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누가복음 9장 57~62절 정창교 ( 대전신학대학교신약학교수) 1. 들어가는말 얼마전성인 1000명에게한국교회의신뢰도를묻는여론조사에서그리스도인들을 신뢰하지않는다 는대답이 48.3% 이고, 다만 18.4% 만이 신뢰한다 라고답하였다고한다. 이와같은통계는결국기독교인들의말과행동에믿음이가지않는다는것을반영한다. 본인은덧붙여한가지더질문하고싶다. 이시대에예수님이원하시는참제자가얼마나될까? 교회의방문객과예배의구경꾼이많아진오늘날예수님이본문을통하여보여주시는제자도는우리에게예수님의제자로서의삶을다시한번돌아보고, 우리가나아가야할바를깨우쳐주는좋은동기부여가될것이다. 2. 헬라어본문의사역 (57 절上 ) Kai. poreuome,nwn auvtw/n evn th/ o`dw/ 그들이 ( 예루살렘을향하여) 길을가는동안에,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91 (57 절下 ) ei=pe,n tijpro.j auvto,n\ avkolouqh,sw soi o[pou eva.n avpe,rch Å 어떤사람이그( 예수님) 에게말하였다 : 당신이어디로든지떠나시거든나는당신을좇겠나이다. (58 절上 ) kai. ei=pen auvtw/ o` VIhsou/j\ ai` avlw,pekej fwleou.j e;cousin kai. ta. peteina. tou/ ouvranou/ kataskhnw,seij( 예수님은그에게대답했다: 여우들도굴을가지고또하늘( 공중) 의새들도거처를가지고있다. (58 절下 ) o` de. uiò.j tou/ avnqrw,pou ouvk e;cei pou/ th.n kefalh.n kli,nh Å 그러나인자는머리를누일만한곳도가지고있지않다. (59 절上 ) Ei=pen de. pro.j e[teron\ avkolou,qei moiå 그( 예수님) 가다른사람에게말하였다 : 나를따르라! (59 절下 ) o` de. ei=pen\ Îku,rie(Ð evpi,treyo,n moiavpelqo,nti prw/ton qa,yai to.n pate,ra mouå 그가대답하였다:( 주여,) 먼저내가가서나의아버지장사지내기를허락해주십시오. (60 절) ei=pen de. auvtw/ \ a;fej tou.jnekrou.jqa,yai tou.jeàutw/nnekrou,j( su. de. avpelqw.ndia,ggelle th.n basilei,an tou/ qeou/å
92 포룸비블리쿰 예수님은그에게말하였다: 너는죽은자들이자신들의죽은자들을장사하게하고, 그러나너는 ( 그들에게서) 떠나하나님의나라를 ( 널리) 선포하라! (61 절上 ) Ei=pen de. kai. e[teroj\ avkolouqh,sw soi( ku,rie\ 또다른사람이 [ 그( 예수님) 에게] 말하였다: 주여, 내가당신을따 르겠나이다. (61 절下 ) prw/ton de. evpi,treyo,n moi avpota,xasqai toi/j eivj to.n oi=ko,n mouå 그러나먼저나의집으로가서 ( 집안) 남자들에게작별인사를하고오게허락하소서. (62 절) ei=pen de. Îpro.j auvto.nð o` VIhsou/j\ ouvdei.j evpibalw.n th.n cei/ra evpv a;rotron kai. ble,pwn eivj ta. ovpi,sw eu;qeto,j evstin th/ ba& silei,a tou/ qeou/å 그러나예수님은 ( 그에게) 말하였다: 쟁기를잡은자가 ( 자꾸) 뒤에있는것들을바라보는것은하나님의나라에합당하지않다. 3. 본문의위치 누가는 그들이길을가는동안에 (57 절上 ) 라는도입구로이이야 기를시작하고있다. 같은이야기가마태복음에서는( 마 9:18-22) 예수님의갈릴리사역의초반에언급되고있다. 하지만누가복음에서는이이야기가갈릴리와그주변지역의공생애사역을마친후이제 막예루살렘으로상경하는도중에벌어지는일로전하고있다. 예수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93 님은 예루살렘을향하여올라가기로굳게결심하시고 ( 눅 9:51) 제자들과함께출발하신다. 