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회공공연구원,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주최사회공공연구원, 전국공공운수노조
좌장 조돈문 ( 가톨릭대학교사회학과교수, 사회공공연구원전이사장 ) 발제1 장기불황과경제정책대안들 : 시장주의재벌개혁론, 소득주도성장정책, 기본소득론비판김성구 ( 한신대학교국제경제학과교수 ) 발제 2 공공부문민주적 사회적재편의방향과과제 송주명 ( 사회공공연구원원장, 전민교협상임의장 ) 토론박용석 ( 전공공운수노조공공기관사업본부장, 사회공공연구원부원장 ) 서영표 ( 제주대학교사회학과교수 ) 안정화 ( 한국기술교육대학교고용노동연수원교수 ) 양준호 ( 인천대학교경제학과교수 )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공동운영위원장 )
목차 발제 1 장기불황과경제정책대안들 : 시장주의재벌개혁론, 소득주도성장정책, 기본소득론비판 ( 김성구 )... 1 발제 2 공공부문민주적 사회적재편의 방향과과제 ( 사회공공연구원 )... 27 토론 1 공공대개혁의방향과전망토론자료 ( 박용석 )... 77 토론 2 사회공공성투쟁과탈자본주의기획 ( 서영표 )... 91 토론 3 공공대개혁의방향과전망 토론문 ( 고용 노동을중심으로 ) ( 안정화 )... 101 토론 4 공공부문의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의한계와민주적 사회적 재편을위한단서 : 신공공관리 (NPM) 개혁을넘어 협치형 개혁으로 ( 양준호 )... 111 토론 5 공공대개혁과노동조합의역할 ( 오건호 )... 117
발제 1 장기불황과경제정책대안들 * : 시장주의재벌개혁론, 소득주도성장정책, 기본소득론비판 김성구 한신대국제경제학과교수 오늘날우리가겪고있는세계적인장기불황은 1970년대초장기호황의종료와케인스주의의파산과함께시작되었고, 케인스주의의위기에대한대안으로등장한신자유주의로의전환에도불구하고장기불황은극복되지못했으며, 2008년세계금융위기와신자유주의의위기속에서장기불황은더욱심화되었다. 그럼에도신자유주의는종말은커녕손실의사회화와양적완화등자본주의국가의전면적인개입정책으로재건되었고, 신자유주의의경제정책적헤게모니는세계적으로여전히완강한편이어서당분간장기불황을극복할전망은좀처럼찾기어려운실정이다. 물론이런상황하에서도진보좌파로부터는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을극복하기위한여러경제정책대안들이모색, 논의되고있는데, 특히한국에서는문재인정권의등장과함께이른바소득주도성장정책이주도적인경제정책으로부각되고있 1
고, 지난대선기간에상당히파급력을갖는이슈로서주목받은기본소득도 사회보장정책으로서부분적으로수용되었다. 뿐만아니라참여연대와경실 련출신의주요인물들이직접문재인정권에참여함으로써이들의시장주 의재벌개혁도이제는무책임한과거와는차원이다른, 실제적인경제정책 대안으로서기대를모으고있다. 이론적으로보면이대안들은서로다른성격의대안들인데, 이질적인대안 들이문재인정권에결합해서신자유주의를지양하고양극화의해소와경 제성장의회복을도모하겠다는것이다. 이러한경제정책들이과연신자유주 의와장기불황에대한대안이될수있을까, 이에대한검토가이글의주 제다. 우선시장주의재벌개혁론은신자유주의에대한대안은커녕그자체 가신자유주의경제정책의일환인반면, 소득주도성장정책과기본소득론은 각각나름대로신자유주의에대한대안이라할수있다. 이런점에서문재 인정권의성격은한편에서신자유주의의연장선상에있으면서, 다른한편 에서는신자유주의를넘어가고자하는바, 이는곧자유주의 보수주의정권 20 년의강경한신자유주의로부터온건한신자유주의로의전환으로규정할 수있을것이다. 1) 신자유주의재벌개혁으로부터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을 넘어간다는것은어불성설이다. 신자유주의로신자유주의를극복할수는없 는것이다. 소득주도성장정책과기본소득론은신자유주의는아니지만, 이 * 이글은 ( 제 3 절과제 4 절은새로쓴것이지만 ) 필자의여러글들을토대로해서발췌도하고또보충도해서하나의글로다시작성한것이다. 관련문헌은다음을참조하기바란다. 김성구, 신자유주의금융위기와주기적공황 - 2007/2009 년위기의성격과전망, 김성구편, 현대자본주의와장기불황, 그린비, 2011; 김성구, 세계금융위기로다시읽는마르크스, 김성구, 신자유주의와공모자들, 나름북스, 2014; 김성구. 2008 년위기이후 : 자본주의위기및붕괴논쟁평가, 김성구외, 금융위기이후의자본주의, 나름북스, 2017; 김성구, 현대자본주의론과마르크스위기론, < 마르크스주의연구 > 제 46 호, 2017; 김성구, 1 원 1 표주의 재벌개혁은퇴행적경제민주화, 김성구, 신자유주의와공모자들, 앞의책 ; 김성구, 한국의경제민주화, 정말진보적인가?, 김성구, 같은책 ; 김성구, 경제민주화로공황과금융위기극복하나?, 김성구, 같은책 ; 김성구, 기본소득, 참받고싶은데요, 김성구, 경제무식자, 불온한경제학을만나다, 나름북스, 2016. 1) 김대중 노무현정권의경제정책은말로는, 이데올로기로는온건한신자유주의 ( 이른바 민주적시장경제 또는 시장경제와민주주의의병행발전 ) 지만실제로는이명박 박근혜정권과별로다를바없는강경한신자유주의였다. 오늘날 헬조선 으로불리우는한국사회의참상은자유주의정권 10 년, 보수주의정권 9 년의강경한신자유주의정책의결과다. 한편문재인정권은어떻게개혁을말한다하더라도기본적으로자본및금융자유화와노동유연화를거부하지않고오히려계승한다는점에서신자유주의적성격을부정할수없다. 실로문재인정권은김대중 노무현정권의계승을말하고있는데, 이는이데올로기적으로일관된것이며, 다만말로만해왔던두정권의온건한신자유주의를실제정책으로계승하겠다는정도로평가할수있다. 2
런대안으로장기불황을극복할수있을것으로보이지는않는다. 장기불황을극복할전망이없다면, 이들대안들은결국실패할것이고, 대안의실패는다시신자유주의반동이강화되는계기가될것이다. 이들대안은장기불황의대안이라주장하면서도실은자본주의의위기와공황에대한이론도결여되어있어장기불황이왜발생했는지, 왜장기간의불황이지속되고있는건지도설명하지못하고, 따라서이게어떻게장기불황을극복할대안인지도설명하지못한다. 이하에서는먼저현단계장기불황의역사적성격과, 단기적으로는경기순환의현국면을살펴보고, 그위에서이들대안이왜장기불황과경기순환상의공황에대한올바른해법이될수없는지를논증할것이며, 나아가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을진정으로극복할좌파의대안을제시할것이다. 1. 장기불황의현단계와경기순환의현국면 자본주의세계경제는 1970년대이래전후의고도성장의동학을상실하고불안정하게되었는바, 이는저성장과대량실업의구조화, 재정위기와인플레, IMF의고정환율제의붕괴와달러위기, 자본주의중심국가들간의경쟁심화, 자본자유화와금융세계화, 외환위기와금융위기의파상적전개등에서표현되었다. 전후브레튼우즈체제의위기와해체를의미하는이성장동학의상실과불안정화의근저에는두가지근본적인요인이있다. 하나는이윤율의경향적저하와과잉자본의구조화다. 모순적으로보이지만, 자본주의하에서생산력발전은이윤에의해지배되는자본관계와충돌하기때문에이윤율저하를가져온다. 즉생산력발전과함께생산과정에서잉여가치의원천인노동력이점차축출되고생산수단은거대화된다. 마르크스에의하면노동력과생산수단의결합비율은자본의기술적구성, 그가치표현은자본의 ( 유기적 ) 구성이라고하는데, 생산력발전에따라자본의유기적구성이고도화하면, 투자되는총자본대비잉여가치 ( 이윤 ) 의비율인평균이윤율은경향적으로하락하지않을수없다. 이윤율은자본주의체제의존립조건이기때문에, 이윤율의경향적저하는단순하게주기적공황의문제가아니라자본주의체제자체의위기를가져온다.( 주기적공황은이윤율의경향적저하때문이아니라자본간경쟁하에서의생산과소비의대 3
립적발전과과잉투자 / 과잉생산에서비롯된다 ). 이렇게되면자본주의는장기불황에빠지고, 체제의존립이위태롭게된다. 1950~60년대의장기호황끝에이윤율의경향적저하법칙이다시관철되면서장기불황을맞이하게된것이다. 장기불황을가져온또하나의요인은 ( 국가 ) 독점자본주의의고유한모순과위기메커니즘이다. 자본주의위기에직면해서국가가전면적으로개입하는것은 1930년대대공황이래자본주의의주요현상이다. 경제공황이란언제나전반적과잉생산 / 과잉자본의폭발이고, 공황은이과잉생산 / 과잉자본을청산하는기능을담당한다. 공황을통한과잉생산 / 과잉자본의청산을통해비로소새로운축적의조건이형성되며, 경기순환이다시반복될수있다. 문제는 19세기자유경쟁자본주의단계와달리 20세기의독점자본주의단계에서는점점더위기시에과잉생산 / 과잉자본의청산을시장의자발성에맡기기어렵게되었다는것이다. 왜냐하면거대한독점자본과대형은행이위기에빠지면서과잉생산 / 과잉자본의청산이아니라자본주의자체의청산이될가능성이높아졌기때문이다. 국가의개입과위기관리가불가피하게요구되었고, 이로써자본주의는 ( 케인스주의적 ) 국가독점자본주의로성장전화하였다. 그러나국가의개입은공황의청산기능을왜곡해서과잉자본을구제해줌으로써공황의반복과정에서과잉자본의만성화와구조화를야기하며, 새로운형태의모순과위기를가져온다. 달러남발과인플레, 재정위기, 스태그플레이션그리고세계통화달러의위기등케인스주의적개입주의가가져온새로운형태의위기로전후의장기호황은종말을고하였다. 신자유주의는현대장기불황과케인스주의의위기에대한보수적대안이었다. 마르크스주의위기론의관점에서보면, 이장기불황은사적자본의부담하에과잉자본을대량감가, 청산하는한편, 사회화의일층의진전을통해이윤논리에기반하지않은재생산의계획적조절을달성함으로써극복해야할것이었다. 이에반해신자유주의는오히려케인스주의라는제한된국가규제와사회화마저해체시키고, 노동시장, 자본시장, 금융시장의전면적자유화를추진하며, 이를세계시장의개방과자유화에결합시켰다. 또한다른한편에서는그이데올로기적주장과는달리공적자금투입과공황으로부터의구제, 보조금지급과군비지출확대등독점자본에대한국가적지원을강화하였다. 이는과잉자본의청산을회피하고, 실물부문에서의착취율제고와함께군수부문및금융부문에서의기생적축적을추구하는것 4
에서과잉자본의배출구를찾고자한것이었다. 그러나금융부문의수익 ( 이 자및배당이윤그리고자본차익 ) 의토대가실물부문에서의이윤창출이라는 점에서볼때, 실물부문에서의과잉자본의압력과성장둔화의지속하에서 금융자본의비정상적인확장은모순을첨예화할수밖에없었다. 결국신자 유주의하장기불황은지속되었고, 금융투기와금융위기가스태그플레이션 의위기에중첩되어오늘날위기의주요형태로부각되었다. 2008 년금융위 기는신자유주의지배의이와같은위기연관하에서폭발한대파국이었으 며, 손실의사회화와양적완화등이위기에대한신자유주의적개입프로 그램으로인해신자유주의는재건되었지만, 국가채무위기에서보는바처럼 자본주의의위기는더욱심화되었다. 자본주의역사에서보면현재의장기불황또는구조위기는제 3 차구조위기 로평가한다. 제 1 차구조위기는 1873~1895 년대불황시기이고, 이로부터 자유경쟁자본주의는독점자본주의로단계이행하였으며, 제 2 차구조위기는 1929~1945 년시기로서 1930 년대대공황이후국가의전면적경제개입과 함께독점자본주의는국가독점자본주의로성장전화하였다. 전후확립된국 가독점자본주의는케인스주의적형태의개혁적국가독점자본주의였다. 제 3 차구조위기는 1970~80 년대이래현재까지지속되는장기침체를말하며, 국가독점자본주의는케인스주의적형태로부터신자유주의적형태로전환하 였다. 신자유주의적국가독점자본주의는두말할것없이반동적국가독점자 본주의다. 그리고제 3 차구조위기는위에서설명한바처럼다음세국면으 로분류할수있다. 즉, 제 1 국면 : 1970~80 년대초케인스주의적국가독점 자본주의의위기, 제 2 국면 : 1980 년대이후신자유주의적국가독점자본주의 의지배와그위기, 제 3 국면 : 2008 년금융위기이후신자유주의적국가독 점자본주의의위기심화. 2) 2) 이와달리김수행, 박승호, G. Duménil D. Lévy 나 D. McNally 등일부논자들은지난금융위기를새로운장기불황의시작으로평가해서결국제 4 차구조위기를주장한다. 반면 J. B. Foster F. Magdoff 나 R. Brenner, C. Harman, 정성진등은 1970 년대이래구조위기가계속된다는만성적위기론을대표하고있다. 관련문헌은김성구. 2008 년위기이후 : 자본주의위기및붕괴논쟁평가, 앞의글을참조하라. 그런데 4 차구조위기를말하기위해서는신자유주의를대신하는새로운축적체제의등장뿐아니라신자유주의하장기번영도전제하지않으면안된다. 성장이계속둔화되고있다면제 3 차구조위기가지속하는것이므로새삼스럽게제 4 차구조위기를말할수없기때문이다. 그래서박승호와 McNally 는 1982~2007 년을신자유주의팽창기라고주장한다. 그러나신자유주의가케인스주의의위기를극복해서장기번영을가져왔다는이들의주장은별로설득력이없다. 우선실질 GDP 성장률통계 (< 표 4>) 만보아도이시기성장률은미국의경우 5
