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년 3 월 1 59 면 Seoul Law Journal Vol. 57 No. 1 March 2016. pp. 1 59 < 논문 > 1)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 요제프에써의 원칙과규범 을중심으로 - 모든추상적인것은적용에의해인간지성에접근되며, 그러한의미에서인간지성은행동과관찰에의해추상화에도달한다. ** *** 金炯錫 요약법원의재판작용이법의해석과형성에서수행하는역할과기능을해명하는과제는법이론의오랜난제중하나이다. 특히판례의 사실상의구속력 과해석기준의다원주의, 그리고법관들이보이는도구주의적접근법은강단방법론에법관의법률구속의미, 실정법과법리의역할등의답하기어려운여러문제를제기한다. 이러한물음에직면하여요제프에써 (Josef Esser; 1910~1999) 의법발견이론을살펴보는것은여전히시의성을가진다고생각된다. 이를위해본고에서는에써의주저 원칙과규범 (1956) 에개진된법원리및법형성이론을살펴본다. 여기서에써는법질서에내재한원리적관점이실정법에전환되어구체적규범형성으로나아가는모습을비교법학적방법론을사용하여설득력있게보였다고생각되기때문이다. 동시에이저서를이해하기위해, 그때까지의에써의이론적역정및이후의주저 선이해와방법선택 (1970) 의내용도간략하게살펴본다. 주제어 : 에써, 법원리, 토포스, 개별사안해결, 도그마틱, 제도 * 이논문은서울대학교법학발전재단출연법학연구소기금의 2014 학년도학술연구비 ( 공동연구 ) 보조를받았음. ** Johann Wolfgang Goethe, Sprüche in Prosa. Sämtliche Maximen und Reflexionen, hrsg. von Harald Fricke (2005), Nr. 1.280. *** 서울대학교법과대학 / 법학대학원교수.
2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Ⅰ. 서론 1. 문제의제기법원의재판작용이법의해석과형성에서수행하는역할과기능을해명하는과제는법이론의오랜난제중하나이다. 우리는법관이헌법과법률에구속되어재판한다는것 ( 헌법제103조 ) 을당연한출발점으로삼고있지만, 동시에실제사건해결에있어법관이 양심에따라독립하여 ( 같은규정 ) 판단할때가지는상당한범위의해석여지에당혹해한다. 또한우리는판례는어떠한의미에서도법률이나관습법과같은法源 (source of law) 이될수는없다고단언하면서도, 사실상의구속력 이있음에그친다는 1) 그판례를마치규범과같이받아들이고당연한전제로하여작업을한다. 더나아가법률은문언해석, 체계해석, 역사적해석, 목적론적해석의네가지규준에의해이루어져야한다는점에대해서 2) 동의하는우리모두가개별문제의결론에대해서는서로다른견해에도달한다는사실을발견한다. 그리고우리는그러한다른견해를배경으로논쟁할때, 종종사석에서, 사건의결론은개별사건의구체적인사실관계로부터미리내려지는경우가많으며법논리는사후적으로이를정당화하기위해모색된다는실무가들의고백을듣고는한다. 이러한상황에서우리는실정법학을영위하는과정에서도다음과같은질문을떨치기어렵다는것을느끼게된다. 법관의법률구속은도대체무엇을의미하는가? 실정법과법리는실제로쓸모가있는것인가? 해석규준들은도움을줄수있는가? 올바른법발견이란과연어떻게가능한가? 이물음에직면하여요제프에써 (Josef Esser; 1910~1999) 의법발견이론을살펴보는것은여전히시의성을가진다고생각된다. 왜냐하면에써야말로전후독일법학방법론에서이문제들을가장집요하게파고들어천착했던이론가이며, 그의성과는퇴색하지아니하고현재까지영향을미치고있다고보이기때문이다. 그의주저 원칙과규범 (1956) 3) 및 선이해와방법선택 (1970) 4) 은 1) 우선곽윤직 김재형, 민법총칙, 제 9 판 (2013), 26-27 면참조. 2) 우선이상영 김도균, 법철학 (2006), 239 면이하참조. 3) Grundsatz und Norm in der richterlichen Fortbildung des Privatrechts (1956); 2. Aufl. (1964); 3. Aufl. (1974); 4. Aufl. (1990). 초판부터제 4 판까지의면수는동일하며, 아래에서는제 2 판을 GN 으로약칭하여본문중에인용한다. 4) Vorverständnis und Methodenwahl in der Rechtsfindung (1970); 2. Aufl. (1972). 일부수정된제 2 판은면수에있어제 1 판과차이가있으므로, 아래에서는제 2 판을 VM 으로약칭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3 지금도힘을잃지않고인용되는법학방법론의고전이며, 여기에서개진된그의이론은우리의재판실무를되돌아볼때에도유용한시사를줄수있을것이다. 또한언제나법원의실무를시금석으로하여법학방법론을벼리는에써의접근법으로부터도, 개별논점에대한찬반여부는별론으로, 배울점이적지않다고생각된다. 5) 2. 서술의순서이글은우선에써의대표적저작인 원칙과규범 에서개진된법발견이론을개관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그가 원칙과규범 에서구상한관점을이후 선이해와방법선택 에서극히논쟁적인지점까지몰고감으로써전후독일방법론사에서하나의이정표를세웠다는사실은널리인정되고있는바이다 ( 아래 IV. 2. 참조 ). 그러나이두주저모두를하나의글에서포괄하여종합적으로서술하는것은여러모로개별논문의범위는넘어서는것으로보인다. 그러므로본고에서는민사법영역의법형성의과정을이론적으로분석한 원칙과규범 을중심으로그의법발견이론을살펴보고자한다. 6) 아래에서는우선 원칙과규범 에서개진된법원리론에기초한법발견이론과법학방법론을서술하고 ( 아래 III.), 그에이어서에써의견해에대한학설사적인의의를검토한다 ( 아래 IV.). 마지막에서는에써의이론이우리에대해가지는시사점을음미하면서마무리한다 ( 아래 V.). 그러나그에앞서, 원칙과규범 의배경이되었던시대상황및저자의발전과정을개관하는것은이책의맥락과세부내용의이해에도움을줄수있다고생각된다. 이를먼저간략하게살펴본다 (II.). 하여본문중에인용한다. 5) 에써의이론에대한기존의개략적인서술로남기윤, 법학방법론 (2014), 508 면이하참조. 6) 에써의다른저서와논문들은서술을보충하고해명하는범위에서함께고려한다. 특히교수자격논문인 Wert und Bedeutung der Rechtsfiktionen (1940); 2. Aufl. (1969), 법학개론서인 Einführung in die Grundbegriffe des Rechts und Staates (1949) 그리고주요논문모음집인 Wege der Rechtsgewinnung, hrsg. von Häberle/Leser (1990) 을들수있는데, 첫번째는제 2 판을 RF 로, 두번째는 EG 로, 마지막은 ( 개별논문명의지시없이 ) RG 로약칭하여본문중에인용한다.
4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Ⅱ. 에써의학문적역정개관 1. 에써의학문적성장과정 1910년 3월 12일출생한에써는 1928년아비투어를마치고, 1928/29 겨울학기부터로잔, 파리, 프랑크푸르트에서법학을공부하였다. 7) 에써는 1932년 2월에제1차국가시험에, 1935년 11월에제2차국가시험에합격하였다. 이기간에그는프랑크푸르트고등법원에서시보로수습하면서모교에서후고진츠하이머 (Hugo Sinzheimer) 와아르투어바움가르텐 (Arthur Baumgarten) 의조교로서활동하였고, 1935년에프리츠폰히펠 (Fritz von Hippel) 의지도하에 법의제의가치와의의 라는주제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 젊은에써는법학의영역에서앞서언급한세사람및에르빈리츨러 (Erwin Riezler) 의영향을받았지만, 더나아가그는특히칼만하임 (Karl Mannheim), 파울틸리히 (Paul Tillich), 율리우스크라프트 (Julius Kraft) 의영향을받아법학이라는전문영역의협소한관심사로부터벗어날수있었다고한다 (RG 449). 그러나에써는이후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정치적인이유로교수자격취득절차를진행할수없게되었고 ( 아마도진츠하이머등유대인스승들과의교류때문으로추측된다 ), 1940년까지한공업도시 (Mönchen-Gladbach) 의법률자문으로실무에서활동하였다. 그런데그가정치적영향때문에지방자치단체법률자문으로서의일을정상적으로수행하기어렵다고느끼게되는 1940년에이르면, 전쟁으로인해대학교원부족현상이발생하였다. 그결과건강상문제로군복무를할수없었던에써에게프랑크푸르트대학교수직에지원하지않는다는조건으로교수자격취득이허용되었다. 에써는폰히펠의지도하에박사논문을확충한 법의제의가치와의의 ( 주 6 참조 ) 로 1940년교수자격을취득하였다. 이후몇몇단기간의교수직을거친그는 1943년에오스트리아인스부르크대학의교수로서초빙되어종전이후인 1949년마인츠대학으로전직할때까지근무하였다. 이시기에써는주로손해배상책임과관련한실정법연구를주로발표하였다. 그는 위험책임의기초와발전 8) 으로현대위험책임이론을확립하는저술을출 7) 에써의전기적사항에대해서는 RG 449f. 에있는에써본인의회고와함께주로 Stefan Vogel, Josef Esser - Brückenbauer zwischen Theorie und Praxis (2009), S. 7ff.; Johannes Köndgen, Josef Esser in Grundmann/Riesenhuber (hrsg.), Deutschsprachige Zivilrechtslehrer des 20. Jahrhunderts in Berichten ihrer Schüler, Band 1 (2007), S. 103ff. 이하를참조하였다.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5 간하는한편, 독일법아카데미 (Akademie für Deutsches Recht) 가나치민법전을제정하기위해진행하는입법작업중손해배상법과관련된작업을논평하는기고를지속적으로하고있었다. 9) 2. 나치법사상과자연법르네상스사이에서이시기까지에써의방법론은그의교수자격논문인 법의제의가치와의의 에서잘나타난다. 이책은제목에서받는인상과는달리, 단순히입법기술로서의의제 (Fiktion) 를해명하는것을넘어서, 법적인사고방법이나논증방법으로서의의제를논의의중심에위치시킴으로써본격적인법학방법론적인논의로나아간다. 에써는입법기술로서가지는기능외에도, 구체적인사안유형에적용할때유지하기어려운상위의법명제를은밀하게실질적으로돌파하여그적용을회피하는기법으로의제가사용되고있는현상을지적한다 (RF 81). 예를들어입법자가 태아는손해배상의청구권에관해서는이미출생한것으로본다 ( 민법제762조 ) 고할때, 그는출생한자연인만이권리능력이있다는대원칙 ( 민법제3조 ) 을그대로적용할수없음을인정하면서도이를유지하기위해의제의방법으로예외를설정한다. 그런데이러한의제는입법기술뿐만아니라법적인논증에서도종종발견된다. 즉의제는종래법리로부터정당화되기어려운새로운법형성을가능하게하기위해상위법명제를돌파하기위한수단으로종종사용된다는것이다. 예를들어대법원은타인토지위에용익권없이존재하는건물의매수인이점유는이전받았으나이전등기가이루어지지않아아직소유자가아닌경우에도토지소유자는그를상대로건물의철거및대지의인도를청구할수있다고하면서 ( 민법제213조, 제214조 ), 그근거로건물의매수인이이미법률상 사실상처분권을가지고있다는것을든다. 10) 이는소유자가아닌매수인에게인정될수없는처분권을해석으로의제함으로써, 처분자만이건물을철거할수있다는소유권의기본원칙 ( 제211조 ) 을위배하지아니하면서도그가철거의상대방이되어야할실제적필요를충족하려는시 8) Grundlagen und Entwicklung der Gefährdungshaftung (1941); 2. Aufl. (1969). 9) 이들논고에나타난에써의책임법이론에대해서는 Uta Mohnhaupt-Wolf, Deliktsrecht und Rechtspolitik (2004), S. 107ff. 참조. 10) 大判 1967.2.28., 66 다 2228, 집 15-1, 179; 1969.7.8., 69 다 665, 집 17-2, 310; 1986.12.23., 86 다카 1751, 공보 1987, 233; 1988.5.10., 87 다카 1737, 공보 1998, 947; 1991.6.11., 91 다 11278, 공보 1991, 1912 등. 이러한판례에대한평가는우선김형석, 소유물방해배제청구권에서방해의개념, 서울대학교법학, 제 45 권제 4 호 (2004. 12), 408 면이하참조.