앞단락의사마리아사건(9:51-56) 과아울러이이야기는예루살렘상경기의초반부에보도되고있는셈이다. 특히누가복음에서 예루살렘으로올라가는길 은중요한의미가있다. 왜냐하면다른공관복음서보다상당히많은분량을할애하여이예루살렘상경기를상세히전하고있기때문이다. 그리고무엇보다도이단락의 40% 는누가에서만나오는이야기들로채워져있다. 또한지금까지예수님의행위와사역에초점을맞추고있었다면, 이제부터는가르침과비유들에초점을맞추고있다. 도중에맨처음발생한사마리아사건을제외한다면예루살렘상경기에나타나는첫번째비유에속한다. 이어 10장에서 70인제자파송에관한이야기를전하고있는것으로보아, 오늘본문은제자파송전의제자후보들에대한가르침으로볼수있다. 눅 1:1-9:50 눅 9:51-19:27 눅 19:28-24:53 갈릴리와그주변에서의활동 예루살렘상경기 예루살렘에서의수난과부활 4. 본문의구조 본단락의구조를간단하게도식화하자면아래와같다. 본문 57 절의주어이자예수님과함께여행하는제자들의수동적관찰자의위치를고려하지않는다면등장인물은예수님, 그리고제자후보세사람이다. 예수님과제자후보세사람과의주고받는대화가주내용이다. 처음대화는자발적으로 어디든지예수를좇겠다 는의지를보이는어떤사람과예수님과의대화이다. 두번째대화의주 인공은예수님으로부터 제자로의초청 을받는사람이며, 세번째
94 포룸비블리쿰 대화의대상은첫번째와유사하게예수를따르겠다고자원하는사람이다. 이들의간단한따름의의지와유보의표현에이어예수님의그들의반응에대한답변이이어진다. ( 도표 1) I. 첫번째제자후보와의대화 57 上공간적배경: 예루살렘으로가는길 57 下첫번째제자후보등장: 무조건적예수따름의의지표현 58 上예수님의대답: 여우와공중의새비유 58 下인자의경우: 머리누일곳없음 II. 두번째제자후보와의대화 59 上두번째후보에대한예수님의초청: 나를따르라! 59 下두번째후보의반응: 유예 먼저할일: 아버지의장사 60 예수님의명령/ 사명제시: 하나님의나라를선포하라! III. 세번째제자후보와의대화 61 上세번째제자후보등장 ( 조건적) 예수따름의의지표현 61 下선조건: 집안남자들에게작별인사 62 예수님의명령: 쟁기잡은자는뒤를보지말라! ( 도표 2) 절대화자주요내용유예조건예수님의반응 57-58 제자후보 1 무조건적추종의지없음 59-60 제자후보 2 초청받음 + 유예아버지장례 61-62 제자후보 3 조건적추종의지+ 유예가족작별인사 인자는머리누일곳조차없다 하나님의나라를선포하라! 쟁기를잡고뒤를돌아보지말라!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95 5. 제자도에대한가르침 이이야기의주제가무엇인가를결정하는데있어서중요한단서가되는것은아래표에서보는바와같이세사람모두에게 (9:57,59, 61) 반복하여나타나는 좇다 또는 따르다 (avkolouqei/n) 라는동사이다. 이동사는당시고대문헌등에서도확인된바와같이그자체가 제자됨 을의미하는전문적인용어이다. 1 그리고이동사는누가복음 5장 27절과 28절에서도예수님께서제자를부르실때에사용되고있다 (avkolou,qei moi). ( 도표 3) 57절 자발적따름 avkolouqh,sw soi 내가당신을좇겠나이다! 59절 예수님의초청 avkolou,qei moi 너는나를좇으라! 61절자발적따름 avkolouqh,sw soi 내가당신을좇겠나이다! 5.1. 제자들이가야할길 본문 57 절은 그들이길을가는동안에 라는속격독립구문으로시작하고있다. 이독립구문의주어는 그들 (auvtw/n), 즉예수님과그의제자들이다. 그들은눅 9:51 에서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올라가기로굳게결심한후, 그여정을따라함께움직이고있는것이다. 그러나이길은결코쉽지않다. 왜냐하면예수님의 굳은결심에서 엿볼수있듯이, 그길이편안하고안락한삶을뒤로하고오히려노 1. G. Kittel, avkolouqe,w, TDNT, vol. I, pp. 210-215. 신약에서이단어는모두 90 회등장하며, 오직 11 회만복음서밖에서사용된다. 이단어는복음서에서예수님을따르는제자도의전문적용어로사용되고있다.Cf.H. Balz & G. Schneider(eds.), avkolouqe,w, EWNT, vol. 1, pp. 117-124; 김경진, 하나님나라와윤리 ( 서울: 도서출판그리심, 2003), p. 37.
