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맑음은 개인의 청정을, 향기로움은 그 청정의 사회적 메아리를 뜻합니다. - 法 頂
진흙 속에서도 티 한 점 없이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은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의 정신을 상징합니다. 2015 / 6 다시 읽는 산방한담 04 불란서 여배우 처음 마음으로 09 진정한 법문 숨어서 피는 꽃 14 너무 늦은 후회 시심청심 17 나눔 공감대화로 소통합시다 18 공감대화로 소통합시다 마무리 법정 스님 책 속의 책 22 비노바 바베 따뜻한 이야기 24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내 마음속 풍경 26 세종의 리더십이 그립다 알립니다 30 대학 선택 기준, 이제는 학과다 아름다운 마무리 32 6월 결연대상자 - 전만호 님 참교육 이야기 34 학교에 신종 골품제가 나타났어요 나를 다시 세워주는 인연들 38 허튼 짓은 아름답습니다 욕망을 채우는 삶(70x50) 장천 김성태 실천하며 삽시다 맑고 향기롭게 활동소식 42 43 내가 먼저 칭찬합시다. 중앙모임 소식 / 지역모임 소식 길상사 소식 50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욕심을 줄이고 만족하며 삽시다 화내지 말고 웃으며 삽시다 나 혼자만 생각 말고 더불어 삽시다.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나누어 주며 삽시다 양보하며 삽시다 남을 칭찬하며 삽시다.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합시다 꽃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가꾸며 삽시다 덜 쓰고 덜 버립시다. 맑고 향기롭게 모임은 우리들 마음과 세상 그리고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가꾸며 살자는 순수시민단체로 본 소식지를 발행합니다. 2015년 6월 1일 발행 / 통권 244호 / 등록번호 라08708호 / 1999년 6월 23일 등록 / 발행인 및 편집인 이상조 / 편집장 홍정근 / 편집위원 염현경 발행처 맑고 향기롭게 모임 :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5길 68(성북동 323번지) 길상사 내 전화 (02)741-4696 전송 741-4698 인쇄인 인쇄처 디자인나경 부산모임 : (051)898-2672~3 / 경남모임 : (055)266-0710 / 광주모임 : (062)236-3129 / 대구모임 : (053)753-8883 http://www.clean94.or.kr / E-mail : clean94@hanmail.net 길상사는 맑고 향기롭게 모임을 후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정스님에 의해 창건된 사찰입니다. 전화 (02)3672-5945 전송 3672-5947 / http://www.kilsangsa.or.kr / E-mail : kilsangsa@hanmail.net
다시 읽는 산방한담 불란서 여배우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칭찬하고 헐뜯는 말을 듣더라도 마음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잘 한 일 없이 칭찬을 받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요, 허물이 있어 비방 을 듣는 것은 진실로 기쁜 일이다. 기 뻐하면 허물을 알아 반드시 고치게 되고, 부끄러워하면 도 닦는 데 채찍 질이 될 것이다.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마침내는 그 허물이 내게로 돌 아올 것이다. 남을 해치는 말을 들으 면 부모를 헐뜯는 말과 같이 여기라. 오늘은 남의 허물을 말하지만, 내일 은 머리를 돌려 내 허물을 말하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이 다 허망한 것인데, 비방과 칭찬에 어찌 걱정하고 기뻐 할 것인가. 글 법 정( 法 頂 ) 종일토록 남의 잘잘못을 시비하다가 밤이 되면 흐리멍덩 잠에 빠진다. 이 같은 출가는 시은 施 恩 만 무거워 삼계 三 界 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니라. - 야운 비구의 <자경문> 말하기 좋다고 남의 말 말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우리 옛 조상들이 읊은 노래인데, 지당한 가르침이다. 말에는 항상 메 아리가 따르는 법이므로 남에 대한 이야기를 이러쿵저러쿵 하면 내 자 신이 또한 남의 입살에 오르내리게 된다. 그러니 남의 일에는 옳건 그르 건 아예 입을 다무는 것이 현명한 생 활태도라고 옛사람은 노래로써 경고 한 것이다. 사람의 얼굴에는 눈이 두 개 있고 귀도 양쪽에 달려 있는데 입은 하나 밖에 없다. 많이 보고 두루 듣고 적 게 말하라는 뜻에서일 것이다. 만약 입이 두 개라면 세상은 얼마나 더 시 끄러울 것인가. 자신의 내면이 허약하면 밖으로 눈 을 판다. 눈을 팔다 보면 자신은 까맣 게 잊어버리고 남의 일에 부질없이 참 견을 한다.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 는 말이 있는데, 자신의 더 큰 허물을 덮어두고 남의 허물만을 들추어 탓하는 뜻이다. 너 나없이 누구에게나 스며있는 중생의 부끄러운 속성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돌이 켜 생각하니 한없이 부끄럽다. 은혜 로운 부처님 법을 만난 지 30년이나 되었으면서 아직도 남에 대해서 이러 니저러니 부질없는 험담을 버리지 못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뒷방에서 그 런 자리에 한몫 끼게 되면 자신의 허 물은 까맣게 잊은 채 남을 함부로 심 판하려고 든다. 그때마다 내 자신에 대한 모멸감으로 인해 나는 한없이 초라하고 불쌍하다. 우리가 신앙을 가진 것은 그와 같 은 중생의 속성에서 벗어나 의젓하 고 떳떳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다. 모 처럼 신앙의 세계에 들어왔으면서도 잘못 익힌 지금까지의 버릇을 고치 지 않는다면 신앙을 갖게 된 의미가 없다. 절에는 말이 많다. 물론 교회고 성 당이고 어슷비슷한 상태일 것이다. 종교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오히려 말이 적은데, 종교인이라고 자 처하는 사람들 사이에 말이 많다. 말 이 많다는 것은 쓸데없는 소리가 많 다는 뜻이다. 걸핏하면 남 흉보는 일 로써 집회를 삼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어떤 절의 신도들은 텃세 가 심하다. 자기네가 먼저 그 절에 다 녔다고 해서 새로 나온 신도들한테 콧대를 세우고 군림하려고 든다. 아 무개 스님하고 아무개 보살이 친해 지더라며 시기와 질투를 넌지시 비 추기도 한다. 04 다시 읽는 산방한담 05
이 다 중생 놀음임을 알아야한다. 누가 누구하고 가깝건 멀건, 어떤 신 도가 주지실 청소를 하건 말건 자신 의 신앙생활에 무슨 상관이란 말인 가. 소인배와 아녀자의 탈을 벗지 못 하면 그는 진정한 불자일 수 없다. 모 처럼 정법 正 法 의 문턱에 들어섰으면 서도 그 정법을 몸에 익혀 생활화하 지 못하면 중생계에서 헤어날 기약 이 없다. 언젠가 직접 들은 이야기다. 열심 히 절에 다니던 한 신도와 우연히 길 에서 마주쳤는데, 인사말로 요즘은 아무 데 절에 잘 나가느냐고 했더니, 그녀는 웃으면서 이제는 다른 절로 나간다고 했다. 무엇 때문이냐고 하 니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그 절은 불란서 여배우들이 많아서 요. 라고 했다. 불란서 여배우라? 나는 돌아서면 서도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 어 리벙벙했었다. 몇 걸음 걷다가 퍼뜩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나는 혼자서 크게 웃었다. 길을 가던 사람들만 아 니었다면 한참을 더 웃었을 텐데, 나 는 가까스로 웃음을 거두면서 속으 로 생각을 정리했다. 불란서 여배우 를 줄이면 불여우 가 된다. 그러니 그 절에는 불여우들이 많아 나가던 걸음을 돌려 불여우가 적거나 없는 절을 찾아 나가고 있다 는 것이다. 시정 市 井 의 절에 불여우 가 많은 지 적은지 산중에서만 사는 나로서 는 자세히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있을 법한 일로 여겨졌다. 바른 신앙을 갖지 못하면 자칫 아 녀자의 속성이 드러나 불여우로 둔 갑할 위험이 있다. 길에서 마주친 그 신도에게도 허물은 없지 않다. 부처 님의 바른 가르침에 의지했다면 그 어떤 여배우(여우)가 등장하건 말건 문제 밖이었을 텐데, 공연히 눈을 밖 으로 팔았기 때문에 거기에 걸려 넘 어지고 만 것이다. 이런 기회에 우리 모두 솔직히 되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네 자신은 불자라고 하면서, 아무개 보살이라 고 불리면서 불란서 여배우는 아닌 지, 남자 신도들은 남자 신도들대로 아무개 거사로 불리면서 혹시 시베 리아 늑대나 곰으로 변신하고 있지 는 않은지.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 만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래서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고 도 하지 않는가. 신앙생활을 하는 사 람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말수가 적 어야 한다. 생각대로 불쑥불쑥 나오 려는 말을 안으로 꿀꺽꿀꺽 삭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리석음이 지 혜로 바뀐다. 보살계본인 범망경 梵 網 經 에는 열 가지 중대한 계 가운데, 자기를 칭찬하 고 남을 비방하지 말라 自 讚 毁 他 는 계목이 있다.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비방하거 나 남을 시켜 자신을 칭찬케 하고 다 른 사람을 헐뜯게 해서는 안 된다. 보 살은 모든 이웃을 대신해서 남의 비 방과 욕을 달게 받으며, 나쁜 일은 자신에게 돌리고 좋은 일은 남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런데 자기 공덕 을 드러내고 남의 잘한 일을 가려 타 인에게 비방을 받게 한다면 그것은 큰 죄가 된다. 같은 보살계본에는 또 이런 구절 도 있다. 비방하지 말라. 나쁜 마음으로 남 을 까닭 없이 비방하면서 그가 무슨 허물을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남을 해롭게 하여 함정에 빠뜨리면 죄가 된다. 타인에 대한 비난은 언제나 오해 를 동반한다. 과거의 자로써 현재를 재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내 면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 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 므로 함부로 남을 심판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는 이미 딴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말로써 비난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 리 안에서 사랑의 능력이 자란다. 지 혜와 자비가 그 움을 틔운다. 세 치 혀로써 다섯 자의 몸을 살 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는 옛말 06 다시 읽는 산방한담 07
처음 마음으로 이 있다. 간절한 말씀이다. 절에 가 면 삼함 三 緘 이라고 쓴 표지가 큰방 에 붙어 있는데, 입을 세 번 꿰매라 는 뜻이다. 말을 삼가라는 교훈이다. 신앙인들은 출가 재가를 가릴 것 없 이 말수가 적어야 한다. 그래야 쓸데 없는 헛소리를 덜하게 되고 안으로 말의 의미가 여물게 된다. 효봉 선사의 어록에 이런 법문이 실려 있다. 항상 자기 코끝의 뾰족한 것만 보고 남의 눈동자 모난 것은 묻지 말라 만약 이와 같이 수행해 나아간다면 세 번째 초청 강연 / 초당대 군사학과 문현철 박사 6월 28일(일) 오전 11시 / 길상사 설법전 어디를 가나 도량 아닌 곳이 없으리라. 1986 -텅빈 충만 중에서 2015년 맑고 향기롭게 강연회(일요특강) 법정, 마음에 꽃 피우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방황하던 그때 학비를 뒷바라지해주셨던 법정 스님께 너무 미안해서 양말이나 몇 컬레 사 드리려고 새벽 일용인력시장에 나가서 건설일을 했는데 그날 일당을 주기로 했는데 안주고 그 다음 날 준다고 해서 그 다음 날 가서 일하면 또 안주고, 그렇게 사흘째 일을 했는데 결국은 그 일당을 못 받았어요. 제 딴에는 스님 양말이라도 사다드리고 싶어서. 결국에는 제 친구한테 만 이천 원을 빌려서 양말 다섯 컬레 정도 사다 드렸던 것 같습니다. - KBS 다큐 3일 법정 스님 가시는 길 문현철 교수 인터뷰 내용 중에서 법정 스님 입적 5주기를 맞아 4월부터 11월까지 마지막 일요일에는 일요특강을 진행합 니다. 법정 스님과 함께 하신 분들을 모셔서 스님의 사상과 정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 는 소중한 시간을 가집니다. 6월에는 초당대 문현철 교수님을 초청하여 강연회를 진행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진정한 법문 나무와 꽃들에게서 날마다 새잎 이 돋아나고 또 꽃을 피워내는 따뜻 한 봄날입니다. 이 좋은 날에 길상 사 법당에 서로 마주하고 있다는 것 은 아주 소중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 니다. 오늘은 법문을 듣는 마음가짐 에 대해 잠깐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많은 신도분들이 절에 들어와서 스님들의 법문을 듣습니다. 하지만 법문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듣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절에 들어 와서 법문을 들을 때는 모름지기 자 기가 가진 모든 생각을 비우고 들어 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곳에 해가 뜬다고 할 때 어떤 사람이 빨리 간다고 하여 해가 빨리 뜨는 것도 아니요, 느릿느 글 덕 운( 德 耘 ) 릿 간다고 하여 해가 늦게 뜨는 것도 아닙니다. 해는 뜰 때가 되어야 뜨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조 급증도 품지 말고 게으름도 부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법문을 들음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됩니 다. 깨달음이란 것은 조급함이나 게 으름과 함께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면 무엇과 함께 하는가? 텅 빈 마음 과 함께 합니다. 마음이 완전히 비어 있을 때 법문 은 온전히 내 속에 스며듭니다. 탁한 구정물에 맑은 물을 넣는다 하여 그 물이 맑아지지 않듯이 잡된 생각으 로 가득 찬 마음에 법문을 담으려고 하면 제대로 담기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선지식의 법문을 들을 08 처음 마음으로 09