6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도이다. 에써는이러한의제를사용하는법적논증이가지는법형성적측면을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불구하고해석작업에서필연적인해석자의이익형량과가치평가를은폐한다는측면에서바람직하지아니한법적논증으로귀결한다고비판한다 ( 상세하게 RF 92, 133ff., 특히소급효에대한흥미로운설명으로 RF 175ff.). 이런식의의제가사용되는현상은타당한해결책을일반적법사고를동원해독자적인해석으로정당화할수없는무능력에서기인한다 (RF 90). 에써는이러한의제적논증이결국법적개념과법률구성을절대시하는개념법학적법학방법론하에서은밀한법형성을가능하게하는도구로활용되고있음을지적한다 (RF 200). 즉우리가법적개념을실체화해서마치현실에서존재하는사물처럼취급하기때문에 (RF 129, 206, EG 191-192) 개념에부합하지않는법명제를승인하려할때의제적인논증에의지하게된다는것이다. 11) 여기서에써는이제개념법학의오류를인정하고명시적인가치평가를통해논증을할것을주장한다 (RF 204 참조 ). 그런데이시기의에써는나치의정치사상에동조한것은아니지만, 12) 나치법철학의磁場에서자유롭지는않았던것으로보인다. 나치법사상은그것이투쟁한자유주의적법실증주의와대비할때실정법질서에先在하는선소여적법가치의존재를승인하는비실증주의적인일종의자연법사상이라고할수있으며, 이를정당화한것이칼슈미트의 구체적질서의사고 이다. 즉법질서는단순한규범의연역체계 ( 규범주의 ) 나정치적결단에기초한명령 ( 결단주의 ) 또는양자의결합 ( 법실증주의 ) 이아니라, 공동체에선재하는제도적질서즉구체적질서의반영으로이해되어야한다고말한다. 그러므로법학역시실정법에선재하는구체적질서를고려하는입법적 해석적작업을수행해야하며, 13) 그러한가치로는공동체의우위, 충성, 규율, 명예, 인종, 총통원칙등이주장되었다. 라렌츠는이러한주장을헤겔 11) Fritz von Hippel, Rechtstheorie und Rechtsdogmatik (1964), S. 356: 내적모순없이두주인을섬기려는필연적으로헛된시도. 12) 에써부인의회고에따르면, 에써가오스트리아에서교수생활을영위하기로한결정도전쟁관련복무및나치의조직과관련을맺는일을회피하기위한것이었다고한다 (Köndgen ( 주 7), S. 104f.). 또한그는나치즘을거부하였던것으로존경을받았다고도한다 (Roland Dubischar, Rechtstheorie als Literatur, Archiv für die civilistische Praxis 171 (1971), 440, 461). 13) Carl Schmitt, Über die drei Arten des rechtswissenschaftlichen Denkens (1934), 2. Aufl. (1993), S. 10ff., 47ff. = 법학적사고방식의세유형, 정치신학외, 김효전역 (1988), 222 면이하, 261 면이하. 상세한분석으로 Hasso Hofmann, Legitimität gegen Legalität, 4. Aufl. (2002), S. 168ff. 참조. 아래에서번역본을병기한경우에도, 번역은필자의것이다.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7 주의적관념론과결합하여나치의주도적인법사상으로설파하였고, 14) 이로써구체적질서의사상은칼슈미트의정치적실각 15) 이후에도나치의법사상으로지배적인위치를유지하고있었다. 16) 이러한배경에비추어보면, 에써의당시저술들에는이러한사고를전제하고있다고보이는서술이발견된다. 즉그는법실증주의의불모성의원인을생산적인세계관적기초를결여하고있다는점에서찾으면서 (RF 132), 개념법학을극복하는평가적작업의기초로서 민족적법사고 (RF 28), 어떠한법정책적입장표명에대해서도가치척도를부여하는세계관적이념 (RF 204) 등을언급한다는점에서, 그역시선소여적가치질서에의해지배되는법질서라는사고방식에서자유롭지않았다고생각된다. 역설적인점은나치정권의몰락이후에나치의법사상과유사한형태로실정법질서에선재하는상위의가치질서를승인하는자연법사상이전후독일법철학계를지배하였다는사실이다. 17) 이러한상황에서라렌츠가근소한용어상의변경만을거쳐전전의법철학적 방법론적입장을거의그대로고수하였고, 그것이오랫동안법학방법론에서표준적인입장으로통용되었다는사실은의미심장하다. 18) 이에반 14) Karl Larenz, Rechts- und Staatsphilosophie der Gegenwart (1935; Auszug) in Pauer-Studer/Fink (hrsg.), Rechtfertigungen des Unrechts (2014), S. 185ff. 15) Paul Noack, Carl Schmitt. Eine Biographie (1993), S. 197ff. 참조 16) Joachim Rückert, Die Schlachtrufe im Methodenkampf - Ein historischer Überblick, Rückert/Seinecke (hrsg.), Methodik des Zivilrechts - von Savigny bis Teubner, 2. Aufl. (2012), Rn. 1424ff. 17) 이에대해최근의포괄적연구인 Lena Foljanty, Recht oder Gesetz (2013) 참조. 18) 그러한의미에서靑井秀夫, 法理學槪說 (2007), 321 면 : 전후독일에서최초의체계적인사법학방법론이라렌츠에의해쓰여졌던것은불행한일이었다. 관련하여징후적인현상은 Bernd Rüthers, Die unbegrenzte Auslegung (1968) 이래나치시대방법론의연속성에관한지속적인문제제기와연구가이루어졌음에도라렌츠가 ( 그리고상당부분그의제자카나리스도 ) 보인묵살에가까운침묵내지무반응이다 ( 이에대해 Bernd Rüthers, Anleitung zum fortgesetzten methodischen Blindflug?, Neue Juristische Wochenschrift (1996), 1249 도참조 ; 2011 년 Juristenzeitung 지상에서벌어진뤼터스 (593ff.) 와카나리스 (879ff.) 의논쟁도이에큰변화를준것은아니라고할것이다 ). 실제로학회에서마주쳤을때라렌츠는뤼터스를없는사람처럼무시했다고한다 (Seebastian Seedorf, Bernd Rüthers, Thomas Hoeren hrsg., Zivilrechtliche Entdecker (2001), S. 327). 이렇게나치법사상의주도자였던라렌츠의법학방법론이일부수정만을거친다음전후에지속되었고그로인해이른바개념법학 ( 푸흐타, 빈트샤이트 ) 이나이익법학 ( 헤크 ) 등에대해굴절된이해가장기간통용되었다는사정에대해서는별도의상세한연구가필요하다. 우선 Bernd Rüthers, Entartetes Recht, 2. Aufl. (1989); Ulrich Falk, Ein Gelehrter wie Windscheid (1999); Hans-Peter Haferkamp, Georg Friedrich Puchta und die Begriffsjurisprudenz (2004) 등참조.
8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해에써는 1945년이후종래의법철학적 법학방법론적입장에대해회의하게되었던것으로보인다. 19) 몇년의숙고끝에출간된 원칙과규범 은그러한이론적반성과전회를잘보여주는저술이다 (RG 343, 349, VM 130-131, 164, 169도참조 ). 20) 3. 전후의학문적활동 1943년인스부르크대학으로전직한에써는같은해법학입문서를출간하려하지만, 이계획은나치의검열로인해좌절된다. 21) 이책은 1949년에출간된다 ( 주 6 참조 ). 한편에써는교수자격취득을위한조건으로나치당에가입했기때문에, 전후에일련의나치청산절차에서자신의결백함을밝혀야했다. 이러한절차가마무리되는 1949년, 그는마인츠대학의초빙을받아전직하였다. 같은해그를도그마틱의대가로서확립한채권법교과서도출간되었다. 22) 에써는마인츠에서근무한 1950년대에는 외국사법과국제사법에대한막스플랑크연구소 와협력하면서 ( 주로서평을기고하는방식으로 ) 비교법적연구에전념하였다. 특히그는 1955년미국의여러대학에체류하면서연구를하였고, 그성과는 1956년에출간된 원칙과규범 에반영되어있다. 그사이여러대학의부름을거절했던그는 1961년튀빙엔대학의초빙을받아들여전직하였고, 이후계속된많은초 19) Hans-Peter Haferkamp, Zur Methodengeschichte unter dem BGB in fünf Systemen, Archiv für die civilistische Praxis 214 (2014), 60, 87. 20) 그밖에민법해석학의영역에서 삶자체가규율을창출한다 는것을모토로하는사실적계약관계론에대해점점비판적으로되어간것도이러한입장전환과관련이있을지도모른다 (RG 56: 정치사회적사실에대한규범적법사고의항복 ). 자세한것은 Birgit Schäfer, Methode und Zivilrecht bei Joseph Esser, Rückert/Seinecke ( 주 16), Rn. 799ff.; 이호정, 사회정형적행위론의연구, 경제논집, 제 XIII 권제 2 호 (1974), 89-91, 105 면참조. 21) 에써자신의술회에따르면 1943 년에출간이예정되었으나, 검열당국이뮌헨의출판사에출간을금지하였다. 당시나는비유로포장된政治的法惡用비판이검열의눈을피할것이라고믿었다. 그것은착각이었다 (EG V). 22) Lehrbuch des Schuldrechts (1949); 2. Aufl. (1960); 3. Aufl. (1968/1969); 4. Aufl. (1970/1971). 제 5 판부터는그의제자인아이케슈미트 (Eike Schmidt) 와한스 - 레오바이어스 (Hans-Leo Weyers) 가개정을담당하였다. 이중제 2 판은채권법도그마틱의명저로인정받고있다. 메디쿠스의평가에따르면, 이제 2 판은독자의관점에서가장어렵지만 채권법을학문적으로연구할때여전히불가결한독창적인사고의보고 이다 (Medicus/Lorenz, Schuldrecht I, 19. Aufl. (2010), Rn. 53). 이후판본들은이러한장점을상실한것으로평가되고있다. Köndgen ( 주 7), S. 110 은 제자로서는이를숨기고싶지만기록자로서는숨겨서는안된다 고하면서, 에써는제 3 판부터도그마틱에대한관심을상실하여독자의가독성을중시하는방식으로개정하는동시에많은부분의집필을조교들에게위임했다고회고한다.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9 청에도불구하고퇴직할때까지튀빙엔대학에서봉직하였다. 선이해와방법선택 은튀빙엔시기의대표작이다. 퇴직이후그는인적교류외에는거의일체의학문적활동을중단하였고, 좋은책들 을읽는일로여생을보냈다고한다. 그는 1999년 7월 21일튀빙엔에서사망하였다. Ⅲ.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발견 법관에의한私法形成에서원칙과규범 은현실에서법관에의해행해지는법형성의작동방식을분석하고특히그과정에서법원리 (Rechtsprinzip) 23) 가가지는역할과기능을해명하는것을목적으로하는저술이다. 그과정에서에써는대륙법계와영미법계의법관이법형성을수행하는모습을판례를배경으로비교법적으로서술함으로써법계의차이를뛰어넘는법발견내지법형성일반이론에도달하고자추구한다. 이책은그목적과내용, 박학과독창성에서매우야심적인저서이지만, 동시에쉽게이해하기어려운저술이기도하다. 24) 대륙법과영미법의엄청난판례와문헌을배경으로진행되는논의는민법, 비교법, 법이론모두에상당한사전지식을요구할뿐만아니라, 여러외국어표현들로점철된혼성적문체와지루할정도의반복적서술이독해를어렵게하기때문이다. 25) 1. 문제제기와연구방법 에써는 법원칙 일반적원리 일반적법사고 지도이념 등이학설과실무의 23) 원칙과규범 에서 Grundsatz 와 Prinzip 은동의어로사용되고있으나, 여기서는표현의다름을고려해전자를 원칙, 후자를 원리 로번역한다. 24) 튀빙엔시기의제자인쾬드겐에의하면, 원칙과규범 은그것이가지는독창성과의의에도불구하고이해하기쉽지않다는점에서제자들사이에서베토벤의후기현악사중주와비견되는후광을가지고있었다고한다. Köndgen ( 주 7), S. 113. 25) 원칙과규범 에대해호의적인비아커의서평도이러한서술방식에서오는독해의어려움을지적하고있으며 (Franz Wieacker, Gesetzesrecht und richterliche Kunstregel, Juristenzeitung (1957), 701, 703), 대체로비판적인랑에의서평도그러하다 (Heinrich Lange, Buchbesprechung, Neue Juristische Wochenschrift (1958), 662, 663). 라인슈타인은에써의서술방식과박학한내용때문에전문가만이이해할수있는책으로영어로의번역이쉽지않다고하며 (Max Rheinstein, Book Review, The University of Chicago Law Review, Vol. 24, No. 3 (1957), 605-606), 프리드만도같은취지이다 (Wolfgang G. Friedmann, Book Review, Columbia Law Review, Vol. 57, No. 3 (1957), 449).
10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논변에서자주사용되고있지만, 그것의의의와사정범위를비판적으로검토하거나그유래와기능을해명하는과제는수행되지않았다고지적하며, 이를해결해야할문제로제기한다 (GN 1, 28). 그런데법원리에대한적절한해명은그것이작용하는場인 실제법형성의현실적과정을관찰함 에의해서만가능하며 (GN 14), 특히비교법적인접근법을요구한다. 왜냐하면법학적추론과정에서원리가활용되는현상은대륙법의법률가에서뿐만아니라영미법의법률가에서도보편적으로찾아볼수있으므로, 법률 법원리 법관법의문제에대한근본적인해명을위해서는법발견방법에서원리가행하는역할을비교법적으로규명해야원리의보편적의의를알수있기때문이다 (GN 2, 6, 18, 28). 예를들어우리는비교법적으로서로다른법체계 법규정 법문화에도불구하고같은분쟁이놀랄만큼유사하게해결되고있음을알게되는데, 바로여기서동일한원리가동일하게기능하고있음을관찰할수있는것이다 (GN 15-16, 29). 이렇게실제의재판작용을비교법적으로분석함으로써우리는법원리가법질서속에서법형성에작용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GN 32ff.). 현실의법형성과정을비교법적으로관찰하여원리가가지는역할과기능을해명한다는점에서에써는미국에서의연구체류기간동안흡수한법현실주의 26) 의성과를자기의것으로한다. 그에따르면현실의법질서가법률이나체계에한정되지아니하고 ( 법관의확신의일부로서법형성에기여할수있는 ) 원리, 준칙, 규칙등을포괄한다는점을숙고하게한것이법현실주의의공적이다 (GN 22-23; 아래주 32도참조 ). 그러나그는법현실주의의조야한심리주의를거부한다. 법현실주의의경험적관찰로부터는법질서에서원리가법질서의필연적인구성부분인지여부의문제에답을할수가없고, 사법과정에서원리의규범적내용을정당화할수도없기때문이다 (GN 21-22; 아래 III. 4. (3) ( 나 ) 도참조 ). 2. 원리론일반 (1) 원리의의의원리가법질서에서가지는지위와역할을해명하기위해서는우선규범과대비되는원리의개념을규정할필요가있다. 이에대해에써는성질을달리하는여러 26) 우선최봉철, 법현실주의, 미국학, 제 20 호 (1997), 1 면이하참조.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11 종류의원리들을포괄하여하나의정의를내리기는쉽지않지만, 적어도다음과같은 ( 소극적인 ) 점은공통으로한다고말한다. 즉원리는특정문제에대한직접적이고구속력있는지시를포함하지아니하고재판이나입법이그러한지시를가공해낼것을요구한다는점에서, 법명제나법규범과구별된다 (GN 50). 여기서지시 (Weisung) 라는표현은일정한요건을전제로함을의미하므로, 규범은사안포섭에의한적용을가능하게한다는점에서원리와구별된다고할수있다 (GN 51). 반면원리는그자신이지시가아니며, 지시의근거, 기준, 정당화이다 (GN 51-52). 결국규범은요건과효과가구체성을갖추어사안포섭에의한법률효과도출이비교적명확한당위를말하며, 원리는그러한성격을결여한보다일반적인당위를의미한다고보인다. 27) 요컨대법원리대법규범의관계는내용대형식의관계인것이다 (GN 50). (2) 원리의작용방식그런데이렇게원리와규범을구별한다면, 구체적인적용가능성을결여한원리가어떻게개별사안에적용되어사건해결에기여할수있는지의문제가필연적으로제기된다. 에써에따르면원리가개별사안에적용되기위해서는다음의두가지요소가필요하다 (GN 52). ( 가 ) 우선추론이가능한연역적체계가존재하거나개별사안해결 (Kasuistik) 28) 의선례로부터구체적규범을확정해낼수있는방법이존재해야한다. 이둘중어느하나가있어야만원리의규범적가치또는구성적가치를확정할수있기때문이다. 즉원리는이미존재하는실정법체계와관련을맺거나이전에해결된사건들과관련을맺음으로써구체적으로적용될수있는규범을가공해낼수있다 ( 또한 GN 69, 84). 관련해서그는법전을가진대륙법의 닫힌체계 와법관법으로구성된영미법의 열린체계 를구별하는데 (GN 44), 전자는원리를公理로하여연역 27) 에써는이점에서대륙법에서규범과원리의구별은영미법에서규칙 (rule) 과원칙 (principle) 의구별과는다소차이가있다고말한다. 영미법에서는규칙과원칙의구별기준으로내용의일반성내지추상성이언급되는반면, 대륙법에서는성문법에의한법관의 ( 관료적 ) 통제라는관점에서특정가능한사안을전제로하는적용가능성이전면에서기때문이라는것이다 (GN 51). 관련하여원리의개념규정문제에대해서는 Robert Alexy, Zum Begriff des Rechtsprinzips, Recht, Vernunft, Diskurs (1995), S. 177ff. 참조. 28) Kasuistik 을아래에서는 개별사안해결 로번역한다. 종래이단어는 決疑論 이라는역어로번역되고는하였으나, 에써의이론을설명하기에적절한역어로는판단되지않기때문이다.