96 포룸비블리쿰 숙과피곤이동반되는길, 고난과배척을수반하는삶이기때문이다. 그러나이길이결코고난의길이라는힘든면만을가진것이아니다. 예수님과함께하는참된기쁨과평화가숨겨진, 베일에싸인정도( 正道 ) 이다. 이제그길은세가지유형으로대변되는제자후보들 과더나아가모든제자들에게열려진길이며, 또한예수님과제자들모두함께가야할길이다. 5.2. 세가지유형의제자후보 세명의제자후보는모두각자다른상황과형편이지만, 본문에드러난모습을통해세가지서로의공통점을발견할수있다. 1) 첫째와셋째후보는그자세가 자발적 이다. 위도표 3에서보는바와같이먼저 내가당신을좇겠나이다 (9:57.61) 라는자원하는태도를보이고있으며, 두곳모두 좇는다 라는동사의미래형으로표현된것이주목할만하다. 그러나같은 미래형 동사를사용하고있지만, 첫째후보는전혀조건을달지않고있으며, o[pou라는장소부사를통해 어디든지를강조하여 ' 예수님을장소를불문하고따르겠다는의지를불태우고있다. 2) 둘째와셋째후보는예수님의초청에 먼저 (prw/ton, 9:60.61) 라는말을앞세워우선순위를오히려세상에두고살아가고자하는사람들이다. 3) 둘째, 셋째두후보모두공통적으로 주여 (ku,rie, 9:60.61) 라는말로서예수님의주되심을고백하지만, 실제로는 세상적인일 에여전히붙잡혀있고, 그것을차마떨쳐버리지못하는나약한모 습을보여준다. 이제조금더구체적으로세후보에대해살펴보자.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97 5.2.1. 무조건적으로자원하는후보 오늘본문에나타난첫번째후보에대해마태는 한서기관 ( 마 8:19) 이라고밝히지만, 누가는이에대한설명을생략한채 어떤사람 (tij) 으로소개하고있다. 이러한자원( 自願 ) 을하는후보가 서기 관 과같은특별한사람에게만제한되지않고, 특히이방인출신의제자후보까지생각한다면, 그폭을더욱넓혀주고자하는저자의의도를엿볼수있다. 이후보에게특징적인것은전혀거침없이 주님과가시고자하는곳이면어디든지 (o[pou) 갈수있다 고자신만만하게이야기하는것이다. 특별히 어디든지 라는표현은주님이떠나시는 (avpe,rch ) 곳에장소를불문하고따라가겠다는강력한의지의표현이다. 5.2.2. 초청받으나그초청을연기하는후보 두번째후보는첫째경우와는정반대로오히려예수님의 초청 을받고있다. 예수님은그에게 나를따르라 고초청하시는것이다. 이사람에대한구체적인정보는제공되고있지않지만, 본문에따르면그에게는먼저해야할일이있다고말한다. 즉, 아버지를장사하는일이다. 그것은당시유대사회에서는율법적인의무를다하는것보다우선시되는일로여겨졌다. 메길라 라는유대인의규례집에의하면장례의무는모든성전예배, 절기, 할례의식보다앞선다고밝히고있다. 구약에서도그예를찾아볼수있는데, 레위기 21:1-3 에의하면보통죽은시체를만지지않아야하는사제들도한식구인부모와아들과딸과형제의시체, 그리고시집가지않은친누이의시체는만지는것이허락되었다. 유대인들은죽은자를장사지내 는것을십계명가운데 네부모를공경하라 는계명속에포함되어