때는 먼저 마음을, 즉 모든 번뇌 망 상을 비우고 들으라는 것입니다. 실 로 법문을 들음에 있어서는 그 법문 이 나에게 맞는다는 생각이나 맞지 않는다는 생각, 또 법문을 잘한다는 생각이나 못한다는 생각도 모두 법 사 스님의 법문을 이해하는데 방해 가 되는 번뇌 망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번뇌 망상들이 모두 비 워졌을 때 법문이 온전히 마음속에 담기게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법문은 말로 설명하고 귀 로 듣는 것이 아닙니다. 빈 마음으로 설하고 빈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부처님 생존 시에 어느 날 한 외도 가 부처님을 찾아와 물었습니다. 감히 세존께 말 있음( 有 言 )으로 도 묻지 않고 말 없음( 無 言 )으로도 묻지 않겠습니다. 한마디 일러 주십 시오. 이에 부처님은 묵묵히 자리에 기 대 앉으셨고, 그것을 본 순간 외도 는 단박에 깨닫고 부처님을 찬탄하 며 말했습니다. 오, 세존이시여! 대자대비로써 저 의 미( 迷 )한 구름을 걷어 주셔서 저 로 하여금 깨달음에 들게 하여 주셨 습니다. 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어 떻게 다 사뢰오리까? 외도는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법 문을 청했기 때문에 부처님의 말없 는 참 법문을 듣고 대오( 大 悟 )하였던 것입니다. 외도가 돌아간 뒤 부처님의 곁에 있던 아난존자가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말씀도 없이 거 좌하셨을 뿐인데, 그 외도는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존자를 보고 나 무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가장 훌륭한 말은 채찍 의 그림자만 보아도 힘껏 달리는 것 과 같느니라. 아난아, 너는 20년 동 안 내 곁에 있으면서도 나의 참 법문 을 듣지 못하고 있구나. 이 외도와 같이 마음을 완전히 비 우고 진실하게 법문을 듣다보면 반 드시 기연( 機 緣 )을 발( 發 )할 때가 있 는 것입니다. 즉 도( 道 )를 깨달을 날이 온다는 말입니다. 비단 법문을 들을 때뿐만 이 아니라 참선을 할 때도 마음을 비 우고 해야 하고 기도를 할 때도 마 음을 비우고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 야 기연을 만나 깨달음이라는 감응 을 얻게 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참선을 꾸준히 하 다보면 자연의 소리나 어떤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도 도( 道 )를 깨닫는 경우 가 많습니다. 곧 특정한 스승에게 의 지하지 않고도 스스로의 삼매( 三 昧 ) 속에서 기연을 맞아 도를 깨닫는 경 우로써 이렇게 깨달은 스님들이 많 습니다. 부처님도 6년 고행을 하시다가 샛 별을 보는 순간 확철대오하셨고, 소 동파는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를 듣 고 깨달음을 얻어 다음과 같은 오도 송( 悟 道 頌 )을 지었습니다. 溪 聲 便 是 長 廣 舌 (계성편시장광설)이요 山 色 豈 非 淸 淨 身 (산색기비청정신)이라 夜 來 八 萬 四 千 偈 (야래팔만사천게)니 他 日 如 何 擧 似 人 (타일여하거사인)이리. 시냇물 소리가 그대로 부처님의 장광설인데 푸른 산이 어찌 청정법신이 아니리. 이 밤에 팔만사천법문을 모두 들었으니 훗날 사람들에게 무엇이라 설할거나. 모름지기 법문( 法 門 )을 들을 때는 빈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빈 그릇에 는 법문을 능히 담을 수 있지만, 그 릇이 차 있으면 아무리 좋은 자비법 문, 오도법문이라 할지라도 담을 수 가 없습니다. 법문을 들을 때는 아무 리 좋은 생각이라 하더라도 번뇌 망 상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자 각하여 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듣게 되면 깨달음의 기연은 분명히 찾아오 는 것입니다. 법문을 들을 때 주의할 점은 귀로 써 말만 듣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 고, 법문을 입으로만 되새기는 사람 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불법은 지식이 아닙니다. 법문을 들었으면 지혜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문을 듣는 사람 이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들어야 하며, 그것을 마음깊이 잘 새겨야 합 10 처음 마음으로 11
니다. 그렇지 않고 법문을 건성으로 듣고 마음의 지식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 려 독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조 국사 지눌 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을 이루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을 이룬다. 지혜롭게 배우면 보리를 이루고 어리석게 배우면 생사를 이룬다. 이 말씀을 마음 깊이 잘 새겨야 합 니다. 똑같은 법문을 듣고도 어떤 사람 은 도를 깨우치는데 어떤 사람은 깨 우치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지혜 를 이루고 태양과 같은 광명을 쏟아 내지만 지식으로만 생각한 사람은 인생을 더욱 암담하게 만듭니다. 독 을 만들 것인가, 젖을 만들 것인가? 보리를 이룰 것인가, 생사를 이룰 것 인가? 그 열쇠는 법문을 듣는 각자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마음 가득 번뇌 망상을 담고서 말만 배우고자 하거 나 지식 충족의 수단으로 법문을 듣 는다면 생사 이외에는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스스로가 온전히 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들으면 깨달 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비단 법문( 法 門 )뿐이 아니라 참선 이나 간경, 다라니 같은 공부도 마찬 가지입니다. 마음에 무엇인가를 바 라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삿된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참 선해야 하며, 마음을 비우고 간경이 나 주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행 하는 사람은 자기의 모든 생활을 수 행과 연결지어야 합니다. 절에서의 수행과 집에서의 생활이 따로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마음으로 일상 의 모든 생활을 해 나갈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삼악도는 점점 멀어지고 도( 道 )는 점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일상의 모든 생활에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하며, 그리고 인연 따라 주 어지는 것에 만족한다면 극락세계가 먼 서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발 딛고 있는 바로 이곳이 극락정토 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기선 지방의 태 수인 양현지와 달마대사와의 대화를 끝으로 설법( 說 法 )을 마치도록 하겠 습니다. 양현지가 물었습니다. 서쪽 인도에서 스승의 법( 法 )을 이 어받아 조사( 祖 師 )가 되었다고 하는 데 그 도( 道 )가 어떠합니까? 달마대사가 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자리를 밝혀 한 치도 어긋남 이 없고, 이론과 실천이 하나가 되는 이를 조사( 祖 師 )라고 하느니라. 또 양현지가 물었습니다. 그 밖에는 어떠합니까? 달마대사가 말씀하셨습니다. 모름지기 자기의 마음을 밝혀서 과거와 현재를 똑똑히 알고, 있음과 없음을 싫어하지 않으며, 법에 집착 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고 어리석지 도 않으며, 미혹( 迷 惑 )함도 없고 깨달 음도 없으니, 이렇게 이해한다면 조 사( 祖 師 )라고 하느니라. 대사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였습 니다. 악을 보고도 꺼리지 않고 선을 보고도 애쓰지 않는다. 지혜를 버리고 어리석음에도 기울지 않고 미혹함을 떠나 깨달음에도 집착하지 않음이라. 큰 도를 통달하니 한계를 벗어나고 마음자리를 통달하니 법도를 벗어났다. 범부와 성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아 초연히 벗어난 이를 조사( 祖 師 )라고 부른다네. 달마 스님의 말씀과 같이 도( 道 )는 이러합니다. 도( 道 )는 생각으로 이해하거나 구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모든 생각을 비우고 진실한 마음으로 법문( 法 問 ) 을 듣고 이를 실천할 때 달마 스님 말 씀과 같은 무애( 無 碍 )한 깨달음이 찾 아드는 것입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하루가 행복하고 깨달음과 함께 하 는 충만한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불기2559년 4월 초하루 (2015년 5월 18일) 12 처음 마음으로 13
숨어서 피는 꽃 너무 늦은 후회 매년 5월이면 기다려지는 편지가 있다. 어버이날을 전후해서 전신마 비 장애인이 어머니를 사모하는 편 지를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해서 내 게 보내오곤 했었다. 그러나 몇 년 전 부터 더는 편지가 오지 않는다. 혹시 그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은 아닌 가 염려를 하면서도 금년에도 또 한 번 기다려 보았다. 그러나. 그 장애인과 인연이 된 것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신마비 장애인이 8년 동안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노모와 어렵게 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장애인을 찾아갔던 일 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장애인을 찾 아 갔을 때 부엌도 없는 비좁은 단칸 방에 73세의 어머니와 전신마비 장애 글 김정희(한국부름의전화 대장) 인이 누워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전 신마비 장애인이 되었다고 했다. 27살이 되던 해 직장에서 돌아와 어머니가 차려주는 저녁식사를 마치 고 하루 중에 있었던 일들을 어머니 에게 세세하게 말씀드리고 자리에 누웠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손도 발 도 혀까지 굳어져 있었다. 어머니는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았으나 원인도 모르고 고칠 수도 없다 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그 후 다시는 병원을 가보지도 못한 채 8 년이란 긴 세월을 방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노모의 시중을 받으며 목숨 만 연명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물수 건으로 전신마비 자식을 닦아주는 것으로 목욕을 대신하고, 신변처리 를 해주고 취로사업장에 나가 일을 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전신마 비 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밥그릇에 담긴 밥 한 그릇을 어머님 을 위하여 남겨두는 것이 전부였다. 자원 활동가의 도움으로 8년 만에 방 밖으로 나와 목욕을 하고, 이발 소에서 머리를 깎고 병원에 입원을 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일찍 치료 를 받았다면 불편한 상태로나마 걸 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며 안타까워 하셨다.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어머 니를 위해 지방에 있는 재활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자신으로 인해 고생 만 하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재활원 으로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분이 재활원에서 생활한지 얼 마 되지 않아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의 생신인데 어찌하면 자식 된 도리 를 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의 전 화였다. 그러나 전신마비장애인이 무 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정관 념 때문에 미안하고 안쓰럽기만 했는 데 그 후 며칠 뒤 다시 그로부터 전 화를 받았다. 그분은 잠깐만 기다려 달라 고 하더니 녹음테이프에 녹음 해둔 내용을 전화로 들려주었다. 어머니께 드리는 생일 선물 로 방송 국에 노래를 신청하여 채택이 된 것이 다. 전신마비 장애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어머님께 불효만 하는 자식의 아픈 사연이 절절히 흘러나오더니 패 티 김이 부르는 어머님 은혜 가 울려 나왔다. 그분의 흐느낌이 들리기 시 작했다. 말없이 내 얼굴에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눈물은 그분 의 아픔이었지만 내 어머니를 생각하 는 그리움과 후회의 눈물이 되었다. 자원봉사가 어떻고 장애인이 어떻 고 하면서 김 서방네 밥 먹고 박 서 방네 집에 가서 일하며 돌아다니는 딸자식을 꾸짖기는커녕 행여 끼니는 거르지 않을까? 냉방에서 잠자는 것 은 아닌가? 80이 넘은 연세에 딸자 식 걱정으로 새벽잠 깨어나서 전화 로 염려하던 내 어머니 생각에 흘리 는 눈물이었다. 지금이야 남자고 여 자고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이 흉이 될 것도 없지만, 그때는 여자가 결혼 14 숨어서 피는 꽃 15
