 이들각자는타자에대하여 진리가전도된것으로보일뿐 이다. 이런상황을이해하기위해서는우선자연적의식은 자기자신에대한직접적확신 속에서자신이 절대적형식 을가진것으로생각한

헤겔 정신현상학 다는점을지적해둘필요가있다. 이러한절대적형식을바탕으로자연적의식은 각종형태의지식마다에서그가언제나소유한다고자처하는스스로의절대적독립성 을뒷받침한다. 자연적의식은자기자신에대한직접적확신을바탕으로자기현실성의원리를생각해낸다. 이러한현실성에서보면학적체계의형태란자연적의식에게는비현실적형식을가진것으로보이게된다. 또한학이움직이는지반은자연적의식에게는학이 자기자신의보존조차도불가능하게하는먼피안의세계에자리잡은것 에불과할것이다. 이것이자연적의식과학이처한실정이다. 이제개인에게도학으로올라갈수있는 사닥다리 를내려주어야할것이다. 이런이유에서헤겔은 개인이학적입장에까지다다를수있도록사닥다리노릇 을해주어야한다는개인의요구는정당한권리라고주장하는것이다. (1-6-1) [ ] 개인의입장에서보면학문이란마땅히바로그개인이학적입장에까지다다를수있도록사닥다리노릇을해줌으로써바로그자신이곧자기자신속에서앞에서와같은바탕을지닐수있음을명시해줄것을요구할권리를지니게됨을뜻한다. 그런데이러한그의권리는각종형태의지식마다에서그가언제나소유한다고자처하는스스로의절대적독립성에뿌리박고있다. 왜냐하면그와같은각종형태의지식이학에의해서인정되건안되건간에그리고그러한학의내용이야어떤것이든간에결국그때마다개인으로서의그가지니는권리는절대적형식을이루기때문이다. 다시말해서그러한개인이야말로자기자신에대한직접적확신을지닌까닭에바꾸어말하면그야말로이것은절대의궁극적인존재라는것이된다. 만약자기자신과반대되는위치에있는대상적사물과다시이번에는대상적사물과반대되는위치에있는자기자신을인식하는두가지의식이지니는서로의입장이학문에대하여단지상반되는어떤타자라는것이정도로간주된다면 즉학의입장에서볼때의식으로하여금바로그와같은타자적상태에서스스로의고유성을견지하는것을오히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려정신의상실로받아들인다면 이와반대되는의식의입장에서볼때는학의요소란심지어자기자신의보존조차도불가능하게하는먼피안의세계에자리잡은것으로여겨질수도있을것이다. 이와같이이들두개의입장중그어느한쪽도다른쪽에서보면진리가전도된것으로보일뿐이다.(S.25/81 쪽 ) 2. 대상의식의변증법 2.1. 감성적확신 2.1.1. 감성적확신의개념 (1) 감성적확신에대한통념 (1-7) 철학에서인식의문제를의식, 특히직접적이고감각적인차원에서다루는것은상식적이고자연스럽다. 많은철학자들이지 ( 知 ) 의가장확실한형태가직접적이고감각적이라는통념에따라자신의인식론을출발해왔다. 이점은헤겔도예외가아닌데, 헤겔은그와같이직접적이고감각적인지의차원을 감성적확신 이라부른다. 아래인용중첫번째에는헤겔이논하는감성적확신의변증법의두핵심상대자가언급되고있다. 헤겔의논의에서감성적확신인직접적인지 ( 知 ) 만이나타나는것이아니라, 이직접적인지를고찰대상으로삼는 우리 가함께나타나고있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헤겔이논의하는감성적확신의변증법은감성적확신의대상과감성적확신의주체로서의자아라는두측면에서고찰될수있는것이다. 우리 에게감성적확신은어떻게현상하는가? 계속되는두번째인용에서말하듯이, 감성적확신은그내용이고찰될경우, 즉 마치우리가그내용이활짝펼쳐져있는광활한시간과공간속으로뻗어나가려는경우이건혹은우리가그속에담겨져있는풍부한것중에서어떤한조각만이라도떼어내어다시이조각을세분하면서까지그의미를파헤쳐보

헤겔 정신현상학 려고할경우이건간에 그무엇보다도풍부한인식인것처럼우리에게현상한다. 뿐만아니라이감성적확신은마치가장참된인식처럼보이는데, 그까닭은이확신이그대상을있는그대로놓아두며이것의어떤조각도건드리지않았기때문이다. (1-7-1) 단초적 ( 端初的 ) 으로혹은직접적으로우리의대상이되는지 ( 知 ) 는오직그자체가직접적인지, 즉직접적인것과존재하는것의지이외의다른어떤것도아니다. 이제이문제를다루는데있어서는우리도역시직접적혹은단지수용적인자세만을취할수있을뿐, 결코우리앞에나타나는지에대하여추호의변화도가 ( 加 ) 하여서는안되며또한단순히이해하려는노력이외에그어떤개념적파악을시도해서도안될것이다. 감성적확신이담고있는구체적내용은마치이감성적확신이야말로그무엇보다도풍부한인식, 심지어는무한의보고를지니기라도한인식으로까지보이게하거니와, 바로이와같이풍부한인식의보고란마치우리가그내용이활짝펼쳐져있는광활한시간과공간속으로뻗어나가려는경우이건혹은우리가그속에담겨져있는풍부한것중에서어떤한조각만이라도떼어내어다시이조각을세분하면서까지그의미를파헤쳐보려고할경우이건간에결코우리가그끝닿는데를알수없을정도의크고작은모든것을망라하고있다. 이밖에도감성적확신은가장참다운인식으로보일수있으니, 왜냐하면이것은아직도대상으로부터그중의어떤부분도제외시키지않았을뿐아니라오직있는그대로의완전한모습을지닌대상을눈앞에두고있기때문이다.(S.79/155 쪽 ) 감성적확신의통념에대한부정 (1-8) 감성적확신이담고있는구체적내용은마치이감성적확신이야말로그무엇보다도풍부한인식, 심지어는무한의보고를지니기라도한인식으로까지보이게 (S.79) 하는데, 이에따라감성적확신은가장풍부하고가장참다운인식을가져다준다는통념이성립한다. 그러나이러한통념은곧부정되고만다. 헤겔에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따르면, 감성적확신은오히려 가장추상적이며또한가장빈곤한의미의진리에불과하다. 다시말해감성적확신은스스로를가장빈약한의미의진리로드러내는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확신은자기가아는것에대해서다만 < 그것은 ~이다 (es ist)> 는단한마디말을할수있을뿐 이기때문이다. 다시말해감성적확신의진리는 다만사실의존재 (Sein der Sache) 를내포하는데불과 하며 의식의편에서이문제를볼때도그것은이확실성속에서한낱순수한자아에지나지않을뿐 이다. 요컨대 자아는여기서오직단순한이것에지나지않으며대상도또한마찬가지로순수한이것에지나지않는다. 결국감성적확신의진리를구성하는소위 존재하는것의지 (S.79) 즉직접적이고개별적인지는단지 그것은있다 는말만반복할수있을뿐거기에는진정한의미의지가아직규정되어있지않은공허한것이다. (1-8-1) 그러나실제에있어서이와같이단순한사실로서의확신, 확실성이란가장추상적이며또한가장빈곤한의미의진리에불과하다. 이러한확신은자기가아는것에대해서다만 < 그것은 ~ 이다 (es ist)> 는단한마디말을할수있을뿐이다. 따라서이러한진리는다만사실의존재 (Sein der Sache) 를내포하는데불과하다. 또한의식의편에서이문제를볼때도그것은이확실성속에서한낱순수한자아에지나지않을뿐이다. 즉자아는여기서오직단순한이것에지나지않으며대상도또한마찬가지로순수한이것에지나지않는다.(S.79 /155-6 쪽 ) [ ] 따라서여기서는다만사물이있다고밖에할수없으려니와이와같이그것이있다 (ist) 고밖에할수없는이유는그것이단지존재하고있을뿐이기때문이다. 이와같이오직 < 그것은있다 > 고하는한마디가감성적지에있어서는본질적인것일뿐더러, 이와같은순수존재혹은단순한직접성이바로감성적확신의진리를구성하는것이다. 이와마찬가지로또한확신, 확실성을하나의관계 (Beziehung) 로볼때이것도역시직접적인순수한관계에지나지않는다. 결국의식은자아일뿐, 전혀그이외의것일수가없는하나의순수한이것으

헤겔 정신현상학 로서, 개별자로서의의식도역시단순한이것 (reines Dieses), 혹은단일자 ( 單一者 ) 만을인지할수있을뿐이다.(S.80/156 쪽 ) (2) 감성적확신의직접성과매개성 (1-9) 헤겔에따르면감성적확신의진리를구성하는 존재하는것의지 ( 知 ) (79쪽 ), 즉직접적이고개별적인지란단지 그것은있다 는말만반복할수있을뿐거기에는진정한의미의지가아직규정되어있지않은공허한것이다. 그러나문제를 곰곰이따져보면 감각적확신은순수한직접성만으로그치는것이아니다. 헤겔의말을들어보자.( 아래인용참조 ) 문제를곰곰이따져보면 감성적확신은순수한직접성만으로그치는것이아니며, 그것에는구별될수있는여러요소들이개재되어있음을발견하게된다. 즉감성적확신에서언표된 두가지의이것들, 즉 자아로서의이것과대상으로서의이것 이서로구분되고분리됨을알게된다. 우리가양자를놓고볼때 어느편도직접적으로감각적확신에다다라있는것이아니라이미그들은매개되어있었다. 는사실을알게된다. 자아와대상은매개되어있었다는것이다. 그렇기때문에자아는타자즉사물을통해서그존재가확신을얻게되었고, 사물도역시자신의타자즉자아를통해서그존재가확실성을띨수있었던것이다. 바로이지점에서감성적확신의변증법이시작된다. (1-9-1) 그러나문제를일단곰곰이따져보면, 이상과같은확신을가능케하는본질을이루며또한그확신을스스로의진리로표명하는순수한존재 (reines Sein) 라고하는것에는지금까지논술된이외에도다른여러가지요소들이개재 ( 介在 ) 해있다. 말하자면구체적인의미의감성적확신이란결코단하나의, 바로여기있는순수한직접성에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그치는것이아니라오히려이와같이순수한직접성을나타내는단한가지의예 ( 例 ) 에해당되는것이다. 결국순수한존재마다에서눈에띄는무수히많은구별중에서무엇보다도우리는다음과같은기본적인차이점을발견하게되는바, 그것은즉이른바감성적확신으로받아들여진단순한존재속에서어느덧앞에서이미얘기된바있는두가지의이것들, 즉자아로서의이것과대상으로서의이것이서로구분되고분리된다는것이다. 우리가양자간의차이를놓고볼때바로여기서눈에띄는사실은그중의어느편도단지직접적으로감성적확신에다다라있는것이아니라이미그들은매개되어있었다는것이다. 즉어디까지나나는하나의타자를통해서, 말하자며어떤사실, 사물을통해서확신을얻게되었는가하면또한반대로이사실, 사물의측면도역시타자를통해서, 즉다름아닌자아를통해서만그자신의존재가확실성을띨수있었던것이다.(S.80/156-7 쪽 ) 2.1.2. 감성적확신의변증법 (1-10) ꡔ정신현상학ꡕ의제1부 <A. 의식 > 의제1장이자 ꡔ정신현상학ꡕ 전체의제1장이기도한 < 감성적확신 > 은이상의내용과같은서론격인부분과더불어핵심이되는변증법적부분으로구성되어있는데, 이변증법적부분에는순서대로세개의구별이있다. 첫번째부분은감성적확신의대상이기본적인요소로, 두번째부분은주체, 즉인식을행하는자아가기본적인요소로자리잡고있다. 그리고마지막세번째부분에서는주체와객체의복합이총체적으로취급되고있다. 이부분의내용목록을정리하면아래와같다. 숫자는독일어판쪽수와행이다.( 괄호안은한국어판쪽과행 ) 계속되는우리의글은대체로아래의 2. 변증법 이라구별한부분의순서와논점을따라 < 감성적확신 > 의장을요약, 분석하고있다.

헤겔 정신현상학 1. 서론 79:3 (155:3) 2. 변증법 1) 감성적확신의대상 : 이것 a. 서론 8 0 : 3 1 (157:13) b. 지금 의변증법 8 1 : 1 8 (158:12) 여기 의변증법 82:19 (160:1) c. 이행 8 2 : 2 8 (160:10) 2) 감성적확신의주체 : 자아 a. 서론 8 2 : 3 9 (160:19) b. 지금ㆍ여기 의변증법 83:15 (161:7) c. 이행 83:40 (162:5) 3) 전체로서의감성적확신 a. 서론 84:9 (162:16) b. 지금 의변증법 8 5 : 1 8 (164:11) 여기 의변증법 8 6 : 1 6 (165:24) 3. 결론 1) 요약 8 6 : 3 3 (166:16) 2) 소박한실재론 에대한비판 8 6 : 3 9 (166:23) 3) 이행 8 8 : 3 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169:23) 감성적확신 의세구별 (1-11) 앞서말한대로 < 감성적확신 > 의장의내용은서론격인부분과더불어핵심이되는변증법적부분으로구성되어있는데, 이변증법적부분에는순서대로세개의구별이있다. 이구별에따라감성적확신은세요소혹은부분들로나뉘어서논의될수있다. 첫번째부분은감성적확신의대상이기본적인요소로, 두번째부분은주체, 즉인식을행하는자아가기본적인요소로자리잡고있다. 그리고마지막세번째부분에서는주체와객체의복합이전체적으로취급되고있다. (1-11-1) 무엇보다도우리는다음과같은기본적인차이점을발견하게되는바, 그것은즉이른바감성적확신으로받아들여진단순한존재속에서어느덧앞에서이미얘기된바있는두가지의이것들, 즉자아로서의이것과대상으로서의이것이서로구분되고분리된다는것이다. 우리가양자간의차이를놓고볼때바로여기서눈에띄는사실은그중의어느편도단지직접적으로감성적확신에다다라있는것이아니라이미그들은매개되어있었다는것이다. 즉어디까지나나는하나의타자를통해서, 말하자며어떤사실, 사물을통해서확신을얻게되었는가하면또한반대로이사실, 사물의측면도역시타자를통해서, 즉다름아닌자아를통해서만그자신의존재가확실성을띨수있었던것이다.(S.80/156-7 쪽 ) [ ] 감성적확신속의한쪽측면은단순하고직접적인존재자나본질, 즉대상으로서정립돼있는가하면이에대해서다른한쪽은비본질적이며동시에매개된것으로, 따라서그확신속에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하나의타자를통해서존재하는바, 이타자는곧자아또는지 ( 知 ) 의입장인것이다. [ ] 이와같이대상은설사그자신이인지되지않은경우에도여전히존속하는것이틀림없지만그러나지의경우에는만약대상이없다면존재할수가없는것으로봐야만한다.(S.81-2 /157쪽 ) [ ] 이제감성적확신의변

헤겔 정신현상학 증법은오직그확신이펴나가는운동이나경험으로서의단순한역사 ( 歷史 ) 이며동시에감성적확신자체가다름아닌이역사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밝혀졌다.(S.86/166 쪽 ) (1) 감성적확신의대상 : 이것 (1-12) 주지하다시피헤겔은 ꡔ정신현상학ꡕ의 <A. 의식 > 부분을대상에대한직접적인, 자연적인의식으로서의감성에서부터시작하고있다. 그리고감성적확신, 지각, 오성 [ 지성 ] 이라는의식의변증법적운동을통한의식의자기의식으로의전화 ( 轉化 ) 를묘사하고있다. ꡔ정신현상학ꡕ의 <A. 의식 > 부분은인간의의식이자기자신에대한의식, 즉자기의식에도달하기이전의의식단계를다룬다. 이의식의단계는다시대상의존재를감성적으로확신하는의식 ( 감성적확신 ), 대상의존재를지각하는의식 ( 지각 ), 대상세계의법칙을인식하는의식 ( 오성 [ 지성 ]) 의 3단계로전개되고있는데, 이세개의의식형태는모두자기에대한의식, 즉자기의식이아니라대상에대한의식, 즉대상의식이다. 헤겔은이대상의식을단순히 의식 이라부른다. 여기서헤겔이대상에서시작하고있는것은감성적확신에있어서는대상이야말로직접적으로존재하는참된본질이고, 이와반대로자아또는지는대상을매개함으로써만존재할수있는비본질적인것이기때문이다. 요컨대대상은자아없이도존재할수있지만자아는대상없이는존재할수없는것이다. 그리고헤겔은이러한감성적확신의대상을간단히 이것 이라는말로표현하여 바로이 이것 이란무엇인가?(Was ist das Diese?) 라는질문을던지는것이다. (1-12-1) 감성적확신속의한쪽측면은단순하고직접적인존재자나본질, 즉대상으로서정립돼있는가하면이에대해서다른한쪽은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비본질적이며동시에매개된것으로, 따라서그확신속에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하나의타자를통해서존재하는바, 이타자는곧자아또는지 ( 知 ) 의입장인것이다. 그런데이러한지는오직대상이존재하는한에있어서그의모습을인지할수있으나그지자체는있을수도있고동시에없을수도있는그런성질의것이다. 결국이렇게볼때대상은분명히존재하는, 즉진리이며본질이다. 즉그것은자신이인지되건안되건이에개의 ( 介意 ) 함이없이존재할뿐이다. 이와같이대상은설사그자신이인지되지않은경우에도여전히존속하는것이틀림없지만그러나지의경우에는만약대상이없다면존재할수가없는것으로봐야만한다. 그러므로이제대상을고찰함에있어서는무엇보다도이대상이감성적확신자체내에있어서까지도그스스로가마치그러한확신을통해서자칭 ( 自稱 ) 하듯이실제로본질로서존재하는가, 그리고다시이와같은본질이고자하는바로이대상의개념이과연감성적확신속에현존하는대상의존재양식과일치하는가의여부를검토해야만하겠다. [ ] 이제감성적확신은그자신에게물을수있다 : 바로이 < 이것 > 이란무엇인가?(S.80-1/157-8 쪽 ) 감성적확신의대상에서지금ㆍ여기의변증법 (1-13) 헤겔은감성적확신의대상에대하여 이것 이란무엇인가?(Was ist das Diese?) 라는질문을던지고, 그것을시간적으로는 지금 (das Jetzt), 그리고공간적으로는 여기 (das Hier) 로써답한다. 이러한답변을통해그는결국감성적확신이대상의진리를바르게파악하지못함을명확하게하고자하는것이다. 우선 지금이란무엇인가 라는물음에대하여, 예를들면 지금은밤이다 라고써둘수있다. 그러나얼마후아침이되고낮이되면이러한규정은완전히그뜻을상실하고대상의진실을전하지못하게된다. 그러므로결국 지금 이란밤도있고낮도있는보편적인추상물에불과하게된다. 여기에서감성적확신에의해드러나게되는대상의진리는완전히보편적인것에지나지않게되고이러한사정은 여기 에대해서도같은방식으로말할

헤겔 정신현상학 수있다. 즉앞을향하여 여기에나무가있다 로표현함과동시에뒤를향하는경우에는이진리는없어지고 여기는집이다 가진리가된다. 결국감성적확신에있어서 여기 라는대상은집, 나무등등어느것이나포함할수있는하나의보편적인존재에불과한것이분명해진다.( 황세연,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 ꡕ, 중원문화, 1984, p.102 참조 ) 종합하자면, 지금 과 여기 의차원에서검토될수있는 이것 이란사실상추상적인보편자내지는일반자 (ein Allgemeines) 에불과하며대상의구체적진리를담고있지못하다는것이다. (1-13-1) 이제감성적확신은그자신에게물을수있다 : 바로이 < 이것 > 이란무엇인가? 여기서우리가 < 이것 > 을 < 지금 > 과 < 여기 > 라고하는이중적존재양식속에서살펴본다면모름지기 < 이것 > 자체가지니고있는변증법은바로 < 이것 > 자체의존재그대로의명료한형식을띠게될것이다. 그러므로 < 지금이란무엇인가?> 라는물음에대해서예컨대우리는 < 지금은밤이다 > 라고답할수가있다. 이와같은감성적확신의진리를검증하는데는단한가지시도만으로족하다. 즉우리가이러한진리를일단글로써서나타내본다고하자. 물론이와같이하나의진리가글로씌어진다고해서무엇이상실될리도없으려니와동시에우리가진리를보존하려한다고해서무엇인가가상실될리도없을것이다. 그러나적어도우리가 < 지금 >, < 오늘정오 > 와같은글로표시된진리를눈앞에놓고바라본다면부득이우리는그러한진리가어느덧김빠진싱거운낱말로변하고만다는것을실토하지않을수없다.[ ]// 이와같은사정은 < 이것 > 에해당하는또다른형식이라고할 < 여기 > 의경우에도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여기 가나무라고하자. 그러나일단내가고개를돌리면나무라는진리는곧사라지고그와반대되는것으로뒤바뀌고만다. 즉여기는더이상나무가아니고하나의집일수있다.(S.81-2/158-160 쪽 ) (2) 감성적확신의주체 : 자아 또는 지 ( 知 )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1-14) 감성적확신으로나타난대상의세계는추상적이고보편적내지는일반적인것 (ein Allgemeines) 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드러나고, 그런까닭에여기에서이미지 ( 知 ) 또는자아와대상의관계가반전되고있다. 즉처음에는 본질적인것으로간주될수밖에없었던대상은모름지기감성적확신의성립을위한비본질적인측면으로, 즉반대되는상황으로, 더정확히말하면, 예전에는감성적확신속에서단지비본질적인위치를점하는데불과했던지 ( 知 ) 의국면으로 옮겨지고만다. 그러나결과적으로는오히려지또는자아의측면에일반자 (ein Allgemeines) 가본질적인것으로서존재하고대상은우리가사념 ( 私念 ) 하는한에서만대상으로되는것이다. 결국의식은여기에서대상의측면에서주체의측면으로되돌아오게되고이제즉주체의측면에서감성적확신 ( 의변증법 ) 을검토하게되는것이다. (1-14-1) 여기서우리가지와대상의문제가처음으로등장했던때의상태와 [ ] 비교해보면어느덧앞서간상태가반전 ( 反轉 ) 되었음을알수있다. 즉본질적인것으로간주될수밖에없었던대상은모름지기감성적확신의성립을위한비본질적인측면으로바뀌고말았으니, 왜냐하면대상자체가변모한결과로서나타난일반자는더이상대상이한낱감성적확신에게있어서본질적의미를지닌다는그런성질의것으로파악될것이아니라오히려그것이반대되는상황, 즉예전에는감성적확신속에서단지비본질적인위치를점하는데불과했던지의국면으로옮겨졌다는의미에서파악돼야만하기때문이다. 다시말해서이제감성적확신의진리는 < 나의 > 대상으로서의대상속에혹은내가뜻하고자하는사념 ( 私念 ) 속에놓여져있을뿐이다. 즉여기서대상은오직내가그에대해서알고있기때문에만존재할수있는것이다. 이렇게볼때감성적확신이일단대상으로부터추방된것도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이러한확신이아예지양돼버린것은아니고다만자아속으로떠밀려들어갔을뿐이다.(S.82-3/160-1)

헤겔 정신현상학 자아에서의감성적확신의변증법 (1-15) 감성적확신의진리의힘 (Kraft) 은이제 우리들 속에, 즉대상이아니라자아 (Ich) 속에있게된다. 지금은낮 이고 여기는나무 인것은우리가볼수있는한에서그러한것이고, 따라서우리쪽에본질이있다는것이다. 그러나감성적확신은여기에있어서도다시같은변증법을경험한다. 곧우리가나무를보고 여기가나무이다 라고주장하고, 집을보고 여기가집이다 라고주장할때앞의진리는다른한편의진리속에사라져버리고만다. 여기에서사라져버리지않는것은나무를보는것도집을보는것도아닌단순히보는것으로서의일반적인나 (Ich, als allgemeines) 이고이것만이존속한다. 이리하여대상에의거하는경우에개별적인지금및여기를사념하고표현하려함에도불구하고그것을완수할수없는일반자만이진리로서잔존했던것처럼, 마찬가지로여기에서도개별적인사념에서분리된추상적인일반자만이진리로서존속하게되는것이다. (1-15-1) 그리하여우리가지시하고자하는어떤특수한지금이나여기는이제다름아닌자아가그것을고수함으로써소멸되지않도록보존되기에이른다. 예컨대 < 지금은낮이다 >, < 여기에나무가있다 > 는것도모두가오직나의눈으로그것을보기때문에가능한것이다. 그러나바로이와같은상태속에서감성적확신은이미앞에서그스스로가체험했던바와같은변증법적운동을경험한다. 즉 < 이것 > 이기도한 < 자아 > 는나무를보면서이나무야말로여기에있는것이라고주장하지만그러나또 < 다른자아 > 의경우에는집을보면서여기에있는것은나무가아니라오히려집이라고주장할것이다. 이들두개의진리는여기서서로동일한인식, 즉본다는것의직접성과또한그들자신의지에대한양자공통의확신과단정을소유하게되지만, 그러나결국그중한편의확신, 확실성은다른또하나의확신속에서소멸되고만다. 그런데여기서도끝내소멸되지않는것은일반자로서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의자아일뿐이니, 바로이일반자로서의자아가목격하는것은결코특정한나무나집일수는없고오직단순히본다는사실이상의것이아니다. [ ] 그러므로이제자아란마치 < 지금 >, < 여기 > 혹은 < 이것 > 등과같이도대체일반적인의미만을지닐뿐이다.(S.83/161 쪽 ) (3) 전체로서의감성적확신 (1-16) 감성적확신은앞서의두단계를통해본질이란대상속에도자아속에도없다는것, 결국대상에있어서도자아에있어서도본질로서사념한여기, 지금, 자아는비본질적이고추상적인대상과자아만이일반자 ( 보편자 ) 로서존속한다는것을경험한다. 이리하여여기에서새삼대상도아니고자아도아닌감성적확신전체 (das Ganze) 가검토되지않으면안된다. 그리하여감성적전체가그자체로고찰된다. 결국어떠한구별도갖추어지지않은것으로, 즉여기에서는시간이나공간도그리고자아도동일한시간과공간및자아로나타나는감성적확신이그대로고찰되는것이다. 감성적확신의이마지막변증법적부분은한걸음후퇴함으로써감성적확신의입장을보존, 유지하려는시도를다루고있다. 확신은이제어떤종류의대상이나하나의자아에관계하는데에있는것이아니라시간과공간속에서의특수한지점에한정된단순한경험가운데에존재하는것으로이해된다. 존속하고있는대상또는지속되고있는자아에대한언급은미련없이사상되며, 거기에표시되는것은다만경험이그밖의것에대해언급하지않고그자체만으로고립되어있다고생각되는한에서그확신은보증된다. (1-16-1) 이러한경험을거친감성적확신은이제그의본질이대상과자아의그어느쪽에도포함되어있지않으며또한그러한확신, 확실성에특유한직접성도결코그어느한쪽만의직접성이아님을

