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경제리뷰 K D I R e v iew o f th e N o rth K o re a n E c o n o m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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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해왔던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는 년을 거치면서 중대 고비를 맞이했다. 2009년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한-미-일의 과잉대응으로 촉 발된 위기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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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통일, 국제사회의역할과전망 등 4 개영역에관해총 47 개문항을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이중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구축과관련된 19 개문항의결과와주요함의를 제시하고자한다. 3) 각국가 / 지역별대북정책에대한평가 한국의대북정책에대한국제적지지도가가장높음 해외전문가들은미국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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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경제분야에서는남과북이 민족경제를균형적으로발전시 키기위한실질적인대책들을강구해나가기로합의 하면서남북간경제 협력을구체화하기위한토대를마련됨 Ⅱ. 2018년한반도평화프로세스 문재인정부는평창올림픽을한반도평화의분수령으로삼고자적극적이대북포용정책을시도하였으며, 북한은김정은의여

6) 송승종길병옥, ' 군용무인기개발의역사와그전략적함의에대한연구,' 군사 제 97 호, ) 최근공개된자료에따르면주한미군은기간중 268 회의무인기비행을수행한것으로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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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보및북한압박, 제재와관련된대북정책들에대한선호도가상대적으로경제협력, 인도적지원정책들에대한선호도보다높았다. 따라서문재인정부가대북정책공약으로제시한바있는한반도신경제지도구상, 남북한시장통합, 남북기본협정체결, 개성공단및금강산관광재개등의정책이국민들에게받아들여지기위해서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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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기본현황 Ⅱ 년도성과평가및시사점 Ⅲ 년도비전및전략목표 Ⅳ. 전략목표별핵심과제 1. 군정성과확산을통한지역경쟁력강화 2. 지역교육환경개선및평생학습활성화 3. 건전재정및합리적예산운용 4. 청렴한공직문화및앞서가는법무행정구현 5. 참여소통을통한섬

Ⅰ. 조사목적 본조사는전국민을대상으로대통령국정수행지지도, 정당지지도등을 파악하여, 국민여론을파악하는기초자료수집에그목적을둠. Ⅱ.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거주만 19세이상성인남녀 표본수 총 1,035 명조사후, 지역, 성, 연령별사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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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년 4 월전력산업구조개편과함께출범한전력거래소는전력산업의중심 기관으로서전력시장및전력계통운영, 전력수급기본계획수립지원의기능을 원활히수행하고있습니다. 전력거래소는전력자유화와함께도입된발전경쟁시장 (CBP) 을지속 적인제도개선을통해안정적으로운영하고있으며, 계통운영및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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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lobal M arket Report 유럽재정위기 2 년, 주요국변화동향

1) 통일정책은공식적으로는 평화번영정책 이라고일컬어졌는데, 이는기본적으로김대중정권의햇볕정책을계승한것이었다 ( 허문영외, 2007: 제 IV 장 ). 2) 북한의급변사태를상정해남한정권은 개념계획 5029 를강화하고이에따른한미군사훈련도실시했다. 대 - 1 -

연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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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사설계 조사대상 2017 년 2 월현재,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표본의크기 조사방법 1,021 명 ( 가중전 1,021 명, 가중후 1,000 명 ) - 가중치를 1,000 명기준으로부여했으나, 보도시표본크기는 1,021 명으로보도해야함. 구조화된설문지를이용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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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 권 / 제 5 호 Vol.20 / No. 5 북한경제리뷰 KDI Review of the North Korean Economy 2018. 05 May

KDI 북한경제리뷰 K D I R e v iew o f th e N o rth K o re a n E c o n o m y 2018. 5

KDI 북한경제리뷰편집진 편집위원 편집위원장 이석 (KDI 선임연구위원 ) 내부편집위원이종규 (KDI 연구위원 ) 김규철 (KDI 부연구위원 ) 김민정 (KDI 전문위원 ) 외부편집위원김병연 ( 서울대학교교수 ) 김석진 ( 통일연구원연구위원 ) 양문수 ( 북한대학원대학교교수 ) 장형수 ( 한양대학교교수 ) 편집 최영윤 ( 전문연구원 ) 이우정 ( 연구원 ) 한별이 ( 연구원 ) 전선미 ( 연구원 ) 전은경 ( 행정원 ) 윤지혜 ( 인턴 ) KDI 북한경제리뷰는북한경제의실태, 남북한경제협력및경제통합과관련한주요이슈를분석정리하여정책당국자, 학계및업계등의이해를높이고정책방안을도출하는데도움을드리고자월별로발간되고있습니다. 본보고서의내용은출처및집필자를명시하는한자유로이인용할수있습니다. 전화번호 044-550-4086 팩스번호 044-550-4090 본자료는 KDI 홈페이지 (http://www.kdi.re.kr) 로 접속하시면보실수있습니다.

목차 권두대담 03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조동호 동향과분석 17 판문점선언이후남북경제관계의기본목표 : 균형발전과공동번영 박순성 21 신남북경협시대의전망과과제 권영경 25 핵없는신흥개도국의길을선택한북한 : 판문점선언의평가와 북미정상회담전망 조성렬 29 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구갑우 37 2018 남북정상회담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이상현 43 북미정상회담, 격변의국제정세, 문재인정부의과제 김흥규 49 남북정상회담과남북한사회 이우영 53 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해결방향 김수암 59 남북정상회담의안보적측면의평가와향후추진방향 조남훈

INSIDabcdef_:MS_0001MS_0001 목차 경제자료 65 제 1~3 차남북정상회담주요내용 부문별주요기사 (4 월 1 일 ~4 월 30 일 ) 87 대내경제, 남북관계, 대외경제

권두대담 조동호 권두대담

세 권 / 두 / 대 / 담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KDI 북한경제연구부는 2018 년 5월 3일조동호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초청하여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을주제로권두대담을개최하였다. 본대담회에서는지난 4월 27일판문점에서개최된남북정상회담의성과및특징, 북핵문제의합의사항, 한국경제에의영향및효과와다가오는북미정상회담을주제로대담을진행하였다. 본문은토론자의동의를얻어토론내용을정리 제공한다. 일시및장소 2018 년 5 월 3 일 ( 목 ) 오전 10 시, 더플라자 사회 이석 (KDI) 초청토론자 조동호 (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이석 : 북한경제연구협의회를시작하도록하겠다. 먼저바쁘신와중에시간을내어주신조동호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님께진심으로감사드린다. 지난 4월 27일개최된제3차남북정상회담의결과에대해국내외의관심이고조되고있다. 특히다가올북미정상회담에대한기대와우려가공존하는상황이며, 남북정상회담은비단남북관계뿐만아니라한반도및동북아전체역사에있어서도하나의기념비적사건으로기록될것이라는평가가있다. 그만큼이번정상회담의성과가크다는것을방증하는것이라고생각한다. 원장님께서는이번정상회담의전반적인의의와성과를어떻게평가하고계시는지궁금하며, 지난 1,2차남북정상회담과비교할때나타나는이번정상회담의특징에대해서는어떻게생각하시는지의견을부탁드린다. 조동호 : 이번정상회담의가장큰의미를확인할수있는부분은판문점선언에서찾아볼수있다. 판문점선언은큰틀에서남북관계의발전, 군사적긴장완화, 비핵화와평화정착으로요약할수있다. 첫째, 남과북은남북관계의전면적이며획기적인개선과발전을이룩함으로써끊어진민족의혈맥을잇고공동번영과자주통일의미래를앞당겨나갈것이다. 둘째, 남과북은한반도에서첨예한군사적긴장상태를완화하고전쟁위험을실질적으로해소하기위하여공동으로노력해나갈것이다. 셋째, 남과북은한반도의항구적이며공고한평화체제구축을위하여적극협력해나갈것이다. 아직위의내용이직접적으로실현되는것을논하기는이르지만, 남북정상이이러한합의에이르렀다는것은간과할수없는성과임에틀림없다. 이번정상회담의또다른성과는시점상위기를불식시킬수있는과정이었다는것이다. 불과작년만해도한반도전쟁설이불거질만큼남북 북미간의대립이고조되었던시기였다. 그런데대립이고조되었던시기에서극적인반전을이루어냈으며, 이러한국면전환을우리정부가주도했다는것은외교적성과로평가하기에도충분하다고생각한다. 처음한반도운전자론이거론될때에는우려의시선이공존했던것이사실이지만, 현재는우리정부가상황을주도적으로만들어가고있다는것에대해서이견이없을것이다. 또다른부분은역사적인북미회담을앞두고완전한비핵화를통해핵없는한반도를실현하겠다는것을판문점선언에명기하여 북미정상회담의길잡이 역할을수행하게되었다는점에도큰의의를둔다. 4

권두대담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또한이번정상회담의성과를동북아차원에서바라본다면, 동북아정상회담르네상스 를가져왔다고표현할수있다. 즉, 남북정상회담으로시작은되었지만이것이한중일, 한미, 북미, 북중, 더나아가북러, 한러정상회담으로이어지고 3자또는 4자회담으로도이어질가능성이열렸다. 이번남북정상회담이 동북아정상회담르네상스 의기폭제역할을했다는측면에서한국의외교영역을한단계높일수있는계기가되었다고생각한다. 다소진부한표현일수있겠지만, 이를통해전세계유일한남북한냉전구도가실질적으로해체될가능성이매우높아졌다고할수있다. 즉, 한반도에국한된것이아닌동북아지역에서의국제질서의패러다임을바꿀수있는전기를마련했다는것이이번남북정상회담이상징하는부분이다. 한편, 과거 1, 2차남북정상회담과이번정상회담의다른점은크게네가지로정리해볼수있다. 첫째, 정상회담의시점에서차이점을찾아볼수있다. 과거두번의정상회담은대통령의임기중반 1) 또는말에 2) 개최되었기때문에정책이탄력적으로실현될수있는여건마련이어려운상황이었다. 반면, 이번정상회담은대통령취임 1년내에개최되었고, 이번가을이미두번째정상회담까지약속된상황이기때문에향후임기중여러번북한과대화할수있는여건이마련되었다. 이번정상회담이현대통령의임기초에개최됨으로써추후남북한정상이합의문에대해여러차례협의할수있는기회를확보해둘수있어, 정책의일관성또는정책실현의측면에서진보적인성과였다고본다. 둘째, 정상회담이개최된장소도지난정상회담과는다른의미를지닌다. 지난 1, 2차정상회담은모두평양에서개최되었다. 과거북한에서정상회담이개최되었으니이번에는한국의수도인서울에서회담이개최되면어떨까개인적으로생각했었다. 하지만결과적으로남북한분단의상징인판문점에서개최됨으로써더욱극적인효과를연출하고, 전세계의이목을집중시킬수있었던계기가되었다. 셋째, 형식적인측면에서주목되는부분이있다. 이번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밀담 을통해두정상이솔직한이야기를나눌수있는자리가마련되었다는것이다. 두정상이나눈이야기에대해서는여러추측이존재하지만, 이러한자리가만들어졌다는것자체가지난 1, 2차정상회담과는다른특징적인부분이다. 마지막으로합의문에대한발표이다. 두정상이합의문을육성으로생중계발표하였는데, 이는그만큼합의사항에대한구속력을보장하는것이었다고본다. 북한은이를통해정상국가의모습을보이는성과를얻었으며, 한국의입장에서는북한의합의문이행의지를담보하는 1) 2000 년에개최된 1 차남북정상회담은김대중대통령의임기중반 (3 년차 ) 에평양에서개최됨. 2) 2007 년에개최된 2 차남북정상회담은노무현대통령의임기말 (5 년차 ) 에평양에서개최됨. 5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효과를얻을수있었다. 그렇기때문에북한도정상회담이후 노동신문 에판문점선언 전문을이례적으로게재하였다. 이석 : 말씀을들어보니이번정상회담에는우리나라역사에서접해보지못한새로운부분이존재하는것같다. 특히이번남북정상회담이 동북아정상회담르네상스 의기폭제역할을하고있고우리를중심으로동북아냉전구도가변화할지도모른다는이야기가매우흥미로웠다. 또한지난 1, 2차정상회담과는다르게특징적인부분이관찰된다는의견을주셨다. 두번째질문으로넘어가북핵문제의합의사항에대해이야기를해보겠다. 이번정상회담의성과가매우크지만우리사회와미국의일부에서는북핵문제와관련된합의가여전히미진한것은아닌가하는우려의목소리도일부있는것같다. 과거의남북대화에서나타난북핵관련합의들과이번정상회담의합의가대동소이하거나오히려불명확하다는지적이존재한다. 이에대한원장님의의견을부탁드린다. 조동호 : 일각에서북핵문제와관련된합의내용을두고미진하다또는과거정상회담의합의내용과대동소이하다는의견이있다는것을잘알고있다. 이와같은평가에대해개인적으로아쉬운점이있다. 본인은특정이념을옹호하지않음을명확히밝히며, 이번정상회담과판문점합의에대한평가에대해이야기하고자한다. 국내일부보수나미국의일부보수에서이번북핵문제와관련된합의내용을두고미진하다는평가를한다. 예를들어, 완전한비핵화가실제이루어질수있는지, 북한의말을믿을수있는지, 왜비핵화에대한구체적인합의가없는지, 비핵화내용이왜합의문첫머리가아닌끝에나왔는지등의견해가있는데, 이는건설적인비판이라기보다는설전을이어나가는것으로보인다. 개인적으로는이와같은견해를뒷받침할사실적근거가미흡하다고생각하는데, 그이유는아래와같다. 첫째, 남북정상의합의문에 완전한비핵화 를명기하였다. 만약합의문에비핵화와관련된내용이없었다면일부보수의논리가타당하다고동의할수있을것이다. 그러나비핵화에대한내용이정상회담합의문에처음으로명기되었다는점은이번합의결과가과거에비해미진하다는입장에힘을실어주지못한다. 둘째, 남북정상회담합의문은우리정부의전략적판단에근거한결과이다. 평창올림픽을시작으로남북고위급회담과남북정상회담등현재까지진행된상황을반추해보면, 2018 남북정상회담의합의내용이미진하다는평가를하기보다는 6