12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적으로추론되어구성되는체계를말하며, 후자는원리가실질적정의를표현하는실용적인관점 ( 토포스 ) 이나법정책적목적등으로서연역적추론맥락을떠나수사학적설득력에의지하여문제에접근하는체계를말한다. 그렇게본다면원리가연역체계와의관련을맺어구체화되는것은닫힌체계의법발견방법이고 ( 성문법계 ), 선례와관련을맺어구체화되는것은열린체계에서의법발견방법이라고 ( 판례법계및성문법계에서이를보충하는판례법 ) 할수있다. ( 나 ) 그런데원리가적용되기위해서는이를체계나선례와관련지우는것만으로충분하지아니하며, 그렇게발견된내용을 절차에따라확정하는것 즉유권적인실정화가필요하다. 이는일반적으로는법원의재판에따른선례의형성일것이지만, 그밖에도판례나학설이가지는사실상의권위의보증일수도있다. 그러나어느편이든원리로부터구체화된내용이일정절차에따라확인되고확정되어야하며, 그렇지아니하면법관에의한법발전은항상성과수미일관성을결여할위험이있다. 가장대표적으로법원의재판은실정화되지아니한원리를실정법의법명제와제도로전환시키는변환기제에해당한다 (GN 52-54, 74). 에써는실정법질서를확장하는새로운개별규범을형성하기위해서는법관은체계외부에있는 ( 토픽적 설득적 ) 원리에의지한다고말한다. 즉기존법질서가사건해결을위해형식적인기준만을주고있는사안에서, 법관은법윤리적원칙, 일반적법확신, 공서양속, 상당성, 상식, 사물의본성, 형평, 표준등의실정화되지아니한영역 (GN 80) 으로부터실질적인가치기준들을간취해야하는것이다. 법학적삼단논법에서든영미식의 사건에서사건으로 추론하는경우든실제로법관이사건해결을위해사실관계를구성하고적용할규범을선택하는과정에서그러한원리는작용하고있으며 ( 아래 IV. 2. (2) 도참조 ), 이로써외견상기계적이고논리적인법률적용과개념작업을통제하는역할을한다. 즉이러한형식적법적용과개념이건전한법감정과괴리되면괴리될수록, 원리는그만큼독자적인새로운규범으로구체화되어인정을받게된다. 원리는잠복기를거쳐본보기가되는사안에서의식의문턱을넘어법학적사유속으로돌파해들어온다 (GN 53-54; 62-63: 법적효력을가지는윤리적기준의법학적규율세계로의침범 ). 에써는이렇게원리가법발견에서작용하는모습은대륙법이나영미법에서서로유사하다고말한다. 그는예시를위해행위자가지배 관리하는영역에대한안전조치미비를이유로하여부담하는배상책임과관련해거의유사한고려에기초한법리가독일, 프랑스, 영국의판례에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13 서인정되는과정을보임으로써원리의실정법으로의변환에관한자신의관찰을확인한다 (GN 55-56). 이는우리민법에서도크게다르지않다고보인다. 예를들어대법원이자주점유추정 ( 민법제197조제1항 ) 과결합한점유취득시효 ( 민법제245 조제1항 ) 에의해빈발하는소유권박탈현상을더이상묵과할수없어이른바악의의무단점유는타주점유로판단되어야한다고판례를변경할때, 점유자가점유개시당시에소유권취득의원인이될수있는법률행위기타법률요건이 [ ] 없다는사실을잘알면서타인소유의부동산을무단점유한것임이입증된경우 [ ] 점유자는타인의소유권을배척하고점유할의사를갖고있지않다고보아야할것 이라는건조한다수의견의결론뒤에는 재산법에도신의성실의원칙이나선량한풍속등과같이평균인의보편적도덕성을하나의해석기준으로삼을수밖에없는일반적준칙이있을뿐만아니라민법이조리를법원의하나로규정하고있는점에비추어볼때, 재산법도평균인의보편적도의관념을도외시한법체계라고말할수는없 기때문에 재산법의해석에있어서도평균인의보편적도의관념이존중되어야함은당연 하고, 그래서 점유자가점유개시당시에소유권취득의원인이될수있는법률행위기타법률요건이없이그와같은법률요건이없다는사실을알면서타인소유의부동산을무단점유한경우에그점유자가정상적인사고와행동을하는평균인이라면 [ ] 진정한소유자가그반환을구하는경우에이를반환할것이지만그동안일시적으로사용하겠다는의사나장차그소유권자로부터본권을취득할의사로점유를개시하였다고보는것이사회통념과우리의생활경험에합치하는것이고, 그것이바로평균인의보편적도의관념이라고할것 이라는원리적인고려가자리잡고있음을확인할수있는것이다. 29) 여기서우리는에써가말한대로법질서에서출발하였으나아직그자체로는지침에불과한원리적고려가재판을통해법명제로전환되어실정화되는장면을목격할수있다. ( 다 ) 그렇다면도그마틱의법개념은그자체가독자적인가치를가지고있다고할수없으며, 아직개념적으로일반화되지아니한문제중심적이고사태적절한원리적법사고를대표하는수단에해당한다 (GN 57). 물론이러한원리적고려가학설과판례에의해법개념으로전환되는과정에서, 어떻게표현되고어느정도의추상성과일반성에도달할것인지는각법체계의전통이나정치체제등에좌우되며, 29) 大判 ( 全 ) 1997.8.21., 95 다 28625, 집 45-3, 84( 대법관이용훈의보충의견 ). [ ] 부분은필자가삽입하거나생략한것이며, 이하같다.
14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이는앞서언급한배상책임이각국에서다른법리와개념으로설명되고있다는점에서잘나타난다. 그럼에도법질서에선재하는윤리적이고사회정책적인고려가결론을지지하는요소로서전환절차를거쳐실정화되고이후점차도그마틱에반영된다는점은어느나라에서나마찬가지이며, 연역적추론체계를가지고있는것처럼보이는닫힌체계의법질서에도그러하다고한다 (GN 59). 그래서법관의작업은윤리적실질가치와법학적형식가치 제도가치와의사이의소통관계를항상새로이창출하는것으로 (GN 60), 법질서가윤리적가치를실정법으로받아들이지않는한법학방법론은불모의것으로남는다 (GN 61). 요컨대법관이법발견에서새로운견해에도달할때에는종래의법명제를넘어서는원리에의존하며, 이로써원리는법체계를정당화하는요소로서기능한다 (GN 9). ( 라 ) 이상에서언급한대로, 원리는 ( 체계적 연역적방법에의해서든개별사안해결적 문제중심적방법에의해서든 ) 종래그법질서와관련해전승되어온도그마틱내지선례와결합되어관련성을맺어구체화되면서 (GN 82-83) 실정법질서로편입되는절차를거쳐사안해결을가능하게한다. 그러므로법원의재판작용과법형성은법률을기계적으로적용하는활동도법관의자유로운법창조도아니며 (GN 85), 이중의구속을받는다. 즉한편으로법관은일반적인법관념에의해정당성의지지를받고있으면서도사건해결을위해구체화될수있는성질의원리만을원용할수있을뿐만아니라, 다른한편으로그원리를실정화 제도화하기위해종래전승된도그마틱내지선례의틀에맞추어넣어야하기때문이다 (GN 231, 240, RG 323도참조 ; 아래 IV. 2. (2) 참조 ). 규범은 거기 있거나자유로이 창조되는 것이아니라, 어디서나현실의사안타당성및그동안인식되어온목적설정의상호의존성으로부터 규칙 (rule) 으로서새로편입 되며, 자유와구속의이러한상호작용이작동하기위해서는 연역적인체계의법논리이든선례에기초한문제구속적법적추론이든기능적으로동등한보장책이될수있다 (GN 85; GN 26도참조 ). (3) 원리의유형원리의작용방식을이렇게이해한다면, 이를그작용하는모습에따라구별해볼수있다 (GN 88ff.; 45-46도참조 ). 즉에써는우선원리가실정화되어있는지아니면단순한요청내지지침 (guide) 으로서기능하는지여부를출발점으로삼는다. 이는지침으로기능하는원리의가치를경시하기위한것이아니라, 그경우앞서살펴본실정법으로의변환기제가의미를가지기때문이다 (GN 40-41, 42; 73-74).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15 실제로아래원리들사이의경계는유동적이며, 이들은기능적으로서로밀접하게의지하는관계에있다 (GN 42, 107). 에써는우선 1 실정적으로제도화되어있는원리즉법체계에서어떤제도의성질과기능으로부터필연적으로요청되는원리를제도적원리 (instutionelles Prinzip) 또는규범적원리 (normatives Prinzip) 라고부른다 (GN 88, 104-105). 이러한제도적원리는그것이제도적으로구체화되어있는형태에따라서만효력을가지는데, 예컨대과실책임원칙이여러배상책임규정 ( 민법제390조, 제750조등 ) 을전제로적용되는것과같다. 2 그런데이러한제도적원리는법관의법형성을통해다른영역에적용되어새로운법규범을구체화할수있으며이로써새로운법제도를창출할수있다. 제도적원리가이런방식으로사용될때이를계도적원리 (instruktives Prinzip) 또는정보제공적원리 (informatives Prinzip) 라고한다 (GN 89). 이는제도화된영역을벗어남으로써단순히지침 (guide) 에지나지않지만, 적절한사안해결을가능하게하면서학설과판례에의해전환절차를통해다시실정화되어효력을가질수있다. 예를들어신뢰보호원칙에따라민법에산재한선의의제3자보호규정들에기초해그러한규정이없는경우에도재판상비슷한결론에도달하는경우, 30) 제도적원리가계도적원리로활용되면서다시제도화되는과정을볼수있다 (GN 247-248). 3 마지막으로발견술적작업원리 (heuristisches Arbeitsprinzip) 라고부르는원리가있는데, 이는법학적으로체계화할때사용되는원리를말한다 (GN 91). 즉다수의법적문제를포괄하여통일적인법적용을가능하게하는상위의기준을의미한다. 이원리는법학적추론방식에따라서로다른모습으로나타난다. 연역적인법논리를구사하는법사고에서이원리는개별법현상이논리적으로소급하는도그마틱의원리이지만, 문제중심적인법사고에서는이후의추론이시작하는출발점이되는지침적내용이다. 대륙법에서의강학상원리나영미법에서의판례준칙 ( 예컨대 mailbox rule, Salmond test ) 등이그러한예에해당할것이다. 더나아가종래법학과법실무가사용하던법적용의기법, 해석준칙, 판결작성기법, 법학적사고법칙들등의기법즉이른바기예규칙 (Kunstregel) 도법원리에속한다 (GN 110-111, 118-119; RG 290도참조 ). 그리고이로써이들역시 ( 실체법은아니더라도적어도 ) 법질서의한부분을이루고있다고말할수있는데 (GN 109, 118, 30) 예를들어大判 1985.4.9., 84다카130,131, 집 33-1, 167; 2002.4.26., 2000다8878, 집 50-1, 411 등참조.