헤겔 정신현상학 발견한다. 왜냐하면대상과자아에있어서다같이내가뜻하며지시하기에이른것은오히려비본질적인것일뿐만아니라또한대상과자아는내가지적하려는바로그지금과여기와자아가그속에서존립하지않으며또한존재할수도없는일반자일뿐이기때문이다. 이러한경로를통하여마침내우리는감성적확신자체를통틀어서 (das Ganze) 그의본질로정립하기에이르렀으니, 이제는더이상그양자중의어느한계기, 즉자아에정립하는대상과다시그자아를감성적확신의실제적근거 (Realität) 로삼아왔던처음의입장을고수할수없게되었다. 그리하여마침내여기서는전체로서의감성적확실성그자체만이뚜렷한자기확신에바탕을둔스스로의직접성을고수함으로써또한앞에벌어졌던일체의양립, 대립을자신으로부터배제하기에이르는것이다. [ ] 따라서순수한직접성의진리는자아와대상을본질성과비본질성으로구별하지도않을뿐더러도대체이양자간에는아무런구별도끼어들수없는오직자기동일적인관계로서자신을보존한다.(S.84/162-3) 감성적확신의전체에서의지금ㆍ여기의변증법 (1-17) 이제새삼대상도아니고자아도아닌감성적확신전체 (das Ganze) 가검토된다. 그러나이경우에있어서도 지금 은가리킨순간이미존재하는것이아니게되며, 존재하는것이아니라존재했던것이되어버린다. 계속해서헤겔은이같은운동의과정을다음과같이요약한다.(S. 85-6) 1. 나는지금을명시하면서진리로주장하지만, 곧다시나는이것을이미지나가버린것으로, 혹은지양된것 (ein Aufgehobenes) 으로지적함으로써최초의진리는지양돼버린다. 2. 이제나는지금이지나가버렸거나지양되었다는것을두번째진리로주장한다. 3. 그러나이미지나가버린것은존재하지않으므로나는재차지양하지않을수없다. 그럼으로써나는 지금은있다 라고하는처음의주장에되돌아간다. 요컨대여기에서도 지금 은일련의다수성으로표현되는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일반자에지나지않게된다는것이다. 여기 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곧이 여기 도가리키는순간에벌써여기가아니라, 앞이나뒤, 위나아래혹은오른쪽이나왼쪽일수도있는것들, 즉다수의여기를나타내는일반자에지나지않게된다는것이다. (1-17-1) [ ] 바로이시점상에있는지금이제시됐다고할때바로여기에있는그지금은그와같이밝혀지기가바쁘게어느덧그것은원래의지금과는다른것이돼버리고만다 (das Jetzt, das ist, ist ein anderes als das Gezeigte). 즉바로이순간을의미하는지금은이미그첫순간에나타난지금과는다르다는것이되고만다. 그리하여이와같이우리에게지시됐던지금은어김없는한낱과거지사 (ein Gewesenes) 로바뀌는가운데이와같이바뀌어진사태가곧지금의진리로된것이다. 이렇게볼때결국지금은존재, 존속한다는뜻에서의진리를보유하지는못하는것이된다. 물론그지금은이미존재했었던것만은사실이지만그러나과거에있었다 (gewesen) 는것은본질 (Wesen) 과는다른것이므로끝내지금이란존재하지않는다는것이다. 그런데실은여기서우리에게문제가되는것은오직존재에관한것일뿐이다. //[ ] 내가고수하는명시된여기 (das aufgezeigte Hier) 는바로이한지점으로서의여기이면서도또한사실에있어서는하나의특정한지점을가리키는여기가아니라앞이나뒤, 위나아래혹은오른쪽이나왼쪽일수도있는것들이다.(S.85-6/164-5 쪽 ) 2.1.3. 감성적확신에서지각으로의이행 (1-18) 헤겔은감성적확신의장 ( 章 ) 을마무리하면서 이제감성적확신의변증법은오직그확신이펴나가는운동이나경험으로서의단순한역사이며동시에감성적확신자체가다름아닌이역사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밝혀졌다 고말하면서 자연적의식은그와같이자신이펴나가는운동과경험의내용을언제나되풀이망각하는까닭에그운동을또다시처음부터시작해나가지않으면안되게끔되어있다 (S.86) 는말로감성적인식의한계를요약

헤겔 정신현상학 하고있다. 감성적확신의변증법을통해서, 다시말해감성적확신의대상및주체, 그리고감성적확신전체와관련된지금과여기의변증법을통해서거듭확인하게되는것은, 감성적확신은구체적진리를하등파악하고있지않다는사실이다. 그것은가장구체적으로풍부한파악을확신한것이었지만그것이파악한바는사실가장추상적인일반자에불과하다는것이밝혀지게된다. 결국이러한존재와그것에대한지 ( 知 ) 의괴리를자각한의식은존재의진리를파악하기위해다음으로, 즉지각 (die Wahrnehmung) 으로이행하지않을수없게되는것이다. (1-18-1) [ ] 만약여기있는바로이한장의종이를지적한다면여기서는예외없이그모든, 하나하나마다의종이가바로이한장의종이가될수밖에없으니, 이렇듯나는언제나일반자만을가리켜서말할수밖에없는것이다. 그러나이제만약내가우리가흔히품고있는소견을직접적으로전도시킴으로써본래염두에두고있던생각이어떤다른내용을갖도록만들고난연후에야그본래의소견이말로나타나도록할수도있는신적본성을지녔다고할언어작용을어떻게든지만회해보거나보충해볼생각으로다시한번한장의종이를분명히앞에들어보일수도있는바, 이때결국나는감성적확신의진리가어떤것인가를실제로경험하게될것이다 : 즉내가똑똑히내보이려고하는이한장의종이는결국이한지점만을뜻하는여기를가리키면서도또한그것은다른모든지점을가리키는여기들중의단하나의지점을가리키는데그치는가하면더나가서그것은종이한장속에는이미여러개의지점을뜻하는많은여기가단순히집합돼있는일반자이기도한것이다. 마침내나는이상의모든사실을있는그대로의진실한모습으로받아들이려하거니와이렇게해서결국나는어떤직접적인것을인지하는대신에지각작용을통해서대상을깨우치기에이르는것이다.(S.88-9/169-170 쪽 ) 2.2. 지각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2.2.1. 지각의대상 : 사물 (1-19) 감성적확신은지금, 여기, 자아란범주를통해서대상을파악하려하지만이러한방식을통한대상파악은감성적확신이원래의도한성과를거두지못하게된다. 요컨대감성적확신에있어서진리의포착은개별자와보편자 ( 일반자 ) 의모순이라는일괄된공허한운동으로판명되게된다. 바로이것이감성적확신이지각의단계로이행하게되는계기가된다. 지각의단계에서대상은추상적보편성 ( 일반성 ) 의단계가지양되고 각이한특성을지닌사물 (Ding) 로서나타난다. 지각의대상은사물이며, 이사물은지금그리고여기가변하여도동일한것으로존재한다. 예를들어나는내가지금그리고여기에서지각한이사물을소금이라부른다. 이때에내가가리키는것은나에게나타나있는특수한여기그리고지금이아니라다양한성질들로이루어진단일체이다. 즉나는그사물의물성 (Dingheit) 을가리키고있는것이다. 일반자혹은보편자는한낱물성에지나지않는다. 다시말해백색이면서또한 (auch) 짜고입방체이면서또한일정한중량을지니는등의이모든성질들이소금의물성으로서일반성 ( 보편성 ) 에참여하고있는것이다. 헤겔에따르면감성적인것은지각이완전히제거해버린것이아니라단지지양했을뿐인것으로여전히이른바규정성의형식아래에서존재하고있다. 이점을헤겔은 어떤특정한이것에대한부정으로서의무는그의단순한직접성을그대로보존함으로써그자체가감각적요소를지닌것이긴하지만그러면서도이러한무에는일반성이개재된직접성이들어있다 는말로표현한다. (1-19-1) 우선이대상의원리인일반자는그의단순한상태에있어서도이미매개된것이므로이대상은바로그와같은스스로의본

헤겔 정신현상학 성을명료하게밝혀내야만하겠다 : 이렇게볼때대상은각이한특성을지닌사물로서나타난다. 그러므로감성적지에의해서발굴되는풍부한내용은어디까지나지각의대상일뿐이어서그풍부한내용도다만일시적인가공적상태를벗어날수없었던직접적확신에속할수는없는것이다. 왜냐하면오직지각만이부정과구별과그리고다양성을스스로의본질속에지니고있기때문이다.// 결국특정대상으로서의이것은오히려이것이아닌것혹은지양된것으로정립되었으나그렇다고이것이단순한무 ( 無 ) 를가리키는것은아니고오직특정한규정된무, 혹은어떤하나의내용이라고할바로이것에대한무를의미할뿐이다. [ ] 어떤특정한이것에대한부정으로서의무는그의단순한직접성을그대로보존함으로써그자체가감각적요소를지닌것이긴하지만그러면서도이러한무에는일반성이개재된직접성이들어있다. (S.90/172-3쪽) (1) 긍정적보편자로서의사물 : 역시그렇게도 (auch) 의규정 (1-20) 지각의단계에서대상은추상적보편성 ( 일반성 ) 의단계가지양되고 각이한특성을지닌사물 (Ding) 로서나타난다. 지각의대상은사물이며, 이사물은지금그리고여기가변하여도동일한것으로존재한다. 예를들어나는내가지금그리고여기에서지각한이사물을소금이라부른다. 이때에내가가리키는것은나에게나타나있는특수한여기그리고지금이아니라다양한성질들로이루어진단일체이다. 즉나는그사물의물성 (Dingheit) 을가리키고있는것이다. 일반자혹은보편자는한낱물성에지나지않는다. 다시말해백색이면서또한 (auch) 짜고입방체이면서또한일정한중량을지니는등의이모든성질들이소금의물성으로서일반성 ( 보편성 ) 에참여하고있는것이다. 한덩이의소금은다양한성질들이 또한 내지는 역시그렇게도 에의해서단일한여기에결부되어있을뿐이고, 이것이하나의사물의지각으로나타난다. 여기서사물그자체는이러한성질들의단순한복합체내지는그것들의일반적인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매개물에불과한것처럼보인다. 따라서 역시그렇게도 라는이입장이야말로순수한일반자자체이거나매개물, 또는그들제요소를하나로통합하는물성 (Dingheit) 에해당되는것 이다. (1-20-1) 예컨대소금이단순한여기를뜻하면서동시에다양한성격을띨수도있다. 즉그것은백색이면서또한짠맛을내고입방체의모양을하면서또한일정한중량등을갖기도한다. 이모든여러가지성질들은하나의단순한여기속에뭉쳐져서이들모두가서로가밀착되고삼투되어있는것이다. 말하자면그중의어느한가지도다른어떤것과구별되는저홀로만의여기를보존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그하나하나마다가도처에서다른것과혼연일체를이루고있는것이다. 동시에그들은모두가다른많은여기에의해서따로분리되어있지도않은채상호침투해있는상태에서도결코서로를촉발하는일이없다. 즉백색은입방체를촉발하거나변형시키도록하지않으며또한이두요소가짠맛을바꾸어놓을수도없을뿐더러그하나하나의성질마다가단순한자기자신과의관계를유지할뿐이니결국이들은모든여타의것에대해서는그대로방치해둔채다만스스로의무관심만을나타내는역시그렇게도 (Auch) 라는입장에서자기이외의것들과관계할따름이다. 따라서 역시그렇게도 라는이입장이야말로순수한일반자자체이거나매개물, 또는그들제요소를하나로통합하는물성 (Dingheit) 에해당되는것이라하겠다.(S.90/173-4 쪽 ) (2) 부정적보편자로서의사물 : 배타적일자 ( 一者 ) 의규정 (1-21) 그런데헤겔은 지금까지이러한관계속에서관찰되고또전개된것은다만긍정적일반성 ( 보편성 ) 의특성을의미할뿐이었지만이제여기에는또한가지고려하지않으면안될측면이대두된다 (S.91) 고말하고있는데, 지각의또다른규정이등장하는것이다. 이것은순수한개별성의규정, 유일무이한배타적일자의규정이다. 우리는물성만을, 즉제성질이공존하는단순한매개물만을지각하지는않는다. 물성은오로지이소금이라

헤겔 정신현상학 고하는하나의사물로서만, 즉개별적으로단일한사물로서만즉자ㆍ대자적으로 (an und für sich) 규정될수있다. 앞에서는사물그자체는여러다양한성질들의단순한복합체또는그것들의일반적인매개물에불과한것처럼보였다. 그러나이것은단순한복합체그이상이다. 그것의성질들은자의적이고, 서로간에아무런영향도미치지않으며오히려다른특성들을배척하고부정한다. 만약소금이희고짠것이라면, 그것은또한검고달콤할수는없다. 즉어떤성질이규정되는한에있어서그성질은다른성질을배제한다. 따라서사물은자신을바로그것이게끔하는것과무관한일자가아니라, 배타적인, 다시말해반대되는일체의성질을배척하는일자이다. 그러므로이제사물은보편자 ( 일반자 ) 인동시에개별자라하겠다. (1-21-1) 이매개성은더이상단순하게 < 역시그렇게도 > 라고표현될수있는무관심한다수의통일로서만그칠수는없고오히려일자또는배타적통일 (Eins, ausschließende Einheit) 을의미하는것이된다. 일자란마치단순한방법으로오직자기자체에게만관계하면서타자를배제한다는데서도나타나듯이부정의계기를지닌것이려니와이를통하여또한개별적사물의통합으로서의물성 ( 物性 ) 이라는규정도내려질수가있다. 사물의성질을통해서본다면결국부정이란규정된다는것, 즉피규정성 (Negation als Bestimmtheit) 이란의미를지니게되거니와이때의피규정성은단도직입적으로존재의직접성과동일한의미를지니는가하면또한이존재의직접성은다름아닌부정과의그와같은통일속에서일반성을지니게도되는것이다. 그러나진정한의미의일자라면그것이모름지기자기에반대되는일체의요소와통일되는것을필요로함이없이오직본래적으로, 그리고자기자신을위해서존립하는것이라야만한다 (an und für sich selbst ist). (S.91-2/174-5쪽) (3) 전체로서의사물 : 사물의완성 (1-22) 이제사물은보편자 ( 일반자 ) 인동시에개별자라할수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있다. 이두가지성격, 즉 또한 이나배타적일자가지각적의식의대상인사물을구성하고있다. 또한 과 일자, 추상적보편자와추상적개별자라는사유의두규정은감성적인동시에보편적인성질속에이미주어져있다. 서로구별, 대립되었던물성으로서의다자 ( 多者 ) 를부정적으로통일하여자체내에가지고있는것이일자로서의사물이다. 이리하여지각으로서의사물을 (1) 많은성질들의 역시그렇게도 (auch) 의상태이며, (2) 그것에대한부정적인단일의하나이며, (3) 이두개의관계라고요약될수있다. 계속해서헤겔은감성적보편성 ( 일반성 ) 또는존재와부정의직접적인통일은오직일자와순수한일반성 ( 보편성 ) 이그로부터전개되어상호구별될때, 그리고감성적보편성이그것들을서로결합시킬때, 비로소하나의성질 ( 특성 ) 이되는것이라말하고있다. 결국 바로이와같은순수한본질적계기에대한통일의관계가이루어짐으로써 비로소사물이완성된다는것이다.( 박인성, ꡔ정신현상학의이해ꡕ, 전주대출판부, 2001, p.107f ; J. Hyppolite, ꡔ헤겔의정신현상학ꡕ, 문예출판사, 1986, p.134f 참조 ) (1-22-1) 이상의여러계기가한데모아질때비로소이제부터개진돼야만할범위내에서의지각의참뜻에도부합되는사물의본성이빈틈없이밝혀질수있을것이다. 즉사물이란 (1) 수동적인무관심한일반성이며또한그어디에도있게마련인많은성질들과또한단순한구성적요소로서의제물질사이의관계를이루는 < 역시그렇게도 >(das Auch) 라는상태를가리킨다. (2) 부정의측면을지니되특히이것이단순한형태를띠는경우와또한일자 ( 一者 ) 이거나아니면자기와반대되는일체의성질을배제하는경우를의미한다. (3) 수많은성질자체이면서또한단순히처음에나타난두계기의관계이기도하고나아가서는그자체가무관심한요소와관계를이루면서그속에서다각적인구별이갖가지로펼쳐져나가게하는부정이기도하다.//

헤겔 정신현상학 [ ] 감성적일반성이나혹은존재와부정의직접적인통일이그나름의특성을부각시킬수있기위해서는일자와순수한일반성이그로부터전개되고나서는일단서로가다시구별된연후에마지막단계에가서다시이들이서로합일되어야만한다. 바로이와같은순수한본질적계기에대한통일의관계가이루어짐으로써비로소사물의완성된모습도다듬어지기에이른다.(S.92 / 175-6쪽 ) 2.2.2. 지각의모순 (1) 사물과기만 (1-23) 지각이사물의진리를파악하기위해서사물에어떻게대처하는가? 이와관련하여헤겔의말을우선들어보자 ( 인용문참조 ). 헤겔은 < 지각 > 의장 ( 章 ) 에 사물과기만 (das Ding und Täuschung) 이라는부제를붙여두고있는데, 사물은대상적측면으로서진리이며, 기만은주관적측면으로서반성이다. (J. Hyppolite, ꡔ헤겔의정신현상학ꡕ, 문예출판사, 1986, p.137). 인용문에서말하고있는바와같이지각은기만 ( 착각 ) 에빠질가능성을지녔는데, 중요한것은지각자체가기만의가능성을스스로의식한다는것이다. 사물은다양한속성을가지고있다. 사물은단순한일자또는배타적통일이면서또한수많은속성들의매개체이다. 사물에대한지각에서의모순은바로여기에있다. 그런데의식은자신의진리평가기준이자기동일성이기에사물의정의에서나타나는바와같은저부등성을사물자체의탓으로가아니라자신의탓으로여긴다. 이것이지각으로서의의식의자기기만인데, 지각자체가이러한기만의가능성을의식한다. (1-23-1) 결국지각작용에의해서구성된사물의성질은이상과같은모습을띠거니와이경우에의식은오직사물이스스로의대상인한에있어서만지각작용을펴나가는것으로규정될수가있다. 즉의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식은단지있는그대로의대상을취함으로써그자신이다만순수한파악자로서의태도를지닐뿐이거니와이와같이하여그가얻어낸것이곧진리로간주된다. 그러므로의식자신이만약에대상을취급하는이와같은순수성에어떤다른요소를가미시킨다면모름지기의식으로서는그와같이부가하거나또는배제함으로해서진리의양상을바꾸어놓기에이를것이다. 이와같이대상은진리이며일반자이고또한자기동일성을유지하는것인데반하여의식은스스로변화하는비본질적인것이므로어느덧의식으로서는대상을부정확하게파악하는입장, 즉자기기만에빠질수가있다. 이렇게볼때결국지각하는쪽은기만과허위에말려들소지가있음을스스로의식한다. [ ] 의식이구사하게될진리평가의기준이란오직자기동일성에서찾을수밖에없으며 [ ] 그런데만약이와같은비교를행하는데있어서부등 ( 不等 ) 한관계가나타난다고할때이것은결코자기동일자로부각됐던대상의허위성이아니라바로지각작용에서연유된허위성을의미할따름이다.(S.92-3/176-7쪽) (2) 지각의모순과반성 (1-24) 대상은진리이며일반자이고또한자기동일성을유지하는것인데반하여의식은스스로변화하는비본질적인것이므로어느덧의식으로서는대상을부정확하게파악하는입장, 즉자기기만에빠질수가있다. (S.93) 결국지각이단순하고순수한파악자가아닌것으로드러난다면, 이지각은소여태에대한자신의호소를더상세하게해명하게된다. 지각의바로이러한관심은감성적확신으로서의직접태에대한호소의기저를이루는것이다. 왜냐하면감성적확신은소여태의순수한수용이어야하기때문이다. 그러나그결과는의식이감성지로되돌아오고의식은다시감성에서시작한다는원환운동에빠져들게된다는것이다. 그러나이원환은단순한원환이아니며, 여기에는감성의단계에서는볼수없었던반성이라는요소가포함되어있는것이다.( 황세연,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ꡕ, 중원문화,

헤겔 정신현상학 1984, p.77-8) 지각하는의식이결국개별적인속성, 즉하나의단순한 여기 만을파악한다면그것은지각이아닌감성적확신의사념과다를바가없게된다. 대상의측면에서볼때지각의운동은끊임없는원환운동이라는자기모순에빠져들게된다. 그래서의식은자기자신에게로눈을돌린다. 대상의모순을자기자신의탓으로돌리고, 자신을교정함으로써대상의모순을극복해보려하는것이다. 의식은자기자신으로복귀한다. (1-24-1) 그러나이경우에도물론감성적존재나사념이란어쩔수없이일단은지각의단계를거치지않을수없으니, 여기서나는다시금처음의출발점으로되돌려던져져버리고만다.//[ ] 이와같이의식이재차필연적으로그러한원환작용을펴나가는것은사실이나, 그렇다고해서이번에도첫번째경우와마찬가지방법으로그작용이전개되는것은아니다. 왜냐하면의식은일단지각에대해다음과같은경험, 즉지각에서얻어진진리나결과란바로그지각자체에서얻어진진리나결과, 소산을해소, 용해시킴으로써결국은진리의테두리를벗어나서스스로의내면세계로반성, 반전한다는것을알게됐기때문이다. [ ] 의식은진리를파악하는스스로의행위를자기가경험한지각내용의허위성으로부터구별하여이를시정하되, 그러나의식이이러한시정책을스스로강구하는이상여기서는아직도진리가지각의진리에그침으로써결국은이것이의식자체내로귀착되어버리고만다. 이제우리가고찰하고자하는의식의행태는결국단순히어떤사실을지각하는데서그치지않고오히려자체내에서의스스로의반성을되새기면서바로이와같은반성을단순한사물파악의태도자체로부터분리시키기에이른다.(S.94-5/178-180 쪽 ) (3) 전체로서의지각 : 모순의통일속에있는대상 (1-25) 의식이자기속으로복귀하여자신의관점에서바라본사물은순수하고다양성에배치되는일자이면서동시에독립적인여러물질로해소된 또한 이다. 즉사물이란자기자신안에대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립된진리를가지고있다. 이제의식은앞서의식과대상으로나누어고찰했던지각의운동을전체적으로검토한다. 사물은자신으로복귀한일자이다. 그런데이일자는두가지계기를갖게된다. 즉 자기만을위한, 자기에게만관여하는것이면서도또한이에못지않게타자를위한, 타자에관여하는것, 간단히말해사물은대자적이며또한대타적이다. 즉소금은그자체로단일한 이것 이면서또한자신과는다른 흰것 이기도하다. 자신안에상반되는두가지의계기를지닌일자가바로사물이다. 사물은 이중적상이성을지닌일자적존재 인것이다. 사물은배타적일자이며또한대타적이다. 의식은대상이항상일자와다자, 대자와대타라는모순되는것의통일로존재함을알게된다. (1-25-1) 그리하여이제의식이보는대상은오직지금까지대상과의식의두영역으로분화되어있던바로이하나의전체적운동일뿐인것이다. 여기서사물은오직자기에게로복귀한일자이므로그것은역시자기만을위한, 자기에게만관여하는것이면서도또한이에못지않게타자를위한, 타자에관여하는것이기도하다. 따라서사물은이제자기를위한것이면서동시에타자를위한것으로도볼수도있는이중적상이성을지닌일자적존재이기도한것이다.(S.97/183-4 쪽 ) 2.2.3. 지각에서오성 [ 지성 ] 으로의이행 (1-26) 지각의대상인사물은대자적이면서동시에대타적이라는모순속에있다. 의식은대자적이면서또한대타적인사물의일자성을 하는한 (insofern) 을통해다시동원해자신의책임으로돌린다. 그렇게해서사물의일자성이보장되는듯이보인다. 그러나대자적임과대타적임을동시에 또한 으로연결시켜자신안에취하고있는사물의일자성은금방허물어진다. 결국 대상은이제여하한관점에서보더라도오직자기자신과반대되는것일수밖에 없게된다. 그리하여지각의대상인사물은타자에대

헤겔 정신현상학 하여존재하는한에있어서대자적으로존재하고, 대자적으로존재하는한에있어서타자에대하여존재하는것이된다. 이와같이대자존재와대타존재의모순의통일속에있는대상은이미사물이아니다. 여기에서감각적인사물에서출발하고일자와다양한통일로서파악된대상은이러한감각적인개별성으로서의사물의제약을끊고사물에제약되지않는보편자로되어있는것이다. 그리고무제약적보편자 ( 일반자 ) 를대상으로할때의식은이미지각을넘어서서오성 [ 지성 ] 의단계에들어서게되는것이다. (1-26-1) 그리하여이제대자존재와타자를위한존재를서로분리시켰던최후의 < 하는한 ( 限 ) 에있어서 (insofern)> 라는양면적수습책은무위로끝나고만다. 즉대상은이제여하한관점에서도보더라도오직자기자신과반대되는것일수밖에없다. 이것은다시말해서대상이타자를위해서, 타자와의관계속에있는한오히려그것은독자적자기보존자이면서반대로대상이스스로의독자적존립기반을고수하는한오히려그것은타자를위해서, 타자와의관계속에있음을뜻하는것이된다 (für sich, insofern er für anderes, und für anderes, insofern er für sich ist). [ ] 그러므로이러한일반성은결국개별성과일반성또는어떤특성으로서의일자와자유로운물질로서의동시성및공존성이라는양극으로분화, 분리될수밖에없다. 이순수한규정성은본질성자체를나타내는듯이보이긴하되, 그러나이것은단지타자를위한존재성에구속돼있는자기위주의존재에불과할뿐이다. 그러나본질적인면에서이양자는통일을이루고있는탓으로마침내여기서는무조건적이며절대적인보편성이대두됨으로써의식은이제처음으로참다운의미에서오성 [ 지성 ] 의영역으로접어들게된다.(S.99-100/186-7 쪽 ) 2.3. 오성 [ 지성 ] 2.3.1. 오성 [ 지성 ] 의대상 오성 [ 지성 ] 과무제약적일반자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1-27) 감성의제약으로부터벗어나려는의식의노력은 지각 의장 ( 章 ) 을거쳐 오성 의장에이르면서그결실을맺게된다. 이세번째인식단계의목적은대상에서발견된직접적인것과일반적인것의계기들을통합하는데있다. 오성 장에서의식은감성의영역을완전히벗어나무제약적 (unbedingt) 일반자를자신의대상으로삼는다. 의식은이때가지한개념을발견하기는했지만그에대해서는아직도반성을하지못하고있다. 지각은무반성적개념에머물러있다. 그것은아직도 자기의개념을개념으로서포착하지는못했다 는것이다. 이렇게 개념을개념으로서포착하는것 (Erfassen des Begriffes als Begriff) 이무제약적일반자의과제이다. 이와관련헤겔이 오성 장의도입부에미리밝히고있듯이, 그가오성 [ 지성 ] 의활동과한계를어떻게파악하고있는지를먼저살펴보자 ( 인용참조 ). 인용에서알수있듯이오성 [ 지성 ] 은즉자적존재상태에있거니와그것이개념을대상으로하는의식이고또한보편적 ( 일반적 ) 인것, 곧개념이대상의측면에드러나있어도의식쪽에서는그것이자기의의식이고또개념인것을알지못하고어디까지나대상의식으로머물러있다는것이다. (1-27-1) 우선의식은감성적확신의변증법에서듣는것, 보는것과같은감각적수용의상태를스쳐지나간뒤에지각단계를거쳐다시사상의형태를띠게되었으나, 여기서말하는사상이란아직은이와같이분화된점진적발전을이룩하는의식을무조건적인일반성속에통합할뿐이다. [ ] 무조건 ( 무제약 ) 적일반자가제아무리의식의진정한대상으로부각되었다하지라도그것은여전히의식의대상으로그칠뿐이다. 따라서그것은자기의개념을개념으로서포착하지는못했다는것이된다. 이제이양자간에는본질적인구별이이루어져야함한다. 즉의식의입장에서볼때이제대상은타자와의관계를벗어나자기에게로복귀한것이되므로여기서일단의식이즉자적의미

헤겔 정신현상학 의개념으로된것은사실이지만, 그러나여전히의식이대자적입장에서본개념이된것은아니다. 따라서의식은자신에게되돌아온일체의반성적대상속에서자기를인식하지는못한다. //[ ] 이러한진리는결국스스로의존립을위해서자기의본질을발휘시켜나갈뿐이므로의식으로서는그진리의자유로운실현에관여할수도없는상태에서다만그실현과정을관망하며이를단순한사실로서받아들이는수밖에없다. (S.102-3/192-3쪽) (1) 힘 1) 무제약적일반자와힘 (1-28) 오성 [ 지성 ] 은무제약적일반자를자신의대상으로삼는다. 오성 [ 지성 ] 은사물의속성들이전개되고발양되는근거, 즉사물의배후에있는무제약적일반자를힘 (die Kraft) 이라고생각한다. 사물을속성으로파악한지각의다양한내용들은하나의통일된형식으로정리되어야한다. 즉 소금은희다, 소금은짜다 라는다양한지각의내용들이, 이렇게소금의속성을전개시키고또소금이라는일자로복귀하게끔하는원리인힘에의해통일적으로설명되어야한다는것이다. 그래서오성 [ 지성 ] 은 자기스스로의존립에집착하면서도동시에전반적인타자와의관계도유지 (S.104) 하는무제약적일반자를자신의대상으로삼는바, 헤겔에따르면힘이바로그무제약적일반자를나타낸다. 이에대한정보를제공하고있는구절을 ꡔ정신현상학ꡕ에서찾아보자 ( 인용참조 ). 이인용에서 구별도자기자체내에지닌다 라는말이뜻하는바는 힘의대타존재는힘의대자존재와결합된다 는것이다 ( 랄프루드비히, ꡔ쉽게읽는헤겔 : 정신현상학ꡕ, 이동희옮김, 이학사, 1997, p.78). 그렇기때문에헤겔은힘을 본질적으로즉자ㆍ대자적상태속에뿌리박고있는것 으로여기는것이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1-28-1) 그러나하여간에무조건 ( 무제약 ) 적일반자라고도할힘은바로그것이대타적이라는점에서또한즉자적인것이기도하며더나가서이것은구별도자기자체내에지닌다고하겠다. 왜냐하면구별이란도대체가타자에대한관계속에서가능한것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이러한힘이진정으로제구실을하기위해서는그것이사상의영역을완전히벗어나서바로위에서와같은구별을낳게하는실체로서정립돼야만할것이다. 즉한편으로는이상과같은통체 ( 統體 ) 적인힘으로서의실체가본질적으로즉자ㆍ대자적상태속에뿌리박고있는것으로간주되는가하면또다른면으로는그와같은힘으로나타난구별들이실체적인것으로, 혹은자기중심적으로존립하는계기로서정립돼야만한다.(S.105/196쪽) 2) 힘의두계기 : 발현과자기복귀 (1-29) 오성 [ 지성 ] 의대상으로서의힘은바로사물의배후에존재하면서사물에있어서일자와다자, 곧일자이면서다양한제성질로나뉘어지고다양한제성질로분화하면서다시통일로되돌아오는운동을지속하면서존재한다. 힘이란원래두측면, 즉외적인측면과내적인측면을지닌다. 첫째외적인측면에서보자면, 활동하지않고머물러있기만하는것은힘이아니다. 힘은활동해야만한다. 헤겔은이것을힘의발현 (Äußerung), 즉외화라고한다. 힘의발현은힘의대타존재이다. 내적인측면에서보자면, 그러나힘도그어떤것으로부터왔음에틀림이없다. 그리고이어떤것은 자기내부로떠밀려들어간힘, 혹은본래적인힘 이라할수있다. 요컨대힘의두계기는발현과자기복귀라는말로요약될수있는것이다. 힘의운동은통일된것이여러사물의요소로전개되고이것들이다시자기복귀하고통일을회복하여가는과정으로존재한다. 이때제사물의전개는힘의발현이고, 이것에대하여자기복귀는발현된것의통일적회복이다.