권두대담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오히려우리정부의전략적시간표에따라움직이고있을가능성이매우크다고판단된다. 뿐만아니라문재인대통령은남북대화성사에트럼프대통령의공이매우크다는입장을표명해왔다. 마찬가지로 5월말또는 6월초로예정된북미정상회담에서트럼프대통령의역할을남겨주기위한전략이숨어있다고본다. 셋째, 합의서의체결주체가실무책임자에서남북정상으로격상된것은분명과거와는다른의미를갖는다. 과거 1994년제네바합의당시합의주체는로버트갈루치전미국국무부북핵특사와북한외무성강석주제1부부장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의합의주체또한차관보급이었다. 즉, 2018년남북정상회담의합의주체는과거보다격상되었음을알수있다. 북한체제의특성을이해하고김정은위원장이합의주체로서직접비핵화에관한합의를이끌어낸것을고려하면결코그내용이미진하다거나불명확하다는의견을내놓기는어려울것이다. 개인적인경험을덧붙여서이야기해보려한다. 4.27 남북정상회담이개최되기전일본을방문했다. 당시 한국은북한문제에대해너무낙관적이다, 신중하게접근해야한다, 또다시속아서는안된다 는의견을많이들었다. 이에대해저는응답했다. 우리는현상황을낙관적으로보는것이아니라적극적으로임하는것이다. 속은것으로따지자면한국만큼속은나라가있느냐. 당한것으로따지자면한국만큼당한나라가있느냐. 그런데우리가어떻게낙관적일수있겠는가. 비슷한식으로미국의트럼프대통령이낙관적이기때문에북미정상회담에응했다고볼수없는것으로이에대한설명을대체할수있다. 한국의입장은간단하다. 북한의핵을절대용인할수없고더이상분단된나라에서살수없다는것이다. 평화롭게살고싶은데마침북한이과거와다른변화의움직임을보이니우리로서는이기회를잘이용하여우리가원하는비핵화의길로가고자적극적으로노력하는것이다. 훗날우리가북한에또한번속거나또는기만전술이었다고느낄지라도현재까지나타난사실을기준으로본다면북한은과거와다른양상을보이고있음이분명하다. 북한은노력하는모습을보이고있고, 한국뿐만아니라국제사회는평화를원하고있다. 이에중요한것은이러한상황에서어떻게우리가원하는방향으로끌고가느냐는점이다. 북한은핵실험및 ICBM 시험발사를중지하고풍계리핵실험장을폐기하여전문가와국제사회로부터검증을받겠다며핵동결의의지를보였다. 북한내부적으로도비핵화의지를표명하였고비핵화는선대유훈이라고밝혔다. 또한 핵 경제병진노선 에서 경제건설 로노선을변경하는등북한의태도변화를보여주는여러가지정황들이있다. 이러한점들은북한이과거에비해서상당부분진일보한진정성있는조치를취하고있다고볼수있는부분이라고생각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어떤이들은풍계리핵실험장이외에또다른핵실험장이있을수 7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있다는논리로완전한비핵화에대한우려의목소리를낸다. 물론우리가알지못하는핵실험장이더있을수있다. 그렇지만풍계리핵실험장을폐쇄한것은그자체로의미가있는것이다. 이제북한의진정성에대한논란보다는비핵화합의를어떻게끌고나갈것인지에대해고민해야해야한다. 남남갈등 이라는표현이있다. 그만큼우리사회는사실을기반으로국민공감대를형성해나가는것에미흡하며, 특히북한문제와관련하여국민적공감대를형성하기어렵다는점을부인할수없다. 지식인, 정치인, 언론그리고정부는진보와보수라는이념적가치를떠나희망과추측에의존한발언은자제하고, 정확한사실에기반한사회적담론을발전시키는노력을해야할것이다. 이석 : 중요한부분을말씀해주셨다. 과거에는실무자차원의비핵화합의이행이였다면, 지금양국정상이합의하고이행을약속한것은분명과거와다르다고평가해주셨다. 더나아가현상황에서는우리가어떻게원하는방향으로나아갈수있는지가중요하다는의견이신것같다. 다음으로이번정상회담을계기로우리사회에크게변화가있겠지만무엇보다한국경제의북한리스크가없어지거나크게감소함으로써우리경제가한단계더도약하는계기가될것이라는기대가있다. 이를반영이라도하듯이정상회담이후주식시장이상승하는모습을보이고있는데, 원장님께서는경제학자로서현재와향후의한국경제발전이라는차원에서이번정상회담의의의를어떻게보고계시는지궁금하다. 조동호 : 남북정상회담이나북미정상회담이한국경제에미치는영향에대해낙관적으로논하기는어렵다고생각한다. 그이유는첫째, 북한의변화가보이기까지어느정도시간이걸릴것이다. 변수가존재하지만가정을해보겠다. 남북정상회담이끝났고비핵화에합의를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을통해한단계더발전된문구가나올것이다. 하지만그렇다고하여북한이바로다음날완전히바뀌는것이아니다. 어떠한수순으로이루어나갈지부터시작될비핵화과정이간단치만은않기때문에, 빠르다고해도 1~2년정도를바라봐야한다. 경제제재는비핵화에대한북한의진정한대응이이루어진이후완화될것이다. 특히미국은북한의비핵화에대한진전없이쉽게당근을내어줄것같지않다. 이는한국정부역시마찬가지일것이다. 어렵게성사된대화인만큼이번기회를잘 8

권두대담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활용하고자할것이다. 경제제재가풀린다고하더라도아주순차적으로풀릴것이다. 예를들어, 남북한간의간단한교류부터시작은할수있지만, 북한에대한전반적인제재해제나경제개발구에대한투자까지는순차적으로진행될가능성이높다. 두번째는북한의자세와연관이있다. 북한은외부에서들어오는경제협력에대한수요를제한적으로받아들일가능성이높다. 북한은이미비핵화조치로병진정책을경제에초점을두는것으로변화시켰다. 대외환경개선에따라서외국투자가들어올수있지만, 그렇다고하여동시다발적으로해외자본이들어올가능성은낮다. 또한그러한투자가들어온다고해도북한이그것을환영하지는않을것같다. 북한의김정은위원장은현정치체제를공고히유지해왔다. 경제적으로는국가가주도하는사회주의경제체제를유지하되일부해외자본을활용하여자본주의적인센티브시스템을강화하는것을구상할것이다. 가장중요한것은북한당국이이것을통제할수있어야하는데, 중국과베트남과같이북한역시이를따르고자할가능성이존재한다. 따라서시간적상황이나북한의자세등여러가지를고려해보았을때남북경협이대규모로진행된다고하더라도한국의경제성장률이크게변화할가능성을논하기는어렵다. 때문에낙관적인평가는시간을두고지켜봐야한다고생각한다. 더불어한국기업들은과거의경험으로인해조심스러울수밖에없다. 또한경협을위한실질적인인프라를구축하기까지는상당한노력과자본이필요한데, 이는한국정부에부담으로작용할수있다. 경제이론적으로추가적으로비용이들어가면어느한부분은줄어들수밖에없다. 그렇다면정부가북한과의경제협력또는이를위한인프라구축을위하여들어가는추가비용을한국경제의어느부분에서조달할것인가하는실질적인문제가존재한다. 이것이어떠한형태로든한국경제의성장동력에영향을줄수밖에없다고생각한다. 종합해보면, 장기적인측면에서남북관계의개선과남북간의교류가한국경제의성장을견인하는중요한계기가될수는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이것이한국경제에미치는영향은크지않을것이라고생각한다. 이석 : 이번정상회담에서는남북경협이크게논의되지않았고, 지난정상회담에서의합의를이행하자는정도로경협에대한논의가그친것으로알려져있다. 이는현재미국을중심으로하는국제사회의대북제재가여전히유효하기때문인것같다. 그러나정상회담이후남북경협에대한기대감이빠르게상승하고, 이에대한실제적인논의역시시작해야한다는목소리가존재하는상황이다. 앞서원장님께서구체적인경협은시간을두고지켜봐야한다고하셨는데, 그렇다면남북경 9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협의구체적인아이템, 즉과거의경협아이템이유지될것인지또는새로운아이템이만들어 질것인지, 또한큰틀에서는이번정상회담을계기로남북경협이방향성의측면에서향후 어떻게진행될것으로전망하시는지의견을부탁드린다. 조동호 : 어려운이야기이다. 남북관계의특수성을고려하여남북경협을논할때정치를배제할수없다. 역대대통령들은집권정부만의남북경협과대북정책을만들기위한노력을해왔다. 노무현대통령의 10.4 선언, 이명박대통령의나들섬활용방안, 박근혜대통령의 DMZ 생태평화공원조성등을예로들수있다. 마찬가지로문재인대통령도현정부만의남북경협을추진할것으로사료된다. 물론과거에진행되었던사업중에서꼭필요한것들을계승하고발전시키는작업이있겠지만, 새로운시대에맞게재창조해낼가능성이높다고생각한다. 남북화해의분위기속에 우리는왜남북경협을하는것인가 에대한진지한고민이필요하다. 정부차원에서생각해보면남북간화해협력에기여하고, 남북의동질성을제고하며, 북한을시장경제로견인하여통일경제의기반을조성한다는데에서남북경협의의미를찾을수있을것이다. 경협과정에서한국경제성장에도움이되면좋겠지만, 설령우리경제에미치는직접적인효과가적을지라도정치적 민족적의미가더크기때문에정부개입과정부지원의정당성이생기는것이다. 남북경협사업의대표적인예로써개성공단을살펴보자. 한국은인간다운삶을위한버팀목으로최저임금을보장한다. 북한의개성공단내북한근로자도우리헌법이규정하는우리국민인데왜그들의최저임금과노동3권이논의되지않는지궁금하다. 보수정권이든진보정권이든개성공단은북한의저렴한노동력을근거로기업경쟁력강화를강조해왔다. 개성공단폐쇄직전북한노동자의임금은국내임금의 1/10 수준이었고, 주당평균초과근로시간이 11시간이었다. 매일 2시간씩야근하고토요일에도초과근무를한셈이다. 북한노동자의생산성이낮음을감안하더라도북한노동자들에게지불되는임금보다생산성이높으면기업의이윤이창출되는것이다. 북한노동력에대한과수요현상이발생하고북한노동력부족사태가생기는중요한원인이바로여기에있는것이다. 여기서우리는깊이고민해봐야한다. 수익을많이낸다면임금의 50% 를인상하는기업도있는것이당연할텐데어째서한국정부는매년정부가나서서북한노동자들에대한임금인상을 5% 로제한하는지묻고싶다. 남북경협을왜하는것인가에대한진지한고민이필요하고장기적으로남북경협이통일경제의기반을조성한다는측면에서우리정부의보다정상적이고균형있는남북경협에대한추진노력이요구된다. 10

권두대담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지금까지는남북경협의물꼬를트는것을주요목적으로추진해왔다. 그러나앞으로의남북경협은특수관계를기반으로하되, 경제적인측면에서는좀더정상적이고제도적인범위내에서진행되어야할것이다. 북한은우리와특수한관계이며, 헌법에명시되어있는 평화통일의동반자 이다. 장기적관점에서경제협력을통해통일한국의기반을다지고, 남북간정상관계로진일보하기위한노력이필요하다. 소수북한진출기업의경영이익이아닌민족경제의균형적발전을위한시각으로남북경협을바라보아야한다. 그렇게본다면어떤경협아이템을가지고어떤식으로추진해야할것인가에대한답을찾을수있을것이라생각한다. 정부의역할이어느때보다중요하다. 초창기남북경협은우리가당면한환경에비해더수월했다고볼수있다. 과거에는정부가경협의물꼬를트는작업을했다면, 이제는경협의물길을바로잡는작업을하는것이기때문에훨씬더어렵고그만큼신중을기해야할것이다. 올바른길로남북경협이진행될수있도록각분야의전문가들의도움도필요하다. 이석 : 이번정상회담은다가오는북미정상회담을예비하는성격을갖는것으로알려져있다. 그렇다면원장님께서는몇주앞으로예정된것으로알려진북미정상회담을어떻게전망하시는지궁금하다. 또한북미정상회담의성공을위해우리사회와정부가할수있는일이있다면, 그것은무엇이라고생각하시는지궁금하다. 조동호 : 일단북미정상회담의의의는크게세가지가될수있다. 첫째, 앞서남북정상회담의의의에서도말씀드렸지만이번북미정상회담은한반도냉전구조를완화하는본격적인계기가될것이다. 만약미국과북한이비핵화에대한확실한합의에이르고그것에상응하는대가로북한의체제보장이이루어진다고한다면한반도냉전구조해체의출발점이될수있다고생각한다. 두번째로는이번북미정상회담을계기로항구적평화체제의길을실현할수있다고생각한다. 평화체제구축은미국의지지가없으면사실상어렵다. 따라서북미정상회담에서미국이북한의의지를직접확인할수있다면한반도의종전, 더나아가평화협정, 평화체제를구축하는것을공식적으로구체화할수있을것이다. 세번째로이번북미정상회담은평화로운남북관계를촉진 발전시킬수있는핵심적발판이될것이기때문에한국에도매우중요하다. 그렇다면한국정부가할수있는일은북미정상회담이한반도평화체제를구축하는방향으로갈수있도록주도하는것이다. 더나아가서는한국정부가미국과북한사이에서의견을공유하고조율하는역할을수행할것을기대해본다. 11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이석 : 원장님께서는북한경제를연구하시는경제학자이시지만북한및한반도와관련된정치 외교 안보분야에도해박한지식을가지고계시며, 현재는이모든것을아우르는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원장소임을맡고계신다. 원장님께서는북한과관련한우리의학계또는연구자들이이번정상회담을계기로향후어떻게달라져야한다고생각하시는지, 그리고이를위해무엇이필요하다고생각하시는지궁금하다. 조동호 : 네가지정도로요약할수있을것같다. 첫째, 경제학자들이정치환경에좀더관심을두면좋을것같다. 물론장단점이있다. 경제학자들이정치환경에관심을두지않고연구를한다는것은정치적고려없이경제학이론에기반을둔연구를하겠다는뜻에서긍정적이고고무적이라말할수있다. 그러나연구자, 특히국책연구기관은이론연구뿐만아니라정책연구도함께한다. 적어도정책과관련된연구를수행할때는정치문제를알아야제대로된연구를수행할수있다고생각한다. 정부가처한대내외적환경이있고정치적제약이있는데현실과결여된정책조언을한다면, 연구자스스로에게만족을주는연구는할수있을지라도정부당국에도움이되는연구라고말할수는없을것이다. 우리가정책연구를하는이유, KDI 가존재하는이유는전문가로서정부의정책결정과정에서좀더현실적이고바람직한방향을제시하기위함일것이다. 정부가수용할수있는아이디어를제시하기위해서는현재정부가어떤정책고민을하는지, 제약요인이무엇인지에대한기초적인이해가되어야더좋은연구를할수있다고생각한다. 한반도분단은냉전의산물이다. 국제정치를이해하지못하면제대로된북한연구를수행하기어렵다는점을잊지말아야한다. 둘째, 학제간연구가활성화되었으면한다. 최근학문간교류가조금씩이루어지고있지만, 아직은정치 경제 사회분야를아울러교류할수있는기회가단절되어있다고생각한다. 향후북한과관련된상황은더욱복잡해져여러분야전문가의의견이필요할것인데, 이를보완할수있는학제간연구가활성화되었으면하는바람이다. 셋째, 북한에대한연구가총론을넘어각론으로, 즉더욱구체적인연구가진행되어야한다고생각한다. 이와같은측면에서, KDI가데이터를중심으로북한의무역, 시장, 환율등에대해분석해온것은학계에많은기여를했다고생각한다. 따라서개인적인바람이있다면, 이러한연구방식이북한경제뿐만아니라다른분야에도보편화되었으면한다. 지금까지의북한연구는사실총론적인분석이주도해왔지만, 앞으로는구체적인사실을기반으로한각론적인연구가주도할수있기를기대한다. 12

권두대담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북미정상회담전망 넷째, 차세대연구자들을발굴, 육성, 지원하는노력이필요하다. 학회와연구기관간의연계를통한방법도있다. 개인적, 조직적차원을넘어국가차원에서의관심이필요하다고생각한다. 이제본격적으로남북화해 평화의시대가열리면북한에대해연구해야할분야가훨씬많아질것이다. 따라서기존연구자와차세대연구자가협력할수있는자리가활성화되고, 차세대연구자를지원할수있는국가차원의시스템이구축되었으면하는바람이다. 이석 : 남북정상회담의성과와향후예정된북미정상회담에대해여러궁금증이해소될 수있는시간이었다. 초청에응해주신조동호원장님께다시한번감사드리며, 이것으로 금번협의회를마치도록하겠다. 13

