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은 * 1) Ⅰ 서론. Ⅱ 공의개념및용례. Ⅲ 공의실현기법. Ⅳ 수행에의한공의실현. Ⅴ 결론. 요약문 [ ] 빠알리어순냐타 (suññatā) 는우리말로 공, 공함 또는 공성 ( 空性 ) 이라하는데무언가 결여 되거나 결핍 되어있는상황을묘사할때주로사용된다. 공개념은기본적으로수행자들을해탈로이끌기위해교설되었던교리와체험의장으로서의기능과역할을담당한다. 그런데공개념이실수 ( 實修 ) 에반영되고투영된결과, 공에머물기 나 공의실현 이교설되고권장된다. 초기불교공개념이지닌수행적인성격에대한탐구는단지사색을넘어실제적인차원에대한강조이자본래적인방향으로의선회라고말할수있다. 이에따라먼저공의개념과용례를알아보고, 공의실현이담지한의미와그실현기법을살펴본다음, 공개념의이해를바탕으로한실수의행법들을검토해보았다. 그리고이과정을통해서다음과같은사실을알수있었다. 공을실현하기에앞서공과불공 ( 不空 ) 에대한개념적인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 선행이해를바탕으로선정과선정삼매의통찰, 매순간에대한분명하고바른앎, 대상에대한부작의 ( 不作意 ) 와같은행법들에의해서공은실현된다. 그리고공을실현하는전과정에있어서 분명하게알다, 바르게알다, 바르게보다, 수관 ( 隨觀 ) 하다, 관찰하다, 부작의 ( 不作意 ) 하다 와같은정신적인기법들은지속적으로발현유지되기때문에초기불교공개념은강한실천체험적인성격을가진다. *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강사. jaeeun8@daum.net
210 52 본고는 Pāli-Nikāya 를통해서공 (suññatā, 空 ) 의기본개념및 용례를검토해보고이를토대로공이지닌본래의실천수행적인 측면을드러내고자하는데그목적이있다. 공은불교의여러교 리들중우선순위의하나로꼽힐정도로핵심적인위치를차지하 면서빈번하게회자되고논의되어왔다. 그러면서한편으론시공 간적인전개과정에서공의기본개념이나본래의취지는일정부 분희석되기도하고때론체험적인영역은저멀리인식의차원을 넘어선것으로비춰지기도한다. 이러한경향성을두고이질적이 거나상반된방향으로의전개라고단정짓기에앞서관심의영역 이나견해의차이에서비롯된다양성의산물이라고하면서폭넓 게수용할수도있다. 그렇지만적어도초기불교에서말하는공의 기본개념이나취지에서살펴보면공에대한현대적인해석과이 해가관념적이거나현학적이며심지어일원론과유사하다는일각 의지적에대해선 1) 한번쯤귀기울여볼필요가있다. 1) 이와관련하여허인섭은공개념에대한현대적해석의다양한기원과문제점을분석하고공개념의현대적해석은서구종교와철학의관심하에이루어진새로운불교이해방식을따라나타난것이라고말한다. 이에따라불교의이해방식을분석하는준거들을다음과같이크게다섯가지로분류하는데, 첫째부터셋째는턱 (Andrew P. Tuck) 이정리한것으로서서구의관념주의적관점을적용한해석, 20 세기전반기논리실증주의자들의관점을적용한해석, 후기비트겐슈타인의관점을활용한해석이다. 넷째는도가 ( 道家 ) 적관점을적용한해석이며다섯째는깔루파하나 (David J. Kalupahana) 의공개념이해방식에필자의해석을가미한것이다. 이러한준거들중에서특히서구의세가지방식과도가적해석방식의영향이큰것으로추정된 20 세기중후반동양권학자들의공개념은낭만주의적관념주의자의틀에서크게벗어나지못하고있다는점을지적한다 ( 허인섭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11 공의기본개념은 빔 ( 虛 ), 없음 ( 無 ) 이나 부재 ( 不在 ) 로무언가 결여 나 결핍 되어있는상황을묘사할때주로사용된다. 그리고이러한기본개념은수행자들을해탈로이끌기위한체험의장으로서의기능과역할을담당한다. 일찍이에드워드콘즈 (Edward Conze) 도강조한바있듯이, 공이라는것은구제 (salvation) 의과정에그진의가있는것이지그것을순수한지성적인개념으로받아들인다거나존재론적인의미를부여하는것은잘못된것이다. 무엇이든될수있는순수한가능성을의미하지도않고모든것이유출되는잠재적인가능태나모든것은공에서나오고공으로돌아간다는우주론적인시도들도본래공이의도하는바는아니다. 그것은실천적인기반을벗어나는순간곧왜곡되어버린다. 따라서이용어의의미는지혜를통한실제적인과정안에서만설명될수있다. 2) 빠알리니까야에는공의추상명사형인 순냐타 (suññatā) 에비해서형용사형인 순냐 (suñña) 가훨씬더많이등장한다. 이것은 2010:713-746). 여기서한가지, 용수의 중론 에나타난연기관을현대적해석의준거로삼고있는데이를준거로써일반화하는문제는재론의여지를남기지만공개념을둘러싼다양한이견들에대한비판적인시각은유념할필요가있다. 그런가하면, 에드워드콘즈는다음과같이통시공적인분석을통해서다양하게발전전개된사례를지적하기도한다. 소위소승불교에서공은원래열반에이르는길이었는데대승불교에이르러매우풍부하게되었고다르마 ( 法 ) 들의자성이라고하는전통적인개념을분석하면서한층보강되었다. 또한공은유위법과무위법에똑같이적용되었기때문에유위와무위는다르지않다는데로이어졌고그결과로서일원론이나오게되었다. 한편, 유럽철학에서공은변증법의논리형식에의해서강화되었고비슷한형식을한유럽의형이상학적체계들과많은유사성을보여준다 (Conze 1973:61). 본고에서말하는공에대한변용은주로허인섭이파악한 20 세기중후반동양권학자들의해석과이해방식을염두해둔것이다. 그리고비록초기불교라는프리즘을통해서공개념에대한수행적인성격을논하고는있지만이것이대승불교에도존재하는수행적인성격을상대적으로배제하거나간과하는것은아니다. 2) Conze(1973) pp. 61-62.
