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정치구도에서고립주의, 민족주의정당의부상은 2000년이후지속되어왔다. 고립주의와민족주의를핵심가치로내건포퓰리스트정당들이유럽에서주목받는가장큰원인은유럽통합의확대와세계화로인한이주민증가및테러의확산, 이에따른반자유주의와국경철폐요구의증대에기인한다. 많은서유럽국가들에서좌우간의이념대립은약화되었지만정치적균열요인들은정체성, 종교, 가치등의이슈로옮겨갔다. 대서양을넘나드는극우포퓰리즘은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을넘어최근헝가리등중부유럽국가들에서도한창이다. 인기몰이를하고있는유럽의극우정당들은기존매체를불신하고기성체제를반대하며이슬람이주민을증오한다는점에서트럼프를닮았다. 3월 15일치러진네덜란드총선은 4-5월의프랑스대선, 9월독일총선에앞서유럽급진주의정당의의회장악력을엿볼수있는시험대였다. 향후유럽내포퓰리스트정당들의향배를예측해볼수있다는점에서선거직전까지여론조사 1-2위를다투던헤이르트빌데르스 (Geert Wilders) 의급진우익자유당 (PVV) 의의석점유율에유럽정치인들의이목이집중됐다. 선거결과는유럽내중도파를우선안심시켰다. 자유당은예측보다적은 20석을얻는데그쳤다. 현집권당인중도우파성향의자유민주당 (VVD) 은 150석가운데 33석을차지했다. 하지만이번네덜란드총선에서주목할점은자유민주당이제1당의자리를유지할수는있었지만지난 2012년총선대비 8석을잃었고노동당 (PvdA) 의경우지난총선에서 38석을얻어자유당과함께좌우연립정부를구성한바있지만이번총선에서는 9석을획득하는데그쳤다는점이다. 그야말로노동당의몰락이라고할수있는이번선거결과는글로벌금융위기와유럽재정위기로인한중산층이하의경제적어려움이주요인이라할수있다. 네덜란드정부는경제위기에대처하기위해정부지출을축소하는등긴축정책을실시했고경제성장에도불구하고양극화는심화되었으며좌파정당을지지했던유권자들의기대는연정파트너로서노동당의긴축정책찬성에대한실망감으로이어졌다. 좌파주의정당의전통적경제분야레토릭인반자유주의복지우선과는다른정책결과물에대한유권자의반감이포퓰리즘에대한지지와기성정치권에대한외면으로나타난것이다. 이와같은상황에서 Carnegie Europe은이번네덜란드총선을통해자유당이집권하지못하더라도차기정부에서의영향력은지속될것이라전망했다. 강한정치적다양성을특징으로하는네덜란드는올해선거에서도해적당을포함한 81개정치그룹들이의회진출을시도했다. 그중 28개정당이후보를냈고, 이번선거를통해 13개정당의원내진출이가능해졌다. 네덜란드에서는하원에서최소 76개의석을얻어야집권이가능하다. 따라서가장많은표를얻는정당이어느정당과연정을꾸리느냐가중요하다. 연정을통해과반을확보한정당이총리를배출하게된다. 대부분의정당들은빌데르스와의연정을꺼리고있고자유민주당의대표이자현총리인마르크
뤼테 (Mark Rutte) 역시자유당과의연정가능성은전혀없다고선언한바있다. 하지만자유민주당과연정했던노동당이이번총선에서대패하고새롭게부상한좌파녹색당 (GL) 이우파와의연정을꺼림에따라자유당과온건파간의연립으로귀결될가능성이크다. 따라서집권연정을구성하기힘든극우자유당의경우오히려앞으로있을정책실패에대한책임에서일정부분자유로울수있을것이고기성정치에대한유권자의반감을다음선거에서도활용하려할것이다. 또한자유민주당등온건우파는자유당지지자를포섭하기위해극우주의적아젠다를적극수용할가능성도있다. 4월말로예정된프랑스대선에서는마린르펜 (Marine Le Pen) 이이끄는 FN의영향력증대를주목해야한다. FN의부상은과거반유대주의적이고급진주의적인성향을고수해왔던 FN이정당쇄신을위해새로운정체성을장착한탓도있지만보다큰이유는프랑스기성정치권에실망한유권자들이주류정당에대한지지를 신뢰할만한 대안정당으로전환한데에기인한다. 프랑스에서제5공화국이래지속되어왔던양대정당구도는이제더이상유효하지않아보인다. GMF(German Marshall Fund) 는최근발표한보고서를통해프랑스에서고립주의정당이부상하고있는이유로다음의네가지를든다. FN의반체제담론이설득력을얻은것은첫째, 주류정당들로부터뚜렷한대안을찾을수없었던점, 둘째, 주류정당들이선거시이용했던반자유주의담론이집권후실현되지못한점, 셋째, FN을기존미디어시스템의피해자로유권자들에게각인시킨점, 마지막으로지난 10년간프랑스에서대통령권한의변화가전통적양대정당구조를약화시키고신뢰할만한대안으로 FN의출현을도울수있었던점을강조한다. 지난 20년간 UMP와 PS 두주류정당은반복적으로정권을교체 (alternance) 해왔지만유권자의신뢰를얻을만한정치변화를이루지못했다. 특히자유주의아젠다에대한양대정당의입장은모호했다. FN의 반체제 (anti-system) 라는새로운정치구호가유권자표심을사로잡은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우파정부는 1980년대이래로경제분야의자유화를지향했지만문화분야에서는반자유주의노선을고수해왔다. 반대로좌파정부의경우 1970년대이래로경제분야의자유화를거부해온반면문화분야에대한명백한자유주의노선을추구하고자했다. 하지만양대주류정당이추구하고자했던분야별차별화된자유주의전략은결국경제와문화모든분야에서자유주의를강화시켜왔고이는지키지못할반자유주의선언을한셈이됐다. 예건대좌파정부가도입한낙태, 동성간결혼, 사형제폐지정책등을차기우파정부가철폐하지못했고좌파정부역시우파정부가추진해온경제자유화조치를돌이킬수없었다. 실제로 1983년이래로사회주의정부는경제적으로자유화정책을견지해왔다. 즉자유주의조치는그게경제이던문화분야이던간에선거레