동향과분석 판문점선언이후남북경제관계의기본목표 : 균형발전과공동번영 박순성신남북경협시대의전망과과제 권영경핵없는신흥개도국의길을선택한북한 : 판문점선언의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조성렬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구갑우 2018 남북정상회담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이상현북미정상회담, 격변의국제정세, 문재인정부의과제 김흥규남북정상회담과남북한사회 이우영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해결방향 김수암남북정상회담의안보적측면의평가와향후추진방향 조남훈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이후남북경제관계의기본목표 : 균형발전과공동번영 판문점선언이후남북경제관계의기본목표 : 균형발전과공동번영 박순성 동국대학교교수 sunsong@dongguk.edu 북한경제가개혁 개방의관점에서내부적으로상당한변화를겪고있던 2016년 2월, 남한은북한의핵무기시험과미사일발사에대한대응으로개성공단의전면중단조치를발표하였다. 1980년대말부터시작되었던지원 교류 협력의남북경제관계가개성공단폐쇄와함께완전히단절되면서, 북한경제의미래와관련하여반드시존재해야할남한의자리는사라졌으며또한남한이북한경제의당면한현실을이해하고남북경제협력을하는데에필요한전략적정보도더이상얻을수없게되었다. 개성공단의불이꺼지면서, 민족경제의앞날도완전히어두워졌다. 그리고마침내 2년여의암흑기를지나서남북정상이함께만들어낸판문점선언 (2018. 4. 27) 은한민족의평화와번영, 그리고통일을위한새로운이정표가될가능성이높다. 남북정상은판문점이라는분단 전쟁 갈등의장소에서평화 번영 통일이라는한반도의미래를위한매우적극적인전망을전세계를향해내어놓았다. 전망이적극적일수록, 아니전망이적극적이기에여기에서우리는더욱신중해야할지도모른다. 판문점선언에들어있는 전쟁없는한반도, 남북관계의지속적발전, 민족경제의균형적발전 과같은내용들이지금우리가내걸고나아갈만한비교적현실적인목표이다. 2018년여름부터다시시작될남북한경제교류협력에서무엇보다도중요한것은미래를내다보며착실하게남북경제관계를발전시켜나가려는지향과태도이다. 특히 민족경제의균형적발전과공동번영 은익숙한표현이지만, 우리는그의미에더욱충실하기위해노력해야한다. 1991년 12월 남북기본합의서 에서경제분야와관련하여통일열망을담아내었던 민족경제의통일적이며균형적인발전과민족전체의복리향상 (3장 15조 ) 이라는담대한 17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목표는, 2000년 6 15 공동선언에서는 민족경제의균형적발전, 그리고 2007년 10 4 선언에서는 민족경제의균형적발전과공동의번영 이라는조금더현실적인목표로변화되어왔다. 1960 년 8 15 경축사에서북한최고지도자가 북반부의중공업을토대로한민족경제의통일적발전 을통일정책의핵심목표로내세웠던것과비교한다면, 상당한변화가있는것이다. 1) 그렇지만현실의경제논리에서 균형발전 과 공동번영 은결코쉬운목표가아니다. 이미자본주의경제체제의역사에서, 유럽연합의형성과정에서, 동서독의경제통합의경험에서다양한형태로드러났듯이, 서로다른제도와수준의 경제단위 들이밀접하게접촉하고관계를맺어나가면언제나경제적불균형은심화되고번영의성과는편중되는경향이있다. 남북한사이의경제교류협력도국가들사이에서나타나는일반적경제관계의이러한경향으로부터전혀자유롭지않다. 현재존재하는남북한경제의엄청난비대칭성때문에일시적으로는북한경제의빠른변화와성과가불균형과편중의경향을드러나지않도록할지도모른다. 그러나불균형과편중은단기적으로잘드러나지않으면서도결국에는구조적으로고착화된다는사실에주목하지않는다면, 남북경제관계의지속적이고안정적인발전은어느순간심각한한계에직면할수도있다. 현재남북한국민경제각각이내부적으로안고있는불균형과편중은남북한경제관계에서의균형발전과공동번영을막는저해요인으로작용할가능성이높다. 종종우리는남한내부의경제적불균형과기능부전을남북한의상호보완적인경제교류협력으로극복할수있다고낙관적으로예상한다. 남한경제만을생각한다면, 전혀터무니없는주장이라고할수는없다. 하지만한반도-동북아경제권을시야에둔다면, 남한내부의경제적문제나한계를 단순수출하는방식 으로는민족경제의균형발전과남북한의공동번영을실현할수없다. 이런관점에서개성공단의기존발전전략도새로이검토할필요가있다. 개성공단의국제화를통한안보리스크제거보다더중요한것은개성공단을한반도-동북아경제권의첨단산업창업기지로만드는전략이다. 과연이러한일이일어날수있을정도로한반도평화체제구축을향한길이충분히, 그리고안정적으로열릴것인가? 사실현재남북한경제의기본구조를결정한경제성장모델은남북한모두철저하게불균형성장전략에바탕을두고있었다. 지난 2~30년간의변화에도불구하고, 이러한전략이낳은남북한경제에서의부의편중, 산업 지역 계층의불균형은남북한경제교류협력의추진전략과구체적내용에직접적으로영향을미칠수있다. 그런데현재의불균형과편중을 1) 민족경제의균형적발전 이라는표현은노태우대통령의 민족자존과통일번영을위한 7 7 특별선언 (1988 년 ) 에서핵심정책제안의하나로제시되었다. 18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이후남북경제관계의기본목표 : 균형발전과공동번영 부정할수없는실제조건으로인정한다고하더라도, 그러한문제들을극복하려는정책을담지않은남북한경제교류협력전략은중장기적으로남북한경제의지속가능한발전을불가능하게만들것이다. 이런관점에서남북한경제를세밀하게조사 분석하고전체적으로바라보는치밀한정책구상이필요하다. 한편고도성장을위한불균형성장전략은종종자원 자연 인간을경제성장의수단이나대상으로전락시키곤했다. 남북경제관계를전면적으로새롭게구상하려는현재시점은지난시기의남북한경제성장모델뿐만아니라기존의남북한경제교류협력전략도비판적으로재검토할좋은기회이다. 비판적재검토와관련하여반드시언급할필요가있는두개념은 공공정책에대한성인지적관점 (gender mainstreaming) 과 발전에대한권리기반접근 (rights-based approach to development) 이다. 이미공공정책과발전전략의선택에서세계적기준이된두개념에따르면, 모든정치 경제 사회적변화 발전은자원적 환경적 생태적지속가능성뿐만아니라인권증진과성평등의실현을보장해야하며, 또그러할때에만진정의미있는변화 발전으로볼수있다. 최근우리사회에서도대북지원및남북한경제교류협력과관련하여이러한세계적경향이충분히반영되어야한다는주장들이제기되고는있지만, 이러한정책선택의기준들이남북한경제교류협력의포괄적정책구상내에서체계적으로반영되고구체화되는것같지는않다. 근래파악되고있는북한사회경제질서의변화가보여주는불안정한요소와우리사회가종종빠져드는성장우선주의등을우려하지않을수없다면, 정책을선택하고전략을평가하는규범적기준을더욱깊이고민해야할것이다. 이러한고민들은남북한경제관계의정립에서북한이결코단순히수동적인존재가아니라는사실에대한자각을의미하기도한다. 균형발전과공동번영은우리가추구할만한현실적목표이지만, 그러한목표는남북한이서로상대를존중하면서함께힘을모을때에야비로소현실로다가올것이다. 19

동향과분석신남북경협시대의전망과과제 신남북경협시대의전망과과제 권영경 통일교육원교수 kwonyk@unikorea.go.kr 남북경협은근본적으로전세계적인냉전질서의붕괴와북한체제의딜레마등장이라는국제정치질서의변화에힘입어추진된경제활동이었다. 그리고헌법에표명된평화통일전략을실제적으로추진하기위한기능주의 ( 혹은신기능주의 ) 적통합전략의매개역할인자로서추진된정책이었으며, 대륙과해양의가교지대에위치한한반도의지경학적역량을키우기위한경제행위이기도했다. 그러나남북경협은일반교역으로부터출발해위탁가공교역 투자협력 특구공동개발 ( 금강산관광및개성공단사업 ) 으로까지발전되어갔지만, 다음 < 표 1> 에서보듯이한반도내 외부를둘러싼정치상황장벽에부딪혀역순으로하나씩중단되고말았다. 이는남북경협 26년 41일 (1989 년 ~2016 년 2월 11일 ) 의역사자체가정전체제라는구조적제약환경과한반도내부냉전질서의유지라는태생적한계속에서전개됨으로써결국초래될수밖에없는현실이었다고할수있다. 과거동서독은우리와동일한분단국가관계였지만, 정전체제라는구조적구속성은없었기때문에통일이전동서독을둘러싼국제정세의변동이있어도 민족내부의경제관계 자체가중단된적이없었다. 그러나한반도에서는북한의핵능력강화시도로인한정전체제의불안정성이오히려격화되어나가면서남북경협이일종의벌칙을가하는대응수단으로전개되며남북한사이경제관계의부재상황을쉽게유도해나갔다. 21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 표 1> 남북경협중단의계기와북한의대응 중단시점중단계기남한조치북한대응 금강산관광사업 2008. 7. 남한관광객피격 일반교역위탁가공교역투자협력사업 개성공단사업 2013. 4. 개성공단사업 2016. 2. 금강산관광중단 금강산우리기업자산일방몰수 개성공단폐쇄시사 (2008. 12. 1 통행제한 ) 2010. 5. 천안함사건 5.24 조치 연평도포격도발 (2010. 11. 23) 제 3 차핵실험 (2013. 2) 제 4 차핵실험 (2016. 1. 6) 및장거리로켓발사 개성공단잠정중단 (2013. 4. 8~ 9. 16) 개성공단조업중단 자료 : 양문수, 남북경협의평가와전망, 수은북한경제, 2017 년여름호, p.9. 작성표를필자가첨가및수정. 반발과재가동합의일방임금인상 북한산간식, 식자재사용강요 개성공단과인접한군사분계선전면봉쇄 (16. 2. 11) 개성공단설비, 물자 제품 자산동결 남북간군통신선, 판문점연락선폐쇄 그러면 2018년남북정상회담을계기로이러한구조적 태생적한계성은과연극복될수있을것인가? 2018년남북정상회담의결과합의된무려 13개항에이르는판문점선언은다소큰희망적기대를낳고있는중이다. 가장핵심인한반도정전체제의타파를위한완전한비핵화를목표로삼는합의와더불어올해안에종전선언과함께항구적평화체제구축을위한남 북 미 3자혹은남 북 미 중 4자회담을개최한다는내용이선언문에포함되어있기때문이다. 과거남북한사이합의를재추진하고이를제도화하기위한조치와더불어남북정상간회담정례화및군사적긴장완화조치도실질적으로수행해나가기로되어있지만, 이조항들은마지막항으로들어가있는 항구적으로공고한한반도평화체제구축, 즉정전체제해체과정이실제적으로병행추진되지않는한결국한계에부딪힐수밖에없다. 만일정말로정전체제를해체하는프로세스가전개되어간다면이후의남북경협전개는이전의남북경협과다른신남북경협패러다임으로전개되어나갈수있다. 정전체제라는구조적틀속에서전개되는남북경협은국제사회의대북제재, 특히미국의독자적대북제재의틀속에서가능한분야에서만이루어져야했기때문에근본적으로남북한이경제공동체를지향하는경제관계를맺기어려웠다. 미국은 2005년행정명령 13382호이래 2017년말에이르기까지북한과모든경제영역에서교역및협력관계를맺지못하도록 7개의행정명령을규정해놓고있다. 특히 2017년 10월에내린행정명령 13810 호는세컨더리보이콧성격을 22

동향과분석신남북경협시대의전망과과제 강화해광범위한분야에서대북무역관련자에대한제재를하도록규정해놓고있다. 관련법규만해도 1949 년공산권과의교역을규제하는수출통제법이후 2017 년말에이르기까지총 22개에이르고있다. 특히 2016 년 대북제재강화법 과 2017 년 미국의적국에대한제재법 은글로벌경제활동을행하는민간기업투자자체를어렵게하고있다. 따라서이러한구조적한계속에서개성공단사업은노동집약적경제분야에서고부가가치분야로확장해나가기어려웠으며, 2007 년제2차남북정상회담에서김정일국방위원장이노무현대통령에게개성공단사업이위탁가공에지나지않는다고불만을토로할정도로남북간산업협력의성격으로진척시켜나가기어려웠다. 그리고정전체제라는구조적한계성은경제협력을해나가는파트너인북한으로하여금체제의안전보장을우선시하는대외경제정책을시행케하고시장경제원리에기초한경제협력을어렵게함으로써남북경협의지속성과수익성에제약을가져왔었다. 항상당국자사이에신분의안전을담보하는군사회담이전제되지않으면안되었으며경제협력에정부의일정한행위자역할이있어야남북경협의안정성과지속성이유지될수있었다. 이때문에남북경협을둘러싼우리사회내부의갈등도적잖이등장했었다. 정전체제의해체과정은북한이체제혹은정권안전보장에자신감을갖고경제개혁과대외개방을적극추진해나가도록만들것이라기대된다. 물론북한이 1970 년대후반중국의등소평처럼가시적인정책전환을선포할것으로섣불리기대해서는안되겠지만, 북한은이미 4월 20일제7기제3차당중앙전원회의를열어당의전략노선을병진노선에서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 으로전환한다고선포한바있다. 그리고김정은정권이출범한 2012년부터 80년대후반중국의국영기업개혁과그내용이유사한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점진적으로추진해오다가 2016년 5월제7차당대회에서이를명문화하고, 2015 년국영기업소법개정을통해법제도화조치도시행했다. 김정은이 3월시진핑주석과의회담에서 진작에등소평의길을가야했었다 라고말하고, 4월 27일문재인대통령과의회담에서는베트남모델에관심을갖고있다고말하기도했다는전언도들리고있다. 김일성이 1990년대에 파리모기가들어오지않도록모기장을치고개방해야한다 라는모기장식개방론을외치고, 김정일이 아무도가지않은주체형의우리식사회주의변화의길을가겠다 라고우리식변화론을제기한것에서더나아가, 김정은정권이 우리식변화모델 을실제만들어가는작업을본격화하는환경을정전체제의해체과정이조성해줄것으로생각한다. 이경우남북경협은북한의 우리식변화모델 에연계되는경협으로서새로운패러다임으로전개되는것이가능해진다고생각된다. 김정은정권이생각하는 우리식변화모델 은아직조심스럽고좀더분석적이며신중한연구가요구되지만, 23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개인적으로는중국형과베트남형이결합된유형이되지않을까추측해보고있다. 김정은정권출범후지난 6년간의경제정책들을분석해보면, 북한은내면적으로중국의존형의경제개발을꺼리고당독재를유지하면서당이주도하는시장화경제개발을의도하는양태들이나타나고있다. 그리고글로벌가치사슬에의거한해외자본유입과이를기초로하는산업의정상화보다는, 자신들이보유하고있는과학기술의토대를활용하여 ICT기술을결합한 특구중심의경제개발 의도를여러문헌에서밝히고있다. 그런데문제는북한의심각한전력, 철도, 도로, 항만등기초인프라상황이자신들이의도하는방향으로의 우리식변화모델 만들기에장애요인이되고있는것이다. 또한향후북미정상회담에서북핵문제해결과정전체제의해체과정이어떤식으로결말이날지지켜봐야하겠지만, 설사일괄타결이이루어져아무리속도전으로추진된다하더라도완전히비핵화가이루어질때까지일정기간시간이요구되며, 그동안에대북경제제재들은유지됨으로써해외자본의유입은어려울것이다. 물론타결방식에따라단계별부분제재해제가이루어질수도있겠지만, 아직은확실하게기대하기어렵다고할수있다. 따라서판문점선언에포함된 10.4 선언합의사업의적극추진및남북간철도, 도로연결및현대화조항은추후전망적내용으로서정전체제의해체프로세스가전개되어나갈때플랜적측면에서해석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대북경제제재에수동적으로순응하기보다는남북경협을그동안구속해왔던정전체제의해체를선순환적으로유도해나가고자하는측면과더불어신남북경협의전개에필요한것들 ( 예컨대남한의단절된동해선및경원선연결작업과실태조사 ) 을할수있는것부터해나가야한다. 그리고주지할것은향후추진될남북경협은단순히중단되기이전남북경협지점에서의재시작이아니라, 한반도신경제지도구상이라는담대한구상의틀내에서북한의 우리식변화모델 과연계된내용구조로전개될가능성이있다는점이다. 또한정전체제의해체과정과남북경협은선순환구조로전개될필요성이있기때문에주변국가들도공통의이해관계를공유할수있도록다자적국제협력프로젝트의성격도갖고추진될것이라는점이다. 한반도신경제지도구상이내세우고있는이른바한반도 3대경제벨트 ( 환황해경제벨트, 환동해경제벨트, 접경지역평화벨트 ) 의구축은주변국들과의연결성 (connectivity) 강화및네트워크구축속에한반도전체를 H자형태로선으로연결해개발해나가고자하는것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이후우리경제분야에서는신성장동력을찾고자하는내부욕구분출에따라다양한기대들을지나치게앞서서표출하고있는데, 신남북경협시대의남북경협방향성을분명하게인지하고과거의문제점들을극복하며새로운북방경제협력공동체를지향해나갈필요성이있다고생각한다. 24