212 52 초기불교에있어서공에대한관심이철학적인차원, 즉공성 ( 空性 ) 으로서의추상적인면보다 공의실현 (being empty) 이라는현상적인차원에더적합하다는사실을반영하는것이다. 3) 그리고실체적인공을포기하는대신공의실현이라는본래적인성격에더직접적인주의를돌리기위한포석이기도하다. 4) 공의실현이란수행자가탁발하는시간조차도허비하지않고행하는감관의대상에대한탐욕을성찰하는명상에서부터 37보리분법을위시한사마타와위빠사나에이르기까지불선한법들을제거하기위한전 ( 全 ) 노력의과정이자그결과에머무는상태를포괄하는등총체적인수행을의미한다. 5) 그러므로공개념이지닌수행적인성격에대한탐구는단지사색을넘어실제적인차원에대한강조이자본래적인방향으로의선회라는점에서그의의를찾을수있다. 지금까지초기불교에있어서공에대한연구는단편적이거나주로사상사적인측면에서이루어져왔고공개념이지닌수행적인성격에대한전반적이고체계적인논의는이루어지지않고있다. 6) 이에따라먼저, 공 3) Weeraratne(2007) p. 195. 실제로니까야에서 순냐 와 순냐타 의비율은약 4 : 1 정도로나타난다. 4) Anālayo(2015) p. 75. 5) MN pp. 294-297. 6) 초기불교의공과관련된최근의국내연구들중에이은주 (2010) pp. 29-63 이있다. 이글은위빠사나 ( 사념처수행 ) 의주된행법을 sati 와 sampajañña 로보면서 MN 의 Cūlasuññatāsutta 와 Mahāsuññatasutta 에나타난공성과사념처의위빠사나수행과의연관성을검토한다. 공성을수행적인맥락에서이해한시도는주목할만하지만공에대한명료한개념적인이해나관련행법에대한보다전반적이고체계적인분석은보이지않는다. 그런가하면, 담마끼띠 (2014 pp. 297-325) 는 MN 의 Cūlasuññatāsutta 와 Mahāsuññatasutta 를토대로초기불교는대승불교의공관에기초가되었다고강조하면서이두경전에있어서공의실현단계를소개한다. 그러나아공과법공의교리적인측면에초점을맞추었기때문에공개념이지닌수행적인측면에대한강조는잘드러나지않는다. 또그의박사학위논문 (2016) 은초기경전의공사상의개념적인이해와사상사적인전개과정및수행적인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13 의기본개념과용례를알아보고, 공의실현이담지한의미와그실현기법을살펴본다음, 개념적인이해를바탕으로실제행법 ( 行法 ) 들을검토해봄으로써초기불교에말하는공개념의실천수행적인성격을드러내고자한다. 공은빠알리 (Pāli) 어로순냐타 (suññatā) 라고하는데이것은순냐 (suñña) 나순냐타 (suññata) 라는형용사형에추상명상형어미 -tā 가붙어서이루어진여성명사이다. 우리말로는주로 공 ( 空 ) 이나 공함 또는 공성 ( 空性 ) 으로옮긴다. 그뜻은 텅빔 ( 虛 ) 이나없음 ( 無 ), 부재 ( 不在 ) 또는비실체성 ( 非實体性 ) 등이며영어로는 emptiness, voidness, unsubstantiality 로표기한다. 7) 일반적으로추상적인요소는사물이나존재의고유한성격 (guṇa, 性 ) 을의미하므로 공성 이라하면성격적인특성에무게를둔역어가될것이다. 어원의형태는 śū, śvā, śvi인데흥미롭게도이들은 자라다, 증가하다, 부풀어오르다 의뜻이있다. 8) 이는마치풍선에공기를주입시키면풍선이부풀어오르면서그안은텅비게되는현상을연상시킨다. 흔히어떤것의외형이증가하면상대적으로그내부는빈공간으로남기때문에이와 측면을전반적으로다루고있어서비교적참고할만하지만이역시도아공과법공및사상사에비중을두고있기때문에실천적인성격을지닌공개념및행법에대한좀더집중된논의는그에비해상대적으로충분하지않다. 7) Rhys Davids & Stede(1986) p. 717; Nyanatiloka(2004) p. 207. 8) 전재성편저 (2002) p. 697.
214 52 같은형태의어원이형성된것으로보인다. 명사형 순냐타 보다경전에더빈번하게등장하는형용사형 순냐 는형태상으로서로구분되지만의미는다르지않으며이들은문맥에따라서로혼용된다. 9) 이두가지형태가쓰이는몇가지용례들을통해서개념적인이해에좀더다가설수있는데가장먼저주목할만한것은오온이나자아가지닌비실체적인성격에관한것이다. 자아는주관적인관념을지닌영혼이나에고로서어떤것을소유하거나일어나는현상을뜻대로통제하려는성향을지닌일종의힘 (power) 이다. 자아관념이생긴배경에는변하지않는영원이나실체에대한견해가존재한다. 실체라는환상은즐거움 (sukha) 을갈망하는심리적인충동과연결되어있으며그것은다시에고라는환상으로유지된다. 10) 그러나다섯가지요소로구성되고경험되는존재 [ 오온 ] 은비어있기 ( 空 ) 때문에견고한실체 ( 實体 ) 를지니고있지않다. 11) 깔루빠하나 (D. J. Kalupahana) 는이러한자아의비실체성을일러비토대주의 (non-foundationalism) 라고부르는데그이유는인간의인식과개인의본성에있어서불변의토대를인정하기어렵고경험의대상은고정되어있지않으며지속성도없기때문이다. 12) 9) 순냐 와 순냐타 는동일한의미이며문맥에따라서형용사형과명사형으로구분된다. 한편, 전재성은 MN 의 Cūlasuññatāsutta 에나타난공 불공 ( 不空 ) 으로의지각의변화를인과적과정으로보고, 형용사형 순냐 는이러한지각현상의변화를나타내기때문에일상회화적문맥에서상황의변화나지각내용의변화를의미하는세속적인진리를대변하는반면에명사형 순냐타 는공 불공의인과적과정을여실지견하는절대적의미의제일의제 ( 第一義諦 ) 라고말한다. 전재성 (2002) pp. 225-227. 10) Bhikkhu Ñānananda(1997) pp. 101-103. 11) 中村元 (1981) p. 42. 12) Kalupahana(1992) p. 64; p. 186. 아날라요는연기에대한교설을배경으로, 붓다가자아에대해직접적인질문을받았을때자아의존재를단순히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15 오온이나자아의비실체적인성격을말할때는 순냐 나 순냐타 가사용된다. 예를들면, 육근은 텅빈 (suññā) 마을 이나 빈 (suññā) 집, 빈 (suññā) 그릇 과같고아무것도없고 (ritta) 공허한 (tuccha) 상태와같으며, 오온은항상하지않고괴로움이고질병이며자아가아니고무너지기때문에텅빈 (suññā) 것이라거나 13) 자아에대한사견을버리고세상 [ 근 경 식 ] 을빈것 (suññatā) 으로보아야한다는식의표현과같은것들이다. 14) 또한오온이면그것이어떠한것이든변하고괴롭고질병이고무너지고비었으며 (suññato) 자아가아니라고 (anattato) 하는경구도 15) 마찬가지경우이다. 항상하지않고변하는것을두고자아나자아에속한것이라고할수없다. 16) 오온이 순냐 나 순냐타 가되는결정적인이유는그것이지닌조건성, 즉변화하는성질때문이다. 17) 오온에영원하거나절대적인자아가없다 [ 무아, 無我 ] 는견해는변화하는성질을보았기때문이며이러한견해는이내자아에대한집착의제거로연결되고고 (suffering) 로부터자유롭게해준다. 18) 오온이지닌속성은항상하지않기때문에 순냐 나 순냐타 이고 순냐 나 순냐타 이기때 nothingness 로부정하면허무주의를의미하는잘못된믿음으로인해결국업의책임이없다는가정에이르게할우려가있기때문에긍정적이거나부정적인답변들모두거부한것처럼, 자아의존재를부정할때는 empty 와단순한 nothingness 는구분되어야한다고하여 (Anālyo 2012:211) 자아의비실체성을단순한 無 로오해하지않도록하고있다. 13) AN Ⅱ p. 128; p. 130; Ⅳ p. 423; MN Ⅰ p. 500. 이때 ritta 와 tuccha 는 suññā 와동일한의미로쓰인다. 14) Sn p. 217; SN Ⅳ p. 54. 15) MN Ⅰ pp. 435-436. 16) SN Ⅳ pp. 54-55; pp. 296-297. 17) SN 의 Kaccānagottasutta(Ⅱ p. 16) 는세상이일어나고사라지는현상을바른지혜로써보면세상에대해서있다거나없다는관념이생기지않는다고하여연기하는조건적인존재의무상성을설한다. 18) Choong Mun-keat(1999) p. 31.