시심청심 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가문을 욕 라며 강력히 화장을 주장했다. 그렇 되게 하는 것이고 죽어서 몽달귀신 게 해서 어머님의 산소마저 만들지 이 된다고 용납하지 못하는 일이었 못하고 나는 스스로 청개구리가 되 다. 그런데도 내 어머니는 여자라고 었다. 산소가 있다면 기쁜 일이나 슬 반드시 시집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 픈 일이 있을 때 어머니를 찾아가 자 다. 라는 내 말에 한 번도 시집가라 랑도 하고 하소연도 할 수 있을 것이 는 말을 하시지 않으셨다. 그래서 내 다. 그리고 어머니의 용서를 받아야 어머니의 가슴은 하늘보다 높고 바 할 일이 있는데 그럴 수가 없어 너무 부자는 숫자로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다보다 넓은 줄만 알았다. 그런 어머 아프다. 나도 어머니만큼 늙음이 찾 마음으로 가늠한다. 니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얘야! 내 아와 기온이 내려가면 내 무릎에서 가 죽거든 꼭 화장을 해라. 내 가슴 찬바람이 나온다. 얘야! 나는 무릎 가지고 있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가난하고 에는 너무도 단단하고 큰 응어리가 에서 찬바람이 나온다! 라고 어머니 가지고 있음이 넉넉하다고 생각하면 부자가 된다. 있어 땅에 묻으면 썩지 않을 것 같다 께서 말씀하셨을 때 엄마, 말도 안 적게 가져도 나눌 수 있다면 라고 하셨다. 불자이시니 화장을 원 되는 말 하지 마. 손가락이 시리든가. 그 넉넉한 마음만으로도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하시는구나!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 발가락이 시리다고 하면 말이 되지 러나 내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만 어떻게 무릎에서 찬바람이 나와 세상은 변했고 앞으로 변할 것이다. 어머님 가슴에 생긴 응어리가 내가 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 가슴을 때리 세상이 다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만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며 통곡하고 싶어진다. 내 말이 얼마 그것은 나누는 마음이다. 나 야속했을까. 그때는 젊음 때문에 나눔으로 소통하는 세상만이 결혼도 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미처 몰랐었다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우리가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라 믿는다. 딸자식의 미래를 생각하며 가슴에 찾아갈 곳이 없다. 무릎 덮개를 만들 응어리를 만드셨다. 불효만 했으니 어 어머니 산소에 바치고 싶은데 그 단 한 번만이라도 어머님의 뜻을 받 럴 수가 없다. 그래서 너무 늦은 후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가족들이 매 회를 한다. 나눔 글 김창수(회원) 장을 하자고 할 때 어머님의 유언이 16 시심청심 17
공감대화로 소통합시다 공감대화로 소통합시다 마무리 글 고현희(공감대화 개발원장) 공감대화에 대한 여섯 번의 연재 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공감대 가 이번으로 끝납니다. 저는 지금, 이 화로 말할 때 꼭 말해야 할 것은 느 연재 글을 읽고 말하는 법을 바꾸려 낌 입니다. 앞으로는 공감대화로 말 고 다짐하신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 하는 사람이 되어 소통되는 날들을 하여 뿌듯하기도 하고, 미흡했던 글 살아야지! 그러면 풍요로운 삶이 될 들이 떠올라 아쉽기도 합니다. 다섯 거야! 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마무리 번에 걸친 공감대화 연재 글을 모두 글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읽으셨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어떤 느낌이신지요? 마지막이 공감대화가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란 말에 아쉬우신가요? 재미있게 읽 적어도 100일은 노력해야 합니다. 우 으셨던 기억이 떠올라 흐뭇하신가요? 리 몸의 겉피부가 모두 바뀌는 데는 아! 이렇게 말하는 법이 있구나! 하고 약 100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100일 놀라셨던 때가 생각나서 마무리도 기 정도는 노력해야 공감대화 와 소통, 대되시나요? 왜 이런 것을 물어보지? 풍요로운 삶 이라는 단어들이 겉피부 라고 생각되어 불편하세요? 이렇게 에 박혀서 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느낌을 적고, 독자의 느낌을 짐작 처음으로 노력할 일은 내 입장에 해보는 것은 느낌 항목이 가장 중요 서의 상황-느낌-바람-부탁 항목에 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기 위해서입 맞추어 말해보기 입니다. 그 후 상 대 입장에서의 상황-느낌-바람-부 탁 항목에 맞추어 말해보기 입니다. 말하기 전에 글로 써보는 것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색하 겠지요? 내가 말하는 것 같지 않고, 책을 읽는 것 같을 수 있습니다. 한 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하는 것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 게 약 2주를 연습하면 어색함이 없어 지고, 습관대로 공감대화가 아닌 말 이 튀어나오더라도 머릿속에는 공감 대화가 남아있게 됩니다. 그 후, 상황과 부탁 항목을 빼도 될 경우에는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느낌과 바람 항목은 말해야 합니다. 느낌을 말하는 것은 조금 쉽게 익숙 해집니다. 그러나 바람을 끌어내서 말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느낌과 바람 을 생각하고 말하게 되면 생각이 깊 어집니다. EQ도 풍부하게 됩니다. 삶 의 질이 달라집니다. 물질에 의하여 달라지는 삶만을 생각하셨다면, 생 각과 대화로 달라지는 삶을 경험하시 면서 황홀한 느낌을 받으실 것입니다. 공감대화가 어느 정도 입에 붙으면, 주로 상대 입장에서의 상황-느낌-바 람-부탁 을 말하도록 하십시오. 그렇 게 하시면 상대의 말문이 트이며, 마 음이 활짝 열리는 경험을 하시면서 놀 라실 것입니다. 소통이 무엇인지 체험 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말하는 법 을 바꾸려고 많은 노력을 하더라도 예 전의 말투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하 지만 실망하지 마십시오. 좌절하지도 마십시오. 여태 폭력적인 말들을 하 고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100일 정도 의 노력으로 그 말들이 사라질 수 없 기 때문입니다. 공감대화를 하는 때 가 한 번에서 두 번, 두 번에서 세 번 으로 늘어가고, 예전의 말투는 열 번 에서 아홉 번, 여덟 번으로 줄어들 것 입니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 습니다.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의 경험 도 즐기시기 바랍니다. 공감대화를 해나가는 동안 잊지 말 아야 할 중요한 점이 세 가지 있습니 다. 첫째로, 질문형으로 말하십시오. ~을 해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것보 다 ~을 해주시기 바라는데 어떻게 18 공감대화로 소통합시다 19
생각하세요? 라고 하십시오. 그래서 답답했겠네?, 약속시간을 지키려고 일찍 나왔는데 차가 막혔구나. 그래 서 지금 짜증나? 라고 질문형으로 말 하십시오. 질문은 상대의 머리를 움 직이게 하고 말문이 트이게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공감대화로 질문 을 하면 아이의 IQ와 EQ가 쑥쑥 커갑 니다.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면서 자 란 어린이는 자존감이 굳건해져서 행 복한 삶을 꾸려나갈 힘이 커진답니다. 둘째로, 상대의 말에 느낌과 바람 을 찾기 어려울 때는 상대의 말을 그 대로 반복하여 질문형으로 말하십시 오. 병원의 침대에서 하루 종일 죽어 야지, 나는 죽어야 해. 라고 중얼거리 는 환자의 마음을 열게 만든 말은, 죽 고 싶을 정도로 힘드세요? 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서 공감하는 마음으 로 죽고 싶으세요? 라고 하시면 됩 니다. 상대의 말을 되풀이해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셋째로, 될 수 있으면 대화를 웃 음으로 마무리하십시오. 심각한 대 화를 한 후에도, 화를 낸 후에도 웃 음으로 마무리 한다면 마음에 여유 가 생깁니다. 설거지를 쌓아놓고 있 는 아내에게 부엌을 보니 화가 나네 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정리된 집 을 보고 싶어요. 라고 화를 냈더라도 대화의 마무리는, 아무튼 내일은 내 가 퇴근해서 정리된 부엌을 보게해줄 꺼지요?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면 화는 사그라지고, 서로의 마음에 는 앙금이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공감대화를 처음 배웠을 때 내가 이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하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늦었 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천하 고, 강의하면서 제가 경험한 삶의 변 화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저의 삶 은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삶 도 변했고, 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 면 공감대화는 전염되기 때문입니 다. 듣기만 해도 학습되기 때문입니 다. 지구에 50억 인구가 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25억 개의 종류가 있 다. 그렇게 하여 소통하고, 행복하 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관계 고, 풍요로운 삶을 만드십시오. 여러 는 참 오묘하지요? 공감대화의 방 분 한 분, 한 분이 공감대화를 실천 법도 오묘합니다. 4개 항목을 상황 하여 삶이 풍요롭게 되시기를, 그래 에 맞게 사용하여 여러분만의 공감 서 이 사회가 소통하는 사회로 변화 대화 방법을 만들어나가시기 바랍니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월간 맑고 향기롭게 와 뜻을 함께하실 작가를 모십니다.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는 우리 마음과 세상 그리고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가꾸 며 살자는 뜻으로 월간 맑고 향기롭게 를 정기 발행하고 있습니다. 1994년 5월 첫 창간하여 매월 법정스님의 글을 비롯하여 삶의 지혜를 주는 글, 지역모임의 활동 안내와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의 행사 및 법회 등의 소식을 담아 회원 및 신도를 비롯하여 길상사 방문객, 군법당, 병원, 복지단체에 무료 배포하고 있습 니다. 이러한 뜻에 공감하여 마음을 함께 해줄 여러 작가님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모집 부문 - 창작 문학(수필, 에세이, 칼럼, 시, 카툰, 사진) -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글 모집 안내 - 회원 투고, 작가의 문학작품은 수시접수 및 문의 받습니다. 법인사무국 전자우편 (clean94@daum.net)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 원고를 보내주실 때는 본인의 소개(이름, 약력, 연락처, 주소, 전하고 싶은 말씀) 를 적어 보내주세요. - 작가의 의향에 따라 연재물은 원고료를 지급하며, 회원이나 독자의 글(단편)은 채 택될 시 귀한 책 한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맞춤법 띄어쓰기 주의, 컴퓨터 용어, 과한 한자 사용, 종 교 비판 및 폄하는 피해 주십시오. - 원고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20 공감대화로 소통합시다 21