헤겔 정신현상학 (1-29-1) 자립적인것으로정립된요소라는것은직접적인자기통일을이룸으로써다시이통일성이절대종지 ( 絶對終止 ) 일수가없는또다른자기전개로직접이행하고난뒤에가서야마침내이전개의결과가어떤원점 ( 原點 ) 으로환원된다는것을뜻한다. 바로이러한다름아닌힘 (Kraft) 으로불리는것이다. 그리하여이힘을구성하는한가지계기, 즉자립적인소재들이제각기의존재영역을중심으로스스로를표출, 확산시켜나갈때이것을힘의발현 ( 發現 ) 이라고한다면반대로이와같이일단밖으로나타났던힘이다시금소멸돼버린상태에이를때우리는이것을자기내부로떠밀려들어간힘, 혹은본래적인힘이라고부를수가있다.(S.105/195-6 쪽 ) 3) 힘의유희 (1-30) 발현과자기복귀라는힘의두계기중어느쪽이든한편에한정하고다른한편을배제하여, 예를들어힘이발현하는것은발현하려고유발하기때문이며, 또자기내부로떠밀려들어가통일하는것도힘이유발되기때문이라고생각할수있다. 그러나반대로유발하는것은그렇게유발해야할다른한편에서유발되기때문이라고생각할수있다. 아무튼이러한의미에서분화와통일이라는두계기에서유발하는것과유발되는것은서로함께한다는것이이해된다. 헤겔은이것을힘의상관작용, 즉 힘의유희 (Spiel) 라고부른다. 헤겔이말하는힘이라는개념은그힘의전개 ( 발현또는외화 ) 와, 그전개에서자기로되돌아온다는두가지측면을계기로지닌통일된힘이라는개념이다. 내용적으로두계기를가지며, 그두계기가상호침투하는것이진실태인힘이지만, 이힘은형식적으로는유발하는힘과유발된힘, 능동적힘과수동적힘이라고하는두개의힘으로서현상한다. 헤겔은이것을두힘의유희라고부르고있는것이고, 이두힘의유희를개입시켜대상을보는것이오성 [ 지성 ] 의입장이라하겠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1-30-1) 따라서이러한힘은결국부정적통일성에지나지않는것이며이것은모름지기힘의약화를초래하는쪽으로영향력을행사하는것이라고할수도있다. 그리하여마침내한편에영향과자극을가하는쪽 (das Sollizitierende) 이있고또다른한편에는바로그와같은영향이나자극을받는쪽 (das Sollizitierte) 이있다고하는지금까지의차이가완전히소멸되는방향에서이제그들서로의성격과규정은자유자재로환치 ( 換置 ) 될수있게된것이다. 결국이들양자간에펼쳐지는힘의상관작용 [ 유희 ] 은바로이들의상반된규정성속에토대를두고있거니와또한이러한규정성속에서제각기의힘이타자를위해서쓰여지는가하면나아가서는이러한규정에따라서그들의성격이절대적이며직접적으로교환될수도있는것이다.(S.107-8/199-200 쪽 ) 4) 힘과현상 본질 (1-31) 우리는힘의자기전개및작용을통해사물의배후, 즉내면을짐작한다. 사물의내면은오성 [ 지성 ] 이힘의작용을꿰뚫어봄으로써파악된다. 이러한힘의유희, 힘의부정적운동이현상 (Erscheinung) 이다. 끊임없이변화하는사물과그변화의배후인힘이현상을연출한다. 현상은 가상의전체 (S.110) 를이룬다. 계속해서헤겔은본질과현상의관계에대해서논의한다. 이에따르면, 사물의내면적인것의전체적발현인현상을끌어들여사물의내면적인것, 즉본질을인식할수있다. 다만여기서말하는현상은단지가상이아닌내면적인것 ( 본질 ) 의현상 ( 발현 ) 이라는것, 바꾸어말하면어디까지나본질적현상이라는것이다. 또현상이라는감각적으로변화무쌍한가상의전체를매개로해서만사물의내면적인것, 즉감성을초월해서변함없이존재하는초감성적으로항상적인보편자, 곧본질이의식에포착되는것이다. 즉요컨대현상은 본질적현상 이요, 본질이란어디까지나 현상적 ( 현상되어나타나는 ) 본질 이라는것이다.( 황세연엮음,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ꡕ, 중원문화사, 1984, pp.85-6)

헤겔 정신현상학 (1-31-1) 이제사물의진정한본질은다음과같이규정될수있으니, 즉이것은의식에대하여직접적으로주어져있는것이아니라오히려이의식이내면적인것과의매개적인관계를지님으로써그것이특히오성 [ 지성 ] 의형식을갖추고난연후에마침내여러가지힘의작용이난무하는한복판을거쳐서사물의진정한이면을투시한다는것이된다. 여기서오성 [ 지성 ] 과사물의내면이라고하는이양극단을연결하는중심이힘의전개를뒷받침하는존재이긴하지만그러나존재는곧오성 [ 지성 ] 자체의소멸을의미할뿐이다. 따라서이것을우리는출현 ( 出現 ), 현상 (Erscheinung) 이라고부른다.//[ ] 요컨대내면적인것혹은초감성적인피안의세계란그어떤경로를통해서이건간에어떤인과적발생과정을통해서이루어진다는것만은틀림없다. 즉그것은현상의세계로부터싹터나왔을뿐더러다름아닌이현상이야말로초감성적세계의존재가능성자체를매개하는것이다. 이렇게볼때바로현상은그의본질일뿐만아니라또한실제에있어서그의충족, 충만된내용이며그모습인것이다. 다시말해서초감성적인것도어디까지나감성적인것또는지각된것이스스로진리의모습을띠고나타난것으로봐야만한다. 그런데다시이감성적인것과지각된것도다만현상으로나타나는한에서만진리일수있으므로이렇게본다면결국초감성적인것은오직현상이라고할수밖에없는것, 또는현상으로서만가능한것이라하겠다.(S.110-113/204-08 쪽 ) (2) 법칙 1) 힘의법칙 (1-32) 헤겔은힘의유희에서보는바와같이내면적인것에있어서는유발하는힘도유발된힘도부정적통일을이루고있다고, 곧일자로되어있다고말한다. 이일자는유발하는힘이나유발된힘과같이그속에구별을지양한모습을하고있는데, 이구별은보편적 ( 일반적 ) 의미에서의구별이다. 바로이와같은일반적의미에서의구별은오직힘의유희를가능케하는더없이단순한기본적요소이며또한그와같은힘의상호작용에서도출되는진리일따름 이며 이것이바로힘의법칙 이다. 발현과통일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이라는내용에있어서나, 유발하는것과유발되는것이라는형식에있어서나각각의계기는서로이행하고절대적으로상호전환한다. 이들은소멸하는계기로서존재하는것이기때문에결국개별적인구별을모두사상 ( 捨象 ) 해버린보편적 ( 일반적 ) 인법칙의세계만이오성 [ 지성 ] 의진리로남게되는것이다. 이것이야말로바로힘의법칙인것이다. 법칙의세계는바로변화하는현상의세계를이끌어내면서그것자신은내면적인것으로서존재한다. 초감성적세계는현상을통해서만가능하다. 그러나그렇다고해서곧초감성적세계가현상의세계는아니다. 둘은각각나름대로의존재양식을가지고있다. 초감성적세계의존재양식이곧법칙이다. 초감성적세계는 평온한법칙의영역 (S.115) 이다. 이렇게하여법칙은힘에이어오성 [ 지성 ] 의대상이된다. 즉법칙은오성 [ 지성 ] 의제2의대상인것이다. (1-32-1) 따라서이제모든힘들사이의구별이나또는자극을주고받는양자간의힘의구별도다함께하나로용해되면서그어떤구별도붕괴돼버리고만다. 그러므로이제어떤힘도따로존재할수없고자극을주는쪽과자극을받는다는것도서로개별의것인양볼수는없으며또한이들과관련된어떤한정이나특정한역할로서의매개성그리고자체내로복귀한통일이란것도있을수없을뿐만아니라더나가서는어떤독자적목적만을추구하는개별자도없고동시에서로상반되는여하한대립도존재할수없게된것이다. 그러므로이와같은절대적변화속에있는것은오직일반적의미로서의구별이나혹은각이한대립들을한데로귀착, 환원시키는그러한성질의구별에그칠뿐이다. 바로이와같은일반적의미에서의구별은오직힘의유희를가능케하는더없이단순한기본적요소이며또한그와같은힘의상호작용에서도출되는진리일따름이다. 이것이바로힘의법칙인것이다. (S.114/210쪽) 2) 한정적법칙과일반적법칙

헤겔 정신현상학 (1-33) 헤겔이말하는법칙이란힘의유희와같이대립하는내면적인것의두계기를각각고정시키고, 정지시켜자기지속적인구별로서파악하는데지나지않는다. 이일반적의미의구별이힘의유희의단순한요소이며곧힘의법칙이었다. 그러나일반적인구별인법칙은현상을완전히채우지못한다. 법칙이현상속에서현존하지만, 법칙이현상의전체를드러내는것은아니다. 따라서이와같은법칙은우리가통상적으로말하는법칙이고, 그중에서도특히인과율에해당하는것인데, 헤겔은이것을한정적법칙 (bestimmte Gsetze) 이라부른다. 이한정적법칙은현상의풍부한내용을다담아낼수없다. 다양한현상에대해다수의법칙이존재한다. 그러나오성 [ 지성 ] 은다수의법칙의통합을요구한다. 왜냐하면 이오성 [ 지성 ] 으로서는즉자적이면서도또한일반적인통일성 (die an sich allgemeine Einheit) 을진리로삼고있기때문이다. 말하자면돌이낙하한다는법칙이라든가또는천체의운동법칙따위가모두단하나의법칙 즉만유인력의법칙으로통합되는것이다. 그러나다수의법칙이하나의법칙으로통합되는경우에 법칙은어쩔수없이피상적인것이됨으로써 마침내한정성 (Bestimmtheit) 을제거시키는법칙이등장한다는것이다. 헤겔은이것을일반적법칙이라고부르고있다. (1-33-1) 그러나만약이경우와는달리그법칙이바로법칙일반으로군림하는것이아니고다만어떤불특정한법칙에불과할경우라면법칙은여기서스스로의한정을받게되거니와, 이렇게된다면결국수를헤아릴수도없이많은법칙들이고개를들것이다. 그러나실은이러한수다성부터가이미결함을지닌것이다. 다시말해서이러한수다성은오성 [ 지성 ] 의원리에도위배된다고할수있으니, 왜냐하면단순한내면성에대한의식을뜻하는이오성 [ 지성 ] 으로서는즉자적이면서도또한일반적인통일성 (die an sich allgemeine Einheit) 을진리로삼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오성 [ 지성 ] 으로서는그많은법칙을오히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려어떤단하나의통합된법칙으로묶어놓을수밖에없는바, 말하자면돌이낙하한다는법칙이라든가또는천체의운동법칙따위가모두단하나의법칙으로통합되는경우가이것을말한다. 그러나많은법칙이이와같이하나로통합된다면여기서는필경그마다의규정성이상실될수밖에없으니, 여기서법칙은어쩔수없이피상적인것이됨으로써마침내는이와같은한정적인법칙의통일이아니라한정성을오히려제거시키는법칙이등장하기에이른다.(S.115/211-2 쪽 ) 3) 법칙과필연성 (1-34) 돌이낙하한다는법칙이라든가또는천체의운동법칙따위가모두단하나의법칙 즉만유인력의법칙으로통합된다 (S.115). 이와같이한정적법칙이보편적 ( 일반적 ) 법칙으로향상됨에따라한정적법칙이지닌구별성은상실되고법칙자체에존재하는구별들은단순한통일성으로서의내면성으로복귀한다. 이통일성이법칙의필연성이다 (S.116). 법칙의필연성과관련하여헤겔은전기와낙하작용을예로들어설명한다. 전기는단순한힘이다. 이단순한힘안에구별을가져오는것이전기의법칙이다. 그구별은전기를양전기와음전기로나눈다. 낙하작용도마찬가지다. 낙하작용은단순한중력일뿐인데낙하법칙은이단순한힘을거리, 시간, 속력등으로구별한다. 전기와관련해서말하자면, 물론양전기가있는곳에는반드시음전기도있을수밖에없다는필연성이따르는것은사실이다. (S.117) 그러나이것은진정한필연성이아니라말뿐인필연성에불과하다. 실제의전기자체가양전기와음전기로구별된다고하더라도우리는그것이필연적으로그렇다고말할수는없다. 단순한힘으로서의전기는양과음으로구별된다는법칙에대해서무관심하기때문이다. (1-34-1) 그런데여기서만약양성적이거나음성적인것이곧전기

헤겔 정신현상학 에관한정의자체에속하는문제라거나혹은그러한이중작용을하는것이곧전기의개념과본질을뜻한다는듯이얘기된다면모름지기지금얘기된바와같은무관심성도또다른각도에서다루어질수있을것이다. 그리하여비록힘으로나타나는양분된전기의존재가곧그의실존일반을뜻하는것이될지라도이러한정의속에그와같은실존의필연성마저담겨있다고할수는없는것이다. 다시말해서전기는어디까지나우리가그것을발견하는까닭에존재하는것이므로결국이것이그나름의필연성을지녔다고할수는없으며더나가서그의실존도역시어떤다른힘에의해서만가능한까닭에이러한경우의필연성은한낱외적인성질을가진것에불과하다하겠다. 그러나이와같이필연성이타자에의한존재라는규정을받게됨으로써다시금우리는법칙으로서의법칙을고찰하기위하여바로앞에서우리가관심의영역밖으로밀어냈던규정된법칙의수다성이라는단계로후퇴하기에이른다. 그러나사실에있어서진정한개념으로서의법칙의개념, 또는법칙의필연성은오직앞에서와같은법칙으로서의진정한법칙에준해서비교되어야만하겠거니와하여간에지금까지논술된여러가지형식을통해서볼때그러한필연성은아무내용도없는빈말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드러난셈이다.(S.117-8/214-5 쪽 ) 4) 법칙에따른설명 (1-35) 법칙과필연성이서로일치하지않는다는것을논증하고나서헤겔은이를더욱명확하게하기위해서법칙에다른설명, 즉법칙에의해서원인과결과를규정짓는행위는진리를지적하는것이아니라다만동어반복적순환논리에지나지않는다는점을논증한다. 이를간략히정리해보자. 헤겔은힘의본질을힘들간의구별이아니라힘의법칙자체에들어있는구별로기술한다. 그러므로구별된힘들이란표현은적절치않다. 의식은자신이규정하는현실의법칙이한낱오성 [ 지성 ] 속에서만구별의양상을띠고있다는설명을펼쳐보인다. 구별은사상자체의구별일수없으니결국이는다시금지양되지않을수없다. 이러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한운동이곧설명 (Erklären) 이다. 그리하여 하나의법칙이언표되면여기서는다시이법칙에대한본래적인일반자며원인으로서의힘이구별되지만, 다시이구별에대해서도어느덧이것이별다른구별이아니고오히려그원인자체가전적으로법칙과같은성질의것이라는주장이나올수있는것 이다 (S.119). 예를들어서번갯불이일어나는특수한현상은현상을일반적인것으로파악한다면이때일반자는전기의법칙으로표명될것인데, 여기에다시 설명 이가해지면결국법칙은다름아닌법칙의본질을형성하는힘으로종합될수있을것이다. 결국이힘이밖으로나타날경우에는서로가끊임없는소멸현상을빚는까닭에여기서는 힘도또한법칙과동일한성질을가진것이된다. 따라서설명이란힘과법칙, 이양자가동일한내용과성질을가진다는동어반복적인과정에불과하다는사실이드러나게된다. (1-35-1) 예를들어서번갯불이일어나는특수한현상을일반적인것으로파악한다면이때일반자는전기의법칙으로표명될것인즉, 여기에다시설명 ( 說明 ) 이가해지면결국법칙은다름아닌법칙의본질을형성하는힘으로종합될수있을것이다. 결국여기서말하는힘이밖으로나타날때면서로가끊임없는소멸현상을빚는자기에반대되는전기를발 ( 發 ) 하게하는까닭에여기서는힘도또한법칙과동일한성질을가진것이된다. [ ]// 지금까지본바와같이오성 [ 지성 ] 은이상과같은동어반복적인과정속에서자기대상의변함없는통일체만파악할수있을뿐이므로그모든운동과정은단지오성 [ 지성 ] 자신에게만관련된것일뿐, 결코대상으로까지파급, 연관된것은아니다. 이러한운동을다름아닌설명이라고부르는것이지만그러나여기서는전혀아무것도설명되지않고있을뿐더러더나가서그것이지금까지얘기된것과도또구별되는어떤것을언술하려는의중을지님으로써오히려아무것도언술하지못한채다만동일한내용만을반복하고있다는사실이너무나도분명히드러났다.(S.119-120/217-8 쪽 )

헤겔 정신현상학 5) 제 2 차법칙 (1-36) 헤겔은우리가보통법칙이라고부르는것을한정적법칙및일반적법칙이라고규정하고 ( 이것을제1차법칙이라말할수있겠는데, 헤겔자신이명시적으로제1차법칙이라는용어를사용한적은없다 ), 이것들은진리의내면적인것 ( 개념 ) 의대립적계기를정지시키고, 고정시키며또한자립한것으로간주한다고지적한다. 그리고이법칙의정지, 고정, 자립을지양하여, 이들을계기로서통일하는제2차법칙의성립에대하여논의한다. 제2차법칙은아래인용문에서 앞에서법칙 ( 제1차법칙 ), 첫번째의초감성적 ( 제1차법칙의 ) 세계, 법칙의첫번째왕국 ( 제1차법칙 ) 등과같이제1차법칙과관련되는표현에대응하는표현이다. 제2차법칙은동일한것은부등 ( 不等 ) 한것으로다시부등한것은동일한것으로바꿔놓는역할을한다. 그런데 전도된세계 가문제가된다. 결론적으로말하면, 두번째의초감성적세계는이미공허한것에지나지않는다는것으로입증된첫번째의초감성적 ( 제1차법칙의 ) 세계보다조금도나을것이없다. 두번째로등장한초감성적세계는 전도된세계 로, 다시말해 이첫번째의초감성적세계속에그한쪽측면이현존하였으니여기서바로그에해당되는것이다름아닌첫번째것의전도된상태로나타난것 이다. 이리하여오성 [ 지성 ] 의영역은다시분리및분열, 그리고양극성등이지배하게된다. (1-36-1) 결국이와같은두번째법칙은그의내용이앞에서법칙으로불려진끊임없이자기동일성만을유지하는구별과는정반대의법칙이다. 왜냐하면이새로운법칙은오히려동일한것은부등 ( 不等 ) 한것으로바꿔놓는가하면다시부등한것은동일한것으로바꿔놓는역할을하기때문이다. [ ]//[ ] 결국이제2차의초감성적세계는전도된세계로나타나는것이다. 다시말해서이첫번째의초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감성적세계속에그한쪽측면이현존하였으니여기서바로그에해당되는것이다름아닌첫번째것의전도된상태로나타난것이다. 이와같이하여내면세계는이제현상으로서의모습을완성하게된다. 왜냐하면첫번째로등장한초감성적인세계는단지지각된세계와직접적으로일반적인요소의단계로고양된것이라고할수있을뿐더러이최초의초감성적세계는그자신의필연적인반대상을바로이지각된세계에두고있음으로써여기에는아직도그자신에게그대로해당될교체와변전그리고변화의원리 (für sich das Prinzip des Wechsels und der Veränderung) 가보조되어있기때문이다. 결국법칙의첫번째왕국에는이교체와변전과변화의원리를결여하고있었으나이제는전도된세계의형식으로그원리가갖추어지게된것이다.(S.121/219-220쪽) (3) 무한성 (1-37) 전도된세계의도입에힘입어법칙의세계는생동성을갖춘다. 아울러자기자신안에서의대립, 모순의사유가자리잡게된다. 여기서진정한구별, 대립의의미가밝혀진다. 내면적인구별안에서대립되는것은대립되는것들중의어느하나만을뜻하지않는다. 오히려대립된다는것은 대립물에또다시대립돼있는것이라거나혹은이미어떤타자가그대립물자체내에직접현존하는것 을뜻한다. 서로대립되는것들은자기자신을상대방안에서가지며또반대로상대를자기자신안에서발견한다. 따라서전도된세계는자기자신의전도이면서자기의대립물을하나의통일속에간직한다. 오직그때에만초감성적세계는내적구별로서의구별이며자기자신안에서의구별또는무한성으로서의구별이다. 무한성이라는것은다음과같은것을의미한다. 자기동일적인것 (A) 이있어도이것은곧양편으로양분된다 (B와 C). 대립하는것은각자로독립했다고는하나동시에다른한쪽에대한관계속에서만대립물일수있기때문에서로

헤겔 정신현상학 다른것으로전환하여자기동일적인것으로되돌아오고, 그리하여이것이또자기를양분할수밖에없는순환과정이되풀이된다. 결국 A도 B도 C도한정된것이아님과동시에무한정한것이다. 이것이무한성이라는것이다. ( 황세연엮음,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ꡕ, p.89f) (1-37-1) 이것은오직순수한교체와변화를뜻하며나아가서는자기자체와의대립적입장또는사유자체에안겨진모순을뜻할뿐이다. 왜냐하면내면성으로존재하는구별에있어서는서로대립하는것이결코양자중의어느한편을뜻하는것이아니고오히려그것은대립물에또다시대립돼있는것이라거나혹은이미어떤타자가그대립물자체내에직접현존하는것으로봐야만한다. [ ] 내가절대적인자기위치를고수하는대립물을정치 ( 定置 ) 한다는것은결국이대립물자체가다름아닌자기자신에의대립을뜻하거나혹은또다른말로해서모름지기그대립물이이미직접적으로자기자체내에자리잡고있는어떤타자라는것이된다. 이와같이하여전도된세계로파악했던초감성적세계는마침내또다른하나의세계로파급, 이행됨으로써그다른세계를자기자신속에간직하기에이른다. 그러므로이초감성적세계는결국그자신이전도되었음을의식하는것, 또는그자기자신의전도된형식이면서도동시에이것이어디까지나다름아닌자기자신의세계일수밖에없는즉자기의대립물을단일한통일속에간직하는것임에틀림없다. 오직이렇게함으로써만이초감성적세계는내면성을지닌구별이며즉자적으로존재하는구별혹은무한성의형식을띠는구별일수가있는것이다.(S.124/224-5 쪽 ) 2.3.2. 의식에서자기의식으로의이행 (1-38) 지금까지의식은타자인대상에대한의식과자기자신에대한의식을구별했다. 그러나이러한구별은구별일수없다. 타자에대한의식이나대상일반에대한의식은그 자체가필연적으로자기의식이거나자신에대한반성 이며나아가 타재성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속에서자기자신을의식하는것 이다. 이처럼의식이자기의식으로이행하기에이른과정을간략히정리해보자 : 의식은힘의전개인현상의내면을초감성적세계, 법칙의세계라칭하고이법칙의세계가힘의전개인현상의근거, 현상에한설명이된다고생각한다. 법칙은힘의일반적구별, 힘의내재적형식이다. 그러나법칙은그자체내적필연성을지나지못한다. 법칙은서로무관심한계기들의어설픈통합에지니지않는것이다. 그래서의식은자신이힘에대해가지는법칙이라는지 ( 知 ) 에문제가있음을깨닫는다. 지에문제가있음을깨닫는것은곧의식자신의문제점을알아차리는것과같다. 의식은자기자신으로복귀해자신안에서구별이면서동시에구별의지양인구별을목격한다. 그안에서같은것이다른것이되고구별인것이구별아닌것으로된다. 이런절대적변화속에서의식은이제까지자신이사물, 법칙에대해행한구별이오직의식자신안의구별의외화임을깨닫는다. 의식은자신이자신을끊임없이이분화하고통합하는과정, 즉무한성으로서의구별을자신의새로운대상으로삼는다. 의식자신이의식의대상이되는것이다. 이로써의식은자기의식이된다. (1-38-1) 이와같이무한성의개념이의식의대상이됨으로써여기에는어느덧직접적으로지양돼버렸다고도할구별에관한의식이등장하는바, 이러한의식이바로대자적인입장에서스스로의독자성을확인하는, 즉무차별자에대한구별을행하는다름아닌자아의식 [ 자기의식 ] 이다. 나는나자신에대하여스스로를구별하지만이말은곧나에게이와같이구별된것도구별될수없다는사실을직접적으로깨우쳐주는셈이다. 즉자기동일자로서의나는바로나자신에게서스스로를떠밀쳐버리지만그러나이와같이구별된것, 혹은서로상등하지않게정립된것들은바로그것이서로구별되어진다는점에서그것이나에게있어서는결코직접적으로구별이될수없는것이다.