제3차구조위기의제3국면을개시한 2008년위기는신자유주의금융위기 ( 신자유주의적국가독점자본주의의구조위기가표출되는금융위기 ) 와주기적공황이중첩된위기였다. 그러나공적자금투입과양적완화그리고국가채무한도의증액등국가개입을통해미봉책이지만금융위기와국가채무위기는일단진정되었으며, 경기순환상으로는 2012년부터미국경제가, 더블딥을겪은유로존은 2016년부터취약하지만호황국면에진입하였다. 2008년위기를금융위기의측면과주기적공황의측면, 두측면으로부터고찰하면, 그전개와국면변화를다음 < 표 > 들에서와같이요약, 정리할수있다. 3) 겨우위기의시대인 1970 년대의성장률수준이고세계전체의경우에는그수준에도미치지못해이시기가사실 1970 년대이래장기불황이지속되는시기임을알수있다.( 미국성장률은 BEA, https://www.bea.gov/national/index.htm, 세계성장률은 World Bank, http://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kd.zg?view=chart 참조.) 또한케인스주의의위기는인플레이션 / 스태그플레이션, 재정위기, IMF 통화위기 ( 달러위기 ), 무역전쟁등의구조위기를말하는데, 신자유주의하에서이들위기는해결되기는커녕더욱심화되었기때문이다. 특히 1980~1990 년대초반까지미국은이른바쌍둥이적자 ( 재정적자와국제수지적자 ) 의기록적인갱신에시달렸고, 1990 년대중반이후에도국제수지적자와달러위기 / 통화위기, 무역전쟁은지속되었다. 그리고 1970 년대중반이래유럽자본주의는장기침체가지속되었고, 1990/1991 년에는일본자본주의도 20 년장기불황에빠졌으며, 1987 년세계금융위기, 1997 년동아시아외환위기, 2000 년미국닷컴경제붕괴등이연달아일어났다. 이렇듯이시기는신자유주의성장시기가아니라케인스주의의위기가지속되고그위에서신자유주의금융위기가중첩되어성장이둔화되고불안정이심화된시기다. 그리고 2008 년위기이후 10 년이다가오는시간이지만신자유주의를대체하는새로운축적체제가출현하는것도아니다. 결국지난금융위기는 1980 년대이래지속되는신자유주의위기메커니즘의연장선상에서발생한대규모금융위기이며, 특별히제 4 차구조위기로규정할수없다. 1970 년대이래제 3 차구조위기가케인스주의의위기로부터신자유주의의위기로위기의형태를바꿔가며지속되고있는상황이다. 3) 지난금융위기에대한필자의이러한평가는현재의자본주의상태에조응하도록위기분석을꿰맞춘게아니라이미금융위기의한가운데서 2009 년말부터위기에대한분석과전망으로제출되었던것이다. 이위기로신자유주의가케인스주의로교체될거라든가아예자본주의가전면적으로붕괴될거라고전망하던케인스주의적좌파나영미권마르크스주의적좌파의분석오류와비교하면실로국가독점자본주의론의과학성, 이론적유효성을확인할수있다. 반면미국의더블딥, 국가채무위기, 유로존해체, 중국의경착륙등이어우러져 2013 년에는자본주의가 퍼펙트스톰 (perfect storm) 을맞이할거라던루비니의 뻥 은이제월가의스캔들로회자되고있다. 한국에서는 2012 년인가 2013 년에자본주의가종말을고할거라는윤소영의터무니없는주장이스캔들로남게되었다. 6
< 표 1> 금융위기전개의국면들 제 1 국면글로벌금융위기 (2007~2008) 제 2 국면 제 3 국면 현국면 금융위기로부터실물경제위기 / 채무위기로 (2008~2010): 금융위기--> 실물경제위기 (2009)-->( 조세수입감소 / 재정지출증대 ) --> 재정적자증대--> 채무위기 (2010) 금융위기-->( 공적자금투입을통한금융자본회생 / 손실의사회화 ) --> 재정적자심화--> 채무위기 (2010) 실물경제의회복국면으로의전환 (2010) 과, 채무위기와금융위기의상호작용및심화 (2010~2012): 채무위기--> 채무국가의국채가격폭락 / 은행자산손실--> 금융위기심화 --> 재정추가지출--> 금융위기와채무위기의상호작용--> 긴축 --> 성장둔화 / 악화--> 재정 / 채무위기지속경기회복--> 재정적자감소 / 금융자산가치회복 --> 채무위기 / 금융위기완화회복국면을넘어호황으로, 손실의사회화와양적완화를통한금융자본회생, 2013년이래채무위기 / 금융위기의진정과봉합, 신자유주의재건 < 표 2> 미국경제의경기순환 공황 / 불황 2007 년 4/4 분기 ( 전사이클실질 GDP 고점 )* ~2009 년 2/4 분기 ( 저점, 하방전환점 ) 경기회복 ( 활황 ) 2009 년 3/4 분기 ~2011 년 4/4 분기 ( 전사이클고점회복 )** 호황국면 2012 년 1/4 분기 ~ 현재 * ( 전사이클피크 ): 2007 4/4분기 ( 실질GDP 14조9918억달러 ) 또는 2008 2/4분기 (14조 9634억달러 ) ** ( 전사이클고점회복 ): 2011년 2/4분기 ( 실질GDP 14조 9896억달러 ) 또는 2011년 3/4 분기 (15조 211억달러 ) 출처 : Bureau of Economic Analysis 7
< 표 3> 유로존의경기순환 공황 / 불황경기회복 ( 활황 ) 더블딥경기회복호황 2008년 2/4분기 ~2009년 2/4분기 2009년 3/4분기 ~2011년 3/4분기 2011년 4/4분기 ~2013년 1/4분기 2013년 2/4분기 ~2016년 1/4분기 2016년 2/4분기 ~ 현재 출처 : Eurostat 이렇게제3차구조위기의현국면은두가지측면으로부터살펴볼수있다. 첫째, 대금융위기는자본주의국가개입으로파국을면하고진정되긴하였지만, 진정으로신자유주의의위기구조를극복한건아니였으며, 신자유주의하장기불황은심화될수밖에없었다. 신자유주의의재건과함께장차새로운금융위기의발발도피할수없을것이다. 전술한바처럼신자유주의하장기불황과금융위기는근본적으로실물부문의위기와, 과잉자본의금융부문으로의팽창이라는불균형에토대를갖고있는것이어서그위기구조의근본적청산을위해서는금융규제와통제뿐아니라무엇보다구조화된과잉자본의청산이요구된다. 그럼에도위기이후금융규제재도입은불충분했고대규모공적자금투입과양적완화등신자유주의국가개입으로과잉자본의청산은오히려회피되었으므로이런결과는불가피한것이다. 둘째, 대금융위기라는파국에도불구하고 공황-불황-경기회복-호황-공황 의형태를취하는자본주의경제의경기순환은여전히법칙처럼작동하여금융위기를종점 / 시점으로하는새로운경기순환 (2008~201?) 이작동하였다. 물론이경기순환은신자유주의구조위기의심화속에서전개되고있어매우취약한모습을띠고있지만, 경기순환의법칙이작동한다는건이취약한호황마저도조만간새로운공황으로추락할것임을예고하는것이다. 4) 4) 2 차대전종전후국가독점자본주의하에서변용을받으면서도평균 10 년주기의경기순환과공황은법칙처럼전개되었다. 전후미국의공황년도는다음과같다.(Bureau of Economic Analysis 참조.) 1947 2/4 분기 ~1947 3/4 분기, 1949 1/4 분기 ~1949 2/4 분기 ( 더블딥 ) 1953 3/4 분기 ~1954 1/4 분기 ( 중간공황 ) 1957 4/4 분기 ~1958 1/4 분기 1969 4/4 분기 ~1970 1/4 분기 1974 3/4 분기 ~1975 1/4 분기 8
< 표4> 실질 GDP 성장률 (%) 1960~70 1970~80 1980~90 1990~2000 2000~07 2008~15 미국 4.3 3.0 3.6 3.6 2.7 1.2 한국 9.5 (1961~70) 9.4 8.9 6.4 5.4 3.1 세계 5.4 (1961~70) 3.9 3.3 2.9 3.6 2.3 * 연평균성장률은단순평균임출처 :World Bank, http://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kd.zg?view=chart 제3차구조위기하에서도금융위기이후의현국면에서얼마나위기가심화되고있는지, 또현재의경기순환이얼마나취약한것인지는단적으로 < 표4> 에서실질 GDP 성장률의역사적비교를통해살펴볼수있다. 현대의장기불황 ( 과심화되는공황 ) 은근본적으로자본주의하생산력의고도의발전과사회화가사적자본과이윤이지배하는자본주의생산관계와모순됨으로써, 또는같은말이지만이윤율이경향적으로저하함으로써발생한것이며, 또한이에대한자본주의국가의개입과구제정책이새로운모순과위기를야기함으로써장기불황은오늘날보다복잡한구조를띠게되었다. 따라서이위기는생산력의사회화에조응하여생산관계의더한층의사회화를통해극복해야할성격의위기인데도신자유주의는오히려케인스주의라는제한적인사회화조차도해체하면서위기를극복하겠다고했으니장기불황은더욱심화될수밖에없었다. 또한신자유주의하에서도공황과위기에대한국가의개입과구제는불가피했으므로자본주의위기의심화는국가재정과채무위기로발전하였고, 자본주의위기를관리하는국가개입주의자체가위기에처하게되었던것이다. 우리가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을극복할경제정책대안을모색하고자한다면, 자본주의의장기불황과주기적공황이왜발생하는가, 신자유주의하에서장기불황은왜심화되는가, 그원인을이론적으로규명해야하며, 우리의경제정책대안이과연그원인이되는문제를해결할수있는지를검토 1980 2/4 분기 ~1980 3/4 분기, 1981 4/4 분기 ~1982 1/4 분기 ( 더블딥 ) 1990 4/4 분기 ~1991 1/4 분기 2001 1/4 분기, 2001 3/4 분기 ( 정의상공황 / 불황을피한약한불황 ) 2008 3/4 분기 ~2009 2/4 분기 9
하지않으면안된다. 신자유주의하에서장기불황이이렇게심화되고있고, 조만간 1-2년내에새로운공황마저예고되고있는상황에서이러한해명과검토가없거나또는잘못된이론에입각한경제정책대안은불가피하게실패할수밖에없을것이다. 우리는이상에서현대장기불황과주기적공황을설명하면서이미그원인과해결의기본방향도개략적으로규명했으므로, 이제구체적으로장기불황과주기적공황을극복할대안경제정책의구상도제시할수있다. 그러나그전에앞서언급했던경제정책대안들이이런이론적요구에부합하는지비판적으로검토하도록한다. 2. 시대착오적인시장주의재벌개혁론 독과점의지배와국가부문의확대는자본주의의위기적발전에따른일반적인경향이고, 20세기이래역사적현실이다. 이는자본주의시장경제의위기의표현이자동시에위기에대한적응형태다. 즉자본주의생산의고도화에따라이윤율의저하와함께위기가심화되었고, 사적소유와시장경쟁을통해자본주의를조절하는것은점점불가능하게되었다. 따라서위기극복과자본주의의생존을위해서는시장을독점적으로조직하고국가개입을확대하는것이불가피하게되었던것이다. 사적소유대신에사회적또는국가적소유의확대, 시장경쟁대신에국가계획과규제의강화, 요컨대 ( 자본주의적 ) 사회화가그주요한내용이었다. 이런변화에조응해서노동자들도비로소대규모노동조합을조직할수있었고, 국가개입의확대를복지국가의요구와결합시킬수있었다. 따라서재벌체제의규제와지양은사회화의일층의진전을통해달성할수있는것이지, 사적소유의원리와시장경쟁을강화하는방식으로는결코이룩할수가없다. 재벌의지배체제를해체해서 19세기자유경쟁질서로가져가고 1원1표주의경제민주화를실현하자는참여연대, 경실련등의시장주의재벌개혁론은 ( 국가 ) 독점자본주의의역사적변화와현실을보지못하는것이다. 그것은역사의발전을뒤집어놓자는퇴행적인발상이며, 실현될수없는세계를꿈꾸는일종의망상이다. 시민단체의이런자유주의이데올로기는급기야진보진영에까지침투해서진보진영의대안을오염시켜왔다. 구통진당당대표심상정이나 2012 대선후보이정희의재벌해체주장은단적으로이런상황을말해주는것이다. 한 10
국의 30 대재벌을 3000 개 (?) 의독립기업으로쪼개겠다 ( 심상정 ) 는이런황당 한주장처럼자본주의역사에대한몰이해를드러내는것도없다. 그건진 보가아니라신자유주의의요구다. 정말로재벌을그렇게해체한다면, 자본 주의의무정부성이더욱증대되어위기시에오히려걷잡을수없게위기 가확산될것이다. 자본주의역사에서자유경쟁자본주의로의회귀는결코 일어나지않을것이다. 그러나문제는신자유주의자들이권력을장악하고 반독점정책으로과연경쟁질서를확립했는가하는것이다. 자본주의경제의 현실을보면 20 세기이래독점자본의지배구조가오히려강화되어왔다. 요 컨대반독점정책은자본주의의독점화경향을극복하기는커녕완화하지도 못했던것이다. 이것은신자유주의반독점정책이일종의기만이라는것을 말해준다. [ 시장주의재벌개혁론자들이 ] 권력에들어가면재벌구조를철폐 하고경쟁질서를확립할까? 단언컨대그런일은결코없을것이다. 다름아 닌독점자본주의 100 년의역사가이를웅변적으로말해주고있다. ( 김성구, MB 정부만도못한반 MB 경제정책, 김성구, 신자유주의와공모자들, 앞 의책, 138-140, 강조는인용자 ) 몇년전에썼던글에서가정했던경우가 실로현실이되었으나, 그글에서전망한것처럼장하성, 김상조의청와대 행정권력은결코재벌을해체하고경쟁질서를만들어내지못할것이다. 5) 이때문에현실적으로는이들도감히자유경쟁질서를주장하지못한다. 실 로경실련, 참여연대, 개혁연대등은기업지배구조개선이라는정책처방에 서재벌지배체제의해체가아니라규제를제시할뿐이다. 재벌의문어발식 계열지배를제한하고, 시장경쟁을강화하며, 지배주주또는실질적경영자 로서의재벌총수의책임을명확히하자는것이다. 이러한방식의재벌규제 는분명재벌의권력을제한하는것이기는하지만, 기본적으로주주지배의 원리와시장경쟁의강화라는시장친화적국가개입의수준을넘어서지못한 5) 김상조 ( 김상조, 종횡무진한국경제, 오마이북, 2012) 는 중상주의 --> 고전적자유주의 --> 포드주의 --> 신자유주의 라는발전도식을제시하고, 한국에서는압축적성장을통해자유주의와포드주의를건너뛰어서 중상주의로부터신자유주의로 단계발전을했다고주장한다. 따라서한국경제의문제는 신자유주의의과잉과구자유주의의결핍 이라고하면서이로부터 신자유주의의극복과구자유주의의확립 이라는경제민주화의과제를끌어낸다. 신자유주의의극복과구자유주의의확립이란건결국정부규제를통한시장경쟁질서의확립을말하는것이다. 김상조는알다시피전에는케인스주의자였고, 지금은제도주의경제학을추구하고있으며, 신자유주의에의해서도상당정도오염된경제학자다. 위와같은발전단계는케인스주의와도, 제도주의와도, 또신자유주의와도관련없는것이어서무슨근거로이런발전단계를제시하는지알수가없다. 포드주의단계란조절이론에서말하는역사단계고, 조절이론에서도이렇게자본주의단계구분을하지는않는다. 11