216 52 문에실체로서의자아라고부를만한것이없다. 오온이나자아의성격은그래서비실체적이다. 다음은장소와관련된것으로서임의의공간에사람이머물지않는 (empty) 상태를나타내기도한다. 예를들어, 아무도살지않는곳은 suññāgāra 이고 19) 중생이살지않는빈범천의궁전은 suññā brahmavimāna 이며비어있는쎄리싸까궁전을 suññā Serīsaka 라고부르기도한다. 또 suññā-vana 라고하면빈숲이된다. 20) Dhammapada 는아무도없는빈장소인 suññāgāra 로들어가서마음을고요히가라앉히고수행하도록권고한다. 21) 동떨어지고한적한장소는외부세상의방해로부터자유롭고마음의고요함을얻을수있기때문에수행자가머물면서명상하기적합한환경이되어준다. 22) 이와같이임의의공간이텅빈채로남아있는상태를묘사할때도있지만그외에, 특정한자질이나자격요건을갖추지못했을때도사용된다. 만일사문이나아라한인자에게팔정도가있다면그것은 아순냐 (asuññā, 不空 ) 이고반대로없다면 순냐 인데팔정도를갖추지못한그러한자를일러사문이나아라한이라고부를수없다는 23) 경구가그대표적인예일것이다. 그리고어떤가능성이나기회가없을때도쓰이는데일례로, 붓다가유행자왓차곳따 (Vacchagotta) 에게설법한내용이이에해당된다. 한때왓차곳따는아지와까 (Ajīvaka), 일명사명외도 ( 邪命外道 ) 인자도천상에태어날수있는지붓다에게묻는다. 이에대해붓다는그가만약사명외도라면천상에태어날수없다 (suññā) 고하 19) DN Ⅱ p. 291; AN Ⅴ p. 88; MN Ⅰ p. 519; SN Ⅳ p. 173. 20) DN Ⅰ p. 17; Ⅱ p. 356; Ⅲ p. 26. 21) Dhp p. 105. 22) Choong Mun-keat(1999) p. 9. 23) DN Ⅱ p. 151.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17 여 24) 성취가능성이없는상황을설명할때쓰이기도한다. 그밖 에다음의사례들처럼번뇌가남아있지않는상태를묘사할때도 있다. 모든무량한마음의해탈가운데아라한이성취한부동심해 탈 (panākuppā cetovimutti) 은 25) 최상의해탈인데탐 진 치는심 상 (nimitta, 心像 ) 을만들지만이해탈은심상을만드는탐 진 치 가남아있지않다 (suññā). 해탈한자는번뇌가없고 (suññata) 모 든심상에서자유롭다. 26) 열반을성취한장로니웃따마 (Uttamā) 에 게는심상이남아있지않으며 (suññata), 27) 해탈한자의경우는 번뇌를제거하고음식에집착하지않고심상이남아있지않아서 공하다 (suññato). 28) 이들과유사하게번뇌가없는상태를말하는용례로 순냐타빳 싸 (suññata passa) 라는것도있다. 이것은상수멸 ( 想受滅 ) 에서나 올때나타나는탐욕이없는마음인데무상 (animitta, 無相 ) 접촉, 무원 (appaṇihita, 無願 ) 접촉과함께경험하는것으로서일명 공한 접촉 이라고부른다. 29) 상수멸에서나온초기의상태는열반을대 상으로과 (phala) 를증득한상태이다. 따라서탐욕이없는 (suññata) 감각접촉이고탐욕에대한심상이없는감각접촉이며 탐 진 치를원치않는감각접촉이다 30) 이상과같이, 명사형 순냐 와형용사형 순냐타 는오온이나자 아의비실체적인성격을말할때, 공간이텅비어있는상태를나 24) MN Ⅰ p. 483. 25) 부동심해탈은확고해서더이상동요하지않는아라한의해탈한마음이다. 이마음이무량심해탈 (appamānacetovimutti) 과무소유심해탈 (ākiñcaññācetovimutti) 과공심해탈 (suññatācetovimutti) 가운데가장높기때문에최상이라고한다 (Ps Ⅱ p. 354). 26) MN p. 298; SN p. 297; Dhp. p. 26. 27) Thī p. 128. 28) Dhp p. 26. 29) MN Ⅰ p. 302. 30) Ps Ⅱ p. 367.
218 52 타낼때, 특정한자질을갖추지못했을때, 어떤것을성취하기위한가능성이나기회가없을때그리고탐 진 치와같은번뇌가남아있지않은상황등에사용된다. 요컨대, 순냐 와 순냐타 는문맥에따라그형태를달리하면서여러가지용도로쓰이는데, 31) 여기서한가지간과할수없는중요한이들의공통점은무엇인가없거나결여되어있는상황을묘사하기위해고안된술어라는점이다. 공은실제적인체험의과정을통해서실현된다. 공의실현을다 른말로표현하면 공을통해서과 ( 果 ) 의성취에머무는것 이며 32) 이때 공에머물다 (suññatā viharati) 33) 라거나 공을성취하여머 물다 (suññataṁ upasampajja viharati) 라고 34) 표현한다. MN 의 Piṇḍapātapārisuddhisutta 를통해서공에머물기나공의성취, 즉 공의실현이담지한의미를규정해볼수있다. 공을실현하려면감관의대상을통해서발생하는불선법들을 잘성찰해야하고 (paṭisañcikkhitabba) 오개 (pañca nīvaraṇā, 五 蓋 ) 와오취온에대해서완전하게알기위해 (pariññāya) 노력해야 하며사마타와위빠사나를위시한 37 보리분법을닦고명지와해 31) 그외에 tuvaṃtuvapesuññamusāvādā 라는합성어는 서로를헐뜯고비방하는말 이라는뜻으로사용되고 (AN Ⅳ p. 401; MN Ⅰ p. 110; p. 410), pesuñña 는 중상모략 을의미하기도한다 (DN Ⅲ p. 69). 32) Ps Ⅳ p. 160; Ⅴ p. 105. "suññatā phala samāpatti vihāra" 33) MN Ⅲ p. 104; p. 294; Vin Ⅱ p. 304. 34) MN Ⅲ p. 111.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19 탈 (vijjāvimutti) 을성취하기위해서정진을게을리하지않아야한다. 또성취의결과에대해서는기뻐하며선법에머무는등초기불교전 ( 全 ) 수행의과정과결과모두가언급된다. 35) 공의실현범위에는이처럼수행법들의실천이총망라되기때문에만일그것이불선법은제거하고선법을성취, 유지시키기위한노력의일환이라면그리고궁극의결과를의미하는것이라면모두공의실현에해당된다. 따라서만일누군가이러한수행법들가운데어느한가지이상을실행하고있거나이미그결실을얻었다면그들을일러모두 공을실현하는자 또는 공에머무는자 라고불러도무방할것이다. 그럼구체적으로공은어떻게실현가능한가. 다음에제시된술어들은그실제적인성취가능성에다가갈수있게해준다. 공의실현을설하는장면에서직접언급되는술어들은대부분 1 pajānāti, 2sampajānati, 3samanupassati, 4anupassati, 5 paccavekkhati, 6amanasikāroti 들이다. 그럼먼저 1빠자나띠 (pajānāti) 에대한사전적인이해부터살펴보자. 이동사는 jānāti 에강조형접두사 pa 가붙은형태로 있는그대로를진실하게알다, 이해하다, 식별하다 등의뜻이있다. 보통우리말로는 분명하게알다 로옮기는데 36) 특히괴로움, 괴로움의발생과소멸, 소멸하는길을 빠자나띠 하는자를일러 paññavā, 즉 지혜로운자 라고하는것처럼 37) 보통지혜 (paññā) 를수반한다. 빠자나띠 와매우유사한 2쌈빠자나띠 (sampajānati) 는 pajānati에접두사 sam 이붙여진형태인데이때 sam 은 올바른, 같은, 공평한 과같은뜻이있기때문에우리말로는 바르게알다 35) MN Ⅲ pp. 294-297. 36) Rhys Davids & Stede(1986) p. 387; 전재성편저 (2005) p. 449. 37) MN Ⅰ p. 292.