헤겔 정신현상학 어떤타자에대한의식이나대상일반에대한의식이란이미그자체가필연적으로자아의식 [ 자기의식 ] 이거나자신에대한반성이며나아가서는오직스스로의타재성속에서자기자신을의식하는것이기도하다.(S.128/230쪽) Ⅱ. 자기의식 ( 독 : Selbstbewußtsein / 영 : self-consciousness) 대상의식으로부터시작한운동속에서의식은대상세계의배후에있는자기자신을보게되고, 그래서대상의식은자기의식으로전환한다. 대상의식에서의식의대상은의식자신밖에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이었다. 이에반해자기의식에서는자기자신이대상이되는것이다. 그런데이자기의식은헤겔에서다른어떤것도다그러하듯이단번에완성되는것이아니라변증법적 3분법에따라서자기확신의진리 자기의식의자립성과비자립성 자기의식의자유라는삼단계를걸쳐완성되는것이다. 이와동시에자기의식은이성으로발전하여간다. 1. 자기의식의개념 (1) 추상적자기의식과모순 (2-1) 자기의식은단순히 나는나 (Ich bin Ich) 라고하는공허한동어반복에그치는것이아니다. 동어반복인, 추상적자기의식은 더이상자기의식일수가없는것이다. 나는나 라고하는추상적자기의식은그자체가모순이다. 왜냐하면자기의식의유일한대상이자기이므로, 이자기란전혀실재성이없는공허한순수사변적인 나 에불과하다. 추상적자기의식은대상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세계를부정하고자기로복귀하는의식으로서한편으로는대상에대해자유로운의식이지만, 다른한편으로는대상세계에대해연속적이다. 왜냐하면자기의식은이대상에대한의식에대한부정이없다면자기정립을성취하지못했을것이요, 그러나이대상이없다면이러한부정도있을수없기때문이다. 그러므로자기의식은동시에이전의단계인의식이기도하며따라서추상적인자기의식이란자기의식으로서의자신과의식으로서의자신과의모순이다. (Enzy. 425) 이모순은해소되어야한다. 이해소의과정이자기의식의발전과정이기도하다. (2-1-1) 그러나사실에있어서자아 [ 자기 ] 의식이란오직감성과지각의세계에속하는내실없는존재에대한, 즉그로부터벗어나려는반성이며나아가서는타재 ( 他在 ; Andersein) 로부터의복귀를그본질로하는것이다. 결국자기의식으로볼때이것은오직운동 (Bewegung) 으로이해돼야만한다. 그리하여이자아 [ 자기 ] 의식은다른어떤것도아닌오직자기자신만을그자신으로부터구별하는까닭에결국그에게있어서이구별은직접적으로타재적요소를지녔다는의미에서지양될수밖에없다. 이와같이하여구별은존재하지않게됨으로써자기의식은이제 < 자아 [ 나 ] 는다만자아일뿐이다 > 라는투의활력없는 (beweglos) 동어반복으로그치게된다. 결국이제구별은자기의식에대해서존재의형태를띠는것이아니므로여기서자기의식은더이상자기의식일수가없는것이다.(S.134/236-7 쪽 ) (2) 자기의식의세계기 (2-2) 자기의식의개념은세계기혹은단계를통해완성된다. 이각각은즉자적자기의식의단계, 대자적자기의식의단계, 그리고즉자ㆍ대자적자기의식의단계라는말로표현할수있겠는데, ꡔ정신현상학ꡕ < 자기의식 > 의 자기확신의진리 장은이세단계혹은계기를설명하고나서뒷부분에서그것을요약하고있

헤겔 정신현상학 다. 이요약부분을먼저살펴보는것이 < 자기의식 > 부분을이해하는데유용할것이다.( 아래인용참조 ) 이를다시간략히설명해보자. 순수한구별되지않는추상적자아의단계에서자기의식이 ( 대상 ) 의식으로서의타자를가지며, 그러므로모순에빠진다. 이러한모순을지양하려는노력이욕구이다. 자아는자신에대해어떠한진리도가지고있지않은대상을단지부정함으로써만만족을얻게되는데, 이욕구란결국에는끊임없는대상의재산출로드러난다. 그리하여자기의식은자신의확신이타자의자립성을부정하면서동시에타자의자립성을전제로함을알게된다. 여기에서자기의식은자신의자립성확보를위하여대상을지양해야하지만대상에단지부정적으로만관계해서는진정한자기확신에도달할수없다는점을자각하게된다. 또한욕구의대상이그편에서도자기를주장한다. 여기서하나의자기의식에대립하는또하나의자기의식이있게된다. 동시에여기서욕구의고양, 즉자기의식이다른자기의식에의해인정되고자욕구로의고양을볼수있다. (2-2-1) [ ] 세계기를통해서비로소자기의식의개념이완성되는바여기서는 a) 순수한무차별적자아가그의최초의직접적인대상이된다. b) 그러나이러한직접성은그자체가절대적매개를의미함으로써이직접성은오직자립적인대상의지양으로서만가능한것, 다시말해서이것은욕구이다. 그런데다시이러한욕구의충족은필경자기의식의자기자체내에서의반성이며나아가서는진리에다다른확신이다. c) 그런데여기서이확신의진리는오히려이중적인반성, 혹은자기의식의이중화 (die gedoppelte Reflexion, die Verdop plung des Selbstbewußtseins) 를말한다. 이제의식은본원적으로자기의타재성이나혹은구별을한낱무의미하고무력한것으로간주하는가운데그스스로가자립적이기도한대상을지니게된다. 그런데단지생동한모습을띤데지나지않는구별된개체적형상도역시생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의과정자체속에서스스로의자립성을지양하긴하되, 그러나그는이와같은스스로의구별로인해서달리자기의식의대상은이상과같은자기자신의부정성속에서도여전히자립성을유지함으로써마침내그는자기스스로의자립을자각하는유 ( 類 ) 이며동시에자기의개별화, 특수화를고유한생명으로하는일반적유동성을띠게되니어느덧여기서이대상은생동한자기의식으로된다.(S.139-140/245 쪽 ) 2. 자기의식의발전 : 자기의식의변증법 2.1. 욕구와자기의식 : 욕구하는자기의식 2.1.1. 욕구하는자기의식 (2-3) < 의식 > 의뒤를이은 ꡔ정신현상학ꡕ의 < 자기의식 > 부분은 자기확신의진리 라는이름의장 ( 책전체로보자면제5장 ) 이다. 이장전반부의서술에서가장중요한점은인간이자기자신의존재를의식하기위해서는 욕구 (Begierde) 를경험하지않으면안된다는주장이다. 욕구는가장기본적이고직접적인자기의식의형식이다. 그러므로이러한자기의식의형식을헤겔은 자기확신 이라는말로표현하는것이다. 자기의식은욕구의형태를취함으로써자기가단순히주체와객체로구별되는추상적구별을실재하는구별로발전시켜자신의일면적추상성을지양하고객관성, 실재성을얻으려는구체적인운동을펼치게된다. 타재즉타자존재 (Andersein) 의자립성을부정함으로써자기의존재를실현하려는것, 이것이바로자기의식의최초의형태인욕구인것이다. 헤겔은이자기의식으로서의욕구를 욕구하는자기의식 이라는말로도부른다. (2-3-1) 결국단순한자아 (Das einfache Ich) 는이상과같은류

헤겔 정신현상학 ( 類 ) 혹은단순한일반자일뿐더러특히그단순한자아는다양하게형태화된자립적계기에대한부정적본질인까닭에그에게있어서는어떠한구별도실재할수가없다. 그리하여자기의식은바로자기에대하여자립적인생으로나타나는이구별자로서의타자를지양함으로써만자기자신에대한확신을얻게되는바, 여기서자기의식은욕구가된다. 이러한타자의무의미함을확신하는자기의식은대자적인입장에서바로그무의미함을이타자의진리로정립함으로써자립적인대상을말살할뿐더러마침내그는여기서바로그자신의확신만을참된확신으로, 즉그자신에게어느덧대상적인양식을띠고나타났던그러한확신으로받아들이게된다.(S.139/234-4 쪽 ) (1) 욕구와그충족 : 끊임없는대상의재생산 (2-4) 헤겔은욕구개념을통해주체 ( 자아 ) 와객체 ( 대상 ) 사이의긴장을인식하였으며이는만족또는욕구의충족 (Befriedung) 을통해지양된다고보았다. 그러나주체는자신에대해어떠한진리도가지고있지않은대상을단지부정함으로써만만족을얻게되는데, 이러한만족은다만직접적인개별자에서만결과될수있고개별자그자체는아무것도아니며일시적인것이기에만족또한다만흘러가버리고자기자신으로부터항상새로운욕구가산출된다는것이다. 욕구와그충족의과정에서대상이부정되어욕구가충족되면, 새로운욕구가재산출되고또다른대상이부정되기위하여제시된다. 요컨대욕구란끊임없는대상의재산출인셈이다 ( 인용참조 ). 자신의타자존재를아무것도아닌것으로보고그자립성을부정함을통해, 즉욕구의충족을통해자기확신을진리로정립하고자했던자기의식은결국대상의자립성에부딪치게된다. 그리하여자신의확신은타자의자립성을부정하면서동시에타자의자립성을전제로함을알게되는것이다. 여기에서자기의식은자신의자립성확보를위하여대상을지양해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야하지만대상에단지부정적으로만관계해서는진정한자기확신에도달할수없다는점을자각하게된다.( 김소영, 자기의식의변증법에서본헤겔의예술철학, 서울대학교석사논문, 1998, p.21f) (2-4-1) 그러나이와같은충족속에서자기의식으로서는모름지기자기의대상이지니는자립성에대한경험을하기에이른다. 즉욕구와그욕구의충족을통하여성취된자기자신의확신은바로이와같은대상의제약을받을수밖에없으니, 왜냐하면이러한확신은오직이타자의지양을통해서만가능하기때문이다. 그런데바로이러한지양이행해지기위해서는반드시이타자가존재해야만하는까닭에결국자기의식이대상에대한부정적관계를유지하는한결코그는이타자를지양할수가없다. 다만그는오히려욕구와마찬가지로이타자를또한재생산할따름이다. 이렇게볼때결국욕구된대상은자기의식과는다른어떤것, 즉욕구의본질이라고하겠거니와바로이러한경험을통하여자기의식은이러한진리를스스로떠올리게된것이다. 이렇게함으로써또한자기의식이절대적인자기존립을확인하되이것은오직대상의지양을통해서만가능할뿐이다. 여기서마침내대상의지양은자기의식으로하여금스스로만족을누리게해주는바왜냐하면여기서대상의지양은곧진리이기때문이다. 그리하여자기의식이대상의자립성으로인한만족을누린다고한다면이것은오직대상자체가그스스로에대한부정 ( 否定 ) 을수행할때에만가능할뿐이다.(S.139/224 쪽 ) (2) 욕구하는자기의식에서인정하는자기의식으로 (2-5) 자기의식은자신의확신이타자의자립성을부정하면서동시에타자의자립성을전제로함을알게된다. 요컨대자기의식은자신의자립성확보를위하여대상을지양해야하지만대상에단지부정적으로만관계해서는진정한자기확신에도달할수없다는점을자각하게된다. 그런점에서욕구의경험은충분한

헤겔 정신현상학 의미에서자기의식을형성하지는못한다. 왜그런가에대한대답은이어지는 < 지배와예속 ( 주인과노예 )> 절에서훨씬상세히논의되고있지만, 인용문의마지막문장으로헤겔이말하는바를간략히짚고넘어가자. 여기서의헤겔의주장은타자를자아로서의식하지않는한, 인간은스스로를자아로서충분히자각할수없다는것이다. 그가 자기확신 이라고부르고있고또욕구의경험과결부시키고있는자기의식의초보적형태는자기의식의객관성을결여하고있기때문에아직불충분하다는것이다. 그러하기에이단계에서말하는자기확신이라는것은순수하게 유아론적 ( 唯我論的 ) 인자기의식 (R. Norman, ꡔ헤겔정신현상학입문ꡕ, 한마당, 1984, p.55) 이라고도말할수있겠는데, 어쨌거나욕망하는자기의식은이제 다른자기의식 을전제해야하는계기로, 즉인정 (Anerkennen) 하는자기의식의단계로이행하게된다. 여기서 이행 은욕구의고양이라는말로도바뀌어표현될수있겠다. (2-5-1) 여기서마침내대상의지양은자기의식으로하여금스스로만족을누리게해주는바왜냐하면여기서대상의지양은곧진리이기때문이다. 그리하여자기의식이대상의자립성으로인한만족을누린다고한다면이것은오직대상자체가그스스로에대한부정 ( 否定 ) 을수행할때에만가능할뿐이다. 이렇듯대상은이미단초적으로 (an sich) 자기자신에대하여이와같은부정을수행해야하는바, 왜냐하면그것은즉자적으로부정성을지녔을뿐더러또한그대상자체는이미타자를위해서존재할수밖에없기때문이다. 이와같이대상이결국은그자체에있어서부정을의미하는까닭에어느덧그자체로서의자립성도지니게됨으로써이제는대상이곧의식이기도한것이다. 욕구의대상인생의경우에서보면부정은어떤타자, 즉말하자면욕구속에깃들어있는가하면또한그것은생에대하여무관심한그어떤개별적형태에반립하는규정성이거나더나가서는생의비유기체적인일반적본성으로서나타나기도한다. 그런데부정이절대적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부정으로서의구실을하는바로이와같은일반적인자립적본성은다름아닌그자체로서나아니면자기의식으로서의유 ( 類 ) 일뿐이다. 따라서자기의식은오직다른또하나의자기의식속에서만스스로의만족을누리는것이된다.(S.139/224-5 쪽 ) 2.2. 인정투쟁과자기의식 : 인정하는자기의식 2.2.1. 자기의식의이중화와인정투쟁 (1) 자기의식의이중화 (2-6) 자기의식의이중적반성을통해이제자기의식과대상의관계는자기의식과자기의식의관계로전화한다. 또하나의자기의식인이새로운대상은스스로를부정할수있는것이기에자기의식이이대상에전적으로부정적으로관계하지않고서도대상의자기부정에의해자신의매개된자립성을확보할수있다. 자기의식은자기자신의구별안에서스스로를이중화한다. 그러므로자기의식의이중화는자아가자신의반대물에대립적인것으로서자신을파악한다는것을뜻한다. 요컨대자아는대상들과의관련속에서그자신의다른자아에대해대립한다. 그리고이자아는자신을이런대립의통일로서파악함으로써자기자신에게로되돌아온다.( 랄프루드비히, ꡔ정신현상학ꡕ, 이학사, 1998, p.98f) 그러므로자기의식이자신과대립하는자기의식으로분열하고또그것이통일로복귀하는과정이 ꡔ정신현상학ꡕ 이그려내는자기의식의변증법의전모라할수있다. (2-6-1) 세계기를통해서비로소자기의식의개념이완성되는바여기서는 a) 순수한무차별적자아가그의최초의직접적인대상이된다. b) 그러나이러한직접성은그자체가절대적매개를의미함으로써이직접성은오직자립적인대상의지양으로서만가능한것, 다시말

헤겔 정신현상학 해서이것은욕구이다. 그런데다시이러한욕구의충족은필경자기의식의자기자체내에서의반성이며나아가서는진리에다다른확신이다. c) 그런데여기서이확신의진리는오히려이중적인반성, 혹은자기의식의이중화 (die gedoppelte Reflexion, die Verdopplung des Selbstbewußtseins) 를말한다. [ ]// 결국여기서하나의자기의식을대하는또하나의자기의식이있게된다. 왜냐하면오직이러한상태하에서만자기의식은다름아닌자기의타재성속에서자기자신과의통일을이룰것이기때문이다. (S.139-140/245 쪽 ) (2) 생사를건인정투쟁 (2-7) 이제하나의자기의식에대하여또하나의자기의식이있다. 양자는우선직접적으로는타자대타자의관계에있다.(Enzy. 430) 자아는그타자가나를자립적인가치로인정해주기를의욕하며, 그가나의가치를자신의가치로인정해주기를의욕한다. 여기에는인정에대한욕구가근저에자리잡고있는것이다. 인정과정은투쟁이다. 왜냐하면타자가내앞에서직접적인다른현존재인한나는타자속에서나를나자신으로알수없기때문이다. (Enzy. 431) 대립하는두자기의식은다른자기의식을단순한계기로전락시키려는충동을가지며, 이두개의자기의식사이에서벌어지는대결상태는 생사를건투쟁 에이르게된다. 인정을위한투쟁은생사가문제시된다는것이다. 대립하는두자기의식은각자상대편의생명을위험속으로몰아넣고또자기자신도그위험속으로들어간다. 자기의생명을건다는것은마찬가지로또한상대방의죽음을겨냥하는것인데, 아직이단계에서, 즉상호침투하는단계에들어가지않았고서로대자존재를주장하고상대를자연적으로부정하는단계에서타자란이제그들양자에게있어서다만타자라는그자체이상의것일수가없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2-7-1) 결국이두개의자기의식은다같이생사를건투쟁을통하여각기자신과또한자기들양자를스스로확증하는관계에있다고볼수있다. 그들이이와같은투쟁에발벗고나서지않을수없는이유는어쩔수없이이들스스로가자기의존립근거를확보하고있다는데대한확신을타자와자기자신의경우에서다같이객관적인진리로까지고양시켜야만하기때문이다. 이렇게볼때자유의획득은오직생명을도 ( 賭 ) 함으로써만가능하다는것이된다. [ ] 이제자기의식속에는여하한요소나계기도소멸되지않을수없다고하는, 따라서그자체가순수한자기확인자로서의대자적존재일수밖에없다고하는사실이입증되기에이른것이다. 물론생을도하는마당에놓여보지못한개인도하나의인격으로인정될수는있겠으나, 역시그는하나의자립적인자기의식에게만주어질수있는인정받는상태의참뜻을포착했다고는할수없다. 하여간에여기서쌍방은다같이자기의생명을도하는바와마찬가지로또한상대방의죽음을겨냥하게되는바, 왜냐하면타자란이제그들양자에게있어서다만타자라는그자체이상의것일수는없기때문이다.(S.144/252-3쪽) (3) 생사투쟁과죽음 : 죽음과절대적부정 (2-8) 인정투쟁은생사의문제다. 두자기의식은제각기타자의생명을위험속에몰아넣고또자신도이위험속으로들어가지만, 이위험에처하는것으로그쳐야한다. 왜냐하면각자는또한자신의자유의현존재인자신이생명의유지를목표로하고있기때문이다. (Enzy. 432) 생사를건투쟁에서그러나정말타자의죽음으로승리가마무리된다면승리자는누구에게서인정을얻을것인가? 만약자기의식의부정이단지죽음을의미하게된다면, 그것은어떠한발전도가져오지않는결말을맞게된다. 따라서그부정은어떤의미를지니는것이되어야하는가? 부정이타자의단순히죽음을의미하게된다면이는자기의식에대한자신의확신마저도부정하게된다. 생사를건투쟁 에대한논의에서참으로강조되어야할것은일방적인인정을위한노력

헤겔 정신현상학 은사실상전혀가능하기않다는점이다. 이와관련하여헤겔이말하는 절대적부정 이라는말에주목할필요가있다. 절대적부정은이중적부정을뜻한다. 최초의부정이란자기의식이자신의외부적존재를통해서경험했던부정이다. 그러나자기의순수한대자적존재로되돌아오기위해서이부정은재차부정되거나지양되어야만한다. 그렇기때문에그것은이중적혹은절대적부정이라고하는데, 죽음이란것은단순한부정으로서절대적부정을할기회가없는의식의끝인것이다. 죽음, 이것은타자를먹어없애버리는자기의식이동물적욕구의단계에머물러있음을뜻한다. ( 랄프루드비히, ꡔ정신현상학ꡕ, p.106) (2-8-1) 그러나죽음을통하여얻어진이와같은자신에대한확증은결과적으로여기서싹터오른진리와더불어다름아닌자기자신의, 자기자신에대한확신까지도모조리지양하기에이른다. 왜냐하면마치생이의식의자연적인긍정, 다시말하면절대적부정성이결여된자립성에지나지않듯이죽음은이제의식의자연적인부정, 즉자립성이수반되지않은부정에지나지않음으로써결국이러한부정은인정의문제속에당연히포함돼야할의미마저도지니지못한것이되기때문이다. 물론죽음을통하여이들적대관계에있는양자로서는스스로생명을걸고나섬으로써자기와상대방이다같이생을초개와같이여길수있었다는데대한확신이떠오른것은사실이지만그러나이러한확신은결코이투쟁당사자에게안겨질성질의것은아니다. [ ] 이와같이생명력을잃은양극단은더이상교호적으로주고받는관계를의식을통하여지탱할수도없을뿐더러다만서로가상대방을마치일개사물을대하듯이무관심하게방치해버린다. 그런데이러한양자의행위는한낱추상적인부정에지나지않으므로결국이것은일단지양돼야만하는것도어디까지나그것이보존내지는유지되는방식으로만지양함으로써끝내그것은스스로지양됐던바로그상태에이르기까지도연명하는그와같은의식이수행하는부정은아닌것이다.(S.145/253-4쪽) 2.2.2. 주인과노예의변증법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1) 자립적 / 비자립적자기의식 (2-9) 생사를건투쟁에서한편의자기의식의죽음은다른한편의자기의식의확신까지도부정하게되므로두자기의식은각자타자의승인혹은인정을요구할수밖에없다. 이러한승인, 인정은 하나의자기의식 에서보자면타자가보존되는가운데에타자스스로자신을부정하고 그 하나의자기의식을승인, 인정하는것이어야한다. 여기서본질적두계기가드러나는데, 하나는 순순한자기의식 이요, 다른하나는 물성의형태를띠고있는 대타적의식이다. 그런데 이두계기는일단서로가불평등한대립적관계 에있다. 하나의자기의식은자아를끝까지고수하고다른자기의식은생을선택하는방식으로종결됨으로써전자는자립적자기의식의지위를유지하고후자는비자립적의식이된다. 전자는주인이고후자는노예이다. 그런데여기서 일단 이라는말을그냥지나쳐서는안된다. 일단불평등하다는것은앞으로는평등해질수도있다는것을뜻한다. (2-9-1) 이와같이직접적인자기의식의단순한통일성을해소시킨것이야말로최초의경험에서얻어진소산인것이다. 마침내이러한최초의경험에의해서하나의순수한자기의식과더불어또하나의의식이정립되기에이르렀으니, 이것은다만자기만을위주로해서존재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대타적인, 다시말하면단순히현존하는의식이거나혹은물성 ( 物性 ) 의형태를띠고있는의식일뿐이다. 결국이두계기는모두가본질적인것임에틀림없다. 그런데이두계기는일단서로가불평등한대립적관계에있음으로써여전히서로의통일을위한반조, 반성이행해지지않은까닭에결국이들은서로대립하는두개의의식형태로존재한다. 즉그하나가대자적입장에서자기존립을고수함을스스로의본질로하는자립적의식이고다른하나는생 ( 生 ) 이나혹은대타적입장에있는존재를자기의본질로하는비자립적의식이다. 이때전자는주인 (Herr) 이고후자는노예 (Knecht) 에해당한다.(S.145-6/255쪽)

헤겔 정신현상학 (2) 주인과노예 : 지배와예속 (2-10) 생사를건투쟁은일단불평등으로끝난다. 승자는죽음이두려워생명보존의생물적본능을넘어서지못한패자에게지배하는힘을갖게된다. 지배자는자신만의존재를그의본질로하는자립적의식이며, 피지배자는생즉타자에대한그의존재를본질로하는비자립적의식이된다. 전자가주인이고후자가노예이다. 주인을주인이게한것은죽음을두려워하지않는생명적활동이었고, 이러한활동에서주인의자기의식은자립성을발휘하는것이다. 이에비해서죽음을두려워하여자기를생 ( 生 ) 에굴복시킴으로써자기의식의자립성을상실하고오히려물질적존재를자립적존재로변화시켜그것에묶여있는자가노예로된다. 주인은자립적자기의식적존재로서물질적존재를통하여이것에묶여있는노예를지배한다. 주인은사물이란자립적존재를통하여노예와간접적으로관계한다. 왜냐하면주인은사물을지배하는권력자이고반대로노예는사물이라는자립적존재에속박되어있기때문이다. 또한주인은노예를통하여사물과간접적으로관계한다. 주인은사물의순수한부정을뜻하는사물에대한전적인향유 (Genuß) 를누리고사물의자립성의측면은다만사물을가공하는 (bearbeiten) 노예에게떠맡겨버리는것이다. 이러한불평등한관계는얼마안있어역전된다. (2-10-1) 주인은물론대자적의식을뜻하긴하지만그러나이것은단지자신에대한개념으로만그치는것은아니다. 오히려그는하나의또다른의식, 다시말하면스스로자립적인존재나물성일반과종합, 연계되는것을자신의본질로삼은바로그와같은의식에의해서스스로매개된자기확인자로서의대자적의식인것이다. 주인은결국이두계기, 즉욕구의대상인다름아닌사물과또한물성을자기의본질적요소로삼는그러한의식에관계한다. [ ] 주인은다만자립적인존재를통해서간접적으로노예와관계할뿐이다. 왜냐하면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노예는바로이와같은자립적존재에속박되어있기때문이다. [ ] 또한주인은노예를통하여간접적으로사물에관계한다. 여기서일반적인의미의자기의식이라고할노예는사물에대한부정적인관계를취함으로써바로이사물을지양한다. 그러나동시에이사물은노예에대하여자립적인측면을지니므로노예는결코자기의부정 ( 否定 ) 행위에의해서도사물을절멸시킬정도의극단적인상태로까지몰고가지는못한다. 즉노예는여기서사물을가공 (bearbeiten) 하는데그칠뿐이다. 그런데이와는달리주인으로서는이러한매개작용을통하여바로그사물의순수한부정을뜻하는직접적인관계, 다시말하면향유 (Genuß) 를누린다.(S.147/255-6쪽) (3) 주인과노예관계의역전 1) 자기의식의반전 (2-11) 일차적이며불평등한인정상태에있어서는주인이대자존재로서자기확신의진리를보증하고있는것은노예라는비본질적의식에의해서인정됨으로써가능해진다. 그러므로주인이인정받고있는것은사실이지만그는대자존재로서인정될수없는노예에의해서인정되는것으로노예에의한인정은결코현실적인인정일수가없다. 주인은자신의동일성이전적으로노예의비본질적의식에있는한에서본래자기의식이획득했던원초적단계를초월하여나아가지못한다. 결국이단계에서 주인이성취한것은자립적인의식이아니라오히려비자립적인의식에지나지않는다. 한편노예의경우에는그자신을완성함과동시에그또한자기가직접적으로처해있던것과는반대되는위치로전화되기에이르게된다. 즉그는이제진정한자립성의소유자로반전된다. 이제 자립적의식의진리는오직노예의식일뿐 인것이다. (2-11-1) 즉여기서주인이성취한것은자립적인의식이아니라오히려비자립적인의식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다. 따라서결코그는

헤겔 정신현상학 진리로서의대자적존재로서스스로를자각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그의진리는비본질적인의식이며동시에바로그의식이비본질적인행위에지나지않는것이된다. // 이렇게볼때결국자립적의식의진리는오직노예의식일뿐이다. 물론이노예의식이언뜻보기에는탈자적 ( 脫自的 ) 상태에있음으로써또한자기의식의진리일수가없는것으로보인다. 그러나마치지배자로서의주인도이제예속된노예의경우에도또한그자신을완성함과동시에이미그는자기가직접적으로처해있던것과는반대되는위치로전화하기에이르는것이다. 말하자면자기내면으로떠밀려들어간의식의입장에서스스로를성찰하는가운데그자신은이제곧진정한자립성의소유자로반전 ( 反轉 ) 되는것이다.(S.147-8/257 쪽 ) 2) 노예의공포와봉사 (2-12) 생사를건투쟁에패배하여생 ( 生 ) 의포로가되어있는노예는죽음의전면적공포에로내몰리고자신의존재전반이뒤흔들리는불안을체험하게된다. 이로인해자연적현존에안존하는태도를스스로부정하여그의모든지속성이절대적유동성 (Flüssigkeit) 에휩싸이게되는데, 이는다시노예에게자신의사슬이었던자연적삶을벗어던지고자기의식의절대적부정성과순수한대자성을자각하게한다. 요컨대노예에있어서죽음에대한공포가인간적의식을가능케할계기가된다는것이다. 이는주인에대한노예의봉사 ( 奉仕 ), 즉공포에떠밀려강제로하게되는사역 ( 使役 ) 에대해서도적용된다. 노예는주인에대한봉사속에서매번자연적현존재에의존해있던과거의위치를지양하고, 그자연적현존재성을제거해간다. 즉노예는죽음에대한공포를가지고주인에게봉사하는가운데서자신의자연적현존재성을지양하고보편적 ( 일반적 ) 자기의식에로나아가는것이다. 이와관련 ꡔ엔치클로패디ꡕ에서헤겔은이렇게말하고있다 : 주인은노예와그의봉사속에서그의개별적인대자존재의타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당성을직관한다. 이것은직접적인대자존재의지양을매개로하여가능한것이긴하지만, 사실이지양은타자에게내맡겨진다. 그러나후자, 즉노예는주인에대한봉사속에서그의개별의지와아집을버리고노동함으로써, 욕구의내적인직접성을지양하고, 이러한단념과주인에대한공포속에서지혜의단초, 즉보편적자기의식으로의이행을성취한다. (Enzy. 435) (2-12-1) 노예의의식은단지우발적인사태에직면하여이러저러한순간적추이속에서만불안, 공포를느꼈던것이아니라그의존재전반에대한두려움을지녀본것이다. 왜냐하면그노예의의식은죽음의공포, 즉절대적권력자로서의주인으로부터의공포를느껴왔기때문이다. [ ] 순수한일반적운동, 또는지속적기반위에존립하는모든것이절대적으로유동화된다는것이야말로바로자기의식의단순한궁극적본질이자절대적부정성이며또한바로여기서개진된의식형태속에포함되어있는바와같은순수한대자적존재이기도하다. 그리하여바로이와같이순수한대자적존재의계기는이노예의식에게도하나의사실로서인지될수밖에없으니, 왜냐하면노예의의식은다름아닌주인에게서그러한계기를자기의대상으로삼고있기때문이다. 그뿐만아니라또한노예에게서대두된이와같은의식은단지일반적의미의총체적해소를뜻하는것이아니라바로그자신의사역, 봉사를통해서노예가진정한의미의자기해체를실현시키는것이다. 즉그는이러한사역또는봉사속에서부딪치는그모든처지마다에서자연적인현존재에의존해있던자기의위치를지양함으로써마침내그와같은자연적현존재성을노동의힘으로제거, 탈피해나간다.(S.148/257-8쪽) 3) 노동 : 주인과노예의역전의완성 (2-13) 그러나공포나봉사가노예의대자적존재를확증하는것이라해도그것들은아직주관적으로그러할뿐이고자기가처해있는위치를객관적으로통찰하는것은아니다. 노예의자기