동향과분석핵없는신흥개도국의길을선택한북한 : 판문점선언의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핵없는신흥개도국의길을선택한북한 : 판문점선언의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수석연구위원 joseon@inss.re.kr 지난 3월 5일김정은위원장은평양을방문한우리특사단에게 북한은가난한나라 라고인정하는말을했다. 이것은최근김위원장이취한일련의비핵화결단이이루어지게된배경을이해할수있는말이다. 남북한의경제력격차가 40배넘게벌어지는현상황에서김위원장이더이상이를방치할수없다고판단하고, 이번에완전한비핵화라는어려운전략적결단을내린것으로보인다. 김위원장의경제에대한관심은이번이처음이아니다. 그가공식무대에처음데뷔한 2012 년 4월 15일태양절기념사에서 인민들이더이상허리띠를졸라매지않게하겠다 면서경제발전을우선시하겠다는뜻을밝힌바있다. 그뒤 2013년 3월 31일김위원장이처음주재한당중앙위전원회의에서경제- 핵무력병진노선을채택하면서 경제강국건설과인민생활향상 을국정과제로제시하였다. 병진노선을채택할당시만해도김위원장은핵무기만갖고있으면더이상군비경쟁에내몰리지않고국내자원을경제개발에집중할수있을것이라고생각했던것같다. 실제로김위원장은집권초기대대적으로중앙및지방급경제개발구구상을발표하고, 각종대외기관을통합해대외경제성을발족하기도했다. 또한대외경제관계법령들도새롭게정비했었다. 하지만북한의핵무기와미사일개발이성공적으로이루어져실전배치가임박할수록오히려국제사회의고강도대북제재는한층심화되었고, 이는오히려경제재건의장애요인이될뿐이었다. 경제건설에전념할수있는안전보장의울타리가될것으로기대했던핵무력의보유가오히려대외무역과해외투자의유입을막아경제건설을가로막는다는인식을갖기에이른것이다. 25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그리하여이제북한이 핵을가진경제빈국 으로남을것인가, 아니면 핵없는신흥개도국 으로나아갈것인가하는기로에서전략적으로후자를선택한것으로보인다. 실제로북한은 4월 20일당중앙위제7차 3기전원회의를열고기존병진노선의종료를선언하고새롭게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노선 을채택하였다. 이는병진노선을채택한지 5년만의일이다. 김정은위원장이이같은전략적선택을하게된데는문재인정부의지속적이고일관된대북메시지가크게작용했다. 문대통령은작년 7월 6일신베를린선언을시작으로 7월 17일에는적십자회담과군사당국자회담을, 9월 21일에유엔총회에서북핵의평화적해결과북한의평창올림픽참가를, 11월 1일에국회시정연설에서한반도문제 5원칙을제안한바있다. 그러나김위원장의마음을결정적으로움직인것은 8.15 광복절경축사에서밝힌 대한민국의동의없이는누구도전쟁을결정할수없다 라는문대통령의강력한의지표명이었다. 이는 12월 14일한중정상회담의 한반도평화안정 4원칙 에서 한반도에서어떠한전쟁도용납하지않겠다 라는표현으로재확인되었다. 김위원장이문대통령임기동안에비핵화를한다면체제보장을받을수있을것이라는믿음을갖게된것으로보인다. 금년 1월 1일신년사에서김위원장은 두개의민족적대사들 로평창올림픽과북한정권창립 70주년을들면서대남관계개선의지를강력하게표명했다. 또한평창올림픽개막식직후김위원장의여동생인김여정당부부장을특사로보내문대통령에게남북정상회담을제안하였다. 당초북한은문대통령이쉽게수용할것으로기대한것으로보이지만, 문대통령은 앞으로여건을만들어실현하자 라며조기남북정상회담개최에유보적인태도를취했다. 문대통령이밝힌 여건 은북미대화의재개를가리킨다. 하지만북미대화의재개에대해그동안미국은북한의비핵화의지표명을요구해왔고북한은비핵화를의제로한어떠한대화 협상도불응한다는상반된입장을취해왔었다. 이처럼북미양측의입장이평행선을달려왔기때문에오랫동안북미대화가성사되지못했던것이다. 하지만지난 3월 5일김정은위원장은평양을방문한우리측특사에게 비핵화의지표명 에서한발더나아가 비핵화수용 의뜻을명백히밝혔다. 김위원장은군사위협해소와체제안전보장을조건으로완전한비핵화를받아들이겠다는입장을우리특사를통해미국측에전달하고자하였다. 이로써남북과미국의연쇄정상회담이성사될수있었던것이다. 4월 27일북측최고지도자로는휴전이후처음김정은위원장이남한지역을찾아정상회담을하고판문점선언을채택하였다. 당초맨뒤에다루어질것이라는예상과는달리제1조에 26

동향과분석핵없는신흥개도국의길을선택한북한 : 판문점선언의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남북관계개선방안이담겼다. 국제사회의대북제재로남북경협이제약받을수있는상황이지만, 향후남북관계의제도화틀을마련하고김위원장이비핵화를결단한데따른인센티브를제공한다는의미에서북한이필요로하는각종교류 협력방안들을담은것이다. 이번판문점선언에는북한의 완전한비핵화 를명문화하고그에상응한대가를명시했다. 제2조에는남북한의군사적긴장완화와군사충돌의방지방안, 제3조에는올해종전선언의추진과한반도평화협정체결을비롯한체제안전보장의방안이담겼다. 이를바탕으로완전한비핵화를명시함으로써판문점선언은 6월 12일에개최될북미정상회담에서의일괄타결을위한길잡이역할을맡게되었다. 이번판문점선언의숨은코드는 남북연합 이다. 이번선언의정식명칭이 한반도의평화와번영, 통일 이지만, 본문에는제1조에 자주통일의미래를앞당겨나갈것 이라는규정외에는통일이라는단어를사용하지않고있다. 하지만본문중에는정상간핫라인설치, 분야별고위급회담, 군사당국자회담뿐만아니라남북연합의추진기구성격을갖고있는남북당국자상주의남북공동연락사무소설치가담겨있다. 오는 6월 12일이면역사적인북미정상회담이싱가포르에서열리게된다. 이번정상회담의의제는한반도비핵화와대북체제안전의교환에대한일괄타결이될것이다. 트럼프대통령은재선을위해임기내비핵화를원하고있고, 김위원장도미국정권교체에따른불이행리스크를없애기위해조기안전보장을원하고있다. 이처럼양측의이해관계가맞아떨어진다는점에서이번정상회담의성공가능성은높다. 하지만북미정상회담이성공으로귀결되는데는몇가지변수가내재해있다. 특히일본변수와중국변수가중요하고미국변수도있다. 일본은중단거리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납치문제를제기하며의제를확대할것을요구하고있다. 중국은대북제재완화카드로북미관계사이에끼어들려고하고북한의합리적안보우려해소를구실로주한미군철수를의제로삼고자하고있다. 미국은오는 11월 6일중간선거에서공화당이과반수의석확보에실패할경우북미합의의동력이크게떨어질수있다. 몇가지변수에도불구하고이번남북및북미연쇄정상회담은한반도냉전구조를해체하는출발점이될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을통해북미수교가합의되고후속의북일정상회담개최로북일수교가이뤄진다면냉전의유산인남방삼각마저해체된다. 그렇게되면북한의국제기구가입을막아온제약요인들이사라지게되고북한은정상국가의길을갈수있게된다. 남북관계는평화공존의제도화를거쳐남북연합의시대를열게될것이다. 지금우리는한반도냉전구조의해체와새로운평화구조를시작하려는역사의전환점에 27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서있다. 남북분단 70년, 휴전 65년, 북핵 25년의극복을위한대장정은이미시작되었다. 아직가보지않은길이기에국내외적으로수많은어려움들이도사리고있을지모른다. 하지만둘도없는이번기회를놓치지않고잘활용한다면우리역사의새로운장이활짝열리게될것이다. 28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교수 kwkoo@kyungnam.ac.kr Ⅰ. 북한의개혁 개방선언과판문점선언 3 항 어떤텍스트든발표되는순간, 그텍스트에서저자와독자둘다사라지게된다. 독자는글쓰기의행위에부재하고저자는글읽기의행위에부재하기때문이다. 따라서텍스트읽기는해석과같은의미다. 2018 년 4월 27일남북정상이합의한판문점선언도예외가아닌텍스트다. 특히남북정상회담합의문에서처음으로한반도비핵화와한반도평화체제를동시에언급한판문점선언의 3항은다양한해석을낳을수있는구절들을담고있다. 한반도비핵화는, 1991 년 10월한국과미국이남한내에배치되어있던전술핵무기철수에합의한이후 1991 년 12월남북한이만든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에서, 한반도평화체제는 2007 년제2차정상회담합의문인 남북관계발전과평화번영을위한선언 에서각기언급된바있다. 한반도비핵화와한반도평화체제가같이언급된문건은다자합의인 6자회담의 2005 년 9 19 공동선언이었다. 2017 년 6월문재인대통령이미국을방문하기전북한의대남사업기관인민족화해협의회는 공개질문장 을통해핵문제는남북대화의의제가아니라고말한바있었다. 따라서평화체제와비핵화를언급하고있는판문점선언 3항은, 북한의국가행동의근본적변화를담고있는지표다. 판문점선언이나오기일주일전인 2017년 4월 20일, 북한은평창임시평화체제를한반도평화체제로전환시키는한계기로해석될수있는조선로동당제7기 3차전원회의를개최했다. 핵 경제병진노선의승리를선언하고, 사회주의경제건설에총력을집중 한다는내용의결정서를이전원회의에서채택했다. 핵국가임을선언하고핵군축의일환으로핵 미사일실험을중단하겠다는내용이첫번째였다. 2017년 12월 19일문재인 29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정부가한미합동군사훈련의연기를제안하며만들어진평창임시평화체제의완성을알리는공식적화답이었다. 두번째는북한이스스로핵무기와동급의비유인 보검 으로묘사한경제건설에집중하는 새로운전략노선, 즉개혁 개방선언이었다. 1978년 12월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의는중국이개혁 개방이라는역사적전환을한사건으로기록되고있다. 그러나이회의에서개혁 개방이라는표현은등장하지않았고, 사회주의현대화건설 이언급되었을뿐이다. 1979 년 1월중국이미국과수교하고 1980 년 4월국제통화기금 (IMF) 과세계은행 (World Bank) 회원국이되면서,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의는개혁 개방선언으로해석될수있는국제정치경제적조건을확보할수있게되었다.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의와닮은꼴이었던 2018년 4월조선로동당제7기 3차전원회의이후북한은제3차남북정상회담에나섰다. 그리고판문점을거쳐미국과만나야하는북한은평화체제와비핵화를동시에담는판문점선언 3항에합의했다. 조선로동당제7기 3차전원회의를개혁 개방선언으로기록할수있게하는여정의중간기착지가판문점선언 3항이었다. Ⅱ. 판문점선언 3 항의해석 판문점선언 3항은 남과북은한반도의항구적이며공고한평화체제 ( 남한 : peace regime, 북한 : peace mechanism) 구축을위하여적극협력해나갈것이다 로시작한다. 한반도평화체제구축이라는정책목표에한반도비핵화가부속되어있는구성이다. 합의문 3항의 1은 남북기본합의서 와 2007 년 10월남북정상회담의 남북관계발전과평화번영을위한선언 에서언급되었던 불가침 의재확인이었다. 불가침은, 전쟁이없는상태인소극적평화 (negative peace) 를위한최소원칙이다. 그러나탈냉전시대에남북한은불가침의물적토대를만들지않았다. 판문점선언 3항의 2에 군축 이등장한이유를, 그토대만들기를위한한방법으로해석할수있다. 2017 년 4월과 8월북한의핵 미사일실험과한미합동군사훈련이맞물릴때그전형이나타났던한반도안보딜레마와전쟁위기의근본적탈출을모색하는남북의의지의반영이군축이다. 북한은정전이후외국군철수와한반도평화정착을규정한정전협정 4조 60항에의거하여개최된 1954년제네바정치회담부터재래식군사력의하나인남북의군병력중 10~15 만정도를군축하자는제안을해왔다. 남한의노태우정부와이명박정부도비용대비편익이란관점에서북한에재래식군사력의감축을제안한바있다. 군사적신뢰 30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구축, 운용적군비통제, 구조적군비통제를거치는군축의과정은, 남북모두로하여금군사적방법에의한안보와방위라는기존패러다임의전환을야기하게할수있는 판문점평화체제 구축의핵심사안가운데하나다. 더불어 군축 이라는의제는국방비의축소가복지비의증가로연결될수있다는전환적사고를가능하게한다. 평화는복지의토대이고, 시민의삶의질을제고하는복지는 적극적평화 (positive peace) 의한형태다. 합의문 3항의 3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되는올해, 즉 2018년에 종전을선언하고정전협정을평화협정 ( 남한 : peace treaty, 북한 : peace accord) 으로전환하며항구적이고공고한평화체제구축을위한남 북 미 3자또는남 북 미 중 4자회담개최를적극추진해나가 겠다는내용을담고있다. 항구적평화체제구축의한구성요소로서평화협정체결을의제화했다는점에서 3항의 3은판문점선언의백미다. 여기서해석이필요한두쟁점이있다. 첫째, 북미정상회담에서한반도비핵화라는의제가일괄타결의형태로이루어진다고해도, 비핵화의실행에는트럼프대통령임기내라하더라도상당시간이소요된다. 따라서비핵화의과정중에평화협정이체결될수있을지가관건이다. 즉, 종전선언은올해안이라고해석할수있지만, 평화협정의체결시점은 3항의 3에서불분명하다. 둘째, 평화협정의당사자문제는 1954년제네바정치회담, 1990년대후반의 4자회담, 2005년 6자회담의 9 19 공동선언에서지속적인쟁점이었다. 2007년 10 4 공동선언에서 3자또는 4자가종전선언을할수있다고했던것처럼, 판문점선언에서도남북미또는남북미중의종전선언과평화협정을위한회담이언급되었다. 북한은 1958년중국군이북한에서철수했고중국이한반도의정치군사적긴장을야기하는행위자가아니라는 긍정적 이유로중국을평화협정의당사자에서배제하고자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의 2018년 3월 25일전격적인중국방문은대북제재의실질적해제를의도한것이기도했지만, 북한의 친미국가화 를경계하는중국의필요때문이기도했다. 중국은한반도문제의당사자로서의지위를포기하지않으려할것이다. 따라서남북미중간의양자회담가운데결여되어있는한중정상회담의필요성이제기된다. 북중관계는물론한중의정치군사적, 경제적관계까지평화체제구축과정에고려되어야한다면, 남북미중의평화협정체결이적절한대안으로보인다. 합의문 3항의 4는 완전한 (complete) 비핵화 와 핵없는한반도 ( 남한 : realizing, through complete denuclearization, a nuclear-free Korean peninsula 북한 : turning the Korean peninsula into a nuclear-free zone through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를실현한다는공동의목표에대한남북의확인이다. 한반도비핵화와관련한 3항의 4는북미정상회담을위한길잡이로서간략하게제시되었다. 미국이요구하는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verifiable), 31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비가역적인 (irreversible) 핵폐기가운데검증과비가역은남북대화의의제가아니기때문이다. 김정은국무위원장은완전한비핵화를정상회담에서 주동적으로 제기했다고한다. 북미정상회담에임하는북한의의지를읽을수있는부분이다. 북한은 5월 1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외무성공보 를통해함경북도풍계리핵실험장을 5월 23일 ~25일사이에공개적으로폐기하기로결정했다. 이 외무성공보 에는사찰을의미할수있는핵관련전문가의핵실험장폐기참관과관련된내용은없다. 반면북한은주변국가운데일본을제외한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기자의취재를허용하겠다는의사는밝혔다. 로동신문, 조선중앙 TV 등의북한언론매체도핵실험장폐기를알린 외무성공보 를발표했다. 국내적으로도비핵화를공식화하는보도였다. 북한은북미정상회담이전에미국에게보내는신뢰의신호인, 미래핵 을제거하는방식으로스스로의비핵화를시작하려하고있다. Ⅲ. 판문점선언 3 항과북미정상회담 제3차남북정상회담이종료된이후일본의 아사히신문 은 5월 3일자로미국중앙정보국 (CIA) 당국자와핵전문가가 4월하순부터약 1주일간북한을방문했다고보도했다. 북한이핵과대륙간탄도미사일을미국이원하는방식으로폐기하기로했다는내용과함께였다. 이보도가사실이라면, 시간과장소가확정되지않은북미정상회담의의제를논의하기위한실무접촉이었을것이다. 중국의국무위원인왕이외교부장이북한을방문한시점은 2018 년 5월 2일이었다. 중국은남북미또는남북미중이종전선언과평화협정을체결할수있다는판문점선언 3항 4를둘러싼해석투쟁에개입하고자했다. 왕이외교부장은북한에서정전협정당사자인중국이다시금종전선언과평화협정의과정에서당사자가되고자하는의지를피력했다. 더불어왕이외교부장은경제건설에총력을기울이려는북한의새로운전략노선에대해지지의사를밝혔다. 종전선언과평화협정의당사자를둘러싸고북중대화가진행될즈음한국과미국에서는판문점선언 3항에등장한 핵없는한반도 의내용을둘러싼논쟁이전개되었다. 판문점선언직후인 4월 30일, 문정인대통령외교안보특보가미국의외교문제전문지인 포린어페어즈 (Foreign Affairs) 에기고한글에는, 평화협정이조인된이후주한미군의계속적주둔이정당화되기어려울수도있다는내용이있었다. 한미동맹이북한을적으로설정한군사동맹이라면, 더이상북한이한미의적이아닌상태에서는한미동맹의존재이유에대한재고가 32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필요하다는인식의소산이었다. 평화협정이체결된이후에도만약주한미군이계속주둔한다면, 평화협정이후형태변환을하게된한미동맹은중국견제용으로인식될수밖에없다. 미국의매티스국방장관도 2018 년 4월 27일 CNN 과의인터뷰를통해북미협상에서주한미군의감축이의제가될수있음을말하기도했다. 사실한국정부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의연기로시작된평창임시평화체제에서볼수있듯이, 한반도비핵화, 한미동맹의지속, 한반도평화체제를동시에달성할수없는 삼각모순 (trilemma) 에직면해있다. 한반도안보딜레마의한축만을제거한평화의제도화는불가능할수도있다는의미다. 평화협정의체결이임박하게되면, 이삼각모순이다시금부상하게될것이다. 주한미군철수문제를둘러싸고국내적논란이격화되자, 5월 2일문재인대통령이직접주한미군은한미동맹의문제이고평화협정체결과는무관하다는 경고 를임종석대통령비서실장을통해문정인외교안보특보에게전달했다. 비핵화와평화체제협상에서한미동맹의수정을공식의제로만들기를바라지않는한국정부의의지를보여주는부분이다. 다른한편, 미국시간 5월 2일에미국의폼페이오국무장관은취임사에서 완전한 핵폐기대신 영구적 (permanent) 이란용어를사용했다. 영구적은핵관련과학기술의전환재배치와핵관련데이터에대한조치까지포함되는용어로, 기존의완전한보다강한표현이었다. 핵에너지의평화적이용능력까지폐기의대상에포함될수있다는의미로도해석될수있었다. 그즈음볼튼국가안보보좌관은미국정부내에서북한의핵무기는물론생화학무기까지폐기대상이되어야한다는발언을했다. 미국발로한반도비핵화의내용과범위가확대되자, 북한외무성은 5월 6일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질문에답하는가장낮은수준의성명의형태로, 대북제재의결과로북한이대화에나섰다는미국의논리를반박하면서미국의핵관련전략자산가운데하나인스텔스전투기 F-22가한미합동군사훈련에참가한것에대한반발로추정되는, 대미경고를했다. 5월 7일 ~8일북한의김정은국무위원장은다시금중국의다롄을전격방문해서시진핑주석과정상회담을했다. 문재인대통령이 5월 4일시진핑주석과전화통화를통해종전선언과평화협정에대한논의를한직후였다. 북중정상회담의의제는다시금한반도비핵화의내용과대북제재의해제였을것이다. 중국의매체는, 한반도비핵화를위한김정은국무위원장의 단계적 동보적조처 를전했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은 5월 9일자에서이의제조율을 조중사이의전술적협동 으로묘사했다. 폼페이오국무장관도 5월 9일다시금북한을전격방문했다. 평창임시평화체제가만들어진후계속되고있는대화국면에서, 한미, 남북, 북중, 북미의고위급간직접대화가연쇄적으로반복되고있다. 33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폼페이오국무장관의재방북은북미정상회담의의제조율을목적으로한것이다. 핵심쟁점은, 핵없는한반도 또는사실상의 한반도비핵지대 (nuclear-free zone) 와그대가인북한의체제보장이담긴평화체제의내용과범위다. 2018년 3월 31일 ~4월 1일북한을방문해김정은국무위원장을만났던당시폼페이오국무장관내정자는미국상원청문회에서북한이요구하는체제보장이평화협정과같은 종이뭉치 로가능하지않을수도있다는진술을한바있다. 북한의비핵화가아니라한반도비핵화란점을다시금강조한발언이었다. 5월 9일폼페이오국무장관의재방북결과에대해, 5월 10일자북한의 조선중앙통신 은 만족한합의 였다고보도했다. 폼페이오국무장관은북한에억류중이었던미국인 3명과함께미국으로돌아갔고, 그즉시트럼프대통령은사실상미국의공보가된개인트위터를통해 세계평화를위한특별한순간 이될북미정상회담의시간과장소로 2018 년 6월 12일아세안회원국인중립국싱가포르 를공개했다. 북미정상회담의의제를조율한결과이겠지만, 미국은영구적핵폐기에서완전한핵폐기로다시복귀했다. 북미정상회담의의제가공개되지는않았지만, 북미가한반도비핵화의과정과범위에합의했음을알리는북미의반응들이었다. 북중, 북미대화에대한보도를통해북미정상회담의의제를추론해본다면, 무엇보다도미국이원하는 신속한 비핵화와관련하여북한은최종폐기대상인 현재핵 인핵무기와대륙간탄도미사일의일부를북미정상회담이후국외로이전하는방식의비핵화과정에동의한것으로보인다. 미국의입장에서는미국본토에대한핵위협을비핵화의초기에제거하는상징적인정치적성과를얻을수있는비핵화과정이다. 그리고한반도비핵지대화와관련하여, 북미는트럼프대통령임기내에북한의핵과대륙간탄도미사일의폐기그리고플루토늄재처리와우라늄농축의포기를미국의핵관련전략자산의한반도전개금지와교환하는, 최소비핵지대화 에합의했을수있다. 그러나한미동맹에따라미국이남한에제공하는핵우산의철폐와주한미군의철수를담은 최대비핵지대화 는북미정상회담의의제에서배제된것으로보인다. 더불어판문점선언 3항에규정된비핵화와평화체제의동시협상에대해서도북미의합의가있었을것으로보인다. 북한이신속한비핵화를수용하더라도비핵화는단계적일수밖에없기때문에, 비핵화의시간표와연동해서동시적조치로한반도평화체제의구성요소인대북경제제재의해제와평화협정과북미수교가북한에게제공되는교환의방정식이마련되었을것이다. 특히북한이개혁 개방선언을한조건하에서, 현재핵의선폐기라는결단을내린다면, 북한의국제통화기금을비롯한국제경제기구가입과국제경제기구의북한에대한지원을가로막고있는대북제재는물론미국국내법의개폐가동시적조치로전진배치될 34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 : 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의경로 수도있을것으로보인다. 신속한비핵화가진행된다면판문점선언 3항에서그시점이특정되어있지않은평화협정도북미수교의일정에걸맞게신속하게진행될수도있다. 그러나전술적문제제기일수도있지만미국의볼튼국가안보보좌관이 5월 12일 미국의소리 (VOA) 와의대담에서밝힌것처럼, 북미정상회담에서미국이북한의생화학무기를포함하여한국인, 일본인억류자문제까지의제로제기하게된다면, 그리고여기에더해북한의인권문제까지의제로상정된다면, 북미정상회담을낙관만할수는없을것이다. 미국시간 5월 11일워싱턴에서개최된폼페이오국무장관과강경화외교부장관의회담에서영구적핵폐기가아닌완전한핵폐기가합의되었다고하지만, 폼페이오국무장관은기자의질문에답하며여전히 영구적핵폐기 를다시금언급한바있다. 그렇게때문에 5월 22일워싱턴에서열릴한미정상회담은, 한국정부가미국정부내부및북미간의북미정상회담의제를둘러싼이견을조정하는중재자역할을하는자리가될것으로보인다. 35