다. 물론경쟁질서를도모한다면, 재벌과중소하청기업의관계나재벌화된프랜차이즈도규제하는것이니까이게중소기업이나자영업자의생존조건을개선하는효과가있음을부정할수없다. 그러나중소기업과자영업에대한독점적지배의규제는경쟁질서를추구하는시대착오적인시장주의재벌개혁론의관점에서추구할게아니라반독점사회화의관점에서추구해야한다. 그래야만사회화프로그램을강제할수없는현실의힘관계하에서는반독점규제를통해그수탈을완화시킬것을요구하더라도궁극적으로는독점자본의사회화를통해중소기업과자영업의수탈을원천적으로청산하는길로나갈수있다. 개혁이네하면서시장주의재벌개혁을쫓아가면재벌의사회화를저지하고자본주의의수호자로나서는것이된다. 장기불황과공황과관련해서는이시장주의재벌개혁의경제학에대해할말이별로없다. 왜냐하면이경제학에는장기불황과공황의원인에대한내재적인이론설명이없기때문이다. 따라서위기극복의대안을논하기도어렵다. 경실련, 참여연대, 개혁연대든어떤경제학자도자신의이론체계에서내생적인위기론과공황론을갖고있지않다. 그러다보니이들은단지현실의위기와공황을이론적근거없이그냥한국형재벌지배체제탓이라고찍어다붙일뿐이다. 이들에따르면, 1997년한국의외환위기도재벌지배체제때문에일어난것이라고하고, 또이제는신자유주의하오늘날의장기불황도재벌지배체제때문이라고한다. 이런주장이전혀근거가없다는건너무도분명하다. 한국경제는 1960년대이래외환위기이전세계에서유례가드문고성장을했는데, 이고성장도재벌지배체제하에서달성한게아니었나? 재벌지배체제는단지외환위기의원인만이아니라고성장의토대이기도하였다. 그건세계시장에서열위의한국자본이수출경쟁력을유지하고경제성장을도모하는강력한기반이었던것이다. 또이들말대로한국형재벌지배체제를개혁한다고해서장기불황이나금융위기로부터벗어날수있는것도아니다. 이들이이상으로서추구하는선진국형독점지배체제가현실에서보다시피세계적인장기불황과금융위기의중심이기때문이다. 또선진독점지배체제는 10년마다반복하는주기적공황도피하지못하고있다. 한국형재벌지배체제를개혁하면장기불황과공황을극복한다는건기만적인주장일뿐이다. 자본주의하경제위기는무엇보다생산의무정부성및생산과소비의대립적발전에서비롯되는주기적과잉생산공황과, 이윤율의경향적저하에서 12
비롯되는장기불황의문제다. 반복되는과잉생산공황의심화위에서장기불황이전개되며, 자본주의는점점이공황과장기불황을시장경쟁방식으로극복하는게어렵게되어독점화와국가개입같은자본주의경제의조직화가불가피해지는것이다. 독점화와국가개입은자본주의생산의거대한진보와위기의심화에대한자본의불가피한대응이었고, 이것이부정할수없는자본주의의역사적경향이다. 재벌지배체제를해체하고시장경쟁질서를강화하려는시장주의재벌개혁은시대착오적이며, 오히려무정부성과불균형그리고위기를심화시키고경제불황극복의독이될것이다. 뿐만아니라국가개입주의조차자본주의의위기적경향을모순없이극복하는것은아니었다. 케인스주의에서보는바와같은스태그플레이션과재정파탄, 신자유주의하에서의금융위기와국가채무위기는국가개입주의의새로운모순들을보여주는상징적인현상들이다. 따라서이윤율저하가관철되는현재의심화된위기조건하에서는단순히케인스주의로의복귀로도위기극복이불가능하다. 사실 1930년대의대공황도뉴딜과국가개입주의로극복된것도아니었고, 전쟁과군수생산을통해비로소대공황으로부터탈출할수있었다. 케인스주의는이윤율조건이회복된전후자본주의에서비로소작동할수있었고, 그것도이윤율의경향적저하와국가개입주의자체의모순에의해 1970년대결국파산하였다. 오늘날의세계경제위기는케인스주의를넘어가는사회화프로그램을통해서만극복될수있을것이다. 이윤율의경향적저하라는경제적조건하에서는사회화프로그램을통해서만이윤율에구애받지않고투자의확대와경제성장이가능하기때문이다. 3. 인과관계가전도된소득주도성장정책 이른바소득주도성장정책또는임금주도성장정책은다름아닌수요주도경제체제라는케인스주의의전통 ( 포스트케인스주의 ) 에서제출된것이다. 장기불황과국가채무위기의상황에서케인스주의경제정책을다시들고나오는것은 1970년대케인스주의가왜파산했는가에대한어떤이론적성찰도없다는것을말한다. 케인스주의자들은아직도케인스주의가왜파산했는지합당한이론적설명이없다. 임금상승에의한장기불황탈출을주장하기에앞서임금상승과고수요에기반한전후의장기호황이왜종말을고하 13
고케인스주의가파산했는가를설명해야한다. 더구나지금은 1970년대의케인스주의의위기때와는비교도할수없을만큼국가채무위기가심화된상태라서소득주도성장정책의재정기반이취약한상황이다.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장기불황을탈출하지못하면재정위기가더욱심화되어소득주도성장정책은설자리가없게될것이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의대변자들은한국의재정상태와국가채무가선진국에비해양호하기때문에재정적자가크게문제되지않는다고하지만, 선진국수준의국가채무란이미채무위기에들어선수준임을인식해야한다. 전술한바처럼케인스주의가파산한근본적인이유는이윤율의장기적저하외에도케인스주의적개입주의가가져온모순과한계때문이다. 공황이란과잉생산과과잉자본이폭발한것이고, 공황을통해공황을극복한다는건적정이윤을내지못하는이과잉자본과과잉생산물의가치파괴와, 파산한기업과금융기관의시장퇴출을통해자본주의축적의조건을다시회복하는것을말한다. 그렇게자본주의생산은공황을통해새로운순환을시작하는것이다. 반면케인스주의적개입정책은공황시의확장정책을통해오히려과잉자본의파괴와기업의퇴출을저지함으로써공황의시장청산기능을왜곡한다. 반복되는공황에대한이와같은개입주의정책은결국한편에서과잉자본의구조화 / 만성화와장기불황의길로안내하며, 다른한편에서는새로운모순즉재정적자와인플레그리고스태그플레이션을가져왔던것이다. 자본주의공황을국가개입과확장정책으로막는건불가능하였고, 자본주의의모순들은더욱심화되었고복합적인구조위기로발전하였다. 케인스주의는불황의경제학이라고하지만, 케인스의경제학이자본주의공황에대한올바른설명을주는것은아니다. 케인스의모델은자본주의경제가유효수요부족으로불완전고용과불황에빠질수있다는것을보여줄뿐이며, 이불황이왜 10년주기로반복하는지, 또유효수요부족에도불구하고자본주의호황은어떻게가능하고이호황도경기순환을따라왜반복하는지, 또공황은왜임금이상승하고투자수요가확대되는호황말기에일어나는지설명하지못한다. 케인스는유효수요가부족한이유도한계소비성향이나자본의한계효율같은사람들의심리적요소로돌리기때문에기본적으로외생적변수로자본주의불황을설명하는것이고, 그러다보니반복하는공황과경기순환이라는법칙적현상을설명할수가없었다. 케인스 14
를계승하는케인지언들이경기변동모형을발전시켜왔지만, 문제는마찬가 지였다. 외생변수가 10 년주기로변화하는건이론적으로설명할수없는, 있을수없는일이기때문이다. 요컨대소득주도성장모형이란자본주의공 황과장기불황에대한과학적이론에기반한것이아니며, 당연히장기불황 에대한합당한탈출책이되기어렵다. 이정책으로성장의회복은커녕조 만간공황이발발하면소득주도성장정책은당장시험대에오를것이고, 이 정책으로불황을초래했다는비판과함께신자유주의경향이강화될것이 다. 진보좌파가이런정책을들고장기불황에대처하다간문재인정권과함 께정책실패의모든책임을같이뒤집어쓰게된다. 임금주도경제체제모형이말하는것은수요와공급이일치, 또는같은말 이지만저축과투자가일치하는균형모형 ( 이런모형에서는사실장기불황의 최대문제인실업문제도존재하지않는다 ) 에서실질임금이증가하면수요와 성장이증가하는경제 ( 이른바임금주도경제체제 ) 도있고수요와성장이감 소하는경제 ( 이윤주도경제체제 ) 도있는데, 오늘날 OECD 국가들을보면한 국을포함해서대부분국가들은임금주도경제체제라서임금상승을기반으 로하는성장정책이유효하다는것이다.(M. Lavoie & E. Stockhammer 아래글참조 ). 이런주장의논거는이론적이라기보다는오로지계량경제적 실증분석에있다. 문재인정권에서임금주도성장정책을대표하는홍장표에 따르면, 한국의수요체제에서 1999-2012 년시기를보면, 실질임금증가율 이 1%p 상승하면총수요증가율이 1.24%p 상승한다고한다. 또한동일한 시기에실질임금증가율이 1%p 상승시에경제성장률은 0.68%p, 생산성증 가율은 0.45%p, 고용증가율은 0.22%p 상승한다는것이다. 6) 그러나계량 분석에서는기껏해야실질임금과수요, 실질임금과성장간의상관관계나끌 어낼수있는것이지그인과관계를설명하는건아니다. 실증분석에서실 질임금과성장간의 (+) 의상관관계를확인하다해도그자체로는그게실질 임금이증가해서성장이증가한건지아니면성장이증가해서실질임금이 6) 홍장표, 한국의기능적소득분배와경제성장 : 수요체제와생산성체제분석을중심으로, < 경제발전연구 > 20/2, 2014, < 표 7>, < 표 9> 참조. 그런데홍장표의동일한실증분석에따르면 1981-97 년시기에는실질임금증가율이 1%p 상승하면총수요증가율이 0.05%p 하락하고, 또실질임금증가율이 1% 상승시에경제성장률과고용증가율은각각 0.04%p, 0.37%p 감소해서이시기에는노동소득분배율, 실질임금이증가된게성장과고용에는부정적이라는말이된다. 그럼, 한국에서군사정권지배하임금인상투쟁과노동운동이분출되었던이시기에대해홍장표는파업과임금인상요구가잘못된것이라고주장해야한다. 15
증가한건지는알수가없다. 그건실증분석의문제가아니라이론의문제다. 홍장표는도대체어떤이론에기반해서실질임금이증가하면성장도증가하고고용도증대한다는주장을하나? 임금주도성장론자들은케인스주의를내세우고있지만, 케인스에있어서도이런식으로 실질임금증가-> 성장 / 고용증가 라는인과관계를설정하지않는다, 오히려케인스모형에서는한계노동생산성이변하지않는한실질임금이증가하면고용은감소된다. 실질임금 = 노동의한계생산성 이라는명제는케인스주의를비롯해서부르주아경제학의임금-고용결정이론의기본명제다. 실질임금이오르면고용이감소해야만노동의한계생산성이올라균형을회복한다. 임금이오르면고용이감소된다며부르주아경제학자들이임금주도성장모형을그렇게비판하고나서는것도이런점에서너무나당연하다. 7) 유효수요증대를통해완전고용을달성한다는케인스주의정책은다음과같이작동된다. 정부수요로유효수요가증대되면고용이증가되고임금이등귀되지만, 이임금은실질임금이아닌화폐임금이다. 화폐임금은올라가지만수요확대로인한물가등귀만큼올라가지못해실질임금은하락하고, 바로이렇게실질임금이하락함으로써고용이증대한것이다. 케인스주의의유효수요확장정책이란건이렇게물가로노동자를속여마치임금이올라간것같은착각 ( 이른바화폐환상 ) 속에서고용증대효과를보는것인데, 임금주도성장론자들은 실질임금증가-> 수요증가-> 산출 / 고용증가 로실질임금과고용이증대한다고주장하면서, 또화폐임금 / 실질임금이독립적으로증대하는것처럼주장하면서케인스의이론을곡해하고있다. 그럼에도이들이실질임금증가로고용이증가한다고주장하는것은주류경제학의완전경쟁과수확체감 ( 한계비용체증 ) 의가정대신불완전경쟁과, 불완전고용하한계비용불변의가정을채택하기때문이다. 그러면불황기에물가가정체되어있고생산설비가완전가동되지않는상황하에서실질 7) 노동의한계생산성이란건현실에서계산이불가능한것이기때문에실질임금이정말한계생산성과일치하는수준에서결정된건지아닌지는아무도모른다. 부르주아경제학자들의주장과는달리임금은한계생산성에의해결정되는게아니고, 또한계생산성의증가율에따라실질임금의증가율이결정되는것도아니다. 노동의한계생산성의계측이불가하므로부르주아경제학에서는이를노동의평균생산성으로대체해서실증분석을하는데, 현실에서보는바처럼노동의평균생산성의증가율과실질임금의증가율은서로상이하다, 임금결정원리는그게아니다는걸말해주는것이다. 통상노동조합등에서양자를일치시키도록임금인상을요구하지만, 사실이런주장, 요구는부르주아경제학의잘못된임금이론을따라가는것이다. 16
임금증가로수요만증대하면생산과고용은증가될수있다. 따라서실질임금증가가고용과산출의증가를가져오는것이다. 문제는실질임금증가가총수요 (= 소비수요 + 투자수요 ) 를증대시키나감소시키나하는것인데, 앞서말한바대로그효과에따라수요체제 / 경제체제는임금주도체제와이윤주도체제로나눠진다. 8) 그런데이런설명은우선후에보는바처럼인과관계가뒤바뀐것이다. 실질임금증가-> 수요증가-> 고용증가가아니라수요증가-> 고용 / 실질임금증가가올바른것이다. 실질임금은독립변수가아니기때문이다. 둘째, 한계생산비불변 / 수확불변의가정에서는 ( 불완전고용하 ) 고용이증가해도실질임금이증가하지않는다. 불황기에물가가불변인상태에서수요증가로고용이증가해도화폐임금이불변이어야한계생산비가불변이된다. 따라서실질임금은증가하지않는다. 수확체증 / 한계생산성증대의가정에서만고용이증가해도실질임금이증가할수있다. 셋째, 실질임금증가-> 노동소득분배율개선-> 수요증가라는논리에도문제가있다. 노동의한계생산성이어떻게변화하는가에따라실질임금증가가소득분배율의변화에가져오는효과가다르기때문이다. 넷째, 앞서말한바처럼현실에서노동의한계생산성은계측불가라서현실경제가수확체증인지수확체감인지아무도모른다. 노동의한계생산성으로임금을설명하는이론은어느것이든근본적으로그주장을실증분석으로뒷받침하기어렵다. 케인스는자본주의하에서유효수요가부족한이유를저임금이나노동소득분배율의악화로설명하지않는다. 케인스에있어유효수요가부족한이유는한편에서소득의증대에따라한계소비성향이저하하고 ( 그래서소득의증대에비해소비수요가감소하고 ), 다른한편에서는자본투자의증대에따라자본의한계효율이감소하기 ( 그래서투자수요가감소하기 ) 때문에총수요가감소해서다. 따라서케인스는유효수요부족과장기침체에대처하기위해서임금증대 / 노동소득분배율개선을요구하는게아니라정부의공공수요창출과함께소득재분배를통한소비수요의증대 ( 고소득계층보다는저소득계층의한계소비성향이높기때문이다 ) 와투자의사회화 ( 공공적성격의기업은이윤율의저하에관계없이투자를증대할수있기때문이다 ) 를주장한다. 특히투자의사회화는포스트케인지언또는좌파케인지언을특징짓 8) M. Lavoie & E. Stockhammer, Wage-led Growth: Concept, Theories and Policies, ILO, Conditions of Work and Employment Series No. 41, 2012, http://dl.kli.re.kr/dl_image/img/03/000000012929/service/000000012929_01.pdf 17