220 52 로옮긴다. 38) 그리고 3쌈아누빠싸띠 (samanupassati) 의경우는 sam + anupassati 인데 sam은앞의경우처럼 올바른, 같은, 공평한 이고, anupassati 는 보다 (to see), 지각하다 (perceive) 이기때문에 바르게보다 가된다. 39) 또한, 앞의 쌈아누빠싸띠 에서 sam 이없는형태인 4아누빠싸띠 (anupassati) 라는것이있다. 이것은 anu + passati 의합성어인데이때접두사 anu 는방향을지시하는 ~ 따라서 (along) 라는의미로가장빈번하게쓰이며그외에 반복해서 라는뜻이있다. passati 는 보다 (to see) 인데보는행위는단순히바라보는것을넘어 아는 (to know, recognise) 차원을말한다. 40) 여기서앞의 쌈아누빠싸띠 와구분되는것으로서 anu 의의미를살리자면정적 ( 靜的 ) 인것이아닌, 주시를옮기면서보는동적 ( 動的 ) 인차원의따라가면서보는수관 ( 隨觀 ) 이되어야한다. 한편, 5빠짜웩카띠 (paccavekkhati) 라는것이있다. 이것은 paṭi + ava + ikkhati 의형태인데이때 paṭi 는 ~ 에반대해서, ~ 을향해서 이고 ava 는 아래로, 밑으로 이며 ikkhati 는 보다 (to see) 의뜻이있다. 따라서관찰하다 (to look upon), 검토하다 (review), 고찰하다 (consider), 심사숙고하다 (contemplate) 따위로해석한다. 41) 끝으로 6아마나씨까로띠 (amanasikāroti) 가있다. 이동사는부 38) Rhys Davids & Stede(1986) p. 681; 전재성편저 (2005) p. 653. 이동사는특히 사띠 - 쌈빠잔나 (sati-sampapajaññaṇa) 처럼사띠와짝을이루어자주등장하는데 (AN Ⅱ 198; Sn p. 95; p. 167; MN Ⅲ p. 221) 이때는보통 분명한알아차림 이나 올바른알아차림 또는한자로 정념정지 ( 正念正知 ) 라고부른다. 39) Rhys Davids & Stede(1986) p. 683. 40) Rhys Davids & Stede(1986) p. 33; p. 447; 전재성편저 (2005) p. 117; p. 125. 41) Rhys Davids & Stede(1986) p. 384; 전재성편저 (2005) p. 447; p. 453.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21 정접두어 a 에 manasikāra + ti 가결합된형태이다. 여기서 manasikāroti 는 주의 (attention) 를기울이다, 숙고 (pondering) 하다, 생각을고정 (fixed thought) 시키다 의뜻이며한자로옮길때는 작의 ( 作意 ) 하다 이다. 42) 따라서 amanasikāroti 는그것의부정형이므로 주의를기울이지않다, 생각을고정시키지않다, 부작의 ( 不作意 ) 하다 가된다. 이상의 분명하게알다, 바르게알다, 바르게보다, 수관하다, 관찰하다, 부작의하다 와같은기법들은대상, 즉근 경 식의현상을마주할때늘취해야할정신적인태도들로서공을실현하는길과직결된다. 이들은피상적으로보면서로이질적인것처럼보일런지모르지만 6아마나씨까로띠 (amanasikāroti, 부작의하다 ) 를제외하고는대상에대한 분명하고올바른앎 과 관찰 이라는공통분모를가진다고볼수있다. 아마나씨까로띠 의경우는대상을대하는태도에있어서다른술어들과각도를조금달리하는데, 후자가공통적으로대상들과의직면을통해서문제를해결하려한다면전자는애초에그것으로부터관심을거두고멀리한다는점에있어서차이를보인다. 그렇지만불선법을제거하고선법을닦기위한노력이자공을실현하기위한길이라는점에선이들모두동일한위치에선다. 그리고좀더상세히후술하겠지만, 이러한정신적인기법들은선정과위빠사나수행현장에서발현되고또지속적으로유지되어야하는것들로서공을실현하기위한핵심적인역할을담당한다. 42) Rhys Davids & Stede(1986) p. 521; 전재성편저 (2005) p. 537.
222 52 1. 공과불공의이해 수행을통한공의실현을논하기에앞서우선 공 과 불공 (asuññatā, 不空 ) 에대한개념적인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 공은주요하게선정과선정의통찰을진행하는과정에서실현되는데그과정에서이두가지형태의공은전면에등장하면서빈번하게활용된다. 앞서살펴보았듯이, 공 의기본개념은무언가결여되어있는상태로 없거나존재하지않음 (natthitā, 不在 ) 를의미한다. 반대로그부정형인불공은 있거나존재함 (atthitā, 在 ) 이다. 영어로전자는 void 이고후자는 non-voidness 로옮긴다. 43) 예를들어, 현재지시하는특정대상이존재하지않으면 공 이고그와반대로현재 ( 現在 ) 하면 불공 이된다. 44) 그런데여기서한가지, atthitā( 在 ) 는단순히현재성에대한것인데도만일이것을실체성과연관지으려한다면이것은실제공의기본개념과맞지않을뿐더러본래의도와는전혀다른방향의논의로이어질수있기때문에유의해야한다. 그럼, 공과불공의개념을명시하는다음경구의예를살펴보 43) Bhikkhu Ñāṇamoli & Bhikkhu Bodhi(1995) p. 965. 44) 이와관련해서마쯔모또시로우 ( 松本史郞 ) 는공을표현하는양식을다음과같이공간과시간이라는두가지축으로구분하면서공간적인해석에서공은단지 A 는 B 에대해서공이다 로표현되고 A, B 두항의존재가구조적으로필요하지만, 시간적인해석 ( 연기 ) 에서공은단지 A 는공이다 로표현되어야한다고하여 ( 松本史郞 1990:338} 공과불공의개념은상대적인공간성을전제로성립한다는사실을함축적으로전한다.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23 자. 한때붓다는미가라마뚜 (Migāramātu) 강당에서아난다 (Ānanda) 에게공에머무는것 (suññatā vihāra) 에대한설법을시작하기에앞서먼저 공 과 불공 을설명하면서아난다의이해를돕고있다. 예를들면, 이미가라마뚜강당과같다. 이미가라마뚜강당에는코끼리들, 소들, 말들, 암말들이없고 (suñño) 금이나은, 여자와남자들의모임도없다 (suñño). 그러나없지않은것 (asuññataṃ) 한가지가있다. 그것은이비구승가를조건으로하는하나이다. 이와마찬가지로 45) 곧이어선정에드는자는 공 과 불공 을구분해서분명하게알아야한다는내용이속행되는데이와관련된보다구체적인내용은다음장에서논의될것이다. 위의경구에서 미가라마뚜 라는장소에는현재코끼리, 소, 말, 암말, 금, 은, 여자와남자들의모임은없고그대신있는것은단지비구승가뿐이다. 그러면코끼리부터여자와남자들의모임까지는현재하지않기 ( 不在 ) 때문에 공 이고비구승가는현재하기 ( 在 ) 때문에 불공 에해당한다. 앞서 ( 각주 44) 마쯔모또시로우 ( 松本史郞 ) 식의표현을빌리자면코끼리, 소, 말, 암말, 금, 은, 여자와남자들의모임 (A) 은비구승가 (B) 에대해서 공 이고비구승가 (B) 는코끼리, 소, 말, 암말, 금, 은, 여자와남자들의모임 (A) 에대해서 불공 이다. 즉, A는 B에대해서 공 이고, B는 A에대해서 불공 이다. 공 과 불공 의개념은복잡한수식어가필요하지도고도의지적인이해도도모하지않는다. 오히려이처럼매우단순하고명료하다. 이제이후의수행 45) MN Ⅲ p. 104. Seyyathāpi Ānanda, ayaṃ migaramātupāsādo suñño hatthigavāssavaḷavena, suñño jātarūparajatena, suñño itthipurisasannipātena, atthi cevidaṃ asuññataṃ yadidaṃ bhikkhusaṅghaṃ paṭicca ekattaṃ. evam eva kho.