법정 스님 책 속의 책 비노바 바베 - 저자 칼린디 비노바 바베(Vinoba Bhave 1895~1982) 를 아시나요? 인도 독립의 아버지인 간디의 제 자이자 동료이면서 인도 독립과 가 난한 이들, 특히 불가촉천민들을 위 해 일생을 바친 분입니다. 간디는 비노바 바베를 가리켜 인 도가 독립하는 날, 인도의 국기를 맨 처음으로 게양할 사람 이라 칭송했 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대 인도의 위대한 정신인 비노바 바베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비폭 력운동을 이끈 대표적 정치 지도자 로 간디를 꼽는다면, 권력의 바깥에 서 재야의 중심인물로 꼽히는 사람 이 바로 비노바입니다. 이분의 일생에서 가장 두드러진 일 은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인도 전 역을 걸으면서 토지를 희사 받아 가 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부단운동 을 벌인 것입니다. 이 운동은 1951년 우연한 기회에 시작되었습니다. 포참팔리라는 지역 을 여행하던 비노바 바베에게 그 지 역 하리잔(불가촉천민)들이 찾아와 생계를 꾸려나갈 땅을 요청하게 됩 니다. 가진 것 없이 인도 전역을 떠돌 며 하리잔들과 함께 하던 비노바 바 베에게 이들에게 나눠줄 땅은 한 치 도 없었습니다. 비노바 바베는 이들 에게 주정부에 탄원서를 써주겠다 는 약속을 합니다. 그 때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쉬리 라마찬드라 레디라 는 사람이 극적인 제안을 합니다. 하 리잔들에게 자신의 땅 100에이커를 내준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비노 바 바베는 인도 전역을 돌며 400만 에이커의 땅을 헌납 받아 가난한 이 들에게 나눠주게 됩니다. 비노바는 모든 사람이 베풀 수 있 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 니다. 어떤 사람들은 땅을 가지고 있 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재산을, 또 어 떤 사람들은 지식이나 육체적인 힘 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무 언가 베풀 것을 가지고 있기에 베풀 고 또 베풀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런 위대한 비노바의 뒤에는 어머니 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우유와 음식을 주셨고, 내가 몸이 아플 때면 내 곁 에서 밤을 꼬박 지새우며 나를 돌보 셨다. 그러나 모든 것 중에 가장 위 대한 선물은 이렇게 인간으로서 올 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나를 훈련 시켜 주신 것이다. 라고 기록합니다. 그리고 비노바 바베는 이렇게 말 합니다. 도둑질은 범죄이지만 많은 돈을 쌓아놓는 것은 도둑을 만들어 내는 더 큰 도둑질입니다. 돈이 많다 는 사실로만 존경받는 자리를 내주 면 안 됩니다. 만약 당신이 다섯 명 의 자녀를 두었다면 땅 없는 가난한 이들을 여섯째아들로 생각하고 그를 위해 소유한 땅의 6분의 1을 바치십 시오. 부자의 이기심은 벽과 같지만 그 벽에도 작은 문은 있습니다. 벽을 깨고 들어가기보다 문을 찾아 들어 가십시오. 부자의 마음에 있는 작은 선함 의 문을 찾아 들어가려면 먼저 자신의 이기심을 넘어서야 합니다. 법정 스님은 <비노바 바베>의 추 천사를 직접 쓰시기도 하셨습니다. 비노바는 인도의 독립과 가난한 사람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으며, 마하트마 간디 이후 인도 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인도 전역을 걸 어 다니며 지주들을 설득, 수백만 에 어커의 토지를 헌납 받아 가난한 사람 들에게 나누어 준 운동은 온 세계를 감동시켰다. 비노바의 생애는 암담한 미래에 희망과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22 법정 스님 책 속의 책 23
따뜻한 이야기 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갑작스 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눈에 띄는 한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 들었다. 그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점점 더 굵어지 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했다. 그 다음 중년아저씨 한 분이 들어 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다. 출근 시간대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비를 피하는 낯선 사람들로 금세 꽉 들어찼다. 사람들은 비좁은 틈에 촘촘히 서서 빗줄기가 잦아들길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지만, 비는 쉽 사리 그칠 것 같지 않았다. 그때, 갑자 기 한 덩치 하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 쪽으로 뛰어오더니, 가련하기 짝 이 없는 대열에 합류하시는 것이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 가? 아주머니가 대열에 끼어들자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바라보더니 길 저편으로 뛰어가 금방 모습 을 감췄다. 4~5분 지났을까? 길 저편으로 사라졌던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 닐우산 다섯 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세상이 절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청년은 다시 길 저편으로 비를 맞으며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 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분주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처마 밑에 한 사람은 한동안 서 있었다. 다름 아닌 청년에게 말을 건넨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한참을 고개를 숙이며 무언가를 생각하다 우산 을 바닥에 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걸어갔다. * 출처 : 따뜻한 편지를 전하는 비영리 단체 따뜻한 하루 이 달의 명언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았다. 모두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한 마디 하셨다. 24 따뜻한 이야기 25
내 마음속 풍경 세종의 리더십이 그립다 글 이경숙(수필가) 충녕은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 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세자로 책 만 적당히 마시고 그칠 줄 안다. 그 봉된 세종은 22살이 되어 왕위에 오 러나 효령은 학문을 좋아하나 몸이 른다. 어릴 때부터 학문을 즐겨했던 약하고 융통성이 부족하다. 또 술을 세종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니 그것 또한 자주. 민본. 애민. 실용주의를 표방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나는 충 하여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그는 즉 녕으로 세자를 정하겠다. 위한 다음 학문이 높고 능력 있는 인 태종이 큰아들인 양녕에게 주었던 재들을 뽑아 집현전에서 연구할 수 세자 자리를 셋째 아들인 충녕으로 있도록 했다. 그는 나라가 잘 되고 교체한 배경이다. 태종은 양녕이 노 못 되는 것은 좋은 인재들의 손에 달 는 일에만 힘쓰고 학문에 소홀히 하 렸다 고 믿었다. 집현전 학사들은 이 는 것을 매우 우려했다. 물론 이미 세 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학문을 연구 자로 책봉된 양녕의 행실이 나라 안 하고 나라 일에 대해서 의논했다. 팎에 오르내렸고 아버지인 태종의 마 음에 차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반 하루는 밤이 깊도록 집현전에 불이 면에 충녕은 '절제력이 있고 융통성 꺼지지 않아 알아보았더니 신숙주가 이 있으며 건강하고 학문에 힘쓰기 책을 읽고 있다는 전갈이었다. 그는 때문에 임금으로서의 자질이 충분 신하가 잠을 안 자고 공부하는데 임 금인 자신이 어찌 잠을 잘 수 있느냐 며 신숙주가 잠이 들 때까지 책을 읽 었다. 드디어 집현전에 불이 꺼지자 세 종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엎 드려 잠이 든 신하의 등에 덮어 주었 다. 신하를 아끼는 세종의 마음이 어 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종은 책 읽기도 좋아했지만 음악 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는 음악을 발 전시키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세종이 이렇게 음악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세상을 다스리는 음이 편안하고 즐거우면 정치도 편안하고 안정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세종은 최고의 음악가로 알려진 박연을 불러 우리의 음을 정확히 표 현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 것을 명한 다. 박연은 세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세 종이 원하는 악기를 만드는 일에 최 선을 다한다. 그 결과 중국에서 들여 온 편경보다 소리가 좋은 편경을 만 들어냈다. 세종이 믿어주고 기다려 준 덕분이었다. 세종은 부지런했고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했다. 한 가지 일이 끝 나면 또 다른 일을 궁리했고 생각한 것은 반드시 실천했다. 부지런한 임 금을 모신 신하들 역시 게으름을 피 우고 한가할 틈이 없었다. 세종은 책 에서 쌓은 지식을 현실에서도 사용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들을 했다. 세종이 집권하는 동안 과학이 눈부 시게 발전했던 것도 이러한 세종의 실험정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종의 자식이었던 장영실을 대궐로 불러들인 건 아주 획기적인 사건이었 다. 세종은 아무리 종의 신분이라 할 지라도 그 사람의 됨됨이와 재주를 먼저 살폈다. 재주가 많았던 장영실 은 측우기와 해시계 등 수많은 기구 를 만들어 조선 전기 과학기술 수준 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렸다. 인쇄술이 발달하자 세종은 정인 지를 시켜 고려 왕조의 역사인 고려 사를 책으로 만들게 했다. 정인지를 비롯한 집현전 학사들은 500년 고려 사를 책으로 엮어내기 위해 잠을 설 26 내 마음속 풍경 27
쳐가며 일했다. 시간이 흘러 책이 완 성되었는데 책을 읽던 세종의 표정 이 이내 굳어진다. 칭찬을 기대했던 집현전 학사들은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조선을 좋게 쓰려고 고려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역사 는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고 바르 게 기록해야 한다. 세종이 이렇게 화가 난 건 고려 말 충신인 정몽주가 아버지인 태종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정몽주를 반역자 로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자 신의 아버지이지만 잘못한 일은 잘 못한 대로 공정하게 기록하라는 얘 기다. 역사 왜곡도 주저하지 않는 우 리나라 정치인들이 세종의 이런 정 신을 본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세종은 책을 만드는 일에 힘썼다. 누구나 읽고 본받을 만한 것들을 책 속에 담고자 한 것이다. 좋은 글을 읽으면 몰랐던 것을 깨닫게 되고 나 아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 책을 통해 진리를 깨닫게 되면 바 르고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거라 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훈민 정음>이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3년 동안 대궐 안에서 실험적으로 먼저 사용해 본 다음 백성들에게 알렸다. 대궐 안에서 먼저 써 보고 불편한 점 이 있으면 고친 다음 발표하기 위해 서였다. 