는정책요구다. 임금주도성장론자들이스스로를포스트케인지언의전통에있다고밝히고있는만큼임금증대가아니라오히려투자의사회화를요구하는게마땅하고, 그렇게이윤율에의존하지않는공기업의창출과투자확대를통해서만이윤율의장기적저하로야기된장기불황에서탈출할수있는길이열릴수있다. 임금주도성장정책에서는기본적으로임금상승과성장간의인과관계가거꾸로되었다. 화폐임금 / 실질임금과소득분배율은체제의외생변수, 독립변수가아니라내생변수이며종속변수다. 마르크스가서술한바와같이자본주의체제에서는자본축적이독립변수고임금은자본축적에따르는종속변수다. 또자본축적과성장은이윤율에의존하므로이윤율여하에의해자본주의축적과성장이달려있다. 따라서실질임금증가 / 소득분배율개선과경제성장증가가 (+) 의상관관계로나타났다하더라도 ( 이른바임금주도경제체제라하더라도 ) 그건실질임금증가로경제성장이증가한게아니라경제성장의결과실질임금이증가한것이다. 물론노동소득분배율개선은자본에게잉여가치율의저하를가져오지만, 이윤율은잉여가치율외에도자본의유기적구성과자본의회전율등다른요인들에의해서도영향을받기때문에, 이런경우는소득분배율의개선에따른잉여가치율의저하에도불구하고다른상쇄요인들이작용하여이윤율의개선이나유지가가능함으로써자본축적을높은수준에서유지하고고성장을달성했던것이며, 그결과고임금과고용증대가가능했던것이다. 또한성장이증가해도꼭실질임금이증가하는것도아니다. 성장이증가하고심지어노동생산성이증대해도실질임금은감소할수도있다. 임금주도성장론자들은이인과관계를거꾸로이해하면서, 즉실질임금이감소해도수요와성장은증대할수있다면서이를이윤주도경제체제라고주장한다. 마르크스에따르면임금은노동력가치의화폐형태이며, 노동력가치는노동력의재생산비용에의해결정된다. 그런데노동력의재생산비용은생물학적으로노동자가계가생존하기위한생활수단의가치, 가격이아니라역사적으로한사회의정치 / 문화의발전수준에조응하는방식으로결정되며, 따라서노동자들의임금투쟁, 정치투쟁을매개로하여임금수준이결정되는것이다. 임금은기본적으로자본축적의종속변수지만, 임금투쟁과정치투쟁을매개로하는한에서, 그한에서는상대적으로자립적이다. 노동자들의임금인상요구는자본과노동간의적대적인관계가지배하는사회에서 18
언제나자신들의노동력가치를유지하기위한방어적인투쟁이다. 호황기의공세적인임금인상투쟁도불황기의임금삭감과고용위기에대한수세적투쟁을감안하면결국노동자들은임금인상투쟁을통해자신의노동력가치를유지할뿐이다. 임금주도성장론자들주장처럼임금증대를통해경제가성장해서자본주의하에서자본가와노동자가상생하자는것이아니다. 이런투쟁이없다면노동력가치는감소하거나또는노동력가치도받지못하는초과착취의상태에놓이게된다. 임금인상문제는두계급간의기본적이해관계의대립문제이고, 다른조건이불변이라면임금인상은이윤율을악화시킨다. 앞서말한바처럼임금외에이윤율에영향을미치는다른요인들도작용하기때문에, 이로부터이윤율이어떻게변하고투자와성장그리고고용이어떻게변화할지는선험적으로말할수없다. 4. 기본소득론, 몽상인가망상인가 남녀노소불문하고모든시민에게기본소득을준다는구상은오늘날관점의차이는있지만마르크스주의좌파로부터자유주의 / 보수주의우파에이르기까지폭넓게퍼져있다. 한국에서도마르크스주의자태반이기본소득론을주장하고문재인정권과더불어민주당내에서도기본소득의 ( 제한적 ) 수용을검토하고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기본소득을노동해방의문제로서자본주의이후대안사회의필수적인기본요소로격상시키고, 케인스주의 / 사민주의 / 복지국가의역사적파산하에서당면한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을극복할유일한대안으로제시한다. 기본소득은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을넘어미래사회로가는이행기의경제전략인셈이다. 그런가하면기본소득론자들은더불어민주당과결합하여자유주의정부하에서도실행가능한정책으로기본소득도입을도모하며, 적어도장기불황과고용불안정에대한사회적안전장치가될수있다고주장한다. 그러나대안사회의요소이든이행기의전략이든아니면현실의경제정책이든그것이실현되기위해서는물질적토대를가져야하는데, 기본소득은자본주의하에서도, 공산주의하에서도물질적토대가결여된것이어서실현될수없는정책이며, 따라서기본소득은몽상이나망상속에서나주장할수있는것이다. 9) 이정책을좇아가다가는진보좌파운동은사회주의로의 19
이행은커녕신자유주의와장기불황도극복하지못하고하다못해현실정책에서의미있는성과도얻기어려울것이다. 마르크스의공산주의사회는 능력에따라노동하고필요에따라분배받는사회 라서사회의구성원모두가필요한대로받아서먹고살수있는사회인데, 여기에기본소득이들어갈자리가없음은두말할것도없다. 자본주의사회에서도원리상기본소득은자리잡기어렵다. 자본주의는임노동관계에기반한사회고임노동관계의본질은착취라서자본주의하에서의임노동은고통과소외를의미한다. 만약기본소득으로사람들이어느정도먹고살수있으면노동을안할것이므로, 이런경우재생산의기반이무너져서소득도창출되지못하며, 그러면기본소득을줄수있는기금도없어져버린다. 요컨대기본소득을높이면높일수록그것이실현될물질적토대는무너지기때문에, 설령기본소득을준다고해도그건쥐꼬리만한금액이될수밖에없다. 여기서의문제는기본소득으로장기불황을극복할수있는가하는것인데, 이것또한가능한일이아니다. 왜냐하면장기불황은대중들의소득이낮기때문에발생한것이아니라자본의이윤율이저하했기때문에발생한것이기때문이다. 마찬가지이유로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도장기불황은극복할수없다. 대중들의소득이낮은것은기본적으로장기불황의결과이며 ( 물론노동자들의조직력과정치력이약화되어임단협의방어가어렵게된것도주요한요인이다 ) 장기불황은이윤율저하의결과이므로장기불황의극복은이윤율저하의위기를어떤방식으로극복하느냐가관건이된다. 자본가들은이윤율의저하를신자유주의반동의정책으로회복하고자하는것이고, 진보좌파는사회화를통해이윤율에의존하지않는투자의확대로써경제의성장과고용의증대를추구하는것이다. 사회화의문제를고려하지않고기본소득을도입한다는것은장기불황을완화하는게아니라자본의이윤율위기를심화시키는것이고그에따라장기불황도심화되어기본소득을줄수있는기금도더욱빈약하게된다. 그렇지않고진보좌파가사회화를도입한다면 ( 오늘날은자칭진보좌파라하면서사회화를거부하는논자들이만연해있다 ), 그러면장기불황을극복할길이열리는것이고성장과고용의회복속에서기본소득을요구할근거도없게될것이다. 9) 기본소득론자들의수려한사회주의적언사속에서몽상과망상이실로어느정도한지신랄한비판은채만수, 과학에서몽상으로사회주의의발전 발전 발전! - 기본소득국제학술대회 (2010. 1. 27-29) 에부쳐, < 참세상 >, 2010. 2. 22 만큼좋은글이없다. 20
기본소득이자동화와인공지능에따른일자리감소에대한대안이라는주장도똑같은이유로근거가없는것이다. 일자리감소의위기속에서실업자들에대한대책으로서기본소득을준다거나노동시간을단축해서일자리를늘리고임금감소에대한대안으로기본소득을준다거나하는주장도장기불황의원인을이해하지못하기때문에나오는것이다. 장기불황하경제성장과 GDP 증가가둔화되는상황에서일자리를잃는노동자들을위한기본소득이하늘에서떨어지는것도아니고어디서나오는가하는문제다. 기본소득론자들은금융거래세와자본차익세, 부동산보유세, 환경세니하면서이들자금으로부터기본소득의재원을조성한다고하지만, 이런모든조세와투기이득의토대는실물부문에서창출되는잉여가치 / 이윤이며, 자동화와인공지능으로노동이축출될수록잉여가치의원천이사라지게되어이윤율저하의위기가심화되고장기불황도심화될것인데, 기본소득의재원이어떻게안정적으로조성될수있겠는가? 기본소득론이제기된배경에는두말할것도없이장기불황하의대중들의생존의위기와양극화가있다. 이는신자유주의정책에의한자유화와유연화, 그리고사회보장의삭감과해체가가져온결과다. 그렇다면문제는기본소득을도입하는게아니라신자유주의를폐기하고사회보장을확대하는것에서찾아야한다. 자본주의하에서기본소득은물질적토대를갖고있지않지만, 사회보장은자본주의의객관적관계에서발전하는필연적인요구이기때문에더더욱그러하다. 주지하다시피오늘날은자본주의의생산력의고도의발전에따라재생산과위기의관리를위한국가의전면적경제개입이불가피해졌고노동력의재생산의조절도국가가떠맡게되었다. 교육과훈련, 실업보험, 의료보험, 연금및노후보장, 주택문제등사회보장정책은현대의노동력의재생산을위해불가결한체계라는점에서사회보장정책은자본주의의객관적관계의발전에그물질적토대를갖고있다. 따라서기본소득도입을주장하지말고국가가책임지고고소득자, 대자산가, 재벌들세금높여서무상교육, 무상의료, 국민연금강화, 기초연금인상, 주택수당등사회보장수준을획기적으로높일것을요구해야한다. 이런요구는물질적토대를갖고있는, 실현될수있는합당한요구인반면, 기본소득주장은이런현실적기반이없는구름위에서뛰는것같은주장이아닐수없다. 기본소득론자들은사회보장정책을선별적인복지라고폄하하고기본소득 21
을보편적인복지로치켜세우며사회보장정책을기본소득으로보완하거나심지어대체할것을주장한다. 이는곧현실적인토대를갖고있는사회보장정책을무너뜨리고노동력의재생산의기반을와해시키는것이어서자본주의재생산의조절자체를부정하는무정부적인발상이아닐수없다. 국가와사회가떠맡고있는노동력의재생산을위한기금과체계를해체하고그기금을모든시민에게기본소득으로분배해서개개인이알아서처분하라고하면, 그결과는아무도책임질수없게되고, 기본소득의무분별한사용의결과개개인의생존과안전이위협을받게되는경우누구도그들을구제할수있는수단이없게된다. 기본소득론의보편적복지는말만그럴듯한얘기고사회보장의선별적복지만도못한것이다. 따라서사회보장정책을기본소득으로보완한다는주장도수용되어서는안된다. 한사회의사회보장기금이한정된상태에서사회보장을기본소득으로보완한다면, 불가피하게필요불가결한사회보장으로부터무정부적인기본소득으로기금이옮겨가게되어사회보장이그만큼훼손되기때문이다. 사회보장을삭감하지않고추가적인재원을조성해서기본소득을도입하겠다는주장도마찬가지이유로수용할것이못된다. 기존의사회보장기금외에추가적인재원을확보할수있다면, 그재원은사회보장을강화하는데사용해야지기본소득으로지출해서는안되기때문이다. 물론사회보장제도와정책도장기불황이라는현실하에서는물질적기반이취약할수밖에없다. 장기불황하에서신자유주의의공격으로사회보장이삭감되거나해체되는것은기본적으로그때문이다. 이런상황에서도사회보장급여는노동자계급의간접임금이라는점에서임금인상투쟁과마찬가지로사회보장확대를위한투쟁을포기할수는없다. 그러나사회보장정책을강화해야한다는주장은기본소득론에대한전술한비판에서언급한동일한문제, 즉사회보장의해체가장기불황의원인이아니라장기불황의결과라는것, 사회보장확대로장기불황을극복할수있는건아니라는것, 장기불황의원인은이윤율의장기적저하라는것, 장기불황을극복해야사회보장을강화할수있다는그런문제에직면하게된다. 요컨대현재의장기불황하에서사회보장을강화하는데는엄격한한계가있기때문에, 사회보장의획기적인강화를위해서는신자유주의를폐기하고사회화프로그램을도입해야하는것이다. 자동화와인공지능으로이윤율의위기는심화될것이므로알파고의시대에사회화의요구는더욱부각될수밖에없다. 22
사적이윤의지배를받는재벌기업과대형은행을사회화해서이윤을목적으로기업을운영하지않게되면, 이윤이낮더라도투자를확대하고경제성장과일자리확대를도모할수있고, 사회보장의기금도비로소안정적으로확충할수있게된다. 그렇지않고장기불황의시대에사회보장의확대만추구하다보면그귀결은재정위기와국가채무위기, 즉케인스주의와복지국가의역사적파산의반복이될것이다. 기본소득론의현실적토대가없다는것은구름잡는이론적논의의수준으로부터현실의경제정책수준으로내려올수록보다분명해진다. 왜냐하면현실의정책으로기본소득을정말실행하는문제가되면그이론적토론에서의주장과달리기본소득의도입이사실상불가하다는것을누구도인식하게되기때문이다. 오늘날한국의조건에서어느누가남녀노소불문하고, 재산 / 소득불문하고모든시민에게한달에 1인당 50만원 (5천만인구를상정하면연 300조원 ) 이든아니면하다못해 10만원 ( 마찬가지로연 60조원 ) 이든기본소득을지급하자는정책을실행할수있겠는가? 한국의올해예산은대략 400조원인데말이다. 실제로지난대선에서기본소득을자신의트레이드마크로내세운성남시장이재명도경선후보공약에서감히기본소득의도입을내걸지못했다. 기본소득론자들과결합해서이재명은생애주기별기본소득이란걸내세웠지만, 그건기본소득이아니라실은사회보장정책이었다. 이런정책공약은한국에서나공약이지유럽의복지국가들에서는그것보다더포괄적으로사회보장정책의일환으로이미도입되어시행되고있다. 이재명의기본소득은유럽복지국가들의사회보장정책에도미치지못하는보잘것없는것이었는데, 한국의기본소득론자들은이것으로선별적이고시혜적인사회보장정책을넘어가는보편적복지의길을열었다고자평하는지모르겠다. 정말그렇게자평한다면모자라기짝이없는짓일것이다. 사실을말한다면이재명은대선기간중사회보장정책을기본소득이라는신상품으로위장포장해서뭔가새로운개혁을추구하는새정치인인양사기행각을벌였다는게맞는말이다. 23
5. 사회화와공공부문확대 / 강화 재벌개혁론, 소득주도성장정책, 기본소득론, 이런게주목받는건장기불황과양극화등신자유주의의참혹한현실때문이다. 그러나현실개혁을시대착오적이고자의적이며구름잡는이런대안들로접근해서는장기불황과신자유주의를극복할수없고오히려장차위기를더욱심화시킬뿐이다. 진보좌파도물론재벌규제와임금인상 / 양극화해소라든가사회보장강화같은현실의개혁을추구하는데, 이런개혁과제도사회화의관점에서접근해야만진정으로실현가능한개혁이되고, 나아가장기불황과신자유주의를넘어가는길과접목할수있다. 사회화프로그램과공공부문의확대 / 강화에입각한정책대안은필자를비롯해서 J. Huffschmid, J. Bischoff, 독일의대안경제정책연구그룹 ( 메모란둠그룹 ) 등여러논자들에의해이미제시된바있다. 이대안은단기적인과제와중장기적프로그램으로구분할수있고, 또요구수준에따라반 ( 反 ) 자본주의적색채도달라지는중층적구성을갖는다. 특히지난금융위기에대한진보적대안으로서대안정책은더욱정교화되었다. 이대안은단기적으로는경기안정화프로그램을실시하고, 중장기적으로는신자유주의금융위기의작동메커니즘을해체하고, 그전제로서구조화된과잉자본을청산할것을요구한다. 이를위해서는금융제도의개혁과함께사회화프로그램의도입이절대로요청된다. 경기안정화프로그램의핵심은재정과금융의확장정책에있다. 공황시경기부양은국가개입의절대적요소이다. 뿐만아니라이확장정책은사회정책의확대와소득재분배의개선을도모하는것이어야한다. 물론확장정책이재정위기의심화로발전해서는안된다. 신규채무의단기적확장은중기적으로공공재정의세수상태를개선시키는정책과연계되어야한다. 조세정책의진보적개편이재정기반을확충시킬것이다. 더욱이사회화프로그램과결합하면재정수입을진보적으로개선시킬여지는상당하다. 중장기적으로는재벌의사회화, 특히은행의사회화와근본적인금융개혁이요구된다. 은행사회화는원래마르크스주의좌파의높은수준의요구지만, 금융기관들이도산위기에빠지는위기국면에서는긴급한과제로제출되어야한다. 케인스주의와심지어는신자유주의자들조차도위기국면에서은행의국유화를불가피한조처로받아들이고있다. 그러나은행의사회화는금 24