224 52 은 공 과 불공 의상태를파악해서분명하게알고바르게아는 정신적인태도가중요한비중을차지하면서전개된다. 2. 선정수행 : 청정한공 공과불공에대한개념적인이해를바탕으로공은선정수행에의해서실현된다. 공의실현, 즉공에머물기위해서는마음을고요하게안정시키고통일시켜서삼매에들어야한다. 46) 선정삼매는통일된집중력을요구하기때문에마음을하나의대상으로향하게하고몰두하게한다. 47) 마음이하나의대상에집중하는동안지각의영역에는오로지그대상만이현재한다. 이때, 지각의영역에대상은현재하므로 불공 ( 不空 ) 이고그와반대로현재하지않는대상에대해서는 공 이다. 공 또는 불공 에대한파악은다음과같이색계정과연이은무색정모두에서매우주요하다. MN의 Cūḷasuññatasutta 는각선정단계에서현재주의를집중하는지각의대상이공인지아니면불공인지바르게보고 (samanupassati) 분명하게아는 (pajānanati) 것이공을실현하는길이라고설한다. 선정의전 ( 全 ) 단계는숲과땅을대상으로한지각을계발해서네번째선정을성취한이후숲과땅에대한지각을제거하고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로집중의대상이옮겨가면서다음과같이순차적으로상향진행된다. 먼 46) MN Ⅲ p. 111. Tasmātiha Ānanda, bhikkhu ce pi ākaṅkheyya: ajjhattaṃ suññataṃ upasampajja vihareyyanti. Tenānanda, bhikkhunā ajjhattameva cittaṃ saṇṭhapetabbaṃ, sannisādetabbaṃ, ekodi kātabbaṃ, samādahātabbaṃ. 47) SN Ⅰ p. 136.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25 저숲에대한지각 (saññā) 48) 에만주의를집중한다. 숲은세속적인일들로부터거리를두고외부로부터방해받지않으면서정신적인고요함과집중력을계발하기위한은둔의삶을상징한다. 따라서숲에대한지각은마을이나사람처럼세속적인관심사로부터숲이라고하는더안정적인방향으로의인식의전환을의미하는데순차적인명상과정을위한중요한토대가된다. 일반적인집중의대상이라고볼수없는숲에대한지각의계발은집중력을기르기위해고안된것으로보인다. 49) 오로지숲에대한지각에만주의를집중하면숲에대한지각이확립되면서점차삼매에깊이들어가고, 지금마을이나사람에대한지각으로생긴근심 (darathā) 은없다. 단지숲에대한지각만이있을뿐이다 라고분명하게안다 (pajānāti). 이와같이현재거기 [ 지각 ] 에없는것은공이고있는것은불공이 라고바르게보고 (samanupassati) 분명하게안다 (pajānāti). 그러면전 도되지않은청정한공 (parisuddhā suññatā) 이실현된다. 50) 현재사라지고없는공한지각의대상과현재하는불공한지각 의대상을바르고분명하게파악해서알아야한다. 숲에대한지 48) 산냐 (saññā) 는보통 지각 이나 인식, 생각 등으로옮기는데대상의특질을파악해서분별하는심상이나표상작용을하거나 (SN Ⅲ p. 87) 심상에대해적극적인언어적사유화작용을하기도한다 (MN Ⅰ p. 292). 오온의상온인경우는대체로표상작용이고부정적인의미로쓰일때는망상이나희론하는인식이된다 (Sn p. 173). 역으로망상이나희론이없는최상의인식 (saññāvimokhe parame) 을나타내기도한다 (Sn p. 206). 여기서의산냐는심상에대한적극적인사유화나망상, 희론또는최상의인식보다는대상의특질을분별하는심상이나표상작용으로볼수있다. 49) Anālayo(2015) p. 86; p. 90. 50) MN Ⅲ pp. 104-105. Iti yaṃ hi kho tattha na hoti, tena taṃ suññaṃ samanupassati. Yaṃ pana tattha avasiṭṭhaṃ hoti taṃ santamidaṃ atthīti pajānāti. Evampissa esā ānanda, yathābhuccā avipallatthā parisuddhā suññatāvakkanti bhavati.
226 52 각에이어더상향된단계로진입하기위해서이번엔땅에대한지각에주의를집중한다. 오직땅에대한지각에만집중하면땅에대한지각이확립되고점차삼매에깊이들어가면서, 지금숲에대한지각은없다. 오직땅에대한지각만있다 라고분명하게안다 (pajānāti). 51) 여기서땅에대한지각은땅의까시나 (kasiṇa, 遍處 ) 를말하는데이것은땅을조건으로해서생긴지각에주의를집중하는것이다. 숲에대한지각을제거하고땅에대한지각에만주의를기울이는이유는숲에대한지각을통한수행은어떤성취도이룰수없고완전한선정의집중에도도달할수없기때문이다. 52) 땅의까시나는숲에대한지각보다더깊은삼매의집중으로이끈다. 53) 땅에대한지각을계발한후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상처에대해서도각각동일한방식으로사라지고없는공한지각의대상과현재하는불공한지각의대상을분명하게알고바르게본다. 54) 지금까지살펴본 Cūḷasuññatasutta 는무색계선정에앞서색계선정의성취과정은별도로상세하게설하지않지만, 공의실현을말하는또다른주요경전인 MN의 Mahāsuññatasutta 는마음을고요하게통일시키고집중시키기위해첫번째부터네번째색계선정의성취를명시한다. 55) 그리고이경전은선정의각단계에서지각의대상이공인지불공인지를분명하게알고바르게보는것뿐만아니라, 더나아가선정삼매에든마음상태도함께파악해서알도록하고있다. 이를테면, 안과밖으로 (ajjhattabahiddhā) 56) 공에주의를집중하는 51) MN Ⅲ p. 105. 52) Ps Ⅳ p. 153. 53) Anālayo(2015) p. 89. 54) MN Ⅲ pp. 106-107. 55) MN Ⅲ p. 111.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27 동안즉, 마음을고요하게통일시키고삼매에드는동안에만일마음이공에 [ 삼매에 ] 깊이들어가지못하고신뢰하지못하고확립하지못하고 [ 삼매에의해서 ] 해탈하지못하면 57) 다음과같이분명하게알고 (pajānanati) 바르게안다 (sampajāno hoti). 지금안과밖으로공에주의를기울이는동안에마음은공에깊이들어가지못하고신뢰하지못하고확립하지못하고해탈하지못한다 라고. 그와반대인경우라면 공에주의를기울이는동안에마음은공에깊이들어가고신뢰하고확립하고해탈한다 라고분명하게알고바르게안다. 다시말해, 삼매를확립하는과정에서나타날수있는마음의변화들도놓치지않고분명하게알고있어야한다는것이다. 지금까지가색계선정에대한부분이라면다음은무색계선정이이어지는데이때도마찬가지로동일한방식이이어진다. 만일부동 (ānañja, 不動 ) 에 58) 주의를집중하는동안에마음이부동에깊이들어가지못하고신뢰하지못하고확립하지못하고 [ 부동에의해서 ] 해탈하지못하면 부동에주의를기울이는동안에마음은 56) Ps Ⅳ p. 161 는 안으로 는자신의오온에대한것이고 밖으로 는다른사람의오온에대한것이라고한다. 57) MN Ⅲ p. 112. Tassa ajjhattabahiddhā suññataṃ manasikaroto suññatāya cittaṃ na pakkhandati, nappasīdati, na santiṭṭhati, na vimuccati. 58) 부동 은무색계선정을말한다 (Ps Ⅳ p. 229; Sv Ⅲ p. 998). 그런데, MN 의 Laṭukikopamasutta 는 네번째선정은부동에속한다 라고하지만 (MN Ⅰ p. 455), Ānañjasappāyasutta 는네번째선정, 공무변처, 식무변처가부동이며 (MN Ⅱ p. 263), Sunakkhattasutta 는무소유처와비상비비상처가부동이라고명시한다 (MN Ⅱ pp. 254-255). 이와같이경전에따라조금씩다른데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는공히무색계선정이므로재론의여지없이부동의영역에속한다. 여기에네번째선정도포함된다면그것은이선정에서발현되는선지 ( 禪支 ) 때문일것이다. 실제로네번째선정부터비상비비상처까지선정이 부동 즉, 동요하지않게균형을유지시켜주는선지인우뻬카 (upekkhā, 平靜 ) 가확고하고지속적으로유지된다는사실을상기해보면경우에따라네번째선정도 부동 의영역에속할수있을것이다.