헤겔 정신현상학 의식을진정한자립성으로고양시키기에는공포나봉사만으로는충분치않다. 궁극적으로노예를주인으로, 예속을지배로변형시키는것은노동이다. 다시말해노동이주인과노예의역전관계를완성시킨다. 노예의의식은오직노동을통해서만자기자신에게로귀일 ( 歸一 ), 귀착된다. 주인은노예의노동을필요로하기때문에따라서노예에의존하게되고이와는반대로노예는주인이필요로하는물건을노동을통해생산하고획득함에따서주인을지배하는힘을획득한다. 노예는물적소재를가공하고자유로운형성활동을실행하는것에의해서, 즉자각적창조행위에의해서자기의식으로복귀하고자유를획득하기에이르는것이다. 노예는주인을위해서노동을함으로써자신의자연성을극복할수있다. 이것은본능을초월한비물질적인것을위해서노동한다는것인데이는또한노예가자연성을초월한개념을목표로한다는것을의미하는것이다. 이러한자기의식적활동에의해서노예는인간화되며자신의본성 [ 자연 ] 을부정하고변화시킨다. 주인은노예로하여금노동하도록강요했지만, 노예는그러나노동함으로써사물적자연위에군림하는주인이된다. 노동이노예를사물적자연으로부터해방시킴으로써, 그것은또한그를그의노예적본성 [ 자연 ] 으로부터해방한다.( 백종현, 헤겔의자기의식의변증법, ꡔ철학사상ꡕ 별책제1권제2호, 2002, p.31) 그러므로노동은노예에게해방과자유의길을열어주는열쇠가되는셈이다. (2-13-1) [ ] 비록주인에대해서, 즉주인으로부터받는공포의감정이지혜를싹트게하는시초가될수있다고는할지라도의식은다만그사실을의식한다는데서그칠뿐 (für es selbst) 결코대자적존재로서의자기가처해있는위치를객관적으로통찰 (fürsichsein) 하는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것은아니다. 그러므로노예의의식은오직노동을통해서만자기자신에게귀일, 귀착된다 (Durch die Arbeit kommt es aber zu sich selbst). [ ] 노동은제대로발산소화되지못한, 즉저지당한 (gehemmte) 욕구이며동시에만류 ( 挽留 ) 되고억제당한 (aufgehaltenes) 소멸인가하면더나가서그것은사물을형성, 규정하는것이다. 그러므로여기서는대상과의부정적인관계가바로이대상의형식으로전화함으로써마침내항구적인존속성 (Bleibendes) 을띠는바, 왜냐하면오직노동하는자에있어서만대상은자립성을지니기때문이다. 이와같이매개적역할을하는부정적인중심또는조성하거나가공하는행위는다름아닌개별자로서의실존이나혹은의식의순수한대자적존재를의미할뿐더러, 이의식은마침내스스로의노동을통하여자기의테두리를벗어나서지속적인존재의터전으로제자리를마련해들어간다. 그리하여노동하는의식은이제자립적인존재가다름아닌자기자신임을직시하기에이른다.(S.148-9/259 쪽 )

헤겔 정신현상학 2.3. 자기의식의자유 : 금욕주의, 회의주의, 불행한의식 2.3.1. 사유속의자유 (1) 현실세계로부터사유의세계로 (2-14) 우리는주인이노동하는것이아니라노예가노동하고있기때문에자기실현을가능케하는것은노예라고속단할수도있겠지만, 이와같이형세를일변시켜버리는주장으로주인과노예의변증법이마무리된다고현혹되어서는안된다. 왜냐하면주인도노예도충분히자기실현을행하는것이불가능하다는것이헤겔의최종적인판단이기때문이다. 요컨대자기의식의경험은그들사이에서분열되어있고분할되어있기때문이다. 그러나이것은이어지는 <B. 자기의식의자유 : 금욕주의, 회의주의및불행한의식 > 절에들어가서야명확하게밝혀진다. (R. 노만, p.67) 헤겔은다음과같이말한다.( 인용참조 ) 이절에서는주인과노예쌍방에있어서자기의식의불충분성을분명히하고, 또쌍방이현실적인세계속에서자기실현을충분히달성하기위하여순순한사유라는내적세계로후퇴함으로써자신들의결함을보충하려고하는다양하고도전형적인경험이서술되어있다. 코제브에따르면, 여기서노예는그자신의자유를실현하기위하여자기자신과노예상태를정당화하고자유라는 이상 과노예상태라는 사실 [ 현실 ] 을화해시켜주는도구로서일련의이데올로기들을고안해낸다.(A. 코제브, p.93) 그것들을헤겔은금욕주의 [ 스토아주의 ], 회의주의, 기독교적불행한의식으로이어지는서양고대와중세의역사에서예증한다. (2-14-1) 지금까지는한편에서볼때자립적인자기의식이다만순수하게추상화된자아만을그의본질로삼아왔다. 그러나또다른면에서는비록이와같은추상적자아가그스스로를발양, 전개시킴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으로써자신에대한구별을이루는데있어서도그와같은구별이자기의식에대해서대상적이며즉자존재적인본질을뜻하는것은아니다. 다시말해서이러한자기의식이그의추상적이단순성속에서자신에대한진정한구별을행하는자아도아니며더나아가서는이와같은절대적구별속에서자기동일성을보존하는자아도아닌것이다. 그러나이와는달리스스로억제당한예속된의식은구체적인형태화작업 (Formiern) 을통하여속에서자신을대상화함으로써그때그자신은마치조성된사물의형식과같은의미를지닌다. 오히려그는주인이간직하고있는대자적존재성을 의식의진정한양태로간주한다. 그러나결국사역당하는의식으로서볼때이두계기노동행위에서드러나는자립적대상으로서의자기자신과다만의식의한양태이면서바로그자신의고유한본질이기도한대상 는서로분리되어버린다.(S.151/ 262쪽 ) (2) 사유속에서의자유 (2-15) 헤겔은여기서왜사유의활동속에서는의식이자유로우며자립적인존재로서의자기자신의의식인가하는점에대해설명한다. 사유속에서나는자유롭다. 사유속에서나는어떤다른타자안에존재하지않고바로내자신에머물러있기때문이다. 이사유하는자기의식의자유에대해헤겔의말을직접들어보자.( 인용참고 ) 자유란자기충족이고모든외적인것으로부터의독립이며모든외적존재가주체에의하여점유되어있다고하는상태이다. 만일자유가완전한자기충족이고, 또완전히나의것이아닌것, 혹은나자신이아닌것이모두나의자유를제한하는것이라면자유는다만사유속에서만가능할것이다. 이러한자유는물론공허하고추상적이다.( 박인성, ꡔ정신현상학의이해ꡕ, p.159) (2-15-1) [ ] 사유함으로써만나는자유로운존재일수가있으니, 왜냐하면결코여기서나는타자속에있는것이아니라전적으로나자신에게머물러있는탓으로결국나에게있어서본질적인요소로작

헤겔 정신현상학 용하는대상은완전히불가분리적통일속에있는다름아닌나의자기실존 (mein Fürmichsein) 일뿐이기때문이다. 이렇게본다면결국개념속에서진행되는나의운동은곧나자신속에서행해지는운동일따름이다.(S.152/263쪽) 2.3.2. 금욕 [ 스토아 ] 주의적자기의식 (1) 금욕주의의특징 (2-16) 앞서코제브의말을빌려, 노예는자유라는 이상 과노예상태라는 사실 을화해시켜주는도구로서일련의이데올로기들을고안해낸다고말한바있는데, 이노예의이데올로기중첫번째의것이금욕주의적태도를가리키는스토아주의 (Stozismus) 이다. 헤겔은이금욕주의또는스토아주의를자기의식적자유의첫번째형태로서파악한다. 여기에서대상과의식이란동일하고욕구나노동의과정에서산출된다층적인것은사유의순수운동속에존재하는단순한구별에포섭 [ 압축 ] 되어버렸다는것이다. 그런까닭에이런자기의식은 권좌에있거나아니면예속자의입장에있을지라도오직개별적인현존재로서의자기가감수해야만하는일체의의존성으로부터해방되어적극적인작용의행사나소극적인고통의감수를막론한갖가지현존재의영향권을벗어나서부단하게사상의단순한본질성으로후퇴하는무기력한상태를유지하는데있다. 이것이야말로 apatheia 즉부동심 ( 不動心 ) 을이상으로하는스토아의식의본질에대한헤겔의설명이다. (2-16-1) 그 [ 금욕주의 ] 의원리에따르면의식이란본질적으로사유하는것일뿐더러그무엇이든간에바로이와같은의식자체를위한본질적의미를지니기위해서나혹은진실하고선한것이될수있기위해서는오직의식이이경우에스스로사유하는본질로서의태도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를지녀야만한다는것이다. // 결국이와같이다양하게자기내적인구별을행하는생의폭넓은확장과개별화작용및그의착잡한연관성이야말로모두가욕구와노동으로부터의작용, 영향을받는대상이다. 그런데이제는어느덧이와같이다양하고다층적인행위가사유의순수운동속에자리잡은단순한구별속으로압축되어버렸다. [ ] 이러한의식은주인과노예의관계에대해서도부정적인입장을취할뿐이어서결국이러한의식의행위에따르면주인의경우에도자기의진리를노예에게서소유할수가없을뿐만아니라또한노예의입장에서도자기의진리를주인의의사나그에따른봉사에서발견하는것이아니다. 오히려그러한의식의본질은비록그가권좌에있거나아니면예속자의입장에있을지라도오직개별적인현존재로서의자기가감수해야만하는일체의의존성으로부터해방되어적극적인작용의행사나소극적인고통의감수를막론한갖가지현존재의영향권을벗어나서부단하게사상의단순한본질성으로후퇴하는무기력한상태를유지하는데있다.(S.152-3/264-5 쪽 ) (2) 금욕주의적자유의한계 (2-17) 앞에서지적한대로금욕주의적의식의본질은 오직개별적인현존재로서의자기가감수해야만하는일체의의존성으로부터해방되어적극적인작용의행사나소극적인고통의감수를막론한갖가지현존재의영향권을벗어나서부단하게사상의단순한본질성으로후퇴하는무기력한상태를유지하는데있다. 그러나이와같은스토아의식에서는개별적현존재가그것에적극적으로작용해서생산해낸운동은순수사유의단순한구별속에포섭 [ 압축 ] 되어버리거니와, 대상의식과자기의식이완전하게일치한뒤의이성의단계와는달리실제의운동, 즉이성의운동을형성하고있는것은아니다. 이런의식의자유는진정한자유가아니다. 그것은생생한생활과단절된형식적자유이다.( 황세연,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ꡕ, p.147) 다시말해

헤겔 정신현상학 사유에있어서의자유는순수사유만을자신의진리로취함으로써구체적생의생동감을상실하고있다는것이다. 그것은현실생활에서발생하는진 ( 眞 ) 이나선 ( 善 ) 에의질문에대하여구체적인답을제시할수가없다. 결국금욕주의가지향하는순수사유의자유는자기의식의한측면을형성하지만추상적이고, 어떠한구체적이고내용적으로채워진자유가아니다. 그렇기때문에헤겔은아래인용에뒤이어계속해서 추상적자유로서의사유하는의식은따라서외타적존재에대한불완전한부정에불과하다 고말하고있는것이다. (2-17-1) 여기서자기의식의자유는그어떤자연적존재에대해서도무관심할뿐더러결국이와같은자연적존재마저도자유로운상태에방치, 방임할수밖에없으니, 여기서자기의식이행하는반성작용은모름지기이중성을띠게된다. 즉여기서뜻하는사상의자유가스스로의진리로삼고있는순수한사상이란결코생의충만한내용을담고있는것이아니다. 이러한점에서그것이한낱자유의개념에해당될수는있을지언정결코생동한자유그자체를의미할수는없다. 왜냐하면그러한진리에있어서는무엇보다도우선사유일반만이자기의본질을이룰뿐더러그것은다만사물의자립성과는동떨어진상태에서자체내에로복귀한형식에지나지않기때문이다. [ ] 과연무엇이선하고참된것인가하는데대한질문이던져졌다고할때금욕주의로서는여전히내용도없는추상적사유를제시하는길밖에없었으니, 즉그가할수있는대답은이성적인것이면진리와선을간직하고있으리라는것뿐이었다. 그러나생각건대이와같이사유가자기동일성만을고수한다는것은여전히이것이아무런규정도내려지지않은순수형식을지니고있음을나타낼뿐이다. 따라서이와같이금욕주의자가수용할수밖에없는진이나선혹은지혜와덕성등에관한일반적용어들이마치어떤숭고한의미라도담고있는듯한느낌을불러일으키는것이사실이지만, 실제로이것을내용면으로본다면하등의자기전개와확장을도모할수도없는, 따라서조만간에권태감을불러일으킬수밖에없는것이라고하겠다.(S.153-4/265-6 쪽 )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2.3.3. 회의주의적자기의식 (1) 회의주의의특징 (2-18) 자기의식적자유의두번째단계인회의주의 (Skeptizismus) 는사유의자유에대한현실적인경험의과정으로서외적세계를부정하는단계이다. 앞단계인금욕주의는현실을고려하지않는것이었으나회의주의는현실을부정하는것이다. 그리고외적세계를부정하는것은욕구나충동의단계에서도행해졌으나, 회의주의가이러한단계와는다른것은부정의형식이행위가아니라사유라는데있다. A. 코제브에따르면이러한회의주의적태도는모든현실적인것자체와그가치를부정하는유아론 (Solipsismus) 에서정점에이른다.(A. 코제브, ꡔ역사와현실변증법ꡕ p.95) 회의주의에있어서는타자의전적인비본질성과비자립성만이의식에대하여실재하기에이른다. 회의주의적사상은이제다양하게규정된세계의존재를없애버리는사유가된다. 그리고자유로운자기의식의다양한삶의형태에있어서실질적인부정성으로된다.(S.155) 회의주의적의식은대상이회의주의적부정성에의해소멸되는것으로취급함으로써외적실재에대한진리는자기자신에의해구성되고정립되는것으로취급하는태도, 즉 궤변을고집하는태도 를취하게된다. (2-18-1) 결국회의주의는감각적확신과지각및오성 [ 지성 ] 으로이어지는변증법적운동을나타낼뿐만아니라더나가서지배와예속의관계에서도유효하였고다시추상적인사유자체를위해서는규정적인것으로받아들여졌던그러한것들의비본질성도노정시켜준다. [ ]// 다만있는그대로의직접적인상태에서본다면부정적인운동으로서의변증법이란마치의식에있어서오직그자신이희생됨으로써만있을수있는, 그리고더나가서는바로그의식자체를통해서얻어질수있는, 어떤것으로보인다. 그러나이와는달리부정적인운

헤겔 정신현상학 동을회의주의의입장으로옮겨놓고본다면이것은곧자기의식의계기를이를뿐 [ 이다 ]. [ ] 그리하여자기의식은회의주의적부정성에의해서단지대상적인것그자체만을소멸시키는것이아니라바로그대상에대해서취하는자신의고유한기능과지각행위와언제라도상실돼버릴위험에처해있는다름아닌궤변을고집하는자신의태도그리고끝내는그자신이자기나름으로규정하고확정지은진리마저도그모두를소멸시켜버리는것이다.(S.156/268-9 쪽 ) (2) 회의주의의적자기확신이라는것 (2-19) 회의주의적사상은이제다양하게규정된세계의존재를없애버리는사유가된다. 그리고자유로운자기의식의다양한삶의형태에있어서실질적인부정성으로된다.(S.155) 회의주의적의식은자유에대한확실성을참된사유적통찰을통해서확증한것이아니고오직사유속에서만자신에대한확실성을보증하는부동심 (Atraxie) 상태에서발견하게된다. 이러한회의주의적확신은오직타자를부정함으로써만정립될수있다. 그러므로자기의식은또한타자에얽매어있다. 여기서이의식의이중성이드러난다. 바로이점에있어서이의식은일반적 [ 보편적 ] 인자기동일적인것과개별적, 우연적인것사이의동요속에서끊임없이반복되는자기모순된의식이다. 회의주의에있어서회의는모든것을부정하는연속적인회의이므로어떤적극적인입장도제시할수가없다. 이러한의식은 자기동일적의식이기는커녕오히려맹목적인우연에지배된혼미와현기증이날만큼끊임없이새로운불씨를마련해가는혼란에비길수있는것이다. 그러므로회의주의적의식은자기모순적일수밖에없다. 회의주의자는자신을비하시킴으로써자신을고양시키지만그가고양되어부동의확신에도달했다고주장하자마자그는다시추락하게된다. 그의부동의확신은덧없는, 동물적생 ( 生 ) 과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관계맺고있을뿐이다. (2-19-1) 이와같이회의적자기의식은어느덧그자신의현현체 ( 顯現體 ) 로서고착시키고자하는모든것이변전하는상황속에서도오직자기자신에의해서주어지고또보존된데지나지않는스스로의고유한, 독자적인자유를경험하기에이른다. 결국이것은오직자기자신에의한사유에서빚어지는부동심 (Ataraxie) 일뿐이며또한불변적이고도진정한자기자신에관한확신이기도하다. [ ] 바로이러한점에있어서그러한의식은자기동일적의식이기는커녕오히려맹목적인우연에지배된혼미와현기증이날만큼끊임없이새로운불씨를마련해가는혼란에비길수있는것이다. 결국이것은그의식자체가빚어낸결과일따름이다. 왜냐하면바로그의식자체가이와같이스스로야기되는혼란과동요를간직하면서동시에부채질해나갈뿐이기때문이다. [ ] 결국이러한방식에따라서이회의주의적의식은개별자의위치로전락한우연적이며한낱동물적인생에비길수있는것, 즉아무런존재이유도없는자기의식에지나지않는것이사실이지만동시에이의식은어느덧다시한번일반적인자기동일성을회복하기에이른다. 왜냐하면그것은모든개별성과또한모든구별을다같이뭉개버리는부정성에지나지않기때문이다.(S.156-7/269-270 쪽 ) (3) 회의주의적의식의자기모순 (2-20) 회의주의적자기의식의주관성은이중적의식이다. 어떤때그의식은세계를괄호쳐서그세계를구성하고있는모든존재의형태를넘어서나, 또어떤때그의식은이세계속에구속되어있는이세계의우연적인단편에불과하다. 회의주의적의식은보편적인자기동일적인것과개별적, 우연적인것사이의동요속에서끊임없이반복되는자기모순된의식이다. 결국그것은 불변성과동일성을한편으로하고또다른한편으로는전적인우연성과비동일성을함께간직하고있는이중적인모순

헤겔 정신현상학 의의식일수밖에없다. 정리하자면, 회의주의적의식은일체의현실을부정함으로써의식의자유를확보하여하였으나그것은결국자기모순이었다. 이리저리왔다갔다만하면그로부터어떠한해결도찾을수없다. 그것은마치한편이 A라고말하면다른쪽에서는 B라고하고, 또반대로한편이 B라고말하면이번에는 A라는주장을내세우는 고집불통아이들이벌이는말싸움 과같다. 그러므로회의주의는자기의식의통일을완수하지못한다. 회의주의는세계의변화가능성을보지만그속에서부정가능한규정성만을인식하기때문이다. 이러한회의주의적의식은그의식이의식에내재한모순을명확히자각하고있는한, 이제 불행한의식 을자신의진리로서갖게된다. (2-20-1) [ ] 끝내이러한회의적의식은스스로불변성과동일성을한편으로하고또다른한편으로는전적인우연성과비동일성을함께간직하고있는이중적인모순의의식일수밖에없다. 그러나여기서도또한이의식은바로그와같은자기자신의내적인모순을양극으로분화시켜놓은채이미그자신이족히익혀온바있는오직순수한부정적운동의경우에서처럼그상호모순된두측면에대해서다같이부정적인자세를취할뿐이다. 예컨대그에게서동일성의측면이강조되고나면다시그는곧이어서비동일성의측면을앞세운다. 그러나이때만약누군가가자기가바로강조한바있는비동일성을타당한것으로얘기한다면또다시그는곧이어서이와반대되는동일성을전면에앞세우곤한다. 그가끊임없이내뱉는말은모두가고집불통의아이들이벌이는말싸움과같은것이어서, 예컨대두아이들중의어느한편이 A라고말한다면다른쪽에서는 B라고하지만이번에는반대로전자가 B라고말하면후자가이번에는 A라는주장을내세우며끊임없는말씨름을벌이는경우와도같다고하겠다. 그리하여실제로는이들모두가다름아닌자기자신과의갈등을지니고있음에도불구하고오히려그들은마치자기들양자사이의갈등이끊이지않는다는듯이여기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는터무니없는희열을맛보는것이다.(S.157-8/271-2 쪽 )

헤겔 정신현상학 2.3.4. 불행한의식 (1) 불행한의식의본질 (2-21) 다시 A. 코제브의표현을빌려말하면, 자유라는이상과노예상태라는현실사이에서노예가고안해내는이데올로기 중세번째의것이 불행한의식 (das unglückliche Bewußtsein) 이라불리는기독교적이데올로기이다. 헤겔에게서이불행한의식은역사적으로기독교의의식에대응한다. 즉금욕주의와회의주의가그리스폴리스의붕괴와함께공동체로부터해방된영혼의고뇌를표현한것이라면불행한의식은이고뇌를완화하고, 우연적, 개별적인것, 다시말해가변적인것 (das Wandelbare) 과영원하고보편적인것, 다시말해불변적인것 (das Unwandelbare) 을통일시켜가는기독교적의식이다. 불행한의식의목표는그자신의개별성을타파는것이다. 그리고진정한불변자와결합하기위해서불행한의식은그개별성을허구적인자기로간주한다. 그러나계속해서헤겔이주장해나가듯이이런노력은모두허위적인것에지나지않는다. 헤겔에따르면금욕주의와회의주의를거쳐 두개의개별자, 즉주인과노예로양분됐던이중화작용이어느덧단하나의요인으로귀착 되기에이르지만, 아직은이이중성이단일화되지못하고있다. 그러므로이제여기서불행한의식은중복된의식, 모순된본질을지닌의식으로등장할수밖에없다. 헤겔은개별적, 가변적인것과보편적, 불변적인것이분열하면서하나의의식속에존재하는불행한의식의본질에대해우선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2-21-1) 결국이와같은끊임없는엇갈림속에스스로양분돼있는불행한의식에있어서바로그자신의본질이지니는모순이란것도오직단하나의의식을뜻하는것으로받아들여질수밖에없으므로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모름지기불행한의식이라고하는이하나의의식속에는언제나그자신과다른또하나의의식이있게마련이다. 그리하여비록이양분된불행의의식이스스로의이중성을단일화시키는데서오는승리감이나안정감에젖어들수있을지라도그는곧다시일단마련된듯이보이던통일된상태로부터스스로축출되고만다. [ ] 불행한의식그자체란어떤하나의자기의식이다른또하나의자기의식을관조한다는것을뜻할뿐이므로결국은분할되지않았다고여겨지는이하나의불행한의식자체도실은분할된양자 ( 兩者 ) 이면서동시에이들서로가통일된상태야말로바로이불행한의식의본질이기도한것이다. 다만여기서는아직도이통일된의식이스스로객관화된상태 (für sich) 에서까지도그와같은자기의본질을투시하고있는것은아니며또한이양자의통일을의식적으로받아들이고있는것도아니다. (S.158-9/273쪽) (2) 가변자와불변자의분열과통일 (2-22) 불행한의식에있어서개별자와불변자간의분열과통일의과정은다음과같은세가지형태로나타난다. 첫째로의식자체가불변적인본질에대립되어양자간의관계가투쟁의상태로나타난다. 둘째로의식은그불변자자체가개별자성의형식을띠고나타나는것을보는바, 여기서개별자는모든현존적양식을떠맡지않으면안될불변자의형태를지니게된다. 셋째로의식은불변자의위치에들어선개별자로서의자기의식을발견하여자신의개별성이보편성과화해함으로써정신의단계에도달하였음을깨우치게된다. 이것은헤겔의설명이변전하는불행한의식과그것이도달하고자하는불변자사이의가능한관계의상징적표시인기독교의삼위일체의교의에바탕을두고있음을알수있다. 즉헤겔은가변자와불변자의분열이완화되어통일되어가는과정을이삼위일체의교의를인용하여우선 1) 가변적인과불변적인것이분열하고있는유대교적의식, 2) 예수그

헤겔 정신현상학 리스도의수육 ( 受肉 ) 을통한불변적인것의형태화, 3) 기독교교단의성립에의한불변적인것과가변적인것의결합이라는과정으로묘사해내고있는것이다.( 황세연엮음, 1984, p.150) (2-22-1) 즉첫째로의식자체는다시금불변적인본질에대립되는것으로나타난다. 말하자면여기서의식은지금까지다루어져온전반적인관계, 상황의주축을이루었던바로그양립과투쟁의원초적인상태로환원되는것이나다름없이된다. 그러나둘째로어느덧그의식은그불변자자체가개별자성의형식을띠고나타나는것을본다. 말하자면여기서개별자는모든실존적양식을떠맡지않으면안될불변자의형태로화하게된다. 마지막세번째로의식은어느덧불변자의위치에들어선개별자로서의자기자신을발견한다. 결국이렇게볼때첫번째불변자는다만의식에게있어서개별자를매도하는것으로그치는외타적본질에지나지않는다. 그러나그다음번의불변자는바로자기자신이존재하는바그대로의상태에서개별자의형태를띠는가하면다시세번째로는의식이마침내정신의단계로들어섬으로써이제의식은스스로이정신속에깃들어있음을기쁘게생각할뿐만아니라더나아가서는바로그자신의개별성이일반자와유화된상태에다다랐다는것을깨우치게된다.(S.160/275-6 쪽 ) (3) 불행한의식의화해의시도 : 가변자와불변자의통일방식 (2-23) 기독교교단이성립하고불변적인것과가변적인것의결합이대자화되어가는과정, 곧본질적인의식과비본질적인의식이대자화되어가는과정, 곧본질적인의식과비본질적인의식이일체가되어가는과정을세단계로구분한다. 즉불변자가순수한의식에머물러있는단계 의식이요구와노동으로행동하는현실의식의단계 이러한자기의식이자기를부정하고본질적인것을자신속에서회복하는단계가그것이다. 이는다른말로하면불행한의식이불변자와화해하는세가지방법, 더정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확히는세가지종교적태도라고도표현할수있겠다. 헤겔에따르면그것들은첫째는내적감정즉명상적인종교적태도이며, 둘째는외면적인노동의행위즉활동적인종교적태도이고, 셋째는자기희생또는즉금욕적이고자기부정적인종교적태도이다. 이상의내용은순서대로내적감정, 노동 ( 외적행위 ), 자기부정 ( 자기희생 ) 이라는말로그핵심어를언급할수있겠다. 헤겔은이 화해의시도 에대해서적지않은지면을할애하여서술하고있지만, 우리는다음에서이핵심어를중심으로해서화해의시도들을간략히살펴보고자한다. 이러한우리의작업은특히 R. 노만, ꡔ헤겔정신현상학입문ꡕ( 한마당, 1984, pp.74-6) 과황세연엮음,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ꡕ( 중원문화 ), 1984, pp.151-3) 에정리, 요약된것에많이의존하였다. 1) 내적감정 (2-24) 불행한의식이불변자 [ 신 ] 와화해하는세가지방법중첫째는내적감정즉명상적인종교적태도이다. 의식은신비적경험또는종교적양식에의해서자기자신을불변자와결합시키려고한다. 그러나내적감정은개념적사고가아니라순수한감정이므로그것은감정의주관적상태즉자기자신의상태이외의어떤것도발견할수가없다. 기독교교단이성립하고나서불변적인것과가변적인것의결합이대자화되어가는과정, 곧본질적인의식과비본질적인의식이일체가되어가는과정이라는관점에서이야기하자면, 이순수의식의단계에서는수육 ( 受肉 ) 을통하여예수의신성함을자각하고있으나자기자신의신성함은자각되고있지않다고할수있다. 때문에여기서신앙은신성한개체성인예수에의귀의이다. 좀더구체적으로말하면신앙은순수한심정에서사모와동경으로서존재하는것에불과하다. 그