융자산가의손실부담에입각해서과잉자본의청산과결합해야하며, 또역으로은행사회화와함께이윤논리의지양을통해과잉자본의압력을근본적으로해결할수있다. 신자유주의적방식의국영화즉손실의사회화와재민영화를위한국영화는안된다는것이다. 근본적인금융개혁또는은행개혁의핵심은은행을본래의신용기관의기능으로되돌려놓는것이다. 즉은행은예금수령과관리, 신용공여, 원활한지불거래의보장이라는그핵심과제를담당하도록돌려놓아야한다. 이를위해투자은행업무는대대적으로축소하고, 금융시장을위기로몰아간이익추구구조는해체해야한다. 즉파생상품업무를제한내지금지하고, 금융기관으로하여금위험에따라차별적으로자기자본을확충케하며, 레버리지 ( 차입을통한투자 ) 는폐지해야한다. 그리고신용평가기관은공적으로조직되어야한다. 한편공공서비스의사유화경향은중지되어야하고, 사적이윤계산에종속되지않는민주적인공공부문의건설에착수해야하며, 여기서공공부문과사회화는보편적인시장원리에의해용인되는예외로서가아니라시장부문에대한독자적인대안으로서존속하는것이다. 이러한정책은높은조세비율과국가재정비율을함축한다. 국가부문또는공공부문의확대 / 강화와함께이에대한민주적통제와개혁, 국가의민주화가절실하게요구된다. 그밖에단기적으로도금융시장의지배를제한하는주목할만한조처들로서외환거래세 ( 토빈세 ) 를비롯하여금융거래에대한과세강화, 자본소득에대한누진과세, 오프쇼어센터또는조세피난처의금지, 또중장기적으로금융감독에서의국제적협력증대와국제적인고정환율제도또는목표환율제도의확립도비켜갈수없는불가결한요구다. 25
발제 2 공공부문민주적 사회적재편의 방향과과제 사회공공연구원 1. 서론 천오백만촛불항쟁의힘으로문재인정부가출범하는과정에서이명박 박근혜정부하에서추진된적폐정책들을청산하기위한다양한요구와과제들이분출하였다. 촛불항쟁은 4 19혁명과 6 10항쟁을계승한정치적사회운동으로, 박근혜정권의퇴진을넘어한국사회의구조개혁을위해낡은대한민국을재설계하고새로운민주공화국을제기하는혁명적변화를요구하였기때문이다. 민주노총은 2016.12.15. 박근혜와함께 탄핵 되어야할박근혜표 12대정책과, 박근혜를넘어, 일하는사람들의평등 민주사회건설을위한 8가지총파업요구안 1) 을제시하였다. 시민사회원로들로구성된국민주권2030포럼
도 2016.12.5. 비상시국기자회견에서 < 국가정상화 10대과제 > 2) 를발표하였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 이하 퇴진행동 ) 은 2016.12.24. 시급히해결해야할 6대현안 3) 을제출하였고, 2016.12.29. 범국민적토론을활성화하기위한참고자료로서박근혜정권적폐청산국민요구 12가지를제시하였다. 경향신문도새해들어사설을통해구체제청산을위한 7대과제 4) 를제안하였다. 그리고전국교수연구자비상시국회의는 2017.1.4. 새로운민주공화국건설을위한 7대과제로서, 공공적-민주적국가구조의재설계, 외교안보정책의개혁, 시민교육의재설계, 재벌개혁과공공적민주경제의재구축, 환경생태및안전사회의재구축, 노동존중사회를위한개혁과제, 그리고사회적차별과인권, 문화의과제를제안한바있다. 문재인정부에서인수위원회역할을맡은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지난대선시기제출한문재인대통령의공약을토대로마련한문재인정부의국정운영 5개년계획은향후 5년간문재인정부가중점적으로추진할 100대국정과제를담았다. 여기에서 5대국정목표는 국민이주인인정부 더불어잘사는경제 내삶을책임지는국가 고르게발전하는지역 평화와번영의한반도등으로정했으며, 각국정목표를실천하기위한세부전략과이행과제가제출되었다 ( 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 이가운데공공부문과관련된국정과제는 사회적가치실현을선도하는공공기관 하나에불과하다. 이번촛불시민혁명을계기로낡은대한민국을재설계하고근본 1) 1 최저임금 1 만원실현, 2 위험의외주화금지 생명안전업무정규직직접고용실현, 3 비정규직 ( 특고 간고 ), 공무원, 교원등모든노동자 노조할권리 보장, 4 청년 좋은일자리 창출, 5 외주 위탁 용역 파견 기간제비정규직정규직화, 6 상시지속업무정규직고용, 7 사회공공성강화, 8 민주주의실현. 2) 국회의박근혜탄핵과국가비상대책회의구성 국회의총리와거국내각구성 국가정상화를위한비례대표제를기초로한국회의원선거제도개정 특권경제정책폐지위해국가재정, 금융, 부동산, 기업의사회적공유개념강화및특권층에편중된정책폐지 인간존엄과가치를바탕으로한교육개혁실시 사법제도에의국민참여보장 사드배치철회, 남북관계정상화, 6 자회담재개 헌법에국시가 평화통일 임을명시, 5.24 조치폐지및개성공단전면재가동 강대국의패권주의에균형외교견지 노동자기본임금제보편화, 대기업의중소기업에대한부당거래에징벌적손해배상제도도입등. 3) 세월호특별법제정, 한국사교과서국정화반대, 백남기농민특별검사제도입, 사드배치중단, 언론장악방지법제정촉구, 성과퇴출제중단. 4) 재벌개혁또빈말로그쳐선안된다, 부패한권력검찰을시민통제아래에, 좋은정당없이좋은정치없다, 비례확대, 18 세투표, 결선투표하자, 소득불평등해소없으면개혁아니다, 대결과편중에서평화와균형외교로, 정권선전도구공영방송을제자리로. 28
적으로전환하기위해서는공공적민주경제를구축하고공공부문을대개혁 하는청사진이필요함에도 100 대국정과제는이러한내용을담아내지못하 고있는것이다. 특히문재인정부의국정운영 5 개년계획은국민이주인인정부실현을위 해국가권력의사유화로인해붕괴된국정운영을개편하고권력기관의민 주적개혁을추진하는한편, 과거의폐쇄적이고일방적인정책결정과정을 탈피하여, 국민모두가정부와함께국정의전과정에참여하고공론과합 의에기초하여정책을입안하고결정하는정부혁신을모색하고자한다. 검 찰을개혁하기위해고위공직자부패근절을위한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고검경수사권조정등을추진하며, 권한의남용으로국민의자유와 권리의침해가빈번한경찰시스템을개혁하여진정한인권경찰로변화를 유도하는한편, 감사원과국세청등은보다공정하고투명하게권력을행사 하는기관, 법을준수하고국민을위해봉사하는기관으로다시태어나도록 개혁하겠다는것이다. 권력기관의민주적개혁과제에는국정원개편도포 함되어있다. 하지만기획재정부로대표되는경제부처또한국민위에군림 하는대표적인권력기관임에도민주적개혁, 사회적재편에대한언급은없 다. 이명박 박근혜정부는공공부문개혁을국정의최우선과제로선정하여강 도높은구조개혁을추진하였으며, 공공부문개혁의핵심은공공기관개혁 이었다. 박근혜정부의공공부문구조개혁정책은 2014 년 3 월에제출된 경제혁신 3 개년계획 에입각하여공공부문을시장화 상업화하고자본의이 해관계를충실히이행하는데초점을맞춰체계적이고장기적인시야를가 지고추진되었다. 정권초기제출한 공공기관합리화 정책을뛰어넘는더 강성추진방식의공공기관정상화대책 ( 공공기관부채관리, 방만경영정상 화등의복지축소 ) 을통해그기반을다졌고, 2014.11 월부터추진했던 2 단 계공공기관정상화대책 ( 민영화와기능조정, 임금피크제도입, 성과 퇴출제 도입추진 ) 을대통령탄핵와중에도밀어붙였다. 공공부문은약한정치기반하에서, 국가운영의방향설정과핵심기능의집행 을관료의효율성과전문성에지나치게기대어추진했던역사적배경에서 기인하여확대되어왔으며, 특히공공기관 5) 은 SOC, 의료, 국민안전등의 5) 공공기관의운영에관한법률 ( 이하 공운법 ) 에따라 2017 년 2 월현재 332 개기관이지정ㆍ운영중이며, 공기업 35 개, 준정부기관 89 개, 기타공공기관 208 개로구분된다. 29
공공서비스를제공하며, 고용, 예산등에서국민경제에중요한역할을수행한다. 그리하여역대정부들은집권하자마자공공부문개혁을항상최우선화두로놓았다. 물론공공부문개혁의방향은조금씩결이달랐는데, 공공부문의확장과축소가시계추현상 (pendulum phenomenon) 처럼반복적으로이루어지듯, 역대정부의경우도하드웨어측면의개혁과소프트웨어측면의개혁이교차하면서행해졌다. 김대중정부와이명박정부, 그리고박근혜정부의공공기관정상화정책이주로하드웨어측면의공공기관개혁정책을펼쳤다면, 노무현정부와박근혜정부의공공기관합리화정책은소프트웨어측면에서공공기관의경영혁신제고에초점을두었다. 하지만지난 20여년간공공부문개혁의핵심은신공공관리 (NPM: new public management) 기조에입각한공공부문구조조정및경영효율화였다. 나아가전문경영체제구축을명분으로공기업경영의탈정치화가모색되었다. 더욱이지금까지시민들에게공공부문은공공성을보장하는영역이라기보다는관료주의가관철되고개인의자유와권리를침해하는권력으로인식되어왔다. 이것이신공공관리, 민영화를추동하는동력이었다 ( 김철, 2012a). 따라서이러한흐름을근본적으로끊고자한다면, 신자유주의적공공부문재구조화의본질을폭로할뿐만아니라공공부문의민주적 사회적재편을위한공공부문정책기조의전면적인전환이필요하다. 지난 20여년동안공공부문정책을주도해왔던기획재정부등관료권력에책임을묻고, 비대한관료권력의해체를비롯한대안적인공공대개혁방안이제출되어야하는것이다. 물론이에대해국가의주요정책결정은법령의형태로입법부에서행해지고, 청와대에서추진되며, 공공부문정책또한공공기관의최고의사결정기구인공공기관운영위원회 ( 이하 공운위 ) 에서심의 의결되는데, 기획재정부등의관료권력에초점을맞추는것은잘못된것아니냐고반문할수있다. 그러나지난시기정부와마찬가지로국가의직접관리와통제가아니라탈정치적이고간접적인통제로그형태만바뀌었을뿐본질은여전히변하지않았다고봐야한다. 데이비드하비는형태야어떻든사실상의국가에해당하는조직에관심이있다면, 반드시그것의개혁, 즉국가의개혁에대해고민해야한다고얘기한바있다. 그렇다고중앙집권적관료제도를통해조직되건, 참여적인탈중앙집권적제도를통해조직되건, 이제포괄적계획을실행가능한대안으 30
로보는자본주의비판자들은거의없다. 따라서제기되는질문은 국가를통해, 그리고사회권력강화의다른경로들을통해수립되는민주적우선사항들과관련하여시장이어느정도강한혹은약한제약아내작동해야하는가, 그리고정확히어떤메커니즘에의해시장의힘의부정적효과들이중화될것인가하는것이다 ( 라이트, 2012: 270-271). 이러한측면에서공공부문대개혁의기본방향은막강한관료권력을휘둘렀던경제부처가제자리를찾도록하고, 공공부문을민주적으로재편하여, 그중심에있는공공기관이그설립목적과기능에맞게운영될수있도록조직의위상과역할을바로잡는것에서출발해야한다. 공공기관의효율성제고도필요하지만, 공공기관의공공성에주목하여공공기관이본연의역할을재정립하고민주주의와복지국가를선도할수있도록하는공공대개혁이필요하다. 아래에서는지금까지의한국공공부문개혁이전세계적인신자유주의의종말분위기에도불구하고신공공관리에입각한탈정치화전략이그대로관철되어왔으며, 이를통해관료권력이유지강화되어왔음을밝히고, 이를바꾸기위한공공부문의민주적 사회적재편방향과과제를제시한다. 복지, 고용, 교육, 주택, 의료등폭넓은영역이공공부문에포함되고, 국가 정부관료제또한공공부문의주요영역이지만, 여기서는공공기관전반에관한쟁점을중심으로논의한다. 2. 공공부문개혁의본질 1) 공공부문의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과정 6) 자본주의국가부문은자본관계의재생산을위해자본축적과정에서의위기를관리하고, 노동의급진화를제어하는역할을행하는데, 자본관계가위기에빠지게되면, 지배계급은그목표에부합하지못한무능한공공부문에대해공격한다. 20세기말의상황에서이는공공부문을상품화 시장화하는과정으로나타났다. 케인즈주의복지국가가신자유주의규율국가로형태 6) 이승우 (2012) 의논의를중심으로정리하였다. 31
전환되는과정에서국가기능의시장화혹은탈정치화가진행되는데 (Burnham, 2006b: 98), 탈정치화를통한국가의재구조화는이들영역의작업장노동조건을재구조화한다. 이것은곧자본자신의지배력을되찾기위해사회속에편재하는모든사회적질서와관계들을자본의논리에따라재구조화하는과정이었다 ( 이승우, 2012: 51-52). 국가에대한공격은국가형태라는실존자체가아니라그것의제도적체현물인국가부문에초점이맞춰지게된다. 즉국가부문에비효율성과방만함이만연해있으며, 이러한비효율성과국가행정의실패가축적위기의원인을제공했다는것이다. 자본관계의위기를극복해나가기위한자본주의적인재구조화과정은필연적으로국가기구자체를재구조화하려는자본의투쟁을포함 (Holloway and Picciotto, 1991: 140) 하게될뿐만아니라, 전체사회적관계의신자유주의적재편과정에서국가부문의재구조화는자본에게핵심적인과제였다. 왜냐하면지구화와시장의불확실성이라는맥락에서공공부문의효율성이경제성장과일자리창출에결정적인역할을한다는것이자본의입장이었기때문이다 (Howard, 1997: 9). 국가부문은사회적관계들을자본주의적으로재구조화하기위해기능하는한편, 그자체가재구조화의대상이기도하다. 국가부문의재구조화방향을두고노동과자본은다양한전선에서투쟁을벌이게된다. ( 자본주의 ) 국가는본질적인실체로간주될수없으며, 자본 과마찬가지로세력관계이며, 보다정확하게는계급들과계급분파들사이의세력관계 ( 항상특수한형태로국가안에서표현된다 ) 의물질적응축 이다 ( 플란차스, 1994: 165). 국가를세력관계의물질적응축으로이해한다면, 국가를 ( ) 전략적장과과정으로파악해야만한다. 그결과유동적이고모순적인전술이발생하는데, 이러한전술의일반적인목표그리고제도적결정화는국가장치에서구체화된다 ( 플란차스, 1994: 174). 따라서계급투쟁은국가부문의외곽에서만벌어지는것이아니라국가부문그자체내에서도일어난다. 공공부문에고용된공공노동자들이자본주의적재구조화에맞서벌이게되는투쟁도이런맥락에서살펴볼수있다. 그러나선진자본주의국가내에서자본의공세가전방위적으로진행되면서국가부문의재구조화는거의일방적으로진행되었다. 특히자본은축적위기의내용중하나인공공부채의팽창, 곧 국가재정위기 의책임소재를두고국가부문을공격하였다. 자본주도의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속 32