98 포룸비블리쿰 있는것으로생각했다고한다. 탈무드에는친척중죽은사람을장사지내는것에대해, 랍비들은이의무는쉐마를암송하는것보다우선하는의무라고가르쳤다( 탈무드 Ber. 3:1). 제의적인이유때문에시체에가까이하지못하도록되어있던대제사장이나나실人들도시체가방치되어있는것을발견했을때에는반드시그를묻어주어야하는것이당시유대인들의보편적인가르침이었다 (Nazir 7:1). 이처럼유대인들에게율법의의무보다도우선시되었던 장례의의무, 이의무를다하고자하는후보에게예수님은그일을오히려다른사람에게맡기라고명령하신다. 즉죽은자들로죽은자를장사지내게하라는것이다. 여기서죽은자들은전통적으로영적으로죽은자들을가리킨다. 영적으로죽은자들, 즉예수그리스도를믿지않는자들에게아버지의장사를맡기라는말이다. 예수님에게있어서당신의제자가되고자하는자는율법보다우선시되는긴박한 아버지의장례문제 조차도더이상긴박한문제가아니라는것을깨달아야한다는것이다. 예수님의시각에서는그보다더욱긴박한문제는 하나님나라선포 인것이다. 5.2.3. 조건적으로자원하는후보 세번째후보는위의두후보와비교했을때, 첫째경우와마찬가지로자원하는모습으로나타나지만, 두번째경우에서처럼 먼저 (prw/ton) 라는순서매기기말로예수님의초청과자신의자발적행위에있어서한걸음물러나고있다. 즉나름대로적당한연기사유를밝히며유예의정당성을확보하려한다. 먼저집에가서작별인사를하고난후에예수님을따르겠다는것이다. 이것역시두번째경우와마찬가지로당시유대사회에서그리고구약에서는흔히용인되는문제였다. 왕상 19:19-21절에의하면엘리사가엘리야를따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99 라나설때엘리사가먼저집에가서부모님께작별인사를하는것이허용되었다는것을알수있다. 그러나예수님은오히려 쟁기잡은자의비유 를들어세번째제자후보의요구를허락하지않는다. 왜그랬을까? 해답의실마리는세번째후보의말가운데숨어있다. 본문 61 절下에보면특별히남성복수대명사( toi/j) 가등장한다. 세번째후보는집에가서특별히이남자들에게작별인사를하고나서야예수님을따른다는것이다. 왜하필남성복수일까? 그것은의사결정권이있는남자들에게가서그들이어떻게생각하는지를듣고그들의허락을받고오겠다는말이다. 결국그것은그의마음을빼앗길수도있을뿐아니라허락을받지못할수도있음을가정해야하는중요한상황이다. 이조건은결국예수님의강력한부정의의미를전달하는 어느누구도... 않다 (ouvdei,j) 에의해거절되고있다. 5.3. 예수님의대답을통해서본제자도 5.3.1. 첫번째후보에대한대답: 인자는머리누일곳이없다! 어디든지예수님을따르겠다 는결연한의지를나타내는첫번째후보에대한예수님의대답은명쾌하다. 왜냐하면늘말씀해오셨듯이사람들이쉽게이해할수있도록눈에잘띄고주변에서쉽게발견할수있는소재를가지고비유로설명하시기때문이다. 여우 (avlw,pekej) 와공중의새(ta. peteina, ) 는팔레스타인에서가장흔히발견되는동물중하나이며, 아무런가치없고미미한존재로여겨진다. 여기서여우와공중의새가함께언급되는것은둘다일정한거처를두고활동을하는것이특징이기때문이다( 삿 15:4; 느 4:3; 아 2:15; 애5:18; 겔13:14).