헤겔 정신현상학 리하여이신성시된개별성의회복을위하여싸움이전개된다. 그러나그것은실패로끝나고소모를경험할뿐이다. 내적감정과관련헤겔은다음과같이말한다. (2-24-1) 이렇게함으로써결국불행한의식이추구하는사유는교회의종소리에울려나오는알아들을수도없는음향에지나지않거나혹은따사로움으로감싸여진짙은안개와도같은것인가하면더나가서는올바른사유를위한유일한내재적및대상적인양식이라고도할개념의도움을요하지않는음악적사유로그치고만다. [ ] 그리하여여기서는다만자기자신을, 그것도어디까지나내적분열을안고있는자기자신을비통하게느끼는순수한심정의내면적운동만이진행되기에이른다. 즉이것은무한의동경심에서우러나오는운동과같은것으로서, 이러한동경심은곧자신의본질이이와같은종류의순수한심정이며동시에순수한사유라는것, 그것도특히자신을개별자로서사유하는것이라는데대한확신을지니고있다. 동시에이와같은동경심은이러한대상이바로자신을개별자로서사유하는까닭에다름아닌그대상에의해서인식되고또인정된다는것도확신한다. 그러나동시에이와같은본질은영원히도달할수없는피안과같은것이어서우리가그것을포착하려는순간이면어느덧그것은제자리를피해버리거나오히려이미도피해버린뒤가되고만다.(S.163-4/280-1 쪽 ) 2) 외적행위 : 노동 (2-25) 첫번째방법이실패로끝나자의식은자기의식의외부의개체성의신성함에집착하는일을그만두고자기자신으로되돌아와노동을통해서자기자신속에서본질을이룩하면서이러한개별적인활동에머물게되는신성함을자각하여가는것이다. 이것이가변자와불변자를결합하는둘째방법으로서외적인노동의행위즉활동적인종교적태도이다. 의식은자신의노동을자기자신을객관화하는노동으로보는것이아니라의식자신의분리의확증으로간주한다. 의식은모든노동의성공을자기자신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에게귀결시키지아니하고, 불변자즉자기재능의공급자인신에게로돌린다. 이런의미에서의식은자신이단지불변자의도구로서불변자와의합일을달성해내려고한다. 그러나의식은시종일관이러한태도를고수할수는없다. 의식은노동을통하여희망의성취를발견하지않을수가없게되고, 또한만족감을노동에서혹은심지어는만족을거부하는활동에서획득하지않을수가없게된다. 그결과이러한의식의활동은이의식의경험적자아를긍정하게된다. 관련진술일부를인용해보자. (2-25-1) [ ] 우리는이제욕구와노동에관련된두번째상태와마주치게되는바특히이노동은의식으로하여금자립적인형태를지닌존재로서의외타적 ( 外他的 ) 본질을지양하면서동시에이를향유하는과정에서우리가이미보아온바로그의식자체가획득했던스스로의내면적확신을지니도록한다. 그러나여기서불행한의식은다만욕구하며노동하는자신만을발견하는나머지, 결코그자신이자기스스로의내적확신에근거를두고있거나혹은본질을대하는자기의감정이곧자기감정임을인정할수있는상태에와있지는못하다. 이와같이불행한의식이독자적인안목에서 (für sich selbst) 자기에대한내적확신을소유하고있지않으므로그의내면세계는여전히자기자신에대한불완전한확신에머물러있을뿐이다. 그리하여결국불행한의식이노동과향유를통해서얻게되는검증도또한마찬가지로손상된불완전한정도에지나지않는다.(S.165/282-3 쪽 ) 3) 자기희생또는자기부정 (2-26) 이제최후의수단은자기희생또는자기부정이라는명확한활동속에서발견되지않으면안된다. 의식은최후로자기희생과자기부정이라는수단을취한다. 그것은우선금욕이라는형태를취한다. 즉신에게감사하면서자기를무 ( 無 ) 로돌아가게하고오히려자신은금욕적인생활을하면서노동의소산을신에

헤겔 정신현상학 게희사하고봉사하며살아가는것이다. 그러나육체의금욕을지향하면할수록인간은점점더욕구에사로잡힌다. 여기서동물적기능은한낱공허한것이아니라진지한연구의대상으로서중요한과제로등장하게된다.( 아래첫번째인용참조 ) 이제의식이사실상자시자신을소멸시킬수있는방법은자기자신의의무를방기하는것이고향유를포기하고단식과고행의길을가는것이며자신을타인, 즉매개자인사제에게위탁하는것이다. 그러나이러한자기부정의행위는어떠한성취나만족도획득할수가없다. 노만의지적 (R. 노만, p.76) 처럼, 불행한의식이스스로를무로돌리는데는최종적으로성공하면서도, 결국성취의보수를사제를통해다른세계에서약속받는다는것은아이러니컬한일이다. 그리고성취와자기실현은의식에의해개별적인것으로서발견되어야하는것이라는진리가이약속속에포함되어있다. (2-26-1) 그리하여의식은이제그의동물적인기능으로나타나게될바로이와같은구체적개별자로서의자기를의식하기에이른다. 그런데이러한동물적기능은즉자ㆍ대자적인면에서도한낱공허한것이라거나또는그것이정신을위해서도하등의중요성이나본질성을지니지못하는단순한행위만을일삼는것으로간주할것이아니라그러한동물적기능속에는이른바하나의적수 ( 敵手 ) 가나타난다고봐야만하므로그와같은동물적기능은진지한연구의대상이며동시에가장중요한과제로등장하게된다.(S.168/288 쪽 ) [ ] 그자신의독자적결단과나아가서는소유와양유마저도포기하게된이상과같은제계기에의해서, 그러면서도또한그자신으로서도납득할수없는일거리를꾸준히지탱해나왔다고하는긍정적계기에의해서마침내이의식은내적및외적인자유의의식과또한바로그자신의대자적존재에버금가는현실에대한의식마저도진정으로, 그리고완전하게박탈당하게된다. 여기서동시에이의식은진실로그자신이스스로의자아로부터외화됨으로써또한그자신의직접적인자기의식도어느덧단순한사물로, 또는한낱대상적인외적존재로화 ( 化 ) 하고말았다는사실을확신하기에이른다.(S.170/291 쪽 )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2.4. 자기의식의지양 (2-27) 이렇게하여불행한의식의분열은완화되고통일을이루어나간다. 그러나불행한의식은순수사유와개별을통일하고는있지만아직은양자의화해를자각하는곳에서있지는않다. 불행한의식은금욕주의와회의주의를넘어서서순수사유와개인성을결합하고통일하여있기는하지만그것은아직도의식의개인성과순수사유와의화해를자각한사고에까지고양되어진것은아니다. 그것은추상적사유가의식의개별성과접촉하는중간에서있는것이다. 불행한의식은이양자의접촉점에있다는의미에서는순수사유와개별성의통일이이루어져있으나아직은개별성의형태를얻은불변자가의식의개별성인자기자신이라는것이자각되어있지는않다.( 인용참고 ) 그리하여 Hegel 은이제부터는개별성의형태를얻은불변자에관해서문제를삼고있다. 즉자기의식의내부에서개인성과보편성의통일, 가변성과불변성의통일, 그리고차안성과피안성의통일을구한다. 이런통일은자기의식이다음에올이성의단계로지양하면서이루어지며, 이이성의단계에서자기의식은대상의식과최종적으로일치하게되는것이다. (2-27-1) 결국불행한의식이이상두가지사유형태 [ 개별자일반을무시해버리는추상적인금욕주의와오직자기동요만을일으키는회의주의사상 인용자 ] 를초월함으로써다시이순수사유와개별성을한데모아서그양자의통합을이룬것은사실이지만그러나이불행한의식으로서는아직도의식의개별성과순수한사유자체의유화가이루어지도록하는바로그러한사유의단계로까지고양되어있지는않다. 오히려이불행한의식은중심부에, 즉추상적사유가특수자로서의의식의개별성과접촉하게되는바로그중심점에자리잡는다. 말하자면이불행한의식자체가바로이러한접촉작용일뿐이라

헤겔 정신현상학 는것이다. 이것은또한순수한사유와개별자의통일을뜻하는것이기도하다. 결국여기서는사유하는개별자나순수한사유가모름지기불행한의식을위한대상이됨으로써마침내불변마저도본질적으로개별자로서존재하기에이른다. 그러나역시불행한의식에대해서는바로이와같은자기의대상, 즉그자신에게본질적으로개별자의형태를띠고나타난불변자가바로그자신이라는것, 즉의식의개별성이라는의미에서의그자신일뿐이라고하는사실이객관적인형상으로서떠오르지는못하고있다.(S.163/279-280 쪽 ) Ⅲ. 이성 ( 독 : Vernunft / 영 : reason) (3-1) 의식 자기의식 이성이라고하는변증법적삼분법에따라보자면이제의식은자기의식을거쳐이성에로이행하였다. 이이성은대상의식과자기의식의통일을나타낸다. 대상의식은대상과의식이대립하고진리는오직대상쪽에있다고생각되었고, 자기의식은그진리가대상쪽에있는것이아니라자기자신속에있음을발견한다. 그러나자기의식에있어서자아는자신을그대상들안에서인식하기는하였으나아직절대적실체이자동시에절대적주체이기도한정신으로서의의식일반과자신이통일되어있다는것을파악하지는못한다. 이통일에대한의식이바로이성이다. (3-2) 이성은 [ 자기가 ] 모든실재성이라는확신이다. (Die Ver- nunft ist die Gewißheit, alle Realität zu sein) (S.178). 요컨대이성으로현상하는정신은자신만이실재성이라고확신하기에이른것이다. 그러나이성의초기수준에서실재성이란다만확신하고단언할뿐비매개적인직접적단계, 즉즉자적단계에있을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따름이다. 이에입각해서 공허한관념론 (der leere Idealismus)(S.180) 이형성된다. 따라서이성은이러한공허성을벗어나기위해서자신이실재성을지니고있음을입증하는것이필요하다. 이러한입증은이론적이성또는관찰하는이성의단계에서실천적이성의단계, 그리고자각적이성또는사회적이성의단계로나아가면서더욱분명하게완성된다. 이러한과정은즉자적단계에있는이성을즉자적이고동시에대자적인이성, 곧정신으로까지진행시키려는헤겔의의도에따른것이라고할수있다. 1. 이성과관념론 (3-3) 자기의식이최종단계, 즉자기의식이자유라는단계에도달하면서의식과대상, 주관과객관, 개별과보편, 더나아가서는의식과자기의식이통일되기에이른다. 여기서마침내자기의식은이성의단계로고양되기에이른다. 지금까지자기의식은자신에게 하나같이자기본질의부정을뜻하는것으로여겨졌던세계와자기자신의현실을희생시킴으로써 오직자신을 구제하고보존하는데 에만몰두했다. 그러나이제자기의식은 그자신이실재한다는것을, 다시말하면모든현실은바로그의식이외의어떤것일수도없다는것을확신 하게됨으로써그자신이성으로성립하게된다. 이성이란 그자신이모든것의실재 (Realität) 라는데대한 ( 의식의 ) 확신 (S.176, S.178) 에다름아닐터이므로, 이제이성으로서의자기의식은현실에대해자연스럽게관념론적입장을취하게되는것이다.( 인용참조 ) 그런데뒤에서계속살펴보겠지만헤겔은칸트나피히테로대변되는이전의관념론은중대한결함이있는관념론으로보고, 이

헤겔 정신현상학 잘못된관념론 을비판한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3-3-1) 이와같이하여자기의식이곧이성이됨으로써지금까지자기의식이지녔던타자적존재에대한부정적관계는어느덧긍정적인것으로바뀌어진다. 즉지금까지는자기의식에게있어서다만스스로의자립성과자유에관한문제만이중요한관심사가되었던까닭에그자신으로서는하나같이자기본질의부정을뜻하는것으로여겨졌던세계와또한자기자신의현실을희생시킴으로써다만자기자신을구제하고보존하는데만급급했던것이다. 그러나이제자기자신을확신하기에이른이성으로서의자기의식은그와같은세계나자기에게고유한현실에대해서평온한관계를되찾으면서동시에이들을감내할수있게되었다. 왜냐하면자기의식은이제그자신이실재한다는것을, 다시말하면모든현실은바로그의식이외의어떤것일수도없다는것을확신하기에이르렀기때문이다. 이와같이그의사유하는바가직접적으로현실을의미하게됨으로써 (sein Denken ist unmittelbar selbst die Wirklichkeit) 어느덧자기의식은현실에대한관념론적입장 (Idealismus) 을취하는것이된다.(S.175-6/298 쪽 ) 1.1. 관념론의입장 (3-4) 이성으로서의자기의식의확신이란다시말하면그자신이모든것의실재 (Realität) 라는확신, 즉자신만이실재 ( 성 ) 이라는확신이다. 이러한확신은어디서나오는가? 그것은지금까지의정신의경험에서입증됨에의해서이다. 즉처음에는 ( 대상 ) 의식의단계에서전개되는사념 ( 私念 ) ㆍ지각작용ㆍ오성 [ 지성 ] 이라고하는변증법적운동을거쳐즉자적인상태에있는타재 [ 他在, 타자존재 ] 가소멸되고, 그리고자기의식의단계에서나타나는의식의자립성ㆍ자유의사상ㆍ회의주의적해방ㆍ자기분열한의식의절대적해방을위한투쟁을거치면서그타재가소멸된다는것이 입증 됨으로써정신은자기자신만이실재 ( 성 ) 이라고확신하기에이른다.( 인용참조 ) 다시말하거니와그확신이란 이성은그자신의가장폭넓은의미에서참다운실재라는데대한확신이

헤겔 정신현상학 다. (S.178) 그러나이성의초기수준에서이 실재성 이란 즉자적인것 으로서 아직도다만전적으로일반적인것, 즉실재성을순수하게추상화한것 일따름이다.(S.178) 그렇다면 입증 의작업은완료된것이아니고, 계속시행되어야하는작업이라고할수있다. (3-4-1) 그런데관념론으로서는 < 이성이란곧그자신이모든것의실재라는데대해서의식이지니는확신을의미한다 >(Die Vernunft ist die Gewißheit des Bewußtsein, alle Realität zu sein) 는식으로이러한확신의원리를표명하고나선다. 결국이성으로서자처하는의식이이와같은확신을비매개적직접적으로언명하는것이사실이다. [ ] 그러나자기의식은단지대자적인의미에서뿐만아니라또한즉자적인의미에서도바로그자신이오직자기대상으로서의이러한실재가되거나아니면적어도그와같은의미의실재성을지니는것으로스스로를입증함으로해서비로소가장폭넓은의미의참다운실재가될수도있는것이다. 그런데이와같은양상이전개되는과정을보면처음에는사념과지각작용그리고오성 [ 지성 ] 의변증법적인운동속에서즉자적인상태에있는타재 ( 他在 ) 가소멸되고난뒤로는지배와예속의관계에서나타난의식의자립성과다시자유의사상, 회의주의에서의해방및자기분열을이루고있는의식의절대적해방을위한투쟁등을거침으로써바로그타재가단지자기의식을위해서존재하는한은이것이어느덧자기의식자체를위해서도소멸되기에이른다는것이입증되었다.(S.176-7/299-300쪽) 1.2. 잘못된관념론및이성비판 (3-5) 이성이자기가모든실재성이라는의식의확신이라하더라고, 이성의초기수준에서 실재성 이란 즉자적인것 으로서 아직도다만전적으로일반적인것, 즉실재성을순수하게추상화한것 일따름이다.(S.178) 그러므로여기서성립하는관념론은 일면적이고잘못된관념론 (der einseitige schlechte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Idealismus) 이며따라서이단계에서이성은 진정한이성 이아니다. 그런데도이성은 모든것은자신의것 이라고하는 한낱추상적이고무의미한 한마디를천명하는것이다. 이러한확신이란실상은 순수범주 에불과하다. 왜냐하면이러한 공허한관념론 (der leere Idealismus) 이주장하는것은실재하는모든것은내가감각하고표상한것인한에서 나의것 이라는의미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이러한관념론은절대적경험론일수밖에없는것 [ 이다 ]. 이러한공허한 나의것 을채우기위해외적자극혹은촉발을의미하는 외부로부터의이질적인충격 ( 피히테 ) 이나 물자체 ( 칸트 ) 등을필요로하였는바, 이런잘못된관념론은마치순수의식자신이모든실재성인양주장하다가어느사이에외부의자극또는감각적표상이동등한실재성을가진것처럼태도를취하는등으로 우왕좌왕하면서끝내는악무한의상태로, 다시말하면감각적인무한의상태로빠져들고마는것이다. (3-5-1) 이단계에와서의식이스스로천명하는최초의한마디란결국모든것이자기의것이라고하는한낱추상적이고도무의미한낱말에지나지않는다. 왜냐하면자기가곧모든것을포괄하는실재라고하는확신은순수범주의테두리를벗어나지못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런데이렇듯대상속에서자기를인식하는이성의최초의형태를표현하는데있어서공허한관념론은다만바로그이성을처음등장한상태에놓고파악할뿐만아니라또한모든존재마다에서도다만의식이지니는이와같이단순한내것 (Mein) 만을적시하며동시에온갖사물에대해서마저도이를한낱감각이나표상에지나지않는것으로표명함으로써결국의식의입장에서간직하는막연한내것이마치참다운실재성을지닌것으로서명시됐다는듯한허황된생각에잠긴다. 그러므로이러한관념론은또한절대적경험론일수밖에없는 ( 것이다 ) [ ] 오히려관념론은여기서순수의식이라는이쪽편으로부터감각과표상에해당하는저쪽편으로우왕좌왕하면서끝내는악무한의상태로, 다시말하면감각적인무한의상태로빠져들고마는것

헤겔 정신현상학 이다.(S.180-1/306-7 쪽 ) 2. 이론적이성또는관찰하는이성 (3-6) 이성은이제야비로소자신이모든실재라고확신하지만, 진실한의미의실재에다다라있지못하다는것을자각하는가운데모름지기자기의확신을진리의단계로까지고양시킴으로써한낱공허한주장에지나지않던 나의것 을충족시키는방향으로 (S.182) 움직이기에이른다. 그리하여 모든것은자신의것 임을확신하는이성은그내용을채우기위해먼저사물을경험, 즉관찰한다. 이는이성이 ( 대상 ) 의식의국면, 즉사념ㆍ지각ㆍ오성 [ 지성 ] 에서와는달리사물을 개념으로받아들이고자하는 것을의미한다. 이러한이성의활동은관조 ( 觀照, theoria) 적인까닭에, 이러한관찰하는이성은이를테면 이론적이성 이다. ( 백종현, 헤겔에서이성의현상학, ꡔ철학사상ꡕ 11호, 2000, p.213). 이이론적이성은 세계에대한보편적관심 을가지는바, 왜냐하면이것은이성이세계속에스스로현재화되어있다는것 을확신하고있기때문이다. 그리하여관찰하는이성은사실은 물성 ( 物性 ) 속에서자기자신의의식만을간취하고자한다. 다시말해, 이성은타자를추구하는듯이보이지만, 이성은그타자에서자기이외의어떠한타자도소유하지않는다는것을알기때문에, 결국이성은오직자기자신의무한성만을추구하는것 이다. ( 인용참조 ) 인용문에서도이야기되고있고, 또그에이어계속해서논의되고있는바이지만결국이성은실제로는 사물이란오직개념으로서만비로소진리일수있다 고주장하는것이다.(S.184) (3-6-1) 이제우리는존재가다만자기의것을뜻하는것으로여기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던이상과같은의식이다시금사념과지각의상태로진입해가는것을보기는하되, 그러나결코이의식은여기서다만타자에대한확신이라는의미에서가아니라그자신이바로이타자자체라고하는데대한확신을지니는것이된다. 그리하여이전까지는의식에게있어서다만사물에관한다양한사실들을지각하며또경험한다는것이우발적으로생기 ( 生起 ) 된것으로만여겨졌으나이제는의식이스스로관찰하고경험하는작업을꾸며나가기에이른것이다. 따라서이전에는우리와의관계에있어서만지양되었던사념이나지각이이제는의식에의하여바로그자신과의관계를통하여지양되기에이른것이다. 마침내여기서이성은진리를인식하는길에들어섬으로써결국사념과지각으로서는한낱사물에지나지않는것으로간주하던것을개념으로받아들이고자하는바, 다시말하면이것은이성이오직물성 ( 物性 ) 속에서자기자신의의식만을간취하고자한다는것을뜻한다. 마침내이성은여기서세계에대한보편적인관심을지니게되는바, 왜냐하면이것은이성이세계속에스스로현재화되어있다는것, 다시말하면이러한현재가곧이성적이라는데대한확신을지니고있기때문이다. 또한여기서이성이자기와는다른타자를추구하기는하되, 그러나이것은어디까지나바로그타자를통해서자기이외의어떤타자를소유하는것이아님을깨닫는가운데행해질뿐이니결국이성은오직자기자신의무한성을추구하는것이된다. (S.183/310 쪽 ) 2.1. 자연의관찰 (3-7) 이성은감성을개념으로변화시키고, 존재를사유로그리고그반대로사유를존재로변화시킨다. 이것이자연을관찰하는이성의길이다.(R. 루드비히, p.150) 이성은 사물이란오직개념으로서만비로소진리일수있다 고주장하는것 (S.184) 이다. 그래서관찰하는이성으로서이성은자기자신의내면깊숙이들어가사물들안에서라기보다는자기안에서사물들의본질을본다. 이제더이상 맛을보고냄새를맡고또한느끼고듣고보는것만이 문제가아니다. 오히려이사물의본질이문제이다.

헤겔 정신현상학 연필을깎는칼이이담배함 ( 函 ) 옆에놓여있다 는것은지각에게는흥미로울수있으나관찰하는이성에게는그렇지않다. 관찰하는이성에게는보편적인것이문제이기때문이다.( 인용참조 ) 관찰하는이성은우선자연의관찰에서시작하여감성적인대상이개념으로변하게한다. 여기서헤겔은의식단계에서의삼분법, 곧사념ㆍ지각ㆍ사물 [ 오성 ] 에대응한자연관찰의삼단계를구별한다. 기술 ( 記述 ) ㆍ징표 ( 徵表 ) ㆍ법칙이그것이다. 계속해서그대강의내용을서술해볼것이다. (3-7-1) 만약에사유를등한히하는무분별한의식이관찰이나경험을진리의원천인듯이언명한다면필경그러한관찰과경험을중시하는사람의말투에서는다만맛을보고냄새를맡고또한느끼고듣고보는것만이유일한문제인듯이여기려는태도가풍겨올것이틀림없다. 이와같이무분별한의식은다만맛을보거나냄새를맡는등의일만을추켜세우려는나머지실은이미그가본질적으로이상과같은감각작용의대상을결정지어놓고있을뿐만아니라적어도이와같은규정이그에게있어서는바로이감각작용만큼이나중요하다는사실을천명하는것을잊어버린셈이된다. 그러나또한이의식은여기서재빨리지각하는것만이자기에게중요한것은아님을실토하면서이를테면연필을깎는칼이이담배함옆에놓여있다는지각내용따위를관찰작용에해당된다고보지는않을것이다. 말하자면지각된것은적어도어떤일반자로서의의미를지녀야만하며, 결코감각적인이것으로규정되어서는안될것이다.(S.185/313-4 쪽 ) (1) 기술 ( 記述 ) (3-8) 사물에대한관찰하는이성의첫번째방식은기술 (das Beschreiben) 의형태를취한다. 기술은관찰하는이성의단계들중가장낮은단계이다. 기술은사물을있는그대로드러내는것처럼보인다. 그러나이성은사물들의여러다양한성질들을모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두기술하는것이아니고개념적으로포착되는것만을기술한다. 더구나기술해야할것은끝이없다. 대상이일단기술되고나면언제나새로운대상이추구되지않을수없기때문이다. 또한이기술에는우연적요소들이많이관여한다. 여기서헤겔은기술의한계를분명하게드러내보이게된다. (3-8-1) 기술한다는것은아직도대상자체내에서운동을영위해나가는것은아니며오히려이운동이다만기술한다는사실속에서진행되고있을뿐이다. 따라서대상이일단기술되고나면이미그것은아무런관심사가되지못한다. 말하자면어떤한가지대상이기술되고나면또다른대상을다루어나가야만하거니와결국이러한과정이끊이지않도록하기위해서는언제나새로운대상이추구되지않을수없는것이다. [ ] 관찰되고기술될수있는광활한무한대의영역이눈앞에펼쳐진다고는하나분명히여기서자연의관찰자로서는일반자의한계까지도아예넘어서게될바로그지점에까지와있음으로해서모름지기그관찰과기술은무한대의재보 ( 財寶 ) 라기보다는차라리자연의한계와함께또한그자신의행위의한계에도마주치게될뿐이다. 그리하여관찰과기술로서는과연자체적으로존재하는듯이보이는것도한낱우연에불과한것이아닌가하는여부를더이상알아낼길이없으려니와더욱이원생적 ( 原生的 ) 인불확정적상태로부터좀처럼자신을발전시키지못한채여전히미숙하고허약하며다만번거롭기만한형상적특징을지닌데불과한것으로서는이제그스스로가기술될수있다는데대한요구마저도내놓을수가없는것이다. (S.186/314-6쪽) (2) 징표 ( 徵表 ) (3-9) 기술의한계를알고있는관찰하는이성은이제징표 (das Merkmal) 를사용하여 본질적인것과비본질적인것을구별 (Unter -scheidung) 하게된다. 이성이감성적성질들을개념적으로포착한다고하는데, 이때개념이란사물들을서로구별하게하는징표들 (die Unterscheidungsmerkmale) 에주목함으로써생겨나는것