에서국가부문의기능들은자본의지속적축적을보다안정적으로보장하 기위한방향으로변형되거나그에발맞춘새로운기능이국가부문에추 가되었다 ( 이승우 김철, 2016). 1980 년대와 1990 년대에걸쳐진행된신자유주의화과정, 곧국가의시장화 는신공공관리론에의해정당화되었다. 신공공관리론은전통적국가 ( 케인즈 주의적국가 ) 를거대정부의실패로규정하고, 이를해결할능률적인정부 모형의재수립, 곧 작은정부 와 민영화 (privatization) 를통한공공행정 의효율성강화를주창하였다. 이러한신공공관리론은이데올로기적으로동 일선상에있는 좋은거버넌스 (good governance) 담론으로그외양을포 장하면서발전해왔는데, 웨이글과딕싯 (Wagle and Dixit, 2006) 은좋은 거버넌스가 립서비스 속에각국의실제문제해결을가로막거나오히려 부정의한기존지배구조를은폐한다고강하게비판했다. 7) 이처럼공공부문 이반드시민간자본부문을모방해야한다는, 자본의이새로운교조주의 가 IMF, 세계은행, OECD 등국제적으로객관적인것처럼여겨지는주요 행위자들의적극적인개입을통해주류담론으로확산되었다 (Thrift, 1998). 한국에서도 IMF 경제위기 라는자본지배관계의위기속에서, IMF 의영향 력아래자본논리에따른공공부문의재구조화가급진전되었다 ( 이승우, 2012). 신공공관리론에기초한공공부문서비스재편의문제점으로는공공서비스 의시장화를방치함으로써공공성을훼손하고, 그로인해전체민중을위한 정책이아닌사회적으로힘을가진특정세력을위한정책으로흐를소지 가크다는점이주로거론된다 ( 이영철, 2003). 신공공관리론에입각하여진 행된공공부문의재구조화는경영관행, 예산관리, 시장분석, 그리고성 과관리등을민간기업부문처럼바꾸려는것으로특징지어진다. 가장중대 한변화들가운데하나는민간기업과같은인센티브구조를접목시키는것 으로, 특히보다구체적으로는성과주의임금체계의도입으로이어졌다 (Varone and Giauque, 2001; Swiss, 2005; Cardona, 2006). 그리고공 공부문에대한예산의축소와서비스질의개선이라는실행계획으로이어 졌는데, 이는필연적으로공공부문의노동조건을변경시키면서공공노동 자에게일자리축소 ( 실직 ), 직업불안정성의증대, 노동강도의심화, 감시 7) 좋은거버넌스가 NPM 과실제로별로다르지않은, NPM 을관철하면서도외양을포장하는 백도어 일수도있다고지적하기도한다 (Drechsler, 2005). 33
감독체제강화, 조직화된노동세력의약화등의결과를초래하였다 (Burchell 2001; McDonough, Worts, Fox and Dmitrienko, 2008: 199). 2) 신공공관리와탈정치화전략 이에대해지금까지의신공공관리론에대한비판의입론들은신공공관리가주로공공서비스의시장화를방치한다는차원에만초점을맞추었을뿐, 신공공관리론의이면에깔려있는이데올로기적노림수, 곧공공부문재구조화과정에서의노동의진공상태를의도하고있다는점은지적하지못했다. 자본주의국가의재구조화라는더주목해야할맥락은무시한채소위 공공부문혁신 을공공부문그자체의내부이슈로만한정짓도록유도하는측면을놓쳤던것이다 (Fairbrother and Rainnie, 2006: 4). 공공부문 ( 국가부문 ) 을이전과는질적으로온전히다르게재구조화하는과정은자본주의국가의기능적재조정과정이다. 그러므로이러한맥락에서신공공관리론은공공부문의재구조화과정이실질적으로는전체계급관계를자본에게유리하게재구성하는과정의일환이라는사실을이데올로기적으로철저히은폐하는논리이며, 또한그렇게작동해왔다 ( 이승우, 2012: 53-54). 신공공관리론의논리를빌어자본주의국가는 공공부문의혁신 을단순히공공조직의성과향상을위한기술적이고중립적인재편과정으로매끈하게포장한다. 그결과공공부문의재구조화와관련된노동과자본간의갈등상황은불필요한것으로치부하고, 매우기술적인접근과토론만이정당한것으로인정된다. 또한공공부문의재조직화가실제로는여러공공부문내의다양한경영 ( 관리자집단 )-노동관계들이결부되어있는복잡한과정임에도, 경영 ( 관리자집단 ) 만이공공부문과등치되어 공공부문혁신 이라는무대의중심을차지할뿐, 공공부문노동은완전히무시되거나배제되어야할대상으로자리매김한다. 신자유주의국가가추구하는소위 공공부문혁신 은자본과노동간의계급관계를변형시키는과정인데, 신공공관리는이과정에노동이개입할여지를송두리째제거하는효과를산출하면서자본우위의계급관계를재조직화하는데기여한다. 이처럼공공부문의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과정에서노동계급의투쟁이사전적으로봉쇄되는데, 이와같은경향을좀더포괄적 34
인차원에서신자유주의국가정책의 ' 탈정치화 (depoliticisation) 라고규정할수있다. 신자유주의적국가형태에서나타나는탈정치화전략이란하나의 지배전략 (governing strategy) 으로서정책및제도의수립과실행과정상의 정치적인성격 을탈색시키는과정이다. 이는사회적 경제적영역에대한국가의직접적개입이나정치적영향력의행사를실제로철회하는과정이아니라, 말그대로단지 정치적성격 만을제거할뿐이다. 재량 (discretion) 에토대를둔관리전략을 규칙 (rules) 에기반을둔관리전략으로전환함으로써, 국가가마치 ( 표면적으로 ) 주요정책결정과정에개입하지않는듯한조건을창출하는것뿐이다 (Burnham, 2006a: 21-22; Bonefeld and Burnham, 1995: 3; 이승우, 2012: 55-56). 탈정치화를통해개입주의적국가는 관리자국가 로바뀌게된다. 이전에국가기구 ( 행정부 ) 가직접적으로개입하고책임졌던영역들, 특히노동, 재정, 통화등의부문에서국가는자신의결정권한과책임을하부기구들에위임하고, 국가는정해놓은규칙에따라관리한다. 미국에서금리결정책임을재무부에서半자율적인연방은행으로이전시키는것이대표적인예다. 즉, 이들수임기구의사회적책임성, 투명성, 외부적인정당성의준거 ( 예컨대 IMF, OECD 등에서제시하는국제적기준적용 ) 를강조하면서운영규칙및평가기준등을수립해놓은후, 직접적인관리책임은정부에서기관관리자나중립적인모양새를띠는위원회등에떠넘기는것이다. 또한재정및통화정책에관한주요규범들을입법화하여시장을지배하는규칙으로수립해놓음으로써국가는그로인한정치경제적부작용으로부터멀리떨어져있게된다 (Burnham, 2000: 24; Burnham, 2006b: 99). 따라서탈정치화전략은자본관계의재생산에좀더심층적으로개입하면서도이를 기술관료적경영주의 (technocratic managerialism) 8) 라는미명하에작동하게함으로써자신의중립성을최대한세련되게포장하는가 8) 기술관료적경영주의는막스베버적관료주의의목적합리성과현대기업조직의이윤극대화를위한경영적원리를결합한개념으로, 수단적가치와효율성을최우선의가치로삼는조직및조직운영의원리를말하는것으로, 이는비정치적내지는반정치적가치를핵심으로한다. 그러므로사회의다양한이익갈등에기초하고이를조정하고타협하며, 효율성보다는갈등의조정과통합을중심원리로하는민주정치의특성과는상반된다. 엘리트내지는전문가중심의폐쇄회로식결정방식과는달리결정과정에많은사람들이참여하고그것이공적통제하에서개방적이고투명하게드러나게되는민주주의적정치과정및정책결정과정과는정반대되는조직이나제도의운영원리인것이다 ( 최장집, 2002: 89). 35
장강력한이데올로기적동원방식중하나로서, 고도로정치화된지배전략 이라고할수있다 (Burnham, 2006a: 15, 21). 자본주의적재생산과정에서핵심적인노동력과통화관리에국가가과도하게개입할경우, 과거케인즈주의국가에서그랬던것처럼사회로부터 분리된외관 을유지해야할국가의중립성이라는환상적속성에손상을입히게되고, 때로는노동의대규모저항을불러일으켜국가자체의정치적위기를낳게된다. 그래서 1990년대이후신자유주의국가의지배전략은세계화와 이데올로기의종언 이라는수사아래자본축적을보장하고, 행정부에부과되는정치적요구들을회피하기위해서노동, 자본, 그리고국가간의관계를탈정치화라는논리에따라재구조화하고있는것이다 (Burnham, 2006a: 15). 결국다분히이데올로기적효과를담고있는탈정치화의숨겨진지배전략은국가정책결정과정이좌우파이데올로기와무관하게 실제로는그자체가자본의계급투쟁이자자본논리가관철되는과정임에도 매우중립적이고기술적인규칙과제도에따라수행되는것처럼구축함으로써노동계급의투쟁을효과적으로봉쇄하는데있다 (Burnham, 2000: 18-9). 탈정치화란자본주의국가가주도하는자본관계의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에노동계급이개입할수없는사회적관계를형성하는동시에이를통해사회변동의무대에서노동계급을끌어내리고노동계급을제어하려는지배전략이라할수있다 ( 이승우, 2012: 56-57). 선진자본주의국가의공공부문에서는신공공관리를통해탈정치화가진행되어왔다. 관리자국가 는공공부문기능의시장화, 민간이양을경쟁력과효율성이라는허울로중립화시킬뿐만아니라노동-경영관계에대한관리책임을정부에서떼어내기관경영자에게넘겨주는탈정치화를수행한다. 효과적이고효율적인공공부문을만들기위해관리등급 ( 평가등급 ) 이설정되고, 그에따라기관들사이에위계가매겨진다 (Pollitt, 1990; Hoggett, 1994; Fairbrother and Macdonald, 1999: 344 재인용 ). 국가는더이상공공부문의노동-경영관계에즉각적이거나직접적인개입을하지않는것처럼변형된다. 공공부문조직과기능에대한국가의직접관리와통제를, 공공부문경영진에대한관리및재정적통제에의한규제로, 즉표면상매우간접적인통제형태로바꾸는것이다 ( 이승우, 2012: 57). 2005년제정된 OECD 공기업지배구조가이드라인 (OECD Guideline on Corporate Governance of State Owned Enterprises) 은공기업에대한 36
법령 규제체계가시장에서의자원의효율적배분을위해경쟁하는공기업과민간기업의공정경쟁을보장해야한다면서, 공기업과관련된정부기능중소유권행사기능 (Ownership function) 과산업 규제정책기능을명확하게분리해야한다고권고한다. 소유권행사기능은공기업의임원임면, 경영평가, 경영공시, 이사회등과관련한 소유권자 로서의정책의수립및제도의운영을말하는것으로, 관리자국가로서의성격을잘보여준다. 가이드라인에따르면, 소유권행사자로서의정부는공기업의일상경영에간섭하지말아야하며, 공기업의경영자율성을최대한보장해야한다. 또한소유권기능은정부부처간에명확히정의 인식되어야하며, 소유권기능의효율적수행을위해서는별도조정기관 (coordination entity) 의설립또는동기능의집중화 (centralization) 가바람직한방안일수있는데 (OECD, 2005), 대부분의국가에서는경제부처가이를행사한다. 한국에서는기획재정부를배후로외견상공운위가그역할을하고있다. 가이드라인의경우정부의소유권정책은공기업의이해관계자에대한책무를충분히인식해야한다면서, 이해관계자중의하나로서노동조합을언급하고있지만, 전반적인내용에비추어보면사실상립서비스에가깝다. 이처럼효율성을내세워공공부문지배구조를바꾸고, 책임경영제를실시하면서신자유주의국가는 공공부문의현대화 (Public Sector Modernization) 라고주장하였지만, 사실상그과정은강력한노조에재갈을물리기위해치밀하게기획된자본과국가의계책이었다. 케인즈주의적국가가취했던개입주의적방식으로는노동의저항을피할수없게되자, 신자유주의국가는공공부문관련정책을탈정치화하여아예경기장의규칙을바꿔버림으로써노동을배제하였던것이다. 3. 한국공공부문개혁의양상및문제점 1) 한국공공부문개혁의양상 한국에서공공부문이신자유주의적으로재구조화되는과정또한세계적추 세에서크게벗어나지않았으며, 오히려이를심화 고도화했다고파악할수 있다. 김영삼정부시절부터신자유주의적공공부문재구조화에대한시도 37
가있었으나, IMF 관리체제와함께출범한김대중정부에서신자유주의공공부문구조개혁이본격화되었다. OECD와 IMF는신자유주의적공공부문재구조화에대한세계적차원의전도사였는데, 김대중정부이래로한국정부들은 OECD와 IMF를통해서구케인즈주의국가에서실시되었던공공부문재구조화의논리와틀을그대로이식해왔다. 김대중정부는기업, 금융, 공공, 노동등 4대분야를중심으로개혁을추진하였고, 특히공공부문의개혁이다른부문의개혁보다선행되어야하며, 공공부문의효율성과투명성을향상시키기위하여시장원리와경영기업을적극적으로도입하는것이공공부문개혁의기본방향이라천명했다. 김대중정부의공공기관개혁은출범당시의국가적인경제위기상황에서, 이를극복하기위한방안의하나로서시도되었다. 크게민영화등구조조정에관한부분과내부경영혁신에대한부분으로나누어봤을때, 김대중정부의공공기관개혁은민영화, 자산매각, 인력감축등하드웨어중심의개혁이주를이루었다. 성과관리등경영혁신도추진되었지만, 그핵심은구조조정이었고, 그기본방향은신공공관리였다 ( 김철, 2016). 당시의개혁은정부와시장과의관계에서는민간부문의확대를꾀하는작은정부를목표로했고, 정부조직과관련해서는정부를기업처럼운영해야한다는기업가형정부를추구했다. 과제의명칭이 경영혁신과제 일정도로신공공관리개혁을지향하는성격이단어에까지그대로드러나있었다. 공공부문의개혁은신공공관리를따른다고명시하여 ( 기획예산처편집, 2002), 공공부문내에서는경쟁과성과의원리가적용되는시장메커니즘도입을지향했고, 고객중심적정부구축을위하여기능과권한을민간및하부조직에위임하는성과지향적시스템구축을추진했다. 공기업과산하기관에대한개혁에서도조직이나인력감축등의하드웨어적개혁외에경쟁과성과원리를도입하기위한시도들이있었다 ( 홍주환 김현우, 2007: 56). 그리고기관장경영계약제, 이사회권한강화등을통해정부로부터공공부문의자율성은확대 ( 권한위임 ) 하는동시에,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개정 (1999년) 을통해기관장평가를포함하는사후경영평가제도를도입하여책임성을강화하는제도를수립하였으며, 이때처음으로구조조정및경영혁신지표가경영평가의도구로등장하였다 ( 김철 김경근, 2009: 31, 37). 나아가이러한구조속에서정부는 예산지출의제한 ( 임금가이드라인 ) 및예산편성지침하달을통한재정적통제, 기관운영과정에대한공식적, 비공 38