훈민정음의 첫 장에는 이렇 게 쓰여 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 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 에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뜻이 있 어도 그 뜻을 표현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나는 이를 불쌍하게 생각하 여 새로 28글자를 만들었으니 사람 들이 쉽게 익혀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 세종의 백성을 사랑 하는 마음이 한글을 창제하게 했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시 조선은 명나라에 조공을 바 쳤다. 명나라는 번번이 사신을 보내 이것저것 요구하곤 했는데 날로 요 구하는 것이 많아졌다. 한 번은 금과 은, 예쁜 처녀를 선물할 것을 요구했 다. 그런데 더 이상 명나라에 끌려 다닐 수 없다고 판단한 세종은 명나 라 황제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동안 예물을 바친 것은 서로의 정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금 과 은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므 로 구하기가 어렵다. 이번엔 우리나 라의 특산물인 인삼을 보낸다. 인삼 은 예로부터 귀한 약재로 쓰였으며 그 효과가 뛰어나다. 금이나 은보다 귀한 것으로 여겨져 정성껏 준비했으 니 받아주면 고맙겠다. 처녀 진헌과 금은조공 등 불합리 하고 무리한 명나라의 요구를 거절 한 것이다. 명나라 황제는 기분이 상했지만 몸에 좋은 귀한 약재라는 말에 솔깃 하여 세종에게 답장을 보낸다. 앞으로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 이 없을 것이며 두 나라가 더욱 친하 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인 삼을 먹어보니 정말 몸에 기운이 생 기는 것 같다. 나라를 이끄는 수장이 어떤 자세 로 외교를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금과 은, 예쁜 처녀를 요구한 대국에 인삼을 보낼 수 있었던 지혜와 배짱이야말 로 진정한 리더십이 아니겠는가. 세종은 전대미문의 왕이다. 각종 제도를 정비하여 나라의 기반을 굳 건히 했으며 과학기술을 크게 발전 시켰다. 또한 국력을 튼튼히 하여 영 토를 넓혔으며 한글을 창제하여 문 화를 융성하게 했다. 그런데 나를 가 장 크게 매료시킨 것은 백성을 아끼 는 마음이다. 세종은 사람의 신분이 낮고 천하다고 해서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했다. 신분이 낮고 천해도 모두가 내 백 성이다. 내 백성의 목숨을 함부로 다 루는 자가 있으면 크게 벌을 내릴 것 이다. 참으로 결연한 선포다.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백성을 사랑하는 일보 다 더 우선되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28 내 마음속 풍경 29
알립니다. 대학 선택 기준, 이제는 학과다 글 이종승(동아일보 콘텐츠 기획본부 전문기자) 원광대 소방행정학과는 전국에서 전북에서 온다. 왜 이런 학과가 알려 가장 많은 소방공무원을 배출하는 지지 않았을까? 그것은 지금까지 대 학과다. 올해는 4학년 재학생의 70% 학 선택 기준이 학과나 전공에 맞춰 인 40여 명이 소방공무원 1차 시험 있는 게 아니라 대학에 맞춰져 있기 에 합격했다. 이 학과는 작년과 재작 때문이다. 대학 입시생들 대부분은 년에도 소방공무원을 비롯해 다양 스카이 혹은 인서울 대학 진학을 꿈 한 직종의 공무원을 수십 명씩 배출 꾼다. 스카이 대학과 인서울 대학을 했다. 학과를 소방공무원의 메카 로 졸업한다 해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 만든 비결은 교수들의 열정이다. 4명 음에도 말이다. 또 스카이나 인서울 의 교수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이 집 진학이 안 될 경우 재수를 하거나 점 에 있는 시간보다 많을 정도로 학생 수에 맞춰 서울에서 가까운 대학에 들에게 모든 것을 쏟는다. 2학년 최 진학한다. 이렇다 보니 학과나 전공 혜림 씨는 교수님을 믿고 따르면 자 의 특징은 부각되지 못하고 교수들 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고 말했다. 의 열정 또한 알려질 턱이 없다. 원광대 소방행정학과를 아는 사 필자는 취재를 통해 지방대학의 람은 드물다. 전북 혹은 전남에만 알 유망한 학과를 졸업한 후 성공적으 려져 있어 학과 신입생의 대부분은 로 사회에 안착한 경우를 많이 봤다. 대졸 취업률이 갓 50%를 넘지만 필 자가 취재한 지방대학의 특성화 학 과들의 취업률은 80% 이상일 정도 로 높다. 취업률만 높은 게 아니라 학 과에 다니는 학생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길을 찾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살 아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간판보다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학과나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위 15%만이 서울 및 수도권 대 학에 진학하는 현실에서 85%를 위 한 대학 입시 정보가 나와야 한다. 그 정보는 점수에 맞춘 것이 아닌 학과 특성, 교수 열정, 취업률 및 전공의 미 래비전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취지에 꼭 맞는 대학입시 설 명회인 학과중심 입학설명회 가 6월 13일 길상사 설법전에서 열린다. 설명회에는 동아일보 콘텐츠 기획 본부가 작년부터 취재했던 유망학과 중 대진대 산업경영학과, 선문대 기 계ICT융합공학부, 신라대 국제학부, 우석대 유아특수교육과, 한서대 영 상애니메이션학과, 호서대 산업심리 학과 등 6개 학과가 소개 된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설명 회에는 해당 교수와 재학생 등 2~3 명이 나와 20분씩 학과와 전공에 대 한 상세한 설명을 하고 설명회 후에 는 한국 교육정책교사연대 김영주 선 생님(한성여고 진학담당교사)의 모두 를 위한 대학입시 설명회 가 열릴 예 정이다. - 문의 : 동아일보 콘텐츠 기획본부 02)2020-0657 30 알립니다 31
아름다운 마무리 6월 결연대상자 전만호 님 가난한 집안의 5남매 중 넷째로 태 고 등록금이 저렴한 국립 대학교 진 어나 C형 간염과 저혈압, 공황증세에 학을 목표 삼아 공부했습니다. 그러 시달리는 56세의 중년 남성이 있습니 나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다. 바로 전만호님입니다. 전만호님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선암사에서 지내 누구 하나 위로해 줄 사람도, 함께 다가 13살에 서울 봉원사에서 행자 아파해 줄 사람이 없었지요. 방황이 생활을 시작합니다. 엄격하고 딱딱한 시작되었고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게 생활 속에서도 검정고시로 중고등학 모아 둔 돈은 떨어져 갔습니다. 어쩔 교 학력을 취득합니다. 어느 정도 공 수 없이 숙식 해결이 가능한 음식점 부에 자신감을 얻은 전만호님은 절에 에 취직을 해야만 했지요. 그 이후로 서 나와 신문배달을 하며 대학생의 는 공부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한 꿈을 품습니다. 공부에 매진하였고 해 두 해 시간이 흘러 푸른 청춘도 지 꿈에 그리던 대학에 합격하였습니다. 나갔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왜 성균관대학교 학생이 되었지요. 하지 그때 내가 재수에 실패해서 음식점 만 그 기쁨은 잠시였고 곧바로 좌절 에 들어갔는지 후회가 됩니다. 라고 이 뒤따랐습니다. 등록금 310만원을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누구나 힘들 마련하지 못해 입학이 취소된 것이지 어 쓰러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 주위 요. 여기서 대학생의 꿈을 포기할 수 에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조금만 관 는 없었습니다. 다시 신문배달을 하였 심을 보이면 다시 힘을 얻기도 하지 요. 하지만 혼자 힘으로 모든 어려움 다시 잘 살아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 을 극복하기는 정말 많이 힘듭니다. 는 분입니다. 조금이라도 기력이 회 복되는 날이면 집 근처 폐지나 고물 전만호님은 음식점 취직 이후부터 을 주어 적은 돈이나마 이사를 갈 종 막살았다고 하십니다. 과도한 술과 자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담배는 필수였고 건강은 점점 나빠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20만원 방 져 갔습니다. 그러다가 C형 간염과 에 거주 중인데 월세가 저렴한 편이 황달에 걸리게 되고 치료제 복용 중 긴 하나 방 근처로 지나가는 하수도 부작용으로 급기야 간수치가 800이 관에서 악취가 납니다. 겨울에는 문 넘어서게(정상 100이하) 됩니다. 기력 을 닫아놓아 괜찮지만 여름이면 머 은 급격히 떨어졌고 쓰러진 적도 여 리가 아플 정도로 심각합니다. 그래 러 번입니다. 작년에만 동부시립병원 도 아직은 여기만 한 곳이 없어 작 에 4번이나 입원을 해야 했지요. 입 년에 입원으로 집을 비우면서도 주 맛이 없어 식사하기가 쉽지 않았고 인에게는 지방에 내려갔었다고 없는 겨우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잠만 자 말을 해야 했습니다. 아파서 입원했 는 생활이 반복되었습니다. 공황장 다고 말했다가 괜한 꼬투리 잡혀 집 애로 숨을 쉴 수 없어 죽을지도 모른 을 비우라고 할지도 몰라 조심스러 다는 두려움에 정신과 약을 복용 중 웠기 때문입니다. 이기도 합니다.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새 인생을 다행인 것은 간염 치료제를 바꾸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전만호님이 여 고 나서 조금씩 회복 중이라는 점입 기 있습니다.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니다. 아직은 한창 움직일 연배이고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후원계좌 : 신한은행 100-013-787953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32 아름다운 마무리 33
참교육 이야기 학교에 신종 골품제가 나타났어요 글 김용택(교육칼럼니스트) 교사하면 무슨 생각이 날까? 교 로 교육전문직에 종사할 수도 있다 장, 교감, 수석교사, 평교사? 아니면 는 정도를 알고 있을까? 1급 정교사와 2급 정교사? 학부모나 옛날 얘기다. 요즈음은 교장, 교감, 일반시민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 평교사가 아니라 교사 중에도 수석교 생님들은 수직적인 위계관계의 서열 사와 정교사뿐만 아니라 방과후 학교 이 없는 모두 똑같은 선생님으로 알 교사, 영양교사, 보건교사 외국어영 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어떤 선 어 보조교사, 영어회화 전문강사, 영 생님이 우리아이들을 가르쳐도 불만 어전담, 체육전담, 체육전문강사, 기 을 제기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간제교사, 강사, 돌봄교사, 특기적성 받아들였다. 강사, 꿈나무 지킴이, 코디네이터 등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도 각양각색이다. 여기다 시간선 평교사 중 능력이 있는 사람이나 교 택제 교사까지 새로 등장했다. 이렇 사가 연륜이 쌓이면 교감이나 교장 게 교사들의 호칭을 늘어놓으면 교사 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정도로 알고 품평회나 교사전시회를 방불케 한다. 있을 것이다. 학교사회를 좀 더 아는 사람이라면 교사가 시험을 쳐서 전 옛날에는 교사라면 다 같은 교사 문직인 장학사가 되기도 하고 교감 로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다 이나 교장이 장학사 혹은 장학관으 보니 교사도 천차만별이다. 교사는 교대나 사대를 졸업 후 임용고시를 거쳐 아이들을 가르치는 1, 2급 정교 사가 된다. 이렇게 정규 교사 외에도 비정규직 교사인 기간제 교사가 있 고, 영어 수학 등 수준별 수업을 담 당하는 수준별 강사, 그리고 인턴 교 사, 영어회화 전담 강사, 그 밖에도 상담사, 사서교사도 있다. 최근에는 학교에 따라서는 학교 안에서 근무 하는 모든 교직원이나 교무보조까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학교도 있다. 정리를 좀 해보자. 교사를 직급별 로 보면 교장, 교감, 수석교사, 1급 정 교사, 2급 정교사로 분류할 수 있다. 교사 중에도 전문직으로 이동해 교 장급으로 장학관과 교감급인 장학 사로 근무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 공 무원처럼 급수가 없는 교직의 특성 상 학교 사회는 이렇게 교장이나 교 감 그리고 최근에 나타난 수석교사 정도가 직급이고 이름은 다르지만 모든 교사는 수평적인 직급의 교사 다. 혹 부장교사를 직급으로 알고 있 는 사람도 있지만 부장교사는 직급 이 아닌 보직일 뿐이다. 설립주체로 보면 공립교사와 사립 학교 교사가 있다. 공립교사는 임용 고시를 거치지만 사립학교는 재단 이사장이 채용하면 교사직을 감당 하게 된다. 교과목별로 보면 국어, 수 학, 영어, 사회, 음악, 체육, 미술교사 등으로 분류할 수 있고, 근무 여건 별로 보면 신분이 보장되는 정규직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학교장이 임명 권을 행사하는 비정규직 교사도 있 다. 정규직 교사는 교원 자격증을 갖 고 임용고시를 거쳐 임용되어 62세 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교사다. 이에 반해 교원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임 용고시를 거치지 못해 학교장이 부 족한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채용하 는 교사는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교사는 일반회사의 비정 규직처럼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 기간제 교사라고도 하는 이런 비정 규직 교사는 시간강사와 보조교사, 인턴교사와 같은 임시직으로 임용고 시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분 34 참교육 이야기 35