228 52 부동에깊이들어가지못하고신뢰하지못하고확립하지못하고해탈하지못한다 라고분명하게알고 (pajānanati) 바르게안다 (sampajāno hoti). 만일그와반대인경우라면 부동에주의를기울이는동안에마음은부동에깊이들어가고신뢰하고확립하고해탈한다 라고분명하게알고바르게안다. 59) 확고한삼매를얻기위해다른것은배제하고오직하나의대상에만집중하는선정수행의성격에비추어볼때공과불공에대한바른앎과봄은매우중요한위치를차지한다고볼수있다. 정리하면, 선정수행에의해서실현되는공은청정한공이라고부르는데청정한공은색계선정과무색계선정을단계별로성취해나갈때실현된다. 이때각선정의단계에서사라지고없는공한지각의대상과현재하는불공한지각의대상을분명하게알고본다. 그리고더나아가각선정의단계에서마음이삼매를확립해서확고하게머물러있는지그렇지않은지도분명하고알고바르게알아야한다. 이러한전과정에서 분명하게알고, 바르게보고, 바르게아는 일련의정신적인기법들은지속적으로발현유지되면서해당선정이원만히성취되도록돕는역할을한다. 3. 통찰수행 : 최상의공 공은무상심삼매 (animitta cetosamādhi, 無相心三昧 ) 에의한무상 (anicca, 無常 ) 에대한통찰을통해서도실현되는데이때성취되는공은 청정한최상의공 (parisudda paramānuttara suññatā ) 60) 이라고부른다. 앞서선정수행에의해서실현된공은청정한 59) MN Ⅲ p. 112. 60) MN Ⅲ p. 109. 최상의공은아라한이성취한공을말한다 (Ps Ⅳ p. 154).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29 공인반면통찰에의한것은 최상의공 이라명명한것으로보아선정보다통찰에의한공이더수승한차원의것임을알수있다. 통찰에의한최상의공은삼매에서청정한공을실현한다음에그와연계해서진행된다. 일단비상비비상처까지진행하고난후비상비비상처에대한지각에서이번엔 무상심삼매 에대한지각에주의를기울인다. 무상심삼매는위빠사나통찰을위한삼매인데 61) 무상심삼매를통해서궁극적으로는무상 ( 無常 ) 에대한통찰을진행한다. 무상 ( 無相 ) 의원어인 아니밋따 (animitta) 는 62) 직역하면 상 ( 相 ) 없음 인데이것은영원함 (nicca) 이나즐거움 (sukka), 자아 (atta) 에대한심상이나표상이없는것을말한다. 63) 영원함, 즐거움, 자아에대한심 61) Ps Ⅳ p. 153. 62) 무상 으로옮긴 아니밋따 (animitta) 는 a + nimitta 의형태로부정접두사 a 와 표식, 형상, 특징, 전조, 속성, 토대 등의뜻을가진 nimitta 가결합한것이다. 니밋따 는문맥에따라몇가지의미로쓰이는데특히선정에서언급될때는의식에반영된심상 ( 心相 ) 이나표상 ( 表相 ), 영상 ( 映相 ) 을의미한다. Rhys Davids & Stede(1986) p. 367. 니밋따는특히감각의수호와관련된교설에서외적인모습이나형상, 모양등을나타내기도하는데예를들어, 아직생기지않은감각적인욕망을생기게하고이미일어난감각적인욕망을더욱크게만드는법은아름다운형상 (nimitta) 이다 라든가 아직생기지않은분노를생기게하고이미일어난분노를더욱크게만드는법은혐오스러운형상이다 라고할때등이다 (SN Ⅰ p. 3). 그리고 nimitta 가 anuvyañjana 와함께쓰일경우 anuvyañjana 는부분적인세세상이고니밋따는전체상이된다 (AN Ⅰ p. 113). 63) Ps Ⅳ p. 153; Spk Ⅲ p. 90; Horner, I. B.,(2004) p. 151. 무상심삼매는이경전외에도 (SN Ⅳ p. 268; DN Ⅱ p. 72; AN Ⅳ p. 74) 등에보이는데비상비비상처다음에오기도하고단독으로쓰이는경우도있다. 비록비상비비상처다음에오더라도무색계선정과는성격을좀달리하는것으로보인다. 참고로 Vism p. 289 에보면선정에서나올때삼매와함께한마음은사라질것이라고하면서위빠사나통찰을진행하는동안에순간적인심일경성 (khaṇikacittekaggata, 心一境性 ) 이일어난다고한다. 이에따르면, 무상심삼매에의해서통찰을진행할때발생하는순간적인심일경성의삼매때문에무상심삼매를두고왜 위빠사나통찰에의한삼매 라고부르는지에
230 52 상을완전히없애려면선정의힘만으로는부족하기에이제통찰 의힘이요구된다. 다른것은배제하고오직무상심삼매에만주의를기울이면마 음이점차무상심삼매에깊이들어가고신뢰가생기고확립되고 [ 무상심삼매에의해서 ] 해탈한다. 그러면 지금무소유처에대한 지각은없고 ( 공 ) 비상비비상처에대한지각도없다 ( 공 ). 그러나이 생명과몸을조건으로한감관에대한지각은남아있다 ( 불공 ) 라 고분명하게알고 (pajānati) 바르게본다 (samanupassati). 무상심 삼매로얻어지는청정한공은현재지각에없는 (na atthi) 것은공 이고남아있는것 (santaṃ) 은있기에 (atthi) 불공이라고분명하게 알고바르게보면실현된다. 64) 나아가무상심삼매에대한지각에좀더주의를기울이면무상 심삼매가확고해지면서이내본질에대한통찰로연이어진다. 그 러면이무상심삼매도의도적인것이고만들어진것으로서무상 ( 無常 ) 하기때문에곧사라질것이라고분명하게안다 (pajānati). 65) 이와같이 [ 분명하게 ] 알고 (jānato) [ 바르게 ] 보면 (passato) 감각적 욕망에의한, 존재에의한, 무명에의한번뇌로부터마음이해탈 한다. 해탈하면 이지각은감각적욕망에의한번뇌가없고 ( 공 ) 존재에의한번뇌가없고 ( 공 ) 무명에의한번뇌가없지만 ( 공 ), 이 생명과몸을조건으로한감관에대한지각은남아있다 ( 불공 ) 라 고 66) 바르게본다 (samanupassati). 이처럼무상 ( 無常 ) 에대한통찰 그이유를어느정도가늠해볼수있다. 64) MN Ⅲ p. 108. 65) 앞서사성제를 pajānati 하는자를일러 paññavā( 지혜로운자 ) 라고하였듯이이술어는대상의본질을있는그대로꿰뚫어서통찰 (vipassanā) 하는지혜의힘이매우강하다고볼수있다. 66) 번뇌를제거하면인식의내용이사라지고아무것도남지않는공무 ( 空無 ) 로전환된다고보통추론하곤한다. 하지만이때극도로정화된감관에대한지각과인식은청정성을회복한것이기에번뇌로오염되지않은채로남아서여전히활동을지속한다. 비구냐나난다는무상심삼매에서감관에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31 과현재지각에없는것은없고 ( 공 ) 남아있는것은있다고 ( 불공 ) 분명하게알고바르게보면최상의공은실현된다. 67) 이를테면, 청정한최상의공은선정삼매 무상심삼매 통찰 번뇌의소멸로이어지는일련의정화과정을통해서실현된다. 요컨대, 무상심삼매에서사라지고없는공한지각의대상과남아있는불공한지각의대상을분명하게알고바르게보고, 더나아가무상심삼매가지닌무상성 ( 無常性 ) 마저도분명하게알고 [ 통찰하고 ] 바르게보면결국엔번뇌로부터마음이해탈한다. 또해탈하면사라지고없는공한번뇌와남아있는불공한지각의대상도분명하게안다. 앞서선정삼매에이어지는이러한무상심삼매에의한통찰의과정을통해서도공의개념은여전히유효하게적용되며 분명하게알고, 바르게보는 정신적인기법들역시지속적으로발현유지된다. 68) 대한지각은공하지않다는위의경증을들어공을절대화시키거나실체시하는시도는잘못된것이라고말한다. Bhikkhu Ñānananda(1997) p. 95. 67) MN Ⅲ pp. 108-109. 68) 그밖에공과관련해서 공한삼매 (suññata-samādhi) 나 공심해탈 (suññatā cetovimutti) 와같이통찰을가져오는삼매가있다. 공한삼매 의경우는무상삼매 (animittasamādhi, 無相三昧 ), 무원삼매 (appaṇihita, 無願三昧 ) 와함께나타난다. 이세가지삼매는탐 진 치의근본번뇌와이로부터파생된번뇌들이라고할수있는분노, 원한, 질투, 자만, 방일함을지혜 (abbiññā) 로써알기위해닦아야한다 (AN Ⅰ p. 299; SN Ⅳ p. 360). 탐 진 치는불선한법들의근본적인뿌리역할을한다 (Ps Ⅲ p. 63). 탐 진 치가소멸한상태를무위 (asaṅkhatagāmi, 無爲 ) 라고하는데이삼매들은무위로이끌어준다 (SN Ⅳ p. 360). 탐 진 치가소멸한상태를궁극 (anta), 무루 (anāsava), 피안 (pāra, 彼岸 ), 진리 (sacca) 등으로표현하기도하는데공한삼매, 무상삼매, 무원삼매는이러한경지를가능하도록해준다 (SN Ⅳ p. 368; p. 369). 공한삼매 는영원함에대한집착이없고무상삼매는영원함에대한심상 (nimitta, 오염된지각 ) 이없으며무원삼매는영원함에대한바람이없기때문에위빠사나통찰이라고부른다 (Mp Ⅱ p. 386). 통찰에의해서번뇌들을무아라고보기때문에공하고상 ( 相 ) 을만드는번뇌들이남아있지않기때문에무상 ( 無相 ) 이며고 ( 苦 ) 라고보기때문에