100 포룸비블리쿰 여우도굴이있고, 공중의새도거할거처( 집) 가있다. 그러나인자는머리누일곳도없다. 이두문장을헬라어원문으로보면분명한대조가드러나는데, 여우와공중의새는 소유하고 (e;cousin) 있지만, 인자즉예수님은 소유하고있지않다 (ouvk e;cei) 는것이다. 이주제는누가문서에서가장중요하게다루어지고있는 재물과소유 에관한문제이다. 예수님의제자가되고자하는자는세상의모든것으로부터자유로워야만한다. 그중가장먼저요구되는것이 세상적인것 으로부터의자유이다. 그래서제자로부름받은사람들은 모든것을버려두고 예수를따르게된다( 눅 5:11.28). 왕하 19장 21 절에도보면엘리사가엘리야를따라떠날때소의기구, 즉작업도구를불살라버리므로이제까지살아온삶을청산하는모습을보여준다. 이처럼예수님으로부터시작되는하나님나라의일꾼이요제자로나서기위해서는일단지금까지의지했던 모든것을 버려야했다. 그것이가장기본이요시작이었다. 그것은세상적인무소유이자세상적인소유에대한자유이며, 예수에의한소유이자하나님나라에서의소유에대한시작이었다. 예루살렘상경기의거의모든장에재물과구제에관한언급이나오고(10~19 장; 13장과 17 장은제외), 상경기(9:51~19:27) 의전구절들, 즉407절가운데 182 절(45%) 이 재물과구제 를주제로다루고있음은본단락이얼마나소유에관한내용과밀접하게연결되어있는가를잘보여준다. 2 특히이곳에서재물과소유또는세상적인것에대해집착을버리는것을특별히강조하는것이다. 또한가지헬라어원문으로살펴볼때, 첫번째후보는 어디든지 (o[pou) 를통해장소의가능성을열어두고자했지만, 예수님은 머리 2. 김경진, 잃어버린자를찾아오신주님 ( 서울: 한국성서학연구소, 2000), pp. 105-106.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101 를누일곳도없다 (ouvk e;cei pou/ th.nkefalh.n kli,nh ) 라는표현을통해오히려장소의가능성을닫고계신다. 그와같은표현을하신이유는 따르다 (avkolou,qein) 라는의미속에제자직은구원에의참여 ( 막 10:17; 눅 9:61-62; 요8:12) 뿐만아니라, 고난에의참여( 마8:19-20; 막8:34; 요12:25-26) 를가져오기때문이다. 5.3.2. 두번째후보에대한대답: 먼저하나님의나라를선포하라! 예수님은두번째제자후보의 죽은자의장사문제에대해 a;fej 라는 avfi,hmi의명령형을사용하고있다. 헬라어동사 avfi,hmi는 방치해두거나내버려두는것 을의미하는동사로, 그들( 예수를영접하지못한사람들) 이할일과제자로부름받은자가더긴급하게해야할일의차이를분명하게보여준다. 제자로부름받은사람이해야할일은죽은자에관한일이아니라더욱긴급하게예수그리스도안에서얻게되는영원한생명에관한일이며, 하나님나라 를선포하는것이다. 특이한것은하나님나라선포를나타내는동사로 diagge,llein을사용한점이다. 동사 diagge,llein은 널리공포하다, 확증시키다, 선언하다, 통지하다 라는의미를지니고있다. 일반적으로하나님나라선포에연결되는동사인 khru,ssw와같은의미로볼수있다. 3 이단락에서가장중요한점을예수님은이야기하고계신다. 우선순위의문제와제자됨의분명한목적을제시한다는점이다. 두번째제자후보는 먼저 아버지를장사하는일이우선이라고생각했지만, 예수님에게있어서그리고예수님을따르는제자에게는 하나님나라의선포 가먼저해야할일이라는것이다. 이와같은우선 3. G. Kittel, diagge,llw, TDNT, vol. I, pp. 68-69.
102 포룸비블리쿰 순위와제자됨의목적은세번째후보의행동과예수님의답변을통해다시한번확실하게그의미가드러난다. 마태복음에서는세번째지원자에대한언급이나타나지않고있는데, 누가는두번째후보에게전달하고자하는의미를세번째후보의행위와예수님의대화를통해더욱분명하게강조하고있는것이다. 5.3.3. 세번째후보에대한대답: 쟁기잡은자는앞만보고가라! 예수님은세번째지원자에대해하나님나라에합당치않다는부정어 (ouvdei.j)))eu;qeto,j evstin) 와함께무엇이합당치않은지에대한그이유를비유로설명하고있다. 쟁기를잡고뒤를돌아보는것이합당치않다 라는비유에예수님은 하나님나라 를첨가하여설명하시는것이다. 