헤겔 정신현상학 이다. 징표는사물의본질적인것을표시한다는점에서보편적인것이지만, 비본질적인것은도외시한다는점에서일면적이고한정적이다. 징표는사물의징표이지만동시에그것은인위적인것임도사실이다. 그러나 징표라는것은단지인식에대해서만본질적인관계를지녀야하는것이아니라동시에사물의본질적인특성, 규정도지녀야만하는바, 이인위적징표의체계란모름지기자연그자체의체계에합당한방향에서오직이체계만을표현하면되는것이다. (S.187) 이것은징표라는것이인위적인차원과자연적차원의통일과대립을의미하고있는것으로볼수있다. 보편적인한정을의미하는징표란특수자로서의한정된것과그자체로서의보편적 [ 일반적 ] 인요소를지닌것과의통일을의미하며, 이러한통일은대립을조성하지않을수없게된다. 징표가지닌한정성과보편성 [ 일반성 ] 의대립과모순을통일하는것이이어서논의될법칙이다. (3-9-1) 보편적인자기동일성을유지하는자연의체계에있어서는바로이러한자기동일적인것이인식과사물자체에다같이안겨진자기동일성의보존자라고하는의의를지니게된다. 다만여기서문제가되는것은이와같이자기동일성을간직하는규정성마다가아무거리낌없이그스스로진행돼가는전계열 ( 全系列 ) 을기술하면서동시에자기임의대로움직여나갈수있는여백을마련하는가운데하나의체계를이룰정도로까지확산돼가는것은본질적으로볼때어느덧이와반대되는방향, 다시말하면이상과같은제규정이혼란해지는방향으로빠져들어가는것이기도하다. 왜냐하면보편적인피규정성, 한정을의미하는징표란곧특수자로서의한정된것과그자체로서일반적 [ 보편적 ] 요소를지닌것과의통일을의미하는까닭에모름지기이러한통일은그와같은대립을조성하지않을수없는것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만약한편으로한정된피규정적요소가바로그자신의본질이담겨져있는일반자 [ 보편자 ] 를제압한다할지라도또한이와반대되는편에서는바로이일반자가피규정성을제압함으로써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그와같이한정된것을바로그자체의한계점 ( 限界點 ) 으로까지밀어붙일때어느덧여기서는그러한한정성에수반되는갖가지구별과본질성은다함께혼동돼버리고만다.(S.188/317-8 쪽 ) (3) 법칙 1) 법칙의의미 (3-10) 이성은앞서서술한징표들을가지고자연물들을종과유로나누고그것의체계를세우는바, 이렇게하여다시이성은인위적체계로부터자연적체계로나아간다. 여기서이성은자연의법칙에이르게되는데, 실험이란이법칙을발견해내는방법이라하겠다. 법칙속에서사유와존재의통일이고자하는이성의요구가분명하게드러난다. 이성의본능 은법칙과법칙의개념을추구하는바, 법칙은바로 개념의본성안에서출현 한다.(S.189) 헤겔에따르면 법칙은그자체가개념이다. 만약에법칙이개념속에자기의진리를소유하지못한다고한다면 그것은 필연성을지니지못한한낱우연적인것에지나지않거나 실제로법칙이아니라고해야할것이다.( 인용참조, 편의상언급된순서를바꾸었음 ) 법칙은필연성을가져야하는데, 미리말하자면, 헤겔은경험의세계에서발견되는법칙은그러나개연성만을나타낼뿐이라고본다. 여기서이성은법칙의한계를보게된다. 다시말하면이성은유기체를포함한자연전체에대한관찰에서법칙이성립될수없음을, 즉개념이충분하게발견될수없음을알게된다는것이다. (3-10-1) 이제법칙이란그자체가곧개념인까닭에이러한의식속에깃들인이성의본능은비록자기가이것을원하고있다는사실을스스로깨닫지못하는경우라할지라도필연적으로법칙과또한그의제계기를개념의형태로순화시키려는노력을기울이게마련이다. 여기서이성

헤겔 정신현상학 의본능은법칙에대한실험에손을대기시작한다.(S.191/322쪽) 관찰하는의식에있어서법칙의진리가경험속에서주어진다고하는것은, 즉감각적인존재가그의식에대해서있다는양식을의미할뿐, 결코즉자ㆍ대자적으로존재한다는것을뜻하는것은아니다. 그러나만약에법칙이개념속에서자기의진리를소유하지못한다고한다면모름지기그법칙은필연성을지니지못한한낱우연적인것에지나지않거나또는실제에있어서법칙이아니라는것이된다. 그러나또한법칙이이와같이본질적으로개념의형식을띤다고할지라도이것은결코법칙이관찰행위에대해서현존한다는사실과전혀배치되지않을뿐만아니라오히려법칙은본질적으로개념인까닭에필연적으로그것은현존재로있으며동시에관찰에대해서있게되는것이다. (S.189/320쪽) 2) 법칙의한계 (3-11) 이성의본능 은비유기적세계의영역안에서유기적인것의관찰을위해서법칙들을발견하는쪽으로선회하는데, 여기서법칙의개념은쓸모없어지고만다. 다시말해자연의법칙을추구하는이성은유기적자연에서자신의활동의한계를절실하게깨닫게된다는것이다. 여기서의법칙은유기체의다양성과유기체의자유스러운활동에는도무지합당치않은것으로, 기껏해야피상적인관찰에근거한외면적규정에불과하다는것이드러난다.( 백종현, 헤겔에서의이성의현상학, p.215) 관찰하는이성은 외적인것 [ 외면 ] 은곧내적인것 [ 내면 ] 의표현이라는법칙 (das Gesetz, daß das Ändere der Ausdruck des Inneren ist)(s.199) 이라고하는그럴듯한법칙을세우고외적으로관찰되는조각들을얽어매어하나의유기체를구성하지만, 그것으로서유기체의생명성이드러날수는없는것이다. 예컨대유기체를관찰기술하는과학인해부학의법칙들은 무생명적존재 혹은 동물의시체 에게는타당할지모르나 생명체로서의유기물에해당될성질의것이될수없다 는것이다. 그리하여헤겔은최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종적으로 이제유기체에있어서는도대체법칙이라고하는표상이사라져버리고만다 (S.207) 고결론내린다. 다시말해서자연의관찰을통해이성은끝내개념에도달할수없다는것이다. (3-11-1) 결국형태조직자체로서만볼때유기체는한낱무생명적인존재의추상적측면에따라서파악된데불과하므로다시이러한계기들은해부학이나아니면동물의시체에는속할지언정, 결코인식이나생명체로서의유기물에해당될성질의것이될수없다. 즉이와같은종류의부분으로서는이들제계기는이미존재하지않는것과다름이없으니, 왜냐하면그것은결코과정으로서존재하는것이아니기때문이다. 유기체의존재란본질적으로보편성이나혹은자기자체내로의복귀, 반성을의미하는것이므로전체로서의유기체의존재와또한그의제계기는결코해부학적조직계통내에서존립할수없고오히려그의전체에대한구조적표현이나그제계기의외면성은단지형태화된유기체의다양한부분들에게서진행되는하나의운동으로서만현존할수있을뿐이다. //[ ] 결국유기체의본질은원래보편적인성격을지니는까닭에그것은오히려현실속의자기계기를보편적으로, 다시말하면연면한과정으로서소유하게될뿐, 결코어떤유리된사물속에서일반자의모습을띠는것은아니다.(S.206-7/344-5 쪽 ) 2.2. 자기의식의관찰또는인간개체성의관찰 (3-12) 자연의관찰을통해개념에도달할수없었던관찰하는이성은이제자기의식그자체에대한관찰로, 더정확히는개별적자기의식즉인간개체성에대한관찰로눈을돌린다. 이개체성의관찰은 순수성에서본자기의식의관찰, 그리고 자기의식과그의현실의관계에대한관찰 즉정신과육체의관계에대한관찰이라고하는관찰의두차원을갖는다. 전자에서는형식논리적사고의제법칙이, 그리고후자에서는자기를의식한개체와세계와의관계가문제이다. 후자는더나아가서외적인용모나두개

헤겔 정신현상학 골의모양에서내적인생각이나감정을탐지하려는관상학이나골상학까지다루게된다. 그러나미리말해두자면, 개체성의관찰에서도결국 실패 가이어진다. 즉인간개체성의관찰과기술에서도역시 외적인것은곧내적인것의표현이라는법칙 은공허한것으로드러나게된다는것이다. 그래서결국이론적이성곧관찰하는이성은실천하는이성으로이행하게된다. 2.2.1. 순수성에서본자기의식에대한관찰 : 논리적법칙 (3-13) 순수성과외적현실에대한관계속에서본자기의식의관찰 : 논리적및심리적법칙 (S.221) 이라는작은절의이름에서알수있는자기의식이라불리는정신의관찰에서는두가지차원에서의법칙, 즉자기의식이순수한상태에있을때 (in seiner Reinheit) 성립하는법칙곧형식논리적법칙과, 자기의식이외적현실과관계를지닐때 (in seiner Beziehung auf äußere Wirklichkeit) 성립한다는법칙곧심리적법칙이검토된다. 후자는정신과육체에대한관찰에서성립하는것으로관상학과골상학까지다루게되는데, 이에대해서는곧바로이어지는 인간개체성의관찰 논의에서다루기로하고여기서는전자에대해서만간략히살펴보자. 형식논리학적인 사고의제법칙 (Gesetze des Denkens) 의경우를살펴보면, 논리의세계는순수사유의세계이기에그와같은논리적법칙은 실재와는벗어난곳에깃들여있는것 인, 즉 실재의외부에존재하는 형식적진리에불과하다고하겠다. 따라서실재성이결여된논리적형식만을서술하는사유의법칙들은공허하다. 그것들은사유운동의한부분만을표현하고있을뿐이기때문이다. 관련부분을일부인용해보자. (3-13-1) [ ] 관찰이자기자체내로회귀함으로써오직자유로운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개념으로서만구체적일수있는개념을지향하거니와이때관찰이처음으로발견하는것이사유의제법칙 (Gesetze des Denkens) 인것이다. 사유한다는것은그자체에있어서이와같이관찰이지향하는바와같은개별성을뜻하기는하나, 어디까지나이것은추상적이며동시에전적으로단순성으로환원된부정적인것의운동일뿐이므로여기서사유의제법칙은실재와는벗어난곳에깃들여있는것이된다. 따라서법칙이여기서아무런실재성도지니지못한다는것은오직그법칙이아무런진리일수없다는것을뜻할뿐이다. 물론그럼으로써이러한법칙이전체의진리일수는없을지라도이것이다만형식적인진리일수는있을것이다. 그런데바로이와같이실재성이결여된순수한형식적인것은단지공염불 ( 空念佛 ) 에지나지않거나혹은그자체가곧내용으로간주될수밖에없는다름아닌내적분열, 양분을동반하지않은공허한추상에지나지않을뿐이다.(S.222/366 쪽 ) 2.2.2. 인간개체성의관찰 (1) : 심리학적법칙 (3-14) 이어서 자기의식과그의외적현실과의관계에대한관찰 이논의된다. 여기서부터는인간의개별적자기의식, 즉개체성이문제가되기시작하는바, 관찰하는이성은 관찰하는심리학 에이른다. 여기서는심리학적법칙이검토된다. 관찰하는심리학은관습, 풍속, 사고방식등과같은외적현실과심리적인취미, 경향, 격정등과같은개체성의관계를찾으려고한다. 그러나여기에심리적필연성이성립한다고말하는것은공허한언사에지나지않는다. 왜냐하면현실이개체에게미치는영향은상반될수있기때문이다. 즉어떤개체는 자기에게밀어닥치는현실의물결을순순히자기내면으로밀어들어오게 한다면, 어떤개체는 이물결을가로막으면서이러한흐름을반대방향으로역전, 역류시킨다는것이다. (S.122) 개체성이란그안에서자신을현실성으로표출한자기행위의원환이고, 또한이미현존하는존재와그에의해서만들어진존재의통일일따름이며, 따라

헤겔 정신현상학 서이러한통일을이루는두측면은결코심리적법칙에대한표상에서와같이즉자적으로현존하는세계와대자적으로존재하는개체성이라는양자로분화될수있는것이아니다. 그렇다면여기서심리학적관찰은앞서의두측면을따로떼어놓고관찰하기때문에결국자기의식의현실이나또는자기에대립되는세계에대해서어떠한법칙도발견하지못한다고해야할것이다. (3-14-1) 개체성이란오직자기자신의세계라는뜻으로새겨질수밖에없는바로그러한자기세계에지나지않는것이다. 이렇듯개체성이란그자체는오직자기행위의원환 ( 圓環 ) 을의미할뿐더러바로이속에서개체성은자신을현실로서표출시키는가하면또한이미현존해있는존재와바야흐로이루어져있는존재와의통일을의미하는것이기도하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통일을이루는두측면은결코심리적법칙에대한표상에서와같이즉자적으로현존하는세계와대자적으로존재하는개체성이라는양자로분화될수있는것이아니다. 다시말해서만약에이들두측면을제각기따로떼어놓고볼경우에는이들상호간에아무런필연성이나또는서로의관계를뒷받침할만한법칙도있을수없다는것이다.(S.227/374 쪽 ) 2.2.3. 인간개체성의관찰 (2) : 관상학과골상학 (3-15) 관찰하는이성이행하는 연구여행 은끝으로관상학과골상학에이른다.(R. 루드비히, p.158) 관상학과골상학이라는조금은우스운이들사이비학문에대해서헤겔은지나칠정도로많은지면을할애하면서장황하게기술하고있는데 (S.227-254), 우선그까닭은당시에이것들이유행하고있었고헤겔도이에대해무언가말하고싶었기때문일것이다.( 황세연엮음, ꡔ헤겔정신현상학과논리학강의ꡕ, p.172) 어쨌거나앞서의심리적관찰에서도개념에도달할수없었던이성은여기서도똑같은실패를맛보지않을수없다. 관상학 (Physiognomik) 은외적인얼굴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의용모나인상에서내적인생각을탐지하려는것인데, 헤겔은얼굴이란 언제라도벗어던질수있는가면과같은것 에불과하다고비판한다 (S.233). 골상학 (Schädellehre) 은두개골의모양이나크기에인간의운명이다나타난다는믿음에서출발하는데, 헤겔은이에대하여정신의존재란유동적이며인간은자유라고말한다. 요컨대두개골과정신사이에어떠한법칙도찾아낼수없다는것이다. 아래인용된다음과같은헤겔의말은두사이비학문에대한비판으로서적절하다.( 인용참조 ) 이제최종적으로우리는다음과같이말할수있다. 결국관찰하는이성은외부의자연의관찰을통해서도, 개별적자기의식에대한심리적관찰을통해서도법칙을발견할수없다, 즉개념에도달할수없다는것을자각하지않을수없다고. (3-15-1) 이제이와같은종류의학이발견하고자하는법칙이란다만이상과같이사념된두측면, 즉사념하는측과사념되어진측사이의관계라고나하겠으니모름지기이러한법칙자체가공허한사념에불과한것이기도하다. [ ] 그러므로이러한지 ( 知 ) 의입장에서는아무리그자신이법칙을마련한다는경우에도이법칙이결코아무런내용도얘기해주는바가없는단지빈말에지나지않을뿐이다. 이를또달리말하면결국지는여기서자기의, 자기에관한소견, 사념만을늘어놓은데지나지않는다는사실을직접적으로감지하고있는까닭에결국이러한표현이의미하는것은다음과같은사실을서로동일한것으로취급한다는점에서는일말의진리를뜻한다고도하겠으니 그것은즉자기의사념을표명함으로써오직사실이아닌단지자기에관한사념만을전달하는데그친다는바로이점이다. 이러한관찰은결국그내용에있어서는마치소매상인이가로대 < 대목장이서기만하면꼭비가내린다 > 라고한다거나혹은가정주부가말하기를 < 내가빨래를말릴때면반드시비가온다 > 라고하는경우나다를바가없는것이다.(S.235-6/388쪽)

헤겔 정신현상학 3. 실천적이성 (3-16) 관찰하는이성은현실속에서이성적필연성을확립하려고하였으나현실에서전개되는수많은우연성으로인해실패하지않을수없었다. 이성은이제내부의본질을갖추어외부를발견하는것이아니라자신의실현이자신의진정한요구임을깨닫게된다. 관찰하는이성또는이론적이성이대상의식에관계하고있다면실천적이성은자기의식의영역에관계하고있는바, 이성은이제관찰하는대상의식에서가아니라실천하는자기의식에서자기의참모습을드러내려한다. 이것이헤겔이 < 관찰하는이성 > 에이어 < 자기자신에의한이성적인자기의식의실현 > 이라는표제의절에서논의하는바인데, 여기서 이성적자기의식 이란실천적자기의식으로서의이성으로서 행위하는이성, 실천하는이성 혹은 실천적이성 이라는말로부를수있는말이다. 관찰하는이성이의식의운동, 즉감성적확신ㆍ지각ㆍ오성 [ 지성 ] 의단계를반복해나갔듯이, 이이성은 이번에는자기의식의이중운동을다시한번거쳐나감으로써마침내자립성의단계에서바로그자기의식의자유의영역으로이행한다. 이운동은자기의식의변증법적운동일터인바, 이를통해 자기자신에의한이성적자기의식의실현 이가능해지는것이다. (3-16-1) 마치관찰하는이성이범주적인요소속에서의식의운동으로나타난감각적확신과지각및오성 [ 지성 ] 의단계를반복해나갔듯이이관찰하는이성이이번에는자기의식의이중운동 ( 二重運動 ) 을다시한번거쳐나감으로써마침내자립성의단계에서바로그자기의식의자유의영역으로이행하기에이르는것이다. 우선이와같이활동적인이성은그자신을단순한개체로의식함으로써다만이것은그와같은개체의입장에서오히려자신의현실성을타자속에서요구하며또이를산출해내야만하는것이다. 그러나이런연후에개체적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의식이보편성의단계로까지고양되고나면모름지기이개체는일반적이성으로화함으로써동시에즉자ㆍ대자적인면에서이미인정받는위치에있는이성으로서의자기자신을의식하게된다. 그리하여이와같이인정된위치에있는이성은바로그자신의순수의식속에서모든자기의식을통합하기에이른다.(S.255-6/421 쪽 ) 3.1. 실천적이성의목표로서의인륜의세계 (3-17) 이성은이제대상에의하여거기에서자기의실재를발견하는것이아니라자신의실천적행위를통하여세계에대해자기를실천하고자기를창조하고자한다. 이때이활동하는이성즉실천적이성이그행위의궁극목적으로삼는것이 인륜의세계 (das Reich der Sittlichkeit) 이다. 개체의의식이보편성으로고양되면, 그것은보편적이성이되고, 자신을즉자ㆍ대자적으로이미인정받은이성으로서의식하게된다. (S.256) 그런데우리가 자기가아닌다른자기의식속에서자기자신의확실성과더불어그의진리를간직하고있는인정된자기의식을 [ ] 실재적인것으로취급한다 면, 여기서사회적질서로서의인륜의세계가나타나는것이다. 인륜이란각개체가그자신의독자적인현실속에뿌리박고있는가운데바로그개체들의본질이절대적인정신적통일을이룬것이다. 인륜은그자체가보편적이자기의식이다. 다시말하면인륜은 어떤다른의식속에서그자신이현실적인것임을깨우치는가운데 그자신이이다른의식과통일을이루고있음을의식할뿐만아니라, 바로이런통일을이룸으로써비로소자기의식일수있는그런자기의식이다. ( 백종현, 헤겔에서이성의현상학, p.218) (3-17-1) 이제우리가만약이성적인자기의식의실현이라고하는개념으로서우리앞에등장하기에이른이상과같은목표를 다시말

헤겔 정신현상학 하면자기가아닌다른자유로운의식속에서자기자신의확실성과더불어또한그의진리를간직하고있는인정된자기의식을 실재적인것으로취급한다거나혹은아직도이상과같이내면적인상태에머물러있는정신을이미그현존재적단계로까지개시된실체로서적시한다고한다면모름지기이러한개념속에는사회적질서로서의인륜의세계가펼쳐지기에이른다. 왜냐하면인륜이란모름지기개체의독자적인현실속에뿌리박고있는가운데다름아닌그개체의본질이절대적인정신적통일을이룬것을뜻하기때문이다. 다시말하면인륜이란본래적으로보편적인자기의식이라고하겠으니, 즉이것은어떤다른의식속에서그자신이현실적인것임을깨우치는가운데모름지기이타자적의식이완전한자립성을띠거나혹은자기의식에대한단순한사물로화하기는하나자기의식으로서는마침내여기서그자신이바로그타자적의식과의통일을이루고있음을깨우칠뿐만아니라나아가서는바로이와같은한낱사물로서의대상적실재와통일을이룸으로써비로소자기의식일수있다는것을뜻한다.(S.256-7/421-2 쪽 ) 3.1.1. 인륜의실현과민족 (3-18) 보편성이추상화된결과로서나타나는인륜적실체라는의미에서보자면, 이인륜적실체란 사유된법칙이면서또한이에못지않게직접적이며구체적인자기의식, 다시말하면관습 (Sitte) 이기도하다.(S.256) 그런데헤겔은타자의자립성속에서그타자와의완전한통일을직시하는자기의식적이성의실현이라고하는개념은 민족의삶 (Leben eines Volkes) 속에서그완성된실재성을갖는다고강조한다 (S.256-7) 민족은헤겔에게는민족국가적단위를뜻하기보다는인륜적단위를뜻한다. 즉민족은인륜이진행되는그러한세계라는것이다.(R. 루드비히, 165-6) 민족이라는보편적인정신속에서각자는자기자신에대한확신을얻으며또한타자에대해서도그러한확신을갖는다. 즉나는모든사람에게서내가그러하듯이그들모두가대자적으로자립적인존재들임을직시한다, 또한나는그들에게서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타인들과의자유로운통일을보며, 이통일이나에의한것이듯이또한타인들자신에의한것임을직시한다. 나는그들을나로, 나를그들로직관하는것이다. 그렇기에헤겔은 오직자유로운민족에있어서만진정한의미의이성은실현된다 고말하는것이다. 여기서개인의개별적행위는보편적행위와서로분리될수없다. (3-18-1) 보편적인정신속에서모름지기각자는자기자신이라고하는확신, 즉존재하는현실속에서오직자기자신만을발견하고자하는확신을지님으로써결국각자마다가여기서자신에대해확신하고있듯이또한타인에대해서도그러한확신을지니는것이다. 즉나는모든사람들에게서바로이들이대자적인입장에있는바로그와같은자립적존재이면서도동시에이것은다만나자신이그러한존재와다를바없다고하는사실을직시한다는것이다. 그뿐만아니라또한나는그들타인들에게서바로그들과의자유로운통일을직관하지만이것은오직이자유로운통일이다름아닌나자신을통해서가능하듯이또한못지않게그러한통일이타자자신을통해서도가능해진다는것을뜻하기도한다. 그리하여결국나는그들을나자신으로직관하는가하면또한나를그들로서직관하는것이다. // 이러한점으로볼때오직자유로운민중 [ 민족 ] 에있어서만진정한의미의이성은실현된다고하겠다. 이러한이성이란현재속에생동하는정신이며또한이속에서는개인이자기의소임까지도 [ ] 달성하는것이된다. 이러한이유에서고대의가장뛰어난현자들도 < 지혜와덕성이란바로자기와함께하는민중 [ 민족 ] 의풍습 [ 관습 ] 에따라서사는것이다 > 라는명구를남기기까지했던것이다.(S.258/424-5 쪽 ) 3.1.2. 개인의행복과실천적의식 (3-19) 개인은민족안에서자신이보편적이며개별적본질이라고하는자신의규정에도달한다. 여기서개인의이성은민족의정신과통일을이루는것인데, 이것은이성에게는 행복한상

헤겔 정신현상학 태 가아닐수없다. 그러나개인의자기의식적이성이직접적으로이러한통일상태에이르는것은아니다. 행복은자기의식의출발지요, 목적이다. 왜냐하면행복의실현은아직완결되지않았기때문이다. 다시말하면개인의자기의식적이성은 인륜적실체, 다시말하면온민중 [ 민족 ] 의정신이라는점에서누리는그러한의미의행복에는도달하지못했다 는것이다. 그래서개인은 오직그스스로의정신에의해서자기의행복을추구할수있도록내보내지기에이르는것 이고, 그리하여정신은 자기의현실과대상적인실재와의통일을의식하려는목적을지니고서자기앞에가로놓인세계속으로진입해가는실천적의식 이된다. 이실천적의식은말할것도없이바로인륜의세계를향해나아가는이성적자기의식이다. (3-19-1) 결국이렇게볼때자기의식에대해서는아직도그것이인륜적인실체, 다시말하면온민중의정신이라는점에서누리는그러한의미의행복에는도달하지못했다는것이된다. 왜냐하면이론적인관찰자의입장에서갓되돌아온상태에있는정신으로서는아직도자기자신의힘을빌어서정신으로실현돼있는것은아니기때문이니, 말하자면그는한낱내면적인실재로서, 혹은다만추상적으로정립되어있는데지나지않는다. 또다른말로하면정신은이제야비로소직접적인상태에놓여있을뿐더러이와같이비매개적인상태에놓여있다는점에서이정신은아직도개별적일수밖에없는것이다. 그리하여이제정신은개별자로서의규정을간직한채자기를이중화하고다시이와같은개별자로서의자기를현존하는스스로의반대상 ( 反對像 ) 으로산출해냄으로써마침내자기의현실과대상적인실재와의통일을의식하려는목적을지니고서자기앞에가로놓인세계속으로진입해가는실천적의식 (das praktische Bewußtsein) 이되는것이다. [ ] 결국이러한통일에다다르는것이곧행복으로불리는까닭에모름지기개인은오직그스스로의정신에의해서자기의행복을추구할수있도록세계속으로내보내지기에이르는것이다.(S.259-260/427 쪽 )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3.2. 인륜의세계를향한실천적이성의진행 (3-20) 이제실천적의식은인륜의세계에도달하는여정을시작하는바, 이과정은실천적이성의진행, 더정확히는인륜의세계를향한자기의식의변증법이라는말로표현될수있겠다. ꡔ 정신현상학ꡕ의해당부분, 즉 이성의확신과진리 장 ( 章 ) 의두번째절 자기자신에의한이성적인자기의식의실현 이라는표제의절, 간단히말해 실천적이성 에관한절의구성에대해간략히언급해두자. 이절의구성은의식에서감성적확신 지각 오성 [ 지성 ], 혹은앞에서다루었던 관찰하는이성 에서의기술 징표 법칙의 3분법에준하여쾌락 마음의법칙 덕성 ( 德性 ) 이라는경험과정을거치고있다. 실천적이성의진행순서는각경험내용을포함해서함께표현하면, 첫째 쾌락과필연성, 둘째 마음의법칙과자만의망상, 그리고끝으로 덕성과세계행정 ( 行程 ) 이라는형식으로나타난다. 처음단계에서자기의식의변증법은쾌락을추구하는개별성의모습을띠고전개된다. 그러나그것은결국지양되지않을수없고, 그다음의과정이전개된다. 인용은이과정을간략히묘사하고있는부분이다. (3-20-1) 의식이최초로목적하는바는다만자기의직접적이며추상적인대자적존재일뿐이니, 다시말해서그가목적으로하는바는타자속에서이와같은개별자로서의자신을직관하거나아니면또다른자기의식을다름아닌자기로서직관하는데있다. 결국이와같은목적의진리가무엇인가를경험하는가운데자기의식은좀더고차적인것으로화함으로써마침내그는그자체에대한목적이면서도또한어디까지나이것은그자신이일반자이며동시에법칙을직접적으로자체내에간직한다는한에서만있을수있는자기를뜻하는것이된다. 그러나이러한자기마음의법칙 (Gesetz seines Herzens) 을완

헤겔 정신현상학 성하는가운데어느덧자기의식은여기서개별적인존재란더이상유지될수없을뿐더러오히려선한것은그러한개별자의희생을통해서만구현될수있다는데착안하는가운데바로이자기의식이덕성 (Tugend) 으로화하기에이른다. 여기서이제덕성이경험하는것은오직그의목적하는바가이미자체적으로달성되었을뿐더러행복은또한직접적으로행위자체내에담겨있는까닭에행위자체가바로선을뜻한다고하는사실이외의어떤것도아니다.(S.261/430 쪽 ) 3.2.1. 쾌락과필연성 (3-21) 실천적의식은그처음단계에서쾌락을추구하는개별성의모습을띠고전개된다. 쾌락이란개별적인것으로서자기를다른자기의식속에서자각하는것이고혹은타자를자기자신을위한수단으로하는것이다. 결국자립적인자기의식이직접적으로타자를자기것으로하고 두개의자립적인자기의식이통일된상태를직관하는단계에다다른다 는것이다. 여기서이성으로서의자기의식이목적으로하는것은어디까지나타자의자립성의폐기이고, 바로그것에의한타자와의일체성의획득이다. 그러나이러한목적을실현한다는것은바로이목적자체를지양하는것을뜻할뿐이다. (S.263) 즉쾌락을실현하여향유하는자기의식은타자와의관계에서하나의필연성에말려들게되고, 결국자신을지양하지않을수없게된다는것이다. 왜냐하면여기서자기의식이스스로의대상이된다는것은결코어떤하나의특정한개별자로서가아니라오히려자기자신과그리고또하나의다른자기의식과의통일체로서, 더나가서는지양된개별자이자또한일반자로서만가능한것이기때문이다. (S.263) 여기에서자기의식은목적실현의결과에의해서말려들게되는필연성속에서, 자기의식의자립성과새로이대상으로나타난운명과의대립에빠지고이사이에서고민하게되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는바, 필연성 ( 사회관계 ) 을무시하고개별성을관철한다면자기의몰락을초래할수밖에없을것이다.( 황세연엮음, 1984, p.186-7) (3-21-1) 이렇게볼때결국쾌락을향유하는상태에있는자기의식이자신의본질로삼을수있는대상이란다만이상과같이공허한본질태 ( 本質態 ), 즉순수한통일과순수한구별그리고다시이들양자간의관계가다기화 ( 多岐化 ) 되고전개, 발양된다는데있을뿐이므로결국개체성이자기의본질로서경험하게되는대상이란더이상아무런내용도지닌것이없다. 이제이러한대상은필연성으로불릴수밖에없는바, 왜냐하면필연이나운명등으로불리는것은본래그것이과연무엇을행하는지, 그리고그의특정한법칙이나긍정적인내용이어떤것인지에대해서그누구도말할수있는성질의것이아니기때문이다. 다시말해서필연성이그런것일수밖에없는이유는그것이절대적인개념이면서도또한존재로서직관적순수개념자체일뿐더러더나가서는단순하고공허하면서도또한끊임없이이어져나가는거침없는관계로서, 결국이러한관계로부터이룩된작업이란다만개별성을무 ( 無 ) 로화 ( 化 ) 하게하는데지나지않기때문이다. 그런데이러한관계가하나의확고한연관성을이루는이유는이와같이연관된것이다만순수한본질성이나혹은공허한추상성을의미할뿐이기때문이다.(S.264/435쪽) 3.2.2. 마음의법칙과자만의망상 (1) 마음의법칙 (3-22) 쾌락의향유에서자기의식이필연성을무시하고개별성만을관철한다면자기의몰락을초래할수밖에없는데, 결국자기의식이이러한상황을피할수있는유일한길은개체성을수호하면서더나아가필연성 ( 사회 ) 과의관계를화해시켜가는길이다. 그리하여자기의식은자신의새로운형태를찾지않으면안