식적개입을통한과정상통제 ( 심용보, 2000: 97) 등의통제기제를구축하게된다. 이러한김대중정부의공공부문개혁은작업장경영시스템 ( 노동과정 ) 의운영규칙을수립하고, 이를공기업경영평가의계측도구로삼은뒤, 다시경영평가를통해기관경영진을관리하는구조를취함으로써꽤나중립적이고기술적인방식의혁신처럼보이도록했다. 하지만실상이것은전형적인탈정치화된관리수법이었으며, 그내용은신공공관리적재구조화였다. 이처럼탈정치화에기반을둔신공공관리적공공부문재구조화전략은김대중정부때대부분수립되었으며, 각정권마다그내용상약간씩의보완이이루어지고강조하는바가달라지긴했지만, 전반적인흐름은크게변화하지않은채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정부까지유지되어왔다 ( 이승우, 2012: 59-60). 노무현정부는김대중정부하에서의공공기관개혁이구조개혁의성과확보에도불구하고, 경영혁신노력은상대적으로부족하였다고평가하고, 공공기관의책임경영강화와일하는방식등경영혁신의제고라는관점에서공공기관혁신을강조하였다. 그주요방향은시스템을통한경영혁신강조, 성과와고객중심의경영확대, 공공기관운영의투명성과책임성을강조하는방향으로혁신유도등으로정리할수있는데, 이또한신공공관리에입각해있다고해야할것이다. 공공기관혁신의내용은공공기관관리범위의명확화, 공공기관의경영투명성제고, 방만경영방지를위한예산투명성확보, 정부산하기관에대한경영평가확대실시, 그리고공공기관의자율성과책임성제고를위한지배구조의개선추진등이다 ( 윤태범, 2012). 특히 2003년 12월에제정된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은기관장추천위원회, 정부산하기관운영위원회, 경영평가제도, 정원및예산관리기준적용, 외부회계감사, 경영공시제도등을도입하였는데, 이는정부투자기관관리방식과매우유사하게수립된제도 ( 규칙 ) 이었다. 또한경영평가의평가지표는종합경영부문, 주요사업부문, 경영관리부문 ( 인사, 조직, 재무, 보수, 노사관리, 예산, 경영정보등 ) 로구성되었는데 ( 김철, 김경근, 2009: 43), 이는노무현정부들어공공부문내부노동과정의재구조화측면 ( 경영관리 ) 에서민간경영기법의적용이이전보다더욱강조되었음을보여준다 ( 이승우, 2012: 61). 이처럼노무현정부에서진행되었던정부혁신과공공부문개혁정책은신자유주의와경쟁력이데올로기에사로잡혀있음을여실히드러냈다. 민영화 39
와규제완화, 성과관리, 개방등의단어들이정부관료들, 특히경제관료들의머릿속에박혀있었던것이다. 노무현정부의정부혁신론은세계은행의 좋은거버넌스 와유사한틀거리로파악되는데 ( 김철, 2008), 이는앞에서언급한것처럼신공공관리를외관만잘포장하여본질을은폐한것이라할수있다. 이명박정부의공공부문재구조화는노무현정부의말미에제도화된공운법이라는큰테두리안에서구체화되었다. 노무현정부가하드웨어보다는소프트웨어적재구조화에몰두했다면, 공공기관선진화정책으로통칭되는이명박정부의공공기관개혁정책은 1 작은정부, 큰시장지향, 2 국민편익의증대, 3 사회적비용의최소화, 4 기관별특성에맞는방안수립및투명한추진 등의원칙하에추진되었다. 그기본전제는시장에대한정부의개입을축소하고작은정부를강조하는것으로, 이는민영화추진정책으로반영되었다 ( 윤태범, 2012). 이렇게마련된공공기관선진화계획은총 6차에걸쳐발표되었다. 하드웨어측면의개혁은민영화, 통 폐합, 경쟁도입, 기능조정, 경영효율화, 출자회사선진화등이었고, 소프트웨어측면의개혁은노사관계선진화, 보수체계개편, 인사관리혁신등이었다. 그리고공공기관선진화이후에도자율 책임경영, 재무건전성강화, 신규채용및열린고용확대, 공정사회실천등이추진되었다 ( 대통령실, 2013). 박근혜정부는 18대대선과정에서공공기관책임경영강화와공공기관의실질적인자율경영기반구축을공약으로제시하고새정부의국정과제 (2013.2) 에서이를구체화하였다. 이에기반한박근혜정부의초기공공기관개혁정책은공공기관합리화정책방향으로나타났다. 하지만박근혜대통령이 2013년하반기국정운영화두를 비정상의정상화 로정한이후, 11월 14일현오석경제부총리가 공공기관파티는끝났다 면서파티론을제기하였고, 2013년 12월 11일에는 비정상의정상화 80개과제중에서공공기관개혁을구체화하여 공공기관정상화대책 을발표하였다. 공공기관정상화대책은중기재무관리계획작성대상 41개기관의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 로관리하고, 부채감축및방만경영개선미흡기관장은임기중이라도해임건의하는한편, 부채과다대형공기업기관장의성과급을대폭삭감하기로했다. 그리고부채및복리후생에관한상세정보를투명하게공개하여공공기관스스로변화를유도하는동시에공공기관의상시적기능점검추진으로목적외사업, 민간저해, 유사 중복기능등을조정하는 40
것을핵심적인정책사항으로하였다. 이와같은박근혜정부의공공부문부채감축, 상시구조조정에대한집착은선진자본주의국가들에서자본이축적위기의내용중하나인공공부채의팽창에대한책임소재를두고국가부문을공격한것과맥락을같이한다. 국가가선제적으로공공부문을축소하는노력을보여 작은정부, 국가실패, 시장규율의재도입 을이데올로기적으로정당화하려는시도였던것이다. 공공기관정상화대책의흐름은 경제혁신 3개년계획 (2014.3) 및새누리당의원 155명이발의한공운법개정안 (2014.11) 에도반영되었으며, 2단계공공기관정상화추진방향 (2015.1.16.) 에서도그대로이어졌다. 이에따라 2014년에는방만경영과과도한복리후생의축소문제로, 2015년에는임금피크제도입문제, 그리고 2016년에는성과연봉제도입 확대문제로정부와공공기관노동조합사이에갈등과논란이끊이지않았다. 2단계공공기관정상화조치는공공기관의기능조정과성과중심운영확대로요약할수있는데, 공공기관의기능조정은유사중복기능의해소를목적으로하지만, 기관의통폐합, 민간자본에공공기관자산매각, 민영화와같은다양한양상을띨수있다. 또한성과중심운영확대는노동시장구조개편에서논의되었던임금체계개편과저성과자퇴출제의도입이라는점에서상시적구조조정방안의제도화라할수있다 ( 노광표, 2015). 이러한공공기관정상화대책의내용들은공공기관의공공성측면이나설립목적을거의염두에두지않은채공공부문에대한상업화, 경영효율화논리에입각해있을뿐만아니라공공기관의시장적개혁을정치적으로활용하려는정권의이해관계가담겨있다는비판을받았다 ( 김철, 2016). 2) 한국공공부문의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 선진자본주의국가와마찬가지로한국의공공부문또한신자유주의적재구조화가진행되었으며, 문재인정부가출범한이후에도변화된양상은보이지않고있다. 이는바로지금공공부문에서민주적 사회적재편이필요함을보여준다. (1) 신공공관리개혁의지속 41
역대정부의개혁의모델은공공관리에시장메커니즘을강조하는신공공관리론에기반한것이었다. 절약을통한감축관리를위하여예산성과금제도, 유사중복점검제도, 총액인건비제도가도입되었다. 성과와결과에기초한공공관리를위하여사업성과와예산을연계시키는성과주의예산제도, 개인성과와보수를연계시키는성과급제가도입되었다. 공공관리에분권화와자율화를높이기위해부서와단위에서자율성을부여한팀제와조직단위에서인사와예산관리의자율성을부여한책임운영기관이도입되었다. 그리고경쟁과민간화는독점적인공공서비스의성과를민간과의경쟁을통해높이려는목적으로주장되었으며민간위탁과개방형임용제가우리나라에서도입된대표적인제도이다 ( 오영민외, 2014). 문재인정부는 100대국정과제중 사회적가치실현을선도하는공공기관 에서 사회적가치를반영한공공기관정책수립, 시행및평가체계확립과 정보공개확대및공공기관지배구조개선으로자율책임경영체제내실화를과제목표로하여공공기관의공공성제고및사회적가치를실현하겠다고밝히고있기는하지만 ( 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 완전히신공공관리와단절했다고보기는힘들다. 현재기획재정부가내부적으로검토중인 공공기관관리운영의틀혁신방안 의공공기관비전이대부분이전정부들이출범초기에제출했던것과다르지않기때문이다. 9) 실제문재인정부에서인수위원회역할을맡은국정기획자문위원회위원들중에는공공기관혁신의초점을공공기관이주어진책무를얼마나달성했는가에두어야한다면서, 공공기관에좀더강한성과관리를주문하고, 사회적가치실현또한이러한맥락에서파악해야한다고주장하는이도있다. 이는신공공관리론이한국정부의문제점을한꺼번에해결할수있는만병통치약이아니라면서도, 경쟁, 분권과책임, 투명성제고를통해한국관료제의낮은생산성을높이는것이중요한정책적과제라는이유로여전히신공공관리론이한국관료제의문제점을해결할수있는중요한원리를제공하고있다고파악하는입장 ( 오영민외, 2014) 의연장선에있다고할수있다. 지금까지공공기관개혁을추진하는데토대가되었던이론은경영효율성, 9) 문재인정부에서인수위원회역할을맡은국정기획자문위원회위원들중에는공공기관이주어진책무를얼마나달성했는가에공공기관혁신의초점을두어야한다면서, 좀더강한성과관리를주문하고, 사회적가치실현또한이러한맥락에서파악해야한다고주장하는이도있다. 42
상업성을중심으로하는신공공관리나주인-대리인이론 (principal-agent theory) 이었다. 거의대부분의공공기관관련문헌들이공공기관을분석함에있어서대리인이론을이론적근거로하고있으며, 이는공기업개혁의대안으로민영화 ( 사유화 ) 를얘기할때항상나오는논리이기도하다 ( 김철, 2016). 공공기관소유구조가내재적으로안고있는주인-대리인관계의구조적성격이공공기관지배구조의약점으로작용하게된다. 공공기관의주인이국민이라고하지만이들은대부분무임승차자 (free-rider) 에불과하기때문에공공기관은엄격한의미에서주인이없는기업이라고할수있고, 결국공공기관지배구조는주인이존재하지않는가운데대리인으로연계되는다단계계층구조를통해행사된다. 소유권이분명하게정의되어있지않은가운데다단계계층구조 (multiple hierarchy) 를이룬주인-대리인관계를형성하고있어정보의비대칭성 (asymmetric information) 이현저하고, 공기업경영자및근로자들에대한통제가효과적으로전개되지못함으로써 도덕적해이 '(moral hazard) 형태의대리인문제가폭넓게존재할수밖에없다는것이다. 이에따르면, 낙하산인사및관피아의관행, 생산자본위의경영활동, 방만경영, 과잉투자, 과다한복리후생, 과도한인력고용과직급상향조정, 무사안일, 관료형애프터서비스등공공기관의비효율성과문제점으로지적되고있는제반사항들이대리인문제로귀결된다. 이러한논리하에서민영화는 ( 국민-정부관리자-공기업경영자라는 ) 중층적위임구조를제거하고주인과대리인사이에 ( 주주-사기업경영자라는 ) 직접적관계를구축함으로써공공소유구조에서발생하는유해한비효율성을줄일수있다는주징이나온다. 결국주인-대리인이론을통해공공기관을파악하는한신공공관리의프레임에서빠져나오기힘들게되는것이다. (2) 기획재정부로대변되는관료권력의전횡 이러한신공공관리개혁을기획재정부로대변되는관료권력이주도해왔다. 문제는그과정에서관료체제의무능 10) 이드러났음에도불구하고정치는 10) 최장집은한국의관료행정체제가유능한관료에서무능한관료로변한요인으로 4 가지를들면서이들원인은소위민주정부가관료체제를민주적으로운용할수있는패러다임을개발하지못한결과라고파악하였다 ( 최장집, 2002: 138-139). 첫째, 박정희정부시 43
기획재정부로대변되는관료권력에의존해왔다는점이다. 물론문재인정부하에서청와대정책실이신설되면서지난보수정권 10 년에비해경제부총리역할이많이줄었고, 기획재정부는경제정책기획보다는집행과관리에주역할을하고있어들러리에불과하다는평가까지제기되고있다. 11) 경제신문들을비롯한보수언론들은지난대통령탄핵국면에서관료들을박근혜 최순실게이트의피해자취급을하면서, 공직사회에힘을실어줘야한다고주장하기도했다. 12) 하지만정책과행정에무지한비선실세를등에업고국정농단의행동대장역할을해왔던것은바로기획재정부였다. 13) 청와대의하명이떨어지면무조건강행하는등업무의부처자율이약화되고있는것은사실이나, 기획재정부는청와대를등에업 기처럼성장목표의달성과같은위로부터주어진국가목표가존재하지않으며, 그런목표설정은가능하지않다. 둘째, 과거의중앙정보부 안기부와같은강권기구가존재하지않는다. 권위주의하에서정보기구는국가의방대한관료기구를통제하고조율하며, 평가하고징벌하는기능을함으로써정부가설정한목표달성을위해최고행정수반이관료기구를동원할수있도록했으나, 정보기구의이러한역할이지속될수는없다. 따라서일종의 수평적책임성 (horizontal accountability) 의기능이발전되어야하나, 김대중정부이후행정개혁을통해수평적책임성의제도와관행을관료체제내에만들어내지못했다. 셋째, 김대중정부이후단기적정권교체는미래에대한관료개개인의장기적전망을약화시켰다. 민주적정권교체때문에관료조직이제기능을못한다면, 그것은관료체제가공식조직으로서가져야할보편성과자율성을결여하고있음을보여주는것이다. 넷째, 정권교체에따라과거관직의유지와안정화를가능케한연줄관계가변화됨으로써, 관료적위계구조의혼란이나타나고그결과줄대기, 복지부동, 전문성의결여, 무능, 무책임이라는부정적측면이심화되었다. 11) 매일경제, 장하성등 ' 靑정책 5 인방 ' 주도 힘빠진기재부는들러리?, 2017.08.17. 12) 공직사회일각에선 우리도피해자 라는의식이존재한다. 공무원이야말로정권의성공을위해기용된기술자에불과한데, 정권의지시를감히거역할수있겠냐는것이다. 한국장급공무원은 사무관서기관때야국민을위해일한다는생각이강하지만고위직으로올라갈수록정권을위해일할수밖에없는게현실 이라며 항상다음자리를고민해야하는고위공무원입장에서윗선의지시를거부하기어렵다 고고충을토로했다. 한국경제, [ 흔들리는관료사회 ] " 누구를위해일한건가 " ' 영혼없는부역자 ' 낙인에공무원이아프다, 2016.11.22.; 서울경제, [ 무너지는엘리트경제관료 ] 국회에치이고세종섬에갇혀무기력... 책상머리정책양산우려, 2016.12.05.; 서울경제, 국정 ' 최후의보루 ' 공직사회힘실어줘야, 2016.12.13.; 서울경제, [ 공직사회는국정최후의보루 ] 한국, 위기극복저력있어... 경제운용시스템작동하게해야, 2016.12.13. 13) 관료사회는절망은커녕쾌재를부르고있다. 공무원들은진작비선의존재를직감했다. 경제정책방향이청와대에보고된뒤숫자가바뀌고예산안규모가조정되는일이허다했다고한다. 금융현안에아무언급이없는것을보고비선실세가금융에무지하다는판단도정권중반무렵내렸다. 돌이켜보면그때게임의승부는결정이났다. 선출권력인대통령과국회의원이제구실을못하는사회에서승자는언제나관료라는사실, 관료집단은알고있었다. 동아일보, [ 홍수용의다른경제 ] 비선의존재, 경제관료들은진작알았다, 2016.11.09. 44