16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121; 119: 실체적법조법 ), 이점은그에대한위반이있는경우상고의대상이된다는점에서알수있다고한다. 그런데이러한기법, 준칙, 사고법칙들역시원리라면, 우리는새로운영역에서의법형성과정에서뿐만아니라법적용일반이원리적사고에의지하고있다는것을알수있다. 즉그러한한에서법적용과법형성은원칙적으로구별하기어려운동일한작용이다 ( 아래 III. 4. (2) ( 다 ) 참조 ). 왜냐하면실정법을적용하는작업도이로써입법취지 기예규칙을포함한원리들이함께재판으로실정화된다는의미에서는법형성이기때문이다 (GN 119). 실제로영미법에서는법해석과법형성이구별될수없다는점은자명하게인식되고있다. 모든재판은적용되는규범을새로이형성하기때문이다. 그러나이는법전이적용되는나라에서도다르지않다고한다. 단지법실증주의적인법률에대한구속을강조하기때문에법형성이새로운규율을창출한다는것과해석작업자체가창조적인역할을한다는것을도외시하고있을뿐이다 (GN 119-120). 그것을법적용이라고하든법형성이라고하든거기서는법윤리적인요청이실현되고있으며, 이는 재판의입법적기능 을확인해준다 (GN 120). (4) 원리의法源性과성질지금까지의논의는법이론적인문제로나아간다. ( 가 ) 원리는실정법인가아니면단지지침에불과한가? 원리는法源 (source of law) 에해당하는가? 첫번째질문을에써는다음과같이정정한다. 언제부터법원리는실정법의성질을가지는가? 이에대해그는원리가입법부, 법학, 법생활의법형성적행위에의해제도적으로구체화되자마자그리고그한도에서실정법의성질을가진다고한다 (GN 132). 독자적으로포섭가능한규범이아닌원리가입법 ( 제도적원리 ) 또는학설 재판 ( 계도적원리 ) 등에의해구체화되어효력을가지고적용되는이상, 즉실정화의전환절차를거친이상, 그한도에서원리는실정법의성질을가지고있다고말할수있다는것이다 (GN 134). 원리는法院이그윤리적정당성에관한논의를 정당성유무와무관하게이것이법이다 라는확정으로끊어버릴때비로소법적의미에서효력을가진다 (GN 231). 예를들어부동산소유자를배제하겠다는점유자의지배의사가법의인정을받을수없다는원리적고려 ( 주 29 참조 ) 는그것이전원합의체판결에의해법리적인결론을지지하는요소로사용되는한도에서실정화된원리라고말할수있다는것이다.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17 두번째질문에관해, 에써는法源 (Rechtsquelle) 이라는말로어떤내용을규범으로실정화하는과정인사회적사실내지제도를지칭할것인지아니면객관적인법적진리의총합체즉法認識源 (Rechtserkenntnisquelle) 을말하는것인지를구별해야한다고말하면서, 이를권위 (auctoritas) 와이성 (ratio) 의대립으로표현되는전통적논쟁으로소급시킨다. 그런데권위에의한법정립이작용하는감각 힘의세계와이성이작용하는법적진리의세계는존재구조가다르기때문에, 법적진리는그자체로는감각과힘의세계로돌파해들어올수없다고지적한다 (GN 134, 136). 여기서에써는절충적으로법창조자가법으로의도하는것과법인식자가법으로이해하고자하는것이서로 ( 상응하여 ) 관계를맺을때두질서의연결이가능하다고말하며, 그에따라사회적행위로서법적효력을창출하는지향적법창조행위가현실의法源이라고말한다 (GN 137). 즉새로운법규범이현실성을획득하게하는사회적사실을法源이라고말할수있는것이지, 그결과인규범자체를법원이라고할수는없다는것이다 (GN 138). 이러한논리에따르면원리는법질서의일부이기는하지만, 잠재적으로만존재하여이를발견하고평가하는작용이필요하다는점에서그자체가법원은아닐것이다 (GN 134). 오히려원리는스스로규범을창출하는법적권위있는기관에대한지침일뿐이며, 오히려원리로부터종래인정되고있지않던내용을유권적으로가공하여규범화하는기관 ( 의회, 법원 ) 이효력을부여해실정화하는행위 ( 입법, 재판 ) 가법원이라고할수있다 (GN 137, 139; RG 189). 이렇게이해할때법원에해당하는사회적인행위로우선입법과같이일회적인행위나관습법과같이지속하는동일한행위의총체를들수도있다. 그러나더나아가법관의법형성과같이개별행위만으로는법원이될수없지만제도적으로예정된권위가적절히표현됨으로써법원이되는경우도있다고하며, 그러한제도적권위가부여되는방식 ( 예를들어한번의재판으로충분한가아니면다수의연속되는재판이필요한가? 등 ) 은각각의법원조직구조에따라상이할수있다고한다 (GN 138-139). 그러므로판례형성작용은법원이라고해야하지만, 이는선례의집적이라는사실때문도아니고, 그것이실정법규이기때문도아니며, 실정법에선재하는원리를포함하고있어서도아니라, 구체적사안에법을적용한다는재판작용이가지는제도적인과제에기초해서그러한것이다. 그런의미에서판례는제도적으로법원에해당한다 (GN 139). ( 나 ) 이렇게에써는, 원리그자체가법적으로효력을발휘할수없으며재판작용등에의해실정법으로 전환 하게하는매개절차가필요하다고보는점에서,
18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자연법론과법실증주의를모두거부한다. 우선그에의하면원리는자연법이말하는법의불변의인식근거내지논리근거가아니다. 원리가구체적으로효력을발휘하는모습은역사적변천에따르며, 오랜시간동안구체적인문제해결로서원리에대한의식없이관행되던내용이법질서에편입됨으로써실정성을획득한다 (GN 41, 67, 327). 즉원리는규범에목적구속성을그리고법질서에윤리적기준을부여하지만, 그것이법질서의제도적구조속에서가치는위치를정해줄수는없으며 (GN 61), 전환의결과실정화된내용은항구적이지않고시간에따라변화한다 (GN 63). 그러므로종래자연법론은판례에의해실정법이형성되어가는현상의현실적이고방법론적인의미를적절하게설명할수없다. 그러한자연법론에대한실망때문에오히려법학적논변에서실정법에앞서존재하는원리들을적절히평가하는것을어렵게하며 (GN 11-12), 실정화에의해달성되는법적안정성이가지는독자적가치도간과한다 (GN 61). 반대로법실증주의는실정화가가지는가치를인정한다는점에서는장점이있지만, 자신이구성을통해실정화하는대상에자연법적인내용이있다는것과법질서의적용과정에서원리적인내용의편입이이루어진다는것을인정하지않는다 (GN 62, 70). 그러나원리는성문법의입법취지로서개별규범에그위상과맥락을부여하는이상법질서의일부일뿐만아니라, 단순히지침적인계도적원리이더라도재판작용에의해개별법명제로전환될수있는한에서법질서에포함되므로, 법질서는성문법의법명제와동일시할수없다 (GN 94). 이와관련해원리들은이미온전히실정법질서에내재하고있으므로이를발견하기만하면된다는식의사고방식역시법실증주의적인단견이다. 이러한견해를따른다면정정이필요한법률의경우입법자가의도하지아니한입법취지를외삽하는방식의은닉된법형성을피할수없는데, 이는판례에불필요하게수동적인역할을부여하면서학설에기만적인논변을허용하는태도에다름아니다 (GN 11). 이는실제로실증주의적이고개념법학적인 19세기판덱텐법학에서도해석의과제와관련해 사물논리 형평 자연적이성 등에일정한역할이인정되고있었던것에서도알수있다 (GN 63). 결국에써에따르면사법영역에서법형성을정확하게이해하려면, 한편으로는윤리적인원리가법질서로서효력을가지기위해서는재판을통해실정법의영역으로전환될필요가있다는것을, 다른한편으로는윤리적원리가법체계와도그마틱에편입됨으로써비로소실정규범이실질적인내용을부여받는다는것을받아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19 들여야한다 (GN 65). 31) 종래의자연법론과법실증주의는이점을간과하였고, 그결과법관의법형성을적절하게이해할수없었다는것이다. 이로써그는 50년대의자연법르네상스와거리를둔다. 에써에게원리는선험적이면서구체적인가치질서로법질서에앞서공동체질서에내재하면서철학적으로발견되는내용이아니다. 오히려법관은사실관계, 규범, 사회현실등과대결하면서사건에서개별사안해결적으로 (kasuistisch) 원리를발견하고이를실정법과도그마틱으로편입해야한다 (GN 240, 264). 32) 그리고그러한과정을거쳐제도적으로정착한원리를승인하지않고서는실정법의규율상의미를이해할수없게된다는점에서원리는실정법질서의일부가된다고할수있는것이다 (GN 70). 3. 비교법학방법론이상의일반론적인고려에이어에써는대륙법과영미법의방대한판례와문헌을고찰하는비교법학방법론을통해원리가실제법형성에서작용하는모습을관찰함으로써자신의이론을실증한다. (1) 법전이있는법체계에서원리와규범 ( 가 ) 에써에따르면 19세기에대륙법에서영향력있었던법전편찬의이념은원리, 학설, 법언, 해석에관한종래의기예규칙등에친화적이지않았다고한다. 이는법전에내재한입법취지, 형식적구조원리, 규율목적의개념, 법논리로구성되는공리적인연역체계를강조하는것이기본적인태도였기때문이다 (GN 142). 그러므로원리는그것이법전의내용에반영되어있지않는이상에는그다지주목을받지않았다 (GN 143). 비록개별법전이법전외부에존재하는법원리에대해보이는태도는나라마다상이하였지만말이다 ( 오스트리아민법전, 프랑스민법전, 독일 31) 에써가여러차례인용하는포이어바흐의표현에따르면 (GN 11, 41) 실정적인것으로다시들어오기위해실정적인것으로부터나가야한다. 32) Haferkamp ( 주 19), 88. 그러한의미에서에써에게원리는내용이개방되어있는정치적 정책적목적원리가아니라, 규범을구체화할정도의가치평가를포함하여문제해결을가능하게하는원리를말한다 (GN 69; GN 80: 해결자체는아니더라도해결의윤곽 ). 그래서예를들어당시독일에서는기본법제 117 조제 1 항에따라친족법규정이대량으로무효가될법적공백사태에직면한상황 ( 이는 1957 년 6 월 18 일의同權法에의해해소되었다 ) 에서영미식판례법형성이진지하게고려되고있었는데, 이와관련해에써는헌법상의평등원칙은제도화를통해판례형성을지도하는원리가될수없다고지적하였다 (GN 76ff.).
20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민법전, 스위스민법전에대해 GN 143-145). 그러한의미에서법전이원리적인내용을명문으로규정하는것도의문시되었다 (GN 147). 그러나법전입법자의원리에대한소극적태도에도불구하고, 근대민법전들은원리적인사고를완전히억압할수는없었다고한다. 1 우선근대법전들은발생할지도모르는규율의흠결을대비하여법원칙이나형평에의지할것을명하는규정들을두는경우들이있다 (GN 148; 오스트리아민법제7조, 이탈리아민법제3조, 스페인민법제7조, 독일민법제1초안제1조, 일본법원조직법제3조, 프랑스민법제565조, 제1135조, 제1854조등. 법전에서형평원칙이가지는지위에대해 GN 151-153). 이는법전이흠결없는완결적체계를제공해야하고이로써법관은재판을거부할수없다는당시의사고방식으로부터요청되는불가피한규율즉 포괄적법률의독점이라는이념의구출방법 이었다고한다 (GN 149-150). 이로써법전으로대표되는법체계는더이상완결적인연역체계만일수는없다. 2 더나아가법전이공서양속이나선의성실과같은일반조항을두거나, 규정에백지규범을정하거나, 거래관행같은규범외부의표준 (standards) 을지시하는등에의해서도비연역적인실질적법원리들의법체계내부로의돌파가가능해진다 (GN 150, RG 312). 법전은이규정들역시법명제의형식을갖추게함으로써그것이가지는원리에의의존성을은폐하지만, 주석서를일별해보면선례로부터형성된개별사안해결들이답을주고있음을알게된다. 이로부터유형적으로도출되는법리들도포섭이가능한법명제라기보다는원리적인성격을강하게보인다 (GN 151). 또한 3 법전이채택하고있는공리로서의형식적구조원리도사실은동시에실질적인가치원리로서의성질을가지고있음을간과해서는안된다. 즉실질적법원리는법전으로편찬되면서구조요소와법개념으로주조되어야하고 ( 그러한의미에서앞서살펴본 제도적원리 에해당한다, GN 138), 그과정에서동시에후자는전자를내용적으로함축한다 (GN 153; GN 160도참조 ). 그래서예를들어과실책임원칙은일견민법상손해배상책임의기본구조를정하는당연한형식적인구조원리라고생각되지만, 이는사실은그내부에손해사건의귀책을둘러싼합리적가치평가와정의관념을표현하고있는것이기도하며, 양자는서로밀접하게관련될때유의미하게기능한다. 즉가치원리는구조원리로서다른법체계의요소와관련을맺을때작동하는것이지만, 한편가치원리는그것을표현하는구조원리를조건지운다 (GN 153, 156-157). 이러한사실은사물의본성에기초한법리가법전에채택된낡은형식원리들을깨고판례에서관철되는현상에서잘확인할수있다 (GN 157;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21 특별법영역에대해 GN 158). 법전의구조원리에대한이러한설명은법전이사용하는개념에대해서도마찬가지로타당하다 (GN 159). ( 나 ) 물론 19세기의법전이념은법률로부터도출가능한원리만을절대시하였고이로써법률에대한구속을정당화하고자하였다 (GN 161-162). 그러나에써에의하면실제로법발견과정에서법률로부터대전제인원리가 도출 되는일은드물다. 실제로는개별사안해결적으로도출된인식을법전에외삽하는경우가일반적이며, 그래서개별해결로부터원리의인식자체가쉽지않은경우도많다 (GN 162, 167). 즉일반적법원칙의발견은법률로부터논리적으로도출되거나일반화되는것이아니라, 33) 오히려현실의문제에직면해서원리에대한고려없이개별사안해결적으로진행하면서이런저런근거를원용하다가그러한개별해결들과법체계의긴장관계가어느수준에이를때개별근거의상위에있는원리적인내용을추구함으로써이루어진다 (GN 164; GN 267도참조 ). 그리고그과정에서새로운도그마틱의개념과법형상이법전화된법체계에이미내재하고있었던것처럼생각되면서, 법전에규정된특정법원리의 표현 이라고간주되기에이른다. 예컨대실무상의오랜긴장관계를돌파하면서도달한대법원전원합의체판결 ( 주 29 참조 ) 에서도악의의무단점유가타주점유라는판단은마치법이론상예전부터당연한인식이었던것처럼제시되고있는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보편적법사고의제도적역사는실제로는입법자가아니라오로지법학만이만든다. 법학은단지완결적인법전의시대에는역사적으로이미검증되었고그동안일반적으로인정되어온그러한과제를도그마틱적으로이리저리한정지어진법전관념과조화시킨다고하는추가적인부담만을가지고있을뿐이다 (GN 166). ( 다 ) 요컨대법전으로대표되는실정법체계이더라도그것이규율될소재의구조연관성과기능연관성을무시할수없는것과마찬가지로실질적원리의관여를피해갈수없다 (GN 171; GN 25도참조 ). 그리고이러한원리의발견이논리적인연역이아니라현실의사건을통해개별사안해결적으로진행되는과정에서이루어지는것이라면, 그러한작업을담당하는법학이야말로현재의시점에서구체적인사건에법전을적용하는과정에서법원리를발견하고실현한다. 그래서바로동시 33) GN 167 참조 : 그러한귀납이가지는사정범위를고려할때 논리적 추론들은그방법론적태도에따라완전정반대로나타남에틀림없었다. 개별내용을특별사안으로볼것인지아니면일반원칙의표현으로볼것인지여부는그해석자에게달려있는것이다.