보장은 물론 정교사 임금의 절반에 도 못 미치는가 하면 연금혜택도 받 지 못한다. 과거에는 정규 교사가 임 신이나 출산 혹은 병가로 장기간 근 무를 할 수 없는 사람을 대신해 근무 하던 강사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이 름조차 헷갈리는 시간선택제 교사까 지 등장해 같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도 누가 정교사인지 누가 비정규직 교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교육을 보는 관점에 따라 상품으 로 보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물과 공기처럼 공공재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는 교육을 상품으로 본다. 이런 나라는 학교도 일반 기업체와 같이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의 논리로 접 근해 경쟁을 통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반해 독일이나 핀란드 그리고 노르웨이 같은 유럽 교육선진국들은 교육을 상품이 아 니라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당연 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본다. 이런 나 라에서는 대부분 유치원에서부터 대 학까지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 구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 록 국가가 책임을 진다. 교사면 교사이지 왜 이렇게 다양 한 교사가 등장한 것일까? 그 이유 는 학교에 상업 논리가 침투했기 때 문이다. 학교에 상업 논리가 무슨 소 린가라고 의아해 할 사람들이 있겠 지만 교육을 상품이라고 보는 교육 관이 학교를 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1997년 12월 30일, 교육부 고시 제1997-15호로 시작된 교육의 상품화 정책은 신자유주의라는 이 름으로 학교 사회를 정규직 교사와 비정규직 교사인 기간제 교사, 외국 어영어 보조교사, 돌봄교사, 특기적 성 강사 등 다양한 이름의 교사가 등 장하게 된 것이다. 이런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교사 들까지 다양한 이름의 교사들이 등 장하게 되고 근무실적에 따라 임금 을 차등화 하여 성과급까지 지급하 는 학교의 상업주의화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학생들의 자살, 그리고 끝을 모르고 치솟는 사교육 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 도 한마디로 신자유주의 경쟁교육때 문이다.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 해 도입하고 있는 정책을 보고 있노 라면 쓴 웃음이 나온다. 원인을 덮어 두고 현상을 치료하겠다는 것은 열이 나는 환자를 고치기 위해 무조건 해 열제를 투여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 다. 당연히 병이 나을 리가 없다. 사 교육비가 높아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 아지면,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분으 로 정규수업이 끝나면 학원 강사들이 학교로 밀려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 과후 학교를 만들고, 선행학습 금지 법까지 만들었지만 달라질 리 없다. 그 정도가 아니다. 교사 수급 계획 을 잘못해 미임용 교사가 늘어나 비 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수업만 하 고 사라지는 시간선택제라는 교사제 까지 도입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공교육을 정 상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년 일 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률 70% 달성 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교대나 사범 대학을 졸업한 교사가 남아도는데 시간선택제와 같은 교사를 뽑는 이 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예 산(인건비) 절감 때문이다. 교사의 다양화 시대, 학부모들은 사랑하는 내 아이를 어떤 교사에게 맡기고 싶을까? 교육이 상품이라면 당연히 수요자인 학생에게 선택권 이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신자유주 의 교육 사전에는 학생에게는 선택 권이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 을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최고의 교사에게 교육을 받 게 하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교 육을 상품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경 쟁으로 내몰고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부모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이 모순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 인가? 교직사회조차 골품제 사회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공교육이 정상 화되기를 바라는가? 36 참교육 이야기 37
나를 다시 세워주는 인연들 허튼 짓은 아름답습니다 글 김지연(희곡작가) 우리 사회는 유독 허튼 짓을 못하 어 지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이 도록 엄격하게 합니다. 허튼 짓과 나 라도 시간을 허투루 쓰거나 몸을 놀 쁜 짓을 구분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 리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기라 요. 남에게 피해를 주고 제 이득만 찾 도 할 듯 겁을 먹기 일쑤였지요. 그러 으려는 짓은 나쁜 짓입니다만, 허튼 다보니 여가를 갈구하면서도 막상 여 짓은 사람살이에 피해를 주는 것은 가가 닥치면 어쩔 줄을 모르기 십상 아닙니다. 허튼 짓은 그저 쓸데없는 이고, 짬이 생기면 밀린 잠을 자기 바 짓,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 짓, 시간 쁩니다. 잠을 다 자고도 짬이 남으면, 을 죽이는 짓, 싱겁고 우스운 짓, 그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두려워 래서 하면 할수록 즐거운 짓입니다. 또 다른 일거리라도 만들어야 직성이 부지런해야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풀리는 것처럼 빡빡한 일정을 만들 시절이 길었던 만큼, 여유가 없고 각 어 어떻게든 움직이려고만 합니다. 박했던 만큼, 허튼 짓에 관대할 수 없 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어쩌면 그러나 아무리 사람들이 부지런히 당연하겠지요. 일제의 수탈에, 전쟁 밭을 갈아도 해가 내리쬐고 비가 쏟 의 폐허에, IMF의 칼바람에, 이 땅 아지는 시간을 들여야만 곡식이 영 의 사람들은 조금 숨 돌릴 만하면 금 글듯, 열심히 뛰어다닌 뒤에는 기다 세 밀어닥치는 고난에 항상 주눅 들 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땅이 씨앗 을 품어주고 열매로 키워내려면 겨 울 동안 얼어붙어 있어야 합니다. 제 철 음식이 사라진 요즘은 땅도 푸석 해져 작물 맛이 예전만 못하다고들 하지요. 놀리지 않는 대가는 생각 밖 으로 가혹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 시간을 죽이는 듯이 흘러야 하는 시간. 밤이 지나야 낮이 오고 싹 트기 전에 땅에 묻혀 지내야만 하듯이, 무위의 시간 이 지나야 결실이 다가옵니다.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 그런 시 간이면 누구나 허튼 짓 우스운 짓이 간절히 그립게 되지요. 쓸데없이 무 용담을 부풀리고, 자신의 설움을 과 장하고, 남들은 나만 빼놓고 재미난 것이라도 하지 않나 기웃거리고 싶어 집니다. 허튼 짓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 없 는 것을 지어내거나 있었던 일들을 그 럴 듯하게 부풀려 남들을 웃기고 울 리는 몸짓과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 이 배우입니다. 옛말로는 광대라 했 고요. 내가 아닌 남인 척, 없던 일도 있는 척, 있던 일은 더 그럴듯한 척, 이렇게 척 을 하는 것이 연기입니다. 과연 인류 최초로 이렇게 척 을 했 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요? 놀랍게도 하늘의 계시를 전하는 제사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신인 척 을 해야 하죠.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척, 신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제사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아서 하 늘에 제사하는 이들이 권력을 가졌 던 먼 옛날이 있었습니다. 사회가 복 잡해지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제정일 치 사회가 끝나고, 정치가에게 요구 되는 통치력이 신에게서 받는 인증 이나 하늘과의 소통이어야 하는 시 절은 끝났습니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많이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면서 제사장은 무당이라는 이름으로 격하 되었습니다. 공연으로 신을 기쁘게 했던 배우들의 지위도 한없이 곤두 박질칩니다. 그들은 천한 존재가 되 었고, 유랑하게 되었고, 저희끼리만 뭉치게 되었고, 마을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었지요. 38 나를 다시 세워주는 인연들 39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을 막 론하고 광대에겐 면책특권이 있었습 니다. 기득권을 비웃어도 처벌 받지 않을 권리. 기록에 보면 먼 옛날 한나라 때부 터도 왕에게 감히 못 올리는 말을 용감하게 올리는 광대들의 이야기 는 무수히 나옵니다. 청렴했던 충신 이 재산 한 푼 못 남기고 죽어 유족 이 쫄쫄 굶고 있는데도 왕이 나 몰 라라 하는 것을 왕의 면전에 대고 꼬 집은 이가 있는가 하면, 간신의 말에 총기가 흐려진 왕 앞에서 왕이 총애 하는 간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풍 자극을 올리는 이도 있었습니다. 직 위가 낮은 관리가 상사를 욕하고, 노 비가 주인을 때려줘도 되는 곳이 바 로 무대입니다. 현실이 아니라는 핑 계를 대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 면서 허튼 짓이라고 우겨도 되는 것 이 공연이지요. 작고하신 공옥진 여사의 춤도, 그 원류는 동물이나 장애의 형상을 빌 어 양반들의 비행과 위선을 꼬집기 위해 서민들이 추던 풍자극이었다지 요. 빼어난 춤사위로 춤판을 빛냈던 고 정재만 선생의 춤도 허튼 춤이라 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뿐인가요, 탈 놀이에서 말뚝이는 양반의 위선을 가차 없이 비난하고, 비비는 양반을 잡아먹겠다고 덤벼듭니다. 광대들이 어떤 험한 말로 기득권 층을 비난하더라도, 그것을 빌미 삼 아 광대를 벌 줄 수는 없었습니다. 광대가 가지는 면책특권은, 법의 보 호를 받지 못하는 낮은 신분을 역이 용하는 데에 있었지요. 나 같은 벌 레가 하는 말에 찔릴 만큼 잘못한 거 맞냐? 찔린다고 날 때려잡아 죽 이려 하냐? 난 벌렌데? 이렇게 기 득권층을 꼬집어주는 광대들은 비 록 신분은 낮았지만 용감하게 현실 을 비추어주는 허튼 짓 을 통해 위 대해질 수 있었습니다. 서민들은 광 대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었 고, 광대들과 어울려 허튼 짓에 동 참함으로써 삶의 여유를 얻을 수 있 었습니다. 세상은 또 변했고, 이제는 무엇이 든 돈으로 계량되는 각박한 시절이 되었습니다. 허튼 짓은 인생의 낭비 로 비난받으며, 여유는 사치가 되었 지요. 무대도 변했습니다. 권력을 비판하 고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꼬집던 광대들은 이제 몸을 사립니다. 허튼 짓이 노리던 과녁은 예전과 달리 손 쉽게 괴롭히고 놀려도 되는 약자를 향합니다. 저보다 힘없는 자를 괴롭 히고, 저보다 권력 있는 자에게 아부 하고, 저와 다른 자를 모욕하고 나서 표현의 자유 라며 뻔뻔히 구는 이들 도 적잖이 눈에 띕니다. 더욱 슬픈 것은, 이들 광대들이 예전처럼 천인 이기는커녕 돈과 권력을 가진 처지 에 더 많은 권력과 돈을 얻기 위해 힘 있는 자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 는 일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용맹한 광대의 씨가 마른 것은 일 차적으로 광대들의 책임이지만, 기 득권의 잘못을 용감히 꼬집는 광대 를 지켜주는 서민이 줄어들고, 기득 권에게 아부하는 광대를 꾸짖기보다 부러워하는 서민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허튼 짓이어야 하는 무대가 지금은 부지런히 돈을 벌기 위한 쓸모 있는 짓만을 허용하게 바 뀌어버리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큰일을 한 사람들은, 알고 보면 부지런하지도 성실하지도 않았습니다. 남들 안 하는 짓을 하려 했고 손가락질 당하며 미친 짓을 하 려 했지요. 한가하고, 여유롭게, 자 기 생각에 빠져서. 내가 당장 사회에 큰일을 할 그릇 은 못 된다 하여도, 하루에 짧은 짬 이라도 허튼 짓을 하며 여유를 만들 수는 있지 않을까요. 스스로 허튼 짓 을 하기가 쑥스럽더라도, 최소한 남 의 허튼 짓을 여유롭게 웃으며 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허투루 살아가 다 보면, 바쁘게 달리기만 할 때는 안 보이던 산도 보이고 물도 보입니 다. 그러다 하늘을 보면, 내가 모르 던 내가 알듯한 날도 있을 것입니다. 40 나를 다시 세워주는 인연들 41