먼저이비유의의미에대해살펴보자. 예레미아스에따르면갈릴리지역의밭은돌이많고척박하다. 쟁기는두마리의황소( 겨릿소) 사이로밭고랑을통과하는데, 한손 ( 보통왼손) 으로는쟁기를누르고, 다른한손으로는 2m 길이의채찍을휘두르며다루기어려운황소들을몰아간다고한다. 이밭갈이방법은숙련과집중을요하는데, 쟁기질하는사람이한눈을팔면새로파이는고랑은비뚤어지게된다. 예수와함께가려는자들은이와같이단호하게과거를잇는교량들을모두끊고오직다가오는하나님나라만을주시해야한다는것이다. 쟁기뒤로지나가는것은잊고쟁기앞으로전개되는고랑만을응시해야하는것과같다는것이다. 4 특히쟁기를손에 잡다 를뜻하는분사(evpibalw,n) 는헬라어의시제중단순과거(aorist) 로쟁기에손을댄것이처음인, 4. J. 예레미아스, 예수의비유, 허혁옮김( 왜관: 분도출판사,1984),p. 189.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103 배우는초보자를가리킬수가있다. 또 뒤를돌아본다를나 타내는동사 (ble,pwn) 는현재분사로서한번만보는일회적인동작보다는 끊임없이자꾸 / 뒤를돌아본다 라는반복적인의미를포함하고있다. 그리고 eivjta. ovpi,sw를직역하자면, 뒤에있는것들 을쳐다본다는뜻이다. 아직도미련을버리지못하고 세상에있는것들을 자꾸자꾸반복하여쳐다본다는의미이다. 누가문서전체를놓고살펴볼때 세상에있는것들을자꾸 반복하여본다는것은위에서언급했듯이 집착 을의미한다. 비슷한예를누가복음 14장 18-20 절에서도발견할수있는데, 잔치의손님후보자들은 밭, 소, 결혼/ 부인 에대한집착으로초청을받아들이지못하고거절한다. 이비유는오늘본문의두번째와세번째의유예하는제자후보들과비견될수있다. 만약뒤에있는것들을자꾸자꾸쳐다보면어떤결과가초래될것인가? 일단소를멈추어야할상황도벌어지고, 또소를멈추지않는다면그길은본래가고자하는길대로가지도못하고, 고랑도삐뚤삐뚤쓸모없는고랑이될수밖에없다. 6. 설교를위한메시지 피상적으로이본문을들여다보면, 예수님의제자가되고자하는것도쉽지않고, 제자가되었다할지라도그들이가는길은결코쉽지않은것처럼보인다. 하지만예수안에들어와있을때에는꽉막힌진퇴양난의상황에서도오히려모든가능성이열린다. 이는바울이발견한가능성의원리, 즉 내게능력주시는자안에서모든것을할수있느니라 ( 빌 4:13) 와견줄수있다. 본문은마치앞으로벌어질큰역사의서장과같다. 그러면여기에어떤메시지가담겨져있을까?
104 포룸비블리쿰 제자로부름받은자는세상적인소유의집착을과감히끊어버리고가야한다. 본문 58 절에서보는바와같이, 미천한여우와공중의새들도굴과거처가있지만( 소유), 인자는머리누일곳도없는( 무소유) 삶이다. 제자의삶, 예수믿는그리스도인들의삶이그러해야한다. 왜냐? 그들은예수를믿고, 그분만을좇아가는자들이기때문이다. 또한세상가운데살지만하나님나라를경험하며, 소유하고있는것이전혀없지만, 모든것을소유한역설적삶이제자들의삶이다( 고후 6:8-10). 제자로서예수와함께한걸음한걸음내딛는것은세상과는멀어지는동시에하나님나라와는가까워지는것이다. 제자로부름받은자는우선적으로하나님나라를선포해야한다. 두번째와세번째제자후보들은 먼저 해야할일이있다는이유로하나님의일을우선이아니라, 차선으로미루고있음을보았다. 물론당시의가르침에비추어보면그두후보들의말은초청을연기할수있는합당한이유로받아들여질수있었지만, 예수님은하나님나라의선포가더욱시급했기때문에그들의요구를단호히거절하셨다. 이러한이야기를통해서, 우리도역시그들처럼나름대로합당한변명을내세우며하나님나라보다는세상일에먼저관심을쏟으며살아왔던것을반성해야할것이다. 그리고이제는하나님의일을먼저내세우고, 하나님께서맡기신사명을우선적으로감당해야할것이다. 제자로부름받은자들은뒤를돌아보지않고앞서가시는예수만을바라보아야한다. 예수를따라가는삶은 ( 세상의) 모든것을뒤로하고다시돌아보
쟁기를잡은자여, 앞만보고가거라! 105 지않는삶이다. 쟁기를쥐어주신하나님께감사하며, 그쟁기를놓치지않고똑바로고랑을내기위해서뒤를돌아보지말아야한다. 바울이 오직한일, 즉뒤에있는것은잊어버리고앞에있는것을잡으려고 했던것처럼( 빌 3:13) 우리도역시 예수께잡힌바 되어앞만보고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