22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대의법학이야말로 어떤입법자도집어넣지않은원리를법전으로부터 간취해내고, 문언이가지는바로그시대이데올로기적기본사고를그것이낡은한도에서배제하는것 (GN 174) 이다. 이러한입장으로부터에써는이른바역사적해석에대해유보적인태도를보인다. 에써는역사적해석이라는말이한편으로는해석과정에서문언의이해를위해입법자료를참조해야한다는의미와다른한편으로는문언이대표하는원리의역사적이데올로기에구속되어야한다는의미로중의적으로사용되고있다고하면서, 특히후자를문제삼는다 (GN 176). 그에따르면역사적입법자에대한구속을절대시하는이러한견해는실무적으로모순적인모습을보인다. 즉역사적으로입법자의관념에부합하는내용이더라도실제사건의해결에직면하였을때법률의명백한문언에반한다거나 그런불합리한결과를입법자가의욕했을리없다 는식으로회피되는경우가빈번하기때문이다 (GN 176-177; 구체적으로부분파업에대한제국법원의판례를다루는 GN 180-181 참조 ). 학설과판례는입법자의의사가문언에표현되었거나적어도암시되어있는때에는고려되어야한다고말하면서도명백한문언은구속력을가지며그한도에서흠결은배제된다고하는데, 바로그판단이야말로구체적인사안해결을앞에두고있는해석자에게유보되어있는것이다 (GN 178-179; GN 122, RG 284 이하도참조 ). 그러므로현실의법해석과법형성은결국다음과같은결과로귀결한다. 법률의역사적정신으로부터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해야한다는강박은해소되었고, 개별사안해결적인방법에따라체계속으로형성해가는작업이길을터나간다 - 단지그것이 [ 이제 ] 열린 체계라는사실을모르고있을뿐이다. 이체계는그기초와한계를해명함에의해서나방법론에의해서가아니라, 재판으로법을형성할권한을확장하거나제한할백지위임을사실상상고심에부여하는공허한공식에의해서제어된다. [ ] 법의계속적형성은열려있는법관의창조작업이다. 법전의체계는의식적으로폭파된다 (GN 180; GN 240도참조 ). 이로써법전을전제하는일견닫힌체계의법사고에서도삶의진전에따라결국일반적인법원칙의도움을받는문제중심적인사고가대두하며 (GN 142; GN 23-24, RG 322도참조 ), 법의기본내용이입법자의권한으로법전에완결적으로체화되어있다는사고방식도해소되기에이른다 (GN 181, RG 340-341). (2) 판례법체계에서원리와규칙 ( 가 ) 판례법체계에서원리의문제는필연적으로법전을가진법체계와는다른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23 모습으로나타난다. 배타적효력을주장하는성문법률을전제하지않기에법률에대한구속이라든가법률로부터원리 입법취지를도출한다는등의관점은등장할여지가없는대신, 영미법의구제수단은실체법적인내용관련성보다는역사적으로전승된訴權들을중심으로구성되어있기때문이다 (GN 183-184). 그러므로영미법에서문제되는원리는 ( 소권적구제수단을배경으로 ) 사안과문제로부터귀납적으로발전되면서수사학적방법에따라준칙 이론으로압축 형성되는원리즉 ( 연역적체계의구조원리나개념관련성이아닌 ) 사안에서발전된문제원리이다. 이로써법해석과법형성은이미존재하는것을논증함으로써확장하는 열린 과제를가진다 (GN 184). 영미법에서전형적적인이러한 사건으로부터사건으로의법적추론 (legal reasoning from case to case) 은법명제인규칙 (rule) 을새로이도입하고, 변형시키고, 제한하고, 세부화하고, 확장한다. 그런데에써는 ( 대륙법에서와마찬가지로 ) 원리가이과정에서도기존판례법리의정정을가능하게하면서그연속성을보장하는중요한기능을수행한다고한다 (GN 184-185). 그에따르면영미법에서원리는우선이중의기능을수행한다. 즉원리는 1 한편으로법적추론의출발점으로서기능하여수사학적으로전개되는개별사안해결에서 ( 개념적이아닌 ) 발견술적인 (heuristisch) 방법으로요약 표현하여목적론적으로일련의문제와재판례에특징을부여할수있도록한다 (GN 185). 그러므로영미법에서원리는추론과정에서도움을주는발견술적인성격만을가지며, 연역적인도출에기초해적용된다는효력은없다. 그런데 2 구체적인사안해결을위해어떤재판례를선례로서원용하는경우, 이는어떤일반법리 (general doctrine) 즉원리적인내용이그선례에내재하고있으며그것이현재의사안에도들어맞는다는것을전제로하는것이다. 그렇다면어떤사건의사실관계를확정하고법적관점을분석하는작업은그러한일반법리에대한평가에좌우될것이다. 이러한의미에서원리는특히다수의 ( 모순적인 ) 선례와작업하거나선례변경이문제되는경우핵심적인역할을수행하는것을넘어서 (GN 186) 판례법체계의추론일반에서중심적인위치를차지한다. 사안들의구별 비교라는귀납적과정을이끌어감으로써문제되고있는선례가정말로내사안에대한선례인지를결정하는것 이바로원리이며, 그러한의미에서선례는원리가부여하는가치만을가지는것이다 (GN 187, 234). 그런데에써에의하면 3 영미에서도소권법적인사고가퇴색하면서개별구제수단에이론적기초를부여함으로써이를하나의제도로서성립하게하는가치의
24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의미로 원리 라는말을사용하고있다 (GN 187-188). 그리고이러한이해가점점관철됨으로써영미에서도실체법이단순히선례와소권을통해서만나타나는것이아니라그기초에있는원리적인차원에의지한다는인식이일반화되었고, 원리와제도의관점에서종래의구제수단의흠결을보충하는작업이널리인정되기에이르렀다 (GN 188-190). 예를들어이러한현상은 20세기후반영국법에서부당이득법의이론적발전에서잘관찰할수있다. 다만영미법은도그마틱에기한체계화작업에친숙하지않은편이기때문에이를통한실체법적제도화의정도가대륙법과같은정도는아니고, 또그러한이유로여전히소권법적인사고가남아있다고한다 (GN 189, 192). ( 나 ) 물론영미법에서도개별사건의해결에서선례로서구속하는것은선례에표현된원리 (principle) 가아니라선례의주된이유 (ratio decidendi) 에나타나는규칙 (rule) 이며, 원리는단지추론의출발점으로서만취급한다 (GN 192). 그러나에써는대륙법에서법전이념의엄격한법률구속아래에서도실질적으로원리적사고가관철되는것과마찬가지로영미법에서도같은사실을관찰할수있으며, 다만문제중심적인사고에서는그나타나는모습이다를뿐이라고말한다. 즉 원리는규범과규칙의해석즉사실관계에서법적으로중요한사실을그리고선례에서법적으로중요한언명을선별하고인정하는일의방향성을지배한다. 주된이유와단순한방론의구별 [ ] 즉 규칙 의운명은법관이자신의사건에서출발점으로삼으면서 비슷한 선례에서찾고자하는원리에의해좌우된다. [ 그리고 ] 이렇게할때에만신성시되는 선례구속원칙 의환상이유지될수있다 (GN 192-193; GN 195, 196, 201도참조 ). 판례법은공식적으로는선례구속원칙에의해지배되지만, 실제로는법관이선례의사정범위판단을위해적용하는원리에의해지배된다 (GN 194, 207). 34) 왜냐하면원리는 적용되어야할규칙에비로소정당성을부여하는실정법적가치판단의일차적표현 이기때문이다 (GN 197). 그러므로원리는선례의주된이유및거기표현된규칙의출발점이자정당화이며, 동시에그렇게재판으로전환되어제도화되는한에서는구속력있는실정법이라고해야한다 (GN 34) 에써는이렇게선례구속원칙에따른확고한규칙과법적안정성이존재한다는통념을깨부순것이바로법현실주의의공로이며, 이로써원리는법적논증의출발점일뿐만아니라체계적 제도적인사고에의지하여일관된법형성을가능하게함으로써 ( 선례가담보하지못하는 ) 법적안전성을보장한다는인식이가능하게되었다고말한다. 실제로미국에서시작한리스테이트먼트작업이바로그러한원리적인차원으로부터제도를포착하려는시도임은주지하는바이다 (GN 193-194).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25 195, 201, 207). 그리고추론에서고려되는원리는이렇게실정법에근거를가지고있는원리이어야한다 (GN 215). 이렇게실체적원리를커먼로의일부로보는사고는일찍부터인정되고있었던것이고, 전통적으로법언이나준칙의형태로전승되고활용되었다 (GN 202-203). ( 다 ) 이렇게개별사건에서의법적용에서원리가중심적인역할을한다는점에서영미법은대륙법과비슷하지만, 그럼에도원리의도움으로성취된판례법리를정밀한개념으로세공하여개별결론을연역할수있도록하는체계를구성하지않는다는점에서기본적인차이를보인다. 영미에서도학설이이론적설명을제공하기는하지만, 재판실무는여전히체계가아니라사안과문제로부터원리를전개한다는귀납적사고를포기하지않는것이다 (GN 198, 229-230, 234). 그래서영미법에서원리는강학상체계로종합되는것이아니라여전히토픽적의미에서문제를통해전개된개별원리들이정리되는차원에서그치게된다 (GN 208). 그러나에써는영미의재판실무에서도이론이상당한역할을담당하며, 이를간과해서는안된다고말한다. 그에따르면그러한이론적설명은주로방론 (dictum) 부분에서발견되는데, 공식적인선례구속원칙에따르면아무런구속력이없는이러한방론은실제로이후법형성에서중요한기능을수행한다고한다 (GN 199, 204, 206, 276). 왜냐하면바로이론적방론이야말로규칙의적용과계속적형성에대해서기준을주는해명을포함하고있고, 사례에만의존하는즉이론의조력과재검토를받지않는법관의법창조에대한믿음은몽상일것이기때문이다 (GN 199). 방론은규칙에따른개별사안해결에의해은폐되고있던기본원칙을풀어내는일이다 (GN 206). 그래서방론은 제도적인권위 를가지고있으며, 1 법원의입장표명, 2 법관의인격, 3 이유제시의논리필연성등에의해 실무에따른권위 를인정받을수있다고인정되는데, 이세번째사유에서영미법에서도이론이가지는의의는점차증대하고있다고지적된다 (GN 200). 즉이론은개관하기어려울정도의방대한선례들을일반적인원리와법적개념에따라정서함으로써개별사안해결을보충하는기능을수행한다는것이다. 게다가시대의변화에따라원리가가지는내용도변화하는데, 어떤원리의현재상태역시재판례의방론에서표현된이론적설명에서간취할수있다 (GN 204-205). 그래서에써는영미에서도점차도그마틱적방법의개념적사고가진전되고있다고말한다 (GN 208, 304). 다만영미에서는그기초의문제중심적사고방식때문에논리적으로완결적인법체계를구성할수있다는환상을가지고있지않을뿐
26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이다 (GN 208, 211, 235). 영미법에서소권법체계에서탈피해서구제수단의사물논리적제도관련성을강조하는발전도그러한도그마틱및법적개념의진전과궤를같이하는것이다 (GN 208). 제도적사고는 [ ] 이제실제로역사적전례로부터간취된규칙이아니라그기술적사정범위가도그마틱개념에의해결정되는원리를가지고논증한다 (GN 212). 그런의미에서애초부터열린체계라고해서규칙형성에서법적개념이가지는근본적인역할이연역적사고에서보다경미할이유는전혀없다 (GN 209). 법적개념은 ( 비록그것이처음에는발견술적으로사용되었더라도일단개념으로고정되는이상 ) 그것이지시하는사태와관련해서문제의확정및그에대한검증된가치평가를포함하고있기때문이다 (GN 209, 210, 212, 213, 225-226, 235). 다만영미법에서는연역체계가존재하지않으므로그러한도그마틱과개념의역할이두드러지게보이지않을뿐이다. 가치즉원리가내재하는법적개념은단순히이론의도구에그치지않고 ( 앞서살펴본바와같이 ) 개별사안해결적으로축적된선례로부터법적판단을가능하게하는기초가된다는사실에는차이가없다 (GN 210). (3) 두법체계의비교 ( 가 ) 영미법과대륙법은추론방식에대한기본태도에서는차이가있지만, 법명제나규칙자체만으로부터규율을가능하게하는지시를얻어낼수없다는점에서는공통적이다. 즉전체법질서및법발견의원리에의해그규범내용이규정되는것이다. 해석과정을현실적으로관찰하면어디서나원리와규칙, 직관과구성, 영구적인법논리와개방적인사안논의의기능적교착이드러난다. 단지규범형성요소들사이의 위계 만이두체계에서다를뿐이다 (GN 219; RG 323도참조 ). 그래서영미법과대륙법은서로접근한다 (GN 223, 238). 이는완결적인법전을전제로하는대륙법국가들에서도결국문제중심적인사고가판례를통해관철하였다는사실을통해잘알수있는데, 이는독일의법이론에서도이제이익법학에의해복권되었고토픽적법학에의해강조되기에이르렀다 (GN 220-221, RG 321). 반대로영미법에서는법적구성의차원에서법개념이점점더활용되고있는데, 미국의리스테이트먼트작업이그좋은예이다 (GN 223). 이러한현상은체계의중요성과관련해서도다르지않다 (GN 227-228). 또한원리의성질과관련해서도, 영미법에서원리는보다직접적으로가치평가를표현하는발견술적인성질을가지는것에대해대륙법에서는가치평가가함축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27 된형식적이고도그마틱적성질을가지기는한다. 그러나이러한대조도절대적인것은아니다. 