실천하며 삽시다 맑고 향기롭게 중앙모임 소식 내가 먼저 칭찬합시다. 회사와 가정에서의 인간관계로 고 민하던 사람이 우연히 멋진 범고래 쇼를 보게 됐습니다. 그가 조련사에 게 물었습니다. 3톤이 넘는 범고래가 그 큰 몸으 로 기막힌 공중묘기를 하게 만든 비 결이 있나요? 인간관계와 같습니다. 범고래에게 늘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고, 칭찬해 주는 겁니다. 칭찬에는 이렇듯 고래까지도 춤추 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속담에도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지 않습니까! 기왕이면 칭찬과 격려로써 내가 먼저 상대방 을 이해하고, 위해주는 우리가 되었 으면 좋겠습니다. 칭찬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에 서 유의해서 해 보십시오. 아마 좀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 을 겁니다. 1 칭찬할 일이 생겼을 때는 즉시 칭찬한다. 2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3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칭찬한다. 4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한다. 5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칭찬한다. 6 거짓 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한다. 7 긍정적으로 관점을 전환하면 칭찬할 일이 보인다. 8 일의 진척사항이 여의치 않을 때 더욱 격려 한다. 9 잘못된 일이 생기면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한다. 10 가끔씩 자기 자신을 스스로 칭찬한다. 참, 열 번째 항목도 꼭 실천해 보 세요! 네팔 지진 구호성금 전달 (사)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에서는 네팔 대지진 희생자를 돕기 위해 1차적으로 구호성금을 불교 계 국제구호단체인 더프라미스에 1,000만원을 전달하였습니다. 더프라미스는 불교계의 국제구 호단체로 조사단을 꾸려 네팔 현지에서 본격 활 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달 29일 네팔 카투만두 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현장 조사에 나서 차 량으로 7시간이 걸리는 네팔 다딩주 상꼬스 지 역의 1,700가구를 대상으로 쌀과 콩 6,800킬로 그램을 전달하였다고 합니다. 더프라미스 조사 단에 의하면 네팔은 현재 우기가 시작돼 비포장 도로를 통한 지역 접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며 네팔 정부는 지진 피해가 더욱 커지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군을 동원해 수색작 업을 벌이고 있지만 통신이 끊기고 건물 잔해들 로 도로가 막혀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합니다.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는 네팔 현지상황을 지 켜보며 길상사 경내에서 모금된 구호성금을 네 팔 현지에 있는 사찰에 바로 전달하여 현지 마 을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2015 숲기행 : 자연생태와 문화 그리고 역사 의 어울림을 찾아서 7월 4일 부여 부소산의 자연생태와 역사문 중앙모임 소식 (02-741-4696~7) 화 탐방 보령 성주사지 탐방 전통연못 궁남지 탐방 정림사지 탐방 부소산성, 고란사 및 부 소산의 자연생태탐사 8월 1일 충북 하늘재의 자연생태와 역사문 화 탐방 중원 미륵리 사지 탐방 속리산 국립공원 자연관찰로 및 우리나라 최초의 고개길(하늘 재 역사관찰로)의 자연생태 탐사(왕복4km) 사자빈신사지 탐방 9월 5일 영주의 생태와 문화 그리고 역사의 흔적들 부석사 탐방 부석사 주변의 숲 탐사 소 수서원과 숲 그리고 선비촌 탐방 순흥 읍내 리 벽화고분 풍기의 특산물 탐방(인삼시장) 10월 3일 가야산국립공원의 자연환경과 대장 경세계문화축전 성보박물관 가야산 국립공원 숲 탐방(편도 2km) 해인사 치인리 마애여래입상 황매산 주변 자연환경 탐사(왕복2km)와 영암 사지 탐방 대상 :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65세 이하 접수 : 숲기행을 다녀온 후 월요일부터 전화접 수 (02-741-4696) 준비물 : 개인점심, 식수, 간식, 모자, 등산화, 필기구 등(날씨를 꼭 확인하여 비 올 가능성 42 다시 읽는 중앙모임소식 산방한담 43
맑고 향기롭게 중앙모임 소식 이 있는 날에는 우산 준비) 참가비 : 7월 ~ 9월 참가비 : 30,000원(참가 자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참가비를 재조정하였으며, 회원, 봉사자, 신도, 일반 참 가자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10월은 일정 확정에 따라 참가비 재공지하 며, 11월은 봉사자를 위한 숲기행으로 진행됩 니다.) 참가비 환불 원칙 : 참가비 환불과 이월은 출 발 5일 전까지만 가능하며, 이후 취소시 후원 금 처리하오니 신중하게 신청해주세요. 참가비 입금계좌 : 외환은행 301-22-00270-1 (예금주 : 맑고 향기롭게) 숲기행 장소는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 니다. 아름다운 만남 함께할 청소년 봉사자를 기 다립니다. 아름다운 만남 자원활동은 노인자살예방 캠페 인 아름다운 마무리 의 연장선상으로 본모임에 서 밑반찬이나 전화말벗 등 사례관리를 하고 있 는 어르신들의 집을 청소년 봉사자들이 직접 방 문하여 다양한 정서적 지지 활동을 하는 프로그 램입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가 홀로어르신의 집 을 월 1회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안부를 묻고, 청 소도 해드리고, 안마나 동네 산책을 통하여 청 소년들의 생동감과 발랄함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어르신을 위로하고, 생의 의지를 돋우는 계 기를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고등학생 8명 이 구성 되어 활동 중인데, 함께 할 청소년 봉사 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만남 김규은 학생 후기 할머니와 세 번째 만남이었다. 할머니께서는 학 생이 오는 건데도 너무 설레었다고 하셨다. 이 말 씀을 들으니 할머니께서 나에게 점점 마음을 열 고 계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으면서 한편으로 는 감사했다. 할머니께서는 드라마 마지막 회 재 방송을 보고 있었다며 함께 보자고 하셨다. 할머 니와 나란히 앉아서 드라마를 보며 함께 웃기도 하고, 주인공을 향해 화도 냈다. 마치 진짜 친할머니 집에 놀러 간 기분이 들었 다. 할머니와 드라마를 보는 도중 옆집 할머니와 옆집 자원봉사자 은표가 우리 할머니 집에 놀러 와서 참외도 깎아먹고 넷이서 엄청난 수다를 떨 었다. 할머니 두 분께서는 6.25 전쟁과 광주민주 화운동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두 분께서 직 접 경험한 이야기들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정말 값진 이야기들이었다. 집에 갈 때 할머니께 서 참외를 싸주셔서 괜찮다며 사양했는데 할머 니는 이가 안 좋아서 참외를 먹지 못한다고 가져 가라며 손에 꼭 쥐어주셨다. 이가 안좋으신건 몰 랐는데, 이가 안 좋으시다니 마음이 아팠다. 점점 봉사 가는 날이 기다려지고 기대가 될 것 같다. 2030 문화와 함께하는 푸른 모임 안내 맑고 향기롭게 중앙모임에서는 여러 자원활동 등에 젊은 층들의 참여와 활동이 부족한 실정입 니다. 이러한 이유로 맑고 향기롭게 회원 또는 길 상사 신도 그리고 가족이나 자녀 중 20대에서 30 대 청년들간의 문화 만남을 통하여 차후 봉사활 동까지 펼칠 2030 푸른모임 을 새롭게 꾸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푸른모임 의 명칭은 법정 스님께 서 지어주신 맑고 향기롭게 청년회의 초창기 이 름으로 긴 휴식시간을 가지고 이제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의미도 있으니 회원님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왜 모여? 중앙모임에서는 마음사업의 한 부분 으로 소규모 문화단체를 지원해오고 있는데, 2030 푸른모임을 통하여 장애인 및 소규모 문화단체를 지원하면서 청년회원들 간의 교 류도 함께 증진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가 사는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바꾸어나갈 청 년들의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맑고 향기 롭게 운동을 생동감 있게 전개하고자 합니다. 누가 모여? 맑고 향기롭게 회원, 길상사 신도 또는 자녀 중 20~30대 남,여 모여서 뭐하지? 매월 한 번 정도 연극, 독립영 화 및 공연 관람 참가비는? 공연 관람료의 평균 1/3만 본인 부 담(나머지 금액은 협찬 및 후원) 접수는? 맑고 향기롭게 중앙모임 사무국 02)741-4696 * 자세한 내용은 맑고 향기롭게 홈페이지 사무 국에서 알림 참조(www.clean94.or.kr) 녹색 나눔 장터 참여하실 분을 기다립니다. 생활 속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이웃과 나 누고, 버려진 옷을 이용한 재활용 리폼제품을 판 매하고, 회원님과 길상사 신도님들이 직접 참여하 는 녹색 나눔 장터 를 3월~11월 마지막 일요일(상 황에 따라 변동되기도 함)길상사 경내에서 진행됩 니다. 개인적으로 장터에 참여하실 분은 새 물건 이 아닌 중고물품이여야 하고, 수익금의 20% 정 도를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후원해주셔야 합니 다. 아울러 장터를 함께 진행하고 도움주실 봉사 자를 기다립니다. 장터에 나온 물건들을 판매하 고, 시작에서 마무리까지 함께해 줄 생활 속 환경 운동에 관심 있는 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의류 리폼(재단, 디자인) 함께 하실 분을 기 다립니다.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중앙모임에서는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작은 환경운동으로 안 입고 못 입는 청바지, 한복 천, 자투리 천을 이용하여 각 종 소품이나 재활용품을 만들어 녹색장터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의류 리폼 봉 사팀에 함께하실 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재단이나 디자인에 소질이 있거나 좋은 아이디 어가 있으신 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립니다. 맑고 향기로운 반찬 나눔 자원활동 우리 주변에 홀로 사는 어르신, 장애인, 청소년 등 결손가정을 위해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맑고 향기로운 반찬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 전에 끝나는 활동 으로, 조금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쓱쓱 해주 실 수 있는 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평소 봉 44 중앙모임소식 45