헤겔 정신현상학 되는데, 자기의식의이새로운형태가헤겔이말하는바 마음의법칙 (das Gesetz des Herzens) 이다. 개체는더이상자신의개별성을욕구나향유속에서확증된것으로더이상받아들이지않고자신의개별성을세계의개선속에서찾고자하는비전을갖는다. 그러나그것은더이상변덕스런개별적의지가아니라마음속에서부터싹튼기획인데개체는이기획을기꺼이세계내의법칙으로보고자한다. 헤겔은이기획을바로저마음의법칙이라부르는것이다.(R. 루드비히, p.168) 여기에서자기의식이추구하는것은개별적인쾌락이아닌보다차원높은목적인데그것은이를테면 만인의복지 를가져오는쾌락이다. 따라서이마음속에서는법칙과필연성이일체화되고있는것이고개인의쾌락을추구하는것이모든인류의쾌락을추구하는것이며, 모든인류의법칙을실현하는것이곧개인의쾌락을실현하는것이다. (3-22-1) 개체성은이제더이상한낱개별자로서의쾌락만을추구하던앞서간형태에서와같은경박함을지닌것일수는없고오히려숭고한목적을지닌진지함으로봐야만하겠으니, 즉이제이개체성은자신의쾌락을다만스스로가지닌탁월한본질을발휘하는가운데서, 그리고인류의안녕, 복지를마련하는데서추구할따름이다. 이제개체성이실현하는것은그자체가곧법칙인까닭에또한그가추구하는쾌락도역시만인의가슴속에파고들수있는보편적인쾌락일뿐이다. 결국이개체성에있어서는양측이서로불가분적인바, 말하자면이개체성이누리는쾌락은법칙적인것일뿐더러모름지기인류전체를위한법칙을구현시키는것이야말로곧특수자로서의이개인이누리는쾌락이기도한것이다. 왜냐하면이개체성자체내에있어서는바로이개체성과필연적인것이직접적으로하나가되어있음으로써여기서는법칙이곧마음의법칙을이루고있기때문이다. 그런데아직도이개체성은그자신의본래의위치를벗어나지못한탓으로개체성과필연성이라는양자의통일이란것도결코이양자가펴나가는매개적인운동을통해서성취된것이아니며또한도야, 훈련에의해서성취된것도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아니다. 그러므로여기서는직접적이며아무런기율 ( 紀律 ) 에도얽매이지않은본질을실현시키는것이곧우월성을발휘하며또한인류의복지를증진시키는것으로여겨지고있다.(S.267-8/440 쪽 ) (2) 마음의법칙의모순 (3-23) 그러나마음의법칙의실현이란곧자기자신에대립하는것을산출하고그것과직면하는것을의미한다. 요컨대마음의법칙은자기의실현으로말미암아, 즉자신이실현되는순간보편적인질서가되기때문에더이상마음의법칙일수가없게된다는것이다.(S.268) 결국개인의자기의식은분열하고모순에빠지게되는것이다. 이러한모순은계속해서또다른모순을낳는다. 자기법칙의현실화에의해서이현실의질서속에휘말려들게되고이현실이개인의마음의법칙에대항하게된다는것이다. 결국여기에서개별적인자기의식은마음의법칙과보편적질서라는두개의실재에속하게되고, 여기서광란 ( 狂亂 ) 을일으키지않을수없게된다. 결국여기에서스스로본질적인것으로사유한마음의법칙을비본질적인것으로보고비본질적으로생각한현실의질서를본질적으로보는전도 ( 顚倒 ) 가일어나는것이다. 헤겔의말을통해직접들어보자 : 자기의식이스스로를몰락함을자각하는바로이계기를언표하면서동시에여기서자기가경험한바그결과를실토하는가운데모름지기이자기의식은바로그자신이이와같은자기자신의내면적도착 ( 倒錯 ) 이며동시에바로그자신의본질을곧바로비본질로간주하는가하면더나가서자기의현실을곧바로비현실로여기는의식의광란이라고하는점을스스로나타내기에이른다. (S.271) 계속해서헤겔은광란에이르는마음의법칙의모순에대해서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헤겔 정신현상학 (3-23-1) 인류의복리 ( 福利 ) 를위하여맥박치는심장의고동은어느덧광기어린자만의독무대를연출하거나혹은자기의파멸로부터스스로를보존하려는의식의노여움으로바뀌어지거니와특히의식이이와같이자만에빠지거나노여움을띠는것은바로그자신이자아내고있는도착을자신으로부터뿌리쳐버림으로써이것을마치어떤타자의일인양간주하거나또는그와같이표명하려고애쓰는데서빚어진결과이다. 그럼으로써의식은보편적인질서를마치마음의법칙과또한이마음의행복이전도된것으로표방하는가운데모름지기이러한전도가광신적인승려들이나갖은전횡을일삼는폭군들, 그리고이들에게서당하는굴욕에대한보상을받을심산으로그이상의굴욕과압력을가하는시종들에의해서조작됨으로써오직기만당한인류로하여금세상에알려지지도않은갖가지불행을자초한것으로일컫는다. 이와같은광란상태에서의식은개체성을곧광적이며도착된것으로언명하거니와동시에이개체성을자기와는다른외타적 ( 外他的 ) 이며우연적인것으로여긴다. 그러나여전히마음, 즉직접적으로보편성을띠고자의욕하는의식의개별성은바로이광적인도착그자체를의미할뿐이며또한그마음의행위는오직그와같은모순이자기의의식속에떠오르도록하는것을의미할뿐이다. (S.271-2/446-7 쪽 ) 3.2.3. 덕성과세계행정 (1) 덕성과세계행정의관계 (3-24) 개체성은세계를향유하거나그것을개선하고자하는시도가좌절된후에덕성 (Tugend) 이라는외투를슬쩍걸쳐입고자신의규정을발견하려는세번째길을가고자시도한다. (R. 루드비히, p.170) 활동적인이성즉실천적이성의최초의형태인 쾌락 에있어서는자기의식은순수한개체성으로보편성 ( 법칙 ) 을하등고려하지않은채향수를기도하고있었다. 이것에대하여두번째형태인 마음의법칙 에있어서는개체성과법칙성이마음의측면과객관적질서에있어서는그것이대립된형태로존재하였던까닭에사회질서의변혁을기도하고있었던것이다.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그런데세번째형태인 덕성 즉도덕적의식에있어서도개체성과법칙성이라는두계기는도덕적의식의측면에서도, 그리고 세계행정 (Weltlauf) 이라불리는세속적과정에서도함께존재하고다같이지양돼야만하는것이된다.( 황세연, p.190) 이덕성은자신의개체성을철회하고희생을감수할준비가되어있는어떤입장을뜻한다. 따라서덕성은세계행정과반대되는입장에선다. 덕성의측면에서는법칙을본질로하고개체성은지양되어야할것으로하기때문에이의식은자신의전인격을희생하고보편적인법칙, 즉즉자ㆍ대자적으로진리인선 ( 善 ) 으로동일화하고있는것에반하여, 세계행정의측면에있어서는이와반대로개체성이본질로되고즉자ㆍ대자적으로선으로서진리인것은이개체성에봉사하게되어있다. 아래관련인용은이전의두단계에대한요약을겸하고있다. (3-24-1) 활동적인이성의첫번째형태에서는자기의식이그자신을순수한개체성으로여기는가운데바로이개체성에는공허한일반성이대치되어있었다. 그런데두번째형태에와서는이와같이대립되는두부분이각기법칙과개체성이라고하는두개의계기를자체내에간직하게되었는바, 그중한쪽에해당하는마음은이들양자의직접적인통일인데반해서또다른한쪽은이두계기에대립하는것으로나타난바있다. 그런데지금의덕성과세계행정이라는관계에서보면이두부분이다같이법칙과개체성이라는이들계기의통일이면서동시에대립을이루는바, 다시말하면이것은법칙과개체성상호간의운동을나타내면서도또한이들덕성과세계행정이라는운동의방향은서로상반된성격을띠는것이된다. 즉도덕적인의식의경우에는법칙이본질적측면을이룸으로써개체성은덕성그자체의의식에있어서나또는세계행정에있어서도다같이지양돼야만하는것이된다. 이와같이도덕적의식에있어서는단지사사로운입장에있는개체성의본래적으로참답고선한것으로여겨지는일반자의기율 ( 紀律 ) 에따라야만하되, 이와는달리여기서는아직도개별적인의

헤겔 정신현상학 식이잔존해있다.(S.274/450-1 쪽 ) (2) 세계행정에대한덕성의투쟁과패배 (3-25) 세계행정에비분강개한덕성은이세계행정에대항하여그것을전도시키고배후에잠재하는보편성을현현시키고자한다. 이것이덕성이라는기사 ( 騎士 ) 와세계행정간의투쟁이다. 그러나이경우에있어서도덕성의의식속에존재하는것은아무런현실성을지니지않은단지머리속에서만생각하는추상적보편성, 공허한보편성에지나지않게된다. 결국덕성이란 무기를보존한다는일념 ( 一念 ) 만으로싸움을벌였던것 (S.278) 으로볼수있다. 따라서덕성은자기의측면에서나세계행정의측면에있어서나그무기를손상시키지않도록보존하면서자기의목적이고귀함을미사여구를사용하여연설하지않을수없다는것이다. 결국도덕적의식, 덕성은패배하지않을수없다. 개체성을없애버리는보편성의현실화는달성될수없다는것이다.( 인용참조 ) 결국도덕적의식은패배하고오히려세계행정측에서개체성을매개로한보편적인것의현실화가존재한다는것을자각하게된다. 세계행정에서야말로개체성을통하여보편적인것이현실화되고있는것을깨달은의식은이세계행정속에몸을두고거기에서자기실현을꾀하게된다. 이러한의식의새로운형태가헤겔이말하는바 즉자ㆍ대자적으로실재적인것을자각하고있는개체성, 곧자각하는이성또는보편적이성의단계인것이다. (3-25-1) 이개체성이야말로현실성의, 또는현실을구성하는원리임에틀림이없으니, 왜냐하면그것이야말로즉자적으로존재하는것을또한못지않게타자에대해서도존재할수있도록해주는의식이기때문이다. 결국세계의행정이불변적인것을도착, 전도시킨다고는하나그가전도시키는불변적인것은모름지기여기서추상적인무 ( 無 ) 의상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태로부터실제적인존재로의전환을가져오게된다. // 이럼으로써결국세계의행정은그자신과의대립에있어서덕성을이루고있는것에대한승리를거두게되는바, 즉그는비본질적인추상을곧실재로받아들이는덕성에대한승리를거두는것이된다. 그러나여기서세계의행정이승리를거두는것은어떤실재하는것에대해서가아니라결코실질적인구별일수가없는날조된구별에대해서, 그리고인류의최고의복리 ( 福利 ) 와바로이인류에게가해지는탄압및선을위한희생이나재질을악용하는데관한갖가지미사여구를늘어놓는일에대해서승리를거둔다는것을의미할뿐이다. (S.280/460 쪽 ) 4. 보편적이성또는사회적이성 (3-26) 이제개체성이바로현실성임을자각한이성에있어서는스스로행동하는것만이스스로의진리와현실성을나타내고, 나아가서는개체성을표현하거나기술하는것이곧이성의즉자ㆍ대자적인목적이된다. 여기서보편적이성이성립하는바, 이보편적이성이라는것은서로상반되는두이성, 즉 관찰하는이성 과 실천하는이성 을지양하여통일한이성이라하겠다. ꡔ정신현상학ꡕ의 이성의확신과진리 의장 (V) 의세번째절 (C) 의표제가 그스스로즉자ㆍ대자적으로실재하는개체성 이라고되어있는것에서도알수있는바와같이, 보편적이성은대상에서이성개념을발견하려했던관찰하는이성과이성을현실화하는것에의해서이성의개념에도달하려했던실천적이성의부정적통일이라할수있다는것이다. 앞에서살펴본바있지만, 실천적이성은개별적인것과보편적인것이상호침투하여통일을이루고있는이상적인인간결합의방식, 곧인륜을찾아가는영혼의편력과정을그대로나타낸다고할수있는데, 다만이단계에서의의식은인륜적실체를아직 나의것 으로하지못한다. 때문에이를위해서는사회속에몸을두고거기에서진실로보

헤겔 정신현상학 편적인목적을자기의목적으로하면서그표현을통하여자기를실현하여가는의식에이르기까지영혼의자기극복과노력이필요한것이다.( 황세연, p.194) 이런점에서 그스스로즉자ㆍ대자적으로실재하는개체성 으로서의보편적이성은사회적이성이라고도불릴수있는것이다. (3-26-1) 이제는어느덧목적이며동시에즉자적인존재가곧타자를위한존재나또는바로자기목전에펼쳐져있는현실과동일한것임이밝혀진이상여기서는더이상객관적인진리와자기의확신이서로분리될수없게되었다. [ ] 그리하여여기서는즉자ㆍ대자적인본질과목적이직접적으로실재하는데대한그자체로서의확신을나타내며또한고유한본질적측면을나타내는즉자적존재와행동적목적추구성을의미하는대자적존재사이의, 혹은일반자와개체성사이의빈틈없는상호접합, 삼투 ( 滲透 ) 만이있게된것이다. 따라서다만여기서는행동하는것만이그자체에있어서스스로의진리와또한그의현실성을나타낼뿐더러더나가서는개체성을표현하거나언술하는것이곧이행위에게있어서즉자ㆍ대자적인목적이되어있을뿐이다. // 결국이러한개체성의개념이성립되면서동시에자기의식은우선범주가자기의식에대해서, 그리고다시자기의식이범주에대해서취했던태도가제각기관찰하는자기의식과그리고행동하는자기의식으로서지녔던상반되는스스로의두가지규정을뿌리치고자체내로복귀하기에이른다.(S.283-4/466쪽) 4.1. 정신적동물의왕국과사상그자체 4.1.1. 정신적동물의왕국 (3-27) 그스스로즉자ㆍ대자적으로실재하는개체성 은스스로가모든것의실재임을확신하고있는의식의형태인바, 여기서는개인이지닌주관적확신이동시에객관적진리이고반대로또개인은객관적진리가자기자신임을확신하고있다. 보편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적이성으로서의개체성은자유롭게행동하고표현하는것자체가이성의목적이고실현이라고본다. 개체성이곧현실이다. 의식은이제그나름의한정된터전을잡게됨으로써, 이제 정신적동물의왕국 (das geistige Tierreich) 에들어선것이다. 여기서는 아무거리낌없는자유로운상태에서자기자신과의동일성을유지할수도있으려니와이에못지않게마음껏그자신의구별을전개, 세분함으로써바로자기자신을실현시켜나가기위한자기자신과의교호작용 ( 交互作用 ) 을펴나갈따름이다. (S.285) 개인의행동과관련해서보자면, 행동의목적, 이목적을실현하여가는수단및이행위의결과사이에는아무런분열도없는완전한통일을이루고있다. 여기서는타자와의비교도없는까닭에 의기양양 도 불평 도 후회 도생겨나지않는다. 정신적동물의왕국 에서개인은 자기자신에대한확신을안고있으며동시에언제나자기의목적을성취하고있음을깨닫는가운데결국그는자기스스로의희열만을맛보고있는것 이다. (3-27-1) 도대체여기서는의기양양해지는경우도, 불평이나후회를하는경우도생겨날여지가없다. 왜냐하면그와같은일은모두가개인의근원적인본성이나그러한본성이현실속에서실현된다는경우와는또다른어떤내용이나즉자적사실을염두에두는그러한사상에서비롯된것이기때문이다. 결국개인이행하는것이나혹은그개인에게닥친일이어떤것이건간에이것은모두가오직그개인이행한것이며또한이렇듯행해진것은다름아닌개인을나타낼뿐이다. 이제개인으로서는오직어둠속에가려진가능성으로부터현재속의밝은대낮을향해서, 그리고추상적인즉자적상태로부터현실적인존재로서의의미를지니는것을향해서그자신이단적으로이행한다는데대한의식을지니고있을뿐이며나아가서는대낮에자기앞에출현하는것은다만어둠속에잠들어있던것에지나지않는다는확신을지닐뿐이다. [ ] 여기서마침내개인은바로그자신의현실속에서다름아닌이현실과자기와의통일이외의그어떤것도발견할수없음을알게되었으니, 말하

헤겔 정신현상학 자면진정한의미에서의자기자신에대한확신을안고있으며동시에언제나자기의목적을성취하고있음을깨닫는가운데결국그는자기스스로의희열만을맛보고있는것이된다.(S.290/497-8 쪽 ) 4.1.2. 작품과사상그자체 (3-28) 정신적동물의왕국에서행동은주변세계의사정과함께시작하는것이요, 목적은관심이요, 수단은능력들이다. 그렇다면전체는작품이된다. 작품속에서개체는자신을나타내며드러낸다. (R. 루드비히, p.176) 헤겔은작품 (Werk) 이란 의식이자기자신에게부여하는실재성 이며 그속에서개인으로하여금그가즉각적으로무엇인가를자각하게하는것 이라고말한다. (S.290) 그에따르면 참다운작품 (das wahre Werk) 은오직행위와존재, 그리고의욕과수행과의통일일수밖에없는것 (S.294) 이고동시에 사상 ( 事象 ) 그자체 (die Sache selbst) 이다. 사상그자체란단적으로자기를관철시켜나가는것이며, 개인적행위의우연성이나 환경, 수단및현실과같은우연성을나타내는데그치는단순한사상 에독립적인것이다.( 인용참조 ) 그러나사상그자체가개인적이고우연적인것과무관하다고하지만본질적으로그것은 현실과개인의상호침투 ( 浸透 ) 인양자의통일 이다. 그러기에헤겔은 만약순수한사상만을절대적인관심사로삼아야한다면이는자기자신만이아니라또한이에못지않게타자에대해서도기만하는것이될수밖에없다 (S.285) 고말하는것이다. (3-28-1) 이제의식은참으로자기의존립을뒷받침하는개념을경험하게되는바이개념에있어서는현실이란한낱계기에지나지않는것이며동시에그것은의식을위해서만있는것일뿐, 결코즉자ㆍ대자적으로존재하는것은아니다. 의식은이와같이현실을단지소멸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될수밖에없는덧없는계기로받아들임으로써마침내이현실이란그에게있어서다만스스로의보편성이곧행위와전혀다를바없는그러한존재일반으로인식되기에이른다. 결국이러한통일, 즉존재와행위의동일성이야말로참다운의미의작업 [ 작품 ] 을뜻하는것이된다. 동시에이러한의미의작업 [ 작품 ] 을곧사상그자체 (die Sache selst) 라고할수있으려니와, 이것은다만자기를관철시키면서그자신을지속적인요소로경험할뿐만아니라더나가서는개인의행위그자체가지니는우연성과그밖에환경, 수단및현실과같은우연성을나타내는데그치는단순한사실, 사상과는무관한것이라고하겠다.(S.294/485쪽) 4.2. 법칙수립적이성 (3-29) 헤겔은 인륜의왕국 에도달하기까지하나의과정을설정하고동시에그것을비판하는데, 그것은사상그자체를 인륜적실체 (sittliche Substanz) 로취급하는입장이다. 여기서이성은형식화함으로써이인륜적실체를탐색함과동시에이형식화를통하여그것을포착하려고한다. 그리하여이성은 법칙수립적이성 (gesetzgebunde Vernunft) 이되기에이른다. 이성은단순히그자신의눈으로본그대로그본질을법칙으로언명한다. 그러나이와같아언명된것의형식은 ( 법칙이아니라 ) 계율 ( 戒律 ) 이다. 계율은보편적인것이지만이러한보편성은그때그때마다닥치는상황의다양성에배치되는것이다. 예를들면, 누구나진실을말해야한다 고하자. 이러한요청의의미에는 누구나제각기진실을알고있을때에한해서 라는말이첨가되어야할필요가있다. 건전한이성은저러한계율도역시그와같은뜻을지닌것으로이해되었을따름이라고설명한다. 그러나저러한계율속에법칙을부여했던것이바로이성인한, 이제이성은이러한분야자체에있어서는이미그스스로가모순에빠져있었다

헤겔 정신현상학 고말할수밖에없다. 이리하여보편적인필연성을지녔던것이완전한우연에한것이되어버린것이다.( 인용참조 ) 네이웃을너자신과같이사랑하라 라는계율에서도이점을똑같이확인할수있다.(S.304) 이처럼실상은계율일뿐인법칙은의미있는아무런내용도갖지못하게되고, 이제법칙수립자로서의이성은법칙을검토하는이성으로격하되기에이른다. (3-29-1) < 누구나진실을말해야만한다 > 그러나이와같이무조건적으로언명된의무의경우에도곧다시여기에는 < 다만그들누구나가진실을알고있을때에한해서 > 라는하나의조건이첨가될수있겠다. 그러므로여기서내려지게될계율 ( 戒律 ) 이라면누구나그자신이파악하고있고또확신을지니고있는바에따라서언제나진실을말해야한다는것이될것이다. 그런데건전한이성으로서는, 다시말해서무엇이바르고선한가하는것을직접적으로알고있는인륜적의식으로서는그와같이제시된조건이이미자기가보편적인입장에서표명한내용과결합되어있음으로써결국건전한이성자신으로서도그와같은뜻을지닌계율을염두에두었다고언명할것이다. 그러나실제에있어서는어느덧건전한이성이바로그계율을직접적으로언표하는가운데다름아닌그계율을파기하고있음을시인하는것이된다. 즉건전한이성이말로는누구나가진실을얘기해야한다고하면서도실제로이이성이염두에두고있는것은누구나가다만진리에대해서알거나또확신하는바에따라서진실을말해야만한다는것에지나지않으므로결국이성은여기서자기가뜻하던바와는다른말을했다는것이된다. [ ] 결국이러한상태에서는명제가언표하고자했던보편적인필연성을지니면서동시에즉자적으로도타당한것은오히려완전한우연에불과한것이되어버린셈이다.(S.303/501 쪽 ) 4.3. 법칙검증적이성 4.3.1. 법칙검증적이성혹은사법적이성 (3-30) 법칙수립적이성에대한설명에서드러났듯이성은내용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을그스스로의손에넣을수는없다고하더라도, 그것은하나의척도, 즉 어떤내용이법칙일수있느냐없느냐 를평가하는기준일수는있다. 여기서법칙을검토하는이성, 즉 법칙검증적이성 (gesetzgefünde Vernunft) 이성립한다. 앞서설명한법칙수립적이성이입법적이성이라면법칙검증적이성은사법적이성이라불릴만하다. 하르트만에따르면, 법칙검증적이성에서이성은곧바로칸트식명법 (der Kantische Imperativ) 의입장에이르게되는바, 이칸트식명법이란형식적, 보편적인법칙일뿐더러또한오직일반적제약만을언표할따름이다. 그리고이러한일반적제약하에는한낱격률 (Maxime) 에지나지않는것이법칙으로간주되고있다. 법칙검증적이성은자신은완전히형식적보편성에머물러있으면서모순율을유일한기준으로하여내용이동어반복이되는지어떤지, 자기모순을포함하고있는지어떤지를검토하는것이다. 여기에서는법칙이이성에의해서입법 ( 立法 ) 되는것이아니라이미주어진것으로오직그것에결합하여내용이검토되는것이다. 그러나모순이없는보편타당성을지닌평가기준은문제가구체적인내용에이르자마자곧무능한것이되고만다. 헤겔은사유재산문제를예로들어이러한결과를드러낸다.(S.307-8) (3-30-1) 그리하여검증적인이성이자체내에지니고있는법칙의평가기준은그모든것에꼭같이잘적용될수있는것이어서결국이것은실제로그어떤평가기준도될수없다는것과같다. 그러므로만약에이와같이동어반복에지나지않는다고할모순율이이론적진리의인식을위해서는단지하나의형식적인평가기준으로밖에는, 즉진리와허위중의그어느것에대해서도다같이무관한것으로밖에는인정되지않는마당에마치그모순율이실천적인진리의인식을위해서는형식적인기준이상의역할을해야만한다는듯이여겨진다면이는실로해괴한현상이라고하지않을수가없겠다.(S.308/510 쪽 )

헤겔 정신현상학 4.3.2. 법칙수립및법칙검증의지양 (3-31) 이제법칙의수립과검증이모두무의미한것으로드러난듯이보인다. 그런데 법칙의수립과검증이다같이무의미한것으로입증되었다는것은이들양자가서로유리된개별자의위치에서는한낱불안정하게방황하는인류적의식의계기에지나지않는다는의미 를지닌다.(S.309) 헤겔에따르면이들두계가가사상그자체에관한의식의좀더세밀한규정이라면이들두계기는 성실성을나타내는형식 (Formen der Ehrlichkeit) 으로간주될수있는바, 두계기에성실성이관계하지않는다면, 법칙은결코의식의본질로서타당할수도없으려니와또한마찬가지로법칙을검증하는것마저도 [ ] 타당할수가없다. 또한법칙의수립과검증이각각유리되어등장하는것은어느것도인륜적실체에대한의식곧인륜적의식으로서타당하지않다. 이럴경우에전자는인륜이 그러한법칙에순종하도록만드는폭군의전횡 ( 專橫 ) 과도같은의미를지니고, 후자는 이들법칙을마치자신에게는생소한자의의발로인듯이취급하는지 ( 知 ) 의고만 ( 高慢 ) 함 을뜻하는것이되어버린다. 이것을극복하는길은바로이두태도를지양하여전체성을회복하면서이들의모순을전체의계기로서파악하는방법밖에없다. 법칙수립과검증이라고하는두가지태도가지양됨으로써두계기사이의대립이해소되는것은물론이고, 오직이것에의해서만형식과내용, 개별과보편의대립도해소되고, 그럼으로써그것들이진실로상호침투하는인륜적실체가성립하는것이다. (3-31-1) 한정된의미의법칙으로서는한낱우연적인내용을지닌데불과하므로 결국이것은한정적인법칙이란자의적 ( 恣意的 ) 내용을지닌개별적의식의법칙에불과하다는것이된다. 따라서그와같은직접적방식에의한법칙제정 [ 수립 ] 이란다만자의를법칙으로화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하게하며인륜은다만자의에반하는 즉한낱제정된법칙에지나지않을뿐, 결코계율일수는없는 그러한법칙에순종하도록만드는폭군의전횡 ( 專橫 ) 과도같은것이다. 이와마찬가지로두번째계기도또한홀로유리된상태에서는움직일수없는것을구태여움직이게함을뜻하는법칙의검증과그리고절대적인법칙으로부터이탈하여자유롭게제나름의경륜을펴나가는가운데이들법칙을마치자신에게는생소한자의의발로 ( 發 F) 인듯이취급하는지 ( 知 ) 의고만 ( 高慢 ) 함을뜻하는것이다.// 이상두가지형식을놓고볼때여기서는법칙의제정 [ 수립 ] 과그검증이라고하는두계기가다같이실체에대해서나또는실재하는정신적본질에대해서단지부정적인관계를지닐뿐이다.(S.309-10/5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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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3 권제 17 호 발행일 2004년 6월 10일발행인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151-742, 서울시관악구신림동산56-1 E-mail: philinst@plaza.snu.ac.kr 전화 : 02) 880-6223 팩스 : 02) 874-0126 출판도서출판관악 02) 871-2118, 878-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