대륙법에서도법률외부의영역에서개별사안을중심으로열린원리형성이행해지면서그원리들이점차법률의체계로편입되고있으며, 반대로영미법에서는추론의출발점내지지침으로서만기능하던원리가점차실체적인의미를가지고제도적이고체계적인법사고를촉진하고있기때문이다 (GN 228). ( 나 ) 이상에서살펴보았지만체계중심적사고와문제중심적사고는법적추론에서서로보완적임을알수있다. 이는여러예를통해살펴볼수있다. 예를들어우선유추에의한추론을들수있다. 유추는원리에대한의식없이사안의유사성에기초해귀납적으로추론된다는점에서 ( 체계가아닌 ) 사안과선례에기초한추론으로, 문제중심이고도그마틱적이지않은논증의특징적인예이다 (GN 231). 실제로유추는로마법과영미법의소권법체계에서구제수단을확장하는데중추적인역할을담당하였다. 그러나유추에의한해결이한계에봉착하는시점에는문제중심적으로확장한법리를독자적인범주로구성해서체계화해야해야한다 (GN 233). 영미법에서복잡다기하게전개되어왔던준계약관련선례들로부터부당이득법이라는제도적체계화가이루어져야했던것처럼말이다. 더나아가법현실주의자들이강조한법관의직관적판단 ( hunch ) 에서도마찬가지이다. 문제중심적인추론에서직관이중요한기능을한다고하더라도이는필연적으로법적개념과범주들을사용할수밖에없고, 그러한한도에서체득된원리적사고와체계적사고없이는판단의정당성을담보할수없다 (GN 201, 236). 이러한직관적판단은대륙법에서도마찬가지의문제에봉착하지만, 여기서는연역적체계와개념에기초한사고가도움을줄가능성이적지않으며, 그점에서개념법학의장점을부정할수없다 ( 아래 III. 4. (5) 참조 ). 구성적법학은직관적판단에대한체계로부터의법적통제이다. [ ] 법적으로생각가능함 에의해제약하고 법적논리 에얽어매는일은해법이체계의뒷받침을받는것을보장하면서바로영미법률가들이한탄하는비도그마틱적법관법의점묘법을회피하게한다 (GN 236; 아래 IV. 2. (2) 참조 ). 법적구성은 개별문제가전체규율속에서가지는위치를가시화하는삶과체계에대한이해 이다 (GN 238-239). 그래서무원칙한선례의전개는결국도그마틱과체계를형성하도록압박하는것이다 (GN 237). ( 다 ) 그러므로대륙법과영미법의법학방법론을비교고찰함으로써에써는법적인추론에있어서체계중심적사고와문제중심적사고양자가모두필수적이라는사실을확인한다 (GN 239). 사안에기초하는문제중심적접근도개별판단을합리
28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적으로검증하고전체와의관련성을확보해주는개념적인연역관련성이없이는오래버틸수없고, 논리완결적인연역체계를강조하는사고방식도판례를통한문제중심적원리형성을포기할수없는것이다. 그러나여기서에써는규율능력, 탄력성, 명확성이라는측면에서닫힌체계에서출발하여문제중심적이고토픽적사고를받아들이는방법이보다우수하다고판단한다 (GN 241, EG 120-121, RG 323-324). 이러한이해는그로하여금독일민법학에서새로운방법론의구상으로나아가게한다. 이는법질서와관련지워진원리적사고즉법질서에기초를두는가치평가에의지하는평가법학의길이다. 35) 4. 새로운법발견이론의구상 (1) 법관법과이론을매개로하는원리의작용 ( 가 ) 에써는대륙법체계가삼권분립을전제로법의창조와법의해석 적용을엄격히구별하는이데올로기를유지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 현실의법실무를냉철하게관찰할때법전에기초한사법질서에서도실제로법관의법창조 (judicial legislation) 가상당한지분을차지하고있음을인정해야한다고주장한다 (GN 242-243). 사회변동에따라법관은필연적으로기존의체계가만족스러운해결을주지못하는사건에직면할수밖에없다. 그러한경우법관은흠결보충이나수정해석을위해사회현실을참조할수밖에없지만, 사회현실그자체가어떠한규범적기준을줄수는없다. 그렇다면법관은실정법질서에서이미제도적으로인정되고있는법원리와법사고를지침으로삼아해결을찾아나갈수밖에없다. 이러한재판에의한법형성이체계적합적으로이루어지기위해서는 새로운규율필요성과합치하지아니하는법률체계를극복할수있을정도로충분히사회비판적이면서도동시에구성적으로생산적인새로운법원리에기초할수있을정도로충분히도그마틱적이어야만 한다 (GN 243). 그런데이렇게법원리에기초해서이루어지는법형성은재판실무에의해서가능하며, 이는진정한의미의법관법에다름아니다. 법관의법형성은더이상법률에대한불쾌한부록이자법률의장애에대한부끄럽게감추어진의족이아니라법명제형성의기능적으로정상적이고필연적인부분 (GN 23) 으로받아들여야한다. 여기서법률로서효력을가지는것 35) Nicolai Hartmann, Ethik, 4. Aufl. (1962), S. 162: 윤리적영역에서는 [ ] 가치도원리이다.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29 은재판그자체가아니라, 법질서에서인정되고있으면서재판을통해당해사건에서개별사안해결적으로발현되는법원리그것이다 (GN 244, RG 291-292; 원리들사이상충에대해서 GN 90-91, 121, 158 등참조 ). ( 나 ) 그런데이러한원리의강조가이론에대한경시를의미하는것은아니다. 왜냐하면원리를정식화하는작업자체가학설의이론화와관련을맺고있는동시에이론에서의도그마틱적개념들도개별사안해결적인관점들을내포하고있기때문이다 (GN 244-245; 아래 III. 4. (5) 참조 ). 예를들어채무자에게어떠한급부를더이상기대하는것이부당하다는원리적인고려를머리에떠올릴때, 우리는자연스럽게이론화된도그마틱의개념 ( 사정변경, 행위기초, 경제적불능등 ) 에의지하게되는것이다. 그러나그렇다고해서종래개념법학에서주장했던것처럼법적개념으로부터어떤결론이 논리적으로도출 되는것은아니다 (EG 178). 오히려사건에직면한법관의 의지적 행위가원리와규범의사정범위를정함으로써결론이내려지는것이다 (GN 245, EG 182, VM 76, 170). 이렇게법률의불충분함을시인하면서인정되고있는법원리에의지해조심스럽게모색해나아가는법형성은열린체계의문제중심적사고방식에상응하며 (GN 246), 법률이 ( 전혀또는적어도그러한정도로는 ) 알지못하던새로운제도의형성으로나아간다 (GN 250). 물론법관법형성을추동하는힘의상당부분은사실적인것의규범력즉이미현실의정상상태를법적으로승인하고현실에서도저히수용할수없는결과를배척하고자하는필요에서오는것은사실이다. 36) 그러나그러한사실상태가도그마틱에의해승인되어편입되는과정은법관이그근거가될만한일반적원리를발견할수없다면가능하지않을것이다 (GN 247). 요컨대 원리는실무로부터실무와함께성장하고, 이론은그에생명이아닌형태를부여한다 - 물론이형태는기본사고를그것의개별사안해결적인구속으로부터해방시킴으로써새로운실무의출발점일수있다. 이러한상호작용에힘입어현대의법질서는항상실질에있어구속받는재판례그리고구조를부여하는이론의합작품이다 (GN 248). 그리고입법에도불구하고이러한상호작용에의해서법질서의연속성이보장되는것인데, 왜냐하면법률의의미는개별사안해결과이론의협동을통해서만정확한의미를 36) 에써는판례가 사실상 [ ] 이라는논거를구사하는경우를특징적인예로든다. 이는우리판례에서도 사실상의처분권 ( 주 10 참조 ), 토지가사실상도로로사용되고있는경우소유자의사용수익권포기 ( 大判 1994.5.13., 93 다 31412, 공보 1994, 1666 등 ) 등의논거로잘알려진현상이다.
30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부여받기때문이다 (GN 248-249). (2) 법해석일반에대한새로운이해이렇게이론의도움을받아법관법을통해작용하는원리의기능을받아들일때, 종래우리가전제하던법해석과법형성의의미역시재고될수밖에없다. ( 가 ) 우선원리에대한고려는유추추론에의한제도형성에서두드러진다. 법관의유추는논리적인작업이아니라가치평가에기초한의지적결단이며 법률에낯선법형성에대한논증과정당화 이다. 그런데이러한유추의정당성은비교대상의유사성을판단하는과정에서그척도로서기능하는일반적법원리와법사고에의지한다 (GN 253, VM 110, 183-184; 흠결의인정에대해 VM 178-179). 그러한한도에서유추에따른추론과원리에따른법창조사이에는질적인차이가아닌양적인차이만이존재할뿐이다. 전자는법률에일정한근거를가지고있다는점에서는보다가시적인권위에의존하는것처럼보이지만, 이는 이법률을지금까지해석해온재판례의권위를전제하는사람에대해서만설득력을가질뿐이다. 그문언개소에유추목적을위한저명증함을부여하는것은바로확고한실무이다 (GN 253). ( 나 ) 그런데이러한관점을밀고나간다면, 통상적인일상의법적용에서도원리가관여하지아니하는적용은상정하기어렵다. 모든법률의 적용 은이미해석이다. 왜냐하면본문의문언이명료하여더이상의해석을불필요하게한다는판단이이미어떠한해석에서비롯하기때문이다 (GN 253-254, RG 285-286, VM 81, 175; GN 122 이하도참조 ). 즉법률을적용할때우리는이미체계적해석과목적론적해석을통해자명한것으로이해되는의미를전제하는데, 목적적합적이고체계적합적인이해의기준을부여하는것이바로넓은의미에서규율체계에대한의식즉법질서에반영되어있는원리인것이다 (GN 261, RG 282, 285, VM 39도참조 ). 37) 37) 이는다음과같이설명할수있다. 규범을사실에적용한다고할때, 규범과사실은서로다른층위의존재질서에속하므로그규범이사실에 들어맞는다 고할수있기위해서는두존재질서사이에일정한유비관계 (analogia) 가존재해야한다. 그런데이는바로규범의취지즉그원리적내용이사실관계의규율에적합한지여부의판단에다름아니다 (GN 260-261, VM 107, EG 178 도참조 ). 그러한의미에서법적용에서의판단은기본적으로유비추리적성질을가지고, 그에원리적사고가작동한다고말할수있는것이다 (Arthur Kaufmann, Analogie und Natur der Sache, 2. Aufl. (1982), S. 18ff. 참조 ). 물론이러한설명에는논리적인문제가없지는않다. 무엇보다그렇다면원리와규범, 원리와사실사이의유사성판단의기준은무엇인지에대한물음이제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31 그렇다면 모든해석은성문법률 (lex scripta) 과불문법 (ius non scriptum) 의결합이며, 그것이실제의실정규범즉현실의법 (law in action) 을비로소창조한다 (GN 287). 이렇게보면통상의법적용과유추사이에서도연속성이존재하며, 질적인차이가아닌 ( 적용의경우법률의제약이상대적으로크다는점에서 ) 양적인차이만이존재한다고말할수있다 (GN 255). 법관의법해석이이렇게원리적사고에기초한개별사안해결과이론적접근의상호작용에의해이루어진다고본다면, 법률의해석에서역사적입법자의의사에구속되어야한다는해석준칙은유지될수없을것이다 (GN 256, 257, 258, EG 185-186, VM 128-129, 132-133). 규범은그자체가모든의미를내포하고있지아니하며, 법관에의해형성되어야할내용에대한모범내지전범을제시하고있을뿐이다 (GN 256, VM 34; 아래 III. 4. (3) ( 나 ) 참조 ). 그러므로해석은사건에직면한법관이원리의도움을받아사실관계와규율내용을재구성하는작업에좌우되며, 그러한의미에서법적용에서의지적인요소는피할수없다 (GN 256). 여기서해석의결론에도달하기전에평가적관점에기초해사실관계가확정되고이는동시에법개념의이해에영향을준다 (GN 262: 해석의순환 ; VM 134). 따라서 사물논리적이고목적론적인전제를결여한역사적해석은실제로역사적이고현재적인이해를결여한도그마틱적해석과마찬가지로맹목적일것이다 (RG 286). 그러한의미에서라드브루흐가말한바와같이, 해석은 결과의결과 이며, 해석방법은창조적인문언보충으로이미발견된것에대해문언으로부터이유제시를할때비로소선택되는것이다 ( 아래 IV. 2. (2) ( 가 ) 참조 ). 38) 법적판단을할때고려해야할기준은해석되어야할문언과함께이미주어져있는것이아니라, 자신과그의시대를구속하는목적설정에따라해석자가그대상에제시해야한다. 고립된해석방법들이아니라이들의활용을결정하는법원리들이그기준을지시한다. 원리의관점에서보면실정법의문언은 위를향해서 언제나 불완전 하다 (GN 258; GN 260도참조 ). 그러므로 생각하는순종 ( 헤크 ) 은역사적입법자가아닌전체법질서에대한것이어야한다 (GN 263, RG 286, 313-315, 358, 379, VM 133). ( 다 ) 이상의논의에따른다면, 법관이개별사안해결에서발견하는법원칙및법 기되고, 이는무한소급하기때문이다 ( 유명한 세번째인간 의논증이다 ; 플라톤, 파르메니데스, 132a-b 및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990b17 = 1079a13, 1039a2 참조 ). 그러나이글의맥락에서이러한존재구조문제를더이상논의할수는없다. 38) Gustav Radbruch, Einführung in die Rechtswissenschaft, 13. Aufl. (1980), S. 181f. = 법학원론, 정희철역 (1982), 196-197 면.