동향과분석 2018 남북정상회담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2018 남북정상회담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이상현 세종연구소연구기획본부장 shlee@sejong.org 2018 년벽두부터숨가쁘게진행된한반도정세변화는역사적인 4 27 판문점남북정상회담을거쳐마침내북미정상회담으로정점을찍게되었다. 한반도정세변화는이제 중대한갈림길 (critical juncture) 에들어섰다. 북미정상회담의장소와날짜도 6월 12일싱가포르개최로확정되었다. 이제북한의비핵화외교는되돌릴수없는단계로들어선것으로보인다. 최근북한의핵과미사일역량고도화의속도와범위를감안하면, 이번에야말로북한의비핵화를위한마지막기회가될지도모른다. 우선북미정상회담의전초전격인남북정상회담을간단히평가해보자. 문재인대통령과김정은위원장은정상회담후 한반도의평화와번영, 통일을위한판문점선언 을발표했다. 선언문은크게세부분으로구성됐다. 첫째, 상호교류활성화등남북관계개선, 둘째, 군사적긴장상태완화와전쟁위험의실질적해소, 셋째, 항구적이며공고한평화체제구축이그것이다. 각분야의핵심내용을표로정리하면 < 표 1> 과같다. < 표 1> 4 27 판문점선언주요내용 상호교류활성화등남북관계개선 군사적긴장상태완화와전쟁위험실질적해소 항구적이며공고한평화체제구축 1 민족자주원칙확인, 상호관계개선과발전의전환적국면열기로 2 고위급회담등대화와협상으로정상회담합의실천에노력 3 당국간협의와민간교류협력위해남북공동연락사무소개성에설치 4 각계각층의다방면적인협력교류왕래등활성화, 민족공동행사추진, 국제경기공동진출 5 적십자회담, 이산가족상봉 ( 오는 8월 15일 ) 문제협의, 해결 6 10.4 선언합의사업추진, 경의선철도, 도로연결 1 일체의적대행위전면금지, 비무장지대를평화지대로전환 2 서해북방한계선일대를평화수역으로만들고어로활동보장 3 국방부장관회담, 군사당국자회담수시개최, 5월중장성급군사회담 1 어떠한무력도상호사용하지않는불가침합의재확인과엄격한준수 2 군사긴장해소와신뢰가구축되는데따라단계적군축실현 3 올해종전선언후정전협정을평화협정으로전환, 남북미 3자또는남북미중 4자회담개최적극추진 4 완전한비핵화통해핵없는한반도실현. 이를위한국제사회의지지와협력에적극노력 37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판문점선언을종합적으로평가하자면, 첫째, 김정은위원장이직접비핵화를언급한문서에서명했다는의미가크다. 완전한비핵화 라는표현이문안에담겼다는점에서일단한반도비핵화여정의첫걸음을뗐다는평가를할수있다. 하지만비핵화원칙에합의하면서도향후구체적이행사항은언급하지않았고, 구체적일정이나액션플랜도출엔미흡한한계가분명히존재한다. 다시말해비핵화내용은기대수준에못미치는 선언적 수준으로, 결국구체적액션플랜은북미정상회담으로미뤘다고할수있다. 비핵화외에남북관계개선이나평화증진조치들은대체로 2007년의 10 4 선언을확대, 부연한수준으로평가할수있다. 둘째, 판문점선언의구성은처음예상과완전히역순이다. 회담전우리정부는비핵화, 한반도평화증진, 남북관계개선이핵심 3대의제라고거듭밝힌바있고, 이순서는대체로각항목의중요도를반영하는것으로이해되었다. 하지만전체선언문중비핵화내용은아주작은부분을차지하며한반도평화체제의일부분으로처리되어다소실망스런면이없지않다. 미국시각에서보면비핵화보다는남북관계개선을위한회담이었다는인상을줄우려가있는대목이다. 그렇긴하지만비핵화진전을전제로문재인정부의 한반도신경제지도구상 등남북관계개선과평화증진노력은큰탄력을받게됐다. 셋째, 가장논란이우려되는부분은비핵화의개념이다. 선언문에나오는 완전한비핵화 가트럼프행정부가말하는 CVID와동일한개념인지아직은알길이없다. 별다른수식어나구체적일정, 액션플랜도전혀없다. 2005년 9 19 공동성명에서북한이 모든핵무기와현존하는핵계획을포기할것과, 조속한시일내에핵확산금지조약 (NPT) 과국제원자력기구 (IAEA) 의안전조치에복귀할것을공약하였다 고한것에비추어이번합의는구체성면에서많이부족하다. 또다른문제는 핵없는한반도, 한반도비핵화 등표현이북한이주장해온 조선반도비핵화 와동일한의미인지여부이다. 만일그렇다면이는결국나중에미국의확장억지철회요구까지이어질가능성이우려되는대목이다.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전망 판문점선언에서한반도비핵화를위한첫걸음은이미시작된것으로볼수있다. 이제남은건북미정상회담에서구체적인비핵화일정과방법을합의하는것이다. 이과정에서미북간쟁점이될것으로예상되는이슈를짚어보자. 첫째, 비핵화해법관련논란이다. 현재까지미국은존볼턴식으로좁게해석된 리비아식해법 을주장하고있다. 북한과중국은 단계적, 동시행동 을, 한국은 포괄적합의, 단계적 38