고막강한권력을휘둘렀다. 경제민주화등박근혜정부가출범할때내세웠던핵심공약을뒤집고재벌중심의경제정책의고수를주도했으며, 재벌이청부한노동시장구조개혁을앞장서서추진했다. 영혼없는공무원 이변명거리는아니다. 이를테면, 삼성물산과제일모직합병에국민연금이찬성하여국민의노후자금수천억원이사라져버리는과정에서관료들은이를막기는커녕적극적으로방조했다. 불법적이고위법한지시를묵묵히따르면서그대가로승진하고영전한관료들은불법행위의공범이라할수있는것이다. 또한정권의신임을받은경제관료들은퇴임후에도회전문인사등을통해공공기관은물론국책은행, 국민연금이대주주인사기업의수장자리를차지하면서이들기업에문제발생의소지를남겼다. 비선실세가국정을농단했다고하지만, 이권이걸려있는일부영역에서두드러졌을뿐, 이명박, 박근혜정부의국정운영을좌지우지하면서정책대부분을결정해온것은기획재정부였다. 지금까지한국정부조직에서경제부처는정책을펴나가는과정에서시장지상주의와친투기자본, 친재벌적성향을노골적으로드러냈고, 모피아 (MOFIA) 14) 로불리면서권력네트워크를형성해왔으며, 한국경제체제를미국식주주자본주의로바꾸어왔다. 기획예산부처또한국정운영과정에서공공성을제대로담보하지못하고있다는평가를받아왔는데, 성장률을중시하는재정경제부와재정건전성을중시하는기획예산처가기획재정부로통합된결과경제부처의권력은훨씬더강화되었고, 그에따른폐해또한막대하였다 ( 김철, 2013a). 경제정책, 예산, 조세등조직을제외한정부의핵심권한을모두가지고있는기획재정부가신자유주의와재무적효율성에만몰두한결과공공성과시민안전, 민주주의는껍데기만남았다. 기획재정부전횡의구체적실태는여러가지로확인된다. 민간투자사업활성화가대표적이다. 그동안민간투자사업이세금낭비, 비싼공사비, 경쟁부재, 단계별검증부재, 비밀주의등수많은문제점을노출해왔음에도기재부는민자사업을다양한방식으로확대해왔다. 특히 SOC 분야에서수익자부담의원칙을가장합리적이라고판단하여국토교통부로하여금민자철도사업을추진하도록유도하였고, 15) 2017년주요업무계획에서도민간 14) 모피아는재정경제부의영문 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MOF) 와마피아의영문 MAFIA 의합성어로서, 예산, 세수, 금융등모든경제권력을한손에쥔경제관료의막강한권력을표현하는말이다. 45
제안사업에대한신속한검토, 임대형민간투자사업 (BTL) 활용등을통해민자사업을활성화하려했다. 민자사업은주요부처에걸쳐있고, 민자활성화방안추진상황관련주요사항을논의하는민간투자활성화추진협의회또한기재부차관을위원장으로하여기재부가주도하고있다. 박근혜정부는 사회보장기본법 을근거로 2015년 8월 지방자치단체유사 중복사회보장사업정비지침 을시달하여지방자치단체에서지역의필요에따라진행중인지자체사회보장사업 5,891개사업중 1,496개의사업을중복서비스라며정비하겠다고밝힌바있다. 물론 복지사업의균형발전과재정의효율성을높이기위한것 이라고하였으나, 주민복리에대한사무와지방자치를보장하고있는헌법적가치를훼손하는데다, 재정운용의효율성이라는미명으로저소득층, 어르신, 장애인, 아동등의사회적약자에대한복지사업축소내지폐지로이어진다는비판을받았다. 이러한복지사업의축소 폐지강행에도복지지출을구조조정하겠다는박근혜정부와기획재정부의의중이반영되었다. 이는국가정책조정회의가 2015년 4월 1 일발표한이른바 < 복지재정효율화추진방안 > 을통해복지재정낭비를차단함으로써연 3조원가량의복지지출을줄이겠다고발표한것의연장선에있다. 이어서기획재정부는 2015년 12월 4일에 2060년장기재정전망 을발표했다. 이내용을작성한기획재정부주도의 장기재정전망협의회 는통계청과한국개발연구원이제시하는인구, 성장률기초자료를전제로하여사회복지의질이나편익에대한고려없이재무적인처방만을제시하였다 ( 권진욱, 2016). 정부재정의주된위협요인을지속적으로늘어나는사회복지지출로보고있으며미래세대의부담을경감하기위해향후재량지출규모의증가를자제하도록주문하고있는것이다. 2017년기획재정부주요업무계획에서도의무지출적정소요재점검등을통해지출을효율화하고, 재정사업지원기준등을정비하여형평성강화및재정누수방지를적시하였다. 이처럼기획재정부는정책조정이라는미명하에복지, 노동정책등에 15) 2016 년 7 월국토교통부는앞으로 10 년동안새로확대할철도노선 36 개중 14 개의건설과운영을민간에맡기겠다고밝혔다. 발표는국토부가했지만, 기획재정부의작품이다. 기재부는 2015 년 4 월 민간투자사업활성화방안 에서 침체된경기를회복하기위해사회간접자본 (SOC) 투자확대가시급하나정부는재정부족으로한계가있다 며 국내에마땅한투자처가없어사내유보금을쌓아두고있는민간을활용하겠다 고발표했다. 민자투자를끌어들일핵심사업이철도였던것이다. 한겨레신문, 정부강경대응뒤에철도민영화정책있다, 2016.10.04. 46
개입하여각정책의근간을흔들었다. 한편, 과적 선령완화등규제완화는세월호참사, 판교붕괴, 철도 지하철사고등반복적인재난참사의주요한원인중의하나였다. 지난이명박, 박근혜정부 10년동안규제완화가급속히진행되었는데, 특히박근혜정부에서는 규제는암덩어리 라며무차별적인규제완화가추진되었다. 박근혜정부는규제일몰제 규제비용총량제등을정부부처별로강행하였고, 규제개혁위원회도친기업인사중심으로구성하여노골적인규제완화의도를드러냈는데, 그중심에기획재정부가있었다. 기획재정부는민간투자확대유도명목으로 규제프리존특별법 입법노력을지속해왔는데, 이법안은재벌의요청에의하여수도권이외지역에지역전략산업구역을선정하면거의모든규제를대폭완화해주는것이핵심이다. 지역을특정하여보건, 의료, 환경, 교육, 개인정보보호, 경제민주화등각종규제를완화해주는것을내용으로하고있어여러영역에서시민의안전및공공성을침해할가능성이있다. 심지어기업실증특례라는제도를통하여기업이개별적으로요구하고안전성에문제가없다는점을실증한경우광범위한규제완화가가능하도록하고있다. 이러한규제개혁은총리실소관이지만, 사실상기재부가관할한다. 기재부는 2017년주요업무계획에서신산업 서비스산업육성지원명목으로산업간융합을저해하는핵심규제를개선하는등규제장벽을제거하고정부지원제도를신산업중심으로재편하겠다고밝힌바있다. 그리고서비스산업의체계적 지속적육성명목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에대한적극적인입법전략을강구하는한편, 민원, 부동산거래, 사회복지등공공서비스를중심으로국민불편사례등을적극발굴하여규제완화 제도개선을추진하고자한다. 하지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경우의료나교육, 복지, 철도등핵심적인공공부문을영리적산업진흥정책의영역으로포함시켜사실상이들공공부문을민영화하겠다는의도를드러낸것으로비판받았다. 서비스산업에는의료, 교육, 주택등모든사회적서비스와통신, 방송등농림어업이나제조업등재화를생산하는산업을제외한모든서비스분야가포함되는데, 이러한서비스산업발전기본계획의심의와추진상황점검을기획재정부장관이위원장인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담당하는것으로되어있다. 그래서관계중앙행정기관장등이서비스산업발전계획을기획재정부장관에게제출하여야하고, 결국컨트롤타워역할을하게되는기재부가모든부처의 47
공공서비스를마음대로좌지우지하고민영화, 영리화할수있게되는것이다. 특히, 지금까지기획재정부는공공기관의방만경영, 낙하산인사, 공공부문종사자들의도덕적해이, 부채증가등의문제를지적하면서 2007년공운법제정이후수차례에걸쳐공운법을개정해왔다. 그러나법개정과정에서법제정의근거중의하나였던 OECD 공기업지배구조가이드라인 의일부긍정적인내용마저희석되면서공공기관을자신의손아귀에쥐고흔들려는관료들의통제만강화되었다. 이에근거하여기획재정부는이명박정부의공공기관선진화, 박근혜정부의공공기관정상화정책을주도해왔기에, 공공부문을부실덩어리로만들고공공기관을돈벌이에몰두하도록관료적통제를해왔던책임이있다고볼수있다. 나아가공공기관을제대로관리하기는커녕국민연금의삼성특혜, 문화예술기관의블랙리스트탄압에개입등공공기관을재벌과권력의도구로전락시켰다. 그러고도기획재정부는촛불항쟁으로터져나오는민심을외면한채 2017년주요업무계획에서공공기관성과연봉제를차질없이추진하겠다고밝히는등그간의공공기관정책을바꿀의사가없음을분명히한바있다. 문재인정부들어기재부에서 공공기관관리운영의틀혁신방안 이마련되고있지만, 지난시기자신들이주도해왔던공공기관혁신방안에대한평가는빠져있다는점에서그진정성에의문을가질수밖에없다. 이와관련하여이명박, 박근혜정부는낙하산인사, 코드인사의투하등을통해발생하는정책적비능률성 16) 의문제를개선하는데소홀한대신공공기관의인력감축, 경영효율화에만관심을두어정작공공기관의고질적인문제들을방치하였는데, 그문제의중심에도기획재정부가있다. 기획예산 16) 정책적능률성은정책결정과집행의능률성으로, 경제학과정책분석론에서강조하는개념이다. 이에반해관리적능률성은조직 인사 예산등의관리와관련된능률성으로, 보다적은인력과예산을들여서가장바람직한결정을하고이를실행에옮기는것을목적으로한다. 정책적능률성이행정의기능수행을위해서행정조직외부인사회를지향하는정책의결정에서대안선택의기준이된다고한다면, 관리적능률성은조직내부의운영방법과관계된것이며, 원칙적으로관리책임자에게가장중요한관리지침으로부여된다. 여기에서결정과정의시간, 경비, 인력을절약하는것은정책적능률성과관계가없고관리적능률성을제고하는것과관련된다 ( 정정길, 2003). 항상그런것은아니지만일반적으로관리적측면의비능률성에서발생되는낭비보다정책적측면의비능률성에서초래되는낭비의규모가훨씬크고그영향력또한막대하기때문에, 관리적능률성만을염두에두고수행되는정책결정은정부전체적으로보면커다란비능률을초래할가능성이많다 ( 정정길, 2003: 195-199). 48
처와재정경제부가통합되면서재정당국으로서의색채가한층강해진기획재정부는기관의특성상공운위를통한공공기관의관리에있어서도공공가치에대한진지한고민대신모든것을예산대비경제적성과로판단하고재무적실적중심의평가를중시해왔다 ( 김철, 2012b). 그리고재정적효율성의제고에관심이있었을뿐공공성에대해서는공공부문노동조합등이자기이익을추구하기위한핑계에지나지않는다고보면서실체를부인해왔다. 공공기관이제공하는공공서비스의공공적가치를중시하는방향에서공운법의운용이이루어지지않았던것도, 공공기관지배구조에서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서의위상을가지고있는공운위가제역할을하지못하고형해화된이유도, 이를주도하는기획재정부가공공성에는관심이없기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공운위의주무부처로서전략적관리감독을행하는데관심을갖기보다, 경제부처로서의정체성을가지고부처이해에골몰하였다. 이로인해기획재정부는모든공공기관들에제2의주무부처로인식될만큼강력한영향력을발휘하고있다 ( 김철, 2012b). 이를잘보여주는대표적인예가공공부문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문제다. 지난 7월 20일문재인정부는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열어 공공부문비정규직정규직전환추진계획 ( 공공부문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가이드라인, 이하 가이드라인 ) 을심의 의결했다. 여기에서 최대의사용자인공공부문이모범적사용자로서선도적역할을해야만하는상황 이라면서, 정부가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을추진하는것은비정규직을줄여서좋은일자리를창출하려는시도의일환이라할수있다. 이와관련하여기준인건비제도 ( 총액인건비제도 ) 와공공기관총인건비제, 정원제도, 공공기관경영평가 / 지방공기업경영평가등이공공부문에서비정규직을양산하는원인이되었는데, 그중심에기획재정부가있다. 특히지난정부에서기획재정부는공공기관의정원과인건비증가를지나치게통제하여공공기관입장에서는사업확장등으로인한인력소요가발생할경우정원과총인건비에포함되는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을통해인력을충원하도록유도해왔다. 가이드라인발표이후에는달라졌는가하면그렇지않다는평가가나온다. 재정과인력에실권을가지고있는기획재정부가공공부문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정책추진에책임있게나서지않으면서현장의적폐세력들도예산과정원지원부족을핑계로그냥손을놓고있는경우가많은것으로나타나고있다. 17) 청와대만바뀌었을뿐별로바뀐게없다는목소리도나온다.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