232 52 한편, 걷거나서거나앉아있을때또는눕거나말할때심지어사유할때와같이다양한일상의신체정신적인활동들도공을실현하는연장선상에놓여있다. 걷고있을때는그것을 (tatta) 바르게알아야하는데 (sampajāno hoti), 여기서 그것 은명상주제 (kammaṭṭhāna) 를말한다. 69) 명상주제는마음을계발시키기위한 원하는바가없다 ( 無願 ). 또탐욕이없기때문에공하고탐욕의상 ( 相 ) 이없기때문에무상이고, 탐욕을원하지않기때문에무원이다 (Sv Ⅲ pp. 1003-1004). Vinaya-Piṭaka 와 Thera-Therī Gāthā 에의하면삼매는공한삼매와무상삼매, 무원삼매가있고성취 (samāpatti) 는공성취와무상성취, 무원성취가있으며해탈은공한해탈과무상해탈, 무원해탈이있다고하여 (Vin Ⅲ pp. 92-93; Ⅳ pp. 25-26; Th-Thī p. 14; p. 128), 이들세가지삼매와성취, 해탈은동일한의미의서로다른표현임을알수있다. 그러므로공한삼매를위시해공성취, 공한해탈은통찰에의해서영원함에대한집착이나번뇌와의동일시, 탐욕등을지혜로써제거한다. 그런가하면, 공심해탈 (suññatācetovimutti, 空心解脫 ) 은무량심해탈 (appamānacetovimutti, 無量心解脫 ), 무소유심해탈 (ākiñcaññācetovimutti, 無所有心解脫 ), 무상심해탈 (animittā cetovimutti, 無相心解脫 ) 과주로함께나타난다. 공심해탈은눈과형상, 눈의인식, 눈의접촉, 눈의접촉으로인해서생기는즐겁거나괴롭거나즐겁지도괴롭지도않은느낌과같이 자아 나 자아에속한것 이공하다고성찰하면 (paṭisañcikkhati) 성취된다. 나머지귀, 코, 혀, 몸, 의에대해서도마찬가지이다 (MN Ⅰ pp. 298; Ⅱ p. 263; SN Ⅳ p. 54; pp. 296-297). 나머지 무량심해탈 은사범주의마음과함께하는것이고 무소유심해탈 은식무변처를넘어 아무것도없다 라고하면서무소유처에머무는것이며 무상심해탈 은모든심상 ( 표상 ) 에주의를기울이지않는삼매를성취하여머문다는뜻이다 (SN Ⅳ p. 296; MN Ⅰ pp. 297-298). 여기서동사 성찰하다 (paṭisañcikkhati) 의명사형 paṭisaṅkhāna 는중성명사로 주의깊음, 사려, 성찰, 고려, 판단 등의뜻이있는데지혜를나타내는술어 ñāṇa 나 paññā 와함께쓰이기도한다. 그럴경우에는 성찰지, 판별지, 사택지 ( 思擇智 ) 로불리며만일 yoniso 와함께쓰이면이치에맞는근본적인식별이나성찰을의미한다. Rhys Davids & Stede(1986) p. 400; 전재성편저 (2005) p. 460. 공한삼매 와 공심해탈 은 자아 나 자아에속한것 이공이라고성찰하고오온의무아 ( 무상, 비실체성 ) 를지혜로써통찰하지만실제로빠알리니까야는이두가지를공의실현과직접연계해서언급하지는않는다. 하지만자아의공함과무상에대한통찰을통해서불선법을제거하기때문에공의실현범주에포섭될수있는개연성은충분히갖추고있다.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33 일종의도구적인역할을한다. 앞서보았던각선정에서지각의대상들과무상심삼매도곧마음을계발시키기위한명상주제가된다. 위의문구에서바르게알아야할대상인 그것 은명상주제로서의걷고있는동작이다. 서있거나앉거나눕는동작들도모두명상주제이다. 말할때는말하는것을바르게알고사유 (vitakkā) 할때는사유하는것을바르게안다. 70) 요컨대, 다양한신체행위와정신적인사유활동을놓치지않고포착하는것, 이른바일상의 매순간에대한바른앎 (abhikkhaṇaṁ sampajāna) 71) 이다. 매순간에대한바른앎은감각적인욕망을제어하는데있어서도적용된다. 감관으로인식되는대상들로인해서현재마음의동요가일어나고있지않은지잘관찰해보고 (paccavekkhitabba), 만일동요가생기면생긴다고분명하게알고 (pajānāti) 아직사라지지않은감각적욕망이남아있다고바르게안다 (sampajāno hoti). 반대로어떤동요도생기지않으면생기지않는다고분명하게알고감각적욕망이사라졌다고바르게안다. 감각적욕망의대상 69) Ps Ⅳ p. 162. 깜마타나 (kammaṭṭhāna) 는 MN 의 Subhasutta(Ⅱ p. 196) 에보면본래생산활동에종사하는직업을의미하였으나후대에는마음을집중해서계발시킨다는의미로사용되기시작하였다. 70) MN Ⅲ pp. 112-114. 71) 매순간에대한바른앎은 DN 의 Mahāsatipaṭṭhānasutta 에서일상의모든행위들, 이를테면걸을때, 서있을때, 앉아있을때, 누워있을때, 앞으로나아갈때, 뒤돌아갈때, 앞을볼때, 뒤를볼때, 등을구부릴때, 등을펼때, 가사와발우를수할때, 먹을때, 마실때, 씹을때, 맛을볼때, 대소변을볼때, 잘때, 깨어있을때, 말할때, 조용히있을때등어떠한것이라도놓치지않고파악해야한다고설하는부분과거의유사하다. 이경전은일상의모든행위들을놓치지않고파악하는것을일러 분명하게알다 (pajānāti) 와 바르게알면서행동한다 (sampajāna-kārī hoti) 라고표현한다 (DN Ⅱ p. 292). 위의본문도이와동일하게 pajānāti 와 sampajāno hoti 가주요기법으로제시되고있다.
234 52 으로부터생기는내면의변화를매순간놓치지않고분명하게알고바르게아는것이다. 이것은오취온에대해서도마찬가지인데이때는수관 (anupassinā, 隨觀 ) 이제시되기도한다. 오취온이발생하고소멸하는 [ 매순간을 ] 수관하면결국엔오취온을두고 나는있다 (asmi) 라고생각하는자만심이사라진다. 그리고사라지면오취온에대한자만심이사라졌다고분명하게알고바르게안다. 72) 공은일상의신체정신적인활동과감각적인욕망, 오취온의현상들을매순간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수관하는 분명하게아는, 바르게아는 기법들에의해서실현된다. 사실상이러한실현기법들은사념처 ( 四念處 ) 수행에서사띠를확립 (satipaṭṭhāna) 하기위해제시된행법들과중복되는것으로서무상한본질을있는그대로 (yathābhūtaṃ) 아는통찰과직접연계된다. 73) 72) MN Ⅲ pp. 113-115. 73) 이와유사한내용은이미사념처 ( 四念處 ) 수행을설하는경전인 DN 의 Mahāsatipaṭṭhānasutta(Ⅱ p. 290) 와 MN 의 satipaṭṭhānasutta(Ⅰ p. 55) 에상세히소개되어있다. 위의본문에서일상의매순간에대한바른앎은사념처중에신념처 ( 身念處 ) 에, 사유하는것에대한분명하고바른앎은심념처 ( 心念處 ) 에해당할수있다. 또감각적인욕망의대상들로인해서발생하는마음의현상들과오취온에대해서관찰하고바르게알고분명하게알고수관하는기법들은수념처 ( 受念處 ) 와심념처 ( 心念處 ), 법념처 ( 法念處 ) 에해당할수있다. 따라서본문에서통찰을통해서공의실현을설하는 MN 의 Mahāsuññatasutta 는사념처수행과매우밀접한관련성을가진다고볼수있다. 실제로 amanasikāroti 를제외하고본문에제시된 pajānāti, sampajānati, samanupassati, anupassati, paccavekkhati 와같은술어들은사념처수행에서사띠를확립하게해주는실행기법들이다. 사념처수행의요지는각신수심법 ( 身受心法 ) 의현상을 수관하면서 (anupassati) 바르게알아차리고 (sampajāno satimā) 있는그대로분명하게알면 (yathābhūtaṃ pajānāti) 사띠가확립 (satipaṭṭhāna) 되면서현상이지닌무상성을통찰하고집착에서벗어나초연하게머물게되는것이다. 아날라요는사념처의 anupassati 를 관찰하다 (to contemplate) 로해석하면서관찰은무상하고자아가아니기때문에버려야할대상을잘조사하는것이라고하면서사념처는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35 4. 부작의 (amanasikāra, 不作意 ) 끝으로, 공은 아마나씨까로띠 (amanasikāroti) 에의해서실현될수있다. 아마나씨까로띠 는 주의를기울이지않다, 생각을고정시키지않다, 한자로는 부작의 ( 不作意 ) 하다 이다. 부작의에의한공의실현은붓다가아난다에게대중과함께섞이지않고홀로고요하게머물면큰어려움이없이해탈할수있다고하면서감관의물질적인대상이지닌위험성을경고하는장면에서발견된다. 74) 물질 (rūpa) 은 75) 외부적인요인에의해서쉽게변형되고바뀐다. 76) 감각적인즐거움이나애착을주는어떠한물질이라도결국엔변하고사라지기때문에그로인해서신체, 정신적인괴로움들이동반된다. 그러므로 모든형상에주의를기울이지말아야 (sabbanimittānaṁ amanasikāra) 한다. 붓다는모든형상에주의를기울이지않고공에머물러바른깨달음에이를수있었다고전한다. 77) 주의를기울이지않는다는것은감각적인욕망을유발시키는외적인형상이나모습에흥미를느낀다거나관심을갖고몰두하면서곰곰이생각하지않는것이다. 특히아름다운형상에 지혜롭지않게 (ayoniso) 주의를기울이면탐욕을초래하는요인으로작용해서아직생기지않은감각적인욕망을생기게하고이미생긴감각적인욕망은더욱크게 통찰 (insight) 을위한명상이라고기술한다. Anālayo(2012), p. 32; p. 272. 74) MN Ⅲ p. 110. 75) 물질로번역한 루빠 (rūpa) 는문맥에따라오온의색 ( 色 ) 일경우도있고눈의대상인형상이나모습을의미하는경우도있는데본문에서는오온에서의색과안근의대상인형상모두를의미한다. 76) SN Ⅲ p. 83. 77) MN Ⅲ p. 111. 여기서의 니밋따 (nimitta) 는 SN Ⅰ p. 3 의경우처럼감각적인욕망의대상을말하기때문에외적의물질적인형상이나모습이된다.