32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관직분 법관윤리에반영되어있는평가기준에의지한다는점에서법해석과법형성은실질에서동일한작업이며, 흠결보충과보충적해석역시보통의법해석과다르지않다 (GN 259-260, RG 286, 288, 353, VM 178, 180). 그리고이렇게본다면법률에반하는 (contra legem) 해석이가능한것도법률의적용을보조하지만사실은그기초에있는법원리체계의관점에서행해지기때문이라고말할수있다 (GN 259; praeter legem과 contra legem 사이의유동성에대해 VM 180). 즉법질서에반영되어있는법원리의관점으로부터전개된법개념을가지고낡은이론에서벗어나는작업인셈이다 (GN 263). 결국해석은 원리와문언을서로적응시키는일이다 (GN 262). (3) 대륙법의법관법형성에서원리와선례 ( 가 ) 앞선언급한바있지만, 원리는개별사안해결에서작용하지만그것이의식되어표현되는것은비교적법형성의후기에이루어진다 ( 앞의 III. 2. (2) ( 나 ) 참조 ). 또한원리는바로적용할수있는형식을갖추고있지않다. 그러므로원리가발견되고, 이해되고, 보존되는것은바로재판의선례에서이고, 원리가구속적인법적권위를가지게되는것도확고한판례에나타난개별사안해결적추론들을통해서이다 (Paulus D. 50, 17, 1을인용하며 GN 267). 원리가창출하는법상태는개별사안해결에기초할때비로소명료하게된다 (GN 269; GN 6도참조 ). 개별사안해결이나요건을갖춘규범에의지하지아니하고서는원리는해결의내용을지시해줄수없으므로 ( 앞의 III. 2. (2) ( 가 ) 참조 ), 원리를적용가능하게구체화하는과정에서포섭가능성을부여하는규범에의지할필요가발생하기때문이다 (GN 269). 그리고이렇게원리가발현하는장이선례의개별사안해결이기때문에선례에표현된원리는구체적인적용목적및사안관련성을가지고있으며, 그래서정확한해결을담보하는공식이라기보다는 전형적으로타당한일련의관점들에대한공식일뿐 이다 (GN 267; GN 308, VM, 165도참조 ). 그러므로판례나학설에서사용되는공식은해결을위한도구로서유형내지전형 (Typus) 을제시하는것이고, 성질상미국리스테이트먼트의규정과유사하다 (GN 273). 그리고원리가선례의개별사안해결을통해기능한다는사실로부터원칙적인내용을선언하는최고법원의판례가실제로강한구속력을보인다는사실도설명된다. 에써에따르면대륙법체계에서이러한구속력의근거는바로선례에서표현된원리이다. 즉최고법원의재판이기때문에구속력을가지는것이아니라, 오랜개별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33 사건해석을통해비로소최고법원의재판에서표현된즉법질서의일부로서실정화된원리가이후재판에마찬가지의타당성을보이기때문이다. 즉최고법원의원칙판결은지속적으로규범형성에관여하고있는선례의산출물에지나지않으며, 그에따르는이후의재판례도단순히판례요지를적용하는것이아니라 ( 지속적으로유사한사안에서같은원리를실정화하는재판을통해 ) 선례를계속형성해가는요소로서역할을한다 (GN 268, 277, 279). 선례의구속성은 ( 영미에서처럼법원조직의위계에따른 ) 선례구속원칙이아니라선례에서지속적으로관철되고있는원리의구속성 (GN 275-276, 280) 즉 반복을보증하는도그마틱적정식화의설득력 (GN 289) 에기인한다 (VM 187, 191도참조 ). 39) 판례가완결되었다는주장은 [ ] 그에체현된원리가새로운상황을포괄하고있는한에서만타당한데, 이는항상 사실문제 이며 판례변경 으로의길을열어두고있다. [ ] 원리는항상 이동중 이다 (GN 280). 그러므로원리와개별사안해결은기능적단일체를이루며, 대륙법체계에서는양자가함께할때에만법적권위를가진다고말할수있다 (GN 275, 289). 그러한의미에서선례는원리에실정법으로효력과권위를부여하는원리의실정적효력근거인것이다 (GN 281). ( 나 ) 이러한이해는삼권분립에기초한법관의법률구속에대해서도새로운이해를가능하게한다. 에써에따르면법률에대한구속은법률그자체를위해문언이나원리에구속된다는것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 법률의취지에서출발하면서도선례와이론에의한문제발전을통해항상재생하는체계를유지하고자하는의지를말한다 (GN 283, VM 83). 이로써법률개념을지나치게좁게이해하면서법관의활동을인지적인것으로국한하는종래의이해에서벗어날필요가있다 (RG 319, VM 74-75 참조 ). 즉 규범은 구체적인규율 (konkrete Ordnung) 이아니라규율목표 (Ordnungsziel) 를체현하고있다. [ ] 규범은그목표의방향으로제어되어야하고, 논리적이아니라목적론적으로만적중한다 (VM 34). 이렇게이해한다면규범주의적인입장과결단주의적인입장사이의, 그리고법발견과법형성사이의대립은존재하지않는다 ( 주 41도참조 ). 오히려사안판단, 문언이해, 원리적사고는필연적으로함께작용하며, 이는그때그때마다기존의내용에새로운내용 39) 에써는실무에서판결의주된이유에속하지아니하는방론이가지는설득력을이와관련짓는다. 즉방론에서개진되는원리적설명에의해그재판에서표현되는구체적법리가보다일반적인맥락에위치지워지고개별사안해결의맥락에서벗어나게됨으로써재판은의지적결단인동시에인식작용의성질을가지게된다는것이다 (GN 284; VM 76, 188 도참조 ).
34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을통합하여 법률 을구성한다 (GN 284, RG 285, VM 39, 76, 117-118, 121, 194, 196-197). 즉과거에고정되어존재하는법률의의미를나중에인지적으로발견하는것이아니라, 현재시점에효력을가지는법질서의구속력있는법규범내용이바로법률이라는것이다. 법관법이창조하는실정법은바로법률의일부로서실정법이며, 법률과법관법은한번도별개의삶을살지아니한다 (RG 183). 그러한의미에서법관법은 부가물이아니라그엔텔레케이아로서법률에통합 (RG 184) 되는것이며, 법률의 내용 은개별사안해결에의해비로소결정된다 (GN 285; RG 319도참조 ). 그리고이러한개별사안해결은법관의자의적인영감에좇는것이아닌데, 개별사안해결을구성하는개별재판들은존재하는법체계를유의미하게하고설득력있게하는객관성에의해서규정되기때문이다. 개별사안해결은결단주의적점묘화법이아니라, 관통하고있는사태법칙성을단편적으로스케치하는것 (GN 284) 이다. 요컨대법률이란법관이따라야하는종국적으로확정되어있는가치평가의지표가아니라, 입법자가자신의시대에자신의사회모델에따라규율필요가있다고인정하는사회적분쟁및해결가능한해법에대한도구일뿐이며, 새로운사안에서그도구가적절한지, 유용한지, 개선할가치가있는지여부가판단되어야한다. 이도구들이구속적인것이아니라이도구들이추구하는목적이구속적인것이다 (GN 285; GN 256, RG 182, 287도참조 ). ( 다 ) 이러한설명에따른다면법관의법률구속은역사적입법자나개별문언에대한복종으로설명되는것이아니라, 법관이법률이추구해야할규율목적을원리의도움을받아개별사안해결에서실현되도록하는작용에서이미달성된다고이해해야한다. 에써가다른곳에서말하는바와같이 법관은자유롭고오로지법률에만구속된다. 그러나그법률이란법관스스로가의무에좇아이해하는그것이다. 이로써그의이해의변화와함께그가구속되는그것도바로그의이해를통해변화한다. [ 그리고 ] 그는여기 [ 즉이해 ] 에서도 [ ] 최종심급으로서의그의양심에만구속된다. 따라서그는어떠한선례구속이나통상의해석에전혀복종할수없다. 이양자는독자의法源이아니며, 모든개별법관의의무에좇은, 오로지정당성의확신에의해지지되는법률이해외에는아무런규범내용을가지지아니한다 (RG 178-179; EG 185, VM 37, RG 377도참조 ). 40) 40) 이러한이유에서에써는장기간지속되는확고한판례를관습법으로보는입장을단호하게거부한다 (RG 179-181, VM 195). 판례의타당성이지속하는한, 그러한내용의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35 이러한법관법의창조적기능은법률의모든내용이입법자에의해결정되고법관은이를인식하는인지적인활동만을한다는견해에의해서는이해될수없다 (GN 287-288, RG 314). 또한재판을순수하게법관의주관적결단으로이해하는법현실주의도개별사안해결에서종래인정된법원리가확인되고발전되는객관적흐름을이해하지못한다는점에서사태를오인한것이다 (GN 288). 판례의기준들과평가요소들은 법률 의실체적구성부분이며, 이는전승된이론의개념과법형상도마찬가지이다. 그러나이들의현재 타당성 은모든소송에서다시공격가능하며, [ 따라서 ] 새로운사안으로부터생생하게증명되어야한다. 규칙 은지속적으로검증되어야하고, 원리 는모든그러한변화와함께새로이통합된다 (GN 289; RG 180). (4) 원리가보장하는법적안정성과연속성 ( 가 ) 법관법의창조적역할을인정하는이러한방법론은모든기본적인규율이법률에의해독점된다고하는사고방식과충돌한다. 이렇게정치적입법자만이법률을통해규율을창출할수있다는생각은절대주의, 계몽주의, 민족국가이념에의해배태되었고, 학설과실무에의해유기적으로법이형성 발전되어간다는보통법적사고방식을배척하기에이르렀다 (GN 290-291, 293, 294). 그러나지금까지살펴본에써의방법론은법률주의에의해억제된보통법적사고방식을부활하는것으로귀결하며, 또한그복권을의욕한다. 에써에의하면현대국가가보장과책임이라는관점에서세세한생활관계에법률로개입함으로써, 오히려법률의의의는평가절하되고있고그때그때의정책적인목적에좌우됨에따라파편적인법상황이발생한다 (GN 289, 291). 이에대해 20세기의새로운法源論이나법사회학은현실분쟁의해결에서법률이가지는권위를평가절하하면서이른바 현실의법 (law in action) 의존재를발견하기에이르렀다 (GN 292). 이는에써의관점에서는법관의지혜에힘입어문제를통해성립하는법창조를시인하는것을의미한다 (GN 293, VM 192). 그리고이렇게개별사안해결 관습법이아니라그러한내용의법률이존재한다는것이다. 그러므로만일기존해석이타당성을보장할수없는새로운사안유형이등장하면, 법관의법률이해가변화하고그에따라법률의내용도변화함을의미한다. 만일여기서장기간지속한판례를관습법이라고이해한다면, 새로운사회변화에대처하는법관은 ( 자신이판례로유지해온관행이사회에존재하는한에서!) 이미타당성을상실한판례를유지해야하는불합리한결과가발생한다는것이에써의비판이다 (RG 186 도참조 ).
36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적으로성립하는법관법이학설의도그마틱과상호작용하면서진행한다는것을받아들일때, 그것은보통법적사고방식이다시부활하는것에다름아니다. 이에대해실무가의지하는원리가결국은모두법률에포함되어있어그로부터간취하는것에불과하다고설명하기도하지만, 이는보통법적사고를시인하지아니하고예전의법률독점의사고로다시회귀하는것에불과하여현실을제대로설명할수없다. 성문법체계에입법자가숨겨놓은해결의모든단서가내재하고있다는사고방식에서벗어나, 논증의기초인원리는학자들의공통의견 (communis opinio doctorum) 에따라전체법질서에속한다는사실을받아들여야한다 (GN 24-25, 314, RG 288, VM 87; 앞의 II. 3. (1) ( 나 ), ( 다 ) 참조 ). 예를들어 19세기에프랑스민법전이적용되고있던독일의라인강서부지역의법원이해석론으로발전시킨법학을살펴보면, 법률의정신이아니라법률가집단의전통이그이론과방법그리고실정법을결정한다는것 을알수있다 (GN 296; GN 330-331도참조 ). 따라서 법률 에서유효한것은본문의정치적구상이아니라학설과실무에서이미통용되는법학적원리와방법에의해그로부터받아들이는영감과미리준비된형상이다 (GN 297). 에써는이러한보통법적사고의복권이여러법분야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긴요하다고말한다 (GN 298). 특히한나라의법률을기준으로할수없는법영역인국제법, 중재법 (GN 342-344 참조 ), 비교법 (GN 171 참조 ), 국제통일법 (GN 345), 국제사법등에서는원리의도움을받는보통법학적법형성이불가결하다. 예를들어국제사법적인문제를해결하기위한출발점인성질결정 (Qualifikation) 은개별국가의법률이채택한기술개념을기초로해서는전혀작동할수없으며, 그배후에있는원리적이고기능적인유사성이라는관점에서접근할수밖에없다 (GN 327, 337-341도참조 ). 그렇다면국제사법에서의법해석과법형성은법률독점의사고가아닌보통법학의사고에의해서만성공적으로수행할수있는것이다 (GN 299 이하 ). 이는각국의법제도를비교하는비교법에서도마찬가지이다 (GN 346 이하 ). ( 나 ) 이렇게법질서의수탁자인학설과실무가법학적으로발전시키는법원리들은법질서의안정성과연속성을보장하는기능을수행한다. 각국의법질서가서로상이한개념과체계를가지고있더라도이들이동일한규율문제와규율해결에직면하고있는이상, 학설과실무가전개해나가는법원리는보편적인내용을가지게될것이며, 이로써각국에서서로상응하고등가적인해법들이정의로운해결로서받아들여진다 (GN 300). 그리고이렇게학설과실무에의해조심스럽게발견된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37 원리들에의해법해석과법형성이진행됨에따라, 상이한정치적입법자에따라시도되는상충하는법률들에서와는달리안정적이고연속적인법발전이가능하게된다 (GN 301, VM 84). 법률생활에는현대적입법기술보다중요한것이존재하는데, 보통법원리를법학적으로평가활용하는중단없는전통이바로그것이다 (GN 301; GN 82-23도참조 ). 에써는심지어 19세기사람들은법률이법적안정성을보장한다고말하였지만, 실제로그러한안정성은 19세기에확보된법관법의잔여물이거나정치적입법행위가손대지아니하여남겨진부분의잔여물 이라고까지말하며, 정치권력과대비되는커먼로의안정성과연속성을강조하는영국법률가의태도를원용한다 (GN 301-302; RG 310도참조 ). (5) 도그마틱과이론의역할 ( 가 ) 그런데에써에의하면보통법적사고방식에의한법형성이원활하게기능하기위해서는 법도그마틱의생산성에대한깊은이해 가필요하다 (GN 295; 앞의 III. 4. (1) ( 나 ) 참조 ). 이는법관에의한개별사안해결에만의지할때발생할수있는단점때문에그러하다. 즉법관의이해지평은실제로그의사회적지위와법관직의성격그리고구체적인사건이제공하는특유관점의영향을받기때문에, 순수한선례법은동일문제의동일취급을보장하기어려우며, 특히어려운사건일수록법리손상을가져올우려가있다 (GN 302). 그러한법관의법형성에안정적버팀목이되는것이바로도그마틱이다. 법관법은실무가의법이지만, 대륙법체계에서그연속성과체계교착성은이론에의해서보장된다 (GN 303). 개별사안해결은원리적사고에의지하는데, 바로원리적사고는도그마틱의개념을통해서법률가에게등장하는것이다 ( 앞의 III. 4. (1) ( 나 ) 참조 ). 그런데도그마틱이란분쟁경험을통해획득한가치평가와해법을기술적인지식과용어로전환한결과물로서, 이후발견된개별적해결들이체계와합치하여일관성을가지도록담보하면서동시에합리적인검토가능성과교육가능성을보장하는구성물이다 (GN 303; GN 81, RG 369도참조 ). 그러므로개별사안해결은도그마틱과상호작용함으로써안정적이고연속적인법발전을가능하게한다 (GN 302-303; GN 6-7, RG 326도참조 ). 이러한도그마틱의개념은그자체가자기목적적인진리가아니라개별사안해결에서실현된원리적인내용을개념화하고형태부여를한결과이다. 그러므로충분히폭넓은개별사안해결에기초한적절한개념들은그시점까지인식된가치관점들과문제를확정하는것에기여한다. 즉도그마틱에서이익형량과가치평가는배척