동향과분석 2018 남북정상회담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이행 모델을제시한바있다. 이들은서로다른듯하면서도상당부분오버랩되는부분이있다. 이외에도이란의포괄적동시행동계획 (JCPOA), 동북아비핵지대구상 (NWFZ) 등다양한해법이논의되고있다. 북한은기존비핵화성공사례들과중요한차이가있다. 첫째는핵무기수준의고도화이다. 북한은이미수차례핵실험을했고, ICBM도거의완성단계에근접했다. 둘째, 국제적고립의수준에서다르다. 이란, 리비아가석유금수로타격이컸던반면, 북한은국제경제와의단절로제재효과가미약하다. 셋째, 불신의수준이현격히높다. 이는지난 30여년의합의와번복의역사로축적된불신때문이다. 이러한차이점을감안하면북한의비핵화는전례없는어려움과난관이동반될각오를해야한다. 둘째, 비핵화개념과속도이다. 미국이생각하는비핵화개념은북한이전쟁에서사용가능한핵무기를갖지않는것, 즉모든핵무기와시설폐기까지포함하는개념으로이해된다. 트럼프행정부는 CVID가타협불가능한목표로서, 가급적단기간내에 (1~2년 ) 완료하기를희망한다. 트럼프는북핵협상초기에양측이돌이킬수없는 중대양보 를주고받는 빅뱅 식접근을선호하고있는것으로알려졌다. 그리고북한을상대로과거의실수를반복하지않겠다는확고한입장을갖고있다. 과거의실수란비핵화가끝나기도전에북한에보상을했더니북한이보상만챙기고다시핵개발로되돌아간것을말한다. 북한의마크내퍼주한미국대리대사는 불신하면서검증한다 (distrust and verify) 라는말로미국의입장을언급한바있다. 셋째, 미국이원하는게 CVID라면, 북한이원하는것의핵심은체제안전보장이라할수있다. CVID와체제안전보장의맞교환공식을찾는것이비핵화성공여부를판가름할것이다. 문제는북한이원하는체제안전보장이무슨내용인지한번도정확히밝힌적이없다는점이다. 체제안전이란평화협정같은문서나선언으로보장될문제가아니다. 북한이체제안전보장을강조하는이유는아마도리비아가다피정권의붕괴를목격한탓으로추정된다. 하지만체제안전이란외부에서제공해줄수있는문제가아니다. 체제의붕괴는외부적요인보다는정당성상실같은내부적요인으로주로발생한게최근의추세이다. 가다피정권은 아랍의봄 여파로붕괴한것이지핵무기가없어서붕괴한게아니다. 그렇기때문에미국이제공하는체제보장은북한생존의필요조건이지충분조건이될수없다. 체제유지에필요한외부환경이조성돼도북한이지금같은비정상적인통치구조를개선하고정당성을확보하지않으면체제가유지되기어려울것이다. 북한이원하는체제안전이란아마도제도적보장과더불어근본적인관계의개선, 즉북미수교및다자적보장까지포함하는것으로추정된다. 39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넷째, 검증과사찰방법및일정에관한내용이다. 동결, 신고, 검증으로이어지는비핵화과정은또한제재해제및보상과연관돼있다. 특히미국이신경을곤두세우는 ICBM 검증및사찰은전례가없는사안이라예상치못한걸림돌이될가능성도있다. 만일북한이미정보당국이파악하고있는뻔한내용만신고한다면미국은검증과사찰을더욱까다롭게할수밖에없다. 기본적으로북한핵및시설에관한정보가절대적으로부족하기때문에북한의성실한자진신고가없으면완전한검증이불가능하다. 때문에제대로된검증이이뤄지려면핵관련성이의심되는모든시설, 지역에대한불시사찰이가능해야한다. 하지만북한은지금까지제대로검증에응한적이없다. 1차북핵위기는북한이 IAEA의특별사찰요구를거부하고 IAEA에서탈퇴하면서본격화됐다. 6자회담도검증프로토콜을둘러싼북미간이견으로멈춰섰다. 이러한전력을감안한다면이번에는검증과사찰이과거보다훨씬고강도가될것이분명하다. 다섯째, 마지막으로비핵화와한반도평화체제는미국등주요국은물론국제사회와의긴밀한조율하에추진해야한다. 판문점선언에서북미정상회담을거쳐비핵화완결까지가는여정은기본적으로 3차원복합게임이될전망이다. 첫째차원은남북한차원으로, 남북관계개선, 10.4 선언이행, 철도 / 도로연결, 평화체제등남북간에검토가능한이슈들이논의될것이다. 둘째차원은북-미차원으로, CVID 와불가역적인체제보장 (CVIG) 의맞교환공식을찾는게최대의관건이다. 더나아가남북, 미, 중등 3자혹은 4자는종전선언문제를논의해야할것이다. 셋째차원은북한과국제사회의관계이다. 여기서는안보리제재해제와비핵화검증및사찰문제가논의돼야한다. 비핵화협상과한반도평화체제가성공하려면세차원의진도가비교적같은수준으로진행돼야한다. 그렇지않을경우알력과파행이발생할수있다. 예를들면서해평화수역조성, 즉 NLL 문제는남북이논의는할수있겠지만북한의비핵화가구체적으로시작되기도전에먼저논의하는것은별의미가없다. 또한한반도평화체제가구축되면한미동맹의미래문제, 동맹의성격변화, 주한미군의철수여부, 유엔사위상등이쟁점이될것이므로남북한만이논의한다고될문제는아니다. 희망을갖되현실적으로접근해야 북미정상회담을앞둔서울과워싱턴간에는그분위기에있어서상당한차이가목격된다. 워싱턴 DC 의정부관리들과싱크탱크전문가들은대체로한국의분위기는유포리아 (euphoria) 라고보는반면, 워싱턴은회의론혹은조심스런낙관론정도로평가한다. 그러면서 40

동향과분석 2018 남북정상회담평가와북미정상회담전망 북한의비핵화에대한희망을갖는건좋지만, 지극히현실주의적으로접근해야한다고조언한다. 김정은위원장이나트럼프대통령모두이번북미정상회담의실패를기대하지는않을것이다. 그렇기때문에어떤경우에도싱가포르정상회담은성공적인회담으로공표될것이다. 화려한축포와팡파레가지나간후에는신고와검증, 사찰이라는 악마의디테일 이성공여부를판가름해줄것이다. 이제북한의비핵화의지의진정성을판가름할 진실의순간 이다가오고있다. 트럼프대통령은아직도불확실한김정은의비핵화의지를정상회담에서분명히확인하려할것이다. 트럼프로서는김정은과의정상회담수용이손해볼것없는선택이다. 회담이잘되어비핵화에성공하면대단한외교적성과로기록될것이고, 회담이실패하더라도더강경한대북압박을펼칠명분을획득할수있기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을앞둔현시점에서한국이유념해야할최우선과제는한미간목표의우선순위를철저하게공유하는것, 즉한국또한비핵화가최우선목표라는점을미국에게분명히주지시키는것이다. 그리고남북관계이슈는비핵화진전에보조를맞추어추진해야한다. 특히대북지원이나경협의경우조급한마음에한걸음앞서가려하지말고, 비핵화진도보다한걸음만늦게간다는마음으로임해야성공할수있다. 제재완화는북한의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단계에들어섰다고믿을만한충분한성과가나타난다음에논의해도늦지않다. 41

동향과분석북미정상회담, 격변의국제정세, 문재인정부의과제 북미정상회담, 격변의국제정세, 문재인정부의과제 김흥규 아주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 현미국조지타운대학교방문교수 heungkyukim0508@gmail.com 동북아국제무대가격동하고있다. 지난 3월 28일북중정상회담과 4월 27일남북정상회담에이어, 다시 5월초에한중일 3자, 한일정상회담에이어, 5월 7일에제2차북중정상회담이개최되었다. 또한 5월 22일한미정상회담, 6월 12일북미정상회담을앞두고있다. 그리고연이어북중, 한러, 북일, 북러, 남북정상회담등이또다시개최될개연성도커지고있다. 현란하기까지하다. 무엇이이러한연쇄정상회담을촉발시켰을까? 주목할것은북한의김정은위원장이이제본격적으로국제외교무대에모습을드러냈다는것이다. 과거김정일시대에는중국에국한되었던대외정상외교가이제는그범위를훨씬넘을개연성도보여주고있다. 다행인것은현재진행되고있는이격동의무대가경쟁과갈등의확대보다는협력, 평화, 안정을지향하고있다는점이다. 물론국제정치에서갈등과협력은항상동전의양면처럼상호결합되어있어서언제든지다른한면으로전이될개연성을안고있다. 지난연말까지곧군사적충돌이발생할것만같이팽팽한긴장과갈등의고기압으로가득차있던상황에비하면이러한변화는실로격변이라할수있다. 이러한변화를이끌어낸가장큰공헌자는단연문재인대통령이다. 문재인정부는대북정책에있어서그간보수정권과는달리일관되게평화로운공존과공동번영이라는원칙을내세웠고, 점진적인방식의평화통일방안을제시하고실행에옮기고자하는강력한의지를보여주었다. 미국과국제사회의대북제재레짐에동참하면서도, 북한에대한군사적공격에는반대의입장을분명히하였다. 대신북한에대화와화해를제안하였다. 문대통령은미국트럼프대통령과갈등할소지가존재했음에도불구하고이러한방침을일관되게고수하였다. 국내적인남남갈등의확대가능성과정치적위험성에도불구하고이러한입장의고수는결국북한의김정은위원장을 43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움직이게하는기반이되었다. 문재인대통령의이러한성과는적어도당분간은한반도에서전쟁의그림자를없애고협력과안정, 평화를추구할기회의문을열어젖혔다. 국민들은이러한문대통령의정책을지지하였고, 최근남북정상회담직후여론조사에의하면 80% 이상의지지율을획득하였다. 이러한지지율이면향후어떠한정책이라도추진할수있는주요한정치적자산이된다. 또다른공헌자는트럼프대통령이다. 그의직무수행스타일은일상적이지않다. 그의정책결정의최우선기준은다른어떠한요소보다도당면한경제적이익인것처럼보인다. 중장기적인전략적이해에대한고려는거의없다. 수많은스태프와전문가들의의견을수렴하기보다는대신자신의직관과감성에의존한다. 이러한그의스타일은워싱턴전문가집단의큰반발과냉소를불러일으키고있다. 정의용실장일행이미국을방문하여남북정상회담을설명하러갔을때, 측근들의반대와우려에도불구하고전격적으로북미정상회담을수용한것도그의몫이었다. 그의스타일이아니었다면현재의새로운국면은아직전개되지않았을것이다. 기존의상식이나관행을넘어김정은위원장과북핵문제를통크게타결짓겠다고나섰다. 트럼프는섹스스캔들과러시아대선개입문제로궁지에몰린국내정치상황에서노벨평화상후보로까지거론될정도로중요한반전카드로북핵문제를활용하고있다. 기존의대북협상방식과결과를비판해온그로서는적어도 11월중간선거에서의승리를위해서라도이북미협상을성공으로이끌려는동기가그누구보다도강하다고할수있다. 그는북미정상회담을성공으로이끌지않으면안된다. 다음으로는김정은위원장의역할이다. 그는 2015년, 2016년에이어금년신년사에서도남북관계개선을희망한다는신호를보냈다. 2017년 11월 29일대륙간탄도미사일실험발사성공을계기로핵무력의완성을선언한그는지속적으로새로운국면의전환을준비해왔다고할수있다. 주변안보정세에관한기본적인확신과국내정치에대한장악력을바탕으로보다과감한대남접근을추진하고대외관계를개선해나갈돌파구를찾고있었다고볼수있다. 그가추구하는강성대국의문은핵무장만으로는열수없다. 현재강화되고있는국제적대북제재레짐의압박상황에서북한경제역시더욱어려운상황에놓일전망이다. 따라서과감하게문재인대통령의평창올림픽참가제안을받아들여김여정을포함한최고수뇌부인사들을한국에파견하였고, 결국판문점에서개최하는남북정상회담까지연결시켰다. 이제는사상처음으로미국의대통령과북핵문제를놓고담판을준비하고있다. 이를성공시키고북한의 9.9 국경절행사전후에문재인대통령을초대할수있다면그의현란한외교는절정에이르게될것이다. 44

동향과분석북미정상회담, 격변의국제정세, 문재인정부의과제 이러한상황전개에가장당혹스런국가는일본일것이다. 미국과의보조를바탕으로북한을최대한압박하면서중국을견제하고, 평화헌법개정과보통국가화를추진하려했던구상이난관에봉착하였다. 더구나트럼프가대외정책에있어서동맹을그리중시하지않는다는태도가가시화되었고, 일본에대해서도미국의경제적이익을위해언제든노골적인압박을가할수있다는점이분명해졌다. 북한이나중국에대한유화정책을빌미로한국을압박하면서미국에일본의존재감을부각하려는전략도실행하기어려워졌다. 일본단독으로북한을압박하고중국을견제하는일은불가능하고, 현실역학구도에민감한일본이그러한선택을하지는않을것이다. 일본은미국의입장을고려하면서도, 보다독자적으로한국은물론, 북한및중국과도관계개선을위한노력을더기울여야하는처지에놓이고있다. 북일간접촉을통해북일정상회담을추진하려할개연성도커지고있다. 중국역시당혹스러운것은마찬가지이다. 냉전시기조차도북중관계는그리신뢰가높은관계는아니었다. 더구나시진핑시기들어국가정체성을 강대국 으로전환시키면서중국의국익에반해도발하는북한에대한압박정책을지속적으로강화해오던차였다. 시진핑외교의핵심은미국과의호혜평등의원칙에입각한공존정책, 인도와한국을중심으로한주변국외교의강화정책이었다. 이모두어려움에직면해있었고, 남북한모두와상당한갈등상황에직면해있었다. 한반도에서안정과평화를유지하는것과북한의비핵화를추진하는것은중국의이익에부합하는일이었다. 그러나최근북미대화성공의가능성과급격한북미관계개선은중국의입장에서는우려할만한상황을야기하고있다. 이는냉전시기소련과중국사이에서취했던북한의실리외교에대한곤혹스런상황을재연시킨다. 동시에북미관계개선과남북관계개선이동시에이뤄진다면이는미국의영향력이한반도전역에미치는상황을의미하게된다. 중국이특히이에대한우려가강하게된것은최근미중관계의질적전환과도연관이있다. 중국은기존의헤징 (hedging) 정책과는전혀다른환경의미중관계에직면해있다. 지난 2017년 12월에발간된미국국가안보전략보고서는중국을미국의경쟁자로, 그리고현존국제질서에대해도전하는국가로규정하였다. 이제미중은아예공식적으로전략경쟁의상황에직면하게된것이다. 북한의전략적, 지정학적가치가크게제고되었다. 이러한상황에직면하면서중국은빠르게북중관계를개선하고북한과의소통과영향력확보를제고하려는노력을하게되었다. 북한의김정은위원장은이러한중국의고민을적절히활용하여, 시진핑주석의체면을최대한살려주고 (assurance), 북미정상회담과이이후상황에서중국의지지라는보험 (insurance) 을드는정책을동시에추진하였다. 이는전격적인김정은의중국북경방문과제1 2차북중정상회담으로이어졌다. 45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러시아의입장에서새로운한반도정세는기회의측면이강하다. 북핵위기과정에서러시아는북한에대한제재에가장소극적인모습을보였다. 명목적으로는국제적인합의를준수하면서도, 북한과의관계에서실리를취하면서동시에미국을계속곤혹스럽게할수있는기제로활용하고자하였다. 그러나북핵문제의안정화는러시아의극동개발이라는측면에서새로운기회의창을제공한다. 러시아단독의역량으로북핵문제를해결하거나아니면주변국들과광역경제협력을추진할수는없다. 만일북핵문제가안정화된다면러시아는북한을통과하는대규모경제협력사업은물론이고, 광역차원의경제협력을추진할수있게된다. 한반도에서시베리아를넘어유럽까지연결되는물류체계의확보도가능해진다. 한반도안정화와북핵문제의해소는러시아에많은상상력을불러일으킬수있는다양한사업기회를제공하는것이다. 이이익은북핵위기과정에서취할수있는정치 외교적이익과는비교할수없을정도로막대할것이다. 현재시점에서북미정상회담의성패는많은변화를가능하게해준다. 각국의대외정책은이에입각해조정이이뤄질것이다. 동북아의안보와경제지형을근본적으로변화시키는계기가될수도있다. 현재의분위기로봐서는트럼프나김정은모두회담을성공적으로이끌기를바라고있고, 한국이나중국역시이를지지하고있다. 그리고북한이다시과거로돌아가기에는너무많은국제적인주목과상응하는비용이추가되고있는상황이다. 이비용을증가시키는전략을현재한국, 미국, 중국이동시에취하고있다. 따라서그어느때보다도북미정상회담이결실을가져올개연성이높다고평가할수있다. 그러나아직낙관하기는이르다. 우선은북한이정말핵무기를완전히포기하는결단을내렸는지는여전히미지수이다. 북한이미래와현재의핵역량은포기하더라도과거의핵을여전히지속할개연성도크다. 이는북한과미국, 중국이모두받아들일수있는타협안일수도있다. 북한이단계적, 동시적폐기안을주장하는이면에는이러한타협안에대한전략적계산이담겨있다. 또한영원한혹은완전한핵폐기를위한시간이얼마가걸릴지모른다. 적어도그기간동안북한은핵을보유하게되고, 이후국제정세가어떻게바뀔지, 새로운변수가어떻게등장할지는누구도확신할수없다. 북한의핵수량과시설에대해북한의자발적인도움이없이미국을포함한국제사회나전문기관이파악하기에는한계가있는것도맹점이다. 북한이설사핵폐기에동의하고, 국제적인사찰을받는다할지라도북한의도움없이는과거의핵소재를다파악하기는어려운것이현실이다. 트럼프는반드시이북미정상회담을성공시켜야한다. 실패시대외적으로는물론이고국내정치적으로강력한역풍을맞이하게될것이다. 이러한상황은오히려많은우려를 46