토릭과실제권력의실현사이에큰간극으로나타났다. FN 은주류정당들의정치적 교체와연이은정책변화실패를주요한선거구호로사용해왔고이와같은간극이포퓰 리즘정당의출현배경이된것이다. 프랑스의준대통령제 (semi-presidential system) 는제왕적대통령제로인식되어진다. 이는프랑스혁명이후공화제와대통령제가번갈아운용되면서프랑스내에독재대통령에대한경계심이나우려때문에대통령에만권한을집중하는대통령제를피하고자했기때문이다. 프랑스는비례대표제를도입해다양한정당이나그룹의이해관계를반영하기보다거대양당제도에기반을둔내각의안정성에더초점을맞추고있다. 제5공화국의이원집정부제는상황에따라대통령이나총리중한쪽의권한을편중적으로강화시키는경향을보였다. 모리스뒤베르제가프랑스제5공화국을정치적상황에따라대통령제와내각제가순화되어나타나는제도로간주했던것은준대통령제의이러한특성때문이라고볼수있다. 사르코지정부당시에는대통령의권한집중으로위의결점들에대한비판을정당내외적으로분산시키는데실패했다. 또한정책범위를지나치게확장함으로써집권초기 FN 지지자들의일부를포섭할수는있었지만지키지못할약속이되어버린그의선거공약으로초기지지층을빼앗기는결과를초래했다. 사르코지에대한권력집중의폐해를비판하며올랑드는대통령의권한을일상적인 (normal) 것으로재전환하려했다. 하지만이는무능이라비판받았고지지도는곤두박질쳤다. 결국양대정당의정책실행의무차별성이고립주의포퓰리스트정당의부상을낳게 된셈이다. 프랑스대선에서결선투표제와다수제는중도성향의거대정당에유리하게작용해왔다. 따라서 FN의인기몰이에도불구하고 2차투표에서승리할가능성은크지않다는게주요학자들의전망이다. 이번선거에서좌우를초월한중도성향의정치운동인 En Marche 의엠마누엘마크롱 (Emmanuel Macron) 과대결할경우 FN의패배가점쳐지는이유다. 하지만이번선거에서 FN이권력을잡지못하더라도고립주의적극우정당이차기정권에서프랑스정치체제내에주요위협요인이될것은자명하다. 또한주류정당들도추후선거에서포퓰리즘적아젠다를수용해야하는결과를초래할것이다.
[ 부록 ] Carnegie Europe Gruyter Caroline. "A Dutch Election in a European Storm", Carnegie Europe, 23rd of February, 2017. - 네덜란드극우정당-자유당 (PVV) 의등장배경과집권가능성. Korteweg Rem. "How the Dutch Fell Out of Love with the EU", Carnegie Europe. 2nd of March, 2017. - 전통적으로유럽통합을지향해왔던네덜란드가최근반유럽통합움직임을보이는배경. Kellner Peter. "Peak Populism, Perhaps", Carnegie Europe, 6th of March, 2017. - 2016년 11월 8일트럼프당선이후포퓰리즘의인기는점차쇠퇴할가능성이있다고예측. CEPS Gros Daniel. "Can the EU survive in an age of populism?". Center for European Policy Studies". 9th of January, 2017. - 포퓰리스트정당의영향력강화와유럽통합의후퇴가능성전망. GMF Quencez M. and Martin Michelot. "The rise of the front national: Taking stock of ten years of french mainstream politics", The German Marshall Fund of the United States. 2017 no.1. - 프랑스극우정당 FN의부상과그배경 ECFR Rapnouil Manuel Lafont. "French elections: The demolition game heats up". 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3rd of February, 2017. - 이번프랑스대선에서양대주류정당의집권가능성약화에관한분석 Janning Josef. "Schulz, Merkel, and Gabriel: The ebb and flow of electoral politics". 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26th of January, 2017. - 메르켈과슐츠간선거결과가유럽통합에관한독일의향방을결정짓는리트머스가
될것. Pardijs Dina, "A Potted history of EU Referendums", 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27th of February, 2017. - 유럽통합이슈에관한주요회원국선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