맑고 향기롭게 중앙모임 소식 사활동에 관심은 있었지만 참여하지 못한 분이 점심 무료급식 활동으로 배식, 설거지 등을 합니 지나 지로 번호를 통해 금융기관에 납부하면 본 30분/안국역 1번 출구 옆 골목 계셨다면 이웃과 나눈다는 마음으로 참여해보 다.(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20분까지 지하철 3호 모임의 계좌로 입금됩니다. 전화말벗 봉사자 정기모임 : 넷째 화요일(23 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조그마한 관심이 어려 선 안국역 5번 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1층 식당 - 지로 번호 : 7618372 일)/오후 1시30분/싯달타실 운 이웃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으로 오시면 됩니다. 단 보건증이 있어야 합니다.) 지로영수증으로 은행에 가시지 않고도 인터넷 아름다운 만남(청소년과 독거어르신과의 만 (www.giro.or.kr)에 접속하여 직접 납부하실 남) : 셋째 토요일(20일) 전화말벗 봉사에 참여하실 분을 기다립니다. 노인 요양원 묘희원 정기 자원활동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모금 캠페인 : 6일(현충일), 전화말벗 자원 활동은 결식이웃 후원 대상자 묘희원 자원 활동은 농사일 돕기와 시설 정비 활 28일(넷째 일) 중 독거노인을 비롯하여 장애인 등에게 정기적 동을 주로 합니다. 매월 첫째 일요일 오전 8시 30 6월 중앙모임 정기 활동 안내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 인 전화통화를 하여 일상적인 안부와 건강, 영양 분에 지하철 4호선 사당역 10번 출구(한전 남부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천연화장품 만들기 강좌 : 3,10,17,24일(수)오전 상태, 생활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더불어 대 지점) 앞에서 모여 이동합니다. 소식지 우편 발송 자원활동: 2일(화)/오전 10시 10시(샴푸, 로션, 에센스, 비누&스킨)/세계일 상자의 소외감과 고독감을 경감시키는 것을 목 ~12시/세계일화실 화실/선착순 최대6명/재료비 본인 부담 적으로 하는 활동입니다. 함께하실 봉사자를 찾 간편한 CMS 후원 맑고 향기롭게 강연회: 6월 28일(넷째 일) 오 의류재활용 봉사모임 : 매주 화요일(2,9,16,23,30 고 있으니 대화기법 상담 등에 소질이 있는 분 금융결제원의 중개를 통해 후원자님의 계좌에 전 11시/설법전 일)/세계일화실 은 함께해주세요. 서 후원금을 인출하여 본 모임으로 입금되는 방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녹색 나눔 장터&친환경 체험마당: 6월 28일( 활동내용 : 이웃과의 관계가 소홀한 노인들이 식으로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없습 맑고 향기로운 반찬 나눔 자원활동 : 목, 금요 넷째 일) 길상사 경내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지 않도록 매주 1회 이상 말벗 서비스를 통한 정서적 지원. 매월 1 회 봉사자 정기모임을 통하여 봉사자간에 교 니다. 사무국으로 전화하셔서 성명, 주민등록번 호, 거래은행, 계좌번호, 후원금액, 원하시는 출 금 일자 등을 말씀해 주시면 편하게 신청됩니다. 일(4,5,18,19,25,26일)/오전 9시 30분~오후 2시 김치 나눔 : 3월~11월 둘째 목요일(11일)/맑고 향기롭게 반찬 나눔 조리장(길상사 주차장 일반사업후원계좌 국민은행 817-01-0253-129 류하고 의논하는 시간을 가짐. 지로용지에서 CMS로 변경하면 환경을 살리는 위)/양념이 묻어도 괜찮은 옷차림 외환은행 117-13-60373-4 작은 실천과 더불어 봉사자와 사무국의 일손을 서울노인복지센터 점심 무료급식 자원활동: 농협 029-01-199412 진인노인요양원 정기 자원활동 진인요양원 자원 활동은 오전에는 시설 청소, 주 방 봉사를 하고, 오후에는 어르신과 어울려 민요, 국악 등 놀이 활동으로 진행됩니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참여하실 봉사자를 찾습니다. 매월 둘째 줄일 수 있고, 운영 경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자동이체 후원 후원자님이 원하시는 일자에 매월 일정 금액이 본 모임으로 입금되도록 하는 후원 방법으로 주 매주 월요일(1,8,15,22,29일)/오전 10시~오후 2 시/배식, 설거지, 식탁 정리, 수저 나누기 등/ 수시 모집 중/자원활동가 교육 후 봉사 묘희원(치매노인 요양시설) 농사 일손 돕기 정 기 자원활동 : 첫째 일요일(7일) 오전 8시 30 결식이웃후원계좌 국민은행 817-01-0255-458 아름다운 마무리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13-787953 일요일 오전 8시 30분, 안국역 1번 출구 옆 골목 민등록증, 통장, 도장을 지참하고 직접 은행을 방 분/지하철 2, 4호선 사당역 10번 출구 한전 남 장학금 후원계좌 에 모여 이동합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정기 자원활동 서울노인복지센터 자원 활동은 어르신을 위한 문하여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후원금액 변동이 나 중단 시 신청하신 은행에 직접 가셔야 합니다. 지로 후원 안내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우편 배송되는 지로용 부지점 앞/간편복 및 면장갑(농사일 돕기)/일 반 자원활동가 진인노인 요양원 원내 청소 및 오후 놀이마당 정기 자원활동 : 둘째 일요일(14일)/오전 8시 외한은행 141-22-01683-9 예금주 : (사)맑고 향기롭게 문의 : 02)741-4696 46 중앙모임소식 47
맑고 향기롭게 지역모임 소식 대전모임(중앙직할) 경남모임 (055-266-0170) 부산모임 (051-898-2672~3) 광주모임 (062-236-3129) 자혜원(아동양육시설) 후원 인도 다람살라 잠양(jamyang) 비구니스님 학 교 후원 충남대 대불련 지원 후원 : 우체국 312850-01-000142 맑고 향기롭게 대전지부 대구모임 (053-753-8883) 정기 홍보활동 : 맑고 향기롭게 스티커, 홍보 책자, 동전 모금통을 관공서, 지하철역 등에 배 포 및 홍보활동 홀로 어르신 밑반찬 조리, 배달 및 말벗 나눔 : 매주 수요일/11시-음식조리, 19시-말벗(배달)봉 사/자원봉사자수시모집 어르신 웃음교실 및 토요경로급식 : 매주 토요 일/10시 30분 음식 조리/11시 30분 웃음치료 강의/12시 30분-점심 및 차담/2시-마무리 연꽃 피는 집(치매노인요양시설) 정기방문 자 원활동 : 매월 셋째 화요일/ 대구은행 본점 앞 9 시 출발/목욕, 식사도움, 빨래정리, 말벗 대구노인종합복지관 주방보조 및 정리 봉사 : 매월 첫째 화요일 11시 후원 : 대구은행 002-05-016277-8 맑고 향기롭게 대구지부 결연가정 후원 : 월 생활비 지원, 밑반찬 및 김 장김치 나누기/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오후 4 시/명절 및 가정의 달 세대 방문 성금 및 생필 품 전달 장학금 후원 : 결연세대 청소년 장학금 지원 외부 시설 봉사활동 - 보현행원 : 무료노인요양원으로 매월 셋째 수 요일 말벗 및 빨래 노력봉사/오전 9시 30분 사무국 출발 - 사파복지회관 : 무료급식소(자비 공양의 집), 매월 넷째 주 화요일과 매주 토요일에 점심준 비 및 설거지, 배식 봉사/오전 10시~오후2시 - 해 뜨는 교실 : 봉림 청소년 문화의 집, 저소 득층 공부방으로 매월 첫째 목요일 오후 5시 학습지도 및 간식 지원/초등 중등 40명 지원 천연화장품 만들기 모임 : 매월 첫째, 둘째 금요 일 진행/오후 1시 30분/사무국 친환경 수세미 나누기 : 매월 둘째 화요일 모임 및 친환경 수세미 판매 문화기행 : 문화유적답사, 숲기행, 강길따라걷 기/주변 환경 정화활동 위안부 할머니 지원활동 : 지역 내 홀로 생활하 시는 위안부 할머니 찾아뵙기 및 지원활동 선 수련 모임 :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열린 법 당 마하연 회원 만남의 날 : 매월 넷째 수요일 오전 11시/ 사무국 후원 : 농협 932-01-002933 맑고 향기롭게 경남지부 사회복지시설 정기 활동 - 장애인 이동목욕활동 : 매주 수요일 - 금정구종합사회복지관 무료 급식 : 매주 목요일 - 동래종합사회복지관 무료급식 : 매월 1째, 3째주 화요일 - 부산시립의료원 노인전문병원 목욕활동 : 매주 금요일 - 용두산 공원 무료급식 : 매월 둘째 수요일, 셋 째 목요일, 넷째 금요일, 넷째 토요일, - 해운대 사랑의 이동 밥차 무료급식 : 매월 둘째 목요일 - 지역정화활동 : 매월 셋째 화요일 - 사상구장애인복지관 : 매월 셋째 화요일 - 부산진구 독거노인 밑반찬봉사 : 매주 수요일 - 연화원 대청소 : 매주 목요일 - 두송종합사회복지관 홀로어르신 밑반찬 배달 : 매주 금요일 불우이웃 돕기 & 나눔 활동 - 명절, 연말 불우이웃 성금 및 생필품 전달 - 청소년 가장 장학금 지원 및 의료, 생계비 지원 - 홀몸어르신 무료 건강검진 부산시민공원 정화활동 : 매월 2,3주 토요일 후원 : 우리은행 206-07-151128 / 이상오 점심공양나눔 :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고령, 저소득, 독거어르신을 대상으로 천원의 밥상(점심) 운영/오전 9시 30분 ~ 오후 2시/ 봉사자 및 후원자 모집 (김치 담그기/ 매주 토 요일 공양 나눔 센터) 자비의 도시락 나눔 활동 : 매주 월요일부터 금 요일까지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세 대를 위한 도시락 나눔 독서모임 : 법정 스님의 저서를 매월 선정하 여 읽고 회원들과 함께 교류/매월 둘째 수요 일/사무국 노래모임 : 범능 스님 노래, 건전가요, 명곡 노 래 교실 장학사업 : 가정환경이 어려운 고등학생을 선 발하여 3년간 학비 전액 지원 장터 및 바자회 운영 : 회원 및 이웃 대상으로 생필품 교환, 기증 헌 옷 판매, 농산물 직거래, 친환경제품 판매 쓰레기 줍기 캠페인 : 연중 회원 및 봉사자들 과 주변 환경 및 사찰주변 쓰레기 줍기 캠페 인 전개 천연화장품 만들기 :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천 연 세수비누, 빨래비누, 천연 화장품 광주모임에서 맑고 향기로운 가게 무소유 찻 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낌없는 관심 부탁 드립니다. 후원 : 농협 355-0018-7812-13 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 48 지역모임소식 49
길상사 소식 Tel:(02)3672-5945 / Fax:(02)3672-5947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설명회에는 해당 교수와 재학생 등 2~3명이 나와 20분씩 학과와 전공 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고 설명회 후에는 한국 교육정책교사연대 김영주 선생님(한성여고 진학담 당교사)의 모두를 위한 대학입시 설명회 가 열릴 예정입니다. 관심있는 분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일 시 : 6월 13일(토) 오후 1시 ~ 6시 장 소 : 길상사 설법전 백중 아미타기도 입재 일시 : 6월 1일(월) 오전 9시 50분 장소 : 극락전 기도비 : 10만원 다라니기도 일시 : 6월 6일(토) 오후 8시 장소 : 극락전 기도비 : 무료 삼천배 철야정진 일시 : 6월 13일(토) 오후 8시 30분 ~ 6월 14일(일) 새벽 3시 50분 장소 : 극락전 기도비 : 무료 초하루기도 및 법회 일시 : 6월 16일(화) 오전 9시 50분 장소 : 극락전 기도비 : 1만원 보름기도 일시 : 6월 1일(월) 오전 9시 50분 6월 30일(화) 오전 9시 50분 장소 : 극락전 기도비 : 1만원 50 관음재일 일시 : 6월 10일(수) 오전 9시 50분 장소 : 극락전 기도비 : 1만원 지장재일 일시 : 6월 4일(화) 오전 9시 50분 장소 : 지장전 기도비 : 2만원 주말 선 수련회 [228기] 6월 20일(토)~21일(일) [229기] 6월 27일(토)~28일(일) 장소 : 설법전 참가비 : 5만원 입시생과 학부모를 위한 학과 설명회 고3 수험생과 학부모님을 위한 대학입시 설명 회인 학과중심 입학설명회 를 마련합니다. 이 번 설명회에는 동아일보 콘텐츠 기획본부가 작 년부터 취재했던 유망학과 중 대진대 산업경영 학과, 선문대 기계ICT융합공학부, 신라대 국제 학부, 우석대 유아특수교육과, 한서대 영상애니 메이션학과, 호서대 산업심리학과 등 6개 학과 가 소개됩니다. 7월의 길상사 정기 법회 기도 법회/기도명 일정 시간 장소 백중 초재 7월 17일 오전 9시 50분 극락전 백중 2재 7월 24일 오전 9시 50분 극락전 백중 3재 7월 31일 오전 9시 50분 극락전 다라니기도 7월 4일 오후 8시 극락전 삼천배 철야정진 7월 11일 오후 8시 30분 극락전 보름기도 7월 30일 오전 9시 50분 극락전 지장재일 7월 3일 오전 9시 50분 지장전 관음재일 7월 9일 오전 9시 50분 극락전 초하루법회 7월 16일 오전 9시 50분 극락전 극락전기도 매 일 새벽 4시/오전 9시 50분/저녁 7시 극락전 지장전기도 매 일 새벽 4시/오전 9시 50분/저녁 7시 지장전 일요법회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설법전 청년회법회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소강당 중 고등 법회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세심당 어린이법회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소강당 거사림 정기법회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 오후 1시 30분 설법전 문수회 정기법회 매월 셋째주 월요일 오후 1시 소강당 보현회 정기법회 매월 음력 초하루 오후 1시 30분 지장전 보리회 정기회의 매월 둘째주 오전 11시 도서관 합창단 정기연습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12시 소강당 천수회 정기법회 매월 첫째주 수요일 오후 1시 30분 소강당 새신도 교육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소강당
나를 찾아 떠나는 맑고 향기로운 여행 편리하고 빠른 세상입니다. 스마트폰 세상이라 하기도 합니다. 조급하고 빠른 세상은 우리를 지치게 만들어버립니다. 바쁘고, 빠른 세상에 정신 파느라 혹시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으세요? 인간은 안으로 충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 잡념 없이 기도를 올릴 때 자연히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무 잡념 없이 마음에 여백 한 공간을 만들고 싶을 때, 마음 비울 곳 하나 추천해드립니다. 나를 버리고 나를 찾는 맑고 향기로운 여행길! 길상사 주말 선 수련회 입니다. - 길상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매월 셋째, 넷째 주말 선 수련회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의: 3672-0036, 3672-5945) 2015년 6월 1일(매월1회) 발행 통권 244호 1999년 6월 23일 등록. 등록번호 서울라08708호 발행처 맑고 향기롭게 모임 136-022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5길 68(성북동 323) 길상사 내 02)741-4696