38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되는것이아니라, 개념으로모아진해결기준들을숙고하고평가하는과정을통해법적판단이가능한형태로목적적으로주조되는것이다 (GN 304. RG 322, 325-326, 351, 374, 378, VM 89; 그러한의미에서도그마틱의개념은칸트적의미에서종합명제가아닌분석명제이다, GN 305). 그래서개별사안해결에서새로운가치평가가이루어지면도그마틱개념의규율내용도변화하게된다 (GN 303, 312). 요컨대 모든법개념은법학이그에농축시킨가치평가의총체와같은의미 (GN 305, EG 186, VM 102-104) 이며, 도그마틱이원활하게기능하기위해서는개별사안해결을통해나타나는원리적사고에열려있어야한다 (GN 316). ( 나 ) 또한마찬가지로개별사안해결이원리의도움을받아만족스러운법형성으로나아가기위해서는그러한도그마틱형성에기여하는이론의역할도중요하다 ( 앞의 III. 4. (1) ( 나 ) 참조 ). 예를들어법관법은특히어려운사건에직면하여종래법리로문제를해결하고자하는과정에서도그마틱의개념이나그배후에있는원리를심하게변형시키면서결론에도달하는경우가없지않다 ( 영국법률가들이 hard cases make bad law, the soundest judgment with the dullest opinion 등으로말하는현상이다 ). 이는그동안활용되었던원리와도그마틱이새로운사건에직면해난점을노정하기때문에발생하는일이다. 여기서학설에서개진되어온여러이론들은다른방향의해결을할가능성을시사하고, 그것이나중에최고법원에의해수용됨으로써새로이수정된도그마틱으로나아갈수있게한다 (GN 306-307). 이론의기여없이판례는역사적으로전승된내용과형식에얽매일위험이적지않다 (GN 307). 그러므로제도형성에서이론과법관법은밀접한관련성을가진다. 앞서언급한도그마틱의기능역시이론의배경하에서가능하다는것도명백하다. 개별사안해결의체계적합성과일관성을보증하고검증하는도그마틱이그기초를개별사안으로부터가져올수없음은당연하다. 원리가개별사안해결에서지침으로서가지는발견술적성질에비추어볼때, 구체적사건에관련된선례는문제되는원리의전모를드러낼수없어비체계적이고연상적으로진행되기때문이다 (GN 308-309). 그러므로도그마틱의도움이없이는개별사안해결로부터새로운규범을도출할수없다. 여기서개념과원리가체계에서가지는위치와가치를확정하여개별사안해결과발견술적사고로부터구속력있는법원리를이끌어내어실무의개별법리를정당화하는것이이론의과제이다 (GN 309, 312, 314, RG 324). 즉이론은개별적인해결들의모자이크로부터개념과범주의그물을엮어설득력있는체계를구성한다. 이러한이론으로우리는예컨대법률행위일반이론 ( 의사주의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39 이론, 표시주의이론등 ) 과같은것을생각할수있지만, 더나아가오랜법전통에서전승되어온법언 (GN 317-139) 역시이론적내용을가질수있다 ( 양자의차이에대해 GN 319-320). 그러나물론이론이제도나규범을창출하는것은아니다. 이론의과제는입법자와법관에게원리, 개념, 범주, 체계관념, 방법론적기법등을제시하는것에그치며, 따라서항상실무의법창조적활동에대한간접적기여이다 (GN 310-311, RG 291). 법적구성이아니라, 개별사안해석에서발견되는개별논소들이설득력을가지는것이다 (GN 310, RG 309, 370, 389, VM 113, 171). 그러나개념을확정하고개별사안해결로부터원리를끄집어내며법적구성의형태 목적 한계를정하는이론의사전작업과체계화기술없이는법관법의유효적절한작용은기대할수없다 (GN 311; GN 321도참조 ). 이론은개별사안해결에서원리와규범이실현되는것을보조하는것에그치는것이아니라, 실무의생각의틀과사고방식을규정하는작업도수행한다 (GN 317). 그래서 이론이가는길이항상실무가서있는곳을보인다 (GN 317) 고, 법관법과이론이함께 현실의법 (law in action) 을창조한다고 (GN 311) 말할수있는것이다 (VM 189도참조 ). 41) 더나아가에써는입법에서이론이가지는중요성역시비교법학적으로점점확인되고있다고강조한다. 중요한기본개념들은법전이나법률그자체로부터나오는것이아니라, 그전후에존재하는이론에의해발견되는것이기때문이다 (GN 313). 또한원리가매개하는법관법의개별사안해결을이론이조율하고일반화하여법제도 ( 예컨대 사정변경에따른계약해제, 계속적보증의해지 ) 가성립하고분화하는것과마찬가지로 (GN 321), 그작용범위와개념들의관점에서여러제도들을조율하고종합함으로써체계 (System) 가성립하며, 이러한체계화의작업역시이론의역할이다 (GN 323). 모든법개념은이러한체계화를통해제도들사이의구획 41) 이러한에써의방법론적입장에서본다면, 법학적사고방식을규범주의, 결단주의, 구체적질서의사고의어느하나로구별하는슈미트의관점 ( 앞의주 13 참조 ) 은 모든점에서비현실적이다 (GN 317 Fn. 374). 법발견은개별사안해결을기초로이루어진다는점에서, 닫힌체계만을전제로규범으로부터의연역적도출을주장하는규범주의는타당할수없다. 그러나또한법발견이원리의매개를통한개별사안해결의연속선상에서이루어지고도그마틱의통제를받는다는점에서, 이를법관의결단만으로소급하는결단주의역시정확한관찰이라고할수없다. 마지막으로법발견이이를지도하는법질서에선재하는구체적질서에의지한다고도할수없는데, 제도는선재하는것이아니라법질서에반영되어있는법원리를개별사안해결적으로실현해가면서실무와학설이법발견을통해형성해나아가는결과물이기때문이다.
40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과조율이이루어지고범주화가이루어진결과물이다. 그러나체계를구성하는것은개념이아니라제도이며이러한제도들사이의관련성이법체계의구조원리로서나타난다 (GN 323-324, VM 101). 그러므로체계에서개념들은서로논리적으로도출관계에있는것이아니라서로조화되는관계에있으며, 그러한의미에서체계는발견술적인의의만을가진다 (RG 321-322, 342, VM 98-99). 또한체계에서개념의내용은그것이체현하고봉사하는제도들의기능에의해좌우되며, 제도들의기능이변화함으로써즉체계의기능이변화함으로써개념의내용도변화한다 ( 앞의 III. 4. (5) ( 가 ) 도참조 ). 새로운사안유형에직면하여원리의매개를통해제도의기능이변화하고, 그에따라도그마틱의동일성이유지되면서도오래된개념이새로운의미와기능을가지고새로운문제에대처하는현상은그래서가능한것이다 (GN 324, 325-326, RG 340, 380, 386, 389, VM 98-99). 그래서도그마틱의법형상은불변의구성요소가아니라, 제도의역사적변천에따라체계와함께변화하는표현수단으로이해되어야한다 (GN 325). 따라서이론이전승되어온법제도를가지고시대에적합한제도들의체계를창출하고자한다면, 낡게되어버린법형상에새로운규율내용을채우고개념을그역사적인틀을넘어서원리에봉사할수있도록할수있어야한다 (GN 326; RG 185). ( 다 ) 이렇게이해하면이론이나도그마틱은단순히가치평가로획득된결론을요약해서전달하는수단에그친다고할수는없다 (GN 312). 헤크의고전적인이익법학의관점에서도그마틱과체계는이익형량과가치평가로획득된결론을요약하여제시하는수단에불과하고그로부터새로운분쟁에대한해결을도출할수는없다. 42) 에써역시도그마틱과체계가원리즉가치평가의개입으로개별사안해결로부터획득된결론을압축하여표현하는수단이며새로운사건의해결은도그마틱이아니라다시금평가적인개별사안해결로부터얻어져야한다고보는점에서는같은견해이다 (RG 309). 에써는이러한인식을이익법학의공적으로인정한다 (GN 48, 80, 222, RG 312-313, 321, 345, 350, EG 179, VM 104). 그러나도그마틱과체계는그동안달성된원리적관점을개념으로압축하여문제설정을확정해주는동시에해결을시사하고또한이후새로획득된결론을통합해감으로써안정성과연속성을보장한다는점에서단순한서술수단이상의기능을수행하며 (VM 40), 그점에서헤크와견해를달리한다. 그러한의미에서에써가 개념법학적사고에대한논쟁의과정에서중도에멈추어버린이익법학을계속해나감으로써개념법학 42) 우선 Philipp Heck, Begriffsbildung und Interessenjurisprudenz (1932), S. 66ff., 91ff. 참조.
법발견에서원리의기능과법학방법론 / 金炯錫 41 적사고의의미를새로이발견하는것 (RG 326) 이자신의의도라고말하는것을이해할수있을것이다 (RG 390-391도참조 ). Ⅳ. 원칙과규범 이후 1. 수용과비판 (1) 학계의수용논란의여지가없지는않겠지만, 원칙과규범 은출간이후고전의지위에올랐다고말할수있다. 이책이개진한원리이론, 비교법학방법론, 사법과정분석그리고에써자신의방법론적구상은고도의학문적인성취에도달한것으로평가받았으며, 43) 특히원리가법질서의일부를이루면서법관법에서핵심적인역할을한다는에써의인식은학계에서널리공유되기에이르렀다고보아도좋을것이다. 44) 43) Wieacker ( 주 25), 702( 독창성, 사려깊음, 탁월한책 ); Martin Kriele, Theorie der Rechtsgewinnung, 2. Aufl. (1976), S. 200 Fn. 37( 내용이풍부한연구 ), 256( 법현실이 [ ] 에써의기념비적인저작인 원칙과규범 에의해본질적으로정확하게서술되었다 ) = 홍성방역, 법발견의이론 (2013), 283 면주 37, 359 면 ; Arthur Kaufmann, Rechtsphilosophie im Wandel (1972), S. 157( 매우중요하고논의를진전시키는 ), 282 ( 근본적 ); Friedmann ( 주 25), 449( 사법과정에대한비교법적연구에대해지금까지이루어진중에가장중요하고정확하며학문적인기여 ); Rheinstein ( 주 25), 605( 예리하고섬세한정신이상술한엄청난분량의학식 ); Wolfgang Fikentscher, Methoden des Rechts, Band III (1976), S. 347( 획기적 ); ( 비판적인입장에서 ) Rüthers, Anleitung ( 주 18), 1251( 문헌상의전환점이자부분적으로이정표 ); Lange ( 주 25), 662( 높은학문적수준 ) 등. 1971 년까지 원칙과규범 에대한학계의평가및그영향력에대한상세한분석으로 Dubischar ( 주 12), 442ff. 참조. 관련하여 Dubischar ( 주 12), 449 는다음과같은흥미로운사실도전하고있다. 라인슈타인의전언에따르면법현실주의의대표자중한사람인르웰린 (Llewellyn) 은 원칙과규범 에감명을받아이를포괄적으로평가하는서평을 민사실무논총 (AcP) 에투고하려하였으나사망으로이를완성할수없었다는것이다. 두대가의학문적교류가이루어지지못한것은아쉬운일이다. 44) Karl Larenz, Richtiges Recht (1979), S. 24 = 정당한법의원리, 양창수역 (1986), 14-15 면 : 요제프에써의책 원칙과규범 이발간된이래로, 부분적으로는법률규정의근거를이루면서다른한편 ( 종종처음에는의식되지도않으면서가장이유에의해은폐되어 ) 판례에서자신을실현하는실정법의원리들이존재한다는것은거의다툼이없다. 또한칼라렌츠, 방법론적인문제로서법관의법형성 ( 김영환역 ), 한양대법학논총, 제 25 권제 1 호 (2008), 197, 211 면. 같은취지로 Helmut Coing, Grundzüge der
42 서울대학교法學 제 57 권제 1 호 (2016. 3.) 그러나물론이책에대한비판이없었던것은아니며, 무엇보다에써의법관법이론과법발견분석이통설적인지지를받았다고할수는없다. (2) 비판 : 법원론과도그마틱의의의우선법원의재판을원리가실정화되는매개로이해하여이를法源으로인정하고이로써법관법에의해도달한내용을법률로서받아들이는에써의견해는여전히압도적으로거부되고있다. 재판의입법적기능은삼권분립의원칙및법관의법률구속을고려할때받아들일수없다는것이다. 45) 더나아가에써가문제중심적사고를강조함으로써규범과도그마틱이가지는기능을경시하고있다는비판도종종제기된다. 즉까다로운소수를제외한대부분의사건에서법관은종래이해된바에따라규범을적용하여해결하는것이통상이며또한규범은대개정당하면서도구체적인해결의기준을제시하고있으므로, 사람들은기꺼이현대방법론의무기고에서가져온표현으로재판을치장하기는하겠지만, 옛실증주의는핵심에서건강하게계속생존하고있으며문제없는사안들에서도예나지금이나가장간단하고최선의방법이다. 46) 또한전통적방법론에대해회의하면서법판단의정확성을도그마틱외부에서모색하고도그마틱에는통제적기능만을부여하는에써의태도는법학방법론과도그마틱의가치를경시하는것으로법형성의정당성을평가할수없는 재판실증주의 로나아간다는비판 47) 도같은맥락에서이해할수있을것이다. (3) 비판 : 이데올로기와법률구속한편에써가주장하는비정치적인보통법적사고의복권즉정치에의해지배되는입법이아닌보통법적법학이법질서의담지자로서그정당성과안정성을담보 Rechtsphilosophie, 5. Aufl. (1993), S. 214 Fn. 3( 타당 ), S. 287 Fn. 15( 근본적 ). 45) 우선문헌지시와함께 Manfred Wolf/Jörg Neuner, Allgemeiner Teil des Bürgerlichen Rechts, 10. Aufl. (2012), 4 Rn. 9ff. 참조. 46) Lange ( 주 25), 662. 랑에는법관이어려운사건에서그러한실증주의적방법에서벗어나야할필요가있음은인정하지만, 그때에도 종국에는옳을수도틀릴수도있는법원리들 에의지할필요는없으며, 시대의법감정으로부터결론을내리고이를이익형량이나 사물의본성 의외관으로감출것이라고한다 (663). 법률을수정하는법의관점에서법감정을이해하는랑에의설명은그가나치법사상의대표자로서주장한방법론으로소급한다. 그내용및전후연속성에대해서는 Wilhelm Wolf, Vom alten zum neuen Privatrecht (1998), S. 106ff., 292ff. 참조. 47) Franz Bydlinski, Juristsiche Methodenlehre und Rechtsbegriff, 2. Aufl. (1991), S. 23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