236 52 증장시킨다. 78) ayoniso 는부정접두사 에 근본적으로, 지혜롭게, 철저하게, 적절하게 등의뜻을가진부사어 yoniso 가결합된형태이다. 79) ayoniso manasikāroti 는부정형이므로지혜롭지않게주의를기울이는것이다. 그와반대로 yoniso manasikāroti 는근원을잘파악해서지혜롭게숙고, 여리작의 ( 如理作意 ) 하는것이다. 80) 부작의 나 여리작의 모두형상이나물질로인해초래된위험에서벗어날수있도록해주지만부작의의경우는감각적인욕망의대상과는애초부터거리를유지하는태도이기때문에대상과직면해서문제를해결하려는여리작의보다더일차적이고직접적인대처방식이될수있다. 이와같이공은감각적인욕망을일으키기쉬운외적인형상이나모습에마음을빼앗기지않도록부작의하는기법에의해서실현되기도한다. 공은문맥에따라서오온이나자아의비실체적인성격, 텅빈공간, 특정한자질을갖추지못했을때, 어떤가능성이나기회가없을때, 번뇌가남아있지않을때등무언가없거나결여되어있는상황을묘사하기위해서사용된다. 공의명사형은 순냐타 (suññatā) 이고형용사형은 순냐 (suñña) 나 순냐타 (suññata) 인데이들은형태상으로는구분되지만동일한의미로서로혼용된 78) AN Ⅰ p. 3. 79) Rhys Davids & Stede(1986) p. 560. 80) SN Ⅲ p. 167; p. 168; MN Ⅲ p. 169; Mp Ⅰ p. 31.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37 다. 초기불교에서말하는 공에머물기 는공을성취하여머무는것, 공의실현을의미한다. 공을실현하기위해선감관의대상을통한성찰을비롯해서오개 ( 五蓋 ) 와오취온을완전히알아야하고사마타와위빠사나를위시한 37보리분법그리고명지와해탈을닦기위해서도노력해야한다. 공을실현하기에앞서공과불공에대한개념적인이해가선행되어야하며그러한선행이해를바탕으로향후선정과통찰수행은진행된다. 선정에의해서청정한공은실현되는데각선정의단계에서현재사라지고없는공한지각의대상과남아있는불공한지각의대상을바르게보고분명하게알아야한다. 청정한공의실현에이어청정한최상의공은통찰에의해서실현된다. 만일선정삼매가지닌무상성을분명하게알고바르게보면번뇌로부터마음이해탈하고해탈하면번뇌는남아있지않아서공이지만감관에대한지각은여전히남아서불공이라고분명하게안다. 그러면그때청정한최상의공이실현된다. 공의실현은비단선정과선정삼매의통찰에의해서만이아니라일상에서매순간생기고사라지는다양한신체 정신적인현상들을 분명하게알고, 바르게알고, 관찰하고, 수관하는 여러정신적인기법들에의해서도가능하다. 그밖에 아마나씨까라 라고하여이른바 부작의 ( 不作意 ) 하는기법도동원되는데이것은감각적인욕망을일으키는형상에대해관심이나흥미를갖지않고감관의대상으로부터주의를돌리는방식에의해서욕망을제어해나가는것이다. 이처럼공을실현하는과정은공에대한개념적인이해를바탕으로 분명하게알다, 바르게알다, 바르게보다, 수관하다, 관찰하다, 부작의하다 라고하는일련의정신적인기법들이핵심적인역할을하면서진행되기때문에이들을지속적으로발현유지시켜나가는것
238 52 이중요하다. 초기불교빠알리니까야에서말하는공은일차적으로무언가결여나결핍되어있는상황을묘사하기위해고안된개념이며이기본개념은수행의현장에서그대로적용활용된다. 공의개념은그바탕위에서수행자들을해탈로이끌기위해교설된체험의장으로서의기능과역할의비중이컸기때문에무엇보다강한실천적인의미와목적성을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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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52 Abstract Empty concept in Early Buddhism: Focusing on mental training Park, Jae-eun (Seoul University of Buddhism) The Pali word 'suññatā' means 'emptiness', 'voidness' or 'unsubstantiality'. The noun form is 'suññatā', and the adjective forms are 'suñña' or 'suññata', which are distinct in form but interchangeable in meaning. 'Emptiness', 'voidness', and 'unsubstantiality' all have the meaning of 'emptiness', 'nonexistence', 'nonpresence' or 'anattan'. In early Buddhism, the concept of empty performs the function and role of place of experience and the doctrine that was taught to lead the disciplinants to deliverance. As the concept of empty is reflected in training, 'suññatā viharati' or 'suññataṁ upasampajja viharati', which stay by achieving empty, is taught and recommended. The investigation of the training-oriented nature of the early Buddhist concept of empty can be said to be an emphasis on the actual dimension beyond just speculation as well as a turning into the original direction. Basically, the concept of empty with the meaning of 'nonexistence', 'nonpresence,' or 'absence' serves as a fundamental and important foundation for realizing empty. Before realizing empty, the understanding of 'empty' and 'non-empty (asuññatā)', which is the opposite concept of empty, should be preceded. On the basis of their prior understanding, 'jhāna' and
초기불교공 ( 空 ) 개념의수행적성격 243 'insight' can be carried on. The realization of the other empty does not only form by the jhāna and insight, but it is also possible by methods of correctly knowing, properly knowing, observing, and viewing the various physical and mental phenomena that appear and disappear every moment in everyday life. Also, a method called 'amanasikāroti', the so-called 'not attent' method, is used. This is an attitude that does not immerse with interest or attention in any form that arouses sensual desire, thereby controlling sensual desire by way of turning away the attention from subjects of senses. As such, a series of mental techniques such as 'correctly knowing', 'properly knowing', 'properly seeing', 'viewing', 'observing', and 'not paying attention' play important roles in the process of realizing the empty, so it is crucial to continuously maintain them. 투고일자 : 2018 년 4 월 7 일 심사기간 : 2018 년 4 월 11~23 일 게재확정일 : 2018 년 4 월 28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