동향과분석북미정상회담, 격변의국제정세, 문재인정부의과제 안겨주고있다. 잘정제되지못한조악한회담이될개연성이크다는것이다. 향후회담결과의집행을놓고북미간에, 그리고미국내부에서도갈등이확대될개연성도커보인다. 반면, 북한김정은위원장의입장에서는이미성공한회담이다. 설사북미정상회담이실패로끝난다하더라도김정은은이미필요한성과를거의다거두었다. 우선, 남북관계개선을이루었다. 두번째, 북중관계가크게개선되었고, 시진핑의신뢰를획득하였다. 중국은향후북한의보호자역할을분명히할것이다. 세번째, 대북제재레짐이이미약화되기시작했다. 중국의엄격한제재없이는이레짐을유지하기어렵다. 네번째, 김정은의이미지개선에크게성공하였다. 북미정상회담이실패한다면, 북한은북한의노력에도불구하고미국측의지나친조급성과과도한요구로인해실패한것으로규정하려할것이다. 물론김정은은이번기회를활용하여북미관계를개선하고북한이강성대국으로가는경제발전의길을확보하려는열망이강하다. 그런비전을지닌것으로보인다. 이는향후북한의외교적공간도크게확대시키기때문에상당한성공의동기를지닌다. 이것이어느때보다도성공의가능성을기대하게하는것도사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분명한것은, 현상황에서김정은의정책선택의폭이트럼프보다훨씬넓다는것이고, 어떠한경우라도그는이미성공을선언할수있는현실적이해를보유하고있다는것이다. 이는트럼프나우리의희망과는달리북미정상회담에대해북한이쉽사리순응하지않을수도있다는것을말해준다. 북한은시진핑과의제2차정상회담을통해모든가능성에대비하고있고, 자신의협상입지를크게제고하였다. 현상황은문재인정부에엄청난평판을안겨줌과동시에도전을던지고있다. 북미정상회담의성공이반드시한국의이해를증진시키는방향으로전개된다는보장은없다. 북한의비핵화를어떤방식으로얼마나조기에달성할수있는가가관건이다. 한국은북미정상회담이전에한미정상회담을통해북미정상회담에서우리의이해가반드시반영되도록설득해야한다. 그렇지않을경우, 한미관계는더악화될개연성이존재한다. 동시에한국은북한이핵을보유한상황에서외교 군사적으로무장해제를당하는곤혹스런상황에처할수있다. 회담이실패한상황에도대비해야한다. 이는회담의성공을선언했지만실제집행하기어려운상황을포함한다. 특히실패의결과대립국면이격화되면한국은군사적선택의압력에까지내몰릴수있다. 물론문재인정부는이에강력하게반대하겠지만, 내외적으로상당히곤혹스런상황에직면할수있다. 그렇지않으면동맹의균열을각오해야한다. 한국에모든책임을지우려할수도있다. 북한은여전히중국과의안정적인관계를바탕으로핵 경제발전병진노선을추진할수있을것이다. 47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현재문재인정부의정책은남북미 3자관계를중심으로북핵문제해소와한반도긴장완화를추진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 지난해문재인대통령의 3자대화추진제안이나이번남북정상회담에서의 3자혹은 4자대화제의가그러한생각을불러일으키고있다. 중국측은이에대해대단히민감하다. 국가전략이나이익구조로놓고볼때, 중국은북핵문제의근본적인해소에적극적으로나서지않을개연성이강하다. 그러나적어도위기시에안정자의역할을할수있고, 대결상태가되면대북제재레짐을집행불능상태로만들수있다. 평화체제구축과정에서스포일러 (spoiler) 의역할을할수도있다. 중국을배제하거나소외시키려는시도는현실적이지않다. 호오 ( 好惡 ) 와관계없이중국과소통을강화하고진지하게이해를맞춰나가는작업을게을리해서는안된다. 그러기위해서는대중외교를보다섬세하게가져가야할필요가있다. 마지막으로국방개혁은반드시지속적으로추진되어야한다. 문재인정부가추진하는국방개혁의핵심은일단유사시핵을가진북한의위협에직면해, ( 최악의경우 ) 미국의도움없이도북한에대응할역량과의지를확보하는것이다. 미국에일방적으로의존하던기존의관행에서벗어나대북전략과작전을직접수행할수있도록준비하고북한에대해군사적으로응징보복할수있는전략, 전력, 무기체계, 군구조를갖추게준비하자는것이다. 즉, 재래전능력의우위를바탕으로확증파괴할능력을갖추자는것이다. 현재남북간의화해분위기는이러한국방개혁을약화하거나왜곡시키려는유혹을강하게받게할것이다. 북한의반발을우려할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국방개혁으로인해기득이해의침해를받는집단들의저항과교묘한힘빼기노력도집요할것이다. 그러나이번국방개혁은위에서언급한수많은경우의수에대비한최소한의자존과자위를위한대비이다. 따라서현국면에서국방개혁은변경이나왜곡이아닌 스마트 한방식으로지속적으로추진되어야한다. 이는로키 (low key) 로임하고, 북한을자극하지않는방식을취하면서도, 필요시대응할수있는체계로빠르게전환할준비를미리해놓는것을말한다. 북한의핵이남아있는한대비를해야하고국민에게납득하도록우리의대비태세를설명해야한다. 북한의핵폐기과정과더불어우리도상응하여군축을하면된다. 이격변의동북아국제정치상황에서치열하고치밀하게준비하는자만이살아남을확률도그만큼높아진다. 핵을보유하지못한중견국가로서한국의처지는다른어느국가보다도어렵다. 그만큼문재인정부는할일도많고고뇌할일도많을것이다. 48

동향과분석남북정상회담과남북한사회 남북정상회담과남북한사회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교수 wylee@kyungnam.ac.kr Ⅰ. 문제제기 평창올림픽을계기로이루어진 4 27 남북정상회담은적대적대결분위기가최고조에달했던지난몇년을생각한다면획기적인사건이었다. 북한은핵실험과미사일발사를반복하였고, 이에대응하여남한과국제사회는북한에대한압박을가속화하면서다시한번한반도에전쟁이발생할지도모른다는불안감이안팎을지배하여왔기에, 두정상이손을잡고판문점을거니는장면은감격적일수밖에없었다. 남북정상회담은국내외의관심을끌고모양좋게마무리되었으며, 앞으로이어지는북미정상회담에대한기대도높아졌지만그렇다고해서핵문제가일거에해결되고, 반세기넘게이어져온한반도의적대적갈등관계가하루아침에평화적공존으로가는것은쉽지않을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4 27 남북정상회담이갖는의미는적지않다. 기본적으로북한의핵문제해결과남북관계, 나아가북미관계에직접적인영향을주고있지만그에못지않게남북정상회담은북한내부와남한내부에도적지않은영향을주었다고볼수있다. 남북관계는당국자간의관계로표출되지만사회구성원들의인식이나지향도중요한의미가있다. 민주주의가정착된남한사회는말할것도없고, 유일지배체제로권위주의체제를유지하고있는북한에서북한인민들의생각은정치적으로중요하다. 49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Ⅱ. 남한사회에미친영향 근본적으로북한이나통일문제에대한관심을제고하였다는것이중요한의미를갖고있다. 비록북한핵해결이국가와사회적인최대관심사의하나였으나, 일상이나개인의차원에서북한문제나통일문제를중요하게생각하는경우는많지않았다. 그러나평창올림픽이후연이어남북정상회담이개최됨으로써사회구성원대부분이북한및통일문제에관심을갖고진지하게생각하기시작하였다는점이중요하다. 이러한영향을구체적으로검토해보면다음과같이정리될수있다. 첫째, 문재인정부가적극적인대북정책을추진할수있는사회적지지를성취하였다는점이다. 북한의핵실험과보수적인남한정부의강경한대북정책이어우러지면서남북관계가경색되어남한사회의북한에대한인식이급속하게악화되었다. 반공이나반북보다더심한 협북 ( 嫌北 ) 이이야기될정도로북한에대한거부감이확산되었고, 특히취업문제등에서고통받고있는젊은세대들에게이러한경향이더욱심하였다. 1) 평창올림픽여자아이스하키단일팀결성에대한여론의부정적인평가가이와같은상황을단적으로보여주었다고할수있다. 2) 그동안은문재인정부가평화와공존을지향하는대북정책을지향하더라도이를추동할사회적동력이부족하였다. 평창올림픽에북한이참여하고이를계기로남북한예술단이교환방문하여공연하며북한이나통일문제에대한사회적관심을제고한것은분명하지만김대중 노무현정부에서도사회문화교류가없었던것도아니었기에예술단공연이나올림픽참가등은장기간에걸친교류부재에서비롯된일회성관심으로끝날가능성이있었다. 그러나정상회담의진행과정을실시간으로확인한시민들은정파와이념에상관없이정부의대북정책, 즉평화와공존을지향하는정책방향에대한지지를하게되었다고볼수있다. 3) 국회에서집권당이소수당인정치적현실에서도전향적인대북정책을수행할수있는사회적토대를확보하였다는것은중요하다. 둘째, 북한이나김정은에대한일반시민들의인식이바뀌었다는것이다. 최근여론조사에따르면북한과김정은국무위원장에대한인식과관련, 긍정적으로변했다는답변이 80%( 매우긍정적 22.3%, 다소긍정적 57.7%) 에달한반면부정적이라는응답은 2.1%( 매우부정적 1.2%, 다소부정적 0.9%) 로매우낮았다. 변화없다는의견은 18% 였다. 4) 북한에대한 1) 이내영외, 통일인식에대한세대격차의원인분석과갈등해소를통한국민통합방안 통일부연구보고서, 2015; 김병로, 한국인의통일인식 2007~2015: 세대별격차와세대내분화, 통일과평화, 7/2, 통일평화연구원, 2015 참조. 2) 60% 정도가단일팀구성에대한반대여론으로표출되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83892, 검색일 : 2018. 5. 10). 3) 각종조사에서정상회담에대해서지지한다는여론이 90% 를상회하고있다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963, 검색일 : 2018. 5. 9). 50

동향과분석남북정상회담과남북한사회 인식이부정적이고세습된권력으로서억압적독재체제의상징으로인식되었던최고지도자에대한인식이이와같이바뀌었다는것은주목할만하다. 북한에대한인식이그동안미디어들이형성한이미지에좌우되었다는점에서그토대가취약하였기는하지만, 이번정상회담에서는생중계를통하여실시간으로시민들이직접보고판단한결과이다. 따라서여전히북핵문제해결과연동되어있기는하지만김정은에대한인식은보다안정적으로지속될가능성이크다는것이다. Ⅲ. 북한사회에미친영향 북한이유일지배체제를유지하면서권력이강력하게집중되어있기때문에북한인민들의정치사회적의미에대한관심이크지않았다. 실제로국가가비대한반면시민사회는미약한것이북한의현실이기는하다. 5) 그러나김정은이집권한이후젊은세대와의스킨십을시도하는등친인민정책을강조하고있는데, 이것은완만하기는하지만북한에서도시장화를토대로사회구성원들의정치적위상이높아지고있음을반증한다고할수있다. 이와같은맥락에서남북정상회담은다음의몇가지영향을북한사회에미칠수있다. 첫째, 북한당국의정책이핵우선에서벗어났다는것을확인하는계기가되었다는점이다. 친인민정책과더불어김정은정권의정책의특징가운데하나가공개성이라고할수있는데, 과거에비해서대외적인중요사건이나결정등을신속하게주민들에게공개하고있다는것이다. 이번정상회담도 로동신문 을비롯하여 조선중앙TV 등주요매체를통하여즉시북한주민들에게알려졌다. 그리고공식적인언론이아니라고할지라도비공식정보와문화의북한내유통이활발하다는점을고려한다면북한외부의정상회담평가도주민들에게전파될가능성이크다. 핵보다경제를중시한다는당국의의지를주민들이확인하는동시에주민들에게기대감을고조시켜향후경제발전에도적극적으로참여할토대를만들어주었다고볼수있다. 둘째, 현실적인개방의폭이넓어졌다는사실이다. 남북한예술단의교환방문과정에서최고지도자가참여하는가운데공개적으로남한문화가연주되었다. 그리고 로동신문 일면에머리를염색하고청바지를입은남한예술인과김정은이같이찍은사진이실렸다는 4) KBS 가 2018 년 4 월 30 일시행한여론조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42525&ref=d, 검색일 : 2018. 5. 9). 5) 한승완, 국가사회주의시민사회론재고, 사회와철학, 제 28 호, 2014. 51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것은북한에서허용되는남한문화의범위가확대되는결과를가져온다. 판문점선언의첫구절에서나기념식수한나무앞의기념석에도대한민국이라는말이나오고있고, 북한언론에서 국군 을포함하여남한의공식직함들이그대로사용되었다는것자체가개방의수준이넓어지게된다는것이다. Ⅳ. 북미정상회담과남북한사회 북미정상회담의성과가어떻게될것인가에따라다르겠지만남북정상회담과는또다른차원에서남북한사회에영향을미칠가능성이있다. 만일비핵화문제나평화체제합의와같은뚜렷한성과가도출된다면남북정상회담이남북한사회에미친영향은가속화될가능성이크다. 그러나구체적으로생각한다면남북한사회의변화는다소다르게전개될가능성이있다. 남한은남북한화해협력에부정적인보수적인집단이친미적인성향을띠고있다는점에서북미정상회담이가시적성과를거둘경우자기분열적인경향을보일수있다. 일부는문재인정부의대북정책을수용할것이고, 일부는미국과결별하면서극단적보수주의의길로나아갈수있다. 북한은남한과달리미국에대한적대시가국가나사회의근본적가치에가까웠다는점에서주민들의인식의혼란이불가피하다. 당국은이에대한새로운선전전략과논리를마련해야할것이나, 미국의수용은일반북한인민들에게쉽지않을것이라는점에서당국의의도와달리북한내갈등의단초가될수도있다. 52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해결방향 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해결방향 김수암 통일연구원부원장 sakim@kinu.or.kr Ⅰ. 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 판문점에서개최된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 에서남북정상은 한반도의평화와번영, 통일을위한판문점선언 을공동기자회견형태로발표하였다. 인도적문제에대해서도합의를도출하였는데, 인도적문제해결에대한포괄적규정, 해결형식 ( 회담 ), 당면행사를주요내용으로담았다. 첫째, 민족분단으로발생된인도적문제를시급히해결하기위하여노력 한다며인도적문제의발생원인과해결방향을포괄적으로규정하였다. 무엇보다도 인도적문제 의발생원인을 민족분단 으로명시적으로규정하였다. 민족분단이라는발생원인을감안할때인도적문제는협의의실향민의이산가족문제, 국군포로및납북자문제, 국내입국북한이탈주민문제, 북한내억류한국인문제등을포괄하는것으로이해될수있다. 둘째, 남북적십자회담을개최하여이산가족 친척상봉을비롯한제반문제들을협의해결 하기로규정하였다. 인도적문제의해결을위한협의의틀을 남북적십자회담 으로분명하게명시함으로써적십자회담의역할이중요해졌다. 셋째, 인도적문제를해결할마중물로서 8.15 를계기로이산가족 친척상봉을진행 하기로합의하였다. 두번째와세번째합의를고려할때남북은인도적문제중에서도이산가족문제해결에우선적으로집중할것으로보인다. 특히 상봉 이라는기존의해결방식에서출발할것이다. 이번판문점선언에서이산가족문제를포함한인도적문제에대한합의내용이이전의합의와비교할때기대에미치지못할수도있다. 그렇지만단순히합의내용만을볼것이 53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아니라북한의태도와다른합의내용과의연계성, 정책환경이라는전체적인맥락속에서인도적문제에대해평가하고해결방안을모색할필요가있다고본다. 북한은지난해우리가적십자회담을제안하였을때북한식당여종업원 12명과탈북민김연희씨송환을전제조건으로제시하면서수용하지않았다. 그런데이번회담에서북한은 8.15 계기이산가족상봉을수용하면서도이전의전제조건을고집하지는않았다. 북한이이산가족문제에대해전향적인태도를보인것이다. Ⅱ. 기존합의에서의인도적문제 판문점선언의전체적맥락에서인도적문제에대해평가할때기존합의의이행부분을눈여겨보아야할것이다. 남북정상은 이미채택된남북선언들과모든합의들을철저히이행 하기로합의하였다. 판문점선언을계기로인도적문제와관련된기존합의도이행될수있는기반이마련된것이다. 인도적문제와관련한가장세부적이고구체적인합의는 남북사이의화해와불가침및교류 협력에관한합의서 이다. 이기본합의서는제18 조에 남과북은흩어진가족 친척들의자유로운서신거래와왕래와상봉및방문을실시하고자유의사에의한재결합을실현하며, 기타인도적으로해결할문제에대한대책을강구한다 라고명시하였다. 그리고기본합의서의 제3장남북교류 협력의이행과준수를위한부속합의서 에이산가족문제해결을위한세부방안을보다구체적으로명시하였다. 부속합의서제15 조에서자유왕래와방문, 상봉면회소설치, 자유의사에의한재결합, 재난협력, 이산가족사망자의유품처리및유골이전등이산가족문제해결방식을보다구체적으로적시하였다. 또한제15조에서이산가족문제해결방식과함께 기타인도적문제 의구체적사례로 인도주의정신과동포애에입각하여상대측지역에자연재해등재난이발생할경우서로도우며 (15조 5항 ) 라고명시하고있다는점을주목할필요가있다. 남북은 6.15 공동선언 과 10.4 정상선언 에서도이산가족문제를포함한인도적문제해결을위한협력에합의하였다. 10.4 정상선언에서 남과북은인도주의협력사업을적극추진 하기로합의하였다. 구체적으로이산가족 친척의상봉확대및영상편지교환사업, 금강산면회소완공및쌍방대표의상주와이산가족 친척의상시상봉을규정하였다. 기본합의서제3장의부속합의서와마찬가지로인도주의협력의구체적사업으로 재난협력 을 54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해결방향 명시하였다. 제7차남북적십자회담 (2006 년 2월 23일 ) 에서는 이산가족생사 주소확인사업을지속적으로폭넓게실시하기위한문제를계속협의 하기로합의하였다. 또한제7차남북적십자회담 (2006 년 2월 23일 ), 제8차남북적십자회담 (2007 년 4월 13일 ), 제9차남북적십자회담 (2007 년 11월 30일 ) 에서 전쟁시기및그이후시기소식을알수없게된사람들 의문제를이산가족문제의테두리내에서해결하기로합의하였다. 이합의에서 전쟁시기및그이후시기소식을알수없게된사람들 은북한의태도로인해발생한국군포로 납북자를우회적으로표현한것이다. 이상에서보듯이인도적문제에대한기존합의는이산가족교류의형태, 면회소등교류장소, 이산가족테두리내국군포로 납북자문제의해결등으로대별할수있다. Ⅲ. 근본적인해결전략의수립 그동안이산가족문제는한정된규모의대면및화상상봉, 부분적생사확인및일회적서신거래등부분적이고한정적인방식으로진행되었다. 그런데이산가족의급속한고령화와사망을고려할때기존의부분적이고한정된규모의교류로는이산가족문제를본질적으로해결할수없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에등록된이산가족신청자는 2018년 4월 30일현재 131,531 명인데, 이중사망자는 73,611 명, 생존자는 57,920 명으로사망자의수가급격하게증가하고있다. 이중 80세이상의비율이 63.6% 로이산가족 1세대의급속한고령화와사망을고려할때전면적인교류를통한근본적해결이시급한상황이다. 남북관계발전에관한법률 과 남북이산가족생사확인및교류촉진에관한법률 에서도생사 주소확인, 서신 전화 통신 방문 재회 재결합, 자유로운왕래와접촉등전면적해결을국가의책무로규정하고있다. 국내법률의실행과기존합의및판문점선언의이행차원에서앞으로이산가족문제는전면적교류방식을통해해결해나가야할것이다. 문재인대통령은 2017 년 7월 6일쾨르버재단초청연설에서이산가족상봉행사를제안하면서 이산가족상봉에성묘방문까지포함할것 을제안하였다. 그리고 북한이당장준비가어렵다면우리측만이라도북한이산가족의고향방문이나성묘를허용하고개방 하겠다고고향및성묘방문에대한강력한의지를천명하였다. 조명균통일부장관은 2017년 7월 17일베를린구상후속조치로서남북적십자회담을제안하면서북한당국으로하여금 고향 55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방문 을수용하도록촉구하였다. 비록 판문점선언 에명시되지는않았지만문재인대통령은남북정상공동선언발표문에서 더늦기전에이산가족들의만남이시작될것이며고향을방문하고서신을교환할것 이라고전면적교류의실현에대해기대감을표명하였다. 단기적으로전면적교류가곧바로실현되기는어려울수도있다. 가능한교류방식부터시작하여전면적교류를실행해나가야할것이다. 최우선적으로상봉신청자전원의생사확인이필요하다. 이를토대로상시적인생사확인, 서신거래, 상봉 ( 대면및화상 ) 을확대해나가도록북한을설득해나가야한다. 사망한경우에도사망한시점과묘소등에대해정보를알수있도록시스템을구축해나가야한다. 우리정부는 8.15 계기이산가족상봉의이행을위한남북적십자회담과정에서전면생사확인, 추석계기개성혹은원산등지역을대상으로고향및성묘방문시범사업이성사될수있도록노력해야한다. Ⅳ. 근본적해결을위한여건의조성 전면적교류는북한의수용성을고려하여추진전략을수립하되, 북한의수용성제고를위한여건조성이병행되어야한다. 그동안이산가족문제는 이산가족 의틀속에서이산가족문제를바라보는데갇혀있었다. 전면적인교류결의실현가능성이제고되기위해서는남북주민사이의접촉과왕래의활성화라는포괄적관점의정립이필요하다. 북한은그동안이산가족문제를인도주의적관점보다는내부적인정치적관점에서바라보았다. 이러한정치적관점에따라월남자 ( 실향민 ) 가족에대해차별적으로대우하여왔다. 이산가족교류로서의고향방문이나성묘방문이이루어지기위해서는이산가족문제에대한북한의부정적인식이변화되어야한다. 이러한부정적인식은이산가족뿐만아니라남북주민사이의왕래와접촉이활성화될때변화될수있다. 김정은위원장은 2018년신년사에서왕래와접촉을강조하였다. 2018 년 1월 9일남북고위급회담공동보도문, 이번판문점선언에서남북은 왕래 접촉 의활성화에합의하였다. 이산가족문제는인권적측면, 인도주의적측면을넘어분단의단절을극복하는자유로운왕래의측면도고려하여해결방안을모색할필요가있다. 이러한관점과관련하여헬싱키프로세스에서시사점을도출할수있다. 1975년 8월 1일헬싱키최종의정서 (Helsinki Final Act) 바스켓Ⅲ는 인도적차원및기타분야의협력 (Co-operation in Humanitarian and Other Fields) 이다. 바스켓Ⅲ의제1절은인적접촉 (human contact) 인데, 가족적유대에기반한정기적인만남과접촉 (Contacts and Regular 56

동향과분석판문점선언과인도적문제해결방향 Meetings on the Basis of Family Ties), 가족의재결합 (Reunification of Families) 등이산가족문제가인적접촉의범주에포함되어있다. 김정은위원장은판문점선언공동발표문에서 오늘내가다녀간이길로북과남의모든사람들이자유롭게오갈수있게되기 를희망한다고표명하였다. 접촉과왕래의활성화를기반으로자유왕래의여건이조성되면이산가족문제의전면적교류도앞당겨질수있을것이다. 근본적해결을위한또다른여건으로북한내인프라조성의병행을들수있다. 김정은위원장이언급하였듯이북한내도로의상황은극히열악하다. 이산가족의고령화를고려할때고향방문이나성묘방문을위해북한내인프라의조성이병행되어야할것이다. 끝으로북한의전향적태도변화를위해북한의산림복구등북한이필요로하는분야의인도협력과재난협력이활성화될필요가있다. 이러한제반여건이성숙되면국군포로나납북자문제의해결가능성도높아질것이다. 57

동향과분석남북정상회담의안보적측면의평가와향후추진방향 남북정상회담의안보적측면의평가와향후추진방향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책임연구위원 chonh@kida.re.kr 11년만에성사된남북정상간만남이가을경평양에서의재회를기약한채종료되었다. 전세계의이목을판문점에집중시킨이번남북정상회담은남북을화해와협력의장으로이끈성공적인회담이었다. 특히비핵화, 한반도평화체제구축, 남북관계개선 발전등의 3대의제중남북관계개선 발전분야는상당히구체적인성과를도출하였다. 그러면남북정상회담의핵심의제인비핵화와한반도평화체제구축은어떠한성과를이루었을까? 안보의관점에서그성과를평가해보고자한다. 북한비핵화문제의요체는미국과북한이핵폐기와체제안전보장교환에상호합의할수있느냐는것이다. 현재미국은완전하고검증가능하며불가역적인핵폐기 (CVID) 를요구하고, 북한은완전하고증명가능하며되돌릴수없는체제보장 (CVIG) 을요구한다. 그런데북한입장에서가장우려가되는것은체제보장의불가역성이다. 완전히폐기된핵을다시복구하는것은쉽지않다. 하지만체제보장은언제든지파기될수있다. 체제보장은핵폐기처럼유형의물질을대상으로하는것이아니라상대국가의구두또는문서약속에근거하는데, 국가간약속은종종깨지기때문이다. 그런데이러한국가간약속은양자만이아니라다자사이에서도가능하며유엔같은국제기구에의해보장될수도있는데, 그파기가능성은조약참여국이많아질수록줄어들것이다. 이러한이유로북한은미국만이아니라국제사회에의한체제보장을요구할수도있다. 역사적으로도안보조약의파기사례가존재한다. 첫째는불가침조약파기사례이다. 독일과구소련, 그리고일본과러시아등은과거상호불가침조약을체결한바있다. 하지만이러한불가침조약은독일및일본의선제공격으로말미암아헌신짝처럼버려졌다. 한편, 다자간안전보장협정파기사례도존재한다. 부다페스트 MOU 파기가그것이다. 과거우크라이나는 59

KDI 북한경제리뷰 2018 년 5 월호 구소련으로부터물려받은핵을포기하는대가로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및프랑스로부터주권및영토의안전을보장받았다. 하지만이러한보장은러시아의크리미아합병으로물거품이되었다. 무력침공은협정체결국중하나인러시아에의해자행되었는데, 나머지 MOU 서명국들이러시아를비난할뿐무력대응에나서지않았다는사실이이러한안전보장협정의유효성에의문을던지게한다. 종국에우크라이나는핵포기에도불구하고영토의일부를빼앗기고말았는데, 이러한사례가불가역적체제보장유지의어려움을말해준다. 미국이북한에해줄수있는체제보장방법은평화협정체결, 불가침조약체결, 국교정상화, 대사관상호설치, 주한미군조정및한미동맹조정등이다. 이방법들은한반도평화체제구축에포함될수있는실천방안들인데, 한반도에평화체제를구축함으로써대북체제보장환경을조성하려는시도라고할수있다. 그런데주한미군및한미동맹조정문제는평화체제협상안의하나로미국과북한이고려할수는있으나양국합의만으로실현될수있는문제는결코아니다. 왜냐하면이문제는근본적으로한미간에체결된한미상호방위조약에근거를두고있기때문이다. 만약한국전쟁직후에평화협정이체결되었다면미군의한국철수가당연히이루어졌을지도모른다. 북한의침략으로부터남한을방어하기위해한반도에설치되었던유엔사령부는종전과함께해체되어야했으며, 이경우유엔군일원이었던미군도철수했을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종전이아닌휴전의성립과 1953년한미상호방위조약체결로인해서주한미군의한국주둔은한국전쟁의종결여부와는상관없는일이되어버렸다. 주한미군주둔은한미상호방위조약에근거한한미동맹의문제가되어버렸기때문이다. 1) 이러한의미에서주한미군및한미동맹조정의문제는기본적으로한미간의문제이지북미간의문제는아니다. 한편, 한반도평화체제는한미상호방위조약과전혀모순되지않는다. 왜냐하면한미상호방위조약은북한의위협만을규정한것이아니라모든불특정위협에대해서한국을지킬것을규정하고있기때문이다. 2) 그런데북한이주한미군철수를반드시요구하는것은아니라는주장이존재한다. 일례로 2000년 6월남북정상회담당시에김정일은김대중대통령에게 미군주둔문제입니다만 1992년초미국공화당정부시기에김용순비서를미국에특사로보내 미국이계속 1) 한미상호방위조약 제 4 조, 상호의합의에의하여미합중국의육군, 해군과공군을대한민국의영토내와그부근에배치하는권리를대한미군은이를허여하고미합중국은이를수락한다. 2) 한미상호방위조약 제 2 조, 당사국중어느일국의정치적독립또는안전이외부로부터의무력공격에의하여위협을받고있다고어느당사국이든지인정할때에는언제든지당사국은서로협의한다. 당사국은단독적으로나공동으로나자조와상호원조에의하여무력공격을저지하기위한적절한수단을지속강화시킬것이며본조약을이행하고그목적을추진할적절한조치를협의와합의하에취할것이다. 제 3 조 각강사국은타당사국의행정지배하에있는영토와각당사국이타당사국의행정지배하에합법적으로들어갔다고인정하는금후의영토있어서티당사국에대한태평양지역에있어서의무력공격을자국의평화와안전을위태롭게하는것이라고인정하고공통의위협에대처하기위하여각자의헌법상의수속에따라행동할것을선언한다.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